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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시물에서 찾기2005/11/22

3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5/11/22
    방생.(5)
    ninita
  2. 2005/11/22
    금산사.(1)
    ninita
  3. 2005/11/22
    거북이 똥꼬와의 즐거운 한때(5)
    ninita

방생.

아빠가 수어댐에 방생하러 가자고 해서 또 아무 생각없이 따라나섰다. 광영 시장에서 뱀장어 여섯 마리를 사다가..(원래는 1kg만 사려 했는데, 고무 다라에 뱀장어가 여섯 마리 밖에 없었고, 누구는 데려가고 누구는 남기면 안 되는 법이라고 그냥 다 샀다.) 수어댐 근처에 도착해서 저수지 물가로 내려갔다. (수어댐은 어치계곡 근처에 있는데, 물빛이 참 맑고 이뻤다.)

 

삼배를 하고 엄마아빠가 반야심경 다 읽기를 기다렸다가 여섯 마리를 물에다 풀었다. 풀어주면서 소원 빌라고 했는데, 바위에서 안 미끄러지려고 거기다 신경쓰다가 소원 비는 건 잊어버렸다.

 

계속 나가려고 머리를 들이밀던 녀석은, 미끈한 몸을 쭉 뻗더니 순식간에 물 속으로 사라져 버렸고, 세 놈은 바위 아래 숨고, 두 놈은 풀어준 자리에서 움직일 줄을 몰랐다. 걱정을 하고 있으려니 아빠는 물이 차가워서 몸 풀고 있는 거라고 했다. 곧 있으면 제 갈 길 갈 거라고.

 

돌아오는 길엔 화개장터에 들렀다. 오랜만이지만 여전한 풍경. 털게 구경하고 부모님 단골 녹차집에서 녹차를 얻어마시고 국화차랑 홍시를 조금 얻어나왔다. 사람 좋게 생긴 주인 아저씨는 산속에 나는 풀은 다 차로 만들 수 있다고 했다. (나더러 고등학생이냐고 했다. ㅎ) 국화차는 내다 팔기에는 아직 이르고, 좀더 다듬어야 한다고 했는데, 뭘 다듬는 건지 궁금했지만 물어보지는 않았다. 잎녹차를 서너 번 우려마시고, 거기다 국화잎 두어 개를 같이 우려내면 국화향이 은은하니 좋단다. 최참판댁 앞도로를 지나서 집으로 왔다. 쉬는 동안 토지를 읽어야겠단 생각을 했다.

 

나이 드니 전라도에 조금씩 정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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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사.

명부전에 들어서면,

 


부리부리한 사내가 주먹을 꼭 쥐고 노려보고 있다.

 

나 : 쟨 뭐 하는 거야?

엄마 : 죄짓고 오는 사람들한테 '우이씨' 하는 거야.



 

바라다 본 하늘은 참 예뻤고..

 

 

사리탑 앞에 타고 있는 양초에는 사람들의 소원이 애달펐으며,

 


 

제 지낸 물건들을 태운다는 소각터는 대숲 앞에 있어 신산스러움이 더했다.

 

p.s

금산사에는 아주 커다란 금불상이 있다. (대장전도 아니고 미륵전도 아니고 어딘지 기억은 안 난다.) 공양미 시주하고 삼배를 한 후 나가려는데 거기 일하시는 분이 '보살님'하고 엄마를 부르더니 '지하로 들어가 보세요.'하고 작은 나무문을 하나 열어주었다. 낮은 계단을 세 계단쯤 내려서더니 엄마는 쪼그리고 앉아서 '잘 안 보이겠지만 손 넣어서 만져봐. 부처님 서 계신 연화대라는 건데, 인도에서 보면 사람들이 불상 앞에 엎드려서 이마 대고 기도하잖아. 너도 이마 대 봐.' 그런다. 엉겁결에 연화대 끄트머리에 이마를 댔더니만, 엄마는 연화대와 내 머리를 함께 쓰다듬으며, '부처님.. 우리 혜리 안 아프게 해 주세요.. 건강하게 해 주세요..' 연신 되뇌였다.

 

어딘지도 모르고 뭔지도 모르고 그냥 엄마 따라서 들르는 곳마다 천원씩 시주하고 삼배를 했다. 나는 그저 신기하고 재밌어서 한 거지만, 엄마는 빌고 또 빌었다. '부처님 바쁘겠다' 하고 새초롬만 떨지 말고 나도 뭔가 좀 빌어볼 걸 그랬다. 우주평화 같은 거. 그냥 다 안 아팠으면 좋겠다고.. 안 미안하고..


 

돌아오는 길에 들렀던 영광 법성포.

조그만 포구 안쪽에 외롭게 버려져 있던 낡은 농구대.

배터진 조기를 연신 매달아 대고 있던 총각이 종종 농구를 하는 걸까.

 

이쁘게 생긴 조기는 다 안에 있구요,

이건 배터지거나 망가진 거라서 말려서 나중에 고추장 굴비 할 거예요..

 

별로 농구할 것 같지 않은 총각의 굴비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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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이 똥꼬와의 즐거운 한때

 

정면사진(위)

측면사진(아래)

 

 




 

이렇게 점잖으신 분이었다.

 

그의 똥꼬와 나.

 

 

왜 남으 똥꼬 가지고 장난질이냐, 던 엄마는..

사진 찍어달라고 했더니, 손가락! 하고 지시를 내렸다. ㅡㅡ

 

김제 금산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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