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작물 생육에 필요한 영양제 즉 액비의 제조와 활용에 대한 강의가 진행됐다. 실습 위주가 아닌 것이 아쉽고. 강사 말마따나 직접 만들어보는 게 중요할 터인데, 당분간은 어려우니 또 아쉽다. 그래도 자료와 함께 정리는 잘 해둬야 한다. 꼭 필요한 것이니.
 
<액비 제조와 사용 방법>
 
- 전체 양분 소요량 가운데 퇴비 60%, 액비 40% 비율이 적당
- 액비 제조에 사용되는 재료: 농산부산물, 축산부산물, 임산부산물, 어류부산물, 광물부산물, 토양, 효소, 미생물, 활성액 등
- 질소, 가리, 인산(골분), 생리활성 액비와 혈분, 모분, 골분, 어분, 채종유박, 면실박, 피마자박, 대두박, 게박(게껍질), 구아노, 배트구아노, 난각분말, 폐화석, 쌀겨, 해초, 당밀 등의 액비가 있음
- 활성액으로는 당밀, 주정액, 설탕, 목초액, 식초 등을 이용
- 액비의 기대 효과로는 연작장애, 염류직접 해소와 착과 촉진, 과실 비대 등이 있으며, 풍부한 미생물에 의한 작물성장과 뿌리 발육강화, 농약사용량 및 화학비료 사용량 절감에 따른 친환경 농업 실천이 가장 큼
 
- 기본액비: 어분, 골분, 썰포마그, 당밀, 미생물을 재료로 물을 채운 다음 온도를 30℃로 조정한 후 기포기와 순환펌프를 이용 발효 한 다음 PH 4.5 확인 후 사용
- 질소액비: 주로 생선이나 혈분 액비로 만들며 비용으로 조금씩 자주 사용
- 가리액비: 가리성분이 풍부한 유기태 원료가 거의 없으므로(깻대, 콩대, 담뱃대 등) 썰포마그를 80℃ 이상으로 온도를 맞춘 후 기포기와 순환펌프를 연속 24시간 가동해 녹인 후 발효
- 혈분: 광우병 발병 후 초식성 반추동물 사료 첨가가 금지되면서 농업용 비료로 개발, 시설재배에서 관주 처리 시 피비린내가 나 기피되기도 함
- 골분: 증제골분(쪄냄)과 소성골분(태움)의 경우 인산과 칼슘 성분이 매우 높음(증제골분: 2-23-0.3-25, 소성골분: 0-35-0.3-35
- 채종유박: 미발효 된 상태로 건조, 포장, 판매되므로 본포에 사용 시 15일 전 살포, 경운 후 파종 또는 정식해야 함
- 난각분말: 계란껍질을 재료로 유기산으로 녹여 사용, 동물성 천연 탄산칼슘(칼슘 흡수는 수분이 충분해야 함)
- 폐화석: 알칼리도가 강하므로 암모니아 염류나 수용성 인산을 함유한 비료와 배합할 경우 질소분이 모두 날아가므로 배합하지 않으며, 폐화석을 먼저 시비한 후 유박이나 퇴비를 시비함
 
- 고급 액비 제조와 사용 예
① 3.5t 물탱크에 재료를 넣고 기포기로 공기방울을 24시간 주입
② 비닐하우스의 경우 20일, 외부에서는 2개월 가량 발효
③ 사용하기 전날 기포기 발생기 가동 중단 후 펌프를 이용 해 위의 것부터 사용(펌프 호수 끝에 180메쉬망을 사용하면 펌프와 여과기의 막힘 방지)
④ 고추의 경우 액비와 물을 25:1로 섞어 모를 심고 난 후 1주일 뒤에 한 번, 그 후 과실 비대기에 1일 간격 사용
⑤ 토마토는 액비와 물을 50:1로 섞어 과실 비대기에 1주일에 한 번씩 뿌려줌
⑥ 액비 살포량은 고추와 토마토 등 모든 작물에 300평 당 4t을 기본으로 토양수분 상태와 작물 상태 및 특성에 따라 가감
※ 재료
- 유기농: 혼합유박 5포, 어분 3포, 폐화석 2포, 목초액 2말, 미생물 2봉지, 당밀 1말
- 무농약: 혈분 3포, 유박 3포, 어분 3포, 골분 2포, 목초액 2말, 미생물 2봉지, 당밀 1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4/03/27 12:26 2014/03/27 12:26

바우길 ⑦ 여름이 오는 길목에서 다시 만난 신사임당길(2013년 5월 25일)

 
오죽헌 입구에는 세계 최초 모자 화폐 인물이라는 요란한 문구가 걸려있다. 처음 신사임당이  5만 원 권에 선정됐을 때 벌어졌던 것만큼은 아니지만. 워낙에 ‘세계 최초’라는 말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많은지라. 가만 생각해보니 이도 염두에 뒀던 것은 아닌가 싶다. 유관순 열사도 좋았겠고. 신사임당길 끝자락에서 만날 수 있는 초희도 있었다는 데에 이른다면 말이다.
 
번잡한 오죽헌을 뒤로 하고 선교장으로 가는 농로로 올라서려는데. 어라, 농로가 막혔네. 경포에 생태습지원을 만든다고 하던데. 얼추 공사는 끝나 보이건만, 어째 바우길 표지판만 그대로이고 길이 막힌 것이다. 농로로 올라서는 길은 가로수로 막혔고. 농로는 농로인가 싶을 만치  황량하다. 이런 황당할 데가. 공사가 마무리되면 길이 연결되려나. 아님 길이 딴 데로 나려나.
 
지난 번 걷기 때만해도 봄이 오는 건지 마는 건지 했는데. 불과 한 달 만에 여름 날씨다. 덕분에 점심을 먹고도 한참이나 지나 집을 나섰는데도 찻길은 땡볕이고. 농로였다면 그나마 나았을 터인데. 아스팔트길을 걸으려니 고역이다. 게다가 근처가 모두 관광지라 가게가 많을 거라 생각해 물도 가져오지 않았는데 그마저도 없다. 어쩔 수 없다. 부지런히 걸어야지. 선교장에 가면 뭔가 있겠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선교장에 도착하니 북적북적 사람들이 꽤 많다.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서 집 구경도 하고 목도 축이려 했는데. 가는 날이 장날인가보다. 단체관광이라도 왔나. 안 그래도 헉헉 숨 돌릴 틈도 없이 걸어와 땀이 송골송골한데. 서둘러 앞질러 가던가, 뒤로 처져 쉬었다가 구경해야겠는데. 어랏, 선교장이 어쩌고저쩌고. 무리지어 있는 사람들 속에 마이크 소리가 들린다.

 
첨엔 쭈뼛쭈볏 무리 뒤를 따라가며 설명을 들었는데. 얘길 듣지 않았다면 무심코 지나쳤을  것들을 하나, 하나 다시 보고. 안채 대청에 서서 경포들을 멀리 내다보기도 하고. 행랑채 툇마루에 앉아 열화당 채양시설도 보고. 그러다 몽양 여운형 얘기가 나올 때쯤엔. 어느새 바로 코앞에서 고개를 끄덕끄덕. 눈 깜짝할 새에 다 둘러본다.
 
하지만 율곡과 신사임당이 어제의 사람이라면 허균과 허난설헌은 오늘의 사람이라는 말은 계속 머릿속에 맴돌고. 할머니를 위해 만들었다는 오르막길이며, 지나는 이와 동물마저 배려해 만든 문지방. 줄행랑의 행랑채, 안주인들의 애환이 담긴 숨구멍과 내외벽엔 자꾸만 눈길이 간다. 무엇보다 여운형이 영어 선생을 했다던 동진학교 터에선 오랫동안 발길이 떨어지지 않으니. 생각지도 못한 호사스런 집 구경이다.
 
반대로 선교장과 가까운 곳에 자리하고 있는 김시습 기념관은 호젓하게 둘러보고 쉬어가기 좋다. 애니메이션으로 들려주는 김시습 일대기와 금오신화도 보고 있노라면. 먼 길을 걸어오면서 뻣뻣해진 다리를 풀기 좋기 때문. 또 경포대를 찾아가는 산길을 걷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들러야 할 듯. 다행히 따갑던 해도 많이 수그러진 데다. 때마침 구경 온 사람도 없어 퍼질러 앉아 둘러보고 쉬어간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죽헌, 선교장, 김시습 기념관을 차례로 들렀다면 이번엔 산길이다. 하지만 해는 산을 넘어 보이질 않고 바람만 살랑살랑. 경포들 너머 아파트 숲과 높다란 시청 건물을 보며 산길을 걷는데. 이렇게 시내 가까운 곳에 솔향 숲길이 있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시루봉 정상에서 내려오는 길엔. 멀리 동해바다와 경포호까지 보이니. 산길이 아니라 보물이다.

 
해가 진 경포 호숫길을 길게 돌아 허균과 허난설헌이 태어났다고 하는 초당동에 이르니 어둑어둑하다. 생가(生家)야 전에도 한 번 둘러본 적이 있고. 버스 한 번이면 언제든 볼 수 있으니 밥 먹을 곳을 찾아야겠는데. 다행히 그 유명하다던 초당 순두부 집들이 많아 허기를 달래기엔 안성맞춤. 다만 호숫길을 길게 돌아야 겨우 버스 종점에 이르니. 발길이 무겁기만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 열세 번 째 여행에서 걸은 길
신사임당길은 오죽헌, 선교장, 김시습문학관을 거쳐 허균.허난설헌 생가를 이어준다. 이번 걷기에선 이곳 모두를 다 천천히 둘러봤으니 걸은 거리는 얼마 되지 않지만 시간은 많이 걸렸다. 오죽헌에서 허균․허난설헌 생가까지 대충 6.6km 정도.
 
* 가고, 오고
이번에도 시내버스 노선(http://www.gangneung.go.kr/sub/bustime/main.jsp?pp=sub01)을 참조.
 
* 잠잘 곳
경포호 주변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관광지라 값이 비쌀 뿐.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4/03/24 17:36 2014/03/24 17:36

사용자 삽입 이미지분명 기아 실태와 그 배후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이름도 생소한 아프리카의 부르키나파소에서부터 바로 우리 이웃, 북한에 이르기까지. 굶어죽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목숨까지 내던졌던 아옌데와 상카라. ‘경제적 기아’와 ‘구조적 기아’. 소는 배를 채우는데 사람은 굶주리고 있는 현실. 2005년 기준 5초에 1명씩 죽어나가는 10세 미만 아동들에 관한 것이지요.

 
장지글러는 아들과 주고받는 대화 속에서 이것들을 알기 쉽게 풀어놓습니다. 학자라면, 국제 전문가라면 으레 드러내고 싶어 하는 현학이나 우쭐함은 버려둔 채 말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시급한 구호가 필요함에도 무시되는 이유, 구호가 상황을 나아지게 만들지 못하는 이유, 아니 구호가 되레 상황을 악화시키게 되는 이유, 책이 처음 나온 때로부터 10년이 훌쩍 더 지났음에도 문제 해결이 더 어려워진 이유들이 쉽게 이해됩니다. 또 지금 당장 무엇을 해야 하는 지도 명쾌하게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책이 말하고자 한 바는 그것이 다가 아닙니다. 해제를 쓴 우석훈이 지적했듯, 지글러는 “어린이 무덤에 바치는 참회록”(p.16)을 쓰고 있습니다. 세상이 어떻게 굴러가고 있는 지, 그것에 대한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철저히 반성하고 있는 겁니다.  
 
또 지글러는 질주하는 ‘설국열차’, 신자유주의를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고 있습니다. ‘민영화(더 명확한 표현은 ‘사유화’임이 틀림없겠습니다.), 규제철폐, 거시 경제 안정, 예산감축’(p.181)으로 이해되는 다국적기업, 금융과두지배가 살인적인 세계질서를 강제하고 있으니 이를 넘어서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러니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라는 책의 물음은. 한편으로는 ‘참회록’과 같은 ‘따뜻한 가슴’과 다른 한편으로는 실태와 해결책을 위한 ‘냉철한 머리’가 답일 수밖에 없음을 책 스스로가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꼭 마지막 후기까지 꼼꼼히 읽어야 합니다.
 
다른 사람이 겪는 고통을 함께 느끼는 유일한 생명체인 인간이 스스로 의식을 바꾸고 다국적 자본과 그 과두제에 저항하는 사회운동, 비정부조직, 노조들의 세계적인 연대한다면 기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을 말입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4/03/23 20:18 2014/03/23 20:18

 

언제 다 녹으려나 싶었던 눈들이 조금씩 사그라질 때 쯤, 농업평생학습대학 친환경농업과정에 등록했다. 자격증 때문만은 아니었지만 몇 년 전 들여다봤었던 책도 다시 꺼내고. 농진청에서 주관하는 사이버 강의도 신청하고. 가물가물한 기억도 다시 되살려보고자 하는 것이다. 지난 3년 간 경험을 정리해보는 의미도 있겠고, 외우기만 했던 것들을 직접 해보는 시간이 있을 것도 같으니. 두루두루 좋은 기회일지 싶어서다. 
 
게다가 어찌된 게 춘천에서보다 더 밭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을 어떻게든 벗어나보고자 함이니. 이번 기회에 두루두루 안면도 넓히고 동네도 차분히 알아보면 좋겠다, 싶은데. 입학식이라는, 생각지도 않았던 거창한 행사(?)를 치르고 함께 1년간 공부할 사람들을 만나고보니. 벌써 수년 째 유기농사를 지어오신 분들도 있고. 이제 막 농사를 시작하는 사람, 농사짓는 걸 고민하는 사람, 텃밭농사 짓는 사람 등등. 사는 곳들도 농사짓는 곳들도 사람만큼이나 다양하니. 사뭇 기대가 된다. 
 
다만 일 년 간 공부할 내용을 보니 만만치가 않은데. 한여름 한 달을 빼고 주 1회씩 진행되는 수업이 조금은 아쉽다. 하지만 이 과정이 원래 농사짓는 분들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다. 아니 어떻게 보면 4시간, 아니 왔다, 갔다하는 시간까지 하면 꼬박 반나절을 빼야 하니 농부들에겐 큰 부담일 수 있겠다. 한 창 바쁠 땐 고사리 손도 아쉬운 게 농사니. 그러니 이론 중심보단 실습 중심이었으면 더 좋겠단 생각인데. 글쎄 어떻게 진행될는지. 
 
각자 자기소개도 하고, 회장 뽑고 총무 정했지만 아직은 서먹하다. 몇 몇 서글서글한 분들과 함께 온 사람이 있는 이들은 삼삼오오 모여 얘기꽃도 피우지만. 콩 종자 판다는 말에 그것 사러 가는 사람에, 벌써 시작된 봄 농사 준비하러 서둘러 자리를 뜬 분들이 있으니. 몇 주는 더 지나야 어색함이 사라지겠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
2014/03/18 16:09 2014/03/18 16: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