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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상정 단일화' 찬성한다

연기만 모락 모락하던 차에 결국, 단일화를 하겠다는 양측의 발표가 있었다.

환영한다. 이유는 두가지다.

- 심상정의 당선가능성이 높아질 수 있다

- 잘 알려지지 않은 진보신당에 대한 인지도가 높아질 것이다.

그러면서도 경계한다. 이유 역시 두가지다.

- 지나친 단일화 전략으로 자칫 민주당 구도에 말려들 수 있다

- 순정주의를 지향하는 당내부의 반발이 거셀 것이다

그래서, 나의 입장은 뭐냐고? 난 찬성 쪽에 무게를 둔다. 왜냐하면, 심상정의 처지와 진보신당의 처지가 같기 때문이다.

간단한 사고실험을 해보자.

1. 만약 심상정이 단일화 제안을 일거에 거부하고, 독자노선을 천명한다.

: -1. 결국 한나라당 후보자가 당선되고, 심상정의 독자노선론은 현실정치에 대한 무지로 폄하된다(가능성 80%)

 -2. 천신만고 끝에 당선이 되고, 독자노선의 지고지순함이 널리 회자된다(가능성 20%)

2. 단일화 제안을 받아들인다.

 -1. 심상정으로 단일화가 되서 결국 당선된다(가능성 65%)

 -2. 민주당으로 단일화되고 심상정은 이쪽 저쪽 욕먹기에 바쁘다(가능성 35%)

만약 정확한 수치에서 차이가 날 지언정 전반적인 흐름에 동의한다면, 심상정과 진보신당이 선택해야 할 것은 하나 밖에 없다. 단일화를 수용하는 것이다.

이에 대해 '순정주의적 입장'을 견지하는 쪽이라면 누구냐에 따라 이렇게 나뉜다.

1. 진보신당 당원: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심상정을 잃는 것보단 좋을 판단이라고 생각합니다. 이게 현재의 진보신당입니다. 미래의 가능성을 위한 불씨라고 생각합시다.

2. (순수)비당원: 현실정치는 힘의 논리로 작동됩니다. 아직 변절이니 의회주의니 하며 비판하기엔 이른 것 같습니다. 어짜피 선거에 출마한 것은 의회적 전술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 아니겠습니까? 더욱 두 눈 부릅뜨고 발언하고 감시합시다. 도와 주십시오.

3. 진보신당 혐오파: 진보신당의 길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당신의 길을 보여주시오. 그러면 반성하겠소.

맞다.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이번 결정은 진보신당의 생존과 연결된다. 그래서 하는 말이다. 누군가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의석수가 없이도 이만큼 해오지 않았나? 맞다. 하지만 제도의 힘이 그렇게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도 배워오지 않았나?

 

나는 순정파에게 이렇게 주문하고 싶다. 당신들이 이야기하는 이론과 현장에 대해선 들을 만큼 들었소. 그럼에도 난 당신과 다른 길에 서있소. 제발 입바른 소리만 하지 말고, 그리고 우리가 가는 길에 침을 뱉느라 정신 빼지 말고 제발 당신의 길을 보여주시오. 라고 말이다.

 

나는 이론의 순결성이 정치적 무능력을 덮을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계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바로 나고, 우리다. 그렇게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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