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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소년의 집 관현악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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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5/29 12:32
  • 수정일
    2008/05/29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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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자님의 [청소년 오케스트라..] 에 관련된 글.

5월 초 꼭 가봐야겠다고 마음 먹었단 연주회였다. 날짜가 다가올수록 분당까지 가서 꼭 들어야 할까하는 흔들림이 있었지만,  맘을 다잡아 먹고 다녀왔다.


 

부모를 여의거나 헤어져 살아야 하는 소년들이 모여서 클래식을 배우고 악기를 다룰 줄 알게 되어 많은 사람들 앞에서 연주를 하고 박수를 받았다. 관현악단의 역사는 30년이란 세월동안 이어져왔다.

장한나, 정명훈 같은 유명인과 함께 하면서 세상에 더욱 널리 알려졌나보다.

이번 연주회도 정명훈의 아들 정민이 지휘를 했다는 점에서 조선일보의 기사꺼리가 되었다.

 

연주에 몰두하는 소년들을 보면서 한편의 영화가 머리를 빠르게 스쳐갔다.

하나하나 각기 다른 성격과 사연을 지닌 아이들이 모여 살면서

음악이라는 기회를 만나 성장하는 과정에 얼마나 많은 슬픔과 기쁨이 갈등과 화합이 교차했을까!

선택한 작품의 제목처럼 "신세계"에 대한 애틋한 향수와 간절한 소망이

가슴 깊이 솟아나길 바래보았다.

 

듣는 내내 외롭고 두려움에 눌려있었던 소녀의 감성도 되살아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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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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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5/27 14:28
  • 수정일
    2008/05/27 1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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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월은 말 그대로 가정의 달인가보다.

지난 주말엔 친정어머님의 기일을 맞아 6남매가 모두 장남인 오빠가 사는 부산에 모였더랬다.

21년만에 처음으로 사위들도 얼굴 모르는 장모님께 술잔 올리고,

몰라볼 정도로 커버린 조카들의 모습에 놀라며 1박2일을 보냈다.

 

2남4녀중 다섯번째인 나에게 형제는

넘어서야 할 장애물이었고, 한없이 의지하고 싶은 언덕이기도 했다.

장녀로 온갖 호사와 관심을 누렸던 큰언니,

팝송가수에 빠져 엄마 병실에도 잘 안갔던 둘째언니,

가출과 흡연, 통기타치기, 반항.. 불량청소년의 모든 행태를 마다하지 않았던 오빠,

어릴 적부터 약골이지만 고집하나로 자기가 하고 싶은 것을 끝내 해내고야 말았던 세째언니는 책을 많이 읽었지만 성적은 별로였지.

막내 남동생은 응석받이였다는 기억이 많다.

날 뺴놓고 만화방에 가서 늦게까지 있다가 저녁에 엄마에게 혼이 났던 오빠와 언니.

개성 강한 형제들 사이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나의 전략은

모든 금기사항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었다. 하지말라는 것을 왜 할까? 나의 모든 일탈 욕구는 이렇게 원천적으로 봉쇄되었었다.

 

이제는 저마다 무언가에 매달려서 제대로 살아보려고 애쓰고 있는 듯 했다.

두 딸을 성공적으로 키워내고 그 허탈감을 달래며 노후를 염려하는 큰언니,

약 삼십년간 계속되는 시집살이와 시동생의 사업실패로 인한 경제적 곤란을 두터운 신앙심을 지닌 형부와 함께 견디어내고 있는 둘째언니,

일찍 명퇴를 하고, 새로 시작한 자영업에 인생의 성공을 걸고 밤낮없이 살아가는 오빠,

유방암 수술하고도 매주 산행을 계속하며 산신을 믿는 듯 살아내는 세째언니,

중학생때 작은 도시에서 알아주던 수재 아들이 고등학교 가서 학생회장 하느라 자신의 기대를 다 채워주지 못한다며 안간힘을 쓰는 남동생,

 

형제들의 과거와 현재 모습 속에서

너무도 일찍 '어린 시절"을 잃어버린 체로 성장한 내가 보인다.

욕구를 감추어두었을 뿐이지 없앤 것이, 자유로와진 것이 아니었던 것임을 이제야 본다.

그리고, 더이상 그들이 내게 어두운 그림자가 아님을 확인할 수 있어서 좋다.

그들을 탓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으니 마음이 편해진다.

 

이게 사랑인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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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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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5/14 11:59
  • 수정일
    2008/05/14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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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휴동안, 시부모님을 모시고 말그대로 효도관광을 다녀왔다.

일년에 단 네번, 설과 추석 그리고 두 분 생신에만 찾아뵙는 관행이 이십년간 지속되었더랬다.

최소한의 의무방어전이었기에 그 때만은 최선을 다하자는 태도를 취했었다.

 

그렇게 세월이 흐르다보니



연로하신 두 분의 외로움이 보이고,

약해지심이 발견되고,

살아오신 인생이 너무 곤고하심이 깨달아졌다.

바쁜 자식들의 일상을 방해하면서 놀러가자고 하실 분들이 아니시기에

몇번 망설이다가 따라 나선 두분이시다.

 

여전히 대단히 독립적이심을 확인했다.  

오십 바라보는 자식에 대해서도 아직 염려와 바램이 앞서시니, 그 자신감과 당당함은 평생을 열심히 살아오신 결실이라 생각되었다.

일제시대, 해방, 6.25, 4.19, 5.16.. 이어지는 근현대사의 격변 속에서 청년시절을 보내셨던 아버님은

막연한 미래에 대한 불안과 가장으로서의 책임감을 평생토록 지켜오셨고, 

오늘 큰 실패없이 나름 성취하신 바에 대하여  그 누군가의 보살핌이 있었던 덕이라 말씀하셨다.

하루 하루

온 정성을 기울이고, 절약과 부지런함만이 부모형제와 자식들을 지켜낼 수  있는 길이라 

믿어 의심치 않고 그 보답을 받았다는 확신에 차계셨다. 

그 누가 뭐라해도 당신의 소신이 맞기에 자식들의 사는 모습이 그저 불안하고,

불만스러우신 듯 했다.

 

무엇보다도,

함께 하는 내내 

내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감사와

정감을 나눌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이었는지 모른다. 

나도 늙나보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시댁에서 돌아오는 기차안에서 타이레놀을 먹어야 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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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

빗물 모아 텃밭 푸르게 도림천 마를 날도 없죠.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285901.html

 

서울 관악구 신림9동 정경이(40)씨 집 옥상에는 1톤 가량 빗물을 저장할 수 있는 빗물 저금통이 있다. 정씨 가족은 빗물로 옥상에서 상자텃밭을 가꾼다. 옥상에는 화분이나 스티로폼 상자 등으로 만든 40여 개의 상자텃밭에 고추, 파, 상추, 파프리카, 가지, 열무 등이 자라고 있다. 정씨는 “가족이 먹고도 남을 양의 채소가 나올 것 같다”고 말했다. 정씨 집의 빗물 저금통은 관악구의 시민단체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시민모임’에서 지난해 5월께 설치했다.

봉천동의 서울여상 교사 입구 화단에도 빗물 저금통이 설치되어 있다. 이 학교는 학생들에게 상자텃밭을 나눠주고 빗물을 써서 작물을 키우고 화단을 가꾸도록 했다. 4군데의 화단에는 매발톱, 금낭화, 제비꽃이 활짝 피어 오가는 이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고 상큼한 맛을 지닌 풀 싱아도 자라고 있었다. 또 운동장 스탠드와 교사 뒤편 쉼터로 올라가는 계단 등에 상자텃밭 120개를 마련해 오이, 호박, 가지, 고추 등의 묘목을 가져다 심었다.

이 학교 과학 교사인 정춘규 ‘시민모임’ 공동 대표는 “처음 학생 30명에게 상자텃밭을 나눠주려 했는데 학생들 신청이 쇄도해 다음날 100명으로 늘렸다”며 “빗물을 활용한 텃밭가꾸기가 환경·과학 교육은 물론 학생들의 심성 교육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특히 서울여상은 이들 텃밭에서 가을에 김장용 배추를 길러 홀몸어르신들에게 보낼 계획도 세워뒀다. 이 학교의 ‘빗물·텃밭 프로젝트’는 토지공사의 지원으로 진행되고 있다.

‘시민모임’은 위의 두 곳 말고도 서초그린아파트, 합실어린이집, 다세대주택 등 3곳에 빗물 저금통을 설치했다. 단독주택, 다세대, 아파트, 학교, 어린이집 등 여러 형태의 주거 공간에서 빗물 저금통의 활용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서다.

‘시민모임’이 빗물저금통을 보급하고 있는 것은 빗물재활용으로 도림천의 건천화를 막고, 이를 매개로 서울대 주변 신림동과 봉천동을 생태마을로 만들기 위해서다. 하천 오염 방지를 위해 하천으로 흘러드는 빗물을 걸러주는 에코탱크와 그린필터도 설치했다. ’시민모임’은 앞으로 중학생을 대상으로 ‘빗물활용홍보단’을 꾸릴 계획도 세워두고 있다.

‘빗물텃밭프로젝트’를 추진중인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 모임’은 1994년 도림천복개반대운동을 시작으로 99년 2월 창립된 풀뿌리운동단체다. 신림9동주민자치위원회, 서울대 환경교육협동과정과 함께 전국에서 유일하게 환경교실을 주민자치센터 프로그램으로 운영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정희(44) 대표는 “빗물재활용과 텃밭가꾸기를 통해 도림천을 건강하게 되살리는 한편 주민들의 환경의식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끝>

 

권복기 기자 사진 ‘건강한 도림천을 만드는 주민모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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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싶은 전시

□ 전시소개 : 불안, 불-안, A Pleasant Day

아트선재센터에서는 2008년 5월 1일부터 7월 27일까지 정주하의 사진전 < 불안, 불-안, A Pleasant Day >이 열린다. 독일에서 공부한 정주하는 1990년대부터 < 사진적 폭력 >(1993), < 땅의 소리 >(1999)와 < 서쪽 바다 >(2004) 등 작가만의 특유의 앵글로 다큐멘터리 사진을 찍어왔다. 이번 전시에 소개되는 사진들은 2003년부터 2007년까지 5년에 걸쳐 ‘원자력발전소’ 주위의 풍경과 인물 사진을 중심으로 제작된 작품들이다.

우리나라에는 네 곳의 원자력발전소가 있다. 서해의 영광, 동해의 울진, 월성, 고리는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바닷가이자 해수욕장과 시민 놀이 공간이 있는 유원지로 유명한 곳이다. 오래 전부터 원자력 발전소의 안전성에 많은 논의가 있었지만 상업화에 따른 가치 기준에 맞추어져 논란은 가려져 왔다. 홍보 자료에 의하면 원자력 발전소 주변의 방사능 수치는 자연 상태에서 만들어진 방사능 수치를 넘지 않는다고 한다.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 주변보다 원전 주변의 방사능 수치가 낮다는 자료도 나와 있다. 작가는 이런 제도적인 홍보 수치에 의해서 보면 ‘안전한 듯한 풍경’을 담담하게 제시하고 있다.

이번 전시의 사진은 크게 두 가지의 양상을 띠고 있다. 첫 번째는 원전 주변 마을의 일상생활과 함께 펼쳐지는 평범한 인물 사진들이다. 마을에서 흔히 부딪히는 사람들은 불안한 공기를 감지한 듯 공허한 시선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다. 또한 원자력발전소 주변의 ‘싱싱한’ 텃밭 앞에 서 있는 천진난만한 어린아이의 얼굴에도 긴장감이 스치듯 보인다. 위험이 가시화되지 않은 평범한 풍경이 오히려 불안하게 보인다.

두 번째는 바닷가에 서 있는 원자력발전소를 배경으로 한 풍경 사진이다. 이 풍경 사진에는 바닷가에서 휴가의 여유로움을 마음껏 즐기는 피서객들이 등장한다. 정겹고 한가로운 휴가철 풍경 저 너머에는 원자력발전소의 모습이 오롯하게 보인다. 마치 산업주의 생산력이 오늘의 휴식을 제공한 듯한 풍경이 원자력 발전소를 배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정주하는 원전마을의 풍경을 사진으로 담으며 그 안의 이율 배반적인 아름다움을 통해서 물질적인 풍요와 편리성의 뒷면에 도사리고 있는 불안과 위험을 사색적인 방법으로 모색하고 있다. 작가는 보다 철학적이고 사변적인 공간으로서 사진 이미지를 제시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불안정한 현상에 대해 심도 있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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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를 보내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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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5/05 19:10
  • 수정일
    2008/05/05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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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분들을 돌보는 활동을 하시는 분들이 함께 보시면 좋을 것 같은 영화 한편 소개드립니다.

가와세 나오미 감독의 "너를 보내는 숲"입니다.

 



사고로 아이를 잃은 마치코가 노인 그룹홈에서 일을 시작하게 되면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노인 분 중에 33년 전에 아내와 사별한 후 아내에 대한 사랑을 가슴에 한으로 안고 살아온 시게키라는 분이 아내의 무덤을 찾아가는 길을 동행하는 과정으로 전개됩니다.

 

살아오면서 소중한 사람의 "죽음"을 겪은 사람들이 어떻게 그 한을 풀어가야 할지에 대해 생각해보게 합니다. 특히, 어르신들의 경우 그 한이 평생동안 발목을 잡고 있을 수 있겠지요. 또한, 노인을 돌보는 젊은 사람들이 그 분들의 삶을 통해 인생을 배울 수 있음을 보았습니다 . 마지막 장면에서 일본에는 "모가리"라고 불리는 기간이 있는데, 이는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낸 슬픔을 충분히 느끼고 풀어내는 기간이라고 합니다. 옛부터 사별가족에 대한 돌봄이 중요함을 깨달은 지혜로 여겨집니다.

 

일본의 노인 그룹홈을 잠시 엿볼 수도 있고, 그룹홈 주임의 "규칙 따윈 없으니 마음 가는대로 하라"는 대사에서 일본의 시설들이 정해진 틀과 규범에 노인분들을 가두어 두고 있음을 짐작해볼 수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감독 자신이 어려서 부모를 잃고 그 슬픔을 극복하기 위하여 영화를 만들어 왔고, 그 슬픔으로부터 자유로와졌음을 말하는 작품이라는 점에서 더 가슴에 와닿았던 듯 합니다.

 

다만, 재미보다는 의미에 가치를 두었기에 다소 지루하게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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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오케스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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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5/03 09:05
  • 수정일
    2008/05/03 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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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FM 클래식 프로에서 소개된 청소년 관현악단과 한국인 지휘자 곽승..

기억해두고 싶어 메모를 해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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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나들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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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일
    2008/05/02 11:16
  • 수정일
    2008/05/02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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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퇴근을 자주 함께 하게 되는 동료와 전주를 다녀왔다.

KTX 잡지에 소개된 사진들에 매혹되어 맛있는 비빔밥과 콩나물국밥 먹으러 가자고

날을 잡았더랬다.



 

이성계의 위패를 모신 경기전과 그 주변 한옥집들을 위주로 조성한 한옥마을, 그 마을을 내려다 볼 수 있는 오목대. 한 시간 정도 걸어서 다 돌아볼 수 있다. 마침 가까이에 프랑스신부가 설계하고 중국인 기술자들이 와서 지었다는 전동성당이 있어 둘러보았다.

명동성당의 축소판이나, 오래된 건물을 잘 보존해두었음을 확인했다. 당시 가톨릭을 믿게 되면서 부모님의 장례를 전통적인 방식으로 치르길 거부했던 양반이 결국 참수를 당하는 사건을 순교로 기념하는 자리에 지었단다. 목숨을 기꺼이 바쳐 자신의 신념을 지키는 삶에 대해 새삼 생각케...

 

한옥마을을 돌아보면서는 참으로 취약한 우리의 문화적 역량을 실감했다. 예술적 상상력이 어쩌면 그렇게도 일상과 거리를 좁히지 못하는지 안타까웠다. 10년 후 보다 나은 모습이길 그저 바랄뿐.

 

오늘 아침, 어린이날을 앞두고 이런저런 뉴스를 들으며 집단으로 성폭행과 성희롱 등을 겪은 대구 아이들에 대해 생각이 났다. 대책위가 구성되었다는데, 범법행위를 다루는 형사가 인터뷰를 했다. 학교에서도 이미 알았지만 쉬쉬 은폐하였고, 상담센터에서도 손을 못댔었다는데... 법적 접근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과연, 어른들조차 '성'에 대한 성숙한 이해와 수용을 얼마나 하고 있을까?? 아이들에게 그저 한없이 미안할뿐이고,   문화적 역량의 부실함을 또 한번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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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해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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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4/30 15:19
  • 수정일
    2008/04/30 1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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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으로 운영하다보니, 한 학기 강의가 마무리되었다.

3학년 학생들 중에서 가장 잘 어울리지 못하는(수학여행 따라가서 본 관찰결과) 3명중

한명이 빈혈이라는 핑계를 대고 점심을 같이 먹었다.

평소 말없이 다소 어두운 표정의 아이, 질문에 유난히 큰 소리로 대답을 하여 다소 왕따를 당하는 듯한 아이, 그림자같이 그 둘과 붙어다니는 듯한 아이.  속 생각으로는 이들이 상당히 염려스러웠는데, 막상

한 자리에 앉혀놓고 너희 참 걱정된다.. 고 말할 순 없었다.

 

마침, 강의가 끝난 날이라 지난 학기 동안 들었던 강의에 대해 평가를 부탁했더니...

나름 의미는 알겠는데 지루하고, 별로 새롭지 않고, 그래프가 너무 많고, .. 결국 재미없었단다. 한 두가지 던져준 질문을 갖고 고민을 해볼 수는 있었는데, 자기네들이 직접 고민하고 문제를 풀어보며 다양한 해결책을 찾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고 싶단다. 말하자면, 사례를 중심으로 배우고 싶다는 뜻??이었던 듯 하다.  숙제를 미리 주면 학생들이 싫어하기는 하겠지만, 미리 생각해보고 올 수 있어서 좋을 것 같다는 적극성도 보였다.  그 중 한명은 엄마가 공장에 다니시고, 자기도 공장에서 알바를 했기 때문에 산업간호를 더 배우고 싶다고도 했다.  

 

그동안 가장 재미있게 배웠던 과목을 물으니, 미생물이었단다. 놀랍게도..

매주 퀴즈를 보느라 힘들긴 했지만, 정말 무엇인가 배운다는.. 그리고 정말 열심히 가르쳐주신다는 믿음이 있어 좋았노라고.

 

문제는 그들이 아니라, 나였다.

 

잊지 말고 꼭 기억해두어야겠다. 보다 나아진 다음 학기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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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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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riverway
  • 등록일
    2008/04/18 12:58
  • 수정일
    2008/04/18 1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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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살만 더 젊었어도 보고 싶지 않았을 것 같은 주제들이다. 이젠 노년을 준비하는 마음으로..

 

버킷리스트는 전형적인 미국 영화, 병원을 소유할 정도의 부자와 카센터 주인이 어느날 갑자기 친구가 되고, 죽기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해나가는 동반자가 된다는 설정이 비현실적이기에 보고 나오면서 다 잊어버리고 말았다. 다만, 한가지 죽음 문턱에 가면 받게 될 두가지 질문이 있단다. 살면서 진정 기쁜 적이 있었는가와 누군가를 진심으로 기쁘게 해준 적이 있었느냐...

 

어웨이 프롬 허는 캐나다 영화다. 언제가 가본 버몬트 주 산속 집 같은 곳에 은퇴 후 말년을 지내던 부부에게 '아내의 치매'라는 위기가 닥치면서 전개되는 이야기다. 전공을 살리자면, 학생들에게 "치매"에 대한 이해, 치매환자의 아름다운 이미지, 치매걸린 배우자를 둔 가족의 심정 이해하기, 등장하는 간호사의 태도 등등이 기억할만하다. 한 사람과 40년 이상 주로 한쪽의 인내를 전제로 산다는 것, 서로에게 너무 익숙해서  헤어지는 것이 두렵고 불안한 관계,,, 포스터에는 '사랑"이라 표현하였으나 과연 사랑일까 의문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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