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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 그리며 만들어가기

1.

한동안 괜찮았는데, 요즘엔 화를 내는 꿈을 자주 꾼다.

특정한 대상이 있는 것도 아니고, 특별히 화를 낼만한 일들도 아니다.

깨고 나면 무엇에 그렇게 씩씩거렸는지 기억은 나지 않고,

그저 가쁜 숨을 내쉬면서 잠에서 깬다.

 

갑자기 환경이 바뀌어서 그런가,

아니면 억눌린 것들이 많아 무의식 중에 발현되는 것인가.

곰곰 생각해도, 별 답이 없다.

꿈은 내가 꾸고 싶다고 꿔지는 것도 아니고.

잠재된 무의식을 분석한다고 해서 마음을 다스릴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

다만 트라우마가 한편으로 존재해 나를 영원히 짓누를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그게 조금 두렵다.

 

 

2.

몇 년 전엔, 한편의 괴기 영화를 만들어도 좋을 정도로

일련의 꿈조각들이 연속적으로 나타난 적이 있다.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 건 순간적인 공포스러운 장면과 상황.

누군가가  무의식속에 내재된 트라우마가 꿈으로 나타나는 것일지도 모른다고

일러준 적이 있다.

 

 

생각해보니, 엘리베이터에서 하강하던 순간 기억해달라고 내 무릎을 부여잡던 꼬마 아이는

내 기억 속에는 존재하지 않고, 엄마의 기억속에만 자리잡던

생사의 갈림길에 섰다는 그 나이 무렵의 나를 반영한 것인지도 모르겠다.

 

보다 분명하게 기억하는 건

꿈 속에서 사지가 뒤틀리고 살점이 썩어가는 와중에도 기괴하게 웃으며 나를 쳐다보던

어느 시점의 나,

그 때는 한참 자살도 생각해보고

이리저리 찢긴 마음의 상처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더 스스로를 강제하며 살았던 때였던 것 같다.

 

그런 모습들이 왜 그 해 무의식적으로 꿈에 반영된 건지는 잘 모르겠는데

(사실...이것도 궁금하다. 내내 잘 지내다가 왜 하필 공부하던 때에?? 힘들었나??)

요즘은 왜 또 요런 꿈들을 꾸는지...

 

 

3.

요 며칠, 쉬는 동안

내가 누릴 수 있는 최대한의 게으름을 누리면서,

늘 부지런하게, 깨어있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으로부터 탈출하면서

조금씩 나를 깨 나가는 연습을 한다.

 

이게 좋은 것인지,나쁜 것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으나,

내가 좋으면 장땡이라는 사고 방식 덕분에

좋은 거라고 믿고 있다.

 

나중에 후회할지도 모르지만...쩝

 

  

그렇게 조금씩 나를 깨는 연습을 한다.

  

 

아...'미완성'인 나는

매일 또 깨고 깨는 연습을 하니,

어느 세월에 '완성'되려나...

아마, 평생 이러고 살지 싶다. 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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