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 未明軍府(미명 군부)서 반공혁명” 동아일보는 5월 16일 아침 호외 신문에서 ‘신탁통치오보사건’ 주인공답게 5·16을 이렇게 ‘반공혁명’으로 장식했다. 조선일보는 “군부 무혈쿠데타 완전성공”이라고 제목을 뽑았지만, 부제목은 “16일 하오부터 정식 시무, 혁명완수에 만진”이라고 썼다. “천황폐하만세!”를 불렀던 조선일보는 이렇게 조선일보답게 5·16을 군사반란이 아닌 혁명으로 제목을 뽑았다.
“올 것이 왔구나.” 쿠데타소식을 들은 4·19혁명정부 윤보선 대통령은 국군 통수권자이며 국가원수임에도 불구하고 정통성을 지닌 합법 정부를 수호하지 않았다. 1961년 5월 16일 새벽. 반란세력들은 예비사단 병력과 포병단, 해병대와 육군 제1공수특전단 등을 동원하여 1961년 5월 16일 새벽 서울을 비롯 대구시, 부산시 등의 방송국 등 주요 시설을 무력으로 점거함으로써 4·19혁명으로 세운 대한민국 제2공화국은 출범 9개월 만에 무너졌다.
“친애하는 애국동포 여러분! 은인자중하던 군부는, 드디어 오늘 아침 미명을 기해서 일제히 행동을 개시해, 국가의 행정, 입법, 사법 3권을 완전히 장악하고, 이어서 군사혁명위원회를 조직했습니다.” 1961년 아침 눈을 뜬 국민들은 KBS를 비롯한 모든 공중파 방송을 통해 흘러나오는 소리에 아연실색했다.
<박정희 ‘반공’이라는 무기로 반란을 정당화하다>
박정희를 비롯한 반란세력들은 “반공을 국시의 제일의로 삼고 지금까지 형식적이고 구호에만 그친 반공태세를 재정비 강화한다... ”며 “군부가 궐기한 것은 부패하고 무능한 현 정권과 기성 정치인들에게 이 이상 더 국가와 민족의 운명을 맡겨둘 수 없다고 단정하고, 백척간두에서 방황하는 조국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 반란을 일으켰다며 ‘군사혁명위원회 위원장 육군 중장 장도영’의 이름의 ‘5·16 혁명공약’ 발표했다. ‘혁명공약’은 이후 공중파를 통해 귀가 아프게 들어야 했고 초등학교 학생들까지 외우지 않으면 하교시켜주지 않을 정도였다. 지금도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은 혁명공약을 외우고 있다.
나라를 지키라 했더니 그 총을 거꾸로 들고 국민을 협박하고 4·19혁명정부를 무너뜨리고 정권을 훔친 군사반란 세력들은 1979년 10월 26일까지 장장 19년간 철권통치를 계속한다. ‘반공을 국시의 제일의...’는 ‘국가보안법’과 함께 박정희가 정적과 양심적인 지식인을 빨갱이를 만들어 제거하던 카드였다. 그는 영구집권을 위해 재임 중 헌법을 두 차례나 개헌한다. 박정희는 3권분립을 무력화시키고 통일이 될 때까지 지방자치를 하지 않겠다며 주권자인 국민 위에 군림한 이름만 대통령이지 사실상 전제군주나 다름없었다.
입법과 사법부의 상부기관인 통일주체국민회의를 통해 대통령을 뽑고 이산가족 상봉이며 7·4남북공동합의서까지 통일에 이용했던 박정희. 그는 장기집권을 위해 남북이 유엔에 동시에 가입하는 것도 허용했다. 지금부터 61년 전 19년간 유신정부의 철권통치를 하던 박정희는 1979년 10월 26일 궁정동 지하에서 차지철경호실장과 가수 심수봉을 비롯한 연예인을 불러 술판을 벌이다 김재규중앙보부장의 총에 맞아 죽는다. 그러나 유신시대는 끝나지 않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국립현충원에는 묻힌 반란세력들...>
대한민국 국립현충원에는 친일파 63명을 비롯해 군사반란세력들이 죽어서도 국민의 형세로 호사를 누리고 있다. 초대 대통령 이승만(1875~1965)과 5․16 군사쿠데타를 통해 19년간 장기집권한 박정희(1917~1979), 그리고 3당 합당으로 정권을 잡은 김영삼(1927~2015), 헌정사상 최초로 선거를 통한 수평적 정권교체를 일궈낸 김대중대통령(1924~2009) 등 네 명의 전직 대통령이 안장돼 있다. 4·19혁명으로 하와이로 망명했다가 죽은 이승만도, 4·19혁명을 무너뜨린 군사반란의 주역인 박정희도 죽으면 애국자가 되어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게 정의인가?
박정희의 묘지는 국립서울현충원의 중심부 가장 높은 곳에 위치하고 있어 독재자의 권위주의적인 재임시절 모습을 자연스럽게 떠올리게 한다. 묘의 크기도 580㎡로 다른 대통령 묘소와 비교를 불허한다. 전두환과 함께 12·12군사반란으로 집권한 광주학살의 공범자 노태우는 “12·12 사태와 5·18 민주화운동 등과 관련된 역사적 과오가 있으나 직선제를 통한 선출 이후 남북기본합의서 등 북방정책으로 공헌하고, 형 선고 뒤 추징금을 납부한 노력 등이 고려해 국가장”으로 치렀다. 그의 딸 박근혜는 아버지 박정희의 후광으로 대통령까지 지내고 광주시민을 학살한 전두환은 국민의 반대로 죽은 지 반년이 지난 지금도 장례조차 치르지 못하고 자택에 임시 보관되어 있다.
<‘5·16혁명’은 현재진행형이다>
‘박정희 대통령의 경제사회 혁명 다시 제대로 배우겠습니다’, 제 20대 대통령 윤석열은 후보유세에서 박정희의 생가를 찾아가 이렇게 방명록에 썼다. 또 문재인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풀려 난 박근혜 생가를 찾아가 “명예 회복을 위해 힘쓰겠다면서 박정희가 어떻게 국정 운영을 했는지 배우고 있다”며 “박정희와 박근혜의 정책을 계승하겠다”고 했다. 박근혜는 뇌물과 직권남용 국정농단으로 탄핵을 당해 22년형을 받아 4년 9개월만에 문재인대통령의 특별사면으로 풀려났다. 경북 달성군 사저에서 “이루지 못한 많은 꿈”을 꾸는 박근혜는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식에 초청까지 했다. 오늘은 5·16군사반란이 일어난 지 61년을 맞는 날이다. 정의·상식·공정을 입버릇처럼 말하던 대한민국 제 20대 대통령은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 수 있을까?
[코로나로 빼앗긴 삶 23709] ① 요양병원에 갇힌 슬픔
“아빠 죽음 막을 수 없었나…매일 곱씹으며 ‘그날’을 산다”
5월8일 어버이날 아버지 산소를 찾은 변수정(가명·40)씨의 모습. 변씨 제공
코로나19 위기가 2년을 넘겼지만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이들은 매일 발표되는 사망자 숫자로만 남았습니다. 끝없는 위기 속에서 산 사람은 살아야 했기에 ‘애도의 자리’는 제대로 마련되지 않았습니다. 기억하고 이별을 아파하고 울음을 토해내는 ‘애도의 시간’은 제대로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차마 떠나보내지 못한 슬픔은 집단적인 상처가 되었습니다.
<한겨레>는 창간 34돌을 맞아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난 2만3709명(15일 0시 기준)을 기억하고, 촛불을 드는 애도의 자리와 시간을 마련합니다. 이 애도 기획을 통해 늦었지만 코로나 희생을 드러내고 ‘사회적 장례’를 시작하려 합니다. 작별인사도 못하고 사랑하는 이를 떠나 보낸 수많은 가족, 친구의 슬픔을 나누고 그들을 애달프게 지켜본 의료진, 돌봄노동자 등의 이야기를 담겠습니다. 이 슬픔을 함께 대면하고 기록해, 코로나로 빼앗긴 삶을 숫자로만 남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잘못 끼워진 첫 단추 ‘코로나 전담병원’
영상 26도. 5월4일 전국이 이상고온으로 초여름 뜨거운 날씨였지만, 변수정(가명·40)씨는 아직 ‘영하 1도’ 그날에 갇혀 있다. 아버지가 응급실에 실려 간 2월15일. 수정씨는 그날이 정말 추웠다고 회상했다. 뇌수두증(뇌척수액이 고여 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을 앓고 있던 아버지와 6개월에 한번 진료를 위해 서울대병원에 다녀오던 길이었다. 진료를 마치고 광주 집으로 돌아오던 차 안에서 아버지가 갑자기 경련을 일으켰다. 수정씨는 곧장 119에 신고했다. 늦지 않게 구급차가 왔지만 바로 병원으로 이송되지 못했다. “119는 왔는데 아버지 체온이 38.6도인 거예요. 열이 있으면 일반 응급실로는 이송할 수 없다고 하더라고요.” 119 구급대원이 20∼30분간 격리 응급실을 수소문한 뒤에야 변씨의 아버지는 겨우 충북의 한 병원 응급실로 이송될 수 있었다. 코로나19 검사 결과 양성이었다.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으며, 매주 신규 확진자가 2배씩 뛰던 때였다. 이후 아버지는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옮겨졌다. 그리고 수정씨가 아버지 변동범(72)씨를 다시 만난 건 한달 뒤인 3월15일, 광주의 한 대학병원 중환자실이었다. “저와는 먼 이야기라고 생각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코로나 유족이 되어 있었습니다.”
‘2m 간격 두고 컨디션 체크’뿐
“아버지는 왜 돌아가셔야 했던 걸까요? 코로나19 전담병원을 믿고 아버지를 보낸 저희 잘못일까요?” 두달이 지났지만 지난 4일 광주광역시 광산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수정씨에겐 여전히 모든 것이 의문으로 남아 있었다.
2월3일부터 ‘오미크론 대응체계’로 정부의 방역방침이 달라졌지만, 만 60살 이상 고령에 기저질환자였던 수정씨 아버지는 원할 경우 입원이 가능했다. “응급실을 찾지 못해 아찔했던 기억을 떠올리니 병원으로 가는 게 좋을 것 같더라고요.” 수정씨네 가족은 보건소에 병상 배정을 요청했고, 수차례 전화를 건 뒤에야 ‘코로나19 전담요양병원’ 병상을 배정받았다. 요양병원이라는 사실이 마음에 걸렸지만 ‘전담병원’이니 재택치료를 하는 것보단 나을 거라 생각했다. 2월16일 아버지는 홀로 요양병원 차량을 타고 병원으로 떠났다.
병원에 들어간 순간부터 아버지와 연락이 어려웠다. “끊자.” 이틀 만에 통화를 나눈 아버지는 거친 숨소리로 통화조차 버거워했다. 열이 있긴 했지만 집에선 건강이 나쁘지 않은 상태였다. “아빠 집이 더 편해? 거기 괜찮아?” 수정씨의 물음에 아버지는 “집에…”라고 힘겹게 말했다. 하지만 수정씨는 선뜻 아버지를 퇴원시킬 수 없었다. “집으로 가시면 다시 입원해서 코로나19 치료는 받지 못하세요.” 보건소 직원의 말이 수정씨의 발목을 잡았다. 2월19일 요양병원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호흡·의식이 없으십니다. 상급병원 중환자실로 지금 이송합니다.”
기도삽관 뒤 곧장 혈액검사가 시행됐다. 폐렴에 의한 패혈증 쇼크뿐 아니라, 탈수도 심각한 상황이었다. 3∼4일 뒤 의식이 깨어났지만 스스로 가래를 뱉지 못해 기도삽관과 기관절개를 반복했다. 코로나치료제로 혈전이 생겨 심장에 스텐트 시술도 받았다. 하지만 아버지는 코로나19 감염 한달 만인 3월15일 세상을 떠났다. “병원에 전화하면 요양병원 간호사는 잘 지낸다고 했어요. 어떻게 하루이틀 만에 상황이 이렇게 나빠질 수 있는 거죠?”
“모시고 나올 걸…원칙대로 했던 것 후회”
추후에 의무기록을 떼고서야 안 사실이지만, 요양병원은 기존에 먹던 약 외에 아버지에게 따로 항생제나 해열제 등을 처방하지 않았다. 의무기록에는 ‘2미터 간격 두고 컨디션 체크함’ 등의 기본적인 상태 확인만 이뤄진 걸로 돼 있었다. “코로나 전담병원이라면, 폐사진을 찍고 해열제를 처방해주는 식의 매뉴얼은 있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수정씨는 초기에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한 건 아닌지 의료 소송을 알아보고 의료분쟁조정위원회 상담도 진행했다. 해당 요양병원은 광주시청을 통해 “환자가 기존에 복용 중인 약을 가져와 별도의 치료약 처방은 없었으며, 수시로 환자의 상태를 살폈다”는 입장을 보내왔다. 시청 역시 “코로나19 환자 조치에 대해서는 의료진의 의학적 판단에 따라 처치와 처방이 이뤄지는 전문영역이므로 시에서 직접 관여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할 뿐이었다. 숨진 아버지가 병원에 가지고 간 약은 뇌수두증 치료를 위한 신경과 약이었다. 코로나 전담병원에서 숨진 변동범씨는 감기약 한번 먹어보지 못하고 숨진 것이다.
수정씨 아버지가 입원한 요양병원은 2021년 1월 전담병원으로 지정됐다. 광주시 코로나19 담당 공무원은 “코로나 초기 의원들의 참여가 적어 인프라가 잘 갖춰지지 않은 곳도 (지정이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수정씨 가족의 의료 소송을 검토한 의료전문변호사는 “요양병원 등에 계시다가 상태가 악화되고 전원되는 경우가 많은데 그 과정이 매끄럽지 못한 게 사실이지만, 의료기관에 직접적인 책임을 묻거나, 국가 과실로 책임을 묻기가 까다롭다”고 설명했다.
5월2일 변씨의 49재날 변수정(가명·40)씨와 동생이 아버지 산소에 놓은 추모화환에 ‘아버지 사랑합니다 좋은 곳에서 편히 쉬세요’라고 적혀 있다. 변씨 제공
임종 직전 ‘3분 면회’…화장장, 주검 염습도 거부
임종이 임박했던 3월15일 병원은 ‘3분의 면회’를 허락했다. 정부는 ‘코로나19 감염 뒤 7∼8일 지나면 바이러스 배출이 사실상 이뤄지지 않는다’는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확진 7일 뒤면 별도의 유전자증폭(PCR) 검사 없이 격리 의무가 해제되던 시기였다. 하지만 병원은 수정씨 가족이 아버지의 손을 잡는 것조차 막았다. “병원에서 좀 더 큰소리를 쳐도 됐었고, 면회도 조금 더 하겠다고 우겨도 됐었는데… 너무 순종적이었던 것 같아서 후회스러워요.” 수정씨는 삶에서의 마지막 한달을 홀로 보내야 했던 아버지를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코로나19는 아버지의 마지막을 끝까지 괴롭혔다. 변동범씨가 숨진 3월 중순은 이미 ‘선 화장 후 장례’ 조치가 폐지된 뒤였지만, 현장 상황은 달랐다. 화장장은 주검을 목욕시키고 의복을 입히는 ‘염습’을 거부했다. 수정씨 아버지는 수의도 입지 못한 채 숨진 다음날 한줌의 재가 됐다. 변동범씨가 숨진 다음달인 4월4일 중앙방역대책본부는 “현재까지 시신을 통해 감염된 사례나 증거나 없다는 게 세계보건기구(WHO)의 입장”이라며 염습 과정 중 추가 전파 가능성을 일축했다.“
(중환자 격리 해제 기준인) 20일을 넘겼으니, 코로나19 환자가 아니라고 하더군요. 격리 기간 이후 사망을 한 거라 이후 병원비도, 장례 지원금도 받기 어렵다고 했습니다.” 한달간의 입원도, 임종도, 장례도 다 코로나19였지만 정부는 변동범씨가 더 이상 코로나19 환자가 아니라고 했다. 수정씨는 아버지가 사망 시까지 격리되었기 때문에 기간을 인정해줘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보건소는 “20일이 지침”이라는 말만 반복했다. 보건소 쪽은 <한겨레>가 시청 등 취재에 나선 뒤인 13일 변동범씨의 격리 기간을 변씨가 숨진 3월15일까지로 변경했다.
“먼 얘기인줄 알았는데 갑자기 유족 돼”
사회는 코로나19를 잊어가지만, 수정씨 가족은 아직 코로나19가 남긴 상흔 속에 살고 있다. 2월15일 날씨가 그리 춥지 않았다면 서울대병원에 갔을 때 아버지의 고열을 알아챌 수 있었을까… 수정씨는 매일 아버지의 죽음은 정말 막을 수 없는 일이었는지 곱씹어본다. “우리 아빠가 몸에 암이 생겨서 돌아가신 것도 아니고, 갑자기 방역이 완화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확진된 거잖아요. 그 이후 아무 지원조차 해주지 않는 게 정말 야속합니다.” 아버지 없는 봄이 오고, 여름이 오고 계절은 바뀌어가지만, 코로나19가 끝날 때까지 수정씨는 겨울일 것만 같다. 점점 더 날은 뜨거워질 테지만, 수정씨는 여전히 영하 1도의 그날에 살고 있다.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왼쪽)와 미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33일 째 이어가고 있다. 2022.05.13 ⓒ민중의소리
"춥진 않았어요? 모기는 안 물렸고요? 셋이서 같이 잔 거예요?"
미류 활동가는 농성장에 들어서자마자 밤새 이곳을 지킨 지킴이에 대한 걱정부터 쏟아냈다. 전날의 농성장 지킴이는 한국이주여성인권센터 활동가들이다. 방금 전까지 "입이 돌아가는 줄 알았다"며 얼마나 추웠는지 얘기하던 이들은 혹여 미류 활동가가 걱정이라도 할까 "괜찮았다"는 말만 연신 반복했다.
따로 들은 얘기로는 태양열 발전기가 고장나 전기장판을 켜지 못해서 밤잠을 설쳤다고 한다. 낮에는 초여름 날씨지만, 해가 지면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탓이다. 농성장 한쪽에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이들이 껴입었다던 패딩 조끼, 카디건, 코드가 걸려 있었다.
지난달 11일부터 국회 앞에는 평등 텐트촌이 차려져 있다. 인권 운동가인 미류·이종걸 활동가는 이곳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물과 소금, 효소만으로 버티는 단식을 이어가는 중이다. 단식 농성 33일 차였던 지난 13일, 평등 텐트촌의 하루는 이렇게 서로를 향한 걱정으로 시작했다.
많이 야윈 미류와 종걸, "기운은 조금씩 빠지긴 하지만 아직은…"
미류 차별금지법제정연대 집행위원이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33일 째 이어가고 있다. 2022.05.13 ⓒ민중의소리
이종걸 차별금지법제정연대 공동대표가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며 단식농성 33일 째 이어가고 있다. 2022.05.13 ⓒ민중의소리
미류·종걸 활동가의 하루는 아침부터 분주했다. 농성장에 오자마자 신문과 책을 읽거나 매일 다양한 단체가 주최하는 차별금지법 촉구 기자회견에서 발언할 내용을 정리한다. 농성장을 방문하는 시민들과 인사를 나누고 산책이나 요가 등 운동도 빼놓지 않는다. 모두 "잘 싸우기 위해서"라고 한다.
날마다 소화해야 하는 정기적인 일정도 있다. 오후 1시부터는 동조단식을 하기 위해 시민들이 모이는데, 이들의 동조단식이 끝난 뒤 마무리 집회에 참석하고, 오후 7시에 열리는 저녁 문화제도 함께 한다.
단식 33일 차, 두 사람의 건강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시기다. 의료진은 단식 30일을 넘기기 시작한 시점부터 "정말 힘든 시기"라고 얘기했다. 이전까지는 몸속에 가지고 있는 지방으로 영양분을 쓰지만 30일이 넘어서기 시작하면 영양분으로 쓸 수 있는 게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두 사람을 진료한 녹색병원 임상혁 원장은 "별로 좋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걱정하시는 분들이 많다'는 질문에 두 활동가는 괜찮다는 듯 웃음을 지어 보였다. 먼저 입을 뗀 종걸 활동가는 "걱정하셔야죠, 이제는"이라며 크게 웃었다.
그는 "아무래도 기운이 조금씩 빠지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지금 단식을 못 할 정도는 아닙니다"라며 "단식도 잘해야 하는 부분이 있어서 잘 관리하고 있습니다. 산책도 하고, 요가도 하고요"라고 답했다.
미류 활동가는 자신의 상태에 대해 "최소한의 일상을 유지할 수 있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아직은 괜찮다고 말하지만, 이들의 몸은 많이 야위어 있었다. 짧은 대화 중에도 여러 번 물을 마셔야 했고 근육통이 있는지 연신 몸을 두들겼다. 종걸 활동가의 눈가에는 시퍼런 멍이 들어 있었다. 화장실을 가던 중 갑자기 어지럼증이 찾아와 넘어지면서 생긴 멍이었다.
차별금지법 바라는 이들이
함께 만들어간 평등 텐트촌
시민사회인권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 촉구 동조단식에 동참하고 있다. 2022.05.13 ⓒ민중의소리
가장 견디기 힘든 건 들쭉날쭉한 기온이다. 이날도 그랬다. 아침에는 소름이 돋을 정도로 쌀쌀했다가, 1~2시간이 지나자 금세 땀이 맺힐 정도로 더워졌다. 그러다 해 질 무렵이 되면 몸이 오들오들 떨릴 정도로 추워진다. 단식 이후 두 사람의 몸은 기온 변화에 더 예민해질 수밖에 없었다.
작은 농성장에는 잘 싸우기 위한 각종 물품이 갖춰져 있다. 두툼한 전기장판을 깐 2개의 간이 침대와 솜이불, 핫팩, 모기향 등 종류도 다양했다.
농성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아기자기한 소품들이다. 이곳에서는 '평등 상징물'로 불린다. 무지개색 깃발부터 알록달록한 별이 가득한 모빌, 따스한 응원 문구가 더해진 손 그림이 농성장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농성장이 참 예쁘다'는 말에 이날 평등 텐트촌을 지키는 당번인 랑 활동가는 이렇게 답했다.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마음과 손길이 계속 보태지는 거예요. 자기도 농성장의 일부를 만드는데 일조했다는 뿌듯함이 들기도 하고, 미류·종걸에게 즐거움을 줄 수도 있고요. 이렇게 한 땀 한 땀 보태고 이어가고 완성된 게 지금의 평등텐트촌이죠."
5월 13일 기준, 단식 33일차를 맞은 이종걸·미류 활동가가 선물받은 모빌을 보고 즐거워하는 모습. ⓒ민중의소리
잠시 후 또 다른 활동가가 10여 년 전 제주 강정기지 투쟁 당시 모았다는 소라 껍데기와 산호를 한 아름 챙겨 왔다.
세월호 참사 이후, 손뜨개로 별을 만들어 세월호 엄마·아빠에게 선물했다는 박은경 활동가와 랑 활동가는 손뜨개로 뜬 별과 소라 껍데기, 산호를 이용한 모빌을 만들어 미류·종걸 활동가에게 가져다줬다.
농성장 어느 곳에 모빌을 달아야 할지 행복한 고민에 빠진 미류·종걸 활동가의 웃음소리가 농성장 밖까지 흘러 나왔다.
미류·종걸에게 큰 힘이 되는 '연대' 고 김용균 어머니도 동조 단식 "힘 보태주고 싶다" 故 김용균씨 어머니 김미숙 김용균재단 대표가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 촉구 동조단식에 동참하고 있다. 2022.05.13 ⓒ민중의소리
농성장을 찾기 전, 기약 없이 길어지는 단식에 농성장 분위기도 많이 침체돼 있진 않을지 걱정도 됐다. 하지만 괜한 걱정이었다.
막상 농성장을 가보니 자신의 삶을 걸고 싸우는 미류·종걸 활동가와 매일 이들 곁을 지켜주는 활동가들, 그리고 이들을 응원하는 수많은 시민은 서로가 서로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었다. 미류·종걸 활동가가 여전히 씩씩하게 싸울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두 사람은 "이 싸움이 우리만의 싸움이 아닌 우리 모두의 싸움이라는 걸 알려주셔서 너무 큰 힘이 난다"고 입을 모았다.
이날도 수많은 이들이 농성장을 방문했다. 오전 11시에는 교수·연구자 단체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지나가던 길에 응원 인사만 전하고 싶다며, 수줍게 "파이팅"을 외치고 간 시민도 있었다. 국가인권위원회 박진 사무총장도 격려차 농성장에 방문했다.
오후 1시부터 1시간 30여분간 이어지는 동조 단식에는 20명이 넘는 시민들이 동참했다. 고 김용균씨 어머니인 김미숙 김용균재단 이사장도 이날 동조단식에 참여했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을 위해 한달여간 단식농성을 한 '산증인' 김 이사장은 당시의 기억을 떠올렸다. "단식하는 이들에게 힘을 보태주고 싶어요" 김 이사장이 이곳을 찾은 이유였다.
"한 사람 한 사람은 보잘것없을지 몰라도, 그게 모이면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저도 겪어봐서 알고 있어요. 이런 마음이 모아져 큰 물결이 되고, 그래서 법이 통과되는 거잖아요. 어차피 단식하겠다고 마음먹은 만큼 하루빨리 단식을 끝낼 수 있도록 법이 통과됐으면 좋겠어요."
시민사회인권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차별금지법 즉각 제정 촉구 동조단식에 동참하고 있다. 2022.05.13 ⓒ민중의소리
대학원생인 전혜현(25)씨도 같은 마음이었다. 전 씨는 "차별금지법이라는 최소한의 안전망도 없으면 자신의 정체성 때문에 차별받거나 정말 위험해지는 사람이 많을 거라고 생각한다"며 "이게 마지막 투쟁이라고 생각해서 동참하게 됐다"고 말했다.
미류·종걸 활동가와 오랜 친분이 있던 '상상행동 장애와여성 마실' 김광이 대표는 두 사람을 보자마자 "너무 말랐다"며 눈물을 훔쳤다.
김광이 대표는 "배제되어 본 적이 있는 사람은, 차별받아본 적이 있는 사람은 그 아픔이 무엇인지 잘 알고 있다"며 "그 간절함으로 법 제정을 요구해 온 시간이 많이 흘렀는데도 진전이 없는 모습에 이렇게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두 활동가에게 하고픈 말을 묻자 "빨리 쓰러졌으면 좋겠다"고 웃으며 말하면서도 "그 마음도 솔직히 있지만, 두 사람의 빛나는 의지에 제가 힘을 받고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얘기했다.
"오늘의 힘을 모아서 꼭 평등의 봄을 쟁취합시다", "너무 걱정하지 마시고 잘 싸우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미류·종걸 활동가는 동조단식 마무리집회에서 더 열심히 싸우겠다는 다짐으로 감사 인사를 대신했다.
단식의 시간은 길어지는데 꿈쩍 않는 국회
"하겠다는 말 들으려 단식한 거 아냐,
구체적인 계획 내놓고 실행해야"
농성장에 돌아오니 한쪽에 쌓인 피켓이 눈에 띄었다. 한 차례 문구를 고친 듯 종이가 덧붙여져 있었다. 자세히 보니 차별금지법 '4월' 쟁취에서 '봄' 쟁취로 수정됐다. 단식의 시간은 계속 흘러가는데, 국회의 시간은 멈춰 있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었다.
국회 과반인 더불어민주당은 최근에도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공론화에 나서겠다는 뻔한 다짐만 내놨다. 미류·종걸 활동가는 이제 말뿐인 약속은 믿지 않는다. 두 사람은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는 민주당의 모습에 답답함을 토로했다.
"저희가 작년에 부산에서 서울까지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며) 걸었잖아요. 그때 이미 민주당은 공론화하겠다고 얘기했거든요. 지금 와서 '해보겠다', '하겠다' 이런 얘기 들으려고 단식 시작한 거 아니거든요. 하는 모습을 보이시라는 겁니다." - 미류 활동가
"공론화하겠다는 이야기 민주당이 대선 때부터 계속 얘기해 왔던 것이죠. 지금은 민주당이 책임질 수 있는 상황에서 구체적인 계획을 얘기하고 실행하는 게 필요합니다." - 종걸 활동가
하루 일과의 마지막 순서, 저녁 문화제를 시작할 시간이 다가오자 농성장은 다시 분주해졌다. 다들 익숙한 듯 농성장 바깥에 의자를 깔고 조명을 설치하고, 라이브 방송을 위한 장비를 꺼낸다. '이제 농성의 달인이 됐다'며 우스갯소리도 주고받았다.
이날은 여성주의 자기방어 훈련을 강의하는 강사 미정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으로 채워졌다. 미류·종걸 활동가도 자신의 경험을 나누며 손뼉을 치고, 깔깔 소리 내 웃었다. 그들 옆으로는 퇴근하는 국회의원을 태운 차량이 끝없이 지나가고 있었다.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단식 33일차를 맞은 지난 5월 13일, 미류·이종걸 활동가를 비롯한 이들이 저녁 문화제에 참석했다. ⓒ민중의소리
아무리 유쾌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가는 단식이라지만, 단식은 단식이다. 앞으로 두 사람은 얼마나 더 버틸 수 있는 걸까.
종걸 활동가는 잠시 고민하다 입을 뗐다.
"버틴다기보다 우리는 계속 싸우고 있어요. 버티는 것만이 아니라 성난 마음을 어떻게 더 잘 보여줄 수 있을까, 이 고민을 하고 있는 거죠. 이런 마음을 보여야 저들이 움직인다는 게 안타깝지만, 끝까지 잘 싸우는 게 중요하지 않겠어요?"
옆에서 가만히 듣고 있던 미류 활동가는 "멋있다"며 맞장구를 쳤다.
"저희는 민주당을 믿어서가 아니라 우리를 믿기 때문에 싸우는 거라고 생각해요. 이제 너무 많은 사람이 차별금지법이 무엇이고, 왜 우리에게 필요한지를 알아버렸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사람들이 모두 스스로를 믿으며 싸우다 보면, 차별금지법은 제정할 수밖에 없는 법이지 않을까요."
오후 8시, 어느덧 하늘은 어둑해졌다. 한 활동가가 "지금 하늘이 예술"이라며 이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야 한다고 분위기를 띄우자, 미류·종걸 활동가와 함께 하루를 보낸 이들이 속속 한 자리에 모여 단체사진을 찍었다.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은 채로, 왁자지껄하게, 단식 33일차는 그렇게 마무리됐다.
5월 13일 기준, 단식 33일차인 미류·이종걸 활동가가 하루를 마무리하며 하늘에 뜬 달을 함께 보고 있는 모습. ⓒ민중의소리
[아침신문 솎아보기] 검수완판, 검사와 수사관의 완전한판…경향 “첫 인사, 검찰 출신 전성시대”
북한 의료·방역 수준 “중세식” 비난한 조선, 방역 지원하고 대화 물꼬 트자는 중앙
윤석열 대통령 취임 이후 첫 주말, 윤 대통령 부부가 쇼핑에 나서자 일부 언론에선 ‘소통 행보’라고 평가했다. 윤 대통령이 쇼핑으로 집무실을 비웠지만 경찰은 집무실 앞 집회를 통제하겠다는 방침이다. 경찰의 이러한 조치는 4년전 헌법재판소 판례에도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휴일에 있는 집회는 국회의 헌법 기능이 침해될 가능성이 없어 집회를 허용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경찰은 오는 21일 집무실 앞 집회신고도 금지통고했다.
‘검찰공화국’ 우려가 집권 후 첫 인사부터 커지고 있다. 경향신문은 최근 윤석열 정부 인사를 분석해 권력 핵심에 검찰 출신이 대거 임명된 사실을 지적했다. 특히 검찰 중에서도 윤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본 인사들만 발탁해 “‘검수완판’(검사와 수사관의 완전한판) 인사라는 말이 나온다”고 전했다.
북한 내 코로나19 의심 환자가 급증하지만 백신과 치료제가 없어 상황이 심각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14일 “건국 이래 대동란”이라고 평가했다. 정부가 이번주 초 북한에 코로나 방역 지원을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조선일보는 북한의 의료와 방역 수준을 드러내며 비난조의 사설을 냈다. 반면 중앙일보는 이 기회에 북한에 방역을 지원하며 대화 물꼬를 트자고 제안했다.
▲ 16일자 종합일간지 1면 모음
대통령 주말 쇼핑에 호들갑 ‘친서민 소통 행보’
윤 대통령 부부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광장시장과 서초구 자택 인근 신세계백화점에서 쇼핑을 즐겼다. 이를 두고 일부 언론에선 참모들도 몰랐다며 쇼핑 상황을 자세하게 전했다.
중앙일보는 정치면 “‘대통령이 고른 신발’ 소문에 기업 홈피 서버 다운”이란 기사에서 “윤 대통령이 찍은 제품은 바이네르로 경기도 고양시에 본사를 둔 신발 제조 전문업체로 임직원 수는 40여 명의 중소기업”이라며 해당 회사를 소개하고 어떤 백화점에 입점했는지 등을 상세하게 전했다. 또한 김건희 여사가 지난 3일 입은 치마가 품절됐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조선일보는 경제면에서 윤 대통령이 구매한 신발 사진과 브랜드명, 할인비율과 구매가격까지 보도했다. 그러면서 바이네르 대표와 통화 내용까지 전했다.
▲ 16일자 중앙일보 정치면
중앙일보는 정치면 “참모들도 몰랐다…대통령 부부의 주말 신발 쇼핑”이란 기사에서도 주말 쇼핑 상황을 상세하게 전하며 “깜짝 나들이는 김 여사의 제안이었다고 한다”며 “참모들이 ‘일정 패싱’을 당하는 소란도 있었지만 대통령실에선 ‘권위적인 대통령 이미지를 허무는 친서민 소통 행보’라고 자체 평가했다”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2면 “보통 부부처럼 백화점·시장 쇼핑…대통령 참모들도 몰랐다”는 기사에서 “대통령 집무실의 용산 이전을 추진하며 내세운 명분이 ‘국민 소통’인 만큼 ‘국민 속으로 들어가 격의 없이 어울리는 모습을 자주 연출할 가능성이 크다’”라며 “하지만 경호상 우려 때문에 윤 대통령의 이 같은 소통 방식이 지속 가능하지 않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고 보도했다.
▲ 16일자 한겨레 사회면 기사
용산 이전 명분이 국민소통이었지만 정작 용산 집무실 앞은 봉쇄 분위기다.
한겨레는 사회면 “용산 집무실 앞 휴일 집회도 봉쇄…‘법 위의 경찰’”에서 “‘대통령 집무실과 관저는 다르다’는 법원 판단에 따라 용산 대통령 집무실 앞으로 시위대 500여명이 평화롭게 지나간 14일 오후, 경찰은 ‘전례 없는 집무실 앞 100m 이내 집회’라며 펜스를 치고 경찰 500여명을 배치했다”며 “법원 판단은 평일이라도 경호 등 문제가 없는 한 집회를 허용할 수 있다는 취지인데, 경찰은 대통령이 출근하지 않는 휴일에도 모든 집회를 틀어막겠다며 소송으로 맞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집시법에서 ‘대통령 관저 100m 이내 집회 시위 금지’ 규정을 자의적으로 해석해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된다고 주장했지만 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은 관저에 집무실이 포함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한겨레는 “경찰은 오는 21일 용산 집무실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참여연대가 신고한 한반도 평화 요구 기자회견과 집회도 금지통고한 상태”라며 “이 역시 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집무실≠관저’ 판단을 이미 내놓은 만큼 법원이 경찰 요구를 모두 수용할 가능성은 낮다”며 “다만 정상회담 특수성을 고려해 시간, 인원 등 조건을 달아 허가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경향, 검찰 출신 전성시대
경향신문은 1면 톱기사 “권력 핵심엔 검·검·검…윤 대통령 ‘검수완판’ 인사”에서 “윤 대통령 집권 후 첫 인사를 규정하는 건 ‘검찰 출신 전성시대’”라며 “인사수석실 폐지하며 만든 인사기획관자리에 검찰수사관 출신 복두규 전 대검 사무국장이 임명됐는데 대검 사무국장은 검찰 일반직 인사와 행정 등 사무를 총괄하는데 대통령실로 자리를 바꿔 국정운영 전반에 영향을 미칠 인사 사무를 담당하게 된 것”이라고 전했다. “검사 2000명, 일반직 6000명 규모의 검찰 운영방식을 국정을 총괄하는 대통령실 운영에 이식하는 셈”이라고 부연했다.
▲ 16일 경향신문 정치면 기사
경향신문은 3면 기사에서 “법무부 장관에는 검찰 내 최측근인 한동훈 전 사법연수원 부원장을 지명하고 차관에는 이노공 전 성남지청장을 임명했는데 두 사람은 윤 대통령의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특수수사를 담당하는 3차장·4차장을 지냈다”며 “법무부는 민정수석실이 담당해온 고위공직자 인사검증까지 맡게 돼 ‘부처 위 부처’가 됐다는 말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검찰총장도 ‘윤석열 사단’이 거론되고 있다. 경향신문은 “이두봉·박찬호·이원석 검사장 등이 거론된다”며 “특수통들은 자기가 일해본 사람들하고만 일하려 한다. 대통령께서 검찰에 있을 때도 자기 사람만 쓰는 것으로 굉장히 유명했다”는 한 부장검사의 발언을 함께 전했다. 국가정보원 기획조정실장으로는 검찰 내 측근인 조상준 전 대검 형사부장이 거론되고 법제처장에는 윤 대통령의 대학과 검찰 동기인 이완규 전 부천지청장이 임명됐다.
북한, 코로나 ‘대동란’에 엇갈린 반응
북한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따르면 12일 1만8000여명이던 하루 발생 ‘유열자’(발열환자)는 13일 17만4440여명, 14일 29만6180여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를 정확하게 진단할 수 없어서 확진자가 아닌 ‘유열자’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북한 사정을 감안하면 사망자가 앞으로 10만명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고 전했다.
조선일보는 8면 “백신·치료제 없는 北 ‘버드나무 우려먹어라’”에서 “아직까진 정상 작동하는 것으로 보이는 북한의 사회주의 보건·의료 시스템이 코로나 의심 환자 수백만 명이 쏟아지는 상황에서도 제 기능을 발휘할지 장담하기 어렵다”며 “현재 북한의 코로나 대응은 전국 200여 시군 완전 봉쇄, 사업·생산·거주 단위별 격폐, 전 주민 집중 검진으로 요약된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이 “커피를 마시지 말라” “금은화(꽃의 일종)를 3~4g씩 또는 버드나무잎을 4~5g씩 더운물에 우려서 하루 3번 먹는다”며 민간요법을 안내하고 있다.
▲ 16일자 조선일보 사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도 이 문제를 지적했다. 사설 “코로나에 ‘버드나무 잎 우려먹으라’는 북한”에서 “코로나 치료법으로 ‘버드나무’를 들고 나온 집단은 북한이 세계에서 유일할 것”이라며 “중세식 민간요법으로 죽을 때까지 버텨보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김정은은 ‘중국 방역 성과를 따라 배우라’고 지시했다”며 “중국은 주민에게 식량을 배급하고 거주지를 봉쇄했지만 북한은 그럴 식량조차 없어 예상치 못한 인도적 위기를 자초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조선일보는 “백신과 치료제가 아니라 ‘버드나무’로 코로나와 맞선다며 주민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김정은의 시대착오적 폭정이 개탄스럽다”고 비판했다.
▲ 16일자 중앙일보 사설
북한의 방역 비판에 초점을 맞춘 것과 달리 중앙일보는 남북관계 개선의 기회로 삼자고 제안했다. 중앙일보는 사설 “북한 코로나 방역 지원하고, 대화 물꼬도 터야”에서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북한에 코로나 지원을 공식 제안키로 한 것은 옳은 결정”이라며 “이번 지원을 한반도 긴장 완화의 계기로 삼기 바란다”고 했다. 이어 “북한도 이번 기회에 다시 대화의 창을 열고, 주민의 보건 향상과 긴장 해소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발생한 이 전쟁은 단순히 군사적 충돌에 그치지 않는다. 당장 한국 등 동아시아의 미국 우방을 포함한 서구의 경제 재제는 전 세계에 파급 효과를 확장하고 있다. 그러나 러시아와 교역을 끊고 값이 뛴 원자재와 식량을 사들일 수 있는 '부자 국가'와 그렇지 못한 '가난한 국가'는 이 세계 경제 충격파를 감내하는 데 있어 차이를 보일 수밖에 없다.
즉, 이 전쟁 최악의 피해자는 가난한 나라들이다. 우크라이나의 농업 붕괴는 연쇄 반응으로 남미의 곡물가를 상승시키고 있으며, 이에 따라 아프리카 빈국의 식량난은 가중되고 있다. 러시아 천연가스 공급망의 붕괴는 미국 등 다른 자원 부국에 대한 의존도 심화로 나타난다.
미국의 진보적 경제학자 마이클 허드슨(미주리대 명예 연구교수) 교수는 이런 상황들에 주목하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즉 러시아와 서방간의 대결은 결국 미국의 경제 패권을 강화하는 쪽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양극화 뿐 아니라 선진국 내부에서도 양극화는 가속될 것이다. 극심한 인플레이션은 노동자들의 삶을 짓누를 것이다. 미국을 필두로 한 서방과 러시아의 대결은 결국 전 세계적 신자유주의 심화·확장으로 귀결될 것이다.
이는 '재난 자본주의'가 전형적인 모습이다. 전쟁이라는 거대한 재난 속에서 자본과 공권력은 취약해진 경제 시스템을 공략하며 산업을 자신들에 유리하게 재구성한다. 자본에겐 재난이 '새로운 사업의 기회'가 되지만, 노동자와 빈국의 시민들은 그 앞에 속수무책이다.
불안정하게나마 유지되던 글로벌 세력 균형은 이미 붕괴하고 있다. 미국은 패권을 강화하기 위해 고삐를 죄고, 러시아는 고립을 자청하는 '자충수'를 두고 있다. 서방의 동쪽 끝이자 동방의 서쪽 끝에서 벌어진 전쟁이 뿜어낸 정치·경제적 자장 속에 중국과 일본, 한국과 북한 등 동아시아 국가들 역시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위험한 선택을 만지작거리고 있는 중이다.
다음은 마이클 허드슨 교수의 홈페이지(michael-hudson.com)에 지난 5월 3일 실린 "우크라이나 4단계 작전(Ukraine 4 Steps On)" 일부 내용이다. 미국의 코미디언이자 극작가, 정치평론가인 케이티 할퍼(KATIE HALPER)와 <네이션紙>, <데모크러시 나우> 등에서 활동한 캐나다의 진보적 저널리스트 아론 마테(AARON MATÉ)가 진행하는 팟캐스트 <유스풀 이디어츠(Useful Idiots)>와의 인터뷰 내용을 마이클 허드슨 교수가 발췌해 올린 내용이다.편집자
▲마이클 허드슨 교수. ⓒGlobal University for Sustainability 유튜브 화면 갈무리
미국의 세게 패권 의지, 성공? 자멸!
질문 : 우크라이나전쟁 배후의 경제적 논리에 대해 설명해 달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더 정확하게는 러시아와 미국 간 이번 전쟁의 경제적 결과는 어떻게 나타날까?
허드슨 : 어느 편에서 전쟁을 바라보느냐에 따라 다르다. 러시아 입장에서 경제적 요인은 주요한 것이 아니다. 러시아는 그동안 나토의 동진으로 위협받아 왔고, 이에 대한 자구책으로 우크라이나 동남부의 러시아계 지역을 장악하려 한다. 러시아의 속셈은 군사적인 것이다. 반면 서방의 계산은 전혀 다르다.
이번 전쟁의 경제적 결과에 대해서 말하자면 이미 대부분의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 석유를 비롯한 에너지 가격의 대폭 상승, 식량의 생산 감소와 가격의 대폭 상승이 그것이다. 이에 따라 아프리카와 라틴아메리카 대부분은-이른바 Global South-외채를 상환하지 못할 것이다. 상환 불능을 선언하거나 부채 탕감을 받아야 한다.
앞으로 각 나라들은 선택의 기로에 직면할 것이다. 에너지 없이 버틸 것인가, 아니면 외채의 노예로 전락할 것인가. 지난 150년간 1인당 에너지 소비량은 GDP 성장의 핵심 요인이었다. 모든 통계자료가 증명한다. 에너지 소비가 GDP 성장과 개인 소득의 증대를 가져온다는 것을.
자, 이제 급등한 에너지 가격을 지불할 수 없는 나라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연준 이사장을 지냈고 바이든 행정부에서 재무장관을 맡고 있는 재닛 옐런은 ‘우리가 하려는 일은 IMF를 이용해 미국의 단일 패권(unipolar hegemony)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말해왔다. 정확한 인용은 아니지만 대충 이런 취지의 발언이었다. 미국은 세계에 대한 지배를 계속 유지할 것이며, 이를 위해 IMF를 이용할 것이란 얘기다.
더 풀어서 얘기한다면 미국 주도로 일종의 공짜 돈인 IMF 특별인출권(SDR)을 창출해 그 대부분을 미국의 해외 군사 활동 자금으로 활용한다(예컨대 우크라이나에 대한 무기 지원 등). 나아가 외채 위기에 몰린 나라들에게 ‘외채 위기를 벗어날 수 있도록, 에너지와 식량을 구할 수 있도록 도와줄게. 단 조건이 있어’라고 통고한다. 그 조건이란 노동자들의 임금을 삭감하고, 반노동 법률을 제정하며, 국가 공공시설을 해외 민간 투자자에게 매각하는 것이다.
즉 나토의 러시아에 대한 전쟁으로 야기된 에너지 및 식량 위기는 각국 국가 기반시설의 민영화를 위한 수단이 될 뿐만 아니라(주로 미국 투자가 및 금융기관에게 매각될 것이다), 위기에 처한 국가들을(남반구 국가들과 특히 유럽) 미국의 영향권 안에 확실하게 묶어두는 계기가 될 것이다.
유럽과 유로화가 그 희생자가 될 것은 분명하다. 전쟁 이후 유로화 가치는 매일매일 추락하고 있다. 이제 사람들은 유럽이 러시아 및 아시아 대부분의 수출 시장을 잃었으며, 국내 시장마저 축소되고 있다는 것을 깨닫고 있다. 에너지 수입 가격의 급등 때문이다. 유럽은 값비싼 미국의 액화천연가스(현재 사용 중인 러시아 천연가스 가격의 3-7배) 수입을 위한 항만 시설 건설에 30억 달러를 지출하기로 했다. 가스 가격이 급등하면 농작물 재배에 필요한 비료 생산에도 큰 차질이 생긴다. 어쨌든 유로화는 추락하고 있다.
현재 가치가 가장 많이 하락한 통화는 일본 엔화다. 일본은 에너지 전량, 식량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반면, 자국의 금융 부문을 지원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금리를 매우 낮게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일본도 이번 전쟁의 가장 큰 희생자 중 하나인 셈이다. 이것은 결코 우연적 사고가 아니다. 미국의 의도적 계획에 의해 일어난 일이다. 미국은 일본에 이렇게 말할 것이다.
‘우리도 엔화 가치의 하락, 그에 따른 일본 소비자의 구매력 저하를 바라지는 않아. 일본에도 SDR을 배당하고 미국도 지원에 나설게. 단 조건이 있어. 헌법을 고쳐 핵무장을 하라는 거야. 그래서 우크라이나처럼 최후의 1인까지 중국과 싸우라는 것이지. 우리가 너희 대신 그것이 가능하도록 만들어줄게’
물론 일본 지배계층도 이러한 제의를 환영할 것이다. 1985년 플라자합의 이후 일본 정부는 언제나 국민들을 희생시켜 왔다.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엔화 가치를 일거에 2배나 올린) 플라자합의로 당시까지 세계 1위였던 일본의 제조업경제는 1990년 거품 붕괴 이후 수축 일로에 있다.
이런 것들이 이번 전쟁의 경제적 결과다. 서방 언론들은 이번 전쟁을 우크라이나/나토와 러시아 간의 군사적 대결로 묘사하고 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전쟁을 빌미로 미국의 동맹국들과 서방 전체를 미국의 통제권 아래 묶어두기 위한, 재닛 옐런의 표현을 빌자면 미국의 유일 패권을 재확립하려는 미국의 시도라고 보는 것이 진실에 훨씬 가깝다.
질문 : 당신의 말대로 세계 패권 유지가 미국 전략의 핵심이라고 한다면, 그 전략은 성공할 것으로 보는가?
허드슨 : 궁극적으로 이는 자멸에 이를 수밖에 없다. 거의 모든 미국의 정치인과 군 장성들은 “에이, 우리는 미국이 자살하는 걸 원치 않아”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분명히 이들은 그러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이것은 거대한 도박이다.
내가 보건대, 미국의 군부는 러시아 에너지 금수 조치라는 경제제재에 대해 사전에 통보받지 못했다. 또한 나토의 우크라이나전쟁을 주도한 네오콘 세력, 즉 국무부와 백악관 안보회의로부터 전쟁 계획 자체를 통보받지 못했을 것이다. 분명히 군부 내에는 전쟁에 대한 커다란 우려가 있다. 하지만 군부는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 그게 미국적 전통이다.
놀라운 것은 유럽에서도 전쟁에 대한 유일한 반대가 마린 르펜과 같은 우익세력에 국한된다는 점이다. 유럽의 좌익은, 이젠 좌익이라고 부르기도 뭣하지만, (독일) 사회민주당이나 (영국) 노동당은 하나같이 나토를 추종하고 있다. 자국의 경상수지를 악화시키고 자국 경제를 미국에 의존하게 만드는 정책 이외에 다른 정치적 선택지가 이들 정당에게는 없는 것 같다.
그렇다면, 유럽이 미국의 정책을 무기력하게 따르는 현 상황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인가? 우크라이나전쟁에 관한 유엔 표결 결과를 보면 많은 나라들이 러시아 제재에 대해 반대하거나 기권했다. 세계 경제에 거대한 구조적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백인 서방 세계(유럽과 북미)와 유라시아(중국, 인도, 러시아, 그리고 주변 지역) 사이에 철의 장막이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만일 중국, 인도, 러시아가-지정학의 창시자 매킨더가 핵심 지역이라고 불렀던-하나로 뭉친다면, 아시아의 나머지 지역은 어떻게 될 것인가?
문제는 대만과 일본, 남한에 어떤 일이 벌어질까 하는 것이다. 이들은 어느 편에게도 중요한 국가들이다. 그런데 지난 4월 말 나토 사무총장 옌스 스톨텐버그는 나토가 남중국해에도 진출해야 하며, 태평양에서부터 중국을 봉쇄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아시아 지역에서도 분쟁이 시작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나토에 관여하는 유럽의 한 정치가는 우크라이나전쟁의 결말에 관해 경제적으로, 또는 협상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이 아니며 오로지 군사적 해결만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군사적 상황은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러시아는 결코 이 전쟁에서 질 수가 없다. 만일 패배한다면 나토가 자국과 국경을 접한 우크라이나에 핵무기를 배치할 것이기 때문이다. 나토는 또한 북쪽의 러시아 인접 국가인 라트비아와 에스토니아에도 핵무기를 배치하려 한다. 미국 또한 패배를 감수할 수 없다. 미국이 지면 바이든의 재선이 불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분명히 2024년 대선에서의 승리를 목표로 군사, 경제적 캠페인을 벌이고 있으며, 그 공략 대상은 미국의 유권자들이다. 그런데 불행히도 미국 국민들 사이에서는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관한 공개적 논의가 거의 없다.
ⓒ AP=연합뉴스
전쟁, 자본에 새로운 길을 열어주다
질문 : 확실히 대부분의 미국인들은 우크라이나전쟁에 별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지 않다. 하지만 백악관 내부에서는 매우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그렇다면 러시아는 어떤가? 경제제재를 견뎌낼 수 있을까? 러시아는 최근 폴란드와 불가리아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했고, 유럽의 다른 국가들은 가스 대금을 루블화로 지불하라는 푸틴의 요구를 거부하고 있다. 러시아가 더 많은 유럽 국가들에 대한 가스 공급을 중단하고도 버틸 수 있을까, 아니면 단순한 협박에 불과한 것인가?
허드슨 : 러시아는 이미 상당 부분 자급자족적 경제체제가 되었기 때문에 경제제재에 큰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다. 소련 붕괴 이후 1990년대의 가혹한 충격요법에도 살아남은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충격요법에서 살아남은 국가라면 웬만한 제재에도 흔들리지 않는다. 러시아는 이미 20-30년 전에 경제적 충격에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러시아는 유럽보다 훨씬 경제적 생존 능력이 강하다.
질문 : 러시아가 1990년대와 같은 경제적 시련을 겪을 것이라는 말인가?
허드슨 : 90년대만큼 어려울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중국과 인도, 기타 국가들의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90년대에는 국가 내부가 완전히 붕괴됐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군사력도 경제 부문도 재건됐으며 (중국, 인도 등) 정치적 동지 국가들의 경제와 충분한 연계망을 확보했다. 바이든은 “우리는 우선 러시아를 파괴해야 한다. 러시아를 없애 중국을 고립시킨 다음, 우리의 주적인 중국과 대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 미국에 반대하는 러시아와 중국, 그리고 어쩌면 인도까지도 손보겠다는 것이다. 바이든이 이처럼 분명히 말한 마당에 중국과 인도의 반응이 어떨 것인지는 너무도 분명한 것이 아닐까.
인도는 이미 ‘우리는 러시아와 경제적으로 연결돼 있고, 이 연결을 단절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쟁 이후 러시아의 외환준비금은 서방에 강탈당했다. 앞으로 러시아는, 미국이 유럽 및 동맹국들과 체결한 것과 같은 통화스왑 체제를 중국과 구축하려 할 것이다. 루블화 및 위앤화로 양국간 무역 결제를 하는 것이다. 중국으로서는 러시아로부터의 막대한 가스 공급이라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
따라서 나는 러시아가 (그동안의 유럽 우선 정책을 포기하고) 서방과의 경제 관계 단절(디커플링)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한다. 현재와 같은 상황에서는 서방 및 미국과의 경제 교류가 불가능하다고 결론 내린 것이다. 물론 이는 고통스러울 것이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러시아 국민들은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전쟁에 대해 서방 언론의 보도와는 전혀 다른 인식을 갖고 있으며 약 80%가 푸틴을 지지하고 있다. 국민들의 사기가 꺾였던 90년대와는 전혀 다르다.
전쟁은 올해나 내년에 끝나지 않을 것이다. 최소한 30년은 지속될 것으로 본다(1차 대전에서 2차 대전까지 대략 30년이 걸렸다). 그 결과는 아마도 유럽/미국과 유라시아의 균열로 나타날 것이다. 아프리카와 중남미 국가들이 유라시아 경제에 통합되는 한편 미국과 유럽 경제는 점차 축소될 것이다.
거의 모든 사람들이 서방 경제의 축소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 중국 시진핑 주석은 서방이 현재와 같은 신자유주의 정책을 고수한다면 앞으로 10년간 유럽 경제는 확실히 축소될 것이고 미국 경제도 마찬가지라고 말한 바 있다. 나 역시 동감한다. 서방 경제는 축소될 것이다. 시진핑은 또한 스스로 ‘중국적 특색의 사회주의’라고 말하는 중국의 중앙계획경제가 (서방의) 민주주의보다 효율적이라고 말했다. 현실적으로 서구 민주주의는 매우 빨리 과두지배(oligarchy)로 변질됐고, 과두지배는 다시 세습적 귀족정(hereditary aristocracy)으로 타락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방의 민주주의는 더 이상 민주주의라 할 수 없다. 세습 귀족정으로 변질됐다. 중국 정부는 금융계급이 독립적 (정치) 세력이 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는다. 은행과 신용은 공공재라는 것이 중국 정부의 확고한 신념이며, 금융세력이 투기적 금융정책을 통해 노동자들을 궁핍화하도록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중국 경제와 미국 경제의 결정적 차이다.
미국에서는 은행가와 월가가 경제의 중앙 계획을 담당하고 있으며 이들은 전적으로 금융, 보험, 부동산(FIRE) 부문의 이익을 위해 경제를 운용한다. 반면 중국에서는 공산당 주도의 중앙정부가 은행을 통제하고 있으며, 이들은 부자들의 자본 이득이 아니라 제조업을 진흥하고 공공기반 시설을 확충하며, 중국 경제가 서방에 예속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금융을 활용한다. 바로 이 때문에 미국이 러시아에 가했던 경제적 타격을 중국에는 결코 가할 수 없는 것이다.
질문 : 인터뷰 서두에 전쟁의 주요한 결과로 에너지, 식량 가격 등이 급등하고 이에 따라 세계적으로 엄청난 경제적 불안정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 앞으로의 상황을 어떻게 예상하나?
허드슨 : 2차 대전 이후 지난 70여 년간 라틴아메리카와 아프리카 등 제3세계 국가들은 세계은행의 정책에 따라 자국의 식량 자급을 위한 곡물 생산을 하지 못했다. 이들 국가들은 식량과 에너지 공급을 미국에 의존해야 했다(세계은행은 개발 자금 지원의 조건으로 토지개혁을 저지했고, 식량 대신 미국에 필요한 열대 작물 등의 생산을 장려했다). 우크라이나전쟁과 관련한 미국의 경제적 목표는 세계의 에너지 무역을 미국(엑슨 모빌 등), 영국(BP), 네델란드 (로열 더치 셸) 등 서방의 석유 메이저들이 다시 독점하도록 하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국과 석유 메이저들은 제3세계 국가들을 경제위기로 몰아넣으려 할 것이다. 그리하여 이들 국가들이 외채를 갚지 못하게 되면, 미국과 민간 채권자들은 아르헨티나와 베네수엘라에게 했던 것처럼 이들 나라의 해외 자산을 압류할 것이다. 예컨대 베네수엘라는 미국 내 투자와 영국은행에 예치했던 막대한 금을 압류 당했다.
앞으로 중남미와 아프리카, 그리고 아시아의 경상수지 적자 국가들을 대상으로 서방의 막대한 자산 압류가 예상된다. 이것이 세계 경제의 약한 고리이며, 바로 이 때문에 다가올 IMF 회의에서는 어떤 나라에 어떤 조건으로 SDR을 부여할 것인지를 놓고 거대한 투쟁이 벌어질 것이다. 세계적 차원의 계급전쟁인 셈이다.
따라서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의 본질은 나토와 러시아의 군사적 전쟁이 아니다. 전 세계에 걸쳐 노동에 대한 자본의 통제를 계속 유지하려는 신자유주의 세력 대 노동계급 간의 한판 대결인 것이다.
질문 : 그렇다면 지금 벌어지고 있는 전쟁보다 훨씬 거대한 위협이 다가오고 있다는 얘기인가?
허드슨 : 위협? 맞다! 바로 그것이 서방의 목표다. 예컨대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을 주관하는 클라우스 슈밥의 글을 읽어보면 이들의 속셈을 알 수 있다. 그는 세계 인구가 적정 규모보다 20% 많다고 주장한다. 특히 제3세계의 인구 증가가 문제라고 말한다. 서방의 모든 재단들이 그의 의견에 동의한다. 서방의 억만장자들은 ‘세계 인구를 좀 줄여야겠어. 사람들이 우리를 위해 부를 창출하기보다는 너무 많이 소비만 하고 있거든’이라고 생각한다. 사람들이 자신의 필요를 위해 생산을 하는 것은 부자들에게 도움이 안 된다. 그렇게 생산된 부는 부자들과는 상관이 없고, 부자들 몫도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금권세력에 의한 부의 집중을 지속시키기 위해 경제적 재난을 조성해 세계의 쓸모없는 인구를 감소시킨다는) 거대한 신자유주의적 계획이 바이든 행정부와 딥스테이트에 의해 논의되고 있다고 우리는 추정할 수 있다.
질문 : 트럼프 때와 지금은 무엇이 다른가?
허드슨 : 크게 다르지 않다. 같은 그룹이 여전히 미국 정부를 장악하고 있다. 원래 트럼프는 국무부와 CIA를 청소하도록 군인 출신을 기용하려 했다. 하지만 사위가 이를 말렸다. 또한 미국 정부 내 네오콘을 청산할 수도 없었다. 따라서 트럼프 역시 네오콘의 파괴 행위를 방치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네오콘은 트럼프를 그냥 무시했다. 예컨대 트럼프는 시리아에서 미군 철수를 원했지만, 육군은 철수를 거부했다. 누구도 그의 명령을 따르지 않았다. 따라서 트럼프 시대는 일종의 일탈로 간주할 수 있겠지만, 최근 들어 미국의 대통령이란 배후의 딥스테이트를 위한 얼굴마담에 불과한 존재로 전락했다. 나는 큰 차이를 느끼지 않는다. 공화당이나 민주당이나 별로 다르지 않다.
바이든 대통령 방한 방일 반대 현수막과 한미일 군사동맹화 반대 플래카드를 든 시위 참가자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광주항쟁 42주년을 앞두고 재일한국민주통일연합(재일 한통련, 의장 손형근)은 일본인 연대단체 인사들과 함께 5.18광주 학살을 용인한 미국에 대한 분노를 안고 15일 오전 도쿄 미나토구 주일미국대사관 앞에서 바이든 대통령 방한 방일 반대 요청 기습시위를 벌였다.
일본경찰의 감시를 피해 삼삼오오 떼를 지어 미국대사관 앞에 모인 20여명의 참가자들은 현수막과 플래카드를 펼쳐 들고 “바이든 방한‧방일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미국대사관 앞에서 현수막을 펼치자 일본경찰들이 급히 달려왔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경찰이 시위행동을 못하도록 가로막아 서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그러자 순식간에 경찰 100여명이 몰려들어 시위대를 해산시키려 밀고 당기며 실랑이를 벌이는 가운데 한통련 곽수호 고문이 ‘조 바이든 대통령 앞 요청문’을 낭독했다.
그 후 참가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 방일을 중단하라” “미국은 대북적대정책을 포기하라” “한미군사협력, 한미일군사동맹화 책동을 중단하라”는 구호를 목청껏 외쳤다.
경찰의 방해 구역을 벗어나 현수막을 펼친 시위대.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시위를 막으려는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다가 경찰의 간섭을 받지 않는 곳으로 자리를 옮겨 1시간 반에 걸쳐 마무리 집회를 열었다.
먼저 한통련 손형근 의장이 인사를 통해 “한국의 보수정권 등장에 이어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방일로 대북 대중국 적대정책이 강화될 것이다. 한일 민중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군사긴장을 격화시키는 한미일 군사동맹화 반대투쟁을 강화해야 한다”며 미국대사관에 대한 행동의 의미를 설명했다.
잇달아 일본인 활동가들이 향후 투쟁결의를 다짐했다. 이날 참가한 연대단체 인사는 전수도노동조합 도쿄 데라시마 유타카 부위원장, 부락해방동맹도쿄 호리 쥰 공투부장, 평화헌법을 지키는 아라카와모임 모리모토 다카코 대표, 일한민중연대 전국네트워크 오하타 류지 씨, 사상운동 도마츠 카츠노리 씨, 한국산연노조지원모임 오자와 다카시 사무국차장 등이다.
이들은 각기 발언을 통해 “일한민중 연대로 한미일군사동맹화를 저지해야 한다”, “한일양국을 방문한 바이든 대통령이 강제징용공 문제 등에 대해 압력을 가할 것”, “오늘은 한통련의 귀중한 호소에 응해 참가했지만 이 과제에 대해 일본인의 주체적인 투쟁으로 생각해 봐야겠다”, “우크라이나도 아시아도 전쟁이나 군사긴장 배경에는 미국 군수산업의 이윤추구가 있다는 점을 보면서 투쟁 강화를 다짐한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계속 무기를 제공해 시민들만 막대한 피해를 입고 있다. 똑같은 상황이 한반도에서 펼쳐질 수도 있다”. “정당한 요청행동을 일본경찰이 방해하는 것은 위법이다”고 말했다.
시위단을 강제로 배제하려는 일본경찰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이날 집회에서는 한통련 도쿄본부 양병룡 대표가 바이든 대통령 앞 요청문을 재차 낭독했다.
요청문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에 대해 ‘방한 방일 중단, 대북적대정책 포기, 한미군사협력과 한미일군사동맹화 책동 중단 등 3개항을 요구했다.
요청문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 방일을 통해 북한과 중국에 대한 적대시정책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한일군사협력, 한미일 군사동맹화 추진, 쿼드에 한국을 참여시켜 아시아판 나토, 집단안보체제 구축을 노리고 있다”고 강조하고 미국의 이러한 위험한 움직임은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군사긴장을 극도로 높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요청문에서는 “바이든 대통령의 방한과 한미동맹 강화는 뼛속까지 사대주의에 물든 윤석열 정권을 미국의 패권 유지를 위해 철저하게 이용”하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한반도의 자주 평화 통일 실현의 최대의 장애물인 한미동맹은 강화가 아니라 해소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대사관 앞을 떠나는 시위대 뒤편에는 100여명의 경찰이 늘어섰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미국대사관 경비를 위해 줄지어 대기한 경찰버스. [사진-통일뉴스 박명철 통신원]
요청문은 이어서 “평화헌법 부정,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 등 군사대국화와 아시아 재침략의 길로 돌진”하고 있는 일본과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기간 중 유사시 자위대 상륙을 용인한 발언”등에 대해 한일양국 민중은 분노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잇달아 “바이든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면 북을 적대시하는 제재나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선행하여 중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재일 한통련은 요청문을 통해 미국이 패권을 포기하고 공존공영의 길로 나가는 것이야말로 미국의 쇠퇴를 막는 최상의 길이라고 조언했다.
재일 한통련은 요청활동을 마친 후 요청문을 미국대사관에 우편으로 보냈다.
요청문(전문)
조 바이든 대통령 귀하
우리는 바이든 대통령이 5월 20일부터 24일까지 예정된 한국과 일본 방문을 단호히 반대한다.
패권을 고집하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방한‧방일을 통해 북한과 중국에 대한 적대시정책을 더욱 강화하려 하고 있다. 미국은 신냉전 아래 한미동맹 강화와 한일군사협력, 한미일 군사동맹화를 추진하는 동시에 쿼드(미. 일. 인. 호 4개국 안보협력체)에 한국을 참여시켜 미국주도의 아시아판 나토(NATO) 집단안보체제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 미국의 이러한 위험한 움직임은 북한과 중국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켜 한반도와 동아시아의 군사긴장을 극도로 높이게 될 것이다.
이번 바이든 대통령 방한과 한미동맹 강화의 의미는 뼛속까지 사대주의에 물든 윤석열 정권을 미국의 패권유지를 위해 철저하게 이용하려는 것이다.
한반도의 자주‧평화‧통일을 실현하는데서 최대의 장애물인 한미동맹은 강화할 것이 아니라 해소해야 한다. 또한 미국이 구축하려는 집단안보체제는 아시아 여러나라의 안전보장과 자주성을 위협하는 무용지물이다.
일본은 평화헌법 부정, ‘적기지 공격 능력’ 보유, 군사비 대폭 확대 등 군사대국화와 아시아 재침략의 길로 돌진하고 있다.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유사시 자위대 한반도 상륙을 허용하는 발언을 했다. 이와 같은 한일 양국 정부의 언동에 대해 한일민중은 분노하고 있다. 우리는 일본의 아시아 재침략으로 이어지는 한일군사협력과 한미일군사동맹화를 단호히 거부한다.
바이든 대통령이 북미대화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면 북한을 적대시하는 제재나 한미연합군사연습을 선행하여 중단해야 한다.
미국은 패권을 포기하고 다른 나라들과 상호 공존 공영하는 길로 나가야 한다. 이 길은 미국의 급속한 쇠퇴를 막는 최상의 길이기도 할 것이다. 미국은 한반도에 대한 지배와 내정간섭을 즉각 중단하기를 강력히 요구한다. 미국이 어디까지나 패권에 고집한다면 반미투쟁은 한국에서, 세계에서 더욱 거세게 타오를 것이다.
요청사항
1, 바이든 대통령은 방한‧방일을 중단하라!
1, 미국은 대북적대정책을 포기하라!
1, 한미군사협력‧한미일군사동맹화 책동을 중단하라!
▲ 김호의 아버지, 김권옥님 모습 그의 관심은 오로지 국가보안법 피해자인 아들의 석방이다. ⓒ 민병래
지난 1월 25일은 몸서리 쳐지는 날이었다. 1심의 판사는 1시간 20분이나 판결문을 읽더니 "징역 4년에 자격정지 4년, 김호를 법정 구속한다"는 말을 남기고 사라져버렸다. 구속되었다가 보석으로 풀려나와 재판을 받던 아들은 넋을 잃었다. 담당 변호인 장경욱도 당황해 어쩔 줄 몰랐다. 교도관이 아들을 끌고 갈 때 김권옥의 눈에는 불꽃이 튀었다.
"이런 법이 어딨어. 우리 아들이 뭘 잘못했다고 무슨 해를 끼쳤다고..." 하며 아들의 옷깃을 잡았다. 법정 직원들이 "할아버지 이러시면 안 돼요. 잡혀가요" 하며 막았지만 그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래, 나도 집어 처넣어, 나도 넣으라고!"
아들 김호는 2007년부터 남북경협으로 안면인식프로그램을 개발했다. 김대중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정상회담을 가진 후 개성공단을 비롯한 여러 경제협력이 진행되자 아들도 남쪽의 자본과 북의 IT 능력을 결합하는 사업기회를 모색했다.
아들이 택한 '안면인식' 분야는 보안은 물론 결제시스템 등에도 두루 활용할 수 있기에 전망이 밝았다. 아들은 그 일을 10년 이상 매진했다. 그런데 그 결과가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징역 4년이라니...
오후 2시 30분에 맞춰 302호 법정에 들어서니 가슴이 더 벌렁거렸다. 정면에는 판사 세 명이 재판기록을 넘겨보고 있었고 왼쪽에 자리한 검사 세 명도 서류에 머리를 박고 있었다.
▲ 2018년 12월 1일 영등포구 국회앞에서 아들의 구명을 호소하는 김권옥 그는 아들의 석방을 위해서 어디서건 무릎을 꿇었다. ⓒ 연합뉴스
김권옥의 악몽이 시작된 건 2018년 8월 9일! 여느 날처럼 김권옥이 철원의 단골거래처에서 대파를 실어 운송하던 중이었다.
"아버지, 큰일 났어요, 지금 어디 계세요?"
숨넘어가는 며느리의 목소리였다. 그게 무슨 소리냐고 묻는데 며느리는 다시 걸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김권옥이 어수선한 마음으로 가락동시장에 도착해 물건을 내릴 때 "아버님, 김호 대표가 경찰청 보안수사대로 끌려갔어요" 하며 양심수 후원회에서 전화가 걸려왔다. 칠십 대의 나이라 몸놀림이 헛헛한데 아들의 연행 소식에 그는 주저앉고 말았다.
다음 날 김권옥은 며느리와 함께 신정동의 보안수사대 앞에서 아들을 내놓으라고 외쳤다.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 어머니들, 양심수후원회 회원들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면회를 요구했다.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4월 27일 판문점에서 회담했잖아?"
"남북이 함께 잘 살자는 마당에 이게 무슨 짓이야?"
왁자지껄한 항의가 정문 앞에 가득했다. 굳게 닫힌 철문은 요지부동이고 근처 김포공항을 오가는 비행기의 굉음은 가족들의 외침을 무질러버렸다. 그날부터 김권옥은 경찰서와 법원을 3년 넘게 쫓아다녔다. 덕분에 그는 아들의 사업 내용을 소상히 알게 되었고 검찰의 주장을 못이 박히게 들어 국가보안법 박사가 되었다.
검사의 항소 "4년 형량은 지나치게 낮습니다"
아들이 교도관에게 이끌려 들어와 피고인석에 앉을 때 김권옥의 마음은 철렁거렸다. 코로나에 걸려 격리까지 되었던 아들, 얼마 전 면회 때보다 수척한 모습이다.
뒤돌아보니 방청석에는 양심수후원회와 '국가보안법폐지 국민행동'의 회원 그리고 아들의 명지대 선후배들이 자리를 채웠고 '아버님 힘내세요'라는 속삭임을 보내줬다. 늦을 리 없는데 며느리가 눈에 띄지 않으니 마음이 영 허전했다.
"1심 판결은 형량이 지나치게 낮습니다."
검사가 항소 이유를 말할 때, 김권옥은 주먹을 꽉 쥐었다. '징역 4년이 가볍다고? 애들에게서 아빠를 빼앗아갔는데? 집안이 거덜났는데?' 그는 일어나서 외치려다 간신히 참고 어금니를 다물었다.
"피고인이 만든 안면인식프로그램으로 해킹 피해를 입은 사례가 없습니다. 뿐만 아니라 피고인 김호는 사업과정에서 알게 된 북의 정보를 국정원에게 알려주며 조력자 역할을 했습니다."
장경욱 변호사는 검사에 맞서 항소이유를 설명하고 무죄를 주장했다. 아들 김호는 중국동포를 통해 북측의 IT 기술자에게 '안면인식프로그램' 개발을 의뢰했다. 그는 김일성대의 교수로 정보기술연구소소장을 맡고 있었다.
그런데 경찰과 검찰은 "북의 사업파트너가 노동당당원이고 통일전선부의 관리 아래 있으니 필경 프로그램에 악성코드를 심어 해킹을 시도했고 김호는 대한민국을 위험에 빠뜨리려 했다"고 주장했다.
아들 김호가 개발비용을 송금한 것은 국가보안법상 편의제공이며 프로그램을 납품받은 것은 금품수수이고 프로그램 개발을 위해 방위사업청의 '제안요청서' 중 기술 관련 항목을 발췌해 보낸 것은 군사기밀 제공이라고 기소했다.
하지만 1심 재판 과정에서, 납품받은 273개 파일 중 단 3개에서만 초보적 수준의 악성코드가 발견되었고 이 또한 파일을 주고받거나 압축하는 과정에서 오염되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확인되었다. 2018년 11월 3차 공판에서는 안면인식프로그램을 납품받은 업체들의 보안담당자가 나와 프로그램 운영 이후 어떠한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한결같이 증언했다.
하지만 1심 재판부는 "향후라도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검찰의 주장, "북한은 반국가단체이고 대남사업은 통일전선부와 정찰총국의 관리하에 있으며 김호는 북측 파트너에게 개발하청을 준 게 아니라 지령을 받은 것"이라는 검찰의 주장을 받아들여 징역 4년을 선고하고 말았다.
변호인의 항소이유 설명이 끝난 후 아들 김호가 발언 기회를 얻어 일어났다. 검사의 항소를 들을 때 겨우 진정시킨 김권옥의 마음이 다시 콩닥거렸다.
아들이 남북경협사업을 시작할 때 뜬구름을 잡는 것 같아 김권옥은 "아서라" 하며 말렸다. 하지만 아들은 남북경협으로 성공하겠다는 의지가 확고했다. 다행히 아들의 사업은 조금씩 궤도에 올랐다. 시제품도 괜찮아 2013년에는 한국 인터넷 진흥원에서 인증을 받았다.
2014년과 2017년에는 미국기술표준원 주최로 열린 세계 경진대회에서 각각 2위와 6위를 기록했다. 덕분에 KBS와 SBS의 방송망을 탔고 국내외에 조금씩 판매가 이루어졌다. 이런 성과에 대해 나라에서 상을 주지는 못할망정 구속을 시키다니 그것도 문재인 대통령 시절에... 김권옥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50년간 화물운송해 자식들 뒷바라지
▲ 팔순을 바라보는 김권옥, 그는 잠시도 일을 쉬지 않았다 아들이 구속된 후 그는 석방투쟁에 나섰다. ⓒ 민병래
모두 진술을 위해 일어선 아들은 말문을 열지 못했다. 재판정엔 정적이 감돌았다. 김호는 아들 얼굴을 보지 못하고 무릎에 얼굴을 파묻었다. 아들의 처지가 몰이꾼에게 쫒기는 한 마리 짐승 같았다. 아들은 첫 마디를 꺼냈다가 급기야 눈물을 쏟았다. 뒤에서도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다. 며느리가 뒤늦게 왔나 보다.
김권옥은 제대하고 스물다섯 되는 해 전남 해남에서 서울로 올라왔다. 처음 시작한 일이 화물운송, 50년 가까은 세월을 바쳤다. 팔순을 바라보지만 새벽 네다섯 시면 45만km를 뛴 타이탄을 가지고 대파가 있는 산지로 달려간다.
한 단에 천 원하는 대파를 가득 실어 가락시장으로 배송한다. 싣고 내리는 일만이 전부가 아니다. 거래처를 많이 확보하려면 물불 안 가리고 도와야 한다. 같이 쪼그리고 앉아 파를 뽑고 상한 놈은 쳐내 가지런히 묶어 지게차에 실으면서 고양, 철원 등 여러 곳에 단골을 만들었다. 애들 셋, 남부럽지 않게 키우려 몸을 부수며 일했고 모두 대학 공부를 시켰다. 큰아들의 성공을 무엇보다 간절히 빌었건만 옥바라지를 하게 될 줄이야...
아들 김호는 2007년 프로그램 개발사업을 시작할 때 '남북교류협력법'에 따라 통일부에 사업신고를 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0년 5.24조치를 시행해 남북 간에 모든 교류가 막히자 아들은 난감해 했다. 그런데 2011년 말 국정원 대북정보팀의 요원이 김호에게 접근해왔다. 그는 북측의 IT 관련 정보를 제공해달라고 요구했다.
김호는 사업을 계속하기 위해 출구가 필요했던 참에 아름아름 협력했다. 개발 중인 안면인식프로그램을 통째로 국정원에 제출하고 보안검사까지 의뢰했다. 쌀값 같은 소소한 정보도 제공했다. 아들 김호는 5.24 조치 이후 통일부에서 승인을 받지 못했지만 국정원 요원들에게 3년 동안 사업 과정에 대해 보고했으니 남북교류협력법이나 국가보안법상 하자가 없을 것으로 판단하고 사업에 매진했다.
그런데 경찰청 보안수사대는 4.27 판문점 정상회담으로 남북 간의 평화와 번영의 분위기가 고조되는 때인 2018년 8월에 아들을 연행했다. 아들은 국정원에 보고하고 협력했다며 항변했다.
국정원 담당자들은 1심 재판에서 "경찰에서 김호를 내사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서 2014년 김호와 접촉을 끊었고 김호의 대북사업을 인지했지만 허용하지는 않았다"고 당시의 행위를 설명했다. 대공수사권을 가진 국정원의 황당한 해명이었다. 결국 아들의 남북경협사업은 송두리째 무너져버렸다.
"아버지, 죄송해요" 눈 앞에서 끌려간 아들
▲ 김호의 아버지, 김권옥 그의 관심은 오로지 국가보안법 피해자인 아들의 석방이다. ⓒ 민병래
판사는 검사와 변호인이 주장한 항소 쟁점을 확인한 후 다음 기일을 5월 26일로 잡았다. 증거채택과 증인 선정 여부를 다루다 보면 그날 결심이 될 리 만무하다. 얼마나 기다려야 아들은 감옥에서 나온단 말인가?
아들이 구속된 1월 이후 김권옥은 트럭 일을 중단했다. 자식들이 한사코 쉬라고 성화였지만 한 귀로 들었는데... 그는 핸들 대신 마이크를 잡고 아들의 석방투쟁에 나섰다. 어디든 달려가 "국가보안법 철폐"와 "김호 석방"을 외쳤다. 청와대 앞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들으라고 더 크게 외치고 무릎마저 꿇었다. 오늘 재판 전에도 법원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아들의 석방'을 외쳤다.
오후 4시쯤 재판이 끝나자 김권옥은 함께 해준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교대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봄이 한창이건만 스산하다. 살품으로 들어오는 바람은 톱니바퀴를 지닌 듯 아프고 따갑다.
부러 활갯짓을 해보고 마음을 다잡건만 발걸음은 터벅터벅이다. 눈물짓는 며느리를 먼저 집으로 들여보냈다. 학교에서 돌아올 아이들 어서 가 밥 챙겨주라고. 요즘 가락동 시장을 안 가니 손주 녀석들 과일도 못 사다 주었는데... 눈앞에 안개가 낀 듯 교대 앞 사거리가 뿌옇다.
"저녁에 밥때 맞춰서 들어와요?" 아내의 전화다. 아내는 요즘 정신이 가뭇가뭇하다. 몹쓸 치매가 와서 아들의 상황을 모른다. 지금 가는 길이라고 말하고 김권옥은 난간을 짚으며 지하철 계단을 내려갔다. 삭신이 쑤신다.
재판이 끝나고 아들은 "아버지, 죄송해요"라며 눈물을 훔쳤다. 김권옥은 "이놈아 죄송하긴, 네가 잘못한 게 뭐 있냐? 마음 단단히 먹어라. 애들은 걱정하지 말고" 말을 하려는데 교도관은 아들을 잡아채 끌고 가버렸다.
<못다한 이야기>
① 대북경협사업가 김호의 사건은 두 가지가 큰 쟁점이다. 하나는 이 사건에 대해 남북교류협력법을 적용하지 않고 국가보안법을 적용한 문제다. 두 번째는 '국가보안법상의 자진지원과 군사기밀의 제공'에 대한 판단문제다. 이 조문이 적용돼 유죄가 되면 7년 이하의 징역형에 미수여도 처벌되고 집행유예 자체가 불가능하다. 김호에게 4년이라는 중형이 선고된 것은 편의제공, 회합통신, 금품수수 조문보다 자진지원 목적으로 군사기밀을 제공했다는 것이 유죄로 인정되었기 때문이다.
남북교류협력법은 1990년 7월 14일 제정되어 그해 8월 1일부터 시행되었고 16차례 개정되면서 오늘에 이르렀다. 2005년 5월 31일에는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 사업이 추진되고 남북교역이 증대한 상황을 반영 "남북간의 거래를 민족 내부 거래로 본다"는 조문까지 추가되었다.
남북교류협력법은 북한을 '국가보안법'이 규정하는 반국가단체가 아니라 교류와 협력, 평화와 번영의 당사자로 보는, 중대한 의의가 있는 법이다. 교류협력법은 국가보안법과 부딪히기에 한 사안이 두가지 법령에 모두 저촉되면 교류협력법을 우선 적용하기로 되었다.
이 법에 따르면 남북간의 교류, 경제협력 모든 사항은 통일부에 신고하고 사업승인을 받아야 한다. 만일 신고를 하지 않고 승인을 받지 않은 채로 진행을 하면 과태료를 받게 되어 있다. 김호는 안면인식프로그램 개발사업을 위해 통일부에 신고를 했으나 5.24조치 이후에는 승인을 받지 못했다.
1심 재판부가 여러 차례 인사이동으로 바뀌었는데 헌법재판소로 옮겨간 재판관 한 명은 검찰에게 "왜 남북교류협력법을 적용하지 않고 국가보안법을 적용했냐?"고 물었다. 검찰은 "IT사업의 특수성, 즉 사이버테러의 위험성을 고려하여 국가보안법을 적용했다"고 답변했다. 남북교류협력법에서 적용 우선 조항이 있는 것은 국가보안법의 남용이나 선의의 피해자를 막기 위해서였는데 김호 사건에서 보듯 이를 결정하는 것이 공안기관이기에 입맛대로 적용할 위험성이 큰 것이다.
김호가 국가보안법으로 유죄 확정이 되면 남북교류협력 관계자들은 언제든 국가보안법으로 기소될 선례가 남기에 이 재판은 중요하다. 그래서 변호인들은 김호 사건을 국가보안법이 아니라 남북교류협력법의 미승인사업으로 다룰 것을 요구하는 것이다.
② 이 글에서 김호가 개발한 안면인식프로그램의 기술수준에 관한 설명은 2018년 12월 3일 방영된 MBC스트레이트를 참조했습니다.
③ 오랜 세월 공을 들인 것에 비해 김호의 사업은 그닥 뻗어나간 것은 아니다. 여기저기 납품했다고 하나 개발비를 대고 영업비와 운영비를 만드느라 늘 쪼들렸다. 중국 측 동포는 "돈을 넉넉히 보내주면 북측 개발팀을 아예 중국으로 나오게 해서 작업할 수 있다. 이메일로만 의견을 주고받으니 사업이 제대로 안 된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하지만 김호는 이 요구를 들어줄 수 없었다. 남북경협의 선구자이고 벤처사업가였지만 언제나 자금 압박을 받는 처지였다. 2018년 판문점회담 이후 김호는 투자를 받아 사업을 한 단계 끌어올리려 했다. 투자회사와 벤처캐피탈에게 제안할 문서를 만들며 밤을 새웠다. 바로 그렇게 꿈에 부풀었던 때 경찰청 보안수사대에 연행된 것이다.
동북아 정세와 관련한 현광 코리아뉴스 편집장의 칼럼을 한글 맞춤법으로 고쳐 싣는다. [편집자]
악몽
조선의 핵전쟁 억지력을 현대화, 고도화하기 위한 미사일 개발이 놀라운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지난 1월에 시험 발사된 극초음속미사일의 개발 성공, 3월 24일에 단행된 1만5천Km 사정거리의 ‘화성포-17’의 시험발사성공 등은 조선의 미사일 개발의 속도와 수준을 잘 보여주고 있다.
미 국방성 합동참모본부 부의장을 지낸 존 하이텐(John Hyten)은 현직에 있을 때 북의 미사일 개발과 관련하여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고 경계심을 표시한 바 있다.(미 전략국제문제연구소에서 한 연설 2020.1.17)
존 하이텐이 표시한 우려는 우려로 끝나지 않고 현실이 되어 미국과 그 추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고있다.
미국이 아직도 개발하지 못하고 있는 극초음속미사일과 미국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사정거리의 ‘‘화성포-17’의 개발은 미국에게 있어서 악몽이었을 것이다. 남측 군부가 똑똑한 근거도 없이 ‘화성포-17’ 발사는 실패했으며 쏘아 올린 것은 ‘화성-15’라고 공식 발표하고 있는데 미 군부는 ‘화성포-17’을 인정하기는 불편하고 그렇다고 남측처럼 거짓 발표하기는 체면상 껄끄러운지라 ‘분석중’라고 얼버무렸다. 그들이 받은 충격의 크기를 잘 보여주는 치졸한 기만극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인민혁명군 창건 90돐 경축 열병식에서 “우리 국가가 보유한 핵무력을 최대의 급속한 속도로 더욱 강화발전시키기 위한 조치들을 계속 취해나갈 것”이라고 언명하였다.
‘세계 최고속(最高速)’으로 이루어져 온 북의 핵무력건설에 더욱 박차가 가해지리라는 것은 명백하다.
그러나 미국은 조선의 핵무력 고도화를 멈춰 세울 아무런 방도도 못 가지고 있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압력수단들은 모두 무용지물이 된 지 오래다. 속수무책으로 전전긍긍하며 안절부절못하고 있는 것이 오늘의 미국의 모습이다.
무력화
조선에 대한 미국의 제재봉쇄 소동이 무력화되고 파탄에 직면하고 있다. 제재봉쇄의 목적은 조선의 목을 조이고 비핵화를 강요하는 데 있다. 그러나 미국은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핵무력건설을 저지하지 못하고 비핵화를 강요하기는 커녕 팔짱을 끼고 수수방관하지 않을 수 없는 처지에 빠지고 있다.
지난 2017년 11월 조선이 워싱톤을 타격할 수 있는 ICBM‘화성포-15’를 시험 발사하여 성공시키자 미국이 유엔안보리에서 석유제품의 수출을 년간 50만 배럴로 제한하는 등의 혹독한 제재를 가해나선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중국과 러시아를 참여시켜 석유 수입을 제한한 것등을 가지고 ‘사상 최대의 압박’이라고 호언장담하였으며 조선이 양손을 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떠들었다.
그때로부터 4년 5개월, 북이 견디지 못할 것이라는 예측은 완전히 빛나가고 북의 핵고도화에 속수무책으로 주저앉은 것은 미국이다.
자력갱생과 재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2019년, 연말에 열린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5차전원회에서 김정은 총비서는 ‘세기를 이어온 조미대결은 오늘에 와서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대결로 압축되어 명백한 대결 그림을 그리고 있다’고 하면서 ‘자력갱생의 위력으로 적들의 제재봉쇄 책동을 총파탄시키기 위한 정면돌파전’ 전략을 내놓았다.
자력갱생과 제재와의 싸움은 자력갱생의 승리로 가고 있다.
요새 미국의 입에서 석유제품의 ‘불법환적’ 소리가 사라졌다.
2년 전의 2020년에 조선이 중국과 러시아에서 수입한 석유제품의 양을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유엔조선제재위원회’에 보고된 데 의하면 중국이 4만2천 배럴, 러시아가 10만7천 배럴. ‘사상 최대의 압박’이라던 재제가 정한 상한선은 50만 배럴. 두 나라 합쳐도 상한선의 30%에 못 미친다.
그럼에도 조선이 석유제품이 없어 곤난을 겪는 기색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연료 수요만 해도 100만 군대를 움직이고 수송과 건설에 내달리는 륜전기재, 농번기에는 필수적인 트랙터와 농기계의 가동 등등 그 양만 보아도 막대한데 말이다.
석유자원이 없는 조선에서는 석유화학이 아니라 풍부한 석탄을 원료로 하는 일산화탄소화학공업을 자격갱생의 힘으로 개척하여왔다. 일산화탄소화학공업에서 석유도 나오고 비료도 나오고 석유화학제품을 뭐든 만들 수 있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러니 석유제품수입을 제한한 ‘사상 최대의 압박’은 웃음거리로 될 수밖에 없다. 미국은 조선이 상한선의 30% 이하의 양밖에 수입 안하고 있는데도 ‘불법환적’을 운운하여 왔으니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다. 상한선에 이르기까지 수입한 양의 2배를 더 사올 수 있는데 조선이 무엇 때문에 경비도 시간도 더 드는 ‘불법 환적’을 하겠는가.
더 놀라운 것은 ‘불번환적’을 구실로 추가 제재를 하려다가 중국과 러시아가 증거를 가져오라며 반대하자, 트럼프 정권 말기에 국무장관 폼페오는 ‘불법환적’의 증거를 통보한 나라나 사람에게 500만 달러를 주겠다며 현상금을 거는 놀음까지 벌려 놓았으니 그 어리석음에 어안이 벙벙해질 수밖에 없다.
자력갱생의 승리를 보여주는 한 가지 실례이다.
두마리의 토끼
자력갱생으로 제재를 돌파하는 조선의 전략은 미국의 봉쇄정책을 파탄에로 내몰고 있다.
존 루드 미 국방부 정책담당 차관은 하원 군사위원회 정책청문회(2020년1월28일)에서 제재가 조선으로 하여금 ‘무기개발과 경제성장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실현할 수 없음을 인식하도록 하는 데 결정적’이라고 말한 바있다. 제재봉쇄로 두마리 토끼를 쫓을 수 없게 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항하여 조선은 자력갱생으로 제재를 정면돌파하여 두마리 토끼를 다 얻겠다는 것이다.
자력갱생의 ‘자’자도 모르고 알려고도 하지 않은 사람들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구태여 알 필요도 없다고 하는 사람들도 북이 자력갱생으로 개척한 일산화탄소화학공업의 힘으로 ‘사상 최대의 압박’이 무력화되고 있는 사실을 부인하지 못할 것이다.
실례를 말하라면 끝이 없는데 또 한 가지만 들어보자.
석탄에서 비료가 나온다. 조선에서는 석탄가스화에 의한 비료생산이 해마다 늘어 거의 자급수준에 이르고 있다. 예컨데 2019년(상반기) 중국에서 수입한 비료가 90,198톤인데 비해 다음해(상반기)에는 11,400톤으로 격감하였다.
미국과 남측 정보기관은 이와 같은 사실을 무시하고 비료 부족을 운운하며 기후조건 등이 겹쳐 이 몇해 사이 조선이 100만톤의 곡물 부족으로 식량난을 겪고 있다는 흑색 전전을 벌려왔다.
자연기후조건에 따른 곡물 생산은 증감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비료를 비롯한 영농자재의 자립화와 농촌 인프라이다. 조선에서는 영농자재를 자급하고 농촌 인프라 정비에 큰 힘이 돌려 농업생산을 담보하고 이제는 양뿐 아니라 식생활의 질 제고에 초점이 맞추어지고 있다.
미국의 가혹한 제재하에서도 자력갱생의 힘으로 뚫고 에너지, 식량문제를 해결하며 전반 경제건설을 활력 있게 전개하고 성장시키고 있다.
두 마리 토끼를 쫓을 수 없게 하겠다던 미국을 신처럼 믿고 조선에 대하려는 것은 매우 어리석은 일임을 깨달아야 한다. ‘보건협력’이요 ‘인도지원’이요 하면서 핵개발도상이 아니라 핵보유국으로 부상한 조선에 비핵화를 강요하는 것이 가능하기라도 하는가.
제재봉쇄가 무력화되고 핵무력 고도화가 급속히 추진되자 초조해진 미국은 안보리에서 추가 제재를 이루어보려고 중국과 러시아를 끌어들이는 데 혈안이 되고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진다고 하는데 대국에 좌지우지 당해 거래의 미끼, 희생양으로 피해보는 것은 힘없는 약소국의 경우다.
조선은 이미 핵보유국이고 미국을 불바다로 만들 수 있는 ICBM도 보유한 핵강국이다.
동북아시아 정세를 관리하고 통제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전략 국가로 발돋움한 조선은 거래의 대상으로 될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선을 두고 집요하게 중국에 거래를 시도하고 있으니 어리석기 짝이 없다.
올해 들어 5월까지 미국의 요청으로 7번에 걸쳐 안보리회의가 소집되었지만, 중국과 러시아의 반대로 조선에 대한 추가 제재도 비난 성명 한 건도 채택하지 못한 것은 우연한 일이 아니다.
제재봉쇄로 북의 목을 조이려는 미국의 적대 정책은 한계에 다다랐다. 그렇다고 핵강국으로 부상한 조선에 대한 군사력 행사는 핵참화를 각오하지 않고서는 선택할 수 없다.
김정은 총비서는 상술한 2019년 말의 당회의에서 “앞으로 미국이 시간을 끌면 끌수록, 조미관계의 결산을 주저하면 할수록 예측할 수 없이 강대해지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위력 앞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게 됐으며 더욱더 막다른 처지에 빠져들게 되어 있다”라고 지적했었다.
속수무책으로 ‘모래 속에 머리를 박고 있는 타조’(존 메릴 전 美국무부 동북아실장.‘동아일보’1.23) 신세가 된 미국에게는 대북적대 정책을 철회하는 길만이 남았다.
윤석열 정부 시대 집회·시위의 문을 성소수자들이 열어젖혔다. 14일 ‘2022 국제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IDAHOBIT) 공동행동’의 행진은 서울 용산으로 이전한 대통령 집무실 앞을 처음 지났다.
경찰의 금지통고로 무산될 뻔한 행진이다. 법원에서 과도한 경찰 처분이 저지됐으나 집무실 인근 경호는 그만큼 삼엄했다. 하지만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이들의 목소리까지 막을 순 없었다.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이 14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 도로에서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며 행진하고 있다. 2022.05.14. ⓒ뉴시스
공동행동은 오는 17일 ‘국제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을 앞두고 이날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기념대회를 열었다. 국제성소수자 혐오반대의 날은 1990년 5월 17일 국제보건기구가 질병관리 목록에서 동성애를 삭제한 날을 기념하는 날이다.
용산 광장은 무지개 빛으로 물들었다. 참가자들은 무지개 마스크를 쓰고, 무지개 깃발을 흔들고 있었다. 풍물패 꼬리도, 태극기 건곤감리도 무지개 색이었다. 참가자들은 그간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않았던 퀴어퍼레이드를 하는 느낌으로 왔다고 말했다. 무지개 색깔만큼 모인 사람들의 색깔도 다양했다. 성별, 나이, 국적, 장애 여부, 종교를 가리지 않았다. 모여드는 인파에 맨 뒷줄에 있던 취재라인은 몇 차례나 뒤로 밀려났다.
광장에서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은 서로 인사 나누기 바빴다. 파트너 배혜진(퀴어댄스팀 큐캔디) 씨의 공연도 볼 겸 참가했다는 이다은 씨는 “벅차고 즐겁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올라왔다는 박선우 대전퀴어네트워크 활동가는 “오랜만에 반가운 사람들을 만나 행복하다”며 “혐오세력이 없는 청정한 집회는 오랜만”이라고 말했다.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이 14일 서울 용산역 앞에서 혐오와 차별에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22.05.14. ⓒ뉴시스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이 14일 서울 용산역 앞에서 혐오와 차별에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22.05.14. ⓒ뉴시스
공동행동은 행진에 나서는 각오를 밝혔다. 이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새정부 첫날부터 대통령 비서관이 동성애는 치료될 수 있다는 망언을 쏟아냈고, 이제는 거대야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여전히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한 노력을 적극적으로 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어 “경찰에 의해 한차례 막혔던 행진길을, 새정부의 대통령실을 향하는 이 길을 무지개로 물들이며 나아간다”며 “성소수자들이 존재를 드러내지 못하게 하고 인권을 합의의 대상으로 만들며 아직도 ‘나중에’를 말하는 정치를 향해, 성소수자가 여기 있음을, 우리의 거침없는 전진을 누구도 막을 수 없음을 분명히 보여주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집무실 앞서 “차별금지법 제정하라”
“혐오로 흥한 정치인의 끝은 초라할 것”
가수 레이디가가의 노래 ‘본 디스 웨이’(Born This Way)로 행진이 시작됐다. 태어난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한다는 내용의 가사에 사람들은 환호성을 터뜨렸다. 행진은 용산역 광장을 출발해 신용산역을 지나, 대통령 집무실이 있는 삼각지역을 거쳐 최종 목적지인 녹사평역 이태원 광장으로 향했다.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 공동행동이 14일 서울 용산역 앞에서 혐오와 차별에 반대 집회를 하고 있다. 2022.05.14. ⓒ민중의소리
삼각지역 13번 출구를 지나면서 대통령 집무실이 가까워지자 행진 양 옆으로 폴리스라인이 세워졌다. 빽빽한 폴리스라인 때문에 출입이 자유롭지 않았다. 취재진도 기자증을 보여줘야 폴리스라인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집무실 앞에 도착한 행진 대열은 “차별금지법을 제정하라”고 외쳤다. 소주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 활동가는 “국회 앞에 34일째 굶으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동성애자가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윤석열 정부가 강조하는 키워드가 소통이라고 한다. 정말 소통을 원한다면 국회 앞에서 한 달 넘게 굶고 있는 인권활동가들을 찾아와야 하지 않겠나”며 “식사 정치를 강조하는 윤 대통령은 왜 국회 앞 평등의 밥상을 먹지 않나”고 규탄의 목소리를 높였다.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역 광장에서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기념하며 손팻말을 들고 있다. 2022.5.14 ⓒ뉴스1
윤 정부의 여성가족부 폐지 움직임에 대한 비판도 나왔다. 명숙 ‘여성가족부폐지저지공동행동’ 활동가는 “윤 대통령은 여성혐오로 당선된 자”라며 “혐오로 흥한 정치인은 그 끝이 초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정치인이라면 인권을 보장하는 것이 마땅하나 윤 대통령은 무한경쟁 각자도생을 무기삼아 소수자 공격을 유도했다”며 “전날 사퇴한 김성회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 현 정부 주요 인사는 사회적 소수자를 질서를 해치거나 비용이 드는 존재로 낙인찍는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에 기대하는 시민들도 있었다. 성소수자부모모임 비비안 활동가는 “윤 대통령은 전혀 모르던 세계지 않을까. 우리가 이만큼 차별받고 배제되고 있다는 걸 안다면 다같이 더불어 잘 사는 세상으로 변할 수 있다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 집무실 앞 경비가 삼엄했다. ⓒ민중의소리
한편 경찰의 과잉 대응으로 눈살이 찌푸려지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행진 중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폴리스라인 밖으로 나가려는 참가자들에 대해 경찰은 피켓, 깃발 등 집회 용품을 가방 속에 집어넣어야 출입을 허가했다.
폴리스라인을 벗어나기 위해 피켓을 넣어야 했던 박관철 씨는 “제가 무엇을 들고 있던 시민의 자유 아닌가. 피켓을 들고 있다는 이유로 이동의 자유를 침해할 이유는 없다. 부당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성소수자 차별 반대 무지개행동(무지개행동) 회원들이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집무실 앞에서 '2022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을 기념하며 행진하고 있다. 이날 무지개행동은 용산역을 시작해 대통령 집무실을 거쳐 이태원광장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2022.5.14 ⓒ뉴스1
비평] 법원, 대통령 집무실 앞 시위 허용…청와대 폐쇄, 용산 이전 취지 ‘소통’ 아니었나
경찰, 대통령 눈치보느라 법원 판단까지 무시…일부 언론도 나서 시위 비난, 새 정부 눈치보나
윤석열 대통령이 청와대에 단 하루도 머물 수 없다며 용산으로 대통령 집무실을 이전한 이유는 ‘소통’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하지만 경찰은 법에서 규정하지 않은 ‘대통령 집무실 반경 100m의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결정했고, 국민의힘 의원은 집시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대통령 집무실 반경 100m에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추가하겠다고 나섰다.
현행 규정부터 보자. 집시법 제11조(옥외집회와 시위의 금지 장소)를 보면 일부 장소에 대해 100m 이내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금지하고 있다. 11조 3호를 보면 대통령 관저, 국회의장 공관, 대법원장 공관 등을 금지 장소로 명시했다. 기존 대통령은 청와대, 즉 대통령 관저와 집무실이 한 공간에 있었기 때문에 이 규정으로 관저 100m 인근 집회가 금지되는 효과를 봤다.
윤석열 정부는 대통령이 공적인 업무를 보는 집무실(구 국방부 청사)과 대통령의 집인 관저를 분리했다. 그러자 경찰은 집무실에 관저가 포함된다며 용산 집무실 100m 집회와 시위를 금지하겠다는 방침을 내세웠다. 구자근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달 20일 집시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100m 집회금지 대상에 대통령 집무실도 명시하는 내용이다.
▲ 대통령실 홈페이지 갈무리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1일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용산경찰서장을 상대로 낸 집회 금지통고 처분 집행정지(효력정지) 신청에서 용산 집무실 100m 집회를 허용했다. 서울경찰청은 지난 12일 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법무부 지휘를 받아 즉시항고장을 법원에 제출했다. 법무부도 경찰 주장을 승인한 것이다.
‘소통’ 취지가 무색하게,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겠다고 여당과 경찰, 법무부까지 합세한 가운데 언론에선 이 사안을 어떻게 보도하고 있을까?
시위를 악습으로 규정, 법원 판단 ‘어이없다’는 문화일보
문화일보는 지난 12일 사설 “‘대통령실 코앞 시위 허용’ 황당 결정과 악습是正(시정) 과제”에서 법원 판단에 대해 “이것이야말로 ‘법률의 통상적 취지’를 벗어난 황당한 판단”이라며 “헌법정신까지도 몰각한 결정이라는 점에서 더욱 어이없다”고 주장했다.
문화일보는 “대통령실 이전은 국민과 소통을 확대하면서 투명한 국정을 펼치겠다는 윤 대통령 결단에 따른 점에서 집회·시위 등 국민의 표현의 자유에도 새로운 전기가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법원은 이런 전반적 상황을 종합해 시위 악습은 시정하면서 합리적 표현은 보장하는 방향으로 상급심에서 잘못을 바로잡기 바란다”고 주장했다.
▲ 문화일보 12일자 사설
헌법 제21조는 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정했다. 헌법에서 보장하고 있는 국민의 기본권을 ‘악습’으로 비난하며 “시정해야 한다”고 한 것이다. 윤 대통령이 소통을 확대하려고 하고 집회와 시위가 표현의 자유인 것을 인정하면 논리적으로 집회와 시위를 인정하자는 주장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시위 악습’을 꺼낸 것이다.
집시법 위반 가상사례 끌어와 시위 비난한 서울신문
서울신문은 지난 13일 사설 “‘민의의 전당’ 용산, 소음으로 얼룩져선 안 돼”에서 “윤 대통령이 집회 시위의 자유를 보장하겠다는 입장을 적극 밝히거나 아예 시위 주최 측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자리를 정례적으로 만들겠다고 약속해 해결하면 좋을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시민사회단체를 비롯한 각종 집회 주최 측이 확성기를 크게 틀며 집시법에 허용하는 범위 이상의 소음을 유발하거나 교통 정체를 일으키는 등 시민의 일상까지 불편하게 만드는 무분별한 집회는 자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울신문도 윤 대통령이 소통을 강조하며 용산으로 집무실을 이전했기 때문에 시위를 금지하는 것을 무작정 옹호하진 못했다. 그런데 서울신문은 느닷없이 시민단체가 집시법을 어겼다는 전제 하에 집회에 대해 비난했다.
▲ 서울신문 13일자 사설
용산 집무실로 이전한 뒤 시민들이 필요 이상의 소음을 유발하거나 교통정체를 일으켜 집무실 일대 시민의 일상을 불편하게 만들었나? 무분별한 집회가 악의적이고 반복해 열렸다면 해당 단체에 대한 비판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경찰은 집시법조차 지키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집무실 인근 집회를 금지해오고 있다. 현재 집시법 취지를 어긴 건 경찰이다.
또한 일부 단체들이 집시법 취지에 어긋나도록 집회를 했다면 그 단체의 문제일 뿐이다. 서울신문은 용산이 “소음으로 얼룩져선 안 된다”며 “다양한 목소리와 입장이 평화롭게 공존하는 성숙한 집회 문화가 정착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역시 집회 문화가 성숙하지 않다는 전제 하에 집회에 나선 시민들을 비난하는 내용이다.
서울신문의 사설은 논점을 정면으로 반박하지 않고, 일부 사례를 일반화해 시위 자체를 비난했다. 이번 집무실 앞 집회 금지 논쟁 훨씬 이전부터 집시법 11조 자체가 국민의 저항권이나 표현의 자유를 위반한다는 비판이 있었다. 지난 3월 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도 “국가기관 편의를 위해 시민의 기본권을 희생시키고 있다”며 집시법 11조 폐지를 주장했다.
법원의 집회 허용으로 시민불편?
법원의 집회 허용 판단은 집시법에 대한 해석이자 경찰의 무리한 기본권 통제에 대한 경종이다. 그러나 일부 언론은 법원 판단으로 시민불편을 야기한다는 논지를 폈다.
뉴시스는 12일자 “대통령 집무실 인근 집회 허용…‘교통 지옥’ 용산 현실화”에서 “이에(법원 판단) 따라 용산구에서 생활하거나 출퇴근하는 시민들은 교통 통제 등으로 불편함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법원 “집무실 100m 앞 집회 허용”… 삼각지, 시위 집결지 되나”(서울신문 12일자), “집무실 100m내 행진 허용…용산 시위 몸살 앓나”(국민일보 12일자), ““동네 갑자기 시끄러워졌다”…삼각지역 13번 출구, ‘집회 1번지’ 급부상”(데일리안 14일자) 등의 보도도 비슷한 논조를 보였다.
이러한 사태의 원인제공은 청와대에서 집무실을 용산으로 옮긴 윤 대통령에게 있다. 용산을 중심으로 소통하겠다고 나선 만큼 집무실 인근이 시끄러워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윤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아침 혼잡한 시간에 서초동에서 용산까지 출근하면서 교통혼란을 가중하고 있지만 이들 언론은 소통하겠다고 용산을 찾은 시민들을 비난하는 꼴이다.
일부 언론에서 표현의 자유를 비난하는 가운데 윤석열 정부는 정부출범 직후 용산 대통령 집무실을 미국 백악관 웨스트윙과 비슷한 구조로 구성했다고 홍보했다. 백악관을 벤치마킹해서 소통을 강화했다는 취지였다. “백악관 닮은 용산”(조선 12일자), “백악관 본뜬 집무실”(중앙 12일자), “‘백악관처럼’ 참모들 수시로 들락날락”(뉴스1 12일자) 등 대통령실 입장을 그대로 전한 보도들이 나왔다. 하지만 미국 백악관은 100m 집회 금지 규정이 없어 시민들이 백악관 바로 앞까지 접근할 수 있다.
▲ 용산 집무실이 미국 백악관을 따라했다고 홍보한 대통령실. 사진=대통령실 제공
우왕좌왕 경찰 비판한 동아일보 “새 정부 눈치보나”
보수매체에서도 경찰의 과잉충성에 대한 쓴소리가 나왔다. 동아일보 13일자 사회부 기자의 “대통령실 인근 집회 놓고 새 정부 눈치보는 경찰”을 보면 법원의 집무실 인근 행진 허용 판단 직후 경찰이 ‘사법부의 판단을 존중한다’고 했다가 ‘항고하겠다’는 입장 사이에서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지적했다. 법조계에선 경찰 항고가 실효성이 없는데도 경찰 측 관계자가 “즉시항고는 의지 표명”이라고 실질 효과가 없음을 인정한 것도 함께 전했다.
동아일보는 “관저와 집무실의 사전적 의미가 다르다는 점에서 경찰의 자의적 법해석이라는 지적이 많았는데 그럼에도 반대 의견에 귀를 닫고 집무실 인근 집회 금지를 고수했다가 법원에서 제동이 걸린 것”이라며 윤 대통령이 소통 강화를 이유로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한 사실과 용산공원 담장을 낮춰 시민들과 눈을 맞추겠다고 한 점 등을 강조했다.
한겨레는 지난달 12일 사설에서 “숱한 반대를 무릅쓰면서까지 ‘국민에게 더 가까이’를 명분으로 집무실 이전을 밀어붙였다면, 집무실 근처에서 국민들이 다양한 의사를 표출할 기회를 최대한 보장하는 게 옳다”며 “윤 당선자 쪽이 모델로 삼았다는 미국 백악관 앞에서도 시위는 흔한 일”이라고 주장했다. 언론이 시민들의 입을 막을 게 아니라 집무실을 용산으로 이전 강행한 윤 대통령에게 질문할 때다.
한동훈·이상민·원희룡 검증보도에 기자 개인 고소·고발 이어져
“검증 대상인 정치인이 기자 개인 형사고소하는 문화 안돼” 우려
윤석열 내각에 인선된 후보자들이 한겨레 내각 검증팀 기자들을 상대로 잇달아 고소·고발에 나섰다. 인사 검증 보도를 상대로 한 이례적인 법적 대응에 언론시민사회에선 언론 자유 위축을 우려하는 입장을 냈다.
한동훈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4일 ‘자녀의 엄마찬스 스펙쌓기’ 의혹을 보도한 한겨레 A, B, C 기자를 서울 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은 지난달 23일 자신의 변호사법 위반 사건 연루 논란을 다룬 한겨레 보도를 이유로 D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하고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제기한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검증 보도와 관련해서도 우익단체가 한겨레 기자 3명을 고발했다. 자유청년연합 장기정 대표는 지난 29일 한겨레 E, F, G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서울지방검찰청에 고발해 사건이 서초경찰서에 이관됐다. 한겨레는 원희룡 후보자의 제주도지사 시절 △업무추진비 명세서 허위작성 △정치후원금 보은 인사 △오등봉 개발 특혜 등 의혹을 단독 보도해왔다.
정부 내각 발표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이뤄지는 언론의 의혹 및 검증 보도에 검증 대상인 후보 당사자들이 기자 개인을 형사고소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김동찬 언론개혁시민연대 정책위원장은 “정치인 검증 보도는 언론자유 측면에서, 특히 고위공직자를 상대로 한 검증 국면에서 폭넓고 강력하게 보호돼야 한다. 정치인이자 검증의 대상인 인물이 직접 나서 언론인을 고소할 때 보도 위축으로 인한 피해는 공동체 전체가 입게 된다”며 “정치집단이 고소·고발을 남용하는 문화가 형성되고, 시민들의 고발까지 부추기는 효과가 나타난 것 같아 우려 된다”고 말했다.
언론연대는 한 후보자의 기자 고소에 11일 성명을 내고 “장관 후보자가 자신을 향한 검증보도에 고소장부터 내미는 것은 매우 부적절한 행태이다. 언론에 대한 형사소송은 후속보도를 위축시켜 국민의 알권리를 침해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기사에 이미 후보자 측 반론이 포함되어 있고, 해당 언론사가 사실과 다른 내용을 바로잡은 상황에서 기어이 형사고소에 나선 것은 언론을 압박하려는 의도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앞서 한겨레는 한 후보자 딸의 “기업의 도움으로 우리가 노트북 50여 대를 기증할 수 있었다”는 언론 인터뷰를 근거로 부제에 ‘딸 명의 기부’라고 밝혔으나, 기업 명의의 기부라는 후보자 항의를 수용해 부제를 지운 바 있다.
언론연대는 이어 “한 후보자는 청문회에서 고소 취하 의사를 묻는 질의에 ‘대단히 예외적인 상황’이며 ‘악의적으로, 명확하게 사실을 아는데도 불구하고 공격하기 위해서 (기사를 썼다)’고 단정해 말했다”며 “전체적인 사실관계와 보도 취지에 비춰보아도 수긍하기 어려운 주장이다. 법률가인 한 후보자가 이를 모를 리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언론연대는 한 후보자 자녀의 스펙 쌓기 의혹 해명을 요구하는 다른 언론의 사설을 예로 들었다. 한국일보는 10일 사설을 내 “미국 대학 입시를 위해 부모와 가족까지 동원한 게 아니냐는 합리적 의심을 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중앙일보는 9일 “자녀를 향한 검증을 불편해 하거나 반발하기보단 겸허한 자세로 충분히 설명”할 것을 요구했고 동아일보는 10일 “딸·재산 의혹 국민 눈높이에서 겸허하게 해명하라”고 밝혔다.
언론연대는 그러면서 “한 후보자의 언론 고소는 민주당 (언론중재법) 법안의 위험성을 그대로 보여주는 실례”라며 “언론 및 시민사회단체들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법안에 대해 꾸준히 독소조항을 지적해왔다”고 했다. 언론연대는 “이번 사태를 통해 국회가 해야 할 일은 보다 명확해졌다”며 “국회는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는 법 개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밝혔다.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가운데)이 12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2022년 2차 추가경정예산안 관계장관 합동브리핑을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지난 2월 16조9천억원 규모의 1차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한 뒤 3개월 만에 정부가 사상 최대 규모의 ‘2차 추경’을 들고 나왔다. 똑같은 ‘코로나 극복’ 추경이지만 선수가 바뀌면서 여야의 속내는 무척 복잡해 보인다. 추경을 둘러싼 입장 변화가 가장 큰 사람은 역시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다. 대선 전까지 국회 기재위에서 홍남기 전 부총리를 비롯한 전 정부를 공격했던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은 이제 새 정부의 경제부총리가 되어 추경안 편성을 진두지휘하는 입장이 됐다.
① ‘초과세수로 추경’ 방만이라던 추경호
2021년도 2차 추경 편성을 앞둔 지난해 6월23일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 ‘야당’의 추 의원이 당시 홍남기 부총리에게 물었다. “(초과세수가) 약 30조 더 들어온다 해서 적자살림이 갑자기 흑자살림 된 것도 아닌데 (…) 30조를 채무 상환을 다 하더라도 약 70조~80조 정도의 적자살림을 살아야 하는데 이렇게 그냥 써도 되는 겁니까, 빚 안 갚고?” “세수 더 걷힌다고 또 추경해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은 경기 대응 측면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방만하게 적극적으로 가는 것 아닙니까?
”추 부총리는 취임 다음날인 12일 초과세수 53조3천억원을 활용한 59조4천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발표했다. 꼭 같은 질문을 돌려받은 추 부총리는 “건전재정 기조는 변함없다”며 “사실 건전재정만 보면 전부 국채 상환에 쓰겠지만, 한쪽에는 엄중한 경제 상황이 있고 코로나로 피해 입은 소상공인분들이 계시기에 시급히 지원하지 않으면 나중에 추가적인 복지 지출 소요로 나타난다. 가급적 온전한 손실보상과 민생안정 외 다른 지출을 잡지 않고 9조원은 국가부채비율을 줄이는 데 썼다는 것을 우리 건전재정 기조의 신호로 이해해달라”고 답했다.
야당이 무작정 “돈 더 쓰자”고 주장하는 장면도 선수만 바뀌어 반복됐다. 대선 전 더불어민주당이 25조원 규모 재난지원금을 약속하자 국민의힘은 ‘묻고 더블로 가’ 식으로 50조원, 100조원까지 부르며 ‘퍼주기 경쟁’을 부추긴 바 있다. 이번 2차 추경안이 발표되자 야당이 된 민주당은 이미 사상 최대 규모인 정부안에 10조8천억원을 더 얹은 자체 추경안을 내밀어 맞불을 놨다.
2019년 7월 18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자유한국당 추경호 의원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② 인플레 우려될 때 재정 풀면 ‘엇박자’라더니
국고에서 막대한 돈이 풀려나면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공산이 크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2%대 중반까지 올랐던 지난해 6월에도 추경 편성을 둘러싸고 이런 우려가 나왔다. 당시 ‘야당’의 추 의원은 국회 기재위에서 “미국 등 곳곳에서 인플레 걱정을 많이 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그렇다. 거시적으로는 이제 금리 인상을 고려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재정은 한발 더 나아가 기름 붓듯 확장적으로 방만하게 가는 게 과연 맞는지, 거시정책 조합에서 보면 서로 엇박자 나는 건 아닌지 몹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불과 11개월 만에 추 부총리는 똑같은 우려에 대해 방어하는 위치에 섰다. 당시 2%대 중반이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벌써 5%대를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추 부총리는 “이번 추경을 편성하면서 어떻게 하면 물가에 부담 주는 영향이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느냐, 이것이 고민이었다”며 “물가가 오를 때 물가 안정 과제와 함께 물가불안 속에 어려워하는 계층에 힘을 보태드리는 것도 우리 정책 과제”라고 답했다. 아울러 추 부총리는 “이번 재정 투입은 대부분 이전지출 소요다. 이전지출은 통상적인 정부 지출에 비해 물가 영향이 굉장히 약하다”고 해명했는데, 지난해 편성된 추경도 대부분 이전지출이기는 마찬가지였다. 이전지출은 재난지원금처럼 정부가 개인이나 단체에 반대급부없이 지급하는 돈을 말한다.
③ 선거 전 추경에 ‘매표용’ 비난하더니
추경의 타이밍에 대한 태도도 대선 전후로 달라진 점 가운데 하나다. 추 부총리는 지난 1월 페이스북에 지난 1차 추경을 “선거용 재정살포”라고 비판한 바 있다. 당시 추 부총리는 “문재인 정권과 민주당이 또다시 대선을 겨냥한 매표용 돈 풀기에 나섰다. 사실상 관권선거 하겠다는 것”이라며 “추경하더라도 대선 끝나고 3월10일 이후 실효성 있는 추경을 편성하고 심사하는 것이 정도”라고 썼다. 그런 추 부총리는 지방선거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시점에 사상 최대 규모의 추경을 들고 나왔다.
여야 공수가 전환된 지금, 민주당에서도 묘한 입장 변화가 감지된다.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추경을 반대하기 어려운 민주당은 공식적으로 2차 추경에 대해 “하루라도 빨리 지급하자”는 태도다. 하지만 지난 12일 김성환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당초 대선이 끝나자마자 추경을 편성하자고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공교롭게도 지방선거를 앞두고 집행되는 상황”이라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냈다.
윤석열 정부가 여러 국가에서 폐해가 드러난 전력 판매 시장 개방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전력 판매 시장에 민간 기업 참여를 허용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시장을 개방한 국가에서는 1천개 이상의 요금제가 우후죽순으로 생겨나 소비자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경쟁 도입에 따른 전기요금 인하 효과도 불투명하다.
13일 전력 업계에 따르면,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최근 발표한 국정과제에는 전력 판매 시장 계획이 담겼다. 에너지 관련 과제로 ‘경쟁과 시장원칙에 기반한 전력시장 구축‘을 제시했다. 지난달 에너지 정책 방향에서도 ‘한국전력 독점 판매 구조를 점진적으로 개방‘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개방한다는 전력 판매 시장은 한전과 시민·기업이 거래하는 소매 시장을 이르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전은 도매 시장인 전력거래소에서 발전사로부터 산 전기를 시민·기업에 판매한다. 인수위가 ‘한전 독점 판매 구조’라고 표현한 배경이다. 시장 개방은 한전뿐 아니라 민간 기업도 전력거래소에서 전기를 매입해 되팔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민간 기업에게 전력 판매 시장은 적은 투자 비용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신산업이다. 전력 산업은 ‘발전-송·배전-판매’ 구조로 이뤄진다. 발전사가 만든 전기는 한전이 구축한 송·배전망을 타고 주택·공장·빌딩 등 수요처에 들어간다. 송·배전망은 설비 투자에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지만, 수익성은 크지 않아 재계의 개방 요구가 크지 않다. 민간 기업은 전력 유통 길목에서 통행세를 받는 셈이다.
소비자 선택권 확대의 실체
전력 판매 시장이 개방되면 여러 민간 기업이 각종 요금제를 만들어 경쟁하게 된다. 시장 개방을 지지하는 쪽은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된다고 주장한다.
일본 2위 통신사 KDDI도 전기요금 판매에 나서면서 ‘현명하게 선택해 비용 절감’이라는 홍보 문구를 내걸었다. 일본은 주요국 가운데 가장 최근인 지난 2016년 전력 판매 시장을 개방했다. 전력 판매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새 정부가 참고할만한 사례다.
일본 경제산업성 자원에너지청 자료를 보면, 2020년 기준 670여 개 기업이 1,300개 이상의 요금제를 판매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021년 7월 18일 오후 일본 도쿄 니혼바시의 한 거리. 2021.7.18 ⓒ뉴스1
전력 판매 시장을 전면 개방한 이후 민간 기업이 대거 뛰어들었다. 기존에는 10개의 발전사만 전기요금제를 팔 수 있었다. 이들 요금제는 사실상 정부가 조정하는 구조였다.
요금제가 우후죽순으로 늘자 전기요금제를 비교해주는 서비스까지 등장했다. 셀렉트라(Selectra)는 사용자 거주지와 전력 사용량 등에 따라 최적의 요금제를 찾아준다. 현재 가입한 요금제보다 싼 요금제를 나열하는 방식이다.
홈페이지에서 연간 전력 사용량을 입력한다. 가구 인원과 사용하는 가전(세탁기·건조기·에어컨 등)을 설정하면 추정치도 알려준다. 자주 이용하는 시간대와 거실과 방 개수를 선택한다.
연간 2,500kWh 정도를 사용하며 도쿄전력 요금제에 가입한 2인 가구를 가정해 검색해보니 요금제가 125개 뜬다.
상세정보를 누르니 머리가 어지럽다. A 회사 요금제는 1kWh당 가격이 전력 사용량 구간별로 달라진다. 0~120kWh 구간은 19엔, 120~300kWh 구간은 25엔이다. B 회사 요금제는 월 200kWh 정액제로, 기본요금이 정해져 있다. 정량을 넘기면 1kWh당 추가 요금이 붙는다. 정량을 다 쓰지 못하면 이월할인이 적용된다. B 회사는 100kWh 정액제 요금도 판다. C 회사 요금제는 별도 조건 없이 1kWh당 가격이 책정돼 있다. 다른 회사는 가스 요금제나 통신 요금제를 동시에 가입하면 할인하는 요금제도 판다.
전기를 얼마나 쓰느냐에 따라 요금이 달라져 쉽게 유불리를 파악할 수가 없다. ‘현명하게 선택해 비용 절감’은 멀게 느껴진다. 전기요금 자료사진 ⓒ셀렉트라(Selectra)
선택지가 많으면 혼란스럽다
다양한 선택지는 소비자를 혼란스럽게 한다. ‘곤혹독점(Confusopoly)’은 기업이 요금체계를 의도적으로 알기 어렵게 해 소비자가 혼란을 겪는 현상을 이른다.
일본에서는 전기요금제의 복잡성을 곤혹독점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노무라 무네노 간사이대학교 경제학부 교수와 쿠사나기 신이치 효고현립대학교 경제학부 교수는 일본 전력 판매 시장 개방 직후인 2017년 낸 ‘전력·가스 자유화의 진실’에서 곤혹독점을 언급하며, 다양한 전기요금이 반드시 소비자후생에 긍정적인 것은 아니라고 강조한다.
이들 교수는 일본에 앞서 전력 판매 시장을 개방한 영국을 사례로 들었다. 영국은 1999년 전력 판매 시장을 완전 개방했다. 요금이 복잡해져 비교하기 어렵다는 게 소비자들 반응이다. 전기요금제 비교 사이트 유스위치(uSwitch)의 2013년 조사 결과, 응답자 절반은 전력 판매 기업를 신뢰하지 않다고 답했다. 불신 주요 요인은 낮은 서비스 수준(50%)과 개방성·투명성 결여(37%) 등이었다. 다른 조사에서는 응답자 35%가 전기요금 청구서를 이해하지 못하며, 37%는 지불한 금액을 모른다고 답했다. 요금제가 난립하는 가운데 소비자가 합리적인 선택을 하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영국에서는 복잡한 요금 체계를 바로잡기 위해 정부가 나섰다. 영국 에너지 규제 기관 오프젬(Ofgem)은 2013년부터 ‘더 단순하고 명확하며 공정한(simpler, clearer and fairer) 에너지 시장을 위한 전력 판매 기업의 행동 기준’을 구체화하기 시작한다. 기업별로 핵심 요금제를 4개까지만 제공하도록 제한했다. 소비자에게 정보를 제공할 때는 오해의 소지가 없어야 하고, 중요한 정보가 적절하게 부각돼야 한다. 판매 중단된 요금제에 가입한 소비자에 대해서는 더 저렴한 요금제로 변경하도록 해야 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기업 개선은 더디다. 노무라·쿠사나기 교수는 2016년 영국 전력 요금제를 보면 여전히 조건이 다양해 비교가 어렵다고 지적한다. 조기 계약 해지 수수료, 월간 추가 포인트, 연간 할인 등 조건이 붙는다. 영국 상황은 전력 시장 개방이 가져올 정부와 기업 간 지난한 조정 과정을 보여준다.
가격경쟁 효과는 한때
민간 기업이 전력 판매 시장에 진입하면 가격경쟁으로 요금이 떨어질 거라는 주장도 현실과 거리가 멀다.
전기요금은 국제 유가 영향을 받는다. 유가가 오르면 전기 판매 기업이 발전사에 지급하는 도매가격이 상승해 전기요금도 올라가게 된다. 원가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전기요금을 올리지 않는 전기 판매 기업은 수익성에 타격을 받는다.
영국 전기요금은 2000년대 초까지는 내려가는 경향이 있었지만, 2004년 이후에는 가격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오프젬에 따르면, 2009~2012년 듀얼 퓨얼(가스와 전기를 한 회사로부터 공급받는 요금제) 연간 평균 요금은 1,095파운드에서 1,232파운드로 13% 올랐다. 이후 2013~2014년에는 평균 7% 상승했다.
원가 부담이 적은 저유가 시기에 전력 판매 기업이 요금을 낮춘다는 보장도 없다. 영국 전력 판매 기업은 이윤을 많이 남기기 위해 요금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연간 평균 요금에서 도매가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9년 68%(646파운드)에서 2014년 50%(612파운드)로 줄었다. 같은 기간 주요 6대 전력 판매 기업 당기순이익은 21.7% 늘었다. 특히 가정용 부문은 2억 3,300만파운드에서 11억 1,900만파운드로 4배 이상 뛰었다.
전력 판매 시장 개방 직후 전기요금이 일시적으로 떨어졌다가 다시 올라가는 현상은 세계적으로 나타난다. 일본은 가정용 요금이 2010년 1kWh당 20.4엔에서 2018년 25엔으로 23% 상승했다. 2015년 24.2엔에서 2016년 22.4엔으로 떨어졌지만, 이듬해 바로 23.7엔으로 올랐다.
미국도 전력 시장 개방이 요금 인상으로 이어지는 경향을 보인다. 미국전력회사단체(APPA)에 따르면, 전력 시장을 개방하지 않은 주보다 개방한 주의 요금이 더 비쌌다. 그 격차는 1998년 1kWh당 2.5센트에서 2013년 3센트로 벌어졌다.
독일 전기요금은 2008~2012년 1.2배 올랐다. 같은 기간 도매가격은 50% 감소했다.
송재도 전남대 경영대학 경영학부 교수는 “민간 기업의 이윤 극대화 논리에 따라 마진이 증가하고 전기요금이 상승하는 현상이 여러 국가에서 나타났다”며 “경쟁이 요금을 낮춘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쪽에 최근 힘이 실리고 있다”고 말했다. 2015년 이후 일본 전기요금 현황 ⓒ전력거래소
시장 참여 예상 1순위는 통신사
한국 전력 판매 시장이 개방될 경우, 참여가 예상되는 기업으로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가 언급된다.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판매망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장 참여가 용이하다. 일본의 2·3위 통신사인 KDDI와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여러 국가 통신사가 전기요금제를 팔고 있다. 이들 기업은 자사 통신 서비스와 결합한 전기요금제를 제공한다.
피쳐폰에서 스마트폰으로 넘어가고 LTE와 5G를 거치면서, 통신요금에 대한 소비자 불만이 끊이지 않았다. 데이터 제공량이 아주 적거나 필요 이상으로 많은 요금제만 팔고, 소비자 수요가 많은 구간의 요금제는 만들지 않아 비판이 제기된다. 비싼 요금제는 1MB당 단가가 싸고, 저렴한 요금제는 데이터 단가를 비싸게 매겨 형평성 논란도 인다. ‘쓰는 만큼 내는’ 간단명료한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구조다.
통신 산업도 처음에는 국영으로 시작했다. 1998년 민간 기업 참여로 개방되고, 2002년 한국통신(KT) 지분을 매각해 민영화했다.
통신 시장 개방 당시 경쟁을 통한 가격 인하와 신기술 도입 등 장밋빛 전망이 나왔다. 기대와 달리 공공성이 저해되고 대기업 배를 불리는 결과를 낳았다. 가계통신비 인하가 대통령 공약으로 나올 만큼, 많은 국민이 비싼 통신 요금에 불만을 품는 상황에 이르렀다. 그 사이 통신사는 매년 수조원대 영업이익을 올렸다.
도시가스사도 전력 판매 시장 참여가 전망된다. 일부 외국 사례와 같이 전기와 가스를 결합한 요금제를 판매하는 형태가 될 수 있다. 도시가스 시장도 SK 계열사가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 E&S는 전국에 8개 자회사를 두고 사업을 하는데, 이들 점유율은 22.5%에 달한다.
민간 발전사가 직접 판매까지 할 가능성도 있다. 영국에서는 발전사가 전력 판매 시장의 주요 사업자로 활동하고 있다.
통신사·도시가스사·발전사는 대기업이 주를 이룬다. 전기라는 공공재에 대기업의 기업 논리가 작용하면 소비자 부담이 가중될 심산이 크다.
구준모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기획실장은 “민간 기업은 본성상 수익성을 추구하기 때문에 요금을 부풀리려고 할 것”이라며 “통신 산업에서도 1위 사업자가 요금제에 대해 정부 허가를 받아야 하지만, 영업비밀을 이유로 원가구조를 공개하지 않아 사업 운영 결정권이 민간에 넘어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중구 한 휴대폰 매장 간판에 통신사 3사 로고가 보이고 있다.2020.05.20. ⓒ뉴시스
전홍기혜 기자 | 기사입력 2022.05.13. 08:57:25 최종수정 2022.05.13. 08:58:46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여파로 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74년 동안 중립을 지켜온 핀란드가 나토(북대서양 조약기구, NATO) 가입을 공식화했다.
핀란드 사울리 니니스퇴 대통령, 산나 마린 총리는 12일(현지시간) 공동성명을 내고 "핀란드는 지체 없이 나토 가입을 신청해야 한다"며 "나토 가입으로 핀란드의 안보가 강해질 것"이라고 밝혔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러시아와 국경을 맞대고 있고 지난 1939년 11월 소련의 침공으로 '겨울전쟁'을 겪은 핀란드 입장에서는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나토 가입을 선택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겨울전쟁'으로 핀란드는 영토의 11%를 떼주고 1940년 3월 휴전협정을 맺었다.
나토의 확장으로 인한 안보 위협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명분으로 내세웠던 러시아는 발끈하고 나섰다. 러시아 외무부는 성명을 내고 "러시아는 자국의 국가 안보를 향한 위협을 해결하기 위해 군사.기술 상호적인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핀란드와 함께 나토 가입 추진 입장을 밝힌 스웨덴도 16일께 가입 신청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앤 린데 스웨덴 외무장관은 트위터에 "핀란드는 스웨덴의 가장 가까운 안보 및 국방 파트너"라면서 "핀란드에 대한 나토의 평가를 고려해 나토 가입을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미국은 핀란드의 나토 가입이 "위협"이라면서 군사적 대응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경고한 러시아의 입장에 대해 "이런 일을 초래한 것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푸틴 대통령은) 거울을 보라. 아마도 그곳에 이런 국가에서 나토 합류에 대한 대중적 지지가 증가하는 이유가 있을 것"이라고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원인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토는 방어적인 동댕이지 공격적인 동맹이 아니다"라며 "핀란드와 스웨덴이 나토 가입을 선택한다면 미국은 이를 지지한다"고 말했다.
▲핀란드 니니스퇴 대통령과 마린 총리가 12일 나토 가입 신청 입장을 밝히는 공동 성명을 냈다. ⓒAP=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 주민에게 코로나19 백신을 비롯한 의약품을 지원할 방침이라고 강인선 대통령실 대변인이 13일 발표했다.
이날 오후 서면브리핑을 통해, 강 대변인은 “최근 북한에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감염 의심자가 폭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면서 “구체적인 지원 방안은 북한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알렸다.
지난 3일 윤석열 당선자 측 인수위원회는 ‘11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 ‘남북 간 인도적 문제 해결 도모’를 제시했다. “인도적 지원을 조건 없이 실시하되 이를 필요로 하는 북한주민에 전달되도록 모니터링 실시”하겠다며, 북한이 호응하면 ‘코로나19’ 관련 긴급지원, 식량난·수해 등 긴급구호를 추진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3일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북한으로부터) 연락은 안 왔다”고 선을 그었다. ‘남북 채널이 있는가’는 질문에 대해 “그런 것까지는 아직 아니고 일단 윤석열 정부의 입장을 정한 것이라고 보면 되겠다”고 답했다.
“코로나가 발생한 상황에서도 주민의 생명과 안전을 외면하고 탄도미사일 도발을 지속하는 북한의 이중적 행태”를 비판한지 하루 만에 백신 지원 방침을 밝히느냐는 지적에는 “우리 정부가 입장을 바꿨다기 보다도 12시간 간격으로 북한이 상반된 말과 행동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오늘 [조선신보]에서 낸 메시지는 ‘방역 강화에 필요 수단을 우리는 완벽하게 구비하고 있다’”는 것으로 “지금 밖에서 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메시지”라며 “지켜보면서 북한의 의도가 무엇인지, 앞으로 인도적 현안을 따로 떼어서 추가적 조치를 고려해야 되는지를 판단해 보겠다”고 밝혔다.
“인도적 협력과 군사안보 차원의 대비는 별개의 문제”이며 “안보를 지키는 문제는 철저하게 그것대로 초점을 맞추고, 북한이 뭔가를 원하고 도움을 청한다면 거기에 분명히 응해서 진지하게 논의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12일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지난 5월 8일 수도의 어느 한 단체의 유열자들에게서 채집한 검체에 대한 엄격한 유전자 배열분석 결과를 심의하고 최근에 세계적으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비루스(BA.2)와 일치하다고 결론하였다”고 발표했다.
13일자 [노동신문]에 따르면, 지난 4월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북한 전역에 폭발적으로 확산되어 짧은 기간에 35만여명의 '유열자'(발열환자)가 나왔으며, 그중 16만 2,200여명이 완치되었다.
12일 하루동안 전국적으로 1만 8,000여명의 발열환자가 새로 발생했고, 지금까지 18만 7,800여명이 격리 및 치료를 받고 있으며, 사망자는 6명이고 그중 1명이 오미크론 변이 바이러스 확진자로 확인됐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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