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7시에 일어나 어제 빌린 영혼의 순례자라는 책을 읽었다. 한 신문사 기자이기도 한 저자의 인도고행기다. 인도 각지의 아쉬람들을 저자는 거쳐간다. 나도 다람살라의 위빠사나 센터를 고민했었다. 그런데 프로그램을 보고 굳이 그렇게 까지 할 필요가 있나하고 포기했었다. 위빠사나 센터는 보통 10일 코스인데 하루전에 도착하고 코스가 끝나기 전에는 떠날 수 없단다. 마지막날 침묵이 해제되기 전까지 외출도 안되고 말을 해서도 안된다. 새벽 4시부터 각자 방으로 돌아가는 밤 9시까지 계속 좌선하면서 명상하고 법문을 들어야 한단다. 이른바 고행코스다.
2.
이책에서 달라이라마의 하루 일과를 소개하는데 인상적이다. 달라이라마는 밤 아홉시에 취침해서 새벽 세시에 일어난다. 일어나 운동을 하고 티벳자주빛 승려복을 입는다. 그리고 남을 돕기위해 말 생각 행동을 적극적으로 바치는 기도인 푸자를 한단다. 새벽 네시반에 볶은 보릿가루를 물에이겨 먹는 티벳식 짬바와 죽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식사를 하며 BBC등 국제뉴스를 시청한단다. 여섯시에 다른 방에서 명상을 하고 아홉시에 사무실로 나가 업무를 본다. 열한시에 점심을 먹는 단다. 저녁은 먹지 않는단다. 오후 한시에 다시 업무를 시작해 다섯시에 업무를 마친단다. 아무리 바빠도 하루 네시간 수행을 하고 짬짬이 예닐곱번의 명상을 한단다. 이런 일상을 수십년간 반복해와서 그런 얼굴표정이 나오는지 모르겠다.
3.
뭘 좀 먹어야 겠다. 1층 부설식당으로 내려가서 땜뚝을 시켰다. 사람들이 식당 밖에 서 있다. 나가보니 마침 달라이라마가 또 차로 지나가며 미소를 보낸다. 네팔로 가는 길이란다. 다람살라에서 열흘 있었는데 그 보기 힘들다는 달라이라마를 세번 보았다. 티벳식 수제비인 땜뚝을 먹었다. 방이 비었단다. 트윈룸인데 전망도 좋고 안에 화장실도 있다. 짐을 풀고 샤워를 했다. 한 쪽 하수구가 잘 안내려간다. 우기 직전이라 물도 잘 안나오는게 흠이다. 11시가 가까이 되었다. 3분 거리인 도서관으로 가서 서양여성이 통역하는 영어단어 몇 개를 받아적었다. 인듀런스, 만주스트리, 그레이트 컨페션, 언듀, 그래이트 마스터 나가주나, 위스덤, 컨셉션, 이그지스턴스, 컨벤션 피노메나등을 적었다. 이중에 그레이트 컨페션은 대자비라는 뜻이란다. 자기고백인 컨페션에 그래이트가 붙으면 대자비가 된다.
4.
강좌가 끝났다. 지름길로 해서 코라로 올라왔다. 코라를 걸어 커피하우스로 가서 사과주스를 마셨다. 점심약속시간인 한시가 얼추되었다. 어제 검문틈에 서로 잃어버렸던 언니뻘 여행자가 온다. 어제 그 장소에서 한 시간 이상 기다렸단다. 답답했을것이다. 같이 밥을 먹으러 갔다. 부동산 관련한 일을 한단다. 상그릴라 레스토랑에서 볶음밥과 셀러드를 먹었다. 마침 자기 팀과 몇 명해서 봉고차를 빌렸단다. 민속박물관인 노블링카 등등을 갈 건데 같이 가잔다.
5.
한국식당으로 가서 책을 반납하고 우주선과 카누라는 책을 빌렸다. 차가 왔단다. 맨 뒷 자리에 탔다. 델리에서 만나 결혼 얘기했던 남자도 탔다. 처음 간 곳이 카르마파 사원이다. 티벳 불교에 달라이라마만 있는것은 아니다. 티벳 불교의 옛 고승으로는 파드마삼바바, 아타샤, 밀라레파, 총카파가 있고 현대에는 달라이라마, 카르마파, 판첸라마, 라마예쉬등이 있단다. 사원은 아주 넓고 시원하게 지어져 있었다. 사원을 배경으로 한국인들이 기념사진을 찍었다. 한국인들은 모든 사진에 자신이 나와야 직성이 풀리는 사람이 많다. 인도인 운전사가 사진을 찍어주는데 각자 가지고 있는 카메라를 운전사 앞에 줄을 세워 놓아둔다. 똑같이 포즈를 잡고 운전사가 카메라 하나씩 집어 찍어 댄다. 내 디카도 뒤에 줄을 섰다.
6.
다음으로 간 노블링카는 아주 멋진 곳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민속박물관 정도 되는 곳이다. 특히 티벳의 풍습과 문화를 미니어쳐로 재현해놓은 곳이 인상적이다. 완성도가 아주 높다. 방마다 장인들이 뭔가를 만들고 있었다. 한 바퀴 둘러보고 앉아서 쉬는데 비가 내린다. 일본 불교협회가 꾸몄다는 내부 정원으로 비방울이 떨어지는데 운치가 있다. 돌아와서 그 여행자들의 숙소로 가서 수다를 좀 떨었다. 바람이 몰아치고 비가 내린다. 날이 컴컴해졌다. 그 부동산 여성과 분위기에 맞게 귀신 체험얘기를 했다.
7.
이제 돌아가야겠다. 우비를 빌려 그걸 쓰고 내려가다 델리에서 한국식품을 분양해준 가이드가 내가 처음 묵던 숙소에 있는걸 알고 찾아갔다. 마침있다. 델리에서 같이 쇼핑간 대학생도 같이 있다. 정전이 되어 방이 컴컴하다. 이래저래 나를 찾았다고 하는데 어쨌든 만났다. 델리에서 내가 가지고 있던 러시안집시카드를 보았는데 그게 정확히 맞았단다. 앞날이 궁금해서 다시 보고 싶단다. 카드대로 이번 팀에 울트라폭탄이 있단다. 내가 좀 전까지 수다를 떨고왔던 그 여성들이다. 나는 잘 놀고 수다떨고 왔는데 참 사람관계란 당장은 어쩔수 없는 경우가 많다. 8. 같이 밥을 먹으러 한국식당에 갔다. 마침 아까 같이 다니던 한국인 일행이 있다. 우리는 다른쪽 테이블에 자리를 잡았다. 합석하기에는 좁고 그럴 분위기도 아니다. 하여튼 오랜만에 만나 반가와서 이런저런 수다를 떨었다. 저쪽 한국인 팀이 나간다. 이쪽 팀에게 몇 마디를 건네는데 분위기가 썩 유쾌하지는 않다. 나보고 이따가 들리라는데 너무 늦었다. 마치 내가 저쪽 편에 있다가 이쪽 편으로 넘어온 느낌이다. 뭐 할 수 없다. 9. 즐겁게 대화를 나누다보니 9시가 넘었다. 길이 아주 컴컴하다. 후레쉬를 켜고 길을 조심조심걸어 택시 정류장까지 왔다. 내일 점심때 남걀사원 2층에서 만나기로 하고 택시를 탔다. 아직 사원식당쪽 문이 열려있다. 방으로 들어갔다. 050609 (목) 여행196일차 (잠) 가둥사원 숙소 3750원(150루피) (식사) 아침 땜뚝 500원(20루피) 점심 볶음밥 셀러드 1250원(50루피) 저녁 비빔밥 2500원(100루피) (이동) 봉고택시 1250원(50루피) 봉고차 랜트 2000원(80루피) (간식) 사과주스 375원(15루피) ................... 총 11,625원(465루피)
* 영혼의 순례자책에서
- 세바르람 간디 아쉬람 기도회 맹세문
1. 아힘사 : 생각, 말, 행동에 폭력을 쓰지 않는다.
2. 사트야 : 생각, 말, 행동을 진실하게 한다.
3. 아스테야 : 도둑질 하지 않는다.
4. 브리마차리야 : 정욕에서 벗어나 지고의 본성을 추구한다.
5. 아삼그라하 : 아무것도 소유하지 않는다.
6. 샤메라-슈라마 : 노동을 존중하고 행한다.
7. 아스와다 : 식사를 절제한다.
8. 샤르바트라 봐야 바르라나 : 모든것에 대해 두려움을 없엔다.
9. 샤르바 담미 샤마나트라 : 모든 종교들에 대해 똑같은 존경심을 갖는다.
10. 스와데시 : 형제애의 법칙을 지킨다.
11. 스파르샤 봐 바다 : 모든 사람들 평등한 존재로 취급한다.
달라이라마의 저택 쫄라강과 남걀사원 외각을 도는 코라의 남쪽 사원이다
봉고차를 랜트해서 돈을 나눠내고 같이 주변을 돌았다. 이곳은 카르마파 탬플이다
노블링카라는 곳인데 정교한 인형전시와 전통작업장이 눈길을 끈다
일본 불교협회가 꾸민 내부 정원이다
시키지도 않았는데 포즈를 잡는 개. 정확히 복도의 중간에 이렇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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