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을 분석하다보면 북한 사회의 기본 이념과 국가 정체성, 사회 구조와 작동 원리, 국가 정책과 노선을 잘 알 수 있다.
이에 nk투데이 편집부는 북한 헌법을 하나하나 파헤쳐보는 연재를 기획하였다.
분석할 북한 헌법은 현재 한국에서 입수할 수 있는 가장 최신판인 2019년 8월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2차 회의에서 수정보충한 헌법을 기준으로 한다.
또한 표기법은 한국의 맞춤법을 따르되 불가피한 경우 북한 표기를 그대로 두었다.
북한 헌법은 통일부, 법무부, 법제처가 공동 운영하는 통일법제 데이터베이스(https://unilaw.go.kr)에서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제26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마련된 자립적 민족경제는 인민의 행복한 사회주의 생활과 조국의 융성 번영을 위한 튼튼한 밑천이다. 국가는 사회주의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 노선을 틀어쥐고 인민경제의 주체화, 현대화, 정보화, 과학화를 다그쳐 인민경제를 고도로 발전된 주체적인 경제로 만들며 완전한 사회주의 사회에 맞는 물질·기술적 토대를 쌓기 위하여 투쟁한다.
이 조항은 자립적 민족경제 건설 노선에 관한 내용이다.
● 자립적 민족경제의 4가지 조건
자립적 민족경제는 예속 경제, 의존 경제의 반대 개념이다.
자립적 민족경제란 남에게 예속되지 않고 자기 힘으로 발전하는 경제, 자기 국민을 위한 경제, 자기 나라의 자원과 자기 국민의 힘으로 발전하는 경제를 말한다.
북한은 자립적 민족경제의 조건으로 4가지를 꼽았다.
자립적 민족경제의 조건은 첫째, 다방면적이며 종합적인 경제 구조를 확립해야 한다.
원료 생산부터 완제품 가공까지 생산 순환이 자기 나라의 범위에서 완결되어야 하며 나라와 국민의 다양한 수요를 스스로 생산해 보장할 수 있는 생산 부문을 다 갖추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기계공업을 핵심으로 하는 중공업을 발전시켜야 한다.
중공업은 자립적 민족경제의 기둥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발전된 경공업과 농업도 발전시켜야 한다.
특히 농업을 발전시켜 먹는 문제를 스스로 해결하는 것은 민족경제의 자립성 강화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
자립적 민족경제의 조건은 둘째, 경제의 모든 부문에서 현대적 기술을 갖춰야 한다.
발전된 기술이 있어야 나라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개발, 이용하고 경제를 다방면적으로, 종합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으며 나라의 기술 자립을 이룩할 수 있다.
현대적 기술을 갖추는 것은 근로자들이 힘든 노동에서 벗어나고 육체노동과 정신노동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자립적 민족경제의 조건은 셋째, 자체의 원료, 연료, 에너지를 확보해야 한다.
원료와 연료, 동력을 남에게 의존하면 경제의 명줄을 남에게 거는 것과 같다.
북한은 튼튼한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하기 위해 원료, 연료의 국산화를 60~70% 이상 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자립적 민족경제의 조건은 넷째, 민족 기술 간부를 키워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
경제도 사람이 좌우하는 것이기 때문에 자국민의 힘으로 발전하는 경제를 만들려면 민족 기술 간부를 육성해 이들이 경제를 발전시키도록 해야 한다.
그래야 자기 국민의 이익과 자기 나라의 실정에 맞게 경제를 발전시킬 수 있다.
특히 과거 식민지를 거치며 현대문명에서 뒤떨어진 나라들에 있어 민족 기술 간부를 키우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 자립적 민족경제와 사회주의 국제분업
한편 자립적 민족경제라서 해서 다른 나라와 경제교류를 하지 않고 고립을 자초하지는 않는다.
북한은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하면서도 다른 나라와 대외경제 관계를 발전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경제교류를 넘어 국제분업이나 경제통합을 하는 것은 사회주의를 무너뜨리는 ‘반혁명’ 노선이라고 비판한다.
과거 소련 시절 흐루쇼프는 사회주의 국제분업 노선을 제시했는데 이는 사회주의 국가들이 각자 특화한 산업을 맡아서 분업식으로 경제를 발전시키자는 것이었다.
사회주의 국제분업을 시행하는 기구는 경제상호원조회의, 일명 코메콘이었다.
코메콘에 가입하면 사실상 소련이 시키는 산업을 중심으로 발전시켜야 하기에 다른 산업은 도태하고 만다.
즉, 경제자립 능력을 상실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메콘에 가입한 많은 동구권 국가가 소련이 붕괴할 때 함께 붕괴하고 말았다.
북한은 처음부터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을 채택했기 때문에 소련의 코메콘 가입 요구를 거절했다.
북한은 세 가지 근거로 사회주의 국가는 국제분업이 아닌 자립경제 노선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는 자립적 민족경제 노선이 사회주의 물질·기술적 토대를 쌓는 가장 올바른 방향, 방도라는 것이다.
현실에서 사회주의 혁명과 건설은 민족국가 단위로 진행된다.
생산수단을 사회화하는 것도 국가 단위로 하며, 경제 계획을 세우고 지도하는 것도 국가 단위로 한다.
따라서 사회주의를 하려면 자기 나라에 필요한 것을 자체로 만들 수 있어야 한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둘째는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해야 자주정치, 자주국방을 보장하고 민족적 불평등을 없앨 수 있다는 것이다.
의존 경제, 예속 경제는 반드시 정치에서 의존과 예속을 부른다.
예를 들어 석유 한 방울 나오지 않는 나라가 석유를 수입해 정제한 뒤 수출하는 석유산업을 국가의 주요 산업으로 육성한다면 나중에 가면 산유국의 부당한 요구에도 정부가 무릎을 꿇게 된다.
또 자주국방을 하려면 직접 무기를 만들 수 있어야 하는데 자립 경제 토대가 약하면 이 역시 할 수가 없다.
자주정치, 자주국방을 못 하면 국제 사회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게 된다.
따라서 국제 사회에서 평등권을 행사하기 위해서는 자립 경제를 건설해야 한다는 게 북한의 주장이다.
셋째는 제국주의에 맞서 사회주의 제도를 지키기 위해서도 자립적 민족경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제국주의 국가들이 사회주의를 무너뜨리기 위해 침략과 전쟁, 경제 봉쇄를 멈추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만약 자립적 민족경제를 건설하지 않으면 이런 압박과 공격에 결국 사회주의 체제를 지킬 수 없다는 것이다.
일본 후쿠시마 핵 오염수를 검증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활동이 6월 2일 종료되었다. 이로써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는 초읽기에 들어갔다.
일본 현지 언론은 6월 5일 저녁 후쿠시마 제1 원전에서 바다까지 이어진 해저 터널 굴착 작업이 완료됐고, 바닷물 주입 작업이 시작되었다고 보도했다. 터널 내부를 바닷물로 채워 터널과 바다를 연결하면, 오염수 방출 준비는 사실상 끝나는 셈이다. 6월 IAEA의 최종보고서가 나오면 일본은 언제라도 오염수를 방류할 태세다.
IAEA가 신뢰할 만한 국제 검증기관이라는 환상
국제원자력기구는 신뢰성과 전문성을 갖춘 국제기관으로 ‘평가’받는다. 그러나 국제원자력기구는 오염수 문제를 검증할 만한 전문성을 갖춘 국제기구가 아니다. 이 기구는 원자력 발전을 장려하고 핵무기 확산을 막기 위한 국제기구일 뿐이다.
그러나 IAEA가 일본이 방류하려고 하는 오염수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수 있는 국제기관이라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오염수가 인체에 미치는 해로운 영향을 지적하는 많은 논란이 제기되자, 국제사회가 국제원자력기구의 오염수 ‘검증’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이다. 지난 5월 후쿠시마 원전 현장을 다녀온 우리 정부의 시찰단 역시 IAEA의 최종 ‘검증’ 보고서가 나온 이후 최종 입장을 낸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문재인 정부 역시 IAEA에 대한 신뢰를 기반으로 하여 일본 정부의 오염수 방류 입장을 낸 바 있다. 2021년 4월 정의용 외교부 장관은 세 가지 요건을 제시하며 “IAEA 기준에 따른다면 굳이 반대하지 않는다”라는 입장을 냈다. 정 장관이 제시한 세 가지 요건은 ▶ 일본 정부가 충분한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정보를 공유할 것 ▶ 한국 정부와 사전에 충분히 협의할 것 ▶ IAEA 검증 과정에 한국 전문가 참여를 보장할 것 등이었다.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G7 정상회의에서도 공동성명에서 “국제원자력기구 안전 기준과 국제법에 따라 수행될 IAEA의 독립적인 검증을 지지한다”라고 밝혔다.
요약하자면 문재인 정부와 윤석열 정부를 포함하여 국제사회는 일본의 오염수 안전 문제를 검증할 전문성 있고 객관성을 갖춘, 신뢰할 수 있는 국제기구로 IAEA를 지목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는 거대한 환상에 불과하다.
IAEA, 핵발전을 장려하고 확산하는 국제기구로 출발
그러나 IAEA는 애당초 일본이 바다에 방류하려고 하는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기관이 아니다. IAEA 규정에 명시된 활동 목적과 기능, 어느 것을 보아도 IAEA는 일본 핵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기관이 될 수 없다.
국제원자력기구는 원자력에 대한 평화적 이용을 목적으로 설립된 국제기구이다. 1953년 미국 대통령 아이젠하워가 유엔 총회에서 “평화를 위한 원자력”(Atoms for Peace)이라는 제목의 연설을 한 이후 창설이 본격화되었다. 1956년 10월 유엔 회원국 81개국의 찬성으로 IAEA 규정(The Statute of the IAEA)이 채택되었고, 이 규정에 따라 1957년 유엔 산하 기구로서 발족했다.
따라서 IAEA는 원자력의 평화적 활동을 가속화하고 확대하며, 군사적 목적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감독하고 통제하는 국제기구이다.
IAEA 규정 제2조 목적
본 기구는 전 세계의 평화, 건강 및 번영에 대한 원자력의 기여를 가속화(accelerate)하고 확대(enlarge)하도록 노력한다. 가능한 한 자국이 제공하거나 요청 시 또는 감독이나 통제하에 제공되는 지원이 군사적 목적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사용되지 않도록 보장한다.
그러한 목적 아래 IAEA는 ▶ 원자력의 평화적 이용을 위한 연구·개발·실용화를 장려하고 지원하며, ▶ 관련 재료·서비스·장비·시설을 제공하며, ▶ 과학기술 정보의 교류를 촉진하고 ▶ 원자력 전문가의 교류 및 훈련을 장려하는 기능을 담당한다.(IAEA 규정 제3조 기능)
애당초 IAEA는 핵물질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전문기관이 아니라 핵발전을 확대하고 장려하는 전문기관으로 출범한 것이다. 그래서 IAEA는 핵확산금지조약(NPT)과 더불어 국제적인 핵무기 비확산 체제의 두 기둥으로 평가받아 왔다.
일본이 IAEA에 요청한 것은 ‘오염수 방류 계획 지원’
IAEA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와 관련한 별도의 페이지가 있다. 거기에 그동안의 경과가 상세하게 적혀있다.
“2021년 4월, 일본 당국은 IAEA에 알프스 처리수 방류와 관련된 계획과 활동을 안전하고 투명하게 이행할 수 있도록 모니터링하고 검토하기 위한 기술 지원을 요청했다.”(강조-기자)
일본이 요청한 것은 오염수의 안전성 검증이 아니고, “오염수 방류 계획과 활동을 이행할 수 있는 기술 지원”이다. 일본의 지원을 요청받은 IAEA 라파엘 그로시(Rafael M. Grossi) 사무총장은 “일본의 발표를 환영한다”라면서 오염수 방류에 대해 일본을 지원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 "오염수 방류, IAEA 지원 요청"을 환영한다고 말하고 있는 그로시 IAEA 사무총장.
2021년 7월 7일 일본과 IAEA는 IAEA가 제공할 기술 지원 범위에 대해 합의했다. 당시 사무총장은 이렇게 말했다.
“IAEA는 일본의 계획 이행을 모니터링하고 검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입니다. 국제사회의 눈으로서 IAEA 전문가들은 방류가 안전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검증할 수 있을 것입니다. 일본과 세계 다른 지역, 특히 이웃 국가 사람들에게 그 물이 그들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안심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강조-기자)
사무총장의 발언에서 눈에 띄는 것은 ‘검증’과 ‘안심’이다. 그러나 사무총장이 밝힌 IAEA 활동의 목표는 오염수가 위험하지 않다고 이웃 국가 사람들을 ‘안심’시키는 것이다. ‘검증’은 형식일 뿐이라는 실토와 다름없다.
IAEA는 “IAEA 작업의 대부분은 2023년(추정) 방류 전에 완료될 예정”이라며, 일본의 오염수 방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 "방류 전에 IAEA의 작업을 완료할 것"이라고 적혀있다.(IAEA 홈페이지)
일본의 방류 지원한 역할에 충실한 IAEA
따라서 2년간에 걸친 IAEA의 활동은 요식행위에 불과하다. 지금까지 IAEA는 11차에 걸쳐 태스크포스 회의를 진행했고, 여섯 개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6월 말 최종보고서를 발간할 계획이다. 모든 보고서에서 IAEA는 ‘문제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다섯 번째까지의 보고서는 일본이 제출한 자료를 검토한 것이니 그런 결론에 도달한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IAEA가 직접 시료 분석을 한 여섯 번째 보고서이다. IAEA는 한국, 스위스, 미국, 프랑스까지 참여한 교차 분석 결과 “유의미한 핵종이 발견되지 않았다”라고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이 시료는 도쿄전력이 탱크 속 오염수를 섞지 않고 윗부분만 퍼낸 것이었다. 도쿄전력 관계자는 “교반은 하지 않았다. 탱크 뚜껑을 열고, 샘플링 기계 등을 집어넣어 채취했다”라고 실토했다. 따라서 여섯 번째 보고서 역시 일본이 제공한 시료, 그것도 핵물질이 다량 존재할 탱크 아래쪽은 건드리지 않은, 신뢰성을 상실한 시료를 분석한 결과였다.
▲ 교반을 하지 않았다는 도쿄전력 관계자의 발언(JTBC 화면 캡쳐)
국제원자력기구는 핵 오염수의 안전을 ‘검증’하는 국제기관이 아니다. 그로시 사무총장이 밝혔던 것처럼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이행하는 데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역할에 충실한, 일본의 핵 오염수 방류 계획을 지원하는 국제기관일 뿐이다.
서어리 기자 | 기사입력 2023.06.08. 21:31:09 최종수정 2023.06.08. 21:57:30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가 만찬 회동을 갖고 한중관계 개선에 대한 공감대를 확인하고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시도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로 뜻을 모았다. 그런데 싱 대사는 대화 과정에서 윤석열 정부의 외교전략을 겨냥해 "한국이 외부 요소(미국)의 방해에서 벗어나야 한다", "중국의 핵심 이익 대만 문제를 존중해 달라"는 등 작심 발언을 내놨다. 전날 대통령실이 미·일 측에 기운 '윤석열 정부 국가안보전략서'를 발표한 직후의 일이었다. (☞관련 기사 : 尹대통령 "전쟁 회피 평화 아닌, 안보 바탕 평화 구축할 것")
이 대표는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주한 중국대사 관저에서 싱 대사와 만나 "우리 대한민국 입장에서 중국이 최대 흑자국에서 최대 적자국으로 전환이 되면서 경제가 매우 많은 곤란에 봉착하고 있다"며 "싱하이밍 대사와 중국 정부에서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시기를 부탁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대표는 "중국과 대한민국이 수교한 지 올해로 30년이 된다. 최근 한중관계는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로까지 격상됐는데 최근의 국제 정세나 경제 상황들이 한중관계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국내 기업들, 수출 기업 그리고 현지에 진출한 기업, 현지 교민들의 의견을 들어봤는데 여러 가지 어려움들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또 "최근 북한의 핵 개발, 미사일 발사가 이어지면서 한반도 평화 안정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대한민국이 하나의 중국 원칙을 적극 지지하고 있는 것처럼 중국 정부 역시 한반도 평화 안정이라는 대원칙에 공감하고 지지를 표명하는 것으로 안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반도 비핵화, 평화의 정착, 지역 안정을 위한 노력을 계속 이어갈 것을 부탁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아울러 "최근 일본의 핵 오염수 해양 투기 문제 때문에 주변국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데 이 문제에 대한 대응도 가능하면 목소리도 함께 내고 또 공동의 대응책도 강구해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중 수교 이후 양국간 신뢰와 존중이 높게 형성돼 있다 최근 많이 후퇴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는데 신뢰 회복이 확산되도록 좀 더 추가적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나"라고 덧붙였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8일 저녁 성북구 중국대사관저에서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싱하이밍 대사는 한중관계 악화와 관련해 "현재 중한 관계가 많은 어려움에 부딪혔는데 이에 대해 깊이 우려하고 가슴이 아프다"면서도 "솔직히 그 책임은 중국에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한국의 핵심 관심사항을 존중하는 동시에 한국도 중국의 핵심 관심사항을 존중해줬으면 대단히 고맙겠다. 대만 문제는 중국 핵심 중의 핵심이고 중한 관계의 기초"라고 밝혔다.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와 한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는 중국과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고 남북한 문제처럼 세계적인 문제"라고 말한 데 대한 항의성 발언으로 읽힌다.
싱 대사는 "(한중) 수교할 때 한국도 이에 대해서 중국에 엄숙한 약속이 있었다. 중한 양국 미래의 발전은 정치적 기반이기 때문에 한국이 약속을 제대로 지키시고 대만 문제를, 중국의 핵심 우려를 확실하게 존중해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당부했다.
그는 이 대표가 언급한 대중 무역 적자 문제와 관련해선 "우리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 "이는 글로벌 경제상황이 좋지 않고 반도체 경기가 하강 국면에 들어서는 등 때문이기도 하지만 일각에서 탈중국화 추진을 시도하는 것이 매우 중요한 원인"이라고 했다. 이 발언에서의 '일각'은 문맥상 미국으로도, 한국 정부로도 해석된다.
그는 "한국이 대중국 협력에 대한 믿음을 굳건히 하고 중국 시장과 산업구조의 변화에 순응하며 대중 투자전략을 시기적절하게 조정하기만 한다면 분명히 중국 경제성장의 보너스를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싱 대사는 또 "한국이 중국과의 관계를 처리할 때 외부 요소의 방해에서 벗어나 줬으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사실상 미국이 한중관계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미국이 중국을 압박하는 상황 속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것은 분명히 잘못된 판단"이라며 "일각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고 중국이 패배할 것이라는 베팅을 하고 있지만, 이에 베팅하는 이들은 나중에 반드시 후회할 것"이라고도 했다. 이 역시 윤석열 정부를 겨냥한 수위 높은 경고성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어 "중국 국민들이 일치 단결해서 시진핑 주석 지도 하에 위대한 중국의 꿈을 실현하려고 한다. 그런 결심을 잘 모르는 것 같다"면서 "한국 사회의 중국에 대한 정확한 인식, 정신과 양국 관계의 안전 그리고 건설적인 발전을 위해 주도적인 역할을 당에서 해주시면 대단히 고맙겠다"고 말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 문제에 대해선 "일본 정부가 거듭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를 합리화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수질은 인체에 해가 없어 방류는 정당하다'고 밝히고 해양 방류를 원전 오염수 처리의 유일한 해결책으로 삼았지만 이는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것이 다시 입증됐다. 최근 조사에서 후쿠시마 원전 항만서 잡은 어류에서 방사성 원소 세슘이 기준치를 초과해 일본법 기준치의 180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줬다"고 비판했다.
그는 "일본이 경제적 이익을 위해 태평양을 자신의 집 하수도로 삼고 있다. 이것은 지극히 무책임한 일"이라며 "일본은 곧 정식으로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는 결연히 반대한다. 한국과도 이런 면에서 잘 협력하고 그렇게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중한 양국은 이사갈 수 없는 이웃이고 떼려야 뗼 수 없는 동반자"라며 한중 우호를 강조하면서도 "근대 이후 일본 제국주의 침략에 맞서서 중한 양국 국민은 한마음으로 함꼐 공동의 적을 대항하며 어려움 속에서 서로를 도왔고 힘을 합쳐 국가의 독립과 민족의 해방을 이뤘다"는 근현대사를 언급하기도 헀다.
싱 대사는 아울러 "현재 한반도 정세에 긴장이 다시 고조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중국은 관련국들이 냉정과 자제를 유지하며 조속히 쌍중단을 다시 추진하고 정세 완화, 대화 재개를 추진할 것을 호소한다"고 했다. 그는"중국은 한반도 평화 안정과 비핵화,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한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며 "남북한 양측이 대화를 통해 화해와 협력을 추진하고 관계개선을 위해 노력하길 희망한다"고 했다.
서어리 기자
매일 어리버리, 좌충우돌 성장기를 쓰는 씩씩한 기자입니다. 간첩 조작 사건의 유우성, 일본군 ‘위안부’ 여성, 외주 업체 PD, 소방 공무원, 세월호 유가족 등 다양한 취재원들과의 만남 속에서 저는 오늘도 좋은 기자, 좋은 어른이 되는 법을 배웁니다.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 나선 세계 각국 활동가들 ⓒ환경운동연합 제공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를 육지에 보관 처리하라”
전 세계 환경·시민·어민 단체 등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투기를 저지하기 위한 “공동행동”에 나섰다.
한국과 일본, 세계 각국의 환경·시민·어민 단체 그리고 활동가들은 8일 이 같은 ‘국제 공동 서한문’을 발표했다. 이 서한문에는 93개 한국 시민단체, 76개 일본 시민단체, 27개국 72개 단체, 7개의 국제단체, 그리고 31개국 활동가들이 이름을 올렸다. “오염수를 바다에 버리지 마라” 구호를 각국의 언어로 적은 피켓 사진도 공개했다. 김춘이 환경운동연합 사무총장은 이 같은 공동 서한을 소개하며 “일본 정부의 반생명적, 반인권적 행위에 파란을 일으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각국 환경단체, 시민단체가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공동행동에 나선 이날은 ‘세계 해양의 날’이다. 세계 해양의 날은 지구 표면의 70%를 차지하는 바다의 소중함을 생각하기 위해 제정된 기념일이다. 1992년 브라질 리우데자이네루에서 열린 ‘지구정상회의’에서 캐나다 정부가 처음 제안해, 2008년 UN이 공식 채택해 이날을 ‘세계 해양의 날’로 기념하고 있다.
국제 공동 서한문에는 6월 8일 세계 해양의 날을 맞아 “후쿠시마 오염수를 바다에 투기하지 말고 육상에 보관할 것”을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에 나선 일본 시민단체 ⓒ환경운동연합 제공
세계 각국 활동가들은 이 서한문에서 “오염수 해양 투기는 환경과 생명을 위협하는 무책임한 폭거”라고 비판했다. 또 ‘바닷물로 희석해 방사능 농도를 기준치 이하로 낮춘 뒤 방류하겠다’ 일본의 계획에 대해 “오염수든, 처리수든, 희석을 하든 방사성 물질임은 변함없다”라고 지적했다.
특히, 이들은 “체르노빌 석관이나 석유비축용 대형 탱크를 사용해 오염수 독성이 충분히 약해질 때까지 장기보관하거나, 콘크리트로 굳혀 보관하는 대안이 있다”라고 강조했다. 해양 투기 외에 더 나은 대안이 있는데도, 방류를 강행하려는 일본의 태도를 비판한 것이다.
이어 세계 각국 활동가들은 “1993년 런던협약 제16차 당사국회의는 중저준위를 포함해 모든 방사성 물질의 해양투기를 전면금지했다”라며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는 유엔 해양법 협약이 정한 해양 생태계 보존 의무를 정면으로 위반하는 행위”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일본 정부가 오염수 방류보다 훨씬 더 안전한 방안을 채용해 생태계와 국경피해를 최소화하도록 권장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끝으로 이들은 “바다는 모든 생명체의 원천”이라며 일본의 오염수 해양 투기를 용납할 수 없다고 분명히 했다.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공동행동은 8일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국제행동의 날 기자회견을 열었다. ⓒ환경운동연합 제공
반 히데유키 일본원자력정보자료실 대표 ⓒ환경운동연합 제공
또 이날 공동 서한에 참여한 전민경 전국어민회총연맹 홍보팀장은 일본의 일방적인 오염수 해양 투기 계획에 “분노한다”며 이를 규탄하는 행동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살림 박예진 활동가는 “일본 정부의 무책임한 결정으로 왜 우리 국민, 바다를 공유하는 모든 이들이 방사성 물질로 인한 잠재적 건강 피해, 수산물 섭취에 대한 두려움에 시달려야 하나”라며 연명 이유를 밝혔다.
이날을 시작으로 일본과 세계 각국에서는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를 위한 각종 행동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에서는 오는 12일 어민들과 광주전남 단체들이 함께 상경해 국회 앞에서 집회를 개최한다. 제주도에서도 오는 13일 제주 일본 영사관 앞에서 차량시위 등이 진행된다. 오는 23일과 7월 8일에도 울산과 부산에서 집회 및 시위가 예고됐다.
일본 오염수 해양투기 저지 행동에 나선 스웨덴 시민단체 ⓒ환경운동연합 제공
다음은 이날 국제 공동 서한문에 연명한 세계 각국 단체들이다. 한국의 단체들은 제외했다.
래들리 카라가(필리핀), SOBREVIVENCIA-지구의 벗 파라과이(파라과이), 지속가능발전추진협회(인도), 지속가능발전 전국캠페인(네팔), 라이트 하우스(방글라데시), 글로벌 2000-지구의 벗 오스트리아(오스트리아), 지구의 벗 토고(토고), 지구의 벗 스웨덴(스웨덴), 민중개발공동체(방글라데시), 공동체자원센터(태국), NOAH-지구의 벗 덴마크(덴마크), 인권개발센터(몽골), 원주민이니셔티브(인도네시아), 지굿의 벗 엘사바도르(엘사바도르), 독성 물질에 대한 알래스카 커뮤니티 활동(미국), 지구의 벗 아르헨티나(아르헨티나), 크리티야난드 유네스코 클럽 잠셰드푸르(인도), 전국어업연대운동(네팔), 네팔시민단체연합(네팔), 쓰레기 제로 연합(우크라이나), 지구의 벗 미국(미국), 평화운동 남부레이크랜드 및 랭커스터(영국), 평화운동 북동부 스코틀랜드(영국), 원자력도시 케이픈허스트 폐쇄운동(영국), 평화운동 웨일즈(영국), 웨일즈 Wylfa B 반대시민연대(영국), 방사능없는호주운동(영국), 지굿의 벗 일본(일본), 자연자원센터-지구의 벗 필리핀(필리핀), WALHI-지구의 벗 인도네시아(인도네시아), 여성/법/개발 아태포럼(국제), SAM-지구의 벗 말레이지아(말레이지아), Trawsfynydd 원전부지감시캠페인 CADNO(영국), 해양조합(국제), 테라바이옴(미국), Restore-A-Thon 생태계를 위한 블록체인 및 AI(미국), 지구연구소 국제해양포유류 프로젝트(국제), 별빛청소(미국), 핵반대 일본서부회의(일본), 블루 다롄(중국), 평화를 위한 예술가(캐나다), 청정에너지연대(미국), 그원자유인-플러드(호주), 튀르키예 공공노동조합연맹(튀르키예), LEAF 허드슨 밸리(미국), 평화행동WI(미국), 핵을 넘어(미국), 로치데일 및 리틀보로 평화그룹(영국), 지속가능발전추진협회(인도), 전쟁반대환경운동가그룹(미국), 평화자유당 캘리포니아(미국), 네팔 개발이니셔티브(네팔), IRV(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 크리쇼크 연맹(방글라데시), 방글라데시 노인학 협회(방글라데시), 영솔와라 퍼시픽(국제), 영국 및 아일랜드 핵없는 지방정부협회(영국과 아일랜드), 지구의 벗 프랑스(프랑스), 해변 쓰레기문제운동(미국), 호나경경제개발센터(인도), 인간지속가능성연구소(국제), 지구의 벗 캐나다(캐나다), 세계화 태평양군도네트워크(피지), 터틀아일랜드 복원 네트워크(미국), 핵반대동맹(미국), 해양오염규탄시민회의(일본), 지구의 벗 글로벌(국제), 환경운동가 아태네트워크(국제), 환경문제센터(필리핀), 분트-지구의 벗 독일(독일), 나코어 알람 청소년 협회(바누아투)…
5G 도매대가, LTE보다 20% 높아… 알뜰폰 5G 점유율 0.7%
도매의무·대가산정 제도 개선해 알뜰폰 경쟁력 살려야
"소비자는 알뜰폰을 제4, 제5 이동통신으로 인식[미디어스=송창한 기자] SKT·KT·LGU+ 3사 과점 시장인 이동통신시장의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알뜰폰(MVNO)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전문가 제언이 나온다. 알뜰폰이 5G 시장에서 제대로 경쟁할 수 있도록 도매대가를 인하하고, 이동통신사(MNO) 도매대가 제공 의무 일몰제를 폐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이달 안으로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합리적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토론회에서 발제를 맡은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은 "정부는 이동통신 시장 경쟁 활성화를 위해 제4이동통신 도입, Full-MVNO를 포함한 알뜰폰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 중이지만 여전히 공급자 중심의 정책 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서 "이동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5G 중·저가 요금제 도매대가 인하 등 알뜰폰 사업자의 가격경쟁력 확보를 위한 정책적 지원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민주당 박찬대 의원 주최로 열린 '합리적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 토론회(사진=미디어스)
알뜰폰은 가계 통신비 부담을 낮추고, 이동통신 시장 경쟁을 촉진하는 '메기 효과'를 노리고 도입됐다. 대기업 이통3사와 비교해 서비스 품질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이용자들의 부정적 인식이 팽배했지만 최근 알뜰폰 가입자 수는 가파르게 증가했다. 젊은 세대, 온라인을 중심으로 가성비가 좋다는 입소문이 번지면서 현재 알뜰폰 가입자 수는 1300만 명에 육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 실장은 이동통신 시장이 여전히 3사 과점 체제라고 짚었다. 이통 3사는 값비싼 5G요금제를 통해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하고 있고, 알뜰폰 시장에는 이통 3사 계열사들이 들어와 30%가 넘는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는 설명이다. 알뜰폰 사업자들은 가입자 증가 추세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다.
알뜰폰 이용자 절대 다수는 4G(LTE)서비스 가입자다. 전체 5G 가입자 중 0.7%만이 알뜰폰을 이용하고 있다. 이통 3사의 결합판매와 높은 도매대가 때문이다. 이통 3사의 LTE 도매대가는 40~50% 수준인 반면 5G 도매대가는 60%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알뜰폰 도매대가는 이통 3사가 결합할인을 통해 제공하는 통신 소매요금 수준이다.
아울러 박 실장은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기간을 연장하고, 장기적으로 자체적인 설비를 갖춘 풀-알뜰폰(Full-MVNO) 사업자 육성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알뜰폰 도매제공 의무 규제는 3년 단위 일몰제로 운영돼 왔다. 현재 도매제공 의무 규제가 일몰된 상태다.
박상호 공공미디어연구소 연구실장 (사진=미디어스)
김용희 오픈루트 연구위원은 정부 지원도 중요하지만 알뜰폰 사업자가 자체적인 경쟁력을 갖췄는지 의문이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알뜰폰 사업자가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가. 대기업 계열을 제외하고, 경쟁할 수 있는 알뜰폰 중소사업자가 있나"라며 "도매대가를 어떻게 세팅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 가장 크지만, 사업자는 소비자를 만족시킬 수 있는 서비스를 준비해야 한다. 무조건 보호해 줘야 되고, 수익을 보장해 달라는 것은 시장경제에서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대기업 계열이 왜 약진하고 경쟁력을 갖느냐, 결국 투자를 했기 때문이다. 투자를 통해 서비스 개선과 혁신을 추구했기 때문"이라며 "혁신을 해야 도매대가 완화 등을 논의할 수 있다. 투자가 전제되지 않는 정책적 지원은 무리"라고 했다. 김 연구위원은 풀-알뜰폰 사업자의 출현을 위해 정부가 도매제공의무, 도매대가, 단말기, 전파사용료 등에서 특혜에 가까운 지원 정책을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황성욱 한국알뜰통신사업자협회 부회장은 알뜰폰 사업이 단순재판매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고 혁신이 부족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제도적인 문제로 인해 사업자가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토로했다. 이동통신사 도움 없이 독자적인 요금상품도 출시하지 못하는 취약한 구조 속에서는 투자와 혁신이 어렵다는 것이다.
황 부회장은 "설비기반 알뜰폰 사업자의 등장을 촉진하기 위해서는 도매대가 산정 방식의 변경이 필요하다"며 "현행 전기통신사업법은 도매대가산정 방식을 이동통신사 영업이익이 100% 보전되는 회피가능비용 차감방식만을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부회장은 설비투자비를 보전할 수 있도록 망 원가와 적정이윤을 더해 도매대가를 산정하는 코스트플러스 방식이 필요하다며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요청했다.
이밖에 황 부회장은 정액형 요금상품에 대한 세부적인 도매대가 산정기준을 명문화하고, 이동통신사의 도매제공의무 3년 일몰제를 폐지해 알뜰폰 사업자의 불안요소를 제거해줘야 한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여준상 동국대 교수는 "시장경쟁 차원에서 알뜰폰의 역할이 상당하다고 본다"며 "통신비는 알뜰폰이 들어오고 인하가 되다가 5G가 도입되면서 다시 올라갔다. 가계통신비 인하를 위해 5G 시장에 알뜰폰 사업자가 활약을 많이 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소비자 관점에서의 (정책적)시각이 필요하다. 그동안 너무 공급자 관점에서 이뤄져왔다"고 지적했다. 여 교수는 "소비자는 MNO, MVNO 모른다. 소비자들은 알뜰폰 사업자를 이미 제4, 제5, 제6 이동통신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제4이동통신이 들어오면 회색지대에서 아래위로 못 끼고 도태되고, 이동통신 3사에게 인수합병 당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럴 바에는 차라리 알뜰폰 시장이 커져 가는데 여기에 정부정책이 논의될 필요가 있다"고 했다.
김준모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통신경쟁정책과장은 "알뜰폰이라고 하면 통신비 인하 부분에만 집중하기 쉽다. 하지만 정책설계를 진행해오면서 이동통신3사와 경쟁이 가능한 일종의 '메기', 경쟁활성화에 신경을 기울여 왔다"며 "다만 아직 부족한 측면이 있어 앞으로의 정책에서 고민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과장은 "저희도, 업계도 그동안 공급자 측면에서 고민해 온 것 같다. 기존 이동통신사 가입자들이 대기업 계열 알뜰폰을 거쳤다가 중소사업자 알뜰폰으로 넘어가는 흐름이 있는데,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측면으로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어 김 과장은 "소비자 측면에서 알뜰폰은 콜센터가 안 터지는 등 속터지는 경우도 많다. 작은 사업자 입장에서 어쩔 수 없겠지만 용납될 수 있는 상황은 아니기 때문에 냉정한 사업자 평가를 통해 이용자 선택이 가능하도록 하는 게 필요하다"고 했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박광온 원내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자리하며 인사하고 있다. 김경호 선임기자 jijae@hani.co.kr
“민주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를 노골적으로 파괴하는 언동이 당내에서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그걸 방치하고 정치적 득실만 계산하는 우리 당 정치인들의 모습이 사실 가장 비극적이고 위기라고 느낀다.”
더불어민주당의 한 초선 의원은 최근 <한겨레>와 만나 이렇게 말했다. 이런 진단은 의원 한 사람의 개인 의견에 그치지 않는다. 지난 4월부터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 가상자산(코인) 투기 의혹’이 잇따라 터지고 당이 조기에 사태를 수습하지 못한 데 이어, 전면 쇄신을 내건 혁신기구 수장까지 임명된 지 9시간 만에 물러나면서 민주당 안팎에서 ‘전례 없는 위기’를 경고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한겨레>가 지난달 23일부터 이달 7일까지 현역 국회의원, 당직자, 보좌관, 원외 인사, 전문가 등 30여명을 인터뷰한 결과, 당 안팎에선 최근 “민주당 정치가 무너졌다”, “당 면역체계가 작동하지 않고 있다”, “도덕성이 바닥을 찍는 임계점에 다다랐다”는 자조가 잇따랐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시절에도 도덕적 위기는 있었지만 당시엔 무엇이 옳은가에 관해서는 절대적 기준이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당내에서 그런 기준을 흔드는 주장이 나오면서 진영의 존재 기반 자체를 허물어뜨리고 있다”(초선 의원)는 것이다. 처한 상황과 서 있는 자리에 따라 위기의 원인과 해법에 대한 생각은 다소 엇갈렸지만, 민주당이 전례 없는 도덕적 위기를 맞았다는 데엔 이견이 없었다.
■ ‘졌잘싸’…책임지지 않는 정치
위기의 근원은 어디일까. 한 초선 의원은 “19대 대선(2017년)과 이어진 총선, 지방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국민들이 우리를 다 옳게 생각한다는 착각에 빠졌다. 어느 순간부턴 잘잘못을 가리고 도덕을 판단하는 기준이 아예 사라졌다”고 돌이켰다. 그는 “(이후 20대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지면서도 패배를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러니 통렬한 반성 대신 ‘졌지만 잘 싸웠다’를 외친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대선 직후 민주당 안에서 나온 ‘졌잘싸’(졌지만 잘 싸웠다)란 자위적 구호가 위기의 경고음이자 징후였다는 평가다.
누적된 착각과 오만은 대선 직후 추진한 ‘검찰 수사권 축소법’(검찰청법·형사소송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그대로 노출됐다. 몇몇 당 관계자들은 민형배 의원의 ‘꼼수 탈당’을 최악의 사례로 꼽았다. 국회 상임위원회에 설치된 안건조정위원회는 여야가 타협을 하자고 만든 장치인데, 여기서 논의가 민주당 뜻대로 이뤄지지 않자 민 의원을 ‘무소속’ 몫으로 법제사법위 안건조정위에 넣은 뒤 법안을 힘으로 밀어붙였기 때문이다. 한 청년 원외 정치인은 “명분이 있으면 나머지는 어떻든 상관없다는, 기득권적 태도”라고 꼬집었다. 진보·개혁 진영은 전통적으로 절차와 과정을 중시해왔는데, 결과를 위해 수단을 정당화하며 패권주의적 태도를 보여줬다는 얘기다.
대선 이후 더불어민주당 주요 일지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이재명 대표의 보선·전대 출마
이재명 대표가 지난해 6·2 보궐선거 때 인천 계양을에 출마함으로써, 지도자의 ‘희생’과 ‘헌신’으로 위기를 돌파해온 민주당의 리더십이 퇴색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패장’이 선거 직후 다른 선거에 나서는 것도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거니와, 신승이 예상되는 경기 성남 분당갑을 피해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인천 계양을을 택했기 때문이다. “노무현은 1999년 지역구인 종로를 뒤로하고 부산에 가서 민주당의 정치를 완성했지만, 이재명은 대선에 지고 계양을에 출마해 자기 정치를 완성했다.” 한 다선 의원의 냉소다. 노 전 대통령만이 아니다. 대선에 패배한 정동영 전 의장이 2009년 전북 전주 덕진 재선거에 출마하려 할 때 민주당은 공천을 주지 않았고, 손학규 전 대표는 2011년 보궐선거 때 사지인 경기 분당을에 걸어 들어가 승리하면서 야권 대선주자로서 주목받았다.
그러나 이 대표는 대선 패배에 이어 총괄선대위원장을 맡은 지방선거까지 참패하고도 다시금 8월 전당대회에 출마해 당권을 쥐었다. 민주당 초선 의원은 “패배에 책임지는 게 아니라 또 다른 자리에 가는 모습을 보며, 공동체를 자신의 욕망 실현을 위한 장으로 바라본단 생각이 들었다. 굉장히 충격적이었다”고 말했다.
■ ‘도덕이 밥 먹여주나’ 무뎌진 원칙과 도덕
인터뷰에 응한 이들은 대부분 이 대표를 둘러싼 윤석열 정권의 검찰 수사에 야당 탄압의 성격이 짙다는 데 공감했다. 그러나 이 대표가 ‘기소 시 당직 정지’를 규정한 당헌 80조를 개정해 ‘예외’를 둘 수 있게 하고 적용받는 과정, 불체포특권 포기를 약속하고도 민주당을 ‘방탄정당화’한 모습에 실망감을 나타냈다. ‘조국 사태’가 민주당 지지층의 분열을 초래하면서 도덕성 위기의 서막을 올렸다면, 대선 이후 당의 정치 지도자로서 이 대표와 측근들이 보여준 행보는 이런 위기를 가중시켰다고 평가하는 이들이 적지 않았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이 대표가 대선 패배 이후 출마해 당대표가 되고 당헌·당규를 고치고 이런 과정들을 보면 민주당이 질서와 규범을 완전히 잃은 상태가 됐다고 느낀다”며 “대선은 졌지만 당권은 놓치지 않겠다는 힘의 정치, 승패의 정치로 가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인식 탓에 당 관계자들은 검찰의 먼지털기식 수사로 당장 의원들 몇명이 기소되느냐보다, 정치 도덕을 부정하는 ‘몰염치’의 언어가 당내에 만연한 게 더 큰 문제라고 봤다. 민주당의 한 다선 의원은 지난달 3일 열린 의원총회를 그런 몰염치의 현장으로 기억했다. 돈봉투 의혹에 연루된 윤관석·이성만 의원 탈당 직후 열린 의총에선 당 지도부의 미온적 대처를 성토하는 발언이 쏟아지던 가운데 한 지역구 초선 의원이 발언에 나섰다고 한다. “‘돈봉투 안 받아본 사람 있습니까. 그게 죽을죄입니까’라고 하더라. 정치인으로서 비공개회의에서도 차마 할 수 없는 말이라 너무 창피해서 말문이 막혔다.” 또 다른 의원이 기억하는 해당 의원의 현장 발언은 조금 다르다. “‘지지자들 밥도 안 사 먹이고 정치 지도자가 될 수 있습니까’라고 말한 거로 기억한다. 지지자들 밥값도 내주고 그래야 큰 지도자가 되는 건가 싶어 실소가 나왔다.” 발언의 ‘디테일’은 달라도 ‘너희 가운데 죄 없는 자만 돌을 던지라’는 취지였다는 것이다.
다수의 당 관계자들은 돈봉투 의혹과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 투기 의혹 앞에서 “말할 수 없이 부끄러웠다”고 입을 모았다. ‘국회의원은 재테크도 하면 안 되냐’거나 ‘민주당은 돈 벌면 안 되냐’, ‘정치가 돈 없이 돌아가냐’는 식의 노골적인 주장은 공직자로서 최소한의 책임윤리를 망각한 언행이라는 것이다. 한 재선 의원은 “국회의원과 관련한 여러 제한 조건들을 법이 규정한 이유는 더 높은 도덕적 수준을 위해 절제하라는 뜻”이라며 “탐욕과 사적 이익을 극단적인 수준에서 추구하며 나타난 모습이 김남국 코인 사태”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사태로 인해 민주당은 극단적 사익 추구 정당으로 낙인찍혔다. 아프고 충격적”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다선 의원은 “도덕을 거추장스러워할 정도로 우리 당 의원들이 뻔뻔해진 것”이라며 “특권과 반칙 없는 세상을 말한 노무현 정신은 배우지 않고 ‘노무현 마케팅’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들의 현 위기 진단 ※ 이미지를 누르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 “거악과 싸우니 작은 잘못은 괜찮다는 사고 버려야”
지금이 비상한 위기라는 데엔 당 안팎에 이견이 없지만, 167석 거대 야당엔 현재 자발적 정풍운동이 일어날 기미가 잘 보이지 않는다. “당이 죽어가면 김근태나 노무현이 했던 것처럼 쇄신을 요구하면서 다수가 발작적으로 일어나야 하는데, 지금은 그게 전혀 없다. 어떤 문제 제기나 그저 불편한 계파 투쟁의 국지전으로 끝나는 이유다.”(한 보좌관)
문제는 의원들의 침묵이다. 한 다선 의원은 “초선 의원들은 패기를 갖고 당의 혁신을 부르짖는 대신 계파의 졸병 노릇만 하고, 중진 의원들은 선수에 맞는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씁쓸한 속내를 비쳤다. 당 관계자들은 특히 “당이 민주화 시대와 다른 윤리 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86 운동권 세대는 거악과 싸우며 세상을 이분법적으로 바라보고 ‘거악과 싸우니 우리의 작은 잘못은 괜찮다’는 논리를 앞세워왔다. 당내 30~40대도 그런 86세대의 영향을 받으며 정치를 해와 구조를 바꾸기 어렵다.”(다른 보좌관)
2012년 대선 이후 10년 가까이 당에 뿌리내려온 극단적 팬덤 정치와 결별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김남국 의원의 코인 논란 때도 강성 지지층은 김 의원을 옹호하고, 김 의원을 비판한 청년 정치인들을 징계해야 한다고 주장해 민심과 다른 인식을 드러냈다.
신진욱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현재 민주당이 처한 상황을 “그 전과 질적으로 다른 위기”라고 설명했다. 돈봉투 의혹이 송영길 전 대표 등 ‘86세대의 문제’라면, 코인 투기 논란은 민주당의 ‘미래 세대’인 40대 정치인의 이중성을 드러낸 것이고, 이들을 감싸는 강성 지지층의 문제까지 총체적으로 얽힌 문제라는 것이다. 그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당 전반의 문제, 86세대라는 특정 세대가 아닌 모든 세대의 문제, 선출된 정치인뿐 아니라 지지층까지 포함한 문제가 되면서, 대중에게 세대교체를 통한 혁신의 기대마저 접게 했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표는 새로운 혁신위원장을 물색하는 중이다. 친명계에선 새로운 혁신위원장이 과감한 쇄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친명계 한 중진의원은 “혁신위원장 낙마가 전화위복이 될 것”이라며 “이런 우여곡절을 겪었으니, 더 과감하게 혁신을 할 수 있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오는 12일 열릴 민주당 의원총회에선 당 혁신의 방향을 두고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세입자를 위한 전세제도 개혁 방안 긴급토론회 ⓒ뉴시스
최근 전세사기 특별법이 마련됐지만, 여전한 사각지대와 앞으로 발생할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정부 차원의 전세제도 개혁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가 발생하게 된 현상적인 부분과 근본적인 부분에 대한 대책 마련이 동반돼야만 세입자들이 마음 놓고 살 수 있는 주거환경이 마련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특히 과도한 갭투자로 인한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해 임대인의 의무를 강화하고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방지할 방안 마련이 시급하다고 평가했다.
정의당 심상정 국회의원과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피해자 전국대책위),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 해결을 위한 시민사회대책위원회(시민사회대책위)는 7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세입자를 위한 전세제도 개혁 방안’ 긴급 토론회를 열고 전세제도 문제점과 전세제도 개혁 관련 입법 대안에 대해 논의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전세대출과 전세보증금이 투기 레버리지로 활용되면서 주거사다리 역할을 해온 전세제도의 의미가 퇴색됐다고 진단했다.
심상정 의원은 전세사기-깡통전세가 정부 정책의 실패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심 의원은 “전세는 주거제도이기도 하지만 금융제도이기도 하다. 적게는 몇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원의 돈이 거래된다”며 “그러나 사인간 거래라는 이유로 제도적 규제와 안전망이 마련되지 못했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심 의원은 “그러는 사이 전세제도가 갖는 리스크를 임차인들이 고스란히 떠안아 왔다. 당장 전세를 없애자느니 말자느니 논의하는 것보다 전세제도로 인해 피해를 입었던 사람, 세입자들의 입장에서 개선방안을 찾아야 한다”며 “우리 앞에는 여전히 많은 숙제가 남아 있다. 제대로 된 진단과 문제해결이 이뤄질 때까지 전세사기-깡통전세 사태는 끝난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전세보증금 반환 문제 돈 더 빌려줘 해결하겠다는 정부
... 이광수 “전세를 낀 집 대출 막아야”
토론회 발제에 나선 이광수 광수네 복덕방 대표(전 미래에셋증권 애널리스트)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가 발생하게 된 원인으로 ▲유례없는 전세가격 하락 ▲과도한 갭투기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 ▲낮은 공공임대, 기업형임대 비중 등을 지목했다.
이광수 전 애널리스트는 이 중에서도 급증한 갭투기와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에 주목했다. 이 전 애널리스트는 “집값 급등기 전셋값이 폭등하면서 엄청난 갭투자가 이뤄졌다”면서 “2018년부터 2023년 1월까지 서울에 집을 산 사람 중 39.1%가 갭투자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렇게 갭투자가 급증한 것이 정말 심각한 문제”라며 “전세가격이 떨어지면 대부분의 갭투자자는 전세금을 돌려줄 돈이 없다. 그럼 경·공매로 넘어가는 문제가 생긴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 전 애널리스트는 “그런데 여기서 여당은 이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집주인에게 돈을 더 꿔주겠다고 한다. 충격적이다”라며 “그들이 좋아하는 시장주의에서도 이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돌려줄 전세금을 자산을 팔아서 해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앞서 지난달 3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전세금 반환보증 관련 대출에서 선의의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 많을 것으로 보고, 이에 대해 제한적으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부분을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전세금반환보증과 관련한 대출에 대해 한시적으로 DSR 적용을 완화하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세보증금반환대출은 세입자가 나갈 때 집주인이 보증금을 반환해 주기 위한 목적으로 금융사를 통해 돈을 빌리는 대출 상품이다. 다른 일반 주택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DSR, LTV 등의 대출 규제가 적용된다.
또 전세제도의 큰 문제 중 하나로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를 꼽았다. 이 전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전세담보대출의 구조는 집값이 올라가면 전세담보대출도 오른다. 집값을 기준으로 한 LTV(집값 대비 주택담보대출 비율)에 기반해 대출을 해주기 때문”이라며 “집을 갖고 있으면 별다른 검토 없이, 신용 평가 없이 누구든 돈을 빌려준다”고 지적했다.
그는 “전세담보대출도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평균적으로 전세보증금의 35%가 대출로 이뤄졌다. 그 대출을 해줄 때도 전세보증금은 무조건 돌려받을 수 있다고 보고 대출을 증가시켰다”며 “금융기관들이 임차인이나 임대인의 신용에 대한 평가 없이 대출을 증가시켜 줬기 때문에 전세 문제가 커지고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금융기관에 대한 책임을 높이는 강제 규정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그는 “전세를 낀 집은 절대 은행에서 어떤 대출도 이뤄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추가 대출을 해주더라도) 그건 은행이 책임져야 한다. 은행이 수익을 위해 대출을 해준 것이기 때문”이라고 꼬집었다.
세입자를 위한 전세제도 개혁 방안 긴급토론회 ⓒ뉴시스
‘전세가율 상한 제한’ 방식 대책 마련 요구도...
“제1금융권도 70% 이상은 위험하다고 판단”
‘전세제도 개혁을 위한 입법 대안’을 주제로 발제에 나선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위원장인 이강훈 변호사는 전세제도 개선에 있어 ▲임대차 3법 강화 ▲정부의 정책실 실패 인정 및 관련 제도 개선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이 전제돼야 한다고 봤다.
우선 전셋값 급등의 책임이 임대차3법에 있다는 정부여당의 주장에 대해 이 변호사는 “전셋값이 급등한 시기가 임대차3법이 도입된 시기와 맞물리는 건 맞지만, 임대차3법보다는 당시 저금리 상황이 더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면서 “전세사기 등의 원인을 임대차3법에 돌려 계약갱신요구권, 임대료 인상률 상한제, 임대차거래 신고제를 약화시키는 것은 임차인 지위를 약화해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방향”이라고 비판했다.
또 전세사기-깡통전세 문제의 원인이 전세금융, 정보불균형, 민간임대사업자 관리부재 등에 있다는 사실을 정부가 인정해야 한다고도 강조했다. 이 변호사는 “전세대출, 전세보증의 확대 정책이 주택가격 상승, 전세가격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으며, 주택임대차보호법 및 관련 법제에 내재해 있던 임대인과 임차인간의 구조적인 정보 불균형이 각종 전세사기가 횡행하게 된 제도의 배경이 됐다”면서 “또 민간임대사업자에 대한 관리부재로 자산 건전성이 부족한 임대인의 대량 유입 및 갭투기를 활용한 다주택 취득이 확산했다”고 봤다.
주택 공급에 있어서도 공공임대주택 공급 확대 등 공공부문의 역할을 대폭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는 “자산과 소득이 부족한 청년 및 중장년 계층이 전세의 구조적 위험을 감당하기 어렵다”며 “전세대출 확대를 통한 양질의 주택 거주 유도 정책은 상당한 부작용을 낳는다는 게 실증됐다. 따라서 중·저소득층 청년, 중장년층에게 양질의 부담 가능한 가격의 공공임대주택 내지 시장가격의 80% 또는 그 이하의 민간임대주택의 공급을 확대하는 정책을 병행해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변호사는 주택 가격에 대한 전세보증금 비율(전세가율)의 상한을 제한하는 방식의 대책마련을 제안하기도 했다. 전세가율 70%를 초과할 수 없도록 해 초과한 부분에 대해 임차인이 보증금 반환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이 변호사는 “제1금융권에서 통상 주택가격의 최대 70% 이상 담보대출을 하지 않는 것은 담보대출이라도 그 비율을 넘어서면 채권 회수 측면에서 위험하기 때문”이라며 “경매에서 주택 매각가율을 고려할 때 주택에 대한 선순위 채권금액의 합계와 임차인의 임차보증금 반환 채권의 합계가 주택 가격의 70%를 초과하면 경매에 부쳐도 보증금을 회수할 수 없게 될 위험이 있다. 주택 가격과 연동한 보증금 상한 비율에 대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안상미 위원장 “특별법 사각지대 여전... 보완 절실”
이날 토론회의 토론자로 나선 안상미 전국 피해자대책위 공동위원장은 전세제도에 대해 “비현실적으로 가격이 치솟은 부동산 시장에서, 서민들의 내 집 장만을 위한 주거 사다리 역할을 똑똑히 하고 있으며, 월세보다 저렴한 주거비용으로 무주택자들의 합리적 주거 선택방안”이라면서도 “현실은 절대적인 임대인 우위의 시장으로 임차인은 언제나 약자이고, 을의 관계다”라고 평가했다.
또 전세사기 특별법에 대해선 “기존의 법체계로 보호되지 못한 피해자들을 구제하기 위해 특별히 만든 특별법임에도 불구하고 피해자의 완전한 보호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며 “기존 정책들의 한계에서 벗어나지 못해 상호 호환되기 어려운 면들과 사각지대가 많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면서 안 위원장은 “가장 핵심은 정부 정책의 실패로 발생한 피해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재난을 인정하지 않은 정부와 은행권의 책임분담이 없다는 점, ‘빚 더하기 빚’ 정책으로 보증금 회수 방안이 없는 대출만으로 일관된 국민의 재산권을 보호해야 할 정부의 역할이 없다는 점, 당연히 반환받아야 할 보증금이라는 인식이 전제되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보완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태근 운영위원장은 “민간 임대주택 전세금 가격을 주택 공시가격 이상으로 거래할 수 없도록 제한해야 한다”며 “주택 공시가격은 현재 시세의 60~70% 선에서 정해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소득 분위 70%까지도 자유롭게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 공급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요청에 대해 문수빈 국토부 주택임차인보호과 사무관은 “역전세와 깡통전세가 생긴 근본적인 원인을 살펴보고 지원책을 어떻게 만들지와 전세제도 전반에 대해서도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며 “고의적인 깡통전세나 전세사기로 인한 임차인 피해는 이번에 만들어진 특별법 등을 통해 신속히 지원토록 했고, 역전세에 대해서도 지원 방안이 있는지 금융당국과 협의 중에 있다”고 설명했다.
문 사무관은 또 전세제도 개편에 대해 “임차인의 권리 보장이라는 측면에서도 중요하지만, 그 제도를 시행했을 때 임대인이 수용 가능한지 등에 대해서도 검토가 필요하다”며 “정부에서도 급진적으로 전세제도가 폐지돼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 7일 전남 광양지역지부에서 제100차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고 대통령 소속 사회적 대화 기구인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불참하기로 했다. 경사노위 탈퇴 여부는 김동명 위원장 등 집행부에 위임하기로 했다. 한국노총 경사노위 불참 선언에 앞서 지난달 30일과 31일 김만재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위원장과 김준영 금속노련 사무처장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이 있었다. 특히 진압과정에서 김준영 사무처장은 경찰봉에 구타당해 머리에 피를 흘리며 쓰러졌다.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불참 선언은 7년5개월 만이다. 2016년 1월 한국노총은 저성과자 해고 및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요건 완화 등을 담은 양대 지침 추진에 반발해 경사노위 불참을 선언한 바 있다. 민주노총은 1999년 2월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원회를 탈퇴한 이후 사회적 대화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8일자 한겨레 1면.
▲8일자 아침신문들 1면.
8일 자 아침 신문들은 이 소식을 일제히 1면에 다뤘다.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불참 소식에 보수언론(조선일보, 중앙일보, 세계일보), 경제지(매일경제, 한국경제) 등은 대화에 더 이상 나서지 않는다고 선언한 한국노총이 문제라 지적했다. 반면 한겨레와 경향신문, 한국일보 등은 윤석열 정부가 자초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경사노위 불참 한국노총에 중앙 “또 다른 횡포” 경향·한겨레 “윤 정부 자초”
경향신문은 3면 <‘대화의 끈’ 놓은 한국노총, ‘강경 진압’ 정권에 등 돌렸다> 기사에서 “한국노총은 경찰 진압에 항의하며 지난 1일 윤석열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릴 예정이던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를 취소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내년 4월 총선에서 한국노총 도움이 필요한 정부와 국민의힘은 최근 노동개혁특위에서 ‘한국노총을 끌어안자’는 의견을 나눴고, 노사정 대표자 간담회를 통해 물꼬를 트려고 했다”며 “하지만 이른바 ‘5·31 광양사태’로 상황이 급변했고, 한국노총이 윤석열 정부 심판 투쟁을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탈퇴 결의는 윤석열 정부의 ‘노조 때리기’가 누적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윤석열 정부는 노사를 배제한 채 전문가 중심으로 ‘노동개혁’ 방안을 밀어붙이고 있다”고 했다.
▲8일자 경향신문 3면.
▲8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27년 만에 끊긴 노·정 대화, 정부가 자초한 파국이다> 사설에서 “집권 2년차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혁은 표류가 불가피해졌다. 반노동 국정과 노동 홀대가 빚은 파국”이라며 “1999년 경사노위 전신인 노사정위 때부터 불참한 민주노총과 달리 박근혜 정부 말기를 빼곤 줄곧 대화 테이블을 지켜온 온건성향 한국노총까지 등을 돌린 것이다. 이정식 전 한국노총 사무처장이 윤석열 정부 초대 고용노동부 장관으로 기용되며 주목한 정책대화는 첫발도 못 떼고, 노·정 관계는 최악으로 치닫게 됐다”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이어 “대화를 다시 틀 책임은 그간 노조 공격에 앞장서온 윤 대통령에게 있다”며 “노동자를 국정을 협의하는 한 축으로 받아들이고, 기업의 이익추구를 인정하듯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을 존중해야 한다. 정부는 결자해지하는 자세로 노사 협의를 진철시키는 균형 잡힌 중재자가 되어야 한다”고 했다.
한겨레도 <문 닫힌 노사정 대화, 윤 정부가 자초했다> 사설에서 “이처럼 격화되고 있는 노정 충돌 양상은 윤석열 정부가 자초한 일이다. 반노동·극우 행보를 이어온 김문수씨를 경사노위 위원장에 앉히면서 노사정 대화 기능을 상당 부분 축소시킨 데 이어, 장시간 노동을 부추긴다는 역풍을 맞은 근로시간 개편안 마련 과정에서도 노동계 의견을 철저히 배제했다”며 “. 일관되게 나타난 정부의 노조 혐오와 반노동 정책 기조, 경찰의 시대착오적 강경진압에 한국노총마저 등을 돌린 것”이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어 “노동개혁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각 이해당사자들이 이견을 좁혀나가는 사회적 대타협이 필수 요건이다. 하지만 정부는 노동계를 대화 상대로 존중하는 대신 공권력을 동원해 제압하고 길들여야 할 대상으로 여기는 듯싶다. 이제라도 권위주의 정권 시절로 회귀하려는 퇴행적 행보를 멈춰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8일자 한겨레 사설.
▲8일자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도 <대화 창구 닫혀버린 노정... 이대로 가면 파국 면하기 어려워> 사설에서 “민주노총에 비해 대화 끈을 놓지 않아 온 한국노총의 이번 결정을 정부는 엄중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여소야대 상황에서, 노동계에 대한 설득 없이는 결코 ‘노동개혁’을 이룰 수 없음을 새겨야 한다. 노조 일부의 비리나 잘못된 관행을 드러내고 쇄신을 압박하는 것도 필요하나, 그게 목표가 되어선 안 된다. 노동시간 개편 등의 주요 정책 과제가 교착 상태에 빠진 것도 노조 입장이 배척된 데서 시작했다. 지금의 교착상태를 풀기 위해 정부가 먼저 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한국노총의 경사노위 참여 중단은 또 다른 횡포다> 사설에서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불참의 핵심 명분으로 내세운 것은 소속 간부에 대한 강경 진압”이라면서도 “그러나 연행 과정을 담은 전체 영상엔 이 간부가 다가오는 경찰을 42㎝의 정글도로 위협하고, 의자를 던지며 쇠파이프를 휘두르는 모습이 담겨 있다. 이 과정에서 해당 간부뿐 아니라 경찰관들도 부상을 당했다. 시위자가 정당한 공권력에 폭력으로 맞서는 것은 선진국에선 용납되지 않는 일이다. 시민들도 불법 시위와 폭력적인 저항은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하는 것이 불가피하다고 여긴다. 그런데도 한국노총이 공권력 집행을 문제삼아 경사노위 불참을 결정한 것은 국민 대다수의 상식에 반하는 행동”이라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이어 “복합위기로 민생이 힘겨운 현실을 고려하면 한국노총의 이번 결정은 노동계의 대표성을 앞세워 경제의 발목을 잡는 횡포로 볼 수밖에 없다. 한국노총이 노동자의 권익을 진정으로 우선시한다면 경사노위로 조속히 복귀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덧붙였다.
▲8일자 중앙일보 사설.
▲8일자 매일경제 사설.
매일경제도 <한국노총 경사노위 불참 선언, 사회적 대화 중단 무책임하다> 사설에서 “김 사무처장이 체포를 시도하던 경찰에게 흉기와 쇠파이프를 휘두른 혐의를 받고 있는 만큼 경찰의 대응을 과잉 진압, 노조 탄압이라고 보긴 어렵다. 폭력시위가 부른 금속노련 사태를 이유로 한국노총이 노사정 대화를 보이콧하는 것은 무책임한 처사가 아닐 수 없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1면 기사에서 “하지만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현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 개혁에 대한 저항 움직임이 깔려있다는 것이 노동계 안팎과 정부의 분석”이라며 “현 정부는 대통령이 직접 나서 노동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 노사 모두 법과 원칙을 지켜야 한다는 ‘노사 법치주의’가 핵심으로, 그동안 성역으로 여겨지던 노조 내부 문제에도 손을 댔다. 노조들이 회계 처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관련 증빙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등 투명성 강화 대책을 강하게 밀어붙였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한국노총 경사노위 중단, 이참에 청년·비정규직 참여시키길> 사설에서 “정부가 민주노총과 큰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온건한 한국노총과의 대화 창구도 닫히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며면서도 “그러나 이번 한국노총 간부처럼 경찰의 정당한 법 집행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거나 민노총 집회처럼 술판 방뇨 노숙 시위를 벌여 서울 도심을 무법 천지로 만드는 것까지 용인할 수는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8일자 조선일보 사설.
한국노총이 경사노위 중단을 선포한 김에 청년·비정규직도 참여시키자고도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번 기회에 낡은 경사노위 구조를 바꾸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현재 경사노위는 관련 법에 따라 위원 18명 중 5명이 근로자 위원이다. 그런데 근로자 위원 조건을 양대 노총 대표와 추천자로 제한하고 있다”며 “우리나라 노조 조직률은 14%에 불과하다. 더구나 양대 노총인 정규직·대기업·공기업 노조 위주여서 이들의 입장을 과잉 대표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기회에 이들 대표가 경사노위에 참여할 수 있도록 경사노위 구조를 바꾸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경향, 1면에 이동관 아들 학폭 보도... 이동관 측 동아일보에 “과장 부풀려져”
이동관 대통령비서실 대외협력특별보좌관이 차기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된다. 그러나 공식적으로 내정됐다는 발표가 나기 전부터 MB정부 시절 방송 장악 의혹, 아들 학폭 문제 등이 불거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1면 <학폭·언론 탄압... 벌써 ‘이동관 뇌관’> 기사에서 “신임 방송통신위원장 지명이 유력시되는 이동관 대통령실 특보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은 이 특보 아들의 학교폭력 의혹과 관련해 전전긍긍하고 있다. 학폭 의혹은 특권 및 공정 이슈가 엮여 있는 국민적 민감사안이다. 야당도 공식 발표 전인 인사에 대해 철회를 촉구하며 반발하고 있다. 이 특보는 이명박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홍보수석을 지내며 언론 탄압 논란에 수차례 휩싸인 바 있다”며 “이 특보의 방통위원장 후보자 공식 지명 전부터 여당은 파장을 걱정하고, 야당은 인사 철회를 요구하는 이례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8일자 경향신문 1면.
▲8일자 동아일보 4면.
이 특보는 자신과 관련한 기사가 쏟아지고 있지만, 그동안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그러나 동아일보는 4면에 이 특보 측 입장을 들어 보도했다.
이 특보 측은 아들 학폭 문제에 대해 동아일보에 “당사자 간 원만히 합의가 이뤄져 피해자 측에서 오히려 전학을 보내지 말아 달라고 했을 정도다. 과장되고 부풀려져 있다. 현재 강화된 기준으로도 합의가 되면 학폭 사실을 기재하지 않도록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언론 탄압’ 논란에 대해 이 특보 측은 “야당의 정치적 프레임에 불과하다. 문재인 정부 시절 이뤄진 ‘적폐청산’ 수사 당시 다수의 인사가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동관 홍보수석의 비위 혐의를 털어놓으라’는 압박을 받았다고 한다. 이 특보가 당시 실제로 언론 장악을 했다면 무사할 수 있었겠느냐”라고 전했다.
조선·매경, 삼성 ‘신경영 선언’ 30주년 맞이 사설
삼성이 글로벌 기업으로 발돋움한 계기가 됐다고 평가받는 이건희 선대회장의 ‘신경영 선언’(프랑크푸르트 선언)이 7일 30주년을 맞았다. 이건희 선대회장은 1993년 6월7일 독일 프랑크프루트 인근 캠핀스키호텔에서 수백명에 달하는 삼성 임원을 불러 모아 “마누라와 자식만 빼고 다 바꿔라”라고 말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꾸자” 지금 더 절실한 메시지> 사설에서 “삼성이 세계 일류 기업의 반열에 오른 것도 이처럼 뼈를 깎는 혁신을 통해 최고 품질을 만들어낸 신경영 덕분이었다”며 “질을 위해서는 양도 포기할 수 있다고 각오했지만 오히려 최고 품질을 달성함으로써 매출도, 자산도 30년 새 10배 넘게 늘고 글로벌 기업들과 어깨를 겨루는 초우량 기업이 됐다. 삼성의 변신은 다른 대기업과 산업계에도 충격의 파도를 일으켜 변화의 촉매제로 작용했다. 중저가 이미지로 통하던 ‘메이드 인 코리아’가 세계 1등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줌으로써 대한민국 경제에 자신감과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고 했다.
▲8일자 조선일보 사설.
▲8일자 매일경제 사설.
조선일보는 이어 “이건희 신경영이 우리 사회에 던진 통찰과 메시지는 30년이 지난 지금도 유효하다. 오히려 더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한국 경제를 둘러싼 국제 질서는 30년 전 삼성이 느끼던 위기감을 능가한다”며 “30년 전 벼락처럼 던져졌던 이 회장의 선언처럼 지금도 한국의 새로운 도약을 위한 혁신이 절실하다. 나라가 낡은 패러다임을 벗어던지고 4차 산업혁명과 글로벌 새 질서의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 모두가 자신에게 올 수 있는 일시적 손해를 감수해야만 가능한 일이다. 정치 경제 사회 노동 모두 ‘마누라·자식 빼고 다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일경제도 <이건희 신경영 30년, 이번엔 나라가 모든 걸 바꾸자는 각오를> 사설에서 “현재 대한민국은 이 회장이 살아남기 위해 신경영을 선언했을 때보다 훨씬 더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다. 경제 성장을 견인했던 수출이 8개월째 역성장하며 무역수지는 15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무역적자가 15개월째 이어진 것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처음이다. 향후 전망도 어둡기만 하다. 세계은행과 국제통화기금 등 국제 금융기관들은 세계 성장률 전망치를 올리면서 한국만 하향 조정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낡은 규제와 경직된 노동시장, 저출산·고령화로 기업 경쟁력은 떨어지고 경제는 활력을 잃어가고 있으니 걱정이다.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려면 이 회장이 신경영을 선언했던 것처럼 이제는 국가가 모든 것을 바꾸겠다는 각오로 노동개혁과 규제 혁파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위한 해저터널 바닷물 투입 작업을 완료한 가운데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은 우럭과 쥐노래미에서 상당한 양의 세슘이 검출돼 불안이 증폭된다. 이에 더해 일본 국회에서도 도쿄전력이 시료를 채취할 때 섞는 작업 없이 윗부분만 떠냈다는 지적이 나왔다.
서울 세종대로 청계광장 인근에서 열린 후쿠시마 핵사고 12주년, 전국 곳곳 '탈핵 행동의 날' 집회에서 참석자들이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피켓을 들고 있다 ⓒ 뉴시스
후쿠시마 TV는 도쿄전력이 6일 오후 오염수 방류를 위한 해저터널 바닷물 투입을 마쳤다고 보도했다. 이제 오염수 방류를 위한 물리적 작업은 일부 수조 공사를 제외한다면 모두 완료된 셈이다. 도쿄전력은 수조 공사도 이번 달 내로 완료될 것이라 밝혔다. IAEA 또한, 이번 달 내로 최종 보고서를 발표한다고 전했다.
오염수 방류를 위한 일본의 계획이 일사천리로 진행되고 있지만, 불안한 사실이 이곳저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후쿠시마 앞바다에서 잡은 우럭과 쥐노래미에서 기준치 180배에 달하는 세슘이 검출된 것이다.
일본이 식품위생법에서 정한 세슘 기준치는 1kg당 100베크렐이다. 하지만 이번에 잡은 우럭에서 검출된 세슘은 18,000베크렐이었다. 쥐노래미에서는 1,200베크렐의 세슘이 검출됐다.
이 우럭이 잡힌 장소는 원전 1~4호기 바다 쪽 방파제가 있는 곳이다. 도쿄전력은 이 물고기들이 바다로 나가는 것을 막기 위해 그물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염된 바다는 얼마든지 주변으로 퍼질 위험은 여전하다.
또한, 도쿄전력이 시료를 채취할 때 교반(오염수를 고루 섞는 과정) 작업을 하지 않은 게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 지난 1일 일본 원전제로 국회의원 모임이 도쿄전력과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도쿄전력 관계자는 시료를 채취할 때 탱크 속 오염수를 섞는 과정 없이 윗부분 오염수만 떠냈다고 밝혔다.
아베 도모코 일본 입헌민주당 의원은 도쿄전력 관계자에게 교반 작업 없이 채취한 시료를 두고 “방출했을 때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 아니냐” 질문했다. 이에 스즈키 도쿄전력 관계자는 “그럴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샘플 채취는 시료의 균질성이 관건”이라며 “교반 작업 없이 채취한 샘플은 대표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국민의 불안감이 커지자 일부 사재기 현상도 발생하고 있다. 몇몇 커뮤니티에는 오염수 방류가 시작되면 그 이전 소금과 이후 소금에 가격 차이가 날 것이라 우려하며 사재기를 인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편 이런 상황에서도 후쿠시마 원전을 살피고 온 후쿠시마 시찰단은 아직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은 7일 기자회견을 열고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를 국민투표로 결정하자”고 제안했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가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오염수 관련 정견 발표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뉴시스
용혜인 의원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자국의 이해를 넘어, 인류와 생태계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사안”이라며 “6월 국회에서 여야합의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한 국민투표 건의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 이익은커녕 막대한 손실로 이어지는 오염수 방류를 두고 들러리 서고 있다”고 지적하며 “이익도, 명분도, 실리도 도무지 보이지 않는데 이 결정에 설명도 못 하고 있다”며 날 세워 비판했다.
[이봉렬 in 싱가포르] 중국 다음 큰 수출시장 아세안 시장 위기 징후... 8개월 연속 동기 대비 수출 감소
23.06.07 04:48ㅣ최종 업데이트 23.06.07 08:32
17년 전, 싱가포르에 처음 왔을 때의 일입니다. 가족과 함께 이민을 온 거라 제일 먼저 한 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는 거였습니다. 그런데 학비가 국적에 따라 달랐습니다. 싱가포르 국민이 제일 싸고, 그 다음은 영주권자, 제일 비싼 건 외국인이었습니다. 외국인도 두 그룹으로 나뉘어 있었습니다. 아세안 소속 국가에서 온 외국인이면 좀 싸고, 그 밖의 외국인들은 싱가포르 국민에 비해 거의 100배 가까운 학비를 냈습니다.
▲ 싱가포르의 초등학교 학비. 국적별로 금액 차이가 큰데 외국인도 아세안과 비아세안을 구분하고 있습니다. ⓒ MOE
전 '아세안(ASEAN)'을 아시안(ASIAN)으로 잘못 읽고 한국에서 온 우리를 같은 아시아인이라고 좀 더 싸게 해주는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실제로 학비를 낼 때가 돼서야 그 아세안이 아시아 사람이 아니라 동남아국가연합(Association of Southeast Asian Nations)을 뜻한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그럼 아세안이 뭐기에 싱가포르 학교에선 그 나라 국민들에게만 학비를 깎아주는 걸까요? 17년 전의 저처럼 아세안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도 있을 수 있으니까 아세안에 대한 간단한 소개부터 하겠습니다.
아시안 말고, 아세안
아세안은 동남아시아 10개국의 지역 경제 공동체로, 유럽연합에 비해서는 좀 느슨한 국가간 연합입니다. 라오스, 말레이시아, 미얀마, 베트남, 브루나이,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태국, 필리핀이 회원국이며 이들 나라의 인구를 모두 더하면 6억 7천만 명이 넘고, 2021년 기준으로 GDP (국내총생산)가 3.3조 달러가 넘는 거대 공동체입니다.
1961년 태국·필리핀·말레이시아 3개국이 공산주의 확대 저지 및 국제정세 공동 대응을 목표로 창설한 동남아연합 (ASA : Association of Southeast Asia)이 아세안의 뿌리입니다. 이후 베트남전 발발과 싱가포르 독립 등 역내정세 변화에 따라 동남아 연합의 확대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자 1967년에 싱가포르와 인도네시아가 동남아 연합에 합류하여 아세안이 된 것입니다.
이후 브루나이가 독립 후 가입했고, 좀 더 시간이 지나 1990년대에 냉전이 종식되고 공산주의 확대 저지 같은 초기 목적이 의미를 잃자 베트남, 라오스, 미얀마, 캄보디아 등 사회주의권 국가들이 잇달아 가입하면서 지금과 같이 10개 국가가 되었습니다.
이후 2015년에 아세안 정치‧안보 공동체(APSC), 아세안 경제공동체(AEC), 아세안 사회・문화 공동체(ASCC)로 구성된 아세안 공동체(ASEAN Community)를 출범시켜서 지금에 이르고 있습니다. 아세안의 상설 사무국은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 있고,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정상회의는 매년 개최됩니다.
▲ 아세안 개황. 아세안 10개국의 인구를 더하면 중국과 인도 다음으로 많습니다. ⓒ 한-아세안 센터
한국은 1989년 아세안과 부분 대화관계(Sectoral Dialogue Partnership)를 수립한 이후 1991년에는 완전대화상대국 관계(Full Dialogue Partnership)로 격상되었습니다. 참고로 아세안의 완전대화상대국은 10개뿐입니다.
1997년에 '한·아세안 정상회의'와 '아세안+3(한국, 중국, 일본) 정상회의''가 동시에 개최 되면서 한국과 아세안은 좀 더 가까운 관계가 되었습니다. 이밖에도 역대 정부는 한-아세안 FTA 협정 체결, 한-아세안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선언 채택, 아세안 특사 파견, 부산에 아세안문화원 개원 등 아세안과의 관계를 돈독히 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습니다.
특히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이 '신남방정책'을 천명하고 ''한·아세안 미래공동체 비전''을 발표하면서 아세안과의 거리는 급격하게 가까워졌습니다. 그 때까지의 우리 외교는 한반도를 둘러싼 4강(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게 우선이었지만, 신남방정책 천명으로 아세안과의 외교를 기존의 4강과 동등한 수준으로 끌어올린 것입니다.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과 함께 우리나라 외교의 큰 변화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중국 다음으로 큰 우리의 수출시장
역대 우리 정부의 이 같은 외교적 노력은 경제적 성과로 나타났습니다. 1989년 82억 달러에 그쳤던 한-아세안 교역규모는 2022년에 2074억 달러로 25배나 늘었습니다. 아세안을 상대로 한 무역수지는 2000년 이후 연간 단위로 한 번도 적자를 본 적이 없어서 우리나라 전체 무역수지 472억 달러 적자를 기록했던 2022년에도 아세안을 상대로는 423억 달러의 흑자를 기록했습니다.
▲ 2000년 이후 아세안과의 무역 규모. 전체적으로 큰 성장 추세이며 2022년 무역금액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습니다. ⓒ 이봉렬
아세안은 경제권역 단위로 보면 미국을 제치고 중국 다음으로 큰 우리의 수출 시장입니다. 제 2의 해외투자 대상지역이며, 제 1의 건설수주 시장이기도 합니다. 양측간 교류인원은 연간 1200만 명이 넘을 정도로 교류가 활발합니다.
미·중 갈등 속에서 중국과의 무역수지는 적자전환한 지 오래고, 일본과는 늘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아세안이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는 우리의 무역수지를 끌어 올리는 일등 공신입니다. 아세안은 젊은층의 비중이 높은 세계 3위의 인구를 가진 거대한 소비 시장, 풍부한 천연자원, 빠르게 자리 잡은 글로벌생산거점, 경쟁력 높은 관광산업 등을 고루 갖추고 있어 앞으로도 한국 수출의 매력적인 대안입니다.
거기에 한류의 영향을 받아 한국에 대한 인식도 긍정적입니다. 넷플릭스에서는 한국 드라마가 늘 최우선 순위에 오르고, 얼마 전 블랙핑크의 공연은 5만 5천명의 동남아 팬들로 가득 찼습니다. 싱가포르 최대 맥주브랜드인 타이거는 한국 소주를 섞은 맥주를 만들어 팔고, 맥도날드는 한국 이름을 붙인 햄버거 메뉴를 따로 만들어 팝니다. 인도네시아는 BTS 팬인 아미의 수가 가장 많은 나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호사다마라고 했나요? 마냥 좋은 일만 있는 건 아닙니다. 윤석열 정부 들어서 불편한 일들이 하나 둘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서로 다른 10개 국가가 모여 연합체를 이룬 아세안은 싱가포르를 제외하면 우리보다 경제적으로 못사는 나라가 맞습니다. 그런 나라들을 상대로 무역을 하고 또 엄청난 수익을 거둬 들이고 있다면 외교를 할 때 좀 더 섬세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내외의 섬세하지 못한 행보
▲ 2022년 11월, 대통령실에서 배포한 김건희씨 사진. 캄보디아 국민 입장에서 이 사진을 보면 그 심정이 어떨까요? ⓒ 대통령실
그런데 지난해 11월, 캄보디아에서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 함께 간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씨는 주최국인 캄보디아가 주최하는 정상 배우자 프로그램에는 불참한 채 심장질환을 앓고 있는 캄보디아 소년을 안고 사진을 찍어 배포했습니다. 당시 이 사진은 "오드리 헵번 코스프레"아니냐는 논란도 있었고, "빈곤 포르노" 발언으로 정쟁의 대상이 되기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중요한 건 김건희씨의 행태에 대한 캄보디아의 입장입니다. 아세안 정상회담 주최국으로서 세계 정상을 불러서 자국의 밝은 면을 보여 주고 싶었던 캄보디아로선 병약한 캄보디아의 소년이 한국의 대통령 부인의 품에 안겨 있는 불쌍한 모습이 더 크게 보도되는 걸 어떻게 봤을까요? 그들의 입장에선 윤 대통령 부부를 초청하지 않은 것보다 못한 상황이 됐다고 여길 수도 있겠습니다.
▲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가 열렸던 2022년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각국 정상을 맞이하는 모습과 윤대통령 부부가 뒤늦게 행사 중에 자리를 찾아 가는 모습 ⓒ YTN보도화면 갈무리
인도네시아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11월 15일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주최한 G20 정상회의 환영 만찬장에서 행사 각국의 정상들이 자유롭게 담소를 나누는 중에 자리에만 앉아 있는 윤 대통령을 향해 김건희씨가 일어나 나가라는 듯한 말과 손짓을 하는 장면이 영상에 잡혀 기사화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더 중요한 건 윤 대통령 부부는 행사가 시작되고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입장하는 각국의 정상을 일일이 맞이한 후 환영사를 마칠 때까지 나타나지 않다가 행사가 한참 진행되고 있는 중에 자리를 찾아 가는 모습으로 행사를 어수선하게 만든 겁니다.
그 뿐만이 아닙니다. 윤 대통령은 그 다음날 열린 맹그로브 모종 식수 행사에는 박진 외교부 장관을 참석시키고 귀국했습니다. 그 행사는 주최국인 인도네시아가 지구 차원의 기후위기에 대한 공동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는 걸 과시하는 중요한 행사였습니다. 그래서 미국 바이든 대통령과 인도 모리 총리, 프랑스 마크롱 대통령 등 G20정상회의에 참석한 대부분의 정상들이 함께 식수를 하고 사진도 찍고 이야기도 나눴는데 윤 대통령은 그 자리에 없었던 겁니다. 행사의 주최국으로서 인도네시아 대통령과 국민들은 어떤 기분이었을까요?
▲ 2022년 11월 16일(현지시간)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참가한 각국 대표들이 인도네시아 발리 덴파사르의 맹그로브 파종구역에서 삽질을 하고 있다. 사진 왼쪽부터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조코 위도도 인도네시아 대통령,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 ⓒ 연합뉴스
윤 대통령의 외교는 어디로 가나
지난해 11월 대통령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을 계기로 배포한 '아세안 경제협력의 중요성과 신정부 추진 전략' 보도자료에서 "현재 협력 관계가 베트남, 싱가포르 등에 편중돼 있다며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태국, 캄보디아 등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살펴본 바 대로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이 두나라와는 시작이 썩 좋지 않습니다.
6월 1일, 산업통상자원부는 2023년 5월 수출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자료를 보니 아세안을 상대로 한 수출이 지난해 10월 이후 8개월째 전년 동기 대비 줄어들고 있습니다. 8개월 연속으로 동기 대비 수출이 줄어든 건 2008년 금융위기 때 이후 처음입니다. 코로나 때도 없었던 일입니다. 중국의 대 아세안 수출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과도 비교되는 결과입니다.
▲ 아세안에 대한 수출과 무역수지가 전년 동기 대비 지속적으로 감소하고 있습니다. 아세안과의 전년동기 대비 무역수지가 10개월째 감소하는 건 2000년 대 들어 처음 있는 일입니다. ⓒ 이봉렬
무역수지 추세를 보면 더 심각합니다. 아세안을 상대로 한 무역수지는 아직 흑자이긴 하지만 그 규모가 계속 줄어 들고 있습니다. 한 때 월 47억 달러에 이르던 무역수지 흑자가 올해 1월에는 18억 달러도 채 안 됐고, 5월에도 21억 달러에 그쳤습니다. 전년 동기 대비 무역수지를 보면 10개월 연속으로 줄고 있는데 이런 역성장은 금세기 들어 처음 있는 일입니다.
산업통산자원부는 5월 수출입 동향 보고서에서 "글로벌 수요 약세 등으로 아세안 내 최대 무역 파트너인 베트남의 對세계 수출입이 줄어"든 게 아세안을 향한 수출이 줄어드는 주요 원인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기업들이 반도체나 전기전자 부품 등의 중간제를 베트남으로 수출한 후 그 곳에서 완제품을 만들어 다시 세계로 수출하는데 코로나 이후 베트남에서 만든 완제품의 수출이 줄면서 베트남을 향한 우리의 중간제 수출 역시 줄었다는 뜻입니다.
하지만 베트남 뿐만 아니라 다른 아세안 국가에 대한 수출도 마찬가지로 줄고 있습니다.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베트남, 싱가포르, 필리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이 다섯 개 나라가 우리의 대 아세안 수출액의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다섯 나라 모두 우리 수출이 전년 대비 적게는 5%에서 많게는 30%나 줄었습니다. 베트남의 수출이 늘기만 한가하게 기다리고 있을 게 아니라 아세안의 다른 국가들과도 적극적인 교류를 통해 수출 감소의 원인을 찾고 새로운 수출품목 개발에 나서야 할 때입니다.
대통령실은 "아세안과의 교역 규모가 이번 정부 내 2600억달러로 1.5배 성장할 것"이라고 했는데 이처럼 실상은 성장은 커녕 첫 해부터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전체 교역 상대 가운데 무역규모가 가장 크고 지속적으로 흑자를 내오던 아세안조차도 이렇게 위험한 지경으로 향해 가고 있는데, 적극적인 교류는 커녕 오히려 헛발질만 하고 있으니 무슨 수로 성장을 할 거라는 건지 알 수가 없습니다.
문재인 정부의 신남방정책 폐기하고 '한국판' 인도·태평양 전략이란 걸 새로 들고 나온 거나, 윤 대통령 부부가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에서 벌인 미숙한 일들이 대아세안 수출 감소로 곧바로 이어졌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 2022년 11월 11일(현지시간) 윤석열 대통령이 프놈펜 한 호텔에서 열린 한국-캄보디아 정상회담에서 훈센 캄보디아 총리와 대화를 나누고 있다. ⓒ 대통령실
하지만 우리 외교가 중국과 러시아를 적대하고, 미국과 일본을 숭상하며, 아세안을 비롯한 다른 나라들을 홀대한다면 앞으로 우리 수출과 경제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건 확실합니다. 문재인 정부에서 외교부 제 1차관을 역임했던 최종건 교수는 최근 펴낸 책 <아무도 행복하지 않은 나라>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인수위 시절에 주 한국 아세안 대사들이 단체로 찾아와 "제발 신남방정책이 유지되도록 다음 정부에도 제언해 달라"고 청원을 했다고 밝혔습니다. 윤석열 정부가 아세안 대사들의 청원에 귀를 귀울였다면 지금과는 다른 상황이지 않았을까요? 아세안을 향한 세계 각국의 구애가 이어지는 지금 상황에서 우리의 대 아세안 외교는 어디서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17년 전 아세안이 뭔지 몰랐던 저는 예상보다 학비를 더 내는 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우리 정부가 2대 교역국이자 최대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있는 아세안에 대해 잘 모른다면 우리 경제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역대급으로 뒤로 가는 대 아세안 무역, 이쯤에서 돌려 세워야 합니다. 그러지 못하면 우리 수출, 더 이상 기댈 언덕이 없습니다.
2022년 말 벌어진 비극 '10·29참사'에서 많은 이들이 간과한 것이 있다. 20대 희생자, 특히 여성 희생자가 많았다고 한다. 여성 희생자가 65%고, 20대 희생자가 67%다. 그런데 희생자 159명 중 수도권 거주자가 111명으로 70%이고, 수도권에 거주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외국인 희생자 26명을 포함하면 137명으로 86%를 넘어선다.
결국 서울에서 일어난 10·29참사 최대 희생자는 수도권 사람들이다. 수도권은 과밀화로 이미 초집중상태인데 이들 수도권 거주자들이 다시 또 서울에 초·초집중한 것이다.
주중엔 일하러 서울로, 주말엔 즐기러 서울로
수도권은 경제적이나 주거환경 측면에서 가장 잘 나가는 지역이라는데 왜 사람들은 서울로 몰릴까? 첫째, 서울이 양질의 일자리를 공유하기를 거부하고 독식하기 때문이다. 넓은 땅이 필요한 생산공장만 오산, 평택에까지 지어졌을 뿐 우리나라 거의 모든 대기업과 재벌의 헤드쿼터는 서울에 몰려 있다. 첨단 IT기업도 강남과 (성남시이지만 서울에 접한) 판교에 몰려 있다.
둘째, 힙하고 트랜드를 앞서가는 문화는 서울에만 있기 때문이다. 수도권 신도시엔 호수공원, 치킨집, 카페는 많지만 20·30·40세대의 문화적 욕구를 충족시켜줄 문화공간이 없다. DDP, 코엑스, 미술관, 청담동도 없고, 힙하다는 성수동, 익선동도 없다. 품격 있는 공연·전시, 나이트라이프, 축제는 모조리 서울에서만 즐길 수 있다. 결국 주중에 서울로 출퇴근 하더니 주말에도 친구 만나러 서울로 가야 한다. 10·29참사도 결국 토요일, 할로윈 축제 때문이었다.
서울의 수도권 착취
30년 전인 1993년 서울시 인구는 1088만명, 경기도 인구는 700만이었다. 지금 서울시 인구는 942만으로 줄었지만, 경기도 인구는 1361만명이다. 서울 아파트 값 폭등으로 서울인구가 경기도로 계속 빠져나가는데 경기도는 지방으로부터의 이주민까지 받아들여 30년 전보다 무려 두 배의 인구를 갖게 됐다.
30여년 전 분당, 일산에서 시작한 신도시 건설은 지금 서울에서 방사형으로 뻗어나갔다. 이것으로도 부족하다. 더 효율적으로 사람들을 실어나르기 위해 GTX까지 신설해서 서울로 향하는 출퇴근길을 더욱 광역화했다. 이 GTX가 과연 파주, 의왕, 남양주를 위한 것일까? 4개 노선 모두 오직 서울을 위한 것이다.
신도시정책은 사실상 교통정책이고 실제로는 출퇴근대책이다. 지난 5월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옥철,' '공중부양'으로 유명한 출근길 지하철 9호선을 탄 후 전동차 증차를 서두르겠다고 급하게 발표한 것도 서울시 교통대책의 제1목표가 결국 수도권 노동인력을 서울에 공급하기 위한 것임을 알게 해준다. 그렇다. 수도권 신도시정책의 목표는 수도권에 거주하는 양질의 젊은 20·30·40세대의 노동력을 서울에 공급하는 것이다.
출퇴근에 다섯 시간?
이 문제는 당연히 서울의 지역 이기주의 때문이다. 서울은 가장 좋은 직업도 독점하고 또 그 아래로 내려가는 직업의 먹이사슬을 수도권 인력으로 채우려 한다. 그 기득권을 놓지 않기 위해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와 합작해 국가정책을 주무른다. 한번 생각해보자. 세계 어느 나라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출퇴근에만 세 시간, 네 시간, 심지어는 다섯 시간을 허비하는가?
그래서 수도권 20·30·40세대는 드라마 <나의 해방일지>의 현실에 갇혀 있는 것이다. 참고로, 통계에 따르면 서울시민은 대중교통 이용 시 평균 이동시간 33분, 환승 1.2회라고 한다.
정말 심각한 것은 이러는 사이 서울이 '위험도시'가 되었다는 점이다. 수도권은 과밀화로 이미 문제가 많다는데 그 수도권 인구가 또 서울로 집중되면서 서울과 수도권 사람들이 위험해진 것이다. 서울은 사실상 '참사 대기 도시'다.
문제는 서울사람들과 서울을 오가는 수도권사람들은 때로 공포스러운 밀집에 익숙해져서 이를 당연하게 받아들인다는 점이다. 이태원 희생자와 부상자들은 그때 자기가 죽거나 다칠 수 있다는 생각을 했을까? 안 했을 것이다. 그냥 참으면서, 덤덤하게, 그 군중 속에 끼어 서 있었을 것이다. 왜? 서울에선 매일 이렇게 사니까! 서울은 이렇게 위험에 무감한 도시가 되었다.
'참사 대기 도시' 서울
따져보자. 의료인프라와 방역시스템에서 대한민국 최고인 서울이지만 코로나 확진자 비중은 압도적이었다. 당시 사망자도 압도적이어서 수도권 화장장은 비집고 들어갈 틈이 없었다. 그래서 코로나 사태가 한창일 때 지방에선 서울을 가지 않았다. 전염병에 가장 취약한 곳이 서울이다. 그 다음은 당연히 수도권이고.
2022년 여름 서울에서 물난리가 있다. 사망·실종자가 20명 가까이 된다. 남매가 뚜껑 없는 맨홀에 빨려들아가 사라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최첨단이라는 강남이 상습 침수지역이고 물난리에 가장 취약하다.
수도권은 교통지옥, 미세먼지 외에도 이렇듯 전염병, 물난리에 더해, 압사, 집값 폭등, 그리고 집값 폭등으로 인한 전세 사기 등 온갖 문제에 직면해 있다. 얼마 전 북한 우주발사체로 인한 서울시 오발령 논란이 있었다. 자동차로 피란 갈 생각을 했다는 사람을 봤다. 서울은 그런 도시 아니다. 차 몰고 나가 첫 커브를 도는 순간 엄청난 교통정체에 갇힐 것이다. 그냥 실내나 근처 지하로 대피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다.
참사를 피하는 방법은 분산
10·29참사는 밀집된 군중을 분산시키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다. 밀집의 결과가 압사다. 서울은 이미 참사 대기 도시다. 서울사람 뿐 아니라 경기도민의 안전을 위해서도 인구는 분산해야 한다.
그런데 50년 전 이를 예측한 사람이 있다. 1977년 박정희 대통령이 수도 이전을 계획해서 1979년 마스터플랜까지 완성했다. 수도 이전 법안까지 만들어 국회를 통과하기까지 했다. 그게 어디? 지금의 세종특별시 장군면이다. 그런데 10·26으로 사망하면서 없던 일이 됐다.
세월이 흘러 노무현 대통령이 행정수도를 이전하고 권역별로 혁신도시를 추진했다. 헌법재판소의 그 황당한 '관습헌법' 판결 때문에 절반의 성과가 되긴 했지만 공공기관들을 전국 곳곳에 분산 배치한 미래도시 프로젝트였다. 박정희와 노무현은 "군대를 동원해서라도 수도 이전을 막고 싶다"던 이명박과는 차원이 다른 지도자들이다.
박정희와 노무현이 일치한, 50년 된 정책
국가균형발전은 사실 서울과 수도권 인구 분산을 위한 정책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대통령들이 거의 50년 전부터 추진한 정책이다. 그런데 아직 완수되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히려 더 심각해졌다. 그래서 더 절실한 정책이 되어버렸다.
지방도 살아야겠지만, 서울도 살고, 무엇보다 안전해져야 한다. 안전은 타협의 대상도 아니고, 두 번 생각할 일도 아니다. 요즘은 뭉치면 죽고 흩어져야 산다.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에서 열린 '10.29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촛불문화제' ⓒ프레시안(한예섭)
정희준 문화연대 집행위원
스포츠와 대중문화 뿐 아니라 세상사에 관심이 많아 정치 주제의 글도 써왔다. 인간의 욕망과 권력이 관찰의 대상이다. 연세대학교 체육교육학과를 졸업하고 미네소타대에서 스포츠문화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는데 미래는 미디어가 지배할 것이라는 계시를 받아 연세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동아대 체육학과 교수, 부산관광공사 사장을 지냈다. <미국 신보수주의와 대중문화 읽기: 람보에서 마이클 조든까지>, <스포츠코리아판타지>, <어퍼컷> 등의 저서가 있다.
KBS 사옥 전경 ⓒ KBS 대통령실이 'TV 수신료-전기 요금 분리 징수' 를 본격적으로 추진할 방침임을 밝히자, 야당들이 "수신료를 무기로 공영방송을 길들이겠다는 선포"라며 일제히 강한 비판을 쏟아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5일 저녁 브리핑을 통해 "대통령실이 돈줄을 쥐고 공영방송을 협박하는 날이 올 줄은 상상도 못했다"면서 "기어코 공영방송을 장악해 ‘땡윤뉴스’를 만들려는 작정이냐"고 질타했다.
강 대변인은 "공영방송은 수신료를 재원으로 삼아 공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다. 공영방송이 권력과 금력에 흔들리지 않고 공정성을 유지하기 위해, 국민으로부터 수신료를 받아 운영하는 것"이라며 수신료 징수의 의미를 짚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뉴시스
그는 윤석열 정부가 '언론장악', '언론탄압'을 시도하고 있다며, "TBS는 이미 조례를 통과시켜 지원금을 끊었고, YTN은 민영화를 시도하고 있다. MBC는 방문진 감사로 찍어 누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정부의 움직임이 "정권을 향한 불편한 목소리는 조금도 용납할 수 없다는 겁박"이라며, "입이 있어도 말하지 못하고 펜이 있어도 쓰지 못하는 언론 부자유의 시대가 막을 열려 하고 있다"고 비판 했다.
또 이를 막기 위해 향후 국회에서 공영방송 지배 구조 개선에 관한 방송법 개정안을 통과시키겠다며 "공영방송을 대통령의 손아귀가 아닌 국민의 품에 돌려놓겠다"고 밝혔다. 이어 "공영방송 수신료를 공정하고 투명하게 산정하는 수신료 위원회를 신설해 국민 앞에 부끄럽지 않은 수신료를 책정하겠다"고 밝혔다.
정의당도 6일 "윤석열 정부가 TV 수신료 분리 징수로 언론의 숨통 조이기에 들어갔다"며 비판에 가세했다.
위선희 정의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을 통해 "윤석열 정부의 방식은 언론 목줄을 잡고 흔들겠다는 야욕을 취사선택한 여론으로 포장했을 뿐"이라며, "매 정권마다 TV 수신료 논란으로 언론장악 시도를 했는데 윤석열 대통령도 결국 역대 정권의 전철을 밟아가려 하는 것이냐"고 꼬집었다.
위 대변인은 "TV 수신료 징수 방식에 개선이 필요하다면 공영방송의 독립성과 중립성을 훼손하지 않는 방법에 대한 깊은 고민이 선행돼야 할 것"이라며, "윤석열 정부는 당장 언론 장악시도를 멈추고 국민 여론을 더욱 깊게 들으시라"고 촉구했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한일 셔틀외교 관련 논평을 하고 있다. 2023.05.07 ⓒ뉴시스
그러자 국민의힘은 6일 논평을 내 반박에 나섰다.
김민수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KBS는 국민이 낸 수신료로 공공을 위한 방송을 만들기보다는 자기 배를 불리기에 급급했고, 공정과 신뢰라는 기본 책무조차 내팽개쳤다"라며, "국민 주머니 강제로 털어가는 KBS 수신료, 분리 징수가 답이다"라고 강변했다.
김 대변인은 KBS를 겨냥해 "문(文) 정권 내내 정권의 나팔수 역할을 하며 좌편향 보도로 일관했고, 검언유착 의혹 녹취록 허위 보도 등 신뢰할 수 없는 보도도 수없이 있었다"라며, "방만 경영도 극에 달해, 2020년 기준 1억 원 이상 연봉자의 비율이 46.4%에 이르며, 지난해 사업 손실 90억 원, 당기순손실은 118억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영방송 수신료 폐지는 세계적 흐름이자 국민 요구"라며, "한 달간 진행되었던 국민 참여 토론에서 징수방식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무려 96.5%에 달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7월 TV 수신료 폐지법안을 하원에서 통과시켰고 영국도 2027년 이후 폐지할 예정이다. 네덜란드, 이스라엘, 캐나다 등은 이미 수신료 징수를 폐지했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이 '수신료 분리 징수 반대' 입장을 표한 것에 대해선 "유독 민주당만 국민 뜻을 거스른다"면서, "개선할 생각조차 없이 '공영방송을 협박한다'는 선동정치에 나섰다"고 비난했다.
앞서 5일 오후 대통령실은 브리핑을 통해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련 부처에 "30여년 간 유지해온 (TV)수신료와 전기요금의 통합 징수 방식에 대한 국민 불편 호소와 변화 요구를 반영해 분리 징수를 위한 관계 법령 개정 및 그에 따른 후속 조치 이행 방안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다"고 밝혔다.
그러자, TV수신료를 재원으로 방송을 제작해 온 공영방송 KBS 측은 입장문을 내 "수신료 분리징수는 공영방송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는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 "그동안 대통령실 국민제안과 관련해 의견을 제시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아 유감"이라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도 성명을 내 "수신료 분리징수는 어떠한 정치권력과 경제권력에도 기대지 않고 오로지 국민만을 위해 봉사하는 공영방송의 근간을 허무는 일"이라며 "대통령실은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통한 공영방송 죽이기를 중단하라"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KBS 압박해 정권 순치시키겠다는 속내 모르는 국민 얼마나 될까”
MBC 기자 압수수색 중심에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한겨레 “언론 억압 만능키”
조선일보 “이재명의,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 확인시킨 ‘이래경 사태’”
대통령실이 지난 5일 KBS 수신료를 분리징수하도록 법령을 개정하라고 방송통신위원회와 산업통상자원부에 권고했다. 7일 한겨레·경향신문 등은 여론몰이식 분리징수는 공영방송 길들이기에 해당한다고 했고, 조선일보·세계일보는 ‘편향적인 KBS가 분리 징수를 막을 명분은 없다’고 주장했다.
▲ 7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경향신문은 <선관위 감사·KBS 수신료…집권하면 돌변 ‘정치권 찬반’>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정권 유불리에 따라 달라지는 거대 양당의 이중잣대를 비판했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경향신문은 “경향신문 취재 결과 KBS 수신료에 대한 양당의 이전 입장은 종종 지금과 정반대였다. KBS 수신료는 KBS가 가깝다고 느낄 땐 수신료 인상을 추진하며 분리징수를 반대했고, 멀게 느껴질 땐 분리징수를 주장하며 KBS를 공격하는 카드로 사용했다”며 노무현 정부 당시부터 윤석열 정부까지의 KBS 수신료에 대한 양당의 입장 변화 양상을 분석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여론몰이식 KBS 수신료 분리징수, 공영방송 옥죄기인가>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는 대통령실이 핵심 근거로 내세우는 ‘온라인 찬반 여론조사’ 결과는 조작 가능성 등 문제점이 다수 드러났다며 “그걸 ‘국민 여론’이라고 밀어붙이니 공영방송 옥죄기에 나섰다는 말이 나올 수밖에 없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의 ‘온라인 찬반 여론조사’ 투표는 동일인의 중복투표가 얼마든지 가능한 방식이고, 여당과 일부 보수 유튜버가 지지층을 상대로 투표 참여를 독려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은 “분리징수가 시행되면 KBS 예산의 45%를 차지하는 수신료 재원이 절반 이하로 줄게 된다. 재난·해외송출 방송이나 공익성 높은 프로그램이 축소·폐지돼 공영방송 기능이 위축되고, 상업광고 의존도가 높아질 수 있다. 분리징수 비용이 추가로 필요해 수신료 인상이 불가피해질 수도 있다”며 분리징수로 인해 파생될 문제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공공성이 있는 수신료 개편·폐지 논의는 정권이 주도해 속전속결로 밀어붙일 일이 아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면직에 이어지는 공영방송 조기 장악 의도가 아니라면 대통령실은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을 당장 멈춰야 한다”며 “여론몰이식 수신료 분리징수 방침은 공영방송 위기를 부를 것”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도 사설에서 “중대한 정책 결정을 대통령실이 온라인 여론조사로 밀어붙이는 것이어서 문제가 아닐 수 없다”며 “KBS에 대한 불만과 수신료 거부 여론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나 더 좋은 공영방송을 만드는 것으로 귀결되어야지 공영방송을 상업화하는 것으로 가서는 안 된다. KBS도 공공성을 더 강화해 국민 여론을 제 편으로 만들 필요가 있다”고 했다.
▲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한겨레는 사설에서 “돈줄을 죄어 공영방송을 길들이려는 의도라면, 언론 자유 훼손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힘들다”고 했다. 아울러 “그동안 여러차례 통합 징수가 부당하다는 취지의 소송이 제기됐지만, 법원과 헌법재판소는 입법 목적의 정당성 등을 이유로 한국방송 쪽의 손을 들어줬다”며 “수신료를 볼모로 한국방송을 압박해 정권에 순치시키겠다는 속내를 모르는 국민이 얼마나 될까. 반민주적이고 치졸한 행태를 당장 그만두라”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반면 조선일보는 KBS 수신료가 시대 변화에 맞지 않는 구시대 유물이라며 KBS와 민주당이 손잡고 잇속을 챙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구시대 유물 된 KBS 수신료, 왜 국민이 강제로 내야 하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KBS를 보지도 않는데 왜 돈을 내야 하느냐’는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며 “KBS는 도리어 수신료를 현재 2500원에서 3840원으로 올려 달라고 한다. 염치가 없다. KBS는 직원의 절반가량이 억대 연봉자다. 인건비 비중이 다른 방송사의 두 배인데도 구조조정 노력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KBS가 수신료를 받는 명분인 공영방송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는 것도 아니다. 문재인 정부 땐 노골적으로 정권 나팔수 노릇을 했다”며 “KBS는 국회를 장악한 민주당 편을 들고, 민주당은 공영방송을 자기 편으로 만들기 위해 KBS 편을 드는 게 고착화됐다. 민주당은 수신료 인상은 쉽게 하고 면제는 어렵게 하는 법까지 추진 중이다. 민주당과 KBS가 손잡고 자기들 잇속 챙기는 대가를 왜 국민이 치러야 하나”라고 했다.
세계일보도 “방만 경영과 편파 방송으로 지탄받아 온 KBS의 주장은 공감을 얻기 힘들다”며 “대통령실의 수신료 분리 추진이 KBS를 압박해 길들이려는 의도여서는 곤란하다. 수신료 분리 원칙은 KBS에 보수 성향의 새로운 경영진이 들어선 후에도 똑같이 적용되어야 한다. 수신료 증대 입법을 추진하는 등 KBS 현 경영진 감싸기에 여념이 없는 더불어민주당도 이제는 입장을 바꿔야 한다. 공영방송이 국민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정치권력으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게 가장 시급하다”고 했다.
▲ 세계일보 사설 갈무리.
MBC 기자 압수수색 중심에 있는 ‘개인정보보호법’, 한겨레 “언론 억압 만능키”
경찰이 한동훈 법무부 장관 개인정보 유출 혐의로 MBC 기자의 자택과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휴대전화와 의원회관 의원실을 압수수색하고 MBC 뉴스룸(보도국) 압수수색을 시도하면서 현행 ‘개인정보보호법’ 해석과 적용을 둘러싼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한겨레는 기사 <걸면 걸리는 ‘개인정보법 59조’…정부, 언론 억압 만능키 되나>에서 개인정보보호법 58조와 59조가 상충되는 지점을 지적했다. 58조는 ‘취재·보도 등 고유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수집·이용하는 개인정보에 한해 법 적용을 예외로 한다’는 내용이고, 59조 2호는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하거나 권한 없이 다른 사람이 이용하도록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한다. MBC 기자 등 언론인들이 이번 사건에서 피의자로 입건된 배경에는 59조가 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이를 두고 한겨레는 “언론 취재 과정에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행위는 합법이지만, 언론에 ‘제공’한 사람은 처벌할 수 있다는 논리를 수용한다면, ‘수집’도 불가능해진다”며 “59조를 무기 삼아 58조를 무력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라고 했다. 한겨레는 “개보법 위반 혐의는 형법상 명예훼손죄보다 혐의 구성이 간단하고, 반의사불벌죄(피해자의 처벌 의사 필수)도 아니다. 손쉬운 언론 압박 수단이 될 소지가 있다”고 우려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법원이 최 의원과 MBC 기자 등의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했지만, 그동안 검경이 이런 관행에 수사 잣대를 들이댄 적은 없었다. 공인의 개인정보 보호도 필요하지만, 공직자 검증과 국민의 알권리도 중요하다는 사회 구성원들의 암묵적 동의가 있었던 것”이라며 “개인정보보호법도 ‘언론, 종교단체, 정당이 취재·보도, 선교, 선거 입후보자 추천 등을 위해 수집·이용하는 개인정보’에 대해서는 정보보호 의무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런 식이면 인사청문자료를 활용한 언론 검증은 막힐 수 있다”고 지적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은 “주지하듯 한 장관은 윤석열 정권의 최고 실세다. 개인정보 유출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사람이 한 장관이 아닌 다른 공직자거나 일반인이었다면 경찰이 이렇게 나설지 의문”이라며 “수사 대상인 MBC 기자나 최 의원은 정권에 미운털이 박힌 인사들이다. 수사가 국민을 호도하고 권력자를 비호하기 위해 편파적으로 사용된다면 그것은 공권력을 가장한 ‘폭력’일 뿐이다. 윤 대통령은 과거 “수사 갖고 보복하면 깡패지 검사냐”고 말했다.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은 자문해볼 일”이라고 했다.
조선일보 “이재명의,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 확인시킨 ‘이래경 사태’”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지난 5일 당 혁신위원장에 임명한 이래경 사단법인 다른백년 명예이사장이 과거 SNS에서 천안함 자폭설, 대선 조작설 등 음모론을 주장한 것으로 나타나 임명 9시간 만에 사퇴했다. 7일 대다수 아침신문들은 ‘이래경 사태’를 ‘인사 참사’라고 규정하며 이재명의 정치력 판단력에 의문을 제기했다.
▲ 한겨레 만평 갈무리.
한겨레는 1면 기사 <“혁신마저 사당화 도구로” 위기 더 키운 이재명 리더십>은 “(이래경 사태로) 이 대표의 리더십이 또다시 크게 흔들리고 있다”며 “‘늑장 대처’로 당내 비판을 받았던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과 탈당한 김남국 의원의 ‘가상자산(암호화폐) 투기 논란’ 때와 달리, 이번 인선 실패가 이 대표의 정치적 판단력에 의구심을 갖게 한다는 점에서 앞선 사태 때보다 치명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이어지는 기사에서는 “초보적인 검증 실패와 국민 눈높이와 괴리된 판단이 빚어낸 ‘인사 참사’”라며 “당 쇄신의 첫발부터 삐긋한 이 대표의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고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폐쇄적인 인선 절차를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이 대표는 임명 하루 전날에야 지도부 인사들에게 인선 내용을 알렸다고 한다. 추천하고 결정하는 과정이 거의 공유되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당 지도부가 임명 직후엔 이 이사장을 옹호하다가 뒤늦게 발을 빼면서 허둥댄 배경이다. 밀실에서 이뤄진 독단적 의사 결정이 부른 혼란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혁신위원장이 당내 계파 갈등을 추스르고 당 쇄신을 하기 위해선 비주류 진영도 수긍할 만한 신망과 중립적 성향을 보여야 한다. 그러나 이 대표 ‘호위무사’로 비치는 인사에게 민감한 이해관계가 걸린 현안 해결의 전권을 주겠다고 했으니 비명계 의원들의 거센 반발을 자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이재명의, 이재명을 위한 민주당 확인시킨 ‘이래경 사태’>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래경 사태’는 이재명 대표 체제의 근본적 문제를 보여준다며 “이 대표는 이 전 위원장의 과거 발언과 이력을 제대로 검증하지 않은 채 자기 사람이란 이유로 임명했다. 당 쇄신보다 자기 안위라는 사적 이익을 앞세우다 보니 벌어진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민주당 의원들은 이 대표를 위한 방탄과 입법 폭주에 동원됐다. 총선 공천권 때문일 것”이라며 “이로 인해 민주당은 부정 비리와 입법 폭주, 포퓰리즘, 내로남불, 훌리건 정당으로 낙인찍혔다. ‘사당화’의 늪에 빠져 스스로 쇄신조차 하지 못한다. 이번 사태는 이재명의, 이재명에 의한, 이재명을 위한 정당으로 전락한 민주당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고 했다.
윤종일 신부와 5일 오전 경기도 양평 한 카페의 야외에서 6.15 공동선언 23주년 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 발표 23주년을 앞둔 우리의 상황은 참담한 실정이다. “남과 북은 나라의 통일문제를 그 주인인 우리 민족끼리 서로 힘을 합쳐 자주적으로 해결해 나가기로 하였다”는 선언이 무색해졌기 때문이다.
윤종일 프란치스코회 신부는 5일 오전 경기도 양평 한 카페의 야외에서 가진 6.15 공동선언 23주년 기념 인터뷰에서 새로운 세계관과 문명이라는 근원적이고 큰 비전을 제시했다. 또한 복잡하게 얽힌 현실을 6.15 공동선언의 정신으로 풀어가자고 제안했다.
윤종일 신부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나 우크라이나 전쟁 등에 대해 “인류가 겪었던 많은 혼란과 전쟁을 세계관의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싶다”며 ‘서양의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지적하고 “현대에 와서도 미국은 선악의 독선적인 논리로 세계의 질서를 지금 재편하려 하고 있다”고 비평했다.
나아가 “동양의 관계론적인 세계관을 제시하고 싶다”며 “동양 사람들은 변화하는 세상을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음과 양의 조화로 해석했다”고 음양의 원리를 구현한 ‘태극 사상’을 ‘관계론적 세계관’의 사례로 들었다.
특히 “디지털문명은 원자의 양자역학에 기초하고 있으며 모든 사물이 하나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다”며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관계론적인 세계관을 확립하고 언론인들이 이를 홍보하고 종교인들이 종교 예식을 통해 이를 생활로 연결하는” 새로운 ‘디지털 공동체’를 제안했다.
‘초 연결사회’에 살고 있는 우리가 “디지털문명을 누리면서 이원론적인 세계관으로 세계를 분리하고 대결하려는 세력을 보고 있다”는 모순을 지적하고 “과학과 철학의 진리로 이들을 준엄히 비판하며 이들을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공동체를 제안하고 싶다”는 것.
윤 신부는 2000년 평양에서 고 김대중 대통령과 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서명한 6.15 공동선언에 대해 “관계론적인 세계관의 승리”라며 “공동의 통일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무력통일을 포기하고 평화통일을 지향하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 선언으로 남북관계를 대결에서 평화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또한 태극 문양을 예로 들며 “음양의 역동성과 입자와 파동의 상보성을 통일방안을 연구하는 방법론으로 제시하고 싶다”며 “남과 북이 관계론적인 세계관을 회복할 때, 6.15 선언을 이행하고 통일과 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제시했다.
윤 신부는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을 우리 남북 화해로 푸는 방법을 찾고 싶다”면서 “남북이 6.15선언의 민족화해정신으로 하나 되어 각각 자기 진영의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를 화해의 길로 견인하였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음은 5일 오전 경기도 양평 한 카페의 야외에서 윤종일 신부와 가진 6.15 공동선언 23주년 기념 인터뷰 전문이다. 두물머리픽쳐서 서동일 감독이 영상기록을 담당했다.
서양의 독선적 논리 ‘이원론적 세계관’
윤종일 신부는 성직자로서 국제정치의 갈등 현상을 세계관의 문제로 진단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통일뉴스 :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6.15공동선언 23주년을 앞두고 신부님 모시고 인터뷰를 갖게 돼서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먼저, 첫 번째 질문부터 드리겠습니다. 우리는 코로나 사태로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미중의 패권경쟁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을 겪으면서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왜 이런 혼란과 전쟁이 반복되는지 성직자이신 신부님께 말씀을 청해 듣고 싶습니다.
■ 윤종일 신부 : 저는 인류가 겪었던 많은 혼란과 전쟁을 세계관의 충돌이라는 관점에서 해석하고 싶습니다. 지금 우리는 코로나 사태가 끝나기도 전에 전에, 미중의 패권경쟁 그리고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침략전쟁에 빠져 있습니다. 저는 혼란과 전쟁이 반복되는 원인을 세계관의 문제에서 찾습니다. 왜냐하면 세계관은 인간행동의 출발점이기 때문입니다.
세계관은 인간이 세계를 바라보는 안경이고 또 그것을 이해하는 틀입니다. 인간은 이런 세계관을 통해서 세상을 보고, 해석하고 또 그에 따라서 행동을 합니다. 그래서 인간이 어떤 틀과 안경으로 세상을 보느냐에 따라서 세상이 다르게 보입니다. 예를 들면, 삼각형의 틀을 끼고 세상을 보면 세상이 삼각형으로 보이고 빨간 색의 안경을 끼고 세상을 보면 세상이 온통 빨갛게 보일 것입니다.
이런 대표적인 세계관은 서양의 이원론적인 세계관입니다. 고대 서양 철학자들은 자연과 인간을 탐구했습니다. 그들은 사계절을 통해 변화하는 자연의 모습과, 태어나서 늙고 병들고 죽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면서 만물은 변해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러면서 그들은 변화하는 세상에서 변화하지 않는 세상을 갈망하였고 이데아 세계에서 그것을 발견했습니다. 그들에게 이데아 세계는 선하고 영원한 진리의 세계였고 변화하는 이 현상세계는 악하고 유한한 그림자의 세계였습니다. 이런 배경에서 서양의 이원론적인 세계관이 탄생했습니다.
이런 서양의 세계관은 세상을 이데아 세계와 현상 세계, 이 두 개를 나누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선과 악의 구도로 해석했습니다. 그러므로 서양 사람들은 선과 악의 관점으로 세계질서를 구축했고, 자신들과 다른 세계를 악으로 규정하였습니다. 그들은 독선적인 논리로 세계를 지배해 왔습니다.
그리고 현대에 와서도 미국은 선악의 독선적인 논리로 세계의 질서를 지금 재편하려 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 많은 나라들이 대항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러한 상황이 현대 세계의 정세이고 혼란과 전쟁이 반복되는 이유라고 이렇게 생각합니다.
동양의 ‘관계론적 세계관’과 ‘디지털 공동체’
윤종일 신부는 관계론적 세계관과 디지털 공동체를 제시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 이원론적 세계관에 대해 지적해 주셨는데요, 이런 이원론적 세계관에 의해서 반복되는 혼란과 전쟁을 어떻게 극복해서 세계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 보시는지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 저는 동양의 관계론적인 세계관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관계론적인 세계관은 아시아의 오랜 농경문화에서 탄생했습니다. 농사를 지으려면 자연의 질서인 하늘과 땅의 변화를 알아야 했습니다. 날씨와 사계절의 변화를 관찰하고 그에 적응하면서 농사를 지어야 했죠. 이런 경험을 통해 동양 사람들은 만물이 하늘과 땅, 자연과 인간, 날씨와 계절의 관계 안에서 생성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들은 세상이 수 많은 사물들의 관계를 통해 이루어진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동양 사람들은 변화하는 세상을 선과 악의 대결이 아니라 음과 양의 조화로 해석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관계론적인 세계관이 탄생했습니다.
저는 이 관계론적인 세계관을 태극기의 태극 문양에서 찾습니다. 태극 문양을 보면 둥근 원을 빨간색과 파란색 두 부분으로 나누어 놓았습니다. 여기서 원은 태극이라는 형이상학적 의미를 가지고 빨간색은 양을, 파란색은 음을 상징합니다. 이런 문양을 통해 태극은 세상을 음양의 원리로 설명합니다.
이 원 안에 위치한 좌측 위의 빨간색이 커지면서 내려오고 아래쪽의 파란색은 작아지면서 물러납니다. 그리고 그것이 우측으로 이동하면서 아래쪽의 파란색이 커지면 위쪽의 빨간색이 작아지면서 뒤로 물러납니다. 두 색깔이 서로 교차하면서 커지고 작아지는 가운데 커다란 원을 이룹니다.
이것은 음과 양이 만물의 근원인 태극을 구성하고 있다는 것을 나타냅니다. 저는 태극의 음양론이 관계론적인 세계관을 잘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아가, 저는 이런 태극사상이 현대과학의 세계관과 일맥상통한다고 봅니다. 현대과학은 세상만물이 원자로 구성되어 있고 원자는 원자핵과 전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원자핵은 양성자와 중성자로 구성되어 있다고 합니다. 현대 원자물리학은 양성자와 전자의 상호작용과 관계를 통해 물질이 생겨나고 그 물질로 세상이 이루어져있다고 합니다. 저는 이런 원자의 상호작용을 태극의 음양사상과 유사하다고 봅니다. 음양론과 원자론이 관계론적인 세계관에서 서로 상통한다고 봅니다.
저는 현대 디지털문명도 이 관계론적인 세계관과 함께하고 있다고 봅니다. 디지털문명은 원자의 양자역학에 기초하고 있으며 모든 사물이 하나로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증명해주고 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스마트폰과 GPS(위성항법장치)와 컴퓨터 등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는 모든 것이 연결되고 관계를 맺는 초 연결사회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디지털문명을 누리면서 이원론적인 세계관으로 세계를 분리하고 대결하려는 세력을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모든 사물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다는 진리를 외면하고 그들의 이념에 따라 대결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저는 과학과 철학의 진리로 이들을 준엄히 비판하며 이들을 극복하기 위해 디지털공동체를 제안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철학자와 과학자와 언론인과 종교인이 연대하는 공동체입니다. 철학자와 과학자들이 관계론적인 세계관을 확립하고 언론인들이 이를 홍보하고 종교인들이 종교 예식을 통해 이를 생활로 연결하는 공동체입니다.
우리가 연대하여 디지털 공동체를 통해 새로운 문명을 일으켰으면 참 좋겠습니다. 저는 이런 새로운 정신문명을 통해 인류의 미래를 밝히고 혼란한 세상을 극복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 신부님께서 디지털 공동체를 제안해 주셨는데요, 상당히 의미있는 제안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시 현안으로 돌아와서 6.15 공동선언 23주년을 앞두고 있습니다. 6.15 공동선언의 의미를 다시금 되새겨 본다면 어떻게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 저는 6.15 남북공동선언을 관계론적인 세계관의 승리로 봅니다. 이 선언은 명칭 그대로 남과 북이 자주적으로 연합제와 연방제의 공통점 위에서 통일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선언입니다. 공동의 통일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은 무력통일을 포기하고 평화통일을 지향하겠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 선언으로 남북관계를 대결에서 평화로 이해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저는 관계론적인 세계관의 승리라고 보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6.15선언의 통일방안은 통일대장정에서 지도와 나침판 역할을 하리라고 저는 봅니다. 이것은 외세의 간섭을 물리치고 어떠한 정치적 난관도 뚫을 수 있는 힘을 줄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것이 6.15선언의 의미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 우리는 6.15 남북공동선언으로 통일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커다란 숙제를 물려받았습니다. 어떻게 이 숙제를 이행하며 통일과 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보시는지 듣고 싶습니다.
■ 저는 태극기의 태극문양에서 해답을 찾고 싶습니다. 저는 태극기 문양을 동양사상의 음양론과 현대과학의 원자론의 결합으로 해석합니다. 그래서 우리가 이런 해석학적 순환을 통해 태극문양의 철학적 의미를 깨달아 통일방안을 마련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태극문양에서 남북의 분단의 모습을 봅니다.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나뉘어져 있는 태극문양을 남북으로 갈라진 한반도의 모습과 유사하다고 저는 봅니다. 이런 도형의 유사성에서 음양과 원자의 상보적 원리를 이끌어 내어 남북대화를 했으면 참 좋겠다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저는 음양의 역동성과 입자와 파동의 상보성을 통일방안을 연구하는 방법론으로 제시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저는 태극기의 태극문양을 탐구하는 철학자와 과학자들의 연구모임을 제안하고 싶습니다. 여기서 세상은 사물들의 관계로 이루어져 있고 만물들은 상호작용을 통해 생명을 얻는다는 사실을 밝히는 것입니다. 세상의 본성과 사물의 이치는 이원론적인 세계가 아니라 관계론적인 세계라는 것을 알리는 것입니다. 사람들이 세계는 하나로 연결되어 있고 단절은 죽음을 의미한다는 것을 깨달았으면 합니다.
저는 남과 북이 관계론적인 세계관을 회복할 때, 6.15 선언을 이행하고 통일과 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한미일-북중러 대결, 남북 화해로 풀어야
윤종일 신부는 준비된 답변들을 막힘없이 풀어 놓았고, 두물머리픽쳐서 서동일 감독은 이를 영상에 담았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 현재 여러 가지 문제들이 있는데요, 국제적으로는 한미일과 북중러가 대립하고 있고, 한반도에서는 남과 북이 대결하고 있는 이런 이중구조를 이루고 있습니다. 이런 복잡한 현실을 어떻게 이해하고 극복할 수 있을지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 저는 현재에 진행되고 있는 한미일의 관계에서 가쓰라와 태프트의 망령이 어른거리는 것을 봅니다. 1905년에 일본 총리 가쓰라와 미국 전쟁부 장관 태프트가 동경에서 만나 일본의 대한제국 식민지배와 미국의 필리핀 식민지배를 서로 양해하고 지지했습니다. 이로써 일본의 대한제국 병합이 일사천리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런 역사적 사실을 망각하고 우리 정부는 지금 자발적으로 ‘미국 퍼주기’와 ‘일본 퍼주기’를 아낌없이 하고 있습니다. 민족화해를 위한 남북교류를 ‘북한 퍼주기’로 비판하며 민족대결을 조성했던 것과 너무나 대조적인 모습이고 모순된 행동입니다.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면 미래가 없는 민족이라고 우리는 이야기합니다.
저는 한미일과 북중러의 대결을 우리 남북 화해로 푸는 방법을 찾고 싶습니다. 현실적으로 남북이 각각 자기 진영에서 자유로울 수 없더라도 가급적 남북대결을 피하고 양측 진영을 화해시키도록 노력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그 방법을 6.15선언의 정신에서 찾았으면 합니다. 남북이 6.15선언의 민족화해정신으로 하나 되어 각각 자기 진영의 미국과 일본, 그리고 중국과 러시아를 화해의 길로 견인하였으면 합니다. 저는 경제와 문화강국인 남측과 핵과 미사일의 전략국가인 북측이 화해를 할 때, 엄청난 힘이 발휘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힘은 남북이 민족대결을 넘어 세계평화로 나아가게 할 것입니다.
저는 이를 위해 남북이 관계론적인 세계관으로 세계정세를 해석했으면 합니다. 그러면서 다음과 같이 제안하고 싶습니다. 먼저 남측이 김영삼 대통령의 취임사 내용인 “어떤 동맹도 민족을 앞설 수 없다”는 민족우선주의와 김대중 대통령의 6.15 남북공동선언의 민족화해정신을 되새겼으면 합니다. 남측의 진영대결을 극복해야 남북의 화해가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북측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훈인 ‘6.15 남북공동선언’을 수행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수령의 유훈은 북측의 최우선 국가 수행과제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결국은 남북이 이원론적인 세계관을 극복하고 관계론적인 세계관을 통해 통일을 성취하고 한반도 평화를 이루리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그것이 세상 만물의 본성이고 디지털 문명의 속성이기 때문입니다.
□ 이원론적 세계관과 디지털 공동체, 귀한 말씀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것으로 통일뉴스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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