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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실다녀오기

0. 얼마 전에 제주도에 사는 M 형이랑 통화를 했다. 술자리에서 내 이야기가 나왔는데 목소리 듣고 싶어 전화했단다... 보고 싶다고 놀러오래... 식을 줄 모르는 이 인기 ㅎㅎㅎ 좀 웃긴 표현이긴 하지만 M 형은 나한테 언니같은 존재... 형이나 오빠의 마음이 아니라 정말 언니처럼 챙겨주고는 했다. 하긴, 가끔 보면 철딱서니 개망나니같기도 해서, 지도받는 후배였지만 내가 오히려 걱정을 해준 일도 적지는 않았던 것 같다. 형네 집에 가면, 정말 맘 편하게 풍광도 즐기고, 맛난 것도 많이 먹고, 형을 데리고 살아주는게 그저 고마울 뿐인 착한 부인 S가 끓여주는 맛난 전복죽도 실컷 먹을 수 있다. 최근 제주로 이주한 농활대 작업반장이었던 P 형도 맛난 거 사준다고 꼭 오라했으니, 정말 차비만 달랑 들고 가야겠다... 나이 먹어도 사라지지 않는 이 빈대 정신! 이번에 가면 꼭 한라산에 올라가봐야지. 갈 때마다 이상하게 날씨 때문에 못 올라가고, 성산 일출봉만 한 댓번 오른 듯 ㅡ.ㅡ 그리고 다듬어졌다는 걷기 길도.... 자리물회랑, 갈치조림, 오분자기 뚝배기 먹고, 힘내서 걸어야지 ~~~ 0. 이번 학기에 경주로 이주한 통통이 엄마도 봄을 맞아 한 번 놀러오라는 문자를 날리셨다. 그렇다.. 경주는 역시 봄! 그 포근하고 평화로운 분위기... 예전 수학여행 때 왜 그리도 경주를 미워했었는지... 나중에 대학 들어가서 친구들과 경주를 다시 찾았을 때 정말 우리 모두 깜딱 놀랐다. 우리가 저주하던 그 곳이 바로 이곳이더냐 하면서.... 학생들의 수학여행 시즌을 잘 살펴보고 여름 되기 전에 여기도 후딱... 0. 크자님이 이번에 주말 농장을 새로 분양받으셨는데, 바닷가란다. 체리나무 심어서 체리 따먹는게 나의 농사 로망인디, 그건 좀 어려울 듯 싶고, 일단 조만간 방문하여 고구마를 좀 심어야겠다 (마치 내 농장처럼 이야기하네 ㅎㅎㅎ) 설마 가까운 뻘에 나가서 꼬막 캐와라, 낙지잡아와라 이런 일을 시키시진 않겠지??? 봄도 짧은데 큰일이다. 이렇게 마실 다녀야 할 곳이 많아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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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기...

엊그제가 기형도의 20주기였다는 것을 오늘에야 알았다. 그것도, 굴러다니는 신문 하단에 위치한 책 광고를 보고 말이다. 그를 추억하는 문집이 출간되었다. '더 이상 내것이 아닌 열망'이라는 구절이 내 머리 어딘가에 그토록 깊게 각인된 것은 언제쯤일까? 언제나처럼 나의 기억 속에서 텍스트는 컨텍스트와 함께 존재한다. 늦은 밤 부엌에 홀로 앉아 지금은 구경하기도 힘든 오비 병맥주를 마시며 기형도와 김현의 글을 읽던 그 시절이 아주 가끔 그립기도 하다. (그래봤자 스무살이 쪼금 넘은 나이었는디, 나홀로 음주의 이력이 참 길구나..ㅡ.ㅡ) 다음에 부모님 댁에 가면, 김현의 책들을 챙겨와야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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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번의 봄

이 나에게 남아 있을까? 유독 짧은 봄과 가을의 입구에 설 때마다 이런 생각을 해본다. 다시는 못만날 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비장하게(!) 찰나를 즐겨보려하지만, 이들은 비정하게도 눈깜짝할새 지나가버리곤 한다. 기차 타고 내려오면서 생각했더랬다. 푸른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곳에서, 따뜻한 봄볕을 받으며 흩날리는 매화, 아님 벚꽃바람을 맞고 싶구나~~~ 음.... 책은 어떤게 좋을까??? [노동과 독점자본] [신자유주의] 이건 아닌디??? (책꽂이를 돌아봐도 마땅한 책이 눈에 안 띄는구나. 광물성 인간의 책장이란...) 우쨌든 오늘, 파란 하늘, 따스하고 나른하면서도 아직은 약간 쌀쌀한 바람이 남아있던 이런 날이면 역시나 파블로프의 개 마냥, 어김없이 떠오르는 글 한편.... -------------------------------- 그 리 움 (박노해) 공장 뜨락에 따사론 봄볕 내리면 휴일이라 생기 도는 아이들 얼굴 위로 개나리 꽃눈이 춤추며 난다 하늘하늘 그리움으로 노오란 작은 손 꽃바람 자락에 날려 보내도 더 그리워 그리워서 온몸 흔들다 한 방울 눈물로 떨어진다. 바람 드세도 모락모락 아지랑이로 피어나 온 가슴을 적셔 오는 그리움이여 스물다섯 청춘 위로 미싱 바늘처럼 꼭꼭 찍혀 오는 가난에 울며 떠나던 아프도록 그리운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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낼모레가 경칩

이라는데... 엄지 손톱만한 함박눈이, 아주 포실포실 소담스럽게 내리고 있다. 백설기 같아 (^^) 개구리들이 깜딱 놀라겠는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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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의 책과 영화

벌써 3월이다. ㅡ.ㅡ 이제 세월의 흐름에 둔감해질 때도 되었건만, 문득문득, 여전히 놀란다! #1. 조한상 지음 [공공성이란 무엇인가] 책세상 2009

후배라고 대전에 내려왔는데, 서로 애틋하게 챙겨주는 사이는 아니고, 뭐 모른척 지내기도 웃기고... 그냥 만나서 수다만 떨기에는 둘 다 한가하지는 않고.... 비어가는 머리를 채워야겠다는 문제의식은 있고.... 이런 오묘한 사정이 결합하여, 얼마전부터 해미와 간이 강독 모임을 하고 있다. 거창한 건 아니고, 그냥 2주에 한번 정도 맛난 차를 마시며 책이야기를 해보자는... 첫번째 책으로 이걸 골랐다. 몇 년전부터 그 답을 알고 싶었다. 도대체 공공성, 그 실체가 묘연한 이 단어의 '정의'가 무엇인지... 저자가 지적한대로, '공공성'이라는 단어는 여기저기서 유행처럼 쓰이는데, 소위 '개념의 인플레이션' 현상으로 그 누구하나 정확한 의미를 정의하지 않은 채 남발되고 있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 1장에서 짚어준 공공성 개념의 역사와 핵심 의미요소에 대한 설명은 유용했다. 인민/공공복리/공개성이라는 3대원칙은 상당히 명료하고, 개별 사안에서 과연 이것이 공공성에 부합하는가를 판단하는데 유용한 잣대로 쓰일 수 있을 것 같다. 또한 공공성과 국가공권력이 어떻게 등치되었는지, 그것이 왜 문제인지에 대한 저자의 설명도 혼란을 정리하는데 도움이 되었다. 하지만, 여전히 풀리지 않는 문제는 남아있다. 계급분할이 현존하는 이 사회에서 도대체 '공공복리'라는게 존재하는지 모르겠다는 점이다. 우리 사회의 '공공 public'은 과연 누구? '선의'에 기반한 시민사회가 존재한다고 가정해야 되는겨? 어쩌면 논의는 다시 롤즈의 정의론으로 돌아가, 가장 취약하거나 힘없는 사람들에게 우선적으로 돌아가는 편익이 공공성이라고 해야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ㅡ.ㅡ 첫술에 배부르랴. 어쨌든, 이제 이렇게 논점들이 정리되고 토의가 본격적으로 (?) 시작되었으니 좀더 심화된 연구결과들이 빨리(?) 나와서, 우리같은 어린양들의 궁금증을 풀어주었으면 좋겠다. 참, 인상적이었던 것 중 하나는, 사법관에 의한 헌법해석의 독점을 비판한 부분.... 격하게 공감했다. 헌법해석의 민주화라...


#2. 이영희 [역정-나의 청년시대] 창작과 비평사 1988

링크된 그림은 2006년도 한길사 저작집에 포함된 것이고, 내가 가진건 창비의 오래된 책... 예전부터, 평소의 행적을 볼 때 자서전을 쓰실 분 같지는 않은데 무슨 연유일까 좀 궁금했었더랬다. '책을 내는 변명의 말'을 보면 이에 대한, 그야말로 변명이 나온다. "혁명가는 지나온 혁명이 그 인간의 전기이다"며 자전 쓰기를 거부했다는 모택동과 주은래의 이야기에도 불구하고, 본인 책의 독자들에게 대한 도의적 의무감에서 이 글을 썼다는.... 엄혹했던 시절 '의식화의 원흉'으로 지목되고, 많은 대학생들이 법정에서 자신의 저서를 통해 문제의식과 비판정신을 갖게 되었다는 이야기, 그리고 이후의 실천적 삶의 과정에서 당한 시련과 고통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기쁨과 동시에 무거운 부담을 느끼셨다는 것이다. 그리고 1980년에 다시 구금되면서 다시는 지적 생활을 할 수 없다는 전망 하에, 자신의 삶을 털어놓고 지적 인생에 종지부를 찍고자 이 책을 쓰게 되었다는..... 책을 읽으면서, 나는 그 연배에게서 동류를 찾아보기 힘든 선생의 까칠함의 근원을 이해할 수 있었다. 혼란과 야만의 시대에, 지식인이되 금전이라는 물질적 자본과 학연이라는 사회적자본을 갖지 못한 이의 삶이란... 뭐 글쎄... 약간의 동질감이라고 해야 하나??? 그 시대를 살아온 동년배 어느 누가 쉬운 삶을 이어왔을까마는, 갖은 어려운 조건 속에서 지적으로 사상적으로 성장해나가는 대가의 모습을 지켜보는 것은 후학들에게 귀중한 경험인 것 같다. #3. 이병훈, 윤정향, 김종진, 강은애 지음 [양극화 시대의 일하는 사람들 - 환경미화원에서 변리사까지] 창비 2008

이 책은 희망제작소의 '우리시대의 희망찾기'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계획된 시리즈물 중 제 5권에 해당한다. 책의 구성이나 접근 방법은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생생한 내러티브를 이렇게 조리있게 재구성하여 문제의식으로 정리해낼 수 있다니... 나로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못할 일들이다. 그런데,결정적으로 마음에 걸리는 것은 첫 페이지 소개글이다. "...또 삼성은 '우리시대 희망찾기'의 연구가 실현될 수 있도록 연구기금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이런 걸 병주고 약준다고 표현해야 하나? 이 문제는 어떻게 풀어야 할지 모르겠다ㅡ.ㅡ #4. 팔레스타인평화연대 지음 [라피끄 - 팔레스타인과 나] 메이데이 2008

아마도 이 책의 미덕은 그 '눈높이'와 에 있는 '다양한 결'에 있는 것 같다. 국제정세 분석과 통계자료만 나열되었더라면, 그것이 아무리 최신의 자료이고 정치한 분석이라 해도 사람들의 머리와 가슴에 동시에 울림을 주지 못했을 것이다. 때로는 역사와 정치를 이야기하고, 또 다른 부분에서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적 삶 - 이를테면 검문소, 난민촌 생활, 노동, 물 문제 -을 마치 우리옆에 있는 것처럼 그려내고, 또 사람들의 흔한 오해 -홀로코스트, 테러리스트/자살테러, 부르카 - 들을 차근차근 설명해주는 방식이 참 좋았다. 결국 연대의 시작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사람이었네'를 인식하는 것에서부터가 아닐까 싶다. 주변에 많이 선물해야겠다. 올해의 생일선물로 당첨 ㅎㅎㅎ 국제연대활동이 쉽지 않은 한국사회에서 꾸준하게 활동해온 팔연대 활동가,회원들이 새삼 존경스러워졌음... #5. 노영석 감독 [낮술] 2009

영화보다가 웃겨서 돌아가시는 줄 알았다. 홍보 카피에 "술과 여자의 공통점, 남자라면 거절할 수 없다"라고 쓰여 있어서 저건 또 무슨 마초적 발언? 했는데... 영화를 보면 이해가 간다 ㅎㅎㅎ 그 찌질함과 팔랑귀... 근데 그게 너무 낯익은 설정과 상황이더라는... 누구는, 이 영화가 수컷들의 심리보고서라고 평을 하기도 했던데, 적절한 지적이다!!! 음, 어쩌면 영화의 배경이 강원도 정선이라 더욱 친근하게 느껴진 건지도 모르겠다. 예전에, 우리 서클에서 정선으로 엠티를 갔던 적이 있었다. 정말 그 때 굉장했더랬다. 이틀 밤을 꼴딱 새며 마시고, 아침에는 해장술, 오후에는 체육대회... 무슨 극기훈련 ㅡ.ㅡ 사실, 당시에, 아침에 일어나 우리 너댓명이 해장술로 맥주 한 박스 먹는 걸 옆에서 본 신입생 하나가 도망가기도 했었다 ㅎㅎㅎ 이 영화가 중반 이상으로 넘어가면, 관람객들은 주인공과 함께 숙취를 경험할수밖에 없다. 빈 속에 보면 위험한 영화다. 그리고 정말 아무 생각 없이 내내 웃다가 나올 수 있는 영화이지만, 한 가지 교훈은 있다. "낯선 곳에서의 과잉 친절을 조심하라!!!" ㅎㅎㅎ 영화를 본 자만이 이 말을 이해할 수 있다.... 요즘 세상살이가 무료하신 분들께 강추!!! #6. 아리 폴만 감독 [바시르와 왈츠를] 2008

드디어 보게 되었다. 근데 먼저 본 친구들 말대로, 착잡하다... 최근의 가자 지구 공습 사건이 없었으면, 좀더 감동하면서 볼 수 있었을까? 꼭 그렇지도 않았을 것 같다. 완전히 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반딧불의 묘]를 보면서 가졌던 그 미묘한 감동과 반감의 갈등은 이 영화에서도 재현되었다. 그냥, 이스라엘 사람들 - 자신들을 돌아보는 성찰적 영화라고 단정해버리면 참 괜찮은 영화인데... 영상이나 음악이나, 구성방식이나, 또 침착하면서도 단호한 목소리... 하지만 텍스트와 컨텍스트가 분리되기는 어려운 법이다. 그나마 이런 성찰적 움직임마저 폄훼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것은 '이성적으로' 알겠으나, 그리고 극화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대상' 혹은 '객체'로 그려진 것도 일견 이해할 수 있으나, 나의 즉자적 감정은 영화를 여전히 '변명'의 하나로 받아들이고 있다. 10년 뒤, 혹은 20년 뒤, 올해의 가자 학살을 돌아보는 이런 류의 영화가 또 나올까? 이제 족한 것 같은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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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8

#14. 초현실주의는 결코 초(!) 현실이 아니었다. 사막에는 모래만 있는게 아니다. 사막에 들어서 온갖 기괴한 암석과 믿기 어려울 정도로 선명한 원색을 보았을 때, 우리는 자연스럽게 달리의 그림을 떠올렸다. 그림이 자연의 재현물임을 고려할 때, 자연 앞에서 '와 그림같네'라고 말하는 건 사실 쫌 웃긴 일이다. 하지만 그림에서 보았던 것들이 먼저 뇌의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는지라,그닥 터무니없는 현상이라고 할 수도 없는게 현실이다. 백사막은 아름답고도 신비했다.

 

#15. 두번째, 그리고 마지막 밤... 사막에서의 겨우(!) 두번째이자 어쩌면 평생의 마지막 밤이 다가왔다. 손톱같은 달이 떠오르며 주변은 또 놀라운 적막에 잠기기 시작했는데, 어제와 달리 저 멀리 드문드문 다른 여행객들의 텐트를 볼 수 있었다.

 


 

우 리가 묵은 근처에, 모하메드의 친구인 파더(이름이 파더!)가 이끄는 팀이 머물렀다. 모하메드는 참하고 일솜씨도 좋은데, 왜 친구는 그 모양인지... 어찌나 빼먹고 다니는 물건들이 많은지 주구장창 우리텐트에 와서 뭐 빌려가고, 수다도 장난 아니라, 우리는 은근 그를 미워했다... 거기다, 밤이 되니 모하메드와 오사마를 불러내 언덕 너머 다른 텐트로 놀러가자고 꼬셔대는.... 결국, 이 둘은 밤에 놀러가고 JK 와 나 단 둘이 남았다. 모닥불 옆 노천에 깔개를 깔고, 쏟아지는 별을 온몸으로 맞으며 시시덕거렸다. 별똥별을 보면 소원이 이루어진다해서 다종다양한 소원들을 준비하고 있었건만, 떨어지는 속도가 너무 빨라 '아, 저기 별똥별'하면 벌써 지나가버린 후... ㅎㅎ 그래서, 그토록 무수한 별똥별을 봤지만 제대로 소원한번 빌어보지 못했다. 밤늦게까지 놀다온 두 총각은 아침에 일어날 줄을 모르고, 할 수 없이 우리 둘이 새벽에 일어나 불을 지폈다. JK 는 현지 영어도 잘 하더니만 모닥불 지피는 실력이 모하메드보다 완전 한 수 위... 물론 나더러, 땔감 구해오라고 쪼아대는 것이 다소 불만이기는 했으나, 아침 쌀쌀한 기운에 따뜻한 모닥불을 쬐며 차를 마시는 기쁨에 그깟 불만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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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그리고 나머지 여정.. 아침을 역시 또 거하게 먹은 뒤, 우리는 백사막의 나머지 부분과 흑사막쪽으로 이동했다. 이토록 아름다운 모습.... 떠나는 아쉬움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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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크리스틴과의 조우... 그리고 다시 도시로... 우리는 점심시간이 지날 무렵 마을로 돌아와 크리스틴을 만났다. 그리고 그녀가 차려준 맛난 점심상을 또 게눈감추듯이 치워버렸다. 그녀는 독일 출신이다. 사막에 여행왔다가 지금의 남편과 눈이 맞아 이 사막의 오아시스 마을에 10년째 살고 있는 중이다. 대/단/하/다... 나보구, 이 지역에 의사가 너무 부족하니 눌러앉아 살면 어떻겠냐고 한다. 글쎄... 친구들이 항상 이야기하던 '너는 사막에 던져놔도 잘 살거다'라는 덕담(?)이 빈말이 아니었음을 몸소 확인하기는 했으나, 눌러앉는 건 좀 다른 문제... 그녀의 대담함이 살짝 부러웠더랬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우리는 미니버스를 타고 카이로로 이동했다. 이 날은 12월 31일.... 우리는 카이로에에서 비행기를 타고 밤에 아스완으로 이동하게 되어 있었다. 2009년 새해 첫 해돋이를 아부심벨의 사원에서 보기로 했던 것....

 

*    사진... 디카의 전원이 사망한 후, 휴대전화로 이것저것 찍어보았다. 의외로 화질이 괜찮더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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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7

#10. 첫 날 사진 몇 장 더... 사실... 구구한 말이 필요없다. 압도하는 풍광 그 자체가 주는 울림 앞에서...


#11. 발자국.... 아침에 눈을 떠 텐트문을 열고 하늘을 빼꼼 내다보았다. 아직 해는 보이지 않지만, 여명.... 우리는 여명 속에 있었다. 우리는 새벽 댓바람에 또 한번 광년이 세리모니를 벌이며 사막을 뛰어다녔다. 그러다 문득.... 텐트 근처를 맴도는 수상한 발자국을 발견했다... 나중에 모하메드에게 물어보니 여우 발자국이란다.... 여우? 어린왕자에게 나를 길들여달라고 말했던 바로 그여우? 정말, 그날 밤 우리가 모닥불가에 앉아 베두인 차를 마시며 담소를 나누고 있을 때, 바로 그 은빛, 너무나도 귀여운 여우가 우리 옆을 지나쳐 어둠 속으로 사라져갔다. 나를 길들여달라는 말 따위는 남기지 않은채, 아주 무심한 표정으로... 믿을 수 없었다.... # 12. 밥! 밥! 밥! 언제나 그렇듯, 우리는 배가 고팠다. 모하메드와 오사마는 잠이 참 많았고 (ㅜ.ㅜ) 우리가 아침 내내 그리 광년이처럼 뛰어다니며 텐트 주변에서 부산을 떨어도 좀처럼 텐트에서 나오질 않았다. 그리고 느즈막히 일어나서는 또 씻고 기도... 하루에 다섯 번씩 정성들여 기도하는 모습은 뭐랄까... 쫌 감동적인 측면이 없지않아 있었다. 아래는 우리들 텐트 모습... 무료하게 아침을 기다리는 JK 의 모습.... 빵과 치즈, 쨈, 크래커, 진한 밀크티와 커피가 함께 한 아침은 엄청 맛있었다. 밀크티에는 우유가 없어서, 분말프림을 넣었는데, 과연 여기에 멜라민이 들어있을까 없을까 잠시 의미없는 논쟁을 벌이다 아주 맛나게 먹었다 ㅎㅎㅎ # 13. 출발.. 또다른 사막 속으로... 아침 식사가 끝난 후 우리는 또 달렸다. 이 사막 한 가운데, 저 까맣고 반짝이는 작은 돌들은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일까? 혹시 외계에서 날아온 운석의 파편??? 나의 이런 고차원적 호기심을, 모하메드는 풀어주지 못했다 ㅡ.ㅡ 로마시대의 유적이라는 무덤... 사막 한 가운데에... 우리 맘대로 이름 붙인 '거북바위' ㅎㅎㅎ 저 멀리, 오아시스 (일명 매직 스프링)을 향해 달려가는 모하메드의 차... 정말 신기하기는 했다. 도대체 이 물은 어디에서 오는 걸까.... 깊은 모래 속 그 어디에선가 나일강과 연결되어 있늘걸까??? 주변은 역시 끝도 없는 모래의 향연... 오아시스 근처 언덕에 앉아 잠깐 쉬노라니, 멀리서 모여드는 여행자들의 모습이 하나둘 눈에 띄었다. 연말이 다가올수록, 사막을 찾는 이들이 늘어나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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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꼼꼼] 14호 '공공성의 또다른 사례'

지난 주에 갑자기(!) 원고를 하나 부탁받았는데, 회의 직전이라 길게 통화를 못했다. 공공노조라 해서 나는 당연히 조합원 소식지인줄 알았다. 근데.. '꼼꼼'이 시민 대상 무가지 신문이라는 사실을 안 것은 발간 전날 밤 편집자의 원고수정 전화를 받고나서였다. 뒷부분이 다소 과격(?)하다며 순화시키겠노라는 전화.... 허거덕했다. 진작 알았으면 더 쉽게 착하게(?) 썼을텐데... 사실 조합원용 글이라고 해서 더 어렵게 쓰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 선수들을 위한 글이라고 생각한 것과는 좀 차이가 있지 않나... 어쨌든 충분하게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무심함을 새삼 반성하게 되었다. 원고료까지 받아서 더욱 민망... 보내지 말라고 했는데도 기어이 보내셨네...ㅜ.ㅜ 근데 한 가지 의아한 점은, 소속을 진보신당과 노건연 둘 다 썼는데, 발행된 신문을 보니 진보신당은 빠지고 노건연만 나와있다. 이건 뭐지??? ------------------------------------------------- [브라질의 민중건강 평의회] 작용은 반작용을 낳는 법이다. 사유화, 영리화의 움직임이 거세질수록, 공공성을 지키자, 강화하자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그동안 보건의료와 관련한 공공성 담론은 주로 소유주체의 문제에 집중되어 있었지만, 그 자체로 공공성의 중요한 요소이자 또한 공공성 달성의 주요 수단인 사회민주적 통제에 대해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한국사회에 잘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브라질 국립 보건 체계의 3대 구성 요소 중 하나가 ‘사회적 통제 (social control)’이다. 브라질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기나긴 군부 독재를 경험했으며, 1989년에야 민주정부가 수립되었다. 당시 새 민주헌법과 함께 SUS (Systema de Unico Saude) 라는 국립보건체계가 마련되었는데, 보편성, 형평성과 함께 ‘사회적 통제’가 3대 원칙에 포함되었고, 이는 구체적으로 ‘민중건강평의회’의 구성으로 나타났다. 이 평의회는 시민 50%, 전문가 25%, 정부와 보건의료 공급자 25%로 구성되며 지역, 주, 연방 단위에 조직되어 있다. 이들은 단순히 ‘권력의 감시자’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을 가지고 있다. 이를테면 지역의 보건예산을 직접 심의, 승인하고 감사하는데, 만일 평의회가 승인하지 않는 경우 지역 정부는 연방 정부로부터 보건 예산을 받을 수 없다. 또한 건강 문제와 관련한 주요 결정을 내리거나 새로운 의제를 제안하는 것도 평의회의 주요 역할이다. 이를테면 전 세계적으로 유명했던 브라질의 AIDS 특허의약품 강제실시 조치도 이 평의회의 결의안으로부터 도출된 것이었다. 보건의료 시설을 국가나 비영리 주체가 소유하도록 하는 것, 재원을 공적으로 조달하는 것을 넘어서, 이것이 실현되도록 혹은 지속가능하도록 만드는 민중적/사회적 통제를 고민해야 할 시점인 것 같다. 물론 직접 참여, 사회민주적 통제라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다. 브라질도 한국처럼 지역 토호들의 세력이 막강하고, 이러한 직접 참여 제도를 악용하여 이해집단이 주요한 결정을 좌지우지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한다. 특히나 소규모 지방자치단체일수록 그렇다니, 어떤 상황인지 짐작이 간다. 하지만 결국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제도’가 아니라 민주주의를 작동하게 하는 ‘정치’와 ‘운동’이다. 시민들의 끊임없는 조직화와 정보의 소통, 그리고 민주주의 훈련만이 이 간극을 메울 수 있을 것이다. 줄기세포와 프리온을 너끈히 이해하는 한국의 시민들에게, 보건의료 예산 검토와 건강의제 토론쯤이야 어려운 일도 아닐 것이다. 어려운 과제는 여전히 조직화와 민주주의 훈련이다. 지금의 위기가 오히려 보건의료의 공공성에 관한 인식의 지평을 확대하고, 시민들이 스스로를 조직하며 민주적으로 훈련해가는 그런 시기가 된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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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6

#7. 사막에 지는 태양.... 알랭 드 보통은, 워즈워드를 떠올리며 압도적인 자연이 주는 힘과 감동에 대해 이야기한 바 있다. 사막이 주는 감동은, 바로 그런 종류의 것이었다. 워즈워드의 감수성과 알랭의 글솜씨를 갖지 못한 내가 이야기할 수 있는 것은 그저, 무한의 공간이 가진 힘, 수만년 자연의 손길, 고독과 적막... 이라는 판에 박힌 몇몇 단어 쪼가리....


우리는 4륜구동 랜드로버로 사막을 가로질렀고, 모하메드는 푹푹 빠지는 모래밭을 능숙하게 헤쳐나갔다. 차 안에는, 우리의 사흘간 식량과 텐트, 각종 가재도구 들이 실려 있었다. 사막에는 해가 지고 있었다. 그리고 우리의 시야 안에는, 끝없는 모래밭과 바위, 하늘, 그리고 우리밖에 없었다. 우리는 신발을 벗고 고운 모래를 밟으며 광년이처럼 뛰어다녔다....ㅡ.ㅡ;; # 8. 춥고 배고픈 밤.... 지평선에 걸쳐 있던 오리온 자리가 하늘로 솟아오르고 은하수의 별들이 쏟아져내릴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 아름다운 풍광도 역시 배고픔 앞에서는 한낱 물거품과 같은 것......... 모하메드와 오사마는 아까부터 꼼지락 거리면서 저녁상을 차리기 시작하는데 두 시간이 지나도록 기별이 없다. 기껏 두 시간 지난 다음에 '이제 수프 좀 먹을래?" 하더니 그 때부터야 모닥불에 닭을 굽기 시작한다. ㅜ.ㅜ 저 닭은 언제 익혀서 먹냐고......... 우리 등가죽과 뱃가죽이 조우한 것도 이미 오래전의 일이었다. ㅜ.ㅜ 어쨌든, 오밤중이 되어서야 우리는 맛난 파스타와 빵, 구운 닭을 먹을 수 있었다. 시장이 반찬이기도 했지만, 모하메드의 요리솜씨는 장난은 아니었다. 우리 멋대로, 그의 죄를 사해주었다. ㅎㅎ 닭다리를 뜯으며, 맥주 안 챙겨 온 것을 몹시 후회했다. 사카라 골드 한 병만 있었으면..... 사막의 밤은 추웠다. ㅜ.ㅜ 일교차가 심해서 밤이면 제법 쌀쌀하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이건 '제법 쌀쌀한' 수준이 아니었다. 엄청나게 추웠다. 우리는 가져온 옷들을 엄청나게 껴입고, 텐트 침낭 속으로 기어들어갔다. 세수 따위는 우리에게 사치!!! # 9. 카메라와 휴대전화... 이번 여행을 준비하며 10년 묵은 디카와 작별을 고하고 나후의 자문을 얻어 finepix f100d 를 할부로 장만했더랬다. 지상 최고의 똑딱이라는..... 그 할부는 이번 달에 끝이 났다. 사실, 비행기 타러 서울로 올라가는 기차 안에서, 디카 충전기를 챙기지 않았음을 깨달았다. 가슴이 무너져내렸으나, 대전으로 되돌아갈 수는 없지 않은가! 그래서 수소문하다 연정이한테 삼성 디카 충전기를 빌렸다. 보니까 크기와 규격이 똑같았다. 하지만, 사막으로 떠나기 전날 호텔에서 체크해본 결과..... 충전이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그래도 어찌 버티겠거니 했는디.... 사막 첫날... 디카 전원이 사망해버렸다 ㅜ.ㅜ 정말 인생무상이라고...... 이 때부터 JK 에게 사진기 한번만 써보자는 나의 굽신거림이 시작되었다. 나중에 남들이 DSLR 들고 관광지에서 폼잡고 있을 때 나는 한국의 IT 기술을 과시하기라도 하듯 휴대폰을 들고 찰칵 찰칵.... ㅡ.ㅡ 그런데 또 신기한 것은... 사막에서 휴대폰이 어찌나 잘 터지는지.... 해외출장 가도 절대 로밍같은 거 안해가는데, 현재 전화기에 '자동로밍'기능이 있어서 전원만 켜면 그냥 연결이 되는데다, 사막에 장애물이 없다보니 완전 사통팔달이다. 근데 이게 또 좀 웃긴게, 엄청난 가격의 옴니아 폰을 장만해서 들고온 JK의 경우, sk telecome의 현지 서비스네트워크가 좋지 않아 거의 터지질 않았다. 뭐든 맘먹고 준비해오면 안 된다는 엄청난 진실을 우리는 알게 되었다. 예상치 않게 휴대폰이 잘 터지는 바람에, 무려 한 통화에 300원인 문자로 국내에 자랑질 문자를 엄청 날려댔다. 국내 지인들의 반응은 따가웠다. ㅡ.ㅡ 욕설 안 날아온 것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할 정도... 야경 잘 찍어보려고 사진기 매뉴얼 정독에 무거운 삼각대까지 챙겨갔는데... 부질없는 짓이 되어버렸다...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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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여행_05

#6. 사막으로... 드디어 사막이다. 사실, 사막이 새로울 것은 없었다. 기자의 피라미드도, 사카라와 멤피스도 모두 나일강의 서안, 사막지대에 위치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밤이면 머리위로 쏟아지는 별들을 온몸으로 맞을 수 있는 미지의 끊없는 무한 공간 사막은 그와 달랐다. 도대체 어디서 그런 정보를 처음 얻었는지는 알 수 없으나, 이집트 행을 경심하면서 당연히 사막에 가야 한다고 생각했었고, 러프가이드에 소개된 현지 가이드에게 다짜고짜 메일을 보냈었다. 일정과 비용은 순조롭게 정해졌고, 출국하기 일주일전, 나는 최종 점검차 확인 메일을 보냈다. 그런데 답이 없었다........ 황당했다. 이거 뭐냐....


다행히, 출국 이틀 전엔가 온 메일에는, 이집트 인터넷망의 해저 메인 케이블이 끊어져 온 나라가 지난 며칠간 인터넷 불통이었다는 소식과 함께, 카이로에서 확인 전화 한 번 하자는 이야기가 있었다. 우리는 시외버스를 타고 약 5시간 쯤 달려서 Baharya라는 오아시스 도시로 가야하고, 그쪽 터미널에서 크리스틴을 만나기로 되어 있었던 것이다. 우리는 당연히(!) 사람들이 모두 사막투어를 떠나는 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놀랍게도, 호텔이나 택시 기사나 baharya 로 가는 시외버스를 언제, 어디에서 타야하는지 잘 모르고 있었다. 심지어 바하리야와 비슷한 이름의 다른 도시가 있다며 우리 행선지를 거듭 묻기도 했다. ㅡ.ㅡ 물론, 이 때 믿을 것은 역시 러프가이드!!! 카이로 시내 여러 개의 터미널 중 사막 지대로 가는 버스를 타는 곳과 대략의 시간표가 나와있었다. 하지만 시간표는 현지에서 확인하는 게 좋을 것 같아, 호텔 프런트에서 알아온 전화번호로 터미널에 전화를 했다. 나의 소박한 전화 한통으로 터미널이 일대 아수라장에 빠진 것을 나는 직감할 수 있었다. 전화 받으신 이나, 주변에 있는 이들이 모두 영어를 못 하는 상황이었다. 누구 영어할 줄 아는 사람 있냐는 것으로 짐작되는 요란한 고함소리와 한 대여섯 사람이 각자의 짧은 영어로 시간표를 설명하는 그 대혼란이 10여분간 지속되었다. ㅡ.ㅡ 결국, 눈치코치로 출발 시간은 겨우 이해했으나 (역시 책과는 달랐다), 내 등짝에는 땀이 흥건하게 고여버렸다. ㅜ.ㅜ 나도 같이 소리지르느라...... 담날 아침, 호텔에서 체크아웃하면서 우리는 아라비아 문자로 우리의 행선지, 출발시간을 적어달라고 했다. 만일을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그리고 그 전날 밤에 열심히 아라빅 숫자를 외웠다. 아라비아 숫자가 이쪽 지역에서 시작되었다고 하지만, 실제 이들이 쓰는 숫자는 우리가 아는 그 숫자가 아니다. ㅜ.ㅜ 아침 일찍, Hamja 아빠의 택시가 우리를 픽업하러 왔는데, 황당하게도 터미널을 잘못 내려주셨다. 말하자면 고속버스 터미널이 아닌 마이크로 버스 (전세승합차) 정류장에 데려다 준것이다. 신기한 것은, 그 곳이 내가 어제 통화했던 바로 그 터미널이었고 우리가 나타나자마자 매표구에 있던 아자씨가 우리를 보며 '바하리야!'하고 반갑게 맞아주시더라는.... 하지만, 그리고나서 우리를 끌고 어디론가 가면서 뭐라 손짓발짓 설명을 하는데 당최 알아먹을 수가 있어야지.... 주변에 영어 쓰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고...... 심지어 어떤 이들이 자기네가 데려다주겠다며 우리를 마이크로버스에 막 태우려고 해서, 이건 무슨 백주 납치극이냐 하면서 완전 신경질까지 냈는데...... 결국 나중에 알고 보니, 버스터미널은 길 건너편에 있었고, 이 양반들은 우리를 거기까지 데려다주겠다는 거였다. ㅜ.ㅜ 우쨌든 우여곡절끝에... 터미널에 도착해 적어온 종이 보여주고 표 두장 산 다음 버스를 기둘렸다. 역시... 제 시간에 나타나지는 않았다. 고속버스 인줄 알았더니만 (우리는 일반일까 우등일까 토론을 벌였는데), 나타난 것은 시외버스.... 좌석이 참..... 심지어 서서 가는 승객들까지 있었다. 버스는 시내를 빠져나가 곧바로 황량한 사맘 도로를 달려 남서쪽으로 이동했다. 나는 교통수단에만 올라타면 곧바로 잠이 드는 편인데,머리의 무게를 잘 감당하지 못해 옆으로 '쓰러지는' 경우가 흔하다. 기차나 비행기 통로쪽에 앉아 있다가 승무원의 진로를 방해해서 친구들이 부끄러워한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통로를 가로질러 반대편 좌석까지 쓰러져 있는 나를 JK가 구해주었다. 인양작업 중 잠이 깨면서 JK와 눈이 마주쳐 깜딱 놀랐다 ㅎㅎㅎ 무려 다섯 시간을 달리는데, 중간에 휴게소 비스무레한 것이 하나 있었다. 진짜 허허 벌판에 가건물 하나 덜렁.... 나름 매점도 있었다. 버스에서 내리니 크리스틴의 남편인 에히야가 우리를 맡아줄 가이드 모하메드와 함께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우리는 본격적인 출발에 앞서 크리스틴 아줌마 옆집(?)에서 점심을 함께 먹었다. 빵과 양고기카레, 계란후라이, 그리고 로얄젤리 (?벌집 자른 것)... 차까지 마시고, 우리는 드디어 출발했다. 일정을 도와줄거라며 오사마 (한 열 서너살?)가 함께 따라나섰다. 드디어 사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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