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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05/06
    느린 여행_끝(1)
    ninita
  2. 2005/05/06
    인도의 먹거리 이야기
    ninita
  3. 2005/05/06
    카주라호_야채시장 '사브지 마켓'
    ninita
  4. 2005/05/06
    카주라호_사원과 미투나
    ninita
  5. 2005/05/06
    카주라호_라젠드라 아저씨네
    ninita
  6. 2005/05/06
    마헤쉬와르_02
    ninita
  7. 2005/05/06
    아름다운 요새 도시_마헤쉬와르_01
    ninita
  8. 2005/05/06
    만두_03
    ninita
  9. 2005/05/06
    만두_02
    ninita
  10. 2005/05/06
    버려진 '기쁨의 도시'_만두_01
    ninita

느린 여행_끝

 

여행하면서 만나는 낯선 공간은 시간마저도 낯설게 만든다.

끊임없이 현재의 시간은 흐르고 있지만,

낯선 과거의 흔적을 따르는 여행의 시간은,

작열하는 인도의 태양빛 아래 까맣게 타버리고 만 것 같다.

그것은 잠시나마 행복의 순간.

 

관광객이기보다는 여행자이고 싶었다.

모든 순간을 부여잡으려는 욕심보다는

여운을 남기며 그저 느릿한 걸음을 옮기고 싶었다.

 

2004년 2월 5일.

 

p.s. 다음 여행은 언제쯤 갈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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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의 먹거리 이야기

탈리 Thali

 

짜파티 chapati 동글넙적한 밀가루빵
달 dhal 콩이 주원료인 국 비슷한 음식
사브지 sabzi 감자, 컬리플라워 등 야채무침
흩어지는 밥(찰밥을 최악으로 여김)
스페셜 탈리에는 파파드 papad나 푸리 puri 등
몇 가지 음식이 추가된다. 
 




포하 pohha

스낵 종류인가보다.
라면땅 같은 것의 이름은 남킨 namkin
양념된 밥풀데기에서는
짭쪼름하고 약간 매운 카레맛이 난다.

 

파라타 paratha

짜파티 안에 속(양념한 매운 감자나, 치즈, 야채 등)을 넣고 기름에 부친 것.
다히 dahi 혹은 커드 curd라 부르는
떠먹는 요구르트와 함께 먹는다.
아침 식사로 딱 좋다.

 

다히 키 한디 dahi ki handi


시바니 레스토랑에 가면 만두 스페셜란에
나와 있는 음식이다.
숯불을 아래에 넣어줘서 식지 않고 좋다.
근데 늘 이렇게 내오지는 않는다.

 

토마토 파니어 맛살라 tomato paneer masala

파니어는 인도식 치즈다.
두부 같이 생겼는데 꽤 맛이 좋다.
짜파티를 찍어먹으면 되고,
대개 맵거나 짠데 무척 맛있다. 


 

인도는 생과일주스의 천국이다!
파파야는 수박처럼 그냥 숟가락으로 퍼먹어도 맛있다. ^^
물론 잘 골라야 하지만..
독일 아줌마 클라리사의 충고에 따르면, 레몬과 함께 먹으면 더욱 맛있단다.
내 생각은, 잘 익은 파파야라면 레몬 필요 없단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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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히 키 한디 사진을 보면 왼쪽 위에 노란 액체가 담긴 컵이 보일 거다.
노란 액체는 망고 라씨.

라씨 lassi 역시 짜이만큼 흔한 음료인데, 떠먹는 요구르트 같은 다히를 묽게 만든 거다.
sweet/salt 라씨가 있고, 망고 라씨 바나나 라씨 파파야 라씨 코코넛 라씨 등
넣는 재료에 따라 무궁무진하게 나올 수 있을 것 같다.
짜이랑 라씨는 거의 매일 마셨던 듯...

라이타 raita는 다히에 과일이나 야채를 섞은 음식이다.
과일 라이타는 달콤하고 맛있지만, 야채 라이타는 도무지 그 맛이 상상이 안 간다.


벽상 스님 손에 든 작은 컵,
그 안에 든 게 짜이 chai다.

달콤한 밀크티에 생강을 넣은 것.
정말 맛있다.

 

그리고 또..

 

우타팜 uttapam : 전 종류다. 알루 aloo 우타팜은 감자전과 맛이 흡사하다. 토마토 양파 우타팜도 있고.. 넣는 재료에 따라 다양.

비리야니 biryani : 향신료 넣은 밥에 닭고기나 채소를 함께 볶은 음식이다. 카주라호의 라자스 까페에서 치킨 비리야니 2인분을 시키면 거의 3인분을 방불케 하는 엄청난 양이 나오니 둘이 시키지 말 것. 비단 거기 뿐만 아니라 밥 종류 시키면 양이 상당히 많이 나온다.

도사 dosa : 남부 인도 음식이란다. 종이처럼 얇고 쟁반만큼 넓은 팬케익이다.

굴랍 자문 gulab jamun :  밀가루볼을 오래오래 튀긴 다음에 장미향 시럽에 푹 재워둔 달콤한 후식. 전지분유 맛이 강하다.

발루싸이 : 한입 크기의 구멍 안 뚫린 달콤한 도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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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주라호_야채시장 '사브지 마켓'

 

카주라호에 머문 마지막 날,
운좋게도 한 달에 한 번 열린다는 야채시장 sabzi market을 구경할 수 있었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시장은, 단순히 물건만 사고파는 곳일 수 없다.
구경거리가 드문 이런 시골에서는 더더욱.
아이들을 유혹하는 장난감 장수, 풍선 장수야 빠질 수 없지.


 

물건을 팔 의지가 없어보이는 소년.
저 감자 한 무더기는 다 팔고 갔나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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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주라호_사원과 미투나

 

카주라호 서쪽 사원 그룹에 간 날,
마침 영화 촬영이 한창이었다.



 

Kandariya-Mahadeva temple


 

서쪽 사원 그룹의 어떤 사원 내부.
조각 양식이 다 비슷비슷해서 어디가 어딘지 기억을 못 한다.
하나같이 풍만한 여인들,
그녀들의 이리저리 뒤틀린 포즈.

여인들을 일컫는 말은 surasundari.
이 '수라순다리'가 춤을 추고 있으면 apsara, 천상의 요정이 된다.
'수라순다리'는 꽃이나 거울 등을 들고 있기도 하고,
매혹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다.
때로는 머리 감는 모습, 애완견이나 아이와 노는 모습,
악기를 연주하는 모습처럼
일상생활을 표현하기도.


 

카주라호는, '에로틱한 조각'으로 유명하다.
이러한 조각을 일컬어 미투나 Mithuna라고 하는데,
다양한 조각들 중 아주 적은 비율을 차지하지만,
자극적인 강렬함이 다른 조각과 비할 수 없다.


 

카주라호의 미투나상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해석이 존재한다.
카마수트라를 새겨놓았다는 것,
남학교에만 다니는 브라만 계급 소년들을 위한 성교육용 조각이라는 것,
비의 신 인드라 Indra의 욕망을 만족시켜
사원을 번개에 의한 파괴로부터 막기 위해 새겼다는 것 등.
또 있다.
탄트라에 의하면 해탈을 위한 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요가 yoga :  정신적 수양이고,
다른 하나는 보가 bhoga : 육체적 열락이다.
그러니까 미투나는 후자의 이미지인 셈.


 

미투나상이 유명하긴 하지만,
카주라호 사원의 조각들 대부분은
찬델라 왕조 때의 생활상을 담고 있다고 한다.
(카주라호 사원들의 축조 시기는 AD 950-1050, 약 100년이다)

사진은, '머리끄댕이 잡고 싸우는 여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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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주라호_라젠드라 아저씨네



(왼쪽부터) 헤마의 막내동생, 라젠드라 아저씨, 헤마, 헤마의 오빠,
헤마의 엄마, 헤마 엄마 품엔 헤마의 딸 바르싸, 나,
그리고 이번 여행을 함께 한 화영이.

그리고 라젠드라 아저씨의 조각들.

라젠드라 아저씨는 동부 사원 그룹 중 간타이 템플 Ghantai temple 근처에 산다.
그래서 주소가 near Ghantai temple, 즉 '간타이 템플 근처'다. ^^


 

라젠드라 아저씨.
talking trees of Kulbeel이라는 조각을 만드는 장인이다.
검고 단단한 아보니 나무를 이용해서 잔가지만 쳐내고
주로 웃는 얼굴을 조각한다.

아저씨는 우리를 저녁식사에 초대했고,
요가 시범부터 시작해서
아저씨가 수집한 오래된 그림(채소즙으로 그린 코끼리, 새 같은)과
양동이 하나 가득 들어있던 장신구들을 자랑스레 보여주었다.

친근하고 이야기하기를 좋아하는,
돈은 아무 것도 아니라고
너도 한국에 돌아가면 아무 나뭇가지라도 좋으니
이런 조각을 해 보라고,
재미삼아 해 보는 것도 좋을 거라는..


 

라젠드라 아저씨의 부인.
일전의 저녁 식사와 환대가 너무 고마워서
카주라호를 떠나기 전날 초컬릿을 사들고 들렀었다.
옥상에서 짜파티 만들 밀을 체로 거르고 있었다.
나도 옆에서 돌 골라내는 일을 도왔다. ^^


 

라젠드라 아저씨네 큰딸 헤마.
건넛마을로 시집갔는데, 아기 낳으러 친정에 와서 쉬고 있었다.
바르싸의 엄마.



라젠드라 아저씨네 집근처에서 만난 아이들.
나는 동네 구경이 좋다.
예기치 않은 다양한 만남들이 즐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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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헤쉬와르_02




 

빨래는 쳐야 제맛일까?
어느 가트엘 가도 저렇게 빨래를 패대기치고 있는 여인들을 볼 수 있다.


 

노란줄은 노란 꽃이다.
신을 모시는 것이 생활의 일부인 인도인들에게 꽃은,
빼놓을 수 없는 것.


 

옛건축의 일부.
저 한 칸 한 칸 안에는 사람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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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요새 도시_마헤쉬와르_01

 

Ahilya fort.
마헤쉬와르 Maheshwar는 만두에서 차타고 2시간쯤 오는 정말 작은 마을이다.
이 작은 마을에 이렇게 아름다운 fort가 있으리라곤 상상도 못 했다.
바로 앞에는 Narmada 강이 흐르며,
가트가 있어서 빨래하고 목욕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다.




 


 

저 종을 보니, 왠지 문을 열고 들어가면 시바신이 모셔져 있을 것 같다.
힌두교도들은 종을 치고 사원 안으로 들어가 향을 피우고 기도를 한 후
상징물을 중심으로 한 바퀴 돌고,
다시 종을 치며 바깥으로 나온다.

형태는 다를 지언정 모든 종교인들은 저마다 경건하다.
저마다 가장 성스럽다 믿는 신을 모시고서.
여러 가지 종교의 성지인 인도에서,
나는 아이러니하게도 내가 종교인이 될 수 없음을 깨달을 뿐이다.


 

힌두교도들에게 제일 있기 있는 신은, 강한 남성의 상징인 시바신이다.
황소는 시바가 타고다닌다는 '난디'이며,
가운데 삐죽이 솟은 돌은 시바의 상징물인 남근석, '링검'이다.
링검을 둘러싸고 있는 것은 시바의 부인인 파르바티의 상징, 자궁을 의미하는, '요기'

가트에는 중간중간 이러한 상징물이 놓여 있어서
목욕하고 나온 사람들이 향을 피우며 기도하는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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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_03

 

인도여행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

어린 왕자의 그 '바오밥 나무'를 만난.



 

붉은 터번의 이 할아버지는 멀리서 봤을 때만 해도
무릎을 세워서 앉은 자세에, 저 담요로 온몸을 감고 있었다.
그런데 지나가는 나를 불러세우더니 자신을 찍어달란다.
저 포즈는 할아버지의 의도.
무슨 뜻이었을까.


 

그 날은 무척 더웠다.
하지만 라씨나 주스를 파는 가게는 없고 오로지 짜이뿐.
이열치열이다 생각하고 짜이를 마셨는데,
의외로 괜찮더군.
그 집 할머니.


 

짜이.
냄비에 우유를 붓는다.
우유에 짜이가루를 몇 스푼 넣는다.
생강과 설탕을 넣고 3분 정도 끓인다.
걸름망으로 생강과 가루를 걸러내고 나면,
짜이 완성~


 

앞의 사진이 이 사진의 왼쪽 잘린 부분이다.
화덕 같은 것에 숯을 넣고 그 위에 짜이 냄비를 올리더니
반대편에서는 사진에서와 같이 계속 레버를 돌린다.
전력 사정이 좋지 못한 곳이라 이런 기계를 이용하는 모양이다.
만두 외에서는 한 번도 못 봤다.


 

Shivani 레스토랑의 아저씨들.
만두에는 호텔을 제외하고서 레스토랑이 3개밖에 없다.
그 중에서 제일 레스토랑다운 레스토랑.
오른쪽의 테바리 아저씨는,
너희 나라는 무슨 채소 먹니,로부터 시작해서
채식주의자가 되어야만 하는 몇 가지 이유를 거쳐서,
인도가 저개발의 상태에 머무는 원인분석에 이르기까지,
참 다양한 주제로 대화를 이끌어 나갔다!! --

피차간에 짧은 영어로도 그런 심도 깊은 주제를 나눌 수 있다니,
초현실적인 경험이었다.


 

gorge view에서 바라본 만두 주위의 풍경.
협곡 전망대가 마을 입구 바깥쪽으로 만들어져 있었다.
아침에 나갔더니 염소 치는 아이의 소리만 아스라히 들려온다.
물론 이 잠시간의 행복은 곧이어 나타난 네 명의 개구쟁이들 때문에 다 깨졌지만...
이 곳의 느낌은 이렇듯 황량하다.
하지만 평화롭다.
난 만두가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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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두_02

 

폐허의 아이들.
이 곳 아이들에게는 폐허가 놀이터다.
이른 아침부터 해가 떨어질 무렵까지,
폐허를 맴돌며 지치도록 노는 아이들.



 

짜파티 몇 장 머리에 이고 가는 소녀.
제가 가고 있는 길이 천년 전에 만들어졌다는 사실을 소녀는 알까.
가녀린 체구에 헝크러진 머리, 구멍난 허름한 옷, 먼지에 뒤덮힌 발.
인도에서 쉽게 만날 수 있는 평범한 소녀다.


 

bright stepwell(밝은 계단우물, 정도가 되겠지)에서 만난 소년.
옆으로는 dark stepwell도 있었는데, 이건 건물 속 지하에 있는 우물로,
박쥐가 날아다니고 악취가 심했다.
내 호기심을 자극한 건 물론 dark stepwell.


 

 

우연히 만두의 연례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찾아갔었다.
전구가 드문드문 달린 대형 천막 안에는,
꼬마부터 노인까지 온마을 사람들이 다 모인 듯했다.

열살 즈음의 아이들이 나와 춤추고 노래하고 연극하는 품새가
학예회 같은 느낌이 강했다.
무대막은 전체 무대의 2/3에 불과한데다
사람의 손으로 여닫게 되어 있어 툭 하면 떨어지고 이리 쏠리고 저리 쏠리고.
서툴고 어설픈 모습이 참 귀여웠다.

왼쪽의 두 여자애들이 서있는 우리에게 자리를 마련해 주고 말동무가 되어주었다.
오른쪽 개구쟁이는 한 여자애의 사촌동생.
누나에게 영어문장 하나씩 물어보곤 내 앞으로 와서
what's your name?
where are you from?
my name is Dani.
끝도 없는 그 애의 호기심에 비하면 턱없이 모자란 문장들.


 

붉은 터번의 이 할아버지는 멀리서 봤을 때만 해도
무릎을 세워서 앉은 자세에, 저 담요로 온몸을 감고 있었다.
그런데 지나가는 나를 불러세우더니 자신을 찍어달란다.
저 포즈는 할아버지의 의도.
무슨 뜻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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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기쁨의 도시'_만두_01

 

인도에는 기쁨의 도시가 몇 개나 있는 걸까?

영화 '시티 오브 조이'의 배경은 콜카타인 걸로 알고 있는데..

 

 




만두도 기쁨의 도시로 알려져 있단다.

이제는, 숨어있기 좋은 곳에 불과한

버려진 이 작은 마을도

한때는 모두가 찾아오며 북적이대는 떠들썩한 '기쁨의 도시'였다.

남겨진 폐허가 과거의 영광을 보여준다.

 

 

21세기에야 이 곳을 찾은 나는

과거의 소란스러움을 상상하며

느릿느릿 길을 걷는다.

그저 길이 이끄는대로,

빛이 있는 한.

 

숨가쁘게 바쁜 현대에 이 곳이 '기쁨의 도시'일 수 있는 건,

이러한 느림이 가능하기 때문이란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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