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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27
    038 - 야딩(9) - 길위에서 길을
    walker
  2. 2008/05/27
    037 - 야딩(8) - 길위에서 길을(1)
    walker

038 - 야딩(9) - 길위에서 길을

038 - 야딩(9) - 길위에서 길을

 

"여행하는 사람들은 깊이 생각하고, 집에 머무는 사람들은 업신여김을 받을 뿐이다"

(아랍 속담)

 

좋은 말이다.

 

하지만 가끔 여행하는 사람은 노숙도 해야 하고 추위와 배고픔에 떨기도 해야 한다.

 

 

하룻밤을 보내 돌집

춥지 않은 한 여름밤이었다면 모닥불 피고 별을 세며 보내는 하룻밤은 낭만적이었을지 몰라도

그날밤은 너무 추웠다. 나무도 별로 없고 연기가 빠져 나가지 않아 괴로웠다.

 

교대로 둘은 불을 지키고(나무도 계속 모으며) 한 사람은 잠시 눈을 붙이며 밤을 보냈다.

하지만 잠이 제대로 들리 없었다.

한참을 잤나 깨보니 데이비드는 없고 중국인 친구만 불을 지키고 있었다.

나무구하러 간 데이비드가 한참이 지나도 오지 않아 밖으로 찾아 나섰다.

 

밤은 짙은 안개와 어둠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돌집 주변엔 방목한 야크들의 방울 소리와 거친 숨소리만이 들렸다.

 

소리쳐 불렀지만 대답이 없다.

전등을 비추어 위치를 알렸다.

 

'밤길을 가는 맹인이 등불을 밝혀 드는 것은 자신이 보기위함이 아니라

마주오는 상대방이 자기를 보고 비켜 가기 위함이다"

 

한참후에 데이비드가 웃으며 나타났다. 물론 두손 가득히 나무를 들고,,

길을 잃었단다. 한참을 헤메다 내 소리를 듣고 불빛을 보고 찾아 왔단다.

다행이다.  

  

그렇게 하루밤이 갔다.

 

 

저 멀리 여명이 밝아 온다.

 

데이비드는 코피를 흘렸다. 두통이 있단다. 고산증세다. 다만 심하지 않아 다행이다.

중국인은 무릅이 더 심하게 아파서 걱정이다.

 

남아있는 과자로 약간 요기를 한다음 상의를 했다.

어떻게 할 것인가....

 

데이비드와 나는 아마도 마니고개가 얼마남지 않았으니 찾아보자고 하였지만

중국인 친구는 엄두를 내지 못했다.

 

그래서 어제 왔던 길을 되돌아 가기로 했다.

그리고 우유해에서 말과 마부가 있으면 구해서 중국인 친구를 태워 가기로 했다.

더 이상의 모험은 어렵다. 아쉽지만 친구를 버리고 갈수 없지 않나...

 

한국에 돌아와서 보니 아마도 마니고개 앞에서 길을 잃었던 것 같다.

대부분 우유해를 보고 돌아가는 마당에 그나마 야딩이 출입이 금지된 이후로

야딩 내선 트레킹 하는 사람이 더욱 적어 길의 흔적이 사라졌던 모양이다.

한 30분 정도만 더 갔다면 길을 찾았을 것 같다.

 

어제 왔던 길을 되돌아가면서 보니 어제 보았던 풍광이 아니다.

전혀 새로운 길 같다.  태양의 방향과 시선의 변화에 따라 풍광이 다르게 보이는 것 같았다.

돌이켜 생각하면 되돌아오는 길도 나쁘지 않았다.

 

이미 길을 아니 걱정 할 것도 없고 조절도 가능하고,,,천천히 풍광을 감상하며 갈 수 있었다.

데이비드와 나는 중국인 친구의 짐을 반으로 나누어 져 어제보다는 무거운 발걸음이었지만

중국인 친구가 그나마 자력으로 천천히 걸을 수 있다는 것에 안도해야 했다.

 

데이비드는 코피를 흘린 후 담배도 사양했다. 이제부터 금연 하겠단다.

혼자서 산상의 흡연을 즐겼다.

그날 저녁 야딩촌의 숙소에서 배낭을 정리하다보니

이틀간 피워댄 담배꽁초가 배낭 주머니에 한가득이었다. 참 많이도 피웠다.

 

낙융목장 이후로 내 전화기와 중국인 친구 전화기 모두 불통이었다.

우리를 기다리는 일행에게 안부를 전하지 못해 걱정할 것을 생각하니 맘이 급했다.

하지만 걸음마저 단축할수는 없는 노릇이다.

 

 

서리가 하얗게 내렸다.

 

 

 

구름이 몰려왔다. 하지만 태양이 떠오르자 어제와 같은 맑은 하늘을 우리에게 선사했다.

 

 

이른 아침의 설산은 느낌이 다르다.

 

 

저 너머에 태양이 떠오르나 보다.

 

 

어제 지나왔던 오색해(? 정확하지는 않음)에 두마리의 새가 아침부터 희롱하고 있었다.

 

 

좀 땡겨 보니...

 

 

설산이 비추어 있었다.

 

 

 

 

두마리 새는 어느새 날아갔나 보다.

 

 

머리위로 태양이 오르자 밤새 떨어던 몸과 대지를 녹인다.

 

 

양메용 신산,,,,밤새 안녕,,,,

 

하납다길 신산도,,,,안녕,,,

 

 

그렇게 다시 우유해로 되돌아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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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37 - 야딩(8) - 길위에서 길을

037 - 야딩(8) - 길위에서 길을 

 

우유해를 뒤로 하고 넘는 첫번째 고개는 힘들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적당히 가파랐다.

만약 더 높았으면 죽겠다는 말이 나왔겠지만,,

적당한 힘듬(고통)은 아드레날린이 분비되기 직전의 느낌,

지치지도 않으면서 온몸을 충분히 움직인 정도의 기분 좋음을 느낄 수 있엇다.

 

 

구름도 힘겹게 넘는 곳이라서,,,

 

고개위에 오르니 탁트인 전망은 환상적이었으나 바람이 문제였다.

만약 한겨울이었다면 눈보라가 굉장했을 듯 싶다.

 

 

우유해에서 고개를 오르 던 중간에 본 양메용 신산

 

 

고개의 4분의 3정도의 지점에서 본 양메이용 신산

 

 

고개를 완전히 넘어서 본 양메이용 신산

 

 

우유해에서 고개로 오르고 있는 중인 동행자,,,여기서부터 힘들어 했다.

 

이미 우유해는 시야에서 사라지고(바로 고개 아래에 있지만) 회색의 돌산만이 보였다.

 

 

고개를 넘자 앞 방향으로 보이는 산, 만년 설산은 아닌듯 싶고 최근에 눈이 왔나 보다.

 

고개에서 오른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왼쪽은 외선 라운드 트레킹 코스라고 들었다.

그냥 '미친척하고 루구호까지 가봐' 했지만 그건 너무 무모한 짓,,,

 

 

 

고개에서 바라본 선내일 신산(맞나?  맞는 것 같다.)

 

 

고개 정상,,,이제부터는 내리막길,,,

 

 

내리막길 오른편에 아마도 여름(우기,,)에는 작은 호수가 있었던듯 물마른 흔적이 있다.

 

 

가는 방향의 왼편 모습

 

 

아래에 호수가 있었다.

오색해인지 불확실하다.

물빛은 오색은 아닌 것 같고 삼색이나 사색은 되는 것 같다.

지도에는 길의 왼편에 있다고 했는데 오른쪽에 있고 이때 부터 약간 불안했다.

 

지도가 잘못된거야,,,아니면 길을 잘못든거야....

주위에는 우리 셋 외에는 아무도 없어 물어볼수도 없었고, 이정표 하나 없었다.

 

뭐 어찌 되겠지,,,직진 !!!!!!!!

 

 

오른편에는 수만년 돌들이 얼고 녹기를 반복해 부서져 쌓인 모습이 보인다.

 

 

그래도 길은 있었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앞서 지나갔기에....

 

 

온 길을 뒤돌아 보니 양메이용 신산이 이젠  거의 모습을 감추엇다.

 

 

 

멀리 카스 협곡이 보인다.(카스 협곡 가는 길인가,,,맞나?)

 

 

 

 

두번째 고개가 나올때가 되었는데 불안해 하며 점 점 쉬는 횟수가 많아졌다.

중국인 친구의 속도가 많이 떨어졌다. 불편한가 보다.

 

 

길은 끊어질 듯 하면서도 이어졌다.

 

 

 

 

산 허리를 따라 가는 약간의 오르막 내리막이 반복되는 비교적 편안한 길이 었다.

 

아마도 여름철 약초를 캐거나 방목을 할때 묵는 돌로 만든 집을 보았다.

 

 

그런데 아무리 가도 마니고개는 나타나지 않았다.

이미 주위는 저녁 그림자가 길어지기 시작했고, 한시간 후 쯤에는 완전히 어두어질 것 같았다.

마니고개를 넘어서 충고사까지가 2-3시간 걸린다고 보았는데,,,

 

결정을 해야 했다. 이미 중국인 친구는 무릅을 상했는지 절룩거리고 있었다.

나와 데이비디는 별 문제 없는데 이 친구를 데리고 야간 산행은 무리인 것 같았다.

 

우리도 길을 확실히 아는 것도 아니고,,,

 

우선 머물만한 곳을 찾았다.

다행히 근처에 목부들이 머물던 돌집이 있었다.

 

한사람은 잠자리를 정리하고 둘은 나무를 구했다. 어둡기 전에 되도록 많이 모아야 했다.

그러나 산중의 밤은 쉽게 빨리 찾아왔다.

 

그렇게 밤이 다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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