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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속부달 욕교반졸 [欲速不達欲巧反拙]

욕속부달 욕교반졸 [欲速不達欲巧反拙]  
  
성급하게 서두르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고 너무 잘하려고 하다간 오히려 망쳐 놓는다는 뜻. 
 
 

欲 : 욕심 욕
速 : 빠를 속
不 : 아닐 부
達 : 이를 달
欲 : 욕심 욕
巧 : 공교할 교
反 : 돌이킬 반
拙 : 못날 졸

 

《논어(論語)》의 자로편(子路篇)에 나오는 이야기이다.

자하(子夏)가 거보라는 고을의 태수가 되면서 공자에게 정치하는 방법을 묻자 공자가 대답하였다.

 

"급히 서두르지 말고 작은 것에 집착하지 말라. 급하게 서두르면 일이 성사되기 어렵고(慾速不達),

작은 것에 매달리다 보면 큰 일을 이루지 못하기 때문이다(慾巧反拙)."

 

공자의 이 말은 임기 안에 자신의 치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정치가의 속성을 잘 꼬집어 놓은 것이기도 하지만

일반인들도 갖기 쉬운 잘못된 마음가짐을 지적하고 있다.

모든 일에는 성사될 때가 있고 되지 않을 때가 있다.

우선은 큰 안목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고 결과에 연연하지 않는 자만이 진정한 성공의 기쁨을 누릴 수 있는 것이다.
 

 

- 역시 백과사전의 말들은 너무 뻔하지 않은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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뼈가 아픈 장애인 부모...

어제 밤 늦게 까지

장애인부모회에서 일하는 참 좋은 이들과 술 한잔을 나누었다.

 

10명중 1명이 크고 작은 장애를 갖고 산다지만

중증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는 이들에겐 세상의 벽이 너무도 높다

그리고 그 가족들이 겪는 고통과 심적 외상은 가늠키 어렵다.

 

아이를 키우면서 함께 죽으려고 아파트 베란다에 섰던 기억

장애아가 죽자 차라리 잘되었다고, 차별없는 세상으로 가라고 울음을 터트렸던 기억

아이와 함께 세상의 벽을 넘다보니 너무 힘들어서 뼈가 아프다고 말하는

푸념아닌 푸념에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게다가 복지라는 딱지속에 얼마나 따스한 기운이 스며있는지

피를 토하고, 격한 투쟁을 해야 겨우 귀를 기울여온 관료들과

이를 냉담히 쳐다보거나 애써 외면하는 이들이 아직은 더 많은 세상

 

TV 다큐를 보면서는 눈물을 흘렸다면

그 현실을 바꾸는 길에 서있는 이들의 손을 한 번 더 잡아주어야 한다.

 

오체불만족의 작가 오토다케 히로타다 처럼 장애를 갖고서도

의연히 살아가는 사람에 대한 존경심 만큼

대부분은 장애를 겪기 때문에 출발선이 다르고 집 밖으로는 일년에 겨우 몇번 발걸음 떼는

보통의 중증 장애인의 삶에 햇살이 들 수 있기를 바란다.

 

 

또 헬렌 켈러와 앤 설리반선생님은 알고 있는데

낳고 키우면서 누구보다 많은 눈물을 흘렸을

헬렌 켈러의 어머니는 왜 알려지지 않았을까 문득 생각했다.

 

모든 장애인에게는 함께 살아가는 그 가족이 있고

그들의 고통까지도 안을 수 있는 세상이 진정 함께 사는 세상임을 깨달았다.

 

겪지 않으면 다 알지 못한다고 하지만

겪지 않아도 미루어 짐작하고 함께 아파할 수 있기를

나역시 장애를 가지고 살아가지만 조금 더 낮은 곳의 울림에 겸손해져야 한다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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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새로 만든 명함

명함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요사이 제일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10년동안 나와 함께 할 화두

'노동자 공동체' 를 담아서 만들었습니다

 

 

누구는 예쁘다 하고

누구는 할 짓 더럽게 없다고 구박합니다

그게 '내가 사는 길'이라 생각하니 핀잔어린 말도 달았습니다

 

만나는 한 사람 한 사람

선거운동 하는 국회의원 후보보다 더 공손하게

명함을 건네 줬습니다

 

 내가 직접 디자인한

이 작은 명함이 무슨 소용 있겠나 싶기도 하지만

내 맘이 조금은 묻어서 옮겨가길 바랍니다.

 

 

 

 



 

내가 노동하고 그 댓가로 밥먹고 사는 일터입니다. 부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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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 화 (落 花)

낙  화  (落 花)

 

 

그 많은 꽃들 망울이 터질 때는

하늘만 바라보며 구애 하더니

그 사랑 한달도 못 넘기고 사그라지네

 

이제는 한웅큼 머리카락 뽑혀나가 듯

바람 불 때마다 허공에 입맞춤하고 

제 어미 뿌리내린 땅으로만 떨어져 뒹구네

 

저렇게 많은 아쉬움 남기고 내려왔으니

화사했던 꽃잎 까맣게 말라 비트러져야

온전히 썩어서 지난 흔적을 지우게 되네

 

 

계절 세 개 지나

또 다른 새 봄되어야

다시 욕심부려 그대를 만나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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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에버천막에서 하룻 밤

홈에버천막에서 하룻 밤

 

 

홈에버천막에서 지난 밤 많이 떨었다

덩그러니 섬처럼 천막농성장이 떠있었고

봄이라 해도 밤에는 지난 계절을 닮아

무언가를 끌어 안지 않고는 배겨나지 못했다

 

그래서 가위를 눌렸나 보다

지난 밤과 이른 새벽에 몇 번 잠을 깨고

아침엔 몸이 무거워져 떼를 지어 출근하는

발자욱 소리를 듣고서야 겨우 몸을 일으킨다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투쟁은 벌써 10개월

 

현장으로 먼저 복귀한 조합원들과 남은 조합원

해고된 이들과 이랜드라면 치를 떠는 이들

천막을 흘깃 훔쳐보고 지나는 주민들과

높은 창문너머로 굽어보는 사측 관리자들

 

매일 갔던 정겨움도 발걸음 줄면서 미안함으로 바뀌었고

내 차례 받아 일주일에 겨우 한번 자는  홈에버 천막엔

추운 겨울 지샐 요량으로 몇 겹 둘러싼 장막들

아직 채 풀지도 못하고 덩그러니 남아있다

 

계절 바뀌었어도 봄 햇살은 쉽게 뚫고 오지 못한다

틈새마다 차가운 피가 흐르는 살모사  바람만 고개 드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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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영택지지구

구영택지지구

 

밤새 그리도

스산하게 흐르던

봄비 그치니

또 한번 해 떴다

 

새로 지은 고층 아파트

내뿜는 페인트 냄새

도토리 키재듯 뻗어가던 돈 냄새

한 풀 벗겨졌다 싶어도

대로변 고층 상가 빌딩 틈새마다

"절대 수익보장"

"빠른 입점이 더 큰 돈벌이"라

유혹하는 홍보맨들이 서성이고

고급 세단이 미끄러져 오면

구애의 목청 커진다

 

지난 한달, 전세살이라도

처음으로 새 아파트

그것도 고급브랜드 딱 붙어 있으니

괜히 머쓱 거렸고

누가 환호라도 던지면 

괜히 '세입자'임을 강조했다

또 반대로 시큰둥거리면

28평이 대궐같다며

물어보지 않은 말까지 섞어 호들갑

 

봄햇살 덧칠해도

헐어 벗겨질

신분상승의 껍데기 아까워 

무거운 줄 모르고 껴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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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요

미안해요

 

 

나 당신에게 쉽게 잊혀져도

난 당신을 결코 잊지 못해요

 

책갈피 꽂 듯 

이젠 접어두자고 말해도

 

쓰디 쓴 눈물 섞어

망각의 건배를 하자 해도

 

순결한 맹세 새겨진

늑골이 부러져 내 심장 찌르고

 

당신을 맞이했던 길목마다

철탑 바리케이트 놓여졌다 해도

 

당신은 애써 나를 지워가겠지만

난 당신의 모든 것  쉬이 버리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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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매듭

상상의 매듭

 

 

당신 만난 첫 날부터

예상은 못해도 상상만 했어요

 

기나 긴 욕심의 끈이

보아뱀 뱃가죽처럼 불룩해져

한 발짝도 움직이지 못할 우리 사이

 

나는 압정을 토하듯 구박했고

당신은 여운이 긴 별똥별처럼

고운 얼굴 가득 눈물을 흘리네요

 

그제서야

당신의 심장소리를 엿들었어요

나보다 한 발 더 동동거리는 떨림들

 

순결한 심장이 터져

진한 핏물이 흘러 넘치고

눈 앞이 온통 붉게 물들어 겁이 났어요

 

내가 더 많이 사랑하고

당신은 늘 야속한 사람이었는데

 

오로지 신과 나만 알고 있던

고르디우스 매듭처럼

두텁게 엉켜있던 쇠사슬도 녹았네요

 

상상이 일천 피스 퍼즐조각으로

흩어졌다 다시 모여 맨살을 드러내니

나는 수줍고 당신은 눈부셔요

 

내가 몇 곱절 더 

당신을 사랑한다 믿었는데

늘 그렇게 상상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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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날 허허로운 돋을 새김

하루 지내며 춥고 덥기를 반복하다

훌쩍 또 다른 하루를 만나게 된다

그렇게 쌓인 시간들에 눌리다 보면

부질없다 여기는 한 숨도 절로 나온다

 

한 숨이 깔려서 안개가 되었다

천근의 무게로 바닥에서 꿈쩍 안하는

봄 햇살로는 가르지 못할

강철로 엮인 안개가 내 발목을 잡았다

 

뿌리치지 못했다

몇 번 발을 떼려 힘줄을 키워보았지만

기름떨어진 난로마냥 푸석한 연기내다

제 풀에 지쳐버릴 걸 직감했다

 

환한 세상으로 나가는 문은

지옥문처럼 굳게 닫혀있고

십만년은 열리지 않았던 것 마냥

발갛게 녹이 슬어 있었다

 

용암이 되어 녹이고 싶었다

곰탕처럼 몸이 삭을 때까지 펄펄 끓어야 한다

그제야 한숨도 안개도 걷히고

봄의 한복판에 자립하리라 맘먹었다

 

 

- 봄날 허허로운 돋을 새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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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을 알고 나를 알면

내일이면 이랜드노조 울산분회 조합원들 중 다수가 복귀를 한다.

9개월동안 그렇게 고생을 했던 누나들이

이제 안에서 투쟁을 한다는 더 어려운 길을 택했다

한달 80만원짜리 비정규직, 그리고 정규직이라도

겨우 연봉 1300만원 내외의 고된 노동, 나이 40을 넘겨서 노동조합을 알게되고

그 많은 눈물을 흘렸던 누나들이 복귀를 한단다

그러면서도 내 손을 꼭 쥐면서 말한다. 이대로 끝이 아니라고...

가족들의 원성과 이혼통보와 생계위협이란 장벽으로 파업을 멈추고 복귀하는 선택은

비열한 이랜드 그룹과  교회헌금을 300억 했다는 박성수회장의 오만함에

굴복하는 것 같아 죽기 보다 싫다고 또 한번 울먹인다

 

 

 

지난 주에는 4개월동안 회사의 해고위협과 직장폐쇄에도 꿋꿋하게 투쟁했던 

중앙케이블 친구들이 역시 비통함 가득 안고 현장 복귀했다.

농성장 천막을 걷던 날... 복귀하면 누구보다 시달릴 여성조합원들이 나를 오히려 위로한다.

치사한 관리자들에게 주눅들지 않고 다시 맘을 다져먹겠다고...

걱정하지 말라고 미소짓는다. 하지만 회사는 여전히 직장폐쇄를 풀지 않고

조합원들에게 노조탈퇴와 회사가 시키는 대로 하라는

확약서를 들이밀며 계속 협박을 하고 있다.

 

 

 

상습적인 임금체불을 해왔던 효정재활병원의 50대의 간병사 큰누나들역시

벌써 햇수로 3년째 고된 길을 걸어가고 있다.

사회복지법인이라면서 격일로 24시간 장애를 갖거나 중병의 환자를 돌보아왔던,

묵묵히 시키는 시키는 대로, 주면 주는대로 살아왔던 큰누나들이

월급한푼 못받는 파업을 왜 했을까

마지막 2명이 남을 때까지 한명 한명 주변의 동료들이 생계에 밀려 떠나보낼 때

서로 부둥켜 오열을 토했던 것을 난 결코 잊지 못한다

 

 

그런데 삼성SDI 비정규직 동생들은 돌아갈 곳이 없다

단물 빼먹듯 20대 젊은 노동을 마음껏 쥐어짜다가, 이미 3년전에 구조조정 계획을 세우고

정규직은 그나마 달래고 얼러서 보상이라도 해주면서 도

비정규직에겐 조용히 나가라는 말, 그리고 떡대들만 모아놓은 용역경비에 밀려난 현장

결국 그 동생들은 아스팔트 위에서, 차가운 보도블럭 위에서 1년을 훌쩍 넘겨 살아간다

 

 

이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노동자라고 스스로를 말하게 된 건 최근 몇년이다.

그 전까지는 모두 감내하거나, 모두 자신보다 회사를 더 걱정했거나,

노동조합은 빨갱이들이나 하는 미친짓이라고, 사용자와 관리자들을 자신의 가족처럼 여겼다.

 

1년전 전국적으로 알려졌던 울산과학대 청소노동자들 해고 때

환갑을 앞둔 왕누나는 정주영 때부터 그 아들 정몽준에 이르기 까지 현대가 시키는 일이면 뭐든

고마운 맘으로 선거든 잡일이든 가리지 않고 제일처럼 했다 한다.

울산과학대가 동구에서 만들어질 때 청소부도 그런 맘으로 마다하지 않았다.

하지만 임금체불 때문에 노조 만들었다고 해고시키니

어찌 그리 바보처럼 살았던가 모르겠다고 후회를 털어놓았다.

땅을 치고 가슴을 치고 하는 것이 비단 그 왕누나들 뿐이겠는가?! 

 

 

그런데 이제는 분명히 알게 된 것이다.

피와 눈물로 가슴에 새겨져 평생 잊혀지지 못할 사실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김 해 화

새벽에 일 나가고 저녁에 돌아옵니다
일 있는 날 일하고 일 없는 날 놉니다

노동해방 부르짖지 않습니다
자본가 타도 외치지 않습니다

무릎 꿇지 않았습니다
깃발 내리지 않았습니다

적을 압니다
나를 압니다


            ---< 김해화의 꽃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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