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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가 시대, 독일인들은 신났다... 9유로 티켓의 놀라운 효과

[이유진의 어떤 독일] 파격적인 대중교통 정책이 미친 파장

22.07.11 05:18최종 업데이트 22.07.11 05:18
지금 독일 사회 초미의 관심사는 '9유로 티켓'이다. 독일이 지난 6월부터 운영중인 대중교통 무제한 9유로 티켓. 독일 새 정부 출범 이후 가장 큰 호응을 받고 있는 정책. 시민들의 눈과 귀, 발까지 사로잡은 9유로 티켓의 의미는 무엇일까?
 
3개월 동안 9유로에 대중교통 무제한


독일 연방정부는 지난 5월 9유로 티켓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고유가와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던 상황, 시민들의 생활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독일 정부의 통합적인 부담 완화 정책(Entlastungspaket)이다. 소득세 인하, 추가 아동수당 등 여러 지원책이 포함되어 있지만 9유로 티켓이 가장 큰 주목을 받았다.

9유로 티켓으로 6월부터 9월까지 독일 전역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지하철, 버스, 트램, 도시전철은 물론 근거리 기차까지 포함한다. 단, KTX와 같은 고속 기차는 해당하지 않는다.
 

▲ 독일 9유로 티켓. 월 9유로 티켓 한 장으로 독일 전역의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다. ⓒ 이유진

 

독일 베를린 기준 대중교통 일회권 가격은 3유로, 한달 권의 가격은 86유로다. 물론 베를린 도심에서만 유효하다. 9유로 티켓을 이용하면 대중교통을 3번만 이용해도 소위 '본전'이다. 9유로 티켓이 얼마나 파격적인 정책인지 알 수 있다(독일 베를린 대중교통공사는 "우리가 이렇게 너그러웠던 적은 없었어"라고 9유로 티켓을 광고한다).

 9유로 티켓은 발표되자마자 인터넷 밈이 됐다. 모두가 9유로 티켓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나' 계산하기 시작했다. 독일 언론과 미디어도 신이 났다. 독일 주요 도시에서 휴양지까지, 폴란드, 오스트리아 근교 도시까지 갈 수 있는 노선을 소개했다. 독일 남쪽 끝 뮌헨에서 북쪽 끝 함부르크까지 5번만(?) 환승하면 13시간 만에 갈 수 있다. 

여행 생각에 들뜬 시민들과 달리 독일 정부는 좀 더 미래를 바라봤다. 독일 정부는 9유로 티켓을 통해 ▲운송 사업자는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면서 대중교통의 장점을 보여주고 ▲지역 정부는 대중교통 가격에 따른 이용자 규모 변화를 파악하고 ▲시민들은 기존의 이동 습관을 재고하고 새로운 것을 시도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하여 "3개월간 기후 친화적인 모빌리티로의 상상할 수 있는 방법을 실제로 테스트할 수 있는 큰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투입되는 예산은 3개월간 25억 유로. 9유로 티켓으로 인한 교통공사의 티켓 수입 감소 예상 금액이다. 지역 철도 및 대중교통 인프라 개선을 위해 지원되는 '지역화기금(Die Regionalisierungsmittel)'을 통해 보전한다.
 

▲ 독일 베를린 대중교통공사(BVG)의 9유로 티켓 광고. "우리가 이렇게 너그러웠던 적은 없었어" ⓒ 이유진

 
한 달간 2100만 장 판매

9유로 티켓 도입 한 달, 독일 교통기업연합(VDV)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2100만 장이 팔렸다. 기존의 정기승차권 이용자 1000만 명을 더하면 3100만 장이 팔린 셈(정기승차권 이용자는 월 결제 방식인데 9유로 제외한 차액을 돌려받는다). 이용자 설문조사 결과(중복응답 가능) 응답자의 53%가 쇼핑, 병원 방문 등 일상 생활 이동을 위해 9유로 티켓을 이용했다. 39%는 출퇴근 및 통학, 33%는 근거리 나들이, 14%는 휴가 및 여행에 9유로 티켓을 사용했다.

독일 연방정부도 "티켓 구입 이유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70%가 저렴한 티켓 비용, 50% 이상이 자가용 사용 중단, 12%가 대중교통 이용 테스트라고 답했다"며 "9유로 티켓 정책은 이미 큰 성공을 거두었다"라고 스스로 평가했다.

9유로 티켓 도입 이후 개인적으로도 자동차 사용량이 줄었다. 그간 베를린에 일상화된 공유 자동차를 수시로 이용했다. 편리함도 있지만 2인 이상 사용시 대중교통보다 저렴했다. 9유로 티켓 이후에는 공유 자동차의 이점이 사라져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6월 한 달간은 대중교통만 이용했다. 9유로 티켓이 일상의 이동 습관에 실질적인 영향을 준 셈이다.

이처럼 9유로 티켓을 이용하는 3개월 독일 전 국토가 큰 실험실이 됐다. 정부뿐만 아니라 모빌리티 사업자, 도시 계획, 환경 등 다양한 분야에서 관련 연구가 이뤄지고 있다.

불만의 목소리도 물론 있다. 주말마다 주요 노선에 사람이 몰려 과부하가 걸린다. 하지만 전반적인 평가는 긍정적이다. 무엇보다 코로나 긴급지원금을 지급할 때처럼 독일 정부의 보기 드문(?) 결단력과 추진력에 시민들의 호감도는 급상승했다. 직접적인 금전적 지원은 아니지만 시민들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이기 때문이다.
 

▲ 독일 대중교통 이용자 ⓒ 이유진

 
다음은 '기후티켓'

독일은 지금 9유로 티켓 이후를 이야기한다. 비용이 더 저렴하고, 인프라가 개선된다면 더 많은 시민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할 것이라는 확신이 생겼다. 대중교통 이용이 에너지 절약은 물론 기후에도 도움이 된다는 명제를 모든 시민이 체감했다.

다음에 거론되는 것이 '기후티켓(Klimaticket)'이다. 하루 1유로, 연 365유로로 대중교통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티켓이다. 현재 베를린 기준 연간권은 기본 676유로. 거의 절반으로 줄이자는 이야기다. 
 

▲ 독일환경지원(Deutsche Umwelthilfe)이라는 시민단체가 진행중인 '기후티켓' 도입 청원. 9유로 티켓 도입 이전부터 시작되었는데, 호응이 좋아 정치권이나 미디어 등에서도 언급이 이어지고 있다. ⓒ Deutsche Umwelthilfe e.V.

  
시민단체인 독일환경지원(Deutsche Umwelthilfe)이 진행중인 기후티켓 도입 청원에는 15만 명이 서명했다. 독일환경지원 측은 "자동차 없이도 환경 네트워크를 통한 모빌리티(도보, 자전거, 버스, 지하철)로 우리 도시를 더 잘 활용할 수 있다"라며 "친환경 모빌리티는 더욱 확장되고 매력적으로 짜여야 한다. 사람들이 가능한 한 더욱 쉽게 자동차를 두고 나올 수 있도록 독일 전역에 유효한 기후티켓이 도입되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9유로 티켓에 대한 폭발적인 반응을 타고 정치권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베를린시는 정확한 시기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365유로 연간권 도입을 배제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기후티켓을 지지하는 정치인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독일에서 지금처럼 모빌리티 습관에 대한 관심과 논의가 커진 적이 있었던가.

기후티켓이든 365티켓이든 사회적 합의가 모아지는 지점은 하나다. 9유로 티켓 이후는 그 이전과는 분명히 달라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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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제철소에 일하러 간 23살 아들, 두살배기 아이가 됐다

등록 :2022-07-11 05:00수정 :2022-07-11 08:40

살아남은 김용균들: 2022년 187명의 기록

① 사라진 기억
제철소 협력사 취업해 희망 꿈꿨지만
2014년 6월6일에 시간이 멈췄다
생떼같은 아들의 사회적 나이는 2.45살
그의 답변은 모두 한 단어였다
이희성씨의 옷장 앞에 걸려 있는 새 작업복. 이씨가 쓰러진 며칠 뒤 회사에서 지급한 작업복이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희성씨의 옷장 앞에 걸려 있는 새 작업복. 이씨가 쓰러진 며칠 뒤 회사에서 지급한 작업복이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일터에서 죽음을 가까스로 피했지만 노동력을 100% 잃은 중장해 1~3급은 1만1533명(2022년 4월 기준)이다. 이 중 20~30대 청년은 187명(1.6%)으로 2018년 12월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숨진 스물네살의 김용균처럼 열악한 노동 환경에서 무리하게 일하다가 다쳤다. 청년 산업재해는 오랫동안 살아가야 할 피해자에게도, 그들을 돌봐야 하는 가족에게도 크나큰 고통이다. 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산재의 경영자 책임을 줄이는 방향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시행령을 개정하겠다고 나섰다. <한겨레>가 ‘살아남은 김용균’ 187명을 기록하며 ‘일터에서 죽지 않고 다치지 않을 권리’를 다시 말하는 이유다. <한겨레>는 네 차례에 걸쳐 살아남은 김용균들의 목소리를 전한다. 그 첫번째는 제철소에서 일하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청년의 이야기다. 187명의 사고 경위를 담은 별도의 인터랙티브 페이지도 만들었다.
“누가 제 나이를 물어보잖아요? 이젠 잘 기억이 안 나요. 토끼띠라는 것밖에.”
 박인숙(가명·60)씨의 시간은 2014년 6월6일에서 멈췄다. 8년이 흘렀지만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르겠다”고 했다. 현충일인데도 일하러 갔던 아들 이희성(가명·31)씨는 이날 이후로 어머니가 평생을 끼고 살아야만 하는 두살배기 아이가 됐다. ‘산업재해’, ‘일산화탄소 중독’이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도 없던 시절, 전남 광양의 한 제철소에서 터진 일산화탄소 폭발 사고는 아들과 어머니의 인생을 송두리째 흔들었다.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던 어머니는 일을 그만두고 아들 곁에 24시간 붙어 있게 됐다.
 
 사고 경위 알지 못한다

 

21살의 나이로 전역한 아들은 2012년 광양에 있는 한 제철소의 협력사에 취직했다. 제철소 내 여러 기계 정비를 지원하는 업체였다. 복학할 수도 있었지만, 사회 경험도 하고 돈도 벌어볼 생각으로 취업을 택했다. 제철소와 협력사들은 동네를 먹여 살렸다. 다른 마땅한 회사도 없었다. 일찍 취업해 경력을 쌓다 보면 월급도 제법 많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컸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지만 괜히 회사를 보냈다는 생각을 해요. 후회해요.” 어머니는 허공을 바라보는 아들의 손을 맞잡고선 말했다.

 

어머니는 아들의 사고 경위를 지금도 정확히 알지 못한다. “희성이가 가스에 중독돼 병원에 있다”는 회사의 연락을 받고 병원으로 뛰어들어갔을 때 아들은 외상 하나 없이 멀끔한 상태였다. “세 사람이 가스를 마셨다고 하는데, 그분들하고 현장에 들어갔다고 하니까 그런 줄 아는 거지. 다친 데가 없는데 눈을 뜨지 못하니 아무런 생각이 안 나더라고요.” 아들과 함께 현장에 들어간 나머지 두 사람은 며칠 뒤 회복해 면회를 왔다. 경황이 없는 와중에 회사의 말만 들었던 어머니는 왜 아들만 일어나지 못했는지 여전히 알지 못한다. 회사는 사고가 벌어진 이후 비급여항목(인지·언어 치료 등) 의료비를 부담했지만 “다른 지원은 없었다.”

 

희성씨의 한줄짜리 재해 경위를 검토한 제철소 관계자는 <한겨레>에 “고로에서 나온 가스를 배출하는 밸브에서 볼팅(볼트를 조이는 작업)을 하다가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인다. 밸브 룸(밸브가 있는 공간)은 밀폐돼 있고 가스가 새고 있는 것을 몰라서 중독된 건데, 가스 감지기를 달고 다니는 조치가 지켜지지 않은 것 같다”고 분석했다.

 

여기 하얗게 된 거 보이시죠. 마음을 준비하시는 게 좋겠습니다.” 의사는 어머니를 불러 아들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보여주며 말했다. 자신의 눈에 비친 아들은 중환자실에서 잠시 잠자듯 누워 있는데,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아들의 뇌는 산소를 공급받지 못해 목숨마저 위태롭다는 소견이 나온 것이다. 살더라도 향후 인지 능력에 치명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고 심한 후유장해가 지속될 것이란 설명이 이어졌다. “이게 말이 되나요. 내 새끼인데, 예를 들어 몸이 다쳐갖고 마음의 준비를 하라고 하면 알겄는디 어디 다친 곳도 없는데 마음의 준비를 하라니께 기도 안 차더라고.” 어머니가 아랫입술을 파르르 떨며 토하듯 말했다.

 

제철소에서 일하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지능이 낮아진 이희성씨가 어머니와 산책에 나서고 있다. 하루아침에 아이가 된 아들을 보며 어머니 박인숙씨는 “어머니 껌딱지예요”라고 말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제철소에서 일하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지능이 낮아진 이희성씨가 어머니와 산책에 나서고 있다. 하루아침에 아이가 된 아들을 보며 어머니 박인숙씨는 “어머니 껌딱지예요”라고 말했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생때같은” 아들 사회적 나이는 2.45살

 

광양사랑병원→삼천포서울병원→부산대학교병원→전남대학교병원. “치료할 게 없다”는 말에도 희성씨 부모는 더 좋은 재활 시설을 갖춘 병원으로 옮겨 다니길 반복했다. 쓰러진 지 한달 만에 아들은 “어머니도 아버지도 못 알아보는 까막눈”으로 눈을 떴다. 말도 하지 못했다. 시간이 흐른 뒤 아버지의 말에 눈을 깜빡깜빡하며 가족들과 의사를 주고받았다. 말을 하고 의식을 회복하는 데까지 3개월이 걸렸다. 하지만 아들은 자신이 산재를 당했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다. 지금도 산재 이전의 기억만을 더듬을 뿐이다. “네” “아니요” 외에 자기 생각을 말로 풀어내지 못한다. 2017년 4월18일, 사회성숙도 검사(사회적 능력, 적응 행동을 평가하는 검사)에서 희성씨의 사회적 나이(Social age)는 2.45살로 측정됐다. 웩슬러 성인용 지능검사 수치는 40이 나왔다. 최하 점수였다.

 

2014년 6월 쓰러졌던 이희성씨가 약 1년 뒤 받았던 언어치료 자료.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2014년 6월 쓰러졌던 이희성씨가 약 1년 뒤 받았던 언어치료 자료.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겉모습이 멀쩡한 “생때같은” 아들을 어머니는 포기할 수 없었다. 2017년 3월 요양을 종료할 때까지 희성씨는 어머니 손에 이끌려 서울에 있는 세브란스병원, 경희대병원, 아산병원을 한달 간격으로 돌아다니며 언어 치료와 인지 치료를 받았다. 한 시간에 5만원인 언어 치료는 비급여 항목이라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지원받지 못했다. 두 다리가 멀쩡하다는 이유로 간병비도 받을 수 없었다. 언어 치료는 하루에 최소 2시간에서 4시간가량 이어졌다. “당연히 시켜줘야지. 말을 하게 해줘야 하고 1, 2, 3은 배워주게 하는 게 부모의 마음 아니어요? 사람들이 현장에서 다쳤다고 하면 다 (근로복지공단에서) 대주는 줄 아는데, 안 되는 것들이 제법 많더라고.” 요양은 끝났지만, 어머니는 지금도 아들의 불면증과 충동 조절 치료에 필요한 정신과 약을 타러 서울을 오간다.

 

2017년 3월 진행된 장해등급심사에서 희성씨는 3급 판정을 받았다. 2년 뒤 실시한 재판정에서도 등급은 변하지 않았다. 장해연금은 매달 200여만원씩 들어왔다. 장해연금의 산정 기준인 3개월간 임금총액을 반영한 결과다. 21살의 나이에 신입직원으로 입사해 1년9개월 일한 희성씨의 임금이 사고 당시 많지 않아서다. 해가 바뀔 때마다 물가상승분을 고려해 장해연금이 월 1만원 정도 오른다. 연금을 받아도 쓸 줄 모르는 아들 곁에 어머니는 ‘단짝’으로 영원히 살아가야 한다. 하루 세끼를 챙기고 함께 산책하는 일은 오롯이 어머니의 몫이 됐다. 딸은 결혼해 분가했고, 남편은 가족을 먹여 살리려고 트럭 운전대를 잡았다. “아직은 제가 젊어요. 아직은 괜찮은데….” 더는 말을 이어가지 못하고 휴지를 꺼내 드는 어머니를 보고도 아들은 말이 없었다.

 

이희성씨가 점심에 먹어야 할 약을 챙기고 있다. 서랍 가득한 약을 빠짐없이 챙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이희성씨가 점심에 먹어야 할 약을 챙기고 있다. 서랍 가득한 약을 빠짐없이 챙기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답변은 모두 한 단어였다

 

산재는 끝났지만, 재난은 끝나지 않았다. 2020년 10월 작성된 희성씨의 심리 결과 보고서에는 “(희성씨는) 산책을 하는 것 외에 딱히 즐기는 활동이 없으며 수면도 일정하지 않아 밤잠이 아니라 낮잠을 잠깐씩 잔다. 사고 이후에는 감정이나 충동 조절 문제도 매우 심각해 화가 나면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던지는 행동을 해 (…) 가장 큰 문제는 피검자(이희성)가 어떤 부분에서 기분이 나빴는지를 파악할 수 없다는 점이다”라고 적혀 있다. 또 “전문의에 의하면 ‘뇌의 반이 없는 상태’라고 할 정도여서 기능이 퇴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한다. (…) 외양적 모습에는 이런 문제들이 드러나지 않아 보호자만 답답함을 느낀다”는 내용도 나온다. 사회적 나이는 1.92살로 3년 전 2.45살보다 더 쪼그라들었다. 꾸준한 치료로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마저 쉽게 허락되지 않았다.

 

제철소에서 일하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지능이 낮아진 이희성씨의 진단, 치료 자료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제철소에서 일하다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지능이 낮아진 이희성씨의 진단, 치료 자료들. 백소아 기자 thanks@hani.co.kr

기억은 증발해 돌아오지 않는다. 다른 재해자들은 친구들과 함께 즐거웠던 과거를 추억하며 우울감을 달랜다. 하지만 희성씨를 지키는 이는 가족뿐이다. 친구들과 지인들도 처음에는 “속이 차지 않아 껍데기만 남은” 희성씨를 안타까워했지만, 더 이상 찾지 않았다. 외부 활동을 거의 하지 않아 몸무게도 10㎏ 이상 불어나면서 희성씨의 호리호리한 모습은 사진으로만 남았다. 꾸미기를 좋아했던 20대 시절, 패션에 관심이 많아 하나둘 사 모았던 나이키 운동화는 버려졌고 기분에 따라 곧잘 뿌렸던 향수에는 먼지가 쌓였다. 희성씨의 “의사소통 영역은 1~2살 수준으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아주 간단한 언어로 표현할 수는 있지만 대화가 되지 않는”다(심리 결과 보고서).

 

지난 4월4일 첫 방문날, 기자가 아파트 초인종을 눌렀을 때 현관문을 열어준 것은 희성씨였다. 검은색 트레이닝복을 입은 178㎝ 남짓의 건장한 청년이라 중장해를 입은 산재 피해자라 짐작하기 어려웠다. “사고 당시가 기억이 나나”, “일은 언제부터 했나” 등 산재 경위와 관련된 기자의 질문에 그는 “모르겠다”고 답했다. “(산재에서) 회사의 잘못이 있다고 보나”라는 질문에는 “그렇다”고 했지만, 잘못한 부분을 짚어달라는 요청에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질문에 따른 대답은 모두 한 단어였다.

 

장필수 기자 feel@hani.co.kr

 : https://bit.ly/3AIbWzo" alt="▲ 더 많은 기사를 담은 인터랙티브 페이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bit.ly/3AIbWzo" style="border: 0px; margin: 0px; padding: 0px; width: 643px;">
▲ 더 많은 기사를 담은 인터랙티브 페이지는 여기서 보실 수 있습니다 : https://bit.ly/3AIbWzo
 “그 쇳물 쓰지 마라” 절규에도… 올해 5명 세상 등져
‘그 쇳물 쓰지 마라’ 
2010년 충남 당진의 한 철강공장에서 일하다 섭씨 1600도 쇳물에 빠져 숨진 스물아홉살 김아무개씨의 기사에 댓글로 달린 누리꾼 ‘제페토’의 시 제목이다. 10년 뒤인 2020년, 작곡가 하림은 시에 멜로디를 붙였고 그 노래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촉구하는 상징이 되었다. 12년 전의 비극은 더는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어 나가지 않길 바라는 염원의 노랫말이 됐지만, 철강공장에서의 재난은 오늘도 계속된다.
고용노동부 자료를 보면 철강산업에서 지난 5월까지 5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지난해에는 12명이 세상을 등졌다. 철강산업은 다른 제조업보다 산재가 많은 업종이다. 재료산업체와 노동계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재료산업 인적자원개발위원회’가 5월 발간한 이슈리포트를 보면 “(2019년 12월 기준으로 금속제조업 사업장의) 재해율은 (제조업 평균 재해율 0.72%보다 높은) 1.45%로 작업조건이 열악한 편”이라고 돼 있다.

철강산업에서 발생하는 산재의 상당수는 인재가 원인이었다. 노동부가 지난해 9월 ‘철강산업 안전보건리더회의’를 열면서 2016년부터 2021년 7월까지 5년7개월 동안 철강사업장에서 산재로 사망한 75명과 그 세부 원인(복수 원인 포함) 153건을 분석했다. 이 중 작업계획을 수립하지 않거나 준수하지 않았던 경우가 79건(52%)으로 가장 많았다. 끼임 방지, 추락 방지, 보호구 착용 등 3대 안전수칙 미준수 등이 55건(36%)으로 뒤를 이었다. 산재 사망 유형도 끼임(20건), 추락(12건), 화재·폭발(11건), 화학물질 누출(9건) 등 다양했다. 최근에는 제철소에서 일하다 폐암 등을 얻은 노동자들의 산재 인정도 잇따르고 있다. 지난 5월 민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는 포스코에서 근무했던 직원 6명이 폐암 등 질환을 산재로 인정받았다고 밝혔다. 

 

정환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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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울려 퍼진 반전 평화의 목소리, “시민의 힘으로 전쟁을 막자”

신은섭 통신원 | 기사입력 2022/07/10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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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이하 민족위)가 9일(토) 오후 6시 광화문 미 대사관 앞에서 ‘평화 버스킹 ‘선제탄핵’’ 행사를 열었다.

 

행사에는 백자 가수(노래패 우리나라), 송희태 가수와 노래 모임 ‘다시 부를 노래’ 등이 나왔다. 

 

▲ 백자 가수. 이번 행사에서 노래 ‘일어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등을 불렀다.     ©신은섭 통신원

 

백자 가수는 노래와 노래 사이 이야기를 통해 ‘윤석열이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해 중국과 러시아를 적으로 돌려 나라가 전쟁터로 변할 수도 있다’라는 국민의 우려를 전했다. 

 

그리고 백자 가수는 아베 전 일본 총리가 총격으로 죽은 것을 언급하며 “아베의 죽음과 관련해 제일 우려하는 것은 그동안 일본을 ‘전쟁할 수 있는 나라’로 만들기 위해 부단히 애써온 일본의 극우들이 이 사건을 십분 활용할 거라는 점이다. 무척 우려하는 점이 하나 더 있다. 지금 윤석열 정권에는 김태효 같은 친일파들이 많이 들어가 있다. 그런 자들이 자위대가 한국에 오는 것을 공론화할 것 같은 그런 생각이 들어서 굉장히 불안하다. 우리가 두 눈을 부릅뜨고 지켜봐야 한다. 일본하고 우리는 동맹이 아니다. 정상적인 국가 관계가 아니다. 일본은 식민 지배에 관해 사죄하지도 않았다. 경제 공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런데 그 경제 공격은 아베가 한 거다. 그런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 ‘전쟁 반대’의 의미를 담아 구운 전을 참가자들과 나누었다.     ©신은섭 통신원

 

▲ 노래 모임 ‘다시 부를 노래’는 ‘희망은 그렇게 시작되죠’, ‘우리가 하나로’, ‘이길 가다 보면’ 등을 불렀다.      ©신은섭 통신원

 

자신을 ‘반일행동’ 소속이라고 소개한 한 참가자는 “미국이 무대를 마련하니 일본과 한국이 신이 나서 춤을 추고 장단을 맞추고 있다. 미국 주도의 연합훈련에 일본의 자위대와 한국의 군대가 참가하는 일이 잦아지고, 일본에서 출발한 미군 정찰기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는 일이 빈번해지고 있다. 전쟁은 말 한마디, 총알 하나로 시작된다. 지금 한반도는 그야말로 전쟁이 언제 터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다. 군사적으로 외교적으로 결탁한 한미일 3각 공조는 반드시 전쟁을 불러올 것이다”라고 한반도를 둘러싼 전쟁 위기를 경고했다. 

 

‘반일행동’은 ‘매국적 한일 합의 폐기’, ‘일본의 전쟁 범죄 사죄 배상’ 등을 요구하며 2,300일 넘게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철야농성을 벌이고 있다.

 

▲ 미 대사관은 아베의 죽음을 애도하는 의미를 담아 조기를 걸었다. 행사 참가자들은 미국이 우리나라를 얼마나 우습게 보면 군국주의 부활을 위해 애쓰다 죽은 아베의 죽음에 조기를 내거는가라는 의문을 표했다.      ©신은섭 통신원 

 

송희태 가수는 노래와 노래 사이에 “총 쏘고 미사일 쏘는 게 당연한 줄 알고 살았다. 게임에서도 총 쏘는 게 당연했고, 심지어 자동차 게임 하면서도 미사일 쏘는 게 당연했다. 우린 너무 전쟁이라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우리 다음 세대들은 평화가 정착된 세상에서 전쟁을 위해 알게 모르게 쓰던 힘들을 더 좋은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 송희태 가수.     ©신은섭 통신원

 

송희태 가수는 ‘삶이여, 감사합니다’, ‘나의 땅’, ‘새벽’, ‘우리의 세상’, ‘검은손’ 등을 불렀다.

 

행사에 함께한 시민들은 “평화를 위해 나왔다.”, “아베 존경한다는 정치인들이 있다. 현해탄에 빠뜨렸으면 좋겠다” 등과 같이 참가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 진행자의 질문에 답하는 중인 참가자.     ©신은섭 통신원

 

 

사회자는 행사를 마무리하면서 “서명한다고 전쟁을 막을 수 있느냐는 의문이 들 수 있다. 막을 수 있다고 말씀드린다. 우리가 총이나 칼로 박근혜를 끌어내린 게 아니다. 촛불로 끌어내렸다. 우리의 힘을 보여주자”라며, “많은 분이 ‘평화 선언’에 동참해 주시기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한편 오늘 행사를 주최한 민족위는 7월 4일부터 매일 오후 2시 ‘평화 행동’을 진행하고 있다. ‘평화 행동’은 그날그날의 주요 소식에 관해 이야기 나누는 ‘정세 수다’와 ‘주제가 있는 수다’ 등 순서로 구성된다. 

 

첫날인 7월 4일 진행한 한미일 3국의 전쟁광들을 '원점 타격'하는 상징의식, 다섯 번째 날인 7월 8일 진행한 전 부치기가 많은 시청자의 호응을 얻었다. 

 

매일 평화 행동은 7월 27일까지 계속된다. 

 

 7.27 평화 선언 

http://bit.ly/727평화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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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격범 모친 종교에 불만, 왜 아베 살해 결심으로 이어졌나

등록 :2022-07-10 13:45수정 :2022-07-10 14:58

“종교 단체에 보낸 아베 영상 메시지 보고 ‘관계 있다’ 생각”
종교단체 홍보 관계자 “용의자 어머니 신자 맞아”
‘개인 증오’를 일방적으로 키워 범행…경찰 계속 수사
용의자 “총 한 방에 6개 탄환 나오는 구조” 진술
아베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야마가미 데쓰야가 일본 나라니시 경찰서에서 경찰의 호위를 받고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아베 전 일본 총리를 살해한 혐의를 받는 야마가미 데쓰야가 일본 나라니시 경찰서에서 경찰의 호위를 받고 검찰로 이송되고 있다. 도쿄/로이터 연합뉴스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둔 지난 8일 거리유세를 하던 아베 신조 전 총리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용의자가 “어머니가 빠졌던 특정 종교 단체와 아베 전 총리가 가까운 관계에 있다고 생각해 죽이려고 노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의 어머니는 실제 이 종교의 신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요미우리신문>은 10일 아베 전 총리를 숨지게 한 용의자인 야마가미 데쓰야(41)가 경찰 조사에서 “특정 종교 단체의 이름을 거론하며 어머니가 신자였고, 거액의 기부를 해서 가정이 엉망이 됐다. 반드시 벌을 줘야 한다고 원망했다”고 진술했다고 보도했다. 또 “아베 전 총리가 (종교 단체에) 보낸 영상 메시지를 본 뒤 (종교 단체와) 관계가 있다고 생각했다”며 “원래 종교 단체장을 죽이려고 했지만 접촉이 어려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종교 단체는 일본이 아닌 다른 국가에서 생긴 종교로, 이 단체 대표들이 만든 민간활동단체(NGO) 행사에 아베 전 총리가 보낸 영상을 확인할 수 있다. <마이니치신문>은 이런 이유 등으로 “용의자는 이 단체를 일본에 확산시킨 사람이 아베 전 총리라는 주장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 용의자의 어머니는 이 종교 단체의 신자로 확인됐다. 이 종교 단체의 홍보 담당자는 <도쿄신문>에 “(용의자의 어머니가) 오랜 기간 신자로 활동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경제적인 사정에 대해서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일본 언론 보도와 경찰 당국의 발표를 보면, 건설회사를 운영하던 용의자의 아버지가 일찍 사망하고, 어머니가 회사를 물려받아 경영하다가 2002년 법원에서 파산 선고를 받은 것으로 확인된다. 결국 이 회사는 2009년 문을 닫았다. 용의자의 한 친척은 <아사히신문>에 용의자는 삼남매 가운데 차남으로 “어릴 때부터 어머니의 종교를 둘러싸고 고생을 했다”면서 아이들이 자신에게 전화를 걸어 와 “집에 먹을 것이 없다”고 어려움을 토로한 적도 있다고 전했다.

 

야마가미의 경찰 진술과 일본 언론들의 보도 내용이 맞다면, 이번 사건은 “아베 전 총리의 정치 신조(신념)에 대한 원망”이 아니라 어머니의 종교활동에 대한 ‘개인적 불만’이 엉뚱한 곳으로 폭발하며 발생한 게 된다. 일본 경찰은 범행 동기가 여전히 분명치 않다며 야마가미 가족과 이 종교단체 사이에 실제 무슨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조사하는 등 수사를 계속 진행 중이다.

 

그와 함께 총기 규제가 매우 엄격한 일본에서 용의자가 집에서 손쉽게 총을 만들고, 그것이 전임 총리를 살해하는 끔찍한 범죄로 이어지면서 여러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용의자는 경찰에서 자신이 직접 만들어 아베 전 총리를 겨눈 사제 총이 한 발에 6개의 탄환을 발사하는 구조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길이 약 40㎝, 높이 20㎝의 크기다. 실제 용의자의 집에선 이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 총이 여러 정 발견됐다. 사건 당시 영상을 보면, 용의자는 이 총을 들고 아베 전 총리의 등 뒤 6~7m 거리에서 총을 쐈다. 아베 전 총리가 서 있던 곳에서 20m 가량 떨어진 선거 차량에도 탄흔으로 보이는 구멍이 확인된 것으로 알려져, 총의 위력이 상당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용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인터넷에서 화약과 부품을 사서 직접 만들었다. 폭탄도 만들려고 했지만 잘 되지 않아, 총을 만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용의자는 2002년부터 2005년까지 3년 동안 해상자위대에서 임기제 자위관으로 근무했다. 방위성은 임기제 자위관은 총의 구조를 이해하는 교습 이외에 분해해 다시 조립하는 방법, 사격훈련도 받는다고 설명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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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쟁이 진짜 일어날지 모른다

  • 기자명 김지혜 현장기자
  •  
  •  승인 2022.07.10 11:40
  •  
  •  댓글 0
 
 
 

호전광 윤석열과 미국의 패권유지에 맞선 투쟁이 필요하다

‘림팩, 역대 최대 규모, 최강 전력 파견’, F-35A전투기 한반도 훈련, 태평양에서 벌어지는 다국적 연합훈련, 한반도 주변 미 전략자산 전개...

진영대결과 갈등의 고조, 언제 어디서 전쟁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지금의 상황, 신냉전의 시대다.

연일 한반도 주변, 인도태평양에서는 전쟁연습이 끊이지 않고 있다. 역대급 전력이 참여했다고 알려진 ‘환태평양훈련, 림팩’은 지난달 29일부터 8월 4일까지 세계 최대 해상훈련으로 진행되고 있으며 미국, 일본, 호주, 한국 등 다국적연합훈련도 파트너만 바꿔 연이어 진행되고 있다.

한반도 주변에 미국의 전략자산들이 전개되고, 최근엔 F-35A전투기가 한반도 상공을 비행하며 훈련을 진행했다. 1년 내내 200여 차례 진행되는 훈련이지만 신냉전 시기 진행되는 전쟁연습은 단순한 훈련으로만 볼 수 없다. 전쟁이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주적, 선제타격’... 호전광 윤석열

호전광이라 불리는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부터 북을 주적으로 삼고, ‘선제타격은 한반도 평화와 안보에 매우 중요한 우리의 애티튜드’라고 강조하며 ‘힘에 의한 평화’ 기조를 강조했다. 이후 윤 정부는 ‘북한정권·북한군 우리의 적’이라는 표현을 국방백서에 명기하는 것을 검토하고 나섰다. 인수위가 발표한 110대 국정과제에는 북 전쟁지도부와 핵심시설에 대한 고위력·초정밀 타격 능력을 확충한다는 과제뿐만 아니라, 한미 확장억제전략협의체의 실질적 가동과 자산 전개를 위한 한미공조시스템 구축 및 정례연습 강화의 내용을 담았다.

최근에는 전략사령부를 단계적으로 창설해 한국형 3축 체계의 효과적인 지휘통제와 체계적인 전력 발전을 주도하겠다고까지 했다.

이에 북은 불편한 감정을 드러냈다. 북 선전매체는 “하늘과 땅, 바다 등 모든 영역에서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윤석열 패당의 북침 대결소동은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에 매달리며 우리를 한사코 압살하려는 미국의 북침전쟁의 돌격대, 식민지 하수인으로서의 추악한 몰골을 드러낸 망동”이라고 비난했다.

미국, 신냉전 본격화

얼마 전 막을 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에 아시아태평양 지역 한국, 일본, 뉴질랜드, 호주가 파트너국으로 초청되었다. 이 회의에서는 새 전략개념이 채택됐으며 중국은 가치공유 국가가 아닌, ‘구조적 위협’으로 첫 언급했다. 또한 러시아는 심각하고 직접적인 위협이라고 규정했다.

 

나토정상회의는 미국의 의도대로, 노골적인 대중국견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각종 회의체계를 이용해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대중국견제를 넘어, 나토까지 끌어들여 대서양으로까지 확장시켰다. 이처럼 미국은 유일 패권을 쫓으며 신냉전 대결을 본격화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은 유일 패권의 지위를 잃어버린지 오래다. G2 중국의 부상으로 경제부문에서 더 이상의 독점을 유지할 수 없게 됐으며,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며 20여년 간 전쟁을 일으켰지만 결국엔 도망치듯 철수했다. 나토 확장으로 발발된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미국은 승산없는 처절한 싸움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득을 보고 있는 건 미국의 군수업체일 뿐. 미국은 세계 곳곳에서 전쟁 위험을 고조시키며 패권유지를 위해 발악을 하고 있다.

일본과 높아진 협력

윤석열 정부는 일본과의 미래지향적 관계 개선을 위해 한미일정상회담, 한미일외교장관회담 등에 적극적으로 나섰지만, 기고만장한 일본 태도에 납작 엎드린 모양새다.

일본은 참의원선거(7월 10일) 이후 헌법 개정에 힘을 실을 것이 전망되면서 군사대국화를 위한 재무장과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이 예상되고 있다. 한미일 전쟁연습도 더욱 강화될 것이 예상된다.

▲ 공군 F-15K 편대 초계비행 모습. [사진 : 뉴시스]
▲ 공군 F-15K 편대 초계비행 모습. [사진 : 뉴시스]

미국 패권 중심이었던 세계질서가 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미국의 의도대로 흘러가지 않는다. 최근 콜롬비아에선 좌파세력 대통령이 당선되면서 일명 ‘핑크타이드’ 물결이 중남미를 휩쓸고 있다. 이런 와중에 미국은 끊임없이 일극 패권을 위해 진영대결을 일삼는다. 이로 인해 파생되고 있는 것이 바로 ‘전쟁’이다.

미국은 패권유지를 위해 신냉전 지금 이 시기를 이용할 것이고, 여기에 호전광 윤석열 정부를 적극 활용할 것이다. 일본 역시 이 기회를 틈타 군사대국화 야욕을 실현할 것이다. 전쟁이 언제 벌어질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시대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

누가 전쟁을 찾아다니는가. 치닫는 미국과의 대결전. 이에 편승할 것이 아니라 전쟁연습을 막아내고, 전쟁을 막아야 할 때다. 미국의 다음 전쟁터는 과연 어디일까. 그곳은 아주 가까이에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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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시대’ 60일, 조중동이 심상치 않다

  • 기자명 정철운 기자 
  •  
  •  입력 2022.07.08 16:42
  •  
  •  댓글 12
 
 

[비평] ‘윤석열’ 등장하는 사설 212건 분석…연일 날 세우는 동아일보, 인내심 잃어가는 중앙일보, 애써 참고 있는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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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중동 로고. 

미디어오늘이 5월9일부터 7월8일까지 60일간 ‘윤석열’이 포함된 조선‧중앙‧동아일보 사설 212건을 분석한 결과 취임 초라는 점을 감안할 때 심상치 않은 비판 기류를 확인할 수 있었다. 

직접적으로 윤석열 대통령과 윤석열정부를 비판한 사설은 동아일보가 35건으로 가장 많았고, 조선일보와 중앙일보가 각각 10건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는 연일 날을 세우며 상대적으로 비판에 거침이 없고, 중앙일보는 행간에서 점점 인내심을 잃어가는 모습이 보였다. 조선일보는 참을 수 있을 때까지 참아보려는 신중함이 느껴졌다. 60일간의 비판적 사설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인사’, ‘검찰’, ‘대통령의 말’, ‘김건희’다. 지난 60일간 조중동이 어떻게 비판해왔는지 정리했다. 

동아일보는 5월9일 “윤 당선인 측은 국회에 오늘까지 정호영 후보자 등 일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한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했다. 정해진 기한까지 보고서가 오지 않으면 임명을 강행하겠다는 뜻이다. 문재인 정부가 보고서 채택 없이 장관 임명을 강행했다고 비판해온 윤 당선인의 내로남불”이라 비판했다. 중앙일보도 같은 날 “정호영 후보자를 임명하는 건 잘못이다. 정 후보자가 경북대병원 원장·부원장으로 있으면서 자녀들을 같은 대학 의대 편입학 시험에 응시하도록 한 자체가 낯뜨거운 일이다. 지역별·성별·연령별로 고른 안배가 없었고, 특히 청와대에 검찰 출신들이 과도하게 포진한 것은 우려를 낳는다”고 비판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민주당은 2년 전 치러진 총선 때 얻은 의석을 무기 삼아 각종 꼼수를 동원해가며 자신들이 계속 집권 세력으로 군림하려 하고 있다. 명백한 대선 불복 행태”라며 야당을 겨냥했다.  

동아일보는 5월10일 “한동훈 후보자는 윤석열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다. 그런 만큼 다른 장관 후보자들보다 더 몸을 낮출 필요가 있다. 그런데도 한 후보자는 딸 관련 보도를 한 기자들을 고소하는 등 성역 없는 검증을 받아야 하는 공직자로서 적절치 않은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윤 대통령이 1기 내각 구성이나 청와대 참모진 인사 등에서 보여준 검찰 출신 중용, 특정 대학이나 지역 편중, 동문 등 친분 있는 사람 발탁 등 인사 스타일은 우려되는 점이 많은 게 사실”이라고 비판했다. 

취임식 다음 날인 5월11일,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의 취임사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무른 듯한 느낌이다. 자유와 인권, 공정, 연대 등 중요한 가치를 내세웠지만 구체적인 액션 플랜은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취임사만 놓고 보면 윤곽이 분명치 않은 추상화로 보인다. 정교하고 섬세한 붓질이 필요하다. 국정은 실행이다”라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아직 초기이지만 일부 장관직 인선과 의혹 문제를 처리하는 데 제대로 소통이 이뤄지고 있느냐는 의문도 나오고 있다”고 에둘러 지적한 가운데 “야당이 반대한다고 화를 내거나 싸워선 안 된다”고 조언했다. 

동아일보는 5월12일 “윤석열 정부의 첫 인사 코드는 ‘연고 인사’에 가깝다. 국무총리와 장관 후보자 19명 중 윤 대통령의 동문인 서울대가 10명이고, 그 절반은 법대 출신이다. 대통령과의 연고가 없다는 이유로 공직에서 배제된다면 공직 사회가 정상적인 시스템에 따라 움직이지 않고, 실세 위주로 재편될 우려가 있다”고 우려했다. 같은 날 다른 사설에선 “윤 정부의 손실보전금 일괄 지급 방침은 불과 보름 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발표했던 차등 지급 방침을 뒤집은 것이다. 선거 때마다 돈을 풀어 표를 매수한다고 비판했던 전 정권과 다를 바 없다고 해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반면 같은 날 조선일보는 “어제 아침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용산구 집무실 출근길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장면이 등장했다”며 약식 기자회견을 호평한 뒤 “168석을 보유한 거대 야당 민주당은 못 할 일이 없다. 그 횡포로 윤석열 정부는 출범은 했어도 제대로 국무회의조차 열 수 없는 상황이다”라며 윤 대통령을 옹호했다. 

동아일보는 5월14일 “김성회 대통령실 종교다문화비서관이 어제 사퇴했다. 대체 누가 이처럼 편향된 인식, 품격 떨어지는 언사를 해온 인물을 대통령실 비서관으로 추천했던 건가”라고 개탄한 뒤 “이시원 공직기강비서관을 놓고도 뒷말이 많다. 굳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 조작 사건’ 담당 검사로 정직 1개월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인물을 앉힌 이유를 도무지 알 수 없다. 간첩 사건의 국가정보원 위조문서를 걸러내지도 못한 사람이 ‘공직기강’ 업무인들 제대로 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취임 후 윤석열 대통령 비판 논조 사설. 디자인=안혜나 기자
▲취임 후 윤석열 대통령 비판 논조 사설. 디자인=안혜나 기자

동아일보는 5월18일 한동훈 법무부 장관 임명을 두고 “윤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릴 정도로 가까웠던 한동훈 장관의 영향 아래 있는 검찰 수사는 정치적 중립 시비에도 더 쉽게 휘말릴 수 있다. (대통령이) 시정연설 다음 날 야당과의 추가 협상도 없이, 야당의 반발이 불 보듯 뻔한 한 장관의 임명을 강행한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법 절차상 문제는 없지만 국회 시정연설에서 의회 존중과 협치를 강조한 다음 날의 일이라 공교롭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정호영 장관 후보자를 향해 “국민 시각에서 조국 전 장관과 비슷한 의혹을 받는 사람이 윤 정부에서 장관 후보자가 됐다는 사실 자체가 이해하기 힘들다. 윤 대통령과 오랜 인연으로 후보자가 된 사람이라면 이제는 자진 사퇴함으로써 스스로 새 정부 출범에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것이 용기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동아일보는 5월19일 “전임 장관들의 인사가 잘못됐다고 ‘내 편은 승진, 네 편은 좌천’ 식의 인사를 되풀이해서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수 없다. 그런데도 검찰 독립성과 중립성 시비를 자초할 수 있는 인사들만 발탁해 요직을 채운 것은 유감스럽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5월24일 정호영 후보자 사퇴를 두고 “윤 대통령은 그동안 차일피일 여론을 살피며 (정호영) 임명 철회 판단을 미뤄 왔다. 둘은 ‘40년 지기’라고 한다. 애초 장관 후보로 지명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검토와 검증 과정을 거쳤다면 이런 사퇴 파동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윤 대통령은 이번 일을 뼈아픈 성찰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5월25일 민정수석실 폐지와 관련 “민정수석 산하 인사검증팀을 그대로 법무부로 옮겨놓고,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총괄하도록 한 셈이다. 더욱이 대통령실에서 인사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인사기획관, 인사비서관도 모두 검찰 출신이다. 추천부터 검증까지 전 과정을 검찰 출신이 맡게 된 것”이라며 “‘제왕적 청와대’를 없앤다는 명분으로 민정수석을 폐지해놓고는 그 빈자리를 ‘공룡 법무부’로 채우겠다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검찰의 인사와 조직을 좌우하는 법무부가 다른 부처 고위직의 금융·부동산·소득·출입국 정보까지 다루면서 인사에 관여하는 길이 열리는 셈이다. 이제 인사 검증 조직까지 지휘하면 (한동훈은) 역대 어느 법무부 장관보다 막강한 권한을 갖게 된다”며 “‘왕 수석’을 없애겠다며 ‘왕 장관’을 만들어내는 우를 범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5월26일 “국회의 인사청문회 검증 기준이 높다 하더라도 널리 구하면 왜 장관 할 사람이 없겠나. 새 정부 1기 내각 구성은 ‘서오남(서울대·50대·남자) 인사’ ‘아가패(아는 사람과 가까운 사람만 쓰는 패밀리 인사)’라는 신조어가 나올 정도로 출신 지역과 학교, 성별 안배가 부족한 편중된 인사였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윤 대통령이 장차관급 인사 3명을 여성으로 지명한 다음 날인 5월27일 “21일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외신 기자가 ‘내각에 남자만 있다’고 지적한 지 닷새 만에 이뤄진 인사다. 국내 여론의 비판에는 꿈쩍도 않더니 해외 언론이 나서자 그제야 여성을 기용한 것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는 5월31일 “이대로라면 검찰총장 임명보다 검찰 중간간부 등 후속 인사를 먼저 할 가능성이 높다. 주요 보직 인사가 끝난 뒤에 임명된 총장은 ‘식물총장’밖에 더 되겠는가”라고 우려한 뒤 “이렇게 되면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에, 대통령의 분신으로 불리는 실세 법무부 장관이 검찰을 직할 통치하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을 키울 것이다. 수사 공정성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며 “총장 후보자 지명을 촌각이라도 늦춰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윤 대통령 측에서 특별감찰관을 임명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말이 나왔다. 법에 규정된 자리를 임명하지 않는다면 위법적 상황을 자초하는 것으로 문 정권과 다를 것이 없다”고 우려했다. 

▲5월9일부터 6월8일까지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조중동 사설 제목 모음. 디자인=안혜나.
▲5월9일부터 6월8일까지 윤석열 정부에 비판적이었던 조중동 사설 제목 모음. 디자인=안혜나 기자. 

동아일보는 6월1일 “법무부에 인사정보관리단을 설치하는 문제는 원점 재검토해야 한다”며 “개정된 시행령대로 법무부가 대법관과 헌법재판관에 대한 인사 검증까지 맡으면 사법부의 독립성이 침해될 소지가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행안부에 경찰국을 둔다는 생각도 위험하다. 과거 내무부 치안국이나 치안본부가 경찰을 관리하면서 경찰의 정치 중립성이 훼손됐던 전례가 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지방선거 다음날인 6월2일 “국민의힘은 이번 승리에 겸손해야 한다. 자신들이 잘해 국민 지지를 받은 것으로 착각해선 곤란하다. 윤 대통령부터 이번 승리를 오독하면 안 된다. 문재인 정권에서 볼 수 있듯 승자의 오만에는 반드시 대가가 따르는 법이다. 전체 투표율이 역대 두 번째로 낮은 50.9%에 그친 것은 심상치 않은 민심의 지표”라고 지적했다. 반면 중앙일보는 같은 날 “여권은 최근 인사 비판을 수용하고 개선하려고 했고, 5·18 기념식 참석 등 통합 행보도 했다”고 평가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입법 폭주로 5년 만에 정권 교체를 당하고도 반성이 없었다”며 민주당을 겨냥한 뒤 “5년 동안 질식 상태에 빠진 기업들의 투자 본능을 다시 불러일으키는 것이 윤석열 정권의 핵심 과제”라고 당부했다. 

동아일보는 6월6일 “윤석열 대통령은 3일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에 조상준 전 서울고검 차장검사를, 국무총리비서실장에 박성근 전 서울고검 검사를 임명했다. 윤 대통령의 지나친 검찰 편향 인사에 대한 비판이 많았지만 개의치 않겠다는 식의 ‘마이웨이’ 인사가 계속되고 있다”면서 “특히 조 전 검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관련 검찰 수사를 받는 윤 대통령 부인 김건희 씨의 변호사를 지냈다. 윤 대통령이 국정원까지 직할 체제로 만들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법치 국가 실현을 위해 법을 잘 아는 검사를 중용한다는 해명만으론 국민을 납득시키기 어렵다. 공정거래위원장에 전례 없이 윤 대통령의 동료였던 검사 출신을 앉힐 거라는 데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까”라고 물으며 “‘검찰 공화국’ 우려 목소리를 흘려듣지 말고 눈과 귀를 더 열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선일보는 6월7일 “인사기획관과 인사비서관, 대통령실 살림을 담당하는 총무비서관과 부속실장까지 검찰 출신을 기용한 것은 전례가 없다. 한동훈 장관의 법무부가 인사 검증을 맡게 된 만큼 윤석열 정부의 인사는 추천부터 검증까지 검찰 출신이 좌우하는 구조가 됐다. 장관급인 국가보훈처장엔 처음으로 검사 출신이 임명됐다. 검찰 출신 위원장이 공정위를 이끈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인사는 윤 대통령이 성남지청 근무 시절 ‘카풀’을 같이한 인연이 있다고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발탁된 검찰 출신 대부분이 윤 대통령과 개인적으로 가까운 사람들이다. 사적 인연이 과도하게 인사에 작용한 것 아닌가. 끼리끼리 모이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모를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앙일보는 6월8일 “금감원장으로 특수통 검사인 이복현 전 부장검사가 임명됐다. 초유의 검찰 출신 금감원장이다. 현대차 비자금 사건이나 론스타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 농단 사건 등 수사 참여에서 보듯 기업과 금융을 ‘범죄’란 프리즘으로 바라봤던 사람”이라며 “경제계에선 특수통 검찰에 대해 ‘누구나 잡아들일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날 중앙일보 사설은 전에 비해 강도가 높았다. 이 신문은 “이번 인사로 금융권의 자율과 창의를 위축시킬 수도 있다. 독립성과 전문성이 필요한 기관까지 검찰 출신을 줄줄이 앉히는 건 지나치다”고 비판했으며 “윤 대통령이 말하는 유능의 기준이 무엇인지 잘 와닿지 않는다. 검찰 특유의 상명하복 문화까지 감안하면 끼리끼리의 ‘집단사고’ 위험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어 “‘검찰 편중 인사’란 비판이 집중적으로 제기되는 와중에도 또 검찰 출신을 발탁한 건 오만해 보이기까지 한다. 세상에는 검사 말고도 유능한 사람이 많다”고 강조했다. 

▲4월20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던 윤석열 대통령.
▲4월20일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했던 윤석열 대통령.

동아일보는 6월9일 “문재인 정부에서 민변 출신이 대거 요직에 기용됐으니 이번 정부에서 검사 출신이 대거 요직에 기용돼도 된다는 식의 답변은 황당할 뿐”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윤 대통령의 말은 ‘문 정권에서 민변 편중 인사를 했으니 새 정부도 검찰 편중 인사를 해도 된다’는 것처럼 들린다. 그렇다면 새 정부가 다른 것은 무엇인가. ‘편중’은 무엇이든 좋지 않다”며 우려를 전했다. 

조선일보는 6월11일 “윤 대통령은 검찰 출신 발탁에 대한 비판론에 대해 ‘필요하면 또 하겠다’고 했다. 어깃장을 놓는 식의 대통령 화법은 국민을 불편하게 한다”며 “대통령과 여당 지도부가 좀 더 무겁게 움직였으면 한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6월13일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후보자가 만취 음주운전 전력을 비롯한 각종 의혹에도 불구하고 버티는 모양새다. 교장이 될 자격조차 없는 인물이 우리나라 교육정책을 진두지휘하겠다고 나서는 셈”이라고 비판한 뒤 “박 후보자의 만취 운전 경력은 간단한 절차로 확인이 가능한 사안이라는 점에서 현 정부의 인사 검증 기준이 과연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지 의문이 생긴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6월14일 “검찰에 대해서는 문재인 정부에서 벌어졌던 법무부의 지나친 개입을 막겠다고 하면서 경찰에 대해서는 조직을 신설해서까지 행안부의 통제를 강화하겠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6월15일 “검찰총장과 경찰청장 후보자는 각각 외부인사가 위원장인 추천위원회와 국가경찰위원회의 동의를 받아야 지명할 수 있다. 결국 정권의 뜻대로 인선이 어려우니까 조직 개편과 인사를 먼저 한 뒤에 검경 총수를 뒤늦게 임명하려는 편법을 쓰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며 “변형된 방식으로 검경을 통제하려고 하지 말고 하루빨리 검경 총수를 지명해 인사를 정상화해야 할 것”이라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팬덤 현상이 우리 정치의 큰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그런데 이제는 대통령 부인의 팬덤까지 생기고 있다”면서 “어려운 시기에 국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 큰 사태로 악화하기 전에 (팬클럽을)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간 신중했던 태도에 미뤄보면 강한 논조였다. 

▲지난해 12월26일 김건희씨가 대국민 사과에 나선 모습을 한 시민이 TV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해 12월26일 김건희씨가 대국민 사과에 나선 모습을 한 시민이 TV로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중앙일보는 6월16일 김건희 여사가 권양숙 여사를 만나며 코바나컨텐츠 전·현직 직원들과 동행한 사실 등이 논란이 되자 “김건희 여사의 일거수일투족에 과도한 관심과 비판이 쏠리는 것도 문제가 있다. 하지만 원인 제공을 김 여사가 했다”면서 “‘제2부속실을 두지 않겠다’고 했던 마음가짐을 망각해선 안 된다. 공사를 뒤섞어도, 비선 의심을 받아서도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팬클럽과도 거리를 둬야 한다. 대통령 부인이 대통령의 리스크가 되는 건 아닌지 자문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화물연대 총파업이 정부와의 합의로 철회되자 “그동안 반복돼온 민노총의 상습적 불법 행동에 윤석열 정부도 면죄부를 주기 시작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6월18일 “대통령 부인의 활동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대통령을 처음 해보는 것이기 때문에…’ ‘어떻게 방법을 좀 알려 달라’라고 말한 대목은 그 발언의 가벼움 못지않게 무책임한 인식을 드러낸 것 아니냐는 지적을 낳았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6월20일 윤 대통령의 출근길 즉석 문답을 두고 “국민과 소통하고 참모 뒤에 숨지 않겠다던 약속을 지키고 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면서도 “한마디 한마디에 신중하고 절제된 언어를 구사해 불필요한 논란을 피하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당부했다. 

동아일보는 6월23일 “검찰총장이 부재중인 상황에서 차기 검찰총장 후보자 지명을 50일 가까이 미루고, 법무부 장관이 두 차례 인사를 강행한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한 장관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의 ‘1인 3역을 맡고 있다’는 비판이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검찰 중간간부 인사 이후에는 전 정부를 향한 검찰 수사 속도가 더 빨라질 텐데 ‘윤 사단’이 수사를 주도하면 보복 수사 시비에 휘말릴 수 있다. 수사 중립 논란은 앞으로 개의치 않겠다는 것인가”라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도 같은 날 “검찰총장 자리를 방치하 듯 공석으로 놔두고 있다. 법무부는 총장 인사에 필요한 후보추천위조차 구성하지 않고 있다”며 “윤 대통령은 잘못된 검찰 인사의 문제를 뼈저리게 느꼈을 사람이다. 윤 정부에서도 이런 비정상적 검찰 인사가 이어진다는 것은 곤란하다”며 에둘러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6월24일 “행안부에 경찰국이 없는 것은 박종철 고문치사 및 조작 사건과 같은 과오를 되풀이하지 말자는 역사적 배경이 있다”며 경찰국 신설의 문제를 강조했으며 “차기 검찰총장 지명을 50일 가까이 미루고 검찰 인사를 한 것에 대해 윤 대통령이 ‘검찰총장이 식물총장이 될 수 있겠나’라고 반문한 것은 더 문제다. 2년 전 총장 재직 때 인사권을 박탈당한 윤 대통령은 국정감사에서 ‘저는 인사권도 없는 식물총장’이라고 말한 적이 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윤 대통령은 아무 설명도 없이 검찰총장 자리를 비워둔 채 한동훈 법무부 장관 제청으로 검사 인사를 계속하고 있다. 검사 인사 때 법무부 장관이 검찰총장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는 것은 법 규정이다”라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6월25일 “윤석열 대통령이 어제 오전 경직적인 주 52시간제를 유연하게 바꾸는 노동개혁안에 대해 ‘정부 공식 입장으로 발표된 것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핵심 개혁 과제에 대한 부처 발표를 대통령이 몰랐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대통령을 보좌하는 국정 시스템이 작동하긴 하는 건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자신의 단편적 기억에 의지해 국가적 과제에 대해 즉흥적으로 말을 쏟아내는 일이 반복되면 국정 운영 전반이 꼬이게 된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장관 발표가 정부 공식 입장이 아니라면 정부의 신뢰성은 훼손될 수밖에 없다. 최종안이 아닌 것을 어떻게 장관이 발표하나”라고 되물었다.

중앙일보는 6월27일 “누구보다 윤 대통령이 자신의 화법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소통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건 ‘정확한’ 소통이다. 윤 대통령의 주 52시간 발언은 불필요하고, 부정확한 정보가 너무 많았을 뿐만 아니라 지나치게 단정적이고 직접적이었다”고 비판했다. 

동아일보는 6월29일 “검찰 중간간부 700명가량에 대한 역대 최대규모 인사가 어제 단행됐다. 주요 수사의 착수와 진행, 처분에 각각 관여하는 실무 수사팀장부터 중간 보고라인인 일선 지검장, 대검의 최종 수사지휘 라인까지 ‘윤 사단’으로 채워졌다. 검찰총장이 누가 되든 대통령과 장관의 직속 부대로 불리는 ‘윤 사단’의 협조 없이는 어떤 수사도 제대로 하기 어려워 사실상 ‘식물총장’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며 윤 대통령을 겨냥했다. 

▲한동훈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한동훈 법무부장관. ⓒ연합뉴스

중앙일보는 6월30일 “검찰 고위 간부에서부터 검찰 중간간부 인사까지 모두 검찰총장이 공석인 상태에서 이뤄졌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다. 대검 차장과 상의했다고는 하나 검찰청법의 취지를 어긴 셈”이라며 “법과 원칙을 수없이 강조해 온 윤 대통령과 한 장관의 평소 소신에도 정면으로 어긋난다”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7월4일 “윤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가 43%로 6월 초보다 10%포인트 하락했다. 부정 평가는 42%까지 올랐다”고 전하며 “집권 세력의 잘못도 적지 않다. 윤 대통령의 경우 무엇보다 일방통행식, 그중에서도 인사를 꼽을 수 있다. ‘허니문’ 기간인 집권 초반이다. 이미 경고등은 켜졌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윤 대통령은 인사가 가장 문제라는 국민 지적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동아일보는 7월5일 “국정 지지율이 40%대 초반으로 떨어지고 있는 현재의 상황을 결코 가벼이 봐선 안 된다. 검찰 등 법조 인맥이 아닌 비전과 실력을 갖춘 경제 진용이 국정의 중심축이 돼야 한다. ‘우리 정부는 다르다’며 내 생각대로만 국정을 펼치면 그게 바로 ‘마이웨이’가 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지금 같은 인재 발탁과 검증 체계로는 인사 참사로 국정 운영의 동력만 떨어뜨릴 뿐이다”라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같은 날 “일부 검사 출신은 아무 상관없는 곳에 임명돼 많은 사람을 의아하게 만들기도 했다. 국민들이 이를 모두 지켜보고 있다. 치밀하지 않고 즉흥적인 인선, 부실한 검증은 반복돼선 안 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7월6일 “대통령이 어제 출근길 약식회견에서 인사 문제에 대해 ‘전 정권 장관 중 이렇게 훌륭한 사람 봤느냐’고 반문했다. 전 정권의 허물이 현 정권의 잘못을 정당화하는 구실이나 핑곗거리가 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또 “박순애 교육부 장관에게 임명장을 줄 때는 ‘언론에, 야당에 공격받느라 고생 많이 했다’고 말했다. 검증을 공격이라고 하는 것은 올바른 인식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같은 날 “국민은 인사 잡음이 끊이지 않는 이유, 숱한 의혹에도 임명을 강행한 이유에 대해 대통령으로부터 진솔한 설명을 듣고 싶은 것이다. 그것을 묵살하고, ‘전 정권 장관보다 낫다’는 식의 거친 한마디로 넘어가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 우리가 접해온 과거 대통령들의 언어와도 사뭇 다르다. 게다가 윤 대통령도 전 정권의 주요 인사 아니었나”라고 꼬집었다. 

동아일보는 7월7일 인사비서관 부인 신아무개씨의 나토(NATO) 정상회의 동행에 대해 “경호 기밀 사항이 포함된 해외 일정은 의전비서관실이나 외교부가 맡는 게 원칙이다. 외부 도움이 필요하다면 정해진 절차에 따라 최고 전문가를 뽑아야 한다”며 비판한 뒤 “대통령이 아는 사람, 편한 사람에게 의존하는 게 처음이 아니라서 더 문제다. 고위 공직자 발탁을 담당하는 인사비서관은 공정의 상징 같은 자리다. 이런 참모의 부인이 대통령 지인이라면 더 조심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대통령의 공사 구분이 이래서야 되겠나”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는 7월8일 “윤석열 정부는 전임 정부의 내로남불과 편가르기를 맹공하며 공정과 상식을 내세운 끝에 집권하지 않았나. 공사 구별이 무너진 대통령 부인의 행보와 친족 채용이 공정과 상식을 모토로 한 윤석열 정부의 가치에 부합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취임 6주 만에 부정 평가가 긍정 평가를 앞지르는 ‘데드크로스’를 맞았다. 그 자체만으로도 심각한 문제인데, 역대 어느 대통령 때도 거론되지 않은 ‘대통령 부인의 행보’(2%)가 부정 평가의 이유 중 하나로 꼽히고 있는 것을 윤 대통령과 참모들은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제2부속실 설치와 특별감찰관 임명을 요구하며 “검사 시절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를 지휘하면서 ‘비선 시비’가 정권에 치명적인 암 덩어리임을 절감했을 윤 대통령이 왜 부인을 둘러싼 논란에 감싸기로 일관하며 비선 시비를 자초하고 있는지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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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지옥과 같은 조선소의 현실..산업은행·대우조선 책임져라”

거제 대우조선 앞에서 5,000여 명의 노동자, 시민 결의대회 진행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7/08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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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동자와 시민 5,000여 명은 8일 오후 2시 거제 대우조선 남문 앞에서 파업 중인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 승리를 다짐하는 결의대회를 열었다.[사진제공-민주노총]   

 

5,000여 명의 노동자와 시민이 거제 대우조선 앞에 모였다. 

 

민주노총은 8일 오후 2시 거제 대우조선 남문 앞에서 ‘조선소 하청노동자 투쟁 승리 민주노총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결의대회에는 ‘대우조선 하청노동자의 파업의 올바른 해결을 위한 긴급행동’의 ‘함께 버스’에 동참한 시민들도 참여했다.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는 지난 6월 2일부터 임금 30% 인상과 노조 인정을 요구하며 파업하고 있다. 특히 유최안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회장은 지난 6월 22일부터 철판을 이어붙인 감옥에 스스로 몸을 가둔 채 농성 중이다. 조합원 6명도 유 부회장과 같은 날부터 고공농성을 시작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5년간 7만 6,000여 명의 조선소 하청노동자가 일터에서 쫓겨나고 7년간 실질임금의 30%를 삭감당한 현실 속에서 고용과 처우의 벼랑에 내몰린 노동자들은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라고 밝혔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이번 파업은 조선업 불황을 이유로 30%나 삭감된 임금을 되찾기 위한 투쟁”이라며 “차별 없는 노동권과 질 좋은 일자리를 쟁취하기 위한 민주노총의 투쟁 최전선이 바로 이곳”이라고 강조했다.

 

계속해 “‘저도 살고 싶습니다’라고 절박한 바람을 전한 유최안 동지와 함께 투쟁하고 승리하자. 저들의 세상이 아닌 우리의 세상을 되찾자”라고 말했다.

 

▲ [사진제공-민주노총]  

 

현장에서 전화 연결을 통해 발언에 나선 유 부지회장은 “노동조합만이 노동자의 권리와 생존을 지킬 수 있다. 노동조합의 인정과 사수를 위해 함께 투쟁하자”라면서 “오늘의 투쟁이 무너지면 모든 조선 하청노동자의 투쟁이 무너지기에 온 힘을 다해 투쟁하고 승리를 만들자”라고 호소했다.

 

또한 고공농성 중인 이학수 조합원은 “이렇게는 못 살겠다. 생지옥과 같은 조선소의 현실을 외면하고 자신의 이익만을 계산하는 대우조선을 규탄한다”라면서 “고공농성에 오를 때 두렵고 떨렸지만, 지옥 같은 현실과 사슬을 끊기 위해 나섰다”라고 말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경찰이 공권력을 동원해 농성 대오를 침탈한다면 금속노조 20만 조합원이 총파업에 돌입하겠다”라고 선언했다. 

 

박석운 전국민중행동 공동대표는 연대사에서 “임금을 원래대로 회복하라는 것과 노조를 인정하라는 것을 목숨까지 걸면서 요구해야 하나? 우리 사회는 이에 대해 답을 해야 한다”라면서 “대우조선의 지분을 55% 가지고 있는 진짜 사장인 산업은행이 해결에 나서야 한다. 수주 대박의 한국 조선산업이 현재의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라도 노동자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는 “목숨 걸고 투쟁하는 하청노동자들 앞에 산업은행이 당장 나서 대화와 교섭으로 사태를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김 대표는 이날 결의대회에 앞서 오전 10시에 유 부지회장을 비롯해 고공농성 중인 조합원을 만났다. 

 

▲ 철판을 이어붙여 만든 감옥에 스스로 가둔 채 농성 중인 유최안 지부장을 만나는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 [사진제공-진보당]  

 

이날 대회에는 이은주 정의당 의원, 이종회 노동당 대표도 참석해 대우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투쟁이 끝날 때까지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결의대회 참가자들은 “산업은행이 책임지고 대우조선이 해결하라”, “정부는 조선산업 근본 대책 마련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산업은행이 대우조선 최대 주주이기에 책임을 물은 것이다.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은 대우조선 서문까지 행진했다. 

 

민주노총과 시민단체들은 오는 23일 전국에서 거제로 오는 ‘희망 버스’를 준비 중이다. 그리고 이날 조선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을 지지하고 연대하는 전국 시민들의 마음을 표현한 ‘지지 현수막’이 대우조선소 일대에 대거 걸렸다. 

 

한편 대회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우조선의 관리직을 중심으로 한 맞불 집회가 진행됐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조선소 안으로 이동하며 농성 중인 하청노동자들의 농성 천막을 부수기까지 했다. 

 

▲ [사진제공-민주노총]  

 

▲ 대우조선 일대에 붙은 현수막. [사진출처-대우조선 긴급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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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전 총리 사망 비극 여파는…일본 극단주의 자극제 되나

2차대전 후 일본 정치 최대 사건…개헌 비롯 아베 추진 정책 가속화 전망도

  기사입력 2022.07.08. 22:46:51 최종수정 2022.07.08. 22:56:18

 

일본 참의원 선거를 이틀 앞두고 지원 유세를 벌이던 아베 신조 일본 전 총리가 총격을 당해 숨졌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눈물을 흘리며 "친구" 아베 전 총리에 대한 애도를 표한 가운데 개헌 등 아베가 추진하던 정책 목표가 아베의 유지를 계승한다는 기치 아래 자민당 내에서 가속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일본 NHK 방송 등 외신을 종합하면 8일 오전 11시30분께 나라현 나라시에서 자민당 지원 유세 도중 아베 전 총리가 총에 맞았고 즉시 병원으로 이송됐지만 이날 오후 끝내 숨졌다. 아베 전 총리를 치료하던 나라현립의대병원은 이날 오후 6시께 기자회견을 열고 아베 전 총리가 오후 5시3분께 사망했다고 밝혔다. 병원 쪽은 아베 전 총리가 총에 맞은 뒤 약 1시간 가량 지난 낮 12시20분께 심폐정지 상태로 병원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병원 쪽은 탄환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상처가 심장까지 도달해 있었고 사인은 과다 출혈을 의미하는 실혈사라고 설명했다. 

이날 아베 전 총리는 나라시 야마토사이다이지역 부근에서 유세 도중 적어도 2발의 총성이 들린 뒤 쓰러져 구급 헬기로 병원으로 이송됐다. 이미 총격 직후 일본 언론에선 소방당국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가 심폐정지 상태라는 보도가 나왔다. 

아베 전 총리를 저격한 용의자 야마가미 테츠야(41)는 살인미수 혐의로 이날 오전 현장에서 체포됐다. NHK는 용의자가 경찰에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이 있어 죽이려 했다'는 취지로 진술하는 한편 '아베 전 총리의 정치 신조에 원한을 품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이니치신문>은 방위성 관계자를 인용해 용의자가 2005년 무렵까지 3년간 일본 해상자위대에서 근무했다고 보도했다. 범행에 사용된 총기는 직접 제작한 것으로 보인다. NHK는 용의자가 '여러 권총과 폭발물을 제조했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총기는 당국에 의해 압수됐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이날 오후 7시께 도쿄 총리관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부디 목숨을 부지해 주었으면 하고 빌었는데 부고를 받게 돼 정말 유감"이라며 아베 전 총리가 "친구"이면서 "많은 시간을 함께 보낸 사람"이라고 애도를 표했다. 회견에서 눈물을 보인 기시다 총리는 이번 총격을 "비열한 만행"이라고 비난하고 폭력에 굴복하지 않고 내일도 선거 운동을 이어나가겠다고 했다. 이날 기시다 총리는 야마가타현에서 지원 유세를 이어가던 중 아베 전 총리 피격 사건을 보고 받고 즉시 유세를 중단한 뒤 헬기를 타고 도쿄 총리관저로 돌아왔다. 관저로 돌아온 직후인 이날 오후 2시30분께 기시다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어 아베 전 총리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설명하고 이번 총격은 "용서받을 수 없는 행위"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아베 총리의 사망 소식에 각 국 지도자들은 애도의 뜻을 밝혔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은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일본은 평생을 나라에 헌신하고 세계에 균형을 가져오기 위해 일한 위대한 총리를 잃었다"며 조의를 표했다.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열린 G20 외무장관 회담에 참석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아베 전 총리는 미-일 관계를 "새롭게 끌어올린 특별한 파트너이자 위대한 비전을 가진 지도자"였다고 추모했다. 앤서니 알바니즈 호주 총리도 "아베 전 총리 집권 아래 일본은 아시아에서 호주와 가장 마음이 잘 맞는 파트너 중 하나가 됐다"며 애도를 표했다. 차이잉원 대만 총통, 자오리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조의를 표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아베 전 총리의 모친과 아내 앞으로 애도의 뜻을 표하는 서한을 보내 아베 전 총리가 "양국의 우호 관계 발전에 많을 기여를 한 위대한 정치가"라고 했다. 

윤석열 대통령도 "선거 중에 일어난 테러 행위는 민주주의 근간에 대한 공격"이며 "용납될 수 없다"고 규탄한 뒤 "아베 전 총리의 가족과 일본 국민에 대해 애도를 표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도 성명을 내 "깊은 애도와 위로"의 뜻을 전했다.

2020년 퇴임 뒤 자민당 내 가장 큰 파벌의 수장을 맡고 있던 아베 전 총리는 사망 뒤에도 일본 정계에 적지 않은 영향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중국 관영매체 환구시보의 영문판 <글로벌타임스>는 뤼야오둥 중국사회과학원 일본연구소 연구원을 인용해 아베 전 총리의 계승자는 "아베의 유지를 계승한다"는 기치 아래 개헌 추진을 가속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헤이룽장사회과학연구원의 동북아시아연구소장 다지강도 선거를 앞두고 아베 전 총리가 숨진 것이 일본 대중의 동정심을 불러 일으키며 자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봤다. 마리코 오이 BBC 아시아 특파원은 "이웃나라 한국과 중국을 분노하게 한 아베의 개헌 추진은 그의 자민당 동료들에 의해 여전히 메아리치고 있다"며 "고위 인사들의 애도가 쏟아지는 가운데 아베 전 총리의 영향력이 줄어들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사건으로 일본 내 극단주의 세력이 자극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글로벌타임스>는 "분석가들이 이 사건을 2차대전 이후 일본 정치에서 가장 큰 사건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몇 년 간 일본 정치는 표면적으로는 조용했고 자민당의 지위도 안정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포퓰리스트와 극단적 사상들이 오랜 경기 하강 등을 배경으로 급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매체는 "이러한 폭력은 강하게 비난받아야 하지만 일본도 국내 정치 양극화의 위험성에 대해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샹하오유 중국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을 인용해 보도했다. 

아베 전 총리는 2006~2007년, 2012~2020년 두 차례에 걸쳐 집권한 일본 최장수 총리다. 2020년 9월 건강을 이유로 퇴임한 뒤에도 자민당 내 가장 큰 파벌인 아베파의 수장으로 막대한 영향력을 발휘했다. 집권 중에는 완화적 통화정책을 포함해 디플레이션 극복과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펼쳤고 퇴임 뒤에도 개헌과 방위력 강화를 주장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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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사 특권과 싸우는 그의 첫마디 "난 고졸 변호사"

[인터뷰] '법관 면책특권' 헌법재판소로 쏘아 올린 전상화 변호사의 5년 투쟁기

22.07.08 19:05l최종 업데이트 22.07.08 20:04l
‘법관 면책특권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한 전상화 변호사
▲  ‘법관 면책특권에 대해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 제청 신청한 전상화 변호사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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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고졸' 변호삽니다. 대학동문, 선·후배가 없다 보니까 아무래도 눈치를 볼 사람이 없는 편입니다."

잘못된 판결을 한 것으로 밝혀져도 위법 또는 부당한 목적에 의한 것이 아니라면 그에 대한 책임을 판사가 지지 않는 것이 면책특권이다. 그에 따라 국가의 배상 책임 또한 인정되지 않는다. 일반 공무원의 과실로 국가에 배상 책임이 발생하는 경우와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그런데 지난 6월 30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11단독 서영효 부장판사는 이와 같은 법관 면책특권의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판사에 면책특권을 부여하는 법조항의 위헌성을 헌법재판소에서 가려 봐야 한다'는 소송 당사자 신청을 받아들였다. 

그 당사자가 전상화 변호사다. 그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5년 내리 "판사도 자기 잘못에 책임을 져라"며 법적으로 싸워왔다. <오마이뉴스>는 지난 5일 오후 서울 종로5가 시장 거리에 위치한 법률사무소에서 전 변호사를 만나 지난 5년 이야기를 들었다. 

명백한 실수인데 '판사니까' 책임 면제
 

전상화 변호사
▲  전상화 변호사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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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단은 2016년 그가 맡았던 한 임차인의 명도소송이었다. 당시 식당 사정으로 월세를 두 차례 미납하자 건물주는 임대 계약 해지를 주장하며 임차인의 퇴거를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2017년 11월 전 변호사는 1심에서 패소했다. 그런데 판결에서 오류가 발견됐다. 상가임대차보호법상 임대인은 임대료가 3기(3번) 미납되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데, 재판장 임창현 판사는 2기를 기준 삼아 2기 이상 미납했다며 임대인 손을 들어줬다. 


"그때가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된 지 얼마 안 지난 때였지만, 두 달 치가 밀렸다는 건 양쪽이 모두 인정한, '다툼이 없는 사실관계'였어요. 계약서상에도 세 달 치가 계약 해지 기준이었고요. 법 개정을 몰랐다 해도 용납이 안 되는 잘못인 거죠. 판사가 자기 마음대로 재판하면 됩니까? 그래서 판사를 상대로 손해 배상 청구를 한 거죠."

전 변호사 말을 빌리면, 이후 "더 기막힌 일이 벌어졌다". 손해배상 소송의 재판장(심창섭 판사)이 '소송비용 담보제공명령'을 직권으로 내렸다. '10일 내 소송비용 담보 900만원을 내지 않으면 소를 각하한다'는 명령이었다.

전 변호사는 "담보제공명령은 쉽게 말하면, 소송비용도 없는데 터무니없이 마구 소송을 해 상대방을 괴롭히는 경우를 대비해 '재판비용이라도 담보로 제공해라'는 개념"이라며 "국내에 사무실이나 주소지가 없거나, 재판 청구의 아무 이유가 없음이 명백할 때가 요건"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런데 나는 법률사무소도 있고 피해 사실도 있었다"며 "더구나 피고 판사(임창현 판사)가 이를 신청하지도 않았는데, 심창섭 판사가 자기 직권으로 이 명령을 내렸다"고 말했다.

그는 "매우 이례적인 일이었다. 문재인 대통령도 소송비용 담보 제공 신청을 했다가 '이유 없다'고 기각 당하지 않았느냐"면서 "법관의 오만방자함이 느껴졌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코로나19 방역지침에 반발한 교회들이 문 대통령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소송비용 담보제공을 신청했지만 지난 3월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은 바 있다.

전 변호사는 재판의 공정성을 신뢰할 수 없다며 재판부 기피 신청을 넣고, 담보제공명령도 부당하다고 항고했다. 각 소송 모두 3심까지 진행됐으나 모두 기각됐다. 이 과정에서 담보제공명령 항고 재판부는 "피고 임창현(판사)이 법리를 오인하는 바람에 건물 인도를 명한 건 잘못"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법관 면책 판례'에 따라 손해배상 청구는 불가능하다고 판결했다.

2001년 대법 판례 후 20년 간 특권 유지
 
전상화 변호사
▲  전상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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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 판례는 '2000다29905(2001년 3월 선고)'로 대표되는 대법원 판결이다. "법관의 재판에 법을 따르지 않은 잘못이 있다 해도, 해당 법관이 위법하거나 부당한 목적을 갖고 재판을 했거나 직무수행 기준을 현저히 위반해 법관이 자기에게 부여된 권한을 명백히 어긋나게 행사했다고 볼 만한 특별한 사정이 있어야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된다"는 내용이다.

이후 법관을 면책해준 대법원 판결은 계속 나왔다. 대법원은 2001년 압수수색 대상 물건 기재가 누락된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해 준 법관에게도 '부당한 목적'이나 '직무수행 기준을 현저히 위반한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불법행위가 구성되지 않는다"고 감쌌다. 법원 경매절차에서, 법관 착오로 한 채권자의 배당표가 잘못 작성돼 그에게 재산상 손해를 끼친 사건도 같은 이유로 국가배상책임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 판례 때문에 지난 20여년 간 국가배상법 2조 1항은 판사에게만 문구 그대로 적용되지 않았다. 국가배상법 2조 1항은 '국가·지자체 공무원이 직무 집행 중 고의나 과실로 법을 위반해 타인에게 손해를 입힐 시 이 법에 따라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정하고 있다. 

전 변호사는 "판사들만 부당한 목적, 중과실, 이런 조건이 추가된다"며 "그런데 판사의 부당한 목적을 재판의 피해자가 입증해야 하는데, '관심법 쓰는 궁예'만이 이길 수 있단 말이냐"고 물었다. 그는 "더 정확하게는 궁예도 못 이긴다"며 "판례는 '시정절차 내지 불복절차가 존재하지 않는' 경우만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추가로 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특혜가 세상 어디에 있습니까? 판사라고 아무 실수 안하고 오류가 없습니까? 이 판례를 없애지 않는 이상, 법관에 손해 배상을 청구하는 건 절대 불가능했습니다. 그럼 이 판례를 뒤집어야겠다 생각했어요."


한 판사의 양심선언 "특권 내려놓는데서 시작하자"
 
전상화 변호사
▲  전상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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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변호사는 면책특권을 다툴 수 있는 사유가 생길 때마다 손해배상 소송 등을 제기했다. 지난 5년 간 7건이 쌓였다. 4건은 최종 패소, 3건은 진행 중이다. 위헌법률심판 신청도 네 차례 넣었으나 3건이 각하됐다. 그러다 지난 6월 30일 법원이 처음으로 전 변호사의 손을 들어준 것이다. 

"고의·과실 외 '위법·부당 목적 또는 현저한 기준 위반' 등 요건을 요구함으로써 사실상 국가배상책임을 제한하거나 배제하는 건 법관에 대한, 헌법이 인정하지 않는 특전을 새로 창설하는 것... (중략) 일본 국왕의 무오류성 또는 절대 국가 법제 등의 경우와 달리 우리나라 법관은 무오류의 존재가 아니므로... (중략)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으로부터 사법과 재판에 대한 신뢰를 되찾기 위해서는 헌법이 법관에 부여한 신분보장 외 별도의 특권적 지위를 창설하지 말고, 그런 지위를 과감히 내려놓는 데서 시작해야 한다." (서울중앙지법 민사211 단독, 서영효 부장판사, 위헌법률심판제청 결정문 중)


전 변호사는 서 판사의 위헌제청결정문에 "표현만 그리 안 했을 뿐이지, 법원을 향해서 엄청 욕을 했다고 읽었다"며 "사법부는 사법부지 입법부가 아닌데 왜 월권을 하느냐고 따져 물은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결정은) 대법 판례가 잘못됐다고 한 건데, 서영효 판사가 대단히 용기 있는 분이라 생각합니다."

"고졸변호사가 확신 말고 믿을 구석 어딨겠습니까"
 
전상화 변호사
▲  전상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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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변호사는 법조인 중에서도 이례적인 이력을 가졌다. 고교 졸업 후 고려대 수학과로 입학했으나 두어 달 후 자퇴, 재수를 하다 가출해 부산 나이트클럽 웨이터로 일했다. 다시 대학 입학시험에 응시해 대구대 수학교육과에 들어갔으나 교련 과목에서 F 학점을 받아 장학금이 끊기면서 학교를 나가지 못해 그 길로 군대를 갔다. 제대 후 상경해 약품 도매업체 영업사원, 고시원 총무 등으로 밥벌이를 했다. 그러다 사법시험을 준비해 31살인 1998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법원·검찰청 주변에 밀집한 대부분의 법률사무소와 다르게, 그의 사무실은 종로5가 '광장시장' 바로 맞은편에 있다. 건물 뒤편에도 법률사무소는 한 군데도 보이지 않고, 천막, 액자, 판촉물, 잡화, 그릇, 철물 등을 파는 가게들이 즐비하다. 전 변호사는 "체질적으로 동적인 걸 좋아해서 여기로 왔다"며 "사실 내가 변호사 보단 막노동 체질"이라 말하며 웃었다.

전 변호사는 "그래도 경상도, 전라도, 저 멀리 청산도에서도 배 타고 여기까지 찾아오는 분이 계신다"며 "전국에 '사법피해자'들이 적지 않은데 이런 사건을 변호사들이 잘 맡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나도 '사법피해자모임'에 나가고 있는데 변호사가 나밖에 없으니 여기 분들이 법률 의뢰도 하고 그러더라"고 말했다. 

"고졸변호사가 믿을 구석이 어디 있겠습니까"라던 그는 끝으로 "이렇게 판사와 싸우고 드는 건 그 판례가 완벽하게 틀렸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다들 '계란으로 바위치기'라며 그만두라 했습니다. 그만큼 한국에서 사법부가 무소불위 권력기관이라는 방증입니다. 나는 '좋다. 내가 그 바위 치는 계란이 되겠다'며 (운영하는) 온라인 카페 닉네임도 '바위 치는 계란'으로 했는데, 지금은 '바위 깨는 계란'으로 바꿨습니다. 치는 건 너무 나약해 보이니까. 헌재에서 최종 결정이 날 때까지 두 눈 똑똑히 뜨고 지켜봐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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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홀작업 중 노동자 차에 치여... 도로점용허가 없이 일했다

[인터뷰] 사고 당한 지역난방안전 소속 김씨 "후유증 있지만 생계 때문에 출근, 인원 충원해야"

22.07.07 18:08l최종 업데이트 22.07.08 00:16l
지난 6월 8일 오전,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인근 3차선 도로 위 맨홀 속에서 열수송관 점검 작업을 마치고 나온 지역난방안전 소속 노동자 김아무개(33)씨가 달려오던 차에 치였다. 사고당시 동료 노동자가 찍은 사진.
▲  지난 6월 8일 오전,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인근 3차선 도로 위 맨홀 속에서 열수송관 점검 작업을 마치고 나온 지역난방안전 소속 노동자 김아무개(33)씨가 달려오던 차에 치였다. 사고당시 동료 노동자가 찍은 사진.
ⓒ 지역난방안전 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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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8일 오전,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인근 3차선 도로. 도로상의 맨홀 속에서 열수송관 점검 작업을 마치고 밖으로 나온 지역난방안전 소속 노동자 김아무개(33세)씨가 달려오던 차에 치였다. 앞에 있던 신호수 A(27)씨가 견광봉으로 작업중임을 알리고 있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키 182cm, 몸무게 100kg로 거구인 김씨가 공중에 붕 떠 2~3m를 날아갔다. 땅바닥에 쓰러진 김씨는 의식을 잃었다.

병원으로 이송된 김씨는 뇌출혈 증세까지 보였지만, 천만 다행으로 12시간여 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 함께 작업을 했던 B(49)씨는 "큰일이 난 줄 알았는데 정말 다행이다. 기적 같다"며 가슴을 쓸었다. 입사한 지 1년 밖에 안 된 A씨는 눈 앞에서 사고를 목격한 뒤 아직까지 악몽에 시달린다고 했다.

노동자들은 해당 위치의 맨홀 작업이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고, 그래서 통상 2인 1조로 이뤄지는 다른 현장과 달리 3인 1조 작업을 진행했다고 했다. 노동자들이 '알아서' 위험에 대처했음에도 인명 사고로 이어질 뻔한 것이다. 노조에 따르면 회사는 그동안 안전을 위해 필수적인 '도로점용허가' 신청조차 하지 않아왔다. 도로점용허가 신청에 드는 비용은 1제곱미터 당 150원에 불과하다. 노조는 도로점용허가 신청과 '4인 1조' 작업을 의무화하고, 이를 위한 인력을 충원하라고 회사에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고 이후 한 달이 지나도록 지역난방안전은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김경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지역난방안전지부 사무국장은 7일 통화에서 "현장점검 노동자 정원이 187명인데, 현재 14명이나 결원이 발생한 상태"라며 "인원 충원이 안 되면 노동자들이 바빠질 수밖에 없고, 그러다 보면 사고 위험도 높아진다"고 했다. 김 국장은 또 "노조는 2018년에 지역난방안전이 만들어졌을 때부터 도로점용허가를 받고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해왔지만, 회사가 이를 거부해왔다"라며 "목숨이 달렸는데 단돈 150원이 아까운 거냐"고 했다.


회사가 움직이지 않자 노동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론화에 나섰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장혜영 정의당 의원은 "공공기관이 안전을 위해 세운 자회사에서조차 노동자의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라며 "2018년 열수송관 파열과 같은 사고가 재발하는 일을 막기 위해서라도 '지역난방안전' 뿐만 아니라 모회사인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노동환경 개선과 안전대책 마련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지역난방안전'은 지난 2018년 고양시 백석역 인근에서 열수송관이 폭발, 1명 사망자와 수십명 부상자를 낸 사고 이후 한국지역난방공사가 만든 안전관리 전담 자회사다.

사고 후에도 출근한 김씨 "먹고 살아야 해서... 안전 더 신경써달라"
 
지난 2018년 12월 고양시 백석역 인근지하에 매설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수송관이 파열돼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사진.
▲  지난 2018년 12월 고양시 백석역 인근지하에 매설된 한국지역난방공사의 열수송관이 파열돼 1명이 사망하고 수십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당시 사진.
ⓒ 고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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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스로 목숨을 건진 김씨(33)는 지난 6월 16일 퇴원, 6월 20일부터 곧장 출근을 시작했다고 한다. 사고 후유증으로 아직 발작 증세에 시달리고 시력도 정상으로 돌아오지 않았지만 "당장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것이다. 3년째 맨홀 점검 작업을 하고 있는 김씨는 사고 전 결혼을 준비 중이었다고 했다. 김씨를 전화로 인터뷰했다.

- 현재 몸 상태는.

"일단 눈이… 상이 두 개로 맺히는 증상이 있다. 처음에 사고 났을 땐 정말 심했는데 지금은 다행히 빈도가 많이 줄긴 했다. 단기기억상실증도 있다. 요일 개념이 헷갈린다. 예를 들어 오늘이 무슨 요일이냐, 하면 잘 안 떠오른다. 또 목 주위도 심하게 아프고. 누워있거나 특정 자세를 취하면 갑자기 몸에 힘이 쭉 빠지고 정신이 안 차려진다. 퇴원하고 얼마 안 됐을 때인데, 난생 처음 자다가 발작이 나서 응급실에 실려가는 일도 있었다. 다음주에 다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 사고 당시 상황은 어땠나.

"전혀 기억이 안 난다. 맨홀에 들어가 열수송관 시설 작업을 했고, 다 하고 나서 철수하는 도중에 사고가 난 건데… 갑자기 기억이 뚝 끊겼고 일어나 보니 병원이었다. 만약 그 기억이 생생하다면 지금 이렇게 아무렇지 않게 회사에 다시 출근하지 못했을 것 같다. 머리가 알아서 기억을 지운 것 같다. 아직까지도 일부러 사고 현장 사진을 안 보고 있다. 경찰에서도 한 번 보러 오라고 연락을 받았는데, 보고 나면 트라우마가 생길 것 같아서…"

- 많이 놀랐겠다.

"제가 사실 결혼을 준비 중이었는데, 사고 때문에 다 연기됐다. 약혼자는 뇌출혈이 있다는 얘길 듣고 제가 죽은 줄 알았다더라. 다들 기적이라고 하는데… 제가 몸이 좀 큰 편이라 운 좋게 살은 것 같다. 하지만 누가 알아주나. 결국 출근해서 돈 벌어야 한다. '외벌이'인데 병가를 내면 임금의 70%밖에 못 받는다고 해서…"

- 그 현장이 유독 위험하다고 들었다.

"그 전에도 다른 분이 거기서 사고가 난 적이 있다. 저희가 하는 일 자체가 사실 좀 위험하다. 평소에도 집중 안 하면 100% 다친다. 특히 차도 위에 맨홀이 있는 경우는 더 위험한데, 사고가 난 곳은 언덕을 지나서 내리막이 있고 도로도 커브길이라 많이 위험한 곳이었다. 그래서 거기 갈 때마다 조심하자고 얘기하긴 하는데…"

- 이 일을 얼마나 했나.

"2019년 11월부터 시작했다."

- 이전에도 사고가 난 적이 있나.

"없다. 처음이다."

- 현장에 필요한 안전관리 개선책이 뭔가.

"보통 다른 업체의 경우 이런 작업에는 4인 이상이 붙는다. 맨홀 속에 들어가서 작업하는 인원이 두 명, 신호수 한 명, 도로 위 상황과 맨홀 상황을 함께 점검하는 관리 인원이 최소 한 명은 필요하니까. 차선이 좁은 경우에는 신호수가 두 명 필요한 경우도 있다. 그렇게 되면 맨홀 안에 1명이 작업을 하게 되는데, 그러면 위험하다. 4인 1조 작업을 위해선 인원 충원이 필요하다. 회사에서 안전 관리에 신경을 더 썼으면 좋겠다."

- 산재 처리는 됐나.

"신경 쓸 겨를이 없었어서 아직 산재 신청을 못했다. 회사에서 처음에는 산재 처리를 해주겠다고 했는데 갑자기 또 말이 달라지는 것 같더라. 지금은 사고 가해자의 자동차 보험으로 치료받고 있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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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부는 전쟁이라도 할 작정인가"

6.15남측위, 전군 주요지휘관회의 대북 강경 적대 발언 우려 (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7.07 2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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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남측위는 7일 성명을 발표해 윤석열 정부의 잇단 대북 강경 적대발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 출처-제20대 대통령실]
6.15남측위는 7일 성명을 발표해 윤석열 정부의 잇단 대북 강경 적대발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사진은 지난 6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 출처-제20대 대통령실]

 

윤석열 대통령은 6일 전군 주요지휘관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 △심화되는 안보 불확실성에 대비한 안보상황 극복 △인공지능(AI) 기반 첨단과학기술 강군 육성 방안 등을 토의하고 △독자적 한국형 3축체계 능력을 조속히 구비할 것을 지시했다.

북한의 7차 핵실험 우려가 계속되는 등 엄중한 안보상황을 고려해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3군 본부가 있는 계룡대에서 직접 회의를 주재했다는 배경설명도 나왔다.

"북한이 도발하는 경우 신속하고 우리 군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 "아무리 첨단 과학기술 강군이 되더라도 확고한 대적관과 엄정한 군기가 무너진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다", "북한의 핵과 미사일 사용을 억제하고 도발 가능성을 낮출 수 있도록 한국형 3축체계 등 강력한 대응능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등이 대통령 발언의 핵심이다.

이날 회의에서 국방부는 한국형 3축체계를 지휘 통제하는 '전략사령부'를 2024년까지 창설하겠다는 계획을 보고했다.

6.15공동선언실천남측본부(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창복)는 7일 성명을 발표해 윤석열 정부의 잇단 대북 강경 적대발언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시했다.

"취임 후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 윤 대통령의 행보는 대북 적대정책의 끝판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임 초부터 왜, 무엇을 근거로 대북적대의 끝을 보여주는지 알 길이 없다"고 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전쟁이라도 할 작정인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먼저,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나온 '한국형 3축체계' 구축 지시와 이를 통일적으로 지휘할 '전략사령부' 창설 계획은 대북 선제타격 개념을 공식화하고 무기체계 뿐만 아니라 이를 군 조직체계로도 전면화하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국형 3축체계는 대통령 선거 당시부터 정책공약으로 강조했던 것인데, △북핵·미사일을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요격 시스템인 한국형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 등 3단계 작전개념으로 이뤄져 있다. 

북핵·미사일의 발사 징후가 탐지 단계에서 발사되기 전 지상의 탄도미사일을 선제적으로 타격해 제거하는 킬 체인, 북핵·미사일의 발사 단계에서 이를 공중 요격하는 KAMD, 북핵·미사일 발사 후 이를 응징하는 KMPR 등 '한국형 3축체계' 개념은 2016년 처음 공개되었다가 문재인 정부 시기인 2019년 1월 북핵·미사일외에 주변국들의 잠재적 위협에도 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핵·WMD 대응체계'라는 명칭으로 변경되었으나 올해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원상회복됐다.

한국형 3축체계에 필요한 탐지와 방어, 타격 등 작전수행을 위해서는 정찰위성, 조기경보레이더, 중거리 지대공미사일(M-SAM) 천궁-Ⅱ, 사거리 확장형 패트리어트(PAC-Ⅲ MSE), 이지스함 탑재용 탄도탄요격미사일 SM-6(도입예정), 장거리 지대공미사일(L-SAM·개발 중), 현무 지대지 미사일, 해상 함대지·잠대지 미사일, 장거리 공대지미사일, F-35A 스텔스 전투기를 비롯한 막대한 무기체계가 동원된다.

문제는 대북 적대적인 작전개념의 도입과 구축 시도 뿐만 아니다. 

6.15남측위는 윤 정부가 북핵 대응을 목표로 한다고 하더니 취임 이후 단 두달만에 사실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첨병이 되었다고 질타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5월 한미정상회담에서 연합훈련 확대를 위한 협의 개시와 확장억제전략협의체(Extended Deterrence Strategy and Consultation Group, EDSCG) 재가동 합의를 하고, 6월 나토정상회의 참가를 계기로 미국·유럽·일본 동맹에 적극 가담하여 중국·러시아·북한과 대립하는 전략을 분명히 했다. 

현지에서 열린 한·미·일 정상회담에서는 3국간 협력을 북핵과 미사일 관련 대응을 넘어 광범위한 안보협력으로 확대하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현재 군산에는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연합훈련 범위와 규모 확대, 미 전략자산 전개 공약에 따라 미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전개되어 있으며, 이미 지난 6월 초 일본 오키나와 공해상에서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인 로널드 레이건호와 한국 해군의 상륙강습함인 마라도함 등이 참가한 항모강습단 훈련을 진행했다.

한·미·일 3국은 8월 초 하와이 해역에서 '퍼시픽 드래곤'(Pacific Dragon) 3국 연합훈련을 실시할 예정이며, 연이어 실기동 훈련의 점진적 복원 합의에 따라 한미연합군사연습이 진행될 예정이다.

6.15남측위는 "출발부터 적대로 일관된 대북정책으로는 대화를 이끌 수 없다"며, "한반도 핵문제는 남북의 판문점선언과 북미 싱가포르 합의에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함께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한 문제"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리고는 "신냉전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대화의 포기는 강대강 대결을 부르는 일이며, 한반도를 신냉전의 최전방에 내모는 일과 같다"고 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강대강 대결을 부르는 대북적대, 전쟁준비를 멈춰야 한다"고 촉구했다.

[6.15남측위 성명] (전문)

윤석열 정부는 전쟁이라도 할 작정인가

나토정상회의 참가, 한미일 군사협력 합의에 이은
한국형 3축 전략사령부 창설,
전쟁위기 부를 적대정책 중단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어제(6일) 전군 지휘관 회의를 주재하고 ‘북한의 도발에 대응할 강력한 군사력과 확고한 대비 태세’를 주문했다. 과거 대통령들이 취임 1~2년이 지난 시점에 지휘관회의를 주재한 것과 달리 취임 후 두 달도 지나지 않아 회의를 연 것은 이례적이다. 회의에서 국방부는 한국형 3축 체계를 지휘할 ‘전략사령부’ 창설 계획을 밝혔다.
 
한국형 3축 체계는 대통령 선거 당시 정책공약부터 강조되었던 것인데, △북한 핵·미사일을 선제 타격하는 킬 체인(Kill Chain) △요격 시스템인 미사일방어체계(KAMD) △대량응징보복체계(KMPR) 등 세 차원에서의 대응 방안을 통일적으로 지휘할 ‘전략사령부’를 창설하겠다는 것이다.
 
이번 전군 지휘관 회의는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과 확장억제 합의, 6월 나토정상회의 참가와 한미일 정상회담 개최 등에서 확인된 적대적 대북정책의 일환으로 읽힌다. 정부는 북의 위협을 명분으로 한미간 확장억제 강화와 전략자산 전개, 한미일 군사협력 합의, 그리고 한국형 3축 체계에 이르기까지 그야말로 ‘철통’ 같은 태세를 갖춰가고 있다. 더구나 전략사령부 창설 계획은 우리 군이 ‘선제타격’ 개념을 공식화하고 무기체계뿐 아니라 군의 조직체계로도 전면화하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취임 후 두 달도 채 되지 않은 기간 윤 대통령의 행보는 대북적대정책의 끝판왕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취임 초부터 왜, 무엇을 근거로 대북적대의 끝을 보여주는지 알 길이 없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윤 정부가 북핵 공동대응을 명분으로 국가적 재앙을 불러오고 있다는 사실이다. 확장억제와 전략자산 전개, 한미일 군사협력과 심지어 나토 정상회의 참가에 이르기까지, 정부는 북핵 대응이 목표라고 하지만 실상은 단 두 달만에 미 인도태평양 전략의 첨병이 되었다는 데 있다.
 
현재 군산에는 지난 한미 정상회담에서 약속한 확장억제 공약에 따라 미 F-35A 스텔스 전투기가 한미연합훈련을 위해 전개되어 있다. 세계 최대 해상훈련인 림팩(RIMPAC) 훈련 참가 미군과 한국군이 이미 지난 6월말 오키나와 공해상에서 항모강습단 훈련을 진행해 전략자산 전개의 위용을 과시한 데 이은 것이다. 한미일 3국 연합훈련인 ‘퍼시픽 드래곤(Pacific Dragon)’이 8월 1일 예정되어 있으며, 연이은 한미연합군사연습은 이번 회의에서도 확인된 대로 실기동 훈련의 점진적 복원 방침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다. 전쟁연습과 위험천만한 전략무기들이 하루가 멀게 한반도를 맴돌고 있다.
 
이번 회의에서 국군 장병들의 ‘대적관’ 확립을 강조한 것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국방부는 전날(5일) 정례브리핑에서 전쟁기념관 내 ‘북한 도발관’ 확대 개편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군은 물론이고 국민의 적대감을 키워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가. 북한 주적, 대적관 확립, 전쟁기념관 확대 등과 일련의 정책들은 평화의 소중함은커녕 대결의식을 키우는 정책이라는 점에서 위험천만하다.
 
윤 정부는 정말 전쟁이라도 할 작정인가. 정부의 행보가 얼마나 위험천만한 것인지 모르는 것은 아닌가. 한반도 핵문제는 남북의 판문점선언과 북미 싱가포르 합의에서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과 함께 평화적으로 해결하기로 한 문제이다. 출발부터 적대로 일관된 대북정책으로는 대화를 이끌 수 없다. 신냉전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대화의 포기는 강대강 대결을 부르는 일이며, 한반도를 신냉전의 최전방에 내모는 일과 같다. 이제라도 대화와 협상을 준비하지 않는다면 한반도에 어떤 위기가 닥쳐올지 모를 일이다.
 
윤석열 정부는 강 대 강 대결을 부르는 대북적대, 전쟁준비를 멈춰야 한다.
나아가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의 첨병이 되어 안보도 경제도 잃는 일 따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
 
 
2022년 7월 7일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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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새 확진자 '더블링' 나흘째…8일 새 확진자도 2만 명 육박

8일 신규 확진자 1만9323명…중대본 "재유행 경고등 켜지는 중"

 

 

8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1만9323명으로 집계됐다. 2만 명을 넘지는 않았으나 지속적으로 대규모 확진자가 나오면서 재확산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질병관리청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 국내 발생 1만9132명, 해외 유입 191명의 새 확진자가 각각 나와 총 누적 확진자가 1847만1172명이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 5일부터 이날까지 나흘 연속 하루 2만 명에 육박하는 대규모 확진자가 나왔다.

전주 대비 새 확진자 수가 두 배에 달하는 더블링 현상도 같은 기간 이어지고 있다. 한주 전인 지난 1일의 신규 확진자 수는 9528명으로 이날 새 확진자의 절반 수준이었다. 

매주 확진자가 두 배씩 늘어나는 추세가 이어질 경우, 이달 하순경에는 하루 10만 명대의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이미 의료계는 다음 달이면 하루 20만 명대의 확진자가 나오는 재유행이 올 것을 예상하고 그에 맞는 대비를 해야 할 때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의료계 예상과 달리 새 유행이 일어나지 않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 국민 대다수가 코로나19 백신 3차 접종을 완료한 후 이미 4개월가량이 지나 사회적 면역력이 떨어져 있기 때문이다. 일상이 재개되면서 사람 간 접촉 빈도가 과거보다 잦아졌다는 점, 여름 휴가철이 다가와 인구 대이동이 점쳐진다는 점도 유행 가능성을 키우는 요인이다.

여름 무더위로 에어컨 등 냉방기에 의존하는 3밀(밀접·밀폐·밀집) 환경이 조성됐고, 장기간 이어진 코로나19와의 사투로 국민의 피로감이 커진 상황이라는 점은 방역 성과를 저해할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면역 회피 능력이 확인된 BA.5 오미크론 변이가 점차 국내에서 위력을 더해감에 따라 코로나19 전파력이 종전보다 더 강해지고 있다는 점 역시 방역의 우려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전날 방대본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BA.5 변이는 지난주(6월 5주차) 24.1%의 검출률을 보였다. 조만간 국내에서도 BA.5가 우세종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기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중대본 회의에서 "코로나19 재유행의 경고등이 하나둘 켜지고 있다"며 "우리 모두 경각심을 가져야 할 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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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윤리위, 이준석 대표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7/08 09:50
  • 수정일
    2022/07/08 09:50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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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윤리위 “이준석 대표 소명 믿기 힘들어”

 
이양희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 위원장이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 관련 징계를 논의하기 위해 회의장으로 들어서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7. ⓒ뉴스1 
 
국민의힘 중앙윤리위원회가 이준석 당대표에 대한 징계 수준을 ‘당원권 정지 6개월’로 결정했다. 김철근 당대표 정무실장의 징계에 대해서는 ‘당원권 정지 2년’으로 결정했다.</figcaption>
이양희 당 중앙윤리위원장은 8일 새벽 국회 국민의힘 대회의실에서 나와 “8시간이나 걸렸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리위 판단의 쟁점은 김 실장이 ‘이준석 대표의 성 상납 의혹’ 제보자에게 7억 원의 투자 각서를 써주는데, 여기에 이 대표가 연루됐는지 여부였다. 윤리위에 따르면, 이 대표는 김 실장이 올해 1월 10일 대전에서 장 모 씨를 만나 성 상납과 관련한 사실확인서를 작성하고 7억 원 상당의 투자유치 약속증서를 작성해준 사실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소명했다. 김 실장도 이날 윤리위에 출석해 지난 1월 10일 장 모 씨를 만나 ‘성 상납이 없었다’는 취지의 사실확인서를 받고 같은 자리에서 장 씨에게 7억 원 상당의 투자유치 약속증서를 작성해 준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사실확인서와 약속증서와의 대가 관계를 부인했다고 윤리위는 밝혔다.

하지만 윤리위는 이 대표와 김 실장의 소명을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윤리위는 사실확인서의 증거가치, 이준석 본인 및 당 전체에 미칠 영향, 당 대표와 김 실장 간 업무상 지휘관계, 사건 의뢰인과 변호사의 통상적인 위임관계, 관련자들의 소명 내용과 녹취록, 언론에 공개된 각종 사실 자료 등을 고려해 판단했다고 밝혔다.

특히, 김철근 정무실장이 본인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7억 원이라는 거액의 투자유치 약속 증서의 작성을 단독으로 결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7. ⓒ뉴스1

이에 따라, 윤리위는 이 대표가 윤리규칙 제4조 품위유지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윤리위는 “징계 심의 대상이 아닌 성 상납 의혹에 관해서는 판단하지 않았다”라고 했다. 또 “이준석 당원의 당에 대한 기여와 공로 등을 참작하여 위와 같이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당규에 따르면, 윤리위 징계 처분은 △ 경고 △ 당원권 정지 △ 탈당 권고 △ 제명 등 4단계로 구분된다. 위원장을 포함해 9명으로 구성된 윤리위는 만장일치로 결론이 나지 않을 경우 과반(5명) 출석에 과반(3명) 찬성으로 징계를 결정한다.

가장 낮은 수위의 징계는 ‘경고’이고, 가장 높은 수위의 징계는 ‘제명’이다. ‘당원권 정지’는 ‘경고’ 다음으로 높은 징계다.

한편, 이 대표는 7일 밤 9시20분경 윤리위 출석 전 기자들을 만나 소회를 밝힌 바 있다.

“하~” 한숨을 한 차례 내신 뒤, 그는 “오늘 드디어 세 달여 만에 이렇게 윤리위에서 소명기회를 얻게 됐다”라며 “(조금 전) 한 언론의 보도를 보고, 제가 지난 몇 달 동안 뭘 해온 것일까 많은 고민을 하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성 상납 증거인멸교사 의혹에 대한 윤리위원회에 출석하며 입장을 말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7.7. ⓒ뉴스1


앞서 JTBC는 이 대표 성 접대 의혹을 제기한 장 모 씨가 지인과의 통화에서 이 사건에 ‘윗선이 있다’고 언급한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정치권의 누군가가 이 대표를 의도적으로 겨냥했다는 취지의 발언으로 해석된다.

이 대표는 “저를 가까이에서 본 언론인은 알 것”이라며,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를 거치는 동안 자신이 어떻게 일을 했는지 열거했다. 이어 그는 “제게 제기되는 여러 가지 의혹에 성실히 소명하겠다”라면서도 “하지만 몇 개월 동안 그렇게 기다렸던 소명에도 불구하고, 마음이 이렇게 무겁고 허탈할 수가 없다”라고 탄식했다. 그러면서 “궁금하다. 지난 1년 동안 그 달려왔던 시간 동안, 달리는 저를 보면서 뒤에서 무슨 생각들을 하고 있었고, 무엇을 하고자 기다려 왔던 것인지”라고 말했다.

또 이 대표는 “지난 1년 동안의 설움이 그 언론보도를 보고 북받쳐 올랐다”라며 “모르겠다. 지금 가서 준비한 소명을 다 할 수 있을지, 아니면 그럴 마음이라도 들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같이 소회를 밝히며 감정을 억누르는 모습을 보였다.

이 대표는 7일 오후 9시 20분부터 자정을 14분이나 넘긴 시간까지 윤리위에서 소명했다. 소명 뒤에는 “보는 것처럼 장시간 동안 성실하게 임했다”라며 “질문한 내용들을 제 관점에서 정확히 소명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오늘 이 절차를 통해서 당의 많은 혼란이 종식되길 기대하겠다”라고 했다. ‘성 접대를 받았다고 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이 나왔으나, 이 대표는 “이 정도로 하겠다”라며 답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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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긴축재정 공식화, 조선 “돈잔치 끝” 한겨레 “민생 우려”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  입력 2022.07.08 07: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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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향후 5년 긴축 전환, 신문들 ‘긴축’ 또는 ‘건전’
보수신문 환영 기조 가운데 한겨레 등 ‘재정건전 집착’ 지적

 

문재인 정부가 임기 5년 간 재정 적자를 국내총생산(GDP)의 3% 이내로 죄기로 했다. 강력한 긴축 재정 기조를 내놓은 것인데, 보수신문들은 이를 ‘돈잔치 끝’ ‘허리띠 죄기’로 표현한 반면 일부 신문은 고물가 상황에서 현실성과 민생에 대한 타격을 우려했다.

7일 정부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열고 ‘새 정부 재정 운용 방향’을 확정했다.

정부는 당장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할 내년 예산을 짤 때부터 GDP 때부터 관리재정수지 적자 비율이 3%를 넘지 않도록 할 방침이다. 또 향후 5년 간 국가채무비율 증가폭을 5%포인트로 통제하기로 했다. 신문들은 문재인 정부 5년 간 국가채무비율은 14%포인트 들었다고 했다.

▲8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8일 아침신문 1면 갈무리

또 정부는 문재인 정부가 쓰던 통합재정수지가 아닌 관리재정수지를 기준지표로 쓰겠다고 밝혔다.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총수입-총지출)에서 매년 대규모 흑자를 기록한 4대 보장성기금을 뺀 지표다.

해외 정부와 국제기구에선 통합재정수지를 쓰지만 한국 기재부는 국내에서만 통용되는 관리재정수지를 만들어 써왔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가 지난해 재정수지 기준을 통합재정수지로 변경했는데, 이를 다시 되돌리겠다는 것이다.

▲8일 세계일보 1면 머리기사
▲8일 세계일보 1면 머리기사
▲8일 경향신문 1면
▲8일 경향신문 1면

한겨레는 “올해 예산에 문재인 정부 재정준칙을 적용할 경우 약 3조~4조원의 지출 축소가 필요한 반면, 윤석열 정부 재정준칙을 적용하면 총지출을 43~50조원가량 줄여야 한다”고 했다.

정부는 이를 실현하기 위한 계획의 일환으로 민간보조사업 원점 재검토, 공공기관 자산 매각 등을 계획으로 내놨다. 문재인 정부에서 강력하게 추진한 재정지원 일자리 사업을 구조조정하기로 했다. 동아일보는 “올해 84만5000개로 확대된 노인 일자리는 수익을 낼 수 있는 시장지향형으로 개편하고, 그 외의 직접 일자리는 축소할 계획”이라며 “공무원 정권과 월급도 동결하거나 최소한으로만 늘리기로 했다”고 전했다.

동아일보와 세계일보, 조선일보 등이 제목에 ‘허리띠 졸라매기’라는 표현을 썼다. 이들 신문은 정부가 발표한 이번 재정 기조를 긍정적인 어조로 전하거나 평했다.

▲8일 세계일보 3면
▲8일 세계일보 3면
▲8일 경향신문 6면
▲8일 경향신문 6면
▲8일 동아일보 1면
▲8일 동아일보 1면

동아일보는 1면에 “허리띠 졸라매는 정부”라는 제목을 쓰고 “문재인 정부에서 전례 없이 빠르게 늘어난 국가부채와 정부지출을 줄여 재정건전성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라며 “기재부는 문재인 정부에서 추진했던 복잡하고 느슨한 재정준칙을 강화해 단순하면서도 엄격하게 개편하기로 했다”고 했다. 또 “역대 최고 수준의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을 실시하겠다”고 했다고 밝혔다. 세계일보는 1면 머리에 “나라살림 허리띠 죄기”라는 표현을 쓰고 윤 대통령의 “정부부터 솔선해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는 등 발언을 중심으로 기사를 전했다.

중앙일보는 나아가 “코로나19 이전 재정수지 추이를 보면 새 정부가 제시한 관리재정수지 3% 적자도 이례적으로 높은 수준”이라고 했다. 중앙은 “2019년엔 (GDP 대비 관리재정수지) 2.8%에 그쳤으나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5.8%로 급등한 후 줄곧 4~5%대”라고 했다. 그러면서 관리재정수지가 3%를 넘은 건 2009년 이명박 정부 때가 가장 최근이라고 했다.

▲8일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8일 조선일보 1면 머리기사

조선일보는 나아가 1면 머리에 “돈잔치 끝”이라는 제목을 달았다. 조선일보는 “2020년부터 매년 100조원 정도씩 발생하는 재정적자를 새 정부는 절반으로라도 줄여보겠다는 것”이라며 “경제가 어려울수록 타격을 먼저 받는 사회적 약자 지원도 강화된다”고 했다. 윤 대통령의 “취약계층이 어려운 경제위기를 잘 극복할 수 있도록 공공부문을 긴축해서 조성된 자금으로 더 두껍게 지원해야 한다”는 말을 들어서다.

세계일보는 “최근 5년간 국가채부가 400조원 이상 증가하면서 국가신인도에 대한 우려가 커졌는데 이를 불식시킬 필요가 생긴 점도 ‘확장재정’에서 ‘건전재정’으로 정책 기조를 180도 전환한 배경”이라고 평했다.

세계일보는 그러면서도 “고물가 등 복합위기가 장기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정부지출마저 줄어들 경우 취약계층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라며 “내년부터 법인세 최고세율 인하 등 각종 조세 감면이 예고된 만큼 향후 복지 분야가 소외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고물가 상황에서 이번 재정 기조의 현실성을 따지거나 민생과 동떨어진 나라살림이 되리라고 예견한 신문은 일부였다.

한겨레는 목표가 비현실적이며 재정 역할에 대한 고민이 없는 결과라는 우려를 내놨다. 한겨레는 “구체적인 지출 구조조정 계획이나 세입 확충 전략은 제시되지 않았다”고 했다. 한겨레는 “대규모 지출 축소 없이는 이룰 수 없는 목표를 제시한 셈인데 어떤 예산을 희생시킬지 정부는 구체적인 발언을 피하고 있다”고 했다. “민간보조사업 원점 재검토, 불요불급한 공공기관 자산 매각 등 작은 계획만 공개됐을 뿐, 국정과제 소요 재원인 209조원을 마련하는 동시에 고령화에 대응할 묘안은 담기지 않았다”는 것이다.

▲8일 한겨레 1면
▲8일 한겨레 1면

한겨레는 “재정수지를 좋게 하려면 지출을 줄여 재정 역할을 축소하거나 국민 세부담을 늘려 조세수입을 증대시켜야 한다”며 “(정부 계획대로) 재정수지 비율을 법률로 고정시키면 발을 신발에 맞추는 비민주적 재정 운영이 생길 수 있다”는 이상민 나라살림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의 지적을 전했다. “가파른 고령화 속도 탓에 추가 복지확충이 없어도 2027년에는 국가채무비율이 50%대 중반”이라며 목표가 비현실적이라는 류덕현 중앙대 경제학 교수의 말도 전했다.

고물가 상황 속에서 국가 재정 역할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했다. 한겨레는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 교수의 “인플레이션으로 생길 수 있는 여러 문제에 대해 정부의 대처가 필요한데 이런 부분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건전재정 기조만 지나치게 강조되고 있다”는 발언을 인용했다.

▲8일 한겨레 4면
▲8일 한겨레 4면
▲8일 한국일보 1면
▲8일 한국일보 1면

 

▲8일 경향신문 6면
▲8일 경향신문 6면

경향신문도 “사회안전망이 축소될 경우 서민 생활이 악화되고 일부 영역에서는 민영화 논란이 재현될 수 있다”고 했다. 또 정부가 이번 회의에 민간 전문가가 참여했다고 홍보했지만, 그간 관행과 달리 재계나 경영계 인사로만 구성되고 노동계나 시민사회를 배제했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참여연대와 민주노총 등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어 “기준금리 인상 등 외부 요인으로 한국 경제, 특히 민생 경제 위축이 우려되는 상황”이라며 “충분한 재정 운용으로 사회 복지 안전망을 강화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고 전했다. 한국일보는 “통화 정책에 이어 경기 후퇴를 방어할 재정 정책마저 긴축으로 돌아서면 경제 침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고 했다.

김예리 기자 ykim@media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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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죄 없는 유류세 잡지 말고, 담대하게 횡재세 해보자

 
지난 3월 9일 오전 서울 한 주유소에서 직원이 차량에 주유를 하고 있다. 2022.03.09. ⓒ뉴시스 
 
올해 4월부터 한달 주유비가 30만원대로 불었다. 25만원을 넘는 일이 없었는데, 지난달에는 31만원을 썼다. 휘발유 가격이 리터당 2천원을 넘은 게 10년 만이라고 한다. 치솟은 밥상 물가까지 더해 가계 부담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비상한 시기에는 비상한 대책이 필요하다는데, 정부는 헛물만 켜는 모양새다.

기름값을 잡겠다고 나선 정부는 유류세를 타겟으로 잡았다. 정부는 최근 8개월간 세 차례 유류세를 인하했다. 지난해 11월 유류세를 20% 낮춘 데 이어, 올해 5월과 7월 인하 폭을 각각 30%, 37%로 확대했다. 세 차례에 걸친 인하 조치로 리터당 유류세는 820원에서 516원으로 떨어졌다.

유류세을 300원 이상 낮췄으니 기름값도 그만큼 내려와야 할 게 아닌가. 실상은 다르다. 이번달 유류세 인하가 시행된 지난 1일 전국 휘발유 평균 가격은 2,129원이다. 전날 대비 리터당 16.02원 내렸다. 일주일이 지난 6일 기준으로는 30원 정도 떨어졌다. 이번달 유류세 인하분 57원에 크게 못 미친다.

애초 유류세 인하로 기름값을 잡을 수 있긴 한 걸까. 기름값 결정 구조를 보자. 정유사는 산유국에서 사 온 원유를 정제해 휘발유를 만든다. 주유소가 휘발유를 사들여 소비자에게 판다. 정유사는 휘발유를 주유소에 넘길 때, 원유 가격에 유류세와 관세 등 세금, 유통비용과 마진을 더해 가격을 책정한다. 여기에 주유소가 마진을 붙여 소비자 가격이 된다.

유류세 인하 혜택이 소비자에게 오기 전에 정유사와 주유소가 나눠 갖는 구조다. 유류세 인하분을 휘발유 가격에 일부만 적용하고 나머지는 마진으로 챙긴다. 엿장수 마음이라는 식이다. 정부는 유류세 인하분을 기름값에 반영해달라고 읍소한다. 때로는 담합을 살펴보겠다며 윽박도 지른다. 정유사의 자발적 기금 설립을 운운하는 모습은 처연하기까지 하다.

세금의 기능을 고려해봐도 유류세 인하는 그다지 바람직한 대책이 아니다. 유류세는 에너지 소비가 유발하는 환경오염에 대해 비용을 치른다는 성격이 있다. 자동차가 없는 저소득층 입장에서 유류세 인하는 역차별이다. 정부 세수가 줄어든다는 점도 한계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고유가 시기 세금 감면보다 취약 가구에 대한 현금 지원 등 정책이 더 효과적이고 정의롭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최근 내놓기도 했다.

좀 더 근본적인 측면에서 고유가 대책을 생각해보자. 기름값에서 유류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35% 수준이다. 절반 이상은 원유 가격이다. 국제 유가가 오르면 기름값이 비싸진다. 정유사는 원유를 비싸게 사 왔으니 그만큼 가격을 올리게 된다.

최근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코로나19 회복세로 원유 수요가 증가하는 와중에 우크라이나 사태를 비롯한 국제정세 불안으로 공급 차질이 겹쳤다. 국제 유가를 한국 정부가 해결하길 바라는 건 무리다.

문제는 따로 있다. 정유사가 국제 유가 상승분을 넘어서는 수준으로 휘발유 가격을 올린다는 점이다. 두바이유는 지난해 1월 1주에서 올해 6월 2주 사이 리터당 565원 올랐다. 같은 기간 정유사가 주유소로 넘기는 세전공급가는780원 뛰었다. 고유가를 빌미로 정유사가 마진을 더 챙긴다는 지적이 제기되는 배경이다.

실제 정유사는 매년 대규모 이익을 내고 있다. 에쓰오일·GS칼텍스·현대오일뱅크·SK에너지 정유 4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조원을 돌파했다. 올해는 1분기에만 4조 3천억원을 남겼다.

에너지 소비자단체 E컨슈머 이서혜 연구실장(박사)은 “장기적으로 보면 국제유가와 기름값이 비슷한 추세로 움직임이기는 한다”면서도 “특정 시점으로 좁혀서 보면 국제유가 인상 폭보다 기름값이 더 오르거나, 국제유가 인하 폭보다 기름값이 덜 내리는 비대칭성을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횡재세(windfall tax)는 패러다임 전환을 제시한다. 고유가 시기 정유사가 거둬들인 이익 일부를 세금으로 환수해 지원 정책 재원으로 활용하자는 구상이다.

시장주의를 해친다는 진영에 매몰된 구호를 접어두고, 실현가능성을 살펴봄 직하다.

일각에서는 횡재세를 물리면 정유사가 세금을 회피하기 위해 국내 물량을 해외로 돌려, 오히려 공급 부족으로 가격이 뛸 수 있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름값이 뛰지 않는 방향으로 제도를 설계하면 될 일이다. 횡재세를 정유사가 국내에서 판매한 유류에 부과하지 않고, 총이익에 매기면 된다. 어디서 팔든 수익이 늘면 추가 세금이 붙으니, 국내 물량을 줄일 유인이 없다.

정유사의 에너지 전환, 기업 투자 의지 꺾는다는 비판도 있다. 영국이 도입한 횡재세 방안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기업 투자를 장려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신규 투자에 대한 세금 감면을 확대했다. 쓰지 않으면 횡재세로 나갈 돈을 투자에 쓰라는 신호다.

영국은 지난 5월 횡재세를 시행했다. 석유·가스 에너지 기업에 부과하는 법인세 세율을 기존 40%에서 65%로 인상했다. 적용 기간은 2025년까지다. 연간 50만 파운드(7조 8,500억원) 규모 세금이 더 걷힐 것으로 추산된다. 세금은 저소득 가정에 대한 요금 할인 등 에너지 종합대책 재원으로 활용한다.

영국뿐 아니다. 서방 국가에서는 횡재세 논의·도입이 활발하다. 유럽연합(EU) 입법기구인 유럽의회(EP)는 지난 3월 회원국에 횡재세 도입을 제안했다. 미국도 정부가 에너지 기업에 추가 과세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의회 입법조사처(CRS)가 정책 설계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기도 했다. 헝가리 정부는 지난 5월 횡재세 부과 계획을 발표했다.

한국에서도 횡재세 도입 움직임이 있다.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실이 법안을 마련 중이다. 국회 법제실에 검토를 의뢰했다. 대략적인 틀은 법인세를 추가 과세하는 방식이다. 2014~2019년 평균을 초과하는 이익에 일정한 세율을 적용한다. 용 의원은 “담대하게 한번 해보자”고 호소한다.

경제 위기가 닥치면 노동자·소상공인·자영업자에게 강요되던 고통 분담의 진정한 의미를 고민해야 할 때다.
 

“ 조한무 기자 ”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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