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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다른 '같기도'
'같기도'란 개그프로그램이 인기다. "이건 좋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니 좋은 것 같기도 혀". 매번 이런식이다. 인기가 널리 퍼저, 주변에 '같기도 놀이'를 하는 사람도 종종 눈에 띈다. '같기도놀이'를 하는 사람들은 연실 유쾌한 웃음을 쏟아 낸다.
그런데 문제는 현실이다. 개그로선 최상인데, 현실의 '같기도'는 엄청난 짜증과 인내를 유발한다. 이런 짜증난 '같기도' 중 왕짜증을 골라내라면, 나는 노무현정부를 꼽겠다. "진보인 것 같기도 허나, 절대 진보가 아녀. 좌파인 것 같으면서도 한번도 분배를 중시한 정책을 펴본적 없는 골수 우파여. DJ의 햇볕정책을 계승한 것 같으면서도, 고것도 아니여. 농촌을 살리겠담 하면서도, 한미FTA로 아주 농촌을 작살내버렸어. 친노동정권같기도 헌데, 김영삼 정부도 함부로 못한 노동법을 아예 송두리째 바꿧어. 지지율 10%로 식물정권 같으면서도 개헌이슈등 항상 정국주도권을 주도하고 있어"
노무현정부의 통치기간 전체가 개그콘서트 보다 더 개콘같은 '같기도'라고 나는 단언한다.
그 기간에 한나라당은 정말 쏠쏠한 재미를 봤다. 한나라당은 노무현 정부를 친북좌파로 몰아붙여, 엄청 남는 장사를 했다. 그리하여 당내 두명의 대통령후보의 지지율을 합하면 70%가 넘는 지구상에서 존재할수 없는 기적까지도 만들어냈다. 그 사이에 노동자, 농민등 서민만 쪽박차게 되어부렸다. 참 통탄할 노릇이다.
하이닉스와 매그나칩의 비정규노동자들이 다시 밥을 끊었다. 누가 시켜서도 아니고, 스스로 끊었다. 그 이유는 순이익 몇조를 올리는 거대기업 하이닉스와 충청북도가 '같기도' 게임을 하기 때문이다.
노화욱부지사의 말을 들어보자면, 하청노조 문제가 금방 풀릴 것 같은데 실제로는 전혀 그런 것이 없다. '하이닉스 관계자의 말을 빌려보면'하고 나오는 신문기사를 보자면, 문제를 풀 적극적인 의사와 방안이 있는 것 같은데, 하이닉스 기업의 공식입장은 '전혀 아니올시다'이다.
하이닉스 새사장이 '윤리경영'을 선포했지만, 현실에선 아니다. 하이닉스를 위해 몸바친 하청노동자를 길거리에 방치해놓고 무슨 윤리니, 도덕이니 거들먹 거릴수 있단 말인가!
그들이 이렇게 '같기도놀이'를 하는 와중에, 하청노조 지회장이 스스로 밥을 끊고 굶고 있다. 그가 그러기를 벌써 세 번째다.
이제, 하이닉스와 충청북도의 이런 '같기도'는 중단돼야 한다. 탈법적으로 하이닉스에 퍼주기할 아량만큼, 청주시와 충청북도는 실체없는 '같기도' 대신 차라리 이들에게 인도적 생계지원이라도 하는걸 어떤까.
신규노조가 생기면 사용자들은 공통적으로 '같기도' 전법을 들고 나온다. 노조를 인정하고 요구조건을 수용한 것 같기도 하고, 아니 뭔가 뒤에 음모가 있는 것 같기도하고.
순진한 노동자들이 이런 착각에 빠져 아니, 회사에 대한 신뢰의 끈을 놓지 못하고 시간을 보내는 사이에 노동자을 맞이하는건 엄청난 뒤통수가 대부분이다.
개콘의 '같기도'는 즐겁지만, 노무현정부나 하이닉스, 충청북도의 '같기도'는 너무나 흉물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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