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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5월에 더 넘쳐나는 5·18 조롱글···20대 절반은 “5·18 모른다” 역사 인식 급후퇴

온라인 왜곡 게시글 2년간 약 1만건

‘배재고 조롱’ 이면에 끊임없는 허위폭동” “북한 개입” 등을 ‘의견’ 치부

20대서 ‘민주화 기여도’ 답변도 10%p 하락

“도덕·법률적 문제 인식 심어줘야”

6일 광주제일고를 방문한 배재고 교장이 사과문을 낭독하고 있다. 강윤중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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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주화운동 46주년이었던 지난 5월, 온라인에는 5·18을 왜곡하고 조롱하는 게시글이 넘쳐났다. “폭동”이라거나 “북한군이 개입했다”는 허위사실과 피해자들을 “홍어”라며 모욕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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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기념재단에는 이런 글을 발견한 시민들 신고가 당시 662건이나 접수됐다. 재단은 이 중 명백한 왜곡과 혐오로 판별한 146건과 관련해 해당 사이트에 삭제를 요청했다. 배재고 야구부 ‘5·18조롱 응원’ 배경에는 끊이지 않는 5·18왜곡과 폄훼가 자리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특히 최근 5·18에 대한 20대 인식이 크게 나빠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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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5·18기념재단이 2024년부터 지난 4월까지 진행한 ‘온라인 모니터링’ 결과를 보면, 5·18과 관련한 허위사실과 왜곡·폄훼 등을 담은 인터넷 게시글은 9054건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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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7월 5·18특별법이 개정돼 5·18허위사실을 유포할 경우 처벌할 수 있는 조항도 생긴 이후에도 왜곡과 조롱은 줄어들 기미가 없다. 재단이 법 시행 이후 직접 고소·고발한 것만 해도 지난 5월까지 22건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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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 의뢰 대상은 전광훈 목사를 비롯해 지만원씨, 일부 정당 등 다양하다. 5·18북한군 개입설을 지속적으로 주장하는 지씨는 재단이 2건을 고소해 경찰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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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목사는 2023년 4월 광주역 집회에서 “5·18은 간첩과 김대중 지지자들이 일으킨 폭동”이라고 주장했다. 일부 정당도 5·18을 이용한다. 정당 현수막을 빙자해 “5·18에 북한군이 개입했다”거나 “유공자 상당수는 가짜”라는 허위사실을 유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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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들에 대한 경찰과 검찰 수사는 수년째 진행 중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검찰이 정식 재판에 넘기지 않고 벌금 200만원이나 500만원을 결정한 경우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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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기영 변호사(민변 광주전남지부 부지부장)은 “많은 사람이 5·18허위사실 유포를 ‘의견에 불과하다’며 거리낌 없이 자행한다”면서 “‘도덕·법률적으로 확실히 문제’라는 인식이 자리 잡아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게 현실이다. 이런 분위기가 고등학생까지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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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층을 중심으로 5·18 인식 여부도 낮아졌다. 5·18기념재단이 지난 5월 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5·18인식조사’에서 ‘5·18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20대는 46%에 그쳤다. 전체 응답자 평균인 62.6%보다 20%포인트나 낮은 수준이다.

5·18과 관련한 역사적 평가도 크게 떨어지고 있다. ‘5·18을 민주주의 역사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서 78.8%만 ‘그렇다’고 답했다. 2024년 조사에서는 88.2%였던 응답이 2년 사이 10% 가까이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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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이 한국 민주화 등에 기여했는지 등을 묻는 질문에도 69.2%만 ‘그렇다’고 답했다. 2024년에는 76.2%가 ‘그렇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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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는 왜곡·폄훼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로는 가장 많은 43.3%가 ‘초·중·고 교육 현장에서의 올바른 역사 교육 및 교재 보급’을 꼽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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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훈 5·18기념재단 진실기록부 팀장은 “기업의 무감각한 역사 소비, 정치권 왜곡·혐오 조장, 온라인 조롱 문화가 누적돼 청년을 넘어 청소년들에게까지 왜곡된 인식이 전파된 결과로 보고 있다”면서 “민주주의와 헌정질서를 훼손하는 행위라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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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수백만명 ‘하메네이 장례식’ 운집...“복수” 외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6/07/06 07:48
  • 수정일
    2026/07/06 07:48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기자명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6.07.05 11:07
  •  
  •  수정 2026.07.05 12:07
  •  
  •  댓글 0
이란 최고지도자였던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고별식’이 4일(현지시간) 테헤란 이맘호메이니 대(大) 모살라에서 진행됐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연합공격으로 사망한 가운데, 이란 당국이 6일 간의 국장을 개시하는 고별식 날짜를 ‘미국 독립 250주년’에 맞춘 셈이다.

이란 국영 [프레스TV]는 “4일 시작된 이 행사에는 수백만명의 추모객들이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모여들면서 모살라는 슬픔과 경건함으로 가득 채웠다”고 전했다. 고별식은 5일까지 계속된다. 

[프레스TV]는 “대규모 인파는 순교한 지도자에 대한 마지막 작별 인사이자 이슬람 혁명, 이슬람, 그리고 순교자들의 이상에 대한 충성 다짐이며, 국가의 존엄과 독립, 저항에 대한 의지를 상징한다”고 풀이했다. 

검은 옷을 입고 복수와 정의 추구를 상징하는 붉은 깃발을 흔드는 조문객들은 슬픔에 잠겨 가슴을 치며 “미국에 죽음을”, “복수, 복수”라는 구호를 외쳤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6일 수도 테헤란, 7일 중부 종교도시 쿰, 9일 북동부 도시 마슈하드에서 각각 장례식이 치러진다. 하메네이의 고향 마슈하드에 위치한 이맘 레자 성묘에 안장된다. 8일에는 나자프와 카르발라 성지에서 각각 특별추모식이 거행된다.

지난 3일에는 각국 정상과 대표, 전 세계 종교지도자들이 테헤란에 모여 조의를 표했다. 

[알 자지라]에 따르면, 이란 외교부는 셰바즈 샤리프 파키스탄 총리, 에모말리 라흐몬 타지키스탄 대통령, 나콜 파시냔 아르메니아 총리, 미하일 카벨라슈빌리 조지아 대통령, 세브데트 일마즈 튀르키예 부통령, 하피즈 우딘 아흐메드 방글라데시 국회의장, 허웨이 중국 전인대 상무위 부주임, 아미르 칸 무타키 아프가니스탄 외교부 장관, 파미트라 마르게리타 인도 외교부 차관 등 각국 정상과 대표들이 장례식에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프레스TV]에 따르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4일 ‘영원한 저항의 지도자 이맘 하메네이 국제 컨퍼런스’에서 알리 하메니이의 순교가 전 세계 무슬림에게 단결을 향한 영감을 불러일으켰다고 치켜세웠다. 

그는 “신성한 지도자의 사상과 메시지는 순교로 사라지지 않고 살아남아서 후세 사람들이 진리, 정의, 그리고 저항의 길을 계속 걸어가도록 인도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이슬람 세계의 적들이 무슬림 지도자와 과학자 등을 표적 삼아 암살하는 정책을 펼치고 있음에도 국제사회가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프레스TV]에 따르면, 이란 외교부는 4일 ‘성명’을 통해 “이란 외교 정책은 국가의 존엄, 독립, 그리고 권력을 수호하고 적들의 음모에 맞서 경계를 늦추지 말라는 그의 현명한 조언을 항상 지도 원칙으로 삼을 것”이라고 맹세했다. 

이란 외교부는 “인내심 강한 이란 국민”과 무슬림, 그리고 진실을 추구하고 자유를 사랑하는 전 세계인들은 작고한 지도자 암살의 배후인 미국과 이스라엘에 맞서 정의와 복수(justice and revenge)를 계속 추구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이란 당국은 국장 기간 1,500만에서 2천만 명이 추모행사에 참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4일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이란 국민들이 하메네이를 미워하는 줄 알았는데 장례식에서 우는 걸 보고 놀랐다며 “어쩌면 가짜 눈물일지도 모른다”고 주장했다. 또한 장례식에 폭탄을 떨어뜨릴 수도 있으나 “그렇게 하지 않을 것”이라며 “협상 상대가 없어지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알 아라비야]는 파키스탄이 오는 11일 미국과 이란 간 차기 협상을 주최할 예정이라고 4일 보도했다. 이란 대표단의 규모는 하메네이 장례식 이후 결정될 것이고, 미국의 대 이란 제재와 이란 동결 자산, 이란 핵 목록이 주요 의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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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성역” 발언 이병태 사퇴요구 지나치다는 조선일보

[아침신문 솎아보기] 이병태 규제합리화위 부위원장 “5·18은 성역이냐” 발언에 청와대 “공직자로서 부적절” 경고

조선 “5·18 존중하지만 지나친 대응까지 성역일 순 없어”…경향 “이병태가 쏘아올린 ‘극우적 표현’의 자유”

배재고, 오늘 광주일고 방문해 공식사과…배재학당 총동창회장, 무등일보 1면에 사과 의견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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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명장슬기 기자

▲ 배재고와 광주일고 경기 중 배재고 학생들이 “가야지 가야지 스타벅스 가야지” 라는 응원구호를 사용했다. 사진=MBC 유튜브 화면 갈무리

이병태 대통령 직속 규제합리화위원회 부위원장(총리급)이 배재고 야구부가 광주제일고와 경기하면서 “스타벅스 가야지, 탱크데이”라고 외쳐 6개월 출전 정지 징계받은 것에 대해 “5·18이 성역이 됐다”라며 “북한의 모습”이라고 했다. 이에 청와대는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 있는 위치의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엄중히 경고하고 향후 재발 방지를 강력히 요청했다”고 했다. 이 부위원장의 혐오 발언을 두고 일부 언론에서 ‘표현의 자유’라며 두둔하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인류 보편적 가치를 부정하는 발언은 기본권으로서 표현의 자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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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대회에서 5·18을 조롱한 서울 배재고가 6일 오후 3시 광주제일고를 방문해 공식 사과를 한다. 정근식 서울 교육감과 김대중 전남광주 교육감이 동행한다. 이날 배재학당 총동문회장은 전남광주 지역일간지 무등일보 1면 하단에 광고를 싣고 광주제일고 학생, 학부모, 교직원, 동문, 광주시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했다. 이날 사과 방문이 이뤄질 수 있도록 받아준 것에 대한 감사 표시도 함께 했다. 다만 전남광주 지역신문에선 이번 사태에서 배재고 학생들의 미래를 더 걱정하는 사회 분위기에 대한 비판과 피해학생인 광주일고 학생들에 대한 배려와 이해가 부족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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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태 발언도 ‘표현의 자유’로 보호하자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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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위원장은 지난 2일 페이스북에 “5·18 역사의 성역화로 어린 학생들의 장난에 가까운 일탈도 수용이 안 되고 어른들의 ‘정치’가 됐다”며 “이 모습을 대한민국보다 김일성 사진이 나온 신문이 비에 젖는 것을 보고 울부짖는 북한의 모습”이라고 썼다. 그는 지난 4일에도 페이스북에 “내 의견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라며 “서울 한복판에서 김일성 만세를 외쳐도 허용돼야 한다. 그게 기본권”이라고 한 뒤 “소수의 미친소리는 다수의 진리에 의해 정화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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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이날 “정부 소속 기관의 책임 있는 위치의 사람으로서 부적절한 처신”이라며 “혐오와 조롱에 대한 정부의 단호한 거부 기조와 달리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남준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에 “대통령 직속 부위원장 직함을 단 채 국민 통합과 헌정 가치를 훼손하는 발언을 계속할 수는 없다”며 “부위원장직이 2년 임기 보장으로 해촉이 불가한 만큼 스스로 물러나라”고 썼다.

▲ 7월6일자 조선일보 정치면 기사

조선일보는 6일자 정치면 <靑 ‘5·18발언’ 경고…이병태 “입장 바뀔 일 없다”>에서 이 부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총리급의 ‘5·18 성역’ 의견 논란”이라며 찬반 ‘논란’ 내지 ‘정쟁’이 벌어지는 것처럼 다뤘다. 이 부위원장은 조선일보에 “배재고 중징계가 한국의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이라고 생각해서 올린 글이었는데 이게 정치인들의 정치 행위들로 인해 변질됐다”며 “바람직하지 않고 신경쓰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사퇴요구에 대해서도 “2년 임기로 돼 있는데 무슨 근거로 그러는지 잘 모르겠다”며 “임명권자(대통령)가 원하면 언제든지 (사퇴)할 수 있겠지만 연락 온 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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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헌법적인 혐오 발언을 정당한 의견인 것처럼 대등하게 다룬 뒤 이를 여권 내 정쟁, 특히 전당대회를 앞두고 벌어지는 당권 경쟁의 한 쟁점으로 다뤘다. 조선일보는 “최근 민주당 지지층은 지난 대선을 전후로 유입된 중도·보수 성향의 뉴이재명과 친노·친문 등 구주류 세력으로 분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이들은 각각 민주당 차기 당 대표로 김민석 전 총리, 정청래 전 대표를 지지하며 친명, 친청으로 갈라져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 여권 관계자의 “이 부위원장이 사퇴하면 이 대통령이 민주당으로 데려온 다른 보수 인사들도 거취 압박을 받게 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 부위원장을 안고 가면 당대표 선거에 악영향이기 때문에 그냥 갈 수도 없는 노릇”이라는 발언도 함께 전했다.

▲ 조선일보 7월6일자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 <5·18 존중하지만 지나친 대응까지 성역일 순 없다>에서 이 부위원장의 발언을 정당한 의견으로 전제하며 표현의 자유가 위축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이 부위원장도 5·18을 존중한다고 했다. 그가 걱정한 것은 5·18과 관련된 언급에 대해 지나친 대응으로 표현의 자유마저 위축되는 상황이었다. 그런 의미에서 ‘5·18은 성역이냐’고 물은 것”이라며 “5·18의 가치가 훼손되는 것은 당연히 막아야 하지만 최근 상황은 ‘표현의 자유’가 위태로워졌다고 느낄 정도로 지나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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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근거로는 “반중 시위 규제와 현수막 철거로 논란을 빚었고, 대통령이 과거 자신과 관련된 의혹을 다뤘던 방송사에 공개 사과를 요구하기도 했다. 계엄 여파로 야당이 지리멸렬한 상태에서 민주당이 압도적 의석수에 취해 독주하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며 “자신들에게 토를 달리 말라는 태도”라고 했다. 이어 “민주당 단독으로 처리해 7일 시행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표현의 자유’를 더욱 위축시킬 것이란 우려를 고조시키고 있다”며 “가짜뉴스를 근절하겠다는 취지이나, 국민이 말하고 쓸 자유를 억압하는 ‘입틀막법’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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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이병태 발언, 표현의 자유 의미 몰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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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위원장은 비판이 커지자 지난 2일자 글을 삭제했다. 관련해 경향신문은 1면 <이병태가 쏘아올린 ‘극우적 표현’의 자유>에서 “이 주장을 두고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과 표현의 자유의 의미를 몰이해했거나 곡해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며 “언론·출판의 자유를 규정한 헌법 21조에는 타인의 명예나 권리, 공중도덕, 사회윤리를 침해해서는 안 된다는 한계와 범위가 있는데 이를 무시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 경향신문 7월6일자 만평

경향신문은 사설 <‘5·18이 성역이냐’ 망언한 이병태 부위원장, 자진 사퇴해야>에서 “(배재고에 대한) 징계 수위의 경중을 놓고 생각이 다를 순 있지만 우리 사회가 공유하는 역사적 사실을 부정하고 특정 지역·지역민의 피해 역사를 조롱하는 행동까지 ‘표현의 자유’를 이유로 보호해선 안 된다”며 “피해자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것은 물론 사회 공동체의 신뢰와 통합을 허무는 일이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하는 유럽인권재판소도 인종차별, 홀로코스트 부정, 특정 종교·집단에 대한 혐오 선동 같은 극단적 행태는 표현의 자유 보호 영역에서 배제한다”며 “5·18 국가폭력을 부정하고 피해자들에 대한 경멸을 조장하는 발언이나 행동이 인종차별이나 홀로코스트 부정과 무엇이 다른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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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오늘 광주제일고 방문해 공식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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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등일보 1면 <‘5·18 민주화운동 조롱’ 배재고 품은 광주>란 기사를 보면 배재고 측이 사과 방문을 건의했고 광주제일고는 학생 의견을 수렴해서 이를 수용했다. 이규연 광주제일고 교장은 “학생들이 잘못을 뉘우치고 진심으로 화해하고 싶어한다고 느껴 받아들이기로 했다”며 “이번 화해를 계기로 학생들이 새로운 출발을 하길 바란다”고 했다. 6일 오후 3시에 제일고를 방문한 뒤 배재고 야구부와 광주제일고 학생들은 국립 5·18민주묘지를 함께 참배하는데 김대중·정근식 두 교육감이 동행한다.

▲ 무등일보 7월6일자 1면 하단 광고

무등일보 1면 하단에는 “제40대 배재학당 총동창회장 임호” 명의의 사과문 광고가 실렸다. 임호 회장은 사과 광고에서 “이번 학생들의 행동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었으며 그 잘못을 예방하고 올바른 가치관을 심어주지 못한 책임은 학교와 동문 선배들에게도 있음을 깊이 통감한다”며 “오늘 학교는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리기 위해 광주제일고를 방문하는데 사과 방문을 너그러이 받아들여 주셔서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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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재고 사태 이대로 일단락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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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배재고 야구부 등이 광주제일고를 방문하는 사과 행사가 잘 마무리되면 당장이 논란은 잦아들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학교 현장을 비롯한 한국 사회에는 큰 숙제가 남아 있다. 경향신문은 3면 <“논쟁적 주제, 중립성 시비에 위축…교사 위한 제도적 보호 필요”>에서 학교 현장에서 배재고의 5·18 비하 등 혐오와 같은 사안이 벌어졌을 때 정치적 편향 논란이나 민원 부담 없이 혐오, 역사왜곡 등을 토론할 수 있는 환경이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현실을 다뤘다. 이 신문은 “교육계에서는 혐오 표현이 왜 타인에게 상처를 주고 민주주의와 공동체를 훼손하는지 학생들과 함께 토론하고 성찰하는 교육이 이뤄져야 하지만 교사들이 정치적 중립성 논란과 민원 부담으로 사회적 쟁점을 다루는 것 자체를 꺼리게 됐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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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는 1면 톱기사 <가해학생만 걱정?…광주일고 피해학생들은 지워졌다>에서 “광주 시민들 사이에서는 ‘학생들의 미래를 걱정하는 목소리는 넘치는데 정작 피해를 입은 광주일고 학생들과 지역민들의 상처는 외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배재학당총동창회가 6개월 출전정지 징계를 내린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국민의힘이 논평을 내 “학생들의 미래를 박탈해서는 안 된다”며 징계가 과하다고 주장한 것 등이 부적절하다는 취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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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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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일보 기사를 보면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사과와 책임이 먼저인데 선처 요구부터 나오는 모습에 시민들이 허탈함을 느끼고 있다”며 “피해자들의 상처가 충분히 치유되지 않은 상황에서 가해 학생들의 미래만 강조되는 것은 균형을 잃은 접근”이라고 비판했고 광주의 한 고교 교사는 “교육은 책임을 배우는 과정이기도 하다”며 “잘못에 대한 진정성 있는 반성과 책임이 선행돼야 한다”고 했다. 광주 북구 거주 한 학부모는 “광주일고 학생들은 원치 않았던 논란의 한가운데에 서게 됐고 이제는 폭탄 협박까지 받는 상황”이라며 “선처를 말하기 전에 피해 학생들이 어떤 심정이었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 남도일보 7월6일자 칼럼

남도일보는 두 건의 칼럼을 실었다. 노성태 남도역사연구원장은 <‘스타벅스’ 조롱 응원, 학생 민주역사 교육 시급하다>란 글에서 “타인의 아픔을 내 아픔으로 느끼고 불의에 침묵하지 않으며 공동체의 가치를 소중히 여기는 ‘민주주의 교육 및 올바른 역사 교육의 강화’가 시급하다”며 “역사는 박물관에 박제된 유물이 아니라 오늘날의 혐오와 싸우는 가장 강력한 무기”라고 했다. 정희윤 남도일보 사회부 차장은 <교육·스포츠 현장에 5·18 조롱 없어야 한다>는 칼럼에서 “교육 현장과 스포츠 현장은 혐오와 왜곡을 걸러내는 마지막 방파제여야 한다”며 “이번 사태가 한 학교의 사과로 끝나는 사건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학생들에게 무엇을 가르쳐야 하는지 되묻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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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대 56만원 공제에 성과급 0원 차별…현중 이주노동자의 분노 "우린 노예 아니다"

[현장] 임금 삭감·차별 앞에 선 울산 이주노동자들의 함성 "나쁜 계약 철회하라"

손가영 기자 | 기사입력 2026.07.06. 05: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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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렵지 않습니다. 회사가 거대한 힘 가진 거 압니다. 나에게 고통을 줄 수 있어요. 근데 잘못됐으니까, 잘못됐다고 말하는 겁니다. 우린 스리랑카 노동자를 대표하지만, 모두를 대표합니다. 우린 모두 노동자로 같고, 이건 모두의 조건을 나쁘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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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에서 온 노동자 다누스카(44) 씨가 5일 오후 울산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열린 '전국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 집회에서 <프레시안>과 만나 말했다. HD현대중공업에서 일한 지 3년째인 그는 지금 한국에서 투쟁 중이다. 지난 5월, 회사가 강요한 '기본급 삭감' 근로계약서에 서명을 거부하며 "이건 부당하다"고 항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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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같은 뜻으로 집회에 참석한 스리랑카 노동자는 200여 명에 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누스카 씨는 이들을 대의하는 대표자 10명 중 한 사람이다. 현대중공업의 이른바 '차별 계약'은 이주노동자들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집단으로 서명을 거부하며 가장 먼저 움직였다. 앞서 울산에서 두 차례 집회에 참석했던 이들은 이날 세 번째 집회도 이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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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대구, 부산 등 전국 각지에서 모인 시민과 이주노동자 800여 명이 현대중공업 정문에 모여 "불공정 계약을 철회하고 임금 삭감을 중단하라"고 외쳤다. 스리랑카, 베트남, 태국, 방글라데시, 러시아, 우즈베키스탄, 네팔 등 다양한 국적의 이주민들이 함께했다. 집회는 민주노총 울산본부, 금속노조 현대중공업 지부 및 사내하청지회, 울산이주민센터가 공동주최했다.

▲7월 5일 오후 울산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전국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가 열렸다. ⓒ사람이왔다(백승호)

식대 56만 원 공제에 성과급 0원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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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차별 계약의 피해자는 현대중공업에 고용된 'E-7-3' 비자(일반기능인력) 노동자다. 정부는 조선업이 다시 호황을 맞은 2022년경, 용접공, 전기공, 도장공 등 전문 기술직 이주노동자를 대거 유입하는 정책을 폈다. 그렇게 2023년, 1600명 넘는 'E-7-3' 이주노동자들이 입국해 현대중공업에서 일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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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금 차별과 부당 대우는 이때부터 쌓여 왔다. 계약서상 기본급은 280여만 원이었으나, 식대 등으로 56만 원을 공제해 실상 최저임금에 가까운 기본급을 받았다. 이들을 제외한 원·하청 노동자는 모두 무료로 점심, 저녁을 먹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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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월엔 이들만 성과급을 하나도 받지 못했다. 반면, 원청 정규직은 평균 1721만 원, 하청 내국인 노동자는 920~1035만 원, 하청 이주노동자는 465~520만 원 등의 성과급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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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지난 5월 27일, 현대중공업은 기본급 대폭 삭감을 골자로 한 새 근로계약서 체결을 요구했다. 근속연수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으나, 한 노동자는 기본급 23만 8400원이 삭감됐고, 이에 따라 통상시급 기준 1021원이 삭감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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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이주노동자가 계약을 거부하자 관리자의 압박이 시작됐다. 이주노동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사인 안 할 거면 사직하라", "앞으로 재계약하지 않겠다", "다른 곳에 취업 못 하게 하겠다"라며 엄포를 놨다. 또한 서명한 이들만 식당에서 밥을 무료로 먹을 수 있게 차별 대우를 했다. 지난달 중순 투쟁이 본격화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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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연대발언에 나선 권수정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같은 공장에서 자동차를 만드는 데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똑같이 일한다. 그런데 왜 비정규직이 차별받아야 하나' 이 말을 2003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사내하청 노조를 만들 때 했다"며 "23년 후인 지금, 이 말을 이주노동자들이 한다. 2003년 그때를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인간 선언이라 불렀듯, 오늘 이 자리는 이주노동자의 인간 선언이 선포되는 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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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다야 라이 이주노조 위원장도 무대에 올라 "같은 현장에서 같은 일을 하는데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임금을 덜 주고 계약을 달리하는 건 인종차별이고, 균등대우 원칙 위반"이라며 "조선업을 비롯한 수많은 산업 현장이 이주노동자 없이 안 굴러가는데, 세계적 기업이라는 현대중공업에서 이런 차별을 해도 되느냐"고 큰 소리로 물었다.

▲7월 5일 오후 울산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전국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가 열렸다. 스리랑카, 방글라데시, 베트남 등의 이주민들이 대표 발언을 하는 모습. ⓒ사람이왔다(백승호)

▲7월 5일 오후 울산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전국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가 열렸다. ⓒ프레시안(손가영)

휴일 반납하고 울산 모인 이주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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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노동자들의 참여도는 뜨거웠다. 투쟁 구호가 나오면, 미간을 찌푸릴 정도로 힘을 줘 큰 소리를 내질렀다. 일부는 붉은색 깃발 십수 개를 단체로 연신 흔들었다. 국적 별로 삼삼오오 모여 앉은 현장 곳곳에선 각국의 투쟁 구호가 동시 다발로 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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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미포조선에서 7년, 현대중공업에서 7년을 일한 베트남 노동자 까인진(37) 씨는 동료 7명과 함께 참석했다. 그는 "오늘 아침 8시부터 오후 5시까지 갑자기 특근이 잡혔으나, 가지 않고 이곳에 왔다"며 "두렵지 않다. 기본급 삭감은 정말 부당하다. 외국인 노동자를 차별하지 말고 공평하게 대해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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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노동자 대표로 나온 차리타 씨가 발언할 땐, 수십 명의 스리랑카 노동자들이 약속한 듯 주먹 쥔 오른손을 하늘을 향해 힘차게 뻗으며 "투쟁"을 한국어로 외쳤다. 차리타 씨가 "우리가 원하는 건 나쁜 계약을 철회하는 것"이라며 "끝까지 함께 싸울 겁니까?"라 물은 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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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리타 씨는 "한국 동료가 '회사는 힘이 세다. 그러니 이런 거 하지 말고 회사가 시키는 대로 하라'고 했다"며 "나는 그에게 '회사의 힘이 누굽니까? 회사의 힘은 이 건물입니까? 이 회사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입니다'라고 답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린 3년 동안 (식대 공제 등으로) 월급을 삭감당해 왔다"며 "이 회사는 우리를 노예로 본다. 동지들, 앞으로 노예처럼 일할 겁니까?"라 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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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노동자를 대표해 무대에 오른 원서현 금속노조 성서공단지역지회 활동가는 "우리는 구걸하러 온 것이 아니다! 한국 조선업의 인력 부족을 메우고, 선박을 만들어내며, 한국 경제를 지탱하는 당당한 노동자다!"라 외치며, "우리의 노동이 당당한 만큼, 우리의 건강을 보호받고 법이 정한 노동권을 보장받을 자격이 있다!"고 소리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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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셰드 이주노조 사무국장도 방글라데시 노동자를 대신해 무대에 올라 "우리가 '개발도상국'에서 왔다고 해서 우리의 삶이 값싼 것이 아니"라며 "우리는 노동하기 위해 나라를 떠났지, 목숨을 바치기 위해 온 것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의 꿈, 자존심, 그리고 인간의 권리를 결코 두고 오지 않았다"며 "여기서 죽기 위해 온 것이 아니고, 모욕을 견디기 위해 온 것도 아니며, 우리의 노동, 능력 그리고 땀을 통해 더 나은 미래를 만들기 위해 왔다"고 강조했다.

▲7월 5일 오후 울산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전국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가 열렸다. ⓒ프레시안(손가영)

▲7월 5일 오후 울산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전국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가 열렸다. 현장 곳곳에선 금속노조 조합원 가입 신청서를 쓰는 이주노동자들도 눈에 띄었다. ⓒ프레시안(손가영)

펜 들고 노조 가입... 국경 넘어선 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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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리랑카 노동자 대표단들은 무대에 올라 지난 4일 회의를 거쳐 금속노조 조합원 가입을 결의한 사실을 알렸다. 이날 현장 곳곳에선 집회 주최 측이 들고 다니며 받은 조합원 가입 신청서에 서명하는 이주노동자들이 눈에 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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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집회가 끝난 후 현대중공업 정문에서 서부문까지 "노동자는 하나다"가 적힌 현수막과 깃발, 피켓을 들고 행진했다. 백 명이 넘게 모여 행진한 스리랑카 노동자 대열에선 악기 소리와 스리랑카어의 '투쟁' 구호가 쉬지 않고 반복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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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휴일 시간을 쪼개어 이들을 지지하러 온 이주노동자도 적지 않았다. 경기 포천에서 온 방글라데시인 샤히둘 이슬람 씨는 "어제 4시간이 걸려 서울 숙소에 도착했고, 동료들과 잠시 눈을 붙이고 오늘 새벽에 울산으로 출발해 다시 자정이 넘어 포천에 도착한다"며 "남 일이 아니란 생각에 조금이라도 힘이 되고 싶어서 울산에 응원하러 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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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하 금속노조 현대중공업지부장은 행진을 마친 후 "이 문제를 더 이상 갈등과 대립으로만 끌고 갈 게 아니라, 정부와 현대중공업 사측, 현대중공업지부가 함께 참여하는 노사정 협의 테이블을 즉각 구성할 것을 제안한다"며 "이를 통해 이주노동자의 임금체계와 노동조건, 차별 개선 방안을 함께 논의해 가자"고 제안했다.

▲7월 5일 오후 울산 HD현대중공업 정문 앞에서 '전국이주노동자 공동행동대회'가 열렸다. 거리 행진 모습. ⓒ사람이왔다(백승호)

손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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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관계의 완전한 복원을 다시 촉구하며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6.07.06 06:07
  •  
  •  댓글 0
 
 

미국은 6월 8-9일 도쿄 일본 외무성에서 미일 확장억제대화(EDD: Extended Deterrence Dialogue)를 연데 이어 11일 서울 국방부에서 제6차 한미 핵협의그룹(NCG: Nuclear Consultative Group) 회의를 개최했다. EDD에서 양국은 핵을 포함한 미국의 일본 방어 공약을 재확인하고, 중국의 핵무기 증강을 논의한 후 조선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다졌다. NCG에서 한미 역시 조선 비핵화의 공동 목표와 핵을 포함한 미국의 전 범주 능력을 통한 대한국 확장억제 공약을 재확인했다. 항상 하는 얘기로 특별할 것은 없다.

 

6월 18일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이 일본과는 확장억제대화를, 한국과는 핵협의그룹 회의를 연이어 개최한 것에 대한 중국 측 입장을 묻는 말에 “엄숙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답했다. 대변인은 먼저 “일본이 핵우산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핵보유를 추구하는 위험한 발언까지 내놨다”고 비판한데 이어 “한국은 신중하게 행동하여 지역 안정에 더 많은 기여를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이것 역시 항상 하는 말로 특별할 것은 없다

다만 주목할 점은 중국이 일본과 한국을 같은 강도로 묶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국에는 아직 ‘선택의 여지’를 남겨두는 어법을 썼다. 물론 이것에 감지덕지 할 것은 없다. 중국 언사의 차이는 의도적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중국은 일본을 재무장, 핵무장을 향해 가는 위험한 행위자로 묘사한다. 그래서 일본에는 “반성하라”는 식의 명령형 어법이다. 한국에는 “바란다”는 권고형 어법이다. 한마디로 중국은 일본에 대해 희망을 접은 지 오래다. 그러나 한국에는 아직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핵 네트워크에 더 깊이 들어가지 않을 거라는 기대가 살아 있다.

지난 1월 5일 베이징에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에서 시진핑 주석은 “중한 양국은 지역 평화를 수호하고 세계 발전을 촉진하는 데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으며, 광범위한 이익의 교집합을 갖고 있다. 마땅히 확고하게 역사의 올바른 편에 서서, 올바른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한다.(应当坚定站在历史正确一边,作出正确战略选择)”고 말했다. 이어 그는 “80여 년 전 중한 양국이 커다란 민족적 희생을 치르며 일본 군국주의에 맞선 승리를 거뒀다”고 연결했다. “역사의 올바른 편” 발언에 이재명 대통령은 나중에 기자들에게 ‘공자님 말씀’처럼 들었다면서 고깝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그렇게 들을 일은 아니다. 중국이 한국에 가지는 기대다.

이란전쟁이 우리에게 주는 여러 교훈 중에 미국 ‘몰빵’ 외교의 위험성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더욱이 현재 미국이 동맹을 수탈의 대상으로 여기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이란은 미국 제재망 밖의 대체 통로를 미리 만들어 놓았다. 중국과 러시아의 협력이 없었더라면 이란의 인내는 한계에 봉착했을지도 모른다. 물론 미국이 이란전에 패했다 해서 미국 패권이 즉각 붕괴한다고 보면 안 된다. 다만 미국 일변도 외교로는 우리 국익을 온전히 거양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는 것이다. 우리는 중국과의 관계를 얼른 완전히 복원시켜야 한다.

그러기 위해 한국정부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 셋이 있다. 먼저 지난 10년 동안 한중간의 ‘얼음관계’가 형성된 이유를 반추해야 한다. 사드 배치가 결정적인 한방이었지 않은가. 그렇다면 첫째 이에 대한 시정조치가 선행되어야 한다. 이미 배치한 부대와 장비를 뜯어낼 수는 없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 시절 중국에 대해 확인 해 준 ‘사드 3불’이라는 해법이 있었다. 추가적인 사드 배치는 없다, 한미간 미사일 방어(MD) 체제 구축을 추진하지 않는다, 그리고 한미일 3국의 군사동맹은 맺지 않는다. 이미 공개적으로 한 얘기다. 이 대통령은 이를 재확인하면 된다.

 

둘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 문제다. 이를 통해 미국이 추구하는 것은 중국에 대한 견제요 압박이다. 예컨대 대만해협 유사시에 주한미군이 출동하면 미중전쟁이 시작되는 것이다. 한국은 출동하는 미군의 발진기지 역할을 하는 나라가 된다. 그렇다면 한국은 중국의 타격대상이다. 그러니 한국이 이 문제에 분명히 반대 입장을 밝히는 것은 중국에 대한 친화정책이다. 당초 미국의 저의는 주한미군 만의 유연성이 아니라 한미연합군의 유연성이었다. 지금 미국은 당초의 생각으로까지 다시 개념을 확장하고 있다. 한국이 미국을 위한 총알받이가 되는 판국에 이를 반대하지 않고 뭘 하겠다는 얘기인가. 이 대통령은 이미 우리 기자들에게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그런 생각을 중국 앞에서 다시 분명히 하면 될 일이다.

셋째,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연결되어 있는 문제다. 2025년 8월 초 제이비어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은 “주한미군은 변화가 필요한데, 미국은 다영역특임단(MDTF)의 한반도 배치를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MDTF(Multi-Domain Task Force)는 대중국 특수 전투부대다. MDTF 배치는 단순히 “미군 신형부대가 오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영토와 한미연합 지휘체계가 중국 견제 작전에 편입된다는 점이다. 한편 브런슨은 금년 4월 미 의회에서 한국을 미국 군사자산의 ‘유지·보수·정비’(MRO)를 위한 거대한병참기지로 만들겠다는 계획도 소개했다. 역시 중국을 겨냥한 것이다. 이 모든 것은 사드보다 훨씬 더 큰 구조적 문제다. 막아야 한다.

이제 더는 두고 볼 수 없다. 한중관계의 완전복원이 문제가 아니다. 이러다가 나라가 온통 미군기지가 될 판이다. 주한미군의 전략적 유연성과 그 연결 사안은 절대 허용해서는 안 된다. 6월 1-3일간 미 국무부의 앨리슨 후커 정무차관 일행이 한국을 다녀갔다. 공식 명분은 ‘한미 정상회담 안보 분야 합의 사항 이행을 위한 협의 개시’다. 미국은 핵잠과 농축·재처리와 같은 우리 관심사를 들어주는 척 하면서 한국을 그들의 군사기지화 하기 위해 온갖 압박을 다 가할 것이다. 버텨야 한다. 그것이 진짜 대한민국의 길이고 그것이 한중관계 완전복원의 길이다. 그리고 그것이 시 주석의 “역사의 올바른 편”이고 중국 대변인의 “신중한 행동”이다.

숭미인들의 의식 속에는 두 가지 케케묵은 병적인 생각이 자리하고 있다. 하나는 ‘염병할’ 자기비하다. 한국은 미국 아니면 중국의 속국으로 살아갈 수밖에 없다는 결정론적 패배주의다. 우리는 두 나라 사이에서 자존심을 지키면서 살아갈 능력이 안 된다. 다른 하나는 어차피 그럴 바엔 미국의 식민지가 더 낫다는 인식론이다. 지금껏 익숙하게 길들여진 주인님의 품속이 아무래도 낫지 않겠냐는 노예근성이다. 식민지라면 미국이든 중국이든 다를 것이 없다는 자존의식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기껏 묻는 것이라곤 어느 양반집 머슴살이가 나을 것인가다.

숭미의 반대말은 반미가 아니다. 반숭미다. 다시 숭미의 반대말은 숭중이 아니다. 자주다. 우리는 더 친절한 나리를 찾는 머슴이 아니다. 만적은 노비의 운명을 거부하며 “왕후장상이 어찌 씨가 따로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그러나 숭미인들은 거꾸로 묻는다. “노비가 어찌 주인 없이 살 수 있겠는가.” 숭미 의식은 어느 주인의 종살이가 더 편한지 따지는 예속의식이다. 그렇다고 우리가 만적이라거나 그렇게 되어야 한다는 얘기도 아니다. 우리는 선택을 강요받지 않을 주권독립국이요, 그런 나라의 주인이다. 이런 당연한 얘기를 언제까지 해야 하는가.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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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가 날아도 고용 부진의 늪은 더 깊어져

이태경 편집위원

red19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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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 입력 2026.07.05 20:40

  • 수정 2026.07.05 21:51

  • 댓글 1

청년층 최대 타격…AI가 일자리 빠르게 대체 중

반도체 호황에도 고용탄성치 8년 만 최저 전망

15~ 29세 이하 취업자, 1∼5월 내내 마이너스

작가·통번역 -20.6%··회계·경리 사무 -11.5%

미증유의 반도체 메가 사이클도 고용시장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경제 성장으로 고용이 얼마나 늘었는지 보여주는 고용탄성치가 올해 0(제로)을 소폭 넘는 수준에 그치며 8년 만에 가장 낮을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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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뜩이나 반도체 산업의 고용 창출능력이 저조한데다 인공지능(AI)이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는 현상이 겹치면서 고용은 부진의 늪에서 헤어날 계기를 못찾고 있다. 특히 AI는 작가, 통번역가 등의 전문직역 일자리에 궤멸적인 타격을 입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묘방이 없는터라 답답하기만 하다.

 

16일 서울 구로구청에서 열린 '중장년 채용박람회'를 찾은 구직자들이 취업 상담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다. 2026.6.16. 연합뉴스

고용탄성치 0.24, 거의 늘지 않는 일자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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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월 발표된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 전망을 토대로 분석한 결과 올해 고용 탄성치는 0.24가 될 것으로 5일 추정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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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KDI는 올해 취업자가 17만 명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지난해 취업자 수(2876만 9000명) 대비 0.6% 증가하는 것이다. 이 취업자 증가율을 KDI의 경제 성장률 전망(2.5%)으로 나누면 고용 탄성치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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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전망으로도 수치는 비슷하다. 역시 지난 5월 말 공개한 한은의 경제 성장률 전망은 2.6%, 취업자 수 증가 폭 예상치는 18만 명이었다. 예상치대로라면 취업자 증가율은 역시 0.6%로, 고용 탄성치도 0.24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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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나 한은의 전망을 바탕으로 계산한 고용 탄성치가 현실화한다면 2018년(0.13) 이후 최저 수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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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정부가 주 52시간제를 도입하고, 최저임금을 급격히 인상하는 등 근로조건 개선 정책을 폈는데, 고용의 질을 끌어올리려던 정책이 되려 고용의 양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경제 성장과 비교해 고용 증가가 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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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고용 탄성치는 경제 성장률, 취업자 증가세에 따라 등락을 반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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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03을 기록했던 고용 탄성치는 2024년 0.27까지 하락했다가 지난해 0.64로 반등했다. 그러나 한 해 만에 상승세가 꺾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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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KDI와 한은의 예상대로라면 취업자 수 증가율(0.6%)은 작년(0.7%)보다도 오히려 축소될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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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성장률은 작년 1.1%에서 두 배 이상 높아질 것으로 전망되는데, 취업자 증가율은 더 떨어져 고용 탄성치가 하락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지난달 11일 서울시내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취업 정보 게시판 [연합뉴스 자료사진]

고용 없는 성장, 뉴노멀로 정착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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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올해 고용 없는 성장의 모습은 확연하다.

1분기 경제 성장률(3.8%) 대비 취업자 증가율(0.6%)은 0.16까지 쪼그라들었다. 1분기 기준으론 2021년(-0.52) 이후 5년 만에 최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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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령대별로 보면 고용 없는 성장은 청년층에 가장 큰 타격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1∼5월 15∼29세 취업자의 전년 동월 대비 증가율은 내내 ‘마이너스’였다.

전체 연령대에서 5개월 내내 취업자 수가 줄어든 것은 이 연령대가 유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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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나라의 경제가 성숙해지고 기술이 발달할수록 고용 탄성치는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주력 산업이 노동집약적 산업에서 자본·기술 집약적 산업으로 이동하는 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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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고용 탄성치가 가파르게 떨어지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 한국 경제 성장은 반도체 초호황에 올라탄 수출이 이끌고 있다. 상반기 수출은 역대 최대인 4967억달러를 기록했고, 전체 수출의 38.7%를 반도체가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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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자본 집약적인 반도체 산업 특성상 고용엔 큰 도움이 되지 못한다.

여기에 반도체 외 다른 산업의 성장은 더뎌 고용 창출 여력이 커지지 못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11일 서울시내 한 대학교 일자리플러스센터 [연합뉴스 자료사진]

구조적으로는 인공지능(AI) 확산 등의 영향도 있다.

AI가 산업계에 확산해 정형화된 업무를 대체하며 일자리가 줄고 있어서다. 기업 입장에선 비용·시간 절감을 위해 신규 채용보다 AI를 활용하는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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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을 하더라도 현재로선 AI가 대체하기 어려운 대인 관계, 조직 관리 등을 담당할 중장년·경력직만 선호하는 경향이 두드러지는 점도 두드러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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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은이 지난해 10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노동시장에서 생성형 AI 도구인 챗 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15∼29세 청년층 일자리는 21만 1000개 감소했다. 같은 기간 50대 일자리는 오히려 20만 9000개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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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이 경제의 후행 지표의 성격을 띠기 때문에 1분기 이후엔 고용 상황은 소폭 개선될 여지가 있다는 반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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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반도체 쏠림·AI 확산이라는 문제가 바로 나아지긴 어려워 고용 탄성치가 크게 반등하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2023년 6월 23일 촬영된 자료사진. 컴퓨터 마더보드에 AI(인공지능)라는 글자가 놓여 있는 모습. 로이터 연합뉴스

AI습격 앞에 일자리 급속도로 소멸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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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이 부진을 면치 못하는 마당에 AI까지 고용을 압박 중이다.

5일 국가데이터처 국가통계포털(KOSIS)에 공개된 고용행정통계를 보면 올해 5월 고용보험에 가입한 30세 미만은 약 223만 3000명으로 1년 전보다 6만 5000명(2.8%) 정도 줄어든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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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 전체 가입자가 26만 8000명(1.7%) 정도 많아지고, 특히 60대 이상이 약 20만 7000명(7.5%) 늘어 모든 연령대 중에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과 대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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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입자가 감소한 연령대는 30세 미만과 40대뿐이었다. 40대의 경우 5000명(0.1%) 줄어 감소 폭이 크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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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세 미만의 고용보험 가입이 줄어든 것은 전반적으로는 취업이 늦어지는 경향과도 맞물린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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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AI의 영향을 받거나 이와 밀접한 업종에서 감소세가 두드러졌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이 연령대의 고용보험 가입자는 정보통신업에서 1년 전보다 9.3% 줄었고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에서 4.1%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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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업에는 출판업, 영상·오디오 기록물 제작 및 배급업, 방송업, 우편 및 통신업, 컴퓨터 프로그래밍, 시스템 통합 및 관리업, 정보서비스업이 포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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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이나 영상물 제작, 프로그래밍 등에서는 AI가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전문, 과학 및 기술서비스업은 연구개발, 법무, 회계, 광고, 시장 조사, 경영 컨설팅, 건축 설계, 엔지니어링, 수의업, 디자인 및 기타 전문·과학·기술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활동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들 업종에서도 AI가 유용하게 활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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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를 보면 이 분야 취업자 작년 12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했다. 5월에는 8만 9000명(5.9%) 줄어 21가지 산업 대분류 중 ‘농업, 임업 및 어업’과 ‘가구 내 고용활동 및 달리 분류되지 않은 자가소비 생산활동’을 뺀 19가지 중 감소율이 가장 높았다.

 

5월 산업별 취업자 현황, 자료 :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 재가공

작가나 통·번역가 등의 전문직역은 이대로 사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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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붐과 반도체 슈퍼 사이클 수혜 업종인 전자부품, 컴퓨터, 영상, 음향 및 통신장비 제조업에서 고용보험에 가입한 30세 미만은 작년 5월보다 약 4000명(4.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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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이 임직원에게 거액의 성과급을 지급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청년층에게 이런 혜택이 돌아갈 가능성은 상대적으로 낮아진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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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 변화에서는 숙련도가 낮은 젊은 층의 업무가 AI에 의해 대체되고 있을 가능성이 감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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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5월 법률 사무원은 7175명으로 1년 전보다 468명(6.1%) 줄었다. 작년 5월부터 13개월 연속 감소했다. 처음엔 감소율이 0.9%에 불과했지만, 점차 확대하는 양상이다.

법률 전문가는 1707명으로 1년 전보다 27명(1.6%)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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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통번역가는 20.6%, 디자이너는 7.6%, 회계·경리 사무원은 11.5% 감소했다. 소프트웨어 개발자는 10.1% 줄었고 정보기술(IT) 관련 분야에서 두루 감소 경향이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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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고용보험에 가입된 20대 피보험자 수를 분석한 것이라서 전체 고용 시장의 변화와 완전히 일치하지는 않을 수 있다. 그럼에도 AI가 이들의 수행하던 업무의 일부를 대신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에서 예사롭지 않은 변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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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체의 인력 동향에서도 비슷한 경향을 엿볼 수 있다.

작년 하반기 전국 사업체에 종사하는 컴퓨터 하드웨어·통신공학 기술자는 3만 3350명으로 1년 전보다 3313명(9.0%) 적었다. 구인 인원은 523명(32.4%)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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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시스템 전문가 현원은 3114명(16.1%) 줄어든 1만 6246명이었고 구인 인원은 186명(27.5%)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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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이너는 9776명(6.5%) 줄어든 14만 1177명이 사업체에 활동하고 있었는데 구인 인원은 7905명으로 1년 전보다 1493명(15.9%) 적어졌다. 작가·통번역가 구인은 32.7% 줄었다.

 

2025년 하반기 기준 직종별 현원 및 구인인원, 자료 : 국가통계포털(KOSIS) 자료 재가공

한편 정부는 AI의 영향으로 특정 부분의 고용이 위축되고 있는지에 관해 다양한 견해가 제기되고 있어 단정하기 어렵다며 판단을 유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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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인공지능전환(AX)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전환이 고용 시장에 충격을 주는 것을 막도록 직무 전환이 필요한 이들에게 역량 강화 기회를 제공하거나 이직·전직을 지원하겠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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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좋은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속도는 너무 더딘데 비해 일자리가 소멸하는 속도는 압도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일자리 문제 해소는 어떤 정부가 와도 어려울 성 싶다. 일자리 감소를 전제한 경제, 사회시스템 설계를 논의해야 하는데 그런 논의를 펼치기에는 우리나라의 현실이 너무 척박하다.

 

AI에 의한 일자리 변동 (PG),[구일모 제작] 일러스트

 

이태경 편집위원 red196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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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행 열차에서 묻다 "광기의 시대는 끝났는가"

[달리는 기차에서 본 세상] 독일기행 ⑤ 독일 철길 위에서 펼친 반전소설과 21세기의 광기

박흥수 사회공공연구원 철도전문위원 | 기사입력 2026.07.05. 11: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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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부터 서둘러 프랑크푸르트 중앙역에서 베를린행 6시 15분발 고속열차를 탔다. 오늘의 여정은 드레스덴이다. 고도가 낮은 태양이 마인강을 건너는 열차의 차창 안으로 황금빛 살을 날려 보냈다. 철도가 세상을 바꾼 것들을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한 것 하나를 꼽자면 바로 독서이다. 대량 수송 수단인 철도가 등장하면서 귀족들의 전유물이었던 이동이 계급을 뛰어넘어 대중화됐다. 장거리 철도 여행의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읽을 것이 필요해졌다. 신문은 철도 붐을 타고 발행 부수를 늘렸고 뒤이어 책이 철도 여행의 필수품으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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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66년 프랑스 의학 연례 회의는 열차 안의 독서가 일반적인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고 보고했다. 상류계급의 몫이었던 책 읽기의 장벽이 철도로 무너졌다. 역마다 서점과 책 대여점이 생겼고 열차 여행에 적합한 작은 문고판이 탄생했다. 소설류의 문학작품부터 지리학, 고고학, 과학 등 근대 이후 폭발한 다양한 전문 분야 책들까지 철도 여행자의 손에 들리면서 교양의 시대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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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대 철도 여행자를 흉내 내어 가방 안에서 커트 보니것(Kurt Vonnegut)의 <제5도살장>을 꺼냈다. <제5도살장>은 20세기의 마크 트웨인이라고 불렸던 커트 보니것의 소설로 드레스덴을 배경으로 한다. 열차 안에서 펼친 것은 원작을 스페인과 캐나다의 만화작가 앨버트 먼티스(Albert Monteys)와 라이언 노스(Ryan North)가 그래픽노블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드레스덴으로 향하는 열차 안에서 다시 보기 딱 좋은 책으로 생각해서 챙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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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트 보니것은 대학을 중퇴하고 군에 입대한 후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한다. 벌지 전투에서 낙오병이 됐다가 독일군 포로가 된 커트 보니것은 호송열차로 드레스덴으로 이송된다. 커트 보니것을 포함한 미군 포로들은 도살장을 개조한 포로수용소에서 전쟁이 끝날 때까지 지내게 된다. 도살장 포로수용소의 경험과 드레스덴 대공습이 커트 보니것의 대표적 반전 소설 <제5도살장>을 만들었다.

▲드레스덴 폭격이 끝난 후 희생자들의 시신을 수습하는 장면.(드레스덴 군사역사 박물관) ⓒ박흥수

1945년 2월 13일부터 3일간 미 육군 항공대와 영국왕립공군은 폭격기를 동원한 네 차례 공습으로 독일 작센주의 주도 드레스덴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미 육군 항공대는 대공습 이후에도 4월 17일까지 세 차례 더 공중폭격을 수행했다. 연합군의 폭격으로 도시 건물의 90%가 파괴됐다. 무엇보다 엄청난 민간인 사망자가 발생함으로써 종전 후 폭격의 정당성에 대한 국제적 논쟁이 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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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떨어진 소이탄과 고폭탄은 거대한 화염 폭풍을 일으켰다. 거리의 사람들은 공상과학영화의 한 장면처럼 불덩어리 속에서 순식간에 재가 됐다. 1500도가 넘는 열기에 녹은 아스팔트가 도로 위 사람들 몸을 휘감은 채 타올랐다. 폭격이 끝난 뒤 민간인들이 대피한 방공호들 속에서도 공습이 한참 지난 시간임에도 몸에서 연기가 피어오르는 시신이 수 백구씩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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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로수용소 지하에 있었던 덕분에 살아남은 커트 보니것은 <제5도살장>에서 당시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말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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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깥에는 불이 폭풍처럼 번지고 있었다. 드레스덴은 하나의 거대한 화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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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하나의 화염이 유기적인 모든 것, 탈 수 있는 모든 것을 삼켰다. 다음 날 정오가 돼서야 걱정하지 않고 밖으로 나갈 수 있었다. 미국인들과 경비병들이 밖으로 나왔을 때 하늘은 연기로 시커멨다. 해는 약이 바짝 오른 작은 핀 대가리였다. 드레스덴은 이제 달 표면 같았다. 광물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돌은 뜨거웠다. 그 동네의 다른 모든 사람이 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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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 폭격은 82년이나 지난 과거지만 무고한 사람들이 죽는 전쟁의 양상은 바뀌지 않았다. 2026년 2월 28일 드레스덴 폭격의 후예들은 이란의 초등학교를 미사일로 공습해 7세에서 12세 사이의 어린이 175명의 생명을 앗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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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겠지만 나는 시간이 존재한 이래로 무분별한 학살을 이어온 행성 출신입니다. 내 동포가 급수탑에서 산 채로 끓여 죽인 여학생들의 시신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동포들은 자기네가 순수한 악과 싸우고 있다며 자랑스러워했죠. 지구인들은 우주에서 무시무시한 존재임이 분명합니다."(<제5도살장>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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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군 측은 드레스덴 공습이 전략적 군사 목표를 파괴하기 위한 정당한 행위였다고 주장했다. 드레스덴은 동부 전선의 중요한 수송 허브였으며 독일군을 지탱시키는 철도차량기지, 공장 및 산업 인프라가 있는 곳이었기에 공습은 불가피했다고 밝혔다. 또한 소련군이 전담하고 있는 동부전선으로의 독일군 수송을 막기 위한 소련군의 공중 지원 요청에 따라 진행된 것이었으며, 나치의 기반 시설을 무력화하여 전쟁을 하루빨리 끝내기 위한 조치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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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 공습을 비판하는 측은 군사적 목표물을 뛰어넘는 주거 지역에 대한 융단폭격으로 막대한 민간인 사상자가 발생한 사실을 지적한다. 폭격 시기 또한 독일의 패배가 임박한 상황에서 군사적 필요성을 넘어서는 또 다른 고려가 있었음을 의심한다. 연합국임에도 불구하고 서서히 새로운 대립 관계로 발전하고 있는 소련에 대해 영향력을 과시하려는 행위이자 독일에 대한 징벌적 파괴 행동이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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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레스덴은 엘베강의 피렌체라 불리는 문화와 예술의 도시였기에 이 도시를 파괴하는 것과 전쟁의 승패를 좌우하는 것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는 비판이다. 나치의 잘못을 응징하는 차원이더라도 그 대상이 민간인이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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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대전을 두 차례나 치렀던 20세기는 광기의 역사라고 한다. 하지만 20세기만 광기의 역사일까? 막강한 군사력을 보유한 나라의 대통령이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 한 나라에 대해 석기시대로 만들어 버리겠다고 공공연히 떠벌린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는 이미 석기시대가 돼버렸고, 아이들마저 저격수들의 표적이 되고 있다. 레바논 남부에서는 폭파 해체 공법으로 철거당하듯 건물이 폭탄에 무너지고 있다. 대다수 언론은 일방적 학살을 두 세력의 갈등이나 충돌이라는 이슈로 덮어버린다. 20세기가 연 광기의 시대는 아직도 진행 중이다.

▲라이프찌히역에서 드레스덴행 열차를 기다리고 있는 시민들. 라이프찌히-드레스덴 구간은 본격적으로 독일 철도의 부흥을 이끌었다. ⓒ박흥수

베를린이 있는 북동쪽을 향해 달리던 열차가 역에 정차했다. 예정된 정차역이 아니었기에 다른 사정이 생겼을 것으로 여기고 창밖 승강장 위의 역 표지판을 봤다. 고타(Gotha)역이었다. 오래전 일이 떠올랐다. 뱃살이라고는 전혀 없던 20대에 읽었던 책 제목 중에 고타가 들어간 것이 있었다. 칼 마르크스가 쓴 책 <고타강령비판>이다. 1875년 작센 코부르크 공국의 고타에서 독일 사회민주노동자당이 독일 노동자협회와 단일정당을 설립하면서 만든 강령 초안을 마르크스에게 보냈는데 이에 대한 마르크스의 비판을 담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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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타강령비판>에는 사회주의 혁명이 진화하는 주요 내용이 담겨있어 마르크스주의를 연구하는 이들에게는 반드시 읽어야 하는 책으로 꼽혔다. 마르크스에 따르면 민주주의는 다수의 독재이며 대다수 노동대중이 참여하는 프롤레타리아트 독재의 다른 말은 프롤레타리아트 민주주의이다. 그 유명한 프롤레타리아트 독재론과 자본주의에서 공산주의로의 이행, 프롤레타리아트 국제주의, 노동자정당 같은 마르크스주의 핵심 이론이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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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크스주의는 지금 화석이 돼 사람들이 거들떠보지 않지만, 전 지구적으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사상이었다. 그 사상의 씨앗이 담긴 책의 제목으로 사용됐던 도시의 역에 갑자기 정차하게 될 줄은 미처 몰랐다. 잠깐 움찔하더니 열차가 움직였다. 열차는 승강장을 밀어내며 앞으로 나아가더니 속도를 높였다. 세월이 희미해진 사상을 밀어내듯 고타도 뒤로 밀려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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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크푸르트를 출발 후 3시간쯤 지난 후에 환승을 위해 라히프찌히역에 내렸다. 독일 최초의 철도는 뉘른베르크–퓌르트 구간이었지만 이 구간은 6킬로미터(km)에 불과했고 이마저도 상당수 열차는 말이 끌었다. 독일에서 본격적으로 철도의 시대를 연 것은 두 번째 철도 노선인 라히프찌히–드레스덴 철도였다. 총연장 116km의 라히프찌히–드레스덴 철도는 1937년부터 라히프찌히–알텐의 10.6km 구간을 시작으로 조금씩 건설 및 운행 구간을 연장해 1939년 4월 7일 마침내 드레스덴의 엘베강 철교를 넘었다. 라히프찌히–드레스덴 철도는 처음부터 증기기관차 전용으로 운행됐고 곧 복선화 공사가 시작돼 독일 철도의 새장을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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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격적인 생산 과정... '포브스'가 '혐오음식' 명단에 올린 커피의 정체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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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6/07/05 15:24
  • 수정일
    2026/07/05 15:2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커피로 맛보는 역사, 역사로 배우는 커피] '똥 커피' 띄운 오프라 윈프리와 잭 니컬슨

26.07.05 11:08ㅣ최종 업데이트 26.07.05 11:08

▲식용 목적으로 개를 사육·도살·유통·판매하는 행위를 금지하는 특별법 제정안이 2024년 1월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이날 오후 서울 시내 한 보신탕 가게 모습.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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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복(7월 15일)이 다가오고 있다. 삼복더위가 시작되면 보신 음식을 찾는 사람이 많다. 한동안 보신 음식의 상징은 '보신탕'이었다. '개장국' 혹은 '단고기국'이라고도 불렀다. 개고기를 이용한 음식이다. 1980년대 후반부터 반려견 인구의 증가로 보신탕 애호가가 줄었고, 용어 또한 사철탕, 영양탕 등으로 순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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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의 '보신탕' 문화에 대해 서구인들이 비판하는 계기가 된 것은 1988년 서울올림픽이었다. 프랑스의 유명 여배우 브리지트 바르도는 개고기 문화를 '야만적'이라고 비판하며, 한국 제품 불매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 한류 열풍 초기였던 2002년 국제축구연맹(FIFA) 한일월드컵 대회 당시에도 개고기 논란은 재현되었고,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때도 반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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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7일부터 이 땅에서 개고기 문화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2024년 2월 6일 제정되고 동년 8월 7일 시행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법)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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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위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여름철에 보신하려면 삼계탕, 염소탕, 오리탕 등 대체 음식을 즐겨야 한다. 예컨대 모란시장 '흑염소특화거리'를 찾아가야 한다. 아니면 남북 교류 시대를 기다려야 한다. 북에는 '단고기'집, 단고기 메뉴, '단고기 요리 전문가'가 꽤 많다. 보신탕 애호가 중에는 대한육견협회가 2024년에 '개식용종식법'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의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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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구상에는 지역마다, 민족마다, 공동체마다 독특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음식이 많고, 이들 중 꽤 여러 음식은 다른 민족에 의해 '혐오음식'으로 불린다. 세계화의 급속한 진행과 문명 간 충돌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던 2000년대 초반에 '혐오음식' 논쟁이 유난히 활발했다. 이런 논쟁을 주도한 것은 서구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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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2월 7일부터 이 땅에서 개고기 문화는 더 이상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2024년 2월 6일 제정되고 동년 8월 7일 시행된 '개의 식용 목적의 사육·도살 및 유통 등 종식에 관한 특별법'(개식용종식법)에 따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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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더위에 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여름철에 보신하려면 삼계탕, 염소탕, 오리탕 등 대체 음식을 즐겨야 한다. 예컨대 모란시장 '흑염소특화거리'를 찾아가야 한다. 아니면 남북 교류 시대를 기다려야 한다. 북에는 '단고기'집, 단고기 메뉴, '단고기 요리 전문가'가 꽤 많다. 보신탕 애호가 중에는 대한육견협회가 2024년에 '개식용종식법'이 기본권을 침해한다며 제기한 헌법소원의 결과를 애타게 기다리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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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구상에는 지역마다, 민족마다, 공동체마다 독특한 식재료를 사용하는 음식이 많고, 이들 중 꽤 여러 음식은 다른 민족에 의해 '혐오음식'으로 불린다. 세계화의 급속한 진행과 문명 간 충돌에 대한 우려가 확대되던 2000년대 초반에 '혐오음식' 논쟁이 유난히 활발했다. 이런 논쟁을 주도한 것은 서구인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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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구 음식은 없는 CNNgo 혐오 음식 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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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7월 미국 CNN이 운영하는 여행과 문화 소개 사이트 CNNgo는 '세계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음식들'을 발표하였다. 1위는 중국의 '피단'(삭힌 오리알)이 차지했다. 2위는 필리핀에서 강장제로 불리는 애벌레 모양의 나무지렁이 '타밀록', 3위는 인도네시아의 전통 콩 발효 식품인 '템페'가 차지했다. 그리고 4위가 우리나라의 '개고기와 내장요리'였다. 5위는 캄보디아인이 즐기는 대형 거미 '타란툴라' 튀김, 6위는 태국의 매미 튀김, 그리고 7위는 필리핀의 개구리튀김이었다. 모두 아시아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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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들이 수천 년 동안 즐겨온 '피단', 일명 '송화단'을 혐오 음식 1위로 선정한 것에 대해 중국과 대만으로부터 거친 반발이 있었고, CNN은 사과문을 발표해야 했다. 인도네시아의 발효 음식 '템페'는 오늘날 세계적으로 소비되는 비건 식품의 하나가 되었다. 이제 템페버거, 템페샐러드 등은 서구인이 좋아하는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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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go 혐오 음식 명단에 서구의 음식은 하나도 없었다. 이탈리아 사르데냐 지역에서는 치즈 안에 살아 있는 구더기를 넣는다. 구더기가 치즈를 분해하면서 만드는 독특한 풍미를 즐기는 음식 '카수 마르주'다. 구더기가 살아 있을 때 먹기도 한다. 아시아인들이 즐기기 어려운 혐오스러운 음식이다. 미국 서부 지역에는 '로키 마운틴 오이스터'라는 음식이 있다. 소의 고환을 튀긴 음식이다. 몬태나와 콜로라도 등 미국 서북부와 캐나다 서부 지역에 널리 퍼진 음식이다. 프랑스인들이 즐기는 달팽이 요리 '에스카르고' 또한 많은 사람이 거부감을 느낄 만한 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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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8월 6일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브스>는 '세계의 혐오 음식 톱 10'을 선정하여 발표하였다. 이 잡지가 선정한 혐오 음식 1위는 몽골 등 중앙아시아 유목민들이 즐기는 말젖으로 만든 술 '마유주'가 차지했다. 2위는 아이슬란드의 상어 발효 음식 '하칼'이었고, 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유행하는 '뱀술'이 3위, 그리고 필리핀 등 동남아시아에서 유행하는 부화 직전의 오리알을 삶아 만드는 '발롯'이 4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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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에서 <포브스>는 서구인들이 즐기는 '커피' 하나를 혐오 음식 5위에 올렸다. '시벳' 커피였다. '시벳'(civet)은 영어로 사향고양이를 말한다. 꼬리에 털이 많고, 귀가 작으며, 주둥이가 뾰족한 이 고양이의 항문에서 사향노루의 사향과 비슷한 분비물이 나온다. 이 분비물 이름이 시벳이고 향수의 원료로 사용된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사향고양이를 '루왁'(Luwak)이라고 부르기에 인도네시아의 '시벳' 커피를 '루왁' 커피라고 부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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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왁 커피는 혐오 커피의 원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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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네시아의 요그야카르타에서 햇볕에 루왁 커피 원두를 말리고 있다.위키미디어 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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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으로 보면 루왁 커피는 혐오 커피의 원조였다. 세계적으로 커피의 대중화가 급속하게 진행된 1830년대부터 1870년대까지 인도네시아의 자바와 수마트라 지역에는 많은 커피 농장이 생겨났다. 소유와 운영은 네덜란드 식민 정부가, 노동과 생산은 현지인들이 맡았다. 네덜란드 식민 정부의 철저한 관리 덕분에 자바커피는 예멘 모카커피를 잇는 세계적인 명품 커피가 되었다. 현지인들은 생산과 유통에 필요한 노동을 제공하였을 뿐 커피를 마시는 것은 금지되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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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하게 현지인들이 마실 수 있는 커피가 하나 있었다. 루왁 커피였다. 현지인들은 사향고양이 루왁이 커피콩을 먹고 배출하는 배설물에 섞여 있는 커피 씨앗을 주워서 세척한 후, 볶아서 커피를 만들어 마셨다. 현지 네덜란드인들이 혐오하는 음료 습관이었다. 1870년대에 유행한 커피 녹병으로 인도네시아의 고급 커피는 사라졌고, 이후 거의 100년 동안 세계 커피 애호가들은 인도네시아 커피를 선호하지 않았다. 루왁 커피 또한 지역 특산품 수준으로 여겨졌을 뿐 국제적으로 유통되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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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왁 커피를 세계적으로 유명하게 만든 것은 영국의 커피 역사학자 안토니 와일드였다. 1991년 와일드는 자신이 일하던 커피 기업의 일로 인도네시아를 방문하게 되었다. 현지에서 우연히 루왁 커피를 접하게 되었고, 흥미롭다는 생각에 1킬로그램을 구해 귀국했다. 와일드가 지역 신문에 소개한 루왁 커피 소식이 언론을 통해 전국으로 퍼져나갔고 루왁 커피는 갑자기 유명 커피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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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왁 커피는 여러 나라에서 흥미로운 '해외 토픽'으로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2003년 미국의 유명한 텔레비전 프로그램 <오프라 윈프리 쇼>에 소개되었고, 2007년에는 영화 <버킷리스트>에 등장함으로써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 '고양이 똥 커피'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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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프라 윈프리 쇼>에서는 루왁 커피가 탄생하는 과정이 인상적으로 소개되었고, <버킷리스트>에서는 억만장자인 주인공 에드워드 콜(잭 니컬슨)이 "세계에서 가장 희귀한 음료"라며 루왁 커피를 달고 살았다. 이런 과정을 통해 루왁 커피는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하고 가장 비싼" 프리미엄 커피 지위에 올랐다. 이렇게 유명해진 커피를 <포브스>는 2011년에 "세계의 혐오 음식" 5위에 올려놓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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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들어 이른바 스페셜티 커피 붐이 일면서 최고급 커피인 루왁 커피를 찾는 소비자가 급격히 증가하였다. 그러자 사향고양이를 철창에 가두고 강제로 커피 열매를 먹이는 사육 방식이 나타났다. 사향고양이에 이어 다른 동물들에게도 커피콩을 강제로 먹인 후 배설물을 수거해서 커피생두를 얻는 방식이 하나둘 등장하였다. 태국에서 유행하는 블랙 아이보리 커피는 코끼리에게 커피콩을 먹여서 만드는 세계에서 가장 비싼 커피 중 하나로 알려졌다. 소화 과정에서 단백질이 분해되어 쓴맛이 줄어든다는 홍보가 통하였다. 과학적으로 확인된 사실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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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자쿠'라는 야생 조류 배설물을 이용해서 만든 브라질의 '자쿠' 커피, 인도와 동남아시아 여러 지역에서 나오는 '원숭이' 커피, 코스타리카와 마다가스카르 등 지역의 '박쥐' 커피, 베트남의 '다람쥐' 커피 등이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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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가 다시 혐오 음식이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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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 중반 이후 다문화주의의 영향으로 특정 민족이나 지역의 음식에 '혐오'라는 단어를 붙이는 모습은 서서히 사라지고 있다. 대신 루왁 커피를 비롯한 다양한 동물의 배설물을 이용한 커피에 "윤리적 딜레마를 가진 고급 커피"라는 수식어가 붙여지고 있다. 동물보호운동의 여파로 그 인기 또한 약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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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도 등장 초기에는 혐오 음식으로 여겨진 적이 있다. 여성이 커피를 마시면 불임이 된다, 남성의 경우 성기능이 저하된다, 이교도들이 즐기는 사탄의 음료라는 등 가짜 뉴스가 만든 혐오였다. 수백 년이 지난 지금 커피가 다시 혐오 음식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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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를 생산하기 위해 자행된 산림 훼손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했고, 지구 온난화는 커피 재배 가능 지역을 점차 축소시키는 악순환을 가져왔다. 악순환의 결과 50년 후엔 커피나무가 사라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다. 환경을 파괴하지 않고 커피를 재배할 수 있는 농업 기술이 개발되거나 온대 지역에서 재배할 수 있는 커피 품종이 개발되지 않는 한, 커피는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지목되어 혐오의 대상이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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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환경의 날(6월 5일)을 지나 초복(7월 15일)이 다가오고 있다. 수천 년 이어온 보신탕 문화가 사라지기 전 마지막 삼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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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 한잔에 담긴 문화사>의 저자, 한국학중앙연구원 명예교수)

덧붙이는 글 참고문헌

이길상(2025). 커피 한잔에 담긴 문화사. 싱긋

이길상(2023). 커피가 묻고 역사가 답하다. 역사비평사.

#루왁커피 #보신탕 #시벳커피 #커피역사 #혐오음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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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식인은 ‘눈치’가 없어야 해요”···‘회색분자’를 자처하는 칼럼니스트

김주영 변호사가 지난 1일 서울 서초동 자신의 사무실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박용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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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보편적 평등대우 강제법안’이라 명명하는 것이 적절할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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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영 변호사(61)가 2020년 당시 발의됐던 ‘포괄적 차별금지법안’에 대해 쓴 칼럼의 한 대목이다. “기준이 합리적이어도 결과가 동일하지 않다면 차별로 보고 처벌까지 강제하는 건 문제가 있다”며 “‘합리적 구별이나 분별’도 ‘차별’로 매도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지적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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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만난 김 변호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차별금지 자체에 반대한 건 아니다. 저 역시 개혁은 때론 과감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과감할수록 정밀하게 따져봐야 한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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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좋은 소리만 듣진 못했다고 했다. “차별 금지를 찬성하는 쪽에선 부작용을 지적한 게 불편했고, 차별 금지를 반대하는 쪽은 차별 금지 자체는 필요하다는 얘기가 좀 못마땅한 것 같았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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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변호사는 최근 책 <억울한 민심, 둔감한 법정>을 냈다. 그가 최근 6년간 언론매체 등에 기고한 칼럼을 모은 것이다. 그러나 그가 칼럼이나 기고를 쓰기 시작한 건 대학 시절부터였다. 즉 그는 변호사이기 이전에 30년 이상 경력의 칼럼니스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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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시절부터 글 쓰는 걸 좋아했어요. 제 생각을 사람들에게 알리고, 그게 세상에 좋은 영향을 줄 거라는 기대 자체가 좋았던 것 같아요. 그래서 독자 기고 등 계속 투고를 하던 게 지금까지 이어진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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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기대와 달리 그의 칼럼은 종종 양쪽에서 욕을 먹기도 했다. ‘회색 지대’에 머무르기 때문이다. 당시의 ‘큰 목소리’에 딴지를 걸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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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태죄 헌법불합치’ 결정 이후 대체 입법이 이뤄지지 않는 것과 관련해선 “법의 공백으로 36주가 넘은 태아를 낙태하는 것도 처벌할 수가 없다”며 여성의 자기 결정권과 태아의 생명권이 조화를 이루기 위해선 ‘생명권 침해’와 ‘임신중지’를 가를 시간적·요건적 기준을 조속히 입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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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사건 등에서 등장하는 ‘피해자 중심주의’에 대해서도 “가해자와 피해자 사이에 권력 격차가 존재하는 경우 피해자의 진술과 관점을 중시할 필요는 있지만, 피해자의 말을 가해자의 말보다 무조건 우선하거나 입증 책임을 가해자에게 일방적으로 지우는 ‘피해자 절대주의’로 흘러서는 안 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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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법개혁·검찰개혁 이슈에 대해서도 ‘모두 까기’에 나선다. “입증 책임을 소송 당사자에 지우고 판사 본인은 변론주의(판사는 당사자가 주장·입증한 것만 판단한다는 민사소송 원칙) 뒤에 숨다 보니 법이 진실을 드러내지 못한다”며 “이게 신뢰를 잃는 이유 중 하나”라고 사법부를 질타한다. 동시에 “‘법 왜곡죄’는 판사들을 더욱더 형식적 규정 뒤에 숨게 만드는 민생과 동떨어진 개혁”이라며 정부·여당 역시 비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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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한 건 검찰‘개혁’이지 ‘해체’가 아니다”라며 검찰 보완수사권 폐지 등의 사안에서도 권력이나 진영의 눈치를 보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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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눈치가 없었던 것 같아요. 본질에만 충실하면 사람들이 좋아해 줄 줄 알았죠. 시간이 상당히 흐른 뒤에야 그렇지 않다는 걸 깨달았습니다.(웃음) 하지만 인생의 방향을 되돌리고 싶진 않았어요. 그래서 지금은 눈치를 안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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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삶 역시 ‘눈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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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법대를 나와 사법고시를 통과하고 국내 최대의 대형 로펌에 들어갔다. 장학생으로 미국 유학도 갔고 현지 대학 로스쿨 석사 학위도 받았다. ‘엘리트 코스’를 밟던 그는 특수학교인 ‘밀알 학교’ 설립을 반대하는 지역 주민을 상대로 ‘공사방해중지가처분’을 받아내면서 인생의 경로를 바꿨다. “돈 많고 힘 있는 대기업 등의 편에만 서다 보니 재미가 없더라고요. ‘법은 약자의 편이어야 한다’는 생각에 대형 로펌을 나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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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 참여연대의 소액주주 운동에 참여하고, 기업 분식회계, 사모펀드 불법 운용 사건 등 증권 관련 집단소송을 수행하며 자본시장 내 일반 투자자의 권익 보호를 위해 활동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그는 겉돌았다. 기업에 맞서지만 기업을 ‘악마화’하진 않았던 ‘회색분자’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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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인지 보수인지 헷갈린다는 분들도 계셔요. 굳이 말하자면 과감한 개혁이 필요한 사안에서는 ‘진보’가 되고, 기존의 유산이 가치가 있다고 판단할 때엔 ‘보수’가 되는 것 같아요. ‘언제나 진보’ 또는 ‘언제나 보수’는 사실 진영논리로 흐른다고 생각합니다. ‘진보적’이고 싶지 ‘진보 진영’에 속하고 싶진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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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자신이 눈치를 안 보기 때문에 “큰일은 못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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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력을 형성하거나 세력에 속하지 못하거든요. 대개 비주류가 돼요. 그래도 저 같은 ‘미운 오리’도 세상엔 필요하다고 봅니다. 모두가 ‘저쪽’만 보면 숨겨진 위험을 간과할 수 있어요. 누군가는 ‘이쪽’도 봐야죠. 그게 제가 젊은 시절 꿈꾸던 ‘지식인의 역할’이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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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문번역(English Translation)

오피니언·인물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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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보베르데가 증명한 것…기회의 문 열리자 드라마 썼다

김양희기자

  • 수정 2026-07-05 12:34

[김양희의 스포츠 읽기]

카보베르데 골키퍼 보지냐가 4일(한국시각)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32강전 아르헨티나와 경기에서 리오넬 메시의 프리킥 골을 막아내고 있다. 마이애미/AP 연합뉴스

2026 북중미 월드컵을 앞두고 축구계에서는 걱정부터 나왔다. 본선 참가국이 기존 32개국에서 48개국으로 늘어나자 “경기의 질이 떨어질 것”, “흥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우려가 적지 않았다. 오랫동안 월드컵 본선에 참가해 온 주류 축구계의 시선은 새로 문이 열린 변방의 나라들을 향해 다소 냉소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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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가장 큰 감동은 그 ‘변방’에서 나왔다. 전 세계 축구팬들은 인구 52만명의 이름조차 생소한 섬나라 카보베르데가 쓴 드라마에 환호했다. 카보베르데는 조별리그에서 스페인과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점을 따냈고, 32강에서는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와 정면으로 맞섰다. 화려한 스타 플레이어는 없었으나, 서로의 빈틈을 메워주는 유기적인 조직력과 끈기로 이번 대회 가장 인상적인 이야기를 써 내려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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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국 체제의 월드컵은 ‘그들만의 리그’였다. 경험과 자본, 관심은 늘 브라질, 아르헨티나, 독일 등 전통의 강호들에 집중됐고, 변방의 나라들은 본선 무대를 밟을 기회조차 얻기 힘들었다. 기득권은 “자격 미달인 이들에게 문을 열어주면 전체의 수준이 떨어진다”는 논리로 장벽을 정당화했다. 소수의 검증된 이에게 기회를 주는 것이 효율이라고 믿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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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카보베르데는 그 장벽이 무능력을 걸러내는 장치가 아니라, 단지 기회의 독점을 유지하는 도구였을지도 모른다는 점을 증명해냈다. 문턱을 낮추고 자리를 늘리자, 그동안 사람들의 눈길이 닿지 않던 곳에 머물러 있던 이들이 무대 위에서 어떻게 빛날 수 있는지 똑똑히 보여주었다. 하향 평준화라는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기회가 넓어진다는 것은 단순히 참가자의 숫자가 늘어나는 일이 아니다. 그동안 보이지 않던 이들에게 무대를 내어주는 일이다. 새로운 도전자의 등장은 기존 강자들에게도 긴장감을 안긴다. 경쟁은 느슨해지는 것이 아니라 한층 더 치열해지고, 그 과정에서 공동체 전체가 함께 동반 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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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변방에 머물던 이들의 마음가짐이 바뀐다는 점이다. ‘나에게도 공평한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믿음은 사람을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원동력이 된다. 이제 카보베르데 어린이들은 너도나도 축구공을 차면서 미래의 월드컵 무대를 꿈꾸게 될 것이다. 결국 기회의 확대는 단순히 문을 넓히는 것을 넘어, 사회 구성원 모두에게 도전하면 이룰 수 있다는 희망을 심어주는 일이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월드컵 문호를 넓힌 데에는 분명 상업적 계산이 깔려 있었다. 하지만, 그 결단은 축구의 무대를 넓혔고, 뜻밖에도 지구촌 전체에 깊은 위로와 감동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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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사회는 여전히 좁은 문을 당연하게 여긴다. 기회를 나누기보다 경쟁의 문턱을 더 높이는 데 익숙하다. 기득권을 지키는 장벽이 더욱 단단해질수록 사회적 양극화는 더욱 깊어지고, 기회를 얻지 못한 이들의 좌절과 절망은 우리 공동체에 더 짙은 그림자를 드리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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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연 우리 사회에 부족한 것은 실력일까, 아니면 기회일까. 카보베르데가 어쩌면 그 질문에 답했는지 모른다. 사회적 문턱을 낮추고 기회의 판을 넓히는 것은 호의가 아니다. 누구나 노력한 만큼 더 큰 무대에 설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일이다. 더 많은 카보베르데가 자신의 가능성을 증명할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 그것이 우리가 아직 발견하지 못한 잠재력을 만나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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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 기자 whizzer4@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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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양희 기자

스포츠는 마치 살아 있는 생물체 같습니다. 선수가 생명을 불어넣기 때문이겠지요. 사람의 이야기를 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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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 표심 급변, 기득권에 저항…보수도 진보도 싫다?

임진철 담대한 혁신사회 플랜

dreams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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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로봇 시대 청년 문제 해법…'초록문명·기본사회'

극심한 자산·소득 양극화…청년 '극우화 덫' 넘어야

해법은 국토 전체의 실리콘 밸리화와 연동 필요

단기 해법: 안정성 확보와 자산 형성의 마중물

중기 해법: 혁신 생태계 조성, 기회 사다리 복원

중장기 해법: AI 로봇 기반 초록문명·도농공생

창의산업과 가미야마 산촌, 마을자치정부 비전

한국, AI 기본사회 선도국가로 도약 이뤄내야

2018년과 2026년, 촛불혁명 문재인정부와 빛의혁명 국민주권정부의 지방선거때 청년의 표심이 정반대다.

 

2030 MZ 세대. 대통령기록관

표심의 급변, 배신감에 대한 응징과 처절한 저항의 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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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지방선거 당시 2030세대는 민주진보 진영에 70% 이상의 압도적인 표를 몰아주며 변화를 열망했다.그런데 불과 수년 뒤인 2026년 6.3 지방선거에서 보수 세력에게 다시 70% 이상의 지지를 보내는 극단적인 표심의 선회를 보였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기성 정치권과 주류 언론은 ‘청년 세대의 우경화 및 극우화’라는 손쉬운 이념적 잣대를 들이댄다. 과연 그럴까? 그렇지 않다. 그 본질은 이념의 우경화가 아닌 깊은 배신감과 생존을 위한 처절한 저항의 발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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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세대 청년들은 촛불혁명정부를 자임했던 문재인 정부에 거대한 기대를 걸었다. 그러나 이른바 ‘조국 사태’ 등으로 대변되는 기성 정치권의 내로남불과 불공정을 목격하며 실망을 넘어 분노를 표출하기 시작했다. 2030세대 청년들의 이런 정치적 행동이 더불어민주당 등 소위 민주진보세력들에겐 잘 이해가 안 된다. 이들 민주진보세력들은 엄혹한 군사독재정권시대에 피흘리며 민주화를 이루어냈다는 자부심이 굉장하다. 그런데 어떻게 일제시대 친일파들과 군사독재정권의 후예들이며 내란까지 일으킨 극우반동세력에게 표를 몰아주어 민주주의역사 전진을 가로막느냐는 항변을 하고 있다.

 

2026년 6.3 지방선거 개표 결과. 나무위키

그런데 청년들의 표심 이동은 보수 이념에 대한 동조라기보다, 자신들의 고통을 외면하고 기득권을 공고히 한 세력에 대한 매서운 응징이자 복수극에 가깝다. 비상계엄 사태 직전인 2024년 11월 말 윤석열 전 대통령 지지율(리얼미터 기준)은 20대 15.6%, 30대 27.1%였다. 최근 이 대통령 지지율은 20대, 30대 모두 36.8%다. 2030은 진보 대통령에게 더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주목할 건 2024년이나 지금이나 대통령 지지율이 가장 낮은 연령층은 2030이라는것이다. 이렇게 보면 청년들은 ‘보수 정부든, 진보 정부든 무조건 싫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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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은 취업과 주거불안 속에서 먹고 사는 데 정신이 없어 보수·진보 따질 여유조차 없다. 진영도, 조직도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의 청년세대들이 저항할 수 있는 방법은 결혼 포기, 출산 파업밖에 없다. 그 결과가 세계최고의 저출산국가(합계 출산율 0.72)를 만들었다. 대책없는 어깃장을 놓고 있는 것이다. 이어서 윤석열 정권을 만드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는 복수극을 시작하더니 급기야 내란청산 선거라는 6.3지방선거에서 내란세력인 국민의힘 당에게 70% 이상의 표를 몰아주는 응징으로 경고장을 내 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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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묵은 이념 잣대나 기득권의 용렬한 눈으로 언뜻 보면, ‘2030이 우경화된 것’으로 보일 수 있다. 대형 교회를 비롯한 극우 세력의 가짜뉴스를 동원한 선동과 지원이 청년들의 취약한 틈새를 파고든 측면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현상의 표면일 뿐 근본 원인은 아니다. 잠실 올림픽공원에서 전한길을 비롯한 극우세력들의 청년부대가 공론의 장을 오염시키려고 무진 노력을 했다. 그러나 2030세대 대부분은 이들과 분명한 선을 긋는 행동을 보였음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2030 MZ 세대. 통계청

기성세대의 억울함과 의도치 않은 ‘구조적 모순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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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청년들의 분노 앞에서 40대부터 60대에 이르는 기성세대 또한 억울함을 호소한다. ‘IMF 외환위기’를 맨몸으로 버텨내고 밤낮없이 일하며 세계 10위권의 경제 대국과 K-민주주의를 일궈낸 주역들이 바로 자신들이기 때문이다. 내 노후를 포기해가며 자식들을 치열하게 대학에 보냈는데, 이제 와서 ‘꿀을 빤 기득권 꼰대’이자 청년을 착취하는 주범으로 내몰리니 기가 막힐 노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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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세대의 주장 역시 전적으로 사실이다. 그들은 절대로 악의를 가지고 청년 세대를 착취하지 않았으며, 각자의 삶에서 최선을 다해 살아 왔을 뿐이다. 문제는 개인의 의도와 상관없이 작동하는 ‘구조적 모순의 덫’이다. 기성세대가 성실하게 쌓아 올린 공고한 사회·경제 체제가 오늘날 2030 세대에게는 탈출할 수 없는 강고한 감옥이 되어버렸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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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첫 번째 구조적 모순의 덫은 자산의 왜곡이다. 대한민국 고령층 자산의 70~80%는 부동산에 전적으로 묶여 있다. 이 은퇴 자금의 가치를 지키기 위해 집값을 유지·부양하는 정책은 필연적으로 청년층에게 과도한 주거비(고액 월세와 대출 이자) 부담을 전가한다. 즉, 기성세대의 안정적인 노후를 유지하기 위해 청년 세대의 미래 자산이 매달 ‘선취공제’당하는 구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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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는 능력주의의 배신이다. 기성세대는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가면 성공한다”고 가르치며, 가두리 양식장같은 입시경쟁교육에 내몰았다. 2030은 그 규율을 충실히 믿고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최고 수준의 대학 진학률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의 화려한 스펙을 쌓았다. 그러나 사회에 나왔을 때, 양질의 일자리는 이미 기성세대의 기득권과 견고한 노동시장 이중구조 속에 갇혀 도저히 진입할 수 없는 성벽이 되어 있었다. 규칙대로 완벽하게 플레이했음에도 약속된 보상 체계가 통째로 사라진 데서 오는 울분은 청년들을 절벽 끝으로 내몰았다.

 

 

청년 세대의 내재적 관점과 희망없는 실존적 불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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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들의 삶을 내재적 관점(Emic perspective)에서 들여다보면 갈등의 핵심은 명확하다. 바로 극심한 일자리 부족, 주거 불안, 그리고 자산 폭등으로 초래된 끝 모를 자산 격차이다. 이 세 가지 절벽 위에서 청년들이 느끼는 실존적 공포는 한국 사회의 모든 시스템을 ‘불공정’으로 인식하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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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 눈에는 거대 정규직 노조도, 자신보다 조금 더 일찍 사회에 진출하여 기득권에 편입된 선배도 모두 약자가 아닌 유사기득권 카르텔일 뿐이다. 거창한 명분으로 정의를 독점하려는 극좌도, 갈등을 선동하는 극우도 결국은 기득권 유지라는 비즈니스를 영위하는 한통속에 불과하다. 2024년 비상계엄 사태 직전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2030의 지지율이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았던 점과, 이후 이재명 정부 출범 초기에도 여전히 청년층의 지지율이 가장 냉정하게 나타나는 현상은 이를 방증한다. 청년들은 이념을 떠나 "보수든 진보든 우리 삶을 바꾸지 못하는 정권은 무조건 싫다"는 강력한 거부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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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극우 세력이 공론의 장을 오염시키려 청년 부대를 동원하기도 하지만, 대다수의 2030은 이들과 선을 긋는다. 청년들의 표심 이반은 우경화가 아니라, 자신들을 사지로 몰아넣은 권력과 시스템에 대한 ‘거대한 거부와 저항의 흐름'으로 읽어야 마땅하다. 이 본질적인 실존적 불안과 주거·일자리 문제를 급진적이고 속도감 있게 해결하지 못한다면, 민주진보 진영은 물론 대한민국 공동체의 미래는 암울하다. 만약 이재명 정부의 민생 개혁 프로그램이 청년의 지갑과 삶을 채우는 데 실패한다면, 차기 정권은 단순한 보수가 아닌, 나치즘을 방불케 하는 잔혹한 ‘한국형 히틀러’ 체제의 극우 정권으로 이행할 수 있다. 이는 상상만으로도 모골이 송연해지는 비극으로 다가온다.

 

집값 상승에 대한 청년층 의식. 대통령기록관

상황이 이렇게 엄중함에도 불구하고 청년을 만족시킬 수 있는 해결책이 쉽지않다. 왜냐하면 단기 해법으로 어찌어찌 해결한다 하더라도 천지개벽이라 할 수준의 변화가 예상되는 AI로봇 기반시대가 쓰나미처럼 몰려올 것임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기존의 중후장대형 산업문명은 급속히 붕괴되고, 경량형 AI로봇 기반 초록문명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는 얘기다. 일론 머스크나 샘 올트먼을 비롯한 세계적 빅테크 수장들과 석학들은 빠르면 2~3년, 늦어도 2030년 전후면 인간의 지능을 능가하는 AGI(범용인공지능) 시대가 도래할 것이라 예측한다. 이렇게 되면 로봇에 AGI가 장착된 휴머노이드와 피지컬AI시대의 경제는 기계가 생산을 전담하고, 인간의 생존은 임금 노동이 아닌 기본소득이 보장해 주는 구조로 재편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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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사회를 불행에 빠트리고 대한민국의 웅비를 가로막고 있으며, 청년들을 7포세대로 내몰고 있는 주범은 무엇일까? 그것의 핵심원인은 갈수록 깊어져 가는 소득과 자산의 격차로 인한 극심한 양극화와 불평등의 문제이다. 이러한 상황에 놓인 청년들은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3포 세대’와 인간관계·내집마련을 포기한 ‘5포 세대’로 나타나고, 최근엔 희망과 꿈마저 놓아야 하는 ‘7포 세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암호화폐와 주식에 대한 청년층의 태도. 대통령기록관

청년문제 해법은 국토전체를 실리콘밸리화하는 것과 연동되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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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상황에서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패러다임은 기존 산업문명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되어서는 안 된다. 산업문명시대에 쌓은 거대한 부동산 기득권 카르텔이라는 성채와 싸운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니 싸울 필요가 없다. 왜냐하면 도래하는 AI 로봇 기반 초록문명시대는 어차피 기존의 중후장대형 산업문명과 강남부동산 성채는 머지않아 무너져 내리며 소멸되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이재명 정부도 이러한 상황을 정확히 꿰고 있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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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7월 2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현재 세계는 인공지능 혁명이 촉발한 문명사적인 대전환에 직면해 있다. 3대 메가프로젝트(반도체, AI데이터센터, 피지컬AI)는 단순한 지방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4차 산업혁명의 최종 승자가 되는 유일한 길이자 미래 세대를 위한 역사적 결단“이라했다. 이어서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연동시켜, "국토 전체를 한국판 실리콘밸리로 탈바꿈시키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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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문제 해법은 위와 같은 거시적 대전환전략 및 정책과 더불어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상상력과 위기관리 능력이 융합된 시기별(단기-중기-장기) 로드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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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해법: 안정성 확보와 자산 형성의 마중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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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단기 해법으로서, 안정성 확보와 자산 형성의 마중물 제공이다. 당장 벼랑 끝에 선 청년들을 구출하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즉각적이고 과감한 재정 투입과 자산 형성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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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청년기본계좌(사회적 상속제) 도입:

최영준 연세대 행정학과 교수는 2026년 6월 15일자 한겨레신문 <세상읽기>칼럼에서, 청년기본계좌를 제안하고 있는데 설득력있는 제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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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단순한 소모성 현금 복지가 아니라, 부모의 자산 규모에 의해 출발선이 결정되는 불평등을 완화하기 위한 ‘전환 자본’의 사회적 상속이다. 19~24세 청년에게는 2년치, 25~29세 청년에게는 1년치의 전환소득을 기준 중위소득의 40% 수준인 월 100만 원(연 1200만 원)씩 적립·지급한다. 2026년 인구 기준 약 610만 명을 대상으로 하며 초기 소요 재정은 약 108조 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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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청년 공공임대주택의 대량 공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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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소득의 상당 부분을 선취 공제해가는 주거비 부담을 원천 차단하기 위해, 도심 역세권 및 혁신 거점 지역에 초장기 저렴한 공공임대주택을 획기적인 규모로 공급하여 실질 가처분소득을 증대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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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기 해법의 성공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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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조건: 초기 108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재정을 마련하기 위해 국채 발행의 과감한 결단이나 부동자산에 편중된 세제의 개혁 등 국가 재정 거버넌스의 전면적 재편이 선행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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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조건: 청년기본계좌를 통해 지급된 자산이 단순 소비나 사행성 자산으로 흘러가지 않고, 청년들의 교육, 주거 자립, 창업 기획 등 실질적인 미래 역량 개발과 사회적 경제활동의 마중물로 강제·연동될 수 있는 ‘전환소득 사용처 매칭 관리 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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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해법: 혁신 생태계 조성과 기회의 사다리 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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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중기해법으로서, 혁신 생태계 조성과 기회의 사다리 복원이다.

단기 대책으로 확보된 경제적 안정성을 바탕으로 청년들이 마음껏 도전할 수 있는 기회의 마중물을 제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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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청년창업 벤처밸리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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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주요 거점과 중소도시 산자락 밑에 첨단 기술과 주거, 문화가 결합한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이군돌기(異軍突起)의 형태로 대거 조성하여 청년 일자리를 창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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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국민창업플랫폼(Open Business Platform) 구축:

3500개 읍면동 단위까지 구동되는 플랫폼을 통해 AI 도구와 데이터 인프라를 공공재로 제공한다. 청년들은 아이디어만 있으면 플랫폼 안에서 수만 개의 ‘잡 프로젝트(Job Project)'를 기획하고 사업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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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기 해법의 성공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필요조건: 거대 플랫폼 기업의 기술 독점을 깨고, 청년 창업자들이 대기업의 하청 기지로 전락하지 않도록 보호하는 ‘공정 경쟁 유도 법제화'와 초기 모험 자본의 전폭적인 금융 인프라 지원이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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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분조건: 대학 교육 체계를 로컬 크리에이터 양성을 위한 혁신대학 체제로 개편하여, 청년들이 고도화된 AI 기술(Edge AI, 오픈소스 LLM)과 적정기술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디지털 및 로컬 융합 인재 양성 생태계'가 현장과 긴밀히 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중장기 해법: AI 로봇 기반 초록문명과 도농공생 사회 건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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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중장기 해법으로서, AI 로봇 기반 초록문명과 도농공생 사회의 건설이다.

단기와 중기 해법의 연속성 위에서 완성되는 중장기 해법은 단순한 청년 정책의 범주를 넘어선다. 인간의 노동이 종말을 고하고 기계가 생산을 전담하는 AGI(범용인공지능) 및 휴머노이드 시대에 대응하는 AI 기본사회 건설이자, 대도시 집중을 해체하는 도농공생 사회로의 대전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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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에 대해서는 2026년 5월 17일자 시민언론 민들레의 필자 칼럼 ’AI로봇 기반시대 진정한 선진국 건설을 위한 제언‘에서 자세히 다룬바 있는데, 간략하게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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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AI 로봇 기반 초록문명 생명사회의 도래 (4단계 진화 전망)

미래 사회는 테크노 봉건주의를 획책하는 빅테크 알고리즘 권력과 공동체의 자치 권력이 격렬하게 충돌하며 공진화하는 여정이 될 것이며, 이는 4단계로 전개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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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단계 [플랫폼 알고리즘 권력의 초집중]: 모든 데이터와 AI, 로봇 클라우드 OS가 소수 빅테크에 종속되어 승자독식이 극대화되는 시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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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단계 [충돌과 균열의 발생]: 개인데이터 주권 목소리가 커지며 "AI를 누가 소유하고 통제할 것인가?"라는 정치적 질문이 부상하고 공공 데이터 인프라 구축의 대안이 싹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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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단계 [자치 분권 권력의 기술적 무장]: 오픈소스 AI, 3D 프린팅 등 적층 제조(Additive Manufacturing), 협동 로봇(Cobots)의 보편화로 블록체인 기반의 분산 네트워크가 빅테크 권력과 대등하게 협상하는 ‘다중 권력 구조'로 전환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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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단계[공존과 재설계]: 생태(Green), 기술(Tech), 분권(Decentralization)이 결합하여 지역 단위 마이크로 팩토리가 생산을 자립하는 ‘로봇 커먼즈(Robotic Commons)' 기반의 초록문명 생명사회(Eco-dream Society)가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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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AI 기본사회를 지탱하는 필요조건: 여섯 개의 기둥

AI 기본사회가 허구가 되지 않기 위해 아래의 6대 인프라가 구축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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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퍼블릭 AI 인터넷(Hyper Web) 상용화: 데이터 독점을 해체하고 ‘나의 데이터가 곧 나의 AI'가 되는 'My Data, My AI' 권리를 기술적으로 실시간 담보하는 차세대 인터넷망을 선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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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디지털 배당 재정 체계 확립: 데이터세, AI세, 로봇세를 과감히 도입하여 기술이 창출한 초과이익을 국민기본소득의 재원으로 환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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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에너지·데이터 자립 구조와 로봇 커먼즈: 전국 3만 개 이상의 리·통·반 단위 ‘햇빛소득마을'과 3500개 읍면동 단위 ‘마이크로 데이터센터 주민협동조합'을 통해 주민이 인프라를 직접 소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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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AI 접근권 보편화: 초고속 통신망과 Edge AI 단말, 공공 클라우드를 공공재로 제공하여 접근 비용을 ‘제로(0)'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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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윤리 거버넌스 체계: 알고리즘의 차별을 감시하고 ‘AI 책임보험'을 통해 기술 리스크를 사회적으로 분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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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기후 및 생태 전환 연계: 저탄소·재생에너지 기반으로 AI 인프라 전 주기를 묶어 글로벌 환경 규제 리스크를 돌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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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실질적 사회 변화를 위한 충분조건: 다섯 개의 지렛대

필요조건의 토대 위에서 실질적인 전환을 추동할 5대 동력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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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국민창업 플랫폼을 통한 전 국민 창업국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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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호모 루덴스(유희하는 인간) 문화 인프라 구축: ‘4시간 노동, 4시간 잉여' 체제 속에서 여가를 창조 활동과 돌봄, 지역 축제로 연결하여 삶의 질을 혁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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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15차 융복합 창의산업 기반 1만 개 마이크로 딥테크 마을 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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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데이터-전력-토큰의 삼각 순환경제 구축: 데이터와 에너지를 NFT(대체 불가능 토큰)나 탄소배출권 등 디지털 자산으로 토큰화하여 ESS(전기 저장 시스템)와 연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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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글로벌 연대 플랫폼 수립: ‘K-AI 공공성 표준'을 제정하고 세계 도시들과 연대하여 글로벌 빅테크 독점 세력에 대응하는 방파제를 구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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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차 융복합 창의산업과 가미야마 산촌의 기적, 마을자치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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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15차 융복합 창의산업과 가미야마 산촌의 기적

중장기 해법의 구체적 모델은 일본의 가미야마 산촌에서 발견된다. 인구 5000명의 고령화율 48%에 달하던 소멸 위기 산촌마을이 대도시와 해외를 잇는 글로컬 네트워크를 구축하며, 창조적 이주 모델로 탈바꿈했다. 웹디자이너, IT 벤처기업 위성사무소(16개 이상 이주), 예술가들이 빈집을 게스트하우스 삼아 이주하였고, 폐교는 디자인과 미디어를 가르치는 혁신대학으로 전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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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이를 한 단계 넘어서야 한다. 1차(농업), 2차(제조), 3차(서비스)에 4차(지식 정보), 5차(문화 예술)를 더하여 융합하는 15차 융복합 창의산업을 농산어촌에 이식해야 한다. 도시 청년들이 농촌과 도시에 동시에 거주하며 활동하는 ‘4도 3촌 듀얼 라이프(Dual Life)'가 보편화되면, 농촌은 도시의 정원이 되고 도시는 농촌의 활력지대가 되는 도농공생 사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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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생산시민·생명지역·직접민주주의 기반의 마을자치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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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 시대의 새로운 일자리와 15분 거리 생활권(4KM) 단위의 일터·삶터 통합 구조는 정치경제 체제의 로컬화를 강제한다. 또한 국가나 시장, 가족이 감당할 수 없는 저출산·초고령화 시대의 아이·노인 돌봄 문제는 오직 이웃사촌형 주민 공동체의 호혜적 망을 통해서만 해결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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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라서 햇빛소득을 마중물 삼아 에너지·돌봄·보건의료(마을주치의)·교육·문화가 자립하는 ‘마을모듬살이 통합마을'을 만들고, 이를 생산시민민주주의, 생명지역주의, 직접숙의민주주의라는 세 바퀴로 굴러가는 ‘마을자치정부(마을공화국)'로 격상시켜야 한다. 이는 읍면동 단위 직접숙의민주주의 주민자치운동과 결합하여, 스위스형 모델을 뛰어넘는 위대한 ‘홍익인간 이화세계 마을연방민주공화국'으로의 정치적 비전을 완성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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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기본사회 선도국가, 대한민국의 위대한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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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로봇 시대에 국정을 성공적으로 운영한다는 것은, 일자리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거대한 기술적 쓰나미 속에서도 모든 국민이 불안 없이 삶을 향유하도록 만드는 일이다. 그것이 가능한 것은 ① 국가 기본소득(데이터·AI·로봇세 기반), ② 지역 배당소득(햇빛발전 및 데이터센터 주민협동조합 기반), ③ 자신의 능력껏 일한 근로·사업 소득의 세 가지 ‘총합 소득'을 통해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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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청와대 김용범 정책실장의 진정성있는 장기 전략을 둘러싼 ‘초과세수 대 초과이익'의 지엽적인 논란을 넘어, 우리는 인공지능 로봇 기반의 스마트 경량 문명 시대라는 거대하게 떠오르는 달을 바라볼 수 있어야 한다. 광역시도별 AI벤처밸리와 시군구/읍면동 별 AI딥테크 초록문명마을 조성으로, 기존의 중후장대형 산업문명에서 새로운 AI로봇기반 초록문명사회로의 이행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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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정부가 야심 차게 시작한 햇빛소득마을이 리·통·반 단위로 10만 개까지 확장되고, 국민창업 플랫폼이 3500개 읍면동에서 고동친다고 생각해보라! 더 나아가 시민사회와 국가, 시장이 삼각편대를 이루어 개인데이터 주권을 상용화할 수 있는, 오토XML이나 하이퍼웹(HWW) 등과 같은 차세대 AI인터넷 기술이나 아키텍처들의 글로벌 표준을 쟁취한다면 대한민국의 미래는 눈부실 것이다. 밤하늘의 별과 같은 1인 전문 AI 콘텐츠 유니콘 기업들이 골목과 마을마다 탄생함으로써, 빅테크의 멱살잡이에 휘둘리지 않는 진정한 기술 자립 강국이 실현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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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전 고대의 조선은 상생 평화 정신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이념과 이군일민(二君一民) 평화체제로 고대 동아시아세계를 이끌어왔던 위대한 역사적 유산을 가지고 있다. 이 상생평화의 DNA는 남과 북, 글로벌 한민족 디아스포라 그리고 글로벌 한류팬덤 3억명(케데헌 누적뷰 3억명 이상)의 정신문화적, 물질적 연대를 통해 네오 평화문명 제국으로 깨어날 것이다. 이미 대한민국은 국회 차지호 의원과 총리실의 공조를 통해 UN 산하 주요 6개 기구와 ‘글로벌 AI 허브' 유치를 위한 협력의향서 서명을 마치는 등 글로벌 AI 수도이자 허브 국가로의 발걸음을 뗐다.

임진철 직접민주마을자치전국민회마을공화국 상임의장

청년들이 절벽 끝에서 방황하며 극우화의 덫에 일시적으로 몸을 의탁했던 잔인한 시대의 막을 종식시켜야 한다. 확고한 개인데이터 주권과 AI 사회화의 단단한 성곽 위에서, 청년들은 마침내 실존적 불안을 떨치고 자연과 기술이 조화를 이루는 초록문명 속에서 풍류를 즐기는 ‘호모 루덴스'의 주역으로 당당히 귀환하게 해야 할 것이다. 이 일은 ‘세대간 네탓 논쟁’에서 찾아지는 것이 아니다. 앞서 서술한 초록문명 AI기본사회의 비전과 단기-중기-중장기 해법을 공유하며 노장청이 어깨동무할 때 시나브로 찾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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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비전과 해법을 실현해낼 수 있다면, 대한민국은 지구상에 전쟁과 폭력을 현저히 줄이고 인류의 행복지수를 드높이는 글로벌 AI 기본사회의 진정한 선도국가로 당당히 세계사 전면에 우뚝 서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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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진철 담대한 혁신사회 플랜 dreamsk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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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일본 '신군국주의' 정조준…외교·제재 '동시 압박'

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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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 대한 중국의 외교 수사 훨씬 공격적

외교 수사 넘어 제재, 주변국 규합해 고립화

이중 용도 물품의 대일본 수출 세 번째 제재

"일본의 신형 군국주의 움직임 단호히 억제"

중국 '일본 신군국주의' 양자 외교 의제화

아시아 4개국과의 양자 공동성명들에 명시

린젠 "일본, 평화 국가'란 가면 벗어 던져"

중국이 추가로 군민 겸용 물품의 대일본 수출 제재를 발표했다. 지난 6월 29일 중국 상무부의 공고를 통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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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방위연구소와 육상장비연구소, 함정장비연구소, 항공장비연구소와 미쓰비시전기 방위·우주기술, 미쓰비시중공업 로지텍 등 군사력 증강에 참여한 기관·기업 20곳이 수출통제 명단에 올랐다. 또한 미쓰이 E&S와 미쓰이물산 항공우주 정비센터 등 최종 사용자와 용도가 불분명한 20곳을 주의 명단에 포함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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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부터 중국 수출업자는 이들에게 중국산 이중용도 물품을 수출할 수 없으며, 외국의 법인이나 개인도 이중 용도 물품들을 이전·제공할 수 없다. 이미 진행 중인 관련 거래는 즉시 중단해야 한다.

 

지난 10월 말 경주 APEC 정상회의 때 만난 시진핑 중국주석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총리. 아사히신문 11월 14일

중국, 이중 용도 물품 대일 수출 추가 제재

"일본 신형 군국주의 움직임 단호히 억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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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중국은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발언에 대한 '보복' 차원에서 올해 1월 군사용 이중용도 물자의 대일 수출 금지 조치를 단행했고, 2월에도 미쓰비시 조선 등 일본 기관·기업 20곳을 이중 용도 물품의 수출통제 명단에, 스바루 등 20곳을 주의 명단에 각각 올린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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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일본 정부는 "일본만을 대상으로 한 수출 관리 조치는 국제적 관행과 다른, 절대 허용할 수 없는 것으로 지극히 유감"(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 29일 회견)이라고 항의하고 중국 정부에 제재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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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이런 중국의 잇단 대일 제재가 통상 분쟁에서 비롯된 게 아니라는 점이다. 중국 정부는 그 제재 강행의 배경으로 일본의 '신형 군국주의'와 '재군사화'(재무장화) 등을 대놓고 지목하며 전례 없는 견제에 나선 모양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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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에 따르면,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일본의 신형 군국주의적 움직임을 단호히 억제하기 위한 것이며, 전적으로 정당하고, 합리적이며, 합법적"이라고 주장했다. 허융첸 상무부 대변인도 기자들과 만나 "일본은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신형 군국주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며 재군사화를 가속화하고 공격용 무기를 배치하는 한편 해외에서 공격형 미사일을 발사했다"며 "일본이 잘못된 길에서 돌아서서 행동을 바로잡고, 진정으로 반성해 올바른 궤도로 복귀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미국 해병과 '강철주먹(Iron Fist)' 합훈에 참가한 육상자위대 병사들이 지난 3일 대만과 가까운 일본 서남부 도쿠시마섬에서 상륙작전을 하고 있다. 2023.3.3 UPI 연합뉴스

중국 '일본 신군국주의' 양자 외교 의제화

아시아 4개국과의 양자 공동성명들에 명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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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일 압박 움직임은 이게 다가 아니다. 2일 중국 관영 글로벌 타임스에 따르면, 중국은 파시즘과 군국주의의 부활 시도를 거부한다는 아시아 국가들과의 양자 간 공동성명이나 공동언론성명을 최근 한 달 반 사이에 네 차례나 채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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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파키스탄 공동성명(5월 26일)은 "양측은 2차 세계대전의 승리 성과를 확고히 수호하고 파시즘과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어떤 시도에도 반대한다"고 했고, 중국-몽골 외교장관 공동언론성명(6월 14일), 중국-미얀마 공동성명(6월 17일), 중국-방글라데시 공동성명(6월 26일)의 내용도 대동소이하다. 일본 견제를 양자 외교 의제로 공식화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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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헤이룽장성 사회과학원 동북아연구소의 다즈강 연구원에 따르면, 예전에 중국이 다자 무대에서 일본의 역사 수정주의와 군국주의적 성향을 비판한 적은 많았지만, 양자 외교 문서에 반군국주의 표현을 명시적으로 집어넣은 것은 상당히 이례적인 일이다. 다즈강은 "일본이 전후 제약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을 가속화하고 신군국주의 경향이 과거 일본의 침략으로 고통받았던 국가들의 마지노선을 점점 넘어서고 있기에, 중국은 국제사회에 더 광범위한 경종을 울리기 위해 이 문제를 양자 차원으로 끌어올리고 있다"고 풀이했다.

 

미국이 일본에 배치할 예정인 지상배치 이동식 중거리미사일 발사장치 '타이폰'. 일본경제신문 6월 20일

"일본의 신군국주의 경향, 마지노선 넘어"

린젠 "일본, `평화 국가'란 가면 벗어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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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즈강은 "수년 동안 일본은 공적개발원조(ODA)와 투자 협력 등 경제 외교를 통해 아시아 국가들을 포함한 일부 개발도상국들을 포섭하려 노력해 왔다. 이를 통해 자국의 군사화와 역사 수정주의가 미치는 부정적 영향을 희석하고 더 유리한 여론 환경을 조성하려 했다"며 "중국은 양자 문서에 반군국주의 언어를 명문화함으로써, 해당 국가의 대중, 기업계, 그리고 더 넓은 사회가 이 문제를 주목하고 오늘날 일본 신군국주의의 잠재적 위험을 인식하도록 새로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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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일본의 다카이치 정권은 작년 10월 출범한 이후 방위비 사상 최고치 경신(2026 회계연도 580억 달러)과 군사력 증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 무기 수출 규제 폐지, 집단 자위권 범위 확대, 비핵 3원칙 개정 검토, 대만 유사시 개입 시사, 평화헌법 개정 추진 등 재무장 행보도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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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다카이치 정권의 행보에 중국 외교부는 정면 대응하고 있다. 궈자쿤 대변인은 6월 23일 브리핑에서 "일본에서 부상하는 악의적인 신군국주의는 지역 평화와 안정을 위협하고 있다. 국제사회는 높은 경계심을 유지하고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6월 11일 브리핑에서 린젠 대변인은 "사실 일본은 스스로 '평화 국가'라는 가면을 벗어 던졌다"라고 비난했다.

 

5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이 진행되고 있다. 2026.1.5 연합뉴스

일본에 대한 중국의 외교 수사 훨씬 공격적

외교 수사 넘어 제재, 주변국 규합해 고립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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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적으로 보면, 일본에 대한 중국의 대응엔 몇 가지 뚜렷한 변화가 감지된다. 먼저 외교적 수사가 훨씬 공격적으로 바뀌었다. 과거에는 일본의 우경화를 비판했지만, "역사를 반성해야 한다"는 수준이었다면, 최근에는 "신형 군국주의","파시즘 부활","평화 국가의 가면을 벗었다" 등 매우 직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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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비판이 외교 수사에 그치지 않고, 이중 용도 품목 수출통제 등과 같은 실질적 제재 조치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나아가 대일 견제를 아시아의 여러 나라들을 규합해 양자 외교 의제로 만들어 일본을 압박 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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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시각에서 보면, 미국이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 국가로 보는 일본의 재무장은 미일 동맹의 강화와 그를 통한 대중 봉쇄 강화, 대만 유사시 개입 가능성 확대 등을 뜻하는 만큼 초기 단계에서부터 압박을 시도한다고 할 수 있다. 최근 중국이 남중국해에서 필리핀 압박, 대만을 향해선 군사훈련 확대도 일본 군국주의 부활 담론의 연장선에서 해석이 가능하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경북 안동 한 호텔에서 열린 확대 정상회담에서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와 악수한 뒤 자리를 안내하고 있다. 2026.5.19 연합뉴스

지금 동북아 정세를 보면, 중국은 일본 재무장을 '신군국주의'로 규정하며 견제에 나섰고 미국은 일본을 대중 견제 핵심축으로 키우고 있다. 특히 한미일 안보협력 강화에 참여하는 한국에게 이런 구도 변화는 직접적인 외교적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은 일본 재무장에 대한 역사적 경계심과 한미일 안보협력이라는 현실 사이에서 한층 더 어려운 외교적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 어느 때보다 국익 중심의 균형 외교가 요청되는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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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유 에디터 yooillee22@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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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정청래·송영길, 틈만 나면 ‘보완수사권 신경전’

김채운기자

  • 수정 2026-07-04 08:26

김 “5월 처리됐어야” 정 “제안 없었다” 송 “정치무기화 안돼”

왼쪽부터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송영길 민주당 의원, 김민석 전 국무총리가 3일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열린 민주당 국회의원 워크숍에 참석해 있다. 연합뉴스

“보완수사권 문제를 포함한 검찰개혁법 문제는 조기에 처리하면 좋겠다고 판단해 (지난 5월) 당에 전달했다. 5월에 처리됐더라면 좀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을 텐데…” (김민석 전 국무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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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히 말한다. 저는 (5월에) 그런 제안을 들어본 적 없고 그런 기억도 없다. 정부에서 법안도 제출하지 않았다. 법안을 안 만들어놨을 가능성이 있다. 만들었다면 제출 안 하는 이유가 뭐냐”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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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완수사권 여부를 정치 무기화시킬 문제는 아니다. 전당대회(국면)에 마치 정부를 상대로 무슨 싸움 하듯 쟁점화시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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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8·17 전당대회에서 당대표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김민석 전 총리, 정청래 전 대표, 송영길 의원이 3일 한자리에 모여 검찰개혁의 일환인 ‘공소청 검사에 대한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두고 신경전을 벌였다.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는 ‘지난 5월 정부가 민주당에 보완수사권 폐지 방향이 담긴 형사소송법 개정을 마치자고 제안했는지’를 두고 서로 다른 말을 했고, 송 의원은 ‘전당대회 국면에 보완수사권 자체를 쟁점화하는 것 자체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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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이날 서울 용산구의 한 호텔에서 22대 후반기 국회 대비 의원 워크숍을 열었다. 김 전 총리와 정 전 대표, 송 의원은 ‘지도부 테이블’에 나란히 앉았다. 이들은 서로 반갑게 악수하며 인사를 나눴지만, 행사 도중 각각 취재진을 만나서는 보완수사권 폐지 문제를 놓고 ‘간접 설전’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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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문은 정 전 대표가 열었다. 그는 “5월에 정부가 법(형사소송법 개정안)을 제출한 적 없고, 법을 처리해달라고도 한 적 없고, 정부 쪽 인사가 제게 전화해 ‘5월에 처리해달라’고 한 적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당·정이 공론화 과정을 한 번쯤은 거쳐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다. 그때는 (6·3 지방선거 전) 선거철이고 해 (제가) ‘조용하게 토론하자’고 해 토론회를 열었을 뿐”이라며 “그 토론이 ‘5월 중 법안 처리 요청’이 아니”라고 했다. ‘보완수사권 완전폐지’ 입장을 연일 강조해 온 정 전 대표는 “보완수사권을 폐지한다는 게 보완수사요구권만 준다는 뜻”이라며 “보완수사요구권에도 여러 종류가 있을 수 있다. 긴급 보완수사요구권이란 말로 잘게 쪼갤 수도 있고, 기소 전 검사가 불분명하다 하면 가해자나 피해자를 불러서 확인할 수 있는 확인권을 주면 된다”, “‘보완수사권 완전폐지’해도 걱정하는 부분은 그렇게 발생하지 않는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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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김 전 총리는 “보완수사권을 포함한 검찰개혁법(형사소송법) 처리는 누차 말했듯 제가 조기에 처리했으면 좋겠다고 판단해 정부와 여권 내부에 문제를 제기했고, 다양한 경로로 (지난 5월) 당에 전달됐다”며 맞받았다. “5월에 처리됐더라면 좀 더 여유를 가질 수 있었을 텐데, 비록 그것보단 늦어졌지만 좀 더 속도 내서 처리하면 오는 10월 공소청·중수청(중대범죄수사청)이 출범하는 데는 차질이 없으리라 생각한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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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송 의원은 “이건 정부와 논의를 통해 해결해야 할 문제지, ‘정치 무기화’시킬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워크숍에 참석한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기자들을 만나 “(보완수사권 폐지 관련) 정부의 입장이 있다고 하더라도 저기 계신 분(민주당 의원들)이 입법권은 국회에 있다고 말하지 않는가”라며 “그러니까 이제 보완수사권 논의는 국회에서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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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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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교도관’ 이만희 수감일지 유출 의혹…법무부, 감찰·긴급 점검 착수

  • 김미란 기자

  • 업데이트 2026.07.03 12: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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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호 “이만희 재구속 상황서 결코 가볍지 않은 사안…법적·행정적 책임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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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천지 총회장 이만희 씨가 지난 2020년 코로나19 방역방해 혐의로 수원구치소 독방에 수감돼 있던 당시, 신도인 교도관이 이 씨의 수감 상황을 일일이 기록해 신천지 지휘부에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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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JTBC 보도에 따르면, 당시 신천지 지휘부로 전달된 보고서에는 “평소 속옷만 입고 주무셨는데, 오늘은 검정 반팔티를 입고 주무셨다”, “아침으로 나온 식빵에 딸기잼을 뿌리고 샌드위치처럼 만들어 50여 분 식사를 하셨다”는 등 이 씨의 일거수일투족이 상세히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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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를 작성한 인물은 신천지 신도 교도관으로, JTBC는 해당 교도관이 전주지파 신도라는 사실을 전직 간부를 통해 확인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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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A4 용지 1~2장 분량의 일기 형식 보고서가 작성됐고, 당시 전주 지역을 담당하던 지파장 이 모 씨가 이를 취합해 1~2주에 한 번 과천에서 1박 2일 일정으로 열린 열두 지파장 회의에 가져가 총회장의 수감 상황을 공유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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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신천지 고위 간부 B씨는 JTBC에 “그걸(보고서) 받아와서 지파장들이 있는 자리에 와서, 오늘 총회장님 건강 상태가 이랬다고 쭉 읽어주고 설명해줬다”고 말했다.

신천지 전직 간부들은 이 같은 교도관의 보고가 모두 이 씨의 병보석을 이끌어내기 위한 목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쇼가 필요하다’며 구치소 안에서 낙상 사고까지 연출했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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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씨는 “전주 청년이 (CCTV를) 보고, 이만희 씨가 화장실에 나오면서 넘어지는 액션을 취했다. 그 교도관이 모니터를 보고 있다가 그때 (다른 교도관) 두 명인가를 보냈다고 했다”고 전했다.

신도들을 국민의힘 당원으로 집단 가입시킨 혐의를 받는 이만희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총회장이 지난달 2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할 당시의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JTBC는 이만희 씨가 현재도 서울구치소에 구속 수감 중인 만큼 유사한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을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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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정성호 법무부 장관은 3일 페이스북을 통해 “사실이라면 교도관이 엄정한 형집행을 하는 국민의 공복이 아니라, 특정 종교 교주의 집사가 되길 자처한 것”이라며 “국민의 혈세로 운영되는 국가의 교정행정을 특정 종교의 사적 이익을 위한 도구로 사용한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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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더욱이 이만희 총회장은 현재 ‘신도 강제 집단 입당’ 사건으로 다시 구속돼 있는 상황인 만큼 결코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사안”이라며 “진상을 밝히기 위한 철저한 감찰과 수감시설 긴급 점검에 신속히 착수해 확인되는 위법에 상응하는 법적, 행정적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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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유사한 일의 반복을 막기 위해 향후 사회적 영향력이 큰 수용자가 교정시설 내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외부와 결탁하는 일을 제도적으로 차단할 개선책도 마련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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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적 금융과 코스피 9,000의 신기루

  •  김성혁 민주노동연구원 원장
  •  
  •  승인 2026.07.04 07:32
  •  
  •  댓글 0

생산적 금융과 자본시장
이재명 정부 자본시장 정책의 한계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했던 6월 18일의 모습. ⓒ뉴시스
▲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9000선을 돌파했던 6월 18일의 모습. ⓒ뉴시스

1. 생산적 금융과 자본시장

 

이재명 정부는 ‘생산적 금융으로 자본시장 선진화’(코스피 5,000 로드맵)를 목표로 내세우고 자본시장 개혁과 코리아 프리미엄을 천명하였다.

이를 위해 금융위원회는 ▲상법 개정(이사의 충실 의무를 회사와 주주까지 확대) ▲자사주 소각(주주가치 제고) ▲불공정거래 근절(주가조작, 주식시장 교란) 등으로 주식시장 활성화를 도모하였다. 또한 국민성장펀드 도입 및 소득공제 확대로 자본시장에 모인 자금이 AI, 반도체 등 미래 성장산업으로 유입되는 선순환 체계를 구축하였다. 생산적 금융은 단순한 증시 부양책을 넘어, 부동산과 단기 투자에 머물던 자금을 미래 첨단산업으로 흘러가게 하며, 이를 통해 기업 성장과 국민 자산 증식을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자금 순환 정책이다.

현재 국내 주식 투자자는 1,500만 명(미성년자, 노인 제외)이 넘는데, 이전 상층 부자들의 시장인 증시가 국민 자산과 직결되는 공간으로 변모하면서 정부는 ‘자본시장 정책이 큰 효과를 보았다’고 자평한다.

정부의 자본시장 정책은 주식시장 호황, 국민성장펀드 가동 등으로 현실화하였고, AI 산업 성장과 대규모 투자로 연결되고 있다.

AI 열풍으로 AI 모델, 반도체, 휴머노이드, AI 데이터센터 등의 수요가 넘쳐, 해당 산업이 최고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한국은 HBM(초고속 데이터 전송 메모리), D램(휘발성 저장장치), 낸드 플래시(비휘발성 저장장치)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가 독보적인 1위이다. 이러한 성과는 반도체 기업의 천문학적 영업이익과 수출 최대치 경신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국 증시도 제도개선과 AI 반도체 열풍에 힘입어 9,000선을 돌파하였다. 목표했던 5,000선까지 상승은 반도체 기업의 영업이익 실적 등 현재가치에 기반하였으나, 9,000선까지 상승한 것은 2028년까지 AI 반도체 호황이라는 미래가치를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미래가치 추정은 신기술, 과잉투자와 거품, 금리, 과도한 경쟁 등으로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 특히 미국 시장 상황에 따라 좌우되는 코스피는 거시경제 상황과 빅테크 기업의 수요·투자·실적·경쟁에 따라 수시로 바뀐다. 7월 초 코스피는 AI 과잉투자와 거품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8,000선을 오르내리며 극심한 변동성을 보여, 안정적 투자와 자산 축적의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예를 들면 미국 빅테크 기업이 AI 데이터센터 투자를 늘리면 한국도 반도체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되어 주가가 오른다. 메타가 남는 컴퓨팅 자원을 다른 회사에 판매하겠다고 하자, 메타의 AI 투자 감소가 우려되어 주가가 급락하였다.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면 미국 증시가 충격을 받고 이후 한국 증시로 그대로 전이된다. 반면 한국에서 3대 메가프로젝트 투자 발표 날, AI 연산 자원 공급 과잉 우려로 미국 주가가 하락하였다. AI 데이터센터 투자도 미국의 산업 발전과 고용 측면에서 보면, 미국에 투자하면 긍정적인 신호가 되고 한국에 투자하면 부정적인 신호가 될 수 있다.

AI 기업들의 천문학적 영업 실적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이나, 한국 증시의 지속적인 상승은 불투명하다. 한국 기업의 실적에 기반한 상승분은 주가에 이미 반영된 상태이며, 미래가치는 미국 거시경제와 빅테크 기업의 조건에 따라 좌우된다. 코스피의 41.4%, 초우량 기업의 약 50%를 보유하고 있는 외국인들의 유입·유출에 따라 한국 증시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우리 기업의 실적과 국내 기관·개인의 역량으로 우리나라 증시를 좌우할 수 없는 것이다.

2. 이재명 정부 자본시장 정책의 한계

 

미국에 종속된 금융시장 환경에서, 코스피 상승으로 한국경제가 성장하고 서민들의 자산이 증식되기는 어렵다.

먼저 주가 상승과 실물경제가 괴리되어, 주가 상승의 이익은 외국인과 슈퍼 부자들이 독식하고, 서민들은 ‘포모 증후군’과 ‘코스피 블루’로 근로 의욕 상실과 무력감에 빠지고 있다. 다음으로, 생산적 금융으로 자본시장을 활성화(주가 상승)하고, 이를 미래 첨단산업 투자로 연결하는 것은 가능하지 않다. 그 이유는 아래와 같다.

첫째, 주식 발행시장(유상증자 등)은 투자한 돈이 기업 자본금으로 들어가지만, 주식 유통시장 거래는 투자자 사이에서 주식 소유권과 현금이 바뀔 뿐 자금이 회사로 흘러가지 않는다. 따라서 코스피·코스닥 주식거래에서 돈을 버는 것은 투자자뿐이다. 한국의 주가 상승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초대형 수출 대기업에 의해 좌우되는데, 이들 주식의 대부분을 보유한 외국인과 소수 상위 자산계층이 이익을 독식하면서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

둘째, 주가 상승으로 기업가치가 제고되면, 기업은 신주 발행 시 더 많은 투자금을 조달할 수 있으며, 기업의 신용도가 올라가므로 은행 대출이나 회사채 발행 때도 낮은 이자율로 돈을 빌릴 수 있는 간접효과가 발생한다. 또한 주식 유통이 활발해야 주식 발행도 의미가 있다. 문제는 주가 상승의 간접효과와 수출 증가 등으로 수출 대기업이 돈을 모아도 낙수효과가 사라져 협력업체, 비정규직, 지역경제로 돈이 흘러가지 않는다. 삼성전자 성과급 논쟁에서 보듯이 수출 대기업의 슈퍼 이익은 주주와 임직원이 배당과 성과급 등으로 독식한다.

셋째, 서민들이 보유한 종목에서 주가가 상승한다고 해도, 이는 장부상 금액이므로 팔아서 현금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소비로 이어지지 않는다. 생활이 어려운 서민들은 주식가격이 조금 상승했다고 해도 계속 보유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경제활력이 되지 못한다. 주가가 상승해도, 서민들은 치솟는 물가, 공공요금, 대출 이자 부담 등으로 인해 돈을 소비하기 어렵다.

넷째, 이란전쟁과 공급망 재편 등으로 인한 고물가·고환율·고금리의 장기화 환경에서, 수출 대기업과 자산 보유 상류층은 수출 증가로 인한 기업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의 과실을 누릴 수 있지만, 수입 물가상승으로 인해 노동자·서민과 자영업자는 실질소득이 감소하고 부채 부담이 가중된다.

한국경제 발전과 민생을 위해서는 수출과 주식가격 상승만이 아니라, 고용안정과 실질소득 상승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코스피 증가분의 대부분을 외국인이 차지하고, 천문학적 수출 성과는 수출대기업 주주와 임직원들이 독식하는 양극화 구조를 바꾸어야 한다.

해법의 하나는 산업·금융적 대외 의존성을 줄이는 것이며(기술·자본·시장의 자립화), 다른 하나는 수출 대기업의 성과를 조세·기금·펀드 등을 제도화하여 노동자·서민에게 재분배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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