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미군, 탄저균실험 서울복판 용산에서도 진행

미군, 탄저균실험 서울복판 용산에서도 진행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5/12/17 [22:0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용산미군기지 탄저균 실험과 관련된 2015년 12월 16일 jtbc 언론 보도, 위에 밝혀진 횟수도 축소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 자주시보

 

▲ 주한미군이 군사기밀이라고 해버리면 우리 정부는 아무 것도 조사할 수가 없다. 우리 민족을 전멸시킬 수도 있는 맹독성 생물학무기 탄저균 실험을 서울 한 복판 용산미군기지에서 최소 수십 차례나 진행했음이 최근에야 밝혀졌는데 이미 관련 자료와 설비들을 미군이 철수시키는 바람에 우리 정부는 무슨 실험을 몇 번이나 했는지 그 정확한 실체조차 확인할 길이 없다.     © 자주시보

 

올해 4월 오산 미군기지 살아있는 탄저균 배달 사고가 밝혀지면서 온 국민을 불안에 떨게 했는데 최근엔 그 탄저균과 페스트균 실험을 서울 한 복판 용산미군기지에서 그것도 최소 수십차례 진행했었다는 사실이 한미합동실무단 조사를 통해 확인되었다.

 

충격적인 사실은 실험 후 탄저균을 차아염소산나트륨 용액으로 살균해서 씽크대를 통해 하수구에 그대로 방류했다는 것이다. 영화 괴물에서 지적한 만행을 여전히 자행했다는 점도 충격적이지만 차아염소산나트륨 용액으로 살균했다는 것을 보니 활성화될 수 있는 균주로 실험했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는 생각도 든다. 실제 올해 4월 오산 미군기지에 살아있는 탄저균이 페덱스라는 민간화물업자들을 통해 버젓이 배달되는 사고가 발생했기에 용산미군기지에서도 생탄저균 실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 탄저균은 핵무기보다 살상력이 높은 무시무시한 무기이기 때문에 미국은 그 실험을 사막 한 가운데, 그것도 깊은 굴을 파고 들어가 하고 있다.     © 자주시보

 

살아있건 죽어있건 무기급 탄저균 실험을 미국에서는 사막 한 가운데 깊은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안전하게 진행한다. 그만큼 위험한 무기이기 때문이다. 무기급 탄저균은 일반 탄저균과 달리 그 독성을 강화하기 위한 여러가지 조작을 했기 때문에 무시무시한 살상력을 가지고 있다. 탄저균 100kg을 서울에 뿌리면 300만명이 죽을 정도이다. 같은 무게의 핵무기보다도 살상력이 훨씬 더 높다.

 

▲ 맹독성 무기급 탄저균의 살상력은 핵무기보다 더 무섭다. 100kg으로 300만명이 즉사한다. 치사율이 위장 감염은 20-60%, 호흡기 감염은 100%이며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고 예방백신도 없다.     © 자주시보

 

▲ <사진 1> 위쪽 사진은 탄저균을 전자현미경을 통해 촬영한 것이고, 아래쪽 사진은 탄저균감염증에 걸린 사람의 팔이 패혈증으로 괴사되는 상처부위를 촬영한 것이다. 탄저균이 인구밀집지역에 퍼지면 500만 명이 위와 같은 처참한 모습으로 몰살당하게 된다.     ©자주시보

 

일반 탄저균도 살기 어려운 온도나 습도에 노출되면 비활성 휴면상태로 들어가는데 그 상태에서 100년도 넘게 생존하고 있다고 다시 적합한 온도와 습도 조건을 만나면 활성화 되어 치명적인 병을 유발한다. 치사율이 호흡기 감염일 경우100% 이며 어떤 항생제도 듣지 않는다. 아직 우리나라엔 예방백신도 보급되어 있지 않다.

 

지금까지 미군은 이런 무서운 탄저균 실험을 이렇듯 수십차례나 수도 서울 한 복판에서 진행하면서도 허가를 얻기는 고사하고 군사기밀이라며 단 한 차례도 우리 정부에 그 사실조차 보고해본 적이 없다.

 

미군은 북에서 혹시 자행할지 모르는 탄저균 공격에 대비한 탐지 장비 가동 실험이었다고 변명하고 있는데 서울대 수의학과 우희종 교수는 그런 탐지실험은 이런 위험한 탄저균이 아니라 무해한 대장균을 가지고도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17일 sbs 뉴스에서 지적하였다. 탄저균을 용산으로 가져왔다는 것은 방어가 아니라 공격 무기를 개발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이다.

 

약학박사이기도 한 우희종 교수는 지난 7월 3일 주권방송과의 장시간 대담 방송에서 방어를 위한 백신 개발은 살아았는 균주가 아닌 죽어있는 균주로도 DNA를 추출하여 얼마든지 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이 살아있는 탄저균을 한국에 보냈다면 명백하게 방어용 백신개발이 아니라 공격용 생물무기를 개발하려는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바 있다.

 

▲ 미군이 탄저균 무기 개발을 용산미군기지에서 진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하는 우희종 교수, 2015년 12월 17일 보도     © 자주시보

 

사실, 방어를 위한 실험이었다면 먼저 북에 탄저균 무기가 있다는 무슨 근거가 있어야 한다. 만약 그 근거가 있었다면 미군은 대대적으로 언론에 알리는 등 그 실체를 보도하여 북을 비인도적인 국가로 몰아세우면서 방어무기 개발 명분도 확보하려했을 것이다.

 

하지만 여태 북이 탄저균 무기를 개발하고 있다는 미국과 친미진영의 구체적 보도를 본 적이 없다. 이러함에도 고가의 장비가 투입되기 때문에 많은 돈과 과학자 등 고급인력이 필요한 일이며 자칫 사고라도 발생하거나 테러세력들에게 유출이라도 되면 심각한 자멸의 위험까지 안고 있는 탄저균 무기 실험을 미군이 몰래 진행해 왔다는 것은 북을 공격하기 위한 탄저균 무기개발 의도로밖에 달리 볼 수 없다는 생각을 지울 수가 없다.

 

북이 핵무기를 이미 실전 배치했다고 선언한 조건에서 미국이 북의 핵보다 더 무서운 무기를 개발하려고 몸부리치는 것은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그런 무서운 무기 실험을 왜 굳이 넒고 넒은 미국의 사막이 있음에도 가장 많은 시민들이 살고 있는 대도시에서 진행하려고 했냐는 점이다.

 

혹시 소량이라도 의도적으로 퍼트려 실제 그 살상력을 실험해보려는 것은 아닐까. 한국 국민을 생물무기 생체실험 대상을 보고 있지 않고서야 어떻게 이런 발상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백번 양보해서 탐지 장비가 잘 작동되는지에 대한 실험이라고 해도 우리와 위도가 같은 미국 땅이 많고 많기에 같은 온도 습도 조건을 가진 곳을 미국 안에서도 얼마든지 찾을 수 있지 않는가.

 

▲ 미군 연구원들이 완전한 방호복을 착용하고 탄저균 실험을 하는 장면     ©자주시보
▲ 탄저균이 얼마나 위험하면 관련 실험실에서는 이렇게 산소통이나 외부 공기로 숨을 쉴 수 있는 산소마스크까지 착용하고 일하겠는가.     © 자주시보

 

미국은 한국전쟁 기간에도 북 전역은 물론 남한 곳곳에서도 생물학 무기를 마구 사용하여 많은 우리 국민들을 희생시킨 전과가 있다. 일본 패망 이후 124군 이시이부대의 생물무기를 그대로 가져가서 그것을 기초로 더 무시무시한 무기를 계속 개발해오고 있다는 것도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노근리 등에서 뻔히 민간인이라는 것을 눈으로 보면서도 전투기 폭격과 기관총 몰사격으로 우리 국민들을 무리로 학살할 것을 명령한 자들이 미군의 지휘관들이었다. 원래 아메리카 인디언들에게 페스트, 콜레라균이 묻은 이불 등을 선물하여 절멸시키고 땅을 빼앗아 지금껏 부귀영화 흥청망청 누려온 나라가 미국이다.

 

이런 미국에게 인도주의를 기대하고 우리를 지켜달라고 미군 주둔을 애걸복걸하는 일은 '언제든 죽이고 싶을 때 마음껏 우리를 죽여주십시오'라고 애걸복걸하는 것과 다를 것이 없지 않는가!

 

*참조

용산 미군기지 탄저균 실험 관련 sbs보도

http://tvpot.daum.net/v/v0033klkFYNY2ClIY3IYPTN 

 

용산 미군기지 탄저균 실험 관련 jtbc보도 

http://tvpot.daum.net/v/v32633OCZCXZXlO3qHlBk7O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정부, ‘금강산관광, 유엔 제재 감안할 수밖에 없다’

통일부 관계자, “정상적 관광으로 '벌크캐시' 논란 잠재울 수 있다”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5.12.18  15:23:21
페이스북 트위터

“유엔 안보리 제재결의는 기본적으로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 및 활동을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다. 금강산 관광 사업의 경우에도 이런 안보리 결의의 목적과 국제사회의 우려를 감안해서 다루어 나갈 필요가 있다.”

정준희 통일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금강산 관광 대가 지급문제가 유엔 안보리 결의상 대량현금 이전 금지조항에 해당되는 지에 대한 정부 입장에 변화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 홍용표 통일부 장관은 17일 관훈토론회에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등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전날 홍용표 통일부 장관이 관훈토론회에서 “금강산관광 대가가 '벌크캐시(대량 현금)'다, 아니다라는 논란은 규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이 문제가 논의될 시점에 가서 판단해야 한다”고 밝힌데 대한 추가 설명을 요구받고 한 언급이다.

유엔 안보리는 지난 2013년 3월 8일 대북제재 결의안 2094호를 채택, 북한의 핵이나 탄도 미사일 개발에 관련 있을 가능성이 있다면 현금이나 금융자산의 이동 그리고 금융서비스를 금지하도록 한 대북제재조치를 시행했다.

문제는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결의안을 채택하기 한참 전인 지난 2008년 7월 관광객 피격사망사건으로 인해 중단됐던 금강산관광 재개를 검토하면서 대량현금 이전을 금지한 유엔 제재조치와 상충된다는 의견이 제기된 것.

지난해 8월 이 문제에 대한 ‘최종 유권해석은 유엔 안보리가 하는 것’이라는 정부의 주장과 달리 당시 한국을 방문한 미국 재무부의 한 고위 당국자가 ‘금강산 관광 재개는 유엔 안보리의 북한 제재 결의와는 무관하다’고 밝히면서 논란이 된 바 있다.

이후 류길재 전 통일부 장관은 올 초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2015년 통일준비 부문 업무계획'에서 “정부는 금강산 관광 사업이 아직 국제사회 대북제재와 상충된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히는 등 정부 입장의 혼선으로 비춰지는 모습이 드러나기도 있다.

최근에는 지난 11~12일 열린 제1차 남북당국회담에서 남측이 금강산관광 재개를 요구한 북측 요구에 대해 ‘미국의 승인이 없이는 합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는 북측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의 담화가 발표되면서 이 문제가 다시 불거지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조평통 담화와 관련, 정 대변인은 금강산관광 대가로 북측에 지불되는 현금이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에서 금지한 벌크캐시에 해당한다는 남측 내부의 논란과 관련한 대화도 없었냐는 질문을 받고 “거기까지 진도가 나가지 못했으며, 그런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고 대답한 바 있다.

한편, 조준혁 외교부 대변인도 지난 15일 정례브리핑에서 '금강산 관광 대금이 유엔안보리 결의 2094호에서 금지하고 있는 벌크캐시 조항과 상충될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안보리 제재 결의는 기본적으로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과 활동을 차단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금강산 관광사업의 경우에도 이러한 안보리 결의의 목적, 국제사회의 우려 등을 감안해서 다루어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입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통일부 한 관계자는 5.24 대북제재조치와 마찬가지로 금강산관광 재개도 상황의 영향을 받지 않을 수는 없다며, “‘한몫에 목돈으로 전달되는 구조’와 ‘국가 보조금이 섞여 들어가는 구조’ 등 기존 사업 방식을 지양하고 누가 봐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정상적인 관광사업의 형태로 진행하면 자연스럽게 벌크캐시 논란은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나이로비에 울려 퍼진 “삼천만 잠들었을 때”가 구슬픈 이유

나이로비에 울려 퍼진 “삼천만 잠들었을 때”가 구슬픈 이유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으로 구성된 WTO 반대 한국원정투쟁단이 16일 오전 케냐 나이로비 시내에서 시민 홍보를 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과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으로 구성된 WTO 반대 한국원정투쟁단이 16일 오전 케냐 나이로비 시내에서 시민 홍보를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아침부터 서둘러야 했다. 8시까지 나이로비 시내에 도착하려면 적어도 새벽 5시 30분에는 일어나야 했다. WTO 각료회의 때문에 더욱 심각해진 ‘지옥 같은’ 교통체증은 아침 7시 전부터 시작됐다. 원정투쟁 2일차, 이날 아침엔 세계 각국에서 모인 농민운동가들과 함께 시민 홍보가 예정되어 있었다.

시차적응도 안된 상태에서 꾸역꾸역 새벽밥을 먹은 한국 투쟁단은 예약한 시간 10분이 지나도 오지 않는 택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조심하세요. 교통사고 나면 당한 놈만 손해입니다” 한국인 게스트하우스 사장의 말이었다. 나이로비 차량은 늘어나 거리를 가득 메우고 있지만 보험에 든 차량은 손에 꼽힌다고 한다. 가해자는 감옥에 가지만 피해자는 보상을 받을 길이 막막하다고.

한참 지난 뒤에야 택시가 도착했다. 한 눈에 봐도 낡아보이는 승용차 4대에 투쟁단이 나눠 타고 시내로 출발했다.

“이거 되는 거야?”

게스트하우스 사장의 말이 생각났던 것일까. 앞좌석에 앉은 투쟁단원이 안전벨트를 채우며 말했다. 그런데 웬걸. 휙 하고 갑자기 잡아당기면 덜컥 하고 멈춰야 할 안전벨트는 고장이 났는지 아무리 잡아당겨도 허망하게 늘어졌다.

“여기서 보험 하면 잘되겠어요”

기자가 꺼낸 말이었다. 차량보험이야 꼭 필요한 것이니 조금만 영업을 하면 가입자가 몰리지 않겠느냐. 농담처럼 꺼낸 말이었다. 하지만 돌아온 대답은 진지했다.

30년 농사에 빚만 잔뜩...한국 농부 장부식의 고백

“남들보다 앞서가면 안 돼, 망해”

뒷자석에 기자와 함께 앉았던 장부식(50) 진도군 농민회 사무국장의 무뚝뚝한 대답이었다. 물건이 아무리 좋아도 시기를 맞추지 못하면 망한다는 것이었다.

30년 전부터 그는 열정 가득한 농부였다. 아무도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작물을 재배하는 것이 그에게는 즐거움이었고 새로운 기회이자 도전이었다.

오쿠라, 여주, 약도라지, 마, 최근 논란이 일었던 백수오까지. 처음 듣는 생소한 작물들이 그의 입에서 쏟아져 나왔다. 모두 그가 한 발 앞서 시작한 작물이었고 결과는 대 실패였다. 농사를 망친 것이 아니라 판로가 없었다. 지금이야 약도라지가 건강식으로 인기를 얻고 있지만 그가 처음 약도라지를 시작했을 땐 물건을 사갈 상인도 없었다.

“아 냅둬 저리 꺼져”

4년이나 키운 백수오가 kg당 5천원이라는 말을 들었을 때 그는 상인에게 한바탕 욕을 퍼부었다. 못 받아도 3만5천원을 받아야 그나마 수지가 맞았지만 상인은 안하무인이었고, 성질머리가 치솟은 그는 욕을 퍼부어 버렸다. 그는 그해 수확한 백수오를 전부 가루로 만들어 지인들에게 나눠줬다.

새로운 도전만 있던 것은 아니었다. 한 번 실패하면 안전한 작물을 키웠다. 그가 농사를 짓고 있는 진도는 대파 주산지다. 대파는 늘 안정적인 수익을 내주던 작물이었다. 하지만 그가 심었다 하면 가격이 폭락했다. 대파 뿐 아니었다. 배추도 양파도 그가 심기만 하면 판판히 ‘똥금’이 됐다.

“야 너 올해 뭐 심냐?”

그의 친구들이 놀리면서 묻는 말이다. 그 작물만 피해가면 된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돈 되는 작물을 찾던 장 사무국장의 도전은 번번히 실패했고 그나마 수입이 안정적인 작물이라는 마늘이나 양파, 대파 등은 가격이 롤러코스터를 타기 일쑤다.

이유가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그 이유를 WTO를 비롯한 신자유주의자들이 확산시키고 있는 농산물 수입정책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다양한 수입 농산물이 싼 가격으로 한국 시장에 밀려들어오면서 개별 품목의 가격 경쟁력을 잃게 했고 한국 농업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중소농을 일부 ‘돈 되는’ 작물에 몰아넣고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이들 일부 품목은 풍작이 되면 생산량이 급격하게 늘어 가격이 떨어지고 운대가 잘 맞아 가격이 올라간다고 해도 올라간 가격으로 재미를 보려는 무역 업자들이 수입 농산물을 들여와 판매하기 때문에 다시 가격이 내려가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이다.

장부식 진도농민회 사무국장
장부식 진도농민회 사무국장ⓒ민중의소리

30년 농사 빚더미, 아이를 키운건 아내의 방앗간

당연히 장부식 사무국장의 아내는 그사이 “못살겠다”고 난리였다. 아이들이 커가면서 들어갈 돈은 많은데 농사로 버는 돈은 부족하기만 했다. 지켜보던 그의 아내는 2007년 결단을 내렸다. “도저히 안되겠다. 내가 장사라도 해보겠다”고 나섰다.

“뭐 내가 이래라 저래라 할 처지인가? 맨날 돈만 까먹고...빚을 내서라도 해보라고 했지”

몇 달을 고민하던 아내가 내놓은 계획은 방앗간 운영이었다. “큰 돈은 못 만져도 현금이 도는 장사니까 굶어죽진 않을 것”이라는 아는 형님의 말을 들은 터였다. 가족회의를 통해 방앗간을 하기로 하고 아내는 방앗간 기계 만지는 기술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3개월여, 마침 마땅한 방앗간이 매물로 나왔다. 하지만 그는 농사를 포기할 수 없었다. “나는 죽어도 농사 못 그만둔다”고 말했고 아내와 택배를 하던 장 사무국장의 동생이 합심해 방앗간을 인수했다.

장부식 진도농민회 사무국장
장부식 진도농민회 사무국장ⓒ민중의소리

가계세 3천만원에 기계값 5천만원, 이런저런 초기 투자 비용이 1억원이었다. 빚으로 시작했지만 소소한 수입이 들어오는 방앗간 수입으로 그는 자식 둘을 키우고 있다. 30년 농사를 지었지만 정작 돈을 벌어준 건 아내가 시작한 방앗간이었던 셈이다.

택시 안에서 한참 동안 장 사무국장의 이야기를 듣다보니 ‘지옥 같은’ 교통체증에도 어찌어찌 제 시간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비가 추적추적 내려 나이로비 시내를 적시고 있었다. 원정투쟁단은 비옷을 챙겨 입고거리로 향했다. 30년 동안 농사를 지었지만 빚만 잔뜩 졌던 장 사무국장의 손에는 ‘DOWN DOWN WTO’라고 적힌 푯말이 들려 있었다. 그리고 익숙한 노래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삼천만 잠들었을 때, 우리는 깨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세월호 청문회와 대한민국의 현주소

7시간 동안 자취 감춘 독재자의 딸과 정부…!
 
장유근 | 2015-12-17 09:21:47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어린왕자의 명대사와 사라진 7시간
-세월호 청문회와 대한민국의 현주소-

7시간 동안 자취 감춘 독재자의 딸과 정부…!
 
학생들은 어린왕자가 사는 작은별로 여행을 떠난 것일까. 어느날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들이 하늘나라로 떠난 후 연락이 두절됐다. 어느덧 두 해가 가까워지고 있다. 그동안 지구별의 대한민국에서는 원통한 사람들의 눈물이 바다를 이루었다. 그리고 두 해가 가까워진 2015년 12월 어느날 정치인들이 세월호 청문회를 열었다. 그들은 학생들이 어떻게 하늘나라로 갔는지 아무도 모른단다.

그런데 아이들이 하늘나라로 떠날 당시 7시간 동안 자취를 감춘 독재자의 딸과 정부가 논란이 됐다. 아이들만 하늘나라로 떠난 게 아니라 대한민국이 통째로 실종된 것. 독재자의 딸과 정부가 자취를 감춘 시간은 여전히 오리무중이었다. 희한하지. 세월호가 바닷속으로 수장되고 아이들이 하늘나라로 수학여행을 떠날 당시, 전 국정원장 남재준이 부정선거 논란 등으로 옷을 벗은 때였다. 그래서 시중에서는 별의별 억측이 난무하고 있었다. 그중 ‘세월호를 국정원이 관리해 왔다’는 의혹이 (나무위키로부터)기록됐다. 이랬다. 

 

그런데 4월 29일에 세월호의 업무용 노트북에서 ‘국정원 지적 사항’이라 명시된 문건이 발견되면서 제기된 세월호와 국가정보원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국정원은 일단 ‘일정 규모 이상 선박은 국가보호장비로 지정한다’고 해명했지만, JTBC는 28일 <뉴스9>에서 “취재진이 2000톤급 이상 여객선 17척의 유사시 보고계통을 모두 파악한 결과, 세월호만 ‘국정원 보고’가 명시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JTBC는 “국정원은 ‘보고계통이 담긴 선박 운항규정은 해운사가 자체적으로 작성하기 때문에 모르는 일’이라고 주장했지만 세월호만 보고체계 속에 들어가 있다는 것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는 대목”이라고 강조했다. 또 “세월호의 첫 출항일은 지난해 3월 15일인데, 세월호에서 국정원 지적사항이란 문건이 작성된 건 그보다 앞선 지난해 2월 27일”이라면서 “이때문에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야당은 국정원이 세월호의 불법 증·개축을 알았을 것이란 의혹을 제기한다”고 유가족 측 주장에 힘을 실었다.
JTBC는 “국정원 지적사항 문건에는 직원들의 휴가계획서, 작업수당 보고서까지 작성하도록 돼 있어 가족대책위나 민변 측은 국정원이 세월호의 실질적 소유주가 아니냐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세월호 416 가족 협의회>는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 속에서 ‘국정원 지적사항’ 문건 발견을 핵심증거라 주장하며 홈피에 실었다.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 속에서 국정원 지적사항 문건 발견

가장 핵심적인 증거는 바로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과 CCTV 영상 저장 장치였다. 참사 후 60여 일간 바닷물에 잠겨있었던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과 64 CCTV 저장장치(DVR)를 완벽하게 복구하였다. 이 증거물은 목포항 해경 유실물 보관 전용 바지선 마대포대에 담겨 방치되고 있던 것을 유가족 측이 발견하여 신속하게 증거보전 결정을 받아낸 것이다. 목포항에서 검찰 측 압수절차와 충돌하면서 이 증거물들이 자칫 검찰로 넘어갈 위기에 처했으나, 현장에서 유가족과 변호사들이 잘 대응하여 유가족 측 증거보전 절차로 진행하기로 판사님이 결정하였다. 검찰은 압수를 포기하고 돌아갔다.

세월호 CCTV 저장 장치를 복구하는데 두 달이 소요되었고 복구비용은 8000만 원이 넘었다. 업무용 노트북에서는 ‘국정원 지적사항(100개)’이라는 문건이 발견되었고, CCTV 동영상(6.10~14)에서는 참사 직전의 세월호 상황을 확인할 수 있었다. CCTV 영상이 복구되어 목포지원 법정에서 상영되자, 희생자 가족들은 오열했다. 그토록 보고 싶었던 아이들의 마지막 행복했던 모습이 담긴 영상이 팽목항, 안산, 광화문 등에서 상영되었다.

마지막으로 국정원 지적사항 문건 관련 국정원 측 해명을 반박하기 위해 해양수산부에 보관 중인 세월호 ‘보안측정’ 관련 문서 17건에 대한 증거보전도 마쳤다. 세월호 보안측정 진행 관련 문서가 확보되는 순간이었다. 세월호 불법증·개축 관련된 문서도 확보했다. 일부 자료는 국회에도 보고되지 않은 자료도 포함되었다. 이 모든 증거는 해당 법원에 영구보관 중이며 향후 세월호특별법에 의해 설치되는 진상조사위원회에 이관되어 진상조사에 중대한 자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세월호 416 가족 협의회: http://416family.org/4516>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 속의 내용과 관련, 검찰의 태도를 보면 대한민국이 얼마나 심각한 중병을 앓고 있는 지 넌지시 알 수 있다. 권력의 시녀가 된 지 꽤 오랜 정평을 받고 있는 검찰이 증거물을 압수하려 들었던 것. 세월호 업무용 노트북은 블랙박스와 다름없이 세월호 침물원인을 고스란히 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세월호 청문회 혹은 정치판이 왜 헛발질만 하는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독재자의 딸과 정부 혹은 새대갈당 등이 이를 감추지 못한다면(언제까지 감출 수 있을까), 학살극이라는 끔찍한 죄명과 역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머리를 조아려야 할 것. 대한민국의 현주소는 한 늙은 노처녀를 둘러싼 이권 다툼으로 바람잘 날 없는 형국이다. 그래서 언제부터인가 아이들은 어른들을 믿지 않게 됐다. 아니 정치인과 정치판에 대해 환멸을 느끼게 됐다.

그래서 그럴까. 어느 날 <어린왕자>의 명대사를 읽으면서 문득 오버랩되는 게 하늘나라로 수학여행을 떠난 학생들이었다. 세월호 청문회 모습이 TV에 잠시 비칠 때 유가족들은 여전히 눈물을 펑펑 쏟아내고 있었다. 눈물이 마를 때가 되었을 법 한데도 여전히 아이들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엄마와 아빠들. 어른들도 한 때 천진난만한 아이들이었건만 지금은 다 늙은 암닭처럼 병들어 딴청을 피운다.


어린왕자의 명대사와 사라진 7시간

여기 보이는 건 껍데기에 지나지 않아.
가장 중요한 것은 눈에 보이지 않아.

어른들은 누구나 처음엔 어린이였다.
그러나, 그것을 기억하는 어른은 별로 없다.

만약 어른들에게
“창가에는 제라늄 꽃이 피어 있고, 지붕에는 비둘기들이 놀고 있는 아름다운 분홍빛의 벽돌집을 보았어요.” 라고 말하면,
그들은 그 집이 어떤 집인지 관심도 갖지 않는다.
하지만 그들에게 “몇 십만 프랑짜리, 몇 평의 집을 보았어요.” 라고 말한다면,
“아, 참 좋은 집이구나!” 하고 감탄하며 소리친다.

“사람들은 어디에 있어? 사막에서는 조금 외롭구나……”
“사람들 속에서도 외롭기는 마찬가지야.”뱀이 말했다.

“너의 장미꽃이 그토록 소중한 것은, 그 꽃을 위해 네가 공들인 그 시간 때문이야.”
“하지만 너는 그것을 잊으면 안 돼,
너는 네가 길들인 것에 대해 언제까지나 책임이 있는 거야.
너는 장미에 대해 책임이 있어.”

꽃의 말이 아닌 행동을 보고 판단했어야 했어.
꽃들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거든.
내게 향기를 전해 주고 밝은 빛을 주었는데…
그 얕은 꾀 뒤에 가려진 사랑스럽고 따뜻한 마음을 보았어야 했는데…
 
그때 난 꽃을 제대로 사랑하기에는 아직 어렸던 거야.

“사막이 아름다운 것은, 그것이 어딘가에 우물을 감추고 있기 때문이야.”

너는 나에게 이 세상에 단 하나뿐인 존재가 되는거고,
나도 너에게 세상에 하나뿐인 유일한 존재가 되는 거야.

누군가에게 길들여 진다는 것은,
눈물을 흘릴 일이 생긴다는 것인지도 모른다.

나에게는 나의 장미꽃 한 송이가
수 백 개의 다른 장미꽃보다 훨씬 중요해.
내가 그 꽃에 물을 주었으니까.
내가 그 꽃에 유리 덮개를 씌워주었으니까.
내가 바람막이로 그 꽃을 지켜주었으니까.
내가 그 꽃을 위해 벌레들을 잡아주었으니까.
그녀가 불평하거나, 자랑할 때도 나는 들어주었으니까.
침묵할 때도 그녀를 나는 지켜봐 주었으니까.

만일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마치 태양이 내 인생에 비춰드는 것과 같을 거야.
나는 너만의 발자국 소리를 알게 되겠지. 다른 모든 발자국 소리와는 구별되는……
다른 발자국 소리들은 나를 땅 밑으로 숨어들게 만들겠지만,
너의 발자국은 마치 음악소리처럼 나를 굴 밖으로 나오게 할 거야.

“네가 오후 네 시에 온다면, 나는 세 시 부터 행복해질 거야.
시간이 가면 갈수록 그만큼 나는 더 행복해질 거야.
네 시가 되면 이미 나는 불안해지고, 안절부절 못하게 될거야.
난 행복의 댓가가 무엇인지 알게 되는 거야……”

“언젠가 하루는 해가 지는 것을  44번 보았어.”
 
어린 왕자는 이렇게 말하고는 잠시 뒤에 다시 말을 이었습니다.
 
“아저씨, 몹시 외롭고 쓸쓸할 때에는 해 지는 것이 보고 싶어져……”
“그러면 해 지는 걸  44번 보던 날은 그리도 외롭고 쓸쓸했었니?”
 
어린 왕자는 아무 대답이 없었습니다.

“안녕.” 어린 왕자가 인사했다.
“안녕.” 상인도 인사했다. 그는 갈증을 해소시켜주는 알약을 파는 사람이었다.
일주일에 한 알씩 먹으면 더 이상 물을 마시고 싶은 욕구가 생기지 않는다는 것이다.

“왜 이런 것을 팔죠?” 어린 왕자가 물었다.
“이 약은 시간을 아주 많이 절약하게 해주거든. 전문가들이 계산해본 결과, 일주일에 53분씩이나 절약을 할 수 있다는구나.”
“그러면 그 53분으로 무얼 하죠?”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나에게 마음대로 쓸 수 있는 53분이 있다면, 나는 샘을 향해 걸어갈 텐데……’

다른 사람에게는 결코 열어주지 않는 문을
당신에게만 열어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이야말로 당신의 진정한 친구이다.

“황금빛 머리카락을 가진 네가 나를 길들인다면 정말 근사할 거야.
그렇게 되면 황금빛 물결치는 밀밭을 볼 때마다 네 생각이 날 테니까.
그렇게 되면 나는 밀밭 사이로 부는 바람소리도 사랑하게 될 테니까……”

“사람들은 모두들 똑같이 급행 열차를 타고 어디론가 가지만, 무얼 찾아가는지는 몰라.
그러니까 어디를 가야 할지 몰라서 갈팡질팡하고 제자리만 빙빙 돌고 하는 거야.”
 
어린 왕자는 이렇게 말하고는 다시 또 계속해서 말했습니다.
 
“그것은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이야.”

밤이면 별들을 바라봐. 내 별은 너무 작아서 어디 있는지 지금 가르쳐 줄 수가 없지만,
오히려 그 편이 더 좋아. 내 별은 아저씨에게는 여러 별들 중의 하나가 되는 거지.
그럼 아저씬 어느 별이든지 바라보는 게 즐겁게 될 테니까……
그 별들은 모두 아저씨 친구가 될 거야.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15&table=dream_jang&uid=260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왔다, 미국 금리인상... 터지나, 1200조 가계 빚 폭탄

기사 관련 사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재닛 옐런 의장. 사진은 지난 2일(현지시각) 워싱턴 D.C.에서 열린 이코노믹클럽 주최 강연회에서 경제전망과 통화정책을 주제로 연설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드 디어 올 것이 왔다. 이른바 '미국 발(發) 금리인상'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아래 미 연준)는 17일 워싱턴 디씨(D.C.) 본부에서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연방기금금리를 현행 0∼0.25%에서 0.25%포인트 올린 0.25∼0.5%로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연방기금금리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에 해당한다.

이로써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7년 동안 유지되던 '제로 금리' 시대가 막을 내리게 됐다. 미국발 금리인상이 현실화되면서, 국제 경제는 또다시 출렁이게 됐다. 특히 한국을 비롯한 신흥국가들의 경우, 자본유출에 따른 외환위기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다. 미국 발 금리인상을 둘러싼 궁금증 10가지를 추려봤다.

1) 미국은 왜 금리를 올렸을까.
= 한마디로 미국 경제가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미 금융당국에서는 시중에 풀린 달러화를 거둬들이는 정책으로 전환하고 있다. 미 연준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극심한 침체를 보이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사실상 제로(0) 금리를 유지해왔다. 또 미 정부의 대대적인 경기부양책 등이 어울리면서 경기가 회복세로 접어들었다. 지난 3분기 경제성장률은 2.1%를 보였고, 실업률도 완전 고용 수준인 5%까지 떨어졌다.

2) 그동안 올해 안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었는데.
= 그렇다. 이미 올해 초부터 국제 금융시장에서는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흘러나왔다. 또 미 연준의 재닛 예런 의장도 지난 FOMC 회의 때 인상 가능성에 대한 신호를 보냈다. 다만 최근 들어 미국을 뺀 유럽·중국 등의 경기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면서, 일부에서는 내년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전망도 있었다. 하지만 장기간의 저금리 정책으로 부동산 등 자산시장의 거품 우려가 커지면서, 미 연준도 결국 금리인상 카드를 꺼낼 수밖에 없었다.

7년 만에 '제로금리 시대' 벗어난 미국... 자본유출 걱정하는 신흥국

3) 이번에 0.25%포인트 인상했지만, 앞으로도 계속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 그동안 미 연준의 금리인상 사례를 비춰보면, 앞으로도 금리를 계속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문제는 '어떤 속도로 얼마까지 올릴 것이냐'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내년에도 0.25%포인트씩 세 번에 걸쳐서 0.75%포인트까지 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2017년에도 추가로 1%포인트 더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결론적으로 앞으로 향후 2~3년에 걸쳐 미 금리가 3%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보고 있다. 물론 미국 경제가 현재와 같은 회복세를 유지하고 있다는 전제 조건이 깔려있다.

4) 금리가 오르게 되면, 금융시장이 불안해질 수 있다고 하는데.
= 당장은 아니지만, 금리가 오르게 되면 부동산을 비롯해 주식·채권 시장 등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금융위기 이후 양적 팽창정책으로 풀려나온 달러화가 대부분 이들 자산시장에 투자됐다. 금리가 오르게 되면 이들 시장에서 돈이 빠져나올 수 있다. 실제로 금리 인상을 앞두고 지난 1주일 사이 북미 증시에서만 90억 달러가 빠져 나갔다. 또 싼 이자로 돈을 빌려 부동산 등에 투자했던 사람들 입장에서는 향후 이자 부담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5) 일반 국민들의 생활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 돈을 빌려 부동산 등에 투자한 사람들뿐 아니라 단순 생계형 자금을 빌려 쓴 대출자들에게도 타격을 줄 수 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가 오르면 시중은행의 대출금리도 오르기 마련이다. 이에 따라 신용대출을 포함해, 자동차 할부이자 등 각종 빚에 대한 이자부담이 늘 수밖에 없다.

6) 실업자들 입장에선 일자리 찾기가 어려워 질수도 있다고 하는데.
= 금리 인상은 일반 가계 뿐 아니라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미친다. 기업들 역시 이익을 내지 못하는 경우, 금융권으로부터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금리인상에 따른 이자부담 증가는 소비 위축을 불러올 수 있다. 소비가 위축되면 기업 이익 감소와 투자 위축으로 이어지고, 인력을 뽑는 데 주저할 수밖에 없게 된다.
 

기사 관련 사진
 미국 기준금리 인상의 한국경제 파급영향
ⓒ 현대경제연구원

관련사진보기


7)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신흥국가들의 경제위기설이 나오고 있는데 왜 그런가.
= 제로금리와 양적 완화 정책으로 신흥국가에 투자됐던 달러화가 빠져 나갈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신흥국에 들어간 외국인 자금은 모두 3조5000억 달러에 이른다. 대부분 고수익을 노리고 신흥국 채권에 몰렸다. 하지만 미 연준의 금리인상 가능성이 흘러나오면서 외국자본 유입은 금융위기 이후 최저로 떨어졌다. 갑작스러운 자본유출로 해당 국가의 기업이 도산하고, 통화 가치도 떨어지면서 외환위기로 빠질 수도 있다는 것이다.

8) 미국과 달리 최근 유럽이나 일본·한국도 기준금리를 내리거나, 동결하고 있는데.
= 미국과 같은 경기 회복세가 뚜렷히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 3일 예치 금리를 추가로 내렸다. 오히려 경기가 나아지지 않을 경우 추가적인 양적완화 정책을 계속 하겠다는 입장까지 보이고 있다. 일본 역시 '아베노믹스'로 불리는 양적완화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방침을 내놨다. 영국도 임금 수준이 목표치까지 오르기 전에 금리를 올리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한국 역시 재정확장 정책을 유지하면서, 금리를 1.5%로 동결했다.

9) 그렇다면 이번 금리인상으로 한국시장에서 외국자본의 이탈도 진행되고 있나.
= 물론이다. 한국 금융시장에서도 외국인 투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국제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3분기 15개 신흥국에서 순 유출된 외국인 포트폴리오 자금은 338억 달러(약 40조 원)였다. 금융위기를 겪던 지난 2008년 4분기 이후 최대치다. 이 가운데 한국은 109억 달러(약 12조8000억 원)가 빠져나갔다. 신흥국 가운데에서 자본유출 금액이 가장 컸다. 이들 나라 중에서 한국의 자본시장 개방 정도가 높기 때문이다. 그만큼 해외 변수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크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10) 국내에서도 가계 빚으로 인해서 경제위기설이 나오고 있는데.
= 당장은 아니더라도, 한국도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 현재 국내 외환보유고 등이 예전보다 상대적으로 양호하더라도, 외국 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 계속 빠져 나가는 것을 보고만 있을수 없기 때문이다. 이들 자금을 국내에 잡아두려면 금리인상이 불가피하다.

결국 언제 금리가 오를 것이냐가 중요하다. 대체로 내년 하반기 이후에 0.25%포인트씩 오를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하지만 경기침체 국면이 지속되고, 1200조 원이 넘는 가계 빚을 감안하면 금리인상 카드 역시 만만치 않다. 금융권 이자도 제때 못내고 있는 기업들에게도 치명타가 될수 있다. 기업과 가계의 동반부실이 불거지면 경제위기는 단순히 '설(說)'로 그치지 않고, '현실'이 될 수도 있다.

○ 편집ㅣ김지현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러-미, 시리아 테러단 소탕 합의

 

 
 
시리아 테러단은 국제사회 ‘공공의적’ 인식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12/17 [05:4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러시아와 미국이 시리아내 테러집단은 공공의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소탕하기로 합의했다.     ©자주시보 이정섭 기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 존 케리 미국무장관.이 참석한 자리에서 모스크바와 워싱턴은 테러리즘을 근절하기로 한 결정을 확인했다

 

러시아통신 스푸티니크는 지난 16일 러-미 당국자들이 크레믈린 궁에서 회담을 갖고
"IS, 알-누스라 전선 및 여타 테러단이 우리 모두의 공동의 적이다. 우리는 오늘 이 악을 근절하기로 한 결정을 확인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모스크바와 워싱턴이 시리아 테러소탕작전 조종력을 높이기 위해 향후 행보에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라브노프 외무장관은 "향후 일부 행보에서 협력하기로 한 사항은 우리의 병렬적 작업이 보다 통제되고 보다 효과적이게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존 케리 국무장관도 양국가의 효과적인 협력작업이 세계를 승리하게 만들 것이라는 논평을 내놓았다.

 

존 케리는 "미국, 러시아가 함께 효과적으로 대처할 때 양측은 물론 국제사회를 승리로 이끈다는 점에 추호도 의심 없다"고 밝혔다.

 

러시아 외무장관은 또 "이번 회담을 통해 테러단 명단 작성과 아울러 정치적 해결을 위해 시리아 정부와 시리아 야당 대표단 형성에 유엔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강조했다.

 

이번 러-미 회담은 지난 15일 크레믈에서 푸틴, 라브로프, 케리 회담이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평양은 변했을까? 2015년의 평양이 보여주는 것

 

<북녘포토> 겨레하나 평양 방문 사진스케치 ②

이하나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5.12.17  00:58:20
페이스북 트위터

(사)우리겨레하나되기운동본부에서는 지난 2~5일, 내년 사업협의차 평양에 다녀왔습니다. 오랜만에 찾은 평양은 많이 변해있기도 했고, 또 예전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기도 했습니다. 평양에서의 3박4일, 우리는 평양의 거리와 사람들을 목격했고, 북측 파트너 민족화해협의회와 함께 남북교류, 협력사업을 논의했습니다.

우리가 경험한 평양을 어떻게 전해야 할까? 하는 물음에, 더 많은 남북 만남의 길이 열려야 한다는 당연한 답을 찾게 된 기간이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이들이 평양을 찾을 수 있게 되길 바라며. 2015년 겨울, 평양의 모습을 사진스케치 형태로 전합니다. /필자 주

① 눈 내리던 겨울날, 우리는 평양에 있었다
② 평양은 변했을까? 2015년의 평양이 보여주는 것
③ 평양에서 만난 사람들, 그리고 평양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

 

   
▲ 평양의 변화를 보여주는 최근 조성된 미래과학자거리.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평양에 가기 전, 가장 많이 들은 이야기는 “평양이 좋아졌다던데”라는 말이었다. 최신식 건물들이 생겼다더라, 휴대폰을 많이 쓴다더라는 등의 이야기들이 들렸다. 고려항공을 타고 평양 공항에 도착하면서부터 그런 이야기는 눈으로 확인됐다.

여느 국제 공항과 다를바 없는 세련된 신식건물의 공항 내에는 각종 상점은 물론 에스프레소를 파는 커피숍까지 있었다. 평양 시내에는 색색깔의 고층빌딩이 가득했고, 밤에는 조명과 네온사인들로 화려한 야경을 보여주고 있었다.

평양의 달라짐을 확인할 수 있는 건 높은 건물과 야경 뿐은 아니었다. 거리에는 택시가 가득했고, 아이와 어른 할 것 없이 휴대폰과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었다. 대동강변의 유람선에는 카드결제기가 놓여있었고, 유람선을 찾은 가족들은 여유를 즐기고 있었다.

그러나 평양은 많이 변한 것만큼, 몇년 전의 모습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 평양 시내가 내려다보이는 주체탑은 여전했고, 김일성광장도, 개선문도 그대로였다.

예전 언론에 비춰지던 회색빛 평양의 모습을 떠올리고 그에 비교한다면, 평양은 확실히 달라졌다. 최근 1-2년 사이 새로 건립된 건물이 많다고 하니, 매우 빨리 변하기도 한 셈이다.

그러나 이런 변화를 눈으로 확인하는 것은 역설적으로 남북교류의 단절을 느끼게 했다. 남북교류가 멈춘 지난 기간, 우리가 서로 오고가지 못하던 때에도 평양은 그 곳에 그대로 있었다. 다만 그 안에서는 새로운 건물이 세워지고, 거리에는 불이 밝혀지며, 많은 것이 변화했을 것이다.

우리가 평양과 단절된 채 지내던 그 동안에도, 평양에는 사람들이 살고 있었다. 우리는 그저 평양의 달라진 모습만큼 사람들이 움직이고 있었음을, 또 예전 그대로의 모습처럼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평양에서 살아가고 있었으리라는 것을 미루어 짐작할 뿐이다. 평양은 변했고, 변하지 않았다.

   
▲ 달라진 평양공항의 모습.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여느 국제공항과 다를바 없는 세련된 공항이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공항 내부도 깔끔하게 정돈되어있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미래과학자거리의 고층빌딩.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미래과학자거리 살림집들에는 입주가 끝났다고 한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다양한 고층빌딩이 가득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평양의 야경.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네온사인 간판. 글자가 차례로 깜박이고 있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선전구호와 그림도 네온사인으로 장식이 되어있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인민문화궁전의 야경. 앞에는 택시들이 가득하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건물마다 다양한 색의 불빛으로 장식되어있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김일성광장의 야경.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평양산원 앞에 가득한 택시. 택시를 운영하는 기업소별로 택시 색깔이 다르다고 한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류경구강병원에서,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옥류아동병원에서, 휴대폰을 사용하는 아이.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MP3플레이어로 보이는 기계. ‘10월입니다.mp3'가 재생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대동강유람선 무지개호.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유람선 앞 대동강 강변에서, 아이 사진을 찍어주는 가족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부모와 함께 유람선을 찾은 아이.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유람선에 비치되어있던 카드결제기.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대동강유람선 무지개호에서 바라본 평양의 풍경.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평양의 주체탑.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주체탑에서 내려다 본 평양의 전경. 가운데에 김일성광장이, 오른쪽 멀리 류경호텔이 보인다. 왼쪽 아래의 배가 유람선 무지개호.[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왼쪽 아래에 솟아있는 건물이 양각도호텔, 그 건너편이 미래과학자거리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멀리서 바라본 미래과학자거리의 풍경. 수많은 고층빌딩을 확인할수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평양의 개선문도 여전했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김일성 광장.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김일성 광장.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 김일성광장에서 만난, 손을 흔들어주던 아이들. [사진 - 통일뉴스 이하나 통신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세월호 침몰 순간, 해경 123정장 의문의 통화 13초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5/12/16 13:51
  • 수정일
    2015/12/16 13: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단독] 세월호 침몰 순간, 해경 123정장 의문의 통화 13초
김경일 123정장 세월호 2등항해사 주소지로 통화 내역 확보… ‘선원인 줄 몰랐다’면서 휴대폰 빌려줬나
 
입력 : 2015-12-16  06:28:22   노출 : 2015.12.16  11:48:43    문형구 기자 | mmt@mediatoday.co.kr
 

세월호 초기구조 당시 현장지휘관(OSC·On Scene-Commander)으로 알려진 김경일 123정 정장의 휴대폰이 참사 당일 10시 28분, 세월호 2등항해사 김영호 씨 명의의 제주 소재 유선전화로 발신이 된 사실이 확인됐다.    

미디어오늘이 입수한 김경일 123정장의 휴대폰(010-36**-***4) 통신내역엔 착신자와 전화번호가 각각 ‘김영호’ ‘064-753-4***’인 통화기록이 존재한다. 또한 이 ‘064-753-4***’라는 번호는 세월호 2등항해사였던 김영호 씨가 법원에 제출한 ‘집 전화번호’와 동일한 것이었다. 이 번호가 김영호씨의 실제 집 주소인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해 보인다.  

통신내역에서 확인된 이 단순한 사실은, 두 가지 점에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에 중요한 고리가 된다. 

   
▲ 123정장의 통화내역
 

먼저 10시 28분이라는 시간대다. 

세월호는 10시15분 배가 90도 이상으로 급격히 기울기 시작하자, 고 박지영 승무원이 자체판단으로 “침몰임박, 탈출하라”는 방송을 했고 그 즉시 선체의 전원이 나갔다. 10시18분엔 3층 우현 난간에 모여있던 40여명이 바다로 뛰어들었다. 10시19분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실은 123정에 “현재 구조 상황을 실시간으로 계속 보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여기 명인집타워(서해해경청)”라는 지침을 내렸고 10시21분에 마지막 생존자가 표류하다 구조된다. 21분부터는 배의 침몰이 시작돼 31분경까지 세월호가 선미를 남긴채 바다속으로 급속히 잠기던 상황이었다. 

그런데 이같은 중요한 시간대에 구조현장의 현장지휘관(OSC) 임무를 띠고 있던 김경일 정장이 세월호 선원의 집으로 전화를 한다는 건 상식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고 세월호 2등항해사가 직접 통화를 했다면 그 급박한 상황에 정장의 휴대폰을 빌려 썼다는 이야기인데 이것도 상식적이지 않다. 123정장은 당일 11시20분까지는, 123정이 구조한 인원들이 선원인 줄 몰랐다는 진술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지휘관은 수색 구조 현장에서의 헬기, 함정 등 현장구조인력과 장비를 지휘통제하는 사령탑이며, 김 정장의 휴대폰은 해양경찰청 등과 통화 및 데이터통신([P]직접접속) 등을 하는 상황이었다.  

검찰이 확보한 통화기록을 보면 김경일 정장은 10시26분과 28분에도 다른 착신자들과 통화를 한 것으로 나오고 있어, 김 정장 모르게 김영호씨가 전화를 사용한 것은 아니다. 당연히 123정장이 10시28분 이전에 김영호씨가 세월호 선원임을 알고 있었다는 것이며, 나아가 사고 이전부터 아는 사이였을 가능성이 크다. 또한 10시28분이라는 시점의 현장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 통화는 모종의 ‘보고’를 위한 통화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선원인 줄 몰랐다’는 해경의 말은 거짓

김경일 123정 정장은 그동안, 123정 승조원들은 물론 해경 지휘부도 참사 당일 첫 구조했던 이들이 선원이라는 사실을 몰랐다고 주장해왔다. 박성삼 123정 항해팀장은 ‘저희는 조타실에서 내린 사람들이 승객인 것으로 알았다”고 진술했고 김종인 123정 부정장도 “당시에는 전혀 몰랐다. TV를 보고 알았다” “123정에 오른 이후에는 (세월호 승무원들이)선원이라는 사실을 밝힌 적이 없다”고 진술했다. 

세월호 선원들의 진술은 엇갈렸다. 박기호 기관장은 5월 12일 검찰조사와 이후 조사들에서 일관되고 구체적으로 자신들이 선원임을 123정 측에 밝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해경 함정을 탔을 때인데, 함정을 조정했던 선장이 신분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서 휴대전화를 바꾸어 준 적이 있다”고 말했다. 휴대전화를 바꿔 준 이유에 대해선 “당시 사고내용을 확인하기 위하여 어디인지 모르는데 함정장에게 연락이 왔었는가 보다. 그래서 저에게 ‘본선의 승무원이 있느냐, 책임자가 누구냐’고 함정장이 말을 하여 제가 기관장이라고 하였고, 저에게 휴대전화를 주어 제가 전화통화를 하였다. 해경 함정장의 휴대전화를 확인해보면 당시 제가 누구와 전화통화를 한 것인지 알 수가 있을 것”이라고도 했다. 

해경은 ‘선원인 줄 몰랐다’, ‘나중에 TV를 보고 알았다’는 등 이를 부인했다. 123정장이 고수한 시간은 오전 11시20분이다. 국조 특위 자리 등에서 그는 “11시20분까지는 선원인 줄 몰랐다”고 했다. 물론 휴대전화를 건네주고 누군가와 통화를 하게 한 사실도 부인했다. 이는 해경 수뇌부의 책임 여부와 직결되는 문제다. 그러나 이번에 드러난 통화기록을 보면 김경일 정장의 휴대폰이 이미 10시27분에 세월호 2등 항해사인 김영호씨에게 건네졌음을 확인할 수 있다. 이는 김경일 정장이 자신들이 구조한 이들이 선원임을 알았다고 밝힌 11시20분으로부터 1시간이나 빠른 시점이다. 김경일 정장은 자신은 조타실을 벗어난 적이 없어 이들이 선원인지 알지 못했다고 했고, 조타실에 함께 있었다는 김종인 부정장 등은 조타실 안에서 전화를 바꿔준 일은 없다고 진술해 왔다. 이 전화 통화의 발신, 수신자 그리고 해경의 거짓 진술에 대한 추가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서해청 헬기 512호가 10시 25분 촬영한 사진.

문형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마음속 세월호를 길어올리며

[정동칼럼] 마음속 세월호를 길어올리며
박원호 | 서울대 교수·정치학

짧지 않은 미국 생활 중 텔레비전을 보다가 딱 한 번 마음이 울컥했던 적이 있었다. 그것은 드라마도, 다큐멘터리도 아닌 청문회 실황중계였다. 증언대에 선 미국 백악관 대테러조정관이었던 리처드 클락은 9·11 사태 진상규명 청문회 증언에 앞서 다음과 같이 발언한다. “9·11의 비극이 왜 일어났는지를 국민들에게 납득시킬 수 있고 또 어떻게 하면 그 비극이 다시 일어나지 않도록 할 수 있을지 고민할 수 있는 기회가 될 본 청문회에 서게 된 것을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 자리를 또 다른 이유에서 진심으로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본 청문회를 통해 비로소 희생자 유족들에게 직접 사과할 기회를 얻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청 문회장에 계신 유족 여러분, 그리고 텔레비전을 통해 시청하고 계신 여러분. 여러분의 정부는 맡은 소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The government failed you). 국민들을 보호할 소임을 다하지 못했고 저 또한 그 소임을 다하지 못했습니다. 최선을 다했습니다만 실패했고, 실패했기 때문에 최선을 다한 것은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리고 그 실패에 대해서 모든 사실들이 규명되는 과정에서 저는 여러분들의 이해와 용서를 구하고 싶습니다.”

정부라는 거대한 괴물이 시민들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빌 수도 있다는 것은 명백한 반전이며, 누가 누구에게 왜 사과하는지 이토록 간명하게 밝히는 진정성은 사뭇 감동적이다. 그런 의미에서 해당 발언이 10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회자되고, 어느 미국 드라마의 오프닝으로 쓰일 정도로 유명해진 것은 놀랍지 않다. 그러나, 내가 정말 하고 싶은 이야기는 감동적인 사과에 대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공동체가 어떻게 위기에 맞서고 극복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이다.

우선 나의 건망증과 둔감함과 일상에 대한 패퇴를 먼저 고백한다.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청문회가 지난 월요일 시작되었다는 소식을 듣고서야 불현듯 아, 벌써 2년이 다 되어 가는구나, 하고 생각했을 따름이다. 이런 둔감함에서 한발짝 더 나아간 대중적 조바심, 혹은 반감이 존재한다는 사실도 이해한다. 우리는 계층·세대 간 양극화의 문제와 국가·시민사회 간, 그리고 여러 정치세력 간의 전례 없는 갈등을 겪고 있으며, 북한의 군사적 위협과 중국의 경제적 추격과 일본과의 외교적 마찰을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과제가 버겁기만 하다. 세월호 사건은 최근 우리가 겪었던, 이제는 열거하기조차 벅찬 신문·방송과 인터넷을 가득 채운 수많은 공동체의 사건들 중 하나일 따름이고, 2년이 다되어 가는 시점에 새삼 옛 상처를 열어보고 ‘슬픔을 강요’하는 것이 뜬금없다고 생각하는 이들도 있는 듯하다.

그러나 앞서 길게 인용한 증언이 9·11이 일어난 지 3년 뒤인 2004년에 있었던 사실을 상기한다면 국가 실패(state failure)에 대한 검토와 반성에 유효기간이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여러 음모론을 믿지 않더라도 우리의 국가가 시민들의 생명을 지키고 구하는 데 실패했다는 것은 움직일 수 없는 명백한 사실이며, 그 실패의 원인과 책임 소재를 우리는 아직도 모르기 때문이다. 선장의 책임이라고 하는 것은 9·11 사건이 테러리스트들의 책임이라는 말과 다르지 않으며, 그런 의미에서 앞서 인용문의 핵심어는 ‘실패’나 ‘사과’가 아니라 ‘납득’일 것이다.

전망은 아프도록 비관적이다. 민의를 대변하는 웅장한 의회 건물이 아니라 시민단체인 YWCA에서, 청문회를 시작도 하기 전에 예산은 깎이고 몇몇 위원들은 참여를 거부했다고 한다. 언론은 외면하고 댓글들은 불평하며 소위 국회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바라보며 지역구의 ‘민생’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렇게 살아도 되는가.

우 리는 슬픔과 공감과 분노를 그때 다 ‘지불’해 버렸으며, 마치 새로운 뉴스들이 이전 소식을 아래로 밀어내리는 타임라인처럼 마음의 바닥에 세월호가 가라앉도록 내버려둔 듯하다. 그런 의미에서 세월호가 지금 침몰해 있는 곳은 겨울의 팽목항 앞바다가 아니라 그보다 깊고 차가운 우리 마음속 심연이 아닌가 한다. 가만히 있어도 슬픔에 모래처럼 씻겨나갈 유족들이 굳이 뭉쳐서 다시 부서지고 깨지는 것은, 그리고 청문회장에 나와서 생살을 찢는 듯한 그 순간들을 다시 견디는 이유는, 길잃은 한풀이가 아니라 너무도 단순하고 사소한 ‘납득’을 위해서이다. 우리가 오늘 마음속의 세월호를 길어올려야 할 이유 또한 이들과 슬픔과 분노를 나누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것이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최소한의 노력이기 때문이다. 성탄과 세밑의 화려한 불빛이 너무도 어지럽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막말 해도 박수만... 대통령 '어록'만 쌓여간다

나는 두 나라를 삶의 토대로 삼으며 살아가고 있다. 우선 태어나고 자란 한국이 있고, 이주 노동자로 와서 밥벌이를 하는 미국이 있다. 불행히도, 지금 두 나라를 바라보는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 없다.

미 국이 안타까운 첫 번째 이유는 늘어가는 총기 사건 때문이다. 12월만 해도 캘리포니아 샌버나디오에서 난사 사건이 일어나 14명이 숨지고 22명이 다쳤다. 이제 미국에서 한두 명의 희생자를 내는 총기 사건은 '뉴스 거리'도 안 될 만큼 일상화 한 지 오래다.

미 국 기준으로 적어도 4명 이상이 죽거나 다칠 때 '대량 총기 난사(mass shooting)' 사건으로 부르는데, 2015년 한 해만도 무려 350건이 넘게 발생했다. 대량 총기 난사 사건으로 목숨을 잃은 사람은 2014년 383명이었고, 올해는 대폭 늘어, 12월 초까지 무려 924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여기서 주목할 만한 것은, 난사 사건의 빈도는 2014년 337건에서 크게 늘지 않은 반면, 사망자 수는 폭발적으로 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살상능력이 큰 총기류를 누구나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는 사실을 말해준다. 대형 총기 사고가 터질 때마다 '규제' 이야기가 나오지만, 총기 소유를 찬성하는 사람들은 '총이 문제가 아니라, 사람들이 문제'라는 식의 논리를 편다.

여기서 한 술 더 떠, '총기를 규제하면 범법자들만 총을 갖게 된다'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어차피 범죄자들은 법을 무시하는 사람들이니 금지법을 만들어봐야 소용 없고, 오히려 '착한 사람'들만 자기 방어권을 잃게 되니, 아예 규제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 이들은 여기서 '더 많은 이들이 총을 갖는 게 해법'이라는 놀라운 결론을 이끌어 낸다. 총기 사건을 일으키는 사람들의 80퍼센트 이상이 '합법적으로 구매'한 총기를 사용한다는 통계가 있는 데도 말이다.

자신의 만족을 위해 남을 희생시키고, 그것을 합리화하기 위해 언어를 일그러뜨리는 사람들. 이들이 바로 내 마음이 어두운 두 번째 이유다. 더욱 참담한 것은, 한국 사회의 언어 왜곡은 미국의 뺨을 쳐도 여러 대 칠 정도로 끔찍하다는 점이다. 그로 인한 결과는 단지 한 사람의 마음을 우울하게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수많은 국민들의 목숨을 희생시키는 참담한 결말로 이어진다.

지난해 한국에서는 1만 3836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매일 38명의 국민이 자살로 사라지는 셈이다. 10만 명 당 자살자 수는 27.3명으로, 미국 자살자와 대량 총기 사건 사망자 수를 모두 합한 비율의 두 배에 달한다.

전 연령층에 걸쳐 한국인의 자살 충동 원인 1위는 '생활고'였다. 그런데도 한국의 대통령은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임금격차가 사회통합 장애물"이라면서 비정규직 임금인상 대신 '정규직 임금삭감'과 '손쉬운 해고'를 해결책으로 내놓는다.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로 꼽히는 여당 지도자는 "복지 과잉으로 가면 국민이 나태해진다"는 기막힌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트럼프의 '유독성 언어'
 

기사 관련 사진
 도널드 트럼프의 '경찰 살해범 사형' 공약을 보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관련사진보기


미 국에서 '언어 왜곡'의 선두에 선 사람은 단연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다. "한국은 주한미군을 공짜로 데려다 쓴다," "예쁜 여자는 일할 필요가 없다," "멕시코 이민자들은 마약과 범죄를 들여온다" 등 트럼프의 '막말'은 손에 꼽기도 어려울 정도다. 이것만으로 부족했던 것일까. 그는 최근 "무슬림의 미국 입국을 전면 금지시켜야 한다"며 또 다른 '언어 폭탄'을 터뜨려 전세계를 경악시켰다.

지난 11월 파리에서 총기 테러가 일어났을 때, 트럼프는 '프랑스의 엄격한 총기 규제가 재앙을 키웠다'고 언성을 높였다. "만일 프랑스인들이 (미국인처럼) 총기를 소지하고 다닐 수 있었다면 상황이 달라졌을 것"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미국 대다수의 주가 총기 소지를 허용하지만, 미국 총기 난사 사건은 빈도나 희생자 수에서 프랑스와 비교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많은데 말이다.

그러다가 캘리포니아에서 초대형 총기 사건이 터지자, 트럼프는 '무슬림'을 비난하기 시작했다. 그는 "(가해자들) 이름을 보라"며, 노골적으로 아랍계 이민자에 대한 반감을 드러냈다. 그리고 나온 것이 "모든 무슬림의 입국을 전면 금지해야 한다"는 발언이었다. 무지와 정치적 계산 앞에서는, 총기 사건 대다수가 자국인에 의해 일어난다는 사실따위는 중요하지 않았다.

어쩌면 정치인들의 언어 왜곡은 피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으나, 정치인들이 정치적 이득을 추구하는 것은 어쩔 수 없을테니 말이다. 중요한 것은 그 '막말'을 대하는 사회의 태도일 것이다. 언론, 지식인, 시민사회가 '불량 언어'를 맹렬히 비판하며 맞서싸울 때, '왜곡된 언어'는 그저 개인의 '망발'로 끝날 뿐, '왜곡된 현실'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당사자 한 번 뜨겁게 데이고 나면, 무지와 탐욕이 폭로되는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입을 함부로 열지 못할 것이다.

미국 언론 <뉴욕타임스>, <CNN>, <MSNBC> 등은  트럼프의 '유해한 언어'를 지속적으로 비판해 왔다. 경영자들이 즐겨읽는 <포브스>까지도 '트럼프의 멕시코 이민자 발언의 허구성 폭로'라는 제목으로 이민자들의 범죄율이 자국인보다 낮다는 사실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트럼프의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이 나오자, 시앤앤(CNN)의 프리다 기티시는 "트럼프는 미국의 크나큰 수치(Donald Trump is a huge embarrassment for America)"라며 비판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미국인 대다수는 트럼프의 무슬림 발언에 동의하지 않고 있다. 최근 일어난 총기 사건으로 무슬림 이민자에 대한 부정적 고정관념이 강화되고 있는 분위기 속에서도 말이다. 엔비시(NBC)와 <월스트리트>가 공동으로 시행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말에 찬성한다고 말한 국민은 25퍼센트에 지나지 않은 반면, 57퍼센트의 미국인이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우리 사회는 정치인, 특히 박근혜 대통령의 '유해한 언어'에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가?

박근혜의 유해한 언어
 

기사 관련 사진
 박근혜 대통령이 16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마치고 나서 최경환 경제부총리 등 참석자들로부터 박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관련사진보기


한 국에서 '언어 왜곡'의 선두에 선 사람은 단연 새누리당 소속 대통령 박근혜다. "간절히 원하면 우주가 나서서 도와준다", "역사를 잘못 배우면 혼이 비정상이 된다... 이것은 참으로 무서운 이야기", (현재 교과서에서 '부끄러운 역사'로 보이는 게 어느 부분이냐는 질문에) "전체 책을 다 보면 그런 기운이 온다" 등 박근혜의 '막말'은 손에 꼽기도 어려울 정도다.

그것 만으로 부족했던 것일까. 그는 최근 "복면 시위는 못 하도록 해야 한다"며, "IS(이슬람국가)도 지금 얼굴을 감추고 그렇게 하고 있지 않느냐"고 말해 세계를 경악시켰다. 박 대통령의 이 발언은 전세계 언론에 보도되었고, 인터넷에는 "제 나라 국민을 테러범과 비교해?... 정말 대책 없는 사람이다", "왜 그 나라는 점점 북한처럼 되는 걸까?", "정부가 역사책을 쓰겠다는 나라에서 뭘 기대해?" 등의 한심하다는 댓글이 줄을 이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의 앨러스터 게일은 트위터에 "한국 대통령이 마스크를 쓴 자국민 시위대를 이슬람국가에 비유했다. (믿기 어렵겠지만) 정말이다"라고 썼다. 정상적인 민주국가였다면, 집권당이 "실언이었다"며 황급히 사과하고 '위험관리' 모드로 돌입할 상황이었으나, 한국의 집권당인 새누리당은 박 대통령이 '복면금지'를 언급한 지 단 하루 만에 '복면금지법'을 발의하는 것으로 화답했다.

세계에 충격을 안긴 몰상식한 발언이 국내에서는 비판은커녕, 말하는 즉시 법이 되고 정책이 되니 대통령이 말 조심을 할 까닭이 없다. 그는 더 나아가 지난 8일 '테러방지법'의 조속한 처리를 종용하며 "(한국에 테러방지법이 없다는 것) 전 세계가 안다. IS(이슬람국가)도 알아버렸다"며 '어록'에 한줄을 더 보탰다. 그리고 이틀 뒤 새로운 '히트작'인 "젊은이들 가슴에 사랑이 없어진다"가 나왔다.
 

기사 관련 사진
 <디플로매트>지 인터넷판에 실린 박대통령의 발언에 외국 독자들이 놀랍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 The Diplomat

관련사진보기


박 대통령은 지난 10일 "소득이 없고 고용이 불안하기 때문에 결혼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는" 현실을 개탄했다. 그러면서 "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방치하면 젊은이들의 가슴에 사랑이 없어진다"며 안타까움을 호소했다. 청년들 마음에 사랑이 사라지기 시작한 것은 이미 오래 전 일이지만, 대체로 타당하고 아름다운 말씀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박 대통령은 그 말이 끝나기 무섭게 "지금 우리 경제의 재도약과 청년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노동개혁을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동개혁은 장기근속 노동자 월급을 깎는 '임금 피크제'와 해고 규정을 완화해  쉽게 자를 수 있게 만드는 '고용 유연화' 정책이 핵심이다. 임금을 깎아야 소득이 늘고, 쉽게 해고해야 고용이 안정된다는 억지는 젊은이들 가슴을 '사랑'으로 불태우기는커녕, 분노의 불을 당기고 있다.

대통령의 말을 들으며 '혼이 비정상'화 하는 것을 느끼는 것은 비단 청년들만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젊은이 엿먹이기'의 결정타는 대통령의 '노동개혁으로 사랑 불붙이기' 선언 하루 뒤에 나왔다. 보건복지부가 성남시가 추진하는 '청년 배당'을 허용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것이다. 정부는 이미 성남시의 '무상 공공 산후조리원'와 '무상 교복'에도 불수용 통보를 내린 상태다.

'사랑의 불'은 오직 대통령만 붙일 수 있는 모양이다. 하지만 대통령 대선공약이었던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등은 모두 지방정부에 떠넘긴 채 손을 놓고 있는 상태다. 그러면서 자치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는 청년 복지정책은 끈질기게 훼방 놓고 있다. 우리나라는 복지도 '국정화'되어 '대통령 하사품'만 허용되는 나라일까?

하지만 대통령의 무책임한 입이나 행동과 상관 없이 그의 지지율은 46퍼센트에 이른다.

당당히 맞서는 미국, 설설 기는 한국

미 국의 잔혹한 총기 범죄와 몰상식한 정치인의 발언은 우울하지만, 그래도 희망을 가질 이유가 있다. 상대가 유력 대선 후보든, 대통령이든 무지한 발언은 무지하다고 지적하고, 수치스러운 행동은 수치스럽다고 비판하는 언론, 지식인, 정치인들이 널려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트럼프가 '무슬림 입국 금지' 발언을 하자, 같은 공화당의 의원인 린지 그레엄은 텔레비전에 출연해 그 발언을 통렬히 꾸짖었다. 그는 트럼프의 구호인 "다시 미국을 위대하게 만들자"라는 구호를 상기시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트럼프 같은 사람에게 '지옥에나 떨어져라'라고 말하는 것이다"라며 맹렬히 비난했다.

그리고는 트럼프가 '미국의 위대함'이 인종적 다양성과 종교적 관용에 있다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으며, "극단적 폭력을 거부하는 99%의 무슬림"에 등을 돌림으로써 도리어 미국의 안전을 해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트 럼프가 자신에게 비판적인 <워싱턴포스트>를 언급하며 근거 없는 주장을 펼쳤을 때도 그랬다. 아마존 창업자가 그 신문을 인수한 이유가 '세금을 덜 내기 위해서'였다는 것이다. 아마존과 <워싱턴포스트>는 완전히 분리되어 있기에 사실과 거리가 먼 이야기였다. 시카고 대학 경영대 교수인 오스턴 굴스비는 즉시 나서서 반박했다.

"당신은 기업을 운영한 경험을 살려 대통령에 출마한다며? 당신이 한 말은 내가 이번 주 들은 경제 관련 발언 가운데 가장 멍청한 이야기다."
 

기사 관련 사진
 트럼프의 '절세' 주장에 굴스비가 '멍청한 소리'라며 트위터를 통해 반박하고 있다. 세금재단의 앨런 콜, <뉴욕타임스>의 닐 어윈 등도 나서서 트펌프의 주장이 왜 허황됐는지에 대해 비판했다.
ⓒ 트위터 갈무리

관련사진보기


우 리나라 지식인과 언론은 지도자의 몰상식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지난 14일 한국경제 연구원은 '비정규직법의 풍선효과 분석과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기간제 및 파견근로 2년 제한을 둔 비정규직보호법이 도입된 뒤 근로자 임금 격차가 오히려 커졌다'고 분석한다. 그렇다면 비정규직을 제대로 보호할 수 있게 법 적용을 강화하거나 추가 입법으로 빈틈을 막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렇게 결론을 내린다.

"노동사용 규제 강화로 비정규직근로자 보호를 기대할 수 없는 만큼 노동시장 구조와 인력수급에 맞춘 유연한 노동정책이 검토돼야 한다." 

형법이 국민의 안전을 지킬 수 없을 때, '느슨한 법적용'이 대안이 될 수 있을까? '국민들이 입는 겨울 옷이 추위를 막아주지 못하는 만큼, 벗고 다니게 하자'는 이야기나 다를 바 없다.

해리슨 포드, 박 대통령에게는 뭐라고 말할까
 

기사 관련 사진
 해리슨 포드가 인터뷰에서 트럼프를 조롱하고 있다.
ⓒ News4

관련사진보기


트 럼프는 최근 해리슨 포드에게 망신을 당했다. 트럼프가 "해리슨 포드를 좋아한다"며, 그가 대통령으로 출연해 테러범과 격투를 벌인 영화 <에어포스원> 이야기를 끄집어 냈다. 해리슨 포드는 인터뷰에서 이 일화를 언급하며 이렇게 말했다.

"도널드, 그건 영화였어. 지금 같은 현실이 아니라고. 하긴 당신이 (그 차이를) 어떻게 알겠냐만."

해 리슨 포드는 이 짧은 조롱으로 두 가지를 비웃었다. 하나는 자격 없는 정치인의 지적 수준이고, 또 하나는 그런 사람이 대통령을 하겠다고 나선 어처구니 없는 현실이었다. 그렇다 해도, 한국보다는 상황이 나아 보인다. 자기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르는 이가 유력한 대선 후보가 된 현실은 한심할지 모르나, 적어도 아직 대통령은 아니기 때문이다.

○ 편집ㅣ손병관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남측 미국 승인 없어 곤란 억지”주장

 
 
조평통 대변인 담화 “회담 결렬 책임 책임져야”
 
이정섭 기자
기사입력: 2015/12/15 [23:35]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남북 당국회담이 성과없이 끝났다. 남북 양측은 회담 성과를 놓고 서로에게 책임을 미뤘다.     ©이정섭 기자



북측은 지난 13~14일까지 개성공단에서 열린 남북당국자회담 결렬 사태에 대해 남측에 책임 있다고 공식 발표했다.

 

연합뉴스를 비롯한 국내 주요 언론들은 15일 조선중앙통신을 인용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이 담화를 통해 “(남측은)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협의를 거부하던 끝에 미국의 승인이 없이는 합의할 수 없다는 구차스러운 변명까지 늘어놓으면서 저들이 들고 나온 문제들만 협의하자고 집요하게 뻗치었다”고 비난한 사실을 보도했다.
 
조 국평화통일위원회는 대변인 담화에서 "남조선당국은 북남회담을 결렬시킨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다"며 "이번 회담이 아무런 결실도 없이 결렬된 것은 북과 남 사이의 진정한 대화도, 관계 개선도 바라지 않는 남조선당국의 대결정책이 초래한 필연적 귀결"이라고 주장했다.

 

조평통 대변인 담화는 "우리는 북남관계 개선을 위한 대화 분위기를 조성할 데 대해 강조하면서 온 민족이 관심을 가지는 절박한 문제인 금강산 관광 재개와 흩어진 가족, 친척 문제를 해결하며 여러 분야의 교류사업도 활성화해 나갈 것을 제기했다"며 "그러나 남측은 북남 사이의 당면한 현안 문제들을 협의·해결하기로 한 당국회담을 위한 실무접촉 합의를 어기고 북남관계 개선에 아무런 도움도 되지 않는 잡다한 문제들을 잔뜩 들고 나와 인위적인 난관과 장애를 조성했다"고 남측의 자세를 꼬집었다.

 

대변인 담화는 "남측은 터무니없이 '핵문제'를 북남 대화탁에 올려놓으려다가 우리의 즉시적인 된 타격을 받고 입 밖에 꺼내지도 못한 채 철회하지 않으면 안됐으며 특히 흩어진 가족, 친척 문제를 장황하게 늘어놓고 '시범농장'이니, 병해충문제니 하는 당국 회담 격에도 어울리지 않는 문제들을 나열하면서도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에 대해서는 일언반구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담화는 "남측이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논의를 회피하는 조건에서 관광 재개 문제와 흩어진 가족, 친척 문제를 '동시 추진, 동시 이행'할 것을 제기했으나 남측은 '연계시키지 않는 것이 원칙'이라고 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를 논의하는 것을 한사코 외면해 나섰다"며 남측이 회담에서 불성실했음을 강조했다.

 

또한 "남측은 '이산가족' 문제를 먼저 해결한 다음 관광 재개 실무접촉 같은 것을 열자고 하면서 '3대 전제조건'(진상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 안전 보장)에 '사업권 회복'이라는 것까지 덧붙여 들고 나와 생억지를 부렸다"며 "나중에는 '내부사정'이요 뭐요 하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 협의를 거부하던 끝에 미국의 승인이 없이는 합의할 수 없다는 구차스러운 변명까지 늘어놓으면서 저들이 들고 나온 문제들만 협의하자고 집요하게 뻗치었다"고 비판했다.

 

이어 "우리가 금강산 관광 재개 문제와 흩어진 가족, 친척 문제를 회담 의제로 제시한 것은 온 겨레가 절박하게 해결을 바라고 있고 쌍방이 쉽게 합의할 수 있으며 특히 북남관계 개선에 대한 남측 당국의 입장과 의지를 보여주는 시금석으로 되기 때문 이었다"며 금강산관광을 의제로 올린 것에 대해 설명했다.

 

그러면서 "남조선당국은 이번 회담에서 '3대 통로'(민생, 문화, 환경) 문제를 제안했다고 떠벌이고 있는데 6.15 시대에 마련된 대통로들을 다 차단하고 금강산 관광과 같은 작은 길조차 열지 못하겠다고 앙탈을 부리는 주제에 그 무슨 '통로'라는 말을 입에 올릴 한조각의 체면이라도 있는지 스스로 돌이켜보아야 할 것"이라고 남측의 회담 태도를 거듭 거론했다.

 

한편 통일부는 대변인은 조평통 대변인 담화에 대해 "회담 결과를 일방적으로 왜곡해 주장한 데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며 "북측은 우리 측에 회담 결과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기보다, 8.25 합의 정신에 따라 이산가족 문제 해결 등 남북관계 실질적 진전을 위한 우리의 노력에 호응해 나와야 할 것"이라고 밝혀 회담 재개 여지를 남겨 두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대남 밀사 황태성 52주기, 아주 특별한 참배

 

‘황태성 평전’봉증, 손녀의 메시지, 황태성 관련 시 최초 공개

상주=이계환 기자  |  khlee@tongilnews.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승인 2015.12.15  02:07:49
페이스북 트위터
   
▲ 비가 내리는 가운데, 14일 오후 황태성 묘소에서 ‘고 황태성 선생 52주기 묘소 참배식 및 황태성 평전 봉증식’이 진행됐다. [사진-이재수 프로듀서]

52년 전, 그날의 아픔을 되살리듯 경상북도 상주시 청리면 청상리에 위치한 대남 밀사 황태성의 묘가 있는 한 야산에는 한겨울인데도 비가 부슬부슬 내렸다.

14일 이른 아침부터 20인승 버스를 대절해 서울에서 출발한 일군의 참배객들은 3시간에 걸쳐 상주로 내려왔다. 

이들을 변함없이 맞이한 사람은 이곳 상주에서 곶감 농사를 지으며 황태성 묘지기를 자처하고 있는 전성도 전 전농 사무총장. 그는 상주가 고향이고 상주에서 줄곧 살아왔다.

황태성 묘를 찾는 이들은 예년 같았으면 눈길을 헤쳐 올랐을 테지만 올해엔 빗길을 올랐다.

경사가 심한지라 눈이 오든 비가 오든 힘들긴 마찬가지다. 게다가 나이 80세가 넘는 참배객들도 있어 길 없는 산길을 오르기가 여간 힘들지 않다.

묘를 안내하는 리본이 나뭇가지에 묶여있어 리본을 찾아 오르면 되지만 워낙 경사가 심하고 길도 없어 미끄러지기 일쑤고 게다가 아직 뻣뻣이 서 있는 가시나무덤불이 자꾸 옷깃이며 발목을 붙잡는다.

이날의 참배는 예전의 참배에 비해 세 가지 면에서 특별했다.

첫 번째는 ‘황태성 사건’의 전모와 인간 황태성을 조명한 책 『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를 봉증하게 된 것이고, 두 번째는 미국에 거주하는 황태성의 손녀 유경 씨가 메시지를 전해 온 것이고, 세 번째는 홍일선 시인이 황태성을 다룬 ‘시천주侍天主 오늘’이라는 제목의 시를 최초로 공개한 것이다.

   
▲ 이날의 참배는 예전의 참배에 비해 세 가지 면에서 특별했다. [사진-이재수 프로듀서]

비가 내리는 가운데, 이날 오후 황태성 묘소에서 ‘고 황태성 선생 52주기 묘소 참배식 및 황태성 평전 봉증식’이 노진민 (사)국제청소년평화재단 이사장의 사회로 시작됐다.

초헌, 아헌, 종헌에 이어 이승헌 추모연대 사무국장의 황태성 약력보고와 권낙기 통일광장 대표의 추도사가 이어졌다.

이창훈 4.9통일평화재단 사료실장이 대독한 메시지에서 황유경 씨는 “할아버지 비록 할아버지의 뜻대로 아직 평화통일은 되지 않았지만 지금 이렇게 많은 분들이 할아버지의 뜻을 기리며 이 나라를 짊어지고 있습니다”고는 “곧 평화통일을 기대해 봅니다”며 통일에 대한 기대감을 표했다.

   
▲  미국에 거주하는 황태성의 손녀 유경 씨가 전해온 메시지. 

김학규 ‘박종철기념사업회’ 회장이 홍일선 시인의 ‘시천주侍天主 오늘’을 낭독했다. 이 시는 황태성이 대남 밀사로 1961년 8월 31일 임진강을 건너는 광경을 묘사한 것이다.

시는 당시 임진강을 건너는 황태성의 모습을 “오늘은 홀로 강을 건너가지만 / 내일은 천 사람 만 사람이 어깨동무해 / 남북을 북남을 잇는 다리를 놓겠다고 / 맹세한 혁명가 황태성 그 이 / 조선의 혁명가 황태성 아아 그 이”라고 묘사한다.

이어 공동 저자인 김학민 씨와 이창훈 씨가 황태성 평전인 『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를 고인에게 봉증했다.

   
▲ 황태성 영정에 봉증된 『박정희 장군, 나를 꼭 죽여야겠소』[사진-이재수 프로듀서]

가족을 대표해서 황태성의 조카사위인 권상릉 씨가 감사의 말을 전했다.

권상릉 씨는 “황태성 선생이 임진강을 건너던 그날 온 몸에 피멍이 들었을 것”이라면서 “나머지 생애를 통일을 위해 바치겠다며, 남쪽에 군사정부가 들어서면 통일이 늦어진다고 보았기에 임진강을 건넜을 것”이라고 상정했다.

그는 “남쪽에서 북진통일, 멸공통일이 횡행하던 시기에 목숨을 걸지 않았다면 남쪽으로 올 수 없었을 것”이라고는 “오늘 참가자들이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황 선생의 뜻을 이어받자‘고 호소했다.

   
▲ 황태성의 조카사위 권상릉 씨(오른쪽)가 참배객들에게 감사의 말을 하고 있다. [사진-이재수 프로듀서]

황태성 묘지기 전성도 씨는 굳은 날씨에도 변함없이 멀리서 찾아온 참배객들에게 감사의 말을 전했다.

이날 참배식에는 이외에도 통일원로 임방규 선생과 김영옥 선생, 김원봉 ‘김상진기념사업회’회장, 이재수 ‘늘봄 프로덕션’대표 그리고 최초로 황태성 논문을 쓴 박상희 박사 등이 참석했다.

   

▲ 참배식 후 모두가 한자리에서 찰칵. [사진-이재수 프로듀서]

 

시천주侍天主 오늘
ㅡ서기 1961년 8월 31일

홍일선

밤 깊었으리
음력 팔월 초이레
야윈 달빛이 외진 숲에 이르러
잠시 지친 발걸음 멈춘 곳
거기 길이 끝나는 곳에서
더 가야할 길이
사람들이 아직 가지 않은 길이
어둔 밤 임진강으로 이어졌으리

물의 일생이
더 아득한 곳 더 목마른 곳
아픈 세상 아주 외로운 땅 찾아가
고요히 육신 내려놓는 것이었으니
그곳에서 스스로를 비우는 것이었으니
강물의 기나긴 도정이
드넓은 바다에 이르지 않아도
가문 땅 쓰라린 시간 속으로 스며들어
아픈 흙살 보듬어 안아주어
높으나 서로 낮아서 모두 귀한 시간
깊으나 서로 얕아서 모두 어진 시간
노동이 신성한 나라
땀흘려 일하는 사람들이 주인인 나라
만들고 싶었던 이
강을 건너가고 있었나니

오늘은 홀로 강을 건너가지만
내일은 천 사람 만 사람이 어깨동무해
남북을 북남을 잇는 다리를 놓겠다고
맹세한 혁명가 황태성 그 이
조선의 혁명가 황태성 아아 그 이

그가 찾아가는 곳은
꿈에도 잊은 적 없는 상주 청상리도
비명에 스러진 평생의 도반
혁명가 박상희 임종업 유택도 아니었으리
강물의 일생처럼 생을 바쳐서라도
오로지 필생의 일이 있었으니
젊은 날 자기를 많이 따랐던 소년
총칼로 5.16쿠데타를 일으켜
지금은 국가재건최고회의 박정희 의장
그를 만나러 가는 길이었으니

강이 어둠에게 물었으리
강이 하늘에게 물었으리
히로히토 왜왕에게 혈서를 써서
대일본제국 군인이 된 다카키 마사오를
믿느냐고 물었으리
한 때는 남로당에 입당 국군 비밀 당원이었다가
동지들을 밀고하고 살아남은
박정희를 믿느냐고 물었으리
4월 학생의 숭고한 피로 구한 나라를 탈취한
박정희를 정녕 믿느냐고 물었으리

어둠 속 강물이
기어이 도달하려했던 곳
어둠 속 하늘이
오래 아주 오래 눈 주셨던 곳
사람이 곧 하늘인 나라
궁궁을을 그 나라가
오늘 1961년 8월 31일 이었으리
그렇게 강물은 더 외로운 땅 찾아서
시천주 오랜 소원속으로
스며들었으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해경 고위관계자들 ‘우왕좌왕’하는 사이 ‘사고’는 ‘참사’가 됐다

[세월호 청문회] 해경 고위관계자들 ‘우왕좌왕’하는 사이 ‘사고’는 ‘참사’가 됐다

청문회 첫째 날, ‘참사 초기 구조상황 및 정부대응 적정성’ 신문

세월호 사고가 발생한 2014년 4월 16일 오전 9시, 해양경찰청과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목포해양경찰서 모두가 세월호와 직접 교신하지 않았다. 구조 요청을 받은 123구조정은 30분 뒤 아무 상황도 파악하지 못한 채 진도군 관매도 인근 해상에 도착했다. 구조준비를 못한 123정은 적절한 구조작업을 펼치지 못했고, 갑판 위로 나온 선원들만 실어 날랐다. 침몰하던 세월호에 타고 있는 사람들에게 대피 방송도 하지 않았다. 오전 9시 45분 TRS(다중무선통신)로 선체 좌현이 90도로 기울었고, 구명정도 펼쳐지지 않았고, 승객들이 객실 안에 있다는 보고가 올라왔다. ‘골든타임’을 우왕좌왕하면서 흘려보낸 사이 ‘사고’는 ‘참사’로 변하고 있었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4·16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이석태 위원장이 개회를 선언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416참사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의 1차 공개 청문회가 14일 서울 YWCA 강당에서 열렸다. 특조위는 이날 청문회를 통해 ‘세월호 참사 초기 구조구난 및 정부 대응의 적정성’을 집중 신문했다. 증인으로는 당시 김석균 해경 청장(퇴직)을 비롯해 이춘재 해경 경비안전국장(현 남해해양경비안정본부장), 김수현 서해지방해양경찰청장(퇴직), 김경일 목포해경 123정 정장(수감 중), 김문흥 목포해경 서장(현 동해해양경비안전서 1513함장) 등이 출석했다.

해경·지방청·서는 왜 세월호와 직접 교신하지 않았나?

이날 증인 신문 과정에서 세월호 참사 과정에서 구조지시 등을 내려야 할 상급부서인 해양경찰청과 서해지방해양경찰청, 목포해양경찰서 모두가 세월호와 직접 교신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구조 요청을 받은 123정 조차 세월호와 교신하지 않았고, 구조 준비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현장에 도착해 제대로 된 승객 구조작업을 펼칠 수 없었다.

특조위 안전사회소위원회 장완익 위원은 ‘진도VTS(해상교통관제센터)가 세월호와 교신 중인 걸 알았으면서도 왜 교신내용을 전달받아 (123구조정에) 구조준비 등을 지시하지 않았는지, 왜 세월호와 직접 교신해 상황을 파악하지 못했는지’ 등을 따져 물었다. 이에 대해 유연식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담당관은 “해경 지휘 체계상 아래서 보고가 올라오는 형식이라 보고를 기다렸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다른 상황을 처리하느라 교신 시도를 지시하지 못했고, (세월호 사고 현장) 상황 파악이 어려웠다”고 답변했다.

특조위 안전사회소위원회 이호중 위원은 “수난구호법을 보면 광역구조본부인 해경은 지역 구조본부를 지휘 감독할 책임이 있다”며 “세월호와 교신하고 있는 진도 VTS에게 교신 내용을 보고하라고 왜 지시하지 않았냐”고 신문했고, 이춘재 해경 경비안전국장은 “하급 기관은 상급 기관에 당연히 보고해야 하기 때문에 특별히 지시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호중 위원은 “구조보다는 보고에 급급했던 거 아니냐”고 목소리를 높였고, 장완익 위원은 “123정을 비롯해 세개 부서 모두가 세월호와 직접 교신한 적이 없었던 상황에서 정확한 구조지시를 내리고, 구조조치를 취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가 속개 증인으로 나온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 청장이 위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가 속개 증인으로 나온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 청장이 위원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조형곤(오른쪽) 목포해경 경비구난과 상황담당관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연식 담당관, 이춘재 해경 경비안전국장, 조형곤 목포해경 경비구난과 상황담당관.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에서 조형곤(오른쪽) 목포해경 경비구난과 상황담당관이 질의에 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연식 담당관, 이춘재 해경 경비안전국장, 조형곤 목포해경 경비구난과 상황담당관.ⓒ김철수 기자

김경인 목포해경 123구조정 정장도 오후 증인 심문에서 “사고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세월호와 교신을 할 수 없었다”고 답했다.

‘세월호와 교신이 되지 않아 적절한 구조준비·조치가 안 이뤄진 게 아닌가’라는 질문에 김석균 전 해경청장은 “(사고 당시) 세월호와 구조세력 간에 교신을 하는지 정확히 파악할 수 없었다. 구조선을 빨리 현장에 출동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이후 교신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상황을 알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장완익 위원은 “세월호 상황을 파악하고 구조조치, 지시를 해야하는 부서들 모두가 세월호와 교신하지 않았다. 구조정 등을 파견하는 것에만 급급했고, 철저한 사전 구조준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그래서 123정이 현장에 도착한 후 아무런 구조작업을 벌일 수 없었다. 그러면서 사고현장이 참사현장으로 바뀌었다.”고 설명했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 첫날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 첫날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김철수 기자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가 속개 수의를 입고 증인으로 나온 사고 당시 김경일 목포해양경찰서 123정 정장이 위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것을 유가족들이 지켜보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가 속개 수의를 입고 증인으로 나온 사고 당시 김경일 목포해양경찰서 123정 정장이 위원의 질문에 답변하는 것을 유가족들이 지켜보고 있다.ⓒ김철수 기자

유경근 416가족협의회 대변인은 기자와 만나 “사고가 발생한 이후 해경 지휘 계통부터 구조세력까지 세월호 구조준비, 현장 대응조치를 적절히 취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번 청문회를 통해 드러났다”면서 “(형을 살고 있는) 김경일 경장뿐만 아니라 상부 책임자들에 대해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전 9시30부터 시작된 청문회는 오후 9시 10분까지 진행됐다. 이날 세월호 피해 가족 100여명도 방청석에서 청문회를 지켜봤다. 증인들이 위원들의 질문에 ‘모른다’, ‘기억이 안 난다’고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할 때 방청석에서 “진실을 말해라” 등의 항의와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관련기사:[특조위 청문회] 세월호 생존자의 눈물 “탈출 지시만 있었어도···”

청문회 첫째 날 부터 이헌 부위원장, 석동현 변호사, 방송문화진흥회 고영주 이사장, 차기환 변호사, 황전원 박사 등 새누리당 추천 위원 5명이 불참했다.

이날 오후 3시 50분께 청문회 도중 세월호 생존자 김동수(50) 씨가 자해를 시도해 청문회가 잠시 중단되기도 했다. 김씨는 “한 마디만 하겠다, 솔직히 너무 한 거 아닌가. 억울하다”라고 외치며 배 상부를 가위로 자해했다. 보호자에 따르면 김씨의 상처가 깊지 않아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찢어진 부위를 꿰매는 수술을 마친 후 안정을 취하고 있다. 김 씨는 세월호 침몰 당시 선내에 있던 소방호스 등을 이용해 학생 20여명의 구조를 도와 이른바 ‘파란 바지의 의인’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특조위 청문회는 이날부터 16일까지 3일간 진행된다. 둘째 날(15일) 특조위는 재난안전대책본부와 안전행정부 관계자 등을 불러 해양사고 대응을 위한 매뉴얼과 시스템이 현장에서 그대로 적용됐는지 짚어볼 예정이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가 속개 진행 중 한 유가족이 자해를 시도하자 주위 사람들이 막고 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가 속개 진행 중 한 유가족이 자해를 시도하자 주위 사람들이 막고 있다.ⓒ김철수 기자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가 열렸다.<br
14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 YWCA 대강당에서 열린 4.16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제1차 청문회가 열렸다.ⓒ김철수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민이 언론을 바꾸면, 언론은 정치를 바꾼다

문제 언론에 문제 국민, 문제 정치가 있다
 
국민이 언론을 바꾸면, 언론은 정치를 바꾼다
 
임두만 | 2015-12-15 08:41:2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의 이른바 혁신경쟁이 결국 안철수의 탈당으로 마무리 되었다. 이후 우리 언론들은 새로운 정치세력에 대한 추측성 기사를 많이 보도했다. 그러나 그 기사들 중 우리 정치를 바꾸는데 어떤 길이 중요한지에 대한 훈수는 없었다. 그냥 누가 탈당할 것이며 몇이 탈당하여 어떤 세력을 꾸릴 것인가만 초점이었다.

특히 이 탈당과 분당에 대한 키를 쥐고 있는 정치인으로 김한길 손학규 박지원 등을 들었다. 그러면 이 보도가 옳은 초점의 보도인가. 그들이 움직이는 것이 정치를 바꿀 힘의 변화인가?

이들은 물론 언론이 이른바 중진이라고 이름이 붙은 사람들이고 현 새정연에 일종의 지분이 있는 계파의 수장인 것은 분명하다. 그러므로 언론이 이들의 동향에 관심을 가질 수는 있다. 하지만 이들에겐 ‘구정치인’이란 또 다른 이름도 있다. 따라서 이들 구 정치인 외에 신진들의 면면이 어떠한지, 그 신진들이 구 정치인들을 밀어낼 수 있는지에 대한 보도도 필요하다. 그런데 없다. 다만 어떻게 현 새정치민주연합의 의원 수 변동이 있을 것인지만 관심이다.

우리 언론들은 지난 19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난 뒤 이구동성으로 '19대 국회는 역사상 가장 무능한 국회’라는 총평을 내놨다. 그런데 이런 보도는 18대 국회의 마지막 정기국회가 끝난 2011년 12월도 같았다. 당시 방송화면은 도끼로 회의장 문을 부수는 장면, 미디어법 처리를 두고 여야가 극명하게 대치하던 장면, 한나라당의 날치기와 민주노동당 김선동 의원의 본회의장 최루탄 폭파장면 등을 보여주면서 역사상 최악의 국회였다고 총평했다.

그렇다면 1년 후 2012년 총선관련 보도를 하면서 정치인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가 언론의 초점이었어야 했다. 하지만 이 언론들은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몇몇 얼굴들을 앞세운 박근혜식 포퍼먼스에 대해 비판없이 보도, 국민들에게 환상을 심어주는데 그쳤다.

그래서 역사상 최악의 19대 국회가 탄생했다. 당시 당선된 새누리당 의원들 줄 김형태 심학봉 등 지저분한 뉴스를 남기고 퇴장한 사람, 문대성 같은 논문표절자, 임기를 채우지 못한 현영희(비례) 김근태(부여청양), 김영주(비례) 성완종(서산태안) 송광호(제천단양) 안덕수(인천서구강화을) 이재균(부산영도) 이재영(평택을) 조현룡(의령함안합천) 전 의원 등에 현재 의원으로 있지만 손가락질을 당할 만큼 구설수에 오른 인물도 상당하다.

야당도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 손학규가 이끄는 민주당의 당권이 친노계로 넘어가는 상황만 경마 중계식 보도를 했지 실제로 후보들의 면면을 보도한 적은 드물다. 그러다가 김용민 사태로 명명된 ‘나꼼수 막말’... 통합진보당과 단일후보 공천에서 불거진 여론조사 불법사례 등이 언론의 초점이었다. 때문에 그때 공천을 받은 의원들 중 김재윤(서귀포) 배기운(나주화순) 신장용(수원병) 한명숙(비례) 등은 의원직을 상실, 임기를 채우지 못했고, 박기춘(남양주을)은 구속되어 있다. 이들 외 구설수에 오르면서 국민들 눈쌀을 찌푸리게 한 사건은 다양하다.

의원회관 카드 단말기 사건의 노영민 의원, 로스쿨 출신 자녀들 ‘금수저 논란’을 일으킨 신기남 윤후덕 의원, 국회 회기 중 동료 의원을 폭행했다는 의혹이 있는 최재성 의원. 비노는 새누리당 세작 발언으로 징계를 받은 김경협 의원, 나이 많은 지방 군수에게 “군수님 노래하면 100억”이란 갑질 논란의 안민석 의원, 직계도 모자라 처남의 취업까지 청탁하여 구설수를 자초한 문희상 의원… 이런 다양한 구설수들로 의원의 자질을 의심케 했다. 또 현재도 각종 비리 등에 얽혀 기소 상태에서 재판 중인 신계륜, 박지원, 신학용 등의 의원도 있다.

지난 총선에서 이들은 모두 나라와 민족을 위해 일할 적임자는 자신이라고 한 표를 호소했다. 이들을 공천한 당 지도부도 지원유세에서 이들이 적임자라고 표를 읍소했다. 이때 언론은 뭘 했을까? 누가 선거운동을 잘 하는지, 어느 당이 홍보를 잘 하는지, 누가 당선될 것인지, 어느 당이 선거에서 다수당이 될 것인지만 관심있게 보도했을 뿐 이들의 공약, 이들의 불법, 이들의 짝짜꿍은 보도 외 사안이었다. 그래놓고 지금 19대 국회가 역사상 최악의 국회라고 평가한다. 이들이 뽑힐 당시 언론의 사명인 점검과 후보검증에 등한시했던 자신들의 책임은 모르쇠다.

이 언론들이 지금은 어떤가? 자신들이 최악의 국회라고 낙인을 찍었으니 이제 20대 국회는 좋은 국회가 될 수 있도록 하는 인물의 검증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하지만 지금 언론은 안철수 탈당 사태에서 보듯 현역 중 누가 탈당할 것인지. 현역이 몇 명 탈당해야 힘이 센 것인지, 현역을 얼마나 지켜야 힘이 센 것인지만 보도의 관심이다. 현역을 70% 이상 교체해야 한다는 여론이 국민감정이라고 보도하면서 현역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곳이 좋은 정당, 이를 이끄는 지도자가 힘 있는 지도자인 양 보도한다.

이런 언론들의 보도행태가 ‘구태정치인은 퇴출하라’는 여론을 만들면서도 실상 ‘구태정치인’이 몇 명 탈당해야 신당에 힘이 쏠린다고 생각하게 하는 이율배반적인 여론이 되는 것이다.

그 때문에 셀 수 없는 수많은 탈당과 당적변경으로 이념적 정체를 알 수 없는 이인제 같은 정치인이 중진소리를 듣고, 불과 얼마 전 공천비리로 실형을 살면서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것 같은 행동을 보였던’ 서청원 같은 이가 친박 좌장으로 정치를 주무르게 하는 것이다.

국민은 언론의 보도를 믿지 않는 것 같지만 자주 읽으면 경도되는 존재다.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이다. 이미 오래 전 구설수 투성이였던 서청원 이인제 김태호 김을동 같은 이가 집권여당 최고위원이란 지도부에서 매일 카메라 세례를 받고 그들이 하는 말이 활자로 찍혀 알려지고 있으므로 가랑비에 옷이 젖어 축축해진 국민은 이들이 중진이란 말과 정치지도자란 말에 거부감을 잊어버렸다. 누구 책임인가? 언론 책임이다.

안철수의 정치 구호는 새정치였다. 새정치는 구호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새정치는 구정치인, 실세 정치인, 중진 정치인이 가세하는 것이 가능하지 않다. 가능하다면 거짓말이다. 그런데도 새정치를 주장하는 안철수가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인사들을 내세우면 정치적 무게감이 있는 인사가 없어서 영입에 실패했다고 보도한다.

‘천정배 신당’ 국민회의(가칭)는 어제 창당발기인대회에서 한국정치를 바꾸겠다고 주장했다. 이 주장은 정치의 페러다임을 바꾸기 위해서는 정치를 하는 사람을 바꾸겠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당연히 언론은 신당 발기인 명부를 검증, 과연 역사상 최악인 19대 국회를 바꿔치기 할 수 있는 신진인사가 참여하는지가 보도의 초점이어야 한다.

그런데 우리 언론이 보도 초점이 그런가? 아니다. 현역 중 누가 참여하는가가 우선이다. 바꿔야 한다면서 교체의 대상이 많이 참여해야 힘있는 정당인 양 보도한다. 이런 이율배반, 이것이 현 대한민국 언론이다. 그러니 당연하게 국민들은 천정배 신당에 현역들이 참여치 않으니 별볼일 없는 세력 정도로 폄하하는 인식이 자리 잡는다.

구정치인, 구태, 등의 보도가 제대로 된 보도라면 지금 야권의 움직임이 구태 정치인들이 얼마나 퇴치될 것인지, 신당에 참여하는 신진들이 이 구태를 바뀌치기 할 수 있는 인재들인지 점검하고 검증하는 일을 언론은 해야 한다. 그런데 그게 아니라 현재 현역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만 관심이 있는 보도… 이 문제성 언론 때문에 정치는 교체되지 않는 것이다.

안철수와 천정배의 조합에 대한 예견도 마찬가지다. 우리 언론은 이 조합에 박주선 박준영 김민석 등의 통합, 그리고 이들 세력에 박지원 등 동교동계의 합세, 이렇게 되어야 이 세력이 현 새정연 대항세력이 될 것으로 예측한다. 그런가? 이율배반이다.

지금까지 우리 언론들은 박주선 박준영 김민석 정균환 박지원 그리고 동교동계에 대하여 어떤 잣대를 댔는가? 이들이 한국의 21세기 정치를 바꿀 컨텐츠를 가진 세력으로 평가했는가? 아니지 않는가? 그러니 누가 묻고 누가 대답해도 이들이 합세하는 정치가 '새정치'는 아니며 이들로는 한국정치를 교체할 수 없다고 보도해야 맞다. 그런데 지금 우리 언론은 이들과 합해야만 힘 있는 정당, 새정연을 능가할 세력 등으로 묘사한다. 이런 보도행태가 오늘 우리 언론들의 행태이며 그래서 국민들도 신당에 이들이 참여하는지에만 관심이 있다.

역사상 최악의 국회인 19대 국회를 교체해야 한다고 말하려면, 즉 이런 주장을 하는 제대로 된 언론, 제대로 된 국민이라면 현 19대 현역들이 많이 참여하는 신당을 지탄해야 맞다. 현역들이 많이 참여하는 신당이라면 구태정당이라고 비판해야 한다. 따라서 19대 국회의원들은 지금 갈 곳이 없어서 전전긍긍해야 맞다. 그것이 역사의 선순환이다.

하지만 실상은 아니다. 이들은 자신이 움직이는 것이 정치의 변혁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어찌해야 당선될 것인가만 관심이 있다. 어떻게 해야 바람몰이가 가능한가만 계산한다. 언론은 이를 그냥 재미로 보도할 뿐이다. 네이버에서 다음에서 많이 클릭되면 좋다.

그래서 또 그 역사상 최악의 의원들이라는 19대 의원들이 다수 당선되어 참여하는 국회가 되었을 때 20대 국회는 더 형편없는 국회가 되면 어떤 평가를 힐까? 그냥 또 역사상 최악의 국회라고 평가할 수 있으니 그것으로 좋은가? 정치를 지탄하고 독야청청이니 좋은가?

앞서 언급했지만 18대 국회가 끝날 즈음 같은 보도, 19대 국회가 끝날 즈음 같은 보도… 그래서 정치를 바꾸려는 시도를 하는 ‘혁명가’들은 언제나 힘들고 벅차다. 그래서 그 힘들고 벅찬 작업을 시도하다 쓰러지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이젠 아니다. 언론이 바뀌고 국민이 바뀌어야 한다. 언론이 바뀌지 않으면 국민들이 먼저 바뀌어야 한다.

어떻게 할 것인가? 일단 독자들은 경마중계식 보도, 매명에 경도된 보도, 이런 보도들은 이제 클릭도 하지 말고, 했으면 보도를 지탄하는 댓글을 남기는 지사적 자세가 필요하다. 그렇게 독자들이 바뀌면 언론은 견디지 못한다. 그리고 언론이 바뀔 때면 정치인도 견디지 못한다.

언제까지 엊그제 감옥에서 지탄받던 사람이 다시 정치지도자 운운하는 행태를 봐야 한다는 말인가? 이제 그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 언제? 지금부터…. 오늘 당장…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44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세월호 현장 지휘책임, 어디에 있는지 아무도 몰랐다

 
[세월호 청문회 15일-1신:9시 30분] 123정 김경일 경위가 책임 '독박', 해경 수뇌부는 모두 면죄부
 
입력 : 2015-12-15  09:27:12   노출 : 2015.12.15  11:16:31 정민경·문형구 기자 | mmt@mediatoday.co.kr
 

세월호 청문회 2일차인 15일, 청문위원들의 질의는 참사 당일 현장지휘관 함정(OSC·On Scene-Commander)의 지정 여부 및 해양경찰청(이하 해경 본청)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이하 서해해경)이 어느정도 현장 구조에 관여했는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OSC는 해양사고 발생시 운영되는 수색, 구조 등을 위한 지휘체계를 의미한다. OSC는 헬기와 함정 등 현장구조세력을 현장에서 지휘하는 권한을 갖게 되는데 문제는 OSC로 규정된 123정이 이같은 사실을 몰랐다는 점이다. 

전날 열린 청문회에서 청문위원들의 질의가 해경 수뇌부의 교신 지시 여부, 현장 구조에 대한 지휘 여부를 파고든 것 역시 123정이 OSC로서의 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현장지휘관 함정으로 알려진 123정의 정장 김경일 경위는 결국 징역 3년형을 선고 받고 해경의 구조 실패 책임을 혼자 떠안은 모양새가 됐는데, <한겨레21>은 지난 5월 123정 승조원들조차 123정이 현장지휘함인지 몰랐으며, 모든 상황이 끝나고서야 OSC 지정을 알게 됐다는 것이다. 

   
조형곤 목포해양경찰서 경비구난과 상황담당관, 이춘재 해양경찰청 경비안전국장, 유연식 서해지방해양경찰청 상황담당관(왼쪽부터)은 14일 열린 청문회 1일차에서 시종일관 책임 회피 발언으로 일관했다. 이치열 기자 truth710@
 
   
▲ 세월호 청문회 2일차인 15일, 청문위원들의 질의는 참사 당일 현장지휘관 함정(OSC·On Scene-Commander)의 지정 여부 및 해양경찰청(이하 해경 본청)과 서해지방해양경찰청(이하 서해해경)이 어느정도 현장 구조에 관여했는지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위 사진은 세월호 청문회가 시작한 지난 14일 사진이다. 사진=이치열 기자
 

한겨레21은 서해해경이 123정을 현장지휘함으로 지정한 것은 9시16분 '상황정보 문자시스템(코스넷)'을 통해서였는데, 정작 123정에는 상황정보 문자시스템이 설치돼 있지 않았고 해경의 지시가 123정에 전달되었는지도 불투명하다고 보도했다. 김경일 정장은 감사원 감사 당시 “목포해양경찰서 상황실로부터 TRS(주파수공용무선통신)를 통해 123정을 현장지휘함으로 지정하여 임무를 수행하도록 지시가 내려왔다”고 진술했지만, 해경이 국회에 제출한 TRS 녹취록에는 그런 내용이 없기 때문이다. 이후 김 정장의 진술은 조금씩 달라졌으나 누구로부터 어떤 채널로 지정을 받았는지는 분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14일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재전 서해해경 항공단 B-512호 기장은 "현장에 들어가면서 부기장한테 교신을 이양했고 OSC를 확인할 겨를이 없었다"고 답했다. 고영주 제주해경 항공단 B-513호 기장 역시 123정이 OSC라는 사실을 전달받은 바 있느냐는 질문에 "없다"고 답변했다. 요컨대 현장지휘함정으로 지정된 123정은 물론이고, 현장에 출동했던 구조인력들 조차 현장지휘권이 어디 있는 지 몰랐다는 것이다. 

이번 청문회의 핵심 증인으로 꼽히는 김석균 전 해양경찰청 청장과 김수현 서해해경 청장은 전날에 이어 15일 오전에도 주요 증인으로 출석하게 된다. 이 두 증인은 OSC문제와 관련해 진상을 가장 잘 알고 있는 당사자들이기도 하다. 123정 김경일 경위가 OSC라는 이유로 책임을 지는 대신 김석균 전 해경청장과 김수현 전 서해해경청장을 비롯한 해경 수뇌부는 구조실패와 관련해 면죄부를 받은 바 있다.  

15일 청문회는 전날에 이어 세월호 참사 초기 구조구난 문제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며, 오후엔 해양사고 대응 매뉴얼의 적정성 여부를 놓고 안행부와 해양수산부, 전라남도, 소방방재청에 대한 질의가 시작된다. 김윤상 언딘 사장은 "회사 존립에 관한 불가피한 일정과 중복"을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특조위는 불출석 사유가 정당한지 논의후 법적 대응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정민경·문형구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