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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스쿠터를 샀다...

다시 스쿠터를 샀다...

사는 곳은 동쪽.. 일하는 곳은 남쪽..

그리고 매일 달려가 투쟁해야 할 곳은 북쪽..

 

버스를 타는 것보다

마음이 더 바빠져 택시 타기를 거듭했더니

얼마안되는 용돈은 바닥나고

질끈 눈 감고 1년만에 다시 스쿠터족으로 복귀

 

125cc 스쿠터.. 최대속도 140Km

오토바이 가게.. 사장이란 어색한 이름의 광재형은

원가로 가져가는 거라며 너털웃음짓는데

나는 용돈을 아껴 할부 메울 생각은 간데 없이

새로운 장난감을 구한 어린아이 마냥 신이 났다

 

엔진을 길들여야 한다고 며칠은 천천히 달리라 했지만

이틀만에 도시 곳곳을 누비고 다녔고

전에 갔던 그 지름길들을 하나하나 확인하면서

득의 만만.. 뿌듯해지는 걸 어쩔 수 없다 ㅎㅎ

 

지난 1년 동안 기름값은 훌쩍 뛰어 있었고

내가 가야 할 길도 더 넓어져 있다

 

조금은 더 천천히 살아가도 되겠지만

바삐 움직이는 세상을 멀뚱히 바라보다 보면

게으른 본능도 조금은 긴장된다

또 한켜씩 높게 쌓이는 일들, 책임들 그리고 또다른 미래들

 

스쿠터로 달리며 맞는 세상은 아직 시원하다

폐속 깊이 차고드는 가을 바람

 

빠라바라바라 바...  ^___________________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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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은 저만치..

휴일 아침
바람이 미는 대로
잿빛 거리를 걸으면

길 어귀에 늘어 선
노란 들꽃
작은 바람에도 흔들리고

흘러온 시간만큼
성큼 떠나지 못한
미련의 순간들

바뀌는 계절따라
가을 빛
발그레 홍시 낯으로 물들고


게으른 사랑
뿌연 햇살에 발만 동동
제 자리 맴돈다

 

 



- 이미.. 가을은 저만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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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대 투쟁, 지역연대만이 해답이다!


울산과학대 투쟁, 지역연대만이 해답이다!


오후 5시 30분 울산과학대 동구캠퍼스 정문 조합 상근간부들을 중심으로 동지들이 모이기 시작했다. 울산과학대 학생대표들이 집단으로 농성장에 찾아와 오후 6시까지 농성장을 철거하라고 시한을 정했던 탓에 시작 시간을 더 늦출수 없었다. 때문에 평상시 지역집회보다 빠른,  현장의 조합원들이 퇴근을 하고 동구까지 넘어오기엔 너무 이른 시간에 집회를 시작했다.

민주노총 중집 회의를 마치고 급하게 집회시간을 맞춰 도착한 하부영본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울산과학대의 만행에 민주노총의 실천으로 맞설 겠다는 결의를 밝혔다. 특히 지역연대집회가 예정된 던 날을 골라 저지른 농성장 침탈이 저들의 태도임을 규탄하고 지역 연대로 맞설 것임을 분명히 했다.

 

 

울산과학대지부 김순자 지부장은 아침의 농성장 침탈상황을 피눈물을 흘리는 심정으로 전달하였다. 참혹했던 침탈과정을 듣는 지역동지들 역시 똑같은 분노를 곱씹었다. 뒤를 이어 민주노동당 이은주시의원과 전교조동구중등 강병준지부장의 연대발언을 끝으로 과학대 정문앞에서 집회가 마무리 되었다.

이후 본관앞에 임시로 설치한 농성장의 조합원들을 만나기 위해 과학대 안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행진도중 길을 막아선 전경들과의 한차례 마찰이 있었지만 결국 본관앞마당에서 마무리 집회가 진행되었다. 본관앞에는 뒤늦게 퇴근하고 결합한 조합원들을 포함해 모두 200여명의 동지들이 함께 했다.

 

"울산과학대 투쟁승리를 위해 연대의 힘을 모으자!"

 

과학대지부 전체 동지들의 투쟁 구호와 지역본부 해고자복직투쟁특위 김중희동지의 결의발언으로 시작으로 이영도 지역본부 수석부본장의 결의발언이 이어졌다. 이영도 수석은 지난 7년간 과학대지부 조합원들이 비정규직노동자로 당해온 착취와 수모 그리고 분노의 심정을 말하며 이번 투쟁을 위해 연대의 힘을 모두 모아 꼭 승리할 것을 다짐했다. 집회 이전에 열렸던 동구지역대표자회의 결의와 3월 8일 오전의 집행위원회에서 보다 구체적인 투쟁계획을 드러낼 것을 약속했다. 또 기본적으로 다음주 수요일 2차 지역집회를 확대해 실시하고 그 틈을 메우는 지지방문과 선전전과 순환철농참가 등 다양한 전술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마지막 연사로 나온 노옥희 민주노동당울산시당 민생특위장의 절절한 연대발언까지 끝나자 날이 모두 저물었다. 참가한 이들의 손에 쥔 촛불들과 꽃샘추위가 오히려 한겨울보다 더 추운 날씨에 야외에서 노숙농성을 해야 하는 동지들을 생각하는 마음들이 겹치는 시간이었다. 집회가 끝나도 자리를 뜨지 못하고 삼삼오오 격려를 하는 동지들, 조금이라도 바람을 막아보자고 농성장 손질에 나선 동지들까지...


힘든 싸움의 새로운 출발선에 놓인 울산과학대에서 찾은 희망의 해답은 바로 '지역연대'였다.


▲ 농성장 침탈과정 설명과 투쟁발언을 하는 김순자지부장(출처:울산노동뉴스)


▲ 동구과학대로 연대를 위해 참석한 지역 동지들 (출처:울산노동뉴스)


▲ 본관앞 임시 농성장에서 울산과학대지부 동지들 (출처:울산노동뉴스)


▲ 촛불하나 하나에 새로운 연대투쟁의 결의가 담겨 꽃피기를...(출처:울산노동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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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과학대의 연대노조 농성장 침탈(3신)

▲ 알몸인 상태의 김순자 지부장을 울산과학대 직원들이 밖으로 끌어냈다.(출처:울산노동뉴스)

 

 

3신) 울산과학대 본관 앞 연좌농성 상황
16시부터 울대병원노조사무실에서 동구노조대표자회의 진행

울산과학대는 오늘 오전에 자행한 폭력행위에 이어 지속적인 협박과 2차 침탈을 예고하고 있다. 지하실 농성장에서 폭행당하며 끌려나온 여성조합원들이 본관앞에 주저앉아 연좌농성을 진행하고, 지역에서 달려온 동지들이 지지 방문과 함께 선전과 서명작업을 벌였다. 그러던 중 12시경 교내 학생대표라고 밝힌 30여명의 학생들이 몰려와 확성기 사용금지 등의 요구를 하였다. 이에 학생들과의 마찰이 결국 학교가 노리는 탄압수순이라 여기고 본관문 옆으로 자리를 옮기는 일도 있었다.

울산과학대는 본관으로 통하는 모든 문을 봉쇄하고, 학생들을 선동하는 교내방송을 진행했다. 이어 두시간 후 학생들과 구사대를 자처하는 교직원들이 함께 몰려왔다. 앞서 했던 요구 대부분을 들어주었지만 이제는 미관을 해치고 있으니 학교밖으로 나가라고 더 강한 항의를 했다. 이에 지역본부는 노사간의 문제를 풀기위해 자신의 일터안에서 농성을 하는 것을 학생들이 나가라고 한다면 결국 부당노동행위를 묵인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더불어 오히려 학생대표들이 지금의 사태를 해결하려고 한다면 원인제공자인 학교측과 면담을 하고 노 - 사 - 학 3주체간의 협상을 제안하는게 마땅하고 일성했다. 그러나 교직원들이 대화방해가 있었고, 학생대표는 6시까지 농성장을 치우지 않으면 가만있지 않겠다는 최후통첩을 하고 떠났다.

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조합원들과 연대를 해온 동지들은 현재의 위치를 지켜나가기로 마음 먹고 저녁 지역연대집회를 기다리고 있다. 연대노조 환경업체지부 조합원들이 결합하면서 농성장에는 30~40여명의 동지들이 번갈아가면 지키고 있다.

한편 16시 10분부터 울대병원노조사무실에서 동구노조대표자회의가 진행중이다. 지난 경과보고와 함께 오늘 오전상황에 대한 공유와 향후 대응방안을 토론중이다. 대표자들은 회의 이후 과학대 정문앞 집회로 함께 이동할 예정이다. 결과는 지역본부에서 공식적으로 밝히는 향후 지침에 반영될 것이다.

 


2신) 울산과학대 연대노조 투쟁상황
울산과학대 본관앞 연좌농성장에 긴급한 연대 필요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는 오늘 오전 10시 연대노조 울산과학대지부 농성장에 대한 침탈과 여성조합원들에 대한 폭행상황에 긴급한 연대지침을 내렸다. 현재 울해협을 중심으로 한 기존 연대단위와 동구지역 단위노조 상근간부들이 속보를 듣고 달려와 본관앞 연좌농성에 결합하고 있다. 고령의 여성조합원들이 과학대의 교직원들에 밀려나오는 과정에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지만 본관앞 자리를 뜨지 않고 있다. 연대를 위해 달려온 동지들은 교내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서명작업과 지역본부 선전물을 배포를 진행중이다.

지역본부는 긴급사무처 회의를 통해 이번 울산과학대의 만행을 작년 말 비정규악법이 통과된 이후 자행되고 있는 비정규직노동자의 잇단 해고의 대표적인 사례로 규정하였다. 더불어  개별노조의 사안이 아니라 울산지역차원의 정면대응을 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대한 세부지침을 마련할 것이다. 오늘 낮 16시 울대병원노조 사무실에서 갖는 동구지역 2차 대표자회의에서도 관련 대응 방안이 검토 될 예정이며, 저녁 집회에서 기본 지침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과학대 본관은 학내 주요부서와 도서관이 있는 건물임에도 모든 출입구를 교직원을 동원해 봉쇄하고 있으며 경찰쪽으로도 공권력투입을 요청했다고 한다.


▶ 울산지역본부 동구지역대표자회의     -  16시 / 울대병원노조사무실
▶ 울산지역본부 주최 부당해고규탄집회 - 17시 30분 울산과학대 정문앞

 

1신) 울산과학대 연대노조 농성장 침탈 및 폭행

 
[울산과학대 농성장 침탈 및 상황]

09:00 - 본관지하 농성장 (청소노동자 탈의실) 1차 도발
           농성장 집기탈취하고 남자교직원들이 난동을 부림

10:00 - 2차 침탈 시도하면서 농성장 연대단위 분리를 위한 폭행
          농성장 주변 교직원 대거동원 봉쇄시작

10:30 - 남녀 교직원을 투입, 알몸으로 농성하는 과학대 청소부 여성조합원들을
          엘리베이터에 밀어넣고 폭력행사하며 본관밖으로 밀어냄

10:40 - 연대노조조합원들과 항의와 함께 연좌 농성 시작
           긴급속보를 듣고 달려온 지역동지들 본관앞으로 결합

 

울산노동뉴스 기사 속보

[속보]'충격' 알몸의 여성노동자 폭력적으로 끌려나와

울산과학대 직원들이 여성해고자들 농성장 침탈 

 

정기애 기자     2007-03-07 오전 11:05:17

 

 

50대의 여성노동자가 팬티만 입은 알몸인 상태로 울산과학대 직원들에 의해 밖으로 내동댕이쳐졌다.

이날 연대노조 울산과학대 지부 김순자 지부장은 직원들이 농성장에서 끌어내려고 하자 옷을 벗고 맨몸으로 저항했으나 결국 강제로 끌려 나오고 말았다.

울산과학대 동부캠퍼스측은 이날 청소 미화원 노동자들과 연대하기 위해 농성장에 있던 울산지역 해고자들도 강제로 끌어내는 등 거침없는 폭력을 행사하기도 했다.

이자리에서 끌려나온 노동자들에 따르면 "울산과학대 직원들은 사람들을 끌어내면서 욕설은 물론 폭력을 휘둘렀다"고 한다.

이로 인해 연대에 나선 한 여성노동자는 한동안 실신상태를 보이기도 했다.

현재 울산과학대 청소미화원 여성노동자들과 울산지역 노동자들은 학교 본관 앞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민주노총울산지역본부 산하 노동자들도 울산과학대 동부캠퍼스로 집결하고 있다.

울산본부는 이날 오후 5시 30분에 여성조합원 집단해고와 농성장 폭력 침탈을 규탄하는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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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를 타면 나는 시인이 된다

 

맛깔난 언어가 매력인 어느 시인이 쓴

버스이야기를 읽고 난후 부터

나도 버스를 타고 출퇴근하면서 시인흉내를 내본다

 

이른 아침 또는 늦은 밤

집과 사무실을 오고가면서

때로는 선 채로, 운 좋은 날은 앉아서

정류장마다 오르고 내리는 사람들 보면서

그네들 삶의 이력을 상상하면서

시를 쓴다

 

한껏 멋을 부려도 결국 교복에 갇힌

아이들을 보면서 내 어린시절 떠올리고

얼굴 가득 주름 패인 어르신들의

고단한 몸뚱이에서 나 역시 늙어질 것을 알고

맨뒷자리 몸을 붙여 앉아 제 짝의 손을 꼭 쥔

미혼의 한쌍을 훔쳐보며 나 또한 만들어 왔을 

사랑의 흔적을 더듬어보기 수줍어 미소짓는다

 

그러나 결국 돌아서 곱씹는 것은 

심장과 폐속 깊은 곳에서 두드리는

자신과의 대화와 반성 그리고 연민이다

 

포장된 길을 가면서도 울렁증이 생기고

만원버스 매캐한 기름내에 뿌연 매연 먼지가

코끝을 간지르면 멀미를 토해내듯  

머리속 뒹굴던 낱말들을 조립했다 부수기 여러번

 

목적지에 도착해 빨간 벨을 누르는 순간

나프탈렌 향처럼 흔적없이 사라져도

사춘기 문학소년시절 습작노트를 꺼내듯이 

오늘도 버스에 올라 얼치기 시인이라도 되본다



그 작고 하찮은 것들 / 안도현



버스를 기다려 본 사람은
주변의 아주 보잘 것 없는 것들을 기억한다

그런 사람들은 시골 차부의
유리창에 붙어 있는 세월의 빗물에 젖어
누렇게 빛이 바랜 버스 운행 시간표를 안다

때가 꼬질꼬질한 버스 좌석 덮개에다
자기의 호출번호를 적어놓고
애인을 구하고 싶어하는 소년들의 풋내나는 마음도 안다

그런 사람은 저물 무렵 주변의 나무들이 밤을 맞기 위해
어떤 빛깔의 옷으로 갈아 입는지도
낮은 굴뚝에서 피어오르는 밥 짓는
저녁 연기가 어떻게 마을을 감싸는지도 안다

그리고 기다리면 기다릴수록 버스는
천천히 오거나 늦는다는 것도 안다

작고 하찮은 것을 기억할 수 있는 사람은
분명 가슴이 따뜻한 사람일 것이다

 

열심히 산다는 것 / 안도현



산서에서 오수까지 어른 군내버스비는
400원입니다

운전사가 모르겠지, 하고
백원짜리 동전 세 개하고
십원짜리 동전 일곱 개만 회수권 함에다 차르륵
슬쩍, 넣은 쭈그렁 할머니가 있습니다

그걸 알고 귀때기 새파랗게 젊은 운전사가
있는 욕 없는 욕 다 모아
할머니를 향해 쏟아 붓기 시작합니다
무슨 큰 일 난 것 같습니다
30원 때문에

미리 타고 있는 손님들 시선에도 아랑곳없이
운전사의 훈계 준엄합니다 그러면,
전에는 370원이었다고
할머니의 응수도 만만찮습니다
그건 육이오 때 요금이야 할망구야, 하면
육이오 때 나기나 했냐, 소리 치고
오수에 도착할 때까지
훈계하면, 응수하고
훈계하면, 응수하고

됐습니다
오수까지 다 왔으니
운전사도, 할머니도, 나도, 다 왔으니
모두 열심히 살았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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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여행

 

짧은 연휴 마지막 길은

KTX 환승 열차

 

벌 서는 아이 뻗은 팔처럼

일렬로 늘어 선 철길대로

정해진 수순인가, 빈틈없이 덜컹

덜컹대며 서울을 빠져나가면

 

늙어가는 소도시

허름한 역사를 지날 때마다

난 요절한 시인들의

짧은 시 한편씩 펼쳐 외웠다

 

때론 거친 잎도 마다못할

애벌레몸으로 꿈틀대며 견디다 못해

엉킨 실타래 풀듯

모질게 뽑혀져 나온 꼴이 서글퍼

 

내릴 곳 잊고 흔들리던 나그네는

저녁 어스름에 가려진 풍경을 위안삼고

 

시퍼런 멍보다 더 푸르렀던 젊은 날

붉은 깃발의 기억은 조각천으로 잘게 부서져

차장 밖 늘어선 가로등 따라 

주홍빛 꽃잎되어 하나 둘 피어날 즈음

 

기적소리  없는 KTX 환승열차

산허리 돌 때마다

뼈마디 부수는 비명으로 덜컹

덜컹대며 정해진 철길위로 흘러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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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질없는 것들

 

 다짐과 약속이 거듭되어서 쌍이더니

 그 무게로 짓이겨진 내 어깨를  본 순간

 

 

 참 사는게 부질없다 느껴지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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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처음 _ Edit by 강도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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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눈을 보려면...

[바람의 눈을 보려면]
 
 
 

하늘을 나는 짐승은

제 몸이 가벼워

바람에 실리는 거라 착각한다

 

그러나

무거운 몸뚱이가

파란 그림자로 뜨려면

견딜 수 있는 만큼

뜀박질을 해야한다

 

그제서야

마지막 숨은 그림 찾듯

바람의 눈을 보게 된다

 

날지못하는 들짐승은

가질 수 없는

날개를 그리워 한다.

 

쉼없이 달려도

가슴 양쪽

폐가 모두 너덜해져도

지친 땅이 발목 붙잡은 걸 모른다.

 

외다리 박힌

수아비처럼 양팔 뻗으며

그저 없는 날개만 탓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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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 심

담배연기처럼

헝클어져 날아오르다

하늘의 끝자락도

건드리지 못한 채 흩어져버린

청춘을 욕해 무엇하랴

 

순결한 종이는

덧칠된 붓자국 따라

흠뻑 먹색깔로 변하더니

금이 가고 하얀 살을 드러내더라

 

바닥에 꽂힌 깃대는

날개 짓으로 퍼덕여도

깊게 얽혀진 욕심때문에

잔뿌리가 움겨쥔 흙덩이만큼

무겁게 흔들리지

 

그래

바닥만 보고 걸어도 

잡아채는 돌뿌리를

피하지 못해 

서럽다 눈물 흘린들

떠나갈 사람 매달지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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