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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는 사람만 아는 이 봄나물, 한번 먹으면 못 잊습니다

[우리 집 봄나물 레시피] 밥 한 공기 '순삭' 하게 만드는 쭉잎나물

22.05.13 05:58l최종 업데이트 22.05.13 05:58l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봄이 오면 맨 먼저 우리 집 밥상부터 달라진다.
▲  봄이 오면 맨 먼저 우리 집 밥상부터 달라진다.
ⓒ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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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의 끝자락 5월이다. 세상이 온통 푸르고 생기가 넘친다. 봄이 오면 맨 먼저 우리 집 밥상부터 달라진다. 겨울 추위에 땅속에서 영양분을 저장해 놓았던 새싹이 돋아나 싱싱한 나물이 되어 우리의 입맛을 돋워 준다. 겨울 동안 움츠렸던 우리 몸은 봄이 오면 춘곤증으로 피곤하고 나른하다.

봄은 생명의 계절이다. 피곤으로 지친 우리 몸을 위해  비타민C가 듬뿍 들어 있는 봄나물로 밥상을 차린다. 봄나물은 예전 임금님 수라상에도 자주 올렸던 음식이다. 봄나물은 우리 몸에 이로운 효능이 많다. 쌀이 귀하고 가난하게 살았던 우리 조상들에겐 봄에 나오는 나물들이 구황 식품이었다. 각종 나물에 곡식은 조금만 넣어 죽을 끓여 먹으며 여러 식구가 보릿고개를 넘겼던 시절도 있었다. 

봄이 온다는 말만 들어도 마음부터 설렌다. 봄에 만나는 꽃들도 많지만 우리가 좋아하는 먹거리 나물들이 산과 들에는 지천으로 널려 있다. 들에 나오는 식물들은 독성이 있는 것만 빼고는 거의 나물로 먹을 수 있는 것들이다. 그러나 익숙하지 않다는 이유로 매번 먹는 것만 챙겨 먹게 된다. 
 

봄나물로 가득 찬, 향긋한 식탁  추위가 가시고 2월이 지나면 맨 먼저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나물이 냉이와 달래다. 독특한 향과 몸에 좋은 효능이 많다. 냉이, 달래를 밥상에 올리면서 봄은 시작된다. 그다음으로 돌나물도 우리 집 식탁에 빠지지 않는다. 돌나물을 사다가 싱싱할 때 곧바로 된장 고추장과 마늘 참기름 한 스푼 넣어 버무려 밥을 비며 먹으면 이 또한 별미다. 겨울 내내 김장 김치만 먹던 밥상은 싱그러운 봄빛으로 물든다.


사람도 저마다 향기가 다르 듯 봄에 나오는 나물들도 각기 독특한 저마다의 향기를 지니고 있다. 참 신기하고 오묘하다. 놀랍기만 하다.

각종 먹거리들이 많아지고 봄이 오기 시작하면 나는 재래시장을 자주 간다. 오늘은 무슨 나물이 나왔을까? 시장에 가면 온통 푸르른 나물 종류가 많다. 그래서 기분마저 좋아진다. 우리가 가장 선호하는 쑥에서부터 쌉싸름한 머위 나물, 향이 독특한 돌나물까지. 새로운 나물이 나오면 반가워서 사가지고 온다. 

쑥이 연할 때는 도다리쑥국을 한 번이라도 끓여 먹어야 섭섭하지 않다. 미나리는 우리에게 친숙한 나물이다. 나는 미나리, 머위, 새발 나물을 조금씩 사 가지고 와 매끼 바꾸어 가며 나물들을 살짝 삶아 무쳐서 밥상에 올린다. 봄에 나오는 나물과 밥을 먹으면 마치 봄을 먹는 것 같은 생각에 마음이 흐뭇하다. 

4월이 지나고 오월이 오면서는 산나물이 나오기 시작한다. 특히 강원도에서 나오는 나물들을 많은 사람들이 즐긴다. 곤드레는 나물밥을 해서 먹고 곰취는 생으로 쌈을 싸 먹기도 한다. 그 향이 너무 좋아 손가락으로 엄지 척을 하면서 먹는다. 친근한 나물 고사리가 나오고 영양이 듬뿍 들어 있는 두릅도 우리 밥상에 빠지지 않는 봄나물이다.

두릅은 먹는 방법이 다양하다. 우리집의 경우, 살짝 데쳐 숙회로도 먹고 찹쌀가루 무쳐 튀김도 해 먹고 장아찌를 담가 저장해 놓고 먹고 있다. 이처럼 나물 종류는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우리 집에서 제일 좋아하는 나물은 따로 있다.

요즘은 그 나물을 만나기가 어렵다. 예전에는 그래도 시장에 가면 더러 나왔는데, 지금은 찾기가 어렵다. 그 나물은 경상도에서는 참죽나물이라고 하고, 전라도에서는 쭉나무 쭉잎이라 부른다.

아는 사람만 아는 이 맛
 
큰사진보기참죽나물 무침. 유튜브 '엄마가아들에게Mom's recipe' 채널 영상 갈무리. 관련 영상 : https://youtu.be/ChmJPIxFyCE
▲  참죽나물 무침. 유튜브 "엄마가아들에게Mom"s recipe" 채널 영상 갈무리. 관련 영상 : https://youtu.be/ChmJPIxFyCE
ⓒ 유튜브 엄마가아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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쭉잎나물은 아는 사람만 안다. 예전에는 시골 마을에 쭉나무가 더러 있었다. 쭉잎은 향이 정말 독특하다. 그런데 쭉잎은 고추장에 넣어 장아찌를 해도 맛이 그만이고 살짝 데쳐 찹쌀 풀에 적셔 말린 뒤 튀겨 먹으면 어디에서도 맛보지 못하는 독특하고 맛있는 음식이 된다. 

우리 집은 간단하게 쭉잎을 사다가 끓는 물에 소금 조금 넣고 살짝 데쳐, 된장 고추장에 참기름 듬뿍 넣고 깨소금 마늘에 무쳐 먹는다. 종종 먹었던지라, 지금은 같이 살지 않는 딸들도 쭉잎나물 추억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요리도 있다. 쭉잎을 살짝 데친 후 물기를 꼭 짠 뒤 햇볕에 말린다. 바삭바삭 말린 후 줄기는 떼어 내고 잎만 프라이 팬에 기름을 두르고 바삭하게 볶아내는 것이다. 맛소금 약간 넣고 통깨와 참기름도 조금 넣어 접시에 담아내어 밥을 비며 먹으면, 밥도둑 반찬이 된다.

마지막으로, 쭉잎 장아찌도 빼놓을 수 없다. 쭉잎 장아찌를 만드는 것은 의외로 쉽다. 

1. 어린 쭉나무를 사다가 씻어 소금물에 30분쯤 담아 살짝 숨을 죽인다.
2. 다음에는 건져 물기를 뺀다.
3 매실액과 고추장을 동량 넣어 잘 섞는다.
4. 절여 놓은 쭉잎을 그릇에 차곡차곡 담아 고추장 양념 물을 붓는다.
5. 돌이나 무거운 걸로 눌러 놓고 2~3일 후에 먹으면 맛있는 장아찌가 된다.

남편과 내가 제일 좋아하는 나물이 바로 이 쭉잎나물(참죽나물)이다. 그러나 지금은 그 나무가 귀해서 그런지 이맘때 만나기가 어렵다. 쭉잎은 어려서 잠깐 며칠 사이에 나오는 잎이다. 나뭇잎이 크면 질기고 뻣뻣하고 맛이 없다. 올해는 정말 놓치지 않고 쭉잎나물을 해 먹으려 다짐한다.  

오랫동안 써왔던 마스크도 실외에서는 벗고 우리의 소중했던 일상이 돌아오고 있는 기쁜 날들이다. 봄 기운 가득한 밥상을 차려, 코로나19로 힘들었던 마음을 멀리 보내고 활기차고 행복한 나날을 채우길 바라본다. 봄은 우리에게 선물 같은 계절이다. 우리도 힘차게 한번 살아보자. 봄은 축복이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기자의 브런치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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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코로나 확진자 35만명 발생, 지금까지 6명 사망

김정은, 선제적 봉쇄 주문...백신 미접종에 의료 인프라 취약해 외부 지원 없이 극복 어려울 듯

이재호 기자  |  기사입력 2022.05.13. 07:57:02 최종수정 2022.05.13. 08:08:53

 

북한 내 코로나 확진자가 약 35만 명 정도 발생했으며 이 중 현재까지 6명이 사망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선제적 봉쇄를 통해 전파를 차단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이같은 조치가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 변이에 유효한 대책이 될지는 미지수다.

13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김 위원장이 12일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 방문해 전국적인 코로나 19 전파 상황을 점검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4월 말부터 원인을 알 수 없는 열병이 전국적 범위에서 폭발적으로 전파확대되어 짧은 기간에 35만여 명의 유열자가 나왔으며 그중 16만 2200여 명이 완치되었다"고 밝혔다.

이어 통신은 코로나 확진자가 있다고 공개했던 12일 하루에만 북한 전역에서 1만 8000여 명의 유열자가 새로 발생했다며 "현재까지 18만 7800여 명이 격리 및 치료를 받고 있으며 6명(그중 'BA.2' 확진자 1명)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이에 대해 "우리가 이미 세워놓은 방역체계에도 허점이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며 "전국의 모든 도, 시, 군들에서 자기 지역을 봉쇄하고 주민들의 편의를 최대로 보장하면서 사업단위, 생산단위, 거주단위별로 격페 조치를 취하는 사업이 가지는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그는 "보건부문과 비상방역부문에서는 유열자들의 병 경과 특성들을 치밀하게 관찰하고 전문성 있는 지도서의 요구에 맞게 과학적인 치료방법과 전술을 전격적으로 따라 세우며 국가적인 의약품보장대책을 더욱 강화하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와 함께 통신은 김 위원장이 "인민들이 국가의 비상조치들을 정확히 이해하고 그 실행에서 고도의 자각성을 발휘하도록 정치선전사업을 공세적으로 벌릴 데 대하여 말씀하시었다"며 "각급 비상방역단위들에서 자기 지역, 자기 단위의 방역사업에 대한 작전과 지휘능력을 높이며 제기되는 정황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준비를 충분히 갖출 데 대한 문제, 방역사업에서 신속성과 과학성을 보장할 데 대한 문제"등 구체적 실행 과업을 제시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국가비상방역사령부 일군들이 당과 혁명이 부여한 엄숙한 사명감과 책무를 깊이 자각하고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8차 정치국회의정신의 요구대로 과감한 용기와 실천력으로 악성전염병의 전파근원을 완벽하게 차단, 소멸하며 방역대전의 승리의 돌파구를 앞장에서 열어나가리라는 기대와 확신을 표명"했다. 

김 위원장이 코로나 19 극복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다양한 방안을 지시했으나 의료 체계가 열악하고 백신 접종이 전혀 이뤄지지 않은 현 상황에서 효과적인 바이러스 차단 및 극복이 이뤄지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이에 일부에서는 북한이 백신과 치료제를 포함한 국제사회의 도움을 받기 위해 확진자 수를 공개하는 등 코로나 19 상황을 공식적으로 외부에 알리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특히 북한의 코로나 19 확진자가 지난 4월 말부터 발생했고 그 규모가 수십만 명으로 늘어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생 이후 열흘이나 지난 시점에서 이를 공개한 것을 두고, 외부의 도움 없이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현실적 판단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북한의 코로나 상황에 대해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지원에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통일부는 12일 밝힌 입장 자료에서 "더 이상 사태가 확산되지 않고 조기에 진정되기를 바란다"며 "북한 주민에 대한 지원과 남북간 방역·보건의료 협력은 인도적 차원에서 언제라도 추진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앞으로 남북 간 또는 국제사회와 협력이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적극 검토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 후보자 역시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서 열린 인사 청문회에서 "북한의 어려운 상황을 적극적으로 도울 의향이 있다. 관련한 예산도 통일부에 편성 돼있다"며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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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권 바뀌자 53조 초과세수? “분식회계 아닌가”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2/05/13 08:34
  • 수정일
    2022/05/13 08:3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정민경 기자 
  •  
  •  입력 2022.05.13 07:56
  •  
  •  댓글 0
 
 

[아침신문 솎아보기] 또 민주당 성비위…근본 해결책 촉구
그동안 성비위 사건에 ‘2차가해’하거나 옹호했던 모습 문제
초과세수 53조에 “새 대통령 쓸 비용을 감춰놨다가 꺼내는 것이냐”

더불어민주당이 3선 중진 박완주 의원을 당내 성비위 사건으로 제명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 오거돈 전 부산시장, 고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 사례에 이어 유사한 사태가 반복되고 있어 비판을 받고 있다. 언론은 민주당 성비위 사건을 두고 20일밖에 남지 않은 6·1 지방선거에 ‘초비상’이 걸렸다고 보도했다.

주요 일간지들은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사건에 대부분 사설을 내놨는데, “박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신속하게 제소해 의원 제명을 추진하고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민주당에서 반복되는 성비위 사건은 근본적이 해결이 되지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도 여러 신문에서 나왔다.

정부가 59조4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는데 초과세수가 53조3000억원으로 집계돼 논란이다. 오차율이 너무 심해 “정부가 바뀌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세수를 적게 잡은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기도 한다. 경향신문은 “정부가 분식회계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다음은 13일 주요 종합 일간지 1면 머릿기사 제목이다.
경향신문 “민주당, ‘성비위’ 박완주 제명…‘죄송’”
국민일보 “‘소상공인에 최대 1000만원’ 추경안 의결”
동아일보 “여야 ‘17곳 중 9곳 승리’ 최대 승부처 수도권 총력”
서울신문 “코로나 뚫린 北 또 탄도미사일”
세계일보 “손실보상 수십조 시중에…물가 어쩌나”
조선일보 “3선 박완주 제명, 보좌진 ‘더 있다’”
중앙일보 “선거빚 갚으려고 뇌물받고 선거비 만들다 감옥간다”
한겨레 “초과세수 높게 잡아, 59조 ‘역대급 가불 추경’”
한국일보 “‘형식적 협치보다 성과’ 직진 택했다”

▲13일 주요일간지 1면 모음.
▲13일 주요일간지 1면 모음.

또 민주당 성비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 등 근본 해결책 촉구

더불어민주당이 12일 박완주 의원의 성비위 사건을 밝히고 박 의원을 제명했다. 민주당이 박 의원을 국회윤리특별위원회에 직접 제소하지 않고 ‘국회 인권센터’에 보내기로 하면서 제 식구 감싸기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 사건은 민주당 중앙당에 제보가 접수돼 당 윤리감찰단이 자체 조사를 벌였다고 한다.

신현영 민주당 대변인은 12일 박 의원 제명을 발표했다. 신 대변인은 “당내에서 성비위 사건이 발생해 당 차원에서 처리한 것”이라며 “2차 가해 방지 및 피해자 보호를 위해 상세한 내용은 밝히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호중·박지현 공동비대위원장은 이날 저녁 피해자와 가족, 국민에게 사과했다. 이들은 “성비위는 철저한 무관용 원칙을 견지하고, 예외 없이 최고 수준의 징계를 하겠다”며 당헌·당규 개정과 재발방지 대책도 더욱 철저히 세우겠다고 밝혔다.

▲13일 중앙일보 12면.
▲13일 중앙일보 12면.

경향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사건이 터질 때마다 되풀이한 자성과 사과는 모두 빈말이었던 건가. 민주당의 맹성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며 “민주당의 사과는 이전에도 여러 번 있었다. 중요한 것은 실천이다. 민주당은 우선 박 의원을 국회 윤리특별위원회에 제소하고, 보다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전했다.

박 의원의 성비위 사건에 민주당의 대응도 잘못됐다는 지적이 대부분이다.

국민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성폭력 행위가 당에 접수된 게 지난해 말인데 5개월이 지나서 제명키로 한 것은 늦어도 너무 늦은 조치”라며 “성폭력 신고가 접수됐는데도 박 의원은 아무 일 없다는 듯이 대선때까지 2개월여를 정책위의장으로 활동한 후 대선 패배에 책임을 지고 지도부가 교체될 때 함께 물러났다”고 지적했다. 또한 국민일보 역시 “박 의원을 국회 윤리특위에 신속하게 제소해 의원 제명을 추진하고 수사기관에 고발해야 한다”고 전했다.

▲13일 국민일보 사설.
▲13일 국민일보 사설.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피해자가 누군지,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진 것인지를 놓고 불필요한 추측이 난무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면서도 “다만 대선 과정에서 사건을 무마하거나 쉬쉬하려 했던 건 아닌지 밝혀져야 한다”고 짚었다.

서울신문은 이날 사설에서 “당에서 제명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국회 윤리특위 제소를 통해 의원직에서 제명하는 등 철저하게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 했다. 한국일보도 이날 사설에서 “박 의원 성비위 사건은 제명으로 끝날 일이 아니다. 민주당도 제명 처분과 함께 국회 차원의 징계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국회 윤리특위는 민주당 자체 조사결과를 토대로 엄중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전했다.

▲13일 서울신문 사설.
▲13일 서울신문 사설.

박완주 의원 외 또 다른 성비위 사건이 있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12일 민주당보좌진협의회는 “최강욱 의원의 발언 문제가 불거진 이후 많은 제보가 들어왔다”며 “차마 공개적으로 올리기 민망한 성희롱성 발언들을 확인했고 더 큰 성적 비위도 제보받았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 기사 제목을 “3선 박완주 제명… 보좌진 ‘더 있다’”라고 뽑았다. 민주당 보좌진 협의회는 이날 입장문에서 “더 큰 성적 비위 문제도 제보받았다”며 진상 조사를 요구한 것에 대해 “다른 정치인들의 성추행 사건이 더 드러날 경우 6·1 지방선거를 앞두고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썼다.

▲13일 조선일보 1면.
▲13일 조선일보 1면.

 

그동안 성비위 사건에 ‘2차가해’하거나 옹호했던 모습 문제

조선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박 전 시장이 극단적 선택을 한 뒤 민주당 의원들은 박 전 시장을 ‘맑은 분’, ‘뜻을 잇겠다’고 칭송하고 피해자를 지속적으로 ‘피해호소인’이라고 부르며 모욕했다”며 “작년 보궐선거에선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의 중대한 잘못으로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않는다’는 당헌을 고쳐서 후보를 냈다. 가해자를 옹호하고, 진심으로는 전혀 반성하지 않으니 민주당 내 성범죄가 계속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13일 조선일보 사설.
▲13일 조선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이날 사설에서 “민주당은 성비위 사건이 터질 때마다 진상을 은폐하고 무마하려 한 의혹을 사 왔다. 성비위 자체도 문제지만 잘못을 묻고 넘어가려 한 고질적인 대처 방식이 더 문제”라며 “국회의원직을 박탈하고 엄정한 수사를 통해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2차 가해 예방에도 전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전했다.

한겨레 사설 역시 “이런 상황은 민주당의 성폭력 근절 의지가 여전히 부족한 탓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며 “민주당은 지도부가 앞장서서 박 전 시장 사건의 피해자를 ‘피해호소인’이라고 불러 사실상 집단적 2차 가해를 저지른 바 있다. 여론이 악화하자 사과는 했지만, 2차 가해 제재 강화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 논의는 대선 패배 이후 자취를 감췄다”고 지적했다.

이어 “민주당은 불과 얼마 전 안 전 지사와 박 전 시장 사건 피해자 지원단체가 2차 가해자로 지목해 공천 배제를 요구한 양승조, 변성완, 최민희 세 사람을 각각 6·1 지방선거에 공천 확정하기도 했다”며 “민주당의 다짐이 신뢰를 얻으려면, 안 지켜도 그만인 말 대신 단호하고 구체적인 근절방안을 내놓아야 한다”고 전했다.

정권 바뀌자 53조 초과세수? “정부의 분식회계 아닌가”

정부는 12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임시국무회의를 열어 59조4000억원 규모의 2차 추가경정예산안을 확정했다. 추경은 소상공인·민생·방역 지원에 36조4000억원, 지방재정 보강에 23조원을 쓰기로 했다. 소상공인·자영업자·중기업 손실보전금은 370만명에게 기본 600만원, 최대 1000만원을 지급하기로 했다.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한부모가정 등 270만가구에 가구당 최대 100만원의 생활안정자금을 지원하고 특수형태고용직·프리랜서 등에 고용안정지원금 100만원, 법인택시·버스 기사들에게 소득안정자금 200만원을 책정했다.

정부는 올해 초과세수가 53조3000억원으로 예상돼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추경을 편성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2차 추경 재원 중 44조3000억원(74.6%)이 초과세수였다.

▲13일 서울신문 1면.
▲13일 서울신문 1면.

경향신문 사설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오차율이다. 정부가 바뀌는 과정에서 의도적으로 세수를 적게 잡은 게 아니냐는 의심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며 “올해 세입전망은 지난해 가을에 했고, 지난해 세수집계는 올해 초에 해서 양측 간에 시차가 있다. 그렇다면 세수 추이를 봐가며 세수전망을 적시에 수정했어야 옳다. 2년 연속으로 세수에서 막대한 오차를 기록한 재정당국을 누가 믿겠나”라고 비판했다.

이 사설은 “정부가 분식회계한 게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이는 재정당국이 세수 추계와 결산 등 과정을 공개하지 않는 탓이 크다”며 “재원이 부족하다는 재정당국의 주장에 정부 지원이 미뤄지면서 자영업자들이 무더기 폐업했다. 세수 예측에 오차가 발생한 이유를 반드시 규명해야 한다”고 썼다.

▲13일 경향신문 사설.
▲13일 경향신문 사설.

동아일보 역시 세수 53조 오차에 대한 사설에서 “‘새 대통령 당선인이 쓸 비용을 감춰놨다가 꺼낸 소지가 있어 보인다’는 김성환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의 지적에 기재부는 뭐라고 답할지 모르겠다”며 “예산의 기본인 세수 추계가 엉터리로 이뤄지는 한 나라 가계부를 짜임새 있게 운영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 이날 사설 “정권 바뀌자 초과 세수 53조, 믿고 써도 되나”은 “정권이 바뀌자 떠오른 거액의 세수를 곧이곧대로 믿고 써도 되는지 불안하다. 정권 코드에 맞춰 기재부가 과하게 늘려 잡은 것이라면 잠시 국민을 속이고 빚만 남기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기재부가 초과 세수를 지나치게 부풀린 게 아닌지 우려스럽다”며 “추경의 필요성은 공감하나 먼저 쓰고 보자는 식이어선 곤란하다. 여당이 국채 발행을 피하려다 다른 우를 범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밝혔다.

▲13일 동아일보 사설.
▲13일 동아일보 사설.

기재부의 통계 오차를 비판하는 사설이 대부분이었던 한편 조선일보의 사설은 기재부가 문재인 정부 내내 거짓말을 하다가 새 정부가 출발하자 진실을 말하고 있다는 관점이었다.

조선일보 사설은 “새 정부가 출발하자마자 기재부는 거품 낀 고용 통계의 실상을 숨기지 않고 있는 그대로 설명했다. 당연한 일”이라며 “문 정부가 이념 편향의 목표에 꿰어 맞춰 자기들 입맛대로 취사 선택해온 가계소득 통계, 부동산 통계, 원전 경제성 평가 등도 바로잡아야 한다. 새 정부 정책은 정확하고 객관적이고 솔직한 통계 위에서 만들어야 한다”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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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조사위, ‘광주역 발포 현장 지휘 있었다’ 진술 확보

극우세력에 의해 ‘북한군’으로 몰렸던 광주 시민군, 42년만에 등판 “지만원 사과해라”

 
송선태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조사위 대국민 보고회에서 경과 보고를 하고 있다. 2022.05.12 ⓒ민중의소리 
 
1980년 5월 광주에서 공식 발포 명령이 내려지기 전에 있었던 광주역에서의 집단 발포가 우발적으로 벌어진 것이 아니라 현장 지휘관의 명령에 따른 것이라는 다수의 증언이 확보됐다.
5.18민주화운동진상규명조사위원회(조사위)는 12일 ‘대국민 보고회’를 열어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최근 조사위는 1980년 5월 20일 광주역 일대 발포와 5월 21일 도청 앞 집단 발포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였다. 두 곳에서 벌어진 발포는 계엄군의 공식적인 발포 명령, 즉 ‘자위권 발동’ 결정보다 하루 먼저 발생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애초 5월 20일 광주역 발포는 박모 대대장 등이 시위대의 차량 공격을 저지하기 위해 차량의 바퀴에 대고 권총을 발사한 데서 비롯됐다고 알려졌는데, 이는 박 대대장 본인의 수기 기록 등에 따른 것이었다.

하지만 조사위가 현장 작전 참여 계엄군 530명에 대한 방문 조사 등을 벌인 결과, 그동안 확인되지 않았던 새로운 정황을 포착했다. 당시 최모 제3공수여단장이 광주역 현장에서 지휘했고, 최 여단장이 무전으로 발포 승인을 요청했다는 진술 등을 확보한 것이다.

조사위는 “5월 20일 광주역 일원에서 집단발포 당시 최 여단장이 권총 3발을 공중에 발사하는 등의 현장지휘가 있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진위 여부를 확인 중에 있다”며 “현장지휘관의 독자적 판단에 의한 발포가 아니라 별도의 명령계통에 의해 광주역 집단발포가 있었는지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밖에 광주역 주변 건물 옥상에서 M60 기관총 위협사격과 함께 광주역 일원의 광범위한 지역에서 시위대열을 향한 발포뿐만 아니라 주택가, 상가에도 발포가 있었다는 진술도 나왔다.

5월 21일 도청 앞 집단발포와 관련해선 “중대장의 명령에 따라 시위대를향해 조준사격을 했다”는 등의 진술을 확보하고 사실을 파악하는데 조사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조사위는 전했다. 이 과정에서 당시 현장에 있었던 계엄군 중 일부는 “군인은 명령 없이는 어떤 경우도 발포할 수 없다”, “군인은 생명의 위협을 느끼더라도 명령 없이는 발포할 수 없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고 증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2일 오후 서울 중구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조사위 대국민 보고회에서 광수 1호로 지목된 시민군 김군인 차복환씨가 나와 증언을 하고 있다. 2022.05.12 ⓒ민중의소리

조사위는 광주 금남로의 페퍼포그 차량에서 기관총을 들고 있다가 한 언론사 기자에 의해 사진이 찍힌 시민군도 특정했다. 지만원 씨 등 극우세력은 이 사진 속 시민군을 ‘광수1호’라고 부르며 광주에 침투한 북한 특수군이라고 주장해왔다. 이런 주장은 5.18 광주민주화운동에 대한 북한 개입설의 근거로 작용하기도 했다. 최근 다큐멘터리 영화 ‘김군’이 이 시민군을 추적하면서 실제 인물을 둘러싼 혼란이 가중되기도 했다.

조사위는 사진 속 인물은 북한군이 아니라 현재 평범한 중년의 가장으로 살고 있는 차복환 씨로 판명됐다고 밝혔다. 또한 다큐에서 추적한 ‘김군’은 차씨가 아니라 효덕동에서 발생한 민간인 집단학살의 사망자인 ‘63년생 자개공 김종철’이라고 밝혔다.

조사위는 지난해 사진 속 인물을 자처하는 제보가 접수돼 조사위가 해당 사진을 촬영한 기자와 다큐 제작자 등을 상대로 조사를 벌여 제보한 인물이 사진 속 시민군인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차씨는 이날 보고회에 직접 참석했다. 차씨는 “작년까지만 해도 제가 ‘광수1호’로 돼있다는 걸 잘 모르고 있었다”며 다큐를 통해서 확인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는 사진이 찍혔던 당시 상황에 대해 “나중에 알고봤더니 기자가 찍었다고 하더라. 당시 그 분이 특이하게 저만 찍더라. 찍지 말라고 해도 계속 따라다니면서 사진을 찍길래 엄청 화가 나서 째려보고 있었는데 그게 찍힌 거였다”고 설명했다.

당시 머리에 두른 띠에 쓴 글자는 ‘석방하라 김군’이었다고 그는 밝혔다. 김군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이름을 줄인 말이었다. 그는 “그때 당시 전남 쪽에선 김대중 씨를 우러러 보지 않았나. 그래서 이름 석자를 쓰기가 좀 그랬다”며 줄여서 ‘김군’이라고 쓴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입었던 옷은 경찰들이 입는 시위진압복이었다. 그는 “’죽어도 좋다’는 서약서에 서명을 했다. 168명이 한 걸로 기억한다”며 서명한 사람에 한해서 전라남도경찰국에서 옷을 지급받았다고 설명했다.

차씨는 “지만원 씨가 저를 ‘광수1호’로 만들었더라. 제 명예가 훼손된 것에 대해 사과를 꼭 받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지씨가 사과하지 않을 시 법적 조치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송선태 위원장이 12일 오후 서울 중구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조사위원회의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조사위 대국민 보고회에서 경과 보고를 하고 있다. 2022.05.12 ⓒ민중의소리

이 밖에 조사위는 ‘무명열사’의 신원을 확인하는 성과도 냈다. 조사위는 1980년 5월 21일 14시께 도청 앞 집단 발포 현장에서 조준사격에 의해 장갑차 위의 청년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피해자 김모 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김씨는 다른 이름으로 오인돼 매장됐다가, 그 인물의 생존이 확인돼 '무명열사'로 분류됐고, 이번에 신원이 확인된 것이다.

2019년 12월에 출범한 조사위는 3년 안에 조사를 마치고 그 후 6개월 안에 종합보고서를 제출한다는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하지만 조사위는 “기존계획의 목표치 대비 조사 달성율은 전체적으로 50% 선에 머물고 있다”고 평가했다.

특별법 개정으로 조사위가 처리해야 할 조사 과제가 대폭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사건 당시 작성된 군 기록 등이 사후에 변조된 정황이 많아 진실을 재구성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위는 특히 “전두환, 노태우는 이미 사망했고, 정호용, 이희성 등 당시 내란집단의 핵심인사들은 진술을 거부하거나 소극적으로 임하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이에 조사위는 ‘상향식’ 조사방법으로 진실을 규명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위는”5.18이 사회적으로 갈등과 분열을 반복케 하고 정치적, 이념적으로 악용되는 악순환을 끊어내고 양심적 증언과 회복적 정의를 실천하고자 한다”며 “80년 당시 격랑에 휩쓸려 부당한 명령에 의해 5.18민주화운동에 연루돼 아픈 상처를 간직하고 계신 분들의 용기있는 증건과 제보를 기다리고 있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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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TPP 가입, 국민적 저항 맞는다

  • 기자명 조혜정 기자
  •  
  •  승인 2022.05.12 18:13
  •  
  •  댓글 0
 
 
 

‘CPTPP 가입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출범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을 반대하는 국민 저항이 거세질 전망이다. 농업, 노동, 먹거리, 소비자, 인권, 정당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CPTPP 가입 저지를 위해 공동행동을 시작한다고 선언했다.

CPTPP는 일본과 호주·캐나다·뉴질랜드·베트남 등 아시아태평양지역 11개국이 참여한 다자간 무역협정이다. CPTPP 개방 수준은 농축산물 96.3%, 수산물은 100% 관세 철폐로 ‘전면 개방’ 수준이다.

▲ 사진 : 뉴시스
▲ 사진 : 뉴시스

문재인 정부가 임기 말 추진하려 했던 CPTPP 가입 신청이 윤석열 정부로 넘어왔고, 윤 정부는 110대 국정과제를 발표하며 CPTPP 가입 추진 의사를 밝혔다.

이들 단체들은 12일 오전 서울 종로 서울글로벌센터 국제회의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CPTPP 가입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발족을 알리고, “농축수산업 포기, 식량주권 포기, 검역주권 포기, 국민건강권 훼손하는 CPTPP 가입이 졸속적이고 밀실협상으로 추진되고 있다”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행동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먼저 박석운 민중공동행동 공동대표가 운동본부 발족의미에 대해 말했다. 박 공동대표는 “CPTPP 가입을 위한 절차를 밟으며 통상절차법에 따라 산업별영향평가를 했는데 그 결과가 종이 한 장뿐이었다. 엄청난 통상협정을 하면서 정부 당국도 CPTPP에 왜 가입해야 하는지 속 시원하게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무모하고 졸속적인 협상이 아닐 수 없다”고 비판한데 이어, “농축어민들을 비롯해 직접적인 피해자가 될 국민들의 동의가 있어야 가입할 수 있다는 걸 분명히 하며, 가입 저지를 위한 범국민운동을 펼치겠다”고 밝혔다.

“협상은 필요없다, 가입 ‘저지’가 목표”

농·어민 단체 대표들도 참석해 CPTPP 가입에 대한 분노를 토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하원오 의장은 “우린 CPTPP ‘저지’가 목적이다. ‘협상’은 필요없다”고 단호히 말했다. 그는 “지난 30년간 신자유주의 FTA를 체결하면서 농업만은 지키겠다고 했지만 CPTPP 앞에 붙은 ‘CP’라는 단어처럼 점진적으로, 포괄적으로 농업은 하나씩 무너져 왔다”면서 CPTPP 가입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기존 FTA보다 높은 수준의 개방을 요구하는 CPTPP에 가입하기 위해선 기존 가입국인 11개 국가 모두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 이 말은 이들 국가의 요구 조건을 수용해야 한다는 뜻이다. 쌀 수입 개방에 대한 요구를 막지 못할 수 있다. 일본이 가입 당시 쌀 관세를 유지하기 위한 조건으로 호주에 무관세 쿼터 8400톤을 제공한 선례가 있다.

전국연안어업인연합회 김종식 회장은 “바다를 삶의 터전으로 살아가고 있는 어업인들에게 CPTPP 가입은 청천벽력과 같은 일”이라고 했다. CPTPP 협정문은 ‘수산보조금 지급을 규제’하는 방안을 담고 있고, “밀려오는 수입 수산물로 인해 생업을 유지할 수 없을 것이 뻔하다”는 것이다.

▲ 12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CPTPP 가입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
▲ 12일 서울 종로구 글로벌센터에서 열린 CPTPP 가입 저지 범국민운동본부 발족 기자회견.

수입 수산물은 국민의 건강권까지 위협한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CPTPP 의장국인 일본은 CPTPP 가입 의사를 밝힌 대만에게 방사능 오염의 영향이 남아 있는 후쿠시마산 농수산물 수입을 요구했고 대만은 이를 받아들여야 했다. ‘가입국 만장일치’라는 가입조건을 악용해 일본이 우리에게도 후쿠시마산 농수산물의 수입 재개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국먹거리연대 조완석 상임대표 “우리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는 것은 국가의 의무다. 일본 후쿠시마산 식품 수입 재개는 국민 건강권을 불안하게 만든다”고 꼬집은 데 이어 “CPTPP 국가 간 수입 검역 규정 완화 역시 이를 부추긴다”고 덧붙였다.

CPTPP의 동식물 위생·검역(SPS) 규정은 검역 장벽을 대폭 낮추게 만든다. 그동안 동식물 전염병이 발생한 ‘국가’에 대해 수출입을 제한해 오던 것을 ‘국가’가 아닌 ‘구획(농장)’으로 규정하면서, 가축에 질병이 걸리거나 식물에 병해충이 발생한 ‘농장’이 아니라면 그 국가에서 수입되어 오는 것은 막을 수 없게 된다.

조 상임대표는 “먹거리 위기와 농업 위기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다”면서 ‘식량주권 확보’도 강조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 위기에서 식량 수출국의 통제를 통해 우리는 식량주권 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 느꼈다”면서 “우리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때만 국민 먹거리 보장이 가능하다는 당연한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하며, 무역시장 개방이 아닌 식량자급률 확대로 농어민의 삶을 보호하고 우리사회 먹거리 취약계층 모두를 대상으로 하는 먹거리 정책의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14년 전, 범국민 행동을 다시 한번

범국민운동본부에 이름을 올린 각계각층에서 CPTPP 가입 저지를 위해 앞장서겠다는 결심이 이어졌다.

김은형 민주노총 부위원장 “기후위기로 인해 산업전환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CPTPP가 노동자 생존에, 노동환경에, 경제산업 전반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정부는 어떤 대응도 내놓지 못하고 있다”면서 “노동자들도 CPTPP 가입 저지 투쟁에 함께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쌀생산자협회 김명기 회장은 “정부가 국민을 보호할 줄 알아야 하는데 오히려 국민의 먹거리를 해치려고 하고 있다. 정권만 잡고 휘두르면 되는 줄 아는 이들에게 운동본부가 CPTPP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주자”고 했고, 친환경무상급식풀뿌리연대 김홍배 공동대표는 “농업인, 노동자 생존권을 위협하는 것뿐만 아니라 자라나는 어린이와 국민 모두의 건강권을 위협하는 CPTPP 저지를 위해 투쟁하는 것은 물론, 학교급식법에 우리 농산물 사용 의무화 등 법 개정에도 적극적으로 앞장서겠다”고 힘을 보탰다.

진보정당에선 김재연 진보당 상임대표가 참석했다. 김 상임대표는 “‘CPTPP’가 낯설 수도 있지만 우리는 이미 14년 전, 이명박 정부 출범 100일이 안 돼 한미FTA 체결을 앞두고 전 국민 행동, 대정부 투쟁을 만들어낸 경험이 있다”면서 “모든 진보정당, 상식을 갖고 있는 건강한 야당과 함께 연대해 CPTPP를 막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운동본부 발족과 함께 “농축수산업과 식량주권, 검역주권, 국민건강권”을 지키기 위한 CPTPP 가입 저지 범국민 투쟁이 본격 시작됐다. 범국민운동본부에 가입한 단체는 발족식 현재 101개다. 지역별 운동본부도 꾸려질 예정에 있다. 

운동본부는 출범과 동시에 CPTPP 가입 저지 범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하는 한편, 5월 말~6월 초 지역별 저지 행동에 이어 7월12일엔 범국민대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CPTPP 국민토론회(6.13)를 비롯해 민주당과 국회 해당 상임위 면담 등 국회를 압박하는 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경제동맹을 넘은 한미일 군사동맹

김재연 상임대표의 말대로 윤석열 정부 출범과 함께 거대한 무역협정 가입을 앞두고 14년 만에 범국민 저항이 일어날 참이다. 그러나 CPTPP 가입 저지 투쟁은 무역협정 저지 투쟁에 머물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의 CPTPP 가입을 둘러싸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나라들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일본 기시다 총리는 오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압승해 전쟁과 무력 행사를 영구히 포기하고 전력을 보유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일본 평화헌법(9조)을 개정, 사실상의 군대인 자위대의 존재를 헌법에 담겠다는 뜻을 품어왔다. 헌법을 개정해 군사대국을 꿈꾸는 일본은 한일관계를 동시에 풀기 위해 CPTPP 의장국 지위를 활용해 한국의 CPTPP 가입을 승인하는 조건으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제한 조치 해제를 넘어 강제동원과 일본군‘위안부’합의 등을 문제 삼을 가능성도 크다.

일본과 신뢰 회복을 토대로 미래협력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운 윤석열 정부가 어떤 입장을 취할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CPTPP를 아시아태평양지역 경제 통합의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는 또 있다.

CPTPP의 전신인 TPP는 2015년 미국이 아시아에서 영향력을 확장 중이었던 중국을 견제하고, 환태평양 국가 간 경제 협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일본과 함께 주도해 출범한 협정이다. 그러나 2017년, 보호무역주의를 주창한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며 미국은 TPP에서 탈퇴했다. 이후 일본이 주도해 CPTPP가 출범한다. 그리고 미국이 CPTPP 복귀에 유보적인 사이 중국이 지난해 9월 CPTPP 가입을 신청했다.

중국은 미국이 대중국 포위를 위한 신냉전을 추구하며 경제적 압박을 가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2022년 1월 한중일을 중심으로 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까지 발족하며 인도태평양지역에서 경제적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반면 미국은 이 지역에서 주도권을 상실할 것을 우려해 새로운 인도태평양지역 경제 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출범을 주도하며 한국을 비롯해 일본, 호주 등의 참여를 논의하고 있다. 중국과의 패권경쟁이 계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IPEF 역시 역내 동맹과 우방국들을 모아 중국을 견제하고 봉쇄하려는 대중국 포위망의 일환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목소리다.

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은 “TPP의 각국 협상이 10년 정도 시간이 걸린 것을 감안했을 때 미국은 그 사이 CPTPP도 잘 활용하려고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이 주도하는 CPTPP에 한국은 가입하고 중국 가입은 반대를 예견해 볼 수도 있다.

CPTPP 가입도, IPEF 가입도 결국 미국의 대중국 포위망을 확대하기 위한 한미일동맹 강화로 활용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한 한미일 안보동맹 확장은 일본 군사화의 길을 더욱 쉽게 열어줄 수도 있다.

오는 20일부터 한국과 일본을 방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1일 윤석열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갖고, 22~24일 일본을 방문한다. 한미일 정상이 어떤 그림을 그리느냐에 따라 광우병 촛불을 들었던 민중들의 저항의 파고가 달라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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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피의자’ 둔 공수처, 불소추 특권 어쩌나?

등록 :2022-05-12 04:59수정 :2022-05-12 09:39

‘판사사찰 문건’ 의혹 피의자 입건
“재직 중 수사는 가능” 의견 많아,
국정농단 땐 박근혜 대면 조사 요구도
‘불기소 처분’ ‘기소 중지’ 등 가능성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오전 서울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0시부터 5년 임기를 시작했다. 헌법은 ‘대통령은 내란 또는 외환의 죄를 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재직 중 형사상 소추를 받지 아니한다’고 규정한다. 대통령의 불소추 특권이다.

 

윤 대통령은 대선 전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수사하는 판사사찰 문건 의혹 사건 피의자로 입건된 상태다. 공수처는 내부적으로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가 가능한지 다각도로 검토하고 있다.

 

판사사찰 문건 의혹은 2020년 초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 대통령 지시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이 판사 개인정보 등이 포함된 재판부 자료를 작성하고, 이를 검찰 내부에 회람했다는 내용을 뼈대로 한다. 공수처는 지난해 10월 윤 대통령과 당시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준성 검사를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로 입건했다.

 

수사 진척은 더디다. 문건 작성자인 손 검사가 건강상 이유를 들어 조사에 응하지 않으면서 상급자인 윤 대통령에 대한 조사도 전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이와 관련해 현직 대통령을 기소하지는 못해도 수사 자체는 가능하다는 견해가 있다. 앞서 2016년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은 아직 탄핵 전 현직 대통령이었던 박근혜씨에게 대면 조사를 요청한 바 있다. 반면 △수사는 기소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수사 자체를 할 수 없다는 견해 △일부 혐의가 의심된다면 기소중지 처분을 한 뒤 퇴임 이후에 재수사를 하면 된다는 견해 등이 법조계에서 나온다.

 

다만 이제 막 임기를 시작한 현직 대통령에 대한 공수처의 적극적인 수사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한상훈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1일 “대통령 신분을 보장해 국정 수행 안정성을 확보한다는 차원에서 불소추 특권이 보장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공수처가 손준성 검사를 조사한 뒤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무혐의 처분을 할 수 있다. 공수처가 수사했던 고발사주 의혹 사건과 같은 패턴이다. 이에 대해 공수처는 “원칙에 따라 수사할 예정”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밝혔다.

 

전광준 기자 ligh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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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 오미크론 확진자 발생, 평양 봉쇄되나

백신 접종 없고 의료 인프라 취약한 북한, 코로나 대처 쉽지 않을 듯

 

북한에 오미크론 변이 확진자가 발생해 최대비상방역체계가 발동됐다. 의료 기반이 취약하고 백신 접종도 하지 않은 북한에서 오미크론 확진이 가속화될 경우 적잖은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12일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은 세계적인 보건위기 상황이 더욱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 경내에 스텔스 오미크론 변이 비루스(바이러스)가 유입되는 엄중한 사태가 조성"됐다며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정치국 국가방역사업을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통신은 회의에서 "지난 5월 8일 수도의 어느 한 단체의 유열자들에게서 채집한 검체에 대한 엄격한 유전자 배열 분석 결과를 심의하고 최근에 세계적으로 급속히 전파되고 있는 오미크론변이비루스 'BA.2'와 일치한다고 결론했다"고 밝혀 평양에 확진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코로나 19가 세계적 확산 추이를 보였던 2020년 2월 이후 지금까지 외부와의 차단을 통해 확진자 0명을 기록했던 북한에서도 2년 3개월 만에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북한 당국은 초비상에 걸린 모습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정치국 회의를 주재하면서 "이번 최대비상방역체계의 기본목적은 우리 경내에 침습한 신형코로나비루스의 전파상황을 안정적으로 억제, 관리하며 감염자들을 빨리 치유시켜 전파근원을 최단기간 내에 없애자는데 있다"고 말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실제 그는 "당 및 정권기관들에서 강도 높은 봉쇄상황 하에서 인민들이 겪게 될 불편과 고충을 최소화하고 생활을 안정시키며 사소한 부정적 현상도 나타나지 않도록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보건부문과 비상방역부문에서는 전 주민 집중 검병검진을 엄격히 진행하며 의학적감시와 적극적인 치료대책을 세우는 것과 함께 사업공간, 작업공간, 생활공간의 구석구석에 이르기까지 소독사업을 강화하여 악성전염병의 전파근원을 차단, 소멸"해야 한다며 북한이 코로나 확산 이후 계속해왔던 소독 작업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김 위원장은 "당면한 영농사업, 중요공업부문들과 공장, 기업소들에서의 생산을 최대한 다그치며 화성지구 1만 세대 살림집건설과 련포온실농장건설과 같은 인민을 위한 우리 당의 숙원사업들을 제기일안에 손색없이 완성해야 한다"며 당국 차원에서의 주요 사업은 계속 이어갈 것임을 밝혔다. 

그는 "지금 우리에게 있어서 악성비루스보다 더 위험한 적은 비과학적인 공포와 신념부족, 의지박약"이라며 "우리에게는 당과 정부, 인민이 일치단결된 강한 조직력이 있고 장기화된 비상방역투쟁과정에 배양되고 다져진 매 사람들의 높은 정치의식과 고도의 자각성이 있기 때문에 부닥치는 돌발사태를 반드시 이겨내고 비상방역사업에서 승리하게 될 것"이라고 밝혀 주민들의 협조를 당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일치단결을 강조하며 현 상황을 극복하자고 독려하고 있으나 백신 접종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될 경우 확진자가 급속히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또 북한 역시 중국처럼 의료 인프라가 부족한 상황이기 때문에 강력한 봉쇄 정책을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강력한 봉쇄에도 오미크론 변이를 완전히 막지 못하고 있는 중국의 상황을 감안했을 때 평양도 유사한 상황에 놓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북한 당국은 정치국 회의 이후 이날 통신 보도를 통해 "국가비상방역사령부에서는 국가방역사업을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기 위한 실무적 대책을 세우며 나라의 방역사업전반을 엄격히 장악지휘할 것"이라고 향후 방침을 밝혔다.

이어 "당, 행정, 경제기관, 안전, 보위, 무력기관을 비롯하여 모든 기관, 부문에서는 국가비상방역사령부의 지시를 당 중앙의 요구로 무조건 접수하고 철저히 집행하며 최대비상방역체계로 이행하는데 맞게 사업체계를 정연하게 세워 국가사업전반에서 사소한 편향도 나타나지 않도록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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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 "윤 대통령 첫 출근길에 보지 못했던 장면 등장"

  • 기자명 박서연 기자 
  •  
  •  입력 2022.05.12 07:43
  •  
  •  댓글 3
 
 

[아침신문 솎아보기]
김성회 종교다문화비서관 임명에 한겨레 “윤석열 대통령 결정 납득 어려워”
중앙 “‘언제든지 1층에 가 국민과 소통한다’는 약속 지켜라”
‘여가부 폐지’와 ‘총여학생회 폐지’ 비교 권성동에 경향 “어불성설”

 

지난 6일 윤석열 대통령이 신설한 대통령비서실 ‘종교다문화비서관’에 김성회 자유일보 논설위원이 임명됐다. 자유일보는 전광훈 목사가 창간한 매체다. 그는 또 한국다문화센터 대표를 맡고 있다. 김 비서관은 대선 국면 당시 칼럼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를 적극 지지해온 행보를 보였다. 특히 김건희씨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김건희 신드롬’ ‘김건희 대표는 신데렐라가 아니라 평강공주였다’ ‘새 영부인 김건희, 대한민국의 ‘온달장군과 평강공주’ 역할 기대’ 등의 칼럼을 여러 차례 썼다,

그러나 김 비서관은 과거 동성애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을 향한 혐오 발언을 쏟아낸 이력이 있다. 김 비서관은 2019년 자신의 SNS에 “나는 동성애를 지지하지 않을 뿐 아니라 정신병의 일종으로 생각한다”고 썼다. 세 달 뒤 올린 SNS 글에는 “페북으로부터 또 차단당했다가 다시 돌아왔다. 기억에 없는 수년 전의 댓글 논쟁(그럼 정부가 나서서 밀린 화대라도 받아내란 말이냐고 비난 한 댓글)”이라고 썼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비하한 발언이다.

▲12일자 아침신문들 1면.
▲12일자 아침신문들 1면.

한국다문화센터 산하에 운영한 레인보우합창단 단원 부모에게 수천만원짜리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냈다가 패소하기도 했다. 지난 11일 한겨레는 9면 기사에 “사건은 2017년 말 레인보우합창단이 이듬해 2월 열릴 평창겨울올림픽 개막식에 초청받은 시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합창단이 개막식에서 애국가 제창을 맡게 되자, 다문화센터 쪽은 단원 부모들에게 ‘10박11일 일정에 식사 및 간식 일부 비용 지원을 요청드린다’며 각 30만원을 입금하라는 통신문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이 ‘올림픽조직위원회에서 합창단원 참가비 전액을 지급한다고 했고, 단원들에게 개런티가 지급될 것으로 보이는데 조직위와 합창단 사이 계약서를 보여달라’고 하자 이 학부모들의 자녀 3명을 퇴단시켰다.

▲지난 11일자 한겨레 9면.
▲지난 11일자 한겨레 9면.

각종 문제가 언론 보도를 통해 드러나자 김 비서관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과하긴 했지만, 이 과정에서도 동성애에 대한 2차 가해가 이뤄졌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밀린 화대 발언’에 대해 “페북에서 개인 간 언쟁을 하다 일어난 일이지만, 지나친 발언이었다고 생각한다. 깨끗이 사과한다”고 썼다.

‘동성애가 정신병의 일종’이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는 “동성애도 바람직한 것이라고 보기보다는 흡연자가 금연치료를 받듯이 일정한 치료에 의해 바뀔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에 한겨레는 12일자 사설에서 “이런 사람에게 소수자의 인권과 사회적 공존을 위한 고위 공직을 맡겼다니 기가 막힐 일”이라며 “말이 사과이지, 아무 근거도 없는 혐오 발언을 되풀이한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12일자 한겨레 사설.
▲12일자 한겨레 사설.

한겨레는 이어 “종교다문화비서관 자리를 신설하고도 그 취지에 정면으로 반하는 인물을 임명한 윤석열 대통령의 결정도 납득하기 어렵다”며 “김 비서관은 전광훈 목사가 창간한 극우 성향 매체 ‘자유일보’ 논설위원으로 윤석열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의 ‘미모’를 칭송하고, 윤 대통령과 김 여사를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에 비유하는 글을 썼다. 그것 때문에 대통령에게 소수자 정책 참모 역할을 해야할 비서관 자리에 이런 인물을 고집하는 것이라면 우리 사회에 대한 조롱”이라고 비판했다.

중앙일보 “‘언제든지 1층에 가 국민과 소통한다’는 약속 지켜라”

윤석열 대통령이 11일 자택에서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출근해 집무실로 올라가기 전 1층 로비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했다. 과거 청와대에서는 구조상 대통령이 출근길에 기자들과 만나 질의 응답하기 어려웠지만, 이젠 가능해진 것이다. 이날 기자들이 ‘첫 출근 소감’을 묻자, 윤 대통령은 “특별한 소감은 없다. 일해야죠”라고 답했다.

12일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어제 아침 윤석열 대통령의 서울 용산구 집무실 출근길에 그동안 보지 못했던 장면이 등장했다. 청사로 들어선 윤 대통령은 로비에서 기다리던 취재진에게 먼저 말을 건넸다. 1층에 ‘국민소통관’으로 이름 붙인 기자실이 들어선 것과 관련해 ‘책상은 다 마련했느냐’고 물었다”고 했다.

▲12일자 한겨레 1면.
▲12일자 한겨레 1면.
▲12일자 중앙일보 사설.
▲12일자 중앙일보 사설.

중앙일보는 이어 “언론의 일상적인 취재 과정 같지만, 대통령이 청와대에 머무르던 때에 이런 모습은 보기 어려웠다. 관저에서 출근하는 대통령을 만날 수 없고, 대통령 주재 회의나 행사 때도 기자 몇 명이 대표로 들어가 모두발언과 분위기를 보는 게 일반적이었다”며 “현안에 대한 대통령과의 문답은 기자회견이나 간담회 같은 공식 자리에서나 가능했다. 박근혜 문재인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도 자주 하지 않아 불통 논란을 자초했다”고 했다.

중앙일보는 “윤 대통령이 용산 집무실 이전을 급하게 추진한 데 대해선 비판이 나왔었다. 하지만 어제처럼 언론과 수시로 접촉한다면 청와대를 떠난 효과를 기대할 만하다. 언론은 가장 먼저 만나는 국민과 다름없다”며 “용산 집무실엔 윤 대통령이 출입하는 별도 통로도 만들어질 것이라고 한다. 그 통로를 쓰더라도 윤 대통령은 당선인 기간 ‘언제든지 1층에 가 국민과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소통을 하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중앙일보는 8면 기사에서 “대통령실 구조가 백악관처럼 바뀌었다”며 “대통령 집무실에서 시계 방향으로 경호처장실→국가안보실장실→비서실장실→수석비서관실(정무·시민사회·홍보·경제·사회 순)이 같은 층에 들어서 있다. 대통령이 호출하면 언제든 대면 보고할 수 있는 구조”라고 보도했다.

▲12일자 중앙일보 8면.
▲12일자 중앙일보 8면.

중앙일보는 “윤 대통령은 검사 시절부터 ‘격 없는 수시 대화’를 강조하며 원탁을 선호했다”며 과거 그와 일했던 한 변호사의 입을 빌려 “당선인은 서울중앙지검장·검찰총장 재직 당시에도 무겁고 넓은 테이블, 커다란 소파가 놓인 대형 회의실 대신 간소한 원탁에 모여 앉아 편하게 이야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지휘라인의 부장검사 대신 평검사의 직보를 선호한 것도 그의 특징”이라고 했다.

‘여가부 폐지’와 ‘총여학생회 폐지’ 비교 권성동에 경향 “어불성설”

대선 공약으로 여성가족부 폐지를 내세웠던 국민의힘이 지난 6일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권성동 원내대표의 대표 발의로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개정안 제안 이유에는 여가부를 폐지해야 하는 근거로 대학교에서도 총여학생회가 폐지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서도 ‘2030 여가부 폐지 여론이 높다’고 주장하며 “이미 서울 시내 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모두 폐지된 거도 같은 맥락”이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권 원내대표가 발의한 개정안 제안 이유에는 지극히 주관적인 사례가 등장한다. 그동안 사회가 달라졌다며 대학에서 총여학생회가 폐지된 것을 근거로 들었다”며 “정부 부처 기능을 대학의 학생조직과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개정안은 또 ‘여성·남성이라는 집합적 구분과 기계적 평등으로는 개개인이 직면한 범죄 및 불공정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는 이유도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12일자 경향신문 사설.
▲12일자 경향신문 사설.

경향신문은 이어 “텔레그램 n번방 사건처럼 디지털성범죄가 더욱 교묘한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고, 성폭력 범죄에서 피해자 다수는 여성”이라고 지적한 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구조적 성차별이 없다’고 했지만, 새 대통령실의 실장·수석급에 여성이 ‘제로’고 15개 부처 차관급 20명 중에서도 여성은 ‘제로’다. 이래도 성평등 문제를 개개인 차원으로 환원할 텐가. 과거 권력형 성범죄 사건 당시 여가부 장관이 잘못된 발언을 한 것까지 폐지 이유로 든 걸 보면 어이가 없다. 특정 부처 장관이 실언했다고 그 부처를 폐지하자고 한 사례는 들어본 적이 없다”고 비판했다.

김현숙 여가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당시 발언도 비판했다. 경향신문은 “김 후보자는 ‘여가부 폐지는 동의한다’면서도, ‘시한부 장관’이라는 평가엔 ‘동의하지 않는다’는 모순적 태도를 보였다”며 “권 원내대표 발의안대로라면 여가부는 공중분해되고 대체 부처도 신설되지 않는데, 어느 부처 장관을 계속하겠다는 건가. 정부 부처의 존폐를 오로지 공약을 지켜야 한다는 조바심에서 졸속 결정해선 안 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안티 페미니스트’ 남성들의 이탈이 두려운 모양이나, 젠더 갈라치기에 다시 속아 넘어갈 주권자는 없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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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여당 되자마자 노동시간 규제완화 포문 열어

“워라밸 추구하는 MZ세대 고려해야”, “근로시간보다 숙련공 고령화 문제 더 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회, 한국경영자총협회는 11일 오전 9시 40분 국회의원회관에서 ‘근로시간 유연성 개선,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2022.05.11. ⓒ민중의소리 
 
윤석열 정부가 출범하고 바로 다음 날인 11일, 국회에서는 여당 국회의원이 주최하는 ‘노동시간 규제 완화’ 토론회가 열렸다. 6개월 또는 1개월 이내로 운영되던 유연근무제도의 사용기간을 1년으로 대폭 확대하는 방안, 노동자대표와 서면합의가 있어야만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을 회사와 노동자 개인 간 쉬운 합의로도 가능하도록 도입 문턱을 크게 낮추는 방안 등에 관한 토론회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시절 노동 분야에서도 규제 완화를 예고한 바 있는데, 집권여당이 된 국민의힘이 그 포문을 연 것이다.</figcaption>
특히, 이번 토론회에서는 ‘자연재해 또는 재난’ 등에서만 활용할 수 있도록 한정한 특별연장근로 인가 제도를 ‘경영상 사정 등에 따라 한시적으로 주12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가 필요한 경우’ 등으로 폭넓게 확대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참석한 고용노동부 관계자도 경영계의 요구를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주40시간 효과가 크게 상쇄되는 방향으로 제도가 바뀔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과 국민의힘 중소기업위원회,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이날 오전 9시 40분 국회의원회관에서 ‘근로시간 유연성 개선, 어떻게 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했다. 토론회를 주최한 한무경 의원은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국회 토론회”라며 노동시간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국의 노동시간, OECD 중 최상위
그런데 “규제완화” 목소리 내는 여당
“활용기간 1년 확대, 도입요건 완화”

 
OECD 국가 1인 연간 노동시간 ⓒOECD Data

한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장시간 노동 국가다. 지난해 8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발표한 2020년 국가별 1인당 노동시간 통계를 보더라도, 한국의 노동시간은 1908시간으로 OECD 가입국 중 최상위에 속한다. 2021년 OECD에 가입한 코스타리카(1913시간)와 2~3위를 경쟁하는 상황이다. 그나마, 주40시간제가 도입된 이후 개선된 게 이 정도다. 주40시간제가 도입되기 전에는 2000시간을 훌쩍 넘었다.

아직 갈 길이 멀지만, 경영계는 경영효율성 등을 이유로 노동시간 규제 완화를 요구하는 상황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주40시간제를 도입하면서 유연근로제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활용기간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경영계의 요구를 국정운영에 반영했지만, 경영계는 이것으로는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경영계는 활용기간이 짧고, 도입 절차가 까다로워 기업이 유연근로제를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며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한다고 주장한다.

그래서 이날 토론회에서 나온 주장이 탄력근로제·선택근로제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하고 도입 요건을 변경해야 한다는 것이다.

탄력근로제는 대표적인 유연근로제 중 하나다. 3개월 단위로 탄력근로제를 시행한다고 하면, 비성수기인 1~6주는 주28시간씩 일하고 성수기인 7~12주는 52시간씩 일해서 평균 주40시간을 맞춰 경영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선택근로제도 비슷한 제도로, 이를 시행하는 기간 동안 노동자가 자율적으로 근무시간을 조정하여 주40시간을 맞추는 제도다. 현행 제도에서 탄력근로제·선택근로제의 최대 활용기간은 각각 6개월·1개월이다.

경영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회사 입장에서는 좋아 보이지만, 노동자는 집중적으로 일하는 기간에 과로하기 때문에 주40시간제 도입 취지가 상쇄되는 문제가 있다.

하지만 토론회에 발제자로 초청된 이정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년에 성수기가 2~3개월씩 2번이거나, 생산물량을 맞추기 위해 집중근로가 필요한 시기가 3~4개월이 넘는 경우는 탄력근로제 6개월 단위로도 대응이 어렵다”라며 단위기간을 1년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재인 정부에서 최대 3개월에서 6개월로 확대된 탄력근로제 활용기간을 1년으로 더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 이를 노동자 개인 또는 팀·부서와의 합의만으로도 도입할 수 있도록 제도를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현행 제도에서는 기업이 탄력근로제 등 유연근로제를 활용하려면 반드시 전체 노동자대표와의 서면합의가 선행되어야 하는데, 노동시간 유연화에 부정적인 노조가 있으면 제도 도입이 어려우니 쉽게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이정 교수는 “탄력근로제 취지를 고려할 때 개인, 팀, 부서, 직무 등 업무단위로 합의 또는 과반수 동의로 결정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한무경 국민의힘 의원, 한국경영자협회 주최 '근로시간 유연성 개선, 어떻게 해야하나?' 토론회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 2022.5.11 ⓒ뉴스1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도 대폭 확대?
‘화이트칼라 이그젬션’ 도입 주장도


자연재해 등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 주52시간을 초과할 수 있도록 허용한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도’ 인가사유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업무량이 갑자기 많아져 현행 주40시간제에서 허용한 12시간 연장노동을 넘어서도, 추후 일정 기간 내에 정부의 인가만 받으면 문제없도록 제도를 손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정 교수는 “입법개선을 통해 ‘경영상 사정 또는 직무 특성 등 주12시간을 초과하는 연장근로가 필요한 경우’ 등으로 (특별연장근로 인가사유를) 폭넓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라고 주장했다.

연구개발 분야는 아예 시간당 임금제를 적용하지 않는 규제 완화 방안도 나왔다.

이정 교수와 류준열 서울시립대 경영대학 교수는 ‘화이트칼러 이그젬션’ 도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화이트칼라 이그젬션’(white-collar exemption)은 미국에서 시행 중인 제도로 일정 수준 이상의 임금을 받는 관리직·전문직·영업직은 일하는 시간 및 장소에 대한 자유를 보장하는 대신 노동시간 한도 및 시간외수당 규정을 적용하지 않는 제도다.

이 같은 노동시간 규제 완화가 진행되면 ‘일과 삶의 균형’이 깨지기 쉽고, 노동자의 건강 또한 위협받게 될 가능성이 크지만, 이에 대한 실효적인 대안은 1일 연속휴식시간제 도입 정도만 언급됐다. 문재인 정부에서 유연근로제가 확대되면서 ‘11시간 연속휴식제’가 도입된 바 있지만, 이정 교수는 이조차 유연근무제 활용의 제약요소로 여겼다. “근로시간제도 유연화에 대한 요구로 국회는 탄력근로제와 선택근로제를 일부 개정하고, 정부는 특별연장근로 인가제를 일부 보완했으나, 11시간 연속휴식제 등 새로운 규제 도입으로 활용하는데 제약이 되고 있다.”

이날 토론회에 나온 전문가들은 일본과 유럽의 사례를 제시하며 유연근로제 규제 완화를 주장했다.

이정 교수는 일본도 화이트칼라 이그젬션을 시행하고 있다며 한국도 이를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고, 최홍기 한국고용노동교육원 교수는 “유럽 선진국에서는 연장근로 산정 단위를 일간으로 하지 않고 주간 단위로 하고 있고, 최근에는 월간 내지 연간 단위로 변화하는 상황”이라며 “연장근로에 대해 연간 단위 규제를 모색할 때 1일 8시간 현행체제를 그대로 유지한다면 제도적 실익이 없기에 이것도 같이 풀어줘야 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OECD 통계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유럽 27개국의 1인당 평균 노동시간은 1513시간으로 한국과 395시간의 차이가 났다. 일본 또한 1598시간으로 한국보다 노동시간이 짧았다.

‘워라벨’ 깨는 유연근로제
“MZ세대 고려해야


토론회 말미에는 MZ세대(1980~2000년대 출생 세대)를 고려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워라밸’(Work-life balanc의 준말, 일과 삶의 균형을 뜻함)을 기업 선택의 우선순위로 삼는 MZ세대가 주40시간이 지켜지지 않는 기업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올해 3월 한국직업능력연구원의 조사결과 발표를 보면, MZ세대가 가장 기피하는 일자리는 ‘정시근무가 지켜지지 않는 직장’이었다. 조사에 참여한 1990년생 8353명 중 75%가 “근무시간이 잘 지켜지지 않는 회사에 취직하고 싶지 않다”라고 답했다.

박종필 고용노동부 근로감독정책단장은 “과거에는 정책을 결정할 때 노·사만 고려하면 됐다. 하지만 이젠 MZ세대가 (사업장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가 되고 있다”라며 “세대변수를 같이 고려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토론회 질의응답 시간에 한 제조업 사장도 뿌리산업에 젊은 세대들이 유입되지 않고 숙련공 고령화로 생산 대비 가공비용이 너무 높아져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며 “근로시간 유연화보다 이런 구조적 문제를 먼저 개선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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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정신 계승은 지금 시대의 변혁과제 해결이다”

대전단체들, 제42주년 5.18민중항쟁 정신계승대회 개최

  • 기자명 대전=임재근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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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2.05.1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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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민중항쟁기념 대전행사위원회는 5월 10일 저녁 7시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제42주년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5.18민중항쟁기념 대전행사위원회는 5월 10일 저녁 7시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제42주년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를 개최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대전민중의힘,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6.15대전본부로 구성된 5.18민중항쟁기념 대전행사위원회(이하 5.18대전행사위원회)는 5.18민중항쟁 42주년을 맞아 10일 저녁 7시에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를 개최했다.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에서 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 김창근 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에서 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 김창근 회장이 대회사를 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충청5.18민주유공자회 김창근 회장은 대회사에 나서 “5월 항쟁은 그 이후 모든 민족운동, 민주운동의 원천이 되었다”고 말한 뒤 “그러나 철저하지 못한 우리의 역사청산 의지는 미국을 비롯한 보수반동들의 저항을 허용했다”고 한탄했다.

그러면서 “이제 우리는 5월민중항쟁의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민주주의를 지켜내기 위해 죽음을 무릅쓰고 저항하고 싸웠던 오월 영령들과 민주투사들을 기억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사)대전민주화운동계승사업회 김병국 이사장도 발언에 나서 “역사는 광주에서의 학살 만행의 책임을 반드시 지금보다도 더 크게 물어야 한다”며 “국권을 찬탈했던 군부 내 사조직 하나회를 해산시켰듯이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방해하는 권력기관의 적폐는 청산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중앙정보부, 보안대, 경찰, 검찰과 같은 권력기관이 국민 위에 군림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는 5월 10일 저녁 7시에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5.18민중항쟁 대전시민 정신계승대회’는 5월 10일 저녁 7시에 대전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열렸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문성호 공동대표는 “국가로부터 하루아침에 폭도로 버림받아 계엄군의 총칼에 짓밟히고 죽음으로 맞서며 광주 시민들이 지키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라는 물음으로 발언을 시작했다.

이어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위험의 외주화, 국가보안법 폐지 실패,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지연, 사드 배치, 부의 불평등 세습화, 4대강 사업, 탈원전 정책 폐기 등 5·18민중항쟁 정신을 계승하며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열거했다.

민주노총대전본부 김운섭 사무처장도 “우리는 청산하지 못한 역사를 가졌다”며, “청산하지 못한 역사를 가진 사회의 적나라한 모습이 바로 탄핵된 세력이 5년 만에 집권하는 걸 용납하는 지금의 사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래서 5.18은 여전한 힘을 갖는 시대의 빛이 되어야 한다”, “사회의 변혁을 위한 정신으로 되어야 한다”고 말을 이었다.

대전작가회의 김희정 시인이 ‘용서’라는 시를 낭송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작가회의 김희정 시인이 ‘용서’라는 시를 낭송하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평화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평화합창단이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이날 정신계승대회에서 대전작가회의 김희정 시인은 ‘용서’라는 시를 낭송했다. 대전평화합창단은 ‘임을 위한 행진곡’과 ‘그날이 오면’을 합창했다. 전국예술강사노조 대전세종지부 이한별 지부장은 ‘끝내 살리라’를 열창했다. 대전청년회노래모임 ‘놀’도 ‘광주여 무등산이여’와 ‘격문’을 노래하며 5.18 정신계승의 의미를 되새겼다.

전국예술강사노조 대전세종지부 이한별 지부장이 ‘끝내 살리라’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전국예술강사노조 대전세종지부 이한별 지부장이 ‘끝내 살리라’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청년회노래모임 ‘놀’이 ‘광주여 무등산이여’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대전청년회노래모임 ‘놀’이 ‘광주여 무등산이여’를 부르고 있다. [사진-통일뉴스 임재근 객원기자]

한편, 5.18대전행사위원회는 정신계승대회에 앞서 이날 오전 11시, 대전시교육청에서 충남기계공고 내 전두환 방문 기념비 철거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5.18대전행사위원회는 또한 5월 14일에는 5.18민주묘역 및 사적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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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대선 이후 진보의 길] 진보진영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를 만들자

민중의소리 창간 22주년 기획 릴레이 기고⑨

  • 이유진 녹색전환연구소 부소장 
  • <span style="font-size: 0px; letter-spacing: -0.8px;"> </span>
  • 발행 2022-05-10 17: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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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정 2022-05-09 14:21:18
  •  
  • 편집자주

    5월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합니다. 윤석열 정부 출범으로 그간 어렵게 진전시켜온 민주주의마저 퇴행하는 것은 아닌지 우려가 적지 않습니다. 벌써부터 인사와 정책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우고 있습니다. 혐오와 차별의 언동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국외적으로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기점으로 기존의 국제질서가 크게 변하면서 새로운 도전으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대선 이후 고민이 많을, 더 많은 민주주의와 근본적인 개혁을 바라는 이들에게 전하는 제언을 연재기고로 담았습니다. 노동, 기후, 젠더 등의 현장에서 뛰는 활동가와 정치, 경제, 사회에 걸친 전문가의 기고가 이어집니다. 이번 새로운 상상과 진보의 성장에 좋은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선 후보였던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경북 울진군 신한울원자력 발전소 3,4호기 부지에서 원전 관련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1.12.29 ⓒ뉴스1
 
2년 전 김종철 선생님은 민중의소리 기고에서 “코로나 사태라는 비상상황 속에서 공생의 윤리가 새로운 상식으로 발전할 수 있는 단초를 보았다”고 쓰셨다. ‘기본소득’이나 ‘노동시간 단축’의 실현 가능성을 예로 들면서 말이다.

선생님께서 기대하셨던 ‘상식’의 회복은 한국의 승자독식 선거제도에서 ‘공정과 상식’을 표방한 윤석열 정부 집권으로 귀결되었다. 국정 110대 과제 ‘상식과 공정’ 원칙 수립의 대표과제는 탈원전 정책 폐기 및 원자력산업 생태계 강화다. 선생님의 부재만큼 황망한 결과다. 윤석열 정부에서 원자력은 ‘상식’을 대표한 정책이자 기후위기 대응 방안이기도 하다. 앞으로 5년 정부의 기후와 에너지 정책 어떻게 될까?

2050년 정해진 미래와 좋은 삶

기후위기에 직면한 세계는 지난 2~3년 사이에 극단의 처방을 받아들였다. 2050년까지 탄소중립을 선언한 국가가 137개국이다. 우리도 2050년 탄소중립, 2030년까지 2018년 온실가스 총배출량 대비 40% 감축을 선언했다. 탄소중립은 앞으로 30년 이내에 5,000만 명이 넘은 한국사회가 대기 중에 온실가스를 추가로 배출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한다. ‘화석에너지’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사회를 만들어야 하는 것이다.

지난해 기후변화협약당사국총회에서 세계 주요 10대 경제 국가가 줄이겠다는 온실가스 감축 경로를 보면 세상의 방향이 바뀌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는 정도가 아니라 앞으로 30년 이내에 전 세계가 배출 제로에 가깝게 만들어야 한다. ‘탄소중립’이 허언이 아니라면, 우리가 직면해야 할 미래는 석유·석탄·천연가스 산업의 몰락, 특정 산업 분야의 대량실업과 물가상승이다. 탄소중립을 통한 성장만 이야기하는 것은 거짓말이거나 탄소중립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기후재난이나 탄소중립 과정에서 감내해야 할 전환 충격이 생존 토대가 취약한 사회적 약자들에게 가혹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따라서 정부가 할 일은 기후위기 적응과 감축 과정에서 누구도 배제되지 않고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것이라 할 수 있다.
 
2021년 10대 경제국가들의 온실가스 감축 경로 ⓒ박훈, 기후변화행동연구소

2022~2026년 앞으로 5년 사이에 벌어질 일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은 세계의 과제이다. 애초에 한국정부의 탄소중립 선언은 국제사회 흐름 속에서 이뤄진 것이다. 인류는 코로나, 기후위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가져올 에너지·식량 대란 속에서 탄소중립도 이뤄야 한다. 세계 경제는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와 배출행위에 대한 비용 부과 △공급망 위기와 세계 물가상승 △화석에너지 산업 몰락 △감축과 적응에 필요한 자원배분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규제 강화는 EU의 탄소국경조정, 2035년 내연기관 차량 판매금지, 배터리 탄소발자국 표시 의무화 등으로 제도화되고, 온실가스배출에 대한 비용 부과도 탄소세, 비행세, 육류세, 배출권 거래가격 상승 등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금융과 투자 분야에서 공급 리스크를 줄이기 위해 기후위기 제도화가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에서 상장된 기업을 대상으로 기후관련재무정보 공개를 의무화하고, 기업도 온실가스 배출량 관리를 위해 협력업체에 온실가스 자료제출과 감축을 요구하고 있다. 온실가스 배출에 따른 외부요인을 경제비용으로 편입시키고 있다. 특히 EU는 러시아에 대한 천연가스와 석유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에너지전환에 더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 경제와 에너지 수급에 있어 ‘탄소중립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강력한 상수가 등장했지만, 한국 정부와 기업들은 이 문제에 여전히 둔감하다. 우리는 무역의존도가 높고, 에너지다소비 산업을 기반으로 제조업의 탄소배출량이 높으며, 전력의 60% 이상을 석탄과 가스발전을 통해 생산하고 있다. 이 속에서 미국과 EU가 통상규제에 온실가스 배출 관리를 연계하고 있고, 중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산업전환을 빠르게 추진하고 있다. 우리도 화석에너지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와 자원순환을 기반으로 한 경제로 하루빨리 전환해야 하지만 정부도 기업도 전환에 대한 ‘시급성’과 ‘절박함’을 볼 수가 없다.

윤석열 정부의 기후에너지 정책

윤석열 정부가 발표한 국정 110대 과제를 보면, 놀랍게도 국정 철학과 시대 인식을 밝히는 부문에 기후위기는 언급조차 없다. 원전은 에너지 정책이 아닌 ‘상식과 공정’의 대표정책이다. 신고리 3·4호기 건설, 원전수명연장,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그린 텍소노미에 원전 포함, SMR(소형모듈원전) 등 원전 기술 R&D 자금 집중과 같이 매우 구체적이다. 원전부흥에 모두 거는 분위기다.

윤석열 정부는 기후 대책보다 미세먼지 대책으로 화력발전을 2027년까지 40% 감소하겠다고 밝혔고, 재생에너지는 ‘고도화’만 언급할 뿐 구체적인 목표와 제도에 대한 언급이 없다. 탄소중립 정책은 ‘환경부’ 정책으로 한정해 접근하고 있으며,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을 2023년 3월까지 수립한다고 되어있다. 결국 2022년에도 계획만 만들고 실행은 뒷전일 수 있다. 2030년 감축목표 상향에 따른 3기 배출권거래제 재할당에 대한 언급은 없고, 배출권거래제 유상할당 확대안을 검토한다고 밝혔다.
 
윤석열 정부 주요 기후, 에너지 정책 전망(2022.5~2027.5) ⓒ윤석열 정부 110대 국정과제를 토대로 재구성(필자 제공)

윤석열 정부의 탈-탈원전 정책은 시민들의 반대도 있지만, 원전 자체의 한계에 직면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신고리 3·4호기를 건설한다 하더라도 건설 기간, 대규모 송전을 위한 전력망을 고려하면 윤석열 정부 임기 내 심지어 2030년에도 신규원전이 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할 가능성은 ‘0’에 가깝다.

원전 수명연장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텐데, 윤석열 당선인의 임기 내에 계속 운전 여부를 신청해야 하는 원전은 고리, 한빛, 한울, 월성 각지에 총 10기가 넘는다. 고준위핵폐기물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원전의 수명연장은 안전성, 경제성 검토는 기본이고 지역민의 동의도 얻어야 한다. 2024년 4월 10일에 제22대 국회의원 선거가 있다. 노후원전의 수명연장은 지역에서는 안전 문제와 직결되기 때문에 국회의원 선거에서 쟁점이 되면 국민의 힘도 무턱대고 수명연장을 밀어붙이기 힘들 것이다.

무엇보다 윤석열 정부는 온실가스 감축 책임이 있는 정부다. 2030년 목표 달성에 있어 상당한 기간인 2027년 5월 9일까지 국정을 맡기에, 구체적인 목표를 달성해야만 하는 정부다. 석탄발전은 빠지고, 원전의 감축 효과는 불확실한 상황에서 본인들이 공격했던 재생에너지를 챙겨서 온실가스를 줄여야 하는 상황에 놓이게 될지도 모른다.

당장 신고리 3·4호기를 건설하려면 4차 에너지기본계획에 반영해야 하는데,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에 에너지기본계획이 빠지면서 근거법이 사라진 상황이 되었다. 국회에 계류 중인 에너지법 개정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탈원전 폐기 정책도 어려울 전망이다. 윤석열 정부 앞에 놓여있는 숙제는 원전 갈등, 석탄 폐쇄에 따른 정의로운 전환, 송전탑 갈등, 재생에너지 갈등, 제주도 출력제한 문제, 기업의 RE100 요구, 한전 적자 등 한둘이 아니다. 국민의 힘도 기존의 비판하던 입장에서 일을 수행해야 하는 처지로 바뀌었다.

진보진영의 과제

기후위기가 일상을 위협하고, 불평등은 심각하고, 핵발전과 석탄발전이 폐해가 명징해지면서 체제전환을 요구하는 시민 행동도 확산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원전만 확대하면 된다는 정부의 등장은 퇴행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정부의 퇴행은 결국 시민들의 고통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진보진영에서도 고민은 더 치열해져야 한다.

다행히 한국의 기후에너지 운동은 폭넓어지고 세력도 확산하였다. 기후위기비상행동, 석탄을넘어서, 탈핵시민행동, 지역에너지전환전국네트워크, 기후정의동맹, 멸종반란과 멸종저항, 60+기후행동, 청년기후긴급행동, 청소년기후행동 등. 기후에너지 운동에서 ‘원전’이 기후위기 대응이 될 수 없다는 점은 명확히 합의되어 같이 목소리를 내고 있다.
 
삼척석탄화력발전건설반대투쟁위원회 등 환경 시민단체 회원들이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인근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신규석탄발전소 건설 중단과 SMR(핵발전) 건설 발언 규탄을 하고 있다. 2022.04.21 ⓒ민중의소리

윤석열 정부에서는 왜곡될 가능성이 큰 기후정의 목소리가 중요해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3월 경북 울진 산불피해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신한울 3·4호기 착공을 진행하겠다고 발언했다. 윤정부의 기후정의는 이런 식일 수 있다. 드러내놓고 시장주의와 규제 완화를 표방한 정부라 ‘기후정의’도 부자와 대기업을 위한, 또는 이해관계에 기반을 둔 ‘정의’로 기울어질 수 있다. 따라서 진보진영은 정의로운 전환의 제도화 과정에 구체적으로 개입해야 한다.

전력시장을 어떻게 할 것인가는 기존의 석탄발전 중심으로 설계된 시장에서 재생에너지 가 중심이 되는 방식으로 완전히 전환할 때 어떤 방식이어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공공성은 어떻게 담보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와 고민이 필요하다. 공기업이 송전, 배전, 판매한다고 해서 공공성을 보장한다고 보긴 어렵다. 분산형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시스템 전환 과정에서 협동조합, 지지체 에너지공사, 기업, 스타트 업 등 다양한 주체가 참여할 수 있어야 일자리와 지역의 에너지자립률을 높일 수 있다. 전력시장 개편과 전기요금 문제를 민영화냐 아니냐 논의로만 좁혀서는 안 된다고 본다.

윤석열 정부 동안 기후, 탈핵, 에너지 진영 모두가 숨이 가쁘게 활동해야 할 것 같다. 윤정부는 “실현가능한 탄소중립”을 이야기하고 있는데, 한편으로 탄소중립을 현실 가능한 수준에서 접근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 나오미 클라인이 이야기한 것처럼 기후위기 대응은 “모든 것의 전환”을 의미하고, 따라서 탄소중립은 기존 관성을 넘어서는 실험, 과감한 상상력을 발휘해야 가능한 일이 아닌가 싶다. ‘탄소중립’과 ‘좋은 삶’을 살 수 있는 사회, 둘 다 포기하지 않으려면 진보의 상상력을 발휘할 때가 되었다.

진보진영의 모든 자원과 인력을 모아 2~3년 정도 기간을 잡고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떨까? 단순히 에너지만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경제, 산업, 일자리, 돌봄, 농업, 도시, 존엄성, 다양성 등 모든 영역을 포괄하는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에 대한 그림을 그려 보는 일 말이다. 윤석열 정부 5년이 이제 시작이다. 그 시간을 견디려면, 우리가 살고 싶고, 만들고 싶은 미래에 대한 희망이 있어야 하기에, 진보진영의 2050 탄소중립 시나리오 작업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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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윤 대통령, 국민들 지성-반지성으로 갈라치기”

  • 기자명 윤유경 기자 
  •  
  •  입력 2022.05.11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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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신문 솎아보기] 한겨레 “윤 대통령, 개발 독재 시대의 성장만능주의 연상시켜”
조선 “문 정부 잘못된 정책 바로잡아” 중앙 “한땀 한땀 윤석열의 언어 담겼다”
김건희 옷차림 두고 조선 “주민들, 예쁘다 칭찬해” 중앙, “‘절제된 출발’이란 말 그래서 나와”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0일 제20대 대통령에 취임했다. 11일 아침신문들은 일제히 1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취임 소식을 전했다. 취임사에 대한 진보, 보수 언론의 해석은 달랐다. 특히, ‘자유’를 강조한 점, ‘반지성주의’ 발언에 대한 각기 다른 해석이 도드라졌다. 구체적 비전이 보이지 않고 추상적 발언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는 공통적이었다. 

한겨레는 1면 기사 ‘자유,성장 우선시…통합 메시지 없었다’ 첫 문단에서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자유’를 35차례 강조한 반면, 정치·사회적 양극화 해소와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통합’이라는 단어는 한차례도 언급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 11일 아침신문 1면 기사 갈무리.
▲ 11일 아침신문 1면 기사 갈무리.

사설에서는 이를 두고 “윤 대통령이 대화와 타협 대신 일방적 국정 운영을 예고한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고 했다. 아울러 “상대에 대한 존중과 이해를 바탕으로 이견을 조정하는 것이 아니라, 사법적 관점에서 사실관계를 다투며 국정을 운영하겠다는 것”이냐며 “자신을 향한 비판과 견제는 ‘억압’이라고 바라보는 것도 어불성설이요, 국민들을 ‘지성’과 ‘반지성’으로 갈라치기 하고 있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고 했다. 

아울러 “취임사엔 한국 사회의 현안 해결을 위한 구체적 실행 방안이 뚜렷이 보이지 않았다”며 윤 대통령이 주요하게 내세운 ‘자유’를 두고 “코로나19 대확산 이후 각국이 사회적 양극화와 불평등 해소를 위해 국가의 역할을 확대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흐름이다. 취임사에 복지 확대나 분배 등이 전혀 언급되지 않은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고 했다. 그가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 갈등’을 언급하며 ‘도약과 빠른 성장’을 해결책으로 제시한 것을 두고도 “개발 독재 시대의 성장만능주의를 연상시킨다”고 했다. 

▲ 한겨레 11일 사설 갈무리.
▲ 한겨레 11일 사설 갈무리.

경향신문도 사설에서 “역대 대통령의 취임사와 달리 추상적 국정 철학을 천명하는 데 집중한 취임사”였다며 “국정기조를 실현하기 위한 구체적 정책비전은 내놓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반지성주의 언급에 대해서도, “지성 대 반지성으로 구분하려는 진영논리가 작용한 것 아닌가”라고 우려했다. 아울러 “윤 대통령이 상정하는 ‘자유로운 공동체’가 혹여 약자를 위한 규제가 모두 사라진 정글을 의미하는 건 아닌지 우려스럽다”고도 했다. 

반면, 보수 언론의 평가는 긍적적이었다. 조선일보는 사설에서 “윤 대통령이 자유와 민간 주도 성장을 강조한 것은 문 정부의 잘못된 정책들을 하나하나 바로잡겠다는 선언”이라며 “개인과 기업에 최대한 자유를 주고 이에 따른 창의적 기술 혁신을 바탕으로 성장을 이루겠다는 것이다. 단순한 경제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고유의 정체성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의 반지성주의 언급에 대해서도 “전 정부는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잘못된 정책, 실패한 정책을 끝까지 밀어붙였다”며 “이런 불합리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지성과 과학적 진실에 기반한 국정 운영을 하겠다고 했다”고 풀이했다. 

다만, 구체적 실현 방안에 대한 지적은 진보 언론과 다르지 않았다. 사설은 “문제는 이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정책화하고 실현해 나가느냐는 점”이라며 “우선 윤 정부는 인수위에서 마련한 국정 과제 110건의 실현 가능성을 면밀히 따져볼 필요가 있다. 국민이 이에 공감하고 동의하는지도 살펴야 한다. 자유와 성장뿐 아니라 평등과 분배를 중시하는 국민도 적지 않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는 2면 기사 ‘한줄 한줄 직접 퇴고…윤석열 언어로 채운 16분 37초’에서 “남이 대신 쓸 수 없는 연설문이다. ‘윤석열의 언어’가 담겼다”는 반응이 참모들 사이에서 나왔다고 전했다. 아울러 “연설문이 공표되기까지 윤 대통령은 한땀 한땀 자신의 언어로 글을 썼다고 한다”며 “윤 대통령은 연설문을 고치는 과정에서 ‘자유가 자유를 키운다’는 말을 했다고 대통령실 관계자가 전했다”고도 했다. 

▲ 중앙일보 2면 기사 갈무리.
▲ 중앙일보 2면 기사 갈무리.

사설에서는 윤 대통령이 통합도 잊지 말아야함을 강조했다. 사설은 윤 대통령의 반지성주의 지적을 두고 “정확한 인식이라고 본다”며 “진영 사고가 합의의 여지를 막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다만, “대선 과정에서 선택의 자유를 강조하는 차원에서 인용했던 ‘120시간 노동’ ‘부정식품’이 거센 논란을 불렀던 걸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대통령으로서 공감과 합의의 기반을 넓힐 책무를 언급하지 않은 건 아쉽다”며 “구체적 정책이나 방법론이 보이지 않은 건 아쉽다”고도 했다. 

동아일보도 사설에서 “윤 대통령의 취임사는 원론적인 수준에 머무른 듯한 느낌”이라며 “자유 인권 등의 가치를 강조한 건 의미있지만, 윤 대통령이 ‘다수의 힘’ 등 우회적으로 거대 여당을 겨냥하면서도 통합이나 협치를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은 것은 의아한 대목”이라고 했다. 아울러 “취임사만 놓고 보면 윤곽이 분명치 않은 추상화로 보인다”며 “정교하고 섬세한 붓질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계속되는 김건희 옷차림·가격 묘사와 ‘소박함’ 부각

윤 대통령의 배우자 김건희 여사가 입은 옷과 가격을 상세하게 묘사하며 ‘소박하다’며 부각하는 보도는 여전했다. 조선일보와 중앙일보는 특히 많은 문장을 할애해 김 여사의 옷차림을 구체적이고도 긍정적으로 묘사했다.

조선일보는 4면 기사 ‘흰색 투피스에 흰 구두…대통령의 몇걸음 뒤에서 걸어’에서 “김 여사는 국립 현충원 참배를 위해 검은색 치마 정장 차림으로 사저인 서울 서초동 아크로비스타를 나섰다”며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김 여사를 본 주민들은 ‘예쁘다’는 등의 칭찬을 했다”고 했다. 

▲ 조선일보 4면 기사 갈무리.
▲ 조선일보 4면 기사 갈무리.

이어 “김 여사가 취임식 행사장에서 입은 흰색 의상도 화제가 됐다”며 “이날 흰색을 선택한 것도 절제되고 겸손한 모습으로 국민들에게 인사하고 싶은 마음을 담은 것이라고 한다”고 했다. “향후에도 고가의 의류보다는 합리적 가격대의 옷을 입을 생각이라고 한다”며 김 여사의 ‘소박함’을 긍적적 묘사로 강조했다. 

중앙일보도 5면 기사 ‘흰색 정장 김건희 여사, 문재인·박근혜에 깍듯한 인사’에서 김건희 여사의 옷차림을 상세히 묘사했다. 기사는 “소품과 장신구를 최대한 걸치지 않았다. 머리스타일은 얌전한 어깨 길이 단발을 유지했고, 앞머리를 비스듬히 앞으로 내렸다”며 “‘절제된 출발’이란 말이 그래서 나왔다”고 했다. 

아울러 “김 여사가 이날 입은 의상들은 모두 중저가 맞춤 옷을 판매하는 국내 디자이너에게 별도로 의뢰해 지어 입은 것”이라며 “단아함과 여성미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초기 의상 콘셉트를 ‘나비’로 잡았고, 그 결과 허리라인을 강조하며 무릎 아래까지 직선으로 퍼지는 치마 정장이 탄생했다고 한다”며 의상 콘셉트와 가격까지 설명했다. 

▲ 중앙일보 5면 기사 갈무리.
▲ 중앙일보 5면 기사 갈무리.

동아일보도 4면 기사 ‘김건희 여사, 文부부-박근혜에 90도 폴더 인사’에서 “극적인 대비를 준 김 여사의 ‘흑백 패션’도 눈길을 끌었다”며 “첫 일정이었던 현충원 참배에서는 재킷과 스커트, 구두를 모두 검은색으로 맞추고 작은 펜던트가 달린 목걸이를 착용했다”고 했다.

서울신문도 4면 기사 ‘블랜 앤드 화이트 김건희 여사 尹 한 발짝 뒤 조심스러운 내조’에서 “검은색 치마 정장 차림에 단발머리 스타일”, “허리에 커다란 리본이 달린 흰색 코트 안에 아이보리색 원피스” 등 구체적으로 김건희 여사의 옷차림을 묘사했다. “이날 의상은 영세업체가 맞춤 제작한 옷을 자비로 구매했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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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푸틴, 우크라 돈바스 점령 목표 아냐…장기전 준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2/05/11 07:56
  • 수정일
    2022/05/11 07:5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국가정보국장 "푸틴, 전쟁 장기화로 미국·유럽 약화 기대"

 

 

"우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푸틴은 식량 부족, 인플레이션, 에너지 가격 등의 문제가 악화됨에 따라 미국과 유럽의 결의가 약화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미국 에이브릴 헤인즈 국가정보국(Director of National Intelligence) 국장은 10일(현지시간)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같이 증언했다.

헤인즈 국장은 푸틴이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을 점령하는 선에서 공격을 끝내는 것이 아니라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으며, 앞으로 몇달 동안 러시아의 행동이 격화되고 예측 불가능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을 질질 끌고 싶어하는 이유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미국과 유럽의 전폭적인 우크라이나 지원을 약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전세계 밀과 해바라기유 생산량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우크라이나와 천연가스와 석유 생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러시아 사이의 전쟁은 이미 세계 식량 가격과 에너지 가격, 이로 인한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헤인즈는 러시아가 몰도바도 침공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러시아 군대가 이미 '평화유지군'이란 명분으로 수십년째 주둔하고 있는 몰도바 트란스니스트리아로 확전을 시도할 가능성은 러시아 중부군 부사령관이 직접 언급하기도 했다. 러시아가 2014년 합병을 선언한 우크라이나 크림반도와 흑해까지 육상 회랑을 건설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와 국경지역에 있는 몰도바의 도시인 트란스니트리아를 침공하겠다는 것이다. 

헤인즈는 또 푸틴이 러시아에 계엄령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다만 헤인즈는 러시아의 핵무기 사용 가능성은 제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푸틴이 러시아에 대한 "실존적 위협(existential threat)"을 감지할 경우에만 핵무기 사용을 허가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스티븐 베리에 국방정보국(Director of Defense Intelligence Agency) 국장도 이날 청문회에서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될 가능성에 대해 우려했다. 그는 "러시아는 이기지 못하고 있고,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이며, 약간 교착 상태에 빠졌다"고 말했다. 

'장기전'에 대한 우려는 전날 2차 대전 전승기념일(5월 9일) 연설에서 푸틴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개입은 서방의 위협" 때문이라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도 제기됐다. 당초 이날 푸틴이 종전 선언 혹은 확전 선언 등 이번 전쟁의 분기점이 될만한 입장을 표명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푸틴은 이날 마리우폴 점령 등 전쟁 성과에 대해 강조하며 전쟁을 수습하려는 양상을 보이지도 않았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전 선포 등 확전에 대한 언급도 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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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성주의”로 비판세력 배격…불평등 문제의식은 안 보여

등록 :2022-05-10 17:27수정 :2022-05-11 02:42

 
 
 
윤 대통령 취임사 보니
“다수 힘으로 상대 의견 억압
반지성주의로 민주주의 위기”
향후 마이웨이식 국정운영 우려
“번영과 풍요는 자유의 확대”
신자유주의적 성장 앞세워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 취임식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있다. 공동취재사진

윤석열 대통령의 10일 취임사는 자유의 확대를 중심축으로 성장 우선주의와 대북 상호주의가 부각된 강한 보수 색채였다. 특히 민주주의 위기 원인을 ‘반지성주의’로 규정해, 향후 국정운영에서 협치보다는 비타협적인 방식을 취하겠다는 뜻을 표시했다.

 

윤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한국의 민주주의를 비판하며 ‘반지성주의’를 언급했다.

 

그는 “(민주주의 위기의)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이 바로 반지성주의”라며 “국가 간, 국가 내부의 지나친 집단적 갈등에 의해 진실이 왜곡되고, 각자가 보고 듣고 싶은 사실만을 선택하거나 다수의 힘으로 상대의 의견을 억압하는 반지성주의가 민주주의를 위기에 빠뜨리고 민주주의에 대한 믿음을 해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윤 당선자가 반지성주의 극복을 언급한 것은 모순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반지성주의’는 미국의 역사학자인 리처드 호프스태터가 1963년 펴낸 저서 <미국의 반지성주의>에서 처음 언급한 개념으로, 저자는 1950년대 미국 사회를 휩쓸었던 매카시즘 광풍을 고발하려고 이 개념을 사용했다. 객관적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편견이나 진영논리 등이 반지성주의의 예로 꼽힌다.

 

윤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국내 거주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건강보험 체계를 개선하겠다며 외국인 혐오를 자극하고, ‘여성에 대한 구조적 차별은 없다’며 여성가족부 폐지를 주장하는 등 ‘진실 왜곡’으로 표심을 자극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특히, 윤 대통령가 피아를 지성과 반지성으로 구분한 것은 협치나 타협의 자세와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이준한 인천대 교수는 “윤 대통령은 확증 편향에 갇힌 채 타협하지 않는 모습을 반지성주의로 짚었는데 그게 자신의 모습”이라며 “한덕수 국무총리 후보자를 밀어붙이는 것은 자기 편향적인 모습이 아닌가. 취임사가 자가당착에 빠졌다”고 분석했다. 0.73%포인트차로 당선됐음에도 향후 국정운영에서 설득보다는 마이웨이식 행보를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까닭이다.

 

실제 이날 취임사에서는 각계가 최우선 과제로 뽑은 국민 통합이나 화합은 언급되지 않았다. 이는 5년 전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저를 지지하지 않았던 국민 한분한분도 저의 국민이고 우리의 국민으로 섬기겠다”고 한 것과 견줘서도 대조적이다.

 

윤 대통령이 자유 확대를 표방한 신자유주의적 성장 우선주의를 내건 것도 눈에 띄는 대목이다. 그는 “번영과 풍요, 경제적 성장은 자유의 확대”라며 “지나친 양극화와 사회갈등은 빠른 성장을 이룩하지 않고는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그는 “빠른 성장 과정에서 많은 국민이 새로운 기회를 찾을 수 있고, 사회 이동성을 제고함으로써 양극화와 갈등의 근원을 제거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정 지출이나 복지 확대가 아닌 보수 경제학이 내세우는 낙수 효과를 경제적 불평등 해법으로 제시한 것이다. 윤 대통령은 후보 시절 감명깊게 읽은 책으로 꼽았던 밀턴 프리드먼의 <선택할 자유>도 정부의 역할 축소를 주장하며 자유방임 자본주의를 강조하는 내용이다.

 

지병근 조선대 교수는 “사회적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선 상호 협력이나 관용이 필요하다는 얘기를 해줘야 하는데 ‘빠른 성장’으로 해결된다는 것은 다소 황당하다”며 “실질적으로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경제적 불평등이나 사회적 양극화에 대한 문제의식이 없고 해법 제시도 제대로 안 됐다”고 평가했다. 최창열 용인대 교수도 “불평등이나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 합의를 이뤄나가야 하고 이를 위해 기득권이 어떻게 양보해야 하는지에 대한 언급이 없는 점이 아쉽다”며 “야당을 존중한다는 말도 빠져 있다”고 말했다. 취임사의 대부분이 구체적인 방법론없이 추상적인 표현으로 채워져 공허하다는 평도 나왔다. 이날 취임사에서는 윤 대통령의 간판 구호였던 공정은 3회 언급되는데 그쳤고, 상식이나 통합, 협치는 없었다.

 

송채경화 기자 khsong@hani.co.kr 이재훈 기자 nang@hani.co.kr 고명섭 선임기자 michae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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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불 현장서 벌어지는 기현상... 결국 누가 돈을 버나

[최병성 리포트] 산림청의 거짓말... 산불 피해 복구비 4170억 원 전면 재검토해야

22.05.11 05:57최종 업데이트 22.05.11 05:57

▲ 산불 발생 후 산림을 복구한다며 온 산을 파헤쳐 놓은 모습 ⓒ 최병성

 
외계인이라도 다녀간 것일까. 나무 하나 없는 민둥산에 누군가 낙서를 한 듯 시뻘건 길이 사방으로 파헤쳐 있다.

이곳은 강원도 강릉시 옥계면 산불 피해 현장이다. 지난 2019년 4월 4일 강릉시 옥계면 남양리에서 발생한 산불이 동해시 망상해수욕장까지 달려가서야 멈추었다. 약 250ha의 막대한 산불 피해 다음날인 4월 5일 국가재난사태가 선포되었고, 4월 6일 특별재난지역으로 지정됐다.
 

▲ 산림 복원이라는 미명 아래 산림은 싹쓸이 벌목으로 초토화 되었고, 마구잡이로 길을 만들었다. ⓒ 최병성

 
산림이 흉물스럽게 파헤쳐진 것은 산불 피해 지역을 복원한다며 바로 싹쓸이 벌목을 했기 때문이다. 중장비들이 온 산을 헤집고 다니며 벌목한 나무들을 끌고 내려왔다. 산불 발생 후 3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산림은 벌레가 나무 잎사귀를 파먹은 것처럼 상처투성이다.

싹쓸이 벌목 후 중장비들로 인해 산림 토양이 심각하게 훼손됐다. 토사 유출량이 급격히 늘어 산사태 위험이 증가되자, 산사태를 방지한다며 곳곳에 석축과 사방댐을 쌓았다. 그렇다고 토사 유출이 멈추거나 산사태 위험이 낮아진 것도 아니다. 여전히 비만 오면 시뻘건 토사가 쏟아져 내려온다.
  

▲ 산을 마구잡이로 헤집어 놓은 후 산사태를 방지한다며 석축과 사방댐을 쌓았다. ⓒ 최병성

 
산림청의 믿기 어려운 산불 피해지 복원 정책은 지금까지도 계속되고 있다. 동해안 산불은 발생만 하면 대형 산불이 된다. 지난 <전문가도 놀란 동해안 산불 현장... 국민 모두 속았다>(http://omn.kr/1ynir) 기사에서 밝힌 바와 같이 동해안 대형 산불의 가장 큰 원인은 불에 잘 타는 소나무가 많다는 것 때문이다. 그런데 산림청은 옥계 산불 피해지를 싹쓸이 벌목한 후 소나무를 심었다. 불에 잘 타지 않는 활엽수 조림은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 소나무 때문에 대형 산불이 되었는데, 싹쓸이 벌목 후에 또 소나무를 심었다. 산을 파헤친 후 사방댐을 쌓고, 그 주변에 심은 소나무들이 보인다. ⓒ 최병성

 
산림청은 2000년 강원도 고성 산불 현장을 자연복원과 인공조림지로 나눠 비교 조사해오고 있다. 때문에 산불 피해지를 그냥 두어도 산불에 강한 참나무가 스스로 잘 자란다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다. 그런데도 산불만 발생하면 산림을 민둥산으로 만들고 또 다시 소나무를 심어 산불에 잘 타는 숲을 조성하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강원도 옥계 산불 피해 현장 중 불에 탄 소나무들을 베지 않고 그대로 존치한 곳이 있다. 극히 작은 면적에 불과하지만, 자연복원과 인공조림의 차이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싹쓸이 벌목 후 소나무를 심은 곳은 여전히 헐벗은 상태다. 반면 불타 죽은 나무를 그대로 존치한 곳에는 참나무와 벚나무 등의 활엽수가 무성하게 자라 있었다.
  

▲ 싹쓸이 벌목하고 소나무를 심은 현장에 일부 남겨진 불탄 나무들이 있었다. 놀랍게도 남겨진 나무 밑은 인공조림지와 비교될만큼 참나무와 활엽수가 무성하다. ⓒ 최병성

 

▲ 인공조림한다며 파헤치고 소나무를 심은 앞부분과 존치된 죽은 나무 아래 울창한 활엽수들. ⓒ 최병성

  
죽은 나무들이 남겨진 곳으로 들어갔다. 놀랍게도 내 키보다 더 큰 참나무와 벚나무 등의 활엽수가 빼곡하게 자라고 있었다.
  

▲ 벌목하지 않고 일부 남겨진 죽은 나무 밑에 들어서자 참나무와 벚나무 등의 활엽수들이 울창하게 자라고 있었다. ⓒ 최병성

  
산불로 불탄 재와 죽은 나무는 그곳에 자랄 나무 새싹들에게 귀중한 거름이 되어 준다. 불탄 숲의 나무들이 자라는 속도가 빠른 이유다. 최근 일부 농부들이 나무를 태운 재를 토양 개량제로 사용하고 있다는 뉴스도 나왔을 정도다.
  

▲ 나무를 태운 숯으로 토양을 개선한다며 숯의 효능을 강조하는 뉴스 ⓒ ytn 뉴스

  
살아 있는 나무 벌목... 참혹한 현장

2022년 3월 5일 강릉시 옥계면에 또 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이곳 주민들은 3년 전 발생한 산불로 인해 헐벗은 산을 바라보며 살던 중이었다. 그런데 3년 만에 또 다시 대형 산불이 발생하여 맞은편에 남아 있던 산림마저 피해를 입었다.

지난 5월 6일 옥계 산불 현장을 찾았다. 골짜기마다 나무 자르는 엔진톱 소리로 가득했다. 그런데 불타 죽은 나무를 자르는 것이 아니었다. 살아 있는 나무들이었다.
  

▲ 옥계 산불 피해지에 벌목 작업이 한창이었다. ⓒ 최병성

 
이번 강릉 옥계 산불은 나뭇가지 끝까지 불에 타는 '수관화'가 적고, 불이 바닥으로 지나가는 '지표화'가 더 많다. 지표화의 경우 살아남는 나무가 많다. 서둘러 긴급벌채를 할 게 아니라 시간을 두고 지켜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옥계 산불 피해 현장에서는 '산불 피해목'이라며 살아 있는 나무들을 마구 베어내고 있었다. 잘린 소나무 아랫부분을 살펴보았다. 산불 피해가 거의 없었다. 잘려 누워 있는 소나무의 초록 잎사귀가 그 사실을 말하고 있었다. 심지어 소나무 가지 끝마다 모두 새순을 달고 있었다. 그럼에도 무차별 벌목이 진행 중이었다.
  

▲ 산불 피해가 거의 없는 데도 살아있는 나무들을 무참히 잘라낸 현장 모습 ⓒ 최병성

 

▲ 벌목되어 누워 있는 소나무 잎사귀들이 모두 초록으로 싱싱하다. 심지어 소나무 잎사귀 끝마다 5월의 새순이 달려 있다. 산불 피해목이 아니라 건강하다는 증거다. ⓒ 최병성

 
지난 4월 27일 강원도 삼척 검봉산 산불 현장 조사 당시 2000년 산불에서 살아남은 소나무들을 만났다. 22년의 시간이 흘렀지만, 나무 기둥엔 시커먼 산불 흔적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 뜨거운 불을 이기고 살아남아 지금까지 검봉산을 지키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옥계는 검봉산보다 약한 산불이 스치고 지나간 곳이다. 나무에 산불 흔적조차 희미한데 싹쓸이 벌목되었다.

최병암 산림청장은 산불에 강한 내화림을 만들기 위해 참나무 등의 활엽수림을 조성하겠다고 했다. 그런데 옥계 현장에서는 산불에 강하고 불에 타지도 않은 참나무와 벚나무 등의 활엽수까지 모조리 벌목했다.

그루터기만 남은 굴참나무를 살펴보았다. 산불이 스쳐지나간 검댕이 살짝 묻어 있을 뿐이었지만, 산불 피해목이라며 잘라냈다. 처참하게 잘려 뒹굴고 있는 참나무 기둥마다 초록 잎을 달고 있었다. 살아 있는 나무라는 증거였다.
 

▲ 잘린 참나무 기둥에서 새순이 피어올랐다. ⓒ 최병성

  
벌목한 소나무들을 수집 상차하는 현장을 만났다. 관계자는 산불 피해목이라고 했다. 그러나 쌓여 있는 나무 중 산불의 흔적을 가진 소나무는 찾기 어려웠다.
  

▲ 벌목한 나무 중 소나무만 모아 상차 중인 현장. 관계자는 산불 피해목이라고 설명했지만, 산불 흔적을 찾기 어려웠다. ⓒ 최병성

 
잘못된 벌목이 반복되는 이유

산림청은 동해안 산불 복구 비 4170억 원 중 긴급벌채 비용으로 532억 원을 책정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7일 기자와 한 통화에서 긴급벌채 비용이 아직 산불피해지에 내려가지 않았고, 벌목이 진행되는지도 몰랐다고 말했다.

반면, 벌목상들은 내게 한 달 전부터 벌목을 하고 있다고 말을 했다. 아직 긴급벌채비도 지원하지 않았는데, 산림청도 모르는 산불 피해지의 벌목이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옥계 산불 피해 지역 주민들의 제보에 따르면, 벌목상들이 정부 보상금 운운하며 산주를 꼬여 벌어지는 일이었다. 산주들은 벌목상으로부터 ha당 100만 원가량을 받고 자기 소유의 산림을 넘겨준다. 이렇게 벌목하더라도 정부가 산불 피해지를 복구한다며 나무를 심어주기 때문이다. 이런 기회에 얼마 안 되는 나무 값이라도 벌자는 것이다.
 

▲ 산불 피해를 입지 않은 거대한 활엽수 마저 산불 피해목이라며 싹쓸이 벌목했다. ⓒ 최병성

  
산림청의 한 관계자는 개인 산주들이 빨리 벌목해 달라고 한다며 내게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무책임한 핑계일 뿐이다.

지난 자연복원 관련 보도 후에 제보 메일이 들어왔다. 마을 산을 지켜달라는 애절한 내용이었다.
 

지난  3월 4일 발생한 옥계면 산불 피해 지역 주민입니다.
요즘 저희 지역에 벌채 업자가 찾아와서 개인 산 벌채 허락 받았다며, 어차피 정부에서 다 벌채를 할 거고 협력하지 않으면 보상도 없다고 압력성 말을 합니다.

산불이 나고 오늘도 산길을 따라 올라가 보면 기자님께서 하신 말씀에 너무나 공감이 갑니다.
저희 마을 불날 때 바람이 심하지 않아서 불이 바닥만 타고 지나갔는데, 소나무들은 밑둥이 그을렸지만 활엽수들은 지금 녹색으로 온 동네가 꽉 차 있습니다. 이렇게 울창한 푸른 활엽수 나무들을 소나무 때문에 몽땅 베어내야 한다니 장마철이나 폭우가 오면 산사태가 걱정입니다.

 

 

2019년에 양간지풍이 엄청 불어 동해 망상까지 다 타버리고 그동안 벌채와 묘목(소나무)심기를 마친 벌거벗은 민둥산을 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저희 동네는 다행히 불이 훑고 지나지 않은 관계로 활엽수들이 다 살아 있습니다.<br style="box-sizing: inherit;" /><br style="box-sizing: inherit;" />벌목 업자들 배만 불리고, 마구 산허리를 깎아 길을 낼 텐데 폭우라도 오면 걱정이 태산입니다. 벌써 아랫마을 뒷산은 벌목 중에 있습니다. 이대로 그냥 두고 시간이 흐르면 복원이 저절로 될 텐데, 그 수많은 예산을 들여서 누구 좋은 일 하려는지 힘없는 촌사람들 가슴만 답답합니다.
 <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산림청 관계자에게 벌목을 중단시키는 간단한 해결책을 알려주었다. 산림청과 협의 없이 진행되는 산불 피해목 벌채의 경우, 조림 비용을 일체 지원하지 않겠다고 하면 멈출 수밖에 없다.<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지난 2월 14일 산림청 고시에 따르면, 1ha 조림비용이 2021년 907만원에서 2022년 983만원으로 인상되었다. 산주들이 벌목상에게 받는 나무 값은 1ha에 약 100만 원 정도에 불과하다. 나무 값으로 고작 100만원 받고, 983만원을 들여 나무를 심을 어리석은 산주는 대한민국에 없다. 정부가 나무 심는 비용을 지불해 주니 산불 피해목이라며 불법적인 벌목이 자행되는 것이다.<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  

▲ 2022년 1ha 조림비용을 983만원으로 고시한 산림청 고시문 ⓒ 산림청

 <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산림청의 거짓말... 결국 누가 돈을 버나<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산림청은 산불 피해지를 자연복원에 맡기면 경제성 있는 나무가 되지 못한다고 말한다. 인공조림를 해야 경제림이 된다는 것이다. 과연 사실일까.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2017년에 펴낸 <산림경영의 수익성 개선을 위한 정책과제>에 인공조림의 경제성이 상세히 나와 있다.<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 

▲ 산림청은 경제림이라 주장하지만, 국가 보조금을 지급하지 않으면 전혀 경제성이 없음을 보여주고 있다. ⓒ 한국농어촌공사

 <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요즘 대한민국 산림에서 가장 경제성 있는 나무가 낙엽송이다. 그 외의 나무들은 펄프와 합판과 펠릿용으로 값싸게 팔린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30년 키운 낙엽송 1ha에 1848만원이다. 그러나 1848만원의 나무 값이 모두 산주의 수익이 되지 못한다. 벌목상들의 벌목 작업비로 1397만원이 소요된다. 남는 이익이 451만원이다. 여기에서 벌목상들도 이윤을 남겨야 하니 산주들에게 돌아가는 돈은 1ha에 100만원에 불과하다.<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또, 벌목 후엔 조림을 해야 한다. 이 보고서에는 조림비가 2017년 기준 606만원인데, 2022년 산림청이 983만원으로 인상 고시했다. 조림 후 30년 동안 풀베기+어린나무 가꾸기+가지치기+속아 베기+산물 수집(베어낸 잔가지와 나무 정리) 등의 육림비용으로 약 750만원이 투입된다. 이 보고서는 조림비뿐 아니라 육림비까지 포함하면 더 경제성이 없다고 지적했다.<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  

▲ 강릉 옥계면에서 만난 자연복원지. 죽은 소나무 아래에 활엽수들이 무성하게 자라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렇게 자연복원을 하면 산림청이 할 일이 없어진다. ⓒ 최병성

 <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산주 입장에서 보면 30년 동안 가장 경제성이 있다는 낙엽송을 키워도 1ha당 100만원밖에 받지 못했는데, 조림비 983만원과 가꾸는 비용 750만원 등 총 1733만원을 투입해야 한다. 1ha에 1633만원의 적자다. 산주들에겐 아무리 값이 잘 나가는 나무라 할지라도 전혀 경제성이 없다. 그런데 산림청은 왜 계속 경제림 조성이란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일까?<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결국 산림청이 말하는 '경제성'이란 '나무를 팔아 발생하는 이익'이 아니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 산불 피해지를 자연복원에 맡기면 산림청은 물론 산림조합과 벌목상과 묘목상 등이 할 일이 없다. 자연 스스로 복원하기 때문이다. 이들이 산불을 이용해 돈을 벌려면 어떤 이유를 만들어서라도 산불이 발생한 산림을 싹쓸이 벌목하고 나무를 심는 인공조림을 해야 한다.<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산림청의 주장처럼 산불 피해지에 경제림을 조성한다며 싹쓸이 벌목하면 산사태 위험이 높아진다. 그 뒤 산림청은 산사태를 막는다며 아무도 다니지 않는 산속에 임도를 건설하고 석축과 사방댐을 쌓기 위해 막대한 예산을 퍼붓는다. 이 사업 역시 산림조합과 관련 기관들에게 막대한 부를 안겨준다.<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 

▲ 산불 피해지를 싹쓸이 벌목하고, 인공조림을 하고, 산사태가 발생한다며 사방댐 공사를 하면 산림조합과 벌목상과 묘목상이 큰 수익을 얻을 수 있다. ⓒ 최병성

 <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인공 조림 비용과 30년간 투입되는 육림 비용, 임도와 사방댐 건설 예산까지 다 포함하면 산림청의 경제림 조성 주장은 더더욱 타당성이 없다. 이는 국민을 속이는 행위다. 산림청은 산불 피해지 경제림 조성이라는 미사여구를 사용하지만, 결과는 국고 손실에 불과하다.<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br style="box-sizing: inherit; color: rgb(0, 0, 0); font-size: 17px;" />이제 산림청이 그동안 숲을 이용해 벌여 온 사업들의 진실을 국민이 알 때가 되었다. 긴급벌채와 사방댐 건설 등의 산불 피해 복구비 4170억 원의 타당성은 전면 재검토 되어야 한다. 
덧붙이는 글 산불 피해지 복원뿐 아니라 그동안 산림청이 진행해온 벌목과 숲가꾸기 사업의 타당성에 관한 기사가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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