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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개의 게시물을 찾았습니다.

  1. 2010/05/17
    여전히 순결하신 당신에게...(9)
    평발
  2. 2008/04/02
    '심상정 단일화' 찬성한다(4)
    평발

여전히 순결하신 당신에게...

양비론이라면, 이것과 저것 사이에 단차가 없어야 한다. 

이것이 저것보다 높은 혹은 우월한, 적나라하게 표현하자면 힘이 세다면,

양비론은 그야말로 양비론을 가장한 약자 죽이기가 된다. 


이상하게 소위 '진보운동'판이라는 곳에는 순결한 영혼이 많은바, 이번 민노당이 보인 이해할 수 없는 행태와 사퇴한 후보에게 살아있는 영혼을 부여하신 민주노총의 입장에 대한 시각에서도 그렇다.


내가 봤을때 모호하지도, 복잡하지도 않은 문제다.


쉽게 97년 이야길 해보자. 국민승리21이라는 듣보잡 단체를 만들어 진보진영의 후보로 권영길 대표를 내세웠다. 그때가 어떤 땐가? 우리나라 역사상 최초로 정권교체가 되나 마나하던 때였다. 그래서 그랬을까, 국민승리21의 회원이자 권영길 후보의 선거운동을 했던 나는 욕을 꽤나 먹었다.


아마 그때 김대중이 떨어졌으면, 나나 국민승리21은 역사의 죄인으로 역사책에 기록되었을지도 모른다.


2010년 지금도 비슷한 상황이다. 그렇지 않은가? 불과 2년전만 해도 역사상 가장 실패한 정권에 불과했던 노무현 정권과 그 잔당들이 화려하게 복귀했다. 그리고 수많은 진보연 하는 이들이 그들의 꽁무니를 쫒고 있다. 국민승리21의 유산인 민주노동당은 아예 투항했다. 


당연한 것이 당시 국민승리21의 못된 놈들은 이미 진보신당이라는 새사림을 차렸고, 당시 김대중을 찍었던 인간들이 민주노동당을 접수했으니 당연한 결과다. 민주노총의 뛰어난 능력? 민주노총은 자격도 안되는 진보정당 통합을 말하기 보다는 스스로 생각하는 노동자정치세력화가 뭔지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를 바라보는 시선들인데, 다들 민도당에 거품물고, 민주노총에 비판한다. 그리곤 한마디를 붙이는데 '그렇다고 진보신당이 잘하는 것도 아니다'라고 한다.


대략적으로 이유를 꼽아본면,


- 진보신당도 야권연대하려고 하지 않았느냐

- 부산이나 다른 지역은 민주당하고 단일화했는데 뭘


정도인데, 거참 속상하다. 이게 서두에 전제한 양비론의 전형적인 방식인데, 진보신당에게 아주 불리한 구도라는 거다. 문제가 많은, 그래서 동의할 수 없는 민노당과 진보신당을 등가에 놓으면, 선택은 어떻게 될까? 당연히 당선가능성이 높은 데로 간다. 


즉, 내가 의심하는 것은 그토록 어렵게 한명숙을 찍을 알리바이를 만들 필요가 있는가라는 점이다. 물론 혹자는 이쪽 저쪽 다 싫어서 아무도 안찍으련다고 한다. 뭐, 그도 방법이지만 투표장엔 꼭 가서 무효표로 만드시라. 집에서 탱자탱자 놀거나, 친구들이랑 등산이나 가면서, '난 이러저래서 적극적으로 투표를 거부한 거야'라고 마스터베이션 하지 말라는 말이다.


그런데 말이다. 


지금 판이, 민노당하고 진보신당하고 같은 놈 만들어서 뭉게도 되는 판인가라는 점을 고려해보자. 말로만 사회주의하자는 쪽 빼놓고, 현실정치에서 가장 변방의 외연을 고민하는 사람이라면, 그리고 그 가능성을 이번 선거한번으로 접을 것이 아니라면 그 한표를 통해 어떤 '의미'를 만들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거다.


현재의 국면에서 한명숙을 찍으면, 그 시절 거리에서 섰던 스스로를 정당화할수 있는가? 게다가 그런 민노당과의 진보정치 재구성이라니... 손발이 쪼그라든다.


그래서 말인데, 정말 고민이라면 진보신당을 찍고 그 지지를 바탕으로 진보신당을 접수해보라고 말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선거이후의 판짜기에 고민이 많은 진보신당 내부자 중 한명인데, 같이 해보면 어떨까하는 거다. 


뭐, 이 블로그의 글을 몇이나 보겠냐만은 되도 안는 순결한 분들이 창궐하는 걸 보니 역시 운동판엔 변한 것이 없구나는 생각이 들어 기록차원에서라도 남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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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단일화' 찬성한다

연기만 모락 모락하던 차에 결국, 단일화를 하겠다는 양측의 발표가 있었다.

환영한다. 이유는 두가지다.

- 심상정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 잘 알려지지 않은 진보신당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 것이다.

그러면서도 경계한다. 이유 역시 두가지다.

- 지나친 단일화 전략으로 자칫 민주당 구도에 말려들 수 있다

- 순정주의를 지향하는 당내부의 반발이 거셀 것이다

그래서, 나의 입장은 뭐냐고? 난 찬성 쪽에 무게를 둔다. 왜냐하면, 심상정의 처지와 진보신당의 처지가 같기 때문이다.

간단한 사고실험을 해보자.

1. 만약 심상정이 단일화 제안을 일거에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천명한다.

: -1. 결국 한나라당 후보자가 당선되고, 심상정의 독자노선론은 현실정치에 대한 무지로 폄하된다(가능성 80%)

 -2. 천신만고 끝에 당선이 되고, 독자노선의 지고지순함이 널리 회자된다(가능성 20%)

2. 단일화 제안을 받아들인다.

 -1. 심상정으로 단일화가 되서 결국 당선된다(가능성 65%)

 -2. 민주당으로 단일화되고 심상정은 이쪽 저쪽 욕먹기에 바쁘다(가능성 35%)

만약 정확한 수치에서 차이가 날 지언정 전반적인 흐름에 동의한다면, 심상정과 진보신당이 선택해야 할 것은 하나 밖에 없다. 단일화를 수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순정주의적 입장'을 견지하는 쪽이라면 누구냐에 따라 이렇게 나뉜다.

1. 진보신당 당원: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심상정을 잃는 것보단 좋을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현재의 진보신당입니다. 미래의 가능성을 위한 불씨라고 생각합시다.

2. (순수)비당원: 현실정치는 힘의 논리로 작동됩니다. 아직 변절이니 의회주의니 하며 비판하기엔 이른 것 같습니다. 어짜피 선거에 출마한 것은 의회적 전술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 아니겠습니까? 더욱 두 눈 부릅뜨고 발언하고 감시합시다. 도와 주십시오.

3. 진보신당 혐오파: 진보신당의 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신의 길을 보여주시오. 그러면 반성하겠소.

맞다.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진보신당의 생존과 연결된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의석수가 없이도 이만큼 해오지 않았나? 맞다. 하지만 제도의 힘이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배워오지 않았나?

 

나는 순정파에게 이렇게 주문하고 싶다.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이론과 현장에 대해선 들을 만큼 들었소. 그럼에도 난 당신과 다른 길에 서있소. 제발 입바른 소리만 하지 말고, 그리고 우리가 가는 길에 침을 뱉느라 정신 빼지 말고 제발 당신의 길을 보여주시오. 라고 말이다.

 

나는 이론의 순결성이 정치적 무능력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계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나고, 우리다.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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