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기후변화 직격탄 맞은 투발루, 30년 만에 모래도 나무도 사라졌다

[사라질 위기 놓인 투발루] ① 가장 넓은 땅은 활주로, 플라스틱 1회 사용 금지

이재호 기자·외교부 공동취재단(=투발루)  |  기사입력 2023.05.15. 08:49:39

 

기후 변화로 삶의 터전이 사라지는 곳이 있다. 해수면 상승으로 모래가 없어지면서 바위만 남은 섬들이 생겨나고 있는 남태평양 투발루 이야기다.

 

투발루는 호주 인근 폴리네시아 해역에 위치해 있다. 면적은 26만 ㎢(제곱 킬로미터)로 총 9개의 섬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는 서울의 웬만한 자치구 정도 크기다.

 

세계 지도를 볼 수 있는 구글맵에서 투발루를 검색해보면 파란 바다에 투발루라는 지명만 나타난다. 그러다 화면을 확대해보면 서서히 땅이 드러나는데, 섬의 테두리에만 땅의 모습이 가늘게 나타난다. 육지 자체가 매우 적은 것이다. 

 

 

 

이런 모습을 가진 투발루에서 가장 넓은 땅은 수도 푸나푸티 국제공항의 비행기 활주로다. 활주로 길이는 약 1500미터 정도인데 이착륙하는 비행기가 없을 경우에는 이 공간이 전부 주민들에게 개방된다.

활주로 양 옆의 도로는 간선도로가 된다. 차들은 활주로 근처 도로를 통해 빠르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활주로에는 산책을 하는 사람, 배구와 럭비 등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도 많았다. 

 

또 활주로 주위에는 민가를 비롯해 농장, 가게들이 즐비했고 심지어는 투발루 국립 은행과 같은 공공시설도 위치해 있었다. 취채진이 투발루에서 머물렀던 호텔 역시 공항 터미널과 활주로 바로 옆에 있었다. 활주로가 일종의 광장이면서 투발루의 중심지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데 이곳은 활주로라는 본연의 기능도 수행해야 한다. 이에 공항 직원들은 매주 화요일과 토요일에 활주로에 버려진 쓰레기를 비롯해 이물질을 치우는 정비 작업을 벌인다. 이후 활주로는 비행기가 도착하기 한 시간 전쯤부터 폐쇄된다.

 

▲ 투발루 푸나푸티 국제공항의 모습. 위에는 취재진이 피지에서 투발루로 타고 온 항공기. 아래는 항공기 이착륙이 종료된 이후에 개방된 활주로에서 배구를 즐기고 있는 주민들. ⓒ외교부 공동취재단(=투발루)

 

활주로가 다양하게 활용되는 이색적인 광경은 땅이 귀한 투발루에서만 볼 수 있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그나마 남아있는 이 땅마저 지구 온난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으로 언제 사라질지 알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이는 '섬'(Island) 보다 그 규모가 작은 '아일렛'(Islet)들에서 더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30년 만에 모래도 나무도 사라졌다 

 

지난 2016년부터 타이나우티(TAINAUTI)호를 운항했던 투발루인 선장 터사(Teosa) 씨는 이제는 바위만 남은 아일렛의 옛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1992년에만 해도 모래와 코코넛 나무가 있었던 아일렛인 테푸카 빌리빌리(Tepuka vili vili)에는, 이제는 파도를 맞는 것도 버거워 보일 정도의 얕은 바위만이 남아 있었다. 

 

▲ 투발루 푸나푸티 본섬에서 8마일 떨어진 곳에 위치한 아일렛 Tepuka vili vili(테푸카 빌리빌리). 약 30년 전인 1990년에는 모래와 코코넛 나무도 있었지만, 지금은 바위만 남아있다. ⓒ외교부 공동취재단(=투발루)

 

4월 28일(현지시각) 투발루의 수도 푸나푸티에서 약 8마일 떨어진 아일렛 테푸카 빌리빌리까지 취재진을 안내한 터사 씨는 30년 전부터 해수면이 높아졌다고 회고했다. 

 

"1992년에는 모래톱도, 코코넛 나무도 있었다. 할아버지랑 여기 와서 낚시도 했다. 예전과 섬의 크기 자체는 달라지지 않았는데 해수면이 올라오면서 섬 위에 있던 모래가 없어졌고, 그러면서 나무도 사라지고 지금은 바위만 남았다"

 

▲ 타이나우티(TAINAUTI) 호 선장 터사(Teosa). ⓒ외교부 공동취재단(=투발루)

 

30년 동안의 지구 온난화는 투발루의 아일렛들을 집어 삼키고 있었다. 그런데 온난화의 효과는 육지에서 그치지 않았다. 지구 온난화는 바다의 생태계를 바꾸고 있었고, 이는 인간들의 삶에도 영향을 미쳤다. 선원인 에이모크 씨는 기후 변화로 어업 활동이 예전보다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예전에 나는 어부였다. 산호초가 기후변화로 죽으면서 물고기들이 죽은 산호를 먹어 독성이 있을 가능성도 생겼다. 투발루의 주요 산업은 수산업인데 물고기들이 새로운 먹이와 산호초를 찾아 다른 곳으로 많이 이동했다"

 

▲ 바사푸아 아일렛 인근에 위치한 또 다른 아일렛. 해수면이 높아져 모래가 쓸려 나가기 전에 바사푸아도 이 아일렛처럼 모래와 나무가 있었다고 한다. ⓒ외교부 공동취재단(=투발루)

 

투발루에서 플라스틱 백은 최소 '재사용'해야 

 

푸나푸티에서 18마일 떨어져 주위에 다른 육지를 보기 힘든 또 다른 아일렛 바사푸아(Vasafua) 역시 모래가 없어지고 지금은 바위만 남아 있는데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워 보이는 이곳에도 플라스틱 병을 포함해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투발루와 키리바시 등 해수면 상승으로 육지가 잠기고 있는 섬 국가들의 대표적인 골칫거리가 쓰레기 문제다. 자체적으로 발생하는 쓰레기뿐만 아니라 해류를 타고 이들 지역에 안착하는 것들도 있기 때문이다. 바사푸아의 쓰레기도 해류를 타고 떠내려 왔을 가능성이 있다. 

 

▲ 투발루 내 아일렛 바스푸아에 각종 쓰레기가 쌓여 있다. 해류에 밀려 쓰레기가 떠밀려온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 공동취재단(=투발루)

 

떠내려온 쓰레기를 치우는 것도 문제지만, 자체적으로 쓰레기 발생을 억제하는 것도 필요한 부분이다. 투발루 현지에서 취재진을 안내했던 투발루 주민 파이토피 푸시넬리(Faitofi Pusinelli, 도비) 씨는 투발루의 쓰레기처리법을 통해 쓰레기 분리 배출을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에 따르면 정부는 각 가구마다 초록색 쓰레기통을 분배해 쓰레기 수집 및 분리 배출을 유도했다. 또 정부 내 쓰레기 담당 부서(Waste Department)를 두고 여기서 각 가구들을 돌면서 요일 마다 다른 종류의 쓰레기를 수집한다. 예를 들어 오늘 플라스틱 병을 수집했다면 내일은 나무를 비롯한 가구 쓰레기 등을 모으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상점에서는 플라스틱백이 아닌 종이백을 사용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실제 상점에서 물건을 구입할 때 플라스틱 백 대신 알루미늄 호일을 포장으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설사 플라스틱 백을 사용하더라도 무조건 재사용해야 한다. 

 

분리 배출을 포함해 쓰레기 배출과 관련한 이같은 법을 어길 경우 한 번 어길 때마다 150 호주 달러 (5월 2일 환율 기준 약 13만 4830원)를 벌금으로 내야 한다. 이를 두고 파이토피 씨는 "정부에서 이같은 행동을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한 억제 차원에서 금액을 높게 책정한 것"이라고 말했다. 

 

▲ 푸나푸티 본섬 북쪽 쓰레기 하치장에 모여있는 쓰레기들. 종류별로 쓰레기가 분류돼있다.ⓒ외교부 공동취재단(=투발루)

 

그런데 투발루의 쓰레기에는 폐기하거나 분리 배출해야 할 것만 있는 건 아니었다. 떨어진 바나나 나뭇잎과 같은 자연 쓰레기도 모아서 배출하는데, 이를 분쇄하여 각 가정에 3 호주달러에 판매한다고 한다. 구매한 사람들은 이를 집에 있는 작은 정원이나 텃밭에 사용한다. 

 

사람이 살만한 땅도 별로 없는데 정원이나 텃밭이 가능한지에 의문이 생기기도 했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채소를 가꾸고 땅을 만들어갔다. 투발루 주민들의 안정적 삶을 위해 장기적으로는 지구 온난화를 막는 것이 핵심이지만, 당장 내일 먹을 채소를 구해야 하는 것도 이들에게는 중요한 일이었다. 투발루 사람들은 오늘의 어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금' 무엇을 하고 있을까.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이재호

 

외교부·통일부를 출입하면서 주로 남북관계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만민보] ‘새삥’들의 씩씩한 반격에 나선 강정남 철도노조 서울본부장

778번째 만민보··· “청년들이 노조에 부정적이라구요? 전혀 그렇지 않아요”

 

강정남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이 9일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5.09 ⓒ민중의소리 “요즘 MZ세대는 기성세대와 달리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냐’ 말할 정도로 권리의식이 굉장히 뛰어나다.”

윤석열 정부가 주당 최대 근로시간을 52시간에서 69시간으로 늘리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을 추진하면서 사회적 반발이 커지자 지난 3월 6일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한 말이다. 당시 정부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이 ‘몰아서 일하고 몰아서 쉬는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며 MZ로 불리는 청년층이 이를 선호한다고 주장했다. 과연 몰아서 쉬는 게 가능하겠냐는 질문에 이 장관은 MZ세대는 권리의식이 뛰어나다며 이렇게 주장했던 것이다.

이 장관뿐만 아니라 성일종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의장도 이틀 뒤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를 통해 “이 부분(근로시간제도 개편)에 대해서는 제가 볼 때는 2030과 관련된 청년층 같은 경우도 다들 좋아한다”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에게 MZ는 일종의 ‘만능열쇠’다. 정부가 하려는 무언가가 벽에 부딪히면 항상 MZ와 청년을 소환했다. 윤 대통령이 기시다 일본 총리와 정상회담을 통해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을 ‘제3자 변제’ 형식으로 처리하기로 합의한 ‘굴욕 외교’조차 미래세대인 청년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MZ라는 ‘만능열쇠’는 윤석열 정부가 온갖 수단을 동원해 노동조합을 탄압하는 근거로도 활용됐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월 연이어 청년세대를 언급하며 이른바 강성 노조를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2월 7일 윤석열 대통령은 32개 부처·청 MZ세대 공무원 등 150여 명과 만난 자리에서 “노조 간부 자녀가 채용되고, 남은 자리로 채용 장사하는 불법행위를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20일엔 “기득권 강성 노조의 폐해 종식 없이는 대한민국 청년의 미래가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고 21일엔 “노조의 기득권은 젊은 사람들에게 미래에 대한 희망을 포기하게 만드는 약탈 행위”라고 주장했다.

윤석열 정부는 한국노총과 민주노총 등 기존 노조는 기득권 세력이고, 이들이 청년세대의 미래를 가로막고 있다며 노조와 청년세대를 ‘갈라치기’하고 있다. 사실, 세대 간 갈등 또는 젠더 갈등 조장은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당선시킨 수단 가운데 하나였다.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며 갈등을 조장했고, 주 공략 대상은 2030세대 남성이었다.

이런 전략은 일부 성공을 거뒀다. 실제로 방송 3사가 진행한 20대 대선 출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58.7%, 30대 남성의 52.8%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를 지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20~30대 여성들이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를 더 많이 지지하며 결국 20~30대 전체 지지율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과거 선거와 비교해 청년층에서의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이 크게 하락했다. 이번 대선이 근소한 차이(0.73%p)로 승패가 갈린 걸 생각하면 일정한 성과를 거둔 셈이다.

 

 

 

강정남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이 9일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5.09 ⓒ민중의소리


노조를 탄압하면서, 일본과 굴욕외교를 하면서, 근로시간을 늘리려고 하면서 ‘MZ’를 소환하는 건 갈등을 되풀이하고 이를 통해 국정 운영 동력을 확보하려는 시도다. 그렇다면 이런 시도는 지금도 유효한 것일까? 과연 청년노동자들은 이런 주장에 동의할까? 강정남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은 “절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지난 2월 ‘청년 도약, 새로운 서울지방본부’를 구호로 내걸고 서울지방본부장에 당선된 그는 40대를 갓 넘긴, 철도노조에선 비교적 젊은 노조 활동가다. 지난 9일 그를 만나 철도 청년노동자의 이야기를 들었다. 그는 우선 윤석열 정부가 MZ세대를 핑계로 시도한 노동시간 유연화에 대해 입을 열었다.

 

 

 

 

 

 

“동료들에게 미안해서
있는 휴가도 못 쓰는데
몰아서 쉬는 게 가능하다니요
청년노동자뿐 아니라
일하는 노동자들이라면 누구나 압니다”


“이런 주장이 나온 건 노동철학이 부재하기 때문이라고 봐요. ‘52시간이냐, 69시간이냐’는 시간의 문제만은 아니에요. 지금 현실은 주어진 연차도 제대로 쓰기 힘든 상황입니다. 연차를 쓰는 건 단협에서 보장하기 때문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지만, 2명 또는 3명이 근무하는 상황에서 한 명이 빠지면 나머지 인원이 한사람 몫을 더 일해야 해요. 일하는 노동자가 많지 않다 보니 동료들에게 미안해서라도 있는 휴가도 못 쓰는 데, 몰아서 쉬는 게 가능하다니요. 청년노동자뿐 아니라 실제로 일하는 노동자들이라면 누구나 압니다.”

직장갑질119의 지난 3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법정 연차휴가인 15일을 전부 사용하지 못한 직장인이 80.6%에 달했고, 특히 20대 노동자의 55.1%는 연차휴가를 6일 미만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현실은 일하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이지만, 윤석열 정부는 의도적으로 무시했다. 현실과 맞지 않지만, MZ세대를 소환하며 노동시간 유연화를 시도하는 건 이런 노동자들 사이를 갈라치는 전략이 그동안 성공적이었다고 믿기 때문이다.

“세대 간 갈등이나 젠더 갈등 조장이 있는 건 사실이에요. 청년노동자, 특히 남성 청년노동자들을 겨냥해 일부러 갈리치기를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하지만, 제가 만난 20~30대 철도노조 조합원들은 그렇지 않았어요. 노조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다기보다는 경험에 따른 차이가 있을 뿐이에요. 지금 노조를 이끌어가는, 또는 과거 노조 활동을 해온 세대들은 직접 민주노조를 만들고 투쟁했기 때문에 노조에 대해 절실함을 느끼지만, 청년조합원들은 그렇지 못하거든요. 노조를 만들고 투쟁으로 무언가 얻어낸 경험이 없기에 인식에서 조금의 차이가 있는 정도에요.”

철도노조에서 청년국장으로 일하며 많은 청년조합원을 만나온 강 본부장은 “노조에 대한 약간의 인식의 차이가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물론 그도 윤석열 후보가 공정과 상식을 내걸고,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공격하고, 젠더 갈등을 촉발해 청년들의 상당수가 지난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현실을 부정하진 않는다. 또한, 철도 내부에서도 외주화했던 업무를 정규직화하는 과정에서 비슷한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쉽지 않은 문제”임도 알고 있다. 당시 외주업무는 정규직화해도 정규직화된 자리는 공정하게 입사시험을 거쳐 사람을 다시 뽑아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철도 노동자들과 현장에서 만나고 있는 강정남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 ⓒ강정남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 제공


“청년들이 이런 반응을 보이며 공정에 민감한 것은 그만큼 경쟁이 치열하고, 공정하지 않다고 느끼기 때문이에요. 정규직화 과정에서 부정적 반응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조금 과대화된 측면도 있어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많은데 공정을 주장하는 목소리만 과도하게 부각한 거라고 봅니다. 실제 청년조합원들을 만나면 정규직·비정규직, 젠더 이슈를 갈등으로 느끼기보다는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고, 단결해 나갈지 고민하는 이들도 많았어요.”

 

 

 

 

 

 

“노동조합 활동을 오래 해온 이들은
다 알아요. 결국은 모든 게
계급의 문제이고,
결국 단결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요”


사회적 불평등이 심하면 심할수록 사회적 약자, 혹은 노동자 사이에 갈등이 커진다. 정규직과 비정규직, 청년과 장년, 남성과 여성 등 이른바 을들 사이의 갈등만 커지면서 노동자가 단결해 사회적 불평등을 해소할 힘은 줄어들게 된다. 이렇게 노동자를 갈라지는 것은 자본이 노동을 지배하는 전통적인 방식이다. 철도의 근무 환경은 태생적으로 이런 식의 노노 갈등을 유발하기 쉽다.

“철도에는 다양한 직종이 있는데, 저는 시설직 철도노동자예요. 열차가 다닐 수 있도록 선로를 유지보수하는 일을 해요. 레일, 침목, 노반 등을 관리합니다.”

철도엔 다양한 직종과 고용 형태의 노동자들이 있다. 정규직, 비정규직, 운전, 열차, 시설, 차량, 역, 운전도 광역, 일반 등 나누기 시작하면 한없이 나눠 직종 직군 사이에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요인들이 많다. 그렇기에 철도노동자의 민주노조 투쟁은 이런 직종과 직군의 차이를 넘는 단결해야 가능한 싸움이었다.

“노동조합 활동을 오래 해온 이들은 다 알아요. 결국은 모든 게 계급의 문제이고, 결국 단결해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을요. 자기 직종만의 요구를 내세우면 어떻게 되는지 경험을 통해 배운 겁니다. 직종간 이해관계가 없진 않지만, 하나의 노조로 단결하지 못하면 사측은 물론 국토교통부와 기획재정부를 상대로 맞서기 힘들다는 걸 잘 알아요. 청년조합원들은 이런 경험이 부족해 아직은 깊이 이해하진 못하지만 조금씩 알아나가고 있습니다.”

 

 

 

 

 

 

철도노조 조합원의 40%가 20~30대


현재 전체 철도노조 조합원의 40%가 20~30대다. 철도에 지원하는 청년들은 해마다 늘어나고 있다. 2023년 상반기 한국철도공사 채용형 인턴 모집은 경쟁률 11.8대 1을 기록했고, 2022년 상반기 채용 평균 경쟁률 28.3대 1을 기록했다.

“근무시간이 일정해서 흔히 말하는 ‘워라벨’이 보장되는 직장이라고 생각해 지원하는 청년들이 많아졌어요. 철도노조가 그동안 근로시간, 근무 체계 등을 개선해 왔기 때문에 만족하는 청년조합원들이 많습니다. 철도 입사 면접을 볼 때도 이런 이유로 지원했다는 이들이 많아요.”

 

 

 

 

 

 

강정남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이 9일 서울 용산구 철도회관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3.05.09 ⓒ민중의소리


청년조합원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아직 이들 세대는 철도노조 전면에 나서진 못하고 있다. 한동안 철도에서 신규 사원을 뽑지 않으면서 노동조합 활동을 주도해왔던 현 50대 노동자와 새롭게 일하기 시작한 청년조합원 사이 중간 세대도 부족하다. 2015년 입사한 그가 2년만인 2017년부터 본격적으로 노조 활동에 나선 것도 이런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

“2017년 서울시설지부에서 총무부장을 맡았어요. 제가 입사할 때만 해도 서울시설지부는 지부장이 없는 ‘사고 지부’였어요. 사실 서울시설지부는 민주노조를 건설할 당시에 시설 직종 가운데에선 최선두에 있었다고 할 수 있는 지부였습니다. 하지만, 당시에 활동하던 분들이 퇴직하면서 세대교체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고 사고 지부가 됐던 거에요. 그러다 다시 지부 조직이 꾸려지면서 제게 총무부장 제안이 들어왔던 거에요.”

 

 

 

 

 

 

“내 반격의 시대가 왔어
나는 새삥 모든 게 다 새삥”을 외치며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 선거에 나서다


본격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시작한 그는 2018년부터 2020년까지 철도노조 청년국장, 2021년 서울시설지부장을 거쳐 서울지방본부장으로까지 나서게 됐다. 그는 선거 기간 동안 ‘새로움’과 ‘청년’을 강조했다. 윤석열 정부 2년 차를 맞아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선거에 나선 그는 조합원에게 ‘새로움’을 강조했다. 지코의 힙합 음악인 ‘새삥’을 개사해 로고송과 영상을 만들었고 “내 반격의 시대가 왔어. 나는 새삥 모든 게 다 새삥”을 춤추며 외쳤다.

“선거운동 기간 노조가 젊어져야 한다고, 세대교체 필요하다고 호소했어요. 젊은 노동자가 주역으로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 본부장으로 출마했고, 많은 조합원이 호응해주셨어요. 이런 호소에 청년뿐 아니라 선배세대들도 함께해주셨어요. 윤석열 정부 2년 차에 어려움 예상되는데, 나서줘 고맙다는 선배들도 있었습니다.”

‘새삥’을 외치며 본부장에 당선된 그가 가장 신경 쓰는 부분은 청년조합원과의 소통이다. 그는 “젊은 조합원들의 기대가 커요. 과거엔 소통하기 어려웠던 부분들도 젊은 본부장과 이야기할 수 있어서 좋다는 조합원들도 많아요”라며 현장의 분위기를 전했다. 청년조합원과의 소통을 통해 그는 노조를 새롭게 이끌어갈 이들을 발굴하려고 한다. 손을 놓고 있으면 또다시 과거처럼 세대간 단절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 선거 출마 당시 강정남 본부장 ⓒ강정남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 제공


“사실 고민이 커요. 올해 내부적으로 분할 민영화 등 많은 과제가 있기에 투쟁이 필요한 상황이지만, 자칫 눈앞의 과제들 때문에 후배들을 발굴, 성장시키지 못하면 노동운동의 미래는 어두울 테니까요. 요즘 현장 순회를 계속하고 있는데, 태블릿PC 등 다양한 기기와 시각적 자료를 활용해 쉽게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청년조합원들이 쉽게 찾을 수 있도록 노조의 문턱도 낮출 계획입니다.”

 

 

 

 

 

 

“2022년 한 해 동안
철도조합원 네 분이 돌아가셨어요
철도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야
철도의 안전도 지켜질 수 있어요”


그가 현장에서 만나는 청년조합원은 과연 무엇을 원하고 있을까? 윤석열 정부는 청년노동자들이 근로시간 유연화를 원한다고 주장했지만, 그가 만난 청년조합원들이 가장 절실하게 원하는 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노동환경’이었다. 지난해 더불어민주당 홍기원 의원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산재사고 발생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17년부터 2022년 8월까지 코레일에서 발생한 산업재해로 14명이 숨지고 789명이 다친 것으로 나타났다. 철도노동자라면 누구나 일하면서 아찔했던 순간을 경험하지 않은 이들을 찾기 힘들 정도로 수많은 위험에 노출돼 있다. 강 본부장도 아찔했던 경험이 있다.

“철도 특성상 야간에 선로 유지보수를 해야 하는 일이 많아요. 예전에는 열차가 운행하는 상황에서도 상례작업을 했어요, 유지보수 작업을 하는 선로 옆에 인접선로가 있는데 거기는 열차가 다니거든요. 작업하다 보니 여기저기 움직여야 하는 상황이 많습니다. 하루는 작업을 하는데 한 선배가 옆 선로로 넘어가 있는데, 열차가 오는 것을 미처 못 봤어요. 다행히 동료들이 소리치고, 끌어당겨서 큰 사고를 피했습니다. 아주 아찔했어요.”

철도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기 위해선 4조 2교대 근무제 도입이 필요하다. 철도 노사는 2018년 4조2교대 전환에 합의해 2020년부터 전면 시행을 약속했지만, 일부에서만 시행되고 있다. 3조2교대는 ‘주간-주간-야간-야간’으로 일한다. 연속 야간근무를 하는 날은 아침에 퇴근해 저녁에 다시 출근하다 보니 노동강도는 세지고, 안전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

 

 

 

 

 

 

철도 시설 노동자들의 야간 작업 모습 ⓒ강정남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 제공


“2022년 한 해 동안 철도조합원 네 분이 돌아가셨어요. 연속 야간근무는 집중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고, 사고의 위험은 당연히 커집니다. 철도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야 철도의 안전도 지켜질 수 있어요. 4조2교대 도입을 위해 인력충원이 필요하다고 여러 차례 국토부와 기재부에 요구했지만, 무시했어요. 그래서 일종의 자구책으로 인력 재배치 등을 통해 전면은 아니지만 4조2교대 근무를 도입했는데, 국토부는 4조2교대 근무가 사고를 불러왔다고 왜곡하고 있어요.”

 

 

 

 

 

 

청년노동자들이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한다고?
20~30대 청년 기관사들은
아파도 쉴 수조차 없다


이뿐만이 아니다. 아파도 쉬지 못하게 병가나 보건휴가를 제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지난 4월 13일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는 코레일 수도권광역본부 인근인 서울 영등포역 광장에서 ‘아프면 쉴 권리’를 보장하라며 집회를 열었다. 구로승무사업소에서 기관사의 병가를 금지하고 보건휴가를 통제하는 일이 20~30대 청년기관사들에게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되었기 때문이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10일 코로나 양성 반응으로 조퇴를 요구한 기관사에게 운전을 강요했고, 12월엔 고열로 병가를 신청한 기관사에게 출근을 종용해 운전을 지시했으며 올 1월엔 A형 인플루엔자가 병가 사유가 되지 않는다며 운전을 강요한 일도 벌어졌다.

윤석열 정부는 청년노동자들이 ‘부회장 나와라, 회장 나와라, 성과급이 무슨 근거로 이렇게 됐냐’고 당차게 외치는 권리의식 높다고 말했지만, 20~30대 청년 기관사들은 아파도 쉴 수조차 없는 게 현실이다.

‘아프면 쉬게 해달라’는 청년기관사들의 요구는 노조 차원의 대응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인력이 부족하다 보니 언제든 이런 문제가 재발할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정부조직과 공기업 등 공공기관이 1년에 사용할 인건비의 총액을 정해두고, 그 범위 안에서 자유롭게 인건비를 집행하도록 한 총액인건비 제도 때문에 철도의 인력 문제를 해결하는 데엔 근본적인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민주노총 전국철도노동조합 서울지방본부가 4월 13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역 광장에서 결의대회를 연 가운데 강정남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민중의소리


“총액인건비 제도 속에선 한계가 커요. 예를 들어 기관사들의 인력이나 수당을 늘리면 어디선가는 줄어들어야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 인력충원 요구는 언제나 내부 갈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이는 노동자들을 통제하는 수단이 되기도 합니다.”

 

 

 

 

 

 

“민영화에 대한 국민적 반대가 커서
‘민영화’라고 직접 말하진 않지만
이른바 ‘우회 민영화’, ‘스텔스 민영화’
시도는 계속되고 있어요”


철도노동자와 철도의 안전을 위협하는 윤석열 정부의 철도 민영화 광풍도 거세다. 지난 4월 4일 국토교통부는 오는 9월부터 SRT 운행 노선을 기존의 경부·호남 고속선에서 경전선(창원·진주), 전라선(순천·여수), 동해선(포항)으로 확대한다고 발표했다. 이에 철도노조는 수서발 KTX를 운행하면 해결될 수 있음에도 SRT 확대에 나선 건 철도 민영화를 위한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철도노조는 지난 4월 6일 성명을 통해 “국토부는 손바닥으로 코레일을 가린 채 SR만 이야기하고 있다. 경쟁체제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번 노선확대는 SR을 노골적으로 밀어주는 특혜 정책이다. 이 정책은 관제권 공단 이관, 차량정비 민간 이관, 시설유지보수업무 공단 이관과 맞물려 철도 민영화로 향하고 있음을 알고 있다. 경쟁체제 안착이 아니라 민영화를 위해 코레일을 산산조각내는 작업을 차근차근 진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윤석열 정부뿐 아니라 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이 발의한 ‘철도산업발전기본법 개정안’도 철도시설유지보수 업무를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위탁하는 현재의 단서 조항을 삭제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다. 철도노조는 해당 개정안이 통과되면 철도 안전을 위협하고 윤석열 정부가 추진하는 철도 민영화를 촉진하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민영화에 대한 국민적 반대가 커서 ‘민영화’라고 직접 말하진 않지만, 이른바 ‘우회 민영화’, ‘스텔스 민영화’ 시도는 계속되고 있어요. 경쟁을 망하지만, 결국 국민 안전을 위협할 뿐이에요. 철도뿐 아니라 공공의 안전을 위협하는 여러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차원에서 올 하반기에 공동 투쟁도 계획하고 있어요.”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현정희 위원장과 조원들이 9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윤석열 정부 1년 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동자 대표자 선언 및 9-10월 공동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3.05.09 ⓒ민중의소리


거세게 몰아치는 민영화를 비롯한 윤석열 정부의 노동개악에 맞서는 방법은 노동자들이 힘을 모으는 것뿐이다. 여러 차이를 넘어 노동자들의 단결만이 해결책이다. 그는 현장을 돌며 청년조합원들에게 “철도가 그동안 수많은 투쟁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건 많은 연대가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그동안 받은 연대와 지지를 윤석열 정부에 맞서 투쟁하는 여러 노동자와 함께 연대하며 갚아야 할 때”라고 호소하고 있다.

 

 

 

 

 

 

“단일한 노동자정당·진보정당을 만들어야 해요”


아울러 그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대리 정치가 아닌 노동자들의 직접 정치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2021년 여름 ‘KTX로 수서까지 가고 싶습니다’는 청와대 국민청원으로 20만 넘는 국민의 동의를 얻어낸 적이 있어요. 기쁘고 뿌듯했지만, 한편으론 언제까지 청원하고, 부탁하고, 요청하는 정치를 해야 하냐는 생각이 들어 씁쓸했어요. 철도노조는 국토부와 기재부 상대로 투쟁하는 일이 많다 보니 정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어요. 노동자 정치세력화에 관심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진보정당도 4개로 갈라져 있고, 민주노총도 선거 때 지지 후보를 밝히는 수준에만 머물고 있어 아쉬움이 커요.”

아쉬움이 컸던 만큼 최근 민주노총에서 벌어지고 있는 노동자 정치세력화와 관련한 논의를 그는 관심 깊게 보고 있다. 그는 “총선이 얼마 안 남은 만큼 현실적인 어려움 때문에 여러 방안이 고민될 수 있겠지만, 어떤 방안이든 나중에 궁극적으론 단일한 노동자정당·진보정당으로 가는 방안이었으면 한다”고 개인적인 생각을 밝혔다.

그는 끝으로 “젊은 조합원이 철도노조의 주역으로 섰으면 좋겠다”고 소망을 이야기했다. “철도는 기후 위기 시대에 가장 필요한 교통수단이에요. 그런 만큼 청년조합원들이 철도노동자로서 긍지를 가지고 일했으면 합니다. 많은 청년조합원이 철도노조 서울지방본부가 나의 조직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할 생각입니다.”
 

 

 

 

“ 권종술 기자 ” 응원하기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한의 ‘핵무력’ 강화의 빛과 그림자 (1)

[기고] 김성만 코리아연구원 연구위원장

  • 기자명 김성만 
  •  
  •  입력 2023.05.15 03:14
  •  
  •  댓글 0
 

김성만 코리아연구원 연구위원장의 기고문을 게재합니다. 기고문은 두 개로 되어 있는데, 1차 기고문은 ‘북한의 핵무력 강화의 빛과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핵무력 강화의 의도를 분석한 글이고, 2차 기고문은 '평화협정이 답이다!'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한국시민사회의 과제를 서술하는 내용입니다. 먼저, 1차 기고문을 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북한의 ‘핵무력’ 강화의 빛과 그림자  /  차례

1. 북한의 외교·안보 목표
2. 목표의 실현수단: 핵무력 강화

3. 북한의 핵무력 강화의 빛과 그림자
4. 목표 실현 수단의 검토
5. 결어: 핵무력의 제한적 보유와 한반도 평화

 

1. 북한의 외교·안보 목표

1) 체제의 안전보장

북한의 으뜸가는 외교·안보 목표는 체제의 안전보장이다. 국제사회에 세계정부는 없다. 무정부상태나 마찬가지다. 약소국이 강대국에 지극히 억울한 무력충돌을 당해도 공권력의 개입을 요청할 세계정부가 없다. 만일 가해국이 국제정치를 쥐락펴락하는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면 더욱더 피해회복은 무망한 일이다. 초강대국 미국과 군사적으로 날카롭게 맞서고 있는 북한은 자국이 개발해온 핵·미사일 능력이 체제의 안전보장을 지켜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북한은 지금껏 핵능력을 먼저 포기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 2005년 9·19 공동성명이나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합의 등에서 언명한 북한 비핵화도 한반도 비핵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지 북한만 먼저 비핵화 하는 것은 아니었다. 북한은 한반도에 핵위협의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곧 한반도 비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체제의 안전보장을 위해 핵능력을 포기할 의사는 전혀 갖고 있지 않다. 

2) 비원(悲願)의 국가적 목표: 정상국가

북한에는 체제 생존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국가적 목표가 있다. 그것은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의 지위를 갖는 것이다. 즉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여느 국가들과 차이 없이 외교적, 경제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주요국인 미국, 일본과 미수교 상태이고, 그 외에 많은 친미 국가들과 미수교 상태이다. 북한이 이러한 외교적 고립보다 훨씬 심대한 타격을 받는 것은 경제발전에 필수불가결한 분야인 국제무역에 대한 전면적 제제이다. 2016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여섯 차례 채택된 UN 안보리 결의안에 의해 북한은 소비재를 제외한 모든 물자의 거래와 자금의 이동이 막힌 상태이다. 

북한은 자력갱생으로 이 고난의 형국을 극복하고자 한다. 하지만 경제 활동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품목의 수입이 봉쇄되고 균형발전이 어려워진 상태에서 내부자원의 응용으로 산업의 필요를 대충 해결해나가는 것으로 경제를 속히 발전시키기는 어렵다. 북한의 ‘인민들’이 지도부와 한마음으로 온 힘을 다하더라도 정신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북한이 미국과 수교할 정도로 미국의 적대정책이 폐기되고, 북한의 수출입이 자유로워지고, 북한이 필요로 하는 국제기구 자금이 유입된다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북한은 저개발국가이다. 다시 말하면 이미 다른 국가들의 사례에서 본 경제발전 경로를 참고하여 거의 시행착오 없이 신속히 경제발전을 할 국가이다. 

북한은 경제성장에 걸리는 기간을 훨씬 단축하는 ‘압축성장’에 핵심적으로 유리한 요소를 갖고 있다. 첫째는 보편적 시각에서 여러 가지 인권문제가 제기되겠지만 군중을 매우 효율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체제를 갖고 있고, 둘째는 반세기 이상 쌓여온 외부의 적에 대한 원망이 이윤 동기를 뛰어넘어 국가 변모의 애국심으로 표출되어 나타나게 될 ‘인민들’의 의지와 열정을 잠재력으로 갖고 있다. 

이 두 가지는 ‘압축성장’에 극히 유리한 요소로서 북한 정권이 체제 내 제도적 개혁을 하며 경제성장을 이끈다면 아마도 세계사에 유례가 없었던 빠른 속도의 ‘압축성장’을 보일 것이다.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가 선진적 시장경제 체제에 비해 크게 비효율을 보이는 것은 ‘압축성장’ 이후의 일이다. 

외교적 고립과 경제제재에서 벗어나서 여느 국가들처럼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대우받는 것은 북한으로서 도저히 실현될 것 같지 않은, 하늘의 영롱한 무지개와도 같은 아름다운 꿈이다. 하지만 기어이 성취해야 하는 비원(悲願)의 국가적 목표인 것이다.

2. 목표의 실현수단: 핵무력 강화

1) 핵무력 완성 선포

북한이 수소폭탄을 탑재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에 발사하고 핵탄두가 뉴욕 상공에서 폭발한다면 그 피해가 얼마나 될까? 최소한 뉴욕 인구 몇 백만 명이 그 자리에서 죽거나 부상당할 것이다. 2017년에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말폭탄을 주고받을 때 미국의 군사적 침공 위협에 조선중앙통신은 ‘미국 본토에서 항복문서에 조인할 그 한 놈마저 남겨놓지 않을 것’이라는 엄포를 놓은 적이 있다. 

북한은 상호 간에 상대 국민을 대량으로 살상할 수 있는 핵무력을 갖추면 국가 간 적대정책이 변경될 것으로 생각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1년에 정권을 이양 받을 당시 선친인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두 차례의 원자폭탄 실험 성과와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들을 물려받았다. 

그는 집권 후 수소폭탄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2016년 4차 핵실험에서 처음으로 수소폭탄을 실험했고, 2017년 9월 6차 핵실험에서 대도시 전체를 파괴할 정도의 폭발력을 지닌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함으로써 수소폭탄 보유국임을 입증했다. 그리고 2017년 7월에 처음으로 ICBM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했다. 

시험 발사를 한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자 국경일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인들이 밤늦게까지 축제로 즐기는 휴일을 택하여 미국 본토에서 핵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는 해석하기 어렵지 않았다. 미국 본토를 파괴할 능력을 갖춘 국가와 평화롭게 지내자는 것, 곧 대북적대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서방 언론에서 화성-14형의 사거리가 미국 본토의 초입인 서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문을 제기하자 같은 달에 다시 한 번 사거리 6,250마일 이상으로 미국 본토 대부분 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했다. 즉 미국 본토에 도달할 ICBM의 사거리를 의심하지 말고, 대북적대정책의 전환을 숙고하라는 요구였다. 

미국은 적대정책 전환의 숙고는커녕 북한에 핵위협과 군사적 강압을 실행하며 비핵화의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UN 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자살 미션(임무)을 수행하고 있다며 북한의 ‘완전 파괴’ 곧 북한 인구의 절멸을 위협했다. 같은 날 B-1B 전략폭격기들이 21세기 이래 북한 해안에 가장 가깝게 근접 비행하는 긴박한 순간마저 연출했다. 11월 중순에는 1968년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이후 처음으로 항공모함 3척이 동시에 동해 한국작전구역에 진입해 3개의 항모강습단과 함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진행했다.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발사한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15’형. 북한은 ‘화성 15’형 성공을 두고 ‘국가핵무력 완성’이라며 대내외에 선포했다. 이 신형 ICBM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발사한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15’형. 북한은 ‘화성 15’형 성공을 두고 ‘국가핵무력 완성’이라며 대내외에 선포했다. 이 신형 ICBM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자국의 핵무력을 다시 한 번 극적으로 나타냈다. 11월 29일에 사거리 8,000마일 이상으로 미국 본토 모든 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 화성-15형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 이로써 북한은 미국 본토 어디든 좌표를 특정하면 그곳에서 수소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ICBM은 국제사회에서 주요 핵보유국의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는 수단이다. 북한은 기존 주장대로 국제정치에서 ‘핵강국, 로켓맹주국의 전략적 지위’를 갖고 있음을 실물로 입증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ICBM 화성-15형 시험 발사 후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핵무력 완성은 외교·안보 목표 달성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을까? 북한은 체제의 안전보장과 정상국가의 목표에 얼마만큼 다가갔을까? 북한 정권의 기대와 달리 ‘핵무력 완성’은 별반 효력이 없었다.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의 노딜(no deal, 합의 실패)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그 보상으로 UN 안보리 제재의 완화를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핵물질, 핵무기,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 곧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주장했다. CVID 합의 이전에는 어떠한 보상도, 어떠한 작은 합의도 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 앞에서 ‘핵강국, 로켓맹주국의 전략적 지위’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무색할 뿐이었다. 

정말로 미국 본토를 수소폭탄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국가의 발언권이 이토록 허약한 것일까? 한반도에서의 유사시 상황을 가정해 본다. 북한군과 한미연합군 사이에 국지적 무력충돌이 발생한다면 전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무력충돌에서 재래식 무기만 사용된다면 전황은 북한에 크게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다. 한국은 한 해에 국방비로 50조원 이상을 쓰고 있고, 한국과 미국의 재래식 전력은 북한에 우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3월에 대규모로 실시된 한미연합훈련은 특이한 양상을 보였다.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억지력 강화의 의미가 있기에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은 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이어서 반격훈련을 해왔다. 그러나 3월에는 방어훈련 없이 북한 해안에 침투하는 ‘쌍용훈련’, 참수작전 성격의 ‘티크 나이프 훈련’ 등 반격훈련만을 실시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침략연습인 것이다. 

만일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발생하고, 재래식 전력에서 현저한 우세를 보이는 한미연합군이 북한 영토 500m, 또는 1km까지 침범해 들어갔다고 했을 때 북한은 어떤 군사적 대응을 보여야 할까? 자국 영토 끝자락에서 미군이 ‘쏼라쏼라’하며 돌아다니는 몸서리치는 상황에 분격하여 수소폭탄을 장착한 ICBM을 미국 본토로 발사해서 뉴욕 인구 몇 백만 명을 희생시켜야 할까? 아니면 서울까지 몇 분도 채 걸리지 않을 극초음속미사일에 수소폭탄을 장착하여 서울 시민들이 뉴스를 접하기도 전에 몇 백만 명이 희생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할까? 

북한과 미국 간에 ICBM으로 핵폭탄을 주고받는 핵전쟁은 인류 살상의 비윤리적 측면에서, 대량파괴의 후과 면에서 난센스(터무니없는 말)다. 서울 상공에서 핵폭탄을 터트리는 것도 난센스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 지도부는 ‘핵무력 완성’ 선언의 계기였던 전략핵무기 보유가 체제의 안전보장과 정상국가의 실현에 기대만큼 큰 효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비대칭적 우세로 전환시킬 전술핵무기의 개발에 전력투구하게 된다. 

2) ‘제압’과 ‘굴복’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3월에 전술핵운용부대의 훈련을 참관하며 ‘핵보유국이라는 사실만 갖고는 전쟁을 실제로 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확증보복’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 외에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사용하는 ‘비대칭확전’ 능력을 키우는 데에 주력하게 된다. 

전술핵은 전략핵과 비교할 때 임무의 성격, 운반수단의 작전 범위, 핵탄두의 위력 등이 다르다. 전술핵은 일선 전장에서, 한국 내륙이나 일본 영토에서, 그리고 유사시 미 증원군이 한반도에 접근하는 경우에 사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전술핵무기의 다양화와 기술적 고도화를 달성하기 위해 초단거리용 탄도미사일과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을 무수히 시험 발사했다. 

현재 북한의 전술핵 미사일은 사전 포착과 파괴를 어렵게 만들기 위해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다. 신형 탄도미사일 KN-23은 미사일 방어망의 요격을 피하기 위해 하강 단계에서 다시 상승 기동을 한다. 또한 중형 잠수함은 장거리 잠항이 없기에 노출 위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북한 해역에서 기습적으로 북극성-3형 탄도미사일(SLBM)을 한국이나 일본으로 발사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함대와 항구를 파괴할 수 있는 핵어뢰를 연속해서 실험했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 역시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2022년 3월에 시험 발사한 초대형 ICBM 화성-17형은 비행 후반부에 미사일이 세 조각으로 분리되었으며 다탄두탄도미사일(MIRV)로 추정된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하나의 ICBM으로부터 대기권 재진입 전에 핵탄두를 실은 여러 개의 비행체가 분리되어 이를테면 각각 시애틀, 뉴욕, 워싱턴을 동시에 공격하게 된다. 다탄두탄도미사일은 현재 최고 수준의 핵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2023년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장면. 북한은 이 열병식에서 이동발사대에 탑재된 ICBM 화성-17형을 10기 이상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2023년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장면. 북한은 이 열병식에서 이동발사대에 탑재된 ICBM 화성-17형을 10기 이상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2023년 2월 열병식에서 이동발사대에 탑재된 ICBM 화성-17형을 10기 이상 공개했다. 그리고 북한이 현재 개발 중이며 설계를 마쳤다고 밝힌 원자력 잠수함은 급유나 부상(浮上) 없이 미국에 다가갈 수 있다. 즉 재래식 잠수함과 달리 정찰위성이나 초계기 등에 포착되지 않고 은밀하게 미국 서부 해안에 다가가서 미사일 방어망의 요격을 피해 SLBM으로 미국 대도시를 파괴할 수 있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연합태세 강화에 연동하면서 핵전쟁 능력을 그 이상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그리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에서도 비대칭확전으로 결코 우세를 놓치지 않을 것임을 미국과 한국에 확고하게 인식시키고자 한다. 북한의 이 모든 노력이 향하는 곳은 한 곳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표현에 의한다면 “조선혁명발전의 장애물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것”이다. 

제압은 한국과 미국이 한미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면서 대규모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더라도 핵능력의 압도적 시위를 통해 별 의미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굴복은 부단한 군사적 압박과 무제한의 핵전쟁 능력을 통해 한국과 미국을 절망케 하여 미국 스스로 정책변경을 검토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즉 대북적대정책 폐기의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미정상은 2023년 4월 26일 워싱턴선언을 발표하고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한미핵협의그룹 신설과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핵잠수함의 정기적인 한반도 전개 등에 합의했다. 북한이 ‘제압과 굴복’의 오직 한 길을 추구하는 현 상황에서 워싱턴선언은 북한의 전술핵무력 강화의 상응한 대응을 불러오면서 안보딜레마의 심화와 역내 긴장 고조를 가져올 것이다. 

2017년 ICBM 화성-15형 시험 발사의 성공으로 입증된 북한의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이 하노이 노딜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적대정책변경의 미동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과연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의 발전과 한반도에서의 비대칭확전의 우세 구축이 미국의 정책변경의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후술하기로 한다. 

 

김성만 필자 약력

1981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1983 미국 Columbia University에서 민족민주운동 연구
1983~1984 동유럽 북한대사관 방문, 통일정책 토론 
1984 한국사회에 반미민족자주운동을 불러온 지하책자 『예속과 함성』 배포
1985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체포, 대법원 사형 확정판결
1988 사형집행 대기 2년 3개월 만에 무기징역형으로 감형
1998 13년 2개월 복역 후 출소
2011 연세대학교에서 북핵문제 전공하여 정치학 박사학위 취득
2021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대해 재심에서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
2022 (현) 코리아연구원 연구위원장
       (현) 6·15 남측위 정책위원

저서 및 논문
1984년 지하책자 『예속과 함성』 
1991년 옥중서한집 『사형수 작곡 양심수 작사』  
2022년 논문 “트럼프행정부의 대북 강압외교와 김정은 정권의 대응전략”(세종연구소 『국가전략』 게재)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동아시아전쟁 구도에 갇힌 윤석열 정권의 슬픈 모습

 

[개벽예감 539] 동아시아전쟁 구도에 갇힌 윤석열 정권의 슬픈 모습

 

한호석 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3/05/15 [05:37]
  •  
  •  
  •  
  •  
  •  
  •  
  •  
  •  
  •  
 

<차례>

1. 동아시아전쟁 구도는 2대5가 아니라 2대1이다

2. 미 제국에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윤석열 정권

3. 잠수함 강국 앞에서 경거망동하는 미 제국

 

1. 동아시아전쟁 구도는 2대5가 아니라 2대1이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전략핵잠수함, 전략핵폭격기를 가진 나라를 핵강국이라고 부른다. 이 3종의 전략핵무기 가운데 어느 하나라도 갖지 못하면 핵강국이 아니라 핵보유국이다. 영국, 프랑스, 인디아, 파키스탄, 이스라엘은 3종의 전략핵무기를 모두 갖지 못한 핵보유국들이다.  

 

그에 비해, 조선은 화성포-14형, 화성포-15형, 화성포-17형, 화성포-18형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다량 보유했고, 전략핵잠수함을 보유했고, IL-28A 전략핵폭격기를 보유했다. 조선은 올해 2023년에 핵보유국 지위를 뛰어넘어 핵강국 반렬에 올라섰다. 지난날 세계 5대 핵강국이 미 제국, 로씨야[러시아], 중국, 프랑스, 영국이었다면, 오늘 세계 4대 핵강국은 미 제국, 로씨야, 중국, 조선이다. 

 

지금 4대 핵강국은 3대1의 구도로 치열한 대결을 벌이고 있다. 조선, 중국, 로씨야 대 미 제국의 대결 구도는 날로 격화되어 폭발 임계점으로 다가서고 있다. 앞으로 3대1의 전쟁이 일어날 것인지 아니면 2대1의 전쟁이 일어날 것인지 예상하기는 어렵지만, 첨예한 대결 구도의 폭발은 피할 수 없다. 

 

그런 대결 구도 속에서 미 제국은 스스로를 ‘세계 최강’이라고 자처하며 강한 척하고, 얼빠진 종미우익 언론매체들은 미 제국의 허장성세를 증폭, 전파하고 있지만, 미 제국이 ‘세계 최강’이 아니라는 것은 이미 역사적으로 입증되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미 제국은 우리나라, 윁남[베트남], 이라크, 아프가니스탄에서 각각 전쟁을 벌였는데, 이라크에서만 간신히 이겼다. 미 제국이 이라크전쟁에서 이겼다고 해도, 2002년 3월부터 2011년 12월까지 8년 8개월 동안의 전쟁에서 사망자 4,614명, 부상자 79,883명, 실종 및 포로 17명이라는 참담한 인명손실을 입었으므로, 이겼다고 말하기도 힘들다.

 

날로 격화되는 대결 구도는 2대1의 전쟁이 폭발할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 그것은 조선과 중국을 한편으로 하고, 미 제국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전쟁이다. 2대1의 전쟁이 일어나면, 미 제국의 정치군사적 지배 아래에 있는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이 전쟁에 말려드는 것은 불가피하다. 다자들이 뒤엉켜 싸우게 될 것이므로 동아시아전쟁이라고 부른다. 동아시아전쟁에 말려들 한국, 일본, 대만, 필리핀은 독자적인 전쟁수행력을 갖지 못했으므로, 전쟁의 주역으로 될 수 없고, 언제나 미 제국의 지휘를 졸졸 따라다녀야 한다. 따라서 동아시아전쟁의 구도는 2대5가 아니라 2대1이다. 

 

조선과 중국은 1961년 7월 11일에 체결한 ‘조중우호협조 및 호상원조에 관한 조약’ 제2조에서 미 제국에 맞서 2대1 구도의 반미전쟁을 하기로 약속하였다. 그러므로 조선과 중국은 각자 자기 영토를 완정하는 전쟁을 거의 동시에 재개할 것이다. 조선은 1953년 이후 정전상태에 있는 ‘조국해방전쟁’을 재개할 것이고, 중국은 1949년 이후 정전상태에 있는 국공내전을 재개할 것이다. 미 제국은 조선의 ‘남반부 해방전쟁’과 중국의 대만해방전쟁에 불법적으로 개입하고 그 해방전쟁을 무력으로 저지함으로써 기존 점령지역에 대한 지배권을 계속 유지하려고 할 것이다.

 

조선과 중국은 1950년부터 1953년까지 계속된 조선의 ‘남반부 해방전쟁’에서 미 제국에 맞서 함께 싸웠고, 1960년대 후반부터 1970년대 초반까지 윁남의 남반부 해방전쟁에 참전하여 미 제국에 맞서 또다시 싸웠다. 1950년대와 1960년대에 미 제국은 다른 나라들이 따라가지 못할 만큼 압도적인 핵무력과 비핵무력을 가졌는데, 조선과 중국은 그런 거대한 괴물과 싸워 이겼다. 그로부터 세월이 멀리 흐른 지금 조선과 중국은 미 제국을 제압할 수 있을 만큼 강력한 핵강국, 군사강국으로 장성했다. 

 

2대1의 대결 구도가 지금보다 더 격화되어 동아시아전쟁이 일어나면, 미 제국은 참패할 것이다. 이런 예상의 근거는 조선과 중국을 동시에 상대하는 미 제국 국방부의 동아시아전쟁 모의시험(wargame)에서 찾을 수 있다. 그들은 동아시아전쟁 모의시험을 계속 실시해오지만, 그 결과를 외부에 공개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미 제국이 동아시아전쟁 모의시험에서 단 한 번도 이기지 못하고 번번이 참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 제국이 동아시아전쟁에서 참패하면, 조선과 중국은 영토완정 위업을 실현하여 ‘남조선’과 대만을 각각 되찾을 것이고, 미 제국은 태평양 제해권의 절반을 상실하고 하와이로 퇴각하게 될 것이다. 바로 이것이 조선과 중국이 설정한 공동의 전쟁목표다. 

 

조선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 체결 이후 지금까지 70년 동안 ‘남반부’를 되찾기 위한 해방전쟁준비에 국력을 집중해왔고, 중국도 국공내전 이후 73년 동안 대만을 되찾기 위한 해방전쟁준비에 국력을 집중해왔다. 세대가 세 차례나 바뀐 긴 세월 동안 조선과 중국은 각자 자기의 영토완정 위업을 어느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 지금 조선과 중국은 각자 자기 영토를 완정할 결정적 시기가 다가오고 있음을 감지하고 있다. 바로 이것이 내가 ‘핵무력 정책 입법과 영토완정의 법적 근거’라는 제목의 글을 2022년 9월 12일 자주시보에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거듭하여 해설해오고 있는 정세분석의 핵심 내용이다.

         

4대 핵강국 가운데 조선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선제핵타격 전략을 법제화하였고, 이를 공식적으로 발표한 유일한 나라다. 4대 핵강국 가운데 조선은 화산-31 전술핵탄두 실물을 세상에 공개함으로써 선제핵타격을 실행할 확고한 의지를 표명한 유일한 나라다. 4대 핵강국 가운데 조선은 선제핵타격에 사용할 고성능 전술핵미사일을 가장 다종다양하게 실전 배치한 유일한 나라다. 이처럼 조선이 전술핵무기 사용 의지를 공식화할 수 있었던 것은, 전술핵무기를 사용한 이후 미 제국의 보복핵타격을 억제할 전략핵무력, 다시 말해서 미 제국 본토를 타격할 전략핵무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만일 조선이 미 제국 본토를 타격할 전략핵무력을 갖지 못했다면, 미 제국의 보복핵타격 위험을 무릅쓰고 전술핵무기를 사용하기 힘들다. 

 

2. 미 제국에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윤석열 정권

 

2016년 6월 초 미 제국의 유력한 안보전문정보회사 스트랫포(STRATFOR)는 「무력에 의한 핵프로그램 다루기(Dealing a Nuclear Program by Force)」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조선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이나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로 미 제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를 실전 배치하면, 미 제국은 조선에 대한 공격을 “검토조차 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고 예고했는데, 그로부터 7년이 지난 오늘 조선은 미 제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과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실전 배치하였다. 이런 사정은 조선이 미 제국 본토를 타격할 전략핵무기를 가졌기 때문에 미 제국의 보복 핵타격 위험에 개의치 않고 전술핵무기를 능히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조선이 미 제국의 보복 핵타격 위험에 개의치 않고 전술핵무기를 사용하는 대남 핵타격 시나리오를 예상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개성 송악산 지하 기지에 주둔하는 조선인민군 전술핵타격부대는 언제라도 명령을 받으면 3분 뒤에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변칙비행 미사일을 기습적으로 발사할 수 있다. 그들이 화산-31 전술핵탄두를 장착한 변칙비행 미사일을 발사하면, 불과 30초 만에 서울 용산구에 있는 대통령실, 국방부, 합동참모본부가 한꺼번에 사라지게 된다. 불행하게도, 대통령, 국방부 장관, 합참의장은 미사일 경보에 놀라 황급히 지하 방호시설로 뛰어 내려가는 도중에 건물 전체가 핵폭풍 속에 날아가 버리게 된다.  

 

이런 급박한 사정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 수뇌부의 목숨이 사실상 경각에 달렸다는 것을 보여준다. 생명의 위협을 느낀 윤석열 대통령은 “북핵 위험이 지금 눈앞에 와 있는 상황”이라는 탄식조의 말을 여러 차례 꺼내 놓았다.

  

미 제국이 자기 목숨을 살려줄 것으로 믿는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은 미 제국에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들의 애원을 못 들은 척할 수 없는 바이든 대통령은 윤석열 대통령을 워싱턴으로 불러 ‘국빈’으로 대접하며 위로연을 베풀고 그에게 보증서를 한 장 써주었다. 그게 바로 워싱턴 선언이다. 그 선언에서 미 제국이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에 약속한 전시보호공약은 조선이 대남 핵타격을 단행하는 경우 미 제국이 “즉각적이고,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을 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 인용구 속에 숨겨진 두 가지 결론을 도출할 수 있다.

 

1) 미 제국은 워싱턴 선언에서 조선이 대남 핵타격을 단행하는 경우 즉각적이고,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보복 핵타격으로 대응하겠다고 확실하게 말하지 않고, “즉각적이고,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대응”을 하겠다고 아리송하게 말했다. 조선의 가중되는 대남핵 위협 앞에서 풍전등화의 파멸위험에 빠진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은 미 제국이 즉각적이고, 압도적이고, 결정적인 보복 핵타격으로 대응한다는 문장을 워싱턴 선언에 넣어줄 것으로 기대했건만, 미 제국은 그들을 실망시켰다. 

 

조선이 대남 핵타격을 단행하는 경우 미 제국이 보복 핵타격으로 대응한다는 식의 확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을 두고, 얼치기 정세분석가들은 미 제국이 보복 핵타격에 관해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하고 있다는 식으로 해석했다. 하지만 그것은 잘못된 해석이다. 미 제국이 워싱턴 선언에서 보복 핵타격에 관해 확실한 태도를 보이지 않은 것은 전략적 모호성이 아니라 보복 핵타격을 단념한 것이다. 미 제국은 자기들이 조선을 핵무기로 공격하는 경우, 조선의 담대한 전략 핵타격을 유발하여 미 제국 본토가 핵폭풍으로 날아갈지 모른다는 심한 공포를 느끼고 있다. 

 

전략핵타격으로 미 제국 본토를 잿가루로 날려 보내겠다는 핵위협을 가할 수 있는 담대한 나라는 조선밖에 없다. 미 제국은 조선의 대미 핵위협이 허풍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지레 겁을 먹었기 때문에 보복 핵타격을 명시하지 않은 아리송한 문장을 워싱턴 선언에 집어넣고 어물쩍 넘어간 것이다.     

 

2) 절박한 심정으로 미 제국의 전시보호공약을 갈구하는 종미우익 정권은 하나가 아니라 둘이다.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과 차이잉원 종미우익 정권이다. 

 

그런데 위에 서술한 것처럼, 조선과 중국을 한편으로 하고, 미 제국을 다른 한편으로 하는 동아시아전쟁이 일어나면, 미 제국이 지켜주어야 할 대상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이 아니라 차이잉원 종미우익 정권이다. 왜냐하면 미 제국은 동아시아전쟁에서 두 개의 종미우익 정권을 모두 지켜줄 전쟁수행력을 갖지 못했기 때문이다. 이 심각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2012년 1월 3일 미 제국 언론매체 크리스천 싸이언스 모니터(Christian Science Monitor)는 미 제국 국방부가 두 개의 전쟁전략(Two-War Strategy)을 폐기할 것이라고 보도했는데, 당시 미 제국이 예상한 두 개의 동시 전쟁은 중국과의 전쟁, 이란과의 전쟁이었다. 미 제국의 유력한 민간연구기관 헤리티지 재단(Heritage Foundation)은 2015년 2월에 발표한 「미국의 군사력 지표(Index of U.S. Military Strength)」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미 제국이 두 개의 전쟁을 동시에 수행하지 못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이것은 미 제국이 두 개의 동시 전쟁을 수행할 수 없기 때문에 부득불 어느 한쪽을 포기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미 제국이 중국과의 전쟁에서 패하면 대만을 잃어버리는 것은 물론이고 태평양의 절반도 잃게 될 것이고, 미 제국이 조선과의 전쟁에서 패하면 한반도의 절반만 잃게 될 것이므로, 미 제국의 태평양 제해권을 유지하는 데서 대만의 전략적 가치는 한국의 전략적 가치보다 월등히 크다. 따라서 동아시아전쟁이 일어나면, 미 제국은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을 포기하고 차이잉원 종미우익 정권을 지켜주려고 할 것이 분명하다. 

 

위와 같은 사정을 보면, 워싱턴 선언은 미 제국이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을 지켜주지도 못하면서 마치 지켜줄 것처럼 전시보호공약을 남발한, 속이 텅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 제국은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을 위해 껍데기에 사탕을 잔뜩 발라놓은 워싱턴 선언을 안겨준 것이다. 그런데도 윤석열 종미우익 정권은 워싱턴 선언이 확장억제력을 크게 강화해주었다느니 뭐니 하면서 희희낙락하고 있다. 

 

 ©대통령실

 

3. 잠수함 강국 앞에서 경거망동하는 미 제국

 

워싱턴 선언에서 미 제국은 대북 핵위협을 더욱 고조시키기 위해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을 남측 해역에 보내겠다고 했다. 미 제국은 이미 2022년 말부터 핵추진 잠수함을 남측 해역에 들여보내면서 오하이오급 전략핵잠수함을 출동시킬 분위기를 조성하기 시작했다. 이를테면, 미 제국은 2022년 10월 31일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키웨스트호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기항시켰고, 2023년 2월 25일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스프링필드호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기항시켰다. 

 

미 제국은 2022년 9월 30일 동해에서 한국 해군 전투함과 일본 해상자위대 전투함을 거느리고 진행한 3자 대잠수함전 합동훈련에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애너폴리스호를 가상 적함으로 참가시켰다. 그런데 중국인민해방군 정보함이 느닷없이 훈련해역에 나타나는 바람에 미 제국은 애너폴리스호를 가상 적함으로 참가시키지 못했다. 대잠수함전 연합훈련의 판이 완전히 깨진 것이다. 만일 중국인민해방군 정보함이 애너폴리스호에서 방출되는 고유한 수중 음파를 탐지하면, 애너폴리스호의 수중 은밀성은 치명타를 입게 된다. 그래서 미 제국은 애너폴리스호를 가상 적함으로 참가시키지 못한 것이다. 

 

남측 해역에 잠입한 미 제국 잠수함을 상대하는 조선의 대응 수단은 잠수함밖에 없다. 미 제국 전략핵잠수함이 남측 해역에서 함부로 싸다니지 못하도록 억제하는 조선의 방책은 전략핵잠수함을 출동시키는 것이다.  

 

조선은 전략핵잠수함을 가지고 있을까? 미 제국은 조선이 잠수함 강국이라는 놀라운 사실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도록 쉬쉬하고 있지만, 조선은 전략핵잠수함을 보유한 잠수함 강국이다.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을 추적해보자.

 

김정은 총비서는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 사업총화보고에서 “중형 잠수함 무장 현대화 목표의 기준을 정확히 설정하고 시범 개조하여 해군의 현존 수중 작전 능력을 현저히 제고할 확고한 전망을 열어놓았다”라고 언명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중형 잠수함 개조사업이 진행되어왔다는 사실을 밝히면서도 그 사업이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언급하지 않았다. 

 

김정은 총비서가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서 발표한 사업총화보고는 2016년 이전에 시작된 사업들에 관한 종합 보고이므로, 중형 잠수함 개조사업은 2016년 이전에 이미 시작된 것이 분명하다. 조선에서 중형 잠수함을 언제부터 개조하기 시작하였는가 하는 의문을 풀어줄 결정적인 정보는 2014년 11월 2일 연합뉴스 보도기사에 들어있다. 보도에 의하면, 조선은 “골프급 잠수함을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해 이미 진수했다”라고 한다.

 

하지만 이 보도기사는 좀 부정확하다. 조선은 골프급 잠수함을 역설계하는 방식으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한 것이 아니라, 골프-2급 잠수함을 개조하여 중형 잠수함을 완성한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이 골프-2급 잠수함을 개조한 중형 잠수함을 처음으로 완성하여 진수한 시기는 2014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로부터 5년이 지난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총비서는 함경남도 신포에 있는 잠수함 건조 시설에서 중형 잠수함을 시찰하였다. 조선의 언론보도 사진을 보면, 중형 잠수함의 일부 표면이 안쪽으로 약간 들어간 형상을 확인할 수 있다. 그 잠수함은 바닷속에서 매우 강한 수압을 받았기 때문에 함체의 일부 표면이 안쪽으로 약간 들어간 흔적이 남아있었다. 다시 말해서 그 중형 잠수함은 새로 건조한 잠수함이 아니라 골프-2급 잠수함을 대폭 개조한 것이다. 

 

▲ 2019년 7월 22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신포조선소 잠수함건조시설에서 개조, 현대화되고 있는 3,200t급 잠수함을 살펴보고 현지지도를 하는 장면이다. 

 

1994년 1월 19일 로씨야 언론매체 이즈베스띠야(Izvestiya) 보도에 의하면, 로씨야 태평양함대는 1993년에 팍스트롯급 잠수함 4척을 조선에 수출한 뒤에 골프-2급 잠수함 10척을 더 수출했다고 한다. 골프-2급 잠수함은 길이 100m, 지름 8.5m, 수중배수량 3,500t이며, 수직발사관 3문과 533mm 중어뢰발사관 6문이 설치되었다. 수중작전 심도는 300m이며, 수중작전 기간은 70일이다. 1962년 10월 ‘꾸바 미사일 위기’ 중에 미 제국이 꾸바 해상을 완전히 봉쇄했을 때, 소련은 핵어뢰를 장착한, 수중배수량이 2,500t인 팍스트롯급 잠수함 4척을 꾸바 근해로 출동시켜 미 제국의 해상봉쇄를 뚫어버린 적이 있다.  

 

조선이 로씨야에서 수입한 골프-2급 잠수함에 소형 원자로가 설치되었고, 3,500t급 핵추진 잠수함으로 개조되었다. 연합뉴스 2014년 11월 2일 보도에서 알 수 있는 것처럼, 조선은 골프-2급 잠수함을 개조한 3,500t급 전략핵잠수함을 이미 2014년에 진수하였다. 조선은 골프-2급 잠수함을 개조하면서 수직발사관 1문을 추가해 4문을 설치했다. 4문의 수직발사관에는 화산-31 전술핵탄두가 장착된 북극성 계렬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 또는 화살 계열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이 장착되었다. 

 

조선은 오랜 세월 잠수함 건조경험에서 축적한 고도의 잠수함 건조기술을 가졌으므로, 골프-2급 잠수함을 2년에 1척씩 전략핵잠수함으로 개조한 것으로 보인다. 그런 개조사업 진척 속도에 따라 2023년 현재 조선의 3,500t급 전략핵잠수함은 5척으로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이것은 조선이 미 제국의 수중 전략무력을 상대할 강력한 수중 전략무력을 가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조선의 수중 전략무력 증강사업은 골프-2급 잠수함을 3,500t급 전략핵잠수함으로 개조하는 것에 한정되지 않았다. 2019년 11월 7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은 이미 2009년 10월부터 신형 전략핵잠수함 건조에 필요한 부품들을 해외에서 수입해왔고, 2022년까지 신형 전략핵잠수함을 건조하는 계획을 수립했다고 한다. 

 

2021년 1월 8일 조선로동당 제8차 대회에 신형 전략핵잠수함을 보유할 데 대한 과업이 상정되었는데, 김정은 총비서는 사업총화보고에서 “새로운 핵잠수함 설계연구가 끝나 최종 심사 단계에 있다”라고 밝혔다. 2021년 11월 11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군수공업부는 2020년 10월부터 전략핵잠수함 설계심사를 시작하여 2021년 8월 말 완료했다고 한다. 

 

전략핵잠수함 설계심사가 완료되면 건조하기까지 3년 정도 걸리는데, 조선에서 2021년 8월 말에 전략핵잠수함 설계심사가 완료되었으므로 2024년 하반기에는 신형 전략핵잠수함을 건조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은 2022년 4월 25일 평양에서 진행된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 열병식에서 신형 전략핵잠수함에 탑재할 최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공개하였다. 오스트리아 비엔나에 있는 연구기관 오픈 누클리어 네트워크(Open Nuclear Network)는 조선의 최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이 촬영된 보도 영상 자료를 정밀 분석하였는데, 그들의 결론에 의하면 조선의 최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은 길이가 13.2m이고, 지름이 2.26m라고 한다.  

 

그에 비해, 미 제국이 18,000t급 전략핵잠수함에 탑재한 트라이던트-2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은 길이가 13.6m이고, 지름이 2.1m이며, 중량이 5.9t이다. 사거리는 12,000km이고, 타격정밀도는 100m다. 2022년 4월 25일 열병식에서 공개된 조선의 최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은 길이와 지름이 트라이던트-2와 거의 같다. 그러므로 조선이 공개한 최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는 12,000km인 것으로 보인다. 핵강국만이 이런 거대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조선이 최신형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탑재할 전략핵잠수함은 10,000t급 이상의 대형 전략핵잠수함인 것으로 예상된다. 10,000t급 이하의 중형 잠수함에는 거대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을 실을 수 없다. 조선은 10,000t급 이상의 대형 전략핵잠수함을 2024년 하반기에 건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시에 조선인민군 잠수함대는 미 제국 제15잠수함전대를 상대로 수중작전을 벌이고 있다. 미 제국 제15잠수함전대는 괌의 아프라항에 전진배치되었다. 제15잠수함전대에는 수중배수량이 7,000t인 로스앤젤레스급 핵추진 잠수함 5척이 배속되었다. 

 

조선의 3,500t급 전략핵잠수함 5척은 미 제국 전략핵잠수함이 남측 해역에 잠입하여 함부로 날뛰지 못하도록 억제하고 있다. 조선은 전 세계에서 잠수함을 가장 많이 보유한 잠수함 강국이다. 미국의 유력한 민간연구기관 국제전략연구소(IISS)가 발표한 「2006년 세계 군사력 비교」라는 제목의 보고서에 의하면, 2004년 당시 조선이 보유한 잠수함은 88척이었다. 그로부터 19년이 지난 오늘 잠수함 강국은 90척이 넘는 많은 잠수함을 보유했다. 미 제국은 오하이오급 전략잠수함을 남측 해역에 잠입시켜 정세를 더욱 악화시키는 경거망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건설사 대표, “내 진술 아니다‥경찰, 조작으로 사람 죽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5/14 09:39
  • 수정일
    2023/05/14 09:3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3.05.12 18:41
  •  
  •  댓글 0

특진 앞에 ‘건설노조 사냥꾼’ 된 경찰

진술서 조작, 강압수사, T/F 가담까지...

건설노조가 하면 ‘협박·강요·공갈죄’

“건설노동자 양회동은 대한민국의 권력자들에 의해 찰나의 순간 ‘건폭(건설폭력배)’이 됐고, ‘공갈협박범’이 됐다.”

여기서 말한 권력자는 윤석열 대통령만이 아니다.

양회동 열사를 잃은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11일 전국 곳곳 경찰청 앞에서 열사를 대신해 억울함과 분노를 폭발했다. 그리고 “윤희근 경찰청장 파면” 목소리를 높였다.

“윤 대통령의 지휘에 따라 경찰은 건설노조만을 특정해 강압수사를 벌였고, 정당한 노동조합 활동을 ‘조직폭력배’, ‘불법’으로 매도해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 경찰 당국 책임자가 바로 윤희근 경찰청장이다.

양회동 열사의 억울한 죽음에 경찰은 어떤 책임이 있을까?

▲ 건설노조가 전국 곳곳 경찰청 앞에서 “노조 탄압 중단, 경찰청장 사퇴, 정권 퇴진” 목소리를 높였다. 대구경찰청 앞. ⓒ뉴시스

특진 앞에 ‘건설노조 사냥꾼’ 된 경찰

윤석열 정부는 지난해 12월 경찰, 공정위, 국토부 등을 앞세워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을 위한 200일 단속에 들어갔다. 경찰엔 ‘특진’까지 내걸었다. 실적 올리기에 눈먼 경찰은 사냥꾼이 되었고, 그 재물이자 먹잇감은 건설노동자였다.

양회동 열사가 분신한 5월 1일은 열사의 영장실질심사가 예정된 날이다.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 사유는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공갈)’ 혐의였다. 조합원에 대한 채용 및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고, 현장 집회 등으로 사측을 협박해 고용을 합의한 후, 채용된 현장 간부들의 임금과 노조법에 따른 근로시간 면제자(노동조합 전임자)의 임금을 지급받았다는 이유다.

이는 강원경찰청이 사건을 조작하고 무리한 기소를 해 벌어진 일이다. 건설사 대표와 현장소장이 증인이다.

경찰은 건설사 대표의 진술서를 조작했다.

건설노조에 따르면, 건설사 대표 박 모 씨는 강원경찰청에 전화해 “경찰 진술시 ‘강요는 없었다’고 했는데, 왜 내 진술과 다르게 ‘전임비 갈취’라고 기재되었냐?”며 항의했다. 그는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며 ‘처벌불원서’를 작성해 노조에 보냈다.

박 씨는 양회동 열사 분신 후에도 다시 경찰에 전화해 “내가 그런 이야기를 하지도 않았는데 당신들(경찰) 때문에 사람을 죽인 꼴이 됐다”고 분노했다.

사실 왜곡·날조… ‘공갈범죄’ 낙인

열사가 분신한 당일 조선일보는 “이들은 지난해 4월부터 지난 2월까지 강원지역 공사현장에 공사를 방해, 지연시키는 방법으로 업체들로부터 8000여 만 원을 가로채는 등 업무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오보였을 뿐 아니라, 열사에 대한 명예훼손이었다.

열사는 지난해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총 9개월간 강릉 롯데캐슬 현장에서 철근팀장으로 일했다. 현장 ‘안전점검회의(TBM)’에 참석하고, 현장 인력 관리, 공정 관리 등 팀장 업무를 수행했다.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건설사 현장소장도 “팀장으로 고용되어 지급된 임금이었으며, 지대장 업무로 인한 불가피한 현장 이탈은 사측과 합의된 일”이라고 진술했다.

그러나, 검찰은 영장청구서에 양회동 열사가 현장에 일하지 않고 임금만 받았다고 기재했다.

영장청구서에 언급된 업체는 건설노조와 단체협약을 체결해 2023년 현시점에도 그 효력이 유효한 현장이다. 철근콘크리트 서울경기인천 사용자연합회 소속 업체로, 단협에 따라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지급(타임오프) 의무가 있다. 사측이 단협에 따른 의무를 이행했을 뿐인데, 이 타임오프도 ‘공갈범죄’로 덧씌워졌다.

건설노조는 사실관계와 다른 혐의에 강압수사를 벌인 검경의 행태를 두고 “단체협약 체결이 강요에 의한 것이므로 그에 따른 임금 수령도 ‘공갈의 대가’라는 프레임을 덧씌운 것”이라며 “끼워 맞추기 수사”라고 분개했다.

▲ 건설노조 2021년 단체협약의 일부 ⓒ민주노총 건설노조

‘8000만원을 가로챘다’는 조선일보 보도는 왜곡 날조였다. 양회동 열사는 올해 2~3월엔 20일 치 급여밖에 받지 못했다. 4월엔 조합원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동분서주하느라 하루 일당(1공수)밖에 벌지 못했다. 열사와 호형호제하는 김기형 강원건설지부 1지대장이 그 사정을 잘 안다.

“지대장 활동을 시작했던 작년부터 일을 많이 못 했을 테니, 지난해엔 2천만원 대출받았다고 했다. 하루 일당으로 4인 가족이 한 달을 살 수가 없으니 지난달에도 800만원 가량 대출받은 걸로 알고 있다.”

노조법·임단협 몰라도… 건설노조가 하면 ‘협박·강요·공갈죄’

특진까지 내걸린 사안에 ‘성과’를 내야 했던 경찰은 건설노조에 대한 거짓·날조 수사에만 그치지 않았다.

사측의 고발이나 민원이 없었음에도 평화적으로 마무리된 노사관계, 단체협약에 개입해 무리한 법 적용으로 건설노조를 강압수사 했다.

경찰과 검찰은 민주노총 조합원 채용과 현장별 단체협약 체결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집회 등의 수단이 동원되면, ①집회 등을 하겠다는 것이 ‘해악의 고지’가 되어 ‘협박죄’ ②채용을 하게 되면 ‘의무 없는 일을 행하게 한 것’으로 ‘강요죄’ ③단체협약에 따라 임금과 전임비를 지급받으면 ‘재산상의 이익을 취한 것’이므로 ‘공갈죄’를 적용했다.

노조의 단체협약과 근로조건 개선 요구를 공갈, 협박 등으로 취급해 헌법에서 보장하는 노동3권을 무력화하려는 의도라는 지적이 나온다.

지능범죄팀에서 담당했던 건설노조 수사는 현재 강력계 형사들이 맞는 형국이다. 강한수 건설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노조법도, 임단협도 모르는 강력계 형사들이 왜 노사관계에 끼어들어 정당한 노조활동을 불법으로 모느냐”고 분개했다.

경찰은 정부 건설현장 불법행위 근절 T/F에도 가담했다. 경찰은 불법행위 피해신고서 양식을 각 건설 현장에 배포했다. 교섭 당시 협박 등이 없었음에도 마치 있는 것처럼 진술을 유도하는 내용의 자료도 배포했다. 기획된 진술을 모아 사건을 만들기 위한 의도였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구체적인 혐의 내용도 없이 출석요구서를 보내 소환 조사하기도 했다. 출석요구서엔 협박 등에 관한 구체적인 혐의사실을 특정하지도 않고 ‘노조 활동 방법, 노조원 채용 조건, 순서, 규모 등 전반적인 사항을 문의’한다고 하면서 빈번하게 출석을 요구했다. 건설노조는 “전형적인 투망식 수사”라고 꼬집었다.

경찰청장 책임 없나

경찰은 지난 2월, 건설 현장을 특별단속 중인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수사에서 성과를 낸 경찰관 50명을 1계급 특진시키겠다’고 공언했다. 이는 국가수사본부에 배당된 전체 특진자 510명의 10분의 1에 해당한다. 전세사기 특별단속에 30명, 보이스피싱 수사에 25명이 배정된 것과 비교할 때 이례적이고 파격적이라 할만하다. 지휘부의 독려에 일선 경찰은 너도나도 실적 쌓기에 나섰고, 건설노조에 대한 표적·강압수사를 만들었다.

건설노조에 대한 강압수사는 올해 14차례 압수수색, 16명 구속, 1천 명이 넘는 조합원 소환조사로 나타났다. 그리고 아직도 내려놓지 않았다. 12일 새벽에도 건설노조 대전충청세종 전기지부 간부들을 압수수색 했다.

경찰 총책임자 윤희근 경찰청장이 양회동 열사의 죽음에 대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가 곳곳에서 나타난다.

오는 16~17일 1박2일 간 총파업 상경투쟁을 벌이는 건설노조는 용산 대통령실뿐 아니라 경찰청을 향한 총력투쟁도 벌일 예정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尹정부 1년, '음모론'과 싸우다가 '메타 음모론'에 포획되다

[박세열 칼럼] 1년째 언론·야당·여론에 '어퍼컷'만 날리고 있는 정치

박세열 기자  |  기사입력 2023.05.13. 07:14:34

 

음모론과 싸우다 보면 음모론에 잡어먹힐 때가 있다. 한 두가지의 음모론에 반박하다 보면, 어느 순간 모든 걸 음모론으로 치환해 버린다. 이제 세계는 음모론이 판치는 거대한 '메타 음모론'적 세계로 전환된다. 이 세계 속에서 음모론과 음모론 아닌 것의 구분은 의미 없다. 이미 세상 전체가 음모론에 물들어버렸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지금 집권 세력의 풍광은 드라마틱하게 흐르고 있다. 갈등의 고조를 향해 내달리는 음모론 소설 속 주인공들 같다. 윤석열 대통령은 1년 전에 문 닫은 문재인 정부와 싸우고 있고, 대통령의 최측근들은 '대야 투쟁'을 넘어 시민단체와의 싸움에 나섰다. 그들에 따르면 네이버는 조작됐고, 여론조사는 믿을 게 못 된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지나오며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방역정책을 두고 "정치방역"이라고 비판하며 "합격점을 줄 수 없다"고 말했다. 특히 의사협회의 6차례에 걸친 건의에도 불구하고 중국인 입국을 통제하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했다. 중국인 입국을 막았으면 정말 전 세계를 휩쓴 '팬데믹'에서 대한민국만 벗어날 수 있었을지 의문이나 아무튼 그건 '정치 방역'이었다. 그 '정치 방역'이 2020년 총선에서 국민의힘에 쓰라린 패배를 안겨줬던 것은 기억하지 못하는 것 같다. 그리고 이어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 국방 정책에 대해 "정치이념에 사로잡혀 국방체계가 골병이 들었다"고 주장했다. 그 '골병'을 1년 째 치료하지 못한 것은 윤석열 정부다. 아니, '골병'이라는 진단을 내리는 데에만 1년이 걸린 모양이다. 

 

윤 대통령 주변의 측근들 근황은 이렇다. 그가 '체리 따봉'을 보낼 정도로 가까운 장예찬 최고위원은 최고위원회의가 열리지 않은 상황을 두고 "제가 지난 며칠 동안 페이스북으로 제기한 김남국 민주당 의원 코인 의혹을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했다면 훨씬 더 파급력이 컸을 것"이라며 "민주당을 공격할 거리가 산더미 같은데 최고위원회가 휴업인 상황이 너무 안타깝고 아쉽다"고 말했다. 장 최고위원에게 정치란 반대 세력을 "공격"하는 것이다. '공격 정치'를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인데, 하긴 이 정부가 최초의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하려 했던 인물은 "수사의 최종 목표"가 사회 정의가 아니라 "기소"라고 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은 누가 뭐래도 '대야 투쟁'의 선봉장이다. 이젠 투쟁의 전선을 시민단체로까지 넓혔다. 참여연대가 '윤석열 정부 1년 교체해야 할 공직자' 1위로 자신을 지목하자 입장문을 내고 "민주당 정권 5년 내내 한쪽팀 주전 선수로 뛰다가 갑자기 심판인 척한다고 국민들께서 속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다. 법무부장관이 아무런 인사권도 없는 시민단체와 말싸움을 하고 있다.  

 

인사에도 변화가 있을 조짐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이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는 장관은 세 명이다. 문화체육관광부 박보균 장관, 고용노동부 이정식 장관, 보건복지부 조규홍 장관이다. 교체 고려 이유가 흥미롭다. <중앙일보> 편집인까지 역임한 박보균 장관은 가짜뉴스를 막지 못했고, KBS, MBC 등 공영방송의 '좌편향'을 시정하지 못했다는 게 이유라고 한다. 이정식 장관의 경우 '최대 주 69시간' 논란이 일었던 노동 개혁안과 관련해 반대 여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것이 이유라고 하고, 조규홍 장관은 간호법 국회 처리와 관련해 여론을 관리하지 못했다는 것이 이유라고 한다.

 

이 모든 건 홍보 부족 탓이다. 그리고 악의적 언론 탓이다. 

 

이런 인식은 여당의 언론관과도 맥이 닿아 있는데, 정부 여당은 갑자기 '네이버 때리기'에 나섰다. 박대출 정책위의장은 9일 네이버에 '윤석열'을 검색하면 노출된 '관련도순' 뉴스 페이지 8페이지가 "윤 대통령 비판과 비난 기사가 도배 일색"이라고 했다. "이렇게 취임 1년 된 대통령을 향해서 비판과 비난 기사를 도배하면 이것을 본 우리 국민들이 윤 대통령을 객관적으로 혹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건 아마 기적에 가까울 것"이라고 한다. 이철규 사무총장은 "'윤석열'을 검색하는데 '안철수' '유승민'이 나오고 제3자가 비판하는 기사가 (윤석열 검색) 관련도순에 들어가는 것은 조작에 의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라고 조작 의혹을 제기다. 박성중 의원은 12일 네이버에 대해 "아무리 견고하게 인공지능(AI) 알고리즘을 설계한다고 한들 친 민주당 세력들이 작정하고 조작하는 어뷰징을 막을 도리가 없다는 것을 스스로 알고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언론의 비난 기사, '친민주당' 세력의 조작, 네이버의 알고리즘의 조작 의혹이 윤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의 배경에 깔려 있다는 인식이다. 쉽게 말해 대통령은 잘 하고 있는데 네이버와 언론이 문제란 말이다. 지지율이 낮아질 정도로 국정 운영의 질이 문제가 있는 것일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의문은 진지한 표정의 그들 앞에서 제기하기가 어렵다. 

 

일부 여론조사도 믿을 수 없다고 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달 18일 "여론조사가 과학적이고 공정하지 않으면 국민을 속이는 행위"라고 주장하며 "표본 여론조사는 표본 설정 체계가 과학적이고 대표성이 객관화돼야 한다. 나아가 질문 내용과 방식도 과학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결국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그에 앞서 "(여론조사는) 표본 추출이나 질문지 구성이나 과학적 방법인가에 대해 의문점을 갖는 경우가 굉장히 많기 때문에 참고하는 경우도, 참고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도 선택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는 방증이다. 

 

대부분 남탓이다. 마치 대한민국 사회가 윤석열 정부를 죽이려 드는 거대한 음모론적 톱니바퀴 안에서 움직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음모론' 제기는 김어준 씨만 잘 하는 게 아니다. 하긴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미국 방문 기간 중 미 의회 연설에서 "전체주의 세력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고 부정하면서도 마치 자신들이 민주주의 운동가, 인권 운동가인 양 정체를 숨기고 위장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우리는 이런 은폐와 위장에 속아서는 안 된다"고 했다. 이 세계관은 지금 윤석열 정부 취임 1주년을 관통하고 있다.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는 그 노고를 일반인은 쉬이 짐작할 수도 없다.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의 풍경을 살피면, 내년 총선 전까지 이 정부의 국정 운영 기조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앞으로 있을 개각에서 문체부 장관 자리에는 가짜뉴스와 싸울 투사가, 노동부 장관에는 반대 여론도 뒤집을 수 있는 스핀 닥터가, 복지부장관에는 여소야대의 국회 현실도 뚫을 수 있는 인물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공석인 최고위원 한 석에는 장예찬 최고위원 같은 "공격"수 한 명이 더 채워질 수도 있겠다. 네이버 알고리즘 조작 의혹 규명을 위한 압수수색은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여론조사에서 범보수 대선 주자 선호도 1위를 달리는 한동훈 법무부장관이 정치에 뛰어들지 말라는 법도 없다. 만약 한 장관이 정치에 뛰어들어 성공한다면, 대한민국 정치 역사상 검찰 출신 대통령 연속 2회 달성을 노릴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 정말 이 모든 게 가능하다고 생각할까?  

 

음모론의 최종 진화 형태는 음모론에 맞선다고 믿는 자들이 '역음모론'의 세계를 창조해 스스로 그 세계에 걸어들어가는 것이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안토니오 그람시의 '진지론'을 수입해 와 국민의힘(보수 진영)의 입장에서 재해석 한다. 나라를 전복하려는 '좌파 세력'이 사회 곳곳에 참호를 파고 진지를 구축해 '자유' 이념의 확산을 막고 보수의 숭고한 의지를 꺾고 있다고 보는 세계관이 탄생한다. 눈 앞에 보이는 적에서 '눈에 보이지 않는 적'으로 전선이 확장된다.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엔 '독'이 들어 있다는 세계관. 요컨대 현 집권 세력은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고 있는 셈이다. 

 

암울해 보이지만, 방법은 있다. 집권 세력이 음모론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객관화해 보는 것이다. 모든 것을 '남 탓'으로 돌리는 것은 책임 정치가 아니다. 특히 취임 1년 된 시점에 '전 정부 탓'을 하는 건 유권자들에게 공감을 얻기 어렵다. 모든 문제를 '진정성을 알아봐 주지 않는 여론 탓'으로, '홍보 부족 탓'으로, 심지어 여론 플랫폼 '조작' 의혹으로 돌리는 것은 현명한 방식이 아니다. 보이지 않는 적과 싸우지 말고, 내부 성찰과 자성을 통해 스스로를 객관화하길 진심으로 바란다. 

 

정치부 정당 출입, 청와대 출입, 기획취재팀, 협동조합팀 등을 거쳤습니다. 현재 '젊은 프레시안'을 만들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쿠바와 남미에 관심이 많고 <너는 쿠바에 갔다>를 출간하기도 했습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역대급 촛불 행진 “윤석열에게 ‘취임 2년’은 없을 것!”

 

기세가 뜨거웠던 촛불 행진

박명훈 기자 | 기사입력 2023/05/13 [21:18]
  •  
  •  
  •  
  •  
  •  
  •  
  •  
  •  
  •  
 

 

“윤석열에게 2년은 없다! 윤석열을 몰아내자!”

“민생파괴 살인정권 윤석열을 몰아내자!”

“열사의 유훈이다! 윤석열을 몰아내자!”

“윤석열 퇴진이 추모다! 윤석열을 몰아내자!”

 

▲ 13일 39차 촛불대행진에 본집회를 마치고 이어진 행진의 기세가 뜨거웠다.  © 자주시보

 

13일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39차 촛불대행진을 마친 시민들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합창하며 행진을 시작했다. 촛불 대열은 윤석열 정권의 노동탄압에 항거하며 분신한 양회동 열사의 빈소가 있는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방향으로 향했다.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행진은 10.29 이태원 참사 합동분향소가 있는 시청 서울광장을 지나 종로3가역, 광장시장, 종로5가역을 거쳐 혜화역까지 이어졌다.

 

5.18광주항쟁 43주년을 앞둔 이 날 ‘광주! 5월의 그날들을 기억합니다’라고 적힌 깃발을 비롯해 ‘안산촛불행동’, ‘촛불켰당 촛불들이여 모여라!’, ‘벙커1 교회’ 깃발이 새롭게 보였다.

 

기세가 높았던 이날 사회를 맡은 김지선 강남촛불행동 대표의 발언에 대답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우렁찼다.

 

“양회동 열사가 돌아가셨는데 건설노조를 또 압수수색하고 탄압하고 있습니다. 그러면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겠습니까. 우리도 노동자입니다. 민주노총이 당할 때 지켜줘야 하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윤석열이 저 자리에 있으면 전쟁 납니다. 전쟁을 막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맞습니다!”

 

“정말 윤석열 이자가 대한민국 대통령 맞습니까?”

 

“아닙니다!”

 

“한일정상회담에서 합의된 시찰단은 윤석열이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에 면죄부 주려는 거 아니겠습니까? 이런 윤석열은 물러나야 하지 않겠습니까?”

 

“물러나야 합니다!”

 

대열 사이에서는 젊은 시민들도 부쩍 눈에 띄었다. “최근 촛불에 나오기 시작한 분 있으시면 손을 들어주십시오”라는 사회자의 말에 방송 차량 근처에서 따라가던 젊은 시민들이 힘차게 손을 번쩍 들었다.

 

이날 행진에서는 촛불 대열을 반기는 시민들의 반응이 '역대급'이었다.

 

▲ 버스 안에서 촛불 대열에 '엄지 척'을 하는 시민,  © 문경환 기자

 

대열이 지나는 길목, 횡단보도마다 많은 시민이 대열을 반겼다. 한 시민은 “윤석열을 몰아내자”라는 구호를 듣고 고개를 끄덕였다. 대열을 본 중년 부부로 보이는 이들과 젊은 여성들도 웃으며 팔을 번쩍 들었다.

 

대열 사이에서 “우리는 승리한다! 촛불은 이긴다!”라는 목소리가 나왔고 분위기는 점점 달아올랐다.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같이해요! 윤석열 퇴진에 함께합시다!”라는 호소에 대열과 시민들이 서로에게 박수를 보냈고 ‘엄지 척’을 했다. 어린 자녀나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함께 손을 흔드는 시민들도 있었다.

 

종로3가역을 지나 들어선 길목에선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라며 대열에 먼저 인사를 하고 지나가는 중년 여성도 있었다. 구호를 듣고 “퇴진이 뭐야?”라고 묻는 어린 아들의 물음에 아버지는 “대통령 윤석열을 몰아내자는 거야”라고 설명했다.

 

대열이 목적지인 혜화역에 가까워지자 “윤석열을 몰아내자!”라는 구호가 커졌다.

 

그 소리를 들은 맞은편 미용실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손님들이 창문에서 자리에서 일어나 대열에 팔을 흔들었다. 어떤 시민은 카페 창문에 휴대전화를 바짝 대고 대열을 놓칠세라 집중해서 촬영했다.

 

시민들의 호응을 받은 대열이 혜화역에 도착했다.

 

▲ 김지선 대표가 발언하고 있다. 뒤로 양회동 열사의 빈소와 가까운 서울대병원의 표지판이 보인다.  © 문경환 기자

 

김 대표는 정리 발언에서 “1년이 되기 전에 윤석열을 반드시 끌어내리겠다고 했는데 부족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강해졌습니다. 우리는 절망을 딛고 희망이 됐습니다”라면서 “윤석열 퇴진의 함성은 더욱 커질 것이고 자주와 민주의 염원을 담은 거센 항쟁을 저들은 막지 못할 것입니다. 윤석열에게 ‘취임 2년’은 없을 것입니다”라고 강조했다.

 

시민들과 촛불행동 자원봉사단원들은 서로에게 “고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다음 주에 뵙겠습니다”라고 인사하며 행진을 마쳤다. 

 

▲ 도착 지점에 먼저 와 있던 세월호참사 유가족이 촛불 대열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 문경환 기자

 

▲ 먼저 도착 지점에 와 있던 풍물 길놀이패가 촛불 대열을 맞이했다.  © 문경환 기자

 

▲ 행진을 마무리하는 촛불 대열.  © 문경환 기자

 

  © 문경환 기자

 

오는 20일 서울 태평로 일대에서 전국 집중 촛불대행진이 열릴 예정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한일, 후쿠시마 오염수 시찰단 ‘나흘 일정’ 합의

외교부 국장급회의, 12시간 마라톤 협의...추가협의키로

  • 기자명 김치관 기자 
  •  
  •  입력 2023.05.13 10:48
  •  
  •  수정 2023.05.13 10:53
  •  
  •  댓글 0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 관련 한일 국장급 회의가 12일 오후 서울 외교부청사 13층 총합상황실에서 자정을 넘겨가며 진행됐다. 오른쪽이 우리 측, 왼쪽이 일본 측 대표단.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 관련 한일 국장급 회의가 12일 오후 서울 외교부청사 13층 총합상황실에서 자정을 넘겨가며 진행됐다. 오른쪽이 우리 측, 왼쪽이 일본 측 대표단.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 관련 한일 국장급 회의가 12일 오후 서울 외교부청사에서 자정을 넘겨가며 진행돼 ‘전문가 현장 시찰단 파견’ 구체사항을 논의했지만 추가 협의를 갖기로 했다.

외교부는 13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측은 시찰단의 일본 방문을 나흘 일정으로 구성하기로 합의하고, 시찰 프로그램을 포함한 방문 세부 사항을 매듭짓기 위하여 추가 협의를 가능한 조속히 갖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기존 시찰단 일정은 23,24일 양일 간이므로 시찰일 전후로 이틀이 배치됐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추가 협의가 필요한 상황으로 확인된 셈이다.

우리측은 외교부 윤현수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가운데)을 수석대표로 국무조정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담당자가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우리측은 외교부 윤현수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가운데)을 수석대표로 국무조정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담당자가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일본 측은 외무성 카이후 아츠시(海部 篤) 군축불확산과학부장(오른쪽)을 수석대표로 외무성, 경산성 담당자가 대면 참석하고, 원자력규제위원회(NRA)와 도쿄전력 담당자가 화상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일본 측은 외무성 카이후 아츠시(海部 篤) 군축불확산과학부장(오른쪽)을 수석대표로 외무성, 경산성 담당자가 대면 참석하고, 원자력규제위원회(NRA)와 도쿄전력 담당자가 화상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외교부는 “자정을 넘어까지 이어진 동 회의에서 양측은 우리 시찰단의 조속한 방일을 실현하기 위해 적극적이고 진지하게 협의에 임하였다”며 “양측은 우리측의 상세한 제안사항을 바탕으로, 우리 시찰단의 파견 일정, 시찰 항목들을 포함한 활동 범위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하였다”고 전했다.

외교부 13층 종합상황실에서 진행된 이날 회의는 당초 예정된 오후 2시보다 30분 가량 늦게 시작됐고, 새벽 2시까지 이어진 것으로 알려져 많은 논의가 오갔을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서는 ‘오염수’와 ‘처리수’ 용어를 놓고 한일 대표단 간 치열한 공방이 오갔다는 보도도 나왔지만 확인되지는 않고 있다.

일본 대표단 일부는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일본 대표단 일부는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사진 - 통일뉴스 김치관 기자]

회의에 우리측은 외교부 윤현수 기후환경과학외교국장을 수석대표로 국무조정실, 원자력안전위원회, 해양수산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 관계부처 담당자가 참석했고, 일본 측은 외무성 카이후 아츠시(海部 篤) 군축불확산과학부장을 수석대표로 외무성, 경산성 담당자가 대면 참석하고, 원자력규제위원회(NRA)와 도쿄전력 담당자가 화상 참석했다.

앞서, 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은 12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브리핑룸에서 정부 합동브리핑에 나서 시찰단은 20여명 규모로 안전규제 분야 최고의 전문가로 구성할 계획이며 “현재까지는 시민단체나 민간 전문가가 참여하는 부분까지는 합의가 안 되어 있다”고 밝혔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국무조정실 박구연 1차장 등은 12일 오전 10시 정부서울청사 3층 브리핑룸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 파견 관련 기자회견을 가졌다. [갈무리 사진 - 통일뉴스]

박구연 1차장은 “오염수 정화 및 방류시설 전반의 운영상황과 방사성물질 분석 역량 등을 직접 확인하고, 우리의 과학적·기술적 분석에 필요한 정보를 파악할 계획”이라면서 ‘오염수’를 ‘처리수’로 부르는 검토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분명히 정부 내에서 공식 검토 아직 안 하고 있다고 명확히 말했다”고 재확인했다.

아울러 “IAEA(국제원자력기구)가 공식적인 검증기관이고 시료 채취라든지 이런 걸 통해서 분석하는 작업도 IAEA 지금 주관하에 진행되고 있고, 거기에 우리도 하나(one of them)로 들어가서 실제 분석업무를 받아서 지금 분석을 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도 IAEA와는 별도로 우리 정부의 종합적 검토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도 했다.

한편,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지난 7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의 여러분께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 이번 달 후쿠시마 제1원전에 한국의 전문가들의 현지 시찰을 받아들이기로 했다”고 발표한 바 있고, 일본 정부는 ‘한국 시찰단의 역할이 오염수의 안전성 평가는 아니다’는 메시지를 계속 발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장점’만 전하는 복수의결권 언론 보도

  •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 
  •  
  •  입력 2023.05.13 07:00
  •  
  •  댓글 1

[이상민의 경제기사비평]

최대 10배의 의결권을 주는 복수의결권 제도가 국회에서 신설되었다.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다. ‘주주평등 원칙’에 따라 본인이 보유한 주식수 만큼의 의결권을 갖는 것이 주식회사의 본질이다. 최소한 지난달 국회에서 복수의결권 주식이 도입되기 전까지는 그랬다.

복수의결권 제도는 창업자에게 최대 10배의 의결권을 주는 제도다. 투자받아서 주식이 희석되면 창업자의 지배력이 약화 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고자 만들어진 것이 복수의결권이다. 모든 제도가 그렇듯이 복수의결권 제도도 장단점이 동시에 존재한다. 장점은 벤처 창업자가 지분이 희석돼도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리고 단점도 마찬가지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창업자가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것은 이 제도의 단점이다. 창업과 수성은 다르다. 혁신가가 창업하고 전문경영자에게 기업을 넘기고(엑시트) 그 돈으로 또다시 새로운 벤처회사를 설립하는 것도 좋은 일이다. 혁신가인 창업자의 능력과 경영 능력은 별개기 때문이다.

▲ 류호정 정의당 의원이 2월2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복수의결권 주식 허용 추진 규탄 및 중단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러한 장단점이 동시에 존재하는 정책이기에 국회 통과 과정에서 많은 논의와 진통이 있었다. 실제로 2020년, 이 법이 발의된 지 3년 만에 통과되었다. 많은 찬성과 반대 의견을 뚫고 올라온 법사위에서도 1년 넘게 논의하였다. 그리고 본회의에서도 여러 찬성토론 및 반대토론이 있었다. 민주당 이용우, 오기형 의원, 정의당 류호정 의원, 진보당 강성희 의원이 반대토론을 하고 민주당 김병욱, 김경만 의원, 국민의 힘 최형두, 한무경 의원이 찬성토론을 했다. 본회의에서 무려 8명의 의원이 찬반 토론을 하는 일은 대단히 이례적인 일이다. 결국 260명 재석 인원 중, 찬성 173인으로 아슬아슬하게 통과되었다.

요는 복수의결권 제도는 장단점이 모두 있기에 국회에서 매우 치열하게 논의가 되었고 가까스로 통과되었다. 그렇다면 이를 전하는 언론도 찬성의견과 반대의견이 적당히 나와야 정상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를 전하는 언론들의 논조를 보면 거의 대부분 찬성 일색이다. 이렇게 찬반양론이 뚜렷하게 갈리는 사안에 대해 유독 언론은 한쪽 의견만 주로 나오는 것을 보면 우리나라 언론 환경의 ‘기울어진 운동장’을 실감하게 해준다.

▲ ‘복수의결권’ 관련 기사 갈무리.

시장은 기업과 다르다. 시장을 구성하는 것은 기업, 노동자, 투자자, 등 다양하다. 이해관계자들의 이익이 같을 때도 있지만 다를 때도 많다. 친기업 정책이 반시장 정책이 될 수도 있다. 마찬가지로 기업과 지배주주의 이해관계도 다를 수 있다. 기업의 재산과 사업 기회를 지배주주가 편취하는 사례도 많이 목격했다. 삼성생명의 가치를 낮춰서 제일모직과 합병하는 사례를 보면, 삼성생명이라는 기업의 이익과 삼성생명 지배주주의 이익은 다를 때도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삼성생명 주식은 폭락하고 기업 이미지만 나빠졌다. 합병 이익은 삼성이라는 기업이 아니라 재벌 3세 단 한 명이 초대형 그룹집단 전체를 수월하게 지배할 수 있는 이득을 얻었을 뿐이다. 즉, 친시장을 추구하는 언론이라면, 시장의 효율성을 줄이면서 특정 기업에 이익을 줄 수 있는 정책에는 우려를 제기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친기업을 추구하는 언론이라면, 기업의 부가가치를 줄이면서 지배주주의 이익(지배력)을 강화하는 정책의 단점도 지적해야 한다.

복수의결권이 도입되면 창업자가 지분이 희석되어도 지배력을 유지할 수 있다. 적극적인 투자를 유치할 수 있게 된다는 장점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투자유치 성공은 벤처기업의 의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 투자자의 의지가 더 중요하다. 투자자는 혁신적이고 능력 있는 지배주주가 있는 벤처기업에 투자하기 마련이다. 현 지배주주가 경영을 잘해서 많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기를 바란다. 다만, 보험은 필요하다. 지배주주가 초심을 잃고 기업의 이익 대신 지배주주 개인의 이익을 추구할 수도 있다. 또는 투자자의 경영 판단과 다른 의사결정을 할 수도 있다. 이때, 투자자는 이사 한 두명을 선임해서 자신의 의견을 내고 싶을 수도 있다. 그런데 복수의결권으로 정상적인 주주권 행사까지 할 수 없다면, 투자자는 오히려 벤처투자를 꺼릴 수도 있다. 실제로 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는 복수의결권 도입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내기도 했다.

사실 적대적 M&A(인수, 합병)사례는 우리나라에서는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우리가 적대적 M&A 사례로 인식되는 사례의 대부분은 대부분 주주권 행사에 불과하다. 특정 경영 판단에 다른 주주가 동의하지 않거나, 이사나 감사 한 두명을 선임하고자 표대결을 하는 일일 뿐이다. 이 정도의 주주권 행사조차 원천적으로 막을 수 있는 복수의결권 제도가 벤처투자를 얼마나 증대시킬 수 있을지 모르겠다.

▲ 3월31일 오전 KT 주주들이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제41기 주주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 위 사진은 이 칼럼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습니다) ⓒ 연합뉴스

물론, 복수의결권은 장단점이 있는 제도다. 장점을 전하는 기사도 필요하고 단점도 전하는 기사도 필요하다. 다만, GDP가 0.63% 증가한다는 논리는 지나친 감이 있다. 외부 기관의 연구를 인용하는 기사기는 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가정을 통한 의도적인 결론을 보여주는 연구가 십수개의 언론에 소개될 만큼 가치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가장 우려되는 기사는 ”복수의결권… 상장사에도 적용 서둘러야”라는 한국경제 사설이다. 처음에는 복수의결권이 비상장 벤처기업에만 도입되더라도 상장기업에도 도입하자는 주장이 나올 수 있다는 우려가 국회에서의 주요 반대 논리였다. 그 우려가 곧바로 현실화하였다. 끝으로 가장 재미있는 기사는 “복수의결권… 국익 외치며 설득한 최형두”라는 매일경제 기사다. 최형두 의원은 복수의결권 발의자도 아니고 단순히 찬성토론을 했을 뿐이다. 찬성토론 정도의 역할에 커다란 사진까지 달아서 제목에 의원 이름을 넣고 칭찬하는 기사는 대단히 이례적이다. 그러나 매일경제 기사 내용을 보면 왜 복수의결권 통과 기사에 ‘최형두’라는 의원 이름을 달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최형두 의원은 매일경제 27일자 신문을 들고 설득에 나섰다.” 의원님들께 꿀팁하나 제공한다. 국회 토론시에 특정 언론을 흔들고 얘기를 하면, 해당 언론이 제목에까지 의원님 의름을 달아줄 수 있다는 꿀팁말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죄 없는데 왜 몸에 불 질렀냐고? 경찰이 형을 쫓아다니다시피 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3/05/13 07:51
  • 수정일
    2023/05/13 07: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터뷰] 분신한 건설노동자의 동료, 박석용 강원건설지부 조직부장

박정연 기자  |  기사입력 2023.05.12. 15:00:25

 

"'건폭' 프레임이 덧씌워지기 전 건설노조와 전문건설업체는 교섭을 통해서 채용 조건을 협상했다. 존댓말을 사용하며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교섭이 진행됐다. 하지만 정부가 우리를 '건폭'이라고 지칭하며 척결해야 할 대상처럼 만들자 업체들의 태도가 180도 바뀌었다. 일단 교섭 자체를 피했다. 교섭에 응하더라도 이전 교섭에는 등장할 수 없었던 일명 '오야지' 불법 하도급 업체도 함께 들어왔다. 우리가 (오야지를 통한 채용은) '불법 고용이지 않냐'고 지적하면 '그걸 왜 너희가 신경 써. 억울하면 대통령한테 가서 따져'라고 말했다. 정작 현장에서 불법을 떳떳하게 저지르는 이들은 따로 있다. 왜 정부가 우리에게만 가혹한지 모르겠다."

 

'건폭'이라는 신조어는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의 입에서 처음 나왔다. 당시 윤 대통령은 "건폭이 완전히 근절될 때까지 엄정 단속해 건설 현장에서 법치를 확고히 세우라"며 마치 조직폭력배를 연상케하듯 "뿌리뽑겠다"고 강조했다. 또한 대통령은 "노조가 불법 행위를 하는데 기업이 방치한다면 그런 기업에 혜택을 줄 필요가 있느냐"고 건설노조를 고용하는 기업에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식의 엄포까지 내리며 '건폭몰이'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경찰은 대대적인 1계급 특별승진 포상을 내걸었다. '건폭' 특별단속에 성과를 낸 경찰관 50명을 특진시키겠다고 밝혔다. 단일 수사 부문 중 가장 많은 인원이다. 전세사기 특별단속에 30명, 보이스피싱 수사에 25명보다 이례적으로 많은 수의 특진을 예고했다. 지휘부의 독려에 따라 경찰은 움직였다. 건설노조를 상대로 전방위적인 압수수색과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결국 노동자의날인 5월 1일, 강원도 건설 현장에서 활동하던 건설노조 조합원 양회동 씨가 자신의 몸에 불을 질러 사망하기에 이르렀다. 사망한 노동자는 유서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정당하게 노조활동을 했는데 왜 '공갈 협박'이냐는 것이었다.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에서 강원‧고성‧양양 지역을 담당한 지대장이었던 양 씨는 생전에 어떤 일을 했기에 죽음으로서 억울함을 호소했던 것일까. 

 

11일 <프레시안>은 고인이 된 양 씨와 강원도 지역 교섭에 동행하며 함께 일했던 박석용 강원건설지부 조직부장을 고인의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인근에서 만났다. 박 조직부장은 "우리같은 건설노동자들은 매일을 떠돌아다닌다. 현장에 따라 경기도에서 부산으로 갈 수 도 있고, 나주에서 강원도에도 갈 수도 있고 현장을 찾아 떠돌아야 한다. 떠돌아다니기 싫어서 노동조합에 들어왔고 회동이형을 만났다. 형과 나는 강원도 강릉, 속초, 고성, 양양의 소규모 건설현장을 찾아다니며 교섭을 해왔다"고 말했다. 

 

 

 

 

분신한 건설노동자는 조합원 채용을 왜 요구 했을까

현장을 찾아 떠돌아다니는 건설노동자의 특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건설노동자들의 고용 구조를 살펴봐야 한다. 대다수가 일용직인 건설노동자의 고용 구조는 매우 복잡한 '다단계 하도급 구조'다. 이들은 짧게는 몇 주, 길면 6~7개월 이상의 일을 계약하고 이 기간을 마치면 또 다른 일을 찾아나서야 한다. 이마저도 공정팀의 성격에 따라 이 기간 동안 매일 일을 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양 씨가 맡았던 철근팀 노동자들의 경우 한 달 중 25일을 지속적으로 일하려면 2~3개의 현장을 병행해야 했다. 

 

합법적인 경로라면 건설현장은 '발주처 → 원청건설사(종합건설업체) → 하청건설사(전문건설업체) → 건설노동자'로 이어져야 하지만, 현실에서는 건설노동자로 내려오기까지 더 많은 단계들이 존재한다. 건설산업기본법 제29조(건설공사의 하도급 제한)에 따라 하청업체 이하의 또다른 하도급은 제한되나, 현실에서는 다양한 형태의 불법하도급이 자행되고 있다. 

 

중개업자로 불리는 '유령', '시다오께'와 도급팀장인 '오야지'가 대표적인 불법 하도급 사례다. 과거 임금지급 방식은 회사가 작업 구역을 정해주고 노동자가 해당 구역을 완공하면 약정된 금액을 노동자 대신 오야지에게 전부 지급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오야지가 회사와 노동자 사이에서 금액을 팀원들에게 분배했다. 이 때문에 임금지급 권한을 가진 오야지가 현장에서는 노동자의 생사여탈권을 가지게 되었다. 오야지가 노동자 임금을 갈취하거나 '갑질' 등 인권침해를 한 배경이다. 현장에서 오야지가 소개비 명목으로 임금의 10퍼센트(%)를 떼어가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전했다.

 

불법이 만연한 현실에서 건설노조의 조합원 채용 요구는 불법 하도급을 대신해 일감을 고정적으로 유지할 합법적 통로다. 노조는 직업안정법 제33조(근로자공급사업)에 따라 근로자공급사업의 주체로서 활동할 수 있다. 양 씨가 건설노조에서 맡았던 업무도 조합원 채용 요구였다. 양 씨는 3지대(강원도 강릉, 속초, 고성, 양양)에 속한 120여 조합원들의 채용을 위해 건설현장을 찾아 다녔다. 박 조직부장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양회동) 형은 건설노조에 들어오기 전 철근 도급일을 했다. 그때 저가 수주 경쟁에 자괴감을 느꼈다고 했다. 철근은 무게로 임금을 따지는 구조인데 예를 들어 톤당 36만 원, 이런 식으로 단가를 책정한다. 다른 오야지가 5000원을 깎으면 또 1만 원을 깎고, 결국 점점 더 싸게 부르는 경쟁이 된다. 그래도 돈은 남겠지 하고 간 현장에서 몸은 몸대로 축나고 적자를 보는 상황이 발생한다. 형은 현장의 부조리한 구조를 안타까워했다. 그러다 건설노조에 들어와서 합법적 교섭을 통해 일을 하니 '사람답게 사는 것 같다'고 말했다." 

 

▲11일 <프레시안>은 고인이 된 양 씨와 강원도 지역 교섭에 동행하며 함께 일했던 박석용 강원건설지부 조직부장을 고인의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 인근에서 만났다. ⓒ프레시안(박정연)

 

"서로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교섭을 진행했다" 고인의 처벌불원서 써준 현장소장들 

 

양 씨가 속한 3지대(강릉, 속초, 고성, 양양)는 권역은 넓고 일 할 현장은 없었다. 아파트와 같은 대규모 시설이 들어설 일이 적기 때문에 바닷가 근처의 생활용 숙박시설의 한 동짜리 건물을 짓는 소규모 건설 현장이 대부분이었다. 교섭을 위해 운행해야 하는 거리가 100킬로미터(㎞)는 우습게 넘었다고 한다. 그래도 양 씨는 조합원들의 채용을 위해 교섭에 최선을 다했다. 양 씨가 맡은 철근팀은 떠돌아다니면서 작업을 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양 씨는 조합원들에게 '저녁에 가족들과 밥을 같이 먹는 삶을 공유해주고 싶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했다고 박 조직부장은 전했다.

 

박 조직부장은 "대통령의 '건폭' 발언 이전의 교섭 현장에서는 우리가 약속을 잡고 현장을 방문하면 전문건설업체의 결정권자와 인사를 나누고 존댓말로 서로 정중하게 교섭을 진행했다. 서로 요구하는 조건이 다를 경우 타협하는 과정에서 서로를 납득시키려고 노력했다. 이 과정에서 언성이 올라가기도 하지만 욕설을 하거나 위협을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왜냐하면 불쾌한 협상을 하면 현장에서 조합원들에게 어떻게든 불이익이 갈 수 있기 때문에 서로를 존중하는 분위기에서 교섭을 진행했다"고 교섭이 진행되는 분위기를 설명했다. 

 

인건비가 저렴한 외국인 노동자보다 지역주민을 채용하고 싶은 전문건설업체들을 위해 원청을 압박하는 분위기를 조성하는 조력자로서 노조가 기능하기도 했다. 박 조직부장은 "오히려 전문건설업체 소장과 관계자들은 집회를 해서 원청을 압박해달라고 하기도 했다. 하청이 지역주민이고 내국인인 건설노조 조합원을 채용하고 싶지만 공사 금액자체가 적으니 집회를 하면 원청사가 압박을 느끼지 않겠냐는 얘기였다. 집회 시점과 종료 시점까지 전문건설업체 소장과 합의한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강원지역 건설업체 관계자들은 양 씨의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처벌불원서를 써주기도 했다. 한 현장소장은 자필로 작성한 처벌불원서에 "지역민을 채용하는 것이 여러모로 경비손실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되기에, 일일이 근로자를 만나는 번거로움보다 이미 검증된 지역민을 (노조를 통해) 채용한 것"이라며 "간부들을 구속하거나 형사처벌해 건설 현장이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경찰이 '갈취'라고 주장하는 노조 전임비에 대해서 한 소장은 "노조전임자가 조합원들 근무를 관리해주고 회사와 근로자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해주었기 때문에 노조 전임비도 문제없이 지급했다"며 "인력투입 과정에서 집회를 한 사실은 있으나 그로 인해 겁을 먹거나 업무가 방해된 사실은 없다"고도 강조했다. 이른바 '건폭의 갈취' 논란은 경찰이 현장의 사정을 모르고 일방적으로 갖다붙인 프레임이었다는 얘기다.  

 

민주노총 법률원 권두섭 변호사는 "단체협약에 전임비라고 하는 유급 근로시간 면제에 관한 조항이 있고, 복지비에 관한 조항이 있다"며 "(경찰이) 팀장 급여는 무노동임금이라고 하는데 그게 싫다면 건설업체가 직접 관리인원을 채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이를 고려한 노조 전임비는 정당한 임금이라고 권 변호사는 설명했다.

 

8살 어린 동료에게도 말 놓지 않던 고인 "강요하고 협박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의 '건폭' 발언 이후 교섭 상황은 180도 변했다. 박 조직부장은 "일단 전문건설업체의 책임자가 전화를 회피하며 만나주지를 않았다. 교섭을 시작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다. 어쩌다 만나서 '왜 전화를 안받으시냐'고 하면 이제는 반말로 '왜 내가 받아야 하는데?'라고 하는 분도 생겼다. 교섭에 들어가더라도 이전에는 교섭테이블에 나오지 못했던 불법하도급자인 오야지가 들어와서 '너네 못 쓴다'고 대놓고 말하는 상황이 됐다"고 전했다.

 

양 씨와 박 조직부장이 '오야지'를 통한 채용은 불법이라고 지적하자 "억울하면 대통령한테 가서 따지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박 조직부장은 "우리가 (오야지를 통한 채용은) '불법 고용이지 않냐'고 지적하면 '그걸 왜 너희가 신경 써. 억울하면 대통령한테 가서 따져', '우리도 돈 좀 벌어보자'고 하는 분도 있었다"고 말했다. 

 

모욕을 당하기도 했다. 박 조직부장은 "전문걸업체에 찾아가 '사장님 안녕하세요. 민주노총입니다'라고 했는데 쳐다보지도 않아서 형이 계속 서있었던 적도 있었다. '야 나가', '거지같은 것들'이런 말들도 들었다. 굴욕적이었고 엄청난 스트레스였다"고 말했다. 

 

교섭이 어려워지자 양 씨가 택한 방법은 경찰이 말한 '공갈'이 아닌 '읍소'였다. 양 씨는 현장을 돌아다니며 만난 전문건설업체 관계자에게 "(우리 조합원이) 지역주민이니까 제발 좀 써주세요", "형들 좀 써주면 안되나요"라며 사정을 하고 다녔다. 탄압이 시작된 후 그가 속한 3지대 120여명 중 일하는 조합원은 35명, 일거리가 없어 일하지 못하는 조합원은 85여명에 달했다. 

 

51살인 양 씨는 8살 어린 박 조직부장에게도 말을 놓지 않는 사람이었다. 박 조직부장은 "내가 8살 어렸는데도 형은 '노조 조직관계에 있지 않느냐'며 말을 안 놨다. 술을 먹고 깊은 이야기를 할 때는 '석용아'하면서 말을 놨다가 바로 다시 존대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그는 "형은 '민주노총이 평등해서 좋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사람 대접을 받을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명감이 생긴 것 같다. 돌아 보면 지대장이라는 책임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이어 "형은 설득하고 읍소하는 스타일이지 강요하고 협박하지 않았다. 절대 못그런다"며 "정작 현장에서 불법을 떳떳하게 저지르는 이들은 따로 있다. 왜 우리에게만 가혹한지 모르겠다"고 개탄했다. 
 

▲민주노총 양경수 위원장이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지부 간부 양회동씨 빈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연합뉴스

 

"죄가 없는데 왜 몸에 불을 질렀냐고 한다 경찰이 형을 쫓아다니다시피 했다" 

 

경찰에 의해 노조활동에 '공동 공갈' 혐의가 적용되자, 양 씨는 치욕스러움을 느꼈다. 결국 그는 노동자의날인 지난 1일 유서를 남기고 분신했다. 그는 유서에 "정당한 노조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라니,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는다"며 "끈질기게 투쟁하며 싸워서 쟁취해야 하는데 혼자 편한 선택을 한 지 모르겠다"고 썼다.

 

양 씨는 분신 직전까지도 3지대 조합원들을 걱정하며 함께 채용 교섭을 다니던 박 조직부장에게 미안하다는 말을 남겼다. 박 조직부장은 "회동이 형이 분신 전 건설노조 강원지부 팀장들 소통방에 유서를 직접 올렸다. 그걸 읽고 있는데 형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디세요 형님' 하니까 '법원입니다'라고 했다. '형님 지금 뭐하세요'라고 하니 '도저히 힘들어서 못하겠어요. 안될 것 같아요. 부장님 미안해요'라고 했다. 그래서 전화기를 잡고 정신차리라고 막 소리를 쳤다. 그랬더니 회동이형이 '석용아 미안해'하더니 전화가 끊겼다"고 했다. 

 

박 조직부장은 경찰의 수사가 '표적수사'나 다름없었다고 주장했다. 양 씨가 교섭을 위해 방문한 사업장에, 30분이 채 지나지 않아 경찰이 뒤이어 들어가는 경우도 있었다. 박 조직부장은 "사람들은 죄가 없으면 떳떳하게 조사를 받지 왜 몸에 불을 질렀냐고 말을 한다. 하지만 경찰의 압박이 엄청났다. 회동이형이 교섭하고 난 뒤, 바로 30분 뒤에 경찰이 교섭장에 들어왔다. 경찰이 형을 쫓아다니다시피 했다. 형은 누가 자신을 도청하는 것 같다고 말할 정도로 불안해했다"고 전했다. 경찰의 압박이 양 씨를 죽음으로 몰아간 기폭제였다.  

 

박 조직부장은 윤 대통령의 '건폭' 프레임과 노동 탄압이 노조활동에 '공포'를 조장하려는 시도 같다고 지적했다. 박 조직부장은 "(정부가) 노조를 공포의 분위기로 몰아넣는 것 같다"며 "하지만 이번 열사의 분신 사건으로 징이 울리듯 천천히, 보수적인 강원도에서도 대중의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를 부탁했다. 그는 "저희는 열사를 죽음으로 몰아넣은 대통령의 사과를 받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어 "조합원들에게 최소한 저녁 있는 삶을 선물해주고 싶다고 했던 양회동 열사를 지키지 못해 미안하다. 너무 억울하다"고 말했다. 

 

▲4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 한강대로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관계자 등이 정부규탄 총력투쟁 결의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프레시안 박정연 기자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게 처리수? 후쿠시마 방사성 오염수, 이 정도로 위험하다

후쿠시마 원전 방사성 오염수 해양 투기의 문제점

23.05.12 18:21최종 업데이트 23.05.12 18:21
글쓴이는 시민방사능감시센터 활동가입니다.[편집자말]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녹아내린 핵연료(데브리)를 식히기 위해 매일 냉각수를 퍼붓고 있고, 여기에 원전 건물로 흘러드는 지하수, 빗물 등이 합쳐지면서 녹아내린 핵연료와 만나 방사성 물질이 녹아든 고독성의 오염수가 된다.

일본은 이 오염된 물을 퍼 올려 다핵종 제거 설비(ALPS) 처리를 통해 일부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 후 저장탱크에 보관 중이다. 5월 현재 약 133만 톤의 오염수가 저장되어 있고, 일본 정부가 이를 바다에 대량 투기한다고 예고한 상황이다.

일본 정부는 오염수를 ALPS 처리했기 때문에 '오염수'가 아니라 '처리수'라고 부르고 있고, 국민의힘도 이 논리를 그대로 가져와 '오염 처리수'라 부르는 게 맞다고 주장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보관하고 있는 약 133만 톤의 오염수는 ALPS 처리를 거쳤음에도 그중 70%에 기준치 이상의 방사성 물질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6500만 톤의 오염수에는 뼈에 흡착해 백혈병과 골수암을 일으키는 고독성의 방사성 물질인 스트론튬90이 기준치의 약 2만 배가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ALPS 처리를 했다지만, 방사성 물질이 심각한 수준으로 남아있기 때문에 '오염수'라 부르는 것이 맞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의 문제점
 

▲ 일본 후쿠시마 제1 원전 내 방사성 오염수 저장 탱크. ⓒ 연합뉴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는 일본 내 사회적 합의도 이뤄지지 않았고 피해 입을 주변국의 이해도 받지 않았다. 오염수가 버려질 경우 장기적으로 환경에 악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태평양을 공유하고 있는 나라들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음에도 일본 정부는 단 한 번도 사과나 그에 대한 이해를 구한 적이 없다.

또한 일본 내정이라며 주변국의 오염수 해양 투기 반대 의사를 묵살하고 있다. 버려진 오염수가 후쿠시마 앞바다에만 머문다면 일본만의 문제라고 할 수 있으나,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버려진 오염수가 이미 태평양 전체에 영향을 준 사실은 연구 결과에 나와 있다.

두 번째 문제는 먹이 사슬에 의한 생물학적 농축이다. 현재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저장된 약 133톤의 오염수에는 ALPS를 통한 정화작업에도 불구하고 삼중수소, 탄소14 등 걸러낼 수 없는 많은 핵종이 포함되어 있다.

아무리 물로 희석해서 농도를 낮춰 버린다고 해도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의 총량은 변함이 없다. 30년에서 40년간 지속적으로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로 인한 먹이사슬의 오염으로 생물학적 농축을 통해 치명적인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연구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가장 많이 이야기되는 삼중수소는 사람의 몸에 흡수될 경우 세포와 결합하여 몸에서 배출도 잘되지 않는다. 우리 몸에 들어온 삼중수소는 DNA 손상과 암을 유발한다. 임산부가 노출될 경우 삼중수소는 태반 장벽을 넘을 수 있기 때문에 태아에게 치명적이 될 수밖에 없다. 일본 정부는 이런 삼중수소를 바다에 버리겠다고 하는 것이다.

또한 방사성 물질이 바다에 버려질 경우 바다에 존재하는 다른 화학물질과 뒤섞이면서 우리가 상상하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많은 것들을 바다에 버려왔다. 그래서 특정한 생선에 대해 임산부와 영유아의 섭취 제한을 두고 있을 정도다. 바다에 버려지는 방사성 물질과 화학 물질이 우리 몸에 들어와 뒤섞여 내는 '상호작용의 위험성'도 전혀 고려되지 않았다.

세 번째 문제는 오염수 해양 투기가 30년으로 끝나지 않는 데 있다. 일본은 오염수를 30~40년에 걸쳐 바다에 버리겠다고 하는데 이는 일본 정부의 폐로 계획에 맞춘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에 존재하는 녹아내린 핵연료 잔해는 현재 약 880톤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본 정부는 녹아내린 핵연료를 로봇팔로 한 번에 최대 10kg씩 제거해서 폐로를 하겠다고 한다.

계획대로 매일 10kg씩 880톤의 핵연료 잔해를 제거한다면 200년 넘게 걸린다. 후쿠시마 오염수는 그 기간 동안에도 계속 생성될 수밖에 없다. 오염수 해양 투기는 30년이 끝이 아니라 해양 투기의 시작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일본 정부는 물론 우리 정부와 국제원자력기구(IAEA)도 이 문제를 전혀 지적하지 않고 있다.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는 잘못된 결정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방한을 하루 앞둔 6일 서울 일본대사관 앞에서 시민단체 환경보건시민센터 회원들이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에 반대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 연합뉴스

네 번째 문제는 IAEA 보고서를 신뢰할 수 없다는 점이다. 처음부터 원자력계를 대변하기 위해 만들어진 IAEA는 일본이 분담금 납부 3위일 정도로 일본과의 관계가 매우 밀접하다. 또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처리에 대해 이미 2015년에 해양 투기를 권한 적이 있다. 이런 단체에서 오염수 해양 투기라는 답을 정해놓고 발행하는 보고서 내용을 얼마나 믿을 수 있을지 의문이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에서 일본 정부의 조사가 부족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생물체 내 유기 결합 삼중수소(OBT) 형성 과정의 불확실성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 필요하고, 반감기가 긴 탄소14(반감기 5700년), 아이오딘129(1570만 년) 등에의 핵종에 대한 농도 추정치가 요구된다는 지적이다. IAEA도 반감기가 긴 핵종에 대한 생태계 영향이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은 것에 문제의식이 있다는 것이다.

후쿠시마 원전 3호기는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섞어서 연료로 쓴 원전이다. 오염수에는 당연히 플루토늄도 녹아 있을 수밖에 없는데, IAEA는 이에 대한 어떤 지적도 하고 있지 않다. 플루토늄은 죽음의 재로 불릴 정도의 고독성 방사성 물질인데 이런 물질도 무시하고 있는 보고서를 신뢰하기 어렵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는 이미 최악의 해양 오염을 일으켰다.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버려진 방사성 물질로 인해 후쿠시마 해안 갯벌의 생물 다양성과 수가 크게 감소했다고 한다.

만약 방사성 물질이 포함된 오염수가 몇십 년에 걸쳐 태평양에 버려질 경우 전체 해양 생태계와 먹이 사슬의 오염을 예측할 수 없고 되돌릴 수 없는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지구에서 가장 큰 바다의 생명들과 그 바다에 기대어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매우 불행한 일이 될 것이다.

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 투기는 잘못된 결정이다. 전 세계 시민단체와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오염수는 해양 투기해서는 안 되며 견고한 대형탱크에 의한 육상 보관이나 다른 대안을 찾을 것을 요구해 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오염수 장기 보관 등 대안에 대한 고민 없이 해양 투기만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기 위해 1000여 시민단체가 일본오염수해양투기저지 공동행동이란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5월 20일 오후 3시 서울 청계광장에 모여 일본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집회를 하고 6월 8일 바다의 날에는 전 세계 시민들과 함께 국제 행동을 계획 중이다. 오염수 해양 투기를 막기 위한 시민 여러분의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셀 수 없는 학정으로 점철된 윤석열 1년···빨리 퇴진시켜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5/13 [00:14]


 

국민주권연대와 한국대학생진보연합(아래 대진연)은 12일 윤석열 대통령 집권 1년 동안의 학정을 성토하며 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격문과 성명을 각각 발표했다.

 

국민주권연대는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국민을 죽이는 윤석열을 촛불의 힘으로 몰아내자!」라는 제목의 격문에서 윤 대통령 집권 1년 동안 벌어진 일을 열거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취임과 동시에 불타오른 촛불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타오르고 있다. 촛불은 더욱 세차게 타오를 것이다.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모든 것을 불태워 없앨 기세로 활활 타오를 것”이라며 “모두 윤석열 퇴진 촛불에 함께 나서자! 결국 국민이 이긴다. 촛불이 이긴다! 국민을 죽이는 윤석열을 몰아내자”라고 주장했다.

 

대진연도 「윤석열 집권 1년, 퇴진이 답이다」라는 성명에서 “지난 1년간 이들이 저지른 이태원 참사, 외교 참사, 언론탄압, 정치탄압, 노동탄압...셀 수 없는 학정으로 국민들의 삶은 이미 심각한 고통과 파탄에 이르렀다. 이제는 끝내자”라고 주장했다.

 

계속해 “국민이 주인으로 살아가는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 더 이상 누군가 죽지 않는 세상을 위해 윤석열 정권을 하루라도 빨리 퇴진시키자”라고 호소했다.

 

아래는 국민주권연대 격문과 대진연 성명 전문이다.

 

[격문]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국민을 죽이는 윤석열을 촛불의 힘으로 몰아내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후 우리 국민의 삶은 생지옥으로 변하고 있다.

물가가 매달 4~6% 상승하고, 금리가 치솟아 가정경제에 치명타를 입었다.

가스비와 전기세도 폭등해 국민의 삶은 파탄에 이르고 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않고 오히려 긴축재정을 하고 부자 감세, 서민 증세로 서민들의 부담만 가중시키고 있다.

 

이러니 지지율이 낮을 수밖에 없다.

국민의 불만이 쌓이고 폭발하는 것이 당연하다.

윤석열은 이런 국민의 불만을 검찰공화국, 검찰독재로 억눌렀다.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온 집단에 검찰 권력을 휘두르며 탄압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비롯한 야당 인사들을 소환해 수사하고,

노동자의 권익을 실현하기 위한 노동조합의 합법적인 활동을 불법으로 매도했다.

심지어 몇몇 노동조합과 진보 단체에 북의 지령을 받았다며 간첩 누명을 씌워 수사하고 가뒀다.

반면 자기 아내인 김건희가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 장모 최은순이 연루된 수많은 사건은 모두 제대로 된 조사도 하지 않고 무마시켰다.

 

외교는 또 어떤가. 사대와 굴종 그 자체다.

한·미·일 동맹만 강화하면 모든 것이 해결될 것처럼 미국과 일본에 영혼까지 바치고 있다.

일본의 식민 지배에 면죄부를 주고,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 방류에 길을 열어주고 있다.

미국의 불법 도청을 눈감아주고, 미국의 우크라이나 전쟁에 무기를 지원했다.

미국의 전쟁돌격대를 자처하며 얻어온 것은 전쟁만 불러오는 핵협의그룹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적으로 돌려 군사·경제적으로 우리나라를 위험에 빠트리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선제타격’ 발언, 한미연합훈련 강화, 대북 전단 등으로 연일 북을 자극해 한반도 전쟁 위험을 높이고 있다.

 

그야말로 참사 정권이다. 국민의 생명과 안전은 안중에도 없다.

이태원 참사로 159명이 안타깝게 목숨을 잃었고, 전세 사기로 수많은 국민이 고통에 시달리고 목숨을 끊고 있다. 반지하 침수, 생활고로 많은 목숨이 사라졌다. 자신의 정당한 노조 활동이 불법으로 매도당한 노동자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언제 한반도에 전쟁이 일어나 수많은 생명이 사라질지 모른다.

후쿠시마 방사능 오염수가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어떻게 해칠지 모른다.

더 이상 죽을 수 없다.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윤석열은 더 이상 우리나라의 대통령이 아니다.

 

이 많은 일이 윤석열 1년 동안 있었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는다.

훌륭하고 현명한 국민들은 이런 윤석열에게 미래가 없음을 이미 알고 있었다.

윤석열 취임과 동시에 불타오른 촛불은 지금까지 끊임없이 타오르고 있다.

촛불은 더욱 세차게 타오를 것이다. 국민의 삶을 위협하는 모든 것을 불태워 없앨 기세로 활활 타오를 것이다. 모두 윤석열 퇴진 촛불에 함께 나서자!

결국 국민이 이긴다. 촛불이 이긴다!

국민을 죽이는 윤석열을 몰아내자!

 

2023년 5월 12일

국민주권연대

 

[성명] 윤석열 집권 1년, 퇴진이 답이다

 

윤석열이 집권한 지 1년이 되었다.

 

지난 1년은 국민들에게 재앙과 재난을 안겨 준 최악의 시간이었다. 국민들의 자존심은 처참히 짓밟혔고, 우리의 일상 또한 망가졌다.

 

윤석열 정권은 취임 이후 검찰 인사, 김건희 지인, 극우 세력들을 정부의 주요 요직에 앉혔다.

능력은 없고 최측근으로만 내각을 구성하니 나라가 엉망진창이 안 되려야 안 될 수 없었다.

 

윤석열 정권에게 민생은 뒷전이었다. 가스 가격이 치솟고 전반 물가도 폭등했다. 아무리 추워도 보일러를 틀 수 없는 것이 서민들의 삶이었고, 제대로 된 한 끼를 사 먹을 돈이 없어 편의점 도시락으로 식사를 때우거나 굶어야 하는 것이 대학생들의 일상이었다.

 

지난해 가을에는 서울 한복판에서 청년 156명이 목숨을 잃었다. 그때 윤석열이 내뱉은 말이 무엇인가. ‘압사? 뇌진탕. 이런 게 있었겠지’ 이것이 대통령의 입에서 나올 말인가. 그날 이태원 현장에 윤석열을 지키는 병력만큼 경찰들이 배치되었더라면, 20대 청춘들은 죽지 않았을 것이다. 이태원 참사는 우연이 아니라 국가의 부재로 인한 명백한 참사였다.

 

국민들은 죽어 나가는데, 나라까지 팔아먹고 있는 것이 지금의 윤석열 정권이다. 일본에는 굴종 외교, 미국에는 조공 외교를 펼치며 주권을 갖다 바치고 있다. 일본에는 식민지배 전쟁범죄 역사에 면죄부를 주고, 심지어는 방사능 오염수 방류까지 허용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미국에는 반도체, 자동차 산업을 몽땅 갖다 바치며 한·미·일 삼각동맹의 돌격대 역할을 자처하고 나섰다. 그야말로 국민의 생명은 뒷전이며 한반도에 전쟁을 불러올 위험천만한 정권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윤석열 정권이 사이비 교주 천공의 말에 충실해서 인지는 몰라도 노동자들과 노동조합을 철저히 적대시해왔다. 특히 건설노조에 대한 대대적인 탄압을 일삼았다. 부조리한 건설 현장을 바꾸려고 삶을 바쳐 싸우는 노동자들을 ‘폭력배’에 비유하고 노동조합을 범죄 집단으로 치부했다. 죄 없는 노동자들을 조사하고, 심지어는 16명을 구속한 것이 지금의 윤석열 정권이다. 이러한 탄압으로 인해 양회동 열사는 끝내 자신의 몸에 불을 당겼다. 윤석열 정권에 맞선 항거였다. 그런 양회동 열사의 마지막 호소가 무엇이었던가.

 

“제발 윤석열 정권 무너뜨려 주십시오.”

 

더 이상 윤석열 정부가 이 나라를 운영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다. 지난 1년간 이들이 저지른 이태원 참사, 외교참사, 언론탄압, 정치탄압, 노동탄압...셀 수 없는 학정으로 국민들의 삶은 이미 심각한 고통과 파탄에 이르렀다. 이제는 끝내자.

 

국민이 주인으로 살아가는 세상,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 더 이상 누군가 죽지 않는 세상을 위해 윤석열 정권을 하루라도 빨리 퇴진시키자!

윤석열 집권 1년, 퇴진이 답이다!

더 이상은 못 참겠다.

무능한 윤석열은 퇴진하라!

국민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윤석열은 퇴진하라!

 

2023년 5월 12일

한국대학생진보연합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윤석열... 대통령직에 머물러서 안 되는 이유

윤석열... 대통령직에 머물러서 안 되는 이유
 
‘신냉전 총알받이’를 자처하는 정부
 
김용택 | 2023-05-12 09:02:03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신냉전 총알받이’를 자처하는 정부

5월 10일은 윤석열이 대통령에 취임한 지 1주년이 되는 날이다.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1년이 된 윤 대통령 1주년을 평가하라면 “윤 대통령은 대통령 자리에 머물러서 안 되는 사람”이다. 사가들은 그를 역대 우리나라 13명의 대통령 중 가장 나쁜 대통령으로 평가할 것이다. 내가 윤 대통령을 이렇게 평가는 하는 이유는 윤 대통령은 ‘이승만+박정희+이명박+박근혜=윤석열’이다.

대한민국은 나라의 주인이 임금이나 대통령이 아니라 국민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민주공화국은 ‘대통령이 국민을 위해 정치를 하는 공화국’이다. 민주공화국에는 주권자인 국민이 가진 권력을 대통령을 고용해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라’ 맡긴 것이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국민이 위임한 권력을 국민에게 폭력으로 짓밟고 있다.

민주공화국에서 대통령은 ‘인간 윤석열’이 아니라 주권자를 위해 일하라고 맡긴 고용인이다. 우리 속담에 ‘못난 송아지 엉덩이에 뿔난다’는 말이 있다. 우리 역사에 이승만이나 박근혜처럼 고용인이 주인행세를 하다 쫓겨나지 않았는가. 머리가 나쁜 사람이 운이 좋아 대통령이 되면 자신이 똑똑하고 잘나서 그런 줄 알고 주인을 ‘개돼지’ 취급한다. 이런 사람이 대통령직에 머물러 있어서 되겠는가?

취임 1년 간 그가 잘한 일이 단 한 가지라도 있는가?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를 합해 놓은 것 같은 사람.... 이렇게 표현하면 윤석열을 지지하는 사람은 분기탱천하겠지만 사실이 그렇다. 서울대학을 나와 비록 9수지만 고시에 합격해 검찰총장까지 지냈으니 자신보다 잘나고 똑똑한 사람이 어디 있느냐는 듯 착각하고 있다. 그런 오만이 자신에게 비판적인 정치인이나 언론은 그냥 두지 않는다. 그의 잘못은 자신의 잘못이 아니라 ‘남 탓’이다.

<신냉전 돌격대로 자처한 윤석열 대통령>

현장언론 민플러스는 취임 1년을 맞는 윤석열 대통령을 “미국에 굴종, 일본에 굴욕, 동족엔 적대...”라고 풀이 했다. 민플러스는 윤석열 대통령 1년 중 통일외교분야에서 “윤석열 정부의 1년은 친미 굴종, 친일 굴욕, 신냉전 총알받이로 요약된다.”고 했다. 출범 2개월 만에 신냉전에 편입하는 신기원을 이루고 북과의 전쟁을 향해 질주, 한반도는 이미 전쟁 중이라고 평가했다. 지금 천주교와 불교를 비롯한 노동단체들은 북과의 전쟁 중인 윤석열을 향해 전쟁을 선포했다.

<왼쪽: 민플러스가 정리한 2023년 3월 한미가 실시한 훈련>

“일본 후쿠시마 원전은 붕괴되지 않아 방사능 유출이 없었다”던 사람이 기시다 일본 수상에게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한국 국민의 이해를 구하겠다”고 한 사람. 한반도 분단이 통일보다 좋다는 미국과 일본을 혈맹이니 동맹국이라고 하면서 동족을 적으로 규정하고 일본과 지소미아협정까지 슬그머니 부활시킨 정부. 그래서 일본의 초중등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해도 항의 한마디도 못하는 사람...이 윤석열 대통령이 아닌가?

윤석열은 남북분단, 동서분단도 모자라 빈자와 부자로 갈라치기 하고 말 잘 듣고 고분고분한 언론은 품고 객관적이고 비판적인 기사를 쓰는 언론은 적대시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의 영향도 있지만 그럴수록 나라 경제를 살릴 지혜가 필요하다. 중국의 3대 무역 파트너가 우리나라와 미국·일본이다. 하지만 미국의 동남아 패권전쟁에 첨병을 자처한 윤 대통령은 지난해 대중국 수출은 전년 대비 4% 넘게 줄어들었다.

우리나라의 무역 감소액은 영국, 스웨덴, 미국에 이어 네 번째이다. 한·중 수교 30년을 맞았던 지난 2021년까지만 해도 중국에 1629억1000만달러어치를 수출했다. 중국이 우리나라에 투자한 액수만 해도 114배, 금액으로는 1788배로 늘어났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중국을 적대시하면 우리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인가는 상식이지만 윤 대통령은 중국까지 적대시하고 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미국의 은행들이 줄줄이 부도를 내고 파산하고 있는데 대한민국호는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 지금 시민단체며 노동단체, 대학교수 심지어 종교단체까지 나서서 “윤석열은 물러가라”고 길거리로 뛰쳐나가고 있다. 나라의 주인이 싫다는 대통령이 그 자리에 머물러 있어야 하는가?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30&table=yt_kim&uid=1585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전세사기, 또 희생자 벌써 네 번째···피해 특별법 합의 불발

  • 김준 기자
  •  
  •  승인 2023.05.11 18:35
  •  
  •  댓글 0

"원희룡 장관도 책임있어"

'25일 국회 본회의 상정'

ⓒ 김준 기자

여·야가 전세 사기 특별법 방안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사이,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나왔다.

11일 경찰은 지난 8일 오전에 서울 양천구 목동에서 30대 여성 A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고 전했다. A씨는 2021년 전세보증금 3억을 들여 목동의 빌라를 전세 계약했다. 이 중 2억 4,000만원이 대출금이었는데 A씨와 계약한 임대인이 1,139채의 집을 보유했다가 보증금을 돌려주지 않고 숨진 ‘빌라왕’으로 알려졌다.

이번 희생자는 전세사기를 인지한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와 과로에 시달리다 뇌출혈로 숨진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여야는 지난 1일, 3일, 10일 세 번의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 회의를 열었다. 하지만 ‘선(先) 지원·후(後) 구상권 행사’ 내용이 담긴 야당의 발의안을 정부, 여당이 수용하지 않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원희룡 국토부장관은 지난달 24일 “전반적인 사기 범죄에 대해 앞으로 국가가 떠안을 것이라는 선례를 남길 수 없다”고 ‘선 지원·후 구상권 행사’에 명확히 선을 그었다. 23일 박대출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또한 ‘전세보증금을 혈세로 지원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안상미 전세사기깡통전세피해자전국대책위원장은 ‘정부, 여당의 프레임 만들기’라며 거세게 반발했다. 안 위원장은 “미분양 아파트를 사주고, 비트코인 손해를 구제해주는 것은 세금인데, 우리에게만 혈세냐”며 지적했다. 또한, 현재 거론되는 방안에 대해서 “다양한 형태의 피해자를 충분히 포괄하지 못한다”고 강조했다.

11일 국회 앞에서 열린 '4번째 희생자 추모, 전세사기·깡통전세 특별법 발목잡는 정부여당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11일 국회 앞에서 ‘열린 4번째 희생자 추모, 전세사기·깡통전세 특별법 발목잡는 정부여당 규탄 기자회견’에서도 피해자들은 ‘선 구제 후 회수’ 방안만이 사각지대 피해자들을 포괄할 수 있다고 목소리 높이며 실질적 도움이 되는 특별법 처리를 강구했다.

이들은 “이번 대규모 형태의 전세 사기가 가능했던 것은 그동안 정부가 무분별한 대출확대 정책으로 무자본 갭투기를 가능하게 한 탓”이며 “묻지마 보증, 무분별한 대출, 보증보험 가입의무 대상 관리를 방치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현재 정부, 여당이 제시한 우선매수권은 결국 피해자가 큰 돈을 대출받아야 하고, 경매에 참여할 수 있는 여력이 되는 피해자들에게만 해당된다며 더 넓은 피해자들이 구제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마이크를 잡은 한 피해자는 2021년 입주할 당시를 회상하며 “근저당도 없고 밀린 국세나 지방세가 없는 깨끗한 집이었지만 입주 일주일 만에 집이 신용불량자에게 팔렸다”고 전했다. 이어 “지금은 은행가압류와 건강보험료 압류도 걸려있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이 피해자는 “현재 거론되는 특별법에는 자신이 피해자로 인정조차 받지 못한다”고 전했다. 아직 계약기간이 1년 남아 경매도 진행되지 않았고 수사도 언제 시작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나중에 경매를 하더라도 전세금보다 집값이 턱없이 낮아서 대출을 갚으면 10년간 모은 전 재산을 잃은 상황”이라고도 덧붙였다.

안 위원장은 또 한 명의 희생자가 나온 것에 “절대 이런 일이 일어나면 안 됐지만, 정부·여당의 대책을 보고 예상했다”고 울먹였다. 이어 “계속 이런 식이면 희생자가 또 나올 것이라고 경고했지만 이를 무시한 원희룡 장관도 책임이 있다”라고 덧붙였다.

11일 국회 앞에서 열린 '4번째 희생자 추모, 전세사기·깡통전세 특별법 발목잡는 정부여당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11일 국회 앞에서 열린 '4번째 희생자 추모, 전세사기·깡통전세 특별법 발목잡는 정부여당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이날 대책위원회와 안 위원장은 “전국 방방곡곡에서 다양한 형태의 피해자가 나오는 것은 분명 나라의 제도가 잘못된 것”이라고 규탄하며 “이번 사태는 피해자의 탓이 아니라 잘못된 정부 정책 때문”이라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서는 기자회견장에 마련된 네 번째 희생자의 추모공간에서 헌화한 뒤, 제대로 된 특별법을 기원하는 108배를 진행했다.

한편, 여·야는 오는 25일 국회 본회의를 열어 전세사기 피해지원을 위한 특별법 제정안 등을 처리하겠다고 전했다.

11일 국회 앞에서 열린 '4번째 희생자 추모, 전세사기·깡통전세 특별법 발목잡는 정부여당 규탄 기자회견' ⓒ 김준 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차 가해는 아니다" ‘박원순 다큐’ 감독에 "무슨 궤변인가"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3.05.12 07:46
  •  
  •  댓글 0
  • [아침신문 솎아보기] 언론들, 코로나19 엔데믹 선언 소식 1면 보도

    88억원 코인 보유 의혹 김남국에 조선일보 “게임업체에서 받았나”

    대법원, ‘제사 장남이 지낸다’ 판례 15년 만에 뒤집어

    1207일(3년4개월).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날인 2020년 1월20일을 기준으로 정부가 엔데믹을 선언하기까지 걸린 시간이다. 3년4개월간 국내 사망자는 3만4583명에 달한다.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용산 대통령실에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열고 코로나19 위기 경보를 ‘심각’에서 ‘경계’로 조정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 1일부터 코로나19 확진자 격리일도 7일에서 5일로 조정된다. 아침신문들은 1면에 일제히 코로나19 종식 소식을 다뤘다.

    조선일보는 11일에 이어 12일 1면에도 부실 여론조사 관련 소식을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윤 정부 출범 후 1년간 실시된 여론조사가 문재인 정부 때보다 88% 급증했다는 점을 보도했다. 지난 11일 국회가 ‘부실 여론조사 관리 감독 법안’을 발의한 점을 언급하며 “여론조사 품질을 진단해 ‘등급’을 매길수도 있도록 해, 저질 여론조사 회사는 시장에서 자연스레 퇴출될 수 있도록 했다”며 법안 내용을 설명했다.

    ▲12일 아침신문들 1면.

    ▲12일 국민일보 1면.

    ▲12일 동아일보 1면.

    국민일보는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코인 투자 논란으로 놀란 국회가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법안을 추진하기로 했다는 소식을 1면에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1면에 제사는 장남이 지내야만 한다는 판례가 15년 만에 뒤집어졌다는 소식을, 동아일보는 1면에 대부업 대출이 1년새 82% 급감해 자영업자들이 불법사채에 내몰렸다는 소식을 다뤘다.

    88억원 코인 보유 의혹 김남국에 조선일보 “게임업체에서 받았나”

    지난 5일 조선일보 보도를 통해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가상화폐 실명제가 시행되기 직전인 지난해 초 60억 원대의 코인을 전량 인출했다는 소식이 보도됐다, 김남국 민주당 의원이 지난해 1~2월 가상화폐의 일정인 ‘위믹스’ 코인을 최고 60억 원어치를 보유했는데, 김 의원은 가상화폐 거래 실명제 실시 예정인 지난해 3월25일 직전인 지난해 2월 말~3월 초 코인을 전량 인출했다.

    문제는 자신에게 유리한 관련 법안을 발의할 수 있는 국회의원이라는 점이다. 실제로 김 의원은 2021년 7월 가상자산에 소득세를 물리는 것을 유예하자는 법안을 공동발의했다. 또 2021년 12월 위믹스와 같은 이른바 게임머니 기반 가상화폐를 명문화하는 내용의 법안 발의에도 참여했다. 한국게임학회는 성명서를 내고 “몇 년 전부터 P2E업체와 협회 단체들이 국회에 로비하는 것 아닌가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관계 기관의 조사를 통해 국회가 로비가 있었는지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2일 국민일보 1면.

    파장이 커지자 국회가 뒤늦게 공직자의 재산공개 대상에 가상화폐를 포함하자는 내용의 법안 논의에 착수했다. 지난 11일 머니투데이는 <[단독] ‘김남국 의혹’에 국회 ‘코인 재산공개’ 입법 본격 착수> 기사에서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행정안전위원회는 이르면 22일 공직자의 재산공개 대상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내용의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을 논의하기 위해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열기로 했다”며 “일정은 미정이나 22~24일 쯤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12일 국민일보도 1면 <‘김남국 코인’에 놀란 여야 재산등록에 코인 포함 추진> 기사에서 “국민의힘 윤재옥 민주당 박광온 원내대표는 현재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 계류 중인 공직자윤리법개정안을 심사하는 데 속도를 내기로 합의했다. 이 개정안은 고위공직자 재산등록에 가상자산을 포함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 개정안을 “김남국 방지법”이라고 불렀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는 <뒤늦게 가상자산 규제 나선 정치권, 제도보완 서둘러야> 사설에서 “김 의원이 애초 알려진 80만여 개보다 훨씬 많은 127만여 개의 코인을 보유했다는 의혹도 추가됐다. 전세를 월세로 돌려 만든 10억여 원의 큰돈을 위믹스 코인에 ‘몰빵’할 수 있었던 배경을 두고도 온갖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며 “민주당은 김 의원 의혹의 자체 조사단 첫 회의를 열었지만, 가상자산 보유 전수조사로 이어져야 마땅하다. 김 의원이 보유했던 위믹스 코인이 관련된 P2E(돈 버는 게임) 업계가 국회에 광범위한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나오는 만큼 여야를 떠나 정치권이 선제적인 자체 조사를 진행하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12일 조선일보 사설.

    ▲12일 한국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한국게임학회의 성명을 기반해 한번 더 나아가 김 의원이 게임업체에서 코인을 받은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조선일보는 <김남국 의원, 게임업체에서 코인 받은 것 아니냐> 사설에서 “‘돈 버는 게임(Play to Earn·P2E)’ 업계가 김 의원에게 합법화 로비하는 과정에서 불거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김 의원 사건을 통해서 알려진 위믹스 코인은 위메이드라는 회사가 2019년 게임을 위해 만든 가상화폐다. 공시보다 30% 더 유통되면서 게임업계에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국회에서 P2E 게임에 대한 규제 완화 기류가 감지될 때마다 가격이 급등했다고 한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특히 주목되는 것은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이재명 대표가 지난 대선 때 P2E 허용을 공약한 과정에 김 의원이 개입했다는 의혹이다. 위믹스 코인을 비롯한 P2E는 사행성이 커서 규제 완화에 대해 반대 여론이 많았다. 그럼에도 이 대표는 2021년 12월 “P2E가 세계적인 흐름인 만큼 나쁘게 볼 필요는 없다. 해외에선 이미 활발한 산업으로 무조건 금지하면 쇄국 정책”이라고 했다”고 설명했다.

    조선일보는 “김 의원 코인 사태의 가장 큰 의문은 김 의원이 88억원에 달했던 코인을 최초에 어떻게 보유하게 됐느냐는 것이다. 김 의원 설명만으로는 납득이 불가능하다. 지난 대선 즈음에 벌어진 게임 업체의 코인 로비가 무관치 않을 것이란 의혹만 커지고 있다. 김 의원이 게임 업체로부터 코인을 받은 것 아니냐는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김 의원이 증거를 갖고 명쾌히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2일 세계일보 1면.

    한편 100억 원 코인을 48회 쪼개기 이체한 정황도 나타났다는 보도도 나왔다. 세계일보는 <김남국, 코인 100억 48회 쪼개기 이체 정황> 기사에서 “수십억원의 가상자산을 보유해 논란을 빚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수십차례에 걸쳐 가상자산을 쪼개기 인출해 금융당국에 이상거래로 덜미를 잡힌 정황이 포착됐다”며 “11일 세계일보가 김 의원의 가상자산 지갑으로 추정되는 주소의 위믹스 거래내역 등을 분석한 결과 지난해 1월28일부터 5월29일까지 약 4개월간 48회에 걸쳐 100억원에 달하는 가상자산이 업비트와 빗썸 거래소로 이체된 것으로 나타났다”고 보도했다.

    박원순 다큐 제작에 조선일보 “침묵하는 민주당” 한국일보 “지지자들의 폭력”

    비서 성추행 의혹으로 고소당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박원순 전 서울시장을 옹호하고 성추행 피해자 주장을 반박하는 다큐멘터리 ‘첫 변론’이 오는 7월 개봉할 것으로 알려졌다.

    ▲박원순을믿는사람들 홈페이지 화면 갈무리.

    이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김대현 감독은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에 출연해 “박 시장이 일방적인 주장에 의해 성희롱범으로 낙인이 찍혀 있어서 국가인권위원회의 직권조사에서 보장받지 못했던 방어권을 행사하는 의미”라고 말한 뒤 “1차 가해에 대한 여러 의문들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에서 이것을 2차 가해로 몰아갈 수 있는 것이냐는 의문이 있다”고 주장했다.

    류호정 정의당 의원은 같은 날 같은 방송에서 “이런 다큐멘터리, 그리고 이 논란 때문에 생산되는 인터뷰나 각종 콘텐츠의 존재 자체만으로 피해자에게 다시 더 큰 스트레스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주장했다.

    ▲12일 조선일보 사설.

    ▲12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질문이 2차 가해는 아니다”는 ‘박원순 다큐’ 감독의 궤변> 사설에서 “국가인권위원회와 법원이 모두 성희롱을 인정했는데, 이 무슨 궤변인가”라며 “인권위는 6개월간 조사 끝에 박 전 시장의 성적 언동이 성희롱에 해당한다는 결정을 내렸고, 법원은 이 결정을 취소해 달라는 유족 측의 행정소송에서 인권위 손을 들어줬다. 그런데 어제 다큐 감독 김대현씨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큐 제작이) 박 전 시장이 일방적 주장에 의해 성희롱범으로 낙인찍혀 있어 인권위 직권 조사에서 보장받지 못했던 방어권을 행사하는 의미”라고 강변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이건 맹목적인 지지자들의 폭력에 가깝다”며 “피해자에게 잊고 싶은 악몽을 떠올리게 하는 질문은 그 자체로 2차 가해가 맞다. 학교폭력 가해학생 친구들이 징계가 부당하다며 가해자를 두둔하는 일방 주장을 학교방송에서 틀어댄다면, 이게 정말 2차 가해가 아니라고 보는가. 박 전 시장의 명예를 더 훼손하고 진보진영 전체를 욕먹게 하지 않으려면 이제라도 다큐 제작을 멈춰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박원순 미화 다큐에도 침묵하는 민주당, “먼저 인간이 돼라”는 일침> 사설에서 “민주당 정권 시절 국가인권위의 직권 조사와 법원의 판결로 거듭 확인된 사실들이다. 이번에 제작되는 다큐멘터리는 이런 조사 결과와 판결을 뒤집으려는 것”이라며 “이런 영화는 끔찍한 일을 겪은 피해자에겐 소름 끼치는 2차 가해가 된다. 그런데 평소 ‘인권’과 ‘젠더 감수성’을 앞세워온 민주당에서 우려 목소리를 내는 의원이 단 한 명도 없다. 이들에게 ‘인권’이나 ‘젠더 감수성’ 등은 선거용 선전 수단일 뿐이다. 민주당은 박원순 성추문 사건 초기부터 피해자 보호가 아니라 린치에 앞장섰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이어 “지난달 박 전 시장 유족은 박 전 시장 묘를 경기 남양주의 이른바 ‘민주 열사 묘역’으로 이장했다. 노동운동가 전태일 열사 묘 바로 뒤다. 그때도 민주당은 침묵했다. 민주당 강령엔 ‘권력형 성범죄 근절’ ‘성폭력 가해자 처벌 강화’ ‘2차 피해 방지 등 성폭력 피해 지원 체계 강화’와 같은 성 평등 관련 내용이 가득하다. 모두 지킬 생각 없이 표를 얻기 위해 벌이는 대국민 연극”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 ‘제사 장남이 지낸다’ 판례 15년 만에 뒤집어

    대법원이 제사 주재자를 정해놓지 않았다면 성별이나 적자·서자 여부 관계없이 최연장자가 주재자라고 판단했다. 이는 딸보다 아들을 우선해야 한다던 기존 대법원 판례를 15년 만에 뒤집은 것.

    한국일보는 1면 <‘제사는 장남’ 남녀차별 깨졌다> 기사에서 “A씨는 1993년 김씨와 결혼해 딸 2명을 뒀다. 그러나 결혼 생활 중이던 2006년 A씨는 또 다른 여성인 이씨와 C군을 얻었다. 2017년 4월 A씨가 사망하자 이씨는 김씨 등과 협의 없이 A씨를 화장했고, B재단법인이 운영하는 추모공원에 유해를 봉안했다. 그러자 김씨와 두 딸은 이씨 등을 상대로 A씨의 유해를 돌려달라며 소송을 냈다”고 설명했다.

    ▲12일 한국일보 1면.

    한국일보는 이어 “고인의 유해 등 제사용 재산은 민법상 제사 주재자 소유다. 김씨 등은 이에 ‘혼외자인 아들 대신 장녀가 제사 주재자로 지정돼야 한다’고 주장했으나, 1, 2심은 기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례를 근거로 본처인 김씨가 아닌 이씨 손을 들어줬다. 2008년 대법원 전원합의체는 ‘공동상속인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은 경우 적자와 서자를 불문하고 장남 혹은 장손자가, 아들이 없는 경우 장녀가 제사 주재자가 된다’며 나이와 적서 여부보다 성별을 우선시한 판결을 내렸다”고 했다.

    그러나 대법원은 11일 기존 판례를 뒤집었다. 한국일보는 “대법원은 그러나 이날 평등 원칙을 내세워 기존 판례를 뒤집었다. 나이가 더 많은 딸이 있는데도 장남을 제사 주재자로 삼는 것은 ‘같은 것을 자의적으로 다르게 취급하는 행위’라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헌법상 전통적 사실이나 관념에 기인하는 차별, 즉 성역할에 관한 고정관념에 기초한 차별은 허용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며 “‘장남 우선 제사 주재’ 관습은 합리적 이유 없는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