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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탱고4] 샤벨라 바르가스(Chavela Vargas)의 ‘요로나(La Llorona)’

샤벨라 바르가스(Chavela Vargas)의 ‘요로나(La Llorona)’

 

오늘 소개할 곡은 탱고는 아닙니다.

탱고를 추적(?)하다가 알게 됐는데, 노래도 가수도 사연도 너무 흥미로워서 소개합니다.

멕시코의 여가수 샤벨라 바르가스(Chavela Vargas)가 부른 ‘흐느끼는 여인(La Llorona)’입니다.

‘요로나(La Llorona)’는 스페인어로 “우는 여인”, “울부짓는 여인”, “흐느끼는 여인”이랍니다.

먼저 노래부터 들어보죠.

샤벨라 바르가스가 2000년 스페인의 마드리드에서 부른 노래인데, 1919년 생이니, 82세에 부른 거네요. 물론 지금도 살아있습니다.

 

* http://www.youtube.com/watch?v=vFD-HxPpP_U&feature=player_embedded

 

샤벨라 바르가스의 얼굴은 범상치 않고, 목소리는 탁하면서도 애절합니다.

‘요로나’는 멕시코의 설화에 등장하는 인물인데, 대강의 줄거리는 이렇답니다.

 

“멕시코 어느 지방에 아주 아름다운 여인이 살고 있었다 (이 여인의 이름은 대개 ‘마리아’로 통한다). 이 여인은 반드시 자신의 외모만큼이나 잘 생기고 좋은 집안의 총각과 결혼하기로 다짐을 하였는데, 마침 이웃 마을의 한 사내를 발견하게 된다. 마리아는 잘 생기고 집안도 좋은 이 사내를 유혹하여 결혼에 까지 이르게 되고, 아이도 둘을 낳아 행복하게 살게 된다.

그러다가 차츰 사내는 마리아에 대해 애정이 식어가게 되고, 두 아이만 챙기기 시작한다. 이런 상황에 대해 불안감이 늘어가던 마리아는 우연히 사내가 다른 여자와 같이 있는 장면을 보게 되면서 감정이 일시에 폭발한다. 그래서 가눌 수없는 분노에 이끌려 마리아는 두 아이를 강에 던져버렸고, 물속에 잠겨 들어가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던 마리아는 퍼뜩 제 정신을 차렸지만 이미 때는 늦고야 말았다.

결국 마리아는 죄책감에 그 강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게 되었지만, 그 영혼은 차마 잠들지 못하였다. 그 후로 거센 바람이 불 때마다 그 속에서는 아이들을 부르는 마리아의 울음소리가 들려왔고 사람들은 그걸 ‘요로나’라고 부르게 되었다.

이 줄거리는 주로 멕시코계가 많이 사는 미국 남부 쪽의 것이고, 멕시코 본토에서는 사내가 집을 나가 오랜동안 돌아오지 않자 생계가 막막해진 마리아가 두 아이를 강물에 던지고 자신도 그 강가에서 목숨을 끊는다는 줄거리로 전해진다.”

 

‘요로나’는 2002년에 개봉한 영화 <프리다>에도 삽입되어 있는데, 샤벨라 바르가스가 직접 출연하여 노래합니다.

20c 초중반, 멕시코의 여성 화가인 ‘프리다 칼로’를 극화한 이 영화는 2003년에 우리나라에서도 상영된 바 있습니다.

남편(멕시코의 세계적인 벽화 작가인 디에고 리베라)의 바람기 때문에 상심한 프리다 칼로가 술집에서 술을 마시는데, 샤벨라 바르가스가 프리다 칼로를 위로하는 노래를 부릅니다. 그 노래가 ‘요로나’입니다.

 

* http://www.youtube.com/watch?v=0gQ31m4Yt0s&feature=player_embedded

 

근데 재미있는 것은 샤벨라 바르가스가 실제로 프리다 칼로와 연인관계(동성애)였다는 겁니다.

프리다 칼로가 죽기 전 5년간 그녀의 침대 곁을 지켜주었다고 합니다.

프리다는 생전에 샤벨라 바르가스의 탁한 음색을 듣고, “목에 악기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답니다.

샤벨라 바르가스 역시 프리다 칼로와의 사랑에 대해, “첫 눈에 반한 황홀함은 지상의 것이 아니었다. 다른 차원, 행성에서 찾아온 빛이었다. 희생, 순수, 자유, 슬픔, 열린 마음으로 그녀를 사랑하리라 결심했다”고 합니다.

비디오 마지막 부분에서 누군가에 의해 살해당하는 사람은 프리다 칼로의 연인이었던 ‘트로츠키’입니다.

 

다른 가수들이 부른 ‘요로나’와 비교해 보면, 샤벨라 바르가스가 부른 ‘요로나’의 깊이를 더 잘 느낄 수 있을 것 같네요.

 

* Lila Downs가 부른 ‘요로나’

http://www.youtube.com/watch?v=iq3dJgUyM_c

 

* 애니메이션 ‘유령의 신부(?)에서 ‘Eugenia León’이 부른 ‘요로나’

http://www.youtube.com/watch?v=9E7wgUTKM0c

 

*** ‘요로나’ 가사 ***

 

(스페인어 가사)

 

Todos me dicen la negra Llorona

Negra pero, carinosa

Yo soy como el chile verde Llorona

Picante pero sabrosa

 

Dicen que no tengo duelo Llorona

Porque no me ven llorar

Hay muertos que no hacen ruido Llorona

Y es mas grande en su penar

 

Ay de mi Llorona

Llorona de ayer y hoy

Ayer maravilla fui Llorona

Y ahora ni sombra soy

 

Ay de mi Llorona

Llorona de azul celeste...

 

(영어 가사)

 

Everyone calls me the dark one, Llorona

Dark but loving

I am like the green chile, Llorona

Spicy, but tasty

 

모두들 나를 어둠 속의 사람이라 하지, 요로나,

어둡지만 사랑스럽다 하지,

나는 녹색의 칠리와 닮았네, 요로나,

아주 맵지만 그 맛은 좋지,

 

They say that I do not feel pain, Llorona

Because they don't see me cry

There are dead people who do not make a sound, Llorona

And it is greater than their worry

 

사람들은 내가 고통을 느끼지 않는다 하지, 요로나,

그건 그들이 내가 우는 걸 보지 못해서 그래,

이 세상에는 아무런 소리도 내지 못하는 죽은 이들이 많지, 요로나,

그들의 고통이 너무 커서 소리조차 내지 못하는 거지,

 

Ah me, Llorona

Llorona of yesterday and today

Yesterday I was a marvel Llorona

Today, I am less than a shadow of that

 

아, 나는 요로나,

어제의 나, 그리고 오늘의 나,

어제 나는 참으로 멋진 요로나 였지,

오늘 나는 옛 것의 그림자보다 못하지,

 

Ah me, Llorona

Llorona of the blue sky...

 

아, 나는 요로나,

푸른 하늘의 요로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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