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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울 친구

사랑하는 사람들,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은 나의 거울이 된다.

어제는 그런 거울 같은 친구 Y를 만났다.

 



진지하고 다정하다. 자기의 삶을 사랑하는 것만큼 남의 삶도 사랑하려고 한다. 움직이기 전에 고민하고, Y만의 관심어린 눈빛으로 나를 비춘다. 나를 바라볼 때의 그 또릿또릿한 눈빛 앞에서 무엇이든 '대충'해버릴 수 없다. 대답도 생각도 표정도... Y와 나 사이의 모든 것들을.

 

우리는 아직도 서로가 궁금해서 질문을 던진다.

Y는 어제도 그냥 루냐라는 작은 우주를 느끼려고 질문을 던졌다.

 

"너는 너의 인생에서 무엇이 가장 소중해?"

"너를 고민하게 만드는 것은 뭐야?"

 

나는 물었고, Y도 나에게 물었고, 나는 웃으며 대답했고, 결국 울었다. 상담을 받는 것 같기도 했다. 나도 몰랐던 내 고민의 지점을 알게 되었고, 겉으론 웃지만 사실은 냉소적인 나 자신이 그대로 드러나 당황스러웠다.

 

갑자기 확 까발려지는 그 느낌이 당황스러워 잠시 Y 앞에서 사라지고 싶어졌다. 그래도 사라질 순 없으니 대신 조금 덜 솔직해지려고 했다. 나를 이상하게 생각할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Y에게 보여졌던 나는 이런이런 아이었는데, 어제는 그런 기존의 이미지에서 갑자기 벗어나게 되었으니까. 그래서 사실대로 말하기에 망설여졌던 것이다.

 

지나고 보니, Y에게 망설여서 미안하고,

먼저 말해주고 들어줘서 고마운 마음 가득..

 

그리고...

어제 비로소 실체가 드러난 내 고민은 계속될 것이다.

이지러진 모습 그대로 나는 절룩거리며 걸어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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