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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총선)은 간다. 허무하지 않으려면...

봄날(총선)은 간다. 허무하지 않으려면...

사무실앞 죽천 둑방의 살구꽃도 이쁘다. 무심천 벚꽃도 화사하다. 백색의 목련도 정갈하기 그지없다. 그러나, 내겐 이 꽃들보다 민들레와 보라색 반지꽃이 더 정겹다. 쭈그리고 앉아야만 제대로 볼수 있는 꽃. 땅바닥에 이파리를 바싹 부비며 꽃망울만 살짝 고개를 쳐든 그네들의 눈높이에 우리들이 눈높이를 맞추고 서로 다정하게 바라볼수 있는 그네들이 더 좋다.

높게 보지말고 낮게 보라고, 자기들끼리만이 아니라 낮은 곳으로 눈높이를 맞추라고 땅에 붙은 그네들의 가르침이 너무나 소박하다. 그래서 더 좋다.

그러나, 그것이 제아무리 좋아도 봄에 피는 꽃들과 잡초가 어디 그것뿐이랴! 봄이 주는 기쁨과 감흥이 한두가지랴!

비에 흩뿌려 지는 복숭아 꽃잎처럼, 주산지의 새벽 물안개 처럼 봄날의 몽환을 뒤로하고 현실로 나온다.

생명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능을 가지고 있다는 호모사피엔스들의 대표자를 뽑는 선거가 한창이다. ‘제가 대통령이 되면 다리를 맹길어(만들어) 디리(드리)겠습니다.’하던 정주영씨도 없건만 ‘제가 국회의원이 되면 이 지역구의 모든 학생들을 서울대에 보내드리겠습니다’라고 하는 황당무계는 여전하다.

10년전이나 지금이나, 청주시장을 뽑을때나 국회의원을 뽑을때나, 아님 대통령을 뽑을때도 마찬가지로 ‘청주공항 활성화, 청주공단 활성화, IT,BT, 과학비즈니스벨트’가 후보검증의 잣대인 것도 여전하다.

김영삼, 김대중, 김종필의 비빌언덕을 대신해, 선글라스낀 쿠데타 독재자의 따님이 그 자리를 대신하고, 그녀를 따르는 것이 ‘오직 한길’이라는 정치이념도 여전하다.

‘갱제, 갱제’를 외치던 김영삼의 외마디 구호가 ‘경제’라는 원음으로 돌아와 선거판을 휘집는 것도 매한가지다.

어차피 봄은 하룻밤의 꿈이다. 어머니 젓몽우리 같던 벚나무의 꽃몽우리가 꽃을 피워도 밤새내린 봄비에 깨고마는 열흘간의 꿈이다. 그렇게 봄날은 간다.

봄날만 그러하랴! 선거도 매한가지다. 깨버린 꿈처럼, 선거가 끝나고 나면 후보들의 모든 흔적과 열의도 사라져버리기는 매한가지다.

그런데, 봄은 가도 민들레는 남는다. 여름까지 꽃을 피우고 가을이면 홑씨를 날린다. 가장 낮은 곳에서 낮은 곳을 쳐다보라고 가르치던 그네는 남는다.

오늘, 지인들에게 수십통의 문자메시지를 날렸다. 내일, 높은 곳만 바라보고 성장만 외치는 사람들 틈바구니에서 경쟁에서 패한 어려운 사람들을 보살피자고 했던 민들레같은 진보정치인 한둘은 남겨둬야 하지 않냐고. 그래야 잠에서 깨도 들 허무하지 않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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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지)감옥에 있는 건설충북지부장님께

지부장님! 저 ***입니다.

 

면목도 없는 제가 이제서야 편지글 올립니다.

 

예전에 제가 징역살이 할 때였죠. 조그만 앞마당 같은 청주교도소 미결사동 운동장. 운동 나가면 그 조그만 담벼락 주변 햇살 잘 드는 곳에 민들레 노란 꽃망울 터진 것 보고 아구 ‘징한 놈’이라고 생각했었던 적이 있었어요.

 

 하필 좋은 땅 두고 마른 땅 찾아서 씨를 뿌리나.  마른 땅 한가운데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사람 발길, 동물 발길 피하다 겨우 찾은 곳이 하필이면 교도소 담벼락 밑이냐 하고 에둘러 애기 했었죠. 민들레 신세나 내 신세나 교도소 담벼락 밑에서 햇살 쫒기는 매 한가지구 하고 말이죠.

 

그 민들레가 이곳 복지관 건물 벽, 혹은 계단 따라 또 꽃망울을 터뜨렸어요. 이 잡것 같은 민들레가 또 한다는 짓이 말이에요. 겨우 계단과 보도블록 그 3-5mm 틈바구니를 찾아서 꽃을 틔우는 거죠. 참 징한 놈들이에요.

 

좋은 땅 놔두고, 험한 곳, 남들 잘 찾아오지 않는 곳 꼭 그런곳만 찾아요.

 

지부장님하고 이놈 민들레란 넘 같은 족보에요. 아마도 유전자가  같은 모양이죠.

 

예전에 지부장님 계신 바로 그 미결사동에 있을 때 앞 사동에 있는 후배랑 통방을 할려고 꽤 곤욕을 치뤘죠. 사동과 사동을 가로막는 사람 두키정도 되는 그 담벼락에 운동나온 후배가 다른 미결수 어깨를 타고 간신히 담벼락 타고 올라와 ‘**이형’하고 한마디 하고 뚝 털어지고, 잠시후 또 올아와 한마디 하고 뚝 떨어지고...

 

청주지회장님하고 조직부장하고 안부는 잘 주고받는지요. 지부장님도 그때 후배처럼 그러고 있는지요.

작년 플랜트 모임 동지들하고 삼겹살 먹고 헤어지던 날, 같이 둑방길을 걸었어요. 그때 지부장님이 그랬죠.

 

건설기계 말고 우리 힘들게 사는 건설노동자 천명모을때까지 하고 싶다고... 열심히 하자고 그랬죠. 플랜트 모임은 그래선지 매달 꼬박 꼬박 하고 있어요. 다음주에는 우리 덤프, 사무국장님 호죽인권센터하고 수동 인력센터에 새벽 선전전도 나갈 거에요.

 

구속영장이 재 청구되었던 날, 그날 밤 늦게 만났었죠. 지부장님도 취했고 저도 취했고, 취한사람끼리 술먹으로 들어간 호프집, 그 앞에서 술에 취해 또 티격거리는 또 다른 노동운동 후배들도 있었고... 그날밤 그런 날이었죠. 지부장님이 마음을 비웠다 했어요. 그 날 밤에 말이죠.

 

마음이란게 사실상 쉽게 비워지는 것도 아닌 데, 지부장님 그 말에 오십줄 살아오신 연륜이 깊게 느껴졌었어요.

 

건강하세요. 앞으로 편지 자주 할께요. 아마, 작년 청주교도소 담벼락 및 민들레가 흩뿌린 홀씨가 교도소 담벼락을 타 넘어, 이곳 복지관에 다시 꽃망울을 터드렸나봐요.

 

2008. 4. 4.

 

민주노총충북지역본부 비정규사업부장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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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을 송두리째 바꾼 ‘손수건 한장’

내 삶을 송두리째 바꾼  ‘손수건 한장’

 

 

대학 새내기 시절, 이맘때 였다. 수업이 오후에 있어 느지막이 학교에 가던 날, 학교 정문주변으로 전경버스가 나래비로 서있고, 그 옆으론 방패와 곤봉을 든 전경들이 또 나래비로 서있었다. 그 사이로 지나가는데 가방을 열란다.

 

헉, 웬 소지품 검사!

발끈한 나는 ‘당신들이 뭔데 남의 가방을 뒤지냐! 못 열겠다’고 했다.

 

그러나 내 말은 그들의 귀에는 들리지 않는다는 듯, 잽싸게 전경 둘이서 내 팔을 붙들고 전경 하나는 내 가방을 낚아챘다. 가방을 열어본 전경하나가 무언가 대단한 증거물을 발견했다는 듯

 

‘이 새끼, 운동권이네’하고 손수건을 꺼네든다. 그 손수건은 백두산 천지 연못정도가 그려져 있는  손수건이였다.

 

나에겐 아무 의미도 없는, 학생회에서 모든 학생에게 나누어준 그 손수건 하나가 ‘운동권’이라는 증거가 되었고 전경버스로 끌려가 이리 터지고 저리 터지고, 한시간이나 무릎을 꿇고 있어야 했다.

 

그리고 학교로 들어왔는데, 맞은 것이 너무 분했다. 수업도 들어가지 않고 친구랑 학교 뒤쪽에 있는 식당으로가 막걸리를 들이부었다.. 막걸리를 마셨으니 수업도 못들어가고 그 길로 학교를 나서는데, 이게 웬걸 정문에선 한바탕 전투가 진행중이다.

 

이런, 오로지 영문도 모른채 당했던 그 폭행에 대한 복수심이 타올랐고 어느 순간인지도 모르게 내 손에는 쇠파이프가 쥐어져 있었다. 나는 그 날 죽어라 싸웠다. 낮에 날 때린 놈 한 대라도 쥐박아야 된다는 생각으로 전경들 얼굴까지 확인하며 싸웠다. 그리고 그날, 저 멀리 서울에서 내 또래의 한 학생, 강경대가 경찰의 쇠파이프에 맞아 죽었다.

 

난 그날 이후 이른바 ‘운동권’이 되었다. 그리고 그것이 계기가 되어 나이 사십 다 되어서도 노동운동에 몸담고 있다.

 

결국, 그 손수건은 내 삶을 바꾼 결정적 계기가 되었고 20년 동안이나 나를 옭아맨 내인생의 올가미였던 셈이다. 다른 동료들이 사회와 사람의 암울한 현실에 자극받아 이런 길로 들어서게되었다는 그런 얘길 들을때면 속으로 난 ‘나는 코메디야, 난 손수건 땜에 이렇게 됐어’하고 속웃음친다.

 

시간이 20년이 지나서, 또 다른 나 같은 ‘코메디’가 생길란가 보다. 집회중에 마스크만 써도 근엄한 국가의 법으로 ‘이메가바이트’ 정부께서 처벌하신댄다.

 

아무생각없이 집회장 주변에 마스크를 쓰고 지나가다가 범법자로 몰릴지 모를 어떤 가련한 사람의 인생이, 20년전의 나처럼 인생이 바뀌는 결정적 계기가 될지도 모를일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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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노총 전위원장의 탄식! ‘속았다’

한국노총 전위원장의 탄식!  ‘속았다’

 

 

‘나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박근혜씨가 말했다. 이 말에 반이상의 국민이 동감하는 눈치다. 지난 대선과 이번 총선에 한국노총을 한나라당에 상납하며 비례대표를 신청했다 물먹은 전 한국노총위원장 이용득씨가 말했다. ‘나도 속고 노조도 속고 국민도 속았다’고...

 

그런데 이번엔 ‘너, (그럴말 할) 자격이나 있냐!’하는 분위기다. 이용득씨 본인이야 ‘시장경제’ 살린다고 하길래 몰표 몰아준 재래시장 할머니들이, 알고보니 ‘대형마트 살려주는 이명박식 시장경제’를 보고 ’속았다‘하는 마음이겠지만 바라보는 사람은 그게 아니다.

 

이용득씨 본인이야, 당선되는 것만 으로도 주가가 3천까지 뛸거라던 이명박 슈퍼맨에 몰표 줬다가, 곤두박질 친 주가에 쪽박차고 ‘술퍼맨’으로 전락한 사람의 심정이겠지만 보는 사람은 그게 아니다.

 

이유야 간단하다. ‘속은 사람 = 이용득씨’가 아니라 ‘속인 사람 = 이용득씨’였기 때문이다. 

 

가장 반노동자적이였던 대선후보를 지지하는 ‘사기쑈’를 했었고, 정치엔 일절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고 공언했던 사람이 ‘공천 못받고 속았다’는 거짓 타령을 한 장본인이기 때문이다.

 

속았다고 생각하는 전 한국노총 위원장이였던 이용득씨에게 부탁한다. 속았다고 분해하지만 말고 자신의 장점을 살려 ‘쑈’를 하라! 찬밥연댄지 친박연대처럼 친박으로 낙인찍어, 자신이 찍혔다고 단식도 하라!

여전히 이명박 정부는 친노동이라고  눈물 흘리며 사모곡도 불러라! 진심이면 천심이 통할지 혹시 모를일 아닌가!

 

지금 국회의원 선거전이 한창이다. 모든 후보자마다 한량이 되겠다고 좋은 소리, 서민 밥상 푸짐하게 하겠다고 저마다 난리다. 눈물도 흘리고, 찬밥신세 됐다고 동정도 호소하고 여당 뽑아야 지역경제 살린다는 엇그제 야당후보의 강한 여당론으로 호소한다.  정말로 난장판이다.

 

그런데, 유권자인 노동자, 서민들이여. 이 사기판을 잘 들여다 봐야 한다. 맨날 속고 속았다는 그들만의 이야기에 정작 속는 것은 우리 노동자 서민 유권자들 아닌가!

 

목소리를 내야한다. ‘땅부자 내각’반대하는 유권자들은 그 마음으로 한목소리를 내고, 노무현정부 실정에 실망했던 유권자들은 그 마음으로 한목소리 내야한다.  비정규직으로 서럽게 살아가는 사람은 그 마음으로 목소리를 내야한다.

 

그들이 실토하는 사기극에 현혹되지 말고, 가난한 서민들의 처지에서 ‘사기좀 그만치라고’ 뿔따구난 목소리를 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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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벌없는 사회가 희망이다.

학벌없는 사회가 희망이다.

풀어도 풀어도 풀리지 않는 매듭 하나가 있다. 아무리 짱구를 굴려대도 설명할 논리가 떠오르지 않는다. ‘아빠, 왜 엄마 아빠가 일하는 시간보다 내가 공부하는 시간이 더 많아요!’. 초롱초롱 눈망울의 우리 아이들의 질문에 당신은 어떻게 대답할런가!

1등만이 살아남는 사회, 1등만이 서울로 학교가는 사회, 서울로 가지 못하면 평생 딱지를 붙이고 살아가야 하는 사회. 참말로 어렵다.

잔업 특근에 쇠골 다 부서져라 벌어서 있는 것 없는 것 다 같다 부어도 모자라, 엄마도 식당으로 그렇게 학원비 벌어서 아이들 학원 보내면 옆집은 집팔어서 아들내미 쪽집게 과외 하면 말짱 도루묵이다. 옆집아이가 학원 수업 두 개들으면 우리집 아이 3개 시키고, 그래서 아예 24시간 학원 하도록 하잰다.

공부를 잘하는게 목적이 아니다. 100점이 좋은게 아니다. 아이들 다 백점 맞으면 말짱 꽝이다. 10점도 좋다. 옆집 아이 5점 맞을 때 우리아이 10점 맞아 1등 하면 무조건 선(善)이다.

공부를 잘하는게 목적이 아니라, 1등을 해야만 하는 사회.

왜 1등을 해야 할까! 공돌이, 공순이로 살아가지 않고 이른바 ‘사’자로 살아갈수 있기 때문이다.
이땅의 사람들은 안다. 노동자로, 월급쟁이로 살아가는 것이 얼마나 피곤한 것인지!
그래서, 기를 쓴다. 내자식 만큼은 나처럼 살지 않게 할려고 있는 용, 없는 용 다쓴다.

그래서 내 죽어가는 지도 모르고 내 몸 부서져라 잔업 특근에 인생을 건다.

이제 한숨 한번 돌려볼 때가 됐다. ‘왜’라고 물어보자. ‘꼴찌부터 1등까지 다 평등하게 살순 없는가’하고 물어보자! 책상머리에서 일하는 사람의 노동의 가치와 육체노동의 가치가 몇배나 차이가 나는지 계산해보자.

있는 죄도 없게 만드는 변호사님의 마법같은 변론과 화장실 치우는 청소노동중 어느것이 사회구성원에게 유익함을 주는지 물어보자!
대한민국 구성원 모두가 의사와 변호사, 공무원과 선생님만으로 구성되면 우리사회가 잘 돌아가는지 물어보자!

결론은 간단하다. 직업의 귀천은 없어야 하고, 학력간 노동의 임금 차별이 없어져야 한다.
육체노동과 정신노동간 임금차별이 없어져야 하고, 노동자를 업신여기는 사회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대학교수가 노동자라고 하는 것이, 스스로의 권위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대통령의 생각도 바뀌어야 한다.

영어 몰입교육, 24시간 학원 자율화등 어떤 방안을 내놓아도 현재의 사교육 광풍을 막을순 없다.
이것을 해결하는 유일한 방법은 오로지 하나다. 학벌 없어도 잘 살수 있는 사회, 그 길만이 정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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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부자’ 내각의 엽기. 어째, 여기가 아닌가 벼!

‘강부자’ 내각의 엽기.  어째, 여기가 아닌가 벼!

 

 

초등학교에 갓 입학한 아이녀석의 좌충우돌이 엽기에 가깝다.

 

아파트 쪽마루에 있는 화분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 것을 알아차릴 즈음. 이 냄새의 근원지가 어딘지 드디어 꼬투리를 찾았다.

 

다름아니라 화분에다 오줌을 갈겨대고 있는 그녀석. 도대체 ‘이 무슨 해괴망측한 짓이냐’고 벌겋게 상기된 엄마의 추궁에 ‘보면 몰라요. 잘 크라고 거름을 주는 거잖아’라고 태연하게 답하는 그녀석. 태도로 보아 아마도 꽤 오래전부터 그 짓을 했나보다. 무슨 아파트 쪽마루 화분이 무슨 유기농하는 변산공동체나 된다고!

 

 

입학한지 일주일 지나고서야 그 녀석의 짝꿍 이름을 물었다. ‘묻지마세요. 몰라요’라고 단칼에 잘라버리는 그녀석. ‘왜’냐는 물음에 ‘내가 먼저 말을 걸순 없잖아요’라고 답한다. 그래서 ‘너네 짝꿍끼리 아직까지 한마디도 안하니’라고 물었더니 ‘당연하죠’라는 그 엽기 짝꿍들.

 

오늘 아이를 학교에 데려다 주었는데 이녀석 왈 ‘나, 갈께’하고 휙 돌아선다. 말버릇에 대해서 한마디 할 틈을 벼르고 있던 나는 이 녀석에게 ‘야! 좀, 이쁜말, 존댓말을 아빠한테 할순 없니’라고 추궁했다. 그러나 역시나! 잔뜩 귀찮다는 표정으로 ‘아빠, 나 잘 다녀올께’ 한마디 하고 쏜살같이 교실로 뛰어가는 그녀석.

 

이 어린 녀석의 엽기에 가까운 좌충우돌에 대해서 “아직 어리니까 상황과 경우에 대해 정확히 알수가 없으니, 이제 막 접하는 지식과 언어, 그리고 자존심이 돌출하는 과정인가 보다”하고 넘어간다.

 

 

아이녀석의 엽기 뿐만이 아니라,  이명박 정부의 ‘고소영, 강금실 에쑤라인 내각’의 엽기도 지난주로 그치지 않고 이번주에도 쭈욱 계속됐다.

 

우리사회의 가장 큰 문제중의 하나인 사회양극화 문제의 원인이 ‘신앙심이 부족해서’라고 진단하는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취업도 하지 않은 자녀의 1억원 가량의 재산형성 과정을 묻자 ‘아내가 아파 아내대신 집안일을 자녀에게 시키고 그 대가로 준돈’이라고 태연하게 말씀하시는 우리의 자랑스런 또 다른 엽기장관 후보.

 

우리의 아이들이야 성장과정의 자연스런 과정이지만, 남의 말을 듣기만 하면 곧 그 이치를 깨달아 이해하는 경지라는 이순(耳順)을 지난 분들의 엽기발화는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오늘도, 토끼같은 자식들 보면서 어쩔수 없이 50% 수당붙는 야간근무를 기꺼이 나서는 노동자를 비롯한 국민들의 피로감은 이렇게 쌓여만 간다.

이명박 정부를 두고, 벌써 노동자와 국민들사이에 육감에 기반한 볼멘소리가 나온다. 승용차(참여정부)피하려다 ‘똥차’에 치이는거 아닌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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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가 ‘치안’의 대상인가요!

노동자가 ‘치안’의 대상인가요!

 

 

노동자가 ‘자랑스럽다’ 3.2%. 노동자가 ‘불쌍하다’ 33.6%. 장차 노동자가 ‘되고 싶지 않다’ 40%.(2004년 전교조 참교육연구소 설문조사 결과)

 

우리사회 고등학교 학생들은  ‘노동자’에 대해서 이렇게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더 놀라운 것은 ‘장차 자신이 노동자가 될것’이라고 예상하는 학생은 학급당 1명에 불과하다.

 

학생들에게 물었다. ‘노동’하면 무엇이 떠오르는가! ‘땀’. ‘힘듦’, ‘안전모’, ‘공사장’, ‘괴로운것’을 떠올렸다.

 ‘일’에 대해서 물었다. ‘자아 실현을 위한 길’ 이란다.

 

일과 노동이 같은 말인데도, ‘노동’은 부정적이고 ‘일’은 긍정적이다.

 

아이들의 사고를 탓할건 하나도 없다. 아이들의 사고는 기성세대의 거울이기 때문이다. 폭넓게 경험하고 그속에서 자기 자신의 가치체계를 완성하는 과정에서 사회가 가지고 있는 ‘지난 가치’를 교육이란 이름으로 주입하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노동에 대한 뿌리 깊은 사회적 편견의 결과과 아이들이란 거울에 이렇게 비친 것이다.

 

그런데, 이정도로도 모자란지 ‘헉’소리 날만한 일이 생겼다. ‘노동’에 대한 뿌리깊은 편견에다 ‘잠재적 범죄자, 사회안정 파괴세력’이란 이미지를 덧씌운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마자 도지사, 갑자기 경찰청장등으로 구성된 ‘충북치안협의회’란다.  "국가 경쟁력과 지역 경제성장을 저해하는 생활주변 각종 불법 무질서를 추방해 법과 원칙이 존중받는 사회를 구현하겠다"고 한다.

 

누구를 겨냥하는지 뻔하다.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어지럽히는 도둑놈 때려잡자는 얘기도 아니고, 조직폭력배 소탕하자는 애기도 아니다. 불법시위 추방하자는 얘기고, 노동자들의 시위가 은연중에 불법이라는 ‘뉘앙스’를 전제한 얘기다. 노동자들의 시위와 단체행동이 ‘경제’ 아니 ‘나라살림’ 좀먹는 행위라는 것을 전제한 얘기다.

 

천박하다 못해 아찔하다. 도대체 어찌할려고 그러는가! 노동자가 순한 양이되고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면 경제가 살아나는가! 지금도 노동자가 되겠다는 학생들이 한반에 한명뿐인데, 그마저도 없에야 속 시원하단 말인가!

 

노동자가 자랑스럽단 학생이 3.2%나 되어서 걱정된단 말인가!

 

네이버에 물어봤다. ‘치안’이라 하면 ‘국가 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보전함’고 답했다. 치안협의회를 만든 사람에게 묻는다. 노동자들의 단체행동과 요구가 국가사회의 안녕과 질서를 어지럽히는가! 이명박 정부가 출범하고 나서의 제일 과제가 고작,  노동자들이 ‘찍’소리도 못하고 가만있으라는 경고를 날리는 것이였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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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죽노동인권법률센터’ 문을 열다!

‘호죽노동인권법률센터’

 

언죽번죽, 노동운동을 제일 잘 아는 것처럼 했던 그 사람 ‘노무현’. 비정규직의 눈물 콧물 다 닦아줄 것처럼 기대했으나 오히려 가장 정반대의 ‘신자유주의’ 극약처방으로 노동자들의 피눈물 뽑던 그 사람 ‘노무현’. 그의 시대가 갔다. 저 멀리 남쪽으로 ‘튀어’갔다. 속 시원하다. 더 이상 뉴스에서 언죽번죽한 그의 언사를 보지 않는 것만으로도...

 

 

새로운 대통령 ‘이명박’. 어차피 그의 가치관이야 다 알려진대로이니 새로이 불평할 일은 아니다. 더군다나 국민들께서 뽑은 대통령 아닌가! 떠오르는 태양을 무슨 수로 끌어내릴수 있을 것이며, 다른 것 다 포기하고 ‘국민들 잘 살게 해달라고’ 그 하나만으로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주신 것이 국민들의 뜻인데, 초장부터 ‘노동권’ 문제를 애기한들 누가 들어주기나 하랴!

 

 

나는 요즘 자주 웃는다. 재미있으니까 웃는다. ‘강금실’이란다. ‘강남지역의 금싸라기 땅을 실제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모임’이란다. ‘고소영’이란다. 다 아는 애기니까 굳이 풀어쓸 필요도 없겠다. '너무 땅을 사랑했단다'. 그래서 '1억불'내각이란다. '통일은 없다'의 저자가 통일부 장관이란다.

 

개그콘서트의 '달인'들보다도 더 달인다운 어록을 보는 재미, 거참 쏠쏠하다.

우리나라 정치와 대통령께서 이렇게 국민들을 즐겁게 해준 것이 얼마만인가! 전직 대통령께선 속시원하게 해주고, 현직 대통령께선 웃겨주시니 고마울 따름이다.

 

‘호죽노동인권법률센터’가 문을 열었다.

 

이 단체는 무엇을 하고자 하는가! 별거 없다. 일하다가 월급 못받고 떼인 사람. 건설현장에서 산재사고 당했는데 ‘공상처리’ 한사람 혹은 치료조차 못받은 사람, 아르바이이트 하던 학생들이 시급 3천4백원도 못받은 학생. 이런 노동자들에게 무료로 법률적 해결방법을 알려주는 곳이다.

 

이일은 사실, 고 정진동 목사(청주도시산업선교회)께서 40년 전부터 해오던 일이다. ‘호죽’은 그의 호이다. 그가 떠났지만, 그가 하던 일은 이렇게 계속 된다.

 

신영복 선생께서 현판 글씨를 보내주셨다. ‘밤이 깊을수록 별은 더욱 빛납니다’란 경구를 전해주셨다.

 

이 경구를 보는 순간, 어쩜 이렇게 ‘호죽노동인권법률센터’의 역할이 딱 맞아 떨어지랴 하고 감탄사가 나온다.

 

부자대통령, 부자 장관님들, 부자 내각, 친기업 시대에 소외된 노동자들의 권리가 대접받길 기대하랴!
이런 때일수록 이 단체가 더욱 더 빛을 발할 것은 분명하다.

 

오늘 삶이 고달퍼서 ‘개발독재 시대’의 아련한 추억이 남아 그때의 뗏목을 버리지 못하는 것이 있다. 그 뗏목을 머리에 이고 가는 사람들. 그 뗏목이 우리 삶을 혹시나 구원해줄것이라고 믿음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 이름정도는 알아두시라! ‘호죽노동인권법률센터’. 한번쯤 이 단체가 무겁게 머리를 짓누르는 뗏목의 무게를 덜어줄지도 모를 일이니.... 전화번호는 286-959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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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나비의 꿈

불나비의 꿈

 


작년 여름, 청주대학교에서 청소일을 하시는 아주머니 노동자들이 힘겹게 ‘고용승계’를 외치며 싸울 때 일이다. 학교에서 보직을 맡고 있는 교수가 동원한 한무리의 학생들이 아주머니를 밀치고 떠밀고 하는 식으로 아주머니들의 집회를 방해했다.

 

그 상황에 기가 찬 아주머니들이 학생들에게 왜 그러냐고 따져물었다. 학생들은 ‘우린 몰라요. 교수님이 하란대로 할 뿐이에요. 그리고 노조 때문에 시끄러워서 우리들 공부하는데 방해가 되잖아요’ 이런 식으로 짧게 애기하곤 그 행동을 계속했다.

 

노조에 대항하기 위해서 학생을 구사대로 동원한 학교측의 반교육적인 측면도 어처구니가 없고, 교수님이 시킨다고 어머니뻘 되는 아주머니에게 태연스럽게 그런 행동을 하는 그 학생들을 이해하기엔 너무나 버거운 상황이었다.

 

이해시켜려 했다. 그 중에 한 아이를 데리고 조심스럽게 말을 건넸다. ‘학생! 너희 1년치 등록금이 한 천만원쯤 하지. 여기있는 아주머니들이 1년 연봉이 얼만줄 알어. 너희들 1년치 등록금보다 작아. 이 아주머니들이 그 월급가지고 아이들 학교 보내고 그래. 어쩌면 너희 부모님의 또 다른 모습일지도 몰라. 그런데 이 아주머니들이 그 알량한 연봉 천만원짜리 일자리에서 쫓겨나게 생겼어. 너희가 어떻게 하는 게 올바른 걸까. 시끄럽다고 아주머니를 밀치고 하는게 올바른 걸까. 아니면 이 아주머니들에게 손길을 내미는게 올바른 걸까’

 

그 학생은 내게 눈길조차 돌려버리고 듣는둥 마는등 나를 외면했다. 작은 목소리로 내 뱉는 그 학생의 말

 

‘ 누가 그렇게 살래요’

 

대화를 포기했다.

 

'88만원 세대'라는 문구를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이게 어떤 현상과 누구를 지칭하는지 알수 있을만큼 유행어가 되었다. 대학교를 졸업한 젊은 세대가 비정규직으로 취업했을 때 받는 평균임금이 88만원이라는 이말.

 

그 88만원 세대를 만들기 위해 우리시대의 어머니, 아버지는 이렇게 아둥바둥 사는 걸까!  그토록 어렵게 키위서 꿈에 그리던 대학에 보내놓고 난뒤에 그들의 자식이 노동자였던 어머니와 아버지에 보내는 시선이 멸시로 가득차 있다는 걸 그들은 알았을까!

 

30평 아파트 한채, 자식들 대학교육 까지 마치는 것이 노동자들의 마지막 목표이자 희망이다. 그 목표 하나로 주말의 휴일은 특근, 잔업으로 대신하고 40대 후반의 나이에 어머니들은 식당으로, 혹은 청소용역으로 불나비처럼 모여든다.

 

그렇게 아둥바둥 힘겹게 산 희망은 결국 ‘88만원 세대’라는 비극적 절망이 되어버린 현실!

 

이렇게 좌절하고 또 좌절하지만 대학등록금 일천만원도 안되는 그 돈을 벌기위해 우리시대의 어머니들은 오늘도 식당으로 청소용역으로 불나비가 되어간다.

 

아! 서러운 국민성공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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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무덤'판 민주노동당

'자기무덤'판 민주노동당

 

결국 파국으로 끝났다. ‘패거리주의’라는 자주파의 ‘호환 마마’는 국민들의 호된 질책조차도, 정당의 기본상식조차도 처절하게 무너뜨렸다.

 

민주노동당! 이 당이 어떤 당이였던가! 조봉암선생의 진보당이후 수십년간 명맥이 끊겼던 진보정당의 맥을 되살린 당이였다. 공돌이 공순이로서 군대규율보다 더 잔혹했던 암흑의 시대를 견디고 자라난 노동자들이 밀알이 되고, 종잣돈을 대서 만든 당이였다. 오십보 백보에 불과한 보수정당의 틈새에서 ‘무상의료 무상교육’, ‘부자에게 세금을’등 국민들에게 더 나은 사회가 가능할수도 있다는 희망을 만들어낸 당이다.

 

그런데, 이제 그 실날같던 희망은 무너졌다. 엊그제, 민주노동당의 당대회를 통해서 진보의 가치로 위장된 ‘낡은 정당, 종북주의 정당, 패거리정당’이였음을 스스로 고백하면서 말이다.

 

 톺아보자!

 

왜 낡은 정당인가! 어떤 고위 당직자는 공석에서 동성애자를 '자본주의 퇴페 부산물'로 규정한다. 어떤 중앙위원은 외국인 노동자에 대하여 '불법체류자'라고 하며 강제추방대상으로 언급한다. '민족주의, 순혈주의'라는 낡은 보수적 가치에 갇혀 다양성과 공존, 인권이라는 진보적 가치를 무시한다.

 

왜 종북인가!

모든 핵을 반대한다는 진보정당의 강령과 가치조차 북핵 앞에선 맥을 못춘다. 오히려 '핵자위권'이라는 논리가 대신 자리잡는다. 회장님의 아들이 다시 회장님이 되는 재벌세습구조는 비판해도 수령님의 자식이 다시 장군님으로 등장하는 왕권 세습구조는 비판하지 않는다. 당의 간부와 당원들의 세세한 정보를 수집해서 북측 관계자에게 건네도, 국가보안법의 피해자일뿐이지 해당행위와는 무관하다. 단지, 그 자료를 건넨 사람의 신상자료를 공개하여 개인인권을 무시한 비대위지도부의 반인권만이 남을 뿐이다.

 

왜 패거리주의인가!

 

'53 : 47' 이것이 민주노동당의 세력분포이다. 그러나 모든 당내 모든 선거에서 이 수치는 무의미하다. '53;47'이든 '51;49'든 이기면 다 가져간다. 누가보아도 '대선참패'라는 문구조차도 이 '53'의 세력은 '실망스러운 결과'로 치환해버린다. 다수파의 권위에 침을 뱉지 말라는 거다. 민주노동당의 권력은 관계상 민주노총의 권력과 상호 연관된다. 이 권력을 잡기 위해 도저히 민주노조라고 할수 없는 그 세력과 당당히 노골적으로 연합해 민주노총 패권을 잡아쥔다. 지구당의 패권을 잡기 위해, 한 주소에 수십명씩 집단으로 위장전입도 마다않는다. 그 권력으로 대동단결을 외친다. 다수의 결정에 따르지 않는 소수는 분열주의자라고 비판한다.

할머니, 할아버지들 모아 놓고 사기치는 뒷골목 약장수도 알고보면 강압으로 사기를 치지는 않는다. 하물며 '진보로 위장된 낡은 보수'적 가치에 빠져있음을 알고 있는 확신자에게 '분열주의자'로 낙인찍으며 '대동단결'이라는 집단주의를 강요하는 모습 또한 패권주의의 전형이다.

 

이제, 낡은 것에 대한 새로운 것의 투쟁을 통해서, 진보정당과 민주노동당을 재구성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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