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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시찰단, 검증이냐, 설명회냐?"‥ 한덕수, '시료 채취 계획없다'

  •  정강산 기자
  •  
  •  승인 2023.05.17 23:29
  •  
  •  댓글 0

국회 정무위, 후쿠시마 시찰단 현안보고

“오염수 방류 반대하는 전문가, 시찰단에 포함될까?”

“IAEA 회원국 중 최초로 현장 시찰?...사실무근”

“대만시찰단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조사권한 없는 사찰단은 그저 유람단"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을 둘러싸고 정부와 국민여론 사이에 온도차가 뚜렷하다.

애초에 23일 즈음으로 잡혀있던 시찰단 활동은 5월을 넘길 것으로 보인다. 시찰단의 조사 범위와 대상은 물론이고 파견할 전문가 선정마저 일본의 눈치를 살펴야 할 처지다.

17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이런 사실이 하나씩 드러났다.

이날 박구연 국무1차장이 '후쿠시마 원전 시찰단 현안보고'를 했고, 야당 의원의 질의가 이어지자 방사능 오염수의 진실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오염수 방류 반대하는 전문가, 시찰단에 포함될까?”

김한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시찰단 구성에서 일본과 사전에 협의를 거치거나 일본이 반대할 수 있냐”고 물었다. 이에 박 차장은 “일본 관계 법령상 방문 일주일 전엔 시찰단 명단이 통보돼 대상지 출입 절차를 마쳐야 한다”고 답했다. 사실상 일본 측이 시찰단 명단을 사전에 검토하는 셈이다.

이어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안전성 검증이 시찰단의 목적이라면, 방류에 반대하는 전문가가 시찰단에 포함되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물었으나, 박 차장은 “이 문제를 다룰 수 있는 전문가를 추리는 중”이라며 직답을 피했다.

시찰단 선정 기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지만, 박 차장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전문가의 시찰단 포함 여부는 끝까지 확답하지 않았다. 정부가 방류에 호의적인 입장을 가진 전문가들로 시찰단을 꾸려 외교적 공치사만 올리려는 게 아니냐는 우려에 뚜렷한 해명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현안대로라면 시찰단이 오염수 시료 채취도 못하고, 반대하는 전문가 참여도 미진하다”며 “시찰 위치 역시 일본이 정해주는대로만 한다는 것은 시찰단이 아니라 유람단으로 보일 것”이라고 비판했다.

“IAEA 회원국 중 최초로 현장 시찰?...사실무근”

윤영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5월 10일 정부가 ‘후쿠시마 현장 시찰은 IAEA 회원국 중 한국이 최초’라 밝힌 것이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태평양도서국포럼(PIF)이 올해 3월 이미 후쿠시마를 시찰했는데, 이 포럼에 소속된 호주, 뉴질랜드 등은 IAEA 회원국”이라고 밝혔다.

이에 박 차장은 “(IAEA 차원의) 개별 회원국이 간 적 없다는 뜻이다. 회원국이 소속된 국제기구는 간 적은 있다”며 정부의 발표가 거짓임을 사실상 시인했다.

“대만시찰단의 전철을 밟을 것인가?”

대만시찰단의 전철을 밟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양정숙 무소속 의원은 “한국 정부가 조사권한도 확보 못했는데, 왜 시찰단을 보내냐”고 꼬집었다. 이에 박 차장은 “조사 분석한 내용을 현장에서 실제로 보고, 관련 자료도 요청하고, 현장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볼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자, 양 의원은 “대만시찰단도 마찬가지였다”며 “그렇게 오염수에 관해 일본에 자료를 요청하고, 일본이 주는 자료를 검토한 결과는 (대만이 일본의) 수산물을 수입하겠다는 거였다”고 정부의 안이한 대응을 질타했다.

▲강성회 진보당 의원이 17일 오전 국회 정무위원회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시찰단 현안보고'에서 박구연 국무1차장에게 질의하고 있다. ©민플러스

“일본 정부 발언에 대해 항의했나?”

강성희 진보당 의원은 “한국 시찰단은 오염수의 안전성을 검증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알프스(다핵종제거설비) ‘처리수’에 대한 브리핑을 들을 뿐"이라고 한 일본 정부의 발언을 언급하며 “한국 시찰단이 안전성 평가를 할 수 없다고 못 박은 것에 대해 실무과정서 항의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박 차장은 “그건 (일 국내 여론을 의식한)외교적인 발언으로 이해하면 된다”며 일본을 감싸는 답변을 내놓았다.

이날 한덕수 국무총리는 후쿠시마 오염수 시료 채취는 후쿠시마 시찰단의 역할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한 총리는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오염수를) 떠서 하는 검사는 국제원자력기구 IAEA가 하고 있다"며, 시찰단은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의 "절차나 시설, 계획의 합리성을 판단한다"고 말해 안전성 검증이 아니라는 일본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한 총리와 동석한 방문규 국무조정실장도 "IAEA와 전 세계 연구소들이 시료를 공유하며 교차 검증을 하고 있는데, 한국만 별도의 시료를 채취하겠다고 요구하는 것은 과도한 측면이 있다"며 일본 정부 입장을 그대로 대변했다.

한편 오는 19일 히로시마 G7 정상회의에서 일본이 오염수 방류에 관해 국제사회의 동의를 구하려 할 경우 윤 대통령의 참석이 일본의 방류 강행에 명분을 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국민 생명과 안전을 위협하는 동맹이 어떤 실효성이 있는지 의문이 드는 대목이다. 더구나 일본과의 안보 동맹을 위해 국민의 먹거리를 위험에 빠뜨린다면, 과연 누가 동의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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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진보층이 보수보다 가짜뉴스 잘 믿는다”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3.05.18 07:32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5·18 43주년, 광주전남 지역신문들 ‘5·18 헌법 전문 수록’ 이슈 비중있게 다뤄

민주당 결국 윤리특위에 김남국 제소, 경향·한겨레 ‘엄정한 징계’ ‘민주당 자정’ 등 주장

중앙일보가 “진보층이 보수보다 가짜뉴스 잘 믿는다”는 여론조사를 1면에서 보도했다. ‘지지하는 정치 진영에 유리한 뉴스는 믿고, 불리한 뉴스는 안 믿는다’는 확증편향에 대한 조사 결과다. 응답자에게 진보, 보수 성향이 각각 선호할 만한 진짜뉴스, 가짜뉴스 각 2개씩을 섞어 제시한 뒤 각각 참과 거짓을 판단하도록 설계했다.

제43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일이다. 광주·전남 지역일간지들은 이날 1면 기사에서 개헌을 통해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해야 한다고 다뤘다. 야당이 ‘원포인트 개헌’을 본격 추진할 전망이라며 여권에서도 5·18 헌법 전문 수록하면서 국민통합의 길을 열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힘에 이어 더불어민주당이 17일 김남국 민주당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했다. 이에 윤리특위는 거액의 가상자산 거래로 논란 끝에 탈당한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심사에 들어간다.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사설에서 김 의원에 대한 엄정하고 신속한 징계 잣대를 세워야 한다고 요구했다.

▲ 18일 전국 단위 종합일간지 1면 모음

 

‘민주당 지지자’에서 두드러진 확증편향

중앙일보는 1면, 6면 기사에서 진보성향이 선호할 진짜뉴스로 ‘2022년 대한민국 민주주의 지수가 여덟단계 하락했다’를 제시했고 가짜뉴스로 ‘윤석열 대통령은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유일한 대통령이다’를 제시했다. 실제론 김영삼·김대중·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적이 있다.

보수 성향이 선호할 진짜뉴스는 ‘더불어민주당이 이사 추천에 응하지 않아, 북한인권재단은 7년째 출범을 못 하고 있다’를 제시했고 가짜뉴스론 ‘문재인 정부는 비밀리에 6억 달러 규모의 대북 송금을 했다’라고 했다. 이는 일부 유튜브 채널이 제기한 가짜뉴스다.

▲ 18일 중앙일보 1면 기사

 

여론조사회사 에스티아이(STI)가 지난 3월 10~16일 전국 만 18~69세 성인 남녀 1056명을 대상으로 ‘미디어의 이용과 확증편향층의 형성 및 그 특징’ 조사다. “이들에게 위 뉴스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1(완전히 거짓), 2(대체로 거짓), 3(거짓 반 사실 반), 4(대체로 사실), 5(완전히 사실) 등 5점 척도로 물었더니 뉴스의 진위가 아니 진영의 유뷸리에 따라 신뢰도가 크게 나뉘었다”고 중앙일보는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민주당 지지층은 진보진영에 유리한 진짜 뉴스엔 3.74, 가짜뉴스엔 3.75의 평점을 내렸다. 가짜뉴스를 더 진짜라고 믿은 것이다. 반면 보수진영에 유리한 진짜뉴스엔 2.39, 가짜뉴스엔 2.08로 높은 불신도를 보였다고 했다. 국민의힘 지지층은 보수에 유리한 진짜뉴스에 3.18, 가짜뉴스에 3.65를 주며 더 큰 신뢰도를 보였고 진보에 유리한 진짜뉴스에 3.08, 가짜뉴스엔 2.8를 줬다.

에스티아이는 지지정당에 유리한 가짜뉴스는 사실(4~5점), 반대 성향 진짜뉴스는 거짓(1~2점)이라고 한 응답자를 ‘확증편향층’으로 분류했는데 민주당 지지층 303명 중 110명(36.5%), 국민의힘 지지층 253명 중 46명(18%)이 포함됐다. 확층편향층 비중이 민주당 지지층에서 두배정도 많다고 나타난 것이다.

▲ 18일자 중앙일보 6면 기사

 

중앙일보에 따르면 이번 조사에서 정치 성향별로 ‘나와 정치적 의견이 다른 사람’에 대한 감정 온도(0~100도)를 물었는데 중도층 51.6도 > 보수층 50.6도 > 진보층 42.3도 순으로 나타났다. 진보층은 ‘고령층’에 대해서도 42.2도(중도층 48.9도, 보수층 56.2도)로 가장 차가운 감정을 보였다고도 전했다.

또한 확층편향층의 21.8%는 ‘정치사회 정보를 얻기 위해 주로 이용하는 매체’로 ‘유튜브’를 꼽았고 유튜브로 정보를 얻는 비확증편향층은 8.1%에 불과하다고 했다.

이준호 에스티아이 대표는 “유튜브에 몰입하는 5060 정치고관여층에서 ‘확증편향’이 두드러졌다”며 “양 진영은 최근 코인 사태에서도 무작정 ‘검은돈 유입설’을 주장하거나 김남국 민주당 의원을 두둔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5·18 43주년 기념식에는 여야 정치권 모두 참석

광주전남 지역신문들은 5·18 정신을 헌법 전문에 싣는 문제를 1면에서 비중있게 다뤘다.

전남매일은 1면 톱기사 <‘오월 정신’ 헌법에 담아 국민 대통합 꽃피우자>에서 “대한민국 민주주의 발전의 원동력이 된 5·18민주화운동이 43주기를 맞은 가운데 이제는 갈등과 분열이 아닌 국민 대통합을 이끌어야 한다는 국민적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다”며 “헌법 전문에 오월 정신을 수록하는 것은 5·18 정체성 확립과 역사 왜곡을 청산하는 근본적인 해결책이자 숙원과제로, 헌법 전문 수록에 찬성한다는 입장을 여러차례 밝힌 윤석열 대통령이 올해 기념식에서도 국민요구에 화답하는 메시지를 내놓을지 주목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 18일자 일부 광주전남 지역신문 1면

 

전남매일은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도부가 5·18 기념식에 참석하기로 한 것을 두고 “내년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의 반사이익을 얻어 호남 표심에 공을 들이기 위한 행보가 아니냐는 시각도 나온다”며 “김재원 국민의힘 최고위원의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 반대’ 발언 등으로 성난 호남 민심을 달래고 중도층 외연 확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고 보도했다.

광주일보는 1면 톱기사 <5·18 정신 헌법 전문 수록…원 포인트 개헌 나서야>에서 “민주당이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을 위한 원 포인트 개헌 드라이브에 나섰다”며 “원 포인트 개헌은 윤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데다 국민의힘도 호남에 대한 진정성을 내세우며 서진정책을 강조하고 있어 여야 간의 소통만 원활히 이뤄진다면 5·18 정신의 헌법전문 수록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그 외에도 <오늘 43주년 ‘오월정신’ 헌법전문 수록 되나>(무등일보), <정부·여당, ‘5·18 헌법전문 수록’ 진정성 보여라>(광주매일신문), <오월정신 계승…국민 대통합 이룬다>(광남일보), <‘오월 광주’를 헌법 전문에 담아야 하는 이유>(전남일보) 등 다른 지역신문에서도 1면에서 관련 소식을 다뤘다.

의혹 제기 후 윤리특위 제소까지 12일

민주당이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한 것에 대해 경향신문은 사설 <윤리특위에 제소된 김남국, 엄정·신속한 징계 잣대 세워야>에서 “애당초 민주당 자체 조사와 징계로 수습될 일이 아니었음에도 시간만 끌었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며 “여야는 김 의원 징계안을 국회의 자정 능력을 입증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 18일 한겨레 만평

 

경향신문은 “특위에서 다룰 우선순위엔 ‘제주 4.3사건은 북한 김일성 일가의 지시’ 발언 등으로 지난달 제소된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 징계안도 포함돼야 한다”며 “김 의원은 상임위 도중 가상자산을 거래한 행위를 인정·사과했고, 태 의원 망언은 당에서도 징계했다. 현재 39건이 계류돼 있는 특위는 시민 분노와 정치혐오를 일으킨 두 의원 사건부터 시급하고 엄중히 다뤄야 한다”고 했다.

또 “국회 정무위는 이날 국회의원 가상자산 보유 현황과 변동 내역을 자진 신고토록 하는 결의안을 채택했다”며 “강제력이 없는 일시적 조치에 불과하다”며 “여야는 가상자산을 공직자 재산등록·공개 대상에 포함하는 공직자윤리법 개정 작업을 서두르기 바란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김남국 의혹, 국회 윤리특위 제소로 끝낼 일이 아니다>에서 “(민주당이) 윤리위 제소로 ‘이제 우리 할 일은 다했다’는 듯한 태도를 보여선 안 된다”며 “무엇보다 김 의원이 나중에 슬그머니 복당을 신청하고, 민주당도 못 이기는 척 받아주는 것 아니냐는 항간의 의구심이 있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에 대한 의혹이 풀리지 않는 한, 민주당이 그런 결정을 하긴 힘들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러나 ‘잠시 떠난다’는 김 의원의 발언, 문제 의원들의 탈당과 복당이 반복된 민주당의 ‘전력’ 때문에 이런 의혹을 사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겨레는 “복당 신청 자격을 엄격히 손질하는 등 이번 사안에 대해 민주당 스스로 분명한 자정 의지를 보여줘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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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신 방조’ 왜곡 보도한 조선일보, 동료는 끝까지 분신 만류했다

건설노조 “악의적 허위 보도, 고소·고발할 것”, 언론노조 위원장은 눈물 흘리며 사과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열린 건설노조 양회동 열사 분신 관련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건설노조, 언론노조 입장 발표 긴급 기자회견에서 조선일보 허위보도를 강력히 규탄하고 있다. 2023.05.17 ⓒ민중의소리
민주노총 건설노조는 17일 양회동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분신 과정을 목격한 동료 A씨가 분신을 막지 않았다는 조선일보 보도를 "왜곡 보도"로 규정하며 법적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당시 A씨가 양 지대장의 분신을 만류했다는 건 현장에서 가장 근접해 있던 또 다른 목격자, YTN 기자들의 진술에서도 확인되는 사실이다. 조선일보 역시 이 내용을 인용해 놓고도, 익명의 목격자 주장이 더 신빙성 있는 듯 부각했다. 그러면서 음성이 담기지 않은 CCTV 영상 캡처 화면 등을 근거로 A씨가 양 지대장의 분신 과정을 지켜보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 것처럼 사실과 다른 내용을 보도했다.

유가족도 아직 보지 못한 것으로 전해진 CCTV 장면들은 조선일보 보도를 통해 고스란히 노출됐다. 누구보다 가까웠던 동료의 죽음을 목도해야 했던 A씨는 조선일보 보도로 양 지대장의 죽음을 방조한 인물로 매도됐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조선일보 보도를 그대로 인용해 건설노조가 양 지대장의 죽음을 투쟁에 이용한다며 음모론에 편승했다. 결과적으로 고인은 물론 유가족과 고인의 동료인 건설노조 조합원을 모두 모욕한 보도였다.

 

 

 

통화 내역, 목격자 진술 토대로 정리한 당시 상황
"목격자 도착 당시, 이미 휘발성 물질 뿌린 뒤
불의의 사고 날까 섣불리 접근할 수 없던 상황에서 대화로 설득"

 

양회동 민주노총 건설노조 강원건설지부 3지대장의 분신 당시 상황을 목격한 A씨에 대한 조선일보의 왜곡보도. ⓒ조선일보 캡처

조선일보는 전날에 이어 이날 지면을 할애해 이러한 내용을 보도했다. 보도 근거는 "당시 현장에 있던 사람들의 대처에 미심쩍은 부분이 있었"다는 것이었다.

기사에는 CCTV 영상 속 양 지대장 분신 전후 A씨의 행동을 자세히 서술됐고, '다수의 목격자' 주장이라며 "A씨가 불을 끄거나 도움을 요청하는 대신, 뒷걸음질 치며 주머니에서 휴대전화를 꺼낸 뒤 몸을 돌렸다"는 내용이 담겼다. 조선일보 기사가 보도된 뒤, SNS상에서는 고인의 죽음은 물론 A씨와 건설노조를 비난하는 글이 무수히 쏟아졌다.

하지만 조선일보의 보도는 사실을 교묘히 왜곡한 것에 불과했다. 건설노조 설명과 민중의소리 취재를 종합해 보면, A씨와 양 지대장은 초·중·고 선후배 관계이자, 함께 건설현장에서 일해 온 동료였다. 생전 가족들 사이 교류도 잦았을 정도로 친분도 두터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A씨는 양 지대장의 배우자를 '형수님'이라고 부르고, 양 지대장의 자녀들은 A씨를 '삼촌'으로 부르며 잘 따르던 사이었다. 조선일보는 A씨의 노조 직책을 언급하며 마치 양 지대장의 분신에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한 것처럼 유추할 수 있도록 보도했지만 두 사람은 가까운 지인이자 동료일 뿐이었다.

건설노조 김준태 교육선전국장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민주노총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과 함께 연 기자회견에서 양 지대장의 분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김 국장은 "목격자(A씨)와 조우하기 전 이미 휘발성 물질을 자신의 몸과 주변에 뿌린 상황이었다. 목격자와 조우했을 당시 양회동 열사는 한 손에 라이터를 쥐고 있었고, 다른 한 손에는 또 다른 휘발성 물질을 들고 있었다"며 "그렇기 때문에 목격자는 양회동 열사가 '다가오지 말라'는 경고에 따라 섣불리 접근할 수 없었고, 불의의 사고가 날 것을 대비해 대화로 설득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건설노조가 통화 내역과 당사자들의 설명을 종합해 정리한 상황은 이랬다. 양 지대장은 노동절 당일 이른 아침 노동절 집회를 위해 이동하던 조합원들을 직접 찾아가 배웅했다. 이후 양 지대장은 A씨에게 '법원에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준비 중이니 와달라'고 연락했고, 이전에 교류가 있었던 YTN 기자에게도 '취잿거리가 있으니 와달라'고 연락했다.

양 지대장은 오전 9시 18분께 강원지부 간부들이 모인 텔레그램 방에 유서 형식의 글과 노조 조끼를 입고 '단결 투쟁'이 적힌 머리띠를 두른 사진을 올렸다.

노동절 집회 준비를 하던 중 이 글을 확인한 김정배 강원건설지부장은 경찰에 상황을 전달하며 '빨리 양 지대장을 찾아달라고 신고했다. 그 시각 A씨는 분신을 시도하려고 준비 중인 양 지대장을 말리고 있었던 상황이었다. 김 지부장이 양 지대장의 소재를 알 수 있을 만한 이들에게 전화 통화를 시도한 끝에 A씨에게 연락이 닿았고, A씨는 '양 지대장이 휘발성 물질을 뿌려놓고 있다, 내가 말리고 있을 테니 빨리 오라'고 말했다. 김 지부장도 '어떻게든 말리라'고 당부했다. 

김 국장은 "이러한 조치를 통해 양회동 열사의 결정을 최대한 막으려고 했던 노력이 있음에도 조선일보는 그것을 마치 악의적으로 휴대전화만 만지고 있었던 상황으로 의도적으로 부풀려서 보도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찰은 A씨에게 양 지대장 분신 사망 이후부터 무리하게 참고인 조사를 요구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건설노조 배현의 법규국장은 "A씨는 (양 지대장이 분신했던) 당일 그 장소를 떠날 수도 없었고, 집에 갈 수도 없었다. 계속 망연자실한 상태에서 동료들과 함께 그 자리에서 울부짖었다"며 "A씨는 (양 지대장의 분신에) 큰 충격을 받아서 참고인 조사를 미뤄달라고 했지만, 경찰이 A씨 집 앞까지 찾아가서 조사를 했다. 경찰은 당시 CCTV를 다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악의적으로 질문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현재 A씨는 양 지대장의 분신에 대한 충격으로 트라우마 치료를 받고 있다. 양 지대장 사망 후 보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할 수 없을 정도로 힘들어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석연치 않은 조선일보 보도에 검경 개입 의심도,
'죄송하다'며 머리 숙인 언론노조 위원장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열린 건설노조 양회동 열사 분신 관련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건설노조, 언론노조 입장 발표 긴급 기자회견에서 기자로써 조선일보 허위보도에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2023.05.17 ⓒ민중의소리

조선일보의 보도에는 석연치 않은 점이 여럿 발견된다. 건설노조는 조선일보 보도 뒤 분신 장소를 찾아 보도에 등장한 CCTV 위치를 확인했는데, 각도나 방향 등을 볼 때 보도에 등장한 CCTV는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 종합민원실 건물에 위치한 것으로 추정했다. 만일 그게 사실이라면 검찰이나 경찰의 도움 없이 조선일보는 해당 영상을 확보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조선일보는 그 출처를 '독자 제공'이라고만 표기했다.

김 국장은 "그 CCTV(영상 확보)는 검찰 혹은 경찰의 내부 조력이 없다면 불가능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조선일보라는 특정한 언론을 통해 양회동 열사와 관련한 모든 내용에 대한 논점을 흐리기 위한 의도"라고 해석했다.

이 외에도 조선일보가 A씨의 연락처를 알아낸 과정이나, 목격자들의 참고인 진술 일부가 조선일보에 유출된 배경에도 여러 의문이 뒤따르고 있다.

장옥기 건설노조 위원장은 "정치권력이 양회동 열사를 죽음으로 내몰아 놓고 그들과 한편이 된 언론 권력이 또 다른 피해자를 만들 수 있는 혐오 범죄를 아무런 죄책감도 없이 저지르고 있다"며 "조선일보의 보도는 검찰과 경찰로부터 자료를 받아 작성한 것이라는 정황이 여러 가지가 있다. 검찰과 경찰은 유족과 당사자의 동의도 받지 않은 자료를 조선일보라는 특정 언론에 넘겨 왜곡 선동할 목적으로 사용했다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조선일보의 처참한 보도는 최소한의 합리성을 상실한, 의도가 명백한 허위 조작 선동행위라고 규정한다"고 날을 세웠다.

윤 위원장은 '조선일보 윤리규범 가이드라인'에 담긴 내용을 하나씩 짚으며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상 정보와 영상은 보완 취재하는 등 사실 확인 취재를 거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무슨 절차를 거쳤나. '확인된 사실을 기사로 쓴다'고 돼 있는데 이 보도에 확인된 사실이 무엇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윤 위원장은 "조선일보의 왜곡 조작 선동은 스스로 정한 윤리 규범 가이드라인을 정면으로 위배할 뿐만 아니라 노동3권을 보호하라고 명시한 한국기자협회 인권 보도 준칙조차 정면으로 무시했다"며 "노조 혐오 정서를 확산시키고 그걸 기반으로 사용자의 이해를 일방적으로 대변하기 위한 치졸한 공작"이라고 비판했다.

윤 위원장은 울컥하는 감정을 참을 수 없다는 듯 수차례 발언을 멈췄다. 윤 위원장은 "저는 기자다. 현장에서 수없는 취재 보도를 했던 언론인의 한 사람"이라며 "건설노조 위원장께서 악의적인 조선일보의 보도로 갈가리 찢겨진 상처와 마음을 부여잡고 '이 자리에 계신 언론 노동자에게 취재 와 줘서 고맙다'는 말씀을 하시는 장면을 보면서 죄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아무도 사과하지 않으니, 저라도 사과하겠다. 양회동 열사와 조합원과 그 주변의 동지들, 가장 마음이 아플 유가족에게 언론인의 한 사람으로서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허리 숙여 사과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언론인 출신 권영길 민주노총 지도위원과 자유언론실천재단 이부영 명예 이사장 등도 참석해 조선일보 보도를 규탄했다.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등 원로 언론인도 단체 공동 성명을 내고 "사실 확인을 하고 진실 보도를 위해 노력해 달라"며 "후배 언론인들의 각성을 촉구한다"고 당부했다.

 

 

 

조선일보 보도로 심화된 왜곡 공세,
정작 경찰은 “방조했다고 볼 만한 증거 없어”
건설노조, 조선일보 대상 법적 대응 예고

 

박미성 건설연맹 부위원장이 17일 서울 중구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열린 건설노조 양회동 열사 분신 관련 조선일보 보도에 대한 건설노조, 언론노조 입장 발표 긴급 기자회견에서 고 양회동 열사 허위보도 조선일보 규탄 기자회견문을 읽으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2023.05.17 ⓒ민중의소리

조선일보 보도 직후, 양 지대장과 건설노조에 대한 왜곡 공세는 도를 넘어서고 있다. 양 지대장의 죽음에는 아무런 입장을 내놓지 않던 원희룡 장관은 페이스북 글을 통해 조선일보 보도를 그대로 인용하며 "혹시나 동료의 죽음을 투쟁의 동력으로 이용하려 했던 건 아닌지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진실이 밝혀지기 바란다"는 글을 남겼다. 한 보수단체는 A씨를 자살방조 혐의로 검찰에 고발까지 했다.

하지만 양 지대장의 분신과 관련해 수사해 온 경찰은 현재까지 A씨의 혐의점을 발견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조선일보는 문제의 보도를 취재하는 과정에서 수사 담당자들에게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은 없었다고 경찰 관계자는 전했다.

강릉경찰서 관계자는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현재까지 목격자들 진술 등을 고려해 볼 때 A씨가 방조를 했다고 볼 만한 증거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이 관계자는 참고인 진술이 조선일보 기자에 유출된 경위에 대해서는 "그 내용이 어떻게 나갔는지 저희도 모르겠다"고 말했다. 

건설노조는 조선일보를 대상으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계획이다. '건설노조 100인 변호인단' 소속인 신선아 변호사는 조선일보 보도에 대해 "전체 사실 중에서 일부 사실만 선별, 부각하며 악의적으로 사실관계를 왜곡한 허위 보도"라고 말했다.

신 변호사는 "해당 기사와 관련해 허위 보도에 대한 책임을 묻기 위해 명예훼손 고소 및 기사 삭제, 정정보도를 청구할 것"이라며 "정신적 충격이 클 유가족과 A씨에게 근거없는 왜곡보도를 통해 정신적 고통을 한층 가중한 부분에 대해서도 손해배상 등의 책임을 물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신 변호사는 "기사의 본문에 포함된 영상 사진은 위치 등을 비춰볼 때 검찰청의 CCTV 영상으로 추정되는데, 이 영상을 기자가 누구로부터 어떻게 넘겨받았는지까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검찰 측 직원이 넘긴 것이라고 하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의 소지가 있고, 경찰 등 수사기관이 넘긴 것이라고 한다면 공무상 기밀 누설죄가 성립될 소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CCTV 유출과 관련해서도 관련 진상을 밝히고 당사자들의 법적 책임을 묻기 위해 고소·고발 조치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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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3년전 광주의 초석위에 세워진 나라..5.18 정신 굳건히 지킬 것"

전국비상시국회의, "5.18 광주는 여전히 진행중..5.18정신 헌법 수록 약속 지켜야"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3.05.17 17:29
  •  
  •  수정 2023.05.18 03:18
  •  
  •  댓글 0
 
'검찰독재·민생파탄·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추)'(전국비상시국회의(추))와 (사)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3년이나 지났음에도 광주 5.18민주화운동은 아직도 진행중"이라며 '5.18정신'을 되새겼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검찰독재·민생파탄·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추)'(전국비상시국회의(추))와 (사)5.18민주화운동서울기념사업회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3년이나 지났음에도 광주 5.18민주화운동은 아직도 진행중"이라며 '5.18정신'을 되새겼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5.18민중항쟁 43주년을 하루 앞둔 17일 '지금의 대한민국이 5.18민주화운동의 초석위에 세워졌다는 역사적 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그 정신을 굳건히 지킬 것'을 다짐하는 모임이 진행됐다.

지난 4일 공식 출범한 '검찰독재·민생파탄·전쟁위기를 막기 위한 비상시국회의(추)'(전국비상시국회의(추))는 17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43년이나 지났음에도 광주 5.18민주화운동은 아직도 진행중"이라며 '5.18정신'을 되새겼다.

기자회견문을 통해,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후보시절 공약과 당선 직후 망월 묘역앞에서 다짐한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가 무색하게 올해 교육과정(안)에 5.18민주화운동이 슬그머니 빠지고 '5.18에 대한 가당치 않은 폄훼와 극우적 선동'에 대해 수수방관하는 태도를 비판했다.

윤 대통령에게는 5.18정신을 헌법 전문에 수록하려는 구체적인 노력과 진정한 국민통합의 방향으로 나아가길 당부했다.

국가와 지방자치단체, 각종 공공기관 등의 발주사업에 최우선적 참여를 보장받는 공법단체 등록을 둘러싼 갈등과 반목속에 5.18민주화운동부상자회와 공로자회 등 2곳의 공법단체가 공론화 과정없이 특전사동지회와 망월묘역과 현충원 공동 참배 행사를 강행하는데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공법단체들의 이러한 행동은 자신들의 사적인 공적을 쌓기 위해 5.18정신을 이용한 것이고 결과적으로 5.18영령들을 욕되게 한 것"이라며, "광주시민들의 호된 비판과 질책을 받은 그들이 진심으로 잘못을 뉘우치고 온전한 5.18정신으로 되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일침을 가했다.

박석무 전국비상시국회의(추) 고문은 43년이 지났지만 5.18의 진실이 왜곡되는 현실이 참으로 비통하다는 심경을 밝혔다.

헌혈차에 올랐다가 기총소사에 목숨을 잃은 여고생, 일곱살 어린아이의 죽음과 대구 계명대 학생의 고문 사례 등을 들어 "이런 일들이 무슨 자위권 행사고 질서유지를 위한 일이 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또 "이런 학살 만행을 저지른 자들, 5.18에 대한 극단적 의견을 표명하면 할 수록 더 높은 지위로 올라가는, 이런 X판인 나라가 있을 수 있나"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공법단체를 둘러싼 갈등에 대해서도 "단체장을 맡은 몇몇 사람의 못된 행동으로 인해서 아무런 반성도, 사과도 없는 특전사를 불러다가 '그들도 피해자다. 화해를 하겠다'고 하는데, 이건 진실을 숨기는 가당찮은 이야기"라고 쐐기를 박았다.

최정순 여성비상시국회의 추진위원회 대표와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안충석 신부는 "5.18 광주에서 많은 이들이 죽음을 불사하고 지키려고 했던 그 정신과 영혼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며, "전국비상시국회의는 민주화를 염원하는 모든 이들이 그 정신을 평생 간직하고 윤석열 정권이 시도하는 민주주의 후퇴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강한 정신력을 가져야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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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의 '바보같은 짓'... 벌써 외국서 신호가 오네요

[반도체 여덟번째 특별과외] 원전 전원 내리는 독일, 새로 짓는 한국

23.05.17 04:53최종 업데이트 23.05.17 04:53

▲ 지난 15일 <한국경제> 기사 "[단독] 'RE100' 뭐길래…한국 기업, 잇단 계약 취소 '속앓이'" ⓒ 한국경제


대통령님, <한국경제>가 지난 15일 보도한 <'RE100' 뭐길래…한국 기업, 잇단 계약 취소 '속앓이'> 기사 혹시 보셨나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이 국내 기업들에 재생에너지만 사용해 제품을 생산하는 'RE100'을 요구하고 나서면서, 이들 기업이 한국 부품사와 맺은 계약이 잇따라 취소되고 있"는데, "당장 국내 부품사들은 RE100을 실천할 방도가 없어서 전전긍긍 속앓이를 하고 있다"는 내용입니다. 기업들 입장에선 "속수무책"이란 표현도 있습니다.
제가 지난 번 RE100 관련 특강에서 대통령님께 이야기한 내용 그대로네요. 유럽 완성차 업체들은 진작에 RE100을 요구하고 있고, 애플 같은 미국 IT기업들도 점점 RE100 요구를 더해가는 중이라 그냥 있다가는 삼성이 RE100 때문에라도 용인에 팹을 짓기 보다는 미국에 팹을 지을 거라고 설명했잖아요. 설마 그새 잊은 건 아니죠?
하지만 한국경제신문의 기사에는 치명적인 결함이 하나 있습니다. RE100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수출이 끊긴다고 하면서 대책이라며 CF100(무탄소 전원 100% 사용)을 들고 나왔거든요. 한국경제신문은 "한국은 원전 추가 건설 등으로 안정적인 무탄소 전원을 확보하는 동시에 적극적 이슈 파이팅을 통해 국제표준을 RE100이 아니라 CF100으로 변경해야 한다"고 기사를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대통령님이 이거 할 수 있나요?

단도직입적으로 묻죠. 대통령님이 이거 할 수 있나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소니, BMW 등 세계 굴지의 기업 400여 개가 이미 RE100을 선언하고 협력업체에 그 기준을 요구하고 있고, 한국에서도 삼성전자, 현대자동차,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등 대부분의 수출기업이 참여를 선언한 RE100 대신에 원자력의 안정성 문제 때문에 아직도 논란이 되고 있는 CF100을 대통령님이 나서서 국제표준으로 만들 수 있겠냐고 묻는 겁니다.

닥쳐 올 기후위기를 어떻게든 막아 보려고 민간단체가 나서고 세계 굴지의 기업들이 호응하여 RE100이라는 기준이 만들어졌고, 그 기준을 따라 가는 것이 세계적인 흐름입니다. 우리처럼 수출이 국가경제의 핵심인 나라는 세계 기준을 맞춰야 합니다. 그래야 수출이 가능하죠. 그런데 우리가 원자력 발전하겠다고 세계 기준을 우리의 요구대로 바꾸는 게 가능할까요? 대통령님이 이거 해내면 전 두번 다시 대통령님을 위한 이런 특강 안 하겠습니다.
  

▲ RE100에서 재생에너지 관련 수많은 오해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한 홍보물을 내놓았습니다. ⓒ RE100

 
대통령님께, 그리고 RE100 걱정하면서 원자력을 대안으로 이야기하는 이들에게 보여주고 싶은 게 하나 있습니다. RE100에서 재생에너지에 대한 오해를 풀어주겠다며 지난 4월 홍보물을 하나 내놨습니다. 거기에는 재생에너지에 대한 9가지의 오해에 대해 간략한 설명이 적혀 있습니다. 몇 가지만 볼까요?

원자력이 대안이라는 이들 보십시오

재생에너지는 설치 비용이 너무 비싸다는 오해에 대해선 유럽의 경우 새로 짓는 태양열 발전소는 장기적으로 가스화력 발전소보다 10배 더 저렴하다고 설명합니다. 발전 가능 시간이 제한적인 건 예측 가능한 변동성이며 여러 소스를 결합하는 방식으로 해결이 가능하고, 에너지의 저장 문제는 배터리의 가격이 떨어지는 추세라 문제가 없다고 설명합니다. 리튬 이온 배터리의 가격은 1991년 이후 97%나 하락했다는군요.

이 간단한 홍보물에서 한국을 콕 집어 언급한 것도 있습니다. 재생 에너지를 설치할 수 있는 충분한 토지/공간이 없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라며 한국의 경우 먼바다에 부유식 발전설비를 설치하면 624기가와트(GW)의 전력을 추가 생산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다고 적어 놓은 겁니다. 한국은 재생에너지 개발을 안 하는 거지 못하는 게 아니라는 이야깁니다.

이 밖에 기존 발전 산업의 일자리 문제나 수소에너지로의 대체 문제, 재생에너지의 발전 용량에 대해서도 설명이 되어 있으니 시간나는 대로 직접 한번 보시기 바랍니다. 두 페이지에 그래픽까지 섞여 있으니 부담 갖지 않아도 됩니다.
 

▲ 원자력 발전은 결코 재생에너지가 아니라고 명토박았습니다. ⓒ RE100

   
이 홍보물에서 제일 눈에 띄는 건 여덟번째 항목, 원자력은 재생에너지인가? 라는 질문입니다. RE100의 답은 명확합니다. 길지 않으니 그대로 옮겨 보겠습니다.
  
원자력은 재생 가능한 에너지원이 아닙니다. 원자력은 제한된 에너지원인 방사성 연료를 사용합니다. 재생 가능 에너지란 소비되는 것보다 더 높은 비율로 보충되는 천연 자원에서 나오는 것입니다.
(Nuclear is not a renewable energy source. Nuclear power uses radioactive fuel, a limited source of energy. Renewable energy comes from natural sources that are replenished at a higher rate than they are consumed.)  

혹시나 설명을 제대로 이해 못하는 사람이 있을까 봐 원자력 발전소 그림 위에 아니라고 X자 표시까지 큼직하게 그려 놨네요.

정리해 볼까요? RE100 달성은 이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글로벌 기업들이 약속한 것이며, 이걸 우리 기업들이 달성하지 못하면 수출에 큰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이미 시작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재생에너지 사용율은 3.36%로 OECD 국가중 꼴찌입니다. 그 와중에 대통령님이 집권한 후 한국의 재생에너지 개발 목표는 낮춰졌고, 대신 그 빈자리를 원자력발전으로 채우려고 하지만 RE100에서는 원자력은 재생에너지가 아니라고 못 박아 두고 있습니다.
  

▲ 한국의 재생에너지 비중은 OECD 국가 중 꼴찌입니다. 상위권 국가와는 비교 자체가 어렵고 전체 평균에 비해도 15%가 채 안됩니다. ⓒ 통계청 - 한국의 SDG 이행보고서 2023

 
"바보짓"은 누가 하고 있습니까?

그럼 이 상황에서 대통령님이 해야 할 일은 뭘까요? 대통령님은 저의 이 질문에 지난 15일, 신한울 3.4호기 제작 착수로 이미 답을 했습니다. 이달부터 2조원 규모의 보조기기 발주도 시작하고 올 한 해 전체적으로 3조 5천억원 규모의 원전 일감 공급을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대통령님이 우리나라 주가가 떨어져야 돈을 버는 이른바 곱버스(인버스 레버리지 상품)에 거액을 투자한 게 아니라면 이렇게 하면 안 되는 겁니다.

독일은 탈원전 선언 후 지난 4월에 마지막 남은 3기의 원자력 발전소의 전원을 내렸습니다. 독일에 더 이상 가동하는 원전은 없습니다. 한국은 독일과 정반대의 길을 가고 있습니다. 그 결과가 보도된 바 대로 자동차 부품 업계의 "잇단 계약 취소"입니다.

문제는 이게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겁니다. 애플이나 델 같은 IT 기업들도 재생에너지 전환을 위한 장기 로드맵을 마련하고 협력업체에 이미 통보를 한 상태입니다. RE100을 먼저 달성한 기업들이 탄소발자국 (제품의 전 과정에서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계량적으로 나타낸 지표) 관리를 위해서 우리 기업들에게 RE100 달성을 요구할 겁니다.
 

▲ 2021년 12월 29일 당시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 경북 울진군 신한울 3·4호기 건설중단 현장을 방문해 탈원전 정책 전면 재검토와 신한울 3·4호기 건설 즉각 재개 등 원자력 공약을 발표하고 있다. ⓒ 연합뉴스

 
대통령님은 지난해 한 원전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지난 5년 간의 "바보 같은 짓"이라고 말한 바 있습니다. 그리고 지난 9일에는 "탈원전, 이념적 환경정책에 매몰돼 새 국정기조에 맞추지 않고 애매한 스탠스를 취한다면 과감히 인사조치를 하라"고도 했습니다. 환경정책에 이념이 왜 들어가나요? 대통령님이 매번 이렇게 걸러지지 않은 발언을 하니까 대통령님이 세계적 추세와 거꾸로 원전에 매몰되어 가는 동안 주변에선 인사조치를 겁내어 그 어떤 조언도 하지 않는 겁니다.

예전 정부에선 정부의 정책에 반대하는 성명을 자주 내던 기업단체, 경영자단체에서도 뭐가 두려운지 입을 다물고 있습니다. 대신 대통령님의 인사조치에서 자유로운 마이크 피어스 RE100 대표는 MBC와 한 인터뷰에서 "한국이 재생에너지 목표를 30%에서 20%를 조금 넘는 수준으로 줄인 것은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저도 대통령님의 인사조치에서 자유로운 신분이니 대통령님의 말을 그대로 되돌려 드리며 이번 특강을 끝내겠습니다. 대통령님이 지금 추진하고 있는 친원전 정책은 "바보같은 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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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월스트리트에서 독립된 '새 질서', 미국은 선택의 여지 없다

[번역] 미국은 다극 세계에 현명하게 적응할 수 있을까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번역)  |  기사입력 2023.05.17. 06:01:33

 

Global Exchange와 CODEPINK: Women for Peace의 공동 설립자인 Medea Benjamin와 독립 저널리스트이자 CODEPINK의 연구원인 Nicolas JS Davies는 지난 4일 미국 진보매체 <THE TOMORROW>에 'Can the U.S. Adjust Sensibly to a Multipolar World?'란 글을 기고했다. (원문 바로가기 : 클릭)

 

여기서 기고자들은 전 세계 국가들이 워싱턴과 월스트리트로부터 독립된 새로운 무역, 개발 및 외교 네트워크를 구축함에 따라 미국은 결국 새로운 질서에 "분명히 적응"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한 전망의 근거, 즉 독립된 새 '네트워크'의 정황들도 하나씩 설명한다.

 

이 글을 지난 16일 이래경 다른백년 명예 이사장이 번역해 '다른백년' 사이트에 '미국은 다극 세계에 현명하게 적응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으로 올렸. 변역자의 허락을 맡고 <프레시안>에서 전문을 싣는다. 편집자

 

1987년 저서인 ‘The Rise and Fall of the Great Powers’에서 역사가 폴 케네디(Paul Kennedy)는 미국이 100년 동안 국제패권을 장악한 후 현재 직면하고 있는 쇠퇴는 "상대적이고 완전히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그리고 미국의 진정한 이익에 대한 유일한 심각한 위협은 새로운 세계 질서에 현명하게 적응하지 못하는 데서 올 수 있습니다"라고 적고 있습니다.

 

케네디가 이 말을 사용한 이후로 우리는 냉전의 종식, 세계를 선도하는 강국으로서의 중국의 평화로운 부상, 그리고 강력한 글로벌 남반부 국가군의 부상을 보았습니다. 그러나 미국은 오래 지속되는 글로벌 헤게모니를 추구하는 과정에서 유엔 헌장을 명백히 위반해 가면서 군사력과 강압을 사용함으로써 실제로"새로운 세계 질서에 현명하게 적응"하는데 실패했습니다. 

 

폴 케네디는 군사력이 경제력을 뒷받침한다고 말했습니다. 부상하는 경제력은 확장되는 경제적 이익을 통합하고 보호하기 위해 군사력을 확대합니다. 그러나 일단 강대국의 경제력이 약해지면 태양 아래서(인류의 역사에서) 자신의 위상을 연장하기 위해 군사력을 사용하는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유럽 식민 열강이 보여주었고 오늘날 미국인들이 경험하고 있듯이, 승리할 수 없는 갈등으로 이어질 뿐입니다. 

 

미국 지도자들이 전쟁에서 패하고 국제 권력에 집착하는 동안, 새로운 다극 세계가 부상하고 있습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라는 비극과 또 다른 끝없는 전쟁의 고통에도 불구하고 역사의 지각판은 인류의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제공하는 새로운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습니다. 

 

다음은 주목할 가치가 있는 몇 가지 진행 사항입니다. 

 

글로벌 무역의 탈-달러화 

 

수십 년 동안 미국 달러는 세계 통화의 확실한 제왕이었습니다. 그러나 중국, 러시아, 인도, 브라질, 사우디아라비아 및 기타 국가들은 자국 통화 또는 중국 위안화로 대부분의 무역을 수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수십 개 국가에 대한 미국의 불법적이고 일방적인 제재는 상당한 달러 보유고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들에게 자신들도 미국의 금융 강압에 취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일으켰습니다. 1999년 전 세계적으로 달러로 보유하고 있는 70%에서 2016년 65%, 2022년에는 58%에 불과할 정도로 많은 국가들이 이미 점진적으로 외환 보유고를 다양화하고 있습니다. 이제 달러 이외의 통화로 거래하려는 국가들이 너무 많아 이를 제재할 능력이 없을 것입니다. 지난 세기 동안 달러를 중심으로 발전한 "금융생태계"의 혜택을 받은 나라는 없기 때문에, 다각화는 느린 과정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역시 전환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2023년 4월 17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미국의 제재가 세계의 기축 통화로서의 달러의 역할을 약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리고 Fox News 인터뷰에서 우익의 공화당 상원의원 Marco Rubio는 5년 안에 미국이 더 이상 다른 나라를 괴롭히기 위해 달러를 사용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개탄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을 제재할 능력이 없을 것입니다." 

 

BRICS의 GDP가 G7을 뛰어넘다 

 

세계 인구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BRICS 국가는 세계경제 생산량의 31.5%를 창출하는 반면 G7은 30.7%이며, BRICS의 글로벌 생산 비중도 향후 몇 년 안에 G7을 능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일대일로 이니셔티브를 통해 중국은 막대한 외환 흑자의 일부를 유라시아 전역의 새로운 운송 인프라에 투자하여 원자재 수입과 공산품 수출을 더욱 신속하게 하고 많은 국가와 무역 관계를 강화했습니다. 

 

이제 Global 남반부의 성장은 BRICS 은행으로도 알려진 NDB(New Development Bank)에 의해 촉진될 것 입니다. 때마침 호세프 전 브라질 대통령이 최근 상기 조직의 책임자로 취임했습니다. 

 

서구 주도의 세계은행과 IMF가 수십 년 동안 가난한 국가들을 반복되는 부채, 긴축 및 민영화 프로그램에 가둔 반면에, 개발 자금의 대체 소스로 2015년에BRICS 은행인 NDB가 설립되었습니다. 서구 은행들과는 대조적으로 NDB는 "지구를 위한 보다 포용적이고 탄력적이며 지속 가능한 미래"를 지원하기 위해 빈곤을 제거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는 데 중점을 둡니다. NDB는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할 수 있는 1000억 달러 규모의 자본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세계은행의 현재 820억 달러 포트폴리오보다 많습니다. 

 

 

 

유럽의 "전략적 자율성"을 향한 움직임

표면적으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미국과 유럽이 지정학적으로 그 어느 때보다 가까워졌지만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최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한 후, 그는 비행기에서 기자들에게 유럽은 미국이 중국과의 전쟁에 끌어들여서는 안되며, 유럽은 미국의 '속국'이 아니며, 세계 무대에서 "전략적 자율성"을 재확인하였습니다. 인터뷰의 내용이 공개되자 대서양 양쪽에서 공포의 외침이 마크롱에게 가해졌습니다.

 

그러나 샤를 미셸 전 벨기에 총리 유럽평의회 의장은 재빠르게 마크롱의 편을 들어 유럽연합이 "맹목적으로, 일방적으로 미국의 입장을 따를 수는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미셸은 인터뷰에서 마크롱의 견해가 EU 지도자들 사이에서 점점 더 커지고 있는 관점을 대변하고 있으며 "정말로 Emmanuel Macron처럼 생각하는 지도자들이 적지 않다"고 확인했습니다.

 

라틴 아메리카에서 진보적 정부의 부상(Pink Tide) 

 

올해는 라틴 아메리카와 카리브해 지역에 대한 미국의 지배를 은폐한 먼로 독트린이 발효된 지 20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만, 요즘 역내 국가들은 미국의 요구에 발맞추기를 거부하고 있습니다. 전체 지역은 쿠바에 대한 미국의 금수 조치와 바이든이 2022년 미주 정상회담에서 쿠바, 베네수엘라, 니카라과를 제외하는 것을 비판합니다. 당시의 미주회담에 많은 다른 지도자들이 자리를 비우거나 하급 관리만 보내도록 설득하여 모임을 크게 망쳤습니다.

 

멕시코의 Andrés Manuel Lopez Obrador, 콜롬비아의 Gustavo Petro, Luiz의 정치적 승리와 인기 그리고 브라질의 Inácio Lula da Silva의 진보 정부의 출범으로 이들은 이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합니다. 이들은 미국이 지배하는 미주 기구의 대안으로 지역 단체 CELAC(라틴 아메리카 및 카리브해 국가 공동체)를 강화하고 있습니다.

 

미국 달러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남미의 양대 경제국인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은 나중에 남미의 주요 무역 블록인 메르코수르의 다른 회원국이 채택할 수 있는 공통 통화를 만들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미국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는 동안 중국의 무역은 2002년 180억 달러에서 2021년에는 거의 4490억 달러로 증가하면서 급증하고 있습니다. 중국은 현재 브라질, 칠레, 페루, 우루과이의 최대 무역 파트너이며, 브라질은 중국과 Mercosur 간의 자유무역 협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이란과 사우디 아라비아 사이의 평화협상이 시작되다. 

 

미국 대외정책의 잘못된 전제 중 하나는 중동과 같은 지역에서 지역적 경쟁을 고착시키며 "급진적인" 세력에 맞서 소위 "온건파"(친서방) 세력과 독자적인 동맹을 맺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이란의 샤, 사우디아라비아의 모하메드 빈 살만, 이집트의 일련의 군사 정부와 같은 독재자들이 등장하는 구실이 되었습니다. 

 

이제 중국은 이라크의 도움으로 미국이 시도조차 하지 않은 일을 해냈습니다. 미국이 그랬던 것처럼 편협함과 민족적 증오로 촉발된 전쟁으로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전 지역을 오염시키도록 몰아가는 대신, 중국과 이라크는 평화와 번영을 위해 외교 관계를 회복하기 위해 그들을 하나의 협상 테이블로 모았습니다. 

 

분열을 치유함으로써 예멘, 시리아, 레바논, 그리고 멀리 서아프리카까지 라이벌 관계로 연루된 여러 국가에서 이제 지속적인 평화에 대한 희망이 높아졌습니다. 또한 그것은 중국을 세계 무대의 중재자로서 지도적 위치에 올려놓았고, 중국 관리들은 현재에도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를 중재하겠다고 제안하고 있습니다.

 

사우디와 시리아는 외교관계를 회복했고 양국 외무장관들은, 2011년 사우디아라비아와 서방 동맹국들이 알카에다 연계 단체를 지원해 아사드 대통령을 전복시키려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상대방의 수도를 방문했습니다.

 

이번 회의에서 요르단, 이집트, 이라크, 사우디아라비아 외무장관은 시리아가 영토 보전을 회복하도록 돕고 터키와 미국 점령군이 철수해야 한다는데 동의했습니다. 시리아는 2011년 이후 처음으로 5월 19일 아랍연맹 정상회의에 초청될 수 있습니다. 

 

이란과 사우디아라비아의 관계를 회복하려는 중국의 외교는 중동과 아랍 세계에서 이러한 다른 외교적 움직임의 문을 여는데 기여했습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수단에서 이란인들을 철수시키는 것을 도왔고, 수단을 파괴하고 있는 군부 통치자들을 과거에 지원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우디는 유엔, 아랍연맹, 아프리카연합 및 기타 국가들과 함께 평화회담 중재를 돕고 있습니다. 

 

미국이 야기한 전쟁에 대한 다극 외교적 대안 

 

룰라 브라질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의 평화 협상을 돕기 위해 관련 국가들의 "평화클럽"을 제안한 것은 다극 세계에서 부상하고 있는 새로운 외교의 한 예입니다. 미국에 의해 전쟁, 혼돈, 불안정만을 야기한 국가들과 지역의 관련 국가들이 실제로 평화와 번영을 가져올 수 있음을 세계에 보여주기 위한 이러한 움직임에는 분명히 지정학적 요소가 있습니다.

 

미국이 대만 주변에서 무력을 휘두르며 중국을 세계에 대한 위협으로 묘사하는 동안에도, 중국과 친구들은 그들이 다른 종류의 리더십을 제공할 수 있음을 보여주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자국민을 빈곤에서 구해낸 남반구 국가로서 중국은 다른 국가들도 똑같이 할 수 있도록 경험과 파트너십을 제공합니다. 이는 수십 년 동안 가난과 빚에 갇혔던 남반구의 많은 국가들은 이를 미국과 서구 권력의 가부장적이고 강압적인 신식민주의 모델과는 매우 다른 접근 방식으로 이해합니다.이는 중국 등이 요구해온 다극 세계의 결실입니다. 중국은 세계가 가장 필요로 하는 평화에 대해 예리하게 대응하고 있으며 실질적으로 어떻게 도울 수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중국에게 많은 친구들을 사귀게 할 것이고, 미국 정치인들이 중국을 위협으로 여기는 시각을 더 이상 유지하기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폴 케네디가 언급한 "새로운 세계 질서"가 구체화되고 있는 현재의 시점에서, 경제학자 제프리 삭스는 미국의 조정 능력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습니다. 그는 최근에 "미국의 외교 정책이 다극주의의 필요성을 인식하지 않는 한, 더욱 많은 전쟁을 일으키고 아마도 제3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질 것입니다"라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전 세계 국가들이 워싱턴과 월-스트리트로부터 독립된 새로운 무역, 개발 및 외교 네트워크를 구축함에 따라 미국은 결국 새로운 질서에 "분명히 적응"하는 것 외에는 선택의 여지가 없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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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원 참사 200일, 유가족과 건설노조가 함께 촛불 들었다

유가족협의회 “정부의 멸시와 냉대, 탄압에 대응해 연대할 것”

남소연 기자 nsy@vop.co.kr 발행 2023-05-16 21:36:22 수정 2023-05-16 21:41:33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00일째인 16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곁에 선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함께 촛불을 들었다. 정부가 있어야 할 곳에 없어서 가족을 잃어야 했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정부의 공권력 남용으로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던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함께 연대해 싸우자고 다짐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서울광장 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200일 추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촛불 문화제는 건설노조가 양회동 지대장을 추모하고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외쳤던 곳과 같은 장소, 같은 무대에서 진행됐다. 촛불을 감싸는 종이컵에는 '열사정신 계승, 노조 탄압 분쇄'라는 문구가 인쇄돼 있었다. 

고 송채림 씨의 아버지인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은 "양회동 열사의 가족들이 국민의힘 당사 앞 농성장에 방문해 힘내라고 응원해 주시며 연대의 말씀을 나눠줬다. 우리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는 방문이었다"며 "지난 5월 1일 양회동 열사의 분신 소식에 여기 계신 (조합원) 분들과 마찬가지로 유가족들도 역시 가슴 아파하고 애통해했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도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도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뉴시스


송 직무대행의 설명처럼, 그동안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투쟁에는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앞장서 연대해 왔다. 시민대책회의에 따르면 유가족들이 서울광장에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건설노조가 큰 힘이 돼 주었다. 건설노조는 경찰이 둘러싸고 체포 위험이 있었음에도 직접 분향소 제단을 설치했다고 시민대책회의는 전했다.

양 지대장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한 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건설노조의 손을 잡아주었다. 부산, 대전 등에 있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까지 양 지대장의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노조가 우리에게 그랬듯 우리도 끝까지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양회동 지대장의 유가족들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을 진행 중인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만나 두 손을 꼭 잡고 위로를 건넸다. 이후 양회동 지대장 유가족의 가슴에는 이태원 참사를 상징하는 '진실의 별' 배지가 달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촛불 문화제 전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159배에, 양회동 지대장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러한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배를 더해 160배를 진행했다.

송 직무대행은 건설노조에 고마움을 표하며 "우리는 정부의 무지막지한 멸시와 냉대, 탄압에 대응해 연대해 나갈 것"이라며 "함께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 직무대행의 발언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건설노조 조합원도 큰 박수를 보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건설노조 조합원이 이태원참사 추모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건설노조 조합원이 이태원참사 추모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시민대책회의 박석운 공동대표는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검찰 등은 공권력 행사를 방지함으로써 예방가능했던 참사를 발생시켜 159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희생시켰다. 오늘 전국 각지에서 집결한 건설노조의 경우엔 경찰, 검찰이 해서는 안 되는 방식으로 공권력을 남용하고 왜곡해 결국 억울한 죽음을 만들었다"며 "정반대로 잘못 행사된, 극히 모순적인 공권력 행사"라고 지적했다.

박 공동대표는 "그래서 전 제안한다. 경찰, 검찰 등 공권력을 바로잡기 위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건설노동자 등 당면한 공권력 피해자들이 함께 나서고, 여기에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함께 연대해 나설 것을 제안드린다"며 "비록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연대를 통해 끝끝내 승리할 것이다. 함께 투쟁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참사 200일에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목 놓아 울었다. 그동안 요구해 온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지금껏 이뤄지지 않았다.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특별법)'이 지난달 20일 야당 의원 183명이 동참한 가운데 발의됐음에도,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쟁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부터 200시간 동안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비상 행동을 벌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를 철거하라며 계고장을 잇달아 보내고 2,900만원의 변상금을 청구했다.

송 직무대행은 "안전을 원하거든 참사를 기억하라는 말을 믿고 나아가겠다"며 "정부의 무책임한, 몰염치한 탄압을 이겨내고 정의를 찾아가는 길에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5.18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오는 1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는다. 송 직무대행은 "5월 어머니회와 수많은 5.18 피해자들을 만나 뵙고 연대의 정신을 배우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일에는 서울광장 분향소 옆에서 참사 200일 시민추모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 구호를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근처 용산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5.16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 구호를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근처 용산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이태원 참사가 발생한 지 200일째인 16일.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 곁에 선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함께 촛불을 들었다. 정부가 있어야 할 곳에 없어서 가족을 잃어야 했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정부의 공권력 남용으로 동료를 떠나보내야 했던 건설노조 조합원들은 서로의 아픔을 나누며 함께 연대해 싸우자고 다짐했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10.29 이태원 참사 시민대책회의는 이날 서울광장 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200일 추모 촛불 문화제'를 열었다. 촛불 문화제는 건설노조가 양회동 지대장을 추모하고 윤석열 정권의 퇴진을 외쳤던 곳과 같은 장소, 같은 무대에서 진행됐다. 촛불을 감싸는 종이컵에는 '열사정신 계승, 노조 탄압 분쇄'라는 문구가 인쇄돼 있었다. 

고 송채림 씨의 아버지인 송진영 유가족협의회 대표 직무대행은 "양회동 열사의 가족들이 국민의힘 당사 앞 농성장에 방문해 힘내라고 응원해 주시며 연대의 말씀을 나눠줬다. 우리에게 큰 위로와 힘이 되는 방문이었다"며 "지난 5월 1일 양회동 열사의 분신 소식에 여기 계신 (조합원) 분들과 마찬가지로 유가족들도 역시 가슴 아파하고 애통해했다"고 말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도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도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과 민주노총 건설노조 조합원, 시민들이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뉴시스
송 직무대행의 설명처럼, 그동안 이태원 참사 유가족의 투쟁에는 민주노총 건설노조가 앞장서 연대해 왔다. 시민대책회의에 따르면 유가족들이 서울광장에 시민 분향소를 설치하는 과정에서도 건설노조가 큰 힘이 돼 주었다. 건설노조는 경찰이 둘러싸고 체포 위험이 있었음에도 직접 분향소 제단을 설치했다고 시민대책회의는 전했다.

양 지대장이 정부의 건설노조 탄압에 항거해 분신한 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건설노조의 손을 잡아주었다. 부산, 대전 등에 있던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까지 양 지대장의 빈소인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노조가 우리에게 그랬듯 우리도 끝까지 연대하겠다"는 의지를 전했다.

양회동 지대장의 유가족들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을 진행 중인 이태원 참사 유가족을 만나 두 손을 꼭 잡고 위로를 건넸다. 이후 양회동 지대장 유가족의 가슴에는 이태원 참사를 상징하는 '진실의 별' 배지가 달렸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이날 촛불 문화제 전 이태원 참사 희생자를 기리는 159배에, 양회동 지대장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러한 희생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1배를 더해 160배를 진행했다.

송 직무대행은 건설노조에 고마움을 표하며 "우리는 정부의 무지막지한 멸시와 냉대, 탄압에 대응해 연대해 나갈 것"이라며 "함께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송 직무대행의 발언에 이태원 참사 유가족도, 건설노조 조합원도 큰 박수를 보냈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건설노조 조합원이 이태원참사 추모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건설노조 조합원이 이태원참사 추모 양회동 열사 추모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시민대책회의 박석운 공동대표는 "이태원 참사 당시 경찰, 검찰 등은 공권력 행사를 방지함으로써 예방가능했던 참사를 발생시켜 159명의 안타까운 생명을 희생시켰다. 오늘 전국 각지에서 집결한 건설노조의 경우엔 경찰, 검찰이 해서는 안 되는 방식으로 공권력을 남용하고 왜곡해 결국 억울한 죽음을 만들었다"며 "정반대로 잘못 행사된, 극히 모순적인 공권력 행사"라고 지적했다.

박 공동대표는 "그래서 전 제안한다. 경찰, 검찰 등 공권력을 바로잡기 위해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과 건설노동자 등 당면한 공권력 피해자들이 함께 나서고, 여기에 전국 각지의 시민들이 함께 연대해 나설 것을 제안드린다"며 "비록 지금은 고통스럽지만 연대를 통해 끝끝내 승리할 것이다. 함께 투쟁해 나가자"고 말했다.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참사 200일에도 변하지 않는 현실에 목 놓아 울었다. 그동안 요구해 온 윤석열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파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은 지금껏 이뤄지지 않았다. 독립적인 조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방지를 위한 특별법안(특별법)'이 지난달 20일 야당 의원 183명이 동참한 가운데 발의됐음에도, 여당인 국민의힘은 '정쟁 법안'이라며 반대하고 있다.

유가족들은 어버이날이었던 지난 8일부터 200시간 동안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비상 행동을 벌였지만 국민의힘은 여전히 묵묵부답이다. 서울시는 서울광장에 설치한 분향소를 철거하라며 계고장을 잇달아 보내고 2,900만원의 변상금을 청구했다.

송 직무대행은 "안전을 원하거든 참사를 기억하라는 말을 믿고 나아가겠다"며 "정부의 무책임한, 몰염치한 탄압을 이겨내고 정의를 찾아가는 길에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이태원 참사 유가족들은 5.18 기념행사에 초청받아 오는 17일부터 1박2일 일정으로 광주를 찾는다. 송 직무대행은 "5월 어머니회와 수많은 5.18 피해자들을 만나 뵙고 연대의 정신을 배우고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다. 오는 20일에는 서울광장 분향소 옆에서 참사 200일 시민추모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3.05.16
16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이태원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이태원 참사 200일 추모문화제에서 이태원참사 유가족이 오열하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 구호를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근처 용산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5.16
건설노조 조합원들이 16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건설노조 탄압 중단! 강압수사 책임자 처벌! 윤석열 정권 퇴진! 양회동 열사 정신 계승 구호를 외치며 윤석열 대통령 집무실 근처 용산으로 행진을 하고 있다. 2023.05.16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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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여 시민사회단체, “한미일 군사협력 단호하게 반대”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3/05/17 08:54
  • 수정일
    2023/05/17 08:5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3.05.16 13:02
  •  
  •  수정 2023.05.16 17:13
  •  
  •  댓글 0
 
16일 오전 '6.15남측위'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즈음 각계 선언'을 발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16일 오전 '6.15남측위'가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 개최한 기자회견에서 '한미일 정상회의 즈음 각계 선언'을 발표했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우리는 전범국 일본의 재무장을 뒷받침하고 진영 간 대결을 고착화시켜 안보와 경제위기를 고조시키고 주권과 민생, 평화를 파괴하는 한미일 군사협력을 단호하게 반대합니다.”

16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부근 전쟁기념관 앞.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주최 기자회견에서, 한국YMCA전국연맹과 민주노총, 한국노총 등 441개 단체와 개인 83명이 “한미일 정상회담에 즈음한 각계 선언”을 통해 이같이 요구했다.   

“연쇄적인 한일,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이 집요하게 추진해 온 한미일 삼각동맹 구축 움직임이 전면화되고 있”는 가운데, 오는 19일 히로시마에서 개막하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한미일 정상회의에서 “또다시 3국간 공조방안이 집중 논의될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한미일 군사협력, 한미일 삼각동맹의 구축은 균형외교를 포기하고 진영 대결의 한 축에 완전히 편제되어, 미국의 신냉전 대결정책,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뒷받침하겠다는 것”이고, “(이러한) 추세는 필연적으로 그 상대방인 북중러의 결속과 반발을 불러” 올 것이라고 봤다.   

이들은 또한 “윤석열 정부의 망국적 굴욕외교에 단호히 반대”하고 “대만 문제 개입,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등 한국을 국제분쟁에 개입시킬 일체의 정책을 폐기하고 논의를 중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무력충돌의 위기를 높이고 경제와 민생을 파탄낼 한미일 3국 정상의 그 어떤 합의도 용납할 수 없다”면서 “국민의 빗발치는 요구를 무시하고, 주권과 평화, 민생을 포기하는 한미일 군사협력 확대, 삼각동맹 구축의 길로 간다면 엄중한 심판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간호법 제정은 국민과의 약속이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간호법 제정은 국민과의 약속이다." [사진-통일뉴스 이광길 기자]

같은 시각 주변에서는 대한간호협회가 기자회견을 통해 “간호법 제정은 국민과의 약속”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거부권을 행사할 것이 아니라 해당 법안을 공포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오전 국무회의를 주재한 윤 대통령은 “국민 건강은 다양한 의료 전문 직역의 협업에 의해 제대로 지켜질 수 있는 것”인데 “이번 간호법안은 이와 같은 유관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주장했다. 

오전 11시12분께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단에 ‘알림’을 통해 “조금 전 개최된 제20회 국무회의에서 ‘간호법안 재의요구안’이 심의·의결됐다”고 밝혔다. 이어 12시10분께 윤 대통령이 ‘간호법안 재의요구안’을 재가했다고 알렸다.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함에 따라 공은 다시 국회로 넘어갔다. 이 법안을 처리하려면 ‘재적 의원 과반 출석-2/3 이상의 찬성’이 필요하다. 여당(국민의힘)이 의석의 1/3 이상을 점유하고 있어 폐기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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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또 거부권 행사에 “윤석열식 국정 운영 압축판”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3.05.17 07:39
  •  
  •  댓글 0
  • [아침신문 솎아보기] 거부권에 “무늬만 중재안으로 갈라치기”…조선‧세계 “거여 폭주”

    전세사기 특별법, 조건 갖춘 피해자 20%뿐… 논의 공전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간호법 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 지난달 양곡관리법 개정안에 이어 한 달여 만에 또다시 거부권 행사에 나섰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한겨레, 한국일보 등 일간지는 윤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간호법 제정 관련 노력을 약속한 사실을 지적했다. 일부 신문은 윤 대통령이 잇단 거부권 행사 독주로 분열을 초래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간호법 제정안 재의요구안을 심의‧의결했다. 윤 대통령은 “간호법안이 유관 직역 간의 과도한 갈등을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거부권 행사 배경을 밝혔다. 간호법은 다시 국회로 넘어가 본회의 재표결에 부쳐진다. 재표결에선 재적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되기 때문에 부결 가능성이 더 높다. 신문들은 “대통령이 최초로 거부권 행사한 양곡관리법도 국회 본회의에서 최종 부결됐다”고 했다.

    ▲17일 경향신문

    ▲17일 아침신문 갈무리

    간호사 처우개선 등을 담은 간호법의 핵심 쟁점은 “모든 국민이 의료기관과 지역사회에서 수준 높은 간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제1조) 정한 부분이다. 대한의사협회 등은 ‘지역사회’ 문구가 간호사 단독 개원의 길을 여는 것이라며 반대해왔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의 간호법 재의 요구에 “불가피한 선택”이라며 적극 방어한 한편 야권은 일제히 반발했다.

    간호협회는 이날 대표자 회의를 열고 거부권 행사를 규탄하는 단체행동의 수위와 방법을 논의했다. 대한의사협회와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등이 꾸린 보건복지의료연대는 거부권 행사에 환영 입장을 냈다. 그러면서 의사면허취소를 규정한 의료법 개정안에는 거부권이 행사되지 않은 데에 아쉬움을 표했다.

    ▲17일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대해 비판조의 보도를 냈다. 경향신문은 <여야 정치 아닌 대치로 법안 폐기 소모전> 기사에서 “여야가 이렇게 ‘힘 대 힘’으로 맞서다 법안이 폐기되면 사회적 갈등은 치유되지 못한 채 그대로 남는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펼쳐지는 여야의 소모전에 피해를 보는 것은 국민”이라고 했다. “협치”를 강조하면서 “이례적이어야 할 다수당 단독 처리와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일상화되는 모습”이라고 했다.

    ▲17일 한겨레 1면 머리기사

    한겨레는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해 1월 대선 기간에 대한간호협회 관계자들과 만나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에 국민과 정부가 합당한 처우를 해 주는 것이 바로 공정과 상식’이라며 간호법 제정에 힘을 실어주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고 했다. “간호법 제정안이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보건복지위를 통과한 때가 지난해 5월17일이라는 점에서 대통령의 정치력 부재는 물론, 협상력을 발휘하지 못한 채 대통령에게 거부권 행사만 건의하는 집권 여당의 무능함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고 했다.

    ▲17일 조선일보

    ▲17일 경향신문

    경향신문은 “그렇게 문제가 많은 간호법이라면 대선 때 제정을 약속하지 말았어야 했다. 약속을 뒤집어 놓고 국민들에게 사과는커녕 제3자인 양 국회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은 자가당착”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 거부권 행사는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의 압축판이라 할 만하다. 마음에 들지 않는 법안은 거부권을 행사해 야당을 무시하고, 의사들에게 기운 ‘무늬만 중재안’으로 의료 직역을 갈라치기한 것이 대표적”이라고 했다.

    ▲17일 경향신문 사설

    한겨레는 사설에서 “중재하려는 노력은 전혀 없이 대통령이 국회에서 논의된 법안에 전가의 보도처럼 거부권을 휘두르는 것은 국회 무력화 시도이자 갈등 조정에 무능하다는 것을 자인하는 꼴”이라며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에 대응하기 위한 정치적 수단 정도로 여기는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에서 “직능별 프레임에 갇힌 사안에서 (윤 대통령이) 지나치게 의사 등 의료연대 이익을 대변한 것이란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고 했다. “여소야대 국면에서 야당의 입법 폭주가 거칠다 한들, 거부권 정치가 일상화하면 삼권분립은 위태로워진다”며 “한쪽 편들기로 국민들이 서로 등 돌리게 만드는 것은 뺄셈 정치”라고 했다.

    ▲17일 한국일보 사설

    다수 신문은 양쪽 입장을 단순 전달하는 보도를 내거나, 야당의 “입법 독주”와 대통령 거부권 행사를 함께 비판했다. 국민일보는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과반 의석을 앞세워 양곡관리법·간호법 등 쟁점 법안을 국회에서 단독 처리하고, 대통령이 헌법상 권리를 내세워 이를 재의 요구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며 “윤 vs 거여 충돌 악순환”이라고 했다.

    ▲17일 국민일보 1면 머리기사

    동아일보는 “간호법이 야당 주도로 일방 처리되면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뻔히 예상됐는데도 여야가 벼랑 끝 대치만 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대선 후보 시절 간호법 제정 요청에 대해 ‘합당한 결과가 도출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던 윤 대통령도 좀 더 진솔하게 간호계와의 대화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했다.

    ▲17일 동아일보

    ▲17일 동아일보 사설

    중앙일보도 민주당을 향해선 “입법폭주의 끝이 어디일지 가늠이 되지 않는다”고 했고 윤 대통령을 향해선 “간호법 개정 공약했음에도 입법에 진전을 이루지 못한 끝에 거부권 카드를 재차 꺼내들었다”며 “모두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고 했다. 서울신문도 당분간 “정국 경색”을 전망했다.

    ▲17일 서울신문 1면 머리기사

    조선일보는 <간호법 거부당한 날 거여는 학자금법 강행>이란 제목의 기사를 내고 야당을 비판하며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힘을 싣는 보도를 냈다. 민주당이 “거부권에도 아랑곳 않고 입법 폭주”하고 있다며 “노란봉투법‧방송법도 일방처리 예고했다”고 했다. “민주당의 이런 태도를 두고 정치권에서는 윤 대통령이 거부권 쓰게 만드는 게 민주당 전략이라는 말이 나온다”고 했다. 세계일보도 1면에 <갈라진 의료계…갈등만 키운 거여 독주>로 제목을 올렸다.

    ▲17일 조선일보

    전세사기 특별법 조건 갖춘 피해자 20% 그쳐… 논의 공전

    여야는 1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토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법을 논의했지만 처리에 또다시 실패했다. 전세사기 피해자들은 “정부‧여당이 제시한 특별법 조건을 모두 충족하는 피해자는 10명 중 2명도 안 된다”며 특별법 전면 수정을 촉구하고 있다.

    전세사기·깡통전세 피해자 전국대책위원회와 시민사회대책위는 이날 오전 국회 본청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피해자를 걸러내는 법이 아닌 ‘선 구제 후 회수’ 방안의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세사기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지난 7일부터 일주일간 진행한 설문조사를 했는데, 참여자 429명 중 정부의 4가지 피해자 인정 요건을 모두 충족하는 이들의 비율은 17.5%(75명)에 불과했다. 경향신문은 이 소식을 1면에 배치했다.

    ▲17일 경향신문 1면

    ▲17일 경향신문 1면

    동아일보는 여야가 특별법 관련 소위를 4번째로 열었지만 처리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이달 초로 예상됐던 특별법 입법이 2주 이상 지연되며 피해 주택 경매가 진행되는 등 전세사기 피해자 혼란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17일 동아일보

    동아일보는 “문제는 인천 미추홀구를 제외한 다른 지역에 있는 세입자들이 거주하는 주택은 경매가 진행되고 있다”며 “당초 정부는 특별법 통과 뒤 전세사기 피해자 요건을 정하고, 피해자에 대한 경매 유예를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특별법 통과가 지연되며 전세사기 피해자를 추려내는 작업조차 진행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소위는 최우선 변제권 소급 적용과 보증금 채권 매입 등을 쟁점으로 대치하다 끝났다. 동아일보는 “최우선 변제권 소급 적용은 재계약 때 보증금을 올리며 최우선 변제 대상에서 벗어난 피해자에 대해 첫 계약일 당시로 변제기준을 소급 적용해 최우선 변제 대상을 늘리자는 것이다. 보증금 채권 매입은 공공이 세입자들의 보증금 채권을 할인된 가격으로 우선 매입해 세입자를 보상한 뒤 집주인에게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17일 한겨레

    전세사기 피해자 대책위 참가자들은 기자회견을 마치고 국회 본청에 진입 시도했으나 제지당했다. 이들은 이날 전세사기 특별법안 심사가 진행되는 본청 정문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한편 윤 대통령은 16일 정부 출범 2년을 맞든 뒤 첫 국무회의에서 “전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이념적, 반시장적”이라고 규정하면서 “집값 급등과 시장 교란을 일으킨 반시장 정책은 대규모 전세사기의 토양이 돼 많은 임차인들, 특히 청년 세대가 고통받고 있다”고 했다.

    ▲17일 동아일보

    경향신문은 이와 관련 사설에서 “윤 대통령은 국무회의에서 거부권을 행사하고 국가재정 기조와 부동산·에너지 정책을 거론하며 문재인 정부 탓도 했다. 집권 2년차에도 야당 없는 국정운영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 김예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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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공영방송 '내 것'이란 생각 버려야"

[인터뷰] 'TBS 지킴이' 자처한 박주민 민주당 의원
'주민조례안' 동참 요청 "시민이 키운 TBS, 지원 폐지로 존폐 기로"
"공정성 문제로 고사시키는 게 민주주의 정치인가"
"시민참여·자정 담보하는 '공정성 기반' 마련이 정치가 할 일"

  •  기자명송창한 기자
  •  
  • 입력 2023.05.16 07:29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의 조례 폐지로 미디어재단 TBS에 대한 서울시 출연금 지원이 반 년 뒤면 중단된다. 

TBS가 존폐의 기로에 놓인 가운데 민주언론시민연합과 더불어민주당은 시민참여형 지역공영방송이 이렇게 폐기되도록 놔둘 수 없다며 TBS 주민조례안 발안을 위한 서명운동에 나섰다. 서울시장이 누가 되더라도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말라'는 책무를 부여함으로써 TBS의 공적재원과 시민 참여를 담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조례안 발안을 위해서는 시민 2만 5천 명 이상의 서명이 필요하다. 

민주당 서울시당 TBS지킴이특별위원장 박주민 의원은 공영방송이 마음에 안 든다고 공영방송을 폐지하는 게 말이 되냐며 정치권력은 공영방송을 좌지우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공영방송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면 시민들의 감시와 자정 작용을 통해 해결되어야 한다며 정치는 공영방송이 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도록 제도적 환경과 기반을 마련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미디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15일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미디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사진=미디어스)

TBS지킴이특별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주민조례 발안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TBS 지키기가 왜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TBS는 언론사다. 특히 시민들의 애정과 시민들의 세금으로 커 온 언론이다. 그런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지원을 폐지하는 방식으로 활동을 어렵게 만드는 게 타당한가라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이 부분은 맞지 않다, 바로잡혀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두 번째, 이왕이면 TBS가 정치적으로 중립적·독립적이고 시민참여도 보장된 모범적인 방송사가 되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있었다. 이 두 가지를 다 할 수 있는 조례가 이번에 주민조례 형식으로 추진하는 안이라서 하면 좋겠다고 판단했다. 

TBS 주민조례안의 핵심 내용과 취지는 무엇인가. 조례안이 통과된다면 시민들에게 어떤 이점을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하는가

대표적으로 TBS의 재정 안정화를 위해 서울시장이 재정 지원에 대한 내용을 3년마다 한 번씩 계획에 반영하도록 했다. 이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서울시장이 누가 되든 안정적인 재원 지원이 가능하도록 했다. 

임원추천위원회에 시청자, 노동자 대표가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서울시장과 시의회 다수당의 입김에 의해 임원이 구성되었는데 그걸 벗어나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임원 구성이 이뤄질 수 있도록 했다. 기존 시청자위원회의 역할을 강화했다. 진짜 시민들의 방송이 될 수 있도록 편성위원회 역할을 강화해 시민과 노동자 대표들이 참여해 회사 내에서 언론사라는 것에 걸맞은 독립적 구조를 만들 수 있도록 했다. 

정치적으로 중립적·독립적이면서 시민들의 참여 폭은 넓어진 그런 방송사가 만들어질 수 있고, 이는 시민들에게 이점이 될 것이다. 

12일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TBS 주민조례안 발안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한 시민이 온라인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박주민 의원실)
12일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TBS 주민조례안 발안 서명 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한 시민이 온라인 서명에 동참하고 있다. (사진=박주민 의원실) 

TBS 조례 폐지 이후 TBS 방송의 흐름, TBS와 서울시의회 간 역학관계를 어떻게 보고 있나

TBS 지원 폐지 조례는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그런데 그 전인 올해부터도 서울시가 예산을 대폭 삭감해 '제작비가 없다', '인건비 정도만 있을 뿐이다' 얘기를 한다. 

그래서 실제로 방송의 질이 굉장히 떨어졌다. 방금도 어떤 분이 그런 얘기를 하고 가셨다. '작가나 구성원들이 공을 들여서 방송이 만들어지는 것 같지 않다', '하루하루 연명하는 듯한 느낌' '애청자였는데 화가 난다' 이런 얘기다. 지금 그런 상황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지금 세금으로 TBS 인건비 정도를 주고 있지 않나. 제작비는 안 주고. 인건비는 주면서 일할 때 필요한 돈은 안 준다. 그러면 시민들 입장에서는 사실상 인건비가 날아가는 것 아닌가. 인건비도 주지 말자는 얘기가 아니다. 그 인건비가 제대로 활용되는 인건비가 되기 위해서는 TBS 직원들이 일을 할 수 있는 제작비와 활동비를 줘야 하는 것이다. 

TBS 직원들이 역할을 못하지 않나. 노동자들을 보면 조금 안타깝다. (부당한 상황에)뭔가 목소리를 높이기보다는 눈치보는 모습들을 보이게 된다. 

이게 '언론 길들이기' 아닌가. 만약 오세훈 서울시장이 TBS 지원을 다시 해주는 방향으로 예산을 편성한다고 하더라도, 이제는 언론을 길들이는 방법을 너무나 잘 알고 있고 해본 적도 있다. 노조 분들에게 죄송한 말이지만, (노조도)권력이 지원을 주면 언제든지 줄일 수 있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 서울시의원이 TBS 대표에게 "노조의 불법·비위사실 여부를 점검하라"고 요구했다. 일부 구성원들이 TBS 조례 폐지에 대한 행정소송을 제기하거나 비판 성명을 쓰는 것이 징계 사안이라고 말하기도 한다

회사 대표건, 소속된 노동자 분들이건 뭔가에 비판 성명을 내거나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당연히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본인들의 권익 보호 차원에서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무조건 가만히 있어야 하나. 

일방적으로 회사에 들어오는 돈줄을 자르려고 한다면, 회사에 소속된 사람으로서 '문제 있다' 얘기할 수 있어야 되는 것 아닌가. 생존권과 관련된 문제다. 그것을 징계 사유로 삼고자 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 이 논리가 그대로 적용된다면, 예를 들어 모 언론사 사주가 마음에 안 드는 기자들이 있다는 이유로 갑자기 돈을 안 줄 때, 그 기자들은 그냥 가만히 있어야 되는 것인가. 아니지 않나. 그런 식으로 언론사를 길들이려고 하는데, (의회는)그렇게 하지 말라고 하는 게 맞다. 

12일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시민들에게 TBS 주민조례안 서명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박주민 의원실)
12일 디지털미디어시티역에서 민주당 박주민 의원이 시민들에게 TBS 주민조례안 서명 동참을 요청하고 있다 (사진=박주민 의원실) 

TBS에서 '출연자 제한 심의 제도를 도입'이라는 혁신안을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최근 모수단체 모니터링 자료를 근거로 KBS·MBC 라디오가 '좌파 패널'들에 의해 장악됐다고 한다 

TBS가 재정적 안정성이 없다 보니 눈치를 보는 것 아닌가. 왜 언론사를 이렇게 만드는지 모르겠다. (출연자 제한 심의 제도 도입이)TBS의 본심일까. 저는 재정적 지원을 통해 연명이라도 해보려는 몸부림으로 보인다. 이건 강압에 의한 발표로 바람직하다고 볼 수 없다. 이런 것을 막자고 주민조례안을 발안하자는 것이다. 

방송사 패널 공정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국민의힘은 패널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아 친민주당 성향의 패널들이 일방적인 토론과 논평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패널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면 방송사 전체를 저렇게 고사시켜도 되는 건가. 그건 아니지 않나. 방법이 이런 방법밖에 없나. 이해가 안 된다. TBS는 시민들이 키워 온 방송사지 자신들이 키운 게 아니다. 국민의힘이 편향성이 문제가 된다고 인식했다면, 제도와 시스템적으로 여러 방법을 쓸 수도 있었다. 그런데 의회를 70%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조례를 폐지하고 지원을 끊어 버린다. 말 안 들으면 죽여버리겠다는 것하고 똑같은 얘기다. 이게 무슨 대화인가. 이게 무슨 민주주의이고 정치인가. 

국민의힘 서울시의원들은 최근 TBS에 '추경이 당연하다는 듯 기대하지 말라', '민영화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선거에서 공약으로 TBS 공정성 문제를 내걸어 승리했기 때문에 TBS 민영화는 서울시민과의 약속 이행이라는 주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정확한 공약이 어떻게 되나. TBS를 고사시켜버리겠다는 것은 공약이 아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오세훈 서울시장 공약은 TBS의 기능 전환이었다)

편향성을 시정하겠다면 지금 국회에서 방송법 개정안(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을 추진하듯 특정 정치 세력이 임원을, 방송 편성을 마음대로 못하도록 조례를 만들면 되는 것이다. MBC의 편향성을 해소하기 위해 MBC를 폐지해버릴 것인가. KBS가 마음에 안 든다고 KBS를 폐지하나. 이건 아니지 않나. 

지난 2월 21일 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와 TBS 4개 직능단체는 'TBS 폐지조례안'에 대한 무효확인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TBS지부) 

윤석열 정부 들어 공영언론에 대한 민영화 추진 방향이 뚜렷해졌다. 문재인 정부 시절에도 YTN 매각설이 있었고, 기획재정부의 서울신문 지분 매각 구상으로 서울신문 지분 과반이 호반건설에 넘어가는 상황이 있었다. 정치권력이 공영언론의 공적재원 기반에서 손을 떼고 싶어하는 이유를 무엇이라고 보는가

글쎄, 사람마다 다르게 볼 수 있을 것 같긴하다. 다만 공영방송에 대해서는 권력이 '자기 것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 KBS, MBC, TBS 등 공영방송이라고 불릴 수 있는 구조와 역사를 갖고 있는 방송사의 경우 어느 정치세력이든 '내 것이다' '내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안 가지길 바란다.

지금까지 정치 세력은 '공영방송은 내가 정권을 잡으면 내 것이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다보니, 공영방송이 거기에 대해 다른 모습을 보이면 '손봐줘야 겠다'고 자꾸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아주 경제적인 논리나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서 민영화를 한다면 할 수는 있다. 어떤 언론사에 대해서는 민간에서 재정적 기반을 확충한 상태에서 언론사를 운영할 때 더 독립적이라는 믿음이 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공영방송은 임원 선출 과정, 방송 편성 등을 시스템적으로 구축해 놓고 공공에서 재정적 지원을 해서 광고에 의존하지 않도록 하면 더 공정하고 독립적인 언론을 만들 수 있다. 

공영방송의 공적재원과 정치권력은 공영방송이 100% 시민 후원으로 재원을 충당하지 않는 이상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것 같다. 방송사의 입장에서는 공적 지원 시스템을 유지해 나가면서 시민들을 설득하기 위해 어떤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보나

공정성과 중립성을 지키려고 굉장히 노력해야 되겠다. 공적 재원이 들어가는 이상 시민들을 위해, 특정 공무원·정치 세력에 복무하는 게 아니라 시민들을 위해 복무한다는 공적 마인드를 확실히 가져야 한다. 그래야 합리성과 타당성을 갖출 수 있고, 뭔가 공격이 들어왔을 때에도 방어가 가능하지 않겠나. 기계적 공정성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적 약자의 편에 서서 더 알려낼 게 있으면 알리는 기능도 해야 한다. 

쟁점은 내부 프로세스상에서 공정성 기반을 갖출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그게 방송법, TBS 조례 등에서 안 돼 있었기 때문에 그런 기반을 만들어줘야 한다. 공정성을 갖출 수 있는 기반 아래에서 시민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시스템을 만들고, 그 다음부터는 자정 작용에 의해서 가도록 해야 한다.

TBS 주민조례안이 발안돼 통과된다고 해도 의회권력에 의해 조례가 바뀌거나 폐지될 가능성은 열려 있다. 그래서 나왔던 내부 논의 중 하나가 재원 다각화였다. 상업광고를 통한 재원 다각화로 일련의 상황에 대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였다. 주민조례안은 TBS 재원을 공적재원으로 확실하게 담보하자는 내용인데, 차이가 있지 않나. TBS가 상업광고를 하게 된다면 어느 정도 비율이 적정하다고 보나 (방송통신위원회는 TBS에 상업광고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조례로 할 수 있는 것과 법이나 방송통신위원회 결정으로 할 수 있는 것은 구분해야 한다. 상업광고가 가능하다고 조례에 담는다고 해서 상업광고가 가능해지지 않는다. 

상업광고를 통해 일부 재원을 확충하는 것은 오케이라고 본다. 다만 상업광고를 따내기 위해 방송이 상업화되어야 한다고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재원 다각화의 영역을 열어주는 것까지는 되겠지만 공공성이 많이 유지됐으면 좋겠다. 

개인적으로 TBS에 기대하는 역할은 각 지역의 좋은 시민방송프로그램을 갖고 와서 소개도 해주고, 지역 시민방송이 활성화될 수 있도록 교육도 하고, 전국을 커버하는 언론에서는 관심을 안 가질 만한 서울 구석구석의 필요한 소식도 알려주고 하는 것이다. 그런 것은 광고와 결합이 잘 안 되지 않나. 광고와 결합성이 좋은 프로그램과 뉴스를 더 많이 다루는 방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 

요즘 전 세계적으로 정책은 칼로 무 자르듯 하는 것보다는 효율을 위해 '칵테일'(섞는 것)을 한다. 예를 들어 '상업광고를 재원의 10% 정도로 하고, 상업광고에서 나온 기금은 이렇게 써라' '상업광고를 공익적 목적으로 쓰자' 협약이든 조건이든 여러가지 방법으로 허용해 줄 수 있다. 

서울 상암동 TBS 사옥 (사진=TBS)
서울 상암동 TBS 사옥 (사진=TBS)

TBS 주민조례안 서명 운동을 하면서 만난 시민들의 반응은 어떠했나

첫 번째로 전반적으로 지난 이슈가 되어버린 느낌이다. 두 번째는 '김어준 살리기 아니냐'고 오해하시는 분들이 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저는 예전 TBS로 돌아가자는 게 아니라 중립적이고 독립적인, 이전에 없던 TBS를 한 번 해보자는 얘기다. 지나간 이슈라서 관심 없는 분들에게 계속 그 얘기를 드리고 있다. 

국민의힘, 일부 시민들은 '플랫폼이 많은데 공영방송이 이렇게 많이 필요하냐'고 말한다 

방송사가 굉장히 많아졌다고 얘기한다. 그런데 실제로는 아직 소외받고 있는 분들 중에 사회적 조명을 못 받는 곳들이 많이 있다. 서울이라는 이 국제적인 도시에 굉장히 다양한 이슈가 많이 있는데, 그런 이슈들이 제대로 조명되고 있느냐 하면 별로 그렇지 못하다. 그런 걸 다 '유튜브한테 맡기겠다' 그런 것도 아니지 않나. 

(TBS를 통해)과연 조명받을 만한 것이 없는가. 사회적 문제들이 잘 다뤄지면서 시민의 관심 속에 해결되고, 사회적 수준이 전반적으로 높아지고 있는가. 이런 것들을 (TBS 조례 폐지 전에) 먼저 검토해봤어야 한다. 지금은 그런 생각이 별로 없는 것 같다.

국회 본회의 통과를 앞둔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윤석열 대통령 거부권 행사가 예고된 상황이다. 한편에서는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방송계 현안에 대한 생각은? 

방송법 개정안에 대해 어떤 분들은 '너희가 정권 잡았을 때 안 하더니 왜 지금 하려고 하냐'고 한다. 지금이라도 하는 것에 박수를 쳐줘야 하지 않나. 국민의힘도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계속 얘기해왔다. 법의 내용이 공영방송의 독립성에 부합하는지 판단되어야 하고, 거부권 행사도 그런 관점에서 행사 여부가 판단되어야 하는데 지금 나오는 얘기는 그런 기준은 아닌 것 같다. 한쪽에서는 KBS 수신료 분리징수 추진, KBS와 방송문화진흥회(MBC 관리·감독기구) 감사원 감사를 진행하면서 거부권 얘기를 하면 누가 봐도 진정성이 없다. 

한상혁 방통위원장 문제는 아시다시피 실무자들은 구속됐지만 위원장에 대한 구속영장은 기각됐다. 그게 무슨 의미일까. (사퇴)압박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결국 2개월 후 방통위원장이 바뀌면 자기 입맛에 맞는 사람을 앉히려고 할 텐데, 그것을 통해 방송을 장악하려는 것 아닐까라는 우려를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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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오른 전기·가스 요금, 올해 또 오를까

전문가들 “전력산업 근본 문제는 논의 조차 없어”

서울 시내 전기계량기 모습 (자료사진) ⓒ민중의소리


전기·가스요금 인상 발표를 미루던 정부와 국민의힘이 16일부터 전기요금을 ㎾h(킬로와트시)당 8원, 가스요금은 MJ(메가줄)당 1.04원 인상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전기요금 인상의 주된 요인인 한국전력의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근본적인 논의는 빠졌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체제전환을 위한 기후정의동맹'은 15일 전기·가스요금 인상 직후 성명서를 내고 "윤석열 정부는 에너지 위기에 대한 잘못된 진단과 잘못된 처방을 반복하고 있다"며 요금 인상을 반대했다.

이들은 "지난해 한전의 적자 32조원 중 절반 이상은 대기업의 전기요금을 선별적으로 인상하고, 전력 다사용 기업에 제공되는 경부하요금제(심야요금할인제)를 개선하고, 민자발전사의 초과이윤을 규제하면 해결할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전력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인 경부하요금제, 민자발전사 초과이윤 문제 등의 개선 논의 없이 요금 인상 문제만 결정했다는 지적이다.

경부하요금제는 전기사용량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심야시간 등을 경부하시간대로 규정하고, 해당 시간 동안 저렴하게 전기를 공급하는 산업용 전기 요금제다. 최소 ㎾h당 71.5원으로, 가정용 전기요금 단가의 절반 가까이 할인된다. 특히 심야시간에 제조공장 등을 가동할 수 있는 여력은 대기업이 대부분이라 대기업 특혜로 지적된다.

또한 전력도매가인 SMP(계통한계가격)는 발전소 중 가장 높은 발전 단가로 결정되는데, 천연가스(LNG)를 직수입할 수 있는 대기업 민간발전소의 경우, 연료를 싸게 들여오는 것과 상관 없이 높은 가격에 전기를 판매해 큰 이득을 볼 수 있다. 실제로 SK, GS, 포스코 에너지 재벌 3사를 포함한 민자발전 상위 27개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4조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공공운수노동조합도 지난 11일 성명서를 통해 "가정용 요금 말고 산업용 요금을 인상하고 대기업 특혜 요금 제도는 폐지해야 한다"며 전기·가스 요금 인상을 반대했다. 또 "에너지 공기업이 국민에게 원가 이하로 에너지를 공급하기 위해 부담하는 착한 적자에 대해 정부 재정을 지원하고, 밀실 야합으로 이루어지는 전기·가스요금 요금 결정 구조 전면 개편하라"고 요구했다.

한전의 무리한 재무개선 자구책도 우려가 제기된다. 한전은 지난 2월 발표한 20조1000억원 규모 자구안을 발표한 데 이어, 지난 12일 5조6000억원의 추가 자구책을 마련했다.

이에 대해 구준모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기획실장은 "에너지 전환을 위해 필요한 재생에너지 산업이나 송전망에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한데, 한전의 사업 규모를 축소하는 것은 에너지 전환에 한전이 제 역할을 못 하게 하는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민영화 길을 우회적으로 열어주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전기요금 인상으로는 한전의 적자를 해소하기엔 역부족이다. 더구나 이번 인상 폭은 당초 제시된 목표보다 낮아 연내 추가 인상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한전과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경영정상화 방안을 통해 32조원 규모의 한전의 적자를 2026년까지 해소하기 위해서는 2023년에 전기요금을 ㎾h당 51.6원 인상해야 한다고 제시한 바 있다.

이에 정부와 한전은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을 1분기 전기요금을 ㎾h당 13.1원 인상했다. 당초 인상 목표인 51.6원의 4분의 1 수준이다. 또한 분기별로 요금을 단계적으로 인상할 것이라고 예고하기도 했다. 전기수요가 몰리기 전인 1·2분기에 요금을 대폭 인상해 여름철 전력수요를 줄여야 한다는 의견도 내놨다.

정부는 이번 2분기 전기요금을 ㎾h당 8원 인상하는 데 그쳤다. 당초 정부·여당이 인상 부담을 고려해 10원 안팎의 인상 폭이 될 것이란 예상보다 더 낮다. 1분기 요금 인상 폭까지 고려하면 앞으로 30.1원의 추가 요금 인상이 필요해 보인다.

이에 대해 구 실장은 "정부가 요금 인상 외에는 한전 적자와 가스공사의 미수금 누적에 대해 아무 대책을 검토하지 않는 상황"이라며 "요금만으로 에너지 공기업의 문제를 하려면 추가적인 인상이 돼야 한다는 게 정부의 생각 같다"고 말했다.

다만 본격적인 여름철이 시작되는 3분기 추가 요금 인상을 단행하면 가계 부담이 급증하기 때문에 정부·여당으로선 결정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거'와 가까운 4분기에 공공요금 인상을 결정하는 것도 쉽지 않은 문제다.

이와 관련, 산업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현재로서는 (연내 추가 인상을) 예단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글로벌 에너지 가격 동향, 한전·가스공사 등 에너지 공기업 재무상황 및 개선 정도와 이들의 자구 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판단하겠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요금인상을 골자로 한 2023년도 2분기 전기, 가스요금 조정안 및 취약계층 지원대책 발표하고 있다. 2023.05.15. ⓒ뉴시스

"취약계층 지원은 한계 있어...가정용·산업용 전기요금 차등 인상해야"

정부는 이번 전기·가스요금 인상과 함께 취약계층 지원 등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내놨다. 그러나 기존 지원책에도 사각지대가 있었던 만큼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부담 완화에도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산업부는 전기요금 인상분 적용을 사회배려계층에 대해서는 1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사회배려계층은 장애인, 독립·상이 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차상위계층, 3자녀 가구 등이 포함된다. 다만 대상자들의 지난해 평균 전력사용량 313kWh를 초과한 사용량에 대해서는 인상된 단가를 적용한다. 폭염이 예보된 올여름에 전력 사용량이 예년보다 많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제시된 평균사용량을 초과하는 경우도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산업부는 여름철 에너지바우처 지급대상을 기존 생계·의료 기초수급자에서 주거·교육 수급자까지 범위를 넓힐 방침이다. 해당 범위 중 노인, 장애인, 영유아, 임산부, 한부모가족, 소년소녀가정 등 기후민감계층이 지원 대상이 된다.

그러나 공공요금이 인상된 만큼 에너지 사용을 줄이거나, 다른 지출은 줄이는 상황도 예상된다. 구준모 기획실장은 "에너지 비곤층에 대한 지원을 늘리는 것은 필요하지만 요금을 올리면서 지원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면서 "저소득층은 수입이 적은 만큼 에너지 사용량을 최대한 줄이거나 다른 부분 지출을 줄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요금 인상이 일괄적으로 오른 만큼 심리적으로 에너지 사용에 부담을 느끼고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구 기획실장은 "대기업과 일반 시민들의 요금을 구별해 인상해야 한다"면서 "지불 능력 있는 대기업의 요금을 충분히 인상하면 한전의 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 산업부는 소상공인의 경우에는 요금 분할납부제도를 시행하기로 했다. 전기요금은 오는 6부터 9월까지 한시적 시행한다. 월 요금 50% 이상 납부 후 잔액 최대 6개월 동안 분할 납부할 수 있다. 가스요금의 경우에는 오는 10월 시행할 예정이다. 요금 인상분에 대한 지원이 아닌 분할 부담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이와 관련,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관계자는 "인건비, 임대료 등 제반비용이 오르는 상황에서 전기·가스 요금 인상은 부담이 될 것 같다"면서 "전기요금 자체가 큰돈이 나가는 건 아니라 분할 납부는 크게 의미가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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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핵무력’ 강화의 빛과 그림자 (1)

[기고] 김성만 코리아연구원 연구위원장

  • 기자명 김성만 
  •  
  •  입력 2023.05.15 03:14
  •  
  •  댓글 2
 

김성만 코리아연구원 연구위원장의 기고문을 게재합니다. 기고문은 두 개로 되어 있는데, 1차 기고문은 ‘북한의 핵무력 강화의 빛과 그림자'라는 제목으로 북한의 핵무력 강화의 의도를 분석한 글이고, 2차 기고문은 '평화협정이 답이다!'라는 제목으로 미국의 대북정책을 비판적으로 분석하고 한국시민사회의 과제를 서술하는 내용입니다. 먼저, 1차 기고문을 2회에 걸쳐 게재합니다. / 편집자 주

 

        북한의 ‘핵무력’ 강화의 빛과 그림자  /  차례

1. 북한의 외교·안보 목표
2. 목표의 실현수단: 핵무력 강화

3. 북한의 핵무력 강화의 빛과 그림자
4. 목표 실현 수단의 검토
5. 결어: 핵무력의 제한적 보유와 한반도 평화

 

1. 북한의 외교·안보 목표

1) 체제의 안전보장

북한의 으뜸가는 외교·안보 목표는 체제의 안전보장이다. 국제사회에 세계정부는 없다. 무정부상태나 마찬가지다. 약소국이 강대국에 지극히 억울한 무력충돌을 당해도 공권력의 개입을 요청할 세계정부가 없다. 만일 가해국이 국제정치를 쥐락펴락하는 UN 안보리 상임이사국이라면 더욱더 피해회복은 무망한 일이다. 초강대국 미국과 군사적으로 날카롭게 맞서고 있는 북한은 자국이 개발해온 핵·미사일 능력이 체제의 안전보장을 지켜주고 있다고 믿고 있다. 

북한은 지금껏 핵능력을 먼저 포기하겠다고 밝힌 적이 없다. 2005년 9·19 공동성명이나 2018년 싱가포르 북미정상합의 등에서 언명한 북한 비핵화도 한반도 비핵화의 일환으로 추진되는 것이지 북한만 먼저 비핵화 하는 것은 아니었다. 북한은 한반도에 핵위협의 그림자가 완전히 사라질 때까지, 곧 한반도 비핵화가 이루어질 때까지 체제의 안전보장을 위해 핵능력을 포기할 의사는 전혀 갖고 있지 않다. 

2) 비원(悲願)의 국가적 목표: 정상국가

북한에는 체제 생존에 버금가는 또 하나의 국가적 목표가 있다. 그것은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의 지위를 갖는 것이다. 즉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여느 국가들과 차이 없이 외교적, 경제적으로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것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주요국인 미국, 일본과 미수교 상태이고, 그 외에 많은 친미 국가들과 미수교 상태이다. 북한이 이러한 외교적 고립보다 훨씬 심대한 타격을 받는 것은 경제발전에 필수불가결한 분야인 국제무역에 대한 전면적 제제이다. 2016년 3월부터 2017년 12월까지 여섯 차례 채택된 UN 안보리 결의안에 의해 북한은 소비재를 제외한 모든 물자의 거래와 자금의 이동이 막힌 상태이다. 

북한은 자력갱생으로 이 고난의 형국을 극복하고자 한다. 하지만 경제 활동에 핵심적으로 필요한 품목의 수입이 봉쇄되고 균형발전이 어려워진 상태에서 내부자원의 응용으로 산업의 필요를 대충 해결해나가는 것으로 경제를 속히 발전시키기는 어렵다. 북한의 ‘인민들’이 지도부와 한마음으로 온 힘을 다하더라도 정신력만으로 되는 일은 아니다. 

북한이 미국과 수교할 정도로 미국의 적대정책이 폐기되고, 북한의 수출입이 자유로워지고, 북한이 필요로 하는 국제기구 자금이 유입된다면 어떠한 일이 일어날까? 북한은 저개발국가이다. 다시 말하면 이미 다른 국가들의 사례에서 본 경제발전 경로를 참고하여 거의 시행착오 없이 신속히 경제발전을 할 국가이다. 

북한은 경제성장에 걸리는 기간을 훨씬 단축하는 ‘압축성장’에 핵심적으로 유리한 요소를 갖고 있다. 첫째는 보편적 시각에서 여러 가지 인권문제가 제기되겠지만 군중을 매우 효율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체제를 갖고 있고, 둘째는 반세기 이상 쌓여온 외부의 적에 대한 원망이 이윤 동기를 뛰어넘어 국가 변모의 애국심으로 표출되어 나타나게 될 ‘인민들’의 의지와 열정을 잠재력으로 갖고 있다. 

이 두 가지는 ‘압축성장’에 극히 유리한 요소로서 북한 정권이 체제 내 제도적 개혁을 하며 경제성장을 이끈다면 아마도 세계사에 유례가 없었던 빠른 속도의 ‘압축성장’을 보일 것이다. 사회주의 계획경제 체제가 선진적 시장경제 체제에 비해 크게 비효율을 보이는 것은 ‘압축성장’ 이후의 일이다. 

외교적 고립과 경제제재에서 벗어나서 여느 국가들처럼 국제사회에서 ‘정상국가’로 대우받는 것은 북한으로서 도저히 실현될 것 같지 않은, 하늘의 영롱한 무지개와도 같은 아름다운 꿈이다. 하지만 기어이 성취해야 하는 비원(悲願)의 국가적 목표인 것이다.

2. 목표의 실현수단: 핵무력 강화

1) 핵무력 완성 선포

북한이 수소폭탄을 탑재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을 미국에 발사하고 핵탄두가 뉴욕 상공에서 폭발한다면 그 피해가 얼마나 될까? 최소한 뉴욕 인구 몇 백만 명이 그 자리에서 죽거나 부상당할 것이다. 2017년에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이 말폭탄을 주고받을 때 미국의 군사적 침공 위협에 조선중앙통신은 ‘미국 본토에서 항복문서에 조인할 그 한 놈마저 남겨놓지 않을 것’이라는 엄포를 놓은 적이 있다. 

북한은 상호 간에 상대 국민을 대량으로 살상할 수 있는 핵무력을 갖추면 국가 간 적대정책이 변경될 것으로 생각했다. 김정은 위원장이 2011년에 정권을 이양 받을 당시 선친인 김정일 위원장으로부터 두 차례의 원자폭탄 실험 성과와 단거리, 중거리 미사일들을 물려받았다. 

그는 집권 후 수소폭탄과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ICBM 개발에 매진했다. 그 결과 2016년 4차 핵실험에서 처음으로 수소폭탄을 실험했고, 2017년 9월 6차 핵실험에서 대도시 전체를 파괴할 정도의 폭발력을 지닌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함으로써 수소폭탄 보유국임을 입증했다. 그리고 2017년 7월에 처음으로 ICBM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했다. 

시험 발사를 한 7월 4일은 미국의 독립기념일이자 국경일이다. 김정은 위원장은 미국인들이 밤늦게까지 축제로 즐기는 휴일을 택하여 미국 본토에서 핵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미국에 보내는 메시지는 해석하기 어렵지 않았다. 미국 본토를 파괴할 능력을 갖춘 국가와 평화롭게 지내자는 것, 곧 대북적대정책의 전환을 요구하는 것이었다. 

서방 언론에서 화성-14형의 사거리가 미국 본토의 초입인 서부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문을 제기하자 같은 달에 다시 한 번 사거리 6,250마일 이상으로 미국 본토 대부분 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화성-14형을 시험 발사했다. 즉 미국 본토에 도달할 ICBM의 사거리를 의심하지 말고, 대북적대정책의 전환을 숙고하라는 요구였다. 

미국은 적대정책 전환의 숙고는커녕 북한에 핵위협과 군사적 강압을 실행하며 비핵화의 결단을 내릴 것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9월 UN 총회 연설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자살 미션(임무)을 수행하고 있다며 북한의 ‘완전 파괴’ 곧 북한 인구의 절멸을 위협했다. 같은 날 B-1B 전략폭격기들이 21세기 이래 북한 해안에 가장 가깝게 근접 비행하는 긴박한 순간마저 연출했다. 11월 중순에는 1968년 푸에블로호 나포 사건 이후 처음으로 항공모함 3척이 동시에 동해 한국작전구역에 진입해 3개의 항모강습단과 함께 한미연합군사훈련을 진행했다.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발사한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15’형. 북한은 ‘화성 15’형 성공을 두고 ‘국가핵무력 완성’이라며 대내외에 선포했다. 이 신형 ICBM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이 2017년 11월 29일 발사한 ICBM(대륙간 탄도미사일) ‘화성 15’형. 북한은 ‘화성 15’형 성공을 두고 ‘국가핵무력 완성’이라며 대내외에 선포했다. 이 신형 ICBM은 미국 본토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자국의 핵무력을 다시 한 번 극적으로 나타냈다. 11월 29일에 사거리 8,000마일 이상으로 미국 본토 모든 지역에 도달할 수 있는 ICBM 화성-15형을 성공적으로 시험 발사했다. 이로써 북한은 미국 본토 어디든 좌표를 특정하면 그곳에서 수소폭탄이 터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ICBM은 국제사회에서 주요 핵보유국의 지위를 부여받을 수 있는 수단이다. 북한은 기존 주장대로 국제정치에서 ‘핵강국, 로켓맹주국의 전략적 지위’를 갖고 있음을 실물로 입증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ICBM 화성-15형 시험 발사 후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핵무력 완성은 외교·안보 목표 달성에 어느 정도 기여하였을까? 북한은 체제의 안전보장과 정상국가의 목표에 얼마만큼 다가갔을까? 북한 정권의 기대와 달리 ‘핵무력 완성’은 별반 효력이 없었다. 그것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이 2019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서의 노딜(no deal, 합의 실패)이었다. 

김정은 위원장은 정상회담에서 영변 핵시설 폐기와 그 보상으로 UN 안보리 제재의 완화를 제안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핵물질, 핵무기, 핵시설의 완전한 폐기 곧 CVID(complete, verifiable, irreversible dismantlement,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를 주장했다. CVID 합의 이전에는 어떠한 보상도, 어떠한 작은 합의도 하지 않겠다는 미국의 입장 앞에서 ‘핵강국, 로켓맹주국의 전략적 지위’는 힘을 발휘하지 못했고, 무색할 뿐이었다. 

정말로 미국 본토를 수소폭탄으로 공격할 수 있는 능력이 있는 국가의 발언권이 이토록 허약한 것일까? 한반도에서의 유사시 상황을 가정해 본다. 북한군과 한미연합군 사이에 국지적 무력충돌이 발생한다면 전황은 어떻게 전개될까? 무력충돌에서 재래식 무기만 사용된다면 전황은 북한에 크게 불리하게 전개될 것이다. 한국은 한 해에 국방비로 50조원 이상을 쓰고 있고, 한국과 미국의 재래식 전력은 북한에 우세를 보이고 있다. 

2023년 3월에 대규모로 실시된 한미연합훈련은 특이한 양상을 보였다. 한미연합훈련이 북한의 ‘도발’에 대한 억지력 강화의 의미가 있기에 그동안 한미연합훈련은 방어훈련을 실시하고 이어서 반격훈련을 해왔다. 그러나 3월에는 방어훈련 없이 북한 해안에 침투하는 ‘쌍용훈련’, 참수작전 성격의 ‘티크 나이프 훈련’ 등 반격훈련만을 실시했다. 북한 입장에서는 침략연습인 것이다. 

만일 한반도에서 국지전이 발생하고, 재래식 전력에서 현저한 우세를 보이는 한미연합군이 북한 영토 500m, 또는 1km까지 침범해 들어갔다고 했을 때 북한은 어떤 군사적 대응을 보여야 할까? 자국 영토 끝자락에서 미군이 ‘쏼라쏼라’하며 돌아다니는 몸서리치는 상황에 분격하여 수소폭탄을 장착한 ICBM을 미국 본토로 발사해서 뉴욕 인구 몇 백만 명을 희생시켜야 할까? 아니면 서울까지 몇 분도 채 걸리지 않을 극초음속미사일에 수소폭탄을 장착하여 서울 시민들이 뉴스를 접하기도 전에 몇 백만 명이 희생되는 상황을 만들어야 할까? 

북한과 미국 간에 ICBM으로 핵폭탄을 주고받는 핵전쟁은 인류 살상의 비윤리적 측면에서, 대량파괴의 후과 면에서 난센스(터무니없는 말)다. 서울 상공에서 핵폭탄을 터트리는 것도 난센스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 지도부는 ‘핵무력 완성’ 선언의 계기였던 전략핵무기 보유가 체제의 안전보장과 정상국가의 실현에 기대만큼 큰 효력을 갖지 못한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고 한반도에서 재래식 전력의 열세를 비대칭적 우세로 전환시킬 전술핵무기의 개발에 전력투구하게 된다. 

2) ‘제압’과 ‘굴복’

김정은 위원장은 올해 3월에 전술핵운용부대의 훈련을 참관하며 ‘핵보유국이라는 사실만 갖고는 전쟁을 실제로 억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북한은 미국 본토를 공격하는 ‘확증보복’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 외에 한반도에서 전술핵을 사용하는 ‘비대칭확전’ 능력을 키우는 데에 주력하게 된다. 

전술핵은 전략핵과 비교할 때 임무의 성격, 운반수단의 작전 범위, 핵탄두의 위력 등이 다르다. 전술핵은 일선 전장에서, 한국 내륙이나 일본 영토에서, 그리고 유사시 미 증원군이 한반도에 접근하는 경우에 사용될 수 있다. 이를 위해 북한은 하노이 노딜 이후 전술핵무기의 다양화와 기술적 고도화를 달성하기 위해 초단거리용 탄도미사일과 단거리탄도미사일 등을 무수히 시험 발사했다. 

현재 북한의 전술핵 미사일은 사전 포착과 파괴를 어렵게 만들기 위해 이동식 발사대에서 발사할 수 있다. 신형 탄도미사일 KN-23은 미사일 방어망의 요격을 피하기 위해 하강 단계에서 다시 상승 기동을 한다. 또한 중형 잠수함은 장거리 잠항이 없기에 노출 위험이 거의 없는 상태에서 북한 해역에서 기습적으로 북극성-3형 탄도미사일(SLBM)을 한국이나 일본으로 발사할 수 있다. 최근에는 함대와 항구를 파괴할 수 있는 핵어뢰를 연속해서 실험했다.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전략핵무기 역시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2022년 3월에 시험 발사한 초대형 ICBM 화성-17형은 비행 후반부에 미사일이 세 조각으로 분리되었으며 다탄두탄도미사일(MIRV)로 추정된다. 이 기술이 완성되면 하나의 ICBM으로부터 대기권 재진입 전에 핵탄두를 실은 여러 개의 비행체가 분리되어 이를테면 각각 시애틀, 뉴욕, 워싱턴을 동시에 공격하게 된다. 다탄두탄도미사일은 현재 최고 수준의 핵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2023년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장면. 북한은 이 열병식에서 이동발사대에 탑재된 ICBM 화성-17형을 10기 이상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2023년 2월 8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된 조선인민군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 장면. 북한은 이 열병식에서 이동발사대에 탑재된 ICBM 화성-17형을 10기 이상 공개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은 2023년 2월 열병식에서 이동발사대에 탑재된 ICBM 화성-17형을 10기 이상 공개했다. 그리고 북한이 현재 개발 중이며 설계를 마쳤다고 밝힌 원자력 잠수함은 급유나 부상(浮上) 없이 미국에 다가갈 수 있다. 즉 재래식 잠수함과 달리 정찰위성이나 초계기 등에 포착되지 않고 은밀하게 미국 서부 해안에 다가가서 미사일 방어망의 요격을 피해 SLBM으로 미국 대도시를 파괴할 수 있다. 

북한은 한국과 미국의 연합태세 강화에 연동하면서 핵전쟁 능력을 그 이상으로 발전시키고자 한다. 그리고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능력과 한반도에서의 무력충돌에서도 비대칭확전으로 결코 우세를 놓치지 않을 것임을 미국과 한국에 확고하게 인식시키고자 한다. 북한의 이 모든 노력이 향하는 곳은 한 곳이다. 김정은 위원장의 표현에 의한다면 “조선혁명발전의 장애물인 미국을 제압하고 굴복시키는 것”이다. 

제압은 한국과 미국이 한미군사동맹을 강화하고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전개하면서 대규모로 한미연합군사훈련을 하더라도 핵능력의 압도적 시위를 통해 별 의미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굴복은 부단한 군사적 압박과 무제한의 핵전쟁 능력을 통해 한국과 미국을 절망케 하여 미국 스스로 정책변경을 검토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즉 대북적대정책 폐기의 ‘현명한’ 선택을 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한미정상은 2023년 4월 26일 워싱턴선언을 발표하고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한미핵협의그룹 신설과 핵무기를 탑재한 전략핵잠수함의 정기적인 한반도 전개 등에 합의했다. 북한이 ‘제압과 굴복’의 오직 한 길을 추구하는 현 상황에서 워싱턴선언은 북한의 전술핵무력 강화의 상응한 대응을 불러오면서 안보딜레마의 심화와 역내 긴장 고조를 가져올 것이다. 

2017년 ICBM 화성-15형 시험 발사의 성공으로 입증된 북한의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이 하노이 노딜에서 알 수 있듯이 미국의 적대정책변경의 미동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과연 미국 본토 타격 능력의 발전과 한반도에서의 비대칭확전의 우세 구축이 미국의 정책변경의 ‘현명한 선택’을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에 대해서는 후술하기로 한다. 

 

김성만 필자 약력

1981 연세대학교 물리학과 졸업
1983 미국 Columbia University에서 민족민주운동 연구
1983~1984 동유럽 북한대사관 방문, 통일정책 토론 
1984 한국사회에 반미민족자주운동을 불러온 지하책자 『예속과 함성』 배포
1985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으로 체포, 대법원 사형 확정판결
1988 사형집행 대기 2년 3개월 만에 무기징역형으로 감형
1998 13년 2개월 복역 후 출소
2011 연세대학교에서 북핵문제 전공하여 정치학 박사학위 취득
2021 ‘구미유학생간첩단 사건’에 대해 재심에서 대법원 무죄 확정판결
2022 (현) 코리아연구원 연구위원장
       (현) 6·15 남측위 정책위원

저서 및 논문
1984년 지하책자 『예속과 함성』 
1991년 옥중서한집 『사형수 작곡 양심수 작사』  
2022년 논문 “트럼프행정부의 대북 강압외교와 김정은 정권의 대응전략”(세종연구소 『국가전략』 게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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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라 양키야!’··광주 학살 주범 미국은 이 땅을 떠나라”

  • 분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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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23/05/16 08:31
  • 수정일
    2023/05/16 08:3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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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라 양키야!’··광주 학살 주범 미국은 이 땅을 떠나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3/05/15 [22:01]
  •  
 

▲ ‘5.18민중항쟁 43주년 오월 정신 계승! 광주학살 배후 미국 규탄대회’가 15일 오후 6시 미 대사관 인근에서 열렸다.   © 김영란 기자

 

“43년 전 살인마 전두환에게 맞서고 미국에 맞섰던 오월 영령들의 이름으로 명령한다. 학살 주범 미국은 사죄하라! 온 민족이 죽을 수 있다,  한·미·일 삼각동맹 중단하라!”

 

한성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아래 민족위) 공동대표는 15일 열린 ‘5.18민중항쟁 43주년 오월 정신 계승! 광주학살 배후 미국 규탄대회’(아래 규탄대회)에서 이같이 외쳤다.

 

민족위와 ‘미국은손떼라서울행동’은 이날 오후 6시 광화문에 있는 미 대사관 인근에서 규탄대회를 개최했다. 

 

▲ 구호를 외치는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이들은 ▲미국은 광주학살 진상을 낱낱이 밝힐 것 ▲학살 배후 미국은 사과할 것 ▲미국은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높이지 말 것 ▲학살의 후예 국힘당은 해체할 것 ▲미국의 전쟁 돌격대 윤석열은 퇴진할 것을 요구하기 위해 규탄대회를 연다고 밝혔다.

 

한충목 6.15 공동선언 실천 남측위원회 서울본부 상임대표는 여는 말을 통해 “광주민중항쟁이 일어난 지 43년이 지난 오늘 우리는 명백히 알고 있다”라면서 “43년이 지난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자주권을 되찾아왔는가. 오히려 윤석열은 미국의 돌격대임을 자임하고 있다.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심판과 광주학살 진짜 주범 미국에 대한 심판 투쟁을 함께 전개하자”라고 말했다. 

 

▲ 한충목 상임대표가 여는 말을 하고 있다.   © 김영란 기자

 

박대윤 국민주권포럼 회원은 “1980년 전두환은 공수부대를 동원해서 국민의 목숨을 빼앗았다. 현재 윤석열은 무능과 실정으로 국민의 삶을 파괴하고 있다”라면서 이태원 참사, 노동탄압 등을 짚었다.

 

이어 “윤석열 정권은 이제는 미국을 끌어들이고 북한을 자극해 한반도에 핵전쟁을 일으키려 하고 있다. 도대체 이 정권에서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어야 한단 말인가. 윤석열을 퇴진시켜야 국민이 산다. 국힘당을 해체시키는 것이 우리의 생명을 지키는 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 김영란 기자

 

신동호 민족위 회원은 지난 14일 광주 순례를 다녀왔다면서 아래와 같이 말했다.

 

“1980년 5월 18일, 당시에 우리나라 평시·전시 작전지휘권을 누가 갖고 있었느냐. 바로 미국이 갖고 있었다. 평시 작전지휘권이 우리나라에 반환된 것은 1994년 12월 1일이다. 즉 1980년, 우리나라 군이 이동하거나, 헬기를 띄우거나. 총을 쏘거나 누군가를 학살할 때 그 승인자는 바로 미국이었다. 미국은 지금도 감추고 있고 아무런 말도 하지 않고 사죄도 하고 있지 않다. (중략) 다시는 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에서 떠나야 한다.”

 

▲ 신동호 민족위 회원.  © 김영란 기자

 

문채린 대진연 회원은 “공개된 미국의 기밀문서에 따르면 미국이 광주의 상황을 모두 보고 받고 있었으며 병력 이동을 승인하고 전두환의 학살을 방조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라면서 “여전히 밝혀지지 않은 사실이 많다. 광주민중항쟁의 진상규명은 여전히 우리에게 남아있는 과제이다. 미국은 5.18 관련 기밀문서를 모두 공개하고 학살 개입에 대해 사죄하라”라고 호통쳤다. 

 

규탄대회에서 노래와 춤 공연 등 문화공연이 있었다. 대진연 예술단 ‘빛나는 청춘’은 「임을 위한 행진곡」 등 노래 세 곡을 불러 투쟁의 열기를 높여주었다. 

 

▲ 대진연 예술단 ‘빛나는 청춘’의 노래 공연.  © 김영란 기자

 

▲ 노래 「들어라, 양키야」에 맞춰 힘찬 춤 공연을 한 박대윤 국민주권포럼 회원.  © 김영란 기자

 

또한 앞서 발언했던 박대윤 국민주권포럼 회원은 노래 「들어라, 양키야」에 맞춰 힘찬 춤 공연을 해 참가자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참가자들은 대회 중간에 “오월 정신 계승하자”, “학살 진짜 주범 미국은 사죄하라”, “학살자 후예 국힘당을 해체하라”, “미국의 꼭두각시 윤석열을 몰아내자”, “한·미·일 삼각동맹은 전쟁동맹이다. 즉각 해체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규탄대회는 참가자들이 다함께 「반미반전가」를 부르고 마쳤다. 

 

▲ 규탄대회 상징의식.  © 김영란 기자

 

▲ 「반미반전가」를 부르는 참가자들.  © 김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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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 "이재명, 김남국 '제소' 결의 반대했다" 리더십 정면 질타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3.05.16 07:18
  •  
  •  댓글 1

[아침신문 솎아보기] 김남국, 기획수사설 “윤석열 정부 실정 덮기 위해”…조선 “김남국, 음모론 제기”

전두환 2인자 장세동, 5·18 직전인 5월15일 광주 방문…5·18 사과 관련해선 “할 것도 없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14일 쇄신 의원총회에서 마련한 결의문에 탈당한 김남국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거나 김 의원에 대한 복당 불가 원칙을 넣자는 내용이 빠졌다. 당내 가상자산 거래(암호화폐) 자진 신고센터 만들자는 요구안도 들어가지 않았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이러한 내용을 결의문에 넣는 것을 반대했다고 경향신문이 보도했다.

김남국 의원은 거액 가상자산 의혹에 대해 ‘기획 수사설’을 언급했는데 한겨레는 이 부분에 초점을 두면서 ‘피해자’ 행세를 한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은 유튜브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뉴스공장)’에 나와 “(코인 거래를 한 게) 상임위 시간 내냐, 외냐를 떠나서 너무 잘못한 일”이라고 했지만 “윤석열 정부가 하는 여러 가지 실정을 이 이슈로 덮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사기관 또는 국가기관에서 (의혹을) 흘린 것이 아닌가 의심한다”고 했다.

전두환 정권 시절 대통령 경호실장 등을 지낸 2인자 장세동씨가 한겨레에 “5·18 직전인 1980년 5월15일 광주를 방문했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1면에 이소식을 전하며 “5·18 직전 장씨의 광주 방문은 이상한 전 특전사 군수참모 등이 검찰 조사 등에서 진술한 바 있지만 장씨가 직접 날짜를 특정해 방문 사실을 밝힌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 16일자 아침신문 1면 모음

 

김남국 처리 문제 놓고 갈등하는 민주당

비이재명계 의원들은 김남국 의원 처리 건을 계기로 당 개혁을 강하게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요구안에 대해 이재명 대표가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신문 1면 <김남국 ‘제소’ 결의 이재명이 반대했다>를 보면 송갑석 최고위원은 지난 15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표 앞에서 “전당대회 돈봉투 의혹, 코인 논란 등 문제를 대하는 우리 태도가 ‘내로남불’과 다르지 않았음을 인정하고 우리 스스로 혁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했다.

▲ 16일자 경향신문 1면 기사

 

박용진 민주당 의원은 CBS라디오에서 “김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제소하자고 여러 명이 얘기해서 결의문 첫 번째 항으로 올라오리라 생각했는데 빠졌다”며 “결의문에 김 의원 이름도 없다. 왜 의원총회를 했는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YTN라디오에서 “민주당 의원 전원이 코인 거래를 했는지에 대한 자진 신고센터를 만들고 거짓 신고를 한 경우에 다음 총선에 불이익을 주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자는 얘기들이 최종적으로 지도부끼리 모여서 성안하는 과정에서 빠진 것이 아쉽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김 의원에 대한 윤리특위 제소와 가상자산 전수조사 신고센터 설치 문구는 결의문에 반영되지 않았다”며 “‘팬덤정치를 청산하자’는 요구도 담기지 않았고 초안에 담겼던 ‘처절한 반성’ 등 더 센 표현도 최종 결의문에 빠졌다”고 전한 뒤 이재명 대표가 의총에서 “김 의원이 진상조사에 협조를 거부하면 김 의원에 대한 복당 불가를 선언해야 한다”는 요구를 받았지만 즉답을 피했다고 보도했다.

경향신문은 “김 의원은 코인 거래 종목과 거래 내역 등 주요 자료를 제출하지 않고 탈당한 상태”라며 “이 대표는 의총 직후 박광온 원내대표와 함께 결의문 작성 현장에 남아 문구 수정에 관여했다”고 보도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기자단 공지를 통해 “쇄신 의총 결의문에 김 의원에 대한 윤리위 제소 관련 내용을 이 대표가 반대해 빠졌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경향신문은 정치면 톱기사 <“누가 누굴 쇄신하나” 비판까지…벼랑 몰린 이재명 리더십>에서 “이재명 대표 사퇴론이 당내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며 당 지도부가 소극적으로 대응하는 것에 대해 책임론이 부각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이 대표 사퇴론은 지난 2월 말 이 대표 체포동의안 표결 전후로 일각에서 제기됐다”면서 “이 대표가 지난 3월16일 의총에서 ‘총선 승리를 위해선 어떤 일도 할 수 있다’고 발언하고 일부 지명직 최고위원과 주요 당직자들을 교체하면서 사퇴론은 사그라지는 듯했다”고 했다. 이어 “그러나 전대 돈봉투 사건, 김 의원 가상자산 논란이 연달아 터지고 지도부가 미온적으로 대응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사퇴론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현재로선 사퇴론이 당 주류 여론이 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며 “이 대표 사퇴론을 주장하는 의원들은 여전히 소수이고, 이 대표를 대체할 민주당 지지층의 구심점이 없다는 대안 부재론도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경향신문은 사설 <재창당 선언한 이재명 대표, 당 쇄신 무한책임 져야>에서 이 대표가 의총에서 대국민 사롸를 하고 ‘재창당 각오’를 밝혔지만 그와 친명계 의원들이 김 의원 국회 윤리특위 제소를 반대하며 “이 정도(탈당)면 정치 생명이 끝난 것 아니냐”는 입장을 수차례 밝힌 사실을 거론하면서 “사실이면 대표적 친명계인 김 의원에게 온정주의가 작동했고 당의 자정 의지와 도덕성을 이 대표와 당 주류가 앞장서서 훼손한 꼴”이라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쇄신 의총 후에 김 의원 사태가 ‘당대표 책임론’으로 불똥 튀는 상황을 이 대표는 직시해야 한다”며 “민주당을 보는 시민의 눈은 매섭고, 이 대표는 이제 그 벼랑 위에 섰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오락가락 해명과 도피성 탈당이 키운 이 사건의 진상조사·일벌백계 결과를 책임있게 내놓아야 한다”며 “이 대표는 ‘쇄신의 칼’을 진두지휘하고, 그 쇄신은 김 의원에 대한 특단의 조치로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남국 피해자 행세, 조선 “음모론”

한겨레는 1면 기사에서 김 의원의 발언을 전했다. 그는 자신에 대한 의혹에 대해 “이런 폭발적 이슈를 (내년 4월) 총선 전에 터뜨릴 수도 있을 텐데 굳이 1년 전에 터뜨렸다면, 또 다른 무언인가를 가지고 있는 게 아니냐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김 의원은 지난 9일에도 뉴스공장에 나와 “내 돈으로 내가 투자한 것”이라며 “정치 수사가 아니냐”고 했다.

조선일보는 5면 기사 <김남국, 김어준 유튜브 나와 “尹정부 기획” 음모론 제기>에서 “김 의원은 탈당 선언을 한지 하루 만인 15일 유튜브 ‘뉴스공장’에 출연해 20분 넘게 해명성 발언을 쏟아냈다”며 “김 의원은 코인 의혹이 터진 이후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지만 친민주당 성향 방송인 김어준 유튜브에는 두 차례 나가 인터뷰를 했다”고 보도했다.

▲ 16일 조선일보 기사

 

조선일보는 “이른바 ‘개딸’ 등 강성 지지자들은 김 의원에게 ‘꼭 민주당으로 돌아오라’ ‘내년 총선에서 우리가 돕겠다’ 등 문자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며 “온라인 게시판에는 김 의원으로부터 ‘마음 굳게 먹고 이겨내겠다’는 내용의 답장을 받았다는 인증글과 사진도 올라왔다”고 전했다.

국회 윤리특위는 16일 회의를 여는데 애초 상견례 성격으로 예정된 회의지만 지난 8일 김 의원을 윤리특위에 제소해둔 국민의힘은 김 의원 안건을 처리할 것으로 보인다.

장세동, 5·18 직전 5월15일 광주 방문 직접 밝혀

한겨레는 “광주에서 아직 특별한 소요 상황이 벌어지기 전 신군부의 핵심이자 전두환 당시 보안사령관의 심복인 장씨가 광주를 찾은 것은 주의깊게 살펴야 할 대목”이라며 “장씨는 항쟁 기간인 5월21일, 24일, 26일에도 광주 전투병과교육사령부(전교사)에 머물며 계엄군의 진압 작전 계획 수립에 깊숙이 관여한 의혹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당시 장씨는 공수특전사령부(특전사) 작전참모(대령)였다.

한겨레는 “전문가들은 장씨가 전두환 보안사령관의 의중을 광주 현지의 계엄군 지휘부와 공수특전여단에 전달하는 역할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 16일자 한겨레 기사

 

장씨는 지난 9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5월15일 C-54 비행기를 타고 (광주) 전교사에 잠깐 들러 이틀 뒤(17일) 7공수 특전여단 2개 대대가 광주에 도착한다고 알렸다”며 “전교사 실무자들 몇 사람 만나 ‘(7공수여단이) 배속(된다는) 명령 받으셨죠. 잘 좀 돌봐주십시오’하고 얼굴을 내밀고 온 것”이라고 말했다.

전두환씨 손자 전우원씨가 5·18에 대해 사과한 것 관련 장씨는 한겨레에 “다음에 그건 자연스럽게 돼. 그런데 지금 당장 (사과)할 필요도 없고 할 것이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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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조사 도중 김남국 탈당까지… 경향 “민주당 도덕불감증”

  •  박재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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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05.15 07:30
  •  
  •  댓글 3

[아침신문 솎아보기] 김남국 의원, 핵심자료 제출 없이 탈당

조선일보 “징계 전 탈당, 추후 복당 염두 둔 전략적 탈당 아닌가”

간호법 대통령 거부권 건의, 한국 “대통령 공약… 갈등 조정 나서야”

2분기 전기요금 kWh당 8원 인상 예정, 중앙 “한전 경영 정상화시켜야”

김남국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코인 관련 당 진상조사 및 윤리감찰 도중 탈당하자 ‘방탄 탈당’, ‘꼼수 탈당’ 등의 비판이 나왔다. 15일 아침신문 중 한겨레를 제외한 다수 일간지가 1면에 해당 소식을 전했고, 김 의원은 코인 관련 자료 또한 당에 다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 이어 의원 탈당이 계속되자 민주당을 향한 ‘꼬리 자르기’ 비판도 세졌다. 조선일보는 “9명째 탈당 연극”이라고 했다.

▲ 15일자 주요 9개 아침신문 1면.

쇄신 의원총회 앞두고 탈당 선언… “당 진상조사, 실효성 없어져”

▲ 15일자 경향신문 3면 사진기사.

김남국 의원은 지난 14일 오전 페이스북에 “오늘 사랑하는 민주당을 잠시 떠난다”며 “당원 동지 여러분께 너무나 송구하다”고 했다. 자신에 관한 의혹을 다룰 예정이었던 14일 당 쇄신 의원총회를 앞두고 탈당을 선언한 것이다. 당 차원에서 진행된 진상조사 및 윤리감찰 도중 탈당해 김 의원은 앞으로 진상조사를 받지 않아도 된다. 공식 징계가 나오기 전 탈당한 것을 놓고 조선일보는 “추후 복당까지 염두에 두고 당헌 당규상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으려고 서둘러 탈당한 것 아니냐”고 했다.

민주당은 탈당으로 코인 진상조사 및 윤리감찰도 중단된다고 밝혔다가 강한 당내 비판을 받고 “엄정 조사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하지만 김 의원이 당 소속을 떠난 만큼 실효성은 크지 않을 것이란 게 언론의 분석이다. 경향신문은 3면 <김남국 코인 의혹 해소 안 됐는데 진상조사‧윤리감찰 사실상 ‘중단’> 기사에서 “진상조사를 재개해도 김 의원이 자료 제출을 거부한다면 조사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며 “지난 10일 출범한 조사단은 출범 나흘 만에 활동 여부가 불투명해졌다”고 했다.

▲ 15일자 국민일보 4면 사진기사.

김 의원은 탈당 전까지도 당에 코인 관련 핵심 자료를 넘기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신문은 <김남국 핵심자료 안 내고 코인 안 판 듯… 민주 “탈당해도 조사‧징계”> 기사에서 “당 진상조사단은 김 의원의 의혹을 밝힐 코인거래 내역과 관련한 핵심 자료를 넘겨받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요청 자료 중에 ▲이용 거래소 ▲전자지갑 ▲거래 코인 종목 ▲수입 등 거래 현황 등과 관련해 상당한 자료를 제출받지 못한 상황이었다고 (원내대변인이) 설명했다”고 했다. 이어 “김 의원은 탈당 전까지 보유한 가상자산을 매각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계속된 ‘꼬리자르기’식 대처에 민주당을 향한 비판 수위도 세졌다. 조선일보는 4면에 <논란→출·탈당→복당… 민주당 ‘잔기술의 역사’> 기사에서 “민주당은 그간 각종 논란이 터지면 일단 ‘소나기 피하기’식으로 문제 인사들을 출·탈당 조치했다”며 최근 몇 년 사이 의원들이 다수 탈당했던 재산 축소 신고 논란, 부동산 투기 의심, 돈 봉투 사건 등을 거론했다. 조선일보는 “시간이 지나 여론이 잦아들면 슬그머니 복당(復黨)시키기를 반복했다. 당 관계자는 ‘탈당이 영구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고 보도했다.

▲ 15일자 경향신문 3면 기사.

경향신문도 3면에 <검찰 탓하다 뒷북 수습…민주당 ‘도덕 불감증’ 곪아 터졌다> 기사를 내고 “당 지도부는 사태에 침묵했다가 여론이 나빠지자 뒷북 진상조사를 지시했다”며 “당 지도부는 ‘2021년 전당대회 돈봉투 사건’에서도 미온적으로 대처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지도부는 전당대회 돈봉투 살포 의혹에 대한 자체 진상조사를 거부하다 당내 반발이 커지자 윤관석·이성만 의원을 떠밀듯 탈당시켰다. 이번에도 ‘당사자의 부인→지도부의 미온적 대처→여론 악화→탈당’ 수순이 되풀이된다는 지적이 나온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설 <김남국 꼬리 자르기 탈당, 민주당 부끄럽지 않은가>에서 “민주당은 논란이 커진 뒤에야 뒷북 진상조사, 윤리감찰에 착수했다가 회피성 탈당조차 손 놓고 보고 있는 꼴이니 한심하다. 정치적 책임을 외면하면서 공당이라 할 수 있나. 부끄러운 줄 알아야 한다”며 “자신이 국민을 대표하는지, 재산 불리기 등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지 돌아봐야 한다. 민주당은 잠시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대응으로는 결코 위기를 넘길 수 없다”고 했다.

간호법 거부권 건의, 조선 “야당 편가르기”, 한겨레 “당정 껍데기 중재”

▲ 15일자 한국일보 6면 사진기사.

여권이 지난 14일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간호법 제정안에 대해 대통령 거부권을 공식 건의하기로 했다. 지난달 양곡관리법에 이은 윤석열 대통령의 두 번째 거부권 행사 수순으로, 국민의힘은 앞서 ‘지역사회’ 표현 삭제 등 간호법 조항 네 곳을 수정한 안을 제시했지만, 민주당과 대한간호협회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간호법은 의료법에서 간호를 분리하고, 간호사 활동 범위에 ‘지역사회’를 포함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근무환경이 열악한 간호사의 업무 및 처우 개선을 보장하고, 간호사 업무 영역을 의료기관 밖으로까지 넓히는 것이지만, 동시에 의료계, 간호조무사 등의 직군은 거세게 반대하고 있다.

이해관계가 여럿 얽힌 법안에 결국 대통령 거부권 건의까지 이어지는 것을 놓고 15일 아침신문은 일제히 ‘타협의 부재’를 지적했지만 비판 타깃은 서로 달랐다. 보수신문은 법안을 단독 처리한 민주당을, 진보신문은 거부권 행사 건의를 반복하는 당정을 겨냥했다.

한겨레는 사설 <해법 못 내놓고 간호법 ‘거부권’ 건의한 당정, 무책임하다>에서 “정부·여당이 갈등의 중재자로서 제대로 역할을 수행했는지 의문”이라며 “그동안 당정이 내놓은 중재안에는 일관되게 ‘지역사회’가 제외돼 의사협회 쪽의 의견만 반영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양쪽이 첨예하게 맞붙는 사안에서 일방의 이해만 대변하는 것을 중재라고 부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간호법 처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는 비판을 받는다. 한국일보는 사설 <새 협의 전제 없는 간호법 거부, 갈등 더 키운다>에서 “대선 기간에 윤석열 대통령과 선거대책위원회 정책본부장이던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간호협회 숙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후보께서 직접 약속을 하셨다’고 했다”며 “간호사 4명 중 3명이 최근 3개월 새 이직을 고려했다는 조사 결과처럼 열악한 근무조건에 시달리고 있다. 물론 간호법이 간호조무사 등 직역 갈등을 부추겼다면 정치권은 이 또한 조정에 나서야 마땅하다”고 했다.

▲ 15일자 조선일보 7면 기사.

보수신문은 민주당이 정치적 셈법으로 간호법을 ‘편가르기’에 이용했다는 주장이다. 조선일보는 8면 기사 <50만 對 100만… 의료 뒷전, 수싸움 된 간호법>에서 “보건 의료 단체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상황에서 현재 간호법 추진은 ‘정치적 수 싸움’이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갈등을 조정하기보다는 내년 총선을 앞두고 편 가르기를 통해 오히려 자기편 만들기에만 열중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간호사 편을 든 것은 간호사 단체의 ‘단합력’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간호사 단체는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를 중심으로 지역별로 조직화된 반면 다른 단체들은 전국적인 조직력이 약하다 보니 간호사 단체가 여론전에서 영향력이 크다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오르는 전기요금, 중앙 “요금동결, 정치권의 도 넘는 압박”

오는 16일 2분기(4~6월) 전기요금이 kWh당 8원 인상될 예정이다. 전기료가 8원이 오를 경우 4인 가구(월평균치인 307kWh 사용 시)는 현재 월 5만7300원에서 월 6만90원으로 2790원 늘어난다. 그간 인플레이션 압박으로 전기요금 인상이 당연시됐지만 정부는 ‘서민 경제’를 이유로 인상을 미뤄왔다. 그 사이 한국전력은 올해 1분기에만 6조 원 넘는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채권시장 불안을 일으킨 바 있다. 한전 사장은 사의를 표명했고, 한전은 남서울본부 건물 매각, 2급 이상 임직원의 올해 임금인상분 반납 등의 자구책을 내놨다.

인플레이션 압박을 무시하는 정책이 ‘포퓰리즘’이라는 지적이다. 중앙일보는 사설 <미봉책은 그만, 해법은 제대로 된 요금 현실화다>에서 “한전 자구책에는 정치권의 도를 넘는 압박에 밀린 ‘자폭’ 수준의 대책도 들어 있다”며 “한전·가스공사의 천문학적 손실을 메울 수 있는 방법은 시장경제 논리에 따른 제대로 된 요금인상뿐이다. 한전의 경영을 정상화하려면 올해 안에 전기요금을 킬로와트시(㎾h)당 52원가량 올려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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