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11일 1면에 <진짜 민심 맞습니까…가짜뉴스 같은 여론조사>(5/11)을 싣고 '전문가들'이라고 표현한 익명의 말을 빌려 "여론조사가 수치로 포장된 가짜뉴스 생산지로 전락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국정운영을 부정적으로 평가하는 여론조사 결과가 속속 발표되는 가운데 조선일보가 엄호에 나선 모양새입니다. 물론, 언론으로서 잘못된 여론조사에 대한 비판은 필요합니다. 문제는 기사의 진실성입니다.
윤 대통령 지지율 너무 낮다?, '보통' 항목 있어 비교 불가능
조선일보는 "비슷한 시기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20%포인트 이상 차이가 나면서 조사 결과가 심하게 널뛰고 있다"며 "국민리서치그룹·에이스리서치가 뉴시스 의뢰로 실시해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은 42.1%였다. 하지만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가 4일 발표한 조사에선 윤 대통령 지지율이 18.7%로 두 조사의 차이가 23.4%포인트에 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상세내용을 확인한 결과,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 조사에서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18.7%로 낮았던 것은 '보통이다' 항목이 끼어 있어서입니다. 현재 실시되는 대부분의 대통령 지지율 여론조사는 '매우 잘함/대체로 잘함/대체로 못함/매우 못함/모름'으로 4점 척도를 사용하지만,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는 '매우 잘함/잘하는 편/보통/못하는 편/매우 못함'의 5점 척도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애초 비교가 불가능한 것입니다. 해당 조사에서 윤 대통령 지지율은 잘한다(매우 잘함+잘하는 편) 18.7%, 보통 22.0%, 못한다(매우 못함+못하는 편) 59.4%였습니다.
▲ △ 미디어리얼리서치코리아 5월 1주차 여론조사의 대통령 지지율 설문지(출처 : 중앙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TV조선은 제 20대 총선 당시 고민정, 오세훈 후보가 맞붙었던 광진을 여론조사에서 가중치를 잘못 설정해 '공표불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현재 관련 기사들이 삭제돼 결과는 볼 수 없지만, 당시 미디어스 기사에 따르면 TV조선 여론조사 결과는 고민정 후보가 오세훈 후보를 크게 앞지른 타사 여론조사 결과에 비해 격차가 적었습니다.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500명 표본 중 60대 이상 표본을 기준인 139명보다 38명이나 많은 177명이나 수집했던 것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주간조선이 2020년 10월 창간기념으로 실시한 여론조사도 '공표불가' 처분을 받았습니다. 역시 관련 기사들이 삭제돼 정확한 결과를 알 수 없으나 그 흔적은 <서울이 화났다>라는 기사에서 볼 수 있습니다. 주간조선은 "서울시민 1000명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는 이번이 처음인 듯합니다"라며 "여론조사 수치만 놓고 보면 서울시민들이 현 정권에 단단히 화가 난 것이 분명"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표본 1000명 중 60세 이상 표본을 기준인 263명보다 119명 많은 382명이나 수집했던 것이 원인으로 보입니다.
우연찮게도 삭제된 두 여론조사를 진행한 업체는 이번 조선일보 기사에서 "국민의힘(36.6%) 지지율이 민주당(30.2%)보다 6.4%포인트" 높게 나왔다고 소개된 메트릭스로 같습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미디어오늘,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장관이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법안 통과에 대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3.05.11. ⓒ뉴시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11일 "조만간 정부가 전기요금 인상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전기요금 인상 발표 시기에 대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내일(12일) 한전이 자구노력 같은 비상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앞서 이날 오전 당정협의 후 2분기 전기요금 인상안이 발표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전날 오후 돌연 당정협의가 취소되면서 발표 시기는 미정인 상태다. 당초 전기요금 인상 발표는 2분기가 시작되기 전인 3월말 이뤄질 것으로 예상됐으나, 예상보다 한달 이상 미뤄지고 있다.
이 장관은 전기요금 인상 발표가 미뤄지고 있는 것과 관련해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전력 산업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 점검해보고 공감대를 높여가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면서 "한전의 자구노력이 마련돼야 (요금 인상안이) 확정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약 32조6천억원의 적자를 기록한 한전은 올 1분기에만 약 5조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추측하고 있다.
이날 이종배 의원은 한전의 적자를 지적하면서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한전공대)에 대한 한전의 출연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한전의 적자가 역대 최대로 발생했는데 한전공대에 대한 출연금을 삭감하거나 이월하는 방법은 없는지 검토해달라"고 말했다.
앞서 기획재정부는 한전 등 전력그룹사로부터 지난달 말 1,588억원 규모의 한전공대 출연계획서를 제출받고 사전 협의 절차를 진행 중이다. 한전은 2031년까지 한전공대에 대한 시설 투자비와 운영비 등에 1조원을 투자하기로 약정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한전의 상황이 워낙 어렵기 때문에 한전공대 출연 이런 것을 전면 재검토해봐야 된다고 생각한다"며 "지난해부터 긴축적으로 투자를 해왔지만 기획재정부와 면밀히 검토해서 최대한 적은 쪽으로 출연을 하겠다"며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반면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그린에너지 인력이 시급한 상황인데, 한전공대가 그 역할을 하는 사람을 키우는 곳인데 지원을 줄이느냐"라며 "새로운 시장에 대한 기회가 있는데도 못 잡고 있는 것은 산업부와 기재부가 원가 이하의 전기요금을 고집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양이 의원은 또 "에너지바우처 대상을 늘려 예산을 세운 것이 4월에 끝난다"면서 "올여름에 대상이 줄어들게 되는데, 혹독한 더위에 냉방비 폭등 문제가 나올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 장관은 "에너지 바우처 수급자 범위가 줄었는데,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하겠다"고 답했다.
한전이 발표할 자구책은 '20조원 +α(플러스알파)' 규모의 추가 경영 혁신 방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한전은 지난 2월 3일 전력그룹사 사장단과 비상경영회의에서 2026년까지 총 20조원(한전 14조3천억원, 그룹사 5조7천억원)의 재정 건전화를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한전이 발표할 예정인 자구책은 여기에 여당인 국민의힘이 요구한 추가적인 자구노력 방안을 내놓는 것이다. 이 장관이 발표를 예고한 만큼 산업부와 한전 간 자구책에 대한 협의는 마친 것으로 보인다. 추가 자구책으로는 임금인상분 반납 및 성과급 동결, 비핵심 부동산 매각 등 자구책 등이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정승일 한전 사장의 퇴진도 요구하고 있어서 정 사장의 거취도 자구책과 함께 발표될지 주목된다.
윤석열 정권 1년, ‘이대로는 못살겠다’는 구호를 들고, 대구시민이 ‘윤석열 퇴진’을 전면에 들었다.
특히 민주노총대구본부는 ‘대구지역 시국회의’를 발족하고, 다음달 10일 민중대회, 7월 총파업 성사로 탄압에 항쟁으로 맞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재동 전농 경북도연맹 부의장은 “나라 꼬라지가 개판으로 돌아간다”며 “윤석열 끌어내야 미래세대에 희망 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 “모두 힘모아 퇴진본부 건설하자”
부산 시국회의는 10일 부산일보대강당에 모여 ‘윤석열 퇴진 부산운동본부’(준)를 구성하기로 뜻을 모았다. 윤석열 퇴진에 동의하는 더 많은 단체와 인사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오는 20일 ‘윤석열 퇴진 부산시국대회’를 대규모로 개최해 퇴진투쟁의 첫발을 뗀다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서 정홍형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장은 “양회동 열사의 유지를 받들겠다”면서, “민주노총이 사업장 밖으로 나서 퇴진투쟁에 나서야 할 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지역 교수연구자 의사 예술인 486인 시국선언을 진행한 유동철 동의대 교수는 “모두 어깨 걸고 윤석열 퇴진투쟁에 나서자”고 호소했다.
창원, “심판 넘어 이제 퇴진 구호 들자”
10일 저녁 경남 창원 상남분수광장에서 ‘윤석열 1년, 퇴진이 답이다!’ 윤석열 퇴진 경남대회가 열렸다. 건설노동자 양회동 열사의 유언 영상으로 대회를 시작했다.
이날 최재룡 경남건설기계지부 사무국장은 “이제 더는 이런 세상에 살 수 없다.”라며, “윤석열 정부 심판해서 노동자를 위한 세상 반드시 만들자”라고 밝혔다.
이병하 윤석열심판경남운동본부 대표는 “심판을 넘어 이제 퇴진 구호를 들자”고 호소했다.
대회장에서 진행된 ‘윤석열 1년 최악의 사건’ 투표결과는 1등 ‘창원 간첩단’ 사건, 2등 이태원 참사, 3등 69시간 노동시간 순이었다.
‘윤석열 1년 돌잡이’도 눈길을 끌었다. 윤석열은 좋아하는 ‘소맥’을 집을까 ‘총’을 집을까 망설이다 결국 자신의 운명(?) 대로 ‘수갑‘과 ‘포승줄’을 잡아,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윤석열 퇴진’ 선전물에 호응하는 창원시민의 관심 속에 행진을 이어갔다.
서울 “미국만 쫓다 국민한테 쫓겨난다”
서울은 저녁 7시를 전후해 16개 자치구에서 “윤석열 취임 1년, 더 이상은 못 살겠다! 동네곳곳 시국촛불”이 열렸다.
서울시국회의는 시국촛불에 앞서 서울시민을 대상으로 ‘너도 나도 한 줄 시국선언’을 받았다.
각 자치구 시국촛불에 모인 참가자들은 ‘완전히 검찰이 장악해서 나라 곳간을 털고 있다’, ‘일본, 미국만 쫓다 국민한테 쫓겨난다!’, ‘국민들의 삶과 목숨에는 안중에도 없는 정권! 역사도 미래도 팔아먹는 대통령!’, ‘미국과 일본은 위로 모시고 국민은 아래로 보는 대통령은 필요 없습니다’, ‘1년이 100년 같다. 나라마저 팔아먹는 윤석열은 대통령 자격이 없다!’, ‘다들 먹고 살기 힘든데 윤석열 정부는 빵점이다. 국민을 위해 일해라’ 등의 분노를 촛불에 담아 외쳤다.
[2보] “윤 정권 아래 미래는 없다‥ 윤석열 2년도 없다”
서울시국회의, '윤석열 망언과 퇴행정책 100가지' 퍼포먼스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된 10일.
전국 각지에서 ‘윤석열 심판’ 목소리가 울려 퍼지는 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그 포문이 열렸다.
▲ 서울시국회의가 주최한 '윤석열 망언과 퇴행정책 100가지' 퍼포먼스 ⓒ김준 기자
‘민생파탄, 민주실종, 평화파괴 윤석열 정권 심판 서울시국회의’는 이른 아침 광화문광장에서 100인 피케팅을 벌였다. 윤석열 정부의 퇴행 정책이 조목조목 담긴 100개의 피켓에 시민들의 관심이 쏠렸다.
ⓒ김준 기자
100인 피케팅을 마친 서울시국회의는 광화문광장 세종대왕상 앞에서 ‘윤석열 1년’을 규탄하고, “윤석열 정권 아래 우리의 미래는 없다. 우리의 미래를 위해 반드시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이 주인 되는 새로운 대한민국으로 나아가자”는 시국선언문을 발표했다.
이장희 서울시국회의 상임대표는 “윤석열 정부의 많고 많은 실정 가운데 딱 한 가지만 언급하겠다”면서 한미일 동맹과 굴욕외교를 지적했다.
이 상임대표는 “유일한 분단국가에서 평화 공존을 가져오고 미래 남북통합과 화해를 만들어가야 할 민족적, 역사적 사명 앞에 놓인 대통령이 전쟁을 치르자고 하고 있다”면서 “한미일 삼각 신동맹 체계에서 북중러를 적대관계로 돌리고 있는 윤석열의 책임이며 미국의 책임”이라고 규탄했다.
▲ 이장희 서울시국회의 상임대표가 윤석열 정부 규탄발언을 하고 있다. ⓒ김준 기자
정재민 정의당 서울시당 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1년밖에 안 됐는데 10년이 흐른 느낌”이라며 “야당과 대화 한번 안 하는 불통정권·독불장군 정권, 오직 미국의 이익만을 위한 정권이 국민에게 남긴 것은 굴욕감과 좌절감 뿐”이라고 규탄했다.
“대출금리, 난방비 폭탄, 그리고 전세사기 피해자들에겐 ‘모든 피해를 보상할 수 없다’며 선을 그었다. 이태원 참사에 대해선 책임회피도 모자라 특별법 제정을 가로막고 있다. 반대로 부자들에겐 종부세, 법인세 등 수백조를 감세해 줬다”면서 “지난 1년간 부자와 가진자들을 위한 국가만 있었을 뿐, 국민을 위한 국가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김준 기자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장은 “불평등 양극화, 공공성 강화와 국가책임, 자주 평화 통일 세상은 혼자 힘으로 할 수 없다”면서 “노동자, 지역, 시민사회, 진보정당 모두의 힘으로 윤석열을 심판하고 사회 대전환을 위한 전면전에 나서자”고 외쳤다.
서울시국회의는 이날 저녁 7시경 서울 노원·동대문·광진·성동·강동·송파·용산·동작·관악·금천·영등포·구로·강서양천·서대문·은평·종로중구 등 16개 자치구에서 동시다발 ‘동네 시국촛불’을 개최한다.
ⓒ김준 기자
서울에서 전세사기 피해가 가장 집중된 강서·양천 시국촛불에서는 전세사기, 깡통전세에 대한 분노가 터져 나올 예정이며, 일제 강점기의 아픔이 서린 서대문형무소(독립문)에서 진행될 서대문 시국촛불은 굴욕외교를 주제로 펼쳐진다.
동작 시국촛불엔 아직도 거리에서 농성 중인 수산시장 상인들이 참석해 노량진수산시장 문제해결을 외치고, 광진 촛불에선 최근 부결된 방사능 안전급식 조례 관련 구의회 규탄 행동도 벌어질 예정이다.
서울시국회의는 “모든 동네 시국촛불에 이태원참사 유가족분들과 양회동 열사를 먼저 보낸 건설노동자 등이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울산시당을 비롯한 울산지역 정당 및 사회단체는 9일 저녁 ‘윤석열 취임 1년, 2년은 없다’ 울산시민 시국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대회 참가자들은 굴종굴욕외교, 전쟁위기, 경제파탄, 검찰독재, 노동탄압의 주범 윤석열 정권 퇴진을 촉구했다.
대전, '한 줄 시국선언' 낭독 후 100인 1인시위
ⓒ임재근
대전민중의힘을 비롯한 대전지역 시민사회 34개 단체 대표단은 10일 오전 대전시청 북문 앞에서 ‘한 줄 시국선언문’을 낭독했다. 이날 첫 낭독에 나선 천주교 대전교구 김용태 신부는 “검찰독재 어언1년, 결과는 적패정치, 매국외교, 민생파탄, 전쟁위기, 노동탄압, 역사왜곡, 부정부패, 각자도생”이라면서, “윤석열 정권 타도하여 대한민국 되살리자”라고 선언했다.
ⓒ임재근
이날 단체 대표 36명의 시국선언을 발표한 데 이어 은하수네거리 일대에서 ‘검찰독재 1년, 못살겠다 갈아엎자! 윤석열 심판! 시국공동행동’으로 100인 1인시위를 전개했다.
광주·전남 시민사회단체가 윤석열 정권 출범 1년 공동시국선언과 함께 윤석열 퇴진을 촉구했다. 이들 단체는 5·18민주광장에서 9일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공공요금은 폭등하고 의료와 돌봄 공공성은 내팽개쳐졌다”라며 “집권 1년 만에 온 나라를 재앙에 빠뜨린 윤석열 대통령은 즉각 퇴진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일본과 미국을 향한 저자세 외교가 한반도 평화를 해치고 있다”라며 향후 대통령 퇴진을 촉구하는 동시다발 1인 시위를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윤석열 취임 1년을 맞아 9일과 10일에 걸쳐 전국 각지에서 시국선언이 이어졌다.
*2보 추가_ 10일 13시
[1보] 윤석열 1년 "온 나라가 위기"..전국 각지 시국행동 봇물
내일(10일),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이 되는 날이다.
굴욕외교, 민생지옥, 검찰독재와 민주파괴, 노동탄압, 공안탄압, 전쟁위기까지….
“온 나라가 위기다”, “더 이상은 못 살겠다”는 아우성이 전국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시국회의, 시국선언, 시국촛불, 윤석열 퇴진 시국대회까지 형태는 달라도 윤석열 정부를 가만 놔두지 않겠다는 목소리는 하나다.
민플러스가 각 지역에서 펼쳐지는 윤석열 정부 1년 시국행동을 한 곳에 담아 보도한다.
▲ 8일 인천지역 비상시국회의 출범 ⓒ이성재
8일, 인천지역이 그 시작을 알렸다.
이날 저녁 ‘민생파탄·굴욕외교·전쟁위기 저지를 위한 인천비상시국회의’가 출범을 알렸다. 원로 인사들을 비롯해 180여 명이 추진위원회 참여했다.
윤석열 정부의 상징적인 피해자 인천 미추홀구 전세사기피해자대책위원회 안상미 위원장이 나와 분노를 토했다.
안 위원장은 “전세사기 피해는 개인의 잘못된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라 국가 시스템의 맹점으로 인한 구조적인 피해이기에 당연히 국가가 나서서 해결책을 내놓아야 한다”면서 “은행부실채권, 미분양 아파트 구입은 하겠다고 하면서, ‘나라가 먼저 변제하고 가해자들에게 받아내서 공제하라’는 피해자들의 요구는 외면하고 있다”고 규탄했다.
ⓒ이성재
이형진 인천 일반노조 위원장은 건설노조 양회동 열사의 분신이 “윤석열 정권이 합법적인 노조 활동인 단체교섭과 임금인상 요구 등을 협박·공갈·갈취한 파렴치범으로 몰아가서 생긴 일”이라 규탄하곤 “윤석열을 끌어내리지 않으면 우리 모두가 파렴치범으로 몰릴 수 있다”며 윤석열 퇴진을 촉구했다.
함세웅 신부는 신부들이 매주 월요일 시국미사를 열고 있다는 것을 알리곤, “우리 민족은 임진왜란, 병인양요, 일제침탈, 남북분단과 전쟁 등 아픈 역사를 갖고 있다. 이를 치유해 가야 한다”면서 “인천비상시국회의가 인천시민사회를 바꿔 나가는 씨앗이 되자”고 당부했다.
▲ 국민의힘 경남도당 앞에서 열린 윤석열 퇴진 경남 시국선언 ⓒ이미연
9일 오전엔, 경남에서 ‘민생·민주·평화 파탄 윤석열 심판 경남 시민사회단체·각계인사 공동시국선언’이 이어졌다.
김영만 윤석열 심판 경남운동본부 고문은 “최고의 '안보'는 윤석열이 '안 보'이는 것이다. 그러려면 퇴진 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시국선언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의 1년을 “민생파괴의 1년, 민주파괴의 1년, 평화파괴의 1년, 대한민국 미래를 파괴한 1년”이라며 “국민을 위해 대한민국의 내일을 위해 윤석열은 퇴진하라”고 요구했다.
시국선언엔 206개 시민사회 단체와 334명의 인사가 참여했다.
▲ 경남청년 509인 시국선언 ⓒ이미연
이에 앞서, 경남 청년 509인은 “더 이상 윤석열 정부에 당하고만 있지 않겠다”는 시국선언을 발표했다.
“우리는 대통령을 뽑았지 바보를 뽑지 않았고, 일본 영업사원을 뽑지 않았고 미국 행동대장을 뽑지 않았다”, “필요할 때만 청년 찾는 윤석열, ‘미래를 위해 만행을 저질렀다’는 어이없는 변명하지 말고 국민들 그만 부끄럽게 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더 이상 만행을 멈춰라”고 외쳤다.
청년들은 ▲주 69시간제 폐기 ▲대일 굴욕외교 즉시 중단 ▲이태원 참사 국가책임 인정과 사죄 ▲‘곽상도 50억 뇌물 무죄’ 부패 정치 척결 등 4대 요구를 내놨다.
ⓒ이미연
한편, 9일 저녁 울산 시국대회가 열리는가 하면, 윤석열 출범 1년이 되는 10일에도 서울 16개 지역 시국촛불을 비롯해, 경기, 강원, 대전, 충북, 세종충남, 대구경북, 부산, 전북, 광주, 전남 등 전국 각지에서 비상시국행동이 벌어질 예정이다.
조선일보가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을 조사한 여론조사들에 ‘가짜뉴스’ 딱지를 붙였다. 조선일보는 1면에 <진짜 민심 맞습니까… 가짜뉴스같은 여론조사> 기사를 내고 윤 정부 출범 후 1년간 실시된 여론조사가 문재인 정부 때보다 88% 급증했다며 전문가 입을 빌려 “여론조사가 수치로 포장된 가짜 뉴스 생산지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반면 경향신문은 윤 정부가 지난 10일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면직 절차에 착수한 것을 1면 상단에 실으며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지적했다.
▲ 11일자 주요 9개 아침신문 1면.
조선일보 “문 정부 때보다 여론조사 급등… 조사 품질 낮아”
▲ 11일자 조선일보 1면 기사.
▲ 11일자 조선일보 3면 기사.
지난 10일 취임 1주년을 맞은 윤석열 대통령을 향한 아침신문의 평가는 박한 편이다. 기자회견을 건너뛴 채 외신 인터뷰만 하는 것을 놓고 ‘소통이 부족하다’고 비판했고, 문재인 정부를 계속 언급하는 것도 ‘전 정권 탓을 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갈수록 불확실성이 커지는 대내외 경제 상황 대처 부족도 지지율 하락 대목 중 하나다. 이러한 일관된 비판 흐름에서 조선일보가 홀로 윤석열 대통령의 낮은 지지율에 문제를 제기하며 비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조선일보에 따르면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여심위)에 등록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 조사는 10일 현재 460건으로, 같은 기간 문재인 정부 때(244건)보다 88%(216건)가 늘었다. 조선일보는 “비슷한 시기 조사에서도 지지율이 20%p 이상 차이가 나면서 조사 결과가 심하게 널뛰고 있었다”며 “일부 조사 회사의 특정 방향으로 응답을 유도하는 듯한 조사도 신뢰성을 떨어뜨리는 데 한몫”이라 했다.
조선일보는 여론조사별로 국정수행 지지율 편차가 23.4%p에 달한다면서 조사의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3면 <“졸속 이전”, “굴욕 외교” 답 유도하는 질문… 여론몰이용 조사 넘쳐> 기사에서 조선일보는 ‘답정너’ 질문으로 결과를 왜곡하는 ‘불순한 조사’들이 끼어들고 있고, 응답률 10% 미만인 조사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 11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 11일자 한겨레 8면 기사.
반면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윤 대통령이 1년간 ‘언론 길들이기’로 장악 의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TV조선 재승인 심사 점수 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이 지난 10일 면직 절차에 들어간 것도 같은 맥락이라는 분석이다. 경향신문은 1면에 <한상혁 방통위원장 ‘축출’ 착수>서 “윤석열 정부는 3년 임기가 보장된 한 위원장에게 전방위적 사퇴 압박을 해왔다”며 “‘KBS와 MBC 등 공영방송을 장악하기 위한 목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고 했다.
한겨레 또한 8면에 창간기획으로 <비판 언론 고소‧고발 ’탄압‘… 소통 문닫고 ’통제‘ 궁리만> 기사를 내고 윤 대통령과 언론 사이의 갈등을 조명했다. 한겨레는 비속어, 천공, 김여사 등 보도에 고소‧고발이 남발돼 공세적 태도가 일관됐다며 수신료 분리징수를 공론화시킨 것도 ’공영방송 길들이기‘로 규정했다. ’가짜뉴스‘를 해결하겠다며 대대적으로 꾸린 미디어발전위와 미디어특위 또한 보수 성향 관료‧전문가로 채워졌다며 “언론 탄압서 조직적 장악 단계로”라고 평했다.
해당 신문들이 윤 정부의 언론탄압 의도를 분석할 때 조선일보는 1면에 <’노영방송‘ MBC… 간부 89%가 노조원> 기사에서 “공영방송의 주요 보직자들이 민노총 산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에 가입해 활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며 “민노총 언론노조는 사실상 어용 노조”라는 제3노조 주장을 인용했다.
김재원 1년 중징계, 태영호 3개월 경징계… 동아 “친윤 지도부 탓”
▲ 11일자 한겨레 3면 기사.
’5‧18 폄하발언‘ 등 각종 설화에 휩싸였던 김재원 최고위원이 당 중앙윤리위원회에서 당원권 정지 1년 중징계를 받은 데 이어 대통령실 공천 개입을 시사한 녹취록 파문 당사자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당원권 정지 3개월의 비교적 낮은 수위의 징계를 받았다. 윤리위 징계 결정을 앞두고 최고위원직에서 스스로 물러난 것이 징계 수위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 김 최고위원은 내년 4월 총선에 공천을 받을 수 없고, 태 위원은 징계 뒤 공천을 받을 수 있게 됐다.
▲ 11일자 한국일보 사설.
3개월의 경징계가 이뤄진 것을 놓고 국민의힘을 향한 질타가 쏟아졌다. 한국일보는 사설 <태영호 자진사퇴… 국민의힘의 비겁한 ’정치적 해법‘>에서 “당 차원에서 필요한 조치를 제대로 했다고는 보기 어렵다”며 “이런 비겁한 대응으로 국민의힘이 같은 문제를 반복하지 않을 자신이 있는지 자문하기 바란다”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일보는 “문제의 본질인 대통령실의 공천 개입 의혹은 진상조사도 하지 않은 채 태 최고위원을 중징계하자니 부담이 적지 않았을 것이다. 태 최고위원은 1년 당원권 정지의 중징계를 받을 경우 내년 총선 출마가 어렵다는 점을 고려했을 것”이라면서도 “하지만 사안 자체로 판단하지 않고 ‘정치적 해법’을 유도한다면 윤리위가 대체 왜 필요한가”라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도 1면에 <與 김재원 당원권 정지 1년, 태영호는 3개월> 기사를 낸 데 이어 사설 <與 지도부 2달 만에 와해 직면… ‘용산’ ‘강성지지층’만 바라본 탓>에 “전당대회 두 달 만에 선출직 최고위원 5명 중 2명이 ‘유고’ 상황에 처하면서 여당 지도부가 와해 위기에 직면한 것”이라 설명하며 “(국민의힘이) 친윤 일색의 지도부가 들어섰고, 주요 당직도 친윤으로 채워졌다. 이러니 일반 국민의 상식적 눈높이보다는 대통령실의 눈치를 보고 강성 지지층이 어떻게 나올지를 의식하는 듯한 모습”이라고 했다.
▲ 11일자 조선일보 5면 기사.
징계 소식을 1면에 싣거나 한 면 가득 분석한 대부분 아침신문과 달리 조선일보는 5면 하단에 관련 소식을 짧게 실었다. 조선일보는 “두 최고위원으로 촉발된 논란이 일단락되면서 김기현 대표는 청년과 중도층 등을 향한 정책 추진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윤석열 퇴진투쟁 가린 민주노총 전 간부 구속기사 소식
▲ 11일자 중앙일보 1면 기사.
▲ 11일자 한겨레 1면 사진기사.
지난 10일 민주노총이 서울 용산구에서 윤 대통령 퇴진 투쟁을 선포한 시점, 중앙일보는 1면에 <“오르막서 잘 안나가요” 민노총간부-북 연락법> 기사를 냈다. 중앙일보는 “(북한 공작원은) 접선이 가능하면 ’토미홀‘, 불가능하면 ’오르막길‘을 댓글에 넣으라고 했다”며 “유튜브 댓글로 북한 공작원과 통신한 사례는 처음”이라는 검찰 관계자 발언을 인용했다.
조선일보도 4면 <북한이 ’본사‘, 민노총은 ’영업부‘… 北 지령문 90건 받아> 기사에서 “민주노총 전직 간부 4명이 북한 공작원과 해외에서 접선한 뒤 북한 지령에 따라 활동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 등으로 구속 기소됐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北 지령문만 90건, 민노총·北 관계 안 밝혀진 게 더 많을 것>에서도 “이들의 사무실과 주거지 등에서 발견된 북한 지령문만 90건으로, 역대 간첩 사건 중 최다”라며 “북한 지령은 한국에 정치 이슈가 있거나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하달됐고, 주로 반정부 투쟁을 선동하는 내용”이라고 했다. 지난 10일 열린 윤 대통령 퇴진투쟁에 대해서도 “어처구니없다고 할 수밖에 없다. 민노총은 간첩 수사를 ‘공안 탄압’이라고 해왔다. 그러면서도 한 번도 제대로 해명하지 않았다. 북한과 민노총 관계의 진실은 아직도 밝혀지지 않은 것이 훨씬 많을 것”이라고 했다.
일본의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기본적인 지침에도 어긋난다는 지적이 나온다. IAEA 회원국이라면 지켜야 할 지침과 원칙 중에는 ‘그 행동으로 개인과 사회에 예상되는 이득이 그 행동으로 인한 해악보다 커야 한다’는 게 있는데, 오염수 방류가 태평양 생태계와 연안 국가에 끼치는 영향은 크든 작든 해악이 크기 때문이다. 이미 여과설비를 거쳤다는 오염수 중 70%는 여전히 기준치보다 훨씬 웃도는 방사능 수치를 나타내고 있으며, 이 중 일부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는 기준치보다 2만 배에 이르기 때문에, 회원국들은 이 같은 지침·원칙을 일본에 적용하라고 IAEA에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평양도서국(PIF) 과학자 패널 자문위원인 아르준 마크히자니(Arjun Makhijani) 박사는 10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에서 이 부분을 지적했다. 그는 40년 이상 핵무기 제조시설과 핵실험 등으로 유출된 방사능핵종이 환경과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집중적으로 연구해 온 과학자다.
더불어민주당 후쿠시마원전오염수해양투기저지대책위원회, 정의당 후쿠시마오염수무단투기 저지 TF, 진보당, 일본방사성오염수해양투기저지행동 등은 10일 국회에서 '후쿠시마 원전오염수 해양투기 무엇이 문제인가' 토론회를 열었다. 아르준 마크히자니 PIF 과학자 패널 자문위원, 숀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전전문가, 반 히데유키 일본원자력정보자료실 대표 등은 이날 토론회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투기 문제점에 대해 발표했다. ⓒ민중의소리
“처리수”라는데 일부 탱크 2만배 오염
발견되면 안 될 방사성물질 나타나
IAEA 지침 ‘GSG-8’ 왜 검토 안하나?
“누굴 위한 방류? 지침 검토 요구해야”
아르준 박사는 먼저 “(오염수를 방류하지 않고 해결할 수 있는) 대안이 있는데 그 대안을 일본과 IAEA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은 지난 2021년 4월 후쿠시마 제1원전 다이이치 발전소에 쌓인 130만t에 이르는 오염수를 태평양 바다에 방류하기로 결정했다. 현재 이 오염수는 후쿠시마 원전 부지에 설치된 1천여 개의 탱크에 보관돼 있다. PIF 과학자 패널들과 일본 시민단체·전문가 등은 이 오염수를 방류하지 말고, 10만t급 대형 탱크를 더 지어 10~20년가량 더 보관하거나 시멘트·모레 등을 섞어 고체로 보관하는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이미 10만t급 탱크는 세계 각국 석유비축기지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시멘트 등과 섞어 고체로 만드는 작업 또한 다른 핵시설에서 시행되는 기술이기 때문에 충분히 도입 가능한 대안이다. 그런데도, 일본은 방류만이 유일한 방법인 것처럼 올해 7월부터 방류를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방류할 경우, 생태계와 태평양 바다 그리고 인접국에 끼칠 영향은 가늠하기 힘들다. 일본이 아무리 ‘알프스’(ALPS·다핵종제거설비)라는 여과설비로 방사성 물질을 제거한다고 한들, ‘삼중수소’ 등 방사성 물질은 제거되지 않기 때문이다. 오염수 탱크 안 삼중수소의 총량은 상상을 초월한다. 이날 토론회 발제자 중 한 명인 반 히데유키 일본원자력정보자료실 대표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탱크 안 삼중수소는 약 780조 베크렐에 이르며 탱크로 끌어 올리지 못한 원전 건물 내 오염수에 있는 삼중수소는 약 1490조 베크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친원전 세력과 일본 정부 등은 “삼중수소는 위험하지 않다”고 주장하지만, 세계 각국 전문가들은 삼중수소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다. 체외에 있는 삼중수소는 친원전 세력의 주장대로 위험성이 크지 않지만, 몸의 구성성분이 된 ‘유기결합 삼중수소’(OBT)는 핵분열과 방사선으로 DNA를 파괴하거나 변형시킨다. 김익중 의학박사 등이 이를 일찍부터 경고한 바 있지만, 국내 원자력공학자들과 주류언론은 “괴담”이라며 이 경고를 무시해 왔다. 하지만 저명한 생물학자 티머시 무쏘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 대학 생물학과 교수도 비슷한 이유로 삼중수소가 오히려 다른 방사성 물질보다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무쏘 교수는 지난달 전 세계 논문을 분석·발표하는 그린피스 기자회견에서 “삼중수소에 오염된 어패류 등을 섭취했을 경우 감마선보다 2배 이상 내부 피폭 위험이 있고, 이로 인한 생식기·유전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서도 삼중수소가 어떻게 생태계 먹이사슬에 따라 유기결합 형태로 축적되어 생태계를 위협할 수 있는지, 숀 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전 전문가가 설명했다.
삼중수소에 대한 우려도 큰데, 일본이 “처리수”라고 주장하는 오염수 안에 무엇이 있는지조차 확인이 안 되는 것도 문제다. 히데유키 대표는 “1천여 개 탱크에 저장된 오염수 중 ‘알프스’로 처리했는데도 방사성 물질이 제거되지 않은 게 70%”라며 전체 오염수 탱크 중 5%가량은 방사능 수치가 기준치보다 2만 배나 높다고 짚었다. 일본이 “처리수”라고 주장하는 오염수의 70%가 처리가 안 된 물이라는 것은 IAEA 보고서에도 나오는 내용이다. 아르준 박사도 발견되면 안 될 방사성물질이 일본 측이 제공한 샘플에서 발견되고, 도쿄전력 또한 납득할 만한 설명을 내놓지 않는 점 등을 들어 도쿄전력을 신뢰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숀버니 그린피스 수석 원전전문가(오른쪽)와 반 히데유키 일본원자력정보자료실 대표(왼쪽) ⓒ민중의소리
이에, 아르준 박사는 IAEA 회원국인 일본에 IAEA ‘일반안전지침 8’(GSG-8)을 준수하라고 요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IAEA 규정에는 IAEA가 “건강을 보호하고 생명과 재산에 대한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한 안전기준을 수립하거나 채택”하도록 하고 있다. 이 규정에 따라 마련된 안전지침 중 GSG-8은 “그 행동으로 개인과 사회에 예상되는 이득이 그 행동으로 초래되는 해악보다 큰지 보고 이득이 크다고 여길 때만 정당하다고 판단하는 것”이라고, 아르준 박사는 설명했다. 이어 아르준 박사는 “(오염수) 방류는 태평양에 있는 일본의 이웃 국가들에 이득이 되지 않는다”라며 “따라서 그 피해가 얼마나 크든 작든 간에 (이웃 국가들이 볼) 피해는 항상 이득보다 크다”라고 강조했다.
즉, IAEA 회원국인 일본이 오염수를 태평양 바다에 방류하게 되면 이 IAEA 안전지침을 어기게 된다는 뜻이다. 아르준 박사는 “한국을 비롯한 중국, 마셜제도, 피지 등 국가들은 IAEA에 일본이 (해당 규정을) 준수하고 있는지 검토를 요청할 권리가 있고, IAEA도 일본에 요청할 의무가 있다”라고 말했다.
한편, IAEA는 일본의 오염수 방류 계획을 검토하면서 GSG-8에 대한 검토는 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초에 공개한 IAEA 중간보고서를 보면 GSG-7, GSG-9, GSG-10 등 지침을 검토했다고 밝히고 있지만, GSG-8은 언급하지 않았다. 또 IAEA는 크게 10대 안전 원칙을 정하고 있는데, 이중 ‘원칙4’는 아르준 박사가 말하는 ‘GSG-8’ 규정과 유사한 내용이다. 원칙4를 배경으로 지침 ‘GSG-8’이 제정됐을 가능성이 크다. IAEA는 일본 오염수 방류 계획에 대한 검토에서 원칙1, 원칙5, 원칙6, 원칙7 등 4개 원칙만 고려하고 있을 뿐, 가장 중요한 원칙 중 하나인 ‘원칙’4에 대해서는 고려하지 않고 있다.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세계 각국의 노년층은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요? 노년의 삶이 축복인지 재앙인지, 각국의 젊은이들은 노인들을 어떻게 대하고 있는지, 노인의 경험을 사회가 잘 활용하고 있는지 <오마이뉴스>가 세계 여러 나라에서 소식을 보내오는 시민기자들과 함께 전 세계 노년의 삶을 들여다봤습니다. [편집자말]
▲ 지난 4월 25일 일본 도쿄에서 보행자들이 길을 건너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4월 26일, 일본 후생노동성 산하 국립사회보장 인구문제 연구소(이하 연구소)는 현재 1억 2500만 명인 총인구가 2070년에는 8700만 명으로 감소할 것이며, 그 중 65세 이상의 고령화 인구 비율이 38.7%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편 이 시기 외국인 수는 10.8%, 약 940만 명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타의 추종 불허하는 초고령사회
인구수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저출생이다. 의료기술의 발달 등으로 아무리 수명이 늘어난다 하더라도 새롭게 태어나는 사람이 없으면 장기적 관점에서 인구는 줄어들 수밖에 없다. 그나마 이번 총인구 예측치는 2018년 같은 시기에 발표된 8323만 명에 비해 약 370만 명이 증가했다. 관광객을 제외한 외국인 비율이 늘었기 때문이다. 참고로 연구소는 5년 단위로 종합한 것을 3년간 정밀하게 계산해 장기추계인구 전망치를 발표한다. 이번에 발표된 각종 수치는 2015년 4월부터 2020년 3월까지의 상황을 종합한 것이다.
2020년 현재 관광객을 제외한 일본 거주 외국인은 총인구의 2.2%에 불과하지만 2070년에는 10.8%까지 늘어날 것이므로 총인구는 2018년의 8323만 명(2015년 기준) 보다 증가한 8700만 명이 될 것이라고, 보고서는 전망한 것이다. (한국의 경우, 통계청이 '2021년 장래인구추계를 반영한 세계와 한국의 인구 현황 및 전망'에서 2070년 3800만 명으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
일본은 2021년 1.3인 합계출생율이 2070년 1.36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국(2021년 0.808명)에 비한다면 꽤 양호한 수준이지만 그래도 인구감소는 피할 수 없다. 고령자의 인구 비율을 38.7%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태어나는 사람이 적은데 죽을 사람은 많다. 아무리 외국인을 받는다 하더라도 한계가 있다. 즉 일본 총인구는 필연적으로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일본은 전 세계적 수준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고령화 사회다. 이미 50년 전부터 가장 빨리 늙어가는 나라로 손꼽혔다. 유엔 등 국제사회의 기준에 따르면 모든 국가는 65세 이상 고령자 인구가 총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에 따라 고령화사회,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로 나뉜다. 각각의 기준은 7%, 14%, 20%다.
가령 65세 이상 인구가 총인구의 20% 이상을 점하고 있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된다. 일본은 고령화, 고령, 초고령 모두, 전 세계 모든 국가/사회를 통틀어 1등으로 진입했다. 고령화사회는 1970년(7.1%), 고령사회는 1994년(14.6%), 초고령사회는 2010년에 달성했다.
2010년 인구통계를 보면 총 인구 1억 2806만 명 가운데 65세부터 74세가 1517만 명, 75세 이상이 1407만 명으로 합계 2924만 명을 기록해 인구수 대비 22.8%를 기록한 것이다. 이 흐름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작년 4월 후생노동성은 65세 이상 인구가 2025년에 30%를 돌파하고, 2036년 33.3%에 이를 것이라 전망했다. 이후 고령인구의 증가세는 완만해지지만 이번에 나온 보고서를 보듯 2070년엔 38.7%로 조금이라도 늘면 늘었지 절대 줄어들진 않는다.
일본사회는 고령 인구가 급격히 증가한 2010년을 계기로 여러모로 많은 사회적 문제를 낳았고, 지금도 그 해결책을 못 찾고 있다.
2010년 전후 무슨 일이
▲ 지난 4월 29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연례 메이데이 집회에서 일본노동조합총연합회(렌고) 회원들이 임금 인상과 노동 조건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 시기에 가장 인구가 많은 세대라 불리는 '단카이세대(1차 베이비붐, 1947년-1948년 출생자, 당시의 합계출생율 평균치는 4.32)'가 동시 정년퇴직하면서 연금, 의료보험 등을 포함한 고령자 사회보장 예산이 급격히 증가했다. 또한 이 시기를 전후해 2008년 리먼브라더스 발 금융사태, 그리고 2011년 동일본대지진 등 미증유의 금융, 자연재해 사고가 연이어 터졌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다고 알려진 일본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을 보자. 일본정부의 부채 비율은 2002년 처음으로 150%를 초과했다. 2008년까지 150-170% 수준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왔고, 심지어 2007년에는 전년도 대비 5%포인트 줄이기도 했다. 그러나 위에서 언급했듯이 리먼 쇼크 이후 다시 재정확장 정책을 폈고, 2010년을 계기로 국가예산이 대폭 늘어나 200%를 넘어섰다.
동일본대지진, 그리고 양적완화를 통한 경기부양 정책을 전면에 내세운 아베 제2차 내각이 들어선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이 비율은 매년 GDP 대비 230%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시국으로 돌입하며 마의 250%까지 깨졌다. 2023년 3월 현재 일본정부의 부채비율은 265%에 달한다.
이 말은 곧 정부가 국채를 대량으로 찍어내고 있단 소리다. 국채 수입금으로 직접 주식시장에 개입하고, 예산을 편성한다. 역설적으로 보자면 전통적인 세금(소득세, 법인세, 소비세 등)만으로는 예산편성이 불가능하단 뜻이다. 그렇다면 일본정부의 일반회계예산 내역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특수한 경우라 할 수 있는 코로나 시국 전의 직전 예산을 보면 특별추경예산을 제외한 일본의 일반회계예산(2020년)은 102조 6598억 엔이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은 '사회보장관계비'로 35조 8608억 엔(34.9%)에 달한다.
이 항목을 좀 더 들여다보면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것이 연금급부금 12조 5232억 엔(전년도 대비 3.9%포인트 증가), 의료급부금 12조 1546억 엔(2.5%포인트 증가), 개호간병급부금 3조 3838억 엔(5.4%포인트 증가), 이른바 '고령자 대상 3대 급부금 예산 항목'이 28조 616억 엔에 달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이 고령자 예산이 전체 예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으로 보더라도 27.4%에 달한다.
혹자는 인구수 분포에서 고령자가 차지하는 비율을 생각할 때 27.4%는 그리 많은 것이 아니고 오히려 타당하다는 의견을 펴기도 한다. 나아가 일본 국채는 90% 이상을 일본 국내 개인 및 기관이 가지고 있기 때문에 얼마를 풀어도 국가 부도의 염려는 없다고 주장한다. 백번 양보해 그러한 주장들이 전부 맞다고 가정해도 문제는 산적해 있다. 특히 연금문제,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된 세대 간의 빈부 격차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겠지만 정년퇴직 후 받는 연금은 자신들이 젊은 시절 꼬박꼬박 넣어둔 돈을 이자 쳐서 돌려받는 것이다. 하지만 고령자들이 지금 지급받고 있는 연금에는, 사실상 자식, 손자 세대들이 현재 납입하고 있는 연금도 포함돼 있다.
각 나라의 연금기구는 그렇게 쌓인 연금을 투자금으로 운용해 매월 고령자들에게 연금을 지급한다. 즉 고령자들이 받는 연금에는 젊은 세대들의 납입액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하지만 현재 일본은, 물론 한국만큼은 아니지만, 꽤 심각한 저출생 사회이다.
일본은 흔히들 언급하는 사회가 유지될 수 있는 최소한의 합계출생율 '1.54 쇼크'를 이미 1989년에 경험했다.
그 이후 각종 대책을 세워 일시적으로 회복한 적도 있지만 최근 20년간 줄곧 1.30에서 1.45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즉 기존의 사회 유지는 이미 힘들다는 뜻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0년도 일본 정부의 예산편성을 보면 저출생 대책 예산은 3조 387억 엔에 불과하다. 그나마 이 예산도 매년 늘어난 것이다.
상황이 계속 이렇다면 일본의 저출생은 계속 진행될 것이고 그와 비례해 고령화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큰 축인 '연금제도'는 성립될 수가 없다. 일하는 사람이 없는데 연금을 누가 어떻게 낸단 뜻인가.
남자 노인을 위한 나라
▲ 지난 2일 일본 도쿄에서 한 증권사의 닛케이 225 지수 전광판 앞을 노인이 지나가고 있다. ⓒ 연합뉴스
그렇기 때문에 기시다 내각은 연금수급 나이를 기존 '65세'에서 플러스마이너스 5년으로 바꿨다.
2022년 4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새로운 연금제도는 만60세부터 연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빨리 받는 대신 원래 받을 수 있는 연금액보다 최대 24% 감액된다. 그와 대조적으로 70세부터 연금을 받을 경우, 즉 기존 연금 지급 나이인 65세보다 5년을 늦출 경우 최대 42% 증액된 연금을 받을 수 있다. 5년 빨리 받거나 늦게 받으니 그 금액이 줄거나 늘어나는 건 당연하다.
문제는 지금까지 수십 년간 변하지 않았던 연금제도에 손댔다는 것이다. 이는 곧 기존의 연금제도로는 운용이 안 된다고 실토한 것에 다름없다. 수정 연금제도 역시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기 때문에 솔직히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른다.
근본적인 해결에 뜻이 있다면 저출생, 이민자 문제 등을 해결해야 하는데 앞서 말했듯 저출생 관련 예산은 고령자 예산의 1/9 수준에 불과하다.
세대 간 빈부격차 문제도 있다. 공교롭게도 지금 연금을 받는 65세 이상 고령자는 고도성장기, 버블의 수혜를 받은 부유층이다. 부부 연금 액수만 봐도 세대별 평균 25만 엔에 달한다.
반면 현재의 젊은 세대 30-40대는 버블 붕괴 이후 찾아온 '취직빙하기'를 거쳐 '잃어버린 20년'의 한복판을 지내온 세대다. 특히 샐러리맨의 경우 평균 월급이 20년간 변함이 없다. 일본 근현대 역사상 가장 빈곤한 세대라고 지적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결혼, 출산은커녕 제 한 몸 건사하기 어려운 세대다.
역설적이다. 가장 빈곤한 일하는 세대가, 가장 부유한 퇴직 세대를 위해 연금을 납부하고 세금을 낸다. 그렇다고 이들을 위한 지원이 큰 것도 아니다. 젊은 세대 예산이라 불리는 생활부조 등 사회복지비 예산은 4조 2027억 엔, 고용노동재해대책 예산은 불과 395억 엔이다.
결론 짓자면 일본은 노인을 위한 나라이다.
노인의 발언과 영향력이 그 어느 사회보다 높다. 70-80대 정치인들이 수두룩하다. 집권여당인 자민당 지지세력 역시 남자 고령자들이 압도적이다. 그들의 표를 얻고 그들을 위한 정책을 편다. 젊은 세대들은 먹고 살기에 바빠 정치에 관심을 놓고, 휴일에도 일을 한다.
선거날엔 노인들이 다시 투표를 하러 가고 당선된 세습의원들, 나이 많은 정치인들이 자신들을 뽑아준 유권자들을 위한 정책을 다시 편다. 이러한 악순환은 계속 될 것이기에, 일본사회의 미래는 장기적으로 본다면 매우 어둡지 않을까 싶다.
'윤석열정권 심판 서울시국회의'는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00인 피케팅과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저녁 7시 서울지역 16개 자치구에서 '윤석열 취임1년 서울지역 시국촛불'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불과 8일전 '자화자찬의 취임 1주년은 절대 안된다'고 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기자회견도 없이 '국무회의 생중계' 등 기상천외한 방법으로 '윤석열 정부 출범 1년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취임 1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1년이 10년같이 느껴진다'는 피로감을 호소하는 시민들은 윤석열 정부 1년이 되는 10일 '더 이상은 못살겠다'는 아우성으로 평가를 대신하고 있다.
'윤석열정권 심판 서울시국회의'는 10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100인 피케팅과 기자회견을 갖고 이날 저녁 7시 서울지역 16개 자치구에서 '윤석열 취임1년 서울지역 시국촛불'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윤석열정부 1년인 10일 저녁 서울지역 16개 자치구에서 열리는 시국촛불 계획 [자료-윤석열정권 심판 서울시국회의 제공]
지난 3월 4일 결성된 '민생파탄, 민주실종, 평화파괴 윤석열정권 심판 서울시국회의'가 주최하는 시국촛불은 윤석열 정부 1년을 '민생은 지옥, 외교는 굴욕, 무조건 탄압 검찰독재'로 규정하고 '윤석열 취임 1년, 더 이상은 못살겠다'는 제목으로 △노원-동대문 △광진 △성동 △강동 △송파 △용산 △동작 △관악 △금천 △영등포 △구로 △강서-양천 △서대문 △은평 △종로-중구 등 16개 자치구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된다.
서울 시내 동네곳곳에서 열리는 시국촛불에는 △전세사기, 깡통전세(강서-양천 화곡역 5, 6번 출구 광장) △굴욕외교(7시 30분 서대문 독립문앞) △노량진수상시장 문제해결(동작 노량진역) △방사능안전급식조례 관련 구의회 규탄행동(광진 어린이대공원 앞) 등 각 지역별 사안도 함께 요구할 예정이다.
파이낸스센터 계단앞에서 진행되는 종로-중구 촛불에서는 16개 지역 촛불을 온라인 줌(ZOOM)으로 연결해 생중계한다.
시민들은 사전 공개된 '너도 나도 한줄 시국선언'에서 △윤석열의 국익은 일본의 이익이냐 △완전히 검찰이 장악해서 나라곳간을 털고 있다 △일본, 미국만 쫓다 국민한테 쫓겨난다 △국민들의 삶과 목숨에는 안중에도 없는 정권 △역사도 미래도 팔아먹는 대통령 △정치는 검찰이, 외교는 친미로 경제는 모르쇠 사회는 양극화 국민은 촛불로 △미국과 일본은 위로 모시고 국민들은 아래로 보는 대통령 자격이 없다 △다들 먹고 살기 힘든데 윤석열 정부는 빵점이다. 국민을 위해 일을 해라 등 1년간 쌓인 울분을 터뜨렸다.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 앞서 광화문광장에서 100인 피케팅이 진행됐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날 오전 피케팅과 기자회견에 참가한 100여명의 참석자들은 '윤석열정권 아래 우리의 미래는 없다'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서 윤석열 취임 1년동안 △노동개악 △이태원 참사에 대한 무책임 △민생파탄 △검찰독재 △미국과 일본에 굴욕적인 퍼주기 외교 △남북관계 파탄 △동북아 전쟁위기 조장 등 숱한 퇴행적 정책과 실을 규탄했다.
"지난 1년, 수십년간 쌓아왔던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인권, 자유와 평등의 보편적 가치는 무너져 내렸다"고 하면서 "이제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우리는 앞으로 4년을 더 이상 견디며 살아갈 수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이 되는 오늘 서울지역 곳곳에서 윤석열 정권 심판의 시국촛불을 들 것이다. 오늘을 시작으로 동네곳곳의 주민들과 온 국민이 힘을 모아 윤석열정권 심판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장희 서울시국회의 상임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에 굴종하고 일본에 굴욕하며 중국과 러시아를 적대관계로 돌려세우는, 외교가 아니라 전쟁을 하고 있다. 특히 남과 북이 맺은 귀한 합의를 깡그리 무시함으로써 남북관계를 완전한 적대관계로 내몰고 있다'고 하면서 "모든 시민들은 분연히 일어나서 법치주의 절차에 따라 잘못된 일에 대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억 민주노총 서울본부 본부장은 "민주노총이 오늘 오후 전국 단위노조대표자 결의대회를 통해 윤석열정권 퇴진을 선포하고 전면적 투쟁에 돌입한다"는 소식을 알리고는 "퇴진 심판 투쟁의 방향은 정권만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불평등 양극화 체제 타파, 비정규직 철폐, 국가책임 공공성 강화, 자주평화통일세상으로 사회의 대전환을 이루는 일이 되어야 할 것이다. 윤석열 정권 1년이 바로 그 전면적 심판투쟁의 시작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재민 정의당 서울시당위원장은 "노동을 착취하는 자본의 자유에 맞서 노동의 권리를 지키는 투쟁, 후쿠시마 핵오염수 테러에 맞서 우리의 자연과 안전, 생명을 지키는 투쟁, 신냉전 전쟁위협에 맞서 압도적인 평화를 지키는 투쟁에 시민들과 함께 하겠다"고 다짐했다.
오인환 진보당 서울시당위원장은 "윤석열 정부 1년은 부자들을 보호하고 사회적 약자들에게 더 큰 희생을 강요하면서 정권의 안정을 위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대책을 외면한 1년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태원 참사의 유가족들, 전세사기 피해자들, 정당한 노조활동을 '건폭'으로 몰리는 건설노동자들, 주 69시간 노동에 내몰린 노동자들, 후쿠시마 핵오염수에 노출된 시민들이 더 많은 이웃들과 함께 오늘 동네에서 촛불을 들자"고 호소했다.
9~10일 전국 곳곳에서 열렸거나 개최 예정인 시국행동 [자료출처-민주노총]
한편, 윤석열 정부 출범 1년에 즈음한 시국행동은 9~10일 전국 곳곳에서 열렸거나 개최될 예정이다.
△경기도(오전 10시 국민의힘 경기도당 앞) △충북(오전 10시 대전시청 북문, 이후 100인 1인시위) △세종·충남(오전 11시 국민의힘 충남도당앞) △전북(9일 오전 11시 국민의힘 전북도당 앞) △광주(9일 오전 11시 5.18민주광장, 10일 12시 100여개소 선전전) △전남(오후 3시 국민의힘 전남도당 앞) △대구(오전 10시30분 국채보상공원) △경북(오후 1시 국민의힘 경북도당 앞) △대구·경북 시국대회((저녁 7시 대구 한일극장) △부산 시국회의(저녁 7시 부산일보 대강당) △경남 시국대회(저녁 6시 30분 창원 상남분수광장) △강원(9일 오전 11시 강원도청앞) 등 전국이 들끓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대통령실 제공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을 하루 앞둔 9일 TV로 생중계된 국무회의 모두발언에서 지난 1년간의 국정 운영을 자평했다. 한·일관계 회복, 대북 확장억제 강화 등 외교·안보 분야 성과를 주로 제시했으며 전세 사기·금융 투자 사기·마약범죄 등은 전 정권 탓으로 돌렸다. 이를 바로 잡기 위한 제도 정비가 미흡했던 이유는 거대 야당 때문이라고 밝혔다. 굴욕 외교 등 논란이 많은 대외 정책을 성과라고 자화자찬하고 비판 여론이 높은 전세 사기 등의 문제에 대해서는 취임 1년이 다 됐음에도 여전히 전 정권 탓, 야당 탓으로 책임을 피해 가려 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며 지난 1년간의 국정 운영에 관한 소회를 밝혔다.
윤 대통령은 “외교·안보만큼 큰 변화가 이루어진 분야도 없다”며 지난 1년간의 가장 큰 성과를 이뤄낸 분야로 외교·안보를 꼽았다. 그는 지난 7일 한·일 정상회담 직후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혹독한 환경에서 힘들고 슬픈 경험을 하신 데 대하여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한 발언과 오는 19일~21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 히로시마의 한국인 원폭 피해자 위령비를 한·일 양국 정상이 함께 참배하기로 한 것을 거론하며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들이 지금 한·일 간에 이루어지고 있다”고 자평했다.
윤 대통령은 북핵 위협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도 주요 성과로 제시했다. 그는 “정상 차원의 합의문서인 워싱턴 선언과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통해 미국은 핵무기를 포함한 전례 없는 수준으로 대한민국에 대한 방위를 약속하였고, 대한민국은 미 핵자산 운용에 관한 공동 기획, 공동 실행을 통해 확장억제를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의 선제적 한·일관계 개선에 대해서는 과거사 문제와 관련해 일본에 면죄부를 준 굴욕외교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에 따른 중국, 러시아와의 갈등 심화 등 외교 리스크 심화 지적도 커지고 있다. 국민 다수의 반대를 무시한 채 대통령 ‘결단’을 앞세워 비민주적이고 일방적인 방식으로 외교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윤 대통령은 전세 사기·금융 투자 사기·마약범죄 등 지난 1년간 발생한 사회적 문제에 대해서는 전부 전 정권 탓으로 돌렸다.
윤 대통령은 전세 사기와 관련해 “집값 급등과 시장 교란을 초래한 과거 정부의 반시장적, 비정상적 정책이 전세 사기의 토양이 되었다”고 말했다. 금융 투자 사기에 대해서는 “증권합수단 해체로 상징되는 금융시장 반칙행위 감시체계의 무력화는 이러한 가상자산 범죄와 금융 투자 사기를 활개치게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한 마약 범죄와 관련해서는 “과거 정부의 검찰개혁 과정에서 마약 조직과 유통에 관한 법 집행력이 현격히 위축된 결과가 어떠하였는지 국민 여러분께서 모두 목격하셨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전 정권으로 인해 무너진 시스템을 회복하려고 했지만 “거야 입법에 가로막혀 필요한 정비를 하기 어려웠던 점도 솔직히 있다”며 제대로 된 해법을 마련하지 못한 것도 야당 탓을 했다.
국민 다수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민생 문제와 관련해 반성이나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기는커녕 남 탓으로 일관한 것이다. 취임 1년을 맞아 쏟아지는 비판을 전 정권, 야당 탓으로 넘기겠다는 계산도 보인다. 게다가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지금까지 단 한 차례도 제1야당 대표와 만나지 않았다. 여야 간 협치를 위한 노력을 하지 않으면서 다수 의석 때문에 국정 운영을 하기 어려웠다는 주장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형식 측면에서도 일방적인 홍보 메시지만 발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TV로 생중계된 모두발언은 약 12분 분량으로, 사실상 ‘대국민 담화’에 가까웠다. 윤 대통령은 취임 1주년인 10일 기자회견을 하지 않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지난 1년간의 국정운영 평가와 향후 방향에 대한 질문도 받지 않고 일방적으로 원하는 메시지만 발표하겠다는 것이다. 대통령실은 취임 1주년을 맞아 강남, 종로 등 서울 주요 시내 3D 전광판에 국정 운영 비전이 담긴 영상을 이날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송출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이날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집권 2년 차 때도 전 정권 잘못을 확인할 것이냐’는 기자 질문에 “잘한 건 잘한 대로 계승하고 잘못된 것은 어떻게 고쳐야 할지 일하는 마음가짐을 국무위원들에게 주문하신 것”이라고 답했다.
강선우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윤 대통령 발언에 대한 논평에서 “지난 1년을 돌아보며 반성과 새로운 다짐을 해주길 기대했지만 혹시나 하는 기대는 역시나 하는 실망으로 끝났다. 반성은 한마디도 없었고, 오로지 남 탓 타령만 가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대통령은 내 탓이 아니라며 남을 손가락질하는 대통령이 아니다”면서 “대한민국이 직면한 위기를 돌파할 분명한 비전과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고 국민을 설득하는 대통령을 바란다”고 말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매주 월요일 각 지역에서 시국 기도회를 이어 가고 있다. 4월 10일 서울, 17일 마산, 24일 수원, 5월 1일 광주, 8일에는 춘천 애막골 성당에서 기도회를 열었다. 다음은 광주(망월동), 의정부에서 진행한다. 아래는 사제단이 8일 미사 중에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 카톨릭뉴스 지금여기 편집자
발본색원이 답이다
“예언자들은 거짓으로 예언을 하며 제사장들은 거짓 예언자들이 시키는 대로 다스리며 나의 백성은 이것을 좋아하니, 마지막 때에 너희가 어떻게 하려느냐?”(예레 5,31)
1. 기시다가 왔다
월요시국기도회가 전주, 서울, 마산, 수원, 광주를 거쳐 오늘 춘천에 이르렀다. “도대체 신부들이 왜 이러는 거요?” 하는 항의를 듣곤 한다. 사실은 하루를 여는 새벽마다 우리 스스로 던지는 물음이다. 우리는 왜 이러고 있는가? 그런데 우리도 묻고 싶다. 지금이 가만히 있어도 좋은, 아니 가만있어야 하는 그런 때인가? “가만있으라 세월호에”(2014.4.16.) 하던 박근혜도, “가만있으라 서울에”(1950.6.27.) 하던 이승만도 가고 없는데 날 저무는 것도 모르고 어째서 빈둥거리기만 하는가?
물론 참고 기다려 주어야 할 때가 있다. 그래서 연이은 ‘외교 실패’/ 숱한 논란에 대한 ‘거짓 해명’/ 경제위기 속에서 부자감세·복지축소를 강행하는 ‘민생이반’/ 대통령 부부의 비리는 눈감아주고 야당 대표 수사에만 몰두하는 ‘공작 검찰’/ 대통령 전용기 MBC 탑승 배제, YTN 민영화 추진 등 ‘언론 자유’ 파괴/ 공공 자산 ‘민영화’/ 중대재해처벌법·노란봉투법·안전운임제 등 ‘노동 인권’ 묵살/ 사고예방과 구조에 실패했으면서 진상 규명을 외면하는 ‘이태원 참사’를 지켜보면서 우리는 그저 묵묵히 기도할 수밖에 없었다. 무능·독선 행보로 정치·외교·경제·사회 각 분야에 일대 혼란을 일으켜도, “한국 대통령은 기본을 배워야 한다”(이코노미스트)는 외신의 잔소리를 접하던 날에도 얼굴이 화끈거렸지만 기다려 주었다. 어서 대통령이 자신의 본분을 깨닫고 도리에 충실하기를, 그래서 피와 눈물로 이룩한 민주국가의 체계와 제도를 무너뜨리지 않기를 바랐다. 그리고 사람들의 울화와 환멸이 낙심과 무관심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빌었다.
그러나 윤석열 그는, 번뇌와 망상을 키웠을 뿐 잘못을 뉘우치거나 마음을 바로 잡으려는 아무런 성의도 보여 주지 않았다. 어제 드디어 일본 총리 기시다가 왔다. 윤석열이 일본, 미국과 손잡고 아무도 모르게 벌이는 모종의 거래들에 비하면 대다수 국민을 대경실색케 만든 저 끔찍한 일들은 어쩌면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을지 모른다. 분명한 것은 그가 대한민국을 어둡고, 위험하고, 가난한 나라로 만들고 있다는 사실이다. 하여 양심이, 그리스도의 사랑이 우리를 재촉한다. 그만 침묵을 깨고 어서 행동하라고.
2. 화근인 사람
자기가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도 모르고, 그 ‘말’이 어떤 재앙을 부르는지조차 알지 못한 채 마구 떠벌이기만 하는 그는 화근, 재앙의 가장 큰 뿌리다. 실성하지 않고서야 저럴 수 없다. 어느 집 가장이기만 했다면 일가의 풍비박산으로 끝날 일이겠으나, 망나니 칼춤 추듯 하는 그가 남북 칠천만 겨레의 앞날을 좌지우지하는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니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는 듯 오금이 저린다. 발본색원이 답이다. 1597년 7월 16일 칠천량 해전의 패배를 교훈 삼아 결단해야 한다. 당시 모든 전투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보이며 일본 수군을 갖고 노는 수준의 최강 조선 수군은 멍청한 지휘관 한 명 때문에 어이없이 괴멸되다시피 했다. 판옥선만 무려 122척이 소실되었고 1만여 명의 경험 많은 조선 수군이 죽거나 행방불명되었다. 그날의 패전은 새로운 전쟁을 불렀다. 곧바로 정유재란이 일어났다.
대통령의 입만 화를 부르고 키우는 게 아니다. 언론을 공모자로 지목하지 않을 수 없다. 멸칭, ‘기레기’의 장본인들에게 말해서 무엇하랴만 권력자의 비위를 맞추느라 말과 글로써 사실을 비틀고 진실을 가려서 시민들을 속이고 있는 언론 종사자들이라도 1980년 5월 20일, 광주문화방송이 불타버린 일을 모르지 않을 것이다. 대법원은 그날의 방화에 대해 “헌정질서를 수호하기 위한 정당행위”라며 무죄를 판결한 바 있다. 언감생심 지조와 기개를 기대하겠는가마는 국민들 눈에 그저 실리와 사욕만 추구하는 집단으로 비칠까 염려스럽다.
5월 8일 춘천교구 애막골 성당에서 사제단이 월요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성체성사 성가 부를 때, 참석한 신자들이 '윤석열 퇴진', '약자는 안전하게 강자는 정의롭게'라고 적힌 빨간색 손팻말을 들어 박자에 맞춰 흔들고 있다. 앞쪽에는 사제들이 두 손 모아 제대를 바라보며 기도하고 있다. (사진 출처 =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유튜브 채널 영상 갈무리)
3. 아이들을 보아라
그러면 남은 것은 나와 너의 입이다. 흙으로 발암물질을 대충 덮고는 ‘용산어린이정원’이라 부르고, 후쿠시마 오염수가 아무 문제없다더니 해군은 매일 1천만 원 가량의 비상 식수를 준비하고 있다. 이것이 어린이들과 젊은이들이 처한 현실이다. 죽도록 피곤한 일상에 지칠 대로 지쳤겠으나 우리가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새싹 같은 어린이들은 물론이고 지금 우람한 젊은이들도 머잖아 낙심의 벽에 갇히고 말 것이다.
동화작가 권정생은 누구라도 자살을 하거나 자기 몸밖에는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고질병에 시달렸으나 오로지 아이들의 앞날과 평화를 걱정했다. 그래서 몽실 언니처럼, 억압받는 처지를 분노하거나 슬퍼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서로 보살피고 아껴주면서 삶의 근원적인 행복과 기쁨을 찾아가는 아름다운 주인공들을 탄생시켰다. 선생은 오늘도 말하리라. 강아지 똥이라도 환한 민들레꽃을 피우거늘 하물며 사람이 사람 속에 피우는 꽃은 얼마나 눈부시랴. 뜻 있는 이들의 작은 실천이 모여 역사의 흐름을 바로 잡았던 것이 한국 현대사다. 비바람 부는 날이라도 토요일이면 빌고 바라는 행동을 멈추지 않는 촛불 시민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나라가 위태로우니 “뭐라도 해야지, 나라도 나가야지” 하는 그들, 희망이 보이지 않아도 나부터 희망이 되면 된다고 믿는 그들이야말로 시대의 예언자다.
더 늦기 전에 교회도 목소리를 들려주어야 한다. “내 백성은 목자를 잘못 만나 이 산 저 산 헤매다가 흩어진 양떼처럼 되었었다. 보금자리를 잃고 산과 언덕을 헤매었다”(예레 50,6) 하시던 주님의 탄식이 온 산하에 메아리치고 있다. 아직 옳은 것과 그른 것을 식별하지 못하고 있거나 용기가 없어서 침묵하는 이들을 격려해야 한다. 그것이 교회의 선포이며 봉사다. 자애로운 어머니이면서 엄격한 교사인 교회의 사명이다.
4. 아버지들의 투쟁을 기억하고 행동하자
일주일 전 철근공 양회동 미카엘(춘천교구 청호동 성당) 형제가 분신하여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노조 탄압을 일삼는 대통령이 ‘건설 조폭’을 운운해서 노동자의 명예를 더럽힌 것에 대한 항의였다. 이태원 참사 때도 건성이었던 대통령실은 “다시는 이런 불행한 사태가 되풀이되지 않기 바란다”고 마치 남 말하듯 했다. 하지만 아는가? 철옹성 같은 권력이라도 보잘것없는 사람 하나를 함부로 대했다가 별안간 무너졌다는 사실을. 구약의 성전도, 신약의 성전도 그래서 불탔고 그래서 무너졌다.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 안에서 그리스도의 현존을 알아채는 것이 참 지혜요 믿음이다.
갑오년 시월, “추수가 끝난 마을마다 곳간 속 묻어 뒀던 창, 엽총, 없는 사람은 쇠스랑, 낫까지 닦아 들고 나섰다. 만삭 아내의 귀밑머릴 만져주며, 병든 아버지의 머리맡에서 무릎 나온 아들딸들의 코를 닦아주며, 그리고 정든 기둥나무에 눈인사를 보내며 우리의 조상들은 서리 내린 아침 집을 나섰다.”(신동엽, 금강) “왜적을 몰아내자”, “썩은 왕실을 도려내자”는 깃발들이 펄럭였다. 안타깝게도 우금티 고개에서 악전고투했다. 상봉 능선에 일렬로 늘어선 왜군 제5사단의 최신식 화력. 야전포, 기관총, 연발소총이 불을 뿜었다. 흰옷을 입은 사람들 수백 명이, 그 흰옷들이 붉게 물들어가는 것을 본 수천 명이 차례차례 달려가고 뛰어들었다. 저 고개만 넘으면 새 세상이 열리는데 이 한 목숨을 아끼랴, 하면서. 그날 3만에 달하는 농민들이 목숨을 잃었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품위와 권리는 옛 어른들의 수고로 거저 받은 것들이니 우리도 우리의 수고를 거저 내놓음으로써 자라나는 세대를 복되게 하자.
73개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윤석열 정부 1년에 즈음한 윤석열정부 규탄 노동시민사회종교진보단체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의 반민주적·반개혁적 퇴행과 폭주를 규탄하고, 각분야의 입장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주의F, 경제F, 외교F, 한반도 평화F, 노동존중F, 친환경F, 서민정책F, 식량주권F, 성평등F, 언론자유F, 결과는 '낙제'
노동·시민사회·종교·진보단체들이 매긴 윤석열 정부 1년 성적표이다.
노동당, 녹색당, 진보당 등 정당과 제 단체들이 9일 오전 서울 중구 프란치스코 교육회관에서 '윤석열 정부 1년에 즈음한 윤석열정부 규탄 노동시민사회종교진보단체 기자회견'을 열어 윤석열 정부의 반민주적·반개혁적 퇴행과 폭주를 규탄하고, 각분야의 입장을 밝혔다.
'반민생·반민주·반평화·반환경·친재벌 등 퇴행과 역주행의 1년 퇴행과 폭주의 윤석열 정부를 강력 규탄한다'는 제목의 기자회견문에는 사전에 의견을 보내 온 4.16연대, 가톨릭농민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민족민주열사희생자추모단체연대회의,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민주언론시민연합, 사월혁명회,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정의기억연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농민회총연맹,전국빈민연합, 전국여성연대, 정전70년 한반도평화행동, 주권자전국회의,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한국진보연대, 한국YMCA전국연맹을 비롯한 73개 단체가 이름을 올렸다.
단체들이 매긴 윤석열 정부 1년의 성적표는 10개 분야 모두 F. 낙제점이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이들은 기자회견문에서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이 몰고 온 경기쳄체로 서민들의 삶이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동안 윤석열 정부는 검찰을 앞세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역사정의를 짓밟고, 전쟁위기를 부추기고,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노조탄압과 공안탄압을 일삼고, 시민복지를 후퇴시키고 재벌부자들의 배를 불리는데 급급했다"고 혹평했다.
윤석열정부 집권 1년이 지났지만 "국민에게는 그 1년이 10년처럼 느껴질만큼 힘겹고 고달팠다"고 하면서 윤석열 정부의 실정을 분야별로 조목조목 비판했다.
윤석열정부 1년 즈음한 노동시민사회종교진보단체 기자회견문을 김재하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 하주희 민변 사무총장, 강새봄 진보대학생넷 대표(왼쪽부터) 가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먼저 "경제위기에 전세계가 재정지출을 늘리고, 복지예산을 확충하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완전히 거꾸로"라며, 작은정부, 긴축재정, 감세, 시장화, 규제완화 정책 기조를 문제삼았다.
지난해 윤석열 정부의 재벌 부자 감세로 줄어든 세수가 5년간 60조원에 달하는데, 결국 돌아온 건 공동임대주택과 취약계층 일자리 예산 대폭 축소, 그리고 돌봄·요양·의료 등 공공성을 높여야 할 사회서비스 분야를 민간과 시장에 넘기는 '서민 쥐어짜기'였다는 것.
재벌규제는 108개가 풀어주어 대한민국을 부자천국의 세상으로 만드는 동안 코로나를 겨우 버텨낸 자영업자들은 고금리·고물가로 1,020조에 달하는 빚더미를 떠안게 됐고 노조법 2,3조 개정, 노점상특별법 등 민생법안은 외면하고 있다. 45년만에 최대치로 폭락한 쌀값에 그나마 최소한의 보장도 안되는 양곡관리법을 '사회주의 포퓰리즘'이라며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지난 4월 물가상승률 5.1%에 비해 사실상 삭감된 5% 인상률에 그친 상황에서 노동자들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에는 귀를 닫고, '주60시간 상한 근로시간제' 편법 수습으로 뻔히 예상되는 장시간 과로문제에는 눈감고 있다.
청년들이 전세사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고, 반지하 침수로 일가족이 쓰러져가고, 10월 29일 이태원에서 159명이 참사를 당할때도 국가는 어디에도 없었다.
윤석열 정부는 또 공정과 상식, 법치와 정의를 금과옥조처럼 강조하면서 정부 중요 요직에는 검사출신들을 기용해 '검사지배체제'를 구축하고 권력기관에 대한 장악력을 높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면서 민주주의를 훼손하고, 헌법파괴도 일삼았다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는 1년만에 관계개선을 통한 평화정착을 약속한 남북간 합의를 사실상 폐기하고 한미군사훈련 등 무력시위의 강도를 계속 높여가면서 한반도를 유례없는 전쟁위기로 몰아넣고 있다고 규탄했다.
윤 정부가 미국의 한미일 군사협력강화와 대중국 견제전략에 편승하면서 주변국 관계는 악화되고 한반도와 주변국들의 핵군비경쟁이 더욱 가속화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것.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힘을 과시하여 성대방을 단념시키려는 윤석열 정부의 접근법은 지난 1년간 완전히 실패했다"며,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적대와 군비경쟁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윤석열 정부의 맹목적이고 무책임한 발걸음을 멈춰 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과정에 한국의 무역적자가 최대교역국인 대중국 수출감소로 매월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우고 있어 환율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물가폭등으로 이어져 국민들의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으니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를 자처한 대통령은 당장 국민의 이름으로 해고통보를 해야 할 상황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일외교에서는 '식민지배 사죄와 배상'이라는 역사정의마저 짓밟고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토기에도 유식행위에 불과한 이틀간의 시찰단 파견합의로 사실상 방류를 용인하다는 태도를 보여, 이대로 두면 일본의 요구대로 독도영유권과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면제까지 일사천리로 진행될 것이라고 우려해다.
이런 와중에도 윤석열 정부는 친원전, 환경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개발에만 주력해 나라의 미래를 무너뜨리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참가자들은 "윤석열 정부 1년은 반민생, 반민주, 반평화, 반환경, 친재벌 등 퇴행과 역주행의 1년이었다. 또 지난 1년은 시민과 농민, 노동자가 '이대로는 못살겠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던 1년이었으나 정부는 이러한 외침을 무시한 채 국민위에 군림하려고만 한다"고 맹비난했다.
이어 "윤석열 정부가 지난 1년동안의 퇴행의 정치에 일말의 반성없이 독선과 폭주를 지속한다면 우리는 그에 맞서 심판운동에 나설 수 밖에 없음을 명확히 밝힌다"고 하면서 "고쳐쓸 수 없으면 바꿔쓸 수 밖에 없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사무처장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여는 말을 통해 먼저 "윤석열 정부 1년은 '무능과 폭주'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라고 총평했다.
박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전부터 노동 시민 민중단체들이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기 위해 정책협의를 지속적으로 해 왔다"고 하면서 "정세에 대한 감각적 차이에 이르기까지 이른바 지수조정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의견을 모아서 오늘 기자회견을 하게 된 것이며, 이 성과를 이어서 향후 본격적인 공동행동을 추진해 나가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 5월 3일 공개 평가토론회에서도 나왔지만 지난 1년간 누구보다 수많은 시민들과 민중들이 고통을 당하고 있다. 윤석열 정부는 도저히 고쳐쓰기 어려운 정권이라는 인식도 팽배하다. (기자회견과 이후의 공동행동이)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시민, 민중의 의지와 정성을 모아나가는 그런 과정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윤석열 정부 집권 1년이 되었습니다. 국민에게는 그 1년이 10년처럼 느껴질 만큼 힘겹고 고달팠습니다.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이 몰고 온 경기침체로 서민들의 삶이 벼랑끝으로 내몰리는 동안 윤석열 정부는 검찰을 앞세워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역사정의를 짓밟고, 전쟁위기를 부추기고, 비판 언론에 재갈을 물리고, 노조탄압과 공안탄압을 일삼고, 시민 복지를 후퇴시키고 재벌부자들의 배를 불리는 데 급급했습니다. 그 결과가 어떠합니까.
주거취약 계층인 청년들은 전세사기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상황까지 내몰렸으며, 반지하 침수로 일가족은 쓰러져 갔습니다. 10월 29일 이태원, 충분히 막을 수 있었던 참사였지만 그 곳 어디에도 국가는 없었습니다.
노동조합을 사실상 적으로 규정하고 전면적으로 탄압한 결과 한 노동자를 분신으로 몰아넣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후보 시절부터 내세웠던 공정과 상식, 법치와 정의가 과연 이런 것이었습니까.
코로나19 피해의 여파가 가시기도 전에 찾아온 경제위기에 전세계가 재정지출을 늘리고, 복지 예산을 확충하고 있지만, 윤석열 정부는 완전히 거꾸로입니다. 작은 정부를 내세우며 긴축재정, 감세, 시장화, 규제완화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작년에 밀어부친 재벌부자 감세로 축소되는 세수가 5년간 6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합니다. 재벌에 대한 ‘경제 형벌’은 108개나 풀어 주었습니다. 대한민국은 부자천국의 세상이 되어가고 있는 것입니다.
대책없는 감세는 결국 ‘서민 쥐어짜기’로 돌아왔습니다. 공공임대주택, 취약계층 일자리 예산을 대폭 축소했고, 돌봄, 요양, 의료 등 공공성을 높여야 할 사회서비스 분야도 민간과 시장에 넘기려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를 겨우 버텨낸 자영업자들이 고금리·고물가로 1020조원에 이르는 엄청난 빚더미에 앉아 시름에 겨워하는데도 대책이 없고, 노조법 2, 3조 개정, 노점상특별법 등 민생 법안들은 거부하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45년만에 최대치로 폭락했던 쌀값에 최소한의 보장방안이 담긴 양곡관리법을 ‘사회주의 포퓰리즘’이라며 이땅의 농민들과 입법부를 무시하고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정부가 도탄에 빠진 서민들의 절박한 외침도 철저히 외면하고 있는 것입니다.
노동자의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올해 최저임금은 5% 인상률로 지난 4월 기준 물가상승률 5.1%에 비하면 사실상 삭감된 수준입니다. 물가상승은 지금도, 앞으로도 지속될 전망이나 정부는 물가안정에 뚜렷한 방안이 없음에도 노동자의 최저임금 인상 요구에는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습니다.
이마저도 절망스러운데 정부는 ‘근로시간 개편 방안’이라며 ‘주 69시간제’를 꺼내들었습니다. 부정적 여론이 거세지자 주 60시간 상한을 두겠다고 뒤늦게 수습하려 나섰지만, ‘유연근로시간제’를 적용하면 이전과 다름없이 주 69시간을 일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장시간 과로문제에 대한 시민들의 우려와 문제의식을 정부가 전혀 인식하지 못한다고 볼 수밖에 없습니다. 참으로 기가 막힐 노릇입니다.
윤석열 정부는 정부 주요 요직에 검사 출신들을 집중 배치해 검사 지배 체제를 구축했습니다. 법무부와 검찰, 경찰과 국가정보원 등 권력기관의 장악력을 높여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민주주의 훼손, 헌법파괴도 일삼고 있습니다.
노조와 시민단체 등 정부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 온 집단에 대해 압수수색과 수사를 집중시켜 탄압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정권유지를 위해 공권력을 휘둘러 현재 투옥 중인 활동가가 현재 40명에 다다릅니다.
윤석열 정부는 한반도를 유례없는 위기 상황으로 몰아넣고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관계개선을 통해 평화를 이루자는 남북간 합의를 사실상 폐기하고 ‘압도적 전쟁준비’, ‘확전불사’를 외치며 한미군사훈련 등 무력시위를 지속해왔습니다. 그 결과 남북관계는 완전히 단절되고 한반도에는 일촉즉발의 충돌위기가 고조되어 왔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확장억제를 실질화’하겠다면서 미국의 한미일 군사협력 강화와 대중국 견제 역할 확대 전략에 편승해왔습니다. 그 결과 주변국 관계가 악화되고 한반도와 그 주변에서 핵군비경쟁이 더욱 가속화되는 결과를 초래해왔습니다.
힘을 과시하여 상대방을 단념시키려는 윤석열 정부의 접근법은 지난 1년간 완전히 실패했습니다. 전쟁위기를 고조시키고 적대와 군비경쟁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윤석열 정부의 맹목적이고 무책임한 발걸음을 멈춰 세워야 합니다.
게다가 미국이 대통령실을 도청한 사실이 밝혀졌음에도 윤석열 정부는 항의 한 번 못하고 오히려 미국을 보호하고 대변하며 한미동맹 강화만을 외치고 있습니다. 미국의 명확한 해명과 사과, 재발방지 약속 없이는 미국 정부와 호혜적인 외교나 협상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입니다.
더욱 치명적인 것은 최대 교역국인 중국을 자극해 대중국 반도체 수출에도 지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다는 것입니다. 대중국 수출 감소로 한국 무역적자가 역대 최대치를 매월 갈아치우고 있습니다. 수출이 흔들리니 환율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쳐 원달러 환율이 폭등하고 이는 고스란히 물가폭등으로 이어지며 국민 삶의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습니다.
대통령 스스로 “대한민국 영업사원 1호” 라고 주장하지만 이런 정도라면 당장 국민의 이름으로 해고 통보를 해야 할 상황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일본과의 굴욕적 정상회담으로 ‘식민지배’ ‘사죄배상’이라는 역사정의마저 짓밟아 버렸습니다.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의사에 반하는 굴욕적인 졸속해법을 제시하며 일본의 전쟁범죄의 책임을 면책하고 피해자들에게 이를 강요하고 있습니다.
더군다나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후쿠시마 핵오염수 해양 투기에도, 요식행위에 불과한 이틀간의 시찰단 파견 합의로 국민의 불안을 봉합하고 사실상 방류를 용인하는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이대로 두면 일본이 요구하는 독도영유권과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에 대한 책임면제까지 일본 정부의 뜻대로 이행할 것이 뻔한 일입니다. 윤석열 정부의 반인권, 반평화, 굴욕적 독주를 당장 멈추어야 합니다.
윤석열 정부는 기후위기와 생태위기도 부추기고 있습니다. 탄소중립을 위해 전세계적으로 탈석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고, 식량안보, 기후위기, 생물다양성 위기 극복을 위해 생태보호 국제규범들이 속속 채택되고 있는 와중에 윤석열 정부는 친원전, 환경규제 완화를 통한 경제개발에만 주력해 우리나라의 미래를 무너뜨리고 있습니다.
2030년부터 원전 내 사용후 핵연료 저장시설이 포화되는데도 고준위 핵폐기장 건설부지 마련 대책은 부실한 실정입니다. 이처럼 윤석열 정부는 정치, 외교, 사회, 경제, 환경 등 모든 분야에서 퇴행적 조치를 감행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는 분노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윤석열 정부 1년은 반민생, 반민주, 반평화, 반환경, 친재벌 등 퇴행과 역주행의 1년이었습니다. 또한 지난 1년은 시민과 농민, 노동자가 “이대로는 못 살겠다”며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던 1년이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이러한 외침을 무시한 채 국민 위에 군림하려고만 합니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노동시민사회단체들은 한 목소리로 경고합니다.
윤석열 정부가 지난 1년 동안의 퇴행의 정치에 일말의 반성 없이 독선과 폭주를 지속한다면, 우리는 그에 맞서 심판 운동에 나설 수 밖에 없음을 명확히 밝힙니다. 고쳐쓸 수 없으면 바꿔쓸 수 밖에 없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의 모든 권력은 국민에게 나온다는 명제와 함께 ‘군주민수(君舟民水)’. 즉 배를 띄우는 것도 그 배를 전복시키는 것도 물이라는 고금의 진리를 윤석열 정부는 똑똑히 새겨야 할 것입니다.
5월10일 취임 1년을 맞이한 윤석열 대통령, 주요 아침신문의 평가는 박했다. 진보성향 신문은 물론 보수신문마저 미흡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윤 대통령은 9일 국무회의에서 전 정권·야당 탓을 했지만, 이를 넘어 주체적인 국정 운영과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언론·야당과의 소통 부족도 문제로 꼽혔다.
▲ 3월29일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 코스타리카, 네덜란드, 잠비아 정상과 함께 제2차 민주주의 정상회의 본회의를 공동 주최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주요신문 사설 화두는 윤석열 대통령이었다. 동아일보·중앙일보는 윤 대통령의 소통 미흡을 문제로 꼽았다. 동아일보는 사설 <신년 회견 건너뛴 尹, 취임 1년 회견이라도 해야>에서 윤 대통령이 언론과의 소통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민주화 이후 취임 1년 기자회견과 신년 기자회견까지 건너뛴 전직 대통령은 7명 중 이명박 전 대통령이 유일하다”며 “주요 국정 현안을 놓고 대통령과 출입기자들이 만나서 제대로 묻고 답하는 장면은 찾아보기 어려워졌다. 외국 언론 인터뷰를 통해 대통령 생각을 전해 들어야 했다”고 했다.
▲5월10일 동아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미국 워싱턴포스트가 바이든 대통령을 향해 “마이크를 드세요. 언론은 당신의 적이 아니다”라고 비판한 것을 언급하면서 “윤 대통령에게도 적용될 수 있다.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언론을 매개로 국민과 소통하는 중요한 책무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5월10일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윤석열 정부 1년…국민과 소통해야 국정 운영 힘 받는다> 사설을 내고 “지지자들 사이에도 ‘방향은 옳고 결단력도 있지만 추진 방법이나 과정에 아쉬움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정책 추진의 동력인 인사(人事)나 소통, 태도, 공감 능력 등에서 허점이 보인다는 의미다. 인사 추천과 검증의 검찰 출신 독식, 업무적 연관성이 크지 않은 자리에도 검사 출신이 대거 기용되는 현실은 ‘검찰공화국’ 논란을 낳았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도어스테핑(약식 회견) 중단과 기자회견 기피는 대통령의 소통 의지에 의구심을 낳기도 했다”며 “나라를 위해선 누구와도 김치찌개를 먹겠다고 했던 윤 대통령이지만 야당 지도부와의 만남은 아직까지 성사되지 않았다. (중략) 윤 대통령은 대야 설득이나 갈등 조정을 위한 협치 노력은 충분했는지 스스로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5월10일 조선일보 사설.
윤석열 대통령의 ‘전 정권 탓’도 도마 위에 올랐다. 관련 사설 제목은 <외교 성공, 내치 미흡 尹 1년, 巨野 탓만 할 때 아니다>(조선일보), <전 정부·야당 탓 넘어 협치에 나서길>(국민일보), <尹대통령 1년, 이젠 전 정부로 책임 돌릴 수 없는 시점>(한국일보) 등이다. 조선일보는 “거대 귀족 노조의 폭력과 횡포를 바로잡겠다고 나선 것도 과거 정부는 못 한 일이다. 탈원전 폐기도 국익을 위한 결정”이라고 윤 대통령을 치하하면서도 “민주당의 입법 폭주는 내년 총선까지 계속될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바꿀 수 있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 보다 겸허하고 진중한 자세로 국민과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5월10일 국민일보 사설.
국민일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9일 국무회의에서 전 정부·야당 비판에 힘을 쏟았다면서 “임대차 3법 등 전 정부의 무리한 부동산 정책이 전세 사기의 싹을 틔운 건 맞다. 금융투자 사기와 마약 문제 역시 전 정부의 규제 완화와 검찰 옥죄기의 결과로 볼 여지가 있다. 하지만 사실이 그렇다 하더라도 대통령이 수시로 전 정부에 책임을 돌리는 것으로 국정 난맥상 문제를 합리화할 순 없다”고 했다. 국민일보는 “취임한 뒤엔 무한한 국정 책임을 지는 자리가 대통령 아닌가”라고 물으면서 “묵묵히 나라의 방향을 잡고 선진국 도약을 이끄는 데 전력을 기울여야지 취임 1년이 되도록 전 정부 잘못만 따지는 것은 문제”라고 했다.
▲5월10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 역시 “윤 대통령이 1주년 기자회견은 건너뛰고 국무회의 모두발언을 생중계하면서 전 정부 탓으로 일관한 것에 씁쓸함을 감출 수 없다. 야당과 협치해 성과를 내야 할 책임은 윤 대통령 자신에게 있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도어스테핑은 지난해 11월 중단된 후 재개되지 않고 있고, 신년 기자회견과 1주년 기자회견을 모두 하지 않은 드문 대통령이 됐다”며 “이런 불통과 독주로는 성과를 낼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야당을 외면하고 있으니 입법이 뒷받침되기 어렵다. 주요 국정과제인 교육·노동·연금 개혁은 더더욱 긴밀한 소통과 신뢰, 양보와 타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5월10일 중앙일보 4면.
취임 1년 지지율, 30%대 그쳐
중앙일보(한국갤럽 의뢰)와 한국일보(한국리서치 의뢰)는 대통령 취임 1년을 맞아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윤석열 대통령 직무수행 긍정평가는 두 조사 모두에서 30%대(중앙일보 38.5%, 한국일보 34.7%)를 기록했다. 중앙일보가 ‘윤 대통령이 1년간 가장 잘한 분야’를 묻자 “잘한 분야 없다”는 응답이 40.1%로 가장 높게 나왔다. 뒤이어 외교 23.9%, 노동 13.1%, 부동산 12.0% 순이다.
▲5월10일 한국일보 3면.
한국일보가 주요 정책에 대한 평가를 묻자 사회안전·외교안보·부동산·양성평등 등 모든 분야에서 “잘못하고 있다”는 답이 절반을 넘었다. 한국일보는 3면 <54% “경제 악화” 레드카드… 대선·지선 지지자 상당수 등 돌려> 보도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층에는 강성보수 유권자만 남은 것으로 조사됐다”며 “국민통합과 민생실용으로의 국정 기조 전환 없이는 국정 동력 회복이 쉽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중앙일보 여론조사는 5일과 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3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휴대전화 가상번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1.9%이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 오차는 ±3.1%p다. 한국일보 여론조사는 4일과 6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휴대전화 가상번호) 조사 방식으로 진행됐다. 응답률은 14.7%이며 95% 신뢰수준에서 표본 오차는 ±3.1%p다. 두 조사의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5월10일 동아일보 3면.
동아일보는 3면 <“국정기조 전환은 옳은 방향…巨野 설득 못해 3대개혁 성과 미흡”> 보도에서 원로 5명에게 윤석열 대통령 취임 1년 평가를 맡겼다. 전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인 김도연 서울대 명예교수는 “윤 대통령이 당선된 뒤 첫 발언이 국민 통합이었지만 이에 대한 성과가 없다. 여야는 교육 개혁에서 장기적 시각을 갖고 협치해야 한다”고 했다. 라동일 가천대 석좌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의 일본 외교에 대해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를 추진했던 박정희 대통령의 결단처럼 국익과 미래를 위한 것”이라고 평가하면서 “외교에서 운신의 폭을 넓힐 수 있도록 중국 리스크를 돌아봐야 한다”고 했다.
▲5월10일 중앙일보 사설.
위기 빠진 더불어민주당… 중앙 “반대 만으론 미래 없어”
위기에 빠진 것은 더불어민주당도 마찬가지다. 당 대표가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으며, 돈봉투 사건에 휘말렸다. 김남국 의원은 거액의 가상화폐 투자 논란을 받고 있다. 중앙일보는 사설 <도덕성 논란까지 휩싸인 거대 야당, 반대만으론 미래 없어>를 통해 “더불어민주당이 정권을 잃고 ‘공룡 야당’이 된 지 1년이 흘렀다”며 “민주당은 정부·여당의 정책 등에 거의 대부분 반대하며 ‘반사이익’만 얻으려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과반 의석을 무기로 법안을 밀어붙이는 양상도 돌아봐야 한다. 내년 총선에서 지지층이나 특정 집단의 표만 얻으면 된다는 계산이라면 포퓰리즘이 아닐 수 없다”고 했다.
▲5월10일 서울신문 사설.
서울신문은 사설 <입법 폭주에 방탄 정치, 巨野 제 길 찾아야>를 내고 “국회는 정부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헌법적 역할을 부여받았다. 그러나 그 힘은 오직 국민과 국가를 위해 쓰여야 한다”며 “거대 야당의 지난 1년 행태는 이와 거리가 멀다. 대표 ‘방탄’을 위해 하루도 쉼 없이 국회를 열어 두고는 정작 국익과 민생은 뒤로 미룬 채 갖가지 꼼수와 억지를 앞세워 당리당략 챙기기에 바빴다”고 평가했다.
▲5월10일 한국일보 사설.
한국일보는 민주당이 김남국 의원 투자 논란에 대한 진상조사를 벌여야 한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김남국은 선택적 소명 멈추고, 당은 진상조사 나서라> 사설에서 “당내에서조차 비판이 나오자 마지못해 사과를 하면서도 추가 소명은 없었다”며 “민주당도 심각성을 깨닫고 당 차원의 진상조사에 나서야 한다. ‘돈 봉투 사태’도 자체 조사를 포기한 마당에 이번 건도 어물쩍 넘어간다면 민주당의 도덕성 불신은 걷잡을 수 없이 커질 것”이라고 했다.
실제 한국일보 여론조사에서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을 심판해야 한다’고 답한 응답자는 47.8%에 달했다. ‘정부·여당 심판론’(53.4%)과 오차범위 내다. 한국일보는 2면 기사에서 “민주당이 정권 심판론의 반사이익에만 기대기 어려운 이유”라며 “‘정부·여당 심판론=야당지지’의 전통적인 등식이 성립하지 않는 건 여야 모두에 싸늘한 시선을 보내는 유권자가 많아서다. 실제로 여야 동시 심판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23.8%”라고 했다.
▲5월8일 JTBC 방송화면 갈무리.
언론계로 번진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조선 전 발행인 연루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여파가 언론계로 번지는 모양새다. JTBC 뉴스룸 8일 보도에 따르면 조선일보 발행인·인쇄인·부사장 등을 역임한 김문순 조선일보 미디어연구소 이사장은 주가조작단이 운영하는 골프장에 투자 수수료를 내고, 법인카드를 발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김 이사장은 주가조작단이 지분 99%를 소유하고 있는 언론사의 고문으로 있으면서 수백만 원의 고문료도 받았다. 김 이사장은 JTBC에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5월10일 동아일보 1면.
동아일보는 1면 <檢, ‘SG사태’ 라덕연 체포… 이르면 오늘 영장청구> 보도에서 “C일보 산하 연구소 김모 이사장이 라 대표 일당이 최근 인수한 언론사에서 고문으로 일하며 수백만 원의 고문료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 이사장은 라 대표를 통해 직접 투자까지 했다고 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김 이사장은 (언론사) 콘텐츠 제작 관련 고문으로 임명돼 최근까지 월 500여만 원의 고문료를 받았다고 한다”고 했다.
▲5월10일 국민일보 6면.
국민일보는 6면 <라덕연, 대학·언론사 운영 CEO 모임 등 ‘인맥’ 활용… 파장 예고> 보도에서 “라덕연씨는 인맥을 넓히기 위해 대학교와 언론사에서 운영하는 최고경영자 모임 등을 활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SG사태는 라씨는 물론 연예계와 의료계, 정재계 등 각계각층이 관련자 또는 피해자로 거론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 뉴욕타임스에 3년간 뉴스 사용료 1억달러 지불하기로
구글이 미국 뉴욕타임스에 3년간 뉴스 사용료 1억달러(1320억 원)을 지불하기로 했다. 3년동안 사용료가 지급되며, 뉴욕타임스는 구글 뉴스 쇼케이스에 콘텐츠를 공급하고, 마케팅·광고 실험에 구글 도구를 사용하기로 했다. 세계일보는 1면 <구글, NYT에 뉴스사용료 약 1320억원 지급>에서 “NYT는 연간 400억원이 넘는 추가 수익을 올리며 매출 부문에서 업계 선두 자리를 굳힐 전망”이라며 “많은 언론사가 페이스북·구글과 같은 플랫폼과 광고 경쟁 등에 밀려 경영난을 겪고 있는 가운데 NYT는 유료 구독 모델 전환에 성공하며 오히려 매출 상승세를 기록 중”이라고 했다.
▲5월10일 세계일보 1면.
또 세계일보는 “이번 계약이 더 주목받는 이유는 막대한 사용료 규모 때문”이라면서 “구글은 2021년 프랑스 종합신문사연합(APIG)에 소속된 121개 언론사와 3년간 7600만달러의 뉴스 사용료 계약을 맺은 바 있다. 이번 NYT와의 단일 계약에서는 그보다 300억원가량 많은 돈을 지불했다”고 설명했다.
▲5월10일 조선일보 16면.
조선일보는 16면 <구글, NYT에 1억달러 낸다... 뉴스 콘텐츠 활용 대가 지급> 보도를 내고 “구글과 뉴욕타임스는 올 초 뉴스 콘텐츠 배포와 마케팅, 광고 관련 포괄 계약을 맺었는데 구체적 액수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구글과 NYT의 계약은 전 세계적으로 뉴스 콘텐츠에 정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는 움직임이 일고 있는 가운데 체결됐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건설현장의 불법 행위를 ‘뿌리 뽑겠다’며 대대적인 단속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불법 다단계 하도급 등 건설사들의 불법 행위는 외면한 채, 노동조건을 개선하기 위한 민주노총 건설노조의 활동을 집중 단속하는 데 대한 반발도 거셉니다. 향후 ‘건설노조가 죄인인가’ 기획을 통해 정부가 문제 삼고 있는 건설노조의 이른바 ‘불법 행위’가 어떤 것인지 진실을 드러내고자 합니다.
윤석열 정부의 무리한 건설노조 수사에 항거하며 분신해 숨진 고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은 동료들에게 '바보 같은 사람'으로 남아있다. 자신보다는 동료들 일자리 걱정에 밤낮 없이 뛰어다닌 사람, 전화를 걸어 '어디냐' 물으면 항상 교섭하러 다닌다고 분주했던 사람.
경찰은 그의 노조 활동을 '불법'이라고 매도했다. 구체적으로 적용한 혐의는 '공동 공갈(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양 지대장 등 강원건설지부 간부들이 건설사를 협박해, 조합원 채용과 노조 전임비가 담긴 단체협약 체결을 강요했고, 현장에서 일을 하지 않고도 임금을 수령했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양 지대장 외에도 현재 경찰 수사를 받는 대부분의 건설노조 간부들에게 씌워진 혐의다.
문제는 건설노조는 물론, 경찰이 '피해자'라고 명시한 일부 건설업체 역시 이러한 활동이 '정상적인 노조 활동'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는 점이다. 노사 교섭 과정은 노사 양측의 압박과 충돌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사측도 일부 이해하고 있었다는 의미다.
하지만 정부는 건설노조의 교섭을 형법으로 처벌하겠다며 대대적인 수사에 나섰고, 양 지대장이 자부심을 느꼈던 노조 활동은 범죄로 둔갑했다. 그는 분신 전 "정당하게 노조 활동을 했는데 집시법 위반도 아니고, 업무방해 및 공갈이랍니다. 제 자존심이 허락되지 않네요"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1년에 여러 차례 반복되는 고용과 실업,
고용노동자들의 고용 안정은 누가 책임져 왔나
양 지대장이 자신의 몸에 불을 붙이면서까지 얘기하려 했던 '억울함'은 무엇일까.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건설노조가 왜 조합원 고용을 요구할 수밖에 없는지 그 배경을 살펴봐야 한다.
양 지대장의 장례 기간, 속초의 한 장례식장 앞에서 만난 철근공 홍세호 씨는 이렇게 말했다.
"양 지대장이 한 일은 철근을 엮는 일보다 더 중요한 일이여. 조합원들이 지금 일하고 있는 이 현장이 끝나면 또 다음 현장에서도 일을 해야 하는데, 가만히 있으면 누가 일을 주나? 그러니까 지대장이 교섭을 하러 다니는 거지. 조합원들 먹여 살리려고. 정부도 못 하는 일을 지대장이 한 건데 그게 잘못인가? 그게 죽을 짓인가?"
양 지대장이 담당했던 3지대는 강원도 영동지역 중 강릉, 속초, 고성, 양양이다. 좁은 구역에 아파트 여러 동을 짓는 대형 건설현장이 많은 수도권과 달리 영동 지역은 생활용 숙박시설로 불리는 한 동짜리 건물을 짓는 소규모 건설 현장이 많다. 건설현장 규모에 따라 채용되는 건설노동자 수도 크게 달라진다. 3지대에는 형틀목수팀 4팀, 철근팀 2~3개팀, 해체 1팀, 시스템 1팀 등 총 160여명의 조합원이 속해 있는데, 강릉, 속초, 고성, 양양에 생기는 소규모 건설현장을 돌아다니며 이들의 일자리를 구했던 게 양 지대장이 노조 간부로서 해왔던 주된 활동이었다.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김정배 지부장은 "작은 현장에 들어가면 짧게는 3개월 정도 일할 수 있고, 아파트 5개 동 정도를 짓는 현장이면 6~7개월 일할 수 있다. 건설노조 차원에서는 (한 현장이 끝나기 전) 조합원들의 다음 일자리를 계속 준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지부장의 설명대로, 건설노동자는 다른 직종과 달리 1년에 여러 차례 고용과 실업을 반복한다. 실업의 위험은 늘상 도사리고 부족한 일자리에 채용 경쟁은 치열하다. 건설근로자공제회가 지난해 건설노동자의 현장 근로 실태를 조사한 결과, 연간 평균 근로일수는 224.2일(7.5개월)에 불과했다.
건설노동자가 건설현장에서 일하기 위해서는 인맥이 있어야 한다. 건설노조에 가입되지 않은 비조합원들은 여전히 오야지 등으로 불리는 중간 도급 업자들에게 자신의 임금 일부를 수수료로 주면서 일자리를 구하는 실정이다. 현행법상 오야지 등 중간 도급 업자에게 고용돼 건설현장에 투입되는 것은 명백한 불법이지만, 정부는 이러한 불법 행위는 제대로 단속하지 않는다.
고용만 되면 문제가 사라지는 것도 아니었다. 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관계이다보니 오야지 밑에 고용된 건설노동자의 삶은 처참했다. 임금을 떼이는 건 일상이었다. 원청과 하청 건설사들 역시 건설노동자의 고용 안정에는 관심이 없다. 최대한 많은 이윤을 내는 것만이 이들의 목적이기 때문에, 인건비를 줄이려 외국인 노동자를 고용하는 비율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이다.
한 아파트 공사 현장 건설노동자들 (자료사진) ⓒ민중의소리
그러다보니 건설노조의 주된 활동은 자연스럽게 '조합원 고용 안정'이 됐다. 불법과 편법이 난무하는 건설현장을 바꾸고 열악한 노동환경 개선하려면 일단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고용부터 돼야 했다. 안정적으로 고용돼 일하고 싶다는 것이 건설노조 조합원이냐 아니냐를 떠나 건설노동자들의 1순위 요구이기도 했다.
이에 건설노조는 조합원들이 하청업체에 직접 고용돼 일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만들었다. 하청업체의 연합회와 맺은 중앙 임금 및 단체협약으로 조합원들은 전과 달리 하청업체에 직접 고용될 수 있었고, 최소한의 노동조건을 보장받게 됐다. 건설노동자들이 "건설노조가 없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고 단호히 말하는 이유다.
건설노조는 각 지역에서 건설현장이 개설될 때마다 중앙에서 맺은 단체협약을 토대로 하청업체와 조합원 채용은 물론 노조 활동 지원 등에 관한 것을 협의한다. 양회동 지대장의 구속영장청구서에 '피해자'라고 지목된 업체들도 모두 건설노조와 단협을 맺었던 협의회에 속한 업체들로, 현장이 열리면 자연스럽게 건설노조의 교섭 대상이 됐다.
김정배 지부장은 "경찰 수사를 받으면서 정말 너무하다고 느낀 건, 우리가 무엇 때문에 채용을 요구하는지 묻지도 않는다는 것이었다. 노조가 왜 채용 요구를 하는지 물어보고, 건설사만의 요구가 아니라 건설노동자의 요구도 들여다보면서 해법을 찾아내는 게 정부가 할 일 아닌가"라며 "그런데 너무 일방적으로 건설노조만 공격하고 있다. 너무 개탄스럽다"고 말했다.
"건설업체가 교섭 거부하고, 전화도 안 받아
노조가 건물 올라가는 것만 가만히 보고 있어야 하나"
4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분신해 숨진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지부 지대장 빈소에서 건설노조 조합원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05.04 ⓒ민중의소리
문제는 '법에 규정된 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건설노조의 상식적인 요구를 건설사는 '비용'으로만 인식할 뿐이라는 것이다. 당연히 현장에서는 단협을 요구하는 건설노조 조합원들의 채용을 기피한다. 민주노총 조합원을 채용할 경우 건설노동자의 권리를 보장하는 단협을 체결해야 하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든다는 게 그 이유였다.
사측이 비용 부담을 이유로 조합원 채용을 거부하면 노조는 순순히 수용해야 할까. 여기서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된다. 채용 요구 인원을 조정하는 당근도 제시해 봤다가, 집회를 열거나 건설현장의 불법 행위를 고발하겠다는 채찍질도 병행한다. 이는 건설업만이 아닌 다른 산업 사업장에서도 벌어지는 흔한 교섭 과정이다.
만약 경찰의 논리대로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공사업체는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조직의 규모가 커졌다"면, 노조가 요구하는 대로 건설업체들이 수용했을 테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지금까지 노사 모두 일반적인 교섭 과정을 거쳐 서로 양보를 해가며 일정한 합의를 이뤄왔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양 지대장에 대한 처벌불원서를 썼던 건설업체들도 "별다른 마찰 없이 교섭을 통해 인력 수급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양 지대장과 함께 교섭 활동을 해 온 박석용 조직부장은 "'안녕하세요, 민주노총 건설노조입니다'라고 인사하자마자 건설업체들은 나가라고 한다. 그러면 그냥 나가야 하는 거다. 전화로 연락해도 전화를 안 받으면 그만이다. 경찰 주장대로라면, 우리는 일도 못 한 채 놀면서 그저 건물이 올라가는 것만 보고 있어야한다는 건가"라고 반문했다.
경찰 수사 결과 양 지대장은 건설업체에 '지역민인 조합원을 채용해달라'고 요구했으며, 교섭 과정에서 '건설자재 관리 소홀로 철근이 부식했다'는 내용으로 속초시청에 민원을 제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사측의 불법을 신고했는데, 이에 대한 수사는 이뤄지지 않았다. 오히려 경찰은 양 지대장의 이런 행위가 건설사를 협박한 수단이라며 그를 '공동공갈범'으로 몰아갔다.
윤석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이 시작된 이후 건설노조 채용을 거부하는 일은 더욱 노골적으로 이뤄지고 있다. 한 건설업체는 교섭을 하러 온 민주노총 건설노조 간부에게 "우리는 (노조 조합원을 채용하지 않고) 이참에 돈 좀 벌어 나가겠다"는 말을 서슴없이 내뱉기도 했다고 한다. 국토교통부와 경찰, 검찰, 대통령이 자신들을 지켜주고 있다면서. 건설노조가 조합원 채용을 요구하는 또 다른 이유는 "조합원이라는 이유로 고용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단협, 즉 노사 합의를 지키라는 요구이기도 하다.
양 지대장은 지난해 1월 지대장으로 임명돼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을 온몸으로 겪었다. 건설사들은 더 이상 건설노조의 교섭에 응하지 않고 있다. 그렇게 온갖 무시를 겪으면서도 양 지대장은 포기하지 않고 건설업체를 찾아다녔다. 그와 함께 일한 동료 중에는 6개월째 일을 못 하고 있었던 이들도, 청약 통장을 해지해야 했던 이들도, 집에 있는 금덩이라도 팔아야 했던 이들도 있었다. 양 지대장은 작은 건설현장이라도 생기면 찾아가 조합원 단 몇 명이라도 채용될 수 있게 해달라고 사정했다. 강원도는 지역이 워낙 넓어, 교섭을 위해 하루 마음먹고 움직이면 그 운행 거리가 400~500km에 달했다고 한다. 이는 서울에서 부산을 이동하는 거리와 비슷하다.
현재 강원지부 소속의 조합원 1천여명 중 일을 하지 못 하고 있는 조합원은 무려 700여명에 달한다고 김정배 지부장은 전했다. 김 지부장은 "(수사를 받고 있는) 지금도 우리는 교섭하러 다닐 수밖에 없다. 건설노조의 제1의 목표는 조합원 일자리 창출이기 때문"이라며 "아침에도 조합원 수를 보고 받았는데,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뒤 일자리가 없으니 조합원 100명이 탈퇴를 했다고 한다. 놀고 있는 조합원이 없어야 하는 계절인데, 일하는 조합원이 30%도 안 된다는 현실이 참 먹먹하다"고 씁쓸해했다.
노조법·단협에 따른 노조 전임비와 팀장 임금도 '갈취'로 둔갑
오히려 피해자라는 건설사들이 '처벌 말라' 탄원 내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4일 고 양회동 건설노조 강원 지대장 빈소가 마련된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문화제에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04 ⓒ민중의소리
유가족은 양 지대장의 분신 소식이 전해진 뒤, 노조에 "회동이가 8천만원을 갈취한 게 맞느냐"고 물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구속영장청구서에 담긴 수사 기관의 주장을 그대로 옮긴 보도들 때문이었다. 하지만 이는 사실이 아니었다.
8천만원이라는 액수는 경찰이 노조 전임비와 양 지대장 등 강원건설지부 3명의 간부 임금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경찰은 양 지대장 등 3명이 4개 건설현장에서 받은 노조 전임비와 임금을 모두 합쳐 "건설현장에서 갈취한 금액 합계는 7,996만원"이라고 주장했다. 경찰은 그중 양 지대장이 받은 임금을 "무노동 임금"이라고 주장했고, 일부 언론은 "건설사로부터 뜯어냈다"고 표현했다.
노동법 전문가들은 여기서 언급되고 있는 '노조 전임비'는 불법이 아니라고 단언한다. 노조법 24조 '근로시간 면제'에 따르면, 단협을 맺거나 사측의 동의를 구해 사용자 또는 노조로부터 급여를 받으면서 노동조합 업무에 종사하는 전임자를 둘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사측과의 교섭이나 산업안전 활동 등 노조의 유지·관리를 위한 필수적인 활동을 위한 전담 인력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건설노조와 사측이 체결한 단협에도 "회사는 노조가 임명하는 자를 노조 업무에 전임함을 인정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노조법 부칙에 따르면, 근로시간 면제 한도를 정할 때 조합원 수나 조합원의 지역별 분포 등을 고려해 정해야 한다. 하지만 이는 일반적인 사업장을 가정한 것이라 수시로 사업장이 바뀌는 건설노조에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이 때문에 건설노조는 "한 공사 현장 당 노조법상 제도의 '최소 기준'인 99인 이하 사업장에 허용된 연 2천 시간에도 미치지 않는 기준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양 지대장의 구속영장 청구서를 보더라도 한 현장이 개설될 때 노사가 합의한 노조 전임비는 한 달에 177만원 수준이었고, 이는 노조 전임자의 각 계좌로 입금됐다. 한 달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준이다. 강원건설지부의 경우 강원 지역 전체를 관리하는 지부장과 조직, 회계 등을 담당하는 이들이 노조 전임자로 활동하고 있었다.
물론 경찰 수사 결과, 일부 어용 노조들은 조합원이 채용되지 않았는데도 노조 전임비를 가로채 갔던 사례가 적발되기도 했다. 하지만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조합원이 채용된 현장에만 단협을 통해 노조 전임비를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김 지부장은 "전임비는 건설현장이 크든 작든 다 똑같이 책정된다. 조합원 100명이 투입된 현장이든, 150명이 투입된 현장이든 다 똑같다"며 "그런데 한 달에 200만원 안 되는 돈을 받자고 조합원 100여명의 고용을 요구하는 교섭 활동을 한다는 말인가? 누가 봐도 앞뒤가 맞지 않는 주장이다. 말이 안 되는 기획 수사"라고 날을 세웠다.
경찰이 양 지대장이 '무노동 임금'을 받아왔다고 주장한 이유는 출퇴근을 확인할 수 있는 안면인식기에 출근 처리만 할 뿐, 정상적인 퇴근 처리는 안 돼 있었다는 것이었다. 양 지대장은 조사 당시 "정상적으로 출퇴근을 했으나 노조의 외부적 일이 많아서 그 일을 해 무노동 오명을 쓰고 있는 것"이라고 항변한 것으로 확인된다.
기본적으로, 각 공정의 팀장은 책임자다. 건설사는 팀장에게 도면만 줄 뿐, 도면을 보고 팀원 특성에 맞게 일을 배분하고, 작업을 지시하는 일은 각 팀의 팀·반장들이 담당하고 있다.
양 지대장은 철근팀 팀장이면서도 3지대 조합원들을 책임지는 노조 간부이기도 하다. 앞서 설명한 대로 조합원들의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교섭을 하거나, 조합원들이 일하는 건설현장에서 생긴 안전 문제나 고충을 해결하는 일을 도맡아 한다. 단협에서도 '조합원의 정당한 조합 활동을 보장'하도록 돼 있기 때문에, 건설업체들도 그동안 노조 간부들이 노조 활동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우는 것을 이해해 줬다는 게 강원건설지부 측의 설명이다. 대신 교섭 과정에서도 이러한 노조 활동에 대해 양해를 구하고, 노조 일로 자리를 비울 때마다 현장소장에게 미리 상황을 알린 뒤 이동했다.
강원건설지부 복수의 조합원들에 따르면, 최근에는 잠시라도 현장을 비우고 노조 활동을 하면 건설업체들이 공수(하루 일당)를 인정해 주지 않아 양 지대장이 생활고에 시달렸다고 한다. 양 지대장이 4월 한 달간 가져간 임금은 30만원이 채 안 되는 1공수뿐이었다. 자신을 걱정하는 동료에게는 "우리 조합원들 일부터 시켜야 한다"며 안심시킨 게 양 지대장이었다.
하지만 경찰이 내린 결론은 이와는 정반대였다. 경찰은 양 지대장 등 노조 간부들이 무노동 임금과 노조 전임비를 갈취하려는 목적으로 조합원들의 고용을 요구했다는 결론을 내렸다.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근로자 권익 보호와 안전을 뒤로한 채 오직 그들의 이익만을 목적으로 악용했다"는 모욕적인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 건설현장을 조금이라도 이해하려 했다면, 건설노동자들의 얘기를 조금이라도 들어봤다면 차마 적을 수 없는 내용이다.
경찰이 건설노조 상대로 표적 수사를 벌일 때, 정작 건설업체들은 '민주노총 건설노조 덕분에 안정적으로 기능공을 수급받을 수 있었고, 이들의 근무와 근태를 관리해 주었다'며 노조 간부들을 처벌하지 말아 달라는 탄원서를 냈다. 건설업체들 사이에서도 경찰의 무리한 건설노조 수사에 대한 부담감을 토로하는 말이 나오고 있다.
그럼에도, 경찰은 수사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9일 경찰 수사에 항의한 정의당 의원단에게 '과잉 수사는 없다', '곧 수사가 마무리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정의당 심상정 의원이 전했다. 억울한 희생자를 낳은 경찰의 '건폭 몰이'는 오는 6월 25일까지 이어진다.
전국택배노조 쿠팡 택배 분당지회는 매일 집회를 계속하고 있다. 그런데 사 측은 집회를 연 조합원과 노조 간부의 업무시간 외 출입을 막는다. 또한, 지회장에게 '입차제한'을 가해 업무를 제한한다. 이에 노조는 줄곧 '클렌징'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
이들이 ‘클렌징’이라고 부르는 제도는 ‘구역회수’를 일컫는다. 클렌징이란 이름에 대해 황준성 쿠팡 택배 분당 지회장은 “CLS 측이 이를 처음 ‘클렌징’이라고 표현했다가 ‘우리가 청소돼야 할 대상이냐’는 노조 측 반발에 ‘구역회수’로 말을 바꿨다”고 밝히기도 했다.
ⓒ 김준 기자
지역마다 다르지만, 분당의 퀵플렉스(배송기사)들은 오전 8시부터 배송을 시작해 오후 10시까지 물건을 나른다. 퀵플렉스가 정해진 시간에 물량을 배송하지 못하면 CLS는 대리점주에게 퀵플렉스 기사의 담당구역을 회수하라고 지시한다. 표현을 구역회수라고 했지만 사실상 계약해지다.
퀵플렉스 기사들은 정해진 시간 안에 모든 물량을 배송하지 못하면 해고되기 때문에 앞선 1부 기사에서 언급한 것처럼 평균 18분의 식사시간을 갖거나 이동 중에 끼니를 해결한다. “차라리 좀 쉬고 초과근무로 배송을 마치는 게 낫지 않냐”는 질문에 황준성 지회장은 “정해진 물량을 배송하지 못하면 바로 클렌징을 당하기 때문에 쉬고 말고 할 여유조차 없다”고 답했다.
생활물류서비스산업발전법(생물법) 5조에는 택배서비스사업사업자에게 사업등록 및 변경 시 영업점의 명칭과 규모 등을 정한 서류를 국토부에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택배기사 개개인에게 ‘담당 구역’이란 ‘최소한의 임금보장’이기 때문이다. CJ대한통운 계약서의 경우 영업점인 집배점 간 계약서에 집배점의 명칭과 책임배송지역을 구체적으로 명시하도록 하고 있다.
노조 측이 공개한 CJ대한통운 계약서
노조 측이 공개한 CLS의 계약서
하지만 퀵플렉스 노조 측이 공개한 CLS의 계약서에는 ‘영업점에게 어떠한 독점적 권리 또는 고정적인 물량의 위탁을 보장하지 않는다’고 명시해 언제든 영업점의 배송구역을 회수, 변경할 수 있게 했다.
구역이 회수되면 계약서대로 일감이 사라지게 된다. 사실상 해고이기 때문에 CLS는 이를 이용해 앞서 언급한 ‘프레시백 회수’와 하루 300건이 넘는 배송 업무를 가능하게 했다. 일자리를 잃지 않으려면 퀵플렉스 기사들에게 12시간 넘는 과로는 필수인 셈이다.
생물법 11조 역시 ‘택배서비스사업자는 택배서비스종사자와의 운송 위탁계약을 해지하려는 경우 택배서비스종사자에게 60일 이상의 유예기간을 두고 계약의 위반 사실을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명시돼 있지만, CLS의 경우 시간 내 배송을 완료하지 못하면 바로 계약이 해지된다.
CLS 측은 “대리점의 택배기사 부족으로 인한 고객배송 지연 피해와 택배기사의 업무과중을 방지하기 위해, 해당 대리점과 협의를 거쳐 위탁 노선을 변경해 계약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조 측은 이 주장에 대해 “택배현장에서 대리점은 원청과 대등한 존재가 아니며, 원청의 요구를 거부할 수 있는 대리점은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원청과 협의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관철할 수 있다는 식으로 사실을 호도한다”며 비판을 더했다.
노조는 CLS가 대리점주들에게 보낸 23년 2분기 구역회수(클렌징) 기준을 공개했다. 협의를 통해 기준을 만들기보단 일방적으로 통보하는 방식에 가까웠다.
택배기사들에게 ‘구역’이란 ‘밥줄’이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들의 높은 임금을 걸고넘어진다. 하지만 건당 수수료는 일반 택배기사들과 별 차이 나지 않는다. 황준성 지회장은 “쿠팡이 배송 업무를 정규직 쿠팡맨에서 하청 구조로 바꿨고 같은 임금을 주며 강제노동을 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은 3부는 지난 4월, 분당에서 노동조합을 결성해 집회를 이어가고 있는 쿠팡 택배 분당지회를 다룬다. 현장 조합원의 더 자세한 목소리와 이후 계획에 대해 이야기할 예정이다.
지난 칼럼(줄잇는 윤 대통령 퇴진 시국선언... 국민 분노 폭발한 지점 https://omn.kr/23lsm)에서 필자는 윤석열 정부의 제3자 변제안이 일본 극우세력이 앵무새처럼 뇌까려 온 두 가지 주장을 사실상 수용한 것이라고 했다. 윤 정부가 식민지기의 강제 동원(강제 징용)과는 아무 관련이 없는 제3자에게 변제 책임을 지우면서 1965년 한국 정부가 국민의 개인 청구권을 일괄 대리해 일본의 지원금을 수령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일본 극우세력이 뇌까려 온 두 가지 주장이란 첫째, 식민지기에 한국인 노동자의 강제 동원은 없었다는 것이고, 둘째, 설사 강제 동원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1965년 일본과 한국이 맺은 청구권 협정에 의해 한국인 노동자가 일본 전범기업에 손실보상과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모든 권리가 소멸했다는 것이다. 지난 칼럼에서는 첫 번째 주장을 두고 팩트 체크를 했는데, 여러가지 증거로 미루어 일본 극우 세력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음을 확인했다.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의 권리는 네 가지
▲ 창원시에 있는 강제징용 노동자상 ⓒ 윤성효
이제 두 번째 주장에 대해 팩트체크할 차례다. 과연 1965년 청구권 협정으로 강제동원 노동자가 손실 보상과 손해 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가 모두 소멸했을까. 이 문제를 정확히 이해하려면 여기에 관련된 권리가 여럿 있다는 사실을 먼저 알아야 한다.
하나는 민사상 채권·채무관계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한 당사자 개인의 청구권이고, 다른 하나는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와 직결된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강제동원 노동자의 손해배상 청구권이다. 두 권리에는 각각 국가의 외교적 보호권이 따라붙는다. 따라서 여기에 관련된 권리는 네 가지가 존재하는 셈이다.
일본 극우세력과 일본 정부는 청구권 협정으로 이 네 가지 권리가 모두 소멸했다는 입장을 천명해 왔다. 그러나 대한민국 대법원은 민사상 손실보상 청구권에 대한 국가의 외교적 보호권만 소멸했을 뿐, 나머지 세 가지 권리는 멀쩡히 살아있다고 판결했다. 양측의 입장 차이가 엄청나게 큰데, 도대체 어느 쪽이 옳은 것일까. 우선 청구권 협정의 관련 조항을 살펴보자.
제2조 1. 양 체약국은 양 체약국 및 그 국민(법인을 포함함)의 재산, 권리 및 이익과 양 체약국 및 그 국민 간의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1951년 9월 8일에 샌프런시스코우 시에서 서명된 일본국과의 평화조약 제4조 (a)에 규정된 것을 포함하여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이 된다는 것을 확인한다.
3. (…) 일방 체약국 및 그 국민의 재산, 권리 및 이익으로서 본 협정의 서명일에 타방 체약국의 관할 하에 있는 것에 대한 조치와 일방 체약국 및 그 국민의 타방 체약국 및 그 국민에 대한 모든 청구권으로서 동 일자 이전에 발생한 사유에 기인하는 것에 관하여는 어떠한 주장도 할 수 없는 것으로 한다.
제2조 1의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의 범위에 어떤 권리가 포함되는지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고, 학계에서도 논쟁이 진행 중이다. 민사상 청구권에 대한 국가의 외교적 보호권이 청구권 협정으로 소멸했다는 데 대해서는 대부분의 학자들이 동의한다. 그러니 나머지 세 가지 권리, 즉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강제동원 노동자의 손해배상 청구권과 그에 대한 국가의 외교적 보호권, 그리고 민사상 개인의 청구권의 소멸 여부가 문제다.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강제동원 노동자의 손해배상 청구권과 그에 대한 국가의 외교적 보호권이 청구권 협정으로 소멸되었는지 여부는 그 협정의 성격을 파악하면 금방 가려낼 수 있다.
식민지 지배와 관련된 손해배상 청구권이 소멸하는 일은 없었다
한일 청구권 협정은 1951년 9월 연합국과 일본이 체결한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제4조 (a)항("한반도 지역 내 일본과 일본 국민의 재산과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에 대한 청구권(채권을 포함)의 처리와 한국 정부와 한국 국민의 일본 내 재산과 일본과 일본 국민에 대한 청구권(채권을 포함)의 처리는 일본과 한국 간 특별조정에 맡긴다")을 다루기 위해 시작된 것이다.
그런데 샌프란시스코 강화회의에서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 책임을 묻는 문제는 애당초 의제에 오르지도 않았다. 구 식민지 국가가 처해 있던 처량한 처지라고나 해야 할까. 당시 한국 정부는 참석을 강력히 요구했음에도 회의에 초청받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 강화회의에서 한국은 식민지 피해를 입은 국가가 아니라 단지 일본으로부터 '분리된 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는 강화회의 전 일본 정부가 연합국 측에 조선과 대만 등 구 식민지는 국제법과 국제관례에 따라 취득되어 장기간 세계 각국이 일본령으로 승인한 지역이라고 호소한 결과였다.
분리된 지역이란 독립 국가가 제국주의 침략으로 식민지가 됐다가 다시 독립을 얻은 곳이 아니라, 한 국가의 영토였다가 해당 주민의 요구와 기존 국가의 승인에 의해 별도의 국가로 나뉜 곳을 뜻한다. 이렇게 분류되었으니 식민지 피해 배상은 설 자리를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역사의 아이러니라고나 할까. 국제법적으로 조약은 체결 당사국 간에만 법적 효력을 갖기 때문에, 조약 당사국에서 배제된 한국은 조약 준수의 의무에서 벗어났다. 그러므로 이때 한국은 오히려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틀 밖에서 얼마든지 식민지 지배의 책임을 물을 수 있는 국제법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 셈이다.
샌프란시스코 조약의 '특별조정'이란 영토 분리로 생기는 재산, 채권, 청구권의 귀속을 정리하는 일이었을 뿐, 분리되기 전 영토 지배의 불법성은 전제되지 않았다. 그러니까 한일 간 협상에서도 식민지 지배의 책임은 포함되지 않았고, 재산, 채권, 청구권의 처리는 단지 민사 차원으로 한정되었다. 식민지 지배로 인한 피해가 의제가 되지 않았으니, 식민지 지배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까지 소멸하는 일은 아예 일어날 수가 없었다.
사실 청구권 협정 체결 후 한참 동안 한국과 일본 두 정부는 다 같이 이에 부합하는 해석을 내렸다. 즉, 한국 정부는 영토의 분리·분할에서 오는 재정상 및 민사상의 청구권이 해결됐다고 해석했고, 일본 정부도 일본에 의한 조선의 분리·독립 승인에 따라 한일 양국 간에 처리할 필요가 있는 양 국가 및 양 국민의 재산, 권리, 이익, 청구권에 관한 문제가 해결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청구권 협정으로 해결된 것은 민사상 손실에 대한 청구권이었다는 해석이 양국 간에 공유되었던 것이다. 뒤집어 말하면, 이는 식민지 피해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해결된 권리' 속에 포함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그러므로 강제동원 노동자들이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와 직결된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로 입은 피해에 대해 소송을 제기한 것은 국제법적 근거를 가진 정당한 행위였고, 마침내 대한민국 대법원에서 승소한 것은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를 단죄한다는 점에서 획기적인 사건이었다.
2012년 5월 24일(최종 확정판결이 난 것은 2018년 10월과 11월이다) 대한민국 대법원이 다음과 같이 결론지은 것은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 지배와 2차 세계대전 후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의 본질과 청구권 협정의 한계를 정확히 파악한 명판결이었다.
'청구권 협정'은 일본의 식민지배 배상을 청구하기 위한 협상이 아니라 샌프란시스코 조약 제4조에 근거하여 한일 양국 간의 재정적·민사적 채권·채무 관계를 정치적 합의에 의하여 해결하기 위한 것으로서 (…) 일본의 국가권력이 관여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나 식민지배와 직결된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권이 청구권 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됐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청구권 협정으로 개인 청구권이 소멸하지 아니하였음은 물론이고,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도 포기되지 아니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민사상 손실에 대한 개인 청구권도 소멸하지 않았다
▲ 대법원 전원합의체, 일제 강제징용 승소 판결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소영 대법관)는 30일 오후 서울시 서초구 대법원 대법정에서 열린 강제징용 피해자 원고 4명이 신일철주금(신일본제철)을 상대로 낸 손해배상 소송의 재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2018.10.30 ⓒ 유성호
이상에서 일본 기업의 불법행위로 피해를 입은 강제동원 노동자의 손해배상 청구권과 이에 대한 국가의 외교적 보호권은 청구권 협정으로 소멸하지 않았음을 밝혔다. 그렇다면 나머지 하나, 즉 민사상 채권·채무관계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한 당사자 개인의 청구권은 어떻게 됐을까. 이 청구권에 대한 국가의 외교적 보호권은 청구권 협정으로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됐다고 보는 것이 옳다. 하지만 당사자 개인의 청구권까지 해결됐는지는 좀 따져봐야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일본 정부가 청구권 협정 체결 후 30여 년 동안이나 외교적 보호권이 소멸했을 뿐 개인 청구권은 소멸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는 점이다. 예컨대 청구권 협정 체결 당시 시나 에쓰사부로(椎名悅三郎) 일본 외무대신은 중의원 '일본국과 대한민국 사이의 조약 및 협정 등에 관한 특별위원회'에 참석해 "외교 보호권만을 포기한 것"이라는 말을 여러 차례 했고, 1990년대 초 야나이 순지(柳井俊二), 단바 미노루(丹波實) 등 외무성 조약국장들도 각각 참의원과 중의원의 예산위원회에서 청구권 소멸은 외교 보호권에 한정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처럼 일본 정부가 개인 청구권이 소멸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한 배경에는 구소련과 맺은 공동선언이 있었다. 일소 공동선언에서 일본과 소련 양국이 "국가, 단체, 국민에 대한 모든 청구권을 서로 포기한다"고 밝히자, 구소련에 재산을 두고 온 일본인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는데 그에 대해 일본 정부는 개인의 청구권까지 포기한 것은 아니라는 논리로 대응했다. 일본 정부가 오랫동안 한국인의 개인 청구권이 소멸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유지한 것은 그러지 않는 경우 자가당착에 빠질 것을 염려했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2000년대 들어서 한국인 강제동원 피해자의 소송이 잇따르자 새로운 대응 논리가 필요했고, 마침내 일본 정부는 개인 청구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말을 바꾸었다.
따라서 이와 관련하여 대한민국 대법원이 "국민의 개인 청구권이 청구권 협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된다고 하더라도 개인 청구권 자체는 청구권 협정만으로 당연히 소멸한다고 볼 수는 없고, 다만 청구권 협정으로 그 청구권에 관한 대한민국의 외교적 보호권이 포기됨으로써 일본의 국내 조치로 해당 청구권이 일본국 내에서 소멸하더라도 대한민국이 이를 외교적으로 보호할 수단을 상실하게 될 뿐이다"라고 판시한 것은 지극히 타당하다고 봐야 한다.
그렇다면, 네 가지 권리 가운데 "완전히 그리고 최종적으로 해결"된 것은 민사상 청구권에 대한 외교적 보호권뿐이고, 나머지 세 권리는 오랜 세월 동안 해결되지 못한 채 남아 있었다고 해야 한다.
지난 4월 6일 때마침 한국 외교부가 '30년 경과 비밀해제 외교문서'를 공개했는데, 거기에는 1991년 8월 3~4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 지역 전후 보상 국제포럼'에 참석한 인사들(민충식 청구권 협정 당시 청와대 정무수석, 백충현 서울대 법대 교수, 타나카 히로시 일본측 교수)의 발언이 수록돼 있다. 이를 보면 세 사람은 필자가 내린 결론과 거의 같은 견해를 피력했음을 알 수 있다.
윤석열 대통령 왜 이러나
▲ 윤석열 대통령과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찾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7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마친 뒤 나란히 걷고 있다. ⓒ 연합뉴스
2018년 10월 대한민국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오자 일본 정부는 극렬하게 반발했다. 당시 아베 총리는 "국제법에 비추어 있을 수 없는 판단입니다", "나라와 나라의 약속입니다. 이 약속을 어기면 어떻게 되는가"라며 자신의 심경을 격정적으로 토로했다.
이런 분위기는 2019년 반도체 관련 3개 품목의 수출을 규제하고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등의 통상 공격으로 이어졌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더러 적절한 조치를 강구하라고 요구했는데, 이는 민주주의 국가의 삼권분립 원칙을 존중한다면 도저히 할 수 없는 무례한 요구였다. 그런데 근본적으로는 과거에 한국과 일본이 아베가 말한 것 같은 약속을 맺은 적이 없다는 사실이 더 문제다.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외교 문제에서 상대측이 억지 주장을 펼치는 일은 종종 일어난다. 그런데 우리 쪽이 앞장서서 상대측의 억지 주장에 동조하고 나선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몰라서 그랬는지, 아니면 피치 못할 사정이 있었는지 확인할 길이 없지만, 최근 윤석열 대통령이 바로 이런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예컨대 지난 3월 16일 한일 정상회담 직후 이뤄진 공동기자회견에서 윤 대통령은 "2018년에 그동안 정부의 입장과 또 정부의 65년 협정 해석과 다른 내용의 판결이 선고가 됐습니다"라며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에 문제가 있는 듯 발언했다.
3월 21일 국무회의에서는 "1965년의 한일기본조약과 한일청구권협정은 한국 정부가 국민의 개인 청구권을 일괄 대리해 일본의 지원금을 수령한다고 되어 있습니다"라며 마치 모든 청구권이 경제 협력 자금 수령으로 해결된 듯 발언하기도 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이 발언을 두고 외교부는 그때 받은 무상자금에는 강제동원 피해보상 성격도 들어있다고 해석했다.
2012년 정권을 접수한 일본의 극우세력은 그 후 내내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와 관련하여 '강제동원은 없었다', '청구권 협정으로 조선인 노동자가 청구할 수 있는 모든 권리는 소멸했다'라는 주장을 끈질기게 펼쳐 왔다. 이는 상당한 선전효과를 발휘해 오늘날 일본 국민 가운데 이 내용을 그대로 믿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조선인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나 일본군 위안부 문제가 이슈가 될 때면, '또 그러냐. 벌써 몇 번째냐' 하며 짜증 섞인 반응을 보인다. 일본에서 혐한 분위기가 급속히 확산한 데는 이런 요인이 크게 작용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4월 방미를 앞두고 <워싱턴 포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100년 전 일을 가지고 무조건 안 된다, 무조건 무릎 꿇으라고 하는 이거는 저는 받아들일 수 없습니다"고 말해 또 한 번 논란을 자초했다. 대통령은 '무조건 무릎 꿇으라' 하는 표현을 쓰면서 아마도 강제동원 노동자 문제를 떠올렸을 것이다.
일본의 극우세력과 그들에게 동조하는 일부 일본 국민은 대한민국 대법원의 판결을 무조건 무릎 꿇기를 요구하는 것처럼 받아들였을 공산이 크다. 일본의 정치 지도자라도 이런 분위기와는 거리를 두는 것이 정도(正道)이겠지만, 표를 의식하는 정치인으로서 그런 정서를 불가피하게 대변할 때도 있음을 인정하더라도 그건 일본 정치인의 일이 아닌가. 왜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인의 혐한 정서를 내면화해 스스로 일본 정치인의 역할을 떠맡는가. 우리 국민이 윤 대통령에게 한국 대통령이 아니라 일본 총리가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드러내는 데는 충분한 이유가 있다.
대한민국 대통령이 일본 총리의 일본 국내 지지율을 끌어올려 주고 일본 국민의 정서를 대변하는 배경에 어떤 정치 문법이 작용하고 있는지 도무지 알 수가 없다. 어제(5월 7일) 한일 정상회담 직후의 공동기자회견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과거사에 대한 인식 문제는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 어느 일방의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우리가 발표한 해법(제3자 변제안: 인용자)은 65년 청구권 협정과 2018년 법원의 판결을 동시에 충족하는 절충안으로서 법적 완결성을 지닌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다시 한번 입장을 밝혔다.
"진정성을 가지고 하는 것"이 무엇을 뜻하는지 불분명하지만, 상대에게 요구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고 함으로써 일본에 면죄부를 주었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이전 칼럼과 이 칼럼에서 밝혔듯이, 대한민국 대법원의 확정 판결은 일본 기업의 조선인 노동자 동원이 일본 정부의 한반도에 대한 불법적인 식민지배 및 침략전쟁의 수행과 직결된 반인도적인 불법행위였다고 규정했을 뿐만 아니라 강제동원 노동자와 관련한 네 가지 권리 가운데 세 가지가 엄연히 살아있음을 분명히 판시했다. 제3자 변제안이 이 판결을 충족한다고 하니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윤석열 대통령은 지금까지의 정치 문법을 계속 구사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공동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가 "당시에 힘든 환경 속에서 많은 분들이 힘들고 슬픈 일을 당한 일에 대해서 마음이 굉장히 아프다"고 발언했지만, 이는 식민지 지배의 불법성과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한 것이 아니고 그에 대해 사과한 것은 더더욱 아니다. 가해자와 피해자가 분명한 사건에서 가해자가 마치 제3자인 듯 성의 없이 내뱉는 립서비스처럼 들릴 뿐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일 정상 소인수 회담에서 먼저 기시다 총리는 이와 비슷한 발언을 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이 먼저 이야기를 꺼내거나 요구한 바가 없는데 먼저 진정성 있는 입장을 보여주셔서 감사하다"고 했다고 하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
우리 국민은 이런 정치 문법을 언제까지 참아줄 것인가. 지금이야말로 윤석열 대통령이 "민심은 바다와 같아 배를 띄울 수도 있고 뒤집을 수도 있다"는 금언을 떠올릴 때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사진=뉴시스
미국은 달러라는 상품을 수출한다. 그리고 그 상품은 인기가 많으며 믿을 만하다. 세계 각국은 그 상품으로 무역대금을 결제하거나 외환보유고로 쌓아 놓는다. 미국민들은 그 상품의 대가로 받은 또 다른 상품(자동차나 휴대폰)으로 삶의 질을 유지한다. 세계경제에서의 이러한 달러패권은 확고해 보였다.
하지만 최근 그 달러는 거센 도전을 받고 있다. 이는 우크라이나 전쟁과 미·중 갈등 등을 거치며 중국, 러시아 등이 달러를 대체할 대안적인 통화를 찾고 있는데 기인한다. 중국은 지난 3월 자신들의 무역거래에서 위안화를 이용한 결제의 비중이 최초로 달러를 추월했다고 발표하였다. 러시아는 서방국가들의 제재로 인해 달러를 통한 결제에 문제가 생기자 루블화나 위안화 등 대안적인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려 노력해왔다. 브라질의 룰라 대통령은 달러만이 국제통화로 기능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며 브릭스 국가들에게 달러를 대체할 화폐를 지지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국가들도 중국과의 원유 거래에 위안화 결제를 도입하였다.
디지털 결제 시스템의 확산도 달러패권을 흔드는 또 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미 연준 브레이너드 부의장은 하원의 한 위원회에 출석하여 주요 국가들이 자체적인 디지털 화폐를 추진하는 만큼 미국도 이를 발행해야 지금 같은 종류의 패권을 유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기도 하였다. 비트코인이 내년에 십만 달러 간다는 소위 ‘BTC 십만 달러 설’도 달러의 예전 같지 않은 위상과 관련되어 있다. 달러를 대체한다면 그것은 위안화가 아닌 디지털자산일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뿐만 아니라 연준의 양적완화와 인플레이션, 잇따른 통화정책의 어려움도 달러 위상 추락의 원인이다. 2009년 미국발 금융위기과정에서 더욱 심화된 달러 풀기가 전 세계적인 자산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으로 이어졌고 이에 대응하기 위한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경기침체 등 여러 부작용을 낳고 있다. 이미 지난 1분기 미국의 GDP증가율은 1.1%로 전문가들의 예상을 밑돌았다. 세계 각국이 미국의 금융·통화정책을 추종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은 세계 경제에 고통을 안기고 유럽 등의 주요 국가를 중심으로 탈달러 움직임을 본격화하게 하고 있다. 달러패권의 부작용이 커질수록 이에 대한 각국 경제의 볼멘소리도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거센 도전받고 있는 달러화,
‘전환’ 아니라 ‘부식’되는 기축통화 지위
최근 미국의 부채한도를 둘러싼 정치권의 갈등 또한 달러의 신뢰를 흔들고 있다. 혹자는 이것이 달러의 위기가 아닌 미국 정치권의 무능을 얘기하는 것일 뿐이라고 주장하지만 어떤 이는 이러한 신용위험이 2011년과 같은 미국 신용등급 하락뿐만 아니라 경제 권력을 중국으로 넘어가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과연 기축통화로서의 달러는 위안화와 같은 다른 통화로 대체될 수 있을까. 다수의 전문가는 그것이 아직 불가능한 일이라고 주장한다. 정치적, 군사적, 경제적으로 세계 최고의 국가인 미국을 배경으로 하는 달러라는 상품이 아직 제일 좋다는 것이다. 여기에 중국의 위안화와는 달리 달러는 개방된 자본시장에서 자유롭게 거래되고 잘 갖추어진 법·제도로 인해 신뢰를 주기 때문에 그 수요가 견고하다는 점도 추가된다. 여전히 달러를 이용한 거래가 국제거래의 약 88%를 차지하고 있고 이 비중이 안정적인 이유이다.
미국의 100달러 지폐 ⓒ사진=뉴시스
하지만 이것이 달러의 지위가 불변한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기축통화의 지위는 패러다임 전환(Paradigm Shift)되는 것이 아니라 조금씩 부식(Erosion)되는 것이다. 미국의 지위가 아직은 확고하지만 중국경제의 성장이 지속되고 대부분 국가의 최대무역국이 중국이라는 점, 앞서 언급한 달러패권의 부작용 등을 고려하면 그 균열은 계속될 것이다.
그리고 달러패권의 균열은 세계를 쪼개고 있다. 그간 미국 달러 중심의 단일화된 국제금융질서가 복수의 구심점을 중심으로 재편성되는 것이다. 이렇게 다극화된 세계 경제는 그것이 형성되는 과정에서 상당 기간 불안정할 것이고 이 불안정함에는 우리가 대비해야 하는 기회와 위기가 공존한다. 그런데 미국 중심의 경제질서에 대한 구태의연한 정책으로 일관하는 현 정부가 이에 대한 국가적인 전략이 있는 것인가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디지털 대전환, 에너지 대전환 등에 이은, 한국경제가 맞고 있는 또 다른 변화의 역사에 현 정부의 합리적인 대응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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