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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유엔사 지체없이 해체하라 주장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7/02 11:07
  • 수정일
    2017/07/02 11:0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북, 유엔사 지체없이 해체하라 주장
 
 
 
박한균 수습기자 
기사입력: 2017/07/02 [00:47]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유엔사 훈련 모습.<사진-인터넷>    

 

통일뉴스, 다수 언론 보도에 따르면 1일 북 '조선평화옹호전국민족위원회'(평화옹호전국위)는 1일 대변인 담화를 발표해 미국이 지체없이 유엔사를 해체하고 남한에서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은 1950년 6월 한국전쟁 발발 후 미국이 여러 참전국들과 함께 합법적으로 전쟁에 개입시키기 위해 유엔사 설치를 승인하였다는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84호를 채택하여 도쿄에 있던 미 극동군사령부를 유엔사로 변경했으나,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인 소련이 불참한 가운데 이루어진 결의에 근거한  결정이었고 유엔사사령관을 유엔이 아니라 미국 정부가 임명했으며 전쟁 이후에는 유엔사에 미군 외 다른 무력이 없었을 뿐만 아니라 재정도 유엔이 부담하지 않았다며, 유엔사 설치.운영의 불법성을 주장해 왔다.

 

'1975년 11월 유엔총회 제30차회의에서 '유엔군사령부'를 해체하고 '유엔군'소속 추종국가들이 무력을 철거시킬데 대한 결의안이 채택'되었다는 것을 이유로 들었다.

 

대변인은 미국이 2000년대 들어 남한군에 대한 작전지휘권을 계속 틀어쥐고 동북아 지역에 대한 군사적 패권을 확보하기 위해 유엔사를 더욱 강화하고 있으며, 올해 키 리졸브, 독수리 합동군사연습에 영국과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덴마크, 프랑스 등 더 많은 국가의 병력을 참가시키고 한국 정부에 유엔사 소속 9개 나라와 '다자간 주둔군지위협정'을 체결하도록 압박해 유엔사의 존재를 부각시키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유엔의 간판밑에 제2의 조선전쟁을 도발하여 우리를 군사적으로 압살하려는 것"이라며, "조선(한)반도와 아시아태평양지역의 평화와 안전보장의 견지로 보나 유엔이 국제기구로서의 체면을 회복하는 견지에서 보나 '유엔군사령부'는 더이상 존재할 명분이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북은 꾸준히 유엔사 해체를 주장해 왔다. 유엔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 차원에서도 한반도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는 문제에서도 '유엔군사령부'의 해체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절박한 문제"라고 일관된 입장을 표명했다. 또한 남에 주둔한 유엔사는 미국의 대북 적대시 정책 수행을 위한 도구로 이용되고 있다며 한반도의 정전협정은 평화협정으로 대체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북이 해체를 주장하고 있는 유엔군 사령부는 1950년 7월 7일에 유엔 안보리결의 제1588호를 통해 설치됐다. 이에 트루만 미국 대통령은 1950년 7월 8일 맥아더를 유엔군사령관에 임명, 7월 24일에는 일본 도쿄에 유엔군 사령부를 창설했다.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이루어지고 이후 계속 일본 도쿄에 위치한 유엔군사령부는 1957년 7월 1일자로 서울 용산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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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트럼프 FTA 재협상’, 합의 못한 얘기 한 것”

등록 :2017-07-02 07:56수정 :2017-07-02 09:33

워싱턴 특파원 기자간담회서 밝혀
“정상간 합의 내용 보면 돼…나머지는 합의 외의 얘기”
“자동차와 철강 미국이 무역적자 많다”는 트럼프 문제 제기에
“미 상무부 자체 분석자료를 봐도 FTA는 호혜적 작용” 설명
“트럼프 미국 언론에 ‘베리 베리 베리 굿’이라는 말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블레어하우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전(현지시각) 미국 워싱턴 백악관 블레어하우스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갖고 있다. 청와대 제공
문재인 대통령은 1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기정사실화한 것에 대해 “합의 외의 얘기”라고 밝혔다.문 대통령은 이날 귀국에 앞서 백악관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에서 워싱턴 특파원단과의 간담회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은 재협상 개시를 밝혔지만, 청와대는 재협상 합의가 없다고 했는데 회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갔는가’라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문 대통령은 “(두 정상의) 합의 내용을 보면 된다. 나머지는 합의 외의 얘기”라며 “경위는 모르겠지만, 공동성명이 기자들에게 배포된 가운데 더해 (두 정상이 공동 언론발표에서) 각자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것이었다. 저는 공동성명 내용을 알아 거기 맞춰 이야기한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아마 합의하지 못한 얘기를 하신 것일 것”이라고 설명했다.문 대통령은 “정상회담 과정에서는 (트럼프 대통령 등이) ‘미국이 무역적자를 많이 보고 있다. 특히 자동차와 철강 분야, 특히 철강은 중국산 철강이 한국을 거쳐 우회해 미국에 들어온다는 문제를 제기했다”며 “이에 대해 우리로서는 미 상무부 자체 분석자료에 의하더라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는 호혜적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고 덧붙였다.문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 발효 이후 세계 교역량이 12% 줄었는데 한-미 교역량은 12% 늘었다. 상품에서는 미국이 적자를 보지만 서비스에서는 우리가 적자, 투자도 미국에 많이 돼 전체적으로 균형이 맞다”고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그래도 시정의 소지가 있다면, 그들이 관세 외 장벽을 얘기한다면 실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자유무역협정 영향 등을 조사, 분석, 평가해보자고 역제의하는 것으로 끝났다”고 회담 과정을 자세히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은 합의 없이, 그 합의만으로 만족할 수 없었던지 재협상을 별도로 얘기하신 것이다. 합의 외에 이야기”라고 거듭 강조했다.문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를 할 수 있는 구체적인 올바른 여건과 관련해서 ”지금 단계에선 특정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판단했다. 예를 들자면 북한이 추가 도발을 않겠다는 확실한 약속도 하나의 여건이 될 수 있고 미국인 석방도 여건이 될수도 있겠지만 지금 단계에서는 특정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 의하면 그것은 변화하는 정세에서 감으로서 판단할 수밖에 없지 않느냐(는 것이다). 가까이 있는 한국이 감이 더 좋지 않겠느냐 오히려 더 신뢰하는 모습을 보여줬다”고 말했다.문 대통령은 이번 공동성명에서 중국이 포위 전략으로도 인식할 수 있는 한·미·일 3국간 안보협력 발전 조항이 들어간 것과 관련해 “적어도 북한이 핵과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는 상황에서 북핵문제 대응을 위해서는 함께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며 “그점은 중국도 이해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북핵문제 위해 일본과의 협력은 피할 수 없는 것이라 본다”고 덧붙였다.그는 “대한민국의 위상이 달라졌다. 특히 ‘촛불혁명’에 대한 인상이 깊었는지 평화적 정권교체와 그렇게 교체된 대통령이라는 점에서 굉장한 존중을 보여줬다“며 “오히려 세계는 우리를 대접하는데 우리가 스스로 낮춰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그는 “(우리의) 남북 대화 주도 제안에 대해서도 그분들은 너무나 당연한 주장으로 받아들였는데, 오히려 우리 내부에서는 행여나 미국과 의견이 다르지 않을까 걱정할 정도“라고도 했다.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뜻이 잘 맞았고, 아주 정중하고 친절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언론 앞에서 ‘그레이트 케미스트리’(Great Chemistry·매우 호흡이 잘 맞는 관계)라는 표현과 ‘베리 베리 베리 굿’(very very very good)이라는 말도 했다”고 소개하기도 했다.문 대통령은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악수에 앞서 “한국에서 (악수에) 관심이 많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나는 악수를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악수를 이렇게 하면 이렇게 한다고, 저렇게 하면 저렇게 한다고 말이 나와 오히려 악수가 더 조심스럽다“고 말했다고 소개했다.워싱턴/이용인 특파원 yy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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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쓸신잡 어벤져스 비긴즈 : 유시민, 황교익, 김영하, 정재승, 그리고 나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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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크라테스와 점심을 할 수 있다면 애플의 모든 기술을 걸겠다.

 

스티브잡스가 남긴 이 말에 가슴이 울렁거려본 사람 꽤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뭔가 멋지기 때문이다. 지금이야 익숙해졌지만 애플의 아이폰이 처음 등장했을 때 세상은 들썩였다. '도대체 어떻게 이 조그만 것에 오만 것을 다 쑤셔 넣은 거지?'라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그것은 엄청난 기술 집약이었다. 그런데 그것의 창조 비결이 인문학이라고 하니, 또 한 번 신선한 충격일 수밖에. 잡스 가라사대, 인문학이 곧 돈 이니라. 애플의 주가가 하늘을 찌를수록, 잡스의 잠언은 현대인의 황금률이 되었다.

 

그러나 소크라테스와의 식사자리에서 의미 있는 질문을 주고받을 깊은 내공을 가진 사람이 많지 않을 것이다. 학창시절 도덕이나 윤리교과서에서 잠깐 스치고 마는 그분의 철학을 계속 붙잡고 있기엔, 삶의 영역에서 터득해야할 생존의 기술이 더 시급한 과제이기 때문이다. 그분과 다시 마주하기 위해 <소크라테스의 변론> 이나 <프로타고라스>를 펴보아도, 짬을 내어 읽기엔 문장이 너무나 퍽퍽하다.

 

 

인문학 대중화의 시대

 

이 점을 발 빠르게 파고든 것은 방송이었다. 방송국들은 예능에 인문학을 접목시킨 프로그램을 앞 다퉈 편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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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으로 풀어내는 말랑말랑한 인문학 프로그램에서 기량을 발휘한 건 학원가 스타강사들이었다. 그들의 무기는 사교육 시장에서 갈고닦은 전달력이다. 그들의 직업은 내용을 쉽고 흥미로우며 효율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특화되어있다. 사교육 시장은 말 그대로 시장이다. 철저히 수요와 공급에 의해 선택받고 도태된다. 화려한 입담과 쇼맨십으로 그곳에서 수년 동안 최고의 위치를 고수해 온 최진기, 설민석, 최태성같은 강사들은 '인문학 대중화' 흐름을 주도할 검증된 인재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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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그들의 장기인 전달력에는 치명적인 불안요소가 내재되어있었다. 강연내용을 학생들에게 각인시키기 위해 자극적으로 설명하는 기술이 문제였다. 강의 내용에 대한 오류와 반론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었다. 대치동 강의실에서는 획기적인 접근이었을지 모르지만, 대중을 상대하는 책임 있는 강연에서는 부적절한 부분이 계속 노출되었다.

 

전문성의 부재도 도마 위에 올랐다. 학원 강사는 직업 특성상 대학 전공과 관계없이 강의 과목 선택이 유연하다. 거기다 해마다 바뀌는 대입제도 탓에 인접 과목 간 분리와 통합이 잦다. 이런 환경에서 전천후 강사로 성장한 그들은 비전문 영역을 강의 대상으로 다루는 데에 익숙했을 것이다. 전달력 과신은 강연의 질을 하락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2016년 5월 5일에 방영된 O tvN <TV특강 어쩌다 어른> 32회, 최진기 강사의 '군마도 오류사건'이 그 대표적인 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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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 E&M 관계자는 "온라인에는 이양원 작가의 '군마도'가 장승업의 그림으로 소개된 곳이 많다, 온라인으로 정보를 찾다 보니 간과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잘못된 정보가 지식으로 둔갑해 전파를 탄 이 사고는 인문학 대중화를 소수의 능숙한 전달자들에게 의존하는 것이 무리가 있음을 증명하는 사건이었다.

 

 

 

인문학 예능의 새로운 대안 -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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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tvn 새 예능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이하 <알쓸신잡>)에서는 누구도 강연을 하지 않는다. 각 분야에 한가락 하는 사람들이 모여 술과 음식을 나눠먹고 그저 논다. <알쓸신잡>의 구성을 정리하자면 '공부 좀 한 아재들이 여행에서 거나하게 취해 아무 말이나 막하는' 프로그램이다. 참으로 대책 없는 구성이지만 세간의 반응은 뜨겁다. 시청률 6.6%(닐슨 코리아 기준)으로 케이블 종합편성 채널 전체 시청률 1위다. 나영석PD와 <알쓸신잡>을 공동 연출하는 양정우PD는 "이 프로젝트가 처음에는 '인문학 어벤저스'였다. 이야기를 듣다가 지식도 쌓을 수 있는 그런 것을 해보려 했다"고 밝힌 바 있다.

 

네 명의 아재 박사(정치/경제-유시민, 미식-황교익, 문학-김영하, 뇌과학-정재승)가 마구잡이로 늘어놓는 수다는 흥미롭다. '거북선 용머리는 왜 붙어있는가?'에서 시작된 수다는 조선과 왜군의 해군 전법 차이, 조선 의병의 존재의미, 무굴제국의 몰락과 네루의 <세계사편력>, 양반 제도, 호주제, 부계사회의 생물학적 허점을 거쳐 모계 미토콘드리아에 이른다. 이 밖에도 꼬막무침을 논하다가 그 조리법이 담긴 조정래의 <태백산맥>으로 넘어가고 이야기는 어느덧 26살 청년 유시민이 교도소에서 써내간 항소이유서에 이른다.

 

그들이 만드는 지식의 향연은 흥미롭고 경쾌하다. 한 사람의 질문에 새로운 정보가 더해지고 거기에서 확장된 논의가 또 다른 질문을 생산해낸다. 네 명의 인문학 어벤져스가 벌이는 변화무쌍한 대화는 즉흥연주처럼 순간적이고 자유롭게 흘러간다. <알쓸신잡>의 흥행비결은 "어떻게 저런 걸 다 알지?"라고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출연자들의 지적 매력이다. 

 

 

인문학 어벤져스 비긴즈: 선천적 삐딱맨들

 

스파이더맨에게 찌질한 학창시절이 있었듯이, 헐크에게 학대받던 암울한 유년기가 있었듯이 히어로의 생애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그들이 어떻게 그토록 지적인 매력이 터지는 인간이 되었는지 알아보자. 

 

 

읽고 쓰고 저항하는 남자. 유시민

 

 

고등학교에서 국어와 고문을 배우면서 공부도 재미있다는 걸 처음 알게 되었다. 나는 신라 향가나 고려가요, 이육사 선생과 만해 선생의 시를 암송하는 것이 쉽고 재미있었다. 그때는 대입 본고사가 있어서 교과서 말고도 다른 책을 읽었다. 

 

 

 

-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그렇다. 그는 그냥 공부를 잘하는 인간이었다. 재미있다는데 어쩌겠는가.  

 

대입원서를 쓸 때 아버지가 영문과를 권하셨다...영문과에서 영어를 익히고 유럽이나 미국에 유학을 가 서양철학을 공부한 다음, 돌아와 동양철학을 더 공부하라는 것이었다...아버지는 둘째 아들을 동서양 철학을 통합하는 학자로 만들고 싶었던 것이다. 나는 아버지의 권고를 외면했다. 그때는 인생도 세상도 잘 몰랐다...나는 별 돈들이지 않고 빨리 출세할 수 있는 길을 찾아 법학과가 포함되어있던 사회계열을 선택했다. 시험을 잘 보는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 할 수 있는 가장 평범한 선택이었다. 환갑을 눈앞에 두었던 아버지는 이상주의를 추구했는데, 고작 열아홉 살이었던 나는 현실주의를 택한 것이다.

 

 

 

-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그러나 그는 결국 경제학과에 진학했다. '법학과를 가지 않은 이유를 설명하기에 제일 편리한 학과'였기 때문이다. 죄 없는 사람에게 쉽게 벌을 주는 정권의 하수인이 되어 영혼을 망칠 수 없다는 것이 스무 살 유시민의 선택이었다.

 

 

이런 비뚤어진 세상을 향해 소리 한번 지르지 않은 채 대학을 졸업하고 취직하면 내 청춘이 너무나 비천하고 남루해질 것 같았다. 혹시라도 대한민국이 군부독재에서 민주주의로, 가파른 역사의 강을 건너가는 데 도움이 될 돌덩이 하나를 놓을 수 있을지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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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그가 선택한 길은 읽고 쓰며 저항하는 것이었다. 청년 유시민은 그 이후에 두 번의 옥살이를 했다. <항소이유서>를 쓰고 시작한 옥살이가 끝나고 나서야 대학에 돌아갔다. 다시 정권에 항의하는 성명서를 썼다. 이름을 숨긴 채 드라마 대본도 쓰고 잡지에 기고도 했지만 어디까지나 호구지책이었다. 읽고 쓰며 저항하는 일은 그에게 직업이 되었다.

 

 

글쓴이 유시민은 마흔 고개를 넘어선 중년 남자다. 권력에 대들었다가 감옥 구경을 하기도 했지만 불 같은 ‘혁명정신’이나 권력에 대한 동경은 가져본 적이 없는 천성적인 소시민이다. 문제는 눈에 보이는 모든 것에 대한 연민이며, 거기에서부터 생겨나는 슬픔과 노여움이다. 청탁(淸濁)을 가리지 않고 읽어대는 잡독 습관과 본의 아니게 공부하게 된 경제학, 그리고 역사의 탁류 속에서 만난 이런저런 우연 때문에 어쩌다 보니 글쟁이로 밥을 먹고 사는 신세가 되었다 

 

유시민 <Why not? 불온한 자유주의자 유시민의 세상읽기> 작가소개 中



 

 

불의한 세상에서 법관이 되기를 거부한 스무 살의 삐딱한 청년. 그때처럼 중년에 막 접어든 유시민은 여전히 슬픔과 노여움을 붙들며 읽고, 쓰고, 저항했다. 먹고사는 문제에 더 무겁게 짓눌리면서도 철들 생각이 없는 글쟁이로 사는 길을 고수하고 있었던 것이다.

 

나는 글쓰기로 되돌아왔다. 정치가 싫다거나, 잘할 수 없을 것이라는 좌절감 때문만은 아니다. 내 인생의 남은 시간 동안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어서다. 인생이라는 너무 짧은 여행이 그리 길게 남지 않아서다. 그래서 더 절실한 마음으로 자문해본다. 나는 지금 잘 살고 있는가? 이 삶은 훌륭한가? 이렇게 계속 살아가도 괜찮은 것인가? 오늘 하루의 모든 순간들은 내게 의미가 있었는가? 나는 세상을 떠날 때 내가 지금 하는 일들에 대해서 스스로 어떤 평가를 하게 될까? 내 마음이 이렇게 대답했다. ‘직업으로서의 정치’를 떠나 글쓰는 일로 돌아가자. 마음이 설레고 일상이 기쁨으로 충만한 삶을 살자.

 

- 유시민 <어떻게 살 것인가>



 

정치인 유시민의 시간은 그에 삶 전체에서 길지 않은 여정이었다. 그 시간에 대한 평가와 반추는 그의 지적 매력을 가늠하는 데에 큰 관계가 없다. 글을 쓴다는 것은 생각을 조직하고 배열하는 것이다. 지극히 지적인 행위다. 더구나 무엇인가에 저항하는 글은 글쓴이를 외롭고 위태롭게 한다. 그래서 더 지적이고 논리적이어야 한다. 그는 그의 삶의 대부분을, 그리고 지금까지도 시대를 고민하며 읽고, 쓰고 있다. 그가 인문학 어벤져스의 큰형님 자격이 마땅한 이유다.

 

 

까칠한 미식가 황교익

 

tvn<수요미식회>는 좀 특별한 음식프로그램이다. <수요미식회>는 마냥 맛있음을 전도하는 먹방 프로그램이 아니다. 거기에는 비평이 있다. 

 

그 비평의 중심은 맛 칼럼리스트 황교익이다. 시식이 끝나고 패널들의 소회가 돌고 돌면 그에게 마이크가 넘어온다. 조곤조곤 이야기를 늘어놓는다. 음식의 유래, 재료의 특징, 조리의 방법, 맛의 감각 등등 방대한 내용으로 음식을 평한다. 어찌 보면 입맛 까다롭고 고약한 중년 아저씨 같다. 

 

유시민이 서울대 프락치사건으로 복역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온 1987년, 황교익은 대학교를 졸업하고 취준생이 되었다. 막연히 글 쓰는 직업을 원했으나 그것으로 돈이 되는 일은 많지 않았다. 기웃거리던 미술평론을 집어치우고 밥벌이를 위해 농민신문에 입사한다. 기자 2년차, 청년 황교익은 일생일대의 승부를 건다. 바로 음식이었다.

 

이유는 단순했다. 아직 아무도 개척하지 않은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기자가 음식을 다루는 것에 시선이 곱지 않았다. 먹고사는 문제가 시원치 않았던 80년대 말, 미식을 논한다는 것은 사치로 비쳤다. 하지만 그가 했던 공부는 음식의 맛만 따지는 것이 아니었다. 그것은 어떤 음식이 혹은 어떤 재료가 언제부터 어떤 유래로 식탁에 오게 되었는지에 대한 인문학적 고찰이었다. 

 

전인미답의 길에 발을 들인 황교익은 스스로 스승이 되어야 했다. 음식을 이해하기 위해 인류학, 역사학, 진화론, 심리학을 혼자 공부했다. '우리는 왜 그것을 먹게 되었는가'에 대한 답을 얻기 위함이었다. 

 

 

전문적인 글쟁이가 되려면 그 분야의 책을 다 읽어야 해요. 패션 전문 기자가 되려면 섬유부터 패턴, 색상, 봉제, 디자인 등등 다 봐야 하잖아요. 똑같아요. 음식도 식재료부터 가공, 위생, 유통 온갖 분야가 있어요. 지식이 바탕이 되어야, 말 그대로 안 다음에야 글을 쓸 수 있는 거죠.

 

ARENA 인터뷰 <황교익의 한 그릇>



 

황교익은 까칠한 사람이다. 2015년 불어 닥친 먹방 열풍에 그는 홀로 열심히 초를 쳤다. 한참 주가를 올리며 팬덤을 쌓아올리던 요리연구가 백종원의 과한 설탕 사용에 감히 일침을 놓는가 하면, 음식 탐사 프로그램 채널A<먹거리X파일>의 조작 의혹에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바 있다. 

 

 

음식 방송에서 출연자가 으레 하여야 하는 말이 있다. “이 재료는 조선시대 임금님께 진상하던 것이고..” “여기에는 몸에 좋은 어떤 성분이 있어..” 전통과 건강을 강조해야 하는 것이다. 나는 방송을 하면서 이 두 요소를 제거하거나 뒤집기 위해 온갖 노력을 한다.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진상과 건강에 대한 헛된 정보가 넘친다. 방송 제작진과 말을 나누면 그들도 여기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제법 안다. 이 분야에 그래도 '먹물'들이 많은 까닭이다. 알고도, 알면서도, 알 만한 사람들이, 방송은 엉뚱하게 제작을 한다. 이유를 물으면 답은 똑같다. "그래야 시청률이 나와요."

 

황교익 블로그 <그래야 시청률이 나와요> 中

 

 

 

황교익의 까칠함은 그의 전문분야에만 맴돌지 않는다. 포럼에서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공개연설을 한 이후 방송국 출연이 취소되자 이를 야무지게 공론화시켜 항의했다. 전투력에 있어서 유시민에 못지않다. 그래서 그런지 <알쓸신잡>에서 메뉴선택을 두고 벌이는 두 까칠한 중년의 티격태격은 예능의 틀에 잘 맞아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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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시민 황교익 낚시 베프 인증>

 

 

인류가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고살아왔는지에 대한 탐구는 그 자체로 인문(人文)이다. 그 길에 스스로 뛰어든 사내가 성실히 쌓아온 지식은 <알쓸신잡>수다의 풍미를 한층 끌어 올린다.

 

 

감성근육 트레이너 김영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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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안될 거예요."

 

강연 중인 김영하는 진로에 대해 고민하는 말년 병장에게 이렇게 답한다. 의외의 대답에 좌중이 웅성거린다.

 

 

지금은 성공하기 굉장히 어렵다. 지금 여기있는 많은 사람들 중에서 보란 듯이 성공할 수있는 사람은 거의 없고 있다하더라도 인생의 모든 부분에서 성공할 수는 없다. 

 

 

 

 SBS <힐링캠프>

 

 

유시민이 교도소에서 박경리의 <토지>를 거듭 읽고, 대학교 졸업반 황교익이 뭐 해서 먹고 사나 낑낑대던 1986년, 김영하는 대학교에 입학한다. 그의 아버지는 군인이었다. 사병 출신 갑종 장교였던 아버지는 아들이 엘리트 군인의 길을 걷길 바랐다. 아버지의 원대로 그는 학군단에 지원했다. 혹독한 1년 반의 학군단의 훈련을 견디고 마지막 훈련만을 남긴 어느 여름, 김영하는 문득 ‘이건 내 길이 아니다’라는 생각을 한다.

 

이 길을 계속 걸었을 때를 생각했다. 훈련을 마치면 졸업을 하고 장교가 되어 임관을 할 것이다. 명문대 학군단 출신이므로 제대 즈음에는 아마 이미 어느 대기업에 어렵지 않게 합격되어있을 것이다. 적절한 시기에 결혼을 하고 애를 낳으며 9시에 출근하고 6시에 퇴근하는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생각이 여기까지 이르렀을 때  김영하는 그 길로 학군단 사무실에 찾아가 장교 후보생을 그만두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자기 인생 같지가 않았다는 이유였다. 그동안의 고생이 아깝지 않냐 며 말리는 동기후보생들에게 그가 남긴 말은 더 걸작이다. "앞으로 살아갈 날이 더 아깝다."

 

그는 그 날로 방에 틀어박혀 소설을 습작했다. 그 후 대학원을 졸업하고 사병으로 군대를 다녀올 때가 되어서야 그의 데뷔작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가 세상에 나올 수 있었다.

 

자기의 젊음은 그토록 멋대로 사용해놓고 김영하는 지금의 청년에게 어차피 너는 잘 되기 힘들다며 비관한다. 그러나 이유있는 비관이다. 그가 진정 염려하는 것은 청년의 내면이다. 지금의 청년세대는 몸 뉠 작은 공간 하나 얻기도 쉽지 않다. 어렵게 들어간 회사에서는 노동력뿐만 아니라 영혼과 자존심마저 요구한다. '뭐 해 먹고 살아야 하는가'보다 '어떻게 나답게 살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가 권하는 내면을 지키는 방법은 자기만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감성근육을 키우는 것이다. 

 

 

자기 즐거움을 추구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감성 근육을 길러야한다. 몸에 근육이 없으면 때 쉽게 피로가 회복 되지 않듯이, 감성 근육이 없으면 무언가를 느끼려고 해도 금방 피곤해진다. 

 

SBS <힐링캠프>

 

 

예술가가 될 수 없는 수백 가지가 있습니다. 되어야만 하는 자기만의 단 한 가지 이유가 한 사람을 예술가로 만듭니다. 될 수 없는 이유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대부분의 예술가가 그렇게 해서 예술가가 된 겁니다.

 

 

 

예술이라는 것은 뭘 해서 뭘 하려는 게 아니죠. 예술은 최종의 궁극적인 목적입니다. 우리의 영혼을 구원하고 우리가 즐겁게 살 수 있도록 만들어주는 거죠. 술과 약물의 도움 없이 행복하게 살 수 있도록. 

 

 

 

예술가가 되십시오. 지금 당장.

 

 

김영하 2013 TED <Be an artist, right 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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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알쓸신잡>에서 감성 근육을 어떻게 사용하는지 직접 보여준다. 그를 거치면 햇빛이 바삭바삭 해진다. 이순신을 극적인 캐릭터로 살려내고, 한글소설을 쓰며 해방되는 허균의 내면을 훔쳐본다. 무뚝뚝하던 소설가가 아이처럼 해맑은 얼굴로 신나게 수다를 떠는 모습에 시청자들은 한 번쯤 자신의 감성 근육을 매만져 보게 된다. 

 

 

에이스 정재승

 

앞선 세 명의 삐딱한 히어로들에 비하면 정재승은 심하게 모범적인 청년기를 보냈다. 역시 공부를 잘했다. 과학고에 갔다. 수능이 보기 싫어 한 해 일찍 카이스트에 들어갔다. 박사학위를 받고 카이스트 교수가 되었다. 고작 스물일곱이었다. 인문학 어벤져스의 진짜 사기캐는 정재승이다. 그의 지성의 원천은 독서였다. 

 

 

고등학교 때 학교 도서관을 지키면서 책 정리를 맡으면서 책을 읽기 시작했어요. 일부러 과학책 말고, 문학이나 철학 책을 읽었죠. 내용을 다 이해한 것은 아니었지만, 그것을 읽고 있는 내가 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말했듯, 책을 이해해서가 아니라, '시험, 대학, 성공 외에도 나는 사람으로 태어나 추구해야 하는 문제들을 놓치고 있지 않다.'는 것을 드러내는 방식으로 책을 읽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대학에 들어가서는 세 가지 결심을 했는데, 그 중 하나가 내가 앞으로 평생 추구할 질문을 이 도서관에서 찾아보는 것이었어요.

 

네이버 지식인의 서재 <정재승의 서재는 일요일의 공동묘지이다>



 

하지만 운명은 히어로를 내버려두지 않는다. 인문학 어벤져스 막내의 삐딱선은 뒤늦게 발현된다.

 

 

전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세상이 시키는 대로 충실한 교과서적 삶을 살았어요. 술·담배도 하지 않고, 커피도 안마셨고(술과 담배는 지금도 안한다) 오락실이라는 데도 대학 4학년 때 처음 가봤어요. 기존 시스템에 대해 강한 저항감과 분노를 느끼면서 일종의 ‘삐딱선’을 타게 된 것은 대학 4학년 때 실연을 하고 나서죠. 어떻게 보면 대단한 사건이 아닐 수도 있는데, 전 그때까지 다른 사람들은 나 같지 않다는 것을 몰랐어요. 완전한 청정지대에 살았다고 해야 하나? 날 둘러싼 시스템을 충실히 따르며 살았는데 그게 한순간에 무너지면서 세상의 위선에 대해 적대감을 갖게 됐죠. 이후 4~5년간 방탕의 끝을 달리면서 굉장히 반사회적인 행동들을 탐닉했어요. 하하.

 

경향신문 인터뷰 [김제동의 똑똑똑](8) 카이스트 정재승 교수



 

남들 속이 자기와 같지 않다는 것을 뒤늦게 깨달은 이 천재소년은 타인의 머릿속에 무한한 호기심을 품게 된다. 사람들의 속이야기를 듣기위해 먹지도 못하는 술자리를 열심히 쫓아다녔다. 급기야 물리학으로 뇌를 연구할 결심을 한다. 이 역시 아무도 가지 않은 길이었다. 길을 찾아 미국 의과대학 정신과에 진학했다. 다시 한국으로 돌아왔을 때, 한국에서는 통섭과 융합 학문이 각광받고 있었다. 운빨까지도 끝내주는 막내 히어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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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마디로, 그는 우리 사회에서 보기 힘든 '통섭형 인간'이다. 가령 과학, 예술, 인문학의 세 분야를 자유로이 횡단하면서 그는 '과학의 눈으로 본 예술', '인문학의 눈으로 본 과학' 등 다양한 하이브리드를 만들어낸다

 

진중권 <은밀한 욕망을 엿보는 크로스 season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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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알쓸신잡>은 정재승을 위한 프로그램인지도 모른다. 그는 다양한 분야를 두루 섭렵한 과학자다. 그가 풀어낼 수 있는 지식의 범주는 독보적이다. 이순신의 숨결 잔존량을 계산하는 짓, 아니 계산하는 것은 오직 그만이 끌어 낼 수 있는 곁가지다. 장어를 두고 나머지 세 명이 아는 바를 아무리 떠들어봐야 '장어를 먹으면 진짜 남자들의 정력이 좋아지는가?'같은 핵심 질문은 정재승 없이 해결하지 못한다. "정력은 그렇게 함부로 올라가지 않아요."라는 그의 이죽거림에서는 예능감도 돋보인다. 그 덕분에 다보스포럼이 인정한 '차세대 글로벌 리더'에게 장어와 정력의 상관관계를 물으며 낄낄대는 장면이 연출된다. 인문학 어벤져스에서 정재승이 단연 에이스인 이유다.

 

 

이 그림의 설계자, 닉퓨리 나영석

 

 

다른 프로그램은 수업을 하는 듯 하는데 우리 프로그램은 그게 아니라 네 분의 시너지가 있다. 이야기가 무궁무진 퍼나가는 힘이 있다. 그런 부분이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 ― 나영석 PD

 

2017년 6월 1일 <알아두면 쓸데없는 신비한 잡학사전> 간담회 中

 

 

나영석PD는 강연장에서 갈 곳 잃은 인문학을 야외로 끌고 나왔다. 그리고 '쓸데없는 잡학' 이라는 제목에 방점을 찍어두었다. 덕분에 인문학 어벤져스는 지식을 다루는 엄숙함을 집어던지고 자유롭게 잡학 다식함을 뽐낼 수 있게 되었다. 

 

강연장을 뛰쳐나온 인문학은 가뿐해졌다. 한번쯤은 살갗에 스칠법한 삶의 고민들을 신명나고 고급지게 풀어낸다. 알쓸신잡의 인문학은 시청자를 '지금껏 이런 것도 모르고 살았다니... 그동안의 당신의 삶은 껍데기에 불과했어요'라고 꾸짖지 않는다. '이 정도 역사도 모르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라 할 수 없다'고 다그치지 않는다. 우리 가까운 곳에 놓인 사소한 질문도 충분히 의미 있음을, 그것들이 나다운 삶을 살아가는 데에 자양분이 될 수 있음을 조금 삐딱한 아재들이 즐거운 수다로 보여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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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육병아리

 

편집 : 딴지일보 인지니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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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비핵화 대화 여건’ 긴밀 협의”


공동성명 채택, “‘남북대화 재개’ 문 대통령 열망 지지”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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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1  10:5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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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이후 공동언론발표 때 악수하는 문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 [사진 출처-미 백악관 페이스북]

“양 정상은 고위급 전략 협의체를 통해, 비핵화 대화를 위해 필요한 여건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를 포함한, 양국 공동의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해 나가기로 하였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6월 30일(현지시간) 백악관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거쳐 채택한 ‘한.미 공동성명’은 “제재가 외교의 수단”이고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면서 이같이 명시했다.

“두 정상은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하였다”는 정상회담 직후 문 대통령의 공동언론발표 내용을 구체화한 것이다. 올해 안에 ‘북핵 동결 프로세스 가동’을 위한 첫삽을 뜬 셈이다.

‘공동성명’은 또한 “양국이 공히 북핵 문제 해결에 최우선순위를 부여한다”는 점을 확인하고, “한국과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으며,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게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였다”고 밝혔다. 양 정상은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한 대북제재 조치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한다”는 데 공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하였다.”

“북핵.북한 문제 해결을 위한 신정부의 대북정책 방향에 대한 미측의 지지를 확보하였다”는 정부 당국자의 평가가 나온 배경이다. 그는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이라는 담대한 비전을 실현해 나가는데 있어 필수적 과정인 남북 관계 개선에 대한 미측의 적극적인 이해를 확보하였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저녁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주최 연설에서 “나와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을 추진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북한을 공격할 의도가 없으며, 북한 정권의 교체나 정권의 붕괴를 원하지도 않는다. 인위적으로 한반도 통일을 가속화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3일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직원들 상대 연설에서 밝힌 대북 ‘4 NO 방침’을 반복한 것이다. 북한이 꾸준하게 요구해온 ‘대북 적대시 정책 철회’에 대한 화답으로도 보인다. 문 대통령은 이날 “김정은 위원장과 대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거듭 밝혔다.

한미동맹 관련, ‘공동성명’은 한반도, 아태 지역, 전 세계의 평화.번영의 핵심 축이라고 확인하고 자유.민주주의.인권.법치 등 공동가치를 기반으로 한미동맹을 “더욱 위대한 동맹”으로 발전시키기로 하였다고 명시했다.   
 
이를 위해 △미국의 재래식.핵 전력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확장억제 공약을 확인하고, △‘2+2 외교·국방장관 회의 및 확장억제 관련 고위급 협의체’를 정례화하기로 했다. △조건에 기초한 전작권 전환의 조속 추진을 위한 협력을 지속하고, △북한 핵.미사일 위협 대응을 위한 킬체인, KAMD 등 한국군의 핵심 군사 능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미국의 요구가 반영된 합의도 눈에 띈다. “기존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새로운 조치들을 시행하기로 하였다”거나, “책임 규명 및 북한의 개탄할만한 인권 상황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하였다”는 대목이 대표적이다. 

또, “한.미.일 3국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하고, “오는 7월 G20 정상회의 계기에 개최될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함께 3국 협력을 보다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였다”고 밝혔다. 

   
▲ 트럼프 미 대통령 트윗 캡쳐.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과 공동언론발표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그다지 좋은 거래가 아니었다”면서 자동차와 철강 분야를 구체적으로 지목했다. “주한미군 주둔비용의 공정한 부담”도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트윗을 통해 “나는 미국 노동자, 기업과 자동차업체에 공정한 경쟁의 장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확답에 고무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 “북한 정권과의 전략적 인내의 시대는 실패했다. 그 인내는 끝났다. 우리는 ‘...’와 긴밀히 협력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협력 상대를 특정하지 않고 ‘...’이라고 표시한 대목이 눈에 띈다.

지난달 28일(현지시간) 3박 5일 일정으로 첫 미국 방문에 나선 문 대통령은 도착 당일 버지니아주 콴티코 미 해병대 박물관 내 ‘장진호 전투 기념비’ 헌화를 시작으로 29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백악관 만찬, 30일 한.미 단독 및 확대정상회담 등 주요 일정을 소화했다. 1일 귀국길에 오른다. 

<한.미 공동성명(Joint Statement between the United States of America and the Republic of Korea)>

도널드 트럼프 미합중국 대통령은 한.미 포괄적 전략동맹을 발전시키고, 양국 간 우의를 심화시키기 위해 6월 29일에서 30일간 백악관에 문재인 대한민국 대통령을 초청하였다. 한.미 동맹은 그 태동부터 한반도 및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안보, 안정 그리고 번영의 핵심축으로 역할해 왔으며, 이는 점차 전세계로 확대되어 왔다. 미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방위공약은 한국전쟁 발발 67주년이 되는 지금도 철통과 같이 유지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이 어떠한 공격으로부터도 대한민국을 방어할 것임을 재확인하였으며, 양 정상은 북한의 위협에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공약을 확고히 하였다. 상호 신뢰와 자유, 민주주의, 인권, 법치라는 공동의 가치들에 기반한 한.미 양국 간 파트너십은 그 어느 때보다 강력하며, 양 정상은 한.미 동맹을 더욱 위대한 동맹으로 만들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한.미 동맹 강화)

양국 정상은 한미상호방위조약에 근거한 강력한 연합방위태세와 상호 안보 증진을 통해 대한민국을 방어한다는 한.미 동맹의 근본적인 임무를 확인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래식과 핵 능력을 포함한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하여 대한민국에게 확장억제를 제공한다는 미국의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와 한.미 군사위원회회의(MCM) 등 정례 협의 채널은 동맹을 강화하는 데 있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양 정상은 조건에 기초한 한국군으로의 전작권 전환이 조속히 가능하도록 동맹 차원의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결정하였다. 대한민국은 상호운용 가능한 킬-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계(KAMD) 및 여타 동맹 시스템을 포함하여, 연합방위를 주도하고,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을 방어, 탐지, 교란, 파괴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 군사 능력을 지속적으로 확보해 나갈 것이다. 

양 정상은 북한의 핵.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인해 증대되고 있는 평화.안보에의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 동맹의 공약을 재확인하면서, 동맹 현안 관련 공조 강화를 위해 외교.국방 당국으로 하여금 외교.국방(2+2) 장관회의 및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 개최를 정례화하고, 이를 통해 모든 국가 역량을 활용하여 확장억제력을 강화할 것을 지시하였다. 

(북한 정책에 대한 긴밀한 공조 지속)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한반도 비핵화라는 공동의 목표를 평화적인 방식으로 달성하기 위해 계속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북한이 도발적이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행동과 언사를 자제하고, 국제적 의무와 공약들을 준수하는 전략적 선택을 할 것을 촉구하였다. 양 정상은 북한의 핵 실험과 전례없이 많은 빈도의 탄도미사일 시험발사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에 대한 직접적인 위반이며, 북한의 핵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으로 인해 야기되는 국제평화와 안보에 대한 위협이 가속화되고 있음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북한이 도발적 행위를 중단하고 진지하고 건설적인 대화의 장으로 복귀하도록 최대의 압박을 가해나가기 위해, 기존 제재를 충실히 이행하면서 새로운 조치들을 시행하기로 하였다. 또한, 양 정상은 모든 유엔 회원국들이 신속하고 충실하게 유엔 안보리 결의상의 의무를 이행해 나갈 것을 촉구하면서, 북한이 신뢰할 수 있는 비핵화 협상에 복귀하도록 북한을 외교적.경제적으로 압박하고 있는 세계 여러 국가들의 건설적 역할을 긍정적으로 평가하였다. 양 정상은 중국이 이를 위해 수행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에 주목하였다. 아울러, 양측은 북한의 위험하고 불안정을 야기하는 악의적인 사이버 활동을 퇴치하기 위한 협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제재가 외교의 수단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한.미 양국이 공히 북핵 문제 해결에 최우선순위를 부여한다는 점을 재확인하면서, 양 정상은 한국과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갖고 있지 않으며, 북한이 올바른 길을 선택한다면 국제사회와 함께 북한에게 보다 밝은 미래를 제공할 준비가 되어 있음을 강조하였다. 양 정상은 고위급 전략 협의체를 통해, 비핵화 대화를 위해 필요한 여건을 어떻게 만들어 나갈지를 포함한, 양국 공동의 대북정책을 긴밀히 조율해 나가기로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의 평화 통일 환경을 조성하는 데 있어 대한민국의 주도적 역할을 지지하였다.
양 정상은 북한 정권에 의해 자행되는 끔찍한 인권 침해와 유린 행위를 포함, 북한 주민들의 안위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였으며, 북한의 취약계층에 대한 대북제재 조치의 영향을 최소화하도록 한다는 데 공감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인도주의적 사안을 포함한 문제들에 대한 남북간 대화를 재개하려는 문 대통령의 열망을 지지하였다. 양 정상은 책임 규명 및 북한의 개탄할만한 인권 상황의 실질적 개선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재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역내 관계들을 발전시키고 한.미.일 3국 협력을 증진시켜 나가겠다는 공약을 재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3국 안보 및 방위협력이 북한의 위협에 대응하여 억지력과 방위력을 증진시키는데 기여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기존의 양자 및 3자 메커니즘을 활용함으로써 이러한 협력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양 정상은 또한 암연구, 에너지 안보, 여성 역량 강화, 사이버 안보와 같은 범세계적 도전에 대응하는데 있어 한.미.일 3국 관계를 활용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오는 7월 G20 정상회의 계기에 개최될 한.미.일 3국 정상회의에서 아베 총리와 함께 3국 협력을 보다 진전시키기 위한 방안을 논의하기로 하였다.    

(경제성장을 촉진하기 위한 공정한 무역 발전)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양국 간 상호적 혜택과 공정한 대우를 창출하면서 확대되고 균형된 무역을 증진시키기로 공약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양측은 또한 철강 등 원자재의 전 세계적인 과잉설비와 무역에 대한 비관세 장벽의 축소를 위해 함께 노력하는 등 진정으로 공정하고 공평한 경쟁조건을 증진하기로 공약하였다.

양측은 한국과 미국에서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촉진하기 위해 「산업협력대화」 절차의 일부로서 양국 간 투자를 증진하고, 기업인들을 지원하며, 양국간 협력을 촉진하는 데 함께 노력하기로 약속하였다.

(여타 경제 분야에 있어서의 양자 협력 증진)

양측은 또한 「고위급 경제협의회」를 통해 여타 경제적 이슈에서의 협력을 증진 및 확대하고, 민관합동 포럼을 통해 경제적 기회 증진을 모색해 나가는데 함께 노력하기로 공약하였다. 경제성장을 견인하는 데 있어 과학, 기술과 혁신의 역할을 감안하여 우리는 사이버안보, 정보통신기술과 민간 우주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여성이 담당하는 중요한 경제적 역할을 강조하면서, 양측은 여성의 경제적 권한신장을 증진하기 위한 양자 파트너십을 출범하기로 약속하였다.

(글로벌 파트너로서의 적극적인 공조)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범세계적 사안에 관한 한.미 양국 간 협력이 우리의 동맹에 있어 필수불가결하며 동맹의 외연을 넓혀간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글로벌 보건안보 협력과 관련하여, 양 정상은 협력 대상 국가들이 감염병의 위협을 예방, 감지하고 대응하는데 있어 지원을 해나가겠다는 점을 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ISIS가 초래한 이라크 및 시리아에서의 참혹한 고통과 폭력을 규탄하고, 反ISIS 국제연대에서의 강력한 한.미간 파트너십을 재확인하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해 이라크에 대한 1,000만불 지원 약속을 포함하여 테러리즘과 폭력적 극단주의로 가장 심각한 피해를 입은 국가들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증대해 나가겠다는 대한민국의 공약을 환영하였다. 양측은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재건하기 위해 한.미 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공동으로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아프간 국민과 정부에 대한 지원 노력을 함께 지속해 나가겠다고 약속하였다. 

(동맹의 미래) 

양 정상은 양국 간의 강력하고 역동적인 유대가 한미 동맹의 토대라는데 인식을 같이 하고, 경제.무역, 재생.원자력 에너지, 과학.기술, 우주, 환경, 보건, 방산 기술 분야에서의 고위급 협의를 통해 양국 간 미래 지향적 협력을 진전시켜 나가기로 하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한.미 양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의 규범에 기초한 질서를 지지하며, 이를 유지하기 위해 공조해나갈 것을 확인하였다. 양 정상은 한.미 동맹의 강력함이야말로 결국 자유, 민주주의, 인권 및 법치의 힘을 드러내는 증거라는 점을 확인하고, 170만명 이상의 한국계 미국인, 매년 대한민국을 방문하거나 대한민국에서 일하고 있는 수십만의 미국인들, 그리고 문화 및 학생.전문가 교류 프로그램 등을 통해 조성된 양국 국민들 간의 긴밀한 관계 등 인적 유대가 양국의 미래를 상호 연결시키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문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을 억제하고 방어함으로써 공동의 안보를 강화하는 것으로부터, 강력한 역내 관계를 더욱 발전시키고, 양국 경제 관계와 글로벌 파트너십을 진전시키는데 이르기까지, 한.미 동맹이야말로 동맹의 모범이 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양국간 우정과 파트너십이 향후 수십 년에 걸쳐 계속 강해지고 성장해 나갈 것이라는 기대를 표명하였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의 2017년 연내 방한을 초청하였으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기쁘게 수락하였다. 양 정상은 향후 국제 다자회의 등 여러 계기에도 만나, 상호 관심사에 대해 계속 논의해 나가기로 합의하였다.

(자료-청와대, 비공식 번역본)

(추가, 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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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정상회담] 트럼프 '미국 우선주의' 한국 상륙 임박

 
文대통령 면전서 한미FTA 재협상, 방위비 분담금 인상 공식화
2017.07.01 03:20:49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핵과 미사일 문제에 대한 단계적 해법과 한미 FTA 재협상을 골자로 하는 내용의 공동언론발표를 했다. (☞ 관련 기사 : 문재인·트럼프 대통령 한미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전문)
 
취임 후 첫 번째 정상회담인 만큼 한미 동맹에 관한 원론적 선언에 그칠 것이라는 일각의 전망과 달리, 양국 간의 현안을 두루 논의한 결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핵 문제와 관련해 '전략적 인내' 정책의 실패를 확인하고 제재와 대화를 병행한 단계적, 포괄적 접근에 트럼프 대통령의 동의를 이끌어낸 점이 성과라고 할만하다.
 
반면, 미국 우선주의를 앞세운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 측의 대미 투자 확대를 약속받는 한편 자동차, 철강 분야 등의 무역 불균형 해소를 위한 한미 FTA 재협상을 공식화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미 방위비 분담금 문제도 공식 언급해 조만간 분담금 인상 압박이 가시화될 가능성을 내비치기도 했다. 
 

▲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전(현지시간) 워싱턴 백악관에서 정상회담을 마친 뒤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북핵 단계적 포괄적 해결에 합의" 
 
이날 백악관에서 가진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 직후 로즈가든에서 가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은 "한미동맹의 발전과 북핵 문제의 해결,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 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했다. 폭넓은 공감대도 형성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강력한 안보만이 진정한 평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것에 동의했다"며 "확장 억제를 포함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통해 압도적인 억제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북한의 위협과 도발에 단호히 대응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특히 "한미 양국이 직면한 가장 심각한 도전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북핵 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관련 정책을 긴밀히 조율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했다"고 문 대통령은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어 "북한은 북핵 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않기를 바란다"며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테이블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한민국 역시 한미 연합방위 능력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방개혁을 통해 우리군의 독자적 방위 역량을 증진해갈 것"이라며 "이 과정에서 한미 양국 간 방위산업 기술 분야 협력도 더욱 활성화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북핵 동결을 입구로 삼아 대화와 협상에 무게를 둔 단계적 해법에 방점을 찍은 문 대통령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제재 쪽에 우선순위를 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선 "우리는 무모하고 무자비한 북한 정권의 위협에 직면해 있다"며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매우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한 '전략적 인내'는 실패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제 이 인내는 끝났다"며 북한에 대한 '최고의 압박과 관여' 정책 기조를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지금 긴밀하게 한국과 일본, 그리고 전세계의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며 "외교, 안보, 경제적 조치들을 통해서 북한이라는 위협으로부터 우리의 동맹국들을 보호하고, 우리 시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모든 조치를 하고 있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역내 모든 강대국들과 책임 있는 국가들이 북한에 대한 제재 조치를 시행해 북한 정부가 좀 더 나은 길과 다른 미래를 선택하도록 요구하는 데 동참해 줄 것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사실상 중국을 향해 보다 강한 대북 압박과 제재에 나설 것을 촉구한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편 "북한 독재 정권은 자국 국민들이나 이웃 국가들의 안정과 안보를 존중하지 않고,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다"며 오토 웜비어 씨 사망 사건으로 고조된 반북 정서를 표출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은 오랜 시간동안 계속해서 입증되어 왔다. 수백만 명의 북한 주민들이 아사했고, 전세계는 얼마 전에 그 북한의 정권이 오토 웜비어에게 무엇을 했는지를 목도했다"면서 이 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웜비어 씨 유족들에게 조의를 표하며 "한미 양국은 이러한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한 공정한 부담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주둔 비용 분담은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고 앞으로 더욱 더 중요해질 것이다. 특히 이 행정부에서는 그렇다"고 했다. 
 
이는 평소 동맹국들의 안보 무임승차론을 주장해 온 트럼프 대통령이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앞두고 우리 측의 비용 부담 인상을 압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발표에서 양국 정상은 사드(THAAD. 고고도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를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 시 사드 비용이 전가될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지난 5월 트럼프 대통령은 사드 비용 10억 달러를 한국 측이 내야 한다는 주장을 해 파문을 일으키기도 했다. 
 
트럼프 "한미 FTA 좋은 거래가 아니다" 
 
경제 및 통상 분야에선 문재인 대통령이 호혜적 경제 발전이라는 원론적 언급에 그친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론 발표의 절반 가량을 이 문제에 집중적으로 할애하는 모습을 보였다.
 
문 대통령은 "양국 간의 경제 협력이 동맹의 미래지향적인 발전에 있어 중요한 한 축이라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며 "경제 성장과 일자리 창출을 통해 양국 국민 모두가 호혜적인 성과를 더 많이 누릴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공정하고 상호호혜적인 경제 관계를 구축하기 위해서 협력할 것"이라며 구체적으로 한미 FTA 재협상을 공식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 협정(한미 FTA)이 체결된 이래 미국의 무역적자는 110억 달러 이상 증가했다. 그다지 좋은 거래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직설적인 불만을 표하며 이 같이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굉장히 심각한 자동차, 철강 무역 문제에 대해서 지난밤 (문 대통령과) 논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이런 저의 우려 표명에 대해 공정한 경쟁의 장을 만들겠다고 말했다"며 "미국 근로자와 기업가들, 특히 미국의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공정하게 한국에서 경쟁할 수 있도록 해주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한국 기업들이 자동차를 미국에 파는 것과 마찬가지로 미국 기업들도 상호호혜적인 원칙에 기반해서 그렇게 할 수 있어야 하고 그렇게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한국 측에 중국의 철강 덤핑 수출을 허용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것이 우리의 교역관계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첫 걸음이 될 것"이라며 "미국은 한국뿐만 미국에도 좋은 협상을 만들어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금년 중 한국을 방문하도록 초청하였으며, 트럼프 대통령께서는 이를 흔쾌히 수락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 내외분의 방한은 우리 두 정상 내외는 물론, 역사를 통해 이어온 한미 양국 국민들의 끈끈한 우정을 다시 한 번 보여주는 방문이 될 것"이라며 "두 나라의 협력 관계에 새로운 이정표가 될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공동 언론발표에 앞서 양국 정상은 이날 백악관에서 통역을 제외한 배석자 없이 단독 정상회담을 진행했으며, 이어진 확대정상회담에는 문 대통령과 함께 우리측 강경화 외교부장관,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장하성 정책실장, 안호영 주미국대사 내외, 윤영찬 국민소통수석, 김현철 경제보좌관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마이크 펜스 부통령과 렉스 틸러스 국무부 장관,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허버트 맥마스터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 개리 콘 미국 국가경제회의 의장, 디나 파월 국가안보 부보좌관, 매튜 포틴저 NSC 선임보좌관, 엘리슨 후커 NSC 한국담당보좌관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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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드 철회, 응답하라 한·미 정상!”

미 대사관 앞 30시간 철야 비상행동, ‘사드 철회, 평화 실현’ 기자회견
▲ 30일 오전 미 대사관 앞에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을 비롯한 관련 단체들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미국 워싱턴에서 한미정상회담이 열리는 30일 오전 주한 미대사관 앞에서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 등 단체들이 ‘사드 철회와 한반도 평화실현’을 호소하는 기자회견을 했다.

회견에서 김종훈 국회의원(울산동구, 무소속)은 “만약 한미 양 정상이 미국의 패권적 이익을 위해 주권과 평화를 훼손하는 사드 배치를 고집, 강행한다면 촛불항쟁으로 일어선 국민의 강력한 저항을 면치 못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이들은 새 정부 첫 한미 정상회담을 맞아, 지난 24일 미대사관을 에워싸는 항의행동을 한 데 이어, 29일 오후 6시부터 30시간 철야 비상행동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문에서 “사드 배치의 절차적 구색을 갖춘다고 사드 배치로 인한 문제점이 해결될 리 만무하다”며 “환경영향평가가 사드배치 합의 취소나 철회를 의도하고 있는 것이 아니”라고 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에 불만을 표시했다.

또 지난 24일 미대사관 인간띠잇기가 문 대통령에게 사드 철회를 주장할 명분이 된다면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배치 강행에 대한 한국 시민사회의 반대와 우려를 가감 없이 미국에 전달할 것을 주문했다.

이날 회견은 사드배치철회 성주투쟁위원회, 사드배치반대 김천시민대책위원회, 원불교 성주성지수호비상대책위원회, 사드배치반대대구경북대책위원회, 사드배치저지부산울산경남대책위원회(가), 사드한국배치저지전국행동이 공동 주최했다.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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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상풍력, 왜 제주에선 되고 다른 지역에선 안 됐나

육근형 2017. 06. 30
조회수 1064 추천수 0
 

전북·부산서 어민·지역민 반대로 주춤, 제주선 상업발전 돌입

바다 공공성 인정, 영향권 주민에 의사결정과 이익배분 참여 보장

 

w3-1.jpg» 제주시 한경면 해상에 설치된 국내 첫 해상풍력발전기가 2016년 9월29일부터 전기 생산에 들어갔다. 허호준 기자

  

탈원전과 재생에너지에 대한 관심 증가

 

지난주 고리원전 1호기가 가동을 멈췄다. 1997년 완공되어 발전을 시작한 이후 40년 만에 수명을 다하고 멈춘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9일 고리원전 1호기의 공식 퇴역행사에 참석해 ‘탈핵’과 ‘탈원전’의 정책 의지를 밝혔다. 이미 대선과정에서 원자력이나 대형화력보다는 재생에너지 분야를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던 터였다. 공약을 통해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율을 20%까지 높이겠다고 하며 재생에너지 중 특히 해상풍력발전에 집중적으로 투자하겠다고도 했다. 

 

원전과 관련이 있는 산업계와 학계에서는 여전히 원전을 포기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방사능 폐기물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크지만 이는 기술을 통해 관리할 수 있고, 원전이 가진 장점과 가치를 종합적으로 비교하면 탈원전은 우리에게 적절하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잊을만하면 전해지는 여러 건의 원전 가동중지 소식을 기억하고 있다. 사고의 원인도 엇비슷했다. 대부분 냉각수와 관련한 배관에 작은 문제가 생겼을 뿐이고 방사능 누출의 염려는 없다고 한다. 공식적인 보도는 늘 이랬다. 

 

w0-1.JPG»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9일 고리원전 1호기 영구 정지 선포식에 참석해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서울신문

 

가동중지까지 온 여러 사건이 어찌 그렇게 다들 경미한 문제에서 시작되었고, 또 그 작은 문제인데도 원전 전체의 작동을 중지했다는 보도를 들으면서도 의문은 늘어만 갔다. 결국 방사능 누출의 염려가 없다는 여러 건의 누출사고는 만성화되었고, 해소되지 않은 원전의 안전성에 대한 의문은 결국 새 정부가 탈원전을 주창하고 나서는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나 싶다.

 

안전성에 문제가 있을지 모른다는 원전보다는 친환경적이라고 하는 재생에너지를 육성하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에 국민은 더 많은 지지를 보낼 가능성이 크다. 더욱이 재생에너지는 바람과 햇빛이 근원이기 때문에 당연히 원전보다 친환경적인 에너지원이고, 결국 우리가 미래에 선택할 수밖에 없는 에너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여의치 않은 해상풍력 조성사업

 

새 정부가 재생에너지에 대한 의지를 보이지만 그 동안 풍력발전, 특히 해상 풍력발전은 앞선 정부에서도 정책 의지가 있었다. 이미 2010년에도 당시 지식경제부 최경환 장관이 ‘해상풍력 추진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부안・영광 등 서남해안 해상에 총 2500㎿(㎿는 메가와트, 100만 와트) 규모의 해상풍력단지를 조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해상풍력은 터빈의 제작이나 해양플랜트 설비, 전력망에 대한 운영능력이 있어도 제작, 설치, 운영경험을 의미하는 ‘트랙 레코드(track record)’가 없으면 해외에 해상풍력 설비를 수출할 수 없기 때문에, 이를 얻기 위해서도 반드시 서남해안 풍력단지 건설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w4.JPG» 2014년 7월 발표된 한전의 서남해 해상풍력단지 조감도.

 

그러나 정부의 계획처럼 해상풍력이 국내에 제대로 정착했다고 보기 어렵다. 처음 제안되었던 서남해안 해상 풍력 실증단지는 그동안 고창과 부안지역 어민들이 지구 지정을 반대하면서 사업이 난항을 겪었다. 최근에는 새만금개발청에서 새만금 방조제 안에 해상풍력 발전기를 설치하려는 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전북도와 군산시에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사업이 쉽사리 추진될지 의문이다.

 

 또한 부산 기장군 연안이나 울산 북구 강동 앞바다에서도 해상 풍력발전사업이 계획되었으나, 지역 어민의 반발과 관광자원인 해안 경관을 해친다는 우려 때문에 쉽게 삽을 뜨지 못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제주 탐라 해상풍력, 상업발전에 돌입

 

이런 상황에서 제주는 다른 지역과 달리 해상풍력 발전기의 상업발전이 시작됐다. 탐라 해상풍력 발전단지는 제주도 서해안인 한경면 해상에 10기의 풍력터빈을 설치해 지난해 9월 말부터 본격적인 전기생산을 시작했다. 탐라 해상풍력은 약 30㎿ 규모로, 여기서 생산된 8만5000㎿h의 전기는 제주도 내 약 2만4000여 가구에 사용 가능한 수준이다. 풍력발전기 단 1기로 약 2400여 가정에 필요한 전기를 공급하는 꼴이다. 

 

w1.jpg» 탐라 해상풍력 전경. 육근형

 

제주의 해상풍력은 이 밖에도 여러 곳에서 추진 중이다. 시범지구 지정이 완료된 한림 해상풍력(시설 용량 100㎿)을 비롯해 도의회에 지구 지정 동의가 올라가 있는 대정 해상풍력(100㎿)이 있다. 또한 월정・행원(125㎿), 한동・평대(105㎿), 표선(135㎿) 등 총 600㎿에 달하는 해상풍력이 조만간 가시화될 전망이다. 

 

앞서 탐라 해상풍력의 약 20배 이상 규모의 해상풍력이 이루어지게 되고, 이는 곧 24만 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게 되기 때문에 제주도 내 26만 가구 대부분에 풍력으로 만든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수준에 다다른다. 이 밖에도 산업용이나 전기자동차 보급 확대에 따라 전기 수요는 늘어날 수 있어 단순히 풍력으로 만든 전기로 제주도 내 모든 전기 수요를 맞추기는 어렵겠지만 해상풍력이 상당한 역할을 감당할 수 있음은 분명하다. 

 

제주도는 2030년까지 화석연료를 사용하지 않는 섬으로 만들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바 있다. 이 계획은 삼다도인 제주의 풍부한 풍력을 이용해 육상에 350㎿, 해상에 2000㎿ 규모의 대단위 풍력단지를 개발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해상풍력의 경우 2019년까지 1000㎿의 풍력시설을 설치하고, 2030년까지 2000㎿까지 늘려 도내 전력 수요 전부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앞서 열거된 해상풍력 단지 600㎿의 약 3배 이상의 풍력단지가 해상에 설치되는 셈이다. 

 

w2.jpg» 제주풍력발전 개발 계획도.

  

제주의 해상풍력 단지가 탐라 해상풍력 한 곳에서 상업용 발전을 시작하기 시작했고 아직 다른 지역에서 지구 지정이 완료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앞서 국내 최초로 계획된 서남해안 해상풍력이나 다른 지역의 여론과는 다르다. 대부분의 풍력사업이 지역 어민이나 지자체의 반대로 오랫동안 지지부진한 상태였고, 최근 제안된 새만금이나 울산, 부산에 제안된 해상풍력에 대해서도 반대 목소리가 높은 것이 현실이다. 

 

제주에서는 어떻게 해상풍력으로 상업용 발전까지 할 수 있게 되었을까? 제주에서는 어민이나 지역민의 반대가 없었던 것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지역민, 특히 어민들로부터 특별한 반대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현재 도의회에 풍력단지 지정 동의서가 올라간 대정 해상풍력 단지와 관련된 어민을 대표해 만난 모슬포의 한 선주 얘기를 들으면, 일부 조업구역의 축소가 예상되기는 하지만 선주들의 경우 회의를 통해 찬성으로 의견을 정리했다고 한다. 풍력단지 지정계획이 도의회에 올라간 지 상당 기간 지났지만, 그 사이 어민이나 지역민의 이해를 구했고 지금은 어느 정도 찬반 의견이 정리되었다는 것이다. 대정 해상풍력이 들어서는 마을 앞 주민들의 의견도 비슷한 상황이다. 

   

지역민의 의견을 도의회를 통해 수렴

 

제주 해상풍력은 ‘탄소 없는 섬 제주’(Carbon Free Island Jeju) 계획에 따라 2013년부터 본격화되었지만, 해상풍력을 추진하려는 제주도의 노력은 그 이전부터 있었다.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에 따라 풍력 발전사업에 관한 권한은 도지사의 권한으로 특례 처리되어 있다. 따라서 제주의 풍력단지 지정에 관한 권한은 제주도지사에게 있다.

 

제주도의회에서는 2011년 10월 제주특별자치도 풍력발전사업 허가 및 지구 지정 등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여 발전사업의 허가・인가 등을 심의하기 위해 도지사 소속으로 제주특별자치도 풍력발전사업 심의위원회를 두고, 도지사가 풍력발전지구를 지정하려는 경우에는 미리 제주특별자치도의회의 동의를 얻도록 하고 있다. 제주라는 특수한 지역적 상황에 따른 절차이기는 하지만, 풍력발전지구 지정에 대해 사전에 도의회의 동의 절차를 구하도록 한 점은 지역민의 의견을 도의회를 통해 수렴하겠다는 의지를 정책으로 구현한 것이기도 하다. 

 

이처럼 제주도의회는 풍력발전지구의 지정동의에서 시작하여 기금의 조성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지역민의 의견을 담아내고 지원할 수 있는 구조를 확보했다. 대정 해상풍력발전지구에 대한 지정동의가 2016년 4월 11일에 도의회에 회부되었는데, 1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가결을 미루고 있다. 이 과정에서 대정 양식협의회로부터 청원이 접수되어 있고, 관련 지역사회에서 개별적인 의견수렴이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의견수렴을 빠짐없이, 충분히 하면서 제대로 된 정보에 접근하고 의견을 모으기 위해서는 시간이 필요하다. 의회는 그 시간을 벌고 있는 셈이다.

  

풍력자원의 공공적 관리

 

또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는 앞서 전기사업에 대한 특례와 더불어 ‘풍력자원의 공공적 관리’를 명시했다. 법 제304조에 따라 제주 “도지사는 제주 자치도의 풍력자원을 공공의 자원으로 관리하여야 한다”고 못 박고 있다. 제주 특별자치조례에서도 이를 받아 ‘개발이익 공유화 계획’을 풍력사업자가 제주도지사에게 제출하도록 하고 있다. 개발이익 공유화 계획이란 풍력발전 사업자 또는 사업시행 예정자가 공공 자원인 바람을 이용한 개발이익을 사회에 환원하기 위하여 제주특별자치도지사에게 제출하는 계획을 말한다. 공유화 계획은 풍력발전사업의 지정 필수 요건이기도 하며, 허가 기간 연장에서 기간연장의 판단근거로 활용되기도 한다. 

  

지역 기여 상생노력

 

또한 ‘지역 기여 상생노력’을 별도의 조문(제17조의 2)으로 구성하여 지역민의 채용을 일정 비율 이상이 되도록 하거나, 지역기업에서 생산한 자재를 먼저 매입하도록 하며, 공익사업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 이익환원, 지역기업과 컨소시엄 구성 등을 명문화하고 있다. 또한 발전사업에 지역주민이 발전사업자와 협력 또는 별도 법인을 설립하여 발전사업에도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도에서 노력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비록 노력하여야 한다는 권고 내지 권장 사항을 담은 조문이지만 조례 곳곳에서 지역과 함께 풍력자원을 이용하고 그 혜택을 이용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더욱 의미 있는 대목은 2016년 8월에 제정한 제주특별자치도 풍력자원 공유화 기금 조례이다. 지방자치단체 기금관리 기본법에 따라 제주도에서 제정한 이 조례는 풍력자원에 따른 개발이익을 지역 에너지 자립과 에너지 복지 사업 활성화 등에 기여하기 위한 ‘풍력자원 공유화 기금’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기금의 재원에는 제주도의 일반회계 출연금을 비롯해 풍력발전사의 개발이익 공유화 계획에 따른 기부금, 제주도 소유 재생에너지 시설의 전력판매 수익금, 제주에너지공사의 이익배당금 등이 해당한다. 

 

단순히 판매 수익금을 지역에 환원시키기 위해서 기부금이나 수익금 일부를 기금으로 조성한다는 의미 이상이다. 조례의 명칭과 목적에서 보듯 풍력자원은 공공자원이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따라서 여기서 얻은 수익금은 공공이 소유한다는 원칙을 분명히 한 것으로, 단순히 이익의 얼마를 나누자는 의미 이상을 담고 있다. 

 

공유수면인 바다에 시설을 설치해 발전하고 경제적 이익을 취하는 해상풍력발전에서 바다를 공공의 자원으로 바라보느냐, 아니면 사업자가 그 이익을 독점할 수 있는 대상으로 보느냐는 중요한 차이가 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영향을 받는 지역이 의사결정과 이익의 배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법이나 제도로 보장받느냐 여부 역시 매우 중요하다. 이는 학술적으로 ‘정책 수용성’의 개념과 연관된다. 정책 수용성을 높이는 데 경제적 보상이 긍정적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경제적 보상 역시 불평등하거나 비밀스러운 부분이 있다고 판단되면 정책 수용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제주도에서 처음 1개 풍력단지에서 상업운전이 시작되었을 뿐이고 아직 여러 곳의 지구 지정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 경우에 따라 제주에서도 지구 지정이 안 될 수 있다. 그러나 육지의 다른 곳과 달리 제주는 지구 지정을 할 때 의회의 동의라는 추가적인 절차를 두어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지역민의 의견을 수렴해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 그리고 바다 위에 부는 바람은 단지 풍력사업자의 소유가 아니라 공공의 자원으로 공유하도록 제도적으로 구현했다는 점은 지구 지정에 어려움을 겪는 다른 지역에서도 주목해야 할 부분이다. 

 

04772503_P_0.JPG» 제주시 구좌읍 김녕리 목지곶 해안 인근 가두리에서 방사된 제돌이가 다려도인근(김녕항에서 서북방 약 2.5킬로미터 해역)에서 자유롭게 헤엄치고 있다. 멀리 김녕항 일대에 설치된 풍력발전 단지가 보인다. 제주/강재훈 선임기자 khan@hani.co.kr

  

생태계 고려는 숙제

 

아직 풍력단지 지정에 바다의 환경이나, 풍력발전으로 영향을 받는 해양생물에 대한 고려가 충분한 것은 아니다. 지구 지정에 대해 전략환경영향평가도 이루어지지 않을뿐더러, 풍력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에서도 해양환경 영향은 검토항목이나 공간 범위에서 고쳐나갈 부분이 많다. 해상풍력에 대한 인식이 지역민 자신이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에서 나아가, 바다환경과 주요 생물에게도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인지로 확대되는 과정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다만 그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았으면 한다. 지금도 대정 해상풍력 예정지에는 불과 100여 마리에 불과한 남방큰돌고래들이 헤엄치고 있기 때문이다. 

 

육근형/환경과 공해연구회 운영위원,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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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처음으로 총파업 주도한 비정규직 노동자들 “우리 힘으로 비정규직 철폐”

 

학교 비정규직 등 5만여 명 비정규직 노동자, 6.30 총파업 대회 참가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를 진행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민주노조 역사상 처음으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중심이 되어 총파업을 성사시켰다. 민주노총 산하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비정규직 등 5만여 노동자들은 "우리의 힘으로 비정규직을 철폐하겠다"고 외쳤다. 30일 오후, 촛불집회로 뜨겁게 타올랐던 광화문광장은 비정규직 노동자들 투쟁의 함성으로 가득찼다. 무대 앞쪽에 분홍색과 초록색 조끼를 입은 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노동자들이 빼곡하게 자리를 잡고, 민주노조의 상징과 같았던 '푸른 깃발'이 대열 한참 뒷편에서 펄럭이는 모습은 이날 집회의 성격을 보여주는 상징적인 장면이 됐다.

민주노총이 이날 오후 3시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주최한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는 학교비정규직노조·공공운수노조·서비스연맹·건설산업연맹·금속노조 소속 조합원 등 5만여 명이 참가해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번 6.30 사회적 총파업에는 민주노총 소속 비정규직 노동조합 조합원 5만7천여 명과 파업은 하지 않았지만 교육, 총회 등을 통해 단체행동에 동참한 전교조와 공무원노조 등 3300여 명 등 총 6만3백여 명이 참가했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연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연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피켓과 함께 구호를 외치고 있다.ⓒ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연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최저임금 만원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연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며 최저임금 만원과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연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서 참가자가 임금님 복장을 한 채 최저임금 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연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서 참가자가 임금님 복장을 한 채 최저임금 만원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가만히 기다려선 현실 바뀌지 않아, 우리 힘으로 비정규직 철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절절한 외침

이날 총파업대회에 참가하기 위해 경북 성주에서 20년차 급식조리사로 일하고 있는 표명순 학비노조 경북지부 조합원은 "저는 정년이 이제 6개월 밖에 남지 않았다. 하지만 학교에서 일할 우리 후배들에게, 우리 아이들에게 비정규직이 없는 세상을 만들어주고 당당한 엄마가 되고자 올라왔다"면서 "비록 제가 퇴직하기 전까지 정규직 전환이 안될 수도 있겠지만 비정규직 철폐를 조금이라도 앞당길 수 있다면 퇴직하는 그날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박수 갈채를 받았다.

표씨는 "소위 말하는 민주정부 시절, 학교 급식이 처음 만들어지고 전면화 되었을 때 우리는 학교의 유령이었다. 일용직으로 분류되고 임금은 말도 못했다"면서 "그러나 저는 그것이 당연하다 생각하고 좋아질거라 기다려왔다. 하지만 달라진 것이 없었고 이명박, 박근혜 정권 시절엔 목숨 건 단식부터 딸의 결혼식을 일주일 앞두고 삭발까지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선 지금, 총파업에 나선 우리에게 또 다시 기다리라고 한다. 그러나 저는 분명하게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리는 이미 충분히 기다렸고, 그 결과는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면서 "후배들에게 가만히 기다려선 달라지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이 자리에 올라라온 것"이라고 강조했다.

뒤이어 발언에 나선 안명자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장도 "저는 학교에서 7년 일해 무기계약직이 됐지만 학교장이 바뀌어서 그해에 해고를 당했다. 허울뿐인 무기계약직이란 신분은 저의 보호막 되지 않았다"며 "저의 해고를 막아준 건 노동조합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들은 누군가에게 존중해 달라고 부탁하는게 아니다. 나의 노동조건은 스스로 결정하는 당당한 노동자가 되기위해 지금 형형색색의 조끼를 입고 모여있는 것"이라면서 "최저임금1만원,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우리 힘으로 직접 쟁취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회사에 나선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오늘은 최저임금 만원과 비정규직 철폐, 노조 할 권리를 위한 역사적인 사회적 총파업 날”이라면서 “왜 기다리고 지켜보지 않고 시끄럽게 총파업을 하느냐고 묻지만 지금이야말로 다시 오지 않는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강조했다.

파업중인 사업장의 노동조합 대표자들은 이날 총파업선언문을 통해 "인간답게 살 권리는 결코 연기하거나 가만히 기다려야 하는 권리가 아니"라면서 "최저임금 1만원으로 따뜻한 밥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권리, 차별 없이 고용 불안 없이 일할 수 있는 권리, 노조에 가입하고 자유롭게 노조 활동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모든 노동자들에게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연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서 참가자가 피켓을 든 채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이 연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서 참가자가 피켓을 든 채 정규직화를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서울 종로 1가에서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 1가에서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서울 종로 1가에서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이 아이와 함께 행진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 1가에서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이 아이와 함께 행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서울 종로 1가에서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행진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 1가에서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행진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30일 오후 서울 종로 1가에서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행진하며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고 있다.
30일 오후 서울 종로 1가에서 '최저임금 만원-비정규직 철폐-노조 할 권리 6.30 사회적 총파업 대회'에 참가한 민주노총 조합원들이 행진하며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노조할 권리 지금당장!"
사회적 총파업 의미 알리며 행진한 비정규직 노동자들

이날 경찰은 총파업대회에 대비해 75개 중대 약 6천여 명의 경력을 집회에 투입했으나 집회가 열린 광화문광장 인근에는 질서 유지를 위한 폴리스 라인만 설치되었을 뿐, 차벽이나 경력은 배치되지 않아 충돌 없이 평화롭게 진행됐다.

참가자들은 이날 오후 4시 10께 집회를 마무리 한 뒤 사회적 총파업의 의미를 알리기 위해 광화문 광장을 출발해 세종로 사거리, 종로3가 등을 거쳐 청계 3가까지 행진을 이어나갔다.

행진은 오후 5시경 종로3가 사거리에서 약식 집회를 끝으로 마무리 됐다. 마무리 발언에 나선 김영오 전국농민회총연맹 의장은 "비정규직 철폐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위한 민주노총의 사회적 총파업을 저희 농민들은 열렬히 지지한다"면서 "오는 7월 8일 각 광역시에서 노동자, 농민, 빈민들이 함께 다시한번 싸우겠다"고 말했다.

이날 사회적 총파업에 이어 민중총궐기투쟁본부와 만원행동의 주최로 다음달 8일에는 전국 광역시도 거점에서 사드배치 철회·재벌체제 해체·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 및 노조할 권리 보장·백남기 농민 사건 책임자 처벌, 밥쌀수입 중단·노점단속 중단 등을 요구하는 민중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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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북 인내는 끝났다..강하고 확고한 계획 있어”

문재인, “북핵 해결 위해 단계적.포괄적 접근”트럼프, “대북 인내는 끝났다..강하고 확고한 계획 있어”
이광길 기자  |  gklee68@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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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01  03:5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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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정상회담 후 공동회견 중인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미 백악관 동영상 캡쳐]

“이를 위해 우리 두 정상은 제재와 대화를 활용한 단계적이고 포괄적인 접근을 바탕으로, 북핵 문제를 근원적으로 해결해 나가자는 데 뜻을 같이하였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30일(이하 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 이후 공동언론발표를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저는 북핵문제 해결에 최우선 순위를 두고 관련 정책을 긴밀히 조율해나가기로 하였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핵 동결을 핵 폐기를 위한 대화의 입구라고 생각하면 핵 동결에서 핵 폐기에 이를 때까지 여러 가지 단계에서 서로가 ‘행동 대 행동’으로 교환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난 28일 기자간담회 발언과 같은 맥락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북핵문제를 반드시 해결하겠다는 한미 양국의 확고한 의지를 과소평가하지 않기를 바란다”면서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대화의 테이블로 조속히 복귀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두 정상은 “강력한 안보만이 진정한 평화를 가능하게 한다”는 데 동의하고 “확장억제를 포함한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통해 압도적인 억제력을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한·미 동맹을 글로벌 파트너십으로 확대·발전시켜 나가기로” 하고 “다양한 분야에서 고위급 전략 협의체”를 구성하기로 했다. 또, “북한 인권 증진을 위해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갈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함께 무모하고도 무자비한 북한 정권의 위협에 직면하고 있다”면서 “그 정권의 핵과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굉장히 확실한 대응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의 독재정권은 자국 국민들이나 이웃 국가들의 안정과 안보를 존중하지 않고 있고, 인간의 생명에 대한 존중이 없다”고 비난했다. “전 세계는 얼마 전 그 북한 정권이 미국의 훌륭한 오토 왐비어한테 무슨 짓을 했는지 보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전략적 인내 시대는 실패했다. 수년 동안 있었지만 실패했다. 솔직히 말하면 이제 이 인내는 끝났다”면서, 미국은 “외교, 안보, 경제적인 조치들을 통해서” 한.일 등 파트너들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주한미군 주둔의 비용의 공정한 부담”을 기대했으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그다지 좋은 거래가 아니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특히 “한국 측에 중국의 철강 덤핑 수출을 허용하지 말아달라고 촉구했다”고 공개했다.

백악관에 따르면, 이날 확대정상회담 모두발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두 가지를 논의할 것”이라며, “첫째는 북한”이며, “우리는 아주 강하고 확고한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둘째는 무역”이고, “우리는 미국에도 공정하고 한국에도 공정한 협정을 만들기를 원한다”고 밝혔다. 

두 정상은 이날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문제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추가, 0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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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만났다

[화보] 문재인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처음으로 만났다 (사진)

게시됨: 업데이트됨: 
 

 

moon jae in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전(한국시간)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났다. 첫 대면이다.

이날 문 대통령 부부는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 부부와 함께 환영만찬 일정에 참석한다. 다음날(현지시간 30일 오전) 진행될 한미 정상회담에 앞서 상견례를 갖는 셈이다.

우선 현지 언론 기자들이 전한 현장 분위기는 다음과 같았다.

한국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웃자고 꺼낸 말 : "우리도 가짜뉴스 때문에 문제가 많다."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만찬에 참석한 한국 문재인 대통령을 환영하며. "엄청나게 훌륭한 대화를 기대한다... 저녁 늦게까지 계속될 수도 있을 것 같다."

트럼프가 한국 대통령의 대선 승리에 대해 : "많은 사람들이 (승리를) 기대하지 않았다. 나는 예상했다."

 

두 정상의 만남을 사진으로 감상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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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SKOREA-DIPOLMACY
    NICHOLAS KAMM via Getty Images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receive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and his wife Kim Jeong-suk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June 29, 2017. / AFP PHOTO / NICHOLAS KAMM (Photo credit should read NICHOLAS KAMM/AFP/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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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receive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June 29, 2017. / AFP PHOTO / NICHOLAS KAMM (Photo credit should read NICHOLAS KAMM/AFP/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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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sident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Welcome President Moon Of South Korea To Whit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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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SHINGTON, DC - JUNE 29: U.S. President Donald Trump (R) welcomes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L) during an arrival at the South Portico of the White House June 29, 2017 in Washington, DC. President Moon is on a three-day visit in Washington. (Photo by Alex Wong/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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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SHINGTON, DC - JUNE 29: U.S. President Donald Trump (R) welcomes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L) during an arrival at the South Portico of the White House June 29, 2017 in Washington, DC. President Moon is on a three-day visit in Washington. (Photo by Alex Wong/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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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welcomes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to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une 29, 2017. REUTERS/Carlos Bar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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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receive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and his wife Kim Jeong-suk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June 29, 2017. / AFP PHOTO / NICHOLAS KAMM (Photo credit should read NICHOLAS KAMM/AFP/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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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SHINGTON, DC - JUNE 29: U.S. President Donald Trump (R)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3rd L) welcome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2nd L) and his wife Kim Jung-sook (L) during an arrival at the South Portico of the White House June 29, 2017 in Washington, DC. President Moon is on a three-day visit in Washington. (Photo by Alex Wong/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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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welcome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and his wife Kim Jeong-sook to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une 29, 2017. REUTERS/Carlos Bar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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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SHINGTON, DC - JUNE 29: U.S. President Donald Trump (3rd L)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R) welcome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2nd L) and his wife Kim Jung-sook (L) during an arrival at the South Portico of the White House June 29, 2017 in Washington, DC. President Moon is on a three-day visit in Washington. (Photo by Alex Wong/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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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receive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and his wife Kim Jeong-suk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June 29, 2017. / AFP PHOTO / NICHOLAS KAMM (Photo credit should read NICHOLAS KAMM/AFP/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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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SHINGTON, DC - JUNE 29: U.S. President Donald Trump (3rd L)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R) welcome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2nd L) and his wife Kim Jung-sook (L) during an arrival at the South Portico of the White House June 29, 2017 in Washington, DC. President Moon is on a three-day visit in Washington. (Photo by Alex Wong/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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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sident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Welcome President Moon Of South Korea To Whit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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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SHINGTON, DC - JUNE 29: U.S. President Donald Trump (3rd L)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R) welcome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2nd L) and his wife Kim Jung-sook (L) during an arrival at the South Portico of the White House June 29, 2017 in Washington, DC. President Moon is on a three-day visit in Washington. (Photo by Alex Wong/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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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First Lady Melania Trump receive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and his wife Kim Jeong-suk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June 29, 2017. / AFP PHOTO / NICHOLAS KAMM (Photo credit should read NICHOLAS KAMM/AFP/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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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waves next to First Lady Melania Trump as he arrives for a visit to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U.S., June 29, 2017. REUTERS/Carlos Bar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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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s First Lady Melania Trump and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look on before dinner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June 29, 2017. / AFP PHOTO / NICHOLAS KAMM (Photo credit should read NICHOLAS KAMM/AFP/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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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arlos Barria / Reuters
    South Korean President Moon and his wife Kim Jung-sook attends a dinner with U.S. President Donald Trump in the White House, Washington, U.S., June 29, 2017. REUTERS/Carlos Bar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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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welcomes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before dinner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June 29, 2017. / AFP PHOTO / NICHOLAS KAMM (Photo credit should read NICHOLAS KAMM/AFP/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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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sident Trump Welcomes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To The Whit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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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on Jae-in, South Korea's president, center, shakes hands with U.S. President Donald Trump, prior to dinner in the State Dinning Room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 on Thursday, June 29, 2017. In a speech to business leaders in Washington on Wednesday evening, Moon said the alliance between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would only become stronger and stressed the need to resolve the North Korea nuclear issue. Photographer: Kevin Dietsch/Pool via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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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shake hands before dinner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June 29, 2017. / AFP PHOTO / NICHOLAS KAMM (Photo credit should read NICHOLAS KAMM/AFP/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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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shakes hans with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during a dinner in the White House, Washington, U.S., June 29, 2017. REUTERS/Carlos Bar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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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sident Donald Trump and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Have Dinner At The Whit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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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WASHINGTON, D.C. - JUNE 29: (AFP-OUT) U.S. President Donald Trump and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address the media prior to dinner with first lady Melania Trump, Moon's wife Kim Jeong-suk and members of their delegations, in the State Dinning Room at the White House June 29, 2017 in Washington, D.C. (Photo by Kevin Dietsch-Pool/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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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sident Trump Welcomes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To The White House
    Bloomberg via Getty Images
    Moon Jae-in, South Korea's president, left, speaks with U.S. President Donald Trump, prior to dinner in the State Dinning Room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 on Thursday, June 29, 2017. In a speech to business leaders in Washington on Wednesday evening, Moon said the alliance between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would only become stronger and stressed the need to resolve the North Korea nuclear issue. Photographer: Kevin Dietsch/Pool via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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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resident Trump Welcomes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To The White Ho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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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right, speaks as Moon Jae-in, South Korea's president, left, and his wife Kim Jung-sook listen prior to dinner in the State Dinning Room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 on Thursday, June 29, 2017. In a speech to business leaders in Washington on Wednesday evening, Moon said the alliance between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would only become stronger and stressed the need to resolve the North Korea nuclear issue. Photographer: Kevin Dietsch/Pool via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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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outh Korean President Moon attends a dinner with U.S. President Donald Trump in the White House, Washington, U.S., June 29, 2017. REUTERS/Carlos Barri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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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s Moon Jae-in, South Korea's president, left, listens prior to dinner in the State Dinning Room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U.S., on Thursday, June 29, 2017. In a speech to business leaders in Washington on Wednesday evening, Moon said the alliance between South Korea and the United States would only become stronger and stressed the need to resolve the North Korea nuclear issue. Photographer: Kevin Dietsch/Pool via Bloombe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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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S President DonUS President Donald Trump speaks as First Lady Melania Trump and South Korean President Moon Jae-in look on before dinner at the White House in Washington, DC, on June 29, 2017. / AFP PHOTO / NICHOLAS KAMM (Photo credit should read NICHOLAS KAMM/AFP/Getty Imag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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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쓰는 연차, 못 쓰는 차별 철폐부터

 
[윤효원의 '노동과 세계'] 연차유급휴가, 구체제 적폐 1호
 
 

근로기준법 제60조는 연차유급휴가에 관한 것이다. 1항은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되어 있다. 이 조항을 읽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1년 일하면 15일의 유급휴가가 생긴다고 이해할 것이다. 

그렇다면, 1년 미만 일한 근로자는 어떻게 될까? 2항은 '사용자는 계속하여 근로한 기간이 1년 미만인 근로자 또는 1년간 80퍼센트 미만 출근한 근로자에게 1개월 개근 시 1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한다'고 규정한다. 한 달에 한 번 유급 휴가를 누릴 수 있다는 말이다. 

근로기준법 제60조의 1항과 2항을 읽은 사람은 누구나 이렇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입사 첫해에는 최소 한 달에 하루 모두 12일의 유급휴가를 누릴 수 있고 이듬해부터는 15일의 유급휴가, 그래서 첫해와 두해를 모두 합치면 총 27일의 연차유급휴가가 있다!' 

그런데 현실은? 물론 그렇지 않다. 입사 첫해 12일의 유급휴가를 썼다면, 둘째 해에 쓸 수 있는 연차유급휴가는 15일이 아니라 3일뿐이다.  

3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의 최초 1년간의 근로에 대하여 유급휴가를 주는 경우에는 제2항에 따른 휴가를 포함하여 15일로 하고, 근로자가 제2항에 따른 휴가를 이미 사용한 경우에는 그 사용한 휴가 일수를 15일에서 뺀다'고 명하기 때문이다. 결국 입사 3년 차가 되어야 한 해 15일 이상의 연차유급휴가를 온전히 누릴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으로는 입사 첫해와 둘째 해에 누릴 수 있는 연차유급휴가는 한 해 평균 7.5일에 불과하다. 입사 3년 차 이상의 고참은 15일 이상을 누릴 수 있는데 반해, 1,2년짜리 신참은 반쪽만 누리는 것이다.  

전체 노동자의 절반 이상이 비정규직이고 이들의 근속연수가 2년을 넘기 힘들다는 점과 근로기준법 적용에서 합법적으로 제외된 노동자층이 다수 존재하는 현실을 감안하면, 법의 취지에 맞게 연차유급휴가 15일 이상을 누릴 수 있는 사람은 2000만 노동자의 절반도 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5월 21일 경남 양산 사저에서 하루짜리 첫 휴가를 보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방미 전용기 안에서 "올해 연차휴가 다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 그리고 국회의원을 지낸 문 대통령은 공무원으로서 재직 기간이 6년을 넘어 21일의 연차휴가를 갈 수 있다. 국가공무원 복무규정 덕분이라고 한다.  

만약 문재인 대통령이 민간부문 기업에 새로 직장을 얻은 노동자 신분이었다면, 그가 누릴 수 있는 유급연차휴가는 2017년과 2018년 두해를 합쳐 총 15일, 한해 평균 7.5일에 불과하다. 공무원으로서 누릴 수 있는 21일과 비교하여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난다. 

문 대통령은 대선 당시 "휴식이 곧 국가경쟁력"이라며 "여름휴가 12일 이상을 의무화하고 기본 연차유급휴가일 수를 20일로 늘리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노동자의 충전과 안전을 위해 15일의 연차유급휴가를 의무적으로 사용하겠다. 연차유급휴가를 연속 사용할 수 있게 제도를 개선하겠다"고도 했다. 

하지만, 국민들에게 휴가를 장려하려는 대통령의 선의와는 달리 현행 근로기준법 틀 안에서 15일의 연차유급휴가를 누릴 수 있는 노동자는 많지 않다. 청년노동자와 비정규직노동자 등 더 많은 보호와 지원, 휴식이 필요한 노동자들에겐 연차유급휴가 15일이 그림의 떡이다. 

대통령의 선의가 정책과 제도로 뒷받침되지 않을 때 그 선의는 립 서비스나 위선으로 치부되면서 정치적 냉소주의를 초래하는 문제를 노무현 정권 때 경험했다. 그 정치적 후과가 이명박-박근혜 극우 정권의 출현이었다.  

연차유급휴가 관련 법규가 만들어낸 비정규직과 청년, 신입노동자에 대한 차별과 불평등이야말로 시급히 청산할 구체제의 적폐 1호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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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코리아 퍼스트’를 제기하라

문 대통령은 ‘코리아 퍼스트’를 제기하라
데스크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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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9  21:3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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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3박5일 간의 일정으로 미국 방문길에 올랐습니다. 대통령이 되고나서 첫 해외 방문이자 첫 한.미 정상회담인 것입니다.

그간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과 구속으로 멈칫하던 한미관계를 추슬러야 할 방미이지만, 정상회담 의제에 북핵 문제, 사드 문제 그리고 한미 FTA 재협상 문제 등 난제가 수두룩해 악전고투가 예상됩니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의 돌발적인 캐릭터도 주요 변수 중에 하나입니다.

물론 청와대는 구체적 사안에 대한 성과보다 양국간 신뢰를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이지만 그조차 제대로 될지 예측하기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 어떤 외교를 펼쳐야 할까요?

당연한 얘기지만, 어느 나라나 외교의 근원은 자국의 이익을 우선시하고 또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정 제1 목표로 설정한 ‘아메리카 퍼스트’(America First)도 국정의 모든 중심에 미국의 이익을 우선하겠다는 ‘미국 우선주의’인 셈입니다. 이는 특히 통상 문제 등에서 보호무역주의로 나타나 자칫 외교에서 고립주의로 흐를 공산이 큽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파리 기후협정 탈퇴를 통해 미국 우선주의와 고립주의를 택한 바 있습니다.

이러한 미국에 맞서 유럽연합도 ‘유럽연합 우선주의’로 변화할 조짐이 있으며, 중국도 사실상 ‘차이나 퍼스트’(China First)라 할 수 있는 뿌리 깊은 중화주의가 언제고 폭발해 대국주의와 패권주의로 나아갈 개연성이 매우 높습니다. 돌이켜 보면, 현대적 의미에서 ‘제일주의’(First)의 효시는 북한일 것입니다.

북한은 이미 1986년에 ‘우리민족제일주의’를 주창한 바 있습니다. ‘우리민족제일주의’란 현대판 ‘DPRK First’인 셈입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담화 <주체사상교양에서 제기되는 몇 가지 문제에 대하여>에서 ‘우리민족제일주의’라는 용어를 처음 제기했으며, 이어 1989년 연설 <조선민족제일주의 정신을 높이 발양시키자>에서 구체적으로 ‘조선민족제일주의’를 내놓습니다.

‘조선민족제일주의’라는 단어에서 얼핏 자기 민족만이 최고이고 타민족을 멸시하는 식으로 짐작하기 쉽지만, 김정일은 “우리가 내세우는 민족제일주의는 인종주의나 민족배타주의와 아무런 인연이 없다”고 미리 안전망을 쳐둡니다.

그래서 그런가요, 미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북한은 최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조선민족제일주의’를 흉내 낸듯한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에 대해 “21세기 나치즘”이라고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통신은 “미국 제일주의는 그 악랄성과 잔인성, 배타적 성격에 있어 지난 세기의 파시즘을 능가하는 미국판 나치즘”이라고 비난한 것입니다.

나아가, 통신은 ‘아메리카 퍼스트’에 대해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는 다른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 발전권을 짓밟아도 무방하다는 극단적인 침략사상, 배타주의를 선동하는 반동적 사상조류”라며 “히틀러의 세계정복 구상과 마찬가지로 군사적 방법에 의한 세계 제패를 공언하여 국제사회와 자국민들의 규탄을 자아내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렇듯 각 나라들이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흐름 속에,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나면 어떤 입장을 표명해야 할까요. ‘미국 우선주의’보다 한 차원 높은 개념을 제기하면 도덕적으로나 현실적으로 우위에 설 수 있을 것입니다. 다름 아닌 ‘코리아 퍼스트’(Korea First)입니다.

‘코리아 퍼스트’란 남북관계 개선의 주인은 남북이고 통일문제 해결의 주인도 남북 우리민족이라는 입장입니다. ‘미국 우선주의’를 잘 아는 트럼프이기에 ‘남북 우선주의’를 강조하는 문 대통령을 반대할 이유가 없을 것입니다. 아울러 ‘코리아 퍼스트’가 대선 때 우려가 된 한반도 문제에서 ‘코리아 패싱’을 극복하는 방편도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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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정권 ‘언론장악’ 조사…‘공영방송 정상화’ 신호탄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6/30 07:37
  • 수정일
    2017/06/30 07:37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ㆍ노동부, MBC 특별근로감독 착수 왜
ㆍ보수 정권 임명 ‘낙하산’ 사장들 부당노동행위 일삼아
ㆍ2012년 파업 참가·노조활동 조합원 91명 전보조치돼

이명박·박근혜 정권 ‘언론장악’ 조사…‘공영방송 정상화’ 신호탄

고용노동부의 MBC 특별근로감독은 2012년 파업 이후 언론노조 조합원에 대한 경영진의 잇단 징계·해고 등 부당노동행위를 조사해 바로잡겠다는 취지다. 특히 이 같은 행위의 책임자들이 대개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임명한 ‘낙하산’ 인사들이라는 점에서 문재인 대통령 공약인 ‘공영방송 정상화’의 첫 단추를 끼우겠다는 의도로도 풀이된다. 

노동부 서울서부지청은 29일부터 다음달 10일까지 MBC에 대한 특별근로감독을 한다. 지난 1일 언론노조 MBC본부가 김장겸 사장과 MBC 법인을 상대로 낸 특별근로감독 신청에 따른 것이다.

노동부가 이번 감독에서 가장 주의 깊게 들여다볼 부분은 노조원에 대한 징계·해고 및 단체교섭 거부 등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조법)은 사용자가 노조 활동을 방해하거나 지배·개입하는 행위를 부당노동행위로 규정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언론노조는 특별근로감독 신청서에서 파업 이후 조합원들에게 돌아온 보복성 인사와 노조 탄압 행위를 부당노동행위 사례로 열거했다. 당시 노조는 김재철 사장 퇴진과 공영방송 정상화를 요구하며 170일간 파업했다. 

이후 파업 참가와 노조 활동을 이유로 한 사측의 징계조치는 71건에 달한다. 이상호·박성제·이용마 기자, 권성민·강지웅 PD 등이 해고와 정직, 출근정지 등 징계를 받았다. 원래 제작·보도본부 소속이었던 조합원 91명은 이른바 ‘유배지’라 불리는 스케이트장 관리, 협찬 영업 등으로 전보조치를 당했다. 인사평가에서 최하등급을 받거나 승진에서 누락되기도 했다. 경영진이 언론노조와의 단체협약을 2013년 파기한 이래 4년 넘게 단체교섭을 거부한 것도 정당한 이유 없이 교섭을 해태하는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이미 법원과 노동위원회에서 부당징계·부당노동행위로 판정났다. 이상호 기자, 권성민 PD 등은 대법원에서 부당해고 판결을 받았고 중앙노동위원회도 언론노조 민주방송실천위원회(민실위)가 발행한 보고서를 보도국장이 훼손한 것, 노조 전임자에게 근로시간 면제 시간을 부여하지 않은 것 등을 부당노동행위라고 판정했다. 노동부 관계자는 “장기간 노사분쟁이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특별근로감독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며 “잇단 중노위 판정과 법원 해고무효 판결 등으로 확인된 사항이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하는지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감독은 문재인 정부 ‘공영방송 정상화’의 신호탄으로도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MBC가 주최한 경선 토론회에서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공영방송을 장악해 정권의 방송으로 만들었다”고 말하는 등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관심을 보여 왔다. 


노조 관계자는 “2008년 <PD수첩>의 ‘광우병 보도’ 이후 벌어진 이명박·박근혜 정권 언론장악에 대한 첫 진상조사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MBC 사측은 29일 오전 낸 성명에서 “정치권력이 방송장악, MBC 장악을 위해 노동부를 동원한 것”이라며 감독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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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전직 고위관리들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 "북과 당장 대화해야"

미 전직 고위관리들 트럼프 대통령에 서한 "북과 당장 대화해야"
 
 
 
자주시보 
기사입력: 2017/06/30 [05:44]  최종편집: ⓒ 자주시보
 
 

 

 

 

 

 
2017.6.30

 

 
함지하

 

 

 

▲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 그는 오래 전부터 북과 대화를 통해 핵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강조해오고 있다.     ©

 

30일 미국의소리 보도에 따르면 미국의 전직 고위 관리들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북과의 대화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이들은 28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대화만이 현재의 긴장을 완화하고 북의 핵 개발을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윌리엄 페리 전 국방장관과 조지 슐츠 전 국무장관, 로버트 갈루치 전 국무부 북 핵 특사, 리처드 루거 전 상원의원, 빌 리처드슨 전 뉴멕시코 주지사, 핵 물리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공동으로 작성한 이 서한에서 “(미국) 행정부가 가까운 장래에 북과 논의를 시작하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북과 대화에 나서는 것이 보상이나 양보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며, 북의 핵 무장을 용인하는 신호로 해석될 수 없다며 대화는 핵 재앙을 막는 의사소통에 있어 필요한 과정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북이 갑작스럽게 핵 공격을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비이성적이지 않고, 자신의 정권을 지키고자 하는 데 높은 가치를 두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들은 우선 트럼프 행정부가 북과 비공식 양자 대화에 나설 것을 제안하면서 여기에는 어떤 조건도 없어야 하고, 또 이후 정식 협상 개시를 위해 선택할 수 있는 게 무엇인지 알아보는 과정이 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 연평도 포사격훈련이 진행된 기간 평양방문을 마치고 베이징 공항으로 돌아와 기자회견을 진행하는 리처드슨 주지사,  리처드슨 주지사는 북을 여러차례 방문한 바 있으며 대화로 핵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을 줄곧 견지해왔다     ©자주민보

 

현재 트럼프 정부는 북미대화가 이뤄지려면 북이 `의미 있는 비핵화 조치를 취하고, 도발 행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어 북미대화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그래서 전직관리들이 이런 편지를 쓴 것으로 보인다.

 

전직 관리들은 북에 선의를 표명하고 협상을 시작하기 위해 미국이 고위급 대통령 특사를 북한에 보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또 미국은 북을 향한 적대적인 의도가 없다는 점과 함께, 평화로운 해법을 찾고자 한다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직 관리들은 북한이 이를 대가로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실험에 대한 동결을 발표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중국 역시 이 같은 대화를 지지할 것으로 예상했다.

 

적대적 의도가 없다는 점을 보여주려면 현재 진행 중인 한반도 주변에 대규모 미군 병력을 동원한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 실제 중국이 북의 핵과 미사일 시험 동결 대 미군 훈련 중단을 공식 제안하고 있고 북도 미국이 군사훈련을 중단하면 핵과 미사일 시험을 중단할 뜻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것이 대화를 위한 분위기 조성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 2013년 아산정책연구소 토론회에서 로벗 갈루치가 연설하는 장면, 그도 최근 조미협상재개론을 제기한 사람들 가운데 한 사람이다.     ©자주시보, 한호석 소장

 

미국의 전직 관리들은 이 같은 외교적 해법이 효력을 발휘할지는 장담할 수 없다고 밝혔으나 현 상태에서 좋은 군사적 방안은 없으며, 만약 미국이 북에 대한 군사적 공격을 감행할 경우 북의 대응은 한국과 일본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는 잘못된 판단이다. 북은 이제 전쟁이 나면 전쟁터는 미국 본토가 될 것이라고 천명한 바 있고 2013년 전쟁 위기 시에 김정은 위원장의 작전지도를 통해 미국 본토 타격 계획도를 공개하였다. 당시 그 타격 수단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13호를 공개하였고 이어 더 위력적인 화성14호도 공개하였다. 

 

나아가 2017년 태양절 기념 열병식에서 미 본토 타격용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 2종류를 추가로 공개하였다. 콜드런칭 방식 고체연료로켓엔진으로 만든 세계 최첨단 미사일이었다. 북은 현재 그 시험발사도 곧 공개할 것이라고 미국을 압박하고 있다.

 

▲ 대화로 북핵문제 해결을 강력히 주장하고 있는 미국의 핵전문가 헤커 박사, 그는 북을 직접 방문하여 북이 추출한 플루토늄이 든 비이커도 만져보고 수년 전에는 북의 농축우라늄생산시설까지 보고 왔다. 그 농축우라늄 시설을 보고 너무 충격적이어서 잠신 정신을 잃을 정도였다는 고백도 한 적 있다. 그후 그는 북의 핵능력을 결코 가볍게 볼 수 없다며 무슨 대책을 빨리 세워야 한다고 늘 강조해왔다.     ©자주시보

 

전직 관리들은 또 북에 대한 압박 강화 역시 유용할 수 있지만, 제재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밝히면서 북 정권은 (국제적으로) 고립된 상황 속에서도 미사일과 핵 기술을 개발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이 때문에 외교적 노력이 없다면, 북이 미국에 도달할 수 있는 핵탄두 장착 장거리 미사일을 개발할 것이라는 점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지적했다.

 

아마 이번 한미정상회담에서 강력한 대북제재와 압박 나아가 군사적 방법이 합의되면 북은 주저 없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에 나설 것이다.

 

북과 오랜 협상을 해오는 과정에 북을 어느 정도 알게 된 전직 관리들도 바로 이점을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는 것이다.

 

북이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에 성공하면 미국은 돌이킬 수 없는 위기에 빠져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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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너지 전환’은 에너지 바꾼다고 이뤄지지 않는다

안재정 2017. 06. 29
조회수 649 추천수 0
 
영화로 환경 읽기 21. <딥워터 호라이즌>
안전보다 돈 선택한 석유 메이저, 이제 태양광 투자에
에너지 생산과 소비구조 바꾸는 일이 재생에너지보다 중요 
 
Deepwater_Horizon_offshore_drilling_unit_on_fire_2010.jpg» 2010년 4월 20일 미국 뉴올리언스 해상에서 발생한 사상 최악의 폭발 및 기름 유출사고 현장. <딥워터 호라이즌>은 이 사고를 영화화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문재인 대통령이 6월 19일 ‘탈핵 시대’를 선포했다. 고리원전 1호기의 가동 영구정지는 탈핵으로 가는 출발이자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가는 대전환의 시작이라며 많은 이들이 환호하였다. 우리는 과연 이 여정을 순조롭게 이어갈 수 있을까? 이웃 나라 일본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탈핵의 길을 나섰으나, 멀리 가지 못하고 되돌아온 사례를 우리는 알고 있다. 
 
핵발전의 중독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로 가는 길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말하는 것처럼 재생에너지의 ㎾ h 당 전력생산 단가가 높다는 변명을 넘어서는 우리 사회의 대전환을 의미한다(한국수력원자력에서 주장하는 에너지원별 ㎾ h 당 전력생산 단가는 원전 68원, 석탄 화력 73.8원, LNG 화력 101.2원, 신재생에너지 발전 156.5원이다). 이러한 전환의 목표는 재생에너지의 발전 단가를 낮추거나 반대로 핵발전 또는 화력발전의 단가가 높아져 재생에너지의 경제성이 확보되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우리 사회가 가진 에너지 지배 구조를 넘어서는 일이다. 이번 호에서 다룰 <딥워터 호라이즌>을 통해 에너지 전환에 관한 몇 가지 이야기하려고 한다.
  
d1.jpg» <딥워터 호라이즌>의 포스터
  
<딥워터 호라이즌>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임을 강조하기 위해 법정 증언으로부터 시작된다. 실제 영화의 배경은 2010년 4월 20일 미국 뉴올리언스 남쪽 200여㎞ 떨어진 해상에서 벌어진 심해 석유시추선 딥워터호라이즌호의 폭발 사고이다. 이 시추선의 소유주는 세계적인 석유 메이저 업체인 비피(BP)(이전 명칭 브리티시 피트롤리엄, British Petroleum)이다. 
   
현대중공업이 제작한 이 심해 시추시설은 사고 당시 수심 1600m의 깊은 바다에서 석유시추공을 뚫어 해수면 이하 5600m 부근의 지하를 시추하고 있었다. 수심 3000m의 심해에서도 석유 시추가 가능한 이 시설에 왜 딥워터(deepwater) 호라이즌(horizon)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이 사고는 미국 멕시코만 기름유출사고, 딥워터 호라이즌 호 기름유출사고, 비피 기름유출사고, 마콘도 폭발 사고 등으로 불리는데, 원인 제공 기업과 유조선 이름을 포함하여 부르는 국제관례를 따른다면 가장 적당한 이름은 “비피 딥워터 호라이즌호 기름유출사고”이다(■ 관련 기사가해자는 뒤로 숨은 기름유출사고 명칭).
 
이 영화를 감독한 피터 버그는 평론가들의 혹평을 받은 <배틀 쉼> 이후 시나리오의 중요성을 실화를 바탕으로 검증하고자 <딥워터 호라이즌>을 내세웠을 정도로 리얼리티에 초점을 두었다. 실제 영화는 대부분의 재난 영화와는 달리 서사의 힘과 배후 세력에 대한 설명, 그리고 그 속에서 희생되는 이들의 신파적인 감동 스토리에 초점을 두고 있지 않다. 이러한 점에서 비슷한 시기에 개봉한 <판도라>와 비교가 된다(■ 관련 기사영화라 다행이다, 미리 알려줘 고맙다)
 
 
영화는 2010년 4월 20일 발생한 사고 이후 48시간 정도를 다루고 있다. 영화는 마치 바다 한가운데서 벌어진 사고를 경험하는 듯한 현장감을 관객에게 제공한다. 하지만 생생한 현장감과 깔끔한 스토리를 통해 이 영화에 몰입하도록 하면서도, 영화를 다 보고 나면 “그래서 말하고 싶은 건 뭔가?”라는 질문이 여전히 남는다. 그들은 왜 그곳에서 시간에 쫓기어 작업하였고, 무엇 때문에 속도와 경제 논리 속에서 죽어야만 했을까?
  
BP, 그들은 누구인가?
 
BP_Helios_logo.svg.png» BP의 로고. 위키미디어 코먼스
 
영화 <딥워터 호라이즌> 속에서 사고 원인을 제공한 비피(BP)는 어떤 기업일까? 영화에서 자세히 묘사는 되어 있지 않지만, 비피에서 파견 나온 ‘돈 비드린’(존 말코비치 분)을 통해 어느 정도 가늠해볼 수 있다. ‘돈’은 영화 속 재난을 초래한 원인인 안전보다 경제성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인물이다. 원유 시추를 위한 공정이 43일이나 지체되고 이로 인해 5000만 달러(약 570억 원) 이상의 초과 예산이 발생하자 무수히 많은 사고에 대한 경고와 12만5000 달러(약 1억4000만 원)가 드는 안전성 검사를 무시하고 공사 기간을 단축하는 인물로 그려진다. 여기서 우리가 의문을 제기해야 할 것은, 이것이 영국 최대의 기업이자 미국 엑손 모빌에 이어 세계 2위의 석유 회사이며 세계에서 3번째로 큰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비피의 파견 감독관으로서 당연한 선택인가 하는 점이다.
   
BP의 탄생과 석유 카르텔
  
19세기 후반 영국은 식민지였던 인도의 유전을 개발하기 위해 랑군석유회사를 세운다. 이 회사는 19세기 후반 소유권이 여러 차례 넘어가면서 버마석유회사(Burmah Oil Company)로 이름이 변경된다. 1908년 영국의 지질학자들은 이란에서 엄청난 양의 원유를 발견하고, 당시 이란의 카자르 왕조는 그 시추권을 버마석유회사의 자회사인 앵글로-페르시안 석유 회사(Anglo-Persian Oil Company, APOC)에 넘긴다. 이러한 기업들은 제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군수, 운송 등에 필요한 정유 공장을 세우며 세력을 확장한다. 이 과정에서 이란 왕조의 석유자원 독점권을 유지하기 위해 당시 영국 총리이던 윈스턴 처칠 등을 컨설턴트로 고용해 로비할 정도로 심각한 정경유착이 발생하였다.
 
이들은 제1차 세계대전 이후 공정한 경쟁 대신 독점과 담합으로 세계의 석유 지배 구조를 견고히 하며 석유 카르텔을 형성하게 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황폐해진 유럽 경제의 재건을 위해 추진한 ‘마셜 플랜’ 등이 가동되면서 미국의 스탠더드 오일이 이 석유 카르텔에 합류한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중동의 민족주의 정서가 늘어나면서 친서방 정책을 편 이란 정권이 몰락하고 앵글로-이란 석유 회사(Anglo-Persian Oil Company, AIOC, APOC가 1935년 회사명을 변경함) 등이 이란으로부터 추방된다. 
 
하지만, 이러한 변화 역시 오래가지 못하는데, 미국과 영국 정보기관의 계획에 따라 친서방 세력인 자헤디 장군이 새로운 이란 수상이 되면서 AIOC는 다시 이란으로 돌아오게 된다. 이 AIOC가 1954년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 브리티시 피트롤리엄(British Petroleum Company)으로 바뀐다. 이후 이 회사는 알래스카, 리비아, 북해 등에 진출하며, 전 세계 석유를 독식하게 된다. 비피와 같은 성장 배경을 가진 세계 7대 석유 회사를 ‘세븐 시스터스’(Seven Sisters)라 부르는데, 이들은 1970년대 중동 석유 생산량의 90% 이상, 세계 석유 생산량의 90%를 독점하게 된다.
  
세상을 지배하는 슈퍼 메이저의 탄생
  
1970년대에 들어서면서 산유국들의 ‘반란’으로 1973년 오일쇼크가 발생하였다. 이로써 세계 석유 권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로 넘어가고, 산유국들은 민간 석유 회사가 더는 독점하지 못하도록 국유화를 단행하여 국영기업을 만들었다. 이후 1990년대 후반 석유가격하락과 함께 석유 기업들이 합병하며 5~6개의 거대 석유에너지 기업이 탄생하게 된다. 우리는 이들을 ‘빅 오일’(Big Oil) 또는 슈퍼 메이저(Supermajors)라고 부른다. 이러한 성장 패턴은 석유 산업뿐만 아니라, 곡물, 전자, 국방, 음반, 자동차 등 경제의 모든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으며, 현재는 아이티(IT) 분야에서 일어나고 있다. 이처럼 우리는 다양한 슈퍼 메이저들의 지배 속에 살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미지 3] Seven sisters & Super majors.jpg» 세븐 시스터스와 슈퍼메이저 계보도.
  
속도가 돈인 시대, 왜 그들은 안전보다 경제성을 택하는가?
  
영화 속 <딥워터 호라이즌>은 작업을 강행하면서 발생하는 많은 안전상의 문제점을 무시하다 사고에 직면한다. 그렇다면 그들은 왜 이렇게 작업 속도에 연연했을까? 이는 현재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마콘도(MACONDO)에서 30억~40억 배럴이 매장되어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카스키다(KASKIDA)로 시추선을 이동하기 위해서이다. 영화 속 표현을 빌자면, 원유라는 선물을 배송하기 위해 비피는 산타클로스이며, 딥워터 호라이즌호는 산타클로스의 썰매이고, 이곳에 탑승한 126명은 루돌프 사슴이 되는 셈이다. 사고 당시 딥워터 호라이즌호에 타고 있던 사람 중 115명이 탈출하고 11명이 실종(사망)했는데, 9명은 플랫폼의 승무원이고 2명은 엔지니어였다(비피 소속 6인은 모두 탈출하였다). 폭발 사고와 수습 과정에서 사망한 이들은, 생태계에서와 마찬가지로, 상대적인 약자였다.
  
영화에서는 이러한 사상 최악의 해양 석유 유출 사고를 막을 수 있었는지에 관한 논쟁이 등장한다. 지미 하렐(커트 러셀 분)과 마이크 월리(마크 월버그 분)가 비피 관계자를 찾아가 시추공의 안정성 테스트 팀을 돌려보낸 것을 항의하는 장면이 그것이다.
  
“내 할아버지는 한 번도 치과에 찾아가지 않았어. 왜냐하면 뭐가 문제인지 알고 싶지 않았거든. 문제가 뭔지 알게 되면 그 일에 대해 다뤄야 할 테니까. 당신들은 1800억 달러짜리 회사지만 싸구려로군.”
  
d10_deepwater-horizon-kurt-russell.jpg» 지미 하렐(커트 러셀 분)이 비피 관계자에게 시추공의 안정성 테스트 팀을 돌려보낸 것을 항의한다.
  
그렇다. 그들은 문제에 대해 알고 싶어하지 않는다. 그 문제가 이익을 저해할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지미 하렐은 이를 자신의 할아버지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할아버지는 평소 양치질을 게을리하면서도 치실을 쓰지 않고 큰돈이 들까 봐 평생 치과에 가지 않았다. 그러면 죽을 때까지 엄청난 비용과 고통을 감수해야 한다.
이러한 지미 하렐의 비난에 돈 비드린은 다음과 같이 응수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1860억 달러짜리 회사가 된 거야.”
  
그들은 그렇게 평행선을 달리게 되고, 이러한 상황을 검증할 시스템은 작동하지 않는다. 딥워터 호라이즌 호의 390가지가 넘는 장비들이 고장 났다고 마이크 월리가 이야기하지만 2010년 비피는 최고 안전상을 7년 연속으로 받는다. 이미 사고는 예견되어 있고, 이를 막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이후 사고는 우리가 아는 대로 발생한다.
  
d-8.jpg» 사고 수습과정에서 희생을 당한 것은 사회적 약자들이었다.
  
1 : 29 : 300 그리고 희생자들
  
우리는 <딥워터 호라이즌>와 같이 큰 사고를 당할 위험을 안고 살아간다. 하지만, 큰 사고가 발생하기 전 이미 비슷한 작은 사고들이 여러 번 발생하고, 이를 방치하면 정말 큰 사고가 벌어지기 마련이다. 이것이 우리가 알고 있는 하인리히 법칙이다. 산업재해가 발생하는 과정에서 큰 재해가 한 번 있었다면 그 전에 같은 원인으로 발생한 작은 사고가 29번 있었고, 또 운 좋게 사고는 피했지만 같은 원인으로 상처를 입을 뻔한 일이 무려 300번이나 있었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된 사례는 우리를 안타깝게 한 세월호나 삼성1호-허베이 스피릿호 사고 등 대형 참사에서도 찾을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우리는 어떤 희생을 감수했고, 그 희생의 확률은 누구에게 높았는지, 그리고 330번의 사고는 어떤 배경 속에서 발생하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다.
 
영화 속 희생자 모두가 플랫폼의 승무원과 엔지니어였는지, 텍사스대학교 건축학과 4년 장학생인 케일럽(딜런 오브라이언 분)은 왜 비정규직 근로자로 딥워터 호라이즌 호에 탑승했고, 마지막까지 배를 살리기 위해 자신의 생명을 담보로 뛰어들었어야 했는지에 대해서 우리는 관심이 없다. 어쩌면 우리의 미래 (또는 현재)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말이다. 
  
d9-deepwater-horizon-dylan-obrien-mark-wahlberg.jpg» 텍사스대학교 4년 장학생이자 비정규직인 케일럽(딜런 오브라이언 분).
 
복구와 책임은 누구의 몫인가?
  
<딥워터 호라이즌> 사고로 인해 2010년 4월 20일부터 7월 15일까지 총 490만 배럴(약 7.78억ℓ)의 원유가 멕시코만으로 유출되었다. 당시 비피사는 바닷물 위에 뜬 유막을 제거하기 위해 일부러 불을 내 기름을 태웠고(약 4925만ℓ를 태움), 대규모 오일 스키머(Oil skimmer, 물에 뜬 기름을 유착 벨트 등에 흡착시켜서 제거하는 것) 선박을 이용해 기름을 걸러 냈다. 또한 비피 계열사가 만든 코렉시트(Corexit)라는 유화제를 70만 갤런이 넘는 양을 사용해서 세계 기록으로 남기도 했다. 하지만 워낙 유출량이 많아 이런 물리적, 화학적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이었다.
 
미국 역사상 최대의 원유 유출 사고라는 불명예를 남기며 사고는 마무리가 되고 있지만, 수습과 복구는 지금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이에 따른 책임도 묻고 있는데 2016년 4월 미국 법무부는 비피에 단일 기업에 대한 손해배상액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인 208억 달러(약 24조원)의 손해 배상금을 부과했다. 
 
04526050_P_0.JPG» 허베이스피리트호 서해안 기름 유출 사고 피해자 모임인 서해안유류피해민전국총연합회 회원들이 2012년 서울 서초동 삼성사옥 앞에서 성의있는 피해보상을 요구하고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2007년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삼성1호-허베이 스피릿호’ 원유 유출 사고와 비교해 보면, 사고에 대한 책임을 분명히 묻는 이러한 징벌성 판결은 한국과 미국의 법정과 정부의 대응 차이만으로 보기에는 아쉬움이 크게 남는다. 
 
‘삼성1호-허베이 스피릿호’ 원유 유출 사고의 경우, 사고가 발생한 지 6년이 지난 2013년 피해액이 7341억 원으로 정해졌다. 이중 원유를 유출한 허베이스피리트호 선사 1500억 원, 유출 사고를 유발한 삼성중공업 56억 원에 더하여 IOPC(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에서 최대 3258억 원까지 배상한다면, 세금으로 약 2000억 원을 부담하게 된다. 유출 사고의 원인을 제공한 삼성중공업이 최대 56억 원에 불과한 배상금과 별개로 출연한 2900억 원 규모의 지역발전기금은 2017년 6월까지 배분되지 않았다. 2016년 7월 기준, 중국 선박회사 '허베이 스피리트 시핑'에 부과한 161억 원의 방제 비용에 대해서도 법정 다툼이 계속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2017년 4월 24일부터 국제해사기구(IMO) 본부에서 개최되는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 회의에 참석해 '허베이스피리트호 기름 유출 사고 관련 배·보상 소송 내용‘을 논의하였으니 이 사고의 수습은 여전히 진행형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물론 지금까지 그래 왔던 것처럼 우리는 ‘기름 유출 9주년 태안군, 피해 배·보상 완벽 마무리’라는 기사를 늘 접하게 될 것이긴 하다. 
  
에너지 전환의 시작 그리고 남겨진 고민
  
머지않아 석유가 시대가 끝날 것이다. 아니 벌써 값싼 석유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 미국 텍사스의 앞마당을 파면 석유가 나는 시대가 더는 아니다. 망망한(horizon) 멕시코만에서 1600m의 깊은 바다(deepwater)를 파헤쳐야 석유를 찾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상황이 ‘비피 딥워터 호라이즌 기름유출사고’의 배경이다. 그렇다고 핵에너지가 그다음을 이어갈 것으로 보기 어렵다. 
 
앞서 살펴본 것과 같이 그동안 석유 시대는 슈퍼 메이저가 이끌었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과정에서 많은 이들이 희생을 당했으며, 저항하던 정권들을 몰락시키며 그들은 몸집을 키웠다. 최근 이러한 에너지 슈퍼 메이저들은 재생에너지와 관련된 전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2016년 프랑스의 거대 석유 회사인 토탈이 배터리업체 사프트를 9억5000만 유로(약 1조3000억 원)에 인수했고, 세계 최대의 원유 수출업체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아람코도 석유 이후의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태양광 사업을 검토하고 있다.
 
cp-3.jpg» 사우디 아람코의 태양광 주차장.
 
이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에너지 전환을 이룰 것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는 에너지를 핵, 석유-석탄-천연가스, 재생에너지 등 에너지원의 문제로 주로 보았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의 시대에는 에너지원의 변화와 함께 에너지를 지배하는 방식에 대한 고민이 포함되어야 한다. 
 
지금처럼 사용할 에너지를 가능한 한 많이 생산하고, 가능한 한 많이 소비하는 구조를 유지한다면 슈퍼 메이저에 의한 파괴와 지배 방식이나 그들이 사회 구성원들을 태도가 바뀌지 않을 것이다. 이에 다소 불편을 수반하더라도 개인의 에너지 자립과 독립을 통해 불평등한 에너지 지배 구조를 바꾸고, 에너지 생산과 소비 과정에서 희생되는 생명과 삶이 생기지 않도록 주위를 살피는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새로운 에너지 전환의 시작에서 말이다. 
 
안재정/ 환경과교육연구소 선임연구원, 송내고등학교 교사
  
■ 참고 문헌
 
<월간 환경> 2014년 7월호 – 환경일보, 2014.6.25. 5쪽.
<중앙일보> 숫자로 알아보는 최악의 해양 재난영화 '딥워터 호라이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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