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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의 단순 오보? '문재인 죽이기'는 계속된다.


 

 

 


6월3일 MBC 뉴스데스크는 기획특집 기사로 우리 사회의 고절적인 병폐,사회 지도층의 특권주의에 대한 연속보도'를 하겠다며 그 첫 순서로 '특권없는 사회, 의원님은 투잡'을 보도했습니다. 여기에는 교수와 변호사를 겸직하는 의원들의 내용이 보도됐는데, 변호사 겸직의원이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소개됐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사실과 다른 보도였습니다. 문재인 의원은 이미 19대 국회 개원 후, 변호사 겸직을 하지 않기로 부산지방변호사회에 '변호사 휴업증명원'을 제출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세비 이외의 보수를 받은 적도 없습니다. 그러나 MBC는 문재인 의원이 변호사를 겸직하면서 마치 특권을 누리고 있는 사람인 양 보도했습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MBC는 부랴부랴 해당 동영상을 삭제하고, 다음날 문재인 의원은 변호사를 겸직하고 있지 않다는 단신 뉴스를 내보냈지만, 이미 많은 사람은 '문재인도 별수 없이 특권을 누리는 정치인'이라는 낙인을 찍은 후 였습니다.

' 기자라면 절대 실수할 수 없던 오보'

이번 MBC 오보는 기자라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입니다. 그것은 이미 문재인 의원의 변호사 겸직에 관한 오보 소동은 지난 1월에 이미 벌어졌기 때문입니다.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지난 1월에 19대 국회의원 겸직현황을 발표했는데, 이 당시에 문재인 의원은 변호사를 겸직하는 것으로 나왔습니다.

 

 

▲ 19대 국회의원 겸직신고현황. 휴업 중인 문재인 의원이 포함되어 있다. 출처: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

 


당시 투명사회를 위한 정보공개센터는 국회 사무처의 자료를 토대로 19대 국회의원 겸직현황을 작성했는데, 이 당시 문재인 의원은 부산 변호사회에 휴업증명원을 제출했고, 이는 국회사무처에는 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국회 사무처는 지난 과거의 자료로 문재인 의원이 변호사를 겸직하고 있다는 자료를 정보공개센터에 준 것입니다.

정보공개센터의 자료를 가지고 다수 언론이 문재인 의원을 변호사를 겸직하고 있는 의원으로 소개하자, 문재인 의원은 즉각 보도 자료를 통해 기사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었습니다.

 

 

▲2013년 1월 25일에 문재인 의원실이 언론 기자들에게 배포한 보도자료.

 


문재인 의원의 보도자료를 통해 일부 언론들은 문재인 의원의 변호사 겸직이 오보였다고 밝혔으며, 또한 정정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습니다.

대선이 끝났지만 대선 주자였던 문재인 의원의 보도자료는 정치부 기자들에게는 빅이슈입니다. 일개 블로거도 모니터링하고 있는 보도자료를 (아이엠피터는 민주당을 비롯한 새누리당 등의 보도자료를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 MBC 기자가 몰랐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법조인 중 황교안 법무장관을 검색한 내용. 출처:로앤비

 


아이엠피터도 기본적인 포스팅 쓰기의 시작을 보도자료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러나 그 보도자료를 그대로 쓰는 경우는 거의 없고, 가장 중요한 팩트 검증을 매번 합니다. 그러다 보니 인물에 대한 검증과 검색은 기본입니다.

특히 인사 정책이나 검찰 수사 문제를 파헤칠 때면 그 분야 사이트에서 해당 인물의 자료를 수십 개씩 찾아봅니다. 이번에 MBC 기자가 '특집 기획기사'를 작성하면서 문재인 의원에 관한 팩트를 확인해보려고 했다면 아주 간단했습니다.

 

 

▲부산지방변호사회 홈페이지에서 문재인 의원을 검색한 화면,출처:부산지방변호사회

 


문재인 의원은 부산에서 활동했던 변호사입니다. 그렇다면 해당 변호사협회 홈페이지에 가면 자료가 다 나옵니다. 대한민국 변호사 협회는 지방별로 변호사 현황을 공개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변호사가 아닌 자나 정직, 자격 박탈자가 변호사 업무를 진행하며 의뢰인들에게 돈을 받는 등의 사기 행각을 막기 위해서입니다.

이처럼 아주 간단한 사실을 MBC 기자는 왜 몰랐을까요? 아니 이것을 전혀 모를 수가 없었습니다. 특집기획 기사는 1~2년차 신입 기자들이 작성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오보라고 보기에는 기자가 제대로 취재를 하지 않고 뉴스를 내보낸 것이고 한국기자협회 특종상까지 받았던 베테랑 기자가 이런 정보를 사전에 몰랐다고 보기에는 석연치 않습니다.

' MBC의 문재인 죽이기, 정말 지독하고 뻔뻔했다'

요새 대안언론이 많이 등장합니다. 그 이유는 지난 대선에서 대한민국 언론이 보여준 행태가 거의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 홍보팀의 역할을 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MBC가 대선 과정에서 보여준 행태는 한 마디로 문재인은 죽이고 박근혜는 띄워 주자는 방침,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습니다. MBC의 문재인 죽이기는 대선 이전부터 이미 시작됐었습니다.
 

 

▲ 2012년 4월 뉴스데스크의 지지율 관련 보도. 출처:MBC 노조

 


MBC는 지난 4.11총선 직전에 각 지역별 후보들의 지지율을 '뉴스데스크'에서 보도했습니다. 지지율 격차에 따라 1위 후보를 2위 후보보다 더 큰 사진으로 배치했는데, 유독 문재인 후보만이 손수조 후보와 동일한 사진으로 배치했습니다.

지지율이 비슷해서 저렇게 했을까요? 아닙니다. 당시 여론조사 지지율 격차를 보면 문재인 후보가 새누리당 손수조 후보를 20% 넘게 앞서고 있었습니다. 송파병의 새누리 김을동 후보와 민주당 정균환 후보의 격차는 겨우 7%에 불과했지만, 새누리당 김을동 후보의 사진이 더 컸습니다.

그리고 당시 문재인 후보의 사진을 보면 증명사진과 같은 화면을 그대로 사용했습니다. 손수조 후보의 CG화면이 밝게 웃는 모습인 것과 비교하면 굉장히 무뚝뚝해 보입니다.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던 KBS와 SBS에서는 밝게 웃는 사진을 사용했던 점과 비교해보면 MBC가 고의적으로 문재인 죽이기에 앞장 섰다고 볼 수 있습니다.
 

 

 


MBC의 문재인 죽이기는 대선 과정에서 더욱 빛을(?) 발합니다.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유세 장면은 항상 리액션샷이 풍부하지만,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유세 화면은 늘 빈자리를 골라 보여줘 썰렁한 느낌을 주도록 유도합니다.

화면에 나오는 문구를 보면 '노무현 정권 때 서민 가장 큰 피해'라는 식으로 새누리당이 서민의 아픔을 이해하는 것처럼 강조하면서 민주당은 '이해찬 사퇴 열흘 만에 재등장'과 같은 문구로 낡은 정치 집단이라는 점을 드러냈습니다.

원래 선거보도준칙에 따르면 선거 기간 후보자의 최고조에 달하는 장면을 보여줘야 합니다. 이 선거준칙이 유독 박근혜 후보에게는 잘 지켜지지만, 문재인 후보에게는 적용되지 않았습니다.

MBC는 화면 편집을 하면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에게는 최고의 베테랑들이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경험이 없거나 역량이 떨어진 인력을 동원해 성의 없는 영상으로 내보냈습니다.

' 문재인 죽이기는 그저 문재인이 죽어야 끝날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MBC의 계속되는 문재인 죽이기를 보면서 그저 야당 후보가 당해야할 업보로 생각하면 안 됩니다.

MBC는 언론사입니다. 언론은 진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줄 의무가 있는 곳입니다. 또한, 언론은 권력의 하나가 될 정도로 막강한 파괴력을 가진 집단이기에 그 힘을 제대로 사용할 책임 또한 있습니다.

 

 

▲12월 12일 MBC 뉴스데스크 기사. 출처:MBC 뉴스데스크

 


2012년 12월 12일 대선 마지막을 향해 가던 시점에 국정원 여직원 사건이 터집니다. 이날 MBC는 '대선 막바지 흑색선전 공방'이라는 기사를 내보냅니다. 이 기사를 분석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보도내용: 대선 막바지 흑색 선전 공방
▶ 아예 제목부터 국정원 여직원 대선 개입이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보도

보도내용:오피스텔 거주자는 국정원 직원인 20대 여성, 내부는 책상과 옷장, 컴퓨터 등을 갖춘 전형적인 자취방
▶마치 이 오피스텔이 여성이 사는 평범한 자취방에 불과하다고 오히려 스스로 국정원 여직원 보호

보도내용:선관위는 제보자인 민주당 당직자와 함께 내부를 조사했지만 제보 내용이 사실이 아니었고 물증도 없었다고 밝혔다.
▶국정원 여직원의 대선개입이 사실이 아님을 단정함

보도내용:문재인 후보 측은 이미 인터넷 생중계를 통해 해당 오피스텔의 이름과 호수, 거주자 가족의 얼굴까지 여과없이 공개한 상태
▶ 여성의 자취방까지 들어가고 인권을 유린한 파렴치한 사람으로 문재인 후보를 매도


MBC는 모든 사실을 있는 그대로 보여줘야 함에도 불구하고 제목부터 시작해서 많은 부분을 국정원 대선개입은 없었고, 이는 문재인 후보가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 여성의 인권을 유린한 흑색선전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지금 검찰은 국정원 대선 개입을 수사 중에 있으며, 원세훈 전 국정원장은 선거법 위반으로 기소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당시 사건은 MBC가 주장했던 물증도 없는 여성 인권을 유린했던 흑색선전이 아니라 국가를 뒤흔드는 엄청난 사건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는 것입니다.

국정원 사건이 왜 중요한지는 문재인 의원의 발언으로 대신하도록 하겠습니다.


 

[전문] 잘못된 과거와 용기 있게 결별하십시오

'국가정보원의 대선 여론조작 및 정치개입 의혹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막바지입니다.

저는 검찰이 이 사건을 역사적 책무감으로, 어느 사건보다 신념을 갖고, 반드시 법과 원칙대로 처리하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도 검찰도 국정원도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이 사건의 처리가 매우 중요한 것은 두 가지 측면 때문입니다. 하나는 이번 수사로 국가정보기관과 수사기관에 의한 대선 여론조작과 정치개입 같은 사태가 또 다시 반복될지, 아니면 종지부를 찍게 될 수 있을지 판가름 날 것입니다. 또 하나는 이번 수사로 검찰이 스스로의 명예와 법질서를 함께 지킬지 아니면 다시 정치 검찰로 예속될지 여부가 판가름 날 것입니다.

먼저 이미 확인된 사실만 놓고 봐도 원세훈 전 원장의 국정원은 헌정파괴와 국기문란에 가까운 일을 저질렀음이 드러났습니다. 국가정보원법상의 정치관여죄뿐만 아니라 공직선거법 위반죄에 해당하는 행위가 계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또한 당시 김용판 서울지방경찰청장도 선거에 영향을 미칠 목적으로 수사를 가로막아 진실을 은폐 왜곡하거나 부당한 수사 발표를 하게 한 의혹들이 속속 드러나고 있습니다. 이 시점에 꼭 필요한 것은 국민의 주권행사를 왜곡시키는 그와 같은 행태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법과 원칙을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

따라서 엄정하게 법을 집행해서 과감하게 최고책임자를 단죄해야만 합니다. 국정원을 오직 국익에만 복무하는 정예정보기관으로 되돌려야 합니다. 또한 경찰의 정치적 중립을 확립해야 합니다. 안 그러면 비극의 역사는 되풀이됩니다. 중요한 기회입니다. 그런 일을 단죄한다해서 정권의 정당성이 흔들린다고는 보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못된 과거와 용기 있게 결별하는 것만이, 정권의 정통성과 정당성을 세우는 방법입니다.

다음으로 법질서와 정의는 국민들에게 강요해서 바로 서는 일이 아닙니다. 수사기관이나 권력기관 스스로가 정의로워져야 가능합니다. 검찰의 명예와 자존심, 검찰권 독립도 누가 만들어주는 것이 아닙니다. 검찰 스스로 만들어가야 합니다. 이미 이 사건은 경찰 수뇌부가 전체 조직의 자존을 저버리고 권력의 눈치를 보며 정권 앞잡이 노릇을 하다 커진 일입니다. 검찰도 같은 길을 걷는다면, 더 큰 불신과 저항에 부딪힐 게 뻔합니다.

그러면 모든 수사기관, 모든 권력기관이 법의 정의를 팽개치는 꼴이 됩니다. 법질서와 정의는 추락하게 됩니다. 새로 출범한 정부와 대통령에게 족쇄가 되고, 돌이킬 수 없는 불행한 위기가 올지도 모릅니다. 대통령도 법무부도 검찰도 잘못된 과거와 용기 있게 결별한다는 각오로 각자의 정도를 걸어야 법의 정의가 바로 섭니다. 정권의 신뢰도 높아집니다.

가는 길은 달라도 저는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진심으로 바랍니다. 대한민국의 발전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이명박 정부의 실패를 되풀이해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이 일도 마찬가지입니다. 법의 정의를 위해서도, 대통령과 정부와 검찰과 국정원이 과거와 단절하고 새로운 길을 가기 위해서도, 이 사건이 아주 중요한 시금석입니다.

부디 이번 사건에 대한 정의로운 법 집행에 정치적 피해 당사자라 할 수 있는 제가 가장 먼저 박수를 보낼 수 있게 되는 것이 국민들의 바람이기도 하다는 점을 진심어린 충정으로 말씀드립니다.


문재인 의원이 밝혔듯이 제대로된 국정원 대선개입 수사는 다시금 나올 수 있는 권력기관의 선거 개입을 막는 일이자 법과 정의를 바로 세우는 일입니다.만약 제대로 수사가 되지 않는다면 우리는 언제든지 이런 일들을 다시 겪게 될 수 있을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국정원 여직원 인권을 들고 나온 이후로 그 여직원이 고도의 정치개입을 했었다는 점은 전혀 언급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검찰 수사가 정말 중요합니다.

 

 

 


문재인 의원은 자신을 범죄자로 둔갑시키고, 자신을 파렴치하게 여성 인권을 짓밟고 무뚝뚝한 사람으로 만든 MBC에 강력한 항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만약 강력하게 나간다면 오히려 기성 언론이 한 번에 자신을 공격할 것이라는 사실을 이미 노무현 대통령의 사례에서 경험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이런 MBC의 문재인 죽이기가 단순히 정치인 문재인을 죽이는 것으로 끝나면 다행이지만, 언론은 세월이 지나도 그 공격 대상만 바뀔 뿐 여전히 그 자리에서 언론 권력을 행사하며, 대한민국의 정의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충남도청 신청사 기자실, 9개 언론사가 독점사용하기로 했다. 출처:오마이뉴스 심규상.

 


요새 아이엠피터는 언론사 설립을 심각하게 고민하고 있습니다. 출입처마다 전용 공간과 봉투와 대접을 받고 어디서 커피 마시다가 오면 책상에 놓인 보도자료를 그대로 베낀 기자와 그 기사를 적당히 마사지하면서 자신들의 입맛대로 요리하는 언론사 데스크들의 막강 파워가 부럽냐고요?

'기자증' 하나 가지고 모든 특권과 혜택, 그리고 취재원들에게 대접받는 기자들을 부러워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최소한 국회가 됐던, 정부청사가 됐던 들어가서 취재를 하고 보도자료를 얻고 싶어도 '정치블로거 아이엠피터'를 대하는 기자들은 '어디서 네까짓 것이 까부냐'입니다.

대한민국은 보도자료 하나 얻으려고 해도 '기자증'이 없으면 국민의 알 권리조차 무시되는 세상입니다. 그런데 그 알권리가 '너희가 알아야만 하는 얘기만 쓸 수 있는 특권'에 지배당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노무현 죽이기'에 당했습니다. 그리고 또다시 '문재인 죽이기'를 경험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언론 권력이 얼마나 지독하게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는 사람들을 권력자들과 결탁하여 죽이려고 했는지를 보여주는 모습입니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언론의 수준만큼 발전한다'는 노무현 대통령의 말이 항상 귓가에 맴돕니다. 지금 한국의 민주주의를 보려면 지금 우리의 언론을 보면 됩니다. 그래서 우리는 언론을 향해 사실에 충실하고 공정하고 책임 있는 언론이 되라고 소리쳐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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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 껍질의 기원 200년만에 밝혀졌다

거북 껍질의 기원 200년만에 밝혀졌다

 
조홍섭 2013. 06. 03
조회수 4662추천수 0
 

남아공서 발견된 2억 6천만년 전 화석, 파충류와 거북의 중간 형태 밝혀져

거북 껍질은 50개 뼈가 변형된 것…흉곽 확장 못해 독특한 근육 호흡 진화

 

tortuga-buena-buena--644x362.jpg » 남아프리카에 현존하는 거북(왼쪽)과 2억 6000만년 전 조상 유노토사우루스. 사진=류크 노턴, <커런트 바이올로지>

 

지난해 마지막 갈라파고스거북으로 알려진 ‘외로운 조지’란 이름의 유명한 거북이 죽었을 때 그의 나이는 100살이었다(실은 마지막이 아니라는 보고가 직후 나왔다). 거북이 장수하는 쪽으로 진화한 이유는 단단한 껍질로 내장은 물론 머리까지 완벽하게 보호할 수 있기 때문이다.
 

단단한 껍질을 지닌 다른 동물도 적지 않지만, 거북의 해부학적 구조는 매우 다르다. 흔히 ‘등딱지’라고 하지만 거북의 껍질은 등뿐 아니라 배에도 있다. 다른 동물의 단단한 껍질은 피부가 변형된 것인데 비해 거북의 껍질은 뼈, 그것도 50개의 뼈로 이뤄졌다.
 

갈비뼈가 점점 확장돼 배를 덮는 등 척추와 어깨뼈 등이 통처럼 변형됐다. 따라서 게가 껍질을 바꾸기 위해 ‘알맹이’만 빠져나오지만 거북은 뼈를 남겨두고 몸만 빠져나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런데 문제는 이처럼 거북의 뼈가 껍질로 바뀌는 과정이 화석으로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오랜 거북화석인 2억 1000만년 전의 거북도 요즘 거북과 큰 차가 없었다. 그래서 거북은 진화를 부정하는 창조론의 근거로도 쓰이곤 한다.
 

Nobu Tamura _578px-Odontochelys_BW.jpg » 2008년 중국에서 발견된 원시 거북 오돈토켈리스의 상상도. 그림=노부 타무라, 위키미디어 코먼스

 

거북 껍질의 기원에 관한 200년이 넘는 논란을 잠재운 발견은 2008년 중국에서 이뤄졌다. ‘오돈토켈리스’란 이름의 새로 발견된 거북 화석은 2억 2000만년 전의 것인데, 배의 껍질은 완전히 발달했지만 등 껍질은 부분적으로만 형성된 종류였다.
 

최근 거북의 기원을 여기서 다시 4000만년 더 거슬러 오르는 발견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나왔다. 이번에 발견된 ‘유노토사우루스 아프리카누스’는 고생대 페름기인 2억 6000만년 전 화석인데 거북과 파충류의 중간 형질을 갖는 것으로 밝혀졌다.
 

타일러 라이슨 미국 스미스소니언 연구소 국립자연사박물관 고생물학자 등은 국제학술지 <커런트 바이올로지> 최근호에 실린 논문에서 이 화석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turtle1-1.jpg » 거북의 진화 과정. 왼쪽부터 밀레레타, 유노토사우루스, 오돈토켈리스, 프로가노켈리스. 그림=타일러 라이슨 외, <커런트 바이올로지>

 

타일러는 "유노토사우루스는 형태학적으로 현대 거북의 전문화한 등딱지와 다른 파충류에서 발견되는 원시적 모습의 중간에 위치한다. 거북과 파충류의 형태적 간격을 잇는 다리인 셈이다.”라고 스미스소니언의 보도자료에서 말했다.
 

학술지를 발간하는 셀 출판사도 보도자료에서 “일련의 화석 연구로 거북 껍질의 진화 과정이 분명해졌다. 거북의 껍질은 다른 복잡한 신체구조와 마찬가지로 수백만 년 동안의 진화를 거쳐 점진적으로 변형돼 형성된 것이 드러났다.”라고 적었다.
 

파충류가 거북의 가지로 갈라져 나온 직후의 모습을 간직한 이 원시 거북은 거북에게서만 발견되는 형질인 9개의 확장된 갈비뼈 등이 있었지만 동시에 거북에게 공통된 형질인 확장된 척추 등은 없었다.

 

640px-Horniman_turtle_carapace_skeleton.jpg » 거북의 골격 구조. 사진=위키미디어 코먼스

 

거북은 뼈를 이용한 껍질로 완벽한 방어장치를 일찍이 완성했지만 다른 동물은 왜 이를 따라하지 않았을까. 연구진은 그 이유가 호흡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설명했다. 대부분의 동물은 흉곽을 팽창하고 수축하면서 가슴에 생긴 공간을 이용해 폐 호흡을 한다.
 

그러나 거북은 흉곽이 고정돼 있기 때문에 이런 방식으로 호흡을 할 수가 없다. 거북은 배 근육의 수축시켜 만든 공간을 이용하거나 목 바닥의 진동을 통해 공기를 폐로 끌어들이는 방법을 쓴다. 연구진은 “거북의 호흡 체계가 어떻게 진화했는지 밝히는 게 다음 연구과제”라고 논문에서 밝혔다.

 

거북 껍질의 진화 유튜브 동영상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Evolutionary Origin of the Turtle Shell
Tyler R. Lyson, Gabe S. Bever, Torsten M. Scheyer, Allison Y. Hsiang, Jacques A. Gauthier
Current Biology
http://dx.doi.org/10.1016/j.cub.2013.05.003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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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신 잔당과 싸운 5.18, 박근혜 정부에서 '개죽음' 됐다

 

[이철희의 이쑤시개]<20> 한홍구·서해성, '일베'와 '5.18'을 논하다 ②

이명선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6-03 오후 5:53:07

 

 

2013년 5월은 33년 전 5월과 또 다른 측면에서 뜨거웠다.

국가보훈처는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불허했으며, <TV조선>과 <채널A>는 '5.18 북한군 개입설'을 여과 없이 방송했다. 또 인터넷 사이트 일간베스트(일베)에는 '5.18은 폭동이며 희생자는 홍어다'와 같은 비난 글이 도배됐다.

요란했던 5.18 논란, 문제의 핵심은 무엇일까?

한홍구 성공회대 교수는 지난달 24일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출연해 "1980년 5월 27일 (민중이) 전남도청에서 참담하게 깨진 이후 역사적으로 5월이 이렇게까지 모멸을 당한 적 없다"며 "단지 일베가 난리를 치고, 종편이 까불고 해서 된 게 아니"라고 말했다.(☞관련기사 "'일베충'도 자신들 주장이 거짓인 것 알고 있다")
 

▲ 지난달 18일 박근혜 대통령은 5.18 광주민주화운동 33주년 기념식 참석에 앞서 국립 5.18 묘지 행방불명자 묘역을 찾았다. 박 대통령은 이날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지 않았다. ⓒ연합뉴스

한 교수의 이 같은 문제의식은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 10년에 대한 불안 때문이 아니다. 5.18 이후 이어진 '민주화'가 30여 년 만에 퇴행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5.18 광주민주화운동은 (박정희) 유신 잔당과의 싸움이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의 역사를 보면 유신의 핵심이었던 '박근혜'가 대통령이 되어 있다. 이 자체가 5.18에 대한 모욕적인 상황이 됐고, 도청에서 돌아간 분에게 낯을 들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이것이 5월에 대한 진정한 모욕의 핵심이고 근원이다."

한 교수는 이어 "우리는 어찌 보면 모두 5.18 마지막 날 도청에서 죽은 사람들의 인생을 사는 것"이라며 "80년대 정서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살아남은 자의 슬픔을 간직한 사람들이 한국 사회의 새로운 유전자가 돼서 그 유전자를 가진 사람들이 광주의 자식인 셈"이라며 "고향이 '광주'인 것과는 상관없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한 교수와 함께 출연한 서해성 성공회대 외래교수 역시 "그들의 죽음으로 우리는 부채를 안고 있다"며 "(이는) 그날 도청에 남지 못한 자의 빚이고, 살아남은 자의 빚"이라는 문제의식을 분명히 했다. 서 교수는 한 발 더 나가 "마지막 도청을 지킨 힘과 용기가 우리 시대 6월 항쟁(1987년 전두환 '4·13호헌조치' 발표 후, 6월 10일을 정점으로 20여 일 동안 전국적으로 확산된 민주화운동)을 만든 근육이었다"며 "이 빚이 '80년대 근육'"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서 교수는 "당시 '임을 위한 행진곡'의 후렴구인 '산 자여, 따르라!'라는 일종의 대중 호출성격을 가지고 있다"며 "단순하게 노래의 뜻만 전하는 게 아니라, (민중을) 호출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치 '나'를 호명하고 불러내는 힘이 노래 안에 있다"는 것이다.

서 교수는 또 5.18을 경험한 이들이 광주의 기득권으로 자리하고 '산 자여, 따르라!'를 외쳤던 이들이 한국 사회 기득권으로 진입했다며, '임을 위한 행진곡'이 기득권을 위한 행진곡이 된 것은 아닌지 의문을 제기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이 '나(민중, 민초)를 위한 행진곡'으로 발전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현실은 이를 외면했다. '80년 광주 정신'은 교과서사진 한 장에 갇혔고, 광주에서도 도청을 지킨 사람들, 그 안에서도 보상을 받은 사람들로 국한됐다. 이른바 '경험의 독점' 탓이다. 결국 '5.18 광주 정신'은 더 이상의 확장성을 갖지 못한 채 전국화조차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한 교수는 '우리 사회 민주화 운동에 대한 보편성을 상실했다'고 꼬집었다.

"부산에서는 '부마항쟁(1979년 10월에 부산과 마산에서 일어난 박정희 유신체제 반대 민주화운동)'이 더 중요한 것 아니냐, 마산에서는 '3.15 부정선거(1960년 3월 15일 실시된 정·부통령선거에서 이승만이 부정과 폭력으로 재집권을 시도하다가 4·19혁명과 이승만 정권의 붕괴를 야기한 사건)'가 더 중요하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이 한 흐름 아닌가. 그런데 이런 것이 서로 대항하는 기억이 되어 버리고, 그것을 훈장으로 이력으로 삼아서 더 좋은 자리로 간다든지 더 많은 자원을 국가로부터 받아낸다든지 그런 수단이 되다 보니, 광주가 부마와 같이 가는 게 아니라 서로 경쟁하는 게 되어 버렸다. 그렇게 되니까 민주화 운동이 우리 사회에서 보편성을 잃어버린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 교수는 "내가 그날 도청에 있었다면 나는 어떻게 했을까?"라며 2013년 5월의 각별한 의미를 되새겼다.

"마음으로 그런 질문을 해본다. 그분들이 그날 거기서 기다리면서 '30년 후, 한 세대가 지나고 나면 대한민국은 좋은 세상일 거야'라는 생각했을 것이다. 그런 믿음이 없었다면 또 (그분들이) 어떻게 그곳을 지켰겠는가.

그런데 30년 후 대한민국이라는 게 보니까 그때 살아남은 자들은 지옥과 같은 삶을 살고 있고, 30년 전 가난아이들의 꿈은 정규직이 아니었는데 지금은 꿈이 정규직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유신 본당이 대통령을 하고 있는 나라라면, 그날 도청에 남아 있었던 자들의 희생은 개죽음인 것이다.

광주가 다시 우리에게 굉장히 심각한 말을 걸어오고 있다고 생각한다.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이고 역사가 반드시 바로서야 하는데, '너희들이 광주의 역사를, 이런 현실이 고착화되게 그냥 내버려 둘 거야'라며 굉장히 진하게 말을 걸어오고 있다."

 

▲ 지난달 24일 <이철희의 이쑤시개>에 출연한 한홍구·서해성 교수는 '일베'와 '5.18'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거룩한 방송'을 했다. ⓒ김대현

 

* 더 자세한 내용은 프레시안 팟캐스트 <이철희의 이쑤시개> "유신 잔당과 싸운 5.18, 박근혜 정부에서 '개죽음' 됐다"를 통해 들을 수 있다.

<이철희의 이쑤시개> 바로가기 클릭! http://pressian.iblug.com/index.jsp

 
 
 

 

/이명선 기자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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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국 유령회사', 전두환 비자금 비밀금고 열리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3/06/04 07:12
  • 수정일
    2013/06/04 07:12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뉴스타파>가 전두환 일가 재산 공개한 이유

13.06.03 18:26l최종 업데이트 13.06.04 00:41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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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인터넷 언론 <뉴스타파>가 공개한 전재국씨 관련 방송 리포트 화면.
ⓒ 뉴스타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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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는 3일 오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 후 누리집에 자체 제작한 영상 취재리포트를 올렸다. 이 매체는 이 동영상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인 재국씨와 전 전 대통령 일가의 재산 현황에 대해 자세히 전했다.

<뉴스타파>는 앞선 기자회견에서 전재국씨가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6년 이상 보유했으며, 이 법인과 연결된 해외은행 계좌로 아버지인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이 흘러갔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전두환 비자금, 장남 유령법인 계좌로 옮겨졌다' 의혹 제기

전두환 전 대통령은 1996년 1월 군사반란 및 뇌물수수 혐의로 총 2205억 원에 달하는 추징금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전 전 대통령이 국가에 납부한 돈은 188억 원어치의 무기명 채권을 포함해 총 312억 원에 불과했다.

2003년 6월 전 전 대통령은 법정에서 왜 추징금을 더 내지 않느냐는 판사의 질문에 자신의 재산이 29만1000원뿐이라면서 '낼 돈이 없다'고 주장했다. <뉴스타파>는 1년 뒤인 2004년 3월 이 집안 둘째 아들인 전재용씨의 차명계좌에서 167억 원이 발견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미국에 머물던 재용씨는 이 돈이 외할아버지인 이규동씨에서 받은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검찰 조사 결과는 그의 말과 달랐다. 73억5500만 원이 전두환 전 대통령의 비자금에서 흘러들어온 것으로 드러난 것이다.

<뉴스타파>는 이 사건과 관련해 전재국씨가 버진아일랜드에 유령회사를 만든 시기를 강조했다. 재용씨에게 들어갔던 비자금이 전씨의 유령법인에 연결된 해외 계좌로 옮겨졌을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의 유령회사 '블루 아도니스'의 설립일은 2004년 7월 28일. 재용씨가 구속수감되고 5개월 후이자 어머니 이순자씨가 추징금 135억 원을 대납하기 두 달 전 일이다.

유령회사 계좌번호 등 직접 증거는 제시 못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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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세피난처 4차 명단은 전두환 전 대통령 장남 전재국 3일 오전 서울 프레스센터 국제회의장에서 비영리 독립언론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뉴스타파'가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취재한 결과물인 조세피난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한국인 4차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뉴스타파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전재국(Chun Jae Kook)씨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블루 아도니스'(Blue Adonis Corporation)라는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사실을 밝혔다고 공개했다. 왼쪽부터 이근행 PD, 김용진 대표, 최승호 PD.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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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타파>가 전두환 전 대통령과 차남인 전재용씨를 연결시켜서 의혹을 제기하는 이유는 전 전대통령이 전 재산을 국가에 헌납한 이후 전씨 일가 아들 셋이 모은 재산이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만들 수 없을 만큼 막대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재국씨는 연매출 440억 원에 자산은 290억 원인 출판사 시공사를 소유하고 있으며, 이를 포함해 총 330억 원의 부동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부터는 19살짜리 딸의 이름으로 경기도 연천의 대규모 휴양시설을 사들였는데, 땅 값만 170억 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셋째인 전재만씨 역시 수백억대 자산가다. 한남동 소재 100억 원대 부동산의 소유주인 재만씨는 이를 장인인 운산그룹 이희상 회장으로부터 상속받은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

최근 딸의 부정입학으로 유명한 전 전 대통령의 차남 재용씨의 재산도 장남 재국씨와 비슷한 수준이다. <뉴스타파>는 전재용씨가 경기 오산시 양산동 땅을 외할아버지 이씨에게 28억 원에 사서 2008년 한 건설회사에 400억 원을 받고 되팔았다고 지적했다.

전재용씨는 이 한 건에서만 370억 원의 차익을 남겼는데 "(이런 수법으로) 비자금이 돌고 돌아 재용씨에게 들어간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는 게 <뉴스타파>의 설명이다.

한편 이날 <뉴스타파>는 전재국씨가 아랍은행에 유령회사용 계좌를 개설한 정황을 뒷받침하는 자료들을 제시했다. 그러나 은행 계좌번호 등 직접적인 증거를 제시하지는 못했다. 이 언론은 전재국씨의 페이퍼컴퍼니 확인을 계기로 국세청과 검찰이 전두환 비자금에 대해 혹독한 검증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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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최첨단 정보기술 개발로 홍수 완벽 방지

 

 
 
"평양은 물론 전국의 홍수피해 완전하게 극복"강조
 
정이판 기자
기사입력: 2013/06/03 [14:34] 최종편집: ⓒ 자주민보
 
 

 

조선의 김책공업종합대학 정보기술연구소의 과학자들이 연이어 압록강하구와 청천강 유역을 비롯한 큰물위험지역들에 대한 침수모의프로그램을 완성하여 있을 수 있는 자연재해를 제때에 방지할 수 있게 됐다고 조선로동당 기관지인 로동신문이 보도했다.

로동신문은 3일 “김책공업종합대학 정보기술연구소의 과학자들이 큰물피해를 미리 예고하고 완전히 막을 수 있는 최첨단정보기술인 큰물피해막이지원체계를 개발하였다.”며 이같이 밝혔다.


로동신문은 “이들이 연구 완성한 큰물피해막이지원체계는 위성사진으로부터 3차원적인 수자지도를 생성하여 해당 지역의 지형에 대한 침수상태를 실시간으로 모의 예측하는 현대적인 체계”라면서 “우리는 대담하게 목표를 높이 세우고 최신과학기술을 연구 도입하는데 적극 달라붙어 최단기간에 중요분야의 과학기술을 세계적 수준에 올려 세워야 합니다.”라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어록을 실었다.


이 신문은 “연구소의 인공지능 연구집단 과학자들이 모든 면에서 완전무결한 이러한 정보기술체계를 개발할 것을 목표로 한 것은 불과 몇해 전 부터였다.”며 “방대한 기상관측자료들을 종합분석하고 여러 분야의 최첨단기술이 종합적으로 응용 되어야 하는 연구는 생소하고 아름찬 과제였다.”고 연구가 성공하기 까지 어려움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신문은 “소장 신태성, 부소장 김희건 동무들은 과학자들을 최첨단 돌파전에로 적극 떠밀어주면서 이들의 과학 연구사업에서 자그마한 불편이 있을세라 조건보장사업에 관심을 돌리였다.”면서 “일꾼들의 적극적인 지지와 방조 속에 과학자들은 평양시를 비롯한 우리나라(조선)의 전반적 지역을 그 어떤 큰물에도 끄떡없이 지켜낼 수 있는 큰물피해막이지원체계를 완성하기 위한 어려운 탐구의 길에 주저 없이 뛰어들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김학수 동무의 총지휘 밑에 박찬일, 고송환, 김진성, 리성준, 량철송 동무를 비롯한 연구집단의 과학자들은 기상수문과 수리공학부문의 전문가들과 긴밀한 련계를 가지고 대동강유역에 대한 수십년 동안의 강수량과 갑문들에서의 유입 및 방출량을 전면적으로 조사 분석하였다.”며 “연구집단은 위성사진을 해석하여 지정학적 위치들을 산출해내고 2차원 및 3차원 상에서의 지형묘사와 실시간통신체계를 구축하여나갔다.”고 연구가들의 노력을 부각시켰다.


이어 “자료의 정확성을 담보하기 위해 무더기비로 수위가 급격히 높아지는 섬들에까지 나가 사품 치는 물속을 헤치면서 침수좌표들을 확정하기도 하였다.”며 “이렇게 완성된 큰물피해막이지원체계는 예년에 없이 많은 무더기비가 내렸던 해에 반월도와 양각도, 두루섬의 침수실태를 구체적으로 장악하고 과학적인 자료에 기초하여 안전하게 소개하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하였다.”고 성과를 설명헸다.


아울러 “연구 집단은 연이어 압록강하구와 청천강유역을 비롯한 큰물위험지역들에 대한 침수모의프로그람을 완성하여 있을 수 있는 자연재해를 제때에 방지할 수 있게 하였다.”며 “경애하는 원수님께서는 우리 식의 현대적인 큰물피해막이지원체계를 구축하여 수도 평양과 전국의 큰물피해방지에 적극 기여한 이들의 공로를 높이 평가해주시고 크나큰 은정을 베풀어 주셨다”고 전해 김정은원수가 연구가들에게 ㅊ특별한 관심을 이울인 거승로 추정된다.


로동신문은 “정보 기술 산업의 개척자답게 인공지능분야에서 세계적인 패권을 쥐기 위한 연구 집단의 최첨단돌파전은 계속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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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남측위 “갈등의 진원지는 북보다는 정부다

6.15남측위 “갈등의 진원지는 북보다는 정부다

 

성명 발표, “5일, 무산된 개성 실무접촉 대신 ‘시국회의’ 개최” (전문)

김치관 기자 | ckkim@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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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03 18: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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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등의 진원지는 북이라기보다는 정부다.”

정부가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의장 이창복, 6.15남측위)의 6.15공동행사 실무접촉을 위한 5일 개성 방문을 불허한데 대해 6.15남측위는 3일 성명을 통해 정부에 강하게 항의했다.

6.15남측위는 “지금까지 보인 정부의 태도는 세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며 먼저 “시민사회에 대한 배제 논리이다. 도대체 소통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간 북과 소통하면서 북을 변화시키고 평화를 증진해 온 시민사회의 노력과 공에서는 눈을 돌린다. 민주사회에서 정부의 이런 고압적 태도를 수용할 시민은 없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정부의 이러한 소통 부재야말로 갈등의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며 “북한에 그 어떤 ‘남남갈등 조장 기도’가 있다 하더라도, 정부가 반복해서 강조해왔듯이 이것이 우리 사회에 통할 리도 없으며, 우리 사회가 이를 극복할 만한 성숙한 시민역량을 소유하고 있음은 공인된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세 번째로 “정부는 개성공단 및 남북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는 물론이고, ‘당국간 대화’에 대해서도 전혀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했다”며 “당국 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러 기회를 계속 박차고 있는 것은 정부”라고 규정했다.

6.15남측위는 또한 북측에 대해서도 “615북측위원회는 6월 3일 12시 현재까지, ‘군 통신선이 회복되었는지 확인해 달라’는 남측위원회의 거듭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며 “실망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나아가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으로 방문하기 위해서는 군 통신선을 복원하여 관련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면서 “6.15북측위원회가 개성 행사를 성사시키고자 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남측위원회의 거듭된 요구에 호응해야 한다”고 재촉구했다.

6.15남측위는 “개성 실무접촉 예정일인 6월 5일, 무산된 개성 실무접촉 대신 ‘시국회의’를 개최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방침을 결정해 이를 국민께 보고할 것”이라고 “6.15민족공동행사에 대항 정부의 태도 변화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6.15남측위는 5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시국대회를 통해 6.15공동행사를 불허한 정부에 대해 강력히 규탄할 예정이다.

한편, 이창복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지난달 14일 <통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남.북.해외 3자의 공동행사를 성사시키기 위해 열심히 노력할 것이지만 안 되면 국제 학술대회라도 외국에서 소집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성명> 남북관계 복원과 평화를 원하는 국민의 바람을 결코 외면할 수 없다

정부는 6월 2일 6.15남북공동행사 관련 실무접촉을 불허했다고 발표하였다. 실망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그리고 615북측위원회는 6월 3일 12시 현재까지, ‘군 통신선이 회복되었는지 확인해 달라’는 남측위원회의 거듭된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마찬가지로 실망과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1. 지금까지 보인 정부의 태도는 세 가지 점에서 문제가 있다.

첫째, 시민사회에 대한 배제 논리이다. 도대체 소통의 의지조차 보이지 않는다. ‘북의 이중성’이라는 정부의 잣대만 따르라 하고 통제하려고만 한다. 그간 북과 소통하면서 북을 변화시키고 평화를 증진해 온 시민사회의 노력과 공에서는 눈을 돌린다. 민주사회에서 정부의 이런 고압적 태도를 수용할 시민은 없다.

둘째, 오히려 정부의 이러한 소통 부재야말로 갈등의 가장 큰 이유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따라서 갈등의 진원지는 북이라기보다는 정부다. 북한에 그 어떤 ‘남남갈등 조장 기도’가 있다 하더라도, 정부가 반복해서 강조해왔듯이 이것이 우리 사회에 통할 리도 없으며, 우리 사회가 이를 극복할 만한 성숙한 시민역량을 소유하고 있음은 공인된 사실이 아닌가 말이다.

셋째, 이번 과정에서 정부는 개성공단 및 남북관계 정상화에 대한 의지는 물론이고, ‘당국간 대화’에 대해서도 전혀 진정성을 보여주지 못했다. 그것은 기업인 방북을 막는 행위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당국 회담으로 이어질 수 있는 여러 기회를 계속 박차고 있는 것은 정부다.

2. 우리는 북측의 보다 성의 있는 태도를 촉구한다. 군사분계선을 넘어 개성으로 방문하기 위해서는 군 통신선을 복원하여 관련 조치들을 취해야 한다. 6.15북측위원회가 개성 행사를 성사시키고자 한다면 이 문제에 대한 남측위원회의 거듭된 요구에 호응해야 한다.


3. 6.15남측위원회는 개성 실무접촉 예정일인 6월 5일, 무산된 개성실무접촉 대신 ‘시국회의’를 개최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향후 방침을 결정해 이를 국민께 보고할 것이다.

4. 6.15남측위원회는 민(民)이라는 제3당사자의 입장에서 남북의 갈등보다는 화해와 통합을 위해 진심을 다해 노력해왔다. 정부도 민간의 이러한 노력에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야 한다. 6.15민족공동행사에 대항 정부의 태도 변화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

2013년 6월 3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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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6.15공동행사 개성 실무접촉 불허

정부, 6.15공동행사 개성 실무접촉 불허

 

6.15남측위, "불허통보만 받았다"..5일 시국대회 개최

김치관 기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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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02 16:0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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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공동선언 발표 13주년을 기념하는 남북.해외 공동행사 협의를 위한 실무접촉을 정부가 2일 불허했다.

통일부는 2일 ‘6.15남북공동행사를 위한 방북신청 관련 정부 입장’을 통해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상임대표의장 이창복, 6.15남측위)가 지난 5월 31일 신청한 6월 5일 개성 방문 신청을 2일자로 불허했다고 밝혔다.

앞서 ‘6.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위원장 김령성, 6.15북측위)는 지난달 29일 개성에서 6월 3일 실무접촉을 갖자고 제안했으며, 이에 대해 6.15남측위는 지난달 30일 1주일 전 방북신청 규정을 지키기 위해 5일로 수정제의했고 6.15북측위가 31일 이에 동의하는 팩스를 보내온 바 있다.

정부는 “북한은 개성공단 관련 남북 당국간 실무회담에는 전혀 호응하지 않으면서 민간단체를 상대로 개성에서 공동행사를 개최하자고 제의하는 등 이중적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북한의 태도는 남북관계 발전에 대한 진정성이 의심스러울 뿐만 아니라 남남갈등을 조장하려는 구태의연한 행태로서 심각한 우려를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한 “북한은 이러한 우리사회의 여론 분열기도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하고 이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면서 “북한이 진정으로 현 남북관계 상황을 해결하려는 의지가 있다면 우선 남북당국간 대화에 조속히 나올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통일부는 “정부가 불허하게 된 배경을 6.15남측위에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고 밝혔지만 6.15남측위의 반발이 예상된다.

이승환 6.15남측위 공동대표는 “정부로부터 불허 통보만 받았을 뿐이지 자세한 설명이나 협조요청을 받은 바 없다”며 “이번 과정에서 정부가 보여준 태도와 관련해서 종합적인 입장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6.15남측위는 5일 오후 2시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교육회관에서 시국대회를 통해 6.15공동행사를 불허한 정부에 대해 강력히 규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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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회,'일베' 방관해선 안 돼

"보수 정치인·언론, 넷우익에 연료 주입
한국사회,'일베' 방관해선 안 돼"

[인터뷰] <거리로 나온 넷우익> 저자 야스다 고이치

13.06.02 20:59l최종 업데이트 13.06.03 09:20l

 

 

기사 관련 사진
<거리로 나온 넷우익> 저자 야스다 고이치씨가 2일 오후 서울 대학로에서 <오마이뉴스> 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도중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회(재특회)'의 유인물과 사진을 보여주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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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한 온라인 커뮤니티 중 하나인 '일간베스트저장소'(이하 일베)가 사회 논란의 중심에 섰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인터넷 이용자 사이에서만 유명했던 일베는 올해 들어 일부 회원들의 역사 왜곡과 호남·여성 비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키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일베의 게시된 5·18 광주민주화운동 폄훼글, 한 아이돌 그룹 멤버의 '민주화'('반대'의 뜻으로 쓰이는 일베 용어) 발언은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확산되는 일베 현상을 두고 정치권과 진보쪽 시민·사회단체의 대응은 제각각이다. 애초 진보 진영에서는 무대응이 최선이라는 입장이 우세했다. 싸울수록 오히려 일베를 더 키워줄 수 있다고 우려해서였다. 반면, 일베의 막말과 욕설 강도가 거세지지면서 일각에서는 '사이트 폐쇄' 를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당은 일베를 상대로 운영금지 가처분 신청을 추진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일단 일베와 선을 긋는 모습이다. 이들은 최근 박근혜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공개한 당보에서 "민주당은 계속 일베와 싸우십시오! 새누리당은 일자리를 위해 싸우겠습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정작 박근혜 정부의 국가정보원은 일베 회원 등의 네티즌들이 참여하는 초청 안보강연을 열어 물의를 빚었다.

여러 대응책을 두고 논쟁이 벌어지는 사이, 일베의 극성으로 인한 피해자는 늘어만 간다. 일베 현상의 해법은 무엇일까. <거리로 나온 넷우익>(후마니타스) 저자인 야스다 고이치(安田浩一)씨를 만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한국보다 먼저 등장한 일본 '넷우익'에 비추어 일베 현상의 원인과 해법을 짚어보고자 했다. '넷우익'은 일본 온라인상에서 혐한(嫌韓) 운동을 주도하는 극우 성향의 네티즌을 뜻한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특정 대상을 비하한다는 점에서 넷우익과 일베는 비슷하다.

일본 넷우익 오프라인 활동으로 확장됐다는 점, 일베와 달라

넷우익은 일본 최대 극우 커뮤니티 '2채널'을 기반으로 '반재일코리안(재일교포)' '반한국' '반좌익'을 호소하며 "재일코리안, 한국인은 죽어버려" 등의 막말을 일삼는다. 다만 일본 넷우익은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회(재특회)' 등의 오프라인 활동으로 확장됐다는 점에서 일베와 다르다. 야스다는 "처음 넷우익 현상이 나타났을 때 일본 미디어와 정치권은 '그냥 놔두면 사라질 것'이라고 봤다, 그러는 사이 넷우익의 주장이 인터넷에서 주류로 자리매김했고 재특회가 탄생하게 됐다"고 말했다. 무대응 전략만으로는 넷우익 현상이 사라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그러면서도 그는 '일베 폐쇄' 주장에 우려를 표했다. "법적 조치를 포함한 권력의 규제가 자칫 표현의 자유 전체를 억압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대신 야스다는 일본 사회에서 나타나는 시민들의 움직임을 소개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최근 재특회 시위가 있을 때면 학생·회사원·주부 등 평범한 사람들이 모여 재특회에 항의하는 목소리를 높인다. 야스다는 "시민들의 항의 덕분에 재특회 시위에 등장하는 막말 플래카드 수가 눈에 띄게 줄었다"며 "언젠가는 일본 사회의 손으로 넷우익 현상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고 있다"고 덧붙였다.

야스다씨는 또 넷우익과 선을 긋는 일본 보수 정치권과 미디어의 태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보수 정치인과 언론들이 넷우익 현상에 연료를 주입해왔다"며 "직접적인 접점은 없더라도 어느 부분에선가 일본 정계와 넷우익은 밀접하게 연관돼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일베 현상에 등 돌린 새누리당, '5·18 북한군 개입설'을 여과 없이 방송한 일부 종합편성채널에 시사점을 주는 대목이다.

다음은 2일 대학로에서 만난 야스다 고이치씨와의 일문일답.

"넷우익, 인터넷-집단 안에서만 표현할 수 있는 '보통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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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우익이 일본 사회의 다수가 아닌 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이들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거리로 나온 넷우익> 저자 야스다 고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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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일베'와 다르게 일본 넷우익은 '재특회'처럼 오프라인으로 확장됐다. 특별한 계기가 있나.
"일본의 넷우익도 처음에는 일베처럼 온라인에서만 활동했다. 일본에서 넷우익 현상이 나타난 결정적 계기는 2002년 한일 월드컵이다. 월드컵 기간 일본인들은 처음으로 한국의 내셔널리즘을 직접 마주하게 됐다. 그러면서 자신들 안에 있는 내셔널리즘을 재인식하게 됐다. 원래부터 일본 사회에 존재한 라이벌 의식이 자연스레 적대심으로 바뀌었다. 적대심은 점점 한국의 정치 제도·역사·재일코리안을 향한 공격으로 확대됐다.

넷우익 현상을 처음 접한 일본 진보 세력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채 방관만 했다. 2채널을 단지 '지식이 부족하거나 이상한 사람들'이라고 여기며 그냥 놔두면 언젠가는 사라질 것이라고 봤다. 일본의 진보는 넷우익과 싸우는 걸 포기한 것이다. 그러는 사이에 인터넷에서는 넷우익의 주장이 주류로 자리 매김했고,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 재특회가 탄생했다. 물론 넷우익이 일본 사회의 다수가 아닌 건 사실이다. 그러나 현재 이들의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 넷우익을 '소수의 바보'라고 여기면서 방치할 수 있는 수준은 이미 넘어섰다. '죽어'라는 막말을 듣는 재일코리안 등의 피해자가 나오고 있다."


- 일본 미디어와 정치권의 방관이 넷우익을 거리로 나오게 만들었다는 지적인가.
"넷우익 현상이 확장된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사실 나도 처음에는 넷우익이 언젠가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일본 미디어들도 넷우익 현상이 큰 문제가 되리라고는 판단하지 못했다. 제가 재특회 등장에 위기감을 느끼면서 넷우익 현상을 기사로 쓰려고 했을 때도 함께 작업하려는 출판사·신문사가 한 곳도 없었다. 진보든 보수든 마찬가지였다. 진보 성향 매체들은 그런 기사를 쓰면 오히려 넷우익이나 재특회를 사회적으로 인정해버리게 된다고 생각했다. 보수 매체들은 자신들이 넷우익과 같은 부류 인간으로 취급받을 것을 우려했다."

- 한국과 일베와 일본의 넷우익 둘 다 특정 대상을 적대시하며 비상식적인 발언을 일삼는다. 하지만 실제로 만나보면 평범한 사람들이다. 왜 유독 온라인에서 폭력적인 방법으로 혐오감을 나타낼까.
"보통 사람이기 때문에 온라인에서만 공격적 발언을 내뱉는다고 생각한다. 천성이 공격적이거나 폭력적인 사람은 일상생활에서부터 막말을 하는 등의 행동을 나타낼 것이다. 넷우익들은 그게 안 되니 인터넷에서 공격적인 발언을 하면서 카타르시스를 느낀다고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 이렇게 이야기해도 세상이 안 바뀐다고 생각하는 일부가 오프라인으로 나온 게 재특회다.

하지만 거리로 나온 넷우익도 온라인 게시판과 다를 게 없다. 재특회 속 넷우익은 집단에 속해있을 때 만큼은 공격적이다. 그런데 한 사람씩 만나서 커피나 술을 마셔보면 굉장히 얌전하다. 그들은 결국 인터넷과 집단 안에서만 자신을 표현할 수 있을 뿐이다. 그렇기 때문에 인터넷에서만, 오프라인에서도 집단 사이에서만 자아를 지탱할 수 있고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 일본 사회에서는 넷우익을 '애국' '보수'로 분류한다. 이들이 특별한 이념·신념을 가지고 재일코리안이나 한국 등을 비난한다고 보는가.
"넷우익의 주장에 정치적 성향이 있다고 받아들이는 것은 문제 있다고 본다. 그들은 보수도 아니고 우익도 아니다. 편의상 넷우익이라고 부르지만, 이들은 진정한 의미의 우익은 아니다. 기존의 일본 보수 세력마저도 재특회 등의 넷우익을 싫어한다. 전통적으로 일본 보수·우익 사이에서는 '사무라이(무사)는 동료의 힘을 빌리지 않는다'는 미학이 하나의 문화로 자리하고 있는데, 재특회 등의 넷우익에는 이러한 특징이 없기 때문이다. 또한 넷우익들은 스스로 '애국'을 내걸고 있지만, 이들이 진심으로 나라를 사랑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라가 자신을 사랑해줬으면 좋겠다고 바라는 게 넷우익의 진심이다. '우리가 이 정도로 나라를 사랑하고 있다'는 점을 표현하고 싶을 뿐이다. 참고로 최근 일본사회는 이들을 배외주의자·인종차별주의자라고 부른다.

- 일베가 특정 대상을 공격하는 이유 중 하나는 '피해 의식'이다. 진보 쪽으로 쏠린 이념지형의 피해자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일본 넷우익의 논리도 이와 비슷한가.
"이전 일본 사회는 강자의 입장에서 소수자인 재일코리안을 차별했다. 그러나 재특회는 특이하게도 자신들을 '피해자'라고 여기면서 공격을 펼친다. 실제로 넷우익들은 '재일코리안이 일본 언론과 거대자본, 더 나아가 권력을 좌지우지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재특회가 시위할 때 쓰는 전단지를 보면, '차별 당하는 건 일본인이다' '재일코리안은 세금을 안낸다' 등의 터무니없는 주장을 펼친다. 또한 '일본 방송국은 한국 드라마만 방송하고, 음반업계는 K-POP만 다룬다, 일본은 많은 부분을 한국에 빼앗기고 있다'고 여긴다. 실제로 재특회의 한 회원은 취재과정에서 '빼앗긴 것을 되찾을 뿐'이라고 말했다. 일본의 넷우익과 한국의 일베는 비슷한 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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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넷우익'의 저자 야스다 고이치가 2일 <오마이뉴스> 기자와 인터뷰 도중 보여준 일본 넷우익 '재일특권을 용납하지 않는 시민회(재특회)'의 유인물. "일본인 차별을 없애자"라는 제목 아래 "재일코리안(재일교포)은 세금을 안 내도 된다" "의료보험, 수도세 등이 무료다" 등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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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에서 "일부 채널이 보수논객을 프로그램 게스트로 등장시켜 유명인사로 만들고 우익의 집회 시위를 조직했다"고 했다. 한국에서도 몇몇 종합편성채널이 보수 성향의 게스트를 출연시킨 뒤 이들의 막말을 거르지 않은 채 방송해 논란이 일었다. 이러한 방송 경향이 한국의 넷우익 현상을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보는가.
"인종차별주의는 대중으로부터 발생하거나 권력·미디어가 서로 상호작용하면서 만들어낸다. 넷우익 현상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다. 보수 정치인과 언론이 재특회 등 넷우익에 연료를 계속 주입해왔기 때문이다. 일본의 보수 세력은 자신들이 재특회에 영향을 미친 것은 자각하지 못한다. 사실 일본 정치가 중에는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 시장처럼 인종차별주의적인 사람들이 있다. 하시모토의 종군위안부 발언은 넷우익의 망언과 다르지 않다. 일본 정계와 넷우익의 직접적 접점은 없지만, 어느 부분에선가 밀접하게 연관돼있을 가능성이 있다."

"학교교육 믿지 않는 젊은 넷우익... 유언비어 따르는 이유 뭔지 고민해야"

- 한국 언론은 중·고교 과정에서의 역사교육이 약화한 것이 일베 회원들의 왜곡된 역사인식을 낳은 배경 중 하나라고 본다. 역사교육의 부족이 일본 넷우익의 형성에도 영향을 미쳤나.
"일본의 경우는 조금 다르다. 넷우익인 젊은이들은 학교교육을 전혀 믿지 않는다. 대부분의 교사를 '좌익'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본 공립학교 중에서 '새로운 일본 역사교과서' 같은 극우 성향의 교과서를 채택하는 곳은 거의 없다. 젊은 넷우익들은 오히려 '일본 좌익 교육의 희생자'라고 자처한다. 이들은 학교의 평화·인권 교육을 거짓이라 생각하며, 인터넷에 떠도는 주장을 진실로 여긴다. 역사교육을 강화해봤자 소용없는 것이다. 아마도 교육을 믿지 않기 때문에 인터넷의 음모론을 믿으면서 바보 같은 짓을 계속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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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특회가 시위를 하면 재특회 이상으로 많은 시민들이 모여 '꺼져라' '인종차별주의는 필요없다'는 식으로 항의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거리로 나온 넷우익> 저자 야스다 고이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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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일각에서는 넷우익 현상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해 일베 사이트를 폐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른 한쪽에서는 일베의 표현의 자유를 고려해야 한다고 반박한다. 일본에서도 이러한 논쟁이 있었나.
"한국인 거주 비율이 높은 신오오쿠보 지역에서 일어난 극우단체의 시위를 계기로, 일본 국회에서도 지난 5월부터 법적 규제가 필요하다는 논의되기 시작했다. 보수 성향의 아베 수상도 재특회 현상에 '몹시 유감스럽다'고 밝혔다. 일부 국회의원은 재특회의 시위를 법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유럽 국가에는 특정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증오표현을 규제하는 법이 있다. 프랑스나 독일에서 '죽어라'는 플래카드를 들고 있으면 체포되거나 엄청난 벌금을 내야 한다. 그래서 일본 진보세력 안에서는 유럽처럼 시위를 규제해야한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러한 논의가 있는 것은 무척 좋은 일이다. 다만 법적 조치를 포함한 권력의 규제가 표현의 자유 전체를 억압할지도 모른다고 우려된다. 나부터도 국가 권력을 신뢰하고 있지 않다. 아베 정권에 표현의 자유 규제할 권력을 맡겨버린다면, 나 역시 규제 대상이 돼버릴 수도 있다. 넷우익 현상이 방치해서는 안될 문제인 것은 사실이지만, 새로운 법률을 도입하지 않더라도 명예훼손이나 모욕죄 등의 현행법으로 충분히 대처할 수 있다. 실제로 일본 내에서 이런 조치를 취하는 사람들이 있다.

일본에서는 법적 규제 논의 외에 새로운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재특회가 시위를 하면 재특회 이상으로 많은 시민들이 모여 재특회를 향해 '꺼져라' '인종차별주의는 필요없다'는 식으로 항의하는 현상이다. 이러한 움직임에 참여하는 학생·회사원·주부들은 어느 단체에도 속하지 않은 보통 사람이다. 시민들의 항의 이후로 재특회 시위에서 막말 플래카드 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 넷우익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직접 나서야한다는 뜻인가.
"일본 사람들이 재특회 현상을 국내 문제로 인식하고 나선 것에 의미가 있다. 이전 일본사회에서는 이런 문제가 있어도 '피해자인 재일코리안에게 문제가 있는 건 아닌가' '재일코리안이 알아서 대처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주류였다.

물론 동시에 일본사회 자체가 변하지 않으면 안 된다. 재특회 등의 넷우익이 표출하는 욕구불만, 분노를 어떻게 하면 없앨 수 있을지 일본 사회는 고민해야 한다. 사회 안에 자리한 불안이 넷우익의 바보 같은 주장으로 표출된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넷우익들이 유언비어와 허위사실에 의존하려고 하는지 직시해야 한다. 인터넷에 떠도는 주장들은 평범한 넷우익에게 '지금 생활이 괴롭거나 장래가 보이지 않는 이유는 나 때문이 아니다, 재일코리안 탓이다'라고 위로해줬다. 즉, 재특회 등의 넷우익들은 터무니없는 주장을 믿으면서 하루하루 살아가는 것이다. 재특회 운동 역시 '자신들은 나쁘지 않다' '자신이 괴로운 이유는 다른 사람 탓'이라고 이야기하기 위한 운동이다.

넷우익 자체를 '가난한 젊은이'라고 보는 일각의 시각 또한 잘못됐다. 일본 재특회만 해도 10~70대까지 연령대가 다양하다. 가난하다고 해서 넷우익이 되는 건 아니다. 불안해서, 강한 자신을 되찾고 싶어서 넷우익이 된다. 재특회에 들어가면, 넷우익의 동지가 되면, 소속감을 느끼면서 안정을 찾게 된다. 즉, 불안정한 심리를 강한 대상에 의존해 진정시키려는 것이다. 넷우익 현상은 우리 사회의 한 부분을 드러내고 있다.

개인적으로 언젠가 일본 사회가 스스로 재특회 등의 넷우익 현상을 없앨 수 있을 것이라 바라고 있다. 시민들의 움직임을 응원하는 이유다."

- 일베 현상과 관련해 한국사회에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나.
"한국사회는 일베 현상을 방관해서는 안 된다. 일베를 무시하는 것은 일베를 인정하는 것과 같다. 특정 지역과 인종을 차별하는 인식을 용서할 수 없다는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그러기 위해서는 언론의 힘이 중요하다. 언론이 현실을 직시하고 일베와 관련해 일어나는 문제를 보도해야 한다."

저자 및 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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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넷우익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보수가 되었는가). 야스다 고이치 지음, 김현욱 옮김. 출판사 후마니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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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로 나온 넷우익 : 그들은 어떻게 행동하는 보수가 되었는가>(원제는 <인터넷과 애국>)은 일본 저널리스트 야스다 고이치(安田浩一)씨가 1년 반 동안 일본 넷우익의 오프라인 모임인 '재특회'를 취재한 탐사보도물이다. 저자는 이 책으로 2012년 일본저널리스트회의상과 고단샤(講談社) 논픽션상을 받았다.

1964년생인 야스다씨는 는 주간지·월간지 기자를 거쳐 2001년부터는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서 사회·노동 문제를 중심으로 취재·집필 활동을 하고 있다. 저자는 <거리로 나온 넷우익>외에도 <르포, 차별과 빈곤의 외국인 노동자> <외국인 연수생 살인사건> <JAL이 위험하다> 등을 집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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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폭동'과 '홍어·좌빨'의 비극

[오홍근의 '그레샴 법칙의 나라']<78>또 '事實→死實→邪實→史實'로 가는가

오홍근 칼럼니스트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6-03 오전 9:09:32

 

 

제대로 굴러가는 나라라면 '일간베스트 저장소 사태'는 그냥 이런 식으로 봉합되어 넘어가지 않아야 옳다. "5·18은 폭동"이고 "전라도 사람은 '천해빠진' 홍어요 좌빨"이라는 악다구니는 망해가는 수순에 접어든 나라가 아니고서는 결코 나올 수 없는 소리다. 이른바 '지역문제'는 필자가 '당사자'의 한 사람이기 때문에, 될 수 있으면 피하려고 애써온 화두였다. 허나 정색을 하며 말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더구나 '지역문제'는 그간 분명한 사실(事實)이 어처구니없게도 '진실이 실종되는' 사실(死實)의 과정을 거치고, '부정한 의도가 섞인' 사실(邪實)이 끼어들어 마치 역사적 사실(史實)인양 행세해 온 터무니없는 패턴을 보여 왔다. 심각한 것은 (시정하려는 노력도 별로 없는 상태에서) 그 같은 가짜 사실(史實)이 진짜 사실(史實)인 것처럼 청소년 시절부터 사람들의 뇌리를 파고들어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점이다. 그렇게 넓게 넓게 전파되고 있다는 점이다.

근래 들어서는 친일 인사들의 영향으로 보이는 '허술하기 짝 없는 역사교육'까지 그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당장 '5·18은 폭동'도 사실(事實)이 사실(死實)과 사실(邪實)의 과정을 거처 사실(史實)쪽으로 치달았다. '홍어'는 어떤가. '전라도 차별'에는 몇 번의 커다란 사건이 연원(淵源)을 이루고 있는 것으로 사람들은 보고 있다.

"전라도 사람을 중(重)히 쓰지 말라"했다는 고려 태조 왕건의 유훈(遺訓)으로 알려진 훈요10조(訓要十條), 조정에서 "전라도는 반역의 땅(逆鄕)"이라 일컫는 계기를 만들었다는 조선조 선조 때의 정여립(鄭汝立)의 난(亂), 박정희·김대중의 치열한 대결로 영호남 편 가르기의 극치를 이룬 1971년의 대통령 선거 등이 말하자면 비극의 씨앗을 제공한 것으로 되어 있다.

시간이 더 지나봐야 알겠지만 이번 '일베' 사태도 지금 거의 범정부적이라는 의혹을 받으면서 조성되고 있는 여러 상황들을 감안할 때 '비극 씨앗'의 반열에 오르게 될지 모른다. 그러나 근래 들어 이들 '연원'들은 거의 사실(死實)과 사실(邪實)의 과정을 통해 조작된 채 사실(史實)로 정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의혹들이 강력하게 제기되고 있다. 학계에서 그렇다.

훈요10조는 고려 태조 26년(서기943년) 4월 태조 왕건이 후백제 출신의 박술희란 신하를 내전으로 불러 유언으로 구술했다는 10개항의 '가르침'으로 ⟨고려사⟩ '태조편'에 기록되어 있다. 호남 관련부분은 10개 조항 중 제8조인 ⟨차령이남 금강 밖 지방은 산세가 거꾸로 달려 역모의 기상을 품고 있으니 결코 그 지역 사람을 중히 쓰지 말라⟩이다.

훈요10조가 처음 기록된 시기는 태조 왕건이 죽은 지 70년이나 지난 1013년, 고려 제8대 현종 때였다. 그때까지 훈요10조에 관한 기록은 없다. 불과 10개항의 '가르침'이었으나 현종도 훈요10조를 모르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거란의 40만 군사가 침공해 개경이 잿더미가 되면서 사초까지 불타 버리자 현종은 고려사 태조편의 사초를 다시 기록하라고 명한다. 이때 최제안이라는 신하가 최항의 집에 보관 중이던 왕건의 유서라며 가져와 기록에 올린 게 훈요10조라 했다.

최제안과 최항은 당시 3대 정치세력 가운데 백제계 전라도 세력과 대결관계에 있던 진영의 사람들이었다. 때문에 학자에 따라서는 애당초 왕건의 훈요10조라는 유언이 과연 있었던 것인지, 아니면 적어도 제8조 '전라도 부분'은 조작된 게 아닌지 의혹을 제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특히 무엇보다도 왕건이 전라도 사람들을 싫어할 수 없었던 점을 학계에서는 지적한다. 후삼국 통일의 마지막 단계에서 후백제 문제로 일시 골머리를 앓기는 했으나, 기본적으로 왕건은 전라도와 경기만의 해양 세력 도움을 얻어 대업을 이룰 수 있었다. 따라서 그의 주변에는 전라도 사람이 무척 많았다.

그가 극진히 추앙하던 도선국사도 전남 영암출신이었고, 불리한 전쟁터에서 왕건의 복장을 하고 대신 목숨을 바친 신숭겸도 전남 곡성 사람이었다. 그가 왕위를 물려준 제2대 혜종의 어머니인 장화왕후 오 씨도 전남 나주 사람이었다. 요컨대 훈요10조 중 적어도 제8조는 '수상하다'는 이야기다. 일본인 사학자 이마니시 류(今西 龍 )도 최제안과 최항에게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조선조 선조 때의 이른바 '정여립의 난'과 그로인해 1000여 명이 목숨을 잃은 기축옥사(己丑獄事)도 의문투성이다. 정여립은 직선적이고 적극적이면서 강인한 성격의 소유자로 입바른 소리 잘 하는 유능한 관리였다. 바로 그 점이 임금의 눈 밖에 나자, 벼슬을 버리고 전주 근교 색장리(色長里)로 낙향해 진안 죽도(竹島)에 서실을 짓고 대동계(大同契)라는 조직을 만들어 사람들을 모으며 유유자적하던 선비였다.

1587년에는 남해안의 섬에 왜구들이 침략하자 관가의 지원 요청을 받고 대동계원들을 이끌고 가 그들을 물리친 적도 있다. 그러나 바야흐로 때는, 흔히 학자들이 조선조 못난 왕 두 명 중 한사람으로 꼽는 선조 임금 시절이었다. 동인과 서인이 당쟁으로 박 터지게 싸우던 무렵이었다.

당시의 정적들은 정여립을 율곡을 배신한 파렴치한 선비요, 극악무도한 성격의 소유자라며 반역의 굴레를 뒤집어 씌웠다. 그러나 지금은, 진보적 지식인이었고 선진적 사상가였으며 민중에 토대를 둔 개혁가라는 평가까지 나와 있다. 특히 단재 신채호는 "천하가 왕과 귀족의 전유물이 아닌, 백성 모두의 공유물이라 본 그의 공화주의적 이론은 당시로서는 혁명적 발상"이라고 추켜세웠다.

때문에 지배권력 층은 긴장했을 것이다. 결국 모난 돌이 정을 맞은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여립의 난을 살펴보면서 느끼는 의구심은 정여립이 트인 생각에 혁명적 발상을 한 것은 맞지만, 왕조를 뒤엎을 반역을 모의하거나 실제로 행동을 한 증거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정여립이 반역을 모의했다"는 고변(告變)만이 있을 뿐이었다.

그런데도 조정에서 모반의 제보를 받고 체포하러 가자, 정여립은 도망치지도 않고 서실이 있는 죽도에서 그냥 '자살'했다는 것이고, 연루자로 체포돼 희생된 사람이 자그마치 1000여 명이나 된다고 했다. 이상하다. 그러나 세월이 지나면서 진실을 짐작케 하는 기록들이 조금씩 나오기 시작한다.

훗날 남하정은 동소만록(桐巢漫錄)에서 "정여립이 진안 죽도에서 놀고 있을 때 선전관과 현감이 함께 가 죽이고 나서 자살했다고 아뢰었다"고 썼다. 서인 출신 예학자 김장생은 송강행록(松江行錄)에서 정철이 정여립의 유인과 암살을 지령한 음모의 최고 지휘자라고 주장했다. 동인과 서인의 당파싸움이 극에 이르러 음모가 횡행할 무렵 서인이 동인을 때려잡기 위한 방편으로 정여립이 모반했다고 꾸몄을지 모른다는 추론이 가능하다.

그래서 죽여 놓고 자살했다 했고, 존재하지도 않은 모반을 존재한 것처럼 인식시키기 위해서는 연루자가 될 수 있으면 많아야 했을지도 모른다. 기록에 따르면 선비들은 걸핏하면 관련 있는 것처럼 몰려 마구마구 죽임을 당했다. 조대중이란 관리는 전남 보선 순찰 중 정여립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눈물을 흘렸다 하여 장살(杖殺)되었다. 그러나 조대중의 눈물은 아끼던 관기와의 이별을 아쉬워하며 흘린 것이라 했다.

형조좌랑 김빙은 추국장에서 안질에 날씨가 추워 흐른 눈물을 닦은 것이 정적인 백유함의 눈에 띄어 '정여립의 죽음을 슬퍼했다'는 무고를 받고 사형당했다. 말하자면 다다익선(多多益善)이었던 듯싶다. 내친김에 '모반은 분명히 존재했음'을 기정사실로 강조하기위해 정여립의 고향인 '전라도는 반역의 땅'이라 밀어 붙였을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사실(死實)과 사실(邪實)을 거쳐 사실(史實)이 되었으리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1971년 대통령 선거 때의 이야기는 지금도 기억하는 사람들이 많다. 당시 영남 지역 거의 전역에 어느 날 아침 '호남인이여 단결하자'라고 쓴 전단들이 나 붙는다. 영남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했겠는가. 바로 이어 민주공화당 소속 이효상 당시 국회의장이 대중연설에서 "우리도 단결해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필자는 그때 기자였다. 그 전단을 호남사람이 붙였다고 믿은 기자는 거의 없었다. 그렇게 그렇게 사실(死實)과 사실(邪實) 과정을 거쳐 전라도 사람들은 '홍어'가 되었다.

일베는 5·18때 희생되어 광주 상무관에 안치된 시신들의 사진에 '배달될 홍어들 포장 완료된 거 보소'라는 캡션을 달았다.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짓은 아니었다. 홍어(洪魚)는 '홍어과'의 마름모 꼴 바닷물고기다. 몸길이가 1.5m까지도 되는 맛이 독특한 생선으로, 주로 전남 흑산도 근해에서 많이 잡힌다. 전라도에서는 결혼이나 초상 같은 '큰 일'을 치를 때 반드시 준비하고 삭혀서도 먹는다.

언제부터인가 홍어는 전라도 사람을 뜻하는 말로 통용되면서, 종북·좌빨이라는 결코 용납될 수 없는 의미까지 함께 붙어 다녔다. 천해서 무시해도 좋고, 짓밟혀도 별로 할 말이 있을 수 없는 부류의 사람들로, 기득권 가까이 근접해서는 결코 안 되는 계층으로 인식되어 가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필요'에 따라 그리 됐을 것이다.

'만만한 게 홍어 X(수컷의 생식기)'이란 말은 오늘날 바닷물고기 홍어를 가리키기보다 별 볼일 없는 '왕따'나 전라도 사람을 지칭하는 홍어의 위상을 나타내는 의미로 더 익숙해져 있다. 특히 '5·18 폭동'과 함께 전라도 사람들을 '홍어·좌빨'로 불러댄 일베의 주장을 초등학생까지 포함된 (초등학교 고학년들은 다 인터넷 들어간다) 지금의 청소년들이 여과 없이 받아들여 온 것은 따라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일간베스트 저장소는 그동안 거의 범정부적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정권 주요 부처의 비호와 지원까지 받아왔다. 국가정보원은 '5·18 폭동'과 '홍어·좌빨'로 말썽이 불거진 이후인 5월24일에도 일베 회원들을 초청해 '안보 강연'을 하면서 개개인에게 18만 원씩이나 하는 '절대시계' 한 개씩을 선물하기도 했다.

고용노동부는 일베에 일자리 정보 광고를 게재·지원하는가 하면 교육부 장관은 5·18민주화 운동을 '정치적으로 대립된 이슈'라고 광주에서 말했다. '5·18은 폭동'이라 한 일베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었다. 바로 그 '대립된 이슈'였기 때문에 국가 보훈처장은 5·18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못 부르게 했을 것이다. 이 역시 간접적인 '일베 노선'의 지원이다. 종편들이 '5·18 폭동' 방송을 해댄 것도 사실상 일베와 어깨를 나란히 한 비호요 지원이었다.

따라서 일베는 단순한 하나의 인터넷 사이트로 보아 넘겨서는 안 된다. 내용적으로는 대국민 여론조작과 함께 특히 초중고생 등 청소년 '교육'의 중요한 임무를 맡고 있는 정권의 직할 행동부대 쯤 된다고 보는 사람들이 많다. 일베 사태를 그냥 이대로 봉합하고 넘어가서는 안 된다. 사실(死實)과 사실(邪實)을 거친 거짓 사실(史實)이 역사적 진실을 뒤집도록 놓아 둘 수는 없다.

중국은 동북공정에, 일본은 역사왜곡에 온 힘을 기울이고 있는 요즈음이다. 친일인사들의 입김으로 약화일로(弱化一路)를 걷고 있는 이 나라 국사교육부터 당장 강화할 필요가 있다. 국사에는 나라의 영혼이 서려있다. 다시 생각해야 한다. 대학 입학수능시험에 문과건 이과건 국사가 필수시험과목이 되어야 한다.

교육을 맡고 있는 부처의 장관이 5·18을 '정치적으로 대립된 이슈'라 하는 사태도 그냥 넘길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정부가 일베의 작태를 감싸고 도와서야 되겠는가. 나라가 좀 제대로 굴러갔으면 좋겠다.

 
 
 

 

/오홍근 칼럼니스트 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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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법 개정되면 죽을 때까지 강제 노역형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3/06/03 09:11
  • 수정일
    2013/06/03 09:1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은 1,672억원입니다. 이 미납 추징금을 받기 위해 그동안 숱한 노력(?)을 했지만, 검찰은 추징금을 환수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미납 추징금 시효가 오는 10월로 만료됨에 따라, 납부하지 않은 추징금을 환수하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에 전담팀을 구성했습니다. 재산 추적 경험이 많은 검사와 세무 전문가 등으로 고액 벌과금 집행팀'을 구성해 1000만원 이상의 고액 벌과금 미납자의 숨겨진 재산을 추징하겠다는 검찰의 노력이 성과를 보이면 좋겠지만, 그리 신뢰는 가지 않고 있습니다.

검찰의 '고액 벌과금 집행팀' 구성과 함께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전두환 전 대통령이 편법으로 추징금을 미납하는 것을 방지하고, 실제 추징이 가능해지도록 하는 '공무원범죄에 관한 몰수 특례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지난 5월 24일 국회에 발의하였습니다.

최재성 의원이 일명 '전두환법'을 발의한 내용과 그 법안의 실효성, 현행법의 문제점을 짚어 봤습니다.

' 10월 추징시효 만료, 5월에야 수사하는 검찰'

최재성 의원이 '전두환법'을 발의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지난 4월 임시국회 동안 국세청 업무보고 자리에서 전두환 전 대통령의 특별세무조사를 촉구했지만, 정부가 5월 초까지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검찰은 이미 2004년 전두환의 차남 전재용씨의 조세포탈 사건 수사,재판 과정에서 73억5500만원 상당의 전두환 비자금 채권을 찾아놓고도 추징하지 않았던 조직입니다. 여기에 검찰이 현행법을 핑계로 차일피일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미납 추징금과 같은 문제를 해결하지 않았기 때문에 민주당 최재성 의원이 이번에 '전두환법'을 발의한 것입니다.

 

<전두환법의 주요 법안 내용>

① 전·현직 대통령, 국무위원이 소액의 추징금을 납부하면서 추징시효를 연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현행 형법에도 불구하고 추징이 확정되고 3년이 경과되면 무조건 검사의 청구에 따라 재산압류 등 강제처분하도록 하였고,

② 추징 대상자가 취득한 불법재산, 혼합재산에 대해서 이를 인지할 정황이 명확함에도 취득한 범인 이외의 자에게도 추징이 가능하도록 하였으며,

③ 미납추징금이 발생할 경우 노역장유치 또는 감치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였다.



최재성 의원이 발의한 주요 내용을 보면 현행 단돈 1원이라도 추징금을 내면 추징시효가 연장되다가 추장당사자가 사망하면 추징이 불가능해지는 것을 막기 위한 재산압류 등 강제처분 항목 등이 포함돼 있습니다.

'전두환법'에서 가장 중요한 항목은 전두환이 자식들에게 편법으로 증여한 재산 등을 찾을 경우 전두환 일가재산을 추징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점과, 그래도 미납 추징금이 발생하면 노역장 유치를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6월 국회에서 최재성 의원이 발의한 '전두환법'이 통과될지는 불투명하지만, 이 법이 반드시 통과되어야 할 이유가 몇 가지 있습니다.

' 전두환 자녀들, 아버지처럼 돈세탁과 세금 체납의 달인'

'전두환법'이 6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돼야 하는 이유가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돈이 없어 수천억 원의 추징금을 내지 않는 전두환과 다르게 그 자녀들은 호화롭게 잘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전두환의 손녀 전수현의 결혼식 모습. 출처:중앙일보

 


2012년 6월 5일 전두환과 이순자씨는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에 경호원의 호위를 받고 나타났습니다. 장남 재국씨의 큰딸 전수현씨의 결혼식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녀는 예식비용만 1억원의 초호화 결혼식을 치렀는데, 사실 전두환의 손녀 전수현씨는 이미 열두살 때 마포구 서교동의 100평 부동산을 소유한 부자였습니다. 17살때는 논현동에 116평짜리 음식점을 매입하기도 했고, 2004년 경기도 연천군의 허브빌리지에 땅을 사기도 했었습니다.

전두환의 손녀가 이렇게 많은 재산을 갖게 된 이유는 당연히 그녀의 노력이 아닌 재산을 물려받았기 때문입니다. 전두환 일가의 재산을 보면 대략 2천억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두환 일가 재산. 출처:시사저널

 


장남 전재국을 비롯해 전효선,전재용,전재만 등의 전두환 2세가 보유한 땅과 기업의 주식은 수천억 원이지만, 이들의 재산이 어떻게 형성됐는지에 대한 검찰 수사는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전두환의 장남 전재국의 (주)시공사가 있는 땅도 사실은 전두환이 국가에 반환하기로 했던 재산이지만, 그는 1991년 장남 재국씨와 차남 재용에게 공동 증여를 해버린 것입니다. 이처럼 재산 그 자체가 전두환이 반납해야 할 국가 재산이지만 내지 않은 점도 문제이지만, 이들은 아버지를 닮아 돈이 많은데도 계속해서 탈세와 세금 미납을 일삼는 점입니다.

전두환의 맏딸 효선씨는 새누리당 윤상현 의원과 이혼하고 연희동에 63평짜리 빌라를 7억4천만원구입합니다. 그런데 이 집을 판 이모씨는 2007년 7억4천에 샀는데도 2010년 그때 샀던 가격 그대로 효선씨에게 넘깁니다. 이모씨는 이창석의 아들로 이는 내부거래이자, 그 빌라 실소유자가 실제로는 전두환이 아니냐는 의혹을 품게 하는 대목입니다.

 

 

 



서울 용산세무서는 경기도 오산시 양산동 땅을 둘러싸고 전두환의 처남 이창석과 수상한 거래를 했던 점을 포착하고, 재용씨의 시공사 건물 지분을 압류했습니다. 세무서가 재용씨에게 증여세를 부과했는데도 내지 않아 재용씨의 재산과 부인 박상아씨의 부동산도 압류를 했던 것입니다.

[정치] - 전두환, 추징금 1672억 안 내는 이유가 '이것' 때문?

이처럼 전두환 일가는 세금 포탈과 세금 미납을 계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법의 허점을 이용하여 계속해서 버티고만 있는데, 이를 해결하고 처벌하기 위해서는 '전두환법'이 통과돼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함이 마땅합니다.

' 전두환, 죽을 때까지 노역형 가능할까?'

이번에 최재성 의원이 발의한 미납 추징금에 대한 노역형은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재산을 숨겨 추징금을 내지 못한다면 몸으로라도 그것을 갚아야 할 의무를 부과함으로 법의 형평성을 지켜야 하는 '사법정의'를 보여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전두환 전 대통령의 노역형은 현행 법률의 맹점에 따라 다시 손을 봐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행 법률은 추징금을 미납할 경우 검사의 청구에 따라 미납금 액수에 비례한 기간을 정해 노역장에 유치하거나 감치할 수 있는데, '전두환법'은 현행 법률을 의식해서 100일 이내에서 반복해서 명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현재 노역형은 벌금 미납자에 대해 통상적으로 하루 일당 5만원으로 책정됩니다. 그러나 현행 형법 69조에는 노역장 유치기간이 1일이상 3년 이하의 기간이라고만 명시돼, 하루 노역금은 판사 마음대로입니다.

 

 

 

 


일반 서민이 돈이 없어 벌금형을 받은 경우 노역형으로 그 벌금을 탕감받는데, 대부분 1일 노역 탕감액은 1만원에서 5만원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재벌이나 권력자의 1일 노역 탕감액은 그에 비해 수천배가 넘는 액수를 탕감받습니다.

일용직 김모씨가 벌금 400만원을 탕감받기 위해서는 80일을 노역해야 하지만, 허재호 전 대주그룹회장은 그보다 수천배는 많은 254억원을 탕감받기 위해서 겨우 51일만 노역하면 됩니다. 탕감액 5만원과 5억원의 차이 때문입니다.

선박왕 시도상선 회장은 2천3백억원의 벌금액을 부과받았지만, 2년 2개월가량만 노역하면 그 벌금액을 모두 탕감받습니다. 1일 노역 탕감액이 3억원이기 떄문입니다.
 

 

 


이처럼 현행 제멋대로인 1일 탕감액이라면 전두환 전 대통령도 그저 1년 이내에 노역형이 끝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재성 의원이 발의한 법에는 추징금 미납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규정이 없는 현행법과 다르게 추징금 미납자에 대해 100일 이내에서 반복해서 노역형을 내릴 수 있습니다.

제대로 법을 만들고, 개정하고, 일반인과 마찬가지로 1일 5만원으로 노역 탕감액이 결정되면, 전두환 전 대통령은 죽을 때까지 노역형을 해야 합니다.

 

 

▷판사 : 어음 14만 원, 채권 15만 원, 그 밖에 1000원…. 그러면 30만 원(29만1000원)이 예금, 채권 다네요?
▶전두환 : 네. (…) 판사 : 지금까지 무슨 이유로 돈을 안 낸 것입니까?
▶전두환 : (수천 억 원대의 받은 돈은) 정치자금으로 나갔습니다. 그런데 검찰이 정치자금을 인정하지 않아서 억울하게 당한 것입니다. 정치자금에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하는 바람에. (…)
▷판사 : 채무자는 무슨 돈으로 골프나 외유를 다녔습니까?
▶전두환 : 전직 대통령에게는 골프협회에서 그린피를 무료로 해주고 있습니다. 내 나이가 이제 72세인데 그동안 인연 있는 사람과 생활을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습니다. 또 측근과 사업을 하는 자식놈이 도와주고 있습니다. (…)
▷판사 : 측근이나 자녀들에게 (생활의 도움을) 받는다면 그들은 추징금 낼 돈은 안 줍니까?
전두환 : 그들도 생활을 해야지요.


전두환은 003년 6월 판사에게 29만1천원이 담긴 통장을 제출했습니다. 자신의 전 재산이 그뿐이라는 증거라면서,,그는 추징금을 왜 가족들이 내주지 않느냐는 물음에 그들도 생활을 해야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벌금을 내지 않은 일반 서민들이 돈이 없어 노역형을 하는 까닭은 가족들이 그것을 도와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전두환도 추징금을 돕지 않는 가족이 있다면 똑같이 일반 서민처럼 노역형의 처벌을 받아야 하고, 그 금액은 일반 서민과 마찬가지로 1일 5만원으로 수백년을 (해외에서는 445년의 징역형과 같은 처벌이 가능하다) 노역해서 갚으면 됩니다.
 

 

 

 


연봉 1억원인 사람에게 벌금 100만원은 껌값이겠지만, 최저 생계비로 사는 사람에게는 꼬박 한 달을 일해야 되는 금액입니다. 그런데 같은 죄를 저질렀는데도 벌금 100만원이 동일하게 부과된다면 그것이 법의 형평성에 맞을까요?
 

옛날 부자들은 살인해도 돈을 주고 매를 대신 맞는 사람을 사거나 돈으로 처벌을 면했습니다. 지금 이 땅의 대한민국도 그러합니다. 벌금 400만원을 내지 못해 1일 5만원씩 80일을 노역해야 하는 사람과 벌금 254억원을 내지 않고 1일 5억원씩 51일을 노역하는 사람이 대한민국 사법 시스템이 보여주는 지금의 '사법 정의'입니다.
 

法不阿貴 법불아귀
(법은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



'법은 귀한 자에게 아부하지 않는다'라는 말은 과거에도 그랬고, 2013년 지금 대한민국에서도 절대 이루어지지 않는 말입니다.

'대한민국 법은 귀한 자에게 아부한다'는 현실을 보면서 오로지 무슨 수를 써서라도 돈만 벌면 되는 세상이 '정의'가 되는 나라에서 돈이 없음이 곧 '처벌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통감한다면, '전두환법'이 왜 통과되어야 하는지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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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 다시해요! 남북대화 시작해요!”

“개성공단 다시해요! 남북대화 시작해요!”

 

6.15전북본부, 6.15 13돌 기념 통일염원마라톤대회 개최

전주=김성희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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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3.06.02 22:3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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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15공동선언 13돌 기념 통일염원마라톤대회가 2일 전주시 청소년광장에서 열렸다. [사진 - 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6월 2일 오전 8시 전주시 청소년광장에서 6.15전북본부가 주최하고 전북겨레하나와 전라북도육상연합회가 주관하는 <6.15공동선언 13돌 기념 통일염원마라톤대회>가 3천여 시민, 청소년들이 참여한 가운데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대회에는 6.15전북본부 황민주 상임대표의장을 비롯하여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 김승수 전라북도정무부지사, 최진호 전북도의회 의장, 김윤덕 국회의원, 김성주 국회의원, 송하진 전주시장, 임정엽 완주군수, 오은미 통합진보당 전북도당위원장, 김민아 진보정의당 전북도당위원장, 정광수 민주노총전북본부장, 하연호 전농전북도연맹 의장, 이동백 전교조전북지부장, 김영배 민예총 전북지회장, 참좋은우리절 회일스님 등 지역의 정관계 인사들과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대거 참여했다.

 

3천여 시민과 청소년, “평화실현” 함께 외친 개회식

 

   
▲ 황민주 상임대표의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 이동백 전교조 전북지부장과 김영배 민예총 전북지회장, 회일스님이 6.15공동선언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6.15전북본부 김성희 상임집행위원장의 사회로 개회식이 진행되었다. 참가자들은 “개성공단 다시해요”, “남북대화 시작해요”, “전쟁싫어 평화좋아”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황민주 상임대표의장은 “통일은 살 길이요, 전쟁은 죽는 길”이라며 남북대화 재개와 평화체제 구축을 위해 힘을 모으자고 제안했다.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은 친일과 반민족을 미화하는 역사왜곡이 시도되고 있음을 지적하며 바른 역사 교육을 강조했다.

김승수 전북도 정무부지사는 남북관계가 악화되어 있지만 도민들이 이 행사를 통하여 통일의지를 모으자며 “통일아 어서오너라”라는 짧은 구호로 축사를 대신했다.

이어서 이동백 전교조 전북지부장과 김영배 민예총 전북지회장, 회일스님이 6.15공동선언문을 낭독하며 대회의 정신을 참가자들과 공유했다.

참가한 단체장과 정당,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무대에서 평화 통일의 박을 터뜨리자 ‘전쟁반대’, ‘평화실현’이라는 현수막이 펼쳐졌다. 이에 화답하여 3천여 참가자들이 오색 풍선을 하늘에 날리며 개회식은 절정에 이르렀다.

통일염원 다지며 6.15km완주, 자원봉사도 활발

 

   
▲ 출발전 준비체조를 하고 있는 참가자들. [사진 - 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 힘찬 출발! [사진 - 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한 시간의 개회식을 마친 참가자들은 오전 9시, “전쟁반대, 평화실현”을 외치며 6.15km를 향해 힘차게 출발했다. 서신동 백제교 부근에서 시작하여 완산동 남부시장 전주교를 돌아오는 코스에는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선수들을 격려했다.

 

한편 행사장에는 수박, 떡, 막걸리, 김치를 선수들에게 나누어주는 등 정겨운 축제 분위기가 만들어졌고 전교조와 전북겨레하나에서 캠페인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리고 대학생봉사동아리 더불어와 오아시스, 한일고, 중앙여고, 청소년평화통일기자단 학생 등 약 2백여명의 봉사자들과 진행요원들이 배치되어 뜻깊은 행사가 차질없이 진행되도록 구슬땀을 흘렸다.

완주한 선수들은 완주메달을 기념품을 받았는데 김승환 전라북도교육감도 6.15km를 완주하여 청소년평화통일기자단의 집중 취재를 받기도 했다.

모두 함께 즐기는 시상식과 경품 추첨

 

   
▲ 단체상을 받고 있는 어린이들. [사진 - 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 풍선을 날려보내는 상징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성희 통신원]

오전 10시 30분부터 시상식이 진행되었다. 유일여고 락밴드 플루토의 공연으로 문을 연 후 20명 이상이 참여한 단체들에게 트로피와 쌀이 선물로 전달되었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위원회는 103명이 참가하여 민족대단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어서 일반 남자, 일반 여자, 청소년 남자, 청소년 여자 부문 별로 각각 1위에서 7위까지의 입상자에 대해 트로피가 주어졌다. 또한 74등, 301등, 615등, 815등, 1004등에게는 특별상을 시상했다.

시상식 중 이루어진 선풍기, 자전거, 세탁기 등의 경품 추첨도 인기를 끌었다.

남북관계가 악화 일로를 걷고 있는 가운데 열린 이번 행사는 전북 도민의 통일의지와 평화 염원을 모으고 분출하는 계기가 되었다. 또한 가족, 직장 동료, 학교 친구들과 함께 화합을 다지는 공간이 되기도 하였다.

 

6.15공동선언 13돌 기념 통일염원마라톤대회 수상자 명단

△일반부(남) : 이재식, 신영근, 나종태, 안계원, 김준연, 진재덕, 한승민
△일반부(여) : 송미숙, 송미경, 백지원, 김경숙, 방극님, 하연실, 박현자
△청소년부(남) : 김승현(전일고 3), 김치현(삼례공고 3), 김성수(삼례공고 3), 백현(전북사대부고 2),
김민철(영생고 2), 진준(영생고 2), 김수환(전주고 1)
△청소년부(여) : 신현정(완산여고 3), 황인지(완산여고 3), 홍다희(한일고 2), 정지인(한일고 1),
안현서(우림중 3), 윤보금(고창북고 1), 이민지(고창북고 2)
△7.4공동성명상 : 위현준
△3.1만세상 : 정창현
△6.15공동선언상 : 윤희숙
△8.15광복상 : 장우석
△10.4선언상 : 김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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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아웃(Black-Out)!, 현실의 문제로 다가오나?

 

[충격진단] 블랙아웃을 막는 주인공이 바로 당신입니다
 
꺾은 붓 | 2013-06-01 10:21:5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인쇄하기메일보내기
 
 


 

 

블랙아웃(Black-Out)!
전국동시 일제 정전(停電)을 일컫는 말이다.

▲ 위성에서 본 한-중-일 3국의 밤의 모습. 전력사정이 좋지 않은 북한은 평양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어두운 색이다 (자료사진)

올 여름 전력위기가 심상치 않다.
여름을 무사히 넘긴다 해도 올 겨울이 걱정이고, 내년도 그 후 년도 마찬가지이다.
첩첩산 중 산 넘어 산이다.

우리는 1975년(?)을 기점으로 전국토의 전화(電化)가 마무리되고 무제한 송전이 이루어져 사찰과 같은 산간벽지나 원거리의 아주 작은 섬들을 빼놓고는 무제한 송전을 하게 되었다.

또한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계기로 전력설비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하여 전력의 품질은 세계 최 상위권으로 도약을 하였다.

필자의 글들을 읽어보셨던 분들은 전기품질의 의미를 익히 아시고 계시겠지만 처음 읽으시는 분들을 위하여 전기품질을 다시 한 번 간단히 설명한다.

전기품질을 평가하는 국제적인 기준은 ①전기를 쓰는 전체 수용가의 연간 정전횟수와 누적 정전시간(분), ②정격전압 유지율 ③정격주파수 유지율로 평가한다.

직설적으로 설명하면 정전시간은 2008(?)년 통계로 일본이 연간 10분으로 세계1위이고, 그 뒤를 한국이 연간13분으로 2위다. 우리가 선진국으로 알고 있는 미국이나 유럽 국가들은 모두다 100분을 훨씬 넘는다.

후쿠시마 대지진의 여파를 감안하면 현재는 한국이 일본을 추월하였을 것으로 생각한다.

외국여행을 자주 하셨든 분들은 경험을 하였을 것이다. 호텔에 숙박하면 정전이 되어도 자가발전기로 전기를 공급하여 정전을 못 느끼지만 시골에 민박 등을 하셨던 분들은 정전이 10시간 이상 2-3일 걸리는 것도 드물지 않게 경험하셨을 것이다. 한국에서는 호랑이 담배 피울 때의 얘기다.

다음으로 정격전압유지율은 한국에서는 이미 지나간 과거의 얘기가 되었다. 전기를 잘 모르시는 일반인들이 가장 느끼기 쉬운 것이 전압이 규정치 이하로 내려가면 형광등이 점등이 안 되고 깜박거리기만 하고 TV화면은 줄어들어 4변에 검은 여백이 나타난다. 오늘날 한국에서는 없는 현상이다.

주파수유지율은 전기를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는 설명이 곤란하지만 전자산업이나 정밀기기를 운전하는 산업체는 불량품의 속출에 이어 장시간 계속되면 조업이 불가능할 정도의 현상이다.

그래서 첨단전자산업체 등에서는 한전의 전기를 공급받아 자체 시설로 무 정전/정격전압주파수 유지장치(CVCF)를 설치하여 핵심기기에는 100%정제된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일반인들에게 가장 쉽게 설명을 하자면 우리가 한전으로부터 공급받는 전기는 60헤르츠(싸이클)인데 가정의 선풍기의 회전수는 정확히 주파수에 비례한다.

60헤르츠 일 때 초당 60바퀴를 돌던 선풍기는 주파수가 58헤르츠로 떨어지면 선풍기 회전수도 58회가 되고 62헤르츠로 상승하면 선풍기 회전수도 62회로 상승한다.

정격주파수 유지율은 59.8~60.2헤르츠로 엄격하게 관리되고 있으며 이 범위를 벗어나면 선풍기회전수가 변경되는 정도의 불편이 아니라 첨단산업에서는 일반인들이 상상할 수도 없는 엄청난 피해가 속출한다.


블랙아웃의 문제로 접근을 해보자!

현재 전력당국이나 한전이 추산하는 블랙아웃 이후 전국 재송전이 이루어지기까지 예상하고 있는 시간이 5~7일 정도이다.

이것도 모든 매뉴얼이 시계톱니바퀴 돌아가듯 착착 착오 없이 진행되었을 경우의 얘기다.

블랙아웃이란 단일계통 전력망으로 운전되는 전력계통 전체가 동시 또는 시차를 두고 순차적으로 정전이 되어 단일전력계통망 전체가 정전이 되는 것을 이르는 전기공학 용어가 아닌 사회의 <통칭 또는 속칭)이다.

▲ 전 국토를 연결하는 송전탑

우리나라는 아주 작은 도서낙도지역으로 자체 발전기를 운전하여 전력을 공급하는 섬(울릉도)들을 빼놓고는 제주도를 포함 남한 전역이 하나의 전력망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러니 블랙아웃이란 자체 발전기로 전력을 공급하는 울릉도와 같은 섬을 빼놓고 제주도를 포함 전국이 일제히 정전이 된 것을 이르는 말이다.

물론 전남 해남과 북제주화력발전소 간을 연결하는 해저전력계통을 분리시키면 제주도만은 전국전력계통에서 분리 독립되어 제주도만은 자체적으로 전력공급이 가능하다.

필자도 한전에 30년 가까이 근무하였었지만 발전소가 아닌 배전사업소(대도시에 있는 한전의 지사나 지점)에서만 근무하여 발전소운전 시스템에 대하여는 정확하게 아는 것은 없지만 블랙아웃의 참상을 일반인들보다 더 깊이 있게 고민하고 예측해 볼 수는 있다.

수력발전소는 블랙아웃이 되었어도 자체발전기의 고장만 없다면 자여자발전기를 갖춘 수력발전소에서 즉시 전력을 생산할 수는 있다. 설명이 길어져 생략하거니와 자여자/타여자 발전기는 무슨 의미인지 인터넷을 검색해 보시기 바란다.

간략히 설명하면 자여자 발전기는 물레방아(수차)를 돌려주면 바로 전력이 생산되는 수력발전기이고, 타여자 발전기는 다른 발전기나 배터리에서 전력을 공급하여 발전기의 일정부분을 강제로 전자석을 만들어 준 다음에 물레방아를 돌려야 전력이 생산되는 발전기를 이르는 말이다.

물론 화력발전소의 발전기나 원자력발전소의 발전기도 자여자 발전기를 설치할 수는 있으나 비경제적이고 비현실적이다.

하지만 수력은 전체전력계통에서 1%안팎의 전기를 생산하는 미미한 비중으로 전국발전기의 비상기능을 유지시켜주는 전력량에도 어림없다.

원자력발전!

필자도 솔직히 잘 모른다. 다만 전국동시 정전이 되어 원자력발전소의 기능유지에 꼭 필요한 안전을 담보하게 하는 비상전력조차 고갈된 상태에서 원자력발전의 안전이 확실하게 담보되는지는 판단할 만한 지식은 없다.

어느 원자력발전소가 부분적인 고장으로 발전을 중단했어도 다른 발전소에서 공급되는 전력으로 발전이 정지된 원자력발전소의 기능을 유지시켜 주는 전력은 항상 확보되어 있는데, 전국동시정전이 되면 이런 전기조차 고갈이 된다는 점이다. 그저 천시신명께 무사하기만을 빌 뿐이다.

화력발전!

대부분이 석탄과 석유를 연소시켜 전력을 생산하고, 현재 한국의 전기를 충당하는 전력은 50%이상이 화력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력이다.

그러니 블랙아웃이 되었다 전국전력계통을 다시 살리려면 화력발전이 다시 운전을 개시하여 전력을 생산해야 된다는 얘기와 마찬가지다. 단시간은 몰라도 화력발전소가 장시간 정전이 되면 즉시 발전이 불가능 하다.

정전과 동시에 보일러의 가동이 멈추고 타다만 연료가 보일러 내에 쌓이고 비상기능유지 전력조차 고갈되어 보일러내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났을지 모른다. 그러니 보일러 내부를 완전 청소 하고 완벽하게 점검을 한 연후에만 재발전이 가능하다.

발전소 보일러를 가정이나 공장의 보일러로 생각하면 큰 착각이다. 화력발전소 곁을 지나가셨던 분들은 벽에 수많은 복잡한 장치가 얼기설기 달라붙은 커다란 빌딩만한 건물을 보셨을 것이다. 그 큰 건물하나가 바로 화력발전소의 보일러다.

그 큰 보일러를 가동이 멈추었다고 해서 바로 장비와 사람이 들어가서 청소와 점검을 할 수가 없다.

사람과 장비가 들어갈 수 있는 온도로 내려가기를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1,000도 이상으로 가동되던 작은 산만하던 보일러내부가 상온으로 냉각되는 시간을 상상해 보시라!

상상이 잘 안 되실 것이다.

전국동시 정전이 아닌 단일 화력발전소 하나가 무슨 고장으로 발전이 멈추었어도 보일러는 다른 발전소에서 생산하는 전력을 공급받아 일정연소를 하며 보일러 기능은 유지를 시켜주고 있어 고장을 수리하고 나면 바로 발전이 가능하지만 블랙아웃이 되었을 때는 보일러 기능을 유지시킬 수가 없다.


블랙아웃이 되면!

제일 먼저 철·비철 금속을 녹이는 용광로가 설치된 산업체는 궤멸수준에 이른다. 한 번 화입(火入)이 되어 철을 녹이기 시작한 용광로는 수명을 다 할 때까지 불을 끄지 않는다.

한번 불을 끈 용광로는 다시 가동이 안 되고 용광로를 완전 파쇠하고 다시 용광로를 설치하고 화입을 하여 재가동을 하여야 한다. 그 사이 대부분의 사업체는 고사를 하고 만다.

전기로 철을 녹이는 전해용광로만 있는 경우가 아니라 석탄이나 석유로 철을 녹이는 용광로로 마찬가지다. 전기가 끊기면 석탄이나 석유도 연소를 시킬 수가 없어 화석연료를 태우는 용광로도 불이 꺼지기는 마찬가지다.

다음으로 여수화학공단과 같은 화학공업단지에서는 수도 없는 폭발과 화재사고가 연발할 것이다. 정전이 되면 바로 수돗물도 끊기고 소방차는 붉은 칠을 한 고철덩어리나 다름없게 된다.

대도시에서의 블랙아웃!

우선 수돗물이 끊기고 지하철의 운행이 중단됨은 물론 지하터널 내에서의 상황은 글로 표현하기가 부적합하여 피해 가거니와, 배수지 펌프장의 기능마비로 저지대의 침수와 첨단빌딩들의 지하실이 침수가 진행되고, 대부분의 주유소 역시 지하탱크에 채워진 기름을 퍼 올릴 수가 없어 자동차의 운행도 불가능 해 진다.

수십 층의 아파트를 걸어서 다닌다고 불평하는 것은 세상물정 모르는 한가한 사람의 투정이다. 당신의 첨단아파트에는 비상발전기가 있어 아무 걱정 없다고? 그 발전기 말 그대로 비상발전기다. 한전의 전기와 같은 상시발전기가 아님을 깨닫기를 충고한다. 물과 전기가 끊긴 도시는 바로 죽음의 도시다.

삼성전자와 같은 전자산업!

필자가 그 피해를 예측할 만한 지식은 없다. 하지만 지금까지 보도된 정전 시 전자산업이 입게 될 막대한 피해는 상상을 초월한다는 것은 어렴풋이 알고 있다.

그런 전자산업에서 설치한 비상발전기가 얼마동안 얼마간의 전력을 공급하여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지는 그 기업체의 핵심기술진만이 알고 있을 것이다.

필자의 낮은 지식과 하찮은 경험으로 블랙아웃이 되었을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는 것을 다 알 수도 없고, 일일이 열거할 수도 없다.

상상해 볼 수 있는 것은 우리가 한 번 겪었던 IMF뒤보다 더 심각할 것이고, 일본이 겪은 후쿠시마 대지진보다 피해가 더 크고 광범위 할 것이라는 것이다.

IMF 때는 기업을 돌릴 운전자금이 없어 IMF을 불러 왔으나 국민들의 피눈물 나는 내핍과 외국의 투자로 단기간에 이를 극복할 수가 있었다.

하지만 블랙아웃 뒤에는 돈이 넘쳐나도 산업체를 돌릴 설비가 초토화 되어 IMF와 같이 시련을 단기간 내에 극복할 수 없다는 얘기다.


그러면 우리는 어찌해야 되는가?

아무리 사태가 위급해도 <민주주의>와 <인권>을 제약해서는 안 되지만, 전력위기는 공권력을 동원해서 강제적인 방법을 써서라도 이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여야 한다. 전력위기는 단기간에 치유가 안 되는 병이다.

절대발전량이 부족한 것은 적어도 5~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나고 그 사이에 발전소 건설에 모든 힘과 노력을 기울여야만 극복이 가능한 위기다.

당장 이를 극복하는 것은 하느님도 불가능 하다.

모든 국민들이 초절전을 생활화 하고, 특히 전력에너지를 물 쓰듯 하는 산업체들의 뼈를 깎는 에너지 절약에 대한 참여와 에너지 저소비 구조로의 변환에 대한 과감한 투자가 있어야 할 것이다.

필요하다면 지지난해 9월 15일에 겪었던 전국적으로 돌아가면서 무작위 강제단전조치를 단행했던 것을 제도화해, 전국적으로 돌아가면서 요일별로 지정휴무나 지정단전조치를 기꺼이 받아들일 각오를 해야 된다. 블랙아웃을 겪는 것 보다 천배 만 배 낫다.

블랙아웃!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리가 지금까지 키워온 경제 한 순간에 주저앉을 수도 있다.
무슨 일이 있어도 블랙아웃만은 막아야 한다.
여러분 각자 각자의 자각이 블랙아웃을 막을 수 있습니다.

블랙아웃을 막는 주인공이 바로 당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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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뿌리는 새' 큰부리새가 사라지면 열대림도 위험하다

'씨뿌리는 새' 큰부리새가 사라지면 열대림도 위험하다

 
조홍섭 2013. 05. 31
조회수 1116추천수 0
 

커피와 사탕수수 농장으로 조각난 브라질 남동부 열대림, 다양한 큰부리새도 멸종위기

씨앗 나르던 큰 새 줄어들면서 야자 등 과일나무의 씨앗도 작아져…장기적으로 숲 쇠퇴 우려

 

bra1.jpg » 흠왕부리새. 열대우림에서 씨앗을 퍼뜨리는 중요한 구실을 한다. 큰부리새류는 발가락이 앞뒤로 2개씩 나 있는 등 딱따구리류와 가깝다. 사진=린돌포 소우토, <사이언스>

 

브라질 남동부 대서양 쪽에는 방대한 열대림이 펼쳐져 있었지만 1800년대부터 커피와 사탕수수 농장이 들어서면서 숲은 조각났다. 또 사람들이 큰 새를 중심으로 사냥을 하면서 흠왕부리새 등 이 지역을 대표하는 열매를 먹는 대형 조류가 사실상 멸종상태에 빠졌다.
 

문제는 열매를 먹는 큰 새들이 씨앗을 전파하는 중요한 구실을 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제 열매를 먹고 씨앗을 배설물과 함께 퍼뜨리던 대형 조류가 미미한 숫자밖에 남지 않게 된 브라질 대서양 열대림은 어떤 영향을 받을까.
 

bra.jpg » 큰부리새의 서식지인 브라질 남동부의 대서양 쪽 열대림. 현재는 조각나 자투리만 남았다. 그림=마우로 갈레티 외, <사이언스>

 

마우로 갈레티 브라질 에스타두알 파울리스타 대 조류학자 등 연구자들은 31일 <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서 이런 대형 조류의 감소가 이곳 생태계의 핵심종인 야자의 씨앗 크기를 감소시킨다는 사실을 밝혔다.
 

연구진은 22개 야자 종을 대상으로 열매를 먹는 대형 조류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을 비교해 이런 결과를 얻었는데, 사람의 영향으로 진화론에서는 매우 이른 100년도 되지 않아 씨앗의 크기가 줄어드는 결과가 초래됐다.
 

bra2.jpg » 야자 열매를 먹는 노란발찌르레기. 이들은 대형 조류가 사라진 숲에서 주로 작은 씨앗이 든 열매를 먹는다. 사진=린돌포 사우토, <사이언스>

 

씨앗의 크기가 줄어들면 발아 성공률이 떨어지고 묘목의 크기도 작아지는 등 종의 장기적 생존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또 씨앗 크기마다 이를 퍼뜨리는 새가 따로 있기 때문에 번식에도 지장을 받게 된다.
 

연구진은 이런 결과에 비춰 대형 척추동물의 급속한 감소가 열대림의 진화와 조성에 전례 없는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bra4.jpg » 야자 열매를 먹는 중부리새. 열대림의 씨앗을 멀리 옮기는 중요한 기능을 한다. 사진=에드손 엔드리고, <사이언스>

 

bra5.jpg » 브라질 대서양 열대림에서 가장 큰 새인 자쿠팅가. 길이 63~74㎝로 날씬한 칠면조처럼 생겼다. 남획과 서식지 파괴로 멸종위기이다. 사진=에드손 엔드리고, <사이언스>

 

bra7.jpg » 대형 조류가 씨앗을 옮기는 야자나무 유테르페 에둘리스. 브라질 대서양 열대림의 지배종이다. 사진=페드로 조르다노, <사이언스>

 

bra6.jpg » 야자나무 유테르페 에둘리스의 다양한 열매. 큰 열매는 대형 조류만이 먹을 수 있다. 사진=에드손 엔드리고, <사이언스>

 

bra8.jpg » 브라질 대서양 열대우림의 모습. 씨앗을 퍼뜨릴 큰 새가 사라진 숲의 미래는 암울하다. 사진=페드로 조르다노, <사이언스>

 

기사가 인용한 논문 원문 정보:

Functional Extinction of Birds Drives Rapid Evolutionary Changes in Seed Size
Mauro Galetti, Roger Guevara, Marina C. Côrtes, Rodrigo Fadini, Sandro Von Matter, Abraão B. Leite, Fábio Labecca, Thiago Ribeiro, Carolina S. Carvalho, Rosane G. Collevatti, Mathias M. Pires, Paulo R. Guimarães Jr., Pedro H. Brancalion,Milton C. Ribeiro, Pedro Jordano

Science

10.1126/science.1233774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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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릿고개 넘으니 자살고개? '개종'하라!

[프레시안 books] 질베르 리스트의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

조효제 성공회대학교 교수 필자의 다른 기사

기사입력 2013-05-31 오후 7:04:32

 

 

아주 희한한 약물이 있다. 트넴폴레베드라는 약이다. 거의 기적과 같은 약효를 자랑한다. 사람을 계속 자라게 하고 똑똑하고 세련되게 만든다. 아픈 사람을 고치고 평균수명도 늘린다. 생활을 편리하게 만드는 데 이만한 명약이 없다. 세상살이의 모든 면에서 놀라운 변화를 가져온다. 이 약은 우리 삶이 계속해서 더 더욱 좋아질 거라고 약속한다. 기적이 아닐 수 없다. 해서 트넴폴레베드를 처음 접한 사람은 충격과 경이로 넋을 잃기 마련이다. 그것은 선망으로 이어진다. 더욱 더 이 약을 갖고 싶어 한다.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트넴폴레베드를 좋은 약으로 인정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면 이 약을 더 많이 가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이 그들의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는다. 요컨대 트넴폴레베드는 이제 보편적 약물, 인간 삶의 목표 자체가 된 듯하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트넴폴레베드를 모든 사람이 공평하게 나눠 가지기는 불가능하다. 아무리 해도 이 약이 늘 부족한 다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약이 부족한 다수와 약이 넉넉한 소수 사이에는 늘 긴장과 갈등이 발생한다. 또한 트넴폴레베드를 일단 복용하기 시작하면 끊을 수가 없다. 아편보다 중독성이 강하기 때문이다. 계속해서 복용량을 늘려야 한다. 한번 중독된 후 자발적으로 이 약을 끊을 수 있었던 사람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트넴폴레베드를 만들려면 엄청나게 많은 재료가 필요하다. 이웃의 재료를 빼앗아서라도 이 약을 생산하려고 기를 쓰게 된다. 사실 이 약을 처음 개발할 때부터 자기들에게 없는 재료를 확보하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둬야 했다. 약재가 점점 줄어드는 것도 문제다. 이 때문에 전쟁도 일어난다. 게다가 재료를 뽑아내는 과정에서 쓰레기가 엄청나게 많이 발생한다. 그동안 약을 너무 많이 생산해서 이제 사람들이 쓰레기더미 속에 살게 되었다. 쓰레기의 악취와 독한 기운이 사람과 자연을 죽이고 있다.

이런 현실 때문에 요즘 들어 트넴폴레베드를 보는 시각이 다양해졌다. 아직도 '이대로'를 외치는 사람들이 많다. 제일 큰 그룹이다. 이들은 트넴폴레베드에 문제가 있는 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이 약 없이 살 순 없다고 주장한다. 다음으로 '다른 방식의 중독'을 주장하는 소수의 사람들이 나타났다. 이웃의 재료를 강탈하지 말고, 정의롭고 착한 방식으로 이 약을 만들어 내자고 요구한다. 마지막으로 '중독 탈출'을 부르짖는 극소수의 사람들이 있다. 나쁜 중독이든 좋은 중독이든 중독은 중독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질베르 리스트 지음, 신해경 옮김, 봄날의책 펴냄). ⓒ봄날의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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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알아차렸겠지만 문제의 약물 '트넴폴레베드'(Tnempoleved)는 '발전'이라는 단어 'Development'를 본 평자가 거꾸로 표현한 것이다.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신해경 옮김, 봄날의책 펴냄)의 저자 질베르 리스트는 발전 담론으로부터 완전히 빠져 나와야 한다고 보는 점에서 '탈출파'를 대표하는 학자라 할 수 있다. 리스트는 원래 인류학자로 출발한 사람이다. 그래서 발전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인식론의 근저까지 살피는 입장에 서 있다.

프랑스어로 쓰인 이 책의 원제목은 <발전: 한 서구 신앙의 역사>다. 발전이라는 것 자체가 확고한 믿음 체계에 입각한 신앙(croyance)이자 종교라는 말이다. 종교가 무엇인가? "하나의 사회 집단이 공유하는 논박할 수 없는 특정 진실에 대한 믿음"이자, "의무적인 행위들을 규정함으로써 해당 집단의 사회적 결속을 강화"하는 실행 체계다(55쪽). 발전이 현대적 종교가 되었으므로 "발전은 하나의 신앙이자 서로 모순되면서도 하나의 총체를 구성하는 일련의 실행들"로 나타난다(61쪽). 신앙생활은 절대적 사유의 토대를 요구한다. 따라서 종교나 마찬가지인 발전 담론은 다른 의견이나 다른 가치관을 허용하지 않는, 전적인 복종과 동의를 그 특징으로 한다. 발전이 이렇게까지 확고한 존재론에 기반하고 있다면 그것에 의문을 제기하거나 그것을 반대하는 논리가 통할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발전 중독에서 탈출하자는 주장은 주류 발전론에서 볼 때 신성모독의 대죄나 마찬가지다. 따라서 리스트는 자신의 작업을 이처럼 어려운 과제, 즉 '연금술의 환상'을 깨는 일과 같다고 설명한다.

저자에 따르면 발전, 성장, 진보라는 개념은 서구에서 오랜 기원을 지니고 있다. 4세기의 교부철학자 아우구스티누스에서부터 직선적 역사관이 개진되었고 계몽주의 시대가 되면서 이전에는 상상도 못할 사상이었던 진보와 사회진화가 당연시되기 시작했다. 이런 발전 사관과 자본주의, 산업혁명은 너무나 자연스럽게 결합하여 근대의 핵심사조가 되었다. 이런 논리 위에서 리스트는 식민지배 시기에 서구가 비서구를 착취하고 수탈했던 구도가 2차 세계대전 이후 발전과 저발전의 구도로 대체되었다고 지적한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다. 전자가 일방적인 지배-종속의 대립관계였다면, 후자의 관계는 '발전'을 보편 이상으로 일단 전제한 후 그것의 실행 방안을 두고 벌어진 논쟁 관계였다는 것이다. 여기서 "저발전과 발전은 같은 식구"라는 명제가 도출된다. 아시아-아프리카 비동맹운동의 원조가 된 1955년 반둥회의가 대표적 예다. 서구로부터의 독립을 추구하는 강렬한 제3세계주의의 기치였다는 통념과 달리, 반둥회의의 최종 공식선언문은 발전에 대한 확고한 믿음과 지지를 천명한 문헌이었다. 결국 발전 자체가 좋다는 점을 재확인한 입장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근대화론 자체가 편의적으로 사용되었다. 북반구 국가들에게 근대화는 공산주의에 대응하는 방안이었고, 남반구 국가들에게 그것은 "새 지배계층에게 일임된 미래에 대한 약속"에 불과했다. 새 지배계층은 "서구화의 선물을 자신의 호주머니에 채워 넣었다"(169쪽). 당시 등장했던 급진 종속이론 혹은 제3세계 자립주의도 새로운 패러다임이긴 했으나 낡은 전제에 기대고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1970년대의 신국제 경제질서(NIEO) 역시 남반구의 집단적 저항처럼 받아들여졌지만 발전 패러다임 내에서 자원 분배를 둘러싸고 남북 간에 벌어진 권력 투쟁에 지나지 않았다고 한다. 크게 보면 위에서 말한 '다른 방식의 발전'을 벗어나지 못한 몸부림이었다고 할 수 있다.

이런 움직임은 결국 세계화 시대로 이어지는데, 세계화 역시 당대에 적합하게 변형하고 새롭게 단장한 신앙과 신화에 지나지 않았다. 그 신화의 몰락과 종말이 어떤 것인지 우리가 지금 당장 목격하고 있는 중이다.

<발전은 영원할 것이라는 환상>은 발전 담론의 사상사 책으로 분류하는 게 제일 적합할 것 같다. 실제 현실의 움직임이나 구체적 사례를 다루기보다, 중요 문서, 선언, 학설, 이론을 중심으로 발전론을 통시적으로 일별하고 있기 때문이다. '중독 탈출론'답게 리스트의 논지는 분명하고 신랄하다. 추호의 타협도 없이 문제의 근원을 끝까지 파고든다. 발전 담론에 있어 가장 발본적인 사유를 제시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대로'를 되뇌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다른 방식의 발전'에 속하는 여러 입장에 대해서도 가차 없는 비판이 날아든다. 예를 들어 역성장(탈성장), 현재의 발전은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일정한 성장은 현실적으로 불가피하다는 신중론, 대안적이고 공정한 발전론, 인권과 같은 보편기획, 심지어 마르크스주의에 입각한 사회주의적 성장관도 리스트의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않다. 모두 경제적 사고와 근대적 진보관에 중독되어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렇다면 저자의 대안이 무엇인가?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이냐 라는 질문이 당장 나올 수 있다. 저자는 다소 추상적이긴 하나 전면적인 '개종'을 권한다. "환상에 매달리기보다 눈앞의 현실을 직시하고, 그랬으면 하고 바라는 바를 상상하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이해"하라고 촉구한다(386쪽). 지구상에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새로운 다원적 가치들을 상상하고, 근대 경제학의 기본전제들을 거부하며, 세상을 전혀 다르게 볼 수 있는 인식을 가지라고 한다. 죽을힘을 다해 보릿고개를 넘었지만 다시 소비고개, 경쟁고개, 자살고개를 넘어야 하는 현실을 생각한다면 리스트의 주장은 가장 본질적인 차원에서 수긍할 수밖에 없다. 권말의 해제를 쓴 하승우의 문제의식도 이런 연장선상에 있다.
 

▲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더글러스 러미스 지음, 김종철·최성현 옮김, 녹색평론사 펴냄). ⓒ녹색평론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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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리스트의 주장에 공감하면서도 '다른 방식의 발전' 패러다임 내에서 고군분투하고 있는 많은 사람에게 저자의 근원적 비판은 정말 곤혹스럽게 다가올 것이다. 바로 여기에 우리의 고민이 있다. 근원적 사유에 동의한다고 해서 '착한 발전론'을 배척하는 것이 능사일까? 착한 발전론에 한계가 있고 문제가 많지만 그와 같은 상황적 계기(momentum)를 상상력의 단초로 활용해 근원적 행동으로 옮겨갈 운동적 계기(movementum)로 승화시킬 수는 없을까? 이는 한가한 가상적 질문이 아닌 우리 발등에 떨어진 화급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아무튼 본서는 발전론에 관한 수많은 참고서적 중에서 반드시 언급될 가치가 있는 확실한 논점을 지닌 책이다. 본서에 찬성할 수도 반대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 무시할 수는 없는 의미심장한 저술이다. 또한 진보-보수의 단순한 스펙트럼에서만 벌어지기 쉬운 발전의 논쟁에 인류학적 차원의 비판을 제공하는 중요한 저작이다. 베블렌과 폴라니를 잇는 지성적 전통의 자장 속에서 잘 이해될 수 있는 작품이라 할 수 있다.
 

▲ <거대한 역설>(필립 맥마이클 지음, 조효제 옮김, 교양인 펴냄). ⓒ교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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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일리히의 <행복자전거를 타고 온다>(박홍규 옮김, 미토 펴냄), 더글러스 러미스의 <경제성장이 안 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김종철·최성현 옮김, 녹색평론사 펴냄), 볼프강 작스의 <반자본 발전사전>(이희재 옮김, 아카이브 펴냄), 팀 랭의 <먹거리 정책>(충남발전연구원 옮김, 따비 펴냄),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어제까지의 세계>(강주헌 옮김, 김영사 펴냄), 그리고 필립 맥마이클의 <거대한 역설>(조효제 옮김, 교양인 펴냄)과 비교해 가면서 이 책으로 한 학기 세미나를 진행해도 좋을 것 같다. 조만간 한국에 출간될 저자의 <경제학은 과학적일 것이라는 환상>도 기다려진다. 인식 변화 없이 세상을 바꾸기 어렵고, 공부 없이 인식을 바꾸기란 더 어렵다. 발전 담론의 뿌리를 끝까지 사유하고, 기존의 인식을 확실히 바꾸고 싶은 사람들에게 리스트의 책은 필수적 관문 역할을 할 것이다.

(사족: 저자의 한국어판 서문은 의례적인 인사말을 넘어, 보기 드문 통찰과 지적 겸손을 보여주는 글이다. 그 자체로 한 편의 명문장이라 할 만 하다.)

 
 
 

/조효제 성공회대학교 교수메일보내기필자의 다른 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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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아들 사건 특종했는데...더러워서 낸다니?"

[이영광의 거침없는 인터뷰 73번째] 언론노조 KBS본부 김현석 본부장

13.06.01 17:07l최종 업데이트 13.06.01 17:08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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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노조 김현석 본부장
ⓒ 이영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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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아들이 영훈국제중학교에서 성적조작으로 특례입학했다는 건 KBS 특종입니다. 이것을 취재한 기자가 <9시 뉴스>에 내겠다고 했더니 김시곤 보도국장이 뉴스 가치가 없다는 거예요. 특종인데 보도하지 않겠다는 거예요. 기자총회로 요구하고, 노조도 항의하니까 그제야 뭐라는 줄 아세요? '시끄러워질까봐 더러워서 낸다'. KBS 보도국장이란 사람이 이 정도니 정말 어이없는 일이죠."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이하 KBS새노조) 김현석 본부장은 최근 KBS 보도국 내부가 얼마나 황당하게 운영되고 있는지 폭로했다. 지난해 파업을 벌였다가 노사합의로 파업을 잠정 중단한 지 어느덧 1년이 돼 가는 시점에 만난 김 본부장은 여전히 '내부의 전쟁' 상황을 전했다.

김 본부장은 지난달 30일 <오마이뉴스>와 만나, 지난 1년간 "사장 선임과 대선 방송 모니터, 그리고 '멘붕'에 빠진 조합원을 추스르며 바쁘게 지냈다"며 "지금 목표는 공정방송을 위해 싸우는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파업을 중단하며 사측과 합의했던 것이 지켜졌는지에 대해 김 본부장은 "대선 때 '대선공정방송위원회'가 만들어져 그나마 방송을 완전히 망가지지 못하게 했다는 것은 자평할 만하다. 하지만 안 지켜진 게 훨씬 많다"고 평가했다.

탐사보도에 있어서 손꼽히는 김용진·최경영 기자가 KBS를 떠나 <뉴스타파>에 합류한 것에 "굉장히 착잡하고 슬펐다. 더구나 <뉴스타파> 가서 '조세피난처' 특종 터트린 3명 기자가 다 KBS 출신이라 더 착잡했다. 그러나 최근 최 기자를 만났는데 얼굴이 밝아져서 좋았다"고 말하면서도 동료들 떠나보낸 것에 대한 아쉬운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그는 이어 <뉴스타파>의 조세피난처 특종에 "KBS가 탐사보도를 가장 먼저 시작하고 가장 오랜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조직이기 때문에 KBS 탐사보도팀이 한국 파트너로 선정되었어야 하는데, 신청했는지 모르지만 국제탐사보도연맹이 볼 때 KBS는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했을 것"이라면서 "주류 언론이 국제 사회로부터 어떤 평가를 받는지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또한 KBS 뉴스에서 <뉴스타파>를 '한 인터넷 언론'으로 의미를 축소시킨 것에 "되도 않는 자존심이다. 지들이 해야할 것을 못하니까 화풀이 하는 거다. 쪼잔함의 극치를 달린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얼마 전 종합편성채널(이하 종편) JTBC으로 간 손석희 사장에 대해 "종편에 가도 기대할 게 없을 것 같다"면서 "솔직한 이유는 모르지만 MBC에서 쌓은 이미지를 내다 판 장사"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또한 종편이 5·18광주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것에 대해 "문화전쟁이 시작된 것"이라면서 "당연한 사실인데 들고 나온 건 일단 논란거리로 만들어서 상처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음은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 김현석 본부장과 나눈 일문일답 전문.

"탐사보도 핵심 인력 사표... 착잡했다"

- 파업이 끝난 지 어느덧 1년이 되어갑니다. 파업 후 1년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파업이 끝난 게 작년 6월인데 끝난 뒤에 대선도 있었고 KBS 입장에서는 11월에 사장 선임이 있어서 지난해 하반기에는 사장 선임 투쟁 그리고 대선 공정방송 모니터를 하며 굉장히 바쁜 6개월을 보낸 것 같아요. 올 1월부터는 조합원들이 소위 말하는 멘붕 상태에 빠진 상황에서, 그들을 추스러서 다시 싸울 수 있는 결의를 모아내야겠다는 차원에서 대외적으로 싸우기 보다는 내부적으로 조합원들을 다독였어요.

사실 KBS가 나아지진 않았지만 이 정도 유지해서 내부 구성원들에게 공정방송 사수에 대한 의지를 얘기하기도 하고, 싸울 수 있는 세력이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저는 소중하다고 생각해요. 솔직히 올해 목표는 우리 진영, 공정방송을 위해 그나마 싸우겠다는 사람들이 죽지 않고 살아남는 것! 아예 없어지지 않는 것을 목표로 삼을 정도로 어려운 상황이에요. 5개월 동안 그 작업 했는데 얼마나 성과가 있는지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조합원들이 그래도 상처가 많이 치유되고 여유를 많이 찾은 것 같아요."

- 우선 지난 파업 후 몇 가지 합의가 있었어요. 합의사항은 잘 지켜졌나요?
"합의 사항 중 일부는 지켜졌어요. 대선 때 '대선공정방송위원회(이하 공방위)'를 만들어서, 저희가 자평을 하자면 공방위를 통해 그나마 대선 방송이 완전히 망가지지 않게 일정 정도 제어는 했죠. 물론 좋은 방송이라고 말은 못하고 어찌됐든 저희가 그 정도도 안 했으면 더 망가졌을 거에요. 대선 검증단도 만들어져서 몇 가지 괜찮은 프로그램을 만들기도 했고. 또 안철수 관련해서 특종도 몇 가지 했죠. 대선을 공정하게 치르자는 데 있어 개인적으로는 일정 정도 성과는 있었다고 생각해요. 그러나 나머지에 있어 탐사보도팀을 만드는 문제도 만들어지긴 했는데 운영이 아직까지는 적극적으로 활발하게 되지 않고 있고…. 또 안 지켜진 게 굉장히 많죠."

- 대선 방송이 망가지지 않게 하기 위해 일정 정도 제어는 했다고 하셨는데 일반 시청자가 보기엔 MBC와 별 차이점을 못 느꼈거든요.
"차이점을 못 느꼈다는 것에 동의를 하는데 못 느낀 게…. 뭐 그런 정도죠. MBC만큼 노골적으로 하게 하지는 못했다는 게 저희 자평이에요. (우리가) 공정했다는 게 아니라 MBC처럼 노골적으로 불공정하게 방송하는 것은 막았다는 거죠. 누가 봐도 말이 안 되는 걸 막았다는 정도죠. 특별히 엄청나게 잘했다는 평가는 저희도 못하죠."

- 지난해 노조는 국회에 언론장악 청문회를 요구했지만 다수당인 새누리당의 반대로 이뤄지지 못했습니다. 언론장악 청문회 아직도 유효하다고 보십니까?
"유효하죠. 해야 되는데 지금은 불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해요. 당시는 총선 결과가 야권 의석이 많이 나오면 가능할 것으로 봐서 총선 전에 내걸었던 구호가 언론장악 청문회였거든요. 야권이 표를 더 얻으면 청문회 정도는 추진할 수 있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는데…. 총선 끝나고도 그 구호를 포기하지 못했고, 그걸 개원협상에서 이상하게 '노력한다'는 정도로 합의했는데 노력도 안 하고 없어진 거죠.

지금은 불가능하다고 봐요. 오히려 지금 저희가 해야 할 것이 뭐냐면 지난번에 정부조직개편안 협상에서 방송 공정성 특위를 만들기로 합의했잖아요. 그래서 청문회보다는 방송 공정성 특위 활동이 제대로 이뤄져야 하고 정치권도 더 이상 방송과 절연해야 해요. 이건 새누리당뿐만 아니라 민주당도 마찬가지에요. 정치권이 어쨌든 언론계에 영향을 미쳐서 자기에게 유리하게 끌고자 하는 것을 벗어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거죠. 다음주부터 1인시위 등을 통해 성과를 내도록 하는 작업을 하고 있어요."

- 탐사보도에서 누구보다 뛰어난 김용진 기자와 최경영 기자가 지난 2월 사표를 내고 <뉴스타파>에 합류했잖아요. 착잡했을 것 같은데….
"굉장히 착잡했죠. 최경영 기자를 몇 번 만나서 나가지 말라고 설득을 했는데 결국 못 막았어요. 처음엔 설득이 되어서 사표를 안 내고 휴직을 할까 했는데 이것저것 안 맞아서 사표를 냈죠, 슬픈 일이죠. 탐사보도에 있어 가장 뛰어난 기자였던 2명, 특히 뒤에 나오겠지만 조세피난처 보도를 하는 데 있어 두 기자, 그리고 박중석 기자까지 핵심적인 역할을 했는데 다 KBS 출신이잖아요.

KBS 탐사보도 핵심이 다 가서 특종을 이끄는 것을 보면서 착잡했죠. 근데 최근 최 기자를 만나면 KBS에 있을 때보다 얼굴이 정말 밝아요. 일주일에 두세 번씩 밤을 새운다니 일은 힘든 것 같은데 표정은 밝더라고요. 그래서 '잘 갔다. 그렇게 맘 편하게 기자로서 특종 하면서 사는 게 낫지, 월급이나 안정성은 떨어지더라도 기자로서 그렇게 사는 것도 좋은 삶이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밝아서 좋더라구요."

<뉴스타파> 특종·이재용 아들 성적 조작 특종도 겨우 내보내

- 지난주 <뉴스타파>에서 조세피난처 특종을 보도 했어요, 공영방송 기자로서 그 보도 어떻게 보셨나요?
"이게 가장 문제에요. 당연히 KBS 탐사보도팀이 가서 조세피난처 취재를 하고 한국 파트너로서 KBS 탐사보도 팀이 선정되었어야 하는 거죠. 당연한 거예요. 탐사보도를 제일 먼저 공론화 시키고 시작한 게 KBS고, KBS가 탐사보도 기법에 있어 가장 오래된 노하우를 가지고 있어요. 정말 열심히 했고 성과를 냈던 조직이었는데 그걸 없애버리고. 또 파업 끝나고 간신히 탐사보도팀을 만들었는데 취재해오면 못 내보내고 해서 탐사보도팀이 제 역할을 할 수 없었어요.

그러니까 국제탐사보도협회에서도 KBS 탐사보도팀은 뭘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고 판단을 한 것 같고…. 물론 KBS가 신청을 했는지 모르지만 그쪽에선 당연히 '한국은 <뉴스타파>다' 생각한 거겠죠. 한국의 주류 언론 상황이 정권에 장악되어 비판 보도를 못 하고 진보언론이라고 하는 <한겨레>나 <경향신문> 등 몇 가지 있긴 하지만 아직까지는 탐사보도 할 만큼의 역량이 부족하다고 본 것 같아요. 국제탐사보도협회에서는 <뉴스타파>가 그나마 할 수 있겠다는 판단 하에서 선정한 것 같고…. 주류언론의 위기죠. 주류언론이 국제적으로 어떤 평가를 받고 있는지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것이죠."

- 이 보도에 있어서 SBS는 톱으로 보도했는데 KBS나 MBC는 비중 있게 안 다뤘거든요, 그것도 KBS 경우 <뉴스타파>라고 밝히는 게 아니라 한 인터넷 언론으로 의미를 축소시켰는데 이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정말 되도 않는 자존심, 그리고 말도 안 되는 일이죠. 자신들이 했어야 할 역할을 못 하고 인터넷 매체가 하니까 그거에 대해 어떻게든 깎아내리려 하고 있잖아요. 지들이 해야 되는데 못하니까 괜히 기분 나빠서 화풀이 하는 듯한 거잖아요. <뉴스타파>라고 밝히는 것이 뭐가 어때서 그걸 인터넷 방송이라고 하는지 쪼잔함의 극치를 달린다고 생각해요. 말이 안되죠. <뉴스타파>라고 써야 하고 또 뉴스 가치는 누가 봐도 그날 톱이죠. 근데 뒤로 뺀 거죠. 근데 솔직히 그날 저희 핵심 관심이 뭐였냐면 그걸 내는 거였어요. '저걸 낼까?'에 관심이 많았고 그거에 대해 '이거 안 나가면 안 된다'고 해서 나가긴 나갔죠. 나간 것만 해도 감사해요.

비슷한 사건이 28일도 있었는데 이재용 아들 국제중 특례 성적 조작해서 보냈다는 거잖아요. KBS 특종이에요. 저희 기자가 제일 먼저 알아왔어요. 그날 <9시 뉴스>에 내겠다고 했는데 김시곤 보도국장이라는 사람이 뉴스 가치가 없다는 거예요. 다 아는데 왜 내냐고 해요. 성적조작으로 이재용 아들이 국제중 갔다는 것 알았나요? 삼성이 알려줘서 자기는 알았을지 모르겠네요. 어쨌든 못 내게 막은 거예요. 그러고 있는데 압수수색을 한다는 것을 제보받아서 다른 데는 못 찍었는데 저흰 찍었어요.

특종인데 안 내겠다는 거예요. 기자들도 총회 요구하고 노조도 이거 안 내면 안 된다 해서 보도본부장 찾아가서 항의하니까 보도국장이라는 사람이 6시 넘어서 낸다면서 표현이 '시끄러워질까봐 더러워서 낸다. 난 아직도 이거 뉴스거리 안 된다고 생각한다'였어요. 제가 볼 때 그 정도 머리면 자진 사퇴하는 게 맞아요. 한국에서 삼성 부회장 아들이 성적조작으로 학교 갔다는 것이 뉴스거리 안 되면 그 사람은 삼성 사내방송 가야죠. 왜 중요한 보도냐면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가치를) 증명할 수 있는 길이 그 길이기 때문에 그래요.

그나마 삼성의 광고에서 자유로운 KBS가 공영방송의 역할을 못하면 국민들이 공영방송인 KBS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겠어요? 당연히 삼성이나 재벌에 대해 비판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국민들이 '아 공영방송으로 광고 안 하는 방송이 이래서 필요하구나'라고 할 텐데 그런 기본적인 상식과 철학도 없는 사람이 보도국장으로 앉아서 농단을 하니 KBS뉴스가 자기거예요? 무슨 더러워서 내준다느니 정말 어이없는 거죠. 이런 정도의 사람이 보도국을 이끈다는 것은 보도국의 수치라고 생각할 정도인 거죠.

어쨌든 <뉴스타파> 특종도 그렇고 영훈국제중 사건은 KBS 보도국의 단면을 가장 잘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생각해요. 이런 얘기하면 죄송하지만 KBS 기자들은 정말 일 잘해요. 지금 탐사보도팀도 후배지만 깜짝깜짝 놀라요. KBS는 언론 장악될 순간에도 끊임없이 특종을 가져와요. 근데 가져오면 당연히 국장이나 임원이 칭찬과 격려를 하고 기사를 더 키워줘야 하는데 오히려 특종을 하면 그때부터 걱정이 되는 거예요. '특종 잡았는데 못 내게 하면 어떡하지?'라는 고민만 해요. 그날도 두 꼭지를 올려서 싸운 결과 한 꼭지 나간 거예요. 그러니 기분이 나겠어요? 그렇게 해서 나가도 국장한테 칭찬받는 게 아니라 찍히기만 하니 기자들이 할 맘이 안 나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후배들이 고마워요. 보도본부장과 국장만 장난 안 치면 KBS는 잘될 거라고 봐요."

"거세된 언론, 박근혜정부에 알아서 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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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새노조 김현석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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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느덧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되어갑니다. 현 정부의 언론 정책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현재 언론은 거세됐다고 생각해요. 박근혜 정부의 정책도 문제지만 언론 자체가 스스로 거세되었다고 생각해요. 전혀 비판 같은 것이 없이 정부가 얘기하는 것들을 받아쓰고 또 정부가 압력을 넣는 상황이 아닌데도 박 대통령을 향해서 알아서 기는 상황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박근혜 정부는 즐기고 있는 거죠. 가만 있으면 알아서 기니까 할 필요가 없는 거죠. 박 대통령은 대선 때도 언론정책다운 정책 낸 적 없고 취임 이후에도 언론정책은 낸 적이 없죠. 아니 낼 필요가 없는 거죠."

- 종편의 5·18광주민주화 운동 왜곡 등으로 논란이 있는 가운데 언론인을 꿈꾸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롤모델로 꼽을 만한 손석희 교수가 종편행을 택하면서 종편을 어떻게 봐야 할지 모르겠는데….
"기대할 것 없다고 생각해요. 손 전 교수가 종편 가봐야 역할 별로 못할 거 같아요. 솔직히 간 이유가 뭔지 모르겠는데 솔직히 말하고 가는 게 낫지 종편이 변할 거 같지도 않고 가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 같지는 않아요. MBC에서 쌓은 이미지를 내다 판 장사라고 밖에 보이지 않아요."

- 종편이 5·18 등 역사적 사실을 왜곡시켜 논란이 되는데 어떻게 보세요?
"문화전쟁이 시작되었다고 생각해요. 이명박 정부는 시민적 차원에서 노동문제 등에서 갈등이 중요한 요소였다고 생각하고 박근혜 정부는 더 중요한 게 문화전쟁, 예를 들어 5·18민주화운동을 어떻게 평가하고 5·16쿠데타나 유신 등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현대사 영역, 그리고 교육의 영역 교육을 보수적으로 끌고 가고 하는 문화 싸움이 치열할 것으로 봐요. 종편이 5·18를 갑자기 들고 나온 것은 지금까지 5·18 하면 당연히 전두환이 잘못한 것이고 학살한 것인데 아무도 거부하지 못한 사실을 갑자기 들고 나온 건 이제 싸움 한번 해보겠다는 것으로 일단 상처를 내겠다는 거죠. 논란을 만들었기 때문에 상처 내기는 성공했다고 봐요. 종편이 할 역할은 그런 거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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