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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노

  "유니폼 언제 베껴유?"

 

  "9월이믄 새걸루 입는데유."

 

  "이거 아주 불편해 죽겄어유.. 얼른 베껴야지..."

 

  "아이구..  이 단결투쟁 조끼는 을메나 편한디유... 딴점서 이거 입고 일허니 진상고객두 다 웂어졌대유. 근디 이거 입을래믄 노조가입혀야해유"

 

  "그려...?   ^^"

 

 속씩이며(?) 일주일이나 늦게 배달된 상품권 봉투를 얼마전 진상한테 곤욕을 치뤘던 고객센타 ㅎㄹ누님께 전해드렸습니다.

 

  몸벽보한 조끼를 모두 입고 계신데요..  언제부터인가 모두들 유니폼 위에 입고계시죠. ㅋㅋ  자율복장에 입으라고 말씀드렸는데요..  옷이 바뀌면 일이 잘 손에 붙질 않는거 같아요.  저는 걍.. 얌전한 자율복에 투쟁조끼를 입고 왔다갔다 하고 있는데요. 전에 부터 신었던 작업화를 꼭 신고 있어요.  옷이 바뀌어 몸이 서먹서먹? 하더래도..  발은 제가 예전부터 하고 있던 일들을 모두 기억하고 있거든요.  늘어나고 뒷굽에 프라스틱이 갈라지며 접혀져 걸을때 헐덕헐덕 하며 이러저러 일을 했었거든요.  그 '작업화'를 신고 해왔던 회사의 시간들을 발이 모두 기억하고 있어.. 투쟁조끼를 입었지만 예전과 똑같은 일을 하고 있어요.  고요하고 근엄?하고 느릿느릿.  ㅋㅋ 얼른 교섭이 잘되야할텐데요..

 

.  5명의 조합원 언니들 모두가 함께 하고 있는 조끼투쟁은 한 일주일은 직원들의 시선을 끌었던거 같아요.  그러면서 술렁거림도 있고.. 노조게시판에 가입서 달린 소식지도 막 가져가고..  근데 그게 끝이에요. 딴점에는 가입이 줄을 잇는 곳도 있다는데요.  이곳 충청도는..  멀 하자 그래서 쫘악 하는 그런 분위기가 절대루 아니고요..  남들 눈치를 보며 속내를 잘 표현 안하는 먼가가 있어요.  그래서 예전 우리 푸르미 노조 사무국장님이 전국을 돌며 선전전을 하다가..  이곳 대전.충청지방에만 오면 심이 빠지신다는 얘길 종종 했었어요.  먼 반응들이 웂다고요.  ㅋㅋ  다들 마찮가지 이겠지만..  내가 필요를 느껴야만 찾게되고 소중함을 알아가게 되는 거 같아요.  그러던 조합원들이 한 둘 늘어 5명인데도 투쟁조끼를 다 입을지 누가 알았겠어요?  해고되신 전 푸르미 사무국장님을 뵈면 꼭 자랑할 계획입니다.  대전.충청도 노조원이 월메 웂는 심든 상황에서 투쟁조끼 다 입으셨다고요.

 

  오늘은 분노에 대해 다시 얘기를 하려고 해요.  물론 제가 쓰는 글 모두는..  저에게 쓰는 얘기예요. 나와 얘기하고..  나한테 날을 세우기도 하고.. 나에게 격려하기도 하고 하는 식인거죠.  나와 얘기도 하지 못하는데..  누구랑 얘길 제대로 하겠냐는 생각에요.  나는 잘하는데.. 넌 이렇게 하고 있니? 하는 글, 보여주기 위해 여기에 글을 쓰는 건 아니예요.  설령 그렇게 쓸려고 해도.. 그럴만한 깜냥도 되지 않고요. 나올것도 없습니다.   제가 글을 쓰는건..  마치 악기 연주자가 연주를 하는 것과 비슷한데요.  누구에게 들려주기 위한 피나는 연습은..  결국 나와의 대화인거고요..(그래서 녹음해서 다시 들어보고 하잖아요)  그러다가 옮겨가서 남들 앞에서 다시 나와 대화하는 연주를 연습을 하는거고..  그러다가 나랑 얘기중인데.. 이거 괜찮은데요? 어떠세요?  하고는 들어주는 타인과도 얘기를 주고 받는 식인거예요.  다시 말씀드리지만 여기에 글을 쓰는 이유는 저와 얘기하는 중이란 말입니다.  방울토마도에 막걸리도 한 병 먹었고... 음.

 

  다 그러신건 아니지만.. 투쟁이 길어지면 대부분의 분들이 생활고로 인해 가정이 파탄나기 시작하면서 벌어지는 x같은 상황들에 분노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가하면 불안과 절망 등에 휩싸이게 됩니다.  그러면서 조그만 일에도 막 화내게 되고, 어떨땐 막 흥분했다가 어떨때 급 우울하고..  감정의 기복도 심해집니다.  이런게 지속되면 투쟁이 끝나고도 이러한 후유증에 시달리는데요.  이런걸 의학적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라고도 부르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투쟁이 길어질때와 투쟁이 끝난 그 후도 당사자에게 아주 중요한 시기입니다. 스스로를 치료하지 않으면 매우 위험할 수 있습니다.  혼자서는 내가 치료가 필요한지 조차 알 수 없는 상태이므로..  모든 투쟁이 끝난 이들은 반드시 이러한 부분을 '치료'받아야만 합니다. 저같은 경우는 혼자서 음악을 통해 조금씩 치료?를 이루고 있는데요..  다시 파업인거죠. 음.    민노총에선 이슈되는 데만 매달려 생색이나 낼려고 하지 말고 투쟁이 오래 지속되거나 끝난 이들을 보살피는 행동을 다부지게 해야합니다. 첨부터 그럴 여력이 없다면 '책임감' 있게 투쟁을 시작하지 말아야합니다. 이러한 투쟁하는 크고 작은 희망들을 온전히 지켜내는 것, 이것이 민노총의 존재이유가 되어야합니다.  투쟁은 살기위해 하는 거니까요.

 

   투쟁이 길어지면 불안, 걱정, 분노, 무기력 등으로 인해 어디에 집중할 수도 없을 뿐더러 잠못드는 밤을 지새게 됩니다.  오늘은 이럴때 마음을 맑히기 위한 부처님의 가르침을 배워보겠습니다.  마음을 맑힌다는 건 무엇일까요? 흔히들 마음을 비운다 합니다.  마음은 그릇 그 자체로 내용물이 아닌데..  그릇 자체를 어떻게 비운다는 말일까요?   마음을 추스린다고도 합니다..  마음은 리모델의 대상이 아니고 재건축의 대상입니다.  분노와 미움으로 요동치고 있는 마음을 이렇게 미온적으로 추스린다고 다스려질까요?  마음을 닦는다???  닦는다라는 표현은 속은 깨끗한데..  겉이 더러울때 쓰는 말입니다.  마음 속은 시커먼데..  겉에만 닦아낸다고 닦아질까요?  Bhãvanã 란 산스크리트어를 닦을 수 자로 오역하여 그걸 번역해서 종종 이런 표현을 쓰고 있으나 원어를 직역하면 '바꾸기'란 말이 맞는다합니다.  마음은 바꾸어야만 맑힐 수 있는 것이며,  마음을 맑히는 일은 곧 마음을 바꾸는 작업인 것입니다.

 

  마음을 바꾸기 위한 방법은..  먼저 욕심, 분노, 무기력, 걱정, 불안, 의혹 등의 마음으로 집중할 수 없는 산란한 마음을..  몰입할 수 있는 마음으로 바꾸어 주는 것입니다.  이것을 산란심을 삼매심으로 바꾸는 수행이라합니다.  여기서 삼매란 선한 한 가지 주제에 몰입하는 마음 상태를 말합니다. 고스돕 칠때 몰입하는 마음은 집중한다는 거는 같지만 삼매심은 아니구요..  선하다는 건 공동체의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라 요앞 글에서 말씀을 드렸어요.  우리 스님들께서 하시는 방법으로는 이러한 선한 한 가지 주제를 계속해서 묻고 답하시는 방법인데요.  우리들 일반 재가불자들은 도대체 무엇을 문제로 삼을지를 알지 못하므로... '염불' 이란 방법을 사용합니다.

 

  염불이 뭐냐면요..  부처님의 이름만이라도 기억하기 위해 마음에 셔겨 넣는 작업니다.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관세음보살... '  계속해서 부처님을 부르는 것입니다.  이것을 그리스도교에서는 호칭기도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성인의 이름 혹은 아빠.. 아버지,어머니..를 단순히 계속해서 부르는 것과도 같습니다. 부처님께서 이러한 염불을 효과적으로 꼭 해야하는 때로 알려주신 것은.. 바로 잠들기전, 잠에서 깨어나자마자, 그리고는 쉴때 입니다.   우리의 뇌는 내가 생각하는 정보를 그대로 받아들이며..  잠들기 전에 되고 싶거나 하고 싶은 것을 눈으로 그려본다는 것은 자면서 계속 마음에 새기는 작업이 됩니다. 이렇게 새긴 마음을 깨자마자 달아나지 않게 꼭 잡는 것이고요.  잠들기전, 잠깨고 나서의 목적의식적인 각인은 우리의 무의식을 바꿔놓아 결국 수행자의 행동과 삶을 바꾸어 놓게 됩니다.

 

  우리는 살기 위해 투쟁하는 것이며..  온전히 투쟁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염불'(호칭기도)를 해야만 합니다.   인간인 나는, 우리들 모두는 불안정하며 비합리적인 존재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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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다

서울로 가는 길. 15여년전.. 도보여행 중 하룻밤 신세를 졌던.. 양지성당 창고던물 구석 책꽃이에 낡은 표지로 꽂혀있던 책이름인데요.  모로가던 서울만 가면된다라는 얘기를 하기도 합니다.  

  삶은 내가 아는 만큼만 볼 수 있고 딱 그렇게 살아 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내앞에 벌어지는 일들을 어떤 자세와 시각으로 바라보는가는 내 삶을 엄청 바꿔놓습니다. 

   투쟁은 괴롭기도 하고 피가 마르며 한편으론 수행자 같은 고독이.. 분노가 밀려오는 일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뿌듯함과 어린이 같은 짜릿한 즐거움이 느껴지는 기쁨이기도 합니다.  투쟁은 여러 현상을 동반하며 진행되지만.. 분노와 고통속에 미움으로 남느냐..  신명과 희망으로 행복하게 사느냐는 결국 어떠한 현상을 바라보며 공명을 일으키고 있는 나의 판단에 달렸습니다.

 음.. 너무 좋은 말만 써놓은 것 같은데 큰틀에서 보자면 그렇다는 거고요.  투쟁의 결과는 절망이 아니라  행복인 투쟁을 해야 된다는 말씀입니다. 절망하거나 먼저 분을 참지 못하면 지는 겁니다.  사실 계란으로 바위치기 같은 일이 대부분이고..  심으로 따지면 시작부터가 엄청 불리하고.. 할 수 있는게 별루 없는 어둔밤 밤길가는 일이예요.  흑흑.  살령 투쟁에 승리한다 하더라도 내가 행복하지 않다면.. 패배한 것이예요. 

 그래두 넋놓고 있을 수 만은 없습니다.  할 수 있는 데까지 하다.. 안되면 수다라도 떨어야 합니다.  쏙닥쏙닥..  쏙닥쏙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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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정육

 

  불교는 부처님이란 신을 믿는 종교가 아닙니다.  타 종교를 믿고 계신 분들은 의아하게 들리실지 모르나 불교를 믿는다함은 마치 아무것도 아닌 돌덩이나 나무토막을 쪼아 불상을 만드는 작업과도 같은 일이죠.  여기서 중요한 것은 내안에 원래부터 있던 불성을 밝히는 것이 아니라 '아무것도 있지도 않은 곳'에서 시작하여 나의 불성을 수행을 통하여 다듬어 찾아가.. 마침내 깨달음을 얻는 것에 있어요. 

   그런데 대부분의 불자님들도 잘못 알고계신건.. 고기를 먹지 않는게 마치 불살생의 부처님 가르침대로 사는 것이라 생각하신다는 겁니다.  음..  

  2588년전..  부처님과 제자글은 수행방법으로 탁발, 걸식을 하셨었죠. 그래서 얻어온 음식에 고기가 있으면 남김없이 드셨습니다. 열반에 드시기전에 탁발해온 연한 돼지고기는 드시니 상하였기 때문에 제자들에게는 먹지 말라고 하셨습니다.  

  이후 불교는 더운 인도지방서 눈이 내리는 추운 겨울이 있는 북반구쪽으로  전래되면서 전통적인 수행방식인 걸식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따라서 부처님 가르침을 전하기 위해선 절이라는 거주지를 만들수 밖에 없었고 밥을 지어 공양할 수 있는 부뚜막이 생겨났습니다.  농사를 지을 수 없는 티벳 고산지대 스님들은 고기를 주식으로  살아가신다 합니다.

   부처님의 자비심에 의한 가장 기본이며 핵심이 되는 가르침은 셩명을 죽이지 말라는 것입니다.  이 생명엔 동물, 식물이 모두 포함됩니다. 불살생을 행하는 방법에 대해선 요앞의 '단결,투쟁,선행' 이란 글에서 말씀을 드렸습니다.  

  부처님은 코끼리고기(당시 코끼리는 인도의 국가 재산 이었으므로), 사자고기(사자는 동족을 먹는 동물에 반드시 보복하므로), 개고기(들개는 지저분하여 병에 걸릴 수 있으므로), 곰, 호랑이, 뱀, 사람 고기는 먹지 말라고 가르치셨습니다.  

   그 외의 고기를 생명유지를 위해 먹을 때는 세가지가 깨끗한 삼정육을 먹으라 하셨습니다. 정육점이란 말도 이 삼정육이란 말에서 비롯되었는데요.  첫째 죽이는 것을 보지 않은 고기,  둘째로는 죽이는 소리를 듣지 않은 고기.  마지막으로는 나로 인해 죽음당하지 않은 고기입니다.  

   재래시장서 복날 오리나 닭을 잡아온 고기, 동네 잔치에 잡는 것을 보거나 소릴 들은 소,돼지나, 개고기. 횟집서 이놈 잡아주세요 해서 먹는 것은 안됩니다.   마트가서 포장된 생닭이나 회, 정육점서 파는 고기를 먹어야 합니다.  

 같은 고기인데.. 뭔 뚱딴지같은 얘기냐고요?  모든 생명에 대한 존경과 공동체의 이익을 찾아 더불어 살아가는 부처님의 자비심이 느껴지시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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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3T 스덴판에  나있는 15mm 구녁을 어떡히 25mm 로 넓힐 것인가?'

 

   어제 저녁부터 하게된 고민입니다.   아는 누님서점에 도둑이들어 대문열쇠를 망가트리고 갔거든요. 훔쳐갈 돈도 없는데.. 더 묵직한 열쇠를 다는건  도둑에게 허탈감을 유발하는 일이라 판단하여..  고장나 있던 미닫이 유리문 상. 하부 열쇠를 새걸로 갈기로 결정했습니다. 

  홀쏘를 쓰자니.. 뚫려있는 구녁이라 중앙 기리를 고정할 수 없어.. 문짝에 기스를 많이 낼거 같습니다. 그라인더를 쓰자니 구녁이 50mm 넘게 커질거 같고... 리머 종류를 쓰자니 길이 하나에 오만원!! 넘 비쌉니다. 둥근 줄로 조금씩 갈아낸다해고 3T 스덴을 10mm 갈아내려면 한달  정도?가 걸립니다. 

    스덴을 갈어낼만한 숫돌 촉이 있으념면 좋겠는데...  뾰족한 원통 모양의 그라인더 숫돌날 촉!!!  이런게 과연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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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쟁, 누군 좋아서하나?

 

  투쟁.. 투쟁.. 단.결.투쟁... 민주노조 깃발아래... 하는 80년대 노래를 지금도 집회같은데서 인쇄된 가사를 보며 갱신히 따라 부른기억이 납니다. 

  '투쟁.. 너무 심들어요. '

  '회식.. 좋아요.'

  심든 투쟁을 하는걸보고 어떤분들은 원래 저렇게 투쟁 좋아하는 사람들이란.. 잘못된 생각을 갖으신 분들이 참 많습니다.  조끼를 입고 점심시간에 요즘 옻이올라 다니고 있는 회사앞 피부과를 갔더니.. 접수하시는 아주머니께서 잔뜩 긴장?을 하셨습니다.한때 '노동자 풍'이란 현상수배 전단이 버젓이 붙기도 했는데요..  이러저러한 잘못된 생각 들이 주변 곳곳 도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손배가압류로 희망을 찾을 수 없어 노동자가 자살을 했다는 뉴스는 이제 별 관심조차 없어보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어떤 프레임 속에 노동조합 활동을 가둬놓고 살아갑니다.  그러면서 자신은 '그' 노동자가 아니라고 주문들을 외우죠. 마치 나는 하층민인데.. 중류층이라 생각하며 안도하듯이요. 

   벌어먹으려고 뻐리적거리며 일한 댓가로 하루하루 먹고 살아가는 나는 노동자 입니다.  너무나 자명한 사실인데요.. 이 얘기가 왜 중요하냐면.. 이렇게 솔직히 나를 바라보지 않으면.. 드럽고 심들고 부당한 대우를 받으면 회사를 걍.. 조용히 관두게 되죠. 노조고 뭐고 먼가 방법을 찾지 않게 된다는 얘깁니다.  갑자기 해고통지를 받는 계약직들이 누구나 다 노동부 민원실가서 체불임금(해고예고, 연장근로, 퇴직금 등) 서류만 작성하여도 이런 황당한 범죄들은 분명히 자취를 감출겁니다.  다시 말해 상대방이 갖은 물건과 같이 내가 제공하는 노동행위는 내가 가진 유일한 재산입니다. 

    음.. 그 누구도 투쟁 자체를 좋아하는 노동자는 없습니다.  분노만 가지고 살아갈 수도 없습니다.  설령 가능하다해도 상대편은 멀쩡한데 분노로만 살아가는 자신은 피폐해지고 망가지며 병이들게 됩니다.  분노는 시작점, 도화선이 될지 몰라도.. 행위의 지속이나 종착점이 되어서는 안됩니다.  그 사람을 보자면. 

   

  마트에서 큰소리 치거나 물건을 집어던지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내돈벌어 내가 대우받으며 쓴다는데 어쩔래? 니들 이 정도 써비스를 요구하는게 머가 잘못됐니? 하는 겁니다.  다 그런 사람만 있는건 아니지만 멀쩡하던 사람이 마트만 오면 돌아버리는 이런 사람들이 결핍된 것은 자존감과 공감능력입니다.  내가 벌어먹고 살고 있듯이.. 실수한 계산원도 벌어먹는 노동행위 중이며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면 한 가정의 어머니고 아버지라는 생각을 할 수만 있다면 물건이나 돈을 집어던진다던지 쉽게 쌍욕을 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타인의 아픔에 공감할 수 있는 능력은 내 자신을 소중히 여기느냐의 척도입니다.  요즘..안타까운 윤일병사건.. 왜 저 때에도 한따까리가 없었던건 아닌데요.. 군 시스템이 잘못된게 아니라.. 죽을 때까지 때릴 수 있는 공감능력이 결여된 요즘 세대젊은이들에게 더 큰 원인이 있는 것 같습니다.  이들이 왜 이렇게 되었냐는데에는 결국 사회 근간을 이끌고 맨들어가는 어른세대에 그 책임이 있습니다. 

  김광석의 진정성 있는 사랑노래에 공감할 수 있는 정도의 사람이라면..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지 않을 것입니다.  본의 아니게 구사대 역할을 하더라도.. 계속해서 고민하며 회사지시에 소극적일 것이며..  마트서 물건을 계산원에 집어던지지 않을 것이며.. 누굴 죽을 정도로 때리지도 못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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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법파업...?

 

  "미안하다. 얘기 나왔을때 걍.. 잡으러 가야하는데..갑자기 급한 약속이 생겨서..."

  "아녀유..  그럼.. 담주에 가쥬 뭐..."

  입추가 지나니 신기하게도 찬바람이 불고 연하고 따사로운 가을 햇볕이 느껴집니다.  새뱅이 대신 다른걸루 몸 보신을 해야겠다며 식품매장을 돌고 있는데.. 휴가를 다녀오신 ㅅ조합원님이 계셨습니다.  내심 걱정? 했었는데.. 조끼를 입으시고 매장입구 앞 한복판에서 마이크를 잡고 계셨습니다.

  "복숭아 ㅇㅇ원 깜짝 쎄일중입니다. 네.. 고객님 감사합니다. 복숭아가 ㅇㅇ원....."

  "휴가는 잘 댕겨오셨어유?"

  "그르츄 뭐..  근디.. 트레이 다 떨어져가고 낼 쓸 롤백이 웂어유.  원제 들어오는겨?"

  "아....."

  태업방침 1번 효과가 아무도 눈치채지 않게 성공리에 발휘되고 있었습니다.   본사서 넣어주는 물품은  요청을 하지 않았다는 자세한 설명은 드리지 않았습니다.

  "롤백은 대짜리가 창고에 조금있는데... 좀있다 갈건디 갖다드릴께유.  나머진 지달려 보세유.  본사서 보내주겄쥬 뭐..."

  "아이구.. 그랴주믄 고맙지.. 농산창고 앞에 놔줘유.. 트레이두 급해유."

  "알았어유.."

   이달 쓸 물량은 명절전이라 얼른 신청해야 제때 받을 수 있는데요. 상품을 담을 트레이 그릇이나 비닐봉다리, 계산대 영수증 롤지가 없고.. 인근 점포서도 빌려오지 못한다면.. 사실상 영업이 중단되는 전면파업상태가 되는 것입니다.

  음.. 그랬다간 직원들 뿐만아니라 조합원님들에게도 욕을 바가지로 먹을 것만 같습니다.  어차피 일주일이나 물품 입고가 지연되었으니 태업은 성공한거고.. 요청을 할까? 냅둘까? 고민하던차에 본사, 파트장, SM 한테 갑자기 전화가 쏟아졌습니다. 일단 태업방침3에 의해 속터지게 아무 전화도 받지 않고 휴게실에 있는데.. 헐레벌떡 SM이 찾아왔습니다.

  "본사서 전화두 안받고 재고파악한거 안보냈다고.. 명절때 물건 못받을 수 있다고 연락왔어요!!! 어떡하실거예요?"

  "아..  깜빡했는디.. 어짜피 주말에 업체들 쉬니 낼 보낼께유.. 금방 보내줄거여유."

  "보내고 본사에 전화 꼭 하세요!!!"

  "네네...(ㅋㅋ)"

 

  합법파업이라 하면..  회사대표랑 노동조합대표가 근로조건에 대해 교섭을 하다.. 간극이 좁혀지지 않아 노동부에 조정신청을 하고..  그래도 합의가 않되어 최종결렬되면..  조합원 전체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거쳐.. 규약에 나온대로의 찬성표가 나왔을때 하는 파업입니다.  그러면 합법적으로 쟁의행위를 할 수 있는데요..  쟁의행위는 얼른 빨리 교섭을 타결하라는 의미로 합법적으로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단체 행동입니다.  거의 그런 일은 없지만.. 여기서 만약에 반대표가 더 많이 나와 파업이 결렬된다면.. 열심히 교섭하고 있는 지도부는 조합원들의 요구를 대변하지 않는다는 의미이므로 지도부가 교체됩니다.

  흔히 말하는 불법파업이란 위에서 얘기한 이런 과정들이 하나라도 생략된 것을 말하는데요..  그런데 우리나라에서 하는 모든 파업은 '불법'파업으로 부릅니다. 이러한 사회법을 인정하지 않고 언론이든 법의 방맹이든 경찰이든 사회든 자본주의의 근간이 되는 '사유재산의 보호'에 우선하는 것은 없습니다.  그래서 파업을 하면.. 일을 안해서 월급이 안나오는 것은 물론이고  반드시 따라오는게 업무방해/손해배상/가압류 등 법의 구속입니다. 월급쟁이 한달 벌이가 없으면 가정이 파탄나기 시작합니다.  법이란 무형의 규칙이란게 사람을 감옥에 가둘 수도 있고.. 돈을 빼앗아버려 가정을 파탄내며 삶을 지탱해 갈수 없게 만들기도 하는 무시무시한 놈입니다.  돈많은 사람이 그냥 걸면 걸리는게 법이니까요.  이런걸 보면..  아무것도 가진게 없고 더이상 물러설 곳이 없을때 파업을 힘있게 할 수 있을 거 같다는 생각을 하는데요..  저는 가진게 너무 많습니다만  가진게 없더라도 지금 같은 손배가압류 제도를 피해서 노조원이 할 수 있는건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그래서 최대한 빌미를 주지 않기위해..  본사에서 넣어주는 품목을 빵꾸내기로 선정한 것이고요..  왜 발주안했어? 하면 그건 본사서 넣어주는거고 다른 자잘한 물건들은 다 발주요청하지 않았니? 내가 의도적으로 일을 안한게 아냐.. 하려는 거였습니다.  혼자서 하는 태업도 이렇게 고민되는데..  다른 비조합원 동료랑 일하는 곳은 동료를 설득하지 않고는..   태업이란 잘못하면 욕만 태배기로 먹고 불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전면파업을 한다해도 협력업체, 용역직원으로 매장은 잘 돌아가므로..  어찌되었건 매장에서 해결해야되고 매장을 벗어나면 안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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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결, 투쟁, 선행

  한 사람의 삶 안에는 많은 역할과 그에 따른 고민과 갈등들이 공존하며.. 이러저런 문제들을 해결하기도 하고, 끝내 해결하지 못하는건 한으로 남기고 승화하며 부딪히며 살아가다 결국 공평히 죽음을 맞이하게 됩니다.   그런데 바로 이 부분.. 있을지도 없을지도 모를 일이지만, 생을 마감하는 죽음 그 이후에 대해 이야기 하기 시작하는 순간 종교의 세계로 접어들게 됩니다.   대부분의 종교는 죽음 이후의 삶이 있다고 이야기하며 뾰족히 솟아오른 빙산 덩어리가 현생의 삶이라면.. 그 밑과 바닷물 전체를 아우러 '그 이후'의 삶으로 설정합니다. 그래서 현재를 어떻게 사느냐가 결국 죽음 이후의 엄청난 시간들의 삶을 결정한다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권선징악.

   사는게 어디.. '단결 투쟁' 만일 뿐이랴만은..   투쟁조끼를 입고 있으면.. 단결. 투쟁으로만 살아갈 것만 같은 사람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노동조합이란 노동으루 벌어먹고 살 수 밖에 없는 내 삶의 일부분으로써 수단과 방편에 지나지 않는다라는 사실입니다.  단결과 투쟁만으로는 내 삶 안에 펼쳐지며 벌어지고 있는 현상들에 대한 모든 해결을 구할 수 없는 것 또한 분명한 일이고요.  왜냐면 사람은 단순히 이러이러한게 투입되면 저러저러한게 만들어지는 물질이 아니니까요.  

  단결, 투쟁이 주먹만한 글씨로 써있는 조끼를 입고 일하고 있지만.. (핸폰에 나오는 것 같이) 나의 뇌구조? 는 사실 이러저러한 생각들과 역할들이 공존하고 있습니다.   'ㅇㅇ형과 함께 오늘은 퇴근 후 근처 저수지가서 민물새우를 잡아오기로 한 나의 행동은 어떤 의미가 있는 일인가?'  물론 새뱅이 찌게를 끓여먹기 위한 자발적 행동입니다만은 투쟁조끼를 입고 있는 제 머리속 한켠엔 이런 생각이 공존합니다. 또 한편 저 구석엔.. 유산균을 발효시킬 우유와 드륵드륵 끌리는 소리가 아래층에 전달되지 않도록 닳아 없어진 의자 신발을 잊지 않고 사와야한다는 생각도.. 으름을 곧 따러 가야하며 발아시킨 현미를 내일 퇴근 후 복아야 한다는 생각들 모두 투쟁조끼속엔 함께 있습니다.     

   탁발해온 연한 돼지고기를 드시고는 얼마있다 열반에 드신 석가모니 부처님의 불살생에 관한 가르침도 투쟁조끼를 입고 있는 제 뇌구조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하품 불살생.. 즐거움이나 재미나 취미로 살아있는 동식물을 해하지 않는 것 (ex. 벌이의 수단으로써가 아닌 낙시, 사냥, 채집 등의 행동)  음.. 저는 허약해진 몸을 보신하기 위해 새뱅이를 잡아다 먹을 생각입니다.  중품불살생.. 음식을 남기거나 버리지 않는 것.  잡아온 새뱅이는 단 한 마리도 남김없이 먹어치울 것입니다.  상품불살생.. 과하게 먹지 않을 것.   필요 이상으로 잡지 않을 것이며.. 새뱅이 찌게는 조심스레 행궈 냉동실에 얼려놓고 먹을만치 조금씩 끓여 먹을 예정입니다.   마지막으로 상상품살생은 도를 깨치기위해 먹어서, 내생에 새뱅이의 먹이로 태어나 함께 깨달음을 얻어.. 먹고 먹히는 윤회의 고리를 함께 끊어내고 마침내 불국정토에서 서로 극락 왕생 하겠다는 다짐으로 먹는 것.  휴..  건강해져서 열심히 투쟁하고 살아가며 더욱 선업을 쌓겠다는 다짐으루 먹겠습니다. ㅠㅠ 

  선행이란?  개구리쪽에선 도망가는게, 뱀의 입장에선 잡아먹는게 선이지만.. 부처님께서는 불살생을 바탕으로 한 '공동체에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 인가 아닌가를 선과 악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삼으셨습니다.  노동조합이란 결국 공동체의  이익을 가져오는 행위를 하므로 선업에 해당합니다. 힘없는 개개 노동자를 위한 집단이라면 선업을 행할 수 밖에 없는 단체입니다.  그러나 공동체가 아닌 특정 단체나 모임, 정당 혹은 간부의 이익, 아니면 조합원을 제쳐놓고 노동조합이란 단체?를 목표로 활동할 때는 악업에 해당합니다. 즉, 특정 단체나 모임 혹은 간부의 이익, 노동조합 자체를 목표로 하는 노동조합 활동은 하지 않는게 조합원과 주변 공동체 모두에게 정말로 유익한 일이며 중요한 일이라는 얘기입니다.

  선행에도 불살생과 비슷한 구조로 설명됩니다. 선행이란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는 행위이며 타인과의 관계를 전재로 합니다.  하품선행이란.. 악업을 짓지 않는 것. 타인과 교류하되 폐를 끼치지 않는 것입니다.   회사편에 서서 약자나 혹은 동료를 짖밟거나 괴롭히지 않는 것인데.. 암 생각없이 일만하다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아주 쉽게 저지르는 일이기도 합니다.  암 생각없이 힘없는 이들을 반복하여 못살게 굴면.. 가해자는 온갖 질병에 시달리게 됩니다.

  중품선행이란..  선을 행하는 것입니다. 타인과 교류하되 사랑과 온정을 적극적으로 나누는 행위입니다. 마치 서로 사랑하며 살아라는 예수의 압축적인 계명과 일맥상통하기도 합니다.  즉, 노조원으로서 올은 일에 앞장서며 걍..  회사를 열심히 대니는 일로.. 뜻하지 않게 약자를 대변하기도 하고 알게 모르게 좋은 일을 많이 하게 됩니다. 찾아보면 의미있는 함께할 수 있는일이 엄청 많이 있고요.

  상품선행이란..  선을 알려주고 행하는 방법을, 즉 고기잡는 법을 알려주는 것입니다. 타인과 교류하며 사랑과 온정을 나누는 방법을 나누는 것입니다. 함께 선을 권한다는 행위이죠.  제가 잘 못하는 일이기도 하지만..  올바른 삶을 위해 노동조합에 가입할 것을 권유하는 활동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는 주는대로 받을 것이냐.. 당당히 요구하며 살아갈 것이냐하는 삶의 방향이 바뀌는 일이기에 매우 조심스러워야하며 충분한 증거에 의해 자발적 동의를 이끌어야하는 행위입니다.

    노조원으로 십여년 생활하다 보니 간혹 노동운동에만 심각한척하는 활동가들을 만나게 됩니다. 대부분 이런 활동가들의 공통점은..  무슨무슨 정파 조직원이라는 것, 이들은 괜히 심각한척 옳은 듯한 말로 치장하지만 궁극적인 목적은 조직원을 늘리는 것이라는 것, 마치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우월감에 가극차 매 사안마다 끼어들어 가르치려고만 한다는 것, 그러다 결국 노동조합의 단결을 야금야금 갈가먹고 깨트린다는 것, 노동조합을 조합원 개개인을 무슨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발판이나 수단으로 여긴다는 것, 누굴 대상화하고 본인은 그렇게 살지 않으며 조종하려 든다는 것, 밥을 먹으면 항상 남겨 버린다는 것, 술마시다 싸운다는 것..  등등 입니다.  그러나 패거리끼리 수년간 그냥 해먹기만 하는 민노총이 기적적으로 아직도 망하지 않은 이유는 그 안에 바로 3% 소금같은 있는 분들의 헌신과 노력 때문일 것입니다.  나는 진정성있게 함께하며 사람을 위하는 3% 소금같은 존재인가?  97%의 조직 혹은 정당, 나의 안위를 위해 숙주를 찾아 기생하는 부유물인가? 스스로 활동가라고 생각하신다면 일단은 악업을 쌓지 않고.. 나에게 먼저 솔직해지셔야 되겠습니다. 물론 이 말은 활동가가 아닌 저에게도 해당되는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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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직력, 동원력

'노조 지침이니 무조건 입어야해요..'

'그래야.. 위원장, 지부장에 심도 실릴거 아니예요?'

'이거하나 못입으면 회사가 얼마나 우습게 보겠어요'

'분노하세요? 본때를 보여줘야 하는거 아니예요?  그럼 입으세요'

'단결해야 합니다'

 등등은 많이 듣게되는 말이다.  제조업이 아닌 고객을 상대로하는 서비스업에선 조끼를 입는다는게 그리 만만찮은 일이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타 업장도 마찮가지 이리라. 

   노동조합의 심은 결국 조직력과 동원력에서 나온다.  조직력이란 직원중 얼마나 가입되어 있냐.. 이고 동원력이란 다른 말로 현장 장악력이라고도 표현한다. 회사사 시키는대로 하지않고 얼마나 노동조합 지시를 조합원 모두들이 잘 따르냐는 얘기다. 

   이럴땐 판단해야할 일들이 참 많이 발생한다.  그럴때 기준이 되는 건.. 분명히 조합원 개개인이다. 노조를 위해 감내하란 판단, 과반의 의견에 개인의 희생과 헌신을 당연하게 강요한다면.. 결국 조직도 개인도 와해되어버린다.  이는 비간 노조란 단체에 국한되는건 아니다.  요즘 개콘서 유행하는 렛잇비? 코너같은 예를 들자면..  회사서 팀의 목적을 위해.. 정말 중요한 팀원들 개개인의 일들을 묵살하고 헌신을강요하며 이끈다면 곧 팀은 망가진다.  

   좀 확대 해석하여.. 학교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어떻게 하는게 직접적인 일일까?  두말 할거 없이 선생님들의 질을 높이는 것이다.  잡무없이 공부하는 선생님, 휴식하는 선생님. 선생의 처우를 더욱 높여주는게 교육개혁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여기유.."

 "어머.. 이걸 워티기 입어? 난 못햐. 지금 날짜지난 빵 팔었다고 난리났는데.. 담당 직원 관두고 그 일까지 하니.. 왔다갔다.. 알투씨 치다 숨어있던 빵을 못본 거예요.  먼저 이거 해결하고 워티기 할게유"

 "예.. 쉬엄쉬엄 하세유"

 하시던 ㅁ조합원이 사복에 조끼를 갈아입고 출근하셨다. 

 "ㅇㅇㅇ님~ 입은거 워뗘유?"

 "와.. 멋지세요. 어색하진 않으세유?"

 "어제 하두 ㄴ조합원이 씩씩하게 입고 일혀서.. 걍 입었어유. 철판 까는거쥬 머.  ... 고객님 할인되신거예요~~ 즐건 쇼핑 되세요~~"

 " ... 엄칭 빨리 싸시네유"  

  투쟁조끼를 입으시고 초밥에 가격표를 붙이고 랩을 두르고 비닐 봉다리에 순식간에 넣으시는 모습에 입이 딱 벌어졌다. 

 "주변서 잘헌다.. 어쩐다혀도 가입할 놈은 하나두 웂어.. 죄다 말 뿐이여"

   "예.. 사실 이번 단체협약 목표가 자동선임 전환.. 정규직 하란 얘기지만.. 그거보다 중요한건 이르키 조끼입고 노력해서 조합원이 더늘어 나는게 중요한 일 같어유.  한편으루는 저만 입을 줄 알았는데.. 4분 모두 입으시니 점장이 움찔 했을거여유. 이렇게 함께 조끼를 입으시는 노력들이 결국 개개인들을 지켜내는 심이 될거예요. "

 "근디.. 점장은 나만보면 피햐.. 눈도 안마주칠려구 한다구."

 "이르키 입자고 할때 조끼를 다 입으니 점장은 노조원 단 한 명만 있는데서는 절대 망말을 못하고 피하는 거예유"

"워찌됐건.. 빨리 타결됐음 좋것네.."

 "울산, 순천, 서울권 점포들은 다 이른조끼 입은 조합원이 100명 가까이되니  매장이 다 셰카마대요.. 회사도 오래 끌고 싶진 않을거여유"

 "그래유.."

 내일 연차서류를 느닷없이 인사과에 제출하고 퇴근하였다. 연차사유 '휴식'. 오늘은 책을 읽지 못하였다.  담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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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끼를 입다.

"파업 가결되었고요.. 어제부터 이렇게 조끼 입고 일하기로 했어요.."

"그리키 됐으믄 입으야지 뭐..  워틱햐..."

"여기유.. 하나 드릴께유.."

"ㅅㅇㅇ꺼도 줘.. 낼 나오믄 주게"

"예.. 등에 붙이는 것도 달아서 드릴께유. 이거 입었다고 누가 머라믄 저한테 바루 알려주세요. 이건 완전히 합법적인 거니께유."

  반대표를 던지셨던 올해가 정면이신 ㅇ조합원님께 2벌을 건네드렸다.   창고 입구서 나머지 조끼에도 달고 있는데.. ㄴ조합원님이 L카에 과자를 한짐 싣고 가신다.  

  "저기.. 이거 입기루 결정했어유.  조합원은 다 이거 입고 일해는 거여유. 속은 유니폼말고 단정한거루 아무거나 입으믄 돼유. "

  "더워 죽것는데.. 뭘 또 입으라는겨..? 얼른 줘유"

  바로  유니폼을 벗어던지시고 투쟁조끼를 걸치시면서.. 얼굴에 땀이 범벅인채로 매대서 까대기를 하기위해 급한 걸음을 옮기셨다.  

    이제 ㅁ조합원님만 남았다.  잠시후 ㄴ조합원님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일까?

  "창고에 사다리 있어유? 나같이 작은사람은 워틱하라구 일키 쪼맨 사다리를줘.. 있음 하나 과자매대로 갖다줘유"

"예.."

사다릴 들고간 과자매대 사이 복도는 "비정규직 10년째다! 해도해도 너무한다!" 란 글씨가 2개가 넘실넘실 춤을 추었고.. 몇몇 고객은 의아한 듯 멈췄다가 카트를 끌고지나갔다. 

"그람.. 수고하세유"

갑자기 8년전 일이 주마등처럼 스처지나갔다. 위원장님이 내려와 갱신히 식당서 투표해 지부를 설립한 일.. 지부게시판을 휴게실 복도에 달아놓고 울컥했던일.. 회사옆 국밥집에서 하는 간담회 오다가 서있는 회사간부 보고는 다들 돌아 갔서 순자이모랑 위원장님이랑 꾸역꾸역 국밥을 먹었던 일.. '이르키 할거면 다 관둬야뒤야' 라고 화내시던 몸아파 그만두신 순자이모..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다.  잘 할 수 있을까?

"합법적인 쟁의행위기간에 노동조합 지시로 사복/조끼 등을 입는건 지극히 정당한 활동입니다. (단,위생용구 장화,앞치마,두건은 조끼위 반드시 착용)

  누가 뭐라고 하면 언제고 저에게 알려주세요. "

 

  식품매장을 괜히 들락거렸다.  

"아이구.. ㄴ조합원은 지금 입구 일허는 디.. 누군입고 그라믄 안돼유.  입을라믄 다입구 해야 돼유.."

 "퇴근 1시간 남아  안입었는디.. 그람 지금 입지 뭐.."

 "그래유.."

  음.. 다시 문자 발송. 

"합법적인 쟁의행위기간에 노동조합 지시로 사복/조끼 등을 입는건 지극히 정당한 활동입니다. (단,위생용구 장화,앞치마,두건은 조끼위 반드시 착용)

  누가 뭐라고 하면 언제고 저에게 알려주세요. " 

  오늘은 근무중인 전 조합원이 투쟁조끼를 입었다.  9년이 지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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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전 비교

9년전.. 비밀조합원이었던 나는 부천의 본조 사무실서 조합조끼를 받아와 입고 출근하였다.  이내 사무실은 뒤집어졌고.. 흥분한 나는 누구던 조금만  걸고 넘어지는 인간들이 보이면 개같이 짓고 물어뜯었다.  린치를 당하는건 종종 있는 일이었고 따르던 부서원조차 눈치를 보며 계급열외? 같은걸 하였다.  내가 가는 곳이면 여지없이 CCTV 카메라에 보안직원이 따라 붙었다. 나만 살기위해서일까? 시선도 외면하던 동료들로 부터의 고립. 같이 하진 않더라도.. 전과 같은 일상적인 대화를 할 수 없다는게 나를 가장 심들게 하였다.  나는 하나의 섬이었고..  전화로 5분간 위원장에게 부당노동행위란걸 첨으로 설명듣고는..지니고 있던 녹음기와 사진기 그리고 본조의 도움으로 점장을 날려보낸후 비교적 잠잠한 직장생활을 할 수 있었다.  무인도에서의 삶같은 하루하루가 쏜살같이 흘러갔다. 누군가 세월을 아주 빨리 흘려보내고 싶다면.. 주저없이 마트에서 일하시라 추천한다.  당시 나는 비장하였고 완전히 옳기만한 정의, 그 자체라 되뇌곤 했다.  아무튼 옳다는건 강박적이랄만치 중요한 일이었다. 

  9년의 시간이 흘러갔고..  한 때 23명이던 조합원은 모두 탈퇴하였고.. 곧 은퇴를 바라보는 '큰언니' 조합원과 나 둘만 남았다.  이 분른 왜 탈퇴하지 않으실까.. 궁금했지만 여쭤보진 않았다. 나중에 알은건 젊어서 70년대 서울서 동일방직에 다니셨었다는 것.. 주변에서 옥바라지를 하였다는 것일뿐 얼마전 큰아들 장가를 보내신 너무나 평범하신 어머니같은 분이다.   초밥기계에 손가락이 잘려나갔을때 쉬쉬하며 개인의 책임으로만 돌리려던 회사의 실체를 목격한후 집에단 얘기도 못하고 애끓이시다 산재종료후 가입하신 ㅁ조합원..  단협에 나온 직무외병가 조항을 적용할 수 없다고 버티는 인사과장에 반해 노조원들은 100% 적용된단 말씀에 가입후 적용받으신 ㅇ조합원, 뭔가 불안하다 가입하신 ㅅ조합원.  모두는 무기계약직, 난 정규직 이렇게 다섯이 다시 파업을 맞게 되었다.  

  매장을 돌다 가장 많이 받고 있는 질문은..

 "어머.. 비정규직이셨어요?"

 "아뇨.. 전 정규직인데요.. 우리노조 파업이라 다 이렇게 입고일 하는거예요.  선임으로 자동전환해달라 교섭했는데.. 얘기가 잘 않된 모양이예요"

  "ㅋㅋ 멋지다..  화이팅~~!"

  정규직. 비정규직이 한 노조에 이러는걸  진귀한듯 바라보는 시선도 있는데.. 난생 처음 가입한 푸르미노조는 이랬고 나에겐  너무나 당연하고 익숙한 모습이다.  회사의 칼끝은 언제나 비정규직을 내쳐 손아귀에 넣은 다음 정규직을 겨냥한다.  집안밖에서 갖은 고초를 감내하며 살아가시는 우리 어머니. 남성들은 감히 범접할 수 없는우리 어머니들의 강인함과 포용력이 이 모든 난관을 슬기롭게 넘고도 남은 듯 하다.  지금 창궐하고 있는 그리스도교는 핍박받던 히브리노예들의 역사이며 구세주의 강생과 부활사건으로 완성된 가장 보잘것 없는 노예들의 계시 종교였다는 사실이 우연의 일치일까? 가만 살펴보부당함에 저항한 기억에 남는 굵직굵직한 사건들은.. 모두 핍박받던 힘없는여성들로부터 시작되었다.

  노조이름과 단결 투쟁이 크게 세겨진 남색조끼, 사실상 비정규직이 철폐하자는 의미의..자동선임 전환하라 고 씌어진 노란 리본,  비정규직 10년째다! 해도 너무한다! 라는 몸벽보 를 쟁의행위 찬반투표가 끝나자 조서 신라면 박스에 보내왔다.  

 

   별 준비가 없었던 나는.. 리본만이라도 모두 착용해 순차적으로 모두 입자는 계획을 세웠다.  물론 난 다입고.  최후.. 나 하나 입고 매장을 휘젖고 다니는 것도 아주 의미가 없진 않을 듯 하였다.  

  "노조원들은 파업기간에 자율복을 입으며 조끼, 리본을 착용합니다. 물론 입기가 거북하신 분도 계실텐데.. 조끼를 입고 일하는건 결국 나를 위한 일이예요. 
  모두 통일해서 결정했음하는데.. 의견주세요.  ㅇㅇㅇ 올림"

오늘은 출근을 모구 안하신 듯 몇시간이 지나도 의견 메세지가 없다.  이번에도 혼자 입을건가.. 9년이나 흘렀는데... 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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