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5시반에 눈을 떳다. 이불속에서 뒤척이다 6시에 머리를 감고 배낭을 꾸렸다. 오늘 도서관쪽 가둥사원으로 숙소를 옮긴다. 그전에 달라이라마의 목소리를 들으러 가야한다. 어제 한국식당에서 만난 한국인 두 여성을 깨우러 갔다. 같이 나와서 남걀사원으로 걸어갔다. 근처 카페에서 짜이와 토스트를 먹었다. 시계는 8시가 넘어간다. 남걀사원으로 들어가는데 역시나 사람이 어마어마하다. 옷검사를 하는데 디카는 안된다 한다. 언니뻘 되는 사람은 안에서 기다리고 동생뻘 되는 사람과 다시 나와 카페에 디카를 맡겼다. 다시 들어가니 뒷쪽 출입구로 가란다. 그 언니는 어디있는지 안보인다.

 

2.

1층 마당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달라이마라는 2층 법당안에 있다. 액정으로 현장중계를 해준다. 햇볕이 따갑다. 종이로 얼굴을 가리고 염불소리를 들었다. 한 시간 정도 지났을까 줄줄이 선물을 들고 사람들이 2층으로 올라간다. 화면에는 달라이라마가 선물을 받는 장면이 나온다. 드디어 답례로 달라이라마가 마이크를 잡고 말을 시작한다. 물론 티벳어다. 그냥 들었다. 군데군데 서양인들이 보인다. 다시 선물준사람들이 돌아나가고 잔치에 시루떡 돌리듯이 승려들이 꽈베기 과자가 가득 든 바구니를 들고 내려온다. 이른바 잔치꽈베기다.

 

3.

이제 달라이라마가 자신의 저택인 쫄라강으로 돌아가나보다. 경호원들이 길을 만든다. 사람들은 조금이라도 가까이서 볼려고 버틴다. 내가 앉은자리가 우연히 길목이라 또 한번 달라이라마를 볼 수 있게 되었다. 달라이라마가 2층에서 내려온다. 역시 70살의 나이라 허리는 약간 굽어보인다. 걸어오면서 예의 자비의 손길과 눈길을 던진다. 이번에는 사람이 너무많아 눈을 마주치진 못했다. 달라이라마 뒤로 누군지는 잘 모르지만 고승들이 걸어온다. 사람들이 허리를 굽힌다. 아직까지는 좋은의미의 권위가 살아있어 보인다.

 

4.

사원을 나왔다. 디카를 찾고 두 여행자와 내일 점심 먹기로 하고 숙소로 갔다. 체크아웃을 했다. 배낭을 매고 나오려는데 싸락눈이 갑자기 내린다. 잠깐 피해있다 버스 스탠드로 내려와 겨우 봉고택시를 잡고 가둥사원으로 내려갔다. 아직 방이 안빠졌다고 좀 기다리란다. 사원부설식당에서 볶음밥과 콜라를 시켰다. 밥을 먹고 식당에서 책을 펴놓고 졸고 있는데 방을 안내한다. 여기는 스님방인데 하루만 임시로 쓰고 내일 방을 잡아주겠단다. 이방 전망좋고 쾌적하다. 한 티베탄 학생이 들어와 자기 짐을 만지더니 나에게 사진을 보여주고 영어자료를 빌려준다.

 

5.

책보고 일기쓰고 밖 쳐다보고 잠자다 일어나 세면을 했다. 사원을 나오는데 비가 살짝 내린

다. 도토리묵을 사먹고 버스스탠드쪽 피씨방에 갔는데 한글이 안된다. 윈 98은 인스톨할때 마다 한글언어팩을 깔아줘야하는데 이게 지워졌나보다. 나와서 물과 빵을 사먹고 집에 전화를 했다. 어머니 기도하라고 한다. 또 잠시 침묵을 지켰다. 중국식당으로 갔다. 오랜만에 마파두부와 딩모라고 한국에서도 고추잡체에 같이나오는 빵을 시켜먹었다. 짜이 한잔 마시고 스님방으로 가는데 오늘 석양이 멋지다. 옆에 보이는 프라스틱 의자를 가지고 앉아 감상하는데 한 고승이 내가 묵는 방의 의자를 가지고 나와 바꿔달라고 한다. 이절의 주지스님으로 보이는데 그 탈 권위적이고 사려깊은 행동에 기분이 좋아졌다. 한국의 스님들은... .

 

6.

어린 승려들이 소리내어 불경을 외우는 소리가 들린다. 어제 빌린 영혼의 순례자-신만이 아는땅 인도오지에 가다라는 책을 읽기 시작했다. 어린 승려들이 사원건물을 돌면서 불경을 외운다. 승려들은 돌고 또 돌고 밤은 깊어간다.

 

 

050608 (수) 여행 195일차

 

(잠) 가둥사원 3750원 (150루피)

(식사) 아침 짜이 토스트 1250원 (50루피)

         점심 볶음밥 콜라 1000원 (40루피)

         저녁 마파두부 딩모 짜이 1125원 (45루피)

(이동) 봉고택시 1250원 (50루피)

(간식) 도토리묵 250원 (10루피)

          물 빵 625원 (25루피)

(기타) 전화 1350원 (54루피)

 

............................... 총 10,850원 (434루피)

 

 

달라이라마 칠순기념 선물증정식이 끝나고 사람들이 흩어지고 있다



임시로 하루 묵게된 스님방에서

비가 내리고 난 후 무지게가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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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7/31 17:33 2005/07/3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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