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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소크라테스

 

스크린속 주인공들은 주구장창 '인생관'을 외쳐대지만

무간도랑 비교하자면

전혀 철학적이지 또 전혀 사색적이지 않은 영화.

허나 액션은 여전히 나의 로망이니까

이쯤에서 별 두개반.

양아치식 김래원이 아주 일품이었고

착착 감기는 그의 연기에는 별 다섯개로 만점.

깨질듯 하늘 높고 새파랗던 날

컴컴한 극장 구석에서 혼자 뒤집어지게 웃고 있는 아가씨에게

악의적 시선을 보낸 관객들께는 빵점을.

 

추천.

요즘 나처럼 아무것도 생각하기 싫어 병,에 걸린 모든 이들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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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가는 길

 

날이 춥다

창문을 여는 순간

흠칫,

할 만큼 바람이 분다

그래도 열어젖힌다

영화라면 이때쯤 여주인공의 머리칼이 그림처럼 사뿐 날리겠지만

빼꼼내민 내 이마위로는 강풍이 쏟아지고 미친듯 잔머리가 넘어간다



우유우유우유우유우유우유우유우

계속 이렇게 말하다보면

나중엔 '우유'가 무슨 뜻인지

무슨 물건을 지칭하는 소리인지

순간적으로 갸웃하게 되는 상태가 되어버린다

 

어쩌면 지금 내가

그런 순간일꺼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나는 이렇게만 말하기로 한다

마시면 배탈나는 흰우유,

빠나나우유는 우울할때 마시자,

우유는 대체로 배부르다

 

그러면 애초 '우유'의 뜻은 조금도 변색되지 않은채

부분의 합으로써만 그 진가를 발휘하게 될 것이다

물론

더 많은 시간과 노력

게다가, 저런 미친년, 소리까지 감수해야할지 모르지만

최선이라면 나는 그렇게 하기로 작정한다

 

그리곤 창문을 닫는다

바람은 여전하다

또 한번 바람에 흠칫 놀라는

나역시 그대로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아마 어제보다 더욱 길고 힘들 것이다

아니 어쩌면 돌아가지 못할지 모른다

다만

골목 중간 누군가 기다리고 있다면

경쾌하게 타닥타닥 발맞춰 걸어주어야겠다고까지만 생각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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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아픈 날

아스피린 한 알을 씹었다

아침부터 지독히도 따라다니는 편두통은

마치 머릿속에 누군가 들어가 바늘로 한쪽 이마를 꼭꼭 찔러대는 것만 같아

도저히 참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실은

요며칠 내 앞에 닥친 문제를 어떤 식으로 해결해야 할지 몰라

벅차하고 있는 상황인데다

이여사와의 불화까지 겹쳐

도망가고 싶은 마음 간절했는데

오늘 아침엔 느닷없이 아빠까지 어이없는 주문을 하시는거다

아마 그때부터 편두통은 시작된듯.

 

거기에

출근하자마자 펑크난 일에

지역위의 상황들까지

어지러움을 보태고 있으니..

 

어떻게든 시간은 흐르고

어떤식으로든 사건은 마무리될 것이며

현명한 나는 아마 잘 처신할꺼라 믿지만

 

지금 당장은

아무도 아니고 싶고

아무것도 안하고 싶은 마음뿐.

 

극단의 순간을 달리다

그 어떤 논리적 맥락으로도 설명되지 않는 바로 그 시점으로

뛰어들어

울며불며 할퀴고 사랑하다

전광석화처럼 지나간 그 순간을 평생 추억하거나

아예 기억상실이 되어버리거나

둘 중 하나라 생각했는데

삶은 내 생각만큼 단순치 않았으며

예측 불가능한 이 다음 순간이

불안의 모습으로 조금씩 내 일상에 침투해온다는건 오싹한 일이었다

 

그래서

두려웠다

 

이 순간이

내일 이 순간으로

어젯밤 반쪽밖에 남지 않았던 달이

오늘 밤하늘엔 살을 채운 모습으로

 

삶이 이렇게 지속된다는 것이

오늘은 지리멸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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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월한 자

아 정말 이거 보고

데굴데굴 굴렀어요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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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좀 해줘봐봐

콧속엔 콧물과 재채기가 가득하고

머릿속은 잠으로 꽉차있는데

내가 지금 이 시끄러운 곳에서 대체 뭐하고 있는 짓이람

한숨자고 일어났을땐

모든 일이 다 OK 되어있으면 좋겠다

거짓말처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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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 사시라


 

<재복날다>라는 이름을 가진 민주노동당 지구당밴드인데요

이번주 토요일 저녁 선릉역(2호선) 근처 술집에서 공연을 한답니다

(지도부 사퇴고 자시고 비상 중앙위고 개뿔이고.. 상관없이 공연을 한다는 말씀;;)

티켓 한 장은 3,000원이고

그 티켓으로는 맥주 한잔을 마실 수 있답니다

고로, 제가 여러 동무들을 만날 수있는 이번주 수요일 티켓을 팔도록 하겠으니

안사실 분들은

알아서들 저를 피해다니시길 =33



누군가 쓴 글 >>

 

10월 8일로 잡혀있던 <재복날다>의 공연이 장소 섭외 문제로 한 달이나 뒤로 연기,
11월 5일 선릉역 라이브카페 <한끼한잔>에서 공연을 가진다.
공연 연기 덕분에 재복들의 내공이 상당해졌다는 누구도 검증할 수 없는 소문이 일파만파,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는 가운데, 10월 30일 합주실을 급습, 확인했으나
본좌 귀가 막귀인 관계로 ‘이보다 더 훌륭할 순 없다’라는 아주 사적인 판단을 내림.
서울 소재 지역위 밴드 중 단연 최고가 아닐까 평가한다.
하지만 다른 밴드를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 판단에 대한 사후 책임은 본좌 지지 않는다.  

이미 공연장소에서 밤무대를 뛰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전해들은 바,
민주노동당 당원들이 아닌 일반  시민들에게 티켓을 팔았다는 소문도...  
그리고 공연장소인 <한끼한잔>의 술 뿐만이 아니라 안주도 시식,
안주맛이 그렇게 좋을 수가 없다는 둥 하는
여러 가지 소문이 떠다니고 있으나, 본좌 확인은 못해봤음.

여하튼 드디어 재복이들이 늘 곁다리로 하던 축하 공연이 아니라
그동안 갈고 닦은 기량을 뽐내는 그들만의 자리를 가진다 하니
음악에 관심 있는 사람이든 관심 없는 사람이든 모두들 참석하여
자리를 빛내주면 감사하겠다. 특히, 밤마다 외로운 솔로들,
토요일 밤 심히 더 괴로울 터이니 이 날 이 곳에 와서 외로움을 달래도록...

토요일 밤의 열기 속으로 재복이들이 잘 이끌어 줄 터이고,
공연이 끝나면 추첨을 통해 재복이의 음악교실 수강권도 나눠 줄 터이니
모쪼록 많은 티켓을 사줄 것을 티켓 제작자로서 간곡히 통사정하는 바임.      
      
길치들을 위해 아래 약도를 첨부하니
제발 장소를 몰라서 헤맸다는 둥, 못왔다는 핑계는 대지 말도록...

P.S. 중요한 정보를 빠뜨렸군. 티켓 가격은 한 장당 3천원. 맥주 한 잔 드림. 현장판매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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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부는 날

 

자료 한 보따리를 제본맡기고

나오는 출근길이 차다

겨울 입구에 도착하려면 꽤 남았는데

성미급한 바람이 제멋대로 날씨 자랑이다

 

밤늦게까지 수집한 자료 새벽이 다 되어서야 정리를 끝내고

결국 아침녁 비오는 소리까지 듣고서야 잠드느라

온몸이 찌쁘뜨하고 눈꺼풀은 연신 감기지만

 

나 또한 때이르게 꺼내입은 겨울쟈켓에

사과 하나 입에 문채 아삭하는 그 기분이 나쁘지 않다

 

지난 화요일로

정태춘아자씨의 <평화 그 먼 길 간다> 거리공연이 막을 내렸다

8월 말쯤 한 번 가봤으니

벌써 그로부터 두 달 정도가 흐른 셈이다

 

그 날도 오늘마냥 철없는 날씨탓에 가을인듯 바람이 찼다

여름 중간에 서있던 나는 조금 추웠으며

작은 무대막은 쓰러질듯 펄럭였다

박은옥아줌마의 머리칼은 춤췄고

정태춘아자씨의 모자가 날리지 않을까 나는 아슬했다

 

하지만 아자씨는 담담하게 기타줄을 튕길 뿐 말을 아꼈다

그에게 담배가 있어서 다행이라고 나는 그때 생각했던거 같다

아줌마는 또 다른 아줌마들을 위해 양단몇마름을 구성지게 불러주었다

그녀의 안경너머 사람들은 모두 흥겨워했던걸로 기억한다

.

.

 

그냥 그렇단 소리다

찬 바람 맞으며 들어오는 길에 이런 생각이 났다는 시시한 얘기..

 

처리해야 할 일들이

또 책상 한 가득이지만

적어두지 않으면 영영 잊어버릴까봐

지금 여기에 남겨두기로 한다

.

.

 

여전히 창문너머로 바람이 차다



이 공연은 오늘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간, 아주 맑은 눈빛들이 우리 부부를 바라보고 있었습니다.
여기 차가운 거리에 마주 앉아
우리와 함께 했습니다.
그들이 우리들의 이야기를 아직 끝내지 않았습니다.

설령,
올 겨울 우리가 패배하더라도
그래서 대추리 도두리 사람들이 모두 거기서 쫓겨나더라도
그래서 거기
동아시아를 관할하는 자본제국의 새로운 전진기지가 서더라도
그것은 우리들의 기정 사실이 아니며 단지
반성의 대상일 뿐입니다.

우린 그와는 다른 길을 찾고 있으니까요.
우린 다른 미래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얼마간은 좀 더 긴 미래를 생각하며
부당한 현재에 함께 맞서 주십시오.
거긴 황새울, K-55 캠프 험프리 미군기지 철조망
식민지의 국경선
여러분의 마음 속에서
대추리 도두리의 촛불을 끄지 말아주십시오.
그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늘 환기해 주십시오.

 

그리고, 12월 11일 거기 모여주십시오.

 

- 정태춘 (2005. 10. 25. 마지막 공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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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게 따뜻한 잠을

어제 터미널에서 비정규직 유인물을 나눠주는데

사람이 없다..

바람만 차다..

반팔로 취해떨어진 노숙자의 늙은 몸을 덮어주는게

차라리 인간적일꺼라는 생각이 들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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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지 않아도 되는 전화같은

 

핸드폰이 울린다

부서져라 자판을 두드려대던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려 전화를 받으려 하지만

이내 포기하고 만다

책상 위 어딘가 던져두었을텐데

목걸이줄 열개쯤 꼬여있는 듯한 책상 위에서

저 벨소리가 그치기 전까지

핸드폰을 찾는건 무리이다

생각이 여기에까지 미치자

나는 한결 편한 마음이 되어 더욱 일에 집중한다

 

그러기를 두 번 더

이제는 주변 사람들의 눈총이 손톱 밑 가시같다

 

나는 겨울잠 덜깬 곰처럼

느릿느릿

책을 치우고 서류더미를 걷어내고

드디어 명합집 속에 섞여있던 핸드폰을 찾아낸다

그리고, 받는다

여보세요-

 

받지 말아야겠다고 마음먹었던건

썩 잘한 일이었다

 

그런데 그만 받아버리고 말았던건

결국 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일이 되고 말았다

 

하지만 영화가 늘 해피엔딩으로 끝났던건 아니다

순간 나는 어찔 현기증이 일며 들고 있던 핸드폰을 내동댕이치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이로써 나는 달력속에 또 하나를 묻게 된 것이다

그래도 내일은 어김없이 돌아온다는걸 이미 경험으로 체득한 나는 

그래서 하나도 두려워하지 않기로 작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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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 Musique

노래를 들려줄것같다기 보다는 

다만

나직한 얘기를 소곤거려줄것 같아서

그래서 좋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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