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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촛불대행진 1주년 8월 문화제…“나가자! 싸우자! 이기자!”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8/05 [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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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퇴진! 김건희 특검!’ 51차 촛불대행진이 서울시청-숭례문 사이 대로에서 5일 진행됐다. 연인원 8,000여 명이 함께한 이날 촛불대행진은 8월 문화제(부제: 무한조작 고속도로 가요제)로 풍성하게 꾸려졌다.

 

▲ 5일 촛불대행진에 함께한 시민들이 환호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대한민국의 시스템이 아이스크림처럼 통째로 녹아내리고 있다. 이게 다 윤석열 때문이다.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라면서 “우리는 투쟁도 즐기면서 한다. 즐길 준비 되셨나. 싸울 준비 되셨나. 자 그러면 우리, 즐겁게 투쟁해보자”라고 문화제의 본격 시작을 알렸다.

 

▲ 무더웠던 이날, 촛불행동은 시민들에게 무더위를 날릴 시원한 차를 제공했다.  © 김영란 기자

 

▲ 이날 촛불행동은 시민들이 폭염을 피해 휴식할 수 있는 냉방 차량을 마련했다.  © 김영란 기자

 

촛불대행진에 자주 나오는 대학생들이 ‘시끄러운 아이들’로 한 팀을 이뤘다. 대학생들은 흥겨운 춤과 함께 「무조건(원곡: 박상철)」을 개사해 “퇴진 집회할 땐 나를 불러줘 언제든지 달려갈게. 낮에도 퇴진 밤에도 퇴진 언제든지 달려갈게”라면서 “사건, 사고, 참사 범죄자 석열 하아아안숨만 나오지만 지지율 폭락 민심은 폭발. 무조건 탄핵할 거야”라고 노래했다.

 

▲ '시끄러운 아이들'이 노래 공연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시끄러운 아이들'이 공연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사랑의 재개발(원곡: 유산슬)」을 개사해「국힘의 재개발」을 노래한 이지현 씨는 국힘당, 윤석열 대통령, 김건희 씨,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비판·풍자하며 “검찰부터 언론까지 모조리 싹 다 갈아엎어 달라. 검사 같지 않은 검사, 법기술자들 재개발해 달라”라고 재치 있게 노래했다.

 

▲ 이지현 씨가 노래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두루마기 차림을 한 장녹천 씨는「테스형(원곡: 나훈아)」을 개사한 「석열아」을 불렀다. 장 씨는 “어쩌다가 나라가 이 모양이 됐는지 공정, 상식, 정의는 어디 갔나. 석열아”라면서 “네가 말한 공정은 가족 비리였느냐. 검찰 독재 앞세워 무마하려 했느냐. 아 석열아. 국민들 가슴에 못질 말고 내려와”라고 노래했다.

 

▲ 장녹천 씨가 노래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 촛불대행진 공동대표단이 무대에 올라 노래를 부른 이들에게 꽃다발을 전달했다.  © 김영란 기자

 

‘지역촛불 장기자랑’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광주에서 올라온 김탁영 씨는 「사이다(원곡: 노라조)」를 개사해 “우리는 촛불 사이다. 오오 사이다. 가슴이 뻥 뚫린다. 갈증이 사라진다. 사이다. 우리는 촛불 사이다. 시원해. 사랑해. 너 좋아”라면서 “촛불집회 와 봤더니 사이다 있잖아”라고 노래했다.

 

▲ 김탁영 씨가 노래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가수 우위영·정유경 씨, 성국 씨, 노래패 ‘맥박’도 촛불시민과 함께할 것을 다짐하며 공연을 펼쳤다.

 

우위영·정유경 씨는 “최근 두물머리를 품은 양평이 사리사욕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걸 안타깝게 생각한다”라면서 촛불시민들의 힘으로 남한강과 북한강을 잇는 평화의 두물머리를 되찾자며 「두물머리에서」를 불렀다. 

 

▲ 우위영 씨와 노래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성국 씨가 무대를 내려가 방방 뛰며「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를 부르자 한목소리로 촛불시민들이 합창을 했다. 바로 이어진 「죽창가」 공연에서도 촛불시민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 성국 씨가 노래를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노래패 맥박은 “그 어느 때보다 큰 희망과 용기가 필요한 때”라며 자작곡 「부탁합니굥」을 불렀다. 맥박은 목청껏 “썩어. 썩어. 썩어. 속이 썩는다. 굥땜에 속이 썩는다. 핵폐기물 바다에 버린다더니 국민도 버리려는지 우리 생명은 우리 후손은 어찌하나요”라면서 “더 이상 안 돼 윤석열 안 돼 아무것도 하지 마. 사고 치지 마”라고 노래했다.

 

▲ 노래패 '맥박'이 공연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발언에 나선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 소장은 “극우단체, 경찰의 방해에도 촛불행동 집회를 시작한지 내일로 정확히 1년이 된다. (촛불시민들) 덕분에 1년 내내 건강하게 평화롭게 집회를 해왔는데 너무 고맙고 감격스럽고 든든하다”라면서 “그 힘으로 저희들이 최근 밝혀낸 게 고속도로 게이트다. 이 게이트는 곧 윤석열, 김건희의 탄핵도로-구속도로가 되고 말 것이다”라고 외쳤다.

 

촛불대행진 1주년을 하루 앞둔 이날 촛불행동은 촛불시민들에게 전하는 감사영상을 통해 “촛불은 매주 강해졌다. 갖은 모함과 탄압에도 우리는 더 단단해졌다. ‘윤석열 퇴진’은 이제 모든 거리 모든 마을마다 넘치고 있다”라면서 “1년, 쉰 번의 토요일. 이제 우리는 우리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음을 믿는다. 1년을 한결같이 달려오신 촛불동지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라고 전했다.

 

이날 구본기 촛불행동 공동대표가 진행한 구본기의 현장인터뷰에서 시민들은 ‘촛불시민의 단결’을 강조했다.

 

세종시에서 통기타 동아리를 함께하다가 촛불대행진에 온 시민들은 “저희 나이가 기성세대인데 행동하지 않은 양심은 양심이 아니라고 생각했다”라면서 “그동안 행동을 못했는데 휴가도 없이 올라왔다. 윤석열 퇴진을 위해 힘을 합치자”라고 강조했다.

 

다른 시민은 “언론은 윤석열 눈치를 보고 보도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우리 촛불시민이 촛불집회를 알리는 언론이 되자”라며 “윤석열은 반드시 타도하고 응징해야 한다”라고 다짐했다.

 

한편 촛불행동에 따르면 이날 경찰은 폭염 피해를 막기 위해 마련된 냉방버스와 구급차를 견인하겠다고 한 것도 모자라, 운전기사에게 ‘면허를 정지할 수도 있다’고 사실상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제 내내 ‘촛불대행진은 집회·시위법 위반’이라는 경찰의 경고방송도 계속됐는데 이는 윤 대통령의 국정 기조와도 무관치 않아 보인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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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통선대, ‘반노동·반민생·반평화 윤석열 퇴진’ 깃발 올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8/06 10:49
  • 수정일
    2023/08/06 10:4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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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노총 24기 중앙통선대 일지] 첫 째날, 8월 5일

  • 기자명 부산=오은영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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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8.06 10:29
  •  
  •  댓글 0
 

부산 = 오은영 통신원 / 전교조 통일위원장

 

24기 민주노총 노동자 중앙통일선봉대 5개 중대장들이 힘찬 결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24기 민주노총 노동자 중앙통일선봉대 5개 중대장들이 힘찬 결의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기세 좋게 모였다. 24기 민주노총 노동자 중앙통일선봉대(이하 중통대)가 모였다. 역대급 폭염과 병든 사회가 던지는 비통한 소식을 뚫고 모였다. 80여 명의 노동자들은 저마다의 사업장 애환을 바탕에 깔고 노동자가 할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돌파구를 24기 중통대에 실어보겠노라고 다짐했다.

중앙통선대 기수였던 김광태동지가 감사패를 받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중앙통선대 기수였던 김광태동지가 감사패를 받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민주노총 부산본부 대강당에서 열린 발대식은 4기부터 23기까지의 중통대 깃발을 전시해 역사와 연륜을 느끼면서 시작되었다. 본인이 자랑스런 중통대 기수로서 그 깃발을 모아 보관해 온 김광태 동지는 “깃발을 뺏기면 모든 것을 뺏기는 것이다. 그동안 중통대 기수로서 자랑스러웠다”며 감사패를 받은 소감을 전하기도 하였다.

중대원들이 율동과 노래를 배우고 익히며 투쟁의 하루하루를 힘차게 준비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중대원들이 율동과 노래를 배우고 익히며 투쟁의 하루하루를 힘차게 준비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율동을 익히고 기본 규율을 익히는 교육시간의 우렁찬 포효, 중대별 시간에서 쑥스럽지만 더 많이 배우는 자세로 임하겠다는 각오의 진지한 표정들은 발대식을 지원한 민주노총 부산본부장의 표현대로 ‘아무리 여름이 뜨겁다지만 더 뜨거운’ 열기의 중통대 면모라고 할 수 있었다.

24기 중통대 총대장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부지부장이 비장한 결의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24기 중통대 총대장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부지부장이 비장한 결의의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24기 중통대 총대장 조석제 민주노총 부산본부 수석부지부장은 “양회동 열사의 통한을 기억하고 노동자가 살 수 있는 세상은 자주적인 나라”라는 말로 이번 24기 중통대의 비장한 결의를 내비쳤다.

8부두 시민대책위원회 김은진 대표 미군의 세균실험실의 위험성을 고발과 주민들의 투쟁을 알리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8부두 시민대책위원회 김은진 대표 미군의 세균실험실의 위험성을 고발과 주민들의 투쟁을 알리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중통대 대원들이 부산 8부두 미군세균실험실앞에서 미군의 세균전부대 폐쇄를 알리는 펼침막을 담벼락에 붙이는 시위를 하였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중통대 대원들이 부산 8부두 미군세균실험실앞에서 미군의 세균전부대 폐쇄를 알리는 펼침막을 담벼락에 붙이는 시위를 하였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돼지국밥으로 저녁식사를 하고 찾은 중통대의 첫 번째 실천장소는 세균실험실로 악명 높은 부산8부두 행진 및 집회였다. 어느 새 중통대의 차림새만큼이나 의연한 태도로 쇠락해가는 미국의 전쟁 책동을 증명하는 이 곳의 아픔을 직면하였고, 그 어느 때보다 ‘이 땅은 미군의 전쟁기지가 아님’을 강조하게 하였다.

8부두 시민대책위원회 김은진 대표도 “남구의 일반 주민들조차 세균실의 위험성을 알고 자발적으로 1인 피켓팅을 하는 등 반대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고 말했듯이 청명한 하늘과 바다 사이에 사악하고 위험천만한 실험을 하는 8부두는 반드시 되찾아야 할 우리의 땅이고 조국이었다.

숙소인 기장 청소년문화예절학교에서 김은형 통일위원장이 ‘노동자가 왜 통일운동에 나서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숙소인 기장 청소년문화예절학교에서 김은형 통일위원장이 ‘노동자가 왜 통일운동에 나서야 하는가?’를 주제로 강연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청소년문화예절학교에 발을 디딘 것은 한참 해가 진 후였지만 김은형 통일위원장의 ‘노동자가 왜 통일운동에 나서야 하는가?’의 강연에 임하는 중통대원들에게는 피로를 뒤로 한 분골찬 집중력이 있었다.

후쿠시마 핵 오염수가 증빙하는 정부의 사대매국 행각을 꺾고, 자주의 정신으로 되찾아야 할 우리의 안전과 건강이 이후의 시민 선전전에서도 제대로 전달되어야 한다는 결심은 각 중대의 모범 선동문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1중대의 모범 선동문에서 언급된 ‘우리 아이가 생선을 먹어도 되는지 걱정’하는 상황이 어처구니 없는 현실로 드러난 지금, 굴욕적 한미일동맹에 대놓고 편승하는 윤석열 정권을 24기 중통대는 정면으로 비판하며 끝까지 핵오염수 방류를 저지하는 노력을 하게 될 것이다.

24기 중통대가 부산 8부두 미군세균실험실 폐쇄를 위한 첫 투쟁을 끝내고 대오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24기 중통대가 부산 8부두 미군세균실험실 폐쇄를 위한 첫 투쟁을 끝내고 대오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 – 민주노총 중앙통선대]

“반노동 반민생 반민주 반평화 윤석열은 퇴진하라”는 총구호의 24기 중통대는 ‘아프고 뜨거운 여름’을 정면으로 돌파하여 자주적이고 평화로운 통일 조국 건설을 위해 오늘 첫발을 내디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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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잼버리 중단 안한다지만…이탈·폭염 우려 여전

영국·미국·싱가폴 철수…6일 K-POP 콘서트 대규모 운집 우려 커져

전남 주민들이 지난 4일 전남 부안군 잼버리공원에서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숙영지를 바라보고 있다. 2023.08.04. ⓒ제공 : 뉴시스
폭염 속에서 온열환자가 속출했던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가 일단 계속 진행된다. 한국 정부가 편의시설 보강, 의료 인력 확충, 대체 프로그램 확대 등을 연이어 내놓으며 간신히 ‘대회 중단·조기 폐막 수모’는 면하는 모양새지만 사실상 축소 운영이 불가피하다.

준비 소홀에 따른 비판, 향후 추가 질환자 발생 우려 등도 여전하다. 전체 참가자 15%가량을 차지하는 영국·미국은 최종 이탈을 결정했고 추가 이탈 국가가 나올 가능성이 남아있다.

한덕수 국무총리와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는 김현숙 여성가족부 장관은 5일 정례 브리핑을 열고 세게 잼버리를 중단하지 않고 예정대로 오는 12일까지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부터 조직위원회와 각국 대표단이 열었던 긴급 회의 결과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각국 대표단이 대회를 중단하지 않고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조직위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참가국은 153개국, 참가자는 4만2,493명이다. 철수를 결정한 영국(4,600여명)과 미국(1,500여명) 참가단은 전체 참가자 15% 규모다. 싱가포르(70여명) 역시 철수한다. 나머지 150여개국 3만5천여명은 세계 스카우트연맹이 잼버리 중단을 권고에도 대회를 계속 이어간다. 최창행 잼버리 조직위 사무총장은 “(영국 미국 등의)조기 철수 결정을 존중한다. 다만 대원들과 끝까지 활동하지 못하게 된 점은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지난 4일 전북 부안군 세계스카우트잼버리 텔타구역에서 스카우트 대원들이 천막 아래에서 더위를 피하고 있다. ⓒ제공 : 뉴스1

폭염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대회 강행이 결정되면서 우려는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날 오후 4시 현재 대회 장소인 전북 부안 기온은 35도를 기록하고 있다. 야외 활동은 불가능한 기온이다. 기상청에 따르면 대회 종료인 12일까지 낮 최고 기온은 34~35도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계속 진행’ 결정에 대해 우려가 커지는 이유다. 오는 6일 오후 열리는 ‘K-POP 콘서트’가 변수다. 무더위 속 대형 행사에 다수 인원이 집결할 경우 안전·온열 사고 우려는 더 커진다.

대회는 계속 진행되지만 사실상 축소 결정과 다름없다. 고온에 따라 프로그램은 대폭 줄어들 전망이다. 야외 프로그램은 사실상 제외되고 에어컨 등 냉방 장치가 있는 실내 프로그램과 활동량이 적은 프로그램만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이 서울과 평창, 경주, 부산 등 각 시도에 협조를 요청해 관광 프로그램을 긴급 배치한 배경도 여기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관광 프로그램을 신청하는 모든 스카우트 참가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때늦은 대응에 나섰다. 지난 4일 69억원의 예비비를 통해 잼버리 대회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부는 에어컨을 상시 가동하는 쿨링 버스 200여대를 긴급 배치했고 국방부는 그늘막과 캐노피 수십동을 설치했다. 의사 28명, 간호사 18명 등 의료인력이 보강됐다. 700여명의 서비스 인력이 추가 투입된다. 한 총리는 이날 “새만금 잼버리 현장에서 여러 문제가 개선되고 있지만 아직 충분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참가자들이 완전히 만족할 때까지 더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뒤늦게 대응에 나섰지만 남긴 상처는 컸다. 야당은 “잼버리 대회를 좌초 위기에 몰아넣은 것은 윤석열 정부의 안일한 대응”이라고 비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논평을 내고 “스카우트연맹을 밀어내고 대회 준비를 주도한 것은 정부”라며 “그러나 공동위원장이 5명인 관계로 의사결정도 제대로 안되고 예산도 제때 집행되지 않았다고 한다. 꿈과 희망 속에서 펼쳐져야 할 세계잼버리대회가 악몽과 사고로 점철될 동안 윤석열 정부는 무엇을 했나. 윤석열 정부가 손대는 일마다 최악의 상황에 빠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부인 김건희 여사가 지난 2일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린 2023 새만금 제25회 세계스카우트잼버리 개영식에서 전 세계 스카우트 대원들의 꿈과 도전을 응원하며 종이비행기 날리기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2023.08.02.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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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냉방비 걱정...에어컨 1시간 덜 써도 작년보다 더 나온다

지난해 3분기 이후 연속 인상...㎾h당 28.5원 올라

서울 시내 전기계량기 모습 (자료사진) ⓒ민중의소리
연일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지난해부터 연속적으로 인상된 전기요금으로 냉방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올해 7~8월 전기요금은 지난해보다 냉방기를 덜 사용해도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3일 한국전력공사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오후 4시 순간 최대 전력 수급량이 이달 들어 가장 많은 8만3,391㎿(메가와트)를 기록했다.

지난해 7월말·8월초 전력 수급량이 8만5,000㎿~7만7,000㎿사이를 기록한 것을 고려하면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다. 하지만 잇따른 전기요금 인상으로 국민들의 부담은 더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앞서 정부는 지난해 3분기(7~9월) 이후 매분기 연속 전기요금을 인상했다. 지난해 여름과 비교하면 ㎾h(킬로와트시)당 28.5원(27%)이 올랐다. 가정에서 사용하는 주택용 전기요금은 기본요금, 전력량요금, 기후환경요금, 연료비조정액으로 구성된다. 기본요금과 전력량요금은 누진구간에 따라 단계별로 높게 책정된다. 여름철인 7~8월에는 냉방기 사용을 고려해 기존보다 누진구간 상한이 100㎾h 늘어난다. 기후환경요금과 연료비조정액은 누진구간과 상관없이 사용한 전력량에 비례해 계산한다.

지난해 7월 전기요금은 1구간인 월 전력사용량 300㎾h까지는 ㎾h당 93.2원, 2구간인 301∼450㎾h에는 ㎾h당 187.8원이 부과됐다. 450㎾h를 초과한 3구간은 ㎾h당 280.5원으로 계산했다. 기본요금은 전력사용량이 1구간에 머물면 910원, 2구간은 1,600원, 3구간은 7,300원이 부과된다. 같은 기간 기후환경요금은 ㎾h당 7.3원, 연료비조정액은 ㎾h당 5원이 적용됐다.
이후 지난해 4분기, 올해 1, 2분기 연속으로 전기요금이 오르면서 전력량요금은 ㎾h당 26.8원, 기후환경요금은 ㎾h당 1.7원이 뛰었다. 이에 따라 현재 전기요금은 1구간 ㎾h당 120원, 2구간 ㎾h당 214.6원이 적용된다. 3구간은 ㎾h당 307.3원으로 계산한다. 기후환경요금은 ㎾h당 9원이 됐다. 기본요금은 변화 없으며, 연료비조정액도 최고치인 ㎾h당 5원이 유지되고 있다.

지난해 7~8월 4인 가구 기준 평균전력사용량은 427㎾h다. 이를 기준으로 올해 8월 한달 전기요금을 계산하면 '기본요금 1,600원 + 전력량요금 63,254원(1구간 36,000원 + 2구간 27,254원) + 기후환경요금 3,843원 + 연료비조정액 2,135원 = 70,832원'이다. 여기에 부가가치세 10%, 전력산업기반기금 3.7%가 붙으면 실제 납부해야 하는 전기요금은 8만원까지 오른다.

 

 

 

지난해 7~8월 4인 가구 기준 평균 전력사용량 427㎾h를 사용했을 때 예상되는 전기요금은 70,832원이다(부가가치세, 전력산업기반기금 제외) ⓒ한국전력 홈페이지

지난해 전기요금 체계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기본요금 1,600원 + 전력량요금 51,810원(1구간 27,960원 + 2구간 23,850원) + 기후환경요금 3,117원 + 연료비조정액 2,135원 = 57,062원'이다. 지난해와 사용전력량이 같다면 올해 7~8월 전기요금은 약 14,000원을 더 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냉방기 가동시간을 줄이더라도 지난해보다 전기요금은 더 많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예를 들어 소비전력 1000W의 에어컨을 한달 동안 1시간 덜 사용한다면 30㎾h(1000W X 30)를 절약할 수 있다. 이를 토대로 한달 전력사용량이 397㎾h(427㎾h - 30㎾h)를 기록했다고 가정하고 현재 전기요금 체계로 한달 전기요금을 계산하면 63,974원이 나온다. 여전히 지난해 평균 전력사용량의 전기요금보다 높다. 같은 에어컨을 한달 동안 2시간 덜 가동해야 57,116원(전력사용량 367㎾h) 정도가 나와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이 된다.

냉방비 부담과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114만 기초생활수급자(생계·의료·주거·교육급여 수급자)에게 에너지바우처를 지급기로 했다. 기존 에너지바우처 지원대상인 80만여 생계·의료급여 수급자 외에 지난해 추가 예산 편성을 통해 일시적으로 확대했던 30만 주거·교육급여 수급자도 계속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또 한국전력은 여기에 차상위 가구를 더한 약 200만가구를 대상으로 지난 5월 요금 인상분(약 5%) 적용을 유예하고 있다.

전력사용을 줄인만큼 돈으로 돌려받는 에너지캐시백도 시행 중이다. 에너지캐시백은 전기 사용량을 과거 2개년 평균보다 10% 이상 절감하면 1㎾h당 최대 100원을 돌려주는 제도다. 지난해 1㎾h당 30원 수준에서 인센티브를 늘렸다. 지난 6월부터 일반 가정을 대상으로 신청 받기 시작해 지난달 초 기준으로 59만가구 이상이 신청했다.

 

 

 

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신촌 현대백화점 유플렉스 앞 게시판의 온도가 31도를 가르키고 있다. 시민들이 뜨거운 햇빛을 가리기 위해 양산을 쓰고 이동하고 있다. 2023.08.03 ⓒ민중의소리

 

 

 

소상공인 "다음달 전기요금 고지서 보기 겁나"...실질적인 지원책 촉구


가정에 비해 오랜 시간 냉방기를 가동해야 하는 소상공인들은 냉방비 걱정이 더 심하다. 관악구에서 김치찌개 전문 식당을 운영하는 유 모 씨는 "다음달 전기요금 고지서 보기가 겁난다"면서 "오전부터 늦은 저녁까지 에어컨을 가동하고 있어서 전기요금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전기요금이 부담되지만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냉방기 가동을 줄일 수도 없다. 유 씨는 "지금은 더위가 너무 심해서 (전기요금을) 절약할 엄두도 못 내고 있다"면서 "전혀 절약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 (냉방기를 끄고) 창문 열면 오히려 더 덥다"고 한숨을 쉬었다.

영업장에서 사용하는 일반용 전기는 여름철에 단가가 더 비싸진다. 봄·가을철(3~5, 9~10월)에는 요금제에 따라 최고 ㎾h당 90.6원이 적용되지만, 여름철(6월~8월)에는 최고 ㎾h당 142.6원까지 오른다. 부하시간대를 적용받는 요금제라면, 여름철 최대부하시간대(11:00∼12:00, 13:00∼18:00)에는 최고 ㎾h당 221.4원을 적용받는다.

이에 정부에서는 소상공인 지원책으로 분할납부제도를 실행하고 있다. 지난 6월부터 9월까지 한시적으로 시행되며, 월 요금의 50% 이상 납부하면 나머지 금액을 최대 6개월 분납할 수 있도록 했다. 이와 함께, 노후 냉방기 교체 지원 사업, 고효율기기 지원 사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소상공인들은 전기요금 감소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유 씨는 "분할납부는 언젠가는 납부해야 하는 걸 미루는 것뿐"이라며 실효성을 의심했다. 노후 냉방기 교체 지원 사업에 대해서도 "2015년도 이전 제품을 대상으로 교체 금액의 40%를 지원하는 건데, 냉방기기가 워낙 비싸고 경기도 나쁘다 보니 40%를 지원받아도 부담된다는 분들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에 소상공인들은 보다 직접적인 지원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 3일 성명을 내고 "한계 상황에 몰린 소상공인을 에너지 취약계층에 포함하는 '에너지 지원 법제화', 전기요금체계 개편을 통한 '소상공인 전용 요금제 신설' 등 체감할 수 있는 종합적인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연합회는 "소상공인에게는 냉방비 폭탄을 피할 수 있는 '즉시 요금할인'이 절실하다"면서 "프랑스는 10조8천억원의 전기세를 감면하고, 스페인은 전기요금 부가가치세를 10%로 인하하는 등 실질적인 요금할인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요금 납부유예 등 단기 대책에만 매달리지 말고 하절기 요금할인, 소상공인 전기요금체계 개편 등 중장기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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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의 '도그 휘슬', 그리고 언론 기술자 이동관의 '공산당 언론'

[박세열 칼럼] 한국 사회의 '개 호루라기'는 어떻게 작동하는가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3.08.05. 04:53:51

 

"저희가 어떤 정당이나, 특히 과거 선전 선동을 굉장히 능수능란하게 했던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저희가 언론이라고 얘기하지 않습니다."

 

이동관이 첫 일성으로 '공산당의 신문이나 방송'을 언급했다. 기자가 "(공산당) 기관지 같은 언론이 지금 있느냐. 어떤 언론이 그런 언론이냐"고 묻자 "국민들이 판단하시고 본인들이 잘 아시리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비유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이동관에 따르면 공산당 기관지 언론은 실재한다. 그런데 이 말은 누구에게 보내는 메시지일까.

 

무슨 스무고개 하듯 내놓은 이동관의 발언은 일종의 '도그 휘슬(dog whistle)'이다. '개 호루라기'는 사람에겐 들리지 않지만 개가 듣고 그 의미를 파악할 수 있는 초음파를 내는 도구다. 정치학에서는 특정 지지 그룹의 호응을 얻기 위해 암시적 언어를 사용하는 걸 말한다. 정치 저관여층에겐 전달되지 않지만, 특정 지지 그룹은 '도그 휘슬'을 알아듣고 그에 맞는 행동을 하거나 그를 지지하는 결정을 내릴 수 있다. 부정적인 관심을 끌고 싶진 않은데 논란성 이슈에 대해 지지 그룹을 선동하고 싶을 때, 혹은 부인할 수 없는 당위성으로 포장하면서도 특정 지지 그룹의 편향성에 호소하고 싶을 때 사용된다. 

 

트럼프가 미국 의회 앞에 모인 성난 지지자들을 향해 "Have the courage to do the right thing. Fight!(올바른 일을 하기 위해 용기를 내라. 싸우라!)고 말한 것은 일종의 '도그 휘슬'이다. '올바른 일을 하기 위해 용기를 내라'는 말은 흠 잡을 데 없는 말이지만, 이 말은 일부 성난 지지자들에게 '의회에 쳐들어가라'고 해석된다. 그리고 트럼프는 자신은 폭동을 선동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건 입증할 수도 없다. 보통의 '인간'들에겐 의회에 난입하라는 의미로 들리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도 '미국 백인'들을 겨냥한 도그 휘슬이란 비판을 많이 받았다. 많은 극우 정치가들이 '도그 휘슬'을 이용해 난민·이주민 혐오 정서, 인종차별 정서를 건드리고 '페미니즘'을 조롱하며 지지층의 내심에 어필하려 한다는 지적들이 나온 건 오래된 일이다. 

 

이동관이 '공산당 기관지' 같은 언론을 언급하고 '본인들은 잘 알 것'이라며 애둘러 얘기했지만, '특정 세력'은 아마 환호했을 것이다. 대한민국에 존재하지도 않는 공산당을 언급함으로서 일부 한국인들의 내심에 여전히 존재하는 '빨갱이 콤플렉스'를 자극한 것인데, 아마 일부 아스팔트 우파이나 '극우 유튜버'들은 '공산당 언론'을 몰아내야 한다며 실재 존재하는, 공산당과 전혀 상관 없는 몇몇 언론들을 콕 집어서 비난할 것이다. 매카시즘 시대에나, 냉전 시대에나 있었을 법한 이런 유형의 '도그 휘슬'은 분단 국가에선, 오늘날에도 여전히 좀비처럼 현현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도그 휘슬'을 잘 사용하는 한국의 정치인 중 하나다. 그는 지난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오월 정신은 자유민주주의 헌법 정신 그 자체이고, 우리가 반드시 계승해야 할 소중한 자산"이라며 "우리가 오월의 정신을 잊지 않고 계승한다면 우리는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과 도전에 당당히 맞서 싸워야 하고 그런 실천적 용기를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당위성으로 포장된 평범한 말처럼 들리지만, 오월정신까지도 '진영 논리'에 가두어 특정 지지자들에 어필하고자 하는 전형적인 '도그 휘슬'이다. 윤 대통령은 이런 식으로 극우 세력을 자극하는 언사를 자주 펴 왔다.

윤 대통령이 연설마다 수십차례 언급하는 '자유'가 그런 것이다. '자유'는 한국 사회 맥락 속에서 피묻은 이념 내전의 최전선에 내몰렸던 단어다. 70년 전 한국전쟁 이후 엄청난 사회적 갈등 비용을 지불한 한국 사회에서 일부 '반공 보수'는 여전히 "좌파가 자유민주주의의 '자유'를 없애려고 한다. 이는 나라를 북한에 바치기 위한 것이다"라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그리하여 '자유'는 한국 사회의 현대사가 주물한 특정한 토대 위에서 특정 계층에게는 특별한 암호로 해석된다. '자유민주주의'라는 용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면 '북한으로 가버리라'는 반응이 즉각적으로 나오는 것도 그 증거다. '자유'는 윤 대통령의 '도그 휘슬'과 같은 것이다. 

 

물론 윤 대통령 뿐은 아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도로 무단 점유'를 명분으로 내세워 퀴어 페스티벌을 억압하는 것도 전형적인 '도그 휘슬'이다. 그는 '반 동성애자'들의 표심에 호소하고 싶지만, '동성애자의 페스티벌에 반대한다'는 직접적 메시지가 도덕적 지탄의 대상이 될 수 있기에 우회로를 선택했다. 홍 시장은 대선 후보 시절에도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직설적인 발언을 했다가 비난을 받은 바 있다. 그의 전략은 조금 더 교묘해지고 있는 셈이다.

 

이준석 전 대표도 그런 면에서 '선수'다. 페미니즘, 장애인 시위와 관련해 그가 '불법과 합법'을 언급하고, '역차별'을 호소할 때 그것이 누구를 향한 말인지, 누구에게 들으라고 하는 얘기인지 우린 알아차릴 수 있다. 그는 '장애인 혐오자'도 '페미니즘 혐오자'도 아니라고 하지만, 장애인 혐오와 페미니즘 혐오 정서를 가진 이들은 '도그 휘슬'을 알아차리고 정치적 신념을 강화하며 나아가 행동(투표든 시위든)을 강구하게 된다. 이준석 본인이 이런 원리를 아주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도그 휘슬'이 서구 정치권에서 주로 부정적으로 쓰이는 것은 이유가 있다. 다양성을 배척하는 극우 보수주의자들을 지지층으로 거느린 정치가들이 중도층의 도덕적 비난을 피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종교 다양성 사회에서 '기독교 전통을 복원해야 한다'는 배제의 슬로건은 "가족 가치(주로 동성애를 비판하는 기독교도인들이 쓰는 말)"와 같은 평범한 '도그 휘슬'로 둔갑한다. 선거 캠페인에서 "가족 가치"를 언급할수록 '보수적 기독교인'들은 뭉친다고 한다. 또 다른 예로 영국 총리를 지낸 보리스 존슨은 2016년 4월 미국의 버락 오바마 당시 대통령이 자신의 '조상' 때문에 영국에 대해 원한을 품고 있다고 주장했다가 '도그 휘슬 인종차별'로 비난을 받았다.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의 식민지였던 아프리카 케냐 혈통이다. 도그 휘슬러들은 주로 '불법', '비국민', '주류', '가족' 등의 용어를 사용하며, '무슨 뜻인지 알지?'라고 지지층의 내심에 호소한다. 이런 사례는 무수하다. 

 

'도그 휘슬'의 가장 큰 문제는 '이중 언어'라는 점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자유'를 언급했을 때, 유권자 중 누군가는 '일할 수 있는 자유'나 '언론의 자유', '억압으로부터의 해방' 같은 걸 떠올리며 투표하지만, 누군가는 '자본의 자유', '북한 체제 해체', 심지어 "적화 통일에 협조하는 대한민국의 반국가 세력을 때려잡자"는 메시지로 해석하고 투표한다. 하나의 메시지를 두고 전혀 다른 이해를 갖는 두 명의 유권자가 그 메시지를 발신한 한 명의 후보를 택하는 건 민주주의가 가진 오래된 오류의 일종으로 본다. 이걸 적극 이용하는 세력은 중도층을 자극하지 않고, 논란을 최소화하면서 극렬 지지그룹에 어필할 수 있다. 그러면 표를 최대한 많이 끌어모을 수 있다. 

 

다시 이동관으로 돌아오자. 그가 '공산당 언론'을 언급한 것은 한국 사회에서, 그것도 21세기에 아주 고약하고 낡은 '도그 휘슬'이라 비판받을 만 하다. 이동관이 하필 '공산당'이란 단어를 선택한 건 우연이 아니다. 그는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그것도 그가 하고자 하는 모종의 '과업'과 관련해 극렬 지지층에게 모종의 '힌트'를 주고 있는 것이다. 대한민국에 '공산당 기관지'같은 언론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언론인지 아닌지 "본인들이 잘 알 것"이라고 하는 건 지지층들만 '아는' 특정 매체를 지칭한 효과를 갖게 된다. 두말 할 것 없이 그건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인 몇몇 언론들이다. 정치적 반대파를 '국가 전복 세력'이라 암시하고 '레드 콤플렉스'나 약자 혐오에 기대어 하는 정치, 그 말로는 별로 좋지 않다. 트럼프를 보라. 

 

▲윤석열 대통령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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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선택은 전쟁아닌 평화, 굴욕아닌 주권, 대결아닌 협력"

평화·통일·역사정의·주권 6개 단체, 8.15범국민대회 개최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8.03 23:56
  •  
  •  수정 2023.08.04 08:54
  •  
  •  댓글 0
 
6.15남측위, 시민사회연대회의,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전국비상시국회의(추), 정전70년 한반도평화행동,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을 비롯한 6개 연합단체가 처음으로 총집결해 8월 12일 '광복 78주년, 주권훼손 굴욕외교 저지! 한반도 평화실현! 8.15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6.15남측위, 시민사회연대회의,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전국비상시국회의(추), 정전70년 한반도평화행동,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을 비롯한 6개 연합단체가 처음으로 총집결해 8월 12일 '광복 78주년, 주권훼손 굴욕외교 저지! 한반도 평화실현! 8.15범국민대회'를 개최한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오는 8월 12일 오후 4시 서울 광화문 경복궁옆 앞 도로에서 '광복 78주년, 주권훼손 굴욕외교 저지! 한반도 평화실현! 8.15범국민대회'가 개최된다.

8.15 광복절을 맞아 윤석열 정부의 일제 강제동원 관련 굴욕적 '제3자변제안' 강행 처리와 후쿠시마 핵오염수 방류 등 대일굴욕외교를 규탄하고, 한일 및  한미일 군사협력에 몰입하여 한반도 군사긴장을 격화하고 남북관계를 진영대결의 제일 앞열에 세우는 남북대결, 대미편향 외교 등 산적한 주권 침해와 평화위협 행위에 대해 집중적인 성토가 있을 예정이다.

지난 7월 15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못살겠다! 갈아엎자! 윤석열정권 퇴진하라! 7.15 범국민대회' 이후 두번째 열리는 범국민대회이다. 

특히 이번 범국민대회는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연대회의)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준)(퇴진운동본부) △전국비상시국회의(추)(비상시국회의) △정전70년 한반도평화행동(정전평화행동)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역사정의평화행동)을 비롯해 평화, 통일, 역사정의와 주권 등 관심 현안에 집중해 온 6개 연합단체들이 처음으로 총집결해 명실상부한 범국민대회가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6개 단체들은 3일 우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역사적인 날, 광복 78주년을 맞아 윤석열 정부의 주권훼손, 굴욕외교를 저지하고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행동에 함께 나서주길 호소한다"며  12일 시민들의 8.15범국민대회 참가를 요청했다.

안지중 6.15남측위 공동집행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는 이홍정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시민평화포럼공동대표인 윤정숙 정전평화행동 공동대표, 하원오 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 김영환 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 양길승 비상시국회의 공동운영위원장 등 6개 단체 대표자들이 참가해 '우리의 선택은 전쟁의 길이 아니라 평화의 길, 굴욕외교가 아니라 주권국가다운 외교, 한미일 군사동맹이 아니라 상생과 협력의 길이어야 한다"며, "대결이 대결을, 위기가 위기를 낳는 악순환이 이미 시작됐다. 한반도 평화가 위태롭다. 윤석열 정부의 대북적대, 대일굴욕, 대미추종 정책을 멈춰 세우자"고 호소했다.

왼쪽부터 이홍정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윤정숙 정전평화행동 공동대표, 하원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 김영환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 양길승 전국비상시국회의(추) 공동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왼쪽부터 이홍정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윤정숙 정전평화행동 공동대표, 하원오 윤석열정권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 김영환 한일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 양길승 전국비상시국회의(추) 공동운영위원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홍정 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은 "해방 78주년을 맞아 주권재민의 의지를 되살리고, 다시 한번 역사의 진보를 이루기 위한 결단을 새롭게 하자. 민주와 평화와 통일의 주권자인 우리 민이 민족공동체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해 나가자"며 "민주의 뿌리에서 자란 평화의 나무에 통일의 열매가 맺힐 때까지 민의 주권의식을 발휘하며 정의롭게 행동하자"고 8.15범국민대회 참가를 독려했다.

윤정숙 정전평화행동 공동대표는 "우리는 생명을 소중히 여기고 최소한의 생존권이 보장된 세상을 원한다. 그리고 전쟁의 두려움으로부터 벗어나 평화롭고 주권이 보장되기를 요구한다"며, "이미 시민들은 저항의 움직임을 시작했고 우리는 앞으로도 여러 행동과 실천을 통해 이같은 주장과 행동을 끊임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원오 퇴진운동본부 공동대표는 "우리의 주권을 당당해 내세우고 남과 북 정상이 지금까지 만든 합의와 공동선언을 이행하여 통일로 나아가는 것만이 유일한 평화의 길"이라며 퇴진운동본부가 그 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김영환 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은 "일본군 성범죄 피해자들의 외침을 무시하고 역사를 안보와 맞바꾸려했던 박근혜정권의 결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며 "역사정의를 바로잡고 평화를 실현하기 위한 시민들의 뜻이 8월 12일 범국민대회에 모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범국민대회에서는 제3자 변제를 거부하는 피해자들과 유족분들에게 그동안 국민들이 성의로 모은 마음이 전달될 예정"이라고 했다. 

양길승 비상시국회의 공동운영위원장은 "이번 8.15범국민대회는 지금까지 쌓여 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전환점을 만드는 대회로 준비하고 기대하고 실천하겠다"고 다짐을 밝혔다.

8.15범국민대회는 폭염속에 진행될 기상조건을 고려해 간결하게 메시지 중심으로 진행하고 더 많은 시민들을 만나기 위해 종로 방면 행진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이연희 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과 이승훈 시민사회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연희 역사정의평화행동 공동위원장과 이승훈 시민사회연대회의 운영위원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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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MBC, YTN, TBS···정부 손아귀로 넘어가는 공영방송

  • 김준 기자
  •  
  •  승인 2023.08.04 18: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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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 없는 이사진 해임'

'재정을 통한 언론 길들이기'

"수신료 분리, 목욕물 버리려다 애 버린 격"

이동관 후보, 국정원 문건과 연관성 부정

정부가 협의 없는 독단적 행보를 보이며 방송장악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지적이 계속된다. 3일에는 방송통신위원회가 공영방송의 이사진 해임 절차에 들어갔다. 차기 원장 후보로 지명된 이동관 특별보좌관에게 멍석을 깔아주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따른다.

언론장악저지 야4당 공동대책위원회 소속 고민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8일 정부과천청사 방송통신위원회 앞에서 공영방송 수신료 분리징수 관련 시행령 개정 추진 철회를 촉구하는 항의방문을 하기 전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뉴시스

‘전례 없는 이사진 해임’

방통위는 2일 MBC의 70% 지분을 가진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 해임 절차에 들어갔다. KBS에서도 윤석년 이사가 해임된 지 16일 만인 지난달 28일 남영진 이사장이 해임 절차 통보를 받았다. 또 방통위 정미정 EBS 이사의 해임도 추진 중이다.

공영방송 성격을 띤 세 곳의 이사진 해임은 지금껏 유례를 찾아볼 수 없다. 그동안 정부·여당이 KBS와 MBC의 보도를 문제 삼으며 ‘편파적’이라 지적해 온바, 공영방송에 대한 장악시도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방통위는 방문진 권 이사장이 MBC 경영 관리·감독을 게을리했다며 해임 추진 이유를 설명했다. 만약 권 이사장과 김 이사의 해임이 이뤄지면 여야 3대 6인 이사회는 5대 4구도로 바뀌어 여당 주도로 MBC 사장 교체가 가능해진다. KBS 역시 남 이사장이 해임된다면 여야 4대 7에서 6대 5구도가 된다.

권 방문진 이사장은 지난달 10일부터 감사원의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 방통위의 조사도 최근 시작됐다. 아직 권 이사장의 조사가 끝나지 않았지만, 방통위가 권 이사장의 해임 절차에 착수한 것이다. 권 이사장은 “공영방송 MBC를 장악하기 위한 윤 정부의 무법적 행태가 도를 넘었다”며 “행정조사절차법과 기본법을 지키지 않아, 위법”이라고 강조했다.

이호찬 언론노조 MBC본부장은 “이동관 후보가 방통위원장이 된 이후 이사장을 무리하게 해임하면 탄핵의 빌미를 줄 수 있어, 직무대행 체제일 때 처리하는 것”이라 주장했다.

 

‘재정을 통한 언론 길들이기’

수신료는 공영 언론 주인을 국민으로 만드는 기반이다. 서울의 공영방송이라고 할 수 있는 TBS가 서울시의회 조례에 따라 재정을 지원받았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여당이 서울시의회 다수당이 되자,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 조례 수정안(아래 TBS 지원조례 폐지)’을 통과시켰다. 그 결과, TBS 시사프로그램은 모두 폐지됐고, 현재는 일부 직원들이 월급의 20%를 반납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정부와 여당은 지난달 KBS 수신료 분리를 강행했다. 재정을 인질로 KBS도 TBS의 길을 가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그 외에도, 30년 만에 전기요금 고지 항목에서 TV 수신료가 제외되지만 이후 어떻게 징수할 것인지 정확한 방안도 없이 성급하게 분리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이진순 민주언론시민연합 상임대표는 “공영방송을 폐지하거나 민간 자본에 매각하면 다시 되돌릴 수 없다”고 강조한다. “지금 있는 공영방송에 문제가 있다면 나무라고 야단치고, 보완하려는 방법을 찾아야지, 목욕물 버리려다 아이까지 버리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준공영방송이라 불렸던 YTN 또한, 민영화 위기에 처해있다. 고한석 언론노조 YTN지부장은 “한전 KDN과 마사회는 애초에 YTN을 매각할 생각이 없었다”고 밝혔다. 7년째 흑자였고 성장 가능성도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고 지부장은 “농림부에서 마사회를 압박했고, 공공기관 경영평가 등으로 정부의 겁박을 느낀 한국 KDN이 매각을 결정하면서 지금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아마 이동관 후보가 위원장으로 임명된다면 본격적인 행보가 이뤄질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임기 초반부터 이전 정권에서 임명된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배제해왔다. 두 위원장의 업무보고도 받지 않았고, 이들은 서면 보고를 올린 뒤, 기자회견을 하는 방식으로 일을 이어왔다. 한 위원장은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해임됐다.

정부가 언론을 대하는 태도가 일관되게 드러나고 있다. 방통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이동관 후보는 “이명박 정부 홍보수석 재직 당시 국가정보원에 (언론장악) 문건 작성을 지시한 적도, 보고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언론장악 배후에 홍보수석실이 있다는 보고서가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이동관 후보는 이 보고서와 자신의 연관성을 끊으려는 것으로 보인다.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이 이를 어떻게 입증하느냐에 따라 향후 여론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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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결국 구속... '가장 성공한 특검'에서 '가장 몰락한 특검'으로

[해설] 의혹 제기 약 2년만...'검찰 정권'에서 여론에 떠밀린 후배 특수부 검사들에 의해 추락

23.08.04 03:53l최종 업데이트 23.08.04 06:36l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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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결국 구속됐다. 대장동 일당이 제공했다는 일명 '50억 클럽'과 관련해서다. 지난 2021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이후 약 1년 11개월만이다. 그동안 늑장 및 부실수사 비판을 받아온 검찰은 박 전 특검 구속으로 최악의 상황을 벗어나게 됐다.

한때 박근혜 전 대통령을 비롯해 국정농단 관련자 50여명을 기소하며 '가장 성공한 특검'으로 불렸던 박 전 특검은 이제 개인 비리 혐의로 구치소에 수감돼 구속 수사를 받는 '가장 몰락한 특검'으로 기록되게 됐다.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한 윤재남 서울중앙지검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3일 밤 11시 22분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사유는 증거인멸 우려. 첫번째 구속영장 신청(6월 30일)이 기각된 이후 검찰은 보강 수사를 통해 박 전 특검이 지난 2월경 휴대전화를 망치로 부수는 등 증거인멸을 시도한 정황을 잡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검찰은 두번째 영장 청구서에는 이 부분을 강조했고, 법원은 이에 설득된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심사를 진행한 판사는 1차 때와는 다른 판사(유창훈(박영수), 이민수(양재식))였다.

구속 사유는 "증거인멸 우려"... 망치로 휴대전화 부순 것 자충수

물러날 곳이 없었던 검찰은 이날 영장실질심사에 적극적으로 임했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 소속 검사 6명을 투입해 총 230여 쪽 분량의 파워포인트(PPT)를 제시하며 혐의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우려 등을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심사 시간도 1차보다 2시간 이상 늘어간 5시간 30분이 걸렸다.

이날 오후 검찰 관계자는 "지난 6월 기각 이후 보강 수사 통해서 구속사유를 더욱 명백히 규명했다"며 "기각 사유에 대해 보강 수사를 진행했고, 확인된 내용을 검토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범죄의 중대성과 증거인멸, 기본적으로 도주 우려도 (구속영장에) 기재했다"라고 밝혔다.

박 전 특검의 혐의는 특정경제가중처벌법 위반(수재 등)과 청탁금지법 위반이다. 검찰이 밝힌 영장 기재 혐의 요지에 따르면, 박 전 특검은  2014년 11~12월 우리은행의 사외이사 겸 이사회 의장, 감사위원으로 재직하면서 대장동 개발사업과 관련해 남욱씨 등 민간업자들의 컨소시엄 관련 청탁(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와 PF 대출용 여신의향서 발급)을 들어주는 대가로 200억 원 및 땅과 단독 주택을 받기로 약속받았다.

이후 우리은행의 컨소시엄 참여는 무산되고 여신의향서가 발급되는데, 이 과정에서 2015년 3~4월께 대장동 업자 핵심 김만배씨로부터 향후 50억 원을 받기로 약속받고 실제 5억 원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또 2015년 대한변호사협회 회장 선거 자금 명목으로 현금 3억 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아울러 검찰은 화천대유에 취직했던 딸이 2019년 9월∼2021년 2월 화천대유 측으로부터 대여금 명목으로 받은 총 11억 원도 사실 박 전 특검이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여기에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이렇게 영장청구서에 적시된 박 전 특검이 받았다는 돈을 모두 합하면 19억 원에 달한다.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검찰... 박영수는 이보다 더 최악일 수 있을까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대장동 민간개발업자의 청탁을 들어주는 대가로 거액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가 3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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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검 중수부장 출신으로 국정농단 특검에 임명되자 당시 윤석열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불러들일 정도로 친분이 두터웠던 박 전 특검이 '검찰 정권'이라 불리는 윤석열 정권에서 특수부 출신 후배 검사들에 의해 추락한 것은 아이러니하다.

2016년 말 당시 박근혜 정권에 의해 한직을 전전하던 윤 대통령은 특검팀 합류를 계기로 완벽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하게 된다. 이후 윤 대통령은 서울중앙지검장 → 검찰총장을 거쳐 대권후보로 직행해 결국 정권을 잡았다. 박 전 특검이 윤 검사를 수사팀장으로 선택하는 과정에 당시 머니투데이 법조팀장이었던 김만배 기자(대장동 일당 핵심 인물)가 일정 정도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더욱 그렇다.

박 전 특검은 2019년 9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초기부터 연루 의혹이 계속 나왔다. 화천대유의 상임고문으로 활동했고, 회계사인 딸이 화천대유에 입사했는데 회사 보유 아파트를 분양받았으며, 급기야 그해 10월 6일 국회에서 공개된 일명 '50억 클럽' 명단에도 이름이 있었다. 지금까지 박 전 특검과 그의 딸이 대장동 민간업자들로부터 받은 돈은 구속영장청구서에 적시된 19억 원 외에도 화천대유 고문료 2억5000만 원, 딸 연봉 6000만 원, 딸 퇴직금 5억 원, 분양 받은 아파트 시세 차익 등 수억에서 수십억이 더 있는 것으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검찰의 수사는 좀처럼 박 전 특검을 비롯한 법조계 고위층 연루 의혹자들을 향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곽상도 전 의원이 아들 퇴직금 명목으로 받은 50억으로 기소(뇌물 혐의)됐지만, 지난 2월 이마저 1심 무죄가 선고됐다. 여론은 들끓었고, 결국 검찰은 박 전 특검 등 50억 클럽 수사에 적극 나서게 된다.

지난 6월 30일 1차 구속영장신청이 기각되면서 박 전 특검은 최악은 피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결국 자신의 휴대폰을 망치로 부순 것이 알려지면서 증거인멸 우려로 구속됐다. 현 상황보다 더 최악은 뭐가 있을까 쉽게 떠올리기 어렵게 됐다. 게다가 박 전 특검은 이미 가짜 수산업자 김태우씨로부터 포르쉐 렌터카를 무상으로 받는 등 336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청탁금지법 위반)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중이다.

'50억 클럽' 수사는 파면 나온다... 다음은 누구?

뒤늦게나마 박 전 특검의 구속에 성공함에 따라 검찰의 '50억 클럽' 수사는 당분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우선 검찰은 구속 기한인 20일 내에 박 전 특검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또한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보강 수사도 마무리 국면이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의 아들 곽병채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고 기소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항소심 재판 기일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자연스럽게 다음 수사 대상이 누구일지 관심이 쏠린다. 50억 클럽 멤버로 지목된 인물은 박 전 특검과 곽 전 의원을 비롯해 김수남 전 검찰총장, 권순일 전 대법관, 최재경 전 청와대 민정수석, 홍선근 머니투데이 미디어그룹 회장 등 6명이다.

이중 김 전 총장은 2021년 8월 대장동 의혹이 불거진 후 김만배씨를 만나 대책을 논의하고, 검사 출신 변호사를 소개해 준 것으로 김씨의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공소장에 적시된 상황이다.

검찰 관계자는 "(50억 클럽 관련)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서 순차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태그:#박영수, #권순일, #곽상도, #대장동, #구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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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멘토' 이종찬 "이승만 기념관은 '괴물'…이승만=김일성이냐?" 작심 비판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8/04 09:49
  • 수정일
    2023/08/04 09:4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이승만 기념관', '1948 건국론' 작심 비판…박민식 보훈부장관은 불참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3.08.04. 06:51:50

 

정부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이종찬 광복회장이 "김일성은 왕조의 창건자고 시조다. 그런데 이승만 대통령을 대한민국의 시조라고 그렇게 해야 되겠느냐"고 작심 비판했다. '뉴라이트' 등 보수 일각에서 제기되는 1948년 건국절 주장에 대해 반박하며, 현 정부의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반대한다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다.

 

이 회장은 3일 '대한민국 정체성 선포식'에서 '1948년 건국론'을 비판했다. 언론에 미리 배포된 원고에는 박민식 보훈부장관 등이 주축이 돼 추진하고 있는 '이승만 기념관'에 대해 "이승만 대통령을 신격화하여 건국 대통령으로 몰아가고 있다", "이런 괴물 기념관이 건립된다면 반대할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현장 인사말에서는 톤이 다소 누그러졌지만, 이승만과 1948년 건국론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했다. 

 

이 회장은 "오늘날 대한민국의 발전은 1919년 기미년 독립선언에서 비롯됐다"며 "1948년 건국론은 이런 역사의 지속성을 토막 내고 오만하게 '이승만 건국론'으로 대체한 것"이라고 했다. 

 

이 회장은 "일제가 침탈하여 우리의 역사를 지우려 해도 우리나라는 계속 존재해왔고, 일제 강점으로 주권 행사가 불가능했어도 나라는 존재해있었다"며 "대한제국이 일제에 의해 소멸됐고, 38년 만에 대한민국이 건국됐다는 이설"을 비판했다. 이 회장은 이렇게 되면 1910년부터 1945년까지 일제가 통치한 것이 정당화 된다. 그렇게 되면 독도는 일본 땅이 된다. 위안부 할머니 문제나 강제징용 문제는 일본 신민 간의 문제이지 우리가 간여할 일이 아니게 된다"고 비판하며 "나는 과연 대한민국 1948년 건국론을 주장하는 사람들이 이런 점까지 생각하고 이설을 주장했는지 묻고 싶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회장은 "만약 알고도 주장했다면 이런 사람은 신종 친일파 민족반역자"라고 비판했다.

 

1948년 건국을 인정하는 것은 북한의 행태와 다름 없다는 것이다. 그는 그간 수차례 언론 인터뷰에서 "대한민국의 시작을 1948년으로 보면 남도 건국, 북도 각각 건국한 게 돼 결국 북한을 동격으로 보게 된다. 정통성을 주장하면서 왜 그런 일을 하느냐"고 주장해 왔다. 

 

앞서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지난 7월 19일 이승만 서거 58주기 추모식에 참석해 "'이승만 대통령 바로 세우기'는 어떤 개인에 대한 숭배나 찬양을 위함이 아니다. 역사를 있는 그대로 전달하고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굳건히 지키기 위함이다"라며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중심으로, 역대 대통령의 자제분들과 4·19혁명의 주역들이 힘을 합쳐 '이승만 대통령기념관'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론조사업체 여론조사 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달 27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39.6%가 이승만 기념관 건립에 '공감'한다고 응답했고 55.8%는 '공감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이날 박민식 보훈부 장관은 주요 참석자로 초청됐지만 '휴가'를 이유로 참석하지 않았다.

 

이종찬 회장은 독립운동가 우당 이회영 선생의 손자로, 윤석열 대통령이 어린 시절부터 '멘토'로 여겼던 인사다. 이 회장은 윤 대통령의 죽마고우인 연세대학교 이철우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의 부친으로, 윤 대통령이 어린 시절부터 그를 따랐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회장은 보수정당에서 4선 국회의원을 지냈고, 전두환, 노태우 정부에서 민주정의당 원내총무, 사무처장 등을 지냈다. 군부 독재 시절 여권에 몸 담았지만 남재희 전 노동부장관,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등과 함께 드물게 합리적 보수로 평가돼 왔다. 김대중 정부에서 초대 국정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이종찬 광복회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광복회관 앞에서 열린 '대한민국 정체성 선포식'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세열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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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제 아닌 생존게임” 잼버리 대회에 쏟아진 비판 보도

  •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3.08.04 07:40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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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조직위 부실 운영, 정부 늑장대응…잼버리 비판 이어져

한겨레 “해임 정해놓고 조사 시작…방통위, 법적 절차 무시한 ‘폭주’”

조선일보 “메인 뉴스 편파 보도 KBS 46건, MBC 87건…이러고도 공영방송?”

지난 1일부터 전북 부안군 새만금 일대에서 열리고 있는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에서 폭염으로 인한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면서 안전사고 발생 우려가 커지고 있다. 세계 158개국 4만3천여명이 참가하는 국제 행사 잼버리의 조직위원회는 대회 이틀째인 2일 신규 온열질환자가 207명 발생했고, 개영식에서만 108명의 온열질환자가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4일 주요 아침신문은 1면에서 ‘잼버리 사태’를 다루며 열악한 위생 환경과 연일 이어지는 폭염으로 혼란에 빠진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조직위원회의 부실한 운영과 정부 부처의 안일한 대처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 한겨레 사진 갈무리.

▲ 4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한겨레 1면 기사 <폭염 무방비…‘한여름밤 악몽’된 잼버리>에 따르면, 이번 대회의 폭염 피해는 예견됐었다. 대회장이 위치한 부안군은 지난달 28일부터 폭염경보가 계속 발효 중이다. 개영식이 열린 2일 부안군의 낮 최고기온은 34도까지 치솟았고, 개영식이 한창이던 2일 밤 9시께 기온은 27도가 넘는 열대야를 보였다. 해당 지역은 대회 개막일부터 폭염영향예보 단계 가운데 ‘경고’ 수준에 해당됐다.

문제점과 비판이 속출하는데도 조직위는 “큰 문제 없다”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연일 운영 미숙을 지적하는 비판 보도가 쏟아지자 취재를 막아 논란이 되기도 했다.

한겨레는 기사 <청소년 축제가 ‘생존게임’으로…“주최쪽 준비 어떻게 한 거냐”>에서 “조직위는 준비 부족과 열악한 환경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가 잇따르자 취재진에 개방하던 델타구역의 출입을 통제했다”며 “폭염과 운영 미숙으로 안전사고 위험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행사 축소와 중단까지 요구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 한겨레 기사 갈무리.

경향신문도 1면 기사 <폭염·해충·진흙탕 ‘3중고 잼버리’>에서 “행사 전부터 평지인 장소 특성과 폭염에 대한 우려가 컸지만, 조직위원회 등 관계기관의 준비가 소홀했다는 지적이 많다”며 “조직위 측은 ‘강한 스카우트 정신으로 날씨도 극복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잼버리 관련 불만은 커지고 있다”고 했다.

▲ 경향신문 기사 갈무리.

예견된 폭염 피해에도 대처하지 않다가 뒤늦게 안전을 강조하고 나선 정부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정부는 3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에 나섰다. 한겨레는 이를 두고 “대회를 앞두고 더위 대응에 역부족이라는 경고가 잇따랐는데도 대회 이틀 만에 온열질환자가 수백명 발생하는 등 심각한 상황에 이르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책에 나선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주무부처인 여가부는 행사 3일째에서야 ‘안전을 고려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경향신문은 “온열질환자가 속출하는데도 주무부처인 여가부는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했다. 여가부는 행사 시작 뒤 이틀 동안 입장이나 대응 계획을 내지 않았다”며 “경향신문 취재에도 ‘온열질환 현황 집계와 대응·대책 등은 잼버리조직위 소관’이라는 입장을 유지해 왔다”고 했다.

동아일보도 기사 <3개 부처, 잼버리 폭염 대비 혼선…총리 “여가장관 현장 지켜라”>에서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대회에서 온열 질환자가 속출하는 등 ‘재난 상황’이란 비판까지 나오는 것과 관련해 정부의 책임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이번 사태가 일찌감치 예견됐음에도 여성가족부·행정안전부·문화체육관광부 등 관련 정부 부처들이 제대로 대비하지 못했고, 문제가 터진 뒤에는 부처들 간 체계적인 공조·대응조차 이뤄지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 동아일보 기사 갈무리.

뒤늦게 현장을 찾은 이상민 행안부 장관에 대해서도 “늦어도 너무 늦은 수습”이라고 했다. 사설에서도 “복수 위원장 체제가 결과적으로 행사의 책임을 분산시켜 서로에게 미루는 결과로 이어진 셈이 돼버렸다”며 “예정된 모든 행사를 무리하게 강행하기보다 폭염과 감염병, 안전사고 등 모든 위기 상황에 철저히 대비해 남은 기간 참가자 전원이 안전하게 지내다가 귀가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일보도 기사 <안일한 준비에 기상이변 겹쳐…조직위는 “원래 극기 훈련”>에서 “행사 주최자는 모두 서로 관리 책임을 미루는 듯한 인상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설에서도 “청소년 담당인 여성가족부, 안전을 책임지는 행정안전부 등 중앙 부처가 전폭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국제 망신을 살 판”이라고 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 중앙일보 만평 갈무리.

 

한겨레 “해임 정해놓고 조사 시작…방통위, 법적 절차 무시한 ‘폭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가 지난 3일 MBC 대주주이자 관리·감독 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권태선 이사장에게 해임 처분 사전통지서를 보내 해임을 위한 공식 절차에 착수했다.

▲ 경향신문 사진 갈무리.

한겨레는 1면에서 해당 소식을 다뤘다. 기사 <해임 정해놓고 조사 시작…방통위, 법적 절차 무시한 ‘폭주’>에서는 “방통위가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과 김기중 이사에게 ‘해임 처분사전통지서’를 보냈거나 전달 절차를 밟고 있다”며 “이는 해임 사유에 대한 조사조차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해임 절차부터 착수한 것이어서, 윤석열 정부가 최소한의 법률 절차마저 무시한 채 공영방송 장악을 위해 폭주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는 “윤 정부가 공영방송 이사들에 대해 법률 절차를 어겨가며 해임을 밀어붙이는 것은 뒤늦게 해고 무효 판결이 확정되더라도 방송 장악 결과를 뒤집을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며 “실제로 정연주 전 사장 등이 해고 무효 확정 판결을 받았을 때는 이미 임기가 끝난 뒤였다”고 했다.

사설에서도 “권 이사장이 이날 첫 감사원 조사를 받는 등 아직 조사 결과도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다짜고짜 해임부터 밀어붙이는 걸 보면, 애초 해임 사유 따위는 전혀 고려 대상이 아니었던 듯하다”며 “방통위가 이렇게 무리수를 두면서까지 속도전을 펴는 이유는, 하루라도 빨리 방송을 틀어쥐겠다는 조바심을 빼고는 설명하기 어렵다”고 했다.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정부의 방문진·KBS 공세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권 입맛에 맞게 공영방송을 길들이려는 시도로 비친다”며 “과거 ‘방송장악 대명사’로 불린 이 후보자를 반대 여론을 무시하고 방통위원장에 중용하려는 이유도 그것일 수 있다. 공영방송은 정권의 소유물이 아니다. 정부는 공영방송을 전리품처럼 마음대로 운영할 수 있다는 발상을 접기 바란다”고 했다.

▲ 경향신문 사설 갈무리.

 

조선일보 “메인 뉴스 편파 보도 KBS 46건, MBC 87건…이러고도 공영방송?”

한편, 김태훈 조선일보 논설위원은 ‘논설실의 뉴스 읽기’ 코너에서 <메인 뉴스 편파 보도 KBS 46건, MBC 87건…이러고도 공영방송?>이라는 기사를 내놨다. 김태훈 논설위원은 KBS와 MBC, YTN은 편파 방송으로 비판받고 있다며 “실제 편파 실태를 확인하기 위해 공영방송 감시 단체인 공정언론국민연대(대표 최철호)와 함께 주요 공영방송의 뉴스와 시사 프로그램을 지난 6월부터 7월 말까지 두 달간 살펴봤다. ‘이러고도 공영방송이라 할 수 있는가’라고 물을 수밖에 없는 편향과 왜곡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고 했다.

▲ 조선일보 기사 갈무리.

김태훈 논설위원은 ‘공영방송 편파성 논란 사례’를 다뤘는데, KBS 라디오 <주진우 라이브>,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MBC 뉴스데스크>, <KBS 뉴스9>, YTN 라디오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등을 사례로 들었다.

아울러 김 논설위원은 “언론학자들은 편파 방송의 근본 원인으로 공영방송이 민노총 산하 언론노조에 장악된 점을 꼽는다”며 “언론노조 정치위원회 규정에 따르면 언론노조의 목적은 ‘조합의 강령과 규약, 정치 방향에 따라 조합의 정치 활동 역량을 강화하고 민주노총과 제 민주 단체 및 진보 정치 세력과 연대하여 노동자 민중의 정치 세력화’다. 방송이 정치 투쟁 도구라는 뜻”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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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노조가 부실공사 신고해도 지자체마저 “시비 거냐”며 무시하는 현실

[건설노조가 죄인인가 ⑰] 부실공사 견제하는 건설노조 ‘건폭’으로 모는 정부와 건설사들

편집자주

윤석열 정부가 건설현장의 불법 행위를 ‘뿌리 뽑겠다’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불법 다단계 하도급 등 건설사들의 불법 행위는 외면한 채,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활동을 집중 단속하는 데 대한 반발도 거셉니다. 향후 ‘건설노조가 죄인인가’ 기획을 통해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건설노조의 이른바 ‘불법 행위’가 어떤 것인지 진실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① [인터뷰]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 “비정상적 건설업계 놔두고 노조만 때려잡나”
② 타워크레인 월례비, 원인은 건설사에 있는데 노조만 때리는 정부
③ 건설현장 고용문제 외면한 정부, 대신 나선 노조에 이제 와서 “조폭”
④ [인터뷰] 조선소→건설사 관리직→건설노동자, 그가 말하는 ‘건설노조’
⑤ 외국인에 밀려난 내국인 건설노동자, 이면엔 건설사 ‘이윤 욕심’
⑥ [현장] “노조에 빌미 잡히지 말자” 불법에 이중 잣대 보인 원희룡의 ‘황당 연설’
⑦ 타워크레인 노동자에 ‘위험한 작업 거부하면 면허정지 시킨다’는 국토부
⑧ ‘건폭’ 핵심 한국노총 출신 건설산업노조, 1년 전 ‘윤석열 지지’ 선언했다
⑨ 건설노조 팀장들 “우리가 가짜 근로자? 업체서 할 일까지 대신 합니다”
⑩ 아파트 공사장에서 ‘인분 주머니’ 없애는 진짜 해법
⑪ ‘건설노조 전임비 비리’ 요란하더니, 민주노총이 아니었다
⑫ 건설노조가 바꾼 현장, 여성 목수가 늘어났다
⑬ 분신한 건설노조 간부, ‘건폭’ 아닌 동료 밥줄 챙긴 “바보 같은 형”
⑭ 경찰이 ‘피해자’라던 건설사들, ‘분신 건설노동자’ 처벌불원서 냈다
⑮ 분신 건설노동자는 왜 마지막 순간까지 조합원 일자리 찾느라 동분서주했나
⑯ ‘비정상’ 건설산업 정상화하는 방법, 정부는 왜 모른 척하나

 

“당신들, 채용 강요하려고 시비 거는 거 아냐?”

최근 민주노총 전국건설노동조합 조합원들이 경기도 이천의 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중 철근이 누락된 부실공사 정황을 확인하고 이천시청에 고발하러 갔다가 담당 공무원으로부터 들은 말이다. 길게는 수십 년 동안 건설현장에서 일하면서 건설에 있어서는 누구보다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이들이 부실공사가 이뤄지고 있다고 고발을 하면 이처럼 무시당하기 일쑤다.

인천 검단신도시의 한 아파트 주차장이 붕괴되는 사고가 발생하면서 사회적으로 부실공사 문제가 대두되고 있지만,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입장에선 새삼스러운 일이 아니다. 터질 게 터졌을 뿐이다. 하지만 문제를 제기하면 건설현장의 질서를 어지럽히는 ‘건폭’으로 내몰리는 게 현실이다. 건설노동자들은 이런 현실이 억울하고 개탄스럽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지부 광주이천여주지대가 이천시청 앞에서 항의집회를 하고 있는 모습. ⓒ건설노조

 

국민신문고, 지자체에 민원 제기해도 묵살
언론보도 나간 후 ‘부실공사’ 정황 확인


이천의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일하던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지부 광주이천여주지대의 한 조합원이 지난 4월 초쯤 다른 작업 구간에서 철근이 누락되는 부실공사 정황을 확인하고 현장에서 사측에 “왜 철근을 누락시키냐”고 따졌다.

하지만 그가 고용돼 있는 건설업체는 이를 무시했다. “원청도, 감리도 아무 얘기를 안 하는데 우리(하청)가 그걸 왜 얘기하느냐”는 것이었다. 광주이천여주지대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자부심 있게 일하는데 외국인 노동자가 담당한 구간에서 워낙 많은 양의 철근을 빼먹다 보니까 그냥 둬서는 안 되겠다 싶었다”며 “그런데 현장에서는 (고용)구조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더라”고 말했다.

이에 노조가 선택한 방법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민원을 신청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이 역시도 효과가 없었다. 광주이천여주지대 관계자는 “약 120장 정도 되는 사진을 가지고 국민신문고에 민원을 2~3번 신청했는데도 믿어주질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에 노조는 공사의 인·허가권을 가지고 있는 이천시청을 직접 찾아갔다. 하지만 이천시는 시공사가 제출한 자료를 토대로 문제가 없다고 결론을 내렸다. “이건 작업 과정의 문제”라는 것이다. 광주이천여주지대 관계자는 “시청 담당 공무원이 우리 말을 듣고는 처음엔 ‘이 정도면 건물이 무너지겠네요?’라고 하더니, 건설현장을 다녀온 뒤로 태도가 확 바뀌더라”고 말했다.

이천시청 담당 공무원은 오히려 노조를 의심하는 눈빛이었다. “노조가 일자리 문제로 시비를 거는 거 아니냐”는 것이었다.

건설현장 개설 상황에 따라 취업과 실직을 반복해야 하는 건설산업 고용 구조의 특성상 노조는 사측과 조합원 채용 규모도 협의해왔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이를 ‘채용 강요’라고 보고, 협박 등 혐의로 노조 간부와 조합원을 대대적으로 수사하고 구속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노조가 협박의 수단으로 부실공사라는 트집을 잡고 있다’는 건설업체들의 일방적인 주장이 있었다.

부실공사 문제를 제기한 노조에 대한 이천시청 담당 공무원의 반응도 그 연장선으로 볼 수 있다. 부실공사를 제보한 데 대해 칭찬을 해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비난을 한 셈이었다. 광주이천여주지대 관계자는 “우리가 담당한 구역의 공사가 다 끝나가는 판에 무슨 채용 강요인가. 우리는 이 과정에서 고용 얘기를 꺼내본 적도 없다”며 황당해했다.

노조는 이천시청 앞에서 집회를 하며 이천시의 전향적인 태도를 촉구했지만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결국 노조는 언론사에 이를 제보하기에 이르렀고, 노조의 주장대로 철근이 누락되는 부실공사가 있었다는 사실이 보도를 통해 드러나면서 문제가 공론화되기 시작했다. 지난 6월 중순 SBS에서 보도가 나가자 이천시는 부랴부랴 비파괴 검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시공사가 보강 철근을 누락한 사실이 7월 말 확인된 것이다. 건설노조의 문제 제기는 정당했음이 드러나는 계기였다.

이에 따라 이천시는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하기로 하고, ‘작업 중지’ 같은 긴급 안전 조치 검토에 착수했다. 하지만 노조는 “부실공사 정황이 어느 정도 확인된 만큼 작업을 중지하고 안전점검을 한 후에 작업을 재개하는 게 맞다”며 이천시에 즉각적인 작업 중지 조치를 요구하고 있다.

사실 이 사건이 방송에 보도가 되는 과정도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여러 언론사는 노조의 제보를 받고도 보도를 하지 않았다. 노조가 전문가의 소견을 받기 위해 구조 기술사를 찾아가도 “심각한 하자가 있는 것은 맞지만 우리는 도와드릴 수 없다. 우리가 소견을 내는 순간 우리는 이 바닥에서 먹고살기 어려워진다”는 거절의 답변이 돌아오곤 했다.

검단신도시의 아파트 주차장 붕괴 사건이 터지지 않았더라면, 그래서 부실공사 문제가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지 않았다면, 이천에서 발생한 사건은 어쩌면 수면 위로 떠오르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노조는 이번에 ‘운’이 좋았다고 말한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경기지부 광주이천여주지대가 이천시청 앞에서 관할 지역 아파트 건설현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부실공사 정황을 폭로하고 있는 모습. ⓒ건설노조

 

부실공사 민원 제기는 줄곧 있었지만,
늘 무시당하거나 자칫하면 해고당하기도


실제로 건설노조는 그동안 부실공사 의혹을 꾸준히 제기하고 공론화를 계속 시도해왔다. 하지만 무시를 당하는 것을 넘어, ‘건폭’으로 내몰리고 있는 현실이다.

건설노조는 지난 3월 “건설현장 불법시공·부실공사가 국민의 안전과 재산권을 침해하고 있다”며 정부에 책임을 묻는 집회를 서울 도심에서 열었다. 당시 건설노조는 “작년 광주 화정동 아파트(현대아이파크)가 무너져 내린 것의 원인은 직접적으로 콘크리트 양생기간을 지키지 않아서 무너져 내린 것으로 정부는 이야기하고 있다”며 “문제는 현대아이파크만 이렇게 아파트를 시공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1군 업체라고 하는 대형 건설사도 똑같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최근 아파트 입주 이후 누수나 균열 등의 문제가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는 현장에서, 시공과정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상들과 무관하지 않다”며 “부어넣은 콘크리트가 경화가 시작된 이후 추가로 콘크리트를 부어넣으면 균열이 생기는데 이를 ‘콜드조인트’라고 하며 이 부위를 현장에서는 시멘트 미장으로 가려 놓지만 결국 입주 후에 누수가 발생하고 이는 구조물의 내구성 저하로 이어져 건물의 수명을 단축하는 원인이 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검단신도시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건이 있기 전이어서 그런지,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

장마로 연일 폭우가 쏟아지던 지난 7월에는 서울 동대문구청 앞에서 부실공사 신고에도 적극 대응에 나서지 않는 구청을 규탄하는 건설노조 집회가 열렸다.

비가 쏟아지는 도중 콘크리트 타설을 강행했다는 입주민들의 민원이 접수된 서울 동대문구의 한 신축 아파트 건설현장에 대해 동대문구가 부랴부랴 작업 중지를 명령했는데, 건설노조는 동대문구가 관할하는 또 다른 건설현장에서도 이런 부실공사가 비일비재하게 벌어지고 있지만 동대문구가 제대로 대응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타설 과정에서 물이 들어가면 콘크리트 강도가 약해져 부실공사의 원인이 된다.

서울경기북부지부 동북지대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비가 오는 도중에 타설을 하는 건 부지기수”라고 밝혔다. 하지만 그는 “저희가 구청에 (부실공사에 관한) 민원을 제기를 하면, 일단 실사는 나가더라. 문제는 언제 몇 시에 점검하러 간다고 (사측에) 미리 전화를 넣는다는 것이다. 이건 상황을 연출하는 거 아닌가”라며 “불시에 점검을 나가야 하는데 그렇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콘크리트 강도를 약하게 하는 또 다른 원인인 타설 시간 지연도 건설현장에서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지만 관리·감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관행 서울경기북부지부 동북지대 교섭위원은 당시 집회에서 레미콘 운송 차량이 건설현장에서 정해진 시간을 넘겨 타설을 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찍어 동대문구청에 ‘빨리 와서 관리·감독을 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타설이 다 끝날 때까지 동대문구청에선 아무도 나오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우리는 부실시공을 체증해서 관공서에 민원을 제기하고 고소·고발도 하고 있다. 하지만 그럼 뭐 하나. 나와서 시정 조치도 하고 관리·감독도 해야 하는데, 그러질 않고 있다”며 “결국 부실시공을 하면 100년은 가야 할 아파트가 20~30년이면 무너지고 부서지고 흔들리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건설노조 입장에선 부실공사 문제를 제기하는 게 쉬운 일만은 아니다. 사실상 일당을 받고 사는 불안정한 고용구조 탓에 사측의 눈에 거슬리면 언제든 잘릴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기 의정부의 한 아파트 건설현장에서는 부실공사 문제를 제기했던 건설노조 조합원 전원이 집단으로 해고당한 일이 발생했다.

건설노조는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 지난 3월 초 조합원들이 고용돼 있는 하청업체뿐만 아니라 시공사에도 알려 부실공사 현장을 함께 확인했다고 밝혔다. 부적합한 합판으로 거푸집 작업을 한 점, 일부 구간에 내진 철근을 사용하지 않은 점, 흙막이 가설재가 파손된 점이 대표적인 부실시공 정황이었다.

서울경기북부건설지부는 “부실시공은 우리의 일자리 보존만을 위해 모르는 척 넘어갈 수 있는 문제가 아니었다”며 “지난해 발생한 광주 아파트 건설현장처럼 붕괴가 될 수도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시 부실시공을 확인한 시공사와 하청업체는 보수 공사를 하겠다고 밝혔다고 노조는 전했다. 하지만 이후 보수 공사가 실제로 진행됐는지 직접 확인하기는 어려웠다. 문제가 제기된 지 약 보름이 지날 무렵, 노조 조합원들이 갑자기 전원 해고 통보를 받으며 건설현장에서 쫓겨났기 때문이다. 80명이 넘는 조합원들은 한순간에 일자리를 잃게 됐다.

해고통지서에 적혀 있는 해고 사유는 ‘현장 내 불법 집단활동, 태업, 업무방해’였다. 실제로는 사측이 노조 활동을 트집 삼아 해고한 것이라고 노조는 보고 있다. 즉, 정부의 ‘건폭’ 몰이에 편승해 사측이 노조를 건설현장에서 배제했다는 것이다.
 

건설현장 불법시공 부실공사 실태 고발 관련 민주노총 건설노조 자료 ⓒ민주노총 건설노조

 

노조 배제된 자리에 남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 부실공사 근본 원인
그런데 문제 제기하면 ‘건폭’으로 매도당하는 노조 조합원들


노조가 배제된 건설현장엔 불법 다단계 하도급이 들어선다. 하도급 단계가 많아지고 복잡해지면서 건설업체들은 이윤을 조금이라도 더 남기기 위해 건설자재를 빼돌린다. 현장에서는 인건비를 낮추기 위해 경력이 많은 기능공이 아니라 건설 과정과 기술에 대해 잘 모르는 인력들을 쓰게 되는데, 업체들은 중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에서 넘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을 선호한다. 임금을 빼돌릴 수 있는 데다, 현장에서 자재를 빼돌리거나 부실시공을 해도 반발할 가능성이 상당히 낮기 때문이다. 그나마 있던 감시의 눈조차 사라진 현장에 부실공사 가능성은 더욱 커진다.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인 권영국 변호사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건설노조가 오히려 현장에서 잘못된 것을 시정하려고 노력해왔다면, 그걸 지금 불가능하게 만드는 게 윤석열 정부”라며 “그래놓고 이제와서 갑자기 건설현장의 부패 카르텔 잡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건설노조의 견제 기능을 오히려 높여주고, 건설현장에서 법 준수를 촉구하는 기본적인 노조 활동을 보장해주는 게 정부가 해야 할 일인데, 그런 건설노조를 마치 공갈이나 협박을 하는 범죄조직인 것처럼 몰아가서 건설노조가 가지고 있던 견제 기능 자체를 완전히 붕괴시키고 있지 않나”라며 “그 결과 부패 카르텔을 오히려 조장하고 있는 게 윤석열 정부”라고 꼬집었다. 

건설노조는 “불법 다단계 하도급에는 눈을 감고 숙련공을 양성하는 국가정책의 부재 속에서 부실공사·불법시공을 척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이러한 건설사의 부조리를 모르쇠로 일관하면서 건설노조 때려 잡기에만 앞장서는 윤석열 정권은 결국 건설자본의 입장에서 그들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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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TV, 송출중단 6개월..'가처분 기각 후 지난한 법정 공방 중'

진천규 대표, "고맙고 미안하다. 희망을 버리지 말자"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8.03 12:32
  •  
  •  수정 2023.08.03 18:06
  •  
  •  댓글 2
 
지난 1일 오후 진천규 통일TV 대표를 만나 송출중단 이후 경과와 현재 상황,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일 오후 진천규 통일TV 대표를 만나 송출중단 이후 경과와 현재 상황,  향후 계획에 대해 들어봤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지난 1월 18일 방송 서비스 사업자인 KT의 일방적 통보에 따라 송출 중단 사태를 맞은 [통일TV]가 KT의 부당한 계약해지를 문제삼아 제기한 소송에서 최근 기각 결정이 내려져 앞으로 가처분 신청 기각에 대한 항고와 본안 소송으로 이어지는 치열한 법정 공방이 예상된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50민사부는 지난 7월 20일 [통일TV]가 신청한 계약해지효력정지 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 결정을 내린 것으로 3일 확인됐다.

[통일TV]는 "방송내용에 민원이 제기됐거나 법 위반 사실이 있다면 방송심의위원회나 방송통신위원회에서 주의나 경고, 시정조치 등 내부절차가 있어야 할 것이고 이에 대한 소명 기회가 주어져야 하지만 KT는 1월 18일 오후 5시 담당임원을 포함한 직원 3명이 PP업체 계약해지에 대한 서면통보를 한 뒤 단 2시간만인 오후 7시부터 방송이 끊겼다"며 계약해지 과정에서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는 점을 가처분 신청의 핵심 취지로 제기했으나 재판부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7월 20일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의 결정문 표지. 통일TV의 계약해지효력정지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7월 20일 서울중앙지법 제50민사부의 결정문 표지. 통일TV의 계약해지효력정지가처분신청에 대해 기각결정을 내렸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통일TV의 주장은 이렇다.

먼저 방송채널사용 사업자인 통일TV가 인터넷 멀티미디어방송(IPTV)을 제공하는 사업자인 KT가 운영하는 '지니TV'를 통해 송출한 콘텐츠는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므로 계약해지의 실체적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

KT는 지난 1월 "통일TV를 운영함에 있어 김정은 찬양의 내용과 북한체제 우월성 선전 등 법적, 사회적, 국가적 공익을 저해하는 내용을 지속적으로 송출한 것이 계약해지 및 송출중단의 사유"라고 밝힌 바 있다.

다음은 송출중단 결정 절차의 문제이다.

△'채널 편성 정책 변경' 등에 대해 채널사업자와 상호협의하에 변경할 수 있고 변경 약관 시행 15일 이전에 해당 사업자와 이용자에게 고지해야 한다는 양사간 계약의 규정된 절차를 위반했다는 점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이용약관 변경신고를 수리하기 전에 KT측이 채널 송출을 먼저 종료하여 인터넷 방송법과 관련 시행령을 위반한 점 △채널계약 관련 평가기준 공개와 평가결과 통보, 채널계약 변경 관련 공식 소명절차 마련, 송출 중단 1개월 이전 시청자에 고지 의무 등 방송통신위원회 제정 '유료방송시장 채널계약 및 콘텐츠 공급절차 등에 관한 가이드라인'의 규정을 지키지 않은 점 등을 지적했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우선 '신뢰관계가 파괴되어 계약 존속을 기대할 수 없는 중대사유가 있는 경우 그 계약관계를 곧바로 해지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례와 해지에 앞서 시정요구나 이행의 '최고'(독촉 통지)를 거쳐야 한다는 규정이 양사간 계약내용에 없다는 점을 들어 KT의 계약해지가 절차적으로 위법하여 무효라는 단정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절차상의 하자에 대해 KT측에 기울어진 결정을 한 것인데, 중대 결정을 계약 당사자에 사전 고지없이  할 수 없다는 상식에도 반한다는 의견이 많다. 

심각한 문제는 통일TV가 송출했던 컨텐츠에 "김정은을 찬양하거나 북한 체제의 우월성 등을 선전하는 북한 제작영상물이 상당부분 포함되어 있던 것은 명백하다"고 판단한 것.

국가보안법상 이적표현물에 해당하는지, '채널사업자가 공급한 컨텐츠가 법적, 국가적, 사회적 또는 도덕적으로 공익을 저해하는 경우 모든 법률적 책임을 진다'는 양사간 계약을 위반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후 본안 소송에서 다룰 일이라고 미루었지만 이에 대한 재판부의 판단은 명백하다.

북측 [조선중앙텔레비젼] 영상을 편집해 방송한 통일TV의 '북녘의 하루', '생생북녘' 등 프로그램에 대해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다며 6개월 전 송출 통보를 해 온 KT의 주장을 그대로 인정한 것이다.

지난 1일 서울 중구 필동 사무실에서 만난 진천규 [통일TV] 대표는 "국내 지상파 방송사를 비롯해 주요 언론사들이 대부분 북측 [조선중앙TV] 화면을 편집해 방송에 활용하고 있는데, 유독 [통일TV]의 방송내용이 국가보안법 위반일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라며 헛웃음을 쳤다. 

2018년 9월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통일TV 출범 기자회견. [통일뉴스 자료사진]
2018년 9월 19일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통일TV 출범 기자회견. [통일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이걸로 끝이 아니었다. 기가 막힐 일은 계속됐다.

가처분 신청에 대한 기각결정이 내려지기도 전인 7월 12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등록취소' 절차를 통보해 온 것.

진 대표에 따르면, 주무부처인 과기정통부는 지난 7월 12일 '거짓이나 그밖의 부정한 방법으로 등록·변경등록을 한 때 이를 취소할 수 있다는 방송법 제18조를 근거로 '등록취소' 처분을 예정하고 있으니 의견을 진술하거나 증거를 제출할 수 있도록 청문 예정일인 7월 24일까지 정부세종청사로 출석하라'는 '처분사전통지서(청문실시통지)'를 보내왔다.

송출중단 통보가 명백한 절차적 문제를 안고 있었기 때문에 가처분 신청에서 최소한 일부라도 '인용' 결정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면서 지난 6개월간 [통일TV]의 새로운 활로를 고민하던 그로서는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가처분신청에 대한 일말의 기대를 갖고 기다렸지만 결과는 7월 20일의 기각결정이었고 여기에 법인말소 위기까지 발생하다보니 엎친데 덮친 격이 되어 버렸다.ㅡ

진 대표는 앞선 송출중단 조치도 그랬지만 법인 등록취소 역시 초유의 일이라고 했다.

가처분신청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등록취소 예정통보가 온 것이 꺼림직했지만, 남은 일주일은 청문 준비를 하기에 너무 촉박한 일정이어서 우선 다급하게 일정연기부터 사정했다. 그렇게 청문 예정일은 오는 8월 7일로 미뤄진 상황.

이후 남은 절차와 대응은 △가처분신청 기각결정에 대한 항고 △계약해지에 대한 문제는 본안 신청에서 다루라는 결론이 나왔으니 손해배상 청구소송과 함께 본안소송을 준비하는 일 △등록취소 청문에 대비해 철저히 소명 준비를 하는 것 등이다. 

손해배상청구액은 지금은 뿔뿔히 흩어진 통일TV 직원 16명과 협렵업체 직원 4명, 가족을 포함해 총 50명의 생계 비용과 투자금에 대한 피해액 등을 감안해 결정했다. 

송출중지된 1월 18일부터 앞으로 법원에서 인용결정이 날때까지 3년이든 4년이든 최종 판결이 날때까지 계속 손해배상청구액은 적용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만 여러 법률적 대응과정에서 통일TV의 신청과 청구가 모두 받아들여진다고 해도 KT와 계약기간이 1년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올해 12월 31일이면 자동연장없이 계약해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판단은 하고 있다. 그렇지만 끝까지 하기로 했다.

희망의 끈을 놓을 수는 없기 때문이다.

송출중단 이후 유튜브를 통해 몇 편의 방송을 올리고는 있지만 의미있는 대안으로 생각할 수는 없는 형편이다. 진 대표는 "하고는 있는데, 그냥 숨만 쉬고 있다는 정도"라고 말했다. 역시 문제는 다시 재원이다.

방송을 시작한 작년 8월 17일부터 5개월동안 경상운영비로만 매달 1억원 넘게 지출되었다. 송출대행사에 송출료로 월 1,800만원씩 내면서도 수신료는 한푼도 받지 못했다. 

약 200명에 달하는 다수의 소액투자자들이 모아 준 투자금은 이미 바닥이 난지 오래다. 

주주들과 후원회인 통일TV협동조합 조합원들, 짧은 기간이지만 열성적으로 통일TV를 지지하고 즐겨 시청했던 시청고객들에게 미안한 마음도 크다.

진 대표는 그들 모두에게 "그러나 희망이 있다. 아직은 희망을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당부하고 또 호소했다. 

"언젠가 남북관계는 열릴 것"이며, "통일TV가 원상복귀되는 과정이 남북관계 발전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는 포부도 밝혔다.

숨가쁘게 바쁘고 앞으로도 지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미룰 수도 없고 누가 대신해 줄 수 있는 일도 아니다.

진 대표는 통일TV 설립 초창기부터 부사장으로 힘을 보탰던 최재영 목사가 다시 큰 어려움에 처한 통일TV의 재기를 위해 다시 나서주어서 힘이 된다고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진 대표는 통일TV 설립 초창기부터 부사장으로 힘을 보탰던 최재영 목사가 다시 큰 어려움에 처한 통일TV의 재기를 위해 다시 나서주어서 힘이 된다고 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어렵고 힘들었던 통일TV 설립 초창기부터 부사장으로 힘을 보탰던 최재영 목사가 다시 큰 어려움에 처한 통일TV의 재기를 위해 다시 나서주어서 힘이 된다고 했다.

최 목사는 "통일TV의 불씨는 살려가면서...그러니까 통일TV를 살려달라는 얘기거든"이라고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가처분신청이 일부 인용이라도 되면 방송을 재개하려던 계획을 세웠는데 뜻밖에 기각결정 통보를 받았고, 지금 사무실에는 명도소송까지 들어 온 상황이라 상당히 어려운 처지에 내몰렸다고 하면서도, 두 사람은 "아직 포기할 단계는 전혀 아니"라고 현재의 상황을 설명했다.

한편, 통일TV는 2018년 9월 출범식을 갖고 개국을 준비해 왔으며, 2021년 5월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방송채널사용사업자' 인가를 받은데 이어, 지난해 7월 20일 당시 KT 올레TV와 멀티미디어 방송 콘텐츠 공급 기본계약을 체결하고 8월 17일부터 방송을 시작했다가 5개월만인 지난 1월 18일 일방적인 송출중단 통보를 받았다.

특히 지난해 7월 20일 KT가 당시 올레TV(현 지니TV)를 통해 통일TV의 콘텐츠를 공급하기로 계약한 것을 두고 이틀 뒤인 7월 22일 북한 방송 선개방을 발표한 윤석열 정부가 취한 선제적 조치라는 해석이 나왔으나 이후 대북 강경 기류로 정책기조가 바뀌면서 전격 송출중단 결정이 내려졌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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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 다극 세계로 가는 이정표

  • 장창준 객원기자
  •  
  •  승인 2023.08.03 08:37
  •  
  •  댓글 0
  • 우크라이나의 곡물은 대부분 고소득 및 중간소득국가에 수출된다. 이에 반해 러시아의 곡물은 아프리카와 기타 저소득 국가에 수출된다.

    미국과 나토 회원국들은 모스크바가 "굶주림을 무기화"한다고 비난하지만, 이것처럼 역겨운 선전도 없다.

    러시아의 노력에 대한 아프리카의 우애적 포용은 사멸해 가는 서방 헤게모니에 박히는 또 하나의 대못이 될 것이다.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을 다룬 Strategic Culture Foundation(SCF) 사설을 소개한다. SCF는 모스크바에 본사를 둔, 러시아의 싱크 탱크 중 하나이다. 미국 정부는 SCF를 러시아의 정치적 수단으로 간주하고, 2021년 SCF에 제재를 가했다. 우리 언론은 지난주 개최된 이 정상회담을 거의 보도하지 않았다. 이 사설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한 러시아의 시각을 읽을 수 있는 좋은 텍스트이다. <역자주>

    ▲ 2019년에 이어 두번째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의가 지난 주 러시아에서 열렸다.

    지난주(7.28~29)에 개최된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은 가장 시의적절한 시기에 열렸다. 이 회담에 대한, 심각하고 끔찍한 왜곡(wrench)이 진행되고 있지만, 러시아와 아프리카 정상들의 만남은 궁극적으로 인류를 위한 더 나은 미래를 예고하는 중요한 변화를 보여주었다.

    NATO에 의해 촉발된 대리전이 우크라이나에서 진행 중인 가운데, 거의 50개 아프리카 국가의 지도자들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주최한 이틀간의 상트페테르부르크 포럼에 참석했다.(2019년에 열린 러시아-아프리카 정상회담에는 40여 개의 아프리카 국가가 참석했다-역자주)

    우크라이나의 분쟁은 500일 넘게 격렬한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고, 미국 주도의 서방 국가와 러시아 사이에 통제 불능 상태에 빠질 위험이 커지고 있다.

    워싱턴과 NATO 동맹국들은 피비린내 나는 전쟁을 종식하려는 어떠한 외교적 시도도 거부한다. 전형적인 서구의 오만함은 평화적 해결을 요구하는 아프리카의 목소리를 일축했다.

    이 전쟁은 세계 식량 공급과 가격에 큰 영향을 끼쳐 13억 인구를 갖는 아프리카를 강타했다. 러시아는 세계 공급량의 약 2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의 밀과 다른 곡물의 공급국이다. 우크라이나는 약 7%를 공급한다.

    푸틴 대통령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한편으로는 서방 국가들이 우리의 곡물과 비료 공급을 방해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현재 세계 식량 시장의 위기 상황에 대해 위선적으로 우리를 비난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7월 17일 러시아는 지난해 체결한 흑해 곡물 협정(*)에서 탈퇴했다. 이 협정은 러시아에 부과된 서방의 일방적(그리고 불법적)인 제재를 종료하는 대가로 흑해를 통한 우크라이나 농산물 수출을 보장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은 그 협정을 이행하지 않았다.

    * 흑해 곡물 협정(Black Sea Grain Initiative)

    유엔과 튀르키예의 중재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 체결된 곡물 협정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중단된 우크라이나의 곡물 수출을 재개하기 위해 지난해 7월 체결되었다.

    120일 시한을 둔 협정이 지난해 11월 한 차례 연장(1차 연장)됐고, 올해 3월에도 연장이 합의된 바 있다.(2차 연장) 2차 연장은 60일 시한을 설정했다. 60일 시한 만료 직전인 5월 17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2개월 추가 연장에 합의했다. 7월 18일 0시(7월 17일 자정)가 시한 만료 시점이었고, 러시아는 7월 17일 협상 만료를 선언했다.

    7월 17일 우크라이나 정권이 크림반도로 가는 케르치 대교(Kerch Bridge)를 폭격하자(지난해 10월에도 이 대교에서 폭발이 발생해 통행이 중단된 적이 있다-역자주) 러시아는 즉각 곡물 협정을 탈퇴했다. 두 명의 러시아 민간인을 죽인, 케르치 대교 공격은 모스크바의 인내 한계선(last straw)이었다. 흑해 곡물 협정은 우크라이나 화물이 케르치 교량 공격에 가담한 잠수정 드론과 같은 NATO 무기를 비밀리에 운송하는 데 사용되었다.(러시아 정부의 입장과는 차이가 있다. 러시아 정부는 곡물 협정 탈퇴와 케르치 대교의 폭발은 직접적인 관련이 없다고 발표했다-역자주)

    ▲ 케르치 대교는 크림반도와 러시아 본토를 연결한다.

    서방의 경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는 지난해 1,100만 톤 이상의 밀과 기타 곡물을 아프리카 국가에 수출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푸틴 대통령은 식량 공급이 아프리카 시장에 계속될 것이라고 확언했다. 러시아 대통령은 또한 식량 불안정의 위험에 처한 몇몇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추가적인 곡물 무상 수출을 발표했다.

    이번 정상회담의 최우선 의제는 식량 주권이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의 수출 부족과 상관없이 아프리카에 곡물 공급을 보장하겠다고 다짐했다.

    미국과 유럽의 나토 회원국들은 모스크바가 "굶주림을 무기화"하고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을 굶주리게 한다"라고 비난하는데, 이것처럼 역겨운 선전도 없다.

    유엔 데이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수출의 가장 큰 몫(80% 이상)은 고소득 및 중간 소득 국가들에 돌아갔다. 아프리카 및 기타 저소득 국가로 향하는 우크라이나 곡물은 3%에 불과하다. 러시아는 아프리카와 기타 저소득 국가의 주요 곡물 공급처였다. 서방은 자신들의 곡물 거래를 ‘인도주의’로 치장하지만, 그들의 곡물은 가난한 나라가 아니라 소수의 부유한 나라에 수출되었다. 또한 서방 곡물이 간 곳은 민간 기반 시설에 대한 테러 공격을 수행한 우크라이나 정권이었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우크라이나 분쟁이 쇠퇴하는 패권을 지탱하려는 미국과 서방에 의해 촉발된 것임을 잘 알고 있다. 아프리카의 이런 시각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나토와 상반된 입장을 피력한 데서 잘 나타난다. 남반구의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대륙은 러시아를 고립시키고자 하는 서방의 노력에 동참하기를 거부해 왔다.

    역사적으로도 아프리카는 서방의 식민, 신식민 지배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러시아의 지원을 받아왔다. 아프리카 국가들은 아프리카에 대한 제국주의적 미국과 유럽의 개입과 달리 그런 개입을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러시아에 대해 호의적 입장을 취해 왔고, 연대 의식을 갖는다. 미국과 유럽의 정치인들은 아프리카를 "거지소굴(shit-hole)"로 간주하고, 아프리카인들이 미국과 유럽의 개입을 원하고 있다고 왜곡한다.

    다극 질서에 대한 모스크바의 지지와 국가 주권에 대한 러시아의 존중은 아프리카 국가들에 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에서 푸틴과 함께 연단에 오른 아프리카 연합(African Union)의 아잘리 아수마니(Azali Assoumani) 의장은 아프리카의 완전한 독립과 주권에 대한 러시아의 연대와 헌신을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아프리카 연합은 러시아와 함께 이번 정상회의의 공동 호스트이다-역자주)

    푸틴은 나라의 주권이 일회성 성취가 아니라 끊임없이 강화되고 보장되어야 하는, 지속적인 지위라고 언급했다. 푸틴은 아프리카 국가들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식민 지배 세력으로부터 정치적 독립을 달성했지만, 금융과 무역에 대한 다양하고 교활한 신식민지 지배 수단을 통해 그들의 발전이 계속 방해받았다는 역사적 사실을 언급했다.

    아프리카가 갖는 글로벌 국가로서의 거대 잠재력은 식민주의 유산 때문에 아직 실현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미국과 서방의 기만에 대한 기소이자 폭로이다.

    그러나 서방의 패권이 무너지는 등 세계는 급변하고 있고, 이를 통해 아프리카 국가들은 새로운 경이로운 발전의 가능성을 기대할 수 있게 되었다.

    이번 정상회담에 아프리카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은 새로운 다극 세계를 포용하여 아프리카를 자유롭고 성공적인 대륙으로 만들려는 열망과 결의의 증거이다. 서방은 아프리카 대륙이 이번 정상회담에 불참하도록 다양한 압력을 넣었다. 그러나 그 더럽고 낡은 책략은 역사의 흐름을 막지 못했다.

    다극화된 세계의 적절한 파트너십을 통해 아프리카의 번영은 지난 여러 세기 동안 그 대륙을 약탈하고 예속시킨 서구 열강의 풍요로움이 아니라 오롯이 아프리카와 아프리카인의 풍요로움이 될 것이다.

    최근 서방의 지원을 받는 대통령에 대한 니제르의 쿠데타(*)는 서방에 대한 아프리카의 반감을 보여준다. 서아프리카에서 지난 3년 동안 프랑스나 미국이 후원하는 정권에 맞서 7번의 쿠데타가 발생했다. 이번 주 니제르에서와 마찬가지로 아프리카 시위대는 러시아 국기를 흔들었다. 이는 워싱턴과 유럽 식민 지배에 대한 아프리카인의 저항을 상징한다.

    ▲ 니제르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대가 러시아 국기를 들고 있다.

    * 니제르 쿠데타

    알제리와 나이지리아 사이에 위치한 니제르에서 7월 말 군부 쿠데타 발생했다. 2년 전 출범한 니제르의 모하메드 바줌 대통령은 서아프리카 지역 내 서방과의 동맹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왔으며, 미국과 프랑스는 니제르에 군사 기지를 두고 있다.

    군부 쿠데타를 지지하는 시위 참가자들은 “타도 프랑스”, “외국군 기지 철수”라는 피켓을 들었고, 러시아 국기를 든 모습도 관찰되었다.

    아프리카의 식량 주권은 서방 강대국이나 우크라이나에 의존하지 않고 달성될 수 있다. 게다가 훨씬 더 중요하고 더 큰 그림이 아프리카를 손짓한다. 아프리카의 농업적 잠재력은 아프리카 대륙에 충분할 정도의 식량을 공급할 뿐 아니라 나머지 세계에 대한 식량 수출국이 될 수 있다. 그 유익한 미래에 대한 유일한 장애물은 서방 국가들의 정치적, 경제적 제약이다. 아프리카 국가에 대한 서방의 특권과 통제는 노예 제도의 착취처럼 시대착오적이다.

    서방의 불법적인 패권 추구에 맞서고, 서방 지배의 사악한 메커니즘(미국 달러, 일방적 제재, 금융 부채 등등)으로부터 독립하기 위해 다극화를 추구하는 러시아의 노력은 역사의 순리에 부합한다.

    러시아의 노력에 대한 아프리카의 우애적 포용(fraternal embrace)은 매우 정당하며, 사멸해 가는 서방 헤게모니에 박히는 또 하나의 대못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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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창준 객원기자92jcj@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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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호 선장 윤석열은 '리더'인가, '보스'인가?

[박해성의 여의대교] 분열에 기대는 정치, 왜?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  |  기사입력 2023.08.03. 05:13:22

 

지난달 18일에 서울시 서초구 서이초등학교의 한 교사가 스스로 생을 마감했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이 비극적이고 충격적인 사건은 교육 현장과 과정이 어떠해야 하는가, 라는 묵직한 질문을 우리 사회에 던져주고 있습니다. 교사와 학부모, 교사와 학생이 서로의 위치를 인정하고 이해하며 존중하는 일이 누군가를 죽음으로 내몰 만큼 어렵고 불가능한 일이었던가, 곰곰이 생각해보는 계기가 됩니다.

 

윤석열 정부와 여당인 국민의힘은 '교권 회복'에 힘을 싣는 모양새입니다. 7월 26일 당정협의회를 열고 교원지위향상법 개정안, 초중등교육법 및 아동학대처벌법 개정안 등의 법 통과를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특히 학생인권조례가 '진보 교육감'들 주도로 도입됐다는 점을 강조하며, 개정 의사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는 2010년 10월 5일 경기도 교육청이 처음 공포했습니다. 이후 약 10년간 광주, 서울, 전북, 충남, 제주 등에서 잇따라 제정됩니다. 교육청별로 세부적인 차이는 좀 있습니다만, 학생을 인권의 주체로 보고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가 학교에서 존중받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학생인권조례를 사태의 주범으로 지목한 여권의 논리는 간단합니다. 학생의 인권이 '지나치게' 강조되어 '교권'이 침해당했다는 겁니다. 정말 그럴까요? 교사와 학생의 인권은 서로 양립 불가능한 가치일까요? 정부·여당은 서이초 교사의 사망 사건을 두고 일부 교육감들의 진보성향과 학생인권조례 탓을 하며 무엇을 얻고자 하는 것일까요?

 

올해 5월 16일 윤석열 대통령이 주재하는 제20회 국무회의가 열렸습니다. 정부 출범 2년 차를 맞은 첫 국무회의였습니다. 윤 대통령은 회의를 개최하며 14분에 걸친 모두발언을 했는데요, '이념'이라는 단어를 다음과 같은 대목에서 여섯 차례 언급합니다. 

 

① 과거 포퓰리즘과 이념에 사로잡힌 반시장적 경제정책, ② 이념적, 반시장적 부동산 정책, ③ 이념적, 정치적 (원전) 정책, ④ 정치 이념에 매몰된 국가 정책, ⑤ 획일화된 교육, 정치 이념적 교육, ⑥ 이념적, 반시장적 정책을 정상화.

 

모두 전임 문재인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데 동원된 표현입니다. '문재인 정부 = 이념적 = 반시장적' vs. '윤석열 정부 = 정상화 = 자유민주주의'의 대립 구도를 만들어 반복해서 강조하고 있습니다. 내 편과 남의 편을 나누고, 내 편은 옳고 남의 편은 틀렸다고 주장하는 전형적인 편 가르기입니다. 여기서 대통령은 '이념'이라는 매우 편리한 딱지를 들고 나왔습니다. 

 

딱지 붙이기는 경제, 부동산, 탈원전, 교육 등 대표적인 정책 분야에만 국한하지 않습니다. 문재인 정부 시절의 코로나19 방역 정책을 '이념적 정치방역'이라고 규정하거나(5.11, 윤 대통령, 코로나19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문재인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을 '반국가세력'으로 몰고(6.28, 윤 대통령, 한국자유총연맹 연설), '가짜 독립유공자 용납 불가' 운운하면서 친북 논란 공적 재평가를 시사하며(7.3, 박민식 국가보훈처 장관 SNS 글), 마음에 들지 않는 언론은 '공산당 신문·방송'으로 규정합니다(8.1, 이동관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 출근길 질의응답). 

 

분열적인 수사 없이는 현 정부 정책 기조의 정당성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하는 집권 세력의 얄팍한 타산이 안타깝습니다. 이렇게 양산된 불신과 불화를 치유하고 통합과 사회적 연대의 가치를 살리기 위해 앞으로 우리가 치러야 할 대가가 얼마나 클지 걱정스럽습니다. 

 

지난해 3월 9일에 치러진 제20대 대통령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48.56%, 이재명 후보가 47.83%를 얻어 두 후보의 득표율 차이는 0.73%p포인트에 불과했습니다. 역대 대선 중 최소 득표율 격차였습니다. 선거 이틀 전에 한국갤럽이 성인 1000명을 조사한 결과 우리 국민의 이념 성향은 보수 28.8%, 중도 31.1%, 진보 26.0%의 분포를 보였는데요, 박빙의 대선 결과를 중도층이 갈랐다고 볼 수 있는 비율입니다. 

 

최근 두 달간 정당 지지도를 분석해보면 국민의힘은 33~35%, 더불어민주당은 29~34%, 무당층은 27~32% 수준입니다(한국갤럽 자체 조사. 상세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 대체로 3:3:3의 유권자 지형이 형성돼 있다고 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윤석열 정부 2년의 성적표를 받게 될 내년 4월 국회의원 선거에서도 중도층의 투표 참여 여부와 표심이 승패를 결정할 가능성이 큽니다. 

 

집권 중반에 치러지는 총선을 보통 '중간선거'라고 부르는데, 이는 정부·여당에 대한 평가를 중심으로 한 신임투표의 성격을 갖습니다. 그래서 보통 '국정 안정·지원 vs. 정권 견제·심판'의 캠페인 구도가 수립됩니다. 지난 2020년 총선에서는 '코로나 극복'을 어젠다로 내세운 여당과 '조국, 부동산, 내로남불' 이슈로 공세에 나선 야당이 맞붙어 집권세력의 승리로 귀결되었습니다. 

 

총선이 약 8개월 남은 지금 시점에서 여야는 '강 대 강' 대치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권으로서는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할 만한 명분이 부족하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윤석열 정부가 잘못한다'라는 비판 여론을 결집할 만한 킬러 이슈가 마땅치 않은 것 같습니다. 여야 모두 핵심 지지층의 결집은 공고한 편이지만 중도·무당층을 움직일만한 동력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7월 28일 공개된 한국갤럽 조사 결과를 보면, 중도층의 59%는 윤 대통령의 직무 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무당층 역시 '잘못하고 있다'라는 응답 비율이 56%에 이릅니다. 만약 이대로 선거를 치른다면 집권 세력은 중도·무당층으로부터 불신임 카드를 받을 가능성이 큰 상황입니다. 

 

이념을 내세워 끊임없이 편 가르기를 시도하는 여권의 속내가 짐작이 갑니다. 비판을 수용하는 포용적인 국정 운영으로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기보다는, 민주당 핵심 지지층과 진보층을 여론으로부터 고립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보입니다. 이 과정에서 진보-보수 진영 간 혐오는 물론, 중도·무당층의 정치 외면 현상이 더 심각해질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당은 그래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또 그렇다고 해도, 교사의 사망 사건과 같은 사회적 문제까지도 교육감의 이념을 거론하며 사안의 본질을 흐리는 정치적 선택은 지나치다는 생각입니다. 사회 구성원들의 지혜를 한데 모아야 할 이 시점에 윤석열 정부는 분열에 기대는 비겁한 정치, 자기 진영 뒤로 숨는 무능한 정치를 또 한 번 보여주고 있습니다. 패거리 정치라고 불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입니다. 

 

리더와 보스의 차이에 대해 들어보셨습니까? 언론인 출신의 문화평론가 홍사중 씨의 <리더와 보스>라는 책 내용 중 일부를 제 방식대로 요약해보겠습니다. 리더는 '우리'라고 말하며 사람들을 이끌고 간다. 대중의 눈으로 세상을 보며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알려준다. 희망을 주며 지지자를 만든다. 반면 보스는 '나’'고 말하며 사람들을 몰고 간다. 자기 눈으로만 세상을 보며 누가 잘못하고 있는가를 지적한다. 겁을 주며 부하를 만든다. 

 

여러분이 보시기에 지금 대한민국호의 선장, 윤석열 대통령은 리더입니까? 보스입니까?

 

 

박해성 티브릿지 대표는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정치·선거, 빅데이터, 공공정책 분야의 컨설턴트입니다. 2019년부터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2022년 대통령직속 자문기구인 국가균형발전위원회 위원으로 위촉돼 지역산업·경제분과위원장을 맡아 국가적 과제 해결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직업인으로서, 비판적 시민으로서의 감수성과 현실을 직시하는 균형감각을 신념으로 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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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LH 철근 누락 ‘네 탓 공방’에 “국민 안전 놓고, 무책임”

  • 기자명 윤수현 기자 
  •  
  •  입력 2023.08.03 07:48
  •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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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정부 책임론 제기 “여당과 감사원 등이 총동원되는 모양새”

이동관 후보자 재산 검증 시작… 아내에게 재건축 아파트 지분 1% 넘겨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철근 누락 사태를 두고 정치권이 ‘네 탓 공방’을 하고 나섰다. 국민의힘은 LH 철근 누락 사태 책임을 문재인 정부의 문제로 돌리며 당시 정책 결정자를 조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은 현 정부 책임론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주요 아침신문들은 3일 정치권이 정쟁에 매몰되어 국민 안전을 뒤로 하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LH 철근 누락 사태는 단순한 ‘실수’이거나, 국지적 사건이 아니었다. LH가 발주한 공공주택 단지(무량판 구조 적용 단지) 중 15곳에서 철근이 빠져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 중 5곳은 이미 입주를 마쳐 주민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특히 15개 단지 설계사 중 13곳은 LH 퇴직자들이 다닌 적이 있는 ‘전관 업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시공이 아닌 설계 문제로 파악된 10곳 단지 중 전관 업체는 8곳이었다.

▲한국토지주택공사

LH에 구조적 문제가 드러나고 있지만 정치권은 ‘네 탓 공방’에 열중하고 있다. 상대 정권이 제대로 관리·감독을 하지 못했다는 것. 민주당은 철근 누락 LH 아파트 15개 단지 중 13곳은 윤석열 정부 출범 후 공사를 진행했거나 준공을 완료했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 책임론의 근거다. 반면 윤석열 대통령은 “모두 우리 정부 출범 전에 설계 오류, 부실시공, 부실 감리가 이뤄졌다”며 “우리 정부는 반카르텔 정부”라고 선 긋기를 했다. 국민의힘은 문재인 정부의 주택정책이 문제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8월3일 한국일보 사설.

이에 대해 한국일보는 3일 사설 <부실 공사·국민 안전까지 ’네 탓 공방‘ 해서야>에서 “여야가 건설업계의 고질적 부패구조를 청산하기 위해 머리를 맞대도 모자라는 지금 국민 안전을 놓고 벌이는 정치 공방은 무책임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일보는 정치권이 건설업 전반에 대한 부패 카르텔 청산에 나서야 한다면서 “특히 정부 여당은 국민생명·안전보호는 국가의 최고 임무이자 존재 이유임을 망각해선 안 된다. 야당도 불안에 떨고 있는 국민들을 위해 필요하다면 ‘순살아파트 국정조사’를 수용해 부패의 전모를 낱낱이 밝혀내야 마땅하다”고 했다. 이어 “문제의 아파트가 어느 정부에서 지어지고 완공됐는지를 놓고 서로 정권 탓만 하고 있다면 그런 의지가 없다는 것밖에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8월3일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 역시 사설 <아파트 부실공사까지 전·현 정권 네 탓 공방, 모든 걸 정쟁화 고질병>에서 “부실시공은 시공사와 하청업체, 감리업체 간의 유착·비리 구조, 건설 현장의 오랜 악습과 인습이 합쳐진 결과일 것”이라며 “어떤 정권도 이런 문제까지 관여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국민적 관심이 커지자 상대 진영을 정치적으로 공격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한다.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논의하는 것은 기대하기 어려운 정치권이지만 이 문제까지 정쟁화하는 것을 보니 혀를 차게 된다”고 했다.

▲8월3일 한겨레 3면.

한겨레는 문제 해결 주체인 정부여당 책임론에 무게를 뒀다. 정부여당이 갈라치기에 나서 문제 해결을 더디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다. 한겨레는 3면 <여당 “철근 누락, 전 정부 조사해야” 윤 대통령 발맞춰 안전문제 정쟁화>에서 “(정부·여당이) 이번에 문제가 된 무량판 구조 부실시공이 문재인 정부 시절 이뤄졌다고 주장하면서 책임을 전 정부로 돌린 것이다. 윤 대통령이 건설산업 이권 카르텔을 언급하며 전 정권을 지목하자 여당과 감사원 등이 총동원되는 모양새”라고 했다.

▲8월3일 한겨레 사설.

또 한겨레는 사설 <부실 아파트도 전 정권 탓, ‘갈라치기’ 매달릴 때인가>에서 “입주자와 입주 예정자들의 불안이 커져가는데도, 집권 세력은 또다시 ‘전 정부 탓’을 들먹이며 책임 모면에 급급한 모습”이라며 “건설산업 전반의 총체적 부실 문제를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해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이 집권 세력이 해야 할 급선무”라고 했다.

▲8월3일 서울신문 4면.

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는 부실공사 관련 법 13건이 계류 중이다. 감리 단계에서 철근 누락 등 부실시공을 적발할 수 있는 건축법·주택법 개정안도 발의됐지만 진척되지 않고 있다. 서울신문은 4면 <뒷북치고 ‘복붙’하고 쏟아지는 법, 법, 법> 보도에서 “서이초 교사 사망 사건, 철근 빠진 지하 주차장 붕괴 사고 등 상식을 외면한 사건·사고가 잇따르자 여야는 앞다퉈 ‘입법’에 열을 올린다. 사태를 바로잡겠다며 법안을 쏟아내고 뒷전으로 밀려났던 관련 법을 끌어올려 졸속으로 처리하는 식”이라고 했다.

▲8월3일 서울신문 사설.

이어 서울신문은 사설 <부실공사 방지 입법 외면한 국회 무슨 할 말 있나>에서 “지난 4월 발생한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 사고가 이번 사태와 동일한 ‘철근 누락’ 때문이었는데도 사태가 이 지경이 되도록 관련 법안이 국회 상임위에서 낮잠을 자고 있다는 사실은 개탄스럽기 그지없다”며 “일하지 않고도 세비를 꼬박꼬박 받아 가면서 국회의원들은 정쟁만 일삼고 법안 처리는 뒷전이다. 부실공사 방지 입법 책임을 방기한 국회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8일 제6기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로 지명된 이동관 대통령실 대외협력특보가 1일 오전 과천정부청사 방통위 인근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소로 출근해 기자들의 질의응답에 답하는 모습. 사진=미디어오늘.

이동관 방통위원장 후보자, 재산 검증 시작됐다

이동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재산에 대한 검증이 시작됐다. 이 후보자는 51억여 원의 재산을 신고했는데, 이명박 정부 청와대 대변인·홍보수석으로 재직했을 때보다 3배 가까이 늘었다. 주요 언론의 이 후보자 재산 검증이 시작됐다. 경향신문은 1면 <“선수들이 쓰는 방법”으로…이동관 부부 ‘재건축 재테크’> 보도에서 이 후보자가 재건축 대상 아파트 지분 1%를 아내에게 넘기는 방식으로 제태크를 했다고 지적했다.

▲8월3일 경향신문 1면.

경향신문은 “이 후보자 측은 재건축조합 대의원회에 참석하는 등 사업 추진 과정에 적극적으로 관여했다”며 “이 후보자의 아내 김모씨는 2012년 조합총회에서 대의원 자격을 얻어 2021년 조합이 해산할 때까지 회의 현장에 참석하거나 서면 결의 방식으로 의사 결정권을 행사했다”고 했다. 공인중개사는 경향신문에 “지분을 1%만 넘기는 것은 주로 증여세를 최소화하고 조합원 지위를 양도하기 위해 ‘선수’들이 쓰는 방법”이라고 전했다.

▲8월3일 한겨레 5면.

한겨레는 5면 <이동관, 강남 재건축서 수십억 벌고 3년간 배당소득만 5억> 기사를 내고 “(이 후보자가) 부인에게 석연찮은 ‘지분 쪼개기 증여’를 했는데, 이를 재산변동 사항으로 신고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한겨레는 “20~30대인 이 후보자의 자녀들도 많게는 1억 원이 넘는 예금과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 ‘무직’이라고 신고한 이 후보자의 큰딸(34)과 둘째 딸(33)은 각각 예금 6493만원, 예금과 주식 1억4990만원을 보유하고 있는데, 출처는 확인되지 않았고 서류상 증여세 납부 기록도 없다”고 했다.

▲8월3일 한겨레 사설

특수교사 논란에 구조적 문제 주목 한겨레, 교권 강조 조선일보

웹툰 작가 주호민 씨가 자폐 성향이 있는 자녀를 가르치던 초등학교 특수교사를 아동학대 혐의로 고소했다. 이를 두고 장애 학생의 교육 권리와 교권이라는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 자극적 보도만 양산되고 있다. 한겨레는 사설 <교사·학생 모두 궁지로 모는 특수교육 실태 돌아봐야>를 내고 “학교 내 약한 고리인 부실한 특수교육 시스템이 교사와 학생 모두 궁지로 몰아넣고 있는 것은 아닌지 돌아보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특수교육 시스템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는 제언이다.

한겨레는 “2013년 8만6633명이었던 특수교육 대상 아동이 지난해엔 10만3695명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들을 제대로 가르치기 위한 교사는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라며 “장애 특성에 맞게 전문적인 교육과 돌봄이 필요하지만, 일선 교육 현장에선 최소한의 법정 기준도 지켜지지 않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영국이나 미국은 통합학급을 중심에 두고 특수교사 배치 확대와 전문성 확보, 가족과의 협력 등에 적극 나선다. 교육 당국이 특수교사에 대해서는 ‘교권 침해 대책’으로만 좁혀서 보지 말고 특수교육 시스템 전반을 돌아보고 개선책을 마련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8월3일 조선일보 사설.

구조적 문제에 집중한 한겨레와 달리, 조선일보는 교권 침해에 주목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아동학대로 교사 고소 남발, 오죽하면 보디캠 달고 싶다 하겠나>에서 “오죽하면 부당한 아동학대 신고에 대비해 보디캠을 달고 싶다는 교사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교사의 정당한 학생 지도가 아동학대라는 누명을 쓰지 않게 신속히 관련 법을 고칠 필요가 있다”며 “이번 기회에 교사들도 수긍할 만한 적절한 절차와 기준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8월3일 한국일보 8면

한국일보는 8면 <정서적 학대·훈육 구분 모호… 판사 따라 교사 운명 갈렸다> 보도를 통해 법원의 아동학대 사건 판례를 살펴봤다. 한국일보는 보육교사가 피고인인 아동학대 사건 판결문 20여 건을 분석했다. 한국일보는 “유죄 사건의 대부분은 신체적 학대의 반복성이 드러난 상황에서, 아동을 차별하거나 고립시키는 행위가 정서적 학대로 인정된 경우”라며 “정서적 학대를 판단하는 기준 역시 '고의성'이다… 결국 동일한 행동, 예컨대 아동에게 소리를 지르는 행위가 상황에 따라 학대인지 훈육인지 판단이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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