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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한복 논란에 뿔나거나 차분한 대응 주문한 언론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2/07 09:59
  • 수정일
    2022/02/07 09:5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  입력 2022.02.07 07:58
  •  
  •  댓글 2
 
 

[아침신문 솎아보기] 김치부터 한복까지 동북공정 맥락이 분노 키워
악플에 의한 사망 잇따라, ‘사이버 렉카’ 방치한 유튜브에 비판 집중
또 토론 거부한 국민의힘에 중앙일보도 비판

지난 4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시작됐는데 개막식부터 논란이다. 한복을 입은 여성이 중국 내 56개 민족 대표 가운데 한명으로 등장해 ‘중국의 한국 문화 침탈’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7일 신문들은 개막식 한복 논란과 함께 중국의 한국 문화 침탈 현상을 주요하게 다뤘다.

또한 한국선수단 대표팀 기수를 맡은 쇼트트랙 곽윤기에게 중국 네티즌들이 악플을 남기고 있다. 곽윤기가 중국의 홈 텃세가 심하다는 인터뷰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다. 한복 공정 논란과 함께 올림픽 기간 동안 반중 정서가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7일 국민일보 2면.
▲7일 국민일보 2면.

그 외 지난 주말 숨진 배구선수 김인혁씨와 1인 방송 진행자 BJ잼미의 사망 소식이 잇따라 전해지면서 악성 댓글에 대한 비판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한 달 남은 대선, 오는 8일 개최 예정이던 한국기자협회 초청 대선 후보 4자 합동 토론회가 무산되면서 국민의힘에 대한 비판이 나오고 있다. 국민의힘이 기자협회와 주관 방송사인 JTBC의 공정성을 문제삼아 불참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7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7일 주요 종합일간지 1면 모음. 

“조선족 한복 입는 것 당연 BUT ‘문화공정’ 사례들 분노 만들어”

먼저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에서 시작된 한복 문화공정 문제에 대한 언론보도를 살펴보면 경향신문 사설, 국민일보 2면, 동아일보 8면, 서울신문 1면, 세계일보 2면, 조선일보 2면, 중앙일보 8면, 한겨레 6면 한국일보 2면에서 ‘한북 공정’ 논란이 다뤄졌다.

동아일보, 국민일보, 서울신문, 세계일보는 중국의 이러한 행태가 문화 공정이며 외교부가 이에대해 비판해야 한다는 논조였다.

▲7일 동아일보 8면.
▲7일 동아일보 8면.
▲7일 서울신문 사설.
▲7일 서울신문 사설.

동아일보는 8면에서 외교부가 항의할 계획이 없다는 입장에 대해 “저자세 외교”란 지적이 나온다고 썼다.

국민일보는 2면에 해당 소식을 싣고 유감 표명을 하지않겠다는 외교부에 ‘저자세’ 비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국민일보는 사설 “중국의 한북 공정 유감, 정부는 왜 할 말 못하나”에서 “한복 공정에 대한 정부의 강경한 대응을 촉구한다”고 썼다.

서울신문도 “한복 공정보고도 無항의 황희, 어느나라 장관인가”에서 “중국의 반문화적 행태에 즉각 공식 항의하고 한복이 우리 고유의 문화임을 세계에 알리는 문화적 외교적 노력을 부단히 기울여야 한다”고 썼다. 서울신문은 해당 연출에 대해 “한복이나 상모 돌리기를 중국 소수민족의 상징으로 포장함으로써 한국 고유의 문화가 마치 중국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처럼 교묘히 비튼 것”이라며 “문화침탈”이라고 썼다.

▲7일 세계일보 사설.
▲7일 세계일보 사설.

세계일보 역시 “올림픽 한복공정 논란 中문화침탈 역사왜곡 중단해야”에서 “중국이 김치와 삼계탕에 이어 한복까지 자신의 것이라고 우기는 문화공정에 나선 게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다”며 외교부에 대해 “이러니 중국이 우리를 만만히 보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김치를 ‘파오차이’로, 한복을 ‘한푸’로 바꿨던 맥락이 분노 키워

사건 자체보다 맥락을 봐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조선족이 한복을 입은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며 한복의 기원과는 관련이 없지만, 지금까지의 김치를 ‘파오차이’로 주장했던 일이나 한복을 ‘한푸’에서 유래했다고 하는 등 과거의 맥락이 분노를 만든다는 것이다.

▲7일 조선일보 2면. 
▲7일 조선일보 2면. 

조선일보는 2면 종합 기사에서 “이 사안을 보는 시각은 단순하지 않다”며 “‘중국의 소수민족 중 하나인 조선족이 한복을 입은 것에 대해 과민반응할 필요는 없다’는 게 학계의 이성적 판단이지만 문제는 ‘올림픽 한복’ 하나만 놓고 벌어진 국민적 분노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썼다. 지금까지의 한국 고대사 왜곡, 한복과 김치의 기원 논쟁 등 누적된 거부감이 한꺼번에 폭발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중국 55개 소수민족 중 인구 규모에서 14위를 차지하는 조선족이 한복이 아닌 다른 의상을 입고 나오는 것이야말로 오히려 상상하기 어렵다”는 전문가의 의견을 인용했다. 다만 계속되는 중국의 문화도발이 분노의 맥락이라고 짚기도 했다.

▲7일 한겨레 사설.
▲7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 “올림픽 개막식 한복 왜 논란되는지 중국은 알아야 한다”에서 “조선족 참가자의 한복 차림은 자연스러운 일일수 있지만, 이번 논란을 별일 아니라고 넘길 수 없다는 점 또한 엄연한 현실”이라며 “중국의 일방주의가 청년세대를 중심으로 국내에서 반중정서를 자극하고 있다는 걸 중국은 알아야 한다”고 썼다. 그러면서 외교부에 “중국과의 선린관계를 발전시켜나가면서 동시에 역사 왜곡 시도에도 당당히 맞서야 한다”고 썼다.

반면 한국인들의 차분한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경향신문은 “한중 관계 민감성 보여준 베이징 올림픽 한복 입장 논란”이라는 사설에서 누리꾼들이 ‘문화공정’의 연속이라며 비판하고 있지만 “개회식에 조선족이 한복 차림으로 등장한 것 자체로 비난하긴 어렵다. 각 민족을 표현하는 차원에서 조선족을 대표하는 복식으로 한복이 등장했기 때문”이라며 “조선족이 우리 민족의 문화를 지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썼다. 다만 “세계인이 지켜보는 가운데 한복이 중국의 고유문화인것처럼 비칠 수 있고 한국인의 정서를 자극할 여지가 있다”고 썼다.

경향신문은 “양국 젊은 층을 중심으로 서로에 대한 반감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한국 시민들도 차분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7일 경향신문 사설.
▲7일 경향신문 사설.

악플에 의한 사망 잇따라, ‘사이버 렉카’ 방치 유튜브 비판 집중

경향신문은 1면에 “벼랑 떠미는 악플 ‘#유튜브도_공범’”이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악성 댓글에 시달린 배구 선수와 BJ가 사망했고, 특히 “괴롭힘을 확대 재생산해 온 이른바 ‘사이버 렉카’(남의 사건 사고로 주목을 끄는 자)들을 방치해 사태를 키운 주범으로 유튜브에 대해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고 썼다.

▲7일 경향신문 1면.
▲7일 경향신문 1면.

국민일보는 12면에 “‘설리’ 이후에도 최소 7명 희생, 악플 방지법 손놓은 국회”라는 기사로 설리가 사망한 후 악플방지법을 발의했던 국회가 손을 놓고 있다며 비판했다. 20대 국회인 2019년에 극단적 선택이 이어지자 복수의 악플방지법이 발의됐지만 제대로된 후속논의 없이 임기만료로 법안이 모두 폐기됐다는 것이다. 21대 국회에서도 정보통신망법 일부 개정안이 발의됐지만 법안들이 모두 아직 소관 상임위인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잠자는 상태라고 전했다.

한겨레는 9면에 “연이틀 세상 등진 27살 두 청년 극단으로 치닫는 사이버 불링”이라는 기사를 배치했다. 한겨레는 “두 사람은 주로 남초 커뮤니티 누리꾼들에게 좌표를 찍혀 공격을 받아왔다”며 “온라인 괴롭힘은 여성이나 나이가 어린 약자에게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고 짚었다.

▲7일 국민일보 12면.
▲7일 국민일보 12면.
▲7일 한겨레 9면. 
▲7일 한겨레 9면. 

조선일보는 10면에 “사람잡는 악플, 끝없는 사슬”이라는 기사를 배치했는데 조선일보의 관점은 다른 기사와는 달리 악플을 종용한 사람에게 또 비판이 달리고 있다고 이를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악플이 사람을 죽였다”면서 또 다른 대상에게 “너도 죽어야 한다”는 댓글을 남기고 있다며 “악플로 인해 피해를 호소하다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지만 악플이 또 다른 악플을 부르는 악순환이 거듭되고 있다”고 썼다.

▲7일 조선일보 10면.
▲7일 조선일보 10면.

또 토론 거부한 국민의힘에 중앙일보 사설로 비판

국민의힘이 당초 8일 추진중이었던 대선 후보 4인의 토론에 대해 실무협상에서 거부하면서 11일 토론을 열자고 했다. 국민의힘은 6일 ‘11일’ 토론을 하자며 역제안했다. 8일 예정이었던 기자협회와 JTBC주최의 토론을 두고 편향성을 문제삼으며 불참 의견을 밝힌 후 역풍이 불기 때문이다. 경향신문은 3면에 이 소식을 다뤘다.

▲7일 경향신문 3면.
▲7일 경향신문 3면.
▲7일 중앙일보 사설.
▲7일 중앙일보 사설.

국민의힘이 중앙그룹 계열의 종합편성채널인 JTBC 주최의 토론을 거부하자 중앙일보는 사설로 강하게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TV토론 할 때마다 어깃장 놓는 국민의힘”이라는 사설에서 윤 후보 측에서 주최 측의 편향성을 문제삼으면서 8일 토론회가 무산됐다며 국민의힘을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주최 측의 편향성 운운은 근거가 없다”며 “토론을 피하기 위해 편가르기를 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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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상 가장 강력한 반미군사전선

[개벽예감 478]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반미군사전선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02/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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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정치국 회의에 정보자료가 통보되었다

2. 다시 포치된 국방정책과업들

3. 공식적으로 종결된 조선의 ‘전략적 인내’

4. 제국주의동맹에 맞서는 반미군사전선

 

 

1. 정치국 회의에 정보자료가 통보되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는 가장 중대한 사안을 논의하고, 결정한다. 2022년 1월 19일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6차 정치국 회의에서 정세를 좌우하는 매우 중대사안들이 논의, 결정되었다.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을 심층적으로 고찰할 필요가 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기관지 <로동신문>은 2022년 1월 19일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을 이튿날 보도했다.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에 관한 <로동신문>의 보도내용은 외부에 공개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가다듬고, 간추린 내용이다. 그러므로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에 관한 보도내용을 건성으로 읽으면, 무슨 뜻인지 전혀 알 수 없다. 

 

최근 백악관과 청와대가 각각 대변인들을 통해 조미관계와 남북관계에 관해 언급한 발언내용을 보면, 그들은 2022년 1월 19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이 무엇인지 알지 못하고, 엉뚱한 소리만 늘어놓고 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을 정확히 파악할만한 유능한 분석관이 백악관과 청와대에 한 사람도 없으니, 그들이 운영하는 국가안보회의는 실상이 아닌 허상만 바라보면서 무모한 헛발질을 하고 있다.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이 전날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들에 관해 보도한 내용을 파악하려면, 다음과 같은 설명이 요구된다.  

 

언론보도 - “현 조선반도 주변정세와 일련의 국제문제들에 대한 분석보고를 청취하고 금후 대미대응방향을 토의하였다.” 

 

해설 -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현 조선반도 주변정세”라는 말은 영토완정을 실현하려는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이 임박한 현 정세를 뜻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일련의 국제문제들” 가운데서 가장 중대한 국제문제는, 우크라이나를 앞세운 미국의 반로씨야적대행동을 저지하려는 로씨야의 예방전쟁(preventive war)이 임박한 현 상황일 것이다. 또한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금후 대미대응방향을 토의하였다”는 말은 대미전략방침을 토의하였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시 말해서, 2022년 1월 19일 정치국 회의는 조선의 대미전략방침을 토의한 매우 중요한 회의였다고 말할 수 있다. 

 

언론보도 - “최근 미국이 우리 국가의 정당한 주권행사를 부당하게 걸고 들면서 무분별하게 책동하고 있는 데 대한 자료가 (정치국 회의에) 통보되였다.” 

 

해설 -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우리 국가의 정당한 주권행사”라는 말은 조선이 최근 연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미사일관련활동, 즉 미사일시험발사, 미사일검열사격훈련, 미사일검수사격시험을 의미한다. 그런데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지금 미국은 조선의 미사일관련활동을 “부당하게 걸고 들면서 무분별하게 책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걸고 든다’는 말은 트집을 잡는다는 뜻이므로, 최근 미국이 조선의 미사일관련활동에 대해 부당하게 트집을 잡고 있다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조선의 정당한 주권행사인 미사일관련활동을 두고 트집을 잡고 있는 미국의 행태를 구체적으로, 낱낱이 지적한 정보자료가 이번 정치국 회의에 통보된 것이다.  

 

세상이 다 아는 것처럼, 미국은 대륙간탄도미사일 검수사격시험,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중거리탄도미사일 시험발사, 미사일방어체계 요격미사일 시험발사 등을 마음 내키는 대로 계속하고 있을 뿐 아니라, 미국과 적대관계에 있는 중국과 로씨야도 각종 미사일관련활동을 수시로 진행하고 있다. 그런데도 미국은 유독 조선의 미사일관련활동에 대해서만 “지역의 안전을 위협하는 불법행위”라느니, “유엔안보리 결의위반”이라느니 뭐니 하면서 마구 떠들어대고 있다. 자기의 미사일관련활동은 무조건 정당하고, 조선의 미사일관련활동은 무조건 불법이라고 우겨대는 미국의 해괴한 행태는 초등학생 수준의 판단력으로 봐도 생트집이 분명하다. 

 

유엔안보리 상임리사국 5개국이 자기들의 미사일관련활동을 마음 내키는 대로, 그리고 수시로 계속하면서 조선의 미사일관련활동만 금지시킨 유엔안보리 결의는 그 자체가 국제관계의 공정성을 해치는 편벽행위다. 유엔가입국들의 미사일관련활동을 금지시키는 국제법이나 유엔규정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만일 유엔안보리가 유엔가입국의 미사일관련활동을 금지시키고 싶으면, 전 세계에서 미사일관련활동을 가장 많이 하는 유엔안보리 상임리사국들부터 먼저 미사일관련활동을 자발적으로 금지하는 솔선수범을 보여야 한다. 그렇게 하면, 조선도 그들의 솔선수범에 상응하여 미사일관련활동을 자발적으로 금지할 것이다. 

 

하지만 조선, 중국, 로씨야를 상대로 미사일개발을 추진하는 미국이 미사일관련활동을 금지할 가능성은 전혀 없으므로, 조선은 미국의 미사일관련활동에 대응하여 자기의 미사일관련활동을 계속하는 수밖에 다른 길은 없다. 현실이 이런데도, 미국은 2022년 2월 4일 일본, 영국, 프랑스, 브라질, 아일랜드, 알바니아, 노르웨이, 아랍토호국련합 같은 얼빠진 추종국들을 부추겨 조선이 이번에 진행한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이 “지역을 더욱 불안정하게 하는 중대한 긴장고조행위”라느니 뭐니 하면서 유엔본부 기자회견장에서 떠들어댔으니, 사리분별력이 없는 우매한 행동이 아닐 수 없다.  

 

 

2. 다시 포치된 국방정책과업들

 

언론보도 -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 이후 우리가 조선반도 정세완화의 대국면을 유지하기 위하여 기울인 성의 있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적대시정책과 군사적 위협이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에 이르렀다고 평가하고,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에 보다 철저히 준비되여야 한다는 데 대하여 일치하게 인정하면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하였다.”

 

해설 -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싱가포르 조미수뇌회담 이후 조선반도 정세완화의 대국면을 유지하기 위하여 기울인 성의 있는 노력”이라는 말은, 2018년 6월 12일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이후 조선이 정세완화국면을 유지하기 위해 성의 있는 노력을 기울였다는 뜻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2018년 4월 20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건설과 핵무력건설 병진로선의 위대한 승리를 선포함에 대하여’라는 제목의 결정서에 명시된 중대사안을 이행해온 것을 의미한다. 그 결정서에 명시된 중대사안은 “주체107(2018)년 4월 21일부터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를 중지”하고, “핵시험중지를 투명성 있게 담보하기 위하여 공화국 북부핵시험장을 폐기”하는 것이다. 실제로 조선은 함경북도 길주군에 있는 지하핵시험장을 폭파했으며, 2018년 4월 21일부터 지금까지 3년 9개월 동안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시험발사를 단 한 차례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위의 인용문에 따르면, 미국은 조선의 성의 있는 노력에 상응하는 선의의 조치를 취하기는커녕 대조선적대행위와 무력위협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으로 끌어올렸다는 것이다. 미국이 대조선적대행위와 무력위협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위험계선으로 끌어올렸다는 말은 구체적으로 무슨 뜻인가?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 보도기사에 이번 정치국 회의에 통보된 미국의 대조선적대행위와 무력위협이 다음과 같이 일곱 가지로 서술되었다. 

 

1) “직접 중지를 공약한 합동군사연습을 수백 차례나 벌렸다.” 

2) “각종 전략무기시험들을 진행하였다.”

3) “첨단군사공격수단들을 남조선에 반입하였다.”

4) “핵전략무기들을 조선반도 주변지역에 들이밀었다.”

5) 조선을 “악랄하게 중상모독하였다.”

6) 조선에 대해 “무려 20여 차의 단독제재조치를 취했다.”

7) 조선의 “자위권을 거세하기 위한 책동에 집요하게 매달리고 있다.”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위에 열거한 미국의 일곱 가지 대조선적대행위와 무력위협은 “미제국주의라는 적대적 실체가 존재하는 한 대조선적대시정책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는 것을 다시금 명백히 실증해주”는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이번 회의에서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에 보다 철저히 준비되여야 한다는 데 대하여 일치하게 인정하면서, 국가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우리의 물리적 힘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적인 행동에로 넘어가야 한다고 결론하였다”고 한다. 이 인용문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알 수 있다.

 

1) 인용문에 나오는 “결론하였다”는 표현은 정책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치국의 정책 결정은 조선로동당 총비서가 내린다. 그러므로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을 이전보다 더 “철저히 준비”하고, 조선의 ”존엄과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정치군사력을 “더 믿음직하고 확실하게 다지는” 정책적 결정을 내린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의 그런 정책적 결정이 앞으로 어떤 정세변화를 일으킬지 구체적으로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엄청난 정세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점은 누구나 예감할 수 있다. 

 

2) 2022년 1월 19일 정치국 회의에서 미제국주의(U.S. imperialism)라는 용어가 사용되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지금까지 69년 동안 조미적대관계의 경험이 말해주는 것처럼, 조선이 반미대결국면에 들어설 때마다 조선의 최고령도자는 미제국주의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사용하였다. 그러므로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미제국주의라는 용어를 사용한 것은 조선이 반미대결국면에 다시 들어섰다는 것을 의미한다. 2022년 1월에 시작된 조선의 반미전면대결은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이 심각한 문제를 거론한 <로동신문> 보도내용을 아래에서 고찰하려고 한다.

 

언론보도 - 정치국은 2022년 1월 19일 회의에서 “미국의 날로 우심해지고 있는 대조선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 없이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과업들을 재포치”하였다. 

 

해설 - 남측에서는 널리 쓰이지 않고, 북측에서는 자주 쓰이는 포치라는 말은 무슨 뜻인가? 조선말대사전을 찾아보면, 포치라는 말의 사전적 의미는 개인이나 집단에 과업을 주고, 그 과업을 수행하는 목적과 의의, 임무와 방도를 알려주어 사업이 이루어지도록 짜고 드는 것이다. 그러므로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재포치”라는 말은 이전에 포치했던 어떤 과업을 이번에 다시 포치했다는 뜻이다. 매우 중대한 과업이므로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재포치한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재포치한 매우 중대한 과업은 무엇인가?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대조선적대행위를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보다 강력한 물리적 수단들을 지체 없이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국방정책과업들을 재포치”하였다고 한다. 구체적으로 말하면, 2021년 1월 5일부터 12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당중앙위원회 제7기 사업총화보고를 하는 중에 제시했던 국방정책과업들을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재포치한 것이다. 2022년 1월 6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당시 사업총화보고에서 국방공업을 비약적으로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10대 전략과업을 포치하였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핵기술을 더욱 고도화하는 과업

2) 핵무기의 소형경량화, 전술무기화를 보다 발전시켜 전술핵무기들을 개발하는 과업

3) 초대형 핵탄두생산을 지속적으로 밀고나가는 과업

4) 사거리가 15,000km인 대륙간탄도미사일의 명중률을 제고하는 과업

5) 극초음속활공비행전투부를 개발, 도입하는 과업

6) 수중 및 지상 고체발동기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하는 과업 

7) 핵잠수함과 잠수함발사핵전략무기를 보유하는 과업

8) 군사정찰위성을 개발하는 과업

9) 500km 전방종심까지 정밀정찰할 수 있는 무인전략정찰기를 개발하는 과업

10) 전민항전준비를 완성하는 과업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위에 열거한 10대 전략과업을 “지체 없이” 강화발전시키기 위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재포치하였다는 것이다. “지체 없이”라는 말은 시간을 늦추지 않는다는 뜻이므로, 이번에 재포치된 10대 전략과업은 더욱 가속적으로 수행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최근 조선에서 연속적으로 진행되는 미사일관련활동은 위에 열거한 10대 전략과업을 더욱 가속적으로 수행하는 일련의 행동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2022년 1월 중에 조선이 연속적으로 진행한 미사일관련활동을 날짜순으로 열거하면 다음과 같다.

 

1월 5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선회기동능력 검증)

1월 11일 극초음속미사일 시험발사 (활공도약비행과 선회기동의 결합상태 검증)

1월 14일 열차기동미사일 검열사격훈련 (철도기동미사일련대 전투준비태세 검열)

1월 17일 지대지전술유도탄 검수사격시험 (무기체계의 정확성 검증)

1월 25일 장거리순항미사일 시험발사 (장거리순항미사일체계 갱신상태 검증)

1월 27일 지대지전술유도탄 시험발사 (공중작렬탄 폭발위력 검증)

1월 30일 화성-12형 중장거리탄도미사일 검수사격시험 (무기체계의 정확성 검증)

 

 

3. 공식적으로 종결된 조선의 ‘전략적 인내’

 

언론보도 -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2022년 1월 19일 회의에서 조선이 이전에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을 전면 재고하고,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할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하였다.”

 

해설 - 위의 인용문에 나오는, 조선이 이전에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취하였던 신뢰구축조치들”은 무엇인가? 그것은 조미정상의 정치회담 및 친서교환이다. 2018년과 2019년에 김정은 총비서는 신뢰관계를 구축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상봉과 회담, 그리고 친서교환을 선결적으로, 주동적으로 추진하면서 그에게 ‘단계적 해결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미국의 저명한 탐사보도 언론인 밥 우드워드(Robert U. Woodward)가 2020년 9월에 펴낸, ‘격노(Rage)’라는 제목의 책을 보면, 싱가폴 조미정상회담 이후인 2018년 9월 6일 김정은 총비서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핵무기연구소와 위성발사구역을 완전히 폐쇄하고, 핵물질생산시설을 불가역적으로 폐쇄하는 것과 같은 단계적 방식으로 한 번에 하나씩 의미 있는 조치를 취하는” 단계적 해결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의 친서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된 때로부터 10일 뒤인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서해위성발사장을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히 폐쇄하는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신뢰구축조치에 선의의 행동으로 호응하기는커녕 아무런 응답을 주지 않고 외면했으며, 악의가 도사린 적대행위와 무력위협을 멈추지 않았다. 2021년 8월 13일 미국의 조선문제전문가 로벗 칼린(Robert L. Carlin)은 미국의 유력한 외교전문지 <대외정책(Foreign Policy)>에 발표한 자신의 글에서 다음과 같이 폭로했다. 

 

“놀랍게도, 트럼프의 친서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제시한 신뢰구축조치에) 상응하여 미국이 어떤 조치들이 준비해야 하는지에 대해 전적으로 침묵했다. (What is surprising is that Trum's letters were all but silent on what steps the United States was prepared to take in return.)” 

 

“트럼프의 친서들은 경제제재완화로부터 출발하여 압박완화의 새로운 관계를 포함하는 북조선의 본질적인 목적들을 거의 완전히 무시했다. (Trump's letters almost completely ignored North Korea's own essential goals, including a new relation that would relieve the pressure - including from economic sanctions.)”    

 

선의의 신뢰구축조치를 제안했으나, 그 제안을 외면하면서 끝내 악의로 응답한 미국의 행태를 보면서도 오랫동안 인내해온 조선은 마침내 인내를 거둘 수밖에 없었다. 2022년 1월 19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대미정책방침이 토의, 결정된 것은 오랫동안 조선이 참을 만큼 참아온 ‘전략적 인내’가 마침내 공식적으로 종결되었음을 말해준다. 

 

위에 인용한, 2022년 1월 20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이번 정치국 회의에서 그 동안 “잠정 중지하였던 모든 활동들을 재가동하는 문제를 신속히 검토할 데 대한 지시를 해당 부문에 포치하였다”고 한다. 조선이 전략적으로 인내하는 동안 잠정적으로 중지했었던 모든 활동들을 이제부터 재개하게 되었다는 뜻이다. 

 

그런데 이제부터 재개될 여러 활동들에는 미사일관련활동만 있는 것이 아니다. 이 심각한 문제를 암시하는 징후는 2022년 1월 30일 화성-12형 대륙간탄도미사일 검수사격시험에 관한 <로동신문> 보도내용에 들어있다. 보도에 따르면, 그날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은 “국방과학원과 제2경제위원회를 비롯한 해당기관의 계획에 따라 진행”되었다고 한다. 조선이 연이어 벌여온 일련의 미사일관련활동은 국방과학원에 의해 진행되었는데, 2022년 1월 30일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에는 국방과학원 이외에 제2경제위원회가 동참했다. 

 

제2경제위원회는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 직속기관인데, 시설규모와 근무인원이 어마어마하다. <신동아> 2015년 2월호에 실린 기사에 따르면, 제2경제위원회 산하에는 50개소가 넘는 각 분야별 연구소들이 있고, 15,000명 이상의 우수한 연구사들이 그 연구소들에서 근무하고, 실험조수와 노동자들까지 포함해 약 40,000명이 근무한다고 한다. 조선 각지에 있는 63개의 대규모 군수공장들은 제2경제위원회의 지휘 밑에 24시간 가동하면서 각종 첨단군사장비를 생산한다고 한다. 63개의 대규모 군수공장들이 24시간 계속 가동하는 것은 조선의 군수공업능력이 엄청난 수준에 도달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2022년 1월 27일 김정은 총비서가 현지지도한 “중요무기체계를 생산하고 있는 군수공장”도 그런 군수공장들 가운데 하나다. 조선의 언론매체가 보도한 사진을 보면, 그 군수공장 벽면에는 창문이 전혀 없고, 천장은 궁륭형인데, 창문이 없는 궁륭형 천장은 지하시설에서 찾아볼 수 있는 전형적인 특징이다. 2022년 1월 19일 정치국 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의 국방공업을 비약적으로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10대 전략과업을 재포치한 다음, 1월 27일 국방공업의 중추기능을 담당하는 어느 군수공장을 현지지도한 것이다. 그날의 현지지도는 국방공업을 비약적으로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10대 전략과업을 재포치하고, “지체 없이” 수행하려는 김정은 총비서의 결심과 의지가 얼마나 확고한지를 보여준 것이다.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2022년 1월 30일 화성-12형 검수사격시험에 국방과학원 이외에 제2경제위원회가 동참했을 뿐 아니라, 명칭을 외부에 밝히지 않는 어떤 다른 기관도 동참했다고 한다. 이런 사정은 화성-12형 발사가 검수사격시험만이 아니라 그보다 더 중요한 시험이었음을 말해준다. 만일 검수사격시험만 실시되었다면, 국방과학원 이외에 제2경제위원회와 익명의 다른 기관까지 동참할 필요는 없었을 것이다. 

 

그날 진행된 화성-12형 발사에 관한 <로동신문> 보도에서 눈길을 끄는 내용은 국방과학원이 “미싸일전투부에 설치된 촬영기로 우주에서 찍은 지구화상자료를 공개하였다”는 대목이다. 당시 조선의 언론매체들은 화성-12형이 우주공간으로 높이 날아가면서 지구를 멀리서 찍은 화상자료를 여러 장 실었다. 화성-12형이 도달한 탄도정점은 약 2,000km이었는데, 조선의 언론매체에 실린 지구화상자료는 약 1,000km의 고도를 날아갈 때 촬영한 것이어서 지구가 너무 멀리 보인다. 그보다 낮은 고도에서 추진체가 분리될 때 찍은 지구화상자료들도 당연히 있을 텐데, 그것은 공개되지 않았다. 이것은 무엇을 암시하는가? 

 

화성-12형 전투부에 설치된 촬영기는 군사정찰위성과 무인전략정찰기에 각각 설치하기 위해 조선이 새로 개발한 고성능 촬영기인 것으로 생각된다. 다시 말해서, 군사정찰위성과 무인전략정찰기에 각각 설치하게 될 고성능 촬영기의 성능을 이번에 판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2022년 1월 6일 <로동신문> 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가 사업총화보고에서 포치한, 국방공업을 비약적으로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10대 전략과업 중에는 군사정찰위성을 개발하는 과업과 무인전략정찰기를 개발하는 과업이 포함되었다. 

 

2016년 9월 19일 조선은 정지위성운반로켓에 장착할 신형 대출력발동기 지상분출시험을 성공적으로 진행하였는데, 그 시험에서 성공함으로써 “국가우주개발 5개년 계획 기간에 정지위성운반로케트를 확고히 개발완성할 수 있는 과학기술적 담보가 마련”되었다고 했다. 조선의 국가우주개발계획에 따르면, 2012년부터 2016년까지 제1차 5개년 계획이 추진되었고, 2017년부터 2021년까지 제2차 계획이 추진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고성능 촬영기는 제2차 계획을 추진하는 기간에 개발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므로 올해 2022년 중에 고성능 촬영기는 성능판정을 거쳐 군사정찰위성과 무인전략정찰기에 각각 설치될 것으로 예견된다.

 

 

4. 제국주의동맹에 맞서 싸우는 반미군사전선

 

만일 조선이 올해 군사정찰위성을 쏘아올리면, 미국은 조선의 군사정찰위성발사가 유엔안보리 결의위반이라고 생트집을 잡으면서 지금보다 더 첨예한 대결분위기를 조성할 것이다. 다른 나라들은 군사정찰위성을 자유롭게 쏘아올리는데, 유독 조선의 군사정찰위성발사만 가로막으려는 미국의 악의적인 행태에 대해 조선은 분노할 것이고, 그로써 일촉즉발의 충돌위기가 조성될 것으로 보인다. 그런 위기상황을 예견한 조선은 대비책을 세웠는데, 그것이 바로 2022년 1월 19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회의에서 논의, 결정된 중대사안이다. 위에서 이미 서술했지만, 그 중대사안을 다시 한 번 요약한다.

 

1) 미제국주의와의 장기적인 대결에 보다 철저히 준비한다. 

2) 조선의 존엄, 국권, 국익을 수호하기 위한 정치군사력을 더욱 확실하게 다지는 실제행동으로 넘어간다. 

3) 미국의 대조선적대행위들을 확고히 제압할 수 있는 강력한 첨단무기체계를 지체 없이 강화발전시키기 위해 국방정책과업을 재포치한다.

 

위에 인용한 중대사안들은 조선이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함으로써 미국의 적대행동과 무력위협을 물리적으로 제압하려는 전투적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시야를 좀 더 넓혀, 지금 조선이 반미군사전선을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조선이 구축하고 있는 반미군사전선은 어떤 것인가?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은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집단이므로, 조선이 그에 맞서 싸우려면 중국, 로씨야와 손잡고 강력한 군사력을 가진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해야 한다. 또한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은 세계적 범위에서 구축된 국제집단이므로, 그것에 맞서는 반미군사전선도 당연히 세계적 범위에서 구축되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조선, 중국, 로씨야 3국은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면서 세계적 범위의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하는 중이다. 다음과 같은 세 방향에서 3국 반미군사전선을 고찰할 필요가 있다.

 

1) 미국의 핵무력이 조선, 중국, 로씨야의 핵무력보다 더 우세했던 지난 시기에는 3국이 제국주의동맹에 맞서는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은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아직 완료하지 못했지만, 조선, 중국, 로씨야는 각각 극초음속미사일 개발을 완료함으로써 미국보다 우월한 지위를 차지했다. 조선, 중국, 로씨야는 극초음속미사일만이 아니라 다른 첨단무기체계들도 계속 개발하여 미국의 군사과학기술독점체제를 무너뜨렸다. 그로써 세 나라는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할 수 있게 되었다.   

 

2) 조선, 중국, 로씨야의 이해관계가 서로 일치하지 않았던 지난 시기에는 세 나라가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할 수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의 광란적 공세에 맞서 싸우는 데서 세 나라의 전략적 이해관계는 전면적으로 일치한다. 전략적 이해관계가 그처럼 전면적으로 일치하기 때문에, 세 나라의 전략적 협력이 비상히 강화될 수 있는 것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이 유엔안보리에서 조선, 중국, 로씨야를 각각 겨눈 국제경제제재와 국제인권공세를 제멋대로 결정할 수 있었던 시대는 막을 내렸다. 유엔안보리의 이름으로 국제경제재재와 국제인권공세를 남발하는 미국의 정치음모는 더 이상 발붙일 곳이 없다. 조선, 중국, 로씨야는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의 국제정치음모를 저지, 파탄시킴으로써 역사상 가장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할 수 있었다.  

 

3) 조선, 중국, 로씨야에게 각각 절박한 요구가 동시에 제기되지 않았던 지난 시기에는 세 나라가 강력한 반미군사전선을 구축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세 나라는 반미군사전선의 세 방면에서 서로 약속이나 한 것처럼 각각 미국과 치렬하게 대결하고 있다. 이를테면, 조선은 통일공화국을 건설하기 위한 반미결전준비를 완료했고, 중국은 영토완정을 실현하기 위한 대만해방전쟁을 앞두고 있고, 로씨야는 반로씨야적대행동을 저지, 파탄시키기 위한 예방전쟁에 돌입할 태세를 갖췄다. 이처럼 반미군사전선의 세 방면에서 일제히 대공세가 벌어지고 있는 것은 세계사에서 전무후무한 일이다.       

 

2022년 2월 현재 동아시아와 동유럽에서 전략적 협력을 도모하는 조선, 중국, 로씨야가 반미군사전선의 새로운 시대를 열어놓고 있다. 미국이 주도하는 제국주의동맹의 전횡과 압제와 강박 밑에 전 세계가 짓눌렸던 불행과 치욕과 고통의 낡은 시대가 저물어가고, 새로운 자주시대가 열리고 있는 것이다. “우리 조선민족은 또 다시 외국의 노예로서 암흑의 길을 결코 밟지 않을 것이다. 우리 민족은 하나이며, 우리 조국도 하나다.” 격정적인 이 문장은 1948년 4월 23일 남북조선정당사회단체대표연석회의에서 울려나온 우리 민족의 외침이었다. 민족의 절절한 외침이 산울림처럼 울렸던 74년의 분단시대를 마감하고 통일공화국을 건설할 자주시대의 징후가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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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확진 3만6천362명…하루만에 9천명 가까이 폭증

오미크론 확산 가속…2만명대 진입 사흘만에 3만명대 넘어
경기 1만449명-서울 8천598명…수도권만 2만1천547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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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 (사진=연합뉴스/자료사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 확산으로 연일 확진자가 가파르게 증가하는 가운데 5일 신규 확진자 수가 3만명을 넘어섰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확진자가 3만6천362명 늘어 누적 97만1천18명이라고 밝혔다.

 

신규 확진자 수는 지난달 26일(1만3천9명) 처음 1만명을 넘어선 뒤 일주일만인 지난 2일(2만269명) 2만명대로 올라섰다. 이후 증가세에 속도가 붙으면서 2만명대에 진입한 지 불과 사흘 만에 3만명선까지 넘어섰다.

 

전날(2만7천443명)과 비교하면 8천919명 폭증했다. 전일 대비 증가폭도 전례 없는 수준으로 급격히 커진 것이다.

 

신규 확진자수는 1주 전인 지난달 29일(1만7천512명)보다는 2.1배, 2주 전인 지난달 22일(7천5명)보다는 5.2배 급증했다.

 

지역별로는 경기에서만 1만449명으로 처음 1만명을 넘었고, 서울도 8천598명을 기록해 수도권에서만 총 2만1천547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등 시도별 수치 역시 역대 최고치를 잇따라 뛰어넘었다.

 

더욱이 이동량과 대면접촉이 늘어났던 설 연휴 영향이 내주부터 본격화하면 확진자 규모는 더 큰 폭으로 증가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해외유입을 제외한 지역발생 확진자는 경기 1만419명, 서울 8천564명, 인천 2천494명 등으로 수도권에서만 2만1천477명(59.4%)이 나왔다.

 

비수도권에서는 부산 1천930명, 대구 1천637명, 경북 1천485명, 경남 1천480명, 광주 1천232명, 전북 1천272명, 충남 1천155명, 대전 1천27명, 전남 962명, 충북 771명, 강원 691명, 울산 503명, 세종 293명, 제주 247명 등 1만4천685명(40.6%)이다.

 

서울은 지난 3일 처음 5천명을 넘은 지 하루 만에 6천명대로, 이어 이날 8천명대로 급격히 늘었고, 경기는 단일 지역에서만 1만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졌다.

 

비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도 전날에 이어 이틀 연속 1만명대를 기록했다.

 

지역발생과 해외유입(검역 제외)을 합한 신규 확진자는 경기 1만449명, 서울 8천598명, 인천 2천500명 등 수도권 총 2만1천547명이다.

 

확진자 수가 빠른 속도로 불어나고 있지만 아직 위중증 환자나 사망자 증가로는 이어지지 않고 있다.

 

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269명으로 전날(257명)보다 12명 늘었지만 8일 연속 200명대를 유지했다.

 

사망자는 22명 늘어 누적 6천858명이 됐다. 누적 치명률은 0.71%다.

 

기존의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은 2배 이상 높지만 중증화율은 3분의 1에서 5분의 1 정도로 중증 발생 비율이 현저히 낮은 오미크론 변이의 특성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이날 신규 확진자의 감염경로를 보면 지역발생이 3만6천162명, 해외유입이 200명이다.

 

지난달 30일부터 1주간 신규 확진자는 1만7천528명→1만7천79명→1만8천341명→2만269명→2만2천907명→2만7천443명→3만6천362명으로 하루 평균 약 2만2천847명이다.

 

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율(기본접종을 마친 비율)은 이날 0시 기준 85.9%(누적 4천409만2천874명)다. 3차 접종은 전체 인구의 54.5%(누적 2천795만2천416명)가 마쳤다.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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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연대 “제2의 국정농단 막기 위해 김건희 씨 수사해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2/05 [1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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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행동연대가 4일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사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인근에 김건희 씨 녹취록 발언을 현수막으로 걸었다.   © 김영란 기자

 

▲ 김건희 씨 녹취록 발언 선전물.   © 김영란 기자


“내가 정권 잡으면 가만 안 놔둬”

 

이는 개혁과전환 촛불행동연대(이하 촛불행동연대)가 윤석열, 김건희 부부가 사는 서울 서초구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맞은편에 건 현수막이다. 이 말은 김건희 씨가 이명수 서울의소리 기자에게 전화 통화에서 한 말이다. 

 

촛불행동연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3시 30분까지 ‘김건희 수사, 처벌 촉구 아크로비스타 에워싸기’를 진행하면서 현수막을 게시한 것이다. 

 

또한 에워싸기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김건희 씨의 말로 만든 선전물을 들고 교대역까지 행진하면서 김건희 씨 수사를 촉구했다. 

 

그리고 시민들은 ‘김건희=최순실’이라는 선전물을 들고 에워싸기에 참여했다.

 

▲ '김건희 = 최순실' 선전물을 든 시민들.  © 김영란 기자

 

▲ 김건희 씨 관련한 만평을 들고 집회에 참여한 시민.  © 김영란 기자

 

촛불행동연대는 “만약 김건희 씨가 영부인이 된다면 제2의 국정농단이 일어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김건희 씨를 풍자한 만평을 들고나온 시민은 “김건희 씨의 모든 것이 거짓말”이라고 주장하면서 “거짓말 밖에 할 줄 모르는 사람이 영부인이 돼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용산에 사는 시민 김은희 씨는 “김건희 씨는 잘 몰랐으나 언론 보도와 통화 녹취록의 발언을 통해 알게 됐다. 그런데 김건희 씨의 지속적인 거짓말에 너무 놀랐다. 우리의 일반적인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이다. 만약 김건희 씨가 수사와 처벌을 받지 않는다면 돈과 권력과 자기의 명예를 위해 온갖 나쁜 짓을 해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줘 우리 사회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김주현 씨는 “우리 청년들에게 박탈감을 안겨주는 김건희를 자수시키기 위해 집회에 참석했다. 우리 청년들은 취업을 위해 대학 전공 학점 취득, 각종 자격증 취득에 토익, 토플, 각종 대외활동 등등 스펙을 쌓기 위해 성실하게, 때로는 처절하게 몸부림치며 취업난 속에 각박한 세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제각기 전공을 살려 노력이란 걸 하면서 살아가려 하지, 이력을 허위로 쓸 생각을 하는 청년은 단 한 명도 없다”라면서 김건희 씨의 허위 경력에 대해 비판했다.

 

이어 김주현 씨는 “김건희 씨 허위 경력이 만천하에 드러난 지금까지 수사가 이뤄지고 있다는 얘기 들어보지 못했다. 바로 이것이 우리 청년들에게 분노와 박탈감을 안겨주는 짓이다. 그리고 ‘공정’과 ‘상식’을 짓밟는 짓”이라며 김건희 씨에게 자수를 촉구했다. 

 

▲ 서초동 아크로비스타 맞은편에 걸린 현수막들.  © 김영란 기자

 

▲ 대학생 박민채 씨는 김건희 씨를 수사하지 않는 검찰의 행태를 비판하는 연설을 했다.   © 김영란 기자

 

또 다른 대학생 박민채 씨는 “김건희 씨의 허위경력 문제가 불거졌는데 검찰은 나 몰라라 하고 있다. 검찰은 조국 전 장관의 사건과 너무 다르다. 검찰은 조국 전 장관 자녀의 표창장 하나로 압수수색부터 배우자 구속까지 한 가족을 탈탈 털지 않았는가. 검찰 지금 뭐 하고 있는가. 이렇게 심각한 비리를 도대체 왜 수사도 시작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것인가”라면서 검찰의 행태를 비판했다. 

 

촛불행동연대 회원들은 마지막으로 김건희 씨 수사를 촉구하는 파도타기와 함성을 지르고 집회를 마쳤다. 

 

한편 촛불행동연대는 앞으로 매주 수요일과 토요일 아크로비스타에서 김건희 씨 수사를 촉구하는 집회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 시민들이 선전물 파도타기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아크로비스타 맞은편에 걸린 현수막.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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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지는 극장들... 이러다간 제2 봉준호·오영수는 없습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2/06 09:45
  • 수정일
    2022/02/06 09:4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2022대선 정책오픈마켓] '다양성 영화'를 볼 국민의 권리도 지켜지길

22.02.05 20:41l최종 업데이트 22.02.05 20:41l
지금 여러분의 삶에 가장 필요한 '정책'은 무엇인지 생각해본 적 있나요? 앞으로 5년간 우리 삶을 좌우할 20대 대선이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마이뉴스>는 국민이 어떤 공약을 원하는지, 지금 각 분야엔 어떤 정책이 필요한지 대신 전달하려고 합니다. 시민들의 다양한 목소리도 환영합니다. '2022 대선 정책오픈마켓', 지금부터 영업을 시작하겠습니다.[편집자말]
다양성영화관 판타스틱큐브 모습
▲  다양성영화관 판타스틱큐브 모습
ⓒ 장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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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를 겪은 지 3년 차로 접어든 2022년, 밀폐된 공간에서 불특정 다수의 접촉을 피하는 흐름상 그야말로 메인 타깃이 된 '극장'은 생태계가 파괴되었다고 말할 수 있다. 극장은 절대 가면 안 되는 곳으로 낙인찍혔고, 코로나 전에 본 영화가 최근 극장에서 본 마지막 영화인 사람도 꽤 많았다. 하지만 생각보다 극장만큼 안전한(?) 곳도 없다. 왜냐면... 극장에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음료를 제외한 상영관 음식물 섭취가 제한되면서 마스크를 벗을 일도 줄었다.

팬데믹 전엔 방학, 휴가, 연휴, 명절, 연말연시마다 혼자, 친구, 가족, 연인과 당연히 극장을 찾았는데, 그런 행사들도 갑자기 멈춰 버렸다. 연일 확진자가 치솟고 있어 아무도 가까운 미래조차 장담할 수 없는 처지다. 이에 따라 배급사들도 차일피일 신작 개봉을 미루며 눈치 보고 있는 상황이다.

영화는 멈추지 않았으나 극장이 멈췄다 이제 천만 영화는 몇 년간 나오기 힘들겠다. 그 시절이 언제인지 가물가물하다. 아무래도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가는 삶은 어렵지 않을까. 이제는 극장 관객 수를 논하는 것보다 스트리밍 조회 수가 의미 있어 보인다. 우리를 울고 웃게 했던 극장은 발길 끊은 관객으로 한산하다 못해 귀신이 나올까 무섭기까지 하다. 텅 빈 극장 안에 몇 안 되는 사람과 공포 영화라도 보다 보면, 저절로 한기가 스며든다.


극장이 초토화되는 동안 OTT의 성장은 괄목상대했다. 한국은 예외적으로 다른 나라보다 극장 관람 지수가 높아 몇 년간은 버티겠다 생각했던 게 화근이었다. 코로나가 한 해 두 해 거듭하니 격차가 심해졌다. 넷플릭스가 치밀하게 현지화한 한국 콘텐츠와 K-컬처의 세계적인 인기에 힘입어 한국의 위상이 달라졌다. 더불어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불문율이 무너졌고, 온라인에서도 충분히 수준 높은 영상을 볼 수 있게 되었다.

관객뿐만 아닌, 영화 제작사도 매력적인 창구로 OTT를 선호한다. 스트리밍은 더 이상 극장 개봉이 어려워 부가판권 시장으로 직행하는 차선의 방법이 아니다. '코시국'을 등에 업고 해외 팬을 끌어모을 수 있는 수단이자, 저절로 해외 진출이 가능한 발판이다. 무엇보다 철저한 한국 배급 시스템에서 벗어나 다양한 관객에게 선보일 보장된 루트가 생겨난 거나 다름없다.

극장은 3년 새 어떤 모습으로 변했을까?
 
큰사진보기서울극장 폐관 전 모습
▲  서울극장 폐관 전 모습
ⓒ 장혜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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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극장은 지금 겨우 버티고 있는 중이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멀티플렉스는 지난해 관람료를 천원 올리는 등 크고 작은 결정을 내렸다. 또 관객들을 붙잡기 위해 애쓰고 있다. 극장이 가장 먼저 해야 할 건 이미 습관이 되어버린 스트리밍 시스템을 버리고 일부러 찾아가야 하는 불편한 극장으로 관객들을 끌어내기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점이다. 일단 단숨에 관객을 유입하는 데 효과적인 공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대형극장 3사 모두 무료, 할인 쿠폰을 영화 개봉에 앞서 진행하고 있다. 굿즈 없이 돌아가면 손해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 정도로 다양한 선물도 뿌리고 있다.

영화별 포스터, 핀 버튼, 엽서, 오리지널 티켓 등 수집에 열 올리는 마니아를 공략하고 있다. 하지만 굿즈는 대부분 영화 수입, 배급사에서 만들어 극장에 제공하기에 작은 영화일수록 굿즈 제작비를 따로 마련해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최근 일련의 상황들을 토대로 생각해봤다. 아마도 앞으로 극장은 특별 포맷 상영으로만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서비스하는 공간이 될 것이다. 최근 IMAX로 개봉한 SF 영화 <듄>이나 마블, DC 등 히어로 장르, 큰 화면에서 생생함을 즐기는 블록버스터, 극강의 사운드를 즐기는 돌비 시네마, 체험형 상영 시스템인 4DX나 스크린X 등이 이에 해당한다. 그야말로 극장에서 봐야만 하는 영화는 수고롭겠지만 극장을 찾아갈 수밖에 없을 것이다.

단정하긴 어렵지만, 시간과 발품을 팔아서라도 새로운 시각과 소재의 영화를 만나고 싶어 하는 관객의 욕구를 채워 주는 식으로 극장은 바뀔 것이다. 하지만 이런 변화는 극장 내 상업 영화의 독과점을 더욱 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멀티플렉스 입장에서 따져보면 독립, 다양성, 예술 영화보다 소위 '돈 되는 영화'를 틀어 좌석 점유율을 높이고 싶을 거다.

제2의 봉준호, 윤여정, 오영수가 나오려면...

이 모든 것에는 자본의 논리가 반영되어 있다. 앞선 이야기는 상업 영화에나 해당하지, 작은 영화는 점점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지난해 8월 31일, 서울극장이 42년 만에 문을 닫았다. 유명했던 서울극장-피카디리-단성사로 이어지는 트라이앵글 루트가 무너진 것이다.

서울극장은 오래된 시설을 바꾸고 다양성 영화나 재개봉작을 틀며 버티고 버티다가 코로나에 직격탄을 맞았다. 서울극장은 폐관을 앞두고 3주간 무료 상영회를 열며 관객과 기억을 공유했다. 그때 사람들은 무서워지는 변화와 사라지는 역사를 아쉬워했다. 더불어 KT&G 상상마당 시네마도 경영난에 운영을 중단했다가 올해 1월 재개관이란 기지개를 폈다.

세상에 다양성이 사라진다면 어떨까. 선택지 없이 하나만 일방적으로 취해야 하는 전체주의는 위험하다. 스트리밍은 그렇다 치고 극장이란 공간에서만 공유되는 추억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 점차 극장을 목표로 한 영화들은 줄어들고 회차를 늘려 웹드라마로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영화를 즐기기에 최적의 장소는 자나 깨나 '극장'이다.  

최근 CGV 아트하우스 3곳이 일반관으로 전환되면서 비수도권 관객들은 강제로 관람권을 박탈당했다. CGV 아트하우스는 2004년 무비꼴라주라는 이름에서 출발해 독립영화감독과 배우를 양성하고 알리며 거대 배급 시스템에서 밀려난 영화를 상영했던 상징적인 시스템이었다. 호기롭게 출발 했던 사업이 코로나로 무너지고 있다.

다양성 영화의 메카였던 압구정 아트하우스 2관 중 1관은 일반관으로 전환되었고, 피카디리 아트하우스는 그 자리에 클라이밍 시설이 들어섰다. 영화제 수상, 예술성 짙은 영화들이 갈 곳을 잃어 방황하고 있고, 보고 싶어도 볼 곳 없는 관객들은 발을 동동 구르는 상황이다. 동네에 예술영화관이 있어 자랑스러웠던 필자도 1시간 넘는 타지역에서나 보고 싶은 영화를 만나볼 수 있게 되어 괴롭다.

소위 잘 팔리는 영화만 쫓는다면 제2의 봉준호나 윤여정, 오영수 같은 이름은 다시 나오기 힘들 것이다. 이들의 성공은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게 아니다. 차근차근 쌓아온 필모그래피와 이를 알아봐 주는 관객, 그리고 극장이 있었기 때문이다.
 
큰사진보기'깐부 할아버지' 오영수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월 10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시리즈-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오영수는 대중에게는 낯설지만 사실 반세기 넘게 연극무대를 지켜온 대학로 터줏대감이다. 10일 오후 배우 오영수가 출연 중인 연극 '라스트 세션' 포스터가 서울 대학로 극장 앞에 붙어 있다.
▲ 오영수 "대학로 원로배우에서 월드스타로" "깐부 할아버지" 오영수는 한국시간으로 지난 1월 10일 열린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TV 시리즈-드라마 부문 남우조연상 수상자로 호명됐다. 오영수는 대중에게는 낯설지만 사실 반세기 넘게 연극무대를 지켜온 대학로 터줏대감이다. 10일 오후 배우 오영수가 출연 중인 연극 "라스트 세션" 포스터가 서울 대학로 극장 앞에 붙어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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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이를 보는 시간만큼의 경험치에 극장 밖으로 나가 향유하는 것들이 더해져 비로소 내 안에 들어온다. 즉 영화관에 일부러 찾아가는 이동 시간과 더불어 깊게 빠져들기 위한 웜업을 지나 러닝타임에 집중한 뒤 누군가와 대화하거나 혼자 사색하며 얻는 행위까지, 집에 돌아가 다시 곱씹어 보거나 단평을 남기는 것까지 모두 합쳐져야 오롯이 '자신만의 영화'가 되는 것이다. 

지금 당장 먹고살기도 바쁜데 영화 볼 시간과 돈이 어디 있냐고 말할 수 있다. 매출 급감을 맞아 위험 부담을 줄이려는 행태가 이해 가지 않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인간은 생존을 위해서만 존재하지 않는다. 생존 스트레스를 풀어 줄 예술을 향유하며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삶의 활력을 느끼며 미래를 그려보는 순환을 반복해야 나의 삶 또한 충만해질 수 있다. 

지난 3년 동안 코로나의 위기 속에서도 영화는 결코 멈추지 않았다. 다양성 영화는 어려운 시기에도 깊은 사유와 시각을 넓히는 방향키가 되어주었다. 다음 대통령께 호소한다. 부디 다양성 영화를 국민이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는 전용극장 건립 혹은 자본에 구애받지 않고 상영할 수 있는 근본적 시스템을 마련해 주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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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사위는 던져졌다…배추보이, 안경선배, 얼음공주가 간다

등록 :2022-02-05 09:15수정 :2022-02-05 09:19

[한겨레S] 커버스토리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 개막
4일 밤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얼음 오륜 아래로 그리스 선수단이 첫번째로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4일 밤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얼음 오륜 아래로 그리스 선수단이 첫번째로 입장하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뉴스레터 공짜 구독하기 https://bit.ly/319DiiE코로나19 확산으로 1년 연기됐던 도쿄올림픽이 폐막한 지 6개월. 여전히 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는 가운데 겨울스포츠 축제가 차분하고도 웅장하게 4일 막을 올렸다.

중국 춘절(설 명절·2월1일)에 맞춰 국가체육장(국립경기장)에 큼지막한 ‘복’(福) 자를 새기는 것으로 시작된 2022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은 이날이 입춘인 점을 고려해 24절기로 카운트다운을 하는 등 중국적인 색채를 드러냈다. 총연출을 맡은 장이머우 영화감독은 1만1600㎡에 달하는 무대를 에이치디 엘이디(HD LED) 스크린으로 꾸며 짧지만 강렬한 개막식을 선보였다.

 

도쿄올림픽이 팬데믹 시대 치러진 초유의 올림픽이었다면, 이날 개막한 겨울올림픽은 정치 논란까지 더해져 21세기 들어 가장 논쟁적인 올림픽으로 떠올랐다.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영국 등 14개국의 외교적 보이콧이 이어졌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 무력 충돌 가능성은 올림픽 기본 정신인 평화마저 위협하고 있다. 강력한 방역대책 아래 코로나19를 통제하고 있다지만, 전염성 강한 새 변이 오미크론 확산은 언제 터질지 모를 화약고나 다름없다.

암울한 상황에도 변함없이 빛나는 건 스포츠에 대한 열망이다. 여러 논란 속에서도, 올림픽을 위해 선수들이 흘린 땀과 열정은 그대로였다. 이들은 갈등과 대립을 넘어, 도쿄에서 보여줬던 감동을 또 한번 전하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쳐 있다. 물론 상황을 낙관하긴 어렵다. 이번 올림픽은 어떻게 막을 내리든 정치적 입장에 따라 완전히 상반된 평가가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나의 대회에서, 보이콧을 중심으로 두개의 갈라진 세계가 충돌하는 셈이다. 그러나 한쪽에선 선수들이 보여줄 스포츠 정신으로 위기의 시대 우리가 되찾아야 할 가치를 보여주리란 희망도 조심스레 피어난다.

4일부터 17일간 91개국 5천여명 열전…한국은 이상호, 최민정, 팀킴 등에 기대

2008년과 2022년 베이징

중국 입장에선 이번 대회가 각별하다. 베이징은 이번 대회를 열며 세계 최초로 여름올림픽과 겨울올림픽을 모두 개최한 도시가 됐다. 아시아에서 3번 연속(평창·도쿄·베이징) 열리는 올림픽의 마무리이자, 겨울올림픽-아시안게임-월드컵이 잇달아 열리는 스포츠의 해 2022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특히 중국은 오는 9월 항저우아시안게임도 개최한다.

2008년, 중국은 베이징여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르며 국제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14년 만에 계절만 바꿔 돌아온 올림픽에서 이들은 중국의 달라진 위상을 과시하고, 중국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계를 보여주겠다는 의욕으로 가득 차 있다. 이날 개막식은 이런 ‘중국몽’을 담은 한 편의 종합예술이었다. 2008년 개막식 총감독을 맡아 극찬을 받았던 장이머우 감독이 다시 한번 기획한 이번 개막식은 환경 보호와 과학 기술을 융합해 자연·인문·스포츠가 하나로 어우러진 아름다움을 강조했다. ‘굴뚝의 나라’에서 벗어나, 친환경 첨단 기술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강력한 방역대책에선 중국이 추구하는 새로운 질서를 엿볼 수 있다. 중국은 그동안 다른 나라의 ‘위드 코로나’ 정책을 비판하며 사회적 통제를 더욱 강화하는 ‘제로 코로나’ 정책을 펼쳐왔다. 이번 대회에서도 중국은 이른바 ‘폐쇄 루프’ 시스템을 통해 대회 참가자와 중국 일반인을 완전히 분리하는 강력한 조처를 실시했다. ‘중국식 방역’을 통해 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 체제의 우수함을 증명하겠다는 심산이다.

폐쇄 루프는 일견 성공적이다. 특히 ‘버블 방역’을 공언했지만, 개막 전부터 거품처럼 방역 체계가 무너졌던 도쿄올림픽 때와는 확연히 다르다. 다만 불안 요소는 여전하다. 전염성 강한 오미크론이 골칫덩이다. 실제 이번 대회 코로나19 확진자 증가세는 가파르다. 한국 선수단 본진이 입국한 1월31일 기준 대회 누적 확진자는 248명(1월4일부터 추산)이었는데, 개막 직전까지 3주 동안 121명이 확진 판정을 받은 도쿄올림픽보다 이미 두배 이상 많다. 언제 무너질지 모르는 살얼음판 위를 걷는 모양새다.

1월31일 베이징에 있는 국립실내체육관에서 중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훈련을 하는 가운데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1월31일 베이징에 있는 국립실내체육관에서 중국 아이스하키 대표팀이 훈련을 하는 가운데 의료진이 대기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세계 첫 여름·겨울대회 모두 연 도시…인권탄압 문제로 ‘외교적 보이콧’ 속앓이도

정치-경제의 포로 된 올림픽

정치 갈등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 티베트·위구르 문제와 중국 내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미국 등이 외교적 보이콧을 주도했고, 14개 나라가 공식·비공식으로 이에 동참했다. 베이징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정상이 직접 참석한 나라는 러시아, 파키스탄, 폴란드, 몽골 등 20여개 나라뿐이다. 처음부터 이런 상황을 예상한 중국은 코로나19를 이유로 대회에 참석할 만한 일부 정상만을 초청하는 등 외교적 보이콧을 무마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2008년 티베트 관련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등 100여개 나라 정상이 참석했던 베이징여름올림픽 개막식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초라한 대회 시작이 되고 말았다.

이번 베이징 대회는 올림픽에 대한 근본적 문제 제기도 촉발하고 있다. 먼저 정치적 책임에 대한 비판이다. 국제올림픽위원회가 정치적 중립을 표방하곤 있지만, 실제론 개최국 정권을 돕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08 베이징여름올림픽 유치 때 중국은 “올림픽이 중국 인권 현실을 개선할 것”이라며 국제사회에 읍소했다. 하지만 이후 중국은 성장하는 시민사회와 노동운동 등에 대한 탄압을 강화하며 역행했다. 반면 당시 부주석이었던 시진핑(69) 주석은 2008년 베이징 대회 조직위원장을 맡아 성공적으로 대회를 치렀고, 이 성과를 바탕으로 주석 자리에 올랐다. 시진핑 주석은 올가을(10월) 열릴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에서 3선에 도전하는데, 겨울올림픽 성공이 그 발판이 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올림픽이 초국적 기업의 포로가 됐다는 비판도 이번 대회 들어 특히 거세졌다. 올림픽이 스포츠 정신이 아닌 대형 방송사와 다국적 자본의 이익에만 복무한다는 지적이다. 이번 베이징 대회에선 각종 인권 문제에도 불구하고 기업들이 ‘돈줄’ 중국 시장 눈치를 보느라 대회 후원을 철회하지 않는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어느 때보다 크다. 후원사들은 여론의 눈치를 보느라 국내외 반대가 심했던 도쿄올림픽에 이어 베이징 대회에서도 적극적인 마케팅을 피하고 있다.

중국 테니스 스타 펑솨이(36)의 폭로와 실종, 그리고 번복은 상징적인 장면이다. 펑솨이는 지난해 11월 웨이보를 통해 장가오리(76) 전 부총리에게 지속적인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글은 몇분 만에 사라졌고, 펑솨이도 자취를 감췄다. 국제올림픽위원회는 “지금은 조용한 외교가 필요하다”며 입장 표명을 유보했다. 이후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펑솨이와 화상 통화 장면을 공개하며 “그는 안전하다”고 주장했다. 펑솨이는 자신의 폭로를 부정했다. 그들이 말한 조용한 외교가 결국 문제 제기를 무마하는 것이었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뉴욕 타임스>는 “바흐 위원장은 조직 수입의 91%를 차지하는 올림픽을 위험에 빠뜨릴 어떤 일도 하지 않는다”고 일갈했다.

‘정치·경제적으로 올림픽 이용’ 논란 속에도 한계와 차별 넘는 스포츠 감동 예고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이 베이징겨울올림픽을 앞두고 1월21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여자 컬링 국가대표팀 ‘팀 킴’이 베이징겨울올림픽을 앞두고 1월21일 강원도 강릉컬링센터에서 연습을 하고 있다. 교도 연합뉴스
열정 불사르는 선수들

끝이 안 보이는 팬데믹, 갈수록 심해지는 정치 갈등, 그리고 올림픽의 변질까지. 그래도 희망이 있다면, 스포츠다. 흔들리던 도쿄올림픽을 선수들이 바로 끌고 갔듯, 이번에도 선수들의 열정과 투혼이 올림픽 정신을 구현하고 코로나19에 지친 세계를 위로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다.

한국 선수단 초반 기세를 책임질 쇼트트랙 대표팀은 1월30일 베이징에 입국해 빙판 위 금빛 질주를 준비하고 있다. 대표팀은 “쇼트트랙은 역시 한국”이라는 평가를 받겠다며 자신감을 보인다. 승부처는 이번 대회에서 첫선을 보이는 혼성계주 2000m. 5일 열리는 이 경기에서 쇼트트랙 첫 메달이 나오는 만큼, 반드시 금메달을 따내겠다는 각오다. 도쿄올림픽 때도 한국은 양궁에서 김제덕-안산 짝이 혼성단체전에서 첫 금메달을 목에 걸며 선수단의 사기를 끌어올렸다.

최고 기대주는 대표팀 에이스 최민정(24)이다. 2018 평창겨울올림픽 2관왕(1500m, 3000m 계주) 최민정은 올림픽을 앞두고 부상 악재 등을 겪었지만, 여전히 세계랭킹 7위로 건재하다. 이번 대회에선 평창을 뛰어넘는 성과를 노리고 있다. 평창 은메달리스트(500m) 황대헌(23)도 주목할 만하다. 황대헌은 1000m 세계기록(1분20초875) 보유자로, 아시아 선수가 취약했던 500m 금메달도 노릴 수 있는 선수다. 한국은 그동안 겨울올림픽에서 31개의 금메달을 땄는데, 이 가운데 24개가 쇼트트랙에서 나왔다. 이번 대회에서 금메달을 2개 이상 추가하면, 양궁(25개)을 다시 제칠 수 있다.

루지 대표팀의 투혼도 눈에 띈다. 루지 국가대표 임남규(33)는 약 한달 전 정강이뼈가 드러날 정도로 심하게 다쳐 한국에 돌아와야 했다. 하지만 올림픽이 간절했던 그는 3일 만에 다시 출국해 붕대를 감고 대회를 치렀다. 썰매 위에 똑바로 누워 슬로프를 내려오는 루지는, 직접 코스를 볼 수 없는데다 최고 속도가 시속 150㎞에 달해 ‘공포의 썰매’라고 불린다. 정강이를 다친 그에겐 다리를 아래쪽으로 내밀고 썰매에 몸을 맡기는 일 자체가 고역이었지만, 그는 공포와 속도 모두 이겨내고 결국 올림픽 3회 연속 출전권을 따냈다.

2018년 평창 대회 때 귀화한 루지 국가대표 아일린 프리쉐(30)도 부상을 딛고 올림픽에 도전한다. 프리쉐는 2019년 대회 도중 양손이 부러지고 꼬리뼈가 골절됐다. 끔찍한 부상에 신체적·정신적 고통으로 신음했지만, 그는 3년 만에 역경을 이겨내고 당당하게 출전권을 획득했다. 올림픽에 대한 열망이 이끈 기적이었다. 평창 대회 귀화 선수들 대부분이 자기 나라로 돌아간 지금도 한국을 지키는 그는, 이번 대회를 앞두고 손톱에 태극기 네일아트를 하며 선전을 다짐하고 있다.

평창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각 종목 첫 메달을 선사했던 이들도 베이징에서 다시 한번 기적 같은 드라마에 도전한다. 평창 때 아시아 최초 올림픽 스노보드 메달리스트에 오른 ‘배추 보이’ 이상호(27)는 이번 시즌 월드컵에서 금메달 1개, 은메달 2개, 동메달 1개로 선전했다. 현재 세계랭킹 1위(360점)로, 2위 독일 슈테판 바우마이스터(290점)보다 70점을 앞선다. 이상호는 “하던 대로만 한다면, 금메달이 충분히 가능하다”며 이번엔 아시아 최초 스노보드 금메달을 노린다.

“영미!”로 세계를 달궜던 컬링 대표팀 ‘팀 킴’도 같은 멤버로 올림픽 도전에 나선다. ‘안경 선배’로 불렸던 주장 김은정(32)은 “코로나19로 경험해보지 못한 훈련 환경과 대회 취소와 개최 번복 등 적응하기 어려운 변수들이 우리를 힘들게 했지만 2연속 올림픽 출전이라는 목표를 꺾을 순 없었다”며 “코로나19로 많이 힘든 국민 여러분께 조금이나마 위로와 기쁨을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지난 2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최민정, 서휘민, 이유빈, 박지윤이 트랙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일 중국 베이징 캐피털 실내경기장에서 열린 쇼트트랙 국가대표팀 공식 훈련에서 최민정, 서휘민, 이유빈, 박지윤이 트랙을 돌고 있다. 연합뉴스
눈 안 내려도, 협박 이기고…

국외에선 자메이카 봅슬레이 대표팀이 주목할 만하다. 자메이카 대표팀은 1988년 캘거리겨울올림픽 도전 과정을 담은 영화 <쿨 러닝>으로도 유명하다. 열대 기후로 눈이 내리지 않는 나라인 자메이카에서 온 이들은 1998년 나가노겨울올림픽 이후 24년 만에 다시 올림픽 트랙에 오른다. 이번 대회에선 남자 4인승·2인승과 여자 1인승(모노봅) 등 역대 최다 종목 출전권을 따냈다.

과정은 험난했다. 특히 코로나19 때문에 전지훈련을 갈 수 없는 게 문제였다. 봅슬레이 트랙이 사시사철 운영되는 곳은 흔치 않기 때문이다. 결국 이들은 썰매 대신 길거리에서 자동차를 밀어가며 훈련에 매진했고, 끝내 올림픽 출전권을 따냈다. 자메이카 대표팀 션웨인 스티븐스(32)는 “이 모든 도전은 우리의 영광, 명예, 재산을 위한 게 아니”라며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하지 않는 일에 도전하고 장벽을 깨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선 역시 겨울이 없는 나라인 아이티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도 겨울올림픽에 처음 선수를 파견한다.

중국 스키 국가대표 아일린 구(19)가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도 관심사다. 아일린 구는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최고 기대주로, 18살에 여자 선수 최초로 4회전 기술인 더블콕 1440을 성공한 타고난 스키 천재다. 구는 올 시즌 두차례 월드컵에서 하프파이프를 모두 석권하기도 했는데, 이번 대회에선 주 종목 하프파이프는 물론 빅에어와 슬로프스타일 금메달도 노린다.

스키 실력만으로도 이번 대회 최고 기대주로 꼽히지만, 구는 국적 문제로도 많은 주목을 받는다. 그가 미국인 아버지와 중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것은 익히 알려진 사실. 2003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태어난 구는 2019년까지 미국 국가대표로 대회에 나섰다. 하지만 그해 6월 “앞으로 중국을 위해 뛰겠다. 엄마가 태어난 곳의 젊은이들, 특히 어린 소녀들에게 영감을 주고 싶다”고 밝혀 파문을 일으켰다. 이 결정 때문에 살해 협박까지 받았다. 그는 “미국에 있을 땐 미국인, 중국에 있을 땐 중국인”이라며 국적 문제에 자신을 가두기를 거부하고 있다. 스포츠 선수, 그 자체로만 봐달라는 뜻으로 해석된다.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최고 기대주인 중국 스키 국가대표 아일린 구 선수. AP 연합뉴스
프리스타일 스키 하프파이프 최고 기대주인 중국 스키 국가대표 아일린 구 선수. AP 연합뉴스
베이징이 묻는다, 올림픽의 길을

베이징겨울올림픽은 향후 올림픽이 나아갈 길을 보여주는 이정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여름 “더 빨리, 더 높이, 더 힘차게”라는 기존 올림픽 슬로건에 “다 함께”가 더해졌지만, 이번 올림픽은 준비 기간 내내 오히려 더욱 분열된 세계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줬다. 더욱이 갈수록 올림픽 개최 희망국이 줄어들고 있어, 향후 올림픽이 더욱 정치화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막대한 비용을 감수하고도 대회를 치러줄 나라가 필요한 국제올림픽위원회와 올림픽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정치세력 사이에 이해가 맞닿기 때문이다. 그 속에서 막대한 이익을 챙기는 초국적 기업 문제도 여전하다.

그런데도 여전히 올림픽을 통해 희망을 찾는 건, 스포츠가 결코 극소수의 전유물이 아니기 때문이다. 빙판 위 칼날처럼 서 있는 쇼트트랙 선수들의 시원한 질주, 온몸으로 몇배의 중력을 받아내며 인간의 한계를 넘어서는 썰매의 속도, 세상 어떤 아름다움도 표현해낼 수 있을 듯한 피겨스케이팅의 연기…. 91개 나라 약 5천명이 7개 종목에서 17일간 벌일 이번 여정이 선사할 감동은 결코 정치나 경제 논리만으론 설명할 수 없다. 뜨거운 열정, 단단한 연대, 승패를 넘어선 우정까지. 여전히 이곳에서, 우리가 나아갈 미래에 대한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전세계는 올림픽을 통해 여러 한계를 넘어왔다. 올림픽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었다. 이제는 국적이 아닌 선수들이 보인 눈물에 열광한다. 메달 개수가 아닌 최선을 다하는 열정에 박수를 보낸다. 차이에 차별로 답하는 대신, 각자의 특별함으로 여긴다. 이런 변화는 올림픽을 통해 확인됐고, 올림픽을 통해 다시 그 변화의 폭을 더욱 넓히고 있다. 그렇게 조금씩 진정한 스포츠와 올림픽 정신에 가까워졌다.

이번 대회는 단순한 나라 간 경쟁이나 선수들 사이 경쟁이 아닌, 스포츠와 이를 왜곡하는 자본의 욕망이 맞부딪히는 장일지도 모른다. 모든 굴곡을 넘어, 세계가 진정한 올림픽 정신에 한걸음 더 다가설 수 있을까. 이제, 주사위는 던져졌다.

베이징/이준희 기자 givenhapp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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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뭐란 걸 들어 본 적이"…TV토론서 확인된 윤석열의 부실한 '원전 확대론'

'그린 워싱' 조차도 따라갈 수 없는 한국 원전…"EU택소노미, 오히려 원전 규제로 작용"

 

이재명 : EU 택소노미가 중요한 의제인데 원자력 관련 논란이 있다. 원전 전문가에 가깝게 원전을 주장하시는데 이 문제는 어떻게 해결해갈 건가?

(…)

윤석열 : EU 뭐란 걸 저는 들어본 적이 없으니 좀 가르쳐달라.

이재명 : 녹색 분류 체계를 말하는데 원전을 포함시키느냐 말 것이냐 논란이고, 이걸 녹색 에너지로 인정할지 말거냐 인데, 우리나라는 (원전을) 어디에 지을 것이냐, 핵폐기물 어떻게 해결할 것이냐가 주요 의제여서 이 두 가지가 해결되지 않으면 녹색에너지로 분류가 안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 원전 어디에다 지을 것인가?

(…) 

윤석열 : 원전 입지 문제는 지금 여기에서 제가 어디다 짓겠다 할 수는 없다. 

이재명 : 이미 (핵) 폐기물이 제대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인데 그것은 어떻게 처리할 생각인가?

윤석열 : 핵 폐기물은 향후에 파이로프로세싱이라든가 이런 걸 통해가지고, 폐기물 처리할 수 있는 기술이 아마 제가 볼 때는 신재생 에너지 고도화시키는 것 못지 않게 빨리 되지 않겠나 싶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대선후보 TV 토론에서 원전을 '녹색'으로 분류한 유럽연합(EU) 택소노미(EU Taxonomy·녹색분류체계)를 언급하며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공방을 벌였다. 최근 EU 집행위에서 확정 발의된 EU 택소노미는 원전을 기후·환경친화적인 '녹색'경제활동으로 분류해 오스트리아 등 일부 회원국과 환경단체로부터 '그린워싱'(위장환경주의)이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재명 후보가 지적한대로, 원전이 '녹색'으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고준위 폐기물 처리장을 확보하고 사고저항성 핵연료를 도입해야 하는 등의 까다로운 조건을 충족시켜야 한다. 이같은 안전 조건을 제시한 유럽의 기준에 따르면 한국의 원전은 '녹색'으로 분류될 수 없다는 게 시민단체들의 주장이다. 

 

심지어 한국 뿐 아니라 유럽의 원전도 현재로서는 만족시키기 어려운 기준이다. '그린'은커녕, '그린 워싱' 조차도 제대로 따라갈 수 없는 게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 원전 산업의 실체라는 말이다. EU 택소노미를 구실로 한국의 녹색분류체계(K-Taxonomy)에 원전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에 근거가 없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원전 확대'를 공약으로 내놓고 있는 윤석열 후보는 추가 원전 입지에 대해서도, 고준위 핵폐기물 처리 대책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윤 후보가 '핵 폐기물 처리' 기술로 언급한 파이로프로세싱은 사용후 핵연료를 건식 방법으로 재처리하는 기술이다. 사용후 핵 연료를 다시 재사용하도록 하는 방식인데, 이 기술은 아직 개발 단계일 뿐 아니라, 핵연료를 처리하는 게 아니라 재활용하는 것이므로 결국 '핵확산성'을 높이는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토론회에서 확인된 것은 윤 후보가 EU 택소노미에 대한 인식도 부족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 그가 주장하는 '원전 확대' 공약에는 EU 택소노미가 기준으로 제시한 '입지 문제', '핵폐기물 처리 문제'에 대한 대응 방안조차 제대로 포함돼 있지 않았다는 것이다.  

 

대책 없는 한국 원전…EU택소노미에 환영할 이유도 없다 

 

에너지전환포럼은 4일 논평을 통해 EU 택소노미가 원자력 업계에는 오히려 '규제'로 작용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 놨다. 포럼은 논평에서 "EU 택소노미가 제시한 강화된 원전 안전성 개선 및 핵폐기물 처분책임 방침은 국내 원자력계가 결코 충족시킬 수 없는 고강도 방침"이라며 "원자력계는 전후맥락을 무시한 채 'EU가 원전으로 회귀했다'는 식의 여론 호도를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EU 집행위는 원전이 '녹색'으로 분류되기 위해 제시한 조건 중 하나로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확보 및 운영 세부계획을 제출할 것을 요구했는데 현재 고준위 방폐장을 확보한 국가는 핀란드와 스웨덴 뿐이다. 포럼은 논평에서 "스웨덴은 처분부지 확보에 반세기 가까운 시간을 썼고 운영은 2030년대에나 가능한 상황"이라며 "핀란드도 처분장 부지확보, 건설까지 40년이 걸렸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포럼은 "이 나라들은 인구밀도가 낮고 원전설비용량도 작아 부지확보가 유리한 편"이었다며 "나머지 유럽국가들이 30년 안에 처분장을 건설하고 운영 계획을 제시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연합(EU)이 천연가스와 원자력 발전에 대한 투자를 환경·기후 친화적인 녹색분류체계(EU Taxonomy)에 포함하는 규정안을 발의하자 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EU 집행위원회 본부 건물 앞에서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왼쪽부터)과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가면을 쓴 국제 환경 시민운동 단체 '아바즈' 활동가들이 "가스와 원자력은 '녹색'이 아니다"고 항의하며 EU의 녹색성장 전략인 '그린딜'을 매장하는 장례식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 ⓒAP=연합뉴스

 

포럼은 EU 집행위가 제시한 원전에 사고저항성 핵연료를 도입해야 한다는 조건도 유럽 원전이 만족시키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현재 거의 모든 원전에 적용된 지르코늄 피복 핵연료는 효율은 높지만 냉각에 실패할 경우 방사성 물질이 대량으로 유출되는 사고 위험이 있어, 미국을 중심으로 원전 업계는 고온에서도 견딜 수 있는 새로운 코팅의 핵연료를 연구개발 중이다. 업계에서는 새 연료의 상용화 시점을 2030년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포럼은 이것이 단순이 기존 원전에 원료만 갈아끼우는 문제가 아니기에 상용화의 길은 멀다고 봤다. 포럼은 강정민 전 원자력안전위원회 위원장의 말을 인용해 "핵연료 설계가 변경되면 원자로 핵설계 코드, 열수력설계 코드 등 원자로 안전운전과 관련된 컴퓨터 코드 시스템을 다 갱신해야 하고, 또 갱신된 코드가 안전한지 규제기관이 심사해 면허를 부여해야 한다"면서 "그 뒤에도 기존의 핵연료 공장이 기존 제조공정을 변경해야하는 문제까지 이어져 실제 상용화는 오랜 시간과 많은 비용이 소요된다"고 지적했다.  

 

포럼은 "유럽의 원자력계는 이 법안이 발효되더라도 실제로 신규원전 및 수명연장에 대한 지원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오히려 EU 택소노미는 단순한 금융지원조건을 넘어서 향후 세계 전력 시장의 새로운 표준으로 기능할 전망이어서 원자력계에는 강력한 규제요인만 늘어난 셈"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포럼은 EU의 분류체계를 근거로 한국의 기존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을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은 "터무니 없다"고 일축하며 "우리 정부는 안과 밖에서 지속가능성 부합 논란을 낳고 있는 'EU 분류체계'에 과도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보다 이미 구축한 녹색분류체계의 일관성을 유지해 국내에서 국내에서 먼저 실효적인 지속가능 금융체계를 이행하기를 권고한다"고 밝혔다.  

 

논평을 작성한 석광훈 에너지전환포럼 전문위원은 <프레시안>과의 전화통화에서 "현재 유럽에서는 이미 한국보다 안전 면에서 한 단계 앞선 기술이 적용된 원전이 건설되고 있고 이번 논의는 그보다도 한 단계 더 나아간 것으로 한국보다 두 단계나 앞서 있는 논의"라면서 "그럼에도 EU가 원전을 녹색분류체계에 포함시키기 위해 제시한 조건을 만족하는 원전은 현재 유럽에서도 찾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녹색당도 이날 논평을 내 "한국의 핵발전이 EU택소노미의 조건을 충족할 가능성은 0%다. EU택소노미에 핵발전이 포함되었다고 해서 핵발전이 친환경이라 인정할 수도 없지만, 한국의 핵발전은 그나마 EU가 제시한 최소한의 기준도 만족시키지 못하기에 더더욱 친환경에너지가 될 수 없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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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中 시진핑에 베이징올림픽 개막 축전..'불패의 전략적 관계'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2.04 07:47
  •  
  •  수정 2022.02.04 09:38
  •  
  •  댓글 1
 
4일 베이징 2022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베이징 국립 경기장 전경. [사진출처-베이징 2022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4일 베이징 2022 동계올림픽 개막식이 열릴 베이징 국립 경기장 전경. [사진출처-베이징 2022 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베이징 2022 동계올림픽이 개막하는 4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축전을 보내 두 나라 사이의 전략적 관계를 과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4일 "나는 조선로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정부, 조선인민을 대표하여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제24차 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를 열렬히 축하한다"고 밝힌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축전 전문을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축전에서 "베이징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는 중국공산당과 인민이 중화민족의 부흥을 실현하기 위한 새로운 100년 여정의 첫해에 처음으로 맞이하는 대경사이며 평화와 친선, 단결을 지향하는 세계의 모든 나라 인민들과 체육인들의 공동의 축전"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 "세계적인 보건위기와 유례없이 엄혹한 환경속에서도 베이징겨울철올림픽경기대회가 성과적으로 개막되는 것은 사회주의 중국이 이룩한 또 하나의 커다란 승리"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경기대회가 검박하고 안전하며 다채로운 대회로 국제체육운동사에 빛나는 한 페지(페이지)를 아로새기며 약동하는 중화의 기상과 국력을 힘있게 과시하게 될 것"이라며, 올림픽 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기원했다.

김 위원장은 두 나라 사이의 관계가 강화되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발전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늘 공동의 위업을 수호하고 전진시키기 위한 투쟁속에서 조중관계는 그 무엇으로써도 깨뜨릴 수 없는 불패의 전략적 관계로 다져졌으며 두 당, 두 나라 인민은 정치와 경제, 문화와 체육을 비롯한 각 분야에서 단결과 협조를 강화하고 있다"고 두 나라 사이의 단결과 협조를 과시했다.

그러면서 "나는 앞으로도 총서기동지와 굳게 손잡고 조중 두 당, 두 나라 관계를 두 나라 인민의 염원에 맞게 새로운 높은 단계에로 계속 승화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북한은 지난달 초 올림픽위원회와 체육성 명의로 중국 올림픽위원회와 베이징 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 조직위원회, 중국 국가체육총국에 편지를 보내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불참한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북은 '적대세력들의 책동'과 '세계적인 대유행 전염병 상황'을 이유로 불가피하게 대회에는 참가하지 못하지만 성공적인 대회 개최를 위해 전적인 지지를 보낸다는 의사를 수시로 표시해 왔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은 4일 개막해 20일까지 계속된다. 패럴림픽은 다음달 4일 시작해 13일 끝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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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클럽' 곽상도 구속 "범죄 혐의 소명, 증거 인멸 염려"

서울중앙지법, 4일 밤 구속영장 발부... 1차 기각 이후 66일만... 검찰 수사 교두보 확보

22.02.04 23:45l최종 업데이트 22.02.05 00:05l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아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측으로부터 아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4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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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전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구속됐다. '50억 클럽' 수사도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문성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4일 오후 11시10분께 검찰이 청구한 곽상도 전 의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유는 다음과 같다.

"주요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염려가 있음."

곽상도 전 의원의 구속은 지난달 1일 같은 법원이 "범죄 성립 여부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어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이 필요한 것으로 보이는 반면, 구속의 사유 및 필요성·상당성에 대한 소명이 부족하다"면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지 66일만이다. 그만큼 검찰의 곽상도 전 의원 수사에 진척이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앞서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전담수사팀(팀장 김태훈 4차장검사)은 지난달 25일 뇌물·알선수재(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곽상도 전 의원 구속영장을 재청구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아들이 화천대유를 퇴직하면서 50억 원(세후 25억 원)을 받은 것에 뇌물과 알선수재 혐의를 동시에 적용했고, 1차 구속영장 청구 때는 없었던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새롭게 적용했다.

곽 전 의원이 2016년 4월 국회의원 선거 직후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로부터 5000만 원을 받아 정치자금법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반면 곽 전 의원은 입장을 내고 "2016년 3월 변호사 비용으로 돈을 받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구속영장실질심사는 5시간가량 진행됐다. 이는 1차 구속영장실질심사 때보다 3시간 늘어난 것이다. 검찰은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가 "곽상도 전 의원이 돈을 달라고 한다"고 말한 내용이 담긴 녹취록을 공개하며 문성관 부장판사를 설득하는 데 힘을 쏟았다.

녹취록에는 2020년 4월 4일 김만배씨가 정영학 회계사(천하동인 5호 소유주)에게 한 말이 담겨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병채 아버지(곽상도 전 국회의원)는 돈(을) 달라고 그래. 병채 통해서. (내가) '뭘? 아버지가 뭘 달라냐?' 그러니까, (곽병채씨가) '아버지한테 주기로 했던 돈 어떻게 하실 건지' 그래서 (내가) '한꺼번에 주면 어떻게 해? 그러면 양 전무보다 많으니까, 한 서너 차례 잘라서 너를 통해서 줘야지, 그렇게 주면 되냐, 응?' 다 달라고 한 거지."

[관련기사] 녹취록 속 김만배 "곽상도가 돈을 달라해, 골치 아파" http://omn.kr/1wyhw

곽상도 전 의원은 구속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나온 뒤 취재진에게 검찰이 자신의 범죄사실을 제대로 입증하지 못했다고 말했지만, 문성관 부장판사는 검찰 주장에 손을 들었다.

앞으로 '50억 클럽' 수사가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지난해 10월 박수영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50억 클럽' 명단(권순일 전 대법관, 박영수 전 특별검사, 곽상도 전 의원, 김수남 전 검찰총장,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비서관,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을 공개했지만, 구속영장 발부가 이뤄진 것은 곽 전 의원뿐이다. 나머지 사람들에 대한 수사는 현재 제자리 걸음이다.
 
대장동 개발 사업자들의 편의를 봐주고 아들을 통해 수십억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 후 차에 타고 있다.
▲ 두 번째 구속심사 마친 곽상도 대장동 개발 사업자들의 편의를 봐주고 아들을 통해 수십억 원의 뇌물을 챙긴 혐의를 받는 곽상도 전 국회의원이 4일 오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 후 차에 타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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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확진자 2만7443명…재택치료자도 10만명 넘어서

등록 :2022-02-04 09:50수정 :2022-02-04 10:08

전날보다 4500여명 늘어

‘사적모임 6인·영업시간 9시’
현행 거리두기는 2주간 연장
지난 3일 청주시 상당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유전자증폭(PCR) 검사 및 신속 항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3일 청주시 상당보건소 선별진료소가 유전자증폭(PCR) 검사 및 신속 항원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로 북적이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사적모임 6인·영업시간 9시’ 제한 등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하기로 한 4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만7443명으로, 사흘 연속 2만명대를 나타냈다. 설 연휴 이후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산과 검사량 증가로 하루 만에 4500여명 늘었다.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2만7443명(국내 2만7283명, 해외 유입 160명)이라고 밝혔다. 전날 2만2907명에 비해 4536명이 늘었다. 총 누적 확진자 수는 93만4656명(해외 유입 2만5967명)이다. 지난주 금요일 1만6096명에 비하면 1만1187명이 늘었다.설 연휴로 인해 코로나19 검사자(잠정 수치로 변경 가능)는 연휴 마지막날인 2일 50만157명에서 연휴 직후 첫날인 3일 67만3671명으로 17만3514명이 늘어난 가운데, 확진자가 4536명 늘어난 것이다. 검사량이 본격적으로 늘어나면 확진자 수 역시 폭증할 것으로 예상된다.해외 유입을 제외한 국내 확진자를 지역별로 보면 경기 7202명, 서울 6139명, 인천 1779명, 부산 1719명, 대구 1707명, 경북 1140명, 충남 1067명, 전북 1063명, 경남 1056명 등에서 1천명 이상을 나타냈다.이날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257명으로 전날보다 17명 적다. 사망자는 전날보다 한명 적은 24명으로 누적 6836명이 됐다. 누적 치명률은 0.73%으로 전날보다 0.02%포인트 낮아졌다. 전날 오후 5시 기준 전국의 코로나19 중증 병상 가동률은 14.8%(2430개 중 362개 사용)로, 전국에 입원 가능한 중증 병상이 2068개 남아있다.

 

재택치료자는 이날 0시 기준 10만4857명으로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전날 9만7136명보다는 7721명이 증가했다. 경기 3만1832명, 서울 2만5554명, 인천 7650명, 부산 6580명, 대구 5774명, 광주 3160명, 대전 1831명 등이다. 하지만 재택치료 관리 여력은 재택치료자 증가 숫자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전날 0시 기준 재택치료 관리 의료기관은 461곳이고, 이들 기관이 담당할 수 있는 관리 가능 인원은 10만9000명이었다. 재택치료자들이 제때 지침이나 키트를 전달받지 못하거나 2~3일간 관리의료기관의 모니터링 전화를 받지 못하는 등전체 인구 대비 예방접종률은 1차 87.0%, 2차 85.8%, 3차 53.8%다. 3차 접종률은 고위험군인 60살 이상 고령층이 86.0%, 18살 이상 성인 기준으론 62.3%다.한편, 정부는 4일 ‘사적모임 6명·영업시간 오후 9시 제한’ 등을 포함한 현행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서 “고심 끝에 정부는 사적모임 인원 제한, 영업시간 제한 등을 포함한 현재의 방역 조치를 다음주 월요일(7일)부터 2주간 연장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거리두기 현행 유지와 관련해 정부는 확진자 규모가 상당기간 크게 증가할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위중증 환자 수 등의 지표가 거리두기 강화조처를 할 정도는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앞서 정부는 오미크론 전환기의 방역 목표는 전환 기간의 유행을 최대한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라고 제시한 바 있다. △중증환자와 사망 피해 최소화△의료체계의 과부하와 붕괴 방지△사회경제적 피해 최소화에 중점을 두겠다는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60살 이상 확진자 수 자체가 비중이 델타 유행 때보다는 확연히 떨어져 있고, 그에 따라서 절대 수 자체도 상당히 작은 편”이라면서 “위중증 환자의 증가가 일어나기는 하겠지만, 전체 확진자 규모에 비례에서는 상당히 둔화돼서 일어날 것으로 평가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하루 확진자) 최소 5만명 이상 5만명 플러스 알파까지도 감당 가능하겠다라고 판단을 하고 있는 중”이라면서 의료체계 여력이 있다고 덧붙였다.

 

박준용 전정윤 기자 ggum@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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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대선후보 검증에 발끈한 국힘당, 하지만...

김민준 기자 | 기사입력 2022/02/04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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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당이 지난 3일 한국노총의 대선후보 검증을 강력히 규탄한 가운데 규탄의 근거가 부적절하며 억지라는 반론이 나왔다. 

 

앞서 한국노총은 지난 1월 27일 열린 중앙정치위원회에서 4당 대선 후보들에게 보낸 대선 정책질의서 답변서에 대한 검증 및 평가심사 결과를 발표해 “정의당 심상정 후보가 한국노총 요구와 가장 높은 적합도를 보였고,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그 뒤를 이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한국노총 정책요구 대부분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다”라고 발표했다. 

 

또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답변서를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대해 임이자 국힘당 선거대책본부 직능총괄공동본부장은 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노총 대선후보 검증을 시대착오적 진영논리와 특정 대선후보 지지를 위한 요식행위로 규정하고 깊은 유감을 표한다”라고 규탄했다.

 

국힘당은 ▲내부 절차의 비민주성 ▲심사위원 구성의 불공정성 ▲검증 및 평가의 왜곡 ▲조합원의 정치적 의사 왜곡 등을 문제삼았다. 

 

국힘당은 한국노총이 대대를 통한 지지후보 결정을 강행하면 허위사실 공표 등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고발할 수 있다며 압박했다. 

 

이에 조선아 한국노총 대외협력본부 실장이 SNS에 반박글을 올렸다. 

 

조 실장은 한국노총이 평가가 편향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한국노총이 사전에 “앞으로의 약속보다 현재의 실천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으며 “이를 확인하는 핵심적인 절차가 바로 12월 임시국회”였다고 전제한 후 “국민의힘은 ‘공공부문 노동이사제’에는 전원 퇴장으로, ‘공무원교원 타임오프’는 환노위 전체 회의 소집 거부로 임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평가위원회는 노총은 물론 대표 연맹과 학계까지 포괄되어 있었고, 그 모두의 평가를 종합하여 평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른 관계자도 “전문가인 외부위원이 참여해 정책평가를 했”다고 하였다. 

 

또 절차의 비민주성에 대해 조 실장은 “(한국)노총 사업 방식은 그 누구보다 노총 출신이 잘 알 것”이라고 꼬집었다. 

 

임이자 본부장은 한국노총 출신이다. 

 

조 실장은 지지후보 결정을 조합원 총투표로 해야 한다는 국힘당의 주장에 대해 “노총 규약, 대의원대회 기능에는 대선방침 결정이 명문화되어 있다”라며 한국노총 규약에 따른 정상적인 절차에 시비를 걸면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150만 조합원의 0.056%에 불과한 850명 안팎의 대의원이 전체 조합원의 정치의사를 대변할 수 없다”라는 주장에 대해 “대의기구 자체에 대한 모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사실 국힘당의 주장은 대의민주주의 기본원리를 부정한 것이기도 하다. 

 

이런 논리라면 전 국민의 0.0006%에 불과한 300명의 국회의원이 국민을 대변할 수 없다는 주장도 가능하다. 

 

또 현실적으로 조합원 총투표로 대선방침을 결정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하였다. 

 

조 실장은 “2007년 ARS 총투표는 무려 10개월이, 2017년 현장 총투표는 두달반이 걸렸다. 다시 말해 이제 와서 총투표를 하자는 것은 4월이나 되어서 지지 후보를 결정하자는 것”이라고 하였다. 

 

한편 한국노총은 7~8일 임시대의원대회 투표를 거쳐 지지후보를 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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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경향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등 엄정히 조사 후 책임져야”

  • 기자명 박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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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2.04 0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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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첫 4자 TV 토론회, 모두 ‘국민연금 개혁에’ 동의

4일자 아침신문들은 1면에 김혜경씨의 공무원 사적 유용 소식과 대선 후보들의 첫 4자 TV토론회 소식을 보도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 선거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배우자 김혜경씨가 경기도청 공무원을 개인 비서처럼 사적 이용 및 법인카드 유용 의혹 등이 제기돼 논란이다. 이 소식은 이 후보가 경기도지사로 재직할 당시 비서실에서 일했던 전 7급 공무원 A씨의 인터뷰를 통해 알려졌다. A씨는 경기도청 5급 공무원 배아무개씨의 지시를 받아 김씨의 심부름을 해왔다고 주장했다.

▲4일자 아침신문 1면.
▲4일자 아침신문 1면.

이와 관련된 언론 보도가 계속되고 논란이 이어지자 이재명 후보가 지난 3일 사과했다. 이재명 후보는 입장문을 통해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 더 엄격한 잣대로 스스로와 주변을 돌아보려 노력했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모자랐다”며 “도지사 재임 시절 부적절한 법인카드 사용이 있었는지 감사기관에서 철저히 감사해 진상을 밝혀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3일 저녁 지상파 3사(KBS·MBC·SBS)에서 제20대 대선 후보들이 첫 4자 TV 토론회를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이 참여했다. 이날 후보들은 부동산, 외교·안보, 일자리·성장 정책을 놓고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다만 국민연금을 개혁해야 한다는 주제에 대해서는 모두가 한뜻을 보였다. 또 후보들 모두 가족과 관련 이슈는 언급하지 않았다.

▲4일자 경향신문 1면.
▲4일자 경향신문 1면.

한겨레·경향 “김혜경씨 법인카드 유용 등 엄정히 조사 후 책임져야”

지난 3일 이재명 후보가 김혜경씨와 관련해 사과한 것을 두고 경향신문은 1면 기사에서 “이 후보의 입장 발표는 배우자 김씨를 둘러싼 과잉 의전 논란이 다른 의혹으로 번지며 확산되자 포괄적인 사과를 표명하며 조기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고 해석했다.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민주당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며 “당 관계자는 ‘이 후보가 그간 공정한 사회를 말해왔는데, 2030세대에 민감한 이슈인 갑질 논란으로 면목이 없게 됐다’면서 ‘당도 사건 전말을 모르니 우왕좌왕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대위 정무실장인 윤건영 의원은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사과하고 반성해야 한다’고 저자세를 취했다”고 보도했다.

▲4일자 경향신문 1면.
▲4일자 경향신문 1면.
▲4일자 경향신문 3면.
▲4일자 경향신문 3면.

경향신문은 ‘이재명 후보의 지난 3일 사과 발언’을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이 후보는 3일 ‘경기도 재직 당시 근무하던 직원의 일로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김씨는 전날 ‘(A씨에게 업무를 지시한 경기도청 5급 공무원) 배모씨와 친분이 있어서 모든 도움을 받았다’고 했으며, 배씨는 ‘이 후보 부부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누구도 시키지 않은 일을 A씨에게 요구했다’고 했다”고 쓴 뒤 “한마디로 배씨가 과잉 충성을 했다는 말인데,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A씨가 지속적으로 김씨 심부름을 하는 것을 알았다면 김씨는 배씨에게 그 경위를 따지고 그만두도록 했어야 마땅하다. 특히 약 대리 처방은 실정법 위반이 될 수 있는 가볍지 않은 사안이다. 배씨는 자신이 복용할 목적이었다고 했지만, 배씨가 A씨와의 텔레그램 대화에서 ‘사모님 약을 알아봐 달라’고 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며 “말을 맞추어 문제를 덮으려 하지 말고 사실을 밝혀야 한다”고 했다.

▲4일자 경향신문 사설.
▲4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이어 “법인카드를 개인적으로 썼다는 의혹은 더 이해가 가지 않는다. A씨 개인카드로 소고기값을 결제했다가 추후 일과 시간에 법인카드로 재결제했다는 것이다. 일반 시민들도 하지 않는 법인카드 유용을 대선 후보 부인이 했다는 것인데, 부적절한 정도를 벗어났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엄정한 조사가 이뤄져야 하며, 잘못이 드러난다면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 이 후보는 성남시장 재직 시 공직자의 도덕성을 강조해왔다”며 “그렇다면 민주당도 깔끔하게 사과하고 유권자의 용서를 구하는 게 옳다”고 조언했다.

▲4일자 한겨레 사설.
▲4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도 사설에서 “김혜경씨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부인 김건희씨와 ‘7시간 통화’ 파문과 관련해 ‘(배우자 등) 대통령 옆에서 영향 미칠 사람에 대해서는 무한 검증해야 한다’고 말한 바 있다. 김씨의 발언은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돼야 한다는 걸 김씨 스스로 잘 알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어 “무엇보다 이번 의혹들 중 일부는 위법 논란까지 일고 있는 만큼 사실관계부터 명백히 규명돼야 한다”며 “법적 책임과 별개로 김씨의 처신은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배씨가 알아서 시킨 것이냐 아니냐를 떠나서, 김씨가 문제 의식 없이 공무원이 사적인 일을 해주는 것을 받아들였다면 그 자체로 국민 눈에는 특권 의식의 발로로 비칠 수밖에 없다. 더 깊은 반성과 진솔한 사과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첫 4자 TV 토론회, 모두 ‘국민연금 개혁에’ 동의

지난 3일 저녁 첫 TV 토론회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 등은 모두 “국민연금 개혁에 동의한다”고 말했다. 이날 안철수 후보는 특히 국민연금 개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국민연금 개혁은 누가 대통령이 돼도 하겠다고 우리 네 명이 공동선언하는 게 어떤가”라고 제안하자, 다른 후보 3명은 긍정의 표시를 보였다.

▲4일자 조선일보 1면.
▲4일자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여야 4당 대통령 후보들은 3일 TV토론에서 모두 ‘국민연금 개혁에 동의한다’고 밝혔다. 대통령 후보들이 한목소리로 연금 개혁에 동의한다는 표현을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지금껏 여야 후보들은 천문학적 규모의 개발 계획과 각종 수당 등을 내걸었지만, 정작 연금 개혁 등 국가의 미래에 핵심적인 공약을 피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도 “지금 각종 연금의 재정 고갈은 하루라도 빨리 개혁하지 않으면 우리 자식 세대에게 재앙으로 다가오게 된다. 다른 목소리가 나올 수 없다. 연금 개혁과 부동산 정책만큼은 후보 4명이 한 목소리로 약속한 내용을 이행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4일자 조선일보 사설.
▲4일자 조선일보 사설.

이날 윤석열 후보는 사드 배치를 주장했고, 이재명 후보는 ‘사드 3불’에 대해 적정하다고 발언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사드 3불은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망, 한미일 군사 동명을 안 하겠다고 중국에 사실상 약속한 것이다. 주권국이 스스로 군사 주권을 외국에 내준 약속인데 어떻게 ‘적정’할 수 있나”고 이 후보를 비판하기도 했다.

▲4일자 경향신문 사설.
▲4일자 경향신문 사설.

반면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연일 반중 정서를 자극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며 “외국인들이 건강보험에서 이득을 보고 있다는 주장은 사실가 다르다. 또 사드는 중국이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중요한 안보 현안이다. 사실과 다르거나 외교적으로 민감한 사안을 대선 후보가 함부로 언급하다니 유감스럽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국민의힘은 중국 때리기로 표를 얻기로 작정한 듯 보인다”며 “2030세대를 중심으로 반중 정서가 커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을 자극해 표를 얻는 것은 저열하고 나쁜 선거운동이다. 대통령에 당선된다고 해도 큰 부담을 지게 된다.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이런 선거운동을 즉각 중당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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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IS 최고지도자 시리아서 제거"...바이든 "테러세력에 강력한 경고"

백악관, '알쿠라이시 제거 작전' 바이든 모습 공개

 

 

미국이 이슬람 무장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우두머리를 시리아에서 제거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대국민 연설에서 갖고 미군 특수부대가 IS 최고지도자인 아미르 무함마드 압둘 라흐만 알마울리 알살비를 시리아에서 제거했다고 밝혔다.

‘알쿠라이시’라는 가명으로 알려진 살비는 2019년 미국에 의해 사망한 IS 두 번째 지도자를 이어 IS를 이끌어 왔다. 이번 작전은 지난해 8월 미군의 아프가니스탄 철수 과정에서 IS의 테러 공격으로 미군 13명 등 100명이 넘는 사망자가 발생한 것에 대한 대응 차원이다.

바이든은 "이번 작전은 테러리스트가 전 세계 어디에 숨더라도 테러 위협을 제거할 수 있다는, 미국이 미치는 범위와 능력에 대한 증거"라면서 "이를 통해 전 세계 테러리스트들에게 강력한 메시지를 보냈다"고 말했다.

살비는 이날 미 특수부대의 급습을 받자 스스로 폭탄을 터뜨려 어린이를 포함한 온가족이 사망했다. 시리아 구호단체인 '하얀 헬멧'은 어린이와 여성을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전했다. 

한편, 바이든은 이날 백악관 상황실에서 미군 특수부대의 작전을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국가안보회의(NSC) 참모들과 함께 직접 지켜봤으며, 백악관은 이런 상황을 담은 바이든의 모습을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떨어진 지지율이 회복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바이든 입장에선 이번 작전 성공을 대외정책 성과로 최대한 홍보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11년 오사마 빈 라덴을 사살할 때도 백악관은 당시 버락 오바마 대통령, 조 바이든 부통령,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 등이 작전 수행을 지켜보는 장면을 공개했다. 또 2019년 아부 바크르 알바그다디 IS 지도자 제거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 마이크 펜스 부통령 등이 이를 지켜보는 사진을 공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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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TV토론 성적표] "최고 무기는 서로 안 꺼내"

수위 조절한 공방 속 득실 교차... 이재명 "절대적 시간 부족", 윤석열 "5%도 못 물어봐"

22.02.04 01:55l최종 업데이트 22.02.04 01:56l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공개홀에서 열린 <방송 3사 합동 초청> 2022 대선후보 토론에서 후보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정의당 심상정 후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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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 "국민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많은데, 절대적 시간이 부족하다 보니..."

윤석열 : "뭘 이렇게 좀 질문하려고 종이에다 써가지고 갔는데, 진짜 5%도 못 물어봤다."

심상정 : "야구할 때 '구질 파악'이란 게 있다. 첫 토론을 하면서 '어떻게 하면 되겠다' 계산하면서 했다."

안철수 : "처음이라 그런지, 서로 자신의 제일 높은 수준의 무기들을 안 꺼내놓은 것 같다. 나도 마찬가지다."


이재명·윤석열·심상정·안철수, 4명의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간 첫 TV토론은 '탐색전'에 가까웠다. 예상됐던 질문과 답변이 나왔고, 서로의 득점과 실점이 교차하는 공방이 이어졌다. 하지만 공방의 수위가 어느 수준의 온도 이상으로 뜨거워지진 않았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상대방 실력에 대한 어느 정도의 탐색 기간이었다"라고 평가했듯, 각자가 가진 패를 모두 열어 보이진 않은 것으로 보인다.
 
현장 취재진 앞에 선 후보들은 대체로 물리적 시간의 제약을 아쉬워했다. 동시에 향후 남은 법정토론 등을 염두에 둔 듯 앞으로의 토론 기회에 대한 기대도 드러냈다. 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오래간만에 하니까 익숙해지는 데 시간이 걸렸다"라며 "감 잡았다"라고 자신감을 내보인 게 대표적이다.

[이재명] 방어하며 유효 포인트 따기... 대장동 방어엔 허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공동주최 대선후보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공동주최 대선후보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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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는 자신이 '말만 잘하는 사람'이라는 일부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일부러 점잖게 간 것으로 보인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소장은 <오마이뉴스>와의 통화에서 "MBC <스트레이트>가 김건희씨의 7시간 녹취 보도를 예고했을 때도, 국민적 기대치가 너무 높았는데 막상 방송되고 보니 '생각보다 별 것 아니네'라고 하게 됐다"라며 "당연히 이재명이 토론을 잘할 거라는 기대치가 높다 보니, 이번 토론을 보는 국민적 평가는 오히려 그가 이겼다고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재명 후보는 스스로 선언한 대로 직접적인 '네거티브'를 자제했다. 답변할 때는 책임을 분산시키며 직격을 피했다. '대장동' 관련 맹공이 이어지자 누가 질문을 하든 국민의힘의 책임을 함께 언급했고, 특히 윤석열 후보가 줄기차게 몰아붙일 때엔 부산저축은행 부실수사 의혹을 꺼내 "오히려 윤 후보가 책임져야 하지 않느냐"라며 맞불을 놨다(관련 기사: 토론 시작부터 대장동, 또 대장동 그리고 대장동).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이재명 후보는 생각보다 방어적이었다. 그런데 그 방어를 하는 데는 네거티브가 깔려 있었다"라고 평했다.
 
대신 질문할 때는 전문용어를 적극 사용해가며 자신의 정책 능력을 상대적으로 돋보이게끔 하는 게 이 후보의 전략이었다. 'RE100(재생에너지 100% 전환 캠페인)'과 관련해 질문한 뒤 윤석열 후보로부터 "그게 뭐죠?"라는 반응을 이끌어낸 데서 드러나듯, 방어 위주의 토론을 풀어가면서도 유효 포인트를 몇 차례 획득했다(관련 기사: 이 "RE100, EU 택소노미 대응은?" - 윤 "그게 뭐죠?").
 
하지만 누적 승점이 충분하지는 않아 보인다.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은 "아주 크게 실점을 한 건 아니다"라고 전제하면서도 "대장동 관련은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 충분히 예상된 질문이었을 테고, 많이 준비했을 텐데도 완벽하게 방어했다는 느낌은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이 후보 입장에서는 이번 토론회를 분위기 전환을 위한 모멘텀으로 삼았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한 건 결과적으로 이재명 후보가 손해를 본 셈"이라는 총평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수석대변인은 4자토론 직후 논평을 통해 "이 후보가 보인 토론 모습은 차라리 안쓰럽다. 본인은 아무것도 몰랐던 그저 바지사장과 같은 성남시장이었다고 변명하는 것과 다름없는 모습"이라며 "이 후보는 차라리 무능해서 아무것도 몰랐다고 고백하는 것이 의혹에 대한 답변을 원하는 국민에 대한 예의였을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윤석열] 경선 때보다 나아졌다... 기본 사실관계 또 틀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공동주최 대선후보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공동주최 대선후보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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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후보는 국민의힘 경선 때와 비교해선 한층 나아진 토론 태도를 보였다. 특히 보수정당이 비중을 높게 두는 안보 주제에서 적극 방어에 나섰다(관련 기사: 이 "사드 추가? 경제 망칠건가" - 윤 "안보 튼튼해야 주가 유지").

엄경영 소장은 "윤석열 후보가 부동산 문제에서는 헤맸지만, 뒤로 가면 갈수록 생각보다 잘했다"라면서 특히 "외교정책에 있어서 확실하게 전통적 가치를 주장했는데, 안보 이슈에서 최근 조금 재미를 보아서 그런지 1대3으로 싸웠는데도 조금 유리했다"고 봤다.

윤 후보는 이날 최소 두 후보에게 질문해야 하는 토론 규칙이 있었음에도, 작정한 듯 자신의 주도권 토론 시간 대부분을 이재명 후보를 향한 공격에 할애했다. 이 후보의 답변이 길어지면 중간에 끊어냈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자 다른 후보에게도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는 질문을 건네기도 했다. 결국 규칙 준수 여부를 두고 몇 차례 이 후보와 신경전으로 이어졌다.
 
토론이 끝난 뒤 고용진 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수석대변인은 "남을 깎아내리고 헐뜯기 위해 자신의 비전과 정견을 알릴 시간을 허비하는 야당 후보의 모습은 무척 안타깝다. 대선후보 윤석열은 안보이고 검사 윤석열만 보였다"라고 꼬집었다.
 
여전히 기본적인 사실관계나 주요 정책 이슈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이미 지난 국민의힘 경선 때 현실과 동떨어진 '주택청약통장' 관련 발언으로 약점을 노출했는데, 똑같은 청약 관련 질문에 잘못된 답변을 내놓은 게 대표적이다(관련 기사: "주택청약통장 없다"던 윤석열, 청약 답변 줄줄이 오답).
 
이같은 상황 때문에 토론을 지켜본 누리꾼들로부터 '실시간 팩트체크'를 당한 윤 후보의 발언도 몇 개나 된다. 다만 이전처럼 얼버무리기보다는 "가르쳐달라" "그게 뭐냐?"라고 물음표를 돌렸는데, 이같은 태도가 충격을 반감시켰다는 평도 나온다. 이강윤 소장은 "윤석열은 능글능글한 태도를 보이며, 걱정했던 것보다는 토론을 잘 풀어갔다"라며 "특히 곤란할 때 확 인정해버렸는데, 그런 자세가 윤석열 후보의 전통적 지지층에게는 되레 심리적 동조 효과를 일정 정도 거둘 것"이라고 예측했다.

[심상정] 윤석열 '김건희 미투 폄훼' 사과 끌어내... 강력한 부인에 잠시 말리기도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공동주최 대선후보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스튜디오에서 열린 지상파 방송 3사 공동주최 대선후보토론회에 참석하고 있다.
ⓒ 국회사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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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는 자신의 강점을 십분 발휘하며 양강 후보를 비판했다. 이재명 후보를 상대해선 차별화에 적극 나섰다. 중대재해처벌법의 적용 범위를 '5인 미만 사업장'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공감대를 이끌어낸 것이나, 이 후보의 성장 관련 공약이 과거 '전체 파이를 키워서 낙수 효과를 기대하는' 보수 정당의 논리와 비슷하다는 점을 꼬집은 점 등이 그렇다. 과거 촛불 집회 당시 인연을 상기시키며 개혁성의 후퇴를 지적했고, 대장동 의혹을 두고는 "이재명이 투기세력과 결탁한 공범이냐 아니면 활용당한 무능이냐"라고 몰아세웠다.
 
심 후보가 가장 주목받은 것은, 그가 윤석열 후보를 향해 배우자 김건희씨의 '미투 폄훼' 발언을 지적하는 장면이었다(관련 기사: 윤석열의 사과법 "사과하겠다, 그렇게 상처 받으셨다면, 제가 그런 말 안했지만"). TV토론에서 윤 후보의 사과를 이끌어내는 데 성공한 심 후보는 안희정 전 충청남도지사의 권력형 성폭력 피해자인 김지은씨를 직접 만난 바 있다(관련 기사: 김지은씨 만난 심상정 "김건희씨 사과, 반드시 필요").
 
하지만 정작 심 후보가 '말렸던' 것 역시 윤 후보와의 토론 중이었다. 그는 윤 후보가 주52시간제, 중대재해처벌법, 최저임금제 등을 두고 폐지를 시사한 점을 지적했다. 그러자 윤 후보는 "그런 말을 한 적이 없다" "정확하게 알고 이야기하시라"면서 그같은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강력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윤 후보는 중대재해처벌법의 재검토와 주52시간제·최저임금제 등 문재인 정부 정책을 비판하며 "비현실적 제도를 철폐하겠다"라고 말해왔다. 심 후보는 토론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5년 전 토론보다 막무가내였다"라며 "윤석열 후보가 (그런 말을 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해서 내가 헷갈릴 정도였다. 사실 확인해서 언론이 검증해달라"라고 말했다.

대선 '재수'인 그가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엄경영 소장은 "심상정은 복지국가 등의 비전을 제시하면서 '허수'가 좀 끼어 있는 모습이었다"라며 "상당히 감성적으로 접근하려고 했던 것 같다. 원래 자기 이야기를 풀어낸 본전"이라고 평했다.
 
[안철수] 연금 개혁 공감대 이끌어내... 여전한 '내가 해봐서 아는데'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리허설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지상파 방송 3사가 공동주최한 대선후보토론회가 열린 3일 서울 KBS 스튜디오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리허설 중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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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대선 출마의 관록이 빛나는 안철수 후보가 굉장히 안정적으로 핵심을 요약해서 잘 대응했다.
 
엄경영 소장은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첫 4자토론 태도를 꽤 높게 평가했다. 안 후보는 이재명·윤석열 후보를 향해 적극적으로 질문 공세에 나서면서도 크게 흥분하지 않고 차분하게 토론을 풀어갔다. 안 후보 스스로 이날 토론 마무리 발언 때 "연금개혁에 모든 후보의 합의를 이룬 게 가장 큰 성과"라고 밝힌 것처럼, 국민연금 개혁을 언급하며 다른 후보들로부터 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를 얻어낸 것 역시 그의 '승점'이라고 평할 만하다.
 
특히 주택청약과 관련해 윤석열 후보의 준비 부족이 드러난 상황이, 안 후보가 그의 '군 복무자 청약 가점 5점 부여' 공약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안 후보는 이날 기자들에게 "나는 그 이야기를 꺼낸 이유가 군 제대자한테 가산점 5점을 준다고 하는 것이 아무 의미없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서 한 것"이라며 "그런데 (청약) 만점이라든지, 작년 커트라인이라든지 이런 쪽을 잘 모르셔서, 내가 설명드릴 수밖에 없어서 아쉬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도입 여부를 두고 공방을 벌일 때는 오히려 여러 번 '반노동'적 발언으로 구설에 올랐던 윤석열 후보보다 후퇴한 인식을 보여줬다. 안 후보는 "민주노총에 기업들이 지배당해 치명적인 경제 손실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고 주장하며 "노동이사제는 기득권 노조를 위한 포퓰리즘에 불과하다"라는 나경원 전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을 인용하기도 했다. "내가 대기업 이사회 임원으로 참석해보고 깨달은 것"이라는 등 10년째 여전히 '내가 해봐서 아는데' 화법에서 탈피하지 못한 것 역시 단점으로 꼽을 만하다(관련 기사: 안철수도 "내가 해봐서 아는데"... MB식 화법?).

태그:#이재명, #TV토론, #안철수, #윤석열, #심상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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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보다 불안한 학습 결손…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간 사교육

등록 :2022-02-03 04:59수정 :2022-02-03 07:47

첫 해는 감염 우려 때문에 감소
2년차 들어 ‘코로나 이전’ 수준
학원비 월평균 최대 26.6% 증가

“4학년이 구구단 까먹는 것 보니…”
사교육, 대면수업·돌봄 공백 메워

학교 못 가도 입시경쟁은 상존
정시확대 속 사교육 경감 요원
한 학생이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문제를 풀고 있다. 연합뉴스
한 학생이 서울 마포구 종로학원 강북본원에서 문제를 풀고 있다. 연합뉴스

“원래는 사교육에 대한 불신이 있어서 안 보냈었거든요. 그러다가 코로나 첫 해에 아이가 원격수업하는 모습을 옆에서 보게 되면서 불안함이 계속 커졌어요. 이대론 안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들고, 나중에는 아이가 먼저 학원을 보내달라고 하더라고요.”

 

 부산에서 중학생 자녀를 키우는 김소영(46)씨는 2일 <한겨레>에 “코로나19 상황 이후 계속되는 학교 비대면 수업 탓에 지난해부터 사교육을 늘렸다”고 말했다. 아이가 집중력을 잃고 늘어지거나 게임에 몰두하는 모습을 옆에서 매일 보자 뒤처질 수 있다는 초조함을 떨치기 힘들었다. 김씨는 “주위에서도 사교육 시작하는 나이가 어려졌다. 사교육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걸 하는지 모르면서도, 막연히 공교육 원격수업보단 나을 거라고 생각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2일 <한겨레>가 입수한 정의당 정책위원회의 통계청 가계동향조사의 학생학원교육 지출 항목 분석자료를 보면, 실제로 코로나19 발발 이후 줄어들었던 사교육비는 지난해부터 다시 늘어나는 추세다. 교육부와 통계청의 ‘2021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통계는 3월께 발표될 예정이어서 비교할 수 없지만, 코로나19 2년차인 지난해부터 학생학원교육 지출 항목은 다시 큰 폭으로 올랐다. 학생학원교육 지출은 영유아·재수생까지 포함한 사교육비 추정 통계다. 학령기 가족 구성원 유무와 상관없이 전체 가구의 교육비 지출을 평균 집계하기 때문에 초중고 사교육비 평균보다 통상 액수가 적지만, 증감 추이를 확인할 수 있다.2020년과 비교해 2021년 1분기 학생학원교육 지출은 가구당 월평균 전년동기 대비 17.6%(9만4102원→11만639원)으로 증가했고, 2분기는 26.6%(9만7066원→12만2842원), 3분기는 17.8%(10만8645원→12만7984원)으로 늘어 코로나 이전인 2019년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2021년 4분기 자료는 오는 2월께 발표된다. 통계청 담당자는 “각 가구에서의 학생학원교육 지출 감소는 사교육비 통계와 증감의 방향이 유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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팬데믹 첫 해인 2020년에는 거리두기와 감염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국내 사교육비가 이례적으로 감소하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를 보면 문재인 정부 들어 사교육비 총액은 2017~2019년 3년간 계속 증가했으며, 2019년은 2009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하지만 2020년엔 전년인 2019년에 견줘 사교육비 총액(10.5조→9.3조)은 물론 학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32.2만원→28.9만원), 사교육 참여율(74.3%→66.5%)까지 동시에 하락했다. 당시 학생학원교육 지출 자료를 봐도 2019년에 견줘 2020년 1분기는 25.3%(12만6002원→9만4102원), 2분기 25.7%(13만676원→9만7066원), 3분기 17.6%(13만1823원→12만7984원), 4분기 12.3%(12만3993원→10만8681원)씩 줄었다.코로나로 인해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가정도 많지만, 사교육비는 다시 포기할 수 없는 지출이 됐다. 서울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학부모 송성남(51)씨는 올해 고등학생이 되는 자녀의 사교육비 충당을 위해 주말마다 동네 김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다. 송씨는 “코로나 첫 해에는 곧 학교가 열리니까 (학습결손을) 보완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벌써 2년이 됐다”며 “사교육을 늘리고 나서 저 말고 다른 학부모들도 학원차 도우미 등 단기 아르바이트를 하며 학원비를 대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12월 확진자가 나온 광주 광산구 한 초등학교에서 전수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 확진자가 나온 광주 광산구 한 초등학교에서 전수검사가 이뤄지고 있다. 연합뉴스

‘출혈소비’로라도 사교육을 다시 늘려야 하는 이유에 대해, 학부모들은 대면수업에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사교육으로 대신해야 했다고 설명한다. 서울 강북구에 사는 초등학교 학부모 백아무개 씨는 “첫 해에는 감염병이 무서운데 학원이 중요한가 싶어서 다 끊었다. 하지만 온라인은 쌍방향 수업이 어렵고 거의 일방향이다 보니 아이의 학습능력이 떨어지는 게 보였다. 결정적으로 4학년인 아이가 구구단을 까먹는 모습에 안 되겠다 싶었다”며 “담임 선생님도 1년에 한번 전화 면담이 끝이고, 각자도생 위기감이 들어 학부모들이 사교육으로 살 길을 찾아가고 있다”고 말했다.더욱이 저학년 학부모들에게 사교육은 돌봄과 직결되는 문제이며, 방역 측면에서도 학원에 대한 신뢰가 상대적으로 큰 편이다. 백씨는 “학교의 대면수업은 유동적이어도 학원은 대면이 기본값이고, 돌봄 수요도 있어 사교육을 더 하게 된다”며 “학원들은 경제적 타격을 우려해 조금만 기미가 있어도 무조건 검사를 권유하는 등 감염관리도 예민하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결국 학생들이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면, 사교육이 진입할 틈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구본창 사교육걱정없는세상 정책국장은 “2016년 이후 사교육비는 계속 오르는 추이였고, 지금은 코로나임에도 비슷하게 흘러가는 모습”이라며 “학교가 온라인 수업을 하는 데다, 등교수업을 해도 이전보다 학교에 머무는 시간이 줄어들다보니 학원을 가는 시간은 늘게 된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로 인해 상황이 혼란스럽지만, 학교 대면수업이 필요한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학교는 못 가더라도 입시경쟁은 상존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사교육비 경감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전망도 나온다. 송경원 정의당 정책위원은 “다른 나라들의 경우 코로나로 인해 학교가 문을 닫자 입시를 간소화하는 모습도 보이지만, 한국은 여전히 경쟁이 치열한데 학부모들과 학생이 손 놓고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구본창 국장 또한 “학령인구 감소 속에서 사교육은 다변화해서 위로 재수시장, 아래로는 유아교육을 늘리려고 하고 있다”며 “재수생은 결국 정시를 공략하는 시장인데, 정시를 늘리는 현 교육정책을 봐도 사교육비 부담이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지은 기자 quicksilv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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