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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는 알바들의 1만 시간 단식

지금 국회 앞은 배고프고, 덥고, 비가 온다

[현장] 최저임금 1만원을 요구하는 알바들의 1만 시간 단식

16.07.03 11:39l최종 업데이트 16.07.03 11:39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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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온다는 소식에 단식농성장을 정비하고 있다.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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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도. 이 땡볕 밑에서 17일 째(7월 2일 기준) 살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대한민국 정치의 중심부, 국회 앞에서 그들은 최저임금을 1만 원으로 올리기 위해 오늘도 앉아 있다.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약으로 내건 정당과 국회의원들에게 책임을 요구하며.

이들은 모두 알바노조 조합원이다. 곡기도 끊고 햇빛과 비를 맞아가며 어둑해진 하늘 밑에서 자면서 농성 중인 이가현(25, 기자 이름과 동명이인 - 기자말)씨와 우람(24)씨는 벌써 단식 17일차가 됐다. 용윤신 사무국장(27)은 지난 6월 26일 단식 11일 차로 응급실에 실려 간 박정훈 위원장의 뒤를 이어 단식을 시작했다. 오늘로 5일 차다.

이들이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궁금했다. 보름 넘는 기간 동안 집 밖에서 밥도 안 먹고 침낭 하나에 의지하며 지내는데, 일상생활은 어떻게 변했을까. 국회 정문 앞 농성장에서 인터뷰를 진행했다.

천막 하나도 못 치게 하는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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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회 앞에서 17일째(7월 2일 기준) 단식을 하고 있는 이들. 왼쪽부터 차례대로 우람, 이가현, 용윤신.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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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로 단식 17일차가 됐다. 현재 기분은 어떤가.
우람 : "기분? 좋다 나쁘다 할 것 없이 그냥 덥다. 무척 매우 상당히 덥다. 덥다는 걸 강조할 수 있는 형용사라면 다 쓰고 싶을 정도로 덥다. 보통 바닥에 돗자리를 깔고 앉는다. 보도블록이 발에 닿으면 너무 뜨겁다. 그런데 12시부터 2시 사이엔 돗자리도 덥다. 햇빛이 따가워서 골프 우산도 써야 한다. 보통 우산을 쓰면 우산 사이로 빛이 투과돼서 효과가 별로 없다. 짱짱한 골프 우산이 최고다."

- 하루종일 그 땡볕에 앉아 있으려면 너무 덥겠다.
이가현 : "고작 하루종일이 아니다. 하루 종일이 매일 매일 있다. 내일도 덥겠지 생각하면 절망스럽다. 살아오면서 이렇게 더운 적은 분명 있었을 거다. 하지만 이렇게 지속적으로 그늘도 없이 더운 건 처음이다."

- 더위를 이기기 위한 방법은 없나.
우람 : "피난 밖에 없다. 가끔 국회의사당역으로 도망을 간다. 화장실 가려고 지하철 역사 안으로 들어갈 때가 제일 행복하다."
이가현 : "에어컨을 하나 장만했다. 진짜 에어컨은 아니고 우리끼리 그렇게 부르고 있는데, 바로 분무기다. 더울 때 분무기에 물을 담아서 몸에 뿌리면 기화열로 잠시나마 시원해진다. 그 외에도 농성을 시작하니까 다양한 용품을 선물 받았다. 쿨매트, 아이스팩, 아이스 머플러, 팔토시. 그런데 사실 더울 땐 쓸모가 없다. 더울 땐 안 시원하고 밤에 추울 때 시원해진다."

 

 

- 단식이 힘든가, 더운 게 힘든가.
우람 : "더운 거. 그리고 경찰이 시비 거는 거."

- 경찰이 시비 건다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건가.
우람 : "단식 농성을 하며 앉아 있으면, 두 명 이상이 모여있기 때문에 '불법집회다'라고 계속 와서 말한다. 자꾸 상대하다 보면 지친다. 초반에 단식 농성자들을 경찰들이 국회 앞에서 다 치워버린 적도 있었다. 그 이후에 출석요구서를 하루에 한 번씩 3일에 걸쳐 보내더라. 구청에서 와서 도로를 무단으로 점유하고 있으므로 자진 철거해 달라고 계고장을 보내기도 했다. 집회가 아니라 기자회견을 하고 있는데도 해산하라고 한다."

- 경찰 때문에 가장 화났을 때는 언제인가.
우람 : "비 오는 날 비닐 걷으라고 했을 때. 제일 황당했다."
이가현 : "새누리당 당사 앞으로 '최저임금에 대한 입장'을 묻기 위해 사람들이 기자회견 하러 간 적이 있었다. 그때 경찰 한 명이 기자회견 도중에 우리 사람들 바로 옆에서 담배를 피웠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여기서 피지 말라고 해도 "싫다"고 무시했다고 한다. 경찰이 우리를 업신여기고 무시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밥 굶는 게 일상인 알바노동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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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 소식에, 돗자리에 비닐을 덧씌우고 있다.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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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에도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이가현 : "알바노조는 최저임금 1만 원을 2013년부터 지금까지 계속 외쳐왔다. 그런데 지금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이 시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었다. 우리가 권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돈을 가진 것도 아니고. 또, 알바노동자는 사실 일상이 단식이다. 일하는데 쉬는 시간을 안 줘서 밥을 굶고 일하고, 돈이 없어서 굶고. 그런 이유로 단식을 택하게 됐다."
우람 : "현재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원회에서 결정한다. 그런데 구조가 매우 사용자 친화적이고 폐쇄적이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현재의 제도로는 최저임금 1만 원이 불가능하다. 그런데 국회는 국민이 국회의원을 직접 뽑기에 국민의 관심도가 높다. 지금의 최저임금위원회보다는 최저임금 당사자들이 목소리를 내기에 훨씬 적합하다. 야당들 역시 당선 전에 최저임금 1만 원을 공약으로 걸었다. 그에 대한 책임을 요구하기 위해서 국회 앞 농성을 택했다."

- 단식농성을 하며 있었던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우람 : "가끔 단식 농성장인데 먹을 걸 사오는 사람들이 있다. 아이스크림 사 온 사람도 있었고, 이온음료도 종종 사 오신다. 저희가 단식 중이라 못 먹는다고 하면 '이것도 못 먹어요?' 하신다. 착한 마음에서 가져오시는 거 아니까 못 먹어도 좋다. 아. 가끔 중국집 배달하시는 분이 있는데 여기 지나가시면서 자꾸 홍보전단지 던져주고 가신다. 받으면 같이 한 10분은 음식 사진 쳐다보는 것 같다."
용윤신 : "어제 비가 갑자기 쏟아지는 데 혼자 있었다. 이런 게 농성장에서 찾을 수 있는 재미라면 재미일까(웃음). 나 빼고 나머지 둘은 화장실 가고 회의하러 갔는데, 그 사이에 갑자기 비닐 가운데로 비가 콸콸 샜다. 마치 어제 인터넷에 떠돌던 연세대 중앙도서관 침수 영상 같았다. 그래서 혼자 우비 입고 나와서 비닐 다시 씌우고, 돗자리 물 닦았다. 씁쓸한 재미라면 재미다."

- 난감했겠다.
이가현 : "어제는 '빨리 이곳을 탈출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었다. 비가 많이 오는 건 상관이 없는데, 비닐이 바람 한 번에 날아가고 이러니까 너무 허무하더라. 경찰은 천막도 못 치게 하고. 의지할 것이 얇은 비닐과 우산밖에 없다. 책도 옷도 다 젖었다."

- 가장 간절히 먹고 싶은 음식은 무엇인가
우람 : "아무거나. 다 먹고 싶다. 샌드위치도 먹고 싶고. 지금 상태라면 아무 간도 안 되어 있는 흰 죽이어도 정말 맛있게 먹을 수 있을 것 같다. 아, 어제 핸드폰으로 티비를 보는데 곰탕이 나오더라. 나주 곰탕을 끓이는데 가마솥에 밑에 사골을 쫙 깔고 위에 사태고기를 탑처럼 쌓아가지고 끓이는데 너무 맛있어 보였다."
이가현 : "계란 프라이 올린 김치볶음밥. 스팸 이렇게 잘게 썰고 양파랑 김치랑 썰고. 파랑 또 뭘 넣을 수 있을까? 베이컨도 넣어주자. 베이컨도 넣어서 치이이이 착착 촥촥촥 (신나서 춤춤) 그리고 깨를 촵촵촵 뿌린 다음에 김 가루를 뽀스락뽀스락해서 위에 올리고, 이렇게 쓱싹쓱싹 한 다음에 계란 노른자를 툭 터트려서 계란 노른자를 한 숟가락 뜨고 거기에다가 김치볶음밥을 떠서 앙."
용윤신 : "둘 다 단식이 17 일차를 넘어가니 이제 일상의 음식이 그립나보다. 같이 농성장에 있다가 봤는데, 소금 먹으면서 '계란 맛이 난다'고 둘이서 대화하더라."

- 단식 농성이 끝나면 무엇을 할 건가.
이가현 : "일단 몸 상태가 멀쩡할 리 없으니 병원에 갈 거고, 병원 가서는 잘 거다. 푹신한 침대에서 계속 잘 거다. 차 소리 없는 곳에서. 병원 침대에 누웠을 때는 "목표를 이뤄서 뿌듯하다"는 심정이었으면 좋겠다."

- 그러고 보니 차 소리 때문에 힘들겠다. 밤에도 계속 다닐 거 아닌가.
"차와 개미가 되게 많다. 먼지도 많고. 근데 상관없다. 이제 친구가 되었다."

이 단식 농성의 끝은 춥지 않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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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바노조를 지지하기 위해 박원순 서울 시장이 지난 6월 16일 국회 앞 단식 농성장을 찾아왔다.
ⓒ 알바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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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이들의 단식농성에 세상은 조금씩 바뀌고 있다. 야 3당 국회의원 68명이 최저임금 1만 원 인상과 영세자영업/중소기업 지원, 근로감독 강화를 주장하는 결의안을 제출했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이 최저임금 1만 원 법안을 발의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은 최저임금의 하한을 노동자 평균임금의 50%로 하자는 법안을 발의했다.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환경노동위 소속 의원들은 최저임금이 국회산하의 기구에서 결정되어야 한다는 알바노조의 입장을 수용했다. 20여 명의 국회의원은 알바노조를 지지하기 위해 농성장을 찾았다. 박원순 시장이 농성장에 찾아와 지자체 차원의 생활임금제도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알바노조 박정훈 위원장은 민주노총 이영주 사무총장과 한국노총 김동만 위원장과 만나 의견을 전달하였으며 노동계는 최저임금위원회에서 1만 원을 요구하며 공조하고 있다. 종교계, 시민사회에서의 발걸음도 잇따랐다. 300명 시민이 1만 시간에 이르는 동조 단식을 했다.

'내가 왜'라는 꽃다지 노래가 있다. 차 소리와 개미, 그리고 먼지와 친구가 되었다는 이들의 심정을 대변해주는 노래라는 생각이 든다.
 

"내가 왜 세상에 농락당한 채/쌩쌩 달리는 차 소릴 들으며 잠을 자는지/내가 왜 세상에 내버려진 채/영문도 모르는 사람들에게 귀찮은 존재가 됐는지/ 찬바람 부는 날 거리에서 잠들 땐 너무 춥더라/인생도 춥더라."


이 단식농성의 끝은 춥지 않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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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정권의 ‘신종 보도지침’, 언론자유 세계 70위도 과분”

 

“야3당, 내년 대선 공정방송 사수 위해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해야”
김종철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  |  balnews21@gmail.com
 

6월의 마지막 날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18층 전국언론노동조합 회의실에서 열린 기자회견은 전 청와대 홍보수석 이정현(현재 새누리당 재선 의원)과 김시곤(2014년 4월 당시 KBS 보도국장)의 통화 내용을 담은 ‘녹취록’ 공개로 시작되었다. 나는 10분이 넘게 육성이 생생하게 나오는 영상을 보면서 참담한 심경을 가눌 수가 없었다. ‘대통령의 입’인 홍보수석이 명색이 공영방송인 KBS의 일선 보도 책임자를 으르고 구슬리는 모습이 생생히 떠올랐기 때문이다. 기자회견을 주최한 8개 언론단체 대표의 한 사람으로 연단에 앉은 내 옆에는 특별초청을 받은 ‘예은 아빠’ 유경근(4·16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이 자리 잡고 있었다. 그는 이정현이 김시곤에게 기관총탄 쏘듯이 퍼부어 대는 말을 들으면서 가슴이 터질듯한 분노를 억누르려는지 눈을 지긋이 감고 주먹을 움켜쥐고 있었다. 바로 아래와 같은 대목들에서 특히 그랬다.

“지금 이 전체적인 상황으로 봤을 때 그 배에 있는 최고의 전문가라는 운전하고 있는 놈들이 뛰어내리라고 명령을 해야 뛰어내리지 지들은 빠져나오고 다른 사람들은 그대로 놔두라고 그러는데 그걸 해경을 두들겨 패고 그 사람들은 마치 별 문제가 없는데 해경이 잘못이나 한 것처럼 이런 식으로 몰아가고, 지금 국가가 어렵고 온 나라가 어려운데 지금 이 시점에서 그렇게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다니···”(2014년 4월 21일 밤 9~10시 무렵 통화)

“그래 한 번만 도와줘 진짜. 요거 하필이면 또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 국장님 요거 한 번만 도와주고 만약 되게 되면 나한테 전화 한 번 좀 해줘 응?”(4월 30일 밤 10시쯤 통화)

   
▲ <사진출처=미디어몽구 영상 화면캡처>

4월 21일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뒤 닷새 째 되던 날이다. 당시 온 국민의 관심은 왜 선장을 비롯한 선원들이 승객들에게 선내 방송 한 마디 하지 않고 자기들만 배에서 뛰어내렸는지, 해경이 신속히 구조작업에 나섰으면 대다수 승객들, 특히 단원고 학생들을 구할 수 있었는데 왜 팔짱만 끼고 있었는지에 쏠려 있었다. 승객의 가족들은 해경의 방관이 많은 희생자를 낳은 직접 원인이라고 비판하며 빨리 선실에 들어가 구조작업을 하라고 호소했다. 그런데 이정현은 바로 그런 시점에 KBS가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 마치 ‘반국가적 행위’라도 되는 듯이 보도국장을 몰아붙였다. 그리고 4월 말에, 해경이 민간 구조선들의 현장 접근을 막은 데 대해 국방부가 발표한 보도의 허술한 부분을 KBS 뉴스가 지적한 데 대해서는 숨이 넘어갈 듯이, 녹음을 다시 해서 내보내달라고 ‘하소연’을 했다. ‘청와대 낙하산 사장’의 통제를 받는 보도국장에게 ‘보도지침’을 내린 셈이었다.

김시곤은 이정현으로부터 ‘전화 보도지침’을 두 번째로 받은 지 보름 남짓 뒤인 5월 16일 밤 11시 KBS <뉴스라인>에 ‘재임 내내 보도 압력’이라는 기사를 내보냈다. 그 충격적인 뉴스를 본 KBS 보도본부 부장단 18명은 “KBS가 날개도 없이 추락하는 것을 바라보고 있다. 그 책임을 통감하고 부장직에서 사퇴하겠다”고 밝혔다. 김시곤은 정직 4개월의 중징계를 받고 ‘정직무효소송’을 법원에 냈는데 2016년 2월 29일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패소 판결을 받았다.

‘국민의 방송’이라는 KBS가 박근혜 정권으로부터 음양으로 받고 있는 통제와 간섭은 전두환 정권 시기인 1986년 9월 6일 민주언론운동협의회(약칭 언협, 민주언론시민연합의 전신)의 기관지 <말>이 폭로한 ‘보도지침’을 연상시킨다. 당시 한국일보 편집부 기자이던 김주언이 편집국 데스크에 놓인 ‘보도지침 일지’를 언협 실무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세계적인 뉴스가 되었던 것이다. 당시 문화공보부 홍보정책실은 공휴일을 빼고는 하루도 빠짐없이 ‘보도지침’을 신문사와 방송사에 내려 보냈다. 전두환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재야운동권의 움직임이나 전두환 자신에 대한 비판을 보도하는 것은 ‘절대불가’였다. <말>지에는 1985년 10월부터 1986년 8월까지의 ‘보도지침’ 내용이 상세히 실렸다. 그 사건으로 김주언과 김태홍(언협 사무국장), 신홍범(언협 실행위원)이 구속되어 옥살이를 하고 풀려났다.

박근혜는 2012년 대통령선거 기간이던 10월 30일 한 경제단체의 간담회에서 “방송의 공공성을 실질적으로 이루겠다”면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을 심도 있게 논의할 공론의 장을 마련한 뒤 그 결과를 받아들여 실천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러나 대통령 재임 40개월이 지나도록 그 공약은 공약(空約)으로 그치고 있다. 박근혜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은커녕 더욱 ‘충성스런 낙하산 사장’을 KBS, MBC에 내려 보내는 일을 되풀이하고 있다. 그래서 MBC가 주권자들의 불신을 가장 많이 받고 있고 KBS가 그 길을 ‘열심히’ 따라가고 있다.

지난 4월 20일 ‘국경없는 기자회(RSF)’는 ‘2016년 세계 언론자유 지수’를 발표했다. 한국은 130개국 가운데 70위로 역대 최하위를 기록했다. 노무현 정부의 31위, 이명박 정부의 40위권에서 박근혜 취임 이후 50위권, 60위권으로 떨어지더니 70위까지 곤두박질 친 것이다. 지금 박근혜 정권이 자행하고 있는 언론 탄압이나 통제를 보면 70위도 과분하다는 생각이 든다.

6월 30일 기자회견을 가진 8개 단체는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통제 증거에 대한 입장’이라는 글에서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세월호 언론청문회를 열어 보도 통제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

·다시는 청와대가 공영방송을 좌지우지하고 진실을 은폐하지 못하도록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20대 국회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개입과 진실 은폐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

20대 국회는 민심의 엄정한 심판에 따라 여소야대라는 구조를 부여받았다. 정권교체를 한 소리로 외치는 세 야당이 2017년 대선을 앞두고 무엇보다 먼저 해야 할 일은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이다. 낙하산 사장들이 버티고 있는 한 내년 대선 기간에 ‘공정방송’을 기대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야권이 ‘관영화한 공영방송’이 제자리를 찾도록 하는 법과 제도를 만드는 데 힘을 모으기를 바란다.

※ 이 글은 자유언론실천재단(http://www.kopf.kr)에도 함께 게재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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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장축산 배합사료의 정체

[정은농원의 꿈3] 공장축산 배합사료의 정체
 
 
 
정영호 기자
기사입력: 2016/07/02 [19:16]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정은농원에서 생산한 돼지고기     ©자주시보

                                                             

                                                                시간을 재촉하지않는 농장 정은농원 대표 정영호

 

공장양돈을 비롯해 공장축산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배합사료에 대한 이해가 요구된다. 공장축산의 기본축은 배합사료다. 배합사료와 함께 각종 항생제가 공장축산을 유지시키는 버팀목이다.

 

배합사료에서 가장 많은 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단연 GMO옥수수이다. 양돈 사료는 물론이며 한우사료 젖소사료 닭사료 등등 배합사료에서 GMO옥수수를 빼놓고 생각할수 없다. 우리나라는 한해 천만톤의 GMO곡물을 수입하고 있는데 이중 200만톤이 식용가공용 GMO곡물이고 나머지 800만톤이 사료용으로 쓰이는 GMO곡물이다. 식용은 옥수수와 콩 위주며 사료용은 대부분 옥수수이다. GMO곡물중 단연 가장 많이 수입되는 것은 옥수수이다. 축종별로 차이는 있지만 작게는 배합사료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에서 30%이상을 GMO옥수수가 차지하고 있다.

 

그렇다면 GMO옥수수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 같다. 
이미 밝혀진바대로 GMO옥수수는 미국의 몬산토사에서 육종된 라운드업이라는 제초제에 대해 저항성을 갖도록 특정 유전자가 조작된 옥수수이며 생육과정에서 잡초를 잡기위해 직접적으로 라운드업이 살포되고 살포된 라운드업속의 글리포세이트는 옥수수안에 남는다. 
2015년에 와서야 세계보건기구는 글리포세이트가 안전치 못한 발암성 물질임을 인정했다.

 

제초제 문제와 함께 또 다른 한가지는 옥수수농사에 사용되는 엄청난 양의 화학비료다. 옥수수는 높은 질소비료가 없이는 생육자체가 불가능하다. 농사과정에서 미국과 중국의 농부들은 막대한 양의 화학비료와 공장축분을 사용하고 있다. 이점에 있어서는 한국도 마찬가지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공장축산에서 발생하는 축산폐기물은 자원순환?농업의 미명하에 농토에 아무런 검증없이 마구잡이로 살포되고 있다.

 

지금의 공장축산은 농업적 측면보다는 GMO옥수수와 농업부산물을 활용한 공장제조업적 성격이 강하다. 굳이 분류하자면 농업이라기 보다는 제조업이 맞다. 그래서 공장축산이라고 규정짓고 있다. GMO옥수수와 각종 GMO곡물의 부산물을 활용해 육류를 공장에서 제조하는 산업이다. 문제는 제조의 원료인 GMO곡물이 사람이나 가축에게 안전하지 못하다는 것이며 이것이 가축의 고기를 통해 사람에게 전달된다는 것이다.


GMO옥수수중심의 배합사료 과다섭취로 인해 공장축산에서 사육에서는 대부분의 가축들이 각종전염병에 매우 취약하며 출하전의 단계에서 대부분 병이 심각하게 전이된 상태가 된다. 제초제와 화학비료는 가축을 병들게 만들고 인간은 병든 가축을 육류로 섭취하는 악순환이 지속적으로 재현되고 있다.

 

EBS에서 반영된 환경다큐 하나뿐인 지구 '모유 잔혹사'편에 의하면 실험에 참여한 모든 엄마들의 모유에서 제초제와 살충제 성분이 검출된다. 모유수유중인 엄마들이 임신기간동안 농약과 화학비료로부터 안전한 유기농산물 위주로 섭취했지만 임신하기 전 과거에 육류나 농산물을 통해서 섭취된 농약성분은 엄마의 모유를 통해서 아기에게 전달된다. 
 

이것은 모유가 안전한가? 안전하지 않은가?의 문제를 넘어 현대농업의 농약사용에 관한 심각성을 논하는 것이다. 옥수수의 유전자를 조작한 것은 근본적으로 농약과 화학비료사용이라는 바탕위에서 진행된 것이고 유전자조작 농산물의 근본적인 문제는 밝혀지지않은 자체의 위해여부보다 농사과정에서 사용된 농약의 심각한 위해성문제다.

 

주목할 점은 'GMO옥수수가 정말 가축사육에 있어서 만능의 해결사인가?'이다. 배합사료만 두고 본다면 소 돼지 닭 오리 모두 옥수수에 의해 성장되고 비육되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과연 이것은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거짓인지 검증이 필요한 것 같다. 
 

흑돼지를 자연사육하던 몇해동안 GMO옥수수가 아닌 국내산 사료용 옥수수인 광평옥이라는 옥수수를 밭에 심어 돼지들에게 알곡으로 먹여보았다.

안탑깝게도 옥수수알곡은 흑돼지의 성장이나 비육과 아무런 상관이 없었다. 오히려 옥수수를 먹음으로 인해 돼지들은 지방이 분해되어 다이어트되는 결과가 나왔다. 왜 그러했을까?


사람들은 옥수수을 살찌기 위해 먹기보다 다이어트 식품으로 먹는다. 옥수수 주성분의 대부분은 단순 탄수화물로 다이어트에 효과가 좋다. 내장구조와 먹이가 사람과 비슷한 돼지 또한 마찬가지다. 옥수수나 고구마와 같은 단순 탄수화물을 다량 섭취하면 오히려 살이 빠진다. 
옥수수가 돼지의 껍질을 부드럽게 하고 고기맛을 좋게하는데는 일정 영향을 미치지만 돼지 성장 측면에서는 현재 배합사료에 포함되어 있는 양의 10%도 필요치 않다.

 

돼지배합사료안에 든 GMO옥수수는 미국 잉여옥수수를 처리하기 위해 들어있다. 이것은 너무도 끔직하고 불행한 진실이다.

 

그러면 공장양돈에서 돼지들은 배합사료의 무엇을 먹고 자라는가? 
돼지배합사료안에서 GMO옥수수 말고 미강이나 맥강, 유박, 갯묵 등이 들어있다. 그런데 자연양돈에서 이것들로 먹이를 만들어 먹여보면 배합사료를 먹인 돼지의 절반에도 성장률이 미지지 못한다.

 

그래서 배합사료안에는 육분이 들어있다. 육분이라 함은 고기의 가루를 말한다. 현재 한국에서 사용중인 돼지배합사료에 들어있는 돼지의 지방을 제외하고도 일명 육분이라는 것이 들어있다. 
 

육분은 미국의 육분공장에서 만들어진 것인데 미국인들이 기르는 반려동물 즉 개나 고양이의 죽은사체와 광우병의 원인이 되는 프라이온이 많이 축적되는 위험부위인 소의 내장 등 공장축산물의 각종부산물로 만들어진다.

 

미국은 한해 2억마리가 넘는 반려동물의 사체가 나오는데 이를 폐기처분하지 않고 육분공장으로 옮겨 각종사료의 원료와 화장품 의약품의 원료로 만들어 사용한다. 반려동물의 사체와 공장축산물의 부산물을 녹여서 위에 뜨는 것은 립스틱이나 화장품 의약품의 원료인 젤라틴이 되고 아래쪽 가라앉는 것은 육분으로 각종 사료의 원료로 재사용된다. 
 

그런데 문제는 반려동물의 사체에는 죽기전 처방했던 각종 항생제를 비롯한 출처불명의 약품이 그대로 남아있고 결국 육분안에 포함된다는 것이다. 육분은 출처불명의 거대한 항생제 덩어리이다. 광우병이 세계적 문제로 등장한 이후 소에 대해 직접적 급여만을 금지할뿐 나머지 가축들에게 육분이라는 동물성사료가 직접적으로 급여되고 있다.

 

올해도 한국에서 사육중인 사슴에서 광록병이 발병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초식동물인 사슴에게 동물성 사료를 급여해 발생한 것이 광록병인데 이에 대해 한국정부는 구체적 해명을 하지않고 있다.

 

한국정부는 무항생제가 무슨 큰 국민건강에 도움을 주는 친환경축산인냥? 여기지만 사료에 직접적 항생제를 쓰지 않았다해서 사료안에 항생제가 없다는 것이 아니다. 한국정부가 정책적으로 펼치는 무항생제 친환경축산은 현실적 의미가 없는 눈속임용에 지나지 않는다. 이부분에 대해서는 추후 구체적으로 논하겠다.

 

돼지에게 배합사료 급여를 중단하면 돼지들의 성장속도는 절반 이하로 떨어지고 체형이 완전히 달라지게 된다. 돼지 몸 길이가 매우 짧고 머리와 다리는 아주 작아진다. 자연적인 돼지의 체형을 바꾼 것은 무엇일까?

 

배합사료안에 포함된 성장촉진제와 육분의 역할이다. 흑돼지를 자연사육하다보면 성장촉진제와 육분의 영향이 대를 이어 이어진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할수 있다.

만약 어미가 배합사료로 키워졌다면 그렇지 않은 어미돼지들의 새끼들과 확연히 비교가 된다. 새끼들에게 배합사료를 먹이지 않아도 어미가 배합사료를 먹었다면 체장이 길고 전체적으로 체구가 커진다. 이영향력은 한 대에서 그치지않고 기본 3대까지 이어진다. 만약 어미가 배합사료로 키워졌다면 3대가 지난후에야 배합사료의 영향력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다.

 

이런 공장축산으로 가장 많은 이득을 보는 이들은 누구일가? 바로 배합사료 장사꾼임은 두말하면 잔말이다. 
배합사료의 장사는 크게 옥수수의 종자와 농약 비료 등을 판매하는 몬산토 등의 다국적 기업과 생산한 농민 그리고 그것을 수거해 사료의 원료로 판매하는 카길 등의 메이져곡물기업 다음으로 이를 배합사료로 가공판매하는 농축협을 비롯한 한국의 사료회사들이다.

 

이쯤에서 공장축산에 종사하는 축산농민도 국민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배합사료가 정말로 대량의 육류공급을 위한 대안인지? 미국의 노예로 전락하는 수단은 아닌지? 말이다.

 

농민들도 자체 사료 개발에 노력해야 할 것이며 우리 축산사료회사에서 먼저 각성하고 우리의 재료로 친환경 사료를 시급히 개발하는 것이 절박한 과제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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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과 함께하는 본격 종편 탐구 보고서 2

 

 

 

 

 

저번 편에서 나는 넘치는 귀여움을 주체 못하고 종편의 어그로 능력을 있는 그대로 까발리고 말았다. 휘몰아치는 순간 내 세상에 멈춰 설 듯한 분석력으로 종편의 기업 비밀을 파헤쳐서 미안하다. 하지만 쉽게만 살아가면 재미없기 땜시 종편 탐구 보고서는 스틸 아이엔지라능. 이번 편은 박유천 사건으로 알아보는 종편의 다채로워 마지않는 보도 행태에 대한 보고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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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맨날 KBS나 MBC에서 수신료의 가치를 논하고 있지만, 진짜 수신료의 가치를 감동으로 전하는 건 종편이다. 시청자의 알 권리를 종편만큼 보장해주는 매체를 못 봤다. 특히 이번 박유천 성폭행 사건에서 종편으로 흘러들어가는 수신료의 가치를 증명했다(라고 생각했는데 MBC <PD수첩>에서 박유천을 영혼까지 털어버려따). (참고로 종편은 KBS처럼 시청자에게 직접 수신료를 받는 건 아니고, 의무전송채널이라 케이블사업자로부터 수신료를 받는다)

 

종편은 시청자가 궁금해 할 걸 다 알려준다. 아니, 나 궁금하다능! 하고 말하기도 전에 다 떠먹여준다. 

 

 

리빙포인트

 

1) 유흥업소에 대한 상식

 

박유천이 간 유흥업소는 ‘텐카페’로 알려져 있다. 유흥업소라는 단서에 ‘텐’까지 붙어서 뭐 ‘텐프로’ 비슷한 거려니 한 사람들은 많았지만, 정확하게 모르는 사람이 많았다. 

 

종편, 그 중 <TV조선>은 텐카페는 물론 유흥업소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친히 유흥업소에 대한 정의를 알려주시었다. 6월 14일, <윤슬기의 시사Q>에서 윤슬기 앵커와 배태호 TV조선 사회부 차장이 나눈 대화다.

 

윤슬기: 지금 장소가 텐카페라는 곳이에요. 어떠한 종류의 유흥업소인가요?

 

배태호: 일인당 술값이 최소 50만 원 정도 하는 고급술집으로 알려져 있고요. 앞에 ‘텐’이라는 말이 붙은 걸로 봐서 ‘상위 10%다’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윤슬기: 누가 상위 10%라는 거죠?

 

배태호: 거기에 VVIP, 오는 사람도 그렇고, 여성 종업원들도 그렇고 이 사람들이 모두 상위 10% 안에 드는 사람들이라는 의미로 ‘텐’이라는 말을 쓰는 거고요. 여성 종업원들 가운데에는 명문대 재학생이나 유학파도 있다고 알려지고 있습니다. (중략) 박유천씨와 10명이 한꺼번에 갔다고 하는데 술값만 그 자리에서 500만 원이 넘게 나온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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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에 ‘화장실’까지 이씀

 

VVIP, 명문대 재학생, 유학파 같은 단어를 쓰면서 텐카페는 서민들은 갈 수 없는 장소라는 것을 알려주고 있다. 여기서 리빙포인트는 두 개다. 유흥비로 쓸 50만 원이 없으면 텐카페에 발도 들여놓을 생각하지 말라는 거랑 ‘명문대’에 다니거나 ‘유학파’면 텐카페 종업원이 될 수 있다는 거. 무려 VVIP를 상대한다고 한다. 손님은 VVIP로 뭉뚱그리고 종업원은 명문대와 유학파임을 굳이 짚어주는 센스와, (텐카페 안에서 성매매가 이루어진다는 건 아니지만) 텐카페와 같은 유흥업소가 성매매의 온상이 된다는 점 따윈 가볍게 무시하자. 시청자의 알 권리가 우선 아님? 

 

아차, 이 와중에도 해당 유흥업소는 성업 중이라고 한다. 아무도 안 물어봤지만 혹시나 궁금해할 시청자들을 위해 종편은 너른 마음으로 먼저 알려주는 솔선수범을 보였다. 다음은 6월 15일 <채널A>의 <이남희의 직언직설>에 나온 뉴스의 일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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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이 논란이 붉어진 후에도 장사가 잘 되고 있다고 그러더라구요? (인자한 웃음)

 

김복준(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 원래가 잘 되는 곳으로 제가 알고 있습니다. (해맑)

 

한 때 가카의 주요공약이었던 '지하경제 양성화'에 참으로 걸맞는 질문이다. 짝짝.

 

2) ‘명문대생’은 그라면 안 됨

 

킬링파트는 위의 '텐카페 알 권리' 기사 바로 뒤에 나온 뉴스다. “한 서울대 여대생이 페이스북 ‘서울대 대나무숲’에 ‘하루에 한 달 과외비를 벌 수 있다며 유흥업소에서 일한다’는 내용을 올렸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TV조선>은 유흥업소에 종사하는 ‘명문대생’을 질타한다. 하필 박유천 보도 뒤에 나온 건 앞서 나온 텐카페에 명문대 재학생과 유학파 출신들이 종사한다는 것의 연장선상일 뿐이다. 시청자들 이해하기 쉬우라고 박유천 보도 바로 뒤에 나온 거지 일부러 '이때다' 하고 굳이 ‘명문대생’이라는 단어를 넣어 뉴스를 만든 건 아닐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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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이 ‘명문대생들이 왜?’다. 여기서 알 수 있다. 명문대생은 유흥업소에서 일하면 안 된다. 안 그럼 종편에게 명문대생이나 되는 주제에 유흥업소에서 일한다고 혼구녕이 난다. 그럼 명문대생이 아니면 유흥업소에서 일해도 되나 보다. 직업에 대해 가이드라인까지 정해주는 종편이다. 

 

기타 성매매의 출발지가 되는 유흥업소에 대한 고찰이나 수요자에 대한 언급은 한 마디도 하지 않은 건 문제삼지 말자. 명문대생의 마인드셋을 질타하느라 시간과 여력이 부족한 것뿐이다. 누리꾼들의 반응을 소개하면서 명문대생을 질타하는 댓글이 태반인 것에 반해 ‘사회 구조가 문제’라는 댓글은 터무니 없이 적게 소개한 것도 다 의도가 있어서는 아니다. 오해하면 미워할 거다.

 

윤슬기: 문제는요. 등록금이라던지 용돈을 벌기 위해서 화류계에 발을 디뎠다가 못 빠져나오는 경우들이 많다면서요.

 

이웅혁(건국대학교 경찰학과 교수): 그렇죠. 그게 이른바 달콤한 설탕물을 접하게 되면 그것을 계속 찾을 수밖에 없는 것이죠. 못 빠져나온다는 얘기를 심리학적으로 보면 중독이 되었다고 할 수 있구요. 

 

이웅혁 교수는 화류계 근무를 ‘중독’에 비유하기도 한다. 이 교수의 말이 흡사 종업원만 문제고 수요자는 잘못이 1도 없다는 듯 보이지만, 경기도 오산이다. 젠더권력, 사회 구조의 문제 머 이런 거 관심 없어 보이는 것도 경기도 오산이다. 시청자의 알 권리는 다 보장해줘짜나. 그럼 됐다.

 

 

사건에 대한 규정

 

1) ‘꽃뱀’

 

지금은 피해자가 5명이나 나온 상태라 박유천의 잘못 쪽으로 굳어지는 중이지만, 피해 여성이 한 명이고 첫 번째 피해 여성이 고소를 취하했을 때만 해도 종편은 피해 여성을 규정하기에 여념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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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남희: (성관계의 대가로 60만 원을 지불한 게) 맞다면 성매매 특별법으로 처벌을 받을 수 있는 거죠. 

 

김복준: 그렇죠. 박유천씨나 그 여성이나 둘 다 처벌을 받아요. 그런데 이것도 저것도 다 아닌데, 이 여성이 오로지 거액의 돈을 뜯어내기 위해서라고 한다면, 이른바 ‘꽃뱀’아니겠습니까? 그렇다면 상대를 더 처벌해야 되겠죠.

 

이남희: 여성 측에서 먼저 거액의 합의금을 요구했었다(고 박유천 측에서 이야기했다)는 이야기가 나와요.

 

김복준: 화간에 의해서, 서로 좋아해서 성관계 한 다음에 고소장을 내고 거액의 돈을 요구했다, 그랬다면 볼 것도 없이 이건 꽃뱀이죠. 꽃뱀이라면 그 여성 측은 엄청난 처벌을 받아야 되겠죠.

 

당시는 첫 번째 피해 여성이 고소를 취하했던 상황이기 때문에 성폭행이 아닌 성매매가 아닌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할 수는 있다(성매매가 불법인 건 우선 차치하고). 자극적인 소재긴 하지만 그게 나쁘다고만은 볼 수 없다. 다만 ‘꽃뱀’이라고 피해 여성을 규정짓는 단어를 사용한 건 정말이지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로 놀랍다. 

 

내가 ‘꽃뱀’의 뜻을 잘못 알고 있는 건가 싶어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꽃뱀’을 검색해보았다.

 

꽃뱀[꼳뺌]

 

1. <동물>피부에 알록달록한 빛깔을 가진 뱀.
2. 남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몸을 맡기고 금품을 우려내는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

 

 

꼭 남자에게 접근하는 ‘여자’만을 지칭하는 국립국어원의 성차별적인 센스를 지적하는 건 귀찮으니 접어둘란다(혹시나 해서 ‘제비’를 검색했지만 ‘금품을 노리고 여자에게 접근하는 남자’라는 단어는 나오지 않았다). 꽃뱀의 단어 뜻만 제대로 보믄 된다.  

 

‘남자에게 의도적으로 접근하여 몸을 맡기고 금품을 우려내는 여자를 속되게 이르는 말’

 

김복준 한국범죄학연구소 연구위원이 국립국어원의 단어 정의를 그대로 따다 쓴 거라곤 생각지 않지만, 언론에서, 그것도 수사 중인 사건의 당사자를 두고 ‘꽃뱀’이라고 지칭한 것은 분명 문제가 있다. 언론이 수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상식 이런 거 없어 보인다. 그치만 어그로의 종착역에 있는 종편이니 이 정도는 넘어가야 한다. 언론에서 부정적인 프레임을 씌우기 위해 ‘꽃뱀’이란 단어를 쓴 것도 넘어가고, 피해자가 유흥업소 종사자가 아니라 일반 여성이었어도 이런 말을 했을까 하는 생각도 역시 넘어갈 거다. 

 

2) 간혹 법을 창조

 

사건에 대한 규정을 하다가 법을 창조하기도 한다. 입법기관을 뛰어넘는 종편의 놀라움에 감탄을 금치 몬해따.

 

<MBN>의 6월 15일 <뉴스파이터>에 나온 김명준 앵커와 김은미 기자의 대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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랩퍼 아님

 

김명준: 일부 보도를 보니까 박유천씨 측 관계자 말을 인용해서 ‘당시 지갑에서 60만원을 꺼내서 그 여성에서 줬다’(고 하는데) 이게 혹시 확인된 거예요? 언론엔 나왔지만 이 부분을 경찰에서 확인을 했을까요?

 

김은미: 이 부분은 경찰이 확실하게 해줘야 하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모 언론 보도에서 60여만 원을 줬다고 하는데, 이게 사실이라고 한다면 이건 성매매로, ‘합법적’ 성매매로 갈 수 있는 부분이거든요. 대가를 받았기 때문에.

 

하, 합법이라구여? 조금 당황해마지 않고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의 포인트만 캐왔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제2조(정의) ①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개정 2011.9.15.>

 

1. "성매매"란 불특정인을 상대로 금품이나 그 밖의 재산상의 이익을 수수(收受)하거나 수수하기로 약속하고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거나 그 상대방이 되는 것을 말한다.

 

가. 성교행위
나. 구강, 항문 등 신체의 일부 또는 도구를 이용한 유사 성교행위

 

 

제4조(금지행위) 누구든지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성매매

 

 

여기서 리빙포인트 또 하나. 법 위에 종편 있읍니다.

 

3) 동료의 입을 빌려보았읍니다

 

종편의 어그로 능력과 취재 능력의 콜라보레이션이 빛을 발하기도 하였다. 이건 <김어준의 파파이스> 104회에도 나온 적이 있다. 하도 종편 여기저기에 나와서 딱히 어디가 출처라고 밝히기도 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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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천이 갔다는 업소의 한 남자 종업원의 인터뷰 내용이다. 넘나 직설적이어서 딱히 뭐라 하고 싶지도 않다. 이런 인터뷰, 민언련의 김언경 사무처장이 <김어준의 파파이스>에서 한 말로 갈음하겠다.

 

“성범죄를 희화화하고 성매매에 대한 문제의식 전혀 없는 보도”

 

ㅇㅇ글타능.

 

 

어그로 원기옥

앞에서 주로 야부리로 어그로를 끌었다면 이번엔 영상이다. 이거시야 말로 박유천 사건을 대하는 종편의 뽀인뜨다. 종편은 개국 이후 5년 동안 모아놓았던 원기옥을 다 이곳에서 쓰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영혼을 갈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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얏!


종편은 박유천이 아이돌 출신이란 걸 강조하고 싶었는지 디X패치 급 사생력을 선보인다. 우선 출근길을 쫓아간다. 아이돌 팬들이 연예인 음악방송 출근길 찍는 건 줄 알았다.

 

 

종편은 현재 공익근무요원인 박유천의 근무지 강남구청에 따라가 출근길을 찍는 대범함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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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15일 <채널A>의 <이남희의 직언직설>에 나온 장면이다. <채널A>만 간 건 아니고 다른 언론사에서도 구도만 다르지 배경과 등장인물이 똑같은 뉴스를 내놓는다. 내가 신의 손이라 캡쳐를 졸라 잘했는데 실제 영상으로 보면 흔들림도 쩔고 긴박감 쩐다. '꺄아!'하는 소리만 넣으면 영락없는 직캠(팬들이 연예인을 직접 찍은 동영상. 날 것이기 때문에 노이즈가 심하다)이다. 직캠 주제에 꽤 생동감도 있고 구도도 좋은 게 카메라도 좋겠다 찍덕(사진이나 영상을 찍는 덕후)하셔도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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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영상이 사생보다 찍덕에 가까웠다면 <채널A>의 <쾌도난마>는 정말 사생팬 같은 모습을 보여준다. 강남구청 관계자와 전화연결을 해 직접적으로 박유천에 대한 행방을 묻는다. 일거수일투족을 쫓지 못해 안달하고 번민하는 모습이 사생팬과 크게 달라보이진 않는다. 이 정도 집착이면 우선 합격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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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편은 어그로의 마지막 덕목인 '도발'까지 놓치지 않는다. 그들은 대놓고 묻는다.

 

"성폭행 하신 거 맞습니까?"

 

이제 뺨만 때리면 되겠다. "날 때린 건 네가 처음이야. 나랑 사귀자" 라는 대답이 나올 것이다. 

 

이외에도 불필요하게 자극적인 장면을 보여준다덩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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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날도 아니고 왜 하필 생일에 성폭행을 했냐고 트집을 잡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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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일 아니어도 되는 거 아니자나...

 

느닷없이 피해 여성을 '고소女'라고 명명하며 사건의 본질을 흐리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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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7월 1일)자 <채널A> 뉴스란 메인

 

사스가 어그로 끝판왕답다. 이쯤되면 뭇 기레기언론학도 혹은 언론계 종사자는 인정하고 가야한다. 이 분들, 어그로의 경지에 서 있는 거라고, 원기옥 제대로 모았노라고, 곧 마인부우를... 아,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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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라아!

 

 

종편 know everything

 

종편은 안다. 뭐시 중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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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언련의 보고에 따르면, 박유천 이슈가 한참일 때 '박유천 성폭행' 보도 숫자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본격 박유천 방송이라고 해도 믿을 것 같으다. 투 더 코어한 어그로 능력을 십분발휘하다 못해 박유천 위에서 칼춤을 췄다고 혀도 모자라지 않다. 엄청난 기회주의, 엄청난 돌려막기엄청난 어그로!

 

나는 이 어그로의 향연 속에 배움이 컸다. 전편에서도 말했지만 내가 엄청시리 곤조 있으면서도 귀여운 사람이 아녔다면 어그로에 압도되어 종편에 입사한 후 '사장님 힘내세요!'를 외칠 노릇이었다. 돌부처 민언련의 무한한 조력 하에서 어그로의 핵심만 쏙쏙들이 뺏어먹은 나는 아마 철저한 기레기언론학도로 나의 능력을 시려펼 것이다. 

 

내 머릿 속엔, 종편, 나, 어그로, 성공적.

 

 

P.S

 

나의 이 종편 탐구기에 많은 헌납, 아, 아니 도움을 주신 민주언론시민연합 분들에게 졸라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런 이유로다가 독자 여러분들이 민언련의 종편 때찌 프로젝트를 비롯한 여러 언론감시 활동에 이렇게 저렇게 도움을 줘버렸으면 허는 것이 솔직헌 여우의 마음이다. 

 

시민의 힘으로 민주언론을 쟁취하길 원한다면 민언련 사이트(링크)에 쿨하게 방문해버리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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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기사

 

본격 종편 탐구 보고서 (feat. 민언련)

 

 

 

 

편집부 챙타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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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주무른 청와대... 분노한 광화문 촛불들

 

[현장] 정부서울청사 앞 '세월호 가족협의회 국민촛불'... "투쟁은 계속"

16.07.02 22:38l최종 업데이트 16.07.02 22:41l
글·사진: 유성애(findhop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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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416 가족협의회 농성보고 국민촛불'이 열렸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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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416 가족협의회 농성보고 국민촛불'이 열렸다. 사진은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에 휘날리는 세월호 미수습자들 얼굴 그림.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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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막을 걷어라 / 나의 좁은 눈으로 / 이 세상을 떠보자
창문을 열어라 / 춤추는 산들바람을 / 한 번 또 느껴보자
울고 웃고 싶소 / 내 마음을 만져 주오 / 나는 행복의 나라로 갈테야….'

가수 한대수 원곡 <행복의 나라로>가 하늘에 울려 퍼졌다. 노란 옷을 입은 세월호 유족 70여 명은 노래 박자에 맞춰 손을 흔들었다. 이후 청중 앞에 선 한 유족 아버지는 "제게 '행복의 나라'는 세월호 인양이 제대로 되고, 특조위가 끝까지 진상 규명하는 나라"라면서 "언젠가 죽는 날 아이를 만나 떳떳해지고 싶다, 진실 밝히는 날까지 여러분 꼭 함께해 달라"고 울먹였다.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족들이 모인 4·16가족협의회는 2일 오후 7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416 가족협의회 농성보고 국민촛불'을 진행했다.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이날 정부청사에는 유가족들을 포함해 약 300명이 모였다.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박주민·손혜원 더불어민주당 의원 등도 함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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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416 가족협의회 농성보고 국민촛불'이 열렸다. 사진은 세월호 유가족들 모습.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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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6연대와 4·16가족협의회는 이날 '국민촛불'에서 지난 6월 25일 시작된 가족협의회 농성에 대해 보고하고, 향후 계획과 결의를 발표했다. "일단 정부청사 앞 농성은 종료하지만, 투쟁은 계속된다, 다음 주부터 시민·종교단체들과 협의해 세월호 특별법 개정 및 세월호 온전한 인양을 촉구, 특조위 강제 종료를 막는다"는 것이 이들 계획의 요지다.

세월호 유족 및 시민들은 앞서 정부가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특조위) 법정 종료기한이라고 본 6월 30일 밤부터 '특조위 강제중단 저지'를 주장하며 정부청사 앞에서 국민촛불 대회를 시작했다. 다음 날인 1일 이른 오전에는 특조위 사무실 앞에 모여, 출근하는 특조위 직원들을 격려하기도 했다(관련기사: "진실규명 그날까지" 특조위 출근길에 유가족들 눈물). 

"특위 해산? 이승만 정부 외에는 전례가 없다"

 

박래군 4·16연대 상임운영위원은 "정부가 억지라는 걸 알면서도 특조위를 막으려 한다"라면서 "과거 이승만 정부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를 무력으로 해산시킨 것 외에는 특위를 해산시킨 전례가 없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박 위원은 "그보다 중요한 건, 정부가 언론 보도를 통제하는 '반헌법 행위'를 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보도 통제는 대한민국 헌법 21조에 명시된 언론·출판·집회·결사의 자유, 언론·출판에 대한 허가·검열 금지 등 조항을 어긴 것이다, 명백한 위법 행위"라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 6월 30일 오후 공개된 '세월호 참사 직후 청와대-KBS 간 녹취록'을 가리킨다. 여기에는 "하필 (대통령이) KBS를 봤네, 한 번만 도와주시오"라며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현 새누리당 의원)이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정부 비판적 보도를 빼달라고 종용하고 읍소하는 육성이 그대로 담겨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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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통제 폭로 6월 30일 오후 서울 중구 언론노조 사무실에서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통제 증거 공개 언론단체 기자회견'이 열렸다(사진).
ⓒ 권우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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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야당 의원은 이를 '제2의 보도지침 사건'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녹취록 공개 초기 "통화가 지나쳤다, 부덕한 나의 불찰"이라며 잘못을 인정하는 듯했던 이정현 의원은 1일 태도를 바꿔, 기자들에게 "언론에 협조를 구하는 게 홍보수석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이와 관련한 청문회까지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유경근 가족협의회 집행위원장은 "안전한 대한민국으로 거듭날 때까지 특조위 임무는 계속되는 것이다, 세월호 선체가 인양되면 특조위가 반드시 직접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법 개정은 국회에서 당연히 의결해야 할 일, 정부가 마치 선심 쓰는 양 연장해 주고 말고 할 일이 아니다"라는 그의 말에 청중은 박수로 화답했다.

촛불 문화제는 3시간 가까이 진행돼 10시께 끝났다. 마지막은 참가한 시민들과 유가족들이 함께 민중가요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문화제 종료 이후 유가족들은 시민들과 악수하며 "고생하셨다", "감사하고 죄송하다"고 인사했다. 유족 중 일부 어머니는 참여한 시민들을 껴안고 "와주셔서 고맙다"며 다독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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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인 지망생 일침 "KBS조차 통제당하면 뭘 믿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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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촛불대회 전인 오후 5시께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 앞에서는 즉흥 공연도 펼쳐졌다. 극단 체로의 모습.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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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론인 지망생이라는 민선홍(사진)씨는 최근 청와대-KBS 보도통제 논란을 보며 "앞으로 기성 뉴스를 통해 제가 알고 싶은 뉴스를 그대로 알 수는 없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 유성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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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대회' 직전인 오후 5시께 광화문 세월호 분향소 앞에서는 즉흥 공연도 펼쳐졌다. 극단 '체로'가 진행한 플레이백씨어터(playback theatre) '별별 사람의 별별 이야기'다. 관객이 이야기꾼(teller)으로 참여해 세월호가 본인에게 어떤 의미였고 자신의 삶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를 말하면, 연기자들이 이를 듣고 2~3분의 짧은 즉흥극으로 표현하는 방식이었다.

시작 초기 10여 명에 불과했던 참가 시민들은 즉흥극이 진행되는 동안 점점 늘어나 40여 명에 이르렀다. 광화문 분수대에서 놀다가 궁금해서 들어왔다는 10살 초등학생들, 손녀 유모차를 끌고 함께 온 흰머리 할아버지, 촛불대회를 위해 대구에서 왔다는 젊은 남녀 커플 등 다양한 시민들이 함께했다.

이날 자리에는 노란 리본을 가방에 단 민선홍(20, 경희대 사회학과 1학년)씨도 참여했다. 그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 중 다수인 단원고등학교 학생들과 같은 나이다. "그때(4월 16일) 며칠 뒤 우리 학교도 수학여행을 갈 예정이었다, 그게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었던 일이라고 생각돼 남 일 같지가 않았다"라고 말했다.

언론인 지망생이라는 민씨는 최근 청와대-KBS 보도통제 논란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그는 "KBS는 국민 수신료로 운영되는 공영방송이다, 국민 의견을 반영해야 하는데 그런 녹취록 내용이 나오는 걸 보고 크게 실망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이어 "정부 정책을 견제·감시해야 할 방송이 정부와 긴밀히 연결돼 있어서는 안 된다"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민씨의 말이다.

"언론은 민주주의 최후의 보루이며, 최후의 최후까지 시민들 의견을 반영해 민주적 가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종합편성 채널도 아니고, 공영방송 KBS 정도면 한국 방송국 중 거의 최상위급 아닌가요? 그런 KBS 방송국조차 통제당하는 걸 보면서, 앞으로 기성 뉴스를 통해 제가 알고 싶은 뉴스를 그대로 알 수는 없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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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W 독일의 소리, 한국 정부 여전히 잘못 은폐?

Die Besatzung hatte über zwei Stunden Zeit, beim Evakuieren der Fähre zu helfen. Stattdessen haben einige von ihnen Bier getrunken, während sie auf das erste Rettungsschiff warteten, mit dem sie den Unglücksort verließen. Den Schülern gaben sie die fatale Anweisung, an Bord zu bleiben und abzuwarten. Nur jene Schüler, die sich dem widersetzt haben, wurden gerettet.

승무원들은 배에서 승객을 대피시킬 시간이 두 시간 이상 있었다. 승객을 대피시키는 대신 그들 중 몇몇은 사고현장에서 자신들을 대피시켜줄 첫 번째 구조선을 기다리는 동안 맥주를 마셨다. 학생들은 배에 머물러 기다리라는 치명적인 지시를 받았다. 그 지시를 따르지 않은 학생들만 구조됐다.

Schwierige Bergungsarbeiten

어려운 인양작업

Die Presse durfte nicht frei über das Unglück berichten. Unter Eid sagte ein leitender Redakteur des öffentlichen Rundfunks KBS aus, eine Direktive aus dem Präsidentensitz erhalten zu haben, die Rettungsarbeit der Küstenwache nicht zu kritisieren.

세월호 참사에 대해 자유롭게 보도하는 것은 언론에 허용되지 않았다. 공영방송 KBS의 한 보도부장은 선서를 한 가운데, 해양경찰의 구조작업을 비판하지 말라는 청와대의 지시를 받았다고 증언했다.

In ihrer letzten Stunde rief die 16-jährige Shi-yeon aus dem Schiffsinneren ihre Mutter an. “Die Rettungsboote kommen bestimmt bald, als Nächstes ist unsere Klasse dran”, sagte sie, die Stimme noch voller Hoffnung. Als ihre Leiche später geborgen wurde, hielt sie das Handy fest umklammert.

마지막 시간 동안 16세의 시연 양은 세월호 안에서 엄마에게 전화했다. “구명보트가 곧 올 거야. 다음은 우리 반 차례야”라고 희망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 후에 시연 양의 시신이 수습됐을 때, 시연 양은 휴대폰을 꼭 쥐고 있었다.

Anfang des Monats haben nun die Bergungsarbeiten begonnen. Glatt laufen die Arbeiten jedoch nicht. Aufgrund der Stürme, die Südkorea im Frühsommer wegen der Regenzeit heimsuchen, werde das Schiff wohl frühestens im August geborgen, möglicherweise erst im September, so die amtliche Verkündung. Ebenso räumte das zuständige Fischerei-Ministerium ein, dass es im Zuge der Hebungsversuche zu zwei meterlangen Rissen im Schiffsrumpf gekommen sei.

이달 초 인양작업이 시작됐다. 하지만 작업은 수월하게 진행되지 않는다. 장마철이라서 초여름 한국을 강타하는 폭풍 때문에 세월호는 빨라야 8월 초, 아마 9월에야 인양될 것으로 공식 발표됐다. 또한 해당 부서인 해양부는 인양 시도 중 선체에 2미터 가량의 금이 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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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 기후변화 대응에 불똥 튀나?

조홍섭 2016. 07. 01
조회수 692 추천수 0
 
파리협정 이행 갈길 먼데, '기후 리더' 영국 빠진 유럽연합 동력 상실 우려
기록적 가뭄→시리아 난민사태→브렉시트→기후대응 약화 악순환되나
 
_20160629050704_YON_60590.jpg» 28일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 앞에서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에 반대하는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EPA 연합뉴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가 어떤 역사적 의미를 갖는지 해석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공통적인 견해는 ‘지나친 세계화의 종말 내지 약화’인 듯하다. 브렉시트가 자유무역, 이민·난민 문제, 사회 양극화 등 세계화가 과속으로 치달은 데 따른 반작용에서 빚어진 사건이라는 판단에서다. 그럼, 세계화가 다 나쁜가. 기후변화만큼 세계화의 덕을 본 문제는 없을 것이다.
 
NASAtemps5-16-1024x661.jpg» 북극의 그린란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달마다 기온이 사상 최고기록을 갈아치우고 있다. 지난 5월 그린란드의 기온은 1951~1980년 평균보다 무려 9.4도가 높았다. 미 항공우주국(NASA)
 
영국의 국민투표 결과가 나온 6월24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탈퇴 투표는 환경에 빨간불”이란 기사를 실었다. 크리스티아나 피게레스 유엔 기후변화협약 사무총장은 지난 28일 “탈퇴 절차에 들어가더라도 기후변화에 관한 협력만큼은 계속 유지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우리나라(2013년 7위)보다도 적은 영국(12위)의 유럽연합 탈퇴가 세계의 기후변화 대응에 무슨 영향을 끼친다는 말일까. 
 
Co2-2013-top40.svg.png» 2013년 세계 각국의 국가별 이산화탄소 배출량(오른쪽은 1인당 배출량). 자료=EU Edgar database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중국, 미국에 이어 세계 3위인 유럽연합은 기후협상에서도 최상위 협상자 지위를 누려왔다. 그런데 영국은 유럽연합 안에서도 ‘기후 리더’이다. 
 
상대적으로 느리고 약한 대응을 주장하는 폴란드 등에 맞서 가장 선명한 목소리를 내왔다. 유럽연합이 2030년까지 1990년 대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40% 줄인다는 공약을 했지만, 영국은 50% 감축을 주장하고, 나아가 자국에서는 2050년까지 80% 감축을 법에 명문화했다. 
 
기후변화는 영국의 주요 국가정책이다. 주한영국대사관에 기후변화 담당자가 경제 분야처럼 3명이 있는 데서도 짐작할 수 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영국이 빠지면 유럽연합의 동력이 떨어지고, 모처럼 전기를 맞은 지구 차원의 기후변화 대응이 흔들리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_20160624155441_YON_22360.jpg» 나이절 패라지 독립당 당수(사진) 등 브렉시트를 주도했던 영국 정치인들 대부분은 기후변화 회의론자다. 미국의 공화당 대통령 후보인 트럼프도 마찬가지다. AFP 연합뉴스
 
유럽연합 탈퇴를 주도한 영국 정치인 상당수는 기후변화 회의론자다. 나이절 패라지 독립당 당수나 보리스 존슨 전 런던시장은 기후변화가 인위적으로 일어났음을 인정하지 않는다. 
 
게다가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 공화당 후보로 나서는 도널드 트럼프는 기후변화를 부정하고 파리협정 폐기를 공언하고 있다. 혼란과 불확실성이 더 커지기 전에 파리협정을 발효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는 이유다.
 
_20151213140654_YON_6074.jpg» 지난 연말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파리 기후변화 협정의 타결 소식을 듣고 참가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파리협정이라는 역사적 이정표를 마련했지만 브렉시트가 복병으로 등장했다. 연합뉴스
 
지난 연말 체결된 파리 기후변화협정이 발효하려면 55개국 이상이 비준하고 비준국의 온실가스 배출량 총량이 전체의 55%를 넘어야 한다. 그런데 선진국 가운데는 프랑스가 지난달 15일 처음 비준했다. 갈 길은 먼데, 브렉시트는 순탄하던 새 기후체제로 향한 길에 먹구름을 드리웠다.
 
브렉시트의 주요 계기 중 하나가 지난 2년 동안 벌어진 대규모 시리아 난민 유입 사태다. 그 난민 사태를 부른 것은 기후변화였다. 
 
콜린 켈리 미국 캘리포니아대 기후학자 등은 지난해 <미국 과학아카데미 회보>(PNAS)에 실린 논문에서 지구온난화가 일으킨 2006~2010년 사이 최악의 가뭄이 농업 붕괴와 대량 이주를 낳았고, 이것이 내전의 방아쇠를 당겼다고 주장했다. 기후변화가 브렉시트를 부르고, 이것이 다시 기후변화 대응을 악화시키는 악순환이 벌어지는 셈이다.
 
BrexitUKIPposter.jpg»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를 촉구하는 독립당의 포스터. 시리아 난민이 유럽을 향해 국경을 넘는 모습을 담고 있다.
 
영국의 젊은이들은 브렉시트가 자신의 미래를 도둑질해 갔다고 분노한다. 잃어버린 목록에는 기후변화 대응도 들어 있다. 화석연료를 태워 번영을 이룩한 기성세대가 이제 책임은 회피하려 한다.
 
브렉시트 여파로 세계 경제가 침체되면 온실가스 배출량은 일시적으로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기후대응이 약화한다면 기후재앙은 점점 피하기 힘들 것이다. 
 
브렉시트 이후 우리나라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기업경쟁력이 떨어진다며 기후변화 대응에는 소극적이고 당장 단가가 싼 석탄화력에 매달린다면 우리 젊은이의 미래는 더욱 암울해질 것이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 ecothin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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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국가기구, 어떻게 달라졌나?

<연재> 정창현의 ‘색다른 북한이야기’ (7)
정창현  |  tongil@tongil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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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7.01  07: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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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가 29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열렸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북한이 6월 29일 29일 최고인민회의 제13기 4차 회의를 열고 헌법개정을 통해 새롭게 국가기구를 정비했다. 지난 5월 7차 노동당대회를 통해 노동당을 개편한 데 이어 국가기구를 새롭게 개편한 것이다.

이번 국가기구의 개편에서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국방위원회를 폐지하고 국무위원회를 신설한 것이다. 신설된 국무위원회는 “국가주권의 최고정책적 지도기관”으로 “국방건설사업을 비롯한 국가의 중요정책을 토의 결정”하게 된다.

국무위원회란 이름은 지난 7차 당대회에서 노동당 중앙위원회 산하에 신설된 정무국과 일치시킨 것으로 보인다. 노동당 정무국이 당적으로 지도하고, 국무위원회가 정책을 집행하는 구도다.

국무위원회의 기능과 역할

국가기구로 신설된 국무위원회는 1972년 사회주의 헌법 개정과 함께 “국가주권의 최고지도기관”으로 만들어졌던 중앙인민위원회를 연상시킨다.

중앙인민위원회는 국가의 정책과 집행을 위한 대책을 세우는 역할을 하면서 중앙인민위원회의 위원장인 ‘공화국 주석’을 보좌하는 기능을 하다 1997년 헌법개정으로 김일성 주석이 ‘영원한 주석’으로 추대되면서 폐지되고, 그 역할은 이때 신설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로 넘어갔다. 대외적인 국가수반의 역할도 주석에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하게 됐다.

대신 김정일은 중앙인민위원회의 산하 기관이었던 국방위원회의 역할을 확대해 국방위원장 직함을 가지고 최고영도자의 역할을 수행했다.

그런데 이번에 북한은 국무위원회를 신설하고 과거 중앙인민위원회가 가지고 있던 기능과 권한을 부여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1972년 이전 최고인민회의가 휴회 중일 때 최고주권기관으로 기능했던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의 역할로 그 위상이 축소됐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맡고 있는 대외적인 국가수반의 위상은 유지됐다.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는 최고인민회의 휴회 중의 최고주권기관이라는 북한 헌법 제112조 규정은 이번에도 바뀌지 않았다. 1972년 중앙인민위원회가 설치되면서 폐지된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시기에도 대외적 국가수반은 최고인민회의 상설회의 의장이 맡고 있었다.

즉 신설된 국무위원회는 기능적으로나 의사결정구조 측면에서는 중앙인민위원회와 유사하고, 최고영도자와 대외적 국가수반이 분리됐다는 측면에서는 1972년 사회주의헌법 개정 이전 시기 및 1997년 개정헌법 이후시기의 기구편제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국무위원회의 인적 구성에서도 그런 측면이 나타난다. 국무위원회 위원장에는 물론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추대됐다. 신설된 국무위원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최고영도자”로서 “전반적 무력의 최고사령관으로 되며 국가의 일체 무력을 지휘통솔”하며 단순히 국무위원회의 사업을 지도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의 전반사업을 지도”하고 국가의 주요간부를 임명, 해임할 수 있는 권한이 주어졌다.

   
▲ 새로 구성된 국무위원회. [자료사진 - 통일뉴스]

국무위원회 부위원장에는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 최룡해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가 선출됐다. 국무위원으로는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가운데 선전담당 김기남을 비롯해 군수공업 담당 리만건, 대남 담당 김영철, 국제 담당 리수용, 그리고 리용호 외무상, 박영식 인민무력부장, 김원홍 국가안전보위부장, 최부일 인민보안부장이 뽑혔다. 당과 내각의 핵심인사, 군 행정책임자, ‘정치보위기관’ 책임자가 망라된 셈이다.

국무위원장의 권한 강화

김정일시대 ‘국가주권의 최고 군사지도기관이며 전반적 국방관리 기관’이던 국방위원회의 권한과 비교해 볼 때 국방위원회의 경우 “국가의 전반적 무력과 국방건설사업을 지도한다”라고 규정됐으나, 국무위원회는 '국방건설사업을 비롯한 국가의 중요정책을 토의 결정한다'로 축소해 ‘국가의 전반적 무력 건설 사업’은 당 중앙군사위원회로 권한과 임무가 이관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평시에는 국방위원회가 폐지됐지만 전시에는 국무위원장이 ‘국가방위위원회’를 조직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전 헌법에서는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권한의 하나로 “국방 부문의 중요 간부를 임명 또는 해임”할 수 있도록 규정했으나, 이번에 신설된 국무위원장에 대해서는 “국가의 중요 간부를 임명 또는 해임”한다고 변경해 국방 부문에만 한정됐던 인사권 행사 범위를 전 영역으로 확대했다. 최고인민회의,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가 가지고 있던 권한이 국무위원장에게 이관된 것이다.

물론 과거에도 주요 간부 인사는 노동당 조직지도부의 인선안을 받아 노동당 위원장이 결정했지만, 임명의 주체가 최고인민회의(최고인민회의 상임위)에서 국무위원장으로 집중된 셈이다.

국무위원장의 북한 헌법상 임기는 최고인민회의 임기와 같은 5년(헌법 제101조)이다. 따라서 앞으로 5년마다 최고인민위원회를 통해 임기를 연장해 나갈 것으로 관측된다.

김정일시대 선군정치의 상징적 기관이던 국방위원회의 폐지는 김일성시대로의 회귀, ‘당-국가체제’의 정상화라고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북한은 2009년 김정은 위원장이 후계자로 결정된 직후 후계체제 수립을 추진하면서 당과 내각의 정책담당자가 폭넓게 참여한 가운데 새로운 정책 방향을 논의, 마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확정된 기본 정책방향은 김일성시대의 당과 국정 운영시스템을 기본으로 하면서 변화된 상황을 반영한다는 것이었다. 이러한 기본 방향이 지난 7차 당대회와 이번 국가기구 개편에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국가기구로 승격

   
▲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은 새로 구성된 국무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국방 건설을 비롯해 통일․외교․경제 분야를 총괄하는 기능과 역할을 부여받은 국무위원회는 앞으로 노동당의 정책과 노선을 국가기관차원에서 협의․심의하고 집행을 감독하는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국무위원회 신설과 함께 당의 외곽기구인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국가기구로 승격시킨 점도 주목된다. 그동안 논란이 된 ‘통-통라인'(남 행정부의 통일부와 북 노동당의 통일전선부)의 위상에서 나타난 불일치를 해소하고 조국평화통일위원회를 정식 국가기구로 삼아 남북대화와 교류의 전면에 내세우겠다는 의도가 엿보인다. 통일부 장관과 조평통 위원장 또는 부위원장이 대화의 상대가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통일부는 “대남 업무를 관장하는 조평통을 외곽기구에서 정식 국가기구로 승격시킨 것은 김정은이 당 대회에서 제시한 ‘통일 과업' 관철을 위해 통일전선 공세를 강화하려는 의도”라며 “향후 이 기구로 대남 정책․대화 관련 조직을 일원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이 앞으로 남북 대화를 원활하게 진행하고자 미리 체제 정비를 단행한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내각이 아닌 국무위원회 산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중앙인민위원회 산하에도 통일정책위원회가 설치돼 당의 대남담당비서(현재 당중앙위 부위원장)가 위원장을 맡은 사례가 있다.

다만 실무 총괄부서인 서기국이 폐지돼 북한 내부적으로는 오히려 기능이 축소된 측면도 있다. 북한은 최근 그 동안 대남교류를 담당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민족화해협의회 등 당의 외곽단체들을 축소 내지 해체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가 국무위원회 산하로 들어간 것이 사실이라면 과거 중앙인민위원회가 있던 시기처럼 필요에 따라 국무위원회 산하에 외교위원회, 경제정책위원회 등을 설치해 정책협의를 강화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 건설에 집중하면서 대외, 대남관계 개선 모색

   

▲ 김정은 위원장의 유일영도체제를 완성한 북한은 우선 인민경제 활성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사진 - 통일뉴스]

이번 국가기구 개편을 통해 4년여의 과도기를 끝내고 당, 정, 군에 김정은 위원장의 ‘유일영도체제’를 확고히 한 북한은 앞으로 경제 활성화와 이를 위한 대외환경 조성에 좀더 적극적으로 나설 대내적 조건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

이를 기반으로 북한은 우선 인민경제 활성화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최고인민회의 제13기 제4차회의에서는 지난 5월 당 7차대회에서 제시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을 철저히 수행하기로 했다. 최고인민회의에서는 ‘조선노동당이 제시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을 철저히 수행할 데 대하여'라는 법령까지 채택됐다.

국가경제발전 5개년전략의 목표는 “인민경제전반을 활성화하고 경제부문사이 균형을 보장하여 나라의 경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는 것”이다.

북한이 ‘경제부문별 균형 보장’을 강조한 이유는 2012년까지 모든 경제부문에서 사회주의권이 붕괴되기 직전인 1989년 경제수준 돌파를 목표로 2008년부터 5년 동안 노력했지만 여전히 목표를 달성한 부문과 미달한 부문 사이의 편차가 컸기 때문이다. 특히 경제재건의 열쇠를 쥐고 있는 에너지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다.

북한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당의 경제-핵 병진노선을 중심으로 에너지 문제 해결과 인민경제 선행부문, 기초공업부문 정상화, 농업 및 경공업생산 증산 등을 중심과업으로 삼았다.

또한 부총리 겸 농업상을 교체하고, 경공업상 출신의 이주오를 새로 부총리로 임명한 것은 농산, 축산, 수산을 3대 축으로 먹는 문제를 해결하고, 경공업 발전을 통한 소비품 문제의 기본적 해결로 인민생활향상에 결정적 전환을 가져오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둘째로 정부 차원의 대화와 민간 차원의 교류를 중심으로 대남 대화공세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국가기구 승격은 이를 위한 포석이다.

북한은 이미 지난 6월 9일 ‘공화국 정부, 정당, 단체연석회의’를 열고 ‘전체 조선민족에게 보내는 호소문’을 채택해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 개최를 제안했다. 이를 위해 6월 27일에는 ‘조선반도의 평화와 자주통일을 위한 북, 남, 해외 제정당, 단체, 개별인사들의 연석회의’ 추진을 위해 북측준비위원회 결성까지 마쳤다.

셋째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탈피와 대외 투자 유치를 위한 외교 행보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리용호 외무상의 국무위원 임명은 이를 잘 보여준다.

특히 2014년 하반기에 ‘정상외교’를 모색하다 핵실험 쪽으로 선회했던 김정은 위원장이 다시 ‘정상외교’에 나서려는 움직임을 보일지 주목된다.

북한은 아직까지 ‘미국의 대북적대시 정책이 끝나는 때(평화협정 체결과 안정적인 평화체제 구축 시점)가 되서야 한반도비핵화 논의가 가능’하고, ‘조선의 비핵화를 논의하는 6자 회담은 지금으로써는 생각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추가 핵실험 동결을 매개로 중국, 러시아와 정상회담을 추진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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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평화협정 가능할까?

북미평화협정 가능할까?
 
 
 
지철 국제정세분석가 
기사입력: 2016/07/01 [23:04]  최종편집: ⓒ 자주시보
 
 

 

▲ 지철 정세분석가     © 자주시보


[편집자 주: 지철 정세분석가는 병원을 운영하는 의사이면서 통일운동과 국제정세흐름에도 높은 식견을 가진 정세분석가로서 본지에 정세분석에 오랜 동안 자문을 해왔다. 그의 정세분석은 독특한 면이 있다. 그러면서도 해박하고 구체적 근거가 풍부하다. 그의 정세분석의 지향은 오직 한반도 전쟁을 막고 평화적으로 통일을 이루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래서 그는 일촉즉발의 전쟁위기 국면에서도 늘 전쟁은 그렇게 쉽게 나는 것이 아니라며 신중한 분석을 당부하고는 했다.

그리고 그는 미국 내부의 갈등에 대해서도 조예가 깊다. 구글과 같은 글로벌 기업들이 해외에서 번 돈을 얼마 전부터 미국에 가져가지 않는 것은 군산복합체 무기 구매 대금을 다 들어가버리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했었는데 최근 그 구글에 대한 압수수색이 시작되었다. 그의 지적대로 미국 내부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의 등장도 우연이 아니라 미국 내부 갈등의 필연적 산물이라는 것이 지철 분석가의 주장이다. 정세분석가들과 경제인들 그리고 국민들에게 도움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의 정세분석 기사를 여기 소개한다.]

 

▲ 북미관계정상화를 염원하며 누리꾼들이 만든 합성사진

 

북한은 미국에게 평화협정을 요구한다. 미국은 북한에게 비핵화를 요구한다. 중국은 비핵화와 평화협정을 동시에 테이블에 올려놓고 협상하자고 한다. 미국은 중국이 내놓은 안에 찬동의사를 밝혔다. 그런데 북한이 중국의 안을 거부했다. 비핵화는 논의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북한은 인공위성을 날리고, 수소탄 시험을 했다. 중국과 미국은 화를 냈고, 유엔결의를 통해 대북제재에 돌입했다. 이후, 한미합동 군사훈련인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이 예전에 비해 강도높이 펼쳐지고, 이에 맞서 북한에서는 각종 첨단무기의 시위가 이어졌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이 벌어지는 과정 속에 몇 가지 의문이 생긴다.

 

1. 평화협정은 휴전협정(=정전협정)을 대치하는 것이다. 1953년 휴전을 하면서 맺어진 협정의 조약에는 “3개월 이내에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시작한다.”라는 내용이 들어있다. 즉, 평화협정은 불안정한 현재의 정전체제를 끝내기 위해 진작 맺어졌어하는 의무적인 사항이다. 그런데, 왜 미뤄지고 있는 것인가?

 

2. 북한은 왜 비핵화를 거부하고, 평화협정만을 테이블에 올려놓자고 하는 것인가? 대화하기 위하여 양측이 원하는 것을 서로 양보하고, 한편으로 상대로 부터 양보를 받아 얻어 가는 것이 일반적 협상의 방식 아닌가?

 

3. 북한은 미국이 변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즉 평화협정에 응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 근거는 무엇인가?

 

4. 북한이 한미합동훈련에 맞불을 놓아 긴장을 조성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물론, 이러한 질문들은 어리석은 질문일 수 있다. 각국의 지도자들이 고심을 하면서 풀어가는 문제들을 쉽게 묻고 답을 한다는 것이 매우 의미 없는 일일 수 있다. 하지만, 한반도의 정세를 보면서 한번쯤 궁금해 볼 만한 사항들이고, 나름 그 이유를 찾아봄직 할 만한 궁금증이기도 하다. 한번쯤 우문우답을 독백처럼 펼쳐보았다. 한반도 정세의 판단에 참고가 될 수 있으려는지 모르겠다.

 


✦ 미국은 왜 평화협정을 거부하는가?

 

이 글을 읽는 분들의 경우, 이 질문에 대해서는 대체로 필자가 생각하는 답과 유사한 답을 갖고 있지 않을까 추측해 본다. 그럼에도 이 질문은 근본적인 질문이고 앞으로 필자가 글을 풀어가는 데에 꼭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기에 몇 자 적어본다.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미국은 북한과의 적대행위를 중단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면서 맺어진 “한미동맹”에도 변화가 올 수 밖에 없다. 한국이 북한을 적으로 규정하지 않던가, 한미동맹이 깨지던가, 둘 중에 하나는 필수적이다. 그 결과 미국의 한국에 대한 영향력은 현저히 줄게 된다. 따라서 한국의 미국에 대한 의존도도 급속히 감소한다. 그간 미국의 영향력과 한국의 의존성으로 인해 미국이 한국에서 얻어간 수많은 이득을 포기해야할 것이다. 거기에 덧붙여 미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된다. 스타일 완전히 구기는 거다.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는 권력을 갖고 있는 최강의 미국이 동방의 작은 분단국가 북한의 협박에 넘어가 협정을 맺는 것 자체가 강대국 미국의 권위에 큰 오점을 남기는 일이다. 향후 미국의 패권적 행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렇지 않아도 미국정부의 재정이 어려워지면서 종이호랑이라는 소리가 나오는 마당에, 북한과의 평화협정은 세상의 그런 생각에 불을 붙이는 격이 될 것이다. 게다가, 그간 북한을 얼마나 욕하고 우습게 대해 왔던가? 악의 축이니 깡패국가니 인권이 어떻고 하면서 얼마나 비난을 해왔던가? 그런 나라의 협박에 별 대응도 안하면서 협정을 맺는다면 세상국가들이 얼마나 미국을 우습게 볼 것인가?

 

 

✦ 북한은 무슨 배짱으로 중국의 제안을 거부한 것인가?

 

북한의 입장은 일단 미국을 못 믿겠다는 것이다. 1990년대 초부터 미국과 북한사이에 비핵화와 관련한 협상이 몇 차례 진행되었지만, 북한은 번번이 미국에 당하기만 했다는 색각을 하고있다. 한국이나 미국은 북한이 협정을 위반하고 판을 깬 것이라고 비난하고 있지만, 실제 협상이 진행되지 못한 것은 미국의 책임이 크다는 것이 북한의 시각이다.

 

비핵화협정을 맺는 미국과 북한의 속셈은 근본적으로 달랐다. 미국의 목적이 북한의 핵을 무조건 무장해제하는 것인 반면, 북한의 목적은 한반도에서 미국의 영향력을 축소시키고 궁극적으로는 손을 떼게 하는 것이다. 서로가 다른 목적을 이루고 상대에게서 양보를 얻어내기 위해서는, 각자 자신도 상대방이 요구하는 것을 상대에게 양보할 수 밖에 없다는 전제하에 협상에 임하고, 그 과정을 단계적으로 검증해 가면서 진행해 나갈 수 밖에 없다.

 

그렇게 진행된 몇 차례의 협상과정에서 미국은 다른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의 입장에서 보면 [기존의 핵보유국 5개국 이외에 어느 나라도 핵무기를 새로 가질 수 없고, 5개국 이외의 나라가 다른 용도로 핵을 사용할 경우, 그 과정에서 몰래 핵무기를 생산하지 못하도록 철저한 감시를 해야 한다]는 국제적 합의를 위반한 것은 북한이고, 그런 북한을 다시 국제적 합의의 장으로 들어오게 강제하는 상황에서, 왜 북한에게 그들이 요구하는 양보를 해야 하는 것인가? 매우 억울하다는 생각이 든다. 생각을 그리 하다 보니, 협정 속  자신들의 의무사항을 이행하는 데에 별 관심과 열의가 없게 된다. 그러면서 북한의 의무사항 이행은 더욱 재촉하고 감시하게 되는 이중적 태도를 보이게 된다. 미국의 그런 태도에 북한이 화를 내면서 끝내 회담을 뒤엎게 되고, 미국은 북한이 판을 엎은 것만을 강조하면서 북한이 협상을 깬 것이라는 주장과 선전을 해온 것이 이제까지 협상의 대체적 경과요 결과였다.

 

그에 대한 북의 입장은 명백하다. 미국은 핵무기를 가지고 있다. 그런데, 현재 미국은 한반도에 주둔하면서 북한에 대한 적대적 감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북한의 표현으로는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적대시정책’이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은 여차하면 북한에 쳐들어갈 준비를 갖추고 항시 지속적인 위협을 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자신들을 항시 적대시하고 위협하고 있는 핵무기보유국 미국에 맞서 자신을 지키기 위해 방어적으로 핵을 보유하는 것은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주장이다. 미국이 자신들에 대한 적대시정책을 믿을 수 있는 절차와 방법을 거쳐 철회한다면, 핵무기는 더 이상 필요 없을 것이고 적절한 검증절차를 거쳐 폐기할 수 있다는 것이 기존 협상에 임하는 북한의 주장이었다. 북한은 그간 기존의 협상에 임하면서 그러한 북한의 주장을 미국이 이해하고 동의하는 것으로 본 것이고, 그런 생각으로 협정을 맺은 것이다. 그러나 미국은 강자의 입장에서 약자를 어르고 달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북한의 행동은 잘못된 것이라고 일방적으로 규정하고, 북한의 주장과 논리에는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서 자신들의 잣대로만 북한의 행동을 재단하고 북한의 잘못을 바로잡기 위한 수단으로 협상과 협정을 이용하려한 것이다.

 

이렇듯 서로 다른 생각에서 협상에 응하면서, 협정은 번번이 파국을 맞이했고, 위에서 말한 대로 북한은 번번이 배신감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북한의 입장에서 볼 때, 그것도 한두 번이지 어떻게 또 믿고 협상을 하겠는가? 이제는 주고받기 식의 협상은 하지 않겠다는 것이 북한의 생각이다. 원칙을 놓고 보자면 (서두에서 얘기한 논리라면) 평화협정은 휴전협정 당사자의 의무이다. 당연히 열려야 하는 협상이다. 미국의 적대시 정책은 휴전협정 위반이다, 그 것은 당연히 협상을 통해서 철회되어야 하는 잘못된 정책이다. 그런데 왜 이미 완성된 자주국방의 산물인 핵문제를 양보하면서 적대시 정책을 포기해 달라고 애걸해야하는가? 그런 시각에서 본다면 오히려 북한이 억울해 할 이유가 된다.

 

그래서 이제 북한의 태도는 변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평화협정을 맺는데 관련될 하등의 이유가 없는 별개의 문제이다. 만약 미국이 북한의 핵을 문제 삼아 협상을 벌이고 싶다면 그에 상응하는 문제 즉, 국제적인 핵군축이나 적어도 미국의 핵군축 문제를 가지고 나오는 것이 원칙 아닌가? 그간 북한이 미국에게 협상에 응하면 핵을 포기할 수 있다고 한 것을 미국이 번번이 응하지 않아서 결과적으로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게 되었고, 그 결과 북한도 좀 더 당당하게 미국의 적대시정책에 대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 그렇다면, 북한은 지금 미국이 한반도에서 얻는 이익도 포기하고, 미국의 입장에서 볼 때 국제적 망신이라고 할 수도 있는 북한의 평화협정 제의를 순순히 받을 것이라 생각하고 요구하는 것인가? 너무 무모한 요구는 아닌가?

 

북한의 요구가 무모한 것인가 아닌 가를 생각하기 전에, 일단 현재 미국이 처한 현실을 먼저 살펴보자.

 

2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막강한 경제력과 군사력을 바탕으로 국제사회의 맹주로 군림하면서 세계의 정치, 경제, 군사, 문화, 학술, 예술 등 거의 모든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자리매김했다. 그런 독보적인 힘과 권위에 도전하는 정권은 가차 없이 갈아치웠으며, 그런 국가는 추락을 면치 못했다. 그러한 미국이라는 국가의 권위와 힘을 바탕으로 소위 “군산복합체”라는 미국 내의 특이한 이익집단이 생겨나고 점점 미국의 힘은 이 특정한 집단에 의해, 이 특정한 집단을 위해 굴러가는 형국이 되었다. 각국의 경제력이 커지고, 세계경제의 규모가 커지면서, 미국이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힘과 권위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도 함께 늘어났다. 반면에 그러한 힘과 권위를 이용해서 얻을 수 있는 과실과 이익은 점점 줄었다. 그 결과 미국의 국가 재정은 점점 가난해져 갔다. 그러나 그러한 국가의 전략 속에서 자신들의 이익을 추구해온 ‘군산복합체’는 그러한 미국의 기존의 국가전략을 포기하려 들지 않았다.

 

미국 내의 여러 사람들이 이러한 문제를 모를 리가 없다. ‘진정 미국의 이익을 위해서 기존 미국의 국가전략이 바뀌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식인들 뿐 아니라, 신기술과 미래 산업을 바탕으로 성장한 자본들까지 미국의 국가운영 전략을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편다. 미국의 앞선 지식과 기술 그리고 막대한 자본에 근거한 월등한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가 간의 일상적인 정치, 경제, 문화적 교류만 하더라도 미국은 세계의 일등국가로서 지금의 위상보다 더 나은 위상을 차지할 수 있다. 각 기업도 정상적인 경제활동 속에서 충분히 국제경쟁력을 충분히 갖추고 있으며 그것이 미국경제의 활성화를 더 촉진시킬 것이라는 주장이다. 힘과 패권에 의지해 세계 곳곳에서 국지전과 갈등을 조장하고 약소국을 윽박지르면서 이익을 취하는 비정상적인 국가운영 과정에서 이익을 얻는 것은 ‘군산복합체’로 불리는 특정집단일 뿐이고, 정부와 대다수의 국민은 오히려 그들의 이익을 위해 복무하는 수단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정부와 국민은 점점 가난해져 가고 ‘군산복합체’를 이루는 집단만 자신들의 기득권과 이득만은 지속적으로 유지해나가는 체제! 이는 현재 미국 내에서 지속적으로 공격받고 있다. 물론 기존의 그 권력은 아직도 매우 막강한 힘을 휘두르고 있긴 하지만, 그들도 끊임없이 분출하는 미국 국내외의 변화요구에 그 견고함을 오래 버티진 못할 것이다. 북한은 이러한 미국의 현실을 보면서 미국에 정상적인 국가로 연착륙하라는 메시지를 보내고 있는 것이다. 즉, 북한과의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고 막강한 군사력을 이용해 한반도를 틀어쥐고 남한을 쪽쪽 빨아먹는 기존의 정책은 결코 미국의 국가적 미래를 위해서도 결코 좋은 정책이 아니니 이제 그만두라는 경고를 하는 것이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의 평화협정 주장은 미국에게 무리하고 무모한 요구를 하는 것이 아니고 오히려 현실적 대안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다.

 

 

✦ 그렇다고 미국이 쉽게 변할까? 미국의 미래를 위해 미국의 기득권 세력이 자신들의 기득권을 내려놓고, 현재의 이익을 쉽게 포기할 수 있을까? 게다가 미국 내에서 분출되는 변화의 요구가 과연 현 미국중심의 국제질서의 변화를 이끌어 낼 것이라고 장담할 수 있을까?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것은 위에서 얘기된 당위성의 문제 말고 좀 더 현실적이고 강제적인 이유가 있어야 하는 건 아닌가?

 

미국의 현실이 자신들의 국가이익을 위해서는 북한과 평화협정을 맺는 것이 더 옳은 방향이라는 것이 당위적이고, 미국의 정책방향이 궁극적으로는 그 방향으로 갈 수 밖에 없다하더라도, 북한의 입장에서는 마냥 기다리면서 그 때까지 미국의 적대시 정책을 감내하며 지낼 수는 없는 노릇이다.

 

북한이 미국의 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좀 더 강제적이고, 위협적인 수단이 있어야 할 것이다. 즉, 미국의 궁극적인 이익을 위해 점진적으로 변화하는 것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당장 미국의 이익과 패권정책에 영향을 미치는 구체적인 조치들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북한은 그에 대한 구체적 실행 방법으로 군사적 압박을 택한 것으로 여겨진다. 북한이 미국에 가하는 군사적 압박은 두 가지 측면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우선 전쟁의 전쟁의 위협이다.

 

먼저 결론적으로 얘기하면, 미국의 북한에 대한 적대시 정책이 지속되고 한반도에 긴장이 고조된다면, 북한은 전쟁을 택할 수밖에 없다는 위협이다. 그리고 이 위협은 결코 위협에서만 그치지 않고 실체화 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는 것을 수시로 보여주고 있다. 남한 내에서는 그에 대한 보도가 통제가 되어 잘 다루지 않거나 간단한 사실적 보도정도로 그치는 경우가 많아, 그렇지 않아도 전쟁에 대한 감각이 둔한 상태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미국의 군사 전문가들은 그러한 사실을 민감하게 느끼고 있으며, 미 국가 수뇌부에 충분히 전달이 되고 있다. 북미간 전쟁이 일어나면 둘 중 누가 더 손해일까? 흔히 북한이 훨씬 더 손해일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미국의 전력이 아직 북한보다 훨씬 막강한 상태에서 죽기 살기로 서로의 전력을 퍼부었을 경우 북한은 국토의 거의 전역이 잿더미가 될 것이고, 미국은 기껏해야 핵심군사시설과 도시 몇 군데 큰 피해를 보고 말 것이다. 그렇게 보면 북한이 더 큰 손해를 볼 것이라는 얘기가 맞을 수도 있다.

 

그런데 싸움은 많이 가진 자가 더 두려워하게 돼있다. 실제로 많이 가진 자가 더 많이 잃게 된다. 싸움자체가 힘 있고 가진 자에 의한 일방적 싸움이라면 몰라도, 서로가 죽기 살기로 싸우고 결과적으로 둘 다 만신창이가 되면 궁극으로는 더 많은 것을 가지고 있던 자가 더 많이 잃고 패배자가 된다. 적게 가졌던 자는 잃은 것도 적고 그만큼 복구도 쉽지만 많이 가졌던 자는 이미 그 많이 가진 자의 위치 자체를 회복하지 못하는 경우가 거의 대부분이다.

 

미국의 경우 패권국가로서 세계를 지배하고 각 국가들의 위에서 군림하고 있다. 북한과의 전쟁으로 도시 몇 개 파괴되고, 핵심군사시설 몇 개 공격받는 것의 의미가 단순히 피해정도를 경제적 수치로 계산해 내는 데서 그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긴다. 지금도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국가경제가 그러한 상황을 맞이했을 때 어떻게 될까하는 문제도 그리 쉬운 문제는 아니다. 게다가 미국은 다양한 인종과 민족으로 구성된 국가다. 그들의 애국심은 민족국가와는 좀 다른 면이 있다.

 

국가의 위기가 어는 정도를 넘어 자신들의 국가관과 많은 차이를 보이게 될 경우 그 애국심이 어떻게 발현될 지에 대해서는 알 수 없다. 극단적으로는 원심력이 작용할 수도 있다. 즉, 연방의 해체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 많은 사람들이 “설마?” 하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또, 많은 사람들이 “그럴 수도!” 라고 생각할 것이다. 미국의 수뇌부는 양쪽을 다 생각해 볼 것이다. 어느 쪽을 장담할 수는 없다.

 

이렇게 보면 미국은 쉽게 전쟁을 못한다. 북미간의 전면적 전쟁이 나면 그것은 핵전쟁이고 현재 북의 실력으로도 충분히 미국에 위에서 언급한 우려를 안겨줄 수 있을 정도의 피해는 끼칠 수가 있다.

 

물론, 북한의 입장에서도 엄청난 피해는 충분히 각오해야 하는 만큼 쉽게 전쟁을 일으킬 수는 없다. 그래서 항상 먼저 핵을 쓰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미국의 위협이 심각한 수준에 다다르고 미국이 공격을 할 징후가 보이면 즉각 대응할 것이라는 점을 명확히 경고하고 있다, 실제로 미군과 국군의 행동양상이 조금이라도 의심스러울 때면 한반도에는 항상 위기와 긴장이 감돌면서 조금이라도 불똥이 튀면 금세라도 전쟁이 일어날 것만 같은 공포분위기가 조성된다.

 

북한의 입장에 이러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진다. 실제, 현대전은 선제공격의 중요성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미군과 한국군의 선제공격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방어적 의미와 함께 한반도의 이런 적대적 관계의 지속은 항상 전쟁의 가능성을 내포하는 것이며, 그 전쟁은 결국 북미 두 나라의 커다란 손실로 귀결될 것이라는 점을 부각시키는 의미를 함께 가지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측면은 첨단무기 경쟁이다.

 

흔히 북한이 미국과 첨단무기 경쟁에서 상대가 될까하는 생각들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조금만 생각하면 충분히 납득이 갈 수가 있다. 최신 기술이라 함은 대부분 컴퓨터에 의존한 기술이다. 자동차의 최신 기술도 가전제품도 전자제품이 아닌 다른 분야에서도 자동화, 인공지능의 개념이 들어가야 첨단이 되는 시대다. 북한의 IT기술이 세계적이라는 것은 북한에 대해 조금만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히 인정할 것이다. 특히 소프트웨어에서는 세계에서도 정상급에 속한다. 그러한 기술이 국방과학에 우선적으로 응용될 수 있다면, 충분히 첨단 무기들이 나올 수 있다.

 

올해 봄, 키리졸브와 독수리훈련등 한미합동군사훈련이 열리는 중 북한에서 행해진 각종 첨단무기 시험 및 공개훈련 등에서 보여준 각종 무기들은 실제로 미국의 동종무기들과 그 성능에서 충분히 맞설 수 있을만한 것들 이었으며, 일부는 미국의 무기를 능가하는 것들도 눈에 띠었다. 대전차로켓의 경우는 확실히 미국산 보다 성능이 우수했다. 북한의 첨단무기는 대체로 미사일 및 그와 관련한 무기들이 주종을 이루었다.

 

미국이 전쟁을 할 때 쓰는 작전은 거의 유사하다. 또, 그 작전이외에 별로 쓸 방법이 없다. 먼저, 순항미사일로 적의 방어망을 정밀타격하여 방어체계를 무력화시킨다. 다음은 폭격기를 이용한 거점공격이다. 이후 전투기를 이용하여 잔여거점 및 남은 전투력에 대한 약화작전이다. 그 다음 상륙작전을 펼치고 상륙 후에는 전차를 앞세워 주요 도시와 거점을 확보해 나가는 것이다. 상대적으로 육상 전투력이 약한 미군의 처지에서 육상전투력의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해·공군의 공습능력을 최대한 이용해서 상대를 약화시키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에 대한 방어에는 레이더망을 위시한 감시체제와 각종 미사일과 전투, 전폭기에 대한 요격체계가 주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이때 가장 필요한 것이 미사일들이다. 요격 미사일의 중요성은 최근 군사전략의 핵심적 요소가 되고 있다.

 

북한과 맞붙게 되는 미군의 경우 남한에 주둔하고 있는 경우도 있지만, 한반도 이외의 지역에 더 많은 수와 더 첨단의 무기들이 배치되어 유사시 언제든지 한반도를 공격할 수 있다. 그들을 방어하고 제압하기 위해서는 멀리서 그들을 공격할 수 있는 무기가 필요하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미사일이다. 
이러한 이유에서 북한은 미사일에 많은 공을 들인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입장에서 북한의 이러한 대응은 그들을 압도해야하는 부담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자신들의 작전에 맞게 대응작전을 짜고, 거기에 맞는 무기체계를 그것도 첨단으로 갖추고 있는 북한을 확실히 제압하기 위해서는 북한이 대응을 할 수 없는 좀 더 최신의 첨단화된 고성능의 무기체계가 필요하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가 못하다.

 

지금, F-22나 B-2와 같은 스텔스기의 스텔스 기능이 러시아, 중국 및 북한과 이란에 까지 발휘를 못 한다는 것은 이미 다 알려진 사실이다. 이미 그 비행기들의 스텔스 기능을 무력화하고 탐지할 수 있는 레이더망이 구축이 된 것이다. 새로운 스텔스기능을 개발하여 적용해야할 상황이다. 차세대 전투기 F-35의 개발은 중대한 결함이 생겨 전반적인 재개발이 필요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진행도 재개발도 못하고 보류로 남아있는 상황이다.
미국은 북한이 첨단무기를 동원해서 약을 올릴 때 그때그때 그에 대응해서 북한을 제압하고 꼼짝 못하게 할 새로운 첨단무기를 개발해낼 수가 없다. 예전의 미국이라면 했다. 그러나 지금은 못한다. 이게 모두 미국의 국가재정적자에 기인한다. 국방예산을 늘려 각종 첨단장비의 성능을 높이고 새로운 모델의 무기를 개발해야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국방예산을 줄여야만 하는 상황. 이것이 미국의 현실이다.

 

북한이 미국과 첨단무기 경쟁을 한다. 이는 무엇을 얘기하는가? 미국의 패권이 약화되어가는 것을 선전하는 것이다. 시간이 갈수록 미국은 더욱 초라한 모습을 만천하에 보여주게 될 것이다. 시간은 미국의 편이 아니라 북한의 편이라는 말이 결코 헛말이 아니다.

 


✦ 지금 미국에서는 어떠한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미국의 거의 대부분의 정치지도자, 군부 그리고 군산복합체 관련 자본가들... 등등 모두가 북한이 매우 미워죽을 것이다. 얄미울 것이다. 어찌해보고 싶어 안달이 났을 것이다. 현대에서 힘이란 무력과 경제력이다. 한 가지 더 있다면 첩보력이 있을 수 있다. 미국이 가지고 있는 모든 힘을 써서 북한을 제압하고 어찌해보기 위해 안간힘을 쓸 것이다. 약이 오르는 만큼 쓸 수 있는 힘을 최대한 써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북한을 붕괴시키기 위해 별의별 첩보전, 심리전도 해보았고, 무력을 동원한 전쟁을 모의해 보기도 했고, 별의별 방법의 외교전을 펼쳐보기도 했을 것이다. 모두 실패했다. 지금 최후의 방법으로 경제봉쇄라는 나름의 필살기를 펼쳐보고 있다.

 

미국의 막강한 경제력과 기축통화의 힘, 국제금융에서의 영향력, 외교력과 군사력 등을 동원한 각국에 대한 압력 이 모든 것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빚어내는 마지막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최후의 걸작 “전면적인 경제봉쇄” 국내언론에 의하면 주요 국가들이 적극적으로 동참하고 있고, 북한과 매우 친밀한 관계에 있던 이란과 북한과 전통적인 우호관계를 유지해온 아프리카의 여러 나라들까지 봉쇄에 동참하여 북한을 압박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지금 북한은 매우 곤경에 처해있고 어려워하고 있다고 한다. 그런데, 북한의 표정이 영 아파하고 있는 모습이 아니다.

 

곤경에 빠진 표정이 아니다. 억지로 웃고 있는 것인가? 좀 더 두고 보면 알겠지! 한 1년이면 그 결과가 확실하게 나타날까? 아무리 연기를 잘해도 1년쯤 되면 곤궁함과 어려움이 표정에 나타나겠지... 어떻게든 국가의 흔들리는 모습이 밖으로 드러나겠지... 이제 6개월 정도 남았다. 현직 대통령 오바마의 임기도 그 때면 끝난다. 그 때까지는 북한에 대한 큰 정책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이는데 한번 기다려보자.

 

그리고 나서 그때까지 북한이 어려움에 처해있지 않다면, 그 혹독한 경제봉쇄를 1년이나 당하고도 버틸 수 있다면, 그렇다면 북한을 더 이상 어찌해볼 수 있는 방법은 없다. 그리고 북한과 더 이상의 대결을 벌이는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미국이 손해를 키우는 일이다.
지금 워싱턴에서는 이러한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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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은 ‘한국형 궤벨스’ 이정현을 구속수사하라

[칼럼] 청와대, 검찰, 미지근한 야당, 이대로면 국민의 심판이 있을 것
 
임두만 | 2016-07-01 15:07:59 필자의 다른기사 보기  인쇄하기  메일보내기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세월호 사건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으로 근무하면서 KBS 김시곤 보도국장에게 전화로 뉴스에 외압을 넣으면서 사용한 언어로 보면 이 두 사람간 전화통화 내용으로 이 나라 권력자들의 인식이 어떤 정도인지 알게 한다.

▲이정현 의원(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김시곤 편집국장과 통화하는 내용의 녹음파일 중 캡쳐

“지금 그런 식으로 <9시 뉴스>에, 다른 데도 아니고 말이야.”
“아니 내가 진짜 그렇게 내가 얘기를 했는데도 계속 그렇게 하십니까?”

이정현 수석의 이런 외압적 발언에 KBS 김 국장은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습니까?”라고 말한다. 간단히 그동안 kbs뉴스가 박근혜 정권을 계속 도와줬다고 실토한다.

우리나라는 법으로 권력이 언론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명문화 하고 있다. 이런 내용은 일단 언론기본법에 포괄적으로 명시되어 있으며 신문이나 방송 인터넷 통신 등은 또 각각 신문법 방송법 등에 개별적으로 금지조항이 명시되어 있다. 물론 이 같은 금지조항을 위반하는 처벌조항까지 법은 매우 촘촘하게 권력의 언론개입을 죄악시 한다.

언론기본법 2조 (언론의 자유등)는 ①항으로 “모든 국민은 언어·문자·상형에 의하여 자유로이 표현할 권리를 가지며, 일반적으로 접할 수 있는 정보원으로부터 알 권리를 방해받지 아니한다”고 명시하고 ②항은 “신문·통신등 정기간행물 발행의 자유와 방송의 자유는 보장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 동법 29조의 방송관련 항목은 확실하게 권력의 방송개입을 막고 있다. 즉 제29조 (방송순서 편성의 자유)는 “누구든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방송순서의 편성에 관하여 규제 또는 간섭할 수 없다”고 규정되어 있다.

방송법에는 금지조항과 벌칙조항이 확실하다. 방송법 제4조(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는 ①항에서 “방송편성의 자유와 독립은 보장된다”고 명시하고 ②항으로 누구든지 방송편성에 관하여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의하지 아니하고는 어떠한 규제나 간섭도 할 수 없다“고 규정한다. 특히 이정현의 행위가 2년 이하의 징역형에 처해지는 중범죄임을 규정하고 있다.

방송법 위반자의 벌칙조항 105조는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면서 “1. 제4조 제2항의 규정에 위반하여 방송편성에 관하여 규제나 간섭을 한 자”로 규정하고 있다. 바로 위의 4조 2항을 이정현은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다.

공개된 대화 중 김시곤 전 국장의 대답… 그는 분명하게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습니까?”라고 말한다. 그리고도 그는 통화 중 계속적으로 이 전 수석이 수차례 강압적으로 말하자 “네네 알겠습니다” 등으로 순응하면서 이 전 수석의 지시를 따를 것임을 말한다.

특히 이 전 수석과 김시곤 국장과의 통화 중 이 전 수석은 “하필이면 또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라며 “다른 걸로 대체를 해 주든지 녹음 한 번만 더해달라”고 요구한다. 이 또한 강압이 통했는지 그날(4월 30일)저녁 <뉴스라인>에서는 해당 아이템이 빠졌다.

그런데 이처럼 확실한 실정법 위반 사실이 폭로된 지금, 이정현 의원은 ‘부덕의 소치’라는 한마디로 입을 다물고 있고,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홍보수석으로 본연 임무에 충실한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이정현 의원의 행위에 위법이 없음을 강변했다.

그렇다면 이정현 의원은 왜 이런 무리한 언어를 사용하면서 KBS 뉴스에 개입하고, 이런 일이 불거졌음에도 당사자나 청와대, 그리고 여당은 이런 문제에서 사과도 거부하면서 당당할까? 누가 봐도 보도지침인 이 내용을 두고 1일 열린 국회 운영위의 상황을 보면 답이 나온다.

이원종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날 국회 운영위 전체회의에서 “이 수석이 아마 뉴스를 보고 이야기했던 것은 홍보수석의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기 위해서 아마 협조를 요청했던 것이 아닌가 추측한다”면서 “그 당시 상황을 구체적으로 모르기 때문에 제 소신을 말씀드릴 수 없지만 추측컨대 홍보수석으로서 통상적인 업무 협조를 요청한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에 기동민 의원이 “이정현 수석 문제에 대해 국민들에게 사과할 용의가 없느냐”고 묻자 “글쎄요. 지금 그 사건은 고발이 돼 있는 사건이기 때문에, 확실히 잘못됐다 안됐다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는…”고 말해 사과를 거부하는 듯한 뉘앙스를 풍겼다.

또 강병원 의원이 “저는 이 사건을 제2의 보도지침 사건이라고 생각한다”며 “직접 국민에게 사죄해야 한다. 온 국민이 슬픔에 빠져있을 때 청와대는 보도통제를 해도 되나”라고 말하자 김도읍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단정적으로 보도지침이라고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 않나 싶다”고 반발했다.

현재는 이것으로 끝이다. 그런데 이 사안은 이처럼 국회에서 말싸움으로 그칠 것이 아니다. 야당은 즉각 이정현 의원을 방송법 위반혐의로 고발하고, 검찰의 수사를 압박해야 한다.

여소야대가 되면서 현 여당인 새누리당은 걸핏하면 국회를 보이콧하겠다고 나선다. 국회 복지위도 새누리당의 보이콧으로 파행되었다. 지난 6월 2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는 새누리당이 ‘보이콧’ 투쟁을 벌여 회의가 파행됐다. 새누리당의 정치술이다. 새누리당은 소수야당일 당시 국회의 원만한 운영보다 자신들의 목적달성이 우선이었다. 그런데 지금은 여당임에도 자신들이 불리하면 국회를 파행시키면서 목적달성을 위해 노력한다. 싸움꾼들의 개싸움과 같이 창피도 비난도 감수하면서 치열하게 하는 방식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다. 그래서 현안 전쟁에서 승자는 언제나 새누리당이다. 그들이 다수일 때는 힘으로 밀어붙이고 소수일 때는 보이콧 등 벼랑끝 전술로 상대를 제압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 야당은 이것을 할 줄 모른다. 소수일 때는 다수 여당에게 일방적으로 패퇴하며 다수일 때는 국민여론이란 눈치를 본다고 막무가내로 나가는 상대에게 밀리기가 일쑤다. 다수 여당 열린우리당일 때 소수야당 한나라당에 4대악법 처리에서 밀린 것, 다수 한나라당 또는 새누리당일 때 소수 민주당이 미디어법 4대강 등에서 형편없이 밀린 것 등은 결국 양측의 전투력 차이에서 나타난 결과다.

그래서다. 지금 야당은 국회의 원만한 운영이라는 명분이 아니라 방송언론의 바로세우기란 명분이 더 중요함을 인식해야 한다. 현재의 방송언론을 그대로 두고는 절대로 대선에서 이길 수 없다. 국회 파행으로 국민적 지탄을 받는 것이 두려워 이 사안을 흐지부지 한다면 대선은 포기하는 것이 좋다.

이정현을 당장 검찰에 고발하고, 제대로 된 검찰수사가 이뤄지지 않는다면 모든 국정협조를 거부해야 옳다. 지난 4.13총선은 이런 막무가내의 박근혜 정권을 국회가 제대로 제어하라는 국민적 명령이다. 이런 국민의 명령을 수행하지 않으면서 정권탈환을 말하는 것은 ‘정권탈환’이란 언어가 허언임을 인정하는 것과 같다. 지금 이정현 문제의 강력투쟁이 정권탈환의 첫걸음이다.

다시 말한다. 야당은 이정현을 고발하고 검찰은 이정현을 구속 수사하라. 이것이 법치가 자리 잡은 법치국가의 원칙이다. 야당의 정치는 이 원칙을 세우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

 
본글주소: http://poweroftruth.net/column/mainView.php?kcat=2028&table=c_flower911&uid=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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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임기 반환점 돈 박원순 서울시장

  • 분류
    아하~
  • 등록일
    2016/07/02 08:50
  • 수정일
    2016/07/02 08:50
  • 글쓴이
    이필립
  • 응답 RSS

"청와대의 KBS 전화, 사실상 지시
구의역 사고, 성찰하는 기회 됐다"

[팟짱 인터뷰] 두 번째 임기 반환점 돈 박원순 서울시장

16.07.01 21:00l최종 업데이트 16.07.01 23:51l
▲ [전체보기] 박원순 "시대착오적 청와대, 우리에게 필요한 건 혁명"
ⓒ 오마이T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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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원순 서울시장이 오마이뉴스 팟캐스트 <팟짱>에 출연해 서울 시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 김경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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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의역 사고를 거치면서 겸허하게 성찰해 보는 기회가 됐고, 여러 회한이 많이 생겼습니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허리띠를 졸라매겠습니다."

두 번째 임기의 반환점을 앞둔 박원순 서울시장에게 최근 한 달은 시련의 계절이었다. 지난 5월 28일 터진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망사고 이후 늑장대응 논란에 이어 메피아 논란 등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연이어 시민 앞에 머리를 숙여야 했다. 

급기야 '1년 전 메르스 대응으로 벌어놓은 점수를 메피아로 다 잃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고 지지율이 급락하는 등 대권 가도에도 먹구름이 끼는 듯했다.

 

1일 오전 오마이뉴스의 인기 팟캐스트 <장윤선·박정호의 팟짱>과 만난 박 시장은 그러나 이제 구의역사고의 충격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듯 시종 여유있고 자신있게 임기 후반기에 대한 구상을 풀어놓았다.

박 시장은 구의역사고 초기대응을 잘못한 데 대해 "당시 판단이나 감수성이 떨어졌었다"고 말하고, 메피아 등 되풀이되는 문제들에 미리 조치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도 "미처 사각지대를 놓친 것"이라고 솔직히 인정했다.

그러나 박 시장은 곧이어 어제(6월 30일) 발표한 '구의역사고 재발방지 후속대책'을 열거한 뒤 "그저 땜질식 요법이 아니고 완전히 탈바꿈해야겠다는 의지로 엄청 노력하고 있다"며 "이런 방식의 일을 신속하게 혁명적으로 처리해내면 아마 '서울 모델'이 생길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박 시장은 하반기 시정 운영에 대해선 "지금까지 해왔던 디테일한 정책들이 많았는데 그걸 잘 패키지로 해서 보완할 건 보완하겠다"며 "안전의 사각지대나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큰 틀에 도전할 것은 도전하며 또 다른 2년을 준비하겠다"고 밝혀 방향전환의 가능성을 내비쳤다.

박 시장은 또 청와대가 KBS에 세월호 보도 관련 압력을 행사한 데 대해서는 "KBS 대표이사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건데 사실상 지시 아니냐"며 "대통령이 보신다고 그랬다니 땡전뉴스 시대로 되돌아간 것"이라고 일침을 가했다.

국회의원 가족의 보좌관 채용 논란에 대해선 "아무리 가족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되더라도 스스로 배제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아쉬워했다.

"구의역사고, 당시 판단이나 감수성이 떨어졌었다" 

- 어제 구의역 사고 대책에 대한 두 번째 시민보고회에서 '돈보다는 사람, 비용보다는 안전'이라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었는데, 어떤 의미인가.
"구의역 사고의 경우에는 이미 여러 차례 되풀이됐던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저희가 제대로 사전에 심각하게 받아들여서 처리를 못했다. 단순히 안전사고일 뿐 아니라 메피아 문제나 비정규직 외주화에 대한 여러 구조적 문제 등 폭발적 이슈가 있었는데도 제대로 캐치하지 못했던 거다. 안전과 차별사회, 격차사회에 대한 감수성이 없었다는 반성을 했다. 단순히 안전 조치를 강화하는 것으로 끝나지 않고, 큰 강물처럼 흘러온 신자유주의 흐름을 되돌려 놓겠다, 맞서 싸우겠다는 결의를 보여 드린 거다. 두 번째 발표를 했는데, 세 번, 네 번까지 하겠다."

- 어제가 끝이 아니라 이어서 발표하시는 건가요?
"그렇다. 독일의 유명한 사회학자 울리히 벡이란 분이 말씀하시기를 '근대화라는 것이 위험한 사회로 가는 노정에 있을 수밖에 없다'는 말을 했다. 서울시는 더군다나 한국전쟁 이후 급속하게 성장한 도시라 곳곳에 위험이 내재해 있다. (울리히 벡이) '이 과정에서 성찰적 근대화가 필요하고, 탈바꿈이 필요하다'는 말을 했는데, 구의역 사고를 통해 그저 땜질식 요법이 아니고, 완전히 탈바꿈해야겠다는 의지로 지금 직원들하고 엄청 노력하고 있다."

- 사실 박원순 시장의 캐릭터라 하면 운동화 신고 백팩을 메고 현장을 다니는 '현장형 시장'이었는데, 구의역 사고 때는 즉각적으로 움직이지 않았다. 왜 그랬나.
"아까 말씀드렸던 대로 그 당시 판단이나 감수성이 떨어졌다는 생각이 든다. 당시 서울메트로가 잘못해서 책임을 김군에게 미뤘다. 그러니 가족들이 빈소를 안 차리게 되고, '빈소 차리기 전에 오지 마라'고 했다. 그런데도, 제가 가서 이미 사라진 현장이지만 그것을 제대로 살펴야 했다고 본다. 전적으로 제 잘못으로 생각한다. 앞으로 더 잘하겠다."

- '메피아 등 되풀이됐던 문제들인데 시민사회 출신인 박 시장이 왜 즉각적으로 손을 대지 않았는가'하는 문제 지적도 있다.
"서울시가 워낙 방대한 곳이어서 미처 사각지대를 놓친 것이 틀림없다. 어떤 일도 제대로, 본질적으로 해결하는데 늦음이란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이런 방식의 일을 신속하게, 혁명적으로 처리해내면 아마 '서울 모델'이 생길 것으로 본다. 이 문제는 서울메트로만의 문제가 아니라 코레일도 마찬가지다. 다른 공기업에 철피아가 엄청나게 있다. 서울시가 해내 버리면 그것이 모델이 돼서 전국에 확장될 거다."

"비정규직 정규직화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그게 아니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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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팟짱> 인터뷰에 답변하고 있는 박원순 시장.
ⓒ 김경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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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를 넘어서서 임금차별, 승진차별, 성차별 등 처우의 문제는 여전한데, 이걸 혁명적으로 바꾼다면 이른바 서울 모델이 전국화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겠다.
"그렇다. 독일의 경우 법관과 서기와 법정 경비하는 분들 사이에 급여 차이가 크지 않다고 하더라. 구태여 판사 하려고 안 한다. 우리는 죽으라고 고시에 매달리고 그러잖나. 그게 사회적 처우의 차이라 본다. 서울시장뿐 아니라 간부들, 일반 주무관들 또는 서울시청을 청소하는 환경미화원들, 경비하시는 분들 다 소중한 분들이라 생각한다. 김군의 안타까운 죽음이 의미하는 바는 크고 깊다고 생각한다. 이미 많은 분들에 대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했고 그걸 자랑스럽게 생각했는데 그게 전혀 아니더라. 물론, 비용이 들어가겠지만, 저는 비용보다는 안전이고 존엄성이다. 나는 '노동조합에 사람이 이만큼 밖에 가입 안 했냐', '서울시 공무원이 더 많이 가입하게 하라'고 했다. 노조원 수가 늘면 사용자가 부담스러워 한다."

- 오바마식이다.
"그런가. 노동조합에 많이 가입해서 힘이 세지면 사용자하고 힘이 대등해지고 시장한테 훨씬 많은 주문과 요구를 할 수 있다. 저희가 잘못하는 걸 요구할 수 있다. (내가) 잠깐은 힘들 수 있지만, 이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는 데 큰 도움이 될 거다."

- 국회만 하더라도 기자들의 휴게 공간과 청소 노동자들의 휴게 공간은 천지 차이다. 기자들 휴게 공간은 호텔 같은데, 청소 노동자 휴게 공간은 형광등 하나 있다.
"환경미화원들이 화장실에서 밥을 먹는다는 얘기를 듣고, 아예 탈의실, 샤워 시설을 다 만들라고 얘기했다. 가난하고, 취약하고, 어려운 분들이 훨씬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 그런 사회가 인간의 존엄성이 지켜지는 사회 아닌가."

- 어제, 오늘 말씀하신 내용을 들어보면 안전을 위해 지불할 비용이 많은데 '서울시민 세금 많이 거둬가는 거 아니냐'는 비판이 있을 수 있겠다.
"안전과 비용 둘 중의 하나를 선택하라면 당연히 안전을 선택해야 한다고 본다. 홍콩이나 도쿄 지하철은 수입의 30% 정도를 요금 외 다른 곳에서 만들고 있다. 우리도 그런 상황이 왔다. 예를 들면, 사당역을 중심으로 하는 환승센터를 만든다거나 (지하철에) 백화점을 만드는 등 수익사업을 통해서 적자를 줄이는 방법을 강구할 것이다. 지금 런던 지하철은 홍콩 지하철이 운영하고 있다. 서울 지하철도 페루, 말레이시아, 베트남에 진출하고 있다. 그런 데서 수익을 얻어서 안전에 투자해야 한다."

- 어제 발표에 앞서서 정무 라인을 대폭 교체하셨습니다. '구의역 사고에 대한 문책성 인사다', '대선 준비를 위한 캠프다'라는 보도도 있었다.
"언론은 상상력이 참 큰 것 같다. 구의역사고 때문이라면 왜 죄 없는 보좌진들을 갈겠나? 전적으로 제 책임이고 제 잘못이다. 반환점을 돌았잖나. 2년이 지나서 새로운 2년을 맞이해야 하니까 한 거다."

- '홍보 라인을 강화했다'는 분석도 있다.
"꼭 그렇지는 않다. 미디어 수석은 원래 있다가 다시..."

"남은 2년,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 허리띠 졸라매겠다"

- '앞으로 2년이 박원순 시장에게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예컨대 지금까지 서울시 시정과 앞으로 해나갈 서울시 시정의 방향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훨씬 좋아지는 2년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서울시장 한 지 5년 차인데 저 나름대로 준비돼있는 시장이라 생각했지만 구의역 사고를 거치면서 겸허하게 성찰해보는 기회가 됐다. 아직도 제가 부족한 것이 많고, 여러 회한이 많이 생겼다. 다시 초심으로 돌아가서 허리띠를 졸라매고 지금까지 해왔던 디테일한 정책이 많았는데 그걸 잘 패키지로 해서 보완할 건 하고 브랜드할 건 하고 정리하겠다. 안전의 사각지대나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바꾸는 큰 틀에 도전할 것은 도전하고. 5년의 성과를 바탕으로 또 다른 2년을, 미래를 준비해야겠다는 결심을 했다."

- '옥바라지 골목, 그대로 보존될 수 있게 해주십시오'라는 독자 댓글이 달렸다.
"옥바라지 골목도 제가 성찰을 많이 하게 된 계기였다. 제가 시장이 되기 전 용산참사 처리에 관여할 때부터 '도시에 이렇게 잔인한 강제 철거는 있어서는 안 되겠다'고 다짐했다. 옥바라지 골목은 그런 강제 철거의 문제에다가 또 하나는 서울시민의 삶이 녹아있는 골목이 사라지는 것에 대한 문제였다. 자세한 내용은 제가 몰랐다가 온라인에서 강제 철거된 얘기를 듣고 어느 행사를 가다가 쫓아갔다. 그래서 그런 사달이 난 건데... 어쨌든 지금은 당사자들과 시민대책위가 여러 협의를 하고 있고, 잘 해결될 것으로 생각한다."

- 이번에 내놓은 노동대책들이 혁명적인 모델이라고 하셨는데, 일반 국민이 볼 때는 '그렇게만 되면 참 좋겠다'는 기대가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은 파견법을 비롯한 노동 4법을 주장하면서 반대 입장으로 가고 있다. 서울시와 반대로 가는 정부, 어떻게 해야 할까.
"글쎄. 그렇게 어려운 질문을...(웃음)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란 이야기를 하지 않나. 민생이 도탄에 빠지고, 경제가 절망적인 상태, 성장이 종식된 사회를 살고 있다. 공공부채가 1000조를 돌파하고, 가계부채가 1200조를 넘어섰다. 우리를 돌아보고 성찰해야 한다고 본다. 고도성장 시대를 살아오면서 우리는 늘 남 따라가는 추격형 경제를 살아왔다.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한 시기인데 새로운 시대로 이행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하는데 계속 그 끝에 와 있다는? 
"그렇다. 절벽 앞에 우리가 놓여 있다. 도약하는 길은 새로운 발상에 의해서 사다리를 놓든지, 그야말로 공중부양을 하든지, 지하도를 뚫어서 통과하든지 창조와 혁신이 필요한데, 청와대나 중앙정부는 시대착오적인 철학, 비전, 방향으로 우리 경제를, 국민을 잘못 이끌어가고 있다고 본다. 창조경제라는 말은 너무 좋은데 그 방식이나 절차를 보면 뜬구름 잡기에 불과하다. 창조경제혁신센터를 만든다고 하면서 서울시장은 안 부르더라. 서울시에서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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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날 <팟짱> 인터뷰는 서울시장실 옆 복도에서 진행됐다. 박 시장은 이 곳을 서울시에서 발간하는 책자, 백서들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사용하고 있다.
ⓒ 김경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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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관련 청와대의 KBS 보도 압력, 사실상의 지시"

- 왕따인가.(웃음)
"글쎄. 청와대 가서 한 번 물어보라. 서울시에서 창조경제를 하면서 서울시장을 빼놓고, 서울시를 빼놓고 어떻게 되나? 창조경제혁신센터라는 것을 재벌 기업 하나 업어서 하고 있지 않나. 창조경제는 들불과 같이 개미군단이 움직여야 한다. 마치 빌 게이츠나 스티브 잡스처럼 대학생들이 자기 아버지 주차장에서 스타트업 기업을 일으키지 않았나. 우리는 10대 대기업이라 하면 10년 전이나 20년 전이나 30년 전 대기업이 그대로 들어가 있다. 일본과 중국조차도 10위는 10년 만에 늘 바뀐다. 우리 경제는 정체돼 있다. 새로운 물갈이, 판갈이가 필요하다."

- 서울시나 성남시에 기대하는 청년들이 많다. '청년수당이라도 조금 나오면 내 삶이 일보전진 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하지만 잘 안 되고 있다. 
"잘 풀렸었다. 왜냐하면, 그날 며칠인지 잘 기억은 안 나는데. 복지부에서 서울시에 전화로 '잘 해결됐다', '장관이 결재했다'고 해서 '이걸 어떻게 발표하느냐' 협의했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 출입하는 기자가 합의된 것으로 보도까지 했잖나. 7시간 후에 복지부가 갑자기 다른 소리를 했다. 민법상 합의, 약정, 계약은 반드시 서명으로 하는 것만이 아니다. 구두상으로도 동의한 거다. 복지부 장관이 동의하고, 과장이 '다 됐다'고 통보했는데 다 된 거다. 근데, 갑자기 바뀐 거다."

- 청와대의 입김으로?
"그건 확언하기 어렵다. 이번에 세월호 언론 압력처럼 언젠가 이것도 밝혀질 것으로 생각한다. 저는 이것을 가차 없이, 어김없이 추진할 생각이다."

- 청와대가 세월호 보도 관련 KBS에 압력을 가한 사실이 드러났는데, 보도지침이 폭로된 3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것 같다. 
"적어도 민주주의에 관해서는 엄청난 퇴행을 했다. 청와대가 방송사에 전화를 걸어서... KBS 대표이사를 대통령이 임명하는 건데 사실상 지시 아닌가? 발언을 다 읽어 봤는데, '대통령이 보신다'? 그러니까 땡전뉴스 시대로 되돌아간 것이다. 권력이 정말 국민에게 귀를 열고 있는 노력을 다 해도 모자랄 판에 대통령이 보기 좋게 방송을 왜곡한다? 30년 전이 아니라 (더) 과거로 돌아간 사건이다."

- 안희정 충남지사가 불펜 투수론을 말했다. 시장님도 몸을 풀고 있나?
"그런 질문이 안 나오나 했다.(웃음) 지난번 광주에서 전남대 학생들 상대로 강연할 때 '역사 앞에 숨지 않겠다'는 말을 드렸는데 많은 논란이 된 것 같다. 우리 사회가 처참한 민생의, 고난의 시대가 이어지고 있고. 민주주의의 퇴행과 사회 후퇴가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서울시가 잘 되기 위해서도, 서울시장으로서도 당연히 할 말은 하겠다는 말씀을 드린 것이다. 특히 구의역 사고를 계기로 해서 추호도 서울시장의 역할을 게을리하면 안 되겠다는 생각도 했다. 결코, 모순되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둘 다 함께 열심히 하겠다."

- '역사 앞에 숨지 않겠다'가 아니라 '앞장서겠다'고 하셨다. 의미가 다르다.
"앞장서겠다.(웃음)"

"개헌 필요... 토론과 합의 등 집단지성의 힘으로 풀어야"

- 개헌이 필요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있는데요.
"맞다. 87년 체제가 지금까지 지속하고 있다. 2017년이 되면 30년이 되는데 우리 사회가 얼마나 큰 변화가 있었나. 이런 변화를 담아내는 것이 필요하다. 권력 구조의 개편도 필요해 보이고. 현장에 있는 지방정부가 잘 할 수 있도록 재정도, 권한도 밀어줘야 한다. 이른바 8대 2의 재정 구조도 OECD 평균이라는 5대5로 가야 한다. 서울시장으로서 국장 한 명을 추가로 임명하려고 해도 마음대로 할 수가 없다. 이런 상황에서 도시 경쟁력이 생길 수 없고, 국가 경쟁력도 생길 수 없다."

- 국회의원 보좌관 가족 채용 논란은 어떻게 보나.
"글쎄. 아무리 가족이 공정한 경쟁을 통해 되더라도 스스로 배제해야 하는 거 아닌가. 우리 국민이 이 절망의 시대에서 요구하는 큰 명령이라 생각한다. 흙수저론, 헬조선 구호가 광범위하게 불리우는 시대에 권력과 돈을 가진 사람들의 도덕적 자제력, 헌신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 '87년 6월 항쟁 30주년에 어떤 개헌이 우리 국민에 합당한가, 합의의 정신이 발현되는 방향인가를 논의하는 자리가 마련되면 좋겠다'고 했는데.
"서울플랜 2030이란 게 있는데, 그거는 정말 수백 회의 협의로 만들었다. 거기에 한 자도 제 의견을 보탠 적이 없다. 나중에 읽어 보니 완전히 제 생각과 일치하더라. 집단 지성의 힘을 믿는다. 헌법 개정에 대해서 이견이 많겠지만 이게 정말 지겹다고 할 정도로 토론하면 합의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

- '쓸데없는 소리 하지 말고,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는 리더가 많은데 여기 나와있는 시청 공무원들, 맞습니까?(웃음) 
"우리 직원들은 힘들 것이다. 옛날에는 시장이나 간부, 전문가가 만들어 온 것을 보고 결정하면 되는데 수백 번을 회의하고... 서울시 공무원들한테는 정말 미안함과 안쓰러운 마음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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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평통 <운명전환의 마지막 기회, 남당국 새겨들어야>

  • 조평통 <운명전환의 마지막 기회, 남당국 새겨들어야>
  • 송재호기자
    2016.07.01 03:26:06
  • 조선중앙통신은 6월30일 <화성10호>에 발사성공과 관련해 조평통(조국평화통일위원회)대변인성명 <근본적으로 달라진 주체조선의 전략적 지위와 시대적 흐름을 똑바로 보고 더 늦기 전에 옳바른 선택을 하여야 한다>를 보도했다.
     
    조평통은 성명을 통해 <우리의 핵보유와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에 의한 핵선제공격태세의 완성은 결코 그 누구의 인정이나 받고 그 어떤 협상의 전제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낸 흥정물이 아니>라면서 <그것은 우리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튼튼히 지키고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와 땀을 바쳐 벼려낸 완벽한 정의의 보검>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 누가 인정하든 안하든 우리는 소형화,경량화,다종화된 핵탄을 가진 핵보유국이며 우리식의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까지 장비한 당당한 군사대국이다.><미국과 박근혜패당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이 엄연한 현실을 똑바로 보고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경고했다.
     
    조평통은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여있으며 이에 대한 최후통첩을 이미 여러번 보낸바 있다.><과거를 불문하고 조국통일과 민족의 운명개척을 위해 동반자로 불러주며 통일의 역사를 새롭게 쓰자고 내밀어준 우리의 선의의 손길을 잡지 않는다면 마지막으로 차례진 운명전환의 기회마저 영영 사라져버린다는 충고를 남조선당국은 깊이 새겨듣는것이 좋을것>이라고 짚었다.
     
    아래는 전문이다.
     
    근본적으로 달라진 주체조선의 전략적지위와 시대적흐름을 똑바로 보고 더 늦기 전에 옳바른 선택을 하여야 한다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성명--
     
        동방의 신진핵강국으로 그 위용을 만방에 떨쳐가고있는 주체조선의 푸른 하늘가에 또 하나의 승전포성이 힘차게 울려퍼졌다.
        날에날마다 비상히 강화되는 우리의 무진막강한 국방력을 힘있게 과시하며 만리대공으로 솟구쳐오른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 《화성-10》발사의 장쾌한 메아리는 이 시각도 전세계를 뒤흔들며 거대한 지각변동을 일으키고있다.
        6월의 대성공이야말로 민족의 존엄과 안전을 감히 건드리려는자들은 지구상 그 어디에 있건 완전히 초토화해버린다는 우리 천만군민의 불굴의 의지와 자력자강정신의 위대한 결실이며 민족사에 길이 빛날 중대사변이다.
        이로써 미국을 비롯한 적대세력의 항시적인 핵위협으로부터 나라의 평화와 안전을 확고히 담보하기 위한 우리의 선제핵공격능력이 더 높은 경지에 들어서게 되였으며 최강의 핵보유국으로서 우리의 전략적지위는 더욱 현실화되였다.
        조선로동당의 결심은 곧 조선의 실천이라는 진리를 다시금 확증한 이 경이적인 사변을 두고 온 세계가 《핵능력고도화의 획기적발전》,《류례없는 고난도고각발사기술의 과시》,《조미대결의 전략적구도를 완전히 바꾸어놓은 일대 사변》 등으로 찬탄을 금치 못하고있으며 우리 민족,우리 겨레의 자긍심은 하늘에 닿고있다.
        그러나 대조선적대의식이 골수에 밴 미국이 또다시 《유엔결의위반》이요,《평화에 대한 중대한 도발》이요 뭐요 하며 고아대고 이에 일본반동들을 비롯한 어중이떠중이들이 합창해나서고있는가 하면 심사가 삐뚤어질대로 삐뚤어진 박근혜패당 역시 세계가 선망의 눈으로 우러르는 민족의 대경사를 함께 기뻐하기는 고사하고 숨넘어가는 비명을 내지르며 못되게 놀아대고있다.
        지어 다 꿰진 제재와 압박의 북통을 계속 소란스럽게 두드려대고 그 어떤 힘으로도 당할수 없게 치솟는 동족의 용용한 기상을 뻔히 보면서도 《고립과 자멸을 자초하게 될것》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악담까지 련속 토해내고있다.
        우리 민족의 운명과 전도에서 비상한 전환이 일어나고 전반적인 정세흐름이 달라지고있는 엄연한 현실을 바로 보지 못하고 무분별하게 날뛰고있는 미국과 박근혜패당을 비롯한 온갖 추종세력들의 면전에 몇가지 명백히 할것이 있다.
        《화성-10》의 대성공은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에 의한 주체적인 핵선제타격태세의 완성과 조선반도정세흐름의 근본적인 변화를 실천으로 선고한 사변적인 쾌거이다.
        지금까지 조선반도정세는 우리 공화국을 기어이 병탄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 대한 지배의 발판으로 삼으려는 미국과 그 추종세력의 일방적인 위협공갈과 그로 인해 초래된 군사적초긴장의 련속이였다.
        이에 대해서는 누구도 부정할수 없을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세흐름의 공식은 이미 달라지기 시작한지 오래다.
        우리의 핵보유와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에 의한 현실적인 핵선제공격태세앞에서 미국자신이 고민하고 미국자신이 생존의 위협을 느끼며 살아갈 출로를 새롭게 모색하지 않으면 안되게 되여있다.
        우리는 이 기회에 다시한번 명백히 밝힌다.
        우리의 핵보유와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에 의한 핵선제공격태세의 완성은 결코 그 누구의 인정이나 받고 그 어떤 협상의 전제를 마련하기 위해 만들어낸 흥정물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 민족의 자주권과 생존권을 튼튼히 지키고 조선반도의 공고한 평화와 지역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하여 피와 땀을 바쳐 벼려낸 완벽한 정의의 보검이다.
        이제는 우리에 대한 위협과 공갈이 일본본토와 오끼나와에서 오든 괌도와 하와이에서 오든 미국본토에서 오든 그 모든것을 사전에 제압하고 초토화해버리게 된것이 우리의 핵무력이고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의 무진막강한 위력이다.
        그 누가 인정하든 안하든 우리는 소형화,경량화,다종화된 핵탄을 가진 핵보유국이며 우리 식의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케트까지 장비한 당당한 군사대국이다.
        미국과 박근혜패당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이 엄연한 현실을 똑바로 보고 함부로 경거망동하지 말아야 한다.
        세계가 보란듯이 솟구치며 지구를 뒤흔든 《화성-10》의 장쾌한 포성은 미제와 그 추종세력들,남조선괴뢰들이 합창하는 제재와 압박에 대한 우리 군대와 인민의 멸적의 대답이다.
        지금 사회주의문명국의 리상향,세상에서 제일로 강성하는 나라를 건설하기 위하여 질풍노도쳐 내달리는 우리의 전진을 가로막아보려고 미국과 괴뢰패당은 물론 온갖 적대세력들이 떼를 지어 제재와 압박의 도수를 더욱 높이고있다.
        그 수위와 강도로 보나 그 성격과 내용,방법으로 보나 그처럼 전면적이고 잔인무도한 제재와 압박을 받아본 나라는 인류사에 전무후무할것이다.
        하지만 그 제재와 압박에 대한 우리의 대답이 바로 창공에 치솟은 《화성-10》의 눈부신 불기둥이다.
        그 어떤 천고만난도 자주와 존엄으로 빛나는 영광의 래일에 살려는 우리의 전진을 결코 멈춰세울수 없으며 그 어떤 살인장비로도 우리의 신념과 의지를 절대로 꺾을수 없다는것을 현실은 다시금 똑똑히 보여주고있다.
        밑빠진 독에 물붓듯이 제재와 압박이라는 미궁을 향해 혼신을 깡그리 쏟아넣어보라는것이 우리의 립장이다.
        미국과 박근혜패당자신이 제재와 압박의 덫에 치워 허우적거리고있을 때 만리대공을 헤가르는 《화성-10》의 황홀한 자태와도 같이 이 나라는 세계최정상으로 무섭게 솟구쳐오를것이다.
        서툰 재간에 범잡으려다 제가 잡혀죽는 어리석은 포수처럼 미국과 괴뢰패당이 제재니,압박이니 하는 가소로운 놀음에 매달릴수록 더욱 서슬푸른 주체의 최첨단타격수단들이 자신들의 명줄을 겨누고있다는것을 순간도 잊지 말아야 한다.
        《화성-10》의 대성공은 대세의 흐름에 역행하고있는 미국과 박근혜패당에게 달라진 상대의 전략적지위를 똑바로 보고 오늘의 중대시점에서 바른 선택을 하라는 우리 군대와 인민의 엄숙한 경고이다.
        우리의 핵능력고도화가 현실로 립증되고 우리 공화국이 세계가 공인하는 최강국대렬에 당당히 들어서고있는 오늘 우리를 대하는 미국과 주변나라들의 전략적시각과 정책방향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미국과 괴뢰패당은 의연히 우리의 핵능력강화가 그 무슨 《고립》과 《자멸》을 초래한다고 잠꼬대같은 궤변을 내지르고있다.
        하지만 지금 가는 곳마다에서 고립되고 배격당하는것은 사실상 세계도처에서 강권과 전횡을 휘두르며 피비린내나는 비극을 불러온 미국과 그 추종세력이다.
        특히 박근혜패당은 하루가 다르게 비약하는 우리의 국력앞에 혼비백산하여 상전의 바지가랭이에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여기저기를 떠돌며 《대북공조》를 입이 아프도록 외워대고있다.
        이자체가 고립과 패배에 대한 극도의 두려움과 공포의 몰골이 아니란 말인가.
        오늘의 세계정치는 강자들의 무대이며 가장 강력한 언어는 상대를 제압할수 있는 무진막강한 힘이라는것을 알아야 한다.
        세상이 다 지켜본 《화성-10》의 발사과정과 그 성공소식조차 똑똑히 알지 못하고 허튼소리를 주어섬기다가 개망신당한 괴뢰들이 바람앞의 등불신세와 같은 저들의 처지에 대한 두려움을 모면해보려고 온갖 발악을 다하고있지만 대세는 되돌려세우기 어렵게 되여있다.
        우리는 대화에도 대결에도 다 준비되여있으며 이에 대한 최후통첩을 이미 여러번 보낸바 있다.
        미국은 근본적으로 달라진 우리의 전략적지위와 정세변화의 본질을 바로 보고 더 늦기 전에 현명한 선택을 해야 한다.
        과거를 불문하고 조국통일과 민족의 운명개척을 위해 동반자로 불러주며 통일의 력사를 새롭게 쓰자고 내밀어준 우리의 선의의 손길을 잡지 않는다면 마지막으로 차례진 운명전환의 기회마저 영영 사라져버린다는 충고를 남조선당국은 깊이 새겨듣는것이 좋을것이다.
        주체적핵보검을 더욱 튼튼히 틀어쥐고 민족의 존엄과 운명을 사수하며 나라의 통일과 평화번영의 휘황한 미래를 열어나가는 우리의 앞길에는 승리와 영광만이 빛날것이다.
     
        주체105(2016)년 6월 30일
        평 양 (끝)
     
    조선중앙통신 2016.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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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통일관련 연석회의 제안서 일제히 발송

북, 통일관련 연석회의 제안서 일제히 발송
 
 
 
이창기 기자 
기사입력: 2016/06/30 [23:50]  최종편집: ⓒ 자주시보
 
 

 

▲ 평양 3대헌장 기념탑을 지나고 있는 평화행진단     ©

 


30일 재미교포언론 민족통신은 자사 페이스북을 통해 ‘연석회의 북측준비위’에서 《민족통신》대표에게도 공개편지를 보내 연석회의 성사를 호소하였다고 보도하였다.


‘북녘의 조선반도의 평화와 자주통일을 위한 북,남,해외 제정당, 단체,개별인사들의 련석회의 북측준비위원회’는 지난 6월27일 공개편지로 연석회의를 호소하고, 6월30일 남, 북, 해외동포 단체 및 개별인사들 1백명에게도 별도로 이멜 등을 통해 전 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개최하자는 호소문을 전달하면서 연석회의가 성사될 수 있도록 제안을 했는데 ‘민족통신’ 대표에게도 인터넷 편지로 통보했다는 것이다.

 

민족통신에 따르면 해외동포들은 지역에 따라 이같은 통보를 받은 단체들이나 개별인사들이 이에 호응하기 위하여 지역별 준비위원회를 구성하여 연석회의가 성사되도록 추진할 움직임으로 보인있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민족통신’ 대표에게 보낸 인터넷 편지 통지문이다. 다른 단체들이나 개별인사들도 같은 형식으로 보내졌다고 한다.

 

‘연석회의 북측준비위’는 편지에서 “우리는 북남관계개선과 통일문제해결에 도움이된다면 정견과 신앙, 주의주장에 관계없이 그 누구와도 허심탄회하게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언합니다.”라고 밝히고 “만약 남측에서 련석회의와 관련하여 시기나 장소, 참가대상과 토의안건 등 관심하는 문제들에 대한 건설적 의견을 내놓는다면 그것도 허심하게 검토하고 받아들일 충분한 용의가 있습니다.”라고 강조하였다고 한다.

 

다음은 그 편지인데 북이 연석회의를 제의한 취지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 전문 그대로를 소개한다.

 

....................................................................................................

 

재미동포인터네트신문 《민족통신》 대표선생 앞

 


지금 조선반도의 평화와 통일, 북남관계개선을 바라는 겨레의

 

열망은 더더욱강렬해지고있으며 우리 민족의 자주통일위업은

 

새로운 전환기에들어서고있습니다.

 

더는 외면할수없는 민족사적요청과 온 겨레의 뜨거운 통일념

 

원을 반영하여지난 9 일 공화국정부, 정당, 단체련석회의에서는

 

조국해방 일흔한돐을 계기로 전민족적인 통일대회합을 개최할것을

 

제안하였으며 그 실천적조치의 일환으로 북측준비위원회가 이미

 

조직되였습니다.

 

우리 북측준비위원회는 민족자주와 민족대단결의 기치높이 온

 

겨레가 일일천추로 갈망하는 자주통일의 새 력사를과감히 개척해

 

나가려는 숭고한념원으로부터 남조선과 해외의당국, 정당, 단체

 

들과 개별인사들에게 이 편지를보냅니다.

 

내외가 한결같이인정한것처럼 력사적인 조선로동당 제

 

7 차대회에서 새롭게 제시한조국통일로선과 방침에는 장장 70

 

여년에 걸친 분렬사에 종지부를 찍고 우리 민족의 존엄과명예가

 

만방에 빛나는통일번영의 새 시대를열어나가려는 철석같은 신념과

 

의지가 담겨져있습니다.

 

깊어가는 민족분렬의 비극이 그토록뼈아프고 더는 그대로

 

넘길수 없는 가슴저린 상처로 남아있는오늘 민족의 운명과

 

미래가 소중함을깊이 자각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우리의진지

 

하고 혁신적인발기와 제안들을 받아들여동족대결의 극단적상

 

태를 일소하고조선반도의 평화와 안정을이룩하며 조국통일의

 

출로를 자주적으로, 민족의 단합된 힘으로열어나가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드팀없는 의지입니다.

 

우리는 북남관계개선과 통일문제해결에 도움이된다면 정견과 신앙,

 

주의주장에 관계없이그 누구와도 허심탄회하게 마주앉을 용의가

 

있다는것을 다시한번확언합니다.

 

설사 지난날반통일의 길을 걸어온사람이라 할지라도 민족적량

 

심이 조금이라도 남아있다면 통일의동반자로서 새 출발해나갈수

 

있다는것이 우리의변함없는 립장입니다.

 

외세에 의한 민족분렬을 막기 위하여해방정국에서 북과 남의

 

공산주의자들과 민족주의자들이 뜻을 같이하였던것처럼, 통일문제

 

해결을 위해 북남당국을 비롯한 각계층이협력과 단결의 6. 15

 

시대를 개척하여온것처럼 진정으로 나라의운명을 걱정하고 통일을

 

바란다면 그 누구나 우리의 제의를거부할 아무런 리유도없을것

 

입니다.

 

우리는 조국해방일흔한돐이 되는 올해 8. 15 를 전후하여 북과

 

남의 당국과해내외 정당, 단체대표들, 각계인사들이 참가하는

 

민족적대회합을 평양이나개성에서 개최하되 회의명칭은 조선반

 

도의 평화와자주통일을 위한 북, 남, 해외 제정당, 단체, 개별인

 

사들의 련석회의로 하자는것입니다.

 

만약 남측에서련석회의와 관련하여 시기나장소, 참가대

 

상과 토의안건등 관심하는 문제들에대한 건설적의견을 내놓는

 

다면 그것도허심하게 검토하고 받아들일충분한 용의가 있습니다.

 

당면하여 련석회의개최를 실질적으로 추진할준비위원회를 각

 

지역별로 내오고그에 기초하여 전민족공동준비위원회를 결성하

 

는것이 급선무라고 보면서 남측과해외에서 그 실천에속히 착수하

 

기를 희망하며 7 월중에는 합의되는 장소에서북과 남, 해외대표들을

 

망라한 전민족공동준비위원회결성과 관련한 실무접촉을 가질것을

 

제의합니다.

 

지금 국제사회는 새로운 전환기를맞고있는 조선반도의 정세

 

흐름과 우리 민족의 발걸음을 주시하고있습니다.

 

오늘 한걸음주춤하면 래일에 가서는열걸음, 백걸음을 달려도

 

보상할수 없으며겨레의 가슴에 새겨지는불행과 고통의 상처가배가

 

된다는것을 우리모두가 절대로 잊지 말아야 할것입니다.

 

우리는 남조선당국과 해내외의 정당, 단체들, 명망있는 인사

 

들이 오늘의중대국면에서 시대와 민족앞에지닌 자신들의

 

본분을 깊이 자각하고 우리의 진정어린제안과 조치들에 적극

 

호응해나서리라는 기대와확신을 표명합니다.

 

동포애적인사를 보냅니다.

 

 

 

조선반도의 평화와 자주통일을 위한 북, 남, 해외 제정당, 단체, 개별인사들의 련석회의 북측준비위원회

                                         주체 105(2016)년 6 월 27일

                                                     평 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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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벌이하려고 특조위에 남은 거 아닙니다"

 
2016.07.01 05:16:36
'강제 종료' 세월호 특조위 조사관들, 그간 못했던 그들의 이야기
 

짐을 싸는 파견 공무원들의 뒷모습을 망연히 바라볼 수밖에 없었다. 정부는 4.16 세월호참사 특별조사위원회에 6월 30일 자로 '사망 선고'를 내렸다. 그나마도 120명 정원에 한참 못 미치던 인원이 절반가량으로 대폭 줄어들었다. 남은 인원은 위원장, 상임위원, 비상임위원, 별정직 공무원 싹 다 끌어모아도 45명 안팎. 원래도 크지 않던 조직이 이제는 정말 '소수정예'가 됐다.

그러나 외부에서 오는 시련이 클수록 내부의 결속은 커지는 법. 정부로부터 사망 선고를 받은 30일, 이들은 더욱 똘똘 뭉쳐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밝히고야 말겠다는 결의를 다졌다. 

특조위는 이날 서울 중구 특조위 대회의실에서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오전 7시까지 장장 12시간에 걸쳐 특조위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고민을 나누는 '세월호 참사의 총체적 진실 규명을 위한 이어말하기' 대회를 열었다. 

 

 

▲세월호 특조위 '세월호 참사의 총체적 진실 규명을 위한 이어말하기' 대회. 말하는 이는 이석태 위원장. ⓒ프레시안(서어리)


이번 밤샘 토론회는 조사관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조위 관계자는 "(정부의 뜻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다짐에서 조사관들이 삼삼오오 뜻을 모은 것"이라고 말했다.

위원장이나 위원이 아닌 일선 조사관들이 취재진이 모인 공개석상에서 발언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공개 발언에 익숙지 않은 이들은 신중하게 말을 고르면서도 그간 국민을 향해, 정부를 향해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들을 토해내듯 털어놓았다.

이들은 "밥벌이를 위해 이 위원회 앉아있는 게 아니라는 걸 간곡하고 억울한 심정으로 말하고 싶다"고 했다. "5살짜리 딸아이가 자신에게 왜 그 큰 배가 뒤집혔는지, 배가 뒤집힌 이유를 왜 조사할 수 없는지 묻지 않아도 되는 사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끝까지 가겠다"고 했다. 

제발 끝까지 세월호 진상조사를 하고 싶다는, 절규와도 같은 특조위 조사관들의 이야기를 지면에 그대로 옮긴다.

 

 

"고작 한 건'이 아닙니다" 

 

얼마 전에 위원회 첫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세월호 선적된 모든 화물의 양을 조사했습니다. 조사를 통해서 기존에 있었던 것과 다른 사실을 정리해서 냈습니다. 모 언론에서는 '고작 한 건을 했다'고 보도한 걸 봤습니다. 고작 한 건이 그 한 건인 것 같은데, 그 한 건의 보고서를 제가 주도적으로 쓰게 된 상황이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위원회가 공무원도 파견이 안 되고 부족하다 보니, 순수한 의도를 가지고 자원을 해준 분들의 힘을 많이 빌었습니다. '고작 한 건'을 하려고 저와 자원해서 봉사한 분 그렇게 두 명이서 2개월 꼬박 바쳐서 하나하나 검증을 다 해서 발표했습니다.


왜 이런 말씀드리냐면, 그 하나 발표하려고 두 명밖에 안 되는 인력, 그것도 한 명은 아무 대가도 없이 밥만 사주면서 애써 해야지 이런 결과가 나온다는 것을 알려드리려는 겁니다. '고작 한 건'이 아닙니다. 저희는 그렇게 사명감 갖고 애써서 일하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입니다. 한 건이라는 식으로 이야기 나올 게 아니고, 그 한 건을 시작해서 다른 게 나올 때까지 지지를 받고 싶습니다. 앞으로 성과로 드러나는 과정이 있었으면 좋겠고, 꼭 좀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정말 다들 부족한 인력과 예산으로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허투루 내면 안 되기 때문에 더욱 신중한 겁니다. 비록 기간 문제에 부딪혀 지금 나오는 성과가 미미해 보일지 몰라도 그게 아니란 걸 꼭 알아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중략)

반민특위(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국회를 통해 조직이 구성됐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방해들이 있었습니다. 특경대(반민특위 직속 특별 경찰대)는 사무실을 아예 빼고, 무기로 뺐습니다. 그래서 제가 농담조로 (특조위 사무실에) 쳐들어오는 거 말고 거의 비슷하지 않냐는 이야기를 할 정도로 흐름이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반민특위는 이렇다 할 성과 없이 해산됐습니다. 저도 두렵습니다. 불안합니다. 반민특위처럼 끝날까 봐서요. 역사를 통해 교훈을 얻는다고 하지만 반복되기도 하는 것 같습니다. 간절히 바라는 건, 반복이 아니라 새로운 역사가 되었으면 합니다. 대형 참사를 조사하고 규명하기 위해서 첫 번째로 만들어진 위원회입니다. 우리가 가는 길이 역사가 되는 걸 알 겁니다. 반민특위가 실패라고 끝났던 것처럼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좋겠다.

여러 글들에는 당시 위원장, 부위원장, 위원들, 조사관들의 이름이 다 들어가 있습니다. 결국엔 우리는 좋든 싫든 역사에 남습니다. 역사에 남을 때 부디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그래도 반민특위랑은 달랐으면 하는 것입니다. 이호중 위원이 말했듯, 결과물을 가지고 안산에 가서 아이들에게, 고인이 된 분들에게 '이랬더랍니다' 말할 정도까진 갈 수 있도록 위원장님, 위원님들, 과장님, 팀장님 믿고 끝까지 해보겠습니다.

 

(진상규명 소위원회 A 조사관)

 

 

ⓒ프레시안(최형락)

 

 

"저도 피해자들에게 '편해지라'는 말 하고 싶습니다" 

 

저에게는 세월호 진상 규명보단 세월호로 인해 피해를 입은 분들이 어떻게 하면 다시 일상생활에서 정상적인 삶을 영위할 수 있을까가 가장 큰 주제이고 그 관심 때문에 여기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영국 힐스버로우 사고 자료를 보니 이런 자료가 있습니다. "정부 차원의 공식 조사는 피해자들이 회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죽음의 정치적 법적 맥락을 이해하는 데 돕는다. 재난의 죽음은 복잡한 인과관계가 존재하고 생존자와 피해자 가족은 답을 찾기를 원한다"고 합니다.

제가 진상규명보다는 회복에 관심이 있음에도 지금 이 이야기를 하려는 이유는 하나, 정부의 공식 조사는 피해자들의 회복에 1순위입니다. 이것이 선행되지 않는데 피해자들에게 회복을 바란다고 하는 것 자체가 또 다른 폭력입니다. 그래서 특조위가 계속돼야 합니다.

상담하는 입장이다 보니, '힘들겠어요', '편해지세요'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그런데 지금 이런 얘기를 하는 건 폭력 같아서 할 수 없습니다. 저는 상담사입니다. 일을 하고 싶습니다.

 

(지원 소위원회 B 조사관)

 

"이런 황당한 위원회가 어딨습니까" 

 

대통령이 특조위 기간 보장 요구에 대해 세금이 많이 들어가기 때문이라는 취지로 이야기했습니다. 정치인의 정치적 언사라고 하더라도 그건 너무 실망스럽고 납득하기 어려웠습니다. 요즘 말로 뭐가 중한지를 모르는 것 같습니다.

저는 과거에 서너 개 정도의 국가폭력 조사한 기관에 있었습니다. 거기서 한 달 조사 기간은 아마 세월호 특조위의 석 달 기간에 맞먹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사사건건 과정 하나하나를 그냥 순순히 넘어가지 못하고 자료를 요청할 때 응하지 않은 적이 없던 적이 없습니다. 현재 권력을 조사하는 게 이렇게 힘든 것인지를 처음 경험했습니다. 조사 기간이 너무 짧습니다. 우리가 채용된 시점이 7월이고, 2차 채용이 11월로 알고 있습니다. 그런 황당한 위원회가 어딨습니까. 이 위원회를 통해 뭘 얻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것입니까.

우리 위원회는 바깥에서만 힘든 게 아니다. 행정 부처와 지원 부서의 관리자와 상급자를 모시고 일하는 게 처음입니다. 지원 행정 부서는 조사 행위자들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거라고 접근하고 그렇게 일이 이뤄져야 합니다. 다 파견된 분들입니다. 그런데 이 분들의 기준과 업무 편의성에 조사관들이 다 맞춰왔습니다. 이런 위원회는 처음 봅니다. 저는 9층에서 이상한 조사관이 되었습니다. 문제 제기하고, 그런 관행이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가 이상한 조사관이 된 것입니다.

밥을 벌기 위해 하자고 하는 사람은 없을 것 같습니다. 저희가 밥을 벌려는 목적으로 이 위원회 앉아있는 게 아니라는 걸 간곡하고 억울한 심정으로 말하고 싶습니다. '케이크 5만 원'이 대서특필된 적이 있습니다. 과거 모든 공무원 기관에서 다 했습니다. 하물며 체육대회도 있고 야유회도 있었습니다. 여기선 웃음 한 번 어려웠고 체육대회 같은 것도 없었습니다. 그런데도 왜곡하는 것은 천인공노할 일입니다. 그런 데 대해 기자들이 제대로 써주셨으면 합니다.

 

(진상규명 소위원회 C 조사관)

 

 

ⓒ프레시안(최형락)

 

 

"다섯 살 딸아이에게 뭐라고 대답해야 할까요?" 

 

제가 이 자리에서 일하게 만든 사람이 있습니다. 제가 다섯 살이 된 딸입니다. 2년 전 4월 16일 당일에 사고가 난지도 몰랐는데, 사나흘 지났을 때 딸이 사진을 봤는지 물어봤습니다. 배가 왜 넘어졌느냐고요. 배는 가야 하는데 넘어져 있으니 의문을 갖고 질문을 던진 겁니다.


누군가는 단순한 교통사고라고 표현하는데, 단순한 교통사고가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되고, 이 참사가 다시는 반복되지 않았으면 하는 간절한 바람으로 대하게 됐고, 저는 아이의 물음에 대해 답을 주기 위해 노력을 해봤습니다.

네다섯 살짜리가 대한민국에 살면서 벌써 이런 질문을 어른에게 던져야 하는 상황이 답답합니다. 한 아이의 아빠로서 참담하고, 그에 대해 답을 찾으려고 돌아다니는 과정에서 보람도 느끼지만, 그런 상황 자체가 눈물도 나고 답답하고 그렇습니다. 아이가 또 물어보게 될 것 같습니다. 왜 조사를 제대로 못 했느냐고요. 그럼 그때는 뭐라고 대답할까요. 미래가 있는 사회라면 최소한 아이들에게 이런 답은 줄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요. 적어도 네 살 다섯 살 학교도 가지 않은 아이들이 의문을 갖게 만드는 사회는 아니었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을 합니다.

 

(진상규명 소위원회 D 조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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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이정현-KBS김시곤 ‘육성파일’…“세월호 뉴스 빼달라, 대통령이 봤다”

  • 분류
    알 림
  • 등록일
    2016/07/01 06:46
  • 수정일
    2016/07/01 06:46
  • 글쓴이
    이필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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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보도 개입’ 녹취록 공개…이정현 “온 나라 어려운데 해경‧정부 패는 게 맞느냐”민일성 기자  |  balnews21@gmail.com
 

   
▲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7개 언론단체들이 30일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김시곤’ 통화 녹취록과 육성파일을 공개했다. ⓒ 김영우 기자

세월호 참사 직후 청와대 홍보수석이 KBS 보도국장에게 직접 전화해 “해경 비판을 자제해달라”고 요구한 육성녹음 파일이 30일 공개됐다.

당시 이정현 홍보수석은 김시곤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뉴스 편집에서 빼 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고 직접 요구했다. 이 수석은 “하필이면 대통령이 오늘 KBS를 봤으니, 내용을 바꿔 달라”고 박근혜 대통령을 언급하며 압박하기도 했다.

전국언론노조, 자유언론실천재단,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7개 언론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서울 프레스센터 언론노조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세월호 참사 직후인 2014년 4월21일과 30일 이 전 수석과 김 전 국장의 통화 녹취록 전문과 육성 녹음파일을 공개했다.

이 전 수석이 상대방의 말을 끊어내며 속사포처럼 말을 쏟아내고 애걸복걸하며 공영방송사의 보도에 개입하는 모습이 육성으로 그대로 담겼다. 

이 전 수석은 “이런 식으로 지금 국가가 어렵고 온 나라가 어려운데 지금 이 시점에서 그렇게 그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야지 그게 맞느냐”고 항의했고 이에 김 전 보도국장은 “이게 뭐 일부러 우리가 뭐 해경을 두들겨 패려고 하는 거냐”고 반박했다.

이 전 수석은 “솔직히 의도가 있어 보인다”며 “이상한 방송들이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이 지금 몰아 가고 있는 것 같다”고 주장했다. 그는 “공영방송이 위기 상황에서 지금 누구 잘못으로 이 일이 벌어져 가지고 있는데 뛰어 내리라고 했는데 안 뛰어 내렸다고 그걸 조져대는 경우가 어디 있냐”고 말했다.

이에 김 전 국장은 “이번 참사를 놓고 면밀히 분석을 해서 차후에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아니냐”고 항변했다.

이 전 수석은 “해경이 저렇게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는 해경을 갖다가 지금 그런 식으로 말이요”라며 “전부 다 나서서 방송이 지금 해경을 지금 밟아놓으면 어떻게 하겠냐고요”라고 해경을 옹호했다.

이 전 수석은 “지금 이렇게 중요할 땐 극적으로 좀 도와달라”며 “극적으로 이렇게 지금 일적으로 어려울 때 말이요”라고 요구했다.

이에 김 전 국장은 “선배,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습니까?”, “아니, 무슨 과장을 해요, 과장을 하긴요”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김 전 국장은 “해경은 국민들의 안전이 제일 중요한 거 아니냐, 경찰인데”라며 “몇 명 탔는지 파악하고 그 배가 50도 정도 기울었다면 무조건 탈출시키고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거지요. 그걸 갖다가 선장 네가 알아서 판단하라고 하면 안 되죠”라고 비판했다.

   
▲ <사진출처=미디어몽구 영상 화면캡처>

2014년 4월21일 KBS ‘뉴스9’은 ▲수색작업 ‘민간잠수사’활약...해경도 인정 ▲선박관제센터 운영...해수부 따로,해경 따로 ▲진도선박관제센터,지켜보고도 ‘감지’ 못해 ▲바다의 권력’ VTS,해수부-해경 ‘관할경쟁’ ▲민간선박들, “바다 뛰어내렸으면 구했다” ▲탈출판단 선장에게 미뤄...관제센터 ‘소극 대응’ ▲위도 경도 묻는 해경...놓친 시간 6분 더 있다 등 총 7건의 세월호 관련 리포트를 보도했다.

당시 선박관제센터(VTS)는 총 17개로 이 가운데 당시 사고 해역을 관할하던 진도선박관제센터는 해경 산하 기관이어서 진도선박 관제센터 비판 리포트는 해경을 비판하는 것이었다.

이 전 수석은 2014년 4월30일 밤 10시경 김 전 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뉴스라인에서 재방송이 안 되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이 전 수석은 “해경이 먼저 들어오고 그 다음에 민간이 들어오고 그 다음에 해군이 들어오고 하니까 온 순서대로 투입을 시키는 통제를 했나보다”며 “그런데 용어를 통제가 아니라 순서대로 들어간다는 얘기해야 되는데 통제를 하고 못 들어가게 했다고 하니까 야당은 당연 엄청 주장을 해버린다”고 말했다.

그는 “국장님 나 요거 한번만 도와달라”며 “그냥 다른 걸로 대체를 좀 해 주든지 아니면 한번만 더 녹음 좀 한번만 더 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이 전 수석은 “한번만 도와줘, 진짜 요거 하필이면 또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 아이고 한번만 도와달라”고 대통령을 언급하며 압박했다.

이에 김 전 국장은 “여기 조직이라는 게 그렇게는 안 된다”면서도 “그렇게는 안 되고 제가 하여간 내 힘으로 할 수 있는 데까지 해 볼게요”라고 말했다.

2014년 4월21일 KBS ‘뉴스9’은 ▲“사고 초기 해경, 언딘 때문에 군 투입 못해”▲둘쨋날 밤 군 재투입, ‘황금시간’ 놓쳤다 ▲해경, ‘통제’인정 “초기 혼선 초래 책임 통감”▲왜 하필 ‘언딘 마린 인더스트리’ 택했나? ▲인양 크레인 철수...성급한 판단 백억원 헛돈 ▲‘당황 말고 침착?’ 허술한 해경 구조 매뉴얼 ▲해경 약 1/3 수영 못해...구조 어려울 수밖에 ▲해경 “탈출” 방송...전화벨 소리보다 작았다 등 총 8건의 리포트를 내보냈다.

그러나 밤 11시 ‘뉴스라인’에는 <둘쨋날 밤 군 재투입, ‘황금시간’ 놓쳤다> 리포트가 빠졌다.

   
▲ KBS 2014년 4월30일자 <둘쨋날 밤 군 재투입, ‘황금시간’ 놓쳤다> 리포트 <사진출처=KBS 화면캡처>

해당 리포트는 “구조당국이 우왕좌왕하면서 한 사람이라도 더 구하기 위해 일분 일초가 급한 시간, 이른바 골든타임을 허비했던 상황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리포트는 “해군요원 대신 들어간 해경 잠수요원들은 4차례밖에 잠수하지 못했고”, “해군이 다시 구조작업에 투입된 시간은 사고 둘째날 밤 10시 반쯤”으로 “해군 정예요원이 활동할 수 있었던 천금같은 시간을 허비”했다고 보도했다.

언론단체들은 “세월호특조위 활동이 오늘로 막을 내려서는 안된다”며 활동 기한 연장과 세월호 특별법 개정을 촉구했다.

또 “세월호 언론 청문회를 열어 보도 통제의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를 처벌”할 것과 “박근혜 대통령은 청와대의 세월호 보도 개입과 진실 은폐에 대해 국민 앞에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아울러 “검찰은 이 전 수석과 길환영 전 KBS 사장의 방송법 위반 행위의 명백한 증거가 드러난 만큼 철저히 수사해 엄단해야 한다”며 “다시는 청와대가 공영방송을 좌지우지하고 진실을 은폐하지 못하도록 공영방송지배구조를 20대 국회에서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 2014년 5월5일 길환영 전 KBS 사장 비서실에서 보도국 편집회의에 사장이 직접 참석한다는 문자메시지. ⓒ 김영우 기자
   
▲ 언론단체들이 공개한 세월호 참사 직후 청와대의 KBS 보도개입 일지 ⓒ 김영우 기자
다음은 전국언론노조가 공개한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김시곤 전 KBS 보도국장의 녹취록 전문.

☞ ‘미디어몽구’의 관련 영상 보기

2014년 4월 21일 오후 9~10시 무렵 (RT: 7분 24초)

이정현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이하 이) : ...라고 치더라도 지금 이 저기 뭡니까. 지금 이 전체적인 상황으로 봤을 때 그 배에 그 배에 있는 그 최고의 전문가도 운전하고 있는 놈들이 그 뛰어내리라고 명령을 해야 뛰어내리고 지들은 뛰어내릴 줄은 몰라서 지들은 빠져나오고 다른 사람들은 그대로 놔두고 그러는데 그걸 해경을 두들겨 패고 그 사람들이 마치 별 문제가 없듯이 해경이 잘못이나 한 것처럼 그런 식으로 몰아가고.
이런 식으로 지금 국가가 어렵고 온 나라가 어려운데 지금 이 시점에서 그렇게 그 해경하고 정부를 두들겨 패야지 그게 맞습니까? 아니 그래서 그 사람들이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이하 김) : 아니 이게 아니
이 : 그런 위기 상황이라면
김 : 아니 이 선배

이 : 자기들이 명령을 내려야지 그 멀리서 목소리만 듣고 하고 있는 이 사람들한테 뛰어내려라 소리 안 해 가지고 이 사고가 일어난 겁니까?
김 : 아니 이 선배, 이게 뭐 일부러 우리가 뭐 해경을 두들겨 패려고 하는 겁니까?

이 : 지금 그런 식으로 9시 뉴스에 다른데도 아니고 말이야. 이 앞의 뉴스에다가 지금 해경이 잘 못 한것처럼 그런 식으로 내고 있잖아요. 지금 이 상황이 나중에 이쪽 거 한 열흘 뒤에 뭔지 밝혀지고 이렇게 했을 때는 해경이 아니라 해경 할애비도 하나씩 하나씩 따져가지고 다 작살을 내도.
김 : 아니 기본적으로 아니 제 얘기 좀 들어보세요

이 : 그러나 지금은 뭉쳐가지고 해야지 말이야. 이렇게 해경을 작살을 내면은
김 : 제 얘기 들어보세요.

이 : 어떻게 일을 해나가겠습니까?
김 : 이게 우리 보도가 무슨 의도가 있는 것도 아니구요~ 그렇지 않습니까?

이 : 솔직히 말해서 의도 있어보여요. 지금 이거 하는 것 봐보면
김 : 무슨 의도가 있어요 저희가요?

이 : 이상한 방송들이 하고 있는 것과 똑같이 그렇게 지금 몰아가고 있는 것 같아요. 그렇지 않고는 어떻게 공영방송이 이런 위기 상황에서 아니 지금 누구 잘못으로 이 일이 벌어져 가지고 있는데
김 : 아니 이번

이 : 뛰어 내리라고 했는데 안 뛰어 내렸다고 그걸 가지고 조져대는 이런 경우가 어디 있습니까?
김 : 아니 이번 참사를 놓고서 이건 면밀히 우리가 분석을 해서 차후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것 아닙니까?

이 : 그게 지금부터 오늘부터 10일 후에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 하면 안 됩니까? 지금 저렇게 사투를 사력을 다해서 하고 있는 거기다가 대고 지금 정부를 그런 식으로 그걸 그것도 본인이 직접 하고 한 것도 아닌데도 불구하고 그렇게 과장을 해서 해경을 지금 그런 식으로 몰아가지고 그게 어떻게 이 일을 극복하는데 도움이 됩니까?
실질적으로 그 사람들이 잘못해서 그런 거고 방송을 멀리서 목소리만 듣고 그런 뛰어내리지 않아서 일이 벌어진 것처럼 그렇게 몰아가는 것이 이 위기를 극복하고 하는데 도움이 되냐고요.
김 : 아니 해경에 해경에 그만큼 아니 제말 좀 들어보세요.

이 : 씹어 먹든지 갈아 먹든지 며칠 후에 어느 정도 극복한 뒤에 그때 가서는 모든 것이 밝혀질 수 있습니다. 그때 가서 해경이 아까 그런 부분에 포함해서 저 잘못도 있을 수 있어요. 그렇지만 지금은 뭉쳐가지고 정부가 이를 극복해 나가야지. 공영방송까지 전부 이렇게 짓밟아가지고 직접적인 잘 못은 현재 드러난 것은 누가 봐도 아까 국장님께서 말씀하셨지만은 누가 봐도 그때 상황은 그놈들이 말이야. 이놈들이 뛰쳐나올 정도로 그 정도로 상황이었다고 그렇다고 하면 배를 그렇게 오랫동안 몰았던 놈이면 그놈들한테 잘 못이지 마이크로 뛰어내리지 못하게 한 그 놈들이 잘못이지.
김 : 아니 일차적인 잘못은 일차적인 잘못은 그 선사하고 선원들한테 있는 것은 다 알려진 거 아닙니까?

이 : 그러면요. 그러면 무엇 때문에 지금 해경이 저렇게 최선을 다해서 하고 있는 해경을 갖다가 지금 그런 식으로 말이요. 일차적인 책임은 그쪽에 있고 지금 부차적인 것이라고 한다면 이것은 어느 정도 지난 뒤에 할 수도 있는 거잖아요. 아니 이렇게 진짜 이런 식으로 전부 다 나서서 방송이 지금 해경을 지금 밟아놓으면 어떻게 하겠냐고요.
일반 국민들이 봤을 때 솔직히 방송의 일은 너무 잘 알잖아요. 저놈들까지 화면 비쳐가면서 KBS가 저렇게 다 보도하면은 전부 다 해경들이 잘못해가지고 이 어마어마한 일이 일어난 것처럼 이런 식으로 다들 하잖아요. 생각하잖아요. 거기서 솔직히 선장하고 아까 그 뛰어내렸던 배 운영했던 XX들이 거기서 보트 내려가지고
김 : 지금 말씀하신 거 제가 참고로 하고요.

이 : 하시면 되잖아요.
김 : 전 기본적으로..

이 : 정부를 이렇게 짓밟아 가지고 되겠냐고요. 직접적인 원인이 아닌데도
김 : 기본적으로 어떤 의도도 없는 거고요.

이 : 극복을 하도록 해주십시다, 예? 직접적 원인도 아닌데 솔직히 말해서..
김 : 알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네.

이 : 그게 그 저기 그거하고 그 다음에 아까 또 그 이원화는 뭐예요, 이원화는?
김 : 그 선박관제센터 한쪽은 해수부 소속으로 돼 있고 한쪽은 해경 소속으로 돼 있다는 그 얘기죠.

이 : 일이 터져서 이렇게 저렇게 하다보니까는 이렇게 됐지만은 다 그- 아휴 정말- 하여튼요. 조금 부탁합니다. 지금은요 다 같이 극복을 해야 될 때구요. 얼마든지 앞으로 정부 조질 시간이 있으니까 그때 가가지고 이런 이런 문제 있으면 있다고 하더라도 지금은 좀 봐주세요. 나도 정말 정말 이렇게 아니 진짜 정말 저렇게 사력을 다해서 하고 있는데 진짜 이 회사를 이 회사 이놈들..
김 : 무슨 말씀인지 알구요. 아니 이 선배, 솔직히 우리만큼 많이 도와준 데가 어디 있습니까? 솔직히..

이 : 아이 지금 이렇게 중요할 땐 극적으로 좀 도와주십시오. 극적으로 이렇게 지금 일적으로 어려울 때 말이요. 그렇게 과장해가지고 말이야. 거기다대고 그렇게 밟아놓고 말이야.
김 : 아니, 무슨 과장을 해요, 과장을 하긴요-?

이 : 과장이지 뭡니까? 거기서 어떻게 앉아서 뛰어내려라 말아라 그거 잘못해가지고 이 일이 벌어진 것처럼 그렇게 합니까? 응? 뭐 선장이고 뭐고 간에 자기들이 더 잘 아는 놈들이 자기들이 뛰어 도망나올 정도 된다 그러면 그 정도로 판단됐으면 거기서 자기들이 해야지 뛰어내려라 명령 안 했다고 그래 가지고 거기서 그렇게 합니까?
김 : 아니 그건 말이죠. 그걸 비난한 이유는 그만큼 책임도 막중하고 역할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거예요. 또 기대를 하는 것도 있는 것이고. 해경은 국민들의 안전이 제일 중요한 거 아닙니까, 경찰인데. 네, 승객 안전문제 생각해야죠. 몇 명 탔는지 파악하고 그 배가 50도 정도 기울었다면 무조건 탈출시키고 이렇게 하는 것이 맞는 거지요. 그걸 갖다가 선장 네가 알아서 판단하라고 하면 안 되죠.

이 : 국장님 아니 내가 진짜 내가 얘기를 했는데도 계속 그렇게 하십니까? 네? 아니 거기 선장이 뛰쳐나오고 자기 목숨 구하려고 뛰쳐나올 정도 되면 배를 몇십년 동안 몰았던 선장이 거기 앉아 있는데 보지도 않고 이거 마이크를 대고 그거 뛰어내리라고 안 했다고 뉴스까지 해 가지고 그렇게 조지고 그래야 될 정도로 지금 이 상황 속에서 그래야 되냐고요. 지금 국장님 말씀대로 20% 30% 그게 있다고 한다면은 그 정도는 좀 지나고 나서 그렇게 해야지..
김 : 알겠습니다. 네, 알겠습니다. 네, 네.

이 : 지금 그렇게 하는 것은 지금 너무 심하잖아요, 네?
김 : 네, 알겠습니다, 네.

이 : 아 진짜 국장님 좀 도와주시오. 진짜 너무 진짜 힘듭니다. 지금 이렇게 말이요, 일어서지도 못하게 저렇게 뛰고 있는 이 사람들을 이렇게 밟아놓으면 안 됩니다. 아 좀 진짜 죽도록 잡혀 있잖아요, 지금. 이렇게 저렇게.
김 :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네-

이 : 며칠 후에요, 그 때 가서 아주 갈아먹으십시오, 그냥. 지금은 조금 봐 주십시오. 제발 좀 봐주십시오. 조금 봐 주십시오. 정말로.
김 : 네, 알겠습니다.

2014.4.30. 22시경 (RT: 4분 49초)

이 : 나 요거 하나만 살려주시오. 국방부 그거
김 : 네~네

이 : 그거 그거 하나 좀 살려주시오. 이게 국방부 이 사람들이 용어가 용어를 이 이거 미치겠네 하~ 어쩌요? 오늘 저녁뉴스하고 내일 아침까지 나가요?
김 : 일단은 라인까지는 나가죠. 뉴스라인까지 잡혀있을 거야 아마

이 : 좀 바꾸면 안 될까? 이게 그게
김 : 네~

이 : 말하자면 이거야 이게 어디든지 누가 전체적으로 작전이라고 하는 것은 누가 우사든 어찌든 간에 일단 거기는 해군이 통제를 하는 것까지는 맞잖아요. 아니 해경이~
김 : 해경이 하는 거죠.

이 : 해경이 일단 통제 하는 것은 맞죠
김 : 아니 근데 어떻게 된 게 국방부 놈들이 말이지 아니 그런 자료를 내냐고 도대체가

이 : 그러니까 내가 그래서
김 : 한심해 죽겠어 보면 진짜로

이 : 야이 XXX들아 내가 그랬어 야이 느그 XXX들아 잠깐 벗어나려고 세상에
김 : 그러니까~

이 : 같은 다른 부처를 어떻게 그렇게 해서 해경이 그걸 어쨌든 그 지역이 해경이 통제하는 지역이니까 이렇게 하고 그 다음에 이제 그렇게 되면은 일단은 거기를 선이 생명줄이 선이 있으니까 이 인도선을 설치해가지고 내려가야 하는데 먼저 도착한 순서대로 가야되니까 아마 거기 그 저 해경이 먼저 들어오고 그 다음에 어쨌든 간에 민간이 들어오고 그 다음에 해군이 들어오고 하니까 거기에서 아까 뭐 급하고 이런 상황이니까 온 순서대로 이렇게 투입을 아마 시키는 그런 통제를 했나봐요. 근데 용어를 통제가 아니라 순서대로 이렇게 들어간다는 얘기를 해야 되는데 이렇게 통제를 하고 못들어가게 했다 그래버리니까 야당은 당연히 이걸 엄청 주장을 해버리지 이게 아주 어마어마한 신뢰의 문제가 되기 때문에~ 아~ 정말 아~ 근데 이제 KBS뉴스가 이걸 아주 그냥 완전히 그 일단은 조금 약간 그런 해군의 국방부의 해명이 좀 빨리 좀 안 됐나봐 난 다 못 읽어봤어
김 : 해군의 반응이요?

이 : 응~ 저기 해군이 해군이 국방부가 자기들이 아까 그렇게 보내기는 했지만은 이제 아까 그런 순서나 그게 실질적으로 자기들이 뭐 들어가려는 것을 방해해가지고 그 사람들을 먼저 집어 넣으려고 자기들이 뺀 것처럼 그게 아니라 순서대로 넣으려고 말하자면 기다린 건데 이 답변대로만 하면 쭉 나오네 YTN도 해경 언딘 위해서 그쪽 수요 막아 이렇게 근데 저게 아니다는 거지 순서라는 거지 이게 (아니 근데 하여간 난 답답한 게 어떻게 정부 부처 내에서 이렇게 충돌이 나고 이렇게 엉터리 서로 비난하는 이런 보도자료가 나오냐고 도대체가) 아이고 나 이거 이거 정부 보고 하이고 정말~ 아이고
김 : 그것도 국방부에서 말이야

이 : 아이고 정말 아이고 아이고~ 그 투입이 돼서 다 일을 했거든 근데 순서대로 들어갔을 뿐이지 그 사람들이 영원히 안 들어간 게 아니라 그날 저녁에 다 투입이 됐는데 순서대로 시간에 딱딱 그거 맞춰가지고 그렇게 한 거거든 철저히 대기를 한 거 거든 근데 왜 그렇게
김 : 근데 그렇게 자료를 딱 내놓으니까

이 : 그러니까 통제라고 이렇게 써 버리니까 못 들어가게 한 것처럼 딱 순서대로 기다린거거든 그게 아이고~
김 : 저기 뉴스라인 쪽에 내가 한번 얘기를 해 볼게요

이 : 네 그렇게 해가지고 고거 좀 이게 너무 이 군 우선은 뭐 저기 쫌 저기 보도자료를 잘 못 줘서 거기다가 자료를 잘 못 줘서 그렇지 완전히 이건 순서를 기다리는 거였거든요. 그래서 고거 좀 한번만 도와주시오. 국장님 나 요거 한번만 도와주시오. 아주 아예 그냥 다른 걸로 대체를 좀 해 주던지 아니면 한다면은 말만 바꾸면 되니까 한번만 더 녹음 좀 한번만 더 해주시오. 아이고
김 : 그렇게는 안 되고 여기 조직이라는 게 그렇게는 안 됩니다. 그렇게는 안 되고 제가 하여간 내 힘으로 할 수 있는데까지 해볼게요 내가

이 : 그래 한번만 도와줘 진짜 요거 하필이면 또 세상에 (대통령님이) KBS를 오늘 봤네 아이고 한번만 도와주시오 자~ 국장님 나 한번만 도와줘 진짜로
김 : 하여간 어렵네 어려워

이 : 국장님 요거 한번만 도와주시오 국장님 요거 한번만 도와주고 만약 되게되면 나한테 전화 한번 좀 해줘~ 응?
김 : 편하게 들어가세요

이 : 그래 나 오늘 여기서 잘~ 나 여기 출입처잖아 전화 좀 해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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