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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 반미반전 민중대회 연설문

10월 22일 '대북제재 반대, 평택미군기지 확장 반대, 한미  FTA 반대 반미반전 민중대회'가 개최되었다.

북 핵실험 국면에서 최초로 열린 대규모 집회였기 때문에 더욱 중요한 자리였는데, 애초 기획안에는 통일연대 쪽의 발언만 주로 배치되어 있었다. 이러저러하게 문제제기를 하여 발언을 하나 할수 있었는데, 아래는 그 내용이다. 사회진보연대 임필수 집행위원장의 연설문.

 

 

대회에 참여해 주신 노동자, 농민, 모든 운동가 여러분 반갑습니다! 


한반도와 세계 도처에서 벌어지고 있는 전쟁과 폭력을 반대하고, 평화와 민주주의를 사랑하는 모든 민중들이 염원을 담아서, 우리는 이렇게 분명히 주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첫째, UN 대북제재안 위선과 미국의 핵패권주의의 현실적 위협을 고발해야 합니다. 지금까지 미국은 총 1127회의 핵분열·핵융합 실험을 실행하였습니다. 그중 217회는 지상실험이었다고 합니다. 소련은 969회, 프랑스는 210회, 영국과 중국은 각각 45회를 실시했습니다. 미국을 비롯한 UN 안보리 주요 이사국들의 가공할 만한 횟수의 핵실험을 자행했고, 수천수백기의 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UN 결의안은 강대국 자신들이 하는 것은 정당하지만 남이 하는 것은 사악한 것이라는 식의 이중잣대에 따른 것입니다. 또한 미국이 비호하고 있는 이스라엘은 1979년 핵실험을 실시하고 수백기의 핵미사일을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이 이스라엘에 제재를 가하자고 주장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습니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 침략전쟁에서 자신을 도와준 파키스탄에 대해 제재를 풀고, 한 대에 44억씩이나 하는 F-15 전투기를 24대를 판매하겠다고 나서고 있습니다. 이런 모든 사실에 비추어 볼 때, UN의 대북제재 결의안은 분명히 위선적이고, 자신들의 핵패권정책을 실시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한 것입니다. 그들이야말로 세계적 핵확산의 주범입니다.


둘째, UN 제재를 계기로 대북 경제제재를 더욱 강화하려는 모든 흐름에 반대해야 합니다. 경제제재는 ‘소리없는 공습’이란 말이 있습니다. 냉전 이후 급증한 경제제재로 인해 발생한 사망자 수는 ‘대량살상무기’에 의한 사망자 수보다 더 많다는 게 현실입니다. 이미 이라크에서는 1991년부터 2001년까지 지속된 경제제재로 인해 주로 어린 아이들을 비롯해 수십만명의 민중들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제제재는 분명히 민간인을 목표물로 삼으면서, 무차별적 대상에 대한 공격을 가하는 것이며, 민중의 고통과 굶주림을 전쟁의 무기로 사용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백히 민중에 대한 공격입니다. 우리는 민중들을 공격대상으로 삼는 모든 경제제재에 대해 반대해야 할 것입니다. 북한 뿐만 아니라, 중동-남미 등 세계 곳곳에서 자행되는 제국주의 국가들의 경제제재 위협은 즉각 중단되어야 합니다.


셋째, 미국과 북한의 위험천만한 핵대결이 즉각 중단되어야 하고, 미국을 포함한 모든 동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핵무장화에 반대해야 합니다. 핵경쟁은 마치 차를 몰고 상대방을 향해 돌진하는 목숨을 건 도박입니다. 먼저 핸들을 돌려서 충돌에서 피하려고 한 자는 겁쟁이가 되고, 끝까지 돌진한 자는 용감한 자처럼 보이는 게임입니다. 그러나 둘 다 승리자가 되고자 끝까지 상대방을 향해 돌진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그래서 아무도 핸들을 옆으로 돌리지 않는다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둘 다 승리자가 될 수는 있지만, 그것은 충돌과 죽음 이후의 승리일 뿐입니다. 이 도박에서는 먼저 핸들을 돌린 자가 진정한 승리자입니다. 핵무기를 품에 안고 상대방을 향해 돌진하는 미국과 북한의 대결에서는 먼저 핸들을 돌리는 자가 결국 승리자일 것입니다. 반전평화라는 민중의 호소와 염원에 부응하는 자가 결국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미국과 북한의 대립을 계기로 핵무장화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모든 세력들, 남한의 호전적 세력과 일본의 자민당 보수세력, 중국과 대만의 호전적인 세력들 모두에게 핵무장은 안 된다는 분명한 반전평화의 메시지를 보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한반도에서 전쟁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현재의 흐름에 남한이 먼저 나서서 전쟁의 위험요인을 제거해야 합니다. 현재 남한 노무현정부가 벌이고 있는 모든 시도는 전쟁의 객관적 위험을 증대하고 있습니다. 노무현정부는 미국의 전략적 유연성 합의를 받아들이고 주한미군 재배치와 평택미군기지 확장을 허용함으로써, 미국의 전쟁수행 가능성을 더 높이려는 시도를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습니다. 노무현정부는 MD 시스템의 일부를 이루는 이지스함, 패트리어트 미사일 도입을 추진하며, 전시작전통제권 환수를 빌미로 어마어마한 무기증강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한미동맹의 반대말이 엄청난 군사력 증가를 의미하는 자주국방이 아니라 군비축소, 호전적 군사동맹의 해소라고 주장해야 합니다. 우리는 주둔미군의 철수, 호전적 한미동맹의 해소, 한반도 군비감축을 통해 전쟁유발요인을 우리 남한에서부터 제거하기 위한 운동을 펼쳐야 합니다.


우리 민중 스스로의 힘으로 반전평화의 염원으로 미국의 전쟁위협과 동아시아 핵무장화를 막아냅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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