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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당 최대 50㎜ ‘물폭탄’…경기도 관내 피해 잇따라 발생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7/01 02:13
  • 수정일
    2022/07/01 02:1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30일 경기지역 호우에 곳곳에서 침수사고 발생
강풍에 도로 위 나무 쓰러지고, 빗길에 화물차 넘어져
기상청 “내일 오후 비가 그칠 것…안전에 유의 당부”

30일 오전 안산 단원구 신길동 야구장농원 앞 삼거리 도로가 호우로 인해 침수됐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 30일 오전 안산 단원구 신길동 야구장농원 앞 삼거리 도로가 호우로 인해 침수됐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시간당 최대 5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경기도 관내 도로 침수와 가로수 전도 등 피해가 잇따랐다.

 

30일 수도권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부터 10시 사이 수원 57.8㎜, 용인 기흥 36㎜, 화성 진안 32.5㎜, 경기광주 30.5㎜ 등 시간당 30∼50㎜의 많은 비가 내렸다.

 

시간당 최대 50㎜ 넘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도로 침수와 가로수 전도 등 피해가 잇따랐다.

 

경기도는 도 전역에 발령된 호우경보에 대응하기 위해 이날 오전 5시부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비상 2단계 체제로 격상했다. 이날 오전 6시 10분부터 경기도 31개 시‧군 전역에 호우경보(3시간 강우량이 90㎜ 이상 또는 12시간 강우량이 180㎜ 이상)가 내려진 데 따른 조치다.

 

오전 6시 42분경 여주 하동 세종대교 북단에서는 나무가 쓰러져 소방·경찰·여주시청당국이 나서 현장안전조치를 취했다.

 

오전 8시 26분경 시흥 대야동 일대에서는 호우로 인해 산에서 흙들이 유출됐다. 다행히 산사태로 이어지지 않았다.

 

30일 오전 시흥 대야동 일대에서 호우로 인해 산에서 흙들이 유출됐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 30일 오전 시흥 대야동 일대에서 호우로 인해 산에서 흙들이 유출됐다. (사진=경기도소방재난본부 제공)

 

물의 도시 수원도 침수를 피하지 못했다. 오전 8시 30분경 수원 세류역 지하통로에 빗물이 쏟아져 들어와 출근길 시민들의 이동 및 역사 이용이 제한됐고, 한때 지하철이 무정차 통과해 큰 불편을 겪었다.

 

같은 시간 권선구 고색동 중고차매매단지에서도 침수 피해 신고가 접수됐다. 단지 내 주차된 중고차들이 폭우로 인해 보닛을 포함한 차 일부가 아예 물에 잠겨버렸다.

 

오전 9시 42분경에는 팔달구 화서동의 한 단독주택 지하 창고에 물이 가득 차 소방당국이 출동해 수중펌프로 약 18.75t 물을 퍼냈다.

 

이어 오전 10시경 영동고속도로 강릉방향 광교터널에서 빗길에 미끄러진 25t 화물차가 터널 출구를 막으면서 3개 차로 출구가 모두 차단돼 터널 내 차량들이 1시간가량 발이 묶였다.

 

이외에도 수원 장안구 율전동에서는 빌라의 담벼락이 무너졌고 시흥 안현교차로, 안산 단원구 신길동 야구장농원 앞 삼거리, 평택 고렴리 도로 등 거리가 침수돼 차량들이 통행에 어려움을 겪었다.

 

기상청 관계자는 “내일 오후쯤 돼야 비가 그칠 것으로 전망한다”며 “비 피해 우려 지역에서는 안전에 특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 경기신문 = 정창규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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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견제' 무리수... 윤 대통령의 '오직 동맹', 위험하다

[분석] 나토의 한미일 정상회담 여파가 걱정되는 이유

22.06.30 19:37l최종 업데이트 22.06.30 19:37l
6월 29일 한미일 정상회담이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렸습니다. 3국 정상회담에 대한 김종대 전 정의당 의원의 진단을 싣습니다. [편집자말]
큰사진보기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한미일 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윤 대통령,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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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9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은 나토(NATO) 정상회담이라는 특별한 무대의 한켠에서 이뤄졌다. 대서양 국가들의 모임에 한국·일본·호주·뉴질랜드는 환대를 받았다 할지라도 식객의 처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러나 나토의 외연을 태평양으로 확장하는 데 있어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식객이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는 세계화가 종언을 고하고 새로운 국제질서로 탄생하는 역사적 현장이었다. 그동안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즉 브렉시트에 이어 프랑스와 이탈리아의 주권 회복 움직임 등 유럽연합(EU)은 빈사 상태로 치닫고 있었다. 유럽이라는 지역적 협력의 차원보다 국가의 주권을 회복하겠다는 신국가주의가 대두되던 시기였다.

경제적·사회적 협력의 붕괴라는 분열의 시기에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유럽은 안보 공동체라는 사실이 재확인되고 더욱 결속되는 뜻밖의 반전이 나토 정상회의에서 출현했다. 특히 이번 '나토 전략개념 2022'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승리하겠다는 나토의 집단적 의지와 함께 향후 동유럽에 하나의 군대처럼 연합된 미국과 독일·프랑스·영국의 군사력이 전진 배치되는 중요한 전략개념을 담고 있다.

나토의 합동원정군(JEF)을 대폭 강화해 유사시 나토의 신속 대응 능력을 확보하고, 동유럽에 서유럽 국가들의 군사력이 전진 배치돼 지역별 안보개념이 규정되는 나토 국가 기본개념(FNC)의 정립, 우주, 사이버방어, 미사일방어 등 첨단 군사 기술의 공유와 협력을 담은 기술동맹으로의 진화 등은 냉전 시대의 나토 결속력을 능가하는 수준이다. 이미 나토의 합동원정군 훈련에 참여해 왔던 스웨덴과 핀란드가 정식으로 나토에 가입함에 따라 유럽과 러시아 사이에는 또 하나의 전선, 즉 냉전식 '철의 장막'이 쳐질 전망이다.

중국을 '도전자'로 명기한 나토... '탈중국' 공식화한 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스페인 마드리드 이페마(IFEMA)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파트너국 정상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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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의 새로운 전략개념은 러시아의 배후에 있는 중국을 '도전자'로 명기했다. 중국의 자본에 깊이 의존하는 독일과 프랑스까지 이러한 전략개념에 동의했다는 것은 나토가 유럽이라는 지역을 초월해 인도태평양까지 포괄하는 글로벌 연합세력으로 확장되는 파격적 행보도 시작한 셈이다. 윤석열 대통령 본인은 이런 세계사적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고 이번 정상회담에 참석한 것인지는 의문이다. 한미일 3국 정상회담이 바로 나토 정상회담에서 개최된 것은 세계로 확장되는 나토에 대한 적극적 응답이다. 윤 대통령이 현지에서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나토의 전략 개념의 만남" "가치동맹으로서 나토와의 적극 협력" 등을 여러 번 반복적으로 표명함으로써 이제 중국을 견제하는 서방의 동맹에 한국은 참여 선언을 공식화한 셈이 됐다. 한미일 정상회담 역시 한반도와 동북아라는 지역 차원의 협력보다는 나토의 아시아로의 확장이라는 맥락 속에서 접근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단면이다.


따라서 3국 정상회담에서 나온 '한미일 삼각 군사협력 강화'는 나토식 기준에 의해 더욱 강화되고 심화될 전망이다. 나토 국가들의 군사협력은 세 차원에서의 '군사적 상호운용성(Inter-Operability)'을 촉진하는 데 있다.

먼저 정책적 차원으로, 집단 안보를 도모하는 국가들의 공동의 적은 누구인가, 주된 위협은 어디에 있는가를 조율하는 정책적 협력이다. 주지하다시피 일본은 2018년부터 "군사적으로 주된 위협은 중국"이라고 방위백서에서 명기하기 시작했다. 반면 북한을 주적으로 삼는 한국은 이에 동의하지 않기 때문에 한일간 정책 협력은 출발점부터가 다르다. 이번 3국 정상회담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중국은 어디서도 등장하지도 않았다.

그러나 제이크 설리반 백악관 안보보좌관은 3국 정상회담 이전부터 세 정상이 만나면 "중국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예고해 왔고, 윤 대통령과 동행한 최상목 경제 수석이 정상회담 전부터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시대는 끝났다"며 '탈중국'을 거의 공식화 했다. 게다가 윤 대통령 자신이 자유와 민주주의 메신저가 돼 국제연대를 외치는 마당에 중국 견제는 사실상 초읽기에 들어갔다고 봐야 한다. 결국 한미일의 정책공조는 속도의 문제가 있을 뿐이지 종국에는 반중국·탈중국의 기치로 수렴되는 필연적 수준으로 가고 있다.

'미국 대리인' 모색하는 일본... 손짓 보내는 한국 정부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29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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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차원은 군사 기술적 차원이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정상회담 발표에서 "북한이 핵 실험을 한다면 한미일 공동 군사훈련을 실시"하고 "일본의 자체 방위력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매우 도발적이며 적극적인 발언이다.

이 말에는 3국 공동군사훈련으로 북한 미사일에 대한 공동의 탐지·추적·요격 기술을 공유하고, 장차 미국이 구상하는 대로 3국 간 공동의 지휘체계, 공동의 교전수칙과 군사교리 공유까지 나아가자는 의도가 내포돼 있다. 해상에서 한미일 3국 해상훈련이 실시될 전망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전제는 중국을 주적으로 한 일본의 강대국 정치에 북한을 주적으로 한 한국의 중간국 정치는 하위개념이다. 차제에 일본은 공격 미사일을 보유하는 적 기지 타격능력(반격능력)으로 치달아 동아시아에서 미국의 대리인이자 균형자로 도약하겠다는 입장이다.

세 번째 차원은 문화와 인적 교류 차원으로 한일 양국간 친근감 회복이다. 이번 3국 공동정상회담이 개최되기 일주일 전부터 윤석열 정부는 강제 징용 노동자 배상에서 일본 기업의 책임을 묻지도 않고, 일본 기업의 한국 자산을 매각 및 현금화하지 않는 해결책을 서둘러 왔다. 강제 징용에 대한 소위 민관위원회를 가동하면서 한국 정부가 먼저 강제 징용자에게 배상하는 "대위 변제"를 하고 일본과는 추후 협의하는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이로써 일본 기업의 책임 문제를 해결하고, 이를 발판으로 일본과 관계 개선을 도모하겠다는 입장을 정상회담 이전에 서둘러 발표해버렸다. 이 과정에서 일본의 식민 지배의 불법성, 개인 보상에 대한 책임과 인권의 문제는 거론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마드리드에서 일본은 '한일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하자'는 윤석열 정부의 요구에 응하지 않았다. 이후에도 독도 문제 등을 빌미로 한국 정부를 계속 길들이겠다는 의도를 표출해 왔다. 결국 '역사를 묻고 미래로 나아가자'는 한국에 대해 오히려 일본이 '한국이 역사문제를 먼저 해결하라'면서 버티고 있어 한미일 안보협력이 지체되는 상황이다.

책임있는 답변이 필요하다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윤석열 대통령이 29일 마드리드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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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화와 신자유주의가 종언을 고하고, 평평한 세계(Flat World)는 다시 '벽이 있는 세계(Walled World)'로 회귀하는 이 시점에 한미일 삼각협력은 중국 견제라는 촉진 요인과 각자도생이라는 국익 관점의 지체 요인이 공존한다.

현재로서는 촉진 요인이 우세한 것처럼 보이지만 한일 간의 첨예한 경쟁과 갈등의 문제도 건너뛸 사안은 아니다. 문제는 윤석열 정부다. 엄연히 중국에 대한 경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처지에서 균형 있게 국제관계를 관리하지 못하고 '오로지 동맹'을 외치며 국가 정책을 외길 수순으로 몰고 가는 직선운동이 불안해 보인다. 외교부의 신중한 입장까지 압도하며 동맹 외교에 올인하는 윤 대통령의 질주가 또 하나의 국가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은 아닐까?

적어도 이 점에서 현 정권에서 균형 있는 시각으로 신중한 입장을 개진하고, 비판적인 입장을 표력할 인사는 없다고 봐야 한다. 미국식 사고와 미국에서의 교육을 배경으로 오직 동맹을 외쳐온 다수 인사가 하나의 결론에 쉽게 동의하는 '집단 사고(group thinking)', 견제받지 않는 동맹정책이 불안해 보인다.

동행한 김태효 안보실 1차장은 과거 이명박 정부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를 밀실에서 추진하다가 들통이 나서 경질당한 전력이 있다. 경제에서의 탈중국을 선언한 최형목 경제수석과 함께 이번 윤 대통령의 순방을 구성하는 반중국, 친일본 전위 그룹이다.

최소한 중국에 대한 존중과 배려마저 생략한 비외교적 행보는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위기의 길목에 놓인 한국의 국가적 상황에 비춰도 매우 위험한 상황을 자초할 수도 있다. 중국은 정상회담 이전부터 관영 <인민일보> 자매지 <글로벌 타임즈>의 지면을 통해 "만일 한국이 나토의 중국 견제에 협력할 경우 한반도 안보에 위기상황이 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국의 북한 위협 관리에 중국이 협조하지 않고, 한국 기업에 대한 불이익을 경고한 셈이다.

과거의 사드 보복 때와는 차원이 다른 중국의 한국 견제 의지를 무시하고 과연 우리가 생존과 번영을 도모할 수 있는지, 이 상식적인 질문에 대한 정부의 책임 있는 답변이 필요하다.

지금의 윤석열 대통령에게는 이런 위험을 경고하는 참모가 없다. 한미일 정상상회담의 여파가 주목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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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11억 넘게 중간착취... 노동부는 삼권분립 황당 답변"

[인터뷰] 하청 노동자들이 밝혀낸 '할인율'의 비밀... "진짜 사장 대법원 나와라"

22.06.29 18:25l최종 업데이트 22.06.29 19:46l

  

법원과 등기소에서 전산장비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하청 노동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어 법원의 부당 노동행위를 알리며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  법원과 등기소에서 전산장비 유지보수를 담당하는 하청 노동자들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파업 돌입 기자회견을 열어 법원의 부당 노동행위를 알리며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법원 콜센터에서 민원 전화 받는 사람, 재판 자료를 일일이 스캔해 올리는 사람, 법정 실물화상기가 작동 안하면 손보러 뛰어가는 사람, 모두 법원의 일상 업무를 보는 이들이지만, 소속은 법원이 아니다. 짧으면 1~2년, 길면 5년마다 사장만 바뀌는 협력업체 직원들이다. 이른바 대법원 법원행정처의 '하청노동자'다.

2020년 8월 기준 17개 협력업체에 860여명이 종사한다. 전문적인 서버 관리부터 승강기 관리, 특수경비까지 직종도 다양하다. 최근 이들 사이에서 "진짜 사장 나오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 
 

18년차 전산운영자 김창우(42)씨와 24년차 최근배(48)씨가 그들 중 하나다. 김씨는 대전·충남 9개 지역 등기소의 전산장비 유지·보수를, 최씨는 현재 대법원 전산 장비 유지·보수를 맡고 있다. 김씨는 공공운수노조 산하 전국법원등기전산지회장, 최씨는 전국법원사법전산운영자지부장이다. 두 개 노조는 오는 1일 파업에 돌입한다. 올해 거듭된 임금협상 결렬로 쟁의권을 확보했다. 이들은 대법원에 중간착취 근절과 원청 책임 인정, 그리고 정규직 전환을 요구한다(관련 기사: 사법부 역사상 최초 하청노동자 파업 "법원갑질 못 참겠다" http://omn.kr/1zkia ).


<오마이뉴스>는 지난 27과 28일 최 지부장과 김 지회장을 만나 전산직 하청노동자들이 파업에 돌입하는 이유를 들었다. 

청사 내 모든 전산장비 유지·보수는 이들 몫... "진짜 사장 누구냐"

이들은 등기소와 법원 청사 내 전산장비의 기본적인 유지·보수를 책임진다. 컴퓨터, 프린터, 스캐너, 실물화상기와 프로젝터 등이다. 등기소 경우 무인발급기도 추가로 관리한다. 등기소 전산 하청노동자는 전국 39명, 법원 전산 하청노동자는 전국 124명이다.

컴퓨터 등 전수 점검은 1년에 두 번씩 한다. 서울 기준, 한 번 할 때마다 3개월 정도가 걸린다. 장비 장애는 수시로 발생해 전산실로 '콜'이 들어올 때마다 판사실, 각 과 사무실, 법정을 바쁘게 오간다. 운영체제 업그레이드 설치도 이들 몫이다. 규모가 큰 서울 소재 법원의 경우, 각 법원에 근무하는 전산직 하청노동자들이 전부 모여 법원을 순차로 돌아가면서 함께 설치하기도 한다.

"전산 공무원 일도 우리가 같이 해요. 재고 현황 관리·보고도 하고요. 법원 재산을 하청노동자들이 관리해요. 규모가 작은 지방 법원엔 전산계장이나 실무관 없이 저희만 근무하는 곳도 있고, 특히 법원 지원의 경우는 저희 1명만 있어요. 이 경우 전산계장 업무를 대행해요. 접속 허가가 필요한, 내부 재판사무시스템 전산망에서 처리하는 일들이에요. 공무원들과 같은 사무실에서 일하고, 지시도 그들에게서 받고, 매일 일일근무현황이 보고돼 출·퇴근 관리도 되고 있어요." (최근배 지부장)

코로나 시기 화상회의가 늘면서 업무량도 대폭 늘었다. 이들은 원래 음악회, 송년회, 토론회, 업무회의, 성폭력 예방 교육까지 법원의 각종 행사에 장비 설치 및 장애 대기로 지원을 나갔다. 코로나19로 인해 화상회의가 늘어나면서, 그에 따른 장비 관리 업무까지 가중됐다. 회의 전날 오후 7시∼9시 사이에 웹캠을 설치하고, 당일에는 회의가 끝날 때까지 대기하는 일이다.

최 지부장은 그동안 자신이 일하는 업체가 네 번 바뀌었다고 한다. 그는 "전문적이거나 고유한 기술력을 가진 업체들이 아니었다"면서 "입찰 제안서 잘 만들어 프레젠테이션 발표만 잘 하면 점수 받고 와서 중간 임금 착취만 하고 나간다, (그런데도) 법원이 굳이 중간 업체를 껴야 할 이유가 있는가"라 물었다. 그래서 "진짜 사장이 누구냐"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는 것이다.

세금 쓰면서 집행 내역은 "공개 못한다"는 대법원
 
전국법원 사법전산운영자지부 최근배 지부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법원 전산장비 유지보수 하청 노동자 파업 돌입 기자회견에 참석해 법원의 부당 노동행위를 알리며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  전국법원 사법전산운영자지부 최근배 지부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법원 전산장비 유지보수 하청 노동자 파업 돌입 기자회견에 참석해 법원의 부당 노동행위를 알리며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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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년차 등기소 전산직 김창우 지회장 월급은 18년 내내 법정 최저임금보다 10~20만원 정도 더 많았다고 했다. 그는 "올해 업체가 새로 바뀌며 월급이 15만원 가량 인상돼 210만원까지 올랐으나, 23개에 달하던 연차휴가가 12개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근속연수가 제대로 급여에 반영되지 않는 건 하청 구조의 고질적 문제다.

법원 전산직의 경우 2020년까지 5년 간 임금이 일방적으로 동결된 적도 있다. 이 과정에서 오래 일한 직원이 퇴사하면 최저임금 수준의 신입 직원이 자리를 메웠다고 한다. 최 지부장은 "임금을 삭감해놓고 '계약서에 사인 할래 안 할래' 묻는 식이고, 일부 직원은 지방으로 전보시키기도 했다. 저도 갑자기 천안에 발령을 받아 서울에서 천안까지 출퇴근한 적이 있다"며 "임금이 더 높은 고연차를 내보내고 '최저임금 신입'으로 채우려는 전략이라고 현장에선 다들 말했다"고 전했다.

"10년을 넘게 일해도 임금은 왜 최저 수준일까?", 의문이 들었던 김 지회장은 직접 정보를 찾아 나섰다.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기획재정부로부터 얼마를 받아오는지, 법원행정처는 하청업체에게 얼마를 주는지, 하청업체는 또 얼마를 인건비로 책정하는지 등을 알아야 했다. '등기전산장비 유지보수 용역비 산출 내역서'를 대법원에 정보공개청구했다.

그러나 "공개될 경우 업무 수행에 지장을 초래하거나 법인의 경영상 비밀에 해당하므로 공개할 수 없다"는 답만 돌아왔다. "공명정대해야 할 대법원이 이래도 되는가?", 김 지회장은 이런 의문을 품으며 행정심판까지 직접 청구한 후에야2015~2020년 내역서를 받아볼 수 있었다.

그렇게 알게 된 사실이 '할인율'이다. 지난 2020년, 대법원 법원행정처가 기재부로부터 33억1800만원을 받으면, 법원행정처는 여기에 할인율을 적용해 21억6000만원만 용역업체에 대금으로 지급했다. 김 지회장은 "21여억원 중 10억원을 이윤으로 챙겼고, 나머지 10억여원을 인건비 등으로 썼다"면서 "이 과정에서 용역비 산출 내역서에 인건비 월 380만 원 이라고 적힌 금액은 실제 190만 원대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결국 중간에서 법원행정처가 11억 5800만 원을 챙기고, 업체가 10억여원 이익을 보는 구조인 셈이다. 

김 지회장은 공공기관 관련 노조에서 일한 관계자들에게 할인율에 대해 물었으나 "처음 보는 개념"이라는 답만 들었다. 그는 법원행정처에 "할인율이 뭐고, 나머지 금액은 어디에다 쓰느냐"고 물었으나, "다른 용처에 사용한다"는 답 외엔 설명을 듣지 못했다. 올해 등기소 전산 유지 사업을 맡는 업체가 바뀌면서, 김 지회장은 업체와 대법원에 다시 내역서를 공개해달라고 요구했으나 "공개할 수 없다"는 답만 들었다. 

이에 대해 대법원 공보관실은 지난 28일 기자들에 보낸 입장문에서 "2022~2023년 법원 전산장비 유지·보수 사업예산은 129억 9800만원이며 127억 3804만원(98%)에 사업이 낙찰됐다"며 "사업 예산 범위 내에서 조달청의 경쟁 입찰을 거쳐 사업자를 선정하며, 협력업체 근로자의 임금을 삭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2020년 할인율이 확인된 용역사업인 '등기소 전산 유지·보수 사업' 에 대해선 설명하지 않았다. 

노동 문제에 '삼권분립' 말하는 노동부
 
전국법원 등기전산지회 김창우 지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법원 전산장비 유지보수 하청 노동자 파업 돌입 기자회견에 참석해 법원의 부당 노동행위를 알리며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  전국법원 등기전산지회 김창우 지회장이 28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 회의실에서 열린 법원 전산장비 유지보수 하청 노동자 파업 돌입 기자회견에 참석해 법원의 부당 노동행위를 알리며 정규직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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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 문제에 '삼권 분립'이라고요? 그럼 사법부 안에 고용노동부를 따로 만들어주시든가요." (김창우 지회장)

전산직 하청노동자들이 '사법부 간접고용 노동자 보호 점검'을 촉구한 민원에, 고용노동부는 지난해 11월 "삼권분립 원칙상 한계가 있다"고 답했다. "공공부문 용역 노동자 근로조건 보호는 헌법기관에도 적용하는 게 바람직하지만, 사법부 등 헌법기관에 행정부 대책을 적용토록 하는 건 삼권분립 상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김 지회장은 "노동부는 '삼권분립' 운운하며 손을 놓고 있는 사이에 대법원은 사각지대·무법지대가 됐다"면서 "전산직도 전국 뿔뿔이 흩어져 있고, 콜센터와 판결문, 소송 자료 스캔 등의 업무를 맡는 하청노동자들도 다 잘게 쪼개져있다. 하청노동자들은 단체 행동도 쉽지 않다"고 토로했다.

최 지부장은 '고도의 전문성'을 명목으로 법원이 유지·보수 업무 전산직까지 무기계약직 전환에서 제외한 데 대해 "같은 일을 하는 국회사무처의 전산직은 지난해부터 정규직으로 전환됐다"며 "대법원이 왜 이렇게 대우하는지 정말 모르겠다"고 의문을 표했다. 

"법원은 매일 소송으로 누가 진짜 사장인지, 하청이 얼마나 사회에 남용되고 있는지를 판단하면서, 정작 내부에서 벌어지는 문제에 대해서는 손을 놓고 있습니다. 이게 맞는 건가요?" (최근배 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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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시간당 9620원…월급 기준 201만580원

이번에도 시간당 1만 원 벽은 못 넘어…민주노총 위원 4명 표결 거부

 

 

내년도 최저임금이 시간당 9620원으로 결정됐다. 올해보다 5.0% 인상됐으나 1만 원의 벽은 이번에도 넘지 못했다.

최저임금위원회는 29일 밤 정부세종청사에서 가진 제8차 전원회의 결과 내년도 최저임금을 이 같이 정했다. 올해 최저임금 9160원보다 460원 올랐다.

이에 따라 내년도 최저임금은 월 환산액(209시간 기준)으로 201만580원이 됐다. 문재인 정부 당시부터 최저 목표로 여겨졌던 시간당 급여 1만 원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월 급여 기준으로 200만 원 선을 넘었다.

다만 이번에도 노사 양측이 원만한 합의는 이뤄내지 못했다. 최종 합의 과정에서 노동자위원 측 민주노총 소속 위원 4명은 표결을 거부하고 퇴장했다. 

사용자위원 9명은 표결 선포 직후 퇴장했으나 의결 정족수는 채웠다. 

이에 이번 최저임금 표결에는 한국노총 소속 5명(이상 노동자위원), 공익위원 9명, 사용자위원 9명이 참여했다. 이 중 사용자위원 9명 전원을 포함해 기권 10표가 나왔고 찬성 12표, 반대 1표가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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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기업, 파티는 끝났다’는 말, 9년 전엔 민영화 신호탄이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6/30 04:59
  • 수정일
    2022/06/30 04:59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터뷰] 김철 사회공공성연구원 수석연구위원

 
윤석열 대통령이 2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2.06.21. ⓒ뉴시스 
 
최근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을 향해 "파티는 끝났다"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윤석열 정부의 공공기관 구조조정이 결국 민영화를 향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김철 사회공공성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과거 국민들의 거센 저항을 받았던 박근혜 정부의 철도 민영화 또한 "파티는 끝났다"는 공공기관들을 향한 경고로부터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파티가 끝났다'는 말은 박근혜 정부 때 현오석 기재부 장관이 했던 말"이라며 "그때도 민영화라고 직접 말하지 않았다. 민영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을 생각해서 경쟁체제 도입, 공공기관 기능조정, 자회사 설립 등이라고 불렀다"고 말했다.

이어 "그 자회사 설립이 이를테면 SR이다. 철도에 굳이 자회사를 설립할 필요 없는데 분리한 거다. 그런 방식으로 민영화가 진행됐다"고 강조했다.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의 부채를 지적하며 방만경영을 구조조정의 배경으로 삼고 있다. 이 또한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도 민영화에 앞서 나왔던 키워드다.

김 연구원은 "이전 정부의 민영화 시도와 양태는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방만경영을 비판하면서 구조조정의 발판 삼고, 시장과 경쟁하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는 방식으로 진행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민영화의 '민'자도 꺼내지 않았며 선을 긋고 있지만, 현재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공공기관 구조조정, 앞서 발표했던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 나온 정책들이 민영화를 향하고 있다고 김 연구원은 지적했다.

그는 "공공분야를 민간주도로 확장하겠다는 건 공공이 할 수 있는 일도 민간에 넘긴다는 것"이라며 "공공기관을 구조조정하고 공공서비스를 사기업에 넘긴다는 건 민영화가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윤석열 정부가 경제정책방향에 녹아있는 작은 정부, 시장주의의의 결과는 결국 민영화"라고 강조했다.
 
지난 23일 열린 '윤석열정부 민영화 토론회'에서 김철 사회공공성연구원 수석연구위원회 발제를 맡아 발언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다음은 김철 수석연구위원과의 일문일답
 

윤석열 정부가 최근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강조하고 있다. 민간주도, 기능조정 등 민영화를 암시하는 키워드가 보인다.

 
공기업의 소유를 민간으로 넘기는 전통적인 민영화 보다는 실제로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 경제정책방향에 나타나는 내용을 가지고 우리가 생각하는 민영화인지 따져야 한다.
 
이명박·박근혜 정부도 그랬지만, 윤석열 정부도 그렇고 민영화를 공기업 지분을 매각해 소유권 이전만을 민영화라고 좁은 의미로만 말하고 나머지는 아니라고 한다.
 
그러나 학계 분석에 따르면 공공기관 매각뿐 아니라 많은 부분에서 민영화로 볼 수 있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 공공기관 지출 구조조정 관련해서 재원 마련 방안이 필요한데, 유력하게 공공기관의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이 나타나고 있다. 이를 위한 공공기관 정책방향도 제출될 것 같다.
 
또 보도로 나온 공공기관 혁신방향의 내용을 보면 공공기관이 민간과 기능이 중복되거나 민간이 잘하고 있는 분야를 민간에 넘긴다는 게 들어가 있다. 이런 것들은 외주화, 위탁을 통한 민영화로 볼 수 있다.
공기업을 민간 자본에 넘기는 단순한 방식의 민영화뿐 아니라, 공공서비스의 비용을 사용자에게 전가하는 등 민간기업의 운영을 가져오는 것도 넓은 의미의 민영화로 볼 수 있다.

김 연구위원은 넓은 관점에서 민영화의 범주에 ① 재화나 서비스의 공급을 위한 재원을 조세에서 사용자부담금으로 전환하는 재원의 민영화, ② 생산활동만을 민간에 이전시키는 생산의 민영화, ③ 공공자산이나 정부보유 주식을 매각하는 소유권 이전, ④ 경쟁제한적인 각종 법적장치를 제거하거나 완화하는 자유화 등 4가지 요소가 포함돼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윤석열 정부는 민영화에 대해 '민'자도 꺼내지 않았다고 선을 긋고 있다.

'파티가 끝났다'는 것도 박근혜 정부 당시 현오석 기재부 장관이 했던 말이다. 그때도 민영화라고 하지 않았다. 그때도 민영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있어서 경쟁체제 도입, 공공기관 기능조정, 자회사 설립 등으로 표현했다. 자회사 설립이 이를 면 SR의 경우다. 할 필요 없는데 분리한 거다. 그런 방식으로 민영화가 시작됐다.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보면 '공공기관에 대해 상시적이고 주기적인 기능점검을 하겠다'는 내용이 있는데 이와 비슷한 내용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도 있었다. 그때는 이런 이야기하면서 '시장성 테스트'라고 했다. 민간이 해도 되는지 따져서 공공에서 하지 않고 민간에서 하면 된다고 하면 민영화하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번에는 이름을 바꿔서 '기능성 테스트'라고 한다. 이를 거쳐서 민영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정부의 인사도 추경호 기재부 장관은 박근혜 정부에서 공공기관 정상화 대책을 추진했던 기재부 차관 출신이다. 공공기관을 어떻게 민영화할지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김대기 청와대 비서실장도 이명박 정부 당시 인천공항 지분 매각을 추진했고 최근에 이에 대한 소신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이야기를 한 바 있다. 그런 인적인 연계성도 무시할 수 없다.

윤석열 정부가 지금까지 밝힌 정책에서 민영화 의지가 드러난 부분은 어디라고 보는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공공이 하고 있는 부문에서 민간 주도로 하겠다는 것. 재정 긴축, 민간 주도는 공공이 할 수 있는 일도 민간에 넘긴다는 거다. 구조조정하고 공공서비스를 사기업에 넘긴다는 건 민영화가 당연한 귀결이 아닌가. 작은 정부, 시장주의의 결과는 민영화다.
 
국정과제는 물론 새 정부 경제정책방향에서 '시장원칙을 도입한 경쟁구조 확립'이라는 내용이 있다. 어떻게 보면 가장 대표적인 민영화로 보인다.
 
민자사업 관련 내용도 주의해야 한다. 민간투자 사업 활성화라는 내용이 있는데 이 부분은 해외에서는 민영화하고 똑같이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민간 투자 확대는 공공이 해야 할 걸 민간에게 넘긴다는 것으로 민영화로 볼 수 있다.

공공기관 구조조정의 대상으로 가장 많이 언급되고 있는 곳이 한국전력공사다. 최근에 내놓은 자구책에서 민영화 의도가 들어가 있는 곳은 없을까?

지분 매각이다. 자산 매각이랑 관련된 사항인데, 한전이 최근 비상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향후 30조원의 적자가 전망되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자구책 마련한 거다. 여기에서 드러나는 것 하나가 자산 매각이다.
 
근데 매각 대상이 우량 자산이다. 한국전력기술이 거론되는데 한전이 현재 65.77%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데 경영권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지분만 두고 나머지는 팔려고 한다. 엄청 유망한 회사인데 비싸면 민간에서 안 살 테니까 헐값에 매각할 가능성이 있다. 향후에 괜찮은 공공부문의 토대가 될 수 있는데 헐값 매각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지분매각은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지만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서 사기업이랑 똑같이 행동하게 될 수밖에 없다. 민간지분 매각은 민간 주주의 목소리가 커지는 것이고 민영화될 여지가 높다. 그저 민영화가 아니라고 하고 끝날 문제가 아니다.
한국전력기술은 원자력발전소 설계와 에너지신사업(비원자력) 등을 추진하는 업체다. 한전의 적자난에도 지난해 101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으며 새 정부의 원전 해외 수출 정책에 따라 수익 증대도 예상되는 우량 기업이다.
 

윤석열 정부가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강조하면서 배경으로 공공기관 부채를 지적하면서 방만경영을 꼽고 있다. 공공기관의 부채를 꼭 부정적으로만 볼 수 있을까?

정부가 공공기관 구조조정을 이야기 하면서 그 근거로 부채와 인력과 예산이 늘어났다고 했다.
 
그런데 기재부가 올해 4월 30일에 발표한 공공기관 경영공시에는 공공기관의 부채가 그렇게 문제가 되는 건 아니라고 이야기했다. 부채 증가는 전력 설비, 코로나19 대응, 성장 동력 투자 등 투자·융자가 늘어난 거라는 설명이다. 오히려 부채 비율은 옛날보다 감소 중이라 재무 건전성이 개선 중이라고 말했다.
 
공공기관 부채도 대부분 불가피한 게 있다. 한전도 원료비가 급등해서 발생한 것이다. 코레일, 인천공항 등은 코로나19 사정도 있고, 시설 관련 부채 등 옛날부터 가지고 있었던 것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 무슨 문제가 있어서 갑자기 부채가 늘어났다고 보기 힘든데, 이를 구조조정 드라이브의 근거로 삼는 건 문제가 있어보인다.
 
그리고 윤 대통령이 말한 호화청사 매각을 말하기도 했다. 그런데 원래 그렇게 지으라고 한 사람들이 기재부다. 이명박·박근혜 때 지방이전을 하면서 방 크기, 사무실 크기, 설비 등 이런 걸 기재부가 지침을 줬다. 호화청사라고 지적하는 것도 기재부에 책임이 있다

향후 윤석열 정부의 민영화 시도가 어떻게 진행될지 전망한다면?

가장 우려되는 게 보건의료 분야다. 의료 영리화가 진행될 수도 있다.
문재인 정부에서도 코로나19를 계기로 원격의료가 활성화 되려고 하고, 올해 초 제주의 영리병원도 소송에서 이겼다. 영리병원이 확산될 가능성 있어서 의료 영리화의 마중물이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든다.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공공의료를 확충해야 하는데 민간병원을 키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어서 향후 문제가 될 것 같다.
 
또 하나는 사회서비스 분야다. 지난해 서회서비스원법이 생겼지만 각 시·도에서 아직 자리를 못 잡았다. 새 정부의 국정과제, 정책방향이 민간 사업자들을 지원하고 키워주는 방향으로 돼 있어 민영화 우려가 있다.
 
철도도 박근혜 정부와 비슷하게 될 것 같다. 아직은 국정과제 등에서 내용이 나오진 않지만 흐름을 보면 철도도 민영화의 먹잇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최근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코레일이 낙제점인 E등급을 받았다. 작년 C등급을 받았는데 별다른 일이 없는데도 평가 등급이 떨어지는 경우는 흔치 않다. 철도에 대책이 필요하다는 식으로 배경을 만든 게 아닌가 싶기도 하다. 철도도 지켜봐야 할 것 같다.
올해 1월 국내 첫 영리병원으로 추진됐던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제주특별자치도의 개설 허가 취소 처분 소송에서 법원은 녹지병원 측의 손을 들어줬다. 이에 따라 제주도의 병원개설 허가 취소처분이 무효가 되면서 영리병원 재추진의 물꼬가 트인 상태다.

지난해 9월 국회를 통과한 사회서비스원법(사회서비스 지원 및 사회서비스원 설립·운영에 관한 법률)은 민간에 위탁했던 어린이집이나 요양원 등 시설을 정부가 고용한 인력으로 직접 운영·관리하는 사회서비스원에 대한 법적 근거를 마련한 법이다. 올해 3월부터 시행됐으나, 윤석열 정부는 공공서비스를 민간 주도로 발전시키겠다는 정반대의 정책방향을 내놓아 마찰이 예상된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발생하는 민영화 시도에서 공공서비스를 지키기 위한 방안은 무엇이 있을까?

어떻게 보면 문재인 정부에서 민영화에 브레이크를 걸기 위해선 '민영화 방지법' 등 조치를 했어야 한다. 민영화 추진은 안 했지만 방지할 노력도 안 한 것이다.
 
법제적인 측면을 보완해야 한다. '공공기관운영법'에 공공서비스의 민영화를 방지하는 규정을 넣어야 한다. 공공기관운영법 14조 따르면 기재부 장관이 공공기관의 기능·통폐합 등을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런 조항을 수정해서 민영화를 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 들어갔으면 좋을 것 같다.
 
근본적으로는 '공공서비스 기본법'을 만들어야 한다. 민영화를 방지할 수 있는 법적 장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게 아직 국회에서 검토되지 않고 있는데 지금이라도 추진하자고 제안한다.
김 연구위원이 속한 사회공공성연구원은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사회기반시설공공서비스기본법' 제정을 주장하고 있다. 공공서비스의 공공성을 법적·제도적으로 보장하고 무분별한 민영화를 규제하는 것을 주요 내용을 제안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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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전역에 폭우 및 호우 주의 경보 발령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6.29 14:44
  •  
  •  댓글 0
평양시 중구역에서 비바람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미
평양시 중구역에서 비바람으로 인한 피해를 막기 위한 대책을 세우고 있다. [사진-노동신문 갈무리]

북한 대부분 지역에 폭우 및 호우 주의 경보가 발령됐다.

[조선중앙통신]은 29일 기상수문국 통보를 인용해 "28일 밤부터 7월 1일까지 황해북도, 황해남도와 개성시, 강원도 내륙지역에 폭우, 많은 비 중급경보가, 평양시를 비롯한 대부분 지역에 폭우, 많은 비 주의경보가 발령되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일찌기 시작된 올해 장마는 연일 많은 강수량과 함께 센 바람을 기록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 기간 량강도, 함경북도, 라선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폭우와 100~250mm의 많은 비가 내리며 특히 황해북도, 황해남도, 강원도 내륙의 일부 지역과 개성시에서 250~350mm의 매우 많은 비가 올 것"이라고 전했다.

기상수문국에서는 관련 부분과 각 지역에서 주민들의 안전과 피해대책을 철저히 강구할 것을 당부했다.

통신에 따르면, 국가비상재해위원회의 지휘아래 각 부문과 지역, 단위에서는 감시, 통보, 대피 및 비상동원체계를 구축하고 있으며, 중앙비상방역부문에서는 대피장소에 대한 소독을 강화하고 장내성 전염병 발생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각 도인민병원과 소아병원, 산원에 조직된 40여개의 기동치료대 △수백개의 시, 군 긴급의료대 △수천개의 말단치료예방단위 긴급의료대에서는 이동초소를 각 대피장소에 설치하고 의료설비와 의약품을 구비하고 있다.

[노동신문]은 이날 시작부터 폭우와 강풍을 동반한 올해 장마 피해를 철저히 막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결코 불가능한 일도 아니라며 각 당조직들의 분발을 촉구했다.

장마가 시작되어 불과 하루 이틀 사이에 여러 단위에서 피해가 발생했다고 하면서 "요행수를 바라며 당정책 관철에서 주동성, 과학성, 완강성을 견지하지 못한 해당 당조직들의 무책임, 무능력이 빚어낸 결과"라며 질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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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시 처리’ 판단 안 한 기사 쓰면 징계라는 법조기자단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2.06.30 03:56
  •  
  •  댓글 0
 
 

법조 출입기자단, ‘판사 사찰’ 문건 사진 보도·대법원 선고 예고 기사 등 징계 논의
오마이뉴스·한겨레·이데일리·경향신문, 징계는 면했지만 ‘법원 풀러 1회 봉사’ 결정

 

법조 출입기자단이 ‘판사 사찰’ 의혹 문건 사진을 보도했던 오마이뉴스와 대법원 선고 예고 기사를 쓴 한겨레 등 출입 매체에 대해 ‘1회 법원 풀’을 시키고 ‘재발 시 가중처벌’하기로 결정했다.

대검찰청 기자단 간사(기자)는 지난 27일 기자단 단톡방에 올린 공지를 통해 법조기자단 소속 매체인 오마이뉴스와 한겨레, 이데일리, 경향신문에 대해 징계 여부를 논의한 결과 “이번에 한 해 징계를 면제하는 걸로 했다”고 밝혔다.

간사는 “오마이뉴스 2건, 한겨레 2건, 이데일리, 경향 등 총 6건에 관해 논의가 진행됐다”며 “기자단 규정이 모든 언론사의 약속인 만큼 징계는 면하되 올해 말까지 위 언론사의 규정 위반이 재발할 경우 가중처벌하기로 했고, 기자단을 위해 법원 풀러(공판 워딩을 취재해 공유하는 일)로 1회 봉사하시는 걸로 갈음했다”고 전했다.

▲대법원. ⓒ연합뉴스
▲대법원. ⓒ연합뉴스

이들 매체는 2020년부터 최근까지 기간 중 기자단이 설정한 ‘보도유예(엠바고)’ 기한이나 비보도 약속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출입기자단 내 징계 대상에 올랐다.

앞서 대검 기자단은 1차로 징계 수위를 정하면서 오마이뉴스엔 1년 간 출입 정지, 한겨레엔 3개월 출입 정지, 경향신문은 기자단 내 간식 돌리기 등을 결정해 법조기자단 소속 매체 팀장(1진)이 모인 대법원 기자단에 올렸다.

대검 기자단은 2020년 11월 오마이뉴스가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의 ‘판사 사찰’ 의혹 문건의 실물 사진을 기사화했다는 이유로 ‘1년 출입정지’를 1차 결정했다.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 측 변호인이 기자단에 해당 문건을 건네며 실물 그대로 보도하지 말 것을 요구했고 기자단이 이를 받아들였으나 오마이뉴스가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다.

대검 기자단은 또 오마이뉴스에서 지난 4월 대검 기자실 내 김건희씨 구속 촉구 기습시위 현장이 시민기자(시위 주최측인 대학생진보연합) 명의로 보도된 것도 징계 대상에 올렸다. 

▲오마이뉴스는 26일 오후 “[전문] ‘존재감 없음’… ‘검찰 대응 수월’… ‘판사 불법사찰’ 문건 공개”라는 제목으로 이른바 판사 사찰 의혹 문건 전문을 공개했다. 사진=오마이뉴스 보도 갈무리
▲오마이뉴스는 26일 오후 “[전문] ‘존재감 없음’… ‘검찰 대응 수월’… ‘판사 불법사찰’ 문건 공개”라는 제목으로 이른바 판사 사찰 의혹 문건 전문을 공개했다. 사진=오마이뉴스 보도 갈무리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작성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의 대검찰청 기자실 내 기습시위 기사. 현재는 비공개됐다.
▲오마이뉴스 시민기자가 작성한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의 대검찰청 기자실 내 기습시위 기사. 현재는 비공개됐다.

한겨레의 경우 대법원의 주요 노동사건 선고 예고기사를 법조기자단 승인 없이 썼다가 징계 대상이 됐다. 한겨레는 지난해 12월15일 현대중공업 노동자들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달라’며 낸 임금청구 소송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예고 기사를 썼는데, 기자단이 정한 엠바고를 파기했다는 이유다.

또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노동 전문지 매일노동뉴스가 대법원 선고 당일 취재해 쓴 판결 기사를 뒤따라 보도했는데, 해당 기사가 기자단에서 ‘즉시 처리’로 구분한 기사가 아니라는 이유로도 징계 대상에 올랐다. 대법원은 지난 3일 TJB대전방송 비정규직 MD의 부당해고를 인정하는 판결을 내리며 파견법상 직접고용 의무를 진 사업주가 ‘기간의 정함이 없는 근로계약’을 맺어야 한다는 원칙을 명시했다.

법조 비출입사인 매일노동뉴스는 기자단 규정을 적용 받지 않아 선고 내용을 직접 취재해 보도했는데, 기자단 내에서는 이 사안이 즉시 보도를 허용한 기사가 아니라는 이유로 보도가 제한된 것이다.

▲매일노동뉴스 대법원 선고 기사 갈무리
▲매일노동뉴스 대법원 선고 기사 갈무리

법조기자단은 대법원 판결 가운데 기자단이 예외적으로 ‘즉시 처리(판결 즉시 기사화)’ 설정하지 않는 경우 모두 14일 간 엠바고를 지키도록 내부 규칙을 정하고 있다. 속보 경쟁을 완화한다는 명분이다.

대법원 기자단은 최종 심의 결과 징계 유보를 결정했다.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2년 이상 기자단의 정상운영이 불가능했던 점과 기자단 구성이 많이 바뀐 점 등을 감안해 이번에 한 해 징계를 면제”한 것. 

법조기자단에 속하지 않은 매체의 한 법조 담당 기자는 이 소식을 들은 뒤 “대법원 판결문은 확정된 판결인 만큼 선고 즉시 언론뿐 아니라 일반 국민에게 공개되는 것이 맞다. 그런데 몇몇 언론사들이 모여 사건을 선별해 기사화 가능 여부를 정하는 것은 헌법을 부정하는 행동”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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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전략개념에 “중국의 도전” vs 중 외교부 “즉각 중단해야”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2.06.29 08:55
  •  
  •  수정 2022.06.29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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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30일(아래 현지시각) 스페인 마드리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정상회의에서 채택될 신 전략개념에 “중국의 도전”이 명시될 전망이다. 중국 정부는 “즉각 중단하라”고 반발했다.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28일 마드리드로 가는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어 실무 차원에서 의견 접근이 이뤄진 나토의 새로운 전략개념에 대해 설명했다. 

기존 나토의 전략개념은 12년 전에 채택된 것이다. 설리번 보좌관은 “그 전략개념은 러시아를 전략적 파트너(strategic partner)라고 표현하고 중국에 대해서는 거론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12년 만에 개정되는) 전략개념은 러시아가 제기하는 위협과 유럽의 평화를 산산조각낸 방식을 적나라하게  묘사할 것”이고, “중국이 제기하는 다면적인 도전(multifaceted challenge)을 매우 직접적이고 또렷하게 말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타 신흥위협으로 사이버와 신흥 기술, 하이브리드 전쟁, 기후변화와 함께 테러리즘도 다루게 된다. 나토가 주도한 국제안보지원군(ISAF)이 2001년 ‘테러와의 전쟁’ 명분으로 아프가니스탄에 들어갔으나, 20년 만에 패퇴한 바 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번 정상회의에서는 신 전략개념을 뒷받침하기 위한 ‘공동기금 증액’ 관련한 합의도 채택될 것이라고 밝혔다.   
 

자오리지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출처-중국 외교부]
자오리지 중국 외교부 대변인. [사진출처-중국 외교부]

중국 정부는 발끈했다.

자오리지 외교부 대변인은 18일 정례브리핑에서 “냉전의 산물이자 세계 최대의 군사동맹인 나토는 낡은 안보관념을 고수해 개별국가의 패권유지 도구로 전락한지 오래”이고, “나토의 새 전략문서는 묵은 술을 새 병에 담는 것일뿐 가상의 적을 만들어 진영 대결을 조장하는 냉전 사고는 바뀌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중국은 독립자주적 평화외교정책을 받들어 다른 나라의 내정에 간섭하지 않고 이데올리기를 수출하지 않으며, 세컨더리보이콧, 경제협박, 일방제재를 하지 않는데 어찌 ‘체계적 도전’이라고 하느냐”고 되물었다.

자오 대변인은 중국은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추진하고 “일대일로”를 공동 건설하며 , 글로벌 발전 및 안보 구상을 제시해 국제사회가 평화발전 등 중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량의 공공재”를 제공했다며 “중국의 발전은 전세계에 기회이지 어떤 식으로든 도전이 아니”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나토에 허위사실 유포와 도발적 발언을 즉각 중단하길 엄중히 요구한다”면서 “나토가 해야할 일은 냉전사고와 제로섬게임을 버리는 것이지, “적”을 만들어 유럽을 어지럽히고 나아가 아시아와 세계를 어지럽혀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한 윤 대통령 부부. [사진제공-대통령실]
마드리드 공항에 도착한 윤 대통령 부부. [사진제공-대통령실]

한편, 28일 마드리드에 도착한 윤석열 대통령은 참모들과의 회의에서 “마드리드는 한국의 인도-태평양 전략과 글로벌 안보평화 구상이 나토의 2022 신전략 개념과 만나는 지점”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나토 회원국들이 인도-태평양 지역 주요국인 한국을 장래 핵심전략 파트너로 삼고자 한국을 초청했고, 우리는 그 협력방안을 논의하고자 이곳 마드리드에 왔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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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북 논란 규명할 ‘SI 첩보’, 윤 대통령이 공개 못하는 이유

등록 :2022-06-29 05:00수정 :2022-06-29 09:23

정치BAR_권혁철의 안 보이는 안보

피살된 공무원 월북 정보 담겼다지만
공개 땐 최대 6개월 대북정보 공백
미국 정보자산 결합…항의 전례도
지난 2020년 9월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당시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2020년 9월29일 오전 인천시 연수구 해양경찰청에서 당시 윤성현 해경 수사정보국장이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 중간 수사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은 피살된 이대준씨가 월북했다는 판단에서 시작됐다. 유족들의 강한 문제 제기가 있었고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관심을 보였으며, 새 정부 출범 뒤 해양경찰청은 수사 결과를 번복했다. 사건이 발생한 2020년 9월 문재인 정부는 당시 북한군의 무선통신 내용을 감청한 ‘에스아이(SI. Special Intelligence. 특수정보)’를 근거로 ‘이씨가 월북했다’고 판단했다.
 

에스아이 공개를 촉구했던 국민의힘은 이제 사건 당시 청와대 대응을 확인할 수 있는 대통령지정기록물(대통령기록물) 공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문재인 전 대통령이 사건을 보고받고 이씨가 숨질 때까지 무엇을 했는지 밝히겠다는 것이다. 대통령기록물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열람할 수 있다.

 

1일 감청정보 1300시간 분량…미군 정보 결합해야 시너지


에스아이는 국회 동의 없이 윤 대통령이 공개할 수 있지만 윤 대통령은 공개에 부정적이다. 윤 대통령은 지난 21일 출근길에 에스아이 관련 질문을 받고 “국민에게 그냥 공개하는 게 간단한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 그걸 공개하라는 주장 자체는 받아들여지기가 어렵지 않나 싶은데”라고 답했다. 평소 튼튼한 안보와 한미동맹을 강조해온 윤 대통령 처지에서 에스아이 공개는 선택하기 무척 어려운 결정이다. 안보 약화와 미국의 반대라는 큰 부담을 감수해야 하기 때문이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운데)가 지난 21일 국회에서 열린 ‘해수부 공무원 피격사건 진상조사 TF’ 1차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에스아이를 공개하면 먼저 우리 군의 대북 감청 수단과 능력이 드러나는 군사보안 문제가 생긴다. 대북 감청부대는 24시간 북한 전역의 무선통신을 수집한다. 북한군 전체 통신의 75%를 감청한다고 한다. 고성능 컴퓨터가 북한 전역에서 나오는 수많은 전파를 탐지해 주파수를 파악하면 정보요원들이 통신 내용을 검토해 시시콜콜한 내용은 버리고 주목할 내용을 찾아낸다. 이 과정을 거쳐 하루 약 1300시간 분량의 무선통신을 추려낸다고 한다. 모든 나라 군대는 적의 감청에 대비해 일정한 주기로 통신 주파수를 바꾸고, 통신할 때도 일상용어를 사용하지 않고 사전에 약속된 ‘음어’로 교신한다. 이 때문에 북한군 감청 내용은 일반인은 들어도 무슨 내용인지 쉽게 알기 어렵다.

 

서해 공무원 피살 당시 북한 상부에서 ‘762로 하라' 지시했다는 보도가 있었다. 북한군이 사용하는 에이케이(AK) 소총의 탄환 구경이 7.62mm라서 ‘762’는 북한군 7.62㎜ 소총을 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잡음이 섞인 북한군 무선 통선 내용 중 ‘762’란 말도 분명하게 들리지 않았을 것이고, 762가 북한군 7.62㎜ 소총탄을 뜻한다는 것은 북한군 무기체계에 대한 이해가 없으면 알기 어렵다.

 

감청부대는 수십년 축적해온 노하우를 이용해 북한군 통신의 암호와 음어를 풀어 통신 내용을 복원한다. 북한군 교신 내용이 감청으로 수집된 사실이 알려지면 북한군은 교신 주파수와 암호 체계를 모두 바꿀 가능성이 크다. 에스아이를 공개하면 감청부대의 각종 노하우가 하루 아침에 물거품이 되는 셈이다. 대북 감청부대가 이를 다시 파악하기까지 6개월 정도가 걸린다고 한다. 그동안 대북 정보 수집은 공백 상태가 된다. 지금처럼 북한 핵·미사일 위협이 있는 상황에서 대북정보 공백은 윤석열 정부가 감당하기 어렵다.

 

감청부대는 감청뿐만 아니라 영상정보가 있어야 정확한 상황을 파악할 수 있다. 2020년 9월22일 오후에 감청부대 실무자가 피살 공무원이 발견된 북한 바다 근처 북한군 무선통신에서 특이한 점을 인지하더라도 처음엔 무슨 상황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근처에 북한 군함 등이 있음을 확인해주는 위성사진이나 정찰기 사진이 나오면 분석의 실마리를 얻게 된다. 감청부대 분석관은 북한 해군의 작전 상황과 연관된 것으로 판단하고 쏟아지는 감청 첩보를 해석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조각조각 모인 단편적인 대북 첩보를 모아서 종합 판단해 정보로 만드는 과정에선 한국군뿐만 아니라 미군 정보 자산(위성사진, 정찰기 사진, 감청 장비)에서 나온 첩보들도 참고하게 된다.

 

대북 감청 ‘777부대’ 미군이 창설…지금도 한·미 협업

 

한국 대북 감청부대인 777부대는 ‘스리 세븐 부대’로 불린다. 777부대는 애초 미군이 주도해 만든 부대였다. 현재도 대북 감청업무는 한·미가 같이 근무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이 때문에 미국의 허가 없이 한국이 에스아이를 함부로 공개하기도 쉽지 않은 일이다.과거 한국이 에스아이를 공개해 미국과 심각한 갈등을 겪은 적이 있다. 2009년 1월,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징후 첩보를 한국에 통보했다. 미국 정보당국이 미국 위성사진과 감청 정보를 바탕으로 파악한 첩보였다. 그해 2월 한국 당국자들이 미국한테 받은 첩보에 담긴 북한 미사일 크기와 발사 예정 장소 등을 비공식적으로 언론에 흘려 보도됐다.

 

2014년 만들어진 탄도탄 작전통제소는 한반도 전구 내 탄도탄 방어작전을 총괄하는 지휘통제 기구이다. 이 기구가 없을 때는 한국군은 미군이 알려주기 전까지 북한이 미사일을 쏜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한화시스템 제공
2014년 만들어진 탄도탄 작전통제소는 한반도 전구 내 탄도탄 방어작전을 총괄하는 지휘통제 기구이다. 이 기구가 없을 때는 한국군은 미군이 알려주기 전까지 북한이 미사일을 쏜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한화시스템 제공

당시 주한미군 고위 당국자와 미국 국무부 당국자는 한국군과 한국 정부에 강력하게 경고했다. 미국은 그해 2월 중순부터 한동안 한국에게 주는 위성사진, 감청 첩보를 대폭 줄였다. 당시 미국은 자국 시민이 낸 세금으로 운용하는 정보자산으로 수집한 대북정보를 왜 한국이 마음대로 공개하느냐고 문제 삼았다. 이보다 앞선 2007년 6월에도 북한 미사일 발사 이후 한국 합동참모본부가 주한미군이 제공한 미사일 궤적 정보 등을 기자들에게 브리핑하자 미국이 항의하기도 했다. 미국은 한국의 이런 정보 공개를 심각한 ‘정보 재산권’ 침해로 본다.

 

합참이 지금처럼 북한 미사일 발사를 실시간 탐지하고 2시간 뒤 비행거리, 고도 등을 발표할 수 있게 된 것은 한국군 탄도탄 작전통제소(KTMO-Cell)를 만든 2014년 이후다. 2014년 이전에는 한국군은 미군이 알려주기 전까지 북한이 미사일을 쏜 사실 자체를 몰랐던 경우도 있었다고 한다.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은 여야가 첨예하게 맞서면서 진상 규명은 어려워지고 끝없는 논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이 과정에서 정치권이 군사정보를 정쟁의 도구로 삼는 행동은 삼가야 한다. ‘정보의 정치화’는 정치적 유불리를 넘어 안보의 밑돌인 국가 정보역량의 손실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권혁철 기자 nur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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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가벗겨 독방에 쳐 넣었다"…어산지 버린 서구 언론의 '자유'란

[해외 시각] 어산지를 외면한 서방의 주요 언론매체들

박인규 편집인(=정리·번역)  |  기사입력 2022.06.29. 07:36:37

 

다음은 위키리크스 창시자 줄리안 어산지의 미국 송환 결정과 관련해 뉴욕타임스 등 서방의 이른바 권위 있는 언론 매체들의 위선적 행태를 비판하는 영국 언론인 패트릭 콕번의 글이다. 콕번은 어산지의 취재보도 행위가 다른 언론인과 똑같은 정당한 진실 추구였음에도 불구하고, 2010년 위키리크스의 비밀 외교문서 대량 공개를 앞 다투어 보도했던 서방 매체들이 그에 대한 미국과 영국의 부당한 박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면서, 이로써 서방이 그토록 강조해온 언론 자유와 민주주의가 중대한 위기에 직면했다고 고발한다.

우크라이나전쟁과 관련한 서방언론의 보도를 과연 액면 그대로 믿을 수 있는지를 상기하면서 그의 글을 소개한다. 원 제목은 "줄리안 어산지를 상찬했던 언론들, 이제 두려움에 떨며 그의 변호를 포기하다(The Media Celebrated Julian Assange and is Now Too Afraid to Defend Him)"로 <카운터펀치> 6월 27일자에 실려 있다. 편집자 

 ▲위키리크스 창립자인 줄리언 어산지 ⓒAFP=연합뉴스   

지난 달 이후 각국의 정부들이 언론인들을 살해하거나 감옥에 가두는 것이 훨씬 쉬워졌다. 정부가 드러나기를 원치 않는 진실을 폭로하려는 언론인들 말이다. 그러나 이러한 언론 자유에 대한 공격에서 드러난 가장 사악한 측면은 이러한 공격에 직면한 바로 그 언론 매체들이 저항을 사실상 포기했다는 점이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조 바이든 대통령에 의해 기밀 해제된 비밀서류들을 검토한 결과, 2018년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 영사관에서 일어난 사우디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은 왕세자 모하메드 빈 살만(MBS)의 직접 지시에 의한 것이었다고 결론 내렸다. 이후 바이든은 MBS를 국제사회의 망나니로 취급했다. 그러나 사우디에 대한 미국의 강경 정책이 다음 달 바이든의 사우디 방문을 앞두고 뒤집히고 있다. 러시아 석유 금수 조치로 급상승한 국제 유가를 내리기 위해 사우디에게 석유 증산을 간청해야 할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다시 말해 카슈끄지의 살해범은 면죄부를 받았고, 앞으로 사우디의 어떠한 비판적 언론인도 정부의 보복으로부터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면죄부는 지난 주 MBS가 방문한 터키 정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사우디 정부와 새롭게 동맹 관계를 맺은 터키의 에르도안 대통령은 카슈끄지의 살해 용의자 26명을 이미 앙카라에서 리야드로 이송한 것이다. 

치욕적 굴복 

이는 바이든 행정부에게는 치욕적 굴복이다. 그들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정책 순위를 바꿀 수밖에 없다고 변명하고 있다. 그러나 명분이야 어찌 됐든 미국의 새로운 외교 노선은 독재 정부에 대해 독재에 반대하다 해외로 망명한 언론인들을 추적, 살해할 수 있는 허가증을 준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나 이러한 자유재량권을 독재자들에게 허용한 것은 추악한 정치적 기회주의에 물든 정부들뿐만이 아니다. 이른바 전문가들도 (서방이) 러시아와 중국에 대향하기 위해서는 독재 국가들을 회유할 필요가 있다고 공개적으로 선언하고 있다. 각각 자국 내 종교적, 인종적 소수파인 시아파와 쿠르드족을 잔인하게 탄압하고 있는 사우디와 터키 등도 서방이 끌어안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 소수파의 고난은 그저 "우연한 사고" 아니면 "인권 침해" 정도로 치부될 뿐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이러한 독재 국가들의 악행을 묵인해야 한다고, 그렇게 해서 MBS와 에르도안 등 독재자들을 자유의 대의에 동참시켜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사태 전개는 충격적이다. 하지만 바이든이라는 정치가가 상황에 따라 언제든지 입장을 바꿔온 기회주의적 인물이란 점에서 그리 놀랄 일도 아니다. 미국의 역대 외교정책 담당자들은, 걸프지역의 절대왕정 국가들이 어떠한 악행을 저지르든, 이들과의 오랜 동맹 관계를 단절하겠다는 생각을 단 한 번도 한 적이 없다. 사우디와 터키, 이집트 등도 어떤 경우에든 미국이 싫어한다고 해서 자신들의 고문실과 감옥을 없앨 것 같지 않다. 

집요한 박해 

이런 측면에서 봤을 때, 카슈끄지의 사례보다도 더 큰 민주적 자유에 대한 위협이 있으니 그것은 (위키리크스 운영자) 줄리안 어산지의 3년에 이르는 영국에서의 투옥과 임박한 미국에로의 송환이다. 왜냐하면 어산지는 언론인이라면 누구라도 시도했을 취재 보도 행위를 이유로 미국 정부에 의해 간첩 죄인으로 낙인 찍혔기 때문이다(어산지가 미국으로 송환돼 간첩죄로 재판을 받을 경우 최장 170년의 징역형을 받을 수 있다). 그가 지난 2010년 막대한 양의 미국 비밀 외교문서를 공개함으로써 이후 서방 국가들의 집요한 박해를 받은 것은, 간단히 말해 그의 취재 보도 행위가 다른 언론인들보다 훨씬 성공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다른 언론인들과 똑같은 방식으로 진실을 추적했을 뿐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국 내무장관 프리티 파텔은 최근 어산지의 미국 송환을 결정했고, 그가 송환명령서에 서명을 할 당시 어산지가 갇혀 있던 벨마시 교도소의 간수들은 그를 발가벗겨 독방에 쳐 넣었다. 자살을 막기 위한 조치였다(어산지의 부인 스텔라의 전언). 

미국이 주도하고 영국이 도움에 나선, 어산지에 대한 집요한 박해는, (위키리크스와 같은) 세계적 특종을 위해 분투하는 전 세계 언론인들을 위협하기 위한 조치임이 분명하다. 어산지를 음해하고, 그의 신뢰도를 깎아 내리며, 언론인으로서의 그의 위상을 부정하기 위한 어마어마한 시도들이 지속되어 왔다. 

진실에 대한 용감무쌍한 무시 

어산지에 대한 음해 중 이미 근거 없는 것으로 판명된 혐의들이 아직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예컨대 위키리크스가 공개한 비밀문서 때문에 미국 비밀 요원 및 정보제공자의 신원이 탄로나 목숨을 잃었다는 주장이 그렇다. 이러한 주장을 검증하기 위해 미 국방부는 120명의 방첩 전문가들로 '정보 검토 태스크 포스(Intelligence Review Task Force)'를 구성해 진위를 확인했다. 

오랜 조사 끝에, 태스크 포스 단장인 로버트 카 준장은 2013년 법정 진술을 통해 폭로된 수 십 만 건의 정부 문서들을 검토한 결과 위키리크스의 보도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례를 단 한 건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증언했다. 그는 탈레반이 위키리크스 보도를 근거로 미군 정보제공자 1명을 살해했다는 진술을 확보했으나 곧 거짓임이 드러났다고 밝혔다. 탈레반이 죽였다는 사람의 이름이 "위키리크스 문서에는 전혀 나타나지 않았던 것"이다. 

카 준장의 이 증언만으로도 어산지에 대한 음해는 중단됐어야 마땅했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아직도 이러한 비난과 주장을 계속하고 있다. 이는 진실에 대한 용감무쌍한 무시라고 해야 할 것이다. 아니면 아무도 이러한 종류의 무책임한 비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2010년 스웨덴에서 제기된 어산지의 강간 혐의가 그렇다. 이 강간 혐의에 대한 스웨덴 검찰의 수사는 세 번이나 중단됐다가 재개되는 등 자그마치 10년이나 계속됐고, 결국 2019년에야 무혐의로 결론 났다. 

'쫄지 마!' 

2019년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에 대한 유엔 특별조사위원 닐스 멜처는 어산지 수사와 관련해 스웨덴 정부에 19쪽 분량의 서한을 보냈는데, 그 결론 부분에서 "2010년 이후 스웨덴 검찰 당국은 '(어산지가) 강간 용의자’라는 근거 없는 주장을 입증하기 위해 온갖 시도를 다했으나" 아무런 진전이 없었고, 어떤 혐의도 입증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서한에는 스웨덴 검사들과 영국 검찰 간에 오고간 이메일들이 포함돼 있었는데, 한때 스웨덴 측이 수사를 중단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자 영국 검찰은 스웨덴 검찰총장에게 "쫄지 마!"라는 응원 메시지를 보냈던 것으로 드러났다.

사실 어산지에 제기된 혐의들에 대한 모든 정보가 이미 오래 전에 일반에 공개됐기 때문에 이를 새삼 반박하거나 해명할 필요도 없는 게 마땅했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이러한 정보들이 주요 언론 매체에 거의 보도되지 않았거나 아예 완전히 무시됐다는 점이다. 어산지에 대한 음해 공작은 그가 자신의 입장에 대해, 또는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말할 기회를 원천봉쇄 했다는 점에서 성공을 거두었다. 이러한 공격은 조직적인 인격 살해와 함께 진행됐다. 그를 "나르시시스트" 또는 "못된 놈"으로, 나아가 그의 투옥과 미국 송환을 정당화 시킬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비난이든 아무런 근거 제시도 없이 자행한 것이다. 

그러나 어산지 사건과 관련해 내가 가장 불길하게 느끼는 것은 주요 매체들의 의도적인 무시이다. 당초 위키리크스가 엄청난 양의 문서를 공개했을 때, 뉴욕타임스와 가디언, 슈피겔, 르몽드, 엘파이스 등 이른바 서방의 주요 매체들은 모두 앞 다투어 그 내용을 요약 보도했다. 그러나 지금 이들 매체들 중 어느 하나도 어산지의 자유를 위해 발 벗고 나서지 않고 있다. 

기자들을 비롯한 독립 언론인들은 어산지의 운명에서 자신의, 그리고 자신의 직업의 끔찍한 미래를 예견하고 있다. 앤드류 닐은 이를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언론 자유의 미래, 권력의 치부를 드러낼 수 있는 탐사 보도의 지속 여부가 여기에 걸려 있다. 영국 정부의 어산지 송환 결정은 모든 민주주의의 본질인 이러한 자유들의 핵심을 겨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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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최저임금 수정안 제출…노동계 1만340원, 경영계 9천260원

논의 진전 없이 차수 변경 후 정회…오후 3시 속개하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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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심의에 참여 중인 노동계와 경영계가 28일 열린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의 수정안을 각각 제출했다.

 

하지만 논의에 진전이 이뤄지지 않은 채 29일 0시를 넘기면서 차수가 변경됐고, 결국 이날 오후 3시 전원회의를 속개해 심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최저임금을 심의·의결하는 사회적 대화 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는 28일 오후 3시 정부세종청사에서 제7차 전원회의를 열어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이어갔다.

 

이날 회의에서 근로자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 최초 요구안(시간당 1만890원)의 수정안으로 1만340원을 제출했다. 이는 올해 최저임금(9천160원)보다 12.9% 높다.

 

사용자위원들은 최초 요구안(9천160원)의 수정안으로 9천260원을 내놨다. 올해 최저임금보다 1.1% 인상을 요구한 것이다.

 

노사 양측이 각각 수정안을 제출한 것은 지난 23일 제6차 전원회의에서 박준식 위원장이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박 위원장은 노사 양측이 낸 최초 요구안을 놓고 접점을 찾지 못하자 심의를 진전시키기 위해 수정안을 낼 것을 요청했다.

 

최저임금 심의는 노사가 각각 제출한 최초 요구안을 놓고 그 격차를 좁히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제7차 전원회의는 여러 차례 정회와 속개를 거듭한 끝에 29일로 날짜가 바뀌면서 제8차 전원회의로 차수가 변경됐다.

 

결국 최저임금위는 이날 오후 3시 제8차 전원회의를 속개하기로 합의한 뒤 오전 1시 40분께 정회했다. 회의 운영 방식에 대한 이견이 표출되면서 회의장에서는 고성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노동계와 경영계는 속개된 전원회의에서 제2차 수정안을 제출할 것으로 보인다.

 

회의가 더디게 진행되면 공익위원들이 심의 촉진 구간을 제시해 그 범위 내에서 수정안을 내라고 요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저임금위는 근로자위원, 사용자위원, 공익위원 9명씩 모두 27명으로 구성된다. 노사 간 입장 차이가 워낙 커 공익위원들이 사실상 '캐스팅보트'를 쥐고 있다.

 

수정안을 놓고도 입장 차이가 좁혀지지 않으면 공익위원들이 제출한 안건(금액)을 표결에 부쳐 최저임금 수준을 결정하게 된다.

 

29일은 최저임금의 법정 심의 기한 마지막 날이다.

 

박 위원장은 정회 후 취재진을 만나 "법정 기한을 지키기 위해 속개되는 전원회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최저임금 수준을 정할 때 고려할 요소로는 "물가와 생계비"를 들었다.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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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MB 석방에 "죗값 치렀다 볼 수 없어"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2.06.29 07:55
  •  
  •  수정 2022.06.29 07:57
  •  
  •  댓글 3
 
 

[아침신문 솎아보기] “임금인상 자제” 발언 전달한 신문과 비판한 신문
MB 형집행정지에 사면론 재부상하나, 엇갈린 신문 반응

치솟는 물가가 연일 신문 1면에 오르고 있다. 29일 아침신문들이 물가 상승으로 인한 민생고를 우려하는 한편 정부가 연일 임금 인상 자제 메시지를 내놓는 데에 “과도하다” “서민에게 책임 떠밀기”라는 비판도 내놨다. 일부 신문은 정부의 임금 인상 자제 메시지를 주요 지면에 올렸다.

횡령·뇌물죄 등으로 복역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이 일시 석방된 가운데 여권이 사면론을 재차 거론하고 있다. 일부 신문은 이 전 대통령의 수감이 2년 8개월에 그친 데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해당 사건에 대한 수사 지휘 당사자였다고 지적했고, 다른 신문은 이 전 대통령의 증세와 여권의 사면론 띄우기를 강조했다.

▲29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29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29일 조선일보 5면
▲29일 조선일보 5면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8일 “최근 일부 정보기술(IT) 기업과 대기업 중심으로 나타난 높은 임금 인상 경향이 확산할 조짐을 보여 매우 우려스럽다”면서 “고물가 상황을 심화시킬 수 있으니 경영계가 과도한 임금 인상을 자제해 달라”고 말했다.

29일 경향신문은 이 같은 주문에 비판 여론이 높다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법인세·종합부동산세 인하로 대기업·부유층에 혜택을 몰아주고 ‘유리지갑’ 직장인에게 물가 인상 책임을 떠넘긴다(는 지적)”이라며 “특히 부자감세는 시중 유동성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물가를 자극할 수 있다”고 했다. “공공요금까지 오른 고물가 국면에 노동자의 실질임금을 보전할 사회적 안전장치가 보이지 않는다”고도 했다.

▲29일 경향신문 8면
▲29일 경향신문 8면

경향신문은 “한국노총은 이날 추 부총리의 ‘임금 인상 자제’ 발언과 관련해 ‘자유주의와 시장경제가 중요하다며 민간 자율을 강조하는 정부가 왜 대기업 노사 문제에 개입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밝혔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이날 1면엔 전국의 농가와 시장, 식자재 도매상, 식당을 돌아다닌 기획기사를 냈다. 경향신문은 “농가는 인력 수급 부족과 비료값 상승, 가뭄으로 인한 작황 부진에 시달렸고, 화물차 기사들은 경유가 상승에 비명을 질렀다. 이는 고스란히 식당의 식자재 가격 및 식대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식당 업주들은 오른 가격에도 도리어 이문이 줄어드는 악순환의 반복”이라고 했다.

▲29일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29일 경향신문 1면 머리기사
▲29일 경향신문 8면
▲29일 경향신문 8면

조선일보는 5면에 저소득층이 인플레이션으로 겪은 고통을 담은 기사와 추 부총리의 임금인상 자제 요청 발언을 담은 기사를 함께 실었다.

조선일보는 ‘저소득층 소득대비 지출 117%…물가 인상 감당못한다’에선 “급격한 물가 상승으로 생계비가 빠듯한 김씨와 같은 저소득층은 한계 상황에 몰리고 있다”며 “지난 1분기 기준 소득 하위 20%의 소득 대비 지출은 117%였다. 이미 버는 돈보다 더 많은 돈을 지출하고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면엔 “과도한 임금 인상이 고물가 심화시켜”란 제목으로 추 부총리의 발언을 전했다.

▲29일 조선일보 5면
▲29일 조선일보 5면
▲29일 조선일보 5면
▲29일 조선일보 5면
▲29일 서울신문 2면
▲29일 서울신문 2면

한편 신문들은 전세계적 인플레이션 속에 미국과 유럽에서 내놓은 ‘인플레이션 구제수당’을 소개했다. 매일경제는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가구당 최대 1050달러(약 135만원)의 현금 수당을 지급하기로 했다”며 “캘리포니아주가 지급하는 인플레이션 수당은 소득 수준과 부양 가족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고 했다.

이 신문은 미국 인디애나주도 다음달 초 인플레이션 구제책을 통과시키기 위한 특별 입법회의를 소집하며, 유럽에선 스페인이 세금 감면과 직접 지원금 등 인플레이션 대책으로 90억유로를 책정한다고 했다. 이 소식은 신문 논조를 막론하고 보도됐다. 경향신문과 동아일보, 매일경제가 해당 보도를 전했다.

▲29일 매일경제 8면
▲29일 매일경제 8면

이명박 사면론 다시 수면…17년형 중 현재 2년8개월


이명박(81) 전 대통령이 28일 검찰의 3개월 형집행정지 결정으로 일시 석방됐다. 대법원에서 징역 17년이 확정되고 재수감된 지 1년 7개월 만이다.

이 전 대통령은 1991~2008년 자동차 부품업체 다스로부터 약 350억원의 비자금을 횡령하고, 삼성전자로부터 대납받은 소송비 등 110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2020년 징역 17년과 130억원의 벌금 등이 확정됐다. 그러나 당뇨 등 지병으로 병원 입·퇴원을 반복하다 이달 3일 형집행정지를 신청했다.

29일 여러 신문이 1면에 여권에서 8·15 특별사면 가능성이 거론된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이 전 대통령의 형 집행이 정지되면서 광복절 특별사면 논의가 재차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라고 했다.

▲29일 한겨레 1면 머리기사
▲29일 한겨레 1면 머리기사
▲29일 중앙일보 1면
▲29일 중앙일보 1면

신문들은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8일 페이스북에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고 썼다고 했다. 한겨레는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이 전 대통령의 건강이 안 좋기 때문에 아무래도 석방을 계기로 특별사면할 가능성이 크지 않겠나’라고 말했다”며 “윤석열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부터 사면 검토에 적극적이었고, 과거 친이명박계가 ‘윤핵관’으로 포진한 상황”이라고 했다.

신문들은 윤석열 대통령이 이씨에 대한 특별사면 가능성을 시사해왔다고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대선후보 시절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댁에 돌아가실 때가 됐다. 집권 초기에 추진해 국민 의견도 여쭤보고 설득도 하고 하겠다”고 했고 지난 9일엔 용산 대통령실 출근길에 “이십몇년을 수감생활 하게 하는 건 과거 전례에 비춰 안 맞지 않나”라고 했다.

▲29일 한국일보 1면 머리기사
▲29일 한국일보 1면 머리기사
▲29일 동아일보 1면
▲29일 동아일보 1면

일부 신문은 이 전 대통령의 증세를 제목에 부각하거나 사면론을 부각하는 여권 목소리를 주로 담은 기사를 냈다. 동아일보는 6면(종합)에 ‘MB, 손발 감각 마비증세 보여…광복절 특사 포함될지 주목’이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중앙일보는 ‘여당 ‘MB 형집행정지돼 다행’…여권 내 사면 기대감 커져’란 제목의 기사를 냈다.

▲29일 동아일보 6면
▲29일 동아일보 6면

한겨레는 해당 기사에서 “이 전 대통령 수감 기간(2년8개월)은 박근혜 전 대통령(4년9개월)과 비교해도 짧고, 죄질 역시 뇌물수수 등 개인 착복 성격이어서 더 나쁘다”며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소 및 징역 20년 구형을 지휘한 것은 윤석열 서울중앙지검장과 한동훈 3차장검사”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 전 대통령이 벌금 130억원 중 48억원을 납부한 상태라고 전했다.

▲29일 한국일보 2면
▲29일 한국일보 2면

한겨레와 한국일보가 이날 관련 사설을 실었다. 한겨레는 “분명히 해야 할 것은 이번 형집행정지결정을 사면 논의 발판으로 삼는 일이 벌어져서는 안 된다는 것”며 “형집행정지는 특단의 사정이 있을 때 인도적 차원에서 수감자를 풀어주는 제도일 뿐이다”라고 했다.

한겨레는 이 전 대통령의 수감 기간을 종합하면 현재까지 2년8개월 정도라고 전한 뒤 “징역 17년의 중형을 선고 받은 데 비하면 도저히 죗값을 치렀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의 사면론 거론에 “사실관계에도 맞지 않는 어설픈 명분찾기”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면론에 일부 무게를 실었다. 한국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일시적이긴 하나 그의 석방으로 전직 대통령들이 수감의 비극을 피하게 된 건 다행”이라며 “박근혜 전 대통령은 작년 크리스마스 특사로 4년9개월 만에 풀려났다. 여권 분위기상 이 전 대통령의 사면도 시간 문제로 보인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사면이 헌법상 대통령 고유권한이고, 국민화합 차원의 사면여론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필요성이 크다 해도 여론의 수긍 없이 강행하는 사면에는 비판이 따를 수밖에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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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노조 "진주의료원 폐업 홍준표, 대구시민 상대로도 거짓선동"

'제2 대구의료원 건립' 부정 입장 홍준표에 "의료 돈벌이로 생각" 비판

이대희 기자  |  기사입력 2022.06.28. 10:21:46   

 

제2 대구의료원 건립에 부정적 입장을 밝힌 홍준표 대구시장 당선인을 향한 의료 보건단체 비판이 28일 이어졌다. 홍 당선인은 경남도지사 시절 진주의료원 폐원을 강행해 빈축을 산 바 있다.

28일 무상의료운동본부와 새로운공공병원설립대구시민행동 등 의료 단체는 "홍 당선인이 대구시장에 당선되자 마자 제2대구의료원 건립 약속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으려 한다"며 "코로나19 팬데믹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도 공공병원에 대한 적개심으로 일관"하는 홍 당선인의 시정운영 철학은 "의료를 돈벌이로만 생각"하는 것이라며 "저열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홍 당선인은 지난 26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구에 제2 시민의료원이 필요한지 여부는 의료 현장의 상황을 보고 판단할 문제이지, 막연하게 공공의료 강화라는 구실만으로 판단할 문제는 아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홍 당선인은 "대한민국 의료는 모두 공공의료"라면서 "대한민국에는 의료 민영화라는 것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인해 지역 공공병원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코로나19 대응이 어려웠다는 지적에 관해 홍 당선인은 "진주의료원은 공공의료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고 강성노조의 놀이터가 된지 10년도 더 되었다"고도 주장했다.

이 같은 주장을 두고 의료 단체들은 홍 당선인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최하위 공공병원을 가진 나라에서 '우리나라 병원은 전부 공공의료'라는 황당한 주장"을 하고 있다며 "코로나19가 확산하던 2020년 초 당시 대구에서도 공공병원이 부족해 수많은 확진자가 병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했고 (병실 확보를 위해) 가난한 사람들과 약자들이 공공병원에서 쫓겨나 희생됐다"고 질타했다. 

코로나19 대응 국면에서 정부가 공공병원을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지정하면서 공공병원에서 진료받던 약자들의 의료 접근권이 훼손됐다는 지적과 민간병원이 코로나19 치료를 기피한다는 지적은 지난 3년여 간 꾸준히 제기됐다.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 진주의료원 폐업에 관한 홍 당선인 주장이야말로 "거짓선동"이라고 강조했다.

노조는 2016년 8월 30일 "진주의료원의 폐업·해산은 경상남도 조례로 결정할 사항으로서...이 사건 폐업 결정은 법적으로 권한 없는 자에 의하여 이루어진 것이어서 위법"하다는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홍 당선인이 자격도 없으면서 불법적으로 의료원을 폐업했다고 지적했다. 

또 "국비 230억 원이 보조금으로 지원된 진주의료원을 폐업하려면 보조금 관리법 24조에 의거하여 보건복지부 장관의 승인을 받아야 함에도 불구하고 (홍 당선인이 경남도지사 시절) 승인 없이 강제 폐업하여 보조금 관리법을 위반"한 사실도 아울러 적시했다. 

노조는 홍 당선인의 막무가내식 진주의료원 폐업으로 인해 "입원중인 어르신을 강제로 퇴원 및 전원시킨 결과 1년 내 40여 명의 어르신이 안타깝게 돌아가셨"으며 "국가인권위원회는 이러한 홍준표 당선인과 관련자의 행위를 '심각한 인권 침해'로 규정"했다는 점도 되새겼다. 

2013년 폐업 당시 진주의료원이 자본잠식이었다는 주장, 하루 치료하는 환자가 200명에 불과했다는 주장 역시 거짓이라고 노조는 지적했다. 앞서 홍 당선인은 "진주의료원 외래환자가 하루 200여 명 밖에 되지 않아 공공의료기관으로 부적합했"으며 "2년 뒤에는 자본 잠식 사태까지 예견됐다"고 주장한 바 있다. 

노조는 "매년 20만여명의 지역민이 진주의료원을 찾았고 신축이전 후 외래 환자도 10만 명에서 14만 명이 이용"했으며 "2009년 신종플루 유행 당시 경남도에서 가장 먼저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어 입원환자를 치료했고 5개월간 2만여 명의 의심자와 500명의 확진자를 치료"한 사실이 있다며 "토, 일요일을 제외한 260일 동안 하루 외래환자 200명이라는 주장은 어느 나라 계산법이냐"고 홍 당선인을 몰아붙였다. 

노조는 또 "2013년 폐업 당시 진주의료원 부채는 279억 원에 자산은 610억 원이었고 실제 자산가격은 1000억 원 정도로 추산됐"으며 이는 "민간기업으로 보더라도 '2년 내 자본잠식'은 황당한 수준의 주장"인 수치라고 밝혔다.

노조는 "특히나 279억 부채의 결정적 원인은 이전신축 당시 보조금법에 따라 신축비 절반을 예산으로 지원해야 함에도 '지원'이 아니라 '대여'했다고 계상해 2006년 79억 원이던 부채를 2007년 368억 원으로 늘린 경남도의 책임"이 크다는 점도 아울러 강조했다. 

노조는 사정에 그러함에도 홍 당선인이 "시민을 향해 사과 대신 또 다시 거짓 선동으로 대구 시민들과 국민들의 공공의료 강화 요구를 왜곡하고 외면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며 "거짓과 왜곡 선동으로 공공병원을 폐업하여 국민의 건강권, 생명권을 불법적으로 빼앗은 예는 진주의료원 하나로 족하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경남에서 공공의료를 허물어버린 홍준표가 대구에서도 건강 관련 조직들의 축소와 통폐합을 시작으로 대구시민의 건강을 위협"한다며 "대구시민들은 이러한 홍준표의 실정을 철저히 감시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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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의 석연치 않은 불기소, KT와 황창규

KT 불법 정치자금 후원, 검찰이 편향적으로 해석한 증거들

 

KT 불법 정치자금 사건을 수사한 검찰이 당시 최고경영자 관련 증거를 편향적으로 해석한 정황이 최근 확인됐다.

사건엔 KT 사장, 부사장급 고위 임원 대부분이 조직적으로 가담했다. 하지만 검찰은 유독 최고경영자였던 황창규 회장만큼은 ‘증거가 없다’며 재판에 넘기지 않았다. 황 회장이 사실상 지시·승인했다고 본 경찰 입장과는 정반대 결정이었다.

결국, 사건은 불법 정치자금 제공 실무를 맡은 대관 담당 임원 4명이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을 상관까지 동원해 저지른 일’이라는 비상식적 결론이 내려졌다. 

27일 민중의소리가 확보한 당시 검·경 수사 자료에는 황 회장이 불법 정치자금 사건에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다수 확인된다. 황 회장은 불법 정치자금 조성 방법을 보고 받았을 가능성이 높고, 정치자금 규모를 정기적으로 확인했다. 황 회장은 보고받는 자리에서 “수고했다”라며 담당 임원을 치하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그들이 법을 어기기 위해 한 일들 


KT 불법 정치자금 제공 사건은 고위 임원과 임원 가족 등이 국회의원 99명에게 4억여원을 후원한 사건이다. 정치자금법은 KT와 같은 회사가 회사 자금으로 국회의원에게 후원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KT 고위 임원들은 법을 우회하기 위해 회삿돈으로 불법 자금을 조성하고, 조성된 자금을 임원 개인 명의로 의원 후원 계좌에 입금하는 수법을 썼다. KT는 후원 금액과 후원자 명단을 정리해 해당 국회의원실 관계자에게 전달했고, 명단을 전달 받은 일부 국회의원실 관계자는 KT에 “고맙다”는 인사를 건넸다.

사건의 발단은 201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T는 임원들에게 성과급을 부풀려서 지급하고, 부풀린 금액을 돌려받는 방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했다. 조성된 비자금은 법인카드로 공식 지출할 수 없는 현금성 비용에 쓰였다. 국회의원들을 불법 후원하고, 의원 및 보좌관들과 골프 치고 주점에 드나드는 접대 비용으로 사용했다.

2013년, 검·경 수사로 KT의 불법 정치자금 제공 방식이 드러났다. 당시 이석채 회장은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됐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KT는 성과급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비자금을 조성할 수 없게 됐다.

2014년 1월, 이석채에 이어 KT 회장에 선임된 사람이 황창규다. 황 회장은 취임 이후 현금성 비용을 충당할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을 모색하라고 지시했다.

검찰이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KT 내부 보고 문서에는 이런 정황이 자세히 나타난다. 2014년 2월, KT 인재경영실이 작성한 ‘임원 대외활동 비용 지급 방안 검토 회의’ 회의록에는 황창규 회장이 “대외 활동비는 필요하다. 회사 목적 사용에 대한 확인 등 사전 대응 방안을 마련하라”라거나 “타사 사례를 참고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적혀 있다.
 

2014년 작성된 KT 내부 문서. 임원들의 현금성 대외 활동을 어떻게 지급할지 논의한 회의 자료다. ⓒ민중의소리


황 회장의 지시에 따라 관련 임원이 여러 차례 회의를 진행한다. 당시 회의에선 임원에게 성과급을 부풀려 주고 이를 대외 활동 비용으로 사용하게 하자는 방안과 회사 자금으로 상품권을 구매한 뒤 이를 현금화하는 방안(이른바 상품권 깡) 등이 구체적으로 검토됐다.

회의 참석자들은 ‘성과급 부풀리기’가 사회적 문제가 돼 회장이 물러난 마당에 같은 방법을 또 써먹기는 부적절하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하지만 마땅한 대안은 찾지 못했다. 어떤 형태로든 회사 자금을 현금화할 경우 세무(법인·소득세 부과)·형법(횡령)상 위법 소지가 다분했기 때문이었다.

2개월 뒤 작성된 ‘임원(현금성) 대외활동 비용 운영 방안’ 문서에는 “적법한 절차와 정상적 활동을 통해 현금화하는 방법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라고 적혔다. 결국, KT는 ‘현금이 필요할 경우 각 부서에서 알아서 마련하라’는 모호한 결론을 내렸다.
 

2014년 작성된 KT 내부 문서. 임원들의 현금성 대외 활동을 어떻게 지급할지 논의한 회의 자료다. ⓒ출처 : 검·경 수사자료


국회와 정부 로비를 담당하는 KT 대관 부서가 선택한 현금화 방안은 상품권 깡이었다. 협력업체에 상품권을 주문하고 대금을 입금하면, 업체는 상품권을 납품하는 대신 3~5% 정도 수수료를 뗀 현금을 인출해 KT에 가져다주는 수법이다. 경찰 수사 결과, KT 대관 부서는 황 회장이 취임한 2014년부터 이후 4년간 총 26억8천만원 가량을 불법으로 현금화했다.

핵심은, KT 대관 부서가 불법 자금을 조성하는 데 있어 황창규 회장의 명시적 지시가 있었는지로 모아진다. KT 대관 부서와 황 회장의 주장이 엇갈리는 대목이 바로 이 지점이다.

황 회장은 검·경 심문에서 “현금성 대외 활동비 사용을 양성화하라고 지시한 것이지, 상품권 깡을 승인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다. 자신의 지시를 오해한 대관 부서가 독단적으로 판단하고 회장 몰래 위법한 비자금을 조성하고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주장이다.

반면, 2014년 당시 상품권 깡을 실행에 옮겼던 전모 부사장(대관 담당 부문장)은 “(황 회장에게)직접 보고는 없었으나 당시 황 회장 비서실장(구현모 현 KT 대표이사)과 박모 윤리경영실장과 협의했고 이 협의 과정을 황 회장이 보고 받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경 수사 자료를 보면 상당수 KT 임원은 전 모 부사장의 입장을 두둔했다. “회사의 자금을 사용하는 것인데 사전에 허락받지 않고 부사장이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는 일”(최모 전무)라거나 “불법이라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 자기 이름으로 국회의원을 후원하는 게 가능하겠나”(조 모 상무)라는 등의 증언이 여러 차례 반복됐다.


반면, 전 모 부사장이 협의했다는 비서실장과 윤리경영실장은 “한 차례 협의한 사실은 있지만, (상품권 깡을 하자고) 결정을 내린 적은 없다. 알았다면 전 모 부사장을 징계하는 등 조처를 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명확한 증거가 없었다. 양측 주장이 엇갈렸다. 둘 중 한쪽은 명백한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 경찰은 황창규 회장을 구속해 압박 수위를 높여야 한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황 회장과 구현모 비서실장 등 4명에 대해 ‘증거인멸 우려’ 등의 이유를 들어 두 차례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하지만 검찰은 모두 반려했다. 당시 수사를 지휘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3부, 양석조 부장검사)는 ‘추가 수사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구속 영장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전 모 부문장은 회장 지시를 오해하고, 독단적으로 회삿돈을 불법으로 빼돌려(횡령), 국회의원 후원 계좌에 입금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가 인정돼 지난 16일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반면, 검찰은 황창규 회장을 기소하지 않았다. 지난해 11월, 검찰이 작성한 황창규 회장 ‘불기소 결정문’을 보면 2014년 전 모 부문장이 당시 황 회장의 핵심 측근들과 상품권 깡을 논의했다는 점은 인정하면서도 ① 핵심 측근들이 황 회장에게 보고했다는 사실을 뒷받침할 자료가 없고, ②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공식 문서에 구체적 지시 정황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③ 전 모 부사장도 직접적으로 불법 정치 후원을 보고하지 않았으므로 “피의자(황창규)가 상품권 깡을 통환 자금 조성을 인식하고, 승인 내지 묵인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2년 뒤, 더 대담해진 KT...“하지만 나는 몰랐다”는 황창규


KT의 불법 정치자금 후원은 2016년 더 대담해졌다. 20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었던 그해, KT는 평소보다 2배 많은 비자금을 상품권 깡으로 확보했다. 이렇게 확보한 비자금 3억1천여만원은 여야 국회의원 83명의 후원 계좌에 꽂혔다.

범죄에 가담하는 고위 임원도 대폭 늘어났다. 당초 대관 담당 임원 몇몇이 자신의 이름으로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했으나, 2016년에는 사장과 부사장 등 고위 임원 20여 명이 조직적으로 불법에 동원됐다.

조직적 동원의 시작은 2016년 4월, 황창규 회장의 지시였을 가능성이 있다. 2016년 4월, ‘14차 임원간담회’ 속기록에 따르면 황 회장은 “대관 담당만 대응하는 게 아니라, KT 내와 그룹사까지 확대해야 한다. 그룹사까지 확대해서 미션을 줘라. 그래야 대응이 된다”고 지시한다.
 

고위 임원회의에서 대관 대응 확대를 강조하는 황창규 회장의 발언. ⓒ출처 : 검·경 수사자료


황 회장의 지시에 따라 KT의 정치권 대응이 확대된다. 국회의원과 KT 고위 임원, 그룹사 대표의 1대1 매칭이 시작됐다. 의원과 고향이 같거나, 출신 학교가 같거나, 같은 회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지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됐다. 작은 인연이라도 있다면 해당 국회의원의 ‘대응 파트너’로 매칭됐다.

A 의원과 매칭된 B 고위 임원이 대관 대응(국회의원과 미팅을 갖는 일 등)하면 황창규 회장에게 실적이 보고되고, 보고된 실적은 인사고과에 반영하는 시스템이 신설됐다.

황 회장의 “미션을 주라”는 지시는 비공식적인 방향으로도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그 해, 불법 정치자금 후원 규모가 대폭 늘었다. 일부 대관 담당 임원들이 하던 후원은 KT 8개 부문 부문장(사장, 부사장급 고위 임원) 대부분이 동참했다.

불법 정치자금 실무는 전 모 대관담당 부문장 바통을 이어받은 맹 모 부문장이 맡았다. 맹 모 부문장은 상품권 깡을 통해 조성한 현금을 자신의 휘하에 있는 이 모 상무보에게 전달했다. 현금다발을 받은 이 모 상무보는 불법 정치자금을 후원할 고위 임원들에게 직접 전달했다.

수억원의 현금은 1천만원에서 1천500만원씩 나눠 담겨 임원들에게 전달됐다. 돈을 받은 임원들은 각각 배정된 국회의원 후원 계좌에 100~500만원으로 쪼개 입금했다. 정치자금법상 규정된 후원 한도를 넘지 않으려는 꼼수였다. 불법 후원에는 KT 임원 배우자까지 동원됐다.

2014년과 마찬가지로, 핵심은 2016년 대폭 확대된 불법 정치자금 후원에 황창규 회장의 지시 혹은 묵인이 있었는지로 모아진다.

전임 부문장과 마찬가지로, 후임 맹 부문장 역시 황창규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후원을 보고했고, 승인받았다고 주장했다.

맹 부문장 주장은 더 구체적이었다. 2016년 3월, 자신이 직접 황 회장에게 불법 정치자금 후원 현황을 보고 했다고 밝혔다. KT는 6개월에 한 번, 회사 이름으로 시민단체와 정치인 등에 ‘기부’한 현황을 황 회장에게 보고하는데, 당시 보고 자료에 기록이 남아있다는 것이 맹 부문장의 주장이었다.

검·경 수사 과정에서 맹 부문장 주장을 뒷받침 할 보고자료가 확보됐다. A4 용지 2장으로 정리된 해당 문건은 ‘기부금 관련 참고 자료’였다. 문건에는 KT가 지역 복지단체나 시민사회단체 등 비영리단체에 기부한 내역이 나열돼 있다.

문건에서 주목할 부분은 끝부분에 있는 간단한 표였다. 기부, 협찬, 후원 등 형태에 따라 지난 2년간 집행한 예산 내역이 적혀 있다. 이중 ‘후원’ 부분 비고란에는 ‘정치 후원금’이라고 명시돼 있다. 맹 부문장은 “이 정치 후원금이 바로 불법 정치자금 후원 내역”이라고 주장했다.
 

2016년 초, 황창규 회장에게 보고된 기부금 참고자료 문서에 등장하는 집행 내역. 후원 항목 비고란에 정치 후원금이라고 적혀 있다. ⓒ출처 : 검·경 수사자료


황창규 회장은 전면 부인했다. 보고받은 기억이 전혀 없고, 때문에 불법 정치자금 후원 사실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문제의 보고 자리엔 맹 부문장과 함께 최모 실장이 동석했다. 참고 자료를 출력해 황 회장 앞에서 직접 읽었던 사람이 최모 실장이었다. 그는 검찰과 경찰 수사 과정에서 “황 회장은 보고서를 읽으며 고개를 끄덕였고 ‘수고했다’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검찰도 문제의 보고가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황 회장이 불법 정치자금 후원을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로 보고 내용이 구체적인지는 않다고 봤다.

자료에 통상적인 기부와 협찬이 정치후원금과 혼재되어 있어 짧은 보고시간(약 10분) 동안 황 회장이 파악하기 힘들 수 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었다. 검찰은 ‘불기소 사유서’에서 불법 정치자금 후원이 “명확하게 보고되지 않았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적었다.

당시 정황을 감안하면 검찰 판단에 선뜻 동의하기 어렵다. 무엇보다 불법 정치자금 후원에 동원된 임원이 너무 많았다. 임원 중에는 맹 부문장보다 직급이 높은 임 모 사장도 포함돼 있었다.

경찰에 관련 사건을 처음 알린 제보자는 조사 과정에서 “맹 부문장은 부사장에 불과했다. 불법 정치자금 후원 사건을 독단적으로 일으켜 그 상급자까지 관여시킬 수는 없다. 결국, 사장급을 포함해 대다수 임원을 관여시킬 수 있는 사람은 황창규 회장밖에 없다. 최소한 황창규 회장의 지시나 묵인하에 이뤄질 수밖에 없는 것이라 본다”고 강조했다.
 

2016년 불법 정치자금 후원에 가담한 KT 고위임원들 ⓒ출처 : 검·경 수사자료


똑같은 결론이 나왔다. 2014년 전 모 부문장처럼, 2016년 맹 부문장도 ‘독단적 판단으로 회사 자금을 횡령해 불법 정치자금 후원을 했다’는 혐의가 유죄로 인정됐다.

KT노동인권센터는 검찰의 황 회장 불기소 결정에 반발해 재정신청(검사가 고소나 고발 사건을 불기소하는 경우, 고소인 또는 고발인이 법원에 그 결정이 타당한지 판단을 받는 절차)을 진행 중이다.

노동인권센터 조태욱 집행위원장은 “검찰의 판단은 ‘황창규가 몰랐다고 했으니 몰랐던 거 아니겠는가?’라는 황당한 논리에 다름아니”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검찰의 불기소 결정을 뒤집기는 힘들어 보인다. 서울고법 형사30부(재판장 배광국)는 지난 5월, “검사의 불기소 처분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불기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센터는 법원 판단에 불복해 재항고를 진행할 예정이지만 전망은 밝지 않다.

한편, 불법 정치자금 사건을 주도한 대관 담당 주요 임원 4인은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받았고 항소를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관 담당 임원들에게 돈을 받아 직접 입금한 고위 임원들은 검찰로부터 500~1000만원의 벌금형 약식 명령 처분을 받았지만 이에 불복하고 정식 재판을 청구했다. 고위 임원들은 “대관 담당 임원들이 준 돈이 어디서 났는지 알지 못했고, 후원을 하는 행위가 불법인지 몰랐다”고 주장하고 있다. 검찰이 불기소 처분을 내린 황창규 전 회장은 KT 관례에 따라, 연 3억원 가량의 연봉을 받으며 상근자문역을 지내고 있다. 
 

지난 2020년 1월 2일 오전, 서울 광화문 KT스퀘어에서 열린 'KT그룹 신년 결의식'에서 황창규 회장이 신년사를 하고 있다. ⓒ제공 :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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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지 마십시오, 쓰레기 시멘트 아파트의 실상

[최병성 리포트] '세계 1위' 불명예, 국민건강 위협하는 이상한 환경부

22.06.28 05:47최종 업데이트 22.06.28 05:47

▲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 가로수와 주택들이 한폭의 그림처럼 어울려 아름다운 도시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 정란수

 
가로수와 주택들이 한 폭의 그림처럼 조화를 이루는 아름다운 도시다. 고층 아파트에 갇혀 살아가는 우리에겐 낯설면서도 한없이 부러운 도시 풍경이다. 이곳은 오스트리아 잘츠부르크다.
 

▲ 체코 프라하. 고층아파트가 보이지 않는다. ⓒ 최병성

 
막힘이 없다. 탁 트인 도시 풍경이 저 멀리까지 시원하게 펼쳐져 보인다. 고층 아파트가 많지 않으니 도시 경관이 살아 있다. 이곳은 전 세계인이 찾는 체코 프라하의 도시 풍경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도시 풍경을 살펴보자. 고층아파트로 가득하다. 저 산 너머까지 끝없이 고층아파트가 이어져 있다. 콘크리트가 도시를 점령했다.
 

▲ 저 멀리 산너머까지 고층아파트만 보인다. ⓒ 최병성

 
해외 도시들은 주변 환경과 경관의 조화를 중요시 여긴다. 그러나 우리의 고층 아파트 문화는 주변 환경이나 도시 경관을 개의치 않는다. 오직 하늘 높이 치솟을 뿐이다.

국가별 시멘트 생산량 비교해보니

국가별 국토 면적과 총 인구 수, 연간 시멘트 생산량을 비교해 보았다.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 나라별 국토 면적과 인구 대비 시멘트 소비량 ⓒ 최병성

 
한국시멘트협회 '2020 한국의 시멘트 산업 통계'에 나오는 세계 시멘트 소비량 상위 20개국 순위에서 한국은 9위다. 국민 1인당 소비량으로 계산하면 사우디아라비아가 1위, 중국 2위, 한국이 3위다. 그러나 중국은 유연탄 등의 천연광물 자원이 풍부하여 시멘트 제조에 쓰레기를 넣는 시멘트공장이 많지 않다.

2007년, 중국과 한국의 시멘트를 원진노동환경건강연구소에 분석 의뢰한 적이 있다. 중국시멘트엔 발암물질이 없었다. 쓰레기를 넣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국 시멘트에선 환경부의 시멘트 발암물질 기준 20ppm를 5배나 초과한 110ppm이 나왔다. 제조 기술이 아니라 쓰레기 사용 유무가 시멘트 제품의 안전을 좌우한다는 증거다.
 

▲ 중국과 한국의 시멘트 분석 결과 ⓒ 최병성

 
사우디아라비아는 국토 면적이 214만㎢로 한국의 21배가 넘는다. 최근 오일머니가 풍부해 도시 개발 사업이 왕성하게 진행되며 시멘트공장 몇 개를 추가 건설할 만큼 시멘트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중이다. 반면 한국처럼 제조업이 많은 나라가 아니기 때문에 시멘트에 넣어 처리해야 할 만큼 산업쓰레기가 많지 않다.

시멘트 소비량 상위 20개국 중 중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면 대한민국은 국민 1인당 쓰레기 시멘트 소비량 0.91톤으로 세계 1위가 된다. 그것도 다른 나라 소비량 0.3~0.5톤의 두세 배가 넘는 압도적 1위다.

 한국인은 발암물질과 유해 중금속이 포함된 쓰레기 시멘트로 지은 주거환경에 노출돼 있다. 새집증후군과 아토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급증하는 이유도 쓰레기 시멘트 아파트와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외국도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든다?

그동안 환경부와 시멘트 공장들은 독일 등 유럽도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든다며 '쓰레기 시멘트'를 합리화해왔다. 그래서, 국가별 국토면적과 인구수, 국민 1인당 시멘트 소비량을 계산해봤다. '2020 한국의 시멘트 산업 통계'에 나오는 시멘트 소비량 상위 20개국 자료와 국가별 국토면적 및 인구수를 인용해 나라별로 비교했다.

대한민국의 국토 면적은 10만km²이고, 총 인구는 5182만 명이다. 2020년 시멘트 소비량은 4716만 2천 톤이다. 국민 1인당 연간 0.91톤의 쓰레기 시멘트를 소비한다.

독일의 시멘트 소비량을 한국과 비교했다. 독일의 국토 면적은 35만km²로 한국보다 3.5배 크다. 인구는 8390만 명으로 우리보다 1.6배 많다. 그런데 시멘트 소비량은 2910만 톤에 불과하다. 국민 1인당 시멘트 소비량은 약 0.346톤으로 한국인 소비량의 38% 수준이다.

시멘트는 아파트 등 주거용으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 도로와 항만 등 국가 기반 시설에도 많이 사용된다. 국토 면적이 크고 인구가 많다는 것은 기반 시설에 소요되는 시멘트 량 또한 많다는 걸 의미한다.

독일도 시멘트 제조에 쓰레기를 사용하고, 쓰레기 시멘트로 고층아파트 및 주거시설을 짓기도 한다. 그러나 기반 시설에 소요되는 시멘트 량을 제외하면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쓰레기 시멘트 량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쓰레기 시멘트에 노출되는 경우가 적다는 것이다.
 

▲ 독일 이자 강변의 도시 풍경. 강변 양쪽에 고층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다. ⓒ 임혜지박사

 
독일 이자 강변의 풍경이다. 이자강 주변에 나무가 무성하다. 수평선이 끝없이 펼쳐지며 고층아파트가 보이지 않는다.

이자 강변에도 아파트가 있기는 하다. 그러나 아파트만 가득한 한국과는 차이가 많다. 이자강은 물이 맑고, 고니들이 평화롭게 노닐고 있다. 오리 배와 고층아파트로 꽉 막혀 있는 한강과는 다른 풍경이다.
 

▲ 이자 강변에도 아파트가 있다. 그러나 한국처럼 많지 않다. 자연이 살아 있다. ⓒ 최병성

 

▲ 고층아파트로 시야가 막혀 있고, 오리배만 둥둥 떠 있는 한강. ⓒ 최병성

 
유럽의 대표적 국가인 영국과 프랑스는 한국시멘트협회의 세계 시멘트 소비량 상위 20개국 에 포함되지 않았다. 유럽의 다른 나라들 역시 상위 20위 목록에 찾아보기 어렵다. 유럽의 국가들은 시멘트를 많이 소비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 영국 런던의 도시 풍경. 한국처럼 숨막히는 아파트가 보이지 않는다. ⓒ 고동일

 
이제 가까운 이웃나라 일본을 살펴보자. 일본은 국토면적 37만km²으로 한국보다 3.7배 크다. 인구는 1억 2605만 명으로 우리보다 2.43배나 많다. 그런데 일본의 연간 시멘트 소비량은 4200만 톤으로 시멘트 소비국 상위 20개국 중 14위다. 국민 1인당 시멘트 소비량을 계산하면 0.333톤으로 한국인 소비량의 약 1/3에 불과하다.
  

▲ 일본의 도시 풍경. ⓒ 최병성

 
미국의 국토면적은 982만km²로 한국보다 98배 크다. 인구는 3억 3291만 명이다. 미국엔 목조주택이 많다. 미국의 2020년 시멘트 소비량은 1억 240만 톤으로 국민 1인당 0.307톤에 불과하다. 한국인 연간 시멘트 소비량의 1/3이다.

쓰레기 시멘트 안전기준 없는 한국

외국의 경우 건축물의 수명이 길고, 목조주택 등 건축 재료가 다양하다. 국토 면적이 크고 인구가 많음에도 시멘트 소비량이 적은 이유다. 그러나 한국은 거의 모든 건축물이 시멘트로 만든 콘크리트 구조물이고, 건축물의 수명은 20~30년에 불과하다. 시멘트 소비량이 전 세계에서 가장 많고, 국민들이 유해한 쓰레기 시멘트에 노출될 위험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 거의 모든 건축물이 쓰레기시멘트로만 집을 짓는 나라, 대한민국이다. ⓒ 최병성

   
한국의 쓰레기 시멘트 소비량이 전 세계 1위 수준이라면 국민 건강을 위해 더 안전한 시멘트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한경부와 시멘트업계는 '외국도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든다'고 변명하며 아직도 제대로 된 시멘트 안전 기준을 만들지 않고 있다.

시멘트공장의 배출가스 규제는 공장 주변 마을의 환경오염 방지뿐 아니라, 시멘트 제품의 안전을 확보하는 수단이다. 한국 시멘트공장의 쓰레기 사용 기준과 배출가스 기준 역시 세계 그 어느 나라보다 엄격해야 한다. 쓰레기가 들어가기 때문에 환경오염물질이 배출되고, 시멘트의 유해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멘트공장의 쓰레기 사용 기준과 배출가스 규제 기준은 허술하기 짝이 없다. 환경부는 시멘트공장 배출가스 규제에 온갖 특혜를 부여하며 환경오염을 부추기고 있다.

일본의 시멘트공장들은 염소(Cl) 함유량 1000ppm 이내의 폐기물을 사용한다. 쌍용양회 연구소와 한국지질자원연구소가 작성한 '무기 폐기물의 시멘트 원료화 기술'에 일본 태평양 시멘트의 폐기물 사용 기준 항목에 염소 기준 1000ppm이라고 쓰여 있다. 염소가 많으면 다이옥신 등의 유해물질 발생이 늘고 시멘트 철근을 부식시켜 안전을 위협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 쌍용양회가 직접 작성한 보고서에도 일본 태평양시멘트의 폐기물 사용 기준이 1000ppm이라고 나온다. ⓒ 쌍용양회

 
그런데 환경부는 시멘트공장의 사용 가능한 폐기물 염소 함유량 기준을 2%로 정했다. 2%는 20,000ppm이다. 일본 1000ppm 보다 무려 20배나 높은 수치다. 환경부는 한국인이 일본인에 비해 20배 더 환경오염에 강한 체질이라고 보는 걸까.
 

▲ 환경부의 시멘트공장 쓰레기 사용 기준. 일본 시멘트공장은 염소 기준 1000ppm인데, 한국의 시멘트공장은 20배인 2%(20,000ppm)이다. ⓒ 환경부

 
유럽과 한국의 배출가스 기준

국민 1인당 시멘트 소비량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독일과 유럽연합 국가들은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시멘트 량이 적다. 그럼에도 시멘트공장의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통해 환경오염을 막고 안전한 시멘트를 생산하려 노력한다.

국내 시멘트공장들은 굴뚝에 실시간 자동 측정장치(TMS)가 달려 있어 환경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국내 TMS 규제 항목은 먼지(Dust), 염화수소(HCl), 질소산화물(NOx) 세 가지뿐이다.
   

▲ 대한민국과 독일, 유럽연합 시멘트소성로 배출가스 규제 항목과 기준 ⓒ 최병성

 
그러나 유럽연합과 독일은 먼지(Dust), 염화수소(HCl), 질소산화물(NOx)뿐만 아니라, 탄화수소(TOC), 불화수소(HF), 황산화물(SOx), 수은(Hg) 등의 7가지 항목을 30분 단위 또는 1일 단위로 실시간 측정한다.('시멘트소성로와 소각장의 폐기물처리에 따른 기후·환경 영향 평가 및 개선방안'- 2021년 11월 3일 권영세, 안호영 의원 국회토론회)

한국의 시멘트공장들은 탄화수소, 불화수소, 황산화물, 수은 등을 실시간 측정 대신 자가 측정한다. 심지어 시멘트공장의 자가 측정 결과를 알기 위해 정보공개를 청구했으나 기업정보라며 이마저 내놓지 않고 있다.

목동 쓰레기소각장에서 발생하는 일산화탄소(CO) 수치다. 기준치가 50ppm이지만, 배출량은 6.05ppm에 불과하다. 환경부 자료를 입수했다. 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시멘트공장에서는 무려 1200~3991ppm까지 발생한다. 일산화탄소가 인체에 유해해서 규제하는 것인데, 시멘트공장은 무방비 상태로 지역 주민들에게 고통을 주고 있는 것이다.
 

▲ 목동소각장 배출가스 중 일산화탄소는 규제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6.05ppm인 반면, 시멘트공장은 무려 3991ppm에 이른다. ⓒ 최병성.환경부

 
환경부와 시멘트업계는 해외 시멘트공장들은 CO 대신 총탄화수소(TOC)를 규제한다며 CO 규제를 피하고 있다. 총탄화수소는 폐기물이 불완전연소되며 발생하는 것으로 CO관리가 어려운 시설의 경우 총탄화수소로 대체하기기도 한다. 그런데 시멘트공장들은 총탄화수소(TOC)마저 '실시간 측정'이 아닌 '자가 측정'을 하면서 그 결과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환경부의 시멘트공장 특혜는 또 있다. 유럽연합과 독일 시멘트 소성로에서 배출되는 대기오염물질의 표준산소농도 기준은 10%다. 일본 시멘트소성로는 10%, 미국 시멘트소성로는 7%다. 그러나 한국의 시멘트소성로는 13%라는 특혜를 누리며 환경오염물질을 뿜어내고, 유해 물질 가득한 시멘트를 만들고 있다.
 

▲ 2009년 6월, 시멘트소성로의 산소농도를 강화해야 한다는 보고서. 그러나 13년이 넘도록 환경부는 이를 감추고 환경오염을 조장해오고 있다. ⓒ 국립환경과학원

   
환경부가 외국의 기준을 모르고 있기 때문일까? 지난 2009년 환경부는 국립환경과학원을 통해 '시멘트 소성로 대기 배출허용기준 개선방안 마련 연구'를 작성했다. 이 보고서엔 '유럽연합과 일본 10%, 미국 7%로써 국내외 배출허용 기준 비교 및 연소공기비의 현실화를 위해 10%로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환경부 스스로 2009년 가을 국정감사 때도 보고했다. 벌써 13년이 되었다. 그러나 지금까지도 국내 시멘트공장의 대기오염물질 표준산소농도 기준은 13%다. 이는 심각한 직무유기다.
 

▲ 환경부가 2009년 국정감사에 제출한 자료. 유럽연합과 일본은 10%, 미국은 7%이지만 한국은 높아서 기준 강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러나 13년이 지난 지금도 개선하지 않고 있다. ⓒ 환경부

  
누구를 위한 환경부인가

국민의 건강과 환경을 지키는 것은 환경부의 기본 소명이다. 그러나 쓰레기 치우기에 급급해 시멘트공장에 세계 유례없는 특혜를 주며 환경오염을 조장하고, 국민을 유해 물질 가득한 시멘트에 살아가도록 방치해 온 게 대한민국 환경부다.

지난 1월 26일, 더불어민주당 노웅래 의원 주최로 '폐기물 시멘트 성분 표시 및 등급제 도입 토론회'가 국회에서 열렸다. 시멘트업계는 세계 어느 나라도 시멘트 등급제를 하지 않는다고 반발했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선진국들은 시멘트 사용량이 적음에도 제품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쓰레기 사용기준과 시멘트 공장의 배출가스 규제 기준을 엄격히 하고 있다. 한국은 국민 1인당 시멘트 소비량이 압도적인 세계 1위임에도 쓰레기 사용 기준과 시멘트공장 배출가스 규제 기준이 허술하다.
 

▲ 환경부는 유럽의 나라들도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든다고 변명해왔다. 그러나 유럽은 주거용으로 쓰레기시멘트를 많이 사용하지 않는다. ⓒ 최병성

 
99년 8월 쓰레기 시멘트가 허가된 후 23년이 흘렀음에도 환경부와 시멘트업계는 지금까지 제대로 된 시멘트 안전 대책을 마련하지 않았다.

이제 국민의 건강을 지키는 방법은 시멘트 등급제와 사용처 제한을 법으로 규정하는 길 밖에 없다.

덧붙이는 글 쓰레기 시멘트 제보를 받습니다. 국민의 건강을 위해 시멘트 등급제가 이뤄지는 날까지 쓰레기시멘트의 문제점 연재가 계속됩니다. 시멘트공장 관계자나 폐기물 운반하는 분들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cbs501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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