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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중러'와 대결 불사... 대통령의 명확한 메시지

[광복절 경축사 분석] 한미일군사동맹 강조... '자유' 편협하게 규정해 오히려 왜곡

23.08.15 19:10l최종 업데이트 23.08.16 03:40l

오태규(ohtak)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15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린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 대통령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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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절 경축사와 삼일절 기념사는 대통령이 주요 대외정책을 발표하는 가장 권위 있는 통로입니다. 과거의 예를 봐도 정권의 대일정책과 대북정책이 두 연설을 통해 발표되곤 했습니다. 그래서 역대 정권들은 삼일절과 광복절을 앞두고 각 부처와 전문가 집단을 대상으로 광범위하게 의견을 수렴하며 연설을 준비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연설문의 내용과 구성을 보면 메시지의 선명성에 비해 문장의 질이 매우 떨어지는 게 눈에 띕니다. 선명성에만 신경 쓴 나머지 그렇게 됐다고 생각하기에는 문장이 너무 허접합니다. 영국에 '퀸스 잉글리쉬'라는 말이 있듯이, 한 나라의 최고 지도자는 그 나라 말로 된 가장 품위 있고 격조 높은 문장을 구사해야 하는데, 윤 대통령의 연설은 들을 때마다 큰 실망을 안겨줍니다.

그동안 윤 대통령이 한 한 차례의 삼일절 기념사와 두 차례의 광복절 경축사 가운데 제104주년 삼일절 기념사가 최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길이도 역대 정권 기념사 중 가장 짧을뿐더러 일본의 폭압 통치에 전 국민이 들고일어난 삼일운동의 의미도 전혀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제78돌 광복절 경축사를 보니, 그때와 수준이 막상막하입니다.

우선 가장 눈에 띄는 것이 '자유'라는 단어의 과다 사용입니다. 자유는 평등과 함께 현대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개념이라는 걸 부정할 사람은 없습니다. 그런데 윤 대통령의 연설문에는 평등은 없고 자유만 있습니다. 평등은 '공산주의' 용어라고 생각하는 모양입니다.

예를 들어, "우리의 독립운동은 국민이 주인인 나라, 자유와 인권, 법치가 존중되는 자유민주주의 국가를 만들기 위한 건국 운동"이라고 정의했는데, 과연 그것이 사실인가요? 당시 독립운동의 최대 목적은 일본제국주의에서 벗어나 자주독립 국가를 세우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이념적으로 다양한 세력의 운동가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목숨을 걸고 독립운동을 펼쳤습니다. 윤 대통령의 편협한 논리대로라면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반독립운동가'로 전락할 수밖에 없습니다.

또 윤 대통령은 "자유, 인권, 법치의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라는 표현도 썼는데, 자유와 쌍을 이루는 평등을 빼고 자유만 보편적 가치의 항목으로 집어넣는 것은 세계 보편적인 사상과 동떨어진 것입니다.

윤 대통령의 연설문을 보면, 자유를 단순히 공산주의에 반대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듯합니다.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전체주의가 대결하는 분단의 현실에서 이러한 반국가세력들의 준동은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입니다. ... 공산전체주의 세력은 늘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로 위장하고 허위 선동과 야비하고 패륜적인 공작을 일삼아 왔습니다. 우리는 결코 이러한 공산전체주의 세력, 그 맹종 세력, 추종 세력들에 속거나 굴복해서는 안 됩니다."

위에 나온 광복절 연설문 대목이 윤 대통령의 자유관과 그 위험성을 잘 보여줍니다.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운동가, 진보주의 행동가를 자유를 훼손하는 공산전체주의자로 몰아 탄압하겠다는 협박으로 들립니다. 자유민주주의의 가장 큰 가치라고 할 수 있는 언론의 자유를 태연히 짓밟은 것도 자유를 이렇게 편의적으로 생각한 데서 나왔을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최근 방송통신위원회, 한국방송, 문화방송, 언론진흥재단 가릴 것 없이 자유언론의 진지에 맹폭을 가하고 있습니다. 가히, '언론자유 대학살'이라고 불러도 될듯합니다. 바로 이것이 '기승전-자유'를 말하면서 '자유'를 사유화하고 훼손하는 윤 대통령의 방식입니다.
  
과거사 반성 촉구 사라지고 '가치·이익 공유 파트너' 부각
 
큰사진보기윤석열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 광복절 경축사 비교.
▲  윤석열 대통령의 삼일절 기념사, 광복절 경축사 비교.
ⓒ 오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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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와 언론은 광복절과 삼일절만 되면 한국 대통령의 연설을 긴장하며 지켜봐 왔습니다. 하지만 윤 정부 들어서 이런 긴장감이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일본의 식민 지배를 규탄하고 과거사에 대한 반성을 촉구하는 마당이었던 대통령 연설이 친일적인 내용으로 싹 바뀌어 버린 탓입니다.

윤 대통령의 연설을 순차적으로 보면, 가장 첫 연설인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 "보편적 가치를 기반으로 양국의 미래와 시대적 사명을 향해 나아갈 때 과거사 문제도 제대로 해결될 수 있습니다"라고 비교적 점잖게 일본의 행동을 촉구했습니다.

이때는 그저 '보편적 가치'라는 단어만 썼지, 자유라는 말을 쓰지 않았습니다. 그러더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서울 방문을 두 달여 앞두고 한 제104주년 삼일절 기념사에서는 갑작스레 일본을 "과거 침략주의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그리고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파트너"로 격상합니다.

인권이 보편가치의 가장 중요한 항목이며 강제 동원 피해 문제가 한일 간 가장 큰 인권 문제이고 그 문제가 아직 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점에서 보면, 어불성설의 논리였습니다. 뒤돌아보면, 이 발언은 일본이 양보하지 않아도 우리가 일본의 요구에 맞춰 강제 동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예고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라는 수식어도 빼고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파트너"가 됐습니다. 아직도 일제의 식민 지배로부터 피해와 고통을 당하고 있고 그에 공감하는 많은 국민이, 윤 대통령을 '더할 나위 없는 친일 정권'으로 보는 것도 무리가 아닙니다.

북·중·러에 맞서 한미일 군사동맹 강화로 돌진

윤 대통령은 지난해 광복절 경축사에서는 이명박 정권의 '비핵 개방 3000'을 본뜬 대북정책, 즉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습니다. 그는 "이 연설에서 북한을 향해 "핵 개발을 중단하고 실질적인 비핵화로 전환한다면 그 단계에 맞춰 북한의 경제와 민생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담대한 구상을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이런 구상만 던져놓고 구상을 실현할 구체적인 노력은 방기한 채 오로지 대북 강경론으로 치달았습니다.

올해 3월 삼일절 기념사에서는 "심각한 북핵 위협 등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한미일 3자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하더니, 이번 제78주년 광복절 기념식에서는 강경 쪽으로 한 발 더 나갔습니다. '담대한 구상'을 흔들림 없이 가동해"라는 말을 넣기는 했지만 "압도적인 힘으로 평화를 구축함과 동시에, 북한 정권이 핵과 미사일이 아닌 대화와 협력의 길로 나와 북한 주민의 민생을 증진시킬 수 있도록 국제사회와 공조"해 나가겠다고 말했습니다.

대화보다 이른바 '힘에 의한 평화'를 추구하겠다는 말입니다. 이 부분에서 그동안 대통령 연설에서는 담지 않았던 유엔사가 일본 안에 운영하는 7개 후방 기지 역할을 처음으로 강조하고 나온 것이 눈에 띕니다.

이번 광복절 경축사는 단순한 대북 압박을 넘어 중국과 러시아를 겨냥한 한미일 3자 군사협력을 부각한 것이 큰 특징입니다. 윤 대통령은 오는 18일 미국 캠프데이비드에서 열릴 한미일 정상회의를 언급하며 "한반도와 인도 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번영에 기여할 3국 공조의 새로운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여기서 인도 태평양 지역이 중국과 대만해협 위기를 염두에 둔 표현임을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겁니다.

윤 대통령은 이어 "한반도와 인도 태평양 안보는 대서양, 유럽 지역의 안보와도 깊이 관련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나토와의 협력 강화 역시 중요합니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인도 태평양 지역의 안보, 대서양과 유럽의 안보, 글로벌 안보와 같은 축 선상에 놓여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쉽게 말해, 미국·일본과 스크럼을 하고 우크라이나 전쟁에 개입하겠다는 것입니다.

윤 대통령은 제78주년 광복절 경축사를 통해 미국, 일본과 손잡고 북한, 중국, 러시아와 대결을 불사하겠다는 명확한 메시지를 발신했습니다. 그와 함께 나라 안의 정권 반대 세력에게도 주권자의 일원이 아니라 '적과 동지' 차원에서 대응하겠다는 경고를 날렸습니다.

윤 대통령의 의도가 실현될지와 관계없이 이번 광복절 경축사는 앞으로 국내외 정세가 지금보다 훨씬 가팔라질 것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내년 4월의 총선은 그 정점이 될 것입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시민언론 민들레>에도 실립니다.

 
태그:#광복절경축사, #한일관계, #한미일 3국정상회담 , #한미일 삼각동맹, #윤석열 대통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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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원하는 나라, 우리가 원하는 나라 아냐

  •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3.08.15 11:26

법치로 만난 윤석열과 한비자 (11)

윤석열이 꿈꾸는 나라, 우리가 원하는 나라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채형복 교수는 검찰주의자 윤석열 대통령이 제왕을 꿈꾸고 있다고 본다. 그래서일까? 전국시대 법치주의를 주창한 한비자를 소환했다. 연재 ‘법치로 만난 윤석열과 한비자’를 11편으로 나누어 싣는다. 윤석열 검찰독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을 준다. [편집자]

윤석열 대통령은 어떤 나라를 꿈꾸고 있을까?

대선 후보 시절부터 그는 “대한민국을 공정과 상식의 나라로 만들겠다”는 소신을 피력해왔다. 그가 말하는 ‘공정과 상식의 나라’는 모든 ‘국민’이 법과 제도에 따라 동등한 기회를 누리고, 능력과 성과에 따라 보상받을 수 있는 사회를 말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특히 그는 ‘법과 질서가 확립된 나라’에서 ‘국민’들이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것 같다. 그의 꿈이 실현된다면, 대한민국은 더욱 공정하고, 상식적인 나라가 될 수 있을까? ‘국민들’은 자신의 능력을 펼칠 수 있는 기회를 누리고, 안심하고 살아갈 수 있는 사회에서 살 수 있을까?

윤석열 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그는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존중하고, 법치주의가 확립된 사회, ‘국민’의 의사에 따라 정부가 운영되는 민주주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의 말을 듣고 있으면, 민주주의는 ‘자유민주주의’밖에 없는 것 같다. 그 이외 ‘사회민주주의’와 같은 다른 유형의 민주주의를 주장하면, 대한민국의 헌법에 위배되는 ‘적폐세력’으로 몰아갈 것만 같다.

대한민국 헌법에는 전문과 제4조에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언급하고 있다. “자율과 조화를 바탕으로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더욱 확고히 하여”(전문)와 “대한민국은 통일을 지향하며,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에 입각한 평화적 통일정책을 수립하고 이를 추진한다”(제4조)가 바로 그것이다.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어떻게 해석할까에 대해서는 여러 학설이 있다. 대부분의 논란은‘자유민주적 기본질서=자유민주주의’로 보는 견해에서 제기된다. 헌법은 어느 규정에서도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자유민주주의’라고 명시적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설령 이를 ‘자유민주주의’로 본다고 해도 ‘자유’와 ‘민주주의’는 수평적 내지는 병렬적 관계에 있다거나 민주주의는 ‘자유’를 전제로 유지되는 정치체제로 보아야 한다. 또한 민주주의는 개방적이고 유연한 사회를 지향하므로 ‘자유민주주의’만이 아니라 ‘사회민주주의’를 비롯한 다양한 민주주의를 인정하는 것이 그 제도의 취지에 부합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6월 28일 한국자유총연맹 69주년 축사에서 “반국가세력들은 핵무장을 고도화하는 북한 공산집단에 대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제재를 풀어달라고 읍소하고, 유엔사를 해체하는 종전선언을 노래 부르고 다녔다”고 말했다.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대북정책을 비판하면서 전임 정부를 ‘반국가세력’으로 몰아붙인 것이다. 대통령의 말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거칠고 무례하며 폭력적이다.

취임 이후 윤석열 대통령은 총 494번의 ‘자유’를 말했다고 한다. <한겨레>는 2022년 5월 10일 취임식부터 2023년 4월 29일까지 84개의 연설문을 기준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집권 1년간 ‘자유’ 발언을 성격별로 분류한 결과를 내놓았다. 이 분석에 따르면, ‘자유’라는 발언은 [기업·시장(신산업, 규제완화 등) > 외교(한미동맹, 한일관계, 자유진영 등) > 안보(국방, 북한 위협 등) > 시민(기본권, 민주주의 등) > 자유 전반(시민, 시장, 안보, 외교 전반)]의 순으로 발화되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의 ‘자유’는 주로 기업과 시장, 한미일 동맹을 중심으로 한 외교, 안보 분야에 집중되어 있다. 상대적으로 시민, 그 중에서도 사회적 약자와 소수자의 권리 보장을 위한 ‘자유’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다. 그가 그토록 강조하는 ‘자유’는 기업과 재벌 등 부자들을 위한 권리일 뿐 소시민과 약자들을 위한 권리는 아니라는 반증이다. 일반시민들이‘자유’에 공명하지 못하고 공허한 메아리로 인식하는 이유이다.

윤석열은 개인의 자유와 권리가 존중받는 민주주의 정치체제가 유지·운영되기 위해서는 강력한 법치주의가 확립되어야 한다는 가치관을 가지고 있다. 집권 초반기에 모든 일을 해치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있을까? 그런 의문이 들 정도로 윤석열 정부는 부산하게 움직이고 있다. 간첩단사건으로 공안정국의 포문을 열더니 곧바로 건폭이니 귀족노조라며 노동조합 때리기에 났다. 대통령의 눈에는 자신을 지지하는 ‘자유민주주의’단체는 법을 위반하는 사례는 하나도 없고, 진보성향의 단체는 모두 비리집단으로 보이는 것 같다. 시대가 과거로 역행하여 1960년대와 1970년대의 군사독재시절로 되돌아간 형국이다.

지난 3월 16일 한일정상회담의 결과 강제동원피해자에 대한 소위 ‘제3자 변제안’에 대해 대구경북의 지식인들도 반대성명서를 발표했다. 그 후 이와는 별도로 경북대 소속 지식인들이 따로 성명서를 내었다. 얼마 후 <이대학보> 학생기자의 인터뷰 요청이 있었다. 아직도 기억에 남는 질문이 있다. “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면 연구프로젝트를 수주하거나 개인 신상에 불이익을 받을 수 있는데, 두렵지 않으세요?”란 내용이었다. 개인인 이상 왜 겁나고 두렵지 않겠는가. 하지만 개인적으로 더 두려운 것이 바로 청년 대학생들과 일반인들이 국가권력에 대해 느끼는 공포와 두려움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내세우는 ‘공정과 상식, 자유와 법치’가 왜 공포와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버렸을까?

“형벌로써 형벌을 없앨 수 있다.”한자어로 ‘이형거형’으로 표기되는 이 말은 순자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그 연원이 오래되었다. 순자는 인치(人治) 중심의 통치지배구조로는 사회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한계가 있다고 보고, 법치(法治) 중심의 제도에 기반한 통치구조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하지만 순자는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도 법의 남용 가능성을 우려하면서 법치보다는 의치(義治)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주장하였다.

순자의 법치사상을 보다 적극적으로 수용한 것은 법가였다. 상앙은 신상필벌에 의거한 엄격한 법치를 통해 강력한 법질서를 확립해야 한다고 보았다. 그가 주장한 “형벌로써 형벌을 없앨 수 있다”는 이형거형에는 그가 지향하는 법치주의가 잘 드러나 있다. 한비자는 상앙의 사상을 받아들여 형벌을 엄하게 집행하여 범죄를 예방함으로써 결국 형벌을 없앨 수 있다고 주장했다. 형벌을 엄히 집행하면 범죄가 줄어들고, 범죄가 줄어들면 형벌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비자의 이형거형은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사상일까? 이를 지지하는 입장에서는 범죄 예방은 사회 안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이며, 형벌을 엄히 집행함으로써 범죄를 예방할 수 있다고 본다. 하지만 형벌로써 형벌을 없앤다고 하여 범죄가 사라지지 않는다. 형벌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되지만, 범죄를 완전히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형벌로써 형벌을 없애면 범죄가 사라질까? 형사범죄학의 오랜 과제이기도 한 이 말은 여전히 논란 중이다. 하지만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은 다양하며, 형벌만으로는 이러한 원인을 해결할 수 없다. 실제 범죄를 일으키는 원인에는 가난(빈곤), 실업, 교육 부족, 가족해체, 사회불평등, 약물 중독, 정신 질환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사회가 가지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서 파생되는 이러한 원인을 해결하지 않으면 형벌을 없애더라도 범죄는 여전히 발생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엄한 형벌을 가하는 대신 범죄를 저지르는 원인을 해결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가난 등 범죄를 일으키는 원인을 해결하면 범죄의 발생율을 현저하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범죄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범죄를 저지른 사람을 재교육하고 사회에 복귀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등 예방조치가 필요하다.

이형거형은 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고 법질서를 확립함으로써 사회질서의 안전이 필요하다는 그 중요성을 환기시키는 데에는 기여한 바가 적지 않다. 하지만 이형거형에 의거한 엄벌주의 혹은 엄형주의는 장점보다는 단점이 훨씬 많은 제도이다. 특히 이형거형은 범죄자의 인권을 침해할 가능성이 높고, 사람들에게 심리적 위해를 가함으로써 사회를 불안하게 만드는 부정적 효과가 크다. 그러니 법치주의를 앞세워 법을 개인의 기본적 인권을 제한하는 수단으로 활용해서는 안 된다.

평생 검사로 살아온 윤석열에게 사람들이 거는 기대가 컸다는 점은 인정한다. “나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라 말하는 윤석열 검사는 멋있었다. 그 여세를 몰아 그는 대한민국의 대통령까지 되지 않았는가. 하지만 이제 그만하면 되었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압승하지 못할 현실에 대한 두려움도 있을 것이다. 5년이란 짧은 임기 동안 ‘공정과 상식, 자유민주주의와 법치’가 바로서는 나라를 만들고 싶겠지. 그 조급한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고, 안다. 그래도 이제 그만하면 되었다. 여기서 독단과 폭주를 멈추어야 한다. 대통령이 꿈꾸는 나라가 곧바로 우리가 원하는 나라는 아니라는 사실을 하루빨리 깨달아야 한다. ‘대통령’ 윤석열에게 공자와 맹자의 아래 말을 가슴에 새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이 글을 맺는다.

인(仁)의 실천 방법으로 능근취비(能近取譬)를 강조하면서 공자는 제자 자공에게 말한다.

자공(子貢)이 말하였다. “만일 백성에게 은혜를 널리 베풀어 많은 사람을 구제한다면 어떻습니까? 인(仁)하다고 할 만합니까?”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어찌 인(仁)에 그치겠는가? 그런 사람은 반드시 성인(聖人)일 것이다. 요순도 오히려 그렇게 하지 못하는 것을 병통으로 여겼다. 인자(仁者)는 자신이 서고자 하면 남도 서게 하며, 자신이 통달하고자 하면 남도 통달하게 한다. 가까이 자기에게서 취하여 자신이 하고자 하는 바를 미루어 남에게 미루어 간다면 인(仁)을 실천하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다.”(논어 옹야 6:28)

제선왕이 물었다. “이웃 나라와 사귀는 데도 방법이 있습니까?” 맹자가 말했다.

“하늘의 뜻을 즐기면 천하를 차지할 것이요, 하늘의 뜻을 두려워하면 제나라를 보존할 것입니다. 옛 시에

두려워하라 하늘의 무서움을!

그러면 자신을 보존하리니

라고 하였습니다.”(맹자 양혜왕장구 하 1:3)

채형복 교수는 프랑스 엑스마르세유 3대학에서 유럽연합(EU)법을 전공했으며, 이와 관한 여러 권의 저서가 있다. 현재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 있으며 시인이기도 하다. <바람이 시의 목을 베고>, <칼을 갈아도 날이 서질 않고>, <무 한 뼘 배추 두 뼘> 등의 시집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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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양·산청·구례,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놓고 싸운다?

[함께 사는 길] 개발 지뢰밭 지리산 SOS ③

최세현최세현 지리산케이블카반대산청주민대책위원회 공동대표  |  기사입력 2023.08.15. 06:44:01

 

2007년과 2012년 케이블카 사업을 신청했다가 공익성, 경제성, 환경성 기술성 모두 기준 미달이라 퇴짜를 맞았던 산청군이 설악산 오색 케이블카 조건부 승인에 편승해서 올해 4월 케이블카 담당 TF팀을 만들더니 주민공청회나 사업설명회 등 공론화 과정 없이 지난 6월 23일 케이블카 사업계획을 환경부에 제출했다. 제출한 이 사업계획서는 실상 2016년에 준비했던 사업계획서를 연도와 일정 등만 고치고 거리도 조금 줄여 접수한 것이다. 사업예산만 1179억 원에 달하는 사업인데 이렇게나 주먹구구식으로 추진하다니 어이가 없다. 더 놀라운 건 이승화 산청군수가 지난 7월 12일 MBC경남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이 군수는 "합의가 된 것입니다. 지사님이 저하고 시장 군수가 있는 데서 산청군이 먼저 하고 함양군은 좀 있다가 하고"라고 말했다. 궤변이다. 경남도지사가 지시하고 산청과 함양군수가 합의하면 지리산에 케이블카 놓는 게 당연히 될 일인가? 우스운 건 이 인터뷰로 함양군청이 뒤집혀 함양군의회와 함께 도지사에게 공식항의하기로 결정하는 등 케이블카를 두고 지자체들의 기선 잡기 경쟁이 격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산청군과 함양군만 케이블카 경쟁에 뛰어든 건 아니다. 구례군도 경쟁에 적극적이다. 구례군은 지난해까지 네 번이나 케이블카 사업을 반려당했는데 올해 다시 신청하겠다고 선언했다. 함양군은 2011년과 2015년, 2016년에 케이블카 사업을 신청했지만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지난 5월 함양에서 '지리산케이블카함양유치위원회'가 출범했고 7월 14일에는 진병영 함양군수가 '산청군의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신청과 무관하게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 유치를 위해 전력을 다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산청, 함양, 구례 모두 케이블카 사업에 매달리면서 공통적으로 하는 주장은 지리산에서 한 곳 또는 영남과 호남에 각각 한 곳으로 지자체끼리 교통정리가 되면 허가해 줄 수도 있다는 '환경부의 방침'이 있다는 것이다. 정말 그럴까? 환경부의 입장은 '그런 원칙을 공식적으로 발표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다만, '각 지자체에서 지리산 케이블카 신청서를 접수하면 법적 절차를 밟아 사업 승인 여부를 결정할 따름'이라는 게 환경부의 입장이다. 국립공원 설악산에 케이블카 건설사업을 허용한 환경부인지라 저 입장의 속내가 퍽 컴컴하다 싶지만, 액면 그대로 보자면 함양, 산청, 구례는 '떡 줄 사람은 생각지도 않고 김칫국부터 마시는 꼴'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 지리산 권역 지자체 간 건설 경쟁이 붙은 산청군, 함양군, 구례군의 케이블카 예상 노선도. ⓒ함께사는길

 

케이블카, 정말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돼? 

 

지리산 케이블카가 공익성도 부족하고 또 경제성마저 없다는 점이 지금까지 환경부가 케이블카 신청을 여러 차례 반려한 가장 큰 이유였다. 지리산 케이블카는 결코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정부에서 수십년 동안 '사업 반려'를 통해 입증해온 셈이다. 사실, 지자체마다 우후죽순처럼 설치한 케이블카들이 대부분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고 개점휴업 상태라는 사실을 보면 케이블카는 20세기 시절의 후진적 관광상품이라는 게 여실히 증명된 바다. 엄중한 기후위기시대를 맞아 관광 패러다임이 지역 체류형 생태체험 위주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케이블카는 이러한 시대의 변화의 대척점에 있다. 빠르게 경관을 소비하고 지역에 머무르지 않고 바로 이동하는 구시대적 관광 패러다임을 물적으로 뒷받침하는 케이블카는 끝내 혈세 먹는 하마가 될 운명이다. 

 

케이블카가 등산객들에 의한 환경훼손을 감소시켜? 

 

현재 환경부의 입장은 '지리산에 케이블카가 들어서도 상부 정류장에서 등산로와 연계시키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편, 산청군의 케이블카 사업계획은 '시천면 중산리에서 장터목 대피소까지 5km 구간'이 대상이다. 그러나 환경부 공언대로라면 케이블카 탑승객들은 상부 정류장인 장터목에서 천왕봉으로 등산을 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설령 케이블카가 설치된다 해도 천왕봉으로 향하는 등산객의 수는 줄지 않을 것이다. 등산 문화의 수준이 높아져 환경 훼손을 하며 등산하는 등산객들은 이제 거의 없다시피 하다. 산청군의 케이블카 사업은 지리산 훼손을 전제로 한다. 등산객들이 케이블카를 이용할 리 없다. 이용객은 그저 경관 소비를 위한 탐방객일 뿐이다. 등산객이 지리산을 훼손하는 게 아니라 케이블카가 지리산을 훼손한다는 게 맞는 말이다. 등산객을 욕보일 일이 아니다. 

 

장애인과 노약자들도 천왕봉에 오를 수 있다고? 

 

케이블카가 생기면 장애인과 노약자도 천왕봉에 오를 수 있다는 게 지리산권역의 케이블카 추진세력의 주장이지만 앞서 환경부의 공식 발표대로, 케이블카를 타고 상부 정류장으로 올라간들 탐방객들은 산행을 할 수가 없고 케이블카를 타고 바로 하부 정류장으로 내려와야 한다. 설령 등산로를 개방하더라도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는 1.7km 거리의 가파른 오르막길이다. 건장한 성인도 2시간이나 걸리는 만만치 않은 등산로이다. 어떻게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쉽게 천왕봉에 오를 수 있겠는가. 결국 케이블카 추진세력은 엄한 장애인과 노약자들을 사업 추진의 수단으로 대상화한 것이다. 장애인들이 집 밖을 나서는 순간부터 이동에 목숨을 걸어야 하는 현실이다. 지하철이나 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위해선 목숨까지도 담보해야 하는 장애인들이 케이블카 있는 곳까지 어떻게 이동해야 할까? 케이블카 건설에 장애인들을 명분으로 동원하는 비열한 일을 그만두고 장애인들의 일상적 이동권 보장을 위해 국가사회적 노력이 경주돼야 한다.

 

친환경적 공법 케이블카 건설? 

 

기술과 공법이 발전해서 지주탑의 개수를 줄인다거나 선로 구역에 벌목을 안 해도 된다거나, 자재 운반도 헬기로 가능하다는 이야기는 2012년에도 똑같이 나왔던 이야기다. 그런데 2023년 현재 케이블카 설치 예정 구간에는 오히려 더 많은 수의 반달가슴곰 가족들이 서식하고 있고 또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죽어가고 있는 구상나무 복원사업이 벌어지고 있는 곳이다. 자재 운반은 헬기로 한다고 주장하지만, 수시로 오르내려야 할 작업자들의 이동통로는 또 어찌할 건가.

 

게다가 케이블카 설치 후 발생할 소음은 지리산의 원래 주인인 동식물들에게 심각한 고통과 피해를 줄게 불을 보듯 뻔하다. 수많은 멸종위기종의 서식처인 지리산이다. 있는 그대로 잘 보존해 한반도의 허파로, 환경생태교육의 현장으로 지켜간다면 지리산은 인근 권역 주민들의 생계를 대대로 보장하는 황금알 낳는 거위가 될 텐데 당장의 사업이익에 눈이 멀어 민족의 영산 지리산에 쇠말뚝을 박고 쇠줄을 쳐 훼손하려는 일은 만세의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지리산 케이블카가 지리산공동체를 허물고 있다 

 

지리산 케이블카 사업과 관련해, 현재 산청군과 함양군은 '밀실 이면 합의'를 운운하며 경남도지사까지 끌어들인 이전투구 공방을 벌이고 있다. 게다가 구례군까지 가세해서 서로 케이블카 건설 적지라며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이런 일은 지자체 단체장들의 치적 쌓기 경쟁일 수밖에 없다. 그런데 여기 휘말린 지자체 주민들 간의 갈등이 벌어지고 나아가 같은 지역 주민들끼리도 케이블카 찬반 논란으로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소모적 논쟁을 벌이고 있다. 지금 지리산 케이블카는, 행정구역은 달라도 지리산과 함께 살 수밖에 없는 지리산공동체 사람들을 반목하고 갈등하게 만드는 수십 년 묵은 자해의 칼이다. 지리산이 어찌 산청, 함양, 구례, 남원, 하동만의 산이겠는가. 지리산은 국민 모두, 지리산에 깃든 야생의 생명 모두의 것이다. 케이블카로 모두의 것을 해칠 셈인가. 누구도 그럴 권리는 없다. 지리산을 그대로 두라!

 

 

▲ 산청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간디고등학교 학생들이 지리산 케이블카 반대 현수막 시위를 벌이고 있다. ⓒ최세현

함께 사는 길

월간 <함께 사는 길>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라는 모토로 1993년 창간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월간 환경잡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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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로 집결한 사제단 손에 "퇴진 윤석열"



[오마이포토] 세종대로 집결한 사제단 손에 "퇴진 윤석열"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시국미사 현장

 

등록23.08.14 21:02 ㅣ 수정 23.08.14 21:02 ㅣ 권우성(kws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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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포토] ⓒ 권우성

 

14일 오후 서울시청 부근 세종대로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월요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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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시청 부근 세종대로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월요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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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시청 부근 세종대로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월요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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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시청 부근 세종대로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월요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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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시청 부근 세종대로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월요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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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시청 부근 세종대로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월요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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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시청 부근 세종대로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월요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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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시청 부근 세종대로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월요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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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시청 부근 세종대로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월요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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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시청 부근 세종대로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월요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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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시청 부근 세종대로에서 '친일매국 검찰독재정권 퇴진 및 주권회복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월요시국미사’가 열리고 있다.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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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L858기 등록번호 HL7406 확인해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8/15 10:09
  • 수정일
    2023/08/15 10:0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KAL858기 연구소 그 마음’, KAL858 국회 토론회 개최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3.08.14 22:03
  •  
  •  수정 2023.08.14 22:09
  •  
  •  댓글 0
 
‘KAL858기 연구소 [그 마음]’이 지난 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한 ‘KAL858기 진실규명 국회 국제토론회’에서 박강성주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KAL858기 연구소 [그 마음]’이 지난 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한 ‘KAL858기 진실규명 국회 국제토론회’에서 박강성주 박사가 발표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세계 모든 비행기에는 주민번호 같은 것이 있습니다. 그래서 KAL858기 같은 경우에는 HL7406, 이것은 전 세계의 모든 비행기 통틀어서 KAL858기에만 특정된, 부여된 번호입니다.”

‘KAL858기 연구소 <그 마음>’이 지난 9일 오전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개최한 ‘KAL858기 진실규명 국회 국제토론회’에서 발표자 박강성주 박사는 대구MBC에 의해 미얀마 안다만 해저에서 KAL858기 기체로 추정되는 물체가 발견됐지만 “KAL858기의 것이라고 확인된 것은 아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강성주 박사는 기체 추정 물체가 KAL858기임을 확인할 수 있는 세 가지 물증이 등록번호 HL7406과 꼬리 부분 날개에 있는 태극 문양, 그리고 태극기 표식이라며 특히 등록번호에 방점을 찍었다.

국회 토론회는 ‘KAL858기 연구소 [그 마음]’과 국회의원 설훈, 김홍걸 의원실이 공동주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국회 토론회는 ‘KAL858기 연구소 [그 마음]’과 국회의원 설훈, 김홍걸 의원실이 공동주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2020년 1월 23일 <MBC 뉴스데스크>는 “MBC 특별 취재팀은 1년 가까운 추적 끝에 미얀마 안다 만의 50미터 해저에서 KAL 858기로 추정되는 동체를 발견했다”며 관련 영상을 방영한 바 있다.

KAL858기 가족회와 유족회 등은 현장 수색을 촉구했고, 외교부는 2021년과 2022년 관련 예산을 마련하기도 했지만 코로나19 팬데믹과 미얀마 정정 불안 등으로 수색은 이루어지지 못한 채 윤석열 정부가 들어섰고, 현재는 관련 예산마저 책정되지 못한 상태다.

박강성주 박사는 또한 “블랙박스는 실제로 두 가지”라며 조종실녹음장치(CVR; Cockpit Voice Recorder)와 비행기록장치(FDR; Flight Data Recorder) 모두 꼬리 쪽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고, 인양시 조심스럽게 다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2019년 심해에서 인양된 스텔라데이지호 블랙박스는 고압 살수 세척 과정에서 데이터가 유실됐고, 2011년 해저에서 발견된 에어프랑스의 블랙박스는 즉시 처리수에 넣어 데이터를 지킨 사례를 비교, 예시하기도 했다.

박강성주 박사는 “증거를 찾는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미안마 앞바다에 있는 기체가 KAL858기의 것인지 확인을 하고, 확인이 된다면 인양을 하는 수색이 필요하다는 것이고, 그 다음에 전반적으로 이를 기점으로 다시 재조사를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희진 이화여대 초빙교수가 “KAL858기 사건 연구방법 및 사회운동의 윤리와 정치”를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희진 이화여대 초빙교수가 “KAL858기 사건 연구방법 및 사회운동의 윤리와 정치”를 주제로 발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정희진 이화여대 초빙교수는 발표에 나서 “이 사건은 일단 전반적으로 미스테리 한데, 한국 사회의 정치적 역량과 그 다음에 시민사회의 양심 이것을 저울질할 수 있는 대단히 중요한 사건”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이 사건의 이해관계의 당사자들이 없기 때문에 오히려 더 적극적으로 우리가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며 “얼마든지 민주당에서 이 문제를 제기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물론, 토론과정에서 반론도 제기됐다.

정 교수는 ‘젠더 정치의 일상화’를 지적하며 “김현희 씨의 비키니 사진하고 몸매 사진을 게재할 정도로 차마 말할 수 없는 여성에 대한 이 사건을 완전히 김현희 사건으로 대체를 했다”며 “어떤 면에서 한국 사회에서 모든 시민들이 공모하고 있는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이 사건처럼 완벽하게 피해자가 비가시화되고 피해자 비난(victim blaming)조차 없는 사건은 제가 아는 역사상 사건으로는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현희는 언론 매체에 등장하고 메시지를 발신했지만 유가족이 오히려 사회적 성원권을 박탈당하고 안기부 사찰대상이 됐다는 것.

올가 페도렌코 서울대 교수가 토론했고, 박강성주 박사가 통역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올가 페도렌코 서울대 교수가 토론했고, 박강성주 박사가 통역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토론자로 나선 올가 페도렌코 서울대 교수는 “부끄럽지만 이 토론회를 통해 사건을 처음 알게 됐다”며 “앞으로 있을 한반도 냉전 관련 수업 시간에 사건을 다루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천안함 사건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받은 오철우 전 한겨레 기자는 토론에서 “대형 사건사고, 참사에 이르게 된 과정을 되짚어봄으로써 사건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책임을 규명하는 과정은 참사 희생자의 넋을 기리고 참사를 제대로 기억하려는 우리 사회에 무척 중요한 문제”라며 “제대로 된 재조사의 ‘과정’ 자체와 우리 사회의 관심이 희생자와 유족의 못다 한 이야기를 풀어내고, 다 설명되지 않은 의문, 의혹을 해소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오철우 전 한겨레신문 기자와 포셈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오철우 전 한겨레신문 기자와 포셈 대표가 토론자로 나섰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공공을위한과학기술인포럼(FOSEP) 대표는 토론에서 “조사과정과 결과가 투명하게 공개되고 제3의 다양한 연구자들에 의해 자유롭게 검증되는 과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KAL858기 실종사건에 대한 과거 정부의 조사과정은 ’과학적‘ 조사로 보기 미흡한 부분들이 있다”고 지적하고 “정부에 KAL858기 동체 추정 물체의 적극적 조사 및 인양에 나서길 촉구한다”고 말했다.

당초 비대면 토론자로 예정된 리처드 잭슨 오타고대 국립평화분쟁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비대면 격려사 예정자 등 외국 학자들은 온라인 접속이 안 돼 참여하지 못했고, 신시아 인로 클라크대 교수는 『슬픈 쌍둥이의 눈물: 김현희-KAL858기 사건과 국제관계학』(한울) 추천사로 격려사를 대신했다.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함세웅 신부가 격려사를 하고 있다. 토론회 공동주최자인 설훈, 김홍걸 의원도 격려사를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함세웅 신부가 격려사를 하고 있다. 토론회 공동주최자인 설훈, 김홍걸 의원도 격려사를 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천주교 정의구현전국사제단 고문 함세웅 신부는 “지금 잘 아시는 대로 윤석열 이런 정권 하에서 이게 진상을 밝히는 것은 불가능하다”면서도 “우리가 불꽃은 꺼뜨리면 안 되겠다. 불꽃을 살리는 이러한 일을 해야 된다라는 그러한 소명에서 바로 국회 이 자리에서 이 모임을 갖게 되었다”고 격려했다.

함세웅 신부는 특히 “이 일의 배경은 대한민국 정부와 그 당시에 안전기획부뿐만 아니라 미국 CIA(중앙정보국)가 개입이 된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도 대통령의 의지는 강했지만 후배들, 공직자들이 안 움직인 것”이라고 말하고 “우리가 억울한 사람을 위해서 대신 내 목숨을 바치겠다라는 그런 결의를 통해서만이 이 KAL858기의 진상이 밝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참석자들도 돌아가며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설훈 의원 지역구인 경기도 부천시 지방의원들도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참석자들도 돌아가며 자유발언을 이어갔다. 설훈 의원 지역구인 경기도 부천시 지방의원들도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격려사에서 “KAL858기 사건이 굉장히 노태우 대통령 당선되는 데 기여한 건 틀림 없는 사실”이라며 “범인이라고 하는 사람은 나왔는데 그 사건의 진상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증거를 가지고 얘기한 게 하나도 없다”고 지적하고 “36년이 지났다 하더라도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말했다.

설훈 의원은 “유족들이 36년 동안이나 억울함 속에서 살아왔다”면서 “유족들이 지금 코너에 몰려 있고 가해자는 숨어 있는 상태”라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서 (수색) 예산 자체를 다 깍아 버렸다”고 비판하면서도 “이제 윤석열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서 적극적인 자세를 가질 필요가 있다”고 촉구했다.

자유발언 과정에서 “민주당 180명 국회의원들 데리고 행정권력 견제 하나도 못하지 않느냐”며 “마음 아픈 가족들 희망 고문하는 계기가 안 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는 야당 의원들을 향한 쓴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KAL858기 사건으로 친형을 잃은 김영 전 인하대 교수가 가족들을 대표해 발언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KAL858기 사건으로 친형을 잃은 김영 전 인하대 교수가 가족들을 대표해 발언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KAL858기 사건으로 친형을 잃은 김영 전 인하대 교수는 “우리들은 사실 그동안에 좀 지치기도 하고 체념하기도 하고 그렇지만 잊을 수가 없다”며 “사건이 36년이 지나서 잊혀지고 있는 상황이었는데 박강성주 박사가 연구 논문을 제출해서 국제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객관적인 진실규명의 시초를 열었다고 생각한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김 교수는 “뒤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이제는 더 이상 지켜볼 수가 없다”며 “나 개인의 가족 사의 문제만 아니고 우리 한국 사회, 현대사의 비극의 문제의 실체를 밝히고 또 유해를 발굴해서 우리 가족들 모두들의 한을 풀어드리기 위해 발벗고 나서서 일을 할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심경을 밝혔다.

토론회에서 KAL858기 가족회의 진상규명 활동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토론회에서 KAL858기 가족회의 진상규명 활동을 담은 영상이 상영됐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이날 토론회는 ‘KAL858기 연구소 <그 마음>’과 국회의원 설훈, 김홍걸 의원실이 공동주최했고, 양정숙 무소속 의원이 격려사를 했으며, KAL858기 가족회의 진상규명 활동을 담은 영상이 상영되기도 했다.

‘패배의식의 패배를 위하여’라는 이날 토론회 부제나 ‘불가능의 시대, KAL858기 이야기’라는 발표문 제목처럼 이날 토론회는 윤석열 정부에서 진상규명의 희망이 보이지 않는 객관적 상황을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오가기도 했다.

박강성주 박사는 인사말에서 “지금 여러 가지 상황상 이 KAL858기 사건 관련된 진실규명이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라는 그런 어떤 좌절감 불만감이 널리 퍼져 있다고 생각한다”며 “누군가는 이런 상황에서도 뭔가 노력을 했다라는 점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서 오늘 토론회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국회 토론회의 부제는 ‘패배의식의 패배를 위하여’였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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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격렬하게 평화의 연대로! 다시 뛰는 정의연 사람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특집] ‘윤미향 사태’ 그 후, 새로운 운동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 사무실 입구 ⓒ민중의소리


지난 8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사무실을 찾았다. 사무실 한켠에선 한 활동가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와 큰 소리로 안부 전화를 하고 있었다. “할머니 잘 계시나 하고 전화 드렸어요, 할머니 식사도 많이 하시고 안녕히 계세요.” 귀가 어두운 할머니를 위해 그는 큰 목소리로 천천히 또박또박 말을 건넸다. 또 한켠에선 다음날 예정돼 있는 수요시위에 사용할 플래카드를 한 활동가가 바닥에 앉아 손수 만들고 있었다. 지나가다가 이를 발견하고 깜짝 놀란 선배 활동가가 멈춰 서서 이런저런 조언을 건네며 또 다른 이야기꽃을 피웠다.

8월 초는 정의연이 1년 중 가장 바쁜 시기다. 14일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의 날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기림의 날은 32년 전 고 김학순 할머니가 ‘증거가 없다’는 일본 정부에 맞서 당당히 자신이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임을 공개적으로 밝히며 일본군 성노예제의 진실을 요구한 날이다. 여성인권운동을 발전시킨 역사의 출발선이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과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2012년 11차 아시아연대회의에서 이날을 세계 일본군‘위안부’ 기림일로 정하고, 피해자들의 용기를 기억하고 실천하자고 결의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날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건 2018년부터다. 그 배경에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을 위한 정의연을 비롯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에 나선 운동단체의 끊임없는 요구가 있었다.

기림의 날 행사만 준비했다면 정의연 활동가들은 잠시 숨을 돌릴 틈이라도 있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8.15 광복절 집회,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방류 반대 집회까지 준비해야 한다. 매주 수요일엔 수요시위, 한 달에 한 번 할머니 댁 방문,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관리 등 일상적인 업무도 동반된다. 눈코 뜰 새 없는 날들에 아직 여름휴가는 꿈도 꾸지 못하고 있다. “우린 8월 15일까지 쉴 수 없다.” 늦은 점심 식사를 마치고 다음 일정을 위해 황급히 사무실로 복귀한 이나영 정의연 이사장이 말했다.

겉으론 웃고 있지만 정의연 활동가들은 사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있다. 세간에서 ‘윤미향 사태’라고 부르는 그 ‘사태’ 때문이었다. 아직 정의연 활동가들도 이 ‘사태’를 뭐라 불러야 할지 정리하지 못한 듯하다. 2020년 5월, 윤 의원이 정의연 이사장직을 사임하고 총선에 나가 비례대표로 당선된 직후에 시작된 일이었다. 언론사 카메라가 정의연 사무실 앞에 집결했고, 보수와 진보를 가리지 않고 많은 사람들이 정의연에 손가락질을 해댔다.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의 쉼터인 ‘평화의우리집’도 마찬가지로 고역에 시달리고 있었다. 오랫동안 쉼터에서 할머니를 모시고 있던 손영미 소장은 그 과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그의 오랜 동료인 윤 의원을 비롯해 정의연 활동가들은 큰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그 일을 겪고 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5년차 A 활동가가 말했다. “우리는 아무리 힘들어도 사무실에 여러 명이 함께 있었기에 버텼는데, 손 소장님은 혼자 있었다. 얼마나 외로우셨을까 하는 생각에 너무 죄송했다. 지켜주지 못했다는 자책감에 너무 힘들었다.” 이 말을 하던 그의 눈시울이 다시 붉어지는 듯했다.

어둡고 긴 터널을 지나 올해 1월 6일 윤 의원과 정의연 사무처장을 지냈던 김 모 활동가의 1심 최후변론이 있었다. 검찰은 윤 의원에게 징역 5년을, 김 전 사무처장에겐 징역 3년을 각각 구형했지만, 이들은 정의연과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에서 활동하면서 결코 사익을 추구하지 않았다며 재판부의 합당한 판결을 청원했다. 방청석을 가득 채우고 이를 지켜보던 정의연 활동가들과 지지자들 모두가 소리 없이 눈물을 훔쳤다. 그리고 2월 10일 1심 선고 날, 윤 의원은 횡령죄의 극히 일부만 유죄로 인정돼 벌금형을 받고 나머지는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김 전 사무처장은 모두 무죄였다. 완벽한 승리를 거둔 것은 아니었지만, 어느 정도 명예를 회복하는 순간이었다. 이를 지켜본 활동가들과 지지자들도 서로 얼싸안으며 “고생했다”고 다독였다.

 

 

 

이나영 일본군 성노예제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이사장이 8일 서울 마포구 성산동 정의기억연대 사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8.08 ⓒ민중의소리

사태 3년 후, 이용수 할머니의 수요시위 복귀

상처를 딛고 조직과 연대 확대한 정의연

다행히도 지난 3년간 정의연은 여러 부침을 겪으면서도 크게 흔들리지 않고 꿋꿋이 자리를 지켰다. 역사부정세력, 혐오세력의 극심한 방해 속에서도 30년 넘게 이어온 수요시위는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았다. 오히려 그 ‘사태’의 시발점이 된 기자회견을 열었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이자 여성인권운동가인 이용수 할머니가 3월 1일부터 정의연이 주최하는 수요시위에 다시 참석하기 시작했다. 이 할머니는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해결하겠다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윤석열 대통령을 매섭게 꾸짖었다.

이 이사장은 “이 싸움을 해왔던 피해 당사자를 만나서 용기를 얻고 그 정신을 계승하겠다고 결심하는 자리가 수요시위인데 언제부턴가 당사자가 수요시위에서 안 보이게 되면서 이전과 양상이 달라졌다. 그런데 이용수 할머니께서 현장에 나타나니까 우리로선 너무 힘이 되고 용기가 난다”며 “이 할머니는 지금 이 싸움을 당사자로서 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존재”라고 의미를 강조했다.

게다가 정의연의 내부 조직은 더욱 확대되고 탄탄해졌다. 현재 이 이사장을 비롯해 18명의 활동가가 정의연을 이끌고 있다. 3년 전에 비해 정의연의 몸집이 두 배로 커진 것이다. 오랜 활동가 한 명이 힘에 겨워 일을 그만둔 것 말고는 그 ‘사태’로 인해 정의연을 떠난 이는 없었고, 오히려 2030세대의 젊은 활동가들이 새롭게 충원됐다.

그중 한 명인 김민서(25) 활동가는 작년 10월 인턴으로 들어와 현재 정의연 연대운동국에서 국내연대와 출판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대학원 공부도 병행하고 있다는 그는 학내에서 페미니즘 활동을 하다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에게 관심을 두게 됐고, 정의연 활동에 도움이 되고 싶어 박물관과 수요시위에 자원봉사자로 활동하다가, 인턴 모집 공고를 보고 지원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뭐든 시켜만 달라, 도움이 정말 되고 싶다, 제 인생에서 중요한 일이라고 말씀을 드렸다.”

그 ‘사태’가 그에게 걸림돌이 되지는 않았던 것일까. 김 활동가는 그 사태가 있을 당시엔 ‘외부자’였기 때문에,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했고 경쟁하듯 쏟아지는 언론보도를 모두 믿기는 어려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제기되던 의혹들이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흔들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실제 정의연에 들어와 보니 어땠을까. 그는 “(세간의 의혹들과 달리) 너무 문제가 없더라. 그래서 솔직히 마음이 아팠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검찰이 제기한 문제들이 얼마나 시민단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해서 나온 것인지를, 제가 활동가가 된 지 1년도 안 됐는데도 느껴질 만큼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있다고 생각했다.”

김 활동가는 정의연에서 활동하면서 큰 보람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역시 피해 생존자를 직접 만난 것이었다. “나보다 훨씬 지혜롭고 경험도 많으셨다. 존경스러운 어른이었다. 저희 활동가들 세대가 할머니를 직접 만나 뵐 수 있는 마지막 세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 만큼 제가 죽을 때까지 평생 잊을 수 없는 경험이 될 것 같다. 할머니를 만나 뵙게 되면 내가 이 일을 계속해야 하는 이유가 명확하게 되는 것 같다.”

그렇다고 정의연의 상처가 완전히 치유됐다는 건 아니다. 윤 의원과 함께 기소된 유일한 활동가였던 김 전 사무처장의 건강은 제대로 말을 하기 어려울 정도로 극도로 악화돼 있었는데,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음에도 아직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이사장은 “재판이 끝나는 게 가장 큰 치료제가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현재 2심이 진행 중인데 최종 무죄 선고를 받아 완전히 명예회복을 이뤄야 한다는 것이다.

다른 활동가들도 마찬가지다. 다만 쉴 틈 없는 업무의 연장에 잠시 트라우마를 억누르고 있을 뿐이었다. 생동감이 넘치는 내부 상황과는 다르게 굳게 닫혀 있는 정의연 사무실 출입문은 이를 보여주는 듯 했다. 인터뷰를 위해 정의연 사무실을 찾았을 때 안은 보이지 않고 문은 굳게 닫혀 있었다. 문을 열어 달라고 철문을 손으로 ‘쿵쿵’ 두드리자 한 활동가가 빼꼼 고개를 내밀고 조심스럽게 누구냐고 물어봤다. ‘인터뷰 약속을 하고 온 기자’라고 답하니 그제서야 문을 활짝 열어줬다. 사무실에 들어가니 모든 활동가들이 놀란 눈으로 목을 쭉 빼고 일제히 기자를 쳐다봤다. 3년 전 그날, 기자도 검찰도 철문을 ‘쿵쿵’ 두드리고 막무가내로 들이닥쳤을 것이다. 그리고 보수단체는 사무실 앞에 진을 치고 정의연을 위협했을 것이다.

A 활동가가 인터뷰에 조심스럽게 응하며 익명의 보도를 요구한 것도 트라우마 탓이었다. 그를 포함해 현재 정의연의 많은 활동가들이 이제는 본명을 드러내기보다는 활동명을 따로 만들어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 ‘사태’가 벌어지기 1년 전에 정의연에 들어와 활동하기 시작했던 그는 그 ‘사태’가 터진 후 자신이 잘 알지도 못하는 과거의 일을 대신 해명하는데 많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털어놨다. “2020년 사건이 있기 전에 정의연은 굉장히 우호적인 언론 환경이었다. 보도자료를 내면 뉴스에 많이 나오더라. 다른 단체에서 활동할 땐 경험해보지 못한 일이라 굉장히 놀랐다. 그런데 2020년 사건을 계기로 언론에 대한 신뢰를 잃었다. 우리를 너무 악마화하니까, 그 다음부터는 개별적으로 얼굴이나 실명이 드러나는 인터뷰를 굉장히 꺼리게 됐다.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말 한마디 실수가 언론보도에 어떻게 나갈지 모르기 때문이다.”

다만 애써 그 ‘사건’을 숨기려고만 하지는 않는다. 김 활동가는 선배 활동가들이 언제든 그 일에 대해 물어보고 싶은 게 있으면 물어보라고 했다고 밝혔다. 그런 선배활동가들의 모습에 활동에 대한 자부심이 보였다. 김 활동가들은 선배 활동가들에 대해 “존경스럽다”고 거듭 강조했다. “선배 활동가들은 2020년 사태 이후에도 계속해서 ‘위안부’ 문제를 계속 이끌어가고 있다.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단체라고 지탄을 받을 때에도, 나의 소명을 다하겠다고 한 게 대단하다고 본다. 대부분 돈이나 명예, 승진과 같은 가치를 중요시할 텐데 그것 이상으로 더 숭고한 가치가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됐다.”

정의연 사태로 인해 후원회원이 대거 빠져나갔지만, 그보다 더 많은 새로운 후원회원이 생긴 건 정의연이 앞으로 나아가는데 원동력이 되고 있다. 1천 명에서 한때 6천 명까지 늘어나기도 했다. 덕분에 정의연은 현재 재정에서 정부 지원금이 ‘0원’이어도 활동을 이어나갈 수 있게 됐다. 정의연은 3년 전까지만 해도 여성가족부의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지원 사업 등을 담당해서 해오곤 했는데, 그것들이 어느 순간 국고보조금 편취로 둔갑해 있었다. 그것이 그 ‘사태’의 전말이나 다름없었다.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다. 그 ‘사태’ 이후로 정의연은 정부 지원의 사업은 더 이상 도맡아 하고 있지 않는다. 대신 정의연이 피해 생존자들을 돕는 ‘자선단체’가 아니라 본질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연대해 싸우는 ‘운동단체’라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고 후원금을 내주는 이들이 이전보다 늘어난 만큼 재정구조는 더 튼튼해졌다고 볼 수 있다. 이 이사장은 “그분들이 이 운동과 역사를 지켜주는 사람들”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발판 삼아 정의연은 시민사회진영에서 연대의 폭을 확장시키고 있다. 이전에는 정의연에 사람들이 연대를 해주러 왔다면 지금은 그 반대가 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정의연 활동가들은 그만큼 더 바빠질 수밖에 없었다. 이 이사장은 이렇게 말했다. “연대의 범위가 그냥 넓어진 게 아니라 식민지 불법강점에서 일어난 반인도적 범죄 행위라는 속성과 연관돼 있다. 거기서 대표적인 게 ‘위안부’ 문제지만 강제동원 문제도 있고 민간인 학살 문제도 있고 여러 가지 많다. 그런 점에서 국내외적으로 많은 연대 활동을 벌이고 있다. 거기다가 여성인권 문제도 있으니까 여성인권 단체들과도 연대를 공고하고 있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의 거듭된 역사적 퇴행이 연대를 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원인이 되고 있다. 이에 반발하며 지난해 600개가 넘는 시민사회단체가 모여 구성한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에서 이 이사장은 공동대표이자 공동운영위원장으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여기서 중점을 두고 하고 있는 일은 ‘제3자 변제’를 골자로 한 정부의 강제동원 해법안을 거부한 피해 당사자와 유가족과 연대해 정부에 올바른 해결을 요구하는 것이다. 정의연은 그동안 ‘위안부’ 피해 생존자들과 함께 싸워온 경험이 있는 만큼, 이번에도 주도적으로 나서고 있다. 모두의 노력 끝에 정부의 제3자 변제에 반발하며 판결금 수령을 거부하고 있는 강제동원 피해자들을 응원하기 위한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이 모금운동을 벌인 지 한 달여 만에 5억 원을 돌파하는 성과가 나타나기도 했다.

‘위안부’ 문제에 대한 정부의 퇴행적 태도를 두고도 우려가 크다. 이 이사장은 “이미 이 정부는 그 문제가 해결됐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며 “일본 정부와 똑같이 ‘2015 한일 합의’를 준수한다고 반복해서 말하고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여성가족부가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 기념식을 개최하면서 정의연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은 것도 그런 면에서 문제가 있다. 그동안 피해자 추모비가 있는 국립망향의동산에서 열리던 기념식을 갑자기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여는 것도 역사의 몰이해라는 비판을 받는다. 그런 여가부에 이용수 할머니가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도 했다고 이 이사장이 전했다.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관계자들이 29일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열린 일본의 사죄배상을 요구하는 고령의 강제동원 피해자들 용기있는 투쟁을 응원하며 역사정의를 위한 시민모금 발표 기자회견에서 약정서 사인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06.29 ⓒ민중의소리

정의연의 향후 과제 ‘기억과 기록’
‘위안부’ 문제 해결 운동의 새 역사로

현재 정의연이 진행하고 있는 핵심 사업 중 하나는 ‘기억과 기록’에 관한 것이다. 이 이사장은 취임 이후 ‘디지털 아카이브’ 사업에 열중하며 연구자로서의 역량을 십분 발휘하고 있다. 그 성과물로 지난 7월 ‘전쟁과여성인권아카이브’(archives.womenandwar.net)가 정식 공개됐다. 일본군성노예제도에 관한 역사 자료, 일본군‘위안부’ 피해 생존자들의 기록,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 해결 운동 기록을 수집하고 보존하기 위한 만든 것으로, 첫 번째로 공개된 주제는 1992년부터 아시아 각국의 피해자와 피해자 지원 단체들이 함께 진행한 아시아연대회의다. 시민사회단체로서는 국내 최초로 선보이는 일본군‘위안부’ 문제 전문 디지털 아카이브라는 점에서도 의미가 크다.

정의연의 향후 과제는 이처럼 “흩어져 있는 자료를 연결하는 일”이라고 이 이사장은 강조했다. 그는 “기억과 기록, 교육, 연구, 이런 부분으로 갈 수밖에 없는데, 특히 기억과 기록 부분은 자료가 많이 흩어져 있고, 체계적으로 집적되어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어디에 무슨 자료가 있고 어떻게 하면 볼 수 있는지를 정리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라고 말했다. 이를 하기 위해서는 재정적 부담도 상당히 크다. 어떻게 이걸 확장시키고 지속 가능하게 할지도 현실적 고민이다.

피해 생존자들이 하나둘 세상을 떠나고 있는 현실에서 자연스럽게 파생된 과제라고도 볼 수 있다.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현재 생존자는 9명뿐이다. 만약 피해 생존자들이 하나도 남지 않는다면, 남아 있는 우리는 무엇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고 ‘위안부’ 문제의 본질에 다가갈 수 있을까. 이것이 정의연의 핵심 고민이었다. “결국은 제대로 기록하고 기억하는 것밖에 남지 않겠나”라고 이 이사장이 말했다. 정대협 시절부터 30년 넘게 이어져온 정의연의 활동이 그동안 피해 생존자들과 직접 연대하는 활동이 주를 이룰 수밖에 없었다면, 이제는 다른 사업에 역량을 쏟을 수 있는 여력이 생긴 것도 새로운 과제를 수행하는데 영향을 줬다.

외부에서도 정의연의 활동에 기대를 건다. 일본군‘위안부’연구회 회장으로서 2020년 정의연 외부 인사들로 구성됐던 정의연의 성찰과비전위원회에 학계 대표로 들어가 활동했던 강성현 성공회대 동아시아연구소 교수도 그 중 한 명이다.

강 교수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정의연 사태 이후에 정의연 활동가들 뿐만 아니라 밖에 있는 명망가나 활동가들, 연구자들이 같이 결합해서 성찰과비전위원회를 만들면서 정의연의 향후 운동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특히 피해 생존자들이 다 돌아가긴 후인 ‘포스트 피해 생존자 시대’에도 ‘위안부’ 운동이란 게 여전히 유효하다면 어떤 운동 전망과 제도적, 조직적 기반을 만들어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 과제까지 폭넓게 논의하고 고민했다”며 “그게 지금 정의연의 새로운 운동에 조금씩 반영돼 나타나고 있는 것 같다”고 평가했다.

강 교수는 다만 “여전히 정치적, 운동적 상황이 좋지 않다. 역사부정, 여성혐오, 그리고 ‘위안부’ 문제, 특히 피해 생존자에 대한 조롱과 괴롭힘이 상당히 폭력적인 양상으로 나타나고 있는데, 이건 공식적이고 제도적인 정당정치 일부가 증오나 혐오를 부추기고 동원하는 것”이라며 “그런 상황에서 정의연이 나가야 할 길이 여전히 험난하다”고 내다봤다. 그러면서도 “‘위안부’ 운동에서 특히 인권부분에서 국제적인 표준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이 운동에 여전히 선두에 있는 건 정의연과 피해 생존자를 지원하는 단체들의 여러 연대가 30년 넘게 쌓아온 역사라고 생각한다”며 “그런 과거의 저력과 역사를 토대로 정의연이 이번 기회를 통해 스스로 다져 이후에 한국의 인권, 특히 국제적 여성인권 등 여러 분야에 보다 더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전망과 희망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정의연 사무실을 방문한 다음 날, 서울 종로구 평화로에는 여느 때처럼 노래 ‘바위처럼’과 함께 청년들의 율동 무대가 펼쳤다. 기림의 날을 맞아 세계연대집회 형식으로 열린 수요시위였다. 이번 기림일의 기조는 ‘정의도 기억도 연대도 격렬하게’, ‘혐오를 넘어 평화의 연대로’다. 정의연 활동가들의 정의, 기억, 연대를 향한 열정이 이전보다 더 뜨거워졌다는 것을 상징한다. 정의연은 한결같이, 아니 더 격렬하게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9일 서울 종로구 국세청 북측 인도에서 열린 제11차 세계일본군‘위안부’ 기림일 세계연대집회에서 참가자들이 일본의 공식 사죄와 법정 배상 등을 촉구하고 있다. 2023.08.09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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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사가 ‘반국가세력’이다”···윤 대통령 유엔사에 대해 제대로 아나?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8/14 [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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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짜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캠페인>은 14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이 유엔사 주요 간부에게 한 발언을 비판하며, 윤 대통령이 유엔사의 정체를 제대로 아느냐고 질타했다.  © 김영란 기자


시민단체가 유엔사의 정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과의 토론을 요구하며, 대통령 민원실에 공개 질의서를 접수했다.

 

<가짜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캠페인>은 14일 오후 2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윤 대통령이 유엔사 주요 간부에게 한 발언을 비판하며, 윤 대통령이 유엔사의 정체를 제대로 아느냐고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10일 유엔사 주요 간부들을 대통령실로 초청한 간담회에서 “유엔사는 대한민국을 방어하는 강력한 힘”이라며 유엔사의 역할을 강조했다. 또한 “유엔사는 유엔안보리 결의 84호에 따라 창설됐다”, “유엔사의 역할은 유엔 역사에서 유일하다” 등의 발언을 했다. 

 

  © 김영란 기자

 

유엔사에 관해 오랜 연구를 해온 이시우 사진작가는 대통령의 발언이 잘못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이 작가는 “1950년 7월 7일 안보리 결의 84호에 의해서 유엔사가 창설된 적이 없다. 당시 안보리 결의는 미국 통합군사령부를 창설하는 것을 권고했을 뿐이고 유엔사라는 이름을 쓰지도 않았는데 이것을 미국이 도용해서 유엔사라는 이름을 쓰고 있는 상태”라고 짚었다. 

 

계속해 “유엔사에 대한 문제가 계속 제기되자 1975년 30차 유엔총회에서 유엔사 해체를 결의했고 당시 미 국무부 장관이었던 헨리 키신저도 유엔사 해체를 약속했다. 하지만 미국이 이를 이행하지 않자 1994년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유엔 사무총장은 공문으로 ‘유엔사’가 유엔조직이 아니라고 밝혔다”라고 말했다. 

 

또한 “유엔은 2020년 유엔깃발법을 개정해 유엔사가 유엔 깃발을 사용하는 것을 불법이라고 밝혔다”라면서 “대통령이 유엔사에 대해서 아는 내용은 모두 잘못됐다”라고 주장했다.

 

그리고 이 작가는 윤 대통령이 유엔사 해체를 언급하는 세력을 ‘반국가세력’라고 한 것과 관련해 오히려 유엔사가 반국가세력이라고 역설했다.

 

“첫째로 유엔사는 1954년도 9월, 한국 정부에 ‘38선 이남과 이북 지역을 유엔사가 군사점령을 하고 있다’라고 공문을 보냈다. 이는 한국의 국헌을 문란하고 국헌을 위반하는 행위이다. 둘째로 ‘유엔사 규정 525-2’에 의하면 유엔사는 비무장지대에 있는 대성동 마을에서 미국 정부가 수립하는 행정에 따라 민사행정을 한다고 밝혔다. 이 두 가지로 봤을 때 유엔사가 국헌을 문란하고 정부를 참칭하는 것 아닌가.”

 

이장희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상임대표는 “미군은 정전협정을 지키지 않은 채 ‘유엔사’라는 모자를 쓰고 한반도에 주둔하면서 전쟁 위기를 불러오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참가자들은 “미국은 가짜 유엔사 해체하라”, “윤 대통령은 유엔사 해체를 요구하는 시민단체에 대한 매도를 중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 공개 질의설르 들고 있는 대표단. 왼쪽부터 이시우 작가, 고은광순 평화어머니회 대표, 이장희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 국민연대’ 상임대표.  © 김영란 기자

 

아래는 <‘가짜’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캠페인>이 대통령실에 보내는 공개 질의서 전문이다.

 

‘유엔사’ 관련 공개 질의서

 

발신 : 가짜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캠페인

수신 : 대통령실

 

국정에 매진하시느라 수고하시는 대통령님과 대통령실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우리는 2019년 ‘유엔사’ 해체를 위해 결성한 국제단체입니다. 대통령님께서 2023년 7월 27일 정전협정 70주년 기념식과 8월 10일 ‘유엔사’ 주요 직위자 초청간담회 모두발언(굵은 글씨)에서 한 내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질의합니다. 

 

 

“유엔사령부는...유엔 안보리결의 제84호에 따라 창설되었습니다.”

 

1. ‘유엔사’ 창설의 부존재

유엔안보리 결의 84호는 ‘유엔사령부’ 창설을 결의하지 않았습니다. 미국통합사령부의 창설을 권고했을 뿐입니다. ‘유엔사령부란 이름은 1950년 7월 25일 사령부 창설 시 미국이 임의로 도용한 명칭입니다. 1994년 6월 16일 유엔법무국은 공식보고서를 통해 '유엔사령부'가 잘못된 명칭(misnomer)임이 명확하다고 확인했습니다. 국군을 유엔군이라고 부른다고 유엔군이 될 수 없듯이 미국사령부가 '유엔사령부'가 될 수는 없습니다. 

 

안보리 결의 84호는 ‘유엔사’ 창설을 권고한 바 없으며 ‘유엔사’ 명칭 사용은 잘못된 명칭 도용이라는 사실에 대해 확인과 답변을 구합니다.

 

 

“유엔군사령부의 역할은 유엔의 역사에서도 유일하며…”

 

2. ‘유엔사’는 유엔기구인가?

대통령님의 위 발언은 ‘유엔사’가 유엔기구임을 전제했다고 생각됩니다. 그러나 유엔안보리 결의 84호는 안보리 산하기관으로서 ‘유엔사령부’를 설치하지 않았습니다. 유엔헌장 39조에 따라 유엔은 ‘권고’(recommendation)가 아닌 ‘결정’(decision)에 의해서만 헌장 42조의 군사강제조치를 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의 84호는 권고했을 뿐 결정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1994년 유엔법무국은 미국통합사령부가 안보리 산하기관으로 설립되지 않았음(did not establish the unified command as a subsidiary organ under its control)을 확인했으며,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유엔 사무총장도 1994년 6월 24일 ‘유엔사’가 유엔조직이 아님을 공문서로 확인했습니다. 심지어 유엔본부 미 대표부에서 일한 로즈마리 디칼로 유엔 사무부총장은 2018년 “유엔사령부는 유엔조직이나 기구가 아니며 유엔의 지휘와 통제를 받지도 않는다. 또한 안전보장이사회의 보조기관으로 설립되지 않았으며 유엔 예산을 통해 자금을 지원받지도 않는다. 따라서 ‘유엔사령부’와 유엔 사무국 사이에는 보고 라인이 없다”라고 공식 보고했습니다.

 

‘유엔사’가 유엔기구가 아니라는 사실에 대해 확인과 답변을 구합니다.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 유사시 유엔의 깃발 아래 우리 우방국들이 즉각적인 군사지원을 제공할 수 있게 하고”

“자유세계의 수많은 젊은이들이 ‘하나의 유엔깃발 아래’ 대한민국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달려왔습니다.”

 

3. 유엔기 사용은 유엔깃발법 위반

유엔안보리 결의 84호는 유엔기 사용을 분명히 승인했습니다. 그러나 이는 1946년 제정된 유엔깃발법을 위반한 것입니다. 유엔기 사용승인권은 오직 유엔 사무총장에게만 있습니다. 안보리는 그 권한이 없습니다. 이런 이유로 유엔총회에서는 1973년부터 유엔기 사용금지 문제가 의제로 제출되었고 급기야 미국은 1975년 8월 25일 자발적으로 주한미군기지에 게양되어 있던 유엔기를 일제히 하강하기까지 했습니다. 1993년 12월 24일에는 부트로스 부트로스갈리 사무총장이 판문점 기자회견에서 자신은 ‘유엔사’에 유엔기 사용을 승인한 적이 없다고 선포했습니다. 급기야 2020년 11월 20일 유엔깃발법이 대폭 개정되어 ‘유엔사’가 유엔기를 사용하는 것은 유엔깃발법의 위반임이 명확해졌습니다. 대통령님께서 하신 말처럼 ‘하나의 유엔깃발 아래’ 모이는 것은 현재로서는 불법입니다.

 

‘유엔사’가 유엔기를 사용하고 있는 것은 유엔깃발법 상 불법이라는 사실에 대한 확인과 답변을 구합니다.

 

 

“한반도 유사시 유엔사는 별도의 안보리결의 없이도 유엔사 회원국의 전력을 즉각적이며 자동적으로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유엔사령부는...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즉각 우리 우방군의 전력을 통합하여 한미연합사령부에 제공하는 등 대한민국을 방위하는 강력한 힘입니다.”

 

4. 유엔 결의 없는 전쟁은 위법

1950년 6월 27일 유엔안보리 결의 83호에 의해 ‘유엔사’는 별도의 결의 없이 결의 83호의 효력을 승계한다고 판단하신 것 같습니다. 그러나 결의 83호는 6월 25일 발생한 ‘무력 공격의 격퇴’에 한하여 원조를 권고한 것입니다. 그해 10월에 무력 공격은 성공적으로 격퇴되었기에 영국은 38선을 넘는 것은 격퇴 임무를 초과한 점령이 되므로 새로운 유엔 결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던 것입니다. 이것이 10월 7일 유엔총회 결의가 추진된 이유입니다. 따라서 결의 83호의 효력은 1950년 10월에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할 것입니다.

 

또한 이를 부정한다 해도 1953년 정전과 함께 안보리 결의의 효력은 종료되었다고 봐야한다는 견해가 국제법 학계에 제출된 상태입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 결의 83호는 결정이 아닌 권고에 그쳤기에 유엔헌장에 규정된 군사적 강제 조치가 성립될 수 없다는 점입니다.

 

한반도에 전쟁이 발발할 경우 새로운 유엔안보리 결의 없이 ‘유엔사령부’의 이름으로 즉각 참전한다면 이는 헌장 2조 7항을 위반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유엔사’와 일부 학자들의 주장만을 믿고 70여 년 전 유엔 결의가 승계될 수 있다는 판단은 적절성이 의심됩니다. 이에 대한 사실 확인과 답변을 구합니다. 

 

 

“북한과 그를 추종하는 반국가세력들이 종전선언과 연계하여 유엔사 해체를 끊임없이 주장하고…”

 

5. 1975년 유엔총회의 유엔사 해체 결의

 

1975년 유엔총회에서는 유엔사 해체를 주장하는 두 개의 결의안이 통과되었습니다. 공산 진영 측은 말할 것도 없고 자유 진영 측도 정전협정의 유지를 조건으로 ‘유엔사’ 해체를 결의했습니다. 1975년 이래 지금까지 정전협정은 유지되고 있으므로 ‘유엔사’ 해체의 조건은 충족된 셈입니다. 헨리 키신저 국무장관도 유엔총회 연설에서 1976년 1월 1일부로 ‘유엔사’를 해체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처럼 ‘유엔사’ 해체는 종전선언과 무관하게 유엔총회 결의 사항입니다. ‘유엔사’ 해체를 결의하고도 이를 이행하지 않고 거부하는 세력은 굳이 표현하면 반유엔 세력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문재인정부는 종전선언은 추진했지만 ‘유엔사’ 해체는 선을 그었습니다. 문재인 정부가 ‘유엔사’ 해체를 추진하지 않았기에 우리가 단체를 만든 것입니다. 따라서 대통령님께서는 문재인정부 뒤에 숨지 말고 앞으로는 우리와 직접 상대하시기 바랍니다.

 

6. 유엔사는 반국가단체

 

국가보안법 2조는 ‘반국가단체’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즉 ‘정부를 참칭하거나 국가를 변란(變亂)할 것을 목적으로 하는 국내외의 결사 또는 집단으로서 지휘통솔체제를 갖춘 단체’를 말합니다.

 

‘유엔사’는 1954년 한국 정부에 보낸 공문에서 군사분계선 이남 38선 이북이 ‘유엔사’의 군사 점령하(under military control)에 있다고 선포했습니다. 그해 11월 17일 비무장지대-38선 이북에 대한 행정권은 이양했지만 군사분계선-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에 대해선 제외했습니다. 그 결과 미 국무부는 1962년 대성동마을에 대해 ‘유엔사령관’의 행정권이 유지되고 있음을 확인했습니다.

 

‘유엔사’는 일부 영토에서 한국정부의 통치권 행사를 제약함으로서 전복과 같은 효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공산정권이나 군주정을 수립하지 않더라도 국가변란은 성립하며, 국가변란을 실행하지 않아도 그 목적만이 확인되면 국가변란을 목적하는 단체로서 반국가단체가 됩니다. 

 

한편 󰡔‘유엔사’ 규정 525-2󰡕의 민사행정에 대한 정의에서 보듯 ‘유엔사’는 대성동에 대해 미국 정부의 행정을 수립하는 군사 실행기구입니다. 한국 영토 일부에 미국 정부의 행정을 수립했다고 명시한 것은 정부 참칭에 해당하는 것이 아닌지 의심됩니다. 조약이나 한국법률에 이같은 행위가 법적 지위를 갖고 있는지 우리들은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대한민국 영토의 일부를 군사점령하고 있으며 행정권을 가진 정부임을 참칭하고 있으며 지휘통솔체계를 갖춘 고도로 조직된 단체인 ‘유엔사’는 반국가단체의 모든 규정을 충족합니다. 더구나 헌법재판소에서는 외국 공권력에 대해 대한민국 헌법관할권 밖에 있다고 판시했지만 국가보안법은 ‘국내외’ 단체를 모두 대상으로 하고 있어 ‘유엔사’가 외국 공권력임에도 국가보안법상 반국가단체에 속하는 것으로 판단됩니다.

 

나아가 ‘유엔사’는 1950년 10월 12일 유엔한국통일부흥위원단(UNCURK)준비위가 38선 이북에 대한 점령통치권을 임시 이양한 사실을 들어 지금까지도 북한지역에 대한 점령통치권을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는 대한민국 헌법 3조상 대한민국 영토인 북한지역에 대한 명백한 불법점령권의 주장이므로 국헌문란에 해당하여 반국가단체에 해당한다고 판단됩니다.

 

‘유엔사’ 해체를 결정한 유엔과 그 결정을 이행하도록 주장해온 단체가 반국가단체가 아니라 오히려 ‘유엔사’가 반국가단체임이 의심됩니다. 한국 헌법과 법률에 의해 ‘유엔사’가 반국가단체인지 아닌지 판단을 구합니다.

 

 

“유엔군사령부는...전쟁수행에 필수적인 유엔사 후방기지 일곱 곳을 자동적으로 확보하는 플랫폼입니다.”

 

7. 유엔사 후방 기지 사용은 불법

1951년 9월 8일 체결된 ‘요시다-애치슨 교환공문’에 의하면 일본 정부는 한국에서의 유엔 조치(act)를 지원하기 위하여 필요한 모든 시설과 역무를 지원한다고 했습니다. 시설에 해당하는 것이 ‘유엔사 후방 기지’ 일곱 곳이고, 역무에 해당하는 것이 일본자위대 파견 등이 될 것입니다.

 

그러나 일본 정부의 이같은 지원은 한국에서의 유엔 조치에 대해서만 적용됩니다. 1994년 유엔법률국은 안보리 결의 84호가 유엔의 조치가 아닌 ‘각 국가의 무력 사용’(use of force by individual States)이라고 명시했습니다. 유엔헌장의 가장 권위 있는 해설가인 켈젠을 비롯한 다수의 국제법학자 역시 ‘각국의 조치’일 뿐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즉 요시다-애치슨 교환공문의 대전제인 한국에서의 ‘유엔조치’는 유엔조치가 아님이 유엔에 의해 확인되었습니다. 따라서 ‘유엔사 후방 기지’ 시설과 일본자위대의 역무가 한국전쟁에 대해 적용된다면 이는 유엔헌장의 위반이 된다고 판단됩니다. 

 

김태효 안보실 1차장도 2001년 󰡔전략연구󰡕지에 게재한 자신의 논문에서 다음과 같이 주장했습니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자위대의 한국 영토‧영해‧영공 내 군사 활동은 원칙적으로 불허한다는 방침을 천명하는 것이 좋다...북한 위협의 억제를 목표로 하는 한일 간 전략적 협력관계의 수립은 바람직할지언정 이를 뛰어넘는 동맹 수준의 동반자 관계를 생각하는 것은 오히려 한국의 외교 안보 이익에 해가 될 수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또한 한국국방부 역시 2019년 9월 “일본은 한국전쟁 참전국이 아니라서 전력 제공국으로 활동할 수 없다”라며 일본자위대의 개입에 분명히 선을 그었습니다.

 

김태효 차장의 입장과 국방부의 입장이 바뀐 것인지 답변을 구합니다. 

 

또한 한국에서의 유엔 조치에 관해서만 적용 가능한 요시다-애치슨 교환공문이 각국의 조치에 불과하다고 유엔이 명시한 상태에서 ‘유엔사 후방 기지’를 사용할 수 있는지 답변을 구합니다.

 

2023년 8월 14일

가짜 ‘유엔사’ 해체를 위한 국제캠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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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전술미사일공장 등 시찰..."적들의 무력사용 반드시 괴멸시켜야"

일주일만에 군수공장 현지지도...신형 장갑차 직접 몰기도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8.14 09:57
  •  
  •  수정 2023.08.14 10:08
  •  
  •  댓글 0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1, 12일 전술미사일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해 무기생산실태를 파악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1, 12일 전술미사일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해 무기생산실태를 파악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1, 12일 전술미사일 생산공장을 비롯한 중요 군수공장들을 현지지도해 무기생산실태를 파악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전술미사일 생산공장 △전술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 △전투장갑차 생산공장 △대구경 조종방사포탄 생산공장 등을 현지지도하면서 각  공장의 생산 및 개발실태와 생산능력 보강, 공장 현대화 상황 등을 구체적으로 파악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전술미사일 생산공장 방문.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전술미사일 생산공장 방문.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전술미사일 생산공장에서는 △이미 계열생산중인 전술미사일의 기동성있는 생산보장 △새로 개발되는 전술미사일 생산공정 신속 확립 △공장개건현대화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는 "현존 미싸일생산능력을 보다 비약적으로 제고함으로써 확대강화된 전선부대들과 미싸일부대들의 편제수요와 작전계획수요에 맞게 대대적으로 생산장비시킬데 대한 중대한 목표"를 제시했다.

또 "전쟁준비의 질적수준은 군수산업발전에 달려있다"며, "우리 군대의 전쟁준비를 다그치는데서 맡고있는 책임이 대단히 막중하다고, 공장에서는 로동계급의 애국적열의를 폭발시켜 전쟁준비를 위한 생산적 앙양을 일으켜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술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 현지지도.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전술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 현지지도.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전술미사일 발사대차 운전석에 올라 탄 김정은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전술미사일 발사대차 운전석에 올라 탄 김정은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전술미사일 발사대차 생산공장에서는 "부대장비수요와 리용방안이 확정된데 맞게 질적수준이 우세한 우리식 발사대차생산전투에 총돌입함으로써 당 제8차대회가 제시한 계획된 생산목표를 무조건 수행해야 한다"고 하면서 "대차생산에서 다용도화를 실현하는 것이 국방과학의 발전추이로 보나 작전환경에서의 효률적 측면에서 보나 선차적인 문제''라고 말했다.

"군대의 전쟁준비완성에 실지 기여할 수 있는 현대적이며 성능높은 발사대차들을 더 많이 생산장비하여야 한다"며, △대차설계의 끊임없는 갱신 △생산공정현대화에 집중할 것을 주문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전투장갑차를 직접 운전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김정은 위원장이 전투장갑차를 직접 운전하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장갑차 내부를 둘러보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장갑차 내부를 둘러보는 김정은 위원장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전투장갑차 생산공장을 방문한 자리에서는 "공장에서 제2차 장갑무력혁명을 일으킬데 대한 당중앙의 원대한 구상과 전략적기도에 맞게 장갑차생산능력을 확대하고 현대화하는 사업에서 이룩한 성과들을 높이 평가"하고는 직접 새로 개발한 다용도 전투장갑차를 운전하기도 했다.

대구경 조종발사포탄 생산공장에서는 "국방과학연구부문에서 방사포탄의 탄도정밀조종화실현을 가장 중차대한 사업으로 내세우고 힘차게 투쟁한 결과 대성공을 이룩하였다"고 하면서 "122㎜와 240㎜방사포탄의 조종화를 실현한 것은 현대전 준비에서 중대한 변화로 되며 최대의 격파효률을 담보할수 있게 되는 것으로 하여 방사포 리용분야에서의 일대 혁명이라고, 새로운 기술이 우리 군대에 도입된 시점에서 이제는 포탄생산에 총궐기하여 우리 포병무력의 전투성을 한계단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전선부대들의 포병무력강화에서 조종방사포탄생산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이는 것이 매우 절실한 문제"라고 하면서 "증가된 군의 작전수요에 맞게 포탄생산에서 장성을 이룩하여 더 많은 포탄들을 전선부대들에 종장배비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여러 군수공장에서 현재 전선배치된 무기의 증산과 새로운 무기개발을 강조하면서 이번 현지지도가 '전쟁준비'에 있음을 감추지 않았다. 

일주일 전인 지난 3~5일 사흘에 걸쳐 대구경 방사포탄 생산공장과 준략순항미사일, 무인공격기 엔진 생산공장 등을 둘러본 바 있는 김 위원장은 이번 현지지도에서 "우리 군대는 임의의 시각에 그 어떤 전쟁에도 대처할 수 있는 압도적인 군사력과 확고한 준비태세를 철저히 갖춤으로써 적들이 감히 무력을 사용할 엄두를 내지 못하게 만들며 만약 접어든다면 반드시 괴멸시켜버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김 위원장의 군수공장 현지지도에는 조춘룡 당 군수공업부 부장과 김정식 부부장이 동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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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습 불가 상태로 치닫는 해병대 사망 사건 수사 외압 파문

대통령실·국방부 입김 닿지 않는 독립적 수사로 실체적 진실 규명 필요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뉴시스
해병대 고 채수근 상병 사망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사법 절차가 대통령실(국가안보실)에 보고된 이후 돌연 국방부에 의해 가로막혔다. 채 상병의 사망 원인을 규명하고자 초동조사를 벌이던 해병대 박정훈 전 수사단장(대령)은 졸지에 집단항명수괴죄 피의자가 되어버렸다.

박 전 단장은 안보실에 파견된 해병대 대령으로부터 경찰에 이첩할 예정이던 채 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자료를 안보실장 보고 명목으로 보내달라는 요구를 받았으나, 거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경찰 이첩 자료를 보내줄 수 없다면 언론브리핑 자료라도 보내달라는 요구를 받고 난 뒤, 차마 거절할 수 없어 초동조사 자료가 요약된 언론브리핑 자료를 안보실 측에 보냈다.

경찰에 이첩하기로 한 초동조사 자료는 임성근 해병대 1사단장 등이 과실치사 혐의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의견을 담고 있었고, 이종섭 국방부 장관과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의 결재까지 거친 상태였다. 그러나 해당 내용이 안보실에 보고된 이후 돌연 상부의 태도가 달라졌다.

국방부 법무관리관(국장급)이 수차례 박 전 단장과의 통화에서 혐의 대상을 문제 삼는 취지의 의견을 전했고, 김계환 사령관은 국방부 신범철 차관이 보낸 문자 메시지라며 ‘사단장을 혐의자에서 빼라’, ‘혐의 내용을 빼라’, ‘수사 용어 대신 조사 용어를 써라’ 등의 신 차관의 지시사항을 언급했다.

 

박 전 단장은 이 과정에서 외압이 작용했다고 판단하고, 최초에 국방부 장관 등의 결재를 받은 초동조사 자료를 경북경찰청에 이첩했다.

국방부는 박 전 단장이 상부 지시를 거부했다며 그의 보직을 해임하고, 집단항명수괴죄를 적용해 피의자로 입건했다. 또한 경찰에 이첩된 자료를 사실상 무단으로 회수했다. 이첩 자료를 회수한 행위가 어떤 법적 근거로 이뤄진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수사단으로부터 과실치사 혐의가 있는 것으로 지목된 임 사단장은 소령 시절 이명박 정부 청와대에서 김태효 1차장이 안보실에 있을 때 행정관으로 근무했으며, 같은 시기 이종섭 국방부 장관이 관계부서 선임행정관이었다. 이 때문에 안보실에서 무리하게 임 사단장을 구명하려다가 사태가 커진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법무관리관과의 통화 내용, 국방부 차관의 문자 지시 내용 등 박 전 단장이 폭로한 외압 정황은 상당히 구체적인 반면, 국방부는 뚜렷한 반박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 채 단순히 박 전 단장이 허위주장을 하고 있다는 식으로만 대응하고 있다. 이와 동시에 국방부 검찰단의 항명죄 수사를 토대로 윗선의 부당한 외압 의혹이라는 해당 사안의 본질을 흐리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아울러 허가 없이 방송 인터뷰에 응했다는 이유로 징계 절차에 착수하기까지 했다. 수사와 징계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전방위적으로 박 전 수사단장을 압박하는 모양새다.

현재까지 진행된 경과에 비춰보면, 가장 우선적으로 확인돼야 할 사실관계는 군 수뇌부가 돌연 입장을 바꾼 경위다. 이종섭 장관과 김계환 사령관 등 윗선의 태도 변화 직전 있었던 행위는 안보실(대통령실)에 초동조사 자료가 전달된 것이다. 그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안보실에서 군 수뇌부에 무슨 피드백을 했는지가 남게 된다.

그러나 안보실은 전혀 모르는 일이라고 잡아떼고 있다.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 13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08.13. ⓒ뉴시스

안보실 고위관계자는 13일 안보실의 외압 행사 여부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관할 부서 현안이 아니라서 이 내용을 잘 알지는 못한다”며 “개인적으로 과거에 비슷한 관계부서에 이름이 같이 올려져 있었다고 해서 여러 정황을 추측하고 가짜뉴스를 만들어가는 것은 부도덕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국가안보실에서 무엇이 보고가 돼서 그것이 다시 수정돼 절차가 어그러지는 그런 상황은 없었다고 보고, 저 자신이 그런 보고나, 그와 관련해서 접한 사실이 없다”고 수사개입 의혹을 거듭 부인했다.

국방부가 외압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지난 11일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 공지 내용에 담겨 있다. “법무관리관은 국방부장관의 지침을 받아 군사법원법의 취지를 설명한 것이며, 외교안보부처의 경우 통상적으로 안보실과 언론설명자료를 공유하고 있어 ‘외압 소지가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채 상병 사망 사건 초동조사 자료를 ‘통상적으로 안보실과 공유하던’ 자료로 볼 수 있는지는 의문이다. 개정된 군사법원법상 해당 자료는 명백히 경찰에 수사권이 부여된 독립적인 형사사법 사안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국방부 설명대로면 해병대 수사단이 초동조사를 거쳐 이첩된 경찰의 독립적 수사 사안을 대통령실과 국방부가 마음대로 들여다볼 수 있다는 이야기가 된다. 이는 오히려 권한을 남용한 위법을 저질렀다고 자인한 꼴이다.

안보실과 국방부가 박 단장이 제기한 외압 의혹에 대해 제대로 된 반박 근거를 제시하지 못한다면 결국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운 독립적인 수사 절차를 통해 실체적 진실이 규명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 전 단장 측은 국방부 검찰단의 항명죄 수사를 거부한다고 선언한 데 이어, 지난 12일에는 ‘군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지난 11일에는 국방부의 이첩 자료 회수, 수사 개입 의심 행위 등과 관련해 강요미수, 공용서류 무효,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면담 강요죄 등을 적용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수사를 의뢰할 가능성도 시사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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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대를 멈춰, 전쟁을 끝내고 평화로 나아가자” 8.15 범국민대회 나선 시민들

  •  정강산 기자
  •  
  •  승인 2023.08.13 20:18
  •  
  •  댓글 0



 

 

역사정의 해체하고 전쟁위협 부르는 신냉전연대 멈춰야

핵오염수 투기반대 대규모 서명...경남 일대 윤 대통령 지지율 추락해

한달 새 5억 넘긴 ‘역사정의시민모금’ 전달돼

한미일 군사동맹을 위해 제3자 변제안을 강행하고 핵오염수 방류에 동조하는 정부의 파행을 저지하려는 것이다.

정부는 종전선언을 주장하는 시민들을 “반국가세력”이라 규정하며 대북 강경론자를 통일부 장관으로 임명하는 상황. 이에 주권과 평화를 외치는 구호가 드높다.

12일 오후, 경복궁 일대에서 8.15 범국민대회가 열렸다. 주최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 전국비상시국회의(추), 정전70년한반도평화행동,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등 6개 시민사회 연대기구. 이날 대회에는 사전 대회로 열린 윤석열정권 퇴진 2차 범국민너비 맞춤
  • 대회 참가자들이 참석해 약 4만 명이 운집했다.

주최 측은 “한미일 동맹은 ‘가치동맹’의 미명 하에 미국과 일본의 이익만을 좇는 것”이라며 “자국 패권을 위해 진영대결을 강요하는 전쟁동맹에 맞서 싸우자”고 제안했다. 참가자들은 △한반도 평화 실현, △굴욕외교 저지, △한미일 군사동맹 저지 등을 결의했다.

▲12일 오후 4시 경복궁역 일대에서 열린 '8.15범국민대회/8.15범국민행진'에서 참가자들이 피켓을 들고 있다.

▲발언하는 이홍정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역사정의 해체하고 전쟁위협 부르는 신냉전연대 멈춰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의 이홍정 상임대표의장은 윤 정부 하에서 고조되는 냉전 기류에 쓴소리를 남겼다. 윤 정부는 통일부를 대북 선전부로 변형시켜 대북 전단 살포를 정당화하고, 한미일 군사동맹 체제에 집착하며 한국을 신냉전 전선 한복판에 몰아넣고 있다는 것.

이 상임대표의장은 “정부는 신냉전연대를 위해 대미추종외교로 일관하며 역사정의를 해체하고 핵오염수 방류를 용인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그는 “일제강점기를 자주적으로 극복하지 못하고 세계냉전체제에 편입되어 분단된 한반도의 운명은 그 자체가 세계사적 모순의 결정판”이라며 “분단된 한반도에 내재된 반민주적, 반평화적, 반통일적 모순의 극복이야말로 세계사적 모순의 사슬을 끊어내고 평화의 문을 여는 열쇠”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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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운용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 지역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핵오염수 투기반대 대규모 서명...경남 일대 윤 대통령 지지율 추락해

‘후쿠시마 핵오염수 투기반대 부산운동본부’의 활동 소식도 전해졌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부산 대표로서 운동본부에 결합한 정운용 의사는 “지난달 말 해양투기에 반대하는 부산시민 11만 명 서명을 받아 일본의 원자력규제위원회에 전달하고 왔다”며 “일본시민단체와의 연대 활동도 예정해둔 상황”이라 알렸다. 또한 “대규모 서명운동이 벌어진 시기 부산, 울산을 비롯한 경남권에서 윤 대통령 지지도는 11%나 하락했다”고 전했다.

그는 “윤 대통령과 정부여당은 북 악마화와 더불어 중국 봉쇄로 미국의 동북아지역 패권 유지에 복무하는 것이 국익이라 판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권자인 우리의 국익은 더 안전하고 평화로운 세상을 만드는 것이기에, 통일과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한 투쟁을 해야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예술협동조합 아트쿱의 ‘타악그룹 붐붐’이 진행한 타악공연과 함께 한국, 일본, 유럽, 남미 등 전 세계 300군데 지역의 평화행동 실천 기록을 담은 영상도 상영되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염원하며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세계 각국의 연대 활동 소식이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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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달 새 5억 넘긴 ‘역사정의시민모금’ 전달돼

지난 6월 29일 모금 시작 후 한 달여 만에 5억이 넘는 기금을 모은 ‘역사정의시민모금’ 전달식도 눈길을 끌었다. 이는 제3자 변제안을 거부한 강제동원 피해자와 유족들을 위한 모금으로, 1차분으로 1억 원의 모금액이 각각 양금덕 할머니, 이춘식 할아버지와 고 박해옥, 고 정창희 어르신의 유족 등 4명에게 전달되었다.

전달식에 참여한 미쓰비시중공업 강제동원 피해자 정창희 할아버지의 아들 정종오 씨는 “아버지는 일본에서 히로시마에서 미쓰비시 중공업에서 일 하시다가 피폭까지 당했다”며 “그 후로 한국원폭피해자협회를 만들어 일본과 계속 싸워왔지만, 정부는 우리 편을 한 번도 들어준 적이 없다”고 전했다.

정 씨는 “정부가 제3자 변제안을 만들어 피해자들과 유족들을 살살 꼬드기고 외교부를 통해서 압력을 가하는 게 말이 되는 이야기냐”며 “남은 유족들도 끝까지 싸울 것”이라 밝혔다.

결의문 낭독에 이어 대회 참가자들은 종각역까지 행진했다. 본래 행진은 일본대사관 앞으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일본대사관 측의 요청으로 경찰은 대사관까지의 행진을 허가하지 않았다.

한편 종각역에서 마무리 집회를 가진 참가자들은 6시 프레스센터 앞에서 열린 ‘핵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8.12 전국행동’에 합류해 시위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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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51] 너무나 대조적인 8월 8일과 8월 9일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8/14 [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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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국방혁신위원회 2차 회의

2.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확대회의 

3. 전선작전 집단이 새로 편성되었다

4. 확대회의 현장을 촬영한 장면들

 

 

1. 국방혁신위원회 2차 회의

 

 

▲ 국방혁신위원회 2차 회의 모습.  © 대통령실


2023년 8월 8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방혁신위원회 2차 회의를 주재하였다. 국방혁신위원회는 2023년 5월 11일 대통령 직속 기구로 출범했는데, 위원장은 윤석열 대통령이고, 부위원장은 김관진 전 국방부 장관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여름휴가 마지막 날인 2023년 8월 8일에 휴가를 하루 앞당겨 끝내고 서울로 올라가 국방혁신위원회 회의를 주재했다. 이것은 군사 상황이 심각해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아니나 다를까, 국방혁신위원회 2차 회의 중에 주목할 만한 발언들이 이어졌다. 회의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북의 핵-미사일, 싸이버, 무인기 등 비대칭 위협이 눈앞에 닥쳤으므로 최우선으로 그 위협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고, 김관진 부위원장은 “북이 핵능력을 고도화시킨 현 시점이 6.25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시기”라고 말했다.

 

나는 2023년 5월 8일 자주시보에 실린 ‘누가 누가의 파멸을 재촉하는가’라는 제목의 글에서 6.25전쟁 이후 남측 정권과 한미연합군이 요즈음처럼 극도로 위험한 지경에 처한 적이 없다고 지적했는데, 김관진 부위원장도 유사한 발언을 했다. 

 

그의 말마따나 현 시점이 6.25전쟁 이후 가장 위험한 시기라면, 윤석열 대통령은 전쟁위험이 닥쳐왔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주는 대국민 특별담화라도 발표했어야 마땅하다. 하지만 웬일인지 그는 전쟁위험이 닥쳐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특별담화를 발표하지 않고, 자기들끼리 모이는 회의석상에서만 우려 섞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왜 그런 것인가? 거기에는 다음과 같은 이유가 얽혀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만일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에게 전쟁위험이 닥쳐왔다는 것을 알려주는 특별담화를 발표하면, 남측 사회에 공포와 불안이 엄습해 대혼란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를테면, 극도의 불안감을 느낀 해외 자본이 무더기로 빠져나가고, 미국과 일본 등으로 도피하려는 사람들이 공항에 몰려드는 미증유의 사태가 발생하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그런 대혼란을 우려해서 전쟁위험이 닥쳐왔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려주지 못한 채 엉거주춤하고 있다.

 

그것만이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은 미 제국을 ‘혈맹의 보호자’라고 믿는 맹신에 사로잡혔기 때문에 전쟁위험을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면서 미 제국이 전쟁위험에 처한 자기들을 구원해줄 것으로 믿고 있다. 그래서 그는 전쟁위험이 닥쳐왔다는 것을 국민에게 알리지 않고 버틸 때까지 버텨보려는 것이다.

 

그러나 역사적 경험을 살펴보면, 미 제국을 맹신하는 것이야말로 파멸을 부르는 허망한 짓임을 알 수 있다. 미 제국은 종미우익 정권을 지켜주는 ‘혈맹의 보호자’가 아니라, 종미우익 정권을 실컷 우려먹다가 전쟁에서 패하게 되면 미련 없이 그 정권을 내버리는 파렴치한 상습범에 불과하다. 이를테면, 윁남전쟁[베트남전쟁]에서 패한 미 제국은 1973년 3월 29일 종미우익정권을 버리고 철군했고, 그로부터 2년이 지난 1975년 4월 30일 윁남공화국은 멸망하였다. 아프가니스탄전쟁에서 패한 미 제국은 2021년 8월 30일 종미우익 정권을 버리고 철군했고, 그로써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은 멸망하였다.  

 

국방혁신위원회 2차 회의에서 주목되는 것은, 조선인민군이 핵무기를 언제 어떻게 사용할 것인지를 예측한 다양한 씨나리오를 상정해 대비할 필요가 있다는 김관진 부위원장의 발언이다. 그의 말마따나 지금 한국군은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을 예측하는 씨나리오를 작성하고 그에 대비해야 살아남을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그런데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을 예측하는 씨나리오를 작성하고 그에 대비하려면, 전술핵타격 징후를 감시하는 고도의 정찰능력을 가져야 한다. 하지만 감시-정찰 능력이 전 세계에서 가장 고도화되었다는 미 제국도 전술핵타격 징후를 감시하지 못하고 쩔쩔맨다. 

 

조선인민군은 상대가 예측하지 못하는 불각시(不刻時)에 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전술핵타격을 전광석화처럼 단행할 것이다. 그러므로 불각시 전술핵타격을 막아내거나 그것을 피할 수 있는 대비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불각시 전술핵타격이 무서운 것은 누구도 그것을 예측하지 못하고, 막아내지 못하고, 피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세계 전쟁사에 불각시 전술핵타격의 경험이 전혀 없어서 상상에 맡길 수밖에 없지만, 분명한 것은 불각시 전술핵타격으로 전쟁의 장기화와 다량 살상을 막고 전쟁을 신속히 결속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그런데 지금 한국군은 조선인민군의 불각시 전술핵타격에 대비하기 위한 준비사업에 착수하겠다고 한다. 2023년 8월 8일 뉴스1 보도에 의하면, 국방부는 재래식 전투력을 증강하려던 기존 사업을 중지하고, 감시-정찰 능력, 초정밀-고위력 타격 능력, 다층적 반항공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새로운 사업에 착수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이번 국방혁신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심의한 합동군사전략은 중장기적인 군사전략의 목표와 개념, 중장기적인 군사력 건설 방향 등을 담은 기획문서인데, 거기에는 감시-정찰 능력, 초정밀-고위력 타격 능력, 다층적 반항공 능력을 확보하기 위한 사업계획이 담겼다.

 

그러나 한국군이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감시-정찰 능력, 초정밀-고위력 타격 능력, 다층적 반항공 능력을 확보하기는 글렀다. 그렇게 비관하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1) 위에서 지적한 것처럼, 조선인민군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는 불각시에 징후를 노출하지 않고 전술핵타격을 개시할 것이므로, 한국군이 감시-정찰 수단을 사용해 전술핵타격 징후를 파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한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부대들은 자신을 철저히 은폐하고 위장하였기 때문에 한국군이 감시-정찰 능력을 확보하더라도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부대를 감시하고 정찰하는 것은 헛수고로 될 것이다. 예컨대, 한국군은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부대들이 몇 개나 있는지, 각각 어느 지역에 주둔하는지 전연 알지 못하고, 전술핵전투부대를 통제하는 미싸일총국 책임자가 누군지도 알지 못한다. 2023년 3월 20일 조선의 언론매체들에 실린 보도사진에서 색안경과 마스크로 자기 얼굴을 가리고 전술핵타격 훈련장에 나타난 어느 정체 불명의 고위지휘관의 얼굴이 모자이크로 처리된 것을 볼 수 있는데, 한국군은 그가 아마도 미싸일총국 책임자일 것으로 막연히 추측할 뿐이다. 

   

2) 조선인민군이 준비하는 전술핵타격의 특징은 초탄을 발사해 적을 제거하는 일격필살 전법이다. 만일 초탄에 적을 제거하지 못하면, 곧바로 적의 반격을 받을 수 있으므로 반드시 초탄에 적을 제거하는 일격필살 전술핵타격을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인민군의 일격필살 전술핵타격에 반격을 가할 초정밀-고위력 타격능력을 확보하겠다는 한국군의 생각은 상대를 모르는 비현실적인 공상으로 보인다. 

 

3) 조선인민군이 준비하는 전술핵타격의 또 다른 특징은 한국군의 미사일 방어망을 뚫고 들어가는 변칙궤도 비행 미사일, 600mm 초대형 방사포, 전략순항미사일 등을 동시다발로 발사하는 선제타격 전법이다. 그런데 한국군은 미사일 방어망을 뚫는 동시다발 선제타격을 막아낼 다층적 반항공 능력을 확보하겠다고 한다. 이것은 동시다발-선제타격의 기초개념도 모르는 비현실적인 공상으로 보인다. 

 

군사에 무지한 윤석열 대통령은 국방혁신위원회 제2차 회의에서 “우리 군의 전략은 북의 핵-미사일 위협을 억제하고 북의 핵-미사일 도발 시 한미동맹의 즉각적이고 압도적인 대응을 통해 위협의 근원을 조기에 제거할 수 있도록 수립되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군사과학기술 부문에서 ‘세계 최고’라고 우쭐대는 미 제국도 하지 못하는 전술핵타격 방어를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이 시도해보겠다고 나섰으니 그처럼 무모한 짓이 또 어디 있을까. 

 

 

2.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확대회의

 

 

  

윤석열 대통령은 2023년 8월 8일 대통령실에서 국방혁신위원회 2차 회의를 소집, 주재하였고,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8월 9일 당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제7차 확대회의를 소집, 지도하였다. 서울과 평양에서 하루 시차를 두고 매우 대조적인 회의가 각각 진행된 것이다. 국방혁신위원회 2차 회의에 관해서는 위에서 이미 서술하였으므로, 이제는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7차 확대회의에 관해 서술할 차례다.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2021년 2월 이후 지금까지 제8기 확대회의를 여러 차례 진행했는데, 제8기 확대회의 소집일정을 날짜순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제1차 확대회의 2021년 2월 24일  

제2차 확대회의 2021년 6월 11일

제3차 확대회의 2022년 6월 21~23일

제4차 확대회의 2023년 2월 6일

제5차 확대회의 2023년 3월 11일

제6차 확대회의 2023년 4월 10일

제7차 확대회의 2023년 8월 9일

 

제1차 확대회의부터 제6차 확대회의까지 여섯 차례 확대회의 중에서 중요한 군사문제를 집중적으로 논의한 확대회의들과 그 의제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2022년 6월 21~23일 제3차 확대회의 

1) 전선부대들의 작전 임무에 중요한 군사행동계획을 추가하였다.

2) 대형 작전지도를 회의장에 걸어놓고 작전계획을 수정하였다. 

3) 군사조직편제를 개편하였다.  

 

2023년 2월 6일 제4차 확대회의

1) 작전전투훈련을 확대 강화하고, 전쟁준비태세를 엄격히 완비하는 문제를 결정하였다.

2) 기구편제적인 대책들을 결정하였다.

 

2023년 4월 10일 제6차 확대회의

1) “적들이 그 어떤 수단과 방식으로도 대응이 불가능한 다양한 군사적 행동방안들을 마련하기 위한 실무적 문제”를 결정하였다.

2) 대형 작전지도를 회의장에 걸어놓고 작전계획을 토의하였다. 

3) 기구편제적인 대책들을 결정하였다.

 

 

3. 전선작전 집단이 새로 편성되었다

 

 

2023년 8월 9일에 진행된 제7차 확대회의에서 어떤 의제들이 토의되었고, 어떤 결정을 내렸을까? 2022년 6월 21~23일 제3차 확대회의와 2023년 4월 10일 제6차 확대회의에서 그러했던 것처럼, 이번 제7차 확대회의에서도 회의장에 대형 작전지도가 내걸렸다. 회의장에 작전지도가 내걸린 것은 작전계획, 작전방침, 작전 임무를 집중적으로 토의하였음을 말해준다. 이런 사정을 이해하려면, 다음과 같은 심층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1)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번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7차 확대회의에서 “유사시 적들의 공격을 압도적인 전략적 억제력으로 일거에 무력화시키고, 동시다발적인 군사적 공세를 취하기 위한 확고한 전쟁준비태세를 갖출 데 대한 문제들”을 토의하였다고 한다.

 

해설 - 위의 인용구에서 “유사시 적을 압도적인 전략적 억제력으로 일거에 무력화시킨다”라는 말은 전시에 공격 명령을 받은 조선인민군이 전술핵타격으로 한국군 수뇌부와 주력부대를 일거에 무력화시킨다는 뜻이다. “일거에 무력화시킨다”는 말은 위에 서술한 일격필살의 의미와 일맥상통한다. 

 

또한 위의 인용구에서 “동시다발적인 군사적 공세”라는 말은 조선인민군이 공격징후를 노출하지 않은 채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있다가 공격 명령을 받은 즉시 화성-11가형 미사일(변칙궤도비행 미사일), 600mm 초대형 방사포, 화살-1형 전략순항미사일, 소형 잠수함 발사 미사일, 공중 발사 미사일을 여러 각도에서 발사하는 불각시 일격필살 동시다발 다각 타격을 의미한다. 

 

조선의 언론매체들이 보도한 전술핵전투 부대들과 화력타격 부대들의 훈련상황을 살펴보면, 전시에 그들이 불각시 일격필살 동시다발 다각 타격을 어떻게 할 것인지 예상할 수 있다. 이를테면, 전술핵전투 부대들이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화성-11가형 미사일(변칙궤도 비행 미사일)을 불각시 일격필살 동시다발로 일제히 발사하면, 하늘을 뒤덮으며 군사분계선을 넘어 남쪽으로 날아간 그 미사일들은 한국군 작전통제소들 상공과 주력부대들 상공에서 대폭발을 일으킬 것이다. 이것은 전형적인 저고도 전자기파 공격이다. 한국군 작전통제소들과 주력부대들은 저고도 전자기파 공격을 받는 순간, 전신마비 상태에 빠지게 된다. 

 

그런 직후에 조선인민군 전연군단 화력타격 부대들이 600mm 초대형 방사포와 화살-1형 전략순항미사일을 연속 발사하고, 잠수함에서 소형 잠수함 발사 미사일을 연속 발사하고, 폭격기에서 공중 발사 미사일을 연속 발사하는 다각 타격을 가하게 된다. 이런 전투상황 예상은 조선인민군이 한국군을 일거에 제압, 소멸할 압도적인 공격력을 가졌다는 것을 말해준다.  

 

2)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번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7차 확대회의에서 “적을 압도적으로 제압, 소멸하기 위한 강화된 전선작전 집단 편성안과 작전 임무들을 심의”하였다고 한다.

 

해설 - 위에 서술한 것처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2022년 6월 21~23일 제3차 확대회의, 2023년 2월 6일 제4차 확대회의, 2023년 4월 10일 제6차 확대회의에서 각각 군사조직을 개편하였다. 원래 군사조직 개편은 전쟁에 대비하여 시행하는 조치다. 그래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최근 급변하는 국내외 정세에 대처하여 조선인민군 기구편제를 무려 세 차례나 연속 개편하면서 전쟁 대비책을 마련하였다. 그런 개편조치에 따라 새로 편성된 군사조직이 위의 인용구에 나오는 전선작전 집단이다.  

 

전선작전 집단이라는 생소한 개념은 기존 전연군단(전선대련합부대)에 전술핵전투 부대, 전자교란전 부대, 침투저격 부대, 상륙돌격 부대가 추가로 결합된 극강의 작전 단위가 편성되었음을 의미한다. 조선의 언론보도를 보면, 전자교란전 부대와 침투저격 부대는 2018년에 각각 편제되었고, 전술핵전투 부대는 2022년에 편제되었고, 상륙돌격 부대는 2023년에 편제되었음을 알 수 있다. 

 

최전방에 배치된 조선인민군 전연군단은 서부전선의 제4군단, 중서부전선의 제2군단, 중동부전선의 제1군단, 동부전선의 제5군단이다. 이 4개 군단에 각각 전술핵전투 부대, 전자교란전 부대, 침투저격 부대, 상륙돌격 부대가 추가로 결합되어 전선작전 집단이 새로 편성된 것이다. 

전선작전 집단 규모는 기존 전연군단 규모보다 당연히 크다. 그러므로 전선작전 집단은 야전군 수준으로 확대, 개편된 것이 분명하다. 야전군(field army)은 군단(corps)보다 규모가 큰 작전단위다. 원래 조선인민군 전연군단의 병력은 63,000명이었는데, 최근에 전선작전 집단으로 편성됨으로써 80,000명 이상의 대병력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 

 

핵전투력을 가진 야전군을 보유한 진짜배기 강군은 전 세계에서 조선인민군, 중국인민해방군, 로씨야[러시아]련방군밖에 없다. 미 제국군이나 한국군은 야전군보다 한 급 낮은 군단으로 편성되었다. 핵전투력을 가진 조선인민군 전선작전 집단은 미 제국군 군단을 능가하는 막강한 야전군이다. 

 

지금 조선인민군 전선작전 집단은 ‘협동동작훈련’에 열중하고 있는데, 협동동작이란 전선작전 집단을 구성한 다종다양한 작전 단위들이 단일 명령체계 아래서 서로 협동하면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행동을 의미한다. 

 

3)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번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7차 확대회의에서 “전선부대들의 작전수행 능력의 다각화를 실현하고 보다 구체화된 작전계획을 수립함에 관한 군사적 대책들”을 토의하였다고 한다. 

 

해설 - 위의 인용문에서 “전선부대들의 작전수행 능력의 다각화를 실현한다”라는 말은 이전에 전연군단들이 수행해온 화력타격과 고속기동에 더하여 전술핵타격, 침투저격, 상륙돌격, 전자교란을 다각적으로 수행한다는 뜻이다. 

 

위의 인용문에서 “보다 구체화된 작전계획을 수립한다”는 말은 수정된 작전전술계획에 따라 전투조직표를 완성한다는 뜻이다. 원래 조선인민군 전투조직표에는 각 작전단위들이 수행해야 할 작전 임무가 명시되었다. 

 

2022년 6월 21일부터 23일까지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3차 확대회의에서 핵전투무력을 배치하는 전략에 의거해 전연군단들의 전투조직표가 수정되었는데, 그로써 전연군단들의 타격 대상과 타격 순차도 각각 변경되었고, 공격범위도 확대되었고, 공격방식도 다각화되었다. 이런 사정은 각 전연군단들과 미싸일총국이 각자 자기의 전투조직표를 다시 작성했다는 것을 말해준다. 2022년 9월 5일 데일리NK 보도에 의하면, 전선 동부, 서부, 중부 군단 참모부들은 각자 자기 군단 화력 부대들이 작전술계획 수정에 따른 전투조직표를 다시 작성한 실태를 판정하고, 변경된 공격지점에 대한 정황별 집행수행 능력을 판정하였다고 한다. 

 

4)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번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7차 확대회의에서 “전선부대들의 확대, 변화된 작전령역과 작전계획에 따르는 중요 군사행동지침을 시달”하였다고 한다.

 

해설 - 조선인민군 사단의 작전종심은 10~15km이고, 조선인민군 연대의 작전 종심은 40~50km다. 그런데 위의 인용구에 의하면, 전선부대들의 작전영역이 확대되었다는 것이다. 작전영역이 확대되었다는 것은 작전 종심이 더 길어졌다는 뜻이다. 작전전술계획과 전투조직표가 변경되었으므로 작전종심도 당연히 더 길어졌을 것으로 보인다. 작전 종심이 길어졌다는 말은, 전선부대들이 이전보다 더 멀리 남진 공격할 수 있다는 뜻이다. 

 

첫째, 전투부대는 정찰범위만큼 진격할 수 있으므로, 작전 종심이 더 길어졌다는 말은 정찰범위가 더 넓어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서 말하는 정찰은 무인정찰기를 동원한 공중정찰이다. 

 

조선인민군 군단이 운용하는 방현 무인정찰기는 1km 고도로 비행하면서 반경 70~80km 범위를 정찰할 수 있다. 그런데 2023년 7월 27일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돌’에 즈음하여 진행된 ‘무장장비전시회-2023’에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가 전시되었다. 이 전략무인정찰기는 ‘조국해방전쟁 승리 70돌 경축 열병식’ 직전에 김일성광장 상공에서 200m 고도로 두 차례 선회하면서 시범 비행을 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가까운 기간 내에 (중략) 500km 전방 종심까지 정밀정찰할 수 있는 무인정찰기들을 비롯한 정찰 수단들을 개발하기 위한 최중대 연구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데 대하여 언급”하였다. 500km는 군사분계선 이북 전방 지대에서 부산에 이르는 먼 거리다. 이런 사정은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가 18km 고도를 날면서 반경 250km 범위를 정밀하게 정찰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오늘도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는 18km 고도를 날면서 반경 250km 범위를 정밀하게 정찰하고 있다. 

 

방현 무인정찰기를 출동시켜 반경 70~80km 범위를 정찰해오던 조선인민군이 이제는 새별-4형 전략무인정찰기를 출동시켜 반경 250km 범위를 정찰하고 있으니, 조선인민군 전투부대들의 작전 종심이 대폭 길어진 것은 당연하다. 조선인민군 사단의 작전 종심은 30~45km로 길어졌고, 조선인민군 연대의 작전 종심은 120~150km로 길어진 것으로 보인다. 

 

둘째, 조선인민군 전선부대들은 이전에 방사포와 장거리포를 주된 선제타격 수단으로 사용하였으나, 이제는 신형 단거리 미사일을 주된 선제타격 수단으로 사용한다.

 

조선인민군 화력타격부대들이 운용하는 240mm 방사포의 사거리는 43km이고, 155mm 장거리포의 사거리는 40km다. 그에 비해,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부대들이 운용하는 신형 단거리 미사일의 사거리는 600~800km이고, 600mm 초대형 방사포의 사거리는 400km이고, 전략순항미사일의 사거리는 1,500~2,000km다. 사거리가 그처럼 엄청나게 길어졌으므로, 그에 따라 작전 종심이 길어진 것은 당연한 일이다.  

 

 

4. 확대회의 현장을 촬영한 장면들

 

 

조선의 언론보도에 의하면, 이번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7차 확대회의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적의 군사력 사용을 사전에 제압”하기 위한 작전방침에 대해 언급하였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가 언급한, 한국군을 사전에 제압하는 작전방침이 어떻게 시행될 것인지를 예측하려면, 2023년 8월 10일 조선중앙텔레비죤 ‘20시 보도’에 방영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7차 확대회의 현장을 촬영한 12개 장면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12개 장면 중에서 제6영상과 제7영상은 김정은 총비서가 회의장에 걸려 있는 대형 작전지도에 나타난 충청남도 지역을 오른손으로 가리키는 장면이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장면은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 부대가 충청남도 계룡시 신도안면에 있는 계룡대를 불각시 일격필살 선제타격으로 파괴할 것임을 암시한다. 한국군 육군본부, 해군본부, 공군본부, 국방부 직할부대가 바로 그 계룡대에 모여 있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 부대가 계룡대를 불각시 일격필살 선제타격으로 파괴하는 것은 한국군 수뇌부가 일거에 제거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군대는 작전지휘 통제에 의해 움직이는 집단이므로, 수뇌부를 잃으면 갈팡질팡하게 될 것이다. 수뇌부를 순식간에 잃고 갈팡질팡하는 한국군 주력부대들은 조선인민군의 집중 공격을 받고 괴멸될 것으로 심히 우려된다. 

 

 

2023년 8월 10일 조선중앙텔레비죤 ‘20시 보도’에 방영된,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7차 확대회의 현장을 촬영한 12개 장면 중에서 제8영상은 김정은 총비서가 대형 작전지도에 나타난 서울 지역을 오른손으로 가리키는 장면이다.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것처럼, 이 장면은 전시에 조선인민군 전술핵전투부대가 서울을 공격하여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을 제거하게 될 것임을 암시한다. 

 

그런데 전시에 조선인민군은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부어 서울을 불바다로 만드는 게 결코 아니다. 조선인민군은 장착 통일국가에서 함께 살아야 할 동족을 몰살시키는 전쟁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다. 남북관계가 최악 상태에 빠졌던 2010년 6월, 2016년 3월, 2017년 8월에 북측 언론매체가 ‘서울 불바다’를 언급한 것은 공포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수사적인 표현이었다. 

 

 

2022년 4월 2일 박정천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비서는 대남담화에서 “우리 군대는 가차 없이 군사적 강력을 서울의 주요 표적들과 남조선군을 괴멸시키는 데 총집중할 것”이라고 언명함으로써 조선인민군의 공격대상이 무엇인지 명백히 밝혀주었다. 그는 조선인민군의 두 가지 작전목표를 언급했다. 박정천 비서의 대남담화에 의하면, 조선인민군의 작전목표는 서울을 불바다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서울의 주요 표적들인 대통령실, 국방부, 정부서울청사, 국가정보원 등을 선별적으로 정밀타격해 괴멸시키는 것이다.

 

박정천 비서의 대남담화에 의하면, 조선인민군의 또 다른 작전목표는 한국군을 괴멸시키는 것이다. 2022년 4월 4일 대남담화에서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핵전투무력이 동원되는 (중략) 무서운 공격이 가해질 것이며, 남조선군은 괴멸, 전멸에 가까운 참담한 운명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고 하면서 “이것은 결코 위협이 아니”고, 전시상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이라고 말했다.  

 

2023년 8월 8일 국방혁신위원회 2차 회의에서는 언제가도 실현되지 못할 비현실적인 공상이 거론되었고, 2023년 8월 9일 조선로동당 중앙군사위원회 제8기 7차 확대회의에서는 머지않아 실현될 작전계획, 작전방침, 작전 임무가 토의되었다. 너무 대조적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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잼버리 파행 책임 두고 중앙 "타락한 지방자치" 한겨레 "정부 부처 책임"

  • 박재령 기자 
  •  
  •  입력 2023.08.14 07:43
  •  
  •  수정 2023.08.14 07:45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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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선·중앙 여권 발맞춰 ‘지자체 때리기’

경향 “전북도 갈라치기, 차별·혐오 낳는다” 한겨레 “정부 부처 책임도”

‘이동관 왜 문제인가’ 특집 기사 낸 한겨레 “비판 언론 ‘킬 체인’ 구축”

파행 속 끝난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를 놓고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은 지방자치단체를, 한겨레, 경향신문은 윤석열 정부와 여성가족부 등 정부 부처를 강하게 비판했다. 감사원 감사 등 정치권 책임 공방이 벌어지는 가운데 언론 또한 책임 주체를 가리기 위해 상반된 비판 대상을 찾는 모습이다.

▲ 14일자 주요 아침신문 1면 모음.

조선 “시설관리본부 모두 지방공무원” 중앙 “타락한 지방자치”

▲ 14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 기사.

▲ 14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국민의힘은 잼버리 파행 운영 책임을 문재인 정부와 전라북도에 묻고 있다. 유상범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지난 13일 논평을 통해 “이번 대회를 새만금에 유치하자고 주장한 것은 전라북도이고, 새만금 지역 배수 등의 문제에 전북도가 ‘해결할 수 있다’고 주장하며 정부도 새만금 개최에 동의했었다”며 “이후 약 5년간 문 정부와 전북도는 대회 부지 매립과 배수 등의 기반 시설과 편의 시설 등을 제대로 준비하지 않아 ‘잼버리 파행’이라는 결과를 낳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관영 전라북도지사는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다.

이에 맞춰 조선일보도 1면에 <문제된 잼버리 시설, 관리자 모두 지방공무원> 기사를 내 전북도의 책임을 따졌다. 조선일보는 “153국에서 온 참가자 4만3000명 사이에서도 만족도가 높았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도 “본지 취재 결과 대회 실무를 담당하는 조직위 사무국 인원 115명 가운데 53명(46%)이 전북도청과 전북 각지 시군에서 파견된 공무원이었다. 대원들의 불만이 폭주했던 화장실·샤워장 관리, 그리고 상하수도 및 배수 시설을 담당하는 사무국 산하 시설관리본부 직원 8명 역시 모두 전북도 등에서 파견된 지방 공무원이었다”고 했다.

이어 “한덕수 국무총리는 조직위에서 화장실 등에 대해 ‘문제가 없다’는 보고를 받았지만 지난 4일 잼버리 현장을 찾았을 때 더러운 화장실에 놀라 직접 청소에 나섰다”며 “화장실 관리, 쓰레기 청소는 전북 공무원들이 맡았는데 가장 기본적 업무를 이렇게 처리할 줄 몰랐다”는 정부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했다.

▲ 14일자 중앙일보 1면 기사.

중앙일보 또한 1면에 <잼버리 끝난 뒤 준공 전북 이상한 계약서> 기사를 내고 “전북도가 계약 단계부터 느슨한 일정의 사업자 선정으로 문제를 자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전라북도가 발주한 공사·용역·물품 계약 256건 중 개막식(지난 1일) 이후로 ‘이행 완료’ 시점을 잡은 건수가 15건이었다. 중앙일보는 “전북도가 지역 소규모 기업으로 입찰대상기업을 한정하고 잼버리같은 국제행사를 치른 경험이 전무한 지역 기업을 사업대상자로 선정한 결과가 잼버리 초반의 참사로 이어졌다는 비판도 이어지고 있다”고 했다.

이들의 ‘지자체 때리기’는 사설과 칼럼에서도 이어졌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가장 이상한 것은 이미 매립된 새만금 내 다른 부지가 많았는데도 굳이 매립도 안 된 갯벌을 잼버리 행사장으로 정한 점이다. 조성된 부지에 나무를 심고 기반 시설을 설치했다면 그나마 문제가 덜했을 것이다. 그런데 2020년 뒤늦게 야영지 매립 공사를 시작해 대회 8개월 전인 작년 12월에야 끝났다. 그 결과 염분이 빠지지 않아 나무 한 그루 심을 수 없었고 물이 흥건한 진흙탕 매립지에서 국제 행사가 열린 것이다. 전북도가 대회 성공에 관심을 갖기보다는 대회 유치를 새만금 매립 촉진에 활용했다는 의혹에 대해 명확한 진상 규명이 필요하다”고 했다.

▲ 14일자 중앙일보 칼럼.

중앙일보는 이하경 칼럼 <타락한 지방자치, 최악의 잼버리>을 내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정치인이 잼버리 대회를 유치해 지지부진한 새만금의 인프라 개발 속도를 높이려는 한 것은 탓할 일이 아니다. 그러나 행사를 성공시키겠다는 생각도 없이 2조원이 넘는 예산만 노렸다면 토건세력과 결탁한 고의범으로 정죄(定罪)해야 한다”며 “타락한 지방자치에는 수술이 필요하다”고 했다.

 

경향 “지자체 때리기 혐오 차별 낳는다… 권위주의 재확인”

▲ 14일자 한겨레 1면 기사.

이러한 ‘지자체 때리기’가 정부의 ‘책임 전가’라는 비판이 나온다. 한겨레는 1면에 <잼버리 파행 사과커녕 책임회피 바쁜 윤 정부> 기사를 배치, “전 정권과 지방자치단체에 책임을 떠미는 정부, 여당의 태도를 두고 부적절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잼버리 운영 계획을 일부 실행한 전라북도는 물론, 실질적인 종합계획의 수립·승인·결정 권한을 지녔던 여성가족부 등 정부 부처 책임이 적지 않다는 게 중론임에도 정부 ‘선방론’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잼버리 관련 최종 의사결정권이 여가부 장관 등 정부 부처에 있다는 것을 짚었다. 한겨레는 “잼버리의 계획·준비·운영 등 책임 주체를 규정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지원 특별법’(잼버리 지원법) 등을 보면 최종 의사결정권은 여가부 장관 등 공동조직위원장 쪽에 있다”며 “특히, 5명의 공동조직위원장 가운데 강태선 한국스카우트연맹 총재와 김윤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제외한 3명(김현숙 여가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현 정부 국무위원들”이라고 했다.

▲ 14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사설 <잼버리 파행, 재발 않으려면 책임 소재 낱낱이 밝혀야>에서 “어떻게 지방정부에 다 떠넘기고 쏙 빠져나가려 하는가. 비겁과 몰염치의 극치”라며 “물론 문재인 정부와 전북도도 책임을 피할 순 없다. 그러나 폭염·위생 대비 등 행사 운영을 포함해 대회 전반 책임을 현 정부에 묻는 건 너무나 당연하다. 지난해부터 몇 번이나 ‘잘 준비하고 있다’ 했는데, 그땐 뭘 준비했단 말인가. 일 터지기 전까진 문제가 뭔지, 무슨 준비를 하는지도 모르는 게 윤석열 정부의 실력이란 걸 잼버리 사태가 그대로 보여줬다”고 했다.

▲ 14일자 경향신문 2면 기사.

경향신문은 정부의 ‘지자체 때리기’가 혐오·차별을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2면 기사에서 “잼버리의 열악한 시설·위생 상태가 지난 1일 개영 직후부터 논란이 되자 개최지인 전라북도에 대한 ‘지역 혐오’ 발언이 확산했다. 극우 성향 유튜브 채널들은 ‘전라도 잼버리 참사’ ‘잼버리, 전라도가 먹고사는 방식’ 등 자극적인 제목을 단 영상을 게시했다”며 “여당이 중앙정부 책임론을 피하려고 야당 소속 단체장이 있는 ‘전라북도 때리기’에 나선 것이 ‘전라도 대 대한민국’ 구도가 확산하는 데 기름을 부었다는 지적도 있다”고 했다.

잼버리 운영에서 드러난 권위주의적 행태도 있다. 전국공무원노동조합·국가공무원노동조합·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은 정부가 노조와 아무런 협의 없이 공무원을 잼버리에 ‘강제동원’하고 있다는 비판 성명을 냈다. 경향신문은 “문화체육관광부는 ‘자발적 참여’를 강조했으나 K팝 콘서트를 두고도 ‘아이돌 차출’ 논란이 끊이지 않았다. ‘K팝 슈퍼 라이브’ 주관 방송사인 KBS의 <뮤직뱅크> 본방송이 취소됐고, 여기에 출연하기로 했던 가수들은 콘서트 무대에 올랐다”고 지적했다.

 

이동관 특집 시작한 한겨레, “24시간 모니터링, 대선 공보 킬체인”

 

▲ 14일자 한겨레 1면 기사.

한겨레가 ‘이동관 왜 문제인가’라는 이름의 특집 기사를 냈다. 한겨레는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가 이명박 정부 시절 비판 언론을 겨냥해 ‘킬 체인’(Kill chain)을 구축했다고 지적했다. 킬 체인은 북핵 사용 징후를 탐지한 뒤 선제타격으로 제거한다는 군사용어다. 한겨레는 “2007년 7월1일 그가 공보실장 직함을 달고 캠프에 출근하며 가장 먼저 한 일 가운데 하나가 24시간 언론 모니터링 체제를 구축한 것”이라며 “언론 보도에 대한 촘촘한 모니터링과 정확한 분석, 그리고 빠른 대응까지. 이 후보는 이 시스템에 ‘대선 공보의 킬 체인’이라는 이름을 붙였다”고 했다.

구체적으로는 △‘MBC 뉴스데스크 보도 분석’ △‘YTN 뉴스동향 및 문제 보도 조치’ △‘조선일보 문제 보도’ 등의 문건이 있다. 정권에 불리하다고 판단되는 문제 보도를 분류한 증거다. MBC 보도에 대해 “단순 동정은 보도하지 않거나 축소한 반면 ‘재산 환원’ 등 논란 이슈에 대해선 상세히 조명하고 앵커 클로징을 통해 거듭 비판 시도”라고 했다. YTN에 대해선 ‘조치 결과’까지 적시했다. 해당 문건에는 “10시 뉴스 이후부터 해당 기사 비보도”라는 조치 결과가 남아 있다.

▲ 14일자 한겨레 4면 기사.

김서중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한겨레에 “(중요한 사회 의제를 다룬) 기사에 대해 정정·반론 보도를 요청한 게 아니라 ‘비보도 조치’를 했다는 것은 정치적 목적을 위해, 대통령에게 불리한 보도를 막았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국정원 언론 장악 문건 중 일부가 이동관 홍보수석실 요청으로 작성됐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이 후보자가 “언론은 장악될 수도 없다”고 답변한 것을 소개하며 “2017년 국정원 불법사찰 사건을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수사팀 결론은 다르다. 당시 수사팀은 ‘청와대 홍보수석실에서 국정원을 통해 MBC에 청와대의 지시를 잘 따르는 경영진을 구축하고 정부를 비판하는 내용의 방송을 제작하는 기자, PD, 간부진을 모두 퇴출시키고, MBC의 프로그램 제작환경을 경영진이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방송 장악의 계획을 세운 것으로 판단된다’고 적시했다”고 했다.

▲ 14일자 한겨레 사설.

김효재 위원장 직무대행 체제의 방통위는 14일 전체회의를 열어 남영진 KBS 이사장과 정미정 EBS 이사 해임 안건을 의결할 예정이다. 한겨레는 사설 <공영방송 이사장 전격 해임 시도, 이명박 시즌2 보는 듯>에서 “방통위는 통상적으로 매주 월요일 상임위원 간담회를 열어 안건을 논의한 뒤 이를 바탕으로 수요일 전체회의를 여는데, 이번에는 상임위원 간담회를 생략하고 바로 전체회의를 열어 남 이사장과 정 이사 해임안을 상정한다”며 “일련의 무리한 행태로 보아 대통령실을 비롯한 윗선과 큰 틀의 합의가 있었다는 의혹이 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방통위 검사·감독 결과는 물론 국민권익위원회와 감사원의 조사 및 감사 결과 등 어떤 공식적인 사실 확인도 없는 상태다. 수사도 안 된 상태에서 판결을 내리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명백한 절차 위반”이라며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취임 전에 일 처리를 끝내기 위해 온갖 무리수를 더하고 있는 것이다. 나중에 법원에서 부당한 해임이란 결과가 나오더라도 상관없다는 투다. 그때는 이미 방송장악을 다 끝낸 후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공영방송 이사장을 무리하게 갈아치우고 난 뒤, 윤석열 정부는 도대체 무엇을 하려 하는가”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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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든살 나무 2만 그루 베고 지리산에 골프장을?

[함께 사는 길] 개발 지뢰밭 지리산 SOS ①

윤주옥 국립공원을지키는시민의모임 공동대표  |  기사입력 2023.08.12. 18:09:57

 

봄이 오면 지리산자락 사람들은 산으로, 들로 나선다. 작년 봤던 산나물이 잘 올라오는지 확인하는 걸음이다. 지난 3월 중순 구례 산동 사포마을 어머님들도 해마다 의례적으로 하는 산나물 위치 확인을 위해 사포마을 뒷산에 올랐다. 사포마을 뒷산은 지리산 서쪽 끝자락이다. 지리산 노고단에서 시작하여 차일봉(종석대), 시암재를 지나 간미봉, 할미성을 따라가다 서시천으로 스며드는 간미봉 능선의 서북쪽에 사포마을 뒷산이 있다.

 

지리산자락에서 벌어진 대규모 벌목

 

산에 오르던 어머님들은 소나무, 편백나무 등이 기계톱으로 베어지는 광경을 목격했다. 무슨 일인가 싶어 현장 작업자에게 물어보니 소나무재선충 때문이라고 말했다. 구례 산동 좌사리, 관산리 일대는 2009년부터 재선충 방재작업이 있었기에 그런가 보다 했다. 

 

공교롭게 벌목은 재선충이 아니라 골프장 때문이라 말한 것은 구례군이었다. 3월 23일 구례군은 ㈜피아웰니스, ㈜삼미건설 등과 '구례온천 CC(지리산골프장) 조성 업무협약'을 맺었다. 기다렸다는 듯이 구례 전역에 OO이장단, OO협회 구례지회 등의 이름으로 업무협약을 환영하는 현수막이 400여 개나 걸렸다. 생경한 장면을 연출한 현수막은 골프장을 어디에 한다는 거야, 어떻게 약속이나 한 듯 한꺼번에 붙은 거지 등의 궁금증과 함께, 골프장은 이미 확정된 일이니 다른 말은 하지 말라는 묵언의 압박으로 느껴졌다. 

 

 

 

 

2000년대 중반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일원의 산주인 김종엽, 김병철, 김병석은 지리산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다. 지리산자락 147만4770㎡를 훼손하여 회원제 27홀 골프장을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2006년 2월 3일 전라남도 고시 제2006-10호로 결정된 지리산골프장은 2006년 11월 영산강유역환경청이 환경영향평가를 조건부로 승인하고, 2011년 8월 김병철, 김병석이 사포마을회(2만6568㎡)와 정산마을회(7723㎡) 소유 토지를 강제 수용하면서 현실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사업시행자인 김병철, 김병석은 자금 조달에 실패하고 지리산 훼손, 지역공동체 파괴, 주민 삶 피폐화 등의 여론에 밀려, 2012년 2월 구례군에 개발사업 공사중지 통보서를 제출했다. 그렇게 싸움은 일단락됐다. 싸움을 끝낸 주민들은 일상으로 들어갔고, 지리산골프장은 모두에게 잊혔다. 

 

2020년 3월 지리산온천랜드가 운영난을 이유로 무기한 휴업에 들어가자, 사람들은 다시 지리산골프장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이것은 현실로서의 골프장이 아니라 사양산업이 된 온천, 세금 먹는 하마 지리산 정원, 집라인과 모노레일 등 한물간 사업에만 손을 대는 구례군, 산동에 많은 땅을 소유하고 있는 외지인 등에 대한 복잡미묘한, 원망 섞인 이야기들이었다. 

 

다시 시작된 지리산골프장 논란 

 

구례군은 지리산골프장 시행사인 ㈜피아웰니스 사내이사이자 산주인 김병철, 김병석 등이 제출한 벌목허가신청서를 허가했다. 2월 8일부터 4월 30일까지 구례군 산동면 좌사리 일원 16필지 51만8227㎡에서 벌목하라고, 21만1783㎡(21ha)에서는 단 1그루도 남기지 않고 모두 베라는 허가였다. 산주는 수확벌채가 목적이라 하였으나 재선충으로 인해 통나무 자체로는 반출이 안 되고 파쇄한 후에나 밖으로 빼낼 수 있으니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

 

구례군 산림과는 산주가 제출한 신청서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이곳이 구례군관리계획(체육시설) 지역임을 알았다고 했다. 올해 6월부터는 20ha 이상의 대규모 벌채는 민관합동 심의를 받아야 한다는 것도 알았다고 했다. 모든 것을 알았지만 벌목을 허가했다. 

 

그런데 지리산골프장 시행사이자 산주는 골프장 예정지에서 나무만 벤 게 아니라 땅을 돋아 운동장을 만들고, 산을 절개하여 길을 내고, 배수로도 없이 계곡을 메우는 불법을 저질렀다. 골프장 건설에 준하는 산지 개발로 '산림자원법' 위반이었다. 구례군에 민원을 냈지만 구례군은 사실을 확인하고 있다고만 했다. 

 

구례군이 벌목을 허가한 곳은 급경사지역이다. 골프장 시행사는 2006년 환경영향평가서를 작성하며 경사도 20° 이상인 곳은 '원형보전'하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바로 이곳에서 대규모 벌목과 함께 토지 평탄화 작업이 이뤄졌다. 환경부는 생태자연도 1등급 지역을 중점 평가항목으로 고시(환경부고시 제2022-24호 「골프장의 중점 환경영향평가 항목 및 평가방법 등에 관한 규정」)했는데, 벌목 허가지 중 생태자연도 1등급지역은 21만5172㎡나 됐다. 결국 산주의 벌목 신청과 구례군의 벌목 허가는 환경영향평가 협의와 산지전용허가 통과를 유리하게 할 것이다. 

 

20년 전에도 같은 사업이 똑같이 불법 벌목 

 

올해와 똑같은 일이 2003년에도 있었다. 당시에 '불법 벌채에 대한 진정인'(지리산골프장 건설 반대 사포마을 대책위원회)은 불법 벌채가 '환경영향평가를 잘 받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구례군은 간벌은 숲가꾸기 사업으로 '사업자의 과대한 욕심 때문에 과벌이 발생된 사안'이라고 답했었다. 

 

그러나 2006년 환경영향평가서 작성에 참여한 김용범 박사, 김창환 교수, 양효식 박사 등은 '임도, 간벌에 의한 벌목으로 식생이 크게 훼손되어', '간벌에 의한 벌목으로 군락식생이 크게 훼손되어', '간벌에 의한 벌목으로 군락식생이 크게 훼손되어', 해당 지역을 녹지자연도(녹지공간의 자연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0~10등급으로 구분. 8등급 이상의 지역은 개발사업이 허용되지 않는다) 8등급이 아니라 7등급으로 판단했다. 

 

2003년 간벌사업 신고 후 불법 벌목을 통해 녹지자연도를 낮춰 환경영향평가 협의에 유리한 상황을 만든 산주는 2023년에는 입목벌채허가를 받아 생태자연도 1등급지역을 훼손하고 절성토, 평탄화 작업 등을 통해 골프장 건설에 준하는 개발행위를 한 것이다. 

 

그런데 벌목 허가 기간이 끝난 후 골프장 예정지에서는 놀랄만한 일이 벌어졌다. 산주와 업자가 허가받지 않은 지역에서 불법 벌목을 하다가 적발된 것이다. 구례군 산림과는 이 사실을 4월 28일 처음 알았다고 했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작업자들은 불법 벌목을 멈추라는 특별사법경찰의 명령에도 '나는 돈을 벌어야 한다.'며 엔진톱을 멈추지 않았다. 그렇게 7만4900㎡의 땅에 사는 나무들은 모두 베어졌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할까, 등골이 오싹해진다. 왜 공권력은 약하고 가난한 사람들에게만 행해지는지, 법이란 게 있는 세상인지 물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 지리산 서쪽 골들의 물이 골프장 예정지를 경유해 사포마을 농경지에 물을 대는 사포제로 모인다. 사포제 앞에서 펼쳐진 지리산골프장 반대 현수막 퍼포먼스. ⓒ김인호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사람들 

 

지난 4월 18일 발족한 '지리산골프장 개발을 반대하는 구례사람들'(이하 구례사람들)은 지리산자락에 골프장은 절대 안 된다는 마음으로 산림 훼손을 방치하여 골프장 건설을 용이하게 한 구례군에 대한 공익감사를 감사원에 청구하고 김순호 구례군수와 산림과 담당자, 산주와 업자 등을 고발했다. 

 

구례사람들은 주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지역공동체를 파괴하며, 야생동식물을 서식지를 훼손하고, 행정과 자본이 유착하여 민주적 의사결정 체계를 무너뜨린 골프장 추진에 항의하며 전남도청, 구례군청, 순천만국가습지센터, 환경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또한 구례사람들은 벌목으로 죽어간 나무들에 미안함을 전하고, 살아있는 나무들을 지켜내기 위한 칩코운동과 생명평화기도회를 진행했다. 

 

기후재난시대,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골프장이 아니라 숲과 나무 

 

연일 예측할 수 없을 정도의 많은 비가 내린다. 폭우와 폭염, 기후변화,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이란 말이 일상이 된 지 오래다. 기후위기는 지리산에게도 고통으로 다가온다. 지리산 깊은 곳에 만들어진 성삼재, 정령치도로 곳곳에는 산사태가 일어나고, 지리산 꼭대기에 사는 우리나라 특산식물 구상나무는 말라 죽어가고 있다.

 

유럽에서는 훼손된 땅을 다시 숲으로, 습지로 되돌리기 위한 '재자연화'를 주요 정책으로 채택하여 실행하고 있다고 하는데, 지리산자락에서 50~80년 된 나무 2만 4000여 그루를 베어내고, 앞으로 그 이상의 나무를 더 베어 골프장을 만든다는 게 제정신일까? 

 

대규모 벌목으로 인한 피해는 두 달 만에 현실이 됐다. 벌목과 지형 훼손으로 물길이 바뀌고, 흙과 벌목 부산물들이 이리저리 쏠리자 사포마을 계곡에는 핏빛 황토물이 내려오고 있다. 마을상수도를 사용하던 집집마다 수도를 틀면 뻘건 흙물이 나온다고 한다. 사포마을 주민들은 산사태가 날까봐 잠을 못 이루고, 마을상수도를 쓸 수 없으니 물을 사서 먹고, 빗물을 받아 허드렛물을 사용하고 있다. 마을 주민들은 골프장이 건설되면 마을상수도에서 독성 농약과 비료를 포함한 물이 나오는 게 아니냐고 걱정한다. 

지리산자락 28ha 숲이 사라졌다. 숲은 사라졌으나 그곳에 살던 수달, 담비, 삵 등이 여전히 오간다. 숲은 사라졌으나 팔색조와 긴꼬리딱새, 큰소쩍새, 두견이 등이 여전히 그 하늘을 날아간다. 사라진 숲을 당장 복원할 수는 없겠지만 벌목이 계기가 되어 지리산국립공원을 포함한 지리산 숲이 잘 보전되고 회복될 수 있는 장기계획이 작성돼야 한다. 특별히, 훼손된 벌목지는 '지리산을 닮은 천년의 숲'을 만들어 야생동식물과 미래세대의 유산으로 남기길 제안한다.

 

□ 골프장 사업에 사로잡힌 세월 

 

전남 구례군 산동면 관산리 사포마을은 35가구 72명이 모여 사는 마을로 주민들은 대부분 산수유 재배와 벼농사를 생업으로 삼고 있다. 이 마을의 박현무(56세) 이장은 20년 전 현재의 예정지를 대상으로 했던 골프장사업 반대운동을 했던 청년이었다. 그리고 20년이 지나 그는 다시 같은 장소에 같은 사업자가 벌이는 골프장사업을 막기 위한 마을 대책위(골프장 건설 저지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구례군수가 내게 전화해 '박 이장, 다른 데는 다 사업 찬성하는데 왜 사포마을만 반대냐?"고 이상하다는 듯 물었다. 주민 편이어야 할 군수가 사업자처럼 생각한다는 게 어이가 없었다. 지역민의 생존권은 안중에도 없는 외지 사업자의 이익을 위해 왜 지리산이 파괴되고 주민생존권이 무시돼야 하는가?" 박 이장은 "한 번 막았던 일이다. 이번에도 막아내고 말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을 주민 전경숙(60세) 씨는 "지리산 서쪽 골에서 흘러내리는 크고 작은 물줄기가 마을간이상수도의 수원이다. 그 물을 마을 뒷산 사포제에 모아 농수로도 쓴다. 골프장이 들어서 농약에 오염된 물이 흘러오면 농사도 망치고 마실 물과 생활용수도 오염된다. 우리 삶의 터전을 해치는 골프장을 막기 위해 무엇이든 할 각오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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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함께 사는 길>은 '지구를 살리는 사람들의 잡지'라는 모토로 1993년 창간했습니다. 사회적 약자와 생태적 약자를 위한 보도, 지구적 지속가능성을 지키기 위한 보도라는 보도중점을 가진 월간 환경잡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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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일 정상회담 앞둔 오염수 반대 집회, “이런 정부 필요 없다” 분노 고조

궂은 날씨에도 전국서 7천명 참석, 야당 지도부도 총출동

12일 서울 중구 세종로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집중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8.12 ⓒ민중의소리
일본 후쿠시마 방류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알려진 한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오염수 투기 반대' 집회가 12일 열렸다. 궂은 날씨에도 이날 집회에 참석한 인원은 7천여명(주최 측 추산)에 달했다. 지금까지 열린 7차례 집회 중 가장 많은 인원이 모였다. 오염수 투기의 구체적 시점이 거론되면서 우리 국민의 불안과 분노도 점차 고조되는 모습이다.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오염수 저지 공동행동)'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 앞에서 전국 집중 대회를 열고 "더 이상 국민의 안전을 외면한다면 대통령의 자격이 없다"며 "윤석열 정부는 지금이라도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로 국민의 안전을 책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앞서 복수의 일본 언론은 일본 기시다 총리가 오는 18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류 계획을 설명하고 이후 구체적인 방류 날짜를 확정한다고 보도했다. 일부 언론은 일본 정부가 8월 말이나 9월 초 사이에 오염수 방류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오염수 투기 시점은 다가오고 있지만 국내 여론은 여전히 부정적인 상황이다. '뉴스토마토'가 지난 7일부터 10일까지 나흘간 만 18세 이상 전국 성인남녀 1051명을 대상으로 실시해 11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0%포인트) 결과, 윤석열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오염수 방류 반대 또는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68%에 달했다. 성별과 연령, 지역을 불문하고 반대 또는 연기를 요청해야 한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오염수 방류를 수용해야 한다는 응답은 25.3%였고,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6.7%였다. 해당 여론조사는 ARS(RDD) 무선전화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또는 서치통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오염수 저지 공동행동은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한 대다수 국민의 압도적인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해양 투기를 코앞에 둔 지금까지 윤석열 정부는 일본 정부의 오염수 해양 투기에 대한 반대는 고사하고, 우려를 밝힌 적 또한 없었다"며 "국가의 존재 이유인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대통령과 정부는 더 이상 필요 없다"고 날을 세웠다.

오염수 저지 공동행동은 "국민을 이기는 대통령은 없다"며 "끝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포기하고 일본의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를 용인한다면 국민은 반드시 윤 대통령을 심판대에 올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서울먹거리연대 김연희 대표는 "유엔해양법협약에서는 이웃 나라에 손해를 끼쳐서는 안 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그러면 일본은 오염수를 방류해도 한국에 피해가 가질 않는다는 것을 보장해야 하는데 그런 조치도 없다"며 "그런데도 왜 우리 정부는 일본 편만 들어주는 건가. 우리 정부는 국민을 보호해야 할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이어 "윤석열 정부는 국민의 불안을 가짜뉴스로 치부하지 말고 안심할 수 있는 조치를 보여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야당 지도부도 대거 참석해, 윤 대통령이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의 오염수 투기에 대한 국민적인 우려를 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최고위원은 "외교의 최종 목표는 국익 추구인데, 우리 외교가 일본의 돈을 절약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면 되나"라며 "일본 국익을 위해 대변인 노릇만 하는 윤석열 정부를 우리 모두의 힘으로 반드시 끝장내자"고 외쳤다.

정의당 이정미 대표는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정부가 어떤 입장을 내놓을지 불 보듯 훤하다는 게 또 하나의 비극"이라며 "국민이 이토록 반대하는데 대한민국 정부가 일본에 붙어서 미국 눈치 보면서 이런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 정권은 시민들이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는 "우리 정부가 광고까지 만들어서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주장하면, 우리는 이후에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을 거부할 명분과 어민의 피해 대책을 마련할 수 없다"며 "윤 대통령은 18일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다른 말 말고 '우리 국민이 반대한다'는 말만 하면 된다"고 촉구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도 "권위 있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와 사이언스지 과학자들의 견해를 살펴보면, 실명을 밝힌 과학자 18명 중 4명만 '(오염수 투기가) 안전하다'고 한다. '위험하고 우려가 많다'는 입장은 6명이고, '더 지켜보자'는 의견은 8명"이라며 "오염수 방출에 대해 '현명한 국민은 속아 넘어가지 않는다'는 따위의 모멸적인 말을 국민 앞에 내뱉고 일본 총리 앞에서 한없이 밝게 대승적으로 합의해 주는 게 과연 대한민국 대통령이 맞나.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국가수반으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편, 오염수 투기 저지를 위한 활동은 점차 확산되고 있다. 현재까지 오염수 해양 투기에 반대하는 서명에는 35만여명의 시민이 참여했고,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서 진행한 오염수 투기 관련 헌법소원 청구인단 모집에는 4만여명의 시민이 동참했다. 

 

 

 

12일 서울 중구 세종로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집중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손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3.08.12 ⓒ민중의소리
 
12일 서울 중구 세종로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집중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3.08.12 ⓒ민중의소리

12일 서울 중구 세종로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집중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3.08.12 ⓒ민중의소리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인근에서 열린 광복 78년, 주권 훼손 굴욕외교 저지! 한반도 평화실현! 8.15범국민대회에서 한 어린이가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우산을 쓰고 있다. 2023.08.12 ⓒ민중의소리
 
 
12일 서울 중구 세종로에서 열린 일본 방사성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전국 집중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핵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3.08.12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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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 '정신 승리' 할 때 아냐... 한덕수·김현숙·이상민 경질해야"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8/13 09:06
  • 수정일
    2023/08/13 09: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영광의 거침없이 묻는 인터뷰]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

23.08.12 19:49l최종 업데이트 23.08.12 19:49l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새만금 세계 잼버리 대회가 지난 11일 서울 상암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폐영식과 K-팝 콘서트로 마무리되었다. 이번 잼버리 대회는 국격을 추락시켰다는 평가가 뒤따를 정도로 엉망이었다.

이번 새만금 잼버리의 문제점을 짚어보고자 지난 11일 국회 행정안전위와 여성가족위에서 활동하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과 전화 인터뷰를 진행했다. 다음은 용 의원과 나눈 일문일답 정리한 것이다.

"행사 파행의 핵심은 윤석열 정부에게 있는 건 분명"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6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와 행정안전부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반대하냐”고 한창섭 행정안전부장관 직무대행에게 질의하고 있다.
▲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지난 6월 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윤석열 정부와 행정안전부는 이태원 참사 특별법을 반대하냐”고 한창섭 행정안전부장관 직무대행에게 질의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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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1일 폐영식으로 탈 많던 잼버리 대회가 끝났습니다. 잼버리 대회, 어떻게 보셨어요?

 
"일단 제 상임위가 행정안전위원회와 여성가족위원회인데요. 이번 잼버리 대회를 보면서 국민분들 뵙기가 송구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난 국정감사에서 잼버리 대회 관련 현안들을 좀 더 면밀하게 짚었어야 했는데 그때 김현숙 장관이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는 이야기를 자신 있게 해서 그 말만 믿고 자세히 살펴보지 않았던 거 아닌가란 반성을 했어요."

- 혹시 새만금 현장에 가보시진 않았나요?

"잼버리 현장에 가보진 않았습니다. 일단 국정감사 자리에서도 장관이 차질 없이 준비되고 있다고 자신 있게 말씀하셔서 그 말을 믿었던 거죠. 오늘(11일) 긴 여정을 마치는 날이잖아요. 끝까지 안전하게 여정을 마칠 수 있으면 좋겠다는 게 우선 드는 생각이고요. 잼버리 대회를 마치고 나서 국회 차원에서의 철저한 사실관계 조사와 평가의 과정들도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 뭐가 가장 문제라고 보세요?

"행사 파행엔 윤석열 정부의 책임이 가장 무겁다고 생각합니다. 과거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영업사원이 되겠다'며 자신만만해 하셨죠. 대한민국에서 개최되는 국제대회에서 손님맞이 하나 제대로 못 하는데 어떻게 영업사원 역할을 하겠다는 건지 (모르겠고), 이렇게 해서 부산 엑스포는 제대로 유치할 수 있는 건지 의문이이 듭니다. 국제적인 망신이 따로 없죠."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온열질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 잼버리 병원 찾은 환자들 3일 오후 전북 부안군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야영지 내 잼버리 병원에서 온열질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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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석열 정부는 문재인 정부 탓을 해요. 2017년 대회를 유치하고 제대로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건데요. 

"일단 전 정부에 대해서도 책임을 물어야 할 것들이 있겠죠. 그리고 당연히 전북도라거나 부안군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할 텐데요. 윤석열 정부가 이야기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일단 부지 선정의 과정에서 어떤 비위들이 있었는지, 그리고 지난 5년간 1000억 원이 넘는 예산 집행 내역이 과연 제대로 된 건지 꼼꼼히 따져봐야 할 텐데요. 윤석열 정부가 전 정부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방식으로 자신의 책임 모면하려고 하는 것은 단호하게 잘못됐다고 생각해요. 파행의 핵심은 윤석열 정부에게 있는 건 분명합니다."

- 왜요?

"'잼버리 준비가 잘 되고 있냐'고 물었을 때 여성가족부는 계속 차질 없이 준비될 것이라는 말만 반복했거든요. 그런데 영국 스카우트 연맹 대표가 철수를 결정하면서 했던 이야기들 보면 위생 문제, 음식의 문제 그리고 폭염과 폭우 대책, 해충 방지 대책 등이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전 정부에서 지난 5년 동안 어떻게 인프라를 만들었느냐의 문제가 아닙니다. 3개월 정도 전부터만 제대로 준비했어도 충분히 대처가 가능했던 부분이죠. 이 때문에 운영에서의 문제점들은 분명히 윤석열 정부에게 책임이 있는 거죠."

- 조직위원장이 5명이었습니다. 

"누구도 이 대회를 잘 치르기 위해 책임감을 갖고 임했던 것 같지 않습니다. 여러 위원장이 있다고 이렇게 무책임한 모습이 설명되거나 납득할 수 있는 건 아니지요. 저는 오히려 폐지까지 거론했던 여성가족부에 이 모든 책임을 다 떠넘겨 놓고, 이제 와서 '왜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 했냐'고 마치 심판자처럼 굴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굉장히 문제적이라고 생각합니다."

- 문제가 벌어진 이후에 정부 대응은 어떻게 보세요?

"총체적인 난국이었죠. 대회 준비가 부실해서 파행이 된 이후에 대응이라도 잘했으면 나았을 텐데 그렇지 못했던 게 굉장히 안타깝고요. 정부의 실책 가리려고 행정력을 동원하다 보니 BTS에 대한 원망 섞인 말들이 여당에서 나왔던 것 아닌가라는 생각도 듭니다."

"피해 배상 요구 빗발칠까 우려... 여가부'만' 책임질 일 아냐"
 
11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폐영식에서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스카우트 선서를 하고 있다.
▲  11일 오후 서울 상암 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폐영식에서 공동조직위원장인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보균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스카우트 선서를 하고 있다.
ⓒ 문화체육관광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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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로 숙소나 콘서트 장소 등을 옮긴 건 어떻게 보세요?

"태풍이 올라오고 있는 상황에 새만금에서 야영을 계속 진행하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문제 제기하고 싶은 건 '철수 결정 후 대책 마련'이었다는 점이에요. 일단 철수를 무작정 발표하고 난 다음에 그날 저녁부터 숙소 수소문하기 시작했고요. 이렇게 대책 없이 일단 지르고 보는 방식의 수습 과정은 위험천만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만금 조기 철수를 결정했을 때 잼버리는 조기 폐막을 맞은 건데 이걸 두고 김현숙 장관이 '잼버리가 넓어진 것'이라는 식으로 말하는 등, 정신 승리들이 이어졌던 것들도 평가해야 될 지점일 것이고요."

- 태풍으로 새만금을 떠나면서, 잼버리 취지는 사라지고 한국 투어로 변질된 것 같다는 지적도 나오는데요. 

"새만금 조기 철수를 결정했을 때, 사실상 잼버리는 조기 폐막을 맞은 건데요. 저는 폐영 이후 피해 배상 요구가 빗발칠까 더 걱정이 됩니다. 잼버리 대회가 만 14세부터 17세 사이에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4년에 한 번 개최되는 거고, 사실상 청소년 스카우트들이 평생에 단 한 번 참여할 수 있는 행사인 거잖아요. 그래서 이 참가자들은 평생 처음이자 마지막인 이 잼버리에 참가하기 위해 4년 동안 용돈도 모으고 여름방학을 투자해서 기대감과 설렘을 안고 이 한국에 방문했을 텐데 주최 측의 부실한 준비로 그 시간과 비용을 다 날려버린 것과 다름없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히 참가비만의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해요. 

이미 미국 스카우트 보호자들 사이에서는 환불 소송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참가비가 수백 만 원에 달하고 여기에 각종 준비 비용이랑 여비까지 하면 적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건데 이 행사를 망친 것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이야기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정신 승리를 하고 있을 때가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국민의힘에서는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해요. 사실 여가부 폐지는 윤 대통령 공약 사항이기도 했죠.

"잼버리의 파행의 책임을 여가부에 떠넘기겠다는 접근은 전형적인 '꼬리 자르기'라고 봅니다. 물론 김현숙 장관의 책임이 크고, 장관의 무능함은 뼈저리게 평가되어야 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더 커다란 무능은 애초에 폐지를 공약하고 압박하면서 예산을 축소하고 흔들어왔던 초미니 부처에 국제행사의 총괄을 전부 떠넘긴 윤석열 대통령에게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잼버리 실패의 책임을 물어서 여가부를 폐지시킬 게 아니라, 윤석열 정부를 폐지하는 게 합당하다고 생각합니다. (윤석역 대통령은) 진심으로 사죄하고 잼버리 파행에 책임이 있는 국무총리, 여성가족부 장관,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질하는 것이 순리에 맞는 수습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 콘서트 출연자 섭외를 두고도 논란이 일었습니다. 갑작스러운 행사 장소 변경, 동원 등에 대한 지적이 나오기도 했는데요. 

"사고는 정부가 쳤는데,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언제든 (가수 등을) 동원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굉장히 구시대적인 발상이라고 생각하고요. 불리할 때만 연대 책임을 강조하는 어불성설은 멈춰야 된다고 생각해요. 국난 수준의 위기로 잼버리 파행을 키운 건 윤석열 정부인데 왜 그 수습은 BTS와 민간 기업, 그리고 국민들이 해야 합니까? 저는 (윤석열 정부가) '자고 일어나니 후진국 국민이 되어 있었다'는 국민의 질책을 이제는 온전하게 마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우리 정부는 부산 엑스포를 유치하려고 하고 있는데요. 

"원래도 쉽지는 않았지만, 이번 잼버리 파행을 통해서 더 확실해진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대한민국의 위기 대응 능력을 적나라하게 보여줬기 때문에 부산 엑스포 유치가 과연 가능할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 민주당은 잼버리 파행에 대한 국정조사를 주장합니다. 

"국정조사를 할 수 있고 또 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봅니다. 8년이라는 (준비) 시간이 있었고, 또 여러 부처가 종합적으로 관여하고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하나의 상임위 현안 질의만으로는 잼버리 파행의 전 과정을 제대로 들여다보기가 어렵습니다. 이 총체적으로 과정을 살펴보기 위해서는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하고요.

새만금 부지 선정 문제부터 무리한 간척 문제, 그리고 천 억에 달하는 예산이 제대로 쓰였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시민단체와 전문가들 그리고 국회에서 폭염과 배수 문제를 오랫동안 지적해 왔는데요. 대회를 이렇게 무대책하게 강행한 이유가 뭔지, 주먹구구식 무능한 행정으로 인해 얼마나 예산과 행정력이 낭비되었는지, 정부의 장관이 3명이나 공동 조직위원장으로 참여하고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컨트롤타워조차 없었던 건 왜인지 등. 이 모든 것들을 총체적으로 살펴야 합니다."

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 중복 게재합니다.

 
태그:#용혜안, #K-팝, #잼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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