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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 키워드로 본 이인영 후보자 통일관

[통일부 장관 인사청문회] 인도적 지원은 "꾸준히"... 북한인권법엔 "실효성 없다"

20.07.17 08:25l최종 업데이트 20.07.17 08:25l

 

통일부 장관 후보자, 밝은 얼굴로 출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0.7.6
▲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6일 오전 서울 종로구 남북회담본부로 출근하고 있다. 2020.7.6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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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일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이인영 후보자는 평소 북한과의 적극적 교류협력을 강조해온 인물이다. 2004년 17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국회에 입성한 이래 4선(17·19·20·21대) 의원인 이 후보자는 20대 국회 전·후반기 모두 외교통일위원회(외통위)에서 활동했고, 21대 국회에서도 외통위를 희망해 배정됐다. 민주당 남북경제협력 특별위원회 위원장, 남북관계 발전 및 통일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때문에 여권에선 이 후보자가 통일부 장관으로 취임하면 대북 인도적 지원에 본격 발판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반면 야당에서는 이 후보자를 가리켜 "과거 편향적인 대북관을 가졌던 분"(박진 미래통합당 의원), "그동안 행적을 보면 굉장히 북한에 편애를 많이 보였던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김기현 미래통합당 의원)고 공격하기도 한다.

이 후보자의 과거 발언과 저서, 발의했던 법안들을 중심으로 몇 개의 중심 키워드를 추린 다음 이에 대한 그의 생각을 들여다봤다.

[① 대북 인도적 지원] 정치·군사 상황 떠나 꾸준히
 북한은 지난 2019년 5월 4일 강원도 원산 호도반도에서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쏜 데 이어, 9일에도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두 차례 미사일 발사 시험을 했다. 당시 여당 원내대표였던 이 후보자는 남북·북미 대화 소강 국면에서 대북 식량 지원 카드를 적극 활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이 후보자는 북한의 군사적 행동과 식량 지원은 별개라는 의견을 여러 차례 피력했다.


2019년 5월 10일 이 후보자는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지체 없이 인도적 지원을 해서 (남북) 서로의 신뢰를 강화하고, 또 그런 남북관계를 통해서 북미 관계가 개선되는 쪽으로 나갈 수 있도록 긍정적 기여를 해야 하는 때"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이 후보자는 현장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서도 "북한에 대한 인도적 식량 지원 문제는 이명박·박근혜 정권 시절에도 흔쾌히 하겠다는 입장이었다"라며 "미사일 문제와는 별개로 식량 지원 문제는 전향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북한의 소출 상황도 좋지 않고, 많게는 150만 톤의 식량이 부족하다고 한다"라면서 "어린이·산모·노약자에게는 치명적인 위협이 되기 때문에 식량 지원은 인도적 차원에서 즉각적으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인도적 교류와 협력'을 강조한 이 후보자는 관련 법안 발의에도 적극적이었다.

지난 2016년 12월에는 일관성 있는 대북 인도·협력사업 추진을 위한 법안을 발의했다. '남북한 간의 인도지원과 개발협력에 관한 법률안'은 대북 인도·협력사업을 정치·군사적 상황에 연계하지 않고 인도주의 원칙에 기반해 중립적으로 이뤄지도록 한다는 기본원칙을 법에 명시했다.

2019년 4월에 발의한 '남북관계 발전에 관한 법률 개정안'과 2017년 9월 '남북협력기금법 개정안'에선 각각 '남북 간 교류와 관계 발전에 필요한 사업'을 지방자치단체의 책무로 명시하고, 남북경협기업의 사업이 경영 외 사유로 중단됐을 때 보상 범위를 넓히는 조항을 넣었다.

다만 이들 법안은 본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대부분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② 북한 미사일] 합의 위반, 도발은 이제 그만

이인영 후보자는 북한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서는 비판적 입장을 견지했다.

지난 2019년 5월 10일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가 '북한의 발사체 발사가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보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이는 정신적으로 9.19 군사합의 위반"이라고 밝혔다.

이 후보자는 "법률적으로는 위반이냐 아니냐를 따질 수 있겠지만, 정신적 측면에서는 평화를 향해 나아가는 합의의 반대로 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북한의 군사적 행동은 한반도 평화에 역행하고, 남북관계 발전을 통한 북미관계 개선에 속도를 내는 데도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북한이 더 이상 도발적 행위를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③ 대북전단] 접경지역 주민에 위협이자 피해 
 
박상학 대표가 북한에 보낸 전단 박대표가 북한에 살포한 전단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세습수령절대독재를 위해 형님(김정남)까지 독살한 희대의 악마, 인간백정'이라고 규정했다.
▲ 박상학 대표가 북한에 보낸 전단 박대표가 북한에 살포한 전단은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세습수령절대독재를 위해 형님(김정남)까지 독살한 희대의 악마, 인간백정"이라고 규정했다.
ⓒ 신나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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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대북전단 살포 문제가 쟁점이 된 적이 있었다. 2016년 9월 5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법안심사 소위에서 여야 의원들은 대북전단 살포의 적합성 유무를 놓고 서로 다른 의견을 개진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남북교류협력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중 대북전단 살포행위 규제를 협력법으로 규율하는 것을 놓고 정부·여야의원들의 입장이 엇갈렸던 것이다.

당시 여당이었던 새누리당(미래통합당의 전신)은 대북전단 살포를 법으로 금지할 경우 북한의 도발에 대해 한국 정부가 대응할 수 있는 카드가 줄어들 것을 우려했다. 이에 대해 이인영 후보자는 외통위 회의에서 "(대북전단 살포가) 해당지역 주민에게는 명백한 위협이고 재산상 피해가 있을 수 있다"라며 "정부와 통일부는 구체적인 대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 6월 30일 송영길 국회 외교통일위원장은 대북전단 살포행위 등 남북합의서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을 신설하고, 미수범까지 처벌할 수 있도록 해 사전적 차단조치가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의 '남북관계발전에관한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21대 국회 첫 번째 법안으로 발의했다.

개정안에서는 군사분계선 일대에서의 확성기 방송행위, 시각매개물 게시행위 및 북한 전단 살포행위 등 남북합의서에 위배 되는 금지사항을 구체적으로 규정하고, 이를 위반하여 국민의 생명·신체에 위해를 끼치거나 심각한 위험을 발생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한 자를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으로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후보자는 12명의 민주당 소속 외통위원들과 함께 이 법안 공동발의에 참여했다.

[④ 북한인권법] 실효성 없다, 북한 개방이 더 현실적

이인영 후보자는 북한인권법에 대해 "미국, 일본의 북한인권법과 같이 한국의 북한인권법은 압박 수단일 뿐 실효적이지 않다"라면서 "북한을 압박 및 고립하는 정책은 그동안 효과적이지 않고 실패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2011년 12월 김재원 한나라당 의원과 함께 펴낸 <진보 보수 마주보기>에서 "법의 실효성이 있어야 하는데, 남한에서 북한인권법을 만드는 것 자체가 북한에서 실효성이 없지 않나요. 미국의 북한인권법이든, 일본의 북한인권법이든 모두 일종의 북한 압박 수단이지 그 법 자체가 실제로 북한의 인권을 증진시키는 실효적인 지배력은 없지 않을까요"라고 꼬집었다.

이 후보자는 북한 주민의 인권 상황을 실질적으로 개선하려면 북한과 소통하고 문호를 열어서 북한 사회 전체에 변화가 생기도록 하는 편이 더 현실적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같은 책에서 "'(우리가 북한 인권을 개선하자는) 말을 하는 것까지도 인색할 필요가 있느냐'라고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사실 저는 그것조차도 하지 않는 게 좋다고 생각해요"라며 "북한 인권 이야기를 굳이 하지 않으면서도 북한 사회의 큰 변화를 이끌어 동반해 간다고 하면 당연히 그리 가자는 것이죠"라고 주장했다.

[⑤ 한미워킹그룹] 독자 추진 가능한 일 하겠다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이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  통일부 장관에 내정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사진은 지난 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 의원실로 들어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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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워킹그룹은 지난 2018년 11월 남북 교류협력 사업 관련 대북 제재 면제를 효율적으로 협의하기 위한 채널로 출범했지만, 실제로는 북미 비핵화 협상보다 남북 교류협력 사업이 앞서나가지 못하도록 막은 측면이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사실상 한미워킹그룹의 제재 면제 '승인' 없이는 철도·도로 연결, 이산가족 화상 상봉, 양묘장 건설, 개성 만월대 공동발굴 사업 등 남북 정상이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합의한 사안들을 자율적으로 추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인영 후보자는 지난 6일 인사청문회 준비단 사무실이 차려진 서울 종로구 삼청동 남북회담본부로 출근하며 기자들과 만나 "한미워킹그룹을 통해 할 수 있는 일과 우리 스스로 판단해 할 수 있는 일을 구분해야 한다"면서 "(대북)제재 자체가 목적이 아니므로 창의적 해법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그는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 군사적 긴장을 일으킬 수 있는 행동은 절대 바람직하지 않다"라면서 "우리 입장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남북 간의 대화와 북미 간의 대화가 끊기지 않고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라고 덧붙였다.

이는 한미간 대북정책 조율 기능을 담당하는 한미워킹그룹의 틀을 벗어나 통일부가 독자적으로 남북관계 개선에 독자적인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국회 외교통일위원회는 오는 23일 이인영 통일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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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수첩] 문재인 대통령 향한 ‘구두 테러’ 현장 목격기

구멍 뚫린 대통령 경호, 만약 폭탄이었다면?
 
임병도 | 2020-07-17 08:40:4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어제(7월 16일) 국회는 다른 날과 달리 검문검색이 철저했습니다. 21대 국회 개원식에 맞춰 문재인 대통령의 국회 연설이 예정됐기 때문입니다.

국회 본청 주변에는 청와대 경호실 요원들과 경호 차량이 자리를 잡았고, 입구에는 국회 방호직원과 청와대 경호원들이 이중으로 검색을 했습니다. 본회의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엑스레이 장비를 통과하고 난 뒤에도 경호원의 몸수색과 가방 검사를 통과해야 했습니다.

국회 본회의장과 본청 입구 계단, 로텐더홀은 사전에 취재 허가를 받은 비표를 착용한 기자들만 갈 수 있을 정도로 삼엄했습니다.

기자는 원래 국회에서 촬영도 하고 있지만, 국회 영상 기자단 소속이 아니라 카메라를 휴대하지 못하고 취재 비표만 받고 겨우 입장할 수 있었습니다.

오후 2시 20분에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한 문재인 대통령은 약 30여분 동안 연설을 했습니다. 2시 52분쯤 연설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은 박병석 국회의장 등을 만나 담소를 나누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나오길 기다렸던 50대 남성

▲기자와 구두 던진 남성이 서 있던 자리. 빨간 카페트 주변에만 경호원들이 있었고, 장애인 통로 주변에 바로 옆에는 경호원이 없었다.

본회의장에서 취재를 한 뒤 본청 입구로 내려왔습니다. 경호 차량과 문재인 대통령 전용차가 입구에 대기하고 있어, 가시는 모습을 보고 소통관(국회 미디어센터)으로 가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본청 입구에는 구역 비표를 받은 취재진만 있을 수 있어, 야외기단 옆 장애인 통로 쪽에 서 있었습니다. 기자 옆에는 50대 남성이 스마트폰을 들고 자리를 잡고 있었습니다.

이 남성의 목에는 국회 출입증도 없고, 행사 참석이 가능한 비표도 없었습니다. 국회 직원이나 보좌관, 취재진, 방문객은 모두들 출입증을 착용하고 있는데 남성은 없어서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습니다.

구두에 맞을 뻔한 문재인 대통령

 

 

15분 정도 기다리자 문재인 대통령이 나오시는지 경호원들과 취재진들이 분주해졌습니다. 이윽고 문재인 대통령이 나오시고 차량에 탑승하려는 순간 갑자기 옆에 있는 50대 남성이 “빨갱이 문재인”이라는 소리와 함께 신고 있던 구두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던졌습니다.

다행히 문 대통령은 구두에 맞지 않았고, 그저 이쪽을 한 번 쳐다보고 아무 일 없다는 듯이 차량에 탑승하고 국회를 떠났습니다.

남성이 구두를 던지고 소리를 치자 즉시 경호원들이 움직였습니다. 갑자기 저에게 달려드는 줄 알고 깜짝 놀라 들고 있던 스마트폰을 놓칠 뻔했습니다. 다행히 경호원들과 방호직원들은 제가 아닌 그 남성을 제압했습니다.

“빨갱이 문재인을 자유대한민국에서 당장 끌어내라”고 소리쳤던 남성은 급히 달려온 청와대 경호원과 국회 방호직원에 의해 제압당했지만, 계속해서 “가짜평화주의자, 가짜 인권주의자 문재인이 어떻게 평화와 인권을 운운하냐”며 소릴 질렀습니다.

이 남성은 방호직원들이 제압을 한 상태에서 ‘잡지 말라’며 화를 내기도 했습니다. 대통령에게 구두를 던져 놓고 잡지 말라고 하는 소리를 옆에서 듣고 황당했습니다.

덧붙여 이 남성은 “신발을 문재인을 향해 던졌으니, 그 사람 보고 고소하라고 하라”면서 자신의 행동이 얼마나 큰 잘못인지 잘 모르고 있는 듯했습니다.

구멍 뚫린 대통령 경호, 만약 폭탄이었다면?

▲기자와 구두 던진 남자가 서 있던 자리에서 촬영한 사진. 대통령 전용차 탑승 통로와 불과 10미터도 떨어지지 않았다.

어제 구두 테러 사건을 목격하면서 만약 구두가 아니라 폭탄이었다면 하는 아찔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본청에 출입하는 사람들은 모두 가방 검사를 했지만, 이 남성은 야외기단 쪽에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검사를 받지 않은 듯했습니다.

사진은 저와 구두를 던진 남성이 위치한 곳에서 촬영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전용차 탑승 위치와 약 10미터 정도에 불과했습니다. 총을 들었다고 해도 경호원들 때문에 저격할 수는 없었겠지만, 수류탄이나 사제 폭탄이라면 충분히 살상 반경 범위 내였습니다.

남성이 구두를 던진 직후 경호원들과 방호직원이 뛰어왔지만, 그 시간이 약 3초 이상이었습니다. 충분히 두 번째로 뭔가를 던질 시간적 여유가 됐습니다.

사실 경호원들이 남성을 바로 제압하지 못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장애인 통로라서 경호원들이 돌아서 올라와야 했고, 제가 좁은 통로에 서 있어 저를 밀치지 않고서는 바로 갈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경호원들이 제 쪽으로 뛰어 오길래 저도 놀랐습니다.

극우 세력 중심으로 유사 사건이 벌어질 수도

▲경찰에 인계되기 전까지 방호직원에게 둘러싸인 구두 던진 남성. 이 남성은 자신은 일반 시민이며 국민이 받는 치욕을 느껴보라고 구두를 던졌다고 말했다.

아마 청와대 경호실은 이날 난리가 났을 겁니다. 비록 구두였지만 대통령 바로 곁에 떨어졌다는 사실 자체가 경호상의 허점을 보여준 셈입니다.

이날 경호원들이 능동적으로 대처하지 못한 가장 큰 이유는 설마 하는 마음 때문이었지 모릅니다. 저 또한 국회에서 대통령을 향해 구두가 날아올지 생각도 못했습니다. 하지만 앞으로 이 런식의 테러는 계속 생길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이미 극우 유튜버들은 마치 정씨를 애국지사나 의사로 지칭하며 오죽하면 구두를 던졌겠느냐며 옹호하고 있는 영상을 올리고 있습니다. 이런 분위기라면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갖은 막말과 욕설을 하는 극우 세력 중에 또다시 비슷한 사건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청와대 경호실은 극우 세력들을 주시하며 지금보다 더 능동적으로 대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유튜브에서 바로보기: 문재인 대통령에게 구두 던진 남자의 최후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0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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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외면한 세계, 쿠바는 어떻게 코로나를 이겼나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20/07/17 12:01
  • 수정일
    2020/07/17 12:01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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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바와 코로나19] 느린 사회, 코로나바이러스를 만나다

여기, 우리가 외면해 온 작은 나라가 있다. '저개발국'이라 치부되던, 세계 자본주의 시스템의 바깥에 있는 세계, 쿠바에도 코로나19는 찾아왔다. 그러나 놀라운 결과가 나타났다. 2020년 7월 3일까지 쿠바의 누적 확진자는 2400명 이하이고, 총 사망자는 86명이다. 사망률도 WHO의 평균보다 낮은 3.6%이다. 쿠바는 어떻게 코로나를 극복하고 있을까. <프레시안>은 현재 쿠바 아바나 의과대학교에 재학중인 김해완 씨가 본 '쿠바의 의료 체계'와 관련된 글을 연재한다. 편집자

 

코로나바이러스로 세계가 혼비백산하기 전까지, 쿠바는 한국의 배낭족들 사이에서 격상하고 있던 새 여행지였다. 올해 3월에 쿠바 국경이 닫히기 직전까지도 아바나 시내를 돌아다니는 한국 여행객들이 보일 정도였다. 숨 쉴 틈도 없이 돌아가는 한국과 정반대라는 이질성에 끌렸던 것일까? 수많은 여행 책자들은 쿠바를 ‘시간이 멈춘 곳’이라고 소개했다.

 

쿠바가 원래부터 이런 정적인 이미지였던 것은 아니다. 한때 쿠바도 찬란한 근대화를 꿈꿨다. 1959년에 시작된 혁명 정부는 쿠바 경제를 왜곡시키는 외국 자본을 일소하고 국민 모두를 위한 발전을 추진했지만, 발전의 시계는 1991년에 멈췄다. 쿠바를 지원국이었던 소련이 공중분해된 것이다. 그 후로 쿠바는 미국의 경제 봉쇄를 홀로 버텨냈다. 이 고립된 생태계가 역설적으로 오늘날 어떤 사회에서도 찾아보기 어려운 ‘느린 풍경’을 만들어냈다. 쿠바에서는 거의 모든 물품이 품귀이고, 인터넷 환경도 몹시 제한적이다. 하지만 그게 또 쿠바의 대체 불가능한 매력이다. 50년대 미국산 올드카가 여전히 길거리를 굴러다니고, 밤이 되면 말레꼰(아바나 바닷가의 방파제)에 모인 사람들이 음악을 틀어놓고 여흥을 즐긴다. 개발의 열기가 침투하지 않은 커뮤니티 속에서 쿠바인들은 정을 나누며 소박하게 살아간다.

 

쿠바는 어떻게 코로나 바이러스를 극복했나

 

이 조용한 섬나라에도 어김없이 코로나바이러스가 도착했다. 2019년 12월 중국에서 출발한 바이러스가 유라시아 대륙을 건너고 대서양을 가로지르기까지 석 달이 채 걸리지 않았다. 이는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는 바였다. 쿠바의 국가수입 1위를 책임지는 것이 관광업인데, 이곳으로 가장 많은 관광객을 보내는 국가가 코로나바이러스를 혹독히 겪은 스페인과 이탈리아였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쿠바 정부도 공항에 열화상 카메라를 설치하는 수준의 조치를 취했지만, 지역 사회 감염 리스크가 점점 불거지면서 결국 국경 봉쇄라는 초강수를 두었다. 관광업을 잠시 접더라도 팬데믹 방역에 힘을 쏟겠다는 뜻이었다.

 

국경 봉쇄를 나흘 앞두고 뉴스가 나오던 날, 쿠바에 있던 외국인들은 앞 다투어 쿠바를 탈출했다. 테크놀로지로 무장한 한국과 중국이 겨우 코로나바이러스의 불길을 잡았고, 의료 물자가 넉넉한 유럽은 코로나바이러스의 신속한 페이스에 완전히 휘둘렸다. 그런데 쿠바 같은 나라가 어떻게 코로나바이러스를 감당할 수 있겠는가? 이곳에는 고도의 테크놀로지도 없고, 의료 물자는 만성적으로 부족하며, 음압병실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쿠바는 파죽지세의 바이러스를 막아낼 무기가 없다. 이것이 많은 이들이 공유했던 믿음이었다.

 

그런데 반전이 일어났다. 예상을 깨고 쿠바가 연신 훌륭한 기록을 세웠던 것이다. 2020년 7월 3일까지 쿠바의 누적 확진자는 2,400명 이하이고, 총 사망자는 86명이다. 사망률도 WHO의 평균보다 낮은 3.6%이다. 수도 아바나를 제외한 지방에서는 코로나바이러스가 소강상태에 접어든 것으로 보이며, 3단계에 걸친 정상화 과정이 이미 진행 중이다. 중남미 대륙이 팬데믹의 새 진원지로 부상하고 있음에도 쿠바의 방역은 흔들리지 않는다. 하루에 새 확진자가 4만 명씩 늘어나는 브라질 같은 이웃나라는 물론이고, 중남미 대륙 바깥과 비교해도 상황이 좋은 편이다.

 

게다가 쿠바는 의료 붕괴를 겪는 나라들을 돕기 위해 의료진을 외국으로 파견하기까지 했다. 시작부터 그랬다. 쿠바 의사들이 이탈리아로 파견된 것이 국제 뉴스에 떴을 때는 쿠바도 막 방역을 시작하던 3월이었다. 그 동기가 국제적 이타심이냐 의료의 정치화냐라는 논란도 있었지만, 세계 만국이 의료 붕괴로 쩔쩔 매는 상황에서 이는 대단한 자신감이 아닐 수 없다. 쿠바가 내민 손길이 그 나라들에게 꼭 필요한 도움이라는 것은 말할 것도 없다.

 

▲쿠바 아바나 시내의 거리 ⓒ박세열

쿠바의 발명품, 의료 시스템 속으로 들어가 보자

 

어떻게 이런 성취가 가능했을까? 쿠바의 의료체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알고 있는 사람들은 이 결과에 놀라지 않는다. 쿠바에는 ‘가난한 의료선진국’이라는 별칭이 있다. 비록 경제규모는 선진국에 한참 못 미치지만, 의료 부문만큼은 그 수준이 뒤쳐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2018년 기준으로 쿠바는 인구 천 명 당 8명의 의사를 보유하고 있다. 이는 미국이나 중국보다 최소 네 배는 더 높은 수치다. 또 쿠바 의료 시설은 완벽하게 공공 영역으로서 전 국민에게 무상으로 제공된다. 따라서 쿠바의 평균 수명과 유아사망률이 선진국과 비슷하거나 오히려 더 나은 것은 당연한 결과다. 물론 쿠바 의료를 미화해서도 안 된다. 쿠바의 어려운 상황은 의료 부문에도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의료 물자의 부족은 언제나 의료진의 발목을 잡고, 낙후된 의료 시설이 위험을 초래할 때도 있다. 제1세계의 인력과 제3세계의 조건, 쿠바 의료 시스템은 이 양면을 고스란히 끌어안은 독창적인 발명품이다.

 

이 독특한 의료제도가 코로나바이러스에 기세를 꺾을 수 있었던 것에는 구체적인 이유가 있다. 지난 몇 달 간 쿠바의 방역 활동에 직접 참여한 의대생으로서, 나는 총 세 가지 이유를 꼽겠다. 첫 번째는 의료 제도의 높은 접근성이고, 두 번째는 뻬스끼사(pesquisa)라 불리는 의대생들의 문진(問診) 활동이며, 세 번째는 주민들의 끈끈한 커뮤니티다. 이번 프레시안 연재를 통해서 이 항목들을 하나씩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글에서는 의료시설의 접근성을 살펴보도록 하겠다.

 

이번에 코로나 사태 때 쿠바인들이 보여준 일사분란함은 이 나라가 반세기 넘게 쌓아온 의료제도 없이는 불가능했다. 그 시간 동안 의료가 주민들의 일상 속에 확고하게 자리 잡았고, 그들의 신뢰를 얻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쿠바의 의료제도를 처음 접하는 사람들은 ‘100% 무상’이라는 키워드에 먼저 시선을 뺏긴다. 병원 문턱을 넘은 쿠바인들 중 누구도 돈을 내지 않는다. 방문 이유가 해열제 처방이든 간이식수술이든 상관없다. 이는 의료권을 국민의 기본권으로 지정한 헌법에 기반하고 있다.

 

하지만 병원비 무료만으로 의료 접근성이 개선되지는 않는다. 물리적인 접근성도 몹시 중요하다. 병원이 너무 멀어서 걸음하기가 어렵다면 이는 의료제도로부터 물리적으로 소외되는 것이다. 이 맥락에서 쿠바 의료의 또 다른 아이콘이 탄생한다. 가족주치의와 그들의 근무지인 꼰술또리오(Consultorio)가 바로 그것이다. 꼰술또리오는 동네 산보를 하다보면 몇 개씩 볼 수 있을 만큼 흔하다. 어느 가정집에서든 도보 가능한 거리에 위치해 있다. 가족주치의는 그곳에서 몇 년씩 상주하면서 평균 500가구의 가족들의 건강을 상시적으로 살핀다.

 

꼰술또리오는 쿠바에서 가장 기본적인 의료 시설이다. 그 위에는 24시간 운영되는 동네 종합 병원인 뽈리끌리니꼬(Policlínico)가 있다. 하나의 뽈리끌리니꼬가 스무 개 정도의 꼰술또리오를 관리하는데, 가족주치의가 전문의의 소견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환자를 받는다. 뽈리끌리니꼬에서 해결할 수 없는 소수의 케이스만 오스삐딸(Hospital)이라 불리는 대형 병원으로 따로 운송된다. 이 체계적인 시스템은 무(無)에서 창조되지 않았다. 이는 ‘예방’을 화두 삼아 80년대부터 설계되었다.

 

▲쿠바 아바나 시내 바닷가의 풍경 ⓒ박세열

예방 의학, 1차 진료의 중요성 보여준 쿠바의 코로나 대응

 

물자가 항상 부족한 가난한 나라에서 가장 좋은 치료법은 무엇일까? 처음부터 발병을 막는 것이다. 병이 싹을 틔울 때 일치감치 그 뿌리를 뽑는 것이다. 이것이 일차 진료(primary care)의 의미이며, 일차 진료의 꽃인 꼰술또리오와 뽈리끌리니꼬는 실제로 80%의 환자를 조기에 치료한다.

 

예방의학에 최적화된 쿠바의 의료제도는 전염병 예방에도 제 몫을 해냈다. 이번 코로나 사태 때 쿠바 정부가 실행한 고육지책 중 하나가 대중교통의 전면 중단이었다. 통행량을 줄여서 바이러스의 전파 속도를 늦추기 위해서였다. 쿠바에서는 개인 승용차를 소유한 사람이 드물기 때문에 이것은 사람들의 발을 묶어놓는 조치와 다름없다. 하지만 이 고립 조치는 크게 문제되지 않았는데, 교통수단 없이도 의사를 만나는데 문제가 없었기 때문이다. 의사들은 사람들과 함께 동네에 산다. 병원은 먼 시가지가 아니라 바로 동네에 있다. 사람들에게 의료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팬데믹 속에서 이 ‘동네 의료팀’은 대체불가능한 자원이다. 덕분에 쿠바 정부는 안심하고 교통을 멈출 수 있었다.

 

동네의 고립은 오히려 의료인들의 역량을 지역 사회에 더 효과적으로 집중시켰다. 가족주치의들과 간호사들은 현재 휴일도 없이 근무하면서 동네 상황을 스캔하고 있다. 온 주민들이 자기 집에 머물고 있기 때문에 사태 파악이 더 용이하다. 확진자는 발생하자마자 동네에서 격리 시설로 신속하게 이동된다. 접근성 높은 의료체계에 양질의 의료진이 더해지면서 이뤄낸 쾌거다.

 

쿠바의 방역은 쿠바 맞춤형이다. 그대로 따라할 수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다. 그럼에도 쿠바는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뜨릴 소중한 현장이다. 우리는 선진국에서만 과학과 의료가 발전할 수 있다고들 생각한다.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의료 환경을 갖추기 위해서는 경제 발전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여긴다. 그러나 쿠바는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을 현장으로 증명한다. 테크놀로지가 발달하지 않고 정보도 전산화되지 않은 쿠바지만, 쿠바의 ‘아날로그 방역’의 효과는 훌륭한 수치로 증명되고 있다. 코로나바이러스는 세포 밖에서, 즉 사람 밖에서 살아남지 못한다. 그렇다면 바이러스가 전염되는 양상도 사람 사는 모습을 닮을 것이다.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방법도 사람 사는 모습만큼이나 다양할 것이다. ‘저개발’이라고 치부되는 느린 사회에도 바이러스를 잡는 느린 전략들이 살아있다.

 

앞으로 이 전략에 대해 하나씩 소개할 예정이다. 의료진 외에도 의대생과 주민들 역시 방역에서 톡톡히 제 몫을 하고 있다. 전 세계 국경이 막혀버린 현재, 이 연재가 독자들에게 머나먼 쿠바를 여행하는 또 다른 방법이 되었으면 좋겠다.

 

필자 김해완은 현재 쿠바 아바나 의과대학교 재학생입니다. 저서로는 <다른 십대의 탄생> (북드라망), <리좀, 나의 삶 나의 글> (북드라망), <뉴욕과 지성> (북드라망) 이 있습니다.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71516230592795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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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 생각을 처벌하는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여성서사로 본 국보법 8월25일부터 한달간 전시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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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16  21:0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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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추진위원회'는 16일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8월 25일부터 9월 26일까지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에서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여성 서사로 본 국가보안법'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사진제공-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추진위원회]

지난 72년동안 국가보안법은 누군가의 생각과 말을 가로막는 악법이었다.

이 법이 특별한 어떤 개인들에게만 피해를 주는 법이 아니라 모든 국민의 표현과 양심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률이라는 사실을 널리 알리기 위한 전시회가 열린다.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추진위원회'(추진위원회)는 오는 8월 25일부터 9월 26일까지 한달간 서울 용산구 남영동 민주인권기념관(구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여성 서사로 본 국가보안법' 전시회를 개최한다.

추진위원회는 15일 오전 민주인권기념관에서 전시회 개최를 앞두고 사전 설명회 성격의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전시회는 그동안 온전히 기록되지 않았던 국가보안법 피해자이거나 피해자의 가족인 여성들의 구술을 젠더석 관점에서 채록한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되며, 여성들의 구술은 책으로도 출간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전시는 1부 '여성 서사로 본 국가보안법'과 2부 '국가보안법 연대기'로 구성되며, 주요 주제인 1부에서는 구술채록집에 담긴 여성들의 목소리를 실제로 낭독하고 2부에서는 국가보안법의 탄생부터 현재까지 역사적 맥락을 인포그래픽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고애순, 권명희, 김은혜, 김정숙, 배지윤, 안소희, 유가려, 유해정, 정순녀 씨 등 국가보안법으로 감금된 세계를 경험한 11명의 여성들이 한 구술을 구술작가단의 홍세미, 이호연, 유해정, 박희정, 강곤 씨가 기록하고 구술자들의 사진은 정택용 사진작가가 촬영했다.

이들 여성들의 구술은 배우 문소리, 조민수, 소설가 정세랑, 황정은, 영화감독 김일란, 임순례, 래퍼 슬릭, 가수 요조, 문학평론가 손희정, 세월호 참사 희생자 고 김시연 어머니 윤경희, 변호사 이상희 씨의 목소리로 일상공간에서 녹음되었다.

1부는 남영동 대공분실 심문실로 사용되던 5층에, 2부는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에서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에 기증한 국가보안법 관련 사건자료를 바탕으로 4층 전시장에 구성된다.

민주인권기념관 중앙정원에는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을 상징하는 '12개의 문'이 설치된다. 남영동 대공분실에 국가보안법으로 잡혀온 사람들을 가둔 문을 뜻하는데, 각각의 문에는 국가, 민주주의, 자유, 평화, 정의, 그리고 법에 대한 질문이 새겨진다.

기념관 1층에는 국가보안법에 감금된 세계를 의미하는 검은 방이 설치된다. 끊임없이 국가보안법 법조항이 읊어지는 이 방에서 관객들은 방 구석 책상에서 국가보안법에 저항하는 글을 쓰고 그 글을 벽에 걸어두는 실천 체험을 할 수 있다.

전시회를 총괄 감독하는 권은비 예술감독은 "국가가 국가보안법이라는 법을 가지고 사람을 억압했는데 그 피해는 개개인의 몫이었다. 전시에 아티스트를 섭외하기보다는 당사자들 이야기를 중심으로 구성했다"며, "감금됐던 사상의 자유, 억압된 것들 안에서 우리는 무엇을 읽을 수 있을, 국보법 폐지운동을 주되게 한 이들은 여성이었다. 이들의 목소리를 잘 알릴 수 있게 되었으면 좋겠다"고 전시 취지를 밝혔다.

『기억, 기록, 망각에 반하여-여성의 목소리로 전하는 국가보안법』(가제) 책을 준비하고 있는 구술 작가단 강곤 작가는"'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라는 시민운동이 준비되면서 국가보안법이 박물관으로 간다면, 가기 전부터라도 국가보안법과 관련된 '목소리'’를 기록하고 보존해야 한다는 문제의식이 이 작업의 출발점이었다"며, "그 목소리에는 당연히 국가보안법에 의한 피해 당사자의 이야기가 담겨야 하는 것이겠지만, 그것만이 아니라 당사자 주변의 사람들, 당사자이지는 않지만 피해를 당했던 사람들, 피해자가 아니라 국가보안법과 당당히 맞선 싸우는 사람들, 더 나아가 국가보안법을 적극적으로 옹호하고 활용한 권력자, 가해자, 그리고 이 법과 전혀 무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도 담겨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여성들의 이야기를 주요 주제로 잡은 이유는 "2018년 미투 이후 한국사회는 리모델링 되고 있는데, 국가보안법의 문제를 환기하고 국가보안법 폐지를 새롭게 시작하기 위해 그와 같은 흐름과 같이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거대담론이 아닌 우리의 삶, 일상, 소소한 이야기에서 출발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김명환 위원장은 "살아 움직이지 않는 것을 배치하거나 전시하는 것이 박물관인데 이번 전시에서 무엇이 살고 무엇이 죽어야 할지 뚜렸이 보여주었으면 한다. 국가보안법을 박물관에 보내자, 죽어야 할 것은 국가보안법"이라고 강조했다.

김도형 민변 회장은 "국가보안법이 있는 나라는 전 세계에 몇 국가가 되지 안된다. 특히 7조 천양고무죄는 이미 존재의 의미를 상실했다. 전시회가 국가보안법 폐지운동이 촉발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남규선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 상임이사는 "이번 전시회는 피해자들의 목소리를 담고 예술가가 함께 하고 시민의 참여하는 새로운 형식으로 마련하려고 한다"며, "코로나 상황에서 많은 시민들이 관람하고 참가할 수 있도록 온라인으로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페이스북 : https://www.facebook.com/NSA.Museum   

인스타그램 : https://www.instagram.com/nsa_museum/

   
▲ 말의 세계에 감금된 것들-여성 서사로 본 국가보안법 전시회 포스터. [사진제공-국가보안법을 박물관으로 추진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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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군사훈련, 알고보니 참수작전 포함된 ‘선제공격’

  • 기자명 강호석 기자
  •  
  •  승인 2020.07.15 18:05
  •  
  •  댓글 1
 
   
 

​주한미군을 비롯한 태평양사령부 미군기지들에서 코로나19 환자가 속출해 한미합동군사훈련에 대한 우려가 커진다. 하지만 정작 더 큰 걱정은 딴 데 있다.

오는 8월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예정대로 전개되면 지난 6월 정식 편제로 출범한 레인저 부대가 출격한다.

이 경우 북한(조선)과의 충돌은 불가피하다.

대북전단에 대해 ‘최고 존엄’을 건드렸다며 보복을 각오하라던 북한(조선)이 ‘참수 작전’ 임무를 띤 레인저 부대를 어떻게 취급할지 불 보듯 뻔하다.

한미합동군사훈련 중단 여부에 한반도 평화가 달렸다. 단지 미군부대에 만연한 코로나19가 군사훈련 과정에 확대되는 것만 문제가 아니다.

적으로 대하는 행위를 중단키로 한 ‘4·27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대로 이참에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영구중단하는 것이 진정한 평화의 길이다.

한미합동군사훈련은 참수작전 포함된 선제공격 훈련

한미합동군사훈련은 주한미군사령관이 비준한 ‘작전계획OPLAN’에 따라 전쟁연습을 진행한다.

2015년 6월에 발효된 ‘작전계획 5015’는 북한(조선)과의 전면전에만 초점을 두고 있던 작전계획 5027을 개선한 후속 계획이다.

작전계획 5027이 방어·반격·수복으로 짜인 방어개념인 반면, 작전계획 5015는 북한(조선) 핵심시설 700곳 이상을 유사시 선제타격하는 계획이다.

특히 작전계획 5015에는 북한(조선) 지도부를 겨냥한 ‘참수작전’을 위해 전쟁 시기에나 창설되던 미군 최정예 특수부대 ‘레인저’(제75레인저연대)를 한국에 둔다는 계획이 포함되었다.

단지 계획에 그친 게 아니라 2017년 5월에 임시 부대로 창설된 제75레인저연대 정보대대는 지난달 정식 편제로 출범했다. 이 부대는 무인항공기 운용, 정보 수집 및 분석(인간정보, 기술정보, 지형정보 등), 방첩, 사이버 대응 등을 맡게 된다.

▲ 레인저 부대에서 운용하는 MH-6M Little Bird. 레인저 부대는 1942년 창설된 제1레인저대대가 시초이고, 영화 라이언일병구하기의 밀러 대위가 제2레인저대대 C중대장이며, 영화 블랙호크다운에서 고전하는 부대는 제3레인저대대 B중대.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에서 창설되어 전쟁이 끝나면 해체했다. 그러나 1975년 상설부대로 제75레인저연대가 창설되었다. [사진 : 미 특수 작전 부대 홈페이지]
▲ 레인저 부대에서 운용하는 MH-6M Little Bird. 레인저 부대는 1942년 창설된 제1레인저대대가 시초이고, 영화 라이언일병구하기의 밀러 대위가 제2레인저대대 C중대장이며, 영화 블랙호크다운에서 고전하는 부대는 제3레인저대대 B중대. 2차 세계대전, 한국전쟁, 베트남전쟁 등에서 창설되어 전쟁이 끝나면 해체했다. 그러나 1975년 상설부대로 제75레인저연대가 창설되었다. [사진 : 미 특수 작전 부대 홈페이지]

2차 세계대전 중 노르망디 상륙 작전에 투입됐던 레인저 부대는 1950년 한국전쟁 때 6개 레인저 중대로 재창설되었다. 제8군, 제2보병사단, 제3보병사단, 제7보병사단, 제25보병사단, 제1기병사단, 제187공수연대, 제1해병사단 등에 배속되어 정찰, 습격, 매복, 반격 선두 부대 임무를 맡아보던 레인저 부대는 전쟁이 끝난 1956년 해체되었다.

한미합동군사훈련 종류만 14개

한미 합동군사훈련은 봄·가을에 실시하는 동맹연습(alliance exercise)이 대표적이다.

3월에 열리는 동맹연습은 1976년 팀스피릿(Team Spirit)으로 시작해 1994년에 한미 연합전시증원연습(RSOI)로 바뀌었다가, 2008년 키 리졸브(Key Resolve)와 독수리 연습(Foal Eagle)으로 대체됐다.

2018년엔 평창동계올림픽 관계로 쉬었다가 2019년에 “19-1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부활했지만, 2020년 3월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실시되지 않았다.

하반기 동맹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습(UFG)은 1954년부터 유엔사가 주관하던 포커스렌즈 군사연습과 정부 차원의 군사지원훈련인 을지연습을 통합한 훈련으로 매년 8월에서 9월 사이에 실시한다.

2019년엔 프리덤가디언을 떼어내어 역시 “19-2 동맹”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할 예정이었으나, ‘후반기 한미연합지휘소훈련’으로 교체됐다.

상·하반기 실시하는 한미 연합공중훈련 맥스 선더(Max Thunder)와 비질런트 에이스(Vigilant ACE)는 2019년부터 ‘연합 편대군 훈련’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이 밖에도 한미연합 상륙훈련인 쌍용훈련(격년제), 대테러 종합모의훈련인 연합대테러훈련(연 1회), 해상에서 모의전투·함포사격 등을 훈련하는 환태평양훈련(격년제), 선박수색 및 구조를 훈련하는 한·일 수색 및 구조훈련(격년제), 잠수함 승조원 구조를 위한 서태평양 잠수함 탈출 및 구조전 훈련(3년 1회), 기뢰대항전 훈련인 서태평양 기뢰대항전훈련(격년제), 잠수함 전력을 평가하는 한미 잠수함전 훈련(격년제), 상륙돌격을 위한 연합상륙전훈련(연 1회), 전력 중고도 침투훈련인 연합공격편대군훈련(연 6회), 저고도 침투 및 비포장 활주로 전술강습 이착륙 훈련인 태평양 공군 연합전술훈련(격년제)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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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평론>은 환경잡지가 아니라 정치잡지다

[김종철 선생을 기리며]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산업주의 문화는 이러한 겸손의 자세를 조롱하고 비웃으면서 성장해왔지만, 그렇게 함으로써 '산업인간'은 도덕적, 정신적으로 극히 왜소한 미숙아가 되어버렸다. 산업의 세계에서 만물의 척도는 인간의 한계를 모르는 자기 확대의 욕망이다. 그리하여, 자본과 기술의 힘으로 얼마든지 자연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교만심이 분별없이 확대되어 왔고, 그 결과로 지금 우리는 스스로의 생존의 발판을 제거하는 데 열중하고 있는, 인류 역사상 가장 난폭하고 어리석은 시대에 살게 된 것이다."


 

코로나19라는 현재의 전 세계적 위기는 근대 자본주의 문명의 본질에 대한 그의 통찰이 전적으로 옳았음을 웅변한다. 즉 "자본과 기술의 힘으로 얼마든지 자연의 제약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교만심이" "스스로의 생존의 발판을 제거"해 왔음을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가 지향했던 것은 공생공락(共生共樂)의 삶이었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고, 인간과 인간이 우애롭게 지내며, 각 개인이 내면의 평화를 누리는 그런 삶이었다. 그는 공생공락을 위한 이상적인 사회로 농(農)의 세계와 촌락 자치를 주장했지만 이는 결코 복고 취미가 아니었다. 공생공락을 위한 세계 각지의 여러 움직임들을 끊임없이 탐색하고 연구하면서 이끌어낸 통찰이었다.


 

신문‧잡지의 칼럼을 모아 2016년 발간한 <발언 1,2>의 머리말에서 그는 "칼럼을 쓰는 동안 매일매일 발간되는 국내외 신문, 뉴스 매체들을 훑어보는 일이 어느덧 내 생활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되었다. 왜냐하면 '발언'을 위해서는 우선 세상 돌아가는 형편에 주목('경청')하는 게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세상사에 대해서 끊임없이 귀를 열어 경청한다는 것은 '발언'이 갖추어야 할 기본적 윤리"이며 "농민, 노동자, 생활인들의 '현장'이 논밭과 공장 혹은 시장인 것처럼, 지식인에게 가장 중요한 '현장'은 뉴스매체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끼니를 거르는 일은 있어도, 신문이나 뉴스매체를 거르고 지나가는 날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보내왔다. 그리하여 일정하게 구독하는 몇몇 국내 신문들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인터넷을 통해서 외국 언론매체들의 주요 기사, 논평들을 읽는 데 골몰하다 보면 오전 몇 시간이 순식간에 지나가고 만다."

 

실제로 그는 하루 4시간 이상 인터넷을 들여다보고, 자신이 한국에서 최초 또는 유일한 정기구독자인 외국 간행물이 여럿 된다고 자랑(?) 삼아 얘기한 적이 있는데, 이는 그가 탁월한 생태사상가인 동시에 뛰어난 저널리스트였다는 점을 말해준다. 이처럼 폭넓은 탐색과 치열한 고민 끝에 지역화폐, 기본소득, 시민의회에 이르기까지 에콜로지와 민주주의에 관한 현실적 대안들을 제시했다. 나아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한국 최초의 녹색당 창립에 참여하는 등 그는 근래 보기 드문 전 방위적 지식인이자 실천적 사상가였다.


 

사실 김종철 선생이 걸은 길은 외로운 길이었다. 하지만 뜻을 같이하는 벗들이 있었다. 1999년 펴낸 <간디의 물레> 머리말에서 그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지난 8년간 <녹색평론>을 엮어내는 일은 무엇보다 내게는 개인적인 구원이었다. 아마 그 일을 하지 않았다면 나는 미치거나 깊이 병들었을지 모른다. 다행스럽게도, 나는 <녹색평론>의 편집에 열중하는 과정에서 나와 비슷한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 사람들이 나라 안팎에 걸쳐 의의로 많다는 사실을 발견하였고, 그러한 사람들과 깊은 유대 또는 우정을 느끼게 되었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이러한 유대감이나 우정을 통한 새로운 정치적 공동체의 형성에 새로운 삶의 희망이 달려있다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2008년 펴낸 <땅의 옹호>에서는 2004년 대학 교수직을 떠난 이후 4년간 계속된 '이반 일리치 읽기모임'을 통해 "대학생활에서는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진정한 '우정'의 의미를 음미할 수 있게 되었다"면서 "'우정'이야말로 지금 세계를 황폐화하는 자본과 국가의 논리에 맞설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인지도 모른다"고 토로했다. "아무리 암울한 시대일지라도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데 필수적인 '희망'을 제공하는 원천이 바로 '우정'"이라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자본주의 문명이 막바지에 이른 지금, 그 어느 때보다 김종철의 사상과 통찰이 절실한 이때, 그는 돌연 세상을 떠났다. 이제 살아남은 자의 몫은 그가 말한 우정의 의미를 되새기며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게 하는 새로운 사회, 새로운 삶의 원리는 무엇이며 어떻게 이를 실천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일일 것이다.


 

김종철 선생의 저서 <간디의 물레-에콜로지와 문화에 관한 에세이> <땅의 옹호-共生共樂의 삶의 위하여> <발언 1,2>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에콜로지와 민주주의에 관한 에세이> 중에서 9편의 글을 추려 소개한다. 편집자

 

연재 순서 

1. '시대를 바꾸고자 한 예언자이자 실천적 사상가, 김종철' (박승옥 글) 

2. 왜 녹색평론을 시작하였는가(1995년, <간디의 물레-에콜로지와 문화에 관한 에세이>)

3. 거짓언어와 '성장'논리 속에서-나의 한국 현대사(2012년, <발언 1>) 

4. 땅의 옹호(2002년, <땅의 옹호-共生共樂의 삶의 위하여>) 

5. 필요한 것은 '진보'가 아니라 開眼이다(2006년, <땅의 옹호>) 

6. 지역통화-삶과 공동체를 살리는 기술(1998년, <간디의 물레>) 

7.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책머리에(2019년) 

8. 협동적 자치의 공동체를 향하여(2008년,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9. 촛불시위와 시민권력(2017년,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 

10. 태어남과 삶과 죽음의 순환(1998년, <간디의 물레>)


 

지금부터 28년 전 <녹색평론> 창간 직후, 주변에서 떠도는 이야기가 내 귀에까지 간간이 들려왔다. 즉, 이 잡지가 하려는 것은, 비유컨대 물난리가 나서 아수라장이 되어 있는 상황에서, 헐벗은 산 때문에 홍수가 났으니 모두들 산으로 가서 나무를 심자고 외치는 것과 같다, 라고. 요컨대, 내가 새로운 잡지를 창간하여 무엇인가 중요한 문제를 제기하려는 것은 틀림없으나, 그것은 지나치게 근본적인 문제, 즉 비현실적인 이야기가 아니냐 하는 것이었다. <녹색평론>에 대한 이런 식의 비판 혹은 유보적인 태도는 그 이후 여러 해 동안 계속되었다.


 

아마도 그렇게 비판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사람들은 아마 잡지의 이름이 주는 피상적인 인상에 근거하여 <녹색평론>을 단순한 '환경잡지'로 오인하고, 그럼으로써 이 잡지가 당면한 환경 현안들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무적인 제안을 해주기를 기대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녹색평론>이 의도한 중심적인 작업은, 오랜 세월에 걸쳐 우리가 별생각 없이 당연하게 수용해왔던 삶의 관행, 즉 '서구식 근대'의 논리에 따른 산업경제와 그것에 의존한 문명을 근원적인 각도에서 의심해보고, 그것을 넘어서기 위한 사상적 토대를 구축하고 넓히는 데 기여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이 작업은 단기적인 이해득실의 관점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장기적, 포괄적, 심층적인 시각에서 현실을 진단하고 분석하는 것일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되돌아보면, 한국 사회를 포함해서 온 세계는 지난 수십 년간 아까운 시간을 터무니없이 허비해왔다. 세계는 지금 기후변화와 극심한 경제적 불평등을 비롯해서 미증유의 수습하기 어려운 환경적·사회적 위기에 직면해 있지만, 이는 이미 <침묵의 봄>이 나온 1960년대 초, 혹은 로마클럽의 <성장의 한계>가 출판된 1970년대 초 이래 충분히 예고돼왔던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1970년대 동안 두 차례나 발생한 ‘오일쇼크’는 석유와 석탄, 천연가스 등 화석연료의 대량생산과 대량소비에 기반을 둔 산업경제가 조만간 수명을 다할 것임을 명확히 경고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경제는 화석연료에 너무도 깊게 중독된 나머지 근본적인 방향전환이 시급히 이루어져야 하는데도 계속해서 같은 방식을 되풀이하면서 점점 헤어나기 어려운 수렁으로 빠져버렸다. 그 결과, 인간생존의 불가결한 기반인 자연 및 사회 생태계가 대규모로 파괴되었고, 마침내 이런 식으로 계속된다면 조만간 여하한 형태의 문명이 존속하는 것도 불가능할지도 모를 심히 불길한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만약에 우리 모두가 수십 년 전부터라도 '나무 심기'에 집중해왔더라면, 지금은 훨씬 더 희망적인 상황이 되어 있지 않았을까. 후회해 봤자 소용없는 일이지만, 안타까운 생각을 금할 수 없다.

 

그러나 물론,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 수는 없다. 문제는 이제부터라도 최악의 시나리오만은 피해보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성실히 대응하는 수밖에 없다.


 

▲ 김종철 <녹색평론> 편집인 겸 발행인. ⓒ프레시안

말할 것도 없이,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 인류사회는 그 이전에는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의 엄청난 물질적 풍요와 생활의 편의를 증대시켜왔다. 물론 그러한 풍요와 편의로 인한 혜택을 실제로 누릴 수 있는 인구는 언제나 매우 제한적이었고, 아직도 세계에는 최소한의 연명조차 어려운 사람들이 부지기수인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어쨌든 역사상 유례없이 인간사회가 이토록 엄청난 생산성을 기록했다는 것은 놀라운 성과라면 성과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생각하면, 산업혁명 이후 지금까지의 시간은 아마도 인류 역사상 가장 어리석고, 자기파멸적인 시간이었다고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지난 2~3세기 동안 이른바 문명세계가 산업문명을 통해서 이룩했다고 하는 높은 생활수준은 실은 인간사회가 자신의 보금자리를 끊임없이 찢고 할퀴는 난폭한 짓을 되풀이함으로써 얻어진 부산물에 지나지 않은 것이었기 때문이다. 요컨대, 서구 자본주의의 산물인 산업경제와 그것에 의존해온 근대적 문명은, 그것이 재생 불가능한 화석연료와 지하자원을 대량으로 사용하지 않으면 성립되지 않는 것인 한, 언젠가는 필연적으로 종말의 파국에 도달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한계를 그 출발점에서부터 내포하고 있었다.


 

따라서 지금이라도 우리가 우리의 삶의 방식을 영구적인 지속이 가능한 방식, 즉 자연과 인간 사이의 물질적 대사가 원활하게 이루어지는 '순환적' 방식으로 갈 수 있는 길을 탐구하고, 가능한 한, 모든 노력을 기울여 그 방향으로 전환하려고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요컨대, 유한한 지구상에서 직선적인 성장·진보를 끝없이 추구한다는 것 자체가 근본적인 모순이며 현실적으로 불가능한 일인 이상, 지금 가장 긴급한 것은 순환적 삶의 패턴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지혜롭게만 실행한다면 거의 영구적으로 인간다운 삶의 영위를 보장하는 거의 유일한 생존·생활 방식이 농사라는 점을 재인식하고, 그 농사의 궁극적인 토대인 토양을 건강하게 가꾸고 보존하는 것이야말로 얼마나 중요한가를 우리는 숙고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아무리 순환적 삶의 질서의 회복과 흙의 문화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그러한 사회로 방향전환을 하자면, 우리의 집단적 삶의 운명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의사결정 과정, 즉 '정치'가 합리적으로 돌아가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의미에서, 일찍이 호세 무히카 우루과이 전 대통령이 "지금 인류사회가 직면한 진짜 위기는 환경위기가 아니라 정치의 위기이다"라고 했던 말은 매우 의미심장한 발언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동안 <녹색평론>과 그 밖의 지면을 통해서 지금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민주주의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내가 되풀이해서 강조해왔던 것은 그 때문이다. <녹색평론>의 창간 전후로부터 그동안 나는 위와 같은 생각을 계속해서 토로해왔다. 그중에서 특히 지난 10년간 여기저기서 행한 발언들을 추려서 한 권으로 묶은 것이 이 책이다. 여기에 실린 상당수의 글은 원래 여러 시민단체나 자주적인 학습모임의 초대를 받아서 행한 강의 혹은 강연을 녹취해서 정리한 것들이다. 녹취록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때로는 부분적으로 때로는 대폭적으로 수정·보완 작업을 했지만, 글들 하나하나의 기본적인 논지나 전체적인 어조는 강의나 강연 당시의 현장 분위기를 가급적 살리려고 노력하였다.

 

나는 책상 위에서 홀로 글을 쓰는 작업에 몰두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같은 시대를 살아가는 이웃들과 숨김없이 번민을 나누며, 그들의 눈에 내 눈을 맞추고, 그들의 표정의 변화를 살피면서 한 시간이나 두 시간씩 집중해서 이야기를 하고, 또 그들의 질문이나 의견을 귀 기울여 듣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해왔다. 나는 늘 사전에 원고를 준비하는 대신에, 대충 요지만 적은 메모지를 들고 강의나 강연에 임해왔는데, 나의 오래된 이 습관은 물론 찬양할 만한 방식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러한 내 습관 때문에 나는 이야기를 듣고 나누는 사람들과 훨씬 더 친밀한 관계를 가질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이것은 다분히 주관적인 착각일 수도 있겠으나, 어떻든 그러한 생각과 말하기 습관의 산물이 이 책이라는 점을 여기서 밝혀두고 싶다.


 

일찍이 소비에트혁명의 성과가 스탈린주의라는 폭력적 지배에 의해 변질되고 왜곡되어 가던 참담한 상황에서 러시아의 뛰어난 시인, 작가, 지식인, 예술가들 중 너무나 아깝게 희생된 사람들이 많았다. 그들에게는 자기들의 시대가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이었다. 그런 캄캄한 시대상황 속에서 하루하루를 절망적으로 살아가면서도 한 줄기 가냘픈 희망의 빛을 보고자 갈망해마지 않았던 이들의 심경을 표현하는 말에 "hope against hope"라는 말이 있었다.

 

이 말은 아마도 지금 우리들의 경우에 가장 적합한 말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암울하다고 해서 우리는 마냥 절망 속에 빠져 있거나 체념에 잠겨 있을 수는 없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서도 인간으로서의 존엄성과 책임에 관해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당장에 희망이 보이든 보이지 않든, 우리에게는 우리 자신이 마땅히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수행하는 데 전념하는 길 이외에 다른 선택의 가능성이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러다 보면, 위대한 영화예술가 타르코프스키의 마지막 걸작〈희생>의 모티프가 되었던 중세 수도사의 감동적인 이야기가 우리에게도 현실이 될지 모르는 것이다. 즉, 죽은 것처럼 보이는 나무일망정 우리가 인내심을 가지고 일념으로 물을 길어 붓기를 계속한다면 언젠가는 그 마른 나뭇가지에 푸른 싹이 돋아나는 기적을 보는 행운이 우리에게도 찾아올지 누가 알겠는가.

 

출처 <근대문명에서 생태문명으로―에콜로지와 민주주의에 관한 에세이>, 녹색평론사, 2019년, 5~9쪽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71417244614004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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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출범 법정시한 넘긴 공수처, 개혁 훼방꾼 자처한 통합당

민주당 “공수처 출범 연기는 민의 배신이자 국회 책임 방기”, 7월 국회서 후속 입법 처리 방침

김도희 기자 doit@vop.co.kr
발행 2020-07-15 18:15:31
수정 2020-07-15 18:2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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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시행일인 15일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에 차려진 공수처장 사무실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2020.07.15.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시행일인 15일 경기 과천 정부과천청사에 차려진 공수처장 사무실이 언론에 공개되고 있다. 2020.07.15.ⓒ뉴시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결국 법에 명시된 출범 시한을 지키지 못했다. 공수처법은 15일부터 시행되지만 이를 진두지휘할 공수처장에 대한 논의는 아무런 진척이 없다.

공수처장 후보자 임명 전 대통령에게 후보자를 추천하기 위해 국회에 꾸려져야 할 공수처장 후보 추천위원회조차 아직 미완성 상태다. 공수처법에 따라 후보추천위원은 7명으로 구성되는데 이중 여야 교섭단체인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이 각각 2명씩 위원을 국회의장에 추천해야 한다.

이에 민주당은 지난 13일 여당 몫 추천위원 2명으로 김종철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와 장성근 전 경기중앙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선정했다. 하지만 장 변호사가 ‘텔레그램 n번방’ 사건 피의자 조주빈의 공범 강 모 씨의 변호를 맡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결국 사임했다.

통합당은 애초에 추천위원 추천에 관심이 없다. 이들은 공수처가 입법부·행정부·사법부 어디에도 속하지 않아 법 자체에 문제가 있다고 주장하며 공수처 자체를 ‘야당 탄압 수단’으로 규정했다.

앞서 2월과 5월 헌법재판소에 공수처법 위헌 여부를 따지는 헌법소원을 제기한 통합당은 이를 핑계 삼아 헌법소원 결과가 나올 때까지 공수처장 추천을 ‘쭉’ 거부하겠다는 태세다.

 

더군다나 장 변호사 사임 뒤 통합당의 목청은 더욱 커졌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는 전날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민주당이 무리하고 성급하게 독촉하다가, 드디어 급하게 먹다가 체했다”고 말했다. 공수처 관련 논의를 차일피일 미루는 통합당에 공수처 출범은 첫 단추부터 단단히 발목이 잡혔다.

이 밖에도 공수처 공식 출범을 위해 밟아야 할 절차는 첩첩산중으로 남아있다. 공수처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 진행을 위해 인사청문회 대상에 공수처장을 포함하는 내용의 국회법 개정안과 인사청문회법 개정안 등 후속 입법도 이뤄져야 한다. 일단 민주당은 7월 임시국회에서 인사청문회법 등 공수처 후속 법안들을 반드시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0.07.15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20.07.15ⓒ정의철 기자

민주당 이해찬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공수처를 출범시켜야 할 국회가 법률에 따른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 공직자의 위법, 탈법을 조사하는 기관의 출범을 공직자인 야당 국회의원이 막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다”고 지적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민주당 박주민 최고위원은 통합당의 헌법소원 제기와 관련해 “전혀 타당하지 않다”며 “공수처는 국회가 입법으로 기구를 설치하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입법과 사법 그리고 행정 권력이 모두 관여하기 때문에 견제와 균형의 원리라고 하는 삼권분립의 원칙이 전혀 훼손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박 최고위원은 “통합당은 합리적이지도 않고 타당하지도 않은 이유를 들어서 공수처 설치를 위한 진행을 가로막고 있는 것”이라며 “국민의 전폭적인 지지로 만들어진 공수처인 만큼 출범을 연기하는 것은 민의를 배신하는 일이며 국회의 책임을 방기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만약 통합당이 공수처 출범에 비협조로 일관할 경우, 민주당은 통합당이 자신들 몫 공수처장 후보추천위원을 요청 기한까지 추천하지 않을 때 국회의장이 교섭단체를 ‘지정’하고 위원 추천을 요청하도록 하는 강수를 둘 수 있다. 민주당 백혜련 의원이 이러한 내용을 담은 공수처장후보추천위 운영 규칙안을 발의한 상태이다.

다만 이는 중립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이 커 민주당 입장에서도 선뜻 실행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 박 최고위원은 같은 날 YTN 라디오에서 “이미 만들어진 법이 제대로 시행되기 위한 것이라는 명분을 가지고 야당을 지속적으로 설득도 하고 압박도 해나갈 것”이라며 “규칙으로 법을 바꿀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또한 “당에서 공식적으로 법 개정을 지금 검토하거나 고민하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한편, 지난 2월 정부가 발족한 공수처 설립준비단은 15일 공수처법 시행에 맞춰 관련 법령 정비와 사무 공간 조성 등 업무 수행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남기명 준비단장은 전날 보도자료에서 “공수처의 조속한 출범을 위해 국회가 후속 법안 처리와 처장 인선 등에 적극 협조해 달라”고 당부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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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박원순을 죽였는가?

김봄 | 기사입력 2020/07/16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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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사람이 2017년 7월 박근혜 탄핵과 문재인 대통령 당선까지 보고 동면에 들었다가 2020년 7월에 3년 만에 깨어났다고 상상해보자.

 

그 사람에게 그동안 일어난 일들에 관해 설명해준다.

 

“문재인과 함께 대선 경선 후보였던 안희정은 감옥에 갔고, 다른 후보 이재명은 내내 재판 중이며, 김경수 경남지사도 구속됐다가 나왔으나 재판 중이고,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살했다. 그리고 1년 전부터 조국 사태, 윤미향 사태를 거쳐 이번 박원순 사태를 거치는 동안 진보개혁진영은 자기들끼리 피 터지게 싸우고 있다.”

 

그 사람은 뭐라고 할까?

 

아마도 대번에 이 사태들이 뭔가 이상하다고 말할 것이다.

 

똑같은 일이 한 번이 아니라 두 번 세 번, 아니 그 이상으로 반복된다면 그것은 패턴의 형태를 띠는 것이며 그렇다면 공작을 의심해 봐야 한다.

 

팩트가 무엇이냐고 싸우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다.

 

팩트를 가려볼 수 있는 ‘정보’라는 게 모두 언론과 검찰을 통해서 발표되기 때문이다.

 

노무현을 하늘로 보내고, 한명숙을 감옥으로 보내고도 아직 일부 진보개혁 세력들은 저들의 ‘정보’를 그대로 믿어버린다.

 

‘논두렁 시계’에 흥분하며 “어떻게 그럴 수가 있느냐”고 분개하던 전철을 그대로 다시 밟는다.

 

한명숙을 감옥에 보내기 위해 한만호를 협박하여 위증하게 했던 사실이나, 한만호가 양심의 가책을 느껴 위증 사실을 폭로하자 그와 함께 감옥생활을 하던 수인들을 모아 위증 훈련을 시켜 한만호를 거짓말쟁이로 만들었던 적폐들의 끔찍한 공작은 잊힌다.

 

박원순 사태에서도 고소인은 이미 피해자가 되어있으며 ‘피해자와 연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고소인이 모두 피해자라면 조국을 고소하고, 대통령을 고소하고, 진보 인사들을 고소한 보수 인사들은 다 피해자인가.

 

그 사안과 이 사안은 100% 다른 사안인가?

 

어떻게 그렇게 확신할 수 있는가?

 

‘미투’가 자칫 저들이 쳐놓은 함정과 올가미로 이용될 수 있다는 것을 우리는 직시해야 한다.

 

노무현, 한명숙 사례에서 보이듯 ‘팩트’는 오랜 세월과 치열한 노력을 통해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논두렁 시계’나 ‘돈 가방’과 같은 자극적인 ‘정보’가 아니라 ‘진실’에 접근해야 한다.

 

가장 빠른 방법은 이 사태를 통해서 누가 가장 이득을 보는가를 생각해보는 것이다.

 

더불어 조선일보 등 적폐들이 어떤 입장을 보이는가를 주목해보아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 모든 사태로 이득을 보는 것은 적폐 세력이다.

 

이렇게 나침반을 다시 살려놓고 사태 분석을 종합해보면 저들의 수법이 얼마나 악랄한지 새삼 놀라게 된다.

 

대한민국을 지배해온 세력들은 오랫동안 경찰과 군대를 내세웠고, 국가보안법과 색깔론이라는 무기로 진보개혁 세력을 탄압했다.

 

그러나 지금은 검찰과 언론을 앞세워 공작과 조작을 일삼으며 도덕성으로 교묘하게 공격해서 진보개혁진영을 내부로부터 와해시키는 수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이것은 미국의 수법을 그대로 배운 것이다.

 

미국은 원래 전쟁을 통해 반미국가들을 무너뜨려 왔으나 최근에는 인권 문제 등을 내세워 내부로부터 붕괴시키는 방법을 주로 사용하고 있다.

 

그렇다고 미국이 전쟁의 방법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

 

적폐들도 쿠데타나 국가보안법을 포기하진 않는다.

 

하지만 전쟁으로 이기는 것보다 내부를 분열시켜 붕괴시키는 방법은 저들에게 있어서 치명적인 유혹이다.

 

박원순 사태에서 점잔을 떠는 미통당을 보면 저들의 참을 수 없는 기쁨을 가늠해 볼 수 있다.

 

누가 박원순을 죽였는가.

 

아직은 자살인지 타살인지, 그리고 가해자인지 아닌지 알 도리가 없다.

 

그러나 그 죽음이 연속적인 패턴 위에 있으며 그 결과로 이득을 보는 무리는 적폐들이라는 것에서 의혹을 제기해볼 수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진보개혁진영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

 

우리끼리의 싸움을 멈춰야 한다.

 

‘현상’이 복잡하면 가만히 눈을 감고 ‘본질’을 생각해 보아야 하며, 적폐들의 ‘정보’는 무조건 의심하고 봐야한다.

 

또 저들이 ‘도덕성’을 새로운 공격수단으로 즐겨 사용한다는 것을 명심하고 눈에 불을 켜야 하며 그 공격에 맞서 싸워야 한다.

 

도덕의 ㄷ자도 지키지 않는 저들이 적반하장으로 쳐놓은 ‘도덕성’이라는 덫을 깨부숴야 하며 적폐 청산의 기치 아래 비록 흠이 있더라도 누구라도 단결해야 한다.

 

진보의 도덕성은 적폐를 청산하는 투쟁 과정을 통해 완성되는 것이지 처음부터 도덕적으로 완벽한 사람은 없다.

 

지금은 적폐 청산에 진보개혁 세력이 굳게 뭉칠 때다.

 

7월 15일 발족한다던 공수처는 간데없고, 추미애에게 대들다가 두들겨 맞은 윤석열 뉴스는 찾아보기 어렵다.

 

또 다른 민주인사를 빼앗기지 않으려면 적폐들을 완전히 박멸해야 한다.

 

이 시대의 도덕은 적폐 청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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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경기지사 ‘운명의 날’…대법 판결이 몰고 올 후폭풍

묻지 않은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이 허위사실공표?
 
임병도 | 2020-07-16 09:43:5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이재명 경기지사의 정치적 운명이 결정 나는 대법원 상고심이 오늘 (7월 16일) 오후 2시에 열립니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시절에 친형을 정신병원에 강제 입원시키도록 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와 TV토론회에서 ‘친형을 강제입원시키려고 한 적이 없다’는 취지의 발언에 대한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 공표’ 혐의에 대한 상고심 판결을 앞두고 있습니다.

2012년 6월 보건소장과 정신과 전문의에게 친형을 강제로 입원시킨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1·2심모두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문제는 TV토론회 발언에 대한 ‘허위사실 공표 혐의’입니다. 1심은 무죄였지만 2심은 유죄로 판단 당선무효형인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미 1·2심에서 무죄로 나온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혐의’는 대법원 상고심에서도 무죄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러나 ‘허위사실 공표 혐의’는 의견이 엇갈려 판결을 끝까지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묻지 않은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이 허위사실공표?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이 이재명 경기지사 대법원 선고를 하루 앞두고 페이스북에 올린 글 ⓒ페이스북 화면 캡처

김홍국 경기도 대변인은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법원 홈페이지에 공개되어 있는 것처럼, 이 재판의 쟁점은 “‘부진술’을 허위사실로 볼 수 있느냐’이다. 쉽게 말해 상대가 묻지 않은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은 것(부진술)’을 허위사실 공표로 볼 수 있느냐는 것이 쟁점”이라는 글을 올렸습니다.

김 대변인은 “참고로, 1심과 2심 모두 이재명 지사의 친형 강제진단 시도에 대해서는 ‘직권남용이 아니’라고 무죄판단을 내렸다. 그러므로 결론적으로 적법한 행위임에도 방송토론에서 상대가 묻지 않은 일부 사실을 말하지 않은 것이 적극적인 허위사실 공표 행위가 되는지에 대한 판단을 대법원이 내리게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김 대변인은 “정확한 보도로 국민에게 올바른 판단 근거를 제공하는 것은 언론에게 주어진 책임과 역할”이라며 “사실과 다른 보도 내용을 신속하게 바로잡음으로써, 희망과 정의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시길 요청드린다”며 대법원 홈페이지에 게시된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쟁점 사항을 첨부했습니다.

내년 재보궐 선거가 위험한 민주당

▲7월 15일 민주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해찬 대표는 광역단체장 중도 사임에 대해 참담하다고 말했다.

15일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당 광역단체장 두 분이 중도에 사임을 했다”며 “당 대표로서 참담하다”고 말했습니다.

오거돈 부산시장의 성추행 의혹으로 인한 사퇴와 박원순 서울 시장의 사망. 만약에 이재명 경기지사가 당선무효형을 받아 지사직을 박탈당하면 민주당은 초비상 상황입니다.

서울, 부산, 경기도라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큰 지방자치단체장을 잃게 되면 내년 재보궐선거는 물론이고 대선까지도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재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는 일도 쉽지 않습니다.

민주당 당헌 96조 2항을 보면 ‘당 소속 선출직 공직자가 부정부패 사건 등 중대한 잘못으로 직위를 상실하여 재보궐선거를 실시하게 된 경우 해당 선거구에 후보자를 추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재보궐선거에 후보자를 내는 자체가 빌미를 제공하기에 당헌을 개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옵니다.

김경수 경남지사의 재판까지도 남은 상황에서 민주당 지도부가 간절히 원하는 것은 이재명 경기지사의 무죄 판결뿐이 됐습니다. 이재명 지사의 대법원 선고는 TV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되는 데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국정농단’ 사건 이후 두 번째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0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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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에도 변한 게 없다” 무력감이 여성 울분 키웠다

등록 :2020-07-15 05:00수정 :2020-07-1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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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들은 왜 이렇게 분노하는가

안희정·오거돈 이어 박원순까지
“권력 차이 확인해 절망스러워”
“반복된 미투에도 변한 게 없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게 연대의 뜻을 밝히며<한겨레> 젠더데스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메시지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게 연대의 뜻을 밝히며<한겨레> 젠더데스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메시지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직장인 이상희(가명·33)씨는 지난 6일부터 14일까지 일주일 넘게 제대로 잠을 이루지 못했다. 누웠다가도 화가 솟아올라 벌떡 일어나기를 반복했다. 지난 6일 아동 성착취물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운영자 손정우씨의 미국 송환이 불허된 뒤 그의 아버지가 “재판부에 감사하다”고 인사했다는 기사가 또렷이 떠올랐고, 같은 날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 모친상 빈소에 늘어서 있던 정치인들의 근조 화환들이 생각났다. 불면의 ‘정점’을 찍은 건 성추행 피소 이후 죽음을 택한 박원순 서울시장 사건 때문이다.

 

이씨는 “그나마 손정우 송환 불허 때는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공감대가 있었는데, 박원순 사건에선 상식적으로 이야기가 통한다고 생각했던 사람들마저 연령에 따라, 성별에 따라 결국 다 다른 생각을 하고 있다는 점이 명징하게 드러났다”고 했다. 그는 “지난 일주일 동안 발생한 일련의 사건들이 내게 준 메시지는 ‘여성은 이 나라에서 동등하게 인정받을 수 없는 존재니 절대로 결혼하지 말아라. 애도 낳지 말아라’였다”며 “한국에서 젠더 권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여실히 볼 수 있던 시간”이라고도 말했다.

이씨처럼 지난 한주간 발생한 세 가지 사건으로 인해 분노와 고통을 동시에 호소하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양상은 각각 다르지만, ‘여성이 안전하고 인간답게 살아갈 권리’가 사법부와 정치인, 주요 공직자 등 권력층에게 부정당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성범죄의 미온적인 처벌과 가해자 감싸기가 반복되면서 일종의 트라우마가 재생산된다고 지적하는 이들도 많다. 각자가 겪은 성희롱·성추행 경험을 떠올리게 만드는데다, 디지털 성폭력, 직장 내 성폭력 등에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공론화해도 별로 달라지지 않는 현실에 ‘학습된 무력감’을 느끼기 때문이다.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게 연대의 뜻을 밝히며 &lt;한겨레&gt; 젠더데스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메시지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고 박원순 서울시장을 성추행 혐의로 고소한 피해자에게 연대의 뜻을 밝히며 <한겨레> 젠더데스크 트위터 계정에 올라온 메시지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40대 중반의 이아무개씨는 “박원순 시장 사건으로 대학 시절 진보적이라는 교수한테 성추행당한 일이 생각났다. 직장 생활을 하면서도 성추행·성희롱을 여러 차례 겪었다”며 “위력에 의한 성폭력은 이렇게 일상적인데, 당의 대처 계획을 묻는 기자에게 화를 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나, 안희정 전 지사 모친 상가 앞에 놓인 문재인 대통령의 조화를 보면 ‘민주진보진영’이라고 불리는 인사들의 젠더 감수성이 여전히 얼마나 뒤떨어져 있는지 분노를 참을 수가 없다”고 했다. 직장인 최아무개(28)씨는 “안희정, 오거돈 등 반복되는 ‘미투’ 사건 와중에 이뤄진 성추행 사건이라는 걸 알고 더욱 화가 났다. 권력을 가진 남성들에겐 어떤 학습효과도 없었다는 절망감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특히 박원순 시장 사건에 분노하는 여성들은 ‘소극적 2차 가해’의 문제를 지적한다. 김은선(가명·31)씨는 “피해자의 신상을 털고 비난하는 게 ‘적극적 2차 가해’라면, 주요 정치인과 공직자들이 가해자를 칭송하는 건 ‘소극적 2차 가해’”라고 말했다. 김씨는 “개인 에스엔에스에 남긴 글까지 기사화가 될 만큼 큰 ‘스피커’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 박원순과의 인연을 언급하며 그가 얼마나 훌륭했는지 강조할수록 피해자가 위축됐을 것”이라며 “피해자와 가해자 간 발화 권력의 차이를 확인해 참담했다”고 말했다. 김유진(가명·42)씨는 “성폭력 의혹을 받는 사람이 남길 수 있는 가장 나쁜 선례를 남겼는데, 그의 주변에선 여성들의 분노에 오히려 분노하며 ‘예의’를 지키라고 하니 진짜 예의가 뭔지 되묻고 싶다”고 말했다.

안주연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내재돼 있던 트라우마가 외부 사건으로 다시 자극(trigger)을 받을 경우 이상희씨처럼 분노가 불면, 소화불량, 무력감 등 신체적 반응으로도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안씨는 “실제로 지난주에 발생한 세 사건으로 스트레스와 우울감을 호소하는 여성들의 상담 신청이 늘었다”며 “피해 회복에 가장 중요한 것은 ‘인정’과 ‘배상’인데, 공동체가 이를 어떻게 이행해 나갈지 반드시 이야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수정 경기대 교수(범죄심리학)는 “누구도 자신을 대변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에 여성들이 더는 허탈감을 느끼지 않으려면, 연대의 힘을 보여줘야 할 뿐만 아니라 이를 정치와 같은 공적인 영역에서 어떻게 발휘할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다해 채윤태 기자 doall@hani.co.kr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society/women/953698.html?_fr=mt1#csidx9b05e5a9c423822bfc388784e68d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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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재난지원금' 지급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

[기본소득 시대를 향해] ③ 재난회복 기본소득 재원 마련할 구체적 방법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으로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우리나라의 코로나19 피해는 다른 나라들에 비해 아직 덜한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수많은 사람들이 직간접 피해를 입고 있다. 또한 그 피해는 저소득 불안정 취업자 등 취약계층에 더 크고 고통스럽게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세가 오래 가지 않고 종료된다는 최상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그 피해로부터 완전 회복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다. 이에 이재명 경기지사를 비롯한 일부 인사는 코로나19 경제 위기 극복을 위한 2차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을 주장하고 있으며, 제주와 대구를 비롯한 일부 광역 및 기초 지자체는 이미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시작했거나 논의 중이다.

 

그러나 정부는 2차 재난지원금을 3차 추경에 반영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취약계층 선별지원에 주력해야 한다며 현재로서는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한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는 물론 정세균 국무총리도 이미 올해 3차 추경까지 100조 원 가까운 국채를 발행하여 증세 없이 세출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추가 재난지원금보다는 전 국민 고용보험 등 고용안전망을 갖추는 데 주력하자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앞장서서 주장했던 김경수 경남지사도 2차 재난지원금에 대해서는 서두르지 말고 2차 대유행에 준하는 어려운 상황이 닥쳤을 때까지, 또는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더는 버티기 어렵다고 판단이 설 때까지 유보하자며 이견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부가 중장기적 과제로 설정하고 있는 전 국민 고용안전망을 이유로 당장에 실직은 물론 무급휴직, 매출감소와 소득 상실 또는 급감으로 어려움에 처해 있는 수많은 사람들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물론 전 국민 재난지원금만이 능사는 아니고 코로나19 감염자와 자가격리자 등 직접적 피해자로부터 실직자 등 피해 확인이 비교적 명확하고 쉽게 가능한 사람들에 대한 지원부터 확실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문제는 우리나라 노동시장은 이중구조가 심하여 저임금 불안정 노동자와 저소득 취업자의 수가 너무 많으며, 취업과 실업 및 비경제활동 간의 경계가 모호하여 취약계층을 선별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가령, 올 1월부터 5월 사이에 96만 명의 취업자가 감소했는데, 이 중 20만 명만이 실업자로 카운트되었고 70여만 명은 비경제활동 인구로 카운트되었다. 20만 명의 실업자만 기존의 고용보험 실업급여와 3차 추경에 의한 긴급고용안정지원금으로 지원하면 취약계층 지원이 다 이루어졌다고 할 수 있겠는가?

 

김승섭.이승윤(2000)에 의하면 지난 6월초 19~55세 전국의 직장인 대상 설문조사 결과 지난 6개월간 상용근로자 가운데 4%, 비상용직은 16%, 특고와 프리랜서는 27%가 실직을 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직자 중에서 실업급여 수급자는 상용직 실업자의 33%, 비상용직 실업자의 25%, 특고 및 프리랜서 실업자의 14%에 불과하여 대다수 실직자는 고용보험의 혜택을 받지 못하였음을 보여준다. 실업급여를 받지 못한 이유로는 압도적 다수(실직자 전체의 76.5%, 상용직 실업자의 56%)가 고용보험 미 가입 또는 수급자격 미 충족을 들었다. 가장 절박한 불안정 노동자들이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것이다. 정부가 뒤늦게 3차 추경으로 1조5000억 원의 예산을 들여 특고, 프리랜서, 영세자영업자 및 무급휴직자 등을 대상으로 긴급고용안정지원금(월 50만 원씩 3개월간, 총 150만 원 지원)을 지급하기로 했으나, 턱없이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엄격한 자격요건과 신청서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7월 5일까지 신청자가 116만 명에 달해 정부가 당초 예상한 신청자 수 93만 명을 훌쩍 뛰어넘어 마감인 오는 20일까지 신청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까다로운 신청자격과 절차 때문에 신청을 포기했을 것을 감안하면,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는 사각지대 근로자가 그만큼 많다는 뜻이다.


 

위의 조사를 보면 피해가 실직자에 그치지 않았다. 지난 6개월간 비자발적 실직 경험 없이 현재 일하고 있는 근로자 가운데도 소득이 감소한 경우가 많았다. 상용직 가운데는 소득 감소자가 17%로 소득 증가자 15%와 별 차이가 없지만, 비상용직 중에는 소득 감소자가 37%로 소득 증가자 10%보다 27%포인트 더 많았고, 특고와 프리랜서 중에는 소득 감소자가 54%로 소득 증가자 18%보다 36%포인트 더 많았다. 다행스러운 것은 실직자와 계속 취업자를 포함한 전체 응답자의 87.7%가 중앙정부와 지자체의 재난지원금이 "도움이 되었다"(매우 39.7%, 대체로 48.0%)고 응답한 것이다.

 

재난지원금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는 다른 조사에서도 나타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일반 국민 1000명, 경제 전문가 362명을 상대로 실시한 '2020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설문조사에서 상반기 중 가장 잘한 정책으로 전문가와 일반 국민 모두 '긴급재난지원금 등 생계지원'을 제일 많이 꼽았다. 전문가의 34.8%, 일반 국민의 26.2%가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 다음으로는 '마스크 수급 안정화'가 전문가(19.0%), 일반 국민(17.0%)의 지지를 받았다.

 

재난지원금은 소비를 진작해 자영업자와 골목 상권 등에 긍정적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서는 이미 언론에 많이 보도되었기 때문에 더 부연하지 않는다. 재난지원금의 빈곤 감소 및 소비 진작 효과는 미국, 호주 등 해외 사례에서도 이미 확인된 바 있다. 일부 경제학자들은 항상소득 가설을 들어 일시적인 소득은 소비 증가를 가져오지 않는다고 주장하나, 이 가설은 경험적으로 기각되었다. 미국에서 2001년(1인당 300달러)과 2008년(1인당 600달러)에 지급된 세금 환급금(tax rebate)의 소비효과에 대한 여러 실증 연구들은 상당한 소비 증가의 증거를 발견하였다. 올 코로나19 위기에 대응하여 미국에서 연소득 7만5000달러 이하의 성인 1인당 1200달러(7만5000달러 초과소득에 대해 5% 감액, 10만 달러 이상 소득자에게는 지급액 없음), 아동 1인당 500달러씩 지급한 재난지원금의 경우도 이미 소비증가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났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되었다(Baker et al., 2020). 호주에서는 2008년의 현금지급이 아동빈곤을 줄이는 데 큰 역할을 했음이 입증되었다(Redmond et al., 2013).  

 

코로나19가 단시일 내에 종식될 것 같지 않고, 설령 종식된다 하여도 그 피해로부터 회복하는 데에 상당기간이 소요될 것임을 감안하면 2차, 3차 긴급 재난지원금을 넘어서서 재난에서 온전하게 회복할 때까지 향후 1~2년간이 되든, 그보다 더 장기간이 되든 '재난회복 기본소득'을 준비하고 실행할 필요가 있다. 물론 확실하게 선별이 가능한 피해자들에 대한 선별 지원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노동시장의 이중구조를 해소하기는커녕, 오히려 강화하는 현 사회보장제도로는 정작 실직이나 빈곤 위험이 큰 집단에 대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취약계층의 소득상태 등을 정확하게 파악하여 지원 대상을 선별하기에는 너무 많은 행정력과 시간이 소요되어 적시 지원이 힘들다.


 

그러면, 긴급 재난지원금을 넘어서는 재난회복 기본소득이란 무엇이며, 이를 어떻게 실시할 것인가? 긴급 재난지원금(emergency disaster relief funds), 또는 긴급 재난기본소득 emergency basic income)은 코로나19로 인한 실직과 휴직, 폐업, 휴업 및 매출감소 등으로 인해 급격한 소득 감소에 직면한 개인들을 보호하는 소득보전에 중심을 두며, 재난회복 기본소득(recovery basic income)은 코로나19 확산이 둔화하고 종료되는 상황이 되어도 불황이 상당기간 지속될 우려가 크므로 소득보전 못지않게 경기회복에 중점을 두는 것을 말한다(Torry, 2020). 코로나19의 확산세와 지속기간을 예측하기 어렵기 때문에 언제까지 긴급 재난지원금을 지급할지, 얼마의 재난회복 기본소득을 지급해야 할는지를 미리 결정하기는 쉽지 않다.


 

따라서 필자는 올해 하반기까지의 단기적 대응을 긴급 재난지원금 또는 긴급 재난기본소득이라고 부르고, 내년부터 코로나19 경제위기를 탈출할 때까지 1년이 될지 몇 년이 될지 모르는 기간 동안 매년 일정 금액의 재난회복 기본소득 지급 계획을 세울 것을 제안한다. 적정 금액으로는 성인 1인당 연 100만 원, 아동 1인당 연 50만 원을 제안한다. 대략 45조 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이다. 미국에서 성인 1인당 1200달러, 아동 1인당 500달러를 지급했는데, 벌써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논의 중인 것을 감안하면 우리도 이 정도의 규모는 목표로 해야 할 것이다.


 

2차 긴급재난지원금 또는 재난기본소득에 반대하는 주요 논거는 재정적 부담, 그리고 선별지원 우선의 논리다. 코로나19 위기가 언제 끝날지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재정건전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재난회복 기본소득을 계속 지급할 수는 없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 한 번 이상 긴급 재난지원금을 추가로 지급할 때에는 국채발행에 따른 재정적자를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야 한다고 본다. 이에 재난회복 기본소득 재원 마련을 위한 두 가지 원칙을 제시하고자 한다.

 

▲코로나19 피해가 커지면서 서민 가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단기적으로 '재난회복 기본소득'이라도 전면적인 기본소득 도입 전 경제정책이자 정책 실험으로 실시를 고려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한 세원 마련 방법이 있다. 지난 5일 오후 서울 명동을 걷는 시민들의 모습. ⓒ연합뉴스
 

재난회복을 위한 고통분담과 이익 공유를


 

첫째는 고통분담의 원칙이다. 코로나19로 인해 다수의 국민이 직간접적인 피해를 입고 고통을 겪고 있지만 그 피해와 고통의 정도가 다르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고통을 적게 당하는 사람들이 고통을 더 심하게 당하는 사람들과 고통을 나누는 것이 필요하다. 다음으로 이익 공유의 원칙이다. 코로나19가 모두에게 고통을 안겨다 준 것만은 아니다. 어떤 기업과 개인들에게는 새로운 사업의 기회를 열어주었다. 마스크 업체는 물론이고 비대면 활동이 증가함에 따라 온라인 쇼핑 등 이익을 본 경우도 꽤 있다.  

 

앞에서 인용한 직장인 조사에서도 소수이긴 하지만 지난 6개월간 소득이 증가한 사람들이 있다. 코로나19와 직접적인 관계는 없을지 모르지만, 최근 아파트 등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불로소득을 누린 이들도 상당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고통을 겪고 있을 때 이들의 이익을 일정부분 나누자고 할 필요가 있다. 평소에 조세 및 사회보장 제도가 잘 되어 있으면 고통 분담과 이익 공유가 자연적으로 작동할 수 있겠지만, 우리의 실정은 그러하지 못하다. 따라서 필자는 재난회복 기본소득의 재원의 적어도 절반 이상은 재난회복 고통 분담 및 이익 공유 특별세를 통해 마련할 것을 제안한다. 이처럼 작은 규모라도 증세와 재난기본소득을 결합하는 것은 향후 항구적인 전 국민 기본소득제의 가능성을 검토할 기회도 될 것이다. 구체적으로 보편적인 시민소득세와 토지보유세, 그리고 최상위 부유층에 대한 부유세를 한시적인 목적세로 도입하자는 것이다. 또한, 전 국민에게 지급하되 고액 세금체납자는 제외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다. 이는 기본소득을 시민적 기본권으로 인정할 때 시민적 의무로서의 납세의 의무가 따름을 분명히 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1) 시민소득세: 모든 소득에 1% 원천징수, 종합소득 1억 초과분에는 1% 추가 과세

 

기존의 소득세를 유지한 채 노동소득과 자본소득을 포함한 모든 소득에 1%의 세금을 원천징수하고, 연소득 1억 원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초과분에 1%의 세율로 추가 과세한다. 앞선 글에서 기본소득 재원마련 방법으로 소개한 이매뉴얼 사에즈와 게이브리얼 주크먼(Saez & Zucman, 2019: 187-190)의 ‘국민소득세’(national income tax)를 활용하되, 이들이 제안한 6%의 세율 대신 1%의 낮은 세율로 해보자는 것이다(☞관련기사: 차기 대통령 임기 내 GDP 10% 기본소득 실시하자)

 

구체적 시행방안으로 노동소득에 대해서는 기존 근로소득세 외에 모든 고용주들(비영리단체와 정부 포함)이 임금뿐만 아니라 사회보험료 등을 포함한 일체의 인건비에 1% 세금을 내고, 기업들은 기존 법인세 외에 이윤 전체(배당과 사내유보 포함)에 1% 세율로 세금을 내도록 한다. 개인과 비영리단체의 이자 수입, 해외로부터의 수입 등에 대해서는 개인들에게 과세한다. 이렇게 하면 국민순소득(국민총소득-감가상각)의 거의 대부분을 세원으로 포괄할 수 있다. 2018년 국민순소득 1546조 원의 80%를 포착하여 1% 과세를 하면 12.3조 원 이상의 세수가 나온다. 여기에 1억 원 이상 소득자에게 일체의 소득공제 없이 1억 원 초과분의 1%를 추가로 과세하면 2018년 통합소득(근로소득+종합소득)을 기준으로 0.9조 원의 세수가 추가되어 총 13조 원 이상의 세수가 확보될 수 있다. 

이처럼 성인 1인당 연 100만 원의 재난회복 기본소득을 지급하면서 1억 원 이하 소득에 1%, 1억 원 이상에는 2%의 누진세율 과세를 하면 연 1억 원 이하 소득자는 세 부담보다 기본소득 수급액이 더 크게 된다. 만일 성인 피부양가족이 있으면 1억5000만 원 소득자까지 순수혜가 되며, 아동 2인이 있는 홑벌이 4인 가구라면 연소득 2억 원까지 순수혜자가 된다.


 

(2) 토지보유세: 모든 토지 공시지가에 0.4% 정률과세


 

최근 강남훈(2020)은 기존의 재산세와 종부세를 유지한 채 전국의 모든 사유지에 공시지가의 0.8%로 국토보유세를 부과하여 국민 1인당 연 60만 원의 토지배당을 실시할 것을 제안하였다. 나는 재난회복기본소득을 위한 재원의 일부로 공시지가에 0.4%의 단일세율로 과세하여 16조 원의 세수를 올릴 것을 제안한다. 공시지가가 평균적으로 시가의 63% 정도를 반영하고 있으므로 시가 기준으로는 0.25% 정도의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셈이다. 이렇게 하면 공시지가 2억5000만 원 이하의 토지소유자는 100만 원 이하의 토지보유세를 부담하는데, 국토교통부의 개인 토지 100분위별 소유현황(2018년, 가액기준)에 따르면 공시지가 2억5000만 원 이상의 토지를 소유한 세대는 상위 12%에 불과하다. 토지보유세는 만성적인 토지 투기와 지가상승을 막고 부동산시장을 안정화하는 데에도 기여할 수 있다. 지가상승으로 인한 불로소득의 일부를 토지소유자와 비소유자를 포함한 전 국민과 나누는 것은 특히 코로나19 시대에 고통분담과 이익 공유 차원에서 필요한 일이다.


 

(3) 부유세: 10억 초과 금융자산에 대해 1% 과세


 

현행 종부세를 부유세의 일종으로 볼 수 있으나, 최상위 부유층에 집중된 금융자산이 포함되지 않았다. 최상위 0.5%에 속하는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소유자에게 초과분의 1% 부유세를 부과하면, 김낙년(2019)의 개인자산 분포 추정에 따르면 약 6조 원의 세수가 가능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상 시민소득세로 13조 원, 토지보유세로 16조 원, 금융자산 부유세로 6조 원을 더하면 총 35조 원이다. 재난회복 기본소득 소요예산 45조 원의 대부분을 고통분담과 이익공유의 원칙에 근거해서 마련할 수 있다. 비록 한시적인 목적세이긴 하지만 이처럼 낮은 세율로 보편적 증세와 부자증세를 결합하여 재난회복 기본소득의 재원을 대부분 충당하는 데 성공한다면, 향후 영구적인 전 국민 기본소득 도입 가능성을 시험, 점검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4) 증세 없이 올 하반기에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할 때


 

이상의 증세방안은 모두 국회의 입법을 요하는 일이기 때문에 가을 정기국회에서 내년도 예산 심사와 함께 특별세법을 제정해야만 가능하다. 올 하반기에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한다면, 이러한 증세로 재원을 마련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아마도 2차 긴급재난지원금을 위한 4차 추경의 재원은 올 예산 중 불용 예상액과 일부 국채발행 등으로 충당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처럼 증세 없이 긴급 재난지원금을 지급할 경우에는 고액 체납자는 물론, 최상위 부유층을 제외하거나 지급 후 세금으로 일부라도 환수하는 게 타당하다고 본다. 가령 연소득 9000만 원까지는 100만 원 전액을 지급하되, 초과소득에 10%를 감액하여 1억 원 이상 소득자는 제외하고 종부세 대상자와 금융자산 10억 원 이상 최상위 부유층도 제외할 수 있다. 또한, 재난지원금을 기타소득으로 간주하여 종합소득에 포함해 과세할 수도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종합소득 신고자가 많지 않아 실효성이 크지는 않을 것이다. 차제에 근로소득공제와 인적공제를 포함해 방만한 조세감면을 정비하고 일정 소득 이상의 모든 성인에게 종합소득 신고를 의무화하는 조세개혁을 시급히 추진해야 한다.

 

지자체별 다양한 정책실험을 허용하자


 

이상 필자의 제안을 중앙정부가 전면적으로 수용하면 좋겠으나, 각 지자체별로 다양한 정책실험을 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법을 택할 수도 있다. 위에서 거론한 시민소득세와 토지보유세, 부유세 등을 지방자치단체가 선택적으로 시행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특별 입법을 하는 것이다. 이미 이재명 경기지사는 토지보유세를 기반으로 하는 토지배당을 경기도에서 실험적으로 실시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입법을 해달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한 바 있다. 지자체에 따라 토지보유세와 토지배당, 시민소득세와 시민배당을 선택해서 시행해본다면, 중앙정부가 일시에 시행할 때보다 정치적 부담이 적고, 또한 지자체의 경험을 토대로 향후 이러한 제도를 전국적으로 시행할지 여부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지자체별로 지급 대상과 지급액 및 방법을 다르게 선택할 수도 있다. 이미 1차 긴급 재난지원금 지급 시에 중앙정부와 별도로 지자체들이 추가 재난지원금을 지급했는데, 모든 주민에게 보편적으로 지급한 곳과 다양한 기준으로 선별 지급한 곳이 있었다.


 

이처럼 실험적인 정책을 실시할 때에는 정책 효과를 객관적이고 정확하게 측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해당 정책을 실시한 지자체가 스스로 정책효과 평가를 할 때에는 긍정적 효과를 부각, 과장하고 부정적 효과는 무시하거나 부수적으로 취급할 가능성이 크다. 따라서 국책연구기관과 민간 학계가 중심이 되어 과학적인 방법으로 정책효과를 측정하고, 지자체간 다른 정책들의 효과를 비교 평가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정책 실험에 대한 법적 근거뿐만 아니라, 객관성 있는 정책 효과 평가를 가능하게 하는 법적 뒷받침도 필요하다. 특히 소득-조세-사회보장 급여 등 행정자료의 통합과 행정자료 및 서베이 자료 간의 연계를 촉진하고, 정책실험 전에 사전 조사(baseline survey)의 실시 및 개인의 소득, 조세 등 행정자료와 금융정보 등을 비실명화하여 연구에 활용하는 것이 절실히 요구된다. 증거기반 정책연구를 위한 행정자료의 활용에 있어 북유럽 국가들은 물론 미국 등에 비해서도 상당히 뒤처진 현실을 조속히 극복할 수 있어야 한다(유종성 외, 2020).

 


 

참고문헌 

강남훈. 2019. 『기본소득의 경제학』. 박종철출판사. 

강남훈. 2020. "부동산투기를 막기 위한 토지배당." 기본소득한국네트워크 쟁점토론회(6월 13일). https://basicincomekorea.org/discussion-on-issues-of-basic-income-2020/ 

김낙년. 2019. "우리나라 개인 자산 분포의 추정." 경제사학. 43(3): 437-482. 

김승섭. 이승윤. 2000. "코로나-19 재난의 대가는 누가 치르는가: 불안정 노동자의 삶과 건강." 직장갑질 119 발표회(6월 22일). 

유종성, 전병유, 신광영, 이도훈, 최성수. 2020. "증거기반 정책연구를 위한 행정자료의 활용." 한국사회정책 27(1): 5-37.

Baker, Scott R., R.A. Farrokhnia, Steffen Meyer, Michaela Pagel, and Constantine Yannelis. 2020. "Income, Liquidity, and the Consumption Response to the 2020 Economic Stimulus Payments." Working paper (May 25). https://www8.gsb.columbia.edu/fintech/sites/fintech/files/Corona_Stimulus.pdf

Redmond, G., Patulny, R., & Whiteford, P. (2013). "The Global Financial Crisis and Child Poverty: The Case of Australia 2006-10." Social Policy & Administration, 47(6), 709-728. 

Saez, Emmanuel and Gabriel Zucman. 2019. The Triumph of Injustice: How the Rich Dodge Taxes and How to Make Them Pay. W. W. Norton & Company. 

Torry, Malcolm. 2020. "Evaluation of a Recovery Basic Income, and of a sustainable revenue neutral Citizen’s Basic Income, with an appendix relating to different Universal Credit roll-out scenarios." EUROMOD Working Paper Series, EM 07/20 (April).



출처: https://www.pressian.com/pages/articles/2020071413480314381 프레시안(http://www.pressi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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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 흑자기업 한국게이츠의 철수... 폐업이 이렇게 쉽다니

[주장] 6월말 폐업 발표, 7월말 폐업... 하루아침에 일자리 잃은 사람들20.07.15 08:12l최종 업데이트 20.07.15 08:12 정은정(news)

 
 한국게이츠가 오는 31일자로 폐업을 선언한 가운데 한국게이츠 노조원들이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한국게이츠가 오는 31일자로 폐업을 선언한 가운데 한국게이츠 노조원들이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에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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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6일 여느 날과 같이 출근한 남편에게서 오전 11시가 되기도 전에 전화가 왔다. 아침부터 무슨 일이지 하며 전화를 받았다.

"회사에서 7월 말에 폐업한다카네."

금방 알아듣지 못하고 "뭐? 폐업? 폐업한다고?"하며 목소리를 높여 물었다. 남편은 "응, 폐업한다고 아침에 발표했다"고 다시 확인해 주었다. 실감나지 않는 말이었다. 폐업.

남편이 다니는 회사는 대구 달성군 논공공단에서 자동차 부품을 생산하는 현대·기아차 1차 협력업체인 한국게이츠(주)이다. 생산직과 사무직을 합쳐 150여 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세계 30여 개국에 100개 이상의 공장을 두고 있는 글로벌게이츠의 한국 생산공장이다. 1989년 사업을 시작해서 지금까지 30여 년간 거의 매년 이익을 내는 우량기업이다. 2017~2019년 3년간 매년 매출은 약 1000억 원대이고 순이익은 50억 원대였다.

그런 공장을 폐쇄하고 한국 사업을 철수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경영이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다.

'모범적인 퇴직 프로그램'의 실체

이 와중에 더 어이가 없는 것은 글로벌게이츠 전체가 한국에서 철수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이다. 국내 생산공장은 폐쇄하고, 중국에서 생산한 부품을 가지고 와 현대차를 비롯한 국내 완성차업체에 판매하면서 돈벌이를 계속한다는 계획이다.

회사는 사전에 아무런 예고도 협의도 없이 6월 26일 당일 '제조 시설 폐쇄에 대한 한국게이츠의 입장'이라는 공고문을 붙이고, 직원들에게 폐업을 통보하고,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했다. 믿기 어려운 일이 순식간에 벌어져 착착 진행됐다.

회사가 붙인 공고문의 마지막에는 "당사는 향후 이번 결정으로 영향을 받게 될 직원들을 존중하는 자세로 공정하게 지원하고자 노력할 것이며, 업계 모범 사례에 부합하는 퇴직 및 조기 퇴직 프로그램을 제공할 계획입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그러나 직원들을 존중하고 업계 모범 사례에 부합하는 프로그램을 제공하겠다던 회사가 제시한 건 '희망퇴직 공고'뿐이다. 7월 말에 문을 닫는다면서 직원들에게 스스로 퇴직을 희망하라는 것이다. 7월 20일까지 저항 없이 스스로 퇴직을 희망해서 제 발로 나가면 위로금을 지급해주고, 그렇지 않으면 아무런 보상도 받지 못한 채 8월 1일부로 해고될 것이라는 위협이 회사가 제공하는 퇴직 프로그램이다.

이러면서 직원 존중이나 업계 모범 사례를 운운할 수 있는 것은 '여기서는 그래도 되기 때문'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여기에서는 언제나 기업이 우선이니깐, 기업 하기 좋은 게 최고의 가치니까. 법과 제도도 기업의 이윤추구를 최우선 보장하지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먼저 돌보지 않으니까. 글로벌 기업은 여기가 그런 곳이라는 현실을 충분히 잘 알고 있는 것 아닐까.
 
 6월 30일 오후 대구 달성군 외국계 자동차부품 제조사 한국게이츠 대구공장에서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 노조원들이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서 한국게이츠는 법적 절차와 규정에 따라 국내 제조시설을 폐쇄하고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생존권을 짓밟는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  6월 30일 오후 대구 달성군 외국계 자동차부품 제조사 한국게이츠 대구공장에서 금속노조 한국게이츠지회 노조원들이 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앞서 한국게이츠는 법적 절차와 규정에 따라 국내 제조시설을 폐쇄하고 한국에서 철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노조는 생존권을 짓밟는 일방적 결정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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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란스럽고 막막한 마음에 참기 힘든 화를 일으킨 건 7월 9일자 <조선일보>의 기사였다. "한국 떠나는 외국인 투자 기업들... '고용규제·강성노조 개선돼야'"라는 제목의 기사는 한국게이츠의 철수 사례를 언급하며 "재계에서는 한국에서 철수하는 외국인투자(외투) 기업이 줄 이을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반(反)기업적 규제와 강성 노조에 불만을 표하며 등 돌리는 외투 기업이 많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기사는 "최근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인사관리학회 연구진이 직원 50명 이상의 외투기업 125사를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3분의 1 이상이 한국에서의 투자와 사업 규모를 축소하겠다고 답했다"라는 점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말미에 "외투기업들은 한국의 경영 환경 개선을 위해 시급한 과제로 '시장경제에 입각한 규제 완화'와 '글로벌 스탠더드에 부합하는 입법' 등을 꼽았다"고 보도했다.

31년 흑자 경영을 한 회사가 사업 구조조정의 일환이라는 명분으로 하루아침에 폐업하고 떠나도 아무런 제재를 할 수 없는 것이 한국의 법과 제도다. 기업을 위해 어떤 규제를 더 완화해야 한다는 것일까? 노사관계가 개선돼야 한다면, 노동조합이 기업 경영에 대해 아무런 정보도 얻을 수 없고, 어떠한 참여도, 결정도 할 수 없는 문제가 개선돼야 하는 것이 아닐까?

150여 명의 노동자, 협력업체까지 하면 6000여 명의 노동자와 수만 명의 가족들이 직장에서 쫓겨나 실직자가 되고 생계의 위협에 빠져들게 됐는데, 한국의 언론과 재계는 이런 현실을 고려하지 않고 있는 셈이다.

회사는 직원들을 납득시켜야 한다

직원들과 노동조합은 폐업 방침을 철회하고 공장을 정상 가동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백번 양보해 회사가 주장하는 폐업도 하나의 방안일 수 있다고 하자. 그러면 회사는 직원들을 납득시키고 동의를 얻어야 한다. 상충되는 입장과 요구가 있으면 이를 두고 합의에 이를 때까지 조율하고 더 나은 방안을 찾아가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이렇게 중대한 문제는 어느 일방의 입장만 관철돼서는 안 된다. 이 논의의 과정을 상충하는 노사에게만 맡겨두지 말고 정부와 대구시, 지역 정치권에서 적극적인 중재자 역할을 해야 한다. 우위에 있는 기업의 이해만이 일방적으로 관철된다면 노동자들도 격렬하게 저항하게 된다는 것을 우리는 이미 숱하게 경험했다.
 
 한국게이츠가 오는 31일 폐업을 선언한 가운데 공장 노조원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폐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느 시위를 벌이고 있다.
▲  한국게이츠가 오는 31일 폐업을 선언한 가운데 공장 노조원들이 대구시청 앞에서 폐업을 철회할 것을 요구한느 시위를 벌이고 있다.
ⓒ 조정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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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게이츠에 첫 출근을 하던 20여 년 전, 남편은 갓 첫 아이를 얻은 젊은 아빠였다. 매일 아침 8시 공장으로 나가 자동차 부품을 만지며 일해 왔다. 그 성실한 노동으로 아이들이 자랐다.

남편은 20여 년의 시간을 온전히 보낸 일터, 가족의 생계를 맡겼던 직장에 원망하는 마음을 남겨두고 싶지 않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 상황은 그 작은 바람조차 이루기 어려운 것 같다. 회사는 직원들과의 성의 있는 협의나 설득 대신 위로금을 내세우며 위협하고, 조롱하고, 분열시키고 있다.

남편과 동료 노동자들이 땀 흘려 노동한 긴 시간이 최소한으로라도 존중받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법과 제도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정부와 대구, 정치권이 제대로 노력해서 이들에게 힘이 되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이웃 시민들의 따뜻한 응원과 연대가 이들과 함께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덧붙이는 글 | 이 글을 쓴 정은정씨는 대구노동세상 대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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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이 갈 곳은 야스쿠니”

53개 단체 백선엽 현충원 안장 반대 기자회견 열어
대전=정성일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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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0.07.14  18:4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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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 참석자들이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 대전현충원 안장 반대!”구호를 외치고 있다. 뒤로 대전지방보훈청이 보인다. [사진-통일뉴스 정성일 통신원]

14일 오후 2시 대전지방보훈청 앞에서 광복회 대전충남지부, 독립유공자유족회 대전지부,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 등 53개 종교·시민·사회·정당 단체가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 대전현충원 안장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기자회견은 박해룡 민족문제연구소 대전지부장의 모두발언으로 시작되었다. 박해룡 지부장은 “독립투사들이 묻혀있는 그곳에 독립투사를 때려잡던 반민족행위자들이 함께 묻히는 것을 용납할 수 없기에 대전시민사회단체 모두가 함께 이 자리를 마련하였다”라고 기자회견 취지를 전했다.

박 지부장은 또한 보훈청에 “친일반민족행위자들이 만들어 놓은 악법을 따를 것인가? 역사의 순리를 따를 것인가? 백선엽이 대전현충원에 묻히는 것을 즉각 철회하라”고 촉구하며 “요구가 이행되지 않으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파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임을 알렸다.

규탄발언에 나선 대전민중의힘 이대식 상임대표는 “촛불혁명의 핵심은 적폐청산이며, 적폐청산의 핵심은 친일청산”이라며 “국립묘지에 시라카와 요시노리를 매장하는 것은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친일 행위며 반민족행위”라고 하였다.

성서대전 대표 김신일 목사는 “백선엽은 의도적으로 일급전범인 시라카와 요시노리라는 일본군 대장의 이름으로 자신의 이름을 바꾸었다. 친일행위에 단 한 번도 잘못을 뉘우친 적이 없다”며 “애국독립지사들의 자랑스러운 항일투쟁의 역사를 부정하고 되려 독립군을 때려잡던 반민족 친일 매국노 시라카와 요시노리 백선엽을 국립묘지에 안장하는 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규탄하였다.

진보당 대전광역시당 김선재 청년위원장은 규탄발언을 통해 “독립유공자 4묘역과 장군 2묘역은 양옆으로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며 “동시대 애국청년들이었던 김준엽, 조문기, 이효정, 박준채 선생들과 어떻게 한 장소에 친일 민족 반역자이며 독립군을 토벌한 백선엽이 함께 안장될 수 있는가?”라고 하였다. 또한 21대 국회에 “국립묘지법을 개정하여, 더 이상 불필요한 논쟁을 만들지 말고 정의를 바로 세워라”고 촉구하였다.

   
▲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는 광복회 대전지부 동구지회 강문식 지회장. [사진-통일뉴스 정성일 통신원]

끝으로 광복회 대전지부 동구지회장 강문식 지회장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발의된 마당에 파묘의 대상을 대전현충원에 묻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백선엽은 국립묘지가 아니라 야스쿠니 신사로 가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하였다.

또한 “백선엽이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것을 온몸으로 저지할 것”과 “대전현충원이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의 안식처가 되는 날까지 끊임없이 싸워나갈 것”을 선언하며 기자회견을 마쳤다.

이들은 영결식이 예정된 15일 오전 10시 국립대전현충원 정문 현충교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 대전현충원 안장 반대 시민대회’를 열 예정이다.

 

[기자회견 전문]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의 국립묘지 안장을 즉각 취소하라!

정부는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무장헬기 등으로 시민을 학살한 독재자 전두환의 글씨인 대전현충원 현충문 현판을 지난 5월29일 독립운동가 안중근 의사 서체로 교체하였다. 그 의미는 대전현충원이 독립운동가 등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헌신.희생하신 분들을 모시는 민족의 성지가 되어야 한다는 국민의 염원을 반영한 조치일 것이다.

그런데 이게 웬 날벼락인가? 국가보훈처가 간도특설대 장교 출신 백선엽에게 대전현충원에 안장할 자격을 부여하였다. 백선엽이 어떤자인가! 일제시기 간도특설대 장교로 독립군과 민간인을 극악무도하게 탄압, 학살한 자이며, 한국전쟁 시기 민간인을 수천명 학살한 자이다. 이러한 죄행으로 백선엽은 2009년 대통령 직속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가 발표한 친일반민족행위자 명단에 포함되었다. 21대 국회에서 친일반민족행위자로 규정된 자의 국립묘지 ‘안장금지’와 ‘안장된 자의 이장’을 추진하는 ‘국립묘지법 개정안’이 발의된 마당에 파묘의 대상을 대전현충원에 묻겠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자기부정이다.

우리는 정부의 이런 결정이 부당함을 알리고 역사정의를 바로 세우기 위해 ‘백선엽 국립묘지 안장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정부는 대전현충원에 백선엽을 안장하려는 계획을 당장 철회하라! 우리는 대전현충원이 간도특설대원들의 공동묘지가 되는 것을 원치 않는다. 어떻게 나라의 독립을 위해 희생하신 분들과 독립운동가들을 토벌하고 학살한 친일앞잡이를 한 곳에 모신단 말인가. 우리는 국립묘지 어느 곳이라도 친일파들의 안식처가 되는 것을 결코 용납할 수 없다. 백선엽은 국립묘지가 아니라 오히려 야스쿠니 신사로 가는 것이 마땅하다.

우리는 백선엽이 국립묘지에 안장되는 것을 온몸으로 저지할 것이다. 촛불혁명으로 국정농단세력을 몰아내고 적폐청산에 나선 지혜로운 국민은 민족의 이익에 반하는 정부의 어떤 결정도 정의가 아님을 선언하고 이의 저지에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행동할 것이다. 또한 친일반민족 행위자의 국립묘지 안장을 허용하는 일이 다시는 없도록 국립묘지법이 정의롭게 개정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

우리의 투쟁을 후대의 역사에서는 정의로운 투쟁이었다고 기록할 것을 확신하며, 우리는 대전현충원이 국가와 사회를 위하여 헌신하고 희생하신 분들의 안식처가 되는 날까지 끊임없이 싸워나갈 것을 엄숙히 선언한다.

2020년 7월 14일

친일반민족행위자 백선엽 대전현충원 안장 반대 기자회견 참가단체 일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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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현민 의혹? 특혜가 아니라 오히려 ‘착취’를 의심해야

  • 분류
    아하~
  • 등록일
    2020/07/15 10:04
  • 수정일
    2020/07/15 10:0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한겨레> 보도에 대해 조목조목 반박
 
임병도 | 2020-07-15 09:29:04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7월 14일 <한겨레>는 ‘단독’이라며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 최측근이 청와대와 정부 행사 22건을 수주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한겨레>는 ‘탁현민 프로덕션’ 소속 조연출 출신들이 설립한 ‘노바운더리’ 기획사가 문재인 정부 들어 2년 10개월 동안 3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고 보도했습니다.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한겨레> 보도에 대해 “사실을 부풀려 특혜 의혹을 제기했다”며 조목조목 반박했습니다.

① ‘노바운더리’ 청와대 행사 기획은 3건에 8,900만원

<한겨레> 보도에 대해 청와대 강민석 대변인은 “청와대와 정부 행사를 뭉뚱그려 22건이라고 부풀려 보도했다”며 강한 유감을 표시했습니다.

청와대는 “해당 기획사가 청와대로부터 수주(수의계약)한 행사는 총 3건이 전부”이며 ” 3건의 계약을 체결하고 받은 금액은 8,900만원”이라고 밝혔습니다.

강 대변인은 “탁현민 비서관이 청와대 행정관으로 재직했던 재직기간인 2017년 5월부터 2019년 1월까지 의전비서관실은 수백여 건 이상의 행사나 일정을 진행했다”면서 “수백여 건 중 3건을 해당 기획사와 계약했다면 <한겨레>가 보도한 ‘일감 몰아주기’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반박했습니다.

② 대통령 참석 행사는 공모 형식 불가능

<한겨레>는 ‘노바운더리’가 대부분 ‘수의 계약’으로 행사를 수주했다고 지적했습니다. 탁현민 비서관 최측근에게 일감을 주기 위해 일부러 수의 계약을 했다는 주장입니다. 또한, 이 과정에서 각종 정보가 비공개라며 과정에 대한 의혹도 제기했습니다.

대통령이 참석하는 행사는 경호 문제로 보안이 필수입니다. 청와대는 “외적으로 보안이 필요한 긴급행사의 경우 상당한 기일이 소요되는 ‘공모’ 형식을 밟기는 애초에 불가능하다”며 “대통령 행사에서의 수의계약은 당연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국가계약법 제7조에 따른 대통령령

제26조(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는 경우) ① 법 제7조제1항 단서에 따라 수의계약에 의할 수 있는 경우는 다음 각 호와 같다.
1. 경쟁에 부칠 여유가 없거나 경쟁에 부쳐서는 계약의 목적을 달성하기 곤란하다고 판단되는 경우로서 다음 각 목의 경우
가. 천재지변, 감염병 예방 및 확산 방지, 작전상의 병력 이동, 긴급한 행사, 긴급복구가 필요한 수해 등 비상재해, 원자재의 가격급등, 사고방지 등을 위한 긴급한 안전진단ㆍ시설물 개선,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
나. 국가안전보장, 국가의 방위계획 및 정보활동, 군시설물의 관리, 외교관계, 그 밖에 이에 준하는 경우로서 보안상 필요가 있거나, 국가기관의 행위를 비밀리에 할 필요가 있는 경우
다. 방위사업청장이 군용규격물자를 연구개발한 업체 또는 「비상대비자원 관리법」에 따른 중점관리대상업체로부터 군용규격물자(중점관리대상업체의 경우에는 방위사업청장이 지정하는 품목에 한정한다)를 제조ㆍ구매하는 경우
라. 비상재해가 발생한 경우에 국가가 소유하는 복구용 자재를 재해를 당한 자에게 매각하는 경우

‘국가계약법’을 보면 보안상 필요가 있거나 국가기관의 행위를 비밀리에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수의계약을 허용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수의 계약 자체가 측근에 대한 특혜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다만, <한겨레> 기자의 주장처럼 수의 계약 과정과 예산 집행에 관한 정보를 사후에 일부 투명하게 공개할 필요성은 있습니다.

③ 문재인 정부 이전 실적이 없었다? 박근혜 정부 블랙리스트였는데…

<한겨레>는 ‘노바운더리’가 법인 등기를 하기도 전에 행사를 수주받았다고 지적했습니다. 또한 문재인 정부 이전에는 행사 실적이 전혀 없었다며 특혜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나 이 부분은 달리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탁현민 비서관은 박근혜 정부 시절 블랙리스트에 올라 전혀 정부 행사를 수주할 수 없었다는 부분에 대한 이해도 필요합니다.

청와대가 밝힌 기획사 선정 기준을 보면 의전비서관실의 기획의도를 잘 이해하고, 행사 성격에 맞는 연출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기획사나 기획자였습니다. 법인 등기 여부나, 업계 관행, 기획사 규모처럼 외형적인 면보다 창의성과 전문성이 우선이었습니다.

행사를 진행하는 기획사가 음향, 무대, 미술, 조명 장비나 인력 등을 모두 보유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대형 기획사도 행사를 수주받은 후 음향 이나 무대 설치 업체, 조명 업체 등에 100% 하청을 줍니다. 법인이나 개인사업자를 따지는 자체가 관공서에 제출하는 서류 작업에 얽매인 사고방식입니다.

청와대는 “청와대 및 정부 행사를 수임한 모든 기획사는 사후 예산집행 내용과 기획의 적절성, 계약 이행 결과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를 받게 된다”며 “해당기획사는 한 번도 사후 감사나 평가에서 문제가 된 적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특혜가 아니라 오히려 ‘착취’를 의심해야

▲탁현민 비서관과 평양공연을 진행했던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 ⓒ김용민PD 페이스북 화면 캡처

모 매체 북한기자는 페이스북에 < 한겨레> 기사를 공유하면서 “특혜라기보다는 측근 관계를 악용한 착취 또는 갑질이 맞을 거다”라며 2018년 평양공연을 예로 들었습니다.

기자는 “중계 준비 과정에서 탁현민과 엄청 싸웠지만 공연 보고 입을 다물었다”며 “그 예산으로 그 시간으로 그 여건에서 그런 퍼포먼스를 내놓은 건, 독한 왕 피디가 자기 후배들을 갈아 넣어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사실 공연계에서는 탁현민 비서관을 의외로 싫어합니다. 적은 예산으로 엄청난 수준의 공연이나 행사를 요구하기로 소문이 나있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탁 피디와 행사를 진행한 후 손해를 봤다는 곳도 있습니다.

< 한겨레>는 문재인 정부 들어서 각종 행사를 진행하는 탁현민 비서관과 그 측근들이 비리나 특혜를 받았다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특혜는 일을 제대로 하지 않거나 능력이 없는 사람들이 금전적 이득을 취했을 때 문제가 됩니다.

과정에 대한 투명성 의혹은 충분히 제기할 수 있지만, 탁 비서관이 기획한 행사들이 모두 호평을 받았다는 점도 충분히 고려했어야 합니다. 그동안 청와대 행사를 진행했지만 감동을 주지 못했던 기존 기획사들이 앞다퉈 ‘특혜’라고 주장한 말을 무조건 받아들여야 하는지도 의문입니다.

 
본글주소: http://www.poweroftruth.net/m/mainView.php?kcat=2013&table=impeter&uid=208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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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랑 치는 북미대결

[아침햇살86] 격랑 치는 북미대결 (2)

 

문경환 | 기사입력 2020/07/14 [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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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특별대표가 7월 7일 2박3일 일정으로 방한했다. 6일 전인 7월 1일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비건 부장관이 이르면 7월 초 방한해 한국 정부의 중개로 판문점에서 북한과 접촉을 시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메시지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그리고 비건 부장관이 한국을 떠난 다음날인 7월 10일 북한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의 담화(이하 담화)를 발표하였다. 아마도 비건 부장관이 방한 후 북한에 트럼프 대통령의 친서를 전달한 것 같고 그에 대해 북한이 직접 답신을 주지 않고 담화를 발표하여 공개적으로 대답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건의 방한 일정과 북한이 발표한 담화를 자세히 살펴보면 여기서 북미대결 과정에 대해 굉장히 중요한 지점들을 찾아볼 수가 있다.

 

이 글에서는 먼저 그동안 궁금했던, 트럼프가 빠졌다는 북한에 대한 사랑의 실체를 찾아보자. 

 

트럼프가 북한에 낚였다

 

트럼프는 그동안 북한에 대해 사랑한다는 식의 표현을 많이 써왔다. 이 사랑이 과연 무엇인지 상당히 궁금했는데 이번 과정에 좀 더 윤곽을 그릴 수 있다. 

 

잠시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회고록 『그 일이 일어난 방』(The Room Where It Happened)에서 북미정상회담 과정을 묘사한 부분을 살펴보자. 두 정상이 처음 만나 가벼운 인사와 환담을 나누는 과정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자신을 어떻게 평가하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좋은 질문이라면서 “진심으로 정말 현명하고, 매우 비밀스럽고, 훌륭한 인품을 지닌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 생각한다”(He
 saw Kim as really smart, quite secretive, a very good person, totally sincere, with a great personality)라며 극찬했다. 그러자 김정은 위원장은 “정치인들은 배우와 같다”라고 답했다. 이 과정을 보면서 볼턴 전 보좌관은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낚였다”(hooked)고 판단했다. 

 

볼턴의 표현을 빌리면 한 마디로 트럼프가 북한에 빠진 사랑은 ‘북한에 낚인 것’임을 추정해볼 수 있다. 아마 여러 객관 정황을 볼 때 볼턴의 평가가 타당성이 있는 것 같다. 

 

일단 볼턴이 묘사한 과정을 좀 더 생각해보자. 만약 트럼프 대통령의 상대가 문재인 대통령이었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나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어볼 수 있을까?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 그리고 만약 질문을 했다고 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진심으로 정말 현명하고, 매우 비밀스럽고, 훌륭한 인품을 지닌 굉장히 좋은 사람이라 생각한다”라는 식으로 할 수 있을까? 

 

아마 그럴 일은 없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 정상을 무시하고 깔아뭉개는 것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예컨대 2019년 4월 미일 정상회담을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부부는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백악관 레드카펫 위에서 기념사진을 찍다가 망신을 당했다. 아베 총리가 레드카펫 위로 올라가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멈춰”(Stop)라고 제지해 한쪽 발만 간신히 걸치고 사진을 찍은 것이다. 일본 국민들이 분개한 건 물론이다. 

 

▲ 한쪽 발만 겨우 걸친 아베 총리.   © 백악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당했다. 2017년 3월 메르켈 총리를 백악관에 초대한 트럼프 대통령은 시작부터 냉랭한 분위기를 조성했다. 기자들이 두 정상에게 악수를 해달라고 요청하자 메르켈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을 바라보며 “악수할까요?”라고 물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을 향한 시선을 돌리지 않고 인상을 쓴 채 메르켈 총리를 무시했다. 독일 언론들은 앞 다퉈 트럼프 대통령의 무례함을 지적했다. 

 

이처럼 트럼프 대통령의 성향을 놓고 볼 때 김정은 위원장에게 한 것과 같은 인물평을 다른 나라 정상에게 한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그런데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에게 했던 인물평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똑같이 했다면 문 대통령은 어떤 반응을 보였을까? 상상해보자면 아마 감지덕지하며 고맙다고 답했을 것이다. 만약 그런 반응을 보인다면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낚이는 것이 된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의 칭찬을 받고 고마워한다면 앞으로도 계속 트럼프 대통령의 인물평대로 ‘좋은 사람’으로 남아야 한다. 즉,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따라줘야 한다. 만약 거부하면 “내가 전에는 좋게 봤는데 알고 보니 나쁜 사람이군”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그에 상응한 대가(체벌)가 있을 것이다. 따라서 미국의 체벌이 무서워서 문재인 대통령은 계속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를 수용해야 한다.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은 “정치인들은 배우와 같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극찬’에서 각도를 비켜서는 태도를 취했다. 이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에서 목격한 모습과도 비슷하다. 당시에도 두 정상이 만나서 악수를 나누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위원장을 정면으로 바라보며 웃으며 악수한 반면 김정은 위원장은 고개를 돌려 기자를 바라보는 장면이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가가는데 김정은 위원장은 예의 있게 악수하면서도 외면하는 모양새였다. 

 

  출처: 인터넷

 

다시 돌아가서 트럼프 대통령이 ‘극찬’하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개의치 않고 비켜서는 모습은 두 가지로 해석할 수 있다. 

 

첫째, 트럼프가 주도권을 잡았을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 트럼프는 “내가 이렇게 극찬했는데 이 평가가 달라지지 않도록 북한이 잘 따라와야 한다”고 요구하고 북한은 전전긍긍하게 되는 상황이다. 

 

둘째, 트럼프의 ‘극찬’에 대해 북한이 “응, 알았어”라고 받아주면서도 “당신이 원하는 나와의 좋은 관계를 나도 해주고 싶다. 하지만 당신이 나한테 사랑한다고 하는 만큼 선의로 대하면 좋은 관계가 유지되지만 적대시하면 나도 사랑을 받아줄 수 없다”고 하는 경우로 해석할 수 있다. 즉, 당신이 나를 사랑한다니 좋은 관계로 지내고 싶지만 만약 나를 적대시하면 좋은 관계가 깨지니 주의해라, 이런 상황이다. 

 

첫째의 경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낚은 것이며 둘째의 경우는 반대다. 그런데 지금 사태 전개를 보자. 비건 부장관의 방한과 북한의 담화 내용을 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낚였다는 볼턴의 평가가 맞는 것으로 보인다. 즉,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끌려 다니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북한은 담화를 통해 미국이 원하는 북미정상회담에 대해 답을 했다. 

 

일단 “어디까지나 내 개인의 생각이기는 하지만 모르긴 몰라도 조미수뇌회담(북미정상회담)과 같은 일이 올해에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하지만 또 모를 일이기도 하다. 두 수뇌의 판단과 결심에 따라 어떤 일이 돌연 일어날지 그 누구도 모르기 때문이다”라고 하여 가능성이 낮지만 불가능하지만은 않다고 여지를 두었다. 그러면서 “명백한 것은 조미수뇌회담이 누구의 말대로 꼭 필요하다면 미국 측에나 필요한 것이지 우리에게는 전혀 비실리적이며 무익하다”라고 하였다. 또한 “미국의 결정적인 입장변화”가 필요하다고 하면서 “새로운 도전을 해볼 용기도 없는 미국사람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의 입장변화에 대해서는 “적대시철회 대 조미협상재개”라는 새로운 구도로 설명했다. 즉, 미국이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하는 것과 북미협상을 재개하는 것을 맞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미국은 비건 부장관을 통해 북미정상회담을 하자고 굉장히 간곡하게 요청을 한 것 같고 북한은 ‘미국이 바뀌면 회담을 할 수 있지만 안 바뀔 것 같다’고 답을 한 것이다. 즉, 미국의 간청을 북한이 거절한 모양새다. 미국이 북한에 끌려 다니는 형국이다. 볼턴 얘기처럼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낚였다고 볼 수 있는 하나의 객관적 지표가 아닐까 싶다. 

 

미남 선생님을 사랑하는 여고생

 

트럼프는 북미 관계를 사랑 얘기로 풀었는데 너무 정치적 언어로만 평가하면 건조하고 팍팍할 수 있으니 통속적이고 낭만적으로 비유해보겠다. 

 

지금 북미 관계는 미남 선생님과 이 선생님에 대해 사랑에 빠진 여고생의 관계 정도로 비유해볼 수 있다. 여고생은 사랑에 빠진 나머지 틈만 나면 ‘사랑해요’를 남발하고 심지어 선생님 집에까지 찾아가 만나달라고 떼를 쓴다. 이 경우 선생님이 취할 수 있는 태도가 3가지 있다. 

 

첫째, 선생님이 자기 신분을 망각하고 “그래 나도 사랑해”라고 답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선생님은 여고생에게 책잡히게 된다. 여고생의 요구를 끊임없이 받아들여야 하며 경우에 따라 나중에 ‘미투’의 대상이 될까봐 전전긍긍하며 살 수도 있을 것이다. 

 

둘째, 선생님이 “학생이 선생님한테 그러는 거 아니다”라며 매몰차게 거절하는 경우다. 이런 경우 학생이 실의에 빠져 학교생활을 망칠 수가 있다. 

 

셋째, 선생님이 “그래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 해라”라며 학생과 선생님 사이의 위치를 정확히 지키는 경우다. 이런 경우 학생은 선생님을 향한 사랑의 감정을 가지고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이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된다. 자기를 향한 사랑의 심리를 가지고 바른 학생이 되도록, 공부 열심히 하도록 이끌어 주는 선생님이야말로 탁월한 선생님이다. 

 

지금 상황이 딱 세 번째 상황 같다. 학생(트럼프 대통령)이 선생님을 그렇게 사랑한다고 하니 선생님은 학생에게 공부(대북적대정책 철회)를 열심히 하라고 가르치는 형국처럼 보인다. 

 

또 학생이 자꾸 초인종 누르면서 만나달라고 간청하니 선생님이 직접 나가기는 좀 그렇고 대신 집안사람 한 명이 창문을 열고 학생을 향해 “선생님이 네가 공부(대북적대정책 철회)를 열심히 하기를 바란다고 전하란다”라고 답해주었다. 담화는 마지막에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였다”라고 마무리했는데 이것이 바로 그런 의미다. 학생이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공부를 열심히 해야 하는 것처럼 대북적대정책 철회를 위해 용기를 내야 한다는 그런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런데 하라는 공부는 하지 않고 선생님 집 앞에서 초인종 눌러대며 선생님을 향해 오물을 던지고 괴롭히는 행동(한미연합훈련 실시, 전략무기 반입, 불량국가 운운, CVID 주장 등등)을 계속 하면 선생님이 회초리를 들 수도 있다. 예컨대 마크 에스퍼 미 국방장관은 지난 7월 7일 취임 1년에 즈음한 영상메시지에서 북한을 “불량국가”(Rogue State)라고 지칭하였다. 또 같은 날 미국-일본-호주 3국 국방장관 공동성명에는 북한에 대해 모든 범위의 대량살상무기(WMD)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수 없는 폐기’(CVID)를 달성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매를 버는 언행이다. 

 

북한은 담화에서 “미국은 대선전야에 아직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선물을 받게 될까봐 걱정하고 있을 것이다. 나는 미국이 그런 골치 아픈 일에 맞다들려 곤혹을 치르게 되겠는가 아니겠는가 하는 것은 전적으로 자기들이 처신하기에 달려있다고 생각한다. 때 없이 심심하면 여기저기서 심보 고약한 소리들을 내뱉고 우리에 대한 경제적 압박이나 군사적 위협 같은 쓸데없는 일에만 집념한다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두고 보아야 할 것이다. 나는 그러한 사건들의 유무에 대한 그 어떤 정보는 가지고 있지 않다만 미국이 우리에게 발신하는 갖가지 위험한 압박성 언동들을 우리 지도부가 언제까지나 좌시하지만은 않을 것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한다”라고 경고하였다. 

 

그러면서 또한 “우리는 미국에 위협을 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이에 대해서는 위원장 동지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분명한 입장을 밝히신 적이 있다. 그저 우리를 다치지만 말고 건드리지 않으면 모든 것이 편하게 흘러갈 것이다”라고 하였다. 즉, 대북적대정책을 하지 않으면 회초리 맞을 일도 없다는 말이다. 

 

독립기념일 DVD의 의미

 

한편 담화 뒷부분을 보면 “며칠 전 TV보도를 통해 본 미국 독립절 기념행사에 대한 소감을 전하려고 한다. 가능하다면 앞으로 독립절 기념행사를 수록한 DVD를 개인적으로 꼭 얻으려 한다는데 대하여 위원장동지로부터 허락을 받았다”라는 수수께끼 같은 내용이 나온다. 국내 언론들은 이를 두고 해석이 분분하다. 이 수수께끼의 의미를 정확히 파악하는 게 필요할 것 같다. 

 

이 말에 담긴 의도를 알고자 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행사 영상을 북한에 선물하는 게 즐겁고 자랑스러울지, 아니면 부끄럽고 주저될지를 생각해보면 된다. 아마 국내 언론은 미국을 숭배하는 시각에만 길들여져 있어 객관적 판단을 못 하는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독립기념일에 자신의 지지율 반등의 계기를 만들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였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접전을 보이던 바이든과의 지지율 격차가 6월 들어 따라잡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기 때문이다. 일부 여론조사에서는 10%p 이상의 격차가 나면서 역대 미국 대선의 경험으로 볼 때 뒤집기는 불가능하다는 분석까지 나왔다. 

 

다급해진 트럼프 캠프는 코로나19로 인해 중단했던 유세를 재개했다. 주정부의 반대를 무릅쓰고 6월 20일 재개한 오클라호마주 실내체육관 BOK센터 선거유세는 흥행 참패를 기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의 100만 명이 유세 참가 티켓을 신청했다”고 트윗을 날렸고, 선거캠프 측도 약 10만 명 정도 몰려들 것으로 예측하고 야외 유세를 계획했다. 하지만 정작 유세는 2만 명 규모의 유세장을 채우지 못했고 특히 2층 자리 대부분은 비어있었다. 지역 소방서는 6100명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K팝 팬들이 유세 입장권 수만 장을 신청해놓고 유세장에 나타나지 않는 방식으로 보이콧 운동을 했다고 분석했다. 설상가상 유세 후 잠복기를 지나 유세지역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였다. 유세장에서는 대부분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 한산한 유세장.  © teen vogue

 

유세를 통한 반전에 실패한 트럼프 대통령은 독립기념일을 계기로 다시 반등을 노렸다. 수도 워싱턴 D.C.에서 대규모 군중이 모이는 축제를 준비하고 사상 최대 규모인 1만 발 불꽃놀이 축제를 준비했다. 내무부는 30만 명 이상의 군중이 모일 것으로 기대했다. 또 전날엔 사우스다코타주 러시모어산에서 전야제를 하였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하루 5만 명이 넘는 등 연일 최고치를 갱신하는 상황에서 무모하게 행사를 강행한다는 비난이 쏟아졌다.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마스크 착용은 권고지 필수는 아니다”며 안일한 발언을 하는 반면 워싱턴 D.C. 시장은 행사 참석을 재고해달라고 시민들에게 호소했다. 결과적으로 워싱턴 D.C. 행사에는 작년에 비해 참가자가 “충격적일 만큼 드물었”다. (「미 독립기념일, 트럼프의 대규모 행사 독려에도 대부분 축소」, 뉴시스, 2020.7.5.) 여러 지역에서도 독립기념일 기념식을 취소하거나 온라인으로 전환했다. 

 

코로나19뿐 아니라 인종차별 항의시위도 독립기념일의 분위기를 어둡게 하였다. 방화, 약탈도 미국 전역에서 벌어졌다. 화가 난 트럼프는 러시모어산 연설에서 인종차별 항의 시위를 두고 “역사를 말살하려는 무자비한 캠페인”, “미국 독립혁명을 타도하려고 고안된 좌파 문화혁명”이라며 비난했다. 

 

미국의 고질적 문제인 총격 사건도 독립기념일을 피해가지 않았다. 독립기념일 연휴 동안 총격 사건으로 뉴욕에서 63명이 사상, 시카고에서는 17명이 죽고 63명이 부상을 당했다.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의 나이트클럽에서도 총격 사건으로 2명이 죽고 8명이 다쳤다. 또 미국 전역에서 6명의 어린이가 총격에 사망했다. 조지아주 애틀랜타는 총격 사건으로 최소 5명이 사망하고 30여 명이 다치면서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이에 따라 약 1천 명에 달하는 주방위군이 투입될 예정이다. 

 

한마디로 지난 독립기념일 연휴는 트럼프 대통령의 야심찬 계획을 무산시킨 좌절의 기간이었다. 현재로서는 바이든을 따라잡을 방법이 없다. 담화에서 갖고 싶다고 한 독립기념일 DVD는 뭘 해도 대선에서 승리할 반전의 기회를 만들지 못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몰골을 지적한 것이다. 다시 말해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승리하기 위해 반전을 노릴 수 있는 계기는 오직 하나, 북한과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를 이루는 것밖에 없음을 암시해준 것이다. 

 

물론 북미정상회담을 하려면 북한이 언급한 것처럼 “새로운 도전을 해볼 용기”를 내서 대북적대정책 철회라는 “결정적인 입장변화”를 보여야 한다. 그러면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의 체면을 세워주면서 재선에 성공할 계기를 마련해줄 선물을 줄 의향이 있음을 드러냈다. 

 

하지만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계속 대북적대정책에 매달리며 압박을 가하고 특히 8월에 한미연합훈련을 한다면 이번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죽을 쑨 것 이상의 “정치적으로 재앙거리가 될”, “아직 받지 못한 크리스마스선물”을 선사할 수 있다는 측면까지 담아서 이번에 답을 주었다. 

 

그래서 DVD 이야기 직후에 “위원장 동지는 트럼프 대통령의 사업에서 반드시 좋은 성과가 있기를 기원한다는 자신의 인사를 전하라고 하시었다”는 문구가 나오는 것이다. 북한은 공부를 열심히 해서, 즉 대북적대정책을 철회해서 북미회담이라는 선물도 받고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이 열리는 길을 택하라고 압박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는?

 

그렇다면 이 담화를 접한 트럼프 대통령의 심리는 어떨까? 물론 어디까지나 추론을 해볼 수밖에 없다. 

 

첫째, 이번 담화에서 양국 정상 사이의 관계가 좋다는 표현이 여러 번 등장했으므로 굉장히 기뻤을 듯하다. 

 

미남 선생님이 자기에 대해 나쁘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을 확인한 여고생 마음이 얼마나 콩닥콩닥 하겠는가. 

 

둘째, “쓰레기 같은 볼턴”이라는 표현을 두고 ‘볼턴을 쓰레기라고 하다니, 완전 내 스타일이야. 역시 우리는 통해’라며 쾌재를 불렀을 수 있겠다. 

 

지금 트럼프 대통령은 재선의 걸림돌로 전면에 나선 볼턴과 한 판 싸움을 벌이고 있는데 북한이 볼턴에 대해 자기 심리와 똑같은 표현을 해줬으므로 굉장히 기뻤을 것이다. ‘볼턴, 봐라, 넌 북한이 얘기했듯 쓰레기야!’라고 속으로 외쳤을 수도 있겠다. 

 

사실 자기를 철저히 따르며 오직 ‘승인’ 받은 일만 하겠다고 하는 문재인 정부조차도 이 정도는 못했다. 볼턴은 회고록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조현병 환자’에 비유하는 등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러나 청와대는 “기본을 갖추지 못한 부적절한 행태”라며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 보며 문재인 정부는 볼턴과의 싸움에서 별다른 우군 역할을 못하고 있다. 

 

반면 북한은 볼턴을 ‘쓰레기’라 부르며 강력히 공격하였다. 앞으로 북한의 대미강경행보가 모두 볼턴 때문이라고 덮어씌울 수 있어 트럼프 입장에서는 매우 큰 힘이 되었을 것이다. 심지어 자기가 사랑해 마지않는 미남 선생님이지 않는가. 

 

그런데 그 다음이 문제다. 선생님한테 사랑을 받으려면 공부를 열심히 해야겠는데 과연 8월에 예정된 한미연합훈련을 중단해야 할지, 전략무기 반입을 중지해야 할지, 아니면 어찌해야 할지 고민이 많을 것이다. 워낙 럭비공처럼 어디로 튈지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이다보니 ‘확 이번 기회에 주한미군을 철수해서 선생님의 사랑을 확실히 쟁취할까?’라는 생각까지도 할지 어떨지는 지켜봐야 하겠다. 

 

이와 관련해 볼턴은 7월 10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국방수권법이 군 최고통수권자인 대통령의 헌법적 권한을 앞서진 않”으므로 의회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한미군을 감축 혹은 철수하는 것을 막을 수 없으며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은 실체가 있다”고 우려했다. 

 

기회가 되면 다음 글들에서 몇 가지 주제를 더 살펴보겠다. 

 

※이 글은 자주시보와 주권연구소에 동시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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