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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딸, 우리 땅에 서다



"아줌마가 정말 걸어서 지구 세 바퀴를 돌았어요?"
"그렇다니까."
"다리 안 팠어요?"
"아프지만 참는 거지."
...
"난 안 할 거야. 지구가 이렇게 넓은데 어떻게 걸어서 다녀요?"
...
"어머, 해보지도 않고 어떻게 알아?"
-p29

..
사실 정답은 나도 모른다. 그저 이렇게 얘기하고 만다.
'그냥 좋으니까 좋아요.'
그런데 요즘에는 이게 정답일지 모르겠다는 생각도 한다.
- p40

나는 이후에도 지금처럼 내가 운이 좋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내 인생에도 내 몫의 어려움과 절망이 분명히 있을 테니까. 그러나 그런 때가 온다 해도 쉽사리 좌절할 것 같지는 않다. 이렇게 생각할 것이 틀림없기 때문이다.
'이거 꽤 힘이 드네. 그러나 이런 것쯤에 무릎 꿇을 수는 없지.'
좌절이란 무엇인가. 꺾여 주저앉는다는 말인데 누구에게 꺽인다는 것이고, 무엇이 나를 주저앉힌다는 말인가. 내 인생의 주인은 바로 나인데 말이다.
-p89

국도변 갓길에 차를 대놓고 아저씨 둘이서 언성을 높이며 한판 싸움을 벌이고 있었다.
......
"어허 이 양반, 정말 말이 안 통하는 사람이군."
......
말이 안 통한다? 한국 사람끼리 말이 안 통하면 정말 문제겠다.
"말이 안 통하는 오지를 어떻게 다녔어요?"
사람들이 내게 흔히 묻는 이 질문에 내가 내린 결론은 이렇다.
'말은 모른다고 말이 안 통하는 것은 아니다.'
-p127

아무런 망설임도, 부끄러움도 없이 내 모든 것을 털어놓고 말할 수 있는 너무나 소중한 친구야, 쑥스러운 고백이지만 너는 나의 벗이자 스승이다. 그런 너를 위해 내 무엇을 아끼겠니. 신장? 필요하면 하나 줄게, 눈도 두 개니까 필요하면 하나 줄게.(심장이 필요하다면? 음, 그건 네가 하는 것 봐서 줄게) 그런데 남의 장기 탐내지 말고 네 건강은 네가 잘 지켜라. 제발 너무 애쓰거나 속 썩지 말고 그게 간에 제일 나쁘다더라.
-p138

결혼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여행과 비슷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여행에서 만나는 동반자에 따라 좋아지거나 나빠지는 경우를 많이 겪었다. 여행지의 모든 조건이 완벽하더라도 함께 다녔던 사람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거기 별로였어." 하게 된다. 반대로 매일 비도 오고 도둑도 맞고 물어물어 찾아갔는데 볼 것이 ㅎ나도 없는 유령 마을이었대도 같이 간 사람과 마음이 맞으면 그곳에 대해, "정말 좋았어. 너도 한번 가봐."라고 말하게 된다.
-p165

아! 걷는 즐거움이여! 차를 타고 이름난 곳 위주로 돌아다니면 도저히 느낄 수 없는 기쁨이다. 차로 하는 여행이 머리와 눈만의 즐거움이라면 걷는 여행은 눈으로 보고, 코로 향기 맡고, 귀로 듣고, 발로 느끼는 '오감 만족 여행'이다.
-p1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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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걷는 즐거움이여!
한비야씨의 삶과 이야기를 통해
나를 돌아도보 더불어 걷는 즐거움까지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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