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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가 났었는데, 화가 가라앉은 지금 왜 화가 났었는지 기억해 내는 것은
꽤 피곤한 일인 것도 같다.
중요한 건 왜 화가 났었는가보다
왜 가라앉았는가가 더욱 필요한 때라고 생각했다.
정말 우스개소리로 말한 것처럼 조증 기간이라서 그런건가?
아니면 모든 일이 그러하듯 시간이 해결해준거야?
답을 몰라서 묻는 것은 아니다.
회피하고 싶은게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도망가고 싶고, 이미 도망와 있고, 이젠 돌아서 있는 것 같다.
정답은 없지만, 선택해야 하지 않을 답이 확실한 현재에서
난 무엇을 선택하고 결정할 것인가의 문제는
늘 머릿속에서, 가슴 속에서 맴돈다.
그게 설령 과도한 자기 규제라고 해도,
어쨌든 내가 선택한 것이고 적어도 즐기고 있는게 확실하니까.
그럼 된거지.
누군가가 말했다. 20대는 생래적인 불안과 우울과 몽상에 가득한 때였다고.
난 그 불안과 우울과 몽상을 즐기려고.
관념적이라고 해도 좋아.
지금은, 지금을 이겨나갈 수 있는 통로가 이 길 밖에는 안 보이는 걸.
그 속에서 '긍정의 힘'을 믿어보는 거지.
그게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꼬라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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