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트 영역으로 건너뛰기

배낭

배낭을 샀다. 몇 번을 망설였는지 모른다. 망설였지만 샀다. 샀다기 보다는 질렀다는 것에 가깝다.

카드를 내미는 순간에도 망설이고 있었으므로.

 

한 5~6 년쯤된, 모 브랜드에서 19,000원인가 주고 산 그 가방을 참 잘 매고 다녔다. 더 세분화된 주머니도 필요하고 가방이 천 쪼가리이다 보니 가방에서 무언가를 꺼낼때 나머지 아이들이 자기들도 배낭에서 출동해보고 싶다며 마구 아우성일때도 있었다. 

 

자크도 고장나고 찢어지고 할 때마다 매장에 가서  맡기고 공짜로 잘 고쳐서 써왔다. AS를 맡기러 갈 때마다 내가방 비스무리하게 생긴것도 없구나, 하며 오래되긴 했나보다 뭐 이런 생각도 했었다. (뭐,끝없는 소비를 원하는 백화점과 브랜드 사장님들이 트렌드를 선도하사, 그리 만드셨겠지)

 

어쨌든 마지막 순간까지 망설이고 망설여 구입한 배낭. 세상에. 사고 나서 가장 크게 느낀 것, 조금 배신감같이 느꼈던 것은 말이지, 뛸 때 가방이 내 엉덩이를 때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전에 매고 다니던 가방은 집회때 안고 뛰곤 했다. 엉덩이를 엇박자로 와서 때리는 바람에 나의 달리기를 적잖이 방해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가방은! 내 엉덩이와 등과 함께 움직이는 것이다. 물아일체라고나 할까. 그래서 요즘에는 횡단보도에 신호가 들어오면 저 멀리서 와다다다 뛴다. 혼자 좋아서.

 

배신감 같은것은, 물론 아닌 이들도 많았겠지만, 다들 이렇게, 엉덩이를 맞지 않으면서 뛰었던 거야? 하는 뭐 이런 유치한^^ 암튼 놀라웠다.

 

내리 가방 자랑을 하려고 '쓰기'버튼을 누른 것은 아닌데....-_-;;

 

원래 제목은 돈을 쓸 때, 뭔가를 살때다. 그런데 배낭 자랑을 좀 하다보니 글 쓰기에 지쳐버렸다.

이 저질의 글쓰기쟁이... 아... 조만간 돌아와 돈을 쓸때, 뭔가를 살때, 에 대한 마치지 못한 이야기를 해야겠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