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게시물에서 찾기분류 전체보기

985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09/01/25
    새로운 활동?
    hongsili
  2. 2009/01/21
    생활 속의 공포 정치(4)
    hongsili
  3. 2009/01/20
    그냥 써보는...(2)
    hongsili
  4. 2009/01/18
    2009 새해맞이 계획(5)
    hongsili
  5. 2009/01/15
    컴백홈(2)
    hongsili
  6. 2009/01/10
    [평화, 선동, 그리고 약속의 땅]
    hongsili
  7. 2009/01/08
    Gaza - from ZNet(1)
    hongsili
  8. 2009/01/07
    이룰 수 없는 꿈인가?(4)
    hongsili
  9. 2008/12/22
    선물 자랑(2)
    hongsili
  10. 2008/12/21
    불쌍해라...(5)
    hongsili

이집트 여행_07

#10. 첫 날 사진 몇 장 더... 사실... 구구한 말이 필요없다. 압도하는 풍광 그 자체가 주는 울림 앞에서...


#11. 발자국.... 아침에 눈을 떠 텐트문을 열고 하늘을 빼꼼 내다보았다. 아직 해는 보이지 않지만, 여명.... 우리는 여명 속에 있었다. 우리는 새벽 댓바람에 또 한번 광년이 세리모니를 벌이며 사막을 뛰어다녔다. 그러다 문득.... 텐트 근처를 맴도는 수상한 발자국을 발견했다... 나중에 모하메드에게 물어보니 여우 발자국이란다.... 여우? 어린왕자에게 나를 길들여달라고 말했던 바로 그여우? 정말, 그날 밤 우리가 모닥불가에 앉아 베두인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바로 그 은빛, 너무나도 귀여운 여우가 우리 옆을 지나쳐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나를 길들여달라는 말 따위는 남기지 않은채, 아주 무심한 표정으로... 믿을 수 없었다.... # 12. 밥! 밥! 밥!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배가 고팠다. 모하메드와 오사마는 잠이 참 많았고 (ㅜ.ㅜ) 우리가 아침 내내 그리 광년이처럼 뛰어다니며 텐트 주변에서 부산을 떨어도 좀처럼 텐트에서 나오질 않았다. 그리고 느즈막히 일어나서는 또 씻고 기도... 하루에 다섯 번씩 정성들여 기도하는 모습은 뭐랄까... 쫌 감동적인 측면이 없지않아 있었다. 아래는 우리들 텐트 모습... 무료하게 아침을 기다리는 JK 의 모습.... 빵과 치즈, 쨈, 크래커, 진한 밀크티와 커피가 함께 한 아침은 엄청 맛있었다. 밀크티에는 우유가 없어서, 분말프림을 넣었는데, 과연 여기에 멜라민이 들어있을까 없을까 잠시 의미없는 논쟁을 벌이다 아주 맛나게 먹었다 ㅎㅎㅎ # 13. 출발.. 또다른 사막 속으로... 아침 식사가 끝난 후 우리는 또 달렸다. 이 사막 한 가운데, 저 까맣고 반짝이는 작은 돌들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일까? 혹시 외계에서 날아온 운석의 파편??? 나의 이런 고차원적 호기심을, 모하메드는 풀어주지 못했다 ㅡ.ㅡ 로마시대의 유적이라는 무덤... 사막 한 가운데에... 우리 맘대로 이름 붙인 '거북바위' ㅎㅎㅎ 저 멀리, 오아시스 (일명 매직 스프링)을 향해 달려가는 모하메드의 차... 정말 신기하기는 했다. 도대체 이 물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깊은 모래 속 그 어디에선가 나일강과 연결되어 있늘걸까??? 주변은 역시 끝도 없는 모래의 향연... 오아시스 근처 언덕에 앉아 잠깐 쉬노라니, 멀리서 모여드는 여행자들의 모습이 하나둘 눈에 띄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사막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았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꼼꼼] 14호 '공공성의 또다른 사례'

지난 주에 갑자기(!) 원고를 하나 부탁받았는데, 회의 직전이라 길게 통화를 못했다. 공공노조라 해서 나는 당연히 조합원 소식지인줄 알았다. 근데.. '꼼꼼'이 시민 대상 무가지 신문이라는 사실을 안 것은 발간 전날 밤 편집자의 원고수정 전화를 받고나서였다. 뒷부분이 다소 과격(?)하다며 순화시키겠노라는 전화.... 허거덕했다. 진작 알았으면 더 쉽게 착하게(?) 썼을텐데... 사실 조합원용 글이라고 해서 더 어렵게 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선수들을 위한 글이라고 생각한 것과는 좀 차이가 있지 않나... 어쨌든 충분하게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무심함을 새삼 반성하게 되었다. 원고료까지 받아서 더욱 민망...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도 기어이 보내셨네...ㅜ.ㅜ 근데 한 가지 의아한 점은, 소속을 진보신당과 노건연 둘 다 썼는데, 발행된 신문을 보니 진보신당은 빠지고 노건연만 나와있다. 이건 뭐지??? ------------------------------------------------- [브라질의 민중건강 평의회] 작용은 반작용을 낳는 법이다. 사유화, 영리화의 움직임이 거세질수록, 공공성을 지키자,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보건의료와 관련한 공공성 담론은 주로 소유주체의 문제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그 자체로 공공성의 중요한 요소이자 또한 공공성 달성의 주요 수단인 사회민주적 통제에 대해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브라질 국립 보건 체계의 3대 구성 요소 중 하나가 ‘사회적 통제 (social control)’이다. 브라질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나긴 군부 독재를 경험했으며, 1989년에야 민주정부가 수립되었다. 당시 새 민주헌법과 함께 SUS (Systema de Unico Saude) 라는 국립보건체계가 마련되었는데, 보편성, 형평성과 함께 ‘사회적 통제’가 3대 원칙에 포함되었고, 이는 구체적으로 ‘민중건강평의회’의 구성으로 나타났다. 이 평의회는 시민 50%, 전문가 25%, 정부와 보건의료 공급자 25%로 구성되며 지역, 주, 연방 단위에 조직되어 있다. 이들은 단순히 ‘권력의 감시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지역의 보건예산을 직접 심의, 승인하고 감사하는데, 만일 평의회가 승인하지 않는 경우 지역 정부는 연방 정부로부터 보건 예산을 받을 수 없다. 또한 건강 문제와 관련한 주요 결정을 내리거나 새로운 의제를 제안하는 것도 평의회의 주요 역할이다. 이를테면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브라질의 AIDS 특허의약품 강제실시 조치도 이 평의회의 결의안으로부터 도출된 것이었다. 보건의료 시설을 국가나 비영리 주체가 소유하도록 하는 것, 재원을 공적으로 조달하는 것을 넘어서, 이것이 실현되도록 혹은 지속가능하도록 만드는 민중적/사회적 통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물론 직접 참여, 사회민주적 통제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브라질도 한국처럼 지역 토호들의 세력이 막강하고, 이러한 직접 참여 제도를 악용하여 이해집단이 주요한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한다. 특히나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일수록 그렇다니,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작동하게 하는 ‘정치’와 ‘운동’이다. 시민들의 끊임없는 조직화와 정보의 소통, 그리고 민주주의 훈련만이 이 간극을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줄기세포와 프리온을 너끈히 이해하는 한국의 시민들에게, 보건의료 예산 검토와 건강의제 토론쯤이야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어려운 과제는 여전히 조직화와 민주주의 훈련이다. 지금의 위기가 오히려 보건의료의 공공성에 관한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고, 시민들이 스스로를 조직하며 민주적으로 훈련해가는 그런 시기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이집트 여행_06

#7. 사막에 지는 태양.... 알랭 드 보통은, 워즈워드를 떠올리며 압도적인 자연이 주는 힘과 감동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사막이 주는 감동은, 바로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워즈워드의 감수성과 알랭의 글솜씨를 갖지 못한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무한의 공간이 가진 힘, 수만년 자연의 손길, 고독과 적막... 이라는 판에 박힌 몇몇 단어 쪼가리....


우리는 4륜구동 랜드로버로 사막을 가로질렀고, 모하메드는 푹푹 빠지는 모래밭을 능숙하게 헤쳐나갔다. 차 안에는, 우리의 사흘간 식량과 텐트, 각종 가재도구 들이 실려 있었다. 사막에는 해가 지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시야 안에는, 끝없는 모래밭과 바위, 하늘, 그리고 우리밖에 없었다. 우리는 신발을 벗고 고운 모래를 밟으며 광년이처럼 뛰어다녔다....ㅡ.ㅡ;; # 8. 춥고 배고픈 밤.... 지평선에 걸쳐 있던 오리온 자리가 하늘로 솟아오르고 은하수의 별들이 쏟아져내릴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풍광도 역시 배고픔 앞에서는 한낱 물거품과 같은 것......... 모하메드와 오사마는 아까부터 꼼지락 거리면서 저녁상을 차리기 시작하는데 두 시간이 지나도록 기별이 없다. 기껏 두 시간 지난 다음에 '이제 수프 좀 먹을래?" 하더니 그 때부터야 모닥불에 닭을 굽기 시작한다. ㅜ.ㅜ 저 닭은 언제 익혀서 먹냐고......... 우리 등가죽과 뱃가죽이 조우한 것도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다. ㅜ.ㅜ 어쨌든, 오밤중이 되어서야 우리는 맛난 파스타와 빵, 구운 닭을 먹을 수 있었다. 시장이 반찬이기도 했지만, 모하메드의 요리솜씨는 장난은 아니었다. 우리 멋대로, 그의 죄를 사해주었다. ㅎㅎ 닭다리를 뜯으며, 맥주 안 챙겨 온 것을 몹시 후회했다. 사카라 골드 한 병만 있었으면..... 사막의 밤은 추웠다. ㅜ.ㅜ 일교차가 심해서 밤이면 제법 쌀쌀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제법 쌀쌀한' 수준이 아니었다. 엄청나게 추웠다. 우리는 가져온 옷들을 엄청나게 껴입고, 텐트 침낭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세수 따위는 우리에게 사치!!! # 9. 카메라와 휴대전화...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10년 묵은 디카와 작별을 고하고 나후의 자문을 얻어 finepix f100d 를 할부로 장만했더랬다. 지상 최고의 똑딱이라는..... 그 할부는 이번 달에 끝이 났다. 사실, 비행기 타러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 디카 충전기를 챙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가슴이 무너져내렸으나, 대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수소문하다 연정이한테 삼성 디카 충전기를 빌렸다. 보니까 크기와 규격이 똑같았다. 하지만, 사막으로 떠나기 전날 호텔에서 체크해본 결과..... 충전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어찌 버티겠거니 했는디.... 사막 첫날... 디카 전원이 사망해버렸다 ㅜ.ㅜ 정말 인생무상이라고...... 이 때부터 JK 에게 사진기 한번만 써보자는 나의 굽신거림이 시작되었다. 나중에 남들이 DSLR 들고 관광지에서 폼잡고 있을 때 나는 한국의 IT 기술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휴대폰을 들고 찰칵 찰칵.... ㅡ.ㅡ 그런데 또 신기한 것은... 사막에서 휴대폰이 어찌나 잘 터지는지.... 해외출장 가도 절대 로밍같은 거 안해가는데, 현재 전화기에 '자동로밍'기능이 있어서 전원만 켜면 그냥 연결이 되는데다, 사막에 장애물이 없다보니 완전 사통팔달이다. 근데 이게 또 좀 웃긴게, 엄청난 가격의 옴니아 폰을 장만해서 들고온 JK의 경우, sk telecome의 현지 서비스네트워크가 좋지 않아 거의 터지질 않았다. 뭐든 맘먹고 준비해오면 안 된다는 엄청난 진실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예상치 않게 휴대폰이 잘 터지는 바람에, 무려 한 통화에 300원인 문자로 국내에 자랑질 문자를 엄청 날려댔다. 국내 지인들의 반응은 따가웠다. ㅡ.ㅡ 욕설 안 날아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정도... 야경 잘 찍어보려고 사진기 매뉴얼 정독에 무거운 삼각대까지 챙겨갔는데... 부질없는 짓이 되어버렸다... ㅜ.ㅜ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이집트 여행_05

#6. 사막으로... 드디어 사막이다. 사실, 사막이 새로울 것은 없었다. 기자의 피라미드도, 사카라와 멤피스도 모두 나일강의 서안, 사막지대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이면 머리위로 쏟아지는 별들을 온몸으로 맞을 수 있는 미지의 끊없는 무한 공간 사막은 그와 달랐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정보를 처음 얻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집트 행을 경심하면서 당연히 사막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러프가이드에 소개된 현지 가이드에게 다짜고짜 메일을 보냈었다. 일정과 비용은 순조롭게 정해졌고, 출국하기 일주일전, 나는 최종 점검차 확인 메일을 보냈다. 그런데 답이 없었다........ 황당했다. 이거 뭐냐....


다행히, 출국 이틀 전엔가 온 메일에는, 이집트 인터넷망의 해저 메인 케이블이 끊어져 온 나라가 지난 며칠간 인터넷 불통이었다는 소식과 함께, 카이로에서 확인 전화 한 번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는 시외버스를 타고 약 5시간 쯤 달려서 Baharya라는 오아시스 도시로 가야하고, 그쪽 터미널에서 크리스틴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당연히(!) 사람들이 모두 사막투어를 떠나는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호텔이나 택시 기사나 baharya 로 가는 시외버스를 언제, 어디에서 타야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바하리야와 비슷한 이름의 다른 도시가 있다며 우리 행선지를 거듭 묻기도 했다. ㅡ.ㅡ 물론, 이 때 믿을 것은 역시 러프가이드!!! 카이로 시내 여러 개의 터미널 중 사막 지대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과 대략의 시간표가 나와있었다. 하지만 시간표는 현지에서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호텔 프런트에서 알아온 전화번호로 터미널에 전화를 했다. 나의 소박한 전화 한통으로 터미널이 일대 아수라장에 빠진 것을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전화 받으신 이나, 주변에 있는 이들이 모두 영어를 못 하는 상황이었다. 누구 영어할 줄 아는 사람 있냐는 것으로 짐작되는 요란한 고함소리와 한 대여섯 사람이 각자의 짧은 영어로 시간표를 설명하는 그 대혼란이 10여분간 지속되었다. ㅡ.ㅡ 결국, 눈치코치로 출발 시간은 겨우 이해했으나 (역시 책과는 달랐다), 내 등짝에는 땀이 흥건하게 고여버렸다. ㅜ.ㅜ 나도 같이 소리지르느라...... 담날 아침, 호텔에서 체크아웃하면서 우리는 아라비아 문자로 우리의 행선지, 출발시간을 적어달라고 했다. 만일을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그리고 그 전날 밤에 열심히 아라빅 숫자를 외웠다. 아라비아 숫자가 이쪽 지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실제 이들이 쓰는 숫자는 우리가 아는 그 숫자가 아니다. ㅜ.ㅜ 아침 일찍, Hamja 아빠의 택시가 우리를 픽업하러 왔는데, 황당하게도 터미널을 잘못 내려주셨다. 말하자면 고속버스 터미널이 아닌 마이크로 버스 (전세승합차) 정류장에 데려다 준것이다. 신기한 것은, 그 곳이 내가 어제 통화했던 바로 그 터미널이었고 우리가 나타나자마자 매표구에 있던 아자씨가 우리를 보며 '바하리야!'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더라는.... 하지만, 그리고나서 우리를 끌고 어디론가 가면서 뭐라 손짓발짓 설명을 하는데 당최 알아먹을 수가 있어야지.... 주변에 영어 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 심지어 어떤 이들이 자기네가 데려다주겠다며 우리를 마이크로버스에 막 태우려고 해서, 이건 무슨 백주 납치극이냐 하면서 완전 신경질까지 냈는데...... 결국 나중에 알고 보니, 버스터미널은 길 건너편에 있었고, 이 양반들은 우리를 거기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거였다. ㅜ.ㅜ 우쨌든 우여곡절끝에... 터미널에 도착해 적어온 종이 보여주고 표 두장 산 다음 버스를 기둘렸다. 역시... 제 시간에 나타나지는 않았다. 고속버스 인줄 알았더니만 (우리는 일반일까 우등일까 토론을 벌였는데), 나타난 것은 시외버스.... 좌석이 참..... 심지어 서서 가는 승객들까지 있었다. 버스는 시내를 빠져나가 곧바로 황량한 사맘 도로를 달려 남서쪽으로 이동했다. 나는 교통수단에만 올라타면 곧바로 잠이 드는 편인데,머리의 무게를 잘 감당하지 못해 옆으로 '쓰러지는' 경우가 흔하다. 기차나 비행기 통로쪽에 앉아 있다가 승무원의 진로를 방해해서 친구들이 부끄러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통로를 가로질러 반대편 좌석까지 쓰러져 있는 나를 JK가 구해주었다. 인양작업 중 잠이 깨면서 JK와 눈이 마주쳐 깜딱 놀랐다 ㅎㅎㅎ 무려 다섯 시간을 달리는데, 중간에 휴게소 비스무레한 것이 하나 있었다. 진짜 허허 벌판에 가건물 하나 덜렁.... 나름 매점도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크리스틴의 남편인 에히야가 우리를 맡아줄 가이드 모하메드와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크리스틴 아줌마 옆집(?)에서 점심을 함께 먹었다. 빵과 양고기카레, 계란후라이, 그리고 로얄젤리 (?벌집 자른 것)... 차까지 마시고, 우리는 드디어 출발했다. 일정을 도와줄거라며 오사마 (한 열 서너살?)가 함께 따라나섰다. 드디어 사막...........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이집트 여행_04

여행 다녀온지 두어달이 다 되가고, 거기서 퍼온 호연지기는 이미 바닥을 드러낸지 오래... 얼마 전에 싱가포르에 출장간다는 주먹도끼한테 '야, 완전 부러워'했다가 엄청 구박받았다. 이집트 다녀온지 얼마나 되었다고 그딴 소리냐고.... 그러게나... ㅡ.ㅡ 기억도 가물가물하여... 과연 여행기를 마칠 수 있을랑가 모르겠다... #5. 사카라, 멤피스... 피라미드의 도시들... 기자의 피라미드, 특히 쿠푸왕의 것이 최고 기술의 결정체라면, 그 이전의 모습들은 좀 아랫동네에서 볼 수 있다. 멤피스는 고왕국의 수도였고, 사카라 (Saqqara)는 전통적인 묘역.... (왕족과 귀족 뿐 아니라 동물과 새까지 묻는...) 이집트 대표 맥주 상표가 '사카라 골드'인 걸 첫날 호텔에서 확인한 후 우리는 이 지역의 역사적 중요성을 일찍이 간파한 바 있다 ㅎㅎㅎ '서쪽'이 갖는 의미를 돌아보면 자연에 대한 인간의 이해가 문화마다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다. 피라미드들이 모두 나일강 서쪽에 위치한 것은, 해가 떠서 지고, 죽은 이들이 떠나는 곳이 바로 서쪽이기 때문이다. 동쪽은 인간의 땅, 저 나일강 너머 서쪽은 망자의 땅.....불교에서 '서방정토' 개념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다. 기독교의 '요단강 건너'도 서쪽인가??? 하여간 나일강의 서안을 따라 남쪽으로 따라 내려오면 사카라에 도달하고,그곳에서 초기의 계단형 피라미드 (건축 기술의 한계 때문에 지을 때부터 무너져내리기 시작했다는)와 피라미드 건축의 아버지(?) 임호텝을 기념한 박물관을 만나고, 남쪽으로 더 내려오면 멤피스에 이른다.


사카라의 피라미드 유적지... 이 일대가 이집트에서 가장 거대한 유적 발굴지라 하던데, 관리를 하기는 하는 건지... 영 허술 방치.... 근데 하여간 이렇게 큰 발굴 현장은 첨 보는 거라 신기하기는 했다. 임호텝 박물관은, 소박하고 조용했다. 까페테리아에서 모처럼 지친 다리를 쉬며 커피도 한 잔... 돌아보니.... 중간중간 우리에게 몸과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준 커피와 따뜻한 차가 없었으면, 여행이 몹시도 힘들지 않았을까 싶다. 멤피스에 가면, 거대한 람세스 2세의 석상이 누워있다. 뭐 그닥 남의 나라 왕한테 애정이 있는 것도 아니고, 더구나 '정복왕'이자 '자기애'의 현신인 이 양반한테 특별한 관심이 있는 건 아니었으나, 조각상의 위엄과 규모가 대단하기는 하였다. 근데... 사람들은 왜 그렇게 자신의 '흔적'을 남기고 싶어하는 걸까? 세상으로부터 잊혀지는 것, 기억의 소멸이 그토록 애절하게 안타까운 걸까? 멤피스에서도 우리는 따뜻한 베두인 민트 차를 한잔 즐겨주었다. 첨에는 너무 진해서 부담스럽더니 (더구나 나는 치약맛이 떠올라 민트 정말 싫어했음) 자꾸 먹어보니 은근히 정감이.... ㅎㅎㅎ 차마시고, 기념품점에 들어가 '파피루스' 제작하는 것을 봤다. 사실 이집트 전역에 걸쳐, 특히 관광지에 가면 papyrus museum, papyrus institute 등 파피루스와 관련된 '기관'이 무진장 많다. 하지만 이거 다 기념품 가게다 ㅎㅎㅎ 최수철 씨도 책에서 박물관인줄 알고 끌려간 상점 이야기를 언급했을 정도... 이 곳 사람들 뻥은 정말 대단해서, 기념품 가게 이름이 'ministry of tourism'인 곳도 있다. information center 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는 상점도 있고, 그럴 듯한 공무원(?) 유사 패찰을 달고 관광지에서 호객행위를 하는 이들도 부지기수... 하지만, 이 모든것을 미리 알고 있는(!!!) 러프가이드의 후예인 우리들... 어디 쉽게 당할쏘냐... 열심히 설명해준 이 양반의 성의는 고맙지만... 결국 아무 것도 사지는 않았다. 우리는 먼 길을 마치고 일찍 숙소로 돌아와 저녁(과 함께 역시 사카라 골드)을 먹고, 내일부터 시작될 사막여행 최종 점검을 시작했다.... 쉬운 건 없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모임 후기

지난 주말에 진보신당 건준모 청년학생 캠프가 있었다. 조직팀의 우울한 전망과 달리, 새로운 얼굴들이 적잖이 참여했다. 멀리 부산에서 대전에서.... 뜻밖에 의학전문대학원 학생들도 몇 명... (의전원으로 전환되고 나서 상황은 악화일로일 것이라 짐작했는데, 엄혹한 사막에도 꽃은 피나보다...) 행사 전, 운영위를 하면서 하필 '발렌타인 데이'를 거사일로 정해 대중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했던 우리의 무심함을 자책했다. 그러면서 결정한 다음 모임 날짜는 3월 14일 (소위 화이트데이) ㅎㅎㅎ 그래 초콜렛 사탕 자본의 마수로부터 대중들을 구해내자구!!! Y 샘과 파트너가 되어 각종 행사(?)를 뛰는 일이 많다보니, 가끔 우리가 2인조 바람잡이 같다는 생각이 쫌 ㅎㅎㅎ 다음 주에도 한 건 있음... 같이 세미나하고 공부하던게 엊그제 같은데, 오랜만에 강의를 차분히 들어보니 그동안 꾸준하게 내공을 쌓아왔음을 느낄 수 있었다. (그나저나 사진 찍히는 거 엄청 싫어하는데, J 동지가 당게에 사진을 떡하니 올려놨음... 깜딱 놀랐음 ㅜ.ㅜ) 심대표의 이야기는 언제나 그렇듯, 차분하고 힘이 느껴져서 좋다. 어수선한 당의 상황과, 당원이나 당 대표나 처음 해보는 새로운 고민들... 솔직한 이야기들을 들을 수 있어서 좋기는 한데... 참 답은 안 보인다. ㅡ.ㅡ 어떤 당이, 이렇게 대표와 허심탄회하게 속내를 서로 이야기할 수 있을까 싶다가도, 이 해결되지 않는 문제들은 어쩜 좋을까 싶고... 심이 어째 '청년학생'의 모습은 보이지 않고 참가자들이 다들 연로하신거 같다는 발언을 해서 모두들 잠깐 동요(!)했다. K 샘은 '문헌에 의하면' 45세까지가 청년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아 우리 내부 원로 그룹의 급 환영을 받기도 했다. 특히 S 샘이 좋아하시더라는 ㅎㅎㅎ 정태인 샘의 강의도 역시, 프로답게 재밌고... 그리고 슬펐다. ㅡ.ㅡ 전국을 쏘다니며 해온 강의가 8백차례가 넘는단다. 우리같은 사람은 어디 가서 엄살도 못 피운다... ㅡ.ㅡ 저물어가는 제국을 부여잡고 있는 한국의 지식사회가, 망한지 2백년 전에 망한 명나라를 그리며 청나라를 미워하던 조선선비들과 다르지 않다는 지적은... 참 웃어야 할지 울어야할지... 허나, 뭐니뭐니해도 이날의 백미는.... 장소를 대여한 서울유스호스텔의 깜놀 센스가 아닐 수 없었다. 우리 행사 이름은 " 건강과 발랄한 진보 진보신당 건강위원회 청년학생 캠프 " 허나.... 행사 장소 입구에서 우리는 모두 쓰러졌다.


어쩜 좋단 말인가!!! 어쩐지... 시작 전에 로비 찻집에서 일하는 분이 임 샘한테, '여행사면 사무실이 종로에 있어요?" 어쩌구하더라니.... 임은 거기다 대고 "아뇨, 우리는 여의도에 있어요" ㅎㅎㅎ 도대체 뭔 대화가 오고간 건지... 이렇게 모임할 때마다 새로운 얼굴들이 늘어나고,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라는 자각을 얻을 수 있는 것은 살아가는 큰 힘이 된다. 사실, 현재 당의 모습이 과연 우리가 생각했던 그것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선험적으로 주어진 것이 아니라 우리가 그 상을 만들어가야 하는 것이라면, 나중에 '여한'이 남지않을만큼은 뭔가 열심히 해야 하는게 아닌가 싶다... 같은 곳을 바라보는 든든한 이웃들도 있잖아...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유령의 출몰

Marmot 교수는 [Closing the gap in a generation]의 발문에, 세기의 그 문장을 빌어왔다. "The spectre of health inequity haunts the global scene…"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반성...

연일 강행군에 부스스 눈탱이가 부어올라 거대한 사구(dune)과 야자수 그늘이 형성되었다. 오빠 눈이 좀 튀어나와서, 어릴적 '저 나무그늘 밑에서 쉬어도 되겠네' 하며 놀려댔었는디... 좀 미치지 않았나 싶다. 2월 첫주부터 마지막 주까지 일주일에 발표가 두 개씩 있다. 분야도 다양하다. 제도권 비제도권, 전공과 비전공 분야를 넘나드는... 이 원고들 써대고 발표자료 만드느라 시간이 어떻게 가는지도 모를 지경이다... 중간 중간, 내가 써야 할 다른 원고들과 검토해야 할 다른 이들의 원고도 있었다 (그리고 남아 있다) 안 그래도 시끄러운 세상에, 뭐 잘났다고 이리 떠들고 다니는지 모르겠다. 충분하게 정리되지도 않은 설익은 연구결과, 혹은 신념들을 용감하게도 내뱉고 다니는 짓은 고만해야겠다. 거울 앞에 돌아와 선 국화꽃 같은 누님이 아니라, 정신 차리고 책상 앞에 돌아와 반성하는 묵언수행자가 되어야 할 시점이다. 기왕 잡힌 일정이야 책임감을 갖고 소화해야겠지만, 3월부터는 은인자중.........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후폭풍

각 일병...은 무섭다. 이따 강의하다 어지러워 쓰러질것 같아... 팔은 왜 아픈지 모르겠네.. 누가 꼬집었나???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

건강과 발랄한 진보

진보신당 건강위원회 준비모임에서 청년학생 캠프를 진행합니다.

이 블로그에 들르시는 분들 중, 청년도, 학생도 매우 드물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어디 딱히 알릴 데도 없어서 그냥 올려봅니다.

 

심지어 날짜도 전국의 초콜렛 판매상들이 광분한다는 발렌타이 데이입니다..

진보 청년들은 그 따위 근본없는 자본 마케팅에 놀아나지 않을 거라고 확신하며 날짜를 잡은 건 아니구요... ㅡ.ㅡ

 

장소도... 상당히 애매한 곳입니다.

예전 중앙정보부가 있던 자리라는 서울유스호스텔....

밤이면 원혼들의 신음소리가 들리지나 않을까, 에드가 알렌포의 소설을 연상하며 벽 속에 뭐가 들어있지 않을까 문득 의심을 하게 되는 곳이죠... ㅜ.ㅜ  

 

어쨌든 일정은 촉박하지만, 주변에 널리 알려주시고

딱히 청년이 아니라도 괜찮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 참여해주세요.

보건의료 전공자만 모이는 것도 아닙니다. 두루두루...

 




장소 안내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