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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실 “‘사적채용’ 동의 못해...부당한 정치공세”

야, ‘북송 수사’ 겨냥 “그런다고 추락한 지지도 만회 못해”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2.07.17 18:46
  •  
  •  수정 2022.07.17 21:5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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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건희 여사가 운영하던 회사의 전 직원들, 대통령 외가 6촌과 지인 아들까지 ‘사적채용’ 문제가 잇따라 불거진 가운데, 17일 오후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부당한 정치공세”라고 맞섰다.    

특히 권성동 국민의힘 대표 직무대행과 윤 대통령의 오랜 지인인 ‘강릉 우 사장’ 아들 채용에 대해, 이 관계자는 “설사 우모 행정관의 아버지가 권성동 대표 지역구의 선거관리위원이었다고 하더라도 결격 사유가 된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우모 행정관의 아버지는 정당에서 추천한 사람이 아니고 지역선관위가 자체적으로 위촉한 사람”이며 “국민의힘이나 권 대표가 이 사람의 선관위원 선발 과정에 전혀 관여한 바가 없다”고 변명했다. “선관위원은 아시다시피 무보수 명예직”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권 대표가 (...) 성공 여부가 확실하지 않은 대선 캠프에 (우씨를) 추천한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고 “노력과 업무 수행 능력을 인정받아서 대통령실에 9급 행정요원으로 채용된 것이 팩트”라고 강변했다.

그는 “이 사안의 핵심이라고 하는 것은 아무런 업무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사람이 이른바 사적 인연에 따라서 대통령실에 채용됐느냐 여부가 아니겠느냐”면서 “해당 행정요원은 제가 알기에 선거운동 초반부터 참여해서 업무 능력을 충실히 검증받고 인정을 받았고, 적법한 절차를 거쳐 선발됐다”고 했다.

“왜 이렇게 이른바 사적 채용이라는 프레임을 씌워 말씀하시는지 제가 동의하기는 어렵다”는 것.

이 관계자는 “공개 채용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당한 사적 채용 아니냐 지적하고 비판하는 것은 제가 생각하기에는 논리적 근거도 상당히 부족하고, 대통령실의 특성을 간과한 부당한 정치 공세다, 프레임 씌우기다 이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당락은 물론이고 과연 이 후보가 대통령 후보로 선출될지조차도 불투명한 상황에서 캠프가 출범하고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고 강조하면서 “이 가운데 일부가 업무수행 능력이나 기여도를 기준으로 선발돼서 비서실에 채용됐다”고 되풀이했다.

이 관계자는 “과거에, 제가 국회 얘기할 처지는 아니지만 일부 국회의원들이 경력이나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친인척, 자녀, 혹은 어떤 특수 관계에 있는 사람들을 보좌진으로 채용해 비판을 받은 것과는 당연히 구별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을 변호하기 위해 느닷없이 국회의원들을 저격한 셈이다.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제공-대통령실]
지난 15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 출근하는 윤석열 대통령. [사진제공-대통령실]

‘윤석열표 공정과 상식이 무너졌다’는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원장의 지적에는 “그런 해석도 있다는 것을 저희가 염두에 두고 있지만 저희가 이해하고 파악하기에는 법에 저촉되는 문제는 전혀 없다”고 거듭 버텼다. 

우 위원장이 ‘북송문제와 사적채용 모두 국정조사하자’고 제안한 데 대해, 이 관계자는 “지금은 급한 일부터 처리하는 것이 순리 아닌가요? 지금 온 언론 온 국민들이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의 진상이 뭐냐고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데, 그것 먼저 처리해야 마땅한 것”이라고 피해갔다. 

‘모든 언론과 국민이 사적채용보다 북송문제를 더 주목한다’는 인식 자체가 대통령실이 얼마나 민심과 동떨어져 있는지 드러내는 증거인 셈이다. 

이날 오랜만에 얼굴을 내비친 최영범 홍보수석은 “야당과 지난 정부의 관련자들이 해야 될 일은 정치 공세가 아니라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해 진실을 밝히라는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정부 관련자’란 이날 입장문을 낸 정의용 전 국가안보실장을 가리킨다. 

최 수석은 “특히 제대로 된 조사도 없이 탈북 어민을 엽기적인 살인마라고 규정한 것은 심각한 문제”이고 “귀순 의사가 없었다는 것도 궤변”이라고 강변했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조오섭 대변인은 “민생경제 위기에 바빠야 할 대통령실이 정치공세, 정치보복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북송 사건’ 수사 검사가 증원되더니, 대통령실은 “명백한 수사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는 것.

그는 “그런다고 해서 인사 참사, 사적 채용과 비선 측근 논란 등으로 추락한 국정운영 지지도를 만회할 수는 없다”고 꼬집었다. “전방위 수사로 얼마나 대단한 진상을 밝혀낼지 지켜보겠다. 하지만 결과는 윤석열 정권의 다시없는 망신이 될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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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미래 전쟁과 그 이후에 대한 논의 억제하는 국가보안법

  • 기자명 고승우 언론사회학 박사 
  •  
  •  입력 2022.07.18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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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 0
 
 

[국보법 연재 (07)] 국보법에 심각하게 오염된 언론, 정치권 심각

한반도에 전쟁이 나는 것을 상정하는 것은 기분 좋은 일이 아니다. 6·25 전쟁의 참극을 떠올릴 때 더욱 그러하다. 그러나 전쟁을 막기 위해서는 전쟁이 일어나는 것이 얼마나 비극적인가를 충분히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한반도의 전쟁 비극에 대한 전망과 그 방지책에 대한 논의는 한국에서 활발치 않다.

그 이유의 하나는 남북한과 외세 등이 복잡하게 뒤엉킬 가능성이 크고 북한도 전쟁 당사자의 하나가 된다는 점에서 국보법을 의식해야 하기 때문이다. 국가보안법(이하 국보법)의 취지에 따르면 미래의 전쟁에서 북한은 악역으로만 상정되어야 하는데 이런 점이 미래의 한반도 전쟁에 대한 다양한 상상이나 논의를 주저하게 만드는 것이다.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과 같은 참극이 발생한다면 그것은 미국이나 중국이 아닌 한반도가 가장 큰 피해를 입게 된다. 남북 군사대치의 특성상 전면 전쟁 발생 시 수도권에서 단시간 내에 최소 수십만 명에서 수백만 명이 사망한다는 조사 결과나 나와 있다. 1개월 정도 장기화되면 1천 만 명 수준의 인명피해가 불가피하다는 끔찍한 추정도 있다.

국보법은 남한의 승리, 북한의 괴멸이라는 목표만을 상정하고 그런 결과를 가져올 전쟁만을 생각할 것을 강요하고 있다. 그래서 국보법 찬양론자들은 흔히 남한주도에 의한 통일, 북진통일을 주로 주장한다. 그 뿐 아니다. 북한의 급변사태나 북한 붕괴를 상상하면서 시나리오를 전개한다. 그러면 북한 급변사태나 붕괴 시에 국보법 신봉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통일이 올까? 박근혜 전 대통령이 한때 외친 통일 대박이 가능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외세가 호시탐탐 한반도에 개입해서 이익을 나눠먹을 욕심에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우선 미국은 6·25전쟁 때 중국의 참전이라는 아픈 경험을 되살려 미군이 미래의 한반도 전쟁에서 북진하는 경우라 해도 평양 위쪽의 청천강까지만 진격하는 전략을 오래전부터 구상해왔다.

미국은 1950년대 후반부터 북한에 대한 핵 공격을 전제로 한 군사훈련을 실시했고 최근에도 북한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북한 수뇌부를 암살하는 식으로 북한 정권교체를 시도하겠다는 발상을 감추지 않는다. 하지만 이 경우 중국을 의식하고 있는 것은 물론이다. 한미 두 나라가 북한에 대한 선제타격을 합리화시키고 국제사회의 여론 악화를 방지하기 위해 침략이 아니라 자위권에 의한 ‘내륙 진격’ 훈련이라 하는 식의 아전인수식 전쟁논리를 개발했는데 상대도 유사한 논리로 맞대응하게 될 것은 뻔한 이치다.

▲ 1950년 8월17일 낙동강 전선에서 미 육군 24사단 소속 M24 채피 전차와 전차병들. 사진=위키백과
▲ 1950년 8월17일 낙동강 전선에서 미 육군 24사단 소속 M24 채피 전차와 전차병들. 사진=위키백과

일본은 아베가 총격에 의해 사망한 뒤 개헌작업에 박차를 가해 ‘전쟁이 가능한 국가’로 발돋움하겠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는데 현행 헌법하에서도 한반도 유사시 자위대를 파병할 다양한 방안을 확보했고 노력 중이었다. 일본은 미일방위협정에 의해 한반도에서 미일 합동작전을 전개할 수 있는 것은 물론 전시에 한국군 작전지휘권을 행사하는 주한미군사령관의 요청에 의해서도 미일 합동 작전이 가능하다는 것을 익히 알고 있다.

일본은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일본미래세대에게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교육시키는 의미이고 그에 따라 재침 기회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한반도 유사상황에 대한 대비를 보면 더욱 간교하다. 일본은 한반도 유사시 남한에 거주하는 일본인과 함께 북한의 일본인 납치피해자를 구출하기 위한 군사작전을 시도할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산케이신문이 2017년 4월13일 보도했다.

미국과 중국 한반도 유사시 4개 국 분할 통치 시나리오 만들어

한반도 주변 외세는 한반도 유사시 각국의 이해관계를 관철시키기 위해 한반도 위기 사태에 개입할 명분을 쌓고 있는 것을 주목해야 한다. 우크라-러시아 전쟁의 경우에서 보듯 미국과 유럽 나토국가들은 우크라이나가 겪는 비극을 계기로 서구진영의 결속을 다지면서 군사, 경제적 이익을 챙기려 시도했다. 그러나 강대국들은 제 3의 지대에서 이익쟁탈전을 벌이면서도 최악의 상황은 회피하자는 거래를 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미국은 대만 문제를 놓고 중국과 군사적 충돌도 불사할 듯한 태도를 취하지만 ‘미중 외교 수장들이 만나 두 나라 경쟁을 하되 그것을 관리할 소통 채널을 유지하고 경쟁이 자칫 오판과 대결로 치닫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만드는 방안을 논의하자’고 중국에 제안하기도 했다(미국의소리방송 2022년 7월7일).

강대국들은 강대국간의 갈등과 대립은 각자 이익을 최대한 챙기는 선까지 경쟁을 하되 전쟁과 같은 최악의 상황을 막자는 식의 핫라인을 유지하자는 속셈이다. 그러나 약소국을 무대로 이익 쟁탈전을 벌이는 것에서 강대국간의 이기주의가 작동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20세기 초 미국과 일본이 한반도, 필리핀을 놓고 식민지 흥정을 한 것이 그런 사례의 하나다.

미국과 중국은 한반도 유사시를 상정해서 서로 논의를 했다는 보도가 나온 적도 있다. 미국 정부가 지난 2009년 북한 체제 붕괴 시 4개 국 분할 통치 시나리오를 설정한 것으로 알려진 뒤 중국도 2015년 유사한 방안을 미국 측에 제안한 사실이 원전반대그룹의 해킹 문건을 통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고 채널A와 TV조선이 2015년 10월9일 보도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북한 지역 북부 지역을, 한국과 미국은 남부 지역을 분할 점령하는 것으로 되어 있어 북한 붕괴가 한반도 재통일은커녕 강대국들의 각축장으로 변하게 될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는 외세가 북한 지역을 떡 조각 나누듯 하면서 배를 채우겠다는 의미다.

북한 지역 4개국 분할 통치 방안은, 통일된 한반도가 강대국으로 등장하고 그로 인해 동북아 지각 변동을 일으켜 외세를 불편하게 한다는 점이 전제된 구상이라 하겠다. 외세는 한반도 통일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 모든 외세의 이익에 부합한다는 것에 암묵적으로 동의해왔고 앞으로 그럴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민족이 결코 받아드릴 수 없는 외세의 철면피한 흥정이고 야합이다.

국제사회는 냉혹하다. 강대국들의 힘에 의한 외교, 즉 힘이 정의라는 식의 야만적인 외교가 일상화 되어 있다. 이런 점에 비춰 북한 급변 사태 등이 분단 이전의 상태로 통일로 연결된다는, 국보법에 바탕을 둔 한심한 구상은 정말 민족의 미래를 망치면서 동북아 평화에 역행하는 망상에 불과하다. 외세는 남한의 이런 골빈 상태를 이용해 먹을 묘수 찾기에 혈안이 되어 있다.

강대국들이 미래의 한반도 전쟁에서 이익을 취할 가능성에 대해 국내 정치권이나 언론, 전문가 등은 무관심하다. 그 문제에 대해 먼 남의 나라 일처럼 대할 뿐이다. 북한이 없어지기만 한다면 어떤 희생이라도 감수해야 한다는 것인가? 이런 막가파적인 생각이 지배하는 것은 국보법 탓이다. 이 법은 외세의 개입 가능성에 대한 객관적 분석과 그에 대한 대비책의 강구를 불가능하게 만든다.

국보법이 한반도의 미래를 망치고 있는 것이다. 미국 등 강대국의 입장에서 국보법이 너무 고마운 법이라 하겠다. 이 법은 미국이 북한을 제거하기 위해 무슨 짓을 해도 남한의 뜨거운 지지를 받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미국은 국보법의 그늘에서 미국의 국익을 챙기기 위한, 상한선 없는 한반도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미국 오바마 정부 때의 대북 정책인 ‘전략적 인내’는 사실 북한이 스스로 무너질 때를 기다리는 전략이었다. 바이든 정부도 북한에 대한 봉쇄와 압박을 강화하면서 ‘북한이 먼저 평화적 제스처를 취하고 나면 협상하겠다’는 식이다. 이는 북한에 대해 먼저 무릎 꿇고 나오면 대화한다는 것으로 자존을 크게 강조하는 북한 입장을 고려할 때 북미간에 평화적 대화가 성립되기 어렵다는 점이 분명해진다.

▲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사진=flickr
▲ 조 바이든(Joe Biden) 미국 대통령. 사진=flickr

미국은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중국과의 대치를 우선하면서 한반도 문제는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윤석열 대통령도 이명박, 박근혜 정권과 흡사한 대북 강경책을 앞세우면서 군비증강 방침을 강조하고 있다. 북한도 미사일 개발에 이어 핵실험 실시를 예고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니 한반도의 가까운 미래는 군사력 대치를 통한 긴장수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크고 남북간 소통이나 긴장완화는  기대하기 어렵게 되었다.

전쟁에 대한 국제규범 있다 해도 예방이 최선

인류의 역사는 전쟁의 역사라는 말이 있듯이 전쟁은 일상사의 하나처럼 되어 있다. 그렇다 해도 인류는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도 해 왔다. 하지만 우크라- 러시아 전쟁과 같이 평화를 중재하는 세력이 나타나지 않는 것처럼 일단 전쟁이 발생하면 그 이후는 대단히 불행하다.

전쟁은 흔히 침략전쟁과 정의의 전쟁으로 구분된다. 전쟁은, 침략전쟁은 절대 안 되는 것이고 정의의 전쟁은 불가피한 것으로 인식된다. 두 전쟁은 얼핏 보기에도 큰 차이가 있는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두 전쟁을 분간하는 것은 대단히 어렵다. 교전 당사국들의 주장이 엇갈리기 일쑤이고 실제 조사에 의해 그 진위를 가리는 것도 어렵다.

이런 이유로 오늘날 침략전쟁을 정의한 국제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국제연합헌장에도 침략에 대한 정의 규정이 없으며, 국제연합은 총회와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해 침략행위의 존재여부를 다수결의 방법으로 결정하게 된다.

침략이냐 아니냐는 개별국가의 주관에 의해 판단될 수밖에 없다. 이러니 국제사회에서는 전쟁의 성격에 대한 규정에서 결정권의 행사 등과 같은 힘의 논리가 우선하게 된다. 또한 승전국은 정의의 전쟁을 한 것으로 되고 패전국은 온갖 오명을 뒤집어쓰는 것이다. 휴전할 경우는 쌍방의 주장이 맞서는 형국이 지속되는 것이 상례다.

이런 한계 속에서도 국제사회는 정당한 전쟁이라 해도 무제한적인 무력 사용이나 잔혹 행위를 규제하는 국제법인 전시국제법(law of war) 또는 전쟁법을 발효시켜  전쟁의 개시조건, 무력수단, 공격목표물 등을 각각 제한하고 있다. 이 법은 전쟁으로 인한 불필요한 피해를 최소화하려는 것을 목표로 하는 국제적 장치로 다음과 같은 사항을 규제한다.

-- 최소한의 기간과 비용 내에 최소한의 인명 피해로 적을 항복시키는 것을 원칙으로 하면서 군사작전은 교전자만을 상대로 하며 군사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이상의 전투력은 사용할 수 없다. 전투력 사용의 피해가 과도하다고 판단되면 전시 국제법에 따라 처형 될 수 있다. --

제네바협약은 전쟁을 멈추도록 하는 것보다는 무력충돌에서 빚어지는 야만행위를 억제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육상과 해상전투에서의 군대 부상자, 조난자, 포로, 전시 민간인 보호 등을 규정하고 있다.

유엔은 헌장에 의해 전 세계의 유엔 회원국이 자위권 행사가 아닌 경우에 무력 사용을 하면 국제법인 유엔 헌장과 전쟁법 위반으로 규정했다. 유엔 헌장 제 2조 3항은 “모든 회원국은 그들의 국제 분쟁을 국제 평화와 안전 그리고 정의를 위태롭게 하지 아니하는 방식으로 평화적 수단에 의하여 해결해야 한다”로 되어 있다. 또한 4항은 “모든 회원국은 그 국제 관계에 있어서 다른 국가의 영토 보전이나 정치적 독립에 대하여 또는 유엔의 목적과 양립하지 아니하는 어떠한 기타 방식으로도 무력의 위협이나 무력행사를 삼가해야한다”라고 되어 있다.

단, 유엔헌장 제42조는 유엔 안보리의 무력사용승인에 의한 전쟁, 제51조에 의한 자위권에 의한 전쟁은 정당한 전쟁으로 국제법상 인정하고 있다. 그 이외의 전쟁은 침략범죄가 되어 국제법 위반이며, 이에 대한 국가책임 이외에, 로마규정에 의해 개인까지 전범으로 형사처벌 된다.

▲ 7월5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 7월5일 윤석열 대통령이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했다. 사진=대통령실 홈페이지

대통령, 대북 강경 발언보다 전쟁예방, 평화유지 방안 제시해야

세계 전쟁사를 보면 군사적 대치가 심화된 상황이면 우발적인 충돌이 전면전으로 비화한 경우가 적지 않다. 한반도의 경우도 이런 점에 유의해서 전쟁과 같은 극단적인 수단은 국민이 최종 결정권을 행사하도록 해야 한다. 군이 국가의 최고 주인공인양 설치는 것은 좋지 않다. 군의 최고 총수권자가 대통령이라는 것은, 무력을 수단으로 하는 군은 국가의 일부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대통령은 안보를 책임지는 군이 제 역할을 하도록 하면서 동시에 전쟁이 아닌 평화적인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정치력을 항상 발휘해야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국민 안심 차원이라 해도 북한에 대해 선제타격과 같은 전쟁을 연상하는 식의 발언을 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우선 외국자본이나 투자자 등이 볼 때 한반도를 불안지역으로 오해할 수도 있고 북한을 자극해 남북간 긴장상태를 조조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따라서 전투나 전쟁에 대해서는 군고위층이 언급하고 대통령은 불가피한 충돌이나 전쟁을 막고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언급하는 식의 역할 분담이 바람직하다. 나아가 한반도에서의 불행한 미래를 방지하기 위해 경제력 10위권, 군사력 6위권인 국력에 걸 맞는 자주권 행사를 통한 한반도 평화정착, 세계 평화기여 방안이 무엇인지를 고민해야 한다. 국보법은 가급적 빠른 시일 안에 개폐에 나서야 한다.

한반도 유사시 주변 외세가 뱃속의 욕심을 채우려는 전략을 수립하고 있을 가능성을 상정할  한반도의 평화통일만이 모두를 행복하게 할 유일한 해답이다. 외세가 한반도 분단으로 부당이익을 취해왔고 미래도 그런 욕심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때 한민족은 물론 동북아 평화와 안전에 기여할 최상의 방안은 한반도 평화통일이다.

이를 위해 남북한이 정치 군사적으로 대립하는 상황을 단기간에 타개치 못한다 해도 정경 분리 원칙에 입각한 다방면의 교류협력을 강화해 남북 경제 공동체 추진을 모색해야 한다. 그리고 6·15공동선언, 2018년 두 차례의 남북정상 회담 등에서 합의된 것들을 실천에 옮겨 느슨한 연방제 통일 방안 등을 위한 노력을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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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죽하면 이런 우스개가... 이제껏 이런 정부는 없었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7/18 19:51
  • 수정일
    2022/07/18 19:51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안호덕의 암중모색] 위기에서 긴축재정, 알아서 살라는 건가

22.07.18 18:43최종 업데이트 22.07.18 18:43

▲ 지난 5월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안철수 인수위원장으로부터 인수위가 준비한 국정과제를 전달받고 있다. ⓒ 인수위사진기자단

"도움이 필요한 곳을 더 두텁게 지원하는 맞춤형 복지와 노동의 가치가 존중받는 상생의 근로환경을 만들겠다." - 제20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5월 3일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 발표 중


"민생 현안과 재정위기 극복을 위해 정부부터 솔선해서 허리띠를 졸라매야 한다." - 윤석열 대통령, 7월 7일 2022 국가재정전략회의 모두 발언 중

 "법인세를 25%에서 22%로 낮추고 굉장히 복잡한 법인세 구간을 단순화하는 방안을 고민 중." -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7월 13일 제45회 대한상의 제주포럼 강연 발언 중

시시각각으로 발표되는 경제 정책은 혼란스럽다. 잘못된 수학 문제를 내놓고 답을 구하는 것 같다. 법인세를 축소하고 부자들의 세금을 줄이면서 국가의 재정건전성을 유지하겠다는 것, 이해하기 힘들다.

또 긴축재정을 하겠다면서 국민들에게 더 두터운 맞춤형 복지를 제공하겠다는 것도 가능한 일인지 회의적이다. 두터운 복지를 위해서는 증세나 나라의 통 큰 지출이 필연적이다. 기업과 부자들의 세금을 깎고 허리띠를 졸라맨다면서, 복지를 두텁게 하겠다는 건 논리적으로나 현실적으로 구현될 수 없는 정책으로 보인다.

긴축재정
 

▲ 윤석열 대통령이 7일 오전 충북 청주시 충북대학교에서 열린 2022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발언을 마친 뒤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7일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는 향후 5년간 재정운영방향으로 긴축재정으로 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정부가 정책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재량지출뿐 아니라 법적으로 지출이 명시된 의무지출까지, 줄일 수 있는 건 모두 줄이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이런 긴축재정을 통해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을 향후 5년간 50% 중반 정도로 관리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긴축재정의 선언 이후 부처의 예산 절감 방안도 속속 발표되었다. 우려스러운 점이 한둘이 아니다. 지난 12일 행정안전부가 내놓은 정부운영인력 운영 방안만 해도 그렇다. 매년 공무원 정원 1%씩 감축하고, 신규 채용보다는 인력 재배치를 우선하겠다는 계획이다.

경찰 인력과 교원 수급도 재배치나 인력의 효율적 운영을 우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2∼3만 명선, 문재인 정부에서 13만 명 늘어났던 공무원 신규 채용은 아예 없어지거나 극히 적어질 수밖에 없다. 경찰이나 교사의 신규 임용도 대폭 축소가 불가피하다.

공무원 경찰 교사 임용을 준비하던 취업준비생들은 생각지도 않는 악재를 만난 셈이다. 당장 노량진 고시촌이 혼란스럽다. 공무원 시험 정보를 공유하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학원 광고를 흉내 내 "♪공무원시험 합격은 권성동"이라며 대통령실의 사적 채용과 공무원 신규 채용 축소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철밥통 공무원 군살빼기라는 설명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 새로운 인력이 필요한 부서에 폐지와 축소로 남는 인력을 재배치하겠다는 건 신규인력을 아예 뽑지 않겠다는 소리와 다름없다. 그들만의 철밥통 지키기며 취업준비생들이 오를 수 있는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다.

청년들에게 일자리 문제 해결을 최우선 국정 과제로 삼겠다고 약속했던 대통령이다. 정부가 앞장서 신규 임용을 축소하고 기업에 임금인상을 자제하라는 요구하는 마당에 청년들은 아직 그 공약에 희망을 가질 수 있는지 의문이다.

코로나19 격리 생활지원금 지급 대상이 축소됐다. 소득과 상관없이 1인가구 10만 원, 2인가구 15만 원 지급하던 격리 생활지원금이 중위소득 100% 이하에만 지급하는 걸로 변경됐다. 재택 치료나 외래·비대면 진료 시 진료비와 약값도 본인 부담으로 전환되었다. 격리·입원 환자가 발생한 기업에 주던 유급 휴가비는 종업원 30인 미만 기업으로 축소됐다.

코로나19 재유행을 목전에 두고 있는 현실에서 지원 제도의 축소가 검사와 격리의 회피로 이어져 방역 체계가 흐트러질 수 있다는 경고가 곳곳에서 나온다. 우리나라가 코로나19 방역모범국이라고 불릴 수 있었던 건 국민의 헌신적 희생과 정부의 적극적인 검사와 치료, 격리 지원 정책이 있었기 때문이다. 과학 방역을 한다고 하지만 정부에 대한 믿음은 오히려 줄어드는 것 같다.

긴축재정의 또 다른 우려는 경기 악화를 더 부채질할 수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돈줄을 조이고 기업이 임금을 동결이나 삭감하면 가계 수입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소비 위축과 실업 증가, 내수 침체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개연성은 충분하다.

그래서 세계적 위기 앞에서 정부가 먼저 줄일 수 있는 건 다 줄이겠다며 긴축재정을 천명하는 것은 국민을 위한 결단이라 할 수 없다. 오히려 제대로 세금을 걷어 재정 건정성을 유지하고 일자리와 복지, 경제 회복을 위해 재정 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금 시기에 필요한 정부의 역할이다.

국민 기만
 

▲ 17일 오전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앞에 대출상품 관련 안내문이 붙어 있다. 기준금리와 시장금리가 오르며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 상단이 약 12년 만에 6%를 넘어섰다. 이날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전세자금대출 금리(주택금융공사보증·2년만기)는 지난 16일 현재 연 4.010∼6.208% 수준이다. 작년 말(3.390∼4.799%)과 비교하면 상·하단이 각 0.620%포인트, 1.481%포인트 뛰었다. ⓒ 연합뉴스


지난 13일 한덕수 국무총리는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월례포럼 모두발언에서 재정이 너무 망가져 빨리 방향을 전환해야 된다며 긴축재정 정책을 정당성을 역설했다. 문재인 정부의 확장재정 정책이 국가부채를 키워 재정건전성을 해쳤다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한 셈이다.

그러나 문재인 정부의 코로나 관련 재정 지출은 GDP 대비 3.4%로 선진국 평균인 12.7%에 비해 크게 못 미쳤다. 국가 부채도 선진국의 국가부채비율 119.8%(2021년 1분기 기준)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50.7% 수준이다.

문재인 정부의 재정정책은 기획재정부와 국민의힘, 언론의 반대에 가로막혀 제대로 된 확장재정이 아니라 소극적 확장정책에 머물렀다. 문재인 정부 재정 정책이 나라 살림을 빚더미에 올려놨다는 주장은 전 대통령 망신주기이자 긴축재정을 이유를 끼워맞추려는 꼼수다.

확장재정이 낭비의 동의어가 아니듯 긴축재정이 나라살림 절약이라고 단순히 정의하기 어렵다. 재정건전성 강화는 돈줄을 죄는 것보다 세금을 제대로 거두는 것이 우선되어야 한다. 또 나라 살림살이는 얼마나 절약하는가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쓰는가가 관건이다.

재정의 낭비를 막아야 한다면 청년들의 취업 문을 닫고 코로나19 생활 지원금까지 축소할 게 아니라, 수백억 원의 예산을 들여 대통령 집무실을 옮기고 관저 조성을 위해 혈세 496억 원을 쏟아붓는 헛튼 돈 쓰기를 하지 말았어야 한다. 구중궁궐에 나와 제왕적 대통령 이미지를 벗겠다고 집무실을 옮겼지만 측근에 둘러싸여 국민과의 담장은 더 높아 보인다. 오랫동안 회자될 예산 낭비 사례다.

위기의 징후는 전방위적이다. 고환율, 고금리, 고물가의 위협은 파도처럼 국민의 밥상에서 출렁거린다. 위기 극복을 위해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와 같은 금 모으기 운동이 필요하다는 억측까지 나온다. 양심도 없는 나쁜 주장이다.

문재인 정부가 나라 살림을 망가뜨렸다고 주장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국가 재정의 역할조차 이해하지 못한 듯하다. 기업과 부자 감세, 재정 건정성 강화, 두터운 복지, 같이 담을 수 없는 정책들이다. 윤석열 정부는 모순되고 상치되는 정책과 공약을 내놓고도 여전히 복지를 앞세우고 일자리 창출을 운운한다. 국민 기만이다.

불황 중에 물가가 계속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 위기, 긴축재정은 우리 경제의 답이 아니라 독이다. 대기근 흉년에 나라 곳간부터 걸어 잠그겠다는 정부라니. 고래로 이런 정부가 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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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4일 대남담화를 정독해야 하는 이유

[개벽예감 500] 4월 4일 대남담화를 정독해야 하는 이유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기사입력 2022/07/18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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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김여정 부부장이 발표한 대남담화

2. 김정은 총비서가 설계하고 완성한 핵교리

3. 핵통제체계와 전술핵타격

4. 동족부전의 원칙과 그에 반하는 상황

 

 

1. 김여정 부부장이 발표한 대남담화

 

김여정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은 2022년 4월 2일에 발표한 담화에서 서욱 당시 국방장관이 대북선제타격을 거론한 것과 관련하여 “남조선 군부가 우리에 대한 심각한 수준의 도발적인 자극과 대결의지를 드러낸 이상 나도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고 언명하였다. “위임에 따라 엄중히 경고하겠다”는 말은 김정은 총비서의 위임을 받아 엄중히 경고한다는 뜻이다. 위임이라는 것은 어떤 일을 다른 사람에게 맡긴다는 뜻이므로, 김정은 총비서는 자신의 대남경고를 김여정 부부장에게 맡겼던 것이다. 그러므로 김여정 부부장은 김정은 총비서의 대변인으로서 대남담화를 발표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2020년 6월 4일 남북공동련락사무소를 폐쇄하겠다는 대남담화를 처음 발표한 이후, 남북관계에 심각한 상황이 조성될 때마다 김정은 총비서의 의사를 대변하여 대남담화를 발표해왔다. 김여정 부부장은 2021년 한 해 동안 대남담화를 여덟 차례 발표했다. 

 

그런데 올해 2022년에 들어와서 김여정 부부장은 지난 4월 4일 대남담화를 발표한 이후 석 달 반이 지난 오늘까지 대남담화를 발표하지 않았다. 대남담화를 석 달 반이 지나도록 발표하지 않은 것은, 앞으로 대남담화를 발표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을 불러일으킨다. 김여정 부부장이 대남담화를 발표하지 않는 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윤석열 정부를 담화상대로 여기지 않는다는 뜻이다. 지난 시기 김정은 총비서는 김여정 부부장의 대남담화를 통하여 문재인 정부를 때로는 질책하기도 했고, 때로는 경고를 주기도 했지만, 윤석열 정부에게는 그런 질책이나 경고조차 하지 않는 것이다. 이 심각한 문제를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김여정 부부장은 2022년 4월 4일에 발표한 대남담화(http://www.jajusibo.com/59139)에서 다음과 같이 충고했다. “때 없이 건드리지 말고 망상하지 말며, 물론 그런 일은 없겠지만 날아오는 포탄이나 막을 궁리만 하고 앉아있어도 우에서 언급한 참변은 피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인용문은 남측이 북측을 자꾸 자극하지 말고, 대북선제타격을 망상하지 말고, 방어력 강화에 힘쓰면서 자중하라는 뜻이다. 이것은 김정은 총비서가 김여정 부부장의 대남담화를 통해 남측에 보낸 사실상 마지막 충고였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구체적으로 누구에게 마지막 충고를 보낸 것일까? 김정은 총비서가 김여정 부부장의 대남담화를 통해 마지막 충고를 보낸 때는 2022년 3월 9일 남측에서 실시된 제20대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후보가 당선된 때로부터 근 한 달이 지난 뒤였다. 당시는 남측에서 정권인수인계가 한창 진행되는 정권교체기였다. 그러므로 김정은 총비서는 퇴장을 앞둔 문재인 정부와 등장을 앞둔 윤석열 당선자측에 각각 자중하라는 충고를 보낸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2022년 5월 9일 자정을 기해 퇴장했고, 윤석열 정부가 등장했다. 

 

김여정 부부장의 4월 4일 대남담화내용을 심층적으로 이해해야 김정은 총비서의 구상과 의도를 알 수 있다. 그러므로 4월 4일 대남담화를 건성으로 읽지 말고, 정독할 필요가 있다.  

 

 

2. 김정은 총비서가 설계하고 완성한 핵교리

 

김여정 부부장은 4월 4일 대남담화에서 북의 핵교리(nuclear doctrine)를 거론하였다. 북이 핵교리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이 때가 처음이었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총비서는 김여정 부부장의 4월 4일 대남담화를 통해 자신의 핵교리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이다. 

 

핵교리는 핵무력을 관리하고, 통제하고, 사용하는 기본원리를 뜻한다. 핵교리에 의거하여 핵정책과 핵전략이 수립된다. 핵무력을 관리하고, 통제하고, 사용하는 기본원리를 북에서 어떤 용어로 지칭하는지 알 수 없지만, 이 글에서는 핵교리라는 기존 용어를 쓴다.   

 

핵교리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핵강국의 국가수반은 전 세계에서 김정은 총비서뿐이다. 핵강국의 국가수반들인 미국 대통령, 로씨야 대통령, 중국 국가주석은 자국의 핵교리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지 않았다. 핵교리를 공개적으로 거론한 것은 전략핵무력과 전술핵무력을 모두 완성한 자신감의 표현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김여정 부부장의 4월 4일 대남담화에서 북의 핵교리를 공개적으로 거론하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그 대남담화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4월 4일 대남담화에서 김정은 총비서의 핵교리를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남조선이 우리와 군사적 대결을 선택하는 상황이 온다면, 부득이 우리의 핵전투무력은 자기의 임무를 수행해야 하게 될 것이다. 핵무력의 사명은 우선 그런 전쟁에 말려들지 않자는 것이 기본이지만, 일단 전쟁상황에서라면 그 사명은 타방의 군사력을 일거에 제거하는 것으로 바뀐다. 전쟁 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타방의 전쟁의지를 소각하며, 장기전을 막고, 자기의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해서 핵전투무력이 동원되게 된다.”   

 

김여정 부부장은 위의 인용문에서 핵무력이라는 용어와 핵전투무력이라는 용어를 사용했다. 핵무기라는 말은 세계적으로 널리 쓰이는데, 조선에서는 핵무력이라는 말을 주로 쓴다. 핵무기와 핵무력은 어떻게 다른가? 핵무기(nuclear weapon)는 핵타격수단을 가리키는 말이고, 핵무력(nuclear force)은 핵타격수단만이 아니라, 그것을 사용하는 핵병력, 그리고 핵타격수단과 핵병력을 결합시킨 핵공격체계까지 전부 포괄하는 용어다. 

 

김여정 부부장은 위의 인용문에서 핵전투무력이라는 제3용어를 사용했다. 전투라는 용어를 핵무력이라는 용어에 삽입한 핵전투무력이라는 제3용어는 핵무력의 실전기능을 강조한 신조어다. 핵폭발력이 약해서 실전에서 얼마든지 사용할 수 있는 핵무력은 핵전투무력이고, 핵폭발력이 너무 커서 실전에서 좀처럼 사용하기 힘들고 상대의 핵공격의지를 억제하는 데 사용되는 핵무력은 핵억제력이다. 그러므로 핵전투무력은 전술핵무력이고, 핵억제력은 전략핵무력이라고 말할 수 있다. 

 

김여정 부부장이 위의 인용문에서 사용한 핵전투무력이라는 신조어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실전상황에서 사용하는 전술핵무력을 뜻하는 말이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총비서는 김여정 부부장의 4월 4일 대남담화를 통해 실전상황에서 사용하는 전술핵무력에 관한 핵교리를 언명한 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핵교리는 김정은 총비서의 인식활동에서 산생된 산물이다. 다른 핵강국의 국가수반들은 핵정책 보좌관들이 상신하는 문건을 읽고 핵교리가 무엇인지 이해하지만, 김정은 총비서는 핵무력을 유지관리하고, 강화발전시키는 핵정책에 관한 전문지식을 가졌고, 핵무기를 실전에서 사용하는 핵전략전술에 관한 전문지식을 가졌기 때문에 자신이 핵교리를 직접 설계하고 완성할 수 있었고, 바로 그렇기 때문에 자신의 핵교리를 공개적으로 거론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다른 핵강국들의 핵교리와 전혀 다른 핵교리를 정립하였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다시 말해서, 김정은 총비서는 다른 핵강국들의 핵교리와 대비하여 목적도 다르고, 성격도 다르고, 임무도 다른 독창적인 핵교리를 정립한 것이다. 무엇이 어떻게 다른가? 다른 핵강국들이 핵무력을 보유한 목적은 핵무력으로 국가안보를 유지하고 강화하려는 데 있지만, 북의 핵무력은 국가안보를 유지강화하는 차원을 뛰어넘어 핵무력으로 주체혁명을 보위하고 완성하려는 데 근본목적이 있다. 

 

여기서 주체혁명이라는 개념에 관해 잠깐 설명할 필요가 있다. 조선로동당의 유일적 지도사상인 김일성-김정일주의에 따르면, 주체혁명은 혁명의 자주적 주체에 의해 실현되는데, 혁명의 자주적 주체는 수령-당-대중이 수령을 중심으로 결합한 사회정치적 생명체라고 한다. 바로 이것이 주체사상이 선행 혁명사상(맑스-레닌주의)과 근본적으로 다른 혁명사상이라는 것을 말해주는 핵심내용이다. 그러므로 사회정치적 생명체론을 이해해야 주체사상의 정수를 인식할 수 있다. 주체사상에 대한 해설은 이 글의 서술범위를 넘어서는 것이므로, 여기서 생략한다. 

 

이 글의 주제로 다시 돌아가면, 북의 핵무력은 국가안보수단이기 전에 주체혁명을 보위하고 완성하는 수단으로 된다. 북의 핵무력을 반제투쟁의 수단으로만 보는 것은 협소한 인식이다.

 

핵무력의 목적이 그처럼 달라지면, 핵무력의 성격과 임무도 당연히 달라진다. 어떻게 다른가? 핵무력의 통제체계에 따라 핵무력의 성격과 임무가 근본적으로 달라진다. 다른 핵강국들의 핵무력은 최고국가기구가 통제하는 핵무력이지만, 북의 핵무력은 최고령도자가 통제하는 핵무력이다. 제국주의국가의 핵무력은 제국주의자들의 이익을 위해 사용되지만, 북의 핵무력은 ‘수령의 혁명사상’을 실현하기 위해 사용된다. 바로 이것이 김정은 시대에 핵무력의 완성과 더불어 새롭게 정립된 ‘주체의 핵무력관’이다. 핵무력은 국가안보의 수단이 아니라 수령의 혁명사상을 실현하는 수단이라는 ‘주체의 핵무력관’은 김정은 총비서가 김일성-김정일주의의 핵심사상인 ‘주체의 수령관’에 근거하여 정립한 새로운 혁명사상이다. 

 

 

3. 핵통제체계와 전술핵타격

 

핵무력의 목적, 성격, 임무가 다르면, 핵통제체계도 당연히 다르다. 북의 핵통제체계는 다른 핵강국들의 핵통제체계와 완전히 다르다. 다른 핵강국들에서는 최고국가기구가 핵무력을 집단적으로 통제하는 핵통제체계가 운용되지만, 북에서는 최고령도자가 핵무력을 직접적으로 통제하는 핵통제체계가 운용된다. 다시 말해서, 다른 핵강국의 국가수반은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핵사용문제를 독자적으로 결심하지 못하며, 반드시 최고국가기구에서 장시간 동안 집단적인 토의를 거쳐 결정하게 된다. 그와 다르게, 김정은 총비서는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했을 때 핵사용문제를 독자적으로 결심하게 된다. 

 

북에서는 이런 독특한 핵통제체계를 ‘유일적 령군체계’라고 부른다. 2016년 3월 11일 북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탄도로케트발사훈련을 현장에서 지도하면서 “국가최대비상사태 시 핵공격체계가동의 신속성과 안전성을 확고히 보장하며, 전략적 핵무력에 대한 유일적 령군체계, 관리체계를 더욱 철저히 세울 데 대하여 강조하시였다”고 한다. 

 

그러므로 명백하게 대비된다. 다른 핵강국들에서는 최고국가기구의 집단적 결정에 따라 핵무력을 사용하지만, 조선에서는 최고사령관의 독자적 결심에 따라 핵무력을 사용하는 것이다. 최고사령관의 독자적인 결심에 따라 핵무력을 사용한다는 말은 최고사령관이 핵사용문제를 독단적으로, 자의적으로 처리한다는 뜻이 아니다. 북의 시각에서 보면, 혁명의 수령은 주체혁명을 보위하고 완성하기 위해 핵무력을 사용하는 것이므로, 혁명의 수령이 핵사용문제를 독단적으로, 자의적으로 처리하는 경우는 있을 수 없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가 핵무력에 대한 ‘유일적 령군체계’를 확립한 것은, 국가비상사태가 발생하는 경우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핵타격속도가 엄청나게 빠를 것이라는 점을 예고한다. 전쟁지휘부가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설왕설래하는 토의를 거쳐 핵사용문제를 결정하는 것에 비해, 김정은 총비서가 ‘유일적 령군체계’에 의거하여 핵사용문제를 결심하는 것은 핵타격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진다는 것을 말해준다. 

 

미국 대통령이 백악관을 떠나 외지에 출타할 때, 검은 색 핵가방(nuclear football)을 들고 다니는 핵보좌관 한 명이 언제나 따라다니는데, 그것은 의례적인 관행에 불과하다. 미국 대통령은 총사령관(command-in-chief)으로서 핵무력사용을 명령하는 단독적인 권한(sole authority)을 행사한다고 하지만, 대통령이 독자적인 결심으로 핵무력사용을 명령할 수 없으며, 최고국가기구 긴급회의에서 집단적으로 토의결정한 뒤에 대통령의 명의로 핵무력사용을 명령하는 것이다.  

 

타격속도가 빠른 쪽이 무조건 전쟁에서 승리한다는 것이 현대전의 특징인데, 김정은 총비서가 독자적으로 결심하고, 명령하는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전술핵타격은 그야말로 번갯불처럼 빠른 것이다. 오늘도 조선인민군 전략군은 번갯불 전술핵타격을 연습하고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4월 4일 대남담화에서 조선인민군 전략군의 번갯불 전술핵타격이 다음과 같은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라고 예고했다.

 

1) “타방의 군사력을 일거에 제거하여, 타방의 전쟁의지를 소각한다.”

 

해설 - “일거에 제거한다”는 말은 결정적인 타격으로 타방의 전쟁수행력과 전쟁의지를 없애버린다는 뜻이다. 그렇게 하려면, 무징후 기습타격능력, 초정밀 급소타격능력, 반항공망첨입능력, 저고도변칙비행능력을 전부 갖추어야 한다. 조선인민군은 그런 네 가지 능력을 모두 갖추었다. 그들은 화성포-11가형과 화성포-11나형, 화성-8형 극초음속미사일, 신형 근거리전술미사일, 철도기동미사일, 지능핵로켓탄을 실전배치했다. 이런 사정을 보면, 김여정 부부장이 발표한 4월 4일 대남담화에 들어있는 번갯불 전술핵타격에 관한 서술은 빈말이 아닌 것이다.

 

2) “전쟁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아방의 군사력을 보존한다.”

 

해설 - 전쟁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아방의 군사력을 보존하려면, 타방이 따라올 수 없을 만큼 압도적인 공격력을 보유해야 한다. 압도적인 공격력이란 구체적으로 무엇인가? 한미련합군은 공격력이 무장장비에 의해 결정된다고 보기 때문에, 영군체계와 전법을 홀시하면서 첨단무기를 실전배치하는 데 힘쓰고 있다. 그러나 조선인민군은 공격력의 3대 요소를 영군체계, 전법, 무장으로 보면서, 영군체계와 전법을 개발보완하고 연습연마하는 데 더 주력하고 있다. 위력적인 무장장비를 가졌더라도, 영군체계와 전법이 낙후하면 전쟁에서 절대로 이길 수 없다. 조선인민군은 전쟁초기에 주도권을 장악하고, 아방의 군사력을 보존하기 위한 독특한 영군체계와 독특한 전법을 가졌으며, 그에 최적화된 무장장비를 갖췄다.    

 

3) “장기전을 피하고, 속전속결로 전쟁을 끝낸다.”

 

해설 - 전쟁이 장기화되면, 미국이 대규모 증원부대를 본토에서 수송하여 무력개입을 감행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인명손실과 시설파괴가 걷잡을 수 없이 확대될 것이다. 그러므로 조선인민군은 무조건 최단기간에 전쟁을 끝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그들은 서울과 부산, 평택과 계룡대, 포항과 군산을 한꺼번에 공격하는 동시타격전법을 준비했다. 그들이 말하는 속전속결은 전술핵타격과 더불어 전방돌파전, 갱도남하전, 고속기동전, 후방침투전, 측면타격전, 거점마비전을 종합적으로 전개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들은 속전속결전략을 수행하기 위해 전술핵타격대와 더불어 전선군단, 특수작전군, 기계화타격군, 잠수함대, 무인항공작전대, 항공륙전대, 해상륙전대, 싸이버작전대, 전파교란대, 적공사업대를 사리원-통천 축선 가까이에 집결시켰고, 무장장비와 통신장비도 그에 맞춰 완비했고, 군사훈련도 그에 맞춰 진행한다. 

 

지금 로씨야군은 노보로씨야해방전쟁에서 육군, 해군, 공군, 육전대가 일정한 시차를 두고 파도를 치는 식으로 공격하는 기존 전략에 의존하고 있는데, 조선인민군이 수행할 ‘남조선해방전쟁’은 그런 전쟁과는 전혀 비교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4. 동족부전의 원칙과 그에 반하는 상황

 

김정은 총비서는 김여정 부부장이 발표한 4월 4일 대남담화를 통해 동족부전의 원칙을 천명하였다. 동족부전의 원칙이란 우리 민족끼리 싸우지 않는다는 뜻이다. 4월 4일 대남담화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서술되었다.

 

“명백히 다시 한 번 밝힌다. 우리는 남조선을 겨냥해 총포탄 한 발도 쏘지 않을 것이다. 우리 무력의 상대로 보지 않기 때문이다. 이것은 순수 핵보유국과의 군사력 대비로 보는 견해가 아니라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할 같은 민족이기 때문이다. 근거 없이 자기의 신상에 대한 위협을 느끼는 병적인 장애가 하루 빨리 치유되기를 기원한다.”

 

동족부전의 원칙에 따르면, 남과 북은 장차 통일조국에서 함께 살아야 할 같은 민족이므로 서로 싸우지 말아야 한다. 하지만 동족부전의 원칙이 통하지 않는 상황이 있다. 김여정 부부장은 4월 4일 대남담화에서 동족부전원칙이 통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서술했다.

 

“하지만 남조선이 어떤 리유에서든, 설사 오판으로 인해서든 서욱이 언급한 <선제타격>과 같은 군사행동에 나선다면 상황은 달라진다. 남조선 스스로가 목표판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이틀 전 남조선군이 우리의 땅 한 치라도 다쳐놓는다면 여직껏 상상해보지 못한 참변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위에 서술된 내용을 읽어보면, 동족부전의 원칙이 실현되는가 아니면 한국군이 조선인민군의 전술핵타격을 받는가 하는 문제는 북을 대하는 윤석열 정부의 태도 여하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윤석열 정부는 김정은 총비서의 마지막 충고를 외면하고, 그 충고에 반하는 행동만 골라서 하고 있다. 이를테면, 지금 윤석열 정부는 도발언행으로 북을 자꾸 자극하면서 대북선제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2022년 7월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충청남도 계룡대에서 진행된 전군 주요지휘관회의에서 꺼내놓은 발언은 윤석열 정부가 대북선제타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는 북이 도발하는 경우 한국군은 “신속하고 단호하게 응징해야 한다”고 하면서, 한국군이 독자적으로 한국형 3축체계를 구축해 북의 핵-미사일위협을 압도할 수 있는 능력과 태세를 갖춰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연설에서 언급한 3축체계는 대북선제타격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그가 3축체계구축문제를 명시적으로 언급한 것은 대북선제타격이 준비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윤석열 정부가 대북선제타격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선택한 타격수단은 미국에서 수입한 F-35A 스텔스전투기다. 윤석열 정부는 F-35A 스텔스전투기를 출격시켜 정밀유도폭탄이나 공대지순항미사일을 공중에서 발사하면 아주 효과적인 대북선제타격을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반항공망을 뚫고 들어간다는 F-35A 스텔스전투기가 먼 거리에서 정밀유도폭탄이나 공대지순항미사일을 발사하면 표적을 정밀타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공군은 전투기에서 발사하는 정밀유도폭탄 3종과 공대지미사일 3종을 보유했다.

 

미국산 레이저유도폭탄(GBU-10/12) - 타격거리 14.8km, 타격오차범위 1.1m

미국산 합동정밀직격탄(JDAM) - 타격거리 28km, 타격오차범위 7m

한국형 유도폭탄(KGGB) - 타격거리 100km, 타격오차범위 13m

 

미국산 공대지미사일 슬램(SLAM)-ER - 타격거리 270km, 타격오차범위 2m

미국산 합동공대지순항미사일(JASSM) - 타격거리 370km, 타격오차범위 3m

도이췰란드-스웨리예 공동생산 공대지순항미사일 타우러스(TAURUS) - 타격거리 500km, 타격오차범위 2m

 

위에 서술한 내용에 따르면, 한국군이 F-35A 스텔스전투기와 정밀타격수단을 결합시키는 경우 대북선제타격이 가능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한국군 수뇌부는 F-35A 스텔스전투기와 F-15K 전투기로 편성된 종심타격편대가 정밀유도폭탄과 공대지순항미사일을 공중에서 발사하는 대북선제타격을 구상하고 있다. 그런 구상에 따라, 2022년 6월 7일과 6월 21일 한국군 F-35A 스텔스전투기 편대는 미국군 F-35A 스텔스전투기 편대와 함께 공중무력시위를 벌였고, 7월 11일부터 17일까지 10일 동안 양측 공군은 F-35A 스텔스전투기와 다른 전투기들 30여 대를 동원하여 사상 처음 대북선제타격을 연습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한국군 수뇌부로부터 위와 같은 작전상황만 보고 받기 때문에, 한국 공군의 대북선제타격능력을 확신하게 되었다.   

 

그러나 윤석열 대통령은 두 가지 사실을 알지 못하고 있다. 그가 모르는 첫 번째 사실은,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스텔스전투기를 탐지하는 꼴추가(Kolchuga)반항공레이더를 설치했다는 것이다. 나는 2019년 9월 9일 <자주시보>에 실린, ‘개벽예감 363 - 스텔스비행체와 꼴추가, 그리고 세계 최강 단거리미사일’(http://www.jajusibo.com/47056)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선인민군 반항공군이 가동하는 꼴추가반항공레이더에 관해 상론한 바 있다. 스텔스전투기는 다른 나라 반항공망을 뚫고 들어갈 수 있을지 몰라도, 북의 반항공망은 뚫고 들어가지 못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모르는 두 번째 사실은, 정밀유도폭탄과 공대지순항미사일은 위성위치확인체계(GPS)에 의존하여 타격대상을 향해 날아가기 때문에 치명적 약점을 가진다는 사실이다. 조선인민군이 위성위치확인체계를 교란하는 방해전파를 쏘면, 정밀유도폭탄과 공대지순항미사일은 방향감각을 상실하고 비행 도중에 추락하거나 비행경로를 이탈하여 엉뚱한 방향으로 날아가게 된다.  

 

그러면 조선인민군의 전파교란능력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 2020년 12월 9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조선인민군 전자전부대들에 배치된 신형 GPS교란장비는 S밴드(2~4기가헤르쯔) 주파수와 X밴드(6~10기가헤르쯔) 주파수를 교란한다는 것이다. <신동아> 2020년 1월호에 인용된, 한국군 합참본부가 청와대에 보고한 2014년도 대외비문서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차량탑재형 GPS교란장비 3종과 휴대용 GPS교란장비 12종을 실전배치하여 한반도 전역에서 전파교란전을 벌일 수 있다고 한다. 실제로 2020년 10월 10일 조선로동당 창건 75돐 경축 야간열병식에 배낭형 전파교란장비를 등에 진 전자교란전부대가 등장했다. 2021년 11월 30일 <데일리 NK> 보도에 따르면, GPS교란전을 수행하는 조선인민군 전자전부대들은 2020년 5월부터 7월 사이에 신형 GPS교란장비를 지급받았는데, 이 신형 장비를 가지고 GPS교란전훈련을 12개월 동안 진행한다는 것이다.  

 

조선인민군 전자전부대들은 2020년에 신형 GPS교란장비를 가지고 12개월 동안 집중훈련을 받은 뒤 전선에 배치되었다. 거대한 전파교란망을 형성한 그들은 한국군이 발사한 정밀유도폭탄과 순항미사일의 침입비행은 물론 한국군이 출격시킨 무인항공기의 침입비행까지 모조리 차단할 수 있다. 이것은 조선인민군이 한국군의 대북선제타격을 무력화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해서, 한국군의 대북선제타격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것이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대북선제타격을 가능하다고 맹신하고 대북선제타격훈련까지 감행하고 있으니, 북의 시각에서 보면 그런 행동은 망상에 사로잡힌 경거망동으로 보일 것이다.     

 

올해 2022년에 들어와서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4월 4일 대남담화를 발표한 이후 석 달 반이 지난 오늘까지 대남담화를 전혀 발표하지 않는 것은 대북선제타격망상에 사로잡힌 윤석열 정부의 경거망동을 모른 척 방치하면서 조용히 침묵하거나, 그까짓 것 할 테면 해보라는 식으로 무시하려는 것이 결코 아니다. 북은 윤석열 정부를 대남담화로 상대하려는 것이 아니라 대남군사행동으로 상대하려는 것이다. 이런 사정을 보면, 북이 대남담화발표를 완전히 중지한 시각부터 대남군사행동에 나설 시각이 다가오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다. 윤석열 정부가 대북선제타격연습을 강행할수록 그 시각은 앞당겨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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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년 만에 부활한 ‘경찰국’…8월 2일 출범문서]

인사·총괄·자치경찰 3과 16명…경찰청장 지휘규칙도 제정
일반출신 고위직 확대·복수직급제·공안직화 추진
경찰제도발전위서 경찰제도 개선방안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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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이 경찰국 신설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제공)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 훼손 논란이 일었던 행정안전부 내 경찰국 신설이 확정됐다. 과거 1991년 내무부(현 행안부) 치안본부가 외청인 경찰청으로 독립하면서 사라졌다가 31년 만에 부활한 것이다.

 

15일 이상민 행안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에서 보고회를 열고 행안부 내 치안감을 부서장으로 하는 ‘경찰국을 신설하고 소속청장 지휘규칙을 제정하겠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설되는 경찰국은 ▲경찰 관련 중요정책과 법령의 국무회의 상정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에 대한 임용제청 ▲국가경찰위원회 안건 부의 ▲자치경찰 지원 등의 업무를 수행하게 된다.

 

경찰국에는 총괄지원과, 인사지원과, 자치경찰지원과 등 3개 과가 설치되며, 국장 포함해 모두 16명의 인력이 배치될 예정이다.

 

경찰공무원은 업무 성격과 기능 등을 고려해 12명이 배치되며, 일반직은 4명이 배치된다. 필요하면 특정 업무 수요 등을 고려해 추가 인력(2∼3명)도 고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소속청의 중요 정책 사항에 대한 승인 ▲사전보고 및 보고와 예산 중 중요 사항 보고 ▲법령질의 결과 제출 등의 내용이 포함된 경찰청장 지휘규칙도 제정된다.

 

지휘규칙에 따르면 승인이 필요한 중요 정책 사항은 법령 제·개정이 필요한 기본계획 수립, 국제기구 가입 및 국제협약 체결이 해당한다. 사전보고 사항은 국무회의 상정 안건, 청장의 국제회의 참석 및 해외 출장이며 보고 사항은 대통령·총리·장관 지시 이행실적, 대통령·총리 및 국회·감사원 제출자료, 감사원 감사 결과 등이다.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는 이 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 1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경찰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하는 이 장관. (사진=연합뉴스 제공)

 

경찰 인사 개선과 인프라 확충 방안도 추진된다.

 

총경 이하 일반출신 비중을 우선으로 확대하고, 발탁승진이나 승진심사기준을 완화해 경무관 승진 대상자의 20%를 일반출신으로 하는 방안을 내년부터 추진한다. 또 본청 주요 정책부서를 중심으로 올해 하반기부터 복수직급제를 실시하고 단계적 확대에 나선다.

 

교정·보호·출입국 등 공안분야 공무원보다 낮은 수준인 경찰공무원 보수를 올리기 위해 다음 달부터 관계부처 협의체를 운영한다. 올해 하반기 중 경제팀·사이버팀 인력이 보강되며, 군사경찰 사건의 경찰 이관에 따른 인력도 추가 배치할 인력 보강도 예정됐다. 또 경찰공무원 역량 강화를 위해 교육훈련 기회 확대 및 수사연수원 학과와 교수요원 확대 등도 이뤄진다.

 

행안부는 경찰제도 개선과 관련해 법률 제·개정이 필요한 사항을 논의하는 경찰제도발전위원회 설치에 나선다.

 

위원회는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되며 민간위원 8명과 부처위원 5명 등 총 13명으로 구성되며 위원장은 민간위원 중에서 호선된다. ▲사법·행정경찰 구분 ▲경찰대 개혁 ▲국가경찰위원회와 자치경찰제 개선 등 안건이 위원회에서 논의될 예정이며 운영 기간은 최대 1년이다.

 

행안부의 경찰제도개선 방안은 법률 개정이 아닌 시행령 개정 등으로 이뤄진다. 차관회의와 국무회의 등 절차를 거쳐 8월 2일 자로 시행될 예정이다.

 

[ 경기신문 = 임석규 기자 ]



[출처] 경기신문 (https://www.kg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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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내는 일본 재무장과 윤석열의 ‘아베 조문’

  • 기자명 안혜영 민주노총 통일국장
  •  
  •  승인 2022.07.15 15:14
  •  
  •  댓글 0
 
 
 

속도내는 일본 군국주의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한 기시다 일본 총리는 국방예산을 2배로 인상하고, “헌법 개정안을 가능한 한 빨리 발의해 국민투표로 연결하겠다”라고 밝혔다.

일본 헌법은 전범국의 책임을 물어 정규군 전력과 교전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다. 한마디로 일본은 전쟁을 일으킬 수 없고, 다른 전쟁에 파병도 못 한다. ‘평화헌법’이라고 부르는 이 일본 헌법은 2차대전 종전 직후 미국이 직접 만들었다.

하지만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는 일본은 ‘평화헌법’ 개정을 끊임없이 시도해 왔다. 이번 참의원 선거에서 개헌 의석을 훌쩍 넘기면서 일본 군국주의는 부활의 날개를 단 셈이다.

특히 금기시하던 개헌론을 촉발해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모색했던 아베 전 총리의 피격 사건은 일본 사회 우경화에 가속을 붙였다.

아베 피격 사건에 이은 참의원 선거 압승은 기시다 내각의 개헌론과 군비증강에 힘을 실었다. 여기에 중국을 포위하기 위해 일본의 군사력이 필요했던 미국의 신냉전 전략이 맞물리면서 일본 군국주의는 재무장의 꿈을 실현하고 있다.

전범국 재무장 돕는 미국

평화헌법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군사력 세계 5위의 군사 대국이다. 또한, 현재 진행 중인 림팩훈련을 비롯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실시하는 거의 모든 군사훈련에 미국은 일본 자위대의 참가를 승인하고 있다.

최근 일본이 군국주의 부활을 서두르자, 미국의 지원도 빨라졌다.

지난달 열린 나토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미 대통령은 “대중국견제를 위해 일본과 한국을 미국이 주도하는 군사동맹에 편입하고 이를 인도-태평양지역으로 확대하겠다”라고 밝혀 신냉전을 위해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숨기지 않았다.

에스퍼 전 미 국방부 장관은 13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대만해협에서 중국과 충돌이 발생할 경우, 미국은 일본의 개입을 요청할 것”이라며 일본 자위대에 교전권을 부여할 뜻을 내비쳤다.

폴 러캐머라 주한미군사령관도 13일 강연에서 “미국은 일본과도 동맹 관계로, 한미일이 상호 운용성을 갖추도록 보장해야 한다”라며, “기회만 된다면 같이 훈련할 계기를 활용하고 통합하려고 노력할 것이다.”라고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시사했다.

 

하지만 일본이 과거 침략과 전쟁범죄에 대해 사죄는커녕 인정조차 않는 조건에서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을 지원하고, 개헌을 용인하는 미국의 행태는 비난받아 마땅하다.

2차 세계대전의 연합군이었던 미국이 전범국 일본을 재무장시켜 전쟁 피해국인 중국을 포위하는 것은 역사의 정의에 반한다.

특히 미국이 한일관계 개선을 종용하면서 일본 군국주의 부활의 받침대로 한국을 이용하는 현실은 참기 힘든 모욕이다.

아베 조문은 핑계

기시다 총리는 군국주의 야망을 부활하고, 바이든 대통령은 신냉전을 위해 일본 재무장을 돕겠지만, 윤석열 정부마저 이에 부화뇌동해서야 될 말인가.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개입’을 주장해온 김태효를 국가안보실 1차장으로 임명한 윤석열 정부는 ‘아베 조문’을 계기로 ‘묻지 마 한일동맹’을 추진하고 있다.

재임 기간 독도 영유권 주장과 역사 왜곡을 일삼던 전직 일본 총리 조문을 위해 대통령이 직접 대사관을 찾은 것도 모자라 아직 일정도 나오지 않은 추도식에 국무총리가 이끄는 고위급 사절단 방문을 미리 결정해두었다.

일본에서도 국가장이 아닌 가족장으로 치르는 장례식에 굳이 조문한 것도 그렇지만 외교부 장관이 조문하던 관례를 깨고 대통령이 직접 조문에 나선 것도 이해하기 힘들다.

윤석열 정부의 이런 관례를 깬 극진한 조문 행각은 일본에 한국이 한일관계 개선에 지나치게 목을 매는 듯한 인상을 주어, 설사 과거 아베처럼 역사를 왜곡하고 독도 영유권을 주장해도 한국 정부는 어차피 끌려올 것이라는 믿음을 주기에 충분하다.

본토에 일본의 포 한 발 떨어진 적 없는 미국이야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일본의 재무장을 지원할 수 있을지 몰라도, 35년을 일본에 강점당한 우리 민족은 일본의 과거사를 지난 일로 묻어둘 만큼 그 원한이 아직 사그라지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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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다 죽을지도' 어느 커리 식당 잔혹사

[이주민 르포 : 태어나지도 죽지도 않는 사람들] 과노동과 체불 임금, '멋진 신자유 세계'

22.07.15 20:40최종 업데이트 22.07.15 20:40

 

 

 

 

 

 

 

 

 

 

 

▲ D식당은 '한국인 아내와 네팔인 남편의 국경을 초월한 사랑으로 이루어진' 식당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영업을 하고 있었다. 국경을 초월한 사랑에 오로지 부부 간의 사랑만 있지는 않을 것이다. 창카와 라메시 모두 가족을 만나지 못한 지 3년이 넘었다. ⓒ 정윤영

 '일하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다. 정말 그랬다. 너무 힘들어서 내뱉는 말이 아니었다. 커리 전

문점 D식당의 네팔 출신 요리사 창카는 오전 9시에 출근해 밤 11까지 하루 14시간을 일한다. 휴게시간이나 식사 시간은 따로 없고 눈치 봐서 손님 적은 시간에 빨리 한 끼 때운다. 설이나 추석 같은 명절이나 사장 친구들이 식당에 오는 날은 새벽 2~3시까지 일하기도 한다. 코로나 방역 지침으로 영업 제한이 있던 때를 제외하고는 퇴근 시간이랄 게 없었다.

출근해서 유니폼을 갈아입으면 일이 시작된다. 퇴근까지 14시간, 주방 노동은 해야 할 일이 끊이지 않는다. 먼저 화덕 숯에 불을 붙여 예열시켜놓고 밀가루를 반죽한다. 다른 요리사 한 명이 커리를 만드는 동안 창카는 난과 탄두리 등 화덕에 구울 재료들을 준비하고, 야채를 씻고 썰고 볶고 튀긴다.

 매일 다르지만 적게는 20인분, 많을 때는 80인분을 만든다. 엄청난 양을 요리사 1~2명이 모두 책임지기 때문에 주방은 늘 바쁘고 정신이 없다. 화덕에 팔을 데는 건 일상이고 서두르다 미끄러운 주방 바닥에 넘어지기 일쑤다.

D식당은 연중무휴. 요리사에겐 쉬는 날이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식적으로 한 달에 두 번 휴일이 있지만, 다른 지점으로 출근할 때가 많다. 다른 요리사를 위해 휴일을 반납해야만 자신도 한 달에 한 번이라도 휴일을 가질 수가 있다.

출근하지 않는 휴일은 무조건 빨래하는 날이다. 몇 벌 되지 않는 옷과 유니폼을 빨고 방 청소를 하면 하루가 끝난다. 숙소에는 세탁기가 없어 손으로 직접 빨래를 하기 때문에 더 오래 걸린다. 정말 쉬는 날 같다고 느끼는 순간은 네팔에 있는 가족들과 영상통화를 하는 몇십 분이 전부이다.

한국에 온 첫 일 년은 휴일이 하루도 없었다. '식당에 와서 밥 먹으라'는 사장의 호의가 시작이었다. 창카 역시 '갈 데도 없고 아는 사람도 없고 말도 할 줄 모르니까' 식당에 가는 게 편했다. 휴일이어도 식당에 앉아있으면 일을 하게 됐다. 밥 먹으러 오라는 호의는 곧 '그냥 일하라'는 명령으로 바뀌어 '쉬게 해달라'는 호소도 거절당했다.

1년 365일 연중무휴는 창카의 책임이 되었고 코피가 나면 휴지로 콧구멍을 틀어막고 일했다. 일 년이 지나 휴일이 생겼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노동뿐인 날들의 연속이었다. 매일 14시간씩 일하고 집에 돌아오면 잠자기 바빴다. 휴일엔 빨래와 대타 출근으로 보냈고 아주 가끔 숙소 동료들과 외식을 했다. 오로지 출근하기 위해 빨래를 하고 일하기 위해 잤다.

2010년, 창카가 일 년 동안 쉬지 않고 일한 뒤 받은 첫 월급은 70만 원이었다. 당시 최저시급은 4110원. 주 40시간을 일하면 월급 85만 8990원을 받는다. 창카는 주 98시간을 일했다. 월급부터 노동시간, 한국에 올 때 약속한 내용과 모든 것이 너무 달랐다.

창카는 네팔에서 요리사로 일할 때 D식당 사장의 사촌 동생 R씨를 처음 만났다. 사장은 네팔 출신으로 한국인 여성과 결혼해 전국에 커리 전문점 일곱 개 지점을 갖고 있다. 아내는 서울에 있는 한 개 지점의 매니저로 일하고 사장과 동생들이 네팔과 한국을 오가며 식당 운영과 인력관리를 책임진다.

R씨는 창카에게 한국행을 제안하며 월급 800달러(당시 평균 환율로 약 96만 원)라고, 하루에 8시간 일하고 주 1회 휴무에 일 년마다 월급을 올려준다고 했다. 가족들과 떨어져 한국으로 갈 만한 조건이었다. 비자를 포함한 비용 650만 원을 구하는 게 문제였는데 온 가족 친지, 아는 사람들에게 돈을 빌려 해결했다. 650만 원을 R씨에게 지불하고 한국으로 일하러 올 수 있었다.

월급도 환불이 되나요?
 

▲ 사장과 매니저는 페이스북 메시지로 업무 관련 대화를 나눴다. 사진은 매니저가 밀린 월급 4개월 치와 리턴머니를 정산해서 보낸 메모. ⓒ 최미숙 노무사


'지켜진 것은 하나도 없었다.' 처음 5개월 동안은 월급도 없었다. 은행 계좌가 없다는 게 이유였다. 돈을 달라고 하면 '나중에 줄게, 나중에' 말뿐이었다. 사장의 '나중에'는 5개월 뒤였다. 96만 원이라던 월급도 70만 원으로 줄었고 그마저도 밀린 월급의 3개월 치만 받았다. 밀린 월급 가운데 나머지 두 달 치는 일 년 뒤에 나눠 받았다. 일 년마다 올려준다던 월급은 10년 동안 세 번 올랐다. R씨가 말한 월 800달러를 받는 데 10년이 걸렸다.

월급을 지급하는 방식도 수상했다. 석 달 치 밀린 월급을 준 뒤에 한 달 치 월급만 제외하고 나머지는 사장이 다시 가져가는 식이었다. 이를테면 회사 이름으로 통장에 180만 원을 입금한 뒤, 월급 97만 원을 뺀 나머지를 현금으로 돌려달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그럼 곧바로 은행으로 가서 현금 83만 원을 인출해 매니저에게 전해준다. 창카와 사장은 이 금액을 '리턴 머니(환불)'라고 했다.

리턴 머니에 대해 매니저 R은 '출입국에 낼 돈'이라고 했고, 사장은 '한국에 새로운 법이 생겼다'고 했다. 한 번은 750만 원이라는 큰 액수가 입금된 적이 있다. 통장에 찍힌 금액을 보고 놀란 아내가 한국으로 연락을 해왔다. 당연히 다시 돌려줄 돈이라 생각했다. 그래도 750만 원은 너무 큰 돈이라 이유를 묻자, R은 '비자가 잘 나오려면 계좌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월급을 제외한 670만 원을 가져오라고 덧붙였다.

돌려주지 않으면 '비자 연장 안 해준다', '네팔로 돌려보내겠다'는 협박도 잊지 않았다. 창카 계좌에서는 670만 원이 한 번에 인출되지 않아, 100만 원씩 일곱 번에 걸쳐 현금을 뽑아 돌려줬다. 그런 뒤 어떤 서류에 지문을 찍었는데, 다른 때와 달리 R이 창카의 양손을 잡고선 엄지에 인주를 묻혀 강압적으로 날인을 찍었다.

서류는 한국어라 내용을 전혀 알 수 없었다. 무슨 서류냐고 물어보면 대답은 항상 같았다. '이거 안 하면 비자 연장 못 해.' '비자 연장'이라는 말 앞에서 창카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사장이 원하는 건 무엇이든 이루어주는 마법 같은 단어였다. 결국 양손에 묻은 인주가 서류에 찍히는 걸 보고만 있어야 했다.

창카는 웬만한 일은 다 괜찮았다. 일곱 명이 사는 숙소가 너무 좁다거나 손빨래를 해야 하는 불편함은 아무렇지 않았다. 알 수 없는 서류에 서명을 하고 십 년 동안 가족들을 세 번밖에 만나지 못했어도 정말 괜찮았다. 불만이 없는 건 아니었지만 참을만했다. 창카에게 괜찮지 않은 것은 단 하나. 일을 못 하게 되는 것뿐이다.

월급은 한 달 생활비 10만 원을 제외하고 모두 가족들에게 송금한다. 가족은 모두 여섯 명. 부모님과 동생, 아내와 자녀 둘이 한집에 산다. 창카가 다섯 달 동안 월급을 받지 못했어도, 일 년 동안 하루도 쉬지 못했어도, 화덕과 가스 불 앞에서 화기를 고스란히 맞으며 14시간을 버틸 수 있었던 건 갚아야 할 650만 원이 있었고 가족들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사장의 '나중에'만 믿고 버틴 시간은 10년이었다.

"사장이 월급 올려준다는 말만 믿었어요. 맨날 네팔 다녀와서 주겠다고 미루고 미루고 그랬는데, 이번에는 정말 마지막이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또 미루니까 너무 괴로웠죠. 사장 말만 믿고 쉬지도 못하고 일하는 내가 너무 바보 같았어요. 이렇게 일하다 죽을 수도 있겠다 싶었어요."

비자 때문이라며 서명받아 간 서류, 알고 보니 근로계약서

웬만한 건 다 괜찮다던 창카지만, 10년 넘게 일해도 월급이 100만 원도 되지 않는다는 사실이 내내 괴로웠다. 다른 식당은 3년 차 요리사도 월 150만 원을 받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는 정말 괜찮지 않았다. 할 수만 있다면 식당을 옮기고 싶었다.

E7비자는 사용주가 동의를 해야만 근무지 변경이 가능하므로 창카는 처음으로 사장에게 '직업 변경 동의서'를 부탁했다.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는 사장에게 창카는 월급이라도 올려달라고 했지만, 사장은 '네팔에 갔다 오면 올려주겠다'는 약속으로 답을 대신했다. 그 약속은 이미 세 번이나 어겼다. 월급을 100만 원 넘게 받을 방법은 아무리 생각해도 신고밖에 없었다.

2021년 8월, 같은 숙소에서 지내는 라메시와 서울 출입국관리사무소를 찾아갔다. 라메시는 한국에 온 지 9년 차로 역시나 월 97만 원을 받고 있었다. 두 사람은 정보공개를 청구하고 처음으로 근로계약서를 볼 수 있었다. 계약서에 적힌 내용은 실제 일하는 조건과 전혀 달랐다. 계약서에는 근무 시간 10시간, 휴게 시간도 3시간이나 되었고 휴일은 매주 토요일, 월급은 150만 원으로 적혀 있었다. 게다가 매해 계약서에 서명한 적이 없었다. 직접 서명한 건 세 번뿐, 나머지는 자신의 필체가 아니었다.

매해 서명을 받아가는 사장에게 한 번은 무슨 내용이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때도 비자 때문이라고만 했다. 그 뒤론 서류를 다른 종이로 가리고 서명하도록 했는데, 그게 근로계약서인 줄 몰랐다. 거액 750만 원이 퇴직금이었다는 것도, 강제로 날인을 찍은 서류가 퇴직금 지급 영수증이었다는 것도 그때는 몰랐다.

서류 내용을 알고 서명한 적도 있다. 코로나 영업 제한이 있던 때 창카는 하루에 4시간만 근무한다는 서류에 서명한 게 생각난다며 통역을 부탁했다. 그러고는 자신의 가방을 열더니 10년 동안 사용한 통장과 근무일이 적힌 노트, 사장과 주고받은 메시지 사본 등 온갖 서류를 꺼내 보여주었다.

"2시까지만 근무했다고 서명을 했는데 사실과 달라요. 코로나 때문에 (서명)해야 된다고, 사장이 하라 그러면 해야지 어떻게 안 하겠어요. 같이 일하는 동료들도 원래 이렇다고 하니까 그냥 그러려니 했어요. 그래서 코로나 때 고향도 못 가고 혼자 일했는데 월급을 또 안 올려주니까 화가 났어요. 전에는 그냥 하라는 대로 하면 된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아니에요. 제가 늦게까지 일한 증거도 다 있고 문자 기록도 남아있어요. 계약서대로 해야죠."

근로계약서 허위 작성과 최저임금법 위반, 체불 임금까지 D식당이 문제가 많다는 걸 창카는 노무사를 통해 알게 됐다. 노무사 최미숙씨를 동료 요리사에게 소개받았다. 동료 역시 상담을 받은 적이 있었고, 꽤 여러 명이 노무사를 통해 체불 임금을 받았다고 했다.

창카와 라메시가 노동부에 신고한 걸 안 사장은 '좋게 대화를 나누자'고 했다. 쉬는 시간도 주고 주 1회 휴무도 지켰다. 저녁 9시면 칼같이 퇴근시키고 세탁기도 사줬다. 늘 화를 내던 태도도 달라졌다. 그러나 돈에 있어서는 단호했다.

밀린 월급과 퇴직금을 달라고 하자 '너한테 이렇게 큰돈은 줄 수 없다'고 말을 잘랐다. 그러고는 새로운 총괄 매니저라며 L을 데려왔다. L은 커리 전문점 K식당의 사장이었고, 그 역시 임금 체불로 노동부 조사를 받는 중이었다. L은 신고를 철회하라며 비자 안 해준다고 협박하고 두 사람에게 숙식 비용으로 2억 7천만 원을 청구했다.

두 사람은 신고 뒤 일을 그만두었고 체류비자는 G1으로 곧바로 바뀌었다. G1은 기타 비자로 취업을 할 수 없고 체류 기간도 짧아 올 11월에 만료된다. 두 사람이 체불 임금을 받기를 바라며 매일같이 노무사 사무실과 노동부를 들락거린 지 벌써 6개월째, 가족들에게 돈을 부치지 못한 지도 반년이 넘었다. 가족들은 친척에게 도움을 받아 생활하고 두 사람 역시 동료들에게 돈을 빌려 하루하루 살고 있다. 한국에서 돈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가족들을 생각하면 하루가 너무 길다.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노무사에게 전화 한 통이 걸려 왔다. 총괄 매니저 L씨였다. 창카와 라메시 때문에 전화했다며 만남을 요청했다. 노무사가 전화를 끊고 창카에게 퇴직금을 얼마 요구할지 묻자 9000만 원이라고 답했다. 창카, 함께 온 동료들과 통역사는 서로를 쳐다보며 작게 소리 내어 웃었다. 그게 가능할까 하는 표정들을 보고 노무사는 딱 잘라 큰돈이 아니라고, 10년 넘게 일했는데 더 받아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사장이 퇴직금을 주지 않으려고 매니저까지 데려왔지만 안 줄 도리가 없으니 전화를 한 것 아니겠냐는 노무사 말에 창카는 이제 돈을 받을 수 있냐고 되물었다. 받기는 하겠지만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말라고 얘기하자 두 사람은 그래도 전화가 와서 너무 좋다며 처음으로 환하게 웃었다.

정말 운이 좋으면 체불 임금과 퇴직금을 받고도 취업비자를 받아 한국에서도 계속 일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두 사람은 생각한다. 돈을 받고 어떻게든 일할 수 있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다. 

체불 임금 요구했다가 체류 불법 됐다

인도에서 온 라제쉬(가명)는 이태원에 있는 고시원에서 살고 있다. 일 년 전만 해도 대학가 C식당에서 일하던 요리사였다. 그랬던 그가 '희망이 너무 없는 삶'을 살게 된 과정은 창카, 라메시와 너무나도 비슷했다. 월급을 떼이고 알 수 없는 서류에 서명을 했다. 다른 점이 있다면, 라제쉬는 6년간 일한 식당 사장의 신고로 미등록 체류자가 되었다는 점이다.

작년 4월, 느닷없이 사장이 라제쉬의 숙소로 찾아와 출입국관리사무소로 그를 데려갔다. 사장은 서명 하나를 받더니, 올해는 비자가 연장되지 않았다며 인도로 돌아가라고 비행기 표를 내밀었다. 라제쉬는 한 달 전에 했어야 할 비자 갱신을 사장이 하지 않았고, 비자 만료 직전에 자신을 강제 출국시키려 했다는 걸 알았다. 이런 일이 자신이 처음이 아니라는 것도, 밀린 월급과 퇴직금을 주지 않는 사장만의 사업비결이라는 것도 알았다.

절대 갈 수 없다고 못을 박고 숙소로 돌아왔지만, 일을 계속 할 수는 없었다. 계속되는 '감시와 협박'에 라제쉬는 숙소에서 뛰쳐나왔다. 그때 라제쉬가 만난 사람도 최미숙 노무사였다. 노무사 사무실에서 체불 임금 진정서를 접수하고 두어 시간이나 지났을까. 갑자기 사무실로 경찰이 들이닥쳤다. '불법 체류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왔다며, 경찰들은 라제쉬의 양손에 수갑을 채웠다. 라제쉬는 그 자리에서 곧장 외국인보호소로 구금되었다.

졸지에 미등록 체류자가 되어 보호소에서 보낸 시간은 아홉 달이었다. 보호소에서 어떻게 보냈는지 얘기해줄 수 있냐고 묻자, 라제쉬는 '감옥에 간 걸 말하는 거냐'고 되물었다. 라제쉬가 있던 화성보호소는 새우꺾기 고문으로 유명한 곳이었다. 새우꺾기 고문은 없었지만 감옥이었다는 라제쉬 말에 다른 말을 보탤 수가 없었다.

"나는 죄를 짓지도 않았고 실수한 것도 없는데 왜 감옥에 들어가야 돼요? 너무 슬펐어요. 나는 여기에 일하러 왔는데 월급도 빼앗기고 자유도 빼앗겼어요. 일할 수 있는 기회도 다 빼앗겼어요. 일 년 넘게 가족들한테 돈을 못 보내주고 있는데 어떻게 지내는지도 잘 몰라서 너무 답답하고 괴로워요. 어떻게 해야할지 모르겠어요."

라제쉬 구금과는 별개로 노동부에서 진정 조사가 시작됐다. 첫 번째 출석 요구일에는 노무사가 대신 출석해 체불액 1억 4천여 만원을 산정했는데, 라제쉬 구금으로 근거를 얻기가 쉽지 않았다. 그런데다 사장 김씨는 '임금 미지급액 없다.', '퇴직금만 일부 덜 줬다'라며 체불을 부인했다.

체불은 없다던 김씨는 노동부 출석 이후 화성보호소에 구금돼있는 라제쉬를 찾아갔다. 자신의 신고로 구금된 라제쉬를 앞에 두고 그는 '내가 돈 안 주면 넌 못 받아'라고 협박했다가 '나 돈 없어, 못 줘'라고 하더니 마지막에는 '1년 6개월 치 월급을 줄테니 합의하자'라며 회유의 말을 했다. 합의금으로 제시한 1년 6개월 치 월급은 2600만 원, 노무사가 정산한 체불액 5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 '돈 벌 목표 하나로' 한국에 왔지만 라제쉬는 1년 반 넘게 일을 못하고 있다. 가족들만 생각하면 하루하루가 괴롭다고 했다. 보호 일시해제 결정서에 찍힌 '취업불가' 네 글자가 너무 크다. ⓒ 최미숙 노무사

 

진정 조사를 이유로 노무사는 라제쉬의 보호 일시해제를 신청했고, 6개월 만에 허가를 받을 수 있었다. 구금된 지 9개월 만에 보호소에서 나올 수 있었지만 해제 기간은 3개월, 보증금은 300만 원이었다. 그는 얼마가 될지 모르는 체불 임금과 퇴직금을 받기 위해 해제 기간을 연장해 가며, 빚을 져가며 진정 조사를 받고 있다.

라제쉬의 목표는 창카와 마찬가지로 '밀린 돈도 다 받고 취업비자도 받아 계속 일을 하는 것'이다. 그러나 라제쉬는 구직 비자를 받지 못할 것이다. 다시는 한국에서 일을 할 수도 없을 것이다. 다른 요리사들은 체불액을 덜 받더라도 다시 취업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힘들지만 조금 기다려도 보람있다고 얘기하는 이유다.

라제쉬는 얼마가 됐든 퇴직금을 받는 즉시 한국을 떠나야만 한다. 노무사 말대로 '최대한 많이 받아서 출국하는 방법밖에 없다.' 라제쉬는 강제퇴거 당한 미등록 체류자이기 때문이다.

라제쉬는 한국에 처음 오려고 짐을 쌀 때, 특별히 필요한 게 있을까 싶었다고 했다. 굳이 걱정되는 게 있었다면 고기를 먹지 않는 그가 한국에서 먹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하는 정도였다. 그래서 한국에 올 때 그는 가방 안에 렌틸콩과 쿠키를 가득 채워 왔다고 했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자로 산 지 6년째, 색이 바랜 커다란 그의 백팩은 창카의 것과 아주 비슷했다. 두툼한 서류뭉치와 다 쓴 통장, 근무일지가 빼곡하게 적힌 다이어리가 들어있는 것마저도 똑같았다. 한국행을 준비하며 가방에 쿠키를 넣던 라제쉬는 자신이 불법 체류로 구금될 수도 있다는 걸 짐작이나 해봤을까? 생계 부양의 꿈과 희망이 자기 두 손에 수갑을 채우고 자기 삶을 통째로 구속할 수도 있다는 걸 상상이나 해봤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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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민족위 상임운영대표 “전쟁 가능성이 제일 우려돼”

김영란 기자 | 기사입력 2022/07/13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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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20일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이하 민족위)가 결성됐다. 

 

민족위는 지난해 5월 ‘한미연합훈련 중단·남북관계 개선 민족추진위원회(이하 민추위)’로 활동을 시작하면서 ‘8월 한미연합훈련 중단과 남북관계 개선을 촉구하는 6.15민족선언(이하 6.15민족선언)’을 진행해 국내외 183개 단체와 2,078명의 참가를 이끌어냈다.

 

민추위의 성과를 더욱 확대하면서 한반도의 자주, 민주, 평화통일 문제에 걸쳐 활동하기 위해 민추위를 민족위로 전환했다. 

 

본 조직 결성 후 민족위는 매주 화요행동과 대담 「민족위가 만나다」를 진행하고 있으며, 올해 2월에는 ‘전쟁광 윤석열 사퇴 촉구 1만 선언(이하 사퇴 촉구 선언)’을 진행하기도 했다. 사퇴 촉구 선언에는 1만 3,000여 명의 국민이 참여하는 성과를 냈다. 

 

이외에도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투쟁, 한미정상회담 반대 투쟁 등 다양한 실천을 거리와 온라인에서 벌이고 있다. 

 

지난 8일 백자 민족위 상임운영대표와 현 정세와 민족위 활동에 관해 대담을 나눴다.

 

▲ 백자 민족위 상임운영대표.  ©김영란 기자

 

전쟁 가능성 매우 우려돼

 

[기자] 안녕하세요.

 

[백자] 안녕하세요. 민족위 상임운영대표 백자입니다. 

 

[기자] 민족위는 지난해부터 6.15민족선언, 민족자주농성, 사퇴 촉구 선언,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 매일 행동 등 많은 활동을 했는데요, 7~8월 가장 중점적인 사업은 무엇인가요?

 

[백자] 7~8월 가장 중점적인 활동은 ‘7.27 평화선언’입니다. 7월 27일은 한국전쟁을 일단 정지하자고 선언한 날이잖아요. 전쟁을 끝낸 것이 아니죠. 그래서 많은 분이 전쟁을 끝내자는 의미로 종전선언을 이야기하죠. 문재인 정권도 종전선언을 추진했지만, 미국이 허락하지 않았죠. 미국은 한반도에서 전쟁이 계속되길 바라잖아요. 민족위는 한반도에 조성된 엄중한 전쟁 위기를 해소하고 평화를 실현하자는 취지로 ‘7.27 평화선언’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8월에는 한미연합군사훈련 반대 활동도 할 계획이고요.

 

[기자] 평화선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백자] 윤석열 대통령은 미국을 추종해 전쟁 행보를 걷고 있고, 미국의 전쟁 돌격대 역할을 하고 있다고 봅니다. 이것이 한미정상회담과 최근에 있었던 나토 정상회의 참가로 확인됐죠. 평화선언은 ‘한미연합훈련 완전 중단’, ‘한미일 삼각동맹 반대’, ‘전쟁광 윤석열 반대’ 등 세 가지 내용을 담고 있어요. 오는 27일까지 100개 단체, 1만 명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아름차네요. 평화선언을 적극적으로 알리기 위해 매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 행동과 주말 거리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다양한 선전물로 현 정세의 엄중성을 알리고 있죠. 

 

▲ 7.27 평화선언 선전물.  [사진제공-민족위]     

 

[기자] 현 정세에서 가장 우려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백자] 제일 우려하는 것은 전쟁 가능성입니다. 먼저 미국의 상황을 짚어보죠. 미국의 상태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트럼프와 바이든이라고 생각해요. 트럼프는 미치광이이고 바이든은 치매설까지 있잖아요. 정치, 경제, 군사, 문화, 외교 등 전반적으로 미국이 미친 짓을 하거나 아니면 그냥 늙어버린 모습이죠. 미국은 ‘늙고 미친 제국주의’라고 생각해요. 단적으로 정치가 굉장히 불안하죠. 지난해 의사당 난입 사건이 있었잖아요. 그리고 경제는 사실상 침체 상태죠. 물가 상승률도 엄청나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제국주의 특성상 전쟁의 유혹에 빠져들 수 있다고 봅니다. 우크라이나에서 뻔히 지고 있는데도 계속 전쟁 무기를 주고 있죠. 미국이 피해를 보는데도 전쟁을 멈추지 않잖아요. 이런 상황에서 또 중국을 압박하려고 하고 북한에 대해서도 계속 군사훈련을 하죠. 미국의 이런 행보가 대단히 위험하다, 미국의 행보가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매우 높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한반도와 대만의 전쟁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해요. 

 

이어 백 상임운영대표는 중남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백자] 중남미도 위험하다고 생각해요. 중남미에 지금 좌파 정권들이 수립되고 있어요. 그런데 미국은 중남미를 자기의 뒷마당이라고 여기잖아요. 칠레에서 아옌데 사회주의 정권이 수립됐을 때 미국은 칠레 대통령궁을 폭격했죠. 그 정도로 중남미에서 벌어지는 소위 말하는 좌파 물결에 대해서 미국은 노이로제에 걸려 있는데 지금은 눈길을 주기도 어려워요. 그만큼 미국의 처지가 궁색한 것이죠. 그런데 미국은 전쟁으로 자기의 힘을 자랑하고 싶고 또 다른 측면에서는 실제로 이길 수 있는 전쟁을 하려 할 것이라고 저는 봅니다. 지금 미국이 중국 또는 북한이랑 싸워서 이길 수 있을까요? 미국이 북한과 중국이 아니라 자국이 보기에 만만한 중남미에서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고 봐요. 지금은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이 벌어지고 있지만 대만, 한반도, 중남미 등 전체적으로 위험한 것이죠. 미국의 위기가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높인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크게 한 축이죠.

 

계속해 백 상임운영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의 행보가 한반도의 전쟁을 불러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자] 또 하나는 윤 대통령이에요.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북한 주적’, ‘선제 타격’을 말했죠. 그리고 최근에 ‘원점 타격’을 언급했고 나토 정상회의에 가서 미국의 반중, 반러 전선에 참여하면서 미국의 전쟁 돌격대로 자처했죠. 또 일본 자위대의 한반도 진출을 허용하려는 것도 한반도의 전쟁 가능성을 굉장히 높이고 있다고 봅니다. 바이든과 윤 대통령의 행보를 봤을 때 지금 가장 중요한 문제는 전쟁 가능성이라고 생각해요. 만약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면 핵전쟁일 텐데 우리 민족사에서 절대 있어서는 안 되기에 전쟁의 위험성과 근원에 대해 국민에게 알리고 공감대를 형성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민족위는 7월 중점사업으로 1만 명이 참여하는 7.27평화선언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매일 용산의 대통령 집무실 앞에서 실천활동을 벌이고 있다. 매일 실천에 나간 백자 민족위 상임운영대표와 회원들.  [사진제공-민족위]     


윤석열 정부에 들끓는 민심..“더 이상 못 참겠다”

 

[기자] 윤석열 정부가 취임 두 달을 맞고 있는데요.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의 정서는 어떻다고 보나요? 특히 ‘백자TV’를 통해 보는 민심은 어떤가요? (백자 상임운영대표는 유튜브 ‘백자TV’를 운영하면서 시국을 반영한 노래 등을 발표하며 국민과 소통하고 있다.)

 

[백자] 지금 민심이 대단히 들끓고 있어요. 윤 대통령 당선 직후, 지방선거 이후에는 국민 안에 패배감이 있었다고 봅니다. 이런 시기에는 유튜브 방송에 댓글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국민이 못 참겠다는 분위기예요. 이 분위기가 여론조사에서 그대로 나타나잖아요.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 부정 평가가 50%를 넘었고 20대들 속에서는 60%를 넘었죠. 반면 국정운영 긍정 평가는 30%대로 떨어졌죠. 이는 국민 여론이 굉장히 들끓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죠. 이런 민심을 볼 수 있는 것이 유튜브 방송 댓글이죠. 

 

백 상임운영대표는 유튜브 댓글로 노래를 만들었다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백자] 댓글을 보고 노래를 만들기도 했어요. 대표적인 노래가 ‘선제 탄핵’이에요. 저는 ‘선제 탄핵’ 댓글을 보고 너무 놀랐어요. 윤 대통령의 ‘선제 타격’ 발언을 ‘선제 탄핵’으로 프레임을 바꿨잖아요. 진짜 우리 국민 대단하다, 이런 생각을 했죠. 최근에는 ‘지금 이명박 정권 NLL 시즌 2다’라는 댓글이 있었어요. 이것은 지금 서해 공무원 사건과 탈북민 북송 관련한 윤 정부의 행태를 비꼰 것이죠. 또 ‘김영삼 정권 시즌2, IMF 시즌2’라는 댓글도 있었어요. 경제가 너무 어렵다는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죠. 그리고 ‘박근혜 정권의 시즌 2’라는 댓글이 달렸죠. 국민은 지금 완전히 들끓고 있고 곧 결판이 나겠구나. 박근혜를 끌어내린 국민이기에 더 참지 못할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기자] 민족위의 포부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백자] 민족위를 만들면서 여운형 선생님 생각을 많이 했어요. 여운형 선생님께서 1945년 해방되기 1년 전에 건국준비위원회를 만드셨잖아요. 이미 일본의 패망을 예견하신 거죠. ‘일본은 망한다, 우리는 독립된다’ 그러면서 건국준비위원회를 만드신 것 아닙니까. 민족위는 여운형 선생님의 정신을 이어받는 조직으로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제 미국은 망했다고 생각해요. 지금 미국이 한국에서나 막 거들먹거리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뺨 맞고 다니잖아요. 러시아, 중국, 북한에 뺨 맞고, 인도와 튀르키예(터키)에 배신당했죠. 그리고 윤 대통령이 국힘당의 대통령 후보로 된 것 자체가 적폐세력의 위기를 보여준 것이라 할 수 있죠. 정치에 뛰어든 지 얼마 안 되는 윤석열을 국힘당이 대통령 후보로 내세웠다는 것은 적폐세력들의 대통령감이 없었다는 방증 아닐까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대통령으로 취임한 지 두 달 만에 지지율이 30%대로 내려갔잖아요. 거의 레임덕 상태죠. 미국의 바이든도 지지율이 약 40% 정도죠. 이는 미국과 윤석열 정부의 미래는 없다는 의미 아닐까요. 

 

▲ 민족위 포부를 밝히고 있는 백 상임운영대표.  ©김영란 기자

 

이어 백 상임운영대표는 국민이 평화통일 시대를 같이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백자] 그런데 미국과 적폐세력은 아직 체제를 갖고 있어요. 유엔군 체제, 주한미군 체제, 국가보안법 체제, 분단 체제, 전쟁 체제를 다 갖고 있어요. 이들이 쥐고 있는 체제를 다 없애면 된다고 생각해요. 이것만 없애면 통일, 우리가 바라는 자주와 민주, 평화통일의 시대가 오는 것이죠, 이 시대가 멀지 않았다고 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국민들이 이 시대를 같이 준비하고 떨쳐 나서야 한다는 것이죠. 그래서 현재 민족위 회원이 320여 명인데 7~8월 활동으로 회원을 500명으로 만들어볼 결심입니다. 그리고 3,000명으로, 3만 명으로 회원을 늘려가면서 우리 회원들이 자주, 민주, 평화통일 운동을 시민운동으로 만들어야죠. 그러면 30만 명이 되지 않을까요? (웃음) 그렇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제가 노래만 할 때는 잘 몰랐는데 민족위 활동하면서 해외동포들의 통일 의지가 굉장히 높다는 것을 알았어요. 해외동포들도 민족위와 함께하면서 힘을 합쳐 미국의 몰락, 적폐의 몰락을 앞당겨 통일을 이룩했으면 좋겠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자주시보 독자들에게도 한 말씀 부탁드려요.

 

[백자] 1945년 8월 15일을 생각해보면, 8월 15일 전날에도 변절한 사람이 있고 일본의 앞잡이가 된 사람이 있죠. 제가 여순 감옥에 가보니까 8월 15일 날에도 사형이 집행된 분들이 있더군요. 그리고 8월 15일을 만들기 위해서 1년 전에 건국준비위원회를 만드셨던 여운형 선생님이 계시고 또 독립을 위해서 만주에서 싸운 항일독립운동가들도 있잖아요. 지금 우리에게 8월 15일은 언제일 것인가? 1년 뒤일까 아니면 하루 뒤일까, 아니면 3년 뒤일까 이런 생각을 해봐요. 결국 우리 국민이 얼마나 떨쳐 나서느냐에 달린 것 같아요. 우리가 떨쳐 나설 때 바로 내일이 될 수도 있고 다음 달이 될 수도 있죠. 그래서 많은 분이 민족위가 하는 평화선언에 함께해 주시면 좋겠습니다. 선언한다고 물러나냐고 생각하실 수 있는데 물러납니다. 박근혜 보세요. 전 세계에서 유례가 없지 않습니까? 우리가 총으로 그들을 끌어내렸습니까? 칼로 끌어내렸습니까? 촛불로 끌어내렸잖아요. 촛불은 무시 못 할 힘이었죠. 선언이 별것 아닌 것 같아도 선언 참여자가 1만 명으로, 10만 명으로 모이면 여론을 만들 수 있고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이 평화선언에 많이 참여해 주시고 민족위 회원으로 가입해 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기자] 대담에 응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백자] 고맙습니다. 

 

* 7.27평화 선언 참여하러 가기-> http://bit.ly/727평화선언

* 민족위 회원 가입하러 가기->  http://bit.ly/민족위원회가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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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쓰레기 시멘트' 공장에 제공한 놀라운 특혜

[최병성 리포트] 중국 지방정부보다 못한 한국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 당장 개선해야

22.07.15 05:19최종 업데이트 22.07.15 05:19

 

  시멘트 공장에서 시멘트 분진을 뿜어내고 있다. ⓒ 최병성


시멘트 공장에서 시멘트 분진을 펑펑 쏟아내고 있다. 시멘트 공장들은 '굴뚝자동측정기'(Tele-Monitoring System, 이하 TMS)로 먼지 배출을 철저히 관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시멘트 공장들은 위 사진처럼 TMS가 달려있지 않은 곳으로 분진을 수시로 뿜어내고 있고, 정부에 보고되는 TMS 측정 수치는 언제나 정상이다.

국제암연구소(IARC)는 미세먼지를 인간에게 암을 일으키는 제1군 발암물질로 2013년 규정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한해에 미세먼지로 인해 기대수명보다 일찍 사망하는 사람이 700만 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동북아 (초)미세먼지 오염현황과 대책'에서 '한국에서 미세먼지로 인한 조기 사망자는 2010년 기준으로 1만 5천 명에 이르고, 1만 2천 명의 심장질환 입원, 4만 4천 명의 천식 발작이 미세먼지 때문에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미세먼지가 증가하면 각종 질병이 급격히 증가한다고 강조했다. ⓒ 한국과학기술한림원

 
환경부는 '미세먼지 도대체 뭘까'라는 책자에서 미세먼지가 인체에 미치는 위험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미세먼지(PM10)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만성 폐쇄성 폐질환(COPD)으로 인한 입원율은 2.7%, 사망률은 1.1% 증가하고,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10㎍/㎥ 증가할 때마다 폐암 발생률이 9% 증가한다. 미세먼지(PM2.5)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심근경색과 같은 허혈성심질환의 사망률은 30~80% 증가한다. 미세먼지는 기도에 염증을 일으켜 천식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될 경우 폐 기능을 떨어뜨리고 천식 조절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며, 심한 경우에는 천식 발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시멘트 공장은 국내 최대 대기오염 발생 업종

미세먼지(PM10) 발생원은 자연적인 것과 인위적인 것으로 구분된다. 특히 초미세먼지(PM2.5)의 주요 원인은 산업시설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 등의 대기오염물질이다. 질소산화물과 황산화물이 대기 중의 오존과 암모니아 등과 결합하는 화학반응을 통해 초미세먼지(PM2.5)가 만들어진다. 국민을 질병과 사망으로 몰아넣는 초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해서는 각종 산업시설에서 뿜어내는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
  
환경부는 2020년 6월 10일 낸 보도자료 '환경부-시멘트업계, 초미세먼지 감축 위해 적극 나선다'에서 시멘트 공장은 초미세먼지 감축이 요구되는 대표업종이라며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시멘트 공장은 '굴뚝 자동측정기기'가 부착된 전국 631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2019년도 대기오염물질 7종의 연간 배출량을 조사한 결과, 업종별 질소산화물 배출량은 발전업 6만 8324톤(35%) > 시멘트제조업 6만 2546톤(32%) > 제철제강업 3만 1434톤(16%) > 석유화학제품업 1만 9569톤(10%) 순으로 나타났다. 시멘트 제조업은 초미세먼지(PM 2.5) 주요 생성물질인 질소산화물을 다량으로 배출하는 업종으로, 적극적인 초미세먼지 감축이 요구되는 대표적인 업종이다.
 

▲ 시멘트 업계가 적극적인 초미세먼지 감축이 요구되는 대표 업종이라는 환경부 보도자료. 그런데 환경부는 지금까지 무엇을 해왔을까? ⓒ 환경부

 
2021년 10월 12일 자 환경부 보도자료에 따르면, 시멘트 공장은 업종별 대기오염물질 배출이 발전업에 이은 2위다. 그러나 환경부 통계를 자세히 보면, 2020년 질소산화물(NOx)은 1위 업종인 발전업보다 더 많다. 시멘트 제조업에 황산화물(SOx)과 일산화탄소(CO) 등이 빈 칸인 것은 이들 물질이 발생하지 않아서가 아니다. 엄청난 양이 발생하는데도 통계에서 제외하는 특혜를 줬기 때문이다. 이 모두를 더한다면 시멘트 공장이 대한민국 환경오염 배출 1위가 될 것이다.
 

▲ 시멘트 업종이 오염물질 배출 2위다. 측정하지 않는 일산화탄소 등을 포함한다면 대한민국 1위가 될 것이다. ⓒ 환경부

 
시멘트 업계가 대한민국 국민총생산(GDP)에 차지하는 비중은 겨우 0.3%에 불과하다. 그렇다면시멘트 공장들이 대기오염물질 배출 2위인 이유는 무엇일까?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은 외국의 시멘트 공장들도 어쩔 수 없는 일인지, 아니면 환경부가 시멘트 공장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했기 때문은 아닌지 그 이유를 살펴보자.

독일 시멘트 공장 기준만큼만 따라 해라

감사원은 '2016년 이전에는 폐기물과 수질오염이 중요한 환경문제였으나, 2017년 이후에는 대기질(미세먼지) 개선이 가장 시급하게 해결할 환경문제로 대두되었다'며 2020년 9월 환경부의 미세먼지 관리대책 추진 실태에 대한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환경부가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가스 기준을 2018년 6월 28일 종전 330ppm에서 2019년 7월 1일 이후에야 270ppm으로 강화했다고 밝혔다.
 

▲ 환경부가 2019년에야 시멘트 공장 질소산화물 배출을 270ppm으로 개정했다고 감사원이 밝혔다. ⓒ 감사원

 
시멘트 공장들은 독일은 시멘트 제조에 쓰레기를 많이 넣는다며 쓰레기 시멘트를 합리화해왔다. 그렇다면 독일의 시멘트 공장 질소산화물 배출가스 규정은 얼마일까?

환경부는 2020년 6월 10일 배포한 보도자료에서 '독일 등 선진국의 경우 시멘트 소성로에 고효율 방지시설을 적극 설치하여 질소산화물에 국내 배출허용기준(270ppm) 보다 약 3.5배 강한 기준(약 77ppm)을 적용 중'이라고 강조했다.
 

▲ 독일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가스 기준은 77ppm이라고 강조한 환경부 보도자료. 독일 국토 면적과 인구와 시멘트 소비량을 한국과 비교해 표로 만들었다. ⓒ 환경부·최병성

 
지난 기사에 밝힌 바와 같이, 독일은 국토 면적이 크고 인구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민 1인당 시멘트 소비량이 한국의 약 1/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독일은 시멘트 공장의 엄격한 대기오염물질 배출 규제를 통해 환경오염을 막고 안전한 시멘트를 생산하고 있다.(관련기사: 놀라지 마십시오, 쓰레기 시멘트 아파트의 실상 http://omn.kr/1zikh)

한국의 시멘트 공장들은 '외국도 쓰레기로 시멘트를 만든다'는 것만 따라 하면서 엄격한 배출가스 기준과 쓰레기 사용 기준과 시멘트 제품 안전 기준은 외면하고 있다.
 

▲ 독일 뮌헨 도시 전경이다. 대한민국처럼 고층아파트가 많지 않다. 쓰레기 시멘트가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비율이 적다. 그럼에도 시멘트 공장의 배출가스 기준이 엄격하다. ⓒ 홍석환

  
환경 후진국이라는 중국보다 못해

많은 이들이 '환경 후진국'이라 생각하는 중국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규정은 어떨까? 중국 장쑤성(江苏省) 생태환경부가 발행한 시멘트 공장 배출가스 규제 기준 문건을 입수해 살펴봤다.

놀랍게도 중국 장쑤성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은 50㎎/㎥이었다. 50㎎/㎥는 한국 기준으로 24.3ppm이다. (* 50㎎/㎥를 ppm 단위로 환산하는 법= 50㎎/㎥ × 22.4㎥(ppm 농도의 기체 체적)/46mg(질소산화물 분자량)= 24.3ppm )
 

▲ 중국 장쑤성은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을 한국 기준 24.3ppm으로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 중국 장쑤성

 
한국 시멘트 공장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 270ppm은 중국 장쑤성의 11배에 이를 만큼 심각한 환경오염 배출임을 의미한다. 질소산화물이 발암물질인 초미세먼지가 되어 국민이 병들어 가고 있는데 말이다.

다른 자료들도 찾아보았다. 2014~2019년까지 세계 최대 시멘트업체인 스위스의 라파지홀심(LafargeHolcim) 시멘트 공장 중국 책임자였고, 현재 세계시멘트협회(WCA) 대표인 이안 라일리는 2020년 1월 31일 <세계시멘트>에 기고한 글을 통해 중국 시멘트 공장들은 질소산화물의 강력한 규제로 환경을 개선해나가고 있다며 '기업이 이러한(낮은) 배출 제한을 준수할 수 없다면 공장들은 폐쇄되어야 한다'는 충격적인 발언을 했다. 중국 기준에 따르면, 270ppm인 한국 시멘트 공장들은 폐쇄해야 하는 오염시설이다.
 
중국의 시멘트 산업에 대한 국가적인 질소산화물(NOx) 배출 한도는 320㎎/㎥(156ppm)이다. 그러나 2016년 1월 베이징은 100㎎/㎥(48.7ppm)로 설정되었고 2017년 장쑤성, 허난성 및 다른 성은 이를 따랐다. 일부 도시와 지역에서는 50㎎/㎥(24.3ppm)만큼 낮은 NOx 배출기준을 구현했다. 기업이 이러한 배출 제한을 준수할 수 없다면 공장들은 폐쇄되어야 한다.
 

▲ 중국의 많은 시멘트 공장들이 질소산화물 배출량을 한국 기준 24,3ppm으로 지키고 있다. 중국 기준으로 하면 270ppm인 한국 시멘트 공장들은 폐쇄되어야 한다. ⓒ 세계시멘트

 
이안 라일리 대표의 말이 사실인지 확인해봤다. 중국의 많은 언론이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가스 기준을 상세히 보도하고 있었다. 중국의 질소산화물 기준을 다시 한국의 ppm 단위로 환산해보았다. 결과는 놀라웠다.
 

▲ 중국 지방마다 중앙정부보다 더 엄격한 기준으로 시멘트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가스를 통제하여 미세먼지 발생을 저감하고 있다. 대한민국 환경부는 무얼하고 있는 것일까? ⓒ 중국 언론

 

▲ 중국 각 지방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을 한국의 ppm 단위로 환산했다. ⓒ 최병성

중국은 중앙정부가 제시한 기준보다 지방정부가 시멘트 공장의 배출가스를 더 엄격히 규제하고 있다. 그런데 대한민국 환경부는 말로는 미세먼지 저감 대책을 세운다면서도 지금까지 시멘트 공장이 질소산화물을 펑펑 뿜어내도록 방치해왔고, 지자체는 환경부의 보잘것없는 기준조차 제대로 감시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시멘트 공장은 질소산화물의 배출 농도만 낮은 게 아니다. 배출가스의 유해 성분도 한국 시멘트 공장보다 낮다. 한국의 시멘트 공장처럼 유해 폐기물로 시멘트를 만드는 공장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 중국은 최근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미세먼지 유발물질인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가스 기준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강화했다. 중국 샤면시 전경. ⓒ 픽사베이

 
특히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은 '동북아 (초)미세먼지 오염현황과 대책'에서 '단순히 농도만이 아니라, 초미세먼지의 화학적 성분에 따라 인체 위해의 정도가 다르다'라고 강조했다. 초미세먼지 자체도 위험하지만, 초미세먼지의 구성 성분, 발생원 등에 따라 상대적인 독성 크기가 달라진다는 것이다. 쓰레기 시멘트를 만들며 유해 물질을 배출하는 한국의 시멘트 공장들이 우려되는 이유다.

환경부의 시멘트 공장 특혜 왜?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은 당연한 것이 아니다. 저감 대책이 불가능한 일도 아니다. 대한민국 환경부와 시멘트 공장들이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 노력을 하지 않은 것뿐이다.

 이유는 딱 하나다. 환경부는 산적한 쓰레기를 시멘트 공장을 통해 손쉽게 해결해왔다. 그동안 '쓰레기 시멘트'를 폐기물 자원 재활용이라는 이름으로 속여 왔던 것이다. 대한민국의 미세먼지 저감 정책도, 쓰레기 처리도 환경부 책임이다.

환경부는 쓰레기를 해결하기 위해 시멘트 공장의 편의를 봐줘야 했다. 독일을 비롯한 선진국들처럼 시멘트 공장의 배출가스 기준을 강력하게 규제하면 시멘트 공장들이 쓰레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국민의 건강과 환경보다 눈앞에 쌓인 쓰레기 해결이 지상과제였던 것이다.

대한민국 산업시설의 배출가스 기준을 정하는 권한이 환경부에 있다. 그렇다면 환경부가 정한 국내 다른 산업시설의 질소산화물 배출 기준들은 얼마인지 살펴보자. 업종별 배출 기준을 비교하면 시멘트 공장들이 얼마나 큰 특혜를 누리며 환경오염물질을 뿜어내는지 알 수 있다.
 

▲ 대한민국 업종별 질소산화물 배출가스 기준. 시멘트공장처럼 특혜를 누리는 업종이 없다. ⓒ 최병성


산업통상자원부는 2016년 7월 6일 기후 변화와 미세먼지 대책으로 30년 이상 된 노후화력발전소를 10기나 폐기하기로 했다. 그만큼 미세먼지가 국민 안전과 환경에 중요한 문제였기 때문이다.

화력발전소나 시멘트 공장이나 대기오염물질 배출에 큰 차이는 없다. 그럼에도 환경부는 유독 시멘트 공장에 환경오염물질 배출 특혜를 주며 국민을 질병으로 몰아넣고, 환경오염을 조장하고 있다.
 

▲ 정부는 2016년 7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노후 화력발전소 10기를 폐쇄하기로 했다. 그런데 같은 오염 시설인 시멘트 공장은 배출가스 기준이 완화된 특혜를 누리며 오염물질을 펑펑 뿜어내도록 방치하고 있다. ⓒ 산업자원통상부

  

▲ 화력발전소는 국내 대기오염물질 배출 1위 업종이다. 정부는 2006년 7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노후된 화력발전소 10기를 폐쇄하기로 했다. ⓒ 최병성

 
경유차 소유 국민만 봉?

감사원은 '정부는 2005년 1월 미세먼지와 관련한 대책을 수립하기 시작하였고, 특히 미세먼지 문제가 국민적 관심이 된 2017년 이후에는 6개월마다 대책을 수립·발표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력하였다'라고 했다. 그런데 왜 환경부가 미세먼지 대책 마련을 시작한 2005년부터 17년이 지난 2022년 현재까지 국내 대기오염물질 배출 2위 업종인 시멘트 공장에는 눈감아 왔는지 의문이다.

감사원에 따르면, 환경부는 2005년부터 2019년까지 미세먼지 관리를 위해 총 5조 7509억 원의 예산을 사용했다. 그런데 경유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며 경유차 소유자로부터 '환경개선 부담금'으로 징수한 돈이 2005년부터 2019년까지 총 7조 815억여 원에 이른다.
 

▲ 환경부가 미세먼지 대책에 사용한 예산보다 경유차 소유주로부터 징수한 돈이 1조 이상 더 많다고 밝힌 감사원 감사결과보고서. ⓒ 감사원

     
환경부가 같은 기간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사용한 예산보다 경유차 환경개선부담으로 국민으로부터 징수한 돈이 무려 1조 3306억 원이 더 많았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환경부의 이중적인 태도 덕에 시멘트 공장들은 대기오염물질을 마음껏 배출하며 특혜를 누려왔고, 국민들은 막대한 돈을 징수당해 온 것이다.

무책임한 시멘트 공장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저감 시설에는 선택적비촉매환원법(SNCR)과 선택적촉매환원법(SCR)이 있다. 대한민국의 모든 시멘트 공장들은 SNCR로 질소산화물을 제거하고 있다. 그러나 SNCR은 질소산화물 제거 효율이 40~60% 수준에 불과하다. 독일과 중국처럼 고효율인 SCR을 설치하면 90% 이상의 질소산화물 제거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한민국 시멘트 공장들은 왜 SCR을 설치하지 않는 것일까? 설치비용과 운영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감사 결과 보고서에 소성로 1기의 SCR 설치비가 약 40억 원이라고 했다.

지난 2021년 10월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권영세 의원은 환경부가 '대기전환 시설지원사업으로 9개 시멘트 업체 13개 공장에 1104억 원을 저리로 빌려주었으나, 이 돈으로 SCR을 설치한 공장은 단 1곳도 없다'라고 밝혔다.

감사원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 13개 시멘트 공장의 총 49개 소성로 중 현재 운영 중인 소성로는 37개다. 소성로 1기당 SCR 설치비 40억을 계산하면 총 1480억 원이다. 환경부가 저리로 지원해 준 1104억 원과 조금의 자부담만 있으면 충분히 설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돈만 받고 단 한 곳도 설치하지 않았다. SNCR보다 SCR 운영비가 더 많이 들기 때문이다. 감사원은 그 이유를 SCR 설치비와 운영비보다 환경부의 과징금이 더 싸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 설치비와 운영비보다 과징금이 훨씬 적어 SCR을 설치하지 않고 과징금을 낼 것이라는 감사원 보고서 ⓒ 감사원

 
대한민국 시멘트 공장들은 중국 시멘트 공장처럼 질소산화물 저감시설을 할 돈이 없을까? 아니다. 대한민국 시멘트 공장들은 쓰레기 시멘트를 만들며 쓰레기 처리비를 받아 막대한 이득을 얻고 있다.

<한국경제TV>는 2021년 6월 10일 자 '이달부터 대대적 설비 보수…시멘트 공급 부족 장기화 되나'라는 기사에서 돈이 넉넉한 대한민국 시멘트 공장에 대해 다음과 같이 보도했다.
 

"2018년부터 지난해까지 친환경설비에만 1000억 원 이상을 투자한 쌍용C&E는 올해 추가로 800억 원 이상을 투입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폐플라스틱 등 순환자원의 유연탄 대체비율을 작년 28%에서 올해 45%로 높일 계획이다. 한일시멘트 역시 대규모 투자를 통해 대체비율을 작년 35%에서 올해 더 끌어올릴 계획이다."

 
더 많은 쓰레기 처리비를 벌기 위한 시설 확장에 쓸 돈은 많이 있다. 그러나 국민의 건강을 위해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한 시설 개선에 투자할 돈은 대한민국 시멘트 공장들에 없다.

협의체 꼼수 대신 개선안 시급

환경부는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한 연구개발(R&D) 사업으로 2011~2014년에 23억 원, 2020~2021년에 35억 원을 투자해 '시멘트 공정 질소산화물 저감을 위한 선택적촉매환원법 및 선택적비촉매환원법 동시 적용 기술 실증기술 개발'을 완료했다. 그러나 환경부가 막대한 국민 세금을 들여 개발한 기술을 적용한 시멘트 공장은 단 하나도 없다.
 

▲ 2020년 6월, 협의체를 구성하여 2020년 말까지 질소산화물 저감 대책을 세운다는 환경부 보도자료 ⓒ 환경부

   
환경부는 지난 2020년 6월 10일, 시멘트 공장의 질소산화물 배출을 저감한다며 협의체를 운영했다. 2020년 말까지 질소산화물 저감 목표와 방안을 마련하고, 사업장별 세부 투자계획까지 수립한다고 발표했다.

2021년 가을 환경부 국정감사에서 권영세 의원과 노웅래 의원이 "1급 발암물질인 질소산화물(NOx)의 배출 기준을 강화해야 한다"라며 환경부의 잘못을 지적했다. 환경부는 지난 7월 4일 시멘트 공장 질소산화물 배출 저감을 위한 협의체를 운영한다고 또 발표했다. 
  

▲ 2022년7월, 환경부는 또 다시 협의체를 들고 나왔다. 그동안 무얼하고 이제와서 또 협의체 운영일까? ⓒ 환경부

   
환경부는 2020년 6월에 이어 2년 만인 2022년 7월에 또다시 시멘트 공장의 환경개선을 위한 협의체를 들고나왔다. '시멘트 업계가 수긍하는 합리적인 기준'을 마련한다니 재대로 된 개선책이 없는 시간 끌기가 될 게 뻔해 보인다.

그동안 환경부의 협의체 운영은 개선을 위한 것이 아니었다. 불리한 여론을 피해가기 위한 국민을 속이는 꼼수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미 중국 장쑤성은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시멘트 공장의 배출가스 기준을 한국의 270ppm보다 11배나 강한 24.3ppm으로 엄격히 지키고 있다. 국내 시멘트 공장은 쓰레기 시멘트로 엄청난 이득을 얻고 있다. 환경부가 엄격한 기준을 만들고 시멘트 공장은 그 기준에 따라 스스로 개선하면 된다.

환경부는 협의체를 핑계로 한 시멘트 공장의 환경오염 물질 배출 특혜를 멈추고 실질적인 개선책을 시급히 제시해야 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시멘트 공장은 국내 최대 환경오염 시설입니다. 쓰레기 시멘트를 자원재활용으로 포장하여 국민을 속이고 있습니다. 국민을 기만하는 환경부의 잘못된 정책이 개선될 때까지 쓰레기 시멘트 기사는 계속 연재됩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나 시멘트 공장에 쓰레기를 반입하는 화물 운전자분들의 관련 제보를 기다립니다. 제보는 cbs5012@naver.com으로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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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07/15 08:09
  • 수정일
    2022/07/15 08:09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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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업 중단’ 정부 압박에 노조 “정부가 뒷짐 지고 대화 주문하는 느긋함 보일 때가 아냐”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3명이 상경해 이곳에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 제공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의 파업 투쟁이 43일째, 하청노동자 7명의 목숨을 건 선박 내 농성이 23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이번엔 하청노동자 3명이 상경해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문제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 앞에서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3명이 상경해 이곳에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한다고 밝혔다. 금속노조는 “조선 하청 노동의 저임금과 위험노동을 끊어버리겠다는 의지”라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은 “하청노동자들이 요구하는 건 사치스러운 게 아니다. 지난 수년간 조선소 하청노동자들 수만 명이 불황이란 이유로 공장에서 쫓겨났다. 그 과정에 임금 또한 계속 삭감돼왔다. 그래서 그동안 빼앗겼던 임금을 제자리로 돌려달라는 소박하고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다”며 “또 하나는 대한민국 헌법에 보장된 노조할 권리를 보장해달라는 요구”라고 설명했다.

윤 위원장은 “그런데 이런 요구를 하기 위해 거제에서 0.3평의 좁은 공간에서 농성을 하고, 오늘 세 명의 하청노동자가 곡기를 끊으면서 단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정말로 안타깝다”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대우조선해양 사태에 가장 책임이 있고 해결의 키를 쥐고 있는 산업은행이 노동자들의 요구에 화답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산업은행을 상대로 한 투쟁에 돌입할 것이고, 더 나아가서는 산업은행을 실질적으로 움직일 윤석열 정부와 한판 투쟁을 전개할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3명이 상경해 이곳에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한다고 밝히고 있다. 그 뒤로 산업은행 입구를 가로막고 있는 직원들과 경찰들이 보인다. ⓒ민중의소리

민주노총 양동규 부위원장도 “(윤석열 대통령의) 대통령인수위원회가 대우조선해양 박두선 사장 임명을 두고 ‘대우조선은 공기업이다, 알박기 말라’고 비판한 적이 있다. 실제 그렇다. 대우조선해양은 산업은행이 출자한 자회사다. 모자관계가 분명하다”며 “산업은행에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세 명의 하청노동자가 이 자리에서 목숨을 거는, 절박한 투쟁을 하는 데 대해서 산업은행과 산업통상자원부, 윤석열 대통령실이 빨리 상황을 살피고 대책을 내려줄 내려줄 것을 호소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단식농성자는 강봉재(용접), 계수정(도장), 최민(탑재취부) 조합원으로, 모두 거제 대우조선해양에서 10년 넘게 일하고 있던 하청노동자들이다. 이들은 사측이 문제 해결에 나서기는커녕 노노갈등만 부추기고 있어, 더 조속히 문제를 해결하려고 곡기까지 끊으며 투쟁 수위를 높이게 됐다고 밝혔다.

강봉재 조합원은 “0.3평의 철창에 우리 동지가 스스로 몸을 가두고 목숨을 건 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그럼에도 (사측이) 이에 답하지 않고 있기에 저희들이 조금 더 강도 높은 투쟁을 결심하고, 여기 산업은행 앞에 목숨을 걸고 (단식농성을 하며) 답을 요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 조합원은 민중의소리와 만나 “(대우조선해양이) 원칙적으로 (노사간) 협상 테이블을 만들면 되는데, 앞에선 ‘협력업체 일이니 우리는 모른다’고 발뺌하고 뒤에선 노노갈등을 부추기는 엄한 짓을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하지만 파업에 참가하지 않는 하청노동자들도 파업을 하고 있는 하청노동자들을 응원하고 있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청업체가 노동자들에게 경찰 투입을 이끌기 위해 ‘불법파업 해결 촉구 서명지’를 돌리며 서명하라고 요구했는데도, 이에 아무도 서명하지 않았다는 후문이다.

강 조합원은 “원하청 구성원 전부 다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바지사장’이고, 실제 책임이 있는 곳은 산업은행이라고 알고 있다. 산업은행에서 제대로 된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며 “이게 비단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만의 문제겠느냐. 원하청이 존재하면 이런 일이 비일비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전국금속노동조합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3명이 상경해 이곳에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무기한 단식농성을 한다고 밝혔다. 조합원들이 기자회견이 끝난 후 단식농성장을 만들고 있다. ⓒ민중의소리

한편 정부는 이날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들에게 파업을 중단할 것을 공개적으로 압박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서 “조합원들께서는 조속히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 주시기를 당부드린다”며 “조합원이 점거를 중단하고 대화에 나서면 정부도 적극적으로 교섭을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한 총리는 “위법한 행위가 계속된다면,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도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발표한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도크(건조 공간)에서 진수를 기다리는 선박을 점거하는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라며 "이는 원청근로자 8천명과 하청근로자 1만명에게 피해를 준다”고 비판했다.

이 장관은 “노동3권은 합법 테두리 안에서 행사되고 노사갈등은 당사자 간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는 것이 원칙”이라며 “불법행위를 멈추고 대화의 장으로 복귀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어 “정부도 대화로 문제가 해결되도록 지원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도 대국민 담화문을 내고 “파업이 장기화하면 공적자금이 투입된 대우조선해양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며 하청노동자의 파업 중단을 압박했다.

이에 대해 금속노조는 성명을 내고 “정부는 기계적 중립을 취하는 척하면서 핸들은 사측으로 확 꺾어버리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금속노조는 “하청노동자의 임금을 원청 대비 절반 수준으로는 회복해야 한다는 요구는 사측이 주장하는 상상 속의 손실액 중에 10분의 1만 있으면 해결하고도 남는다”며 “지금 대우조선에서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면 그것은 파업 때문이 아니라 하청에 지급할 돈을 틀어막고 갈등을 부추기는 대우조선해양이 스스로 만들고 있는 피해다. 그리고 대우조선해양의 소유주인 산업은행과, 산업은행의 주인인 대한민국 정부가 눈덩이 피해를 만들고 키우는 주범”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금속노조는 정부가 ‘대화를 통한 해결’을 주문한 데 대해 “지금 거제에서 교섭을 거부하고 있는 것은 누구인가? 정부는 훈수 두듯 뒷짐 지고 대화를 주문하는 느긋함을 보일 때가 아니다”라고 받아쳤다.

금속노조는 이어 “산업은행과 대우조선해양이 교섭을 보장하고 뒷받침하도록 강제하고, 하청사들이 ‘원청의 결정이 없어서 우리는 할 수 있는 것이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지 못하게 막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라며 “실질적 교섭을 만들어 문제를 빠르게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속노조 윤장혁 위원장도 기자들과 만나 “농성 풀 수 없다”며 “정부가 노조와 직접 교섭 통해 이 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밝혔다. 
 
0.3평 감옥을 만들어 스스로를 가두는 끝장 투쟁 중인 유최안 부지회장의 모습. ⓒ금속노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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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언론노조 장악’ 권성동 발언에 “오만한 언론관”

  • 기자명 장슬기 기자 
  •  
  •  입력 2022.07.15 07:37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세 번째 헌재 간 사형제, 경향 “반드시 폐기해야” 한국 “폐지 고민할 때 돼”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농성, 조선·국민 “불법 점거” 비난…경향 “대화로 풀어야”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4일 “KBS와 MBC 다 언론노조가 좌지우지하는 방송 아닌가”라고 말해 논란이다. 여야가 국회 하반기 원구성 협상 과정에서 과방위(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을 두고 힘겨루기하는 가운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이슈까지 얽혀있다. 해당 발언 관련 경향신문과 한겨레는 사설을 냈다. 

헌법재판소가 이날 사형제의 위헌 여부를 가리기 위해 공개변론을 열었다. 사형제가 세 번째 헌재에 오른 것이다. 헌법소원 청구인 측은 “생명은 절대적 가치이므로 법적 평가를 통해 박탈할 수 없다”고 했고 법무부는 “응징과 보복적 정의와 범죄의 일반 예방을 실현한다는 점에서 생명권 제한이 가능하다”고 했다. 몇몇 신문에선 사형제 폐지를 주장하는 입장을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자 노조의 선박 점거 농성이 44일째를 맞았다. 이날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이 농성을 불법으로 규정했다. 조선일보와 국민일보는 ‘불법 점거’를 강조하며 강경대응을 주문했고 경향신문은 “파업의 불법성만 강조하지 말고 대화로 문제를 풀도록 분위기를 조성하라”고 했다. 

▲ 15일자 아침신문 1면 모음
▲ 15일자 아침신문 1면 모음

 

권성동 발언에 한겨레 “오만한 언론관”

권 원내대표는 “MBC도 민주노총 소속 사람들이 사장하고 지도부에 있는 것 아니냐” 등의 발언을 했고 MBC 기자 질문에 “민주노총 소속이지?”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한겨레는 사설 “‘오만한 언론관’ 권성동 발언, 방송장악 속내 아닌가”에서 “발언 내용도 문제지만 말하는 품새도 여당 원내대표로는 너무 거칠고 오만하다”라며 “언론 보도가 노조나 특정 집단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보는 것 자체가 언론에 대한 얕은 인식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노골적인 ‘노조 혐오’도 문제”라며 “지난 3월 대선 유세 과정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전국언론노조를 더불어민주당 정권이 앞세운 강성 노조 전위대의 ‘첨병 중 첨병’이라 비난하고 ‘먼저 뜯어고치겠다’고 했던 발언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가 “사장 임명권이 대통령한테 있지만 사장 임명했다고 대다수 민주노총 소속 노조원들이 사장 말 듣겠느냐”는 발언에 대해 한겨레는 “이런 거침없는 발언에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 공영방송을 장악하려던 정권의 집요한 공세와 대량 강제전배 및 해고, 그 결과 국민으로부터 공영방송 뉴스가 외면당하던 일을 떠올리는 이들이 많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 15일자 한겨레 만평
▲ 15일자 한겨레 만평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산별노조인 언론노조엔 개별 조합원의 가입·탈퇴가 자율적이고 민영방송·보도채널·종합편성채널도 가입해 있다”며 “공영방송엔 이사회가 독립적인 보도감시기구도 설치돼 있다. 근거 없이 공영방송을 노조 손아귀에 있다고 한 여당 대표의 말은 명백한 왜곡”이라고 비판했다. 

이 신문은 “해묵은 ‘방통위·과방위 쟁탈전’이 재연된 셈”이라며 KBS에서 2008년엔 정연주 사장을 배임으로 2017년엔 자유한국당이 추천한 강규형 이사 법인 카드 유용 문제로 각각 해임됐다가 승소한 사건을 거론하며 “이번 과방위 대치도 방송 장악 우려를 둘러싼 여야 간 기싸움”이라고 지적했다. 

공영방송의 독립성 확보가 쟁점이다. 경향신문은 “궁극적인 답은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는 것”이라며 “KBS·EBS·방송문화진흥회(MBC 대주주) 이사회 구성을 투명하게 하고, 사장 선임 정족수를 5분의3 이상으로 확대하자는 언론계·시민사회의 요구는 10년이 넘었다”라고 전했다. 

경향신문은 “언제까지 공영방송이 ‘정권 전리품’이 되는 구태와 논쟁을 반복할 건가”라며 “여야는 국회 원구성 후 공영방송 독립성을 높이는 제도화에 함께 나서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도 “공영방송이 ‘전리품’이 되지 않으려면, 여야 나눠먹기식 추천 인사로 채우는 공영방송 이사회부터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향·한국, 사형제 폐지 주장 

헌재에서 이번에 다루는 사건은 존속살해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구형받은 A씨가 낸 헌법소원이다. A씨는 이후 대법원에서 무기징역이 확정돼 수감 중이다. 

한국일보는 사설 “다시 헌재 심판대 오른 사형제, 폐지 고민할 때 됐다”에서 “사형은 범죄자의 생명을 박탈해 사회에서 영구 격리하는 법정 최고 형벌”이라며 “사회적 다수의 찬성 문제가 남아 있긴 하나 우리 사회도 이제 사형제 폐지를 진지하게 고민할 때가 됐다”라고 했다.

이어 “이날 변론에서 서울대 고학수 교수는 사형 집행 전후 상세한 범죄 현황을 보여주는 시계열 데이터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했다”며 “반면 생명을 빼앗는 범죄응보의 부적절성 등 사형제 폐지 논거들에 힘이 실리는 건 세계적인 추세”라고 했다. 

▲ 15일 한국일보 사설
▲ 15일 한국일보 사설

 

헌법에는 사형제가 명시돼 있지 않고 형법과 군형법에서 비상계엄하 사형을 언급한 헌법 110조를 간접근거로 사형을 규정하고 있다. 1997년 12월 23명을 끝으로 현재 한국은 사형을 집행하지 않는 사형폐지 국가로 분류된다. 1996년 7대2, 2010년 5대4로 각각 합헌 결정이 있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미국 일본 등 84개국은 사형제를 유지하고 있지만 유럽을 중심으로 한 106개국은 폐지했다. 이 신문은 “사형제 문제는 이성적 판단으로 다뤄야 하는 사안”이라며 “사형 존치의 명분은 좁아지는데도 법리보다 법 감정을 앞세우기는 어렵다”고 했다. 

▲ 15일자 경향신문 사회면 기사
▲ 15일자 경향신문 사회면 기사

 

경향신문도 사설 “세 번째 헌재 심판대 오른 사형제, 이번엔 반드시 폐지돼야”에서 “2018년 국가인권위원회가 공개한 여론조사를 보면 대체형벌을 도입할 경우 사형제 폐지에 동의한다는 시민이 66.9%에 이르렀다”며 “정부도 2020년 75차 유엔총회 제3위원회에서 ‘사형 집행 모라토리엄’ 결의안에 처음으로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고 전한 뒤 “국가의 임무는 피해자 가족을 대신한 보복에 있지 않고 유족을 재정적·심리적 지원함으로써 그들이 고통을 딛고 일어설 수 있게 하는데 있다”고 했다. 

이 신문은 “사형제 폐지의 대안으로는 ‘가석방 없는 종신형’ 등이 제시된다”며 “헌재는 이번에는 사형제가 위헌임을 선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선·국민일보 “불법”vs경향 “대화로 풀어야”

정부는 “농성은 원청근로자 8000명과 하청근로자 1만명에게 피해를 준다”며 “어렵게 회복 중인 조선업 대내외 신인도 저하로 국가경제 손실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했다. 또 “비조합원들 피해를 당연시하는 노동운동은 더 이상 용납될 수 없는 행위”라며 “선박 점거 행위는 명백한 불법행위”라고 했다. 

▲ 15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기사
▲ 15일자 조선일보 1면 사진기사

 

조선일보는 정부가 농성을 ‘불법’으로 규정만 했을뿐 강경대응을 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사설 “협력업체 노조가 세계 최대 조선소 마비시켜도 어쩔 수 없다니”에서 “(정부가) 불법 행위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법 질서를 바로잡아 달라는 회사 측 공권력 투입 요구에 대해선 분명한 답을 하지 않았다”라고 정부를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대우조선은 물론 협력업체 임직원들도 파업 중단, 정상 조업을 호소하는 거리 행사와 집회를 갖고 있지만 이 정도로 사태가 해결될 리 없다”며 “이미 민노총(민주노총)은 밖에서 파업지지 결의대회를 벌였고, 민변 등 40여 개 좌파 시민단체는 ‘희망버스’를 대우조선에 보내 파업지지 운동에 나서겠다고 한다”라고 전했다. 

이 신문은 “이번 사태는 문재인 정부가 업종별 특수성을 감안하지 않고 획일적인 주 52시간제를 도입하는 바람에 협력업체 직원들의 근로 시간과 수입이 크게 줄어든 탓이 적지 않다”며 “이런 제도적 문제를 고치지 않고 국민 부담으로 운영되는 회사에서 돈만 내놓으라고 한다”라고 했다. 이어 “이런 막무가내 사태가 벌어져도 정부는 말로만 ‘노동개혁’”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일보도 사설 “대우조선 하청노조의 불법 점거 용인할 수 없다”에서 “이들의 불법 농성을 어서 멈춰야 하고 하청 노사 간의 협상 결과를 떠나 불법행위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해야 한다”며 “불법적인 행동을 불사하는 노동계의 고질적인 관행을 이제는 끝내야 할 때가 됐다”라고 했다.

▲ 15일자 경향신문 만평
▲ 15일자 경향신문 만평

 

 

반면 경향신문은 “임금 후려치기로 수익을 내는 경영 방식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라며 “대우조선은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해놓고도 이번 파업은 하청업체의 노사 문제라며 방관하고 있다”라고 원청 회사 측을 비판했다. “대우조선 지분 55.7%를 보유한 채권단 최대주주이자 국책은행인 산업은행에 책임을 미루는 것”이라고 지적이다. 

경향신문은 “대우조선이 하청업체의 도급단가(기성금)를 올려 임금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산은이 결단해야 한다”며 “정부도 파업의 불법성만 강조하지 말고 대화로 문제를 풀도록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미디어오늘은 여러분의 제보를 소중히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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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한반도, 지금은 평화를 위해 행동할 때"

각계 시민사회, '광복77주년 8.15자주평화통일대회 추진위' 발족 (전문)

  • 기자명 이승현 기자 
  •  
  •  입력 2022.07.14 17:19
  •  
  •  수정 2022.07.14 17:26
  •  
  •  댓글 0
 
각계 91개 시민사회단체들이 14일 '광복 77주년 8.15자주평화통일대회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2022년 광복 77주년을 뜨겁게 맞이하기 위한 '8.15자주평화통일대회'가 준비되고 있다.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6.15남측위, 상임대표의장 이창복)와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 대표상임의장 이종걸), 시민평화포럼을 비롯한 각계 91개 시민사회단체들은 14일 서울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광복 77주년 8.15자주평화통일대회 추진위원회'(8.15추진위)를 발속했다.

8.15추진위는 전 세계적인 신냉전의 도래와 한반도 긴장과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에서 "오직 우리 자신의 힘만이 주권과 평화, 민생을 지키는 유일한 길"이라며, "지금은 평화를 위해 행동해야 할 때"라고 호소했다.

8.15자주평화통일대회는 오는 8월 13일 오후 3시 남대문, 서울역 인근에서 시작해 용산 대통령 집무실까지 2.7km구간을 행진하는 8.15자주평화통일대행진과 함께 진행할 계획이다.

14일 오전까지 대회 참가를 확정한 (사)겨레하나, 6.15남측위 각 지역본부, 민주노총, 한국노총, 범민련 남측본부, 한국진보연대, 한국YMCA전국연맹을 비롯한 91개 시민사회단체에서 1만여명이 참가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8.15추진위는 7월 23일부터 8월 10일까지 국내 시군구 70여곳과 세계 주요도시 30여곳에서 동시에 진행되는 평화행동을 벌이고, 국내외 각계 단체 연명으로 국제평화선언을 작성해 8월 10일경 별도로 발표한다는 계획이다. 

하원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과 양옥희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회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8.15추진위는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에서 신냉전적인 대결이 본격화되고 불확실성은 더욱 커진 가운데  남북, 북미대화는 모두 중단되었고 합의 이행의 가능성, 관계 개선의 전망 모두 밝지 않다고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를 진단했다.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한미동맹 일변도의 대북정책, 외교정책이 한반도에 신냉전 질서를 불러들이고 있다는 사실"이라며,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 과제'라고 불리는 한미일 3각동맹은 대중, 대북 대결을 가속화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북중러 3각동맹을 대결의 일방으로 세우는 일이기도 하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특히 "일본군 위안부, 강제동원문제를 비롯한 대일 과거사 청산없이 평화헌법마저 폐기하려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은 역사 정의를 저버리고, 같은 역사를 반복하는 우를 범하는 일이 될 것"이라며, 최근 확인되는 한미일 군사협력 흐름에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반도 주변에 잦은 전략자산 전개와 빈번한 전쟁연습으로 인해 이미 위기가 일상화되어 있지만 8월 한미연합군사연습 기간에 위기는 더욱 커질 것이고 그동안 금지됐던 대북전단이 공공연하게 살포되면서 접경지역의 긴장도 높아지는 등 현재 한반도는 "언제 충돌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며 상황의 엄중함을 일깨웠다.   

기자회견 참가자들은 전세계가 분쟁지역화되고 있는 불확실성의 시대에 한미일 군사협력이 중요한 축을 이루고 있다며, 한미일군사협력 반대 깃발을 꼽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김삼열 6.15남측위 상임대표는 대회 취지발언에 나서 "2차 세계대전과 식민통치의 피해국으로서 미국의 편에서 일본의 군사대국화를 도와 동족인 북을 적대시하는 동맹을 추진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미국과 일본의 이익을 위해 우리의 주권과 평화를 포기할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생은 파탄나고 평화가 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 윤석열 정부의 대결정책에 제동을 걸어야 한다. 시민의 힘으로 다시 남북 공동선언을 되살려야 한다"며, "8.15에 모두 행동으로 나서자"고 동참을 호소했다.
 
윤정숙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는 "남북간 대화와 협상은 멈췄고 군사적 긴장은 높아졌다. 8월 한미연합군사연습이 대규모로 진행된다면 한반도는 새로운 위기를 맞게 될 것이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지난 70여년간 충분히 증명한대로 적대를 멈추고 전쟁을 끝내는 것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드는 가장 근본적인 해법"이라며, "불확실성의 시대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남북 정상의 합의 이행, 그리고 평화적 수단으로 평화를 향해 가자고 요구하는 시민들의 행동이야 말로 이같은 해법을 현실로 만들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시민평화포럼은 8월 14일 전국의 시민들과 함께 적대와 전쟁을 멈추고 시민의 힘으로 평화를 만들자는 임진각 평화행동을 개최한다. 

불평등한 한미SOFA개정국민연대 이장희 대표와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 한경희 사무총장는 더욱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는 굴욕적 한미관계와 점입가경으로 추진되고 있는 한미일군사협력, 한일관계 개선 움직임에 규탄의 목소리를 냈다.

정의기억연대는 위안부 기림일인 8월 14일 오후 5시 나비문화제를 열고 앞서 8월 10일에는 낮 12시 세계연대집회 형식으로 수요시위를 개최해 거리행진까지 할 예정이다.

김포주민 안승혜씨는 지난 4월부터 접경지역 일대 수영장과 눈썰매장이 있는 장소에서 살포되고 있는 대북전단으로 인해 주민들의 평온한 일상이 위험에 빠지게 되었다며, 정부는 남북관계를 긴장시켜 충돌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위험천만한 탈북자 단체들의 행동을 엄중히 처벌해 줄 것을 촉구했다. 

허권 한국노총 통일위원장과 김은형 민주노총 통일위원장은 최근 양노총과 48개 단체들이 발족한 '간토학살 100주기 추도사업 추진위원회' 활동계획을 소개하고는 "일본이 100년전 과거사에 대해 공식 조사도 하지 않고 사죄, 배상에도 나서지 않고 있는데 무엇으로 관계 정상화를 하겠다는 것인가"라며, "평화헌법을 없애고 '전쟁헌법'을 만들려는 일본의 군국주의 부활 기도를 용납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회견문 (전문)

위기의 한반도, 평화를 위해 행동해야 할 때입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후 세계는 크게 달라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냉전 시대가 열리고 있다는 전망 속에 불확실성은 더욱 커졌습니다. 전쟁으로 인한 민생 위기와 안보 위기는 단지 동유럽에만 국한되지 않았습니다. 이대로 신냉전이 본격화된다면 냉전시대가 그랬듯 한반도는 동아시아에서 가장 첨예한 군사적 대결 구도 아래 놓이게 될 것입니다.

신냉전적인 대결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안타깝게도 남북 대화와 북미협상은 모두 중단된 상태입니다. 그사이 변화된 세계 질서로 인해 북미 합의 이행의 가능성은 희박해졌고, 정권교체 이후 남북관계 개선 전망도 밝지 않습니다. 

정부는 남북관계를 시작하기도 전에 북을 ‘주적’으로 규정했습니다. 전임 정부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며, 대화 대신 ‘힘을 통한 평화’만을 주창하고 있습니다. 한국형 3축 체제 구축을 비롯한 첨단무기 도입과 군비 확장, 한미간 확장억제 강화를 위한 전략자산의 전개, 한미연합군사연습 실기동 훈련 재개 등이 이미 실행단계에 들어갔습니다. 대화를 위한 환경을 마련하는 대신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정부의 한미동맹 일변의 대북정책, 외교정책이 한반도에 신냉전  질서를 불러들이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한미간 글로벌 포괄적 전략동맹이라는 이름아래 진행되어 온 나토 정상회의 참석과 한미일 3각 공조 강화, 인도태평양경제프레임워크(IPEF) 참가선언 등 일련의 행보는 진영화되어 가고 있는 세계의 일방에 한국을 가두는 것들입니다. 

미중, 미러 갈등을 축으로 나뉘고 있는 세계에서 한국은 한미동맹이라는 이름아래 인도태평양 전략의 ‘핵심축’이 되고 있습니다. 진영화되고 있는 세계의 일방에서 핵심축 역할을 담당한다는 것은 대중국 전진기지를 자임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인도태평양전략의 ‘핵심 과제’라고 불리는 한미일 3각 동맹은 대중, 대북 대결을 가속화하는 일일 뿐 아니라 북중러 3각 동맹을 대결의 일방으로 세우는 일이기도 합니다. 
더구나 일본군 성노예제, 강제동원문제를 비롯한 일제과거사 청산없이 평화헌법마저 폐기하려는 일본과의 군사협력은 역사 정의를 저버리고, 같은 역사를 반복하는 우를 범하는 일이 될 것입니다.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반도 주변의 잦은 전략자산 전개와 빈번한 전쟁연습들은 이미 위기를 일상화하고 있습니다. 8월 한미연합군사연습 기간 전략자산이 전개되고 실기동 훈련 재개된다면 긴장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동안 금지됐던 대북전단이 공공연히 살포되면서 접경지역의 긴장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언제 충돌이 일어나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69년째 지속되고 있는 정전체제를 채 끝내지 못한 한반도에서 또다른 전쟁은 절대 있어서는 안 됩니다. 그러나 지금 한반도는 불안정한 정전체제 조차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전쟁을 끝내야 합니다. 전쟁을 부르는 대결과 한미일 군사협력을 중단해야 합니다. 

해방 77주년, 정전 69년이 되는 올해, 우리는 큰 도전에 직면해 있습니다.
강대국의 힘이 아니라 오직 우리 자신의 힘만이 주권과 평화, 민생을 지키는 유일한 길입니다. 지금, 평화를 위한 행동이 필요합니다.

광복 77주년 8.15대회 추진위원회는 8.15 광복절까지 평화를 사랑하는 전 세계와 한국의 시민들과 함께 <100개 도시 평화행동(국내 70곳, 해외 30곳)> 등 적극적인 행동과 연대를 만들어 가겠습니다.

미국과 윤석열 정부의 대결 정책을 우려하고, 남북관계 개선과 평화, 역사정의와 주권 실현에 동의하는 사람 모두 손잡고, 함께 행동에 나섭시다.
전쟁을 막고, 평화로운 미래를 만드는 일에 함께해 주십시오.
 


한반도 전쟁 끝내고, 평화협정 체결하자!

남북, 북미공동선언 실현하자!

적대 행위와 군사 위협 중단하라!

한반도 전쟁위기 부르는 한미일 군사협력, 한미연합군사연습 중단하라! 한반도 전쟁기지화 미군기지 확장 반대한다!

대일굴욕외교 중단하고, 한일역사정의 실현하라!일본 평화헌법 개정 반대한다!


2022년 7월 14일 
광복 77주년 8.15자주평화통일대회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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갭투자일수록 ‘깡통 전세’ 우려…실수요자들 지갑 더 닫는다

등록 :2022-07-14 05:00수정 :2022-07-14 07:36

대출이자 부담에 ‘거래 뚝’
시장 관망, 약세장 이어져
전세 대신 월세 늘어나면
‘갭투자’ 집주인 부담 커져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송파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지난 11일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 전망대에서 바라본 강남, 송파 일대 아파트 모습. 연합뉴스

한국은행의 ‘빅스텝’(기준금리 0.5%포인트 인상) 결정으로 부동산 시장도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전망된다. 자금조달 부담이 커진 수요자들은 내집마련 일정을 미루고, 임대차 시장에서는 전세금 일부를 월세로 돌리는 월세화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다. 대출 낀 집주인들의 이자 부담이 늘면서 ‘깡통 전세’ 등에 대한 우려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13일 부동산 시장에서는 이번 금리 인상으로 아파트 등의 거래 절벽이 길어질 것이라는 예상이 우세했다. 최근 2년여의 시장 활황으로 매매 시세가 ‘역대 고점’ 수준으로 높은 상황에서, 수요자들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부담 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서울 아파트의 손바뀜은 기준금리가 0.50%에서 0.75%로 0.25%포인트 오른 지난해 8월을 기점으로 크게 둔화한 상태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7∼12월)와 올해 상반기(1∼6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7.1%, 70.1% 감소했다. 빅스텝으로 금리 인상폭이 더욱 커진 올 하반기에는 지갑 닫는 수요자들이 더욱 늘어나리라는 게 전문가들의 예상이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과거 기준금리가 2.50%까지 오르면 주담대(신규취급액)의 평균 금리는 5.63%에 달했다”며 “집값이 한동안 제자리걸음 하거나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수요자가 높은 이자를 감수하고 대출로 집을 사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시장의 관망세가 짙어지는 가운데 시세 면에서도 약세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낀 계약이 늘며 전세 거래가 둔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자금대출 등의 금리가 오르며 전세에 목돈을 묶어두기가 부담스러워지기 때문이다. 매달 갚아야 할 전세대출 원리금이 월세보다 많다고 판단한 세입자들은 자발적으로 전세보다 월세를 찾기도 한다. 이런 월세화는 전세시세를 낮추고 갭투자(전세 낀 주택 매입) 여건을 어렵게 해 매매시세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다. 한국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지수는 지난 1월 셋째주부터 지난달 마지막주까지 5개월여 연속 하락 또는 보합세다.

 

세입자가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하는 깡통 전세 우려도 커지고 있다. 초저금리 기간 자기 자본이 부족한 집주인들의 ‘갭투자’(전세 끼고 주택 매수)가 성행했던 지역일수록 이런 위험이 크다. 함영진 빅데이터랩장은 “연립·다세대주택이나 지방 아파트에서는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이 80%를 넘을 경우 보증금을 떼일 위험을 낮추기 위해 전세금 일부를 월세로 지불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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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리인상 흑역사와 주기적 양털깎기

  • 기자명 현장언론 민플러스
  •  
  •  승인 2022.07.13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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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가 미국 금리인상에 쩔쩔 매는 이유

최근 미국이 금리를 계속 올리고 있다. 연말까지 미국 금리인상 목표는 3%대이다. 이미 0.75% 금리인상을 단행한 미 연준은 이번 달에도 0.75%포인트 이상을 올릴 가능성이 높다. 모든 나라에서 미국 금리인상은 탑뉴스이다. 자기나라 금리는 몰라도 미국 연준 금리는 다 안다. 자기 나라 중앙은행장이 누구인지는 몰라도 미국 연준 의장이 제롬 파월이라는 정도는 다 안다. 왜 세계 모든 나라는 미국 연준의 금리정책만 쳐다보는 걸까? 미국이 이렇게 미국이 계속 금리를 올리면 심각한 일들이 벌어지기 때문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기초체력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한다. 자산이 폭락하고, 외환위기가 발생하는 것이다. 이들 나라에서 폭락한 자산을 미국 월가자본들은 헐값에 사들여 경기회복기가 오면 엄청난 차익을 챙긴다. 이것을 ‘양털깍기’라고 한다. 양을 죽이지는 않지만, 털을 포송포송하게 자라게 한 다음 털을 깍아먹는다는 이야기이다. 그 흑역사를 살펴보자.

사진 : 인터넷 캡처
사진 : 인터넷 캡처

80년대 금리인상과 남미외채위기

스태그플레이션이 한창이던 1979년부터 81년까지 미 연준 의장 폴 볼커는 기준금리를 연속적으로 9.37%, 4.25%로 올려 금리가 20%까지 뛰어 올랐다. 요즘 같으면 상상도 못할 금리이다. 당시 소비자 물가인상율은 14.6%였는데, 결국 물가를 잡기는 잡았다. 그러나 멕시코 등 남미는 심각한 외채위기에 빠지고 말았다. 미국 금리인상으로 막대한 이자 상환부담을 떠안았던 멕시코는 1982년 모라토리움을 선언하였다. 이른 바 데킬라 쇼크(외채 위기)가 터진 것이다. 멕시코에 이어 다수 남미국가들이 외환위기에 빠졌다. 그리고 미국 자본은 폭락한 남미국가들의 자산을 헐값에 매입하고, 남미에 종속적 신자유주의 세계화 경제를 강제이식하였다. 이 달콤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은 ‘워싱턴 컨센서스’를 만들어 세계화 전략의 교과서로 삼았다. 그리고 90년대에는 한국 등 동아시아가 양털깎기를 당한다.

90년대 금리인상과 동아시아 위기

1987년 8월 미 연준 의장으로 취임한 앨런 그린스펀은 1990년 1월 8.25%였던 기준금리를 1992년 3.0%까지 떨어뜨린다. 금리하락에 따라 돈이 풀리고 부동산, 주식가격이 상승하는 등 경기 확장국면이 찾아왔다. 경기가 상승하자 그리스펀은 1994년 2월 아무런 예고없이 금리를 올리기 시작했다. 6차례 걸쳐 기준금리를 3%나 올려 기준금리가 6%에 이르렀다. 이렇게 해서 달러강세가 형성되자 동아시아, 러시아, 중남미에 들어갔던 자본들이 이탈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그 유명한 1997년 동아시아 금융위기가 발생한다. 당시 한국경제는 3저 호황으로 잔뜩 거품이 끼어 있었다. 김영삼 정부는 OECD가입을 조건으로 금융시장, 외환시장을 개방하였다. 재벌들은 국제화를 한다면서 해외단기외채를 무분별하게 들여와 몸집을 확장하고 있었다. 게다가 종금사까지 차려놓고 일본에서 단기저리외채를 빌려와 동아시아에 장기 고금리로 빌려주는 이자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러다가 동아시아 위기의 직격탄을 맞으면서 외환위기에 빠졌다. 이때 미국은 일본에게 한국의 만기연장 요청을 받아들이지 말라고 루빈 재무장관, 클린턴 대통령까지 나서서 압박하였다. 결국 한국은 IMF 구제금융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외환위기와 IMF구제금융에 빠진 한국 자산가격은 급격히 추락하였다.

당시 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는 역삼동 스타타워빌딩을 6330억원에 인수해 3년 뒤에 팔면서 3120억원의 매각차익을 남겼다. 그리고 모두 알다시피 외환은행에 2조1549억원을 투자해서 8년 만에 4조6633억원의 차익을 남기고 팔아먹었다. 이것을 양털깎기라고 하지 않고 무엇이라고 할 수 있을까? 대한민국 국민들은   IMF라는 말만 들어도 악몽에 시달린다. IMF국난은 한 번 극복했으니 다시는 오지 말아야 할 그런 위기였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양털깍기는 주기적으로 반복되었다. 미국 달러체제에 종속되어 있는 한 피할 수 없는 운명이었다.

2000년대 금리인상과 금융공황

동아시아 위기에 깜짝 놀란 그리스펀은 1998년 하반기부터 기준금리를 10% 미만으로 떨어뜨리고 1999년 3월 이후에는 5% 미만으로 빠른 속도로 금리인하를 단행하였다. 이 저금리는 닷컴 버블을 일으킨다. 그리스펀은 급하게 1999년 6월부터 2000년 5월까지 총 6차례 금리인상을 단행한다. 결국 미국에서 닷컴 버블이 붕괴한다. 그러자 이제는 또 거꾸로 2003년까지 1%대의 초저금리를 유지한다. 물가가 3%로 다시 오르기 시작하자 그린스펀은 또다시 금리인상을 단행한다. 이때는 속도를 조절해가면서 2004년 6월 1.0%였던 기준금리를 총 17차례에 걸쳐 0.25%씩 금리를 천천히 올려 4.25%까지 끌어올린다. 그러나 위기를 피할 수는 없었다. 2004년부터 시작된 금리인상이 문제가 되어 2006년부터 부동산 거품이 꺼지기 시작하고, 결국 2008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가 터진다. 전 세계는 미국발 금융공황 쓰나미에 휩쓸려갔다. 온 세계가 바라보는 미 연준의 금리정책이라는게 이 모양이다.

2008년 금융공황의 여파로 한국에서는 키코(KIKO)사태가 터졌다. 키코란 수출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은행이 팔아먹던 환율 헷지(헷지=투기)를 위한 파생상품이다. 환율 변동구간을 정해놓고 환율이 구간 안에서 움직이면 가입기업이 이익을 보고, 환율구간보다 올라가면 손해를 보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금융공황 이후 터졌다. 한국경제는 대외의존경제로서 세계경제 위기가 발생하면, 원화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져 환율이 상승하는 취약성을 가지고 있다. IMF 외환위기 때는 원달러환율이 1800원대까지 상승했고, 2008년 금융공황때는 1600원대까지 상승했다. 최근 원자재 가격폭등, 무역적자, 금리인상 등 위기로 1300원대까지 치고 올라갔다. 원달러 환율이 급상승한다는 것은 한국돈의 가치가 똥값된다는 이야기이다. 2008년 미국발 금융공황이 터지자 원화가치가 폭락했다. 이 급격한 원달러환율 상승으로 키코에 가입한 중소기업들이 막대한 손해를 보았다. 그 피해액이 3조 2천억 원에 이르고 235개 수출중소기업이 폐업하거나 워크아웃 등을 당했다. 달러팽창과 금융산업 팽창 과정에서 사실상 외국자본 수중에 들어간 은행들이 ‘부자되세요’ 놀음을 하면서 중소수출기업을 상대로 대형사기를 치고 양털깍기를 감행한 것이다.

 

2008년 금융공황 여파는 심각했다. 어마어마한 경제충격을 가하면서 세계경제는 장기침체의 늪에 빠졌다. 금융 공황 직후 한국에서는 462억 달러가 빠져나갔고, 1400선 주가가 900대로 폭락하면서 경제성장율도 –4.5%로 주저앉았다. 러시아는 한때 주식 거래가 중단되고, 이후 경제침체에 따른 유가하락으로 심각한 위기에 빠졌다. 아이슬란드나 아일랜드 등 금융으로 먹고살던 국가들은 국가부도상태에 처했다. 2008년 금융공황은 이후 그리스 경제위기를 비롯, 유럽 재정위기로 번졌다. 잘 성장하던 브라질 경제가 침몰하는 상황이 벌어졌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양적완화를 통해 경제위기를 전 세계에 전가하면서 위기를 넘겼고, 막대한 자금을 지원받은 월가의 금융자본들은 다시 전 세계에서 폭락한 자산들을 헐값에 사들였다. 2008년 금융공황 이후 세계에 위기를 떠넘긴 미국은 전세계적 장기침체속에서 나홀로 성장을 구가했다. 그러나 그것은 부채의 바벨탑을 쌓는 새로운 과정에 불과했다. 마침내 2022년부터 인플레이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2022년 금리인상과 스태그플레이션 복합위기

최근 다시 미국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급격하게 금리를 올리고 있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달러강세가 형성된다. 아직까지는 달러가 강력한 기축통화이고, 가장 안전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경기침체까지 겹친 현 상황에서는 세계 곳곳의 자금이 모두 미국으로 몰리게 된다.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자본유출을 막기 위해 많은 나라들이 덩달아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자본 이탈이 시작되면 다시 가장 피해를 입는 곳은 신흥국들이다.

이미 경제체력이 취약한 국가들에서는 자산가치가 폭락하고 있다. 브라질 화폐 헤알화와 칠레 페소화 가치는 달러 대비 9%나 하락했다. 24개 신흥국 주가지수는 지난 일주일 동안 4.7%나 내려 앉았다. 이미 아르헨티나는 2018년에 이어 올해 3월 추가로 IMF 구제금융을 받아들였다. 스리랑카는 이미 지난 5월 디폴트를 공식화했고, 잠비아, 레바논, 파키스탄은 IMF 구제금융 등을 타진하고 있는 중이다.

문제는 2008년 금융공황과 코로나19사태 이후 초저금리와 막대한 양적완화로 인해 엄청난 거품이 형성되고 전 세계에서 가계부채, 기업부채, 국가부채가 감당할 수 없는 수준에 와 있다는데 있다. 특히 한국의 경우 부동산 거품이 지나치게 형성되어 있고, 가계부채, 기업부채문제가 심각하다. 미국의 금리인상과 이에 따른 한국의 금리인상은 자산거품의 붕괴와 부채의 뇌관을 터뜨릴 수 있다. 2022년의 위기는 97년 IMF시기와 같은 위기가 올 수 있다는 빨간등이 켜진 상태이다. 어느 시점에 폭발할 것인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올해 하반기나 내년 상반기를 넘기지는 않을 것이다. 이렇게 되면 다시 양털깍기가 시작된다.

다시는 오지 말아야 할 IMF같은 경제위기가 이번에는 가계부채위기, 스태그플레이션 등 복합위기로 하마처럼 달려오고 있다.

우리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 것인가. 또 금모으기를 할 것인가?

* ‘양털깎기’라는 용어는 <화폐전쟁>의 저자 중국의 쑹홍빈이 사용한 용어이다. 미국 로스차일드 등 금융투기세력이 다른 나라에 거품경제를 일으켰다가 거품을 빼면서 자산을 하락시켜놓고 헐값에 매입하는 짓을 주기적으로 자행한다고 비판하면서 사용하였다. 쑹홍빈의 주장은 음모론으로 비판받기도 하였지만, 대단한 반향을 일으켰다. 그러나 달러제국의 양털깍기는 음모론보다는 금융독점자본주의, 달러 제국주의체제의 모순이 빚어낸 필연적인 경제현상으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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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청법 헌재 심판, 한동훈 목표는 기각...'탈법치' 시대 우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7/14 08:10
  • 수정일
    2022/07/14 08:1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인터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오병두 교수 "새 검찰공화국 도래, 거기에는 △가 없다"

22.07.14 05:13l최종 업데이트 22.07.14 05:13l
사진·영상: 유성호(hoyah35)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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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새로운 형태의 검찰공화국 출현 또는 현실화가 목전에 있고, 일부는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5월 30일, '문재인 정부 5년 검찰보고서 종합판' 발표 현장에서 오병두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홍익대 법과대학 교수)이 한 말이다. 그 후 한 달여 동안 또 많은 일이 일어났다. 

6월 07일,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출범
6월 14일, 법무부 검찰 직제개편안 입법 예고
6월 22일, 법무부 검사장급 이상 검찰 고위 간부 인사 단행 
6월 27일, 법무부 일명 '검수완박' 법안 헌재 권한쟁의 심판 청구
6월 28일, 법무부 고검검사급 인사 단행

그리고, 아직 검찰총장은 공석이다. 이런 상황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오 소장 말을 빌리면 '이미 새로운 형태의 검찰공화국'이 출현한 것은 아닐까. 

"새로운 형태의 검찰공화국 도래했다"

8일 <오마이뉴스>와 만난 오 소장은 "기존 정치 틀 안에서 검찰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형태가 기존의 검찰공화국이었다"면서 "이제는 검찰의 업무 수행 방식, 즉 검찰이 사건을 바라보고 평가하는 방식이 국가 통치체계를 점유하게 된 것 아닌가, 새로운 형태의 검찰공화국이 도래했다"고 전제했다. 

이어 그는 "'범죄가 된다, 안 된다', O 아니면 X라는 방식으로 어떤 문제를 극단의 각도로 보는 게 검찰의 업무수행방식"이라면서 "이런 방식으로 국가 정치·경제·사회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하면, 조정이나 타협, 사회적 합의가 낄 여지가 없어진다. 새로운 검찰공화국에서는 세모(△)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 검찰공화국에서 시민은 검찰"이고, "공화국에 협력하는 사람들이 검찰과 같은 시민권을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 이어졌다. 오 소장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의 역할에 대해 "한 장관이 사실상 검찰 인사를 주도하고 있고, 일종의 진영을 짜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인사정보관리단 설치할 때도 그렇고 '법치에 맞느냐, 안 맞느냐'는 식의 '합법' 논란이 늘 따라다닌다. 법을 핑계로 다른 의사 결정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탈법치'가 아니냐는 의심이 있다"고 지적했다. 


오 소장은 "법의 해석 권한을 무기로 하는 것이 탈법치"라면서 법무부가 헌법재판소에 '검찰수사권 재조정 법안'(이른바 '검수완박법')에 대한 권한쟁의 심판을 청구한 상황을 그 예로 들었다. 그는 "입법부 재량이 굉장히 광범위하게 인정되기 때문에 헌재가 법무부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낮다"고 전제하면서 "법무부 목표는 기각이다. 각하와 달리 기각은, 그래도 다툼의 여지는 있다고 보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관련 기사: 국회 직격한 법무부 "'검수완박' 법안, 민주주의 위배" http://omn.kr/1zk2j ). 

이어 오 소장은 "부패·경제 범죄 개념은 아직 법적으로 확립된 상태가 아니"라면서 "법무부가 헌재 기각 이유를 근거로 검찰청법 시행령을 만들면서 2대 범죄 내용을 최대한 늘리면, 기존 특수수사 권한을 거의 줄이지 않고도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법무부 입장에서는 '각하'만 안 되면 손해 볼 것 없는 장사"라고 강조했다. 결국 "헌재 권한쟁의 심판 청구 결과가 그 다음 만들어질 검찰청법 시행령에 대한 '법치적 공격'을 막을 근거가 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음은 오 소장과의 주요 문답을 정리한 내용이다. 

"검찰의 업무 수행방식, 국가 통치체계 전체 점유" 
 
▲ 오병두 교수 "새로운 형태의 검찰공화국 도래"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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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5월 30일 '문재인 정부 5년 검찰보고서 종합판' 발표 현장에서 "이미 새로운 형태의 검찰공화국 출현 또는 현실화가 목전에 있고, 일부는 드러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이유는.

"우선 '검찰공화국'이란 말은 그들의 공화국을 지칭하는 말이다. 시민과 무관하게 독자적이고 완결적인 정치체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그 안에서 이뤄지는 의사 결정과 법 집행이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검찰공화국이라고 했다. 기존 정치 틀 안에서 검찰이 자기 이익을 추구하는 형태였다. 

그런데 검찰 인사가, 검찰총장이 없는데 이뤄졌다. 법무부에서는 인사 검증을 한다. 검찰 출신이 국무총리 비서실장도 하고 금융감독원장도 한다. 한동훈 장관이 취임 당시 수사지휘권을 발동하지 않겠다고 했는데 그럴 필요가 없지 않나. 그건 법무부 장관과 검찰총장 의견이 다를 때 의미 있는 것이니까. 그런데 관리자와 집행자가 한 사람이 된다? 당연히 오판의 위험성이 있고, 그에 대한 합리적인 검증 가능성도 없어진다.

검찰 출신, 정치적 능력이 있으면 대통령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총장에서 바로 (대통령으로) 간 상황 아닌가. 게다가 현직 검사를 바로 법무부 장관으로 끌어올렸다.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래서 이제는 검찰의 업무 수행 방식, 즉 검찰이 사건을 바라보고 처리하고 평가하는 방식이 국가 통치체계 전체를 점유하게 된 것 아닌가. 새로운 형태의 검찰공화국이 도래한 것이다. 이건 '진보냐 보수냐' 이런 문제가 아니다."

- 검찰의 업무 수행방식이 국가 통치체계 전체를 점유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첫째, 수사라는 게 뭔가. 범죄가 되는 것만 수사할 수 있다. 위법이 있다고 다 수사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다른 방식으로 시정할 수 있다. 수사는 중대하게 제재를 가해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이다. 이건 '범죄가 된다, 안 된다, O·X 방식이다. 어떤 문제를 극단의 각도로 보는 방식이다. 둘째, 기획수사·인지수사 방식이다. '나쁜 거 같다'는 이런 감을 근거로 적극적으로 이뤄지는 수사다. 문제는, 몇 년 동안 공들인 수사인데 뭐라도 하나 어떻게든 기소해야겠다는 욕망이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굵직한 정치적 사건인 경우 그런 일이 있었다. 이런 방식으로 국가 정치·경제·사회를 이끌어간다고 생각해보면... 조정? 타협? 사회적 합의? 이런 관념이 낄 여지가 없다. 새 검찰공화국에서는 세모(△)가 없어지게 되는 것이다."

- 시민들은 검찰식 통치 대상이 될 뿐이다?

"그렇게 되는 거다. 새로운 검찰공화국에서 시민은 검찰이다. 그 공화국에 협력하는 사람들이 검찰과 같은 시민권을 가질 수 있을 거다."

- 5월 30일 참여연대 검찰보고서 발표 이후 한 달 여 만에 또 많은 일이 있었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출범했고, 직제개편안 입법이 예고됐다. 검찰 고위 간부 인사가 두 차례에 걸쳐 단행됐다. 새 형태의 검찰공화국, 이미 출현했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아직은... 시민들에게, 그 영향이 닥치지는 않았으니까. 태풍이 올 걸 아는데, 아직 여기는 바람이 안 부는 상황이라고 할까."

"한동훈 장관, 진영을 짜는 게 아닌가... '탈법치' 의심도"

- 새로운 검찰공화국으로 가는 속도, 당초 예상과 비교했을 때 어떤가.

"매우 빠르다. 준비가 돼 있고, 전체 그림이 있기 때문인 거 같다."

- 전체 그림이라면?

"'수사-기소 일체론'이다. 검찰수사권 재조정 법안 일명, '검수완박법'은 기능적으로 검찰에서 수사권한을 빼낸다는 것인데 현실적으로 어렵다. 예를 들어 기소를 했는데 법정에 출석할 증인 이야기를 검사가 들어봐야 할 것 아닌가. 그럼 이게 기소인가, 수사인가. 그래서 참여연대 등 시민사회에서 얘기하는 것이 조직 분리안이다. 검찰에서 수사를 할 수 있는 직접 수사 인력을 빼자는 것이다. 이렇게 조직을 분리하면 서로 견제가 가능하다. 협의를 해야 한다. 그게 바로 수사협의체다. 그런데 '수사-기소 일체론'은 기능 분리가 현실적으로 어려우니까 조직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이건 완전히 다른 이야기인데, (윤석열 정부는) 이걸 섞어서 이야기하고 있다."

- 법무부는 헌법재판소에 일명 '검수완박' 법안 권한쟁의 심판 청구도 했다.

"왜 계속 무리수를 두고 있을까. 오는 9월 10일 시행될 검찰청법 시행령 때문이다. 일단, 지금 심판 당사자는 입법부와 행정부인데, 입법부 재량이 굉장히 광범위하게 인정된다. '검찰청법 개정안'이 그걸 넘어섰다고 보긴 어렵다. 따라서 헌재가 법무부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낮다. 법무부 목표는 기각이다. 각하와는 다르다. 각하는 한 마디로 법무부가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한다는 것이지만, 기각은 그래도 다툼의 여지는 있다고 보는 것이다. 검찰청법 개정안으로 (검찰 수사 개시 범죄가) 6대 범죄에서 2대 범죄로 줄었지만, 부패·경제 범죄 개념은 아직 법적으로 확립된 상태가 아니다. 헌재 기각 이유를 근거로 검찰청법 시행령을 만들면서 2대 범죄 내용을 최대한 늘리면, 기존 특수수사 권한을 거의 줄이지 않고도 동일한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법무부 입장에서는 '각하'만 안 되면 손해 볼 게 없는 장사다."

- 한동훈 장관의 역할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한 장관이 사실상 검찰 인사를 주도하고 있지 않나. 일종의 진영을 짜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법무부 장관은 검찰총장을, 검찰의 행위를 제3자적 시각에서 비판적·객관적으로 볼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현 법무장관이) 그런 위치에 서 있는 거냐, 그렇지 않다'는 우려가 크다. 

인사정보관리단 설치할 때도 그렇고 법치를 얘기하는데, 실제로는 '법치에 맞느냐, 안 맞느냐'는 이런 식의 '합법' 논란이 늘 따라다닌다. 정작 시민들을 위한 법치인지 아닌지, 이런 고민은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이건 법을 핑계로 다른 의사 결정을 하고 있는 게 아닌가, 즉 '탈법치'가 아니냐는 의심이 있다. 권력기관이 권력을 행사할 때는 법이 허용하는 한도 내에서 자제하는 게 필요하다. (한 장관이) 이 부분을 보장하는 역할을 할 수 있겠나.

검찰이 과잉수사를 했는데, '검찰이 알아서 수사한 거다'라고 '쿨하게' 법치라고 해버리면, 그거는 '탈법치'다. '검찰청법 개정안'에 대한 헌재 권한쟁의 심판 청구 결과가 그 다음 만들어질 검찰청법 시행령에 대한 '법치적 공격'을 막을 근거가 될 수 있다. 역시 '탈법치'다. 법이 아닌, 법의 해석 권한을 무기로 하고 있는 셈이다. 엄격한 법치가 아닌, 그들만의 법치. '법이 있으니까 안 될 게 뭐가 있느냐'는 법치."

"공수처 무력화, 많이 걱정된다... 검찰 견제할 유일한 기관인데"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  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인 오병두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
ⓒ 유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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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출범 당시 정부조직법상 법무부 산하에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법조계 일부에서 대두됐다. 악용 가능성을 우려하는 의견들도 있었다. 공수처, '새 검찰공화국'에서 안녕할까.

"공수처 무력화, 걱정이 많이 된다. 인적·물적 조직이 작다보니 경찰 수사에 의존하는 측면이 있는데, (수사 인력들이) 많이 철수한 상태다. 경찰과 협조가 잘 안 이뤄지면 수사력 자체가 확 줄어든다. 보안 문제도 걱정이다. 수사 내부 정보가 새기 시작하면 공수처는 사실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다. 검찰을 견제할 수 있는 유일한 기관인데, 검찰 수사를 적절하게 할 수 있어야 하는데... 만에 하나 공수처가 법무부 산하로 가게 된다면, 그건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 상태가 되는 것이다. 법무부 산하 공수처 주장은 아마 검찰 출신 법조인들이 했을 것이다. 검찰을 견제하는 조직 자체를 싫어하니까."

- '검찰 정치(검찰-언론-정치 복합체)'가 검찰 자신의 정치적 의사를 관철하는 수단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새로운 검찰공화국'에서는 이런 검찰 정치가 당연히 더 강화될 것으로 보이는데.

"당장 한동훈 장관의 '아이돌화'만 봐도 그렇지 않나. 하지만 오히려 주목할 것은 이해 관계에 따른 윤석열 정부와 일부 언론 사이의 분열 조짐이다. 윤 정부의 검찰공화국적 성격은 검찰이 주도해서 언론-정치를 끌고 가는 방식이다. 그건 일부 언론 입장에서는 칼자루가 넘어가는 것이다. 불편하지. 최근 윤 정부에 대한 보수신문 칼럼을 보면 <오마이뉴스> 기사를 보는 것 같다. '과거와 입장이 달라졌나?' 이런 생각이 들 정도로 윤 정부에 우려를 표명하는 기사들이 많이 나온다. 언론 권력 주도권을 일정 정도 확보하기 위한 노력이라고 보는데, 이 대목에서 '윤석열-한동훈'으로 대표되는 특수통 검사들이 기본적으로 가진 '수사-기소 일체론'에 대한 불안감이나 반감이 검찰 내부에서 표면화될 가능성이 있다. 기본적으로 '검찰 정치'는 강화될 것이다. 강화는 되는데 그만큼 이익도 커지니까, 그걸 놓고 분열이 생길 수 있다."

- 결국 그 어느 때보다 언론과 시민사회의 역할이 중요할 것 같다.

"무엇보다 법이라는 걸로 포장해서 진실을 은폐하기 쉽지 않은 세상이다. 검찰 수사를 바라보는 시각이, 준전문가에 가까운 식견을 가진 시민들이 많아졌다. '카더라' 같은 걸로 적당히 덮을 수 없다. 그만큼 검찰 권력이 시민들에 노출되는 빈도가 커졌다는 이야기다. 시민적 감각에 따른 상식적 의문들이 해명돼야 할 것이다.

언론은 실체에 대해 적나라하게 써줬으면 좋겠다. A란 사람이 '법치'라고 하면, (그것만 쓰지 말고) '저 사람은 왜 이 상황을 법치라고 하는지', '그의 법적 선택이 사회적으로 어떤 의미가 있는지' 등을 사회적 관점에서 봐야 한다. 그래야 '직업 전문가'들에게 그만한 권력을 주는 게 맞는지, 그들이 자신들의 직업 논리로 얘기하는 것이 정말 정의로운지, 사회에 이익이 되는지를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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