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이주여성들과 소통하기

3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6/04/23
    2시간(4)
    schua
  2. 2006/04/19
    하루에 한번씩
    schua
  3. 2006/04/12
    편집모드(6)
    schua
  4. 2006/04/10
    미류의 표를 가지고...행복해지다.(5)
    schua
  5. 2006/03/13
    고마움...(5)
    schua
  6. 2006/03/10
    시작...(7)
    schua
  7. 2006/03/02
    압박(8)
    schua
  8. 2006/02/24
    쥐어짜기와 성찰(4)
    schua
  9. 2006/02/13
    어이 없으려나?(1)
    schua
  10. 2006/02/09
    고립 혹은 배려(8)
    schua

2시간

1.

일단!

가편을 했다.

두시간이 나온다.

목표?

50분.

 

어찌 줄이나...참말로....

몇가지 뺄 것이 있긴 하고

아직 손봐야 할 곳이 남았긴 한데...

그래도 참 심난하다.

 

관객을 생각해야 하는데...

 

오늘의 목표

관객을 배려하는 감독이 되자!

 

2.

언니들의 인터뷰를 듣고 있으면

잘라내는 것이 쉽지 않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이야기가 소.중.하.다.

다 안고 가고 싶다.

그래서 보는 이가 느꼈으면 좋겠다.

그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소중하다고.

 

3.

그래서 잘 잘라내야 한다.

관객을 배려하면서도 언니들의 이야기를 잘 전달해야 하니까.

시소를 잘 타야 한다.

 

4.

시간이 조금만 더 있었으면 좋겠다.

마음이 조급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하루에 한번씩

너부리님의 [멋진 페미니스트가 되자] 에 관련된 글.

 

하루에 한번씩 큰 소리 내어 읽기!

어제 큰 소리로 읽어 봤는데 정신이 맑아지는 것이 즐겁드만.

세상에 너무 많은 함정이 있으니...

그제 밤도 3시에 일어나 잠을 자지 못하고

머리를 아프게 했던 것이 성차별적인 사회 때문이 아닌지.

정신 건강을 위해 하루에 한번씩

자신을 챙기며 기를 북돋으며

으싸! 으싸!

잘살아보세~~~




* Fight Sexism (성차별주의와 싸워라)
* Do It Now (지금 그것을 하라)
* Say Yes To Female,To Justice, To Freedom (여성과 정의와 자유를 위해 "예"라고 말해라)

* Love Yourself (나 자신을 사랑하자)
* Love Other Wimmin (다른 여성들을 사랑하라)
* Say No! ("아니오!"라고 말하라)
* Get Angry (화를 내라)
* Get Active (활동적이 되라)
* Don't Agonize, Organize (괴로워하지 말고 조직화하라)

* Fight Racism, Classism, Ageism, Homophobia, Sizism And Ableism (인종차별, 계급차별, 나이차별, 동성애혐오, 규격사이즈몸매강요와 장애인차별에 대해 투쟁하라)
* Lower Pain And Isolation (고통과 고립을 줄여라)
* Raise Consciousness (의식을 고양시켜라)
* Raise Self Esteem (자신에 대한 존중감을 높혀라)
* Think Globally - Act Locally (전지구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하라)
* Avoid Burnout (피로가 쌓이지 않도록 하라)
* Be Womyn-Identified (여성으로서의 정체성을 가져라)
* Create Safety (안전한 공간들을 창출하라)
* Take Risks (위험부담을 무릅쓰라)
* Take Your Power Back (우리의 힘으로 되찾자)
* Do It Now (지금 그것을 하라)

* Live Equality (평등하게 살라)
* Thank Yourself (나 자신에게 감사하자)
* Celebrate Wimmin Survivors (여성생존자를 축복하라)
* Invent New Herstory (새로운 여성의 역사를 발명하라)
* Shatter Myths (신화를 산산히 부수어라)
* Pioneer (개척자가 되라)
* Trail-blaze (불꽃의 흔적이 되라)
* Discover She - Her - We - I - Womyn (그녀-그녀의-우리-나-여성을 발견하라)

* Honor Lesbians (레즈들을 존중 하라)
* Say Yes To Power (힘과 권력을 갖는 것에 주저하지 말라)
* Love Your Body (나의 몸을 사랑하자)
* Decorate Yourself Any Way You Like (당신이 좋아하는 방식으로 당신 자신을 꾸며라)
* Have Happy Sex (행복한 성교를 하라)
* Visualize Perfect Birth Control (완전한 산아제한을 가시화하라)
* Keep Abortion Safe, Legal And Accessible (유산을 안전하고, 법적이고 접근하기 쉽게 해두어라)
* Help A Mother Today (오늘 엄마의 도움이 되어라)
* Make Every Child A Funded Child (모든 아이들이 혜택받는 아이가 되게 하라)
* Praise Rebel Spinsters (세상을 반역하는 반혼여성을 칭찬하라)

* Do It Now (지금 그것을 해라)
* Be A Womyn's Movement (여성운동을 하라)
* Vote (투표하라)
* March (행진하라)
* Girlcott (부당한 일에 여성으로서 저항하라)
* Lobby (로비하라)

* Write Letters (항의편지를 쓰라)
* Elect Progressive Womyn (진보적인 여성을 찍어라)
* Win the ERA (평등권을 수호하라)
* Stop Violence Against Women (여성에게 가해지는 폭력을 멈추라)
* Demand Economic Justice For All (모두를 위한 경제적 정의를 요구하라)
* Say Yes To More Money (보다 많은 자금을 얻기 위해 "예"라고 말하라)
* Fun-raise (재미를 증가시켜라)
* Raise Hell (지옥을 증가시켜라)
* Do It Now (지금 그것을 해라)

* Cherish Your Mother Earth (당신의 어머니 지구를 소중히 하라)
* Be Anti-War (반전주의자가 되라)
* Liberate Oppression (억압을 해방시켜라)
* Think Humanarchy (인간적인 조직질서를 생각하라)
* Make Peace With Men (남성과 함께 평화로운 상태를 만들라)
* Be A Mover And A Shaker (세상을 움직이고 뒤흔드는 사람이 되라)
* Support Bad Girls (되바라진 소녀들을 지지하라)
* Join A Feminist Political Organization (여성주의 정치조직에 결합하라)
* Volunteer (자원활동가가 되라)
* Give Love (사랑을 나누라)
* Give Money (자금을 나누라)
* Get Powerful (강력해져라)
* Get Respect (존경을 주고 받으라)
*Heal Yourself (나 자신을 치유하자)
* Heal The World (세상을 치유하라)
* Collect Fabulous Memories (멋진 기억들을 모아라)
* Do It To Win!! (이기기 위해 하라)

 

------

너부리의 2002년판 페미니스트되기로는 요기:  [따로 또 함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편집모드

1.

몇개 안되는 테이프를 가지고 편집을 시작하려니

끝없이 한심하기도 한데 이상하게 효율적이란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놀라운 자기 긍정이다.

 

2.

이제 슬슬 방바닥 뒹굴 시기가 되었는지 뇌는 점점 팽창하기 시작한다.

편집은 버리는 일인데

버려야 하는데 계속 끼고 있다.

버려야 해.

버려야 해.

날씬해 지자구.

 

3.

편집 기간 동안에는 계속 해서 영상들을 보다 보면

그 안에 나오는 사람들과 계속 이야기를 하고 있단 착각에 빠진다.

그러다 보면 너무 그리워져서는 전화를 하고 난리다.

목소리라도 들으면 너무 좋다. 헤.

 

4.

그런데 역시 집중도가 떨어진다.

아기야 힘내라.

쫌만 힘내주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미류의 표를 가지고...행복해지다.

1.

미류가 표를 예매해준 덕에 아침 부터 바글바글한 영화제에서

가뿐히 표를 구하고 남은 표로 좋은 일까지 했다.

하지만 미류가 못오는 이유가 대추리 때문일꺼란 생각을 하면서

가지 못할 바에 대신 영화라도 제대로 보자고 맘 먹고 영화관에 입성...

 

2.

최근 나의 안일함에 가슴을 쳤던 일이 있었다.

참 사소한 일일 수 있는데....아니 남들이 들으면 참 사소한 일이라고 할 거다.

그래도 어쩌랴 난 그 사소한 일에 파도를 보았고 그 파도가 너무도 두려웠드랬다.

가부장제를 거부하면서 어줍잖게 아이를 갖고 싶다는 이유로 결혼을 했다.

그리고 주변사람들과 어찌 저찌 두리뭉실 잘 지내는 허허실실 나의 성격으로

가부장제의 장벽들을 별 문제 없이 넘길 수 있을꺼라 생각했다. 

하지만! 버트!

그런게 아니더라.

제도의 문제를 개인의 성향으로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 나의 안일함.

그저 가슴을 칠 수 밖에.

그리고 이제부터라도 눈 크게 뜨고 살기로 했다.

그리고 반성하며!

그리고 행동하며!

 

3.

'쇼킹 패밀리'

그렇게 가족제도의 문제를 유쾌하게 드러낼 수 있을까?

나는 보는 내내 소리 내어 웃었다.

하지만 또한 보는 내내 아파서 가슴을 쳐야했다.

고스란히 고스란히 우리의 부자유스러움을 담아낸 경순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리고 경순은 절대로 늙지 않을 것 같아 너무 좋다.

경순 힘내삼!!!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고마움...

다큐멘터리 작업은...특히나 독립 다큐멘터리 작업은 노가다이다.

대부분 혼자서 기획, 촬영, 편집을 하니 그럴만도 하다.

가끔 선배들이랑 그런 이야기를 한다.

'우리는 노가다야.'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이리 저리 뛰어 다니며 촬영하고

화장실도 못가고 두세시간을 꼬박 앉아 촬영한 테이프를 확인하면서 프리뷰하고

구성에 맞게 캡쳐하면서 꼼짝 못하고......

그 과정 안에는 창작의 고통도 있지만 성실하게 몸을 움직여서 시간을 투자해야만 

얻어지는 것들이 있다. 그래서 우린 작업을 아르~ 하는 것이 아니라

육체 노동하는 거라고 이야기하면서 웃는다.

 

오늘도 그 육체노동 중의 하나인 캡쳐를 하는데...

머릿 속에 있는 것들이 주르륵 파일로 만들어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어림도 없다. 혹시나 놓친 것이 있나 다시 촬영한 것을 살피면서 캡쳐를 한다.

 

캡쳐하는 일은 반복 작업일수도 있고 단순한 작업일 수도 있다.

촬영한 테이프에서 오케이 컷을 고르고 구성에 맞는 부분을 찾아 캡쳐를 하고...

계속해서 그 일을 반복하고...

 

하지만 그 안에 있는 사람들을 볼 수 있어 좋다.

이번 작업에는 너무 게으른 촬영을 해서 한심하지만

그 안에서 사람들을 본다.

자신의 경험을 이야기해주는 사람들의 숨결을 본다.

그 순간 그녀가 나를 믿었던 안 믿었던

그녀가 자신의 이야기에 심취해서 정신 없이 이야기를 했던

그 안에서 그녀들이 겪었던 일들을 듣고 있자면

살아 남아서 지금 카메라 앞에 있는 그녀들이 너무나 대단하다.

그리고 자신의 경험을 나눠줘서 고맙다.

 

그녀들이 단순히 이주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보여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말도 안되는 국제결혼 과정 속에서 사회적 안정망이 없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위험을

한 개인이 고스란히 온 몸으로 겪으면서 상처 받고 힘겨웠지만

그 어려움을 당당히 겪어온 단단한 존재임을 세상이 알아줬으면 좋겠다. 

 

워낙에 이주여성의 이미지는 피해자, 혹은 피해를 입히는 존재이다.

그녀도 우리와 같은 입체적인 인간이란 것을 드러내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서 잘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한심한 촬영본을 들여다 보고 또 들여다 본다.

그래야 내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나눠준 그녀들에게

고마움을 겨우 표현할 수 있을것 같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시작...

보라돌이님의 [머리를 감다] 에 관련된 글.

 

 

보라돌이님 글을 보면서 항상 함께 하지 못한다는 생각에 미안하다.

많이 훌륭한 분이랑 생각을 하면서 난 참 작다 싶었다.

그러다 문득 이글에는 트랙백을 걸어도 되겠다 싶어 이렇게 남긴다.

힘내세요. 훌륭한 존재가 옆에 있잖아요. ^^

 

 

 

오늘....

 

캡쳐를 시작했다.

캡쳐는 편집의 시작이다.

테이프에 있는 영상들을 파일로 만드는 작업이다.

이제 시작이다. 

 

편집을 하면서 부족한 촬영분에 한심해 하고

다급한 마음에 카메라 들고 나가 보충 촬영도 하겠지만

여하튼 이제 시작이다.

 

그런데

자궁속에 있는 아기가 엄청나게 움직인다.

지도 편집하는 것이 좋은가?

ㅋㅋ...

 

며칠전 병원에서 초음파로 보는데 코랑 입이 보였다.

그전에는 볼 수 없었던 상당히 구체적인 모습이었다.

난 "사람이네~~" 했다. 

같이 간 같이 사는 사람은 "그럼 사람이지. 알람소리 듣고 깨는데" 한다.

 

아침에 알람 소리가 울리면 깨어나서는 엄청나게 꼼지락 거린다.

게으름을 피울수가 없다.

우리집에서 제일 부지런한 사람이다.

 

말도 안통하고 모습도 모르는 생명체에게 이런 느낌이 드는 것...

참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알엠님이 이전에 그러더라. 작업을 하다 보면 아이가 힘이 많이 된다고..

그때는 정말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대략...무슨 말인지 알게 되는 듯도 싶다.

 

보라돌이님도 그렇게 힘내시길...

 

부끄럽네. --;;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압박

전화를 끊고 심호흡을 크게 한번 내쉰다.

그래야 살 것 같다.

 

어제 밤 잠도 설치면서 촬영 일정을 머리 속으로 잡았는데

그 중 하나가 어그러진다. 휴우~~

 

벌써 3월이다. 이제 슬슬 편집에 들어가야 한다.

촬영한 분량은 턱 없이 적다.

이걸로 작품을 할 수 있을까 싶다.

한심하단 생각까지 들기 시작한다.

 

집중력이 떨어졌단 생각도 들고...

피가 제대로 돌지 않아 다리가 저릿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쥐어짜기와 성찰

 

 

1.

 

구성안을 확인하고 있다.

 

물론 구성안은 있다. 처음 작업을 시작할때 만든 기획서에 있지만

 

이내 촬영을 하다 보면 그 안에 있는 이야기 보다는 좀더 현실적인 이야기들이 나타나게

 

된다. 그렇게 되면 다시 구성안 검토하고 보충 촬영을 해야 한다.

 

다큐의 매력은 이렇게 매번 고민하면서 살 수 있는 거라고 입버릇처럼 이야기하지만

 

사실 매번 할때 마다 쉬운 일이 아니다.

 

 

2.

 

열심히 촬영본을 확인하고 이런 저런 의미를 붙이지만....

 

에피소드가 별로 없다. 그저 있다면 내가 다큐를 만들고 있다 정도....

 

아쉽다. 언니들을 인터뷰 하면서 느꼈던 이런 저러한 감회를 전달하고 싶은데

 

인터뷰로만으로 될까?

 

 

3.

 

사적인 공간을 촬영하기 위해서는 신뢰를 쌓아야 하는데,

 

그러기에는 시간이 턱 없이 부족했다.

 

너무 많은 주인공을 설정했나 싶어 고민도 된다.

 

에피소드가 없는 것을 매꾸기 위해서 이런 저런 촬영을 하겠지만

 

객관적 조건이 안되는 것은 애니메이션을 사용할까 하는 생각도 한다.

 

한번도 해본 적이 없어서 걱정도 되고 또 새로운 것이니까 뭔가 설레이기도 한다.

 

잘해보고 싶은데 언니들의 느낌을 전달할 수 있는 그런 애니였으면 좋겠다.

 

 

4.

 

글고 결정적으로 사생활이 더 드러나려면 남편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데

 

그게 영 자신이 없다.

 

다행이 내가 만난 언니들은 남편들이 다들 언니를 존중하는 분들인 거 같다.

 

그래도 자신들의 삶이 드러나는 부분에 대해서 어떻게 나올지....

 

이전에 여성관련 다큐를 할 때도 남편들은 자신들이 나오는 것을 극구 사양했다.

 

그리고 당사자인 언니들도 남편들 눈치를 봤고....

 

만약 반대였다면...남편이 주인공이었다면 다른 양상이지 않았을까 싶다.

 

여하튼 남편들을 만나야 하는 일도 남은 것 같다.

 

그들이 마치 언니들의 보호자인양 행세하면 난 참 벨이 꼬일 것 같은데...

 

그래도 언니들은 위해서 잘해야 겠지.

 

 

 

5. 

 

이런 저런 도전을 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내가 드러나야 한다는 것인데....

 

작업을 하면서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는데

 

그때의 그 생각들과 느낌들을 잘 끄집어 내어 공유할 수 있을지....

 

나를 성찰하는 다큐가 될 것 같다.

 

 

 

쉽지가 않다.

매번 그렇듯이.

 

이번에는 얼마나 쥐어짤 수 있을까?

나를 꼭꼭 쥐어짜야 한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어이 없으려나?

봄이 오기는 오는 것 같다.

집 앞 공원 벤치에 할아버지가 앉아 계시니 말이다.

그 할아버지는 겨울이 오기 전까지 항상 그 자리에 앉아 계시던 분이다.

그분이 다시 나오신 게다.

봄이 왔다. 헤헤....

 

봄이 오는 마당에 설날 이야기를 하기가 좀 머쓱하지만

이 느낌을 적어 놓지 않는다면 워낙 이것 저것 잘 잊어버리는 나의 정신 상태로는

또 알멩이는 잊어버리고 느낌만 남아 뭔지 모를 께림찍함으로 불편할 것 같다.

 



얼마전 일이다.

한 친구랑 이야기를 하다 설날 이야기가 나왔다. 

그 친구는 결혼한지 대략 일년은 안된 친구다, 

그러니 이번이 결혼하고 첫 설이지 않았을까 싶다.

그 친구왈 "설날에 집에 가고 싶어서 혼났어."

여기서 집은 그 친구가 여자니까 친정이다.

그 말이 가슴에 콕 박혔다.

그리고는 설날에 시댁에 가서 뭔가 불편했던 마음의 원인을 찾을 수 있었다. 

너무 철 없고 무책임하게 들릴 수도 있다.

 

결혼 했으니 당연히 명절에 가는 거지 그걸 몰랐나?

그걸 모르고 결혼했어? 그걸 이제서야 알았어?

 

자연스럽게 이런 저런 물음들이 들려 오지만

그리고 그걸 모를만치 순진하지도 않지만

 

나도 별스럽게 식구들이랑 친한 것도 아니니

굳이 나의 식구들이 그리운 것도 아니지만

왠지 외할머니가 해주시던 떡이 생각나고

격이 없이 자연스럽게 음식을 해 먹고

잠이 오면 잠자고 먹고 잡으면 뭐든 누구든 음식을 하고

그러던 분위기가 그저 막 그리웠다.

 

시댁에서 나는 며느리로서 당연히 음식을 하고 당연히 상을 차리고

당연히 상을 치우고 당연히 남자들이 식사를 하길 기다렸다.

그 자리를 치우면 먹어야 한다. 그리고는 당연히 설겆이를 한다.

난 그 '당연히'가 불편하다.

당연히 누군가는 노동을 엄청나게 하는 데 당연히 누군가는 그걸 누리기만 한다.

 

그리고 같이 사는 사람의 식구들이 이런 저런 과거의 재미난 이야기를 하며 웃을 때

그저 '그런 일도 있었어요'하며 마짱구 정도 칠뿐이다.

참 외롭다. 

 

난 시어머니가 안쓰럽다.

보수적인 집안 분위기에 맏며느리로 이런 저런 일을 해내는 모습을 보면

이제 나이도 드셨는데 엄마 생각이 나면서 안쓰럽다. 여성연대. 뭐 그런 생각이 든다.

그래서 될 수 있으면 명절에 일찍 시댁에 가려 한다.

하지만 그런 나의 행동은 그저 며느리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아 이 오해의 끝 없는 반복......

 

얼마전에 결혼한 후배는

시댁에서 설날, 추석 명절 중 한때는 시댁에 한때는 친정을 가라고 했단다.

휴우~~~ 부럽다. 근데 생각해 보면 합리적인 처사이다.

물론 명절이라고 시댁이나 친정을 안가도 되면 더 좋겠지만 굳이 가야 한다면

따로 따로 갈수는 없으니 이렇게 한곳으로 몰아가면 좋을 듯 하다.

 

그리고 앞의 친구에게 그 후배 이야기를 하면서

우리도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추진해보자고 다짐을 했다.

 

그런데 과연 될까?

같이 사는 사람은 5대 장손이고

나름 합리적인 그 사람의 부모님은

할아버지의 가부장적인 분위기에 편입되어 살고 계신다.

가끔 어떻게 이런 가족분위기에서 이런 사람이 나올 수 있나 심히 궁금해질때가 있다.

 

나는 과연 이야기라도 꺼낼 수 있을까?

 

막연하기만 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꼭 해봐야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고립 혹은 배려

어제는 아침부터 험난했다.

 

유난히 추운 날씨 덕에 중무장을 하고는 전철역보다는 조금 가차이 있는 버스 정거장에 가서 버스를 탔다. 임신을 하고 나서는 될 수 있으면 전철을 탄다. 훨씬 덜 흔들리기 때문에 안그래도 나온 배 때문에 몸에 힘이 들어가는 데 그런 몸을 릴렉스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전철역까지는 길이 경사진데다가 눈으로 미끄럽고 바람도 많이 부는 바람골이어서 험난하다. 그래서 어제는 그냥 버스를 타기로 했다.

 

그런데 그놈의 버스가 오늘따라 왜 이리 사람도 많고 흔들리고 자리도 안나던지 앉아 있던 모든 사람이 원망스럽고 서운했다.

 

그렇게 힘들게 갔는데 오전 회의는 한 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겨우 시작했다. 회의는 나름대로 재미나게 했다. 3월에 하는 다큐멘터리 강좌 기획회의 였는데 정말 해보고 싶은 강좌여서 32주 정도 되는 임신시기에 해도 괜찮을까 걱정도 했지만 결국 하기로 결정했다. 기획자들도 걱정을 했는데 '걱정하는 마음에 임신한 사람을 격리시켜서는 안된다. 그녀가 결정할 수 있게 하자' 고 결정했다며 내게 바톤을 넘겼다. 그렇게 까지 마음을 읽어주는 것이 고마웠다. 임신 이후에는 회의 가는 것도 약간 꺼려졌던 일이 있다. 특히나 흡연자가 많은 회의에 가면 괜시리 눈치가 보인다. 나 때문에 사람들이 불편한 것은 아닌가 반가워하지도 않을 텐데 내가 가도 되나 등등....그런 생각이 들면 외롭다. 그런데 오히려 나를 배려하고 기회까지 주다니 그때는 제대로 말을 못했지만 임신한 나를 제대로 인정해 주는 것 같았다. 그저 임신한 사람도 아닌 그저 감독인 나도 아닌 임신한 감독으로 날 있는 그대로 인정해 주는 것 같아 고마웠다. 세상엔 그렇게 고마운 사람들도 있다.

 



그렇게 회의는 즐거웠지만 배가 고팠다. 엇저녁 싸놓았던 도시락도 그만 냉장고에 넣고 그냥 나왔다. 배는 슬슬 고프고 인터뷰 약속을 해 놓은 곳으로 발길을 돌기며 허기진 배를 이것 저것으로 채우면서 갔다. 배고프면 왜 그리 서러운지....날은 또 왜 이리 추운지....날이 추워서 감기에 걸리는 경우는 드문데 이상하게 목이 메캐한 것이 아프기 시작했다.

 

같이 인터뷰 장소로 가기로 한 사람이 또 한시간 늦었다.

오늘은 정말 기다리는 날인가 보다. 맘을 먹고 투덜투덜 모드 돌입...

이주언니와 인터뷰 약속을 했는데 어찌 하여 내가 그 언니에게는 선생님이 되는데

그만 다른 한글교실 선생님도 초대가 되었다. 인터뷰 일정과 집들이가 섞이고 말았다.

이주언니는 맛난 음식으로 우리를 맞았고 그 마음이 너무 좋아서 난 배고픈 배를 달랬다. 언니의 시어머니의 대략 몰상식한 행동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며 분노했다. 근데 도저히 못듣겠다.

 

임신을 하면 왜 갈비뼈가 그렇게 아픈 것일까? 왜 사람들은 이런 사실을 모르는 것일까? 어떻게 임신한 그 많은 사람들은 이런 아픔을 견디며 지낼 수 있을까? 무기력해진다. 아기집이 커지면서 점점 갈비뼈를 누르고 올라온다. 어제는 길까지 미끄러워서 임산부에게는 매우 위험한 넘어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온 몸에 힘을 이빠이 주고 안 넘어지려고 몸을 앞으로 구부리고 다녔더니 그놈의 갈비뼈는 더더더 아팠다. 그리고 아까 부터 슬슬 올라오던 감기기운도 본격적으로 진행되려고 하고  결국 난 이야기를 듣다 말고 쓰러져 잤다. 속으로는 계속 '인터뷰 해야 하는 데' 하면서......

 

그리고는 그제 밤에 임산부 운동 강좌 시간이 어정쩡해서 촬영 일정이 안나온다며 투덜 되는 내게 "운동에 너무 욕심 부리지 말고 차라리 촬영하고 스트레스 받지 말아"라고 말한 같이 사는 사람을 원망했다. 괜시리 운동하지 말라고 해서 괜시리 나의 작업욕망을 자극해서(안그래도 강박적인데) 오늘 나오는 바람에 몸이 안좋아지고 아파지면 이번주 남은 날을 날릴 수도 있는데...원망 원망스러웠다. -.- 

 

시간은 휘리릭 지나 저녁시간이 다 되었다. 촬영을 해주러 온 조연출은 다음 약속 시간이 얼마 안남았다고 눈치를 주고..ㅠ.ㅠ

과연 오늘 인터뷰를 하는 것이 맞나? 빨리 조연출도 회의에 가게 하고 나도 집에 가서 쉬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고민이 되긴 했지만....한번 촬영 기회를 놓치면 다시 오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뼈져린 경험을 몇번 했기에 그냥 밀고 나가는 것이 좋을 듯 했다. (촬영 한번 하는 것이 이렇게 비장하다는 것을 다른 사람들은 알려나? ^^;;)

'다음에 할까?'하는 나의 질문에 다행히 조연출도 그냥 하자고 하고 이주언니도 별 불편해 하지 않았다. 고마운 일이지.

그렇게 인터뷰를 했다. 여자를 인터뷰 하면 참 좋다. 하고 나면 힘을 얻는다고 해야 하나?

살아가는 것이 다 똑같고 다 그만큼 힘들고 다들 힘내서 산다는 생각이 들어서 힘이 난다. 어제도 그랬다. 그래서 너무나 다행이다라고 마음을 쓸어 내렸다.

그냥 인터뷰를 접고 갔으면 마음에 준비를 한 언니에게고 미안했을 것이고

촬영을 하러 온 조연출에게도 미안했을 것이고

그리고 무엇보다 작업을 진행하지 못한 스스로가 넘 괴로웠을 것이다.

 

지쳤지만 그래도 행복하게 지하철을 탔다.

노약자 좌석이 비었다. 망설일 수 없다. 오늘은...

 

저번에 임신한 이주언니와 함께 노약자 석에 앉은 적이 있었다.

이전에는 한번도 앉은 적이 없어서 너무 눈치가 보이고 불편해서 몸은 편했지만

마음이 불편해서 오히려 아기에게 안좋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는 찰라에...

어느 노신사가 오더니 위압적인 태도로 노약자석표시를 가르키며 '이거 안보여. 이거' 한다. 후우...올것이 왔구나. '임산부인데요'하고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겨우 이야기를 하는데, 옆에서 이주언니가 '임신 너무 힘들어요' 하고 크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 노신사는 어정쩡하게 서 있는데 옆에 있던 아주머니들이 '임신했나 보구만, 힘들겠네'한다. 결국 그 노신사는 물러갔다. 그 이후에도 맘 편안하게 가지는 못했지만, 옆에 있는 이주언니가 넘 든든했다.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그 언니가 너무 멋지고 든든해서 마구 그냥 좋았다. 그리고 어딘지 당당하지 못하고 움추려 드는 내가 부끄럽고 반성됐다.

 

그런데 어제도 그런 일이 있었다. 내 옆에 앉았던 남자분이 어느새 내 옆에 서 계셨던 할아버지를 가르키며 '노인이 서 있으면 젊은 사람이 일어서야지'하는 것이 아닌가? 휴우~~ 앞에 서 있는 조연출이 아저씨를 째려봤다. 다른 때 같으면 억을해하면서도 한마디 못하고 그냥 앉아 있거나 내리거나 했는데....당당했던 이주 언니도 생각 나고 든든한 조연출도 있어서 "아저씨, 임산부거든요. 다 사정이 있어서 그런 것인데 무작정 그렇게 이야기하시면 안돼죠"했다. 그랬더니 그 아저씨 암말 없다. 휴우~~

 

대부분 그런 이야기를 하는 사람은 아저씨들이다. 위압적인 그 분위기가 너무 싫다.

사정이 있겠지 생각하면 안되나? 가끔은 젊은 남자가 버스나 지하철에서 앉아 있으면 너무 밉다. 푸후후....그래도 속으로 생각한다. '뭔가 힘든 일이 있을꺼야.' 하고 미움을 달래본다. 임신하면서 정말 세상의 배려에 대해 밀도 있게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 여자에 대한 사회적 배제와 격리에 대해서도 밀도 있게 생각하게 된다.

세상은 젊은 남자들 중심으로 배치되고 진행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쫄지 말자. 

스스로 쫄고 스스로 고립시키지 말지어다.

좀더 당당하고 좀더 소통하고 싶다. 그래야 서로를 잘 이해 할 수 있지 않을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