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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환, 이제 마침표 찍을 시간.. 남은 5인에게 인권의 최소선을”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 기록집 ‘47인의 희망을 담다’ 발간식

  • 기자명 심주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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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6.01.02 1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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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비전향장기수를 가족품으로” 손피켓을 들고 참가자들이 단체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오늘 이 자리는 단지 기록을 남기는 것이 아니라, 송환의 걸림돌이 되는 허들을 낮추고 한 시간이라도 빨리 선생님들을 고향으로 모셔오기 위한 투쟁의 자리입니다.”

비전향장기수들의 2차 송환을 바라는 25년의 간절한 염원이 한 권의 기록집으로 묶여 세상에 나왔다. 

비전향장기수 2차송환 희망자들의 기록 .『47인의 희망을 담다』. [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비전향장기수 2차송환 희망자들의 기록 .『47인의 희망을 담다』. [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2025년 12월 18일 오후 4시, 서울 종로구 자주통일평화연대 교육장에서 열린 비전향장기수 2차 송환 활동보고 및 기록집 ‘47인의 희망을 담다’ 발간식은 단순한 출판기념회를 넘어, 생존 장기수들의 조속한 귀향을 촉구하는 결의의 장이 되었다.

이날 행사는 정의·평화·인권을 위한 양심수후원회가 주최하고 비전향장기수 2차송환추진위원회가 주관하였으며, 4.9통일평화재단의 후원으로 마련되었다. 

류경완 코리아국제평화포럼 이사장의 사회로 진행된 현장에는 시민사회단체 활동가와 종교계 인사 등 50여 명이 참석해 교육장을 가득 메우며 뜨거운 열기를 더했다. 참석자들은 본격적인 행사에 앞서, 조국 송환의 꿈을 이루지 못하고 끝내 산화해간 비전향장기수 선생들과 민족민주열사들을 기리는 묵념을 올리며 엄숙한 분위기 속에 결의를 다졌다.

기다림이 깎아낸 시간의 무게... “인도주의의 최소선 지켜야”

[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양심수후원회 김혜순 회장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양심수후원회 김혜순 회장은 모두발언을 통해 “비전향장기수의 2차송환은 분단과 대결 시대의 아픔을 치유하는 것이고 단순한 인권 문제를 넘어 우리 민족의 자존심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정권의 성격에 따라 흔들리는 움직임보다 중요한 것은 송환을 가로막는 실질적인 필터를 제거하는 것”이라고 결의를 밝히며 “어르신들이 고향 땅을 밟는 좋은 시절을 보실 때까지 꼭 건강을 유지해 주시길 바란다”고 소망했다.

이어 심주이 양심수후원회 사무국장으로부터 2000년부터 2025년까지 정권의 성격에 따라 부침이 심했지만 한결같이 길을 열어온 비전향장기수 2차송환 운동의 25년 경과보고가 있었다. 

연대 발언에 나선 인사들도 송환의 시급성을 한목소리로 강조했다. 

[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왼쪽부터 김재하 한국진보연대 상임공동대표, 한국교회 인권센터 소장 류승권 목사, 실천불교승가회 명예대표 원경 스님, 안학섭 선생 송환추진단 이적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한국진보연대 김재하 상임공동대표는 “대북 제재나 전쟁 위기설 같은 송환의 큰 허들을 낮추는 실질적인 투쟁이 병행되어야 한다”며, “이러한 걸림돌을 제거하는 것이야말로 선생님들을 한 시간이라도 빨리 고향으로 모시는 길이며, 이것이 우리의 실천적 방안이 되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교회 인권센터 소장 류순권 목사는 2차 송환 희망자 47명 중 단 5명만이 남은 현실을 “우리가 흘려보낸 시간의 무게”라고 성찰했다. 류 목사는 “송환은 정치를 넘어 인간에 대한 가장 기본적인 예의이자 인도주의의 최소선”이라며, “성서의 가르침대로 고통받는 이들의 무게를 함께 지는 연대를 통해, 정부가 ‘언젠가’가 아닌 지금 당장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마련하도록 압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실천불교승가회 명예대표 원경 스님은 “송환은 민주주의의 자유를 더 성숙시키고 구현하는 길이자 국가가 짊어야 할 책무”라고 강조했다. 스님은 “지옥 중생을 구제하려는 지장보살의 원력처럼 우리의 염원이 남북통일의 촉매제가 되기를 바란다”며, 한국이 갈등을 극복해 내는 모범적인 국가로 거듭나기를 서원했다.

안학섭 선생 송환추진단의 이적 목사도 송환 운동의 역사적 당위성을 역설했다. 이 목사는 “42년이 넘는 긴 세월 동안 가해진 국가적 탄압을 외신에 알리고 민족의 자존심을 지켜온 산증인들의 신념을 역사에 새기는 과정”이라며, “송환은 단순히 고향에 돌아가는 것을 넘어 제국주의의 탄압을 고발하고 민족의 지혜를 묻는 투쟁”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나 돌아가리 내 고향으로”.. 장기수 어르신들의 눈물 섞인 다짐

[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행사에 참석한 비전향장기수 왼쪽부터 양원진, 김영식, 양희철 선생.  [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이날 행사의 백미는 송환을 신청한 당사자 3인의 발언이었다. 90세를 넘긴 고령의 장기수들이 전하는 한마디 한마디에 장내는 숙연해졌다.

가장 먼저 마이크를 잡은 김영식 선생은 남녘으로 오게 된 기구한 과정을 회상하며, “27년이라는 긴 세월 동안 감옥살이를 다 마치고도 여전히 고향으로 가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도 슬프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제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며 하루빨리 고향 땅을 밟게 해달라는 간절한 소망을 전했다.

양희철 선생은 “남과 북 모두에서 비전향장기수들을 염려해주고 있으니 희망적”이라며, 그간 남녘에서 얻은 은혜와 연대의 마음을 잊지 않겠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특히 시 ‘그렇게 되리니’를 낭독하며 “나 돌아가리, 내 고향으로...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라는 구절에 이르자 끝내 목이 메어 눈물을 훔쳤고, 이를 지켜보던 참석자들도 함께 눈시울을 붉혔다.

마지막으로 발언한 양원진 선생은 “그저 양심이 시키는 대로 살았을 뿐”이라며 자신의 삶을 회고했다.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조국 통일과 젊은이들의 앞날을 위해 혁명의 길을 걷겠다”며, “생의 마지막 순간까지 전사로서 당당히 살겠다”는 강철 같은 의지를 보여주어 참석자들의 큰 박수를 받았다.

25년 송환 운동의 기록, 이제는 실행으로 이어져야

[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615시민합창단이 행사 마무리로 축하 공연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양심수후원회]

행사에서는 47인 희망자들의 사진으로 만든 영상과 생존자 5명의 구술 영상이 상영되어 참석자들에게 송환의 절박함을 다시금 상기시켰다. 6.15합창단이 ‘머나먼 고향’, ‘홀로아리랑’을 불러  고향을 향한 그리움을 더욱 짙게 했다.

이번에 발간된 기록집 『47인의 희망을 담다』는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2차 송환을 희망했던 47명의 삶과 투쟁을 모은 결과물이다. 참석자들은 ‘비전향장기수를 가족품으로’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들고 기념사진을 촬영하며, 마지막 한 분까지 고향 땅을 밟는 그날까지 연대를 멈추지 않을 것을 다짐했다.

 

[행사에 상영된 영상 링크]
송환 희망 47인 의 하나의 소망 : https://youtu.be/WwnO-nvmp7o
신념의 고향_생존5명구술 : https://youtu.be/aAiKSYWuk5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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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첫 화두 ‘환란 오나, 오면 어떻게 막을 것인가’

백일 전 울산과기대 교수

ibaek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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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레임덕 기대하며 화폐 중립화 이뤄야

외평채와 국민연금 통화 스와프는 환란 미봉책

백일 전 울산과학기술대 교수

2026년 환란, 있다? 없다?

새해 첫날은 덕담으로 시작하고픈 게 인지상정이다. 2025년 다사다난한 해를 보내고, 우리는 여전히 살아남아 붉은 말띠 새해를 맞이한다. 불같이 펄펄 달리는 말처럼 많은 사람들이 앞만 보고 뛸 수 있는 시대의 개막을 기원한다. 하지만 그 시작은 어줍잖은 희망고문이 아니라 냉엄한 현실인식에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도처에서 들리는 고환율, 고물가에 대한 경계음의 진위는 무엇일까? 혹 IMF 외환위기에 버금갈지도 모르는 외환위기가 또 닥치는 것은 아닐까?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최고 환율은 1960원, 1998년 연평균 환율은 1395원. 2008년 리먼사태때 평균 환율 1440원, 2025년 연평균 환율은 1420원(12월 평균 1470원)이다. 외환위기 당시 환율은 달러당 900원 안팎에서 2배 가량 폭등, 평균 70% 상승, 리먼사태 때와도 거의 유사하다. 이 정도면 적어도 ‘환란’이라는 용어 사용을 나무라기만 할 수는 없다. 감이 가물가물하면 거리의 빈 점포를 세어보거나 신용카드 연체율, 지방의 빈 아파트, 노는 청년, 또는 새벽 첫 전철 노인이 얼마인지를 확인해 보시라.

논란의 여지는 있다. 1997년 당시 총 GDP는 4000억 달러, 현재는 그 4배(2024년 GDP 1.7조 달러)를 넘으며, 당시 불과 40억 달러 외환보유고를 100배(2025년 4300억달러) 훌쩍 넘는 능력을 보유한다. 트럼프 관세도발 및 고물가 여파, 경제성장율 1% 이내 불황에도 불구하고 25년 수출총액은 7000억 달러(추정)로 세계 6위권, 경상수지는 700억 달러(추정)로 나름 기대 이상이다.

 

23일 서울 중구 한 사설 환전소에서 외국인 관광객들이 환전을 하고 있다. 이날 한국의 실질실효환율 지수는 올해 10월말 기준 89.09(2020년=100)로 금융위기 때인 2009년 8월 말(88.88) 이후 16년 2개월 만에 최저치다. 2025. 11. 23 연합뉴스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심각한 여러 수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못내 불안한 것은 이런 낙관적 지표들로도 결코 위로 받지 못할 불편한 현실들이 도처에 널려있기 때문이다. 현 외환보유고는 GDP 대비 22% 수준, 대만(GDP 대비 74%)의 1/3 수준을 밑돈다. 경상수지는 2024년(990억 달러) 대비 30% 가량 하향세이고, 외국인 직접투자(FDI)는 200억 달러, 전년 대비 –18% 가량 감소, 외환보유고는 미국채 30%, 모기지채권 26% 등 근 90% 가량 중장기 달러 채권형태로 보유중이어서 즉시 동원가능한 유동성 현금(예치금)은 250억 달러 가량, 단기 외채(1660억 달러) 조달에도 달랑달랑한 수준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재정적자 비중은 GDP 대비 5% 수준이나, 2025년 현재 GDP 대비 55% 1300조 원(관리재정) 수준으로 10배 증가하였다. 당연히 늘어난 적자비중만큼 재정 투하로 위기 상황을 대처할 여력은 줄어든다. 미국(GDP대비 130%), 일본(250%) 재정적자에 비하면 여유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미국은 기축통화국이자 한국 경제규모의 17배, 일본(엔화)은 2.5배이자 무역통화 또는 준기축통화국이라는 사실을 간과한 것이다. 연초부터 국민 불안을 가중시킬 일 없으니 더 이상의 나열은 삼가하고 싶으나, 기업부채 2800조 원(GDP 대비 110%), 가계부채 2300조 원(GDP 대비 90%) 포함하면 과연 IMF 사태 때보다 좋은 사정인지 의문이다. 사정은 꽤 심각하며, 외환당국이 아무리 낙관적 징후를 들이대도 사태가 손쉽게 해결될 것 같지 않다는 것만은 분명하다. 결론은 간단하다. 그래서 그 해법은 뭔가.

외평채, 국민연금 통화스와프 환란 대처 미봉책

2026년 정부예산은 총 728조 원(8.1% 증가)으로 복지(270조 원), 행정( 121조 원), 교육(100조 원), 국방(66조 원) 순, 합계 557조 원(77%)이다. R&D(35조 원, 19% 증가)와 산업(33조 원)은 높은 증가율, SOC(27.5조 원) 농림(27.9조 원)은 중위, 환경(14조 원) 문화( 9.6조 원) 통일(7조 원 1%)은 하위 수준이다. 일반 예산 중 외환에 직접 관련된 것은 산업(33조 원)뿐이므로 이걸로 당연히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다만 12월 23일부터 정부의 외환개입이 시작되어 환율은 연말 1440원으로 3.2% 가량 감소 효과가 있었다. 주요 조치는 외평채 기금 50억 달러(외국환평형기금 2000억 달러의 2.5%)로 인상, 국민연금 달러 매도 유관 조치로 한국은행과 통화스와프 650억 달러 체결, 외환 건전성 부담금 한시 면제, 거주자 외환대출 확대 등이다. 문제는 이 정도로 1500원 정도로 예상되는 올해 환율을 버틸 수 있나 여부다. 문제의 근본은 고환율의 원인, 즉 달러 중심 외환유출이 지속되는 이유일 것인데, 국민연금 해외투자(총기금중 57%, 780조 원)를 고환율의 주원인으로 지목하는 게 과연 맞나? 국민연금 운용에 정부가 직접 개입해도 되는가의 논란 여지는 둘째 치고, 외평채 기금이나 국민연금 통화스와프 등은 원인에 대한 해법이 아니라 금융 기술을 동원한 일시적 미봉책에 불과하다는 사실이 못내 걸린다.

이른바 서학투자도 마찬가지로, 국민연금 해외투자 증가란 당연히 해외 수익이 국내투자보다 월등히 높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 이는 국내투자의 불확실성, 혹은 평균적 열등성의 산물 아닌가. 한국증시의 열등성 논란은 7월 이후 한국증시의 3-40% 폭발적 성장과 부동산 폭등, 12월 이후 재림한 한국형 산타랠리로 반박될 수 있다. 단적으로 이는 내외적 요인 개선(10.15 서울 지역 토허제 실시와 부동산 유휴자금 증시 진입, 세계적 AI 데이터센터 구축 경쟁과 고대역 반도체(HBM) 수요 폭증, 수출 호조에 따른 내외적 투자자금 유입 등) 덕택이다. 흔히 증시 호조는 외환유입, 환율인하로 연계되지만 이 시기 그 반대의 고환율 현상의 등장은 주로 외부요인 탓으로 돌릴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29일 경주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 10. 29 [대통령실 제공]. 시민언론 민들레

한미 금리차 등 고환율 현상 만든 4대 외부효과

근자의 고환율 현상은 미국 동맹국들이라는 한국 일본 등에서 주로 나타나는데 이는 국별 금리차, 미국 주도 독점적 AI 동맹 효과, 달러 재패권화 및 미국 금융자본 팽창, 한미 협상으로 인한 달러 유출 요인 가속이라는 4가지 외부 요인으로 압축된다. 환율 결정의 기본요인인 한미 금리차는 그 지속 요인(물가와 국가총부채 수준 등)의 계속, 미국발 AI 동맹이란 트럼프 발표 AI 행동계획(혁신가속화, 미국 주도 AI 인프라 구축, 국제 AI 외교안보시스템 구축, 2025.7.25.)을 지칭하는 것으로 바이든 정부의 AI 규제 철폐(기후문제, 투명성 안전성, 노동, 소수자 보호, 다양성 등의 규제 철폐, AI 성장 대세론에 기여)와 데이터센터 및 전력망 구축, 900억 달러 민간투자 유치, 거대언어모델(LLM) 중심 AI 공급과 자율로봇플랫폼 구축을 목표로 하는 full-stack AI 패키지 기술을 한국 등 동맹국에 제공, 미국 현지 투자 유도 계획을 말한다.

달러 재패권 및 금융자본 세계화란 기축통화 달러의 위상 제고 계획으로 비트코인 등 각종 민간 암호화폐를 대신할 달러 연동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그리고 블랙록(자산규모 13조 달러)과 같은 거대 금융그룹에 대한 각종 규제 완화로 금융자본 팽창 및 세계 패권 확대, 결국 미국 증시 활황과 투자 유도를 뜻한다. 한미 협상이란 트럼프 관세전쟁(대미 관세 15% 인상, 대미투자 3500억 달러 강제) 부담과 미국 본토 수비 위주로 전환한 미국가안보전략(NSS) 및 동맹 현대화, 동맹국 방위분담비용 증액(한국 할당 : 무기구입 250억 달러 및 분담금 330억 달러 인상, GDP 대비 3.5% 방위비 인상) 등에 따른 협상종결(팩트시트. 2025.11)로 한국의 외화 유출요인 확대다.

문제는 이런 등등의 본질 요인을 놔두고 후속 수단(국민연금 통화스와프, 외평채 기금 동원 등)을 주로 건드리는 것은 일시적 땜질 효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우선 곳간이 빈약하다. 현 수준 재정적자는 이자만 연간 37조 원(연간 재정적자 증액 분 100조 원의 30-40%)이며, 재정준칙(재정적자 증가율 연간 GDP 대비 3% 이내)이 무색한 확대재정 기조에도 그걸 외환 관리에 집중할 여력이 못 된다는 것이다. 1997년처럼 더 빌린다고 누가 뭐라 하겠는가만 ‘깨진 독, 물 붓기’ 아닌가. 환율조정 통상 해법인 이자율 인상도 녹녹치 않다. 정부 기업 가계 채무 합계(GDP 대비 2.5배 6330조 원)가 막대해서 0.5% 금리 올리면 채무이자만 30조 원 증가다. 금리인하면 고환율 가속, 진퇴양난 딱 걸렸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잘 찾아보면 이 난국에도 탈출구는 있다는 것.

2026년 조기 트럼프 레임덕? 희미한 환란 탈출구

무엇보다 변수는 2026년 트럼프의 위상 추락 형태로 국제사정이 변할 가능성이다. 우선 무역전쟁을 불사하는 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위세는 적어도 하강할 것이다. 여기에는 아세안 EU 남미 MERCOSUR BRICs 등 미국을 제외한 세계 지역 블록별 각국의 이합집산 동맹 연합의 반격 움직임이 가시화할 조짐이고, 월드컵 전후 캐나다 멕시코 G7을 중심으로 한 미국의 경제 동맹 현대화는 각국별 경제 이해에 따른 균열 가능성도 없지 않다. 둘째 미국의 기후협약 탈퇴에 따른 환경 악화와 세계적 기후협약 재구축이 연계될 것이고, 각종 규제에서 홀로 탈퇴한 미국은 장기적으로 국제사회에서 고립될 것이다. 친환경 전기차, 원자력 재생에너지, 탄소중립의 문제가 재등장하면, AI 전력 수자원 과소비와 환경 악화를 지탄하는 세계 공조현상이 확대된다.

셋째 중국을 중심으로 하는 미국 배제 무역 다변화의 다른 축은 이미 세계 무역의 절반을 넘어서며, 미국 중심 무역질서의 변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고환율로 고전하는 국가군인 한국 일본과 달리 중국은 고환율 영향에서 벗어나 있다. 중국은 25% 관세부과에도 불구하고 대미 무역흑자 최상위권을 지속하며, 희토류 공급 독점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관세 양보, AI 칩 공급 허용을 끌어내었다. 넷째 달러 재패권화 시도는 기대에 못 미치는 현상유지 정도로 예상된다. 각국도 저마다 고군분투 중. 중국은 달러 대항 통화전쟁을 준비(외환 보유고 중 달러 비중 7천억 달러로 30% 감소, 대체자산으로 금보유고 3100억 달러 외화자산 대비 8% 비중으로 확대, 위안화 무역결제화 세계 비중 30%, 위안화 연동 블록체인 기반 스테이블코인 시행 준비,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 AIIB 영향력 확대, BRICs Pay 확대 및 공동통화화)하며, 기타 각국의 자국화폐 스테이블코인 움직임도 2026년 주시할 대목이다.

다섯째 트럼프 조기 레임덕의 실현 가능성이다. 적어도 트럼프 당선 때와 같은 미국 사회 우경화는 고관세, 고물가, 경기하락에 영향받을 것이며, 연말 중간평가 결과를 따라 조기 트럼프 레임덕도 가시권이다. 여섯째 AI 대세론의 조기 종식 가능성, 즉 AI 거품론의 재등판 여부이다. 이른바 트럼프 AI 동맹 추구는 AI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전력 과소비, 과잉 시설투자, 대규모 언어모델(LLM)의 무기력화와 더불어 거품논란이 본격화할 공산이 크다. 이미 오픈 AI 특유의 정보 비독점성 비배제성을 활용하는 데이터 민주화와 네트워크 공공성, 혹은 저가 AI 딥시크류의 고효율 저비용 경쟁이 AI 시장의 주류로 올라서는 중이며, 이에 역행하는 미국 패권적 AI 동맹의 장래는 비용과다로 불투명하다고 말할 수 있다. 가장 불행한 시나리오는 수조 달러를 들여 AI 빅테크를 추구하는 기업들인 구글 아마존 블랙록 엔비디아 중심의 거대 오픈 AI 데이터센터 구축경쟁이 끝나는 1-2년 후, 이 구조의 하위동맹 단위인 저장 메모리 담당의 삼성전자 하이닉스의 공급 위축(시설 과잉) 현실화일 것이다.

 

지난 10월 2일, 미국 인디애나주 뉴칼라일에 있는 아마존 웹 서비스(AWS) AI 데이터 센터에서 기술자가 작업하고 있다. 2025.10.2.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AI 동맹에 대한 과감한 인식 전환이 필요

외환위기는 단숨에 극복할 수 있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지난해 한국증시 고성장의 주역은 단연 반도체이며, 그 5-60%대 지분은 외국인 소유다. 이들은 안정적인 생산적 투자자가 아니라 금융적 이해관계로 움직이는 존재라는 점을 분명히 알아 둘 필요가 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공매도 전략으로 한국 태국 등의 아시아 증시와 외환을 흔들었던 공포의 헤지펀드류의 위협을 기억한다면 이들은 한국 증시 안정과 무관하다는 사실도 눈떠야 한다. 한국증시는 미국증시의 1/30, 단일 금융자본 블랙록의 1/6에 불과하다는 것도 불편한 진실이다.

여기에 휘둘리지 않으려면 미국 중심 AI 반도체 하위 공급에 머물지 않는 멀리 보는 눈, 즉 데이터 주권에 대한 장기시장 전망이 필요하다. 미국 시장은 그 쇠락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세계 최대 시장이므로 이로부터 무조건 독립을 주장하는 것은 만용일지 모른다. 그러나 환란이 코앞인 한, 과감한 시각 전환은 불가피하다. 말띠 해의 당면 과제, 고환율 해소는 한국 자본의 해외유출을 막는 시장 변화에 대한 명쾌한 전망으로부터 시작되어야 할 것이다. 조만간 미국발 AI 반도체 동맹의 균열을 예상한다면, 대규모 현지공장 투자는 위험한 것이다. 오히려 탈 미국 AI 동맹에 대한 과감한 인식 전환과 미래시장을 선도할 저비용 오픈 AI 효율화, 네트워크 공공화, 데이터 민주화 경향으로 흐르는 동향에 대한 관심이 요청된다.

달러 중심 외환시장 지각 변동, 달러 집중 탈피해야

둘째 미국의 달러 재패권화 시도는 불발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제까지 행태로 보면 외환당국은 이미 기정사실화 된 달러가치의 세계적 추락에 대해 거의 간과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로화 위안화의 결제통화로의 부상, 비트코인 같은 비법화 디지털 암호화폐의 세력화, 세계 동시다발 자국화폐 스테이블코인 움직임, 금 매입 경쟁, 금값 폭등 등은 결국 달러 중심 외환시장의 지각 변동이 진행 중임을 의미한다. 이를 외면하고 외환당국이 고집스럽게 달러 매집에 주력한다면 환란 극복은 쉽지 않을 것이다. 재정도 넉넉치 않으면서 언제까지 외평채 기금 인상같은 부수적 수단에 의존할 것인가. 최근의 두드러진 고환율 국가는 미국의 동맹현대화, 동맹국 약탈식 투자 압박에 처한 한국 일본이라는 사실을 어찌할 것인가. 솔직히 이렇게 털리면서까지 얻어내는 이익이 뭔지 아직도 잘 모르겠다. 차라리 고환율 수익을 기대하는 환란 인용 세력의 존재 때문에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말하는 편이 나을지 모른다. 수출기업들은 은연중 고환율 효과를 기대할 것이나, 금융자본 고도화시대에는 투기자본 개입과 환란 빌미라는 사실을 외면할 수 없다. 종합하면 환율 급등은 위험한 현상, 환란 방지가 더 우선순위다. 외환 방어를 위해 다양한 세계 금융자산의 보유형태로 분산하는 방어적 화폐중립화가 충분히 보충되어야 하는 이유이다.

지난해 세계 시장의 변화, 다양한 화폐중립화의 흐름을 놓치고 미국시장, 달러에만 집중한 결과가 오늘의 외환위기 현상 아닌가. 그렇다면 대처 방법도 결코 복잡하지 않다. 외환 위험을 감내하고 부가수단에 연연하는 접근을 버리고 시대 흐름에 따라 근본문제에 접근하는 길을 여는 것이다. 무엇을 하든 첫발을 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지난번 한 금융위기 토론회에서 한미협상 팩트시트에 대한 국회비준 여부를 질문한 적이 있다. 비준절차로 진행하지 않을 듯한 취지의 답변이 돌아왔다. 내심 이 불공평한 협상에 비준을 거절했으면 하는 질문요지였지만, 이제 와서 보면 문서로 합법화 하지 않는 것도 차선책이라는 생각이다. 피같은 수천억 달러 외환을 주구장창 10여년 간 땡빚처럼 갚을 걸 생각하니 앞날이 캄캄한 데, 트럼프 퇴임 때까지 적당한 시점에서 지지부진 주는 듯 마는 듯 밀고 당기면 어쩔 건가. 내 코가 석자다. 또 한 번의 환란은 절대 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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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직시키라' 현지 법원 판결도 무시하는 해외 진출 기업, 방관하는 한국 정부

[한국 기업의 캄보디아 여공, 8년의 절규] ② 비극의 고리 끊기 위해 해야 할 일

최용락 기자 | 기사입력 2026.01.02. 04:54:22

지난 9월 캄보디아 여성 노동자 세 명이 한국 정부와 국민에게 공개 편지를 썼다. 편지에는 한국인 소유 현지 공장에서 일하며 감내해야 했던 7년의 고통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임신부 해고 관행과 반복적 단기계약을 참지 못해 목소리를 내자마자 해고당했고, 법원이 부당해고 판결을 했음에도 복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곳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비극의 고리를 끊으려면 어떤 일을 해야 할까. 두 편의 기사를 통해 이를 전한다. 두번 째 편에서는 캄보디아 노동자들이 처한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한국 정부가 지금 당장 해야 할 일과 비슷한 일의 재발을 막기 위한 정책적 대안을 담았다.

해방과 전쟁 뒤 한국은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뤘다. 1961년 92달러에 불과했던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어느덧 3만 달러를 넘어섰다. 그 사이 수많은 기업이 성장했고, 해외에 공장을 짓거나 공급망을 구축하는 기업도 크게 늘었다.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 같은 대기업 이야기만은 아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9930개의 한국기업이 해외에 진출해 있다. 그 중 7263개는 아시아로 갔다. 다음은 북미 1065개, 유럽 1010개, 중남미 268개, 중동 214개 순이다.

한국 기업이 아시아를 주로 찾는 이유를 상상하기는 어렵지 않다. 지리적 이점으로 인한 물류비용 절감은 물론 상대적으로 낮은 인건비와 취약한 규제환경을 노린 것이다. 이는 기업의 생리에 가까운 활동이기에 이 자체를 문제 삼기는 어려울지도 모른다.

문제는 한국사회에도 만연한 노동법 위반, 노조 탄압 같은 악습도 함께 수출됐다는 것이다. 임신부 해고, 반복적 단기계약 등에 항의하며 노조를 만든 캄보디아 CIK 노동자들이 해고된 일은 그 축소판이다. 심지어는 복직을 명한 현지 법원의 확정판결마저 무시되는 지경이다.

▲캄보디아의 한 의류공장(자료사진). ⓒ연합뉴스

한국 기업의 노동 착취·탄압, 한 기업만의 문제 아니다

한 회사의 일만은 아니다. 휴먼라이츠나우, 기업과인권네트워크 등이 함께 발간한 <노동 환경 및 아시아 다국적 기업>(2024) 보고서는 비슷한 사례로 넘쳐난다. 특히 CIK와 같은 의류산업은 "해외 한국 기업의 인권 침해가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분야"로 지목된다.

몇 가지 사례를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태평양에 있는 미국령 사모아에서 한국인 소유 의류 공장인 대우사사모아가 1999년 200여 명의 중국·베트남인 노동자를 감금하고 신체적 학대, 폭행 등을 동반한 강제노동을 시켰다. 이 사업주는 미 법원에서 실형 40년을 선고받았다.

다음으로 2006년 필리핀에서는 필스전이라는 회사의 한국인 기업주가 현지 대법원이 인정한 합법적 노조를 폭력배를 고용해 탄압했다. 이에 두 여성 노동자가 농성을 이어가자 괴한을 동원해 그들을 납치하기까지 했다.

비교적 최근인 2018년에도 인도네시아에서 SKB라는 회사의 사장이 약 60억 원의 임금을 체불한 뒤 자취를 감쳤다. 다른 구제책을 찾지 못한 300여 명의 인도네시아 노동자는 공장을 검거하고 자카르타 주인도네시아 한국대사관 앞에서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도 열었다.

한국 정부가 이런 일에 개입하는 것은 불가능하지 않다. 2018년 문재인 대통령은 인도네시아 SKB 노동자들이 겪고 있는 체불임금 문제의 해결을 지시했다. 이에 한국 경찰 등 관계 당국이 움직임에 나섰고, 노동자들은 체불된 임금을 받았다.

이는 예외적인 일이다. 사건 직후 코로나19가 발생해 국제 교류 자체가 줄며 비슷한 일에 대한 구조적 대책을 마련하는 데로까지는 이어지지 못했다. 오죽하면 휴먼라이트나우는보고서에서 "한국 공장주의 임금 절도와 갑작스러운 도주는 흔한 일"이라고 기록했다.

이밖에도 보고서에는 미얀마 군부와 결탁한 포스코 인터내셔널의 가스전 개발, 삼성전자가 베트남에서 공장을 운영하며 직업성 질병, 환경오염, 장시간 노동, 근로계약 위반 등 문제를 일으킨 일 등 다른 산업 분야의 인권·환경 침해 이야기도 기록돼 있다.

▲기업인권네트워크가 2019년 3월 20일 오전11시 광화문 광장에서 "도망간 한국 기업주는 즉각 노동자 앞에 서라!"라는 제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공익인권법센터 어필

한국 기업의 해외 착취 막으려면구조적 대책, 정부 태도 변화 병행돼야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이 늘며 노동권·인권 문제도 늘어났다. 이에 따라 기업의 공급망 윤리와 관련한 법제를 다듬는 것은 미룰 수 없는 과제가 됐다.

참고할 만한 사례는 유럽에 있다. 지난해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는 '직원 1000명·세계 순매출액 4억 5000만 유로(약 7800억 원)이 넘는 역내 기업', 'EU 내 순매출액 4억 5000만 유로를 넘는 역외 기업'에 공급망 내 모든 업체에 대한 인권 실사 의무를 지우고 인권·환경 피해가 발생하면 보상하게 하는 지침을 만들어 회원국에 입법 의무를 부여했다.

한국에는 비슷한 법이 없다. 21대 국회에서 상시 노동자 500명 이상, 매출액 2000 억 원 이상 기업에 국내외 공급망 전체에 대한 인권·환경 실사 의무를 부과하고, 미이행 기업에 공공조달 입찰 제한, 과태료 및 형사책임 부과 등 조치를 취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위한 인권·환경 보호에 관한 법률안'이 발의됐으나, 한 차례 폐기됐다.

이후 22대 국회에서도 같은 법안이 발의됐으나 논의는 진전되지 않고 있다. 이 법이 제정되면, 예컨대 CIK에서 제품을 납품받은 롯데쇼핑, 이마트 등에 공급망 윤리 실사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게 된다.

외교 행정 차원에서도 EU는 유럽 기업의 진출이 활발한 지역에 회원국 합동 사무소를 두고 기업에 공급망 윤리를 지키라고 안내하는 역할을 맡기고 있다. 반면 한국은 대사관에 기업 민원을 다루는 상무관은 파견하면서도, 노동 문제를 다루는 노무관은 중국, 베트남, 인도 등 소수 국가에만 파견하는 등 상대적으로 공급망 윤리에 무감하다.

시민사회에서는 법과 제도를 논하기에 앞서, CIK 사례와 같이 한국기업이 현지 법원 판결을 짓밟아 노동자들이 피해를 입는 경우에 대해서는 정부가 사태 해결을 위한 행정적 지원과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나현필 국제민주연대 사무국장은 "국제인권운동을 오래 했지만, 한국 기업이 현지 법원의 판결을 무시하는 경우는 처음 본다"며 "최소한 확정판결이 난 일에 대해서는 한국 정부도 현지 법을 존중해 사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캄보디아 노동자들도 '한국 정부와 기업은 인권을 존중할 것이라고 기대했다'고 하더라"고 밝혔다.

CIK 사안에 대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 관련해서 그는 "한국인 기업주에게 요청해 노사 간 교섭 자리를 열어줄 수 있을 것"이라며 "대사관에도 연락해 봤지만 별다른 반응은 없었다"고 답했다.

나 국장은 "현지 법조차 지키지 않는 기업을 내버려두는 지금 같은 정부 태도가 바뀌지 않는다면, 어떤 법과 제도를 만들어도 큰 변화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는 물론 사회 전체가 해외에 진출한 한국 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겪는 어려움에 관심을 가져야 진정한 변화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용락 기자

내 집은 아니어도 되니 이사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집, 잘릴 걱정하지 않아도 되고 충분한 문화생활을 할 수 있는 임금과 여가를 보장하는 직장, 아니라고 생각하는 일에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나, 모든 사람이 이 정도쯤이야 쉽게 이루고 사는 세상을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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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중국 반도체 경쟁력, 한국 따라잡았다…생각보다 더 빨라”

산업연구원, 한국과 경쟁력 비교

중 집중육성 반도체·자동차·로봇

박종오기자

  • 수정 2026-01-02 08:50등록 2026-01-02 05:00

로봇·자율주행 전기차 관련 분야는 물론,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반도체 산업 경쟁력도 중국에 따라잡혔다는 국책연구기관의 진단이 나왔다. 한국이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절대 우위를 누리고 있지만, 글로벌 패권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인공지능(AI) 칩 등 시스템 반도체 설계와 생산 인프라 등에서는 중국이 한국을 넘어서며 격차를 벌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오는 4~7일로 예정된 이재명 대통령의 중국 국빈 방문 등으로 한-중 관계 회복이 속도를 내는 것에 발맞춰, 달라진 산업 여건을 반영한 협력 관계의 재구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한겨레가 입수한 산업연구원의 ‘중국제조 2025 주요 산업의 한·중 경쟁력 비교’ 자료를 보면, 한국은 자동차(전기차·배터리·자율주행차 포함)·로봇·반도체 등 3대 산업 분야 경쟁력에서 대부분 중국에 추월당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앞서 지난해 9월 전문가 인터뷰와 설문조사 등을 통해 진단한 결과다.

연구원은 중국이 2015년 발표한 중장기 산업 정책인 ‘중국제조 2025’를 통해 집중 육성한 10대 핵심 산업 가운데 반도체 등 3대 산업 분야를 특정해 해당 산업의 전체 가치사슬(밸류체인)과 기술·가격·품질 경쟁력 등을 구체적으로 비교했다. 국책연구기관이 이처럼 특정 업종을 세분화해 경쟁력 우위를 따져본 건 시사하는 바가 크다.

분석 결과, 중국의 반도체 산업 종합 경쟁력은 한국과 동등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반도체 산업의 가치사슬 평가 항목 8개 중 칩 연구·개발(R&D), 완제품 생산, 제품 서비스, 자국 내 수요 등 4개 항목에서 중국이 한국을 앞섰다. 반면 한국은 소재·부품·장비 확보 등 공급망과 국외 수요 등에서만 중국 대비 우위였다. 중국이 미국의 제재로 핵심 장비 조달과 자국산 칩의 수출 등에 제약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한국만의 강점이 거의 없는 셈이다.

또한 반도체 산업의 세부 분야별 기술·가격·인프라 등 30개 평가 항목 가운데 절반 이상인 19개(63.3%) 항목에서 중국이 우위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제조와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기술력 등을 빼면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와 인프라 분야에서 중국이 압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는 까닭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도 지난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인공지능 대형 모델이 경쟁하며 발전했고, 반도체 자주 연구·개발에 새로운 진전이 있었다”며 “중국은 혁신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나라 중 하나가 됐다”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인공지능 칩을 포함한 반도체 설계 분야에선 기술·가격·인프라 모두 중국이 한국보다 낫다는 평가를 받았다. 화웨이·캠브리콘 등 중국 기업들이 인공지능 칩 자립에 성공하며 이제는 한국이 중국산 첨단 반도체를 사다 써야 할 판이다. 중국 칭화대 반도체대학원 교수로 재직했던 이우근 성균관대 교수(반도체융합공학과)는 “중국의 목표는 반도체 수출이 아니라 자국 내수용을 만드는 것”이라면서도 “중국은 자국 내 팹리스(반도체 설계 전문회사) 수만 3500개 이상으로, 전체 팹리스가 150개도 되지 않는 한국에 견줘 자생력과 잠재력이 크다”고 했다.

중국의 로봇·전기차·배터리·자율주행차 종합 경쟁력(가치사슬 부문)은 한국을 이미 앞지른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개발부터 조달 공급망, 생산과 서비스, 시장 수요 등 모든 단계에서 한국에 견줘 높은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의미다. 전체 1~7점 중 점수가 중간인 4점보다 높으면 ‘중국 우위’, 낮으면 ‘한국 우위’라고 할 때 자율주행차(5.3점)·로봇·전기차(각 5.0점)·배터리(4.8점) 모두 중국이 한국을 앞섰다.

산업별 세부 평가 항목을 보면 중국의 기술 약진이 더욱 뚜렷하게 확인된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중국은 개발 및 설계, 소재·부품 조달, 완제품 생산 및 사후 서비스 등 모든 분야에서 한국을 앞서는 것으로 평가됐다. 한국은 자율주행차의 핵심인 인공지능과 소프트웨어, 고정밀 지도 등의 경쟁력에서도 중국에 크게 못 미쳤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로봇 분야 역시 마찬가지다. 한국이 로봇 제품 개발·설계 능력을 뺀 전 분야에서 사실상 중국에 뒤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조사를 담당한 조은교 산업연구원 중국연구팀장은 “로봇 산업의 기술적인 부분에서는 한·중이 경합을 벌이고 있지만, 인프라·가격 등은 중국이 우위이며 자율주행은 중국이 훨씬 앞서 나가고 있다”며 “상황을 정확히 인식하고 제조 강국인 중국의 기술 생태계와 첨단 시장을 어떻게 활용할지 협력 전략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한-중 간의 뒤집힌 주력 첨단산업 경쟁력 격차가 앞으로 더욱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중국 정부가 ‘제조2025’ 전략의 목표치를 90% 이상 달성한 데 이어, 그 후속 격인 ‘중국표준 2035’ 전략을 마련해 8대 신산업, 9대 미래산업 육성 및 정부 지원에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는 앞서 지난 30일 세계 최초로 ‘전기차용 전고체 배터리 표준’ 초안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기술 개발 및 상용화에 시동을 걸었다. 전고체 배터리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에 견줘 에너지 밀도가 높고 안전해 ‘꿈의 배터리’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아직 한국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전고체 배터리 상용화에 성공한 기업이 없는 까닭에 국제표준도 존재하지 않았다.

백서인 한양대 교수(글로벌문화통상학부)는 “중국이 생각보다 너무 빨리 쫓아온 까닭에 우리로선 답이 마땅치 않은 상황”이라며 “그나마 앞선 분야의 기술력 격차를 유지하며, 중국산의 안보 우려가 있는 분야를 집중 공략하고 중국을 좀 더 똑똑하게 전략적으로 활용하면서 중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종오 기자 pjo2@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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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설] 2026년, 내란세력의 뿌리를 도려내는 해

  • 기자명 데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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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6.01.01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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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세탁’에 몰두하는 법꾸라지들을 보라
베일 벗는 ‘외환’ 실체, 미국은 침묵의 공범인가
6.3 지방선거, 주권자 표로 내란정당 해산하라
진보정치 약진 없이 내란 청산 없다
2026년, 결연한 주권자 결단으로 봄을 부르자

‘내란 세탁’에 몰두하는 법꾸라지들을 보라

12.3 내란 1년이다. 광장의 승리는 눈부셨으나 내란 청산을 향한 길은 아직 험난하다. 세간은 윤석열 복귀를 걱정하나 정세의 본질은 더 깊고 어둡다. 특정 인물의 행태보다 무서운 현실은 국가 기구 요직에 똬리를 튼 부역자들이다. 이들은 서로 감싸며 내란 범죄를 ‘합법’으로 세탁하려 치밀하게 움직인다.

감옥에 있어야 할 자들이 사법부, 검찰, 군 요직에 앉아 민주주의 법과 제도를 방패 삼아 음모를 꾸민다. 영장 기각으로 증거 인멸 시간을 벌어주고 재판을 무한정 지연하며 슬그머니 복귀하는 행태는 단순 버티기가 아니다. 국가 폭력 주역들이 독버섯처럼 번식해 다시 정권을 찬탈할 토양을 만드는 ‘내란 안착’ 기획이다. 이번에 내란의 뿌리를 완전히 도려내지 못하면 우리 역사는 쿠데타와 항쟁이라는 악순환에 영원히 갇힌다.

베일 벗는 ‘외환’ 실체, 미국은 침묵의 공범인가

내란 청산 핵심 과제는 12.3 당시 벌어진 ‘외환(外患)’ 실체 규명이다. 민주당이 특검법에 외환죄를 넣으려 하자 미국이 보인 이례적 우려는 역설적으로 그들 급소가 어디인지 보여준다. 한미연합사 체제 아래 한국군의 대규모 군사 행동을 미국이 몰랐다는 주장은 성립할 수 없다.

평양 무인기 침투와 대북전단 살포, 계엄 당시 국군심리전단 움직임은 미국의 묵인 없이 불가능하다. 여인형 메모에 적힌 ‘평양 타격’ 시나리오는 당시 미 행정부가 패권 유지를 위해 한반도 국지전을 방치했을지 모른다는 합리적 의심을 낳는다. 예속 동맹 구조를 청산하지 않고 근원적인 주권 회복은 없다. 맹목적 혈맹 신화에서 벗어나 내란에 대한 ‘침묵의 파트너’ 미국 책임을 엄중히 묻는 일이 외환 청산 시작이다.

6.3 지방선거, 주권자 표로 내란정당 해산하라

다가오는 6.3 지방선거는 내란과 외환 잔재를 청산할 마지막 골든타임이다. 단순히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가 아니다. 내란 동조 세력의 정치 기반을 뿌리째 뽑는 ‘정치혁명 공간’이어야 한다.

 

국민의힘은 불법 계엄을 “구국의 결단”이라 미화하며 탄핵을 저지한 그순간 이미 공당 자격을 잃었다. 독일이 나치당을 해산해 과거와 단절했듯 우리 주권자는 투표로 국민의힘이라는 ‘반국가 정치 결사체’에 실질적 해산 명령을 내려야 한다. 이번 선거는 내란 세력이 뿌리 내린 토착 카르텔을 해체하는 투쟁이다. 이들이 다시는 정치권에 발붙이지 못하게 지역적 기반을 거세하는 대중적 심판장으로 만들어야 한다.

진보정치 약진 없이 내란 청산 없다

진보정당 약진은 절박하다. 내란 청산 칼자루를 쥔 더불어민주당 행보는 우려스럽다. 그들은 ‘중도보수’를 자처하며 내란 부역자와 타협하고 ‘국민 통합’ 명분으로 면죄부를 주는 우를 범한다. 민주당 내 친미동맹파들이 미국 눈치를 보며 사회대개혁을 뒤로 미루는 현실은 민주당만으로 내란 청산을 완성할 수 없음을 증명한다.

개혁 동력은 가장 선명하고 전투적인 곳에서 나온다. 진보당을 비롯한 진보 민중진영이 강력한 제3축으로 일어서야 흔들리는 민주당을 내란 청산 투쟁으로 견인할 수 있다. 진보정치 약진은 보수양당의 적대적 공생 관계에 파열구를 내는 유일한 길이다. 진보가 승리하는 만큼 청산 강도는 높아지고 사회대개혁 속도는 빨라진다.

2026년, 결연한 주권자 결단으로 봄을 부르자

이번 지방선거에서 우리는 두 가지 시대 요청을 마주한다. 내란 세력 본거지를 표로 들이쳐 정치 명줄을 끊는 일, 그 빈자리에 진보정치라는 새 주춧돌을 놓는 일이다.

내란정당 국민의힘은 단죄와 해산 대상이며 민주당은 투쟁으로 개혁 길에 세워야 할 대상이다. 이 동력의 핵심은 진보정당 자강과 약진에 있다. 진보정당 성장이 곧 내란 청산 완결임을 잊지 말자. 12.3 어둠을 뚫고 나온 주권자 지성은 이제 6.3 투표함으로 모여야 한다. 12.3 겨울을 완전히 끝내고 진정한 정치혁명 봄을 맞이하는 힘은 오직 민중의 결연한 결단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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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북미대화 지원하고 남북관계 복원 모색할 것”

 
 
1일 아침 신년사를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 [사진 갈무리-이재명 유튜브]
1일 아침 신년사를 발표한 이재명 대통령. [사진 갈무리-이재명 유튜브]

“올해에도 ‘페이스메이커’로서 북미대화를 적극 지원하고 남북 관계 복원을 거듭 모색할 것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아침 ‘신년사’를 통해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인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미국·중국 등 국제사회와 한반도 평화·안정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구체적 방안을 언급하지는 않았다. 대신 “전쟁 위협을 안고 사는 이 불안한 성장에서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면서 굳건한 평화는 성장의 다른 말이고, 튼튼한 안보가 번영의 동력”이라고 역설했다.

“적대로 인한 비용과 위험을, 평화가 뒷받침하는 성장으로 바꿔낸다면 지금의 ‘코리아 리스크’를 미래의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또한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한 한미동맹, 강력한 자주국방을 토대로 한반도 평화 공존이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익 중심 실용 외교’는 세계를 향해 더 넓게 뻗어나갈 것”이라며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고, 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의 모델을 세계의 모범으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이 대통령은 지난해(2025년)는 “회복과 정상화의 시간이었다”고 평가하고, 새해(2026년)를 “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리는 해로,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면서 “다섯 가지 대전환의 길”을 제시했다.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일부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으로, △생명을 경시하고 위험을 당연시하는 성장에서 안전이 기본인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상품만 앞세우는 성장에서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으로, △전쟁 위협을 안고 사는 이 불안한 성장에서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대전환하겠다는 것.

한편, 이재명 대통령은 새해 첫날 국립서울현충원 참배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김민석 국무총리, 국무위원·장관들과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청와대 참모진이 함께 했다.

김남준 대변인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현충탑에 헌화·분향한 뒤 묵념하며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의 넋을 기렸으며, 방명록에 ‘“함께 사는 세상”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 대한국민과 함께 열겠습니다’라고 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 2026년 신년사>
 

사랑하고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붉은 말의 해, 병오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지난해 정부를 믿고, 함께 위기의 파도를 건너 주신 
우리 국민 여러분께 감사의 말씀부터 전합니다.

허물을 벗고 다시 태어나는 ‘푸른 뱀’의 해, 을사년은 
우리 모두에게 걱정과 불안을 이겨낸 회복과 정상화의 시간이었습니다.
내란으로 무너진 나라를 복구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했습니다.

신속한 추경, 민생 회복 소비 쿠폰이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내며
소비심리는 7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을 회복했고, 
경제성장률 또한 상승 추세입니다.

주식시장은 코스피 4,000을 돌파했고
수출은 연간 7,000억 달러의 새로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우려 섞인 좌절이 기대 섞인 전망으로 전환되고 있습니다.

어렵게 확보한 GPU 26만 장, 150조 원에 달하는 국민성장펀드, 
여야가 합의한 ‘AI시대의 첫 예산안’은 
첨단산업과 중소벤처기업 발전을 뒷받침할 중요한 발판이 될 것입니다.

‘민주 대한민국’의 국제사회 복귀와 ‘국익 중심 실용 외교’는 
성장과 도약을 향한 우리의 지평을 크게 넓혔습니다.

특히 미국과의 관세 협상 타결로 우리 경제를 짓누르던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는 점도 고무적입니다.

핵 추진 잠수함 건조부터 우라늄 농축, 사용후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까지, 르네상스를 맞이한 우리 한미동맹이
경제 부흥의 든든한 뒷받침이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희망적인 변화는 ‘빛의 혁명’으로 입증된
주권자의 집단지성이 국정 운영의 중심에 자리 잡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국민추천제, 국민사서함, 타운홀미팅부터 국무회의와 업무보고의 생중계까지, 국민과의 직접 소통을 일상으로 만들고, 국정의 투명성을 높이는 혁신을 앞으로도 결코 멈추지 않겠습니다.

자랑스러운 국민 여러분,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주신 덕분에 무너진 민생경제와 민주주의를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을 뿐입니다.
남들보다 늦은 만큼 이제 더 빠르게 달려야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2026년 새해, 국민주권 정부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올 한 해를 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리는 해로,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습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외교, 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대대적인 도약과 성장을 반드시 이뤄내겠습니다.

대도약을 통한 성장의 과실은 특정 소수가 독식하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함께 나눌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사회 곳곳에 남아있는 편법과 불공정을 확실히 없애고
‘반칙과 특권 없는 사회’를 만드는 일에도 매진하겠습니다.

국가만 부강하고 국민은 가난한 것이 아니라
국가가 성장하는 만큼 국민 모두가 함께 성장하는 나라,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성장하는 대도약을 이뤄내겠습니다.

대도약의 유일한 기준은 오직 ‘국민의 삶’입니다.

우리 국민의 인내와 노력이 담긴 ‘회복의 시간’을 넘어,
본격적인 ‘결실의 시간’을 열어젖히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작년보다 나은 올해’를 삶 속에서 직접 느끼실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

어둠을 물리친 K-민주주의의 찬란한 빛이 
국민의 일상 속까지 따스하게 스며들 수 있도록 만들어 내겠습니다.

국민 한 분 한 분의 표정이 더 밝아지는 나라, 
대한민국 위상에 걸맞은 삶의 질을 누리는 그런 나라를 향해, 
더욱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우리 대한민국은 그동안 초고속 산업화 시대의 ‘성공의 공식’을 따라 
온 힘을 다해 압축 성장을 일궈냈습니다.

자원이 부족했던 대한민국은
특정 지역, 특정 기업, 특정 계층에 집중 투자하며
세계 10위 경제 대국의 빛나는 성취를 달성했습니다.

그러나 이제 이러한 성장전략의 한계가 명백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고도성장을 이끈 ‘성공의 공식’이 
우리의 발목을 잡는 ‘성공의 함정’이 되었습니다.

불평등과 격차가 성장을 가로막고
경쟁과 갈등이 격화되는 이 악순환 속에서
자원의 집중과 기회의 편중은 
이제 성장의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 되고 있습니다. 

성장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꿔야 합니다.
익숙한 옛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로 대전환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대한민국을 대도약의 새로운 미래로 이끌 지름길입니다.

그래서, 다섯 가지 대전환의 길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대전환하겠습니다.

`수도권 1극 체제‘에서 ‘5극 3특 체제’로의 대전환은 
지방에 대한 시혜나 배려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끌 필수 전략입니다.

수도권에서 거리가 멀수록 더 두텁게, 더 과감하게 지원하겠습니다.

지난해 완료한 해수부 이전은 시작일 뿐입니다.
서울은 경제 수도로, 중부권은 행정수도로, 남부권은 해양 수도로 
대한민국 국토를 다극 체제로 더욱 넓게 쓰겠습니다.

에너지가 풍부한 남부의 반도체 벨트부터 
인공지능 실증도시와 재생에너지 집적단지까지, 
첨단산업 발전이 지역의 발전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설계할 것입니다.

인재와 기술 양성을 위한 교육투자,
삶의 질을 높여줄 광역교통과 문화시설 투자,
여기에 관광 정책까지 하나로 잇는 집중 투자를 통해
’지방 주도 성장‘의 기반을 촘촘하게 실현해 내겠습니다.

둘째, ‘일부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기회와 과실을 고루 나누는 ‘모두의 성장’으로 대전환하겠습니다.

온 국민이 힘을 모아 관세 협상을 성공적으로 타결했지만,
그로 인한 혜택이 일부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연간 수십조 원 규모의 방산, 원전 수출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공동체의 역량과 국민 전체의 노력으로 이뤄낸 공동의 경제적 성과가 중소·벤처 기업까지 흐르고, 국민들의 호주머니까지 채워줄 수 있어야 합니다.

지난해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는 국민 누구나 나라의 성장 발전에 투자하고, 성장의 열매를 고루 나눌 수 있는 전환의 마중물이 될 것입니다.

70년대 한국 경제의 성장은 도전하는 기업가 정신이 이끌었고
2000년대 IT 강국으로의 도약은 혁신하는 벤처 정신이 이끌었습니다.

AI시대부터 에너지 대전환까지, 기존의 질서가 흔들리는 지금이
‘창조적 파괴’를 이끌 혁신가들에게는 무한한 기회가 될 것입니다.

정부는 ‘고용 중심 사회’에서 ‘창업 중심 사회’로의 전환에 발맞춰
청년 기업인과 창업가들이 자유롭게 담대하게 도전하며
마음껏 혁신의 길을 개척할 수 있도록 아낌없이 지원하겠습니다.

실패가 오히려 성공의 자산이 되어 언제든 다시 일어설 수 있는 나라,
어떤 아이디어도 창업으로 이어질 수 있는 
스타트업·벤처기업 열풍 시대, 중소기업 전성시대를 열어가겠습니다.

셋째, 생명을 경시하고 위험을 당연시하는 성장에서 
안전이 기본인 지속 가능한 성장으로 대전환하겠습니다.

‘산재 사망률 OECD 1위’라는 이 불명예스러운 기록 앞에서 
세계 10위 경제 대국이라는 성취는 결코 자랑스러울 수 없습니다.

아침밥 먹여 보낸 가족이 저녁에 돌아오지 못하는 그런 나라에서
경제성장률이 아무리 높다 한들 다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생명 경시에 대한 비용과 대가를 
지금보다 훨씬 비싸게 치를 수 있어야 합니다.

일하고 싶지 않은 위험한 일터로 가득한 나라에서는
기업의 지속적 성장도, 나라의 지속적 발전도 요원합니다.

근로감독관 2천 명 증원, 일터 지킴이 신설을 통해서
안전한 작업환경과 생명 존중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반드시 만들어 가겠습니다.

안전한 일터에서 이뤄낸 성장이야말로 
국민 행복을 담보하는 지속 가능한 성장입니다.

네 번째로, 상품만 앞세우는 성장에서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으로 대전환하겠습니다.

K-콘텐츠 수출이 이차전지도 전기차도 넘어서는 시대,
문화에 대한 투자는 사회공헌이 아니라 이제 필수 성장전략입니다.
문화가 곧 경제이자 미래 먹거리이며 국가경쟁력의 핵심 축이 됐습니다.

K-팝 팬덤이 K-뷰티 매니아로 성장합니다.
K-드라마 시청률이 K-푸드 판매율을 끌어올립니다.
문화를 매개로 산업이 성장하는 선순환이 일어납니다.

K-컬처가 한때의 유행에 머무르지 않도록,
대중문화의 뿌리가 되는 기초예술을 비롯해
문화 생태계 전반을 풍성하게 만드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9조 6천억 원까지 대폭 증액한 문화 예산을 토대로,
K-콘텐츠가 세계 속에 더 넓고 깊게 스며들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마지막으로 전쟁 위협을 안고 사는 이 불안한 성장에서
평화가 뒷받침하는 안정적인 성장으로 대전환하겠습니다.

굳건한 평화는 성장의 다른 말이고, 튼튼한 안보가 번영의 동력입니다.
적대로 인한 비용과 위험을, 평화가 뒷받침하는 성장으로 바꿔낸다면
지금의 ‘코리아 리스크’를 미래의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전환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남북 간 군사적인 긴장 완화와 신뢰 회복 조치를 일관되게 추진하고, 미국·중국 등 국제사회와 한반도 평화·안정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습니다.

올해에도 ‘페이스메이커’로서 북미대화를 적극 지원하고 
남북 관계 복원을 거듭 모색할 것입니다.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한 한미동맹, 강력한 자주국방을 토대로
한반도 평화 공존이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국익 중심 실용 외교’는 세계를 향해 더 넓게 뻗어나갈 것입니다. 
글로벌 책임 강국으로서 대한민국의 리더십을 더욱 확고히 하고,
협력을 통한 공동번영의 모델을 세계의 모범으로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앞에서 말씀드린 다섯 가지 대전환의 원칙은
낭만적 당위나 희망 사항이 아닙니다.

성장 발전 전략의 대전환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한 호소의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더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도 없습니다.
이제 실천과 행동의 시간입니다. 

2026년이 ‘대전환을 통한 대도약의 원년’으로 기록될 수 있도록,
오직 국민만 믿고 뚜벅뚜벅 나아가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지난해 외교무대를 누비며 ‘국력을 키워야겠다’라는 말씀을 자주 드렸습니다.

제가 말씀드리는 국력이 단지 경제력이나 군사력만을 뜻하진 않습니다.
굴곡진 우리 대한민국의 역사가 증명하듯
국력의 원천은 언제나 국민이었습니다.

5,200만 국민 한 명 한 명이 행복해질수록, 
저마다의 꿈과 희망, 도전이 넘쳐날수록 
우리 대한민국의 국력은 더욱 커지는 것입니다.

올 한 해 국민주권정부는 ‘국가가 부강해지면 내 삶도 나아지느냐’는 
우리 국민들의 절박한 질문에 더욱 성실하게 응답하겠습니다.
지나간 7개월보다 앞으로의 4년 5개월이 더 기대되는 정부가 되겠습니다.

‘천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각오로 
작은 변화의 성과들을 하나하나 눈덩이처럼 키워나가겠습니다.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 개혁의 과정도 피하지 않겠습니다.
미래를 위한 인내심과 진정성으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겠습니다.

이 모든 지난하고 위대한 과업이 
국민 통합과 굳건한 국민의 신뢰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습니다.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습니다.

절망의 겨울을 희망의 봄으로 바꿔내신 우리 국민들의 그 저력을 믿습니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여정에 함께해 주십시오.

지난해 힘을 모아 민주주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낸 것처럼,
이제 전 세계가 따라 배울 ‘성장과 도약의 새로운 표준’을 
함께 만들어 냅시다.

대한민국 대도약, 결국 국민이 합니다! 고맙습니다. <끝>

(자료-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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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선거에서 “여당 많이 당선” 42% “야당 많이 당선” 38%

수정 2026.01.01 00:07

경향신문 신년 및 창간 80주년 여론조사 결과 6·3 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와 야당 후보 중 어느 쪽이 많이 당선돼야 할지를 두고 유권자 응답은 오차범위 내에서 팽팽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권자 3명 중 1명은 광역단체장을 뽑을 때 전문성과 능력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겠다고 답했다.

경향신문이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 26~27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10명에게 ‘지방선거와 관련해 어느 주장에 더 동의하느냐’고 물은 결과, 여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42%, 야당 후보가 많이 당선돼야 한다는 응답은 38%로 집계됐다. 모름·응답 거절은 20%였다.

같은 기관이 지난 9~11일 전국 18세 이상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전 조사 결과와 비교하면 ‘여당 후보 다수 당선’ 응답은 같은 수치를 기록했고, ‘야당 후보 다수 당선’ 응답은 2%포인트 상승했다.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서울에서는 야당 다수 당선(44%) 응답이 여당 다수 당선(33%)보다 많았다. 직전 조사에선 서울에서 여당 다수 당선 40%, 야당 다수 당선 39%로 접전 양상을 보인 바 있다. 또 다른 승부처인 부산·울산·경남에선 반대 흐름이 나타났다. 직전 조사에선 여당 다수 당선 32%, 야당 다수 당선 43%로 야당이 우세한 분위기였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38% 대 40%로 팽팽해졌다.

인천·경기와 대전·세종·충청은 각각 45% 대 35%로 집계되며 직전 조사에 이어 여당 다수 당선 응답이 많았다. 강원에선 여당 다수 당선 47%, 야당 다수 당선 34%로 집계됐다. 광주·전라(69% 대 22%), 제주(50% 대 25%)에선 여당 다수 당선이, 대구·경북(27% 대 56%)에선 야당 다수 당선 응답이 많았다.

정치 성향별로 보면 중도층에서는 여당 다수 당선 41%, 야당 다수 당선 34%로 나타났다. 40% 대 36%였던 직전 조사보다 여당 후보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격차가 소폭 커졌다. 보수층에서는 22% 대 66%, 진보층에서는 73% 대 16%로 집계됐다. 직전 조사에선 보수층(22% 대 63%), 진보층(74% 대 12%)로 큰 틀에서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연령별로는 18~29세(36% 대 40%), 30대(30% 대 45%), 70세 이상(29% 대 55%)에서 야당 다수 당선이, 40대(56% 대 23%)와 50대(56% 대 27%)에선 여당 다수 당선 응답이 더 많았다. 60대에선 41% 동률을 기록했다.

직전 조사 대비 18~29세와 60대에선 여당 다수 당선 응답이 늘었고 30대와 70세 이상에선 야당 다수 당선 응답이 많아졌다. 40대와 50대는 큰 변화가 없었다.

광역단체장 투표 시 가장 중요하게 고려할 사항에 대해선 전문성과 능력을 선택한 응답이 37%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공약과 정책, 도덕성과 청렴성이 각각 24%였다. 이 밖에 소속 정당과 정치 성향 6%, 경륜과 경험 4%, 대통령 지지도 1%, 출신 지역 0.3% 등으로 조사됐다.

보수층은 진보층보다 상대적으로 도덕성과 청렴성을, 진보층은 보수층보다 공약과 정책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수층에선 전문성과 능력 34%, 도덕성과 청렴성 28%, 공약과 정책 21%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진보층에선 전문성과 능력 41%, 공약과 정책 26%, 도덕성과 청렴성 18% 등의 순이었다. 중도층에선 전문성과 능력 39%, 공약과 정책 29%, 도덕성과 청렴성 23% 등의 순이었다.

이번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이며 응답률은 10.1%다. 이동통신 3사 제공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이 인터뷰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김병관 기자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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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온라인 간첩 직접 초대” 북한 매체 개방이 무서운 국힘

통일부, 北 노동신문 열람 조치 이어 北 웹사이트 60여개 접속 차단 추진

민주당 “자유민주주의, 투명한 정보 접근과 성숙한 공론 속에서 단단해져”

기자명정철운 기자

  • 입력 2025.12.31 23:23

▲gettyimages.

지난 30일부터 국민 누구나 북한 노동신문을 볼 수 있게 되었다. 다만 노동신문이 비치된 곳에 찾아가 열람만 가능하다. 통일부는 북한 매체 접근성 강화를 위해 북한 웹사이트 60여개 접속 차단 해제를 추진한다. 통일부는 “우회 접속이 만연한 상황과 우리 사회 성숙도 및 체제 자신감을 고려할 때 현행 규제와 현실의 간극이 극심하다”면서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통한 웹사이트 차단 해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국민이 북한 정보에 자유롭게 접하고 북한 실상을 스스로 비교·평가·판단하도록 북한 정보 개방을 지속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국민의힘은 31일 <온라인 간첩들에게 직접 문 열어주겠다는 이재명 대통령, ‘대북 저자세’ 도 넘었다>란 제목의 논평을 내고 “북한은 인터넷을 통해 가짜 뉴스 유포와 선동을 일삼으며 온갖 저열한 공작과 심리전을 펼치고 있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발 벗고 나서서 온라인 간첩들을 직접 초대하겠다는 것”이라며 정부 방침에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정부는 김 씨 일가의 우상화 도구인 북한 노동신문을 뜬금없이 국민에게 전면 개방했다. 노동신문은 언론이라고 부를 가치도 없는 ‘북한 정권 폭정의 나팔수’다. 이런 매체를 국민들에게 개방한 것을 자랑하고 더 나아가 이적 웹사이트 차단을 해제하겠다는 이 대통령은 도대체 어느 나라 대통령이냐”고 비난했다. 국민의힘은 “지금 이 순간에도 북한의 온라인 남침은 더 노골적으로 진행 중”이라며 “정부는 온라인 간첩들에게 날개를 달아주는 북한 매체 개방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지난해 12월 발행된 북한 노동신문.

더불어민주당은 같은날 논평에서 “국민의힘 논리는 국민은 정보를 판단할 능력이 없으니 차단과 통제로 관리해야 한다는 발상”이라며 “이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의 정당이 아니라, 냉전적 공포정치에 매달리는 세력의 인식”이라고 반박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추진하는 조치는 북한 정권을 위한 것이 아니다.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하고, 낙인과 차별을 제도적으로 바로잡기 위한 최소한의 권리 회복 조치”라면서 “북한 매체 접근 역시 이미 연구자와 언론을 중심으로 우회 접속이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던 현실을 제도적으로 정비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국민의힘이 쏟아내는 ‘온라인 간첩’ 운운은 사실도, 책임도 없는 공포 조장에 불과하다”며 “이러한 대북 인식은 무인기 파견으로 긴장을 조성하고 대결 국면을 키워 국민을 공포 속에 몰아넣으려 했던 윤석열 정부의 실패한 안보관과 다르지 않다”고 비판했다. 이어 “자유민주주의는 차단과 검열로 지켜지지 않는다. 투명한 정보 접근과 성숙한 공론 속에서 더욱 단단해진다”고 강조했다.

앞서 경향신문은 지난 22일자 사설에서 “노동신문 등 북한 사이트 접속 차단 조치는 국민의 기본적인 정보 접근권을 과도하게 제약하는, 시대착오적 규제다. 남북이 체제경쟁을 하던 냉전이 종식된 지도 30여년이 지난 지금 이런 비합리적 규제를 유지할 이유가 없다. 북한 자료 접근권 확대는 윤석열 정부 때도 검토한 사안이다”라고 밝혔다. 한겨레도 같은 날 사설에서 “이 대통령의 지적대로 현행 규정이 ‘국민을 북의 선전·선동에 넘어갈’ 수동적 존재로 취급하는 것이라면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지금 같은 세상에 북한 정보가 흘러든다 한들 대체 무엇이 두렵단 말인가”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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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청래 신년인사 “국민 발 뻗고 잘 수 있게, 2차 특검·통일교 특검 해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6/01/01 10:05
  • 수정일
    2026/01/01 10:1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고한솔,김채운기자

  • 수정 2026-01-01 09:24등록 2026-01-01 09:09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2026년 더불어민주당 신년인사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일 “올해는 내란 극복, 사법 개혁 등 우리 앞에 주어진 역사적 개혁 작업을 조속히 마무리하고 민생개혁과 국민 삶의 질을 높이려는 희망을 안고 6·3 지방선거에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신년 인사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정 대표는 “1894년 갑오농민운동으로 대한민국 1년이 시작된 이래,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역사 140년 동안 직진하지는 않았지만 결코 후퇴하지도 않은 민주주의의 역사를 우리는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있다”며 “동학의 후예인 민주주의자들이 3·1독립운동, 4·19혁명, 부마항쟁, 5·18민주화 운동, 6월 항쟁을 통해 만든 대한민국 헌법 덕분에 우리는 윤석열 일당의 12·3 비상계엄과 내란을 이겨낼 수 있었다”고 했다.

정 대표는 “올 한해 국민 여러분께서 편안히 발 뻗고 주무실수 있도록 저희는 저희가 가진 역사적 책무, 2차종합특검, 통일교·신천지 특검 등 국민 여러분께서 바라는 정의롭고 민주적인 국가의 꿈을 이루고 국민들의 삶과 행복을 위해서 함께 뛰자는 말씀을 드린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방선거 승리, 당·정·청이 차돌처럼 똘똘 뭉쳐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원팀 원보이스’로 혼연일체 합심 단결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과 함께 뛰겠다”고 했다.

이날 정세균·김진표 전 국회의장은 상임고문으로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뼈 있는 신년 인사를 건넸다.

정 전 의장은 ‘보좌진 갑질·특혜’ 의혹으로 김병기 전 원내대표가 물러나 새 원내대표를 뽑아야 하는 민주당 상황과 정청래 지도부의 개혁 강경 노선을 의식한 듯 “지금 당 지도 체제나 여러 가지 갖춰야 할 부분을 다시 갖추는 일도 있는 것 같다. 그런 문제도 국민 눈높이에 맞게 잘 갖춰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올해에 많은 정책을 집행해야 할 텐데 ‘경중 완급’을 잘 가려서 국민에 박수받는 민주당으로 거듭 태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민주당과 이재명 대통령과 정부는 성공과 실패의 기쁨과 눈물도 함께 마실 수밖에 없는 일심동체라는 걸 생각하면 국정운영의 전략과 속도 면에서 좀 더 긴밀히 조율하고 협력해야 한다”고 했다.

신년인사회에 함께한 5선의 박지원 의원은 “우리가 분열했을 때 패배했고 단결했을 때 승리했다”며 “청와대가 생겼으니 다 ‘친청계’ 아니냐”고 했다. 박 의원은 “내란 청산과 (검찰·사법·언론) 3대 개혁을 신속하게 환부만 도려내고 짧고 굵게 끝마쳐서, 민생경제로 나아가자”고 말했다.

고한솔 기자 sol@hani.co.kr 김채운 기자 cw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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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의 2025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오태규 전 한겨레 논설실장

ohtak5@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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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 광장

  • 입력 2025.12.31 17:00

  • 수정 2026.01.01 08:59

  • 댓글 0

새해 희망을 말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

 

내란 불씨 제거가 ‘희망 2026년’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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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규 전 한겨레 논설실장

지긋지긋했던 2025년 을사년이 저물고, 2026년 병오년이 시작됩니다. 마음이나 날씨가 어수선하고 흐릴 때 쓰는 ‘을씨년스럽다’라는 말이 일제의 조선 침탈 출발점이 된 1905년 을사년에 이루어진 을사늑약과 연관 지어 해석되기도 하는 만큼, 을사년을 보내는 마음은 가뿐해야 정상일 것입니다.

 

그러나 새해를 맞는 마음은 그리 가볍지 않습니다. 봄은 왔지만 봄 기분을 느끼지 못한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심정에 가깝습니다. 내란의 우두머리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되고 있지만, 내란의 불씨는 여전히 꺼지지 않은 채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내란은 단순히 2024년 12월 3일의 비상계엄 선포라는 단일 사건만을 뜻하지 않습니다. 그것을 가능하게 했던 권력 구조와 이를 비호·묵인했던 정치·사법·언론의 관행, 그리고 아직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잔존 영향력까지 포함합니다. 이런 점에서 내란은 하나의 사건을 넘어, 2025년 한국 사회를 관통한 구조적 문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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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년 1월 5일 밤새 눈을 맞으면서도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내란수괴 윤석열 체포를 요구하며 농성을 벌인 시민들 모습. 2025. 01. 05 [출처. 강경희님 페이스북]

‘다사다난’이 아니라 내란 한 사건이 지배했던 ‘일사일난’의 해

 

한 해를 정리할 때 흔히 사용하는 말이 다사다난(多事多難)입니다. 누구나 한 해를 되돌아보면 희로애락을 안겨준 여러 가지 사건들이 주마등처럼 떠오르게 마련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2025년은 전혀 달랐습니다. 이 해는 다사다난한 해가 아니라, 일사일난(一事一難)의 해였습니다.

 

전 대통령 윤석열을 수괴로 하는 내란이라는 하나의 사건이 2025년 한 해를 온통 지배했습니다. 올해 벌어진 대부분의 주요 정치·사회적 사건은 내란이 만들어낸 긴장과 틀 짓기 속에서 해석되고 전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구나 사회 곳곳에 남아 있는 내란 잔당이 아직도 완전히 진압되지 않은 채 고개를 들 기회를 엿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란의 2025년’이 끝났다고 말하며 즐거운 마음으로 달력을 넘길 수는 없습니다.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근현대사 4부작 중 20세기를 다룬 『극단의 시대』에서 20세기를 ‘단기 20세기’라고 규정했습니다. 1914년 1차 세계대전 발발로 시작되어 1991년 소련 붕괴로 끝났으니, 20세기는 100년이 아니라 77년에 불과하다고 보았습니다.

 

1914년을 기점으로 삼은 것은 전쟁을 통해 19세기적 자유주의 질서가 무너졌기 때문이며, 1991년을 종점으로 본 것은 볼셰비키 혁명으로 시작된 현실 사회주의 체제가 붕괴하면서 극단의 시대가 막을 내렸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2024년 12월 3일 시작된 대한민국의 '장기 2025년’

 

한 시대를 규정하는 기준이 연도가 아니라 그 시대를 지배한 결정적 사건이라면, 대한민국의 2025년 역시 달력상의 시작과 끝으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2024년 12월 3일의 비상계엄 선포는 한국 사회를 질적으로 그 이전과 이후로 단절시켰습니다. 1979년 이후 45년 만에 비상계엄이 선포된 날로, 내란이 지배했던 2025년은 실질적으로 이 시점부터 시작됐습니다. 그 끝이 언제가 될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야구 격언처럼, 내란이 완전히 진압되어야 비로소 2025년도 끝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홉스봄의 시대 구분 방식을 빌리면, 대한민국의 2025년은 2024년 12월 3일에 시작되었고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가 프랑스혁명부터 1차 세계대전까지를 ‘장기 19세기’라 불렀듯이, 지금의 우리는 ‘장기 2025년’을 살아가고 있는 셈입니다.

 

내란의 불씨 제거가 ‘희망의 2026년’으로 가는 길

 

내란의 2025년이 끝났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단일하지 않습니다. 최소한의 기준은 내란 수괴에 대한 첫 형사 판단이 내려지는 시점일 것입니다. 필요조건은 내란을 가능하게 했던 제도와 관행의 개혁이며, 충분조건은 내란을 정당화하거나 미화하는 사회적 인식이 힘을 잃는 것입니다. 이 조건들이 모두 충족될 때 우리는 비로소 대한민국의 2025년이 끝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내란의 2025년이 끝을 알 수 없는 ‘장기 2025년’으로 지속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내란 극복 외에도 기후 위기, 안보 불안, 생활고라는 복합 위기가 한국 사회를 입체적이고 다각적으로 임박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복합 위기에 서둘러 대응해야 한답시고 내란의 불씨를 대충 덮고 넘어가는 건 최악의 선택입니다. ‘천천히 가는 것이 가장 빠른 길’이라는 말을 지침 삼아, 정치·검찰·법원·언론·군 등 사회 각 영역에 남아 있는 내란의 잔불을 차분하고 확실하게 제거해야 합니다. 그것이 ‘내란의 2025년’을 끝내고 ‘희망의 2026년’을 맞는 지름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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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신년사 "대한민국 대도약 원년, 유일한 기준은 '국민의 삶'"



[2026년 신년사] 5대 대전환 원칙 제시, 성장 패러다임 전환 강조..."반칙과 특권 없는 사회 만들 것"

  • 이경태(sneercoo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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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대통령이 29일 용산 대통령실 이전 후 청와대로 첫 출근을 하고 있다. 2025.12.29 ⓒ 청와대 제공

 

"대도약의 유일한 기준은 오직 '국민의 삶'입니다. 우리 국민의 인내와 노력이 담긴 '회복의 시간'을 넘어, 본격적인 '결실의 시간'을 열어젖히겠습니다. 국민들께서 '작년보다 나은 올해'를 삶 속에서 직접 느끼실 수 있도록 정부가 할 수 있는 모든 역량을 쏟아붓겠습니다."

출처 입력

이재명 대통령이 2026년 새해를 맞아 국민께 전한 다짐이다. 이 대통령은 1일 신년사를 통해 "국민 여러분께서 마음을 모아주신 덕분에 무너진 민생경제와 민주주의를 예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회복할 수 있었다"며 새해를 정치·경제·사회·문화·외교·안보 등 모든 분야에서 대대적인 도약과 성장을 이뤄내는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이를 위해 "익숙한 옛길이 아니라 새로운 길"이 필요하다고 했다. 과거 대한민국을 고도성장으로 이끌었던 자원의 집중과 기회의 편중이 이제는 성장의 디딤돌이 아니라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설명과 함께였다.

 

구체적으론 ▲ 수도권 중심 성장에서 지방 주도 성장으로 ▲ 일부 대기업 중심 성장에서 모두의 성장으로 ▲ 생명 경시·위험 당연 성장에서 안전 기본·지속 가능 성장으로 ▲ 상품만 앞세우는 성장에서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으로 ▲ 전쟁 위협 안고 사는 불안한 성장에서 평화 뒷받침 안정적 성장으로 등 '5가지 대전환의 길'을 대도약의 열쇳말로 제시했다.

 

대도약을 위한 5가지 키워드 : 지방·모두·안전·문화·평화

 

이 대통령은 가장 먼저 "수도권 1극 체제에서 5극 3특 체제로의 대전환은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이끌 필수 전략"이라며 '지방 주도 성장'을 강조했다. 또한 "에너지가 풍부한 남부의 반도체 벨트부터 인공지능 실증도시와 재생에너지 집적단지까지, 첨단산업 발전이 지역의 발전으로 연결되는 구조를 설계할 것"이라며 '지방 주도 성장' 실현을 위한 교육·광역교통·문화시설 투자 및 관광정책 개발을 예고했다.

 

두 번째로 강조한 건 '모두의 성장'이었다. 이 대통령은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성공적으로 타결한 관세협상의 혜택이 일부 대기업 위주로 돌아가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라며 "이제 공동체의 역량과 국민 전체의 노력으로 이뤄낸 공동의 경제적 성과가 중소·벤처 기업까지 흐르고, 국민들의 호주머니까지 채워줄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지난해 출범한 '국민성장펀드'는 국민 누구나 나라의 성장 발전에 투자하고 성장의 열매를 고루 나눌 수 있는 전환의 마중물이 될 것"이라며 스타트업·벤처기업 열풍시대와 중소기업 전성시대를 위해 정부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작년 한해 강조했던 '산업 안전'도 대전환의 길에 빠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아침밥 먹여 보낸 가족이 저녁에 돌아오지 못하는 그런 나라에서 경제성장률이 아무리 높다 한들 다 무슨 소용이겠냐"라며 '안전이 기본인 지속가능한 성장'을 강조했다.

 

구체적으론 "생명 경시에 대한 비용과 대가를 지금보다 훨씬 비싸게 치를 수 있어야 한다"라며 "근로감독관 2천 명 증원, 일터 지킴이 신설을 통해서 안전한 작업환경과 생명존중이 뿌리내릴 수 있도록 반드시 만들어 가겠다"고 다짐했다.

 

'문화가 이끄는 매력적인 성장'에 대해서는 "문화가 곧 경제이자 미래 먹거리이며 국가경쟁력의 핵심 축이 됐다"며 "K-컬처가 한때의 유행에 머무르지 않도록, 대중문화의 뿌리가 되는 기초예술을 비롯해 문화 생태계 전반을 풍성하게 만드는 일에 온 힘을 기울이겠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평화가 뒷받침하는 성장'을 위해 "올해에도 '페이스메이커'로서 북미대화를 적극 지원하고 남북 관계 복원을 거듭 모색할 것"이라며 "'포괄적 전략동맹'으로 진화한 한미동맹, 강력한 자주국방을 토대로 한반도 평화 공존이 의미 있는 한 걸음을 내디딜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국민 통합과 신뢰 위에서만 가능...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더 겸손하게 임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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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2026년 신년사 발표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2026년 신년사를 발표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올 한 해를 붉은 말처럼 힘차게 달리는 해로 삼아 '대한민국 대도약의 원년'으로 만들겠다"며, 반칙과 특권이 없는 사회를 구현해 성장의 과실을 모두가 함께 나누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2026.1.1 [청와대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 연합뉴스

 

이 대통령은 "5가지 대전환의 원칙은 낭만적 당위나 희망 사항이 아니다"며 "대전환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 나오지 못할 것이라는 절박한 호소의 말씀을 드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국민주권정부는 '국가가 부강해지면 내 삶도 나아지느냐'는 우리 국민들의 절박한 질문에 더욱 성실하게 응답하겠다"며 "당장의 성과가 보이지 않는 개혁의 과정도 피하지 않겠다. 미래를 위한 인내심과 진정성으로 머리를 맞대고 지혜를 모으겠다"고 다짐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은 "이 모든 지난하고 위대한 과업이 국민 통합과 굳건한 국민의 신뢰 위에서만 가능하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더욱 겸손한 자세로 국정에 임하겠다"고 밝혔다.

 

국민들에게도 동참을 호소했다. 이 대통령은 "절망의 겨울을 희망의 봄으로 바꿔내신 우리 국민들의 그 저력을 믿는다"며 "나라의 주인인 국민께서, 대한민국의 미래를 향한 여정에 함께 해 주시라"고 했다.

 

또 "지난해 힘을 모아 민주주의의 새로운 이정표를 세워낸 것처럼, 이제 전 세계가 따라 배울 '성장과 도약의 새로운 표준'을 함께 만들어 냅시다"라며 "대한민국 대도약, 결국 국민이 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재명대통령#신년사#국민통합#지방주도성장#대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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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선우 ‘1억 수수 의혹’ 서울청 공공범죄수사대 배정…경찰, 본격 수사 착수



수정 2025.12.31 10:20

  • 박채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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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9월8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에 참석해 있다. 한수빈 기자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1억원 수수 의혹’을 서울경찰청 공공범죄수사대가 수사한다.

 

31일 경향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경찰은 이날 강 의원의 ‘1억원 수수 의혹’ 관련 고발 건을 서울청 광역수사대 공공범죄수사대에 배당했다.

 

앞서 MBC 등은 지난 29일 강 의원 측이 2022년 지방선거 공천 과정에서 김경 당시 서울시의원 후보로부터 1억원을 받은 뒤 강 의원이 이를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간사였던 김병기 전 원내대표와 상의하는 정황이 담긴 녹취 파일을 보도했다.

 

이 녹취에서 강 의원은 자신의 보좌관이 당시 본인 지역구에 서울시의원 출마를 준비 중이던 김경 서울시의원에게 1억원을 받아 보관 중이라면서 김 전 대표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제가 도와드려서도 안 되지만, 정말 일이 커진다”며 “안 들은 거로 하겠다”고 했다. 이 대화는 제8회 지방선거를 앞둔 2022년 4월21일에 있었는데 다음 날 김 시의원은 단수 공천을 받았고 이후 당선됐다.

 

이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힘 소속 김태우 전 서울 강서구청장 등은 경찰에 강 의원 등을 고발했다.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면 강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뇌물죄 등으로 처벌 받을 수 있다. 전날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강 의원에 대한 당 차원의 윤리감찰을 지시했다.

 

강 의원은 지난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시 공관위 간사였던 김 원내대표와의 대화는 사안을 알게 된 후 너무 놀라고 당황한 상태에서 경황없이 상황을 보고하며 억울함을 호소한 과정의 일부였다”며 “공천을 약속하고 돈을 받은 사실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김 시의원도 같은 날 페이스북을 통해 “공천을 대가로 그 누구에게도 금품을 제공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지난 30일 원내대표직에서 사퇴했다.

박채연 기자

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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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과 공포, 혐오 불렀던 윤석열의 세치혀



 

강기석 에디터

kks54223@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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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

  • 입력 2025.12.31 05:40

  • 수정 2025.12.31 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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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년 간 내란 잔당 부추기며 끝 모를 장광설

 

거짓말 · 위협 · 억지 선동 · 궤변 · 허풍 · 책임회피

 

부창부수 김건희, 침묵하다 입만 열면 거짓말

 

‘달빛’에 어린 ‘달그림자’처럼 다정한 달부부?

 

‘언어는 존재의 집’… 윤·김 부부는 허접한 존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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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기석 에디터

지난 1년 우리 국민은 늘 공포와 불안, 그리고 혐오에 짓눌려왔다. 대통령선거를 통해 새 민주정부가 출범한지 6개월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불안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 그것은 주로 언론과 법원 검찰 내부의 내란 동조세력, 혹은 잔존 세력이 일으키는 분탕질 때문이다. 이들의 비호 속에 전직 대통령 윤석열의 혀는 여전히 살아 움직인다. 그 혀가 뱉어내는 말은 전보다 공포감은 덜 하지만, 대신 점점 더 혐오감이 짙어진다. 그 장광설 속에는 진실이란 티끌만큼도 찾아 볼 수 없고 오로지 위협, 억지 선동, 궤변, 허풍, 책임회피로 일관된 거짓말만 그득하다.

 

장광설(長廣舌)이란 한자를 한 글자 한 글자 풀이하면 ‘길고 너른 혀’라는 뜻으로 원래 훌륭하고 진실된 말을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로 쓰였는데, 어느 순간부터 장황하고 요란하긴 하지만 별로 귀담아 들을 것 없는 잔소리 혹은 헛소리라는 의미로 바뀌었다고 한다. 영락없는 윤석열의 혀가 그렇다. 1시간 동안 회의를 하면 59분을 혼자서 떠든다고 하지 않는가.

 

‘치킨 쿠데타’와 ‘계몽령’

 

실제로 윤석열은 12월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 재판에서 정확히 59분간 최후진술을 했다. 이 진술에서 그는 “국가비상사태를 발생시킨 원인이 국회, 거대 야당이기 때문에 국민을 깨우고 정치와 국정에 무관심하지 말고 제발 일어나서 관심 가지고 비판도 좀 하고 해달라는…”이라면서 그가 줄곧 주장해 왔던 이른바 ‘계몽령’을 반복했다. 그는 “내란몰이 하면서 대통령 관저에 밀고 들어오는 거 보셨지 않습니까, 얼마나 대통령을 가볍게 생각하면 그렇게 하겠습니까?”라고 하소연했다. 당시 그는 내란을 일으킨 중대 범죄 현행범이었으며, 경찰은 그에 따른 구속영장을 집행하려던 것이었고, 정작 국가의 법질서를 거부하고 저항했던 것은 자신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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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대통령이 26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사건의 결심 공판에서 최후 진술을 하고 있다. 2025.12.26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제공]

앞서 지난 22일 윤석열은 서울중앙지법 형사25부(재판장 지귀연)의 또다른 재판(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36차 공판)에 출석해 군 관련 예산 삭감을 계엄 선포 사유로 강조하면서 “(군) 관련 예산들을 국회에 보내고 있는데, 인력 차원에서 핵심적인 거니까 (국회가) 그냥 잘라버렸다”며 “주임원사가 소대 사병들을 관리하는데 하다못해 통닭이라도 한 마리 사주려 하면 필요한 돈인데, 어떻게 이런 것만 딱딱 골라서 자르나 모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술주정’ 수준의 헛소리라면서 “계엄의 ‘계’(戒)가 닭 ‘계’(鷄)였구나”라는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의 비판이 나왔다.

 

“집에 갈 생각없다” vs ‘불의타’

 

윤석열은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35부(재판장 백대현) 피고인 최후진술에서 “(내가 지귀연 덕에) 구속이 취소돼서 자유의 몸이 되니 (특검팀이) 저의 신병 확보를 위해 무리를 많이 하지 않았나”라며 “정치상황이 이런데 제가 구속 만기라고 해서 집으로 돌아가겠다는 생각은 거의 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 아내도 구속돼있고 집에 가서 뭘 하겠냐. 다른 기소된 사건이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다른 걸로 영장 발부해서 신병 확보해주길 바란다”고도 했다.

 

정말 집에 갈 생각이 없었을까? 그는 바로 직전 공판에서 재판장이 1월 16일로 선고기일을 잡자 ‘불의타’(피고인이 대응책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가해지는 공격을 뜻하는 법률용어)라면서 선고기일을 연기해 달라고 애원했던 사실을 벌써 잊은 것일까?

 

19일 오전 열린 15차 공판에서 재판부가 2026년 1월 16일 선고 일정을 재차 확인하자, 윤석열은 다급함을 감추지 못하고 마이크를 네 번이나 부여잡으며, 이번 일정이 자신에게 ‘명백한 불의타’라면서 “갑작스러운 선고 일정 통보가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하지 못하게 만든다”고 억지를 부렸다. 국민을 향해 총구를 겨누고 국회를 유린했던 것이야말로 국민의 입장에서 ‘불의타’였다. 법에 따른 신속한 심판을 '기습 공격'이라 표현하는 모습에서 내란 수괴의 파렴치한 민낯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그는 어떻게든 단죄의 시간을 미뤄 그 기회를 틈타 집에 가고 싶은 것이다.

 

1년 전, 그때만 해도 자신만만했던 ‘자유민주주의 선봉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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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는 윤석열 대통령. 2024.12.14. 연합뉴스

불과 한 달 전 내란이라는 엄청난 범죄를 저지르고도 윤석열은 새해 1월 1일까지도 자신만만했다. 그는 한남동 대통령 관저 앞에서 집회 중인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나라 안팎의 주권침탈세력과 반국가세력의 준동으로 지금 대한민국이 위험하다”며 “저는 여러분과 함께 이 나라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호언장담 했다.

 

윤은 “국가나 당이 주인이 아니라 국민 한 분 한 분이 주인인 자유민주주의는 반드시 승리한다. 우리 더 힘을 내자”면서 “정말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 새해 여러분의 건강과 건승을 빌겠다”고 거듭 감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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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1일 한남동 관저 앞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집회를 벌이고 있는 참가자들에게 보낸 인사글. 석동현 변호사 측 제공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윤석열의 메시지는 그가 여전히 망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내란을 획책하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다 (…) 지지자들에게 극단적 충돌을 선동하고 있는 (…) 윤석열을 하루빨리 체포해 법의 심판대에 세워야 한다. 그것만이 윤석열의 망상과 광기를 멈춰 세울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1년이나 지난 지금도 윤의 망상과 광기를 아직 멈춰 세우지 못했다.

 

도심에 나타난 ‘멧돼지의 공포’가 이보다 더 하랴

 

1월 15일 천신만고 끝에 잡아넣은 윤석열이 52일만인 3월 8일 ‘탈옥’했다. 코미디언 판사 지귀연이 구속일수를 시(時)로 계산하고, 검찰총장 심우정이 눈을 딱 감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날을 6개월의 기간 중 가장 ‘공포스런 날’ 중 하나로 기억하고 있다.

 

윤석열은 서울구치소에서 경호 차량을 타고 오다 정문 앞에서 내려 걸으며 구치소 앞에 집결한 지지자들에게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주먹을 쥐어 보이고 지지자들에게 손을 흔들었다. 그리고 경호처 차량과 정진석 대통령 비서실장, 이철규 국민의힘 등 여당 의원, 김성훈 경호처 차장 등을 거느리고 개선장군처럼 카퍼레이드를 벌였다.

 

윤은 법률대리인단을 통해 공개한 입장문에서 “불법을 바로잡아준 중앙지법 재판부의 용기와 결단에 감사드린다”며 “그동안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응원을 보내주신 많은 국민들, 그리고 우리 미래세대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 국민의힘 지도부를 비롯한 관계자 여러분께도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저의 구속에 항의하며 목숨을 끊으셨다는 안타까운 소식을 접하고 너무나 마음이 아팠다. 진심으로 명복을 빈다”면서 “저의 구속과 관련해 수감돼 있는 분들도 계신다. 조속히 석방되기를 기도한다”고 했다. 명백히 서부지법 난동 폭도들에 대한 격려였다.

 

그는 또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에 따라 공직자로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다가 고초를 겪고 계신 분들도 있다. 조속한 석방과 건강을 기도하겠다”고도 했다. 그에게 비상계엄은 어디까지나 대통령 권한에 따른 합법적 통치행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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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석방된 윤석열이 경기도 의왕시 서울구치소 앞에서 경호차량에서 내려 걸어가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문 부수고 들어가 끌어내라” vs ‘대국민 메시지 계엄’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지귀연 부장판사)는 4월 14일 윤석열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첫 공판을 진행했다. 지난 4일 헌재가 파면을 결정한 지 꼭 10일만이다. 지난달 7일 재판장인 지귀연 부장판사로부터 ‘구속 취소’라는 특혜를 받은 윤석열은 이날도 79분의 모두진술과 그 외 의견진술 등 약 93분간 장광설을 펼치면서 12·3내란 행위에 대해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라고 또다시 주장했다. 실무장 안 한 상태로 투입하되 민간인 충돌을 절대 피하라고 지시했다면서 “평화적인 대국민 메시지 계엄이지, 단기간이든 장기간이든 군정실시 계엄이 아니라는 건 계엄 진행 결과를 볼 때 자명하다”고 했다.

 

비상계엄이 이른 시간 안에 끝낼 생각으로 평화롭게 진행된 ‘계몽령’이란 윤석열 측의 주장과 “문을 부수고 들어가서라도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았다는 다른 대부분 장군들의 맞대결이야말로 지금 이 순간까지 이어지는 내란 재판의 주제다.

 

부하들에게 책임 전가하는 비겁한 ‘피고인’ 윤석열

 

그러나 윤석열은 재판 과정에서 ‘자유민주주의 선봉장’다운 용기와 배짱을 보여주지 못했다. 윤석열은 11월 20일 내란 재판에 증인으로 재출석한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과 12·3 비상계엄 당시 '체포조 명단' 관련 지시를 두고 공방전을 벌였다. 이날 반대신문에서 윤은 “위치 추적은 영장 없이는 안 된다”며 “여인형 전 사령관이 그 말을 했을 때 '이 친구, 완전히 뭘 모르는 애 아냐?' 이런 생각이 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홍장원 전 차장이 “들었다”고 하자, 윤석열은 “사령관이라는 놈이 수사의 '시옷(ㅅ)' 자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지 않았느냐”며 “대통령은 검찰총장까지 지낸 사람인데 어떻게 이런 걸 시키고, 여인형 전 사령관은 지시를 받아 이런 걸 부탁한다는 게 연결이 안 되지 않느냐”고 했고 홍장원은 “대통령이 지시도 하지 않았는데, 일개 군 사령관이 이재명 야당 대표, 우원식 국회의장, 한동훈 여당 대표를 체포·구금하고 신문하겠다고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피고인, 부하한테 책임 전가하는 것 아니죠? 여인형이 왜 그런 요청을 한 겁니까”라고 오히려 목소리를 높여 되물었다. 부하에게 책임 전가하는 당신같은 사람에게는 더 이상 대통령 호칭도 아깝다는 태도로 읽혔다.

 

총과 칼 사랑하는 검사 부부, 그들에게 여러 번 죽을 뻔한 한동훈

 

지루한 재판 과정 내내 윤석열의 책임 떠넘기기는 멈추지 않았다. 내란은 국방장관 김용현이 거의 전적으로 주도했고, 군 사령관들은 시키지도 않은 일들을 벌인 것으로 몰아가려 했다. 참다 못한 곽종근 전 특수전사령관은 11월 3일 지귀연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사건 공판에서 폭탄선언을 했다. “그날(지난해 국군의 날) 술 많이 마셨는데 제대로 기억이나 하고 있겠느냐”는 윤의 말에 “(윤석열 당신이) 한동훈과 일부 정치인들을 호명하면서 당신 앞에 잡아오라고 그랬다. 당신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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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3일 내란 사건 재판에 출석한 곽종근 전 특전사령관의 진술 장면. MBC 화면 갈무리

한동훈 국민의힘 전 대표는 아마도 12.3 쿠데타가 성공했다면 살아남지 못했을 것 같다. 윤석열이 총으로 쏴서라도 죽이겠다고 한데다, 누가 작성했는지 여전히 오리무중인 14인의 수거명단에 들어있기 때문이다. 그 수거명단을 작성하도록 지시한 유력 용의자 중 하나인 김건희의 한동훈에 대한 미움도 상당하다. 김건희는 8월 20일 자신을 면회한 신평 변호사에게 “‘한동훈이 어쩌면 그럴 수가 있느냐’ ‘한동훈이 배신하지 않았더라면 그의 앞길에 무한한 영광이 기다리고 있었을 것 아니냐’고 한탄했다”고 한다. 말은 점잖게 전달됐지만 그 말 속에는 서릿발 같은 원한이 숨겨져 있다.

 

“총은 그런 거 막으라고 있는 것”과 “총은 쏘라고 준 것”의 차이

 

총을 사용하고 싶어 근질근질 했던 건 김건희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다. 10월 17일 윤석열의 특수공무집행방해, 직권남용권리행사 방해 등 혐의에 대한 형사합의35부(부장판사 백대현) 3차 공판기일에서 김건희에 대한 근접경호를 담당했던 김신 전 대통령경호처 가족경호부장으로부터 충격적인 증언이 터져나왔다. 김건희가 윤석열 체포 직후인 2월 1일 가족경호부 사무실에 찾아가 박 모 경호관에게 “‘경호처는 총기 가지고 다니면서 뭐했냐. 그런 거 막으려고 가지고 다니는 거 아니냐’ 그런 말을 했다고 증인에게 보고했는가”라는 특검팀의 질문에 “네”라고 답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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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에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와 경찰이 경호처 저항 없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2차 체포영장 집행을 나서고 있다. 2025.1.15 연합뉴스

특검은 또 “영장 집행 당시 윤 전 대통령이나 김 여사로부터 총기 사용해서라도 피고인 영장 집행을 저지하라는 지시를 받은 적 있는가”라고 물었고, 김 전 부장은 “당시 영부인의 총기 얘기는 박 모 직원한테서 처음 들은 것”이라며 “제가 좀 황망했다”고 토로했다. 4.19혁명 때 내무장관 최인규가 경찰에게 “총은 쏘라고 준 것”이라고 말했다는 역사적 장면과 겹치는 섬뜩한 장면이 아닐 수 없었다.

 

윤석열은 검사여서인지 칼도 좋아하는 것 같다. 그는 지난 4월 21일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 2차 공판에서 “칼이 있어야 요리하고 나무 베서 땔감도 쓰고 아픈 환자를 수술할 수도 있지만, 상해·살인 같은 범죄를 저지를 수도 있다” “칼을 썼다고 무조건 살인으로 봐선 안 된다”면서 “(비상계엄 때) 아무도 다치지 않고 유혈 사태도 없었다”는 기존 주장을 이어갔다.

 

달을 사랑하는 달빛 그윽한 부부

 

이는 지난 2월 4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탄핵심판 5차 변론에서 이진우 전 육군 수도방위사령관 증언이 끝난 뒤 발언 기회를 얻어 한 말과 같은 맥락이다. 윤은 “이번 사건을 보면 실제 아무런 일도 일어나지 않았는데 지시했니, 지시받았니 이런 얘기들이 마치 호수 위에 빠진 달그림자 같은 걸 쫓아가는 느낌”이라며 이 같이 밝혔다.

 

기묘하게도 그의 부인 김건희는 8월 29일 구속되면서 변호인단을 통해 입장문을 내고 “가장 어두운 밤에 달빛이 밝게 빛나듯이 저 역시 저의 진실과 마음을 바라보며 이 시간을 견디겠다”고 말했다. 달빛이 밝게 빛나는 밤이 왜 어두운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자신의 처지를 ‘달 밝은 어두운 밤’에 비유한 것이다. 남편은 달그림자, 부인은 달빛, 이들 부부는 달을 사랑하는 듯하다.

 

급하면 하나님 찾는 무당(巫堂)파

 

10월 13일 윤석열 변호인 배의철이 페이스북에 쓴 '윤 대통령의 추석연휴 말씀 전합니다‘를 보면 무당을 믿는 윤석열이 하나님에게도 열심히 기도한다고 한다. “자유대한민국을 위해 기도한다”는 것이다. 배 변호사에 따르면 윤석열은 “긴 추석 연휴 운동도 1회밖에 허락되지 않은 1.8평의 독방, 하지만 감옥이라는 생각보다 기도의 장소를 허락하심에 감사하며 연휴 내내 여러분이 보내주신 편지와 성경을 읽고 묵상하며 기도했다”고 밝혔다.

 

이어 성경 시편 119편 105절의 일부인 '주의 말씀은 내 발에 등이요 내 길에 빛이니이다'를 인용, “시편의 말씀이 어둠을 밝혔다”면서 “특히 미래세대인 청년들이 꿈과 희망을 놓지 않도록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나님과 주 예수 그리스도께 간절히 기도했다”고 강조해 청년들에 대한 지극한 애정을 표했다.

 

뿐이랴, 윤석열은 전한길 씨도 “하나님이 대한민국에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라며 추켜세웠다. 전 씨가 11월 28일 자신이 운영하는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 윤석열의 편지를 보면 윤석열은 전 씨를 “하나님이 대한민국에 보내주신 귀한 선물”이라고 추켜세우고, 아침저녁으로 그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면서 “저 역시 옥중이지만 제가 할 일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구속 상황마저 신앙 서사로 포장하면서 극우 개신교와 음모론 세력에 기대 위기를 돌파하려는 정치적 계산이다.

 

믿을 건 극우파 “저를 밟고 일어서시라” 선동

 

하나님을 언급하며 전 씨를 칭송하는 건 이제 자신이 믿을 건 극우파 밖에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윤씨 변호인단 배의철 변호사는 내란 1년을 맞는 12월 3일 “12.3 비상계엄은 헌법수호책무의 결연한 이행이었다”며 “주권자인 국민이 깨어나 망국의 위기를 초래한 대의권력을 직접 견제하고, 주권 침탈의 위기를 직시하며 일어서달라는 절박한 메시지였다”는 내용의 ‘대통령 말씀’을 전했다. 지난해 계엄 선포 담화, 12.12 담화와 판박이다. “지금은 불의하고 부정한 독재정권에 맞서 똘똘 뭉쳐야 할 때다. 국민을 짓밟는 정권에 ‘레드 카드’를 함께 꺼내달라”며 “저를 밟고 일어서시라. 이 나라는 주권자인 국민 여러분의 것”이라고 지지자들을 선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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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을 점령한 극우시위대 2025. 11. 15 연합뉴스

이어 자신의 65세 생일을 맞은 12월 18일에는 “자녀에게 올바른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라며 재차 12·3 불법계엄을 정당화하는 ‘말씀’을 배의철 변호사를 통해 내놓았다. ‘12·18 청년 여러분께 드리는 성탄 메시지’를 겸한 것이다.

 

윤은 “예수님의 가르침은 애국의 실천이요, 자유를 억압하는 폭정을 멈추게 하는 힘”이라며 “자유와 정의, 주권을 지키기 위해 깨어 일어난 청년 여러분의 ‘이웃사랑’과 ‘나라 사랑’ 실천에 든든하고 감사하다”고 밝혔다.

 

윤은 “저희 부부에게는 자녀가 없다. 그래서 여러분이 제게는 자녀처럼 느껴진다”며 “자식이 잘못되기를 바라는 부모가 어디 있겠나. 자녀에게 올바른 나라를 물려줘야 한다는 절박함이 제가 모든 것을 내어놓고 비상사태를 선포한 이유 중 하나”라고 말했다. 그는 “그 결과 저는 옥중의 고난 속에 있지만 대한민국은 청년들이 보여준 희망을 얻었다”고 밝혔다.

 

‘아무 것도 아닌 사람’의 지극한 남편 사랑

 

김건희는 윤석열과 달리 6차례 특검 조사에 출석했지만, 대부분 진술을 거부했다. 다만 구속 전 한 차례 조사에서만 언론 앞에 서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 심려를 끼쳐서 진심으로 죄송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그 외엔 사실상 입을 다물었다. 이후 재판에서도 자신의 혐의를 적극 부인할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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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일 오전 자신과 관련된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에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돼 서울 종로구 케이티(KT)광화문빌딩에 있는 특검 사무실로 향하는 김건희.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8월 20일 윤석열의 멘토로 불리는 신평 변호사가 전날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된 김건희를 1시간가량 접견하면서 나눈 대화 일부를 전했다. 그는 김건희가 “너무 수척해 앙상한 뼈대밖에 남지 않았다”면서 김 여사가 ‘내가 죽어야 남편에게 살길이 열리지 않을까’라고 말했다며 “깜짝 놀라 ‘그렇게 생각하시지 말라’고 달랬다”고 전했다. 신 변호사는 또 김건희가 ‘그냥 (윤 전) 대통령은 풀어주고 내가 계속 여기 살면 안 되냐’고 묻기도 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건희는 지난 14일 변호인단에 “내가 다시 남편하고 살 수 있을까, 다시 우리가 만날 수 있을까”라는 취지의 말을 남긴 바 있다.

 

남편 사랑뿐이 아니었나? 불륜도 있었나?

 

그러나 자신을 희생해서라도 남편을 구하겠노라는 그의 지극한 남편 사랑이 의심받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가조작 사건 공범으로 지목된 이모 씨와 김건희가 2012년 나눴던 메시지(이 씨 “난 진심으로 네가 걱정돼서 할 말 못 할 말 다한다. 도이치는 손 떼기로 했다”, 김건희 “내가 더 비밀 지키고 싶은 사람이야.”)가 특검에 의해 공개됐고, 그 ‘비밀’에 대해 세간의 관심이 높아갈 즈음, 11월 12일 김건희 본인이 보석 청구 이유서에서 “특검이 ‘불륜 의혹’을 먼저 형성, 확산시키는 방식으로 여론 프레임을 구축하고 있다”고 주장했기 때문이다. 이 씨가 사건 주요 인물이 아니고, 혐의와 무관한데도 망신 주기와 별건수사를 이어가는 만큼 방어권 보장을 위해 석방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제서야 사람들은 그 ‘비밀’이란 것이 정말 불륜 아니었을까? 의심하면서 김건희의 사랑은 ‘순애보’ 아닌 ‘치정극’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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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명태균 공천개입, 통일교 청탁·뇌물 수수 의혹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 된 김건희 여사가 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결심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5.12.3 [사진공동취재단] 연합뉴스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 걸었다”

 

가녀린 아녀자의 연기에 몰두하던 김건희였지만 뒤늦게 주진우 기자의 녹취록 폭로로 국사를 널리 관장하는 당찬 V0의 진면목을 여실히 드러냈다. 2월 26일 조선일보 기자가 12.3 계엄 전 윤·김 부부 공천개입 의혹을 뒷받침할 통화 녹음을 확보했다는 사실을 알고 격노한 김건희가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 걸었다”고 말하는 육성 녹음이 공개된 것이다.

 

공개된 녹취를 들어보면, 김건희는 “조중동(조선·중앙·동아일보)이야 말로 우리나라를 망치는 애들”이라며 “지들 말 듣게끔 하고 뒤로 다 기업들하고 거래하고, 얼마나 못된 놈들인 줄 아느냐”고 말했다. 이어 “중앙일보는 삼성하고 거래 안 하지. 삼성이 중앙일보를 싫어하니까, 그거 하나뿐이지”라며 “아주 난 조선일보 폐간에 목숨 걸었어”라고 덧붙였다. 다른 건 몰라도 V0의 언론관만은 분명한 듯싶다. 친위 쿠데타가 성공했더라면 한동훈뿐 아니라 조선일보도 큰일날 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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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자료사진

끝내 하지 않은 말 ‘미안하다’ ‘죽을 죄를 졌다’

 

‘두 사람은 집권 기간 때에도 그랬지만 몰락해가던 지난 1년 동안에도 끊임없이 말들을 내뱉었다. 모두가 자신들의 범죄행위들을 덮기 위한 변명이었고 궤변이었고 망언이었다. 그러면서 정작 국민들이 듣고 싶어했던 말, 자신들의 안식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했던 말은 한 마디도 하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즉을 죄를 졌습니다‘ ’달갑게 벌을 받겠습니다‘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고 했다. 쉽게 말해 말은 말하는 사람이 어떤 인간인지를 알 수 있게 해준다는 뜻으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므로 윤석열과 김건희는 그들이 내뱉는 말로 판단할 때 참으로 허접하고 추루한 인간들이다. 그들의 말에 흔들리고 추종하기까지 하는 인간들이야 더 말할 나위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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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방패 뒤 숨은 김범석, 청문회 호출 끝내 외면

  • 기자명 한경준 기자
  •  
  •  승인 2025.12.30 14:19
  •  
  •  댓글 0
 
   
 

한국 노동자 피땀으로 불린 몸집, 책임 앞에서는 미국 기업이라며 국회 호출 외면
연간 23명 과로사 비극에도 수백억 로비 자금으로 성벽 쌓는 ‘검은 머리 미국인’
3,370만 명 정보 유출하고도 쿠폰 몇 장으로 국민 우롱하는 약탈적 경영 규탄

안전한쿠팡만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앞에서 김범석을 옹호하는 미상공회의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경준 기자
안전한쿠팡만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앞에서 김범석을 옹호하는 미상공회의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경준 기자

한국 땅에서 노동자 피땀으로 막대한 부를 일구는 쿠팡이 책임져야 할 순간마다 미국 기업이라는 가면에 숨어 제 몸을 감췄다.

안전한쿠팡만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은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범석 쿠팡 의장의 국회 청문회 출석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날은 산재 사망 유가족들의 청원으로 성사된 국회 청문회가 열리는 날이었으나, 김 의장은 끝내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노동자 눈물로 쌓은 ‘미국 로비’ 성벽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쿠팡이 미국 정치권에 막대한 자금을 뿌리며 방패막이를 세우고 있다고 폭로했다. 함 부위원장은 "쿠팡은 미국에 23명의 로비스트를 두고 해마다 수백억 원을 쏟아부으며 자신을 보호해달라 읍소하고 있다"라며 "한국 노동자 23명이 쓰러져 갈 때 그들이 번 돈은 미국 정가의 로비 자금으로 흘러 들어갔다"라고 질타했다.

그는 이어 "김범석 의장은 유리하면 한국 이름을 팔고, 불리하면 미국 이름을 내세우며 미국 공화당과 트럼프 뒤로 숨었다"라며 "대한민국 국민 등골을 빼먹는 얼굴 없는 경영과 책임 없는 권력을 더는 묵과할 수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함 부위원장은 사과문 어디에도 과로사 노동자에 대한 추모나 유가족을 향한 사죄는 보이지 않았으며, 오히려 산재 은폐와 협박을 일삼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전한쿠팡만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앞에서 김범석을 옹호하는 미상공회의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안전한쿠팡만들기 공동행동과 민주노총이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주한미국상공회의소(AMCHAM) 앞에서 김범석을 옹호하는 미상공회의소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민주노총

자영업자 고혈 짜내고 데이터 도둑질 의혹까지

 

쿠팡의 약탈 경영은 골목상권 생태계까지 파괴하고 있었다. 이성원 한국중소상공인자영업자총연합회 사무총장은 "쿠팡은 무료 배달이라는 화려한 간판 뒤에서 자영업자에게 과도한 수수료를 전가하며 수익성을 짓밟고 있다"라며 "과도한 비용 탓에 식당들은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고, 결국 쿠팡이 대한민국의 인플레이션을 악화시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특히 "플랫폼을 가장해 자영업자의 데이터를 몰래 훔쳐 자사 상품(PB)을 만드는 데 썼다는 의혹은 명백한 범죄"라며 "미국 정부가 우리 정부를 상대로 쿠팡에 대한 압박을 금지하라는 부당한 개입과 협박성 메시지를 전달한 것에 분노를 금할 길이 없다"라고 성토했다.

“사람을 연료로 쓰는 로켓 배송 멈춰야”

현장 노동자들은 쿠팡이 3,370만 명에 이르는 개인정보 유출 사건을 노출이라 부르며 쿠폰 몇 장으로 때우려 한다며 분개했다. 정동헌 쿠팡물류센터지회장은 "4년 반 넘게 단협 체결을 한 번도 하지 않은 노조 탄압 기업의 수장 김범석은 처벌받아야 한다"라며 "더 이상 노동자를 로켓 배송 연료로 소비하는 비인간적 현장을 두고 볼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범죄자 김범석은 미국 뒤에 숨지 말고 국회에 나와 당당히 처벌받아야 한다"라며 현장을 바꾸기 위한 투쟁을 이어갈 것을 선언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우리는 쿠팡의 해체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에서 사업하는 기업으로서 최소한의 책임과 의무를 다하라는 것"이라며 "노동자 생명과 시민 정보, 자영업자 생존권을 미국 자본의 수익을 위한 제물로 바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주한미국상공회의소에 항의 서한을 전달하려 시도하는 한편, 내달 초 자영업자 1,000여 명이 참여하는 전국 단위 규탄 대회를 열어 투쟁의 수위를 높여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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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 “청와대 복귀는 민주주의가 제자리 찾았다는 이정표”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5/12/31 09:30
  • 수정일
    2025/12/31 09:3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5.12.30 11:27
  •  
  •  수정 2025.12.30 20: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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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일 청와대 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30일 청와대 본관 1층 세종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는 이 대통령. [사진 갈무리-KTV]

“청와대 복귀는 헌정질서 유린으로 얼룩진 용산 시대를 마무리하고 국민주권과 민주주의가 제자리를 찾았다라는 점을 상징하는 이정표입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오늘은 청와대로 옮긴 후 첫 번째 열리는 국무회의”라며 “복귀 작업을 차질 없이 준비해 준 공직자 여러분, 그리고 응원해 주신 국민 여러분, 불편을 감수해 준 언론인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밝힌 뒤 이같이 지적했다.

“이번 복귀를 계기로 ‘국정의 중심은 국민이다, 국정의 완성도 국민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라는 우리 정부의 원칙과 철학을 더욱 단단하게 다지도록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서 특히 중요한 것이 주권자 국민과의 적극적인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도 국민의 뜻을 직접 경청하는 투명하고 책임 있는 국정을 통해 국민이 주인인 정부, 국민 모두를 위한 정부를 향해 나아가겠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후 국무회의 결과 브리핑을 통해,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과의 소통 확대도 거듭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에 국민을 ‘정책의 대상’이 아닌 ‘국정의 주체’로 보아야 한다고 강조했다”면서 “이 과정에서 이 대통령은 본인도 밤늦게까지 국민이 보낸 메시지나 작성한 댓글들을 보고 있다는 점을 밝히며, 각 부처에 세심한 소통을 당부했다”고 알렸다.

김 대변인은 또한 “이 대통령은 댓글을 악용하는 집단에 대한 경계령도 내렸다”면서 “집단적인 댓글 여론 조작 행위는 업무 방해이자 민주주의 체제를 위협하는 정보 조작 행위라며, 행안부 등 부처가 각별한 경각심을 갖고 챙겨보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은 ‘정교 유착 엄단’ 의지도 거듭 드러냈다. “정교 유착은 우리 사회와 민주주의, 나라의 미래를 위협하는 중대 사안”이라며 통일교, 신천지를 콕 짚은 뒤 여·야,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합동수사본부 등을 통해 적극 대처하라고 관련 부처에 지시했다.

29일 청와대로 첫출근한 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29일 청와대로 첫출근한 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이에 앞서, 29일 이 대통령은 주술과 불통, 내란과 탄핵으로 점철된 윤석열의 용산 시대를 역사의 뒤안길로 보내고 청와대로 첫 출근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퇴임한 2022년 5월 9일 이후 1,330일만이다.

참모들과 차담회에 이어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해 안보 및 재난 분야 시스템을 점검했다. 이어 여민1관에서 참모들과 함께 집무를 개시했으며, 오후 5시께 출입기자들이 머무는 춘추관을 깜짝 방문했다. 

29일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한 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29일 국가위기관리센터를 방문한 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29일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머무는 춘추관을 방문한 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29일 오후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머무는 춘추관을 방문한 이 대통령. [사진-대통령실]

29일 오후 브리핑에서 ‘용산이 불통 이미지가 강했지만 과거 청와대도 공간적 특성 때문에 국민과의 소통이 어렵다는 평가도 받았다’는 질문을 받은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3실장을 같은 건물에서, 같이 참모진들과 이른 소통을 하면서 조금 더 속도감 있는 결정과 의논 체계, 토론 체계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국무회의나 부처 업무보고, ‘타운홀 미팅’ 생중계에서 보듯 국민과의 직접 소통도 보다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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