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단독] 정부, 출입국 얼굴사진 1억7천만건 AI업체에 넘겼다

등록 :2021-10-21 04:59수정 :2021-10-21 09:45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자동 출입국심사 시스템. 연합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자동 출입국심사 시스템. 연합
 

정부가 출입국 심사에 쓸 ‘인공지능’(AI) 개발 명분으로 약 1억7천만건의 내·외국인 얼굴 사진을 민간 업체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생체정보인 얼굴은 개인정보 중에서도 처리 규정이 까다로운 ‘민감 정보’다. 정부는 이 정보를 당사자 동의 없이 민간에 제공한 터라 논란이 예상된다. 나아가 정부는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 수백대의 카메라를 설치해 생체정보를 추가로 축적하고 있다. 인공지능 산업 육성을 위해 정부가 무리수를 뒀다는 평가가 나온다.

_______
1억건 이상 얼굴 정보 민간에 넘겨

 

20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법무부·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받은 자료들을 보면, 두 부처는 지난 2019년 4월 양해각서(MOU)를 맺고 2022년 완료를 목표로 ‘인공지능 식별추적시스템 구축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법무부가 출입국 심사 과정에서 확보한 내·외국인의 △안면 이미지 △국적 △성별 △나이 등의 정보를 과기부에 이관하고, 과기부가 이를 민간 업체들에 넘겨 인공지능 기술을 연구하게 하는 사업이다. 여권 스캔 등 없는 출입국자 신원 식별과 위험 상황 사전 탐지 등 출입국심사 고도화를 목적으로 내세웠다. 지난 2019년 6월 정부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열린 관계 장관회의 뒤 낸 보도자료에서 해당 사업에 대한 언급은 있었으나, 데이터 수집 범위와 방식, 개발 주체 등 상세 사업 구조가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사업으로 지난해 민간 업체들이 법무부로부터 받아 쓴 안면 데이터 중 외국인 정보는 1억2000만여건이다. 업체들은 이 중 1억건은 ‘인공지능 학습용’으로, 2000만건은 ‘알고리즘 검증용’으로 썼다. 2018년 기준 법무부는 외국인 9000만여명의 얼굴 사진을 총 2억장 이상 갖고 있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을 학습용으로 쓴 셈이다.

내국인 출입국자들의 얼굴 사진도 ‘인공지능 학습’에 쓰였다. 법무부는 박주민 의원에 보낸 문서에서 “인공지능 식별추적시스템 사업에 (내국인) 5760만여건의 안면 데이터를 사용했다”고 밝혔다. 현행 출입국관리법상 법무부는 입국 심사 때 내국인의 안면 등 생체정보는 수집·저장하지 않지만, 지난 2008년 도입된 자동 출입국심사를 신청한 내국인의 지문·얼굴사진 등은 저장하고 있다. 법무부는 이때 얻은 내국인의 얼굴 사진과 성별·나이 등의 정보를 과기부에 이관했다고 말한다.

 

_______
똑똑한 인공지능·알고리즘 개발 목적

올해부터는 ‘리얼(real) 데이터’를 얻는다는 명목으로 인천공항 출입국장을 지나는 내·외국인들의 ‘영상’도 수집하고 있는 사실도 확인됐다. 민간 업체로 넘어가는 안면 이미지 정보량은 앞으로 더욱 늘어날 수 있다는 얘기다. 법무부는 지난해에만 인천공항 출입국 심사대 주위에 △안면인식용 고정형 카메라 50대 △4면 전방향 카메라 26대 △회전형 카메라 12대 등 총 88대의 카메라를 설치했다. 올 6월 과기부 산하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이 작성한 사업제안서에도 100대 이상의 카메라를 출입국 심사장과 심사대 유리 부스에 추가로 설치하겠다는 계획이 담겼다. 사업 기간인 2019∼2022년 동안 매년 100여대, 총 400대의 카메라로 현장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게 정부 계획이다.

업체들은 출입국 관리구역 카메라에 찍힌 사람과 기존 법무부에 등록된 내·외국인 데이터를 대조하는 ‘1 대 다수’ 매칭 알고리즘을 개발하고 있다. 입국장에서 ‘이상 행동’을 보이는 사람까지 기존 등록 데이터와 대조해 누구인지 찾는 학습을 한다. 현행 자동출입국심사에서처럼 카메라 앞의 인물이 여권 사진의 인물과 동일한지를 검증하는 ‘1 대 1’ 매칭보다 복잡한 형태다. 사업제안서를 작성한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은 “출입국자의 얼굴을 위치추적(추적) 및 촬영”하며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촬영된 사진과 기존 데이터베이스(DB) 내 사진 간 비교로 (사진 속 인물이) 등록된 출입국자인지를 확인하고, 촬영된 사진과 동일인물을 찾을 때까지 데이터베이스를 조회한다”고 밝혔다.

 

_______


“유례없는 규모의 정보인권 침해”

안면 이미지 등은 개인정보 중에서도 개인의 신상을 특정하는 데 쓰일 수 있는 ‘민감 정보’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의 신체적, 생리적, 행동적 특징에 관한 정보로서 특정인을 알아볼 목적으로 생성된 정보’ 등을 민감 정보로 규정한다. 민감 정보를 제3자에게 제공하거나 처리하기 위해서는 정보 주체에게 ‘별도 동의’를 받아야 한다.

법무부, 과기부는 이 정보를 ‘원래 주인’ 동의 없이 써왔다. 법무부는 박주민 의원실에 보낸 문서에서 “법무법인으로부터 법률자문을 받는 등 신중한 검토를 거쳐, 이 사업이 출입국 심사라는 정보 수집목적 범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며 “정보 주체의 동의는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등에선 “유례없는 규모의 정보인권 침해”라는 비판이 나온다. 장여경 정보인권연구소 상임이사는 “출입국 내·외국인의 실제 데이터를 고지나 동의 없이 인공지능 개발 용도로 사용하고 업체에 지원한 사례는 국제적으로도 찾아보기 힘들다. 충격적인 사건”이라고 밝혔다. 박주민 의원은 “인공지능 식별추적시스템은 출입국 심사를 용이하게 하고 공항 내 안전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겠지만, 이 사업이 개인의 민감한 정보를 다루면서도 당사자 동의 없이, 특별한 근거 규정 없이 추진된 사업이라면 당장 적법성을 다시 검토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천호성 기자 rieux@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economy/it/1016022.html?_fr=mt1#csidxb541bb8837bd5499f68cb8de896cfd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국민의힘이 국감에서 이재명에 패한 이유

 
경기도 국정감사 총평
 
임병도 | 2021-10-21 08:34:02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경기도 국정감사 총평
공공개발 반대했던 국민의힘의 태생적 한계
야당 의원들의 부실한 질문 속출
이 지사 답변 시간 트집 잡은 야당 의원들

▲10월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안위 경기도 국정감사 모습 ⓒ국회제공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와 국토교통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가 끝났습니다. 18일과 20일에 열렸던 국정감사를 한 마디로 요약한다면 ‘대장동’이었습니다.

경기도 국감은 야당 의원들의 이재명 지사를 향한 대장동 의혹 공격과 이 지사의 방어가 전부였습니다. 덧붙인다고 해도 민주당 의원들의 여당 대선후보 지원 사격에 불과했습니다. 

국민의힘은 경기도 국감에서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을 낱낱이 파헤쳐 경기지사 이재명이 아닌 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을 추락시키겠다는 자신감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보니 국민의힘이 원한 그림은 나오지 못했습니다.

선거 전에 여당 대선 후보를 무너뜨릴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야당이 실패한 이유가 무엇인지 정리했습니다.

공공개발 반대하며 괴롭혔던 국민의힘 성남시의원들

국민의힘이 대장동 의혹으로 이재명 지사를 이기는 것은 처음부터 불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왜냐하면 국민의힘은 이재명 지사가 공공개발을 100% 하지 않았다는 전략으로 갔기 때문입니다.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었던 시기, 아니 그 이전부터 당시 이명박 대통령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게 민간개발과 경쟁하지 말라고 명령했고, 한나라당(국민의힘) 국회의원들과 성남시의원들은 대장동 공공개발을 반대했습니다.

20일 열린 국토교통위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윤덕 의원은 이명박의 한국토지주택공사 출범식 영상과 한나라당 신영수 의원의 LH대장동 사업 포기 압력 영상, 성남시의원들의 대장동 공영개발 반대 발언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영상을 지켜본 이 지사는 “당시에 공공개발을 막았던 국민의힘이 이제 와서 왜 개발이익을 100% 환수하지 않았느냐고 따지는 모습이 마치 스스로 ‘양두구육’(羊頭狗肉·겉과 속이 다름)의 모습을 자백하는 것 같았다”며 오히려 국민의힘의 행태를 비판했습니다.

공공개발이라는 말이 나오는 순간 국민의힘의 패배는 정해진 것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태생부터가 공공개발이나 공공이익보다는 민간개발과 민간이익을 더 선호하는 정당입니다.

저격수? 가짜뉴스로 웃음거리가 된 국민의힘 의원들

18일 경기도 국감을 앞두고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이재명 지사의 무능을 돋보이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저격수들이 있기 때문에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고 호언장담했습니다.

국민의힘 김용판 의원은 이준석 대표의 말을 증명하려는 듯 이재명 지사의 ‘조폭연루설’을 제기했습니다. 김 의원은 근거로 국제마피아 행동대원이었던 박철민씨가 제보했다는 현금다발 사진을 국감장에 PPT 화면으로 보여줬습니다.

김 의원이 보여준 사진은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던 시기도 아니었고, 뇌물로 준 돈도 아니었습니다. 박씨로 추정되는 인물이 페이스북에 자랑삼아 올린 사진에 불과했습니다.

불과 몇 시간 만에 가짜뉴스로 밝혀진 해프닝을 보면 국민의힘 의원들이 저격수는커녕 장난감 총인지 진짜 총인지 구별조차 못하는 수준임을 보여준 셈입니다. 

이재명 지사는 국정감사를 마친 후 “가짜뉴스와 국민의힘의 정치적 선동 때문에 왜곡됐던 많은 사실이 많이 교정된 것 같다”며 오히려 이번 기회를 통해 자신에 대한 의혹이 해소됐다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국민의힘이 할 수 있었던 것은 무리한 자료 요구와 발언 시간 트집잡기

국민의힘 의원들이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가장 많이 했던 것이 이재명 지사의 발언이 길다는 항의 또는 민간인 사찰과 같은 수준의 자료 요구였습니다.

오죽하면 민주당 서영교 위원장과 조응천 감사반장은 초시계까지 들고 나와 이 지사의 발언 시간을 체크했습니다. 그럼에도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는 끊이지 않았습니다.

국감이 시작되기 전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이 7분으로 정해진 질의 시간 대부분을 본인들의 말만 하고 끝낼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역시나 국민의힘 의원들은 질의만 하고 이 지사의 답변은 아예 들으려고 하지 않았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 지사에게 발언 기회를 주지 않고 답변만 듣지 않으면 자신들이 승리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승패를 결정짓는 것은 답변 시간이 아니라 질문 그 자체에 있었습니다.

이 지사는 20일 오전 국감이 끝난 뒤 기자들에게 “18일 질의보다 기대치 이하였다”고 말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본 질의와 보충 질의, 추가 질의도 모자라 재재보충 질의까지 했습니다. 그런데도 야당 의원들은 질의가 부족하다며 조응천 의원의 국감 종결 선언을 방해했습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 지사를 한 방에 무너뜨릴만한 날카로운 질문을 하지 못했다는 자체가 이미 패배한 것이나 다름없었습니다.

다만, 이 지사의 정치적 승리와 별개로 대장동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못했다는 점과 여당 대선 후보 공격에 치우쳐 경기도 국감이 소홀했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406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김웅-조성은 ‘고발사주’ 녹취록 전문 분석] ‘검찰 손을 탄’ 수많은 흔적들

김웅 국민의힘 의원ⓒ뉴시스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 조성은 씨 통화 녹취록은 야당을 통한 고발이 이뤄지도록 하는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설계 내용은 물론, ‘검찰의 개입’이 드러나지 않도록 하는 은밀한 주문까지 자세히 담고 있다.

‘민중의소리’가 20일 확보한 지난해 4월 3일 녹취록(김웅-조성은 통화)에 따르면 김 의원은 이날 오전 조 씨에게 전화를 걸어 “고발장 초안을 ‘저희가’ 일단 만들어서 보내드릴게요”라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고발장은 그해 3월 31일 MBC가 보도한 채널A 이동재 전 기자와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 의혹, 뉴스타파가 그해 2월 보도한 윤 전 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연루 의혹 보도를 한 기자들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당시 비례대표 후보) 등을 피고발인으로 적시한 고발장이다.

우선 김 의원은 조 씨에게 해당 고발장을 전달하는 배경을 설명하면서 검찰 관계자를 통하지 않고서는 알 수 없는 정보를 알려준다.

“이동재 기자가 ‘협박했다’ 뭐 이렇게 나오는 거 있잖아요? 이것들이 공작인 것 같고, 그 목소리는 이동재하고 한동훈하고 통화한 게 아니고, 이동재가 한동훈인 것처럼 다른 사람을 가장해서 녹음을 한 거예요.”(김웅)

조 씨가 “시나리오를 짜서 대역을 썼다는 것이냐”고 묻자, 김 의원은 다시 한번 설명을 한다.

“그렇죠. 그걸 아마 오늘 밝힐 거 같고…”(김웅)

이동재 전 기자가 제보자 지모 씨에게 들려준 통화 음성 파일 속 주인공이 실제로는 한 검사장이 아니라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는 취지의 내용이다.

당시 이 전 기자의 이러한 입장은 외부에 알려지지 않은 상태였으며, 검찰 내부에서는 당사자인 한 검사장과 그와 가까운 검사만 인지하고 있었을 내용이다. 따라서 김 의원이 “그걸 아마 오늘 밝힐 거 같다”고 말한 건, 검찰 관계자를 통해 해당 내용을 전해들었을 가능성을 시사해주는 대목이다.

김 의원이 조 씨에게 텔레그램 메신저로 전달한 고발장과 각종 증거 자료들에 ‘손준성 보냄’이라고 표기돼 있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김 의원이 소통한 검찰 관계자는 당시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이던 손준성 검사이거나, 손 검사와 가까운 인물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김 의원이 조 씨에게 고발장을 전달한 전후 한동훈 검사장과 손 검사, 권순정 당시 대검 대변인은 카카오톡 단체방에서 100차례 넘게 메시지를 주고받았다.

김 의원은 이 전 기자가 ‘녹음파일 속 인물이 한동훈이 아니다’고 말하면, 이를 키워서 야당(당시 미래통합당)이 대응하면 좋을 것 같다고 제안하기도 한다.

“오늘 아마 이동재가 양심선언을 하면 바로 키워서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김웅)

어떻게 준비하면 좋겠냐는 조 씨의 질문에 김 의원은 “제2의 울산사건이다. 선거판을, MBC를 이용해서 제대로 확인도 안 해보고 프레임 만들어놓고, ‘윤석열 죽이기’ 쪽으로 갔다. 그리고 얘들이 조직적으로 움직였다”며 대응 기조를 설명해준다.

여기서 말하는 ‘얘들’에 대해 김 의원은 “민병덕이라는 놈하고, 황희석”이라고 여권 정치인을 언급하기도 한다.

'고발사주' 의혹과 관련해 이 사건 최초 제보자이자 공익신고인인 조성은 씨ⓒ뉴스1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검찰에 말해두겠다”
곳곳에 드러난 ‘검찰과의 교감’ 정황들

김 의원은 고발장 접수처도 지목해준다.
“고발장을 남부지검에 내랍니다. 남부 아니면 조금 위험하대요.”
자신의 말이 아닌 누군가의 ‘주문’을 전해주는 식이다. 남부지검이 아니면 위험하다고 말한 주체는 누굴까?

김 의원은 텔레그램 메시지로 ‘손준성 보냄’ 표시가 된 고발장을 전달한 뒤 오후에 조 씨와 한 차례 더 9분 39초간 통화를 하는데, 이때 고발장 접수처는 ‘남부지검’이 아닌 ‘대검’으로 바뀐다.

“여기(대검) 고발장 내러 간다고 이야기를 하고, 대검에 총무과나 이런데. 방문할 거면 공공, 그 범죄수사부 쪽 옛날 공안부장 있죠? 거기 그 사람 방문을 하는 걸로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만약 가신다고 하면 그쪽에다가 이야기를 해놓을게요.”(김웅)

김 의원은 대검 공공수사부를 만나서 고발장을 접수하겠다고 하면, 해당 부서에 말을 해놓겠다고 조 씨에게 일러둔다. ‘대검 수사정보정책관실 생산->김웅에 전달->국민의힘에 전달->대검 공공수사부에 접수’로 이어지는 고발 사주 과정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검찰에 항의도 하고, 억지로 받는 것처럼”
‘검찰이 난처해하는 그림’ 만들어달라 주문한 김웅

김 의원은 자신과 검찰 조직,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고발과 무관하다는 점이 대외적으로 드러나야 한다는 점을 수차례 강조했다. 고발장을 접수받은 검찰이 난처해하는 그림을 만들어야 하고, 자신과 윤 전 총장이 관여한 것처럼 비춰지면 안 된다는 취지였다.

녹취록에 나오는 김 의원의 구체적인 워딩은 이렇다.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되는 거예요.”
“검찰이 (고발장을) 받기 싫은데 어쩔 수 없이 받는 것처럼 하고, 이쪽(국민의힘)에서 항의도 좀 하시고. ‘왜 검찰이 먼저 인지수사 안 하고 이러느냐’ 이런 식으로 (항의를) 하고. 그럼 좋죠.”

통화 말미에 김 의원은 거듭 자신이 드러나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고발장 요 건 관련해가지고 저는 쏙 빠져야 되는데”(김웅)
“아, 예, 예, 그게 좋을 거예요.”(조성은)
“무슨 말인지 아시죠?”(김웅)
“네, 네.”(조성은)

야당 공식 라인에도 ‘검찰발’ 정황 숨기고자 했던 김웅

김 의원은 당시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공식 회의체에서도 ‘검찰발’ 고발장이라는 점을 인지하지 못하도록 할 것을 조 씨에게 당부했다.

조 씨가 “(통화가 끝나면) 4시부터 전략본부 회의가 있다”고 말하자, 김 의원은 고발장 접수 여부에 대해 “상의를 해보라”고 하면서, “‘우리가 좀 어느 정도 초안을 잡아봤다’ 이렇게 하시면서, ‘이 정도 보내고 나면 검찰에서 알아서 수사해준다’ 이렇게 하시면 돼요”라고 말했다. 여기서 ‘우리’는 ‘검찰’이 아닌 조 씨 그룹을 지칭하는 말로, 조 씨 측이 직접 고발장 초안을 만들어봤다는 식으로 당 전략본부 회의에서 언급하라는 취지다. 당 전략본부 회의 참석자들을 포함해 당 관계자 다수가 검찰의 관여 사실을 알게 되면 리스크가 커진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은밀하고 위험한 정보일수록 접근성을 떨어뜨려 보안 강도를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고발장을 접수하러 갈 때 포토라인에 설 야당 정치인을 정해주기도 한다. 이른바 ‘검찰 색깔’을 지우기 위한 방편이다.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하는 게 아니라) 전혀 다른 이미지를 가야죠. 예를 들면 피해자라고 할 수 있는 그런 사람들을 동원해서 가는 게 더 낫겠죠.”(김웅)
“음, 아.”(조성은)
“검찰 색을 안 띠고. 김종인 위원장님은 안 가시는게 좋을 거 같아요.”(김웅)
“그러니까 뭔가 그 퓨어(pure)한 느낌이 좋다시는 거잖아요.”(조성은)
“심재철 의원님 같은 분은 좋죠. 왜냐면은 그 지팡이 짚고 가서 이렇게 하시면은 좀 모양새가 좋은 거 같은데. 투사 이미지도 좀 있고. 뭔가 공권력 피해자라는 느낌도 오고. 지팡이 짚고 가고 이러면.”(김웅)

김 의원은 여전히 모든 의혹을 부인하고 있는 상태다. 녹취록을 통해 ‘검찰의 관여’ 정황이 짙어졌음에도 불구하고 김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녹취 속) ‘저희’라는 말에 대해 자꾸 얘기하는데 제가 기억하는 바에 의하면 검찰은 아닌 것 같다”고 모르쇠로 일관했다. 녹취록에 ‘윤석열이 시켜서 한 게 된다’는 표현이 등장하는 데 대해서는 “검찰에서 이런 시빗거리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으니 그런 걸 차단했으면 좋겠다는 맥락으로 파악된다”고 주장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할아버지 외솔을 따라서… 한글 지킴이 의사 최홍식

할아버지 외솔을 따라서… 한글 지킴이 의사 최홍식

중앙일보

입력 2021.10.20 00:30

업데이트 2021.10.20 00:55

지면보기
권혁재
권혁재 기자중앙일보 사진전문기자
최홍식 교수는 평상시 한글로 된 타이슬링을 목에 걸고 진료한다. 생활 속에서도 한글과 함께하려는 마음에서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최홍식 교수는 평상시 한글로 된 타이슬링을 목에 걸고 진료한다. 생활 속에서도 한글과 함께하려는 마음에서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이비인후과 명의 최홍식 교수님을
‘사람사진’에 추천합니다.

제가 최 교수님께 처음 수술을 받은 건
2007년 봄이었습니다.

화재 연기 흡입으로
기도가 협착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때부터 전신마취 수술을 40여 회 넘게 하며
생명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사실 이 기도협착이란 게
언제 끝날지 모를 정도로 힘든 병입니다.
이런 저를 저보다 안타까워하며 살펴주는
교수님 덕에 살아내고 있습니다.

숨쉬기 힘들면 어느 때라도
주저 없이 연락하라며 전화번호까지 주셨죠.

응급 상황일 땐 새벽 1시에도,
심지어 유럽 학회를 다녀오시는 귀국 당일에도
공항에서 바로 병원으로 오셔서 수술을 해주셨습니다.
대통령 주치의를 두 번이나 하신 분인데도
저 같은 환자를 이리 대하십니다.

그리고 교수님을 추천하는
또 다른 이유는 지극한 한글 사랑입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를 맡아
세종대왕 선양 사업과 한글 운동에 헌신하십니다.
얼마 전 세종대왕기념사업회가 운영난을 겪자
10억원을 쾌척했을 정도입니다.

한글날 즈음
사업회의 어려움은 어찌 되었냐고 물었더니
한숨만 쉬시더라고요.
보다 많은 분의 관심과 응원이 필요한 것 같아
최 교수님을 추천하는 바입니다.”

지어진 지 50년이 넘은 세종대왕기념관 앞에 선 최홍식 교수는 ″세종대왕의 큰 뜻을 품을 수 있는 품 넓은 기념관이 건립되는 날을 고대한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최홍식 교수는 한글운동가이자 독립운동가인
외솔 최현배(1894~1970) 선생의 손자였다.

그에게 오늘날 세종대왕기념사업회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뭔지 단도직입으로 물었다.

“세종대왕기념사업회는
1956년 외솔 할아버님 주도로 시작되었습니다.
각급 학교와 범국민 모금에다
정부지원이 합쳐져 1969년 세종대왕기념관이 준공되었고요.
여기 세종대왕기념관이 세워진
서울 동대문구의 이 땅이 국가 소유입니다.
그래서 정부 직영 단체가 아닌 우리는
매년 수억 원의 대지 사용료를 내야 합니다.
누적된 부채를 해결하려
제가 기부금을 내놓았지만 급한 불만 겨우 꺼놓은 격입니다.”

제세 공과금 납부에도 허덕이는
기념회를 유지해야 현실은
외솔의 손자로서 세종대왕의 참뜻을 잇는다는
사명감만으로 버티기엔 괴리감이 컸다.

그는 현재 세종대왕기념사업회 대표 이사이다. ‘한글이 목숨’이라는 신념으로 한글을 지켜 온 외솔 최현배 선생의 유지를 이렇게 잇고 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그럼에도 그는 ‘한글이 목숨’이라는 신념을 지켜 온
외솔의 유지를 잇는 꿈을 말했다.
“국립중앙박물관·한글박물관이 있는 곳에
세종대왕기념관을 세운다면 더 없는 유산이 되지 않을까요?”

2021년 한국문화상품 아이디어 공모전 세종대상 수상작인 목은명작가의 '한글 보퉁이 둘째와 나전노리개'를 보여주고 있는 최홍식 교수. 그는 우리 한글로 된 문화상품을 알리기 위해 이 보퉁이를 BTS에게도 전달했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2021년 한국문화상품 아이디어 공모전 세종대상 수상작인 목은명작가의 '한글 보퉁이 둘째와 나전노리개'를 보여주고 있는 최홍식 교수. 그는 우리 한글로 된 문화상품을 알리기 위해 이 보퉁이를 BTS에게도 전달했다고 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민주노총 총파업, 왜 했는지 아시나요?

기자명 승인 2021.10.20 22:11

 

‘불평등 타파와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위한 첫걸음 10.20 총파업’ 대회 전국 집계

▲서울 서대문 사거리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10.20총파업 대회. [사진 : 뉴시스]
▲서울 서대문 사거리에서 진행된 민주노총 10.20총파업 대회. [사진 : 뉴시스]

민주노총이 20일 12시 공무원 노동자의 잠시 멈춤을 시작으로 서울을 포함한 전국 14개 지역 55만 노동자가 동시에 총파업 투쟁에 돌입했다.

 

이날 열린 ‘불평등 타파와 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위한 첫걸음 10.20 총파업’ 대회에서 구속된 양경수 위원장을 대신해 윤택근 수석부위원장이 대회사를 했다.

윤택근 수석은 “생산의 주역이고 역사발전의 주체인 우리 노동계급이 자신의 운명을 스스로 개척하겠다고 총파업을 선언했다”며, “위원장을 구속시킬 수는 있지만 투쟁을 구속시킬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해 2300여 명이 산업재해로 사망하고, 평생을 일해도 서울 아파트 한 채 장만하지 못하고, 5인 미만 사업장 노동자들은 근로기준법도 대체휴일도 중대재해 처벌법도 적용받지 못하고, 비정규직 노동자가 1100만이 넘는 이게 나라입니까?”라고 반문하며, “5년전 1700만이 광장에서 외쳤던 나라다운 나라. 적폐 청산과 불평등 해소로 모두가 함께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들자”고 호소했다.

 이날 총파업은 서울, 경기, 인천은 서울 서대문 사거리, 충북은 충주 도심, 대전은 둔산동 50개 거점, 세종충남은 천안터미널 앞, 전북은 전북도청, 광주는 광주시청, 대구는 봉산 육거리 일대, 경북은 포항 협력회관 앞, 부산은 부산 도심, 울산은 태화강둔치, 경남은 창원시청, 강원은 강원도청, 제주는 제주도청에서 각각 총파업 대회를 진행했다.



▲경남 총파업 대회

세종충남 총파업 대회

▲울산 총파업 대회

▲충북 총파업 대회

▲광주 총파업 대회

부산 총파업 대회
한편 이날 오후 4시 CJ대한통운 본사 앞에서 ‘노동조합 인정! 김포 문제 해결! 사회적 합의 파기 CJ대한통운 규탄! 전국택배노동조합 결의대회’가 이어졌다.

대선 후보로는 유일하게 총파업 대회에 이어 택배노조 대회까지 참석한 김재연 진보당 대선후보는 “재벌택배사 CJ대한통운이 사회적 합의로 만들어 낸 성과를 빼앗아가려는 천인공노할 만행을 폭로하고, 규탄하고, 막아내기 위해 또다시 모였다”며 “CJ대한통운은 노동자 처우개선으로 사용되어야 할 택배요금 인상분을 삭감하고, 제 뱃속부터 챙기려 했고, 국민을 속이고 택배노동자들 착취하고 있으며 대리점과 현장노동자들 사이에서 갈등을 방치하고 조장하고 있다”고 CJ대한통운을 규탄했다.


▲CJ대한통운 규탄! 전국택배노동조합 결의대회에 참석한 유일한 대선후보 진보당 김재연 상임대표.
 

<총파업 선언문>

노동자 투쟁으로 불평등체제 타파하고 한국사회 대전환 실현하자!

오늘, 110만 민주노총 조합원은 자본과 정권의 탄압을 뚫고 총파업을 성사시키고 광장에 나섰다.

정권과 보수언론의 협박에 굴하지 않고 이 자리에 함께 선 자랑스런 조합원 동지들이 민주노총의 미래이고 한국 사회의 희망이다.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5년 전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광장에 나섰던 촛불시민들의 염원을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땀 흘려 일하는 노동자·민중이 주인인 나라, 노동자·민중의 삶을 책임지는 나라가 ‘나라다운 나라’다.

그러나 지난 5년간 한국사회의 불평등은 심화되었고 노동자, 민중의 삶은 더욱 나락으로 떨어지고 있다. 더 이상 불평등체제에서 인내하며 살아갈 수 없기에 우리는 결연히 총파업 투쟁에 나섰다.

우리의 요구는 첫째, 불평등과 차별의 온상, 비정규직을 철폐하고 모든 노동자에게 근로기준법과 노조법을 적용하는 것이다.

50여년 전 전태일 열사가 ‘근로기준법을 지켜라‘, ’노동자는 기계가 아니다‘라고 절규하며 노동자 권리를 찾기 위해 자신의 몸을 불살랐지만 오늘의 현실 또한 그때와 다르지 않다.

천만 명에 이르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본의 이윤을 보장하기 위한 기계처럼, 일회용 소모품으로 취급받고 있다.

자본가들은 합법적 착취와 책임을 회피하기 위해 특수고용노동자를 양산했으며, 확장되고 있는 플랫폼산업은 노동자를 근로기준법의 울타리 밖으로 내몰고 있다.

우리의 두 번째 요구는 정의로운 전환을 실현하고 국가가 노동자의 일자리를 보장하는 것이다.

기후 위기, 4차산업혁명과 디지털 전환에 대한 대책이 요구되고 있지만, 위기와 장미빛 미래 어디에도 노동자는 없다.

탐욕스런 자본이 불러일으킨 위기의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기후위기 해법, 기술발전이 노동자의 생존을 위협하는 디지털전환 해법을 받아들일 수 없다.

위기의 책임을 자본에게 묻고 국가가 노동자, 민중의 일자리와 생존을 보장하는 정의로운 전환을 요구한다.

우리의 세 번째 요구는 주택·교육·의료·돌봄·교통공공성을 강화하는 것이다.

투기의 대상으로 전락한 주택정책을 전면적으로 수정하여 집 없는 사람 누구에게나 공공임대주택을 보장해야 한다.

대학서열화 폐지와 대학무상 교육을 통해 자라나는 청소년들을 입시지옥에서 해방시키고 부모세대를 등록금 고통에서 벗어나도록 해야 한다.

코로나펜데믹의 소중한 교훈은 의료와 돌봄이 돈벌이 수단이 아니라 국가가 책임져야 할 국민의 기본권리로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다.

철도와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의 공공성을 보장하고 유통물류 산업영역에서 공공적 기준을 세우고 노동권을 보호해야 한다.

한국사회를 책임지겠다고 나선 여야정당과 대선후보들에게 우리의 미래를 맡길 수 있겠는가?

말 그대로 ‘진흙밭의 개싸움’을 벌이고 있는 기성정치 세력들은 불평등한 현실에서 고통받아온 자들이 아니며 특권과 불로소득을 누린 자들이다.

불평등한 현실에서 견딜 수 없는 고통과 분노를 가진 노동자, 민중이 한국사회의 대전환을 실현할 주체들이다.

이 자리에 선 우리가 한국 사회의 희망이고 미래다.

오늘 민주노총의 총파업은 불평등체제 타파, 한국사회대전환을 위한 정의로운 투쟁의 역사적 출발이다. 새사회를 열망하는 민중과 함께 불평등체제 타파-평등사회로의 대전환을 위해 힘차게 투쟁하고 전진하자!

불평등과 차별의 온상, 비정규직 철폐하라!

5인미만 사업장에도 근로기준법, 중대재해처벌법을 적용하라!

특수고용, 플랫폼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하라!

일방적 해고와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일자리를 국가가 책임져라!

부동산투기 불로소득을 환수하고 공공임대주택을 확대하라!

국가가 책임지는 무상돌봄 실시하라!

의료인력 확대하고 공공병원 확충하라!

대학서열화를 폐지하고 대학무상화 실시하라!

민주노총 탄압 중단하고 양경수위원장 석방하라!

불평등체제를 타파하고 평등사회로 나아가자!

2021년 10월 20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출처 : 현장언론 민플러스(http://www.minplusnews.com)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단독] 공공병원 꿰찬 코로나, 밀려난 취약계층

 등록 :2021-10-20 04:59수정 :2021-10-20 07:08

 
서민들 의료 버팀목 공공병원
55곳 중 52곳이 ‘감염병 전담’
외래환자 최대 84% 줄어든 곳도
“비용 늘어 병원가는 횟수 줄여”
2021년 9월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음압격리병동에서 간호사들이 코로나19에 걸린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다. 김진수 선임기자
2021년 9월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코로나19 음압격리병동에서 간호사들이 코로나19에 걸린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다. 김진수 선임기자
 

정부 의료비 지원 대상자(의료급여 수급자)인 장아무개(77)씨는 당뇨와 경도치매, 무릎 관절염 등 복합적인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 그는 의료취약계층에게 우선적으로 보건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 공공병원인 인천의료원을 수십년간 이용해왔다. 장씨는 지난해 2월 초 갑자기 혈압이 떨어지고 콩팥 기능이 저하됐다. 평소처럼 인천의료원을 찾았지만 “코로나19 환자 치료 때문에 입원이 안 된다고 했다”며 비싼 민간병원으로 발길을 돌릴 때의 막막했던 심정을 털어놨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지역의 공공의료기관들이 코로나19 거점병원으로 지정되면서 의료취약계층이 공공의료의 안전망 밖으로 밀려난 사실이 수치로도 확인됐다. <한겨레>가 19일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연구소 데이터센터와 함께 정춘숙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보건복지부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전국 55개 공공병원 가운데 13곳(23.6%)은 코로나19 확산 이전인 2019년과 비교했을 때 올해 상반기(1~6월) 월평균 외래환자 수가 30% 이상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병원 외래진료 환자 수가 줄어든 것은 55개 공공병원 중 52곳이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지정됐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그만큼 코로나19 환자가 아닌 일반 환자를 입원시키거나 진료할 여력이 줄어든 것이다. 특히 지난해 말부터 코로나19 환자가 수도권에 집중되면서, 수도권 공공병원 일반 환자 수가 대폭 줄었다. 상반기 월평균 외래환자 수가 2019년에 견줘 50% 이상 감소한 병원 8곳은 경기도의료원 소속 5개 병원, 서울시 북부·동부·서남병원 3곳이다. 서울시 북부병원은 2019년 월평균 외래진료 환자 수가 3383명이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월평균 534.8명으로 무려 84.2%가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우리 사회 전반에 걸친 의료서비스 이용 감소를 고려하더라도, 공공병원이라는 특수성을 참작할 때 저소득층, 쪽방촌 거주자 등 취약·빈곤층 상당수가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받지 못하는 상황으로 봐야 한다고 말한다.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 사는 췌장암 기저질환자 안아무개(58)씨도 그런 경우다. 안씨는 코로나19 이후부터 오랫동안 진료받아온 서울의 공공병원을 다니지 못하고 있다. 급한 대로 민간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고 있지만 병원비가 공공병원보다 두배 가까이 늘었다. 그는 “늘어난 병원비를 감당하기 위해 지인들에게 빚까지 졌다”며 “병원 가는 횟수도 최대한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씨 같은 사례는 일부 통계로도 확인된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허종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천의료원을 이용하는 저소득·고령·만성질환자의 의료서비스 이용이 코로나19 이후 절반 이상 줄었다. 코로나19 유행 전후 1년6개월간 건보공단 자료를 비교한 결과, 50대 이상 기저질환이 있는 의료급여 수급환자의 진료비 총액이 59억300만원에서 18억1천만원으로 69.33% 급감했다. 같은 기간 인천의료원의 진료비 총액이 295억2400만원에서 236억5천만원으로 19.9% 줄어든 데 비하면 감소폭이 세배 이상 많다.

다른 지역 병원도 사정은 비슷했다. 같은 기간 대구의료원은 의료취약계층의 진료비 총액이 54.77%(72억1300만원→32억6200만원) 줄었고, 부산의료원은 52.71%(105억700만원→49억6800만원) 감소했다. 코로나19 발생이 상대적으로 많지 않았던 강원도 영월의료원도 36.89%(5억5100만원→3억4700만원) 감소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 의원은 “의료취약계층의 의료서비스 소외 문제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코로나19로 인한 취약계층 의료공백 조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허 의원은 “감염병이 확산할 때 공공의료기관의 역할과 기능이 약해지지 않도록 정부가 재정지원을 포함한 정책 개입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공공병원이 코로나19 환자들만 치료하다 보니 장기적으로 의료 역량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조승연 전국지방의료원연합회장은 “공공병원들이 코로나19라는 특정 질환만 2년째 보면서, 내원 환자가 급감하고 의료진이 떠나는 구조적 난관에 봉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 단체들은 해결책으로 코로나19로 인한 의료공백 조사, 공공병원 및 의료인력 확충, 감염병 위기 상황 시 민간병원 역할·의무 법제화 등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이번 분석은 경찰대병원 등 특수목적 공공병원, 산재병원 등을 제외한 공공병원 58개 가운데 지난해 문을 열었거나 자료를 미제출한 병원 3곳을 제외한 55곳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서혜미 이재호 기자 ham@hani.co.kr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health/1015829.html?_fr=mt1#csidx74b392b5b13c5f5b0f7940f824f9aa7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북, ‘잠수함 이용 신형 SLBM 시험 발사’ 확인

미 백악관 “시급한 대화 필요성 강조...‘조건없는 만남’ 제안 유효”

  • 기자명 이광길 기자 
  •  
  •  입력 2021.10.20 07:45
  •  
  •  수정 2021.10.20 09:48
  •  
  •  댓글 0
 
북한이 19일 잠수함을 이용해 신형 SLBM을 시험발사했다. [사진출처-노동신문]
북한이 19일 잠수함을 이용해 신형 SLBM을 시험발사했다. [사진출처-노동신문]

북한 국방과학원이 19일 잠수함을 이용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시험발사에 성공했다고 20일 확인했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에 따르면, 유진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장, 김정식 군수공업부 부부장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8.24영웅함’에서 또다시 새형의 잠수함발사탄도탄을 성공시킨 자랑과 영광을 안고 당중앙에 충성의 보고를 드렸다”는 것. 

잠수함(‘8.24영웅함’)을 이용한 발사 장면을 포착한 사진 5장을 공개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국방과학원은 측면기동 및 활공도약기동을 비롯한 많은 진화된 조종유도기술들이 도입된 새형의 잠수함발사탄도탄은 나라의 국방기술고도화와 우리 해군의 수중작전능력향상에 크게 이바지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고 알렸다.

북한은 지난 2016년 8월 24일 신포 앞바다에서 첫 SLBM 시험발사를 단행하고, ‘북극성-1’형이라는 명칭을 붙였다. 2년 전인 2019년 10월 2일에는 원산만 수역에서 ‘북극성-3’형을 시험발사한 바 있다. 

[사진출처-노동신문]
[사진출처-노동신문]

이에 앞서, 19일 남측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우리 군은 오늘(10.19) 10시 17분경 북한이 함경남도 신포 동쪽 해상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한  SLBM으로 추정되는 미상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1발을 포착하였다”고 밝혔다. 

고도는 60km, 비행거리는 590km인 것으로 알려졌다. 

남측 정부는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긴급회의를 통해 “깊은 유감”을 표명하고, “한반도 정세의 안정이 그 어느 때보다 긴요하다”고 강조하면서 “북한이 조속히 대화에 나올 것”을 촉구했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19일(아래 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며 “규탄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 발사는 시급한 대화와 외교의 필요성을 강조한다”며, “언제 어디서든 조건없이 만나겠다는 우리의 제안은 그대로”라고 밝혔다.  

18일 워싱턴 DC에서 노규덕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성김 대북특별대표 간 한·미 북핵수석대표 협의에 이어 19일 한미일 수석대표 협의가 진행됐다. 이번 주말에는 성김 대표가 서울을 방문해 추가 협의를 이어간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조선일보, 윤석열 ‘전두환 옹호’ 발언에 “1일1실언”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1/10/20 10:06
  • 수정일
    2021/10/20 10:0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금준경 기자
  •  입력 2021.10.20 07:42
  •  수정 2021.10.20 08:28
  •  댓글 2
    
 

[아침신문 솎아보기] 보수언론도 윤석열 ‘전두환 옹호’ 발언 조명... 매체 따라 ‘망언’ ‘실언’ 규정 차이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전두환씨 옹호 발언을 해 논란이 거세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19일 국민의힘 부산 해운대갑 당협 사무실에서 “전두환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하는 분들이 많다. 호남에서도 그렇게 말하는 분들이 꽤 있다”며 “왜 그러느냐? 맡겼기 때문이다. 이분은 군에 있으면서 조직 관리를 했기 때문에 맡긴 것”이라고 밝혔다. 

다수 언론 윤석열 총장 발언 문제 보도
한겨레·경향·서울 ‘망언’, 조선·세계 ‘실언’ 규정

한겨레와 경향신문, 서울신문은 윤석열 전 총장의 발언을 ‘망언’으로 규정했다. 경향신문은 “윤, 국정 미숙 지적에 전두환 끌어와 ‘권한 위임 배울 점도’” 기사를 통해 “전반적인 국정 운영에는 (윤 전 총장이) 미숙하지 않겠느냐는 지적을 방어하는 취지에서 한 발언으로 풀이된다”며 그의 발언을 ‘전두환 망언’이라고 규정했다. 그러면서 여당은 물론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도 윤 전 총장을 비판한 사실을 비중 있게 전했다. 경향신문은 민주당과 정의당이 윤 전 총장의 망언을 비판하고 사과를 촉구한 사실도 별도 기사로 다뤘다. 

한겨레는 사설을 통해 “오죽하면 ‘1일 1망언’이라는 말이 나왔겠는가”라며 “독재자 전두환씨를 미화하고 나선 것은 그냥 넘어갈 수는 없는 일이다. 대선주자라고 하기에는 민망한 몰역사적 인식과 민주주의에 대한 소양 부족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라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5·18 단체들의 반발을 비중 있게 전한 기사를 별도로 냈다.

20일 경향신문 기사 
20일 경향신문 기사 

서울신문 역시 “윤석열 ‘전두환, 쿠데타와 5·18 빼면 정치 잘했단 분 많아’ 또 망언” 기사를 내고 ‘망언’이라고 규정했다.

보수 언론도 “윤 ‘전두환, 5·18 빼면 정치 잘해’ 발언 논란”(조선일보) “윤석열 ‘전두환, 쿠데타와 5·18 빼면 잘했다’ 발언 논란”(중앙일보) 등 이 문제를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면 팔면봉 코너를 통해 “윤석열 ‘전두환 쿠데타와 5·18 빼면 정치는 잘했다.’ ‘1일 1실언’ 시리즈의 끝은 어디인가”라고 꼬집었고. 세계일보도 관련 사안을 보도하며 “또 한번 실언 논란을 자초했다”고 했다. 두 신문은 발언을 문제로 지적하면서도 ‘망언’이 아닌 ‘실언’으로 규정했다는 점에서 한겨레·경향신문·서울신문과 차이를 보였다. 

20일 조선일보 팔면봉
20일 조선일보 팔면봉

김웅 녹취록 윤석열 언급 있었다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 조성은씨가 국민의힘 김웅 의원과의 대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김웅 의원은 조성은씨와 대화하면서 “고발장을 ‘저희가’ 만들어 보내 드리겠다”며 “제가 (고발하려)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된다”고 언급했다. 통화가 이뤄진 날은 지난해 4월3일로 김웅 의원이 범여권 인사들에 대한 고발장과 첨부자료를 텔레그램을 통해 조성은씨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날이다. 

녹취록에는 ‘저희가’ ‘내랍니다’ ‘위험하대요’ 등과 같은 표현이 나와 김웅 의원의 배후에 누군가가 있을 가능성을 드러낸다. 다만 녹취록에는 그 주체가 분명히 드러나지는 않았다. 

논란이 된 채널A에 대한 언급도 있다. 김웅 의원은 “선거판이 이번에는 경찰이 아니고 MBC를 이용해서 제대로 확인도 안 해보고 일단 프레임을 만들어놓고 윤석열 죽이기, 윤석열 죽이기 쪽으로 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아마 이동재(전 채널A 기자)가 양심선언을 하면 바로 이걸 키워서 하면 좋을 것 같은데요”라고 말했다. 조성은씨가 “그걸 준비를 어떻게 할까요”라고 묻자 김웅 의원은 “일단 이거를, 제2의 울산사건”이라고 답했다. 

경향 “배후에 누군가 있음을 시사”
조선 “실명이나 사실관계 드러나지 않아”

이날 종합일간지들은 이른바 ‘윤석열’ 발언을 일제히 부각해 보도했다.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돼”(조선일보) “김웅, 조성은과 통화서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 고발한게 돼’”(동아일보) “김웅,, 조성은에게 ‘제가 가면 윤석열이 시켜서 고발한 것이다’가 나오게 된다”(중앙일보) “김웅 ‘제가 고발하러 가면 ’윤석열이 시킨 것‘이란 말 나와.... 저는 쏙 빠져야’”(경향신문) 등이다. 

20일 경향신문 기사
20일 경향신문 기사

하지만 내용을 보면 온도 차가 있었다. 경향신문은 ‘저희가’ ‘내랍니다’ ‘위험하대요’ 등과 같은 표현을 언급하며 ‘김 의원 발언에는 고발장 전달 배후에 누군가 있음을 시사하는 듯한 표현이 적지 않게 나온다“고 했다. 반면 조선일보는 “(검찰이 배후일) 그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지만 해당 녹취록 안에는 직접적인 연관성을 확정할 실명이나 일차적인 사실관계가 드러나지는 않았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채널A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김웅 의원이 핵심 쟁점이었던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이동재 전 채널A 기자와 직접 혹은 제3자를 통해 상황을 공유한 것으로 의심되는 대목도 있었다”며 “공교롭게도 지난해 4월3일은 이동재 전 기자가 검언유착 의혹 사태와 관련해 채널A 상사를 면담한 날이다. 김 의원이 당시 이 전 기자가 밝힐 입장을 누군가에게 미리 듣고 있었던 것으로 의심이 드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20일 조선일보 기사
20일 조선일보 기사

‘돈다발 사진’ 허위 드러났지만 ‘공방’ 다룬 조선·동아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조폭의 연루설을 제기하면서 근거로 제시한 돈다발 사진이 허위로 드러났다. 

이와 관련 주요 종합일간지 가운데 다수는 김용판 국민의힘 의원을 비판하거나 비판하는 입장을 전했다. 

한국일보는 “김용판 돈다발 사진 허위폭로, 어처구니없다” 사설을 통해 “조폭 재소자의 주장을 최소한의 확인조차 하지 않고 정치 공세에 활용하다가 반나절 만에 들통나 조롱거리 신세를 자초한 것”이라며 “국회의원의 자질과 윤리 의식을 의심케 하는 이런 어처구니없는 소동이 벌어지는 정치 현실에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20일 한국일보 사설
20일 한국일보 사설

경향신문 역시 사설을 통해 “김 의원의 무책임한 폭로는 의원 본연의 역할뿐 아니라 국감의 본질을 훼손하는 심각한 행위”라며 “국민의힘 역시 소속 의원의 무책임한 행위를 엄정하게 다스려야 한다. 사진의 진위와 무관하게 조폭 연루설 제보 자체는 진실일 수 있다는 어정쩡한 입장으로 이 소동을 피해나가서는 안 된다”고 했다. 

한겨레는 기사 “‘민주당 ’김용판 정치공작‘... 허위 돈다발 사진에 총공세”를 통해 “국민의힘은 박철민씨의 20억원 전달 진술의 신빙성을 주장하면서도 ‘가짜 사진’에 대해서는 뾰족한 해명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서울신문은 관련 사진 기사 제목을 “자폭된 조폭 돈다발 사진”으로 지었다. 

20일 조선일보 기사
20일 조선일보 기사

반면 보수성향 신문사들은 이 문제에 주목하지 않거나 여전히 여야 공방 문제로 다뤘다. 조선일보의 관련 기사 제목은 “여 ‘조폭이 올린 돈뭉치 사진, 공작냄새 풀풀 낸다’ 제보자 부친 ‘아들은 거짓말 안해... 조작 왜 하겠나’”다. 동아일보의 관련 기사 제목은 “여 ‘김용판 조폭에 놀아나’ 야 ‘손으로 하늘 못가려’ 돈다발 사진 날선 공방”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홍성호 기자의 열려라! 우리말] 100년간 써온 '기대난망', 사전에 없는 까닭

'난망'이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니 '기대난망'은 불필요한 중복이다. '기대난' 하든지, '난망' 하든지 둘 중 하나만 써도 충분하다. 이를 순우리말로 '바라기 어려움'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겹말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애초 집단면역은 기대난망이었는지 모른다”라고들 한다. “미친 집값 잡기, 정녕 기대난망인가?” 이런 제목의 신문기사도 눈에 띈다. 끝모를 코로나19 사태로 사회 분위기가 가라앉은 탓인지 ‘기대난망’이란 말을 자주 접한다. 그런데 이 말은 좀 특이한 구성이다. 국어사전에 나오지도 않는다.
‘기대’와 ‘난망’이 결합해 의미상 중복 표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정상적 단어가 아니기 때문이다. 사전에는 ‘기대난’(期待難: 기대하기 어려움)과 ‘난망’(難望: 바라기 어려움)이란 말이 따로 있다. 기대하는 것은 바라는 것이다. 그러니 기대난이 곧 난망이다. 망(望)이 ‘바랄 망’ 자다. 두 말을 섞어 ‘기대난망’을 만들었으니 겹말에 해당한다. ‘동해 바다’가 의미중복 표현인 것과 같다.

기대난망이든 기대난이든 난망이든 이들이 사전에 나타나는 것은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최초의 국어대사전인 《조선말큰사전》(한글학회, 1957년)에는 보이지 않는다. 어근인 ‘기대’만 있을뿐 아직 기대난이나 난망이란 말이 생성되기 전이라고 짐작할 만하다. ‘-난(難)’은 취업난, 공급난 등에서 보듯이 ‘어려움’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다. 그러니 ‘기대난’은 파생어라 굳이 사전에 없어도 조어법상 만들어 쓸 수 있을 것이다.

《표준국어대사전》(1999년)에는 ‘기대난’이 표제어로 등장한다. ‘난망’은 그보다 이르게 1991년 발간된 《금성판 국어대사전》에서 올림말로 다뤘다. 이때 ‘난망’의 용례로 ‘기대 난망’을 제시했다. ‘기대 난망’이 하나의 단어가 아니라 구의 구조로 된 말이란 게 드러난다. 하지만 언론에서는 기대난망을 오래전부터 한 단어처럼 써왔다. 지난 신문을 보면 이미 1930년대부터 이 말이 등장한다. 1930년 2월 26일 동아일보는 런던에서 열린 열강들의 회의 소식을 ‘군축회의 전도 암담, 회의 성과 기대난망’이란 제목으로 전했다.
과학적 글쓰기에선 겹말 사용 바람직하지 않아
문장은 간결해야 짜임새가 좋아진다. 군더더기가 없어야 속도감 있고 힘 있게 읽힌다. ‘기대난망’은 잉여적 표현이기는 해도 눈에 거슬리지 않고 눈치 채기도 쉽지 않다. 이에 비해 ‘기간동안’은 같은 구(句) 형태의 겹말 표현인데도 오래전부터 겹말 논란에 휩싸여온 대표적 말이다.

‘기간(其間)’이 곧 ‘동안’이다. 하나는 한자어이고 다른 하나는 토박이말이라는 차이가 있을 뿐이다. ‘기간+동안’이 겹말 구조라는 게 금세 눈에 띈다. 지금도 이 표현을 보면 반사적으로 그 부당함(?)을 지적하며 쓰지 말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이 꽤 있다. 일부 국어학자와 우리말 운동가 사이에서는 이 표현을 아주 싫어한다. 하지만 일반 언중은 비교적 거부감 없이 폭넓게 쓰고 있다.

겹말 사용에 대한 평가는 글의 목적에 따라, 독자층이 누구냐에 따라 달리 하는 게 좋다. 가령 수필 등 시적 표현이 비교적 넓게 허용되는 글에서는 겹말 표현이 크게 문제되지 않을 수 있다. 이에 비해 신문이나 보고서 등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글쓰기가 필요한 데서 겹말은 엄격하게 다뤄진다. 제한된 공간에 많은 정보를 전달해야 하기 때문에 간결하고 긴밀한 표현이 더 우선적 가치를 지닌다.
 
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

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

‘난망’이 기대하기 어렵다는 뜻이니 ‘기대난망’은 불필요한 중복이다. ‘기대난’ 하든지, ‘난망’ 하든지 둘 중 하나만 써도 충분하다. 이를 순우리말로 ‘바라기 어려움’이라고 하면 자연스레 겹말 시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입에 익어 편하고 친근한 맛을 줘 더욱 좋다.

홍성호 한국경제신문 기사심사부장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민주노총 총파업 중심에 선 비정규직·특수고용직 노동자들

배달·택배 기사, 건설노동자, 방문점검원, 학교비정규직, 상담사 등이 주도 “불평등 세상 바꾸자”

이승훈 기자 
발행2021-10-19 20:23:04 수정2021-10-19 21:33:45
 

대선을 앞두고, 민주노총이 오는 10월 20일 노동 의제를 대선 주제로 끌어올리기 위한 대규모 총파업에 나선다.

그런데 이번 총파업은 이전의 총파업과 다소 분위기가 다르다. ‘코로나19 유행’과 ‘단계적 일상회복 단계’라는 점에서 방역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분위기로 움츠러드는 것도 사실이지만, 대선을 앞두고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극화·불평등 문제와 관련해 당사자인 노동자들이 나서지 않으면 안 된다는 의견도 팽배하다. 이에 코로나19 유행 이후 열악한 근로환경 문제가 대두됐던 배달·택배·방문점검원·건설기계 등 특수고용직과 콜센터상담사·단체급식조리원·건설노동자 등 비정규직·일용직이 총파업을 이끄는 중심이 되고 있다.

이들은 각자가 처한 노동환경을 개선해야 한다며 총파업에 나서고 있지만, 이들이 처한 환경은 모두 양극화와 불평등한 사회구조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가진다.

추모하는 배달노동자
< span="" style="box-sizing: border-box; text-size-adjust: none;">ⓒ민중의소리<>

‘도로 위 시한폭탄’ 되어버린 배달노동자
“우리도 누군가의 가족...안전하게 일하고 싶다”

서비스일반노동조합 배달서비스지부는 지난 15일 정부와 배달플랫폼 회사에 근본적인 제도개선을 요구하며 오는 10월 20일 ‘오프데이’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오프데이는 배달노동자들이 배달플랫폼 업체로부터 주문내용을 받는 배달앱을 끄는 행위를 뜻한다. 건당 수수료로 생계를 유지하는 배달노동자들이 할 수 있는 파업인 셈이다. 배달서비스지부 관계자는 “10월 20일 오프데이에 수도권에서 일하는 배달노동자 약 1천 명가량이 참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비대면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배달노동자들의 열악했던 근로환경 문제가 더욱 부각됐다. 주문이 몰리는 시간에 수수료를 급격히 올려 속도 경쟁을 부추기는 배달플랫폼 시스템 속에서 배달노동자들의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김종민 배달서비스지부 구팡이츠지회 준비위원장은 “이탈리아 검찰은 배달노동자 사망사고가 많이 일어나자, 라이더 단속이 아닌 배달플랫폼 업체를 조사했다. 반면 우리 정부는 힘없는 라이더만 단속한다”라며, 오토바이 단속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근본적인 제도개선에 힘써야 한다고 촉구했다. 배달노동자 사고 원인이 배달노동자 개개인에게 있는 것처럼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과속을 부추기는 배달플랫폼 업체의 배달 시스템에 있다는 지적이다.

홍창의 배달서비스지부 준비위원장은 다음과 같이 구조적 문제점을 개선해 달라고 호소했다. “우리도 누군가의 가장이고, 가족입니다. 위험을 감수하면서 도로 위 시한폭탄처럼 일하고 싶지 않습니다. 안전하게 일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배달 건당 수수료를 받는 특수고용직이고, 한 건이라도 더 배달해야 하는 구조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오토바이 구입비, 유지비, 비상보험료 등을 내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가지려면 빠르게 달릴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분류한 물량을 차에 싣고 있는 택배노동자
< span="" style="box-sizing: border-box; text-size-adjust: none;">ⓒ민중의소리<>

을들의 전쟁 조성하는 CJ대한통운에
총파업 선언한 1700명의 택배기사

CJ대한통운 택배노동자들도 이달 15일부터 부분파업을 시작해 오는 10월 20일 일일 전면파업에 나선다. 전국택배노동조합 관계자는 “쟁의권이 확보된 1700여 명의 조합원을 중심으로 부분 배송 거부를 시작했다. 20일에는 일일 경고파업을 한 뒤, 이후에도 문제 해결이 안 될 경우 파업의 수위를 계속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택배노동자들 중 CJ택배노동자들만 총파업을 하는 이유는 업계 1위 CJ대한통운이 끝까지 노조를 교섭 상대로 인정하지 않고, 노조와 대리점소장 간 갈등만 부추기고 있기 때문이다.

택배노조는 엄연히 정부가 인정한 ‘합법적인 노동조합’이다. 하지만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와 직접적인 계약 관계에 있지 않다며 지난 5년 동안 택배노조를 교섭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택배노동자는 각 대리점과 계약을 맺고 있기 때문에, 택배사는 택배노동자의 사용자가 아니라는 주장이다. 중앙노동위원회가 “CJ대한통운은 택배노동자의 노동조건을 지배·결정하는 지위에 있기 때문에 단체교섭 의무가 있는 사용자가 맞고 교섭을 거부하면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까지 했지만, CJ대한통운은 여전히 택배노조를 교섭대상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CJ대한통운이 택배노조와 교섭 자체를 거부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최근 CJ대한통운 김포지역 대리점에서는 택배노조와 대리점소장 간 갈등이 극으로 치달았다. 특히 한 대리점 소장이 CJ대한통운으로부터 계약이 중도에 해지된 뒤 택배노조를 탓하는 유서를 남기고 숨지자, CJ대한통운이 유족에게 새로운 대리점을 제공하면서 주변 대리점 소속 택배노동자들의 물량을 유족의 대리점으로 전환하여 또 다른 갈등을 유발했다.

또 CJ대한통운은 최근 택배노동자 과로사 방지를 위해 사회적 합의로 정한 170원 요금인상분에서 75원가량을 회사의 수익으로 가져가려고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택배노조는 “170원 요금 인상분은 택배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쓰라고 국민이 허용해 준 돈”이라며 “그 돈은 택배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사용되어야 한다”라고 촉구했다.

서비스연맹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18일 서울 서대문구 노조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웨이 소속 3개 직군의 노동자들이 총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민중의소리

비정규직·정규직이 함께 공동투쟁
코웨이 노동자들의 10·20 총파업

택배·배달 노동자와 마찬가지로 특수고용직인 코웨이 방문점검원 4500명도 10월 20일 총파업에 나선다. 이들의 총파업에서 주목할 부분은 코웨이 정규직·영업관리직 2500명과 함께 총파업에 나선다는 점이다.

비정규직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 같은 회사 정규직이 반대하면서 비정규직과 정규직 간 갈등으로 비화되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코웨이 노동자들은 반대로 함께 투쟁에 나섰다. 이 같은 비정규직과 정규직의 공동투쟁은 노조가 노력한 결과로 보인다. 전국가전통신서비스노동조합은 코웨이 방문판매원, 설치수리기사, 영업관리직 등 3개 직군이 서로를 이해할 수 있도록 ‘노동자는 하나다’ 등 다양한 캠페인을 진행했다. 이에 3개 직군은 지난 5월 1일 노동절 날 공동투쟁본부 발족을 알리고 지금까지 함께 회사에 제도개선을 요구할 수 있었다.

덕분인지, 방문판매원들은 노동법 사각지대에 있는 특수고용직임에도 불구하고 최근 업계 최초로 교섭권을 얻었다. 코웨이 방문판매원들은 2019년 11월 노조를 설립한 이후 24회에 걸쳐 회사에 교섭을 요구했으나, 코웨이는 “방문판매원들은 노동자가 아니다”라며 교섭요구를 무시해 왔다. 그러다가 올해 8월 중앙노동위원회가 “회사의 지속적인 교섭 거부는 법에서 금지한 부당노동행위”라고 결론을 내리면서, 회사가 교섭의 문을 열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교섭에 나온 코웨이 사 측은 형식적으로만 응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 설명이다.

민주노총 건설노조 이영철 위원장이 19일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사람 살리는 총파업”
건설노동자들도 나선다

일용직·특수고용직 건설노동자도 위험작업을 거부하며 10·20 총파업에 나선다. 전국건설노동조합(건설노조)은 19일 기자회견에서 “경기 성남 대장동 개발 사업에 참여한 민간 업체 화천대유 퇴직금이 50억인데, 현장에서 일하던 노동자는 왜 언제 떨어져 죽을지 모르는 위험한 환경에서 일해야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건설노조는 이번 총파업을 두고 “사람 살리는 총파업”이라고 부른다. 건설현장 산재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노동자들에겐 ‘안전 문제를 건너뛰고 작업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건설현장의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이 절실하다. 지난 8월 17일에서 24일까지 조합원 대상으로 이루어진 건설노조 설문조사에서 83%의 조합원이 건설안전특별법이 필요하다고 봤다. 정부도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건설현장 산재사망사고를 줄이겠다고 한 바 있지만, 국회에 법안만 발의된 채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이제 겨우 공청회를 1번 열었을 뿐이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조합원들이 7일 서울 중구 정동 민주노총 12층 회의실에서 학교비정규직노조 총파업 위한 투쟁선포 및 쟁의행위찬반투표 돌입 기자회견을 열고 7일부터 10월7일까지 찬반투표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날 참석자들이 비정규직 신분 철폐 죽지 않고 일할 권리 쟁취를 촉구하고 있다. 2021.09.07ⓒ김철수 기자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는 양극화
“인권위 권고 등 받아들여, 처우개선 해야”
학교비정규직, 역대 최대 규모 총파업 참여

10월 20일 총파업에서 가장 큰 규모로 참여하는 단위는 학교비정규직이다.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전국여성노동조합 등 3개 학교 비정규직 노조는 지난 12일 총파업에 나선다고 밝혔다. 3개 노조 조합원 수는 약 9만4천여 명이다.

앞서 공무직위원회와 국가인권위원회는 내년도 공무직 노동자의 인건비 예산을 동일 기관 내 정규직 임금인상률보다 상회한 수준으로 편성하라고 권고한 바 있다. 이는 비정규직 임금이 정규직 임금 대비 55%(교육기관 기준) 수준인 상황에서 점점 벌어지는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임금격차 문제를 조금이라도 해소하기 위한 권고다.

하지만 교육부·시도교육청은 이 같은 권고를 받아들일 계획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3개 노조는 “2차 추경으로 6조3천억 원 이상 증액된 데 이어 전년 대비 11조 원이나 늘어난 2022년 예산에도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은 정규직보다 못한 기본급 인상안을 제시하더니,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에서는 작년보다 못한 인상안을 제시했다”라며 총파업에 나서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

최근 학교 급식실에서 일하다가 원인 모를 암과 질병에 시달려온 학교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잇따라 산재를 인정받으면서, ‘죽음의 급식실’ 환경이 재차 논란이 된 바 있다. 소수의 인원이 수백 명분의 급식을 준비하다 보면 각종 암의 원인이 되는 ‘조리흄’과 위생 관리 중 접하게 되는 화학 약품에 무방비로 노출되는데, 그동안 다수의 학교는 이런 위험요소로부터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조차 하지 않고 급식실을 운영해 왔다. 고장 난 환기시설을 고쳐달라고 해도 수년 동안 요구를 무시하거나, 창문조차 없는 지하인 곳도 부지기수였다.

콜센터 자료사진ⓒ뉴시스

공공부문 콜센터 상담사들도 총파업 참여
가스공사, 환경미화, 물재생시설 노동자도 파업
공무원 “점심시간이라도 보장” ‘12시 멈춤’

공공부문 콜센터 상담사들도 10월 20일 총파업에 나선다. 국세청콜센터, SH공사콜센터, 한국장학재단콜센터, 다산콜센터 상담사 노조로 구성된 ‘공공부문 콜센터 노동조합 연대회의는’ 지난 14일 이같이 밝혔다. 또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에 따르면,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상담사들과 대전 국민은행 콜센터 상담사들도 총파업에 참여한다.

이들이 파업에 참여하는 이유는 정부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정책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처우개선의 가능성이 희박한 민간위탁 또는 자회사 노동자로 남았기 때문이다.

이 외에도 곳곳에서 총파업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비정규직지부도 안정적인 정규직 전환 및 처우개선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나설 예정이며, 문화체육관광부 공무직들도 처우 개선 예산 편성 등을 촉구하며 총파업에 나선다. 일부 지역 민간위탁 환경미화 노동자도 직영화를 촉구하며 총파업에 참여한다. 자동차와 배를 만드는 제조업 노동자들도 부분파업을 통해 총파업에 참여한다. 서울물재생시설공단 노동자 300여 명은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임금을 일방적으로 삭감한 서울시에 항의하며 지난 18일부터 전면 파업에 나섰다. 화물노동자들도 안전운임제 확대 등을 요구하며 10월 말 총파업을 준비 중이다.

코로나19 유행으로 업무가 급격히 증가한 공무원노동자들도 “점심시간만이라도 법으로 정한 휴식시간을 보장하라”며 ‘12시 멈춤’에 나선다.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 사회변혁노동자당 등 5개 정당 대표들이 국회에서 민주노총 총파업 지지 선언을 하는 모습.ⓒ뉴시스

진보정당·농민단체 “노동자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전국여성연대 “우리도 온라인으로 동참”

비정규직, 특수고용직들을 중심으로 한 총파업에 진보정당들과 농민단체, 여성단체 등은 지지 기자회견을 여는 등 적극적으로 응원을 보냈다. 특히, 전국여성연대는 “그림자 노동의 당사자인 여성들도 온라인 공간에 모여 10월 20일 우리만의 총파업을 하겠다”며 연대 투쟁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녹색당, 사회변혁노동자당 등 진보정당들도 18일 “민주노총이 내걸고 있는 ‘비정규직 철폐, 노동법 전면개정! 산업전환기 일자리 국가보장! 주택, 교육, 의료, 돌봄, 교통 공공성 강화!’라는 총파업 요구는 불평등 체제를 해소하고 기후위기로부터 한국사회의 대전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진보정당의 당면 요구이기도 하다”라며 “코로나 방역의 잣대를 들이대 집회의 자유를 구속하지 말고, 노동자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라”라고 촉구했다.

8개 농민단체가 만든 ‘농민의길’은 지난 18일 “최저임금 인상은 무력화됐고 5인 미만 사업장은 근로기준법과 주 52시간도 적용되지 않는 노예노동지대로 여전히 남겨졌다. 노동자들이 열심히 일하면 일한 만큼 풍족하게 살 수 있는 사회였다면 거리에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불평등 해소와 집회 자유 보장을 위해 함께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경찰은 예고된 총파업 집회에 대해 “엄정하게 대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경찰청에서 열린 총파업 대책회의에서, 김창룡 경찰청장은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의 전환을 앞둔 중차대한 시기에, 대규모 집회로 인한 코로나19 재확산이 우려된다”며 가용 경력 장비를 최대한 동원한 집결 차단, 불시 집결 또는 신고된 인원 초과 시 해설절차 진행한 뒤 현행법 체포 등을 주문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고령 미접종자들 “부작용이 더 겁나”…‘설득’ 숙제 받아든 위드 코로나

등록 :2021-10-19 04:59수정 :2021-10-19 07:34

 
 
 
미접종자 500만명: 그들은 왜 백신을 꺼리나 ①
고령층 10명 심층인터뷰…“집 밖 안 나가면 돼”
 
11월 초 시작될 ‘단계적 일상 회복’은 코로나19와의 공존을 의미한다. 그 불안한 공존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이 꼭 필요하다. 접종완료자는 감염돼도 사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기 때문이다. 관건은 미접종자다. 18일 0시 기준 18살 이상 미접종자는 539만여명에 이른다. 이들을 접종으로 이끌려면 먼저 접종 거부 이유부터 알아야 한다. <한겨레>는 60살 이상 고령층 10명과 청장년층 10명 등 20명의 미접종자를 심층 인터뷰해 접종을 거부한 이유를 첫 회에 게재하고, 2~3회에서는 이들의 마음을 바꿀 수 있는 실질적인 방안을 짚어봤다. 취재원 보호를 위해 미접종자는 모두 가명으로 등장한다.
61살 독신 “외출 안해 백신패스 불이익 없다”


양희철(61)씨는 서울 회현동에 홀로 살고 있는 집을 ‘벙커’라고 불렀다. 외부자가 집에 들어오려면 대문과 부엌문, 방문을 거쳐야 하는데, 집에만 있으면 사람과 마주할 일이 거의 없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여서 인근 복지관에서 아침 도시락을 가져다준다. 점심과 저녁은 사람 없는 새벽 시간을 골라 장을 본 뒤 직접 해 먹는다. 양씨는 아직 코로나19 백신을 맞을 생각이 없다. 올해 초 발치를 하면서 마취 주사를 맞았을 때 알레르기 반응이 있었고, 방송 뉴스 등에서 접종 부작용 사례를 보고 두려움도 생겼다. “정부가 책임진다더니 사고가 나면 피해자가 인과관계를 밝혀야 한다더군요. 저는 아플 때 의지할 가족이 없으니 무연고자로 죽으면 인생이 너무 억울하죠. 술과 담배도 안 하고, 친구들도 집에서 만나니까 카페나 식당 갈 일이 없어서 백신 패스로 제한해도 문제없어요. 접종하면 돈을 준다고 해도 목숨하고 직결된 건데 돈으로 해결이 되겠어요?”

양씨가 ‘코로나19 백신을 맞지 않는 이유’는 <한겨레>가 9월30일~10월14일 심층 인터뷰한 60살 이상 고령층 미접종자 10명이 들려준 이야기와 공통분모가 많다. 이들 고령층 미접종자 대부분은 기저질환이 있어 고위험군이면서도, 선뜻 접종에 나설 의사가 없었다. 주변에서 보고 들은 백신 부작용에 민감한데다, 부작용 피해자가 되더라도 국가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는 생각이 강했다. 사회생활이 활발하지 않은 탓에 ‘셀프 격리’로 감염을 막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내비쳤다. 정부가 11월 초 시행될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을 차질 없이 준비하려면 감염 가능성도, 감염으로 인한 사망 가능성도 큰 고령층 미접종자들을 더 접종해야 하지만, 이들을 설득하는 일은 녹록지 않아 보였다.

10명 중 7명 “부작용 땐 경제부담”

정부로부터 코로나19 인식조사를 의뢰받은 한국리서치가 만 18살 이상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지난달 말 설문조사한 결과를 보면, 접종 거부자는 5% 정도다. 60살 이상 고령층 거부자는 전체의 3%였다. 접종 거부자들이 접종을 망설이는 이유(중복 응답)로는 77%가 ‘접종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를 꼽았다. ‘백신의 효과를 믿을 수 없어서’(66%), ‘기본 방역수칙을 잘 지키면 예방할 수 있을 것 같아서’(41%)가 뒤를 이었다. 8월 둘째 주와 견주면, ‘접종 이상반응에 대한 우려’와 ‘백신의 효과를 믿을 수 없어서’라는 응답이 10%포인트 안팎 늘었는데, 이는 접종을 망설이던 이들이 하나둘씩 접종을 택하게 되면서 남아 있는 백신 불신층 비율이 더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겨레>가 인터뷰한 10명 가운데 8명도 백신 부작용으로 인한 건강 악화와 이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접종 거부의 이유로 꼽았다. 이들은 기저질환이 있거나 면역력이 떨어진 상황인데 ‘부작용이 생기면 정부의 도움을 못 받으니 자식들에게 폐를 끼치게 된다’는 생각이 강했다.

“부작용 생겨도 치료비 오롯이 개인 몫”

충남 당진에 사는 강미숙(67)씨는 최근 백신을 맞지 않기로 마음을 굳히고 매주 나가던 성당도 발길을 끊었다. 건설현장 일용직으로 일하는 세살 어린 여동생이 접종 열흘 뒤부터 다리를 절뚝거리게 된 것이 결정적 계기였다. 처음에는 어깨가 찢어질 듯 아프더니 통증이 허리를 거쳐 다리로 내려왔다. 뇌 엠아르아이(MRI·자기공명영상촬영)를 찍었더니 뇌혈관이 부풀어 있었다. 결국 지난달 뇌혈관 수술을 했지만, 다리는 회복되지 않았다. 의사는 원인을 모른다고 했고, 정부는 아무것도 해주지 않았다. “집이랑 밭만 왔다 갔다 하면 되고, 깡촌이라 외부에서 오는 사람도 없어요. 멀쩡하게 일 잘하다가 그렇게 된 거니 백신 말고는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검사비 300만원이랑 수술비 1500만원이 오롯이 동생 몫이 됐어요. 백신 맞고 차라리 죽으면 다행이지, 장애라도 생겨서 자식들 고생시키면 안 되잖아요.”

 

지난 6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아트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을 확인하고 예방접종증명서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지난 6월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아트홀에 마련된 코로나19 예방접종센터에서 백신 접종을 마친 시민들이 이상반응을 확인하고 예방접종증명서를 받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이종근 선임기자 root2@hani.co.kr
 
68살 전직 교수 “후유증 생기면, 자식에 폐”

대학에서 교수로 일하다 정년퇴임한 이강원(68)씨도 마찬가지다. 이씨는 2005년 폐렴 진단을 받은 뒤 건강 염려증이 생겼다. 접종을 위해 의사 설문조사 결과를 유심히 지켜봤는데, 접종을 권하지 않는 의사가 30%나 됐다. 전문가들도 그러는데 과연 백신이 안전할까 의구심이 들었다. ‘백신이라고 해도 균이 폐에 들어오면 약한 폐가 더 악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보통 집에 머물면서 책을 읽거나 연구를 하고, 연구를 위한 회의도 비대면으로 할 수 있으니 외부와의 접촉도 최소화할 수 있다. “뇌전증을 앓고 있는 아내와 자식들을 생각하면 ‘가장으로서 버텨야 한다’는 생각이 커요. 정부가 백신과 부작용의 인과관계를 소극적으로 인정해주고 있는 상황에서 접종으로 중환자가 되면 온 집안에 부담을 주게 될 텐데 그럴 수는 없지요.”

“기저질환 있는데…의사마다 접종하라, 말라”

인터뷰이 중 3명은 의료진에게 직접 ‘접종받지 말라’는 권고를 받았다. 경기 김포에 사는 박찬희(78)씨는 심부정맥혈전증, 직장암, 전립선암 등으로 세차례 수술을 했다. 녹내장과 고지혈증, 이석증으로 매일 아침 먹는 알약만 18개다. 일과 대부분이 순환기내과와 정형외과, 소화기과, 비뇨기과, 흉부외과 등 ‘병원 투어’일 정도다. 자신을 국경일마다 태극기를 철저히 꽂아놓는 애국자라고 강조한 박씨는 “정부 방침에 따르고 싶지만, 흉부외과에선 맞지 말라고 하고, 순환기내과는 맞으라, 소화기내과와 정형외과에선 ‘왜 나한테 묻냐’고 해요. 그런데 저를 수술해서 가장 몸을 잘 아는 흉부외과 의사가 맞지 말라고 하니 맞을 수가 없지요.”

부산에서 자영업을 하는 한지선(65)씨는 6년 전 정형외과에서 퇴행성 관절염 주사를 맞고 쇼크가 온 적이 있다. 심장이 빨리 뛰면서 호흡이 어려워졌다. 그 뒤로는 진통제만 먹어도 어지럼증이 생겨 아플 때는 한의원에 가서 뜸을 뜬다. “혹시 또 쇼크가 올까 싶어서 내과에 물어보니 안 맞는 게 좋다고 하더라고요.”

정부·언론·서양의학 불신도

정부와 언론 및 의학에 대한 불신, 여기서 비롯된 신념에 따라 접종을 거부하는 이들도 있었다. 보수 성향 광화문 집회에 자주 나가는 고수경(67)씨는 주로 유튜브에서 백신 정보를 얻는다. 그는 “태극기 집회를 못 하게 하려면 확진자가 많아야 하니까 코로나19 검사를 늘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튜브를 보면 학생 30명이 백신을 맞고 중환자실에 누워 있는 영상이 있어요. 방송 뉴스에는 나오지 않죠. 미국에서 어떤 여성이 백신을 맞았는데 거기 빛을 비추니 칩 같은 게 있더라고요. 그게 악마의 표지인데, 접종받으면 천국에 못 가게 되는 거죠.”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진보라고 밝힌 박우태(65)씨는 정부 방역지침은 신뢰하지만 서양의학에 대한 사람들의 맹신이 탐탁지 않다고 했다. 건강이 좋지 않아 충남 홍성으로 귀농한 박씨는 약에 의존하면 내성이 생겨 면역 기능이 떨어진다고 생각한다. “코로나19가 결국 번잡한 생활을 하지 말라는 거거든요. 우리 기업은 사람을 쉬지 못하게 만드니까 약을 먹거나 백신이라도 맞고 일을 해야겠지만, 저는 사람은 안 만나면 되고 아프면 쉬면 되니까요. 백신 패스로 어떤 불이익을 줘도 다 받아들일 용의가 있습니다.”

 

 권지담 김지훈 이재호 기자 gonji@hani.co.kr

 

[화보] 코로나19 단계적 일상회복



원문보기:
https://www.hani.co.kr/arti/society/health/1015678.html?_fr=mt1#csidxe0782414cf24c04b713678d23dd4d7f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이재명 출석 대장동 국감 공방, 반복의 반복이었다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1/10/19 09:26
  • 수정일
    2021/10/19 09:26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 기자명 김예리 기자
  •  입력 2021.10.19 07:53
  •  댓글 0
    
 
SNS 기사보내기
[아침신문 솎아보기] 1면 올라온 ‘대장동 국감’과 ‘탄소중립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경기도 국정감사가 18일 끝났다. 예상대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공방이 이어졌으나 이미 언론에 보도된 질문과 답변을 반복하는 수준에 머물렀다는 평가다. 신문들은 권력형 비리 의혹을 뒷받침할 새로운 사실도, 답변으로 새로운 사실을 이끌어낼 질문도 없었다고 평했다.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2030년까지 온실가스를 2018년 대비 40% 감축하기 위한 시나리오를 확정했다. 목표가 국제사회(IPCC)가 제시해온 ‘최소 50% 이상 감축’에 미달한 가운데 일부 신문이 이를 지적하면서 현 시나리오에 따르면 실현 가능성도 낮다고 지적했다. 반면 일부 보수신문들은 산업계 우려를 이유로 최종안을 비판하고 원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19일 아침신문 1면
▲19일 아침신문 1면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국민의힘이 18일 경기도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경기도 국감에선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을 두고 충돌했다. 이 후보는 이날 도의적 책임은 인정하면서도 대장동 의혹의 본질이 국민의힘과 토건세력이 얽힌 비리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했다.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의 비리 연루 혐의에 대해 유일하게 고개를 숙였다.

이 후보는 이날 국감에서 배임 및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 수사 중인 유 전 기획본부장 에 대해 “인사를 잘못한 것이다. 지휘하고 있는 직원이 오염돼서 부패에 관여한 점을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했다.

야당의 의혹 제기에는 강하게 응수했다. 김도읍 국민의힘 의원이 “화려한 전적이 있어도 성남시장, 경기도지사,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수 있다. 엄청난 ‘뉴노멀’”이라 하자 이 후보는 “제가 만약 진짜 화천대유의 주인이고 돈을 갖고 있다면 길가는 강아지에게 (돈을) 던져줄지라도 유서대필 사건을 조작한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 같은 분에게 한 푼도 줄 수 없다”도 받아쳤다.

▲19일 경향신문 3면
▲19일 경향신문 3면

또 박수영 국민의힘 의원이 ‘이 후보의 측근인 정진상 전 경기도 정책실장이 대장동 사업 등에 연루 정황이 나오면 대선 후보에서 사퇴할 것이냐’고 묻자 “(고발사주 의혹 관련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측근이 100% 확실한 그분이 문제 되면 국민의힘은 사퇴시킬 것인지”라고 물었다.

다수 신문은 새로운 내용 없이 기존 비판 지점을 되풀이한 공세로 이 후보의 답변도 되풀이됐다는 평을 내놨다. 서울신문은 “국민의힘은 대장동 의혹은 물론 변호사비 대납, 조직폭력배 연루설, 여배우 스캔들, 형수 욕설 등 전방위 공격을 쏟아냈지만 ‘결정적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이 후보도 기존 주장을 되풀이하면서 의혹 규명보다는 양당의 공방만 이어졌다”고 했다.

▲19일 서울신문 1면
▲19일 서울신문 1면

한겨레는 “국감이라는 제도의 형식적·시간적 제약은 준비가 덜 된 야당 의원들의 질의를 한층 무디게 만들었다”며 특혜 의혹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초과이익 환수 조항 삭제’와 관련해 “국민의힘 의원들의 질의가 반복됐지만, ‘애초 없었던 조항을 새로 넣자는 실무선의 건의를 계약 파기 위험이 있어 수용하지 않았던 것’이란 이 지사의 답변에 막혀 진실 확인은커녕 구체적인 추가 질의로도 이어지지 못했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李 ‘초과 이익 민간업자가 갖는 것’, 본인이 ‘환수 장치’ 뺀 사람인가”와 “대통령 후보에 ‘조폭 연루설’ 이라니, 李 지사 “소송”만 말고 설명을” 사설을 냈다.

조선일보는 “가장 큰 문제는 민간의 추가 이익을 환수하는 조항이 누구의 지시로 빠졌느냐는 것이다. 이 지사는 이날 ‘(내가) 추가 이익 환수 조항을 왜 안 넣었냐’라며 ‘성남시가 (개발이익 중) 고정액을 받고 나머지 수익은 민간이 가지도록 공모가 된 만큼 추가 환수 장치를 두는 건 계약 위반으로 합당하지 않다’고 말했다”며 “추가 이익 환수 조항을 뺀 사람이 바로 이 지사라는 사실을 인정한 것인가”라고 했다.

▲19일 조선일보 사설
▲19일 조선일보 사설

탄소중립위원회 감축안에 ‘국제사회 비춰 소극’ 비판

‘2050 탄소중립위원회’가 문재인 대통령이 회의에 참석한 가운데 국내 탄소 순배출량을 0으로 만드는 시나리오 2개안을 심의해 의결했다. ‘탈석탄’을 최종 확정하고, 원전 비율은 그간 논의돼온 발전의 6~7% 수준을 유지하는 방안이다. 탄소중립은 대기 중 탄소 순 배출량이 0이 되도록 하는 것으로 넷제로(net-zero)를 번역한 말이다.

시나리오안은 2050년까지 석탄발전을 전면 중단하는 안과 나아가 가스발전(LNG)를 포함한 화력발전 자체를 중단하는 안으로 나뉜다. 한국은 두 안을 바탕으로 구체적 이행 로드맵을 만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2018년 대비 탄소 40% 감축’ 목표를 다음달 국제사회에 제출한다.

당초 탄중위가 공개한 시나리오 초안은 3개 중 1개만 탄소중립을 목표로 했는데,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비판에 탄중위는 2개 안으로 축소하면서 시나리오를 다시 짰다.

▲19일 한겨레 6면
▲19일 한겨레 6면

아침신문들은 이 소식을 주요 지면에 올렸다. 동아일보, 서울신문, 조선일보, 중앙일보, 한국일보가 1면에 다뤘다.

여러 신문이 최종안을 두고 국제사회 기준에 비춰 소극적이라고 지적했다. 한겨레는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향후 8년 동안 석탄 부문 배출량 21.8%, 가스 19.5%가 유지된다. 때문에 실제 ‘탈석탄’은 2030년 이후가 되며, 현재로서 도달 시점을 가늠하긴 어렵다”고 했다. 현재 석탄은 전체 탄소배출량의 30%를 차지하고, LNG를 포함한 화력발전 비중은 39%를 넘는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여전히 국제적인 요구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패널(IPCC)이 2018년 ‘지구온난화 1.5도 특별보고서’에서 제시한 기준에 맞추려면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50.4%를 감축해야 한다”고 했다.

▲19일 한국일보 8면
▲19일 한국일보 8면

당장의 감축 과제를 미래로 넘기는 안이라는 비판도 전했다. 한겨레는 “최종안 역시 아직 현실화되지 않은 미래 기술인 포집저장기술 등을 활용해 상쇄해야할 탄소 배출량만 8400만톤~1억1730만톤에 이른다”고 했다.

한국일보는 초안에서 국내 책임을 해외로 미뤄 비판 받고 없앴던 ‘국외 감축분’이 2030년 시나리오에서 늘었다고 했다. “2030 NDC(온실가스 감축) 목표가 2018년 대비 26.3%일 때는 전체 감축량의 8%만 국외 감축분으로 설정했지만, NDC 목표가 40%로 상향되면서 국외 감축 비중이 약 12%로 덩달아 높아졌다”며 “앞으로 논란거리가 될 수 있고 국외 감축분이 국제사회에서 인정될지도 미지수”라고 했다.

기후위기비상행동은 탄중위 전체회의가 열린 서울 용산구 노들섬에서 시위를 벌이고 “탄중위는 기우위기 대응을 위한 온실가스 감축이란 본령을 저버렸다”고 비판했다. 환경운동연합도 “상용화 시점이 불분명한 기술과 국제인정 기준이 불확실하다는 점은 개선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수 신문이 이들 비판을 전했다.

경향신문은 정의로운전환연구단과 에너지기후정책연구소가 실시한 시민 여론조사 결과를 전하면서 “시민들은 기후위기로 인한 피해가 매우 심각하다고 인식(90.4%)하고, 기후위기에 대응하기 위한 산업 전환 과정에서의 일자리 상실 문제에 대해서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도 “정책에 대한 인지도는 매우 낮았다. 탄소중립위원회가 지난 8월 발표한 ‘탄소중립 시나리오’에 대해 잘 모르거나 전혀 모른다는 답변은 60%”였다고 했다.

▲19일 경향신문 8면
▲19일 경향신문 8면

이 가운데 동아일보와 조선일보, 중앙일보는 원전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나 “산업계 비명”을 키워드로 기사를 냈다.

조선일보는 ‘원전 불가피론’을 폈다. 1면 머리기사엔 탈탄소 목표가 아닌 원전을 제목에 올리고 “IEA ‘원전 늘려라’…한국은 2050년 6%까지 줄이기로”라고 했다. 8면에는 “세계는 원전 키우는데 우리는 ‘탈원전 탄소중립’ 못박아”라고 했다.

조선일보는 “최근 IEA(국제에너지기구)가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각국에 신재생과 함께 원전을 적극 확대하라고 주문한 가운데, 원전 강국 한국은 유독 실패한 독일의 탈원전 모델을 좇고 있다”고 했다.

▲19일 조선일보 8면
▲19일 조선일보 8면

중앙일보는 “전문가는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가장 세고 빠른’ 길을 택했다며, 에너지와 산업계 부담이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탄소중립이 아무리 ‘가야만 할 길’이라 해도 현실을 도외시한 목표를 억지로 추진하는 건 무모한 일”이라고 했다.

한국일보는 원전을 주장하지 않았지만 이정익 카이스트 원자력및양자공학과 교수를 인용해 “탄소중립으로 가는 길에 뒤따르는 전력비용 상승, 물가상승, 산업체 경쟁력 저하, 국민 고통 분담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선언적 시나리오”라고 비판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그린파인 레이더 해운대 장산 배치 중단하라!”

시민 안전은 뒷전, 중국 겨냥한 미일 MD 전진기지 우려

  • 기자명 부산=박석분 통신원 
  •  
  •  입력 2021.10.18 18:47
  •  
  •  수정 2021.10.18 18:49
  •  
  •  댓글 0
 

박석분 통신원 / 부산평화와통일을여는사람들 운영위원

 

공군이 부산 해운대구와 함께 개최하려고 했던 그린파인 레이더 장산 배치에 대한 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박석분 통신원]
공군이 부산 해운대구와 함께 개최하려고 했던 그린파인 레이더 장산 배치에 대한 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박석분 통신원]

10월 6일 공군이 부산 해운대구와 함께 개최하려고 했던 그린파인(수퍼 그린파인 블록C) 레이더 장산 배치에 대한 설명회는 주민들의 반발로 무산되었다. 주민들은 9월 28일 진행한 충북 진천 그린파인 레이더의 전자파 측정 결과도 수용하지 않았다.

사실 진천 그린파인 레이더는 부산에 배치되는 레이더보다 성능이 낮은(블록B) 데다가 전자파 측정 결과에 대한 신뢰를 어떻게 담보할 수 있을지 의문스러웠다. 진천 행보가 장산 배치를 위한 형식적인 절차가 되지 않게 만든 주민들의 활동에 박수를 보낸다.

연내에 해운대 장산에 설치한다는 그린파인 레이더는 한 기에 1,700억 원에 달하는데, 두 기가 도입되어 다른 한 기는 전라도 지역에 배치될 예정이다. 국방부는 이 레이더가 한반도 전역에 대한 북한 미사일을 탐지, 추적, 조기경보하는 데 필요하다고 한다. 또한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탐지 능력을 보강해야 하기 때문에 도입한다고 한다. 그러나 이 같은 국방부의 주장은 현실성이 없으며 타당하지 않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박석분 통신원]
[사진 제공 - 통일뉴스 박석분 통신원]
[사진 제공 - 통일뉴스 박석분 통신원]
[사진 제공 - 통일뉴스 박석분 통신원]

그린파인 레이더(블록B)는 이미 2012년에 충청 지역 두 곳에 배치, 운영되고 있다. 탐지거리가 500~900km인 이 그린파인 레이더는 북한 발사 미사일을 거의 대부분 탐지했다. 그런데 국방부는 또 다시 한반도 전역에 대한 북한 미사일에 대한 탐지, 추적을 내세워 추가 도입을 강행한 것이다.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탐지 능력을 보강하기 위해 그린파인 레이더를 추가 도입한다는 주장도 억지다. 국방부는 북한의 SLBM이 남해, 즉 태평양 쪽으로 진출해 남한을 공격할 경우 한국 MD가 무력화될 수 있기 때문에 북한의 SLBM 탐지를 위해 그린파인 레이더가 더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나 이는 전혀 현실성이 없는 이야기다. 북한이 남을 공격할 때 사용하는 건 지상 단거리 탄도미사일(KN-02, 스커드B/C 등)들이다. 이게 600여 기나 된다. 굳이 한반도 남쪽 태평양까지 와서 SLBM으로 공격할 필요가 없다.

사거리 1200km인 KN-11(북극성1), 사거리 1900km인 KN-26(북극성3) 등 북한의 SLBM은 태평양 미군과 미 본토에 대한 공격이 주된 임무다. 즉, 남한을 겨냥하는 게 아니라 미국과 일본이 함부로 북한에 대한 공격을 하지 못하게 하려는 것이다.

게다가 북한 잠수함들은 “바다의 경운기”로 불릴 만큼 소음이 매우 크고 잠수 깊이가 낮아서 쉽게 발각된다. 가까운 북한의 동해상에서도 얼마든지 가능한데 굳이 발각될 위험을 무릅쓰고 남해나 태평양까지 진출해서 남한을 공격할 이유가 없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박석분 통신원]
[사진 제공 - 통일뉴스 박석분 통신원]

그렇다면 과잉전력이라고 할 수 있는 그린파인 레이더를 추가 도입, 배치하려는 군의 의도는 무엇일까?

수퍼 그린파인 블록C 레이더가 1천 km 이상 탐지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해보면 답이 보인다. 중국을 겨냥한 장거리 조기경보레이더를 배치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부산과 전라도 지역에 추가 배치되는 그린파인 레이더는 사드처럼 일본, 태평양 지역 미군과 미 본토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북한과 중국의 중장거리 탄도미사일을 조기에 탐지하여 미, 일에 제공해 주는 용도로 쓰일 가능성이 높다. 이것은 북한 뿐 아니라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MD 작전에 그린파인 레이더가 동원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미 한국 MD는 사실상 정보와 요역 등 모든 분야에서 미국 MD에 편입되어 있다. 이에 대해 정경두 전 국방장관은 2020년 6월, “한미 미사일방어체계 통합 연동훈련 등은 정상적으로 실시했다”고 밝혔다. 국방부와 합참도 “한미 군 당국이 북한 미사일 발사 상황을 가정해 미사일 탐지 정보를 교환하고 탐지 및 요격수단을 통합해 대응하는 훈련”을 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연합뉴스, 2020. 6. 10).

이 훈련에서 한국군과 주한미군 및 미군이 각각 보유한 지상과 해상, 공중에서의 요격수단을 통합해 발사하는 방식을 점검했다는(세계일보, 2020. 6. 10) 보도는 한국 MD가 미국 MD의 하부체계로 깊숙이 편입되고 있음을 입증한다. 나아가 빈센트 브룩스 전 주한미군 사령관은 “사드는 패트리엇 미사일방어체계 레이더와 한국의 그린파인 레이더 등 다른 미사일방어 시스템과 통합”하는 방안을 제시(신아일보, 2020. 11. 3)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군에 대한 작전통제권을 갖고있는 주한미군사령관이 미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지휘를 받아 미국 MD 작전에 한국군 그린파인 레이더를 동원할 가능성은 얼마든지 열려있다.

북·중을 겨냥한 미국의 MD 작전에 그린파인 레이더가 동원될 수 있다는 것은 결국 부산 배치 그린파인 레이더는 소성리 사드와 마찬가지로 미국과 일본을 위한 것임을 의미한다. 우리가 북한은 물론 중국과의 대결에 나서게 될 수 있고, 부산이 미일 MD 작전의 전진기지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부산 시민의 안전이 위협받는 것은 물론이요 동북아에서 한미일 대 북중러 진영간 대결을 고착시키며 한반도 평화통일에 역행하는 일이다.

그런데도 국방부는 물론이고 부산시민의 안전을 직접 책임지는 부산시, 해운대구의 대응은 너무도 무책임하고 미온적이며 안이하다. 해운대구청은 국방부로부터 “어떤 정보도 받지 못했다”면서 내년 초 장산 정상 개방을 강행한다는 입장이다. 중앙 부처와 지자체가 부산 시민의 생명과 안전은 뒷전에 두고 각기 자신들의 계획을 밀어붙이는 모양새다.

[사진 제공 - 통일뉴스 박석분 통신원]
[사진 제공 - 통일뉴스 박석분 통신원]

주한미군 생화학실험실이 있고 미군의 양륙항으로 기능하는 8부두. 55보급창과 핵 전함이 드나드는 백운포 주한미해군사령부의 존재만으로도 부산 시민들의 안전은 항상 위협받는다. 지난 해 해운대 미군 폭죽 난동 사건도 제대로 해결되지 않았다. 그린파인 레이더 추가 배치로 부산 시민들의 안전이 더 위협받는 상황을 허용할 수 없다.

정부는 대북, 대중 군사적 대결을 멈추고 부산시민을 볼모삼게 될 그린파인 레이더 배치를 중단해야 한다. 문재인 정부가 마지막으로 추진하고 있는 종전선언이 실현되기 위해서라도 부산 뿐 아니라 전국 각지에서 추진되는 과잉 전력 배치를 이제 그만해야 한다.

부산시와 해운대구가 중앙 정부의 전횡에 당당히 맞서 그린파인 레이더 장산 배치를 중단시키고 시민들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모든 책임을 다하기를 촉구한다. 

 
저작권자 © 통일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나랏말싸미] '여태껏'과 '여지껏'

 미디어팀/ 이현정기자 승인 2021.10.18 07:00 댓글 0

 

여태껏 본 것중에 최고다
여지껏 본 것중에 최고다

여태껏 뭐하고 있었니
여지껏 뭐하고 있었니

'지금까지'와 같은 의미로 '여태'를 강조한 의미이기 때문에 '여태껏'이 맞는 표현이다.

'여태껏'은 부사 '여태'와 접사 '-껏'의 합성어로 '입때껏'으로 대체돼 사용할 수 있다.

다음은 사전적 의미다.

●여태
▶부사
 : 지금까지. 또는 아직까지. 어떤 행동이나 일이 이미 이루어졌어야 함에도 그렇게 되지 않았음을 불만스럽게 여기거나 또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나 일이 현재까지 계속되어 옴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입때.
 · 그는 여태 무얼 하고 안 오는 것일까?
 · 여태 그것밖에 못 했니?
 · 해가 중천에 떴는데 여태까지 자고 있으면 어쩌겠다는 것이냐?

 

●여태-껏
▶부사
 : '여태'를 강조하여 이르는 말. ≒입때껏.
 · 그는 여태껏 그 일을 모르는 척했다.
 · 여태껏 뭐 하다 이 밤중에 숙제를 하는 거냐?
 · 없는 땅, 처자식 먹여 살리는 데 턱없이 부족한 땅 때문에 여태껏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리고 눈물을 흘려 왔던가.≪윤흥길, 완장≫
 · 「비슷한말」 이제껏, 지금껏(只今껏)

●-껏
▶접사
 ① ((몇몇 명사 뒤에 붙어)) ‘그것이 닿는 데까지’의 뜻을 더하고 부사를 만드는 접미사.
 · 마음껏.
 · 정성껏.
 · 힘껏.

 ② ((때를 나타내는 몇몇 부사 뒤에 붙어)) ‘그때까지 내내’의 뜻을 더하는 접미사.
 · 지금껏.
 · 아직껏.
 · 여태껏.

●입때
▶부사
 : 지금까지. 또는 아직까지. 어떤 행동이나 일이 이미 이루어졌어야 함에도 그렇게 되지 않았음을 불만스럽게 여기거나 또는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이나 일이 현재까지 계속되어 옴을 나타낼 때 쓰는 말이다. =여태.
 · 입때 안 왔어.
 · “어디! 어제 동경 떠났는데요. 입때 모르셨어요?” 이탁이는 깜짝 놀랐다.≪염상섭, 무화과≫
 · 참으로 나의 처는 훌륭한 여자이었었네. 그런데 벌써 한 달은 되네. 자기 본가로 간다고 가더니 입때 아주 소식이 없네그려.≪송영, 석공 조합 대표≫      [자료참고: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

[전국매일신문] 미디어팀/ 이현정기자
hj_lee@jeonmae.co.kr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석탄이 쇠퇴한다고 덩달아 소외된 석탄공사 하청 노동자들

[검은 노동, 검은 눈물③] “똑같은 생산라인인데 왜 하청이죠?”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민중의소리

서울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4시간가량을 달리면 동해에 닿기 전 조그마한 마을에 도달한다. 기술 발전의 산물인 KTX는 지나가지 않는다. 이곳은 석탄의 생산지, 탄광이 자리 잡고 있는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전두리다. 마을이 저탄장에서 날아오는 탄가루로 인해 새카맣다며 ‘까막동네’라고도 불린다.

너도나도 ‘탈석탄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하지만, 탄광은 지금도 활화산처럼 검은 먼지를 밤낮없이 뿜어내고 있었다. 그 검은 먼지 속에서 정규직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도 매일 숨을 쉬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같은 검은 먼지 속에서 건강검진마저 차별받는 설움에 북받쳐있었다.

직영 정규직보다 하청 비정규직 비중이 더 커지고 있다

“막장에서 이어지는 똑같은 생산라인이잖아요. 저희는 직접 생산과 연결되잖아요. 그런데 어떻게 대한석탄공사가 이 일을 하청에 주느냐는 말이에요.”

지난달 27일 도계광업소의 한 하청업체 사무실에서 만난 황계인 민주노총 공공연대노조 석탄공사지회 영보기업분회 사무국장이 성토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쉴 틈 없었던 일을 마치고 난 직후였다. 황 사무국장은 갱 안에서 채굴부 노동자들이 캐낸 원탄(석탄)에서 불순물을 골라내는 작업을 선탄부 노동자다. 많은 대중매체를 통해 비교적 잘 알려진 채굴은 석탄공사 직영 노동자들이 하지만, ‘가려진 노동’인 선탄은 하청 노동자들이 도맡아 한다.

그의 말처럼, 석탄이 에너지원으로 팔리기 전까지 생산 과정을 보면, 끊임없이 하나로 쭉 이어진다. 석탄은 탄맥을 찾아 나서는 ‘굴진’ 작업→가장 위험한 공정인 ‘발파’ 작업→석탄을 직접 캐는 ‘채탄’ 작업→석탄의 공급 과정인 ‘운반’ 작업→이물질을 제거하는 ‘선탄’ 작업의 과정을 거쳐 저탄장(탄을 저장하는 곳)으로 옮겨진다. 선탄은 석탄의 품질을 결정하는 생산 과정의 가장 마지막 단계라고 볼 수 있다.

사실 모든 일은 애초 석탄공사 직영 노동자들이 하던 것이었다. 하지만 석탄공사는 1991년부터 광업소 업무를 외주화하기 시작했다. 관리직과 갱내에서 채탄과 굴진 등의 생산에 직접 종사하는 직접부를 제외하고는, 상당 부분이 하청으로 하나둘씩 넘어갔다. 광차를 수리하는 노동자, 탄을 운반하는 노동자, 탄에서 불순물을 골라내는 노동자 등이 바로 그들이다.

지난해에는 석탄공사 직영 정규직보다 하청 비정규직의 수가 더 많아지는 ‘역전’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 양이원영 의원이 석탄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6~2020년) 직영 정규직은 최근 5년간 1,388명에서 848명으로, 하청 비정규직은 1,114명에서 868명으로 각각 줄어들었다. 석탄 생산량을 줄이면서 그에 맞춰 감원도 하고 있는 것인데, 그 과정에서도 계속되는 석탄 생산은 하청 비정규직에 더 많이 의지하고 있는 셈이다.

하청 비정규직의 비중은 앞으로 더 커질 전망이다. 석탄공사 자료에 따르면 오는 2025년에는 직영 정규직 436명, 하청 비정규직은 794명이 될 것으로 예측된다. 정규직이 나간 자리에 비정규직을 채우고 있는 것이나 다름없다.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의 갱구ⓒ민중의소리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는 하청 노동자들

그렇다고 하청 노동자들이 ‘좋은 대우’를 받고 있는 것은 결코 아니다. 인력 충원도 되지 않고 시설 개선도 이뤄지지 않다 보니 하청 노동자들은 늘 고강도 노동과 위험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갱내 막장에서 직영 노동자들이 채굴해온 석탄을 받아 실어 나르는 일을 하고 있는 A 하청업체 노동자 박모(63)씨는 민간광업소에서 30년 넘게 일했던 민간광업소와 현재 석탄공사를 비교하며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운탄 작업은 위험하기 때문에 항상 2인 1조로 일해야 해요. 그런데 여기선 혼자 하는 경우가 많아요. 저도 최근 2년간 혼자 일했어요. 예를 들어 운전자가 있으면 조수가 있어야 하는데 조수가 없어요. 그러면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어요. 대체인원도 조별로 최소 한 명씩은 있어야 해요. 그러면 누군가 아프거나 사고를 당해 결근하더라도 대체인원이 투입될 수 있잖아요. 그런데 그게 없어서 업무가 가중돼요.”

석탄공사 B 하청업체에서 13년째 일하고 있는 안전계원 장모(51)씨는 현장 관리자임에도 직접 실무에 뛰어드는 게 다반사다. “일손이 부족해 현장 관리자도 현장에 투입해 일을 하게 돼요. 그러다 보면 현장 관리가 될 수가 없죠.” 그래서인지 현장에선 사고가 종종 발생한다. 지난 9월에는 하청 노동자가 직영 노동자를 돕다가 광차에 깔려 발가락을 절단해야 하는 중상을 입은 사고도 발생했다.

장 씨는 “밖에서 석탄공사에 오면 ‘30년 전이랑 똑같네’라고 한다. 시설투자가 하나도 없다. 개선할 의지도 없다. 레일을 하도 오래 써서 두꺼웠던 게 종잇장처럼 된다. 이리 두꺼운 게 이렇게 될 때까지 그냥 놔둔다”며 “그러다 보니 계속 사고가 반복된다. 혼자 일하다가 (차가) 탈선하면 복구할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하청 노동자들은 다쳐도 ‘119’ 구급차를 불러본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 사이에선 ‘산재로 처리되면 입찰에서 감점을 받아 떨어진다’는 말이 나돈다. 실제로 하청 노동자들이 쉬는 대기실 벽에는 ‘129’라고 불리는 사설구급차의 번호가 큼지막하게 붙어 있었다. ‘119’라는 숫자 3개만 누르면 쉬울 것을, ‘010’으로 시작되는 11개의 휴대전화 번호를 누르게 한 셈이다. 일자리를 잃을까 겁이 나는 노동자들은 ‘119’를 누르지 못하고 있었다.

석탄공사는 도급 계약을 할 때 보통 9개월 단위로 한다. 이는 곧 하청 노동자들의 계약 기간을 의미한다. 석탄공사 하청업체에서 광차 수리를 도맡아 하고 있는 한 비정규직 노동자는 “하청에선 1년 계약직이다. 은행에서 대출을 받을 때도 근무 이력을 다 보는데 회사명이 매년 바뀌는 셈이다. 일을 하는 건 매년 똑같은데 ‘윗머리’만 왔다 갔다 하고 있다”며 “시대가 어렵다 보니 이거라도 해서 먹고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이 일하고 있는 것”이라고 하소연했다.

진보당 대선후보인 김재연 상임대표가 최근 직접 찾은 강원도 삼척시 도계광업소에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선탄 작업을 하고 있는 모습.ⓒ진보당

선탄 노동자의 경우 하청 노동자 중에서도 ‘가장 열악하다’는 평을 받는다.

선탄부의 경우 3교대도, 2교대도 아니다. 한 개의 조만 남아 일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밤사이 밀려 있는 일을 몰아서 해 노동강도가 더욱 높아졌다고 한다. 하청업체의 운탄 노동자도 선탄 노동자를 두고 “생산량이 줄어서 (인력을 줄여도) 문제가 없다는데 그렇지 않다. 기계는 계속 돌아간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다 보니 노동자 한 명만 빠져도 남아있는 노동자들에게는 큰 타격이다.

현재 도계광업소에서 선탄은 한 협력업체 소속 11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도맡아 하고 있는데, 최근 김모(50대)씨가 ‘병가’를 내면서 ‘구멍’이 발생했다. 8년 차 선탄원인 그는 2년 전 갑자기 각혈 증상을 보이다가 최근 병원에서 ‘폐종괴’ 등의 진단을 받고 이달 수술을 앞두고 있다. 미세한 탄가루가 폐에 쌓여서 기능을 못 하는 직업병인 ‘진폐증’은 아니지만, 주변에선 석탄가루가 분명 폐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는 의심을 강하게 하고 있다.

선탄원 김모씨의 병원 진단서ⓒ민중의소리

산재 처리를 요구하기 위해 회사 사무실에 들른 김 씨는 “손가락 관절, 어깨, 팔, 다리, 허리, 지금 다 아프다”고 토로하며 선탄 일을 마치고 모인 동료들의 모습에 미안한 듯 아무런 말도 하지 못했다.

선탄 노동자 중 가장 경력이 긴 양금옥 영보기업분회 분회장은 “아픈 사람이 빠지면 우리는 그 사람 몫까지 다해야 하니까 너무 힘들다. 그렇다고 돈을 더 받는 것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황 사무국장은 “지금 직영에선 두 조로 나눠서 교대 근무를 하는데 저희는 하나로 조를 줄였다. 우리 선탄도 막장의 (채굴처럼) 똑같은 생산라인인데 거긴 두 조로 나뉘어 있고 우리는 오전에 모든 걸 해치워야 한다”며 “이렇게 바뀐 지 2년 정도 됐다. 그동안 몸이 많이 망가졌다”고 토로했다.

선탄은 여성들만 하고 있는 일이다. 과거 채굴과 같은 고강도 일을 남성이 하는 대신, 비교적 강도가 낮은 선탄은 여성들이 도맡게 되면서 지금까지 전통처럼 이어지게 됐다. 하지만 비교하면 그렇다는 것이지, 중년의 여성이 하기에는 벅차 보이는 고강도 노동이다. 커다란 망치를 두 팔로 들은 뒤 내리치며 돌을 깨기도 하고,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컨베이어벨트에 실려 오는 돌덩어리를 손으로 일일이 골라내야 한다.

황 사무국장은 “한 시간 일하고 10분 쉬기를 반복한다. 벨트가 계속 쉬지 않고 돌아가니까”라고 말했다. 심지어 점심시간을 쪼개 ‘청소’도 해야 한다. 이것 역시 말만 청소지, 낡은 벨트에서 떨어지는 석탄을 삽으로 퍼서 다시 올리는 고된 일이다. “일보다 청소가 더 힘들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양 분회장은 “가면 갈수록 시설이 좋아져서 일도 쉬워져야 하는데, 우리는 오히려 십수 년 전보다 더 힘들어진 거 같다”고 토로했다.

그렇게 하루 종일 일하다 보면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검은 석탄가루를 뒤집어쓴다. “비누질을 세네 번씩 한다. 계속 탄이 나오니까 계속 닦아줘야 한다”고 황 사무국장은 말했다. 그를 비롯해 선탄 노동자들의 얼굴은 얼마나 많이 문질렀는지 붉게 물들어 있었다. 그렇게 닦아도 석탄가루는 고된 노동을 보여주듯 선탄 노동자들의 손에 여전히 남아 있었다.

일을 마치고 퇴근을 준비하는 대한석탄공사 도계광업소 선탄원들의 손. 여러번 씻어내도 여전히 검은 가루가 손에 남아있다.ⓒ민중의소리

이와중에 건강검진마저 차별 대우

이 와중에 하청 노동자들은 직영 노동자들에 비해 ‘못한 대우’를 받는 차별을 겪고 있다. “입사할 때 산재병원에서 가서 건강검진을 한 뒤 결과를 제출했는데 그땐 폐가 깨끗했다”는 김 씨도 마찬가지다. 그동안 회사에서 하는 건강검진에서 직영 정규직과 차별을 받은 것이 아픈 그에게 더 서럽게 다가온다.

“병원에서 (광업소로) 차량이 와요. 우리는 그 차량에서 엑스레이(X-ray)를 찍고 피검사와 청력검사 등을 해요. 올해도 검사했는데 그때도 이상 소견이 나오더라고요. 광산에서 일하시니 병원에 가서 CT를 찍어보라고 하더라고요. 우리는 그동안 건강검진 때 CT와 같은 특수촬영은 한 번도 받아본 적이 없었어요. 우리보다 연배 높은 동료들도 입사한 이래 특수촬영이란 건 한 번도 안 받아봤다고 했어요. 그런데 직영 사람한테는 석탄공사가 30만원의 지원금을 주고 지정병원에 가서 CT도 찍게 하고 다한다고 하더라고요. 어떻게 이렇게 차별을 할까요.”

실제 양 의원이 석탄공사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석탄공사는 직영 노동자들에게 30만원씩 지원하며 종합건강검진을 받도록 하고 있었다. 반면 도계광업소 내 11개 하청업체는 단 한 곳도 종합건강검진을 실시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다보니 하청 노동자들은 직영 노동자들과 달리 흉부CT와 같은 특별검진을 받아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건강을 두고도 차별을 하는 것이 다름 아닌 ‘공기업’인 석탄공사였던 셈이다.

차별은 이뿐만이 아니다. 노조에 따르면 석탄공사 정규직은 건강검진 지원금뿐만 아니라 기본급 3%의 위험수당, 그리고 휴가수당, 특수직무수당, 연료보조비, 중식보조비, 생산성향상독려비, 성과급, 문화여가비, 경조비 및 유족위로금, 상여금, 교통비 등을 받고 있지만 비정규직은 이를 받지 못하고 있다. 송주화 공공연대노조 석탄공사지회 지회장은 “성과급이 정규직에게만 있다”며 “석탄 생산 과정에서 정규직보다 비정규직 인원이 더 많은데 성과급은 정규직이 다 가져가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원청이 해결해야”...정작 석탄공사 사장은 한 달 넘게 ‘공석’

이런 노동자들의 울분에 하청업체는 이렇다 할 도리가 없다는 반응이다. 한마디로 ‘석탄공사가 돈을 충분히 주지 않아 우리도 돈이 없다’는 것이다.

대체인력 투입을 요구하며 열악한 노동 환경을 토로하던 노동자들에게 C 하청업체 사장은 “그건 어려운 부분이 있다”며 “본청(석탄공사)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다. 나는 방법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그는 최저단가 입찰이 문제라는 취지로 주장했다. 그는 “요새 들어 입찰 경쟁이 더 심해졌다. 6~7개씩 들어오다 보니까 단가를 낮추게 된다”며 “우리도 지원해주고 싶지만, 인원에 딱 맞춰서 인건비가 책정돼 있어서 사람을 더 채용하지도 못한다”고 잘라 말했다. 또한 그는 “매년 감산을 하다 보니까 그렇게 (인력 감축이) 될 수밖에 없다. 내년에도 또 그렇게 되지 않겠나”라며 정책 탓을 했다.

실제로 석탄공사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광업소는 도계광업소와 강원도 태백시의 장성광업소, 전라남도 화순군의 화순광업소 등 3개뿐인데, 이마저도 규모를 점차적으로 축소하고 있다. 1989년 경제성이 낮은 탄광을 정리하고 경제성이 높은 탄광을 집중 육성하기 위해 시작된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이 이제는 ‘탈석탄’ 정책으로 이어지면서다.

양 의원이 석탄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실적’을 보면 2016년부터 2020년까지 1,008→908→650→540→475톤으로 절반이 줄었다. 석탄공사는 향후 5년간 생산량을 이보다 절반(402→340→293→249→213톤)으로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송 지회장은 도계광업소 주변을 둘러보다가 손가락으로 한쪽을 가리키며 “저곳이 저탄장이다. 팔리지 않고 쌓여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에 광업소에서 퇴직자가 나온 자리에 신규 채용을 아예 하지 않다 보니 노동자들은 고령화되고 있었다. 석탄공사 자료에 따르면 올해 노동자의 평균 연령은 석탄공사 직영의 경우 59세, 하청업체 노동자의 경우 52세였다. 특히 하청업체 노동자 중 직영 정년(60세) 초과 인력이 488명에 달하며, 그중 70세 이상은 39명이었다. 노동강도가 더 높아질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그런데 석탄공사의 계획을 보면 최소한 향후 5년간은 석탄 생산을 계속하게 된다. 노동자들 입장에선 열악한 환경에서 하루 이틀 버틸 일이 아닌 것이다. 차별 해소 등이 시급한 문제로 떠오르는 이유다. 송 지회장은 “작업 환경이 개선돼야 하는데 결국 원청의 의지가 필요하다. 어느 정도 예산을 받아야 할 수 있다”며 석탄공사의 역할을 촉구했다.

현재 석탄공사 사장은 한 달 넘게 공석이다. 지난달 2일 퇴임한 유정배 전 석탄공사 사장은 내년도 지방선거 춘천시장 출마를 선언했다. 노동자들은 산적한 문제에 따른 책임을 회피하려고 계속 공석으로 두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드러내고 있다. 결국 공석인 석탄공사 사장을 대리해 김인수 관리본부장이 지난 15일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양 의원은 “석탄 산업이 전환기를 거치는 어려움을 알지만 노동이 소외되고 차별받아선 안된다”고 지적했고, 김 본부장은 “협력업체와 적극적으로 대화해서 개선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관련기사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
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