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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한미FTA 반대 운동을 '괴담'이라 비웃는 분들께

 
[송기호의 인권 경제] 한미 FTA 5년 평가 <4>
송기호 변호사   2017.03.17 09:48:03
 
2008년 겨울, 한 국회의원 보좌관이 한미 FTA 협상 비밀을 누설했다는 이유로 법정 구속되어 실형을 선고받았다. 노무현 정부에서 이명박 정부에 걸쳐 많은 시민, 농민, 노동자, 학생이 탄압 속에서도 민주주의를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았고, 이 운동은 한미 FTA 투자자 제소 조항 등을 바꾸었다. 

2006년부터 2012년까지 7년에 걸친 한미 FTA 반대 운동에서 한국 사회가 기억해야 할 많은 사람이 있다. 그 중 특히 한 국회 보좌관(그의 이름은 정창수이고 지금은 나라살림연구소 소장이다.)을 이야기하는 이유는 그가 감옥에 갇힌 이유가 바로 미국의 덤핑 보복 폭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2007년 1월 13일, 한미 FTA 타결 여부를 결정해야 할 중요한 시점에, 한미 양국은 막판 고위급 협의를 가졌으나 결렬되었다. 당시 한국이 국민에게 공언한 핵심 과녁은 미국의 악명 높은 반덤핑 장벽이었다. 그러나 미국은 완강하게 저항했다. 결국 한국은 물러났다. 한국 협상단은 내부적으로, 계속 미국에게 요구하되 미국이 끝까지 거부할 경우에는 한미 FTA 타결을 위해 '무역구제 분야', 미국의 반덤핑 장벽 개선 요구 관철을 포기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그리고 이를 국회에 '대외비'로 보고했다. 정창수 당시 보좌관은 이러한 중대한 협상 목표 수정을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언론에 제공했다. 그리고 다음 해 겨울 감옥에 갇혔다. 

그 사이 정부는 한미 FTA 협상 타결을 선언했고, 협정문에 서명했다. 그리고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관료들은 이렇게 자랑했다. 

"반덤핑 등 미국의 무역구제 조치 가능성을 억제하고 견제하고자 하는 목표를 상당부분 달성" (2008년 <한미 FTA 상세 설명 자료>, 131쪽) 

그러나 그 때부터 이미 거짓말이었고, 지금도 아직 거짓말이다. 이미 한미 FTA를 처음 만들 때 제10장의 반덤핑 조항 자체가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입에 발린 서비스 장식이요 치장이었다. 반덤핑 조사를 시작할 때에 서면으로 알려준다는 등의 조항(10.2조)은 이미 미국의 반덤핑 국내법에서 보장하는 절차였다. 게다가 이 화장발 같은 치장 조항조차 미국이 지키지 않을 경우에도 한미 FTA를 통해 미국에게 따지는 길을 막았다. 제네바로 가서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를 하도록 했다.  

충분히 보았다. 한미 FTA 발효 후 5년, 충분히 보았다. 미국의 반덤핑 장벽은 더 치솟았다. 산업부가 작년 9월 19일 기준 작성한 <수입규제 관리카드표>를 보면, 당시의 23건의 미국 조치(조사 중 포함) 중 14건이 한미 FTA 발효 이후이다. 이것이 끝이 아니다. 트럼프 정부는 2017년 3월 10일 한국산 변압기에 61%라는 엄청난 반덤핑 관세 최종 판정을 내렸다. 이는 매우 이례적으로 그 배경에는 매우 일방적으로 조사를 받는 한국 기업이 성실하게 자료를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미국 당국이 '조사 기업에게 불리한 입수 가능 사실 자료(adverse facts available)' 조항을 일방적으로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한국은 한미 FTA 협정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무역 장벽을 세계무역기구(WTO)에 두 차례나 제소해야 했다. 2013년에는 한국산 세탁기에 대한, 그리고 2014년엔 한국산 철강에 대한 미국의 반덤핑 관세가 WTO 위반이라는 이유로 제소했다. 한미 FTA는 무력했다. 

한국이 제네바에 낸 소장을 보면, 미국은 WTO 규정과 판결을 어기고 '제로잉'이라는 방식으로 덤핑 판정을 했다고 되어 있다. 이 방식은 덤핑인지 아닌지를 판단할 때, 비싸게 판 거래는 없었던 것으로 치고('제로'로 처리), 값싸게 팔아 덤핑 혐의가 있는 거래만으로 덤핑 여부 판정을 하는 사기꾼 판정이다. 간단히 말하면 비싸게 판 것은 제외하고 싸게 판것만 가지고 싸게 팔았는지 여부를 따지는 것이다.  

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는 한미 FTA 홍보를 하면서 미국이 제로잉 방식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기로 했다고 선전했다. 그러나 한국은 미국이 이 방식을 사용하였으니 고쳐달라고 WTO에 제소 중이다.  

특별히 나는 이 글을 정창수를 위해 쓴다. 그리고 한미 FTA 반대 운동에서 탄압을 받은, 이름 없는 많은 분들에게 쓴다. 그리고 국회의원직을 건 사람도 있었다. 

2006년부터 시작하여 2012년까지 지속한 한미 FTA 반대 운동은 세계 통상 질서에 큰 의미가 있다. 한국의 이 운동은 국내 통합에 실패한 FTA의 세계사적 미래를 내다 본 것이었다. 이 운동은 세계의 FTA 질서를 ‘제헌’하는 위치에 있지 못한 한국의 구조적 제약으로 인해 FTA 질서를 당장 바꾸지는 못했다. 그러나 ‘제헌국가’의 앞줄에 있는 미국과 영국은 트럼프의 등장과 EU 탈퇴라는 방식으로, 국내 통합 없는 FTA를 거부했다. 

역설적으로 트럼프는 국내 통합에 실패한 FTA가 낳은 자식이다. 다음 회에 자세히 보겠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한미 FTA 재협상 통지를 하지 않는 것은 트럼프의 FTA 모델을 아직 완성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미국에게 한국은 미국의 FTA 모델을 심는 곳이지, 한국을 위해 별도의 모델을 만들 곳은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 지난 10년간의 한미 FTA 반대운동을 '괴담'이라 비웃는 사람들에게 묻고 싶다. 트럼프가 새로운 FTA 모델을 한국에게 요구할 때, 그대들은 이에 대비할 힘을 어디에서 찾을 것인가? 트럼프에게 찾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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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오만 프레임, 작동되기 시작했다

 

 

[아침신문 솎아보기] 미국 금리인상에 한국 시증은행 금리 변동 가능성 “은행 이자 잔치”

이하늬 기자 hanee@mediatoday.co.kr  2017년 03월 17일 금요일

 

보수언론이 더불어민주당은 오만하다는 프레임의 기사를 쏟아내고 있다. 이미 정권을 잡은 것 마냥 행동한다는 것이다. 17일 조선일보 아침신문 곳곳에서는 이런 뉘앙스의 기사를 찾을 수 있었다. 이 같은 프레임은 당분간 지속 될 것으로 보인다. 
 
먼저 "아무리 지지율 1위라지만 너무하는 민주당 사람들"이라는 사설이 대표적이다. 조선일보는 해당 사설에서 '한반도평화 포럼'이 공식 논평을 통해 "더 이상 부역 행위를 저지르지 말라"고 한 것을 두고 "야권 일각이 아니라 전체에 이런 폭력적 정서가 퍼져있다"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정권이 바뀌면 정책도 바뀔 수 있지만 집권하기도 전에 공무원들에게 강압적 명령을 시작하는 경우는 본 적이 없다"면서 "국민적 합의가 필요한 이런 정책 변경을 놓고 공무원들에게 몸조심하라는 식으로 윽박지르는 것은 도를 넘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날 1면 "문 앞으로…줄서기 바쁜 관료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는 공무원들이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 측에 줄을 서기 위해 현안은 뒷전이라고 보도했다. 관료사회를 비판하면서 문 전 대표에 대한 부정적인 뉘앙스가 퍼져있는 기사다. 
 
▲ 조선일보 3월 17일 사설
▲ 조선일보 3월 17일 사설
▲ 조선일보 3면 기사
▲ 조선일보 3면 기사
황교안 지지율, 60%, 야권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불출마를 선언한 이후 홍준표 경남지사가 최대 수혜주인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는 16일 황 대행 불출마 선언 직후 유권자 1015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황 대행 지지자(11.5%)의 32.4%가 홍 지사에게로 이동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구 여권에서 떨어져 나간 지지층도 많았다. 리얼미터 조사 결과에 따르면 황 권한대행 지지층 가운데 홍 지사나 바른정당 주자인 남경필 경기지사(8.0%), 유승민 의원(3.7%) 등 범보수 주자를 선택한 응답자 비율은 44.1%에 불과했다. 
 
60% 가까이가 더불어민주당 소속인 안 지사(14.9%), 이재명 성남시장(3.6%), 문 전 대표(1.6%)와 심상정 정의당 대표(1.8%) 등의 진보 진영 주자나 국민의당의 안 전 대표(11.6%),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5.3%) 등으로 흩어진 것이다. 
 
최창렬 용인대 교수는 한국일보에 “박근혜 전 대통령 지지층이 비박(근혜)이었던 홍 지사에게 고스란히 가진 않았고 온건 보수층도 중도 주자들한테 빼앗겼다”면서 “한국당 역시 시대정신에서 크게 벗어날 수는 없는 만큼 친박 지지층도 지리멸렬하고 말 것”이라고 내다봤다. 
 
▲ 한국일보 4면 기사
▲ 한국일보 4면 기사
미국 기준금이 인상, 왜 문제인가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3개월 만에 다시 기준금리를 올렸다. 연준은 연말까지 2차례 추가 금리인상도 예고했다. 중국 인민은행도 곧바로 자금 시장 금리를 올리며 돈줄 죄기에 나섰다. 신문들은 해당 사안을 모두 1면에 보도했다. 
 
재닛 옐런 미 연준 의장은 15일(현지시간) 이틀간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뒤 “미 경제가 완만한 속도로 지속 확장하고 있다”며 기준금리를 0.50~0.75%에서 0.75~1.00%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금리 인상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3번째다. 
 
그러나 한국은 당장 금리인상을 따라가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연 1.25%)보다 0.25~0.5%포인트 낮은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 차례만 추가 인상되면 우리나라와 같아 지고 한 번 더 올라가면 한국보다 높아지는 상황이 벌어지게 됐다. 
 
▲ 한국일보 3면 기사
▲ 한국일보 3면 기사
시중은행은 물론이고 제2금융권 금리도 상승 
 
미국 금리인상이 한국에 악재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먼저 가계 대출이다. 한국의 가계 대출은 1344조에 달한다. 지난해 8월 국내 은행권 가계 대출금리는 2%대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해 말 미국의 기준금이 인상이 현실화되면서 올해 1월에는 3.39%까지 인상됐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 금리도 상승세다. 저축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가중평균금리는 지난해 12월만 해도 5.74%였지만 올 1월에는 6.09%로 올랐다. 상호금융기관의 주택담보대출 금리도 같은 기간 3.48%에서 3.56%로 상승했다.
 
금리가 오르면 저신용 대출자들이 직격탄을 맞아 줄파산할 가능성이 높다. 한은은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 차입자 대출 중 변동금리 대출 비중이 80%를 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은행보다 금리가 높은 2금융권에서 대출을 받기 때문에 충격의 강도도 크다.  
 
외국인 자금 썰물처럼 빠져나갈 가능성도  
 
두 번째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이다. 미국 금리가 한국 금리보다 높아질 경우 미국보다 높은 금리를 보고 들어왔던 외국인 자금이 미국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한국일보는 달러 강세가 맞물리면 이탈 속도는 더 빨라질 수 있다고 관측했다. 
 
한국일보에 따르면 과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됐던 1999년과 2005년 당시에도 외국인 투자자금이 지속적으로 빠져나가면서 시장 불안이 커지자 한은은 결국 8개월 만에 금리를 올렸다. 시장에선 한은이 연말엔 금리 인상 여부를 적극 검토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 경향신문 3월 17일 사설
▲ 경향신문 3월 17일 사설
경향신문 "시중은행들만 잔치" 비판
 
반면 시중은행들은 미국 금리 인상을 핑계삼아 잔치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경향신문은 가계대출이 천문학적인 상황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며 이번 미국의 금리 인상은 국내 은행들의 대출금리 인상에 기름을 부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경향신문은 사설에서 "시중은행은 대출금리 인상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금리 인상의 핑곗거리가 생겼기 때문이다"면서 "은행들의 ‘금리장사’는 이미 도를 넘었다. 지난 4년간 4대 시중은행이 집단대출로 얻은 이익만 10조원에 이른다"고 비판했다. 
 
한겨레는 정부가 실질적인 대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문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그동안 나온 가계부채 대책들을 보면 말만 번지르르했지 효과가 거의 없었다"면서 "위험성을 그토록 경고했건만 박근혜 정부 4년 동안 가계부채가 380조원 증가한 게 이를 말해준다"고 꼬집었다.  
 
▲ 중앙일보 3월 17일 사설
▲ 중앙일보 3월 17일 사설
검찰, 대기업 수사 본격화
 
검찰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한 대기업 수사를 본격화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는 16일 김창근 전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등 SK그룹 전ㆍ현직 임원 3명을 소환 조사했다. 앞서 특검팀은 삼성그룹 외에도 대가성 의혹이 불거진 대기업들을 수사하려 했으나 수사 기간이 연장되지 않아 포기한 바 있다. 
 
SK그룹은 2015년 최태원 회장의 특별사면 대가로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돈을 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회사 자금을 빼돌려 선물투자를 한 혐의로 징역 4년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으나 2년7개월 만에 광복절 특사로 석방됐다. 
 
그룹 수뇌부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에게 “하늘같은 은혜 잊지 않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이 특검 수사에서 밝혀졌다. CJ는 이재현 회장의 사면 청탁 의혹이, 롯데는 신동빈 회장이 박 전 대통령과 독대한 뒤 면세점 신규 특허를 받은 의혹이 제기된 상태다. 
 
기업 눈치보는 신문들 “수사 당연하지만 신속하게” 
 
신문들은 대기업에 대한 수사가 당연하다고 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눈치를 보는듯한 사설을 내놨다. 한국일보는 "삼성과의 형평성 차원에서도 강도 높은 수사와 처리가 불가피하다"면서도 "하루라도 빨리 조사를 끝내 원활한 기업 활동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앙일보는 좀 더 노골적이다. 중앙일보는 사설에서 "뇌물공여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기업들을 상대로 사실관계를 캐는 일은 당연한 수순"이라면서도 "사건을 질질 끌며 뭔가 잡아내야 한다는 잘못된 관행의 먼지털이식 수사는 곤란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중앙일보는 "대기업들이 그동안 검찰 수사와 국회 국정조사에 대응하느라 정상적인 활동을 하기 어려웠음은 능히 짐작된다"며 "이제 검찰이 수사를 재개했으니 얼마나 더 갈지 모른 채 걱정만 하고 있다"고 썼다.  
 
▲ 경향신문 6면 기사
▲ 경향신문 6면 기사
CJ, 우병우에 이재현 회장 사면 청탁했나
 
대기업에 대한 수사가 시작되면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CJ그룹이 우 전 민정수석의 지인에게 이재현 회장의 사면을 청탁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향신문은 "16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특검은 CJ가 우 전 수석 지인에게 차량 등 금품을 제공하고 이 회장 사면에 힘써달라고 부탁한 단서를 잡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그러나 특검은 이 지인이 실제 우 전 수석에게 청탁을 했는지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 동아일보 3월 17일 사설
▲ 동아일보 3월 17일 사설
청와대 자료, 국가기록원 가면 최대 30년 열람 제한
 
이런 와중에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이 문서 파쇄기 구입과 관련한 의혹을 두고 "한마디로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무현 정부 때 구매한 것들이 너무 오래돼 교체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신문들은 국정농단과 관련한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다. 
 
동아일보는 사설에서 "청와대가 그간 거짓 해명을 한 적이 많은 데다 압수수색도 극구 거부한 터여서 의구심을 떨치기 어렵다"면서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이 전국경제인연합회에 미르·K스포츠재단 모금과 관련해 허위진술을 종용한 정황이 드러났다"고 꼬집었다. 
 
청와대 자료는 대통령기록물로 지정, 봉인해 국가기록원으로 이관하면 최대 30년간 열람이 제한된다. 수사에 차질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에 동아일보는 "결국 검찰이 얼마나 확실한 증거를 확보하느냐"가 관건이라며 "청와대 압수수색이 필요없다는 검찰은 그만큼 증거를 확보했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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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북한 미 CBS 사장 일행 트럼프 특사?!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7/03/17 10:04
  • 수정일
    2017/03/17 10:04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방북한 미 CBS 사장 일행 트럼프 특사?!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3/17 [00:2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김정은위원장은 전략군 화성포병부대에서 동행한 일꾼들에게 "전략무력에 대한 최고사령관의 유일적 영도체계, 유일적 지휘관리체계를 확고히 세우고 실전화, 과학화, 현대화를 기본종자로 한 주체적인 로케트 타격전법을 더욱 완성하며 우리 식의 초정밀화되고 지능화된 로케트들을 연속개발하고 질량적으로 강화”하라는 과업을 제시했다.

 

16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북을 방문했던 데이비드 로즈 미국 CBS뉴스 사장 일행이 북 외무성과 국가우주개발국 관계자 등을 면담하고 16일 귀국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밝혔다.

 

중앙통신은 "체류 기간 총사장 일행은 외무성과 국가우주개발국, 교육위원회 일꾼(간부)들을 만났으며 주체사상탑, 조국해방전쟁승리 기념관, 평양 지하철도를 참관하였다"고 간략히 설명했다.

로즈 사장 일행은 지난 14일 평양에 도착했다고 중앙통신은 앞서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에서는 이들이 북과 위성통신을 이용한 방송문제를 협의했을 것으로 진단하였다.

 

어제 본지에서 접한 미 막후 협상팀의 평양방문설의 실체가 결국 이것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부터 이어져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강력한 대미 군사력 과시 압박 정책은 트럼프 당선으로 잠시 중단된 것일 뿐 끝난 것이 아니었다. 트럼프의 대북정책을 판단해본 후 바로 이어갈 것이 명백했다. 그 판단의 결정근 계기는 키리졸브-독수리 합동군사훈련이라고 본지에서는 판단했다.

 

물론 이번 한미합동훈련을 미군 사령관이 아닌 한국 합참의장이 주도하는 방식으로 바꾸어 미국이 뒤로 빠졌다고는 하지만 항공모함과 같은 전략 무장장비가 한반도에 접근한다면 북은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으로 본지에서는 내다보았다.

 

그 항공모함이 부산항에 온다고 하니 얼마나 우려를 했는지 모른다. 그런데 알고 보니 15일 항공모함이 부산항에 들어오기 하루 전에 CBS 사장 일행이 평양으로 들어가 북 외무성 관계자들을 만났던 것이다.

 

CBS 사장 일행은 연합뉴스에서 분석했듯이 북의 위성방송사업이나 논의하기 위해 들어간 것이 아님이 분명하다. 물론 AP통신이 북에 지국을 개설했기에 CBS방송국도 평양에 사무소를 개설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위해서라면 실무진이 먼저 들어가야지 사장이 직접 들어가는 것은 격에 맞지 않다.

이들은 사실상 트럼프의 특사단일 가능성이 높다. 그래서 외무성 관계자들을 만난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2월 시작된 독수리 훈련에 대응하여 고체연료엔진을 이용한 신형 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 시험발사를 전격 단행하였다. 참으로 무서운 위력을 지닌 미사일이었다.

 

▲ 4발 집중발사 탄도미사일 화성6호 개량형 시헙발사 모습, 김정은위원장은 탄도미사일이 "항공교예 비행대가 편대 비행을 하듯 한 모양새로 날아간다"며 훈련에 만족감을 표시했다.  ©자주시보

 

그리고 키리졸브 훈련이 진행되고 말레이시아에서 북이 VX 독가스 테러를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미국의 이를 기화로 테러지원국으로 재지정한다는 말이 나오자 바로 4발의 신형 화성6호  탄도미사일 집중발사 훈련을 전격 단행하였다. 시험발사가 아니라 실전훈련이었다. 이 집중발사는 한반도 주변 모든 미군 거점과 미 본토 전역을 동시에 핵폭탄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준 것으로 그 성격이 대단히 심각한 것이었다.

 

이런 흐름을 놓고 보았을 때 미국이 선손을 쓰지 않고 항공모함을 부산항에 끌고 왔다면 북은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를 단행했을 지도 모른다.

 

어쨌든 CBS 사장단을 앞세운 트럼프 특사단의 평양방문은 트럼프 신행정부가 북과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심각하게 모색하고 있다는 한 증거가 아닐 수 없다.

 

특히 흥미있는 점은 때를 같이 하여 한중일 순방길에 나선 틸러슨 미 국무장관이 첫 방문국 일본에서 기시다 외무장관과 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20년 동안 미국의 대북정책은 실패했다며 새로운 접근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는 점이다. 전쟁 아니면 북의 요구를 전면 수용한 대화인데 CBS사장단 방북과 결부해보면 그 새 접근법이 대화일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또하나 삭제되기는 했지만 흥미있는 보도가 나왔는데 16일 연합뉴스에서 나왔는데 틸러슨 국무장관이 한국에 오게 되면 한미외무장과과 회담을 하기 전이나 중간에 기자회견을 할 예정이라는 것이었다. 기사에서는 관례에 없는 방식이라며 의아해했다.

그것이 사실이라면 현 한국 외무부는 미국이 함께 상의할 대상이 아니라는 것과 같다. 그저 미국이 시키면 시키는 대로 따르면 된다는 것과 다를 것이 없다. 사대매국 외교로 일관해온 박근혜 정부의 처참한 말로가 아닐 수 없다.

 

사실, 미국이 현 황교안 권한대행체제를 얼마나 무의하게 보고 있는지는 몇 달 째 공석으로 두고 있는 주한미국대사관만 놓고 봐도 잘 알 수 있다. 물론 한국의 친미세력들을 다른 경로를 이용하여 조종하고는 있을 것이다. 자주성을 잃어버리면 사람취급을 못 받고 종당엔 머저리가 되고 사대주의에 빠진 나라는 나라 취급도 받지 못하고 종당엔 망조가 들고 만다는 것을 이명박 박근혜 정부가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한국 현대사에 씻을 수 없는 치욕으로 기록될 전망이다.

 

막후에서 북미대화가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은 명백해 보인다.

물론 대화가 깨진다면 순식간에 북미관계는 겉잡을 수 없는 최악의 국면으로 접어들 우려는 여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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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꺼내면 박근혜가 꼭 봐야 합니다"

 
[촛불에게 길을 묻다] 세월호 '지성이 아빠' 문종택씨(416TV 팀장)

17.03.17 05:00 | 글:김병기쪽지보내기,정대희쪽지보내기|편집:장지혜쪽지보내기

▲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카메라를 손에 든 지성이 아빠, 문종택(55)씨. ⓒ 정대희

"세월호 사고는 참혹하기 그지없으나, 세월호 참사 당일 피청구인이 직책을 성실히 수행하였는지 여부는 탄핵심판절차의 판단대상이 되지 아니한다고 할 것입니다."

이 대목에서 그의 처참한 얼굴을 떠올렸다. 지난 10일 헌법재판소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이 탄핵심판 선고문을 읽을 때였다. 바로 전날, 세월호를 인양해 조사 작업을 벌일 목포신항에서 그가 한 말도 스쳤다.

"이 녹슨 철망에 박근혜를 매달고 싶습니다."

맹골수도에서 세월호를 꺼내면 거치할 장소를 그가 먼저 밟았다. 목포신항이다. 여기서 인양작업이 시작되면, 차디찬 물속에 잠겼던 세월호 주변에 컨테이너 박스 40개가 들어온다. 유가족이 드나들 문은 목포신항만 건물에서 100여m 떨어진 옆문이다. 부둣가와 신항로 294번길 사이로 약1km 녹슨 철망문 위아래로 등군 가시철망이 지나갔다. 

"선체 청소만 3개월이 걸린답니다. 그 뒤에 세월호 선체 조사 작업을 할 겁니다. 유가족들도 슬퍼하겠죠. 세월호의 진실을 박근혜가 직접 보아야 합니다. (철망을 손가락으로 굳게 부여잡으며) 여기 매달린 채."

지금부터 쓸 글은 아주 특별한 방송인과의 동행취재 기록이다. 3년 전 안산 단원고 2학년 1반이었던 문지성 학생의 아빠 문종택씨(55). 416TV 방송팀장인 그를 이날 오전 9시20분경 4호선 초지역에서 만났다. 그는 기자증이 아니라 지성이 명찰과 학생증을 목에 걸고 나왔다. 416TV 취재차량을 타고 16시간 동안 목포신항과 팽목항, 안산 세월호 분향소에 동행했다. 우리는 우선 목포신항으로 향했다. 

[생중계] 그의 카메라는 운다
 
▲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카메라를 든 지성이 아빠, 문종택(55)씨 ⓒ 정대희

지성이 아빠는 목포신항 사무소와 세월호 인양터가 보이는 도로변에 차를 세웠다. 트렁크에서 사다리를 꺼낸 그는 검은색 카니발 차 지붕 위로 올라갔다. 카메라가 달린 삼각대를 그 위에 펴고 노트북을 켰다. 20여 분간 차 지붕 위에서 작업을 하던 그는 카메라 위에 스마트폰을 장착한 뒤에 416TV 유튜브 채널과 페이스북으로 동시 생중계를 시작했다. 

"생명을 찾아서 진실을 규명해야지요.(중략) 탄핵 촛불이 아니라 인양의 촛불, 생명의 촛불을 지켜주십시오. 목포신항에서 416TV 지성이 아빠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는 15분 만에 생중계를 마쳤다. 직전에 목포신항에서 취재한 정보와 목포신항 찾아오는 길을 설명했다. 삼각대 중간에 단 노란 리본이 세찬 바람에 펄럭였다. 지붕 위의 노트북도 위태롭게 들썩였다. 대본은 없었다. 그는 목이 메어 침묵했다가 다시 말을 잇곤 했다. 어떤 대목에서는 목에 힘줄이 섰다. 그게 칼날처럼 느껴졌다. 박근혜 대통령의 무관심과 냉대 속에서 3년 동안 벼리고 벼렸다.

- 오늘 왜 이곳에 왔나? 
"세월호가 인양되면 이곳에 거치한다. 유가족들이 어떻게 찾아올 수 있는지, 컨테이너 박스를 어디에 설치할 수 있을지를 알아보려고 왔다. 일종의 내비게이션 방송이다."

여느 방송과 너무 달랐다. 기존 언론이 생중계할 때에는 방송차, 중계차와 기자들로 북적거리지만 그는 혼자였다. 아무도 없는 곳에 와서 카메라를 돌렸다. 그의 말은 전문 앵커처럼 유창하지 않았다. 방송용 멘트라기보다는 한이 서린 독백 같았다. 어떤 때는 소름이 돋았다. 그가 아니라 딸 지성이가 말하는 것처럼 들렸다.      

- 카메라를 왜 들었나? 
"2014년 국회에서 단식할 때 여당 의원들은 우리를 쳐다보지 않았다. '세금도둑, 시체장사'라고 말하면서 가슴에 대못만 박았다. 그런데 방송사 카메라만 들이대면 표정이 바뀌었다. 공손해졌다. 그때부터 우리도 카메라를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안하무인인 저들을 겁먹게 할 도구였다. 또 '기레기'들은 세월호를 기록하지 않았다. 우리가 기록하는 수밖에 없었다."

카메라는 그와 유가족들의 무기였다. 그는 "상대방은 나의 육두문자보다 카메라를 더 의식했다"면서 "현장에서 생중계를 중단하고 경찰의 채증 카메라를 막으려고 삼각대를 휘저으면서 칼싸움을 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다용도 무기였다.

- 험한 취재도 많았을 것 같다.
"백남기 어르신이 쓰러졌을 때 나는 반대편 차선에서 그 모습을 찍었다. 집사람이 장롱면허인데, 똥줄이 타니까 운전대를 잡았다. 차벽 코앞에서 카메라를 돌리고 있는데, 깨진 대리석이 날아왔다. 선루프가 깨졌다. 그걸 맞았다면? 카메라는 경찰이 쏜 캅사이신으로 범벅이 됐다."  

- 첫 방송은 언제 했나? 
"2014년 8월8일 국회에서 했다. 카메라와 노트북 한 대, 건전지 여분도 없었다. 와이어리스는 1인 미디어인 미디어몽구가 줬다. 첫 방송 때 '우리는 방송이 아닙니다. 가족의 이야기이고 눈물입니다'라고 말했다. 대놓고 욕을 하다가 울컥해서 말문이 막히면 가족들이 국회에 세워놓은 노란 우산을 수십 번 비췄다. 유가족들은 그걸 보고 또 울었다."

그와 유가족들만 운 것은 아니었다. 

"카메라가 자꾸 울어요. 맹골도 사고 현장에서 배를 타고 나오는데, 카메라 후드에 부딪치는 바람소리를 따라 나도 울었어요. 동거차도에서 어민들을 만나 사고 당일의 증언을 담을 때도 카메라가 울었어요. 몇날 며칠이고 카메라와 함께 울었어요. 카메라가 유가족들에게 약이 되고 피로회복제가 되어야 하는데, 내가 어떤 현장을 비춰도 엄마아빠들은 웁니다."         

그와 카메라는 울면서 유가족들의 목소리를 담고, 세월호 진실의 조각들을 모으고 있다.

[편집] 몇날 며칠이고 코피를 쏟다
 
▲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카메라를 손에 든 지성이 아빠, 문종택(55)씨. ⓒ 정대희

그는 어깨 너머로 방송을 배웠다. 고등학교 때 보도부장이었던 그는 니콘 카메라 조작법을 배웠지만 캠코더를 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란다. 416기억저장소 김종천 사무국장이 카메라를 주었고, 그에게서 기초적인 편집 기술을 배웠다. 뉴스타파와 미디어몽구 등 현장에서 만난 대안 언론사 기자들에게 물어보면서 한 가지씩 기술을 익혔다.

그렇게 만든 방송영상 목록은 500편이 넘는다. 바이러스로 날아간 14테라바이트(TB)를 빼고도 15테라바이트 정도 남아있단다.  

"나는 지금 지성이의 몫을 살고 있어요. 제가 찍은 영상은 지성이의 남은 삶입니다."

현장에서 3~4시간 생중계한 것을 5분짜리 영상으로 편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6시간. 초기에는 일주일에 팽목항을 3~4번 왕복하면서 취재했다. 매일 밤늦은 시간에 안산 분향소 옆에 있는 416TV 컨테이너 박스에 도착해서 영상편집을 하다가 밤을 새운 날도 많았다. 코에서 무언가 흘러내려서 손으로 씻었더니 시뻘건 피였단다. 몇날 며칠이고 코피를 쏟은 적도 있는데, 지금은 나아졌단다.   

"남은 아이들 4명이 딱 한번은 이런 말을 하더라고요. '우리는 자식이 아니냐'고요. 하지만 카메라를 멈출 수 없었어요."

- 많은 사람들이 생중계를 시청하나?
"기자회견을 할 때는 200~300명 정도. 세월호 청문회 때에 가장 많이 봤는데 몇 만 명 정도였다. 개떡 같았던 청문회였다. 사실 시청자 수를 확인할 겨를도 없고 중요하지 않다. 행사 때 유가족으로 직접 참여하기도 하고, 혼자 카메라 들고, 멘트 하고, 컴퓨터 확인하고... 때론 울다가 말문이 막히고. 그럴 때에는 시청자들이 대신 댓글로 말을 해준다. '지성이 아빠, 또 울어요.' '아스팔트에 떨어진 가족들의 눈물을 보십시오.'"

- 언제 가장 힘들었나? 
"지금도 힘이 든다."

- 언제 가장 기뻤나?
"국회에서 탄핵안이 가결됐을 때다. 국회 앞에서 세월호 엄마아빠들이 흘리는 기쁨의 눈물을 담았다. 카메라를 돌리면서 나도 눈물을 흘렸다. 뭔가 해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루도 안 갔다. 탄핵 이슈에 세월호가 묻히는 것 같았다."  
    
[아, 지성아!] 0.7초 영상
 
▲ 진도 팽목항 ⓒ 정대희

조수석에 앉아 그의 말을 노트북에 담으면서 나는 몇 번이고 망설였다. 이 질문을 해야 할까? 운전대를 잡은 그의 눈을 볼 수 없었지만 간혹 눈물을 흘리는 듯 했다.

- 지성이와의 마지막 순간은?
"난 확신한다. 맹골수도는 100% 학살현장이다. 진실은 이미 규명됐다. 저들이 인정을 하지 않을 뿐이다. 그날 오전 9시4분에 지성이와 통화했다. 친구 핸드폰을 빌려서 전화했다. 3-4분정도 통화한 것 같다. 아이와 통화하면서 나는 2번이나 세월호에서 흘러나오는 그 말을 들었다. '가만히 있으라'라는 말. 사실 나도 한편으로는 안심했다(한동안 침묵)."

다음은 지성이 아빠가 전한 마지막 대화의 순간이다.
 
마지막 대화
"아빠, 배가 기우는 데 어떻게 해요?"
"침착해라. 구명조끼를 입었니?"
"예."
"아빠와 또 전화를 할 수도 있으니 통화가 끝난 뒤 핸드폰은 과자봉지에라도 넣어둬라. 네 옆에 창문이 있니? 그걸 깨야한다."
"창문 없어요."  
"비상구가 있니?"
"아빠, 갈 수가 없어. 배가 기울어서 그쪽으로 갈 수가 없어요."
"어떻게 하던지 당장 나와야 한다." 
그게 마지막 말이었다고 한다. 
 

"환장하겠더라고요. 미치겠더라고요. 나중에 나와 통화한 친구의 핸드폰을 찾았어요. 거기에 지성이 영상이 0.7초 남아 있었어요. '아빠하고 통화하려고 하는데 핸드폰을 빌려주면 안 돼?' 45도쯤 기울어진 상태로 누워서 친구에게 말하는 장면입니다(한동안 침묵)."

지성이는 초기 생존자 명단에 있었다. 그는 아이를 데려오려고 이불과 새 옷을 사갔단다. 하지만 팽목항에서 지성이를 찾을 수 없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잘못된 발표였다. 2주 뒤인 4월 30일에 사고해역 인근에서 싸늘하게 식은 몸으로 발견됐다. 

하지만 그가 생중계하는 핸드폰 초기 액정화면엔 지성이가 살아있다. 장미꽃 향기를 맡으려고 허리를 숙인 모습이다. 그의 핸드폰은 매일 오후 4시16분에 운다. 그 알람소리는 '진실의 벨'이란다.
     
[나는 분노한다] "야, 오늘 우는 장면이 없네"
 
▲ 진도 팽목항에서 현장 생중계를 하고 있는 지성이 아빠, 문종택(55)씨. ⓒ 정대희

그는 참사가 난 다음날 박근혜 전 대통령과 전화통화도 했다. 밤 10시가 넘은 시각에 걸려온 전화에 '발신자번호표시제한'이 떴다. 그는 박 전 대통령에게 애원했단다.

"특공대 중의 특공대를 투입시켜서 한명이라도 구해주세요."

하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색상황 알 수 있게 스크린 설치해준다고 약속했는데, 스크린이 설치됐냐'고만 물었단다. 그는 "결국 자기 자랑질하려고 전화를 건 것"이라고 말했다. 

- 박 전 대통령이 왜 지금까지 세월호 7시간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고 보나?
"인간이 아닌 행동을 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당시에는 머리를 말아 올리든, 화장실을 가든... 자기의 행동 모두가 국가를 위한 것이라고 철석같이 믿었을 것이다." 

- 헌재의 탄핵 판결이 내일(10일)이다. 어떻게 될 것 같나?
"탄핵된다. 세월호 참사만으로도 탄핵 사유는 충분하다. 하지만 촛불이 잦아들까 걱정이다."

- 탄핵된 박근혜씨를 만나면 방송인으로서 꼭 묻고 싶은 말은? 
"내가 그날(세월호 참사 다음날) 당신에게 '한 명이라도 구해 달라'고 부탁한 말을 기억하나? 그래서 한 명이라도 구했나? 한 명이라도 구하라고 명령이라도 했는가? 예, 아니오라는 단답형으로 묻고 싶다. 여성의 사생활... 뭐 이런 이야기를 듣고 싶지 않다."

팽목항에서의 생중계를 마친 뒤 오후 7시경, 서울로 올라오는 길에 주유소에 멈췄다. 차량에 붙어 있는 '416TV 방송'이라는 스티커를 본 직원은 "박근혜는 혀 깨물고 죽어야지... 세월호 참사 때 한 일을 보면 인간도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는 "고맙다"고 머리를 숙였다.

다음날 새벽 1시경에 안산 세월호 분향소 옆의 작은 컨테이너 박스에 들어갔다. 416TV 방송국이다. 지성이 아빠가 컴퓨터를 켜자 '띠릉~ 띠릉~' 경고음이 세 번 울리면서 컴퓨터 에 이런 경고문이 떴다.

'원치 않는 의심스러운 프로그램을 발견했습니다.'

요즘 들어 부쩍 이런 현상이 잦아졌단다.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누군가가 집요하게 그의 컴퓨터를 뒤지고 있다는 찜찜함. 그는 "전에도 이상한 바이러스가 침투해서 데이터를 날렸는데, 내일 박근혜가 탄핵되면 컴퓨터를 켤 때마다 이런 기분 나쁜 소리를 듣지 않을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1인 미디어] '기레기 언론'과 맞짱
 
▲ 세월호 참사의 진실을 알리기 위해 카메라를 든 지성이 아빠, 문종택씨. 그의 목에는 기자증이 아니라 딸의 학생증이 걸려있다. ⓒ 정대희

그와 헤어질 때 <오마이뉴스> 메인 면에 걸린 탄핵 시계는 '남은 시간 9시 3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날 오전 11시 20분경, 헌재는 세월호를 포함시키지는 않았지만 박 대통령을 탄핵했다. 민간인 신분인 박씨는 청와대에서 쫓겨나면서 이렇게 말했다.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지성이 아빠도 이 말을 하고 싶을 것이다. 오늘도 차 지붕 위에서 울고 있는 카메라. 노란리본이 달린 그의 카메라는 세월호의 진실을 밝히는 무기다.    

"내가 카메라를 든 것은 '시체 장사'라고 떠벌이는 종편 때문이었어요. 지상파도 마찬가지지요. 특별조사위원회 전원회의를 할 때였습니다. 카메라 기자들이 자기들끼리 말하더라고요. '야, 오늘은 우는 장면이 없네' '싸우지도 않는데 그냥 가자'. 화가 치밀어서 소리쳤어요. '당신들 말 한마디로 수백 명의 사람을 죽이고 살릴 수 있다'고 말입니다. 제가 아는 언론권력은 대통령 위에 있습니다. 언론이 제대로만 보도한다면 대통령을 끌어내릴 수 있어요. 언론권력은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깰 수 있습니다."  

그는 지난 3년간 안산에서 팽목항까지 408km 거리를 100번 정도 왕복했다고 한다. 휴게소에 들러 밥을 먹을 때도 그는 한 손에는 밥공기를 들고 다른 한손으로는 스마트폰을 조작했다. 운전할 때 들어온 유가족들의 카톡을 확인하고 취재 일정과 노선을 머릿속에 그려보는 것이다. 

새벽 1시 30분경, 16시간의 동행취재를 마친 그는 <오마이뉴스> 취재진을 배웅한 뒤 안산 세월호 분향소의 컨테이너 박스로 걸어 들어갔다. 그는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박근혜를 탄핵한 그날 오전 11시경부터 헌법재판소 앞에서 생중계를 했다. 나중에 편집된 영상의 제일 뒷부분에는 그의 자작곡을 실었다. 

'탄핵은 끝났지만 세월호 촛불을 끝까지 지켜 달라.' 

1인 미디어인 그는 이렇게 '기레기 언론권력'과 맞짱을 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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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장의 힘, ‘사회적 총파업’으로 대한민국 바꾼다”

민주노총, 2017 대선투쟁 선포...‘내삶이 바뀌어야 진짜 세상이 변한 것’(전문)
이승현 기자  |  shlee@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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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6  23:0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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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민주노총은 16일 오후 민주노총 대회의실에서 각 산별노조 대표자들이 참가한 가운데 2017년 대선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5대의제와 10대 요구를 발표하고 6~7월 사회적 총파업 계획을 밝혔다.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민주노총은 2017년 대선시기에 일부 대선 주자들의 행보를 쳐다 만 보는 방관자가 아니라 광장에서 외쳤던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재벌체제 해체’를 내걸고 거리와 광장에서 세상을 바꾸는 투쟁을 계속하겠다.”

   
▲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16일 오후 서울시 중구 정동 민주노총에서 진행된 ‘2017 민주노총 대선투쟁 선포 기자회견’에서 오는 5월 대선을 한국사회 대개혁을 이룰 수 있는 적기로 규정하고 ‘노동존중 평등사회’를 만들기 위해 대선시기에 제기할 요구를 공론화하는 과정을 거쳐 6~7월 ‘사회적 총파업’을 실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보건의료노조, 건설산업연맹, 공공운수노조, 금속노조, 공무원노조, 전교조 등 산별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체제청산과 비정규직 철폐·좋은 일자리 등 5대 의제와 10대 요구를 발표했으며, 각 산별조직의 요구와 주요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은 5월 대선이 1,600만 촛불의 박근혜 퇴진 투쟁이 만들어 낸 조기대선이므로 ‘한국사회 대개혁을 위한 대선’으로 자리매김 되도록 해야 한다며, 한국사회의 진보변혁적 재편을 위해 대선투쟁의 요구와 의제를 전면화하겠다고 밝혔다.

   
▲ 이영주 민주노총 사무총장.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원칙적으로 보수정당을 상대로 정책적 견인이 아니라 조직적 지지로 경도되는 것은 금지하고 진보진영 후보를 지지하되, 인물 중심이 아니라 의제 중심으로 대선에 대응함으로써 이후 노동자 정치세력화의 기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민주노총은 4월부터 최저임금 1만원·비정규직 철폐·재벌체제 해체 등 대선시기 요구를 쟁점화하고 이의 실현을 위해 노동자의 총파업뿐만 아니라 미조직 노동자 및 자영업자 등의 직접행동, 그리고 시민들의 총궐기, 촛불 공동행동 등 사회적 총파업이 필요하다는 5월 공론화·조직화 과정을 거쳐 6월말, 7월초에 사회적 총파업 주간을 정해 ‘한국사회 대개혁을 위한 총궐기’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 사무총장은 “민주노총이 핵심사업으로 제기하는 ‘사회적 총파업’은 ‘박근혜가 퇴진한 그 다음엔 내 삶이 바뀌어야 진짜 세상이 변한 것’이라는 문제의식을 갖고 조직 노동자는 총파업으로, 시민사회는 총궐기의 형태로 결합하며, 광장의 시민들과 연대를 이끌어내어 다시 광장을 만들어내는 투쟁”이라고 설명했다.

4~5월 대선시기에는 의제를 전면화하는 과정을 통해서 ‘사회적 총파업’을 조직하고, 6월 대선 이후에는 이를 수용하겠다고 밝힌 대통령과 새 정부가 그 의제를 즉각적인 행정조치로 분명하게 실현하고 연말까지는 전면적인 법 개정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3월 29일 사회적 총파업 연대기구를 출범하며, 이때 각 지역별 대선투쟁 선포 결의대회와 2017년 투쟁실천단 발대식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 촛불대선과 노동자의 요구. [사진-통일뉴스 이승현 기자]

오상룡 금속노조 사무처장은 올해 대선에서 재벌개혁, 제조업발전, 노조파괴 금지 등 3대 의제를 집중 쟁점화하기로 하고 중앙집행위원회와 각 지부 운영위원회를 투쟁본부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조상수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은 좋은 공공서비스와 좋은 일자리를 위한 국가대개혁 정책요구를 전면에 내세워 민주노총내 공무원노조, 전교조 등 공공부문 노조와 함께 (가칭)국가대개혁산별연석회의‘ 구성을 준비하고 있으며, 한국노총 소속 공공부분과 함께 하는 ’양대노총 공공부문 노동조합 공동대책위원회‘를 통해 대선에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권종 보건의료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보건의료노조의 대선 요구로 ‘보건의료분야 양질의 일자리 50만개 만들기 프로젝트’를 비롯한 5대 프로젝트 50대 세부 과제를 제시했으며, 비정규직 노동자가 밀집해 있는 서비스연맹은 ‘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노동’ 등 5대 의제를 대선과제로 내세웠다.

백석근 건설산업연맹 위원장은 ‘건설산업 구조개혁’ 등 6대 쟁취요구와 25대 세부의제를, 이을재 전교조 부위원장은 ‘대학공동학위제’와 ‘대학자격고사’ 등 교육체제 개혁을 위한 5대 핵심과제, 그리고 교육정상화와 공공성 강화를 위한 9대 주요과제를 제시했다.

   

▲ 민주노총 5대 의제. 10대 요구. [제공-민주노총]

 

바꾸자! 헬 조선, 만들자! 노동존중 평등사회!

민주노총 2017년 대선투쟁 선포 기자회견문(전문)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재벌체제 해체

헬 조선을 허무는 사회적 총파업으로 세상을 바꿀 것이다

 

1600만 촛불은 누구인가?

알바를 전전하며 불공정, 불평등 세상에 분노한 헬 조선 청년들이다.

남성에 비해 64% 수준의 차별임금을 받으며 일하는 여성들이다.

명예퇴직, 상시적인 구조조정으로 불안에 떨며 일하고 있는 넥타이 노동자들이다.

흙 수저, 금 수저로 갈라진 희망 없는 대한민국을 혁명하자고 외치는 청소년들이다.

1년, 2년마다 반복 해고되는 시급 6,470원 일자리에 벗어나지 못하는 비정규직노동자들이다.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철폐, 노동3권 보장을 요구하며, 노조탄압과 파괴, 해고에 맞서 사업장과 거리에서 투쟁하는 노동자들이 촛불이었다.

 

이 모든 촛불들이 모여 박근혜를 탄핵했고, 헬 조선 대한민국을 바꾸자 외쳤다.

박근혜 없는 봄이 시작되었다. 촛불혁명이 만든 조기대선도 시작되었다.

촛불에 편승한 대선주자들은 넘쳐나지만 적폐정책은 강행되고 개혁입법은 유보되고 있다.

촛불대선이 잿밥대선이 되고, ‘장미대선’이 ‘장밋빛 환상’으로 끝난다면 촛불은 혁명이 아니다.

 

촛불의 힘으로 만든 대선과 새 정부가 들어서는 시기가 적폐청산과 사회대개혁의 적기다.

헬 조선을 허물자는 촛불의 요구는 이천만 노동자의 노동적폐를 청산하자는 요구이기도 하다.

박근혜 탄핵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을 지배해 온 세력과 그들이 만든 헬 조선은 여전히 견고하다.

불평등, 불공정, 천만 비정규직, 재벌독식 헬 조선은 박근혜 정권 4년 동안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권력이 재벌의 배를 불리고, 재벌이 권력이 된 70년 역사였다.

세계 11위 경제대국, 재벌이 쌓아올린 부의 바벨탑은 노동의 권리를 짓밟고 착취한 전리품이었다.

 

재벌독식과 저임금-비정규직 노동의 확대, 무력화된 노동3권이 노동적폐다.

노동기본권이 보장받지 못하는 사회는 아직 민주주의가 아니다.

전교조를 인정하지 않는 체제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불러왔다.

공무원노조를 인정하지 않는 복지부동 체제가 아무런 저항 없는 블랙리스트를 가능케 했다.

청와대 권력이 최저임금 가이드라인을 정하는 체제가 재벌들의 배만 불려왔다.

재벌들로부터 뇌물을 받고 청부 노동개악을 자행하는 더러운 체제가 비정규직 천만 시대를 만들었다.

 

단호하게 적폐를 청산하고 ‘헬 조선 공화국’의 기둥뿌리를 뽑아야 한다.

민주노총은 정권교체 그 자체가 아니라 노동존중 평등사회를 위한 사회대개혁을 요구한다.

박근혜정권의 적폐를 청산하고 재벌독식체제를 해체하라.

재벌의 뇌물대가, 불법 양대지침, 성과퇴출제 노동개악을 폐기하라.

최저임금을 1만원으로 올리고, 저임금을 타파하라. 비정규직을 철폐하라.

년 1800시간 노동시간 상한제와 공공.안전 인프라 확충으로 100만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라.

모든 노동자에게 노동3권을 보장하고, 산별교섭 법제화 등 노동법을 전면 개정하라.

생명.안전 존중과 평생 복지를 보장하는 사회공공성을 강화하라.

선택의 여지조차 가로막는 보수정치 독식구조 선거정치제도를 개혁하라.

평화를 지키는 무기는 없다. 백해무익한 사드배치를 철회하라.

 

민주노총은 대선시기 노동적폐 청산과 사회대개혁 요구를 들고 거리와 광장으로 나올 것이다.

헬 조선을 바꾸라는 촛불과 노동의 요구를 외면하는 대선후보는 심판의 대상이 될 것이다.

새 정부와 직접교섭을 통해 노동의 권리가 살아 숨 쉬는 진짜 민주주의를 당당히 요구할 것이다.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철폐, 재벌체제 해체’사회적 총파업은 그 정점이 될 것이다.

국민이 직접 나서지 않으면 정권이 교체되어도 세상은 바뀌지 않는다는 것을 촛불은 보여주었다.

촛불은 광장과 노동현장에서 계속 타올라야 하고, 대선승리는 이천만 노동자 모두의 승리여야 한다.

 

2017년 3월 16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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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라 다행이다, 미리 알려줘 고맙다

김찬국 2017. 03. 15
조회수 642 추천수 0
 
영화로 환경읽기 18. <판도라>
후쿠시마 사고 6돌, 판도라의 희망은 핵 없는 사회로 갈 기회 잡는 것
돈보다 사람과 안전 우선 세상 돼야, 40년 쓰자고 10만년 부담 남겨서야
 
이 글은 2016년 12월 개봉해 약 450만 명(누적 관객수, 영화진흥위원회)이 관람한 영화 <판도라>의 등장인물과 줄거리에 관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아직 보지 않은 독자라면 온라인 상영관 등을 통해 영화를 본 후 이 글을 읽어도 좋을 것이다.  

 

판.jpg» 지진에 이은 원전 대폭발을 그린 영화 <판도라>의 포스터.

 

프로메테우스의 불과 판도라의 상자
 
영화 <판도라>에서 구체적으로 소개하지는 않지만, 판도라 이야기는 불을 훔쳐 인간에게 전한 프로메테우스와 최초의 여인 판도라를 소개한 그리스 신화로 거슬러 간다. 프로메테우스는 인간에게 불을 달라는 자신의 요청을 제우스가 거절하자 천상의 불을 훔쳐 인간들에게 전한다. 제우스는 자신을 속인 인간에 대한 분노로 판도라라는 여인을 만들고 상자 하나를 건네 인간 세상에 오게 한다. 그녀는 행복하게 살면서도 제우스가 준 상자 안에 대한 호기심으로 늘 괴로워한다. 어느 날 호기심에 열어본 상자 안에서는 인간에게 해가 되는 온갖 것이 봉인을 풀고 흘러나왔다. 죽음과 질병, 질투와 증오, 복수와 전쟁 등이 나와 인간 세상에 흩어지게 된 것이다. 이 상자 안에 마지막에 단 하나 남은 것은 ‘희망’이었다.
 
Jules Joseph Lefebvre_Pandora.jpg» 제우스가 준 상자를 열어보려 하는 그리스 신화 속의 판도라. Jules Joseph Lefebvre (1882). 위키미디어 코먼스
 
핵발전소: 큰 사고가 나면 위험하다고? 그렇지 않다.
-영화 <판도라>에 등장하지 않는 이들
 
영화 <판도라>의 서사 구조는 사고가 난 핵발전소에 새로운 냉각시설을 확보하기 위해 죽게 되는 ‘재혁’(김남길 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그는 어머니 ‘석 여사’(김영애 분)의 둘째 아들이다. 석 여사의 남편과 가슴에 묻은 첫 아들은 핵발전소에서 일하다가 죽었다. 우리는 흔히 체르노빌이나 후쿠시마와 같이 심각한 핵발전소 사고가 나야 재난영화 <판도라>와 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라 여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다. 핵발전소에서는 늘 누군가가 다치거나 죽는다. 다만 이 영화에서와 같이 시민들에게 알려지지 않을 뿐이다. 또한 “남편하고 자식새끼(큰아들) 잡아먹은 발전소”에서 둘째 아들(재혁)이 일하는 것을 말리지 못하는(않는) 상황이 있을 뿐이다. 석 여사는 “참말로 일이 이렇게 될 줄 몰랐다”고 하지만 핵발전을 잘 이해하는 책임 있는 이들에게도 전혀 예상할 수 없었던 일이었을까? 
  
영화에서 ‘재혁’의 꿈은 핵발전소에서 일하는 걸 그만두고 원양어선을 타는 것이다. 아니 그의 진정한 꿈은 배타고 돈 벌어 여자 친구 ‘연주’(김주현 분)와 소박하고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는 결국 핵발전소 사고를 수습하는 과정에서 최후를 맞게 된다. 그의 아버지와 형과 차이가 있다면 (이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는) 작은(?) 사고로 인한 것인지, 재앙에 가까운 큰 사고로 인한 것인지 정도이다. 
 
[이미지02] mosaCiNpyB.jpg» 석 여사가 운영하는 월촌식당 앞에서 찍은 가족사진. 왼쪽부터 석 여사의 둘째 아들 ‘재혁’과 여자친구 ‘연주’, 석 여사, 큰 며느리 ‘정혜’와 손자. 이 가족사진에서 석 여사의 남편과 큰 아들은 왜 빠졌을까? 영화 판도라 공식사이트
 
영화의 무대인 월촌리에서는 핵발전소의 가동의 중단과 폐쇄를 둘러싼 주장이 늘 팽팽하다. “니들은 전기 안 쓰고 사나?”라는 주장과 이러다가 “우리 다 디진다(죽는다)”는 주장이 공존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니까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를 확보하기 위해 죽은 이가 이 영화 속의 ‘재혁’뿐만이 아니다. 평소에 핵발전소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은 주로 석 여사의 남편과 큰 아들과 같이 평범하고 때로는 약한 우리 이웃이 감당하게 된다. 이 영화에서도 그들은 이 지역에서 살다가 핵발전소 하청업체에 고용된 직원들이었다.  
 
차마 맘 편하게 보기 어려운 장면들
- 누구의 책임인가?
 
영화 <판도라>는 450만 명이 본 재난 영화이다. 핵발전의 현실과 위험을 잘 보여주고 있어 1000만 명 이상이 관람하고 함께 목소리를 내었다면 우리나라 핵발전 정책이 다소나마 바뀌지 않았을까 생각이 들 정도로 의미 있는 영화이다. 하지만 글쓴이도 이 영화에서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 보다 정확하게는 너무 속상한 현실을 담고 있어 차마 맘 편하게 보기 어려운 장면들이 많다는 의미이다. 
  
특히 영화 <판도라>의 후반부는 다소 신파적이고 울분과 슬픔을 주체하기 힘들게 만든다. 평소에도 감성이 풍부하고 감정이입을 잘하는 글쓴이의 아들은 영화의 뒷부분을 눈물로 채웠다. 지진으로 고장난 핵발전소의 냉각장치를 복구하는 일에 우리나라 존립의 마지막 희망이 걸려있을 때, 정작 책임을 져야하는 이들은 어디에 있었나? 많은 이들이 핵발전의 위험을 알릴 때 숨기기에 급급했던 “이 거지 개떡같은 나라를 위해”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 스스로 묻고 답한 이들은 결국 노후한 한별1호기의 위험을 알리다 좌천된 박평섭 소장(정진영 분)과 핵발전소가 무서워 늘 도망가길 원했던 ‘재혁’, 하청업체에서 일하며 생계를 유지하던 재혁의 친구들과 돌아가신 재혁 아버지의 친구들이었다. 
  
핵발전소의 2차 폭발 이후 마지막까지 지켜내야만 했던 것은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하는 저장수조(물탱크)였다.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핵발전에 사용한 폐연료봉은 핵발전소에 함께 보관되어 있다. 짧게는 수백 년 길게는 10만 년 동안 안전하게 보관해야 하는 이 폐연료봉을 우리는 아직 어디에서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영화 마지막 부분에 사용후핵연료를 보관한 저장수조에서 물이 새게 되었고, 이를 어떻게든 막아야 했다. 모든 노력이 수포로 돌아갔을 때 ‘재혁’은 자신의 죽음과 함께 기존의 수조 벽을 폭파하고 새로운 냉각시설을 확보한다.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최악의 파국을 막은 재혁을 영웅으로 만들며 “강재혁, 꼭 기억하겠습니다.”라고 하는 장면에서는 국민학교(초등학교) 때부터 배워 몸 속 깊은 곳에 자리 잡은 (이놈의) 애국심이 나도 모르게 발동하는 것을 느꼈다. 하지만 사실 재혁 스스로는 자신을 용감한 사람이라고도 애국자라고도 생각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평소 왜 핵발전소를 싫어하느냐는 질문에 “싫어하는 게 아니라 무서워하는” 것이라고 말하곤 했다. 게다가 사고가 난 핵발전소에 다시 들어가는 상황도 “억울하고 택도 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다만 “죽으러 가는 게 아니라 (내 가족을) 살리러 간다”는 생각에 그 길을 선택했을 것이다.  
 
사용후.jpg»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 오노프리(San Onofre) 핵발전소의 사용후핵연료 저장수조 (2014년). 영화 <판도라>의 한빛발전소나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와 같이 사용후핵연료봉은 핵발전소 내에 위치한 저장수조에 보관된다. 지진 등으로 이 수조의 물이 유지되지 못하면, 고준위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는 일이 생긴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그런데 이런 종류의 책무감은 아버지와 형을 이미 잃은 미혼의 노동자보다는 우리 사회의 책임 있는 위치에 있는 이들에게 기대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또한 늘 제기되는 위험을 묵살하던 이들이 정작 위험한 상황이 발생했을 때는 아무런 책임을 지지 않을 수 있다는 점 역시 기억해야 한다. 오늘 우리가 누리는 어떤 편리와 욕심은 누군가의 위험을 담보로 가능하다는 점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에게 남겨진 ‘희망’은 무엇일까?
- 아들과 딸에게 핵 대신 좋은 세상 물려주기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판도라의 상자에는 마지막으로 ‘희망’이 남겨져 있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이제 핵발전에 대해 잘 모른다고 눈 감지 말고 “판도라 상자” 안에 마지막으로 남은 ‘희망’을 찾아 나서야 한다. 그래야 지금 핵발전소 근처에 살고 있는 내 누이와 당신의 노모가 살 수 있고, 영화 <판도라>와 같은 사고가 생겨나면 꼼짝없을 나와 당신이 살 수 있다. 무엇보다 우리 아들과 딸이 이 땅에서 이런 걱정 없이 살 수 있게 된다. 
  
6년 전 일본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로 150만 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잃었고, 현재도 다수가 자신의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고 일본 전역을 떠돌고 있다. 영화 <판도라>를 보고나면, “영화라서 정말 다행이다”라는 말을 스스로에게 하지 않을 수 없다. 그리고 미리 알려줘서 정말 고맙다는 생각도 든다. 되돌리기 어려운 재앙이 ‘아직은’ 발생하지 않았고, 그런 일이 생기기 전에 핵발전소 없는 사회로 갈 수 있는 다소의 시간을 갖게 된 것이 그 ‘희망’ 중 하나일 것이다. 얼마나 짧은 시간에 그런 사회를 이루어낼 수 있을지, 아니면 우리 아들과 딸에게 핵의 위험을 안고 있는 사회를 물려줄 것인지는 나와 독자들이 해낼 몫이다. 
 
‘희망’이 현실로 되기 위해서는?
 
우리는 때로는 “저 밥솥(핵발전소) 때문에 호강하고 산다”고 믿고 싶다. 사실 우리 생활에서 사용하는 전기 중 상당부분이 핵발전소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동시에 “그 상자를 열면 큰 일 난다”는 걱정 또한 갖고 있다. 이 영화 속의 장면이 아직 발생하지 않았다는 것과 우리에게 약간의 시간이 있다는 것이 정말 유일한 ‘희망’일까? 아니 그 ‘희망’이 막연한 기대에 그치지 않고 현실로 이루기 위해 필요한 전제 조건은 없을까? 
  
영화 <판도라>는 한별1호기가 위치한 한반도 동남권에 규모 6.1의 지진이 발생한다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이루어진다. 지진이 나기 전에는 핵발전소의 안전에 대해 “지진 아니라 지진 할배가 와도 끄떡없다”는 믿음을 갖고 있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도 이러한 절대적인 믿음은 바람직하지 않지만, 핵발전소 곳곳에 엉터리 부품이 사용되고 위험에 대한 인식이 턱없이 부족한 이들이 관리자로 있는 어느 나라에서라면 더욱 요원한 일이 된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있다. 아무리 이론적, 기술적으로 개선된 핵발전 방식이라고 하더라도 결국 그 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에 의해 운영되는 것이기 때문에 상상하기도 힘든 다음과 같은 일이 벌어진다면 안전을 기대하기란 어렵다. 
 
- 핵발전소 부품 비리가 언론에 수시로 등장한다면 (<서울경제> 2016.9.29. ‘원전 비리 수사 중에도 엉터리 부품 공급한 강심장들’) 
- 전력 공급 상실, 폐연료봉 추락, 냉각시스템 고장 등의 심각한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한다면 (노컷뉴스2012.03.14. ‘전원상실 사고 은폐 고리 1호기 폐쇄 여론 거세져’) 
- 크고 작은 사고를 계속 숨긴다면 (부산일보 2012.04.03. ‘부산 고리 원전 정전사고 은폐의 위험’) 
- 뻔히 알고 있는 활성 단층대 위에 방폐장과 새로운 핵발전소를 짓는다면 
  (SBS 2016.9.13. ‘양산단층에 빼곡한 원전·방폐장...안전한가?’) 
- 지하수가 새는 곳에 방폐장을 짓는다면 (JTBC 2014.08.26. ‘방폐장에 매일 1300톤 지하수 콸콸...방사능 오염 우려’)
 
이 영화에서는 핵발전소에서 발생할 “사고 가능성이 영에 가깝다”고 말한다. 체르노빌 핵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의 핵마피아들이나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대한민국의 핵발전 옹호론자들 역시 이렇게 말하곤 했다. 설령 그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인다고 하더라도 영에 가까울 수는 있어도 영일 수는 없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건 우리가 걱정한 일은 예외 없이 찾아오더란 것이다. 마치 머피의 법칙처럼 말이다.  
  
글쓴이가 생각하기에 판도라 상자 안에 남아있는 단 하나의 ‘희망’이 현실로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돈보다 사람과 안전이 우선되는 세상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원자로 하나가 얼마인지” 따져 물으며 사고로 폭발 직전의 핵발전소를 바닷물로 냉각하지 못하게 막는 상황이 우리 현실에 더 가깝다면 희망을 찾기 어려울 것이다. 내 아들에게 물려주지 않고 싶은 우리 사회의 가장 첫 번째 모습이다. 
  
또한 “사람 맹키로 기계도 다 수명이 있다. 그라다 골로 간다(사람처럼 기계도 수명이 있다. 그러다가 큰일 난다)”라는 영화 속의 대사를 우리 사회가 빨리 인식하는 것이 필요하다. 핵발전은 겨우 40년(아주 길면 50년)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 길게는 10만년 동안 사용후핵연료를 관리하는 부담을 미래 세대에 안겨주는 방식이다. 핵발전이 갖는 시간적 의미와 형평성에 대한 우리 사회의 자각이 희망을 위한 두 번째 전제조건일 수 있다.   
 
프로메테우스의 천상의 불을 다시 찾아서
 
[이미지04] Jan_Cossiers_-_Prometeo_trayendo_el_fuego,_1637.jpg» 불을 가져오는 프로메테우스. 벨기에 화가 Jan Cossiers (1600–1671)의 1937년 작품. 현 프라도 미술관 소재.위키미디어 코먼스
 
다시 돌아가 그리스 신화에서 여인 ‘판도라’ 이야기는 프로메테우스가 천상의 불을 훔쳐 인간에 전해주는 데서 시작한다. 그리고 판도라 상자를 통해 인간의 ‘죽음’과 ‘희망’을 신화적으로 풀어낸다. 그런데 프로메테우스가 그 불을 아폴로의 ‘태양 마차’에서 훔쳤다는 점은 기억할 필요가 있다. 원래 인간에게 허용된 불은 ‘태양’에서 온 것이다. 지금까지 역사상의 인류가 사용한 에너지원들은 나무, 석탄, 석유를 비롯하여 모두 태양에서 온 에너지를 축적한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할 에너지 역시 핵이 아니라 태양에서 온 것이어야 하지 않을까? 
 
5.jpg» 아폴로의 태양 전차로부터 불을 훔치는 프로메테우스: 이탈리아 화가 Giuseppe Collignon (1778 – 1863) 작품. 프로메테우스가 인간에게 전해준 천상의 불은 ‘태양’에서 온 것이었다. 위키미디어 코먼스
 
김찬국/ 환경과교육연구소 책임연구원, 한국교원대학교 환경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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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호' 부산 입항

독수리 연습 참가.."북한 위협 억제하기 위해 왔다"
조정훈 기자  |  whoony@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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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5  16:4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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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호'(CVN 70)가 15일 오전 부산항에 입항했다. [사진출처-주한미군사령부]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 빈슨호'(CVN 70)가 15일 오전 부산항에 입항했다.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연습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주한미군사령부는 이날 "제2 항모비행단, 웨인E마이어 이지스구축함 등을 이끌고 항공모함 칼 빈슨호가 15일 부산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2주 동안 남중국해에서 임무를 마치고 연례적인 독수리 연습 기간 동안 한반도 주변해역에서 한국 해군과 함께 기동훈련을 실시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제임스 킬비 제1항모강습단장은 도착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훈련은 한.미 해군이 하나의 목적으로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지난 6개월 동안 계획한 많은 훈련을 하게 될 것"이라며 "훈련의 목적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정기적인 훈련"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칼빈슨호는 북한이 한국에 가하는 위협을 억제하기 위해 왔다"며 "이번 입항은 대한민국의 안보에 대한 미국 해군의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다. 한국 해군과 함께 작전을 펼칠 수 있어 영광"이라고 강조했다.

   
▲ 남중국해에서 임무 수행 중이던 칼 빈슨호. [사진출처-칼 빈슨호 공식 페이스북]
   
▲ 이순진 합참의장(왼쪽에서 네번째)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맨왼쪽)이 13일 칼 빈슨호에 승선했다. [사진출처-칼 빈슨호 공식 페이스북]

앞서 이순진 합참의장과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은 13일 칼 빈슨호를 방문했으며, 이 의장은 "어느 때보다도 엄중한 현 안보 상황에서 항모강습단의 독수리훈련 참가는 미 전략자산이 언제라도 한반도에 전개할 것임을 보여준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북한이 오판하여 도발을 한다면 동맹의 압도적인 대응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며 "키 리졸브-독수리 연습은 방어적 성격의 연례적 연합연습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는 가장 확실한 토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칼 빈슨호는 9만 3천4백t급으로 F/A-18 전폭기 수 십여대, 급유기, 대잠수함기, SH-3H 대잠수함작전 헬기, E-2공중조기경보기 등이 탑재해있다. 승무원은 7천 5백명이다. 

한편,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은 14일 "핵항공모함을 비롯한 미제의 모든 전략자산들은 우리 군대의 강위력한 초정밀 타격수단들의 조준경 안에 들어있다"며 "우리의 자주권과 존엄을 조금이라도 건드린다면 우리 군대의 초정밀 타격이 지상과 공중 ,해상과 수중에서 무자비하게 가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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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열한 북미대결전 점점 고조

치열한 북미대결전 점점 고조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3/16 [08:51]  최종편집: ⓒ 자주시보
 
 

 

▲ 동해에서 전투기 이륙훈련을 진행하고 있는 칼빈슨호 미 항공모함 전단 

 

▲ 2017년 3월 15일 부산항에 나타난 칼빈슨 미 항공모함 전단이 동해에서 훈련하는 모습  

 

15일 오전 미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부산항에 입항했다. 이 전단이 동해에서 독수리 한미합동군사훈련을 진행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올 독수리 훈련에 참가하는 미국의 핵심 전략자산 중 처음 공개된 것이다.

 

동시에 같은 날 미국의 협상팀이 평양으로 들어갔다는 정보를 들었다는 정창현 북 전문가의 말도 나왔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같은 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에서는 디트라니 북 전문가의 입을 통해 4월 말 늦어도 5월 초에는 북미대화가 진행될 것이라는 보도를 거의 내내 머릿기사로 걸어놓았다.

 

국내 언론에서는 디트라니의 발언이나 정찬현 전문가의 말은 거의 다루지 않고 항공모함의 등장이 북을 심각하게 압박할 것이라는 보도를 대대적으로 하였지만 미국의 속마음은 미 항공모함이 북의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와 같은 초강경 대응 조치를 초래하지나 않을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 이젠 통할 리 없는 강경파 때문이라는 상투적 변명

 

미국의 대북 협상팀은 북에게 자제를 부탁할 것이 자명하다. 항공모함의 등장은 한국과 일본을 안심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등 늘 해오던 변명과 강경파 거론 변명도 장황하게 늘어놓을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정상회담도 하고 싶어하지만 미국의 군산복합체 강경파들의 반발이 거세니 그들을 달랠 수 있게 북이 좀 양보를 해달라고 조를 것이 자명하다.

 

갈루치도 강석주 북 대표와 94년 북미제네바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한 협상 과정에 북이 양보하지 않으면 미국의 강경파들이 가만히 있지 않을 것이라며 은근히 압박을 가하자 강석주 대표가 볼펜을 집어 던지며 “좋다, 한 판 붙자, 선전포고 하고 3일 후부터 전쟁 시작이다.”라고 벼락 같이 호통을 쳐 갈루치의 가슴을 얼어붙게 만든 적이 있었다.

 

지금도 미국의 그런 기조는 여전한 것 같다.

 

퇴임을 하고 미국으로 돌아가게 된 마크 리퍼트 주한 미국 대사는 “오바마 정부가 인내정책만 폈다는 것은 사실과 다르다. 북과 협상을 수도 없이 진행했고 협상을 하기 위한 준비하고 검토한 자료가 후에 기밀문서에서 해제되어 공개되면 아마 산처럼 쌓여있을 것”이라고 고백하였다.

왜 대화가 성과를 거두지 못했겠는가. 미국이 요구하는 핵포기를 북이 거부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하여 미국의 모든 전략가들이 다 모여 그렇게 머리를 쥐어짜가며 대북협상안을 마련하고 북과 비공개 협상을 벌렸지만 북의 핵무장력은 날로 강화되기만 했었다. 상투적 변명이 통하지 않은 것이다.

 

 

♦ 핵포기는 절대 없다는 북

 

14일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유엔 주재 북대표부는 13일(현지시간) "우리의 핵 프로그램을 포기토록 하는 목적이라면 어떤 종류의 대화에도 관심 없다"고 밝혔다.

북한대표부의 김인룡 차석대사는 이날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미국과의 양자회담이든, 북핵 6자회담 같은 다자회담이든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의 대화에 열려있느냐'는 질문에 이같이 답한 것이다.

김 차석대사는 그러면서 "미국이 북한 적대시 정책을 버리는 것만이 양국 간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기본자세"라고 주장했다.


결국, 미국은 궁극적으로 북이 핵포기를 약속만 하면 뭐든지 다 들어주겠다는 것인데 북은 그 핵포란 있을 수 없다고 대못을 박고 있다.

 

나아가 북은 북미 관계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미국이 대북 적대시 정책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이는 북미평화협정을 체결하고 북을 위협하고 있는 주한미군 등을 철수해야 한다는 주장으로 보인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북은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 발사도 단행하는 등 핵무장력을 더욱 강화하는 길로 더 세게 나가겠다는 것이다.
북은 이미 대륙간탄도미사일 화성 13호와 다탄두를 장착하는 최신형인 화성14호까지 실전배치했다고 주장하면서 그 실물까지 공개하고 있다. 다만 시험 발사 장면만 공개하지 않았는데 올 신년사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그 시험발사 준비가 마감단계에 들어섰다고 언급하였다.

 

미국으로서는 피가 마를 일이 아닐 수 없다.

 

북의 위성로켓을 5번이나 공개적으로 쏘아서 4번을 완전히 성공시켰고 실패한 은하3호 1호기도 로켓 자체의 문제 때문에 실패한 것은 아니었다. 우주공간까지 잘 올라갔다. 이미 대륙간탄미사일 로켓 성능은 공개한 것과 다를 것이 없다.

 

북이 그 대륙간탄도미사일 능력을 시험발사를 통해 완전히 과시하게 되면 미국의 입장은 정말 심각해진다. 
러시아나 중국이 수소탄과 대륙간탄도미사일을 개발한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북과 미국은 현재 휴전 즉 실질적인 전쟁 중이다. 주한미군이 주둔하는 근거도 과거엔 대소전진기지라는 의미를 부여했지만 소련이 해체된 후부터는 오직 북으로부터 동맹국을 보호라고 주장하고 있다.
북은 이제 더는 그런 미군의 항시적인 위협을 받으며 살 수 없다고 선언했다. 미 본토를 언제든 일거에 모조리 쓸어버릴 수 있는 강력한 핵무장력을 구축함으로써 안전을 담보받고 마음 편하게 경제발전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바로 핵-경제 병진정책이다.

 

 

♦ 북미평화협정체결이냐 전쟁이냐 기로에 선 미국

 

미국은 북과 적대관계를 청산하고 대화를 통해 관계를 정상화함으로써 북과의 심각한 전쟁위기로부터 벗어날 것인지 아니면 북을 군사적으로 제압할 것인지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틀럼프의 등장으로 미국은 북과 대화쪽으로 많은 고민을 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인다. 과거의 대북 강경파를 상징했던 존 볼튼이나, 로버트 아인혼과 같은 대북 전문가들도 북과 대화를 촉구하고 있는 현실만 봐도 그렇다.

하지만 미국이 보여주는 행동에서는 근본적인 변화를 찾을 수 없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 번 내놓은 말이나 결심을 접은 적이 없다. 지난해엔 수소탄 시험만 2번이나 단행할 정도로 초강경 물리적 조치를 쉴틈 없이 단행하였다. 군사력 과시의 최고 절정이었다. 
북은 트럼트가 당선되고 출범 후 1달여까지는 그런 행동을 자제하고 지켜보고 있었다. 그러다 최근 연이어 두 차례 신형 고체연로로켓미사일 북극성 2형과, 신형 화성6호 미사일 집중발사를 연이어 단행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 시험발사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경고한 이상 미국의 태도변화가 없다면 멀지 않아 단호하게 발사할 것이다. 연이어 과시한 두 번의 미사일 발사만 봐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얼마나 단호한지 충분히 짐작이 된다.

한반도의 긴장이 점점 고조되어가고 있는 것이다.

 

말레이시아가 북과 김정남 시신 인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할 가능성까지 열어놓고 회담을 하고 있다는 보도가 15일에 나왔다. 이 사건은 3월에 미국에서 진행하기로 추진 중이던 북의 최선희 미국 국장과 협상 추진을 가로막는 계기가 되었으며 북을 테러진원국으로 재지정할 수도 있는 사안이다. 그것이 해결 국면으로 접어들었다는 것은 미국이 북과 본격적으로 협상을 진행할 의사가 있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미국이 얼마나 북과의 협상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지는 한국의 주한미대사 자리가 공석으로 몇 달이 지나가고 있는 것만 봐도 잘 알 수 있다. 한미일 동맹으로 북을 압박하여 뭔가를 얻어볼 수 있다는 생각만은 미국도 이미 접은 것 같다.

사드도 배치도 속도를 내고는 있지만 허장성세 위기의식의 반영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 허장성세식 대북 압박도 한반도 정세에 치명적인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을 미국은 간과하지 말아야하겠는데 아직 북을 너무나도 모르는 트럼프 대통령인지라 무슨 사달을 일으킬지 우려를 금할 수 없다는 점이다.

특히 미국의 협상 목표와 요구도 주목할 점이다. 핵포기를 목표로 진행한다면 회담은 시작 자체가 될 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무조건 낙관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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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도 맞고 있어서 도와달라고 못했다”

 

[기자수첩] ‘전략적 인내’ 대응했다고? 집단린치 피해자들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나

이하늬 기자 hanee@mediatoday.co.kr  2017년 03월 16일 목요일
“안 맞았으면 좋겠다”
“다음주부터 잘 하겠다. 다시 한 번 죄송하다”
 
지난 13일 이철성 경찰청장과 기자들 사이에 오간 대화다. “안 맞았으면 좋겠다”는 게 기자의 말이다.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대통령 탄핵 선고가 있었던 지난 10일 헌법재판소가 위치한 서울 종로구 북촌로 일대에서 기자들이 ‘집단 린치’ 당하는 일이 잇따라 벌어졌다. 
 
연합뉴스 사진부 이아무개 기자는 철제 사다리로 뒷머리를 맞았다. 머리를 맞으면서 안경이 튀어나갔다. 카메라를 빼앗겼다는 증언도 속출하고 있다. 사진가 정운씨는 500만원 상당의 카메라를 빼앗긴 다음 집회 참가자들에게 집단 린치를 당했다. 사진가 채아무개씨도 카메라를 빼앗겼다.  
 
문제는 현장에 경찰병력이 있었음에도 이 같은 사고가 잇따랐다는 점이다. 피해 취재진 일부는 경찰이 이런 상황을 방관했다고 지적했다. 집단 린치를 당하던 A기자는 안국역 역사 안을 지키던 경찰에게 집단 린치를 당한 상황을 신고했다.
 
그러나 돌아온 답은 황당했다. A 기자는 “경찰 말이 너무 웃긴데 상황이 이렇다보니 자기네들도 어쩔 수 없다고 했다. 그게 경찰이 할 소리인지”라며 “일단 같이 현장으로 갔는데, 경찰이 더 이상 안 움직였다. 그리고는 하는 말이 ‘여기까지가 우리 구역’ 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 집회 참가자가 철제 사다리로 연합뉴스 이아무개 기자를 내리치고 있다. 사진=SBS 방송화면 갈무리
▲ 집회 참가자가 철제 사다리로 연합뉴스 이아무개 기자를 내리치고 있다. 사진=SBS 방송화면 갈무리
 
B기자도 비슷한 상황을 전했다. B기자는 탄핵 반대 집회 한 가운데 있다가 10여명으로부터 무차별적인 발길질 등을 당했다. B기자는 경찰에게 “현장에서 폭행이 일어났으니 체포를 하든지 해야하는 것 아니냐”고 요구했다. 하지만 경찰은 B기자에게 “일단 여기서 벗어나라”고 말했을 뿐이다. B기자는 “세월호 집회 때와 양상이 너무 달라서 놀랐다”고 비판했다.  
 
집회 참가자들이 조용하게 있다가 급작스럽게 폭력을 휘둘렀다면 또 모를 일이지만 이들은 탄핵 인용 직후부터 폭력 사태를 예고했다. 시사인 영상에 따르면 집회 주최 측은 인용 결정 이후 마이크로 “기자와 네티즌에 대한 색출 작업에 들어간다”고 공지했다. 경찰은 이날 현장에서 쇠로 된 깃봉 86개를 압수했다.  
 
심지어 경찰이 맞고 있어서 도움을 청하지 못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C기자는 “맞는 도중 경찰에 도움을 청하려고 했는데 경찰도 집회 참가자들에게 맞고 있었다”고 허탈하게 웃으며 말했다. 웃고 넘길 일이 아니다. 경찰이 폭력을 방관했다는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이 청장이 13일 기자들과 만나 나눈 대화에서도 이런 ‘나이브함’은 그대로 드러난다. 이 청장은 “탄핵선고 당일에는 전략적 인내를 했다”며 “당일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한 것을 빼고는 집회 관리가 잘 됐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이 청장은 간담회 말미에도 “어느 쪽이든 폭발적일 것이었다. 차벽 뒤에 병력을 두고 조금 받아주자. 어느 쪽이 됐든 상실감, 분노를 받아주자는 것이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인내 대응을 했을지 모르나 그 피해는 취재진과 시민들이 고스란히 떠안았다. 경찰에 접수된 취재진 피해만 10명이고 미디어오늘에 제보된 사례 등을 더하면 20명이 훌쩍 넘는다. 일반 시민 피해 규모는 어느 정도인지 알 수도 없다. 
 
법적으로 허용한 폭력이 통제에 따른 국가 폭력이다. 폭력에 ‘공권력’ 이라는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주는 이유다. 하지만 그 공권력이 제때, 제대로 작동하지 못한다면 무슨 의미가 있겠는가. 이 청장은 피해자들에게도 ‘전략적 인내’를 말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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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빠진 '조기 개헌론'이 무색한 이유

 

3당의 조기 개헌 추진이 갖는 문제점 다섯가지17.03.15 21:41l최종 업데이트 17.03.15 21:41l글: 장신기(chungwol)편집: 장지혜(jjh9407)

 자유한국당 정우택(오른쪽부터), 바른정당 주호영,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헌안 관련 논의를 마친 뒤 떠나고 있다.
▲  자유한국당 정우택(오른쪽부터), 바른정당 주호영, 국민의당 주승용 원내대표가 15일 오전 국회 귀빈식당에서 개헌안 관련 논의를 마친 뒤 떠나고 있다.
ⓒ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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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일 오전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3당 원내대표는 분권형 대통령제를 골간으로 한 개헌안을 마련하여 대선이 실시되는 날에 국민투표를 함께 실시하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이로써 좋든 싫든 이제 개헌 논의는 대선 과정에서 주요 쟁점의 하나가 되었다.

지금 정치권에서 개헌을 반대하는 정치인과 세력은 사실상 없다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개헌 시기에 대해서는 이견이 존재한다. 원내1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개헌안에 대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한 후 내년 지방선거에서 국민투표를 하자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리고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같은 입장이다.

그렇게 볼 때 정치권은 조기개헌론 대 대선 이후 개헌론으로 양분된 상황이다. 그런데 필자는 조기개헌론이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이와 같은 관점에서 필자는 조기개헌론의 문제점을 5가지 차원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조기 개헌론의 다섯가지 문제점

첫째, 조기 개헌론은 대선의 주된 이슈를 왜곡한다. 이번 5월 대선은 탄핵사건으로 불거진 여러 적폐의 본질 그리고 이에 대한 해법이 주된 화두가 되어야만 한다. 그런데 대선 정국에서 조기 개헌론이 불거지면 다른 이슈를 모두 압도하는 블랙홀의 역할을 하게 된다. 개헌을 통해 담아야 하는 내용이 많고 이에 따른 논쟁이 많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조기개헌론은 선거 이슈를 왜곡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

둘째, 조기 개헌론은 선거 과정에서 반드시 부각되어야 하는 정치적 책임의 대상을 흐리게 한다. 조기 대선은 최악의 국정농단 사건으로부터 비롯된 것이므로 이와 같은 탄핵사건을 초래한 구 여권 세력은 이번 선거에서 국민들의 평가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들은 적폐의 원인이 헌법에 있다는 식으로 물타기를 해 선거과정에서 마땅히 불거져야 할 책임론에서 비켜 가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기 개헌론은 이들의 물타기 의도에 길을 열어주게 된다.

셋째, 성공적인 개헌안을 마련하는 것이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보통 쟁점 법안에 대한 이견을 조율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하물며 권력구조 개편부터 해서 국가의 기본 방향을 담게 되는 개헌안을 마련하는 데에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 개헌 작업 자체가 어려운 일이기 때문에 한 번 할 때 제대로 해야하므로 성공적인 개헌안 마련에는 상당한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 그런데 조기개헌을 하게 되면 이것이 불가능하게 된다.

넷째, 조기개헌론은 국민적 합의 속에서 이뤄질 수 없다. 원내1당인 민주당을 배제한 채 개헌안을 마련한다는 것은 국민적 합의라는 기본 전제를 무시한 것이므로 정당성이 없다. 주요 정치 세력 사이의 완벽한 조율없이 이뤄지는 개헌은 정치적 정당성을 가질 수 없다는 점은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다.

다섯째, 조기개헌론은 현실가능성 자체가 없다. 조기개헌은 원내 제1당인 더불어민주당을 빼고 다른 3당만의 합의로 추진되기 때문에 현실 가능성이 없는 공허한 주장이다. 

조기 개헌론은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것이다

이처럼 조기 개헌론은 다섯 가지 문제점이 있다. 이와 같은 조기 개헌론은 대한민국 개헌의 역사를 통해서 볼 때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성격을 띤다. 그 동안의 개헌을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경우와 민주주의에 부응하는 경우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개헌시도는 국민적 요구가 성숙되기 전에 권력자 및 권력그룹에 의해 먼저 제기된다는 특징이 있다. 이는 이들의 권력 유지 욕망과 관련되어 있다. 이것이 민주주의에 역행하는 개헌의 가장 고유한 특징이다. 1969년 3선 개헌, 1972년 유신 등이 대표적이다.

이에 반해 민주주의에 부응하는 개헌은 국민적 요구를 개헌으로 반영하는 경우다. 대표적으로 1987년 6월 항쟁의 결과로 나온 현행 헌법이다. 당시 개헌의 주된 이슈는 대통령 직선제였는데 이는 1972년 유신 이후부터 민주화 운동 세력의 요구 사항이었다. 그리고 이것이 오랜 기간의 민주화 투쟁을 통해서 다수 국민이 동의하는 안으로 발전된 것이다. 그래서 그 당시 개헌은 민주주의에 부응하는 개헌이었다.

지금은 어떤가? 개헌의 필요성에 대한 국민적 인식이 형성된 정도에 불과하다. 지식인층도 이젠 개헌이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을 하고 있고 국민들도 이 문제에 대해서 점차적으로 관심을 표명하기 시작했지만 아직 개헌의 구체적인 내용 등에 대해선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상황이다. 

그런데 앞의 5가지 문제점이 있음에도 조기개헌론을 제기하는 것은 민주당 주도의 현재 대선 구도를 어떻게든 흔들어보자는 정략적 의도가 너무도 크게 티가 난다. 

이렇게 조기개헌론의 문제점을 지적하면 조기개헌론자들은 선거 뒤에 개헌한다는 약속은 지켜질 수 없다는 주장을 펼치곤 한다. 그러면서 1990년 3당 합당 당시의 내각제 개헌 약속, 1997년 DJP 연합 당시 내각제 개헌 약속 등을 거론한다. 그런데 이 주장은 개헌이 불거졌을 당시의 시대적 맥락을 고려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문제가 많다.

그 당시 개헌론은 내각제라는 권력구조 개편을 고리로 연합하려고 했던 정치세력들의 이해관계의 산물이었다. 그러므로 개헌론 자체가 국민적,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제기된 것이 아니었다. 그러므로 개헌에 대한 추동력이 강하게 형성되지 않았기 때문에 실제 개헌 추진이 이루어지지 못한 채 무산됐다. 그럼에도 이에 대한 반발이 없었다. 사회적·국민적 요구와 유리된 개헌론이 가진 구조적 한계였던 것이다.

지금은 그렇지 않다.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으며 모든 정치세력들이 개헌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그러므로 선거 뒤에 개헌 약속이 지켜지기 어렵다는 조기개헌론자들의 주장은 설득력이 매우 약하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실을 고려할 대 조기 개헌론은 조기 대선이 치러지는 현 상황에서는 현실성도 없도 정당성도 없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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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변화 기회를 놓치지마라

세상 변화 기회를 놓치지마라

조현 2017. 03. 15
조회수 502 추천수 0
 

 “상극시대 끝내고 상생 시대 열때다”

 정신문화연구원장 지낸 한국유학계 거장

 류승국이 가장 그리워한 인물

 

주역을 코페르니쿠스적으로 전환한 

조선 말 김일부의 정역 보고 

 

한글학자에서 철학으로 행로 선회

계룡산 들어가 3년간 공부 몰두

 

한때 대학 총장도 했지만 

관직도 저술도 관심 없이 연구만 

 

“강자가 약자 억압, 차별의 시대에서 

천하가 한가족이 되는 대동세계로”

 

민족종교들이 잘못 이용해

폐쇄적 민족주의로 폄훼되기도

 

자식들 종교도 간섭하지 않아

유학-기독교신학-불교학 제각각

 

 

이동준-이동준1.jpg» 학산 이정호의 장남 이동준 성균관대 명예교수

 

박근혜 전 대통령의 파면을 앞두고 ‘탄핵 반대’를 외치는 이들의 손에는 태극기가 들려 있었다. 이들이 흔든 태극기에 담긴 의미는 무엇일까.

 박정희 정권 때 정부의 초대로 일본의 재일조선인총연합회(총련) 대표단이 방문했을 때다. 북녘의 인공기와는 다른, 태극기를 흔드는 사람들을 보고 대표단이 태극기의 의미를 물었다. 그러나 정부부처에서 아무도 아는 사람이 없었다. 고령의 최고 석학들만 모인 학술원에 문의해도 마찬가지였다. 그때 한국철학자 류승국(1923~2011)에게 설명을 부탁했다. 류승국은 “우주 만유의 근원이 태극이고, 우주의 중심이 나의 중심이요, 나의 주체가 즉 남의 주체이므로 남의 인권도 내 인권처럼 존중해야 한다는 원리가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그로 인해 불과 50대 초반의 류승국이 학술원 회원으로 추대됐고 정신문화연구원장을 지냈다.

 류승국은 젊은 시절부터 기독교 영성가 유영모와 교유했고, 성철 스님과는 3개월간 함께 참선하기도 했다. 그가 타계하기 1년 전에 인터뷰를 했다. 그에게 “누가 가장 그리운가”라고 묻자 그는 기라성 같은 인물들을 다 두고 학산 이정호(1913~2004)라고 답했다.

 학산은 세인에겐 생소한 이름이다. 그가 광화문광장에 서 있는 성군 세종대왕과 성웅 이순신이 탐구했던 역(易) 연구에 진력해 구시대의 봉건질서를 파하고, 상생의 새 시대를 열어젖힐 희망의 ‘역’을 주창했다는 것은 더욱 알려져 있지 않다.

 

 훈민정음의 음양오행 원리 드러내

 ‘역’(역경 혹은 주역)은 공자가 가죽끈이 세 번이나 끊어질 정도로 읽었다는 동양고전의 으뜸이다. 23전 전승의 전과를 올린 이순신이 아침마다 친 것이 바로 그 주역 점이었다. 또한 세종대왕이 훈민정음을 만든 원리가 바로 ‘역’의 음양오행에 따른 것이라는 게 1940년대에야 발견된 해례본에 나온다. 이를 명확히 세상에 드러낸 인물이 바로 학산이다.

 그의 노작을 하나로 묶은 <학산 이정호 전집>(아세아문화사 펴냄)이 출간됐다. 무려 13권이다. 지난 5~6년 이 작업에 매달려온 이동준(80) 성균관대 명예교수를 만났다. 성균관대 교수와 한림대 태동고전연구소 소장 등을 지낸 그는 학산의 4남매 중 장남이다. 그는 학산과 류승국의 제자이기도 하다. 학산을 보낼 때는 류승국이 장례위원장을, 류승국을 보낼 때는 이 교수가 장례위원장을 맡았다.

 경기도 과천시 주택가에 있는 집으로 그를 찾았다. 학산 부부가 생을 마친 곳이기도 하다.

 학산은 <정역>을 학문의 영역으로 끌어왔다. 정역은 동양사상의 뿌리인 주나라 역인 주역을 코페르니쿠스적으로 전환한 김일부(본명 김항·1826~1898)에 의해 제시된 새 시대의 역이다. 

 한글학자(국어국문학)였던 학산은 해방 전후 김일부의 정역을 보고는 30살 무렵 자신의 행로를 철학으로 선회했다. 청주고보를 수석으로 졸업하고 경성제대 법문학부에서 공부한 학산은 일제에 의해 조선어 학습이 금지될 때까지 조선어 선생을 하고, 해방 뒤엔 연세대와 이화여대에서 가르쳤다. 

 “해방이 되자 일석 이희승 선생께서 3번이나 찾아와 서울대에 국문학과를 함께 만들 것을 제안했다. 그때 호응했다면 서울대 교수로, 국문학자로 존경받으며 일생을 편히 살았을 텐데….”

 

학산전집-학산 전집.jpg» 최근 출간된 <학산 이정호 전집>

 

이동준학산공자-.jpg» 별명이 '공자'인 이동준 교수. 뒤에 부친 학산 이정호 사진과 공사 사진이 함께 걸려있다. 학산 이정호도 생전에 별명이 '공자'였다

 

 

 

 서울대 교수로 편히 살았을 기회도

 이 교수는 모든 것을 버리고, 굳이 험로를 택한 부친을 회고했다. 학산은 동양철학을 더 깊게 이해하기 위해 1944~46년엔 경성제대 의학부에서 인체 해부학을 집중적으로 공부하기도 했다. 그리고 홀연히 계룡산 중턱 외딴집에서  들어가 김일부의 조카 덕당 김홍현에게 정역을 전수받고, 3년간 연구에 몰두했다. 전공을 바꾸어 학문에 매진하느라 집 한 칸이 없던 그가 충남대 교수로 간 것도 4남매와 함께 머물 관사가 제공되어서였다. 그 이후에도 계룡산 국사봉 아래 김일부가 도를 닦던 향적산방를 마련해놓고, 수업이 없을 때는 주로 그곳에서 연구하며 제자를 가르쳤다.

 “4·19혁명 뒤 3년간 민선 충남대 총장직을 지내긴 했지만, 평생 관직에도, 저술에도 관심 없이 연구만 하신 분이다.”

 학산의 삶을 뒤바꾼 정역은 김일부가 18년의 구도 끝에 깨달음을 얻고 내놓은 새로운 역이다. 공자가 이상적인 나라로 여긴 ‘주나라’의 역인 주역이 선천시대의 지도였다면, 후천시대의 지도를 새로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감히 공자도 손을 댈 엄두를 내지 못하고, 해설에 그칠 만큼 성군 복희와 문왕이 그린 지도 격인 ‘괘도’를 바꾼 데 대한 기존 유학계의 반발이 컸다. 이에 대해 류승국은 “그렇지, 성인은 중국땅에서만 나는 법이니까”라며, ‘학문적 사대주의’를 힐난하기도 했다.

 이 교수는 50여년 동안 연구한 ‘김일부의 정역’ 연구에 매진한 부친 학산의 논리를 요약했다.

 “후천시대는 자연, 인간, 사회가 근본적으로 변하는 시기다. 따라서 천지가 변화해 이전투구와 상극의 갈등시대가 끝나는 개벽으로 상생의 시대가 온다고 했다. 그러므로 대인과 군자가 되는 인간혁명과 사회개혁을 동시에 이루어야 한다고 했다.”

 이에 따라 강자가 약자를, 남성이 여성을, 강국이 약소국을 억압하는 ‘억음존양’(抑陰尊陽·음을 억압하고 양을 높임)의 차별시대가 ‘조양율음’(調陽律陰·음과 양이 조율)의 화합시대로 전환된다는 것이다. ‘나라와 나라가 대결하고 민족과 민족이 투쟁하는 선천(구시대)에서 천하가 한 가족이 되는 대동세계로 변모한다. 상하질서를 강조하는 봉건시대가 평등의 소통시대로 바뀐다는 것이다. 또한 정역팔괘도에 따르면 우리나라를 상징하는 간방이 중심으로 변화되면서, 가을결실기가 도래함에 따라 우리나라가 이런 세상 변화의 주역을 담당하게 된다고 한다. 

 

류승국-.jpg 

 

 송곳니든 어금니든 각자 제 몫을”

 이런 정역의 논리를 민족종교들이 활용하면서 ‘폐쇄적 민족주의’로 폄하되기도 한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학산은 김일부가 어떤 종교도 창시한 적이 없었다고 했고, 자신도 폐쇄적 민족주의를 타파하는 입장이었다”고 전했다. 학산은 자식들의 종교도 간섭하지 않았다. 그래서 이 교수는 유학을 공부했지만 여동생은 기독교 신학을 했고, 남동생은 불교학도가 됐다. 이 교수 자신도 자식이 혼인을 두고도 주역 점을 치는 법이 없다고 한다.

 이 교수는 학산과 류승국의 뒤에 서는 겸양으로 일관하지만, 그도 공자 선양작업의 일환으로 만든 중국인민대학 공자연구원의 국제학술회의 거의 매년 초청받아 치사와 축사를 하는 유학계의 국제적 원로다. 그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중국의 경제 보복과 관련해 맹자의 ‘인자위능이대사소’(仁者爲能以大事小)의 고사를 들어 “오직 인자만이 대국으로서 소국을 잘 도와줄 수 있다”며 “공자와 맹자를 따른다면 대국의 힘만으로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조선조를 보더라도 시대의 전환기에 해야 할 일을 해내지 못하면 패망에 이르는 것”이라며 “어금니든 송곳니든 앞니든 각자가 제 몫을 해내 희망의 시대를 열 것”을 당부했다. 세상 변화에 다 때가 있으므로 그 기회를 놓치지 말라는 것이다.

 <학산 이정호 전집> 출판기념회는 25일 오후 3~7시 서울 종로구 명륜동 성균관대 600주년기념관 6층 첨단강의실에서 열린다.

 글·사진 조현 종교전문기자 ch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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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다음은 '이명박 4대강'입니다

 

[대선기획-100인의 편지 ②] 수문을 열고 4대강 청문회를 열어라17.03.15 11:05l최종 업데이트 17.03.15 11:05l글: 김종술(e-2580)편집: 박정훈(twentyrock)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됐습니다. 이제는 '새로운 나라'에 대해 이야기할 때입니다. <오마이뉴스>는 '내가 살고 싶은 나라, 내가 꿈꾸는 국가'에 대한 각계각층의 목소리를 대선 기획 '100인의 편지'를 통해 전하고자 합니다. 

이번 기획은 '열린 기획'으로 시민기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차기 정권에 하고 싶은 말, 바라는 바에 대해 적어 기사로 보내주세요. '이게 나라냐'는 탄식을 넘어 '이게 나라다'라는 새로운 지향점을 여러분과 함께 열어나가겠습니다. [편집자말]


 

 4대강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금강에 중장비가 밀고 들어오던 지난 2009년 말부터 나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 앞에 모래톱을 준설하기 위해 중장비들이 줄지어 서 있다.
▲  4대강 살리기라는 명목으로 금강에 중장비가 밀고 들어오던 지난 2009년 말부터 나의 전쟁은 시작되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인 공산성 앞에 모래톱을 준설하기 위해 중장비들이 줄지어 서 있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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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다."

스마트폰에서 흘러나오는 이 말을 듣는 순간, 나는 혼자 금강변을 걷고 있었다. 지난해 12월 9일 국회 탄핵소추 의결로 시작된 탄핵심판은 91일 만에 대통령 파면으로 종지부를 찍었다. 강을 향해 "야~호~"라고 한 번 소리쳤다. 코를 타고 들어온 봄 내음이 온몸의 세포로 퍼졌다. 

 

하지만 이제 4대강의 적폐를 청산하는 데 걸림돌이 되었던 한 고개를 넘었을 뿐이다.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인 '이명박근혜 정권'의 한 축이 무너졌을 뿐이다. 

이명박씨는 국민 세금 22조 원을 4대강에 수장시키며, 4대강에서 물고기를 떼죽음시키고, 녹조를 만든 주범이다. 박근혜씨 또한 4대강 사업을 사실상 묵인했으며 미완의 임기 4년 동안에는 4대강을 방치하며, '4대강의 죽음'을 모르쇠 했다.

4대강 사업은 국민의 저항에 부딪힌 대운하사업을 이름만 바꾸어 시행한 대규모 토목공사였다. 이명박씨가 내세운 생태 살리기, 수자원 확보, 홍수 조절, 일자리 창출과 관광활성화에 의한 지역경제 살리기, 첨단의 물 통합관리, 그 어느 하나 이루어진 것이 없다. 국민 세금 22조 원을 그냥 날려버린 것이다.

오히려 4대강 사업 이후 매년 물고기들이 죽고 있다. 해마다 짙어지는 '녹조라떼'는 이제 4대강의 대명사가 되었다. 영남인의 식수원인 낙동강에서도 독소를 내뿜는 남조류가 번성하고 있다. 4대강에 세운 16개의 댐으로 인해 정체된 수역에서 큰빗이끼벌레가 창궐했다. 이제는 그마저도 살지 못하고 산소 제로 지대인 하수구에서나 발견되는 붉은 깔따구와 실지렁이만 들끓고 있다. 
 

 공주보 상류 300m 지점 수상공연장 앞에서 강바닥에서 퍼 올린 펄 속에서 환경부가 지정한 수생태 4급수 오염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올라왔다.
▲  지난 2월 2공주보 상류 300m 지점 수상공연장 앞에서 강바닥에서 퍼 올린 펄 속에서 환경부가 지정한 수생태 4급수 오염 지표종인 실지렁이와 붉은 깔따구가 올라왔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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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사업, 환경파괴하고 주민들의 삶도 망쳐

생명이 숨을 쉴 수 없는 곳에선 사람도 살 수 없다. 4대강 사업으로 인근 주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었다. 하천변에서 농사를 짓던 분들은 강에서 쫓겨났다. 그 대가로 보상을 받은 분들의 상당수는 대토를 구하지도 못했다. 그조차 보상금을 노리고 몰려든 도박꾼들과 꽃뱀들에게 탕진해서 가족이 풍비박산난 경우도 있다. 보상을 받은 분들과 받지 못한 분들 사이의 갈등으로 마을공동체도 해체되기도 했다.

강바닥에서 퍼 올린 모래와 자갈을 팔아 지역을 살리겠다는 이명박씨의 장밋빛 약속도 모래바람 속에 날리는 휴짓조각이 되어 버렸다. 바람만 불면 모래 적치장의 먼지가 마을을 덮쳤다. 생활하기 불편한 것만이 문제가 아니었다. 피부병 등 건강 문제도 일으켰고, 적치장에서 흘러나온 오폐수 때문에 식수공급에도 비상이 걸렸다. 먼지를 뒤집어쓴 농작물이 광합성을 하지 못해 농사를 망치기도 했다. 

이명박 정부의 국정농단을 이은 박근혜 정부도 4대강 사업의 비리와 폐해를 덮는 데에만 급급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전혀 내지 않았고, "눈 가리고 아웅" 하는 미봉책만 제시할 뿐이다.

사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초기에 4대강 사업의 폐해를 바로 잡을 수 있었다. 이명박 정부 말기에서부터 박근혜 정부 초까지 감사원에서 4대강 사업의 문제를 지적하는 감사결과를 발표했다. 그 당시 감사결과를 기초로 4대강 사업과 관련된 비리와 부정을 제대로 조사하여 책임자를 엄벌에 처했다면, 강도 살리고 죽은 강으로 피해를 입은 농민과 어민들도 살릴 수 있었다.  

하지만 탄핵심판이 진행되는 중에도 그들은 터무니없는 녹조 대책을 내놓았다. 농사를 위해 물이 많이 필요한 봄에 간헐적으로 수문을 활짝 열어 지하수위를 가뭄 수준으로 낮추어 인위적인 가뭄을 겪게 하겠단다. 간헐적 수문 개방은 농사짓는 데 어려움을 가져올 뿐 녹조가 발생하는 것을 예방할 수 없다. 연중 수문을 열어놓는 간단한 방법을 놔두고 엉뚱한 짓을 하고 있는 셈이다.  
 

 녹조가 가득한 백제보 상류에 수자원공사는 조류제거선을 띄웠다.
▲  지난해 8월 녹조가 가득한 백제보 상류에 수자원공사는 조류제거선을 띄웠다.
ⓒ 김종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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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은 '4대강 사업' 청산의 신호탄이다

4대강 사업의 토목공사를 하는 동안 최소한 22조 원의 세금을 쏟아부었고, 4대강 사업 이후 그 폐해를 감추려고 매년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의 세금이 낭비되고 있다. 흔히들 국책 등에 의한 대규모 토목공사의 경우 사업비의 최소 15%가 비자금으로 빠져나간다고 말한다. 박근혜 정부 초기에 일부이지만 그런 4대강 사업의 비자금 조성이 밝혀졌지만 형식적인 처벌에 그쳤다. 그래서 몸통을 숨기고 꼬리를 잘라 국민을 기만한 것이라는 의혹도 있다. 

"피청구인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한다."

나는 이정미 헌재 소장 대행의 이 말이 이명박근혜 정권의 최대 적폐인 4대강 사업 청산의 신호탄으로 들렸다. 4대강 사업은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권력의 주인인 국민을 기만한 사업이다. 박근혜의 국정농단에서 드러난 민주적 절차도 철저하게 유린당했다. 예비타당성 조사를 받지 않았고 환경영향평가와 문화재조사도 두 달 만에 형식적으로 끝냈다. 
 

 23일 오후 충남 부여 금강 백제보 상류 2km 지점에서 오마이뉴스 김종술 시민기자가 강바닥의 토양을  채취해 살펴보고 있다.
▲  지난해 8월 23일 오후 충남 부여 금강 백제보 상류 2km 지점에서 오마이뉴스 김종술 시민기자가 강바닥의 토양을 채취해 살펴보고 있다.
ⓒ 이희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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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청와대와 재벌이 탄핵 반대 집회를 지원하고, 가짜뉴스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런 모습은 이명박씨가 4대강 사업을 밀어붙일 때와 너무 닮아있다. 4대강 사업을 반대한 교수들을 국정원이 사찰하고, 거짓 홍보자료를 만들어 국민을 속이기까지 했다. 80:20의 절대적인 박근혜 탄핵 찬성여론을 50:50의 양분된 여론인 양 홍보하듯이 '기레기 언론'을 동원해 70:30의 절대적인 4대강 사업 반대 여론을 희석시켰다.    

민주절차와 국민의 의견을 무시하고 진행된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 부정과 비리, 그리고 폐해를 덮는 일을 박근혜 정부에 이어 차기 정부가 이어간다면 국민들이 다시 광장에서 생고생을 하며 국정을 바로 잡는 불행이 되풀이될 수밖에 없다. 차기 대통령은 이런 역사의 죄악을 되풀이하지 않았으면 한다. 그동안 과거 정부에서 국민을 기만하며 사리사욕을 채운 역사의 죄악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것을 차기 대통령 후보는 명확하게 선언해야 한다.

그런 선언과 행동의 가장 큰 획 중 하나가 4대강 사업 청문회를 공약하는 일이다. 세금을 도적질한 박근혜씨도 문제이지만, 개인의 업적을 위해 세금을 허투루 낭비한 4대강 사업도 청산되어야 할 적폐 중의 하나이다. 정권에 아첨하고 기생하며 훈·포장을 흥청망청 나눠 먹었던 언론과 학자들도 청산해야 한다.

이게 겨우내 광장에서 불을 밝힌 촛불의 명령이다. 박근혜를 탄핵한 촛불은 그의 정치적 동반자였던 이명박으로 옮겨 붙어야 한다. 전 세계를 전율케한 촛불 혁명은 이제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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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대선 후보 첫 방송토론 관전평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7/03/15 11:43
  • 수정일
    2017/03/15 11:43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민주당 대선 후보 첫 방송토론 관전평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7/03/15 [04:22]  최종편집: ⓒ 자주시보
 
 

 

▲ YTN과 공중파 방송사 공동 민주당 후보 토론회     © 자주시보
▲ 2017년 14일 첫 YTN과 지상파 방송사 공동 민주당 후보 토론회     © 자주시보


 

14일 정관용 사회자의 시원시원한 사회로 YTN과 지중파 방송사 공동 주최 첫 민주당 대선 후보 토론회가 진행되었다.

 

짧은 시간이라 부족하기는 했지만 후보자들의 철학과 소신 그리고 핵심 공약을 엿볼 수 있는 기회였다.

 

앞으로 본지에서는 이번 선거에서 단연 가장 비중이 높은 민주당 후보들의 토론회에 대한 분석기사를 가급적 빠뜨리지 않고 보도함으로써 다시는 박근혜와 같은 속빈 강정 대통령을 뽑는 우를 막는데 조금이나마 일조하려고 한다.

 

대통령은 시장이나 도지사처럼 국내정치만 다루는 정치인이 아니며 주어진 임무만 성실히 수행하는 행정 공무원도 아니다.

나라의 주권을 지키고 존엄을 빛내며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고 미래를 개척할 방향을 제시하며 그 과업을 성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국가의 재부를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수많은 공무원들이 자기 역할을 잘 할 수 있도록 고무추동하며 국민들의 힘을 하나로 모아내어 산적한 과제를 해결하고 우리 후대들에게 더 좋은 나라를 물려주어야 할 중차대한 임무를 지니고 있다.

 

이중에 가장 중요한 임무는 공무원들과 국민들이 나아갈 바른 방향을 제시하는 것이다. 또한 내우외환 산적한 난제들을 풀어갈 핵심 고리찾아 낼 지혜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그래야 그에 국민들이 역량을 집중하여 성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국가 전 분야의 문제를 모두 해결할 수 있는 바른 철학이 있어야 하고 해결책을 찾았다면 온 국민을 불러일으켜 그 해결에로 집중시켜갈 확신과 소신이 있어야 한다.

 

하여 본지에서는 후보자의 철학과 소신 그리고 그것이 구현된 핵심 공약을 심층 분석하는 방식으로 토론회 관전평을 올리고자 한다.

 

약평을 하자면 이재명 후보와 안희정 후보만 무슨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있는지 좀 엿볼 수 있었고 문재인 후보와 최성 후보는 어떤 철학을 가지고 있는지 이번 토론회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다.

 

철학이 구현된 공약에 있어서는 단연 이재명 후보의 기본소득제 등의 공약이 참신하면서도 성남시에서 이미 검증을 거친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이 높았다. 안희정 후보는 공약이 거의 없었고, 문재인 후보는 그동안 거론된 것을 백화점식으로 다 모아놓은 것 같았으며 최성 후보는 참신하기는 했지만 아직 검증이 되지 않았으며 미국식 연방제를 지역발전 공약으로 제시하는 등 뜬구름 느낌이 강했다.

 

후보 별로 좀 더 깊이 들여다 보자.

 

 

♦  이재명 후보

 

이재명 후보는 미국이나 중국이라고 해도 국익에 반하는 요구를 할 경우 대통령은 당연히  '안 됀다'라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확실하게 밝혔다. 아마 한국에서 이런 자주적인 입장을 철학으로 확고하게 표명한 후보는 이재명이 유일한 것 같다. 그의 이런 철학은 사드배치가 되더라도 대통령이 되면 철거시키겠다는 공약에서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소신까지 드러났다.

 

이재명 후보는 사드가 국가안보에 도움이 된다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했다. 하지만 안보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는데 미국의 요구에 무조건 굴종하여 중국의 경제보복을 초래하는 것은 국익에 반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번 토론회에서는 시간이 짧아 언급하지 못했지만 이재명 후보는 초지일관 언론들과의 대담에서 한반도는 북의 장사정 방사포나 낮은 고도의 단거리 미사일이 더 심각한 문제인데 사드는 이런 것을 막기 위해 만든 요격미사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또 설령 사드가 북의 성주 이남 지역을 북 미사일로부터 보호한다고 해도 겨우 48대로 수천기나 되는 북 미사일을 무슨 수로 막느냐는 입장을 피력해왔다.

 

그래서 사드는 주일미군기지, 괌 기지를 방어하기 위한 용도이며 중국과 러시아를 손금보듯 들여다볼 수 있는 레이더를 한반도에 설치하기 위한 것이라는 중국과 러시아의 주장이 나오고 있는 것이며 그래서 중국과 러시아의 경제 보복으로 우리 국익에 심각한 피해가 생기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전부터 미국에서 미군 철수로 위협하더라도 사드는 안 된다고 확고하게 밝힐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사실 예전처럼 미군이 철수한다는 말만 꺼내면 벌벌 떨며 미군 바짓가랑이를 붙잡고 미국의 요구를 무조건 들어준다면 자주외교는 영원히 할 수 없다.

 

이재명 후보는 또한 정치인 중심이 아니라 국민중심 정치 철학을 확고하게 가지고 있었다. 통합은 봉합이 아니라며 적폐세력들을 이번에는 완전히 청산해야 한다는 공약에서 이것이 명백히 드러났다.

국민들이 이번만은 적폐를 청산하고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만들기를 바라고 있는데 그 국민적 염원에 충실해야지 정치인들끼리 통합 운운하며 서로 봐주고 권력 나누어먹기를 통해 봉합이나 해서는 언제가도 뿌리 깊은 적폐청산은 불가능하다는 것이었다.

 

경제를 살리는 길, 일자리를 창출하는 길도 국민들을 중심에 놓아야 길을 찾을 수 있다고 그는 강조했다. 바로 국민들에게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을 만들어 주어야 골목 상권이 살아나고 내수가 살아나 중소기업 나아가 대기업도 살 수 있다는 것이다. 그래야 양질의 일자리가 늘어 경제의 선순환 연쇄파급효과가 나타나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선순환은 전 국민적인 소비창출로만 만들 수 있을 뿐 국민이 배제된 어떤 찬란한 청책도 빛좋은 개살구라는 것이다.

이는 성남의 골목상권을 살려낸 청년배당, 노인복지, 아동복지 확대정책에서 이미 증명이 되었다.

 

하기에 이재명 후보의 공약은 그의 철학에서 나온 것이며 이미 검증을 거친 것이기에 소신을 가지고 밀어붙일 수 있는 공약들이어서 가장 실현가능성이 높고 그 효과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 안희정 후보

 

안희정 후보의 철학은 통합이었다. 물론 이것도 철학의 축에 들어갈 수 있는지는 의문이기는 하다. 다만 2월 20일 JTBC 손석희 사회자와 안희정 후보가 나눈 대화 중에 '통섭'의 철학을 주장한 바 있어 철학 축에 넣어본다.

 

20세기 데카르트로부터 출발했다고 하는 서구의 합리주의 철학이 모든 것을 나누어 분석 연구하면서 과학기술분야의 발전에는 일정한 도움을 주었지만 여러 사회문제를 발생시키자 합리주의에 대한 비판과 반성이 일면서 프랑크푸르트학파이니 포스트모더니즘이니 하며 서구에서는 우후죽순 여러 철학들이 나왔다. 그 중에 통합적 사고를 강조한 한 흐름도 있다. 특히 여러 기술이 융합되는 요즘 융복합시대에 주목을 받기도 했다. 기업들이 찾는 창의적 인재가 하나의 전공만이 아니라 여러 전공을 함께 한 사람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등 현재 이 통섭을 강조하는 흐름이 없지는 않다. 본질적으로 '통섭'은 철학이라기 보다는 주로 기업경영에서 창의적 문제해결을 찾는 한 원리로 주목받고 있는 현실이다.

이는 또한 포스트모더니즘에서 동양과 서양, 자연과학과 인문과학, 전통과 현재를 결합시키려는 한 사조와도 맥락을 같이 한다.

 

독일의 비판주의 철학 프랑크푸르트학파가 나오고 포스트모더니즘이 나온 지도 수십년이 지났지만 서구 사회는 더욱 더 엉망으로 되어가고 있고 이제는 아예 사회가 나갈 방향을 제시할 철학 자체가 사라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안희정 후보가 뜬금없이 서구의 통섭을 들고 나오니 안연실색하지 않을 수 없다.

 

통섭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는 철학이라면 그것을 오래 전에 만들어낸 서구 사회는 이미 갈등이 싹 사라졌어야 한다. 그런데 어디 그런가. 나치를 계승했다는 극우보수세력들의 준동이 극심해지고 이민자 차별과 빈부갈등, 인종갈등에 폭력시위와 테러로 몸살을 앓고 있는 곳이 바로 지금의 미국과 유럽이다.

 

자연과학의 검증은 실험과 관찰이라면 사회과학의 검증기준은 실천이다. 21세기를 개척할 철학이라고 언론에서 대대적으로 떠들었던 서구의 철학으로 해결한 문제가 뭐가 있는가! 안희정 후보는 이를 간과하고 있다.

손석희 사회자가 지적했듯이 나누어 하나하나 뜯어보고 분석하는 것이 왜 문제인가. 그것만 일방적으로 모든 분야에 강조한 것이 문제이지 서구의 근대 합리주의 긍정적인 면을 왜 부정해야 하는가. 특히 자연과학을 발전시킨 측면은 우리가 참고할 필요가 있지 않는가. 서구에서도 중심을 못 잡고 오락가락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안희정 후보의 철학을 정확히 말하면 서구맹종주의라고 할 수 있다. 좀 더 곁들이자면 자기민족비하의식에 젖어 있는 사람이 아닌가 생각된다.

그러니 굳이 공약을 고심해서 연구할 필요가 없다. 서구에서 했던 것을 가져다가 사용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토론 내내 구체적 공약은 제시한 것 없이 자유한국당 적폐세력과도 손을 잡고 정치를 잘 할 수 있다는 말만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자신의 머리로 창조한 대안은 실패해도 교훈이라도 얻지만 남의 것을 가져다가 맹종맹동하다가 똑같이 실패하면 손가락질 받기 딱이다. 그래서 사대주의를 하면 머저리가 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대통령이 되기 위해 자신의 지지표를 보수진영으로 확대하자는 정치전술 차원에서 이런 통섭이니 통합이니 강조하는 것 같은데 그렇다면 안희정 후부에게서는 적폐청산은 기대할 수 없고 새로운 정치는 생각도 할 수 없게 될 것으로 분석된다. 

 

 

♦ 문재인 후보

 

문재인 후보는 도대체 무슨 철학이 있는지 잘 감을 잡을 수가 없었다. 문재인 후보가 지은 노무현 평전도 밑줄 그어가며 읽어보았지만 무슨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정치에 들어온 것이 아니라 노무현 후보와의 친분, 노무현 대통령 서거 이후엔 이해찬 전 총리 등 지인들의 권유로 다시 정치에 발을 들여놓게 된 것이지 철학과 소신으로 정치에 들어선 것이 아닌 듯 하다.

사실 노무현 대통령도 이 철학의 부재 때문에 결정적인 순간 우유부단함을 보여 역공을 자초했었는데 문재인 후보도 그러지나 않을지 우려스럽다.

 

그러다보니 사드에 대해서도 안 된다고 확실한 입장을 표명하는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미국의 요구에 응하자는 것도 아니고 애매했다.

국회에서 논의하고 국민들과 소통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말도 자신의 잣대가 없으니 국민에게 판단을 떠넘기겠다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소신이라면 미국에서 경제위협을 가하네, 미군을 철수하겠네 하면 그냥 꼬리를 내리고 말 것이 자명하다.

 

경제공약이라는 것도 대기업과 중소기업, 남 녀, 정규직 비정규직 차이를 철폐하겠다는 등 좋은 것들은 다 언급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지고 당위론에 그쳐 어떻게 실현하겠다는 것인지 전혀 감을 잡을 수 없었다. 박근혜가 온통 미사여구를 총 동원하여 이런 유치차란한 각종 공약으로 국민을 혹하게 하더니 그와 무엇이 다른지 알 수 없었다.

물론 지난 대선에서는 이런 공약마저도 제시함이 없이 그저 과거가 없고 깨끗한 문재인을 밀어주십시오라는 식으로 선거운동을 하던 것에 비하면 나아진 것이기는 하지만 빌 공자 공약으로 그칠 우려가 높아 보였다.

 

사실 문재인 후보의 공약과 정치실력은 이미 노무현 정권 때 다 보여주었다. 그 이상 넘을 내공이 전혀 쌓여있지 않다. 노무현 정권식 우유부단함으로 또 다시 이 절호의 적폐청산 기회와 남북관계 개선 기회를 미적거리다가 놓쳐버린다면 영영 평화통일의 길은 끝나고 통일경제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나라 건설은 요원한 일이 될 우려가 높다고 본다.

 

두루두루 여러 정치세력과 사이좋게 지내는 통합정치, 복잡한 난관을 피하기 위해 적당히 타협보고 적당히 눈감아 주고 적당히 강대국에 굽실거리며 탈 권위 운운하며 친근한 대통령 이미지나 만들고 그렇게 신간편하게 5년 동안 대통령 대접이나 받다가 물러나 대통령 연금이나 받아 먹으며 여생을 사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는가. 역사에서 흔적조차 찾을 수 없는 먼지와 다를 것 없는 숱한 왕들과 무엇이 다른가.

 

국익을 위해서는 목숨도 초개처럼 버릴 각오가 없이 세계 최강의 강대국들이 모두 몰려들어 물어뜯고 있는 이땅 한반도의 새역사를 어찌 새롭게 써 갈 수 있겠는가.

 

 

♦ 최성 후보 그리고 총평

 

최성 후보도 철학을 볼 수 없었다. 토론에 나와서 자신의 철학과 소신을 피력하기 보다는 안희정의 비리와 이재명 후보의 음주운전 과거 등을 파헤치는데만 주력했다. 상대적으로 문재인 후보에게는 공격이 아니라 지역균형발전 공약을 피력할 기회를 마련해주는 질문을 던져 문재인 지원사격하러 나온 것 아니냐는 비난을 듣기 좋은 태도를 보였다. 그도 그것이 우려되었던지 문재인 후보가 못다한 이야기를 하라고 자신의 시간을 뚝 떼어 선의를 베풀자 손사레를 치기도 했다.

 

최성 후보도 철학이 없다보니 제시한 공약이 완전 뜬 구름이었다. 뜬금없이 미국식 연방제를 지역발전 해법으로 들고 나왔고 청년복지타운 건설과 같은 고양시에서 추진하는 정책을 정년 공약으로 제시했는데 아직 검증되지 않은 추진 중인 것이어서 실현 가능성과 효과에 의문이 들었다.

청년복지타운을 건설하는 것이 지역발전문제, 청년 실업문제, 청년 생활안정문제를 풀 수 있다면 유럽은 아예 이런 문제가 없어야 한다. 완전 복지국가도 아닌 독일만 해도 거의 무료 등록금은 물론 대학생용 주택 무상 지급에 매달 100여만원 생활비 지급까지 해 준다. 그래도 신자유주의 확대에 의한 생산과잉에 인공지능 로봇까지 가세하면서 일자리가 줄어 이민자들을 못 들어오게 막는다고 그 난리가 아닌가.

 

총평하자면 이재명 후보만이 국민을 믿고 국민의 의거하여 모든 문제를 자주적으로 풀어가겠다는 철학과 소신을 가지고 있으며  성남시장으로서 그런 소신으로 밀어붙여 성과를 낳은 공약을 가지고 있었다. 재원 마련 등에 있어서도 매우 꼼꼼하게 따져 실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되었다.

 

특히 현재 우리 기업들의 활로는 우리나라 현실에 발을 딛고 우리 머리로 찾아야 한다. 바로 가장 큰 바다인 태평양과 가장 큰 대륙인 유라시아를 잇는 교두보인 한반도의 지정학적 이점을 최대한 살리기만 해도 우리 민족은 펄펄 날아다닐 수 있다. 그런데 지금은 휴전선 철책선에 갇힌 섬 아닌 섬나라다.

자주적 입장이 확고한 이재명 후보는 그 휴전선을 걷어버리고 북방과 대륙으로 경제영토를 확장할 수 있는 정책을 소신있게 펴 나갈 가능성을 볼 수 있는 유일한 후보였다.

 

물론 그 동력은 국민의 지지에서 나온다. 실질적인 남북관계 개선은 종북몰이의 토대를 허무는 일이다. 반대세력들이 얼마나 난리를 치겠는가. 이재명 후보의 경제공약은 단기간에 바로 내수 진작 연쇄 파급효과를 거둘 정책들이다. 이는 성남시에서 검증되었다. 그 동력으로 적폐청산과 남북관계 개선을 확고한 자주적 원칙으로 소신있게 밀어붙인다면 완전히 새로운 나라를 몇 년 안에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이다.

 

일본도 미국도 중국도 러시아도 한반도가 그런 통일강국이 되는 것을 썩 달가와하지 않는다. 자신들 마음대로 좌지우지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탓할 일이 아니다. 당연한 것이다. 그것이 정글의 법칙이 지배하는 국제관계의 기본 특징이다.

 

국민들이 만들어야 한다. 우리의 일이다. 모두 다 당장 민주당 경선 홈페이지를 열고 후보경선투표에 참여하자.

 

정말 단 하루라도 강대국에게 굽실거리지 않은 당당한 나라에서 살고 싶다.

생활고에 시달리는 우리 고운 여성들이 몸 팔러 세계 이곳 저곳을 떠돈다는 보도를 언제까지 듣고 살아야 하는가. 귀여운 우리 후대들에게 무시로 밀려드는 저 전쟁의 먹구름을 언제까지 가슴조이며 보고만 있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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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언론본부 “대미종속 적폐 끝내자”

심화된 대미종속과 악화된 남북관계 정상화, 박근혜 파면으로 계기 마련해야
▲ 사진출처 SBS 동영상 갈무리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언론본부(6.15언론본부)가 14일 성명을 내어 “파면당한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 4년간 범한 수많은 실정 가운데 ‘대미 종속 심화’와 ‘남북관계 파탄’은 범죄 수준을 넘나든다”고 비판하곤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졸속 도입 △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 거부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 △한미합동군사훈련 강행 △개성공단 폐쇄 등을 적폐로 꼽았다.

6.15언론본부는 이어 “박근혜의 파면으로 심화된 대미 종속과 악화된 남북관계를 정상화시키는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하면서, “수십 년 전에 맺은 한미군사동맹에 코가 꿰인 상태를 방치하지 말고, 외세의 분탕질을 막기 위한 자주적인 방안을 찾아 우리 민족이 직면한 절체절명의 과제를 풀어내자”고 호소했다.

아래는 6.15언론본부의 성명서 전문이다.

박근혜가 심화시킨 대미종속, 남북관계 파탄을 정상화하자

헌법재판소가 지난 10일 전원일치로 박근혜 대통령을 파면했다. 박 전 대통령이 헌법을 위반한 것이 파면 사유다. 현직 대통령 파면은 헌정사상 처음이다. 지난 4년간 범한 수많은 실정 가운데 대미 종속 심화와 남북관계 파탄의 정도가 심각하고 이는 범죄수준을 넘나든다.

박 정권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졸속 도입을 결정하면서 중국의 보복이 가해지는 것과 함께 동북아에 신냉전 시대의 대치상황이 재연되고, 전쟁 위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드는 미국의 중국, 러시아 포위 전략의 하나로 평가되면서 중국, 러시아, 북한의 반발이 새로운 군사적 연대형식으로 강화되고 있다.

박 정권은 군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거부하고 주한미군의 순환배치 작전에 동의해 태평양, 미 본토의 미군과 첨단 무기들이 남한에 제 안방 드나들 듯 하고 있고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즉각 개입이 이뤄질 것을 미군당국은 공공연히 밝히고 있다. 주한미군이 미 본토 등의 첨단 무기를 남한 기지에 반입하는 등 미국의 세계 군사전략을 수행하면서 남한이 반미세력의 공격 목표가 될 위험성이 커지고 있다.

박 정권은 한미일 군사 연대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 추진의 걸림돌이 되었던 일본군 성노예 문제에 굴욕적으로 합의하라는 미국의 요구에 굴복했고, 일본 자위대가 한반도 유사시 자동 개입할 수 있게 하는 조치에도 동의했다.

박 정권은 남한의 중국에 대한 수출이 전체 수출의 1/4에 달하는데도 미국의 사드배치 요구를 국민과 국회를 기만하면서 전격적으로 받아들였고 북한 붕괴론에 심취해 한미 군사작전에서 북한 수뇌부 제거 훈련을 공공연히 실시하는 등 남북한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중국은 한미관계의 종속성을 파악하고 있으면서도 사드에 대해 한국에만 보복 조치를 하는 떳떳지 못한 모습을 보였다.

미국은 중국의 한국에 대한 각종 제재가 심화되는 과정에서 박이 파면 당하자 ‘사드 배치는 예정대로 한다’는 발표를 연이어 내놓는 파렴치한 제국주의적 면모를 드러냈다. 박은 중국과 미국이 남한을 상대로 분탕질을 하게 만든 빌미를 제공한 팔푼이 같은 사드 배치 결정을 한 뒤 파면돼 큰 부담을 안겨주었다.

박 정권의 대미 종속 심화는 1953년 이승만 시절 만들어진, 세계에서 가장 불평등한 조약으로 손꼽히는 한미상호방위조약이 그 핵심 요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이런 점을 살펴 박의 파면 이후 이 조약의 개폐에 정부와 언론, 시민사회단체가 팔을 걷어붙여야 한다. 이 조약이 존속하는 한 한반도 평화협정 추진 등은 불가능하다.

박 정권은 오바마 행정부의 북한 봉쇄 압박 정책인 ‘전략적 인내’에 편승해 북한 붕괴, 북한 흡수 통합에만 몰두, 매년 강화된 한미연합훈련을 강행하면서 남북관계는 물론 동북아 정세를 계속 악화시켰다. 박 정권의 철저한 대미 종속 속에 강행된 한미 군사적 동맹 강화에 북한이 핵, 미사일 시험으로 맞대응하는 악순환이 반복되면서 개성공단 폐쇄, 남북 교류협력 전면 중단과 같은 심각한 사태가 벌어졌다. 이런 상황에서 대북 투자기업들이 죽어나고 있다.

중국은 북한 핵문제는 기본적으로 북미의 문제라며, 한반도 위기 해소를 위해 북한의 핵과 미사일 실험 중단과 함께 한미 두 나라의 합동군사훈련 중단을 촉구하고 있다. 중국이 남북한에 대해 동시적으로 경제 보복 조치 등을 취할 수 있게 된 새로운 상황이다. 중국은 사드 문제가 발생하자 한미 군사동맹의 약한 고리인 남한에 대한 전방위적 보복조치를 취하고 있다. 한미방위조약에 따라 사드 배치가 강행되면 남한에서 새 정부가 들어선 뒤에도 중국의 보복은 더욱 강력하게 취해질 것으로 우려된다.

중국은 6자회담 추진이 제동이 걸리고 있는 상황에서 터진 사드 사태에 대해 남한에 대한 보복조치에만 매달리지 말고 정전협정 당사국으로써 평화협정 전환에 발 벗고 나서는 적극성을 보여야 한다. 또한 유엔을 통한 정전협정의 평화협정 전환을 적극 시도해야 할 것이다. 미국도 오바마의 대북 정책이 실패로 끝난 것을 인정하고 북미 직접 대화, 국교 수교에 나서야 한다.

개성공단 폐쇄나 사드 배치 전격 결정의 책임을 따질 때 무능, 무책임한 정치권과, 권력 감시라는 기본적 책무를 망각한 ‘기레기’ 언론을 간과할 수 없다. 사드의 경우 한미상호방위조약이나 주한미군의 순환배치 조치가 개폐되지 않으면 제2, 제3의 사드 사태를 막을 수 없다. 일본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속에서 파렴치하게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것은 일본의 한반도 재침의 구실을 예비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박의 파면은, 심각하게 악화된 한반도와 그 주변 정세의 정상화를 위한 시작의 단초가 될 수 있다. 그렇게 되어야 한다. 정치권은 외교의 정상화에도 혼신의 힘을 다해야 한다. 박의 파면으로 발생한 여당 부재의 상황에서 야당들은 미국과 중국을 상대로 사드 사태를 해결할 외교에 즉각 돌입해야 한다.

정치권과 함께 언론, 시민사회단체는 수십 년 전에 맺은 한미군사동맹에 코가 꿰인 상태를 방치하거나 정치 공학적 태도로 대응하려는 안이한 태도를 지녀서는 안 된다. 눈을 부릅뜨고 한반도 안팎과 외세를 살피지 않으면 현재는 물론 가까운 미래에 닥칠 불행을 막을 수 없다.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인 남북이 외세의 분탕질을 막기 위한 자주적인 방안이 무엇인지를 찾아야 한다. 이는 민족이 풀어야 할 절체절명의 과제다.

 

2017년 3월 14일

6.15공동선언실천남측위원회 언론본부

강호석 기자  sonkang114@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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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철수와 평화협정 체결만이 해결책

<현장통신> 사드배치 반대!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중단 공동행동 2일차
이기영 통신원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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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3.15  08:2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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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행동은 14일 미국대사관 인근에서 ‘사드배치 반대!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중단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 2일차 농성을 진행했다.[사진 - 통일뉴스 이기영 통신원]

3월 1일 독수리 한미합동전쟁연습이 시작된 이래, 13일부터 키-리졸브 한미합동전쟁연습이 추가로 진행됨에 따라 한반도의 긴장은 매우 위험한 상태로 치닫고 있다.

‘전쟁반대 평화실현 국민행동’(이하 평화행동)은 키-리졸브 한미합동전쟁연습이 시작된 지난 13일 미대사관 앞에서 진행한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중단 촉구 시민사회 공동 기자회견’을 통해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전쟁연습을 중단하고 사드배치의 철회할 것을 요구하면서 오는 24일까지 공동행동과 1인시위를 이어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민가협양심수후원회, 새로하나, 환수복지당, 범민련 남측본부 등이 참가한 가운데 14일 오전 11시30분부터 ‘사드배치 반대! 한미연합 키리졸브-독수리연습 중단 시민사회단체 공동행동’(이하 공동행동)은 2일차 농성을 진행했다.

참가자들은 ‘전쟁연습중단’과 ‘사드반대’ 피켓을 내걸고 한반도의 전쟁위기를 고조시키는 전쟁연습을 중단하고 동북아시아의 갈등과 군사적 긴장을 격화시키는 사드배치 시도와 계획을 즉각 철회를 요구하는 구호와 발언을 이어갔다.

   
▲ 정성희 새로하나 소장이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기영 통신원]

새로하나 정성희 소장은 “미국은 주한미군을 동원한 전쟁훈련도 모자라 국민들에게 아무 논의도 없이 졸속적으로 이미 오산기지에 사드관련 부품을 갖다놓고 그 배치를 강행하고 있다”며 “이것은 미국 주도의 한미일 삼각방위체계를 통해서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기 위해서 이 땅을 볼모로 잡는 자칫하면 이 땅을 전쟁터로 만드는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박근혜는 탄핵되었지만 삼성동 자택에서 다시 정치를 시작 한다”며 “반평화 70년 분단수구세력이 자기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끊임없이 반북, 반공, 평화교란정책을 계속 고집하고 있다”는 현실을 이야기하며, 이제 대선에 접어들었지만 “촛불혁명의 뜻을 잘 받들어 정권교체를 한다고 하더라도 이 땅에 평화가 정착되지 않고 남북관계가 계속 악화된다면 우리 국민은 계속 고통에 시달리게 되어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한반도가 항구적인 평화체계가 정착되고 남북관계가 개선되며, 그리고 국민혈세가 더 이상 낭비되지 않고 중국, 러시아, 미국, 일본 등 주변강대국에 대해 자주성에 기반해 균형외교를 잘 한다면 언제든지 살기 좋은 나라를 만들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분단적폐로 살아온 위정자들과 정치인들을 심판’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 미국대사관 앞에서 1인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기영 통신원]
   
▲ 미국대사관 앞에서 다양한 1인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기영 통신원]

이 날 미대사관 곳곳에서는 한미합동전쟁훈련과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집회와 시위가 이어졌다.

미대사관 주변에는 한미합동전쟁연습과 사드배치를 반대하는 각종 1인시위와 함께 시민발언대가 같은 시간 진행되었으며 평화행동 참가자들은 시민발언대로 이동하여 집회를 이어갔다.

시민발언대에서 발언을 신청한 민가협양심수후원회 권오헌 명예회장은 “여기는 폭격소리도 비행기소리도 들리지 않지만, 지금 한반도 전역의 하늘과 바다, 땅에서는 세계에서 규모가 가장 큰 전쟁연습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하고 “한미당국은 연례적이고 방어적인 훈련이라고 하지만 그 내용이나 규모 성격으로 봐서 이것은 분명한 북침핵선제 공격연습임에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 시민발언대가 진행됐다. [사진 - 통일뉴스 이기영 통신원]
   
▲ 권오헌 민가협양심수후원회 명예회장이 시민발언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통일뉴스 이기영 통신원]

북핵과 관련하여 “미국의 끊임없는 핵선제공격과 전쟁 위협에 대응으로 나온 것이 북핵”이라고 진단하고, “유엔이 끊임없는 북침핵전쟁연습을 감행해오고 한반도에 핵무기를 반입했던 미국의 과거의 모든 행태”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지 않는 것은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우리 민족이 하루도 평화롭게 살 수 없는 것은 “한반도에서 끊임없는 핵전쟁연습과 북침전쟁연습을 이어오는 미국이 이 땅을 불법, 강점하고 점령, 통치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 땅의 평화를 정착시키기 위해서는 주한미군철수와 평화협정 체결만이 그 해결책”이라는 해답을 제시했다.

전례 없이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고 전쟁위기가 심화되는 현실의 심각성에 대한 참가자들은 예정된 시간보다 더 늦게 마무리된 2일차 공동행동을 마무리했으며 오는 24일까지 진행될 공동행동에 지속적으로 참가하겠다는 결의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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