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크리텐브링크((Daniel Kritenbrink)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방한해 21일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와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가졌다. [시진 제공 - 외교부]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의 중국 방문 결과를 갖고 대니얼 크리텐브링크((Daniel Kritenbrink)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가 방한해 21일 최영삼 외교부 차관보와 오찬을 겸한 회담을 가져 눈길을 끌고 있다.
외교부는 21일 오후 보도자료를 통해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의 중국 방문(6.18.-19.) 결과를 비롯해 한미동맹, 한중/미중관계, 북한문제, 주요 지역 및 글로벌 현안에 관해 심도있는 협의를 가졌다”며 “크리텐브링크 차관보는 블링컨 장관의 방중을 통해 중측과 솔직하고 실질적이며 건설적인 대화를 가졌다고 하며 최 차관보에게 방문 결과를 상세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크리텐브링크 차관보는 특히 “이번 블링컨 장관 방중 계기 미중이 날로 무모해지는 북한의 도발 행위와 위협적 언사에 관해 논의하였다”며, “미측은 중국이 안보리 상임이사국이자 대북 영향력을 보유한 특수한 위치에 있는 만큼 북한이 도발을 중단하고 비핵화의 길로 돌아올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여 줄 것을 촉구하였다”고 설명했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구무부 장관이 19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했다. [사진 출처 - 중국 외교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예방한 블링컨 장관은 19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우리는 점점 더 무모해지는 북한의 행동과 말에 대해 얘기했다”며 “국제사회의 모든 구성원들은 북한이 책임 있게 행동하고 미사일 발사를 중단하며 핵 프로그램 관련 대화를 시작하도록 고무하는 데 관심이 있다”고 말하고 “중국은 북한이 대화에 참여하고 위험한 행동을 끝낼 수 있게 압박할 수 있는 독특한 위치에 있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외교부는 “최 차관보는 북한의 도발 중단과 비핵화가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 전체의 공동 이익이라는 한미의 일치된 인식을 재확인하면서, 이를 위한 중국의 건설적인 역할을 지속 촉구해 나가자고 했다”고 전했다.
최영삼 차관보는 블링컨 장관의 이번 중국 방문을 포함해 중국과 꾸준히 소통하며 미중관계를 책임있게 관리해 나가려는 미측의 노력을 지지한다면서 우리 나라도 상호존중에 기반한 건강하고 성숙한 한중관계를 구축해 나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날선 미중관계가 대화국면에 접어들자 우리 정부도 ‘건강하고 성숙한’이라는 형용사를 내세우며 한중관계를 대치국면에서 조정국면으로 바꾸어 나가는 모양새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주상하이 총영사와 주중대사관 영사를 역임한 중국통 최영삼 차관보가 전면에 나선 것도 같은 맥락.
크리텐브링크 차관보는 앞으로도 미측은 미중 간 오해·오판에 따른 충돌 가능성을 방지하기 위해 중측과 고위급 소통 채널을 유지하는 한편, 자유롭고 개방된, 규범 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한국을 비롯한 동맹, 우방국과 계속해서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미 양측은 지난 5월 G7 정상회의 계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한미일 간 공조를 새로운 수준으로 발전시켜 나기로 한 만큼,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계속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로 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다.
‘국정 농단’의 밀린 청구서가 날아왔다. 삼성으로부터 뇌물을 받은 대통령이 국민연금이 보유한 주식을 통해 부당한 합병에 찬성한 ‘원죄’를 배상하라고 해외 금융 투기세력이 청구했고, 1,300억원에 달하는 배상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다.
구상권을 청구할 지 주목된다. 대상은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한 불법 행위 가담자들과 불법행위로 이득을 취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될 테지만, 고려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 소송을 담당해야 할 법무부는 아직 대응 방안을 밝히지 않았다.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 매니지먼트가 한국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투자자-국가 간 분쟁절차(ISDS)’ 중재결과 정부가 690억여원을 배상해야 한다는 판정이 나왔다. 배상액에 따른 이자와 법률비용을 포함하면 1,3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국제상설중재재판소(PCA) 중재판정부는 지난 20일 이같이 판단했다.
2015년 5월 구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이 합병을 발표하자, 엘리엇은 삼성물산 지분 7.12%를 취득한 후 “합병 비율이 삼성물산에 불리하다”며 합병에 반대했다. 엘리엇의 합병 반대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세습작업의 걸림돌이었다. 이 회장이 대주주로 있던 제일모직 가치는 부풀리고, 삼성물산 가치는 낮춰 적은 자금으로 삼성그룹을 장악하려던 세습 시나리오에 제동이 걸린 것이다. 삼성은 대통령에게 뇌물을 줬다.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를 움직여 삼성물산 대주주였던 국민연금을 압박했다. 국민연금은 부당한 합병에 찬성했고, 결국 이재용 회장 세습 시나리오는 완성됐다.
불법의 전모는 2016년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검사시절 참여했던 ‘국정농단 특검’을 통해 드러났고 2017년 2월 이재용 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문형표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 등이 기소됐다. 수사와 기소가 마무리되자 엘리엇은 2018년 7월, ‘정부의 부당 개입으로 손해를 봤다’며 상설중재재판소에 중재를 신청했다. 배상요청액은 7억7천만달러, 약 1조원에 달했다. 중재판정부는 엘리엇 요청액 중 690억원만 인정했다.
지난 2016년, 박근혜 당시 대통령이 이재용 삼성전자 당시 부회장과 한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제공 : 뉴시스
구상권 청구, 한동훈 장관의 입에 주목하는 이유
정부는 구상권 청구가 가능하다. 이재용 회장은 ‘부정한 청탁’과 함께 뇌물을 준 혐의가, 박근혜 전 대통령은 뇌물을 받고 합병에 찬성한 혐의가 모두 인정된 상태다. 문 전 복지부 장관, 홍완선 전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 역시 국민연금공단이 합병에 찬성하도록 압박한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하지만, 구상권 청구 주체가 되어야 할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가 소송에 나설지는 미지수다. 무엇보다 ‘중재판정을 끝까지 다퉈 혈세를 절약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공산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앞서 외환은행 론스타 헐값 매각 사건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 판정 당시 한동훈 장관은 “피 같은 세금이 단 한푼도 유출되지 않아야 한다는 각오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며 판정문 정정 요청을 했고, 실제 판정문이 일부 정정됐다. 법무부는 판정문 정정에서 나아가 판정 취소 소송도 검토중이다.
문제는 기간이다. 구상권 청구는 법적으로 배상금 지급 이후에 청구 자격이 생긴다. 론스타 헐값 매각 사건의 국제투자분쟁해결센터의 판정 취소를 받아내기 위해서는 양국이 합의한 제3국의 재판부에 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소송이 언제 끝날지 기약이 없는 것이다. 그사이 일종의 ‘공소시효’가 종료될 가능성이 있다. 당시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부 교수는 언론 인터뷰에서 “한동훈 장관이 말한 배상판정 취소 청구는 공소시효만 흘려버리는 일”이라며 “현상동결, 즉 공소시효 중지 조치와 진상조사, 수사를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엘리엇에 대한 배상금 역시 같은 문제에 빠질 수 있다. 국제통상전문가인 송기호 법무법인 수륜아시아 대표변호사는 “‘중재판부의 판단을 받아들일 수 없다’, ‘끝까지 다퉈 혈세를 아끼겠다’는 말은 ‘정부에게 손해를 끼친 사람들, 그 과정에서 이득을 챙긴 사람들에게 구상권을 청구하지 않겠다’는 의미와 다름 없다”고 지적했다.
누구에게 얼마만큼의 책임을 물어야 할지도 검토해야 할 문제다. 관련자들의 범죄 가담 정도에 따라 구상 액수가 달라질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중재판정문 원문 공개가 중요하다. 국제분쟁절차의 판정문은 공개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송 변호사는 “한미FTA 협정을 정부가 위반했다는 것이 중재판정부의 판단”이라며 “누가 어떤 행위로 위반했는지 정확히 알아야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다. 판정문에는 상세 내역이 기록되어 있을 것이고 법무부는 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용 회장에게 구상권을 청구할 수 있을지 판단하기 위해서라도, 판정문에 이 회장 범죄 사실이 기록되어 있는지, 어떤 형태로 기록됐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한동훈 장관은 21일 국회에 출석한 자리에서 “결정문을 상세히 분석하고 있고 이후 추가 조치 계획에 대해선 숙고한 뒤 말하겠다”고 했다. 엘리엇 측은 같은날 입장문을 내고 “윤석열 대통령과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검찰 재직 당시 수사 및 형사 절차를 통해 이미 입증했다”며 “중재판정에 불복해 근거 없는 법적 절차를 계속 밟아나가는 것은 추가적인 소송 비용 및 이자를 발생시켜 대한민국 국민의 부담만 가중시키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한국 역차별은 어쩌나...
한국 투자자의 역차별 문제도 있다. 구 삼성물산 주주들은 2020년 11월 제일모직과 합병으로 손해를 입었다며 9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한 바 있다. 합병비율 산정 당시 주당 1만원 이상 낮은 수준으로 비율을 산정한 부당한 합병이었으나 당시 보건복지부 장관이 직권을 남용해 위법하게 개입, 합병계약 승인에 국민연금이 찬성하도록 한 불법행위를 했으니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는 것이 소액주주들의 주장이다.
엘리엇의 주장과 일치한다. 하지만 한국 재판부는 소액주주들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 22부는 지난해 11월, “복지부 장관 등의 직권남용 행위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여지가 있다”면서도 “국민연금공단이 자유로운 의사로 주주권을 행사했다면 위법행위와 주주의 손해 사이 인과관계는 단절됐다”고 판단했다. 영향을 미쳤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다른 여러 사정을 고려해 주주권을 행사했고, 행사 과정에서 절차를 위반하지 않았다는 판단이다. 때문에 주주로서 의결권을 행사한 절차적 문제가 없기 때문에 다른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것만으로는 불법행위로 볼 수 없다는 것이 1심 재판부 판단이었다.
1심에서 패소한 주주들은 항소했고 현재 서울고법 민사 14부에서 심리중이다. 최근 국제상설중재재판소의 판단이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소액주주 대리인은 중재재판소 판정서를 확보해 증거로 제출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 김준 기자
양회동 열사를 마지막 떠나보내는 영결식이 21일 오후 1시 세종대로에서 열렸다.
양회동 열사는 “함께해서 기쁘고 행복했습니다. 사랑합니다. 영원히 동지들 옆에 있겠습니다.”라는 인사와 함께 야당 대표들에게 "제발 윤석열 정권 무너트려 주십시오"라는 유서를 남겼다.
이날 영결식에서 양회동 열사의 유지를 받들겠다는 결심이 담긴 조사가 이어졌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는 “이 억울한 죽음은 건설자본의 앞잡이 윤석열 정권에 의한 타살”이라며, “양회동 동지의 죽음이 결코 헛되지 않도록, 거대한 사회연대투쟁을 통해 함께 승리하자”고 다짐했다.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동시민사회장 장례. 영결식에서 발언하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 김준 기자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윤석열 정권을 끌어내릴 수 있는 힘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을 양회동 동지는 알려주었다”면서, “양회동이 옳고, 윤석열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자”고 호소했다.
양회동 열사의 편지로 야당 대표들도 결집했다. 편지를 받은 야당 대표들은 영결식에 함께해 추모를 이어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전태일 열사가 산화한 지 53년이 지났지만, 수 많은 노동자가 일자리를 빼앗기고, ‘건폭’으로 몰렸다”면서, “국민의 정당한 노동권을 부정하고 인권을 유린하는 정부는 존재 이유도, 자격도 없다”라고 일갈했다.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동시민사회장 장례. 영결식에 야당 대표들이 모였다. ⓒ 김준 기자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윤석열 정권 1년 만에 너무도 많은 불행이 시민의 삶을 덮치고 죽음의 나락으로 내몰았다”면서, “일하는 국민과 전쟁이라도 치르자는 무도한 권력을 내버려 둘 수 없다”라고 투쟁 의지를 다졌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공장에서, 지하철역에서, 이태원에서, 또 전세사기로... 이 정권 들어 너무 많은 죽음이 있었다”면서, “이 무고하고 억울한 죽음이, 그리고 그 피눈물이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릴 것”이라고 피력했다. 이어 양회동 열사가 야4당에 ‘윤석열 정권을 무너뜨려 달라’고 유언을 남겼다면서 “양회동 열사의 유언은 진보당의 사명”이라고 밝혔다.
용혜인 기본소득당 상임대표는 “우리가 기어코 포기하지 않는다면 마침내 이기고 말 것”이라면서, “양회동 열사, 그리고 수많은 노동열사가 남긴 뜻을 더 단단한 단결로, 더 넓은 연대로 받아안자”라고 호소했다.
나도원·이종회 노동당 공동대표, 김찬휘 녹색당 대표 등 6개 야당 대표의 조사가 이어졌다.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동시민사회장 장례. 영결식에서 발언하는 함세웅 신부. ⓒ 김준 기자
야당 대표들에 이어 추모사에 나선 함세웅 신부는 “양회동 열사는 야 6당 대표에게 하나로 뜻을 모아 윤석열 독재와 싸워야 한다고 호소했다”라고 일깨우면서, “불의한 윤 정권을 끌어내리겠다”라고 기도했다.
유가족을 대표해 양회동 열사의 형님이 무대에 올라 원희룡 장관이 국회에서 ‘동생(양회동 열사)의 죽음에 석연치 않은 구석이 있다’고 한 발언을 지적하면서, “그 말을 들었을 때 동생이 죽었다는 소식만큼이나 가슴이 찢어지는 심정이었다”라며, “정권의 말을 들으면 국민이고, 다른 의견을 가지면 죽음도 외면받아야 하냐”라고 일갈했다.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뤄졌다. 영결식에서 발언에 앞서 양회동 열사 영정 앞에서 예를 갖추는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 김준 기자
장옥기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위원장은 “늘 노가다라 천대받던 건설노동자도 사람답게 살 수 있다 믿었던 노동운동가의 희생을 추모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섰다”면서, “전국의 노동, 시민, 사회, 정당에서 양회동 열사의 유언을 받들어 노동자가 주인되는 세상을 함께 만들어 가겠다고 결의를 하고 있다”라고 양회동 열사를 향해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영결식을 마친 건설노조는 마석 모란공원에서 양회동 열사의 하관식을 진행했다. ⓒ 건설노조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양회동 열사 유족들이 눈물 흘리고 있다. ⓒ 김준 기자
소개되지 않았지만 위 첨부파일에는 양회동 열사의 아들과 딸이 아빠에게 쓴 눈물겨운 편지도 담겼다.
영결식을 마친 건설노조는 모란공원으로 이동해 양회동 열사를 안치했다. 이렇게 분신으로 생을 마감하고도 51일 간 건설노조와 함께 투쟁한 양회동 열사는, 앞선 민주 열사들과 함께 영면하게 됐다.
영결식을 마친 건설노조는 마석 모란공원에서 양회동 열사의 하관식을 진행했다. ⓒ 건설노조
영결식을 마친 건설노조는 마석 모란공원에서 양회동 열사의 하관식을 진행했다. ⓒ 건설노조
양회동 열사 노동시민사회장 안내
08:00 발인 미사(서울대병원장례식장)
09:00 발인 및 행진(~경찰청)
11:00 노제 (경찰청)
11:30 운구행진 (~세종대로)
13:00 영결식 (세종대로)
16:00 하관식 (마석 모란공원)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열린 노동시민사회장 장례. ⓒ 김준 기자
[2보] 장례 행렬 막아선 경찰, 군사독재 시절도 없던 일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영결식 전 경찰청으로 향하는 행진 대오를 경찰이 막아서자 마찰이 빚어지기도 했다. ⓒ 김준 기자
경찰이 양회동 열사의 장례 행렬을 막아섰다.
21일 오전 9시 서울대병원장례식장에서 발인을 마친 ‘양회동 열사 노동시민사회장’ 행렬은 노제를 지내기 위해 경찰청으로 향했다.
10시 15분경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경찰이 대형 영정 차량 통과를 막는 바람에 장례 행렬이 끊기는 사고가 발생했다.
장례 행렬은 10여분 간 경찰과 대치한 후 10시 25분 다시 행진을 이어갔다.
그런데 얼마 가지 않아 경찰이 다시 장례 행렬을 차단했고, 장례 참석자와 경찰 간 몸싸움이 발생했다. 10시 33분 상황.
장례 행렬을 경찰이 막아선 예는 지금까지 없었다. 군부독재 시절에도 장례만은 보장했다.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영결식 전 경찰청에 도착한 노조를 막아선 경찰. ⓒ 김준 기자
장례 행렬은 경찰청까지 행진하지 못했다. 계획된 경철청 헌화 절차도 진행할 수 없었다.
양회동 열사를 마지막 떠나보내는 노제는 서대문사거리에서 약식으로 진행됐다.
김정배 강원건설지부장은 “윤석열 검찰 독재를 무너뜨리는 것만이 노동자와 국민 모두가 살 수 있는 길”이라며 윤석열 퇴진 투쟁을 다짐했다.
윤장혁 금속노조위원장은 “양회동 열사는 건설노동자를 지키기 위해, 민주노조를 지키기 위해, 더 나아가서 2500만 노동자의 삶을 지키기 위해, 세상에서 가장 고귀한 자신의 목숨을 던져 저항했다.”라며 양회동 열사를 추모했다.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영결식 전 경찰청 앞에서 약식으로 진행된 노제,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이 묵념하고 있다. ⓒ 김준 기자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영결식 전 경찰청 앞에서 약식으로 진행된 노제,. ⓒ 김준 기자
[1보] 양회동 열사 발인, 장례 행렬 경찰청으로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영결식 전 경찰청 앞에서 약식으로 진행된 노제,. ⓒ 김준 기자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영결식을 위해 양회동 열사가 차로 옮겨졌다. 유족은 관을 붙잡고 쉽게 놓아주지 못했다. ⓒ 김준 기자
열사의 원한이 빗줄기 되어 흐른다.
21일 오전 8시 양회동 열사의 노동시민사회장이 거행된 서울대병원장례식장을 찾았다.
비가 내렸다. 비가 오면 건설노동자는 출근하지 않는다. 영원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가 마지막으로 건설노동자 한 사람이라도 더 보고 싶었던 모양이다.
장례식장 입구부터 큰 도로까지 건설노조 조끼를 입은 노동자들로 가득 찼다. 민주노총을 비롯한 시민사회도 빗속을 뚫고 장례식에 참석했다.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영결식을 위해 행진하는 대오. ⓒ 김준 기자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영결식을 위해 행진하는 대오. ⓒ 김준 기자
9시, 발인식을 마친 장례 행렬은 경찰청으로 향했다. 열사를 죽음에 이르게 한 경찰의 폭압 수사를 꾸짖기 위해 경찰청 앞에서 노제를 지낸다.
“이제는 죽지 않고 일하고, 힘든 일 하면서 천대받지 않고, 내일을 걱정하지 않는 현장에서 일하고 싶습니다.”라고 유언한 양회동 열사의 바람을 가슴에 세기는 듯 장례 행렬에선 비장함이 묻어난다.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영결식을 위해 행진하는 대오. ⓒ 김준 기자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영결식을 위해 행진하는 대오. ⓒ 김준 기자
21일, 양회동 열사가 윤 정부의 정당한 노조활동 탄압에 분신으로 항거한 지 51일 만에 세종대로에서 노동시민사회장 장례가 치러졌다. 영결식을 위해 행진하는 대오. ⓒ 김준 기자
똑같은 옷을 입은 경찰 집단이 오와 열을 맞춰 서 있는 모습을 보고 첫째 아이가 "볼링핀 같다"고 했다. 볼링 게임도 할 수 있겠다며. 둘째 아이는 형광펜으로 도시에 선을 그어 놓은 것 같다며 웃었다.
'더위는 여름의 산물이 아니라 도시와 밀집에 고유한 인위의 산물'이라 쓴 신영복 선생의 옥중서간을 몸소 체험하고 싶다면 집회 유무에 관계없이 늘 정차 중인 경찰버스 옆을 지나면 된다. 시동이 걸려 있는 경찰버스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에 지열까지 더해진 후끈한 바람이 행인에게 고스란히 전해지니까.
광화문을 위해 일하러 나온 경찰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지만 그들을 위한 안정적인 공간은 이곳에 없다. 노조는 위험한 차도에서 집회를 해야 하고 기동경찰은 밤낮으로 이어지는 근무 일정을 소화하며 부표처럼 자동차 노숙 생활을 한다. 서울경찰청 책임자 중 누가 이런 결정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보기 좋은 풍경은 아니다.
"오늘의 경찰은 이십 명, 하얀색 다섯 명, 검은색 다섯 명, 경찰색은 두 명, 얼굴 토시는 세 명."
경찰을 구경하는 것이 일상인 아이들이 언젠가부터 경찰을 분류하며 놀기 시작했다. 둘째는 '토시 놀이'를 좋아한다. 아이는 같은 위치에 근무하는 경찰이 바뀐다는 것을 토시를 보고 알아차렸고 몇 가지 규칙을 발견했다.
ㄱ. 흰색과 검은색 팔토시가 가장 많다.
ㄴ. 경찰복과 같은 색의 토시가 존재하지만 사용하는 경찰은 적다.
ㄷ. 얼굴과 팔에 모두 토시를 착용하는 경찰은 깔맞춤을 한다.
ㄹ. 얼굴과 팔에 토시를 착용하고 선글라스를 끼고 양산을 사용하는 경찰도 있다.
ㅁ. 토시, 안경, 양산을 모두 사용하지 않는 경찰도 있다.
ㅂ. 밤에도 어떤 경찰은 토시를 착용하고 있다.
▲ 다양한 팔토시를 착용한 경찰 아이가 팔토시를 언급한 이후부터 나도 팔토시를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지난 17일에는 양회동 열사 추모제가 열려서 평소보다 많은 경찰을 볼 수 있었다. 광화문광장, 청계천, 서울광장에서 다양한 시민 행사가 진행 중이었는데 추모제는 유일하게 차도에 허락된 행사였다. (21일 노동자 양회동 영결식이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진행됐고, 행진 과정에서 참석자들과 경찰이 충돌하기도 했다.- 편집자주)
경찰들은 인도 양 가장자리에 무리 지어 있었다. 추모제 참가자들은 경찰의 지시에 순응했고 경찰은 지켜보며 대기하는 것 이상의 행동을 하지 않았다. 인도 가장자리에 단정하게 쌓아둔 경찰방패 더미를 지나며 아이가 그날 관찰한 걸 말해준다.
"서울도서관에서 여기까지 190명의 경찰을 셌어. 토시가 없는 경찰은 79명이었어. 선크림을 발랐을까? 여자경찰은 2명이었는데 머리망이 똑같아. 학급티처럼 경찰의 머리망이 따로 있는 걸까?"
▲ 서울광장 주변에 상주하는 경찰차량 서울광장에서 진행하는 행사는 달라져도 광장 주변을 둘러싼 경찰차량은 변함없이 존재한다. 차량은 바뀌지만 언제나 4대 이상의 경찰차량이 늘 저 위치에 있다.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 광장 가장자리 전체를 경찰버스가 에워쌀 정도로 많아지고 맞은편 덕수궁 앞 차도 역시 경찰버스로 채워진다.
대규모 집회가 예정되어 있으면, 전날 밤에 펜스를 빼곡하게 설치하는 경우가 많다. 이 지역 주민으로 살면서 가장 불편한 것 중 하나다. 집회 참가자들은 당일 펜스를 만나지만 동네 주민들은 전날 밤부터 펜스 방향을 따라 걸어 다녀야 한다.
펜스를 따라 정해진 길을 지나다 보면 자유 의지를 상실한 것처럼 느껴진다. 펜스를 고정하는 케이블타이에 긁히기도 하면 시민 이하의 대접을 받고 있다는 생각도 든다. 어떨 때는 정해진 길로만 가야 하는 죄수가 된 것 같은 기분이다.
다행히 이날 추모제는 펜스를 과하게 설치하지도 않았고 행인과 완벽하게 분리하지도 않았다. 추모제 참가자들이 자리에서 일어나 행진을 준비하고 있을 때 경찰 대부분이 세종대로 사거리로 먼저 이동해 대열을 갖추고 있었다. 주변에서 대기하던 경찰의 수가 현저히 줄었음에도 참가자들은 경찰이 있을 때처럼 행동했다.
행진을 지켜보던 둘째가 물었다.
"그런데 무슨 집회야? 양회동이 누구야?"
"청계천로에 전태일기념관 있지? 전태일은 노동자였는데 일하는 사람들의 인권을 위해 노력하다 몸에 불을 지르고 돌아가셨잖아. 그게 1970년의 일이고, 2023년에는 양회동이라는 노동자가 그렇게 돌아가셨지. 50년이 지나도 노동자의 삶은 크게 달라지지 않은 사회에서 비슷하게 돌아가신 분을 추모하는 행사야."
"노동자를 추모하니까, 경찰도 노동자라서 이렇게 많이 왔구나?"
순간 할 말을 잃었다. 12만 명이 넘는 경찰이 나에게는 공권력이었지만 아이의 눈에는 주말에도 출근한 아빠처럼 먹고 사는 문제에서 벗어날 수 없는 시민으로 보였나 보다. 아이에게 집회와 경찰이 많은 시내가 무섭지 않냐고 물었다.
"아니? 1029 분향소 주변에도 경찰이 많잖아. 사람들이 많이 죽어서 슬프니까 지켜주려고 그러는 것 같아."
뭐라 형언할 수 없는 감정이 치받아 올라왔다. 평화롭게 추모하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현장을 경찰이 이유 없이 억압하지 않을 것이라는 순진무구한 믿음이 왜 내게는 없을까.
광우병 집회 때 유아차를 끌고 참가했던 수많은 부모들과 참가자를 가차 없이 대하던 경찰들을 본 후에 부모가 되었다. '나도 언제든 집회 참가자가 될 수 있다'는 마음이 강해졌고 경찰은 통제하고 억압하는 이미지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반면 아이는 집회 참가자와 경찰 모두를 아빠와 같은 노동자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었다.
언론에 나오는 집회 현장의 갈등은 경찰 개인의 판단이 아닌 상급 책임자의 지시에 따른 결과라는 생각을 이날 처음으로 했다. 지시를 이행한 경찰을 비난하기보다는 부당한 지시를 한 책임자를 비판하는 것이 더 어른스러운 사고방식인데, 나는 그동안 충분히 어른스러웠는지를 생각했다.
아이들에게 오늘도 배웠다
▲ 광화문 광장에서 근무 중인 경찰 빌딩의 불빛에 섞여 구분이 모호하다. 신경 쓰지 않으면 잘 보이지 않지만 경찰은 광화문 어디에나 있다.
광화문에서는 휴식을 취하거나 담소를 나누는 경찰 무리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똑같은 바지를 입고 비슷한 신발을 신은 사람들. 직장가에서 흔하디 흔한 사원증 하나 없이 경찰버스가 상주하고 있는 방향에서 갑자기 나타나 행인 무리에 섞이는 것도 익숙한 풍경이다.
정동길에서 길거리 바이올린 연주를 듣다가 옆에서 감상하던 경찰의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나한테 저정도 연주 실력이 있으면 비번일 때 대천해수욕장에 가서 알바를 할 텐데"라며 웃었던. 또 다른 경찰들이 대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들으며 '그래 경찰도 먹고살기 바쁜 보통 사람이지'라고 생각했던 것이 떠올랐다.
40대의 내가 가진 경찰에 대한 편견을 바탕으로 경찰을 판단하고 규정하는 것이 어쩌면 시대착오라는 것을 아이들의 말을 통해 알게 되었다. 지식과 경험을 바탕으로 쌓은 편견은 과거를 설명할 때는 큰 힘을 발휘하나 미래를 위해서는 적당히 내려놓아야 한다.
광화문에서는 매일같이 집회가 열리고 다양한 사람들의 주장을 들을 수 있다. 하나의 문제를 두고도 집회의 성격에 따라 주장이 다르다는 것을 아이들은 안다. 박근혜씨를 대하는 어른들의 생각 차이를 확인하는 일도 그렇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2017년 탄핵이 되었다는 것을 아이들은 알고 있다. 뉴스에서 봤고, 촛불집회가 매일 열리던 광화문에 살고 있으니 당연하다. 그런데 2023년을 살고 있는 아이들이 '박근혜를 청와대로 돌려보내라'고 주장하는 어른들을 만나기도 한다. 아이들은 의문을 품고, 혼돈을 느낀다. "이미 탄핵 당한 대통령을 왜 청와대로?" 이런 아이들에게 난 이렇게 말했다.
"사회적으로 결론이 난 일이라 해도 내가 진실이라 믿고 부당하다 여긴다면 타인을 위협하지 않는 수준에서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거야. 민주주의 사회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이야기를 말할 수 있어."
아이들과 함께 길을 걸으면서 집회 참가자들이 붙여놓은 다양한 글을 읽고 생각한다. 나 역시 무엇이 옳은 일인지 계속 고민하며 스스로에게 수많은 질문을 던지고 답을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아이를 통해 또 이렇게 귀한 삶의 지혜를 배운다. 태그:#서울기동경찰, #경찰공무원, #정규직, #광화문집회
교육부가 공교육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자율형사립고·외국어고·국제고를 존치하기로 했다. 또 초등학교 3학년과 중학교 1학년에 대한 학력진단을 강화하기로 했다. 일부 신문은 이것이 ‘사교육 카르텔’에 대한 조치라고 전한 반면 다른 신문은 되려 경쟁 압박을 높이고 사교육으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놨다.
정부가 경북 성주의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서 배출되는 전자파가 인체와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미미하다고 결론내렸다. 이에 다수 신문들은 ‘사드가 전자파 괴담에서 벗어났다’고 전한 반면 일부 신문은 평가 결과가 졸속으로 이뤄져 신뢰할 수 없다는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반발을 함께 전했다. 사드 부지는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으로 현재 이를 거치지 않고 임시 배치된 상태다.
▲22일 아침신문 1면
▲22일 국민일보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2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공교육 경쟁력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이 부총리는 “공교육을 혁신해 사교육 수요를 공교육에서 흡수하고 ‘공정한 수능’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교육부는 교과학습에 진입하는 초3과 중등교육을 시작하는 중1을 ‘책임교육학년’으로 지정해 학력진단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교육부는 이들 학년의 모든 학생이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에 참여하도록 적극 권고하도록 했다. 시·도교육감은 이들 학년에 한해 맞춤형 학업성취도 평가에 관내 모든 학생들이 참여하도록 결정할 수 있다. 이 평가는 학교장과 교사가 원할 경우 신청해 시험을 치르는 자율 참여가 원칙인데, 앞으로는 일부 학년에 한해 시·도교육감이 전수평가를 결정할 수 있는 것이 핵심이다.
▲22일 서울신문
▲22일 동아일보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와 외국어고(외고), 국제고 존치 계획도 재확인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에서는 자사고·외고·국제고의 설립 근거를 담은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해 2025년부터 이들 학교가 일반고로 일괄 전환되도록 했었다. 다수 신문이 이 소식을 1면에 올렸다.
세계일보는 1면 머리기사에서 이를 “윤석열 정부가 언급한 사교육 카르텔에 칼을 빼들었다”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고교학점제 선결조건으로 꼽혔던 고1 절대평가는 도입하지 않고, 폐지 예정이던 자율형 사립고와 외고, 국제고는 조치하기로 해 교육정책이 충돌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도 했다.
▲22일 세계일보
조선일보는 관련 주제를 다루며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기사를 냈다. <文 정부 ‘학생 전수 평가 폐지’ 후 기초학력 미달 학생 늘었다> 기사에서 “학생들의 기초 학력 수준이 계속 추락하고 있다. 학생 부담을 줄여준다는 명목으로 학업 성취도 평가를 일부만 하고, 획일적 평등 교육 정책을 추진한 결과라는 지적”이라며 “여기에 코로나 기간도 겹쳤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 기사에서 기초 학력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현 교육부가 “공교육 강화 방안으로 다양한 유형의 학교를 만들기로 했다”며 “예를 들어, 미국의 ‘차터(charter) 스쿨’처럼 정부 예산은 받지만 교육 과정을 자율적으로 운영하는 일반 공립고를 육성하기로 했다”고 했다.
▲22일 조선일보
다른 신문은 관련 기사에서 경쟁 압박 증가와 일제고사 부활을 우려했다. 경향신문은 “이번 방안에는 이명박 정부의 대표적 교육정책 실패 사례로 꼽히는 고교 다양화 정책과 학업성취도평가 전수화(일제고사)가 이름만 바꿔 다시 나왔다”고 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기초학력 증진과 교육 선택기회 확대로 공교육을 정상화하겠다고 했지만 고교서열화와 성취도평가 강화가 오히려 경쟁 압력을 높이고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내몰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전했다.
▲22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전수 참여 여부는 시·도교육감이 결정하지만, 교육부가 시·도교육청 평가와 학습지원담당교원 배정에 이를 반영하기로 해 사실상 대부분의 교육청이 전수평가를 실시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사실상 ‘전수평가’가 되는 데다 자료 공개 범위도 커져 과거 일제고사처럼 ‘학교 줄 세우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초·중·고 전반을 아우르는 공교육 대책이 발표된 것은 2009년 이후 14년 만이다”라며 “교육계에선 줄 세우기 논란이 끊이지 않는 일제고사가 부활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사교육을 부추기는 요소가 내포돼 있다는 지적도 있다. 특히 고교 1학년 시기의 사교육 폭증 기폭제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22일 한겨레
▲22일 국민일보
사드 배치에 ‘정상화’라고 밝힌 신문들, 주민들은 “졸속” 반발
환경부는 국방부 국방시설본부가 지난달 11일 제출한 사드 기지 환경영향평가서를 승인했다고 21일 밝혔다. 공군과 한국전파진흥협회의 실측자료를 검토한 결과 전자파 관련 측정 최댓값이 ㎡당 0.018870W(와트)로 인체보호기준의 0.189%였다는 것이다. 가장 우려했던 전자파가 유해 수준이 아니라는 판단이다.
이번 일반 환경영향평가는 기지를 본격 가동하기 직전 단계이자 사드 운용하기 전 마지막 문턱이었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추진했으나 지역 주민과 환경단체 등 반발에 진행하지 못했다. 윤석열 정부는 이를 비판하면서 ‘사드 기지 정상화’를 선언했다. 지난해 일반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고 지난 2월 환경영향평가 초안의 주민 공람을 시작했다. 2차 부지 공여, 인력·물자·유류 지상수송도 하도록 했다.
▲22일 국민일보
5개 신문이 1면에 사드 환경영향평가 마무리 소식을 다뤘다. 신문들은 2017년 4월 논란 속의 사드 임시 배치 이후 6년 만에 기지 건설을 위한 행정절차가 종료된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기지 내 인프라 건설이 본격화될 참이라고도 했다.
여러 신문이 이 소식을 전하며 ‘사드가 6년 만에 전자파 괴담에서 벗어났다’고 전했다. 동아일보와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 등이다. 동아일보는 사드를 ‘정상화’로 규정하는 기사를 냈다. 기사 <성주 사드기지 6년만에 ‘전자파 괴담’ 벗어…정식배치 돌입> 첫 문장에서 “사드는 6년 간의 임시 배치에서 벗어나 정식 배치라는 정상화의 길로 들어설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일부 주민과 종교 시민단체가 전자파 우려 등을 이유로 기지 앞 진입로를 차단, 점거하고 반대 시위를 벌이는 바람에 정상적 기지 운영을 하지 못했다”고도 했다.
▲22일 동아일보
▲22일 동아일보
세계일보는 1면 기사 제목에서 “인체유해 ‘6년 괴담’ 종지부”라고 밝혔다. 조선일보도 <사드 전자파 괴담 벗어나는 데 6년 걸렸다>는 제목의 기사를 1면에 배치했다. 조선일보는 5면에 이어지는 기사를 내 사드를 임시 배치한 문재인 정부에 초점을 맞췄다. “문재인 정부 들어 환경영향평가 미완료 같은 핑계를 대며 후속 조치를 미뤘다”며 “사드가 사실상 반쪽 배치에 그쳤다”고 했다.
▲22일 세계일보
이들 신문은 2017년 도입 당시 ‘사드 전자파가 성주 참외에 스며들어 썩게 한다’는 소문을 일각에서 퍼뜨렸다며 “과학적 검사 결과는 인체에 무해한다는 것이었다”고도 했다. 세계일보,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사설을 내고 “사드는 (국가) 주권적 선택”이라며 “안보에 관한 선택에 어떤 외국의 개입도 허용할 수 없다”(조선일보)라고 밝혔다.
경향신문은 1면에서 환경영향평가 마무리 소식과 함께 지역 주민들과 환경단체들의 “졸속 저차”라는 거센 반발을 함께 전했다. 3면 “100명 마을에 암환자 12명…기지국보다 적은 전자파, 믿겠나” 기사에선 이들이 밝힌 반발의 근거를 다뤘다.
▲22일 경향신문
이들은 전자파에 대한 1년 이상 상시 모니터링이 지켜지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경향신문은 “전자파 측정은 1년 이상 상시 모니터링 측정 결과를 반영해야 하지만 이번 조사는 4개월 만에 졸속으로 이뤄진 결과물이라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라고 전했다. 정부가 사드 레이더 장비의 출력과 측정값 간 관계를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측정값만 나오는 자료를 제출했다고도 했다.
이들은 사드 부지가 당초 전략환경영향평가 대상이라는 점도 강조한다. 사드는 국방·군사시설사업법과 환경영향평가법에 따른 전략 환경영향평가 대상이지만 정부가 이를 실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경향신문은 “(이들이) 불법적으로 일반환경영향평가로 진행됐다는 점도 문제삼고 있다”며 “주민들도 알 수 없는 주민대표가 비공개로 선정돼 평가 항목을 결정하는 등 환경영향평가 전반에 걸쳐 요식·형식·기만적인 행태를 인정한 수 없다는 얘기”라고 했다.
▲22일 경향신문
▲22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국방부가 사드 부지에 대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만 실시한 뒤 2017년 4월 사드 발사대 2기와 레이더를 임시배치했고 이후 발사대 4대를 추가로 들였다고 했다. 미국 측에 공여된 사드 부지가 일부라는 이유였는데, 정부는 이후 2022년 9월 나머지 땅을 미군에 넘겼다.
경향신문은 국가인권위원회가 지난해 6~8월 소성리 주민 1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기초조사’ 결과 참여 주민 모두가 불안장애 증상을 보였다고 전했다. 9명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인 ‘경계수준’, 7명은 우울증 증상을 나타냈다.
한겨레는 “지역 주민들은 즉각 반발했다. 강현욱 사드배치철회 소성리 종합상황실 대변인은 환경평가가 졸속으로 이뤄졌고 전자파 측정을 인정할 수 없다고 이날 밝혔다”고 했다. 이어 “미군이 사드 기지 터에 들어설 건물과 인프라 설계를 하고 있으며 올 연말쯤 착공할 것”이라고 전했다.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가 13일 '경제위기와 진보의 대안' 주제 2회 겨레하나평화포럼에서 발표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008년 미국발 세계금융위기를 겪은 미국은 2016년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이어진 글로벌공급망 위기앞에 자유무역의 깃발을 내리고 급격히 세계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미국의 경제정책은 국가안보 차원에서 '경제안보'의 개념으로 재설계되어 △해외진출 제조기업을 다시 국내로 돌아오도록 하는 '리쇼어링'(Reshoring) △중국과의 경제 유기성을 벗어나려는 '디커플링'(Decoupling, 탈동조화) △전통적 우방인 서유럽과 일본, 한국 등에 노골적 반중국동맹 강요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봉착한 위기의 한 가운데 한치 앞도 분간이 어려운 세계경제속에 한국경제는 도탄에 빠진 민생에는 절대 무능한 가운데 방향을 상실하고 표류하고 있다.
겨레하나 평화연구센터(소장 변학문)는 탈세계화의 여러 전망과 대안 모색을 위해 13일 겨레하나 평화통일교육장에서 2회 겨레하나평화포럼을 개최해 '경제위기와 진보의 대안'을 주제로 나원준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의 발표와 아영훈 동국대학교 DMZ평화센터 소장, 장창준 한신대 그로벌피스연구원 교수의 지정토론을 진행했다.
나원준 교수는 먼저, 미국이 주도하는 금융지배자본주의(Finance-Dominated Capitalism)는 월가의 지배력과 군산복합체의 영향력이 달러 헤게모니로 구체화되어서 세계 경제를 지배한다고 전제하고는, 달러 헤게모니가 세계경제를 지배하는 방식이 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미국은 그동안 국제수지 적자국들(Global South)에 대해서는 채권국의 위치에서 IMF와 같은 국제기구를 동원해 외환위기, 긴축강요, 군사개입, 공공부문 인프라 민영화 수탈 등의 방식으로 지배력을 확대하고, 국제수지 흑자국들에 대해서는 흑자국이 벌어들인 달러로 미 재무국채권(국채)을 구매하도록 하는 이른바 '달러 리사이클링'으로 재정적자를 감당하며 풍요를 누려왔으나, 지금은 흑자국과 적자국을 가리지 않고 '근린궁핍화 정책'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근린궁핍화 정책'이란 말 그대로 '이웃나라를 가난하게 만든다'는 것.
단기적으로 미국이 고금리·긴축 통화정책을 취하면 달러 헤게모니 영향아래 있는 나라들은 미국을 따라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수가 없고, 외환시장에 불안요인이 만들어져 환율도 오를 수 밖에 없게 된다. 환율이 오른만큼 달러로 표시된 미국 제품의 가격은 더 올라가게 되기 때문에 미국으로서는 그걸 수입하는 나라에 인플레이션도 함께 수출하는 효과까지 누릴 수 있게 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어떨까. 20세기 초 제국주의론에서는 제국주의가 식민지에 자본(공장)을 수출한다고 했지만, 지금 미국은 세계에 흩어져 있는 글로벌 공급망을 미국에 집중시키려고 하고 있다. 한국을 비롯한 미국의 이웃나라들의 산업은 공동화되고 일자리도 미국이 가져가게 될 것이라는 우려가 이어졌다.
위기는 코로나 팬데믹에서 시작됐다. 코로나19 델타변이 바이러스가 덮친 동남아시아 공장의 열악한 노동환경이 차량용 반도체 공급부족사태를 낳으면서, 아주 취약한 고리에서 발생한 작은 균열이 생산체계 전체를 붕괴시키는 경험을 하게 된 것이다. 그만큼 각국 경제의 연관성이 커지면서 불안정성도 오히려 증폭됐다는 점에서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취약하다는 걸 확인하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아무튼 미국 금융자본은 처음엔 '저임금 공장'인 중국이 필요해서 세계시장에 끌어들였지만, 더 이상 중국을 제어하기 어렵다는 판단과 자신들이 첨단기술과 전략산업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중국과의 디커플링, 노골적인 반중 동맹을 일방적으로 절교선언하듯 했다.
중국을 배제하는 방식은 첫째 미국내로 공급망을 집중시키기 위한 인플레감축법과 같은 노골적인 정책이, 두번째로는 범위를 조금 넓혀 우방국과 경제블록(반도체공급망동맹 칩4(CHIP4),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미-EU 무역·기술협의회(TTC))을 형성해 그 안에서 공급망을 안정시키려는 정책이 활용되고 있다.
또 과거와 같이 FTA(자유무역협정)을 강제하는 방식은 자국 제조업 기반이 입을 피해가 우려됐기 때문에 검토하지 않고 그 대신 '자유', '인권', '환경' 등 비경제적 가치를 내세워 '가치동맹'을 강조하는 것도 중요한 특징이다.
미국이 다시 FTA와 같은 틀을 만들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미국의 자국중심주의가 강화되면서 아·태 지역 11개국이 결성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인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동반자협정(CPTPP)'도 사실상 중단된 상태이다.
중국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1980년대 들어 미국과 협력하거나 갈등하면서 세계경제질서를 재편하는데 성공해 온 중국과 중국경제의 잠재력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약화된 미국 주도경제의 지배력을 넘어설 수 있는 새로운 대안으로 가능하겠다는 일부 전망이 나오게할만큼 '크리티컬 매스'(Critical Mass, 연쇄 반응을 일으키는데 필요한 핵물질의 최소 질량)를 만들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아직 조심스럽다.
미국을 중심으로 완성된 세계체제에 대한 반대흐름은 그동안에도 쭉 있어왔다. 그러나 그뿐이었다. 단적으로 일본이 1985년 미국의 강압적 조치에 따라 플라자합의라는 이름으로 엔화절상의 폭탄을 맞고 '잃어버린 20년'이라는 타격을 받지 않았나.
나 교수는 중국 이전에 만들어지지 않았던 '크리티컬 패스'가 만들어지고 있으나, 아직 '중국몽'으로 표현하는 변화가 현실이 될 수 있을지는 판단하기 어렵다고 짚었다.
다만 달러 헤게모니의 붕괴가 가능하다면, 그것은 '세계사적 대지진'과 같은 사건임에 분명하고, 그렇더라도 그것은 마치 백여년에 걸쳐 빙하가 녹는 것처럼 진행중에는 인식하기 어려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일각에서 우크라이나 전쟁과 서방의 러시아 경제제재가 빙하의 녹는 속도를 빠르게 하고 있다고 진단하지만 역시 미래의 변화는 쉽게 단정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만큼 글로벌 공급망 개편의 시나리오는 다양하고, 또 그 과정을 거치면서 세계가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즉 탈세계화의 전망도 여러가지 나올 수 있으니 이를 검토하고 나아갈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결론은 "우리는 자립적인 경제기반을 갖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세계경제 구조 자체가 수탈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진보적인 정권이 들어서더라도 분명히 미국의 경제수탈이나 정치 개입이 있을텐데 이에 대한 방어선 확보를 위해서도 '자립적 경제기반'을 갖추는 것은 필수적이라는 생각이다.
대안 1로는 초과착취의 대상인 주변부 노동자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국제적인 계급 역관계 자체를 변혁해야 한다는 입장이 있다. '경제적으로 달러 헤게모니에 의해 지배되는 현행 국제통화체제를 벗어나지 않으면 안된다'는 인식이 바탕에 있다.
대안2는 자본주의 체제 틀내에서 위계적 체계를 약화시키는 개혁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중심부 국가의 반독점운동과 주변부 국가의 정책여력 확대를 위한 제도개혁을 결합해야 한다는 것으로, 소수 의견이다. 자본시장을 완전 개방해 놓은 상태에서는 미국의 정책선택에 종속될 수 밖에 없으니까 그같은 금융자본의 지배력을 통제, 차단하기 위해 자본이동을 제한하는 것과 같은 개혁으로 정책여력을 확대하자는 것이다.
겨레하나평화센터는 지난 4월부터 겨레하나 평화포럼을 격월로 진행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한 치 앞도 분간이 어려운 세계 경제', '위기 속 표류 중인 한국 경제'
그렇다면 탈세계화는 어떤 모습으로 전개될까.
시나리오 1은 미국의 의도와 달리 단일 헤게모니가 무너지면서 다극화, 내지는 강해지는 중국과 약해지는 미국으로 양극화하고 중미간 무역은 사실상 붕괴되는 상황이다. 20세기 전반기인 제1차 세계대전과 2차 세계대전 사이와 유사한 모습이다.
시나리오 2는 미국의 의도대로 가치기반의 블록화가 진행되는 냉전시대 미·쏘 모델과 닮은 신냉전 상황이다. 이때 미국은 중국의 체제변화를 유도하고 중국은 미국 중심의 반권위주의 블록의 공동시장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배제된다.
시나리오 3은 탈세계화가 부분적으로 이루어져서 미국의 의도대로 가치기반 블록화로 중국을 첨단산업과 전략적 부문에서는 배제하되, 저렴한 인건비에 의존하는 전통산업에서는 기존 무역질서를 유지함으로써, 선택적이고 부분적인 디커플링이 실현되는 상황.
현재 미국의 접근은 첨단 전략산업에서는 중국을 배제하되, 전통산업에서는 중국에 의존해야 미국 노동자들의 삶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기 때문에 시나리오 3이 좀 더 현실성있는 전망이라고 보았다.
중국 입장에서도 서방과 척지지 않고, 반미블록이 만들어지더라도 그 중간지점에 스스로를 위치지우는 방식이 경제적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이라는 시각도 힘을 얻고 있다.
'한 치 앞도 분간이 어려운 세계 경제', '위기 속 표류 중인 한국 경제'
나 교수는 거시경제 전망을 하면서 두개의 표현을 거듭 사용했다.
MF 전망 GDP 갭률
먼저 세계 경제 전망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 이후 세계경제의 위기적 상황은 몇 년째 지속되는 중 △글로벌 공급망은 팬데믹 영향과 경제회복 지연, 중미갈등, 우크라이나 전쟁에 이은 신냉전 등 중첩된 요인으로 과거와 다른 양상으로 재편 △글로벌 인플레이션에 대해 각국이 통화긴축으로 대응하면서 글로벌 경기침체 현실화 우려 점증으로 압축된다.
1년에 두번 4월과 10월에 발표하는 IMF의 세계경제전망은 호황과 불황을 가르는 GDP갭률이 플러스, 마이너스로 계속 바뀌면서 '믿을 수 없을 만큼 매번 너무 달라'지는 수치를 보이고 있다.
위 표에서 파란색으로 표시된 미국은 코로나가 확산된 2020년에 크게 안 좋았다가 큰 규모의 재정부양으로 2021년 플러스로 바뀌어 올해까지는 플러스를 유지하는데 내년부터는 소폭 마이너스로 갈 것이라는 게 IMF 전망이다.
검은색의 한국은 계속 마이너스인데, 특히 무역수지 적자가 구조화되는 모습이다. 중국과의 관계 때문이다. 2000년대 초반 10년의 자본주의 전성기에 대중국수출로 일궜던 축적이 더 이상 가능하지 않게되었고 앞으로 뭘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잘 모르는 것으로 진단했다.
지금의 상황이 주체적인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
미국 패권주의가 한미일 군사동맹을 강제하며 역내 군사적 긴장을 고조시키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예속된 경제정책으로 일관하며 도탄에 빠진 민생에 대해서는 절대 무능해 한국경제는 방향을 상실하고 표류하고 있다고 짚었다.
이를 일컬어 '미국에 먼저 안기기 전략', '자본가에게는 노조파괴, 감세, 규제완화 등 선물보따리 안겨주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향후 자동차와 반도체 등 주력 제조업이 미국으로 생산거점을 확장하는데 따라 장기적으로 국내 산업기반은 부분적으로 공동화될 운명에 처할 것이 예상되고, 이미 GDP의 두배를 초과한 과도한 민간부채와 금리 급등으로 더욱 커진 상환 부담, 부동산경기 악화 등 신용위험이 확대되고 있는 상태이다.
코로나 팬데믹 시기 영업제한을 비롯한 여러 행정조치들이 있었기 때문에 적극적인 재정지원으로 대책을 마련했어햐 하지만, 정부가 자영업자들의 부담을 해소하기보다는 그들이 빚을 내서 연명하도록 하는 전략을 선택했기 때문에 코로나 위기속에서도 오히려 한국은 개정이 건전한 나라로 거듭나게 됐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구조적인 한국경제의 위기는 오히려 커졌다.
대전환의 시대에 접어든 세계적 추세는 '통화정책은 긴축기조, 재정정책은 증세에 기반한 확장기조 유지'이지만, 윤 정부의 기조는 감세와 긴축이라는 소극적 재정으로 거시경제를 잘못 운영하고 있으며, '경제를 위축시키는 나쁜 균형'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중미간 불완전한 디커플링의 가능성을 염두에 둔다면 중국과의 관계를 슬기롭게 헤쳐나갈 여지가 있다고 하면서, 어느 한편에 서야만 하는 피할 수 없는 숙명으로만 받아들일 것은 아니라고 정책전환을 촉구했다.
미국의 금융제국주의(Monetary Imperialism, Finanzimperium)에 대한 이해
금융제국주의란 미국이 국제통화체제를 활용해 세계경제를 수탈하는 새로운 금융적 방식이다.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로 달러가 유입되면 각국은 그만큼 준비금 보유를 확대하고 그렇게 늘어난 달러로 재무성 증권에 투자하는 달러 리사이클링을 기본 구조로 한다.
세계 각국의 저축은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에 자금을 대주는 역할을 하는데, 각국 중앙은행의 재무성 증권에 대한 투자가 늘면서 미국 연방정부의 재정적자도 그다지 골치 아픈 문제가 아닌 것으로 되었다.
미국은 얼마든지 빚을 내서 그 돈으로 세계 곳곳의 생산물을 원하는 대로 가져다 쓰는 나라가 되었다. 그러면서도 늘어나는 빚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유일한 나라이다. 미국이 제3세계에 재무성 증권을 팔아 마련한 돈은 때로는 그 나라 민중들의 자주적 요구를 폭력적으로 진압하는 데에 쓰였을지도 모를 일이다.
제2차 세계대전 종전 후 얼마간 미국은 세계 최대의 무역 흑자국, 채권국이었으나 미국이 국제수지 흑자를 누리면서 세계경제는 달러 부족을 경험하게 됐다.
만일 미국이 계속해서 국제수지 흑자를 실현했더라면 닉슨이 금태환 중지를 선언할 이유도 없었겠지만, 거꾸로 생각해보면 그런 방식으로는 미국이 유일 패권국이 되기 어려웠다고 보아야 한다.
미국이 지속적으로 국제수지 흑자를 봤다면 아마 세계 다른 나라들에는 금이나 달러 잔고가 점점 더 부족해졌을 것이고, 그렇게 되면 세계무역규모는 축소되고 미국 산업의 영향력은 제약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해서는 교역이나 자본수출의 위축을 피할 길이 없고 지속가능한 패권이 유지되기 힘든 구조였던 것이다.
역설적으로 오늘까지 미국의 제국주의가 확립되고 강화될 수 있었던 것은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와 재정적자 폭이 확대되고 세계적으로 달러 공급이 넘쳐나면서부터였다.
미국의 패권이 금융제국주의에 기반을 제공했지만 동시에 금융제국주의가 미국 패권의 새로운 물적 토대이기도 하다. 미국이 냉전 기간에 늘려 온 전비 지출은 미국을 채권국이 아닌 채무국으로 전환시켰지만, 그 과정에서 세계적으로 늘어난 달러 공급은 각국 중앙은행 준비금의 기초가 되었다.
그렇게 달러 리사이클링 구조가 안착되면서 오늘날 국제통화체제가 형성되었다.
그러나 미국이 전통적인 국제수지 조정 메커니즘을 따르지 않고 과거의 규칙을 깬 사실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주류경제학의 교리에 따르면, 국제수지 적자를 본 나라는 긴축 정책으로 정부지출을 줄이고 증세를 하며 금리를 올려 자본 유출을 막는 것이 순리인데, 미국은 그렇게 하지 않았다.
미국은 재정 적자를 국제수지 적자를 통해 벌충하는 구조를 유지했다.
재정에서 적자를 본 것 이상으로 국제수지에서 적자를 보면 되는 현상이 벌어졌다. 미국이 적자를 보고 있는 것에 대해 전 세계가 일종의 세금을 내주는 것과 다르지 않다. 그러니 군사 개입이 끝을 모르고 이어지는 것이다.
전후 달러 리사이클링은 처음에는 원조나 전비 지출로 유출된 달러가 수출을 통해 환류되는 구조였으나, 1960년대와 70년대를 거치면서 달러 리사이클링은 국제수지 적자로 유출된 달러가 해외 중앙은행의 미국 국채 매입으로 환류되는 구조로 바뀌었다.
국제수지 조정 메커니즘의 미국식 변형은 금리에 대한 상이한 영향에서도 드러났다.
원래 주류경제학에서, 국제수지 적자는 정책금리 인상을 통해 외국자본의 유입을 촉진하는 조정 과정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새로운 달러 리사이클링 구조에서는 미국의 국제수지 적자가 해외 각국의 미국 국채 매입 증가로 이어지면서 오히려 실세금리가 떨어지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미국은 어느 정도 규모까지 적자를 봐도 되는가? 이 질문에 대해 현대화폐이론(Modern Monetary Theory, MMT)은 적어도 금융적 제약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답한다. 물론, 미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에서는 그대로 적용되기 어렵다.
미국의 세계경제 지배는 △순 채무국에 대한 수탈 △달러가 넘쳐나는 순 채권국의 두축으로 이루어진다.
달러가 부족한 나라들에 대해서는 과거 채권국의 모습 그대로 IMF나 세계은행 같은 국제기구를 활용해 '워싱턴 컨센서스'를 강요하는 전통적인 방식으로 지배한다.
순 채무국들은 어쩔 수 없이 긴축을 선택해야하고 자립적 산업화를 방해받게 된다. 공공부문이 축소되고 민영화가 불가피한 선택이 되며, 구조조정과 매각이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따라온다. 결국 초국적 자본이 금융 투자자로서 광물자원 개발권과 공공 인프라를 인수하는 경우가 다반사이고 긴축과 함께 미국에 대한 산업적 종속이 사실상 강제된다.
이들 나라에 남겨진 역할은 원자재 및 저가 노동력 공급이다.
달러가 넘쳐나는 순 채권국도 예외가 아니다.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인 동아시아나 유럽 일부 나라들, 그리고 산유국들은 달러 리사이클링 체제에 편입되어 구조화된 강제 저축을 수행하고 있다. 수출로 벌어들인 달러를 달러 자산 매입에 쓰지 않으면 안 되도록 얽매여 있는 것이다.
자칫 여러 나라들이 달러 자산 매입을 중단하기라도 하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준비자산의 가치가 영향을 받게 되기 때문에 그로 인한 피해를 우려해 달러 리사이클링 구조로부터 이탈하지도 못한다.
이로써 유일 제국인 미국은 자국 스스로 상품의 수요처가 되면서, 그 수요의 재원을 자체 신용창출을 통해 무한정 장만할 수 있는 패권적 지위를 갖게 되었다.
그러나 달러 리사이클링의 현재 구조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을 통해 달러가 넘쳐나면서 금융시장과 상품시장에서 투기를 부추기고 자산가격의 거품을 키울 위험이 내재해 세계 도처에서 크고 작은 금융위기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확인시켰다.
또 미국 단극체제에 맞서 자기보호를 위한 지역블록화 흐름은 물밑에서 계속 이어져왔으니, 유럽의 경제통합이나 산유국간 협력 등이 그런 사례이다. 최근 중미갈등도 이같은 역사적 맥락에서 파악할 수 있다.
(출처-나원준 교수 발표문)
최악의 불평등체제..유효수요 부족이 큰 문제
민간소비/GDP 비율
한국은 거의 수출기지와도 같은 나라여서 몇개 중요한 산업들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데, 전체 국민경제는 굉장한 내핍체제이다. 결코 튼튼하거나 잘 먹고 산다고 볼 수는 없다.
유효수요 제약이 큰 문제이다. 전체 GDP에서 민간소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2000년대 초에 60% 가까이 육박했지만 지금은 50%가 채 안된다. 20년간 GDP 대비 10% 포인트만큼 민간 소비가 줄었다는 건 그만큼 힘들다는 이야기이다. 소득이 너무 불평등하니까 부족해지고 그러다보니 수요가 부족해지는거다.
유효수요제약의 악순환고리
유효수요 제약은 한편으로는 빚이나 대출로 수요를 창출하고 신용으로 수요가 만들어지는 '금융화에 기반한 축적'으로 이어지지만 자산시장의 거품과 민간의 부채부담이 발생하게 된다. 어느 순간부터는 부채부담이 늘어나면서 어쨌든 수요가 늘긴하되, 임계점을 넘어서면 다시 유효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이 되는 악성 고리가 생기게 된다. 지금의 상황이다.
아울러 유효수요 제약이 너무 크니까 국내 내수가 부족해 지고 자본은 해외수요에 기반한 축적, 즉 수출을 시도하게 되기때문에 내부에서는 긴축과 내핍이 강요되고 경제의 대외 의존은 심화되어 다시 유효수요가 제압되는 악성 순환고리가 작동하게 된다.
이런 형편에서 우리는 어떤 미래를 꿈꾸고 어떤 전략을 세워야 할까.
나 교수의 제안은 내수기반을 키우고 국내산업 연관을 강화하자는 것. 그러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을 육성하고 불평등을 타파하는 과제가 해결되어야 한다. 또 노동소득분배율을 끌어올리는 과제가 매우 중요해진다. 최저임금인상과 노조법 2,3조 개정, 노동법 밖의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노동법 체제 전환 등 근본적으로 노동의 교섭력 강화가 바른 방향이다.
착취율
그동안 경제학 연구에 따르면, 불평등의 근원인 자본에 의한 잉여가치의 전유(착취)를 따지는 착취율(노동몫/ 자본몫)은 1980년대 250~300%에서 2010년대 후반부터 350%까지 올라간다. 착취율이 올라간다는 건 그만큼 잉여가치의 자본 전유가 많아진다는 걸 의미한다.
IMF 집계 기준으로 한국은 대체로 이명박 정권 기간인 200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초반까지 노동소득분배율이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하락한 나라 중 하나였다.
2020년 이후 자료는 나 교수의 연구결과. 실질임금과 노동생산성 모두 2000년 값을 100으로 표준화하고 자료 사이의 정합성을 위해 실질임금은 피용자보수를 소비자 물가지수로 실질화한 다음 임금근로자 수로 나누어 계산하고 노동생산성은 명목 GDP를 GDP디플레이터로 실질화한 다음 취업자수로 나누어 계산했다.
주류 경제학에서 사용하지 않는 착취율 개념 대신 노동생산성과 실질임금을 비교해봐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다. 노동생산성이란 1시간 동안 평균적으로 노동자가 몇개의 제품을 만들어내는가 하는 지표이다. 당연히 노동생산성이 늘어나면 노동의 몫(노동소득분배율)인 임금, 그중에서도 물가의 영향이 제거된 실질임금이 올라가야 하는데 결과는 자본의 몫이 더 늘어나는 것을 볼 수 있다.
2020년까지의 추이를 살펴보아도 노동소득분배율이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실질임금이 수평으로 그려진 구간이 이명박 정부 시기이다. 노동생산성은 오르는데 실질임금은 정체된 상황이다. 문재인정부때도 별로 좋아지지 않았다. 이렇게 노동몫은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자본몫만 늘어나면 그 돈은 부동산이나 증권에 쌓이고 추세적으로 주택가격 상승 등 자산 불평등으로 이어진다.
프랑스 경제학자인 토마 피케티는 저서 『21세기 자본』에서 민간 순자산을 국민소득으로 나눈 값을 베타(β)로 표시한 후 이를 '피케티지수'로 표현하는데, 베타값이 커지면 불평등해진다고 볼 수 있다.
한국은행은 2014년에 처음으로 한국의 베타값을 보고했는데, 이때 발표한 2012년 말 한국의 베타값은 7.7이었고 2019년 말 8.6, 2020년 말 9.3, 2021년 말 9.6으로 계속 상승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 9년동안 집값, 증권가격 등 자산 가치는 90% 가까이 늘었지만 같은 기간 소득은 50%밖에 오르지 않은 결과이다.
역사적으로 베타값은 자본주의 불평등이 최고조였던 19세기말 레미제라블과 칼 마르크스의 시대에 7.0, 부동산 거품이 터지기 직전인 일본에서도 7.0 정도였다. 임금주도 성장의 시대였던 서유럽 자본주의 황금기 1945~1975년간은 2.0~3.0에 그쳤다.
2021년 말 한국의 베타값 9.6은 자본주의 역사상 가장 심각한 불평등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노동자들이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부자들의 재산이 늘어나는 속도를 따라갈 수 없는 지경이다.
우리의 길은 '자립적 경제'..평등으로 성장 이끄는 '임금주도성장'
그래서 다시 진보정치는 '대안적 성장'에 대한 고민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 나 교수의 제안이다.
노동계급 중심성을 확고히 하면서 내수기반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국내 경제정책을 펼치는 '평등한 성장', '임금주도성장'에 관한 이야기이다.
임금주도성장은 계급간 평등한 소득분배를 경제발전의 방향성으로 삼아 시장을 재구성하려는 이론과 정책의 패러다임이며, 이론적으로도 검증됐고 '사회가 평등할수록 경제는 더 번영을 누릴 수 있다'는 실증적 증명도 되었다.
불평등에 따른 수요부족은 현대자본주의의 기본속성이고 경제변동과 위기의 원인이 된다는 진단에 기초하고 있다.
기업이 창출해낸 경제적 성과는 특출한 CEO의 역할 뿐만 아니라 생산체제의 특성을 규정하는 제도와 그 질서를 제공한 국가, 노동자들의 집합적인 노력으로 가능하다는 사실을 분명히하고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랄 수 있는 혁신의 과정 역시 사회 전체가 생산한 성격이 있으므로 혁신의 이득은 독점자본이 전유해서는 안되며 사회적 교섭을 통해 사회 전체가 공유해야 한다는 것이 골자이다.
그래서 통화정책은 단기 물가안정을 명분으로 실업을 감수하는 지금의 관행을 중단하고 최대 고용을 목표로 하고, 재정정책은 완전고용 및 경제안정화를 달성할 수 있는 핵심 정책수단으로 공공부문 확대와 조세 재분배 기능을 강화하며, 높은 수준의 조정이 가능한 중앙화된 단체교섭을 제도화하여 물가불안을 피하면서도 임금상승을 지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공공의 이해에 복무하는 다양한 금융기관을 육성하고 건전성규제를 강화해 사회적 가치를 반영한 신용자원 배분을 도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본소득, 소득기반 사회보험, 부동산 보유세 등 여러 대안들과 비교하면, 임금주도성장은 조세를 강화해 복지를 통한 분배에 치중한 '2차 재분배'가 아니라 '임금과 이윤이 갈라지는 경계를 노동에 유리하게 바꿔야 한다'는 관점에서 1차 분배 자체를 강조한다는데 근본적 차이가 있다.
그래서 임금주도성장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노동조합운동이 주체가 되어 최저임금 인상, 최고임금 도입, 단체교섭제도 강화를 비롯해 노동시장에 대한 규제와 노동보호를 강화하는 노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임금주도성장'하면 언뜻 떠오르는 문재인 정부의 '소득주도성장'의 짝퉁이 아니라 거꾸로 원래부터 소득주도성장이 짝퉁이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노동중심성이 사라지고 노동의 교섭력 강화라는 핵심가치가 실종되었다는 이유때문이다. 또 포용성 강화하는 정책 방향에 조응하는 미세조정에서 기존 관료들의 관성을 극복하지 못한 것도 문제로 제기했다.
임금주도성장의 핵심 가치는 '평등'을 추구한다는 것. 독점적 소유권에 기초한 지대(불로소득)는 철폐하고 생산적인 노동에 대한 보상이 더 잘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정토론자로 나선 이영훈 소장과 장창준 교수는 △주변부 국가의 자립경제에 대한 정의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과연 실현 가능한지 △ 한국의 대중 무역적자는 지금까지는 코로나 이후 재개 효과가 별로 없지만 본격적으로 반도체경기가 회복되면 흑자전환이 가능할 수 있겠으나 현재 대중무역적자에는 구조적 요인도 작동하고 있는 것 같다 △G7을 대체할 브릭스와 같은 구도가 만들어지려면 '가치동맹'과 같은 고유의 이념적 기반이 있어야 할텐데, 현재의 브릭스는 다양한 구성으로 조직화된 힘이 아니기 때문에 좀 어렵지 않을까 △ 플랫폼 노동의 시대에 맞는 노동조합활동, 단체교섭제도 등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구체적인 기술기반이나 정치경제적 토대 등 다양한 내용들을 대안전략을 구성하면서 만들어나가야 할 것 등 여러 문제의식과 쟁점, 고민을 제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가 2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정치쇄신 과제’를 제안했다. 의원정수를 10% 감축하고, 중국인 투표권·건강보험을 제한하자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추진하는 정책에 대한 성과 치하도 있었다. 이를 두고 주요 아침신문들의 비판이 쏟아진다. 여당 대표가 첫 연설에서 국정운영에 대한 현실을 인식하지 않고, 편 가르기를 통해 지지율 확보에만 나서고 있다는 것이다.
김기현 대표의 정치쇄신 과제는 △국회의원 정수 30명 감축 △국회의원 불체포특권 포기 △노동조합 개혁 및 기업 세금 축소 △중국인 투표권·외국인 건강보험 적용 정책 수정 등이다. 한국은 영주권 취득 후 3년 이상 거주한 외국인에게 지방자치단체장·지방의원 투표권을 주고 있다. 김 대표는 한국 국민이 중국에서 투표권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상호주의 원칙에 따라 이 같은 정책을 제안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 ⓒ 연합뉴스
주요 아침신문들은 김 대표의 이 같은 정치쇄신 과제에 대해 호평보다는 악평을 내놨다. 한국일보는 8면 <김기현 “국내 거주 중국인에 투표권 부당… 건보 무임승차 안돼”> 보도에서 김 대표의 중국 관련 발언에 대해 “최근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베팅’ 발언 논란으로 분출된 한중갈등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반중 정서’에 기댄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고 설명했다. 싱하이밍 대사는 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의 면담에서 “미국이 승리할 것이라고 베팅하는 이들은 후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6월21일 한국일보 8면 기사 갈무리.
또 한국일보는 사설 <“중국인 투표권·건보 제한…” 反中에 기댄 여당 대표>에서 “중국을 콕 집어 문제 삼은 건 반중 정서에 편승하려는 정치적 계산이 깔렸다는 의심이 들게 한다”며 “물론 국내 외국인 유권자의 대다수는 중국인이다. 한국, 서유럽 등 일부 선진국을 제외한 대부분 국가처럼 중국도 외국인 투표권을 인정하지 않는 만큼 형평성 문제를 제기할 여지도 있다. 하지만 중국인 유권자 규모(10만 명)나 낮은 투표율(13.3%)을 감안할 때 ‘중국이 한국 내정에 간섭할 수단을 갖고 있다’(권성동 국민의힘 의원)는 식의 주장은 과장스럽다”고 지적했다. 실제 외국인 투표율은 매우 저조한 수준이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투표에 참여한 외국인 수는 1만6510명에 불과하다.
▲6월21일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이어 한국일보는 “중국에 당당한 자세를 취하는 건 당연하다. 다만 국익과 원칙, 선린에 기반한 당당함이어야지, 국내 정치에 유리한 제스처를 외교 무대에서 보이는 식이라면 곤란하다”고 밝혔다.
▲6월21일 경향신문 4면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의원정수 축소 발언에 대해 “정치혐오 정서에 기댄 포퓰리즘”이라고 평가했다. 경향신문은 4면 <의원 감축 카드 꺼내든 여당 선거제도 개혁 물 건너가나> 보도를 통해 “정치혐오 정서에 기댄 포퓰리즘으로 선거제 개혁 논의를 가로막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공론조사 결과 숙의 과정을 거치면 ‘비례대표를 더 늘려야 한다’는 의견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두고 국민의힘 측은 “경도된 여론조사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며 조사 결과를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을 밝히고 있다.
▲6월21일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또 경향신문은 사설 <국민의힘 ‘의원 축소’ 주장, 선거제 개혁 논의 엎자는 건가>를 내고 “내년 총선에 적용할 선거제 개편 논의가 가뜩이나 겉돌고 있는 중에 의원 수 감축을 다시 꺼낸 것은 부적절하다. 선거제 개편 논의에 불필요한 논란을 만들어 국회 논의나 야당과의 협상을 뒤엎으려는 것이어선 안 된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의원 축소는 정치 신인과 소수당의 진입 장벽을 더 높이고, 현역 의원의 기득권을 더욱 강화할 수 있다”며 “선거제 개편 논의에 찬물을 끼얹고 답보 중인 협상을 더욱 힘들게 만들 뿐”이라고 했다.
▲6월21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한겨레는 김기현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정책에 대해 긍정 평가를 내놓은 것을 주목했다. 한겨레는 <낯 뜨거운 ‘윤비어천가’, 여의도 출장소 자임 여당 대표> 사설을 내고 “국정수행 부정 평가율이 60% 안팎에 이르는 현실에 대한 성찰은 찾아볼 수 없고, 대신 ‘실사구시에 입각한 합리적 국정’, ‘제1호 영업사원을 자처해 대규모 투자 유치 성공’, ‘‘건폭’이 멈췄다’ 등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낯 뜨거운 칭송을 곳곳에 배열했다”고 했다.
한겨레는 “민생 대책으로 제시한 내용들도 공허한 말잔치에 그쳤다”며 “김 대표는 이날 연설에서 노동개혁을 설명하며 ‘쉬고 싶을 때 확 쉬고 일할 때 집중해서 일할 수 있는 탄력적 근로시간제는 노동자와 기업 모두 ‘윈윈’’이라고 했다. 장시간 노동 부활이 어떻게 저출산 해법이 될 수 있단 말인가”라고 했다. 이어 “현실성도 없는 ‘의원 정수 30석 축소’를 정치개혁 과제로 내세운 것을 두고도 실익도 없는 포퓰리즘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이날 연설은 국민보다 ‘윤심’만 바라보는 여당의 현주소를 부끄러움도 모르는 채 그대로 드러낸 것”이라고 강조했다.
▲6월21일 경향신문 1면 기사 갈무리.
이어지는 킬러 문항 배제 논란… 초대 평가원장 “말 되지 않는 소리”
국민의힘과 정부의 ‘수능 킬러 문항 배제’ 파장이 이어지고 있다. 일관성 없는 정책 제안으로 교육시장의 혼란만 가중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경향신문은 박도순 초대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인터뷰를 통해 정부여당의 방침을 비판하고 나섰다. 경향신문 1면, 3면 보도에 따르면 박 초대 원장은 “사교육을 줄이려면 학교 서열을 없애고, 직장에서 대학을 보지 않아야 한다. 이런 조치 없이 단순히 수능 난이도를 어떻게 하면 사교육이 줄어들 거라는 건 말이 되지 않는 소리”라고 했다.
▲6월21일 한겨레 사설 갈무리.
한겨레는 사설 <‘6월 모평’ 문제라며 근거도 없이 수능 혼돈 자초했나>를 내고 정책 구체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과 정부·여당은 발단이 된 6월 모의평가 난이도에 어떤 문제가 있었는지 구체적 내용을 밝히지 못하고 있다”며 “‘6월 모의평가는 아직 채점이 완료되지 않았고, 오는 28일 수험생들에게 성적이 통지될 예정이다. 윤 대통령은 도대체 누구로부터 무슨 얘기를 들었길래 ‘난이도 조절 실패’로 단정 짓고 이 혼란을 일으킨 것인지 의구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6월21일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이런 가운데 19일 이주호 교육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윤석열 대통령이)입시에 대해 수도 없이 연구하고 깊이 있게 고민하는 것을 보고 놀랐다. 제가 진짜 많이 배우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에 한국일보는 사설 <“대통령에게 입시 배운다”는 이주호 교육부총리>를 내고 “대통령의 '공정수능' 지시 미이행에 따른 장관 경고 이후인 점을 감안해도 교육부 수장의 발언은 듣기에 민망하고 낯 뜨겁다”고 꼬집었다.
한국일보는 “대통령이 입시 전문가이고 그래서 교육부 수장이 대통령한테 입시를 배운다고 한다면, 이를 곧이곧대로 받아들이기는 어렵다”며 “이명박 정부 시절 교육부 수장을 지낸 부총리의 발언이고 보면 결국 대통령 비위를 맞추려 한 말로밖에 볼 수 없다. 부총리 발언이 일각에서 나오는 경질론과 맞물려 해석되는 것도 이런 측면”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론의 ‘화살받이’를 자처하며 인사권자에게 고개를 숙이려는 의도 아니냐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입시 정책의 전문성도, 대통령 지시의 실행능력도 없다는 이 부총리의 실토일 것”이라고 밝혔다.
▲6월21일 조선일보 4면 기사 갈무리.
반면 조선일보는 현행 수능의 문제점을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4면 <“수능 출제한 현직 교사들 강남 입시학원 강사로”> 보도에서 “수능 출제 위원들이 강남 입시학원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 현직 교사들이 수능 출제나 검토 위원으로 참여한 뒤 강남 입시학원의 강사로 이직하는 것”이라고 했다. 또 조선일보는 ‘킬러 문항’ 모의고사를 만들어 돈벌이를 하는 학원도 존재한다고 소개했다.
▲6월21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또 조선일보는 사설 <‘킬러 문항 폐지’ 공약했던 李, 정부가 발표하자 “최악 참사”>를 내고 이재명 대표가 킬러 문항 폐지를 공약한 만큼, 더불어민주당이 정부여당의 정책 방향을 비판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재명 대표는 대선 때 사교육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수능을 개편하고 초고난도 문항, 이른바 ‘킬러 문항’을 없애겠다고 국민 앞에 공약했다”며 “지금 최악의 참사라고 한다면 제 얼굴에 침 뱉기밖에 더 되나. 이들은 이런 일이 밝혀져도 부끄러워하지도 않는다”고 했다.
▲ 지난달 11일 전원합의체 선고가 열린 서울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 ⓒ 연합뉴스
대법원 입장문에도 대법관 비판 이어져… “비판과 흔들기 다르다”
지난 15일 대법원의 파업노동자 손해배상 책임 완화 판결을 두고 보수·경제지가 경제단체 성명을 인용 보도하고 나섰다. 한국경제는 3면 <“大法이 불법파업 노조원 보호…산업현장 무법천지 될 것”> 보도를 내고 “불법파업 노동조합원의 손을 들어준 대법원 판결에 국내 6대 경제단체가 강도 높은 비판 성명을 냈다”며 “경제 6단체는 또 이번 판결이 피해자인 사용자의 손해배상 청구를 사실상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고 했다. 이밖에 조선일보, 동아일보, 서울신문, 파이낸셜뉴스 등이 관련 보도를 냈다.
▲6월21일 한국경제 30면 칼럼 갈무리.
또 한국경제는 30면 <불법파업 조장하는 사법부의 친노동 판결> 칼럼을 통해 “대법원은 김명수 대법원장 취임 이후 지난 6년간 ‘친노동 일변도’ 판정을 쏟아내며 논란을 만들어냈다”며 “이제는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까지 보이면서 ‘‘사법의 정치화’가 최고조에 달했다‘는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새 대법관·대법원장 인선을 계기로 사법부가 바로 서길 바란다”고 밝혔다.
▲6월21일 조선일보 사설 갈무리.
한편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자 입장문을 내고 “사법권 독립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를 두고 조선일보는 사설 <‘파업 조장 판결’ 비판에 “사법부 독립 훼손”이란 김명수 대법원>을 내고 “현장 상황을 모르는 데다 이념적으로 편향된 대법관이 황당한 판결을 내렸는데 대법원이 나서서 또 황당한 변명을 하고 있다”며 “사건 주심인 노정희 대법관은 진보 성향 법관 모임인 우리법연구회 출신이다… 노 대법관에 대해선 이 말이 설득력을 가질 수 없다. ‘TV 토론에선 거짓말해도 무죄’라는 황당 판결이 나온 사건의 주심이 노 대법관”이라고 했다.
▲6월21일 한국일보 사설 갈무리.
반면 한국일보는 사설 <사법부 독립 해치는 도 넘는 대법원 판결 흔들기>를 내고 “사법부 판결이라도 비판의 성역이 아니며, 이견에 대해 토론의 장이 열리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인신공격이나 판결 내역을 제대로 살피지 않은 잘못된 주장까지 용납할 일은 아니다”라며 무분별한 비판을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국일보는 “경제단체들은 예외적 판례를 쟁위행위에 적용했다고 비판했지만, 그 예외적 판례는 회사대표와 다른 이사들 사이의 공동불법행위에 따른 책임을 다르게 인정한 판례였다”며 “경영진의 공동불법은 개별적으로 따져도 되고, 노동자들의 공동불법은 개별적으로 따지지 말고 뭉뚱그려야 한다는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정당한 비판과 모욕을 동반한 흔들기는 다르다. 이로 인해 사법부의 독립성이 흔들리고 악영향을 받으면 그 대가는 사회 전체가 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쿠시마 원전 핵연료봉 냉각 처리에 사용되고 있는 오염수 해양 방류 문제를 둘러싼 뉴스를, 정작 일본에선 찾아보기 힘들다. 도쿄전력 및 일본정부가 오염수 발생량이 감소하고 있다며 현재 보관하고 있는 오염수 탱크량이 한계에 달하는 시기를 2023년 가을에서 2024년 2월-6월로 변경했지만 보도하는 언론이 드물다. 물론 일본정부는 기존 스탠스에 따라 올해 여름부터 해양방류를 실시할 예정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주변에선 마지막 해저터널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메이저급 언론 중에서는 <도쿄신문>이 유일하게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발생량은 2015년 490만 톤에서 2016년 400만 톤, 2017년 220만 톤, 2018년 170만 톤, 2019년 180만 톤, 2020년 140만 톤, 2021년 130만 톤으로 점점 줄어들어 2022년에는 90만 톤으로 100만 톤을 밑돌았다. 도쿄전력은 시설 내에 흘러들어오는 지하수, 강수의 양을 억제하는 대책을 통해 오염수 발생량을 줄였다고 발표했다.그렇다면 원래 일본정부가 내세웠던 논리, 즉 지상에선 더 이상 저장할 공간 및 탱크가 부족하다는 것이 근본부터 무너진다. 게다가 당사자들이 올해 가을이 아니라 내년 2-6월에 탱크가 한계에 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후쿠시마 제1원자력 발전소 폐로 추진 컴퍼니의 오노 대표는 "(저장탱크 여유는 있지만) 오염수 처분은 미룰 수 없다"며 원안대로 여름부터 방류가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매우 중요한 사안임에도 진보 리버럴로 분류되는 <도쿄신문>만이 보도했다는 점이 역설적으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일본사회 및 언론의 분위기를 보여준다. 실제 일본 최대의 포털이나 구글 등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뉴스를 검색하면 대부분 한국 언론의 일본어 번역 뉴스, 그리고 후쿠시마민보 등 지역언론 뉴스가 나온다.
<요미우리> <아사히> <마이니치>로 대표되는 3대 레거시 미디어는 오염수 관련 뉴스를 다루지 않는다. 오죽하면 방류문제에 관심이 많은 일본인들이 한국 뉴스를 통해 오염수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할까. 일 때문에 만나는 일본인들마다 "정말로 한국 지금 소금 사재기 하고 있냐"고 물어온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았냐고 물으면 <조선일보> <연합뉴스>의 이름이 반드시 나올 정도다.
[일본사회가 무관심한 이유①] '냄새가 나면 일단 뚜껑부터 덮고 본다'
▲ 일본 후쿠시마현 오쿠마초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 연합뉴스
일본사회가 이렇게 오염수 문제에 무관심한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아닐까 한다. 먼저 오염수를 희석시켜(ALPS, 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로 만든 후 해양에 방류한다는 게 이미 결정된 '확정 사안'이기 때문이다.
일본정부는 2016년 6월 제3자 전문가회의를 통해 ALPS 처리를 마친 오염수(처리수)의 처분방식을 논하는 자리에서 해양방류에 대해 "최단기간에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해결가능하다"는 의견을 처음으로 내놨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21년 4월 13일 일본정부와 도쿄전력은 오염수 해양방류를 결정했다. 당시 보고서에는 ALPS 작업을 통해 인체에 유해한 방사성 동위원소는 다 걸러내고, 삼중수소 등 일부 방사성 핵종은 WHO(세계보건기구)가 정하는 안전기준 이하로 희석시킨 후 약 30년 동안 바다에 방류하겠다고 적혀 있다. 이 때 나온 '안전기준 이하'가 바로 일본 규제 기준의 1/40, 세계보건기구의 식수 기준의 1/7이하, 즉 식수로 음용해도 안전하다는 바로 그 논리였다.
하지만 일본정부가 자신만만하게 발표했던 해양방류는 그 이후 숱한 시행착오를 겪었다. 특히 방류 초읽기 들어간 올해 6월 초순에는 도쿄전력이 후쿠시마 원전 근해, 즉 해양방류를 실시하기로 한 항구에서 잡은 모니터링용 생선에서 일본식품위생법 기준을 훨씬 초과하는 ㎏당 18000베크렐의 방사성 세슘이 검출돼(일본 기준은 ㎏당 100베크렐)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전문가들은 자연농축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지만, 이 말은 결국 지금까지 오염수가 제대로 보관되지 않은 채 바다로 흘러 나갔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말이 된다. 해양 방류 여부를 떠나 이미 지난 12년 동안 오염수가 새어 나갔으니 "후쿠시마 원전은 안전하게 컨트롤 되고 있다"고 항상 주장해 온 아베 신조 총리의 말은 거짓으로 판명된 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이미 결정한 사안이고, 지난 7-8년 동안 이런저런 준비를 했겠지라며 아무도 관심을 안 보인다. 방류가 시작될 경우 가장 많은 직접적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후쿠시마 현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를 보더라도 한때 70%에 육박했던 방류 재고 의견은 절반 이하로 줄어 들었다. 아예 방류에 대한 찬성/반대 항목은 존재하지 않는다. 후쿠시마TV와 후쿠시마민보가 6월 17일 발표한 여론조사결과(현 거주민 714명, 전화조사)를 보면, '해양방류에 대한 이해도가 꽤 늘어났다'가 50%로 나왔고, '여전하다'가 44.6%로 집계됐을 뿐이다. 즉 직접적인 피해를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여론조사조차 해양방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오히려 후쿠시마 현민들은 '해양방류가 실행될 경우 풍평피해(데마고그, 거짓소문으로 인한 피해)를 걱정한다'가 90%에 달한다. 이 때문에 일본정부에 홍보에 더 힘을 기울여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우치보리 마사오 후쿠시마 현지사 역시 17일 기자회견에서 "IAEA 등의 국제기관과 연계해, 제3자에 대한 감시와 투명성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며, 과학적 사실에 기반한 정보를 적극적으로 홍보, 발신하는 것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이라며 방류여부 보다 어업에 종사하는 어민들의 생업에 신경을 써 달라고 부탁했다.
이는 일본사회의 여러 모습들 중 하나인 '민주주의의 탈을 쓴 권위주의'에 기인한다. 위(上様)에서 오랜 시간을 들여 결정한 사안인데 어쩔 수 없지 않느냐는 포기와도 결부된다. 한번 결정내린 사안은 쉽게 되돌릴 수 없다는 체념이 자리 잡고 있다. 또한 '냄새가 나면 일단 뚜껑부터 덮고 본다'는 습속과도 연관되어 있다. 매뉴얼이 없는 사고일 경우 우왕좌왕하는 것과도 연결된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일본사회의 부정적 모습이 총체적으로 나타난 사안이라 그 후속 해결책 역시 제대로 진행될 리가 없다.
12년 동안 숱한 시행착오를 거쳐 오면서 마땅한 해결책이 없다보니 다들 일단 뚜껑부터 덮고 보자, 나중에 누군가가 해결하겠지라는 여론이 형성된 것이다. 오염수 해양 방류에 관한 일본인들의 인식은 이 모든 안 좋은 요소들이 종합적으로 결부된 결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본사회가 무관심한 이유②] 국내 이슈 폭발+한국 시찰단 긍정 사인
두 번째로 일본사회는 지금 다른 국내 이슈들로 정신이 없다. 이슈로 이슈를 덮는 격이다. 1991년 버블 붕괴 이래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고 있는 닛케이지수가 대표적이며, 수정에 수정이 가해졌지만 드디어 통과된 LGBT 법안, 아동수당 대폭 증액, 그리고 자위대원의 총기 난사 사고 등 근래 보기 드물 정도로 수많은 이슈들이 언론 지면을 장식하고 있다. 이 모든 사안들이 '역대급'이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신경을 쓰는 일본인들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특히 닛케이지수 상승은 33년 만에 찾아온 인플레이션 및 1달러당 140엔 언저리로 정착된 엔저 현상와 맞물리면서 일본경제의 거대한 방향 전환(터닝포인트)을 시사하는 등 긍정적인 기대감을 안겨주고 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 역시 내각불신임안 제출 등 일본 국내의 정치적 사안에만 집중 중이다.
실제로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대해 반대 입장을 적극적으로 표명하고 있는 일본 정당은 지지율 1%대에 불과한 사회민주당밖에 없다. 무엇보다 일본정부는, 한국정부가 이미 시찰단을 보내 오염수 방류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 및 이해를 보였기 때문에 굳이 한국사회의 여론은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 한국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전문가 시찰단이 지난 5월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현장 시찰을 하고 있다. ⓒ 도쿄전력 제공
종합적으로 판단한다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 문제는 일본 사회에선 더 이상 이슈가 되지 않는다. 도쿄전력은 마지막 해저터널을 완성했고, 지난주부터 시운전에 들어갔다. 그리고 오염수 방류는, 예정대로 올해 여름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무작정 바라보고만 있을 순 없다. 오염수가 제대로 처리됐는지 철저히 확인해야 하고, 설령 과학적으로 검증되었다고 해도 해양에 방류시키는 것이 옳은지 아닌지에 관한 근본적인 논의는 지속되어야 한다. 방사성 물질이 가득 포함된 오염수도 희석만 시키면 바다에 방류해도 된다는 논리가 통용된다면 음식쓰레기도 땅에 묻을 필요가 사라진다. 어차피 바다에 가면 자연스레 희석될 것이기 때문이다. 나아가 그동안 지구 환경오염을 막기 위해 노력해 왔던 행위들이 무슨 의미가 있나라는 허무감도 들 수밖에 없다.
월성핵발전소 인근 주민의 암 발생이 전국 평균보다 31% 많은 것으로 확인됐다. 여기서 ‘인근’은 핵발전소 반경 10km 이내를 말한다. 이러한 사실은 환경부에서 실시한 ‘월성원전 주변 주민 건강영향조사’(이하 건강영향조사)에서 밝혀졌다. 조사를 맡은 연구팀(연구책임자: 박수경 서울대 교수)이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받은 2005년부터 2020년까지 15년치 암 발생 자료를 분석한 결과다.
그러나 환경부는 이러한 사실을 애써 외면하고, 월성핵발전소 인근 주민의 암 발생이 ‘전국 평균보다 낮다’는 취지의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대다수 언론이 환경부의 엉터리 보도자료를 인용하면서 건강영향조사의 결과와 시사점이 심각하게 왜곡됐다. 이로써 윤석열 시대의 대한민국은 핵발전소 주변의 암 발생이 전국에서 가장 낮아지는 세계사적 과업을 이루었다. 비싼 돈 들여 암보험 가입하지 말고 핵발전소 옆에서 살면 된다.
경상북도 경주시 양남면 나아리 경주 월성 원자력발전소 1~4호기 ⓒ김철수 기자
환경부의 엉터리 통계는 어디서 나왔을까? 월성핵발전소 주변의 양남면, 문무대왕면, 감포읍을 한 덩어리로 묶은 것이 함정이다. 한 덩어리로 묶어서 통계를 내면 전국 평균보다 암 발생률이 14% 낮게 나온다. 필자는 이번 조사의 민관협의회 위원으로 참여했다. 필자를 비롯해 여러 위원이 이구동성으로 양남면, 문무대왕면, 감포읍을 한 덩어리로 묶는 데 반대했고, 월성핵발전소를 중심으로 거리별 암 발생률 조사를 제안했다. 연구팀도 제안을 받아들여 거리별 통계를 작성했다. 그러나 환경부는 거리별 통계를 외면하고 핵산업계에 면죄부를 주는 엉터리 통계를 발표했다.
양남면, 문무대왕면, 감포읍을 한 덩어리로 묶으면 월성 핵발전소 반경 20km까지 포함하기 때문에 핵발전소 인근이라고 볼 수 없다. 특히, 통계에 포함된 인구 크기를 살펴보면 반경 10km~20km의 인구가 반경 10km보다 2.8배 많다. 이는 매우 중요하다. 반경 20km의 낮은 암 발생률이 전체 데이터를 희석하기 때문이다.
경주 월성핵발전소 주변 암 발생률이 전국 평균보다 낮다?
암 발생 통계를 거리별로 살펴보면 아래 표와 같다. 표는 건강영향조사 최종보고서의 ‘표158’ 데이터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월성핵발전소 반경 10km 이내 주민의 암 발생이 전국 평균보다 31% 많다. 반경 10~20km 주민과 비교하면 무려 44% 더 많다. 충격적이다. 주요 암을 살펴보면, 위암 54%, 간암 55%, 폐암 61%, 여성 유방암 14%, 갑상선암 42% 많이 발생했다. 반면에 반경 10~20km 주민의 암 발생률은 전국 평균보다 많이 낮다.
월성핵발전소 거리에 따른 암 표준화발생비(%) ⓒ필자 제공
물론 반론도 있다. ‘모든 암’과 ‘위암’을 제외한 다른 암은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통계적 유의성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모든 암’을 개별 암으로 세분하면서 표본이 부족하여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을 뿐, 반경 10km 이내에서 월등히 높은 암 발생률이 일관된 경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건강영향조사 결과에서 눈여겨볼 지점이 또 하나 있다. 월성핵발전소 반경 5km 주민 960명의 소변 및 혈액을 채취해서 검사했더니 체내 삼중수소 농도에 따라 임상(적혈구, 백혈구, 림프구, 활성 비타민D, 갑상선 자극 호르몬, 소변 크레아틴, 소변 요오드 등) 수치가 민감하게 반응했다. 주민의 몸속에서 삼중수소가 많을수록 임상 수치가 후퇴했다.
특히, 체내 삼중수소 농도가 100베크렐(100Bq/L) 이상인 주민 20명의 임상 수치가 가장 안 좋았고, 소변에서 요오드가 기준치 3배 검출됐다. 의학계에 따르면 소변 요오드의 양이 기준치 3배면 갑상선 질환 위험이 7배 높아진다. 이들 20명의 평균 피폭량은 연간 0.0033밀리시버트(mSv/y)로 평가됐다. 이는 연간 피폭 기준치인 1밀리시버트의 1/303에 불과한 극미한 피폭이다. 그런데도 임상 수치가 크게 후퇴한 것이다.
월성핵발전소 반경 10km 이내 주민의 암 발생이 전국 평균보다 31% 많은 것은 우연이 아니었다. 주민 960명의 소변 및 혈액 검사 결과는 극미량의 방사능 피폭도 임상 수치를 크게 후퇴시켰기 때문이다. 이렇듯 지금까지 저평가된 방사능의 인체 영향도 이번 조사를 계기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안전한 방사능은 없다.
필자주 *Bq(베크렐): 방사성 물질의 양을 측정하는 단위. 1Bq은 1초에 방사선이 1번 방출되는 양. ‘삼중수소 100Bq/L’는 1리터의 액체에 삼중수소 방사선이 1초에 100개 검출된다는 의미. *Sv(시버트): 인체의 방사선 피폭을 평가하는 단위. mSv(밀리시버트)는 Sv의 1/1000 크기. 가슴 X레이를 촬영하면 평균 0.2~0.34mSv 피폭으로 평가.
첫째, 중국과 러시아를 고립하는 신냉전 체제가 냉전 때처럼 미국의 승리로 결론 날 것이다.
둘째, 미국이 하라는 대로 일본과 손잡고 러시아를 공격하고, 탈중국을 실현하면 바이든 행정부가 북한을 무너트리고 윤 정권을 지켜줄 것이다.
셋째, 검찰독재를 앞세워 행정부를 장악하고, 임기 내 14명 중 13명의 대법관을 교체해 사법부를 통제하고, 내년 총선에서 야권 분열을 통해 과반의석을 확보하면 영구집권이 가능할 것이다.
넷째, 건설노조 탄압을 필두로 민주노총의 투쟁력을 무너트리고 시민사회의 도덕성을 훼손하는 등 공포정치를 가하면 민중이 겁에 질려 ‘정권 퇴진 투쟁’을 중단할 것이다.
그러나 이런 판단은 오류다. 그리고 이는 윤석열 정권의 치명적 실수로 남을 게 분명하다. 이런 오류로 인해 윤 정권은 국내외 지지기반을 완전히 상실하고 저들의 소원인 총선 과반의석 확보도 결국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이유는 다음과 같다.
1. 국제질서 변화와 미국 패권 몰락에 대한 지정학의 무지
지난달 20일 G7 정상이 히로시마에 모여 ‘경제적 강압에 대한 조정 플랫폼’을 구성한다고 발표했다. 누가 봐도 중국을 겨냥한 대응이다. 이에 중국은 다음날 곧바로 미국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 제품을 제재한다고 전격 선언했다.
미국 백악관은 중국의 마이크론 제재에 동맹국들과 함께 맞서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독일과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대부분 국가는 탈중국화(중국과의 탈동조화)에 동참할 뜻이 없다고 밝혔다. 지난달 유럽연합 장관 회의 뒤 열린 기자회견에서 “유럽의 목표는 중국과의 탈동조화가 아니라 단지 위험 해소(디리스킹)일뿐”이라고 명확히 했다.
미국의 대러시아 경제제재도 실효를 거두지 못했다.
인도, 브라질 등 브릭스 국가는 물론이고, 스페인, 네덜란드 등 나토 국가들조차 지난 1년 러시아와의 교역량이 전쟁 전보다 더 늘어났다. 미국의 '린치핀(linchpin. 핵심축)'이라고 자랑하던 일본도 미국의 대러 제재 이후 교역량이 오히려 늘었다.
국제질서 변화를 실감하게 되는 또 다른 사례는 전통적인 친미국가 사우디아라비아의 ‘탈미’ 행보를 들 수 있다.
사우디는 지난 3월 중국의 중재로 앙숙 이란과 관계 정상화에 합의했고, 중국이 주도하는 상하이협력기구(SCO)에도 가입했다. 반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원유 증산을 요청했으나 사우디는 이를 계속 거부했고, 사우디가 주도하는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지난 4월 오히려 감산을 결정해 미국에 반기를 들었다.
무엇보다 미국이 주도하는 G7은 구매력 기준 GDP 총합에서 브릭스에 역전당했다.
중국이 주도하는 브릭스 플러스는 24개국으로 늘어날 전망이며 이는 세계인구 40%에 육박한다. 특히 이들 브릭스 국가 간 중앙은행을 통한 무역 거래를 시도하고 있어 기축통화로서의 미국 달러 지위를 흔들고 있다.
이처럼 국제 사회가 ‘탈동맹, 국익우선’에 맞춰지면서, 바이든 미 행정부가 강조하는 ‘자유 가치동맹’은 힘을 잃었다. 자연히 100여 년을 유지하던 미국의 세계 패권도 서서히 무너지고 있다. 급변하는 국제질서와 지정학을 읽지 못하면 결국 국제적 고립을 자초하게 된다.
2. 미국의 지배전략과 핵무력을 완성한 북에 대한 무지
미국이 겉으로는 ‘자유’라는 이름의 가치동맹을 강조하지만, 실상은 철저한 ‘미국 우선주의’를 채택하고 있다.
동맹국의 피해는 아랑곳하지 않고, 저만 살겠다고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제정한 미국. 미국의 IRA 발효로 현대차 가격은 최대 400만 원까지 비싸졌다.
또 미국의 반도체지원법에 따라 중국은 ‘우려 대상국’에 지정됐다. 이로써 삼성과 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 기업은 중국과 10만 달러(약 1억3000만 원) 이상 거래가 금지된다. 중국에 반도체를 수출하지 말라는 소리다.
지난 5월 중국이 마이크론 반도체 회사를 제재했을 때도, 미국은 한국 반도체 업체가 중국에 수출하지 말라고 강박했다. 미국은 한국 반도체가 마이크론을 대신해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을 막기 위해 내정간섭도 서슴지 않았다.
한국의 원자력 기술 수출도 마찬가지. 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상대로 제기한 지적재산권 소송에서 워싱턴DC 연방법원은 웨스팅하우스의 손을 들어줬다. 이로써 ‘한국형 원자로(APR1400)’를 수출할 때 앞으로 미국 정부의 통제를 받아야 한다. 이 때문에 한국의 수출이 확실하던 폴란드 원전 4기를 웨스팅하우스가 가로챘고, 체코에는 아예 수주조차 넣지 못했다. 나아가 지난 4월 한미 정상회담에서 바이든 정부는 한국의 사우디아라비아 원전 수출을 통제했고, 이집트 수출길에도 장애를 조성했다.
한편 북한의 핵무력 완성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미국 때문에 한반도에 전쟁의 먹구름이 가시지 않는다.
‘전쟁 그 자체가 적’이라며 전쟁을 막는 데 집중하던 북이 최근 미 본토에 대한 핵 선제공격을 언급하자, 미국은 겁에 질린 모양새다.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은 온통 북의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미 본토를 지키는 데 맞춰졌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을 한 몸처럼 만들어 미 본토 방위를 위한 전초기지로 이용하려 든다.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을 그토록 종용한 이유이기도 하다.
핵무력을 완성한 북은 끊임없이 전장을 미 본토로 옮기려 하고, 미국은 한국을 MD체계에 편입해 ‘대포밥’으로 삼으려 한다. 윤석열 정부가 그토록 ‘핵 공유’를 애원했지만, 미국은 본토 방위에 도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동맹국의 안보 요청 따위가 다급해진 미국의 고려 사항일 리 없다.
오히려 동맹국의 안보를 걱정하는 척하며, 이를 핑계로 무기를 팔아 막대한 이득을 취하는 게 미국 외교의 민낯이다. 실제 윤석열 정부는 지난 1년 동안 ‘미국 무기’만 18조 원어치를 구매했다. 이는 문재인 정부 5년의 7배에 달한다.
이처럼 한미동맹은 경제뿐만 아니라 안보 면에서도 국익이 아니다. 미국을 맹신하다가 핵무력을 완성한 북의 변화된 위상을 못 보는 청맹과니가 돼버린 윤 정권이 개탄스러울 따름이다.
3. 검찰독재의 맹신에서 비롯된 민주주의에 대한 무지
윤석열 대통령이 수능을 5개월 앞둔 시점에 교육부 대입 담당 국장을 경질했다. ‘3개월 동안 대통령 지시 사항을 이행하지 않았다’는 게 경질 사유라고 밝혔다.
국정원장이 제청하고 윤 대통령이 직접 재가한 국정원 1급 보직 인사 8명이 일주일 사이에 번복됐다. 국정원 역사상 초유의 사태다. 사태의 발단은 ‘보직 인사들의 신상’이 담긴 투서가 대통령실에 전달되면서다. 인사에서 공식 체계보다 핫라인을 더 중시하는 행태를 그대로 보여 준다.
6월 말 국세청도 고위공무원 인사를 앞두고 있다.
이처럼 6월에만 1급 공무원에 대한 인사가 줄을 잇는다. 행정부 내에 1급 공무원은 300명가량 존재한다. 이들에 대한 인사 검증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 직속으로 운영되는 인사정보관리단이다. 인사정보1담당관에 이동균 부장검사가 임명됐고, 부부장급 검사 2명도 배치됐다.
검찰 조직을 앞세운 윤석열 정부는 인사권 전횡을 통해 행정부를 장악했다고 봐도 무리가 아니다.
윤석열 정부가 사법부를 장악하는 방식도 크게 다르지 않다.
정권에 의한 사법부 통제 논란은 윤 대통령이 최근 대법관 2명을 임명하는 과정에 불거졌다. 윤 대통령은 “김명수 대법원장이 8명의 후보 중 특정 성향의 후보자를 추천하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라고 겁박함으로써 입맛에 맞는 대법관을 임명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윤 대통령 임기 내에 14명 대법관 중에서 13명이 교체된다는 사실이다. 대법관이 교체될 때마다 이런 전횡을 부리지 말란 법 없다.
행정부와 사법부를 장악하고 나면 윤석열 정권의 다음 목표는 입법부다. 윤 정권은 국회 과반의석을 차지하기 위해 선관위 길들이기에 들어갔다.
독립된 헌법기관인 선관위에 대해 대통령 직속 기관인 감사원이 개입하는 것도 문제지만, 자녀 특채 의혹만으로 선관위원 전원 사퇴를 촉구하는 행위는 전형적인 공포정치다.
정권 편에 줄 서지 않으면 언제든, 누구든, 어떻게든 처벌할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봐야 한다.
과거 군사독재는 총으로 행정부, 사법부, 입법부를 장악했다. 마찬가지로 윤석열 검찰독재는 법치를 앞세워 국가권력을 통째로 집어삼키려 한다. 하지만 검찰독재도 과거 군사독재의 운명과 다를 수 없다. 단지 독재 권력만이 자신의 운명을 모를 뿐이다.
4. 한국 민중의 항쟁 전통에 대한 무지
한국 민중은 반동적 민주주의 퇴행을 결코 두고 보지 않는다. 독재정권의 공포정치에 주눅들지도 않는다. 이것이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적 전통이다.
윤석열 검찰독재는 언론을 통제해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고 싶어 한다. MBC 기자의 전용기 탑승 거부가 그 시작이었다. 148개 언론사가 똑같이 '이 XX 바이든' 표기를 달아 보도했지만, MBC만 콕 찍어 왜곡·편파 보도를 했다며 취재를 제한했다.
한동훈 장관의 개인정보를 유출했다며 MBC 기자의 아파트를 압수수색 한 데 이어 언론사의 모든 정보가 든 뉴스룸까지 압수수색 영장을 들이댔다. 한 마디로 “쫄리면 뒈지시던지?”(영화 ‘타짜’의 대사)다.
MBC에 이어 KBS도 ‘시청료 분리 징수’로 겁박해 길들이기에 들어갔다. 방통위를 언론 통제 기구로 전락시킬 계책을 꾸미는 중이다. 임기가 남은 방통위원장을 파면하고, 이동관 대통령실 특보를 그 자리에 앉히는 절차가 언론장악의 정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독재는 정치가 아니다. 그저 국가권력에 의한 폭력일 뿐이다. 윤석열 검찰독재는 아예 정치를 포기했다. 오로지 법치를 앞세운 압수수색만 난무한다.
야당 대표의 신상을 300번 넘게 압수수색하고, 야당 중앙당사와 시도당 사무실, 그리고 국회 야당 의원실까지 수시로 압수수색 하는 정부가 야당과 협치를 논하기엔 스스로 민망할 것이다.
그 때문일까. 윤 대통령은 취임 1년이 넘도록 과반의석을 가진 제1야당 대표를 한 번도 만나지 않다. 군사독재 시절을 통틀어 역대 이런 대통령은 없었다. 야당을 범죄집단으로 여기는 윤 대통령이고 보면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취임 초 윤 대통령은 시정연설에서 “의회주의는 나의 신념이다. 국정 운영의 중심은 의회다. 나는 국정의 주요 사안에 관해 의회 지도자와 긴밀히 논의하겠다.”라고 한 헛된 말을 믿은 게 잘못이다.
압수수색을 앞세운 검찰독재의 공포정치는 노동계 탄압에서 정점을 찍었다.
화물연대에 이은 조선소 하청노동자, 최근 건설노동자에 이르기까지 공권력에 의한 폭력과 탄압은 끝없이 이어진다. 민주노총 한국노총을 가리지 않는다. 노동자의 제1권리인 노조를 완전히 악마로 치부한다.
급기야 헌법이 보장한 집회·시위마저 통제하기 시작한다. 야간 집회를 불법으로 몰아 ‘퇴진 촛불’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속셈으로 보인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할 정부는 일본 후쿠시마 오염수의 안전성을 보증하는 전도사 노릇에 열심이다. 핵 방사능 피폭을 걱정하는 국민의 목소리는 괴담으로 몰아 관련자를 압수수색 할 판이다.
윤석열 정부는 거대한 검찰 조직으로 변했다. 대한민국은 이제 압수수색 공화국이 되었다. 역대 수많은 독재정권을 경험했지만, 이렇게 지독한 독재는 처음이다.
하지만 한국인은 세계에서 가장 혁명적인 국민이다. 마치 독재정권을 관망하는 듯 보이지만 거대한 파도가 되어 삽시간에 역사의 물줄기를 돌려놓았다. 이것이 한국 민중의 항쟁 전통이다.
미군정에 맞서 완전한 독립과 민족의 통일을 위해 봉기한 제주4.3을 시작으로 이승만 경찰독재는 4.19혁명으로 물리쳤고, 박정희 군사독재는 부마항쟁으로 끝장을 보았다. 5.18광주에선 신군부의 쿠데타에 맞서 총을 들었고, 87년 6월항쟁 때는 군사독재에 마침표를 찍었다. 그리고 다시 부활한 박근혜 국정원 독재를 촛불로 탄핵했다.
어둠이 짙을수록 빛은 더 빛을 발하고, 밤이 깊으면 새벽이 멀지 않았음이니, 장담컨대 곧이어 독재자 앞에 독배가 놓이게 되리라.
윤석열 정권에 잇따른 지적이 계속된다. 19일 국회에서는 윤석열 정권을 비판하는 두 개의 토론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 사회혁신 위원회와 지역혁신공동행동 준비위원회는 윤 정부 1년을 지나며 기획재정부에서 사회적경제 관련 부서가 폐지돼 지역사회혁신이 퇴행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역에서 활동하던 풀뿌리 활동가들을 정치적 반대파로 규정하며 편가르기식 행정을 추진한다고 질타했다.
19일 열린 윤 정부 1년 지역 사회혁신 진단과 향후 과제 토론회 ⓒ 김준 기자
지난해 12월 서울시의회는 ‘서울시 마을공동체 활성화 지원조례 폐지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서울시 기초자치단체 마을공동체 사업이 중단 및 축소됐다. 또한, 자치단체장이 ‘국민의힘’으로 바뀐 지자체를 중심으로 사회적경제 관련 부서와 예산을 축소하고, 관련 조례를 무력화시키고 있다.
윤 대통령은 법치와 투명성을 강조하며 시민단체 지우기를 강행하고 있다. 민간보조금을 시민단체가 사익을 위해 편취했다는 듯한 발언으로 시민단체를 향해 날 선 발언을 가하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박이 나왔다.
최형선 사람공간연구소 대표는 서울시가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해 민간보조금이 시민단체의 사익을 위해 사용된 것처럼 왜곡 보도한다고 지적했다. 최 이사는 “민간위탁기관은 서울시 조례로 행정이 해야 하는 사무를 위탁받은 기관”이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이 직접 운영하는 것보다 실질적이고 효율적이라는 결론에 따라 광역센터를 설립한 것인데, 이것을 문제 삼아 강제 종료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에 더해 “함께 사업을 진행한 관련 업체를 직접 사기 혐의로 고발하라는 처분요구까지 받았다”며 장기간 괴롭힘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퇴사하는 직원도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런 상황에 시민사회가 목소리 내지 않고 있다는 자성 섞인 발언도 나왔다. 변강훈 사회적협동조합 상상마을 가치공작소 이사는 “윤 정권 1년 사이에 시민사회가 이뤄놓은 모든 게 황투지로 바뀌었다”며 “큰 문제는 시민사회가 목소리 내지 않고, 시민이 방관하고 있는 것”이라 지적했다.
19일 열린 윤 정부 1년 지역 사회혁신 진단과 향후 과제 토론회 ⓒ 김준 기자
사회서비스에 대한 정책에도 비판이 일었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사회보장전략회의를 주재하며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민간 투자를 독려하겠단 뜻을 내비쳤다. 사실상 사회서비스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취지였다. 당시 윤 대통령은 “사회보장 서비스 자체도 시장화가 되고, 경쟁체제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돌봄공공성 확보와 돌돔권 실현을 위한 시민연대는 이 같은 윤 정부의 사회복지서비스 정책에 ‘혁신인가. 퇴행인가 윤석열 정부 사회서비스 정책 문제 진단’ 토론회를 개최했다.
정부의 안 대로 사회서비스에 경쟁체제를 도입하면 이용자에 따라 차등이 생길 수 있다. 시민연대는 민간기관이 난립하는 시장 경쟁 하에서는 이용자의 경제력에 따라 이용 기관이 달라질 것이며, 서비스의 계층화가 심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제적으로 약자일수록 사회복지 서비스에서 더욱 소외되는 거다.
최정우 민주노총 미조직전략국장은 “과거 사회서비스 시장화 추세가 계속되고 서비스의 질과 돌봄노동자의 처우가 악화하는 상황에 민간 위탁 중심 전달체계가 지닌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서비스공단이 추진된 것”이라고 애초 사회서비스원의 설립 취지를 설명했다.
하지만 “윤 정부가 사회서비스 시장화 정책을 노골화 했다”고 지적하며 “이는 사회서비스를 민간기업의 돈벌이 수단으로 만드는 정책을 추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지난해 서울시와 시의회가 서울시사회서비스원 예산을 대규모 삭감했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시사회서비스원 현황자료에 따르면 최초 출연동의안 210억에서 142억(서울시 42억, 시의회 100억)이 삭감되면서 서울사회서비스원의 예산은 68억으로 결정됐다. 벌써 이에 따른 부작용이 발생하고 있다.
3월에는 보건복지위원회 임시회에서 대표이사가 정규직을 없애겠다고 밝혔고, 4월에는 어린이집을 비롯한 데이케어센터 등 위탁사업 운영중단을 밝혔다. 오는 9월로 넘어가면 임금 체불이 발생할 가능성 또한 농후하다.
전지현 돌봄서비스노동조합 사무처장은 “오래 근무한 돌봄노동자들은 아직도 최저임금 수준의 임금을 받고 있다”며 “윤 정부의 정책에 왜 돌봄노동자 처우개선은 없는 것이냐”고 지적했다. 이어 “안 그래도 적은 임금에서 예산은 더 깎고 서비스만 향상하라는 게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 6일(현지 시각) 이란의 체제를 수호하는 최고 정예군 이슬람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방공망을 무력화할 수 있는 극초음속 미사일 ‘파타흐’(정복자라는 뜻)의 자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혁명수비대는 또 13일에는 자체 개발한 스텔스 전함 ‘샤히드(순교자라는 뜻) 솔레이마니호’에 사거리가 2,000킬로미터에 이르는 순항미사일을 처음으로 탑재했다고 밝혔다. 전함의 이름은 지난 2020년 1월 미국에 의해 폭살당한 가셈 솔레이마니 쿠드스군 사령관의 이름을 기린 것이다. 쿠드스군이 혁명수비대 중에서도 최정예라는 점에서 미국과의 대결 의지를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더해 알리레자 탕그시리 혁명수비대 해군 사령관은 “미국을 비롯한 강대국 전함도 이란 영해에 진입하지 못한다”라면서 항공모함 제조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처럼 미국을 겨눈 혁명수비대의 군사적 공세 속에서 세예드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지난 12일부터 5일 동안 중남미 3개국 순방에 나섰다. 순방에는 보건, 문화, 석유, 경제, 외교 대표단이 함께했다.
라이시 대통령이 찾은 베네수엘라, 니카라과, 쿠바 3국은 모두 미국의 제재를 받는 반미 국가들이자 러시아의 우방국이다.
12일 라이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기자회견에서 미국을 겨눠 “우리는 공통의 이익과 비전 그리고 공통의 적을 가지고 있다”라면서 “이란과 베네수엘라의 관계는 단순한 외교적 관계가 아닌 전략적인 관계”라고 덧붙였다.
이에 마두로 대통령은 “이란은 새로운 세계에서 가장 중요한 신흥 강대국 중 하나로서 주역을 맡고 있다”라면서 “함께라면 우리는 무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란과 베네수엘라는 30억 달러(대략 3조 8,000억 원) 규모인 양국 간 교역량을 200억 달러(대략 25조 7,000억 원) 규모로 크게 늘리기로 합의했다. 베네수엘라 국영 방송사는 이란과 베네수엘라 측이 공동으로 석유 탐사와 개발을 하는 등 협력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인 이란, 베네수엘라는 막대한 석유 매장량을 가진 자원 대국이지만 그동안 미국의 제재에 수출길이 가로막혀왔다. 양국 정상의 행보는 미국에 맞서 공동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날인 13일 니카라과를 찾은 라이시 대통령은 다니엘 오르테가 니카라과 대통령과 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양국 협력을 강조했다. 라이시 대통령은 “미국은 위협과 제재로 우리를 마비시키고 싶어 하지만 그러지 못하고 있다”라고 역설했다.
오르테가 대통령 역시 “이란이 핵에너지를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할 권리가 있다”라며 미국이 경계하는 이란의 핵개발에 힘을 실었다.
15일 라이시 대통령은 쿠바 수도 아바나에 있는 아바나 혁명 궁전에서 미겔 디아스카넬 쿠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라이시 대통령에게 “베네수엘라·니카라과·쿠바 그리고 이란은 ‘양키 제국주의’와 그 동맹국들의 제재, 봉쇄, 간섭에 끈질긴 저항으로 용감하게 맞서야 했던 나라들”이라며 “이번 (라이시 대통령의) 방문은 이란과 복잡한 국제 문제에 관해 털어놓고 이야기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강화해줬다”라고 밝혔다.
라이시 대통령도 이번 회담과 관련해 “이란과 쿠바는 공동으로 많은 것들을 발굴했다”라면서 “우리는 관계를 매일 강화하고 있다”라고 화답했다.
디아스카넬 대통령이 언급한 ‘양키’는 미국을 낮춰보는 표현이다. 미국과 대결해온 이란, 쿠바의 관점에서 제재와 정권 붕괴 공작 등 적대 행보를 해온 ‘미 제국주의의 횡포’를 강하게 비난한 셈이다.
라이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과 관련해 튀르키예 출신으로 한국에 귀화한 언론인 알파고 시나씨 씨는 지난 18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알파고의 지식램프’에서 라이시 대통령이 “순한맛 반미” 행보를 보여 온 이전 이란 정부와 비교해 봐도 “매운맛 반미” 행보를 보였다고 짚었다.
알파고 씨에 따르면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의 전통적 중남미 우방국인 베네수엘라와 쿠바에 더해 니카라과까지 방문하면서 전임 이란 정부보다도 미국을 겨눈 반미 기조를 더욱 강화했다.
미국을 겨냥한 라이시 대통령의 행보는 중남미 순방을 마친 직후에도 거침이 없었다.
17일, 라이시 대통령은 이란 수도 테헤란을 찾은 사우디아라비아의 파이잘 빈 파르한 알 사우드 외무부 장관을 맞았다. 7년여 만인 사우디 외무부 장관의 이란 방문은 지난 3월 국교 정상화 합의 이후 진전된 양국 관계를 보여준다.
라이시 대통령은 알 사우드 장관을 환영하는 자리에서 “이란은 무슬림 국가들과의 관계 확대에 아무런 장애가 없다”라면서 “(이슬람권에서) 가장 강력하고 영향력이 있는 두 나라”가 협력하게 됐다며 훌륭한 이웃인 양국이 서로 국익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슬람권의 양대 종파인 시아파의 맹주 이란과 수니파의 종주국 사우디의 관계 개선을 특별히 강조한 것이다.
알 사우드 장관은 호세인 아비르-압둘라히안 이란 외무부 장관과 한 공동 기자회견에서 중동 지역 안보와 관련해 해양, 항해, 수로 안전과 관련한 양국의 협력을 강조했다. 이는 양국이 전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를 차지하는 호르무즈 해협을 공동 관리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란의 주장에 따르면 미국은 최근까지도 군함과 무인수상정을 들이는 등 호르무즈 해협에 있는 이란의 영해를 침범했다.
또 알 사우드 장관은 라이시 대통령에게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 국왕의 초청장을 전달했다. 이에 따라 라이시 대통령은 조만간 사우디를 방문하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미국은 지난 6일~8일 토니 블링컨 미 국무부 장관의 사우디 방문 과정에서 “미국은 중동을 떠나지 않았다”라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미국은 반미를 기조로 한 라이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과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 행보에도 별다른 대응조차 내놓지 못했다.
지난 12일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은 “우리(미국)는 어느 나라가 누구와 관계를 맺고 누구와 대화하고 누구를 방문하도록 할 것인지 선택하도록 요구하지 않는다”라면서 “대화는 그들의 권한”이라며 수세적인 태도를 보였을 뿐이다.
이는 중동 지역에서 힘이 빠진 미국의 처지를 보여준다.
반면 이란은 라이시 대통령의 중남미 순방과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 행보를 통해 국제사회에 이란이 돌아왔음을 보여주는 등 적지 않은 성과를 거뒀다.
국민의힘과 정부가 지난 19일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고난도 문항을 뜻하는 ‘킬러 문항’을 사교육의 근본 원인으로 보고 출제에서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사교육의 온상으로 지목돼 문재인 정부에서 폐지하기로했던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국제고는 존치하기로 했다.
20일 아침신문은 1면에서 ‘킬러 문항’ 배제 정책을 다뤘다. 진보언론은 자사고·외고 등 입시경쟁의 온상은 존치한 채 사교육비 경감 대책을 내놓는 것은 모순적 교육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학교서열, 교육 불평등 등에 대한 논의가 없는 점과, 일관성 잃은 대입 정책은 사교육 의존도 증가로 이어질 수 있는 점도 지적했다. 보수언론에선 대형학원과 일타강사들의 ‘킬러문항 마케팅’을 비판하고, 사교육비 폭등을 지적하는 기사들도 내놨다.
▲ 한겨레 사진 갈무리.
▲ 20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경향신문은 기사 <수능 변별력 약화 땐 내신 등 다른 사교육 ‘풍선효과’ 우려>에서 “교육부와 통계청이 2007년부터 매년 발표하는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 결과를 보면 수능 체제 변화가 뚜렷한 사교육비 경감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며 “수능을 150일 앞둔 시점에 수능 기조가 바뀌면서 수험생들의 사교육 의존도가 더 높아질 수 있다”고 했다. 사교육의 근본 원인으로 꼽히는 ‘학교 서열’과 ‘입시 경쟁’에 대한 논의는 간과되고 있는 점도 지적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한겨레도 기사 <올 수능 변별력 확보 어떻게? 예측 어려워 수험생 대혼란>에서 “2021년 이후 교육 공정성 이슈가 확산하는 과정에 정시 전형이 확대되면서 사교육이 크게 증가했다는 분석이 있다”며 “입시 경쟁 과열뿐 아니라 학원 대책, 고교 서열화에 따른 교육 불평등, 대학 서열이 임금 격차로 이어지는 사회적 인식 등이 복잡하게 얽히고설켜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진 기사에서는 “킬러 문항 자체가 사교육 영역에서만 생기는 건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며 “‘물수능’ 방지를 위해 ‘준 킬러 문항’이 출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고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사교육을 경감하겠다면서 자사고와 특목고는 존치하는 것은 모순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한겨레는 <입시경쟁 온상 놔둔채 사교육 잡겠다니…“정책 정면충돌”>에서 “자사고와 특목고는 입시 경쟁과 그에 따른 사교육 과열을 유발하는 대표적인 요인 중 하나”라며 “교육계에서는 당정의 자사고 존치 기조가 사교육비 경감이라는 정부 정책 방향과도 충돌한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고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많은 자사고들은 주지하듯 대학 입시 교육에만 몰입하고 있다. 자사고와 특목고가 번창할수록 고교 평준화의 틀은 흔들린다”며 “교육 경쟁도 조기에 과열돼 학생·학부모의 사교육 부담이 양적·질적으로 늘어난다”고 지적했다.
한편 윤 대통령의 수능 발언 나흘 만에 이규민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6월 모의평가와 관련해 책임을 지겠다”며 사임했다. 경향신문은 1면 기사 <평가원장 사임…수능 현장 ‘공황’>에서 “수능도 아닌 모의평가의 ‘난이도 조절 실패 문제’로 평가원장이 사퇴한 일은 한 번도 없었다”며 “지난 6월 모의평가에서는 문제 오류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고, 윤 대통령 발언 전까지는 난이도 관련 논란이 제기된 적도 없었다. 6월 모의평가 성적표는 오는 28일 나올 예정이라 아직 과목별 표준점수 등을 통해 난이도를 판단할 수 있는 시점도 아니다”라고 했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대통령께서 이 문제를 여러 차례 지적했음에도 신속한 대책을 내놓지 못한 점에 대해 국민께 죄송하다”며 사과했다. 경향신문은 <고개 숙인 이주호 “물수능 아닌 공정 수능” “대통령 지적에도 방치” 머리는 용산 향해>라는 제목의 기사로 해당 발언을 전했다.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윤 대통령은 조국 일가의 대입 부정 사건을 수사 지휘하는 등 대입 제도에 대해 누구보다 해박한 전문가”라고 말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은 잇따른 발언을 두고 사설에서 “대통령에 대한 아부도 정도껏 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이번 사태는 윤 대통령이 발언을 철회하고 입시 혼선을 사과하면 단순 해프닝으로 끝날 사안이었다”며 “하지만 현실은 반대다. 실무자들만 문책하고, 악재를 덮기 위해 설익은 교육정책을 또 남발해 백년대계를 뿌리째 흔드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고 비판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한겨레도 <교육현장 혼돈 빠뜨리고 입시 해박한 전문가라니>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수험생과 학부모의 혼란이 갈수록 가중되고 있지만, 정부·여당은 ‘수능 출제기법 고도화’와 ‘공교육 과정 내 문제 출제’라는 실체가 모호한 실행 계획만 언급하고 있다”며 “이를 놓칠세라 입시학원들은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해야 한다’며 학생들을 사교육으로 유인하고 있다. 대입 정책이 일관성을 잃고 어디로 향할지 모르게 되면, 사교육 의존도는 그만큼 높아지기 마련이다. 지금이라도 단편적이고 즉흥적인 정책 추진을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당정은 수능 입시 대형학원의 거짓·과장광고 등 편법·불법행위에도 엄정 대응하기로 했는데, 조선일보는 대형학원과 일타강사들을 지적하는 보도를 내놨다. 기사 <학원들 ‘킬러 문항 마케팅’…문제집 만들어 月100만원씩 받아>는 “(최근 대형 입시 학원들은) 수능에 나올 법한 문제 유형을 뽑아내 학생들에게 판매하고 있다”며 “킬러 문항이 많이 나올수록 입시 학원들이 배를 더 불리는 구조”라고 했다. 아울러, “수능 학원들은 입시 강사, 대학원생 등으로부터 킬러 문항을 사기도 한다”며 “‘킬러 문항’은 재수생도 양산한다”, “‘킬러 문항’으로 수능이 어려워지면 학교 수업도 엉망이 된다”고 지적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학원가 ‘일타 강사’들이 소셜미디어에 정책 비판글을 올린 것을 두고도 “‘킬러 문항’의 영향으로 연간 수십억~수백억원을 벌어들여 온 수혜자들이 제도 개혁에 반대 목소리를 내는 게 타당하는 지적이 나왔다”고 했다. 기사 <“애들 불쌍” “극대노”…수백억 연봉 일타강사들 반발>에서는 “일부 일타 강사가 그동안 수입차나 고급 주택 등의 사진을 소셜미디어에 올리며 호화로운 생활을 과시해온 점도 부정적 분위기 형성에 영향을 줬다”고 했다.
▲ 조선일보 사진 갈무리.
아울러 “일부 학원이 학부모들의 불안 심리를 이용해 학원 등록을 부추기는 ‘불안 마케팅’ 전략을 사용하는 것도 문제”라고 했다. 기사 옆에는 <한강뷰 고급 아파트와 수입차 자랑한 일타 강사들>이라는 제목을 달고 일타 강사들의 인스타그램 사진을 캡쳐해 내보냈다.
<한국 病이 된 ‘사교육 지옥’ 해소, 누가 반대할 수 있나>라는 제목의 사설에서는 “(일타 강사들의) 반발은 사교육 지옥을 해소해보자는 논의에 대해 ‘그게 될 것 같으냐’는 비아냥으로 들린다”며 “사교육 문제는 단순히 학교 교육, 또는 입시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여러 결함이 얽혀 있는 깊은 병증(病症)의 하나다. 사교육 지옥에서 큰돈을 버는 사람들이 마음의 부담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도리어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그 한 증상일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1면에 사교육비 폭등을 지적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기사 <“초등남매 학원비 월 280만원”>은 “윤 대통령이 교육부에 ‘사교육비 경감 방안을 강력하게 추진해 달라’고 지시한 뒤 국회에서 당정 협의가 열리는 등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다”며 “그간 ‘학원 공화국’이 상징하는 초·중·고생 사교육 시장은 정권의 성향이나 경제 상황에 관계없는 ‘무풍지대’였다. 특히 올해는 전반적인 경기 침체에도 사교육비 물가가 고공행진 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 중앙일보 기사 갈무리.
사설에서는 신중하지 못한 대통령 발언을 지적하면서도 대통령의 문제의식은 옳다며 “이를 해결하려면 사교육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입시 환경을 바꿔야 한다. 특히 정책적 일관성 없이 정권마다 누더기로 만들어버린 수능을 이젠 개혁할 때가 됐다”, “본질적으로는 학생들의 다양한 적성과 역량을 평가할 수 있는 미래지향적 입시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중앙 “늦었지만 불체포 특권 포기 당연…돈풀기 주장은 부적절”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9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저에 대한 정치 수사에 대해서 불체포 권리를 포기하겠다”며 “구속영장을 청구하면 제 발로 출석해서 영장실질심사를 받고 검찰의 무도함을 밝히겠다”고 밝혔다.
▲ 조선일보 사진 갈무리.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이 대표의 불체포특권 포기 선언은 늦었지만, 당연한 결정이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시 이 대표는 자신의 약속을 실천으로 보여줘야 한다”며 “여야는 임시국회 때마다 반복했던 ‘이재명 방탄 국회’ 공방에서 벗어나 민생 국회가 되도록 머리를 맞대야 한다. 국회는 또 불체포특권 폐지를 비롯해 국회의원 특권을 내려놓는 정치개혁 방안 논의에 속도를 내기 바란다”고 했다.
한겨레도 사설에서 “지난 12일 ‘민주당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윤관석·이성만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부결되면서 민주당 전체가 큰 어려움에 처한 것을 생각하면, 이정미 정의당 대표의 말처럼 ‘만시지탄’이라는 느낌을 거둘 수 없는 것도 사실”이라며 “민주당은 이 대표 말처럼 계파나 당원이 아닌, ‘국민 눈높이’에 맞춘 혁신에 나서야 한다. 이 대표의 ‘혁신안 전폭 수용’ 약속도 지켜져야 한다. 이번 혁신이야말로 민주당에 주어진 마지막 기회라는 각성이 절실하다”고 했다.
▲ 한겨레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민주당이 이 대표에 대한 국회 체포 동의안을 부결하자 검찰은 이미 이 대표를 불구속으로 기소해 재판이 열리고 있다. 이 대표가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는 것은 결국 더 이상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가 없을 것으로 생각한 것 아닌가”라며 “그동안 단 하루도 빠짐없이 방탄 국회를 열어온 이 대표가 갑자기 불체포 특권을 포기하겠다니 그 뜻을 순수하게 받아들일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늦었지만 불체포 특권 포기 당연…돈풀기 주장은 부적절>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이 대표의 불체포 특권 포기는 “늦었지만 당연한 처사”라며 “대선 후보였고 국회 다수당의 대표인 그가 각종 의혹으로 수사를 받으면서 불체포 특권 뒤에 숨은 것 자체가 애초 명분 없는 일이었다”고 했다.
▲ 중앙일보 사설 갈무리.
아울러 “이 대표가 35조원 규모의 추경 편성을 거듭 요구하고 기본소득을 강조한 것은 내년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에 시동을 거는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하지만 기업 실적 둔화 등으로 세수가 줄면서 올 들어 4월까지 정부 총수입은 지난해 동기보다 34조1000억원 줄었다. 올 1분기 나라 살림 적자만 54조원에 달했다. 사정이 이런데도 기존 사회보장제나 현금복지에 대한 조정 없이 기본소득만 주장하는 것은 무책임하다. 민주당은 돈 풀 궁리 대신 나랏빚을 일정 수준으로 관리하는 재정준칙 처리부터 협조하기 바란다”고 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고 양회동 열사 빈소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 및 故 양회동열사 추모 문화제에 참석한 학생들이 조문을 하고 있다. 한편, 지난달 분신해 숨진 민주노총 건설노조 故 양회동 열사 장례는 이날 추모제를 시작으로 5일간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엄수된다. 2023.06.17 ⓒ민중의소리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한, '영원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민주노총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장례위원회가 20일 구성됐다. 장례위에는 노동,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 대표 인사들이 참여했으며, 야 4당 대표들도 공동장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
이날 '영원한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 장례위원회(장례위)'는 보도자료를 내고 "청년비정규직 김용균 노동자 장례위원회, '불쌈꾼' 고 백기완 선생 장례위원회 이후 최대 규모로 노동, 시민, 사회, 정당이 결집했다"며 "윤석열 정부의 반노동 정책에 맞서 분신 항거한 양회동 열사의 유지를 받들고 노동, 민생, 민주, 평화를 회복하기 위한 뜻이 모여 대규모 장례위원회 구성으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장례위 상임위원장은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과 전국민중행동 박석운 공동대표가 맡았다. 공동장례위원장에는 노동, 시민사회, 종교 단체가 대거 포함됐으며, 정당에서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 정의당 이정미 대표, 기본소득당 용혜인 상임대표,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노동당 나도원·이종회 공동대표, 녹색당 김찬휘 공동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이 외에 민주화운동 원로 및 노동·시민사회 원로 64명이 고문단으로 참여한다. 호상은 건설노조 장옥기 위원장이 맡는다.
양 지대장 장례는 지난 17일부터 5일간 노동시민사회장으로 치러지고 있다. 장례 마지막 날인 오는 21에는 발인미사를 시작으로 경찰청 앞에서 노제를 진행한 뒤, 세종대로에서 영결식을 거행한다. 이후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 민족민주열사묘역에서 하관식이 엄수된다.
장례위는 "열사의 장례로 투쟁이 끝나는 게 아니라 시작"이라며 "열사의 염원인 건설노조 탄압 분쇄와 민주노총 사수, 사죄와 명예 회복을 위해 제 정당과 다양한 국회 사업 및 현장 활동 등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전원회의 확대회의'를 마치고 10일 관련 보도를 발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사흘간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전원회의 확대회의'를 마치고 10일 관련 보도를 발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19일 제8차전원회의 확대회의에 관한 보도를 통해 "(전원회의는) 올해의 주요정책집행정형을 중간총화하고 하반년도의 진군 로정에서 반드시 대책하고 보다 박차를 가해야 할 정책적문제들을 토의결정하였다"며, 상정된 6개 '의정'(안건)이 전원일치로 가결됐다고 알렸다.
전원회의는 사흘간 당 본부청사에서 열렸으며, 상정된 안건은 △올해 주요정책집행을 위한 투쟁을 더욱 과감히 전개해나갈데 대하여 △교육사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획기적조치에 대하여 △각급 인민위원회 일군들의 역할을 결정적으로 높일데 대하여 △인민주권강화에서 나서는 문제에 대하여 △당규률건설을 심화시키기 위한 중요대책에 대하여 △조직문제 등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참가한 가운데 진행된 전원회의 첫째 안건 보고는 상반기 주객관적 형세는 불리했지만 당건설, 국익수호, 경제건설, 문명건설 등 각 방면에서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올해 인민경제발전 12개 중요고지 점령에서 성과를 거두었으나 '인민경제계획을 무조건 수행하는 엄격한 규율 확립'이 부족했고 '경제의 자립적토대를 구축하는 사업이 실속있게 진행돼지 못했다'는 폐단도 지적됐다.
"가장 엄중한 결함은 지난 5월 31일 우주개발부문에서 중대한 전략적사업인 군사정찰위성발사에서 실패한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번 전원회의에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정치국 위원·후보위원들, 당중앙위원회 위원·후보위원들이 참가했으며, 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의 관련부서 일꾼들, 도,시,군인민위원장들, 도 농촌경리위원장들, 성, 중앙기관, 중요공장, 기업소 책임일꾼들이 방청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전원회의 분과별 연구 및 협의회에서 제출한 문건을 종합해 완성한 뒤 보고에 나선 당 정치국은 "공화국 전략무력이 고도화된 군사기술력에 있어서나, 무기체계 발전속도에 있어서나 자타가 공인하는 진보를 이룩하고 현존하는 위력적실체로 장성강화되고있는 좋은 성과들을 평가하고 반면에 일각에서 나타난 간과할 수 없는 결함들도 엄정히 총화"했다고 하면서 군사정찰위성 발사 실패를 가장 엄중한 결함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위성발사를 추진한 일꾼들의 무책임성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빠른 시일내에 군사정찰위성을 성공적으로 발사할 것을 주문했다.
정치국은 또 "적들이 의도적으로, 로골적으로 고취하는 군사적 긴장격화책동에 대항하여 행동 대 행동의 원칙을 철저히 견지하며 항상 압도적이고 공세적인 대응조치들을 지체없이 강력히 결행해야 한다"고 보고했으며, 이에 전원회의는 '구체적 실행방안과 구체적 대응방식을 일치가결로 승인했다'고 했다.
이어 정치국 보고는 "격돌하는 국제군사정치정세에 대처하여 미국의 강도적인 세계패권 전략에 반기를 든 국가들과의 련대를 가일층 강화하는 것"을 비롯해 자주적이고 적극적인 대외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첫째 안건에 대한 토론은 김덕훈 내각총리와 리일환·전현철 당 비서가 진행했다.
다섯째 안건인 당규율 건설 심화 대책에 대해 조용원 당 조직비서는 규율감독부문의 기구와 사업체계 개선을 보고하고 대책안은 전원회의 심의에 부쳐졌다.
당 전원회의는 당정 간부들이 분과별 연구 및 협의회를 지도해 작성하고 정치국이 최종확정해 승인을 요청한 결정서 초안을 전원일치로 채택했다.
새로 선출된 당 정치국 위원과 후보위원.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전원회의는 조직문제 토의를 거쳐 김영철 전 통일전선부장을 정치국 후보위원, 당중앙위원회 위원으로 보선해 눈길을 끌었다. 직책은 당 통일전선부 고문으로 소개했다.
강순남 국방상은 정치국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보선하고 오수용은 정치국 위원으로 직접 보선했다.
지난 2021년 1월 8차당대회에서 제2경제위원회 위원장을 겸했던 오수용은 지난해 6월 전현철 당 경제정책실장이자 내각부총리에게 당 비서와 경제부장직을 넘겼으나 이번에 다시 당 비서겸 경제부장으로 복귀했다.
최근영 중앙재판소 소장이 당 중앙검사위원회 위원으로 보선됐다.
당 중앙위원회는 최희태, 김선욱을 후보위원에서 위원으로 보선하고 김영철과 김영규를 위원으로 직접 보선했으며, 홍병철, 오영재, 김봉철을 후보위원으로 보선했다.
이번 전원회의에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과 정치국 위원·후보위원들, 당중앙위원회 위원·후보위원들이 참가했으며, 당 중앙위원회와 내각의 관련부서 일꾼들, 도,시,군인민위원장들, 도 농촌경리위원장들, 성, 중앙기관, 중요공장, 기업소 책임일꾼들이 방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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