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2006/02/08

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2/08
    오래된 건물에 산다.(3)
    ninita
  2. 2006/02/08
    때때로,(7)
    ninita

오래된 건물에 산다.

오래된 건물은 말썽이 많다.

 

방에서 늑장부리고 누워있을라치면 공사 하는 소리가 심심찮게 들린다.

보일러며 수도관이며 늙을 대로 늙어서 툭하면 터진다. 얼어서가 아니라, 늙어서 그렇다.

아침부터 땅 파는 소리가 들려서 이번엔 또 누구집이여, 하고 있는데 초인종이 울린다.

우리집이여? 줸...

 

인부들을 불렀던 윗집 할매네 며느리는, 얼굴 한가득 안도감을 띄우고서, 좀전까지 온전히 제몫이었던 근심을 나에게 성공적으로 토스하고 돌아선다.

좋겠수...

 

처음 기숙사에서 자던 날, 무서웠고.

처음 이삿짐을 혼자 싸던 날, 힘들었고.

처음 보일러가 터진 날, 울고 싶었는데.

 

오늘은 그럭저럭 담담하다.

그저 모든 공사가 내일 안에만 끝나길..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때때로,

어떤 '안녕'은 왜 '안녕'이어야만 하는지 의심스럽다. 적당한 거리와 호감의 표시이기도 하지만, 무심함의 성의없는 표현이기도 하다. 난 세상이 무섭다. T.T

 

오랜만에 잠 안 오는 울렁이는 밤을 견뎌내려니 머리 속이 헝크러지는군. 어쩌면, 절망의 시기에 또하나의 절망이 된 점에 대해 미안한 마음과 변명 같은 것들이 한 편으로 떠오르고.

 

왼쪽에는 쇼프로를, 오른쪽에는 바둑을 보며 트레드밀을 열심히 걷고 있는 사람들 사이에서, 도무지 어울리지 않는 표정으로 앉아있는 유시민 인사청문회를 보면서. (난 처음에 그가 유시민인 줄도 몰랐다!)

뒷편에서는 상체가 터져나갈 듯한 한 무리의 남자들이, 하얀 스커트가 달라붙은 여자의 엉덩이를 클로즈업 한 색즉시공의 한 장면을 일제히 쳐다보는 걸 보면서, 나는 내셔널 지오그래피에서 불곰 한 쌍이 교미하는 걸 보면서 살짝 얼굴을 붉히다가,

나는 왜 크지 않는가, 오후부터 계속되는 질문에 또다시 전두엽이 시큰해지고...

 

운동은 잡생각을 없애주어 좋다는 사람들의 말이 맞다는 걸 알게 됐다. 적어도 운동하는 동안엔 숫자만 센다. 더러는 과연 나에게도 근육이란 게 생길까, 라는 의문을 가져보기도... 아무튼 일주일에 5일 운동, 오늘로써 성공. 운동하러 가느라 집으로 들어가는 동선을 약간 수정했는데 의외로 신선했다. 며칠만 더 신선함을 잃지 말길. 더 바라지는 않을 터이니.

그런데 운동을 하니 하루가 너무 짧고, 집에서 책 읽을 여유가 없다. 아직 몸에 익지 않아서 더 피곤한 거겠지만, 이래 가지고선 백년 동안의 고독을 백년 동안 읽게 생겼다. 부엔디아 대령의 전체 이름이 생각나지 않는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