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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제 3. What is to be done?

발제 3. What is to be done?

               -승리를 위한 안타 한방을 날려보자!


- 페나(노학연 고대모임 회원)


  다시 살아나는 악몽

 앞선 발제에서 우리는 사회적 합의주의, 다시 말해 자본가와 노동자가 ‘대화와 타협’을 통해 손을 맞잡는다는 것이 얼마나 기만적이었는지 또 노동자계급에게 해악이 되어왔는지를 살펴보았다. 그런데 그 기만의 역사가 다시금 우리 눈앞에서 벌어지려 하고 있다. 이수호위원장을 위시로 한 민주노총 관료들은 노동자대중에게 “이번엔 삼진아웃”을 장담하며, 노사정위 등판을 예고하고 있다. 그리하여 5월 31일, 청와대에서는 노사정(민주노총 이수호 위원장과 자본가들 그리고 노무현 대통령)이 만나서 사회적 대화와 합의를 약속하였다. 물론 지난 9월 31일 민주노총 2차 중앙운영위원회에서 노사정 교섭 재개 여부를 내년으로 미루어, 당장 하반기에 노사정 교섭틀이 가시화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중앙위원회에 참가했던 민주노총관료들의 발언만 참고하더라도 그들의 속내를 알 수가 있다.


"사회적 교섭은 사회적 합의주의가 아니다. 신자유주의 세계화가 가속화되고 LG칼텍스, 코오롱 등 우리가 당하고 있는 어려움들에 대한 돌파구를 찾아야 하는 과제가 있다. 우리가 먼저 사회쟁점화하고 성과있는 투쟁을 만들기 위해 사회적 교섭을 활용하자는 것이다. 없는 것보다 훨씬 낫게 대응할 수 있다. 예를들어 하반기 운수산업에서도 철도관련 요구를 관철시켜 나가는 수단은 결국 책임있는 정부 당사자와의 교섭이다. 다른 대안이 없다."

 -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


"1기 노사정위에서 엄청난 피해를 본 것에 대한 이견은 없다. 그러나 당시 우리에게 정치적 힘이 있었다면 그렇게 당하지 않았을 거란 평가에도 이견은 없다. 4.15총선에서 우리의 정치환경은 변했고 우리는 사회적 교섭구조를 통해서 얼마든지 활용할 수 있는 전술이 많다"

-김형근 서비스연맹 위원장


   다시 싸움을

 이와 같이 민주노총 관료들은 민주노동당이라는 든든한 지지기반을 업고, 투쟁 일변도의 과거 방식에서 새 시대(?)에 걸맞는 대화와 타협이라는 ‘합의주의’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합의주의에 맞선 흐름이 노동자들 사이에서 꿈틀거리고 있다. 지난 8월 21일 결성된 ‘노사정담합 ․ 사회적 합의주의분쇄 전국노동자투쟁위원회(이하 전노투)’가 바로 그것이다. 전노투에는 전국의 전투적인 노동자들을 비롯하여, 20여개가 넘는 정치/현장 조직 그리고 언론단체들이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정권과 자본이 계속해서 들이대고 있는 노동탄압의 칼날에 맞서고, 이러한 상황 속에서도 현장에서 노동자들의 투쟁을 만들어 기만적인 사회적 합의를 분쇄하겠다는 기조로 전노투를 결성하였다. 전노투가 다양한 단체와 조직들이 총망라되어 있는 단체인만큼 내부적으로 ‘사회적 합의주의’에 대한 상이한 정치적 인식이 존재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또 이들의 결성과 행동이 얼마나 실질적인 투쟁을 만들어 낼 수 확신을 할 수 없을 만큼 역량이 부족한 측면도 있다. 하지만 현재의 상황이 어떠한가? 노동탄압은 거세져가는 데 반해 아래로부터의 대중적인 노동자들의 투쟁이 희미하기만 하다. 또, 자본의 분절전략에 의해 점점 더 노동자들 사이의 골이 깊어져만 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다시금 노동자들의 계급적 단결과 잃어버리고 있는 민주노조의 정신을 되살리고자 결성된 전노투는 분명 의미가 있으며, 또한 하반기 우리가 주목해야할 큰 흐름 중의 하나이다.


  비정규직 보호=비정규직 확대양산?

 정권과 민주노총 관료들이 싸바싸바 움직임을 벌이고 있는 사이에, 하반기가 되자마자 노동부에서는 비정규직 관련 입법안을 내놓았다. 그동안 자칭 ‘개혁’정부는 점점 늘어가는 비정규직에 대한 ‘보호 정책’을 내놓겠다고 떠들어왔다. 그럼 그 보호 입법이 대관절 무엇이냐? 그것은 바로 비정규직의 확대양산이다. 비정규직 보호=비정규직 확대양산? 초등학생들도 =이 양쪽이 같을 때에만 쓰이는 부호라는 것도 다 알텐데, 책상에 앉아서 정책을 짜내는 양반들은 역시 기본도 안되어 있다. 어찌되었든 정부가 내놓은 입법안에 따르면, 종래에 특정 직종에서만 제한되어 있던 파견 근로가 이제는 특정 직종을 제외하고는 확대된다. 애초에 정부가 비정규직 ‘철폐’가 아닌 ‘보호’를 하겠다는 데에는 자본의 탈을 쓴 자신의 입맛에 맞도록,이제는 합법적으로(!) 재편하겠다는 심산이 담겨져 있었다. 어차피 불법파견은 점점 늘어가니 이제는 법으로 그것을 보장해주는 대신, (노동자가 아니라) 사회적 약자인 비정규직을 보호해준다는 말로 그럴듯하게 포장을 한 것이다.


  파견법 개악 저지 투쟁으로!

 정부가 비정규직 보호입법을 발표한지 채 일주일이 되지 않은 지난 9월 16일,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열린 우리당 당사를 점거했다. 국민의 뜻을 하늘 같이 받들겠다던 열린우리당 측은 그동안 전 노동자의 70%에 달하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요구를 ‘어차피 너희는 우리 안 찍을 것’이라며 묵살해왔다. 점거 농성에서 전국비정규직노조대표자연대회의(준)(이하 비정규직연대회의) 노동자들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비정규직 노동자 대표들은 파견법 개악 철회와 비정규직 권리보장입법안을 받아들일 것을 요구했다. 이와 같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선도적인 투쟁을 통해 지난 민주노총 대의원대회에서는 총파업이 결의되었고, 다음 날 열린우리당 이부영 의장은 정부안에 문제가 있음을 시인하였다. 하지만 아직 많이 부족하다. 정부의 파견법 개악안은 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과 비정규직의 문제를 자신의 문제로 받아안지 못하고 있는 정규직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이 있을 때에만 저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속에서 비정규직 연대회의는 오늘도 전국에서 노동탄압에 신음하고 있는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한 데로 모아 단결하고, 계급적인 연대의식으로 투쟁할 중요한 구심이 될 것이다.


  승리를 위한 안타 한 방을 날려보자! 

 지금까지 우리는 너무도 암울한 현재의 상황을 살펴보았다. 2004년 하반기, 자본의 노동자에 대한 공격은 더욱 거세질 것이며 노동유연화와 비정규직확대는 더욱 심각해질 것이다. 그 속에서도 자본과 정부는 노동자들에게 끊임없이 우리와 손을 잡지 않겠냐고 또다시 ‘화해와 타협’의 손을 내밀 것이다. 하지만 이대로 당할 수 없지 않은가? 미약하나마 꿈틀대고 있는 노동자들의 투쟁 흐름들을 우리는 부여잡고 나아가야만 한다. 앞서 이야기했던 전노투와 비정규직연대회의는 그 중요한 두 흐름이 될 것이며, 우리 학생들도 노동자들과 함께 파견법 개악저지와 비정규직 철폐, 사회적 합의주의 분쇄를 위해 목적의식적인 연대를 해 나가야 할 것이다. 노동자들을 갈라놓고, 이기주의라 매도하는 정부와 자본에 맞서는 길은 강고하고 단결된 투쟁 뿐이기 때문이다. 비록 지금 우리의 행동들이 당장의 승리를 보장하지 못할런지도 모른다. 하지만 우리의 투쟁으로 승리를 위한 안타 한 방을 날려보자! 그 첫걸음으로 10월 10일 비정규직 노동자대회에 함께 할 것을 제안한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파견법 개악 저지와 노동유연화 분쇄투쟁에 함께 싸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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