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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판 요동친다…‘공천 파동’ 덮어버린 조국혁신당과 ‘도주 대사’

 

[한겨레S] 커버스토리 D-25 총선 전망

2월 ‘공천 내홍’ 땐 여당 압승 분위기…‘런종섭 사건’ 등 대형 악재
전문가 다수 “정권 심판론 복원, 여당 일방우세 국면 끝나” 입모아
“민주, 중도 확장 실패해 패배” 관측도…표심 좌우할 돌발변수 촉각

기자신승근
  • 수정 2024-03-18 15:50
  • 등록 2024-03-16 07:00
그래픽 노수민 기자 bluedahlia@hani.co.kr
그래픽 노수민 기자 bluedahlia@hani.co.kr

4·10 총선을 27일 앞둔 지난 14일, 여야는 격렬하게 요동쳤다. 후보 공천을 사실상 마무리하고 ‘윤석열 정권 심판론’ 점화에 다걸기하고 있는 더불어민주당은 ‘목발 경품’ 발언과 ‘거짓 사과’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후보(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했다. 의정 활동 하위 10%로 분류돼 득표에서 30%를 감산한 박용진 의원과 벌인 결선에서 정 후보가 승리한 지 사흘 만이다. 야권의 총선용 위성정당 더불어민주연합은 시민사회 몫으로 추천한 비례대표 후보 4명 가운데 2명(전지예 금융정의연대 운영위원, 정영이 전국농민회총연맹 구례군농민회장)의 과거 활동 등을 문제 삼아 교체한 데 이어,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 기피’로 규정해 공천을 취소했다. 양심적 병역거부를 지지해온 민주당의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야당 심판론’으로 맞불을 놓고 있는 국민의힘도 돈봉투 수수 의혹이 일파만파로 번진 정우택 후보(충북 청주상당) 공천을 뒤늦게 취소한 데 이어, ‘5·18 민주화운동 북한 개입설’을 주장한 도태우 후보(대구 중·남) 공천도 전격 철회했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재검토 요청에도 박근혜 전 대통령 쪽 인사인 도 후보자 공천을 유지하기로 한 결정을 이틀 만에 스스로 뒤집은 것이다.

그래픽 노수민 기자 bluedahlia@hani.co.kr
그래픽 노수민 기자 bluedahlia@hani.co.kr

‘야당 심판론’과 ‘정권 심판론’으로 격돌하는 여야 모두 “국민의 눈높이”를 강조하며 중도층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위해 사활을 건 총력전에 나선 것은 총선 승패를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단독 과반인 “151석 확보”를 언급한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의 현실적 목표는 ‘원내 제1당’이다. 지난 총선에서 103석을 얻는 데 그친 국민의힘도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을 위해선 제1당을 확보해야 한다. 하지만 어느 쪽이 1당, 더 나아가 단독 과반을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가늠하기 어렵다.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열세로”

총선 현장에선 하루가 다르게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고 한다. 경기도에서 우선 공천을 받은 국민의힘의 한 후보는 “민주당은 공천 파동을 겪으며 맞을 매를 거의 다 맞았다. 이제 우리가 매를 맞을 차례인데 도태우 5·18 망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호주(오스트레일리아) 대사 임명 등 악재가 터지면서 수도권에서 국민의힘 우세 국면이 열세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이 후보는 “민주당의 김부겸 ·이해찬 상임 선거대책위원장 기용을 간단하게 봐선 안 된다. 민주연합 비례대표 후보 이력에 문제가 있는 시민단체 쪽 후보자를 다 쳐내면서 그동안 공천 파동의 감점을 만회하고 있다. 오는 22일 여야 공천 대진표가 다 짜이고 본선 대결이 펼쳐지면 민주당의 공천 갈등은 모두 잊히고 국민의힘과 민주당 공천 후보의 인물 경쟁력과 지지층 결집, 그리고 중도층을 얼마나 더 우리 편으로 끌어오느냐로 승부가 갈린다”며 “윤(석열)-한(동훈) 대립 때처럼 한 비대위원장의 ‘한칼’(독자성)을 빨리 회복하지 않으면 수도권에선 힘겨운 승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돈봉투를 받은 정우택 후보와 5·18 폄훼 도태우 후보 공천을 취소했지만 이종섭 호주 대사 임명을 고리로 정권 심판론이 불붙을 것을 우려하는 흐름도 감지된다. 국민의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은 안철수 후보가 지난 14일 이 전 장관 호주 대사 임명에 대해 “국민이 납득할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히고, 국민의힘 안에서 “정무적 고려 없이 무턱대고 임명한 게 이해가 안 된다”(이상민 후보)는 등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 것은 심상찮은 현장 민심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내부 분위기는 엇갈린다. 서울 지역에서 공천받은 민주당 현역 의원은 “투표장에 안 가려던 지지자들이 조국혁신당의 등장으로 투표장에 갈 요인은 생겼다. 하지만 민주당에 대한 민심은 여전히 싸늘하다. 특히 지난 대선 때 30대 투표율이 낮아 이재명 대표가 아깝게 졌는데 지역구에서 마주친 30대의 반응은 정말 차갑다”며 “공천 갈등에 실망한 유권자, 특히 핵심 지지층인 호남 출신과 40~50대 유권자의 실망감도 아직 완전히 풀리지 않은 것 같다”고 전했다. 이 의원은 “민주당 제1당 목표는 불가능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반면 친명계 좌장인 정성호 의원은 “조금씩 지역 분위기가 살아나고 있다. 바닥을 치고 올라가는 게 느껴진다. 각 지역구 대진표가 다 짜이면 결국 후보 경쟁력 싸움이 될 것”이라고 했다. 경기 북부 지역에 공천을 받은 중립 성향의 민주당 의원도 “현역 의원이 마구잡이로 나가떨어진 민주당 공천을 보면서 지지자들이 갈등과 분열을 우려하면서도 ‘고소하다’,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나에게도 ‘너는 안 잘리고 어떻게 살아남았냐’고 할 정도”라며 “국민의힘 ‘현역 불패 공천’과 비교되는 민주당의 공천 혁신론이 먹힐 수 있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14일 기준 254개 지역구 가운데 243곳의 공천을 확정한 민주당에서 ‘비명계 학살 논란’이 일고 있지만, 현역 의원 63명을 신인으로 교체한 공천이 국민의힘의 ‘고인 물 공천’에 견줘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을 경쟁력을 갖췄다는 주장이다.

김부겸·이재명·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부터)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자’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김부겸·이재명·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상임 공동선거대책위원장(오른쪽부터)이 지난 12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출범식에서 ‘윤석열 정부를 심판하자’는 손팻말을 들고 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민주당 참패 흐름 확실히 꺾였다”

조국혁신당 돌풍, 여야 후보의 막말 파문, 선심 정책 남발 논란을 빚고 있는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의대 정원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의사 단체 대립 장기화 등 총선 결과를 좌우할 변수는 차고 넘친다. 그러나 여야가 사활을 건 ‘정권(윤석열과 국민의힘) 심판론’과 ‘야당(이재명과 민주당) 심판론’ 가운데 어느 쪽으로 민심이 기우냐에 따라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총선 승패는 판가름 날 수밖에 없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 윤희웅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 박성민 민기획 대표, 윤태곤 더모아 정치분석실장 등 정치 현실과 여론의 흐름을 분석해온 전문가 5명에게 총선 변수와 판세, 총선 결과에 대한 전망을 물었다.

이들은 다양한 변수 가운데 “검찰 독재 조기 종식”을 선명하게 내건 조국혁신당 돌풍과 해병대 채 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이종섭 전 장관 호주 대사 임명, 임종석 전 대통령실 비서실장의 ‘이재명 대표 중심 단결론’ 등이 당장 총선 판세를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국민적 지지를 받고 있는 의대 정원 확대는 정부와 의사 단체의 대립이 장기화하면서 여권에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개혁신당·새로운미래 등 제3지대 후보는 지지율이 미미해 총선에서 큰 변수가 되지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정권 심판론에 공감하는 유권자의 투표장 참여 정도를 가늠할 투표율이 총선 결과를 판가름할 것으로 예상했다.

보수 진영 전문 정치평론가를 자임해온 장성철 소장은 “조국혁신당 출현과 이종섭 호주 대사 임명 강행 이전과 이후로 총선 판세가 완전히 달라졌다. 이전이라면 야당 심판론이 힘을 받고 국민의힘 승리를 점치는 게 맞지만, 이젠 윤석열 심판론이 더 크게 작동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해 2월까지는 민주당이 극심한 공천 갈등을 겪으며 분열한 데 견줘 ‘한동훈 비대위원장 체제’로 전환한 국민의힘은 윤-한 갈등 표출 등으로 정권 심판 대상인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분리 현상이 발생하고, 조용한 공천으로 국민의힘 우세 흐름을 유지한 건 사실이다. 그러나 조국혁신당 돌풍, 이종섭 대사 임명과 출국으로 ‘런종섭’ ‘도주 대사’ 논란이 불거지면서 다시 윤석열 정권 심판론에 불이 붙어 국민의힘 일방 우세 국면은 끝났다는 것이다. 장 소장은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다수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은 민주당 공천 갈등 등에 따른 ‘일시적 착시효과’일 뿐이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정권 심판론이 여전히 높게 나타나고 윤 대통령에 대한 비호감도도 높아 이번 총선에서 국민의힘이 다수당을 차지하기는 힘들다”며 사실상 민주당 승리를 전망했다.

윤희웅 센터장도 “지난 2월 말까지는 한동훈 비대위원장의 독무대였지만 민주당 공천이 마무리되고 임종석 전 실장의 민주당 잔류로 정권 심판론이 희석되던 흐름이 일단 멈췄다. 중도 성향의 김부겸 전 총리가 이재명 대표, 이해찬 전 총리와 함께 정권 심판 캠페인을 본격화하면서 심판론과 (정권) 안정론의 격차가 다시 벌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윤 센터장은 특히 “정권 심판을 원하지만 민주당이 마음에 안 들어 머뭇거리던 유권자들에게 윤 대통령, 한 비대위원장과 선명하게 각을 세운 조국혁신당이라는 새로운 선택지가 생겨나면서 정권 심판론을 확실히 복원하고, 민주당에 실망해 투표장에 안 가려던 이들에게 ‘비례는 조국, 지역은 민주당’을 찍으러 투표장에 나갈 동기를 부여했다”며 “조국혁신당 돌풍이 민주당 비례대표엔 타격이 되겠지만 이재명 대표에 대한 비호감 탓에 단독으로 정권 심판론을 이끌고 갈 수 있는 그릇이 안 되는 민주당이 정권 심판론을 확산시키는 데는 큰 도움을 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민주당이 국민의힘에 정당 지지율이 밀리지만 조국혁신당에 대한 6% 안팎의 배타적 정당 지지율을 합하면 국민의힘 지지율과 거의 비슷하다”며 “1~2% 차의 박빙 승부를 펼쳐야 하는 민주당 수도권 지역구 후보들에게 6%의 조국혁신당 지지율이 옮겨 간다면 승패를 가를 힘이 될 것”이라고 했다. 조국혁신당이 내건 윤석열 정권 심판을 위한 ‘비조지민’(조국혁신당 비례대표 투표를 위해 투표장 간 김에 지역구는 민주당 후보를 찍자)이 현실화하면 수도권 민주당 후보의 승리를 견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윤 센터장은 다만 “총선 승패를 지금 전망하긴 어렵다”며 “일단 2월 말까지 당연시했던 국민의힘 단독 과반, 민주당 참패 흐름은 확실히 꺾였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봄이 오면 국민의 삶이 피어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배경으로 회의를 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국민의힘 지도부가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봄이 오면 국민의 삶이 피어납니다’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배경으로 회의를 열고 있다. 김봉규 선임기자 bong9@hani.co.kr

 “조국혁신당 때문에 중도층 이탈”

박성민 대표와 윤태곤 정치분석실장은 민주당의 상황이 2월보다 호전됐다는 데 동의하면서도 총선 결과에 대해선 더욱 조심스러운 전망을 내놓았다. 박 대표는 “넓게 보면 국민의힘과 민주당 모두에 1당이 될 기회가 아직 남아 있다. 다만 유권자들 기저에 정권 심판론이 크게 자리잡고 있어 민주당의 1당 가능성이 좀 더 있다는 정도로 전망할 수 있다”면서도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윤석열 심판론을 완전히 불식하지 못했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공천 학살과 내분으로 정권 심판을 원하는 세력을 총결집하기엔 미흡하다. 종합적으로 볼 때 총선 결과에 대한 여야의 승패 판단은 유보할 수밖에 없다”고 신중하게 반응했다. 그는 다만 “정당 지지율은 총선 판세를 읽고 결과를 전망하는 데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현재 국민의힘이 우세한 정당 지지율로 총선 결과를 섣불리 예단하는 것을 경계하며 이렇게 말했다. “2016년 총선 한달 전 갤럽 여론조사에서 정당 지지율은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39%, 더불어민주당 23%였다. 그런데 총선 결과 민주당이 123석을 얻어 122석을 얻은 새누리당을 이겼다. 지난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때 갤럽 조사에서도 국민의힘과 민주당 정당 지지율은 34% 대 34%였다. 그런데 국민의힘 후보가 큰 표차로 졌다. 현재 서울 지역 일부 여론조사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민주당에 견줘 아주 높게 나타나는데, 윤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과 거의 엇비슷한 수준이다. 이건 서울의 여권 지지층이 다 결집했다는 지표일 뿐이다. 반면 민주당 지지율은 30% 안팎인데 윤 대통령 국정 수행 부정 평가는 50~60%, 정권 심판론도 50% 전후로 나온다. 민주당 지지율과 20% 안팎의 갭이 있는데, 이 안에 실제 정권 심판을 가능하게 할 유권자가 포진하고 있다. 이들이 실제 투표장에 안 나올 때, 총선 투표율이 이상할 정도로 낮아 55% 밑으로 떨어져야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이길 것이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이재명 대표의 공천 학살, 민주당 내분 때문에 정권 심판을 원하는 이들이 투표장에 안 나올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최근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심판론에 불을 지피고, 이종섭 호주 대사 임명도 정권 심판론에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 이를 잘 지켜봐야 한다.”

윤태곤 실장은 “지금 총선 결과를 구체적인 의석수로 가늠하는 건 무의미하다. 대선과 달리 지역구별로 상황이 다르고, 여야 후보의 개인 경쟁력 등이 영향을 크게 미치는 총선에서 2020년 총선 때 코로나19 방역 효과로 여당인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우세했던 것처럼 확 쏠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 말고 누가 총선 결과를 자신할 수 있겠냐”고 되물었다. 그는 이른바 조국혁신당의 출현으로 정권 심판론이 불붙고, 야권 지지층이 투표장으로 쏟아져 나오면서 민주당 승리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양면성에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조국혁신당은 지금 지지율이 천장이다. 야당을 지지하고 정권 심판을 원하는 왼쪽 표가 뭉쳐 투표장에 나올 명분을 찾은 건 맞지만, 거꾸로 그만큼 오른쪽이 국민의힘으로 움직이고 중도층이 빠지는 것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자녀 입시 비리 등으로 실형을 선고받고 대법원 확정판결을 기다리는 조국 대표가 보수층은 물론 중도층, 젊은 층 표심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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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도 확장하는 쪽이 승리했다”

여전히 민주당 참패를 예견하는 시각도 있다. 민주당 12년 당원이자 민주연구원 부원장 출신인 최병천 소장은 “노무현 대통령 당선으로 지역주의에 기반한 3김 정치가 사실상 종식된 뒤 2004년부터 치러진 5차례 총선에서 정권 심판론이 승리한 건 2016년 단 한번뿐이고, 모두 여당이 승리했다. 2016년 총선에서 야당인 민주당의 승리도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 감별사들이 유승민 원내대표 공천을 배제하고 김무성 대표가 이에 반발해 ‘옥새 파동’(공천장에 대표 직인을 찍어주지 않고 버틴 사건)을 일으킨 여당의 분열 때문이었다”며 “상황이 일부 호전된 건 사실이지만 4주 앞으로 닥친 총선 막판에 정권 심판론이 작동해 민주당이 승리한다는 건 희망 사항에 가깝다”고 말했다. 앞서 ‘국민의힘 160석 이상, 민주당 120석 미만’을 전망했던 그는 격차는 줄겠지만 국민의힘이 1당을 차지할 것이라는 의견은 고수했다. 최 소장은 “1987년 이후 총선·대선 등 17번의 선거를 분석해보면 분열·반사이익·중도 확장, 즉 분열하지 않고 실책하지 않고, 스스로 혁신해서 중도를 확장하는 쪽이 승리했다. 특히 254개 지역구 가운데 국민의힘 강세 지역은 영남 65곳, 강원 8곳 등 73곳인데 민주당은 호남 28곳, 제주 3곳 등 31곳이라 민주당은 42석이 불리한 구도에서 출발한다”며 “민주당이 과반을 차지한 2004년·2020년 총선의 공통점은, 민주당이 통합을 지향하고 중도를 확장해 충청권과 수도권에서 각각 70% 이상을 득표했다는 사실이다. 그런데 이재명 대표는 통합과 중도 확장의 길을 따르지 않고 ‘문-명(문재인계·이재명계) 갈등’을 유발하고, 2016년 ‘진박 감별’처럼 ‘수박 감별’을 하고 있어 승리할 수 없다”고 했다.

정치적 양극화가 갈수록 심해지는 상황에서 미래에 대한 긍정적 기대에서 비롯되는 전망적 투표보단 과거를 판단하는 회고적 투표가 힘을 얻을 가능성이 크다. 총선까지 시간은 아직 3주 넘게 남아 있다. 생각지도 못한 돌발 변수가 나타나 언제든 판을 뒤흔들 수 있는 시간이다. 국민들은 누구를 심판할까.

신승근 기자 sk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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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만의 의대 증원 ‘지역의료 힘 실었다’ 신문들 일제히 1면



[아침신문 솎아보기] “지역의료 숨통·단비” 정부 입장 전달…‘무늬만 지역의대’는?

황상무 사퇴에 4개 신문 “이종섭도” 입 모아

 

기자명김예리 기자

  • 입력 2024.03.21 07:55

  • 수정 2024.03.21 08:24

 

  • 언론자유를 지키는 힘, 미디어오늘을 지지해 주세요

▲21일 아침신문 갈무리

정부가 의대 정원 대학별 배정결과를 발표했다. 대다수 신문이 2000명 증원에 ‘쐐기’를 박은 발표라고 밝히는 한편 ‘서울 0명, 지방 1639명’이라는 정부 입장을 1면 머리기사 헤드라인으로 뽑았다. 문제는 의대생과 의사들이 어디에서 실습하고 배치되느냐인데, 내막을 살펴보면 이야기가 다르다.

21일 아침신문의 헤드라인은 2곳을 뺀 7곳에서 ‘정부 의대증원 배치 결과’였다. 강조점은 같다. 경향신문은 <정부, 의대 증원 못 박았다…비수도권 1639명·서울 0명>이라고 제목을 뽑았다. 중앙일보는 <1639 vs 0…의대증원, 지역의료 힘 실었다>로 뽑았다. 조선일보는 <의대 증원 서울 0명, 경인 361명, 지방 1639명>이다. 한국일보는 <서울 +0명…지방 7곳엔 정원 200명 ‘메가의대’>였다.

▲21일 조선일보

▲21일 한겨레

교육부는 20일 내년도 의대 정원을 3058명에서 2000명 더 늘리고, 이 중 1639명(82%)을 비수도권 지역 대학에 배정한다고 발표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배정 결과를 두고 “지역의료를 살리겠다는 정부의 강한 의지가 담겨있다. 늘어나는 2000명의 정원을 비수도권 의대와 소규모 의대, 지역 거점병원 역할을 수행하는 지역 의대에 집중 배정하겠다”고 했다.

비수도권에 있는 지역거점 국립대 의대 정원은 경북대(110명)·부산대(125명)·전북대(142명)·충북대(49명)에서 200명으로 증가한다. 신문들은 “최대 4배 가까이 증가”했다고 강조했다. 신문들은 “국내 의대 정원이 늘어난 것은 제주대 의대가 신설된 1998년 이후 27년 만으로, 2006년 351명을 줄인 뒤 의대 정원은 19년째 동결돼왔다”고 전했다.

▲21일 동아일보

경향신문은 “지역의료 여건 개선을 위해 거점 국립대가 아닌 비수도권 의대도 정원 규모를 100~150명 수준으로 확대한다”고 밝힌 뒤 <27년 만의 의대 증원, 지자체 “지역의료에 단비”>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2000명은 ‘비수도권’ ‘소규모’ ‘지역 거점’이란 세 가지 원칙에 따라 배정됐다”고 했다.

조선일보도 “정원 150명이 된 사립대(원광대·조선대·순천향대)까지 더하면 총 10개 지방 의대가 서울대보다 규모가 커진다”며 “수도권·비수도권, 서울·경인 간 의료 불균형을 우선 고려했다”는 정부 입장을 전했다. 동아일보는 “상급종합병원이 몰려있는 서울 소재 의대 8곳에는 증원분이 전혀 배정되지 않았다”며 보건복지부 관계자가 “지역균형 원칙을 더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고 전했다고 했다.

리니지M 지금 플레이

▲21일 조선일보

경향신문은 “지역 일부 의대는 서울대·연세대·고려대 등 서울 주요 의대보다 규모가 커지게 됐다”며 “지역 의료를 강화하고, 대학 위상을 높이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교육의 질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의료교육 부실에 대한 책임도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지역의료 도약 마중물 되길 (바란다)”며 “고사 직전인 지역의료를 살릴 수 있는 골든타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점에서 비수도권 의대 중심 배정은 타당한 방향”이라고 했다.

이번 의대 정원 배치가 “지역의료를 살릴 수” 있을까. 보건의료운동계는 그렇지 않다고 지적한다. 의대 정원을 늘리는 것과 이곳을 통해 배출된 의사들이 지역에서 일하는 것은 별개 문제다. 이번 증원안을 보면, 정부와 신문들이 ‘지역의대’로 분류한 곳 상당수는 교육병원이 서울 중심 수도권에 위치한 경우다. 정작 의대생들이 서울이나 수도권에서 학습과 실습하는 ‘무늬만 지역의대’들이라는 것이다.

▲21일 한겨레

현대의 울산대 의대가 대표적이다. 울산대 의대는 정부가 울산에 건립하는 것을 허가했지만 서울 송파구에 있는 서울아산병원에 있다. 성균관대의대는 수원에 있다는 이유로 정부가 비서울이라고 분류했고 교육병원은 삼성서울병원과 강북삼성병원에 있다. 이들 대형병원은 정부가 정원을 200% 늘려 특히 증원 폭이 높다. 이들 의과대학은 정부 허가와 다른 위치에 병원을 세운 뒤 지금까지도 미인가다.

행동하는간호사회, 건강사회를위한치과의사회,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등이 꾸린 보건의료단체연합은 21일 성명을 내고 이같이 지적했다. 단체는 그 외에도 교육병원이 수도권에 있는 ‘무늬만 지역의대’로 △건국대(건대병원) △동국대(동국대일산병원) △순천향대(순천향대서울병원, 순천향대부천병원) △관동대(국제성모병원) △을지대(을지대병원, 의정부을지대병원) △차의과대(분당차병원) △한림대(성심병원)을 꼽았다.

▲서울의 한 의과대학. ⓒ연합뉴스

이런 실상을 따져 보면 “국립대 의대 인원을 빼면 사립대의대 증원 인원 1194명 중 수도권 병원이 있는 사립대가 764명(64%)”이라며 “사실상 수도권 민간 대형병원들의 민원수리 성격이 짙다”고도 비판했다.

이와 관련 한겨레는 “이제 정부는 의대 정원 확대가 실제 의사가 부족한 곳의 의료진 확충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대책을 마련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늘어난 의대생을 졸업 후 지역에 정착시킬 방안은 여전히 부실해, 큰 폭의 증원이 지역의료 강화로 이어지지 못할 거란 지적도 있다”고 했다.

한겨레를 제외한 신문들은 의대증원에 대한 반발 또는 비판 의견으로는 주로 증원 자체에 반대하며 파업한 의료계 측 입장을 전했다. 신문들은 연세대학교 의대와 세브란스병원,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교수 일동과 대한의학회 등이 성명을 내고 “의대 증원 졸속 정책은 우리나라 의사 교육을 후진국 수준으로 추락시켜 흑역사의 서막을 열 것”이라며 철회를 촉구했다고 했다.

 

황상무 사퇴에 4개 신문 ‘이종섭 경질·사퇴해야’ ‘결단해야’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언론인 회칼 테러’ 사건 언급 논란이 불거진 이후 엿새 만이다. 그러나 다수 신문은 황 수석 사퇴로 마무리지어선 안 된다고 사설을 냈다. 윤 대통령이 ‘해병대 채 상병 순직 사건’ 외압 의혹으로 수사 받다 출국한 이종섭 주호주 대사를 경질할 것을 주문했다.

▲21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황 수석의 사퇴는 당연할 뿐 아니라 오히려 늦었다”며 “대통령실은 이 대사 귀국으로 민심을 달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대단한 착각이다. 사태를 수습하는 근본 해법은 윤 대통령이 이 대사를 즉각 경질하고, 제대로 수사받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다.

황 수석 사퇴를 두고는 “기자들을 상대로 ‘회칼 테러’ 겁박을 한 것은 권위주의 시대에나 통할 언론관을 그대로 드러낸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하면 시민이건 언론이건 모두 입을 틀어막겠다는 ‘입틀막 정권’의 본질을 극명하게 드러냈다”고 평했다. 경향신문은 1면에선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황 수석 사퇴로 “다 해결됐다”고 환영한 것을 두고 “하지만 본질적 의혹 해소와는 거리가 있어 수도권 민심 이반에 제동을 걸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했다. 한겨레도 <이종섭 자진귀국은 임시변통, 대사직 사퇴부터 해야> 사설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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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사파업 한달…“언론·의사·정부가 빼놓은 핵심, 공공의료”

 

세계일보는 “황 수석 사퇴는 만시지탄이다. 총선을 20여일 앞두고 악화일로인 민심을 고려하면 더 서둘러 용단을 내렸어야 했다. 지난 18일 왜 대통령실이 자진 사퇴 가능성을 일축했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며 “더 치명적 악재인 이종섭 주호주 대사 논란도 서둘러 매듭을 지어야 한다” 고 했다. 한국일보도 “이 대사 문제가 조기 귀국으로 해결될 것이란 시각은 안이할 수밖에 없다”며 “더구나 지금은 ‘대통령-여당 충돌'인 점에서 '1차 윤-한 갈등' 때보다 양상이 심각하다. (…) 윤 대통령이 황 수석 문제와 같이 결단하는 게 여당을 돕는 일”이라고 했다.

▲21일 한국일보

중앙일보는 이 대사를 둘러싼 문제를 ‘윤·한 갈등’으로 규정한 뒤 “현 정부를 두고 많은 사람이 ‘예측이 불가능한 정권’이라며 답답해 한다. 상식에 어긋나고 총선에 악재인 게 뻔한데도 대통령이 그런 방향으로 행보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라며 “사소한 일로라도 국민 신뢰를 상실하면 정책의 동력은 금방 고갈되고, 남은 임기의 향배를 결정할 총선에서 패배하기 마련임을 대통령실은 각성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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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이종섭 귀국, 다 해결"?‥본질 흐리기, 진정성 있다면 특검 수용해야

이종섭 대사 공관장 회의 차 귀국

한 위원장 "오늘 다 해결됐다"

"진정성 있다면 특검 수용해야"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있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이 20일 아침 돌연 사퇴했다. 이에 발맞춰 이종섭 주호주대사도 귀국 의사를 밝혔다. 여당은 “결국 오늘 다 해결됐다”며 생색냈지만, 야당은 귀국이 중요한 게 아니라며 특검을 촉구했다. 게다가 이 대사는 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하기 때문에 해결됐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정부는 이 대사 귀국 촉구에 “공수처에서 출국 허락받고 호주대사에 부임한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공수처는 “출국을 허락한 적도 없으며 그럴 권한도 없다”라고 반박했다. 이런 와중에 이 대사 본인이 돌연 귀국 의사를 밝힌 것.

그러나 이 대사가 수사에 협조할지는 미지수다. 이번 이 대사의 귀국은 ‘수사를 받기 위한 귀국’이 아니라 회의 참석을 위한 ‘통상적 귀국’이기 때문이다. 이 대사는 25일부터 열리는 방산협력 주요공관장 회의 참석차 귀국한다.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이종섭 대사 문제가 다 해결됐다”라고 자평했다. 하지만 애초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국금지가 내려진 이 대사관이 회의 참석 차 귀국하는 것이니 해결됐단 주장은 억측에 불과하다.

호주에 갈 수도 없던 사람을 호주대사로 임명한 것부터가 문제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탄희 의원은 “조사를 받는 피의자의 출국금지가 해지된 것은 법적인 안전장치를 폭력적으로 부순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사 임명 전 인사검증도, 출국금지 해지도 법무부 업무인데 인사과정에서 왜 걸러지지 않은 것인지 그 과정이 소상히 밝혀야 한다는 거다.

민주당이 특검법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대통령실이 수사 무마의 목적으로 외압을 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기 충분하기 때문이다.

이종섭 대사 임명을 옹호하던 여당이 입장을 급선회한 이유는 총선을 앞둔 여론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이 때문에 이 대사 귀국을 촉구했던 여당 후보들의 진정성을 믿기는 어렵다.

야당은 “(여당이) 조금이라도 진정성이 있다면 곧 국회에서 채 상병 특검의 합의 처리에 적극 협조하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지율을 올리기 위한 쇼가 아니라면 귀국을 운운하며 본질을 흐리지 말고 특검을 수용하라는 이야기다. 민주당이 발의한 ‘채 상병 특검법’은 패스트트랙으로 4월 3일 언제든 통과시킬 수 있는 상태가 된다.

한편, 이 대사가 참석하는 공관회의는 외교부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공동 주관으로 열린다. 주요 방산 협력 대상국인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인도네시아, 카타르, 폴란드, 호주 등 6개국 주재 대사들이 참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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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윤’ 이철규 “비례대표 공천 불투명...의견 제시가 잘못이면 한동훈은 월권” 직격

“법 공부한 분이...” 한동훈 위원장 인식에 공감하지 못하겠다는 이철규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0. ⓒ뉴스1


‘친윤계’ 핵심 인사이자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인 이철규 의원이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에 대해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라고 밝혔다. 또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 등과의 소통 과정에서 “이렇게 협의 없이 밀실에서 이루어지면 어떻게 함께 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한 사실, 윤석열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 위원장을 당선권에 배치해 달라 요구한 사실 등은 실제 있었다고 인정했다.

다만 이는 “바로잡아주길 바라는 충정”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를 두고 ‘당내 갈등’으로 보도하는 것은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주 위원장 당선권 배치 요구에 대해서는 “호남지역에서 우리 당세를 확장하는데 큰 공헌을 한 분”이라며 “그런 분 추천하는 게 왜 사천인가”라고 반박했다.

이철규 의원은 20일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당 인재영입위원장 자격으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말했다.

 

 

“진행 과정, 불투명...약속 지켜지지 않았다”

“내 의견 제시가 잘못 것이면, 한동훈도 월권”


먼저, 그는 일부 후보가 공천에서 배제된 것에 대해 “국민께 납득시킬 수 있는 공천을 위해 억울하게 희생당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이들을 “위로하고 이해시키고 달래면서 총선 승리에 기여해 주십사 밤새워 설득했다”면서 “오로지 당의 화합과 당의 역량을 결집시키기 위해, 다른 누군가가 해야 할 일을 (해야 할 사람이) 하지 않기에 제가 그 일을 담당해 왔다”고 강조했다. 그리고 그 덕분에 “지역구 공천이 순조롭게 매듭지어졌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비례대표 공천은 그 진행 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면서 “당초 비례대표를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에서 고심해서 결정한 후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로 이관하기로 했으나, 이 약속이 지켜지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또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왜 국민의미래 공천에 관여하느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국민의미래는 국민의힘의 비례정당이다. 자매정당이다. 국민의힘과 한 몸이다. 이것은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인 한동훈 위원장도 명확히 밝힌 바 있다. 따라서 국민의미래 공천 과정은 한동훈 위원장 책임 아래 진행되어 왔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면서, 자신의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에 관한 의견 제시가 잘못된 것이라면 “한동훈 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도 모두 월권이고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히려 장동혁 사무총장은 (국민의미래 공천에) 관여할 법적 근거가 없다”면서 국민의힘 당규 35조 2항에 적시된 인재영입위의 권한을 짚었다.

 

 

이철규 국민의힘 인재영입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20. ⓒ뉴스1

 

“협의 없으면 함께할 수 없다” 말한 것은 “사실”

하지만 “사천은 없었다” 주장


그는 한동훈 위원장과 장동혁 사무총장, 윤재옥 원내대표, 유일준 국민의미래 공천관리위원장 등에게 전화를 돌린 이유를 설명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18일 이 의원은 당일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 발표가 있다는 사실을 취재진에게서 듣고 상황 파악을 위해 한 위원장과 장 사무총장 그리고 국민의미래 공관위원장에게 전화를 돌렸다. 하지만 하나같이 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한다. 이에, 당 사무처 당직자에게 물었고, “사무처 당직자와 호남지역에 기반을 둔 인사들 전부 (당선권에 해당하는) 후보로 반영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그는 밝혔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윤재옥 원내대표에게 전화해 “잘못된 비례공천을 바로잡아주기를 권유해 달라” 요청했다고 한다. 또 윤 원내대표에게 요청하는 과정에서 “이렇게 협의 없이 밀실에서 이루어지면 함께할 수 없다”는 뜻을 전달한 것은 “맞다”고 이 의원은 밝혔다.

그는 이외에 ‘사천’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호남지역 인사 및 당 사무처 당직자 배제 외에 다른 사안에 대해서는 “다 수용하고 이해한다고 동의했다”면서 “누구의 제보와 누구의 뜻인지 모르겠으나, 제가 사천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몽니를 부린다는 식으로 왜곡하고 있다”고 말했다.

 

“법 전공한 분이...”

“주기환 추천한 게 사천인가?”


기자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는 ‘윤 대통령과 친분이 있는 주기환 국민의힘 광주광역시당 위원장에 대해 비례대표 당선권 배치를 요구한 적 있느냐’라는 질문을 받고 “그분이 당원을 2만명 가까이 확장했다. 또한 어려운 지역에서 훌륭한 분들을 모셔서 광주 전 지역구에 후보를 냈다. 그래서 추천했다”라고 답했다.

이 의원은 “과거 대통령과의 인연 때문에 안 된다 하는데, 사적 인연이 공적 인연으로 발전한 것”이라며, 호남 지역 당세 확장에 공헌이 있는 인물에 대해 당선권 배치를 요구하는 것은 사천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또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공천 당선권에 호남 출신들이 포함됐다는 한동훈 위원장의 주장’에 대해 “그냥 호남 태생·출신이라고 해서 그분들로 (호남에 대한 배려 공천을) 대체했다는 것이라면 공감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법 전공한 분이”라며 한 위원장의 인식에 공감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는 호남에 대한 배려는 단순히 호남에서 태어난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는 게 아니라, 호남에서 정치를 하는 사람을 공천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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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너무 몰라", "선거 닥치니 돈 풀어"... 아우성치는 '물가 민심'

[총선르포] '대파 875원 발언' 직후 서울 서초·동작·동대문·용산 시장·대형마트 돌아보니

24.03.20 20:19l최종 업데이트 24.03.21 05:08l
지난 19일 찾은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이곳을 찾아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즉각 실행하겠다"고 발표했다.
▲  지난 19일 찾은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이곳을 찾아 "물가를 내릴 수 있도록 특단의 조치를 즉각 실행하겠다"고 발표했다.
ⓒ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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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권 들어 물가가 너무 많이 올랐어요. 그동안 정말, 정말 대통령을 끌어내리고 싶었어요. 이번 총선에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할 거예요." -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서 만난 김성자(68)씨

"지난 설에 차례상을 차릴 때도 부담이 컸는데 그땐 가만히 있다가 선거 직전에야 정부·여당이 자금을 풀고 있어요. 민생을 미리 좀 챙기지 그랬나..." - 남성사계시장에서 만난 강아무개(67)


지난 19일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과 동작구 남성사계시장에서 만난 시민들은 기자의 입에서 "물가"라는 말이 나오자 깊은 한숨부터 내쉬었다. 마트는 전날(18일) 윤석열 대통령이 찾아 '875원'인 대파 한 단을 들어 올리며 "합리적"이라고 했던 곳이고, 시장은 19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찾은 곳이다.

<오마이뉴스>는 이날 이 두 군데 외에도 동대문구 청량리 종합시장과 용산구 이마트 용산점을 찾아 '물가 민심'을 살펴봤다. 시장 상인들이 "오늘이 제일 싸다"고 목청을 높여도, 마트 매대에 "농식품부 할인 지원" 표시가 크게 붙어 있어도 시민들의 지갑은 좀처럼 열리지 않았다.

기자와 만난 시민들은 한목소리로 윤 대통령의 '대파 발언'에 "물가도 모르는 대통령"이라며 분통을 터뜨렸고, 뒤늦은 정부의 대책에 "선거용 민심 챙기기"라고 꼬집었다. 일부는 "정부의 농축산물 자금 지원이 도움이 된다"고 했으나, 윤 대통령이 방문한 마트에서 만난 소비자조차 "할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는 한도가 존재하는지 몰랐다"면서 카트에 담았던 식재료를 도로 매대에 가져다 놓기도 했다.

[윤석열 간 하나로마트 양재점] 30% 할인이라 왔는데... 1만원 한도 넘어 '반납'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2024.3.1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이 18일 서울 서초구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을 찾아 물가 현장 점검을 하고 있다. 2024.3.18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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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5일 정부와 여당은 "높은 농축산물 가격에 대응해 긴급가격안정자금 1500억 원을 다음 주부터 투입하는 것에 협의했다"고 알렸다. 윤 대통령이 찾은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의 '875원 대파'는 이 자금 때문에 가능했다.

윤 대통령이 다녀간 다음날인 19일에도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에는 "농식품부 할인 지원"'이라는 문구가 쓰인 농산물이 곳곳에 있었고 사과·배·오이 등 10여 가지 품목은 18일부터 20일까지 30% 할인가에 판매 중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소비자들은 "정부가 할인 지원하니까 도움이 된다" "앞으로도 쭉 할인했으면 좋겠다"는 반응을 보이면서도 "서민들한테는 정치인 방문보다 제품 가격 내리는 게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다만 한 매장 직원은 이날 "농식품부 할인 지원 제품이라고 쓰여있는 채소·과일·생선 등을 다 포함해서 (행사기간 3일 동안) 1인당 1만 원까지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이날 정상가 8900원인 6개들이 '실속사과' 한 봉지는 30%인 2670원을 할인하고 있었는데, 4봉지만 사도 할인 금액 1만 원을 초과해 더는 할인 지원을 받을 수 없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1인당 할인 지원 한도가 있다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었다. 지아무개(75)씨는 "나는 사과를 4봉지 담았는데 그럼 (이미 할인 한도가 초과됐으니) 나한테는 대파가 (30% 할인된) 875원이 아니라 1250원이었네"라며 "아유, 이렇게 물가가 높을 때는 1만 원 한도를 두지 말고 (한도를) 조금 더 풀어줘야 여러 제품을 살 수 있고 좋을 텐데"라며 아쉬워했다.

지씨 카트에는 농식품부 할인 지원 코너에서 골라온 실속사과 4봉지, 대파 9단, 오이 3봉지, 파프리카 1봉지가 담겨 있었다. 하지만 할인 한도가 이미 다 찬 걸 알고는 오이와 파프리카는 도로 매대에 내려놨다.

지씨는 "정부·여당의 할인 지원과 총선 투표는 별개"라며 "선거는 공약과 공보물을 보고 판단할 거다. 그래도 선거 끝나고도 정부·여당이 물가에 신경을 좀 써야 할 텐데"라고 말했다.
 
지난 19일 찾은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이곳을 찾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  지난 19일 찾은 서울 서초구 농협하나로마트 양재점. 윤석열 대통령은 전날 이곳을 찾아 "대파 한 단에 875원이면 합리적인 가격"이라고 말했다가 비판을 받았다.
ⓒ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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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로구에서 할인 소식을 듣고 일부러 양재점까지 왔다는 김성자(68)씨는 "대파 한 단에 875원은 (일반적인 물가를 생각하면) 말이 안 된다"라며 "이번 정권 들어선 후 물가가 너무 비싸다. 정부가 총선을 한 달 앞두고 이제야 물가 잡는다고 나선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이 방문한 날에 이어 이틀 연속 양재점을 찾았다는 임아무개(72)씨는 "할인 기간이 3일이라 너무 짧다"며 "할인 기간이 끝나면 또 가격이 팍 올라갈 것"이라고 우려했다(이후 할인을 27일까지 연장하기로 결정 - 기자 주).

[한동훈 간 남성사계시장] "대파 한 단 4000원인데... 대통령이 진짜 물가 모른다"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을 방문해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한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  한동훈 국민의힘 총괄선대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사당동 남성사계시장을 방문해 동작을 지역구에 출마한 나경원 공동선대위원장과 함께 시민들을 만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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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오후 1시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총선에 출마한 장진영·나경원 예비후보(각 동작갑·을)가 남성사계시장을 찾았다. 지지자들은 이들의 이름을 연호했고 몇몇 상인은 반갑게 악수를 나눴으나, 얼굴을 찌푸리거나 "(장사에) 도움이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상인도 있었다.

이날 시장에서 만난 소비자들 사이에도 전날 윤 대통령의 '대파 발언'이 화제였다. 

문윤순(77)씨는 "(윤 대통령이 찾아간) 그 마트를 제외하고 대부분 시장과 마트의 경우 대파 가격은 2500원에서 4000원 사이"라며 "(대파 한 단을 875원이라고 이야기한) 대통령이 진짜 물가를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홍아무개(65)씨도 "요즘 대파 한 단에 4000원 정도"라며 "대통령이 물가를 그렇게 잘못 알면 어떡하나. 시장에 와서 좀 보고 갔으면 좋았을 것"이라고 했다. 홍씨는 "정부·여당의 지원 자금도 선거용, 한 위원장이 다녀간 것도 선거용"이라며 "정치인들의 말은 선거가 끝나고 나면 또 바뀔 수 있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강아무개(67)씨는 "자금을 푼다고 당장 야채 가격이 내려가냐"며 "아직도 체감상 과일 가격이 너무 높다. 오늘도 상인에게 가격을 물어보고 (너무 비싸) 사지 않았다"고 전했다.

민금순(70)씨도 "사과는 (1년에 한 번 수확하고 파는) 저장 과일"이라며 "새 상품들(햇과일)이 나오면 몰라도 (할인 자금을 투입한다고 해서) 저장해 둔 사과 물가가 잡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정치권에서 더 일찍 대응했다면 어떻게든 물가가 잡혔을 텐데 현 정부는 서민 물가에 관심이 없는 것 같다"고 쓴소리를 이어갔다.

[청량리 종합시장·이마트 용산점] "지금 돈 푼다고 되겠나... 선거용 아니겠나"
 
19일 오후 4시 30분께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고물가 속 저렴한 제품 구입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  19일 오후 4시 30분께 이마트 용산점에서 시민들이 고물가 속 저렴한 제품 구입을 위해 고심하고 있다.
ⓒ 김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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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장·마트의 민심도 다르지 않았다. 19일 오후 5시께 이마트 용산점에서 고심 끝에 대파를 카트에 담은 69세 여성 이아무개씨는 "집에 대파가 있지만, 가격이 1980원이라 하나 더 담았다. (기존) 대파 가격은 4000원대"라고 말했다.

이씨는 대통령의 대파 발언에 대해 묻자 "(제 집 인근의 농협하나로마트 용산점은) 대파 가격이 비싸다"며 "예전엔 필요한 물건이면 가격을 고려하지 않고 구입했는데 요즘은 가계부를 쓴다. 연금만으론 생활이 힘들어 자식들의 도움을 받고 있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50대 후반 강아무개씨도 "물가가 고점을 찍었을 땐 대파가 8000원이었다. 그때보다 품목 몇 개가 저렴해졌다고 물가가 내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정부가 물가를 잡는다고 세금을 쓴다는데도 걱정"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선거 때문에 (정부가 물가를 잡겠다고) 선언하는 것 같다. 세금을 적절히 잘 쓸지도 믿음이 안 간다"며 "(정부가) 과학자들 예산 깎고 입 틀어막는 걸 보니 눈에 보이는 물가만 내리려는 게 아닌가 싶다"라고 지적했다.
 
19일 오후 3시께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청량리 종합시장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모습
▲  19일 오후 3시께 서울특별시 동대문구 제기동에 위치한 청량리 종합시장에서 장을 보는 시민들 모습
ⓒ 김화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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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솟값 때문에 청량리 종합시장을 세바퀴 돌았다"는 40대 여성 김아무개씨는 "역대 대통령 중에 윤석열(대통령)이 제일 못한다"며 "이렇게 물가가 비싸서 쓰겠나. 돌아다니느라 다리만 아프고 무엇 하나 마음 편히 살 수가 없다"고 털어놨다. 그는 "국민들은 물가가 올랐다고 아우성이었는데 진작 나섰어야 했다"며 "(투표로) 아주 심판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오후 3시께 청량리 종합시장 어귀에서 만난 60대 중반 남성 이아무개씨는 "도라지를 사러 나왔는데 기본 반찬값이 올라서 부담스럽다"며 "정부의 대응이 늦었다고 생각한다. 물가는 작년부터 올랐는데 초반에 기세를 안 잡고 (대통령은) 뭘 했나. 아주 꼴 보기 싫다"고 고개를 저었다.

60대 남성 김아무개씨도 "육십 평생 살면서 이런 물가는 머리털 나고 처음 본다"며 "품질을 따질 여유가 없다. 먹을 만한 것 중에 가격이 제일 싼 것만 골라서 산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돈을 푼다고 가격이 내릴지 의문이고 정부가 (고물가) 원인을 잘 파악하는지도 모르겠다"며 "선거용 아니겠나"고 덧붙였다.

시장 상인들도 고물가로 장사가 힘겹다고 푸념했다. 청량리 종합시장에서 농산물 상가를 운영하는 이아무개(80대 초반)씨는 "시골은 농사지을 사람이 없고 정부는 농산물을 수입만 한다. 자급자족이 안 되니 당연히 (세계 물가를 따라) 국내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며 "우리도 물건을 싸게 구입해야 싸게 파는 것 아니겠나"라고 토로했다.
 
태그:#물가, #대파, #윤석열,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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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회칼 테러’ 발언 논란 황상무 수석 사의 수용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 ⓒ뉴시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회칼 테러’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비서관의 사의를 수용했다.

대통령실은 이날 출입기자들에 대한 공지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황 수석은 지난 14일 “MBC는 잘 들어”라고 한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다. 황 수석이 언급한 사건은 1988년 8월 군 정보사령부 군인들이 경제신문 사회부장 오홍근 기자를 칼로 찌른 사건이다. 

이 말을 들은 기자가 ‘왜 MBC에 잘 들으라고 했냐’는 질문에 황 수석은 웃으며 농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발언이 알려지자 언론계와 야당에서는 성토가 쏟아졌고, 여론도 출렁였다. 이종섭 전 국방장관 호주대사 부임과 맞물려 특히 수도권에서 여당의 지지세가 내려가는 것이 지표로 확인되기도 했다. 이 때문에 친윤 성향 후보자들까지 대통령실에 황 수석 경질을 촉구하고 나서기도 했다.

17일 오후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황 수석에 대해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발언이고, 본인이 스스로 거취를 결정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15일에도 한 위원장은 황 수석에 발언에 대해 질문을 받자 “부적절한 발언 같다”고 답한 바 있다.

대통령실은 16일 황 수석의 ‘넉 줄’ 사과문을 공개하고, 18일에는 “대통령실은 특정 현안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 본 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히며 사실상 인사조치를 거부했다. 그러나 결국 하룻만에 입장을 바꿨다.

KBS 기자 출신인 황 수석은 지난해 11월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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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尹으로 이어진 '그때 그 사람들', 또 해묵은 '규제 완화' 타령

 [경제뉴스N시선] '격차' 해소 위한 규제 완화론…10년 전에도 똑같았다

안진이 더불어삶 대표  |  기사입력 2024.03.20. 05:02:23

 

"한국 대기업 일자리 비중 14%, OECD 꼴찌"(24.02.28 동아일보)

대기업 일자리 비율 14% 'OECD 최하위'(2024.02.28. 조선일보)

입시지옥·저출산·서울공화국? KDI "대기업 일자리 부족 때문"(24.02.27 한국일보)

[사설]中企 지원으론 대기업 일자리 못 늘린다는 KDI의 쓴소리(24.02.27 한국경제)

[사설]기업 활력 높여 양질의 일자리 늘리는 게 '고용 미스매치' 해법(24.02.28 서울경제)

[사설]대기업 일자리 OECD최저...이대론 한국병 못 고친다(24.02.29 이데일리) 

대기업 규제 풀라는 KDI 보고서…'왜곡 통계'로 썼다(24.03.07 경향신문) 

 

한국개발연구원(이하 KDI)에서 발표한 <더 많은 대기업 일자리가 필요하다>라는 보고서에 언론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보고서는 2021년 기준 한국의 종사자 250인 이상 대기업 일자리 비중이 14%밖에 안 된다고 지적했다. 미국(58%), 프랑스(47%), 영국(46%), 독일(41%)의 대기업 일자리 비중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고도 했다.

 

KDI 보고서는 대기업 일자리와 중소기업 일자리의 '격차'를 집중적으로 분석했다. 상위권 대학 졸업생은 40대 초반이 되면 하위권 졸업생 임금의 50%를 더 받고 있으며, 임금 외에도 출산휴가 등 근로조건에서 격차가 존재한다. 당연히 대기업 일자리를 얻기 위해 치열한 입시 경쟁이 발생한다. 여기까지는 현상 진단이다. 보고서의 제안은 정부가 기업의 규모화(scale-up)를 저해하는 정책을 개선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중소기업에 대한 "과도한 지원"과 "대기업 경제력 집중 관련 정책"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보고서 작성자인 고영선 KDI 부원장은 구독자 65만 명이 넘는 <언더스탠딩>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서 직접 이 보고서 내용을 설명했다. 각종 중소기업 지원책 때문에 기업들이 계속 중소기업으로 남아 있으려 하는 '피터팬 증후군'이 나타난다고 했다. 또 대기업에 대해서는 규제 완화와 고용 유연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성과가 나지 않는 팀이나 프로젝트는 "정리"할 수 있어야 대기업이 고용을 많이 할 것이라는 논리였다. 또 대기업이 "노조 결성에 대한 우려" 때문에 외주화를 한다면서 일자리가 불안정해진 책임을 노동조합에 돌렸다. 좋게 말해도 무척 특이하고 논쟁적인 주장이었지만, <언더스탠딩> 진행자들은 반론을 제기하지 않고 날카로운 질문도 던지지 않았다. 

 

보고서의 문제점을 지적한 언론은 <경향신문>이 유일했다. 핵심 내용인 '대기업 일자리의 부족'을 뒷받침하는 통계에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 종사자 250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비중이 14%라는 것은 사업체 조사 기준이다. 그리고 통계청에 따르면 사업체란 "일정한 '장소'에서 단일 또는 주된 경제활동을 독립적으로 수행하는 기업체 또는 기업체를 구성하는 부분"을 뜻한다. 예를 들어 A라는 대기업의 공장이 안양, 부산, 구미에 있다면 사업체 조사에서는 각각의 공장이 하나의 중소기업으로 잡힐 수도 있다. <경향신문> 보도에 따르면 "통계청 2022년 일자리행정통계(기업체 기준)상 국내 대기업(300인 이상·공공기관 포함) 일자리 수는 858만 개로 전체의 32.4%"에 달한다. 14%와 32%는 차이가 크다. 국책연구원의 보고서가 논란의 여지 있는 통계에 기반하고 있다면 결론의 타당성도 훼손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KDI는 왜 사업체 조사 기준으로 14%라는 숫자를 선택했을까? 국책연구원 부원장이 사업체 조사에 대해 정말 몰랐으리라고 생각하기는 어렵다. 단순히 일자리 격차를 강조하고 싶었던 걸까? 

 

우연일 수도 있겠지만 최근 <조선일보>는 '12 대 88, 쪼개진 노동시장을 바꿔야 한다'는 제목의 기획연재를 시작했다. 표면적으로는 88에 해당하는 하청노동자, 프리랜서, 저임금 노동자 등의 처우 개선을 이야기하지만, 한편으로는 정부와 원청 대기업의 시혜적 '상생' 조치를 미화하고 건설노조 등 조직된 노동자를 공격하고 있다. 또 지난달 말 대통령실은 갑자기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약 87% 근로자" 지원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노조 조직률이 2022년 기준 13.1%니까 노조에 가입하지 않은 약 87%가 보호를 받아야 한다는 논리였다. 

 

주장의 내용도 내용이지만 숫자의 유사성에 눈길이 간다. KDI는 14대 86, <조선일보>는 12대 88, 대통령은 13대 87. KDI와 <조선일보>와 대통령실이 던진 의제에는 다음과 같은 공통점이 있다. 첫째, 원청 대기업의 책임을 일절 거론하지 않는다. 둘째, 노동조합을 기득권으로 몰아 비난한다. 혹시 윤석열 정부가 원하는 '노동개혁'의 동력을 다시 만들기 위한 분위기 조성 작업일까? 

 

만약 KDI 보고서가 애초에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숫자와 논리를 조합해서 작성된 것이라면 내용을 구구절절 반박해 봤자 별 의미가 없다. 그래도 중소기업에 15년 넘게 다닌 지인에게 물어봤다. 정부가 중소기업에 지원을 몰아주기 때문에 오히려 중소기업이 대기업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는 KDI 보고서의 주장을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지인의 대답은 명쾌했다. "중소기업이 성장하기 힘든 이유는 대기업의 기술 탈취에 대한 보호가 없기 때문"이라는 것. 그리고 정부의 지원은 도움이 되지만 "젊은 직원을 몇 년 붙잡아 두는 정도"라고 답했다. 아마 중소기업에 다녀본 사람의 90% 이상이 비슷한 대답을 할 것이다. 아니면 원청 기업의 '단가 후려치기'를 거론하며 가슴에 맺힌 이야기를 털어놓을 것이다. KDI 보고서는 현실의 가장 명백한 문제를 외면하고 격차의 원인을 지나치게 협소하게 진단했다. 

 

 

 

 

 

 

 

 

 대기업 고용을 유연화해야 한다는 주장 역시 자가당착에 빠진다. '누구나 가고 싶어 하는' 대기업 일자리가 늘어나야 한다면서 바로 그 대기업 일자리를 언제 해고될지 모르는 불안정한 일자리로 바꿔놓겠다니. 여기서 고용을 더 유연화하면 KDI가 말하는 14%의 노동자마저 미래가 불안해져서 출산을 미루거나 포기할 것이다. 여기에 대기업 규제를 완화하고 중소기업 지원까지 줄여버리면 어떻게 되겠는가? 모든 시장의 사업 기회를 대기업이 독식하고 대다수 노동자는 대기업의 자회사, 하청, 재하청, 파견업체, 독점 플랫폼 기업 등 불안정한 일자리에서 낮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게 될 것이다. 격차 해소는커녕 디스토피아로 가는 길이다.

격차 해소를 위해 아래쪽을 끌어올리는 게 아니라 위쪽을 끌어내리자는 주장! KDI 보고서와 고영선 부위원장의 논리는 평범하지 않다. 그런데 왠지 익숙하다. 그동안 기재부와 노동부가 기회만 있으면 꺼내놓던 주장이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정부 시기에 많이 회자된 노동개혁(노동개악이라고 불렸다)의 논리와 흡사하다. 왜 그럴까? 사람이 같아서 그렇다. 고영선 KDI 부원장은 박근혜 정부 때 노동부 차관으로서 노동개혁을 주도적으로 추진했던 인물이다. 아마도 그는 과거에 실패한 박근혜표 노동개혁안의 내용을 이번 KDI 보고서에 담아냈을 것이다. 

 

10년 전인 2014년으로 잠시 가보자. 최경환 당시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규직 과보호'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켰다. "정규직이 과도한 보호를 받다 보니 비정규직이 양산되고 기업이 겁이 나서 정규직을 못 뽑는 상황이다." 이 발언을 신호탄으로, 박근혜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격차 해소를 위한 일이라면서 저성과자 해고(이른바 '쉬운 해고')로 대표되는 '노동개혁'을 추진했다. 노사정위에 한국노총을 데려다 놓고 합의를 종용한 결과, 2015년 9월에 '노동시장 구조개선을 위한 노사정 합의문'이 나왔다. 합의문은 노동시간 확대(주 68시간 유지), 임금체계 개편 및 취업규칙 변경, 파견 확대, 최저임금 제도 개편 등 재계의 민원 사항으로 채워져 있었다. 어찌 됐든 합의문이 나오자 박근혜 정부는 '노사정 대타협'이라면서 대대적인 홍보를 시작했다. 노동개혁을 주도했던 김현숙 당시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은 아직 승인받지도 않은 예비비를 사용해 언론에 홍보기사를 청탁하는 불법을 저질렀다. 하지만 김현숙은 숭실대 교수로 있다가 윤석열 인수위 정책특보로 부활했고, 지난달까지 여성가족부 장관 자리를 지켰다. 

 

그뿐 아니다.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으로서 김현숙과 함께 노동개혁을 담당했던 이성희는 현재 고용노동부 차관이 되어 있다. 그리고 2015년 청와대 고용노동비서관실에서 근무했던 이정한은 고용노동부에서 윤석열 인수위로 파견되어 갔다가, 지난해 고용노동부 고용정책실장이 되었다. 현재 '덩어리 규제'를 폐지하겠다면서 총 150명 규모의 규제혁신추진단을 이끌고 있는 한덕수 총리 역시 박근혜 정부에서 '쉬운 해고' 추진에 앞장섰던 인물이다. 박근혜 정부 시기에 노동개악을 시도했던 인물들이 지금 윤석열 정부에서 또다시 사측 입장에 기울어진 '노동개혁'을 추진하려고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노동개혁'을 추진했던 인물들이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 무엇을 하고 있는지를 표시했다. 이 그림에 등장한 인물들이 전부는 아니다. ⓒ안진이

 

지나치게 기울어진 내용,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추진, 노동계의 거센 반발. 박근혜 정부와 여당이 추진했던 노동개혁은 실패로 돌아갔다. 2016년 1월에 가서는 한국노총도 9.15 노사정 합의 파기를 선언했고, 그해 4.13 총선에서 여당이 패배하면서 관련 법안들은 폐기되었다. 우스운 것은 애초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이 경제민주화였다는 것이다. 국민대통합, 경제민주화, 맞춤형 복지로 국민행복시대를 만들겠다고 약속해 놓고 반대 방향으로 갔다. 대기업이 쌓아놓은 돈이 800조에 달했는데도 유연화로 고용을 창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때도 정부는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 취약계층 보호, 청년실업 등을 이유로 양대 노총 내 정규직 노조를 비난했다. 

 

윤석열 정부는 애초에 경제민주화 같은 약속을 하지 않았다. 당선 후에는 대놓고 노동조합을 적대시하고 노동자의 양보와 희생을 일방적으로 요구했다. 윤석열 정부가 노동개혁이라며 추진하려는 정책은 박근혜 정부의 실패한 노동개혁 내용과 유사하고, 그러기 위해 노조 혐오를 조장한다거나 ‘노사 법치’를 내세워 노조를 탄압하는 행태는 과거 이명박 정부와 닮았다. 

 

또 윤석열 정부는 정부가 주도하기 어려운 정책의 동력을 만들기 위해 연구회나 위원회 같은 기구를 많이 만들었다. 대표적인 기구로서 2022년 7월에 출범한 미래노동시장연구회는 교수 12인으로 구성된다. 미래노동시장연구회가 2022년 12월에 내놓은 권고문은 노동시간 유연화, 임금체계 개편 등 윤석열 정부가 원하는 노동개혁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고 평가된다. 

 

또한 윤석열 정부는 고용노동부 산하에 상생임금위원회라는 논의체를 구성해 "임금 문제를 총괄"하는 역할을 부여하고 있다.(신기하게도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이 상생임금위원회 위원 명단에 있다. '노동'의 가치를 결정하는 상생임금위원회에 '자산' 전문가가 들어와도 되는 걸까?) 대통령 직속 기구인 경사노위에는 '노사관계 제도·관행개선 자문단'과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연구회'라는 조직을 두고 있다. 이 두 기구에는 법학 교수와 경영학 교수가 압도적으로 많고, 노동문제 전문가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권혁, 김기선, 권순원, 박철성 등 상당수 교수들이 윤석열 정부의 노동 관련 위원회, 연구회, 자문단에 중복으로 소속되어 있다. 평소 친기업적인 생각을 가진 교수들의 의견이 그대로 정책에 반영될 위험이 크다. 

 

▲박근혜 정부 때 노동개혁과 관련된 위원회에 있었던 전문가들과 윤석열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소속된 전문가들의 명단. 두 정부에 모두 걸쳐 있는 인물은 빨간색으로 표시하고, 윤석열 정부에서 2개 이상의 기구에 중복 소속된 인물은 파란색으로 표시했다. 권순원 교수의 경우 빨간색과 파란색에 다 해당하지만 박근혜 정부와의 연관성이 더 중요하다는 판단에서 빨간색으로만 표시했다. ⓒ안진이

 

그렇다면 윤석열 정부를 돕는 이 '전문가'들 중에도 박근혜 정부 시기의 노동개혁에 관여했던 사람들이 있을까? 명단을 살펴보니 박근혜 정부 때 노사정위 내 위원회와 윤석열 정부의 각종 위원회에 공통으로 이름이 포함된 인물은 3명이었다. 조준모, 박지순, 권순원. 가장 바빠 보이는 인물은 권순원 교수다. 그는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이기도 하다. 박근혜 정부, 문재인 정부, 윤석열 정부에서 모두 노동 관련 법·제도 개편에 관여했으니 처세의 달인이라 불러도 손색이 없겠다.

 

10년 전 인물들이 다시 나와서 10년 전 이야기를 또 하고 있다. 위기일 때나 위기가 아닐 때나 그들이 제시하는 해법은 똑같다. 격차를 줄이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려야 한다면서 피라미드 꼭대기의 대기업에 대한 규제 완화를 말한다. 그때 틀렸던 이야기는 지금도 틀렸다. 격차가 그렇게 걱정된다면 아래쪽부터 손대야 한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고 싶다면 노동자의 권리를 확대해야 한다. 그런 취지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거부한 노조법 2‧3조 개정안부터 되살리길 바란다.

안진이

안진이 더불어삶 대표는 더불어삶 회원들과 함께 해고노동자 지원, 인터뷰, 강연 기획 등 노동 현장에 도움 되는 활동을 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한국 경제의 모순을 파악하고 공론화하는 일에도 기여하고 싶어서 경제 뉴스와 각종 문헌을 뚫어져라 들여다본다. <김헌동의 부동산 대폭로>, <톡 까놓고 이야기하는 노동>에 공저자로 참여했다. 더불어삶 뉴스레터 구독 링크 https://livetogether.substac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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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제동원 피해 할머니 또 별세···줄 잇는 '친일망언' 공천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4/03/20 08:35
  • 수정일
    2024/03/20 08:35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강제동원 피해자, 주금용 할머니 별세

친일 발언 일삼아도 국회의원 되는 세상

‘조상부터 친일’, “식민지 콤플렉스”

“기부금 낼 계획 없다” 3자 변제안도 거짓?

지난 17일 전라남도 나주시에서 별세한 주금용(1927~2024) 할머니 ⓒ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한 명이 또 세상을 떠났다. 제대로 사과도 받지 못한 피해자가 마지막으로 본 세상은 안타깝게도 친일 발언을 일삼은 이들이 국회로 입성하는 세상이었다.

주금용 할머니는 16살이던 1945년 2월 일본 도야마에 위치한 후지코시에 친구들과 함께 강제동원됐다. 군사회사였던 후지코시는 여자근로정신대라는 이름으로 1000명이 넘는 소녀들을 강제동원한 전범 기업이다.

주 할머니는 2019년 처음 후지코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2018년 강제동원 피해자에 대한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 책임이 확정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비협조로 소장은 송달조차 되지 않았다. 주 할머니는 5년 동안 재판이 열리기만을 기다리다 세상을 떠났다.

주 할머니가 마지막으로 본 세상은 어땠을까, 총선을 3주 정도 남겨둔 시점. 여야의 후보가 확정되던 시기였다.

“서울시민은 일본인의 발톱의 때만도 못하다“, ”5·18 북한 개입설“ 등 망언 파동으로 장예찬, 도태우 후보가 공천을 취소당했지만,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황. 일제강점기 일본을 옹호한 인물들은 공천이 유지됐다.

왼쪽부터 정진석, 조수연, 성일종 국민의힘 후보

‘조상부터 친일’, “식민지 콤플렉스”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에 출마해 5선에 도전하는 정진석 후보는 가족관계부터가 친일파의 후손이다. 정 후보의 조부인 정인각은 충남 계룡면장으로 재직 시, 군용물자 조달 및 공출 업무, 국방헌금 및 애국기 헌납자금 모집 등을 적극적으로 수행해 조선총독으로부터 표창을 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문제는 정 후보 본인 역시 이를 의식한 듯, 조상 역사 지우기에 나서기도 하며 윤석열 정부의 친일 기조에 한몫했다는 점이다.

정 후보는 자유민주연합 의원이었던 2004년, 친일청산법 발의에 반대했다. 2023년 한일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이 실익 없이 돌아와 비판이 일었을 때는 ‘식민지 콤플렉스’에서 벗어나자는 망발을 일삼았다. 당시 같은 여당 의원이었던 김웅 의원도 ‘나치의 인종학살에 대해 70년이 지난 지금도 이야기하는 것은 유대인 콤플렉스인가’라고 지적했다.

여당에서 공천 받은 후보의 친일 발언은 더 있다. 대전 서구 갑에 공천은 받은 조수연 후보는 “일제강점기가 더 살기 좋았을지도”라며 이완용을 두둔하는 발언이 재조명된 바 있다. 또, “일본은 고양이, 조선은 생선이었다”며 “생선이 된 스스로를 한탄하고 반성해야지, 그것을 먹은 고양이를 탓한다고 위안이 되겠나”라고 주장해 야당의 지탄을 받았다.

충남 서산시·태안군에 공천을 받은 성일종 후보는 서산장학재단의 장학금 수여식에서 우리나라의 주권을 찬탈한 이토 히로부미를 인재의 예로 들었다. 사실관계도 맞지 않을뿐더러 ‘약탈을 통해 성공한 인물’을 ‘공부 잘해서 성공한 인물’로 둔갑시켜 국민의 공분을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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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부금 낼 계획 없다” 3자 변제안도 거짓?

정부가 1년 전 내놓은 제3자 변제안도 지속 가능성에 대한 우려에 부딪혔다. 정부와 박진 전 외교부 장관이 내세웠던 ‘3자변제안’은 포스코를 제외한 수혜기업 15곳이 일제강점기강제동원피해자지원재단에 기부금 낼 계획이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결국, 제대로 된 사과는커녕 일본 기업을 대신해 배상금을 지원하겠다는 정부의 약속도 거짓으로 탄로 난 셈이다.

여당은 국민의 지탄에도 친일 행적을 보인 후보들의 공천을 거두지 않고 있다. 이 같은 행위는 극우 ‘뉴라이트’ 진영에 힘을 보태주고, 이미 판단이 끝난 역사를 다시 수면 위로 부상시켜 소모적인 논쟁을 부추긴다. 그 결과 역사 속에서 희생당한 이들은 2차 피해를 받게 된다.

이제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이 진행 중인 소송에 참여한 강제노역 피해 생존자는 주 할머니가 숨지며 2명이 됐다.

사과는 고사하고 2차 가해자가 국회의원으로 공천받는 세상이다. 남은 두 명의 생존자 역시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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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2차 충돌…한동훈 손 들어준 조선일보



[아침신문 솎아보기] 비례대표·황상무·이종섭 두고 정부·여당 신경전

조선 “여론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 더 거꾸로 간다” 비판

동아는 황상무 수석 경질 요구 “대통령실, 문제 본질 인식 못 해”

 

기자명윤수현 기자

  • 입력 2024.03.20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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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월 29일 낮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윤재옥 원내대표를 용산 집무실로 초청해 오찬 회동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2대 총선을 21일을 앞두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의 갈등이 다시금 불거지고 있다.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 명단, 이종섭 호주대사 출국 문제,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의 언론인 막말 논란이 갈등의 주된 이유다. 정부·여당의 갈등으로 국민의힘이 총선에서 패배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여당 내부에서 불거지고 있다. 이에 조선일보는 “다수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며 국민의힘 손을 들어줬다.

▲3월20일 조선일보 1면.

조선일보는 20일 1면 <韓 “패배 땐 尹정부 뜻 못 펼치고 끝나”> 보도에서 “국민의힘에서 총선 패배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하고 있다”며 “여당 출마자들은 친윤·비윤을 가리지 않고 ‘이대로 가다간 기록적 패배였던 4년 전 21대 총선 결과가 되풀이될 것’이라며 조속한 해결을 요구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어지는 3면 기사에서 이종섭 대사 출국 뒤 국민의힘 서울 지지율이 15%p(한국갤럽 기준) 빠졌다면서 “대통령실의 결자해지를 바라는 목소리가 높다”고 했다.

▲3월20일 동아일보 1면.

동아일보 역시 1면 <尹-韓 충돌에, 與 “4년전 악몽 재연 우려”> 보도를 내고 여당의 위기론을 부각했다. 동아일보는 “여권의 자중지란에 수도권 후보들은 ‘중도층이 떠나 이대론 총선에서 폭망한다…’고 우려했다”고 현재 상황을 전했다. 중앙일보는 1면 <한동훈 대리인이냐 지휘자냐 ‘윤·한 갈등’ 본질은 총선 주도권>에서 정부와 여당의 갈등 중심에는 공천권이 있다고 했다.

▲3월20일 조선일보 사설.

사설에서도 국민의힘 총선 패배에 대한 우려가 나왔다. 조선일보는 대통령실 때문에 총선에서 여당에 불리한 결과가 나올 수 있다면서 윤석열 대통령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총선 지면 尹 정부 뜻 한번 못 펴고 끝” 알면서 이러나>에서 “윤 대통령에게 개혁에 필요한 다수 의석을 확보하겠다는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이종섭·황상무 사건은) 상식에 안 맞고 선거에도 악영향을 줄 일인데 윤 대통령이 이러는 이유를 참모들조차 잘 모른다고 한다. 대통령실 안팎에선 언론과 여론에서 윤 대통령에 대한 비판이 나오면 더 거꾸로 간다는 말까지 나온다”고 했다.

▲3월20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 황상무 수석에 대한 결정을 조속히 내려야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황상무 수석 “회칼 테러” 언급… 진짜 심각한 건 저열한 언론관>에서 “언론과 권력의 건강한 긴장 관계를 누구보다 잘 이해해야 할 대통령의 핵심 참모가 저열하고 위험한 언론 인식을 드러낸 것”이라며 “무리한 방송심의 논란, 사라져 버린 대통령의 기자회견이 말하는 것처럼 언론 자유에 대한 몰이해가 용산을 감싸고 있는 것 아닌가. 대통령실이 문제의 본질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보다 심각한 일”이라고 했다.

▲3월20일 매일경제 사설.

매일경제는 사설 <총선 코앞에 尹·韓 갈등 … 8년 전 선거 패배 잊었나>에서 “대통령실과 당의 엇박자가 박근혜 정부 당시 청와대와 새누리당의 총선을 앞둔 상황과 판박이”라며 “20대 총선 패배 후 급속하게 힘이 빠진 여권은 최순실 사태와 대통령 탄핵까지 겪었다… 여권은 8년 전 선거 패배 후 국정 동력을 완전히 상실했던 기억을 곱씹어봐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 민주당에 양문석 후보 결단 요구

양문석 더불어민주당 경기 안산갑 후보의 과거 막말 논란 파장이 가시지 않고 있다. 노무현 정부 정책에 대한 비판적 칼럼을 쓰면서 비하 발언을 했다는 것이 논란의 주된 이유인데, 노 전 대통령의 사위인 곽상언 후보가 공천을 취소할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고 했음에도 불씨는 남아있다.

▲3월20일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 <막말에 공천 의혹 양문석, ‘국민 눈높이’로 판단해야>를 내고 민주당 지도부가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한겨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을 넘어, 양 후보가 ‘수박’(겉은 민주당 속은 국민의힘) 발언하고 비명계를 향한 막말을 일삼았다는 것을 문제로 꼽았다.

한겨레는 “노무현 전 대통령 비하 발언에 이어 비이재명계를 향한 폭언 수준의 언사가 연일 공개된다”며 “양 후보 발언 중에는 비명계 인사들을 향한 증오·혐오 발언이 더 큰 문제로 여겨진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발언은 오래전 일이지만) 비명계를 향한 거친 언사는 최근 일이며, 이에 대해선 별다른 입장 변화도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양 후보가 공천 경쟁자였던 전해철 의원을 수박에 비유했다가 징계를 받았다면서 “양 후보가 국회에 오면,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짐작하게 한다. 애초 민주당 공관위는 ‘증오와 폭력 발언’ 등을 공천 기준에 반영했다고 했으나, 양 후보의 이런 발언에도 적용되지 않는다면, 그 기준이 너무 낮은 것 아닌가”라고 했다.

한겨레는 “정치가 극단화되면서 증오를 부추기는 정치인의 말에 대한 국민들의 염증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며 “여야 가리지 않고 ‘막말’ 후보들에 대한 공천 취소가 줄을 잇는 것도 이를 반영한다. 민주당은 국민 눈높이를 모든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3월20일 매일경제 칼럼.

김명수 매일경제 논설실장은 칼럼 <벌써부터 걱정되는 22대 국회>에서 “국회 생산성을 높이려면 제대로 된 상향식 경선을 통해 당선된 국회의원이 많아져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양문석·김우영 후보처럼 막말 정치인이더라도 친명계라면 공천을 받는 구조”라며 “결국 당대표나 공천 지명권자, 강성지지층에 충성하는 지역구 의원들이 득실거린다면 지방정부 부패는 넘쳐나고 중앙정치에선 갈등과 혐오만 난무할 것”이라고 했다.

 

국민의힘 호남 홀대에 들끓는 전북 민심

국민의힘이 전라북도를 홀대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발표한 비례대표 공천 결과에서 전북 인사들이 없다는 것이다. 강선영·인요한 등 호남 출신 인사들이 당선권에 이름을 올리긴 했으나,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오랜 기간 활동을 이어온 건 아니라고 비판이 일고 있다.

▲3월20일 한겨레 3면.

한겨레는 3면 <‘호남 홀대’ ‘사천’… 국힘 비례 위성정당 공천 논란도 확산> 보도에서 “국민의미래가 공천한 후보를 두고 ‘호남 홀대론’이 들끓고 있다”며 조배숙 국민의힘 전북도당위원장이 후보직을 내려놓은 소식을 전했다. 한겨레는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과 강선영 전 사령관은 ‘호남배려’ 인사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3월20일 전북일보 사설.

지역지 여론도 좋지 않다. 전북 지역 일간지들은 사설을 내고 여당을 비판하고 나섰다. 전북일보는 사설 <약속 안 지킨 국힘, 표 달라는 말이 가당치 않다>에서 “당세가 열악한 지역에 대한 관심과 배려는 국민의힘을 전국 정당으로 거듭나게 하고 국민통합의 국가적 염원을 이루는 첫걸음”이라며 “단순히 배지를 달기 위해 갓 입당한 인사를 발탁하라는 게 아니다. 수십 년씩 독립운동하듯 불모지에서 당을 지켜온 인사들을 발탁하는 게 공정과 상식”이라고 했다.

▲3월20일 새전북신문 사설.

새전북신문은 사설 <국민의힘 비례 호남 배려, 허언이었나>에서 “당선권은 고사하고 아예 비례 의원명단에 전북 출신 인사가 없다”며 “당헌·당규도 무시하는 정당이 선거 과정에서 쏟아낼 공약은 지킬지 의심되는 대목”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지난 총선에서 정당득표율 15% 미만인 시도 출신 인사 5명을 비례대표 20번 안에 우선 추천해야 하는데, 광주·전남·전북이 이에 해당한다.

 

윤석열 정부, 공시가격 현실화 전면 폐지… 동아 “조세 포퓰리즘”

정부가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한 공시가격 현실화 계획을 전면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동아일보마저 정부가 총선 직전 조세 포퓰리즘을 펴고 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사설 <“공시가 현실화 계획 폐지”… 대안도 없이 불쑥 던질 일인가>에서 “급격하게 오른 부동산 세금 부담을 낮춰 준다는 취지지만, 구체적인 대안 없이 총선 직전에 일단 폐지 방침부터 밝힌 것은 조세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며 “땜질 처방을 반복할 게 아니라 국민 부담을 줄여주면서도 복지 제도의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정교한 중장기 계획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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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20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도 사설 <공시가 현실화 폐지가 '서민층 거주비용 경감' 대책이라니>에서 “(정부는)공시가가 낮아지면 복지 제도 수혜 대상이 넓어질 거라며 서민층 대책이라고 포장한다. 전세 살기도 버거운 서민 입장에선 기가 막힐 노릇일 것”이라며 “문 정부 실패를 답습하지 않기 위해 시세 변동에 유연하게 연동되면서도 시가와의 괴리를 줄일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우선일 것”이라고 했다.

▲3월20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공시가격 현실화, 더디 가도 가야 할 길 아닌가> 사설을 내고 공시가격 현실화는 필요한 정책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공시가격 현실화 로드맵까지 완전 폐지하는 것은 합리적인 정책은 아니다. 공시가격 현실화는 과거 보수·진보를 떠나 마땅히 가야 할 방향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던 정책”이라며 “속도 조절을 둘러싼 정도의 차이가 있었을 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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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건희 '여사' 빼면 제재...막가는 심의 어떻게 가능했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4/03/20 08:01
  • 수정일
    2024/03/20 08:0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선방위 관계자 "위원장, 모든 민원 안건 올려라 지시"...기존엔 '선거 관련 없는 민원' 제외

24.03.19 20:29l최종 업데이트 24.03.19 22:42l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7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라온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2024/1/15)
▲  △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제7차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심의 안건으로 올라온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2024/1/15)
ⓒ 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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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선거방송심의위원회(선방위, 위원장 백선기)가 김건희 '여사'라는 호칭을 쓰지 않은 방송사를 제재한 것을 두고 '과도한 입막음'이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가운데, 백선기 선방위원장이 "모든 민원을 회의 안건으로 올리라"고 지시했다는 증언이 처음 확인됐다.

기존에는 선방위 사무처가 선거 연관성을 사전 검토해 적절치 않은 민원은 심의에 올리지 않는 식으로 처리해왔다. 반면 22대 국회의원선거 선방위 들어서는 김건희 '여사' 호칭 문제, "이태원참사를 책임지는 사람이 없었다" 등 선거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사안이 선방위 회의 안건으로 직행해 법적 권한을 넘어선 직권 남용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선방위, 민원검수 없이 회의안건 상정

<오마이뉴스> 취재를 종합하면 선방위는 민원인이 '선거와 관련 있다'고 제기하면, 사전검수 없이 모두 회의 안건으로 올려 심의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핵심 관계자는 "(백선기) 위원장이 민원이 제기되면 (모두) 안건화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면서 "선거 관련성에 대한 판단도 심의위원들이 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혔다. 직원들이 실제 회의 준비를 할 때도 선거 관련성을 따지지 않고 안건을 올리고 있다고 또다른 관계자도 밝혔다. 

과거 선방위의 경우, 선거와 관련이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더라도, 선방위 실무진들이 선거 관련성이나 내용 적정성을 검토하는 작업이 이뤄져왔다. 이같은 과정은 선방위가 선거와 관련된 내용을 다루어야 한다고 규정한 공직선거법에 따른 것이다.  공직선거법 제8조의2에 따르면 선거방송심의위원회는 선거방송의 정치적 중립성·형평성·객관성 및 제작기술상의 균형유지와 권리구제 기타 선거방송의 공정을 보장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하지만 현재 선방위는 기존 절차와는 달리 '선거와 관련 있다'는 민원이 제기되면 사전 검수 없이 회의 안건으로 직행하는 것이다. 그 결과 김건희 '여사' 호칭 같은 선거와 관련이 없는 사안까지 무차별적으로 심의해 제재하는 '월권 심의'로 이어지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 7일 회의에서 선방위는 SBS 편상욱의 뉴스브리핑의 출연자가 김건희특검법 논란을 다루면서 출연자가 '김건희여사특별법'이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행정제재(권고)를 했다. 지난 15일 회의에선 MBC 뉴스데스크가 김홍일 국민권익위원장(현 방송통신위원장) 비공개 이임식을 보도하면서 '몰래'라는 표현을 쓴 것도 행정제재(권고)했다. 가톨릭평화방송(pcbc) 김혜영의 뉴스공감에서 이태원참사특별법 거부 논란을 다루면서 출연자가 "아무도 책임을 진 사람이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법정제재까지 추진하고 있다. 

백선기 위원장은 해당 안건을 다루면서 "대단히 문제가 많다", "'김건희 여사' 정도 해주는 게 좋다"고 하면서도 정작 선거 관련성 여부에 대해선 별다른 판단이나 논의를 하지 않았다. 이러다 보니 의견진술에 나온 방송사 관계자가 "선거와 관련 없는 주제"라고 항의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CBS "방심위 보도가 선거와 무슨 관련?" 항의도
 
큰사진보기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는 12월 1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위촉식을 진행했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위원장 류희림)는 12월 11일 서울 목동 방송회관에서 제22대 국회의원선거 선거방송심의위원회 위원 위촉식을 진행했다.
ⓒ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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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류희림 방송통신심의위원장의 '청부민원' 의혹을 다뤘다는 등의 이유로 선방위가 의견진술을 결정해 지난 14일 선방위 회의에 불려나온 유창수 CBS 부장은 "방송심의위원회라는 곳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왜 선거 방송에 저촉이 되는지 저희가 이해를 못하고 있다", "(선거방송규정은) 선거와 관련된 사실을 객관적으로 정확하게 다뤄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 관한 얘기를 하는 게 선거와 관련된 게 어느 부분인지 모르겠다"면고 항의했다.

유 부장의 이같은 문제 제기에도 선방위는 이날 CBS에 대한 '법정제재'를 결정하고, 조만간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그 결과 14일까지 선방위가 10차례 회의를 여는 동안 법정제재 건수가 벌써 12건에 이른다. 5월까지 활동기한이 더 남은 점을 감안하면 역대 최다 법정제재 건수를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전 심의위원 "선거 관련 없는 민원 제외"
방심위 지부장 "방송사 법적대응시 심각한 결격사유"


6.1 지방선거방송심의위원과 20대 대통령선거방송심의위원을 역임한 김언경 전 위원은 "위원으로 활동할 당시, 접수되는 민원에 대해선 사무처에서 사전에 검토해, (적절하지 않은 민원은) 제외했다"면서 "이런 절차를 통해 안건 심의를 할 때는 선거와 관련 없는 방송은 논의 대상에서 배제해왔다"고 설명했다. 김 전 위원은 이어 "선방위가 선거와 관련 없는 방송 내용까지 심의, 제재하는 것은 월권"이라고 강조했다. 

김준희 언론노조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지부장은 "선방위는 선거와 관련된 내용만 심의를 해야 하고, 선거와 관련성 여부에 대한 판단이 이뤄져야 하지만, 회의에선 선거 관련된 내용이 논의조차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선거와 관련 없는 내용까지 심의한 것에 대해선 위원장 등의 책임이 크고, 향후 징계를 받은 방송사가 법적 대응을 할 경우에는 심각한 결격 사유로 작용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오마이뉴스>는 '월권 심의'에 대해 백선기 위원장에게 문자로 질의했지만 답변을 받을 수 없었다. 
 
큰사진보기4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심의에 반대하는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4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앞에서 선거방송심의위원회의 심의에 반대하는 언론노조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박수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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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그:#선거방송심의위원회, #총선, #백선기, #방심위, #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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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부역자, 여당 국회의원으로 부활하나?••김장겸 비례 당선권

MBC 탄압했던 김장겸, 국회 입성?

2017년 김장겸 MBC 전 사장이 서울 여의도 방송문화진흥회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 출석하며 노조원들의 항의를 듣고 굳은 표정을 하고 있다. ⓒ뉴시스

윤석열 정권이 지난해 MBC 조합원들에게 부당노동행위를 한 혐의로 형이 확정된 김장겸 전 MBC 사장을 이번 총선에 내세웠다. 대놓고 MBC를 향한 적개심을 드러낸 것.

황상무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이 MBC를 콕 집어 ‘회칼테러’를 언급한 가운데 ‘언론부역자’ 낙인이 찍힌 인사를 비례대표 당선권인 14번에 배치했다. 21대 총선에서 현 여당의 위성정당이었던 미래한국당은 19번까지 당선됐다.

대통령은 김 전 사장에게 사면·복권으로 면죄부를 줬고 여당은 총선에 내세웠다. 그동안 MBC에 비판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정부와 여당이 MBC 조합원을 탄압한 김 전 사장을 총선에 내세웠다는 점은 MBC를 향한 탄압의 수위를 높이겠다는 것으로도 해석된다.

국민의힘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는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 및 콘텐츠 산업 육성에 주력할 전문 언론인’이라고 김 전 사장을 추켜세웠다.

김 전 사장은 MBC에서 사장으로 재직하던 2014년 10월부터 2017년 3월까지 총 9차례에 걸쳐 MBC 노조원 37명을 신사업개발센터·뉴미디어포맷개발센터에 보냈다. 이 센터들은 2012년 MBC 총파업을 주도했던 직원들을 본사 밖으로 격리하기 위해 만든 ‘껍데기 조직’'이었다.

서울서부지법도 이처럼 판단해 부당전보와 승진 배제 등 김 전 사장에게 적용된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오히려 공정한 미디어 생태계 조성을 파괴한 인물인 셈이다.

그런 인물이 확정판결 4개월도 안 돼 사면을 받고, 국회의원으로 금의환향하게 됐다. 언론노조는 곧바로 성명을 통해 ‘언론부역자 김장겸 비례 추천한 국민의미래, ‘회칼' 황상무와 무엇이 다른가’라며 비판을 쏟아냈다.

언론노조는 (김 전 사장이)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벌어진 참혹했던 언론장악의 선봉에 섰던 ‘언론 부역자’ 명단의 첫 줄에 등장하는 자”라고 지적하며 “공정방송을 요구하는 언론인들에게 ‘부당전보’라는 흉기를 휘두른 김장겸이 언론인에 대한 테러 협박에 나선 황상무와 무엇이 그렇게 다르냐”고 따졌다.

윤석열 정부에서 사면·복권된 인물이 계속해서 총선에 나서고 있다. 일각에서는 ‘범죄자 공천’이란 비아냥까지 나오고 있는 상태. 야당의 공천 잡음은 잠잠해진 가운데, 여당의 문제적 공천으로 여당발 공천 잡음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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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정부, 고시원·오피스텔에서도 임대업자 수익만 생각한다



[조정흔의 부동산 이야기] 청년 주거지는 더 좁게, 더 비싸게 만들어질뿐

조정흔 감정평가사 | 기사입력 2024.03.19. 08:02:38

 

우리 사무실이 있는 건물 4층에는 고시원이 있다. 어느 날 고시원에서 드르륵드르륵, 쾅쾅하며 뭔가를 뜯어내는 듯한 공사소음이 들렸다. 건물 앞에는 몹시 더럽고 헐어빠진 매트리스와 브라운관이 볼록한 구형 텔레비전이 한 무더기 쌓여 있었다. 시설이 낡아서 교체하는 모양이구나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고시원 사장님이 바뀌어 전체 리모델링 공사를 한다는 것이다.

소란한 공사소음이 언제쯤 끝나는지 물어볼 겸, 공사 중인 고시원에 슬쩍 들어가 보았다. 50여 개나 되는 방이 좁은 공간에 붙어 있었다. 이 공간에 이렇게 많은 방이 있었다는 사실, 그리고 여기 살던 많은 사람이 그렇게 짧은 시간에 소리 없이 사라졌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었다. 집기들은 모두 반출되고, 벽지와 바닥이 모두 철거된 방은 숨 막힐 정도로 작았다. 50여 개의 방 중 절반은 창문이 없는 복도 측 방이다. 눈대중으로 보니 가로, 세로의 길이는 2미터도 채 되지 않는 것 같았다. 1평의 가로와 세로의 길이가 1.8미터이니 한 평 될까 말까한 방이다. 가끔 시끄러운 적이 있었으나, 이렇게 좁은 공간에 그 많은 사람이 복닥복닥 살았다면 실은 너무나 고요했었음을 그제야 알게 되었다.

고시원은 두 달여 간 공사를 마치고 멋진 조명, 깨끗한 시설과 새로운 이름으로 새단장되었다. 종전에는 주로 중년과 노인이 거주하는 낡은 고시원이었지만, 공사 후에는 주로 청년이 거주하는 코리빙하우스라는 이름으로 변신하였다. 고시원일 때 월세는 30만 원이었지만, 코리빙하우스로 이름을 바꾸자 월세는 50만 원이 되었다. 시설이 개선되면서 가격이 올랐고, 1인용 매트리스와 책상이 하나 놓인 이 작은 공간의 주인은 노인에서 청년으로 바뀌었다. 노인에서 청년으로 입주민이 바뀌면서 코리빙하우스는 더욱 고요해졌다.

'고시원'은 건축법상 주택이 아니라 2종근린생활시설 중 다중생활시설에 포함된다. 애초 거주 목적의 용도로 정의된 건축물이 아니다. 그러나 고시원 또는 코리빙하우스의 거주자들은 대부분 주거 목적의 공간으로 사용한다. 주택법상 주택이란 구성원이 장기간 독립된 주거생활을 할 수 있는 구조로 된 건축물이다. 가난한 노인과 청년에게는 '주택'이 허락되지 않는다. 잠잘 수 있는 '공간'이 허락될 뿐이다.

작년 2월 1~2인 가구의 주거난을 해소하기 위한 목적으로 임대형기숙사(코리빙하우스)라는 형태의 건축물이 건축법상 주택에 들어왔다. 국토부는 1인 가구 증가 추세에 맞춰 양질의 주거환경을 갖춘 주택을 공급하는 것이 목표라고 발표하였다. 그러나 임대사업자들은 이 정책이 주차장 면적 기준 완화 등의 인센티브를 통하여 원룸보다 더 큰 수익률을 올리게 해줄 것이라 기대했다. 실제 정부 발표 후 유튜브 채널에는 임대형기숙사 투자 노하우를 연구하여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안내하는 영상이 많이 올라왔다. 수익률이 커질수록 임대형 기숙사를 지을 땅값도 함께 올라갈 것이다. 이들이 말하는 '노하우'란 결국 최소한의 면적에 최대한 많은 기능을 욱여넣고,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이다. 결국 임대주택 사업이 성장한다는 건 점점 청년에게 허락되는 공간이 작아지고, 가격은 오른다는 의미이다.

얼마 전 서울 구로구의 공공임대주택 임대료를 평가하면서 수요층이 유사하고 대체성을 갖는 다세대주택과 오피스텔, 소형 아파트 시장 특성을 분석한 적이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에서 공개하고 있는 2020년부터 2023년까지 구로구 소재 다세대주택 전월세 거래 5300여 건을 분석하였다. 최근에 건축된 다세대주택일수록 전유면적이 작아졌다. 전체 다세대주택의 평균 전유면적은 약 45제곱미터(㎡)였는데, 2020년 이후에 건축된 다세대주택 평균 전유면적은 33㎡에 불과했다. 건축법상 주택이 아니라 업무시설로 분류되는 오피스텔 전월세 7300여 건의 평균 면적은 28㎡였다.

서울시 전체의 2021년도 다세대주택 전월세 데이터 5만6000여 건을 분석해 보면, 2018년 이후 지어진 다세대주택 평균 전유면적은 29㎡이다. 전체 다세대주택의 평균 전유면적인 40㎡보다 현저히 작아졌다. 전유면적 30㎡는 10평 정도로, 방 1개, 잘하면 2개가 나온다. 특히 신축 오피스텔일수록 전유면적 20㎡ 미만의 원룸이 많았다. 화장실과 주방을 빼면 매우 협소한 공간이다.

오피스텔 시행사는 수익 극대화를 위해 닭장 같은 건물을 짓는다. 오피스텔 역시 코리빙하우스와 마찬가지로 주택 규제를 받지 않아 주거시설로서의 쾌적성이 떨어진다. 2022년 기준 오피스텔 재고는 100만 호 수준이다. 이 중 70~80%가량이 주거용으로 활용되고, 평균가구원수는 1.3명, 가구주 연령은 36.7세다(오피스텔 관련 현황과 제도개선 방안, 2024. 3. 11. 국토연구원). 오피스텔은 청년의 주거시설로 널리 활용된다.

시장조사를 하러 부동산 몇 군데를 들렀다. 부동산 사장님은 전유면적 6평 신축오피스텔 전세로 1억6000만 원을 불렀다. 이것도 하나밖에 안 남았단다. 월세는 마지막 매물 계약이 오늘 끝났다고 했다. 월세는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70만 원이다. 전세 사기가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시설이 깨끗한 신축 오피스텔이 귀해서 전세가 잘 나간다고 했다. 매매가격은 얼마인지 물었더니, 정말 싸게 내놓은 물건이라 강조하면서 1억7000을을 말한다. 전세 1억6000, 매매 1억7000이면 깡통전세가 되기 십상인 물건인데도, 이렇게 전세가 귀하다고 한다.

원룸 월세를 알아 보는 두 젊은 여성을 우연히 만났다. 20대 초중반이 됐을까 싶은 젊은이들이다. 사장이 신축 말고 다른 월세방이 있다며 보여주겠다기에 같이 따라나섰다. 젊은 여성들이 경계하는 눈치라 조금 떨어져 따라갔다. 유흥가 모텔 2개를 지나쳐 외진 길을 따라 걸으니 지은 지 10년 쯤 지난 듯한 오피스텔에 다다랐다. 원룸 상태는 좋지도 나쁘지도 않았지만 방 모양이 사다리꼴이었다. 못생긴 땅에 최대한 방을 많이 뽑아내기 위함이었을 것이다. 이 5평짜리 원룸은 보증금 1000만 원, 월세 45만 원이었다. 관리비는 10~15만 원 정도 나온단다. 두 명이 살기에는 비좁아 보였다.

1인 가구가 늘어나고, 이들을 위한 주거 면적은 점점 작아지고 있다. 1인 가구 수요에 맞춰 주거 면적이 작아지는지, 부동산 가격이 폭등하는 시기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사업자들이 주거 면적을 최소화해서 공급하는지 알 수 없었다. 분명한 것은 청년 수요층을 대상으로 하는 주거 면적이 작아질수록 이들이 가정을 꾸리고 살기가 어려워진다는 점이다. 청년의 결혼연령이 늦어지고, 혼인율이 떨어진다. 2015년 이후 초혼연령은 남녀 모두 30세를 넘었고,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2023년 12월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동태 코호트조사에 따르면 88년생 만 36세 남성의 혼인율은 50%에 미치지 못하였다. 지난해 4분기 합계출산율이 0.65를 기록하면서, 출산율은 세계에서도 유례가 없을 정도로 낮다. 전 세계에서 합계출산율이 1.0보다 낮은 나라는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와 한국뿐이다.

 

신축 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은 1인 가구가 겨우 살 수 있을 정도로 주거 면적이 작아지고 있다. 그럼에도 이 작은 주택의 전세, 매매가격은 만만하지 않다. 1인 가구용 작은 주택을 구하는데 들어가는 비용만으로도도 사회 초년생이 허덕일 정도다. 자연히 결혼해서 가정을 꾸리고, 아이를 낳아 키우며 사는 삶을 꿈꾸기가 힘들어진다. 1평도 안 되는 코리빙하우스에서, 매트리스 하나 놓으면 방이 가득 차는 5평 원룸 오피스텔에서 신혼살림을 계획하기는 어렵다.

▲1인 가구용 열악한 주거 형태인 고시원. 1인 가구가 증가하면서 1인 가구 면적은 좁아지고, 가격은 오르고 있다. ⓒ연합뉴스

감정평가할 때는 실거래가를 확인하기 위하여 늘 등기부등본을 살펴본다. 서울 강서구 화곡동의 신축 다세대주택. 전유면적 29㎡, 10평이 채 되지 않았는데 실거래가격 4억1500만 원이 찍혀 있었다. 이 실거래가격은 한국부동산원 공동주택 공시가격 참고 자료에 버젓이 올라가 있었다. 시세로 보아 이 가격의 약 60% 수준인 2억6000만 원으로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공시되어 있다. 이 다세대주택을 4억1500만 원에 매수한 이의 주소지는 경상남도였다. 보험회사와 햇살론을 취급하는 서민금융진흥원에서 소액의 가압류를 조치해 둔 것을 보니 신용불량자인 모양이었다. 같은 건물의 다른 호수들에도 여러 건 임차권등기명령이 기재되어 있거나, 경매 진행 중이거나, 주택도시보증공사 또는 구청의 가압류가 걸려 있었다. 매수자가 시장분석을 하지 않고 실거래가만을 추종하여 가격을 결정하다 보니 전세 사기꾼이 만들어 놓은 터무니없이 높은 가격이 그대로 감정가격이 되고, 공시가격이 되며, 전세대출과 전세보증기준이 된 것이다. 화곡동 다세대주택의 공시가격과 실거래가를 보면서, 청년 서민 주거지에 대한 부동산 가격정책이 얼마나 저급한 수준인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한국에는 부동산 가격과 공시가격을 결정하는 기준과 목표와 정책이 없다. 한국부동산원의 공시가격은 수요분석과 시장분석 없이 사기꾼이 만들어 놓은 실거래가를 추종한다. 부동산 시장분석, 수요분석, 실거래가 적정성 검증, 감정평가 3방식의 적용을 통한 감정평가는 실종된 지 오래다. 감정평가사는 업자들 뒤를 쫒아 다니며 그들이 원하는 가격을 만들어 주는 기술자로 전락했다. 실거래가를 기준으로 하는 감정평가기법과 규정을 활용하여 사업자들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는데 복무한다.

이 다세대주택들의 임차인은 대체로 90년대생 청년들이다. 고작 6평에서 10평 정도 되는 다세대주택에 전세로 들어가기 위해 이들은 전세자금대출을 동원하여 3억에서 4억 원이 넘는 목돈을 마련해야 한다. 이 전세금은 이들이 저금리시대에 영끌하여 마련할 수 있는 최대치일 것이다.

15년 전 강남의 27평 아파트 전세가격은 2억이 채 되지 않았다. 2009년에는 2억 원으로 강남에서 27평 아파트 전세를 구할 수 있었지만, 2022년에는 강서구의 10평 다세대주택 전세가격이 3억을 넘어 4억 원대가 되었다. 신축 다세대주택이나 오피스텔의 면적은 1인 가구 혼자서 겨우 살만할 정도로 작아졌으며, 가격은 방 3개 짜리 아파트보다도 더 올랐다.

2022년에 59억 원에 거래된 반포동 주공아파트 32평의 1971년 최초 분양가는 600만 원이다. 1987년 35평 목동아파트의 분양가는 4500만 원, 95년도 매매가격은 1억5000만 원이었는데, 2022년의 실거래가는 22억 원이었다. 투자가치가 있다고 평가되는 아파트 가격은 노동소득으로는 접근하기 어려운 비현실적인 수준에 이르렀다. 기존 소유자만이 주택을 팔아서 갈아 타기할 수 있는 수준의 가격이다. 그런데 이제 자신의 노동소득으로 아파트 하나 장만했던 기존의 소유자들은 모두 늙어가고 있다. 갖고 있는 아파트 외에는 소득이 없는 사람이 많다. 오래되고 비싼 아파트단지마다 노인들만 넘쳐나는데, 정치권은 이들의 표를 얻기 위해서 아파트 가격을 안정화하는 정책을 펼 수가 없다. 청년들은 부모의 집을 물려받거나, 더 작고 더 비싸고 더 위험한 집에 사는 수밖에 없다.

물론 정부는 서민 주거 안정 대책을 내놓고 있다. 그러나 이 정책은 진정 서민을 위한 적이 없었다. 전세자금대출과 전세보증보험은 건설사 미분양을 털어내기 위한 조치였다. 임대사업자 등록 정책은 다주택자에게 세제·금융 혜택을 주기 위함이었다. 10년 분양전환 임대주택은 건설 자금을 확보하고, 부동산 경기 하락기를 피해 높은 가격에 분양하는데 활용되었다.

최근 정부가 내놓은 눈에 띄는 대책 두 가지를 보자. 지난 13일 정부는 민간 건설사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낼 땅값을 공사비로 갚는 방식의 사업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부동산 경기 활황기에 책정된 높은 토지가격과 높은 공사비를 기준으로 분양가격이 책정된다면, 시장성과 분양성이 하락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다. PF대출과 브릿지론의 부실 위험이 커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그런데 고분양가로 분양이 안 되면 그 책임은 누가 부담할지에 관한 대책이 빠져 있다. 잘못하면 수익은 민간이, 위험은 공공이 부담하는 결과가 된다.

지난 14일 정부는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도입을 위한 규제개선과 지원방안을 논의하겠다고도 밝혔다.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도입을 위해 준비하는 정책은 임대료 규제 완화 방안, 세제·금융 지원 방안이다. 이윤추구가 목적인 기업형 임대사업자의 수익성을 높여주기 위해 규제를 완화하니 앞으로 임대료는 더 올라갈 것이다. 정부의 셈법은 늘 이런 식이다. 이러한 정부 정책으로 인하여 향후 청년의 주거 여건은 더욱 열악해 질 것이 자명하다. 주거 면적은 더욱 작아지고, 임대료는 더욱 오를 것이다. 그것이 바로 기업형 장기임대주택 지원방안이 그리는 미래다.

현재 대한민국 인구수는 5100만여 명. 50년 후엔 3600만 명대가 된단다. 이중 65세 이상이 절반이 된다. 환갑을 지난 이가 나라의 중심 연령이 된다. 어쩌다 이렇게까지 됐을까. 시간이 갈수록 좁아지는 임대주택, 오르는 임대료에 그 답이 있다. 청년의 출산·결혼 파업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정부가 오히려 이 문제를 더 심각하게 만들고 있으니, 일견 그럴듯한 출산 대책을 내놓은들 효과가 있을 리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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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정흔 감정평가사

2004년부터 감정평가사로 활동하면서 많은 부동산 현장과 시민들을 만났습니다. 부동산시장에서 나타나는 가격은 현상이지만, 가격에는 적절한 자원의 배분과 사회의 가치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현상을 관찰하고, 기록하고, 나누고, 소통하고 싶어 글을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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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조국혁신당 비례 앞 순위 10명 중 4명이 수사·재판 중”



[아침신문 솎아보기] 국민의미래 비례 순번 확정에 호남 언론 “호남 배려 없었다”

이종섭·황상무 논란에 대통령실 반응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비판도 계속

 

기자명장슬기 기자

  • 입력 2024.03.19 0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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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사진=조국혁신당

조국혁신당이 조국 대표와 박은정 전 검사, 황운하 의원 등 ‘반윤’ 인사들을 4월 총선에 나설 비례대표 후보로 내세웠다. 중앙일보는 조국혁신당 비례대표 순번 발표 소식을 전하면서 앞순위 10명 중 4명이 수사·재판 중이라는 사실을 강조했다.

한편 호남 지역신문들은 해당 지역 최근 여론조사에서 조국혁신당이 높은 지지율을 보인다며 ‘조국 돌풍’ 소식을 전했다.

국민의힘 비례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비례대표 공천을 확정한 가운데 호남 지역에선 ‘호남 홀대론’이 나온다. 주기환 전 국민의힘 광주시당 위원장은 지난 18일 “광주 배려는 아예 없었다”며 비례대표 후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종섭 주호주 대사와 황상무 시민사회수석 논란에 대한 대통령실 반응에 대해 보수언론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통령실은 지난 18일 “이 대사에 대한 검증 과정에서 고발 내용을 검토한 결과 문제될 것이 전혀 없다고 판단했다”며 “공수처가 조사준비가 되지 않아 소환도 안 한 상태에서 재외공관장이 국내에 들어와 마냥 대기하는 것은 매우 부적절하다”고 했다. 황 수석 발언에 대해서는 “대통령실은 특정 현안과 관련해 언론사 관계자를 상대로 어떤 강압 내지 압력도 행사해 본적이 없고 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언론의 자유와 언론기관의 책임을 철저하게 존중하는 것이 우리 정부의 국정 철학”이라고 했다.

▲ 19일 전국단위 종합일간지 1면 모음

중앙, 조국혁신당 10명 중 4명이 수사·재판중

중앙일보는 4면 <박은 정 1번, 조국 2번…앞순위 10명 중 4명이 수사·재판중>이란 기사에서 “박은정 전 검사와 조 대표는 후보 20인 중 나란히 비례 1·2번을 받았다”며 “박 전 검사는 윤석열 검찰총장 시절 이른바 ‘찍어내기 감찰’ 의혹으로 해임 처분을 받았으며,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수사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조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 등으로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다”며 “8번을 받은 황운하 의원은 문재인 정부 청와대 하명 수사 및 울산시장 선거개입 사건으로 1심에서 징역 3년 실형을 받았는데 지난 8일 더불어민주당을 탈당해 조국혁신당으로 당적을 옮겼다”고 전했다.

또 “10번에 배정된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관리본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불법 출국금지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2022년 조사를 받고 직위 해제됐다”며 “관련 사건으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받고 2심 재판을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 신문은 “당선권으로 거론되는 10순위 이내 인사 중 4명이 재판이나 수사 대상자 신분”이라며 “특히 조 대표와 황 의원은 비례대표로 당선되더라도 이대로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음주·무면허운전 전과 4범인 신장식 변호사는 4번을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전북일보는 <전북 조국 바람 ‘태풍’으로 바뀌나>에서 “조국혁신당의 ‘비조지민(비례는 조국, 지역은 민주)’ 바람이 전북을 강타하고 있다”며 “비례정당 투표에 있어 조국혁신당이 민주당을 제치고, 전북 제1야당으로 떠오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고 전했다.

전북일보는 “전북은 전통적으로 비례정당 투표에 있어 1위 민주당, 2위 녹색정의당(기존 정의당), 3위 국민의힘 순의 득표율을 기록하고 있다”며 “하지만 이번 22대 총선에서는 전북 내 비례정당 정치구도가 대폭 재편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KBC 광주방송과 UPI뉴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한 광주 광산을 여론조사를 보면 비례대표 정당투표를 어느 당에 하겠느냐는 질문에 조국혁신당을 꼽은 응답자가 42.6%로 25%에 그친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을 앞섰다. 이낙연 신당인 새로운미래가 7.1%로 뒤를 이었고 국민의힘 위성정당인 국민의미래가 6.5%, 개혁신당 5.4%, 녹색정의당 2.8% 순이었다.

관련해 광주전남 지역신문인 남도일보는 사설 <조국혁신당, 민주당 텃밭서 비례 ‘돌풍’ 예고>에서 남도일보 등 광주지역 5개 언론사가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에 의뢰해 지난 15~16일 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군에 거주하는 만18세 이상 남녀 526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결과를 인용하면서 정당투표 의향을 묻는 질문에 조국혁신당이 40.1%를 기록해 민주당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 34.5%를 오차범위 내에서 5.6%p 앞섰다고 전했다.

남도일보는 “조국혁신당의 전남 4개 군지역 돌풍 예고는 ‘3년은 너무 길다’ 등 상대적으로 선명한 ‘정권심판론’을 앞세운 선거 전략이 민주당 텃밭 민심을 움직이게 했다는 평가”라며 “조국혁신당이 이번 총선 ‘폭풍의 핵’으로 부상했다”고 했다.

광주매일신문도 <조국혁신당 ‘돌풍’…광주·전남 지지율 상승세 심상찮다>에서 위 여론조사를 인용하면서 “이 같은 조국혁신당 바람은 전국적인 현상으로 총선 때까지 지지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목표 의석 수 10석을 초과 달성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다”고 보도했다.

자세한 여론조사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누리집에서 확인할 수 있다.

▲ 19일 중앙일보 만평

대통령실 반응에 “국민 정서와 동떨어져”

중앙일보는 대통령실 반응에 대해 사설에서 “전날 저녁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이 이 대사 즉각 귀국과 황 수석의 거취 결단을 요구하자 대통령실이 곧바로 반박에 나선 모양새지만 이런 대통령실의 시각은 이 문제를 지켜봐 온 국민의 정서와는 동떨어져있다”며 “아무리 대통령실 자체 검증에선 문제가 없다지만 공식적으로 피의자 신분인 이 대사를 별다른 설명도 없이 공직에 발탁했던 게 온당한지, 이 대사에 대한 출국금지 조치가 드러나자 법무부가 신속히 출국금지를 풀어준 것은 특혜가 아닌지, 이 대사가 왜 ‘도주대사’란 말을 들을 정도로 쫓기듯 비행기를 타야 했는지 대다수 국민은 사정을 납득하지 못하는 게 당연하다”고 지적했다. 이종섭 대사는 해병대원 사망사건 수사 외압 의혹을 공수처 수사를 받고 있다.

중앙일보는 “황 수석 문제도 버틴다고 해결될 성격이 아니다”라며 “지금 여야는 중도층을 붙잡기 위해 경쟁적으로 ‘망언 후보’들의 공천을 취고 하고 있고 10여년 전의 발언도 소환되는 판”이라고 한 뒤 “그러니 황 수석의 ‘횟칼 테러’ 발언에 대해 야당은 물론 여당에서도 조속한 거취 정리 요구가 쏟아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지금 대통령실은 상대의 잘못엔 추상같은 잣대를 들이대면서 정작 자기편의 과오엔 관대하다는 비판을 자초하고 있다”며 “이제라도 논란을 겸허히 성찰하고 민심을 수용해 이 대사와 황수석 문제에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고 주장했다.

▲ 19일자 한겨레 만평

조선일보는 대통령과 공수처를 모두 비판했다. 사설 <대통령도 이상하고 공수처도 이상하다>에서 “윤 대통령은 두 사람에 대해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고 한다”며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없다고 무슨 일이든 해도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특히 국정 책임자는 법적으로 문제가 없어도 국민 여론을 악화시켜 국정 수행에 장애가 될 일은 하지 않아야 한다”며 “그게 민심을 반영하는 길”이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공수처에 대해서도 “사안이 복잡할 것도 없고 관련 내용도 다 드러나 있어 오래 걸릴 수사가 아닌데도 공수처는 지난 1월 해병대 간부 사무실 등을 압수 수색했을 뿐 핵심 관련자들은 소환 조사도 하지 않았다”며 “공수처가 수사를 제때 끝냈다면 애초 이런 문제는 생기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 19일자 조선일보 사설

국민의힘 위성정당 비례 공천에 ‘호남 홀대론’

주기환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후보가 후보 사퇴 의사를 밝히며 “국민의힘은 비례대표 당선권에 호남 인사를 25% 우선 추천하는 내용을 당규에 담고 있지만 이번 공천에서 광주는 완전히 배제됐다”며 “당원들과 약속을 당에서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주기환 후보는 당선권으로 보기 어려운 비례대표 24번 순번을 받았고 김화진 국민의힘 전남도당 위원장은 22번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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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일자 새전북신문 기사

새전북신문도 19일 3면 <“말뿐인 호남배려”…국민의미래 비례후보 당선권 전북 인사 없어>에서 “결론부터 말하면 이번 비례대표 후보자 공모에 나선 조배숙 전 국회의원과 허남주 전 전북도의원, 정선화 전 국민의힘 당협위원장과 김경민 전 국민의힘 전북도당 고문은 35명 후보자 명단에 포함되지 않았다”며 “당선 안정권은 순천 출신인 인요한 전 혁신위원장(8번)이 유일한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광남일보 정치면 <국민의미래 비례 당선권 ‘호남은 없었다’>, 남도일보 1면 <‘당선권 단 1명’…국힘 비례 호남 배려 없었다>, 지난 18일 뉴시스(전주) <국민의미래 비례대표 ‘전북 0명’…“지역 배려 없었다”> 등의 기사에서도 이러한 내용을 다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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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정상회의'는 '가짜 민주주의' 강요"

전국민중행동, '입틀막', '보틀막' 당하며 정권 규탄 기자회견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4.03.18 17:49
  •  
  •  수정 2024.03.18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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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민중행동은 18일 오전 장충동 신라호텔 앞 대로변에서 '미국패권 유지, 신냉전 대결정책 위한 민주주의정상회의 개최반대, 윤석열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뒤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 긴급행동'의 피케팅 시위 모습.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전국민중행동은 18일 오전 장충동 신라호텔 앞 대로변에서 '미국패권 유지, 신냉전 대결정책 위한 민주주의정상회의 개최반대, 윤석열정권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뒤는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 긴급행동'의 피케팅 시위 모습.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18일 오전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열린 서울 장충동 신라호텔. 

윤석열 대통령은 토니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글로벌 포괄 전략동맹'으로 공고하게 진화한 한미동맹을 자화자찬했고, 같은 시각 신라호텔로 향하는 길목인 동대입구 전철역 앞에서는 '입틀막'으로 상징되는 '가짜 민주주의'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미국이 '글로벌 민주주의의 투사'라고 추켜세운 한국정부는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대한 반대 의견을 밝히려는 기자회견을 차벽과 경찰병력으로 꽁꽁 에워싸고는 '입틀막'을 넘어 보이지 않도록 틀어막는 '보틀막'의 경지를 보여주었다.

멀리 신라호텔이 마주 보이는 길거리 기자회견장은 차벽에 막힌 채 '미국의 패권유지와 신냉전 대결정책을 위한 가짜 민주주의'를 성토하는 규탄 구호와 연설이 뒤섞여 1시간 이상 지체되어 진행됐다.

앞서 같은 장소에 자리잡은 '팔레스타인과 연대하는 한국시민사회 긴급행동'의 피케팅 시위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현장은 연설과 구호, 경찰의 위협적 경고방송이 뒤범벅된 아수라장으로 바뀌었다.

함재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팔레스타인에서 3만명이 넘는 부녀자와 어린이를 학살하는 이스라엘을 부추기면서, 전쟁으로 먹고 사는 미국이 과연 미래세대를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이날부터 20일까지 3일간 '미래세대를 위한 민주주의'를 주제로 진행되는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허구를 비판했다.

최근 스웨덴 민주주의다양성연구소(V-Dem)으로부터 출범 2년만에 독재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평가를 받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앞에서는 자유와 인권을 이야기하면서 뒤에서는 민주주의 파괴를 위해 모든 수단, 특히 검찰과 권력기구를 동원하며 권력남용과 성평등 파괴를 일삼고 있다"며, "이런 정권이 무슨 낯으로 민주주의와 자유와 인권을 입에 올리는가"라고 일갈했다.

제3차 민주주의 정상회의의 중요한 취지인 한미동맹 강화에 대해서도 '미국의 이익과 미국의 전쟁만을 위한 동맹'이자 "미국의 패권을 강화하고 동북아 지역의 전쟁 기운과 진영간 대결만 부추기는 결과를 낳을 뿐"이라며, "민주주의 정상회의는 미국만을 위한 그들만의 리그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대표는 최근 22대 총선 비례 후보 공천과정에서 반미 주장을 했다는 이유로 공천배제된 여러 사례를 거론하고는 "반미가 100% 틀렸다면 친미는 100% 옳은가"라고 정면으로 문제를 제기했다.

△국가 연구개발 예산은 6조원이나 삭감하면서 20조원에 달하는 미국산 무기를 강제구매하는 현실 △입대한 청년들은 일년 365일이 모자라도록 연합군사훈련에 동원되는 현실 △미국의 대중국 견제로 인해 한국의 반도체 수출길이 막혀 경제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현실 등을 거론하고는 "민주주의는 반미하면 안되는게 아니라 반미해도 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희진 진보당 공동대표는 "대통령은 입맛에 맞지 않는 국민의 목소리는 입을 틀어막고 사지를 끌어내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는 여당이 앞장서서 종북프레임을 휘두르고 있다"며 "이게 무슨 민주주의라고...윤석열 대통령이 민주주의정상회의를 주재한단 말인가"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국익에도, 국내민주주의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허울뿐민 민주주의 정상회의에 공들일 것이 아니라 국민의 삶을 먼저 돌아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민주주의는 의견이 달라도 존중할 수 있어야 하고, 자기 마음에 들지 않아도 의견을 청취해야 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기자회견은 경찰이 병력과 차벽으로 회견장을 가로막아 1시간여 지체된 가운데 진행됐다. 기자회견 방해에 항의하는 전국민중행동 간부를 경찰이 끌어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기자회견은 경찰이 병력과 차벽으로 회견장을 가로막아 1시간여 지체된 가운데 진행됐다. 기자회견 방해에 항의하는 전국민중행동 간부를 경찰이 끌어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기자회견을 주최한 전국민중행동은 기자회견문에서 "윤석열 정부는 국익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판단없이 바이든의 이분법적 세계관, 미국 주도의 진영대결정책을 맹목적으로 따르며 앞장서고 있다"고 하면서 "그 결과 이념과 체제는 다르더라도 경제적, 외교적으로 우리에게 매우 중요한 북한·중국·러시아와의 관계가 1990년 이래 최악으로 빠져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021년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주도한 '민주주의 정상회의'가 실상은 세계 민주주의 실현의 기본전제인 다극화 추세를 오히려 역행하고 있으며, 오히려 냉전적 외교노선에 기초하고 있을 뿐이라는 지적이다.

미국이 한국 정부를 '글로벌 민주주의의 투사'로 한껏 치켜세우는 것은 "무너지고 있는 자신의 패권을 유지하기 위해 한국을 진영대결의 선봉으로 내세우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윤석열 정부에 대해서는 '세계 민주주의 증진'을 앞세워 민주주의 정상회의를 미국 이외 지역에서 처음으로 단독 개최하지만 "정작 한국의 민주주의는 급속도로 후퇴시키고 있다"며 '가짜 민주주의'를 강요하고 있다고 거듭 규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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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은 조국혁신당 찍는다는데..." 90년대생 스윙보터들의 고민

[인터뷰] 지지정당 없는 6명의 이야기..."임태훈 컷오프 민주당에 절망""이준석은 이젠 말 안해"

24.03.19 06:54l최종 업데이트 24.03.19 08:17l
 

 

지난 2023년 11월 8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3 용인시 하반기 일자리 박람회 청년 잡 페어'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  지난 2023년 11월 8일 오전 경기도 용인시 단국대학교 죽전캠퍼스 체육관에서 열린 '2023 용인시 하반기 일자리 박람회 청년 잡 페어'에서 구직자들이 채용 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기사 내용과는 관련 없음)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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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살기 힘들잖아요. 제가 누굴 뽑는다고 해서 사회가 개선될 거라는 생각이 별로 안 들어요", "점점 정치에 관심을 잃어가요", "마지막까지 고민할 것 같아요." 

<오마이뉴스>가 나이, 성별, 직업, 거주 지역, 투표 경험, 선거 정보를 접하는 통로가 모두 다른 1990년대생 6명을 만났다. 6명 모두 뚜렷하게 지지하는 정당이 없고, 몇 차례의 선거에서 각기 다른 정당을 찍어왔으며, 아직 누구에게 투표할지를 결정하지 못한 '스윙보터(Swing Voter)'들이다. 

이들은 모두 선거에 피로감을 호소하면서도 오는 4월 10일 치러질 22대 국회의원 선거(총선)만큼은 투표하러 갈 생각이라고 했다. "권리"라는 생각에서다. 

"정책이 뭔지 모르겠다" 

 

이번 총선 정국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조국혁신당(대표 조국)은 다른 세대와는 달리 18~29세에서는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3월 15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는 0%를 기록하기도 했다(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서울 성북구에 거주하는 대학원생 정진우(29, 가명)씨는 최근 부모님이 조국혁신당을 찍겠다는 소식을 전해들었으나 정작 본인은 크게 관심이 없다. "부모님이 지지한다고 말하니 비판하기 조심스럽지만, 정당을 만들 정도로 정치인으로서 보여준 게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취업준비생 최재현(28, 가명)씨 또한 "정당을 만드는 건 본인의 자유이지만 지지하는 사람이 이렇게 많다는 데 놀랍다. 그런데 주변 또래들 중에서는 지지하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라며 "조국 대표의 자녀와 비슷한 해에 입시를 치러서 그런지 뉴스에서 접한 '조국 사태'에 큰 충격을 받았다"라고 전했다.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수락연설 도중 연호하는 당원들과 함께 주먹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 조국혁신당 창당 지난 3일 오후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조국혁신당 중앙당 창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조국 전 법무부장관이 수락연설 도중 연호하는 당원들과 함께 주먹을 흔들어 보이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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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는 제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후보를, 20대 대선에서는 윤석열 후보를 찍었다. 뉴스에서 많이 회자되는 15명 내외의 국회의원들 페이스북(SNS)을 팔로우해놓고 총선 관련 소식을 접한다. 그는 "여야 관계 없이 구독한다. 아무래도 정치인들이 많이 배우고 똑똑한 사람들이니 보고 (나도) 배우려고 한다"라면서도 "그런데 국민의힘은 윤석열 대통령 임기가 많이 남았으니 도와주라고 하고, 민주당은 심판해야 한다고만 한다. 정작 정책을 모르겠다"라고 토로했다.

작년 말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개혁신당 대표로 총선에 나선 이준석 후보를 두고는 "이준석을 좋아했던 친구들이 많은데, 지금은 단톡방에서 이야기조차 나오지 않는다. 매일 뉴스에 나오다가 탈당하니 이제는 뉴스에도 잘 나오지도 않는다"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임태훈 컷오프, 민주당에 절망"

부산에 사는 프리랜서 김지영(32, 가명)씨는 '총선과 관련해 표 행사를 결정할 만한 가장 인상적인 정보가 무엇이었는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민주당 비례위성정당 공천 심사에서 지난 13일 '병역기피' 사유로 컷오프된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을 언급했다. 김씨는 "대체복무제를 시행하는 국가에서 양심적 병역거부를 인정하지 않는 후진적인 결정"이라며 "사실상 일부 개신교 측의 압박에 굴복하여 성적 지향을 문제삼는 차별적인 조치라는 점에서 절망적"이라고 전했다. 

지난 대선에서 이재명 후보에게 투표했다는 김씨는 "2017년에 박근혜 대통령 탄핵 기각 시 계엄령을 선포하겠다는 문건이 공개됐기 때문"이라면서 "아직도 대한민국의 형식적, 절차적 민주주의의 토대가 취약하다 싶었는데, 윤석열 대통령 임기 이후 그 생각이 더 강해졌다. 그런데 민주당이 (컷오프로) 모욕을 주니까 회의감이 든다"라고 말했다. 

역시나 같은 질문에 행정 사무직으로 부산 동래구에 거주하는 한민준(30, 가명)씨 또한 임태훈 전 소장 컷오프를 언급했다. 한씨는 자신을 "지지 정당은 없으나 '반 국민의힘' 성향으로, 비례대표도 다양하게 찍었지만 '국민의힘'만큼은 찍지 않았다"라고 소개했다. 한씨는 "세 살 때부터 부산 동래구에 살았는데, 보수 표심이 워낙 강한 지역이라 민주당이 아닌 다른 진보 정당이 나오면 다행인 수준"이지만, 최근까지도 비례대표(정당) 투표를 망설이고 있다. 그는 "군 생활을 하면서 군인권센터에 긍정적인 이미지가 많았는데 임태훈 소장이 탈락돼서"라고 말했다.
 
큰사진보기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장직에서 물러나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국민후보' 공모에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지난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장직에서 물러나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국민후보' 공모에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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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국민의힘과 민주당에서 만드는 소위 '위성정당'에도 회의감을 드러냈다. 한씨는 "새로 생긴 정당이 오래 갈 거라고 아무도 생각하지 않는다. 선거철 지나면 국민의힘이나 민주당에 흡수되겠지"라면서 "위성정당 같은 장난을 치지 말고 평소에도 철학이나 강령에 따라 국회의원 몇 십 명씩 따로 정당을 꾸리다가 필요에 따라 묶이는 '다당제'로 갔으면 좋겠다"라고 바람을 전했다. 

"지역에 쏟아내는 일자리 공약, 믿기 어렵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 15일 부산을 찾아 윤석열 정부가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 언급하면서 민주당의 지지를 호소했다. 한씨는 여기에 대해 "의외로 주변에서 엑스포에 대해 비판 여론은 크지 않았다"라며 "엑스포를 유치해서 구체적으로 무엇을 할 지가 없고 유치하면 외국인들이 돈 싸들고 부산에 찾아온다는 말 외에는 없었기 때문에 오히려 엑스포에 떨어져도 타격이 없었던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워낙 보수 정당이 강세인 지역이라 지역의 유력 인사들 역시 보수 정당에서 정치해보려고 한다. 그런데 납득 가능한 활동을 해줬으면 좋겠다. 우리 동네 구의원은 국민의힘 소속인데 페이스북 스크롤을 몇 번 넘기면 조국 수호 집회에 참석했던 사진이 나온다"라고 의아함을 표시했다. 

충청북도에 거주하는 회사원 박은정(33, 가명)씨는 그간 집으로 배송돼오는 선거 공보물에 나오는 정책을 보고 투표를 해왔다. 매번 꾸준히 투표해왔다는 박씨는 "거부감 드는 후보는 빼고 차악을 골라온 과정"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내가 누굴 뽑는다고 해서 정치가 좋은 방향으로 개선될 거라는 생각은 들지 않지만 그럼에도 투표를 한 번도 빠진 적은 없다"라며 "그게 나의 권리라고 생각하고, 그 한 표를 행사하지 않고 정치에 대해 불평하는 것만큼 한심스러운 일도 없다고 봤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한 계속 투표하러 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씨는 "충청북도에서는 아무래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공약이 많이 나오는데, 실제로 그 일자리가 고정적으로 만족스러운 소득을 받으면서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일자리인지 의문이 든다"라며 "사실 지방에 괜찮은 일자리가 없을 뿐더러 국회의원이 홀로 추진할 수 있는 공약인지 또한 의문이 든다"라고 말했다. 

"주변에서 정치 이야기는 더는 하지 않는다"

1990년대생 '스윙보터'들은 공통적으로 가족, 친구, 직장 동료들과 더는 정치 관련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 "아직 시간이 남아있기 때문에 조금 더 상황 변화를 지켜보고 투표를 결정할 것"이라는 대기업 직장인 이수지(32, 가명)씨는 "대화를 나눌 경우에도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가 아니라 '총선 이후 금리가 어떻게 달라질지, 부동산 가격의 변동은 어떻게 될지' 등 경제 변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김지영씨 또한 "총선 관련 이야기는 피한다"라면서도 "다만 찍을 데가 없다는 정서적인 합의를 암묵적으로 공유한다. 그 어느 때보다 당은 많은데, 찍을 데가 없다는 느낌이다"라고 말했다. 박은정씨는 "문재인 대통령을 투표할 때만 해도 친구들과 말을 많이 했지만 이제는 더이상 말하지 않는다. 각자 나이가 들면서 상황이 달라지고 투표 성향도 달라졌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 <기사에 언급된 갤럽 여론 조사 개요>
- 조사기간: 2024년 3월 12~14일
- 조사대상: 전국 만 18세 이상 1,002명
- 표본오차: ±3.1%포인트(95% 신뢰수준) – 주요 지표 표준오차·신뢰구간·상대표준오차 제시
- 응답률: 14.7%(총 통화 6,829명 중 1,002명 응답 완료)

 
태그:#스윙보터, #총선, #조국혁신당, #위성정당, #임태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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